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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총은 12일 박종훈 경남교육감의 친인척과 측근이 납품비리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철저한 수사와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촉구했다. 한국교총과 경남교총은 13일 논평을 내고 “김영란법 시행 이후 전국 교육자들이 솔선하는 가운데 교육감 측근들의 비리사건이 현장에 실망과 허탈감을 주고 있다”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지면 일벌백계하고 경남교육청도 적극적인 수사 협조를 통해 진위 여부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이재정 경기교육감 비서실장 비리, 이청연 인천교육감 측근 비리, 조희연 서울교육감 전 비서실장 비리까지 최근 들어서만 네 번째”라며 “이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시‧도지사보다 많이 드는 선거비용 등 교육감직선제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 1인당 선거비용은 10억 40만원으로 시도지사 후보 7억 6300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과도한 선거자금 때문에 선거 전‧후에 비리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교총은 “연이은 사건으로 교육계가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럽다”며 “교육의 전문성과 교육철학보다 정치적 이념과 진영논리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지검 마산지청은 12일 박종훈 경남교육감 이종사촌동생 진모 씨와 일출산악회 총무 한모 씨, 창원교육지원청 공무원 김모 씨를 수천만 원에 달하는 학교물품 납품비리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교총과 변협이 11일 공동개최한 교육활동보호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교권침해 처벌 강화와 피해교원에 대한 적극적 보호조치를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강제전학과 학부모에 대한 과태료 부과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주제발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방향(이종근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교수는 “현행 교권보호법은 교권침해 교원에 대한 법제적 보호방안이 매우 미흡하고 학부모가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거부할 경우 마땅한 제재조치가 없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구체적인 개정안을 제시했다. 우선 교권침해에 대해 관할청의 법적 조치 책임을 명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학생 아닌 제3자의 폭행, 폭언 등 교권침해가 형사처벌규정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관할청이 수사기관 등에 고발 △교원에게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등 필요한 경우, 관할 수사기관에 접근금지, 긴급격리, 신변보호 등 조치 요구 △교원이 직접 고소, 고발,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할 경우, 필요한 행정적, 절차적인 법적 지원을 신설 조항으로 담았다.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지 않는 보호자에게 과태료(300만원 이하)를 부과하는 조항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정당한 교육활동과 관련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요건을 엄격히 정해 불필요한 소송에 연루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법 개정 시 함께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기간제교원도 교권보호 대상에 포함되도록 교권보호법, 교육공무원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운영 및 절차에 관한 실무적 문제와 개선점(이상훈 인천마전초 교감)=이 교감은 “현재 학교는 학생 징계를 위해 교권보호위가 선도 등의 처분을 학교장에게 요청하는가 하면, 일부 학교에서는 교권보호위가 선도조치의 가부만 결정하고 실질적 처분은 학생선도위가 하는 등 혼선과 이중 심의를 겪고 있다”며 “추후 법 개정을 통해 교권보호위가 직접 심의해 징계 등 선도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학부모는 학교가 제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어서 교권침해 시 대응할 방법에 한계가 있다”며 “상호간 조정이 안 되고 피해 교원이 동의할 경우, 학교가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제도를 의무화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권침해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특별교육이 임의규정으로 돼 있어 구속력이 없다”며 “교권보호위 운영규정에 특별교육 등을 명시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제 전학과 관련해서는 “학생에게 교권침해를 당한 교원은 상당기간 충격을 겪게된다는 점에서 피해 교원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학생을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며 “피해 교사를 전보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는 만큼 법 개정을 통해 전학을 징계 및 선도 유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정토론 토론에서 다양한 법률 개정 내용을 주문했다. ▲김재식 변호사=김 변호사는 “교권보호법이 특별법이 되려면 고발, 조사, 가중처벌 이런 게 구체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권침해에 대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폭행 등 중대한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징계처분으로 강제 전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경아 경기 천천중 수석교사=박 교사는 “현재 학교는 교권침해에 대해 선도규정을 근거로 최대 30일 이내 출석조치까지만 할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며 강제 전학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교권침해도 학교폭력의 일종”이라며 “학교폭력대책위원회와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사는 시간제교사, 강사들도 법을 통해 교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박 교수는 “최소한 전국 교육지원청마다 전문 변호사를 배치하고 학교전담경찰관과의 협력체제를 구축해 교권침해 시 법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향후 교권보호법을 학폭법처럼 수정해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징계의 범위에 강제전학을 포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희범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사무총장=이 사무총장은 “교권침해 학생, 학부모에 대한 처벌은 타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교총과 변협이 법 개정 방향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 국회가 이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교원 스스로 자정, 전문성 강화를 통해 교권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 뒤 “강제전학은 학생에게 사형선고일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전보애 교육부 교원정책과 사무관=전 사무관은 “교권침해에 대한 학생징계를 향후 교권보호위에서만 거치도록 하고 재심청구도 시도교권보호위에서 이뤄지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교권침해에 대한 징계로 전학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각계 의견수렴을 거쳐 징계로써 전학처분이 가능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중학생이 정당한 이유 없이 2일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 보호자에게 내교를 요청하거나 가정방문을 통해 출석을 독려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가정방문 시 학교장은 학생 거주지를 관할하는 읍·면·동장과 경찰서장에게 동행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초·중학교 교장은 학생이 입학·재취학·전학·편입학 기일 이후 2일 이내에 취학하지 않거나 계속해 2일 이상 무단결석하는 경우, 보호자나 고용자에게 학생의 출석을 독촉하거나 의무교육을 방해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도록 했다. 또한 ‘학교장은 독촉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해당 아동이나 학생의 가정을 방문하거나 그 보호자가 학교로 출석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미취학 아동 등의 소재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학교장 등이 직접 행정정보공동이용망을 통해 미취학 아동의 주소와 출입국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선생님들이 학생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하면 일부 보호자들이 '무슨 권한으로 왔냐’고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이틀 간 결석했다고 해서 무조건 가정방문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학생의 안전을 확인하고,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이에 대한 세부 지침을 마련해 운용하도록 예시 모델을 만들고 있으며, 조만간 일선 교육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또한 가정방문 시 교사의 안전 보장을 위해 해당 지역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이나 경찰이 동행할 수 있도록 행정자치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다. 행자부는 지난 4월 전국 읍·면·동장을 대상으로 학교의 가정방문에 적극 협조하도록 교육을 실시했다. 다만, 이번 개정안에는 보호자가 학교의 방문요청이나 가정방문을 거부할 경우, 이를 처벌하거나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처벌 등 강제규정은 시행령이 아닌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후속조치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연말경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교권보호와 교권침해 처벌 강화를 위한 법률 개정 논의가 본격적인 공론화에 들어갔다. 한국교총과 대한변협은 11일 대한변협회관에서 ‘교육활동 보호제도의 현황과 과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교권보호법의 실효성을 높이는 개정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발제‧토론자들은 현행 교권보호법이 ‘특별법’의 면모를 갖추려면 가해자 고발, 강제 전학, 특별교육 불이행 시 과태료 부과 등 특단의 교권보호 방안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근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에서 “교권보호법 개정은 교원 사기 문제를 넘어 헌법상 기본권인 학생의 학습권 침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가해자에 대한 관할청의 법적조치 책임을 부과하고 특별교육 불이행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엄격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인천마전초 교감도 “교권과 학생인권은 제로섬이 아닌 상보 관계”라며 “이 같은 방향으로 법령을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발제했다. 이날 하윤수 회장과 하창우 회장은 심포지엄을 계기로 교권 강화에 더욱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사말에서 하윤수 회장은 “현재 학교 현장은 교권 추락을 넘어 교권 ‘실종’ 상태”라며 “교권침해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교권을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창우 회장은 “교권을 법으로 보호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고, 이는 정치권이 교육을 잘못 운용해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교권을 바로 잡는데 교총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권침해 처벌강화 등 10대 과제를 내걸고 지난 1일부터 50만 교원 청원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교원들의 의지를 결집시켜 국회의 법 개정을 관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가끔 외국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 나라 기업 이름이 공항에서 먼저 우리를 반긴다. 이를 보면서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갖게된다. 그만큼 한국 기업이 만든 스마트폰, 전자제품이 그 나라에서 인기가 있어 수요자가 많으며, 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거대한 광고비를 들여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제품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간판제품인 갤럭시 노트7에 불이 붙는 현상 때문에 제품을 교환해 주었으나 교환된 제품마저 다시 불이 붙은 사례가 발생했다. 그리고,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현대차는 미국에서 생산ㆍ판매한 쏘나타 88만5,000대의 엔진 결함문제로 소송을 당해 차량 수리비용 전액을 보상해야 할 처지다. 삼성전자는 10일 일단 갤럭시 노트7의 생산을 전격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 여론의 급격한 악화 등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발단은 지난 5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공항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 내에서 교환된 제품인 갤럭시 노트7이 과열로 연기를 내면서 탑승객 전원이 대피한 사건이다. 이후 지금까지 교환된 제품의 발화 사례는 미국 5건, 한국 1건, 중국 1건, 대만 1건 등이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쏘나타 가운데 세타Ⅱ 엔진에서 결함이 발견돼 차량 소유자에게 수리비용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수리비용은 줄 잡아 수백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2~3일 생산한 싼타페 차량 2,360대의 조수석 에어백이 ‘센서 설정 오류’ 등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발견됐고, 이 중 고객에게 판매된 66대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올 들어 노조 파업과 태풍으로 사상 최악의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와중에서의 일이다. 2015년 기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매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8.77%에 달하고,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합치면 30%를 훌쩍 넘어간다. 따라서 삼성과 현대차가 흔들리면 우리 경제가 크게 흔들거릴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만으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는 타격을 받았다. 둘 다 세계 정상급 기술력으로 일어섰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역으로 사소한 기술적 문제라도 발생하면 언제든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무리한 일정으로 제품을 출시하거나 판매에 급급해 소비자 안전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오늘 하루 주가는 9조원이 사라졌다. 이 주식을 최근에 산 사람도 손해를 볼 것이 뻔하다. 발 빠르게 사태를 수습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늘은 수업을 시작하면서 공급자와 수요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단순한 한 시간의 일본어 공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보면서 큰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야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강조하는 인성교육, 진로교육 등은 교과목으로 지정하여 할 필요도 있지만 매 시간마다 세상의 변화와 관련지어서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10년 후 공부를 마치고 나가야 할 세상은 지구촌화 된 거대한 세계시장이다. 이같은 세계시장에서 내가 무엇을 만들어 공급하여야 나에게 돈이 들어올 것인가, 내가 만든 것을 세상 사람들이 사 갈 것인가를 지금부터 생각하면서 진로탐색을 공부한다면 너는 분명히 성공할 것이다. 이같은 공부를 하면서 " 왜 다른 것을 배우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아직 세상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여 생겨난 의문일 수 있다. 이제 이런 공부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 것이다. 이제답을 찾기 위하여 관련된 책을 찾아보고, 도서관에도 가 보고, 또 가까운 사람에게 물어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것이다.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 세칭 김영란법이 나라를 온통 들썩이게 하는 나날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한민국의 ‘청렴지수’에 대한 열망이 고조되는 분위기라고나 할까. 더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기운이 싹트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김영란법은 그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 있었다는 말이 된다. 소위 맨입으로는 어떤 일도 되지 않는 뭐 그딴 것 말이다. 진짜 부끄럽게도 내가 32년 넘게 몸담았던 교단 역시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학부모 촌지에 교감⋅교장 승진시 금품수수 등 과연 교육자가 맞나 의구심이 생길 정도의 부정과 부패이다. 일례로 서울시 교육청 비리사건을 들 수 있겠는데, 그것이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는게 더 큰 문제다. 장학사 시험이나 교감 승진, 교장 임용, 그리고 학교의 시설공사 등에 검은 돈이 오가는 일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것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라면 정녕 사람을 움직이는 건 돈이란 말인가? 나 역시 7년 전쯤 어느 교장공모 전문계 고교에 지원했을 때 심사위원(학교운영위원)으로부터 금품을 요구당한 적이 있다. 글쎄, “200만 원씩 5명만 끌어 들이면 안전합니다. 1,000만 원만 쓰면 3배수 안에 들게 해줄테니”라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해왔다. 그는 “돈 안 쓰면 절대로 안돼요!”라며 당연한 것처럼 쐐기를 박기도 했다. 물론 검은 돈을 쓰지 않았다. ‘억당천불’이란 신조어가 횡행하는 ‘농⋅축협 조합장선거도 아니고 교장공모에서 무슨 금품수수냐’는, 뭐랄까 교직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이 있었는지 모른다. 또한 내게는 교장직을 돈으로 사놓고 학생들에게 사회 정의와 올바른 가치관을 운운할 수 있는 철판 같은 배짱이나 황정민 뺨치는 연기력이 없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1차심사에서 탈락당하고 보니 돈을 안써 그리 된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솔직히 눈 찔끔 감고 달랄 때 그냥 줘버릴 걸 하는 후회가 일기도 했지만 검은 돈, 신성해야 할 학교를 부패의 온상으로 만들고, 나아가 사회를 혼탁하게 하는 검은 돈이기에 애써 안쓴 것이다. 나아가 바른 말 해대는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아비로서는 자식 앞에 떳떳히 서기 위해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친 것이다. 지난 2월말 퇴직해 이제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는 교사 신분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도 김영란법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하는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신문들은 앞다퉈 김영란법이 몰고온 변화상을 보도하고 있다. 예컨대 결혼⋅장례식장 화환이며 고급 음식점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초등학교 운동회 날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따로 식사하는 장면 따위가 보도되기도 했다. 그럴망정 김영란법 위반 1호 신고가 대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준 것이라는 보도는 씁쓰름한 여운을 남긴다. 스승의 날에 학생이 교사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 꽂아주는 것조차 금품수수에 해당된다니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나 절로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돈 주고 산 생화나 조화는 경제적 가치를 지녀 금품수수가 된다는 설명이다. 단, 학생이 직접 만든 종이꽃은 금품수수가 아니란다. 그렇다면 학생이 아파트 화단이나 들과 산에서 꺾은 생화를 교사에게 주는 것도 금품수수가 아니라는 얘기인가. 생화일망정 실질적인 경제가치를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김영란법은 반가우면서도 쓸쓸함을 안겨준다. 김영란법이 만들어져야 할 만큼 부정과 비리 등 온갖 죄를 어른들이 저질러놓았는데 그 대가(代價)는 어린 학생들도 떠안아야 해서다. 김영란법은 유독 교원에게 너무 살벌해 보인다. 이른바 ‘3⋅5⋅10’도 적용 안되고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갖거나 느낄 순수한 인간적 관계의 사제지정(師弟之情)마저 끊어놓는게 아닌가 싶어서다.
중간고사 하루 앞둔 저녁,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내려왔다. 교무실은 질문하려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학종 시대’, 수시모집에서 학교 내신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시험 때가 되면 한 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아이들은 온갖 애를 쓴다. 어떤 때는 아이들의 행동이 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행동을 탓할 수도 없는 일. 퇴근을 위해 가방을 챙기려는 순간, 한 아이가 교과서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그 아이는 다름 아닌 2학년 ○반의 ○○○였다. 사실 이 아이는 아이들이 영어 관련 모르는 문제가 있다거나 궁금증이 있으면 선생님을 찾지 않고 ○○○을 찾아갈 정도로 영어를 아주 잘했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에게 ‘영어 달인’이라는 닉네임을 붙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수업시간, 단 한 번도 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그 아이는 집중력이 매우 뛰어났다. 더군다나 모르는 내용은 반드시 알고 넘어갈 정도로 지적 호기심 또한 강한 아이였다. 그런데 그 아이가 중간고사 하루 앞둔 오늘 영어 선생님인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것도 영어 교과서를 들고 말이다. 내심 그 아이의 갑작스러운 출현이 궁금해졌다. 녀석은 나의 퇴근을 막은 것에 죄송한 생각이 들었는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선뜩 꺼내지 못했다.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어 줄 요량으로 나는 아이들이 붙여준 녀석의 닉네임을 부르며 나를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영어 달인, 무슨 일이니? 내일 영어시험 있는 데 자신 있지?” 그러자 녀석은 내 말에 대답은 않고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제 고민 좀 들어주세요.” 당장 내일이 시험인데 고민 상담을 해달라는 녀석의 말에 순간 신경이 쓰였다. “고민이라니?” “선생님, 제가 내일 영어 시험 잘 볼 수 있을까요?” 평소 영어를 잘하는 녀석이 영어 시험을 걱정하는 것이 조금 이상해서 물었다. “영어 공부를 안 했구나. 그래도 넌 기본 실력이 있으니까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렴.” “……” 그러자 녀석은 대답 대신 교과서에서 성적표 여러 장을 꺼내 놓았다. 일부는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 성적표였고 또 다른 일부는 지금까지의 내신 성적 통지표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성적표마다 영어 과목 석차등급에 컬러 펜이 그어져 있었다. 영어 달인답게 모의고사 영어등급이 모두 1등급이었고 원점수 또한 매우 높은 점수였다. 그런데 내신 성적 통지표에 나온 영어 석차등급은 2등급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제야 녀석의 고민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이해되었다. 매번 모의고사를 보면 거의 백 점을 맞아 다른 학생의 부러움을 산 녀석이 학교 내신에서는 상위 4%를 벗어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더군다나 영어 선생님인 내가 인정할 정도로 녀석의 영어 실력은 뛰어난데 말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치르는 녀석의 영어 시험 성적은 늘 2등급? 바로 이것이 녀석의 고민이었다. 사실 학교 시험은 모의고사와 달리 시험 범위가 명확하여 아이들이 이것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위 4%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하기까지 하다.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밀려날 수가 있다는 것을 녀석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매번 시험이 끝난 뒤 틀린 문제를 분석해 보면 몰라서 틀리는 것보다 실수로 틀리는 경우가 더 많다며 녀석은 안타까워했다. 모든 것은 꼭 1등급을 맞아야 한다는 녀석의 지나친 강박관념과 주위 사람들의 기대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녀석에게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것과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차분하게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기대치에 신경 쓰지 말고 평상심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자 녀석은 조금 위안을 얻은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무튼, 내일부터 시작되는 시험에 녀석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발휘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뒤, 녀석의 환한 미소를 기대해 본다. 상담을 마치고 교무실을 빠져나가는 녀석을 향해 엄지 척을 해주었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가 ‘김영란법’이다. 공직자는 물론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사실 법이란 국민의 사회규범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국가의 강제권을 말한다. 그러므로 법은 국민의 생활에 최소한의 강제권을 가져야 하며 인간 기본권이나 삶에 큰 불편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법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은 '청탁금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업무를 담당하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위원들까지 법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으니 더 큰 문제다. 한마디로 헷갈리는 법이다. 청렴사회로 가기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법이지만 사회통념이나 우리 국민의 관습에 대한 기본적인 정리 없이 무조건 직무관련자에게는 ‘안 된다’는 잣대는 법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범죄자로 만드는 최악의 법률이다. 오죽하면 국정감사에서까지 질의가 나왔을까? 문제는 법에 대한 유권해석이다. 스승의 날 제자가 선생님께 달아주는 카네이션, 캔 커피까지 ‘법률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스승과 제자의 기본적 상식과 인정을 완전히 배재하는 살아가라는 것과 다름없다. 김영란법의 가장 큰 문제는 이 법은 법을 만든 사람은 물론 법률전문가까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에 대해 문외한 일반 국민들의 불편은 어떠할까. 이 법이 이렇게 난해하다면 잘못된 법이 아닌가? 법은 명확해야 한다. 그렇다고 스승과 제자사이에 카네이션이나 캔 커피 하나까지 규제하는 법은 결코 좋은 법이 될 수 없다. 특히 우리 구민은 모두가 인정으로 가득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우리의 정서를 무시하고 한순간에 냉정한 법의 잣대로 이들의 정을 갈라놓기에 아직은 너무 이르진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권익위가 "직접적 업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엔 3·5·10만원 상한액을 정해 놓았으며 그 나머지는 우리사회 정서에 맞게 융통성 있게 적용해야 일상적인 삶에 불편을 겪지 않게된다. 다시 말해 법이 사회 정의를 유지하는 법률인 만큼 통념상, 상식상 과감하 허용해야 한다. 학교사회도 모이면 ‘김영란법’이다. 물 한 모금 먹기 힘든 법 앞에서 우리의 무균질의 청렴사회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요즘 같아선 친구 한 사람 만나기도 두렵고 차 한 잔 마시자고하기도 어려운 삭막한 세상이 더 피곤한 것이다.
독서, 모든 것의 시작 이 책에는 동서양의 고전 21권을 중심으로 생각의 힘을 키우는 아포리즘(신조, 원리, 진리 등을 간결하고 압축적인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이 가득해서 좋다. 세상이 좋아지지 않는 이유를 밝혀주는 시키고 대학의 고전 읽기가 그것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음에 놀라고 당황스럽다. 지혜의 시작이 ‘나는 아는 것이 없다’ 던 공자와 소크라테스의 철학에 한숨 섞인 긍정이 나를 감싼다. 현명하다는 말은 지혜롭고 사리에 밝다는 뜻이다. 공부의 목적, 고전을 읽는 목적은 현명한 사람이 되어 보다 나은 행동을 통해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함에 있다. 정신의 공허와 마음의 부족함을 비추어주는 고전을 만나는 책읽기를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다. 읽을수록 목이 마르다. 중독 중에 최상은 책읽기가 아닐까.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인생의 가치를 깨닫기 위한 공부는 큰 공부다. 그 공부는 우리가 왜 태어났고 왜 살아가야 하며 고난과 경험이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지 살피게 한다. 인간이 돈을 벌고 번 돈을 쓰면서 느끼는 말초적 행복만을 추구하는 존재라면 그것은 동물과 다를 것이 없다. 인간은 돈 이외의 것도 필요하며, 오히려 돈 이외의 것을 발견할 때 진정한 행복도 알게 되는 법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가진 문제의식의 가치가 여기 있다. 세상은 부조리하고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이런 질문은 우리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게 해준다. ‘왜 살지?’라는 고민을 하다 보면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은 별것 아닌 것이 돼버린다. 이런 질문은 우리를 인생의 밑바닥으로 데려가 내가 누구인지를 묻고 생각하게 한다. (23~24쪽)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생각해볼 주제는 ‘죽음’이다. 우리가 죽음을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는 죽음을 생각할 때 더욱 현명해지기 때문이다. 중년이 되면 변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인생관이다. 중년이란 인생의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을 경험하는 시간이다. 한마디로 죽을 날이 그렇게 멀지 않다. 중년이 되면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기에 자연스럽게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되면서 가치관의 변화를 경험한다. (65~66쪽) 《신화의 힘》을 쓴 조셉 캠벨은 고전에 대하여 “제대로 된 사람이 쓴 제대로 된 글” 이라고 정의한다. 제대로 된 사람이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글과 삶이 괴리된 작가의 글은 위선적이기 때문에 공감을 얻기 어렵다. 위대한 삶을 산 작가들의 글이 세월을 이기고 오래도록 남는 이유다. 노벨문학상에 주목하는 이유도 같은 이유다. 조셉 캠벨은 박사학위 과정을 앞두고는 홀연히 학교를 떠나 오두막집에서 책만 읽으며 5년을 지낸다.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에 사로잡혀 읽고 또 읽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신화 공부에 필요한 기초적인 공부를 그때 다 했다고 할 정도였다. 영웅과 구도자의 차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뭘까?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일종의 구도자 같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험난한 세상에서 삶의 지팡이가 되어줄 스승과 책들을 간절한 마음으로 갈구하기 때문이다. 공자나 석가모니도, 소크라테스도 모두 구도자였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불완전한 상태에서 세상을 헤쳐나 가려면 구도자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안상헌 작가는 말한다. “공부에서도 구도자와 영웅이 있다. 자신의 곤란을 극복하기 위해 배움을 추구한다면 이것은 구도자의 상태다. 영웅은 배운 것을 공동체를 위해 사용한다. 영웅은 보다 큰 것을 생각하고 큰 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그럼으로써 더욱 커진다. 구도자와 영웅은 생각의 크기가 다르다.”고. (116쪽) 지식이 종이 위에서만 머무를 때 그 지식은 죽은 것이 된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할 수도, 우리 삶을 구원할 수도 있다. 살아 있는 지식,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지식이 되려면 공부한 것이 삶에 녹아들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진리에 대한 믿음과 실천이다. 그것이 없을 때 공부는 수단이 되고, 삶은 진리와 괴리된다. 지금 우리가 겪는 삶의 위기는 실천의 결여에서 오는 것이다.(145쪽) 철학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과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니체는 우상의 황혼에서 보는 법을 배우는 것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은 눈으로 하여금 깊고 사색적인 주의력, 오래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것을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57쪽) 엄밀히 말하면 이 세상에 옳고 그름은 없다. 옳고 그름은 인간이 자신의 관점에서 만들어 놓은 편견일 뿐이다. 이런 편견에서 벗어날 때 사물과 세상의 본질이 더욱 잘 보이는 법이다. (168쪽) 플라톤의 교육론도 인상적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란 장님의 눈에 빛을 넣어주는 주입식이어서는 안 되네. 우리가 탐구해본 바에 따르면 우리의 영혼 속에는 이미 학습에 필요한 능력이나 기관들이 다 구비되어 있네. 그래서 밝은 곳을 보기 위해서는 몸 전체의 기능을 전향시켜야 하듯, 영혼으로 하여금 밝은 부분을 볼 수 잇도록 관조하면서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네. 그것이 최고의 존재인 선을 찾아가는 첩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네."(158쪽) 스승이었던 플라톤은 영혼의 세계를 믿었고 죽어서 이데아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동안 지성을 통해서 이데아를 추구하는 철학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과는 생각이 달랐다. 죽어서가 아니라 살아서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현실의 행복에 대해서 연구하고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 지를 고민했다.(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스 윤리학 정치학165쪽) 탁월성을 향한 노력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탁월성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탁월성이란 인간을 이롭게 만들어주고 인간답게 살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탁월성은 지성의 탁월성과 성품의 탁월성으로 구분된다. 지성의 탁월성은 교육을 통해서 달성할 수 있고, 성품의 탁월성은 습관 형성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166쪽) 이 대목에서 교육의 필요와 학교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는다. 학교와 선생님은 그 탁월성을 향한 노력을 열심히 해야함을! 정치적 삶이란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성찰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를 통제하고 선택에 책임지려 하는 의지를 말한다. (195쪽) 여기서 말하는 정치는 현대의 정치를 말함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삶은 정치적 삶이 아닐까? 위기의 순간에 그 사람의 인성이, 품격 수준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지식을 두 가지로 나눈다. 소유적 지식과 존재적 지식이 그것이다. 소유적 지식은 생존을 위한 지식이며 소유적 생존방식을 추구한다. 이것은 자기계발서나 직업을 얻기 위한 공부와 책 읽기에 해당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소유적 생존방식을 위한 독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에 비해 존재적 지식은 실존을 위한 지식이며 존재적 생존방식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장자의 공부론도 공감이 간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삶에는 끝이 있다. 아는 것에는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이 없는 것을 추구하는 것은 위험할 뿐이다. 그런데도 계속 알려고만 한다면 더더욱 위험할 뿐이다. 해결 방법은 익숙하고 고루한 지식 버리기, 선입관 내려놓기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하나임을 보는 것이다. (250쪽)" 어떤 외적인 일로 네가 고통 받는다면, 너를 괴롭히는 것은 그 외적인 일이 아니라 그에 대한 네 판단이다. 네 의견을 버려라. 그러면 네가 피해를 보았다는 느낌이 사라질 것이다. 내가 피해를 보았다는 느낌이 사라지면 피해도 사라질 것이다. (183쪽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에서) 공자, 정치적 인간의 길 "더불어 말을 해야 할 때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하지 않아야 할 때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말을 잃지도 않는다. 논어 공자 생각한다는 것은 이성을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성의 뒤에 웅크리고 있는 본능을 무시해버렸다. 기업에서 인사이트(insight)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어떤 문제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통찰을 가리킨다. 기업이 인문학을 강조하는 것도, 사람들이 고전을 스스로 찾아 읽는 것도 이런 인사이트를 얻을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문제를 잘 풀고, 해외유학을 다녀오고, 박사학위를 받아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인사이트로 연결되지는 않을 듯하다. 오히려 지식은 인사이트와 거리가 멀지도 모른다. 인사이트는 지식이 아니라 도취와 그 너머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돈키호테적인 것, 미토스적인 것, 비극적인 것,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해답은 그동안 우리가 동물적이라며 비천하게 여기고 오해했던 것들에 있지 않을까? (277~278쪽) 니체는 《우상의 황혼》에서 내가 만든 것이 우상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내가 만들어온 우상은 무엇이었을까? 절대적인 진리도, 옳고 그름에 대한 맹신도 모두 우상임을 깨닫는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지 깨닫는 순간의 행복을 누리는 순간이 바로 天福이다. 이 책은 하늘이 준 복을 깨닫게 하는 것이 고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시카고대학의 고전읽기를 소개한 이 책의 깊이와 저자의 통찰력에 감사하며 책을 덮는다. 몇 번은 더 읽어야 할 책이다. 메모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독서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초록을 소개하는 것은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탓이다. 인문고전 독서지도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과 부모님께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8일에서 이틀로, 현장에서 국회로.’ 집권여당의 보이콧으로 반쪽국감을 연출했던 국회 교문위가 이번에는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을 단 이틀 동안 ‘몰아치기’ 국감으로 끝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국회 교문위는 6일 8개 시교육청, 7일 8개 도교육청을 한꺼번에 감사하는 유례없는 기염(?)을 토했다. 주목할 대목은 전국 시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단 이틀 만에 실시한 경우는 2000년 16대 국회 이래 초유의 일이라는 점이다. 특히 16대 국회 상반기(2000~2001년) 교육위원회가 시도교육청 국감을 8일 동안 진행한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후 교육청 국감은 17대 때 6일, 18대 5일, 19대 3일로 점차 축소돼왔다. 이렇게 된 데는 교육만 관장하던 교육인적자원부가 18대 이후 타 부처와 합쳐지며 교육과학기술부, 교육문화체육관광부로 재편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18대 국회가 교육과학기술부 체제 하에서도 시도교육청 국감을 매년 5~6일씩 실시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한 교육위원실 관계자는 “효율성 때문에 그렇게 했다는 게 공식입장”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그러나 파행만 거듭한 교육위는 효율성과 거리가 멀다. 6일 시교육청에 대한 국감에서 교문위는 교육과 관련 없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증인채택 문제로 정회를 반복하며 오후 5시까지 허송세월했다. 효율은커녕 국감시간만 단축시킨 셈이다. 5시까지 실질적인 국감시간은 단 40분, 4명의 의원이 3명의 교육감에게 질의를 했을 뿐이다. 교육감직선제 이후 더 중요해진 시도교육, 갈수록 중앙-지방교육의 충돌이 빈발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부실국감’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29명이나 되는 의원 수에 ‘수박 겉핥기 국감’도 재연됐다. 16대 때 16명이던 의원 수는 17대 19명, 18대 21명, 19대 24명(2013~2015년 30명)으로 늘었고 현재는 29명에 달한다. 의원 당 질의시간이 짧다보니 의원들은 “시간이 부족하다”며 제 할 말만 하기에도 바빴고 나머지는 서면질의로 대체하는 ‘효율성’을 발휘했다. 국회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교육을 분리하자는 논의도 상시국감 논의도 당리당략에 물거품이 됐다”며 “일하는 국회는 요원하다”고 일침을 놨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가 지역주민의 학교 시설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수정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지만, 화장실 사용료 미징수 예외조항을 그대로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화장실 사용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상 학교 건물 출입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수정안의 취지가 퇴색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학교시설 개방은 지역주민의 소통과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이다. 학교는 학생을 교육하는 장소이므로 교육활동에 방해나 불편을 겪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방과후 학생교육 활동이 종료된 시점부터 가능하다. 그러나 학부모들과 달리 지역주민들의 요구는 학교가 지역사회에 속한 기관이므로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개방하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빈 교실이나 부대시설은 상시 개방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군청이나 시청 등을 통해 민원을 넣고 있어 학교시설 개방에 대한 시·도 교육청의 지침에도 크게 벗어난 요구다. 사실 일선학교는 시·도 교육청의 지침에 준수하는 밖에 없지만 시설 사용 후의 관리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방과후 사용으로 인한 관리가 어려울뿐 아니라 체육관, 운동장, 화장실 등은 사후 쓰레기로 몸살을 앓을 정도로 뒤처리가 안 되고 있고, 여기에 과다한 물 사용과 전기료는 시설 개방에 대한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이번 서울시교육의 '학교 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개정에 문제가 되는 화장실 사용료의 미징수는 근본적인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항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입법예고 중인 수정이 수정전안 그대로란 점일 뿐 아니라 자칫 화장실은 무조건 개방하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학교시설을 사용하면 화장실도 개방하는 것이 원칙이나 시설 사용료에 화장실 청소비 정도는 함께 넣어야 학교시설 개방에 대한 합리적인 의미가 있고 사용료에 대한 부담감도 책임감을 느껴 보다 깨끗이 사용하는 것이다. 학교 화장실 사용의 무료의 의미는 아무나 마무 때나 학교 화장실 출입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크다. 이는 외부인의 학교출입에 대한 단속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 학생보호에 더 큰 어렵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학교시설은 학생교육과 학생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무리 지역주민들의 요구라 하더라도 학생교육에 방해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때문에 학교설설 개방은 학교관계자나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보다 신중한 수정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우리 나라는 '아시아의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나라다. 이책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스웨덴의 군나르 미르달이 쓴 책 이름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 "한 나라가 가난해지는 것은 반드시 그럴만한 원인이 있기에 가난해진다. 저절로 가난해지는 나라는 없다."고 하였다. 이처럼 ‘왜 어떤 나라는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부유할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그러나 인간 사회에 대한 궁금증은 연구소에서 하는 ‘통제된 실험’을 통해서는 답을 구할 수 없다. 세상의 어느 나라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통제된 실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는 인간에게 동등한 ‘자연실험’을 행해왔다. 역사의 과정은 비슷한 사람들도 정부와 생활조건·식생활 등이 다르면 삶의 격차가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한과 북한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는 본래 한 나라가 아닌가. 한 나라를 둘로 나눴지만 삶의 차이가 실로 엄청나다. 이처럼 의도적인 조작은 불가능하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준 조건을 살펴보는 자연실험과 유사한 방법을 통해 인간사회에 대한 설명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부유할까. 한국은 50년 만에 빈곤국가에서 부유한 국가로 성장했다. 1950년대 한국과 가나·필리핀 등 세 나라는 똑같이 가난했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어느 나라가 가까운 미래에 부유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가나와 필리핀은 부유해지고 한국은 영원히 가난하게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가나와 필리핀은 쾌적한 열대기후와 풍부한 자연자원을 가졌지만 한국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다. 가나와 필리핀은 여전히 가난의 늪에 빠져 있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가 됐다. 경제학자들이 한 나라의 부는 자연자원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결정적 원인은 자원의 빈곤이나 부족이 아니라 불합리한 생활태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국민적 통합성, 읽고 쓰는 능력,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또 긴 역사 속에서 ‘한국인’이라는 민족의 정체성을 공유해왔고 오랜 시간에 걸쳐 인적 자본과 제도들을 발전시켜 왔다. 1950년대 정치적 안정과 독립을 회복한 후에는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인적자본과 제도들이 토대가 돼 경제적으로 이륙할 준비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가나와 필리핀 등은 불행히도 인적자본과 제도의 전통이 부족했다. 한국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었다.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뛰어난 성공 스토리를 쓴 한국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국이 부유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한글’이라는 문자체계다. 한국인들은 한글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한글이 세계 기준으로 볼 때 얼마나 훌륭한지 충분히 알지 못한다. ‘한글은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것도 2등과 차이가 큰 1등이다. 한글의 모음과 자음은 서로 다른 모양이다. 그래서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도 몇 분의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한글 기호가 어떤 종류의 소리를 표현하는지 분간하고 정확한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는 쉽지만은 않다. 이 땅에 태어나 자란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외국인들이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영어나 로마자를 읽는 사람들은 모음이나 자음, 서로 다른 종류의 자음들이 모양에 통칙이 없고 ‘p, q’나 ‘d, b’와 같은 몇몇 알파벳은 모양이 비슷해 자주 헷갈린다. 그런 알파벳들을 묶어 하나의 음절을 만들고 한 번에 한 개의 알파벳이 아니라 한 번에 한 개의 음절을 읽는 법을 배운다. 유럽 언어의 모태가 된 로마자와 같은 알파벳 문자체계도 나름 장점이 있고 일본의 가타카나·히라가나처럼 음절 문자체계도 나름의 장점을 갖췄다. 그러나 알파벳 단독 또는 음절 문자체계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오직 한글만이 알파벳을 음절 그룹으로 묶음으로써 두 체계의 장점을 하나로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면서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문자체계다. 한글의 장점은 뛰어난 한국의 교육과 함께 한국이 부유해지고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매우 빠르게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인류는 국가 간 불평등, 기후변화, 환경자원 남용 등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한국이 온갖 어려움을 뚫고 성공 스토리를 써왔듯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도 한국인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국민 개개인의 건전한 인격 없이 부강한 나라를 세울 수 없고 번영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연 국민의 정신적, 도덕적 수준을 넘어설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이다.
2017학년도 3월부터 사용될 국정 역사 교과서 검토본 공개를 앞두고 소위 ‘역사 교과서 논쟁 2라운드’가 펼쳐질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로드맵에 따라 진행돼 온 중·고등학교 용 새 국정 역사 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이 11월 말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주관하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원고본 집필을 마치고 개고본 심의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교육부과 국사편찬위원회는 개고본 수정·보완 및 현장 검토본 심의를 거쳐 오는 11월 말 검토본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2014년 우리 교육계와 역사 교육계의 논쟁이 지난하게 전개돼 온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제2라운드가 목두에 닥친 것이다. 지난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정해질 당시부터 뜨거운 찬반의 대상이 됐던 만큼 실제 교과서가 집필 내용과 쟁점에 대란 진술과 기록 등 시각과 관점을 달리하는 논쟁적 내용이 공개되면 격렬한 역사 논쟁 '제2라운드'가 불가피할 조짐이다. 2017학년도부터 초중고교에 연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인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국정으로 전환되는 역사 교과서는 사회과의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의 '한국사' 과목이다. 우선,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의 가장 큰 핵심은 바로 대한민국 '건국 시기'와 관련한 내용이 어떻게 쓰였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서도 중심에 있던 문제다. 대한민국이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탄생했느냐는 한국 현대사의 핵심이자 국가 정통성 논란의 출발점이다. 특히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건국절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교과서 공개와 함께 정치권의 핫 이슈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는 1948년 5월10일 남한 단독으로 첫 총선거가 실시되고 7월17일 헌법 제정에 이어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선포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는 시각이 진영에 따라 상반되는 데서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보수진영은 1948년 8월15일이 단순한 정부 수립일이 아니라, 영토·국민·주권이라는 3요소를 온전히 갖춘 진정한 의미의 국가 탄생일이며, 이를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으로 교과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보수진영은 반공과 자유 민주주의에 입각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합법 정부를 수립한 과정이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진보진영은 외세 개입으로 민족통일을 이루지 못한 불완전한 출발이라고 보고,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건국 시점으로 보는 것은 임시정부와 항일운동의 역사를 깎아 내리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또 진보진영은 보수 단체인 뉴라이트 등이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삼자고 주장하는 이면에는 일본 강점기 친일파의 행적을 지우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새 국정 교과서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 대신 '대한민국 수립', 즉 보수진영의 시각을 반영한 기술이 등장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이는 실제 역사 교과서가 국정화로 방향을 튼 큰 줄기이기 때문이다.이런 사실은 이미 지난해 말 황교안 국무총리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을 때 기정사실화됐다. 당시 국무총리는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의 탄생을 전 세계에 알리고 유엔도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임을 승인한 점을 상기시킨 바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9월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도 제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냉전이 시작되는 속에서 대한민국이 수립되는 과정을 밝혔다. 다음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유신의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6.25 전쟁에 관한 기술 문제이다. 대한민국 건국 관련 기술과 더불어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다. 특히 이념과 공과를 떠나 박정희 대통령은 현임 박근혜 대통령의 친부(親父)다. 일부 보수 쪽 인사들은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로, 박정희 대통령을 근대화의 영웅으로 추앙하는 시각이어서 그 기술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과 부정 선거, 박정희 대통령의 조국 근대화와 유신독재 등에 대해서 국정 교과서가 어떤 기본 자세(스텐스)를 갖고 개고본이 공개되느냐에 대한 후폭풍이 우려되는 것이다. 솔직히 그동안 야권과 진보진영에서 국정화를 가장 크게 비판한 것도 바로 '국정 역사 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의 친일,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 집권, 유신독재‘ 등이 미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핵심이었다. 교육부는 이런 시각에 정색을 하고 객관적 집필을 약속했다. 물론 교육부도 교과서가 발간되기 전 인터넷에 전시해 실제 '독재 미화' 교과서 여부를 객관적으로 공개 검증을 받겠다고 공언했다. 또 교육부도 지난해 국정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 대통령의 공과를 떠나 한국이 광복 후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고 산업화, 민주화를 이루고 과학·문화·예술 등 각 분야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발전상에 대해 균형 있게 서술할 것을 댁구민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그동안 중구난방이었던 북한 관련 서술이 일관성 있게 기술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화 등으로 문제가 됐던 사실 왜곡 부분을 바로잡을 것으로 전만된다. 현행 역사 교과서가 북한에 관대한 서술을 하고 있다는 게 국정화 논리의 큰 줄기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전쟁인 ‘6·25 전쟁’ 발발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기술할 것으로 보인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6.25 전쟁은 분명히 남침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지난 해 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북한 정권의 전면적 남침으로 발발한 6·25의 전개 과정,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피해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또 대북 관련 기술에서 천안함 피격, 연평 해전 등 최근에 발생한 북한 도발과 미사일과 핵개발 및 발사, 북한의 체제 불안정성에 따른 향후 한반도 통일 대비 등 서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다음 달 말에 공개되는 역사 교과서 개고본에 즈음하여 우리가 유념헤야 할 점은 극심한 국민적 편 가르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또 이념적 편향성에 집착하여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또 역사 교과서 집필에 정치권의 개입도 금물이다. 무릇 국가의 정통성을 담보하는 역사 교과서는 있는 사실 그대로를 학자와 교육자의 양심에 따라 기술하면 된다. 역사와 역사 교과서는 역사적 사실(진실), 집필자의 양심, 독자의 이해와 판단, 후세의 평가 등이 척도여야 한다. 역사와 역사 교과서를 이념과 정치적 색깔로 재단해선 안 된다. 국정 역사 교과서 개고본, 검토본 공개를 앞두고 국민적 우려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자국의 건국과 발전에 대해서 정체성을 갖고 교과서를 기술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우리가 지난 해 엄청난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얻은 것은 국민적 갈등과 대립, 혼란뿐이었다. 단지 결과적으로는 소모적 논쟁이었을 뿐이다. 미구에 공개된 국정 역사 교과서 개고본, 검토본이 오류, 사시적 시각으로 경도됐을 경우,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바로 잡아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칠 책임이 국민 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아무쪼록 2017학년도 새 학기부터 적용되는 국정 역사 교과서가 올바른 역사 교육, 한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바로미터가 되길 기대한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카(E.H.Carr)의 갈파대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역사는 미래와 현재의 대화이고 미래의 거울’인 것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9월 28일부터 시행되었다. 공직자와 언론,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3,5,10이라는 숫자에 민감해질 거라고 한다. 이제라도 이러한 법이 시행되어 늦었지만 다행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청렴도가 국가 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점을 생각하면 이 법의 시행은 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공직자의 청렴은 당연한 윤리이고 언론인의 감시 기능은 시퍼렇게 살아 있어야 하며 교육계가 깨끗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도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의지와 생활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악용될 소지가 있다. 오히려 음지에서 뇌물을 주고받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1980년 과외 금지령이 내렸을 때 풍경이 그려진다. 가진 자는 오히려 음지에서 비밀 고액 과외를 하여 예체능계 대학을 다른 학생보다 쉽게 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생 시골 초등학교에만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김영란법이 시행되건 말건 상관이 없다. 오히려 내 반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며 사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에 고민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체벌 대신 행동 강화를 위해 철저한 보상제를 실시해 왔다. 혹자는 그것도 문제가 있다고 없애야 한다고 말하지만 좋은 점이 더 많기 때문에 여전히 선호한다. 선생님이 말로만 칭찬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동수정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것은 마음이면 된다는 뜻이다. 제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선물을 주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생각한다. 김영란법에 얽매어 인간적인선물이나 작은 정성까지 싸잡아서 매도하는 일만은 없었으면 한다. 너무 인정머리 없는 세상이 되는것도 그리 좋아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눈에 띄지 않는 방법으로 주고받는 현금성 뇌물이나비밀스런 거래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온 국민이 감시자가 되어서 투명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야 할 일이다.우리 사회가 불신의 늪에 빠지지 않게 하려면 최소한 김영란법만 잘 지켜져도불합리한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이는 선순환을 일으켜서 사회 정화의 길로 들어설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정당한 방법으로 선의 경쟁을 하고 서로 믿고 사는 풍토는 사회 전반에 걸쳐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은 양심법이다 영국의 기업윤리연구소(IBE)는 받는 사람이 선물과 뇌물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발표한 것을 양심의 거울에 붙여 놓으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해 올린다. 선물과 뇌물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 김영란법을 머리 싸매고 공부하지 않고도 다음 세 가지만 명심하면 될 것 같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양심에게 물어보면 된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배우지 않아도 알고 있는 양지(良知)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받고 나서 잠을 잘 수 있으면 선물이고 그렇지 않으면 뇌물이다. 둘째, 외부에 공개되었을 때 문제가 안 되는 것은 선물, 문제가 될 것 같으면 뇌물이다. 셋째, 자리를 바꾸어도 받을 수 있는 것은 선물이고, 바꾸면 못 받는 게 뇌물이다.
교육에 관심 있는 교육가족에게 널리 알려진 ‘희망교육사랑’이라는 교육전문카페. 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반광득(68) 카페지기가 지난 달 인성교육 도서 '삐딱하게 바르게'를 펴내 세간의 미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카페 회원 3만 3천명. 전국 교육가족의 힐링과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교육전문카페인 ‘희망교육사랑’ 을 개설하여 운영해온 반 카페지기. 그는 교감과 교장 시절 4년, 퇴직한 후 6년 도합 10년간을 유용한 교육정보를 한결같이, 변함없이 탑재 운영하여 교육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이 카페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운영할 것이라늠 포부를 밝힌다.이번에 출간한 인성교육도서‘ 삐딱하게 바르게’ 는 10대 청소년을 둔 부모와자녀들에게 꼭 권하고 싶으며, 학교도서관이나 도서실에 비치하여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한다는 바람도 전한다. 신간도서 '삐딱하게 바르게' 출간한 반광득 저자를 만나보았다. ▲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는? 30여년간 일선학교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지도한 경험을 토대로 딱딱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을 한권 집필해 보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으나 책 한권 출간하기가 쉽지 않던 차에 지인이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 같이 한번 같이 해보자는 제의가 와서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어려웠던 점, 책 제목을 설명한다면? 국내외 명언 100편을 선정하는데 많은 고민과 시간을 할애한 것 같습니다. 초점을 초등학생으로 하면 동화책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어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선정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책 제목도 청소년들에게 공감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출판사 직원들과 많은 의견을 나누어 제목을 결정하였습니다. ▲ 책의 내용을 소개한다면? 이 책은 대한민국 10대를 위한 마음보약 100첩을 정성껏 달이고 달인 것입니다. 누구나 공감하는 명언(名言)아니 명언(明言)을 담고 있습니다. 꿈을 꾸고 키워가는 10대 여러분들의 마음을 충전하는데 일조하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인성도서입니다. 책의 편집 구성도 왼쪽에는 국내외 명언을 그리고 오른쪽에는 명언을 시사성있게 재구성하여 알기 쉽게 집필하였습니다. ▲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내 꿈은 무엇인가, 진로는 어떻게 찾고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 이 지긋지긋한 경쟁!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책 ‘삐딱하게 바르게’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특히 책 말미에는 교양충전 프로젝트로 10대들이 만나야할 국내소설, 해외소설, 영화, 클래식음악 등 현직 중고교 선생님 200명이 추천하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요즘 청소년들 어떠하다고보는가? 최근 청소년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의 하나가 입시문제입니다. 입시위주의 학업방식은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부모의 지나친 경쟁의식과 사회분위기로 인하여 진정한 인간교육의 기회가 없는 실정입니다. 우리가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하다고는 외치고는 있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너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흐르는데 부화뇌동하는 것은 고쳐야할 점으로 생각합니다. ▲ 책의 저자가 공저인데 저자를 소개한다면? 이 ‘삐딱하게 바르게’ 책은 100개의 명언을 선정하여 청소년들에게 알기 쉽게 해설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50편씩 명언을 나눠서 집필을 하였으며, 같이 참여하신 방철 저자는 국내 중견 IT기업 CEO이자 유수한 출판 및 콘텐츠 그룹의 대표이며 인성교육도서를 출판하는 토마토 출판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 교육을 위해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바라는 점은?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녀가 나옵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게 해준 부모는 후일 수백만 달러의 가치보다 더 귀한 선물을 자녀에게 받습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를 위해서 스스로 언행에서 모범을 보이는게 중요합니다. 요즘 선생님들은 모두가 학생들 지도가 힘들다고 합니다. 수학공식 하나 더 외우는데 집착하지 말고 바른 인성교육지도에 관심을 보인다면 훗날 제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스승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 이 책을 읽고 난 청소년의 행동 변화에 대한 기대는? 자녀에게 책을 권한 독자의 서평을 보면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고 희망을 주기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할 마음보약 인용구절과 함께 짧은 이야기를 통해 인용구절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라고 적었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자신감이나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청소년의 세계는 아름답고 무한하다는 것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선진국 수준을 능가한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잘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싼 도구를 샀지만 사용하는 분야는 전화, 간단한 문자 메시지 보내기 그리고 사진찍기가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같은 도구를 활용하여 주민들의 지적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최근 엿보이고 있다. 이같은 마을이 순천시 조곡동에 위치한 일명 철도마을이다. 철도마을은 일제시대 철도공무원들이 생활하던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곳 마을 주민들은 최근 몇 년 전부터 마을 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여 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마을의 정체성 찾기에 착수하여 올해는 마을 축제를 개최하기도 하여 주목을 받았다. 이제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하여 지역주민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을 10월 7일(금)오후 2시에 기적소리 카페 2층 교육실에서 개강하여 12월 23일까지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처음 시간에는 임숙영 강사의 지도로 강사 소개와 참가자들이 그룹을 편성하여 '마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토의 과정을 거쳐서 간단히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을은 따뜻한 공동체요, 마을은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공유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마을은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저수지와 같은 것이다. 우리사회도 이제 성장기를 거쳐 점차 노후화 되는 과정에 있다. 이미 이런 모습은 구도심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농촌과 도시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남의 경우는 어느 자치단체보다 그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 지역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학습을 통하여 문제 해결력을 기르고, 이를 지원하는 행정조직의 역할이 막중하다 할 것이다. 장차 이 마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가지면서 지역 주민의 살의 질 향상에 관련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고, 아름다운 마을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도우면서 배려하는 주민들의 생활 방식이 요청되고 있다. 이제 마을이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는 세대간, 이웃간 소통이 필요한데 이러한 소통을 위하여 미디어교육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낱말, 문장부터 등장하는 초등 1학년 교과서가 한글 선행학습을 부추기고 한글 미습득 학생들의 학습 부진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초등 1학년 국어 교육과정에서 한글을 익히기 위해 배정된 시수는 1∼3단원 총 27시간이다. 현장 교사들은 이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해당 단원의 교육내용이 사실상 선행교육을 해야 이해할 수 있어 일부 학생들에게 학업 좌절감만 준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초등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를 보면 1단원에 ‘낱말을 소리내어 읽기’나 ‘선생님과 친구의 이름 쓰기’ 등 단어를 읽고 쓸 줄 알아야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2∼3단원에서는 한글의 자음, 모음, 글자의 짜임을 배우도록 구성돼 있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최정임 경기 가납초 수석교사는 "낱자만 조금 가르치다 긴 동화가 갑자기 나오기도 하고 국어 교과서가 수준별로 체계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유치원 누리과정에서 글을 가르치지 말라고 해놓고 정작 교과서는 배운 것을 전제로 구성돼 있어 한글을 모르는 학생은 학업에 흥미를 잃고 학습 부진을 겪게 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최 교사는 "학급 내 학생 수준이 제각각이라 독해 수준이 높은 학생들에게 ㄱ, ㄴ부터 다시 가르치기도, 글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동화를 읽게 하기도 힘들다"며 "교사들도 수준을 맞추기 어려워 교과서를 재구성하거나 별도의 자료를 만들어 학생 개별적으로 따로 수업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중훈 인천 운서초 교사는 "요즘 한글은 학교 들어가기 전에 떼고 온다는 인식이 높지만 여전히 학급의 10% 이상이 한글을 모른 채 들어온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2000년부터 총체적 접근법이라는 취지에 따라 낱말을 통글자로 익히도록 했다가 현장의 비판 때문에 3년여 전부터는 자음, 모음, 제자 원리를 가르치는 단원이 일부 포함됐다"며 "그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위계가 맞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작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받침 글자에 대한 설명은 한 쪽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A초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윤 모씨는 "유아기에 문자 교육이 뇌 발달상 좋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을 믿고 한글을 안 가르친 채 입학을 시켰더니 아이가 학교생활 자체를 힘들어했다"며 "모든 교과의 첫 페이지부터 긴 문장으로 시작하면 사교육을 하라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글 교육과 관련한 교과 간 연계도 부족하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정민수 전주문학초 수석교사는 "국어 시간에 배우는 한글 교육 수준에 비해 수학 교과서에서 쓰고 있는 문장 수준이 너무 높아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며 "결국 한글을 제대로 습득 못하면 모든 교과에서 뒤처지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지난달 28일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초1∼2학년 수학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보면 같은 시기에 국어시간에는 낱말을 배우는데 수학에서는 어려운 수준의 문장과 일상생활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는 용어로 문제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일본의 초1 수학교과서는 글 없이 그림만으로도 수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교원들도 교과서, 교육과정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 교사는 "국어 교과서를 소리글자인 한글의 생성 원리를 반영해 모음, 자음부터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며 "전 교과가 한글 수준을 맞출 수 있도록 연계성 있게 개발되는 것도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박은종 충남 광석초 교장은 "대다수 학생이 이미 유치원에서 배워오는 것이 현실이고 한글 습득이 모든 교과교육의 기본인 만큼 누리과정에서 한글교육을 탄력적으로 허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누리과정과 초등 교육의 연계성을 높여나가는 데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란법 시행이 교직사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사들은 이제 제자들로부터 꽃 한 송이, 사탕 하나 무심코 받아들 수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학교현장은 일부 혼란 속에서도 깨끗한 문화를 조성하자는 차분한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교육감 측근비리가 잇따라 불거지며 찬물을 끼얹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신의 최측근인 전 비서실장이 이권에 개입해 수 천 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비서실장이 수 천 만원의 뒷돈을 챙겨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과 꼭 닮은 꼴이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도 학교 신축·이전 시공권을 넘기는 대가로 건설업체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조사를 받았다. 서울·인천교육감은 약속이라도 한 듯 수사 과정에서 사과를 했지만 도덕성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특히 조 교육감은 수사 중인 비서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가 뒤늦게 번복함으로써 몸통 자르기라는 의혹마저 받고 있다. ‘진위를 알 수 없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고 4일 사과문을 발표한 교육감의 행동 역시 진정성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조교육감은 6일 국회 교문위가 실시한 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측근비리 문제로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높은 도덕성과 개혁을 내세웠던 교육감들이 취임 2년 만에 본인과 측근 인사의 뇌물수수 의혹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그들의 교육비리 척결 의지도 빛이 바래지게 됐다. 이번 사건은 교육감들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엄중한 수사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 모두를 처벌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사건을 은폐한 교육감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학교현장의 비리를 관리·감독하고 솔선수범해야 할 교육감들이 떳떳하지 않고서는 청렴 구호도, 김영란법도 무색할 뿐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을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아우라!! 가나다라마 프로젝트로 만드는 온(溫)누리 어울림 세상 김혜숙 경기 두일초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울려 살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실천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김 교사는 필요한 인성요소를 자아존중감, 감성, 인성덕목실천, 긍정의 힘, 공동체 의식 5가지로 설정했다. 이어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반 학생들의 성향이 매우 외향적이고 감각이 덜 발달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인성요소 중심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교육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김 교사는 ‘가온누리(온누리의 주인공 되기)’, ‘나온누리(즐거움과 기쁨을 만들어 가는 세상)’, ‘다온누리(좋은 일이 다들어 오는 세상)’, ‘라온누리(따뜻한 마음씨로 다스리는 세상)’, ‘마수리수리(온누리 따뜻한 어울림 세상)’ 등 5가지를 실천과제로 삼아 연구가 진행된 4개월 간 약 100개 정도의 세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 교사는 먼저 학생들의 자아존중감과 효능감을 키워주기 위해 매일 아침 9시 음악을 연주하며 서로를 칭찬·격려하는 ‘감성플러스 신나는 아침’을 운영했다. 또한 ‘자성예언쓰기’, ‘나만의 명언집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 습관을 기르도록 했다. 특히 인성 덕목카드 쓰기는 학생 인성교육에 효과가 좋아 연구가 끝난 후에도 계속 실천하고 있다. 김 교사는 "반 학생 수와 똑같은 수의 덕목카드를 만들어 교실에 전시하고 매일 실천의지를 다지다 보니 학생들의 정서가 많이 순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루에 3가지씩 감사한 일을 적는 감사수첩 프로그램은 일상의 소소한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길러줄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존중감도 키워주는 효과를 나타냈다. ‘비폭력대화’는 학생 뿐 아니라 교사에게도 많은 변화를 일으켜 학생들과의 원만한 관계유지에 도움을 줬다. 이밖에 1인 1악기 교육, 학급 긍정 자치회 활동, 효 콘서트, 학교 텃밭을 활용한 생태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프로젝트가 끝난 후 실시한 설문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인성요소가 이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자신감이 결여돼 있던 한 학생은, 5가지 요소가 모두 향상돼 친구들과 젠가 게임을 즐기고 수업시간에는 발표를 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교사는 "연구기간 동안 매일 인성덕목을 실천하고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해 감성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빈번했던 다툼이 거의 사라지고 학생들의 언어습관도 매우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효과가 특히 좋았던 감사수첩 쓰기 등은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문학과 함께하는 포(four)유(有)놀이터 김윤화 대전태평초 교사는 책을 많이 읽어 똑똑하지만, 친구들을 괴롭히고 시끄럽게 구는 한 학생에 대한 고민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김 교사는 학생의 그런 행동은 ‘아는 것’은 많지만 ‘생각’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방안으로 인문학을 선택했다. 김 교사는 인문학 체험 활동을 통한 창의·인성 프로젝트의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차원 인성검사에 기초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배려심, 공동체 의식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격적인 프로젝트는 5학년의 한 학급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 간 실시됐다. 김 교사는 우선 인문학의 다양한 영역 중 초등학교 5학년 과정과 연계해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철학, 역사, 예술, 문학을 실천 영역으로 선정하고, 각 영역을 준비, 체험, 내면화의 3단계 과정을 통해 함양케 하는 모형을 구안했다. 철학 영역에서는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올바른 언어로 표현케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나쁜 말을 줄이고 대신할 수 있는 바른 언어표현을 찾아 사용하는 ‘까만 입, 까만 마음 반성문’과 ‘ABCD 행복언어 찾기’ 프로그램으로 언어 습관을 개선하도록 했다. 또한 ‘학급의사당’ 활동을 통해 학급의 주체로서 불합리하거나 잘 지켜지지 않는 학급규칙을 스스로 개선해나가도록 했다. 역사 영역에서는 학생들이 과거의 기록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자신의 일기도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난중일기’와 영화 ‘명량’을 비교해보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예술 영역은 학생들이 창조 활동을 통해 인생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가치를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한 마음 한 뜻 협동화 그리기’ 등 공동 활동을 통해 다른 친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문학 영역은 문학 작품을 통해 주변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감수성을 일깨워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김 교사는 우선 학생들이 책과 친해지도록 권장도서 스티커판, 독서록 전시대 등을 설치했다. 또한 ‘고전 보드게임’, ‘고전 속 주인공 되어보기’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고전 읽기에도 도전해볼 수 있도록 했다. 1년 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학생들의 긍정적 자아개념, 타인에 대한 배려심, 공동체 의식, 인문학에 대한 이해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사는 보고서에서 "일 년의 인성교육으로 아이들 내면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지만, 인지적으로 이해하고 정의적으로 그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달 9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서울특별시립학교 시설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하 ‘학교개방조례’)이 학교 현장의 불만을 촉발하고 있다. 교원들의 의견조차 묻지 않고 학생의 안전을 도외시한 시의회의 전횡에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또한 서울교육을 책임져야 할 시교육청이 시의회 눈치를 보느라 조례안 통과를 두 손 놓고 방치한 것에 허탈해하고 있다. 학교현장의 반발은 학교개방에 따른 그간의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서울교총이 단 일주일 간 접수한 118건의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시설물 훼손 및 파손, 무단사용’이 31.4%(37건)로 가장 많고 ‘외부인의 음란행위를 포함한 교육방해 및 학생안전 위협’ 20.4%(24건), ‘학교 내 흡연, 음주 및 쓰레기 등 방치’ 16.9%(20건)도 상당 수였다. 어떻게 학교 안에서 학생 안전까지 위협하는 이런 일들이 빚어질 수 있단 말인가. 학교가 국민 세금으로 지어졌다고 지역주민의 편의시설, 생활체육시설쯤으로 여기는 시민, 단체들의 의식수준도 문제다. 학교가 겪어야 할 고충, 그로 인해 위협 받는 학생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뒤늦게나마 시교육청은 편법조례의 문제점을 깨닫고 제도의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수정조례안을 지난달 30일 입법예고했다. 시의회의 편법조례를 무력화시키는 조항들이 많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일견 고무적인 측면도 있지만 사후약방문식의 안일한 대처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서울시의회는 교원과 학부모, 학생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시교육청이 현장 여론을 수렴해 수정개정안을 제출하면 이를 조속한 시일내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학교를 학생들의 교육공간으로 돌려줘야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더 이상 학교를 정치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