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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요즘 학교 운동장이 난리다.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하 안전관리법)’ 시행으로 전국 초등학교에 설치검사가 시작되면서 시설관리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설치 검사를 받은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멀쩡히 사용하던 놀이시설물이 불합격 판정을 받아 쓸 수 없게 됐지만 예산 지원은 없다. 때문에 학교는 아무런 대책 없이 때아닌 안전띠를 두르고 아동 접근 금지 명령만 내리던지 쓰던 놀이시설물을 뽑아내고 있다. 학생은 학교의 공간을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며칠 전까지 별 탈 없이 타던 미끄럼과 그네가 안전띠라는 괴물을 만나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됐다. 학교가 언제까지 놀이시설을 폐쇄하고 정부의 대책만 바라봐야 하는지 한심스럽다. 오늘도 많은 학교는 안전띠를 두른 썰렁한 운동장에서 애꿎은 아이들만 통제하고 있다. 교체예산 지원 없어 폐쇄 수순 안전관리법은 노무현 대통령 때 ‘안전한 놀이시설 만들기 협회’가 ‘소비자원’과 함께 법안 내용을 만들고 2008년 제정했다. 어린이 놀이시설은 학교에 설치된 가장 중요한 시설물인데도 법안 마련 당시 학교관계자는 참여조차 않았고, 주로 놀이시설을 만드는 업자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와 몇몇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가 모여서 만들었다. 그 결과 교육활동은 고려되지 않은 현장감 없는 법이 제정됐다. 이미 법안에 따라 설치검사는 시작됐고 놀이시설의 불합격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요즘 학교는 무상급식비 지원, 실무사 인건비, 늘어나는 에너지 비용 등 허리를 졸라매도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버겁다. 안전관리법에 따라 학교가 자체적으로 시설을 개․보수할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그런데 5년여 동안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은 놀이시설 문제에 아무런 대책도 없고 예산 배정도 없다. 이제 와 놀이시설 안전사고 책임을 일선 학교에 전가할 뿐이다. 국가가 어린이 안전 도모를 위한 법안을 마련하는 일은 당연하다. 안전관리법의 검사대상은 학교, 비영리법인 유치원과 공동주택의 마을 놀이터, 보육 시설 등 여러 곳이 해당된다. 놀이시설 개․보수는 막대한 예산이 예상되는 사업이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학교, 민간인, 비영리 혹은 영리법인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문제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책 마련에 무관심했고 발등의 불이 돼서야 법안 시행을 유예만 시켜놓았다. 이제라도 정부는 놀이시설 개축에 대한 분명한 예산 마련이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교육현장은 패키지로 들어온 복지정책으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학교는 ‘학교의 교육활동’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육예산을 몇 배 증액한다면 문제없지만 예산확보 없는 복지정책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혹여 학교가 예산을 준비하더라도 놀이시설물로부터 안전거리도 문제이다. 도시학교의 경우 정상적인 운동장 면적 확보가 어려운데 안전관리법대로 시설물을 배치한다면 100m 달리기 코스 확보도 못 하는 절름발이 체육장이 될 게 뻔하다. 그렇다면 규정대로 시설물을 설치하여 좁아진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은 제대로 된 운동장 없이 가능한가, 좁아진 운동장 사고를 생활지도 탓으로만 돌릴 수 있는가. 황폐한 운동장이 '복지'인가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법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이 국민을 위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제대로 된 일을 해야 한다. 학교관계자가 배제된 채 마련한 안전관리법이 정상적인 학교 체육활동을 저해하는지 이제라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상적인 학교 교육활동을 저해하면서 학교장에게 규정 준수와 책임을 강요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처사로서 지금이라도 학교 현황을 파악하여 법 시행에 따른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놀이시설은 어린이에게 꿈을 주며 왕성한 신체활동을 하게 하는 기초시설이다. 무상복지 대폭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의 기초 시설 확보이다. 이제는 어린이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운동장으로 거듭나도록 놀이시설 개축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정부는 학령아동 감소, 농어촌 인구의 고령화 및 도심의 공동화 현상으로 소규모 학교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적 효율성을 이유로 통․폐합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도 5월 교육부의 적정규모 학급수 및 학급당 학생수 기준을 내용으로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지만 소규모 학교가 많은 시·도교육청 및 교육계의 반발로 포기하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경우 제공되는 지원금을 초·중등학교 교당 20억 원에서 초등 30억 원, 중학·고교 100억 원으로 대폭 확대하여 여전히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일부 교육청과 지역농민회, 한국 YMCA 지역본부, 전국귀농운동본부 등 27개 교육시민단체가 농어촌 교육 발전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을 추진하여 9월 말 기준 18만 명의 학부모가 서명하였다. 또한 일부 민주당 의원 및 도교육감, 교원단체가 모여 농어촌교육발전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기자회견과 국회 교문위와의 간담회를 통해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같이 농어촌 학교 살리기의 열망이 높은 것은 열악한 교육여건이 오히려 이농을 부추기고, 귀농희망자의 이주를 저해하며,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농어촌 소규모학교 정책은 도시 위주 혹은 경제적 논리가 아닌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접근되어야 하며, 농어촌 지역의 현실이 고려돼야 한다. 소규모 학교는 교사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이 단순한 지식 제공자와 수용자가 아니라 강한 소속감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공동체적 학습문화를 조성할 수 있고,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 구성원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규모 학교의 기능을 복합화하여 평생교육센터 등과 같은 지역사회의 교육․문화적 중심기능 할 수 있도록 하고 소규모학교에 특화된 교육과정, 교수학습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지원에 집중한다면 균형적인 사회발전의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 교육은 이제 학교 통‧폐합과 같은 미시적 차원에서 벗어나 거시적 차원에서 국가시책으로 추진되는 지방분권과 도시지역 과밀해소 추진 정책 등 맞물려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9월 정기국회에서 국회 및 교육 당국이 지역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지 않고 ‘농어촌 교육 특별법 제정안’이 통과되길 기대해 본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의장 홍성민·청주교대 총학생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9·28 전국 초등 예비교사 총궐기 대회’를 열고 박근혜정부에 ‘정규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공약 이행’과 ‘비정규교원 양산정책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총궐기 대회에는 전국 10개 교대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 등 약 9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현 정부의 영어회화전문강사 제도 연장, 융합과학교육전문강사 도입, 시간제 교원 도입 등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교원 간 불평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정규직 교원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급당 학생 수,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2017년까지 OECD 상위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현 정부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우선 정규 교원을 확충하는 법적 근거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현욱 교총 조직강화국장은 연대사를 통해 “교총은 교단에 무자격자를 등용하고 정규직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단호히 막고 대처할 것”이라며 “교원증원 권한은 기재부와 행안부가 아닌 교육부가 가져야 하며 교원정원을 대폭 증원해 과밀학급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갑철 교총 초등교사회 회장은 “‘교사자격증 없이도’ 교육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서는 안된다”며 “학생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우수한 정규교원의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대련은 이날 각 대학에서 뽑힌 200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서울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부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또 서울교대에서 선정된 10명의 대표단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들에게 의견서를 전달했고 같은 시각 제주대 교육대학 학생 300여 명은 제주시청 앞에 모여 동일한 내용의 집회를 진행했다.
한국 최초로 ‘성품’이란 단어를 교육에 접목해 평생교육과정을 구축한 ‘한국형 12성품교육론’ 창시자 이영숙 한국성품협회 대표를 1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한국성품협회 연구소에서 만났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성품교육은 한국 문화에 맞게 ‘12성품’(경청, 긍정적 태도, 기쁨, 배려, 감사, 순종, 인내, 책임감, 절제, 창의성, 정직, 지혜)을 적용하는 과정을 뜻한다. 프로그램은 태아, 영유아부터 초등, 청소년, 부모, 직장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특성에 맞게 구성됐다. 그런데 왜 ‘한국형’일까. 그는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고 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한국 교육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나도 모르게 아이를 성적으로 다그치는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며 “이때 느낀 딜레마가 ‘성적’보다 ‘성품’을 바로 서게 해야 아이를 올바로 기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밝혔다. ‘성품양육 바이블’, ‘성품 향기되어 날다’ 등 성품교육 관련 저서만 10여 권이 넘는 이 대표가 지난달에는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성품교육서 ‘인성을 가르치는 학교 만들기’를 펴냈다. 미국 인성교육의 개척자 필립 핏치 빈센트 박사와 공동 저술한 이 책은 미국과 한국의 인성교육 차이점을 비교하고 한국에 맞는 인성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작금의 학교 현실이 ‘폭력’, ‘왕따’ 등으로 얼룩지게 된 이유도 바로 “성품교육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태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특성에 맞는 성품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인성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와 교사, 어르신, 이웃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같은 가치를 공유한 상태에서 아이를 지도해야 합니다. 어른과 아이가 믿는 가치가 같아야 좋은 행동이 평생에 걸쳐 습관이 될테니까요.” 교사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얼마 전 직무연수에서 ‘성품 훈계법’에 대해 강의했는데 교사들 반응이 ‘징벌, 처벌은 익숙한데 훈계는 생소하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훈계’라 하면 야단치고 혼내는 것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훈계는 아이가 미래에 바른 행동을 하도록 돕는 것이지만 징벌은 과거의 잘못에 초점을 둔다”며 “교사가 모범을 보이며 지도하고, 훈련하고, 교정하는 ‘훈계의 3단계’를 기억하면 아이들도 사랑과 관심의 표현으로 교사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품교육은 아이들이 가정, 학교, 사회에서의 관계를 풍성하게 하는데 목표를 둬 청소년들의 탈선을 예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 이 대표는 “앞으로도 ‘성품교육 전도사’로서 위기청소년들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교섭에서 교총은 총 62개조 117개항의 교섭과제를 요구했다. 이중 특히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학교폭력‧교감 등의 명칭 변경, 중학교 체제 다양화, 공로연수제 도입 등을 핵심 관철과제로 정해 주력하기로 했다. 교원평가는 박근혜 정부가 평가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여전히 기존 제도를 답습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인기투표 형식의 학생 만족도조사, ‘귀동냥’ 평가로 흐르는 학부모 만족도조사로 공정성‧신뢰성이 상실되면서 학교현장의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교총은 개선방안으로 초등생 만족도조사를 폐지하고, 학부모 만족도조사는 2회 이상 수업을 참관한 경우에 참여하게 하는 등 요건 강화를 요구했다. 명칭변경과 관련해 교총은 학생간 폭력도 학교폭력으로 통칭, 학교를 폭력 온상으로 왜곡시키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폭력’으로 변경하고, 일제 잔재 용어인 교감은 ‘부교장’으로 바꿔 교감의 지위와 역할을 명확히 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역시 일제 잔재 용어인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그리고 지역교육청이 학교 ‘지원’ 기능 강화 차원에서 지역교육지원청으로 개명한 것과 같이 학교행정실도 학교행정지원실로 변경해 줄 것을 주문했다. 중학교 체제 다양화는 이탈학생이 28만명에 달하는 의무 공교육 체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제시됐다. 특성화중(예술‧체육‧국제중 등)처럼 조기 전문직업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불필요한 대학진학 압박을 해소함으로써 이탈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직업전문중학교’를 도입해 희망 진로(직업) 탐색을 지원하는 다양한 진로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적성에 따른 직업기술전문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방안이다. 공로연수제 도입은 일반직 공무원이 퇴직 전 6개월~1년 동안 공로연수 혜택을 받는 것처럼 교원도 이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정년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정년 잔여기간 1년 이내의 공로연수를 도입‧시행함으로써 각종 직업교육과 퇴직 적응훈련, 자산관리 능력 배양 등을 통해 은퇴 후 삶을 충실히 설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수석교사 지원자격을 경력 20년 이상으로 높이고, 수석교사 연구회 활동을 지원하는 운영 개선방안도 요구했다. 아울러 교권 침해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권 강화를 위해 교육활동 보호 근거 법령 마련도 촉구했다.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명시하고, 교원치유센터 지정‧운영,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등을 골자로 한 ‘교권보호법’ 등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이밖에 교원1인당 수업시수 적정화, 인성교육활성화지원법 제정 과제도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진력할 예정이다.
한국교총은 1일 오후 4시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2013년도 교섭·협의를 위한 ‘제1차 본교섭·협의위원회’를 개최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첫 단체교섭이다. 교총은 총 62조 117개항의 교섭과제를 요구하고 특히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근거 법령 마련 ▲학교폭력을 학생폭력, 교감을 부교장, 유치원을 유아학교, 행정실을 교육지원실로 명칭 변경 ▲중학교 체제 다양화(전문계중 도입) ▲수석교사제 운영 개선 ▲교원 성과상여금제 개선(학교성과급 폐지 등) ▲국립대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 ▲교원의 공로연수제 도입 등을 핵심 관철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교원평가에 대해서는 학부모 만족도조사 참여 요건을 ‘수업 2회 이상 참관’으로 강화하고 초등생의 학생 만족도조사는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안양옥 회장은 본교섭 인사말에서 “교원이 교육개혁의 주체로 나서고 스스로 전문성 향상과 교육발전에 노력하는 ‘새교육 개혁운동’에 교육부가 이번 교섭을 통해 확고한 의지와 결실을 맺도록 협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교총과 교육부의 단체교섭은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에 따라 이듬해인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시행돼 왔다.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아무래도 처음부터 헛소리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우찬제라는 저명한 문학평론가가 작품의 말미에 상세한 줄거리 소개와 함께 멋드러진 작품평을 해 놓았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작품을 읽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잘 되어 있는 글이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리뷰의 방향을 선회해야 할 것 같다는 필요성이 생겼다. 자칫하면 따라하는 꼴 밖에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어찌 되었거나……. 세상에 아마도 남자와 여자 각각의 우월성을 따지는 것만큼이나 가치가 없는 일은 없을 테다. 굳이 여기서 그것을 논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애초에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남자를 편든다거나 남자로서 태어난 것을 유세하는 따위의 생각은 없다. 적어도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은 남자든 여자든 누구에게나 참으로 불공평한 사회란 생각이 든다. 그간에 수천 년 동안 인습과 편견으로 인해 억눌려 와 아직도 자신들의 제자리를 온전히 찾지 못한 여자들의 불평등한 인생이 안타깝고, 그 인습과 편견들로 인해 나누어서 지면 될 것을 혼자서 떠안아야 할 몫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남자의 대책없는 무한한 책임감과 점차 커져만 가는 여성들의 발언권으로 인해 점점 눌려가는 남자들의 모습 또한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조항조 씨의 "남자라는 이유로"라는 노래를 들으며 한동안 우울했던 적이 있었다. 일생을 살면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그런 남자이기 때문일까, 속으로만 삼켜야만 했던 수많은 아픔들과 눈물들이 일시에 터져 나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꼭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들보다도 더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식의 동정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자기 방어 때문만은 아니었다. 손을 뒤집으면 손바닥과 손등이 엄연히 따로 있긴 하지만, 그래 봤자 결국은 둘 다 손일 뿐이다. 내가 더 힘들게 살아가네, 아내가 더 힘들게 살아가네, 하는 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자신이 기꺼이 한 가정을 책임지려는 가장으로서의 남자이기에 당연히 감당해야 한다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한 남자의 인생 역경이다. 뭐, 그리 잘난 것도 없고 특별히 비극적이다 싶은 것도 없이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인 허삼관. 그런데 그의 인생에 있어 반드시 빼 놓아선 안 될 것이 있다. 하나는 매혈이고 나머지 하나는 단절과 화해(극복)를 통한 가족애의 발견이다. 보통 누군가의 인생 여정이라 하면 명예욕이든 권력욕이든 애정욕이든, 뭐, 그런 것들에 집착하거나 끌려가게 마련인데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 허삼관 씨는 가정을 꾸리고 아들 셋까지 두는 가운데 집안의 대소사들이 생길 때마다 조금은 독특한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바로 헌혈,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매혈이겠다. “한 번 피를 팔면 35원을 받는데, 반 년 동안 쉬지 않고 땅을 파도 그렇게 많이는 못 버는” ( 본 책, 17쪽 ),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피를 팔며 살아야 했던, 그것도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피를 파는 것은 조상님을 파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그들의 일반적인 속설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치욕스런(?) 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던 허삼관의 눈물겨운 인생살이가 작품을 읽는 내내 가슴 한 구석을 후벼 파고도 남음이 있었다. 피의 양을 불리기 위해서 너끈히 물을 몇 사발 씩이나 마셔야 하는 고통을 감내-처음 같이 피를 팔았던 방씨라는 사람은 결국엔 방광이 터져 사람 구실을 못 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되었다-해야 했고, 적어도 한 번 피를 팔면 석 달은 쉬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들이 간염으로 사경을 헤맬 때엔 사흘이 멀다하고 피를 팔아 결국엔 나중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아서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다 읽고 나서도 몇 번이나 거듭되는 허삼관의 한 마디는 쉽게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여기 볶은 돼지 간 한 접시하고, 황주 두 냥 가져오라구. 황주는 데워오도록!”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전혀 유쾌하지 않은 상황을 저자는 의외로 아이러니한 유머로 상황을 풀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만만치 않은 인생 역경이 작품 구석구석에서 너무도 가볍게 처리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물론 그 가벼움이 경박함이라든가 저속함을 뜻하진 않는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슬픔을 희화화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나중에 강간했다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한 임분방과 인근에서 절세미녀로 소문난 허옥란을 두고 누구와 결혼할까 저울질하다, 흑심은 숨긴 채 허옥란에게 접근하여 근사하게 대접한 뒤에 그 빚을 이용하여 시집오게 한 상황이나, 아이의 이름을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라고 지은 것이나, 허옥란이 고통 속에 세 아들을 낳는 동안 허삼관은 밖에서 한 번(일락), 두 번(이락), 세 번(삼락) 즐기지 않았냐며 욕지거리를 해 대는 허옥란의 모습 속에서도, 그 표면적인 유머가 주는 의미심장함은 이내 삶의 근원적인 슬픔을 느끼게 해 주었다. 다음으로, 단절과 화해(극복)를 통해 진한 가족애를 찾아가는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친자가 아닌 일락이에게 인정머리라고는 조금도 없어 보이는 허삼관, 어떻게 번 돈인데 피를 판 돈은 자식이 아닌 일락이에게만은 한 푼도 줄 수도, 쓸 수도 없다며 아내와 두 아들만 데리고 국수를 먹으러 가는 장면에서 이 갈등은 극대화되는데, 이 일을 계기로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아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일락이를 찾아 국수를 사 먹이러 데리고 가면서 갈등 해소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친자이기를 하소용에게 거부당하고 나서 이젠 당당하게 허삼관의 자식임을 공공연히 선포한 사건이 있었고, 일락이가 죽음의 문턱에 있을 때, 절대 그런 자식에겐 피를 판 돈은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생각을 뒤집으면서 허삼관은 진한 가족애를 느끼게 된다. 그저 35원을 받기 위해서 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석 달은 쉬어야 한다는 나름의 규정을 무시-안 그러면 죽을 수도 있다고 재차 경고를 받아가면서까지……-한 채 목숨을 건 매혈을 하면서, 일락이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아들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셈이었다. 물론, 여기에서 작품의 흠이라면 흠이라고나 할까, 자신의 아이라고 믿어 마지않았던 첫 아들, 일락이가 허옥란이 결혼하기 전 딱 한 번 관계를 가졌던 하소용의 아이임이 밝혀지고 나서, 매정하리만치 “내게 아들은 둘 밖에 없다!”고 단언하는 모습이나, 일락이를 친부에게 보냈을 때 그 모든 양육의 권리라든가 사건의 뒷수습에 관한 그 어떤 비용 부담도 하지 않았던 하소용의 두 딸들을 나중에 나이가 되면 반드시 강간해 버려야 한다며 이락이와 삼락이에게 재차 다짐을 받는 허삼관의 모습에서, 어쩐지 이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어떻게 아버지된 자가 저런 생각을 갖고 자식을 대할 수 있으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허삼관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 역시 생각에 있어 큰 차이점이 없는 걸로 보아 그런 모습들이 지극히 상식적인 것으로 통하는 사회였기에, 조금도 그를 탓할 순 없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전에 그런 드라마가 있었다. 삶이 너무 힘겨워서 먹고 사는 데 급급해 자신의 건강은 조금도 돌보지 않고 열심히 돈을 벌어 이제 살만 하니까 정작 죽을 병에 걸렸더라, 라는 식의 드라마 말이다. 일평생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피를 팔았던 그가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서 피를 팔려고 했더니 정작 너무 늙어 그 어느 누구도 더 이상은 자신의 피를 사려 하지 않더라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이지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이런 것이 남자의 삶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명색이 가장이라는 지위를 얻었다면 이 정도의 마음 가짐은 가지고 살아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드는 등,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 준 작품이었다. 초반부의 지루함만 극복하고 나면 뒤로 가면 갈수록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스토리가 흥미 있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자신의 가정과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자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얼마 전 교장실에 장안청소년문화의집(www.youthworld.or.kr) 변효정 관장과 직원의 방문이 있었다. 방문 목적은 2014년 창의적체험활동(이하 창체) 모집 안내 홍보를 위한 것. 유인물을 준비해 교장과 담당 교사에게 브리핑을 하고 협조를 구한 것. 벌써 내년도 사업계획이 나온 것이다. 학교 지원 프로그램을 가지고 초중고교를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 학교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을 지원해 준다니 학교로선 고마운 일이다. 지역사회의 기관이 스스로 찾아와 좋은 교육적 프로그램을 안내하니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장안청소년문화의집이 마련한 창체 프로그램을 보니 초등 4개, 중학교 5개, 고등학교 7개 총 16개다. 중학교의 경우, 중등 진로, 마술 체험, 수원 골목의 재발견, 수원의 자연 지키기, 효도화를 통한 인성지도다. 창체 시간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장안청소년문화의집 변신! 학교 현장에 근무하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고맙다. 첫째,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학생들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찾아가는 시도가 새로운 변신이다. 둘째, 프로그램 운영시간이 학교 교육과정 시간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별도의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시간표에 맞춘 것. 방과후 시간이라면 학생들과의 접촉이 어렵고 학생들에게 부담을 준다. 교육과정 속에 녹아들어가는 프로그램 연구와 이에 따른 준비가 선행되었음을 보여준다. 셋째, 전문가인 인적자원의 투입이다. 장안청소년문화의집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은 아무나 지도할 수 없다. 그 분야에 지도능력이 있는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학교 선생님들이 지도를 하려면 별도의 연수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은 선생님들에게 별도 업무로 부과되어 환영받지 못한다. 외부 전문가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넷째, 참가자에게 일정액을 부담하게 한다. 프로그램이 모두 무료 공짜가 아닌 것이다. 일정액이라고 하지만 비용이 저렴하다. 8회 참가에 1만원이거나 1회 참가에 재료비 5천원을 부담해야 한다. 공짜는 출석률이 낮다. 참여 의욕도 떨어진다. 수원시내 초중고교에서는 내년도 교육과정을 미리 준비하였다가 내년도 2월 문화의집에 신청 접수를 해야 한다. 해당되는 학교는 3월에 협약을 맺고 4월부터 12월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수원시내 학교 수는 많고 프로그램은 한정되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필자는 장안청소년문화의집 자문위원이다. 지난 7월에는 송림초 강영이 교감과 함께 심사분석 보고회에 참석하여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제언을 하기도 하였다. 학교에 먼저 손을 내미는 장안청소년문화의집의 변신을 환영한다.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소중히 다루어 준 점을 칭찬하고 싶다.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이사장 김충영) 산하에는 6개 기관이 있다. 장안청소년문화의집, 영통청소년문화의집, 권선청소년수련관, 광교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센터, 청소년상담센터가 바로 그것. 모두 청소년 교육과 관련이 깊다. 청소년 트렌드를 읽고 학교와 소통하려는 장안청소년문화의집을 비롯한 청소년 유관기관의 바람직한 변신을 환영하며 그 활동에 기대가 크다.
요즘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전국 초중고 및 특수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 그간 몇 차례 실시되었지만 아직까지 그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많다. 학생들의 문답에 대한 이해부족과 무관심,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인지부족 등 평가 자체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시비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올해 교원능력개발평가부터 교원들은 학생·학부모가 평가에 참고할 수 있도록 ‘자기 교육활동 소개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가 평소 자녀와 대화나 관찰만으로 답할 수 있도록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문항이 쉽게 바뀌었다. 또한 학생들은 평가하기 전 평가의 취지, 목적, 문항의 의미, 결과 활용 등에 대해 교감으로부터 설명을 들어야 하고 동료교원 평가에서는 교사가 평가에 앞서 반드시 평가대상 교사의 공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평가 방법도 개선되어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으로 평가에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나 학부모는 OMR 종이 설문지로도 평가할 수 있게 했지만 이러한 평가방법을 학생이나 학부모가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게 잘 모르면 ‘보통’ 이라는 중앙치인 평균점수에 체크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동료평가와는 달리 학생이나 학부모는 유독 3점인 보통의 점수를 주어 많은 교원들이 생각보다 낮은 평가점수를 받는다. 물론 여기에는 시행상의 어려움이나 문제점도 없지 않다. 학생과는 달리 학부모는 교사들의 학생지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다는 데 있다. 고작해야 한두 번의 ‘학부모 공개수업’으로 교육의 전문가도 아닌 이들이 어떻게 교사의 전문적인 수업지도를 평가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공개수업을 매번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초등학교와는 달리 교과전담인 중등학교는 학부모의 불평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두가 힘겨운 평가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서술식 평가는 직접적인 평가 점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어처구니 없는 비난이나 모욕적인 글, 심지어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수두룩하다. 이로 인해 해당 교사의 나쁜 감정이나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이러한 교육능력개발평가가 교육부가 바라는 대로 교원의 전문성 신장의 핵심기제로 정착해야 하는 데 오히려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면 심히 우려되는 일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 그 취지나 목적은 맞는 말이다. 언젠가는 꼭 실시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우리의현실보다 너무 앞서가는 진보적인 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평가는 평가도구의 3요소인 객관성, 타당성, 신뢰성을 갖추어야 평가다운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렇지 않는 평가결과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러함에도 그 결과를 교원 연수나 교사연수년제에 활용한다는 것은 자칫 교원능력개발이 아니라 성실한 교원에게 사기저하나 마음에 상처를 줄 우려도 한번 쯤은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학교가 똑 같은 평가 잣대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 학교별 평가기준의 융통성을 발휘하여 교원들의 자존심과 마음의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목적인 수업과 학생 지도를 잘하는 교원이 우대받는 진정한 교직 풍토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하늘이 붉다. 서산으로 해가 넘어갔다. 저녁 어스름이 밀려오는 시각, 운동장으로 승용차가 도열하듯 차례대로 들어선다. 일정한 간격으로 정차한 차에서 일련의 남성들이 내린다. 트렁크를 열어 커다란 ‘화장품 박스’를 꺼내든다. 뚜껑을 열자 삼각대며, 가대며, 경통이 나온다. 바로 천체 망원경이다. 수년 째 함께 밤을 지새운 이들이라 그런지 호흡이 척척 맞는다. 좌우 정렬하듯 삼각대가 놓이자 손놀림이 분주해진다. 오늘은 팔탄초 종일반 돌봄교실 아이들 20명을 대상으로 별자리 여행을 떠나는 날! 별밤지기가 뜨면 하늘의 별도 반짝인다 운동장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퍼지고, 맞벌이를 끝내고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도 삼삼오오 모였다. 저마다 북극성, 토성, 카시오페이아를 보겠다며 망원경 앞에 줄을 선다. 별밤지기 백철민 회장(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은 “가을 별자리를 보기 위해선 저녁 9~10시가 지나야 한다. 오늘은 아이들 귀가시간도 있고 해서 초저녁에 볼 수 있는 여름철 별자리를 찾아보고 특징을 알아가는 시간”이라며 “눈으로 보는 것과 망원경으로 보는 게 확연히 달라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도 무척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정대균 교사(화성 예당초)는 “망원경으로 봐도 별이 그냥 점이기 때문에 처음엔 실망을 한다. 그러나 약간의 설명과 행성, 월면, 분화구를 보여주면 사진에서 봤던 것을 눈으로 보니 신기해 한다”고 말했다. 별자리 관측은 주로 봄, 가을이 선명하다. 천체 움직임이 달라서 한 학교마다 연 2회 정도 방과후 체험학습과 토요프로그램 요청이 있으면 찾아간다. 경기권역 초등학교를 거의 한 번씩은 다녀온 셈. 별밤지기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뭘까. 바로 “망원경 얼마예요?”다. “단순한 호기심이겠죠. 아이들에게 별을 더 잘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장비욕심’이 점점 생겨요. 보통 600~900만 원 가량해요. 이것저것 액세서리가 더해지면 족히 1000만 원이 넘습니다.” 백철민 회장의 귀띔이다. “자~ 가장 비싼 망원경 앞에 서 봐요~” 아이들을 유인하던 김은호 교사(수원 우만초)는 “실은 내 망원경은 2만 원짜리!”라며 농담을 건넨다. “좀 작죠? 달 관측용입니다. 캠핑 가서 아이들에게 달을 보여준 적이 있어요. 망원경을 통해 커다란 달을 본 아이들이 그래요. 진짜 달이냐고, 사진 끼워 놓은 거 아니냐고.” 아이들의 관심은 밤하늘이 깊어질수록, 하늘의 별이 점점 빛날수록 자연스럽게 별자리로 이동했다. “저게 금성이래? 보여?” “보여! 와~ 엄청 크다.” “아니 저거 말고. 그건 강당 옆에 있는 가로등이잖아. 그 위에 작은 불빛 보여?” “보여! 와~!” 친목동호회? 교과연구회? 2004년 3월에 만들어진 별밤지기는 동호회 10년 차가 됐다. 원년멤버 김경록 교사(화성 팔탄초 대방분교)는 “수원의 율현초등학교에서 함께 근무했던 교사들 네 명이 별에 관심을 가지면서 별밤지기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눈으로 관측을 했어요. 관심을 가진 교사들이 점점 늘면서 개별적으로 망원경을 구입하는 분들이 늘어났고, 친목도모도 하고 전문성을 위한 연구회로 조금씩 변화했죠.” 별밤지기 회원들은 월 2회 정기모임을 갖는다. 우수동호회로 매년 선정될 만큼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 학습자료 수집과 개발을 위한 연구활동, 현장 수업에 적용할만한 교육콘텐츠를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체험중심의 흥미롭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우주 탐구를 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과 천체관측 행사를 개최한다. 방과후나 방학에는 교육강사 활동으로도 분주하다. 경기도과학교육원, 과천정보과학도서관, 지역교육청과 학교 주관 천체관측 행사에 교육지원을 나간다. 여러 곳에서 요청이 들어오지만 야간에 실시해야 하고 인력이 부족해 다 방문하지 못할 정도다. 취미활동으로 시작한 별밤지기가 체험학습을 위한 대안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책임감도 커졌다. 김성규 교사(화성 예원초)는 “인터넷 자료나 교재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에 의존하는 수업이 아니라 방과후나 토요휴업일에 간단한 관측활동으로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한 부분을 담당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동호회라고 하기엔 너무 먼, 그렇다고 연구회라고 하기엔 열정이 엄청 넘치는 모임인 듯하다. 야간활동이 주로 이루어지다 보니 여름에는 모기와의 싸움이고, 10~11월로 넘어가면 밤공기가 쌀쌀해져 추위와의 싸움이다. 김경록 교사는 “가장 어두운 곳을 찾아다니느라 무덤 옆에 있기도 했는데 등골이 오싹했다”며 “우리는 봉사차원으로 나갔는데 그걸 당연시 생각할 때 약간 속상하다”고 말했다. 정대균 교사는 “밤이라는 점 때문에 힘들 때도 있다. 집이 동탄인데 학교수업 마치고 1시간여 이동하고, 1~2시간 체험학습하고 정리하고 집에 가면 보통 자정을 넘긴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주로 야간에 활동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성회원이 드문 것도 별밤지기의 특색이랄까. 장비가 고가인데다 무겁기도 하지만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장비도 대여해줄 수 있고, 무거우면 대신 들어줄 수 있으니 여성회원은 언제든 대환영이란다. 나우상 교사(화성 팔탄초)는 고교시절 해변에 누워 별(북극성)이 조금씩 돌아가는 걸 한참을 바라보다가 우주의 매력에 빠진 낭만파. “별자리를 보여주기 위해서 멀리까지 갔다가 구름이 잔뜩 끼거나 날씨 때문에 아무것도 못 보여줄 때 아이들에게 미안해요. 예전에는 내가 보는 게 재미있었는데 요즘은 보여주는 게 더 좋아요. 아이들과 이야기할 수 있어 좋고, 가까워질 수 있어 좋습니다.” 천체 관측 넘어 교육강사, 봉사활동까지 한두 시간여 잠깐의 별자리 여행이었지만 신기하고 즐거웠던 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여름방학 때 별자리 숙제가 있었는데 아이가 그걸 기억하고 더 신기해하는 것 같다”는 영서 엄마 강미혜 씨는 “늘 일 끝나고 운동장에 들어서면 불빛이 환하게 켜진 돌봄교실을 보고 마음이 짠했는데 아이들에게 이렇게 멋진 추억을 선물해줘 고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별밤지기는 상대적으로 체험학습 기회가 적은 특수학교나 보육시설의 아이들을 찾아갈 계획이다. 김경록 교사는 경기도 여주의 한 보육시설 방문기를 들려주었다. “망원경을 보기엔 키가 작은 7세 아이였어요. 그 아이가 안아달라고 해서 몇 번을 들어서 보여주었죠. 이 아이가 뭘 알 수 있을까도 생각해봤지만 별자리를 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안아줄 수 있는 내가 좋았던 거구나 생각이 들었죠.” 별밤지기는 단순히 별자리 수업을 넘어 아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간과 범교과 활동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자 한다. 가족캠핑 행사도 그 일환이다. 백철민 장학사는 “10년 전 함께 별을 보던 아이들이 20대 청년이 되고 사회인이 됐다. 그 때 들었던 기억과 경험이 좋아서 새로운 것에도 두렵지 않고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한다”며 “별밤지기의 활동을 천체 관측에 가두기보다 나눔과 배려 같은 사회적 가치와 예술적인 영역으로 넓히려는 시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않음’을 강조한 김성규 교사는 “우리가 시도하는 만큼 아이들은 따라와 줄 것이다. 우리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아이들 역시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여줄 수 있는 마음이 더 좋다는 별밤지기. 밤에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공식행사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별을 본 사람만이 별을 보여줄 수 있다’는 말 속에 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교실 밖 수업을 이어가는 별밤지기의 마음이 별빛보다 더 아름다웠다.
수준별 맞춤 학습, 진로 고려한 교과과정 운영 수학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교실. 8명의 학생이 중학교 수학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다. 오인숙 교사는 “수학은 기본기가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쌓지 않은 학생은 정규수업을 따라오기 어렵다”며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기본반’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생들은 1학기와 여름방학 동안 중학교 수학과정을 배우고, 2학기와 겨울방학 때 고1 과정을 모두 마친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2학년에 진학하면 또래 친구들과 같이 정규수업을 들어도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친구들을 따라잡겠다는 목표 아래 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학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르쳐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려 주기 때문에 기본반 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습니다.” 한 학급에 40명이나 되는 학생이 모이면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는 학생이 뒤섞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수업을 하는 것은 교사들의 가장 큰 고충 중 하나다. 그렇다고 공부를 포기한 학생을 학교마저 포기할 순 없기에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위한 기본과정 수업을 운영하고, 자기주도적학습능력 향상과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런 교과과정 운영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만년고가 2009개정교육과정 연구학교에 지정됐기 때문이다.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경직된 교육과정 체제를 개선해 유연하고 창의적인 학교교육을 실현할 수 있었다. 자율적인 교과과정 운영은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의 진로·적성을 고려해 선택형 집중이수 과목의 개설을 다양화했다. 2학년 과정에서는 사회전문교과(국제정치Ⅰ, 국제경제Ⅰ, 세계문제, 지역이해), 수학전문교과(수학의 활용), 영어전문교과(심화영어독해Ⅰ), 과학전문교과 (물리실험, 화학실험, 생명과학실험, 지구과학실험), 체육·예술전문교과(체력운동, 음악전공실기, 미술전공실기), 제2외국어전문교과 (중국어회화Ⅰ, 일본어회화Ⅰ)를 같은 시간대에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3학년 과정에서는 수학전문교과(고급수학), 영어전문교과(심화영어), 사회전문교과(국제경제Ⅱ, 비교문화), 과학전문교과(고급물리, 고급화학, 고급생명과학, 고급지구과학), 제2외국어전문교과(중국어회화Ⅱ, 일본어회화Ⅱ)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정규 교육과정에 개설되지 않은 소수 교과를 희망하는 학생은 따로 방과후 시간이나 방학 기간을 활용해 집합 수업을 받거나, 학기 시작 전(4월, 8월)에 이수 희망 학생을 조사한 뒤 한국교육개발원 방송통신고등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 동아리 활성화해 진로 탐색, 직업 선택 도와 만년고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 5~6교시가 되면 자신의 교실을 떠나 다른 반이나 운동장, 과학실, 음악실 등으로 제각기 떠난다. 창의적 체험활동(이하 창체) 동아리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약품냄새가 코를 찌르는 듯한 과학실 안에서는 서설희 교사를 중심으로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 ‘BIO’의 쥐 해부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수술용 장갑을 끼고 가위로 배를 가르는 학생들의 눈빛에 진지함과 긴장감이 같이 묻어난다. “동아리 활동은 정규 수업시간에 미처 다 이뤄지지 못하는 세부적이고 활동적인 수업이 주를 이룹니다. 실험 결과는 보고서로 작성해 포트폴리오화 하고 있어요.” 3층 영어전용교실에서는 영어 동아리 ‘ESH’에서 발표와 토론이 한창이다. 2학기 개강 후 첫 창제동아리 시간을 맞아 앞으로 동아리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강현정 학생은 “ESH 모두가 영어를 잘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함께 활동하면서 영어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흥미를 갖게 됐다”며 “다양한 영어 활동으로 누구나 영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동아리 활동의 목표”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 학교는 현재 창제동아리 52개 팀, 상설(LIVE)동아리 28개 팀, 학습동아리 17개 팀, 총 97개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창체동아리 활동은 매주 금요일로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상설(LIVE)동아리는 그렇지 못해 학교 일과 중 자투리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활동한다. 이렇게 동아리 활동을 강화하니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을 수 있게 됐고, 진로와 관련된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동아리 활동 지도는 교내 교사와 더불어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교육기부, 외부강사, 자원봉사자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대덕구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활동 활성화를 위한 상호교류 협약(MOU)을 맺어 마술, 뮤지컬, 요리, 태극권, 축구, 농구, 바리스타, 밴드 8개 동아리의 경우 수련관에서 전문 강사를 파견해 준다. 또 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소품과 교외체험활동, 장소 제공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나의 꿈을 찾다, 나의 길을 묻다! 동아리 활동이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찾는 시간이라면, 진로집중교육과정은 꿈의 실현을 돕고 맞춤 진로진학정보를 제공하는 특색교육이다. 올해 대전시교육청으로부터 진로집중교육과정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만년고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꿈을 소개하는 자료를 제작해 발표하는 ‘나의 꿈, 나의 미래 발표대회’,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교내·외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위협 요소를 극복하는 내용을 주제로 발표하는 ‘SWOT 자기표현 대회’,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각종 검사 자료, 체험·봉사활동, 진로정보 등을 수집해 체계적으로 관리한 자료를 우수한 작품으로 선정하는 ‘진로 포트폴리오 경진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지난 5월 최경호 교장은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을 위한 특별하고 의미 있는 선물을 고민하다 평소 학생들이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만나보고 대학과 학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진로·직업 체험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15개 대학에서 진행하는 대학별 입시설명회와 학교별로 20여 개의 부스를 설치해 학과 설명회를 실시했고, 의료, 법조, 건축, 신문, 방송, 과학,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학부모와 지역인사 24명을 명예교사로 위촉해 전문 직업인의 특강을 가졌다. ‘나의 꿈을 찾다, 나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그 꿈을 실현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만년고는 앞으로도 다양한 교과과정 운영과 활동으로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지역사회와의 협조 아래 교육 성과와 만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최경호 대전만년고등학교 교장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위해 노력” 교육은 미래를 위한 준비입니다. 학생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꿈을 꾸고, 끼를 찾아 키우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로 학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정규교육과정에서 충족시키기 어려운 학생들의 다양한 꿈을 찾아주고 재능을 키워 진로를 개척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동아리 활동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 이를 지역사회로 확대하기 위해 교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동아리인 ‘아엠 샘’을 중심으로 만년초등학교와 대전둔천초등학교와 협약을 맺어 저소득층 자녀 중 학습부진아를 중심으로 1대 1 멘토링 활동과 토요방과후 프로그램의 지도교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가 지원하며 동행하는 모습은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한밭교회, 만년송회, VIP 웨딩홀에서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만년송회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바자회를 개최해 그 수익금 전체를 장학금으로 기증하고 있습니다. 대도시 지역의 주민이 학생을 위한 지원을 한다는 점이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한 단계 더 도약해나가는 대전만년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스마트교육의 가장 큰 축인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대한 계획’을 통해 2014년부터 법적 지위를 갖춘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지털교과서 정책에 대해 현장 교사들 중에는 기대감과 신뢰를 갖고 환영하는 교사들이 있는가 하면 디지털교과서의 무용론을 넘어 유해론까지 펼치며 반대하는 교사들도 상당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는 완결학습 체제 지향 디지털교과서(Digital Textbook)는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Paper Textbook) 내용에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삽입해 학생들의 학습동기와 학습효과를 높이고 용어사전, 평가문항, 보충심화 학습을 위한 추가 학습자료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또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다양한 학습 도구를 활용해 교과서 완결학습 체제를 지향하며 디지털교과서의 내용을 보충해 줄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 외부마켓 등과 연계, 다양한 교육용 어플리케이션 등도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 활용 정책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교사와 학생이 보다 좋은 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써 논의되어 왔다. 그리고 좋은 교과서를 바라는 현장의 요구, 지식 정보화 시대를 넘어 지식정보 기술기반의 창의학습사회로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다양성 수요, 학습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으로 변화해야 할 필요와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의 변화 추세 등에 따라 디지털교과서 활용교육 추진을 결정하게 됐다. 내년부터 디지털교과서 단계적 활용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는데 교육부는 시범 콘텐츠 및 뷰어 개발, 연구학교 운영 등을 통해 적용 방안 및 타당성 검토를 거치고 2014년부터 법적 지위를 갖춘 디지털교과서를 기존의 서책형과 병행해 학교 현장에서 사용하기로 했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09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서책형과 병행해 디지털교과서 활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디지털교과서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 특징을 꼽자면 △학습 내용의 유연성 △시간·공간의 확장성 △다양성 △편의성을 들 수 있다. 디지털 자료의 장점은 가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교과서에 수록된 학습 내용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검증과정을 거쳐 필요에 따라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 내용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 시간·공간의 확장성도 큰 특징이다.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를 활용한 학습은 정해진 시간, 장소에서만 활용이 가능했지만 디지털교과서는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이 학습을 전개할 수 있으며 교실이라는 공간을 넘어 가정 또는 다른 학급, 나아가서는 외국의 학생들과도 학습을 전개할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는 교사나 학생의 필요에 따라 추가 학습자료를 구성해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과서를 구성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성도 있다. 또 디지털교과서는 휴대가 쉽고 언제든지 필요할 때 찾아보기 쉬우며 교사에게는 수업 준비에서 진행, 평가 과정까지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종이 사용을 줄임으로써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이바지할 수 있고, 교과서 인쇄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등 경제적인 효과가 있다. 이런 특징을 가진 디지털교과서는 사용자를 위해 교수-학습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유용한 콘텐츠도 포함하고 있다. 디지털교과서의 대표적 유형을 살펴보자. 먼저 △내용 제시 및 설명형 콘텐츠다. 학습목표를 제시하거나 그림, 애니메이션, 동영상 등을 사용해 학습내용의 구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기 쉽도록 학생들에게 보여주거나 설명할 수 있는 유형으로 디지털교과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학습 시작 또는 마무리 단계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게임형 콘텐츠가 제공되기도 한다. △게임형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암기해야 하는 내용이나 간단한 문제풀이 등에 사용되며 필수 요소라기보다는 선택 사용이 가능한 부가자료로써의 기능을 가진다. 학습 마무리 활동이나 개념학습 및 확인 단계에서 활용되는 △문제풀이형 콘텐츠도 대표적인 유형이다. 이는 객관식, 주관식, 조작형 등의 형태로 제공된다. △협동학습 및 토론형 콘텐츠는 짝 또는 모둠으로 서로 협력해 제시된 문제 및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배운 내용을 협력 활동을 통해 연습하고, 실제 상황에 맞게 활용해 볼 수 있다. △실습형 콘텐츠는 개념 또는 원리 학습 단계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로 실제적인 조작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콘텐츠다. 디지털교과서 활용한 다양한 수업 모형 그렇다면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어떤 유형의 수업을 전개할 수 있을까? [PART VIEW] KERIS에서는 교사들이 디지털교과서를 수업에 활용하는 데 도움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디지털교과서 활용 학습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지식 형성 학습이다. 학습의 가장 기본적인 유형으로 학습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거나 새로운 아이디어 및 정보를 결합해 지식을 구성해 나가는 과정으로 디지털교과서에서 제공되는 내용제시형 콘텐츠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토의·토론학습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유용하다. 토의·토론학습은 집단적 의사소통의 과정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거나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을 듣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는 학습이다. 디지털교과서의 협동학습 및 토론형 콘텐츠 또는 학습커뮤니티 ‘위두랑’ 기능을 활용하거나 부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토의·토론학습을 보다 풍성하게 전개해 나갈 수 있다. 특정 학습 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 준비에서부터 실행 및 반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계획해보고 실행해 보는 △프로젝트 학습에서는 위두랑 커뮤니티를 활용해 계획 및 실행의 과정을 공유하고 학습자료를 탑재해 공유할 수 있다. 학습과정에서 생성된 의견이나 자료는 포트폴리오 기능을 활용해 자신만의 e-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도 있다. △교류학습은 학습 주제 해결을 위해 학생-학생, 학급-학급 간 교류 또는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학습을 전개하며 위두랑 커뮤니티의 ‘랑’기능을 이용해 학급과 학급 간 교류학습을 전개할 수 있다. 행아웃이나 스카이프 등을 활용해 전문가를 초청, 수업에 참여시킬 수도 있으며 IVECA 등의 학급교류 전문서비스를 활용해 장기적인 교류학습을 전개할 수도 있다. 변화하는 사회 유일한 대안 될 것 인류사회는 수렵 생활에서 시작해 농경사회,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를 거쳐 지식 기반의 창의학습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교육학자인 마크 프렌스키(Marc Prensky)는 2001년 그의 논문에서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확산으로 디지털 혁명을 이룬 세대를 가리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사회가 변하고 학습자 특성이 변화하고 있다. 어제의 새롭고 획기적이었던 정보는 오늘날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학습내용의 유연성이 있고 시간·공간의 확장이 가능하며 환경보호와 경제적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디지털교과서야말로 유일한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디지털교과서 미리 보기 디지털교과서는 현재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를 통해 시범 실시되고 있으며 스마트교육 사이트(http://st.edunet.net)를 통해 그 모습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디지털교과서 뷰어와 디지털교과서를 내려 받을 수 있으며 학습커뮤니티 ‘위두랑’과의 연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교육에 대한 안내와 공지사항, 자주하는 질문, 교과학습자료 등도 부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PC나 iOS,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고 각 플랫폼에 맞는 디지털교과서 뷰어를 각각 따로 제공하므로 사용자는 자신의 기기에 맞는 뷰어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
저는 전교생이 200명이 조금 넘는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전주시내에 있는 학교지만 아파트 단지가 아니고 주택가라 그런지 조금은 시골느낌이 나는 학교입니다. 학년마다 반은 2개 반! 한 반에 대략 26명 정도 되는 아담한 학교였습니다. 누구 집은 마당이 있고 누구 집은 아빠가 서울에서 근무해 주말부부이고 또 누구 집은 강아지 4마리를 낳았다는 이야기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고 나보다 더 잘하는 친구들도 별로 없어 보여 늘 자신만만한 생활을 했습니다. 여름 방학에는 필리핀에 가서 잠깐 영어 공부를 하고 오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와~~~~~~’하고 감탄사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즐겁고 자신만만하게 초등학교를 다니다 드디어 올해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두 살 위인 형이 다니는 학교라서 소문은 종종 듣고 있었지만 눈으로 직접 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던 학교! 드디어 중학교 예비 소집이 있던 날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1학년 신입생만 350명! 전교생이 200명이 조금 넘는 학교에 다니던 난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시 반 배치를 하는데 한 반에 38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 꽉 들어찼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6학년이 전부 54명 정도였는데……. 그렇게 약간의 두려움과 당황스러움으로 학교와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드디어 입학식이 끝나고 반 배정이 되었습니다. 1학년 6반 39번! 초등학교 때는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번호 39번! 담임선생님 성함은 조미애! 담당 과목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학! 반을 쭉 돌아보니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모습이 달라 보였습니다. 키도 크고 성격도 쾌활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들.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작은 학교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날부터 자신감 상실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발표하기는커녕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수도 없었습니다. 같은 학교를 졸업한 친구는 딱 한 명!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같은 학교, 큰 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이라 서로 다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하루하루가 힘들고 말 한마디 못하고 집으로 오는 날이 많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수업 시간에 손도 번쩍번쩍 들고 발표를 잘했습니다. 영어 시간에는 영어권나라에서 살다온 친구들이 많아서 발표하기가 더 창피했습니다. 발음도 좋고 아는 단어도 많은 친구들이 그 나라의 문화를 영어로 발표하는데 기가 팍팍 죽었습니다.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했는데……, 필리핀에 영어 공부하러 간다고 했을 때 모든 친구들이 부러워했는데, 지금은 내가 제일 못났네.’ 어떤 친구는 제게 대놓고 말했습니다. 공부도 못하게 생겼고 멍청하게 생겼답니다. 하루 종일 말도 안하고 수업 시간에 한마디도 못하고 우두커니 있는 모습이 멍청해 보였나 봅니다.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딱히 변명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말도 걸어주지 않고 여자애들이 쉬는 시간에 내 자리에 앉아서 비켜주지도 않았습니다. 친구 사귀는 것도 힘들고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친구 정호는 맨 앞줄에 있고 저는 맨 뒤에 있어서 쉬는 시간이 아니면 얼굴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엄마에게 옆에 있는 작은 중학교로 전학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큰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 관계도 넓히고 공부도 열심히 해봐. 그동안 작은 학교에 다니면서 네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했지? 큰 학교에서 경쟁도 해봐” 엄마는 제 마음을 절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경쟁을 하라니…….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즐거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날도 아무 말 없이 교실 맨 뒤쪽에 우두커니 앉아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 수업인 수학 시간! 아이들이 “선생님은 어떤 사람이 이상형이냐?”고 질문했습니다. 선생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우리 반에 있단다.” “네? 누구요?” “응, 그게 누구냐면 바로 저 뒤에 있는 한규재야.” “에이~ 선생님 쟤 별로에요. 선생님이 한규재를 잘 몰라서 그래요. 실체를 알면 실망하실 걸요?” 친구들은 장난 반 비웃음 반으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야. 정말이야! 선생님은 규재처럼 듬직하고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좋아. 생김새도 딱 선생님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란다.” 저는 얼굴이 빨개지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선생님이랑 말도 별로 안 해보고 존재감도 없는 학생인데 선생님은 내가 이상형이라니. 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아주 좋았습니다. 반 친구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어 시간에 친구를 소개하는 글을 쓰는 숙제를 내 주었습니다. 얼굴만 알고 이름도 잘 모르는 우리 반 친구가 저에게 오더니 “난 00이라고 해. 규재야 난 너랑 사귀고 싶어. 너를 알고 싶은데 전화번호랑 네가 좋아하는 것 좀 알려 줄래? 숙제로 너 써도 되지?” “응…… 응…… 그래” 옆에 있던 친구가 소리쳤습니다. “야~내가 할 건데, 너 다른 애 하면 안 돼? 나도 한규재 쓸 거란 말이야” ‘어? 얘들이 왜 그럴까? 나에게 왜 이러지?’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기뻤습니다. 말도 없이 가만히 있던 나에게 친구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 와서 말도 걸어주고 동그란 안경이 잘 어울린다며 김구 선생님 닮았다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야~ 난 한구 선생이야.” 이 한 마디에 아이들이 ‘빵~’하고 웃음이 터졌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아이들이 관심을 보였고 저는 그동안 숨겨둔 끼를 서서히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끼라는 것도 별것 아닙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웃긴 말 툭툭 던지기였습니다. 친구들은 그런 모습이 귀엽다고 볼도 쿡쿡 찔러보고 친구하자고 하는 아이들도 생겼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학교생활이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한 번은 친구들이 물장난을 했습니다. 입에 물을 물고 뿜어서 교실이 난장판이 되고 옷이 젖고 난리가 났습니다. 종례시간에 들어오신 선생님이 화가 나셨습니다. “물장난 친 사람 모두 앞으로 나와!” 물장난을 하던 친구들이 앞으로 나갔고 저는 잠깐 고민을 했습니다. 물장난을 하지는 않았지만 근처에서 구경하고 웃고 있었기 때문에 나가야 할지 고민하다 교실 앞으로 나갔습니다. 선생님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셨고 얼굴이 빨개지셨습니다. 그런데 친구들 뒤에 우두커니 서 있던 저를 보시더니 선생님 표정이 바뀌셨습니다. 눈이 동그랗게 변하고 얼굴에 온통 물음표가 떠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어? 규재야? 너도 그랬어? 왜~~~ 아이고! 우리 규재가?” 마치 할머니가 귀여운 손주가 잘못했을 때 야단치는 게 아니라 ‘우쭈쭈’ 해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친구들에게 말했을 때랑은 목소리가 달랐습니다.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선생님은 나를 착한 학생으로 보고 계시는구나. 바보처럼 가만히 있는 나를 믿어주시고 기대를 하고 계시는구나!’ 선생님께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고 남아서 벌을 받았지만 마음은 행복했습니다. ‘선생님이 내가 이상형이라고 한 것을 잊지 말고 학교생활 열심히 해야겠구나. 행동도 조심하고 되도록이면 규칙을 어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친구들은 멍청해 보인다고 놀렸습니다. 멍청해 보이니 당연히 공부도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학교에서 받은 성적을 말하기도 싫었습니다. 대부분 친구들은 반 배치 고사에서 좋은 성적으로 입학했습니다. 수학 100점 맞은 친구도 많고 전 과목에서 2~3개 틀린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선생님의 관심 덕분에 학교생활이 조금 편해지긴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항상 무겁고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첫 중간고사가 끝나고 드디어 성적이 나왔습니다. 친구들끼리 성적을 말하는데 제 성적을 물어봐서 대답을 해주었더니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야 웃기고 있네. 네가 무슨 그 성적이냐? 너 사실이면 내가 맛있는 것 사줄게. 거짓말이면 네가 맛있는 것 사.” 당당하게 말하는 친구가 미워서 선생님을 찾아 교무실로 갔습니다. 성적을 확인시켜 주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교무실까지 가는 행동을 보고 친구는 조금 믿어주는 눈치였지만 여전히 속상했습니다.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놨더니 화를 내셨습니다. “야! 학교에서 얼마나 멍청하게 행동하면 그러냐? 엄마가 봐도 멍청해 보여. 속상해 죽겠다.” 엄마보다 내가 더 속상한데 이해해주기는커녕 화만 내시다니. 그런데 다음날 선생님이 활짝 웃으시며 저를 부르셨습니다. “규재야, 선생님이랑 친구들이 너 멍청하지 않다는 것 알아. 그리고 공부 잘하는 것도 알아. 네가 재미있고 장난꾸러기니까 친구들이 장난치는 거야. 선생님은 규재가 귀엽고 참 좋아. 넌 선생님 이상형이야. 알았지?” 선생님 말씀에 아이들이 놀렸던 것이 다 풀렸습니다. 며칠 후에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마침 그날 우리 반에 전학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아직 이름도 잘 모르는 친구인데 선생님께서는 제 옆자리에 앉히셨습니다. “규재야! 오늘 새로 온 친구야. 우리 학교를 잘 모르니까 하루 종일 네가 잘 데리고 다녀야 한다. 규재 인간성을 믿고 맡긴다.” 반 친구들은 또 나를 보며 ‘와~대단한 녀석인데 도대체 저 녀석은 뭔데 선생님께 인정받을까?’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친구들은 씨름 대표와 닭싸움 대표로 나를 뽑아줬습니다. 배가 나오고 뚱뚱해서 뒤뚱거릴 텐데 친구들은 모두 나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닭싸움에서는 뒤로 벌러덩 넘어졌고 씨름에서도 모랫바닥에 꽂혔습니다. 친구들이 놀리면 어쩌나 했는데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야! 한규재. 너는 넘어지는 것도 근사하다. 대단한데? 역시 한규재다. 네가 젤 멋있다.” 하하하! 게임에서 이긴 것도 아닌데 넘어지는 것이 제일 멋지다니! 그런 나를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보여주는 관심을 질투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관심으로 받아 주는 친구들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 학교생활은 즐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친구도 사귀게 됐고 아침마다 학교 가기 싫어서 징징거리던 내가 일찍 학교에 갑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고 용기를 주신 조미애 선생님!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왔다면 아마 여기 동중학교 1학년 6반에 계실 것입니다. 굳게 닫힌 마음을 열어주시고 부드러운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로 용기를 주신 선생님, 조미애 선생님! 중간고사 때 하필이면 수학을 제일 못 봐서 죄송합니다. 이번 기말고사 때 점수를 많이 올린다는 약속은 못 드리고 한 문제만 더 맞히도록 노력할게요. 선생님께서 이상형이라고 하신 말씀이 진짜가 아니라 장난이라 하더라도 저는 선생님의 이상형이 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오늘도 선생님의 따뜻한 미소를 떠올리며 학교로 출발합니다. 힘들어서 징징대던 학교가 이제는 낄낄거리며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학교가 되었습니다. 모두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 덕분입니다. 전주 동중학교 1학년 6반, 조미애 선생님 감사합니다!
전교생이 정규교육과정으로 태권도 수업 미동초는 태권도 교육에 있어서 꽤 역사가 깊은 곳이다. 방과후 태권도 교육은 1972년부터 현재까지 약 4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대한민국을 대표해 태권도 기상을 세계에 알리는 ‘국가대표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태권도를 정규교육과정 속에 들여와 전교생이 함께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지난 9월부터 KTA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태권도라면 다른 학교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여 온 미동초가 또 한 번 태권도 교육에서 도약을 꾀한 데에는 지난해 부임한 유정옥 교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 올 초 중국 북경에 있는 초등학교들을 방문했는데 태권도 수업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느낀 전율과 부끄러움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전 세계가 태권도의 가치를 알아주고 정규 수업을 통해 가르치고 있는데 정작 우리 교육에서는 소홀하고 있었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사실 유 교장이 태권도의 정규 수업화를 추진하기로 맘먹은 것은 지난해 태권도 시범단을 통해 “미국에서는 태권도를 정규 수업으로 교육하고 있더라”는 얘기를 들은 때부터다. 당시 가슴을 뜨겁게 하는 뭔가를 느꼈고 그때부터 태권도 정규 수업화를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북경 방문은 그런 유 교장이 보다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불씨를 당겨준 역할을 했다. 계획은 급물살을 탔고 예산 확보, 교육과정 편성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2013학년도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태권도 수업을 실현하게 됐다. 체계적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 또 KTA가 주최한 ‘인증 인성교육프로그램 적용학교 공모’에도 참가해 인성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태권도 수업에 접목할 수 있게 됐다. 방과후 프로그램이 태권도 신체활동에 비중을 뒀다면 정규 수업에서는 인성교육에 비중을 두자는 취지에서다. 이 학교가 KTA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실제로 전교생 대상의 태권도 수업을 진행한 이후 지난해 간혹 열리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올해는 단 한 건도 소집되지 않았다. 학교폭력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학교폭력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태권도 교육 자체가 가진 인성교육 효과도 이렇듯 클진대 체계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까지 도입했으니 그 효과가 몇 배가 되지 않겠는가. 올해는 6학년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하지만 내년에는 전 학년 태권도 수업에 KTA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전교생이 국기(國技)인 태권도를 통해 인성을 키우고 그 가치를 알린다면 태권도와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정규 수업으로 도입하는 학교도 늘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미국, 중국 초등학교에서 느꼈던 부끄러움이 자긍심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대한태권도협회(Korea Taekwondo Aso ciation, 이하 KTA)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2009년 ‘KTA 태권도 인성 교육과정’이 개발된 이후 그 후속사업으로 만들어졌다. 교육과정에 수록된 인성 덕목을 도장에서 태권도 지도자가 쉽게 지도할 수 있도록 안내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른 것이다. 프로그램 매뉴얼은 지도자용 ‘KTA 태권도 인성교육’과 수련생용 ‘KTA 태권도 인성교육 워크숍’(가칭)으로 구성했다. 그간 태권도 수련이 인성지도에 효과적일 것이란 사회적 기대가 큰 데 반해 체계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도자에게 유용한 인성 지도 안내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체활동 위축 없이 인성수준 향상 목표 KTA 인성교육 프로그램 목표는 태권도 수련 상황에서 신체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인성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9년 개발한 KTA 태권도 인성 교육과정에 실린 3영역 24개 인성 덕목별로 지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3개 영역은 ‘자기가치’, ‘대인관계’, ‘사회정의’인데 ▲자기가치 영역은 △예의 △정직 △인내 △책임감 △성실 △절약정신 △자신감 △자기존중 △신중 △용기 △주도성 △열정 12가지 덕목으로 구성했고 ▲대인관계 영역은 △배려 △우정 △용서 △신뢰 △존경 △리더십 △사랑 △공평 8가지 덕목으로 ▲사회정의 영역은 △협동심 △준법정신 △애국심 △정의 4가지 덕목으로 구성했다.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위의 각 덕목을 지도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 주제와 대상자, 연계덕목, 소요시간 등을 자세히 제시해 쉽게 현장교육에 대입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전통적인 태권도 수련 과정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인성 지도를 수련 프로그램에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상황모듈형’, ‘차시형’, ‘점진형’, ‘특별활동형’ 등 다양한 지도 모형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각각의 특징을 보면 △상황모듈형은 수련의 시작, 중간, 종료 시점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통적 수련과정 중 비교적 독립적으로 포함할 수 있는 형태다. △차시형은 수련 시간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학교 차시에 해당하는 분량의 내용을 지도할 수 있다. △점진형은 비교적 쉽거나 간단한 인성지도 내용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지는 형태며 △특별활동형은 수련생 전체가 참여해 체험활동 중심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현장 적용 매뉴얼 제공, 학교에 강사 지원도 각각의 지도모형에서는 인성 지도 경험이 없는 지도자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교육할 수 있도록 주제와 지도상황, 수업 전 준비, 성취목표, 지도내용과 수련생 활동, 수련피드백 방법은 물론 평가와 평가도구까지 세세히 안내하고 있다. 또 학생들의 동기유발과 인성 학습을 촉진하기 위해 워크북 형태로 디자인된 학습지를 다양한 형식으로 개발해 제공한다. 학생들이 수련을 하면서 직접 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학습지를 차곡차곡 보관하면 인성지도 과정이 기록되는 효과를 꾀할 수 있고 가정통신문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KTA는 지난 9월 이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서울미동초등학교에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각 태권도 도장은 물론 각급 학교에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이종천 KTA책임연구원은 “학교가 원할 경우 KTA의 사범강사를 적극적으로 파견하고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국기 (國技)인 태권도 그리고 그를 통한 인성교육이 한국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주도하는 중심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어과 창의·인성교육의 필요성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에게 국어과 수업은 막연하다. 가르치기 쉽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쉽고 어렵다고 느끼면 정말 어려운 수업이 바로 국어수업이다. 우리말을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교육만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력과 가치관을 길러줄 수 있는 수업이 필요하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할 때 머릿속에서는 ‘의미재구성’ 과정이 일어난다. 이 과정이야말로 많은 사고 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따라서 우리가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언어를 사용하는 활동은 철저히 사고력이 발휘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국어과 수업은 사고력을 기르는 마당이 되어야 한다. 즉 바람직한 가치관을 지닌 언어 창의를 가르치는 수업이어야 한다. 교수-학습 기법 및 전략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적절한 사고기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실에서는 수업의 각 장면이나 상황에 적절한 구체적인 사고기법 도구를 적용해 학생들로 하여금 창의적인 사고나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여기서는 국어과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인성 교수-학습 전략 및 사고기법과 이를 적용한 교수-학습 과정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창의적 사고 기법 ·마인드 맵 : 읽고, 생각하고, 기억하는 모든 것들을 중심이미지와 핵심단어 그리고 색, 부호, 상징기호를 사용해 표현함으로써 좌·우뇌의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두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정보관리 및 활용기법이다. 개념의 중심 이미지에서 시작해 세부적인 이미지로 확산시켜 나가는 활동을 통해 유창성과 융통성을 신장한다. ·아이디어 목마 : 일정 수준 이상의 평가를 받은 글이나 아이디어에 새로운 의견을 덧붙여 수정하고 보완해 더 나은 수준의 글이나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기법으로, 창의적 사고력을 확장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활동이다. 글쓰기 능력을 신장시키고 아이디어를 보다 정교화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특히 국어과에 유용한 모형이라 하겠다. ·프로젝트법 : 사회적 관계라는 넓은 체제 안에서 대상을 해석하고 반성하거나 표현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새로운 지식 구축에 필요한 창의적인 태도를 기르는 데 효과적인 기법이다. 한 가지 주제를 일정기간 동안 학습하며 그 주제가 탐구할 가치가 있는지, 또는 학습자가 주제에 대해 내놓은 생각이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하고 적절한 대안을 선택해 실행에 옮기는 일련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의 학습을 통해 창의적인 민감성과 탐구력 등이 자연스럽게 신장될 수 있다. ·목록작성법 :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안된 아이디어 목록과 해결방안을 작성하고 평가하도록 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생각과 다른 각도로 문제 상황을 바라보고 해결점을 찾는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PMI : 자기중심적 문화 풍토가 만연된 지금의 현실에서 타인의 아이디어와 주장을 다각적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활동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Edward de Bono 박사가 구안한 PMI 기법은 학생들에게 제안된 아이디어를 다각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평가하는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육색사고모자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고의 관성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는 유형의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육색사고모자 활동은 서로 다른 유형의 사고를 표시하는 모자를 쓰고 사고함으로써, 구조적으로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 ·브레인스토밍 :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가 새롭고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개선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창의적 사고기법이다. ·스캠퍼 : 대치하기(Substitute), 결합하기(Combine), 적용하기(Adapt), 수정-확대-축소하기(Modify-magnify-minify),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Put to other use), 제거하기(Eliminate), 재배치하기(Rearrange-reverse) 단계에 따라 기존의 것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데 유용한 아이디어 촉진 질문법이다. 이 기법은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측면에서 사고할 기회와 경험을 제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상상력을 활성화하도록 유도한다. ·강제결합법 :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 및 발명은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하던,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물이나 사고의 결합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활동은 ‘Mash Up’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했다. 오페라와 팝송을 결합한 ‘팝페라’,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결합한 ‘짜파게티’,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에듀테인먼트’는 ‘Mash Up’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관련성이 없는 아이디어를 연관시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활동을 통해 융통성과 독창성 및 민감성을 신장한다. ·축사고 : 인간의 사고과정은 개인이 갖고 있는 사고 경험이나 사고 습관에 따라 아이디어를 확장시키지 못하거나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축사고는 사고과정을 범주화해 새로운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다양한 사고의 형식을 제공하는 수업 기법으로 사고의 확장을 위해 ‘축’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이러한 축의 예로 시간축, 공간축, 주제축, 인물축 등이 존재하며 각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PART VIEW] -시간축 : 문제해결의 관점을 과거, 현재, 미래로 시간을 옮기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융통성 및 상상력 향상 -공간축 : 문제해결의 관점을 장소를 달리해 사고함으로써 사고의 융통성 및 정교성 향상 -주제축 : 문제해결의 관점을 주제를 달리해 생각해봄으로써 사고의 융통성 및 정교성 향상 -인물축 : 문제 속의 주요인물이 되어봄으로써 사고의 융통성과 상상력 향상 창의성 계발을 위한 국어과 교수-학습 전략 ·학습일기 쓰기 : 아동이 학습하는 동안 얻게 된 새로운 지식이나 생각 등을 학습을 마친 후에 자신의 말로 바꾸어 기록하면서 스스로의 학습 정도를 평가하고 반성하도록 도와주는 전략이다. ·토론망 : 토론에 들어가기 앞서 관련 자료를 읽고 토론 주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의 근거를 찾아 적는다. 이를 근거로 누구나 자신감을 가지고 발표하도록 해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전략이다. ·단어의 나무 : 단어에 대해 흥미 있게 탐구할 거리를 제시해서 아동이 단어 학습을 체계적이고 재미있게 하도록 도와주는 전략이다. ·글틀로 읽고 쓰기 : 틀로 만든 ‘글틀’을 활용해 글의 짜임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략이다. ·말 속의 인물 찾기 : 이야기를 읽기 전에 작품 속 인물의 말을 통해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예측하고 자신의 예측이 맞는지 확인하며 인물을 중심으로 작품을 꼼꼼히 읽는 전략이다. ·‘왜’ 라고 질문하기 : 글을 읽는 중 ‘왜’로 시작되는 질문을 만들고 글 속에서 또는 독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 속에서 그 답을 찾는 활동을 통해 글을 꼼꼼하게 읽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글 여행하기 : 단원이나 제재를 공부하기 전에 글 속의 정보를 찾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글의 제목, 부제, 삽화, 도표, 진한 글씨체 등의 요소와 장치를 중심으로 미리 글을 훑어보고 글을 읽을 때 위와 같은 표지를 활용해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글을 꼼꼼하게 읽도록 도와주는 전략이다. 교수-학습 과정안 단 원 4. 이 말이 어울려요 (4-1/듣기·말하기·쓰기) 차시 5~6/6 쪽수 72~77쪽 학습주제 웃어른께 마음을 전하는 편지 쓰기 교수·학습모형 문제해결학습모형 수업목표 웃어른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쓸 수 있다. 창의·인성목표 •(배려) 자신과 읽는 이의 관계를 고려하여 마음을 헤아리면서 웃어른께 알맞은 언어예절을 지켜 글을 쓸 수 있다. 창의·인성활동 축사고 창의·인성 교육요소 유창성, 개방성, 정교성, 독창성, 배려 수업자료 학습지 단계 (시간) 학습내용 교수-학습 활동 창의·인성 교육요소 창의인성활동▶ 창의력증진원리▹ 문제 확인하기 (10) 문제 해결하기 (60) 정리하기 (10) 동기유발 학습문제파악 문제발견 생각 열기 마음 알아보기 생각 엮기 초고 쓰기 편지글 쓰기 ■동기 유발하기 ·‘이 세상에 좋은 것 모두 주고 싶어’ 노래 부르기 ·플래시 동화 돼지 책을 봅시다. -가족은 엄마에게 어떻게 행동했나요?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지금의 내 생활과 관련해 느낀 점을 발표해 봅시다. - 엄마에게 죄송합니다. - 너무 나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학습 문제 확인하기 ·학습문제 : 웃어른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쓸 수 있다. ■그림 살펴보기 ·그림에서 학생은 무슨 일을 떠올리고 있나요? - 선생님께서 모르는 것을 열심히 가르쳐 주신 일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 어머니께서 밤새도록 간호해 주신 일입니다. - 아버지께 게임기를 사 달라고 졸랐던 일입니다. ■〈활동1〉 웃어른께 고마웠던 일 떠올리기 ·웃어른께 고마웠거나 죄송했던 일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말 해 봅시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일이 어떻게 되었나요? ·그 일에서 웃어른은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요? ·나는 그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중에서 무엇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쓸지 정해 봅시다. ■〈활동2〉 편지 쓸 내용을 간단히 적기 ·편지에 쓸 내용을 간단히 적어 봅시다. - 받을 사람, 첫인사, 전하고 싶은 말, 끝인사, 쓴 날짜, 쓴 사람 ■〈활동3〉 고마운 분께 편지글 쓰기 ·간단히 적어 본 내용을 가지고, 편지의 짜임과 내용을 생각하며 편지글을 써 봅시다. ·축사고 기법을 활용한 고마운 분께 편지쓰기 ① 고마운 분에 대해 이야기하기 - 고마웠거나 죄송했던 경험 이야기하기 ② 그 상황에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했을지 말하기 ③ 미래에 그 분을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행동할지 말하기 ④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 정리하기 ⑤ 타임머신을 타고 쓰는 편지프로그램을 적용해 편지쓰기 ▶ 받는 사람이 웃어른일 때 - 고마운(사랑하는, 존경하는) 부모님께(어머니,아버지께) - 첫인사는 받는 분의 건강이나 가족, 친지, 하고 계시는 일 등에 대해 공손하게 상대편의 안부를 묻는 것이 좋다. 또, 편지 쓰는 사람의 안부를 솔직하고 간단하게 쓰기도 한다. - 하고 싶은 말은 높임말을 사용해 앞뒤 문맥에 맞게 쓴다. - 끝인사는 편지를 끝맺으며 공손하게 인사한다. ■흥미 ■다양성 ■개방성 ■정교성 ■유창성 ■독창성 ■배려 ■융통성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학습문제는 학생 스스로 찾도록 한다. ▹엉뚱하고 희한한 생각도 수용한다. ▶축사고 ▹창의적사고기법을 적극 이용한다. ▹자발적으로 활동하도록 한다. 정리하기 (10) 고쳐쓰기 다시쓰기 학습내용정리 - 늘 저희를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 사랑해요. - 웃어른께 보낸 사람을 쓸 때에는 ○○○올림, ○○가 올립니다. ■내가 쓴 편지를 다시 읽고, 고쳐 봅시다. ■내가 쓴 편지를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앞 차시에 배운 것을 확인하면서 고쳐 써 봅시다. - 편지의 짜임에 맞게 썼나요? (교과서 64쪽) - 높임말을 바르게 사용했나요? (교과서 67쪽) -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잘 드러나게 썼나요? (교과서 70쪽) - 소리 내 읽어 보고, 어색한 부분이나 고칠 곳을 표시해 놓습니다. - 표시해 놓은 곳을 고쳐 써 봅시다. (교과서 74쪽) ■고쳐 쓴 편지를 편지지에 정성껏 옮겨 써 봅시다. ■우체부 아저씨와 함께 편지 봉투를 쓸 때에 지켜야 할 점을 알아봅시다. ■교과서 76쪽의 편지 봉투 그림을 보고 알게 된 것을 발표해 봅시다. ■교과서 183쪽의 편지 봉투에 직접 써 봅시다. ■내가 쓴 편지를 봉투에 넣고 풀칠합니다.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 정리하기 ■편지쓰기에 대해 잘 공부했는지 생각해 봅시다. 잘한 부분을 찾아 비눗방울을 예쁘게 색칠해 봅시다. ■정직 ▹사고의 정직성을 갖게 한다. 국어과 창의·인성교육의 기대효과 창의적인 언어 사용 능력은 언어적 창의성을 중심으로 고등한 수준의 사고와 지식,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표현과 이해의 과정 속에서 의미를 구성하고 확장하는 창조적 과정이다. 언어 철학자 훔볼트(Humboldt)도 언어의 본질을 정신의 창조적 활동으로 보았다. 그는 ‘언어란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수단이기보다는 정신 활동을 통해 세계를 발견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았다. 이것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언어에 대한 인식 방법과 사용이 ‘창의적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이 문제는 언어의 본질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며 또 그에 의해 교육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의·인성교육의 근본 목적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창의적 언어사용능력과 더불어 협동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씨와 경험과 사고를 바탕으로 미래를 개척해 가는 의지, 그리고 소통과 화합으로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인성을 함양시키면 그야말로 미래가치를 가진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요리 과정 통해 21세기 학습 역량 키운다 요즘 우리 사회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식생활에서 간편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학생들이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 섭취가 많아졌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의 비만 빈도가 높아짐은 물론 아토피성 피부질환, 소아 고혈압, 소아 당뇨병 등의 건강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식생활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실과교과와 연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스스로 식재료를 선택해 조리하고 상차림하고 함께 어울려 먹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환경, 건강, 식사예절, 감사 및 배려의 마음까지 배울 수 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창의적인 과정이며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는 과정은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이 보다 더 요구되는 과정이다. 게다가 그 음식을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같이 만드는 경우라면 의사소통능력과 협업능력까지 요구된다. ‘본·분교 통합 스마트교육을 통한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고 조리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인성, 협동심, 책무성 등을 모두 신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교수-학습 활동 내용 본·분교 통합 스마트교육을 통한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프로젝트 학습에는 4개 분교장 6학년 29명이 참여했다. 과목은 ‘실과, 1단원 간단한 음식 만들기’로 온라인 학습을 포함해 4주 6차시로 진행했는데 △1차시는 프로젝트 안내 및 모둠 구성 △2차시는 전문가 활용 실습계획서 작성 △3~4차시는 요리대회 및 심사 △5~6차시는 발표 및 평가 과정으로 구성했다. 온라인 활동은 웹브라우저를 활용해 다양한 요리 조사, 클래스팅, 페이스타임 등을 활용해 모둠원과의 협의를 통한 요리 개발, 클래스팅을 활용한 역할 분담 및 준비물 분담,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프레젠테이션 자료 만들기를 진행했다. 온라인 협동학습은 공동협의를 통해 실습계획서를 작성하고 클래스팅 및 페이스타임을 활용해 의견을 협의하는 것으로 전략을 짰다. 활용 스마트기기 및 앱 특징 소개 스마트기기에 대한 정의와 범주가 확연하진 않지만 본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한 스마트교실의 환경 현황은 다음과 같다. [PART VIEW] 스마트교실 환경 현황 기기 뉴아이패드 TPC 전자칠판 전자교탁 무선 공유기 미러링장비 (애플TV) 디바이스 전용보관함 수량/용도 교사용 1 1 1 1 2 1 1 학생용 29 29 계 30 30 1 1 2 1 1 또한 다음과 같은 앱을 중점적으로 사용했다. · 클래스팅 :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는 차별화된 교육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이번 학습에서는 클래스팅을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고 모둠의 역할 및 준비물 분담을 위한 온라인 소통도구로 활용했다. 본·분교 통합 수업이 이루어지는 본교 특성상 꼭 필요한 앱이다. · 구글 드라이브 : 구글 드라이브는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쉽게 접근해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등의 작업을 공유해 공동으로 작성할 수 있다. 이번 학습에서는 구글 드라이브의 양식 기능을 활용해 ‘가장 잘 된 모둠 음식’을 선정하는 투표도구로 활용했다. · OKmindmap : 국내에서 순수 자바스크립트로 제작돼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무료 마인드맵 서비스다. Okmindmap은 이메일 주소만으로 회원 가입이 가능하며 가입하지 않고 이메일 주소만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공유와 그룹기능도 제공하며 다양한 포맷으로 내보낼 수도 있다. 이번 학습에서는 프로젝트학습 평가를 위한 협업도구로 활용했으며, ‘QR코드 내보내기’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자료를 제시해주고, ‘PPT로 내보내기’를 통해 발표자료로 활용했다. 6차시 수업의 실제 1차시 프로젝트 안내 및 해결전략 탐색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학습에 대한 충분한 안내와 학생에게 부여된 문제와 역할을 충분히 숙지시켜야만 학생 스스로 자기주도적인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1차시는 프로젝트 안내 및 해결전략 탐색으로 설계했다. 우선, 춘천교육대학교 ‘실과’과 홈페이지를 방문해 지난해에 시행된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활동사진 및 수상작들을 학생들과 함께 살펴보았다. 그러면서 이런 대회를 우리 학급에서도 진행할 것이라고 안내한 뒤 사전에 제작한 ‘프로젝트 안내장’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학생들은 안내장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자신이 해야 할 과제와 역할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그다음 사전에 구축에 놓은 클래스팅 학급을 안내했다. 학생들은 클래스팅을 이용해 밥을 이용한 새로운 음식 개발에 대한 협의나 조리도구, 조리방법, 준비물 및 역할 분담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다.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협의를 할 수도 있지만, 본 학습은 일주일에 2회 본·분교 통합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본·분교 학생이 섞인 모둠의 경우 클래스팅이나 페이스타임(ios운영체제의 영상무료통화서비스), 행아웃(구글에서 제공하는 다자간 영상 및 화상 서비스)을 사용하도록 했다. 끝으로 모둠을 구성하도록 했다. 모둠 구성은 2인 1조를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학급 학생수가 29명이기 때문에 3인 1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모둠 구성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했는데 예상한 바와 같이 학습능력이 뒤처지거나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는 학생들이 모둠을 구성하지 못했다. 이번 프로젝트 특성상 그런 학생들끼리 모둠을 구성하게 하면 그 모둠은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이 생긴다. “모든 학생이 모둠을 구성하지 않으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한 마디에 몇 모둠이 3인 1조로 모둠을 구성해도 되느냐고 물어오기에 허락해 주었다. 결국 29명의 학생들이 총 12조의 모둠을 구성했다. 과제로 실습계획서 출력물을 제시하고 다음 실과 시간까지 모둠별로 온·오프라인에서 협의를 통해 새로운 요리를 구상한 후 실습계획서 용지에 작성해 오도록 제시했다. 온라인 프로젝트 해결 - 관련자원 탐색 및 공유 학생들은 가정에서 개별 자료를 조사해야 하는데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의 어른들과 각종 검색엔진, 음식 관련 서적을 이용하도록 했다. 주의할 점은 요리 레시피를 그대로 활용해서는 안 되고 새로운 요소를 꼭 가미해서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쌀이 아닌 밥을 이용한 한 그릇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본교 학생끼리 모둠이 구성된 학생들은 쉬는 시간과 방과후 시간에 자유롭게 협의하고, 가정에 돌아가서는 클래스팅, 페이스타임, 행아웃 등을 활용하도록 했다. 통화하는 것이 협의하기에는 가장 적당하지만, 모둠원들의 수행과정을 교사가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 클래스팅을 권장했다. 본교 및 분교, 혹은 다른 분교 학생들끼리 구성된 모둠 역시 온라인을 사용해 개발할 요리를 구상하도록 했다. 교사가 미리 클래스팅을 구축해 1조부터 12조까지 게시물을 남겨두면 학생은 자신의 조에 해당하는 게시물에 들어가 답글을 이용해 협의를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2차시 조별 계획서 작성 및 전문가 활용 수업 2차시 활동의 핵심은 모둠별 실습 계획서를 완성하는 것이다. 모둠별로 온·오프라인 방식의 협의를 통해 새로운 요리를 구상해 실습 계획서를 작성해 왔으나 담임교사의 역량으로는 이 요리가 창의적인지, 실습 가능한지, 위험하지는 않는지, 필요한 재료와 조리도구가 제대로 작성되었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했다. 또한, 제한된 수업 시간 내에 12조의 실습계획서를 혼자서 확인하거나 검사를 하게 되면, 교실은 관리가 안 돼 어수선해진다. 따라서 요리 전문가인 영양교사를 섭외해 팀티칭을 받았다. 영양교사가 복도에서 한 모둠씩 검토를 한 뒤 통과한 모둠은 태블릿 PC를 가지고 실습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각 모둠은 영양교사에게 요리 실습계획서를 보여주고, 질의·응답 과정을 통해 계획서를 수정했다. 계획서를 작성해오지 않은 모둠이나 허술하게 작성한 모둠은 담임교사와 함께 토의해 음식을 구상하고 계획서를 작성했다. 시간이 많이 소요돼 계획서를 완성하지 못한 모둠은 방과후에도 담임교사, 영양교사와 함께 작성했다. 작성된 계획서는 교사의 이메일로 발송하게 해 취합했다. 실습계획서 상에는 재료비까지 작성하게 되어 있었지만, 시간 부족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어서 과감히 생략했다. 수업은 2차시까지 끝나 밥을 이용한 한 그릇 음식 개발하기 구상단계가 끝났지만 학생들은 클래스팅, 페이스타임 등 온라인을 통해 협의과정을 계속 진행하면서 재료 손질, 조리도구, 조리 순서 등 요리 실습에 대한 역할 분담과 준비물 분담을 했다. 교사는 이 시점에서 프로젝트 중간 점검을 하고 클래스팅에 게시된 글을 확인하면서 피드백을 줬다. 급하게 전할 일이 있을 때는 각 본·분교 교사들과 구글의 행아웃 앱을 활용해 실습 전에 챙겨야 할 준비물이나 일정에 대해 지도했다. 3~4차시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진행 실습에 앞서 학생들에게 실제 요리대회 분위기를 주기 위해 대형 현수막과 모둠별로 음식을 제출할 테이블, 네임택까지 준비했다. 학생들은 밥을 이용한 음식 2인분을 조리해야 한다. 1인분은 심사를 위해 교사에게 제출해야 하며 1인분은 학생들끼리 나눠 먹기 위한 용도다. 케첩, 마요네즈 이외의 양념 및 소스는 되도록 직접 만들도록 권장했다. 불고기 양념이 필요한 모둠과 그라탕에 넣을 스파게티 소스가 필요한 모둠이 있었지만, 직접 소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도했다. 실습 도중에도 교사는 끊임없이 순회지도를 했다. 안전지도와 더불어 실습계획서대로 요리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학생들에게도 계획서대로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모둠별로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요리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고, 조리 순서와 계획서대로 음식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재료 손질법이나 지단을 잘 부치는 노하우, 요리에 적당한 음식의 양과 크기 등을 학생들과 이야기하며 완성도가 높아지도록 지도했다. 실습이 끝나가기 30분 전부터 미리 심사를 부탁했던 교장선생님을 포함한 5명의 교사가 자리해 학생들의 조리과정, 뒷정리 등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완성된 요리를 직접 맛보고, 구글 드라이브의 form을 이용한 설문지를 QR코드 리더기(eggmon)와 아이패드로 실시했다. 교실로 이동해 우수 요리로 선발된 5개의 모둠을 발표했다. 5개 모둠은 다음 시간까지 자신들 요리에 대한 소개와 훌륭한 점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해 학생들 앞에서 발표해야 한다. 발표 시간은 2분으로 제한했다.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구성 방향은 표지, 음식재료, 만드는 순서, 요리의 특별한 점, 설득 및 호소 등을 넣어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제작이 끝나면 교사에게 메일로 송부하고, 수정할 사항을 안내했다. 5~6차시 발표 및 평가 프로젝트 학습을 마무리하는 차시다. 춘천교육대학교에서 주관하는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출전팀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과 모둠의 활동을 돌이켜 보고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갖는 내용이 주된 활동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프로젝트 학습이 스마트교육에 바탕을 두고 진행되었음은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이번 차시가 스마트교육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협업, 공유, 개방, 참여를 스마트디바이스와 앱을 활용해 여실히 보여주는 차시라고 할 수 있다. 첫 활동은 프레젠테이션으로 교사 심사위원 5명에 의해 선발된 5개 모둠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제한시간은 2분이며, 전자칠판을 이용해 발표를 진행한다. 다른 학생들은 발표를 들으며 최종적으로 어느 모둠의 요리를 선택할지를 생각하며 경청한다. 다섯 모둠의 발표가 끝나면 학생들은 교사 심사위원들이 했던 방식과 동일하게 구글 드라이브의 양식을 이용해 작성된 설문지를 통해 투표할 수 있도록 클래스팅에 링크를 걸어두었다. 그렇게 하면 학생들이 링크를 클릭하고 설문지에 접속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결과는 실시간으로 집계가 되지만 수업의 흐름상 발표를 수업의 가장 끝으로 연기하였다. 세 번째 활동으로는 프로젝트를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구성했다. 그동안 교사의 디바이스에 저장된 활동사진과 동영상, 인터뷰 모습, 계획서 캡처화면, 요리 실습 모습 및 요리 완성품 모습, 클래스팅의 캡처화면을 미러링(애플tv활용)을 통해 전자칠판으로 돌이켜보면서 자신의 활동을 반성해 보았다. 다음 활동은 Okmindmap을 활용해 프로젝트학습을 평가하는 것이다. 우선, 교사가 Okmindmap으로 제목과 기본적인 마디를 구성해 놓은 다음 Okmindmap의 기능 중에 하나인 ‘QR코드 내보내기’를 통해 학생들이 손쉽게 Okmindmap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 다음에 학생들은 자신의 모둠에 해당되는 가지에 들어가 음식소개, 잘된 점, 잘 안된 점, 반성 등을 작성한다. Okmindmap이 40명까지 협업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디바이스와 무선네트워크에 따라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두 그룹으로 나누어 활동을 진행했으며, 1인 1디바이스가 구축되어 있지만 활동을 생각해봤을 때 1모둠 1디바이스 활동으로 진행했다. 마지막 활동으로는 Okmindmap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PPT로 내보내기’를 이용해 발표를 진행했다. Okmindmap으로 마인드맵을 작성하면 마디에 따라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로 변환을 해주기 때문에 마인드맵의 기본 기능인 브레인스토밍법이나 개념을 분류하고 묶어보는 활동뿐 아니라 PPT로 변환해 조사학습, 발표학습, 단원정리학습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차시에서 학생들은 ‘PPT로 내보내기’를 해 모둠별 대표가 나와 발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용 디바이스만 갖춰져 있다면 Okmindmap만 이용하더라도 협업, 공유, 개방, 참여의 스마트교육이 가능해진다. 끝으로 학생들이 선정한 투표결과를 다 같이 전자칠판을 통해 확인해 보았다. 학생들 투표 결과 어린이 건강 요리 대회에 참가할 요리는 ‘누룽지 밥 피자’, ‘폭탄 주먹밥’, ‘새콤달콤 오이초밥’이 선정됐다. 교수-학습 활동 전후의 변화 교사와 학생들의 심사로 선발된 3개 팀은 춘천교육대학교에서 주관하는 ‘제9회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에 계획서를 출품했다. 강원도에서 약 150여 개 팀의 요리가 출품되었는데 ‘새콤달콤 오이초밥’은 가작을, ‘폭탄 주먹밥’은 본선에 진출해 ‘으뜸상’을 수상했다. 참여 학생들에게는 실과과의 교육목표는 물론, 21세기 학습자 역량 및 다양한 진로 및 직업에 대한 안목이 커졌으리라 생각한다.
4학년 대상 융합수업 진행 학교로 복귀한 나는 헬라브룬 동물원을 다녀온 후의 반성을 바탕으로 다른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는 ‘공존’과 생태계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학생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헬라브룬 동물원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수업을 실시했다. 먼저 ‘동물과 인간의 권리’라는 주제를 가지고 도덕·미술과의 융합 수업을 계획했다. 수업은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인식 조사를 통한 발문→역지사지를 통한 인식 전환 계기 마련→자료 투입과 탐구→지식 적용과 인식 개선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산출물 제작→산출물 완성 후 발표’ 순서로 이루어지도록 계획했다. 우선, 동물원에 대해 학생들의 생각을 조사해 보았다. 동물원은 무엇을 위한 공간인지, 동물원을 가 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코너(체험 등)를 원하는지에 대해 단답형으로 자유롭게 답변하도록 설문을 진행했다. 유희의 대상이던 동물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동물원은 무엇을 하는 공간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동물원은 노는 곳, 동물을 구경하는 곳’이라고 답했다. ‘자신들이 동물원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동물을 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전체 응답자 중 40%로 가장 많았고, ‘동물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것’, ‘동물을 사육하거나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뒤를 이었다. 기타 답변으로 ‘동물을 파는 것’도 있었으며 ‘서커스’나 ‘동물을 가지고 하는 게임’이라는 답도 있었다. 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성장 과정, 동물의 습성 등)를 알고 싶다는 답을 한 학생은 약 10% 정도에 불과했다. 위의 답변은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동물원을 놀이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과거 동물원에서의 체험이 유희적인 활동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졌다는 것을 반영한다. 또한 동물은 구경하는 존재, 나를 즐겁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음 활동으로 학생들에게 ‘나는 어떨 때 행복한가?’라는 질문과 아이들의 답변을 바탕으로 ‘그렇다면 동물은 어떨 때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연이어 던졌다. 학생들은 동물과 자신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며 사람이 가지는 행복추구권과 동물이 가질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때 자료로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도입부에서 침팬지의 시점으로 촬영한 장면을 함께 시청하며 내가 다른 사람에 의해서 강제로 가족과 떨어지게 된다면 기분이 어떠할지, 인간에 의해서 강제로 가족과 떨어지게 된 동물의 기분은 어떨지를 생각하게 했다. 위와 같은 역지사지의 발상을 통해 동물도 행복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함께 나누었다. 내가 동물이라면 어떤 환경에서 행복할까? 다음으로 ‘동물이 행복한 동물원은 어떤 곳일까’를 함께 생각해 보았다. 끔찍한 동물원 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여러 동물의 영상과 사진을 학생들과 함께 시청했다(동물자유연대 www.animals.or.kr-동물복지-동물원 항목 참고). 사람이 사는 집보다 작은 공간에 갇혀서 자폐적인 행동을 계속하는 커다란 동물들의 모습을 함께 보고 이 동물들이 지금 느끼는 감정은 어떠할지, 무엇이 문제일지를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자유’나 ‘편안함’, ‘고향’이라는 단어를 많이 이야기했고 ‘집’을 연상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다음으로 헬라브룬 동물원에서 수집한 다양한 자료를 학생들과 공유했다. 동물원의 울타리를 찍은 사진들과 동물원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여러 동물의 모습을 함께 보고 세계적으로 생태계 보호 및 위기동물 종 보존에 노력하는 동물원에 대한 영상을 보았다. 동물이 학대당하는 사진과 열악한 동물원의 모습을 헬라브룬 동물원 모습과 비교해 보고, 내가 만약 동물이라면 어떤 환경 속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고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활동 단계에서 나의 생각을 간단히 메모해 산출물을 제작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이러한 활동 뒤에 미술과 융합 활동으로, 내가 생각한 동물원을 그리고 만들어 보았다. 그림 형식에는 제한이 없었으나 초등학생의 특성과 시간 제약 때문에 다양한 산출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만약 시간이 허락한다면 조별 협동학습으로 동물원을 설계하고 그러한 동물원을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도 교육적으로 의미 있고 다양한 산출물이 나올 수 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PART VIEW] 동물 권리에 대해 생각하다 미술과 융합 수업의 부족함을 보완하고자 ‘지식 적용하기’ 단계의 활동으로 동물의 권리에 대해 생각하고 동물 권리 장전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살아있는 문어를 물에 데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이유를 함께 생각하면서 어린이 권리 장전을 바탕으로 동물 권리 장전 만들기 활동을 했다. 그리고 동물 보호 단체에서 주장하는 동물 권리 선언을 함께 읽어 보면서 인간과 자연 생태계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고, 함께 공존해 나가야 하는 이유를 마음에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동물 권리 선언’의 저자인 마크 베코프가 주장하는 동물 권리 선언 1. 모든 동물은 지구를 공유하며 우리는 더불어 살아야 한다. 2. 동물은 생각하고 느낀다. 3. 동물은 온정을 느끼며 또한 온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 4. 교감은 배려로, 단절은 무시로 이어진다. 5. 세상은 동물들에게 온정적이지 않다. 6. 온정적인 행동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와 세상에 도움을 준다. 위와 같은 선언문 내용을 학생들에게 일부만 보여주고 빈칸 내용 채워보기, 선언문 항목 만들기 등의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 ‘수행하기’ 단계에서는 ‘지식 적용하기’ 단계에서 산출한 창의적 산출물인 그림과 스스로 만들어 본 동물 권리 장전을 발표하는 시간을 통해 다른 사람과 나의 의견을 나누고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는 태도를 기르도록 유도했다. 비평보다는 수용과 다양성에 중점을 두고 계획한 활동이었으므로 평가 단계는 생략했다. 학생들에 대한 교사 평가는 관찰을 통한 수업 참여도 평가를 실시했다. 동물원은 과연 필요한가? 도덕과 미술의 융합을 통한 동물 권리의 학습이라는 큰 목표 안에서 여러 가지 과목을 아우른 활동을 통해 진행해야 하는 수업이고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것과 교사가 준비해야 할 자료가 많았기에 수업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동물과의 공존과 권리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다. 위와 같은 수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이 동물의 권리라는 새로운 주제에 대해 눈을 뜰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수업을 준비하고 자료를 정리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공존, 생태계 보존의 필요성에 대해 교사 스스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 함께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도 생겼다. 과연 동물원은 필요한가? 동물원이 있어야만 한다면 그것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동물원에서 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한 번쯤 자신에게 물어볼 만한 질문일 것이다. 교사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수업을 통해 동물과 인간이 함께 행복한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한 걸음 성큼 다가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할만한 도서 목록 제목 저자 출판사 동물원 동물은 행복할까?: 동물권리선언 시리즈1 로브 레이들로 책공장 더불어 동물원: 우아하고도 쓸쓸한 도시의 정원 도머스 프렌치 에이도스 동물원의 탄생 니겔 로스펠스 지호 동물들이 울고 있어요 : 동물원에서 온 편지 양정규 문공사 동물 권리 선언 마크 베코프 미래의 창
TV로 보는 청소년 문화 어른들은 학생들의 문제를 학생 개개인의 문제로 보지만 사실 더 큰 원인은 학생들의 환경 속에 있다. 그들의 문화를 보면 이유를 알게 된다. 공기가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학생들에게 있어 미디어는 절대 분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미디어 세대인 그들의 문화는 이제 인터넷과 스마트폰, 텔레비전, 대중가요로 대변된다. 그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 학생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학생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 우리 교사들은 이제 그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할 것이다. 청소년을 유혹하는 요소 요즘 매스컴이나 미디어들을 보면 문화나 자본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학생들임을 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소비의 중심을 이루는 마케팅이 대부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유흥산업이 활성화하면서 학생들에게도 유혹의 손길이 어렵지 않게 닿는다. 그러다 보니 많은 청소년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방송이나 텔레비전은 어떻게 학생들을 유혹하는 것일까? 최근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오디션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대한민국은 오디션의 나라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음악, 드라마, 개그, 심지어는 춤 오디션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블TV에서 하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즌5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런 인기 몰이의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일반인이 스타가 되기까지의 인생역전을 보여주는 한편의 드라마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끼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하루아침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 1순위에 오르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순식간에 많은 팬을 보유한 일반인 스타가 탄생하는 것이다. 결국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면서 자신을 투영해 보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잠시 동안의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더욱 스타가 되길 갈구할 것이고 평범했던 사람들이 스타가 되는 모습에 자신 역시 그런 스타가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을까하고 도전하게 되는 것이다. ‘총 상금 5억 원’, ‘아시아 최고의 시상식’, ‘초호화 음반 발매 및 유명 감독의 뮤직비디오’ 등과 같은 엄청난 혜택도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TV 속에 숨겨진 진실 음악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순위를 매길 때 시청자 참여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외국의 경우 순위 프로그램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려면 음반판매량으로 수상을 결정하지만 우리나라는 ARS 인기투표와 방송 기여도 조사를 포함시킨다. 이때 ARS 인기투표는 한 건당 300원에서 500원 사이의 요금이 부과되는데 팬들로 하여금 경쟁을 부추겨 중복 투표가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실제로 팬클럽의 극성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가 상을 타게 하려고 한 사람이 수백 건의 중복 투표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TV 드라마에서는 왜 회장님이나 사장님이 빠지지 않고 등장할까? [PART VIEW] 그 역시도 상업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드라마는 광고의 중요한 한 분야라 생각하면 된다. 이슈가 되고 있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어떤 모양의 귀걸이를 하면 명동에서는 곧바로 스타의 이름을 딴 OOO귀걸이라는 상품이 진열되어 팔릴 정도로 광고효과가 크다. TV 프로그램 안에서 어떤 가전을 사용하는지, 어떤 가구가 놓여있고 인테리어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스쳐 지나가버리면 모를 다양한 광고들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그래서 드라마는 비싸고 많은 물품을 선보여야 하며, 가난한 가정보다는 부잣집 가정으로 설정해야 최신의 상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TV 속 청소년 문화, 무엇이 문제인가? 국내 최고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도 2번만 잘못 클릭하면 바로 불법 사이트나 광고 사이트로 연결이 가능하다. 최신 뮤직비디오, 대중음악, 만화, 인터넷 성인 사이트 등에서 보이는 선정성과 폭력성도 점점 더 노골성을 더해가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공중파 프로그램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여자 아이돌 가수들만 봐도 선정적인 퍼포먼스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드라마도 초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선정적인 장면들을 과도하게 설정하고 있다. 이런 TV 속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문화가 우리 아이들을 폭력적으로 변화하게 하고 있다. 건전한 가치관도 왜곡되고 있다. 요즘 우리 대중문화에서는 얼굴과 몸을 상품화하고 자살과 쾌락으로 성을 미화하는 등 기존의 가치관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는 가치관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케이블TV 프로그램 중에 성형을 통해 여자의 인생을 역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안에는 외모로 인해 겪어야 했던 수없이 많은 상처와 고통들이 이야기 형태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프로그램 취지는 그런 여성들이 성형을 통해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일종의 복수를 하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모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외모지상주의가 된 우리나라 현실이다. 자질과 능력보다는 개인의 외모가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사회의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것들을 사회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결국, 생각과 삶을 건강하고 건전하게 키워야 하는 성장기 여학생들이 이러한 TV 속 모습들로 인해 가치관이 왜곡되고 삶의 균형보다는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욕구만 키우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감각적인 문화는 재미있고 자극적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 또한 이기적인 문화는 세대 간 대화 단절을 가져오고 더불어 친구들과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우리의 좋은 미풍양속을 변화시킨다. 또한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그들의 문화 역시 교육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의 불균형한 사용은 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TV 없는 세상의 변화 미국 이스트워싱턴대 바버라 브룩 박사는 TV를 보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의 흐름에 뒤처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박사는 TV를 보지 않는 가정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밝히기 위해 TV를 보지 않는 38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리고 몇 가지 재미있는 결과를 확인했다. 먼저 ‘TV를 안 보는 시간에 무슨 일을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에서 1위는 독서였고, 놀이, 취미 생활, 운동 등이 뒤를 이었다. 또 TV를 없앤 집 자녀의 51%는 전 과목에서 A를 받거나 그와 비슷한 성적을 냈으며, 부모의 83%가 TV를 없앤 것이 자녀의 공부에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또한 TV를 보지 않게 되면서 아이들의 41%는 하루 1시간 이상 책을 읽었고, 부모의 45%는 30분 이상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이 밖에도 조사대상자의 37%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하루 1~2시간, 17%는 2시간 이상, 31%는 30분~1시간 늘었다고 답했다. ‘한 달에 책을 얼마만큼 구입하느냐’는 질문에는 25%가 한 달 평균 21권, 19%는 11~20권의 책을 구입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 적극적인 문화수용자로서 학생 이끌어야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학생들에게 무조건 TV를 보지 말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TV 시청 시간을 조절하고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 중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여가를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어른들이 나서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형식적이고 관습적인 문화들에 무조건 순응하기보다 “왜?”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필요하거나 올바르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행동하는 청소년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리적인 설득을 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 또한 어른들에 비해 새로운 매체에 빨리 적응하고, 이런 새로운 매체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화들을 경험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길러줘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을 단순히 문화를 소비하거나 관찰하는 사람이 아닌 생산과 소비를 이끄는 주체로 인식하고 각각의 문화에 적극적인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의 문화를 무조건 치기어리고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청소년들의 문화를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대중문화에 대해서 수동적인 태도가 아닌 비판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문화를 변혁하려는 자세를 가진 문화 수용자로서 교사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본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에 학년별로 6시간씩 식생활과 영양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영양지식이나 정보의 전달방식을 벗어나 학생들에게 수업에 호기심과 흥미를 증가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영양수업을 진행한다. 지난 6월 건강한 간식을 주제로 진행했던 수업을 교내 텃밭과 연관지어 소개한다. 게임으로 찾아보는 건강한 간식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학생들의 시선은 영양교사가 들고 온 바구니에 집중된다. 오늘은 3학년 식생활·영양수업의 마지막 날이다. 이미 지난 시간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배운 건강한 간식과 관련해 말판 주사위 놀이를 할 거라고 공지 한 상태였다. 각 모둠별로 자체 제작된 말판이 놓이고, 학생들은 자신의 말이 먼저 결승점에 도달하기를 기원하며 주사위를 던졌다. 말판놀이는 간식이 그려진 말판을 준비하고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만큼 말을 움직인 후, 말이 도착한 칸의 그림과 동일한 그림카드를 찾아 카드 뒷면에 표시된 수만큼 다시 말을 이동시키는 방법이다. 이때 건강에 좋은 간식은 앞으로, 자주 먹으면 안 좋은 간식은 뒤쪽으로 후진시키도록 게임을 만들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좋은 간식과 나쁜 간식을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수업이 끝날 무렵 말판놀이의 종료를 알리니 학생들의 얼굴에는 놀이의 승자와 패자 할 것 없이 아쉬움이 가득 찼다. 3학년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놀이활동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좋은 간식을 체험할 기회가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문득 교실 창밖에 지난 3월부터 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텃밭이 보였다. ‘그래! 건강한 간식 체험을 감자로 하면 되겠구나!’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아 학교 텃밭으로 본교는 창원시의 지원을 받아 교내에 텃밭을 가꿔 도시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하는 동시에 그곳에서 생산된 채소를 학교급식에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텃밭 일부에는 감자가 심어져 있다. 교장 선생님께 ‘건강한 간식 찾기’ 영양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감자를 캐서 찐 감자를 건강 간식으로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말씀드렸다. 교장 선생님은 흔쾌히 승낙하며 감자를 캐는 날 직접 동참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드디어 직접 캔 감자를 쪄서 먹기로 한 날이다. 작은 손에 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혹시나 땅속에 숨은 감자가 상처 날까 조심조심 캐는 학생들. 긴장된 얼굴은 얼마 지나지 않아 흙 속의 감자가 모습을 보이자 “와! 감자다”라는 함성과 함께 신기함과 환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도시에서 자라난 학생들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감자를 직접 키워내고 수확해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젖어 하나 둘 바구니에 감자를 담았다. 영양지식을 생활 속 실천으로 텃밭에서 캔 감자는 급식소에서 쪄서 각 학급으로 옮겨졌고 학생들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둘러앉아 수업시간에 배운 영양 많은 먹을거리인 우유와 함께 먹었다. 한 학생은 감자를 반찬으로만 먹는 것인 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옆에 앉은 우유를 싫어하는 3학년 하은이도 덩달아 “선생님! 찐 감자와 우유를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어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PART VIEW] 찐 감자가 제공되고 며칠 후 학부모들이 급식 모니터링에 참석했다. 한 학부모가 “아이가 집으로 돌아와 학교에서 먹은 찐 감자가 맛있었다고 간식으로 감자를 삶아 달라고 했다”며 “이젠 감자로 만든 여러 반찬도 투정 없이 잘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알 수 없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영양교육은 단순히 영양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영양교육의 최종 목적은 학생 스스로 행동변화를 통해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영양지식은 이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학생들이 즐겁게 학습하고, 학교생활에 자연스럽게 접목해 놀이와 체험을 통한 다양한 식생활 및 영양교육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도 고학년들과 함께할 즐거운 식생활·영양수업을 계획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