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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속담이 바뀌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속담의 변이(變異)가 아주 역동적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곱다.” 이것이 원래의 속담인데, 요즘은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로 변이돼서 쓰인다. 원래의 속담 표현을 비틀어서, 그 의미까지도 풍자적으로 비틀어 버리는 것이다. 원 속담이 지닌 품격 있고 교양 넘치는 의미를 저렇게 비틀어 버린단 말인가. 삭막하고 발칙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바뀐 속담이 보여주는 현실 풍자는 가히 기가 막히다. 생활 현장의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 본 사람이라면, 누가 이걸 말도 안 된다고 무시할 수만 있겠는가. 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가 생겨, 차를 세우고 대로에서 상대방과 시시비비를 벌여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바뀐 속담의 뛰어난 현실적 호소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층간 소음 문제로 여러 차례 위층을 찾아가 항의할 때도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는 속담이 정말 적실하다고 믿는 한국인이 의외로 많다. 그러니까 이렇게 바뀐 속담의 뜻풀이는 ‘부드럽고 좋게 말해선 되는 일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 뭐 이쯤 되는 것이 아닐까. 속담(俗談)이란 원래 고상하기보다는 속된 분위기가 묻어 있는 언어 표현이다. 그래서 이름이 ‘속담’ 아니겠는가. 그러나 비록 그 표현이 속되기는 해도, 경계하고자 하는 뜻은 자못 바르게 사는 지혜를 품고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요즘 개방적 네트워킹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포스트모던(post modern)하게 패러디 되어서 변이를 보이는 속담들은 표현도 속되고, 드러내는 뜻 자체도 고상한 품격과는 거리가 멀다. 속된 냄새를 물씬 풍기는 전통적인 속담에 “꼴값 한다”가 있다. 이때의 ‘꼴’이란 ‘얼굴’을 뜻한다. 얼굴 중에서도 ‘잘 생긴 얼굴’을 뜻하는 말이다. 잘 생긴 사람이, 그 잘 생긴 얼굴을 과시하느라, 터무니없이 건방지거나, 잘 난 척하거나, 교만한 행동을 하는 것을 두고 ‘꼴값 한다’는 말을 사용했던 것이다. 여기까지가 원래의 속담이 지닌 의미이다. 그런데 이 속담에도 요즘 묘한 변이형이 생겼다. “잘생긴 놈은 얼굴값 하고, 못생긴 놈은 꼴값 한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아마도 이런 뜻인 것 같다. 꼴값은 이전에는 잘생긴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꼬집는 말이었는데, 이제는 그 꼴값이 오로지 못생긴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꼬집는 말이 됐다. 그뿐 아니다. 이 변이형 속담의 문맥을 잘 짚어 보면 뜻이 자못 고약하다. 못생긴 사람의 행동은 그가 무슨 행동을 해도 그것이 모두 다 ‘꼴값’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인터넷과 온갖 디지털 매체들이 융합되면서 숱한 시각 영상들이 현대인이 사는 생태 환경이 된 셈이다. 대부분의 소통이 시각적 소통이므로 서로가 시시때때로 보여 주는 얼굴의 외관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텔레비전에서 대중들에게 잘 보이려고 성형을 몇 번씩 하는 것을 불사하는 일은 이제 연예인들만의 욕망으로 그치지 않고, 일상인들에게도 보편의 욕구가 됐다. 뜯어 고쳐서라도 잘 생긴 얼굴을 만들어야 출세한다는 생각은 이 시대 세태 인심이 됐다. 용모지상주의가 일종의 이데올로기가 되었음을 실감하게 한다. “잘생긴 놈은 얼굴값 하고, 못생긴 놈은 꼴값 한다.” 이 변이형 속담에서 느끼는 가치의 왜곡은 걱정스럽다. 잘생기면 그 자체가 미덕이고, 못 생기면 그 자체가 악덕이라는, 고약한 이분법적 편견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이 변이형 속담에서 ‘얼굴’ 대신에 ‘돈’을 대입해 보면 이 사고가 얼마나 비인간적인지를 눈치 챌 수 있다. 잘생긴 얼굴을 ‘돈 있음’에, 못생긴 얼굴을 ‘돈 없음’에 대입해 보면, 이 말이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와 거의 같은 뜻의 말임을 알 수 있다. 속담의 변이 속에 세태의 인심을 읽을 수 있는 코드가 이처럼 많다. 02격언이나 명언에도 세태를 담아내는 변이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세상의 변화와 사람들의 대응 지혜를 요모조모 수용하면서 재치 있게 변화한다. 우리가 잘 아는 격언 하나를 상기해 보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시작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동기와 의욕이 중요한 것이지 때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알리고,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는 교훈적 격언이 아니던가. 이 격언이 이렇게 변이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은 거다. 그러니 지금 당장 시작해라.” 딱히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변이된 격언에서는, 어떤 왜곡된 비뚤어진 심사를 드러낸다기보다는, 그 나름의 교훈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앞에서 예를 든 “꼴값 한다” 또는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등의 변이 속담들이 다소 비딱한 저항 심리를 드러냈던 것과는 구분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사회가 그만큼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아무리 동기나 의욕이 있어도 때(timing)를 놓치면 실패한다는 그 나름의 시의성 있는 교훈을 드러낸다. 하나 더 보자. 예전에는 선생님이 나를 야단치면서 내 부모를 곁들여 함께 욕하면, 비록 내 과오가 있을지언정 이렇게 항변했다. “저를 욕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제 부모님을 욕하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잘못을 저질러 꾸중을 받기는 하지만, 그들에게도 이른바 천륜(天倫)의 근본인 ‘효도’의 가치는 잘 내면화돼 있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 이런 말을 하는 녀석의 효심이 기특하고 대견해서, 야단을 치는 선생님이 녀석의 벌을 감해 주는 모습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말 자체가 나돌아 다니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인터넷에는 이 말을 기묘하게 전복시킨 다음과 같은 말이 기세등등하단다. “부모 욕하는 건 참아도 내 욕하는 건 참을 수 없다.” 가족이든 학교든 그 어떤 공동체에 연대된 자아보다는 그냥 자유롭게 단독자로만 존재하는 ‘나’의 중요성을 더 앞세우는 이기적 세태라고나 할까. 발칙해 보이지만, 세상 변화와 사람 변화를 까칠하게 들이대는 격언의 변이임에는 틀림없다. 같은 부류, 같은 구조로 된 격언의 변이를 하나만 더 보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는 일이라면 가급적 빨리 긍정의 마인드로 다가가라는, 자기계발서 따위에 자주 등장하는 격언이다. 그만큼 익숙한 말이다. 직장이나 조직에서 부여하는 일의 어려움에 당면하여 머뭇거릴 때, 새 각오로 성실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돼 주던 말이다. 그런데 이 말에도 가벼운 조롱조의 변이가 생겨난다. “즐길 수 없다면 무조건 피하라.” 전복적 발상이 압권이라고나 할까. 실제로 직장인들 사이에 비공식적인 대화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말이란다. 엄숙한 연대적 책무감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런 무거움을 넘어서려는 사고나 소통의 발랄함을 엿볼 수 있다. 03진화란 생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과 결과이다. 진화의 구체적 과정은 무수한 ‘변이’를 통해 이뤄진다. 비단 생물뿐이겠는가. 말도 부단히 변화한다. 말도 생태의 변화에 따라 진화한다. 속담이나 격언을 우리가 수사적(修辭的)으로는 ‘불후(不朽)의 명언’이라 일컫는다. 불후(不朽)란 썩지 않는다는 뜻이니,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이 세상에 변해 가지 않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진화하지 않으면 아예 없어지기 때문이다. 속담의 진화가 경박한 세태만 반영한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불편하게만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전통 속담의 훼손 측면만 보지 말고, 속담이나 격언의 전체적인 변화 현상을 의미 있게 읽어내려는 쪽으로 교육의 안목을 넓혀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다 보면 ‘불편한 진실’을 체득하는 삶의 공부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요컨대 언어 변화 현상에 숨어 있는 인간과 사회의 의미를 교육이 창의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이야말로 속담 교육의 진화를 불러오는 것 아니겠는가. 사실 그간 교육이 속담이나 격언을 다뤄 온 전통은 다분히 규범적이고 경직된 면이 없지 않았다. 속담이나 격언이 어떤 변이 작용을 하는지 배우는 데서 언어와 인간에 대한 보다 역동적인 체험을 구성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변이 속담들을 소통시키는 맥락에서, 비뚤어진 세태와 각박한 인심을 개탄하는 비판의식이 함께 생겨나게 하는 것이 속담의 속성이기도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봄 무렵이다. 당시 예닐곱 살 먹은 큰딸은 호기심이 많아 아파트 공터에서 흔히 피어나는 꽃을 가리키며 “아빠, 이게 무슨 꽃이야”라고 물었다. 당시 나는 그것이 무슨 꽃인지 알 길이 없었다. 얼버무리며 “나중에 알려주마” 하고 넘어갔지만 딸은 나중에도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했다. 어쩔 수 없이 야생화에 대한 책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꽃은 씀바귀였다. 그렇게 시작한 꽃 공부는 하면 할수록 재미가 붙었다. 주변에서 흔히 봤는데 이름을 몰랐던 꽃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이건 벌써 14년 전 일이다. 지금 내가 다시 꽃 공부를 시작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으로 꽃 이름을 알 수 있는 방법만 두 가지나 있기 때문이다. 다음 꽃검색과 모야모 앱이 그것이다. 인공지능 딥러닝을 활용한 다음 꽃검색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앱에서 꽃 이름을 알려주는 꽃검색 서비스를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을 활용해 이용자가 촬영한 꽃의 특징을 자체 꽃 사진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꽃 이름을 찾는 방식이라고 했다. 꽃검색은 국내에서 주로 피는 약 400여 가지 꽃을 대상으로 하며, 대상 꽃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다음 통합검색창 초기 화면을 보면 우측에 마이크 모양 아이콘이 있다. 이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 음악, 코드 검색 아이콘과 함께 꽃검색 아이콘이 뜬다. 꽃검색 아이콘을 누르면 ‘꽃의 정면을 크게 촬영해 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는 방식과 갖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 둘 다 가능하다. 카카오는 현재 꽃검색 기술의 정확도는 90% 정도라고 밝혔다. 직접 한번 해봤다. 꽃검색을 켠 다음 필자의 스마트폰에 있는 꽃 사진 하나를 클릭했다. 흰색 꽃 모양 테두리가 몇 번 깜박거리는가 싶더니 3~4초 만에 “이 꽃은 ‘자주쓴풀’일 확률이 98%입니다”라는 답이 떴다. 참 신기했다. 자주쓴풀을 알아보면 꽃 공부 하는 사람 중에서 중급 이상일 것이다. 이번엔 투구꽃 사진을 클릭하고 잠시 기다리자 “이 꽃은 ‘투구꽃’일 확률이 99%입니다”라고 했다.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며 ‘이 정도면 대단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좀 어려운 꽃을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하늘나리 사진을 클릭한 다음 잠시 기다리자 “이 꽃은 ‘하늘말나리’일 확률이 99%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하늘나리와 하늘말나리는 돌려나는 잎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야 구분 가능하다. 꽃만으로는 정확히 확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99% 자신감으로 답을 한 것이다. 카카오는 꽃검색 서비스 고도화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딥러닝은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데, 생각보다 꽃 종류가 많다”며 “앞으로 검색 가능한 꽃 종류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물은 환경·영양 상태 등에 따라 변이가 심한데다 질문자가 분류 키포인트를 알고 촬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음 꽃검색이 가능한 영역은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전문가 집단지성의 결정체 모야모 다음은 모야모 앱. 다음 꽃검색이 자동 인식 방식이라면 모야모는 수동 방식이다. 꽃 사진을 올리면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방식이라니 사물 인식 시대에 오히려 역행하는 방식 아닌가. 그러나 그렇게 만만하게 볼 앱이 아니다. 상당히 빠르게 답을 해주고 무엇보다 정확도가 높다. 모야모라는 이름은 ‘뭐야 뭐?’를 변형한 것이다. 2014년말 이 앱이 처음 나왔을 때 필자는 사실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이미 꽃 이름을 알려준다는 앱이 여러 개 있었고 모야모도 그중 하나려니 생각했다. 다른 앱들을 다운받아 써보고 정확도가 너무 떨어져 실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시험 삼아 모야모를 써보니 의외로 답이 빨리 떴다. 몇 초 만에 답이 뜨기도 하고 좀 까다로운 것도 몇 분 내에 답이 올라왔다. ‘이거 괜찮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앱스토어 등에서 앱을 다운받은 다음 간단한 등록을 하고 궁금한 꽃이나 식물 사진을 찍어 올리면 누군가 답을 달아준다. 전문가만이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도 아는 식물이면 이름을 달 수 있다. 누군가 틀린 답을 올리는 경우도 많지만, 곧 다른 사람들이 잘못을 바로잡아주고, 낯선 식물도 하나씩 의견을 모아 답을 찾아가는, 전형적인 집단지성 방식이다. 이 앱은 나온 지 2년여 만에 30만 명 가까이 다운받았다. 모야모 박승천 콘텐츠담당이사는 “질문이 많이 올라온다는 것은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고, 그것은 답을 달아줄 수 있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아 하루 평균 2000건의 질문이 올라오지만 1000여 명이 답을 달아서 답하는 속도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였다. 꽃이 아닌 것(예를 들어 고양이)을 올리면 다음 꽃검색은 단호하게 ‘일치하는 꽃이 없다’고 하지만, 모야모에서는 애교 섞인 답을 받을 수 있다. 요즘엔 초등학교 야외 식물 수업에 모야모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교사가 “내일은 부모님 스마트폰을 빌려오라”고 해서 모르는 식물이 나오면 모야모에 올려 답을 찾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앱의 한계도 분명하다. 너무 어려운 꽃을 질문하면 조회 수가 늘어나도 묵묵부답이다. 여뀌나 사초 종류, 산형과 식물일 경우 답을 구하지 못하거나 틀린 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필자도 그동안 20여건을 올려 보았는데, 그중 2~3개는 답이 없었고, 2개는 계속 분명히 틀린 답이 올라와 포기한 적이 있다. 다음 꽃검색과 모야모를 좀 써보면 어느 것이 자신에게 맞을지 금방 감이 올 것이다. 주변에 흔한 꽃은 다음 꽃검색으로도 충분할 것 같고, 드물거나 복잡한 꽃은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모야모가 단연 강세를 보일 것 같다. 두 가지 앱을 기억해두면 아이가 물어보거나 급하게 꽃 이름을 알고 싶을 때 유용할 것이다. 이렇게 편리해진만큼 단점도 분명하다. 아무래도 금방 이름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 찾아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밖에 없다. 쉽게 배운 것은 쉽게 잊어버리는 법이다. 그래서 필자는 요즘에 먼저 도감이나 인터넷을 찾아본 다음 검색 앱 도움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2016년 SBS 연예대상은 신동엽에게 돌아갔다. 그는 SBS에서 데뷔해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SBS에서 대상을 받는 건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그에게 대상의 영예를 안기는 데 큰 공헌을 한 것은 지난여름부터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다. 단연 2016년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미운 우리 새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김건모, 박수홍, 토니안, 허지웅과 같은 (노)총각 아들들의 일상생활을 카메라가 따라다닌다. 그 아들들의 나이는 생후 000개월과 같은 식으로 표현된다. 다시 말해 그들을 낳은 어머니의 시선인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그 어머니들은 스튜디오에서 신동엽, 서장훈, 한혜진 등의 진행자들과 함께 아들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방송이라 과장된 부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때때로 상상도 하지 못한 비밀들이 드러나 어머니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예를 들어 가수 김건모는 소주병 약 300개를 집안에 모으는 모습이 드러나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그의 어머니조차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겠지만 김건모의 어머니는 “전부 다 건모가 마신 술은 아닐 것”이라며 아들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신은 ‘생후 몇 개월’이십니까 스튜디오에는 어머니들만 등장하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엄마가 바라보는 아들의 모습만 조명된다. 아무래도 자식보다는 부모(엄마)의 심리가 우선시 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제목도 ‘미운 우리 새끼’인 거겠지만. 이 프로그램이 연예대상으로까지 연결된 정황은 전혀 놀랍지 않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 방영 이후 필자에 대한 어머니의 관심이 커졌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아니 커졌다기보다 디테일해졌다고 해야 하나. 생전 궁금해 한 적이 없으시던 ‘혼자 있을 때 뭐 하냐’, ‘친구들이랑 만나면 무슨 얘기 하냐’ 같은 주제로 질문을 던지시곤 했다. 그녀에겐 나 역시도 생후 406개월짜리 아들일 뿐일 터다. TV가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크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아들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경악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프로그램의 첫 번째 재미라면, 시청자들이 ‘우리 아들의 경우는 어떨까’를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 이 프로그램의 두 번째 묘미다. 2040 나이대의 ‘싱글남’만큼 ‘엄마’에게 연연하면서도 그들과 거리가 먼 존재는 아마 없을 것 같다. 친구들끼리는 이미 ‘상식’인 이야기들 - 어떤 연애를 해왔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어떠한지 등 - 을 엄마에겐 한 번도 얘기해본 적이 없다. 아들에게 엄마는 너무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편하고 좋은 대화상대’이기는 힘들다. 회피의 세월이 5년, 10년 쌓이다 보면 어느새 소년(少年) 시절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진 내 모습을 고백하기란 더 어려워진다. 말마따나 몰래카메라라도 달아놓고 알아서 깨달아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럼 나도 짐짓 모르는 척 하면서 그동안 못했던 말들을 전부 쏟아낼 텐데. ‘미운 우리 새끼’ 출연자 중 하나인 개그맨 박수홍이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결혼불가론’을 주장하며 열변을 토하는 모습은 상당한 울림이 있었다. 40대 중반의 아들이 현재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내용의, 어머니의 얼굴을 직접 대면하고선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방송’이라는 매개로 마음껏 토해낸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상을 지켜본 박수홍의 모친은 “우리 아들이 내 마음을 이렇게 모른다”고 코멘트 했지만, 사실 그녀야말로 아들의 마음을 몰랐던 게 아닐까? 결혼은 아들이 하는 거지 엄마가 하는 게 아닌데 왜 아들이 결혼에 대한 철학을 수립함에 있어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단 말인가. 바로 이런 부분들이 우리 시대 아들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지점인 것이다. 필요한 것은 ‘자식혁명’인지도 90세 아버지가 외출하는 70세 아들에게 “길 조심, 차 조심 하라”며 신신당부를 하는, 그런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부모들만 자식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갖는 것은 아니다. 자식 된 입장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조명 아래서 누구보다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춤을 추는 걸그룹·보이그룹 멤버들에게 ‘소원’을 물어보면 하나같이 ‘엄마아빠’ 얘기를 한다. 부모님에게 ‘남부럽지 않은’ 삶을 선물해 주고 싶은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이 그 수많은 고생에도 불구하고 성공하고 싶은 이유인 것이다. 7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배고픔을 모르는 삶을 살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7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이 풍요의 비밀이 부모들의 고생에 있었음을 잘 알고 있을 만큼 양심적이다. 그 결과 수많은 효자 효녀들이 사회 곳곳에 자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이 효심이 자식들의 발목을 잡을 때도 있다. 부모들이 선물해 준 인생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채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은 강박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중소기업엔 일자리가 넘치는데도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청년들은 ‘부모님이 납득할 만한 직장’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강박은 취업 뿐 아니라 결혼이나 육아와 같은 일생일대의 문제들에도 전부 적용된다. 부모자식간의 관계가 너무 좋다 보니 자식들이 한 명의 어른으로 자립을 해야 할 타이밍에도 여전히 부모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건전한 연인이나 부부관계가 성립되는 데에도 많은 애로가 따르게 된다. 연극 ‘레드’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아들은 아버지를 넘어서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라고!” 이는 문자 그대로 부모를 죽이는 패륜적 행위를 저지르라는 뜻이 아니다. 부모세대를 넘어서야만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자식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르더라도 부모님이 편을 들어준다는 사실을 안다. 그 무한의 사랑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랑의 그림자에서 뒤늦도록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운신의 폭이 제한될 때 인생의 진폭과 변동성도 줄어든다. 그 결과가 바로 침체된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인 건 아닐까. 새해만 되면 곳곳에서 혁신이며 쇄신의 구호들이 들려오지만, 진짜 필요한 것은 그렇게 거창한 구호가 아닐지도 모른다. 국가적 변혁을 말하기 전에 가정에서의 ‘자식혁명’부터가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닭의 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미운 우리 새끼’가 돼야 할 타이밍이 지금 우리 눈앞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신화, 전설, 민담, 구전 동화 등에는 인간 심리의 기저를 밝힐 수 있는 비밀과 집단 무의식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야기가 흘러올 수 있는 상당한 이유와 배경이 들어 있다. ‘김정금의 옛날 옛날이야기’에서는 그 비밀들을 한 꺼풀 벗겨볼 것이다.왜 동화 속에는 새엄마와 친엄마의 대립구조가 들어 있는지,여자 아이들의 성공담에는 어째서 간난신고의 고생길이 마치 하나의 ‘과업’처럼 열거되고,남자 아이들이 영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집을 떠나는 과정이 들어 있는지 등우리 주변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살펴볼 것이다. 이렇게 세상의 많은 이야기의 비밀들을 열어봄으로써 인간 사회가 면면히 쌓아오고 있는집단 무의식은 무엇이고 어느 부분에서 그것들이 발견되는지, 오늘을 사는 우리 각자의사고와 심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고민해 볼 것이다. 재투성이 소녀, 고양이 신데렐라, 상드리용(프랑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던 동화 신데렐라는 전 세계에 다양한 형태의 판본이 존재할 만큼 널리 알려진 대표적 ‘이야기’다. 특히 신발 모티브로 인해 중국에서 먼저 시작됐다는 뒷이야기부터 한국의 콩쥐팥쥐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유사한 구조와 서사를 가진 이야기들이 지금까지도 많은 나라에서 구전과 가필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왜일까? 왜 세상의 사람들은 이 신데렐라 이야기를 이렇게 읽고 또 읽고, 말하고 또 말할까? 물론 대표적 판본이라 할 수 있는 그림동화의 이야기에는 이 신데렐라 말고도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그림동화는 빨간 망토 이야기부터 장화신은 고양이, 백설공주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를 지금의 형태로 전해주고 있다. 다만 신데렐라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사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콩쥐팥쥐만 해도 그렇다. 친엄마를 잃고 재혼을 한 아버지, 새엄마와 의붓딸, 우리의 주인공인 박해받는 신데렐라, 콩쥐가 등장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서사 구조도 매우 비슷하다. 새엄마의 구박이 시작되고 이것을 거드는 못된 언니 그리고, 마을 또는 궁궐의 잔치 또는 파티. 이 파티에 가기 위해 콩쥐나 신데렐라는 섞인 콩을 고르고 동물들의 도움을 받고 화룡점정으로 요정이나 마술 할멈의 마술 덕분에 변신을 하고. 이것뿐인가. 콩쥐나 세계의 모든 신데렐라는 파티에서 멋진 왕이나 왕자를 만나 그들의 ‘한눈에 뿅!’ 점지를 받고 순간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헤어지는 아픔을 겪게 된다. 이때 그녀들은 반드시 자신의 흔적 하나를 남긴다. 신발. 그것이 콩쥐의 꽃신이 되었든, 유리구두가 되었든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어쨌든 ‘예쁜 신발 한 짝’을 남기고 도망치듯 자리를 나오게 된다. 이어 신발의 주인공을 찾는 왕, 왕자, 고을의 원님 등 이들 남성들은 주인공 콩쥐나 신데렐라의 신발 한 짝을 들고 온 마을을 다 뒤져 지치고 포기할 무렵 드디어 신발의 주인공을 만난다. 그리고 ‘둘은 잘 먹고 잘 살았다’가 이야기의 끝이다. 물론 여기에는 각 나라, 마을, 판본의 차이에 따라 그림 같이 예쁜 동화를 벗어나는 잔혹동화의 면면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림동화의 신데렐라도 신발을 확인하는 과정이나 의붓 언니들의 결말이 좀 잔혹한 면이 있기는 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보는 신데렐라는 프랑스의 페로가 만든 이름 하여 ‘페로본’이 전해지는 것이다. 프랑스 궁정에서 이야기나 시를 낭송하던 역할을 맡았던 페로는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모으고 정리해 자기의 입으로 구술하면서 기존의 이야기들을 상당부분 각색하고 정리했다. 특히 잔혹하고 끔찍한 장면들을 일부러 빼고 자신의 임의대로 바꾼 이야기들이 제법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신데렐라다. 덕분에 아이들은 ‘공포스럽지 않게’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아이들 세상의 ‘만고의 진리’를 체득할 수 있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오랜 세월 신데렐라가 숨기고 있던 진짜 세상의 이야기, 집단의 무의식, 숨겨진 비유를 찾는 묘미를 일부 잃게 되기는 했다. 반면에 19세기 그림형제는 동화 ‘신데렐라’의 잔혹함을 그대로 드러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신발에 발을 구겨 넣는 장면이다. 언니들은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버려진 한 짝 신발에 발을 맞추기 위해 발가락과 발꿈치를 자르게 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엄마의 요구였다는 것이다. 첫째 딸의 발이 신발에 맞지 않자 엄마는 딸의 다섯 발가락을 자르게 한다. 그렇게 신발을 신고 떠났던 큰언니는 그러나 신발 밖으로 흐르는 피로 인해 발각이 되고 곧 내침을 당한다. 둘째 딸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엄마는 발뒤꿈치를 잘라 신발 속에 발을 넣게 하고 궁으로 떠나게 하지만 역시 중간에 이르러 새들의 노래 소리로 왕자(왕)는 곧 이 가짜를 알아챈다. 당시 새들은 이렇게 노래한다. “그 아가씨가 신고 있는 신발을 봐요. 피투성이네요. 아가씨의 발에 그 신발은 너무 작아요. 그 아가씨는 무도회에서 만난 아가씨가 아니랍니다.” 이후 버려진 신데렐라의 언니들은 모두 새에 의해 두 눈이 쪼이고 결국 눈이 먼다. 물론 그렇게 평생을 살았다는 얘기다. 콩쥐팥쥐 이야기에도 이런 잔인한 장면들이 제법 있다. 특히 이야기의 끝에 왕비가 돼 궁에 들어간 콩쥐를 찾은 팥쥐가 동생을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 이후, 연꽃으로 변한 콩쥐가 다시 팥쥐를 죽이게 되는 과정이 거의 괴기스러울 만큼 잔인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어찌 어찌 꽃과 수정으로 모습을 바꾼 콩쥐는 결국 복수에 성공하게 되는데 그 마지막에 언니를 젓갈로 담아 새엄마에게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도 여러 판본에 따라 젓갈 속 시신을 그대로 보게 했다는 이야기부터 담근 젓갈을 심지어 새엄마가 먹게 된다는 이야기까지 결코 신데렐라에 ‘뒤지지 않는’ 잔혹함을 선사한다. 물론 이 무섭고 끔찍한 부분들은 이후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서는 상당부분 윤색되고 ‘정화’되기는 했다. 그러나 이들 신데렐라‘류’의 이야기들에서 우리가 짚어볼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는 다른 데 있다. 그 첫 번째가 새엄마와 새언니들이다. 아이들의 동화에는 유독 이런 새엄마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들 신데렐라 이야기에도 마찬가지다. 병으로 일찍 돌아가신 친엄마 그리고 등장하는 새엄마. 이때 새엄마들은 꼭 새언니나 다른 의붓딸을 데리고 들어온다. 그리고 시작되는 간난신고의 고생길과 구박, 눈물. 아이들은 이 동화책들을 읽으며 새엄마의 구박을 ‘마음껏’ 성토하고 미워하며 자신의 감정이 옳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결국 새엄마는 마지막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 새엄마가 친엄마라면? 동화나 민담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주장도 여기에 닿아 있다. 실제로 이 새엄마는 친엄마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것이다. 아무 것도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없던 아가였던 시절, 울기만 하면 엄마의 따뜻한 젖과 품을 마음껏 취할 수 있었던 아이들은 곧 유아를 벗어나 어린이로 성장한다. 이때부터 아이들은 낯선 엄마를 만나게 된다. 지금까지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엄마, 자신이 원하면 무엇이든 제공해주던 엄마, 한결같이 자애로웠던 엄마가 갑자기 화를 내고, 야단을 치고, 혼자 힘으로 하라고 ‘과업’을 제시하고 때로는 버린다고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때 아이들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엄마가 낯설다. 그리고 이내 생각한다. ‘아, 저 사람은 우리 친엄마가 아닐 거야. 우리 엄마는 어디 갔지? 나쁜 요정이 엄마를 데려가고 얼굴만 똑같은 모습으로 데려다 놓은 거야. 아…, 엄마 (훌쩍)’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이들은 ‘음험하고 때로는 잔혹한’ 상상을 이어간다. ‘저 새엄마는 죽어야 돼. 누군가 몰래 입을 꿰매거나 불에 태워 죽이면 좋겠어. 그러면 아무 말도 못하게 될 것이고 우리 친엄마도 다시 살아올 수 있어. 아…, 저 새엄마를 누가 죽여주면 좋겠다. 친엄마는 어디 있지? 아…, 엄마 (훌쩍)’ 아이들의 마음속에선 이렇게 오만가지 생각이 왔다 간다. 그리고 이내 옆에 있던 동화책을 잡아드니 세상에! 정말로 새엄마들은 이렇게 나쁜 사람이란 것을 확인시켜주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뿐인가. 새엄마와 새언니들은 모두 불행해지고 결국 주인공은 멋진 사람으로 변해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이때 아이들은 안도한다. ‘아, 내가 옳았어. 거봐, 새엄마들은 모두 나빠. 모두 죽게 될 거야.’ 실제로 이 시기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두 명의 엄마가 살고 있다. 나에게 전적으로 ‘착한’ 친엄마와 온전히 ‘나쁜 새엄마’. 이렇게 두 명의 엄마로 분리하지 않고는 아이들이 해당 시기 엄마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에 그렇다. 만약 나를 좋아해주는 ‘착한’ 엄마와 저렇게 무섭게 야단을 치고 때로 매도 드는 저 엄마가 같은 사람이라면? (물론 같은 사람이지만, 아이들 무의식 깊은 곳에서) 엄마의 그 정체감을 하나로 통합해 내기가 ‘아직은’ 버거운 것이 이 시기의 아이들이다. 때문에 아이들은 매우 무의식적으로 엄마를 ‘분리’한다. 착한 친엄마와 나쁜 새엄마로. 실제로 누구나 자라는 과정에서 한번쯤은 자기의 엄마를 ‘진짜 우리 엄마일까? 새엄마가 아닐까?’ 하고 궁금해 하거나 의심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만약 아이들이 이 같은 ‘엄마 분리’를 제때 해내지 못한다면 아마도 아이들은 그 죄책감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엄마 죽어버려’ 라고 속으로 말한 사실이 현실로 이루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때로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새엄마가 등장하는 책을 좋아하고 자주 읽게 되는 것이다. ‘아, 내가 미워하는 것은 새엄마지 친엄마가 아니야. 그리고 저 새엄마는 저렇게 나쁜 사람이니까 나는 더 맘껏 미워해도 돼. 그것은 나쁜 일이 아니야. 봐봐! 신데렐라에도 그렇게 나오잖아’ 그렇게 성장하며 아이들은 엄마의 결핍, 엄마의 소외, 다시 말해, ‘엄마도 역시 한 사람의 약한 인간이구나…’를 부지불식간 느끼고 알게 되며 드디어 성인으로 자라는 것이다. 이 신데렐라 이야기에서 또 하나 짚어 볼 부분은 ‘새언니들’이다. 콩쥐에게도 팥쥐라는 새언니가 있었듯이 신데렐라에도 새언니는 여지없이 등장한다. 만약 새엄마가 친엄마의 또 하나의 얼굴이라면 이 새언니들은 누구일까? 맞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나 오빠, 형, 누나가 될 것이다. 엄마에게 느끼는 분리적 감정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자신의 동기들에게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 특히 이 신데렐라 이야기는 동기간 갈등과 혼란을 다룬 이야기로 더 유명할 만큼 동기간의 문제가 극명히 드러나는 대표적 작품이다, 예쁜 옷을 혼자만 차지하는 언니,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언니, 나는 이렇게 힘든데 혼자만 웃고 있는 언니 등등. 아이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손위 동기에 대한 미움과 반감 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 사실 신데렐라이기도 하다. 그 외도 신데렐라나 콩쥐 이야기에는 생각해 볼 매우 중요한 모티프 하나가 등장한다. ‘신발’. 이 신발은 무엇을 의미할까? 요것은 다음 기회에 한 번 더 살펴보자.
스승이 없는 삶은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수 없습니다. 좋은 스승 밑에서 음으로 양으로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하는 경험이 반드시 있어야지요. 그런데 동양철학자 중에는 위대한 스승이자 교육자였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동양철학자인 제가 그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들이 교육자로서 가진 모습을 조명하면서 그들의 사상과 가르침들을 이야기하고 소개해 올리려 합니다. 총 12회에 걸쳐 연재할 것인데 기존에 교육과 동양철학자들을 관계 지어 이야기했던 논문, 저서에서는 하지 못했던 참신한 이야기들을 많이 해보고자 합니다. 學爲人師 行爲世範 학 위 인 사 행 위 세 범 “배움은 사람들의 스승이 되고 행실은 세상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베이징 사범대학의 교훈입니다. 진정한 배움이란 것은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지요. 이것이 배움의 길인데 또한 스승의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제자들을 단순히 가르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천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자, 배운 것을 삶에서 구체화시키고 실천의 장에서 녹여내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밝게 만들려 제자들을 이끄는 자, 그런 사람이 바로 스승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스승의 모습은 누가 만들어냈을까요. 바로 공자입니다. 늘 호학하는 삶을 살면서 모범을 보였고 제자들에게 실천의 장으로 나아가도록 자극하고 격려한 사람. 공자 삶의 모습이 저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안 그래도 저 말은 공자의 수제자 안연의 삶을 중국 남송 시대 황제가 평한 말이지요. 공자가 제일 사랑했던 제자 안연을요. 네, 공자는 스승입니다. 선생님이고. 공자하면 유학, 유교의 종사. 동양철학의 큰 어른이기 전에 스승이고 교육자죠. 안 그래도 많은 이들이 교육자로서 공자를 말해왔지요. 자로가 여쭈었다.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답했다. “아버지와 형이 살아 계시는데 어찌 듣는 대로 바로 행한단 말이냐?” 염유가 여쭈었다.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답했다. “듣는 대로 그대로 행하여라.” 공서화가 묻기를, “자로가 묻기를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합니까’라고 물으니 선생님께서는 ‘부형이 살아 계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염유가 똑같이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합니까?’라고 물으니 선생님께서는 듣는 즉시 행해라고 하셨는데요. 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아 감히 여쭤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염유는 소극적이기에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고 자로는 너무 나서는 까닭에 뒤로 물러나게 한 것이다.” 논어 선진편 21장입니다. 유명한 장이지요. 교육자로서 공자를 말해주는 장입니다. 제자 자로와 염유가 같은 질문을 했는데 스승이 각기 다른 답을 하네요. 그러자 옆에서 보던 공서화가 의아해서 물었습니다.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하냐는 같은 질문을 했는데 왜 자로에게는 한 번 더 생각하라고 했고 염유에게는 들은 즉시 행하라고 하는지. 그러자 공자가 답했지요. 자로는 성격이 급해 신중하라고 한 것이고 반대로 염유는 소극적이기에 분발을 촉구한 것이라고요. 정말 유명한 장인데 스승 공자의 탁월함을 이야기할 때 많이 인용되는 장이지요. 교육자로서 제자들에 맞춤형 교육을 했다는 대목에 많이 언급됩니다. 정말 공자하면 철학자고 사상가고 정치인이기도 했지만 교육자였습니다. 제자들을 키우고 만든 사람이지요. 그래서 교육학 쪽에 공자 관련한 논문이 많습니다. 학위논문들도 적지 않은데요. 제자별 맞춤 교육을 했다, 배움의 문을 열어두어 누구든 제자로 받아주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며 교학상장(敎學相長)과 줄탁동시(啐啄同時)를 지향했다는 등 논문들에서 그러는데 우리가 교육자 공자를 말할 때 잊는 게 있습니다. 바로 사제관계라는 모델을 공자가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子曰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자 왈 논어를 보면 많은 절반 정도가 ‘자왈(子曰)’로 시작하지요. ‘자(子)’는 선생님인데 선생님이 말씀하시길이라는 말이지요. 논어 이전의 경전 서경처럼 당대의 권력자의 말이 아니라 정치적 지위와 권력이 없는 어느 선생이 말하고 제자들이 듣습니다. 그렇게 ‘자왈’로 논어 텍스트는 이루어졌는데 그걸 보고 ‘공자가 말하니 제자들이 듣는구나’ 하고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최초로 자왈이라는 형식이 등장한 경전이 바로 논어, 처음으로 스승과 제자. 이 사제관계란 모델을 공자가 만들어냈다는 것까지 생각을 해야지요. 네, 그게 중요합니다. 공자가 처음으로 사제(師弟)라는 인간관계의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것. 기존에는 혈연 집단 내의 관계 아니면 정치의 장에서 군신관계 이렇게 친친(親親)과 존현(尊賢)이라는 말로만 설명되는 인간관계 밖에 없었는데 공자가 최초로 사제관계라는 모델을 만들어냈고 그것이 아주 무거운 의미를 가집니다. 주나라 초기부터 춘추시대 중반기까지 사회 구성의 기본단위는 씨족이었습니다. 혈연밴드 사회였지요. 그러다가 춘추시대 말 철기가 등장하면서 씨족집단이 급속도로 해체되었습니다. 5인에서 6인 규모의 소규모 가정이 만들어져 이들이 사회구성의 기본단위가 되었지요. 씨족질서가 무너지자 사회구성의 기본단위가 사라지고 인간관계란 게 사실상 진공상태에 놓이게 되었는데 그때 딱 어떤 사람이 등장해서 새로운 대안적 인간관계 모형의 틀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그가 바로 공자입니다. 철기문명의 시작 씨족공동체의 해체 서구의 분과학문적 프리즘을 가지고 동양철학을 연구하다 보니 문제가 많습니다. 문사철(文史哲)이 따로 노는 형편이고 그게 학문을 하는 방법에도 굳어버린 틀이 되었는데요. 많은 동양 고전은 단순히 철학텍스트가 아니라 역사서이기도 하고 문학서이기도 한데 그저 철학적 방법론으로만 접근하는 실정이니 정말 아쉬운 게 역사적 맥락의 접근이 없다는 것입니다.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파고들고 저술과 강의에서 역사적 배경, 환경을 충실히 보여주며 설명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돼 문제가 많지요. 사상가 각자의 문제의식과 당대에 해냈던 역할, 기능을 제대로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했지요. 공자 사상을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충실히 보여주면서, 특히 철기 문명의 도입과 연관 지어서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공자가 산 시대에는 씨족공동체가 해체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게 두드러지는 시대적 특징이었지요. 커다란 변화의 시기에 공자가 등장해 대안을 모색한 것인데 본래 춘추시대에는 동일한 조상을 모시고 사는 후손들끼리 읍(邑)이라는 마을에 같이 살았습니다. 같은 조상의 자손이라는 유대감을 가지고 살아가며 같이 노동을 해서 생산의 결과물을 나누고 살았지요. 생산력이 턱없던 시절이었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면서 공동으로 노동을 해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춘추시대 말부터 씨족공동체가 급속하게 파괴되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렇게 파괴되었을까요? 단적으로 말해 철기 때문입니다. 철기가 등장해 철제 농기구가 사용되고 우경이 시작되면서 생산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씨족공동체가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생산이 씨족공동체라는 대가족 단위로 이루어졌는데 철기문명이 시작되면서 대여섯 명 단위의 소가족 단위로 생산단위도 변했습니다. 수십 명이 달라붙어서 하던 일을 몇 명이서도 해낼 수 있게 되자 공동으로 경작하던 사람들은 이제 다른 곳으로 떠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 기존에는 생존을 위해 그들의 힘이 필요했지만 이제 밥만 축내는 존재가 되었으니까요. 이렇게 씨족공동체는 해체가 되었습니다. 동일한 조상을 모시는 대단위 가족 하에서 혈연관계와 군신관계만이 인간관계의 전부였는데 절반 이상의 축이 무너져 버렸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공자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나와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들을 밑에 두고 교육하고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공자는 스승이 되었고 공자를 따르던 사람들은 제자가 되어 공자를 섬겼습니다.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자식처럼 아끼며 가르치는 공자, 역시나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공자를 진심으로 따르며 부모처럼 섬기는 제자들. 교육이란 게 가문 내에서 비전(祕傳)의 형태로만 전수되고 혈연관계와 군신관계만이 지배하던 세상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받아 가르치고 사제관계라는 새로운 인간관계의 모델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어마어마한 변화의 시작이고 역사의 물꼬였지요. 생존과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학문을 매개로 한 공동체가 탄생했습니다. 기존에는 볼 수 없는 인간관계의 틀과 모범이 만들어졌고 스승의 상이란 게 처음으로 정립되고 스승과 제자가 가져야 할 덕목이란 게 만들어졌습니다. 가족이 아닌데도 삶을 같이하고 군신관계가 아닌데도 공동체의 내일을 이야기하며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인생의 동반자로서 살아갔고 세상을 구할 것을 다짐하며 모두가 구세의 주인공으로서 살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이끌면서 나아갔지요. 스승과 제자 간에는 교학상장하고 제자들 간에 서로 열심히 격려하고 권면하면서요. 공자가 진정으로 위대한 이유, 그리고 교육자로서 공자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짚어봐야 할 사실이 무엇일까요? 그에 대한 답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교육자 공자, 스승 공자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처음으로 사제관계란 인간관계와 그 틀을 만들어냈다는 것을요. 기존의 인간관계가 진공상태가 된 시점에 등장해 새로운 인간관계의 모형으로 사제관계를 만들어낸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그때부터 사실상 동아시아 역사가 시작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사제관계란 인간관계의 틀이 만들어지고 정착되고, 그때 문(文)의 세계가 열리고 문의 소프트파워를 기반으로 하는 동아시아 역사가 사실상 시작되었다고 보는 겁니다. 기본적인 것, 아니면 당연한 사실은 이상하게 기본적으로 또 당연하게 망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본질을 보지 못하고 핵심을 비껴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고요. 아시는 것처럼 공자는 교육자이고 스승 맞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고 그걸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공자의 위대함, 선구자적인 면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고 교육자로서 공자가 온전히 보입니다.
학생이 배움에 동기화돼 스스로 학습을 설계하고 적극적으로 학습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자기주도학습력’을 갖기 위해 교사는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까?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교수 · 학습 전략 관련 연수가 이뤄지고 방안이 제시됐지만, 전략 수행의 주체는 대부분 교사였다. 교사가 어떤 전략을 순간순간 투입하고 학습을 이끌어가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췄고, 그때 학습자는 어떤 반응과 학습효과를 보이는가에 교실 수업 개선의 중점을 뒀다. 이런 관점이라면 매시간 수업에 적용할 전략을 설계하고 적용해야 할 교사들에게 학습자 중심의 수업을 전개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교사가 가르쳐야 할 내용과 이 학습을 통해 학생이 갖춰야 할 역량에 좀 더 집중하고 나머지는 학습자에게 넘겨줘도 되지 않을까? 학습자가 가진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존중하면서 학생의 자기주도학습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 ‘코넬식 노트법(Cornell Notes System)’이다. 교사는 학습내용의 구조와 학습요소에 집중하고 학습자에게 배운 내용을 표현하기 위한 학생활동(Doing Showing)에 대한 선택권을 주고 열어두는 전략이다. 학습자는 학습 내용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 즉, 자기관찰(self-monitoring)을 하게 되고 그것을 노트에 표현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담긴 노트’의 소중함을 갖게 된다. 이 코넬식 노트법을 통해 학습자들은 자기주도학습력을 높임과 동시에 포트폴리오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담은 다른 학생과 구분되는 개별화된 노트 결과물을 갖게 된다. 코넬식 노트법 학습 전략 미국 코넬대학교 교수·학습센터에서는 노트 필기 전략과 필기법을 개발해 보급했다. 이 방법은 노트를 크게 3등분해 단서란, 내용란, 요약란으로 나눠 적는 분할식 노트필기법을 제공하면서, 기록하기(Record), 질문하기(Question), 재생하기(Recite), 되새기기(Reflect), 복습하기(Review)의 단계로 자기주도학습력을 갖는 ‘1Q4R’ 전략도 제시하고 있다.[PART VIEW] 이 방법에 따라 학습한 내용을 필기하면 더 체계적으로 필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습 내용에 대한 학습자의 관심과 자기주도학습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넬대학교 교수 · 학습센터에서 제시한 분할식 필기법과 그 활용은 교과 특성에 따라 변형해 적용할 수 있다. 역사교과의 경우 학습요소 중심으로 내용란을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하면서 단서란에는 주요 핵심 용어를, 요약란에는 역사적 사고를 함양하기 위해 수업 주제와 관련된 자신의 의견을 쓰도록 했다. 학기 초에 코넬 노트 양식을 공지하고 일정한 훈련을 거친 뒤 연간 지속적으로 적용한다. 이런 노트 필기 양식에 따라 산출된 결과물은 내용 표현의 충실성, 내용 정확도, 핵심 학습 요소의 제시 여부, 자신의 주장 논리성 등을 평가 요소로 수행평가에 일정 부분 반영한다. 코넬식 노트 양식 및 활용 사례 코넬식 노트법을 적용한 학습 사례 학생 결과물 ▶코넬식 노트 결과물 ▶학생 활동
‘요즘 아이들은 꿈과 열정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무기력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안타깝게 흘려보내는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야기를 나눠 보면, ‘잘하는 것이 없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자신의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곤 한다. 어른들은 꿈과 열정을 강조하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아이들 중 자신이 잘하는 일을 스스로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른들도 돌이켜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재능에 맞다고, 그때의 꿈과 열정이 지금 이뤄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빨리 달리라고만 하는 사회에서 걷기 아이들의 진로가 지금 명확히 자리 잡을 수 있을까? 현재의 직업이 미래에 유효하게 남아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과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풍토를 마련해 주지 못한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진로 선택을 종용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 조금은 여유 있게 생각하고 자신을 키워가는 데 응원을 해주는 편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영화 걷기왕의 주인공은 아주 평범한 여고생이다. 어느 교실에나 있을 법한 아이의 이야기다. 멀미가 심해 두 시간 거리의 학교를 매일 걸어 다니는 만복이의 성장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아이들과 이 수업을 통해 만복이와 함께 걸으며 자신을 가만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깊이 들춰보기 영화 걷기왕을 교육적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해 볼 수 있는지 알아보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무기력한 요즘 우리 아이들의 자화상을 영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꿈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인지, 진정 원하는 일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만복이의 친구는 현실적 이유에서 남들이 다 하는 공무원 준비를 고등학교 때부터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비인기 종목에 관하여이 작품의 소재는 비인기 종목 중 하나인 ‘경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그 종목의 선수들은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면 그때 반짝 유행하거나, 큰 대회에서 메달을 땄을 때 관심을 갖는 것이 보통이다. 스포츠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 관심 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영화의 내용과 견줘 생각해볼 수 있다. ‘걷기’의 의미주인공 만복이는 본의 아니게 멀미로 인해 걷기를 잘한다. 걷기는 사실 누구나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는 어떤 의미일까? 잘한다는 것이 거창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금은 천천히 살아가며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삶을 강조하는 마지막 대사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수업 속으로 유사한 영화들로는 킹콩을 들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국가대표, 쿨 러닝과 같은 작품이 있다. 비인기종목이지만 꿈과 열정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공통점으로 찾아볼 수 있다. 토론으로 확장하기 우리 아이들의 꿈과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걷기왕에서 다음과 같은 쟁점을 추출해 볼 수 있다. 지도방법영화 속 선생님의 모습은 참 인상적이다. 적극적이고 쾌활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꿈과 열정을 강조하고 있다. 별로 능력이 없는 아이, 영화 중반에 리코더를 엉망으로 연주하는 아이에게 음악을 전공해보라는 권유의 장면이 나오는데 현실을 도외시한 잘못된 안내일 수 있다는 지적을 할 수 있다. 사실 팽팽하게 맞설 수 있는 부분으로 토론을 진행할 때 자신과 주변의 사례를 들어가며 실제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면 더 의미있는 토론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전면 시행된 자유학기제의 질적 제고를 위해 올해 교원 연수가 확대된다. 또 내년부터는 2개 학기 이상 자유학기를 실시하는 ‘자유학년제’가 도입된다. 하지만 도농 인프라 격차, 학력저하 우려가 여전해 보완책 마련에 대한 주문이 나온다. ◆성과와 계획=교육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17년 자유학기제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교육부는 보고에서 “지난해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생 1인당 평균 8회 이상 체험활동을 경험했으며 실생활 관련 주제 수업이나 독서 연계수업, 협력 및 소통에 기반한 문제해결학습, 교과융합 수업 등 학생 중심 수업과 과정중심의 평가가 시행됐다”며 “그 결과 학생, 교사, 학부모의 학교생활에 대한 행복감과 만족도가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자유학기제 경험 학생의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학업성취도가 미경험 학생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중학교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교육부가 교사, 학생, 학부모 15만 24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학생의 학교생활 행복감운 5점 만점에 3.69에서 4.10으로, 교사의 역량강화 정도는 3.99에서 4.18로 각각 높아졌으며 학부모의 학교 만족도도 3.90에서 3.94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종단분석 결과, 자유학기제 미경험학생 대비 경험학생의 주지교과 점수는 국어 213.3점/214.4점, 영어 222.4점/223.2점, 수학 213.4점/214.8점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전체 중학교에서 약 45만명의 학생이 자유학기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중학교 1학년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교원연수를 중학교 전체 교원으로 확대한다. 또 교원의 자발적인 수업연구와 역량개발을 위해 전국 700여개 중학교 교사 연구회를 지원하고 자유학기활동 평가 매뉴얼과 주제선택활동 자료집 등 관련 교육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 운영학교를 80개교에서 406개교로 늘리고, 2018년부터 희망 학교에 자유학년제 도입이 가능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작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과제와 해법=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자유학기제 시범운영과 전면시행 1년 실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대표적인 사항이 인프라 부족과 도농격차다. 학교와 기업, 지자체 간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맞는 소규모 체험활동 공간이 부족한데다 프로그램 수도 부족해 학생들이 제비뽑기를 하거나 가위바위보 등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는 것이 학교 현장의 설명이다. 이러다 보니 학생이 원하지 않는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듣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중학생은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만들 때부터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체험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없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밝혔다. 지방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농어촌지역의 경우 인프라가 부족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기 어려운데다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서는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학교 특성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어려워 지역 문화 견학이나 부모님 직업체험 등으로 특화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학기 동안 지필고사가 없다는 점에서 학생의 학력저하를 방지할 해법 마련도 과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서울대와 카이스트(KAIST) 등 유수 대학 13곳의 진로캠프를 확대해 참여학생 수를 지난해 2060명에서 35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원격영상 진로멘토링과 ‘찾아가는 진로체험버스’ 지원 대상도 농산어촌과 중소도시 소재 학교 1500개교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고교 교육력 강화 예산을 지난해보다 194억원 늘린 709억원을 편성했다. 교육부 관계자는“2018년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하고 2015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올해부터 고교 교육력 제고에 예산을 확대했다”며 “각 시도교육청이 지역 여건에 맞게 사업계획을 마련하면 교육부가 지원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은 24일 초등학생용 민주시민교육 부교재 ‘선거와 민주주의’를 각 시도교육청, 교육지원청, 전국 초등학교에 보급했다고 밝혔다. 교사참고용 교수·학습 지도안, 학습동영상을 활용해 바람직한 후보자와 유권자의 자세, 토론을 통한 학급과 학교 내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자 및 동영상 파일은 선거연수원 및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도 있다. 선거연수원은 민주시민교육자료, 중앙선관위는 미래유권자(선남선녀) 학습자료실을 방문하면 된다.
"초등교사로 근무할 때부터 아이들 인성·진로에 관심이 많아 관련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퇴임 후에도 지역 아이들의 꿈과 끼를 위해 도울 수 있다니 이보다 더 보람일 수 없네요." 이춘혜(65·사진) 서울 강서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장은 ‘아이들 중심’이란 단어를 늘 입에 달고 산다. 초등교사 때부터 가슴에 품어오던 신념을 퇴임 후에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지난 2013년 2월 서울송화초 교장으로 은퇴한 후 그해 8월부터 센터를 맡아 교육노하우를 더 폭넓게 전하고 있다. 재직시절 도덕 교과 전문가로서 교과서 집필 및 심의 위원, 시교육청 인성담당 장학관, 강서교육지원청 학무국장 등을 지내며 쌓은 풍부한 식견과 능력을 발휘해 센터를 일약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으로 끌어올렸다. 2015년, 2016년 연속으로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 활성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만도 충청, 전라, 경상, 제주 등 각 지역 교육청 관계자와 교사들이 다녀가는 등 매년 전국에서 센터를 방문해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는 이 센터장이 현장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시한 결과다. 관내 학교장·진로진학상담부장 등을 수시로 만나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문제점인지 꼼꼼히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매월 초·중·고 진로진학상담교사 협의회를 통해 학생, 학교가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고민하고 기획한다. 그는 "우리는 학교의견을 먼저 듣고 회의를 거쳐 현장에 필요한 사업을 하고 있다"며 "답은 늘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찾아가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토요 상설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관내 중·고 진로진학상담교사를 주축으로 두레상담교사단을 꾸려 센터에서 상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센터는 학생들이 언제든 찾아와 진로독서나 진로보드게임 등 진로탐색 활동을 하도록 상시 개방하고 있다. 매년 가을에는 관내 자유학기제 중학생을 대상으로 지역 진로축제 ‘드림잡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개최한 페스티벌에는 4000여 명이 참여했고 지역 내 150여 개 기관과 500여명의 재능기부자, 1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나섰다. 이 센터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 중심’ 원칙을 지키려 노력한다. 어떤 프로그램에 신청인원이 초과하면 ‘마감됐으니 안 된다’는 답변 대신 모두 수용하는 식이다. 학교가 체험처를 방문하기 힘들다면 찾아가는 서비스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센터장은 "내 사전에 ‘노(NO)’는 있을 수 없다"면서 "여건상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면 연장할 순 있어도 아이들에게 주는 걸 멈춰선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교사 시절 아이들을 위해 교단에 섰는데 내가 힘들다고 불평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채찍질했다"고 귀띔했다. 사실 현직 교사 때도 아이들 중심에 서서 맞춤형 교육을 해온 것으로 정평이 난 그다. ‘꿈과 끼’를 누구보다 먼저 주창하며 산파역할을 했다. 서울강신초 교장 시절에는 사교육을 받기 힘들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 것을 파악하고 다양한 영어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웠고, 서울송화초에서도 매년 아이들이 자신의 자기주도학습 결과를 전하는 발표회를 가져 호평을 받았다. 이 센터장은 계속해서 현장, 아이들을 중심으로 관내 모든 에너지를 교육에너지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중학교에서 초등교, 고교까지 확대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관련한 다양한 체험처를 발굴하고 프로그램도 늘려갈 예정이다. 21일에는 서울시립화곡청소년수련관과 협약을 맺어 항공·우주전시회, 클라이밍 등 체험의 길을 열었다. 그는 "자유학기제 체험처는 교과서이자 학습 자료"라며 "아이들이 보다 다양하고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새교육 3월호(사진)는 교육부 학교폭력예방 전문강사로 활동 중인 고광삼 서울 경신중 교사의 ‘3월 학기초 학교폭력 예방교육 비결’을 소개했다. 아이들과 학급운영규칙 만들기, 반복해 강조하기, 학교폭력 예방카피 활용하기 등이 그 것. 김 교사는 "신학기 시기 교사는 반 학생들에게 자신의 교육관, 학급경영방침, 규칙과 규율, 질서유지 방안 등을 수시로 설명해 각인시켜야 한다"며 학교폭력, 학생간 싸움, 따돌림 등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긍정적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학급운영규칙= 아이들이 알아야 할 것들, 지켜야 할 학교규칙, 상벌점 관련 내용, 학급운영규칙 등 문서를 교실에 도배하듯 써 붙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아이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다.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은 담임교사가 제시하는 규칙보다 직접 참여해 만든 규칙을 더 잘 지키는 경향이 있다. 학급회의 시간을 통해 학급운영규칙을 정해보자. ◇망각하는 아이들을 위해 반복 강조 = 교사들은 여러 차례 안내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폭력의 심각성이나 선도처벌의 준엄함에 대해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규칙을 망각하는 속도가 매우 바르다. 또 전두엽의 미성숙으로 합리적인 판단이 결여될 때가 많다. 학폭에 대해서는 교육당국의 무관용 원칙과 학교의 철저한 조치사항이 있게됨을 수십차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어울림 프로그램과 영상교재 활용 =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대학연구소 등이 손잡고 개발한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인 ‘어울림’도 활용해 볼 만하다. 연령별, 학생·교사·학부모 별로 학습지도안을 제공한다. 영상교재도 KBS 드라마 ‘학교2013’으로 만들어져 보다 재미있게 교육할 수 있다. 이밖에 ‘학생이 알아야 할 학교폭력 예방수칙’, ‘학교폭력 예방 카피’ 등을 교실 내 두세 군데 이상 게시하는 것이 좋다.
2월의 막바지에서 이뤄지는 삶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떠나고 새로운 만남이 이뤄진다. 학생들은 과정을 마치면 졸업을하고 새 학교를 향하여 간다. 떠나는 아쉬움과 새 학교에 대한 설렘이 가득할 것이다. 졸업은 다정했던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져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중요한 축제다. 이 가운데 소규모 초등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큰 중학교에 오면서 위축감을 느끼기도 한다. 너무 큰 학교 시설과 많은 학생 수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학생들은 너무 큰 대도시 학교에 가면 더 큰 위축을 느낄지도 모른다. 문화적 차이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내 자신이 직접 느낀 감정이기도 하다. 한편, 선생님들도 정들었던 교정과 많은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 속에서 아이들 하나 하나의 특성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자신도 학교를 떠나다른 학교에 발령을 받으면 다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새내기 교사로 변하는 것이 교사들의 일상이다. 모든 것이 새판잡이가 된다. 전입한 학교에서는 발언권도 없어지며 눈치만 보고 새학년을 맞이하는 반복을 하게 된다. 이같은 삶을 반복하면서 정년의 길까지 계속 걸어가는 것이 교사의 삶이 아닌가! 얼마전 자료를 정리하다 깊이 둔 탓에 사라질 뻔한 자료를 발견했다. 한 선생님의 좋은 학교에서 근무한 아름다웠던 추억과 성실했던 삶을 돌아보는 추억의 편지가 나왔다. " --- 학생들도 좋은 학교는 처음이었다"는 아이들에 대한 신뢰가 뭍어 있는 생활모습을 남기신 것이다. 이 선생님은 아침 어둑어둑한 시간에 출근해 학습준비를 하고 학생 개개인에 대한 보살핌을 충실히 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수업은 보살핌의 연속이었다. 자신이 이런 근무를 하고 보니 자신에 대한 정체성이 확실히 보여 누가 보아도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좋은 학생이 될 수밖에 없다. 학생은 그 학교의 결정물이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에서 공교육을 비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사문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1세기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에 맞는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필요하다. 교육문제의 해결 주체는 교사다. 지금은 책임 회피에 익숙해져 교육현장이 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고 의견을 모아 실천해보니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교사는 바뀔 수 있었다. 쉽지는 않지만 교사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문제는 유효한 해결 방안이다. 많은 사람이 교육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을 때 수업의 변화를 가져왔고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과연 가능할 것인가라는 걱정과 불평, 불만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것은 아닌가? 이렇게 행복한 생각을 한 선생님과 근무했다는 것이 나에게도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나에게는 이곳에서 함께 의지를 모은 선생님들이 다른 곳에서도 의기를 투합하여 학교를 변화시키는 견인차를 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그 이유는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가정이 살아나고, 기업이 힘을 얻고, 나라의 기본이 바로 서기 때문이다. 한국의 마지막 선택은 교육에 있다. 이 일을 감당하시면서 아직도 교단을 지키고 계실 선생님이 아름다운 만남을 광양여중에서 처럼 지속해 나가길 기도할 뿐이다. 마지막 정년의 그날까지 건강하게 교단을 지키시면서 ....
앞으로는 보금자리, 국민임대주택 등의 개발사업에도 학교용지부담금이 부과된다. 또 지자체에 학교용지부담금특별회계가 설치돼 부담금이 교육청에 제때 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교문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학교용지법) 개정안을 가결시켰다. 이는 정부와 자유한국당 조훈현·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3개의 개정안을 통합조정한 대안이다. 이에 따르면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대상 개발사업에 최근 제·개정된 공공주택특별법, 신행정수도법, 혁신도시법 등 9개 법률에서 명시한 주택개발사업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100가구 규모 이상의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보금자리주택지구나 혁신도시지구 사업 등도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번 법안 처리는 지난해 11~12월 대법원이 현행 학교용지법에 명시되지 않은 새로운 개발사업에는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징수가 불가능하다는 판결(본지 1월 23일자 8면 보도)에 대한 대응조치다. 대법원 판결로 경기 국민임대주택단지, 경북 보금자리 주택지구, 세종 행복도시지구 등 5개 사업지구에 대해 해당 지자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총 39억 원에 이르는 부담금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재도 16건에 이르는 행정·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고 전국적으로 유사 사례가 많아 재정 대란을 우려한 교육계에서 시급한 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송기석 의원은 법안 발의 취지와 관련해 “대법원 판결에 따라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새로운 사업지구에서 학교용지 확보나 학교 증축에 필요한 경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발사업 범위를 추가로 명시해 적기에 학교를 신설하려는 게 취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동안 교육청과 지자체의 갈등 요소로 작용했던 학교용지부담금 전출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용지법은 신설 학교 용지 금액의 절반을 지자체가 교육청에 전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학교용지부담금을 교육청에 제때 주지 않고 있어 마찰을 빚어왔다. 전국적으로 지자체가 교육청으로 주지 않은 학교용지부담금은 1조 175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용지부담금특별회계가 설치되면 학교용지 확보나 학교 증축에 필요한 경비로만 부담금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전입금이 원활하게 지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분양 자료를 정해진 일자에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 제출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법 집행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다. 학교용지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만 남았다.
경기 등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9시 등교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학생의 건강권과 수면권은 여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22일 발표한 학생 건강검사 표본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시간 이내 수면을 하는 학생의 비율은 고등학교 43.9%, 중학생 12.0%, 초등학생 3.0%로 지2015년과 비교해 고등학생은 1.6%p, 중학생은 1.5%p 증가했다. 초등학생은 0.7%p 줄었다. 또 아침식사를 거르는 학생의 비율 역시 고등학생은 16.8%, 중학생은 12.6%, 초등학생 4.2%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대비 고등학생의 경우 1.7%p, 중학생은 0.5%p, 초등학생은 0.3%p 높아진 수치다. ‘9시 등교제’는 2014년 지방선거 진보교육감들의 공동 공약의 시행계획 중 하나였다. 이후 서울, 부산, 인천, 광주, 경기, 강원, 충북 등 13개 교육청에서 시간조정이나 자율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수도권의 한 보건교사는 “가정과 지역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등교시간을 늦춘다고 해서 아침을 먹거나 잠을 더 잘 수 있다고 생각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학생의 수면권을 방해하고 아침시간을 바쁘게 하는 요인을 해소 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다양한 정책들이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도 “등교시간은 학교의 기본적인 자율권임에도 이를 교육감이 획일적으로 통제하는데 문제가 있다”며 “학교와 지역 여건에 맞는 등교시간을 적용, 운영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단위학교의 자유로운 결정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분석결과와 관련해 조대현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은 “학생의 건강을 단순히 자는 시간, 아침 식사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2015년 교육청 차원의 조사나 2016년 성빈센트병원 조사에서는 수면시간과 아침식사 횟수가 증가하고,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우수를 지나 두꺼워진 이월의 햇살은 매화꽃 봉오리를 여는 우주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의 시계에 맞춰 제 할 일을 다 하는 모습을 보니 스스로 평소 목표를 위해 얼마나 충실히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꿈꾸고 도전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이런 자기 삶의 목표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비전이다. 어떤 꿈을 갖고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앞날은 그 모습을 달리해 자신 앞에 선다. 운명을 다스리려면 먼저 생각을 다스려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곧 미래가 된다. 중요한 것은 먼 곳의 희미한 것을 보려고 할 게 아니라 눈앞에 분명하게 보이는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극적인 나날을 보내지 말고 자신의 비전을 담은 좋은 경구를 적어두고 매일 읽고 다짐해야 한다. 그러면 생각과 행동이 목표에 집중돼 읽는 글처럼 될 수 있다. 할 수 없다고 믿으면 정말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해낼 수 있다. 말은 신념을 낳고 신념은 행동을 낳는다는 진리를 꼭 되새겨야 한다. 또 긍정적이고 위대한 생각과 가까이해야 한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자기 삶의 중요한 열쇠다. 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헤르만 헤세는 "어제는 사라졌고 내일은 알 수 없다. 선물로 주어진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인간의 유일한 의무는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사고와 부정적인 사고 중 어느 쪽을 많이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인간은 철저히 습관의 존재다. 현실은 절대 그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을 수 없다. 언제나 희망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혹시 지금 현실에 좌절해 미래를 구속하고 있지는 않는지 더듬어 봐야 한다. 오늘의 모습은 어제까지의 생각과 행동의 결과이고, 미래는 오늘부터 자신이 가지게 될 생각과 행동의 결과이다. 자신감 있고 긍정적인 생각의 갑옷을 입고 위대한 생각으로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 한다. 목표를 향해 꾸준히 앞으로 가는 의심 없는 우직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배고픔은 누군가에는 쓰러지는 이유가 되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는 일어서는 이유가 된다. 모든 열매는 꽃이 진 후에 맺어진다. 거기에는 기다림이란 의심 없는 진리가 있다. 어제는 사라졌고 내일은 알 수 없다. 선물로 주어진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잘 될 것이라고 믿으며 나아가는 의심 없는 우직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말한 것을 한층 더 빛나게 하는 것이 인내와 용기이다.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은 "당신이 하는 모든 노력에 보상이 있을 것이다. 보상이 늦으면 늦을수록 당신에게 더 크게 이루어질 것이다. 복리에 복리를 더하는 것이 신이 베푸는 관계이고 법칙"이라고 말했다. 인내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노력의 모습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래도 문제에 부딪히면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하면 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한계를 두려워하지 말고 상상하고 노력하라. 당신이 큰 꿈을 꾸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 성공이다.
대법원은 최근 기간제교사에게 2005~2010년분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1·2심에서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 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물론 이번 판결은 옛 성과상여금 지침에 대한 판단으로 기간제교사를 성과급 지급대상으로 포함한 현 지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법 해석을 너무 엄격히 해 ‘기간제 교사를 두 번 울린 판결’이란 말이 나온다. 정부가 세월호 사태 때 기간제교사의 순직을 ‘공무원’이 아니 이유로 거부한 것 같이 지나치게 법리에만 충실했다는 비판이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 기간제교사는 4만3472명에 달한다. 이중 담임교사의 비율은 해마다 늘어 절반에 육박하는 48.6%(2만1118명)다. 충북은 무려 60%나 된다. 이렇다 보니 기간제교사 없이는 학교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기간제교사의 현실은 열악하다. 학부모는 꺼리고 학생은 무시하는 등 교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경기 이천의 한 고교에서 기간제교사가 학생들에게 빗자루로 맞은 사건이 단적인 예다. 정규 교원과 같은 교육활동에 헌신하고, 되레 궂은일을 더 맡는 경우도 많지만 부당한 차별과 대우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교총은 2000년부터 4차례의 교섭·합의를 통해 14호봉 제한 폐지, 성과급 지급, 근무기간에 방학 포함 등 현안과제 해결에 노력해 왔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성과급 지급 기준호봉이 정규교사보다 120만원 가량 낮고 복지비도 기본 포인트만 지급하는 시도가 많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는 고용불안이다. ‘12년간 채용계약서만 23번’ 썼다는 기간제교사가 있는가하면 방학기간을 뺀 ‘쪼개기 계약’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기간제교사는 학교교육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당국과 학교가 이들의 고용불안과 차별 해소 등 사기진작을 위해 더욱 힘써야 할 이유다.
유력 대선후보들의 교육부 폐지, 기능 축소 공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적’,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국민의 저항이 별로 없다는 점은 그간 교육부의 역할에 문제가 있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후보들의 공약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도 어렵다. 폐지와 기능 축소 주장의 이유 중에는 교육부가 그동안 정권의 시녀노릇을 했다는 것도 있는데, 교육부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대선 공약이라면서 특정 정책을 추진하게 한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책임을 교육부와 공무원에게만 돌린다는 것은 공약이 교육부 기능에 대한 고려보다는 보복성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교육부 폐지가 아니고 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이전 정부가 신설과 폐지를 반복하며 후유증만 남긴 선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단순한 폐지, 축소 공약은 교육계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재 교육부는 정치권과 시도교육감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다. 대선후보가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는 한편, 시도교육감은 유초중등 교육 권한을 시도에 넘겨 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중앙 정책에 반대하고 독립적 운영만을 추구하는 것이 시도교육청의 본분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국가교육과 지방교육을 조화시켜야 할 교육기관이다. 재정자립도가 약하고 교육현장이 특정 이념의 실험장이 된 현실에서 교육감들의 요구는 책임보다는 권한만 갖겠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연방제 국가인 미국이 80년대 중앙정부에 교육부를 설치한 것도 국가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중앙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국가 교육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선 주자들은 우리 교육을 흔드는 것이 과연 교육부인지 정치권인지 아니면 시도교육감인지 재고해야 한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감염의 공포가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킨다. 고요한 새벽녘 한강에는 뼈와 살가죽만 남은 참혹한 몰골의 시체들이 떠오른다. 이를 비롯해 전국 방방곡곡의 하천에서 변사체들이 발견되기 시작하는데⋯⋯. 원인은 숙주인 인간의 뇌를 조종하여 물속에 뛰어들도록 유도해 익사시키는 ‘변종 연가시’. 짧은 잠복 기간과 치사율 100%, 4대강을 타고 급속하게 번져나가는 ‘연가시 재난’은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킨다. (중략) 얼마 전,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 ‘연가시’의 줄거리다. 이것은 단순한 영화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가령 2017년 초부터 불어 닥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휩쓸어 수천만 마리의 닭과 오리 그리고 소들이 산채로 매몰 처분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전염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 수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생활하는 학교의 경우는 감염병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감염병(전염병)이란, 감염성을 가진 병원체가 숙주(사람이나 동물)에게 전파돼 발생하며, 집단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을 말한다. 숙주가 건강해도 병원체의 독성이 강하면 감염병에 걸리기 쉽다. 독성이 낮은 병원체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학교에서 주로 발생하는 감염병에는 직접 감염병과 간접 감염병이 있는데 직접 감염병에는 눈병, 결핵, 메르스, 유행성 이하선염 등이 있으며 간접 감염병에는 장티푸스, 이질, 일본뇌염, 말라리아 등이 있다. 학교에서 가장 신경써야할 감염병에는 식중독이 있다. 단체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잠시잠깐이라도 위생을 소홀히 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식중독이란,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발병하는 질환을 총칭하는 것으로 세균이나 독소에 의한 세균성 식중독과 바이러스가 원인인 바이러스성 식중독이 가장 흔하며, 그 밖에는 기생충이나 자연 독, 화학물질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들은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한다. 또한 코를 풀거나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고 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쓰레기 등의 오물을 만졌을 때나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자신이나 타인의 귀, 입, 코, 머리와 같은 신체부위를 만졌을 때에도 반드시 소독을 하고 음식을 조리하여야 한다. 학생들 또한 식사 전에 손 씻기, 균형 잡힌 건강한 생활습관 들이기, 책상, 교실내부 등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기, 충분한 수면 등을 취해야 한다. 학교 또한 감염병에 대한 보건 교육 강화, 개인위생 지도 철저, 정기적인 결핵 검사, 방역 및 소독활동, 예방 접종 및 환자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국가 또한 감염병 연구에 대한 지원, 전문 인력 및 재정지원, 감염병 전담 기구 설치 및 지원 확대, 감염병 예방을 위한 제도나 정책을 마련하고, 대중매체를 통해 지속 홍보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절대 범해서는 안 된다. 언제 어느 때 ‘연가시’ 같은 바이러스가 창궐해 우리의 고귀한 생명을 위협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재작년부터 학교 안 전문적 학습공동체 직무연수가 도입돼 동료교사들을 중심으로 수업개선에 대한 공동연구와 공동실천 노력이 학교문화를 바꾸고 있다. 교사들의 실천 의지를 담아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며 형식적인 동료장학을 지양하고 ‘수업친구 맺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Y중학교는 그런 사례 중 하나다. Y중은 학기 초, 전문적 학습공동체 첫 번째 연수를 한다. 본격적인 동료장학 전이라 앞으로 참관할 수업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나누면 좋을지에 대해 안내한다. 선생님들은 모둠으로 앉아 15분 분량의 수업동영상을 본 후 수업자에게 수업장면 중 의미 있는 지점을 얘기해주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는 실습을 해본다. 물론 수업자의 소감을 통해 수업 의도나 수업을 준비하며 힘들었던 과정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다. 수업자의 시선으로 수업을 바라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렵게 마련된 참관 기회를 수업성장의 디딤돌로 삼으려면 수업보기의 안목과 수업친구로서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교사가 30명 정도인 Y중은 4월에 동료장학을 시작하면 보통 6월 중순쯤 끝을 낸다. 전문적 학습공동체 연수 때 지금까지 진행된 동료장학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경험을 나눈다. 수업동영상 촬영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교실 앞쪽에서 촬영한 동영상은 수업 속 학생들의 역동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의미 있다. 수업동영상을 보다보면 캡처해서 다시보고 싶은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함께 공유해볼 만한 장면을 PPT에 담아서 전문적 학습공동체 연수 때 선생님들과 나누다 보면 서로 배울 게 참 많다. 예를 들어 1학년 영어수업을 보면 학생들이 교탁 위의 작은 쓰레기통에 뭔가를 던지는 모습이 나온다. 동 교과 선생님들과 달리 수업을 참관하지 않은 교과 선생님들은 이 모습에 의아해했다. 그 선생님은 이면지에 영어로 자기 별명을 쓰게 한 후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영어로 적게 하고, 미리 준비한 깨끗한 쓰레기통에 그 종이를 공처럼 뭉쳐 골인시키라고 했다. 쓰레기통 내용물을 추첨해서 실물 화상기에 비추면 학생의 이름 대신 영어로 된 별명이 나오는데, 그 별명을 가진 친구가 누구인지 알아맞히는 게임이다. 선생님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학생들은 사전을 찾아보고 친구에게 묻느라 바쁘다. 골인시키기 위해 슛 동작을 하다 보니 졸음도 달아난다. 2학년 기술 수업 장면 중에는 모둠원과 힘을 합쳐 기계 조립에 열중하고 있는 한 학생이 눈에 띈다. 담임 선생님과 몇몇 교과 선생님은 잘 알지만 그 학생을 모르는 선생님도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자폐 성향이 커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도움반 학생이다. 학년이 올라가고 학교생활에 점차 적응하면서 긍정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지켜보며 1학년 때 그 학생을 가르쳤던 선생님들은 가슴이 찡한 표정이었다. 연배가 조금 있는 수학선생님의 수업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선생님은 수업 시작 때 흥미유발이 어렵다는 고민을 수업친구에게 털어놓았고, 학습목표를 초성퀴즈로 내며 시작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동영상을 돌려보니 선생님은 ‘인수분해 문제를 풀 수 있다’를 초성퀴즈로 유도하기 위한 연습문제로 ‘ㄷㅇㅅㅇㅇㄹㄷㄷ’를 화면에 띄우며 수업을 시작했다. 사실 선생님은 “담임샘은 아름답다”라는 답을 기대했는데 학생들로부터 돌아온 답은 “담임샘은 오래됐다”였다. 얼굴이 빨개진 선생님과 예측불허 학생들의 기발한 상상력에 교실은 웃음바다가 됐고 수업은 신나게 시작됐다. 동료장학 되돌아보기에서 관심이 모아진 비주얼씽킹, 토론, 협동학습 등의 수업을 진행했던 선생님들은 다음 연수 때 주제별 분과의 강사로 나서 수업설계와 수업진행의 꿀팁을 소개했다.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결실은 무엇보다 수업에 관심을 가진 동료선생님들끼리 수업친구를 맺고 자발적인 수업공개와 수업나눔에 동참하게 됐다는 것이다. 수업전문가는 아니지만 학교사정과 학생실태를 잘 알고 있으니 수업친구와는 더 구체적으로, 더 집중해서 수업대화를 나눌 수 있다. 수업친구와 수업을 나눈다는 것은 내 수업을 거울로 비춰보는 작업이다. 수업친구는 내 수업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는 안전지대이며, 제일 가까이서 나의 수업고민을 깊이 공감해주고 성찰하게 해주며 함께 성장해가는 수업코치다.
새해 벽두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1월 4일 개봉한 ‘여교사’(감독 김태용)다. ‘여교사’는 한국일보에 따르면 “제목만으로 ‘문제작’이란 소리를 들었다. 노골적으로 성을 앞세운 마케팅이 눈총을 받았고, 여성혐오 정서를 자극하며 성차별적 시각을 부추긴다는 오해도 샀다. ‘여교사’는 그렇게 개봉 전부터 이슈 메이커가 됐다.”(2017.1.18.)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주인공 박효주 역 김하늘이 “제목만 보고 영화가 야하게 보여지는 게 정말 싫었다”(앞의 한국일보)고 말했을까. 효주는 서울의 어느 사립남자고등학교 기간제 교사이다. 아다시피 기간제 교사는 비정규직이다. 지난 해 기준 전국에서 4만 1000여 명의 기간제 교사가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교사의 10분의 1 수준이다. 영화의 주인공이 하필 전체 교사의 10분의 1 수준인 기간제 여교사였기에 기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또 하나의 약속’이라든가 ‘카트’같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애환을 그려낸 사회성 영화로서의 기대감 말이다. 물론 어느 정도 일정 부분은 기간제 교사의 고단한 현실이 그려져 뭔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긴 한다. 가령 교감의 “정교사 되기 전까진 결혼 생각 접어요. 그건 철없는 생각”이라거나 어느 학생으로부터 듣는 “정식 선생도 아닌게” 등이 그렇다. 기간제 교사의 고단한 현실은 낙하산식으로 부임한 추혜영(유인영)의 정교사 발령에서 절정을 이룬다. 혜영은 다름 아닌 이사장 딸이고, 효주는 그 자리 0순위 후보였다는 점에서다. 당연히 효주는 분노하고 뒤틀린다. 혜영이 제자 재하(이원근)와 섹스하는 걸 보고난 후 효주는 더욱 기세등등해진다. 효주는 임시 담임을 빌미로 재하를 챙긴다. 콩쿠르 입상까지 하게 하고, 섹스를 나누는 등 혜영에 대한 복수가 펼쳐진다. 그런데 그것은 정교사 혜영의 계략이다. 재하는 혜영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렇게만 전개됐어도 사회성 영화로서의 기대감은 나름 충족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다. 효주가 재하를 제자 아닌 일개 남자로 사랑하게된 것이다. 관객은 갑자기 뒤죽박죽 혼란에 빠지고 만다. 학생들이 창문을 통해 쳐다보는 운동장 한가운데서 혜영에게 무릎까지 꿇고 비는 효주와 겹쳐져서다. 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은 결국 효주가 혜영을 죽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도대체 무얼 말하고자 하는 영화인지 알 수가 없다. ‘베테랑’⋅‘부당거래’ 등을 제작한 영화사 외유내강의 작품이라곤 생각되지 않을 정도이다. 손익분기점이 고작 50만 명에 불과한데도 겨우 11만 명 남짓 동원한 관객 수 역시 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것이 사랑만 아니라면 그런대로 건질만한 것도 있다. 정교사 혜영의 패악질이다. 약혼자까지 있는 혜영이 재하와 놀아난 건 “핏덩일 어떻게 사랑해. 잘 때나 좋은거지” 때문이다. 사실은 이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혜영이 무슨 50대 돈 많은 유한마담 아줌마도 아니고 약혼자가 있는 아직 처녀라서다. 그러니까 엔조이로 재하를 갖고 논 건데, 효주는 이 말에 열받아 혜영을 죽여버리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재하를 살해현장인 혜영 집으로 불러 확인까지 하고 있다. 혜영이 죽을 짓을 한 건 맞지만, 그러나 이건 좀 아니지 싶다. 어쨌든 효주는 10년 넘게 사귄 동거남 표상우(이희준)가 말한 “저렇게 어린애랑? 미친 년” 그대로다. 기간제 교사로서 겪는 모든 현실적 굴욕은 어디로 보내고, 효주를 치정에 눈먼 살인자로 내몰려고 외유내강 제작사는 이 영화를 만든 것일까. 설마 살인자 효주를 통해 기간제 교사의 고단한 현실을 고발하려 한 것일까. 상상조차 안 되는 스토리에 그렇게 풀 수밖에 없었나 하는 당연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의문이 더 있다. 10대 고교생을 너무 어른화시킨 점이다. 가령 효주에게 고마워하는 아버지에게 “걱정마. 받기만 하는 건 아냐”라고 말하는 재하가 과연 고3 남학생인지. 재하의 적극적⋅능동적 섹스 신은 그야말로 가관이라 할만하다. 처음 혜영과의 섹스 신도 그렇지만, 효주와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단적으로 효주가 리드해야 더 리얼리티가 살지 않나. 백번 양보해 제자에게 사랑에 빠진 캐릭터를 이해한다고 해도 의문이 남는다. 사랑에 빠져드는 효주가 화학교육과 출신이어서다. 글쎄 나만의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아는 한 이과(理科) 출신의 사고(思考)는 효주처럼 어린 제자를 사랑할 수 있는 등 결코 형이상학적이지 않다. 영화의 흥행실패에 안도하긴 영화평론집 10권을 내는 동안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