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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머문 지 이틀째이지만 일요일 두 번을 더하면 나흘째다. 써머 타임 적용으로 하루가 빨리 시작된다. 밖은 어제 내린 비로 깔끔하다. 현지식 아침 식사가 점점 거부감으로 다가온다. 출발 준비를 하다 시차를 생각하니 우리나라 저녁 시간대라는 생각이 들어 스마트폰 앱을 열자 뉴스에서 폭염 소식을 전한다. 지금 이곳의 위도는 평양과 비슷해 그다지 덥지는 않다. 그러나 위도가 대구와 같은 워싱턴은 어제 40도까지 올랐다고 한다. 오전 8시, 이틀째 세인트존스 대학을 향하며 뉴욕 소개를 듣는다. 뉴욕은 미국 내에서 별개의 주로 취급되며 민족끼리 구역을 나누어 사는 경향이 뚜렷하다. 요즘은 중국인의 세력이 무섭게 확장하고 있다. 뉴욕이 번성하게 된 이유는 1800년 후반에 엘리스 섬에 이민국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들어온 이민자들이 꼭 거쳐야 하는 세관 심사를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살기 적합한 사람인지를 허가 혹은 불허 결정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민자들은 이곳을 지나치는 걸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해상교통에 기반을 둔 이민국은 항공교통의 발달로 1924년 폐쇄되었다. 이곳 중국인들의 생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열 명이 모이면 빌딩을 사고 또 모여 땅과 건물을 소유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은 너무 딱딱하고 자기주장이 강해 단합이 안 되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38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진입한 이런 명석한 두뇌의 힘은 인정해야 할 사항이다. 오전 9시를 조금 지나 세인트존슨 대학 인근으로 들어선다.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퀸스 시내 한인이 운영하는 마트에 잠시 정차 한다. 우리나라의 여느 마트에 온 것 같다. 드디어 10시부터 한기가 느껴지는 강의실에서 강의가 시작된다. 오늘 내용은 영재교육의 패러다임인 창의성 교육의 중요성과 문제기반학습 적용사례다. 먼저 영재대상자 선발에서 지능지수(IQ)와 상관성에 대한 논의다. 미국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Gifted Child 패러다임을 운영한다. 이는 유아 대상 영재성 판별로 1930년대에는 지능지수가 140 정도인 학생을 영재로 보고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하지만 조셉 렌줄리는 지능지수가 아닌 영재교육과정을 정규학교에서 투입할 때 일어나는 변화를 알아보는 일에 주안점을 뒀다. 그는 누구에게나 영재성은 잠재하므로 그것을 찾아내 우수학생을 길러내는 것이 영재교육의 본질이라고 봤다. 특히 소외 계층인 이민자, 히스패닉계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재성 조기 발굴 프로그램 운영이 그 예다. 이런 상황을 우리나라와 비교해 본다. 우리나라에는 정규교육과정 속 영재교육은 없다. 보통 주말을 이용해 실시한다. 영재학생 선발에서 사회적 배려 대상에게 얼마의 우선권을 주는 것은 비슷하다. 다음은 영재교육 방식을 비교해 본다. 조석희 박사는 미국은 같은 주라도 영재교육 방식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일원화되지 않은 여러 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영재의 가치성과 인성, 대학전형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나라에서 영재는 국가발전의 수단으로 본다. 그러나 미국에서 영재는 그들만의 독특한 욕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개인존중과 개별화 원칙이 적용된다. 이는 미국은 법치국가이며 객관성과 공평성이 강조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아이의 힘이나 고자질이 허용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인성교육을 위해 법을 만들어 100시간 교육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의아한 사항으로 본다. 그리고 대학에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좋은 대학은 그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 대학교육은 껍데기보다는 사실적인 내용의 중요성을 따진다. 입학사정관을 통한 학생 선발 시 그 중요성을 알고 학생마다 판단 기준과 관심을 다르게 부여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교내용이 들어오니 머리가 어지럽다. 잠깐의 휴식을 갖고 오후 강의가 시작된다. 오후 일정은 분반해 문제기반학습(PBL)의 실제 적용사례를 듣는다. 수업 도중 창작반에 들러 잠깐 도강을 하고 온다. 인문 창작반 수업 역시 PBL수업의 실제 적용사례다. 여느 반과 다른 모습은 강사가 우리나라 사람 이어서 통역이 필요 없다는 점이었다. 오후 5시경 강의를 마치고 캠퍼스를 벗어난다. 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롱아일랜드의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수직으로 상승하는 비행운이 그리움을 자극한다. 거북했던 속이 미리 준비한 약으로 약간 진정되지만 된장국에 마른 새우를 넣은 구수한 아욱국이 생각난다. 하지만 그림의 떡. 한인 식당에서 MSG가득한 육개장으로 속을 달래며 오늘 하루도 먼 타국에서 무사히 마침을 감사한다. 뉴욕 부자 동네! 94개의 대학이 있고 일 년 학비가 1억2000만 원 정도 드는 곳, 이곳에 산다는 것이 가능할까? 피곤이 몰려온다. 내일은 코네티컷 대학의 미 연방 영재교육연구소를 방문 조셉 란줄리 박사를 만나게 된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가 누리과정 예산 처리를 유보한 채 내년도 교육부 예산을 의결해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16일 열린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송기석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 위원장(국민의 당)은 “특별회계를 설치해 누리과정 등의 예산을 편성한 정부 예산안에 대해 야당은 특별회계를 폐지해 보통교부금으로 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증액하는 대안을 제시했다”며 “찬반 논의 끝에 누리과정 등 5개 사업에 대해서는 의결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방교육정책지원특별회계를 설치해 누리과정, 돌봄교실 등의 예산으로만 사용을 지정하자는 반면 야당은 시도교육청에 배부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은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로 지원해도 일부 교육청에서 법령상의 이유를 들어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만큼 특별회계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정부가 법적 근거도 없는 특별회계에 입각해 예산을 편성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누리과정 특별회계에 대한 법안 4개가 상임위에 제출돼 있다”며 “법안 처리 결과와 5자 협의체의 합의 사항을 종합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심의 과정에서 또 한번 격돌이 예상된다. 교문위는 이날 6000여 억원을 증액한 56조894억원 규모의 2017년 교육부 세출 예산안을 의결했다.
유치원도 초·중·고와 동일하게 교육용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5일 국회에서 ‘전기요금 당정TF·전기요금개혁본부’ 연석회의를 개최해 이 같은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여름철 찜통교실, 겨울철 얼음장 교실 문제 해결을 위해 초중고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를 개선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유치원에 대해서도 초·중·고와 동일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교육용 전기료는 전력사용량이 많은 7‧8월과 12~2월에 한해 기본사용량 초과분에 대해 15% 할인을 적용받고 있지만 유치원은 대상이 아니어서 개선 요구가 높았다. 하지만 교육용 전기료 추가 인하를 위한 기본요금체계 개편방안 등은 구체화되지 못했다.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은 “구체적인 내용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교육용 전기요금제도도 요금 절감을 위한 제도 개선을 시작하겠다는 내용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손양훈 당·정TF 위원장(인천대 교수)은 “교육용 전기요금에 대해서도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11월 안에 최종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내가 사는 아파트 앞에 서 있는 나무에도 가을이 왔다. 벌써 나무 몇 그루는 옷을 다 벗었다. 이처럼 나무도 차가운 겨울을 나기 위한 생존 방식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다행히 앞 창틀이 훤하게 열려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만일 반쯤 가려 있다면 반쪽만 보일 것이다. 이처럼 창틀에 의해 내가 볼 수 있는 한계는 결정되는 것이다. 자연의 사물도 이 창틀에 의해 결정되듯이 이 세상을 모든 사건, 사물에 대한 관점도 사실 모든 사람들마다 세상을 보는 자기 나름의 방식이 있다. 우리는 흔히 이 방식을 개인의 기준, 관점, 시각, 입장, 해석, 사고방식, 눈, 틀 등 여러 가지 말로 표현한다. 이같은 용어를 종합해 여기서는 제일 짧은 낱말 ‘틀’을 써 본다. 어쨋거나 모든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틀이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이 그런 자신의 틀을 존중해 주기를 원한다. 설사 자신의 틀에 잘못된 부분이 많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불편함을 넘어 힘든 점이 많아도 쉽게 이 틀을 버리지 못한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부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자기 틀을 바꾸려 하지 않을뿐더러 도리어 국민과 싸움을 걸고 있는 모습이 더욱 안타깝다. ‘틀’이란 바로 그 사람 자체라고 말할 수 있는 속성이기 때문에 그만큼 변화가 어렵다.만일 어떤 사람의 틀에 변화를 일으키려면 먼저 그 틀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먼저 국민이 주인임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보는 마음의 눈이 열려야 한다.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읽으면 된다. 그런데 그 틀의 가치를 인정하려면 그 틀에 담긴 내용과 작동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들어주는 일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듣는 사람도 세상을 보는 자기 틀이 있겠지만 상대방의 말, 즉 국민의 함성과 분노를 듣는 동안 자기 틀은 잠시 벗어 두고 그 사람의 틀에 뛰어들어 열심히 경청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상대방은 서서히 마음을 열어놓고 자신이 한 말의 진정한 의미를 편안하게 살펴나간다. 틀의 변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렇게 하지 않고 상대방의 틀이 틀렸다고 비난하며 억지로 그 틀을 바꾸라고 강요하면 변화는커녕 원망과 반감만 키우게 된다. 더 이상 국민의 마음에 분노의 불을 당겨서는 안 될 것 같다.가끔 친구와 대화를 하다보면 뻔하게 답이 보이는 문제를 가지고 친구가 고민하고 있음을 알 때가 있다. 이때 자신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해보라. 친구가 고맙게 생각하면서 쉽게 여러분의 뜻을 따르던가? 대개는 그렇지 않다. 고맙게 생각하기는 고사하고 나를 대화가 안 통하는 꽉 막힌 친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심지어 충고를 해 달라고 간절히 원하던 사람도 막상 그렇게 해주면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니까 제일 쉽고도 좋은 방법은 열심히 들어주는 일이다. 깊은 우정을 쌓아가는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듯 우리도 삶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풍경을 향유하기 위해 최상의 창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자신의 입으로 “나는 국가와 결혼했다”고 표현한 대통령이 국민을 향한 마음의 틀을 바꾸어 보면 길이 열릴 것이다. 자신의 틀로 인한 마음의 한계에 직면할 때 경험하는 절대 겸손, 이것이 지혜의 출발점이다. 외신들도 경외감을 실어 타전한 100만 인파의 촛불의 의미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국난에 버금가는 상황에 처하 이 나라가 순조로운 항해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하여 본다.
아무래도 방송평론가 입장이다보니 일반 시청자처럼 드라마를 중간부터 보거나 중도하차하는 일은 거의 없다. ‘거의 없다’라고 말한 것은 아주 드물게 그런 일이 있어서다. 비근한 예로 KBS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5회부터 보게 되었다. 또 6월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대박’은 사극임에도 8회까지 보고 시청을 포기해버렸다. ‘대박’을 중도 포기한 이유는 퓨전사극임을 내세워 너무 막장으로 흘러가는 내용이 결정적이었다. 그 ‘대박’처럼 그만 볼까 하는 충동에 시달린 드라마가 있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했을망정 편마다 자행되는 억지 웃기기가 필자로선 너무 거역스러웠다. 8회 이후 중도하차하고픈 충동을 가까스로 누르고 24회 종영까지 다 본 것은 두 자릿수로 오른 시청률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태양의 후예’가 끝난 4월 이후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지 못한 지상파 3사의 수목드라마들이다. 그런 와중에 10%를 웃도는 시청률은 방송사는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도 가뭄에 단 비 격이랄 수 있다. ‘질투의 화신’은 8월 24일 시청률 7.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했다. 8회 만에 두 자릿수로 올라섰고, 10회에선 자체 최고 시청률 13.2%를 기록했다. 잠깐 경쟁작인 MBC ‘쇼핑왕 루이’에게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을 시청률 1위의 수목드라마로 ‘군림’했다. 최종회 시청률은 11.0%다. ‘질투의 화신’은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와 방송기자 이화신(조정석)의 결혼에 골인하는 연애성공기라 할 수 있다. 화신의 절친이자 재벌3세 고정원(고경표)이 가세하여 삼각관계를 이룬 끝의 결말이다. 그들은 ‘갯벌 결투’에 이어 3명 동거 등 도발적이면서도 발칙한, 이른바 양다리 로맨스를 펼친다. 양다리 로맨스의 기반은 당연히 질투이다.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온 질투가 멀쩡한 두 남자에 의해 전복되고 있는 것이라 할까. 어쨌든 질투는 필연 ‘찌질남’으로 이어진다. 나리의 3년 동안 짝사랑을 개무시하던 화신이 180도 달라진 것은 정원의 나리 사랑에 따른 반작용적 질투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황당한 설정이라 일고의 가치조차 없는 드라마인데도 팬들의 지지를 받은 것 역시 그 지점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사랑에 씌어 질투하는 남자들 행태는 화신이나 정원이 새 발의 피일 정도로 유치찬란하기 그지 없다. 요컨대 그런 현실 속 남자들이나 그들을 마주하는 여자들에게 공감되는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질투의 화신’은 확 채널을 돌려버리고 싶을 만큼 말 안 되는 대목이 너무 많다. 규격화된 로맨틱 코미디의 서사구도를 깨보려는 모험일지 몰라도 납득 안 되는 여러 장면들은 어떤 면에선 시청자에 대한 폭거일 수 있다. 주인공 3인방부터 살펴보자. 극중 SBC는 도대체 어느 나라 방송국인지 여자 숙소에 남자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자는 나리 옆에서 화신은 잠까지 잔다. 게다가 외부인이 분명한 정원은 여자 숙소에 들어가 잠자는 나리에게 이불까지 덮어준다. 뉴스 진행 남녀 앵커가 키스하고 ‘좋았니?’ 운운하는가 하면 보도국장실에서 일개 기자인 화신이 오국장(권해효)더러 나가달라 윽박지르기도 한다. 또한 화신은 불임(不姙)이란 의사 말에 세상 고통을 다 짊어진 듯 괴로워한다. 양다리 로맨스라는 도발이 무색할 만큼 전통적 가부장상의 남자로 갑자기 변해버린 모습이다. 지금은 아이 없이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해진 세상 아닌가. 그게 아니더라도 화신의 기존 캐릭터와 충돌하고 있어 좀 아니지 싶다. 말 안 되는 끝판왕은 대기자 계성숙(이미숙)과 아나운서 국장 방자영(박지영) 캐릭터다. 그들은 한 남자(화신이 형)와 결혼한데다가 같은 방송국에서 근무한다. 심지어 같은 집에서 살며 한 남자 김락(이성재)과 연애하려고 다투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거의 남자 밝히기 수준이다. 여성비하가 노골적으로 다가오는 이것도 불편한데, 그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CCTV를 피했다지만, 방송국 안에서 머리채까지 잡고 쌈질이라니,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멀쩡히 생모가 있는데도 딸 빨강(문가영)과 사는 문제로 빚어지는 희화 역시 만만치 않다. 생모인 성숙이 빨강에게 무릎꿇고 비는 데선 막장드라마와 다를 바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SBS의 열린 의식이라는 역설적 해석이 가능해 씁쓰름한 여운을 남긴다. 유방암 걸린 화신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온갖 설레발과 기행(奇行)이 시청자들에게 방송국에 대한 나쁜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는데도 그런 드라마가 방송되어서다. ‘어디까지나 드라마일 뿐’ 하는 자세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셈이 된 기막힌 역설이다.
사랑하는 고3 수험생 여러분,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 어느덧 수능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네요. 선생님도 여러분처럼 고3시절을 보냈고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면 아직도 힘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선생님도 때로는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었지만, 그럴 때마다 늘 뒤에서 지원해 주시는 든든한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신 모교의 은사님들이 계셨기에 다시금 어금니를 물고 의지를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뇌리를 스쳐갑니다. 그러니 고3 수험생 여러분들도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고 견뎌준다면 여러분의 미래는 좀 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선생님은 확신합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주저하지 말고, 어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해 주시길 당부합니다. 또한 학교에는 고3 수험생 여러분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열정으로 가르쳐주시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랑스러운 수험생이 되어주길 간절히 빕니다. 지금 수능 준비에 녹초가 된 제자들에게 솔직히 무슨 말을 해도 가슴에 와 닿지 않고 초조하고 긴장만 되겠지만, 그래도 제자들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도움이 되는 몇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라는 것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수능을 위해 적게는 3년, 길게는 12년을 형설 지공한 수험생들입니다. 지금 포기하는 것은 곧 마라톤 경기에서 결승점을 코앞에 두고 달리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으며, 이런 사람은 앞으로도 큰일이 닥칠 때마다 포기하는 사람이 되기가 쉽습니다. 둘째로 학교와 선생님들을 믿고 그동안 배운 내용과 공부한 책들로 최종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문제집을 풀기보다는 손때 묻은 책과 문제집, 유인물로 마지막 정리를 하는 것이 안정된 시험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셋째, 이제부터는 수능일에 맞춘 규칙적인 생활과 시간 운영을 해야 합니다. 수능 보는 시간에 맞추어 생활하고 적응해야만 수능에서 자기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건강에 특별히 신경쓰길 바랍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공부 다음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자기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틀 동안 정리 잘해서 인생의 첫 관문인 수능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 및 학과에 자랑스럽게 합격해 최후의 승자가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자, 아자, 고3 수험생들 파이팅!
요즘 세상의 흐름이 순조롭지가 않다.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밝히며 거리로 나가고 있다. 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가? 국내외적으로 출렁이는 파도가 예상치 않게 격랑이다. 우리와의 관계에서 분리하기 어려운 미국은 트럼프가 당선되어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어 그 여파가 몰아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인가 박근혜 대통령 문제인가 정확한 구분이 없이 정치, 행정을 둘러싼 환경이 비정상로 흘러갔다. 한마디로수없이 헝클러진 실타래가 되어 모든 분야를 묶어버린 양상이다. 하지만 국민의 삶은 지속되어야 한다. 이같은 상황을 풀어내지 못한다면 또 다른 국난이 될 것은 뻔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가? 이는 어느 누구 한 사람으로 이렇게까지는 될 수 없는 문제이다. 공범자 내지는 동조자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자리가 무서워서, 권력이 두려워서, 힘이 없어서 모두 틀린 이유는 아니다. 특히 정당이라는 공적기구가 더 철저하게 관찰하고 브레이크 역할만 하였더라도 이런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후진적 사회지배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필자는 나름대로 한국사회도 여성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모든 분야에서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였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모두 무너지고 이제와서 돌이켜 보면 지도자의 성장 과정이 결국에는 적폐로 나타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고 보면 상당수의 국민은 지도자의 본질을 보는 지혜를 상실한 채 투표권을 행사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모든 구조에는 상부구조와 하부구조가 존재한다. 가장 건전해야 할 입법, 행정, 사법부, 지방자치단체 등 상위 지배구조일수록 더 문제다. 입법기관은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는 열심이었어도 국가 백년대계를 고민하며 법과 제도를 만들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 보아야 한다. 또한 국민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후보자에만 관심이 있었지 능력 있고 양심적인 국회의원과 선출직 공직자들을 뽑고 있는지도 반성해 보아야 한다. 조직에서 인사는 만사다. 조직을 병들게 하는 낙하산이나 파벌인사는 또 어떤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도 마찬가지다. 곳곳에 널린 후진적 요소들이 결합하면서 한국 사회 지배구조의 뼈대 자체가 무너져내리는 형국이다. 법질서 유지와 공권력 확립, 부정부패 근절은 건전한 사회의 초석인데, 이것 하나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니 너무 한탄스럽다. 모든 조직은 나름대로 자신의 문화를 굳혀 나간다. 이때 반대 의견을 낸 경우 외톨이가 되거나 조직에서 퇴출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 미국 핀테크 회사 파이브 스타즈 회장 빅터 호는 "반대의견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되어야 한다. 나는 반대 의무라는 원칙을 모든 신입사원과 공유한다. 가장 직급이 낮은 사람이 최상급자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상급자에게 이게 당신의 임무고 가치라고 들었는데, 일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조직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반대자는 무조건 방해자로 인식하는 문화 때문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반대자의 의견을 기록하고 후일 어느 시점에서 그같은 견해가 어떤 역할을 하였는가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상사의 잘못된 의견에 반대를 표명할 수 있는 것은 권리를 넘어 의무가 되어야 한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에서는 모든 컨설턴트들에게 상사의 의견이 잘못되었거나 고객의 이익에 반한다고 생각할 때 반대의견을 제시해야할 의무를 부여한다고 한다.이처럼 모든 조직 규정에 이같은 것을 명문화시키고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을 해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보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얼마 전 공익광고협의회가 내보낸 광고다. 왜 공부해야 하는가를 묻는 자녀에게 부모가 "출세하기 위해서란다"라고 답하자 자녀는 다시 왜 공부해야 하는가를 물었다. 부모는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서"라고 했고, 아이는 똑같은 질문을 다시 했다. 그러자 답답한 부모가 "다 널 위해서"라고 말했고 아이는 또 다시 "그러니까 왜 공부를 해야 하냐고요?" 라고 되물었다. 대부분 나이든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젊을 때 좀 더 열심히 공부할 걸 하고 후회한다. 그래서 자녀와 후학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충고한다. 아마 부모는 자녀가 자신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절박감에서 강권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가 계속 되물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반항심으로 그리 답한 것은 아닐 것이다. 아이의 질문은 자기가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를 알려주고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는 절규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공익광고는 원래 의도한 바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아이에게 자기 개인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로는 동기를 유발시킬 수 없음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공부를 열심히 하게될까? 인간은 이성적인 측면과 감성적(본능적) 측면을 갖고 있다. 즉, 우리의 두뇌는 두 마음으로 구성돼 있다. 감성적 측면은 본능 시스템으로 고통과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이고, 이성적 측면은 의식 시스템으로 심사숙고하고 분석하며 미래를 들여다보는 부분이다. 이 양자는 긴장관계에 있다. 버지니아대학의 심리학자 헤이트(Hadit)는 자신의 저서 '행복 가설'에서 우리의 감성적 측면이 코끼리라면 우리의 이성적 측면은 거기에 올라탄 기수라고 표현한다. 코끼리 위에 올라탄 기수가 고삐를 쥐고 있기 때문에 리더로 보이지만 실은 진행 방향에 대해 코끼리와 기수가 의견이 불일치할 때면 언제나 코끼리가 이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기수(이성)와 코끼리(감성)를 동시에 움직이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정체성 모델 수립'이다. 인간은 보통 손익에 따라 활동하고 움직인다. 그러나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더 큰 원동력은 어떤 활동이 자기를 넘어선 더 큰 무엇 즉, 자기 가정, 자기가 속한 지역, 자기 나라, 나아가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다. 1960~70년대 대한민국 산업근대화를 이끌었던 사람들이 그렇게 열심히 일했던 이유 중 하나는 개인을 넘어 조국의 미래가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소명의식 때문이었다. 자기가 사랑하는 가족, 고향, 그리고 조국의 밝은 미래에의 기여라는 더 큰 목표와 사명의식은 젊은 학생들의 피를 끓게하고 열정을 불태우도록 이끌었다. 이처럼 감정에 호소하는 것도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스위치'의 저자 히스(Heath) 형제는 이를 '정체성 모델 수립하기'라고 부른다. 인종적, 윤리적, 지역적 정체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와 함께 효도하는 자녀 혹은 훌륭한 부모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나 애국적인 시민이 되겠다고 마음먹는 것, 혹은 훌륭한 선생님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정체성 모델에 해당한다. 그래서 내가 교대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는 늘 훌륭한 스승이 되고자 하는 열망의 불꽃이 학생들의 가슴 속에 타오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훌륭한 스승이 되겠다고 다짐한 학생들은 그 눈빛과 수업에 임하는 자세가 크게 바뀐다. 학생들을 변화시키고 싶은가? 그렇다면 정체성에 호소하라. 원하는 변화를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로 만들어야만 코끼리가 동기를 부여받는다는 것이 히스가 그의 책 '스위치'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우리나라 사람이면 대부분 이 노래를 들어보았을 것이다.그러나, '독도는 우리땅'이란 노래가 왠지 서글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분명 우리 땅인데 부득불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인들의 저의는 또 무엇일까?이런 저런 생각 속에 독도를 다녀왔다.파도 때문에 열 번 가면 두세 번 정도 독도에 입도할 수 있다는데 운 좋게도 독도에 갈 수 있었다.동해 바다가 아름다운 청정 호수 자체였다.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을 맞으며 홀로 우뚝 서있는 독도는 무척 외로워 보이기도 했지만 평화스럽고 신비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수없이 많은 갈매기 떼들이 날아들고 섬 바위 여기저기에는 물새들의 배설물로 하얀 무늬가 드리워져 있었다.배에서 내리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독도의 아름다움에 여기저기서 탄성을 지르며 "우와,정말 장관이다!"라고 이구동성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나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와서 목이 메어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땅을 호시탐탐 노리다니……' 우리가 탄 배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독도경비대원들의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독도에는 풍부한 플랑크톤과 엄청난 양의 지하자원이 있다고 한다.이번 여행을 통해 빈약한 지하자원 때문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싶어도 늘 제약이 뒤따르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보루이자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독도 사수는 우리 모두의 몫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독도가 우리 땅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그러나 일본은 끊임없이 터무니없는 근거를 들어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세종 때 만들어진 동국지도에는 독도가 표시돼 있다.성종실록에도 우리나라 사람이 삼봉에 갔다가 돌아온 기록이 있으며 숙종실록에도 안용복이 일본에 건너가 울릉도의 귀속 문제를 일본 관청과 타결했다고 한다.1904년일본 정부에서는 독도 근해를 조사한 적이 있으며,1905년시마네 현 고시로 독도를 다케시마로 개칭하여 자신의 영토로 편입한 후1906년울릉 군수에게 이 사실을 통고했다.그리고 이후에도 국제법상의 선점(先占) 논리를 적용해 자신의 영토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측 자료에서 우리 영토임을 긍정하는 것이 많이 있다.세계인을 대상으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주장하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때이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한 의원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의 과반수를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게 하는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해 현장의 우려가 높다. 현행법 상 학부모 위원을 과반수로 하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하고 가해학생에 대한 징계결정이 미온적이라는 게 제안 취지지만 현장교사들의 시각은 차갑다. 학교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 법안이라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학교 입장에서 외부 전문가 위촉은 하늘의 별따기다. 알음알음 이름만 올려놓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어렵게 모신 후에도 걱정이 많다. 현재도 경찰관이나 변호사 등 외부위원의 시간에 맞춰 학폭위를 열다보니 사안 대응에 즉시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법조인 등 외부 전문가가 자칫 학폭에 대한 교육적 선도보다 법리적 해석을 우선하면 교사,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교육적 해결을 도외시 할 수도 있다. 의사결정과 책임 주체가 분리돼 모든 법적 책임은 늘 학교가 떠맡는 불합리성이 더욱 심화될 우려도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학폭위 처분에 불복해 행정·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건수가 2012학년도 67건, 2013학년도 86건, 2014학년도 102건, 2015학년도 139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도 소송에 따른 비용을 학교와 교사가 부담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전문가를 과반수로 구성할 경우, 의사결정 주체와 책임성 논란은 더욱 가열될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학폭위를 교육지원청 단위 등 외부에 별도 상설기구로 두고 전문가를 확보해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교 현장으로부터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학폭위를 외부 전문가로 과반수 구성해야 한다는 법안은 재고돼야 한다. 학폭위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고 학교 부담을 근본적으로 경감하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사할린 동포 방문 봉사활동서‘관계’의 진정한 가치 인식 또래·가족·사제 프로그램 개발게임식으로 매회 새롭게 운영 공고 졸업 후 산업체서일하다사범대 진학…"참 잘한 결정" "최근 정책적으로 강조되면서 인성교육이란 말이 많이 나오지만 분야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모든 학교 교육이 아이들 바르게 성장하도록 하는 일이지요.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은 학생들이 재밌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제4회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상’에서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한 송백규(사진) 경기 초지중 교사는 인성교육 방법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송 교사가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18년 전이다. 당시 학급 당 48∼50명, 50여개 학급의 초대형 학교였던 경기 시곡중 학생부장을 맡게 된 그는 헤아리기도 벅찬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위해 ‘Yes green’ 운동을 고안했다. 한 명 한 명 일일이 지도하기보다는 거대한 자연으로 나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운 심성을 갖게 해주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송 교사는 3개 학교에서 학생부장을 맡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극기심을 길러주기 위해 10년째 매년 가장 무더운 8월에 ‘도보대행진’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관계에 진정한 가치를 발견했다. - 관계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결정적 계기는 2006년 안산 송운중 재직시절 사할린 동포 2, 3세 노인들이 모여 사는 고향마을 방문 봉사활동이었습니다. 아침마다 모닝콜을 해 안부를 여쭙고 정기적으로 방문해 말벗이 돼드리는 활동이었는데, 어르신들이 학생들을 정말 자기 손주처럼 아껴 주셨죠. 러시아 화폐나 과자를 선물하는 건 물론이고, 러시아에서 간혹 가족들이 찾아오면 홈스테이로 연결해주는 분도 계셨어요. 아이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거죠. 이후 아이들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넓어졌죠. 이를 계기로 국제고로 진학한 아이도 나왔고요. 이 모습을 보고 ‘관계 맺기’의 중요성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당시 송 교사와 학생들이 고향마을로 가는 전철 안에서 효행지도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교총이 주최한 ‘2006년 스승의 날 기념 디지털카메라 사진전’ 우수작에 선정되기도 했다. - ‘관계증진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나요."세 종류가 있어요. 4, 9월에는 또래관계, 가정의 달인 5월과 10월에는 가족관계, 6월과 11월에는 사제관계 증진 프로그램을 합니다. 또래관계를 제일 먼저 하는 건 새학기 아이들의 가장 큰 고민이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다문화가정도 많이 늘어 관계 맺기가 더욱 중요합니다. 모든 프로그램은 손잡기로 시작됩니다. 사이가 어색한 사람들에게 서로 대화하라면 안 하지만, 손잡기는 다릅니다. 강당에 모인 40명 정도가 다들 잡는데 자기만 끝까지 안 잡기는 곤란해서죠. 거기에 상품이 걸린 게임을 제시하면 더 적극적이 됩니다. 하루 저녁 손을 잡고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자연스레 사이가 가까워집니다. 금세 단짝이 되는 경우도 많지요." - 문제 있는 아이들을 한 데 모아 진행하기가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문제가 있는 아이들만 모아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모범적인 아이들을 더 많이 참여시켜, 서로 자연스럽게 융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문제아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식돼서는 절대 관계가 나아질 수 없습니다. 매번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해 참가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학부모들이 거부하지는 않나요."평소 학운위나 어머니회 등과 자주 소통하며 학교 교육 방향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학부모님들을 만날 기회를 늘리고 관계 맺기가 모범적인 학생에게도 큰 혜택이 된다는 걸 누누이 강조합니다. 중요한 건 시스템입니다. 학교, 학생, 학부모가 유기적으로 협조해야 합니다. 이게 전제되지 않고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모방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교사도 항상 응용력을 발휘해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찾아야 합니다." - 방학에는 도보대행진을 하는데."10년 전부터 일 년 중 가장 더운 8월 15일을 전후해 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든 태풍이 치든 무조건 합니다. 극기심을 기르기 위해서죠. 요즘 아이들은 덥다는 예보만 나와도 밖에 안 나갑니다. 더우면 더운대로 그늘이 많은 길을 찾아 가고, 비가 오면 비를 피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학부모 40∼50분, 선생님 30분, 학생 200명 등 총 270여 명이 참가하는 데, 어른들이 일일히 안내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끼리 조별로 조장을 정해 행진하도록 합니다. 그 과정에서 리더십이 길러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 처음부터 교육자의 길을 택하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한양공고를 나와서 26살까지 기업체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미래가 깜깜하게 느껴져 대학을 가기로 했습니다. 학력고사를 100일 정도 앞둔 7월 20일경 회사를 그만두고 그중 90일을 의자를 떠나지 않다시피 공부했더니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 교직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대학 진학을 맘 먹고 진로를 고민하다가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떼어 봤는데, 초등학교 6년 내내 장래희망을 교사로 적어놓았더라고요. 산업이 부흥하던 시기라 주변에선 다들 공대를 권유했지만, 어렸을 적 꿈을 믿고 교직을 선택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도 참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관계증진 프로그램이 초지중학교에 확실히 자리 잡게 하고 싶습니다. 이 학교에 근무한지 6년째인데, 다른 학교로 가기보다는 2년여 남은 정년까지 모든 노력을 이곳에 집중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11월 10일 지상파 3사의 수목드라마가 일제히 막을 내렸다. 이는 다음 주 수목드라마 ‘빅매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16부작인 KBS ‘공항가는 길’과 MBC ‘쇼핑왕 루이’는 9월 21일, 24부작 SBS ‘질투의 화신’은 8월 24일 시작했지만, 같은 날 종영되었다. 5회 결방에 따른 ‘쇼핑왕 루이’의 10일 2회 연속방송도 한몫한 같은 날 종영이다. 3편중 ‘공항가는 길’ 시청률이 한번도 두 자릿수에 오르지 못하는 등 가장 낮게 나타났다. 지난 3월 결혼한 김하늘(최수아 역)이 SBS ‘신사의 품격’(2012) 이후 4년 만에 처음 선보인 안방극장 복귀작이란 점에서 다소 아쉬운 시청률이라 할만하다. 최종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9.3%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미 보던 ‘질투의 화신’을 재방송으로 돌리고, ‘공항가는 길’ 시청에 집중했다. 이유는 딱 하나다. ‘공항가는 길’이 불륜드라마라고 알려져서다. 더 자세히 말하면 과연 이미 있어온 아류들과 어떻게 다른 불륜드라마일지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본방사수의 이유가 된 것이다. ‘공항가는 길’은, 그러나 막장과 통하는 불륜드라마는 아니다. 좋게 말하면 착한 불륜드라마 또는 ‘아름다운 불륜’의 드라마라고 할까. 뭐, 아름다운 불륜이라고? 그렇다. ‘공항가는 길’은 유부녀와 유부남이 하는 사랑, 즉 불륜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착한 불륜드라마다. 그들이 사랑하게 되는 과정의 여러 환경과 심리묘사 등 개연성 있는 섬세한 연출 덕이다. 수아는 12년차 항공사 승무원이다. 12살짜리 딸 효은(김환희)의 교육문제로 남편 박진석(신성록)과 곧잘 충돌한다. 서도우(이상윤)는 애니(박서연)에게 친부(親父)보다 나은 양부이지만, 아내 김혜원(장희진)은 모성이 본능은 아니라고 말하는 비정한 여자이다. 무엇보다도 수아는 처녀적부터 쑥맥인데다가 직장맘의 고충을 모두 안고 산다. 누구나 안고 사는 그런 부부문제의 틈은 말레이시아 유학중인 각자 딸들로 인해 더욱 커지고 심각해지는 계기를 맞게 된다. 애니의 죽음이다. 애니의 죽음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도우 내지 수아의 의식에 따라붙는다. 거기에 더해 도우 어머니까지 둘의 관계를 촉발시킨다. 이를테면 딸, 어머니의 죽음을 매개로 한 연애감정 싹틔우기인 셈이다. 가령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넋 잃고 앉아있는 도우에게 달려간 수아가 어떤 말도 필요없이 그냥 안기는 식이다. 그 안김의 위치, 도우는 벤치에 앉아있고 수아는 선 채로인 그런 포옹의 절제된 연출은 여러 배경음악중에서도 특히 블루스 리듬의 ‘Only you’와 함께 ‘공항가는 길’이 불륜드라마임을 잠시 잊게 한다. ‘바라지 말 것, 만지지 말 것, 헤어지지 말 것’의 ‘3무’ 사이는 수아와 도우가 포옹에 이어 키스까지 벌이는 8회부터 서서히 깨지기 시작한다. 절제된 연출은 여전하지만, 남편 진석이 앞서가는데도 도우는 뒤에 오는 수아를 지나치며 살며시 그녀 손을 잡는다. 수아는 잠시 멈춰선 채 도우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여러 곳에서 보여주는 이런 아슬아슬한 사랑의 장면은 아연 긴박감을 불러일으킨다. 아연 흥미진진해지는 이유이다. 죽은 애니의 잦은 생전 모습이 시청 흐름을 깨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일상현실 속에서 제법 숨가쁘고 리얼하게 펼쳐진다는 점에서 ‘공항가는 길’은 성공한 불륜드라마라 할만하다. 수아 절친 송미진(최여진)의 진숙과의 혼전동거, 딸을 버린 비정한 혜원의 세속적 욕망 등 그런 얘기 없이도 수아와 도우 그들의 불륜은 충분히 그럴 듯하다. 사랑이다. 각자 이혼하고 일종의 냉각기를 거쳐 결합 직전까지 가는 해피엔딩은 불륜드라마의 새로운 좌표라 할만하다. 간통죄 폐지 등 가치관 변화와 함께 달라진 시대상의 한 구현이라 할 수 있는 결말이어서다. 불륜드라마에 으레히 따라붙는 ‘불륜 미화’니 하는 지적과 하등 상관없는 ‘공항가는 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15세 시청가’를 의식했는지 모르지만 너무 절제된 연출에 대한 불만이 그것이다. 가령 각자 이혼까지 하여 새 출발하고 있는 사랑인데, 한번도 수아와 도우가 ‘이층집’에까지 이르는 장면이 없는 건 다소의아스럽다. 그런 사랑에서 섹스는 밀어(蜜語)보다 훨씬 강한 무기로 작용함을 간과한 것이라고나 할까. 느닷없는 20년 전 폐쇄공포증 재발과 함께 진석의 온순해지기도 캐릭터 균열로 보여 의아스럽다. 도우가 아는 사람에게 가며 수아와 동행(8회)한 것, 제주도 한적한 곳이긴 하지만 길에서 껴안기(14회)도 의아스럽긴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그런 사랑의 본능을 외면한 결과가 되어서다.
최근 대한민국 전체가 혼란 스럽다. 갈수록 혼란이 전정될 기미보다는 더 발전할 기미가 보인다. 학교는 어떨까. 자유학기제 시행이나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 한 것도 이번의 청와대 비선실세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도 상당수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 어떤 것도 관련이 없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학생들에게 있다.이번에 촛불집회를 위해 전교조에서 학생들을 의도적으로 동원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미 전교조를 등에 업은 학생들의 조직이 있다는 기사도 접한 적이 있다. 조직적으로 청소년들을 육성하여 향후 그들의 조직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이라고도 했다. 이런 것을 떠나서 최근 학생들의 행동이 사소해 보이지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최근 학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다. "대통령이 잘 못 한거 맞죠?". "촛불 시위에 참가하실 건가요?", 주말이 지나고 나면 "광화문 갔다 오셨나요" 등의 질문을 한다. 수업시간에 '그네'라는 것이 나오는데, 학생들이 갑자기 웃었다. 왜 웃는지 어리둥절 했다가 바로 이해를 했다. 대통령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요즘 분위기로 인해 대통령이 학생들에게도 이상하게 비춰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우리는 엄마, 아빠 모두 광화문 갈거예요"라고 한 학생이 이야기 하자, "우리도 간다"고 하는 학생들이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는 학생들보다 많아 보인다. 부모의 성향에 따라 그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실제로 가고 안가고의 문제보다는 학생들이 이런 이슈에 반응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전교조에서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어떻게 학생들을 데리고 시위에 참가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들은 교육적으로 참여시킨다고 해명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중학생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월드컵 경기를 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인 문제로 인한 집회에 참가하게 되니 필자 자신도 헷갈린다. 그동안 집회에 참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가르쳐 왔다. 문제는 전교조가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것은 어떠냐는 것이다. 어쩌면 전교조 입장에서 본다면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이 왜 안되느냐와 학부모가 자녀들을 데리고 가는데 대신 데리고 가면 어떠냐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스럽다. 학생들의 정치적인 집회 참여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주말 집회에서 청와대 인근까지 최초로 행진을 허용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어떤 집회나 시위에서도 그런일은 없었다고 한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정부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교조에서 학생들을 동원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면 이는 잘못됐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부모가 데리고 가는 것은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교사들이 데리가 가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정치적인 문제에 학생들을 동원한다는 것은 그들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 교육적 차원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때 일수록 교사들은 교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5개정 교육과정을 연수 중이다. 2009개정 교육과정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음에도 교사, 관리자라면 꼼꼼히 연수를 받아야 할 의무사항이다. 시대 흐름을 반영하듯 새로운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교육과정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교육이라는 물줄기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근본 이치나 진리가 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잦은 교육과정의 개정은 일선 현장에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국가에 무슨 사건만 터지면 그 해결책을 학교 교육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국가에 일이 생길 때마다 없던 위원회가 만들어지듯, 세월호 사건으로 추가된 안전교육도 그렇다. 마치 학교 현장에서 안전교육을 하지 않아서 그런 사건이 생긴 것처럼! 원인은 국가에 있었음에도 불이 떨어진 곳은, 해결책은 또 교육이었다. 잘못은 어른이 했는데 초1 시수만 증가 지금도 초등 1학년 아이들은 과중한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학교 1학년 아이들만 봐도 그렇다. 정규 수업이 끝나고도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 4시 50분에야 통학차로 귀가한다. 발달 단계를 무시한 과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그것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부모들은 또 학원에 보낸다. 시골 학교지만 아이들은 수영을 배우러, 영어를 배우러, 피아노를 배우러 간다. 안쓰러움을 금할 수 없다. 한글도 어렵게 읽는 아이들에게 한자도 가르치는 실정이다. 이건 학부모 총회 건의사항이었다. 내년부터 안전교육이 추가되면 시수도 늘어난다. 이미 1학년 교육과정에서 안전교육을 강조하고 지도하는 시간은 차고 넘친다. 틈만 나면 안전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놀이 시간을 확보해 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중간놀이 시간이다. 초등학생마저 행복할 수 없는 이유는 놀이시간의 부족이 틀림없다. 세월호 사건처럼 잘못은 어른들이 해놓고 돌아온 것은 애꿎은 1학년 아이들의 수업 시간 증가다. 노는 시간을 늘려 주어야 할 판에 되레 공부 시간이 늘어난 셈이지만 따지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잘못은 위에서 다 해놓고 책임은 학교 선생님에게, 학생들에게 돌아왔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예방 교육 차원이라는 취지지만 찜찜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 교육 탓, 교육과정 탓 그만 좀 하시라 지금은 국가라는 배가 세월호가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이 지나고 나면 또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 선생님들에게 어떤 짐을 지울지 걱정이 앞선다.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그리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란다. 자기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 자기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 자기 행동이 바른지 늘 반성하고 고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란다." 우리 반 1학년 아이들에게 날마다 강조하는 말이 있다. 학습문제를 생각하고 발표하며 적게 할 때마다 자기만의 생각을 발표하라고 주문한다. 제발 교육 현장을 가만 놓아두시라! 차분히 학생들 옆에 있도록 선생님을 가만 두시라! 일만 터지면 교육 탓 좀 하지 마시라! 교육과정을 누더기로 만들지 마시라! 아이들을 놀게 해주시라!
서울중등독립운동사교육연구회(회장 김환길·전 가락고 교장)는 5일 서울 중구 상동교회에서 ‘우당청소년역사교실’ 수료자 등 250여명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우리역사 바로 알기 및 독도지킴이 캠페인’을 개최했다. 김계동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교수와 호사카 유지 세종대 독도문제연구소장이 각각 ‘6·25전쟁의 기원과 전개’, ‘국제법적으로 본 독도’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어 김태경(경복고 2학년)·민채원(수도여고 2학년) 학생의 낭독으로 ‘6·25 바로알기 및 독도지킴이’ 결의문을 채택했다. 우당청소년역사교실은 토요일을 활용해 4주, 12시간 동안 독립운동을 주제로 강의와 현장학습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사단법인 우당이회영선생기념사업회가 후원하고 서울중등독립운동사교육연구회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리아 전쟁터부터 심해까지 순간이동…감정이입 탁월시판 자료들보다 교사가 직접 만든 것이 활용도 높아유튜브‧VR앱 등 간편한 방법 많아…저비용‧고효율 장점 올해 전국교육자료전에서 교원들의 이목이 집중된 교육트렌드는 단연 VR(Virtual Reality)이었다. 최근 기기가 보편화되고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VR 교육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에게 VR 교육은 아직 미지의 세계다. 관련 장비와 자료 등을 어디서 어떻게 찾을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에 최만 광주 봉선초 교사는 “초임교사부터 50대 선생님까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VR 활용교육”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직접 장벽을 낮추기 위해 현재 페이스북 회원 1800명 이상을 보유한 ‘VR활용 교육자 모임’ 대표이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VR자문단, 각종 VR 교사연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최 교사가 VR을 교육에 활용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 우연히 독도를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앱을 경험하고부터다. 그는 “살아 숨 쉬는 바다와 생생한 독도의 모습까지 구현돼 마치 독도로 순간이동을 한 느낌을 받았다”며 “그 때 VR을 교육에 도입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2년 가까이 교실에서 말을 하지 않아 걱정했던 아이가 있었는데, VR체험 후 ‘정말 신기해요’, ‘자세하게 잘 보여요’하며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말 그대로 입이 터진 거죠. ‘와…이거 정말 대단하구나, 아이를 한 번에 변화시키는 힘이 있구나’ 하고 연구에 더욱 매진하게 됐습니다.”그는 직접 360도 카메라를 구비해 VR 교육자료를 생산‧공유하고 있다. 교사야 말로 최고의 콘텐츠라고 믿기 때문이다. 가령 현장학습 전 답사 때 촬영한 360도 장면으로 위험한 곳과 주의할 곳을 교실에서 미리 인지시킬 수 있다. 또 자신의 수업장면을 350도로 촬영해 교사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분석하며 수업 전반의 모습을 파악할 수도 있다. VR이 단순 오락적 체험을 넘어 교육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설명이다.최 교사는 “사교육 업체들의 자료는 교실 상황과 학생, 교사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교육과정 내용만 반영하기 때문에 죽은 자료라 생각한다”며 “교사들이 필요에 의해 직접 만든 것이 훨씬 생동감 있고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앱 ‘최만드림’에는 300여개의 자료들이 탑재돼 있으며 페이스북 페이지 ‘VR활용 교육자 모임’과 최 교사의 구글 홈페이지(sites.google.com/site/choimandream)에서도 그가 공유한 VR 수업 영상과 각종 파일들을 접할 수 있다.최 교사는 VR 활용교육의 가장 큰 장점으로 ‘감정이입’을 꼽았다. 몰입도나 현장성이 강조되는 VR게임에 비해 교육적 측면에서는 감정이입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VR로 시리아 난민들의 상황을 360도로 본다고 가정합시다. 학생들은 절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보면서 마치 자신이 전쟁의 한 가운데에 와 있는 듯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깊은 심해 속 상어를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고요, 우주로도 나갈 수 있어요. 심지어 왕따 체험 영상을 제작해 인성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그는 또 VR의 장점으로 ‘저비용 고효율’을 강조했다. 우주선을 타거나 심해에 나가지 않아도 실제와 가까운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화재 시 행동 요령과 같은 안전교육도 VR을 활용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 특히 ‘지구와 달’ 같은 과학교과의 경우 실제 지구와 달의 모습을 보면서 학습하기 때문에 수업 후 기억되는 내용이 강의식 수업에 비해 월등히 많다고 했다.고가의 장비도 필요하지 않다. 그는 “우선 교사 폰 하나로 교실 TV에 ‘미러링’하고 함께 보는 방법을 시도해 보라”며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추려 하지 말고 일단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쉽게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은 유튜브 앱이다. ‘360도 영상’, ‘VR 영상’이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자료를 간편하게 감상할 수 있으며 다운받을 수 있는 앱 또한 무수히 많아 교실 상황에 맞게, 수업 스타일에 따라 활용하면 된다. 최 교사는 “유의할 점은 VR은 도구일 뿐 주객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며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교사와 학생, 교육내용과 맞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해결할 과제도 제시했다. 교실 내 무선공유기 설치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것. 현재 교실 내에서는 보안상의 문제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용량이 많은 VR영상을 원활하게 활용하는데 제약이 있는 것이다. 네이버와 구글 등 사설 클라우드 사용이 불가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한 때”라며 “정책이 뒷받침되면 교육현장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는 우리 삶 전체가 소프트웨어 중심이 될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앞장서서 이런 시대에 대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VR교육, 어렵다 생각하지 마시고 꼭 한번 시도해보세요.”
다시 꺼내 읽는 책 나의 고민의 시작은 언제였을까? 기억할 수 있는 고민의 시작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이었다. 그것은 강아지의 죽음으로 비롯되었다.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죽던 날이었다. 일곱 살 소녀는 우리 집 강아지의 죽음을 보고 사흘 동안 울었던 기억과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고민에 빠졌다. 어린 내 생각에는 사람의 죽음도 강아지의 죽음과 같다고 생각했으니! 그것은 충격이었다. 그 죽음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나에게 묻는 고민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동네에서 상여가 나갈 때마다 아끼던 강아지의 죽음과 연관 시키는 버릇이 생겼다.그 강아지는 무남독녀였던 내게는 동생과 같았고 가족이었다. 포대기를 둘러 등에 업고 다니며 아기처럼 예뻐했으니 그 이별의 슬픔은 아직도 선명한 기억이다. 그 고민은 초등학교 5학년에 이르러 극에 달했다. 밤이면 죽음 뒤에 무엇이 있는지 골똘히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무덤을 상상하였고 그 다음엔 뭐가 있는지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았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너무 일찍 알았던 나는 그 무서움을 잊기 위해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면 그 공포로부터, 죽음 뒤의 허무함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는 배고픔을 덜기 위해, 살아남아서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절박함 덕분에 죽음 뒤의 그 무엇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가족을 부양할 수 있도록 내게는 능력이 필요했고, 일자리가 더 먼저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게 있어서 고민이란 배부른 자의 한가함에서 비롯되는 거라고 돌려놓았다.그렇게 앞만 보고 달린 시간이 수 십 년이 지나버렸다.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한숨이 나오는 이즈음, 다시 고민을 꺼내 보게 되었다. 이제야 비로소 배고픔도 갈증도 그 무엇도 나를 붙잡지 않으니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른 일곱 살 어린 날의 그 고민이 다시금 나를 불러 세웠다. 저자는'고민하는' 것이 '사는'것이며, '고민하는 힘'은 '살아가는 힘' 이라고 말해준다. 그가 존경하는 막스 베버와 나쓰메 소세키에서 배웠노라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그리고 다시 말해 준다. 강제수용소를 체험한 것으로도 유명한 정신의학자 빅터 E.프랭클은 '호모 페이션스, 고민하는 인간'의 가치는 호모 파베르(도구를 사용하는 인간)보다 더 높고. 고민하는 인간은 도움이 되는 인간보다 더 높은 곳에 있다.' 고 위로한다. 이 책은 2012년12월 3일 전남대학교 강당에서 만났다.강상중 교수의 강연회였다. 흙빛에 가까운 그의 얼굴에서 느낀 심상찮은 기운! 그는 그 무렵 사랑하는 아들을 갑자기 잃은 슬픈 아버지였다. 그는 한국 문제에 관심이 많은 작가이자 사상가다. 2012년 필자가 학습연구년으로 자율연수를 할 때 만난 책이다. 국내외 학자들의 강연을 쫓아다니며 듣고 해외연수를 하고 책 속에 심취할 때 읽었던 책이다.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 이 책이 다시 나를 불러낸 이유는 지금의 시대 상황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고민에 빠졌다. 나라의 장래를, 현재의 시국을, 세상을 생각하며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라. 시위에 참가하지는 못해도, 촛불을 들고 함께 행진하지 못해도 이미 마음은 그곳에 있다. 내 제자들의 미래를 생각하고 내 후손들이 살아갈 이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고 삶이 허무해지는 건 비단 계절 탓만은 아니리라. 가진 자의 횡포, 많이 배운 자들의 거들먹거림을 하루가 멀다 하고 봐야 하는 서글픈 현실에서 힘을 얻게 하는 것은 바로 책이었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가인 에릭 홉스봄은 20세기를 극단의 시대라고 불렀다. 공전의 풍요로움과 끔찍할 정도의 빈곤, 과잉 살육과 평화의 희구, 과학기술의 승리와 종교 분쟁, 자유와 압제정치 등 20세기는 극단적으로 찢긴 짧은 백 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막스 베버와 나쓰메 소세키의 책 속에서 만난 주인공의 입을 통해 실존과 존재의 고민을 소개한다. 나쓰메 소세키가 품고 있던 생각은 문명이라는 것이 세상에서 말하듯이 멋진 것이 아니며,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고독은 깊어지고 구원받기 어렵다는 것. 막스 베버 역시 공통된 사유를 보여준다고 소개한다. 막스 베버는 서양 근대 문명의 근본원리를 '합리화'로 보고, 그것을 통해 인간 사회가 해체되고 개인이 등장해서 가치관과 지식의 모습이 분화해 가는 과정을 해명하려고 했으며, 베버 역시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구원받기 힘든 고립의 상태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것. 한발 더 나아가 막스베버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의 마지막 부분에서 내린 진단을 소개한다. "이런 문화 발전의 마지막에 나타나는 '마지막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이 진리가 될 것이다. '영혼이 없는 전문가, 마음이 없는 향락인. 이들은 인간성이 과거에 도달하지 못했던 단계에 이미 올랐다고 스스로 자화자찬할 것이다." -55쪽 우리는 지금 막스 베버가 말한 마지막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보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그의 백 년 전 예언이 무섭도록 딱 들어맞음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오늘 발표된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다시금 충격에 빠졌다. 돈의 가치, 경제 논리와 배고픔 앞에서 맥없이 무너진 도덕적 권위 상실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자국의 이익 앞에서는 평화도 우정도 깔아뭉개는 자가 승자가 되는 세상을 선포한 셈이니. 그렇다고 패배한 대통령 후보자가 훨씬 도덕적으로 권위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검증을 못해 보았으나 그가 살아온 인생 역정으로 보아 덜 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뜻이다. 세상이 점점 좋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고민하는 힘을 길러야 함을 이 책은 일러준다. 어둡고 힘든 세상일수록 제대로 고민하는 힘을 비축해야 함을 이 책에서 다시 깨닫는다. 강상중 교수가 살아낸 힘이 고민하는 힘에 있음을, 가장 어두운 나락까지 가 본 저자의 아픈 삶이 고민하는 힘에 있음을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피 묻은 문장들이 날을 세우고 행간을 넘나든다.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의 고민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마감한 아들이 남긴 비통한 이야기는 단 한 줄도 없다. 그러나 행간에 넘치는 아버지의 슬픈 고백은 독자를 사로잡는다.사랑하는아들을 여읜 아버지의 극한의 고통은 고민하는 힘을 넘어 견뎌낸 삶이었음을, 슬프도록 아픈 터널을 지나고 있음을 절망의 밑바닥까지 내려선 저자의 내밀한 언어 속에 담겨 있다. 위로는 아무나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어떤 일로든지 아픈 사람이라면 이 책은 분명히 위로가 되리라. 개인적인 아픔도, 사회적인 아픔도 시작은 결국 그 상처로부터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고민하는 그대는 제대로 살고 있으니 결코 마지막 사람이 되지 않으리라. 제대로 고민하는 그대야말로 영혼이 살아 있으니!
수행평가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대한 교원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표준화된 모형 개발·보급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일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학생 평가 및 기록 개선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자, 토론자들은 “1999년 도입된 수행평가가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비중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평가로 인식되고 있다”며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교원과 교육 전문가들은 수행평가를 교사 역량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노은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평가개선연구실장은 “모든 교과에 대해 수행평가 과제의 예시, 채점 방안을 제공하는 등 평가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구축하고 평가 전문성 신장을 위한 협의체 구성, 신뢰도와 타당도 개선을 위한 자료 개발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배교선 서울 무학중 교사는 “교사 1인당 담당 학생이 120~15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모든 학생의 개별화된 수행 과정을 서술해 주기는 어렵다”며 “성취수준을 A, B, C, D로 나눠 각 등급별로 써줄 문구를 정해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자유학기제로 인해 중1은 2학기 때 수행평가로 100% 이뤄지다가 2학년 때 그 비중이 축소돼 공부 방법에 혼란을 느끼고 수행평가 준비 과정이 지필평가에는 도움이 안돼 부담스러워한다”고 밝혔다. 구남욱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은 “학계에서 수행평가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본격적인 연구를 통해 학교 현장에 맞는 표준화된 수행평가 절차나 구체적인 시행 지침을 만들어 보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입 전형요소에 반영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학생부 기록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에도 입을 모았다. 한혜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은 주제 발표에서 “학생부가 학생의 성장을 위한 기록보다 선발 자료로 활용되면서 학생, 학부모로부터 기재 내용을 제공받아 기록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대학의 경우 학생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을 기대하지만 이것이 교사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 양쪽의 요구를 조화시킬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교사들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를 개발하고 어느 학교에 재학하든, 어떤 교사를 만나든 학생 평가에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표준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정창규 경기 둔대초 교사는 “교과학습발달상황에서 교과의 전 영역을 종합적으로 기술하도록 돼 있는데 각 교과별로 상당히 많은 성취기준을 한 번의 기록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며 “초등학교에서는 별도의 통지표 형식으로 교과 학습에 대한 결과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정 교사는 참고할 수 있는 항목별 기재 예시를 마련해 교사들의 부담을 경감시킬 것을 요구했다. 김경옥 광주중학교 교사는 “매년 학생부 기록에 규제나 변경사항이 생기면서 교사들이 이를 숙지해 작성하기도 어렵다”며 “학생부 전형 때문에 오히려 학생부에 학생의 학교생활을 드러낼 수 있는 기록이 제한된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사의 글쓰기 역량에 따라 학생부 서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창체 활동 등에 대해서는 간단한 등급화로 표시해야 한다”며 “독서활동기록은 어느 정도 적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진로활동과 진로희망사항 등 비슷한 항목은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선욱 울산외고 교사는 “진로희망란에 구체적인 직업을 기록해야 전공 적합성이 뛰어난 것으로 판단될 것이라 믿고 심지어 이전 학년의 진로 희망을 바꿔달라는 요구도 상당할 정도”라고 밝혔다. 대입 전형에서 유리하게 적용하려다보니 객관성과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강 교사는 “교육부에서 명확한 지침과 적용 방안에 대한 연수 자료를 개발해 일선 학교에 보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돌봄교실을 방과후학교에 포함하고 운영주체를 학교로 못 박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논란이 예상된다. 현장 교원들은 “지자체가 운영 주체가 돼야 한다는 요구를 무시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방과 후 학교의 운영 근거를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됐다. 학교가 방과 후나 휴업일에 돌봄교실 등 방과후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명시한 게 골자다. 교육감이 방과후학교의 기준과 내용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지역 실정에 따라 정하고 매년 행·재정적 지원이 포함된 운영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과후학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취지”라며 “곧 국회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 교원들은 “정치논리로 떠넘겨진 방과후학교, 돌봄교실로 교원들이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데 대책 없이 법 근거만 마련해서 될 일이 아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전의 한 초등 교사는 “돌봄전담사가 부족해 업무가 전가되고 각종 행정업무로 수업에 차질을 빚는다”고 토로했다. 경기의 한 초등교장은 “돌봄 담당교사를 아무도 맡지 않아 신규교사에게 강제로 맡기는 형편”이라며 “퇴근 시간 이후 책임문제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초등교장은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모두 지자체, 지역센터 등이 맡아야 한다는 게 현장 정서”라고 강조했다. 충남의 한 초등교장은 “지자체 등이 관련 부서, 관리 인력 등을 확충하면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고 학교는 이를 보조하고 지원할 수 있다”며 “법 심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도 법안에 대한 의견서에서 “돌봄교실 확대로 시설, 운영, 인력, 학생 안전 관리에 고충을 겪는 교원들의 부담을 덜고 학교가 본연의 교육기능을 수행하도록 지자체 중심의 운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호주와 일본처럼 방과후학교 자체를 지자체나 지역사회 관련 기관에서 학교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방과후학교 법안이 학원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제2라운드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2006년 국회 교육위가 법사위에 올린 ‘방과후학교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내용 중 ‘비영리기관 위탁 운영’ ‘수익자부담 원칙’에 대해 학원 측은 폐기를 촉구해 법안 자체를 무산시켰다. 당시 학원측은 “학습지회사들이 비영리기관을 설립해 방과후학교에 진입할 경우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반대했다. 또 “학교가 일반 학생에게 돈을 받고 수업을 하는 것은 학원의 상행위와 다를 게 없다. 학교의 학원화를 법제화하는 수익자부담 조항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번에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법안은 이 부분을 따로 규정하지 않고 ‘교육감이 방과후학교의 기준과 내용을 정한다’ ‘교육부장관은 교육감이 지켜야 할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피해갔다. 하지만 결국 시행령에서 위탁 운영, 수익자부담 등을 규정할 수밖에 없어 학원가의 반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방과후학교 위탁운영, 수익자 부담원칙 등은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정신에 반하고 학교의 사교육장화를 가속화한다”며 “관련 법안은 마련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낙엽은 떨어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마음도 착잡하고 몸도 착잡하다. 그런데도 주변의 환경을 둘러보면 마음이 썩 편치 못하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은 외우내환(外憂內患)의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그럴 때 학교의 교장, 교감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들은 가뜩이나 위축돼 있고 교육의 활동도 소신껏 펼치지 못하고 있는데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의 자리의 힘을 이용하여 선생님을 힘들게 하면 학교경영은 더욱 어려워진다. 이런 어려운 때 섬김의 자세가 필요하다. 학택지사(涸澤之蛇)라는 고사가 있다. 학택은 물이 바짝 말라버린 연못이란 뜻이다. 물이 바짝 말라버린 연못의 뱀들이 다른 연못으로 가야 살 수가 있는데 지혜를 발휘했다. 큰 뱀이 작은 뱀을 등에 업고 갔다. 그러면 사람들이 작은 뱀이 신성한 뱀이라고 생각하고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아무런 장애 없이 다른 연못으로 안착을 했다. 이 고사가 주는 교훈이 있다. 섬김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이 선생님을 섬기는 자세를 가지면 학교 전체가 생기가 돌고 함께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갈 수 있다. 그런데 교장, 교감의 위치를 이용해서 선생님을 더욱 힘들게 하면 가장 힘있게 활동해야 할 학교가 위축되고 만다. 선생님들은 누구나 교장, 교감 못지않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나도 모자라지 않다. 오직 그 자리에 있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 깨닫지 못하고 교만하게 행동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선생님의 능력을 인정하고 격려해주면 선생님은 신바람이 난다. 선생님들도 선생님의 위치에서 학생들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며 관심과 사랑을 지속적으로 보내야 하는 것이다. 선생님의 섬김의 자세는 학생을 변화시키고 감동시킨다. 이런 자세로 임하면 학교는 밖의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안은 평온해진다. 즐겁고 행복한 나날의 보낼 수가 있다. 우리 선생님들이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아닌가 싶다. 섬김의 리더십은 모든 이들을 감동시키고 신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