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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가르칠 것도 많은데, 초등학교에서 경제교육을 해야 하나요? 한 경제신문 기사에 따르면 서울은 82%, 전남은 33%만이 고등학교에서 경제교과가 개설되고 있으며, 고소득 학부모일수록 자녀의 경제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경제교육이 양극화에 놓여 있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의 연구결과는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3명이 경제교육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경제교육이 부재함을 시사하고 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학급운영 방법으로 경제교육을 하고 있음이 모 방송을 통해 소개된 이후, 학급운영으로서의 경제교육은 젊은 교사들 사이에 꽤 인기다. 하지만 그러한 경제교육은 학급운영을 중심으로 한 개인적 차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경제는 순환하는 것으로 상생·공존과 같은 윤리적 가치와 함께 할 때 지속적인 발전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초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 방향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본교는 학급당 학생수 13명 내외의 소규모학교이다. 학교 주변은 상권이 형성되기 어려운 재개발지역으로 문구점은 물론 작은 슈퍼도 하나 없다. 동급생 사이에도 경제활동 경험에 대한 편차가 컸다. 스스로 물건을 구매해 본 경험조차 없다는 학생부터 용돈카드나 부모님의 신용카드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학생까지 다양하다. 자신의 꿈은 건물주이며, 기부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경제교육의 부재와 더불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의 생활과 맞닿아 있고, 공존의 가치를 담은 경제교육은 꼭 필요하다. 경제는 정치·문화·환경·예술 등 각종 사회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학생들의 필요와 관심사를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즉 교사의 전문성을 십분 발휘하여 학생의 생활과 연계된 실천 중심 경제교육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협력과 나눔의 가치를 바탕으로 소비·소득·저축·기부와 같은 경제교육의 요소를 다루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공존의 가치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금융태도와 미래역량을 갖춘 세대로 성장하여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PART VIEW] 필자를 포함한 본교 동료교사들은 개인적 측면이 많이 강조된 그동안의 경제교육을 넘어서 미래교육이 추구하는 ‘공존의 가치를 담은 실천적 경제교육 프로그램’을운영하고자 모였다. 우리 교실의 어린이들이 공존의 가치에 기반한 올바른 금융태도를 형성하고, 핵심역량을 함양한 경제의 눈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교육을 위해 학생들의 생활과 연계한 소비·소득·저축·투자의 경제요소를 바탕으로 한 SISO 프로젝트 수업을 고안하였다. SISO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경제교육 성취기준 및 내용요소를 추출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다. SISO 프로젝트 운영과정은 다음과 같다. 프로젝트 과정별 단위 차시 수업에서도 아래와 같은 수업의 흐름을 적용하였다. 또한 공존의 가치를 강조하고 학생참여중심 수업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였다. SISO 프로젝트 수업 ‘소비·소득·저축·투자’의 각 영역 수업 중 저축에 주안점을 두고 총 12차시에 걸쳐 진행한 5학년 대상의 ‘프로 저축 홍보대사 되기’ 프로젝트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는 저축은 중요하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꾸준한 저축을 실천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저축과 금융기관을 가까이하고 싶지만, 사용하는 금융용어가 낯설기 때문에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물리적으로는 가까이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먼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친근감을 느끼게 하고, 금융용어를 익혀보고, 학급에서도 저축활동을 실천해 보며, 저축이 주는 이익을 체험해 보았다. 더 나아가 저축이 중요하고 필요함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본 학년에서 진행하고자 하였다. 프로젝트의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프로젝트 탐구 질문: 저축의 중요성을 어떻게 알릴까? ● 프로젝트 유형: 학급 프로젝트 ● 관련교과: 국어·미술·창체 ● 경제교육 내용요소: 절약·저축·투자 ● 과정중심평가: 관찰평가·동료평가·자기평가·산출물평가 ● 성취기준 - [6국01-02]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조정하며 토의한다. - [6국02-01] 읽기는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임을 이해하고 글을 읽는다. - [6국04-02] 국어의 낱말 확장 방법을 탐구하고 어휘력을 높이는 데에 적용한다. - [6미02-04] 조형원리(비례·율동·강조·반복·통일·균형·대비·대칭·점증·점이·조화·변화·동세 등)의 특징을 탐색하고, 표현 의도에 적합하게 활용할 수 있다. ● 수업단계 및 내용(총 12차시) 1 살펴보기: 프로젝트 주제공유 ● 저축 프로젝트 의미 알기(1차시) 저축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앞서 많은 사람들이 대체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저축’에 대해 학생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우리 주변에 있는 저축을 할 수 있는 기관, ‘저축’이라는 말을 들어본 경험, 다양한 방식으로 저축을 해 본 경험, 저축과 관련된 생각 이야기하기 등 학생들과 함께 저축과 관련한 경험을 나누어 보았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살고 있는 물리적 환경은 상권이 형성되지 않고, 부모님들이 맞벌이로 바쁜 상황이라 학생들의 저축과 관련한 경험이 많지 않았다. 저축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알고 있는 것, 알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궁금한 것들을 토대로 의견을 나누고 모으며 프로젝트 내용을 구성하고, 학생들과 함께 학습 순서를 정했다. 그리고 지역의 금융기관을 학생들과 방문하는 현장체험학습도 프로젝트의 한 부분으로 계획하였다. ● 금융기관 방문하기(2~3차시) 사전에 학생들은 금융기관을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했다. ‘은행’은 누구나 들어보았고 친근한 기관이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은 은행에서의 경험이 무척 부족하였기 때문에, 은행에서 하는 일, 은행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 은행 시설 등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우리 지역의 금융기관에 사전 협조를 구하여 금융기관을 방문하였다. 은행에서 일하는 분들의 모습과 은행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살펴보며 친근감을 느끼는 경험이었다. 2 연결하기: 금융기관 톺아보기 ● 우리 반 금융용어사전 만들기(4차시) 은행 방문을 통해 학생들은 은행에서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나, 용어가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고 하였다. 5학년 국어 단원 중 사전을 알아보는 내용과 연계하여 금융용어사전을 만들어 보았다. 수업을 준비하며 ‘송금’이라는 용어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니, 학생들이 알기에는 너무 어려운 경제용어로 설명되어 있어, 금융용어사전 만들기 활동을 할 때에는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의 QR 코드를 수업화면에 띄워 제시하였다. 1인 2개씩의 금융용어를 조사하고, 학급 전체의 것을 모아 우리 반 금융사전으로 만들었다. 수업의 말미에서는 각 금융용어의 뜻을 제시하고, 용어를 맞히도록 하는 스피드퀴즈를 통해 어려운 금융용어를 재미있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저축의 종류 알아보기, 이자 게임하기(5~7차시) 금융활동에 대해 관심이 없는 성인 역시도 저축의 종류를 잘 알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기본적인 금융상품 특히 저축의 종류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알아야 자신의 경제상황이나 돈을 모으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주체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본 차시에서는 예금과 적금의 종류를 안내하고, 처한 상황에 따른 저축방법을 알아본다. 학생들은 이 차시의 수업 이후 다음과 같은 후기를 전해주었다. 일상생활과 너무나 밀접한 저축이지만, 그 필요성과 중요성에 비해 저축에 대한 정보를 잘 알지도 못하고, 알리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차시 수업을 통해 다시 한번 더 경제교육은 어릴 때부터 초등학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3 함께하기: 프로 저축 장려러 되기 ● 저축의 중요성과 필요성 알기(8차시) 사람의 일생에서 돈을 모아두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저축을 해야 하는 상황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연극의 한 기법인 몸조각 만들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저축이 중요함을 알도록 구성하였다. 각 단계별 수업 흐름은 다음과 같다. ● 올바른 경제생활 논설문 쓰기(9차시) 저축 장려 카드뉴스 제작하기(10~11차시) 저축의 종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깊이 있게 학습한 후, 학생들은 그동안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올바른 경제생활을 하도록 독려하는 논설문을 작성하여 학교 게시판에 게시하였다. 더불어 미리캔버스를 활용하여 저축을 장려하는 카드뉴스를 제작하였다. 4 돌아보기: 프로젝트 돌아보기 ● 저축 장려 카드뉴스 SNS에 탑재하여 저축의 중요성 알리기 프로 저축 홍보대사되기 프로젝트 돌아보기(12차시) 학생들이 마음 깊이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는 수업, 학생주체성을 발현하며 탐구할 수 있는 수업을 마련하고, 그것이 학생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학교 및 학급에서는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본 수업 이후, 자신들의 SNS와 학교게시판, 학급 앱에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을 탑재하여 저축의 중요성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학급에서도 저축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미 학급화폐를 활용하고 있었기에, 학급은행을 개설했고, 배운 학습내용을 바탕으로 정기예금과 적금, 이자율을 정했다. 그리고 은행업무를 담당할 학생도 신용수준의 차원에서 결정하였다. 저축 프로젝트를 마치며 SISO 프로젝트라는 경제금융교육 프로그램 중 저축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12차시의 수업과정을 돌아보았다.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저축은 중요하다’라는 명제를 수업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에 또 너무 잘 모르고 있어 더욱 기초기본을 가르치는 초등학교에서는 교육해야만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저축에 대해 알아가고, 저축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고, 교실에서라도 저축을 하며 자신의 학급화폐 자산을 불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부모님이 쉬는 날 함께 은행에 가서 첫 주식거래통장을 개설하며 꿈을 위한 씨앗을 키우는 학생도 있었다. 교사인 나는 학생들의 배움이 어떻게 삶으로 전이되고 있는지를 눈으로 목격하며, 때로는 가슴이 벅차고 감동받기도 하면서 또 다른 책무감도 느꼈다.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이고, 좋은 수업은 어떠한 것인지 부단히 고민한다. 경제교실을 세우고,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동안 우리 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바로 섬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주변 상권이 열악하고 경제교육을 받을 곳이 마땅치 않은 우리 반 학생들은 학급 운영을 넘어선 교육과정재구성을 통한 수업으로도 질 높은 경제교육을 만나고 경험하고 있다. 나만 잘사는 부자가 아닌 더불어함께 웰빙하는 공존의 시각을 가진 따뜻한 경제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
‘선생님의 선생님’인 수석교사들이 지난 7월 한국교원대에서 제14회 수석교사의 날 기념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미래교육의 내비게이터, 대한민국 수석교사’라는 부제가 달렸다. 말 그대로 수석교사는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활동의 최첨단에서 방향성을 제시하는 내비게이터 역할에 충실해 왔다. 수석교사제는 1980년대 초에 논의만 되고 실시되지 않다가 2008년 처음으로 시범 운영된 후 2011년 6월 29일 법제화됐다. 이후 2012년부터 공식적으로 유·초·중등학교에 도입됐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수석교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초·중·고에 적용하기로 하면서 에듀테크 활용 등 교육현장의 모습도 혁명적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현식 한국수석교사회 회장(사진)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비롯 에듀테크 도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학교수업이 교육의 본질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전인교육과 AI 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석교사가 중심이 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교육의 균형을 잡아 나가겠다”라고 했다. 올해로 교직경력 39년 차인 김 회장. 수석교사 경력만 13년째다. 현재 충북 제천 제일고에서 국어와 한문을 가르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7월 한국교원대에서 제14회 수석교사의 날 컨퍼런스가 열렸다. 수석교사의 날 제정 배경과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2012년 3월 한국 교육사에 길이 남을 제1기 수석교사가 선발됐다. 이후 올해까지 13기 수석교사들이 선발돼 활동하고 있다. 교사에서 행정 관리직(교감·교장)으로의 일원적 구조에서 학생과 교사의 성장을 지원하고 연구하는 교수 연구직(수석교사)이 신설돼 이원화 구조를 이룬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컨퍼런스는 교실 수업개선을 위해 애쓰는 수석교사들의 열정이 잘 드러났다는 평가다. 특징을 꼽는다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학교현장은 에듀테크 기반 교육시스템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교육활동의 최첨단에서 내비게이터 역할을 수행하는 수석교사로서 기대가 크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 ‘과연 교육을 AI에게 맡길 수 있을까?’하는 우려 또한 깊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교육활동에 있어 AI는 도구나 수단일 뿐이지 목적이나 지향점이 결코 될 수 없다고 본다. 이럴 때 일수록 소홀해지기 쉬운 교육의 본질적 접근, 즉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하는 ‘전인교육’에 방점을 찍고 교육활동의 균형을 잡고자 한다.” 최근 유·초·중등수석교사회가 집필 협력진으로 참여한 수석교사가 콕 짚어주는 핵심 교직실무와 교사가 묻고 수석교사가 답하는 해법 교직실무 두 권을 발간했는데 간단히 소개한다면? “두 권 모두 수석교사로서 쌓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 예비교사와 후배교사들에게 실용적인 조언과 더불어 미래의 교육환경에서 필요한 관점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예비교사와 현직교사 모두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는 핵심 교직실무는 교육의 본질과 교육자가 향할 궁극의 목표를 다루면서 올바른 교육실무에 초점을 맞춰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다. 해법 교직실무는 현직교사부터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예비교사까지 모두에게 유용한 활동지침과 업무수행에 필요한 교육법 및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상황에 대한 구체적 대처법을 질의와 응답방식으로 다루었다.” 수석교사는 최고의 수업전문가이다. 수석교사들은 우리의 교실수업이 달라져야 한다면 무엇부터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올바른 교육활동이 이뤄지려면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안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교사-학생, 학생-학생, 학생-학부모, 교사-학부모, 교사-교사, 교사-교육당국 등의 연결은 반드시 신뢰를 바탕으로 묶여야 한다. 아울러 교육본질과 기본을 소홀히 한다면, 수업혁신은 사상누각이 될 것이다. 미래를 향한 에듀테크나 최첨단 과학 등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전인교육과의 균형 있는 운영과 실천이 강력히 요구된다.” 내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가 초·중·고교에 적용된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면서 논쟁이 뜨겁다. 어떤 입장인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는 누구에게든 두려운 법이다. 그렇다고 현장의 우려를 단순히 두려움이나 저항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현장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기대하는 바 또한 크다. 다만 도입의 절차와 방법 그리고 준비과정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안착을 위한 다양한 부분을 세심히 준비하고 차근차근 보완해 교사와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 등장에 따라 수석교사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는데.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수석교사로서 어깨가 무겁다. 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고 학생의 학습 및 성장을 돕는 수석교사가 학교현장에서 맡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전문성 함양을 위한 역량강화, 수석교사 선발 확대 등과 같은 교육당국의 소신 있는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수석교사에게 만능을 요구하는 식의 접근은 유의해야 한다. 학생의 인성 및 생활지도, 교사의 삶의 고충에 관한 상담에 이르기까지 수석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다양하고 폭이 넓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수석교사 개개인의 개성과 특기를 살려 학교현장에서 필요한 전문가로서의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도록 풍부한 인력풀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석교사제가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여기는지. “할 말이 참 많다. 무엇보다 학교 행정 관리직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본질인 교수직이 확실하게 우대받는 교직풍토와 제도 확립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석교사에 대한 직급정원제가 부활돼야 한다. 수석교사제 도입 이후 1년 남짓 적용하다 폐지된 것인데 이제라도 다시 직급정원제를 부활, 수석교사를 정원 외로 배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유독 수석교사만 없는 ‘직급수당’을 신설하고 수석교사 선발 확대도 필요하다.” 교육부가 교사 자격 개편을 통해 선임교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미래 교육환경과 교사의 생애주기별 전문성 발달을 위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는 수석교사제 도입 당시의 법제화 취지인 교수 연구직과 행정 관리직 이원화의 정립에도 부합한다고 여긴다.”
- 급식 시간 줄을 서서 받다가 밀려 넘어져서 무릎 연골이 손상됨. - 체육시간 술래 피하기형 게임을 하다 발목을 삠. - 쉬는 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하던 중 다른 학생이 실수로 넘어뜨린 책상 모서리에 발목이 부딪쳐 골절됨. - 체육수업 중 공을 발로 차다 넘어져 무릎 연골이 손상됨. - 교과실로 이동하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왼손과 무릎을 다침. - 쉬는 시간 이동하다 넘어져서 앉아 있던 학생과 부딪혀 얼굴을 다침. - 교실 뒤쪽에서 춤을 추다 사물함에 부딪쳐 발목을 다침. - 놀이시간 나무에 있는 나뭇가지를 털어내다 가시가 박힘. - 미끄럼틀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져 팔꿈치가 골절됨. 한 학교에서 올 한 해 학교안전공제회에 신청한 안전사고 중 일부다. 4층 콘크리트 건물이 대부분인 학교, 수백 명에서 천 명이 넘는 7~8세부터 13세까지 다양한 연령들이 생활하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부딪치고 달리다 넘어져 다치는 일이 종종 생기며, 여름철에 특히 더 많이 발생한다. 학생이 다치면 간단한 보건 조치를 하고, 응급상황 시엔 119에 구급 요청을 한다. 학부모에게 연락하고 인계하여 병원 진료를 받도록 하며, 학부모 요구 시 학교안전공제회에 보상 신청을 한다. 학교안전공제회는 교육활동 보호와 학생 치료지원을 해준다. 단, 학교교육과정으로 계획되고 학교장 결재가 이루어진 활동과 등하교 시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만 보상을 해주며, 지도 불응으로 다치는 사고나 가해자가 명백한 사고 등은 예외로 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이 지도 불응이나 규칙을 지키지 않아 다쳤더라도, 명백한 가해나 고의성이 없으면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험제도를 알리고 신청해 주고 있다. 귀하디귀한 자녀가 다쳤을 경우 속상하고 후유증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학교는 여전히 과도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런데 과실과 고의가 아니면 학교나 교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법적 소송과 공개 사과, 정보공개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과실의 범위를 확대 해석하고 지속적인 보상을 요구해 죄인처럼 시달리다 죽은 교사의 그 억울함은 그대로 남아있고 오늘도 학교와 교사들은 외줄을 타고 있다. 변호사 컨설팅을 예전보다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되었고, 교권보호 관련 전화번호도 그럴듯하게 바뀌어 상담해 보지만, 옛날보다 좀 친절하게 안내받을 뿐이다. 학교가 준비하고 설명해야 할 것도 많은 건 여전하고, 법적 소송과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도있으니 최선을 다해 민원에 응대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여전히 학교는 과도한 업무처리와 심리적 압박감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정상적인 교육활동 속에서 학생의 실수와 부주의 등으로 다친 것까지 교원의 과실과 고의로 해석되고, 학교에서 벌어진 안전사고는 모두 학교가 책임지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금 빠져나가는 교사들을 보면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변화, 교육과정의 변화, 사회의 변화에 맞게 교육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적·법적 보완이 절실하다. 문제가 생기면 학교만 앞세울 뿐 다들 뒤로 꼭꼭 숨어버린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그네 만들기를 원했지만 사고가 잦으니 대신 흔들의자로 대체했다. 모두 함께 안전 규칙을 만들고 약속한 후 이용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몇몇 학생들이 그네처럼 잡아 올리고 세게 밀었다. 결국 부딪쳐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여러 번 전체 교육을 했지만 재차 사고가 발생했다. 의논 끝에 흔들리지 않는 보통 의자로 바꿔 고정시켰다. 놀이시설 설계 시 학생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성, 정서적 안정성, 협응능력과 체력 향상을 기대하며 놀이시간을 늘리고 놀이시설과 체육시설을 점점 확대하라고 한다. 정책의 당위성만으로 실험적 정책들이 쏟아진다. 필요성과 긍정적인 면만 부각되고, 섬세하게 추진해야 할 구체적인 지침은 없고 부작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학교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율이라는 이름의 모든 정책사업을 내걸 때는 얼굴을 드러내고 ‘내가 했다’ 알리지만, 문제가 생기면 학교만 앞세울 뿐 다들 뒤로 꼭꼭 숨어버린다. 현장체험학습도 그러하다. 학교는 관광패키지 여행사가 되었고 교사는 안내원이 되었다 수익자 부담 현장학습을 하려면 교육과정 분석과 협의에 따른 장소 선정과 프로그램 준비, 사전답사, 차 계약, 업체계약, 보험가입, 안전교육자체점검(교통·보행·대피·질서·성평등 등) 등 사전준비 업무, 개별보호가 필요한 학생에 대한 인솔 대책, 현장학습 불참 학생에 대한 별도 계획, 우천 시 대체 계획 등 할 일이 매우 많아졌다. 출발 당일 변경 등에 따른 문의, 도착 전 확인 전화 요청, 멀미약 챙겨달라는 요청을 듣고, 들뜬 과잉행동 학생의 손을 잡고 버스에 오르는 교사의 표정은 긴장 그 자체다. 일단 학교를 떠나면 수십 명의 학생들을 담임교사 혼자 책임져야 한다. 아이 한두 명이 예의가 없거나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교육을 어떻게 시켰냐?’ 는 시민들의 말이나 눈초리도 받아야 한다. 체험학습 다음 날부터는 만족도 조사도 해야 하고, 갑자기 빠진 학생 환불과 정산업무도 해야 한다. 혹시라도 재미가 없거나, 줄을 많이 서거나, 체험을 적게 한 경우에는 또 다른 불만의 소리도 들어야 한다. 그나마 학교폭력사안과 다친 사람이 없어야 여기서 정리할 수 있다. 아니면 일은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유적지나 공원에서 수건돌리기·보물찾기·장기자랑을 하고 도시락 나눠 먹던, 마음이 가벼운 예전의 소풍이 아니다. 자동차가 있는 집이 거의 없던 시절, 저렴한 가격으로 동물원과 박물관을 구경시켜 주자며 버스를 대절해서 시작한 현장체험학습이었다. 가정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해준다는 고마움이 있었고, 그래서 교사들은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중교통이 발달하고 자동차로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여행 환경, 문화적 격차가 커서 달라진 흥미와 요구, 위험행동도 강하게 제지하기 힘든 상황, 높아진 가격과 복잡해서 위험해진 환경, 교육보다는 만족과 흥미에 치우치는 풍토 등으로 본래 순수하게 시작한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적 의미는 퇴색했다. 이제 현장체험학습은 민원과 업무 덩어리다. 학교는 관광패키지 여행사가 되었고 교사는 안내원이 되었다. 우리 학교는 올해 수익자부담 현장체험학습은 하지 않기로 했다. 어떠한 인력지원도, 안전과 예산지원도, 법적 보장도 없이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 온 현장체험학습을 묵묵히 해왔다가 결국에는 법원까지 간 교사를 바라보며 기도만 하고 있다. 학교는 여전히 학생인권침해로 신고당하고 있다 학생이 점심시간에 술래잡기로 벤치에 뛰어올랐다가 삐져나온 못에 발이 찔려 보건실에 갔다. 보건선생님이 “으이구, 조심해서 놀아야지”라고 말하며 상처를 돌보았다. 학생은 못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지만, 교사는 “정신없이 뛰어노니까 그것도 못 보고 다치지”라고 야단쳤다. 2024년 법정 연수에서 학생인권침해로 언급된 사례이다. 시설을 보수하지 않아서 학생들이 다쳤으니, 학생이 안전하게 놀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한다. 맞다. 하지만 이렇게 고의성도 없고 상처도 작은 사고에서조차 학생인권침해로 규정하는 것은 우리 학교 현실을 고려할 때 심하지 않나? 사고예방을 위한 말 한마디 주의조차 학생인권침해라면 학교는 너무도 많은 상황에서 인권침해로 신고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작년 9월 그렇게 외쳤는데 여전히 교육청 연수에서 학생인권침해를 학교와 교사가 한다고 연수하고 있다. 혹시나 있을 사고에 대한 불안과 무한책임으로 교사가 더 이상 내몰리지 않게 법과 제도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직무 스트레스 유발 요인 초등학교에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교육정책의 혼란, 많은 수업시간, 행정업무 처리, 관료적인 학교 운영, 적은 승진 기회 등을 직무 스트레스 유발 요인으로 꼽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학생의 문제행동과 학생의 무례한 태도,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 등도 직무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교육의 범위가 돌봄으로 확장되면서 학교에 더 많은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교사들에게 과중한 업무로 부여되고 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 요인으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는 등교부터 하교까지 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교과지도 뿐만 아니라 식생활 지도 등 삶에 필요한 기초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의 무리한 요구나 개입에 상당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초등학생은 인성·학습태도·가치관 형성 등이 미성숙한 단계로 담임교사의 말과 행동을 잘 모방하는 시기이며, 담임교사는 부모만큼 영향력이 큰 존재이므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생활은 매사 조심스러워야 한다. 또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학생의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를 동시에 수행하고, 수시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다른 직업군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직무 스트레스를 겪는다. 그래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받는 직무 스트레스는 다른 학교급별 교사가 받는 직무 스트레스와는 형태와 강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 직무 스트레스는 심리적 소진으로 이어진다 직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들은 심리적 소진에 쉽게 이르게 된다. 심리적 소진(burn out)은 직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함으로써 나타나는 정서적·육체적·태도적 고갈상태이며, 적절한 조치 없이 장기간 노출되고 누적된 직무 스트레스의 결과물이다. 이런 심리적 소진은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방해하고, 직무수행과정의 부정적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교사가 심리적 소진에 이르게 되면 학생들에게 무감각해지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학생들을 신뢰하지 않고 인내심을 상실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에 대한 칭찬이 적어지고, 학생들의 의견을 잘 듣지 않으며,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해지게 된다. 담임교사와 학교생활을 함께 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의 심리적 소진은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는 본인과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직무 스트레스가 심리적 소진에 이르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의 원인과 심리적 소진과의 관계를 살피고 이 둘 사이를 조절할 수 있는 변인을 찾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직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게 되면 심리적 소진에 쉽게 도달됨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둘 사이의 조절변인으로 다수의 직업군에서 사회적 지지·자기효능감·회복탄력성·소명의식·헌신 등이 있음을 확인하고 있으며, 학교급별 교사에 따라 조절변인들의 효과가 달리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연구된 ‘초등학교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 교사효능감, 소명의식의 조절효과’에서도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 관계에서 세 변인이 일부 조절효과가 있음을 분석하였다.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 실제 초등학교 담임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가 심리적 소진에 이르지 못하도록 조절해 주고 지탱해 주는 요인들은 매우 많다. 특히 사회적 지지처럼 개인을 둘러싼 타인에게 얻는 다양한 형태의 유·무형적 지지, 실질적 도움, 긍정적 평가, 정보제공 등은 담임교사에게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담임교사 자신이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능력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가지고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교사효능감 역시 높으면 높을수록 교사로서 긍정적 역할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종교적 의미로 사용되었던 소명의식도 최근에는 개인의 업무를 의미와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업무에 헌신하려는 태도로 이해되고 있으며, 소명의식이 높을수록 자신의 스트레스를 조절해 가며 책임감 있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준다. 초등학교 담임교사들 상당수가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심리적 소진에 도달하고 있다. 심리적 소진으로 이미 지친 선생님들에게 상담·치유를 위한 힐링캠프 등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소진에 이르기 전에 다양한 형식과 방법을 통해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을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육당국은 이들에게 여러 유형으로 사회적 지지를 보내주고, 교사로서 효능감을 더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주며, 교육자의 길을 선택하고 걸어갈 때 소명의식을 더 잘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더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학생 때는 하버드대 공동체에, 평생 내내 사회에 기여할 학생이다.” 하버드대 입학처 홈페이지에 ‘우리가 원하는 학생’의 기준으로 명시된 기여함이란 남에게 유익하고 이로운 행동을 뜻합니다. 타인에게 쓸모 있는 일을 할 때 돈을 벌 수 있고, 타인에게 이로울 때 누군가 나와 함께 살거나 일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러니 기여함이란 성인군자 타령이 아니라 성공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하고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입학생 선발기준을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학교 내의 봉사와 평생 내내 사회봉사를 할 학생이다”입니다. 이렇게 번역하고 보니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일전에 학내봉사와 사회봉사가 언급된 교육법이 기억났기 때문입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학생의 징계 등)에 명시된 내용입니다. (1) 법 제18조 제1항에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1의 징계를 할 수 있다. 1. 학교 내의 봉사 2. 사회봉사 3. 특별교육이수 4. 퇴학처분 아이고. 곡소리가 저절로 납니다. 학내봉사와 사회봉사가 ‘벌’의 개념으로 왜곡되어서 본래의 숭고한 의미가 죽었습니다. 기여하는 활동이 잘못했을 때 징계받는 행위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린아이들에게 봉사를 이처럼 부정적인 개념으로 인식하게 만드니 왜 요즘 아이들이 점점 타인과 공동체 배려에 인색한 이기주의가 되는지 이해됩니다. 이 시행령 조항은 정신 나간 법이며, 즉각 폐기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아주 훌륭한 법도 있습니다. 세계 명문대가 내세우는 인재 기준의 원조는 바로 대한민국 교육법 제1장입니다.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생략)…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함” 우리가 먼저 봉사와 기여함을 교육의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교육법이 건국신화의 핵심 가치관인 홍익인간 개념을 계승한 것임을 밝히고 있으니 우리는 세계 명문대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세상을 크게 이롭게 하기 위함이라는 가치관을 공유해왔음이 확실합니다. 건국신화가 사실인지 허구인지, 믿고 말고가 중요한 게 전혀 아닙니다. 신화는 가치관을 전승해 주는 스토리텔링 도구일 뿐입니다. 신화에 담긴 가치관이 무엇인가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그 가치관을 실천하느냐, 안 하느냐는 또 다른 이슈입니다. 가치관이 대대로 맥을 이어왔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자잘한 가치관은 오래가지 못하고, 인류보편적이면 비록 태생지에서는 소멸되어도 외부로 퍼지고 이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liberté, égalité, fraternité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치관입니다(한국어 번역 자유·평등·박애와 다소 다른 의미를 지녔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liberté는 내 마음대로 하는 자유가 아니라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뜻하고, égalité는 결과의 평준화가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뜻하고, fraternité는 모든 차이에 눈감는 큰 사랑이 아니라 형과 아우라는 뚜렷한 차이가 있음에도 정다운 형제애입니다). 이 가치관이 지금 프랑스에서는 아프리카와 중동 이민자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미 해외로 전파되어 수많은 다른 나라에서 번창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가치관은 ‘beacon of freedom’(자유의 수호자)과 ‘land of opportunity’(기회의 땅)입니다. 미국인은 그 정체성을 가장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그들이 꼭 그렇다는 말이 아니지요. 국경선에 큰 장벽을 쌓아서 ‘금기의 땅’으로 만들고, ‘아메리카 우선’이라는 폐쇄적인 정책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현재 그 가치가 훼손되었다고 그 가치관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마치 가훈과 같습니다. 저희 가훈은 ‘진실인가, 최선인가, 베풂인가’이지만 제가 매 순간 그리 살아오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관은 살아갈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순간순간 이탈하는 경우가 여기저기 있지만, 다시금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방향을 잡아줍니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상반된 가치관이 교육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교육 ‘마이크로 매니저’들은 세세한 시행령에 목을 매고 근본이 되는 교육법은 뒷전에 두는 것 같습니다. 마치 추석 때 예절을 시행하려다 예의를 잃고 집안이 싸움으로 시끄러워지듯이 교육시행법을 준수하되 교육법을 잊으면 교사와 학생 관계가 껄끄러워집니다. 아무리 절을 절도 있게 하더라도 정도에서 벗어나면 우스꽝스러워지듯이 교육의 법도에서 벗어난 시행은 의도치 않은 역효과를 초래합니다. 빨리 슬프고 창피한 교육법시행령 제31조항을 버리고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교육법 제1항을 지켜야 하겠습니다. 꼭 그리해야 할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기여함’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에 초점을 맞춘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매슬로우 교수의 동기이론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구는 하위단계에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가 있고, 그 위에 존중의 욕구와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는 이론입니다. 행복감은 욕구가 만족되었을 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그러나 매슬로우 박사는 돌아가시기 1년 전에 타인의 삶에 기여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확인하고 자아실현 위에 자아초월이라는 단계를 추가하였습니다. 소방대원·경찰·군인은 자신의 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험지에 뛰어듭니다. 독립운동가와 민주화 열사도 자아성취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아초월하며 살아간 위인들입니다. 비록 혹독하게 힘들고 어려운 삶이어도 그들의 얼굴은 희망찼을 것입니다. 자신은 배고파도 아이를 먼저 챙기는 엄마의 얼굴도 행복해 보입니다. 이들 모두는 자신보다 더 큰 곳에 가치를 추구한 숭고하고 고귀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들을 희생자로 만들지 말고 행복한 삶을 위한 모델로 섬겨야 합니다. 자신의 욕구(欲垢)를 마음에 담아두면 욕심(慾心)이 됩니다. 욕심 부리면서 행복해질 도리가 없지요. 의·식·주는 최소한만 있어야지 정도를 넘으면 각각 짐·비만·부담으로 변합니다. 소속감이 넘치면 종속되는 불편함이 뒤따릅니다. 자아실현을 추구하려다 늪 같은 자아도취에 빠질 수 있습니다. 타인을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징검돌로 이용하거나 욕구 만족에 걸림돌로 여기며 제거하면 삶이 살벌해집니다. 행복해지려면 자신의 욕구에 집중하던 정신을 타인으로 향해야 합니다. 그게 자아초월의 핵심입니다. 기여함이 꼭 타인에게 어떤 선한 행위이어야 하지 않습니다. 자아초월은 타존재에 대한 알아차림이며, 그 존재들 덕에 내가 잘살고 있다는 정신차림이며, 그래서 그들을 고맙고 소중하게 여기고, 그래서 나 역시 그들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욕구입니다. 기여함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어릴 적에 식사할 때 ‘밥 한 톨 남기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밥 한 톨의 값을 계산하는 게 아니라 ‘농부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겠냐’며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알아차리고 더 큰 가치를 헤아리고 깨닫는 밥상머리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어린아이가 세상에 기여하는 방식은 농부에게 감사편지를 쓰는 게 아니라 밥을 맛있게 먹고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집에서, 모든 학교에서 대한민국 교육법 제1조를 준수하고 기여함을 실천하면 너무 좋겠습니다. 그럴 때 한국이 모든 나라의 모범이 되고 세계 가장 위대한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영국 런던발 싱가포르행 항공기가 난기류로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을 하면서 1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5일 만에 또 카타르 여객기에서 난기류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죠. 난기류로 인한 사망사건은 30년 만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난기류에 대한 과학 이야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Q1. 며칠 사이에 난기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다 보니, 요즘 비행기 타기 무섭다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난기류는 왜 발생하는 건가요? 실제 통계를 내보면 난기류로 인한 부상은 비행기 관련 부상의 71%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요. 비행기가 다니는 높은 고도에서는 보통 공기 흐름이 일정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어요. 이렇게 공기 분자들이 흐트러지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층류’라고 하는데, 무언가가 이 흐름을 방해하면 공기 속도와 방향이 달라지면서 공기 흐름이 불규칙적으로 변하게 돼요. 이때 공기가 위아래로 제각각 움직이며 소용돌이가 생기는 것을 ‘난기류’라고 합니다. 그래서 난기류가 있는 지역을 지날 때 비행기가 흔들리는 거죠. 잘 포장된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울퉁불퉁한 길에 접어들면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Q2. 궂은 날씨가 아닌 마른하늘에서도 난기류가 갑자기 발생하기도 한다면서요? 난기류에도 종류가 있나요? 난기류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합니다. 첫 번째로 공기가 산을 넘어가면서 상승과 하강기류가 반복해서 생기는 ‘산악파 난류’가 있어요. 공기 분자들이 산과 같이 공기 흐름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충돌하면서 불규칙한 소용돌이가 생겨 만들어지는 난기류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나무나 높은 건물, 산과 같이 공기 흐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을 때, 이 장애물과 공기 분자들이 충돌하면서 불규칙한 소용돌이가 생겨 난기류가 만들어집니다. 두 번째로는, 태양열을 받아서 따뜻해진 공기가 상승해 대기의 상승과 하강운동이 활발해지는 ‘대류성 난류’입니다. 상승기류에는 보통 수직으로 긴 구름인 적란운이 생기기 때문에 비행기 조종사는 이 구름을 보고 난기류를 예측해 경로를 조정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날씨가 좋은 상황에서도 난기류가 생기는데 이를 ‘청천난류’라고 해요. 청천난류 현상은 폭풍이나 구름과 같은 시각적 단서가 없어 미리 파악하기 어렵죠. 청천난류는 지구 위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제트기류’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요. 제트기류란 비행기가 다니는 높은 고도에서 시속 100~250km로 부는 강한 바람이에요. 주변 공기와의 속도 차이가 커서 바람 방향이나 세기가 바뀌면서 난기류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문제는 이 강한 제트기류가 동아시아에 위치하고 있어서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Q3. 이러한 난기류가 앞으로 더 심해질 전망이라고 하던 데요.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고요? 맞습니다. 지구 온도가 높아질수록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증가해 지금보다 더 강한 상승기류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또 앞서 설명 드렸던 청천난류의 경우, 대기 상층에서 부는 매우 강하고 빠른 바람인 ‘제트기류’의 영향이 큰데, 지구온난화로 남북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제트기류가 강해진다는 겁니다. 실제로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를 보면 기후변화로 2050년에서 2080년까지 청천난류가 전 세계적으로 2~3배 이상 증가할 것이고, 난기류를 겪는 시간도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지구의 대기권은 여러 층으로 나뉘는데 가장 아래쪽 층인 대류권은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많은 공기가 모여 있는 밀도 높은 층이며, 이 층에서 구름이 존재해 태풍·비·번개 같은 다양한 날씨를 만들어 냅니다. 보통 비행기가 장거리 비행을 할 때 날씨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이러한 1층 대류권의 제일 위쪽(정확히는 1층 대류권과 2층 성층권의 경계, 즉 대류권계면)에서 비행을 하는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이러한 대류권 높이가 더 높아져서 비행기가 대류권 내에서 비행하게 되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더 자주 난기류의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Q4. 마지막으로 난기류가 발생했을 때 비행기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장거리 비행 시 화장실이나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좌석벨트를 꼭 메셔야 난기류로 인한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 기체가 흔들릴 때 수하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 짐은 선반이나 좌석 아래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며칠 사이에 난기류 사고가 잇따르면서 비행기 타기 무섭다는 분들이 많으신데, 다행히 비행기는 엄청난 압력과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난기류 때문에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파손되는 일은 거의 없어요. 안전수칙을 잘 따르고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수능 해킹 (문호진·단요 지음, 창비 펴냄, 504쪽, 2만3,000원) 정형화된 패턴과 암기형 지식, 오직 문제풀이만을 위한 기술의 발달로 진정한 교육에서 멀어진 수능의 폐해를 꼬집는다. 저자들은 이 쓸모없는 기술을 익히지 않고는 시험을 잘 볼 수 없는 현실도 문제지만, 고득점을 해서 인기 대학에 가도 교수에게 ‘해답지를 요구’하는 학생이 될 뿐이라고 한탄한다. 학생과 교사, 사교육 종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교육 전반의 문제를 통렬히 비판한다. 옥효진 선생님의 슬기로운 초등생활 (옥효진·김가은 지음, 호밀밭 펴냄, 312쪽, 2만3,000원) ‘학부모’가 처음인 부모들을 위한 학교생활 지침서. 예비소집일부터 2차 성징까지 자녀의 학교생활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새롭게 적용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초등학생 때 잘 챙겨야 할 과목과 경제교육 방법, 숙제 지도, AI 학습 프로그램 활용 등 궁금할 만한 101가지 질문에 대한 친절한 답변을 만날 수 있다. 뚝딱뚝딱 위클래스 운영, 어떻게 할까? (이호은·조윤정·이은주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236쪽, 1만8,000원) 오랜 경험을 가진 세 명의 상담교사가 위클래스 운영 노하우를 한 데 엮었다. 현장에서 다양한 학생·학부모·교사를 상대하며 겪을 수 있는 여러 난감한 상황을 꼼꼼히 모아 해법을 제시하고, 각종 운영계획과 위클래스 홍보, 상담 준비와 기록, 또래상담반 운영, 위클래스 프로그램, 돌발상황 대처방법 등을 세세히 안내한다. 대화의 힘 (찰스 두히그 지음, 갤리온 펴냄, 364쪽, 1만9,000원) 탁월한 대화 능력을 지닌 ‘슈퍼 커뮤니케이터’가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대화 시작 전 대화의 유형부터 파악하고 서로 소통하는 방식을 일치시켜 동기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로를 바라는 사람에게 솔루션을 제시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의사결정을 위한 대화, 감정을 나누는 대화, 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대화 등 유형별 대화 스킬을 상세히 알려준다. 10대를 위한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 지음, 책이라는신화 펴냄, 240쪽, 1만2,000원)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 필요한 자기관리 법칙 28가지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했다. 어려운 이론 대신 예화와 예시를 들어 쉽게 구성하고, 중요한 어록이나 핵심 문장은 영어 원문을 함께 수록해 본뜻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했다. 각 장 말미에는 주요 메시지를 정리한 ‘핵심정리’와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실천하기’ 코너도 마련했다. 인공지능 윤리를 부탁해 (허유선 지음, 나무야 펴냄, 204쪽, 1만6,000원)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우리가 반드시 던져야 할 10가지 질문을 통해 올바른 방향과 해법을 제시한다.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쉬운 말로 풀어쓰고, 교육현장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눠 볼 수 있도록 주제별로 다채로운 토론 거리를 실었다.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에는 반드시 ‘가치’가 고려돼야 함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EBS 초등 여름방학생활 (EBS 편집부 지음, EBS 펴냄, 1만1,000원) 초등학생의 방학 필독서 EBS 초등 여름방학생활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올해부터 반영되는 새 교육과정을 반영해 전면 개정한 1~2학년은 창의체험활동에 교과 연계 문제를 더해 창의력과 기초학력을 동시에 함양할 수 있게 했다. 재밌는 무료 영상 강의가 TV와 인터넷으로 제공돼 방학 중 규칙적인 자기주도학습에 용이하고, 늘봄교실이나 보육기관에서 활용하기도 좋다. 올해부터 방학생활은 1~4학년까지만 출간되므로, 5~6학년은 주제별 심화탐구에 초점을 맞춘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을 권장한다. 내가 만드는 사전 (박선영·정예원 글, 김푸른 그림, 주니어마리 펴냄, 96쪽, 1만3,000원) 아홉살 여자아이 다람이와 사전을 만드는 다람이 엄마가 43개의 낱말로 엮어 가는 알콩달콩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의 무수한 말들과 뜻풀이를 모은 책이 ‘사전’이다. 이 책에는 다람이 사전의 뜻풀이와 국어사전의 뜻풀이를 함께 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낱말을 찾아 사전을 만들며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다 보면, 세상에는 소중한 것이 많음을 새삼 느낄 것이다.
“왜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을까?” 여름방학은 언제나 짧다. 출석부 정리, 세특 기재 등 마무리 짓지 못한 1학기 업무도 한 가득이다. 게다가 2학기 수업준비도 해야 하지 않던가. 3주 남짓의 여름방학이 금세 끝나버리는 이유다. 그래도 선생님에게는 휴식이 절실하기에, 애써 시간 내고 비용 들여가며 여행 떠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터, 걱정 내려놓았던 기간만큼 그 밖의 시간에 할 일을 몰아서 해야 하는 탓이다. 늘 쉬어도 쉰 듯싶지 않다. 2학기 시작 무렵이면 이미 지쳐있는 상태다. 과연 나는 2학기를 버텨 낼 수 있을까?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고민이다. 지쳤다는 느낌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면, ‘휴식의 기술’을 제대로 익혀보면 어떨까? 독일의 과학 저술가인 울리히 슈나벨(Ulich Schabel)은 이렇게 말한다. “스마트폰을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두고, 인터넷과 언제라도 접속할 수 있게 해 놓았으며, 100여 개가 넘는 방송 채널을 원하는 즉시 선택할 수 있게 대기시켜 놓은 상태에서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주의력을 집중한다는 것은 온갖 초콜릿으로 가득 찬 상자 앞에 앉아 다이어트를 장담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 울리히 슈나벨,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중에서 할 일이 너무 많으면 되레 아무것도 못 한다. 고민하며 마음만 졸일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스마트폰을 손에 집어 든다. 왜 그럴까? 슈나벨에 따르면, 인간 두뇌는 ‘자극 중독자’다. 불안할수록 고민에서 벗어나려고 주의를 잡아끌 ‘딴짓거리’를 더 적극적으로 찾는다. 하지만 화면들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보낸 후에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삶이 사라진 듯한 헛헛함이 찾아들며 감정은 더 어둡게 가라앉는다. 여행도 다르지 않다. 여행을 가서도 온갖 걱정거리와 불편한 감정이 여전히 머리와 가슴을 무겁게 하지 않던가. “오디세이 전략과 세렌티피티 원리” 그렇기에 울리히 슈나벨은 진짜 쉬고 싶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오디세이 전략’을 들려준다. 오디세이는 뱃사람을 홀리는 사이렌의 노랫소리에 끌리지 않기 위해 돛대에 자기를 묶었다. 그러곤 노를 젓는 선원들의 귓구멍을 밀랍으로 막아 버렸다. 전자기기는 중독성 강한 사이렌의 노래와 같다. 오롯이 쉬고 싶고 싶다면, 주변에 널린 일단 스마트폰과 각종 화면을 치워버려라. 일단 자신을 심심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울리히 슈나벨은 자연을 느낄만한 곳으로 산책하라고 충고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우리 두뇌는 멈추지 않는다. 이른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상태다. 이를 ‘멍때리기’라 해도 좋겠다. 그 상태에서 묵은 문제에 대한 해법,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이 퍼뜩 떠오르곤 한다. 샤워하거나 설거지할 때, 고민의 해결책이 불쑥 생각났던 경우를 떠올려 보라. 이를 학자들은 ‘세렌티피티 원리(Serendipity Principle)’라고 한다. 새로운 것이 들어오려면 먼저 비어있어야 한다. 휴식에서는 채움보다 비움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다. 물론 세렌티피티 원리를 적극 쓰겠다고 마음먹어도 우리에게 여름방학은 너무 짧다. 흔들리던 물잔 속 물결은 컵을 가만히 놓아도 여전히 흔들린다. 물이 잔잔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을 다잡는 일도 그렇다. 내려놓고 비우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온갖 감정노동으로 진창이 된 교사의 마음을 다스리기에 방학의 여유가 충분치 않은 까닭은 여기에 있다. “자주 철학으로 돌아가 휴식하라.” 이 점에서 로마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의 ‘휴식의 기술’은 신산스러운 선생님들에게 무척 요긴한 기법이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사색을 위해 한적한 곳에 틀어박히는 이들이 많다. 시골로, 해변으로, 산속으로. 그대도 예전에는 자주 그런 일상을 꿈꿨다. 그러나 진정 자기 마음과 마주하고 싶다면, 언제 어디서나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라. …(중략)… 그대가 지금 있는 곳이야말로 철학과 친해지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중에서 아우렐리우스는 그의 시대에 가장 바빴던 사람이었다. 로마 제국은 너무 컸고. 황제의 손길을 기다리는 문제들은 많았다. 게다가 외적도 끊임없이 쳐들어왔다. 아우렐리우스는 늘 전쟁터를 떠돌아야 했다. 그런데도 그는 짬을 내서 ‘자주 철학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널려 있는 일거리와 고민을 내려놓고 마음을 가다듬었다는 뜻이다. 그는 바쁜 일상 중에도 시간을 내어 스스로에게 보내는 충고들을 적곤 했다. 이렇게 쓰인 책이 유명한 명상록이다. 그렇다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스스로에게 어떤 말들을 들려주었을까? ‘자줏빛 옷감은 피조개의 체액으로 물들인 양털일 뿐이다.’ ‘이것은 죽은 새, 죽은 물고기, 죽은 돼지로구나.’ 명상록에 나오는 구절들이다. 당시에 자주색 염료는 황금만큼이나 비쌌다. 그래서 황제만 입던 옷 색깔이기도 했다. 이 귀한 것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피조개 체액’에 지나지 않는다며 담담하게 바라본다. 온갖 진수성찬도 그러하다. 따지고 보면 음식에 들어가는 모든 고기는 짐승 시체이지 않던가. 왜 그는 이런 식으로 생각을 가다듬었을까? “모욕을 당했다는 생각을 미련 없이 버려라. 그렇게 되면 모욕을 당했다는 느낌이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느낌이 없어지면 모욕 그 자체도 사라져 버릴 것이다.” 자신이 당한 일들의 사실관계만 확인하라. 이 일이 얼마나 창피하며 굴욕감을 주는지까지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2차 가해’일 뿐이다. 갑자기 비가 와서 쫄딱 젖었다고 해보라. 비에 대해 억한 감정을 품어봐야 달라질 것은 없다. 누군가 내게 화를 냈는가? 그이가 왜 화를 냈는지, 내가 과연 그런 모욕을 당할만했는지 곱씹지 말라. 나는 쏟아지는 비를 맞듯 운이 없게 그의 불편한 감정에 당했을 따름이다. 내가 그의 더러운 성품을 어쩌지 못할 테지만, 내 마음은 내가 다스릴 수 있다. 그러니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해석 없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우리 마음은 평안함을 되찾는다. 아우렐리우스는 부드럽게 조언을 건넨다. “해야 할 일을 하고, 벌어질 일은 벌어지게 그냥 두라.” “고통을 성장통으로 만들라.” 언뜻 보면, 상담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 재(再)구조화’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려 해도 서운함과 분노, 보복하고 싶은 마음은 계속 솟아날 테다. 그래서 아우렐리우스는 다시 충고를 던진다. “그 사건은 불행이 아니며, 오히려 그 일을 고귀하게 견디어내는 것이 훌륭한 행운이다.” 아이의 생떼를 받아주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다간, 아이의 버릇이 나빠지고 인성도 삐딱해진다. 우주가 우리를 대하는 방식도 그렇다. 우주가 우리에게 잘못을 깨닫고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라며 고통을 치료제로 안겼다고 생각해 보자. 사람은 성공을 통해 배우는 경우가 별로 없다. 뼈저린 실패를 겪어야 비로소 자신의 부족함을 되짚게 되지 않던가. 그러나 아픔 속에 있는 자신을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이 역경은 나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었는가? 이를 통해 내가 배우고 느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그렇게 조용히 되물으며 가슴을 추슬러야 한다. 이때야 비로소 고통은 나를 강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성장통(痛)으로 거듭난다. “내면의 성체를 굳건하게 하라” 아우렐리우스는 제대로 휴식을 누리던 사람이었다. 아무리 커다란 고난도, 고민거리도 그를 거꾸러뜨리지 못했다. 그는 ‘자아 회복력’이 매우 뛰어났다. 바쁜 일상에서도 사색의 시간을 만들어 부단히 마음을 다독였기 때문이다. 아우렐리우스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되물으며 내면의 성체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그는 오직 한 가지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나는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내가 어떤 사람이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없을 때는 마음 다잡기도 어렵다. 그때그때 아픔을 추스르느라 계속 흔들릴 따름이다. 반면 자신이 되고 싶은 ‘좋은 사람’의 이미지가 분명한 경우에는 지금 찾아온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가 분명해진다. 내가 나아가야 할 바에 견주면, 자신이 어떤 점에서 부족한지가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우렐리우스는 나의 단점을 메우기 위해서는 누구를 본받아야 할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곤 했다.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한다. 선생님들이야말로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숱한 상처를 받는 분들 아니던가. 선생님들에게 휴식은 아우렐리우스가 그러했듯 영혼을 다잡는 시간이어야 한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 아우렐리우스처럼 철학으로 휴식하며 굳건하게 영혼을 다잡으시길 바란다. 따뜻한 응원을 드린다.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하다 보면 “저 미성년자인데도 범죄를 저지르면 감옥에 가나요?”와 같은 질문을 특히 많이 받는다. 학교 법률자문 과정에서도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범죄에 연루되었는데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는 문의가 자주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형사사건 절차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성인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니 ‘수사를 통해 구속되어 재판을 거쳐 처벌받는다’라는 피상적인 인식들은 가지고 있는데,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촉법소년’, ‘소년법’과 같은 단어들은 익숙하지만, 막상 전체적인 흐름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범법소년, 촉법소년, 범죄소년 「형법」은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형법」 제9조). 따라서 만 14세 미만은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처벌(사형·징역·금고·벌금 등)을 면한다. 그렇다고 만 14세 미만에게 아무런 제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년법」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을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도록 하고 있다(「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 결국 10세만 넘으면 보호처분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 범법소년 그러나 10세 미만의 자는 형사처벌과 보호사건 처리 모두가 불가능한데, 이런 소년을 ‘범법소년’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초등학교 4학년 재학 중 만 10세가 되므로, 초등학교 4학년이 안 된 학생이라면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수사의 시작인 입건 자체가 불가능하다. ● 촉법소년 다음으로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못 하지만 10세 이상이라 보호사건으로 심리할 수 있는 자는 ‘촉법소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중학교 1학년 재학 중에 만 14세가 되므로,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가 촉법소년에 해당한다. ● 범죄소년 한편 「소년법」에서는 소년을 19세 미만인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소년법」 제2조). 14세가 넘어 형사처벌이 가능하더라도 검사의 판단에 따라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될 수 있고, 심각한 수준의 범죄가 아니라면 이렇게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14세 이상 19세 미만에 해당하는 자를 ‘범죄소년’이라고 한다. 보통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가 만 19세이므로, 중학교 1학년 무렵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가 범죄소년에 해당하게 된다. 소년분류심사원 입원 사건에 대한 조사과정을 거친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은 법원에서 재판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받는다. 소년과 보호자가 함께 소년법원에 참석하면서 ‘잘 다녀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할 텐데, 매우 놀랍고 급작스럽게 상당한 기간 이별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판사가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을 결정하는 경우다. 성인으로 치자면 재판이 진행되기 전에 구속되는 것과 비슷하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법원에서 최종적인 보호처분을 내리기 전에 소년의 가정환경이나 품행, 재범의 가능성 등을 조사하는 기관이다. 성인 범죄자의 경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를 막기 위해 구속이 이루어진다면,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은 교정을 목적으로 하는 소년 사건 절차에 따른 것이므로 구속보다 넓은 재량이 있어 쉽게 내려지는 편이다. 법정에서 위탁 결정이 내려지면 돌발적인 행동 방지를 위해 수갑을 차고, 포승줄로 묶인 채 호송버스에 올라 소년분류심사원에 가게 된다. 소년분류심사원에서는 오전 6시 30분 기상해서 저녁 9시 취침까지 각종 교육과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의 일정이 짜여 있다. 입원한 소년은 각종 규칙의 준수와 단체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 마련이다. 여기에서의 생활태도는 판사에게 보고서로 제출되며, 소년의 최종적인 처분에 대한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이러한 소년분류심사원 위탁기간은 1개월을 초과하지 못하지만, 특별한 경우 한번 연장할 수 있다(「소년법」 제18조 제3항). 따라서 짧게는 2주부터 길게는 8주까지 생활하게 된다. 학교에 재학하던 학생이 소년분류심사원에 입원한 경우에는 그 수용기간을 학교의 수업일수로 계산한다(「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31조 제2항). 즉 출석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촉법소년에 대한 보호처분 ‘촉법소년의 나이를 낮춰야 한다’라는 주장을 자주 듣는다. 현재 14세 미만으로 되어 있는 「형법」 규정을 고쳐 13세 또는 그 이하의 나이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일반에게 잘못 알려져 ‘촉법소년에게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다’는 식의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소년법」은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 대한 다양한 보호처분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소년법」 제32조). 이러한 보호처분의 종류에서 보듯 10세 이상이라면 단기 소년원 송치, 12세 이상이라면 장기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므로, 우리 법체계가 촉법소년들을 완전히 손 놓고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위 처분들은 종류에 따라 상호 간에 병합될 수 있고, 비행이 잦아 법원을 자주 방문하게 되는, 이른바 단골손님(?)들은 이렇게 다양한 처분들이 병합되는 것을 ‘종합선물 세트’라고 부른다. 그러나 일반 국민, 특히 해당 소년의 범죄에 의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약한 처벌을 하게 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촉법소년에 대한 보호처분은 전과에 남지도 않기에 장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소년법」 제32조 제6항). 이렇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촉법소년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를 하향하는 「형법」과 「소년법」 개정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언론에서 크게 보도하는 사건들을 위주로 접하게 되지만, 일반적인 촉법소년들이 일으키는 범죄 대부분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소년들이 구치소에 수용되어 성인과 섞이게 되면 새로운 범죄를 습득할 수도 있고, 보호처분이 아닌 집행유예 판결 등이 있을 때는 막상 소년에게 아무런 교훈도 주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런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운듯하다. 범죄소년 사건의 특징 14세가 넘었으나 19세가 넘지 않은 범죄소년들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정도의 학생이 자신이 촉법소년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야 나이 계산을 잘못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일도 있었다. 범죄의 수위가 높아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되거나, 이전에 다른 보호처분들이 있었던 경우, 성범죄 등의 사건이라면 검사의 판단에 따라 성인과 마찬가지의 일반 형사처벌 절차로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19세 미만인 소년은 일반 형사절차로 진행되더라도 2년 이상의 형에 처하는 경우, 그 형의 범위에서 장기와 단기를 정하여 선고하되,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초과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소년법」 제60조 제1항). 예를 들어 성인이라면 ‘징역 5년’ 이런 식으로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고 이게 우리에게도 익숙하겠지만, 소년이라면 ‘장기 5년 단기 3년’ 이런 식으로 다소 독특한 판결이 선고된다. 이때 소년이 수감되어 3년의 기간을 채웠다면, 이를 집행하는 기관의 장이 소년의 태도를 고려하여 검사의 지휘에 따라 형 집행을 종료시킬 수 있다(「소년법」 제60조 제4항). 참고로 법상 소년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은 징역 20년이다(「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조). 한편 범죄소년 사건의 다수는 촉법소년과 마찬가지로 처리된다. 그러나 이를 심리한 소년법원의 판사가 그 과정에서 소년이 범한 범죄가 중하다고 생각되어 보호처분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 일반 형사처벌 절차를 밟도록 검사에게 보낼 수도 있다(「소년법」 제7조 제1항, 제49조 제2항). 학교장 통고제도 이렇게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과 범죄소년 사건 대부분은 처음에는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어 시작된다. 그런데 경찰을 통하지 않고도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하였음을 직접 법원에 통고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이를 ‘학교장 통고제도’라고 부르고, 「소년법」에서 근거한다(「소년법」 제4조 제3항). 학교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때리는 행동을 하였다면, 이는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폭행죄와 같은 범죄에도 해당하게 된다. 이때 학생이 촉법소년이라도 10세만 넘는다면 앞에서 설명한 보호처분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막상 학교가 소속된 학생을 직접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고발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수사과정에서 학생이 입게 될 상처가 걱정되기도 하고, 수사에 관한 기록이 학생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우려스러울 수도 있다. 학교장 통고제도는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학생을 법원에 보내는 제도로 법원의 전문조사관은 조사나 상담을 통해 학생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장점으로 교권문제에 대한 대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학교장 통고제도는 1963년 「소년법」에서부터 도입되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 그럼에도 매우 생소한 느낌일 것이다. 실무상 잘 쓰이지도 못한다. 제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교사가 학생에게 법원의 심판을 받게 한다는 것이 굉장한 부담이고, 해당 학생이나 보호자로서는 학교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간 왜 제도가 활용되지 못했는지 점검하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
문학·미술 작품을 인용해 출제한 시험문제를 해당 작품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행위에대해 대법원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최근 예술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3부는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가 평가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 2019년 저작권협회는 평가원이 2009~2019년 고입선발고사와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에 나온 문제를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1700만 원 배상을 요구한 바 있다. 저작권협회는 평가원이 이 기간 시, 소설, 미술작품 등 155개 저작물을 인용한 문제를 누구나 보거나 내려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협회에서 관리하는 저작권자의 전송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평가원은 공표된 저작물을 교육 등을 위해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맞게 인용한 만큼 저작권법상 허용되는 행위로 봤다. 1심 재판부는 평가원의 손을 들어줬다. 수험생에게 균등한 학습 기회를 보장하고 시험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평가 문제를 공개하는 것은 공익에 부합하는 일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원고 일부승소로 뒤집혔다.2심 재판부는 평가원이 저작물을 인용해 문제를 내는 것을 넘어 이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공개하는 것을 두고 저작권법의 취지를 벗어난다고 보고 1000만 원 배상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시험이 종료된 후 저작권자 동의 없이 시험문제를 공개하는 것은 정당한 채점과 성적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제한적 범위에서만 허용돼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저작물에 대한 감상 등 수요를 대체하는 효과까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원은 상고심을 통해 결과를 바꿔보려 했으나 기각됐다. 2심 판결을 유지한 대법원은 “평가원의 행위로 해당 저작물에 대한 시장 수요가 대체되거나 시장가치가 훼손할 우려가 상당하다”면서 “사용료를 지급하고 시험문제를 게시함으로써 학습자료 제공이라는 공익과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의 균형을 적절히 도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담임(擔任)’은 어떤 일을 책임지고 맡아보는 일, 또는 그 맡아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담임교사는 한 반의 학생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맡아 지도하는 교사다. 1년간 학생과 신뢰를 쌓고, 사랑의 관계 속에서 교육과 생활지도를 끊임없이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담임교사가 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교육 여건 마련은 매우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최근 경북의 한 초교에서 한 학부모가 자녀에 대한 교육방식 갈등으로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하자같은 반 학생 23명이 교사 복귀를 요구하며 등교를 거부했다. 전북 전주시에서는 한 초등생 학부모가 4년간 4명의 담임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밝혀졌다.이 같은 일은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 실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7월까지 학부모 요구로 담임교사가 교체된 경우가 129건에 달한다. 이도 교체가 실현된 경우에 국한될 뿐, 실제로 진행되는 담임 교체 요구는 더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담임 교체 요구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같은 반 학생들이다. 일부 학부모의 그릇된 판단이나 행동으로 인해 담임 교체가 이뤄진다면 해당 학급 학생들의 교육적, 정서적 안정성이 떨어진다. 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학습권도 침해받게 된다. 민원에 의해 자신이 사랑하는 학생들과 떨어져야 하는 담임교사의 마음도 회복하기 어렵다. 결국 교권 추락의 중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학부모의 문제 제기 시 해당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고, 교사의 교권 보호와 학교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 또 제도적으로 담임 교체 시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무분별하게 제기되는 학부모의 공격에 대해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
교육부는 미래지향적인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교실 수업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AI디지털교과서(이하 AIDT)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은 8월까지 영어, 수학, 정보 과목의 AIDT를 개발하고, 검정기관은 10월까지 검정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검정 절차를 최종적으로 통과한 AIDT는 11월에 선보이게 되며, 현장 적합성 검토를 거쳐 내년 3월에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서비스 개통을 앞두고 AIDT를 활용한 수업 개선과 교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연수를 추진하고 있다. AIDT 도입의 목적은 첨단 기술의 적용을 넘어, 수업 개선을 통해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있다. AIDT 도입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AI 기술을 통해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은 자신의 속도에 맞게 공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자료나 보충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특정 개념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학생은 AI가 제공하는 보충 자료를 통해 개념을 재학습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개개인의 학습 경험을 강화하고, 개인의 학습 스타일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다. 둘째, AIDT는 교사들에게도 강력한 지원 도구가 된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습 진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개별 학생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사들은 효율적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으며, 자신의 수업을 더욱 풍성하게 기획할 수 있다. 또한, AI가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개념에서 많은 학생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진단되면, 교사는 해당 개념에 대한 추가 설명이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교사들은 AI의 지원을 받아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 협업 능력 등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또한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창의적이고 학생 중심적인 수업을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AIDT는 교육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 학습 과정의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 특히, 지방이나 도서 산간 지역의 학생들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집에서도 학교에서와 동일한 학습 자료와 도구를 이용할 수 있어, 학습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AI 기술을 활용해 보다 세심한 맞춤형 학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어야 하며, AI는 교사들의 수업활동을 지원하는 도구로서 활용되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AIDT의 도입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서 교육의 전반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추구한다. 기술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상황을 고려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AIDT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서비스의 품질, 네트워크와 단말기 등의 학교 인프라 점검과 관리, 교사와 학생의 준비도 향상을 위한 교육과 연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만 AIDT는 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교육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 본지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와 함께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공동 기획을 시작합니다. 현장 교원을 대신해 질문하면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KERIS가 답합니다.
인도 의대입시 부정 파문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의대입시(NEET-UG) 결과가 발표된 6월부터 현재까지 현지 언론은 물론 국민들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꾸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시험 요구에 대해 지난달 말 대법원이 ‘불가’ 판결을 내자 재점화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인도가 발칵 뒤집한 이유는 240만여 명이 응시한 이 시험에서 67명이 만점(720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매년 만점자가 2~3명에 불과했던 데 비하면 전례 없는 일이다. 고득점자(650∼680점) 비율 역시 급증했다. 이에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시험을 주관한 인도 국립시험원(NTA)은 응시자가 많았고 시험장 문제로 늦게 시험을 시작한 응시생에게 ‘보상점수’를 줬기 때문일뿐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점자 가운데 대다수인 50명이 보상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정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억울한 피해자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재시험을 요구하는 청원을 냈고, 대학생과 수험생들은 전국적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를 열고 있다. 올해 총선에서 약진한 야권도 이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삼고 전국 시위를 주도하는 한편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지난 2016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NEET 시험은 도입 이후 매년 부정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인도 중앙수사국(CBI)이 수사를 퉁해 시험지 사전유출 혐의로 20명에 가까운 인원을 체포했다. 또 부정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학생 110여 명을 응시자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리시험이 이뤄진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국은 보상점수를 부여받은 1500여 명에 대해 보상점수를 취소하고 재시험을 보도록 조치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시험지 유출자를 엄벌에 처하는 법을 6월 21일(이하 현지시간) 자로 시행에 들어갔다. EFE통신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작년 2월 의회를 통과한 이 법의 시행을 미뤄오다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행하게 됐다. 이 여파로 정부 시행 경쟁시험에 대한 공정성 문제로도 번져 NTA은 6월 18일 전국 300여개 도시에서 94만여 명이 응시한 가운데 조교수 및 연구직 모집 시험을 치른 후 취소했다. 이번 사태 발생 이후 3개 시험이 사전 또는 사후에 취소된 상황이다.
미국인 3명 중 1명은 대학 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 성별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문화전쟁’, 부실한 교육 내용, 비싼 학비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미 여론조사 기관 갤럽은 자국내 다양한 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알아보기 위해 6월 3∼23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그 결과 ‘고등교육을 상당히 혹은 꽤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36%다. ‘고등교육을 어느 정도 신뢰한다’와 ‘전혀 또는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각각 32%였다. 이번 조사는 전화 설문, 갤럽 패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웹 설문 결과 등이 반영됐다. 고등교육을 신뢰한다는 비율은 2015년부터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2015년 같은 조사에서 ‘고등교육을 상당히 혹은 꽤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57%였다. ‘전혀 혹은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은 10%에 그쳤다. 특히 공화당원들에게서 변화가 컸다. 고등교육을 상당히 신뢰한다고 답한 공화당원의 비율은 2015년 56%에서 20%로 떨어졌다. 고등교육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공화당원은 11%에서 50%로 늘었다. 고등교육에 대해 낮은 신뢰를 보인 미국인들은 대학이 유의미한 지식이나 기술은 가르치지 않고, 정치적 의제를 강요하는 데다 (학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을 들었다. 고등교육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41%는 정치적 의제를 지적했다. 대학이 학생들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두지 않고 지나치게 진보적이거나 학생들을 세뇌하려 한다는 것이다. 37%는 대학이 관련 기술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부분, 학위가 별로 의미가 없다거나 구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교육 내용을 지적했다. 28%는 높은 대학 등록금, 학자금 대출 등의 비용 문제를 꼽았다. 게다가 미 대학들은 최근 몇 년간 진보적 색채를 강조해 공화당 측의 비판을 받아왔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캠퍼스 점거로 긴장이 고조됐다. 커리큘럼을 둘러싸고 대학 본부 측과 보수 정치인 간 논쟁도 빈번하다. 특히 인종, 성별, 성적지향 등의 문제는 격렬한 충돌을 불렀다. 미국 사립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4만2152달러(약 5800만 원) 정도다. 공립대학은 1만∼2만3000달러(약 1400만~3200만 원) 수준이다. 하버드, 예일과 같은 아이비리그 명문대의 등록금은 연간 6만달러(약 8300만 원)에 육박한다. 주거비와 생활비 등을 합하면 10만달러(약 1억3800만 원)가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앙샹떼(Enchante)!” “반가워요!” 지난달 21일 서울 번동중학교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한글학교 학생들이 그 주인공. 서울 번동중 학생들이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고, 일요일이라 적막했던 학교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 학교를 찾은 건 ‘메타버스 역사 게임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 처음 만난 양국 학생들은 간단한 게임을 통해 친해지는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진 후 본 수업에 들어갔다. 이날 수업은 ‘1940~1945년 프랑스와 한국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진행됐다. 수업은 김동은 서울 번동중 교사가 맡았다. 에듀테크 교사연구회 회장이기도 한 김 교사는 역사를 연계한 세계시민교육에 에듀테크를 접목한 수업을 선보였다. 특히 메타버스 방 탈출 게임을 직접 제작하고 모둠별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구성했다. 모든 수업 자료는 한국어와 프랑스어를 병기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역사를 살피다 보니 식민 지배를 겪은 시기가 정확하게 겹친다는 걸 발견했다”면서 “양국 모두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저항했고 독립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한국과 프랑스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교류해 왔고, 앞으로 세계시민으로서 어떤 태도로 교류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고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양국 학생들은 금방 가까워졌다. 김 교사는 “프랑스 학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서 모둠을 구성하는 것부터 고민이 많았지만, 오히려 학생들은 연령과 세대, 국가를 초월해 수업에 참여하고 어우러졌다”고 귀띔했다. “한 프랑스 학생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던 성인이었는데, 우리 학생들이 친절하게 알려줬다고요. 수업 자체도 의미 있지만, 한국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간다면서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다며 SNS 아이디까지 주고받더군요. 제게도 의미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에 참여한 한국 학생들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었다”, “한국과 프랑스의 역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것이 즐거웠다. 프랑스와 한국 사이에 공통의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훌륭한 수업 진행 덕분에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국-프랑스 공동수업은 수개월에 걸쳐 기획됐다. 프랑스 공립국제중에서 3년간 파견 근무했던 김병수 경기 호수중 교사의 제안에서 비롯했다. 김 교사는 “해외 파견을 갔다 오고 나서 두 나라 교육의 장점을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전 세계 학교로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 ‘국경 없는 교육’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교사로서 가치 있는 일, 설레는 일이 뭘까 고민했어요. 국경 없는 교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100통 넘는 이메일을 보냈고, 프랑스 한글학교 협회장인 박선영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한글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답신이 왔죠.” 김 교사는 개인 유튜브 채널 ‘조매꾸 지덕체로’에서 ‘꿈터뷰’를 운영하고 있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코너다. 김동은 교사가 이 코너에 출연한 걸 계기로 함께 공동수업을 준비하게 됐다. 김 교사는 “학생도, 교사도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경 없는 교육, 국경 없는 수업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프랑스는 한국의 에듀테크 활용 능력을 부러워합니다. 우리는 유럽 아이들이 어떻게 배우고 자라는지를 궁금해하고요. 아이들이 큰 세상을 볼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인재 교육을 기획하고 싶습니다.”
“영유아 교육·보육 통합(유보통합)의 성공을 위해 통합기관 명칭은 유아학교로, 교사 자격체제는 이원화해야 합니다. 주요 정책과제 해결을 위해 안정적이고 구체적 재원 방안도 마련돼야 합니다.” 한국교총·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는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영유아가 행복한 유보통합의 실현을 위해 현재 가장 쟁점이 되는 재원과 통합기관 명칭, 교사자격 문제 등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전하며, 유보통합 실행 전략의 안정적 안착과 영유아가 행복한 유아학교 조성을 위한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고, 함께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통합기관 명칭을 유아학교로 통일할 것을 요구했다. 기관의 여건, 특수성, 전문성에 따라 0~2세 뿐만 아니라 3~5세, 0~5세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 자격 체제에 대해서는 3~5세 ‘유아교사’와 0~2세 ‘영아교사’로 이원화된 자격양성체제가 더 적합하다고 제시했다. 정부 시안에는 영유아정교사(0~5세) 단일자격, 영아정교사(0~2세)와 유아정교사(3~5세)로 구분하는 두 가지 안에 대해서 검토해 결정하는 것으로 명시됐다. 이에 대해 4개 단체는 ‘0~5세 통합교사’ 제도는 발달 격차가 크고, 연령에 따라 교육과 돌봄의 욕구가 서로 너무나 달라 교사 전문성 개발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0~5세 통합교사 제도는 연령별로 구분해 교사자격을 전문화하는 것보다 질적으로 하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교사양성단계부터 3~5세 유아교사와 0~2세 영아교사 자격 제도를 구분해 ‘유아교사’가 3~5세를 전담하며 교육과정 전문가로서 초등교육을 연계하고, ‘영아교사’는 0~2세를 전담하면서 유아-아동 돌봄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교사양성과정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불투명한 재정지원 방안에 대해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 유보통합의 주요 정책 과제인 ‘5대 상향평준화’, ‘5대 유치원-어린이집 통합과제’, ‘3대 관리체계 개선’, ‘(가칭)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확실하고 구체적인 재원이 필수다. 4개 단체는 “정부의 유보통합 시안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낮추고, 단계적 무상교육 실행을 무리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 방안이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며 “결국 유보통합의 안착을 위해 지역별 공청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청취·반영하면서 시범사업을 지속 보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젭, 제페토, 이프랜드로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었다. 자녀들 학생들이 하는 게임수준을 교육의 이름으로 체험한 메타버스 여행은 탐험 수준이었다. 들어가지도 못해 지원요청, 젭에서는 똥게임과 존비게임을, 들어갈 때 마다 영어단어로 퀴즈를 풀어야 교실도 가고, 식당도 가고, 체육관도 가고, 영어단어를 공부시키기에 목적한 바, 감염에 대한 정보를 줄수 있는 퀴즈로 뭘 제시 할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네이버에서 만들었다는 제페토에서는 들어가서도 길을 잃고 헤메이는, CU에서 물건 고르는 아바타, 한강공원에서 물에 빠지고 놀이동산도 둘러보았다. SK가 만들었다는 이프랜드에서는 대형 스크린이 있었는데 스크린화면에 각자의 그림이나 자료를 띄워도 보았다. 단락 마다 강사님의 프로적 토크쇼가진행되었다. "젭, 제페토, 이프랜드를 교육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젭만 보던 어제와 달리 ‘제페토가 현실감 있다. 제페토에 빠지네요’ ‘이프랜드는 실제 같다’ '제페토에 끌림이 많았다' ‘젭의 아바타는 작다’ 등 소감을 나열했다.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면 '젭은 교육에 접근하기 좋은 환경, 케페토는 신나는 체험을 하며 전시장을 겔러리를 만들면 좋겠다', '이프랜드는 강연이나 정보공유 등으로 좋겠다'는 결론을 참여자들이 스스로 내리는 동안에 밤이 깊어갔다. 아마 저마다 각각 아이들께 하지마라고 했던 게임을 공부로 연결하는 것은 뭘까? 미션을 가져가는 것 같았다.나는 이프랜드로 특강하라는 과제를 안고 과제이수를 위해 파고 들어 내가 궁금한 것을 찾아 89개 슬라이드를 만들었다. 국내외 활용사례, 비젼과 가치를 발표하고 이프랜드와 아주 친하게 되어 가족사진 동영상 실생활 소품을 개발하고 있다. 미션은 운명을 바꾼다. 본 강의는 미래 교육에 방향에 키를 두고 있었는데 - 기존의 지식 전달 중심-개인의 능력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 - 변화하는 기술에 대응 '자율 역량'이 중요. 문제를 해결 능력 요구 - 기억력과 정보 수집 능력- 비판적 사고, 판단 능력, 창의력, 예술적 감수성 같은 능력과 가치를 강조 - 단일 분야 지식 -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연결, 융합 지식과 교육 우리 메타-감염학교의 나침판 기준은 미래교육에 잘 맞추어져 있다.정책으로 수동적 대응이 학교자율적으로 변화대응과 문제해결력의 능동적 대응, 감성과 융합으로 전략한 흥미 유도 퀴즈 게임, 몰임 유도 방 탈출 등이다. 사람의 성취와 편리함을 도모하기 위해 교육은 발전하며 그 발전도 교육의 힘이다. 줌 교육 3일이 끝나고 넷째, 다섯째날도 하이라이트! 참여자의 열정이 불보듯 훤하다. 아이디어 창출 놀라울 일들이 기대된다.
지금 프랑스에서는 100년 만에 하계올림픽이 열리면서 세계의 시선이 파리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총·칼·활 분야의 메달 획득이 풍성하여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개회식에서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여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식 사과를 하는 해괴한 일도 벌어졌다. 이 배경에는 아직도 유럽의 한국학을 이해하는 올림픽 행사 기획자들을 포함해 유럽의 지식인 사회가 알고 있는 한국은 '북조선' 중심의 한국이지 '대한민국'이 아니다. 이 배경에는 오래 전 유럽한국학회가 유럽 전체에 퍼트린 결과라는 어느 지식인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볼필요가 있지 않을까. 요즘의 젊은이들과 달리 그들 정부의 외교관 정도나 되어야 대한민국을 알지 그외의 유러피안들이 아는 Korea는 북조선이라니 이처럼 열린 세계에서 한국의 정체성 결정에 무엇이 문제인가를 잘 지적해 준다. 한편, 해외 여러 지역에서는 K-문화 열풍을 타고 한국어 학습 열기가 열풍에서 태풍으로 고조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외국에서 접하게 된 한국어 관련 정보 또한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어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한국어 학당의 현지 교원들의 요구는 사뭇 차이가 있다.현지인 교원이 꺼내는 첫마디가 한자 교육에 대한 수요라니 믿을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어 공부 단계가 점차 올라갈수록 어휘력이 중요해지는데, 한자를 모르면 무작정 암기할 수밖에 없어 학생들이 힘들어 한다는것이었다. 무작정 암기란 매우 힘든 과정이다. 오랫동안 우리가 사용한 단어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이것을 소리로 표현한 것이 한글이다. 다수의 교원들도 한국어의 정확한 구사를 위한 한자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니 한국의 문화어문정책 담당자들이 꼭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지 않은가. 우리사회에서도한국어를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 언어 속에는 대화자의 품격을 담고 있다. "서로 실력이 비슷하여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세입니다"라는 장황한 표현 대신에 "백중지세(伯仲之勢)입니다"라고 하면 간단명료할 뿐만 아니라말의 품격이 훨씬 높아진다. "늘 좋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려울 때도 있듯이, 세상사는 늘 돌고 돕니다" 대신, 속담을 활용하여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됩니다"라고 말을 사용하면 한층 품위가 달라진다. 그렇게 하자면 사자성어와 상용속담을 많이 알아야 한다. 우리와 달리 미국 중·고등 학생들이 영어에 섞여 있는 라틴어 공부에 열중하는 이유를 아는가. 어원(語源)과 고어(古語)를 모르고서는 고등 학문과 전문 분야의 학습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자를 알아야 한국어를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작심삼일"은 '결심이 오래 가지 못함'이란 뜻이다. 이 풀이 방식이 현재 시중에서 풀이되고 있는 정의이다. 이런 풀이가 결코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뜻을 하필이면 왜 작심삼일(作心三日) )이라고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은 어떤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때 그 단서를 중심으로 자신의 언어로 인지하게 된다. 그러나 그 단서를 모르기 때문에 이해력과 연결되지 않아 기억력이 작동되지 않게 된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서 우리나라 최초로 사자성어와 속담을 중심으로 《고품격 한국어》란 책을 전광진 교수가 엮게 됐다. 저자는 '생각의 도구'라는 한자를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국내외 수준을 높이기 원하는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그래서 모든 풀이를 한국어와 영어로 했다. 이렇게 이중 언어 설명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은, 한국 학생에게는 고품격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 학생에게는 고품격 한국어를 영어로 쉽게 익히는 효과를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자라나는 우리 후세들이 세계에 한국을 바르게 알리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우리 문화의 깊은 뜻을 잘 이해하고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교재에 담긴 지식을 잘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저자의 깊은 연구와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우리의 언어 생활이 더욱 품격이 높아지기를 기대하여 본다.
집에서는 효도하고, 밖에서는 공손해야 하며, 삼가 조심하여 믿음을 얻어야 하고, 널리 많은 사람을 아껴주며,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해야. 그렇게 한 후에 힘이 남으면 글을 익혀야 - 논어 - 의식이 있는 한국인이라면 지금 우리사회가처한 상황을 심히 염려하는 모습니다.길어진 의·정분쟁, 정치혼란, 나아가우리를 둘러싼 국제정치 상황 등 우리에게 이로운 것이 하나도 없고, 지금 당장 오물 풍선은 계속되고 있다. 사는 어려움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우리를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은 틈만 나면 국민의 뜻이라고 이야기하는데과연 이를 진심으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단순하게국민들이 지지하는 정당들의 지지율만 읽어봐도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자주 대하는 「논어」에서는 글 공부도 중요하지만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지금의 학교도 그렇고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교육을 얼마나하고 있으며, 리더로 선출된 사람들, 고급 관리가 된 사람들은 과연 이런 공부를 얼마나 하였을까 의심이 든다. 국회의사당에서 개판이라는 소리가 들려오니 말이다. 공자는"아우나 자식 된 사람은 집에서는 효도하고, 밖에서는 공손해야 하며, 삼가 조심하여 믿음을 얻어야 하고, 널리 많은 사람을 아껴주며,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한 후에 힘이 남으면 글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조선 숙종 때 가인 주의식은 '어려워라 세상살이여. 말하면 점잖지 못하다 하고, 말을 하지 않으면 어리석다고 하네. 가난하면 비웃고 잘 살면 시기를 하니 하늘 아래어떻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라며 이 세상에서 바른 말 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을 하였다. 그러나 정치는 가만히 있으면 제대로 안 돼는 것이다. 국민이 제대로 감시하고 세상을 잘 못 해석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은 물론 지도자는 솔선수범해야 이 나라가 소망이 있고 미래가 있다.가정에서는 부모가 모범을 보이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사회에서는 리더가 본을 보여야 한다. ▲ 솔선수범의 의미 교육계도 예외는 아니다. 의료 교육의 중심을 흔들고 있는 의정 갈등 문제는 하루 속히 정치권이 앞장서서 풀어야 할 문제다. 의사의 존재 가치는 환자 옆에 있을 때 의미가 있다. 앞으로 세계는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문화적 패권에 흔들리지 않고 경쟁력 있는 문화를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이 문화와 깊은 관련을 갖는 것이 교육활동이다. 이런 점에서 교육행정과 정책은 장학과 같은 전문성의 영역을 넘어 종합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이 나라의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 각 기관의 책임을 맡은 리더들은 제대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자문해 봐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뜻을 모아 법을 만든 사람들, 그리고 고위직 공무원 모두가 밥값을 제대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 같다.
“안녕하세요? 출근하시나 봐요?” “예, 손주가 벌써 이렇게 컸나요?” “예, ○○아,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 “아이고, 참 많이 컸구나. 오늘은 보라색 예쁜 공주 옷 입었네!...” 아침 시간에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주민 간에 나누는 인사와 대화다. 가끔 이웃에 따라서는 침묵의 어색한 순간을 지나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은 대부분 주민들 사이에 인사를 나누고 대화하는 분위기가 정착된 것 같다. 이렇게 기본적인 인사말을 나누면 하루의 출발이 상큼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상호 간의 관심과 기본예절이 공동체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 ○○이가 좀 늦게 일어났어요!” “어서 오세요, 괜찮습니다.... 다녀오세요~” 올해 2월말까지 어린이집에서 아침마다 나누던 인사다. 항상 아침에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아이를 품에 꼬~옥 앉아 주면서 달래고 또 상냥하고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있다. 3월 초에는 유치원에 진학하여 아이는 등하원이 달라진 환경에 적응을 힘들어 했다. 하지만 아침에 유치원 현관에서 선생님들의 다정한 인사를 받고 순간 아이의 기분이 신속히 달라지는 것을 목격한다. “안녕하세요?” “안녕, 어서와~ ○○야!” “와~ 오늘은 멋진 옷을 입었네...” “수고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학부모와 교사, 아이 간에 주고받는 인사는 비록 짧은 어구에 불과하지만 역시 하루의 출발을 기본예절과 성실한 자세, 기분 좋은 인사말로 시작한다. 주고받는 인사 말속에 서로에 대한 감사와 신뢰의 마음이 충만해진다. 서두에서 길게 공동체 간에 인사말을 나누는 사례를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그 다음 단계부터의 완연하게 달라진 모습 때문이다. 초⋅중⋅고의 정문을 통과하는 아이들에게는 어릴 적의 이런 기본적인 예절의 실행과는 점점 멀어져 간다. 아침 마다 당번 교사가 교문에 나와 등굣길의 학생들을 맞이한다. 그런데 학생과 교사가 서로 모르는 관계, 아니 더 나아가 적대적인 관계처럼 아무런 대화와 인사가 없을 뿐만 아니라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그저 몇몇 학생만이 과거의 습관으로 고개를 숙여 지나치고 교사도 반응을 하는 둥 마는 둥 시큰둥하다. 대부분의 경우는 이마저도 생략한다. 정문 등교 지도에 나온 교사가 순번에 의해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한 사람의 붙박이 지도교사가 있어도 중학교, 고등학교로 갈수록 학생과 교사 상호 간에 인사는커녕 그저 모르는 사이처럼 냉랭하다. 어쩌다 역시 습관적으로 목례를 하며 교문을 통과하는 학생이 아주 드물게 눈에 띌 정도다. 이는 학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필자의 거주지 인근 초⋅중⋅고에서나 등교 시간 즈음에 지나치는 도심지의 학교에서 흔히 보는 모습으로는 기본예절 교육에 심각성을 느낀다. 우리는 학교 교육에서 단지 지식만을 주입하는 것을 교육이라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어른인 교사의 행동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교사가 퍼스트 펭귄처럼 앞서서 아이들에게 솔선수범하고 그것도 이왕이면 다정하고 상냥하게 학생들에게 다가서는 것은 지식 공부보다 더 중요한 잠재적 교육과정의 효과가 크다. 그저 무덤덤하고 침묵을 지키며 시간을 채우기에 급급한 정문 지도에 나온 교사가 아이들과 인사조차 나누지 않는 등교(안전?) 지도를 보고, 듣고, 배우는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새삼 성찰해 볼 일이다. 예로부터 ‘제 버릇 개 못 준다’ ‘세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는 말이 있다. 어려서부터 기본예절 교육을 충실하게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분명 다르다. 여기에 어른의 역할과 책임은 아무리해도 지나치지 않다. 어른이 먼저 아이에게 인사를 건네는 교육이 필요하다. 인사 예절은 먼저 보는 사람이 하는 것이 기본이고 상식이다. 이제 우리의 학교가 혹시라도 어느 교사로 인해 기본예절 교육의 의미가 퇴색되고 그걸 보고 자라는 아이들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기초 예의범절을 배우지 못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것은 어찌 할 것인가? 다시금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라는 생활과 배움의 터전에서 일상적으로 실행되는 기본적인 인사예절 교육만이라도 철저하게 교육하는 모든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