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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1990년대 초·중반, 교사들은 레크리에이션을 열심히 배웠다. 즐거운 수업 분위기 조성을 위한 방법의 하나로 레크리에이션은 주목받았다. 그런데 몇 년 못 가서 흐지부지됐다. 이유가 뭘까? 레크리에이션의 치명적 단점은 ‘놀이는 놀이일 뿐 학습과 자연스럽게 섞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레크리에이션으로 흥미를 한껏 끌어올린 후, 본격적인 학습 활동을 하려는 순간 아이들은 다시 산만해지고 소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학습과 연결되는 ‘놀이 수업’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학습에 도움이 될 만한 놀이는 없을까? 놀이와 학습을 자연스럽게 조화시키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깊은 고민과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놀이 수업(play Learning)’이 탄생했다. 아이들과 수업 시간에 놀면서 학습 활동을 하는 것은 100% 교사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또한 설명만 듣고 적용하기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실제 수업에 적용하면서 조금씩 수정하다 보면 자신만의 응용력이 생겨 무난히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고안한 놀이 수업 중 가장 효과가 컸던 윷놀이를 이용한 단원 정리를 소개한다. 단원 정리, 윷놀이로 해치우다 ≫ 교사의 준비 ·모둠 편성하기 - 한 모둠 구성원이 8명 정도가 되도록 모둠을 편성한다. - 각 모둠의 이름을 정한다. - 각 모둠 간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 어느 정도 균형이 맞으면 훨씬 흥미진진하다. ·물품 준비하기 - 윷놀이 판과 말(馬)로 사용할 수 있는 자석(한 모둠 당 2개씩)을 준비한다. - 윷놀이 판(전지 크기)은 그림 1과 같이 그려서 자석으로 칠판에 붙여 놓는다. - 화이트보드(4개 모둠이면 3개 보드), 보드마커, 보드지우개를 준비한다. - A4 이면지를 8조각으로 잘라놓는다. 수량은 1인당 10조각 이상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 - 모둠별로 낸 문제를 보관할 수 있는 종이 가방을 모둠 숫자만큼 준비한다. - 숫자가 적힌 뽑기 용지를 준비한다. 뽑기 용지에 적는 숫자는 1~5까지 적되, 1은 약 45%, 2는 25%, 3은 15%, 4는 10%, 5는 5% 정도의 비율로 조정한다. - 추가로 ?1과 ?2를 동일한 용지에 2~3개 정도 적어서 골고루 섞는다. [PART VIEW]≫ 1차시 ? 놀이 수업 설명하기 - 문제 출제 범위를 안내한다. - 문제는 학생들이 직접 출제한다. - 1인당 10여 문제를 내며, 선다형보다 서술형을 출제하도록 요구한다. - 문제가 부족한 모둠은 탈락이 된다는 것을 주지시킨다. 문제는 많을수록 좋다. 문제출제만큼 학습이 되기 때문이다. - 문제는 교과서 내에서 출제하되, 다른 사람도 알아볼 수 있도록 반듯하게 적도록 지도한다. - 그림 2와 같이 1조각의 종이에 1문제를 출제한다. 또한 문제의 정답도 함께 적도록 한다. 학생 본인이 문제와 정답을 같이 적어야 학습이 되기 때문이다. ? 학생들에게 주의 사항 안내하기 - 문제가 쉬우면 상대편 모둠에 매우 유리하다. 따라서 선다형보다는 서술형을 출제하도록 유도한다. - 문제가 학습 내용과 무관할 경우, 교사가 무효 처리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문제 출제가 제대로 되었는지 검토할 학생을 정해 놓도록 한다. - 문제를 적은 용지는 내용이 보이지 않도록 두 번 접도록 지도한다. - 모둠별로 문제를 낭독할 학생 한 명을 정하도록 한다. 돌아가면서 출제해도 상관없다. ? 놀이 규칙 설명하기 - 뽑기 용지에 적힌 숫자만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마이너스를 뽑은 경우 후진한다. - 파란색 칸에 정지하면 실선을 타고 전진 이동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 빨간색 칸에 정지하면 점선을 따라 후진해야 한다(그림 1 참조). 문제를 맞혀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놀이의 특성상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파란색 실선과 빨간색 점선은 학생들 간의 실력 차이를 상쇄하는 효과를 갖는다. 이러한 트릭이 있어서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도 끝까지 놀이에 흥미를 잃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 - 다른 모둠의 말과 겹치더라도 잡을 수는 없다. 다른 모둠의 말을 잡게 되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말을 잡는 규칙 자체를 없애는 것이 좋다. - 반드시 칸에 정확히 맞는 숫자를 뽑은 경우에만 말이 윷판을 벗어날 수 있다(정식 윷놀이에서는 ‘말이 났다’고 표현한다). 예를 들어 골인 지점까지 두 칸 남았을 때는 반드시 숫자 2를 뽑아야 한다. 만약 3 이상을 뽑은 경우는 무효가 되며, 2를 뽑을 때까지 계속해서 문제를 풀고 제비뽑기를 해야 한다. 이 규칙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모둠의 말을 잡을 수 없으므로 이 규칙은 뒤따라오는 모둠이 마지막까지 우승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한다. 희망이 깨지면 흥미도 잃어버린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이 이 규칙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 문제 내기 - 이상과 같이 안내되었으면, 학생들에게 이면지 조각을 나누어주고 문제를 내도록 시간을 준다. - 문제가 적힌 종이는 모둠별로 준비한 종이 가방에 넣어 보관한다. ≫ 2차시 ? 자리 배치하기 ? 놀이 진행하기 - 모둠별로 앞에 나와 문제 풀 순서를 정한다. 한 번 정한 순서는 변경할 수 없다. - 문제를 낼 모둠 순서를 정한다. ? 문제 내고 맞히기 - 문제를 낭독할 학생은 문제가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출제자 위치에 앉는다. - 나머지 3개 모둠에서 처음 문제를 풀기로 한 학생이 앞으로 나와 의자에 앉는다. - ‘출제 시작’ 신호에 맞춰 낭독자는 가방에서 문제 하나를 뽑아서 읽는다. - 문제 푸는 시간은 교사가 문제의 난이도를 고려하여 변경할 수 있다. 어려운 문제는 두 번 읽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그만’ 지시에 모든 학생이 답을 볼 수 있도록 화이트보드를 머리 위로 올린다. 교사는 학생들이 정답을 쓰는 상황을 보며 ‘그만’ 신호를 준다. - 문제 낭독자는 정답을 정확히 발표한다. 모든 학생이 정답을 아는 경우라도 반드시 낭독자에게 정답 읽기를 지시한다. - 정답을 맞힌 학생은 제비뽑기 용지를 뽑는다. 용지에 적힌 숫자만큼 말을 움직인다. - 나머지 세 모둠이 문제를 못 맞힌 경우, 문제를 낸 모둠이 제비를 뽑을 수 있다. - 3문제를 모두 출제한 후, 낭독자와 문제풀이 학생들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다. - 다음 출제 순서인 모둠이 나와서 같은 방법으로 진행한다. - 이러한 순서대로 진행해서 말 2개를 모두 골인시킨 모둠이 최후 승자가 된다.
도대체 학생들은 무엇을 알고 싶어 할까? 혼자 수업을 설계하면서 ‘이 정도면 학생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고 재미를 느낄 것이다’라고 기대를 했지만 막상 수업을 해보면 기대만큼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다. 사실 다양한 학습자의 상황과 무관하게 국가에서 정한 교과교육 내용과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교사가 수업을 설계하고 이끌어가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특히 개개인이 교과에서 다루는 내용 중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고, 무엇을 알고 싶은지 진단하지 않은 상태라면 더욱 어렵다. 현행 교과교육과정을 맘대로 확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내용 범위 안에서 학생 개개인이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게 하고, 그중에서 수행과제를 함께 정하여 해결해나가는 수업을 한다면 이것이 바로 교사교육과정과 학생교육과정이 통합되는 것이 아닐까? 또한 더욱 능동적이고 활발한 학생중심수업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로 ‘KWL 수업’을 시도하게 되었다. 학습자의 진단 없이 가르치는 교육은 비효율적이다 학생들은 교과서 읽기를 싫어한다. 1~2장짜리 요약본이나 프린트 암기에 의존하는 공부법으로 시험을 보고, 시험이 끝나면 지식이 휘발해 버리는 입시 위주 교육에 길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도 글로 소통한다. 어떻게 하면 교과서를 통해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고, 구조화하는 힘을 키울 수 있을까. 학습자에 대한 진단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교사가 가르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대부분 쉽게 받아들이는 것은 가볍게 넘어가고, 어려워하는 부분은 토의를 통해 혹은 교사의 부연 설명으로 정확히 짚어주기로 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KWL 수업’이다. KWL 수업이란? KWL 수업은 지식(K), 요구(W), 학습(L) 차트를 활용한다. 매주 한 가지 주제를 다루면서 첫 수업이 시작되기 전 교과서를 읽고 각자의 방식으로 노트 정리를 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1~2개 정도 만들어 오게 한다. 이 과제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KWL 수업’의 관건이다. 매주 노트를 철저히 검사하고 되돌려주면 학생들은 이를 토대로 KWL 차트를 작성한다. KW까지는 각자 해오게 한다. 시간이 허락되면 수업 시간에 해도 된다. [PART VIEW] ≫ 내가 아는 지식, K 학생들은 배울 내용을 교과서로 미리 공부해 온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교과서 읽기는 중요하다. 학생들은 수업 전에 배울 내용을 교과서로 미리 공부하면서 내가 아는 지식을 스스로 확인한 다음 ‘내가 아는 지식(K, what I know)’란에 적는다. ≫ 내가 더 배우고 싶은 내용, W 그리고 공부하면서 궁금한 점이나 더 알고 싶은 부분은 ‘내가 배우고 싶은 내용(W, what I Want to learn)’에 질문을 만들어 온다. ‘더 알고 싶은 것’은 이 시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이므로 그것이 바로 수행과제이다. 말하자면 학생 스스로 수행과제를 정하는 셈이다. 이것만 잘 정해지면 모둠 활동은 저절로 활발하게 일어난다. ≫ 내가 배운 것, L 이런 준비가 된 상태에서 실제 수업에서는 각자의 지식(K), 요구(W) 차트를 모둠에서 공유하고, 모둠의 지식(K), 요구(W) 차트를 작성한다. 그리고 모둠에서 ‘알고 싶은 내용’을 토의하고 함께 찾아 학습(L) 차트를 작성한다. 모둠 활동이 끝나면 모두 활동지를 칠판에 붙이고 학급 전체 활동으로 들어간다. 모둠별로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 그리고 ‘학습한 내용’이 모두 드러난다. 학생은 동료들이 학습한 것을 검토하고 내가 학습한 것과 비교한다. 이때 모둠에서 알고 싶었던(W) 내용 중 해결하지 못한 것을 다른 학생들에게 답할 기회를 준다. 학생으로부터 답이 나오지 않으면 교사가 개입한다. 이렇게 알고 싶어 한 문제에 대한 답을 모두 얻고 나면 교사는 이 활동에서 빠진 내용을 첨가 설명한다. 그리고 평가 문항을 제시하여 총정리를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학생은 개별학습지 학습(L) 차트를 작성하여 자신의 학습 내용을 수렴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배울 내용을 선행조직자로 연결하고, 학습 성과를 자신이 직접 평가할 수 있게 된다. 교사는 학생이 동료와 협력하여 주도적으로 학습하도록 안내자·촉진자의 역할을 하며, 학생의 선지식과 학습 요구 수준·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 정도를 즉각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한다. 결국 이 수업은 배우고 싶은 것을 학생 스스로 정하고, 협력하여 배우고, 공유하고, 자신의 배움을 성찰하는 ‘배움 그 과정’을 중시한다. 교사는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잘 아는 것, 쉬운 것, 알고 싶어 하는 것, 어려움을 겪는 것이 무엇인지 열심히 관찰하고 필요한 도움을 준다. KWL 수업의 장점 수업을 이렇게 진행하면 학생들이 무엇을 잘 알고 있고, 무엇을 잘 모르는지,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다. 학생들이 ‘내가 아는 지식(K)’에 써온 내용은 비슷비슷하다. 반면 ‘내가 배우고 싶은 내용(W)’은 너무나 다양하다. 여기서 학생의 개념 이해 수준과 호기심을 알 수 있고, 사고력이 보인다. 책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 질문으로 나오기도 하고, 학문적으로 깊은 수준까지 파고드는 학생, 실생활과 연계시키는 데 수월한 학생 등 학생 개인 특성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본 수업의 모둠토의에서는 개개인의 의사표현력·적극성·역할 등을 관찰할 수 있고, 모둠 활동 결과를 전체가 공유하고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는 그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전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학습의 심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또한 전 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학생 정보는 모두 교과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정리할 실질적 자료가 된다. 수업지도안 ● 단원명 : Ⅰ. 우주의 기원과 진화 ● 학습주제 : 지구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하였을까? ● 성취기준 : 지구의 진화 과정을 통하여 지구계 각 권의 형성을 이해하고, 지구가 이처럼 특별한 행성임을 태양으로부터의 거리, 간단한 물질의 분자 구조와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 학습 목표 1) 지구의 진화 과정을 통하여 지구계 각 권의 형성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2)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까닭을 설명할 수 있다.
교실에서 수업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학생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교사가 주인공이 되어 수업을 끌고 나갔다. 질문도 마찬가지다. 우리 교실에서는 대부분의 질문을 교사가 한다. 질문의 의도는 학생이 아는지 모르는지 판단하기 위해서이다. 답을 알고 있는 학생은 신이 나서 손을 들지만 지명이 안 되면 좌절하고, 몇 번의 시도에도 지명이 되지 않으면 그때부터 수업에 흥미를 잃어 한 시간을 그냥 보낸다. 반대로 자신이 없을 때는 시킬까 봐 두려워 제발 지명이 안 되기를 바라며 숨죽이기도 한다. 이런 교실에서 과연 생각하는 힘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 낼 수 있을까? 수업의 주도권을 학생에게 넘겨주자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잘 들었다면 모든 학생이 ‘잘 알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수업을 준비할 때 어떻게 하면 쉽게, 맛있게, 받아먹게 할까 생각하며 아주 친절하게 가르친다. 학생들은 씹지도 않고 쉽게 받아먹기 바쁘니 생각할 여유가 없다.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으니 당연한 것 아닐까? 학생은 잘못이 없다. 교사의 수업방법이 문제이다. 그래서 교사가 바뀌어야 한다. 수업의 주도권을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내어 주고 교사는 촉진자·안내자·조력자로 바뀌어야 한다. 학생은 모르니까 배우러 오는 것이다.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모르는 것이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모르면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모르니까 배운다는 용기’를 찾아 주고, 질문하는 것이 학생의 기본 자세임을 설명해야 한다. 또한 질문을 많이 할수록 생각하는 힘과 창의성이 길러진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그래야 질문이 살아 있는 교실을 만들 수 있다. 질문의 힘은 위대하다 그렇다면 왜 질문을 많이 해야 할까? 질문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며, 새로운 정보를 가져다 준다.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 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게 한다.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주도하게 하며, 불확실함에 도전하게 한다. 질문을 많이 해야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고 사고력·창의력이 향상된다. [PART VIEW]그래서 교사는 학생들이 질문할 수 있는 교실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제 학교는 ‘모르니까 공부하고, 모르니까 질문하고, 모르니까 배우러 오는 곳’이 되어야 한다. 더 많이 질문하고, 질문을 통해서 아는 기쁨을 안고 돌아갈 수 있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입에서 질문이 쏟아지게 해야 한다. 그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브루타 수업을 교실에서 실천해 보았다. 그중에서 ‘비교중심 질문수업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비교중심 질문수업은 질문 만들기 수업과 비슷하다. 비교할 수 있는 사진이나 글을 준비해서 서로 비교해가면서 질문을 만들고,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생각을 함께 나눌 질문을 선정한다. 모둠별로 선정된 질문에 대한 자유토론을 한 다음 학습 내용을 교사와 함께 종합 정리하여 수업을 마무리하면 된다. 비교중심 수업의 실제 ● 단원명 : 4. 정보사회의 올바른 생활 ● 성취기준 : 정보기기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고 건전한 생활을 할 수 있다. ● 학습 목표 : 스마트폰을 바르게 사용하여 사이버 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 ● 지도상의 유의점 ? 정보기기의 올바른 사용법을 비교 질문해보면서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한다. ? 짝과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과 내 생각을 공유하면서 정보기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아가게 한다. ? 어떠한 질문도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도록 하여 생각하는 힘을 길러 준다. ?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경청을 통해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게 하여 소통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 교과수업이므로 질문을 만들 때 학습 목표와 관련 있는 것을 1~2개를 만들도록 하면 학습 목표에 더 쉽게 도달할 수가 있다. ● 교수·학습방법 ? 도입단계 _ 뇌를 깨우는 재미있는 문제나 게임 - 전시학습 상기 :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짝끼리 서로 질문하면서 떠올린다. - 동기유발 : 스마트폰 하면 떠오르는 낱말을 브레인라이팅으로 써보고, 짝에게 설명해 준다. - 학습문제가 무엇인지 유추 질문을 하여 찾아내도록 하고, 칠판에 적는다. -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지에 학습문제를 적는다. ? 전개단계 _ 비교 그림을 보며 내용 이해하고 질문하기 [활동 1] 두 그림을 비교하며 질문 만들기 - 학생활동지에 있는 두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고 비교하는 질문을 만든다. - 질문을 만들 때는 사실·심화·적용 질문을 만들되 학습문제와 관련이 있는 질문을 1~2개는 만들게 한다. - 질문은 5개 이상을 만들게 하고, 시간은 5~6분을 준다. 빨리 만든 학생은 몇 개 더 만들게 한다. [활동 2] 짝과 함께 질문하고 모둠 질문하기 - 창의적인 질문을 2개 고르게 하여 짝끼리 질문을 주고받는다. - 이때 궁금한 점을 반드시 질문한다. - 짝 질문이 끝나면 공유하고 싶은 질문 한 개를 뽑아서 4명의 친구를 찾아다니며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며 자기의 해답을 찾아간다. [활동 3] 공유하고 싶은 질문(좋은 질문) 발표하기 - 전체 공유하고 싶은 질문을 발표시킨다. - 학습 목표와 관련된 내용이 안 나오면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한다. - 학습문제와 관련지어 정리한다. ? 정리단계 _ 학습 목표와 관련해서 정리하기 - 오늘 배운 내용을 학생 스스로 공책에 정리하도록 지도한다. 이때 노트 정리 형식은 씽킹맵, 비주얼씽킹, 마인드맵 등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한다. - 정리한 내용을 짝에게 서로 가르쳐 준다. - 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할지 적고, 짝에게 ‘긍정 확언’으로 다짐하며 마무리한다. 질문이 꽃피는 행복한 교실 비교중심 질문수업의 최대 장점은 비교하는 그림 2개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생각하고 질문을 만들기 때문에 이해가 빠르고, 질문 만들기가 쉽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질문을 만들어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며 “왜 그렇게 생각하니?”, “너의 생각은 어때?”, “다른 생각은 뭐니?”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며, 학생들의 전두엽을 발달시킬 수 있다. 특히 잠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오후 시간에는 “좋은 질문보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싶은 질문을 선택해서 그 질문으로 짝끼리, 모둠끼리, 분단끼리 짝을 바꾸어 가면서 질문해보자. 지금부터 돌아다니면서 4~5명에게 질문을 해보자”며 질문이 꽃피는 교실 분위기를 만들면 효과적이다. 이때 짝의 대답을 그냥 들으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중요한 내용만 적도록 했더니 더 경청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재잘재잘 질문하고, 대답하고, 토론하는 수업. 노는 학생 없이 모두가 참여하여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수업. 교사도 행복하고 학생도 행복한 수업. 앞으로도 한 명의 소외되는 학생 없이 모두가 주인공으로서 진지하면서도 밝은 얼굴로 참여하는 수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격월간지에서 계간지로, 계간지에서 월간지로, 월간지에서 휴간, 그리고 다시 복간…. 변화무쌍한 가시밭길을 더듬어 새교육은 1963년 2월에 제100호를 맞았다. 5·16 이후의 격변기를 거쳐 민정 이양으로 향하고 있던 즈음이었고, 창간된 지 15년 총 186개월 만이었다. 1.8개월 만에 한 호씩 발행하였으니 대략 격월간 정도로 간행된 셈이었다. 교원의 전문성 위기 경계한 새교육 새교육이 100회 간행되는 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취업률과 진학률은 물론 학교 수·학생 수·교사 수 등 외형적 지표에서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노출되었다. 새교육의 지속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난제 중 하나는 교원의 지위와 처우 문제였다. 새교육은 100호를 맞으면서 권두언을 통해 1963년이 교원의 전문성 앙양(?揚)에 있어서 ‘역사적인 이정표’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였다. 제100호 권두언에서는 ‘교원이 전문적·기술적 종업자로서 최고위의 대분류 속에 들어 있지만, 세계적으로 그 전문성의 정도는 의문시되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 일차적 원인으로 면허 자격의 엄밀성 결여를 제시하였다. 2년제 교육대학이 설립되고, 전국 4년제 대학에 교육대학원이 설립되는 등 교원양성제도와 교원 재교육을 위한 제도적 확충은 이루었지만, 교원이 의사·법률가·조종사 등의 전문가와 비슷한 대우를 받기에는 미흡한 환경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었다. 복선형 봉급제 운영… 초·중등 교사간 보수 차별 새교육은 이즈음에 아시아 지역 교원의 경제적 지위에 관한 자료를 게재하여 사회의 관심과 교원들의 자성 기회로 삼고자 하였다. 1963년 1월호 새교육은 세계교직기구총연합회(WCOTP)에서 간행한 ‘아시아 교사 현황(Status of Teachers in Asia)’을 번역하여 소개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에서의 상대적 위상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료였다. 첫째, 봉급에서의 학교 급별 차별 문제였다. 많은 나라에서 학교 급별로 교원의 봉급에 차별을 두고 있었다. 한국은 일본이나 인도와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근무 교원과 중등학교 교원의 봉급은 2:3 내지 4:5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는 복선형 봉급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이스라엘·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싱가포르 등 동일 학력이나 동일 경력을 지닌 교직원에게 학교 급별과는 상관없이 동일한 봉급을 지급하는 단일 호봉제와는 다른 차별적 제도였다. 또한 몇몇 나라에서는 담당 과목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두기도 하였다. 인도의 경우 언어·역사·수학·과학 담당 교원의 급여는 음악·미술 담당 교원보다 많았다. 둘째, 여교원에 대한 급여 차별을 실시하는 나라가 상당수 존재하였다. 말레이시아·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싱가포르 등에서는 남녀 간의 봉급 차등이 있었다. 예컨대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즈 주에서는 초등학교 여자 교원은 남자 교원의 75%, 중등학교 여자 교원은 남자 교원의 90%를 지급받고 있었다. 한국은 자랑스럽게도 남녀 구분 없이 동등한 봉급을 지급하는 나라에 속하고 있었다. 한국 이외에 중국·이스라엘·쿠웨이트·필리핀·태국·일본·인도가 여기에 속하였다. 계급 질서가 엄격하고 여성 차별적인 사회제도가 광범위하게 남아 있던 인도가 뉴질랜드나 오스트레일리아보다 먼저 남녀 교사 사이의 평등 대우를 실천하고 있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셋째, 교원의 봉급 책정 과정에서 교원단체와 행정 당국의 공식적 교섭이 인정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구분이 있었다. 이스라엘이나 오스트레일리아 교원단체는 문교부와 정식 교섭을 하거나 봉급 책정에 관한 건의를 하도록 제도화되어 있었다. 이란은 비공식적 교섭 기회가 주어져 있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급여에 관해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단체 교섭이 허용되고 있지 않았다. 넷째, 남자 교원과 여자 교원 사이의 불평등은 임금에 머물지 않고 있었다. 뉴질랜드에서는 여자 교원의 경우 정년이 55세로서 남자 교원의 정년 65세에 비해 무려 10년이나 빨랐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남자 교원의 정년은 55세인 반면 여자 교원은 50세로 5년 이르게 교직을 그만두어야 했다. 정년이 남녀 모두 55세인 인도와 홍콩, 65세인 이란의 경우도 있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는 60세가 정년이었고 남녀 차별이 없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특이하게도 남자는 60세인 반면, 여자는 65세까지도 가능했고 임시 교원은 70세까지로 되어 있어 여자 교원과 임시 교원에게 정년이 유리하게 규정되어 있었다. [PART VIEW]면서기만도 못했던 60년대 교원의 위상 우리나라는 복선형 봉급제로 인한 학교 급별 봉급 차이를 제외하고는 제도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교사들의 자의식은 좋지 않은 상태였다. 1962년 대학입학 국가자격고시에 의한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교육대학은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부득이 국가고시 불합격자 중에서 성적 서열에 따라 입학생을 충원했다. 그리고 중등교원 양성기관으로 설립된 교육연수원에는 법정 정원 300명이 무색한 단 17명만이 취학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는 교원 양성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이렇게 적었던 것은 당시 국민이 지니고 있었던 교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새교육 101호는 ‘교원은 피학성(被學性) 환자인가?’라는 특별원고를 통해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저해하는 다섯 가지 문제점을 거론했다. 21세기를 사는 현시점에서 우리나라 교원의 사회적 위상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지적들이다. 첫째, 앞에서는 성직자라 부르면서 속으로는 처세의 무능자로 여기고, 금력이나 권력 앞엔 무조건 굴복하는 약자로 단정하는, 때로는 압력을 가하고 부당한 일을 강요하는 학부모들의 자세였다. 이런 태도를 지닌 학부모 밑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이 그들의 스승을 무시하고 비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둘째, 학부모나 학생의 일방적 이야기만 믿고, 공정한 판단에 앞서 교원을 공격하는 기사를 쓰는 언론의 공정하지 못함이 문제였다. 새교육에 따르면 사실을 샅샅이 조사하면 침해당한 인권은 학생이 아니라 교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에도 언론은 한결같이 교원만 죄인처럼 다뤘다. 이는 교원의 지위 하락을 부채질하는 셈이었다. 셋째, 4·19혁명 전에는 선거 운동에, 5·16 이후에는 각종 정치적 집회에 교원들을 동원함으로써 교사가 아동 교육에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교육자치제 폐지에 따라 도지사·군수·면장의 지시를 빙자한 면서기 등 일반 행정 공무원들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의 권위는 실추될 수밖에 없었다. 넷째, 한 학급당 법정 정원 60명을 초과하여 80명, 심지어 100명을 초과하는 학급을 지도해야 하는 교원에게 맡겨진 과도한 행정업무 역시 버겁기 이를 데 없었다. 새교육의 표현대로 ‘때로는 세무서 집달관처럼 죄 없는 학생들과 돈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 당시 교사들이었다. 다섯째, 사회적 부패 일소를 목표로 추진된 각종 수당이나 후원금 폐지는 교원의 급여 수준을 저하시켰다. 또 교직에 대한 사회적 외면을 초래하였다. 최소한의 생활 보장이 충족되지 않는 한,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이나 교육 정상화 성취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제발전의 역설 ... 교사들 이직 심화 100호를 맞으며 새교육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이렇듯이 모든 분야에서 비난·비방·무시·천대를 받고 있으면서도 변명조차 하지 않는 이 나라의 교원들은 과연 ‘피학증 환자’일까? 아니면 ‘속세를 초탈한 성인군자’란 말인가?’ 새로 출범을 앞둔 ‘제3공화국의 교육정책은 이래야 한다’라는 글에서 성래운(국가재건최고회의 교육정책담당 전문위원 역임)은 새 공화국이 추진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정책 중 첫 번째로 ‘선생에 관한 정책’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그 방향을 ‘교사의 정신적·물질적 대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그들이 자주적으로 교육에 전심할 수 있도록 제반 대책을 세운다’로 표현하였다. 새교육의 이런 관심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 전 기간에 걸쳐 교직에 대한 인식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경제개발 우선 정책이 만들어낸 황금만능주의 여파로 교직에 대한 인식은 악화되었고, 교직 이탈이 가속화되었으며, 교원부족 현상이 야기되었다. 교육에 대한 공권력 관여는 점차로 확대되었고, 교육의 자율성은 훼손되어 형식만 남은 상황에서 교직은 더 이상 천직이나 성직이 아니었다. 전문직을 지향할 최소한의 의지마저 사라져갔다. ‘교원은 민주사회 발전의 주동 세력’이라는 새교육의 외침(1963년 4월호)이 점차 공허해져 가는 1960년대였다. 국가를 성장시키는 교육은 있었지만, 교육을 성장시키는 국가는 없었고, 그 속에서 많은 교사가 풍월(風月)을 읊는 가여운 당견(堂犬)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01 작가 정유정의 소설 28은 ‘28일 동안의 강력한 공포’를 그린 소설이다. 한번 잡으면 손을 놓기 어려운 박진감 있는 서스펜스가 인상적인 소설이다. 공포의 내용은 ‘감염’이다. 그 자체가 바로 죽음을 의미하는 ‘아주 무서운 감염’이다. 작가는 공포를 민감하게 겨냥한다. 그것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감염되는, 치사율 90%의 전염병에 갇혀버린 어떤 도시의 시민들에게 조준되어 있다. 작가는 이 애처로운 도시를 자신의 이야기 공간으로 삼는다. 그리고 여기에 병원체를 알 수 없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괴질(怪疾)을 풀어 놓는다. 괴질은 미친개처럼 사람들을 물어뜯는다. 괴이하고 무서운 것이 두 가지나 더 있다. 이 괴질은 개와 사람이 병원체를 공유하여, 개와 사람 사이를 서로 전염시킨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염되고, 개와 개 사이도 감염된다. 그것도 공기를 통해서 빠르게 감염된다. 초기 증상은 눈알이 점점 짙게 붉어지면서 의식을 마비시키는 고열에 시달리고, 눈알 전체가 빨갛게 되면서 바로 죽는다. 게다가 이 도시는 전염 확산 방지 때문에 공권력에 의해 차단되어 있다. 시민들은 감염지대 안에 갇힌 채 버려져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나 자신이 대학살의 도시에 유리되어 버려진 듯, 감정이입이 되었다. 도시는 마비된다. 괴질에 감염되는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도시는 마비된다. 도시는 괴질로 감염되지만, 동시에 유언비어로 감염된다. 공포를 확대재생산 하는 것은 유언비어(流言蜚語)의 몫이다. 사람들은 괴질 때문에 공포의 도가니에 빠지고, 다시 유언비어 때문에 한없는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다. 조용히 체념하는 사람도 있다. 인간의 말이란 것이 그렇다. 스스로를 나쁜 주술에 꽁꽁 묶이게 한다. 극단의 공포 상황에서는 극단의 말이 나온다. 특별히 악의의 말이라고 할 것도 없다. 나의 위급함을 긴박하고 자지러지게 호소하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다시 그 누구에 의해서 이른바 ‘유언비어’로 전송되는 것이리라. 불안 상태를 악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데서 유언비어의 악마성이 드러난다. 이 또한 인간의 말이다. 언론도 제정신을 지니지 못한다. 오히려 혼미를 더 부추긴다. 이 소설에도 그런 말들이 횡행한다. 공포와 마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인간의 탐욕과 정치적 술수들은 괴질의 병균만큼이나 왕성하게 활동한다. 감염과 질병은 그 자체로는 개인의 영역이다. 우리는 질병을 통해 자아와 운명을 성찰적으로 들여다본다. 그래서 질병은 우리로 하여금 ‘존재론적 고뇌’를 감당하게 한다. 그런가 하면 감염은 개인의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간 세상의 모든 감염은 사회적 성격을 띤다. 일찍이 수잔 손택(Susan Sontag)은 질병으로 은유 되는 세계의 부당함을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프랑스의 노벨상 작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작품 페스트를 통해 페스트 감염으로 모든 것이 극한에 놓인 세계에서 ‘합리적 이성’을 초극하는 ‘실존’의 가치를 보여 준다. 여기에 이르면 감정과 신념도 감염의 영역에 있음을 느끼게 된다. 02 ‘부정적인 사람과 있으면 수명이 줄어든다.’ 미국 경제매거진 INC.com의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다. 설마 그 정도로 나쁜 영향을 줄까 하고 생각하다가, 기사를 읽어보니 머리가 끄덕여진다.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사람들 사이의 감정과 정서도 서로를 심각하게 감염시키는 것임을 깨닫게 해 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독일판 편집자 존 스탠리 헌터는 “부정적 생각을 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당신도 같은 사람이 돼 갈 것”이라고 말한다.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한국일보, 2016.10.24.).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하며 불평과 불만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 곁에 오래 있다 보면, 내 안에 있는 밝은 기운도 어느새 사라지고 있음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화를 자주 내며 만사를 짜증으로 대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노라면 내 쪽의 에너지도 심각하게 손실된다. 무엇보다도 정신적으로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며, 평명(平明)한 심사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 옆에서 무슨 일인들 차분하고 안정되게 할 수 있겠는가. ‘타인이 곧 지옥이다’라는 말은 옆에 있는 사람의 나쁜 감정에 감염되는 경우의 고통을 제대로 지적한 말이다. 신문에 소개된 한 심장병 전문의의 견해는 훨씬 더 구체적이다. 불평과 분노를 항시 표현하는 사람 곁에서 그것을 느끼는 사람도 혈압이 올라가고 혈액 순환은 악화된다고 한다. 당연히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게 되고 두통 등의 신체적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함께 지내는 사람이 약 5분 정도 짜증과 화를 내는 사태를 만들고 이로 인해 내가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함께 있었던 나는 면역체계가 6시간 정도 손상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지속적으로 겪게 되면 머지않아 심장질환과 뇌졸중 등 심각한 건강 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분노가 많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뇌의 발달이 순조롭지 못하다고 한다. 늘 화내는 부모를 싫어하면서도, 나는 절대로 저런 부모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대개는 나중에 자신도 그런 부모가 되어 있음을 알고 스스로 놀랜다고 한다. 유전 인자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함께 자라는 동안 정서적 감염이 심했던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문제는 부정적 정서와 나쁘게 투사된 감정은 다른 사람에게 훨씬 더 전염되기 쉽다는 데에 있다. 감정과 정서의 감염도 병균의 감염 못지않게 무섭다. 03 감염(感染)은 무언가를 느끼고 받아들여서 그쪽으로 물들여지는 것이다. ‘감(感)’은 ‘느낄 감’이고, ‘염(染)’은 ‘물들일 염’이기 때문이다. 염색(染色)한다고 할 때의 그 ‘염’이다. 어떤 색깔로 물들여진다는 데에 이 말의 묘미가 있다. 감염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뜻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뜻은 ‘병원체가 몸 안에 들어가 병균을 증식하는 일’이다. 두 번째 뜻은 ‘나쁜 버릇, 풍습, 사상 따위에 영향을 받아 물이 들게 됨’이다. 두 번째 뜻은 첫 번째 뜻으로만 쓰이던 ‘감염’이란 말이 이미 사회·문화적 의미로 그 뜻이 전성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두 번째 뜻에서 보여주는 ‘물이 들게 된다’는 것의 전제나 방향이 이미 ‘나쁜’쪽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병원체에 감염된다는 것도 나쁜 일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감염이나 오염이나 그저 사촌쯤에 해당하는 비슷한 말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감염을 이런 통념에서 해방시켜 가치중립의 영역으로 끌어올 수는 없을까? 특히 정서적 감염은 나쁜 감염도 있지만 좋은 감염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또래 집단들이 비행(非行)을 하든 선행을 하든 그들을 또래 집단으로 뭉치게 하는 요소는 서로 간의 정서적 감염이다. 어떤 선생님을 좋아하면 그 선생님의 과목은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 누가 공부하라고 재촉하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이 또한 정서적 감염이다. 시를 낭송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정서적 감염이 분명하다. 내가 느끼고 싶은 정서에 내 마음이 물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을 편지 한 장을 정성스레 마련하는 일도 고운 정서적 감염을 수반한다. 내가 관심 갖는 어떤 대상에 내 마음이 물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글쓰기뿐이겠는가. 그림을 감상하거나 그리는 일, 음악을 감상하거나 표현하는 일도 모두 정서적 감염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정서적 감염의 빛깔이 순정할수록 자아는 깊게 홀로 느낀다. 그 과정에서 나로 인해 고양되는 또 다른 자아를 만난다. 정서의 원숙경(圓熟境)이다. 정서적 감염은 그냥 마음을 물들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무릇 모든 감염이란 ‘아프게 앓아야 하는 과정’을 동반하지 않는가. 정서적 감염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느껴서 받아들이려는 정서로 인해 내 감수성 전체가 어떤 떨림과 울림을 경험하는 것, 그것을 아픔이라 일컬을 수 있겠다. 더러 잠 못 이루는 밤의 미열과도 같은 증상으로 그것이 올지도 모르겠다. 열병이면 어떠랴. 마땅히 감당해 내는 곳에 생의 아름다움이 있다.
올해 우리 반에는 말을 더듬고, 어휘력이 떨어져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민선(가명)이가 있다. 담임교사마저 민선이와 한두 마디 나누는 것이 힘들다고 느꼈으니, 계속 같이 지내는 친구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학기 초부터 걱정이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의 아이는 3월 초부터 민선이를 매우 불편해했다. 우리 반 학생들이 민선이를 불편해하는 것은 비단 의사소통 문제만은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민선이의 무질서하고 절제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예를 들면 코딱지를 파기 위해 1분 이상 콧구멍을 쑤시고 흐트러진 머리를 오전 내내 가만히 내버려 둔다거나, 물병 마개에 구멍을 내어 친구를 향해 물총을 쏘고, 교실 바닥에 물을 흥건히 흘려 놓기 일쑤였다. 친구에게 험한 말을 자주 하고, 엉덩이를 들이밀어 지나가는 친구의 진행 방향을 방해한다거나, 지나가면서 팔이나 어깨로 남의 몸을 툭 치는 행동 등을 하곤 했다. 몇몇 아이들은 민선이의 돌출·과잉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왜 민선이에게는 벌점을 안 주냐며 따지기도 했다. 말싸움·사소한 손찌검·몸싸움 등 학교폭력에 준하는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아슬아슬했다. 다행히도 어른스러운 몇몇 아이들이 ‘민선이가 고의로 그러는 게 아니잖아’라며 점잖게 타일러 줘서 고마웠다. 일반화시킬 수 없는 특수 아동의 문제 행동 이러한 돌출·과잉행동으로 민선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고, 부모님은 중학교에 와서도 따돌림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굉장히 걱정했다. 민선이는 입학 첫날 담임교사에게 “친구가 별로 없어요. 친구를 많이 사귀게 도와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민선이 어머니 역시 여러 차례 상담을 왔다. 민선이 어머니는 “민선이를 언어치료 프로그램,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 등에 보낸 적이 있어요. 지능검사도 해 보았는데, 검사 결과 85를 받아 특수 아동까지는 아니지만 경계성 지능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경계성 지능이란? ‘느린 학습자’로도 불리는 경계성 지능 아동·청소년은 의학적진단편람(DSM-Ⅳ) 기준으로 표준화된 개인용 지능검사결과, 경도지능지체 정도인 50/55~70과 정상수준인 85 사이 즉, 지능지수 70~84를 경계선 수준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한국웩슬러아동지능검사도구(K-WISC-Ⅳ)에서는 경계선 수준을 지능지수 70~79로 정의하고 있다. 필자도 특수교육 대상자나 경계성 지능 학생들을 다수 겪어 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ADHD·발달장애아·지적장애아·경계성 지능 학생이더라도 각각의 아이들이 나타내는 양상(증세)은 모두 달랐다. 때문에 축적된 경험·노하우·검증이 있다 하더라고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일단 민선이의 행동을 관찰해보기로 했다. [PART VIEW]교실 생활 관찰로 문제행동의 원인 파악하기 필자는 평소 우리 반 교실을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자주 방문한다. 수업을 끝내고 나오다가 혹은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교실에 들러 아이들 상황을 파악하고, 아이들 표정이나 행동을 관찰하곤 한다. 특히 수업 시작 전에는 과목교사에 따른 아이들의 반응이나 준비도, 체육 시간에 늦게 나가는 아이가 누구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소요되는 시간은 1~2분 정도. 어떤 때에는 10초 내외로 매우 짧다. 하지만 수업 교실과 교무실의 동선이 너무 먼 경우에는 우리 반 교실 방문을 생략한다. 왜냐하면 내가 너무 힘들어지면 이러한 활동을 계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선이의 경우, 회장·또래상담자 등 믿을 만한 학생에게 ‘행동 관찰’을 부탁했다. 담임교사의 관찰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계속된 관찰 결과 남을 방해하거나 툭툭 치는 민선이의 행동은 실수나 우연이 아닌, 일부러 하는 행동이었다. 학급에서 아무도 자기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지 않으니, 그런 것에 목말라 있었으리라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았다. 불쑥 교실 방문하기의 장점 교실 방문은 가성비 최고의 효과를 자랑한다. 예고 없이 불쑥 교실을 찾아가면 아이들 행동의 ‘날 것’과 ‘우연한 단면’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아이들을 그만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장난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이 가능하고, 다른 반 학생 방문으로 인한 도난 및 불필요한 갈등 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행동 관찰 결과를 갖고 학부모 상담하기 민선이의 행동 관찰이 끝난 후, 학부모 상담을 통해 “교육청에 의뢰하여 특수 아동 판정을 받아보면 어떻겠느냐”며 조심스럽게 권유했다. 그러나 민선이 부모님은 그냥 일반 아이들과 똑같은 교육 받기를 희망했다. “민선이의 문제행동을 수정하고, 아이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특수 아동 판정을 받아 일주일에 몇 시간 만이라도 특수교육을 받는 것이 민선이에게 도움이 된다”며 거듭 권유하였으나 부모님은 완곡하게 거절했다. 다른 아이들이 민선이를 ‘특수 아동’으로 보는 시선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일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의 불편함과 주변 시선 때문에 ‘발전적 성장’을 거부하는 학부모의 태도가 안타까웠다. 하지만 부모가 거절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현재의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학급 아이들과 특수 아동의 성향 공유하기 우리 반 학생들에게 ‘민선이는 경계성 지능을 가지고 있으니, 조금만 더 이해하고 옆에서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민선이는 특수교육대상 학생이다’, ‘민선이는 (준)발달장애학생이다’라는 식으로 대놓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민선이는 약간 특별한 학생이다’라는 점을 무리 없이 알려주고 각인시킬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은 없을까…. 많은 고민이 오고 갔다. 우선 우리 반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얼굴도 다르고, 키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부모님도 다르고, 성적도 다 다르다. 행동 면에서 더욱 다른 학생도 있다. 또한 그 정도가 훨씬 많이 차이 나는 친구도 있다. 여러분이 그 점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중 누군가가 좀 이상한 행동과 말을 하거나 질문을 많이 하는 등 낯선 행동을 하더라도 좀 더 관용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본인에게 약간의 피해가 생긴다면 작은 것이므로 너그러이 넘어가 주고, 특별히 큰 피해가 생긴다면 선생님에게 오너라. 만약 수업시간이라면 과목 선생님께 말해라. 선생님이 다 해결해 주겠다.” 문제행동을 이해해줘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 공감하기 교사들은 대다수의 일반 아이들이 일방적으로 그 아이에게 늘 양보해야 하는 것을 힘겨워한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보통의 청소년들에게 항상 자기에게 손해를 끼치고, 수업을 방해하고, 사사건건 흐름을 끊는 이상행동을 ‘너그럽게 포용하는 것’은 사실 무척 힘든 일이다. 따라서 아이들로서는 ‘굉장한 인내심’으로 ‘엄청난 양보’를 하고 있음을 늘 확인하고, 격려와 칭찬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교사 역시 ‘더 살뜰히’ 보살펴주기 특별한 아이는 특별 대우를 해줘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민선이를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더 보호해주고, 보살펴 주곤 한다. 일반 아이들보다 더 살뜰히 보살핀다는 것을 학급 아이들 모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중학교 1학년 수준보다 훨씬 세심하게 보살펴 준다. 물론 그 수준은 민선이의 수준에 맞는다고 여겨지는 연령 수준까지 내려간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때에는 초등학교 1학년 수준까지 내려갈 때도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반 아이들은 자기가 좀 더 양보하고 이해해야 함을 피부로 체득할 수 있다. 체득할 때까지 담임의 노력이 계속될 필요가 있다. ● 지도 사례 ? _ 질문 노트로 소통하기 민선이는 질문을 너무 많이 했다. 수업시간마다 수업의 흐름을 끊고 방해하는 일이 많아서 과목 교사와 아이들의 원성이 높았다. 그래서 ‘질문 노트’를 만들기로 하고, 부모님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다. “민선이가 입학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마음의 안정을 찾았는지, 약간 오버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조회나 수업시간에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될 정도로 심하게 질문과 간섭을 하는군요. 그래서 민선이에게 질문을 너무 자주 하면 방해되니까 질문 거리를 적어놓았다가 수업이 끝날 때쯤 한꺼번에 하라고 일렀습니다. 민선이에게 질문을 적어 놓을 만한 수첩이나 조그마한 노트 등을 마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질문 노트를 준비한다 하더라도 허구한 날 잊어버리고 안 가져온다. 그렇다 할지라도 계속되는 질문공세는 다음과 같이 대처하면 된다. “민선아! 질문 노트에 적으렴.” “안 가져왔는데요.” “그럼 빈 종이에 적어라.” 그래도 수업방해를 계속하면 한두 번 경고를 주고, 교실에 세워두는 등의 교육벌을 줄 수도 있다. 또한 담임교사 혼자서 지도를 하는 것보다 모든 과목 교사가 일관된 입장으로 지도하면 교육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 이 때 특수교사나 상담교사 등과 상의하고, 전문적 소견을 곁들여 교직원에게 설명한다면 훨씬 효과적이다. 수업방해가 계속될 경우 경고를 할 때에는 눈빛과 표정을 엄중하게 하고, 입에 검지를 갖다 대면서 ‘쉿’ 소리를 내는 등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 마치 연극배우처럼 과도한 제스처나 표정, 엄격한 목소리 톤과 억양을 활용하면 효율적이다. 발달장애아일수록 언어적 훈계보다는 감각적 표현에 더욱 확실히 반응할 때가 많다. 필자는 한 시간 내에 경고 세 번을 받으면 교실 뒤로 내보내는 ‘교육벌’을 시행한다. 물론 경고를 할 때마다 몇 번째 경고인지 알려주는 수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교육벌’로는 뒤에 가서 서 있기, 벽 보고 서 있기, 교실 통로에 앉아 있기, 교무실에 가서 서(앉아) 있기 등을 시킬 수 있다. 많은 수의 교사가 장애학생, (준)특수학생 등의 벌칙에 대해 거리낌을 가지고 있어서 아무리 잘못이 있어도 그냥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일반 대다수 학생은 물론이요, 해당 학생들의 교육이나 미래를 위해서도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그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그리고 잘잘못에 따른 적절한 보상, 벌칙이 꼭 필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지도 사례 ? _ 몸싸움이 있었을 때 지도하기 다음은 민선이가 다른 아이들과의 마찰·갈등·몸싸움이 있었을 때, 필자가 학부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이다. “며칠 전에는 다른 반 운동부 학생들과 약간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혼내고 다시는 몸싸움이 없도록 타일러 놓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민선이에게 물어보았더니 그 후론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다만 민선이가 먼저 툭툭 치는 일이 흔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 마음에 조금이라도 내키지 않으면 살짝 치고받고 하는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도 가끔 챙겨 봐 주십시오.” 다음은 민선이와 몸싸움이 있었던 일반 학생 민철(가명)이에게 훈계한 내용이다. “민철아! 민선이가 먼저 툭 치는 일이 있더라도, 같이 주먹질하면 안 돼. 그것은 학교폭력이고, 그렇게 되면 처벌받을 수 있어. 심하면 생활기록부에도 기록된단다. 너도 알겠지만 우리가 특별히 더 보살펴줘야 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서로 똑같이 때렸다 할지라도 보통 학생인 네가 더 처벌을 받을 수 있어. 그건 알고 있지? 만약 다음에 민선이가 먼저 너를 때린다면, 선생님에게 와서 말하렴. 선생님이 분명히 해결해 줄 테니까. 알았지?!” ● 지도 사례 ? _ 밀착 보호가 가능한 ‘매니저’ 선정하기 최근 학생들의 소속감과 자존감을 키워 주기 위한 담임교사의 학급운영 전략 중 하나인 ‘1인 1역’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우리 반의 경우 ‘민선 매니저’를 선정했다. 맡은 역할은 민선이의 학교생활 전반을 도와주며 대변인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따라서 억지로 역할을 맡기지 않아야 한다. 담임교사의 판단으로 이 역할에 적절한 학생이 학급에 있는 경우에만 시행한다. 또한 다음과 같이 생활기록부 종합의견란에 상세히 적어준다. 통지표, 생활기록부 종합의견 예문 영선이(가명)는 1학기 통합교육팀장으로서, 특수교육대상 학생인 민선이(가명)의 매니저 역할을 다함. 언어적 표현이 어눌한 민선이의 대변인이 되어주고 친구들과 선생님께 의사 표현 도우미 역할을 함. 다른 친구들과 갈등 관계에 있을 때 중간 조정자의 관점에서 말해 주는 등 어려움에 부닥친 친구를 즐거운 마음으로 돕는 자세는 다른 학생들이 본받을만함. ‘1인 1역’ 활용하기 학생 1명에게 한 가지의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학생들의 소속감과 자존감을 키워주는 학급운영 전략이다. ‘1인 1역’은 아들러(A. Adler)의 ‘3C가 충족된다면, 더 이상 어딘가에 속하려는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혹은 결여된 자아존중감을 채우기 위해서, 문제행동을 일삼을 필요가 없게 된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3C는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는 자신감(Capable), 친구와 관계를 맺고 어떤 집단에 연결되어있다는 소속감(Connected), 자기가 소속한 집단에 기여(Contribute)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참고 자료 : 네이버 ‘돌봄치유교실’ 카페
수많은 조직이나 단체들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조직의 발전과 미래는 달라진다. 다음은 조직 문화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신문기사 내용이다. 프로 운동팀들의 행사장에서 소속 외국인 선수들에게 요즘 가장 많이 듣는 한국말을 물어보았다. 뒷줄의 5~7위 팀에 속한 외국인 선수는 “힘들어요”, “죽겠어요”, “아파요”라고 대답하고 앞줄의 1~4위 팀에 속한 선수들은 “안녕하세요”, “많이 먹어”, 함께”라고 대답하였다. 또한 뒷줄의 감독들은 앞줄의 상위권 감독보다 웃음기가 적었다. (동아일보 2016.10.13.)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팀과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팀의 차이가 성적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는 기사였다. 전국의 수많은 학교들은 각자 다른 여건에 놓여 있다. 이런 다양한 상황에서 학교장들은 국가의 교육정책 방향과 학교 실정에 맞는 창의적 교육활동을 통해 최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서지오바니(Sergiovanni)는 학교 조직에 필요한 리더십으로 기술적 리더십, 인간적 리더십, 교육적 리더십, 상징적 리더십, 문화적 리더십이 있으며 특히 상징적 리더십과 문화적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학교장은 학교의 구성원들이 학교문화를 창조하고 그 문화 속에서 생활한 학생들이 어른이 되어 학교의 바른 문화를 사회에서도 이어가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명쾌한 학교경영 비전 제시가 중요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가야 가능하다. 조직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요소로 켄 로빈슨(Ken Robinson)은 그의 저서 학교혁명(Creative schools)에서 성공적인 학교의 특성들을 분석하여 네가지 요소를 제시하였다. 첫 번째 요소인 비전(vision of the future)은 학교 구성원들이 인지하고 있는 학교경영의 방향이다. 만약 비전이 없다면 구성원들은 혼란(confusion)에 빠지게 된다. 두 번째 요소는 기량(skills)이다. 기량은 구성원들이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변화를 위해 필요한 능력을 말한다. 세 번째 요소인 인센티브(incentives)는 변화의 합리성과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다. 그리고 그 변화가 구성원인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인센티브가 없으면 구성원들은 저항(resistance)하게 된다. 네 번째 요소인 자원(resources)은 인적·물적 자원을 포함하며, 조직 변화를 위해서는 적정한 자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만약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좌절(frustration)에 빠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추진 계획(action plan)이다. 조직의 변화를 위해서는 조직원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추진 계획이 준비되어야 하며, 이런 계획이 준비되지 않으면 조직의 운영이 산만(diffusion)하고 일관성이 없게 된다. 켄 로빈슨은 학교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학교장은 학교 구성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장이 학교문화의 창조와 발전을 위한 네 가지 요소를 갖추려면 학교 조직의 특성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학교장은 학교경영에 있어서 변화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또한 감성 리더십과 진정성 리더십, 변혁적 리더십, 문화적 리더십 등의 강점을 이해하고 적용하여 학교 조직의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 [PART VIEW]● 감성 리더십(Emotional Leadership) : 다니엘 골먼(D. Goleman)에 의하면 감성 리더십은 자기인식능력, 자기관리능력, 사회적 인식능력, 관계 관리능력의 네가지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요인들은 특히 조직의 상위 리더일수록 더욱 갖추어야 할 요소라고 하였다. 감성 리더십은 리더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성적이고 사회적 능력을 개발하고 구성원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배려함과 동시에 비전을 제시하고 자연스럽게 조직 구성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감성적 리더는 이 요소들의 수준이 높아야 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감성리더들의 감성경영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첫째는 창의성(creativity)이다. 평생 배운 지식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기억용량에 따라 성능이 평가되는 컴퓨터와는 다르게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창의성이다. 둘째는 콘텐츠(contents)다. 발전하는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과 질이 더 중요하다. 예컨대 운동회나 졸업식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으로 운동회나 졸업식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셋째는 의사소통(communication)이다. 경영은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며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이다. 학교 구성원 간의 원활하고 생산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넷째는 문화(culture)이다. 문화란 여러 요소들의 어우러진 융합, 종합적인 형태이며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이다. 문화는 큰 힘을 갖고 있다. 학교 조직도 학교 상황을 고려한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고 이를 발전시켜야 한다. ● 진정성 리더십( Authentic-Leadership) : 스콧 스눅(Scott Snook)의 진정성 리더십에 따르면 리더는 실패를 모르는 영웅적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나, 때로는 실수도 저지르고 두려워할 줄도 아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스스럼없이 밝힐 수 있어야 진정성 있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진정성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강점뿐 아니라 약점도 자신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솔직히 드러내야 한다. 특히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 리더가 자신의 실수나 한계를 공개해야 조직원들과 투명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역량을 강하게 한다. 진정성 리더십을 가지려면 스스로에게 진실해야(to be true to yourself)한다. 진정성 리더십은 자신의 본질과 가치관을 인식하는 자아인식, 리더가 처한 상황을 인식하는 상황인식, 리더로서 구성원을 통솔하는 방법인 자기 조정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 Leaderhip) : 변혁적 리더십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가능하게 하는 리더십으로 교환적 리더십(transaction leadership)과 대비되며 부하의 잠재 능력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내재적 만족감을 갖게 한다. 리더는 과업의 중요성과 가치 증대를 통해 자아실현 욕구를 높임으로써 처음의 기대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얻도록 동기를 유발한다. ● 문화적 리더십(Cultural Leadership) : 학교는 구조적 의미에서 이중구조, 이완결합이지만 문화적 의미에서는 확고하게 결합되어 있다. 학교는 다른 조직과 달리 관리 원칙과 합리적 실체보다 집단의 규범·관습·신념·가치 등에 의해 움직이기 쉬운 조직이다. 따라서 학교 조직의 효과성을 개선하려면 조직문화를 창조하고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는 싱가포르·핀란드·프랑스·미국의 학교 교육 문화 사례들을 살펴보면 이들 국가의 학교문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학생 주도의 학습문화 : 싱가포르는 학생 주도의 문제기반교육(Problem-Based Learning Project)을 강조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창의적인 생각을 도출하도록 하고, 협업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소통 능력을 증진시킨다. 학생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왜 그럴까? 문제가 무엇일까? 더 좋은 대안은 없을까?” 등 질문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싱가포르 교육에서 배워야 할 것, 김창희, 동아일보 2016.03.07.). ● 교사 스스로 하는 전문성 향상 문화 : 핀란드는 교사를 신뢰하고 매우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한다. 교사들은 공통의 학습 목표만을 공유할 뿐 수업계획을 지시받지도, 표준화된 시험을 요구받지도 않는다. 교사 주도로 지역과 교실 상황에 맞게 독자적 교육과정을 짜고 전략적 교수법을 시행하며 성과 평가도 하지 않는다. 교사들의 수준이 이미 높기 때문에 통제나 감시가 필요 없다. 교사 스스로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세계최고 공교육’ 핀란드의 비결 스스로 학습하는 교원 문화, 동아일보, 2016.10.04.). ● 경쟁과 엘리트 교육이 있는 교육 문화 : 프랑스는 우리와 달리 고교평준화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학군마다 있는 1, 2개의 명문고가 우수 학생을 선발한다. ‘루이 르그랑( Louis-le-Grand)’은 프랑스 전역에서 최고 학생을 선발한다. 대부분의 고교에 우열반이 편성돼 있고 매년 성적 미달 학생의 10%는 유급된다. 프랑스에서는 누구든 무료로 대학까지 공짜로 공부할 수 있으나 치열한 경쟁을 통해 키워내는 소수 엘리트 교육제도인 그랑제콜(Grandes Ecoles)도 함께 존재한다. 프랑스 학부모들이 명문고나 그랑제콜에 대해 질투하거나 적개심을 드러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뛰어난 인재라면 특혜를 줄 테니 이 나라를 먹여 살리는 데 이바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프랑스인들의 사고다(누가 프랑스 교육이 평등하다고 했나?, 동아일보, 2016.03.14.) ● 학부모의 자원봉사와 모든 학생을 위한 기부금 문화 : 미국 초등학교 1학년 입학서류 중에는 학부모가 할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 신청서가 포함되어 있으며 학부모 지역인사들의 자원봉사 활동이 일반화되어 있다. 또 학교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기부금 제도가 있으며 기부금을 낸 상황이 교문 안쪽에 게시되어 있었다. 기부금은 전교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사용되며,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를 지원하는 데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캘리포니아 LA 3rd street 초등학교). 학교장의 임무는 ‘초·중등교육법’ 제20조 ①항에 ‘교장은 교무를 통할(統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학교장이 학교 교육의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책임을 지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제도나 교육여건이 이제는 많은 발전을 이뤘으며 충분하지는 않지만 좋은 교육활동과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졌다고 본다. 학교장은 주어진 현재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의 교육정책과도 발을 맞추어야 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육 욕구도 충족시켜 주어야 하며, 동시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수준 향상과 학생들의 인성 함양도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두르지 말고 학교 구성원 및 지역인사들과 힘을 모아 학교 특성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학교에 맞는 비전을 세우고 구성원들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여야 한다. 또 적절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세워 실천하면 학교 조직이 변하고 학교문화가 발전되며, 교육 성과도 향상될 것이다. 학교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국가정책이나 유행에 의해서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사가 만든 학급은 작지만 학교문화가 되고, 학교의 다양한 문화들이 모여 한국의 학교문화가 된다. 이를 위해 학교장은 좋은 학교문화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문화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학교 실정에 맞는 학교 경영을 소신껏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당선자의 교육정책은 자본주의 경쟁논리를 철저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의 교육공약을 보면 연방 교육부를 없애고 단일 교육과정 적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와 교사, 학생에게 경쟁을 요구하는 등 시장경제식 개념을 교육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이큰 특징이다. 우선 트럼프는 교육정책을 정부가 독점하고 있는데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 기업인 출신답게 정부의 규제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점이 교육정책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학교 간 경쟁 강조한 트럼프 이번 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힐러리 클리턴(Hillary Rodham Clinton)과 비교해보는 것도 트럼프의 교육 정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선 클린턴은 공립학교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트럼프는 학부모와 학생이 학교를 선택할 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공립학교, 자율형공립학교, 사립학교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학교가 아이들을 위해 경쟁하도록 만들어 학교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거나 반대로 부모들이 보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논리를 폈다. 자유시장의 원리를 교육에 접목시킨 것이다. 그는 학교가 경쟁에 노출되면 발전할 수밖에 없고 부모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부모들에게 그러한 자유를 주기 위해 학부모 등이 설립한 자율학교 프로그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클린턴이 교육의 평등을 강조하며 공교육 강화와 공립학교 지원을 강조했지만 트럼프는 시장경제의 논리를 강조하면서 퇴락하는 학교에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 지원을 강조했던 클린턴과 달리 트럼프는 사업가 출신답게 경쟁을 통한 생존을 강조한다.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보다는 효율과 성과를 노린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학교 간 경쟁을 통해 우수한 학교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그렇지 못한 학교는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적자생존의 논리가 교육정책의 기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자율형공립학교 확대에 긍정적 클린턴은 자율형공립학교에 대해 처음에는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가 이후 반대로 돌아섰다. 반면 트럼프는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클린턴은 자율형공립학교가 가르치기 어려운 아동이나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트럼프는 다양한 형식의 학교 설립을 지지하고 학부모가 그들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또 다양한 학교들이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교육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자율형공립학교의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에서 차터스쿨(chater school)이라고 불리는 자율형공립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교사 채용, 수업시간 구성 등에 재량권을 갖고 있어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공립학교이지만 학부모 등이 주도해 지자체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설립된 것으로 사립학교처럼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트럼프가 자율형공립학교에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앞으로 이 같은 유형의 학교가 더 늘어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차터스쿨연합회에 따르면 미국에는 6,700개가 넘는 공공 차터스쿨이 있고 300만 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트럼프는 클린턴과 마찬가지로 공교육에 대한 재정 투입을 공약하기는 했지만 수준 미달 학교에 정부 재정을 지원하는 데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선거 과정에서 트럼프는 취임하면 첫해 주정부의 학교 선택 프로그램 확충을 위해 200억 달러(약 22조 원)의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그가 200억 달러를 어디서 마련할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공립학교 지원이 줄어드는 대신 세금이 사립학교나 차터스쿨 등에 집중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립학교나 차터스쿨의 지원이 늘게 되면 상대적으로 공공부문이 취약해져 공립학교 교육여건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또 교사도 경쟁을 해야 하며 국내에서도 반발이 큰 교원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학생들도 경쟁해야 하며 실패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논리도 추가했다. 교육부 폐지 주장 … 교원노조에 부정적 클린턴이 동등한 교육을 내세우면서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교육과정의 준수를 중요하게 여긴 반면 트럼프는 획일적인 교육과정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트럼프와 평등한 교육을 강조하는 클린턴의 차별성은 국내에서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교육자들과 평등 교육을 중요시하는 교육자들 사이의 논란과도 맥을 같이한다. 교원노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는 교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도 예상된다. 이처럼 트럼프의 교육정책에는 성과주의와 시장주의가 깊숙히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고 단일 교육과정 및 학칙까지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데에는 각 지역이 자율적으로 특성에 맞는 교육정책을 펴고 교육과정도 차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이는 언뜻 막말과 강성 발언 등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면서 미국의 부활을 강조해 대통령에 오른 그의 성향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인다. 하지만 평등과 소외계층에 대한 보편적인 교육지원을 강조했던 클린턴 진영과 각을 세우기 위해 지역 특성을 살린 자율성과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가 실제로 교육부 폐지에 나설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책임 있는 행정가로 과연 교육부 폐지 공약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교육부가 폐지될 경우 정서적 고위험군 학생 교육을 위해 우리 돈으로 18조 원에 해당하는 약 1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이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290억 달러(약 35조 원)를 지원하는 서비스는 어떻게 될 것인지도 관건이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를 하면서 이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비효율을 줄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중앙집권적인 교육정책에는 반대하고 있는 것은 학교 교육을 지역과 현장에 맡겨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집권 이후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커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대학 학자금 대출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연방정부가 운영하면서 수익을 가져가기보다는 민간부문에 맡겨 효율적으로 경쟁을 붙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변화가 주목된다. 트럼프는 학자금 대출 상환과 관련 소득의 12.5% 한도에서 상환하고 15년간 상환하면 채무를 없애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시장원리를 접목해 경쟁의 논리를 도입하고 자유방임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려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4년 집권 기간 미국의 교육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다.
승마선수 출신 한 여대생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특혜 시비 속에 해당 대학 총장이 옷을 벗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체육특기자 입시비리인 셈이다.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체육특기자 입학전형, 이참에 불법과 부정이 발을 못 붙이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체육특기자의 대학입학전형은 대학이 정원 내에서 자율적으로 체육에 특별한 경력이나 소질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말한다. 이에 대한 법적근거는 ‘고등교육법’ 제34조(학생의 선발방법) 및 동법 시행령 제34조(입학전형의 구분)에서 명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1972년 신설되어 학교 현장에 도입 된 이래 지금까지 제도의 근간이 변화되지 않은 채 적용되어 오고 있다. 체육특기자제도가 도입된 이후 한국체육이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학생선수에게 운동에만 몰두하도록 하여 학습권보장 미비, 진학 및 스카우트 관련 비리 등의 근본원인이 되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기도 하다. 체육특기자의 입학비리와 근절대책 사실 체육특기자들의 대학입학 관련 개선방안은 오래전부터 강구되어 왔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학교체육진흥법’ 시행과 함께 학생선수와 관련된 다양한 제도와 정책이 시행되어 오고 있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종합대책’을 보면 체육특기자 입학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보다 객관적인 입학전형을 실시하도록 하는 사전 예방 조치와 함께, 입학비리 적발 시 관련자를 강력히 처벌하는 사후 제재 조치로 구분하여 입학비리를 뿌리 뽑는 방안이 담겨있다. 특히 사전 예방 조치인 입학전형 과정의 객관성 강화를 위해 입학전형 시 경기실적 등 최대한 객관적인 요소를 위주로 평가하도록 해 실기와 면접 등 정성적 평가 요소를 최소화했다. 아울러 정성평가 시에도 일정비율 이상의 외부인사 참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또한 대학 모집요강에도 각 대학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인원을 종목별, 포지션별로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였다. 이는 대학입학전형 3년 예고제에 따라 2019학년도 입학전형부터 적용된다. 다만 체육특기자의 입학과정에 관해서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의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학의 장이 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대학입학 전형절차는 대학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교육장이나 교육감이 정하는 범위에서 입학을 허용하는 중·고등학교 입학절차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대학 자율로 선발규모, 사정방식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체육특기자 선발전형방법은 다수의 대학이 실적 및 면접 결과를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하고 있었다. [PART VIEW]또한 한국대학스포츠총창협의회에서는 ‘대학스포츠 운영 규정(2015년)’을 발표하여 대학스포츠의 학사관리와 경기운영을 선진화하고, 대학 체육특기자 선발의 공정성 강화, 대학 학생선수 학사관리 정상화, 대학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유도, 대학 경기지도자 처우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사실은 ‘체육특기자 입학전형에 수능·내신 성적 일정수준 또는 일정비율 이상 반영’이다. 2014학년도부터 전형단계 및 전형방법이 다양화 및 세분화되었으며, 특히 내신 및 학생부를 반영하는 학교가 늘어난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학교체육진흥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최저학력을 반영하는 학교는 2015년 3개에서 2017년 1개 학교로 줄었다. 체육특기자 최저학력제 도입 검토해볼만 이렇듯 정부 및 유관기관 등에서 체육특기자 입학비리의 근절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 중에 있지만, 대학자율에 따라 체육특기자제도를 운영하는 현 상황에서는 대학자체에서 체육특기자 입학전형에 대한 높은 윤리의식의 확립이 필요하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체육특기자제도를 폐지하고 일반 수험생과 같은 전형을 치르도록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체육특기자제도를 폐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체육특기자제도의 구조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육성하여 운동성적에 학업성적을 더하는 방식으로의 개선이 중요하다. 체육특기자의 대입전형 시 내신 또는 수능성적의 의무반영 내지는 ‘학교체육진흥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최저학력제 도입이 시급하다. 또한 미국의 NCAA(전미 대학 경기 협회, 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처럼 체육특기생의 대학입학과 관련한 사항을 관리·운영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거나 ‘학교체육진흥법’에 의해 구성되는 학교체육진흥위원회에 체육특기자 입학과 관련된 심의기구를 설치하여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체육특기자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체육특기자 관리시스템’ 등을 도입하여 각 대학에서 체육특기자 선발에서부터 졸업까지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같은 관리시스템의 운영을 통해 운동이 목적이 아닌 입학만을 목적으로 한 체육특기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대학에서도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보다 더욱 우선되어야 할 것은 일선 교육현장의 인식개선이다. 학교운동부 학생선수들이 중·고교 때부터 운동뿐만 아니라 학업을 어느 정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창의적체험활동 등 일반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을 의무적으로 참석하도록 하여 운동을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다른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운동능력이 뛰어난 학생선수가 좋은 대학에 체육특기자로 진학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체육특기자 입학비리의 시작은 실력이 부족한 선수가 좋은 대학을 가려고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중간에 다른 길을 찾으려 해도 운동 이외의 진로를 찾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불안해진 학생과 학부모가 입학비리의 유혹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선 교육현장에서 진로교육 및 상담 등을 통해 운동을 그만 두더라도 다른 진로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동안 체육특기자의 입학비리 근절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유기적인 협력과 대책을 통해 입학비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근절 되지는 않고 있다. 입학비리 근절을 위해서는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제도안착이 필요하다. 체육계의 환경변화(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일원화)와 더불어 이제는 운동만을 잘하는 학생이 아닌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학생선수를 육성해야 한다. 입학전형에서 수능점수와 학생생활기록부 반영 비율을 점차 늘려가고 특히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른 최저학력제도를 의무화하여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늘려가야 한다.
선거 때마다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서로 다른 주장으로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교육계 역시 보수성향 혹은 진보성향의 교육감이라고 칭하며 사분오열하고 있다. 그러나 올바른 교육,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과 가치관을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 등을 행함에 있어 진보와 보수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고 차근차근 실행하기 위해서는 모두 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사교육의 피해로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성적이 좋은 일부 학생들만을 위한 교육, 졸업장을 위해 의미 없는 교육을 받고 있는 많은 학생들이 존재하는 이러한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개선하고자 하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진영 논리보다 미래교육 위한 방향 설정 중요 서지오바니(Sergiovanni)는 학교의 본질적 기능은 배움과 돌봄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학교를 교육공동체로 만들어서 학생들의 삶이 행복하고 미래사회에 대한 준비가 가능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하였다. 학교에서 배움이 제대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학습이 가능해야 한다.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공부하는 교사의 모습이 함께 할 때 진정한 학생들의 배움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돌봄이 중요한 이유는 학습의 결과가 삶에 반영되어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지식이나 역량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지식과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다가 한 국가나 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돌봄이 없는 배움만을 강조하는 교육, 경쟁을 위한 엘리트 지상주의 교육의 단적인 피해라고 할 수 있다. 배려와 봉사정신이 없는 배움은 오히려 엄청나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괴물을 공들여서 만드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돌봄이 있는 배움’이 가능한 학교 교육을 행해야 하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공동체에 헌신하도록 지도하기 위해서는, 매일 학생들이 보고 따라 하는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먼저 사랑하는 모습, 배려하는 모습,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만 한다. 학생의 행복감을 높이는 일이 학업성취도 뿐만 아니라 창의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된 바이다. 학생들의 행복감을 높여주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먼저 교직원들이 행복하게 교육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행복하지 않은 선생님은 결코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PART VIEW]배려와 봉사, 그리고 도덕성이 중요한 가치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한 학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지식기반사회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다니엘 벨(Daniel Bell)은 지식기반사회의 모습을 ‘이론 지식의 집중화’, ‘새로운 지적 기술의 창출’, ‘지식 계층의 확산’ 등으로 설명하였다. 즉, 미래사회는 지식이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러한 지식을 어떻게 습득하느냐 보다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해야 하는가이다.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만 지식을 활용한다면 이 사회와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주의화될 것으로 예견되는 미래사회에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가치관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봉사의 정신, 그리고 도덕성이다. 또한 미래사회의 인재들에게 기대되는 능력으로 높은 창의성·풍부한 감수성·유연한 적응력·종합적 사고 능력·의사소통·협동 등을 들 수 있다. 창의성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존에 잘 알려진 지식이나 방법을 새롭게 합하거나 다른 쓰임새를 발견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기존의 휴대폰, 인터넷, MP3를 하나의 기계로 통합하여 아이폰을 출시함으로써 큰 변화를 이끈 것도 두 번째의 창조성에 속하는 것이다. 또한 미래사회는 자기 혼자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해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인재들과 의사소통하고 협력함을 통해서 놀라운 성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많은 대기업들이 개인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협력할 줄 알고 의사소통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을 원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추구하는 인간상에 ‘세계와 소통하는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의 정신으로 공동체 발전에 참여하는 사람’을 강조하고 있다. 행복의 공식을 제안한 슈테판 클라인(Stefan Klein) 역시 자원봉사와 같은 사회적 활동의 기쁨을 맛본 사람들이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어서 ‘테레사 효과(The Mother Theresa Effect)’를 언급할 수 있다. 테레사 효과란 대가를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을 돕거나 봉사활동을 할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직접 선행을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이 하는 선행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해도 동일하게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봉사나 선행은 주위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이것이 점차 파급되어 한 사회 전체가 서로 돕고 행복해지는 선순환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또한 미래교육의 실행을 위한 교육 개선 시스템 마련의 한 방법으로서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professional learning community)를 예로 들 수 있다. 전문적 학습 공동체는 교육활동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을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 공유하도록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한 사람 혹은 한 팀의 교육성과에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도달할 수 있게 하고, 구성원들 사이의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교육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 수업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의 공유 범위는 단위학교, 시·도교육청, 나아가서는 교육부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서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이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교육부나 시·도교육청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하고, 이를 수업에 투입한 결과를 토대로 수정 개선한 후에 다시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수업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의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의 왕도는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는 것이 미래교육의 중요한 방향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창의적인 재능을 이웃과 공동체 전체를 위해 사용할 줄 아는 인재를 만드는 일이다. 배려와 봉사의 정신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가 미래교육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인 학교생활에서 행복감을 높이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학 점수는 높지만 수학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면 과연 창의적인 수학 인재가 될 수 있을까? 창의적인 인재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학습과 공부에 재미와 흥미를 가지며 학교생활 전반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 방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배려와 봉사의 정신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를 목표로 하고, 진심으로 학습을 좋아하고 자신의 삶을 즐거워하는 행복한 학생·학부모·교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진정한 미래교육의 방향이라고 여겨진다.
창의성 교육의 첫 등장 '체육 및 보건' 창의성은 21세기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핵심적인 능력이자 태도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학교 교육을 통한 창의성 신장이 국가 교육 개혁의 중대한 목표가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국가교육과정 문서상으로만 보면 창의성 교육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제1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체육 및 보건’과 같은 교과의 목표로 ‘창의성 함양’이 언급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후 개정된 교육과정에서도 창의성은 지속적으로 교육목표 및 방법 원리로 제시되어 왔다. 그러나 창의성이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핵심적인 원리이자 지향점으로 부각된 것은 1995년에 발표된 ‘5·31 교육개혁안’(교육개혁위원회, 1995)을 통해서라고 할 수 있다. 창의성 교육은 이 때 처음으로 정부의 독립적인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창의성 교육정책은 급격히 형성되고 발전해 왔다. 그러나 창의성과 관련된 교육정책은 여러 갈등하는 담론에 기반을 둠으로써 다소간 모순적이고 혼합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체로 볼 때, 5·31 교육개혁 이후 여러 정부들의 창의성 교육정책은 강조점에 차이는 있으나, 국가 경쟁력 담론, 교육 문제 해결 담론, 인성 기반 담론, 자아실현 담론 등 네 가지 담론에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 경쟁력 담론은 21세기에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창의성 혹은 창의적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특히 이 담론은 국가 경쟁력을 경제적 생존과 결부시키면서 경제가 창의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Craft, 2003). 이것은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경쟁 체제 속에서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 한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국가의 경제적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과 이를 위한 창의적인 능력이 필수라는 입장을 취한다. 이 담론에서는 모든 학생들을 위한 창의성 교육을 하나의 국가적인 사업으로 인식한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학생들이 새로운 시대의 생산 방식에 적합한 인재가 되어야 하며, 따라서 모든 학생들에게 창의성 교육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육의 고질적 문제 근원적 해소엔 역부족 교육 문제 해결 담론은 창의성 교육이 한국 교육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담론은 지극히 정치적인 것으로, 정부가 당면한 교육 현안을 해결함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고 정치적 기반을 확대하거나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 문제 해결 담론에서 창의성 교육은 문제 많은 학교 교육을 구원해 줄 해결책으로 간주된다. 이를 위해 이 담론에서는 창의성 혹은 창의성 교육을 그 자체로 좋은 것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PART VIEW] 인성 기반 담론은 창의성이 바른 인성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 담론에서는 창의성이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추구해 온 인성과 무관하게 강조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여기에는 서구 사회로부터 유래된 창의성이 우리가 추구해 온 전통적 가치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계 심리가 깔려 있다. 따라서 인성 기반 담론에서는 창의성이 인성과 결부되어 강조된다. 이 점은 창의성이 교육정책의 본격적인 의제로 등장한 시기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문민정부의 ‘인성 및 창의성을 최대한 신장시키는 교육 체제’(교육개혁위원회, 1995 : 70)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만들어진 ‘창의·인성’이라든지, 박근혜 정부의 ‘창의·융합 인재’라는 표현도 창의와 인성 간의 조화와 균형을 적극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아실현 담론은 창의성을 개인의 자아실현과 동일한 의미로 이해하려는 것이다. 이 담론에 따르면, 모든 사람들은 각자 타고난 잠재성이 있으며, 이를 스스로 깨닫고 발현하며 표현하는 이른바 자아실현의 과정 자체가 창의성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관점에서 창의성 교육은 바로 개개인의 자아실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이 있다(전헌선 외, 2008). 자아실현 담론은 어찌 보면 교육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가치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목적은 개인의 잠재력 극대화 이와 같이 5·31 교육개혁 이후 우리나라 창의성 교육정책은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담론에 근거하여 이루어져 왔다. 이들 네 가지 담론이 서로 갈등하고 모순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창의성 교육정책은 서로 모순적일 수 있는 수사학적 호소에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한편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교육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올바른 인성의 겸비나 개개인의 자아실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전자는 창의성 교육을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며, 후자는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 경쟁력 담론과 교육 문제 해결 담론은 모두 실용주의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담론은 외형상으로는 상이한 목적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양자 모두 창의성 교육을 경제적·정치적 목적을 위해 수단화하고 그 교육의 대상이 되는 개인 또한 도구화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Katz-Buonincontro, 2012). 반면 인성 기반 담론과 자아실현 담론은 창의성 교육을 다른 무엇을 위한 것에 두기보다는 교육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 그 자체에 목적을 둔다. 즉, 이 두 담론은 개인의 올바른 인성적 속성이나 개개인의 잠재력과 고유성을 존중하고 키워주는 데에 관심을 둔다. 따라서 이 담론은 인본주의적 관점을 취한다고 볼 수 있다. 창의성 교육과 인본주의 결합 바람직 우리나라의 창의성 교육정책은 인본주의적 관점보다는 국가 경쟁력 담론과 교육 문제 해결 담론과 같은 실용주의적 관점에 의해 더 지배되는 경향을 보인다. 실용주의적 관점이 여러 정부의 정책 문서 전반에서 상대적으로 더 빈번하고 강도 높게 언급되고 있음은 이를 잘 드러낸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창의성 교육의 가치를 경제적·정치적 측면으로만 제한함으로써 창의성 교육의 수혜자인 개인에게 안겨주어야 할 교육적 가치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또한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바, 인성 기반 담론과 자아실현 담론을 지배 담론 주변에 위치시킴으로써 우리 교육이 갖는 고질적인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 창의성 교육이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만병통치약처럼 제시되고 있지만(Hall, 2010), 여러 정부에 걸쳐 유사한 교육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점은 창의성 교육정책이 그 수혜자인 개개인의 인성이나 자아실현에 좀 더 초점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함을 시사한다. 인본주의 관점에서 중시하는 바람직한 인성이나 개개인의 고유성에 대한 존중이나 관심, 그리고 이로 인한 배움의 즐거움 등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정책적 지향이 요청되는 것이다. 물론 국가 정책의 하나인 창의성 교육정책에서 실용주의적 관점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창의성 교육의 가치는 국가의 경제적·정치적인 측면에서 만이 아니라 그것의 태생지인 교육적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성 교육정책에서 주변화 되어 온 담론 즉, 인본주의적 관점에 기반을 둔 담론이 창의성 교육정책의 선언적인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지향이자 가치가 될 필요가 있다. 창의성 교육정책에 대해 인본주의적 관점에 기초한 새로운 담론과 정책적 방향성을 만들어 가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남겨져 있는 것이다.
아무리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인간의 학습 과정과 교육과정을 대신해주는 첨단 학습기계나 교육적 기술은 발전하지 않는다. 손가락 하나만 클릭하면 모든 걸 저절로 배울 수 있는 ‘만능의 기술’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오프라인에서 인간적 접촉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전통적 교육은 온라인이나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졌고, 수업방법이나 수업기술 역시 ‘교육혁명’이라 불릴 만큼 혁신적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전대미문의 문제를 앞에 두고 고뇌하면서 해결책을 찾아 나서고, 한 가지 분야의 전문성이나 기술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해하고 복잡한 문제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기술이 모든 것 해결해 주지 않는다 기술 발달이 넘볼 수 없는 영역은 또 있다. 바로 체험으로 얻어지는 공감 능력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직접 자신이 체험하지 않으면 나의 지식이나 지혜로 체화되지 않는다. 물론 체험하지 않아도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가슴으로 느낄 수는 없다. 그래서 체험적 느낌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기 어려워진다. 공감 능력은 책상에 앉아서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체험한 사람만이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지금 교육이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위기는 ‘교육도 힘 안 들이고 가만히 앉아서 저절로 될 것’처럼 생각하는 데 있다. 디지털 기술과 융합기술, 사물 인터넷을 비롯한 초연결화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인간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편하게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머리를 쓰거나 몸을 움직이는 수고로움 없이도 말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편리함으로 인해 사람들은 어렵고 힘들게 공부해서 얻는 깨달음의 소중함과 가슴으로 느끼는 공감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 많던 학습방법은 다 어디로? 우리가 교육을 받든, 스스로 학습을 하든 여전히 변하지 않는 진실은 바로 ‘공부하는 주체의 분투 노력을 기술이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이러닝(e-Learning), 모바일러닝(m-Learning), 유비쿼터스 시대를 주도했던 유러닝(u-Learning), 소셜 미디어 시대를 이끌어가는 소셜러닝(Social Learning)이나 스마트러닝(s-Learning), 관련 학습주제나 내용에 관한 내용을 선행학습하고 학교에서 동료들과 토론학습을 하는 거꾸로학습(Flipped Learning 또는 f-Learning), 온라인 학습과 오프라인 학습을 섞어서 만든 혼합학습(Blended learning 또는 b-Learning) 등 참으로 다양한 학습 방법이 신출귀몰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 같은 학습 방법이 과거에 비해 질적으로 우수한 학습 효과를 발생하고 있는가? 변하지 않는 학습의 본질… 체험적 지혜 길러야 학습의 본질은 학습 앞에 일렉트로닉(electronic), 모바일(mobile), 유비쿼터스(ubiquitous), 스마트(smart), 거꾸로(flipped), 혼합(blended) 등과 같이 유행에 따라붙어 다니는 각종 형용사가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형용사는 학습 방법을 바꿔줄 뿐, 학습의 본질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여기서 말하는 학습의 본질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적 지혜’를 얻는 과정을 의미한다. 인간이 기술적 힘을 이용하여 효율적인 학습활동을 전개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기술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인간의 고뇌에 찬 결단과 고된 노동을 통해 얻어내는’, 자신의 몸과 마음으로 체화되는 ‘체험적 지혜’를 의미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이나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은 뛰어넘을 수 있지만, 부단히 질문을 제기하며 답을 찾아가는 지성이나 체험적 깨달음을 통해 온몸으로 공감하는 지혜는 결코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공부를 통해 배워야 하는 것은 기계가 대신해줄 수 없는 공감 능력이다. 나에게 손해가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발 벗고 나서서 타인의 아픔을 치유하려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와 노력은 기계가 보여줄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다. 공부는 연민이 아니라 함께하는 공감이다 보이지 않는 관계가 겪고 있는 아픔을 알게 되었을 때 그런 아픔을 온몸으로 체험해본 사람은 그 사람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공감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우리는 단순한 연민(sympathy)의 감정보다 공감(empathy)을 느끼게 되며 그 사람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연민은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불쌍하게 생각하지만 그게 전부다. 상대는 나와 관계없는 사람이다. 어쩌다 불행을 경험하는 장면이 목격되어 상대의 아픔에 잠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공감은 느끼는 감정으로만 그치지 않고 용기 있는 결단을 통해 고통으로 위협받고 있는 현장으로 달려간다. 공부는 먼발치서 느끼는 연민이 아니라 가까이서 아픔을 같이하는 공감이다. 공부는 연민의 감정을 넘어 역지사지가 되어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느끼는 측은지심으로 공감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 능력은 내 몸을 움직여 체험하면서 가슴으로 느끼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공부는 머리로 계산하는 이해타산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공감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처음으로 제자의 주례를 집전했다. 주례를 서기에 필자는 아직 나이도 젊고, 사회적 지위는 물론 부와 명예 또한 없는 그저 평범한 교사인지라 여러 차례 고사했지만 제자의 간곡한 부탁에 승낙하고 말았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주례란 것이 신랑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집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신랑을 필자만큼 잘 아는 사람은 아마 신랑의 부모님과 신랑의 죽마고우들을 빼곤 없다는 확신이 들었기에 그나마 위안이 됐다. 더구나 이번에 결혼하는 제자는 필자가 고등학교에서 3년 간 담임을 하면서 아꼈던 학생으로 인품이나 성격 등 그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건실한 학생이었다. 두뇌가 명석해 공부를 잘했고, 감성이 풍부해 글도 아주 잘 썼던 학생이라 전국 말하기대회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성격도 다정다감해 주변엔 늘 친구들이 많았다. 이렇게 훌륭한 제자의 주례를 선다는 것이 한편으론 자랑스러웠다. 사람이 살면서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아 가문을 이어간다는 것은 사회를 유지하고, 나아가 국가를 존립하게 하는 막중대사인데, 그 첫 출발이 바로 결혼이며 그 결혼식을 집전하는 사람이 바로 주례인 것이다. 생각이 이에 미치자 갑자기 부담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필자가 과연 성스러운 주례를 설 만큼 모범적으로 결혼생활을 영위했는가? 그동안 제자에게 자랑스러울 만큼 성실하게 살아왔는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도 없는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며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하지만 매양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우선 준비해야할 것이 주례사였다. 먼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여러 주례사들을 읽어보았지만 천편일률적이고 따분한 내용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내 생각대로 내 방식대로 주례사를 직접 작성해 연습해 보았다. 가족들 앞에서 읽어주니 너무 긴 것 같다며 줄이라고 했다. 다시 몇 날 며칠을 숙고해서 마침내 3분 정도의 분량으로 줄여 다시 읽어주니 그제야 마음에 든단다. 다음으로 남들은 어떻게 주례를 집전하는지 직접 보고 배웠다.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토요일 오후, 근처 예식장을 찾아 주례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요즘은 주례 없는 결혼식을 꽤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찾은 예식장에도 주례 없이 신랑 신부 아버지가 나와 각자의 자녀들에게 편지를 낭독하는 것으로 주례사를 대신하는 집이 있었다. 이 방법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필자가 참고한 결혼식은 기독교식이라 예배와 주례사가 연이어 있어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지루했다. 주례사가 길어지자 하객들도 여기저기에서 딴짓을 하거나 잡담으로 일관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마음속으로 주례사를 짧게 줄이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례사를 미리 보고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드디어 결혼식 당일, 30분 일찍 식장에 도착해 신랑 신부와 양가 혼주들을 만나 뵙고 정중하게 인사를 드렸다. 신랑 아버님은 필자에게 너무 수고를 끼쳤다며 미안해했다. 필자는 신랑 측에 정성스럽게 마련한 축의금을 전달하고 신랑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해줬다. 이윽고 시간이 되자 하객과 주례 선생님께서는 식장에 입장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나는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한 다음 주례석에 앉았다. 이윽고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주례선생님께서는 등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객 여러분께서는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례 순서는 식장 측에서 미리 제공해준 계획서대로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신랑 입장, 신부 입장, 혼인서약, 성혼선언문 낭독, 주례사, 신부 댁 부모님께 인사, 신랑 댁 부모님께 인사, 내빈께 인사, 신랑 친구들의 축가, 신랑 신부 퇴장 순이었다. 시간은 약 30분 정도 소요됐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주례의 주례사로 필자는 하객들에 대한 인사와 신랑 신부에 대한 진심어린 축하. 그리고 평소 좋아하는 춘향전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끝냈다. “이몽룡은 춘향과 결혼한 후에 이조판서, 호조판서, 좌의정, 우의정, 영의정 다 지내고, 퇴임한 후에는 정렬부인과 더불어 백 년 동락할 새, 슬하에 삼남삼녀를 두었으니, 모두가 총명하여 그 부친을 압도하고 일품 관직이 대대로 이어져 만세토록 유전하더라. 춘향전의 이 구절처럼 여기 신랑 신부 또한 승승장구하시고, 아들딸 낳아 건강하게 키우시고, 가족 모두 행복하게 만수무강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이만 주례사를 맺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례사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큰 실수 없이 무사히 주례사를 마무리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 식이 끝난 후, 결혼식에 참석했던 제자들과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힘들고 긴장된 하루였지만 신랑 신부의 행복한 출발에 스승으로서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됐다는 생각에 마음은 구름처럼 가벼웠다.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온통 대통령 관련 이야기로 머리가 어지러운 지경이다.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 정확한 판단은 아직 어렵지만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5%를 밑돌고 있다면 이는 현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지표가 아닌가. 이런 와중에도 도도히 흐르는 물결 속에서 국가경제는 어려워지고 있어 안타깝다. 세상이 흐르고 흐르면 어린아이도대학생이되고중년이되며노인의길을가게된다.그런데초등학생정도의학생들이폐지를싣고힘들게경사길을오르는할아버지에게장난을거는것이다.옆에서지켜보니이렇게 늙어가는 모습이안쓰럽지만 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디 여기에만 있을 것인가! 우리는지금인간의정신력을시험하는격랑의파도앞에서있다.우리나라는물론주변어디를둘러봐도불안정과불확실성의짙은안개가앞길을막는느낌이다. 셰익스피어는'중년에게보내는충고'라는글에서“과거를자랑하지마라.과거에대한자랑은더이상성장이멈춘사람들이쓰는신세타령일뿐이다”라고말했다.예전에는내가사장이고,교장이었다는등옛날이야기밖에가진것이없는사람이야말로누구보다도처량한사람이니제발처량함을자랑하지말라는것이다.실제로 어느 퇴역한 정치인은 자리에서 물러나니 파리 새끼 한 마리도 자기 집에 찾아 온 적이 없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기도 한다. 이처럼 권력의 속성은 야속한 것이다. 대부분의사람들은늘지난일을후회하는습관을버리지못하고있다.이런사람들에게도이말은참으로뼈아픈충고가아닐수없다.툭하면“내가왕년에는말야~”하며“젊었을때이렇게했더라면”지금과는다른삶을살았을거라며후회하는사람들이많은데,문제는젊은이들중에도그런말을하는사람들이많다는것이다.“그때공부를좀더열심히했더라면~~”,“그때부모님말씀을따랐더라면~~”,“그때직업을바꿨더라면~~”,“그때 사랑을고백했더라면~~”하고늘지나간시간을아쉬워하는것이다.더큰문제는여전히지금이순간에 꼭 해야할일은하지않은채후회만거듭한다는 점이다.때문에미래의어느날에도이와똑같은상황이되풀이 된다. 이렇게후회를반복하는사람들에게는공통점이있다. ‘1년만미쳐라’의저자강상구는그공통점을 5가지로요약하고있다. 이제 내일이면 12월마지막달을맞이하면서지난한해를돌아보면서이를 반추해 보면 후회없는1년을마무리하는데도움이될것이다. 첫째로매사에끝맺음이없다.제 시간에끝맺음을하면그결과가잘 됐건잘못됐건최선을다했기에아쉬움이남지않을 것이다.그러나미결상태로끝나면아쉬움도그만큼크게마련이다. 둘째,우유부단하다. 결행할것인지포기할것인지를결정하지못하는사람이다.누군가가지시하지않으면행동하기를두려워하는사람은책임지는관리자가못된다.평생누군가의지시를받는추종자의신세를면하지못하다가나중에땅을치며 후회하게된다.셋째,방관한다.주변에무슨일이일어나도자기일이아니면관심을두지않는사람이다.자기일만열심히하면된다고생각하다가외톨이가된후에야후회한다.넷째,자신이이룬실적이없음에아쉬워한다.조금만환경이좋았더라면,누구의도움만있었더라면원하는것을얻었을것이라며아쉬워하는사람이다.이런생각자체는발전의여지가있으나이것때문에가슴을치며한발자국도앞으로나아가지못한다. 북한의 핵 실험과 사드배치 문제로 증폭된 지정학적 위험도 증폭되는 가운데, 지금 우리 국민이 집단 우울증에 걸려 있고, 경제가 점점 위기 상황이다.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국민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것은 촛불이 증명하고 있다. 촛불은 단순한 물리적 불빛이 아니다. 시민정신이 타오르고 있다.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지금은 시간이 바쁘다. 흐트러진 정국에서 대통령은 자신의 진로결정을 국회에 숙제로 던졌다. 그러나국회가 대통령 거취문제를 풀 수 있는 길은 매우 한정돼 있다. 숙제를 안고 고민해도 답이 안 보일지도 모른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답을 해야 이 문제가 해결이 될 것이다.국가가 망하는데는 1년이면 족하고 다시 세우는 데는 10년도 부족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혼란은 국가발전에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
부산시교육청이 중학생 무상급식 지원금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현장 교원과 학부모들은 교육 환경 개선부터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교총은 29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부산 중학생 무상급식,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종필 부산교총 회장은 “무상급식은 한번 시행하면 되돌릴 수 없는 정책”이라며 “석면가루가 떨어지는 교실에서 급식을 하는 열악한 환경부터 우선 개선하고 무상급식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진 부산대 교수는 “중학교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급식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논리는 언어유희에 불과하다”며 “공짜 바이러스 창궐에 따른 건전한 시민의식 실종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문성 부산사립중교장회 회장도 “소득이 높은 자녀들에게까지 공짜 밥을 제공하느라 교육환경이나 프로그램 개선을 미루게 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유경 부산학부모연합회 사무총장은 “가계 부담을 줄여주는 무상급식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석면 가루가 날리지 않는 학교, 내진 보강으로 지진 불안을 덜어주는 학교, 현대화된 급식시설과 식당 배식이 가능한 학교, 깨끗한 화장실이 있는 학교를 원하는 것이 부모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산교총이 지난달 9~15일 회원 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650명 중 91.1%가 ‘교육 환경 개선 및 교육 활동 운영’을 예산 지원 1순위로 꼽았다. 반면 ‘무상급식 우선 시행’은 8.9%에 불과했다. 또 ‘부모의 재산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중학생 모두에게 무상급식을 시행하려는 정책’에 대해 ‘반대’가 89.2%, 찬성은 10.8%로 나타났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시가 급식비 명목으로 50억 원을 추가 지원해 비법정전입금 282억 원이 예산에 반영되면서 내년 중학생 급식단가 지원금을 현행 32%에서 7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교육의 시장주의 도입을 지지해온 여성 인사를 교육부 장관에 내정해 ‘공교육 해체’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3일 스쿨 바우처 제도와 차터 스쿨 확대를 지지해온 벳시 디보스 미국 어린이 연맹 회장을 교육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디보스 내정자는 청정에너지 사업 등에 투자하는 ‘윈드퀘스트 그룹’의 회장도 맡고 있다. 디보스의 남편은 미국의 건강기능식품 업체 암웨이 집안의 상속자다. 디보스는 올해에만 공화당 측에 27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디보스는 공교육 예산으로 거주지 학군을 벗어나 학생이 원하는 다른 학군 공립학교나 사립학교로 갈 수 있도록 학교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또 예산은 주정부 지원과 기부금으로 지원하되 운영은 사립학교처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차터 스쿨(자율형 공립학교) 확대도 지지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 정부 예산 200억 달러를 투입해 저소득층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대폭 확대하는 스쿨 바우처 제도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왔다. 그래서 미시건주 공화당 위원장을 역임하며 스쿨 바우처를 주도하고 차터 스쿨을 확대한 디보스의 낙점이 전혀 의외의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 언론의 분석이다. 게다가 인디애나 주지사였던 부통령 마이크 펜스도 인디애나 주에 스쿨 바우처 제도를 대폭 확대한 인사라 트럼프 정부 하에서 학교 선택 자유화 바람이 더욱 거세게 휘몰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쿨 바우처 제도는 버만트주와 메인주에서 각각 1869년, 1873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학교가 부족해 거주지 외의 학군에 있는 학교 선택을 허용했던 것이다. 그러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의 자유’가 인기를 얻으면서 공교육에도 경쟁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져 1980년부터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쿨 바우처와 차터 스쿨이 공교육 체계를 약화시킨다는 반대 여론 또한 높다. 학교 선택권이 학교 간 격차를 불러오고 차터 스쿨 외의 공립학교는 학력 저하 등의 문제로 황폐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교사연합회(AFT) 랜디 와인가튼 회장은 성명을 통해 “디보스를 임명한 것은 공교육을 민영화시키고 파괴시키려는 것”이라며 “모든 학생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그 선택권이 모두에게 고루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디보스는 교육자로서의 경력도 전혀 없다”며 “대다수 유권자들이 반대하고 특정 지지자의 이익만 충족하는 교육정책을 돈으로 밀어붙이려는 부유한 상속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방정부의 교육 정책이 미국 전역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연방 교육부를 해체하고 각 주에 권한을 일임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듯이 연방 정부의 역할은 미미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 전체의 공교육 예산은 연간 6000억 달러 규모로 이중 연방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은 불과 9%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연방 정부가 스쿨 바우처 제도에 200억 달러를 투입한다고 해도 각 주에서 1100억 달러의 막대한 예산을 추가 투입해야 해 현실성이 낮다. 스쿨 바우처 제도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가 추가 증세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높다. 1만 3000여 개에 달하는 각 지역 교육청 예산의 절반은 해당 지역 주민의 보유세로 충당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이 28일 교육부가 공개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교총이 그동안 제시했던 3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교총은 앞으로 전회원 대상 현장의견 수렴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공식확인할 계획이다. 교총은 이날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발표에 대한 입장 및 향후 방향’을 통해 “교육부가 국정교과서를 사실에 입각한 균형잡힌 교과서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수립일로 명기했다”며 “그동안 교총이 제시한 3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수용불가’ 입장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지난해 국정교과서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통해 그동안 △집필 기준 및 내용, 방법 등에 있어 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교과서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다양한 교과서 집필진 구성 △친일‧독재 미화, 건국절 제정 등 교육현장 여론과 배치되지 않도록 할 것 등을 3대 전제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올바른 역사관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분에 동의하며 국정교과서의 전제조건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 검토본은 이에 미달한다”며 “친일이나 독재 등에 대한 표현, 내용, 분량이나 근현대사의 집필진에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교총은 이번 국정 역사교과서와 관련해 사회적 교육계와 사회적 관심이 크고, 현장 의견이 다양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다음달 5일까지 교총의 수용불가 입장에 대한 전회원 설문을 실시한다. 설문조사를 통해 교총은 국정 역사교과서 검토본에 대한 평가와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의견에 대해 △역사교과서의 편찬과정이 공개적으로 진행됐는지 여부 △집필진 선정의 공정성 여부 △집필 방향과 내용이 교과서로 사용하기에 적절한지 여부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반 의견 등에 대해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물을예정이다. 교총은 12일 최고의결기구인 제105회 대의원회에서 ‘교육현장 여론과 배치되는 역사교과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결의와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한국교총 회장단 및 전국 시·도교총회장 연석회의, 대의원회에서 ‘국정교과서 관련 전 회원 의견수렴’을 약속한 바 있다. 하 회장은 “제36대 교총 회장 선거 운동기간 동안 전국을 3차례 이상 다니면서 국정 역사교과서와 관련한 현장 선생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은 바 있다”면서 “교총이 최종 입장을 정함에 있어 현장 회원 선생님들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 회장은 “교총은 유·초·중·고·대학의, 교사, 수석교사, 교장, 교감, 전문직, 교수, 총장 등 다양한 구성원이 있는 만큼,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이러한 다양한 의견을 전 회원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하나로 집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하며,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반드시 수용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독서,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선의 선택 필자에게 교직에 서 있는 동안 가장 잘한 일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아침독서지도를 시작으로 독서지도를 쉼 없이 해 온 일을 말하고 싶다.독서지도는 생각하는 학생, 자기 인생을 설계하는 학생으로 기르는 데 최적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툴툴거리는 학생에게는 훈화보다 동화(퐁퐁이와 툴툴이)한 편을 읽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글자 읽기를 힘들어 하는 학생에게는 에디슨의 일화에서 힘을 얻게 했다. 책은 필자의 교직 생활에서 마법 상자였다. 상담이 필요한 학생을 도와주고 싶을 때는 감정코칭과 관련된 책을 읽고 이해의 폭을 넓혔다. 교육의 모든 길은 책으로 통했다.더불어 내 인생의 장애물 앞에서도 책은 충분한 길잡이가 돼주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책은 어떤 경우에도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아니, 멘토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 과장해서 말한다면 내 삶에서 책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행복한 시간에는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사람보다 책이 주는 위안으로 버텨내곤 했다. 이책은 공감이 가는 대목이 넘친다. 결코 새로운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내게 하는 끌림이 대단한 책이다. 그것도 자신의 이야기로 진솔하게 펼친다.독자들은 정직하고 담백한 저자의 고백을 좋아한다는 것을 잘 아는 작가다. 아름다운 노래도 누군가의 모창으로 듣는 즐거움은 오래 가지 않는다. 다른 이의 노래를 자기만의 목소리로 재해석해 부를 때 감동을 안겨주듯,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에 생명력이 강하다. 인문학 열풍에 편승해 독서에 관한 책들도 넘쳐난다. 살고자 마음먹은 사람에게, 자신의 내면을 향한 여행을 시작한 사람에게 책은 가장 훌륭한 길 안내자임에 틀림없다. 새뮤얼 존슨은 "자기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는 그것이 반드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임을 잊지 마라"고 했다. 책은 바로 인간답게 살기 위한 가장 좋은 선택지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독서 실태는 실망스러울 정도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지금 힘든 우리에게 책은 최고의 피난처가 되어줄 수 있다. 그리고 상처를 치유해주고 다시 일어설 용기까지 안겨준다. 오래 사는 비결은 책 속에 넘쳐난다. 날마다 다른 사람이 돼가는 우리는 책이 안내하는 불빛만 따라가도 안전한 길, 내공이 깊은 사람들을 만나는 행운까지 얻을 수 있으니!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이 깊은 내공을 쌓는 데 필요한 재료의 질과 양을 더하는 행위다. 내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격렬하게 부딪히기도 하고 마치 하나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섞이기도 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생각이 탄생한다. 그리고 여기에 내가 살면서 겪은 경험과 지혜가 합쳐지면서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내공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은 어떤 고비나 위기에서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인생을 꾸려 나간다. (9~10쪽) 죽음을 이겨내고 일본 최고의 기업가가 된 손정의나 술과 마약으로 망가졌던 삶을 추슬러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토크쇼 진행자가 된 오프라 윈프리를 만든 것도 다름 아닌 책이었다. 책은 나를 다독이고 위로하며,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당당한 자존감과 긍정의 힘으로 어디에서나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10쪽 현대 경영학을 창시한 피터 드러커는 취업과 동시에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교는 한 번도 나가지 않고 오로지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공부했다고 한다. 당시는 강의에 출석하지 않아도 졸업 시험만 치르면 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나는 도서관에서 진짜 대학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때부터 시작된 공부는 평생 이어졌다. 3년이나 4년마다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등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고,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셰익스피어 전집을 천천히 주의 깊게 읽기, 발자크의 인간 희극 시리즈 읽기 등등 목표를 세워 가며 꾸준히 책을 읽었다.'고 밝혔다. (33쪽) 영국 서섹스대학교 인지심리학과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서, 산책, 음악 감상, 게임, 커피 마시기 등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법으로 흔히 떠올리는 활동들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바로 독서라고 한다. 6분 정도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가 68퍼센트 감소되고, 근육 긴장이 풀어지며 심박수가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를 진행한 루잇 박사는 "독서는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잘 충족시켜 준다. 무슨 책을 읽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작가가 만든 상상의 공간에 빠져 일상의 스트레스와 걱정에서 탈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전했다. (46쪽) 독서가 인생을 변화시켰으며 그래서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꾸준히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성실하게 읽은 독서량이 쌓여서 어떤 일도 자신감 있게 해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헤매지 않을 기준이 되어 준다. (67쪽)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 시간에 끌려서 산다.' 독서에도 통하는 말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대부분은 시간이 없다고 변명한다. 세계 최고의 투자가인 워런 버핏에게 한 미국인이 편지를 보냈다. 성공으로 이끈 지혜가 무엇인지 알려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답은 바로" 읽고, 읽고, 또 읽어라"였다고. 한다. 워런 버핏은 '매일 깨어 있는 시간의 3분의 1이상을 독서에 투자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5배 이상 책을 읽었다'고 말할 정도로 엄청난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 (78쪽) 교사의 역할은 퍼실리테이터-촉진하는 사람 퍼실리테이터란 말 그대로 촉진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구성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거나 함께 일을 할 때 힘을 모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그들을 자국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역할을 하는 사람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가르치지 않는다. 구성원에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이끈다. 사소하게는 판서를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일부터 시간을 관리하는 일까지 한다. (83쪽) 교사는 학생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점에서 퍼실리테이터다. 교사 자신의 인생도 잘 이끌어야 하고 제자들에게 길을 보여주고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도록 꾸준히 이끌어주는 막중한 책임을 지닌 사람이다. 교사는 교실의 리더이자 학생들의 조력자로서 성장하고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리다. 교사로서 조력자 역할을 잘 하는 첫 번째 방법이 독서량을 늘리는 것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교사는 매 순간 판단하고 평가하고 계획을 세워 학습지도에 임해야 한다. 인성지도를 비롯해서 진로지도 생활지도 등 해야 할 임무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자기계발에 게을리하는 순간 내가 맡은 제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시행착오를 안겨 주기 때문이다. 시대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에 민감해야 하며 변화하는 속도에 처지지 않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 독서임을 부인하는 교사는 단 한 사람도 없으리라. 교사로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방법 역시 독서라고 생각한다. 책은 생각을 달구고 나를 들여다보는 거울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멋진 선생님, 현명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면, 학생들보다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교과지도보다 더 어려운 일이 학생이나 학부모와의 인간관계, 학생 간에 벌어지는 심리문제, 교사의 권위에 도전하는 학생들로부터 받는 상처에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 해결책도 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심리학이나 철학을 꾸준히 공부하고 인간의 심리를 꾸준히 공부하면 실전에도 자신감을 갖고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나 학부모도 결국은 말로 설득하는 게 먼저다. 책을 읽지 않으면 생각이 빈곤하여 논리적인 말하기에 자신이 없으니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힘들다. 감동은 설득할 수 있는 힘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가능하다. 언어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기본적인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이며, 사소하지만 기본적인 부분에서 완성도가 높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생각이 곧 언어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각'은 머릿속에서 언어로 치환된다.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생각은 아무 의미가 없다.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96쪽) 결국 당신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자기 혁신을 이루느냐가 개성과 경쟁력을 결정한다. 책을 읽는 행위는 저자의 사고방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저자의 지적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풍부한 지식과 고차원의 사고방식을 따라 배울 수 있다. 과연 책 한 권으로 그게 가능할까 싶겠지만 지적으로 자극하는 힘은 생각보다 커서 사람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99쪽) 잘 읽는 사람이 잘 듣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대화를 하다 보면 억지를 부리거나 고집을 부려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상대방이 말하는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해를 하고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니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밖에 없다. 유연한 사고력을 가진 사람,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변화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과는 대화하는 것도 즐거움을 안겨 준다. 독서가 부족하면 업무의 기본기가 약하고 머리를 쓰는 일을 못한다. 독서는 업무 능력과 지적 수준을 높일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대우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려 할 때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독서는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가장 값싸고 하기 쉬운 선택이다. 소크라테스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가르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해답은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에 디지털 시대를 선도했던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오후를 함께할 수 있다면 내 모든 기술을 줄 수 있다' 고 했으리라. 지금 우리는 생각하는 국민이 되어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것은 생각하는 교육으로 달성할 수 있다. 생각하는 학생을 기르기 위해 최선의 방법인 독서하는 학교, 책을 들고 다니는 아날로그 시대를 열어야 하는 절박함을 깨달을 일이다. 그야말로 '뭣이 중헌지' 생각하고 판단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하는 독서에 몰입하는 교실이 이 나라을 구하는 가장 쉽고 절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영하의 날씨다. 낙엽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흔적만 남았을 뿐이다. 추위 때문에 몸과 마음이 얼어붙을까 걱정이다. 운동을 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옷을 따뜻하게 입어서 학생들과 즐거운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절반이 넘는데 학교 생활이 지옥이면 삶 전체가 괴로워진다. 즐거움을 누릴 수가 없다. 언제나 기쁨이 넘치고 행복한 나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의 마음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힘든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감정이 앞서게 된다.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하루는 완전 잃어버린 하루가 되고 만다. 자기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자가 돼야 좋은 선생님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사소한 일로 큰 문제를 야기한다.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농부들은 자기 양떼의 형편을 살핀다. 병에 걸리지 않았는지, 잘 먹고 잘 자라는지, 이탈하지 않는지 수시로 점검한다. 이와 같이 우리 선생님들은 자기반의 학생들의 형편을 일일이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공부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담배는 피우지 않는지? 오락실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가정형편이 어떠한지? 건강상태가 어떠한지? 이성교제에 빠져 있지 않은지? 학생 하나하나의 형편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농부는 소떼에게 마음을 둔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마음을 둬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마음을 두지 않고 다른 곳에 마음을 두면 좋은 선생님이라 할 수가 없다. 선생님은 학교에, 학생에게 마음을 우선으로 둬야지, 다른 곳에 두면 안 된다.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을 지도할 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날씨가 추운데 몸도 춥고 마음도 추운데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가 따뜻해야 학생들의 마음이 훈훈해질 수 있다. 칭찬의 말이 늘 필요하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선생님이 학생들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어두움을 주면 안 된다. 농부는 언제나 과수원을 지킨다. 그래야 그 열매를 얻을 수가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교를 지키고 학생을 지켜야 학생들이 반듯하게 자라는 것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농부들은 언제나 마음이 순수하다. 농부들의 마음이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이 되면 학생들도 순수하게 잘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땀을 흘린 농부들은 이제 따뜻한 방에서 충분한 쉼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도 언제나 땀을 흘리며 학생들을 잘 지도해 나가야 한다. 의사선생님에게는 환자가 필요하듯이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이 필요하다. '이런 학생이 없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그러면 선생님의 존재가치가 없어진다. 의사선생님에게 환자가 없으면 그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이들을 미워하면 안 된다. 이들을 잘 가르치며 인내하며 바르게 세워나갈 때 보람을 느낄 수가 있고 학교생활에 기쁨을 누릴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채희야, 이제 올해도 거의 마지막에 이르렀구나! 참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지금까지 선생님은 가끔 수업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꿈을 묻는 수업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상당수 학생들이 장래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학생들로부터 자신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주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라고 하면서 진로지도를 했단다. 또, 많은 시간을 이론적으로 가르쳐 봐도 별로 감동이 적었는지 학생들의 생각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 방법으로는 효과가 없기에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그 방법이 바로 편지를 써서 건네주는 것이었다. 이 편지를 모아 작년에 정년퇴임을 하면서 기념으로 전교생과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했는데, 이것이 바로 '교육의 텃밭에 씨를 뿌리며'다. 만일 네가앞길이 보이지 않고 있다면 먼저 이 세상을 살아온 선배인 부모님과 주변에 계신 선생님, 그리고 좋은 친구에게도 조언을 구할 줄 하는 학생이 되기 바란다. 잘 모르기에 배우기 위해 묻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우니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운데 아직 스물이 채 안 된 김안나씨는 지난 1월 경기 평택의 한국관광고 졸업과 동시에 서울 강남구 코엑스 롯데면세점에 취업했다. 이처럼 좁은 취업문을 가뿐히 넘어선 비결은 뭘까.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 초까지 스위스 바텔호텔에서 경험을 쌓고 이런 경험이 취업 성공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한 주는 언어교육을 하고, 한 주는 실습을 하는 등 특유의 커리큘럼 덕도 컸다. 김씨는 중국어가 전공이고 영어와 프랑스어도 가능하다. 학벌은 ‘고교 졸업’이지만 실력은 유명대학 졸업생 못잖은 셈이다. 이처럼 이제는 학벌이 문제가 아니라 실력이 있으면 취업이 가능하단다. 너도 실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이 부족한 지 깊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또 명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인간은일생동안세권의책을쓴다.제1권은'과거'라는 이름의책이다.지금 내 자신이 알게 모르게 나의 흔적을 디지털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마트에서 산 상품목록을 보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 수 있으며, 교통카드 기록을 보면 어디에 갔다 왔는가를 모두 알 수 있다. 이책은이미완성되어너의 책장에꽂혀있다. 제2권은'현재'라는이름의책이다.이 책은'지금'의몸짓과언어,생각하나하나가 기록된다.제3권은'미래'라는이름의책이다.그러나세가지중가장중요한것은 제2권이다. 선생님은 지금 ‘현재’라는 책을 쓰는 너를 도와주기 위해 지금 여기에 서 있단다. 오늘 한 시간의 수업도 현재의 책 내용이 될 수 있다. 너는지금어떤책을쓰기위해 고민하며,참아내고있는가를점검해보면 너의 내일, 더 멀리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