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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화단에 무수히 핀 원추리가 바람에 휠 듯 흔들리는 위태로운 태풍 전야입니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있는 탓에 빗줄기는 와자작 쏟아지고 다시 멈추기를 계속합니다. 우수수 떨어진 푸른 나뭇잎들이 아파트 입구 쪽에 흩어져 있습니다. 물을 먹어 축 처진 호박잎이 산 가까운 밭쪽에 보입니다. 빗방울은 살아있는 듯 이리저리 춤을 춥니다. 이 태풍의 발생지는 열대의 어느 바다일 것입니다. 끝없는 바다의 기운이 모이고 뭉친 덩어리는 점점 힘을 더하여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고 이동하고 소멸하겠지요. 그 바다의 끝에 한 사람이 난파당합니다. 그리고 혼자 오롯이 그곳에서 견디고 살다 구출된다는 영국 작가 대니얼 디포(Daniel Defoe)의 『로빈슨 크루소』를 미셸 투르니에가 뒤집어서 다시 쓴 소설이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입니다. 최근 저는 이정우 선생의 철학 강의를 인터넷으로 듣고 있습니다. 그 중 현대를 시뮬라크르의 시대라는 표현이 와 닿았습니다. 시뮬라크르[simulacre]는 포스트구조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 프랑스의 들뢰즈(Gilles Deleuze)가 확립한 철학 개념이다. 공간 위주의 사유와 합리적이고 법칙적인 사유를 지향하는 20세기 중엽의 구조주의 틀을 이어받으면서도, 포스트구조주의가 이전의 구조주의와 구분되게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이다. 시뮬라크르는 원래 플라톤에 의해 정의된 개념이다. 플라톤에 의하면, 사람이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원형인 이데아, 복제물인 현실, 복제의 복제물인 시뮬라크르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현실은 인간의 삶 자체가 복제물이고, 시뮬라크르는 복제물을 다시 복제한 것을 말한다.(두산 백과) 『로빈슨 크루소』는 오리지널이고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시뮬라크르일까요? 『로빈슨 크루소』에서는 로빈슨이 흑인 프라이데이를 하인으로 삼아 문명화시키고 말도 가르칩니다. 이런 제국주의적이고 식민주의로 가득한 대니얼 디포의 시선과 달리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에서는 오히려 로빈슨이 흑인인 방드르디의 세계에 동화되고 방드르디가 로빈슨을 가르칩니다. 앞 소설에 나오는 프라이데이는 금요일이라는 뜻을 가진 흑인인데,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에서는 방드르디도 프랑스어로 금요일이란 뜻입니다. 같은 단어인데 영어와 프랑스어로 표현됩니다. 프라이데이는 가치 없는 집안의 가구 같은 존재라면, 방드르디는 제목에 등장하는 주인공입니다. 표면적인 줄거리는 다 같은데 핵심적인 내용을 전혀 다른 것입니다. 마치 원조 간판이 달린 가게보다 옆 가게가 더 맛있는 경우와 비슷합니다. 이런 경우 원조라는 말을 쓸 수 있을까요? 현대는 수많은 원조가 있고 그 옆집에 원조의 맛을 새롭게 재창조한 맛집(?)이 탄생하는 시뮬라크르의 시대라는 것과 의미가 통합니다.^^ . 이 글의 저자 미셜 투르니에는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경계를 비판한 구조주의 인류학의 창시자 레비스트로스의 영향을 받아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썼다고 합니다. 그는 철학 전공자답게 동등한 인격과 저마다의 문화를 지닌 사람으로서 크루소와 방드르디를 인간 본연의 깊은 사유가 들어 있는 글로 표현하였습니다. 두 사람이 맺는 관계는 삶의 공존이었으며, 그들의 삶은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조화입니다. 어쩌면 태평양의 끝에서 생겨났을지도 모를 바다의 씨앗인 태풍이 휘몰아가는 비바람 소리를 들으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태풍 피해 없으시기를 빌며 가내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민음사, 2003
e-ICON 세계대회, 최고 혁신상(Best Innovation Award)수상 학생중심 프로젝트, 협력학습 체제로 변화 전남 여수삼일중 2학년 김원종・정태양, 목포마리아회고 3학년 임하민・최종빈 학생들이 지난 6월 30일 제8회 e-ICON(e-learning International Contest of Outstanding New ages) 세계대회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창의성 높은 콘텐츠로 평가받아 최고 혁신상(Best Innovation Award)을 각각 수상했다. e-ICON 세계대회는 국내외 ICT분야 우수학생들이 글로벌팀을 이루어 국제사회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러닝 콘텐츠를 개발 경진하는 이러닝 분야 올림픽이다.교육부 및 미국 하와이주 교육부가 공동 주최하고 IACE(APEC 국제교육협력원)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지난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12개국 80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대회에 참가해 입상한 학생들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적인 창의력으로 기획하고 제작한 안드로이드 기반 교육용 모바일 앱을 영어 시연 및 프레젠테이션으로 제시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매우 창의적인 결과물로 평가받았다. 또 해외 학생들과 함께 이러닝 콘텐츠 개발 관련 지식 및 기술 공유, 글로벌 협업을 통한 공동 콘텐츠 개발경험, 글로벌 전문가로부터의 평가 및 피드백 등 다양한 역량개발의 기회를 가졌다. 중등부 황하선(여수삼일중), 고등부 주현웅(목포마리아회고) 지도교사는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후 줄곧 IT 특히 소프트웨어교육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제자들을 육성해 이들을 인재로 길러냈다. 두 지도교사는 “최근 교육현장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소프트웨어(SW)교육이 강화되는 등 교육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을 느끼고 학생들에게 지도보다 창의성을 허용하였으며, 이를 증명하듯 교사중심에서 학생중심으로의 프로젝트, 협력학습 체제로 변화를 추구하였다”며 소프트웨어 교육 중심 이러닝교육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미래인재과 손현숙 과장은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된 제8회 e-ICON 세계대회 입상의 쾌거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 의한 SW교육 강화와 이러닝교육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의 결과다”며 “전남도교육청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력을 지닌 인재육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교시 영어 시간. 다음 주 기말고사를 앞둔 교실은 1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향학열로 정적이 감돌았다. 수업에 앞서, 모르는 문제에 대한 아이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그런데 수업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내내 책상에 엎드려 있는 한 학생이 눈에 띄었다. 평소 수업 태도가 남달라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이라 그 아이의 행동에 의구심이 생겼다. 수업이 끝난 뒤, 조용히 그 아이를 불렀다. 시험을 앞두고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꾸중 또는 잔소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 먼저 어디가 아픈지를 물었다. 그러자 그 아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어디 아픈 거니?” “선생님, 죄송해~요. 잠을 몇 시간 못 자서~요.” 녀석은 지난밤 기말고사 시험공부 하느냐 2시간밖에 못 잤다며 수업시간 내내 엎드려 있었던 것을 사과했다. 그리고 시험 때가 되면 너무 긴장한 나머지 불면증으로 고생한다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녀석은 자신의 공부 방법을 이야기한 뒤,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선생님, 제 공부 방법에 무엇이 문제인가요?” 녀석의 문제점은 시험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이었다. 녀석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지나친 강박관념이 집중력을 저하해 ‘시간 때우기 식’ 공부가 되었던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녀석은 공부와 수면 두 가지 모두를 놓친 셈이 되었다. 이틀 동안 밤샘을 한 뒤 치른 지난 중간고사 때는 시험 도중 깜박 졸아 시험을 망쳤다고 하였다. 지금 당장 녀석에게 필요한 것은 시험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상심을 잃지 않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충분한 여유를 갖고 긴장감을 해소해 보라고 요구하며 공부 방법 몇 가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첫째, 벼락치기식 공부를 하지 마라. 고등학교의 시험 문제가 단순 암기식 시험 문제가 아니라 통합형 문제가 출제됨으로 ‘수박 겉핥기식’의 시험공부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더군다나 과목별 변별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없이는 해결하지 못할 수가 있다. 따라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는 공부습관이 중요하다. 둘째,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라. 대학과 달리 고등학교에서의 시간은 획일적이기 때문에 요일별 쉬는 시간, 점심시간, 저녁시간, 자습시간 등의 자투리 시간의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시간을 경제적으로 활용만 잘한다면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셋째, 마지막까지 수업 시간에 집중하라. 시험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자칫 수업 시간에 소홀할 수가 있다. 선생님은 시험 범위가 끝날 때까지 매시간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마지막 단원에서 시험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특히 수업 시간 선생님이 여러 번 강조하는 부분은 출제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넷째, 시간대별 과목 편성을 잘해라. 공부하다 보면, 밤에 집중이 잘 되는 과목이 있지만, 일부 과목은 새벽에 공부가 잘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시간대별로 집중이 잘 되는 과목과 그렇지 않은 과목을 적절하게 편성하여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공부 시간을 잘 활용만 한다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라. 시험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가장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학교 선생님이다. 시험 출제자가 학교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다. 특히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 선생님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는 문제 해결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수학’에 ‘인문학’을 더해 잠자는 학생 사라져영화, 게임 등 스토리 접목…창의‧융합 수업삶의 기준과 가치관 이야기하면서 사고 확장 -------------교사 연수 年4000여 명 진행…전화 컨설팅도선배 교사들의 연구 차용해보려는 노력 필요성취기준 충족하면 ‘지식의 재구성’ 가르쳐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좌표평면 위 두 점 A(1, 6), B(7, 0)와 직선 x+y=3 위의 점 P에 대해 AP+BP의 최솟값을 구하라.’수학 교과서에서 접할 수 있는 최댓값‧최솟값 구하기. 이 문제를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좌표평면 위에 옮겨진 두 마을 A(1, 6), B(7, 0)와 직선 x+y=3인 도로가 있다. 도로변에는 정류장과 쓰레기 소각장을 세우려 한다. 어디쯤에 세우는 것이 좋을까.’사업자 입장에서는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최단거리 지점, 즉 최솟값에 세우는 것이 좋다. 반면 각 마을 입장에선 정류장은 최대한 가까이, 소각장은 최대한 멀리 세우기를 원할 것이다. 님비(Not in my back yard),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 현상이 떠오른다. 님비와 핌피현상은 정반대 개념이지만 지역이기주의라는 점에서 같다. 그렇다면 둘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까, 또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흔히 접할 수 있는 수학문제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철학문제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박성은 경기 고양외고 수석교사는 ‘수학은 인간의 삶을 해석하는 학문’이라고 강조한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수학’만 가르칠 뿐 ‘수학교육’은 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은 후 교직생활의 절반인 15년 째 수학과 인문학을 접목한 연구를 하고 있다. 영화와 수학, 수학과 삶의 괴리, 게임을 통한 수학과 인문학 등 9가지 유형의 융합수업 모델을 개발했다.“어느 날 전교 1등 학생이 다가와서 ‘선생님 이거 배워서 어디다 써먹어요?’ 질문하더라고요. 예전 같았으면 ‘어디다 쓰긴! 대학가야지!’ 하고 문제풀이만 했을 거예요. 그럼 학생들도 수긍했거든요. 목표는 대입 하나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날따라 너무 부끄러운 거예요. ‘학생 질문에 답을 찾자, 그렇지 못하면 교편을 놓자’ 생각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첫 연구물이 ‘수학교과를 통한 세상읽기’였습니다. 그동안 수학에 담긴 삶은 배제하고 입시를 위한 문제 풀이만 해온 것에 후회가 밀려왔어요. 수학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했어야 하는데 말이죠.”-수학과 인간의 삶이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예를 몇 가지 들어주세요. “수학은 기준을 제시하는 학문으로 그 기준이란 가치관을 말합니다. 예컨대 집합과 명제, 부등식의 영역이라는 교과내용을 통해서는 기준을 분명히 하는 법을 배울 수 있죠. 사칙연산을 배우면서는 약속과 룰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 확률과 통계에서는 불확실한 삶에 대한 지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고요. 복소수, 유한집합과 무한집합을 배우면서는 명확하고 분명한 수학을 넘어 상상과 추측을 통해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도 있답니다.”박 수석교사의 수업은 이처럼 수학 개념에서 ‘인생’을 이야기하는 경험으로 발전한다. 부등호의 성질을 통해 서로 비교하고 비교 당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거나 점의 좌표의 개념을 통해 현재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삶의 자세를 설정해보기 같은 것들이다. 그렇다고 학력을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니다. 각 주제별로 서술‧논술형 문제, 기출문제 엿보기는 물론 문제풀이도 꼼꼼히 살핀다.변화는 놀라웠다.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도 없어졌고 수학과 세상의 관계에 눈뜬 학생들은 박 수석교사의 수업을 기다렸다. 물론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을 원했던 학부모들의 민원도 있었지만 굴하지 않았다. 입시제도가 점차 수시 위주로 바뀌면서 이제는 그의 수업 형식이 대세가 됐기 때문.-이런 유형의 수업이라면 학생들도 재밌어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학생들이 수학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학생들이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죠. 이유가 무엇일까요. 수학교과 내용이 타 교과에 비해 삶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죠. 그래서 경험하기도 전에 많은 학생들이 선입견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수학은 인간의 삶을 해석하는 학문이다’라는 전제 조건을 달고 보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그럼에도 ‘수포자’ 천국인 현실, 어떻게 보시는지.“저는 수포자란 ‘대학만 가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서울대생 중에서도 수포자가 있을 수 있고 대학교수나 수학교사도 수포자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수학으로부터 손을 놓는 사람은 분명 수포자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몸과 마음 그리고 꿈을 키워가야 하는 청소년 시절에 오직 점수를 잘 받아 대학 진학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무엇보다 입시를 위한 수학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수학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합니다만 입시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인문학적 수학교육이 과연 가능할까 싶습니다.“현재의 입시체제에서도 충분하다고 보는 게, 수시‧정시 비율이 7대 3정도입니다. 수능 성적만으로 대학에 가는 아이들이 전교에 5%도 안 됩니다. 요즘 수시전형에서 나오는 수학문제들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창의‧융합 스타일입니다. 학생 스스로 수학 개념에서 인문학적 요소를 찾아내고 발문도 만들어 보도록 했습니다. 최근에는 그런 수업 내용들을 모아 ‘위대한 수학자 40인과 떠나는 생각여행’, ‘수학 개념과 원리로 떠나는 생각여행’이라는 책 2권을 냈죠. 학생들과 같이 만들어낸 책이라고 보면 됩니다.”-중요한 것은 이런 수업에 공감하고 실천하는 선생님들이 늘어나는 것일 텐데요.“맞습니다. 우선 이런 수업이 필요하다는 동기가 필요합니다. ‘이런 거 배워서 어디다 써먹어요?’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제 연구가 시작됐듯 말이죠. 사실 선생님들이 이런 동기를 느낄 일은 무지 많습니다. 그 힘들다는 임용을 통과해서 어렵게 교사가 됐는데 막상 교실에 들어가 보니 잠자는 학생들 많잖아요. 괴리감 느끼는 선생님 많을 겁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이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연구하고 개발하기는 힘들잖아요. 그래서 수석교사가 존재하는 겁니다. 선배 교사들의 연구를 가져다 조금씩 시도해보고, 또 나중에는 자신에게 맞는 수업방식을 개발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박 수석교사는 현재 전국수학수석교사회 회장을 맡아 이러한 수업사례를 전파하는데 힘쓰고 있다. 그에게 연수를 받는 교사도 연간 4000여 명에 달한다. 연수 후 인문학적 수학수업을 실천해보고 싶은 교사들에게는 파워포인트 자료도 제공해 준다. 필요하면 전화 컨설팅도 해준다. 자료 활용방법부터 멘트까지 코칭을 제공하는 것이다. 연수 후 단순히 감동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변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념 때문이다. -개인연구, 연수에 전화 컨설팅까지…. 정말 바쁘실 텐데 이런 동력은 어디서 나오는지.“교재 연구하고, 수업 프로그램 개발하는 목적이 ‘학생들’에 맞춰져있으면 오래 못갑니다. 먼저 나 자신이 행복하고 즐거운 게 중요해요. 가장들이 대게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 결심으로 일터에 뛰어들잖아요. 그런 생각이면 발전하기 어려워요. 1년 정도는 어떻게 버텨 봐도 평생은 어려운거죠. 마찬가지입니다. 교사 스스로 행복하고 즐거워야지 학생들에게 행복을 주려고 하면 안 돼요.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하다는 생각입니다.”-인문학적인 수학 수업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꼭 배워야 할 개념을 놓친다거나 학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 않나요.“‘학력’이 무엇일까요. 배울 ‘학’과 힘 ‘력’입니다. 이 둘의 균형이 매우 중요해요. 무엇인가 배워서 그것이 아는 힘이 돼야 하는 건데, 중요한 건 성취기준입니다.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기본이죠. 그런데 생각보다 성취기준이라는 게 많지 않습니다. 배울게 많아 보이는 이유는 개념에서 파생된 문제 유형이 많은 것일 뿐이죠. 핵심 성취기준을 제대로 익혀 자신의 것으로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자는 겁니다.”-4차 산업혁명에서 강조하는 융합을 말씀하시는 거군요.“아는 게 힘이던 시절이 있었고, 누가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차차 정보의 활용이 강조됐죠. 여기까지가 3차 산업혁명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식의 재구성이 중요합니다. 아는 것을 넘어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죠.”-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그동안 개발한 9가지 수업 사례를 전부 책으로 발간해 더 많은 선생님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올 10월에는 지금 하고 있는 수학 수업을 학생들과 함께 영어 버전으로 낼 예정입니다. 교실수업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배워나가는 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상대의 생각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수업환경을 만들어주는 진정한 수학교육을 위해 계속 연구해야죠.”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3(최종규 지음) 한글로 쓴 글도 내용을 또렷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적지 않다. 겉모양은 한글이지만 번역 말씨로 쓰거나 영어, 일어 등 외국어 낱말을 그대로 실어서 그럴 때가 많다. 이 책은 아리송한 말씨를 우리말 얼개에 맞게 가다듬고, 글맛까지 살릴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자연과생태 펴냄, 184쪽, 1만2000원)
인간의 나이 70세를 고희(古稀)라고 표현한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예로부터 드물다’는 말이다. 당나라 시인 두보가 “사람이 70까지 사는 것은 예로부터 드물었다(人生七十古來稀)”라고 읊은 데서 유래했다.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예 로부터 사람이 살아남기 어려운 나이가 70이었다. 70년을 존속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뿐이 아니다. 정기간행물도 그렇다. 해방 직후 이 땅에 다양한 정기간행물이 등장했지만 지금까지 존속하는 것은 몇 개 신문 이외 거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1948년 7월 탄생, 지난 70년 세월을 대한민국 교육의 변화와 함께 해온 새 교육은 대한민국 교육 70년을 대표하는 상징물임에 틀림없다. 새교육의 역사는 곧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이고,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는 새교육 70년의 경험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모두가 이야기 하는 문명사적 전환의 시기인 지금, 새교육 70년의 성과를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미래 교육의 방향과 과제를 탐색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임에 틀림 없다. 새교육 70년은 우리 교육이 걸어온 제1의 길, 제2의 길, 제3의 길과 앞으로 걸어갈 제4의 길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먼저 새교육에 발표된 글들을 통해 우리 교육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자. 대한민국 교육이념 제시, 커리큘럼 개조운동 전파 앞장 우리 교육이 첫 발을 내디뎠던 제1의 길은 1948년 7월 정부 수립 전야에 이루어진 새교육 창간으로부터 시작된다. 새교육 창간호는 민주주의 국가를 실현하는 데 우리의 새교육이 바탕으로 삼아야 할 교육 이념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창간호 ‘머리말’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한민국 교육의 이념은 이러하다. 농삿군은 농삿군의 위인이 되어라. 고기잽이는 고기잽이의 위인이 되어라. 신길이는 신길이의 위인이 되어라. 땜쟁이는 땜쟁이의 위인이 되어라. 자기임무 를 충실히 실천한 자, 사람 중에 가장 큰 위인이다. 인개위인(人皆偉人)됨을 가르치는 지침이 우리 모임의 ‘새교육’이로다. 새교육이 추구하였던 사회는 모든 사람이 자기 임무에 충실하면 위인이 될 수 있는 사회였다. 새교육이 추구하는 교육은 그런 인간을 만드는 데 봉사하는 것이었다. 새교육 창간호가 선언한 대한민국 의 교육이념은 인개위인(人皆偉人, 자기 임무에 충실할 때 위인이 될 수 있다)의 정신이었다.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재능을 찾고, 이에 기초하여 사회 속에서 자신의 임무를 설정하고, 이 임무에 충실하면 누구나 위인이 될 수 있다는 신념에 충실한 교육이었다. 새교육이 선언하였던 교육이념 실현을 통해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당시 교육자들의 열정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은 1950년대 중반 커리큘럼 개 조운동이었고 이를 이끈 것은 새교육이었다. 미국 군인들이 지배하던 군정 3년, 민족주의적 열정이 민주주의를 압도했던 정부 수립 초기 2년, 그리고 공포와 가난이 지배했던 전쟁 3년의 시간에도 우리 민족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커리큘럼 개조를 통해 경험 중심, 생활 중심 교육을 실천하려는 교사들의 열정은 전쟁의 공포를 이겨냈다. 전주 풍남국민학교, 부산 동광국민학교, 서울 남산국민학교와 남대문국민학교 등 전국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던 커리큘럼 개조운동을 전국 교사들에게 전파하는 데 있어서 새교육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새교육은 일찍이 1949년 2월호(제2권 1호)에서 ‘커리큘럼(curriculum)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게재하여 커리큘럼의 개념과 조직 원리를 상세하게 소개한 바 있다. 교육과정에 대한 대한민국 최초의 학술적 논의였다. 1950년대 초반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교육과정 개조운동이 벌어지고 있었고 이를 상징하는 개념은 ‘경험 중심 교육과정’과 ‘중핵교육과정’이었다. 교육학 분야 학회 활동이 활성화되지 않은 당시 우리나라에서 이 두 가지 교육과정 이론을 소개하고, 두 가지 핵심 개념을 따라 교육과정 개조운동을 주도했던 것은 바로 교사단체 대한교련과 잡지 새교육이었다. 1952년 8월 간행된 속간 제2호는 정범모의 ‘교육사조의 새로운 경향’과 이수남의 ‘현대교육학과 쨘 듀이’를 통해 지식을 넘어 경험과 생활을 강조하는 존 듀이의 교육철학을 소개한 후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국내외 커리큘럼 연구 상황을 소개하고, ‘커리큘럼을 말하는 좌담회’ 등 특집 논문 세 편을 게재했다. 1952년 12월에 나온 새교육 제4권 제3호에는 다시 ‘한국 교육을 말하는 좌담회-커리큘럼을 중심으로 한’이란 긴 글이 실렸다. 전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던 1953년에 이르자 커리큘럼 개조운동은 교사 문영한의 표현에 따르면 ‘절정’에 이르렀다. 정범모는 커리큘럼 개조운동이 이미 “新鮮潑刺한 교육적 노력을 자극해 왔다”라고 평했고, 주요섭은 “커리큘럼에 대한 탁상논리는 비록 산만적이기는 하나 우리나라 교육계에서도 이미 충분히 논의된 줄로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 “이제는 한 가지씩이라도 실천에 옮겨가면서 재건하고 평가하고 개선해 나아가는 것이 적당하다고 볼 시기에 이르렀다”라고 주장했다. 1954년에 이르면 커리큘럼 개조운동은 ‘논의 단계를 지나 실천 단계’에 확실하게 접어들었다(김향, 1954). 문영한은 당시 느낌을 “마치 연구 발표 시즌 같은 감”이라고 표현했다. 새교육은 1955년 제2호부터 4회에 걸쳐 커리큘럼 개조운동의 중심 개념인 단원학습 사례를 연재했고, 마지막 연재인 제5호에는 ‘연구수업의 참관과 평가 매뉴얼’이 제시됐다. 1951년부터 시작된 교사 중심의 커리큘럼 개조운동은 4년이 지난 뒤, 1955년에 이르러 부산을 중심으로 한 경상남도,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라북도, 공주를 중심으로 한 충청남도, 그리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역의 현장 교육에 영향을 미쳤다. 일부 교사들은 ‘성공적’이라고 표현할 정도 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교육 역사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었고, 이를 이끈 것은 새교육이었다. 전쟁과 가난 속에서 이루어진 활동이었다는 면에서 역사적 의미는 더욱 크다. 공권력의 교육 간섭에 교육자들의 저항 주도 문제는 이런 놀랄 만한 운동이 하루아침에 식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국가교육과정의 공포였다. 국가교육과정은 1955년 8월 1일 문교부령이라는 법률 형태로 발표됐는데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던 커리큘럼 개조운동을 냉각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왔다. 그것은 법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강제력이 동반된 문서였다. 우리 교육이 내포하고 있던 민주주의 교육을 향한 현장 교사들의 열정이 식기 시작하였고, 우리 교육 속에서 움트기 시작하던 민주주의 교 육이라고 하는 맹아가 녹아버리기 시작한 사건이었다. 성내운의 표현대로 제1차 국가교육과정 공포는 마치 ‘소나무에 대나무를 접붙힌’ 꼴이었으며, 1950년대 교육의 역동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었다. 이런 도전은 1950년대 중반에 진행된 교육자치제 폐지를 향한 공권력의 교육 간섭과 교육자들의 저항으로 이어졌고, 교육자들의 저항을 이끌었던 것도 역시 새교육이었다. 1950년대 전 기간을 통해 새교육이 보여주었던 정신은 민주주의 교육에 대한 믿음과 이를 실천하고자 하였던 교사들의 열정이었다. 4.19 학생 혁명은 그런 믿음과 열정의 산물이었다. 1960년 4월 학생 혁명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새교육 1960년 5월호가 발간되었다. 학원 탄압, 데모, 부정 선거, 그리고 혁명으로 이어진 혼란과 변화 속에서도 새교육은 중단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혁명의 성공 이전 사회적 혼란 속에 작성된 권두언과 학생 혁명이 성공하던 날 감격 속에 작성된 편집후기가 함께 실린 역사적 작품이 바로 1960년 5월호 새교육이었다는 점이다. 편집후기는 이렇게 쓰고 있다. 4월 26일, 누구는 이 날을 민권 승리의 날이라고 하였다. 또 어떤 사람은 시민 혁명의 날이라고 불렀다. 아무튼 이 날은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 온 날이다. 그냥 얻은 것이 아니고 고귀한 학도들이 피의 댓가 를 지불하고 스스로 민주주의를 전취한 잊을 수 없는 날이다....한국의 지성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구출한 것이다. 학원은 죽지 않았다....이 후기를 쓰는 순간은 4월 27일 하오1시다....아아 교육의 중대함이어, 학원의 존귀함이어!L 이 편집후기는 바로 이승만의 하야일(4월 27일)에 작성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새교육 1960년 5월호는 역사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5월호의 시론 주제는 이전 호에서 예고된 대로 ‘학원의 자유’였다. 4.19 혁명의 성공은 학원의 민주화와 교원의 처우개선이라는 오래된 과제 해결을 촉구했던 많은 교사들의 참여 속에 교원노조 탄생을 가져왔다. 이는 정부 수립 이후 유일무이한 교원단체로 대우를 받아오던 대한교련에는 최초이자 최대 위기로 다가왔다. 1960년 초에 불어닥친 이 위기에 대처하는 대한교련의 자세는 굳건하지도, 바르지도 않았다. 결국 회원 이탈 현상 속에 대한교련이 흔들렸고, 이는 새교육의 위기로 이어졌다. 새교육은 1960년 10월호와 11월호가 발간되지 못하였다. 12월호부터 1961년 2월호(90호)까지는 축소된 지면으로 명맥만 유지하다가 기약 없는 휴간에 들어갔다. 그리고 5.16 군사정변을 맞았다. 국가의 교육 지배 심화, 교사 자율성 상실 5.16 군사정변으로 시작된 한국 교육 제2의 길은 절망의 길이었고, 짧지 않은 길이었다. 한국 교육 제2의 길은 교육에 대한 국가권력의 지배 과잉과 이에 대한 도전의 시간으로 채워져 있다. 박정희 시대, 전두환 시대, 노태우 시대로 이어지는 30년의 시간이다. 한국 교육 제2의 길이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교육에 대한 국가 관여의 극대화와 교사의 자율성 상실이다. 교사로 상징되는 학교의 자율성은 소멸하고, 국가권력의 교육 지배는 점차 공고해져 갔다. 교육주체여야 할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점차 교육현장에서 객체 혹은 타자화돼 갔 고, 국가권력이 모든 것을 주도했다. 군대문화에 익숙한 당시 권력층은 획일적이고, 일관성 있고, 투명한 기준을 선호했다. 이들의 지도 아래 생산해 내는 많은 교육 정책들은 현장 교사들의 자율적 판단보다는 외부에서 주어진 획일적 기준의 준수를 강요했다. 교원에 대한 학력시험 실시, 교육자치제 폐지, 그리고 입시의 국가관리 체제 정착이었다. 국민교육헌장 공포로 조성된 억압적 분위기 속에서 문교부 주도로 도입된 무시험중학입시제(1969년 시작), 대학입학예비고사제(1969년 시작), 고등학교 평준화제(1974년 시작)를 통해 모든 공교육 단계에서 학생 선발을 개별 학교 가 아니라 국가권력이 책임지는 체제를 만들었다. 교육법이 규정하고 있는 각 급 학교장의 학생선발권을 무시하는 초법 률적 제도가 순차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제2의 길을 폭주하는 국가권력이라는 기관차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가 1980년에 나온 ‘7.30 교육정 상화 및 과열과외 해소방안’이었다. 일류 대학 입학을 향한 지식 중심의 암기 교육과 끝없는 사교육 경쟁을 종료시키고, 인 격교육과 전인교육을 실천하겠다는 신 군부 선언에 일부 전문가들과 교육자들은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고, 새교육은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새교육1980년 10월호에 실린 ‘교육혁신에 거는 기대’에서 차경수 교수(서울대)는 이 방안이 새로운 시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새교육 1980년 10월호는 ‘교육정상화 및 과열과외 해소방 안’ 전문과 함께 문교부에서 시달한 ‘학교정화운동 추진계획’과 ‘과외단속 시행지침’을 게재했다. 새교육은 1980년 11월호에서 다시 특집 ‘교육개혁의 과제와 전 망’을 마련했다. ‘교육정상화 및 과열과외 해소방안’이 발표됨으로써 “교육정도의 길은 보다 밝아졌다”고 단언한 후 개혁 배경과 과제를 조망했다. 9월 1일에 취임 한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사 중 교육 관련 부분을 발췌, 게재하기도 했다. 국가 권력에 저항했지만 교직사회는 분열 국가 주도의 억압적 교육에 대한 저항이 시작된 것은 1980년대 중반이었다. 6월 항쟁을 전후로 두 개의 교사 선언이 발표됐다. 첫 번째 선언은 1986년 5월 10일 YMCA중등교육자협회 소속 교사들이 발표한 ‘교육민주화선언’이었고, 다른 하나 는 1987년 10월 23일에 발표된 대한교련 중심의 ‘교육의 자율화를 위한 교육선언’ 이었다. 1960년 4.19 학생 혁명 직후 벌어졌던 교직사회 분열에 이은 두 번째 교직사회 분열을 알리는 두 개의 선언이었다. 교육민주화선언을 지지하였던 교사들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에 힘을 모았고, 교육자율화 선언을 주도하였던 대한 교련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체 내지는 무력화에 앞장서 왔다. 이후 우리나라의 교육은 하나의 교육이 아니라 두 개의 이질적 교육이 동거하는 안타까운 양상으로 변해 왔다. 1991년 1월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예체능 분야 대학입시 부정사건과 같은 공통 관심사 앞에서는 진보적 언론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뿐 아니라 새교육 또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예컨대 새교육 1991년 4월호에는 ‘돈 놓고 합격 먹기, 예체능 입시 비리 백태’라는 글이 실렸고 새교육은 당시 입시전쟁을 ‘스파이전’이라고 표현했다. 1991년 같은 해에 도입된 교원임용고 시와 관련해서도 진보적 교원단체와 새교육은 크게 다르지 않은 목소리를 냈다. 진보적 교원단체는 교육정책 실패의 상징으로 여겼고, 새교육은 교원임용 정책의 표류(1991년 9월호)로 해석했다. 우리나라 교육 제2의 길 후반에 출현한 두 개의 교직단체는 비록 일부 교육적 이슈에서는 공감대를 보여주기도 하였지만 대부분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극단 적인 대립 입장을 드러내왔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이 제2의 길 30년을 지내오며 더욱 선명하게 획득하게 된 부정적 특징인 ‘교육의 국가 주도성’을 해소하지 못하게 만든 교육 내적 배경임에 틀림없다. 국가권력으로부터 되찾아야 할 교육에 대한 교사 주도성은 교직사회 분열로 인해 점점 더 멀어지고 있었다. 한국 교육 제2의 길이 남긴 부정적 유산, 교육의 국가 주도성을 극복하는 방법은 분열된 교직단체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었다. 교직단체의 통합은 민족의 통일만큼이나 어려워 보이지만, 교직단체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새교육 70년의 경험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 교사의 자율성 회복이 교육 민주화의 기본 조건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될 일이다. 5.31교육개혁 추진, 신자유주의 정책에 매몰 한국 교육 제3의 길은 사회주의의 붕괴라고 하는 세계 질서의 재편, 그와 함께 등장하기 시작한 새로운 형태의 인간과 함께 열리기 시작하였다. 신세대, X세대, 혹은 신인류라고 불리는 인간이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이들을 기성세대의 시각 으로 보려는 안이한 태도였다. 즉 이들을 기존 체제나 질서로부터 일탈이나, 상식으로부터 벗어난 비정상으로 보려는 태도였다. 새교육의 시각 또한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을 보는 시선이 따뜻하지는 않았다. 청소년의 달을 맞아 1992년 5월호의 특집은 ‘신세대: 그들은 누구인가’로 구성되었다. 이 특집에서는 당시 청소년들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스컴을 통해서 보도되는 청소년 범죄, 입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마침내는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자살 행위, 시내 버스나 전철 안 에 빈 자리가 있으면 먼저 뛰어가서 앉는 행위, 만원 버스 안에서나 길거리에서나 옆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치고받고 장난치고, 대화의 절반 이상은 욕 으로 엮어 나가는 행위, 이루다 헤아릴 수가 없다.(새교육 1992년 5월호, 78쪽)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런 모습은 건강하지 않다고 규정하였고, 이런 건강하지 않은 모습은 잘못된 사고와 잘못된 의식구조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새로운 세계 질서, 새로운 문명, 신인류 출현으로 도래할 수도 있는 사회적·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요구됐다. 그 응답이 1993년에 출범한 김영 삼 정부가 2년 준비 끝에 발표한 5.31교육개혁이었다. 이 개혁을 주도하였던 인물들이 진단한 문명사적 전환의 핵심 내용은 세계화, 정보화, 그리고 지식사회화였 다. 1995년 5월 31일부터 시작, 총 4회에 걸쳐 발표된 김영삼 정부의 교육개혁안을 합하여 우리는 5.31교육개혁이라고 부른다. 이에 따라 학점은행제, 대학설립 준칙 주의 전환, 학교운영위원회 설치와 교장초빙제 도입, 교육과정 개편과 외국어 교육 강화, 학생종합생활기록부 대입전형 반영 확대, 고등학교 유형 다양화, 교육과정평가원 설치, 교사 연구환경 개선, 공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 순차적으로 추진됐다. 5·31교육개혁안이 발표될 당시 총론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새교육의 1995년 송년 특집에서 “21세기 신문명시대에서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절박한 과제의 반영”이라고 개혁안을 평가한 것이 잘 보여준다. 1996년 OECD에서 이 교육개혁을 검토한 후 이것이 “매우 혁신적”이었다는 평가를 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이후 전개된 우리 교육의 모습은 참담하다. 학교 붕괴라는 말이 언론과 학술 세계를 뒤덮었고, 영어 공용화 주장 속에 어린아이들은 조기유학을 떠났으며, 기러기 아빠들은 절망감 속에 경제 위기를 맞아 싸워야 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새교육은 고교평준화정책 폐지와 고교 다양화를 주장하는 데 앞장섰다. 결과는 우월적 지위를 지닌 소수의 특수목적고등학교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의 성장, 열등 학생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일반고등학교의 황폐화였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는 5·31교육개혁 에 대해서 긍정적 평가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 비판 대상 이 되고 있는 것은 당시 세계화를 추동했던 기본 이념인 신자유주의 영향이 명료해 보이는 정책들이다. 공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이외 대부분의 ‘수요자 중심’ ‘경쟁 중심’ 교육 정책들은 현재 우리 교육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들을 만들 어 내는 데 기여했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교사를 개혁의 주체나 동반자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으로만 여겼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한 개혁안이었음에도 불 구하고 교직단체의 큰 문제 제기가 없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한국 교육 제3의 길,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이념인 신자유 주의가 전제하고 있는 것은 마이클 애플의 표현대로 선택, 경쟁, 시장이다. 이는 특권 계층에게 부와 자원을 배분하는 장치라는 측면에서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이 상과 가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임에 틀림없다(헨리 지루, 2009).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제3의 길을 통과하며 한국 교육은 철저하게 사유화되었다. 교육은 경쟁 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을 길러내는 제도 이상의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 이르렀다. 과거 교육의 장애물 없애고 교육의 본질 회복해야 이제 우리나라 교육은 제3의 길 20년의 경험을 뒤로하고 제4의 길을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70년 동안 우리가 걸어온 세 가지 길에서 얻은 우리만의 교육적 지혜를 모아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 새교육을 통해 살펴본 우리 교육 70년의 경험이 가르치는 교훈은 명료하다. 교육은 더 이상 경쟁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이 아니라 협력적이고 배려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장이 돼야 하고, 학생의 생활과 무관한 지식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학생의 경험과 관심이 존중받는 교육이 돼야 하며, 교사가 더 이상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주체로 거듭나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을 지배하고 있는 온갖 특권적 지위는 해소돼야 하고, 입시 지옥을 만들고 강화하는 제도는 철폐돼야 하며, 교사의 자율성과 현장의 자율성을 억누르는 국가권력의 교육 지배욕은 내려놓아야 마땅하다. 한국 교육 제4의 길을 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다. 지식교육이 아닌 인성교육, 이기적 인간이 아닌 협력적 인간의 양성을 내세우고 있으며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교사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2015년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됨으로써 인성교육을 학교교육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어왔다. 인성교육은 학생의 인성 함양을 강조하고, 지식 중심 교육이 지닌 한계와 폐단을 지적하며, 이기심이나 경쟁보다는 배려, 소통, 협력 등의 가치가 교육의 영역에서 강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 교육 제4의 길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이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의 길이어야 한다. 교육의 중심인 학교는 사람들의 존재 그 자체를 풍성하게 하는 곳이 되어야 마땅하다 (마이클 애플, 2014).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의 본질이 살아나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아이들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모아서 기르는 것이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며, 아이들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보살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가나 시장이 아니라 교사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세 개의 험한 길을 걸으면서 우리 교육은 교육의 본질에서 점차 멀어져 왔다. 그 결과 국가는 몸집이 커지고 강해졌으나, 교육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은 괴롭고 피곤한 상태로 내몰렸다. 우리 교육이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나온 세 개의 길에서 만들어져 우리 교육에 남아 있는 몇 가지 장애물들이 치워지고, 교육의 본질을 구성하는 요소들로 채워져야 한다. 예컨대, 장애물은 국가권력의 교육 지배 욕망이다. 국가권력에 의한 교육의 수단화, 혹은 교육에 대한 국가권력의 권한 강화는 그것의 결과로 교육 현장에서 교사 주도성 상실, 교직 전문성 약화를 가져왔다. 교직이 전문직이 되지 못한 책임을 교사들에게 묻는 것은 희생자를 비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또 하나의 장애물은 교육을 오염시키는 시장주의다. 우리 교육 제4의 길은 시장주의 보호 아래 불공정 경쟁을 토대로 자라나는 괴물들이 사라진 길이어야 한다. 이런 괴물을 기르는 무책임한 시장주의와 교육에서 특권이 필요하다는 교육 특권주 의를 없애는 것이 바로 공권력이 할 일이다. 교육을 통해 키워야 할 인간은 경쟁하는 인간이 아니라 ‘협력하는 인간 Homo cooperativus’(김용옥, 2017)이 되어야 한다. 제4의 길 마지막 장애물은 교육을 이용해 사적 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심리다.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장애물이기는 하지만 이는 다른 장애물로 인해 만들어진 2차 장애물일 뿐이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장애물이 해소되면 함께 해소될 장애물인 것이다. 우리가 걸어온 거친 세월이 교육을 병들게 했지만 여전히 유효한 말은 “사회 병리를 치료하는 데 교육만큼 유효한 약은 없다”(앤디 하그리브스·데니스 셜리, 2017)는 것, “학교를 송두리째 변혁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마이클 애플, 2014)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은 부분적 변화가 아니라 “공교육 체제 전반의 새판 짜기” (한국교육네트워크, 2018)라는 것이다.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한국 교육 제4의 길, 그 뿌리는 우리의 가까운 역사 속에 있었고 거기에서 싹튼 나무는 이제 우리 모두의 혁신 의지로 키워야 할 것이다. 새교육 70년의 경험이 말하는 교훈이다. 한국 교육 70년은 새교육 창간호가 선언하였던 ‘인개위인’의 이념에 충실하고자 하는 다수 국민과 이 이념에 도전하고자 하는 권력자들의 지배 욕망, 그리고 이 이념에 충실하였음에도 위인이 되지 못하여 실망한 교육수요자들의 분노가 뒤얽혀 만들어 낸 혼돈의 세월이었다. 함께 극복해야 할 시간이다.
전년도 비해 914명 늘어 비교과는 오히려 538명 감소최종 선발 인원 9월 확정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발표한 2019학년도 공립 초·중등 교원 신규 임용시험 사전예고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중등 교과 교사 채용 규모는 총 7268명이 될 것으로 집계됐다. 비교과를 포함한 전체 사전예고 인원은 8645명이다. 교과 교사는 전년도에 비해 914명이 늘어난 숫자다. 초등은 3666명으로 지난해 사전예고 인원보다 345명, 중등은 3602명으로 569명 늘었다. 인원이 늘기는 했지만, 올해 4월 말에 발표한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상 인원인 초등 3940~4040명, 중등 4310~4460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래 사전예고 인원은 퇴직자, 휴직자 등에 따른 소요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어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확정 공고 시에 반영한다”며 “지난해 사전예고 인원과 확정공고 인원 차이를 보면 확정공고 시 충분히 수급계획상 인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교과 교사 사전예고 인원에 비해 확정 공고 인원은 초등 767명, 중등 1435명 늘었다. 지난해 ‘임용절벽’ 사태의 진원지였던 서울 초등의 경우 지난해 확정공고 인원보다 15명 줄어든 370명을 예고해, 올해는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교원 수급계획에 따라 지난해보다는 확정공고 인원이 줄어들 예정이라, 임용을 준비하는 예비교사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특히 중등 교과의 경우, 신규 임용 인원은 줄어들고 임용 시험 탈락자들은 누적돼 높은 경쟁률이 유지될 전망이다. 전체 사전예고 인원은 지난해보다 538명 줄었다. 교과 교사 인원이 늘었음에도 유아 395명, 특수 325명, 보건 123명, 영양 249명, 사서 82명, 전문상담 278명 등이 줄어든 결과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아, 특수, 비교과 선발예정 인원은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에 따라 행정안전부와 소요정원 협의가 끝나지 않아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8월 말까지 협의를 마친 후 해당 정원을 반영하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1163명 ▲부산 405명 ▲대구 184명 ▲인천 255명 ▲광주 106명 ▲대전 162명 ▲울산 136명 ▲세종 215명 ▲경기 2098명 ▲강원 539명 ▲충북 378명 ▲충남 702명 ▲전북 438명 ▲전남 706명 ▲경북 449명 ▲경남 602명 ▲제주 107명이다. 그래픽 참조 중등의 과목별 인원은 ▲체육 396명 ▲국어 267명 ▲역사 266명 ▲수학 248명 ▲음악 244명 ▲영어 224명 ▲미술 210명 ▲정보·컴퓨터 186명 ▲도덕·윤리 183명 ▲일반사회 173명 ▲물리 138명 ▲생물 135명 ▲지구과학 132명 ▲화학 129명 ▲지리 121명 ▲가정 115명 ▲기술 110명 ▲기계·금속 75명 ▲전기전자통신 58명 ▲중국어 55명 ▲알본어 33명 ▲한문 22명 ▲화공·섬유 22명 ▲식물자원·조경 21명 ▲식품가공 20명 ▲디자인·공예 9명 ▲상업정보 4명 ▲관광 3명 ▲수산·해양 2명 ▲항해·기관 1명이다. 유아·특수·비교과는 ▲유아 499명 ▲특수 377명 ▲보건 248명 ▲영양 112명 ▲41명 ▲전문상담 100명이다. 사전 예고된 선발예정 인원은 향후 휴·퇴직자 현황과 단위학교의 교과목별 교원 수요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종 선발 인원은 9월에 확정·공고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각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혼탁했던 전국 지방 동시선거가 끝난 14일, 선거결과에 여야(與野) 희비(喜悲)가 엇갈리는 가운데 여(與)는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몸을 더 낮추었고, 야(野)는 패배에 따른 후폭풍을 추스르기에 여념이 없는 하루였다. 2교시 영어 시간. 아이들의 관심사는 어제 끝난 선거에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몇 명의 당선자 이름을 들먹이며 그들의 면면(面面)을 자세히 물어보기도 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선거에 관심이 많았다. 한 아이는 몇 개의 선거공약을 열거하며 당선자가 그 공약을 지킬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자신이 생각했던 후보가 낙선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수업시간 가끔 농담을 잘해 지적을 당하곤 했던 한 녀석이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후보를 선택하는데 제일 먼저 무엇을 보세요?” 질문에 답변하기도 전에 녀석은 자기 생각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선생님, 제게 투표권이 있다면 유권자와 약속을 잘 지키는 후보에게 투표하겠어요.” 그리고 녀석은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것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마냥 유행에 민감하고 연예인을 동경할 줄만 알았지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아이들의 모든 이야기가 타당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들 이야기 중 일부는 기성세대가 한 번쯤 곱씹어 봐야 할 내용이 있었다. 이 아이들 또한 몇 년 뒤에는 유권자가 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여 당선자들은 선거 운동 기간에 내건 공약이 장밋빛 공약이 되지 않도록 임기 내내 유권자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 여학생의 우스갯소리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았다. “선생님, 몇 년 뒤 저희도 투표권 있는 거 아시죠?"
“교육분야 지지 낮은 것은 컨트롤타워가 없기 때문” “현장 목소리 더 들어라” 3기 민선교육감에 당부 하윤수 교총 회장이 청와대 직제 개편을 앞두고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부활을 요구했다. 하윤수 회장은 21일 취임 3년 차를 시작하면서 “문재인정부의 교육 분야 지지율이 35%밖에 안 되는 것은 리더십 부재 때문”이라면서 “지난 정권 때까지 임명했던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부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하 회장의 발언은 지방선거 이후 청와대 조직 진단 등 조직 개편을 위한 작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장하성 정책실장과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한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된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은 정권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1980년 9월 전두환 정부에서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신설하여 유지하다가 노태우정부에서는 폐지했다. 이후 김영삼 정부에서 다시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설치했다가 2년이 채 안 돼 폐지했다. 김대중 정부 들어 부활한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다시 폐지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다시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으로 부활해 지난 정부에서 교육문화수석비서관으로 유지됐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5월 대선 이후 청와대 직제 개편을 하면서 폐지되고 사회수석비서관실 산하 교육비서관만을 두게 됐다. 하 회장이 말한 ‘리더십 부재’는 그간 수능 절대평가,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등의 정책이 여론의 반대 끝에 유예되거나 철회된 이후 계속해서 여론과 위원회에 맡기는 식의 숙의 과정을 거치는 상황을 지적한 표현이다. 여론을 수렴해 정무적 판단을 하는 기능을 정부가 상실했다는 것이다. 하 회장이 부활을 요구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이 바로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을 듣고, 정권의 정책 방향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왔던 곳이다. 하 회장은 중앙정부의 핵심인 청와대에 이어 교육자치를 대표하는 시·도교육감들을 향해서도 민심 청취를 요구를 했다. 그는 먼저 “남북문제 등 정치적 현안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깜깜이 선거’가 된 측면이 있어 당선인들의 정책이나 자질이 충분히 평가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당선된 교육감들은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가 더 많았다는 점을 깊이 유념하고 교육공동체의 우려가 큰 정책을 공약이라고 밀어붙이기보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자신을 지지한 진영의 주장에 경도된 정책을 펼치기보다는 ‘모두의 교육감’이 되어달라는 것이다. 물론 우려만 전한 것은 아니다. 그는 보수교육 진영에서는 이례적으로 혁신학교 정책에 대한 협치를 언급했다. “학생의 다양한 소질과 소양을 길러주려는 혁신학교의 취지는 좋게 생각한다”면서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기초학력 저하 문제만 해결한다면 협치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이어 교총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교육감들의 협력도 요구했다. “우수학생 양성을 위한 수월성 교육을 축소하기보다는 소외학생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확대하는 데 관심을 쏟았으면 한다”면서 “소년소녀가장, 탈북자 자녀, 다문화 가정 학생 등 집중적 지원이 필요한 소외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교총의 ‘희망사다리 교육’ 운동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희망사다리’는 하 회장이 교총 회장으로 취임해 사회적 배려계층을 위해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교총이 하는 저소득·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위한 ‘희망사다리 천사’ 장학사업, 소외계층 학생에게 안경을 무료로 지원하는 ‘장학안경 기증 행사’,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동포에게 한국 도서 보내기 운동 등이 그 일환이다.
대입·학생부 개편, 위원회에 책임 전가 대입 국가교육회의, 특별위, 공론화위, 시나리오 워크숍, 검증위, 참여단 학생부 위탁기관, 자문위, 참여단, 선정위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가 공정성 관리를 별도의 위원회에 맡긴 데 이어, 제1호 정책숙려제 안건인 학교생활기록부 개편 논의도 공정성 담보를 위한 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매달 2.6개의 위원회를 만들었다는 참여정부의 ‘위원회 공화국’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는 12일 공론화 의제 선정을 위한 시나리오 워크숍을 16~17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교육부에서 국가교육회의로, 국가교육회의에서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로, 특위에서 다시 공론화위원회로 하청해 왔다. 공론화위는 이를 위한 의제 선정을 다시 시나리오 워크숍의 몫으로 맡겼고, 시나리오 워크숍에 대한 관리를 공론화위에서 하지 않고, 다시 객관적 검증을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검증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검증위원회는 시나리오 워크숍 설계·운영의 공정성, 중립성, 객관성, 투명성을 관련 자료 검토와 현장 참관을 통해 확인하고, 필요 시 개선사항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후 시나리오 워크숍을 통해 공론화 의제가 결정되면 권고안은 또 공론화위원회도, 워크숍도, 검증위원회도 아닌 시민참여단의 손에 넘어간다. 시민참여단은 지역, 성, 연령 등을 고려한 400명의 시민으로 구성된다. 대입제도 개편만 위원회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양상이 아니다. 교육부가 수능 절대평가,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 등 정책 혼선과 보류가 이어지자 도입하기로 한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도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3월 말 학생부 개편을 정책숙려제 1호 안건으로 확정한 후 숙의의 운영을 위탁할 민간단체를 조달청을 통해 입찰을 진행해 주식회사 마크로밀 엠브레인과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의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학생부 구성을 모르는 시민정책참여단에 학생부 개편 논의를 맡겨놓고, 그 시민정책참여단의 구성과 운영도 다시 민간기관에 위탁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위탁 기관은 다시 전문가와 주요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이해관계자·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자문위를 통해 15일과 29일 두 차례의 열린토론회와 숙의 학습자료의 공정성, 시민정책참여단의 구성 등을 검증하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기관에, 민간기관은 또다시 위원회에 공정성에 대한 책임을 떠넘긴 꼴이다. 시민정책참여단은 15일 1차 열린토론회 이후 학습자료집과 열린토론회 내용으로 16~22일 학생부 개편 의제에 대한 사전 학습을 한 후 23~24일 1박 2일에 걸쳐 1차 숙의를 한다. 이후 25일부터 7월 6일까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학습, 숙의, 토론을 거친 다음 7월 7~8일 다시 1박 2일간 2차 숙의를 해 권고안을 도출한다. 이런 시민정책참여단의 숙의 과정에 대해서는 자문위원회가 아니라 별도의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선정위원회에서 공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위원회다. 교육부가 논란이 되는 정책에 대한 시비를 피하려 공정성에 대한 책임을 위원회에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모습 어디에도 김상곤 장관이 취임하면서 말한 ‘교육의 국가책임’은 보이지 않는다.
오는 6월 13일 치러지는 민선 3기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한국교총이 현장 교원들의 교육공약 공모와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정책공약집 ‘지역과 학교가 함께하는 공감교육’을 내놓았다. 자료집은 유아교육부터 학부모 교육, 교원정책, 대입제도 개편, 학교 안전 등 10대 과제 30대 공약이 폭넓게 담겨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중앙정부의 교육정책이 지역에서 활짝 꽃피우기 위해서는 시·도교육감과 교육위원들의 풍 부한 현장 경험과 편향되지 않는 교육철학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향후 4년간 우리 교육을 이끌어갈 적임자가 선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발간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처럼 교육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장성과 전문성을 가진 교원의 의견이 반영된 정책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이어 자료집에 담긴 요구과제가 이번 선거에 임하는 각 정당 후보들에게 적극 반영돼 차기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지자체·의회의 교육정책으로 반드시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다음은 한국교총이 제시한 교육공약 주요 내용을 6개 영역으로 나눠 정리했다. 학교가 책임지는 교육시스템 구축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유아교육 체제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공립유치원을 증설하고 초등학교 유휴교실에 병설 유치원을 유치, 입학 시즌마다 학부모들이 추첨 대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한다. 또 사립유치원 교육환경을 국·공립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행·재정적 지원을 한다. 유치원마다 보건 전문 인력을 배치, 원아들의 안전사고예방과 빠른 응급처치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아 발달단계에 맞는 영양관리가 이뤄지도록 한다. 기초학력 부진학생에 대한 지속적이고 전방위적인 노력이 시급하다. 기초학력 미달 해소 전담팀을 교육감 직속으로 구성, 학력 부진 발생 초기부터 적극 대응하고 담임교사와 교과 교사, 상담전문가로 공동지원시스템을 마련, 책임지도제를 운영한다. 초등 교과전담교사를 늘려 학생의 흥미와 학력 수준을 고려한 교과전담 수업의 내실을 기한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무조건 놀 권리만 보장 할 것이 아니라 적정 분량의 숙제를 부과하고 피드백하는 학교의 권한과 교사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과 유치원·어린이집 영어활동 금지는 잘못됐다. 오히려 이를 지속적으로 보장해 사교육 수요를 줄이고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돌봄교실도 학교만 책임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 학교는 교육활동에만 전념하고 돌봄교실은 지자체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혁신학교와 외고·자사고 등에 대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우선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편중된 재정 지원을 개선,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교육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도 재검토돼야 한다.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 및 학생의 학교 선택권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들 학교는 설립 취지대로 운영할 수 있게 보장하고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 한해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운 대입제도 개편은 대입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학생부종합전형을 개선하고 정시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 내신이 좋지 않거나 재도약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정시 규모의 확대가 필요하다. 아울러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 평가기준과 방법을 공개,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할 의무가 있다. 미세먼지 및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미세먼지와 석면 등으로부터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는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공기 정화시설 확충과 체육관 증설, 철저하고 확실한 석면 제거, 그리고 화재로부터 안전을 담보하는 스프링클러 설치를 확대한다. 특히 급식은 지역교육청 단위로 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식재료 대량 구매에 따른 예산 절감과 함께 급식 관리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영양교사 배치를 늘려 1일 2식이 필요한 학생 에게 원활한 급식을 제공하는 여건을 마련한다. 보건교사 배치도 늘려야 한다. 늘어나는 학생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응급상황 발생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보건교사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차제에 학교 안전 개념을 보다 진일보한 ‘예방-신속한 대처-후속관리’가 가능한 적극적 위기관리 대응 시스템으로 개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외부인의 학교 출입시 사전예고제를 실시하고 초등 돌봄교실과 방과후수업에는 비디오폰과 같은 출입통제시스템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소외·차별없이 더불어 가는 희망사다리 교육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초등학교 학습준비물과 중 고생의 교과서 구입비, 통학비, 교복 및 체육복 구입비를 전액 지원한다. 현재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경비를 1인당 2만 6천 원으로 계산, 두 차례로 나눠 지원하고 있으며 지원 품목은 색종이, 도화지, 싸인펜 등 4천여 종에 이른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관련 예산을 확보, 교육 불평등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강구한다. 학교폭력 피해자 및 가해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제도적 지원 장치를 마련한다. 우선 학교폭력 피해 치유센터를 설립, 피해학생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의사, 변호사, 전문상담사를 통해 필요한 치료와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애학생의 이동권 보장과 통합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장애학생용 승강기 확충 등 편의시 설을 마련하고 특수학교 신설을 추진,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 학생·학부모· 지역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 자녀교육법, 각종 교육정보, 입시 관련 정보, 진로직업교육 정보 등 다양한 부모교육 강좌를 개설, 학부모의 교육 참여와 관심을 높인다. 우선 의무교육 기간 중 학부모가 연 1회 부모 교육 참여가 가능하도록 ‘학부모 휴가제’ 등 행정적 지원을 강화한다. 독서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청이 지역 서점과 협약을 맺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무료로 책을 대여해 주고 농어촌 등에는 차량을 이용한 이동도서관을 활성화한다. 학생수 감소와 우수인재 외부 유출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어촌 지역 교육을 살리기 위해 이들 지역에 원로교사, 기간 제교사, 신규교사 등을 추가 배치한다. 더불어 기숙사 시설을 확충하고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학력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도시와 농촌 학생 간 교육 경험 체험 기회 확충 방안으로 방학을 이용, 1~2주간 홈스테이 하는 교류 활성화를 추진한다. 교원의 자긍심과 전문성이 살아나는 교육 가장 중시한 부분은 교권보호다. 교사의 교육활동 중 학생에 의해 발생하는 폭행, 위협, 명예훼손, 모욕 등의 행위에 대해 교사가 학생을 교실에서 즉각 격리할 수 있는 긴급지도권 을 부여, 교권 및 수업권을 보호하도록 한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 대신 학생과 학부모, 교원이 함께 만드는 단위학교 특성을 살린 학칙 제정권을 보장한다. 학생들의 학교 참여는 이미 법률로써 보장돼 있음에도 학생의 권리만을 강조, 오히려 교사들이 학생지도에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 교원의 권리뿐 아니라 책무 등 균형 잡힌 권리와 의무관계를 담은 조례 혹은 헌장의 제정이 필요하다. 교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구제 방안으로 교내·외 갈등을 효율적으로 중재하는 전문 변호사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심리 상담과 행·재정적 지원을 전담하는 전담팀을 구성 운영한다.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는 특정단체 출신 교원들의 특진 수단으로 이용되고 교육감과 친분있는 코드인사로 변질되는 등 학교 현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따라서 공모교장은 15년 이상의 교육경력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교 업무를 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교원이 임용되도록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 교원 능력개발평가는 5점 척도의 단순 양적 평가에서 서술형 피드백 중심 평가로 개선하고 교원평가 결과가 전문성을 높이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게 지원 체제를 구축한다. 구체적으로 동료평가는 인기척도가 아닌 수업 만족도 위주로 평가 방식과 체계를 개선하고 학부모 평가는 수업참관을 2회 이상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논란이 많은 학생서술형 평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욕설이나 비방이 원칙적으로 교원들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한다. 이외에 시·도교육감 협의회가 주장하는 교사공모제는 전문성 없는 교사를 양산할 우려가 있는 만큼 양성과정에 대한 커리큘럼 강화를 통해 우수교사를 배출하도록 한다. 교원 수급 정책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우선 교원 1인당 학생수 계산 방식부터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 일괄적 학생수 대비 교사수 기준이 아닌 지역별, 학교급별, 세부기준을 수립해 교사 1인당 학생수, 학급당 학생수 감소를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 교원전문성 신장 방안으로는 ▲자발적인 학습동아리 및 교 과연구회 지원 ▲교원연구년제 확대 추진 ▲교원연수 100% 지원 ▲수석교사 선발 확대를 통한 수업코칭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또 교원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교직원 자녀 근무 학교 병설유치원 우선 입학 ▲담임교사·보직교사·학폭 담당 교사 등 기피 업무 담당교사 보전책 마련 ▲교원 차등성과급제 폐지 등을 즉시 추진한다. 학교 현장에 활력을 주는 교육행정기관 기능 개편 교육행정기관이 학교 권한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제재 규정을 신설하고, 교육청 기능은 관리 감독이 아닌 지원 중심으로 개편한다. 특히 소모성·전시성 행사를 폐지, 학생 중심·교실 중심으로 교육활동을 지원한다. 또 단위학교의 효율적, 체계적 책임 경영 기반 마련을 위해 부교장제를 도입한다. 교원 잡무와 악성 민원, 학교폭력처리 처럼 교사의 교육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분야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우선 잡무 경감을 위해 행정실에 행정 업무 전담인력 배치를 확대하고 교무행정실무사의 역할의 구체화·명료화를 통해 실질적인 행정지원치계를 구축한다. 학교와 교원이 가장 힘들어하는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교육청 차원의 전담팀을 구성하고 강력 대처하도록 한다. 예컨대 허위 민원시 교육청이 나서 민원인을 고발 조치하는 한편 상습 민원 대응을 위한 매뉴얼을 개발, 교원 연수를 실시한다. 학교폭력 사건 발생시 교육청이 학교폭력대 책자치위원회를 구성, 공정하게 처리토록 하고 경미한 사안은 학교장이 종결 처리하는 방안을 실시한다. 지역사회 교육투자 확대를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역 교육발전기금’을 조성, 지역 우수인재 확보를 위한 교육발전기금으로 활용하고 시·도예산의 10%를 반드시 교육에 투자하도록 지자체와 함께 추진한다. 이외에 학생교육에 열정과 헌신을 보인 교원이 우대받도록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고 교육청에 위인설관(爲人設官)식 위원회 설치를 차단한다. 특히 교육청 개방직 공무원에 교육감 선거 캠프 인사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코드인사를 미연에 방지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제10대 핵심과제 01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유아교육 체제 구축 • 입학시즌 추첨 대란을 겪지 않도록 국·공립유치원 증설 및 취원율 대폭 확대 • 초등 유휴교실 발생 시, 국·공립 유치원 우선 설립 02 학생의 기초학력을 책임지는 학교 • 교육감 직속 ‘기초학력 미달 해소 전담팀’ 구성 • 학생의 학습수준과 교과의 특성에 따른 학교의 적정 숙제 부여권 존중 03 교원의 자긍심과 전문성이 살아나는 교육 • 학생·학부모·교원이 함께 만드는 단위학교 특성을 살린 학칙 제정권 보장 • 교권보호 전담팀 및 모든 학교 고문변호사 지원 • 학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검증 안 된 자격증 미소지자 대상 교장공모제(무자격 교장공모제) 확대 지양 및 공모요건 강화 • 전문적인 교사교육 없이 교사를 공모하겠다는 교육감협의회의 ‘교사공모제’ 탁상공론 반대, 임용 제도를 통한 공정한 교원 선발 유지 04 소외없는 초·중등 희망사다리 교육 실현 • 초등생, ‘준비물 없는 학교’ 실현, 학습 준비물 전액 지원 • 지자체 협력을 통한 예산 확보, 중·고교생 교복 및 체육복 구입비 전액 지원 05 미세먼지·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체육관, 공기정화시설 등 확충 • 위반업체·부실감리 퇴출제 및 대상교에 충분한 공사기간 확보 등 교육청이 책임지는 학교 석면관리 전면 보완 06 일반학교 및 일반계 고교 교육력 회복 프로젝트 • 혁신학교에 편중된 차별적 재정지원을 개선하고, 모든 학교에 공평하게 재정을 지원하여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교육접근 기회 부여 •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한 진로별 교육과정 운영 07 대입 학부모 서비스 확대 및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 학부모가 쉽게 대입전형을 알 수 있도록 대입 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 • 대입 공정성을 강화를 위해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및 정시 적정비율로 확대 제안 08 지자체와 협력을 통한 더 나은 돌봄 서비스 제공 • 학교는 교육기능에 집중하도록 지자체 중심의 돌봄 서비스 시스템 구축 • 학부모가 인력 뱅크를 통해 돌봄 지원인력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시스템 운영 09 학생·학부모·지역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 • 학생·학부모·교직원 희망도서 바로대출제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도서관 만들기 • 학생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한 학생문화센터 건립 10 학교현장에 활력을 주는 교육행정기관 기능 개편 • 교육행정기관의 학교권한 침해 방지를 위한 제재 규정 마련 • 관리·감독이 아닌 학교지원 기능 중심 시·도교육청-교육지원청 기능 재편 • 현장중심적 교육정책 마련을 위한 온라인 여론수렴 시스템 마련
무상 교육‧방과 후 등 ‘복지’ 우세실행계획, 재원확보 방안은 ‘모호’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별 교육공약이 공개됐다. 진보 정당은 주로 돌봄, 무상교육 등 복지 확대를 보수 정당은 대입정상화, 인재양성 등 학력 신장을 내세워 시각차를 보였지만 공통적으로는 ‘돌봄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놨다. 현장은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공약임에도 실행계획이나 재원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더불어민주당은 교육공약 전면에 보육, 복지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를 내세웠다. 주요공약으로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전액 국고 지원 ▲국공립유치원 취학률 2022년까지 40%로 확대 ▲초등 돌봄 대폭 확대 ▲고교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 고교무상교육 완성 ▲중산층 이하 가정 대학생 실질적 반값등록금 지원 등을 제시했다.자유한국당은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해 ‘방과후둥지학교 체계’ 신설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 부활 ▲대입 정시 확대 및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투명성 강화 ▲전국 모든 유‧초‧중‧고교 공기청정기 필수 설치를 주요 과제에 포함시켰다. 특히 ▲스쿨존 내 동시신호제 도입 ▲교통안전시설 특별회계 신설 ▲전국 모든 학교 지진 대비 내진 보강 ▲교육용 전기료 추가 인하 등 학생 안전과 관련된 공약을 다수 내놨다.바른미래당은 ▲학생‧학부모 교육정책 참여위원회 및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초등돌봄 및 방과후 수업 지원 강화로 사교육비 부담 경감 ▲고교무상교육 및 중고교 무상교복 실시 ▲마을변호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참여제도 실시 등을 약속했다. 이밖에 민주평화당은 ▲지방대학 지원 확대 ▲지역별 4년제 산업대학 육성을, 정의당은 ▲어린이 안전조례 제정 ▲어린이 놀 권리 보장 조례 제정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이에 대해 현장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교육본질에 충실한 공약을 요구했다. 특히 공약 규모에 비해 실행 계획이나 재원확보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지 않고 이미 실시되고 있는 정책과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 각 정당이 공약집에 제시한 재원조달 방안을 살펴보면 ▲세입 증대에 따른 교육재정교부금 증가분 활용 ▲일반회계 예산조정 ▲추가 재원은 재정지출 개혁과 세입확대를 통해 조달 ▲재정 지출 우선순위 조정 및 지출 절감으로 소요재원 충당 정도로만 제시돼 있다.이에 대해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교육청은 자체 세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늘어난 공약만큼 많은 예산을 충당하기에 제한적일 수 있다”며 “구조조정을 하고 지출 우선순위 등을 조정하다 보면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 등 교육의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충남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그동안 표를 의식해 포퓰리즘성 공약을 남발했다가 실제 당선이 된 후에는 예산 핑계를 대며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면서 “현장 교원들은 작지만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현장에 의무만 늘릴 것이 아니라 학교장과 학교 구성원에게 자율성을 주려는 노력,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흥행이나 드라마 시청률과 상관없이 다시 소환되는 배우들이 있다. 제작사나 방송국이 쪽박을 차도 배우들은 그것과 무관한 셈이다. 일례로 배우 장동건이 그렇다. 오래 전 이야기는 그만두자. 최근 그가 주연한 영화 ‘7년의 밤’이 흥행참패했음에도 장동건은 KBS수목드라마 ‘슈츠’의 주인공이 되어 팬들을 만나고 있다. 5월 19일 밤 종영한 ‘데릴남편 오작두’(MBC)의 유이(한승주 역)도 그렇다. 유이는 지난 해 1월 종영한 20부작 ‘불야성’(MBC)에서 이요원과 함께 주인공이었다. 워맨스(우먼과 로맨스의 합성어로 매우 애틋한 감정으로 친밀하게 지내는 여자끼리의 관계를 뜻하는 말.)의 이른바 ‘여여케미’로 관심을 모았지만, ‘불야성’은 4% 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초라한 성적을 낸 드라마 주인공 유이가 1년 남짓 지나 같은 방송사 드라마에서 다시 주연을 맡았다. ‘데릴남편 오작두’는 3월 3일 1회와 달리 2회 방송에서 10.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찍었다. 24부작 방송 동안 두 자릿 수 아래로 떨어진 적도 있지만, 최종회 시청률은 11.7%였다. 주말드라마인 점을 감안하면 그리 높은 수치는 아니다. 사실 ‘데릴남편 오작두’는 걸그룹 출신의 유이(애프터스쿨)와 한선화(시크릿, 장은조 역)의 연기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다. 배역 비중으로 볼 때 유이가 한 수 위다. 실제 유이의 연기는 ‘불야성’때보다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수지(미쓰에이)나 혜리(걸스데이)처럼 가수에서 연기자로 거듭났다해도 크게 시비할 사람은 없을 듯하다. 주연급은 아니어도 한선화 역시 그렇다. ‘데릴남편 오작두’는 한승주 프리랜서 PD가 ‘촌놈’ 오작두(김강우)를 가짜 남편으로 삼았다가 진짜 사랑, 결혼에까지 이르는 드라마다. 한승주는 그렇게 소원하던 방송국 입사를 접고 오작두가 사는 시골로 내려간다. 시골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오작두와 함께 산다. 주변 인물들도 모두 다 잘 되는 이른바 해피엔딩이다. 일단 진짜 사랑의 의미, 그 밀당의 과정, 인간 심리 등이 꽤 리얼하다. 가령 작두가 하고 싶은 장인으로서의 일을 하게 해주는 승주의 마음과 행동들이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가 하는 일에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이 다시 생각해보자”는 승주에게서 35세 노처녀의 뭔가에 쫓기는 다급함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 요즘 희귀해진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우려는 의도인 듯하지만, 그러나 크게 감동되거나 깊이 공감되진 않는다. 한승주가 시대역행적 여성으로 보여서다. 유부남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김강우와의 조합이 어색해 보이기도 한다. 덩달아 회차가 거듭될수록 분명해지는 러브라인이 좀 거역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4월 21일 방송에서 ‘깨끗이’를 ‘깨끄치’(유이), ‘햇볕을’을 ‘햇벼슬’(김강우)로 발음한 잘못과 상관없이 기억에 남는 명대사라 할까, 언어의 즐거움도 있다. “하늘은 공짜고 땅은 겁나게 비싸잖아요”, “개미 눈깔만하다”, “추억은 가슴속에 있을 때 아름다운거지” 등이다. 에릭조(정상훈)가 말끝마다 영어를 섞어 쓰는 대사는 거슬리지만, 은근히 웃기는 캐릭터로 재미에 한몫한다. 다만, 뭔가 좀 허술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연출은 아쉽다. 가령 3월 10일 방송에서 열차 난방이 빵빵할텐데 외투차림 그대로 앉아있는 승주가 그렇다. 또한 서울에서 열차가 다니지 않는 전북 진안을 가는데, 어떻게 관촌역이 나오는지 의아하다. ‘송하당길 45’라는 주소가 버젓이 나오는데, 진안읍내는 아니다. 현지촬영이 아님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또한 서사전개의 주요 매개체인 가야금을 두고 온 후 후속 묘사가 없는가하면 어느 대학인지 3월에 등록금을 내야해 그 달이 싫다고 한다. 취할 만큼술을 많이 먹은 에릭조가 다음 날 아침밥을 ‘고봉’으로 먹어대는 장면도 좀 아니지 싶다. 가야금 연주자 장은조의 상반신이 노출된 의상 역시 걸그룹 못지않아 놀랍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6·13교육감선거가 보름 정도 남은 상황에서 보수, 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단일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은 대부분 지역에서 단일화에 합의한 상태지만 경기, 대구, 경남, 울산에 이어 텃밭인 전북에서도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북에서는 후보등록 개시 전날인 23일 도교육감 예비후보로 나섰던 천호성 전주교육대 교수가 사퇴하면서 3선에 도전하는 김승환 후보를 지지해 힘을 실어줬고, 진보끼리 맞붙는 광주에서는 장휘국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이정선 후보가 최영태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특히 보수 교육감 후보들은 단일화가 더욱 절실하다.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17개 시·도 중 진보교육감이 13곳을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보수후보의 분열이었기에 이번에는 반드시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 등 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끌고 있는 단체들은 선거 후보등록일이 지난 상황에서도 보수 후보가 분열된 지역에서 단일후보를 추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교추본은 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소재 자유민주국민연합에서 보수 단일화 후보와 대리인들과 함께 보수우파 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이날 교추본은 “서울 박선영, 경기 임해규, 인천 최순자, 부산 김성진, 대구 강은희, 경남 박성호, 충남 명노희, 강원 신경호, 경북 안상섭, 울산 김석기 등 후보들을 단일화 후보로 추대했다”며 “아직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일지라도 우리의 여론조사 결과 가장 높게 나온 이들을 지지해달라”고 밝혔다. 또한 “저희와 생각이 다른 분들도 많겠지만 이번만큼은 저희의 호소를 경청해달라”면서 “표가 나눠지면 이 나라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현직 프리미엄을 업은 진보교육감 11명이 재선에 도전, 이전 선거보다 더 높은 득표를 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표가 나뉜다면 더욱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당별 공천이 없어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데다 ‘북미 정상회담’, ‘드루킹 파문’ 등 대형이슈에 지방선거 열기가 올라오지 못해 유권자들의 ‘깜깜이 선거’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는 필수나 다름없으며, 단일화 후보들 간 ‘공동벨트’ 형성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설령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유력후보에 표가 몰릴 수 있도록 해야 승산을 따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보수 후보 측은 단일화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충분히 해볼 만 하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의 ‘교육 실정’이 이어지는 있고 진보교육감들에게도 일부 책임이 전가되고 있어 표 이탈 가능성은 농후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이달 초 진행한 조사에서 교육 분야 국정 운영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새 정부 출범 1년을 넘어선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는 70~80%를 웃돌고 있지만, 교육은 분야별 평가 가운데 긍정적 평가가 가장 낮다. 지난 1년간 교육부가 내놓은 정책이 이해관계, 여론 등에 휘말려 결정을 미루거나 변경하는 문제 탓에 학생, 학부모들의 신뢰도가 대폭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총은 “교육 정책은 백년지대계를 세워 불필요한 혼란을 막고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잇따른 보류 선언에 고교 각 학년마다 대입정책이 모두 다른 ‘일년지소계’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진보 교육단체들도 현 정부가 대입제도 개선을 공론화 과정에 넘긴 부분, 유치원 방과후학교에 영어교육을 금지시킨 문제, 학생부 기재 개선을 숙려제로 넘긴 것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때마침 수도권 보수 단일화 후보를 중심으로 공동벨트가 형성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임해규 경기 보수 단일화 후보가 박선영 서울 보수 후보 개소식에 참여해 함께 승리할 것을 다짐하는 등 향후 외연을 넓혀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교육본질을 회복시키자는 뜻에 동의한 후보들이 함께해 범우파진영 교육감 후보의 공동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 고등학교는 중간고사도 끝나고 난 후 학생들 마음이 조금은 느슨해지기 쉬운 시간이다. 그러나 목표를 정한 사람에게는 이 시간도 중요하기 그지 없다. 지난 번 학습코칭에서 자신의 목표 점수를 정하고 어느 정도 이뤄졌는가를 물었는데 도달도가 미달이었다면 마음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목표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는 닉 브이치치와 강영우 박사를 사례로 이야기 하였는데 이번에는 청각에 장애를 가진 김수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김수림은 에게 한계는 없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 일본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던 청각 장애 소녀다. 그녀는 상대의 입 모양과 물건을 연결하면서 생활 속 단어를 하나씩 배워갔다. 귀가들리지 않지만 4개 국어를 하는 사람이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과 도전을 정리한 자서전으로‘살면서 포기해야 할 것은 없다’라는 책이 있어 소개를 하고 싶다. 그녀는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고 왼쪽은 보청기에 의지한 채 자동차 경적 소리를 겨우 알아듣는 정도이다. 그런데도 상대의 입 모양만 보고 한국어와 일본어·영어·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세계적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에 이어 지금은 일본 도쿄 크레디트스위스에서 법무심사관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수림은 두 살 때 부모가 이혼했고, 네 살 때 처음 본 아버지는 그를 시골 먼 친척집에 버렸다. 여섯 살 때 청력을 완전히 잃게 된 김수림은 초등학교 졸업 직후 엄마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갔다. 식당인 줄 알았던 엄마의 가게는 술집이었다. 그래서 엄마는 그녀를 일본인 친구 집에 4년 동안 맡겼다. 그곳에서 김수림은 살아남기 위해 일본어를, 살아갈 무기를 손에 넣기 위해 영어를, 보다 많은 친구를 만나 행복하게 살기 위해 스페인어를 익혔다. 그녀가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은 타고난 적극성이었다. 친구들이 놀리면 웃으면서 “네 말이 맞다”고 맞장구까지 치던 김수림은 교과서를 통째로 외워 고등학교 성적도 꼴등에서 3등까지 올리기도 했다. 그가 영어를 배운 과정은 정말 눈물겨울 정도였다. “저는 ‘I’라는 단어를 익히기 위해 선생님의 입과 목을 손으로 만져 혀의 움직임, 목의 진동, 입에서 나오는 공기의 세기, 이의 맞물림 등을 그대로 따라 했어요. 그러고선 잊지 않기 위해 하루 종일 ‘아이, 아이, 아이’를 소리냈지요.” 그녀는 “책으로 써 놓고 보니 마냥 긍정적인 것 같은데, 남모를 고비는 분명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막무가내로 ‘나 안 들리니깐 도와 줘’라고 말한다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저는 이렇게 말해요. ‘여기서 당신이 저를 조금만 도와주면 이걸 할 수 있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잘 도와주었다. 그녀는 두 번의 지독한 우울증을 겪은 끝에 그가 얻은 해결책은 대화와 상상력, 그리고 다정함이었다. 김수림의 끝없는 도전은 그래서 아름답다. 지금 자신에게 정말 잘 하고 싶은가 물어야 한다. 그리고 주위에서 자신보다더 잘 하고 있는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선생님에게 도움을 구해 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아직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 문제는 지금 바로 어떤 각오를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이 달라질 거라는 것을 믿는 것이다. 김수림 보다 더 가능성이 많은 자신인데......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실행하기가 답이다.
5.14(월).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교무실 분위기는 예년과 다름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그리고 마치 내일이 스승의 날이라고 하기에 너무 썰렁할 정도로 선생님의 책상 위에는 꽃 한 송이 찾아볼 수가 없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스승의 날을 재량 휴업일로 정한 학교가 많다. 그리고 스승의 날을 체험학습으로 대체한 학교도 적지 않다. 본교의 경우, 학교장의 결정에 따라 스승의 날을 체험학습으로 대체하여 실시할 예정이고 청탁금지법과 관련하여 학부모께 일찌감치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했다. 학부모님께! 5월. 스승의 날 및 학교의 각종 행사를 앞두고 우리 학교는 청탁금지법(금품수수, 식사 및 선물제공 금지)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학부모님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합니다. 청탁금지법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학교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8. 05. 10. ○○○○고등학교장 학교 차원에서도 청탁금지법과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사전 교육을 했으며 청탁금지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일절 삼갈 것을 담임에게 당부하였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아예 스승의 날을 없애는 것이 낫다며 일부 선생님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14일(월) 6교시, 2학년 ○반 영어 시간. 수업 시작 2분 전이었다. 교실로 가기 위해 교과서를 주섬주섬 집어 들었다. 바로 그때였다. ○반 실장이 부리나케 교무실로 내려왔다. 그리고 마치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말을 했다. “선생님, 수업시간 조금 늦게 들어오세요. 아이들이 아직 옷을 갈아입지 않아서요.” 5교시 체육 수업이 늦게 끝나, 아이들이 옷 갈아입을 시간이 필요하다며 5분 늦게 교실로 올라올 것을 주문한 뒤 실장은 교무실을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실장과 약속한 시간 5분이 지난 뒤, ○반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교실 문을 열려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교실 양쪽 문이 잠겨 있었고 창문으로 비친 교실은 커튼으로 가려져 어두웠다. 내심 아이들이 옷을 덜 갈아입었다고 생각하여 복도에서 몇 분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잠시 뒤, 교실 문이 열렸다. 실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이끌고 교실로 데려갔다. 실장의 손에 이끌려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스승의 은혜를 합창하였다. 교탁 위에는 나의 교직 생활 30년을 어떻게 알았는지 촛불 3개를 꽂은 케이크와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스승의 날을 축하하는 아이들이 직접 적은 메시지가 칠판 가득 적혀 있었다. 그런데 내 머릿속에는 아이들에게 고마움보다 청탁금지법으로 스승의 날이 퇴색해져 간다는 사실에 서글퍼졌다. 한편, 청탁금지법으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멍들지나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바로 그때, 실장이 마치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먼저 질문을 했다. “선생님, 저희 청탁금지법에 걸리나요?” 실장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교실 분위기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잠시 뒤, 아이들은 청탁금지법을 운운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스승의 날 축하 자리가 마치 청탁금지법 토론장이 된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우선,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 난 뒤 청탁금지법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 특히, 아이들이 잘못 알고 있는 청탁금지법을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청탁금지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생님을 존경하는 순수한 마음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사명감으로 후진 양성을 위해 애쓰는 선생님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이야기했다. 그제야, 아이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직접 쓴 편지를 내게 건넸다. 그날 저녁, 모든 선생님이 퇴근한 교무실에 홀로 남아 아이들이 써 준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교실에서 해주지 못했던 말을 혼잣말로 했다. “얘들아! 선생님도 너희를 진심으로 사랑해.”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문재인 정부가 취임 이후 1년 동안 교육정책을 추진한 결과, 교육부에 남은 것은 ‘보류부’라는 오명뿐이었다. 지난해 7월 19일 문재인 정부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다. 이후 7차례의 전환심의위원회 끝에 9월 11일 교육부가 ‘교육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간제 교원과 강사는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8월 10일에는 교육부가 수능 절대평가제를 중심으로 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학부모와 교원의 반발과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교육부는 개편을 유예하기로 했다. 11월 30일에는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를, 12월 27일에는 유치원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 발표를 했다가 학부모와 야당의 거센 비판을 직면했다. 결국 유치원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는 발표 하루 만에 확정된 바 없다며 보류했고, 올해 1월 16일 2019년초까지 운영 기준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1년 유예했다.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은 학부모의 반발이 법 개정 청원과 ‘방과후 영어 부활’ 지방선거 공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12월 27일에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가 현장 교원들의 극심한 반발을 사 결국 15%에서 50%로 공모비율을 확대하는 선으로 후퇴했다. 설익은 정책을 발표했다가 여론 역풍을 맞고 유예하는 일이 반복되자 정관계에서는 ‘교육부가 아닌 보류부’라는 비아냥이 돌았다. 하청에 재하청을 준다는 비판도 나왔다. 교육부는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논란이 거세자 논의를 국가교육회의에 이관했다. 국가교육회의는 다시 산하 대입제도개편특위에, 특위는 다시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에 공을 넘겼다. 유치원 방과후 문제는 ‘국민참여 정책 숙려제’ 대상으로 했으며, 유·초·중등 교육의 지방 이양은 교육자치정책협의회에 맡기고 교육부는 지원 역할만 하기로 했다.
5월에 접어들면서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친 학교와 아직도 진행중인 학교가 있다. 시험은 학생, 교사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즐기라 하는 말이 있지만 막상 당사자들에겐 쉽지가 않다. 이제 시험이 끝났다면 그냥 덮어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기에 지나간 시험에 대하여 되돌아 보는 시간이 필수이다. 내신 대비를 위한 시험 준비는 크게 시험 목표 세우기, 실행하기, 피드백하기의 3단계다. 1단계 시험 목표 수립 단계에서는 시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각 과목 선생님들이 안내한 시험 범위와 출제 방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야 한다. 그리고 선배가 있다면 조언을 들어 기출문제를 분석하면서선생님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가 수집되면 이번 시험에서 받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 점수와 공부 전략과 과목별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 2단계에서는 역산 스케줄링 원리에 따라 시험일을 기준으로 3주 또는 4주 전부터 공부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 시험에 대비애햐 한다. 처음 3~4주 전에는 우선 순위가 높은 국어, 수학, 영어 중심의 전략과목(취약과목) 교과서와 노트에 정리한 것을 통해 개념을 정리한다. 2주 전에는 암기과목을 중심으로 개념 이해 중심으로 반복학습을 한다. 이때 여유가 있으면 앞에서 공부한 전략과목들을 반복해서 학습할 수도 있다. 시험 1주 전에는 시험시간표 역순으로 가장 먼 날짜에 있는 시험과목부터 가장 가까운 날짜에 있는 과목 순으로 실전문제를 풀어가며 시험 준비를 마무리하면 좋다. 이런 방식으로 시험을 준비하면 적어도 시험범위를 3번은 보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이 익숙해지면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압박감보다는 시험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생길 것이다. 열심히 준비한 사람은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나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아직 시험 전이라면 마지막 단계인 피드백하기는 실감 나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 시험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번 시험에 대한 피드백이다. 목표 점수와 실제 점수의 차이, 틀린 개수와 틀린 원인들(개념이해 부족, 암기 부족, 문제풀이 부족, 문제 잘못 읽음, 답안 마킹 실수, 시간관리 부족), 자신의 성공 또는 실패 요인을 분석해서 다음 시험을 준비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세상이 뭐라 해도 시험은 여러분 존재의 가치를 평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교육학에서 말하는 평가의 목적은 교육과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교육목표가 얼마나 달성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행동변화와 성장을 위해서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충해줄지 계획하는 의미가 있다. 너무 뻔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시험 결과보다는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 시험은 친구와의 경쟁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가슴에 세겨둔다면 좋을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지난달 27일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교육계에서도 평화 통일 세대를 위한 남북 교육교류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경미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은 통일연구원과 함께 9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평화, 새로운 시작: 교육정책의 역할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박경미 의원과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의 인사말로 시작해, ▲‘북한의 교육개혁과 남북 교육교류협력의 과제’를 주제로 조정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한다. 이어 ▲‘북한 교과별 교육과정 현황 및 남북교류협력 방안’을 주제로 ‘국어’는 권순희 이화여대 교수, ‘영어’는 정채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수학’은 나귀수 청주교대 교수, ‘과학’은 신원섭 서울 동일초등학교 교사, ‘정보기술’은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다. 주제발표에 이은 패널토론에서는 ▲김정원 한국교육개발원 통일교육연구실 선임연구위원 ▲김한중 EBS 학교교육기획부장 ▲권영민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과장이 토론자로 나서, 연구기관, 언론, 정부부처의 입장에서 교육분야에서의 남북교류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진다. 행사를 주최하는 박경미 의원은 “지난 27일, 남북의 정상이 만나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는 모습은, 우리가 한 민족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며 국민들께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며 “오늘 세미나를 통해, 통일 시대를 이끌 우리 아이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남북 교육교류협력의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곧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온다. 요즘 전자우편이 카드마저 대신하지만, 예전에 매년 이맘때쯤이면 학생들이 보낸 카드가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이곤 했다. 그 카드와 함께 지금 외계인을 생각하고 있다. 진짜 외계의 별에서 날아온 외계인이 아니고 내가 젊었을 때 담임으로 맡아 지도했던, 외계인이란 별명을 가진 기필이를 머리 속에 그려본다.찌는 듯이 더운 여름이면, 까만 피부에 머리를 짧게 깎고 노란 러닝셔츠 하나만 입고 교복 바지는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리고 양말도 안 신고 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공부만 하기 때문에 반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기필이는 열심히 공부해서 언제나 1학년 전체에서 일등을 하고 성실해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녔다. 지금도 그 까만 피부에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가 내 눈앞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듯하다.다음 해 정초, 내가 살던 과천에 하얀 눈이 삼십 센티나 와서 걸으면 눈 속에 발이 푹푹 파묻혔다. 기필이가 서울에서 경기도 과천까지 ‘엄마’에게 세배하러 왔다며 나를 찾아왔다. 기필이 진짜 어머니가 아이가 무사히 도착했는지 궁금하다고 나에게 전화를 거셨다. 당시 내가 학생들에게 상냥하게 대해 주어서인지 결혼도 하지 않은 나에게 ‘엄마’라고 불렀는데 지금 생각하니 고마운 일이다.하이타이 세제를 한 통 사 가지고 와서 세배 받으시라며 큰절을 했다. 한복을 곱게 입고 있던 내가 열일곱 살 먹은 제자에게 큰절을 받는다는 것이 조금 쑥스러웠다. 커피와 과자를 대접하니 선생님이 수업을 할 때 언제나 웃으면서 설명해서 참 보기 좋다고 했다. 나는 사실 기필이가 그렇게 말해 주기 전에는 내가 웃는 얼굴로 수업을 하는지도 몰랐다. 참 기분 좋은 말 선물이다.기필이가 2학년으로 진급한 봄에 교무실로 나를 찾아왔다. 담임 선생님이 바뀌어서 적응도 안 되고 집에서 참고서도 안 사주니 공부할 수가 없단다. 기필이의 고뇌에 찬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공부하고 싶어 열병이 난 아이에게 책이 없으니 어린 아이에게 장난감이 없는 것과 똑같기 때문이었다. 기필이를 위로해 주고 학교 앞 문방구에 가서 월급날 책값을 주기로 하고 외상으로 참고서 한 세트를 사줬다. 우리 아버지가 젊은 시절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책을 사주시고 월급날 책값을 제하고 월급 봉투를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렸던 것처럼.그해 초가을 어느 날, 밤늦게 귀가하니 부모님이 선물 보따리를 내놓으며 기필이가 다녀갔다고 하신다. 지금도 쓰고 있는 미제 바늘 쌈지와 생활용품 잡동사니 한 뭉치와 선생님만 보라는 포장지에 싸인 것도 있었다. 조심스럽게 풀어 보았더니 숨겨진 선물은 유아용 젖꼭지가 아닌가. 올드미스인 선생님이 빨리 결혼해줬으면 하는 제자의 바람이었던 모양인데, 그 순간 나는 혼자서도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나중에 알고 보니 기필이가 결국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단다. 기필이는 정신병원에서 퇴원해 병원일지를 들고 자신의 집으로 가지 않고 나를 찾아왔다. 내가 집에 없으니 부모님이 나 대신 기필이를 상대해 주셨다. 장래에 무엇이 되고 싶으냐는 아버지 말씀에 기필이는 미국에 곧 이민을 가게 돼서 육사에 들어가 육군 사관생도가 되겠다고 했단다. 선생님을 누나라고 불러도 되느냐는 순수하고 귀여운 질문에, 아버지는 선생님은 어디까지나 선생님이며 누나가 될 수 없다고 진지하게 말씀해 주셨단다. 교육자인 아버지였기 때문에, 기필이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가며 상대했을 것이다. 나는 선물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착하고 열심히 공부만 하던 아이가 무슨 충격을 받았기에 그 정도의 정신적 고통까지 받게 되었을까.하늘이 높고 파란 가을 어느 날, 교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교무실 문을 노크하는 사람이 있었다. 남루한 옷차림에 피부가 약간 검고 상이군인처럼 한쪽 팔이 불구인 남자였다. 누구 학부형님이냐고 여쭸더니 다름 아닌 기필이 아버지였다. 식구들이 전부 미국으로 이민을 가므로 미국대사관 인터뷰에 필요해 재학증명서를 떼러 오셨단다. 서류를 떼어드리고 점심시간이라 자장면 한 그릇을 대접해 드리며 기필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기필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선생님에게 꼭 한 번 들르도록 전해줄 것을 기필이 아버님께 부탁했다. 하지만 기필이는 나에게 들르지 않고 조용히 떠나갔다.그해 12월 초, 미국에서 날아온 크리스마스카드를 받았다. 최기필이란 영문 이름! 기필이는 편지를 한국어, 일어, 영어의 세 가지 언어로 썼는데 공통적인 내용은‘선생님을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그때를 회상하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만면에 미소가 저절로 번진다. 그것은 무엇이라고 딱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지만 제자에 대한 반가움과 그리움일 것이다.다음 해 봄에 미국에서 이름이 낯설지 않으나 잘 모르는 남자가 나에게 여자 화장품이 든 조그만 소포에 편지를 곁들여 보냈다. 나는 편지를 읽고 나서 그 분이 기필이 아버지란 것을 알았다. 미국 사회는 고등학교에서도 여자 친구 문제, 술, 마약 때문에 교육시키기가 어려운데 기필이가 지금 방황하고 있단다. 부모의 말도 잘 듣지 않는데 오로지 선생님 말은 잘 들으니까 아들에게 예전처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설득의 편지를 써 달라는 내용이었다. 잠시 내 눈앞에 검은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보는 듯했다. 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장문의 편지를 간곡하게 써서 미국으로 보냈다.그 해 겨울에 기필이가 보낸 카드가 날아왔다. 인쇄된 명단이 있어서 보니, 놀랍게도 장학금 수혜자 명단에 기필이 이름이 있었다. 기쁘고 감격해서 기필이가 난관을 뚫고 성공한 이야기를 목소리를 높여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학교에 가서도 마치 내 일인 것처럼 자랑을 늘어놓았다. 나중에 기필이가 자신의 사진을 몇 장 보냈다. 한국에서 느끼던 기필이 모습이 아니라, 미국 청년 냄새가 물씬 풍겼다. 기필이 모습에서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무서운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12월 초순만 되면 맨 먼저 카드를 보내줘서 겨울을 알려주던 기필이가 요즘 소식이 없다. 대학에 진학 했는지, 직업은 무엇인지, 결혼하여 일가를 꾸렸는지 여러모로 궁금하다. 아마도 스포츠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매고 공부했던 그 시절처럼 미국 사회에서도 가치 있는 뭔가에 매달려 열심히 살고 있을 것이다. 외계인 기필이는 외계인 머나먼 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스승과 제자인 우리 사이의 마음의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다. 선생님에게 미국을 구경시켜 준다고 하던 기필이가 옛 이야기를 하며 나를 미국에 초청해 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 [2018 교단수기 공모 금상 수상작-수상 소감] 신년 초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한국교육신문사에서 주관한 교단수기 공모전에서 내가 ‘금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깜짝 놀랍고 기뻤다. 이 모든 것이 사랑하는 모친과 돌아가신 부친 故 윤상렬 교장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에 아버지께서 “얘야,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니? 싱싱한 이야기 좀 들려주렴” 하시면 소파에 앉아계시는 아버지 발치에 앉아서 아버지를 우러르며 마치 참새처럼 재잘대던 생각이 난다. 때로는 크게 웃으시고 때로는 빙긋이 웃으시며 경험담을 그냥 말로 흘려버리지 말고 교단 수필이라도 써서 책으로 내라고 격려해 주셨다. 아버지께서 살아 계신다면 수상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뻐하실까. 필자의 모친 최정임 여사는 어려서부터 자식들에게 예술적인 감성과 사물에 대한 미적(美的) 감각을 키워주셨다. 소식을 듣고 어머니께서는 따뜻하게 미소 지으시며 “역시 너는 내 딸이야, 잘했어!”라고 하신다. 어머니의 그 따뜻한 미소 덕분에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글 속의 기필이는 분명히 훌륭한 미국 시민이 되어서 잘 살고 있을 것이다. 기필이가 자신의 별명인 외계인 이야기로 선생님이 금상을 수상했다고 하면 그 까만 눈망울을 반짝이며 기뻐할 것 같다.수상의 기쁨과 영광을 돌아가신 아버님, 사랑하는 어머님과 가족들, 제자 최기필 군, 그리고 윤연모 선생을 아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