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9,30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송기섭 |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 현재 우리의 교육은 당혹스런 사회적 질정(叱正)에 대면해 있다. 그것의 요체는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교육을 담당한 사람들은 모두 열악한 교육자로 살아온 가쁜 숨을 잠시 몰아쉬고, 세상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볼 일이다.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키란 말인가. 세상이 바뀌었으니 그에 맞게 교수 방법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죽은 지식을 전수할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써먹을 창의적인 살아있는 내용을 가르치란 것이다. 그리고 구태 의연한 교수 방법을 버리고 교육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세상의 문화 코드에 걸맞게 교수법을 개발하라는 것이다. 지금 모든 교육자들이 함께 하는 생생한 경험은 이러한 변화에의 강요이다. 그리고 이들은 무경쟁과 비효율의 지대에 안주해 있다는, 그리하여 세상의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낙후되어 있다는 질시와 의혹의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 교육자가 시대적 존모와 격려의 대상이 아닌 개혁의 대상으로 비추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우울한 풍정이 변화에 강박된 시대의 그림자라고 항변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진정 그렇게 우리의 교육과 그것을 담당한 계층들은 변화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어야 하는 것인가. 파괴에의 열정, 저개발의 열등감, 그리고 속도에의 압박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사적 환경을 특징짓는다. 우리는 끊임없이 과거의 것들을 낡은 것이라 하여 파괴해야 한다. 파괴되지 않는 과거의 유제는 문명 주변에 방치된 것으로 저개발의 열등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파괴에의 경쟁에서 자유로운 지역과 사람은 적어도 세계사적 문명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결코 일탈할 수 없는 이 경쟁의 대오에 선 사람들은 보다 더 빠르게 자신에 속한 것들을 스스로 파괴해야만 하는 고약한 속도에 휩쓸려버린다. 사람들은 탄타로스의 갈증에 사로잡혀 무한 질주의 궤도를 살아간다. 간혹 누군가는 느리게 살 것과 욕망을 비울 것을 말하지만, 그것이 피로한 영혼을 치유할 실존의 삶으로 파고들지는 못한다. 시대의 이념이 교육의 목적론적 원천일 터인즉, 이런 시대의 조류를 외면하면 교육계는 존립할 수 없다. 그러니 교육도 변화의 속도를 강요하는 시대의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 교육 담당자에게 일차적으로 요구하는 자기 변신에의 요구는 교수 방법이다. 멀티미디어 체제를 이용한 수업 방식은 그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가장 광범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이미 우리의 교육 영역에 깊고도 광범위하게 산포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매체 활용 교육은 학습 양식, 인지 양식, 집중력, 읽기속도 등의 개인차를 고려한 개별화 학습에 적당할 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이해도 측정에 용이하다는 적극적 의의가 부여되고 있다. 매체 환경의 변화가 교육 수요자의 지적 수용과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어 놓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교수 방식이다. 그러나 모든 교육 영역에 이러한 방식이 적용될 수는 없다. 매체에 의존하는 교육은 오히려 선생과 학생의 소통을 획일화시키고 단순한 지식 전달이나 기능 전수로 전락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가령 전자칠판에 의한 수업을 보면, 선생과 학생은 더 이상 눈을 마주칠 일이 없이 삭막하게 지식을 교환한다. 이러한 매체교육은 무엇보다도 교육의 아우라(Aura)적 권위를 소거해 버린다. 교육은 동일한 내용을 전달하는 장이라 할지라도 선생과 학생의 교감에 의해 무수하게 다른 상황을 연출하면서 이루어진다. 선생과 학생은 서로의 눈과 몸을 보면서 자신의 가장 깊은 마음을 열어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PAGE BREAK]교육에 있어, 교수 방법에 있어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육성언어의 열정적 원리이다. 육성 언어는 생생한 개념과 강력한 신념으로 독립된 개인적 가치를 지니고 전달된다. 이는 어떤 위대한 책이나 암기된 지식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정신력을 지닌다. 말에 의한, 인격에 의한 만남만이 가르침과 배움의 분출하는 정열을 느낄 수 있다. 매체는 육성 언어를 간접화하든지 소통 자체를 차단시킨다. 그것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수업의 상황적 조건을 유연하게 성찰하지 못한다. 그것은 규격화된 내용과 선조적 시간에 선생과 학생을 가두어버린다. 인격이 배제된 이러한 교육은 특수 영역이나 보조적 기능으로 국한되어야지 그것이 교수 방법의 중심이 될 수는 없다. 변해야 할 것은 육성 언어의 열정적 원리가 제대로 작용할 양질의 교육 환경이다. 말이 있어 교육이 비롯되었다. 말은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 교감을 불러오고 돌발적인 교실 상황을 자연스럽게 조율한다. 사이버 교육이나 방송교육은 사회교육이나 직업교육 같은 비제도적 교육이나 정규 수업의 보조 수단이어야지, 그것이 학교교육의 주도적 수단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교육은 인격과 인격이 만나, 알려주려는 열정과 알려는 열정이 만나 진지하게 대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육성언어의 교육적 힘은 세상에 무수하게 많은 선생님들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일깨운다. 그러니 진정으로 교육 담당자가 변해야 할 것은 가르치려는 열정에 몰입하는 것이며, 가르칠 전문 지식을 확충하는 것이며, 그리고 도덕적 인격을 가다듬는 일이다.
오범세 | 전 인천 청천초 교장 양질의 교사, 우수교사의 확보, 공교육의 정상화를 전제로 한 교사평가제도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교육개혁 차원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면 질 높은 교사란 어떤 수준인가? 기본적으로는 교직자로서의 품성과 교육애를 갖추고 여기에 학문적 식견과 탁월한 수업력을 겸비한 교육자라고 말할 수 있다. 앨빈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말한대로 정보화시대, 세계화시대로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우수교사 확보가 시급해졌다. 교사평가제가 교육철학에 근거하였거나 선진국에서도 성공한 제도라면 더 늦기 전에 과감히 실시되어야 한다. 단, ‘교사평가=우수교사=공교육정상화’라는 등식이 성립된다고 볼 때에만 본 제도의 효율성은 인정될 것이다. 모름지기 교사평가제는 부실교사의 색출이나 줄 세우기가 아니라 교육력을 제고하는 제도로 성공하기 위하여 현행제도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 현행 교사근무평정제에는 약점이 있다. 교사를 평가하고 있는 유일한 제도가 연말에 교장과 교감에 의해 1회 실시되고 있는 교사근무평정이다. 규정을 보면 ‘연공서열 내지 경력에 따라 평정하는 것이 아니고 능력과 실적을 기초로 하는 평정으로, 교사들의 노력을 촉구하는 자극제로 실시하며 인사자료(승진·전보·포상 등)로 활용한다’고 명시하였다. 그러나 상대평가인 관계로 규정을 지키기가 어렵다. 승진대상인 교사에게 후한 점수를 주게 마련인 터에 1등부터 끝등까지 서열을 매기는 관계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신규교사와 연소한 교사는 대개 하위로 평정받게 되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게다가 비공개 자료이기 때문에 승진대상자나 그 해 전보대상자 외에는 관심이 없으며 당사자 본인의 반성자료도 못 된다. 그러므로 절대평가로 바꾸고 결과를 본인에게 통보하여 자기반성자료가 되게 함과 동시에 자기연찬의 자극제가 되게 하여야 한다. 물론 공개하게 될 때 불만의 소지가 없도록 완벽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사평가제의 초점도 수업평가에 비중을 더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의 수업에 대한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실교사로 구분짓기 이전에 끊임없는 자기연수와 교내수업연구, 교내장학을 해야 한다. 이에 교사는 자기의 수준을 인식하고 교재연구를 철저히 하여 가르쳐야 할 수업목표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수업방법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 장학담당자(학교장, 동료교사, 장학사 등)로 하여금 자기가 한 수업을 분석·평가토록 하고, 그 결과를 기꺼이 수용할 때 자기의 수업의 질은 높아질 것이며 우수교사로서 신뢰받게 될 것이다. 중국의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성적이 나쁠 경우 120명 중에서 4~5명이 교단을 떠나도록 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2001년부터 학생지도 능력이나 학급경영 능력이 부족한 교사는 연수를 받게 하는 교사평가제를 도입했다.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 팩스 교육청에서는 3년에 한 번씩 모든 교원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재임용, 조건부 재임용, 재임용 탈락 등으로 구분한다. 이는 결국 퇴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기보다 연수의 기회로 교사의 자질을 높이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일부 대학에서도 수강생들이 교수의 강의를 평가하는데, 교수들에게 긴장감을주면서 다음 학기 강의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어느 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교사의 수업을 평가하는데, 자기의 문제점을 알게 하고 자기연수를 성실히 수행하게 하는 성과가 있다고 한다. 다만, 이 학교에서는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뿐 교사의 인사고과에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런 점을 보면서 현행 교사근무평정제를 수정·보완하여 객관적인 절대평가를 시행한다면 합리적인 교사평가로 부작용 없이 실효를 거두리라 기대한다. [PAGE BREAK]현행 교사평가 영역인 교사의 자질 및 태도, 근무실적 및 근무수행 능력에 교사의 적격성 여부를 추가하면서 각 평가내용별로 목표도달점을 두고 부정적 사항을 누가기록 하였다가 일정한 기준에 의한 감점 처리를 한다면, 평가자의 주관성은 배제되고 평가대상자도 수긍하는 절대평가로 신뢰받을 것이다. 특히 수업력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수업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에도 합당할 것이다. 평가대상은 교사 전원(보건교사, 영양교사 포함)으로 하고, 평가참여자는 교장·교감·동료교사(상호평가)·학부모(학교장 재량으로 의견 참조)로 한다. 평가방법으로는 평가내용별 감점 처리, 절대평가, 연말 1회 실시(평가자 총점 평균)하고, 평가결과는 본인에게 통보하며 평점 60점 미만자는 근신, 수업력 미숙자는 재교육연수와 수업연구공개, 부적격 교사는 학교장이 교육청에 심사를 의뢰한다. 다만, 이 제도로 하여금 교사들을 시험하거나 교직의 존귀성을 손상시키고 교권이 침해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평가결과는 어디까지나 자기반성과 꾸준한 교직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풍토(風土)가 조성되도록 해야 한다.
신천호 | 한의사 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어쩌면 장수(長壽)는 인간들의 영원한 화두(話頭)일런지 모른다. 현대 의학에서도 유전자 지도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여 인간의 평균수명을 연장해 보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개인은 개인대로 운동을 한다거나 건강에 좋다는 음식과 약이 있다면 찾아가 많은 돈을 주고 사 먹기도 한다. 그러나 오래 산다는 것이 질병 예방, 운동, 건강식과 보약 등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복잡한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럼 오래 살기 위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바로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삶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생활방식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호에는 장수를 위한 생활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낙관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먼저 낙관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걸을 때에는 정신을 차리고, 얼굴에는 항상 웃음을 띠어야 한다. 때때로 자기를 각성시켜서 ‘하늘이 나를 낳은 것은 반드시 쓸 데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낙관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는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편하고 여유롭게 해 준다. 그러면 심장병과 중풍의 발생 가능성이 줄어든다. 둘째 가까운 사람에게는 열정을 표시하도록 하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것이 오래 사는 관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남편이 매일 아침 출근할 때 아내가 현관에서 남편에게 키스를 해 주거나 껴안아주면 이것이 진정으로 그의 목숨을 더하게 할 것이며, 그가 차를 운전할 때에도 교통사고가 덜 날 것이다. 셋째 때때로 웃자. 그것도 큰 소리로 웃으면 더욱 좋다. 웃음은 긴장을 줄여줄 뿐 아니라 오래 살게도 한다고 한다. 만약 기분이 저기압이거나 크나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는 코미디 영화를 보거나 만화책을 보거나 우스갯소리를 잘 하는 친구를 찾아가 담소를 나누는 게 좋다. 고독을 생활화하지 말자 넷째는 잠을 잘 자야 한다. 충분한 수면은 신경계통과 대뇌를 안정시킨다. 또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질병을 감소시킨다.[PAGE BREAK]다섯째는 긴장을 없애도록 노력해야 한다. 피로함, 음식을 많이 먹는 습관, 때때로 느끼는 냉감, 두통, 불면증, 건망증 등은 생활방식을 바꾸기만 해도 없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작업중에 시간을 내서 휴식을 취하거나, 새로운 운동을 즐기거나 하면 이러한 긴장증상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섯째는 자기에게 있는 작은 질병을 끄집어내지 말자는 것이다. 이것은 작은 질병이 있거든 방법을 찾아서 치료하면 되는 것이지, 그것으로 남의 동정을 구하는 도구로 삼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일곱째는 ‘나도 백 세까지 살 수 있다’는 신념을 항상 가지라는 것이다.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생각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말이다. 자신이 스스로 백 년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면 힘써서 그 길을 찾을 것이다. 여덟째 마음과 몸을 느긋하게 가져서 활력이 넘치게 하자. 진실로 심신을 단련하고자 한다면 느긋하게 해야 한다. 심호흡을 하면서 눈을 감고 마음속의 근심과 번뇌를 씻어내야 한다. 그리고 즐겁고 아름다운 일들을 생각해보자. 그러면 건강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독을 생활화하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인간은 고독한 존재다’며 고독을 즐기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고독한 생활은 건강에 해롭다. 왜냐하면 아무도 당신의 즐거움을 나누어 즐길 수 없고, 아무도 당신의 고통을 분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지인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사람이나 심신이 유쾌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독신자보다 오래 산다.
김영춘 | 한국교총 교권옹호국 Q1.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2주 정도 해외에 나갈까 생각중인데, 제가 2년차이기 때문에 연가를 이용하여 10일밖에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연가를 이용하지 않고 자율연수의 방법으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1. 교육공무원이 공무외의 국외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교원휴가업무처리요령에 의거 본인 또는 친인척의 경조사 및 본인의 긴급한 질병치료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교육에 지장이 없는 휴업일 중 휴가 또는 연가기간의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친지방문, 견문목적, 취미활동, 가족 기념일 여행 등의 경우에도 공무외 국외여행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선생님의 경우처럼 교육경력이 길지 않아 법정연가일수가 많지 않을 경우에는 국외자율연수를 위한 공무외 국외여행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교직단체가 주관하는 연수 또는 해외 교육기관의 초청에 의한 연수참가, 개인의 학습자료수집 등의 사유가 있을 때 신청가능 합니다. 기간은 휴업일 중 실시하되 학교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여야 합니다. 방법은 국외자율연수 신청 계획서를 준비한 뒤 학교장의 사전승인을 얻은 후 실시하고, 그 신청기간이 종료되면 국외자율연수 보고서 등을 제출하면 될 것입니다. 참고로 방학은 교원에게 있어 단지 수업이 없는 휴업일이므로 임의적으로 출국을 할 수 없으며 반드시 소속 기관장에게 보고를 해야 합니다. Q2.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에 걸쳐 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학생을 인솔하라는 학교장의 출장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때 출장비가 지급되는지와 주말근무이므로 초과수당도 지급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2. 선생님의 경우 근무외 시간에 학교장의 출장명령을 받아 학생들을 인솔했다면 출장비가 지급됩니다. 시간외근무수당의 경우에는 출장명령에 따라 국가공무원복무규정에서 정한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학교장으로부터 정규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다는 승인을 받고 근무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당 지급이 가능할 것입니다.
유병용 | 서울 불암초 교사 꿈꾸는 교육자. 나의 명함 이름 옆에 조그맣게 써 있는 문구이다. 교사가 되고 난 후 나는 줄곧 교사로서의 꿈과 희망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책을 읽으며 희망을 키워왔다. 그 꿈과 희망은 매년 학급경영에서도 반영되었고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그 희망도 조금씩 성장해 간다. 매년 7월이 되면 내가 꿈꾸었던 학급경영이라는 희망의 씨앗이 작은 나무로 자라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해에는 보기 좋게, 어느 해에는 초라한 모습으로 성장해 있는 학급경영의 나무가 나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고 슬픔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슬픔이 앞설 때조차 희망의 나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초라한 모습으로 자라있는 학급경영 나무를 바라보며 슬퍼하기에는 아직도 물을 주고 가꾸어야 할 많은 시간과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희망의 씨앗을 힘차게 뿌릴 소망도 함께 자라나기 되기 때문이다. 초등교사에게 있어서 학급경영은 참으로 중요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기에 학급을 어떻게 운영하고 학급의 분위기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가 일년의 교육 농사를 좌우 짓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학급경영의 핵심은 교사에 대한 신뢰감이라 여겨진다. 교사에 대한 신뢰감이 없으면 어떠한 교육 프로그램과 좋은 교재를 가지고도 좋은 결실을 이루어내지 못하며, 아이들의 인격적인 변화 또한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선생님들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이러한 교사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해오고 있다. 먼저, 교사가 신뢰를 확보하기까지는 교사의 모범과 실천이 절대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리라 여겨진다. 우리 반에서는 정해진 등교시간에 지각을 하면 팔굽혀펴기를 하며 개인 운동을 하는데, 하루는 교사인 내가 교통체증으로 몇 분 늦게 교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이들은 당연히 선생님이니까 그냥 넘어가리라 여겼는지 늦은 이유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그때 나는 일부러 큰 목소리로 “얘들아∼ 선생님이 교통이 막혀서 이렇게 늦어 버렸네!”라고 말하며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팔굽혀펴기를 시작하였다. 이때 아이들의 반응이 참으로 궁금했는데, ‘우리 선생님 지각쟁이’라고 놀리는 아이들이 꽤 있으리라 예상했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내가 팔굽혀펴기 하는 모습이 놀라웠던지 교실 앞으로 다 몰려와 구경을 하며 같이 개수를 세어 주는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내가 약속한 개수를 다 마쳤을 때 우레와 같은 격려의 박수를 보여 주었다. 참으로 아이들의 넉넉한 격려의 마음이 사랑스럽고 대견스러웠다. 교사가 먼저 모범을 보일 때, 아이들은 오히려 감동하고 교사를 신뢰하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하며, 작은 것에서부터 먼저 실천하고 본을 보이는 교사의 태도가 더욱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PAGE BREAK]우리 반은 급훈의 첫 번째가 “순종하는 사람이 되자”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에서 ‘순종’이라는 낱말이 참으로 어색하게 들릴 법도 한데, 아이들은 아주 진지하게 받아 주었다. 급훈은 교사인 내가 정하는데 순종에 대한 급훈을 말할 때에는 왕이 선포하듯 더욱 자신감 있게 말하곤 한다. 여기에서의 ‘순종’은 하기 싫은데 억지로 따라가는 굴복의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따름’이라는 것을 태도로서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현대 사회로 접어들수록 부모님에게 순종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해져가고 선생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태도 또한 점점 희석되어져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순종의 태도에 대한 자신감 없는 교사의 행동은 배우는 자인 아이들에게는 더욱더 필요 없는 옛 가치로 느껴지게 한다. ‘순종’의 가치를 아이들이 머리와 마음으로 이해하고 공감하였을 때 교사에 대한 신뢰는 더욱 견고해 질 수 있음을 굳게 믿고 있다. 순종의 기초 위에 가르침과 배움을 쌓을 때 기초가 튼튼한 교육이 될 수 있음을 전하고자 한다. 앞서 말한 ‘순종’은 교사가 말로만 강조한다고 해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사가 먼저 순종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교사의 말과 행동이 다를 때 그것은 생명력을 잃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가치관을 가르치면서 나 또한 내 자신의 순종하지 않는 어그러진 마음을 추스르며 부단히도 내 자신과 싸우고 변화됨을 느끼며 ‘제일 좋은 배움은 가르침이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교사인 내가 글이나 말로 내뱉은 것은 반드시 행동으로 옮기고자 다짐하니, 아이들에게 말을 할 때에도 신중하게 됨을 보게 되었다. 함부로 약속하는 습관도 사라지게 되었고, 기분과 감정에 따라 내뱉는 말도 점점 줄어들게 됨을 보게 된다. 자연스럽게 학급운영계획을 수립하면서도 한꺼번에 많은 계획을 쏟아내지 않고 실현 가능한 것부터 조금씩 운영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하루에 선물을 모두 받는 것보다도 자주 선물을 받을 때 더욱 기뻐하고 즐거워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선물을 조금씩 자주 주는 것처럼 학급마다의 프로그램이나 일정을 잡을 때에도 이 점을 참고하면 아이들에게 신뢰받는 교사가 되리라 여겨진다. 예전에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수업시간에도 재미있게 가르쳐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교사인 나에 대해 갖는 신뢰가 적다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길에서 우리 반 아이를 만나면 나는 너무나 반가워서 달려가 악수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아이들은 나에게 그러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모르는 사람인양 제 길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는 나를 피해 다른 길로 가는 아이도 있었다. 그때 나는 그 동안 아이들과의 개인적인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40여 명의 전체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하고 좋은 이야기는 했을지언정, 한 명 한 명의 아이와는 개인적인 만남과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 거의 없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PAGE BREAK]그 해 이후로 나는 아침에 아이들과 악수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이 아침에 교실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선생님에게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한다. 교사인 내가 바빠서 인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선생님의 손이라도 만지며 인사를 하게 하였다. 그것은 교사인 나와 아이들과의 최소한의 개인적 만남이기 때문이다. 인사를 할 때는 가급적 모든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미소를 짓는다. 그것으로 그 아이는 선생님과의 의사소통을 최소한 하루에 한 번 시도했으며, 손과 손의 온기로 마음을 전하게 된다는 사실을 전해 주고 싶었다. 이 보잘 것 없는 시도가 내게는 참으로 큰 힘을 주었다. 요즈음에는 길 가다가 아이들을 만날 때 빙그레 미소를 짓는 아이의 모습에서 아이들과의 개인적인 만남의 기회를 더욱 자주 가지리라 다짐을 하곤 한다. 아이들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견고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대화이다. 아이들과의 상담 활동은 교사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아이의 생각과 마음 상태를 파악하고 진단하고 혹시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오히려 상담을 하고 난 후 교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음을 고백하게 된다. 아이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 없이 교사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때, 아이들은 금세 눈치를 채고 선생님에게 실망을 하게 된다. 나 또한 이러한 실수를 하며 상담의 올바른 이해와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의 저자로 알려진 토마스 고든의 이라는 책이 나에게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의 태도에 대해 지혜롭고 효과적인 도움을 많이 주었다. 무엇보다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며 슬퍼하는 교사의 마음이 먼저 갖추어지고 성장해야 함을 또다시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대화를 통하여 교사는 아이들에게 진정한 신뢰를 받게 되며, 아이 또한 교사에게 신뢰를 받으며 하나의 인격적인 존재로 건강하게 성장하리라 여겨진다. 신뢰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한들 감사의 표현을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우리 삶의 모습인 듯 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감사’에 대한 말을 강조하곤 한다. “감사란 내가 받은 것을 받았다고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외치며, 머리와 가슴과 손과 발이 함께 하는 교육의 꿈과 희망을 가져보게 된다. 아이들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으며 교사인 나 또한 ‘내가 신뢰받고 있다’는 사실에 힘이 나고 용기를 얻게 됨을 부인할 수 없다. ‘하물며 아이들은 교사가 주는 신뢰에 얼마나 큰 용기와 자신감을 얻을까?’ 이러한 생각을 할 때마다 40여 명을 맡고 있는 교사로서의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솔직히 아이들에게 내가 주는 사랑과 용기의 양에 비해 내가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과 용기의 양이 넘치도록 많음을 생각할 때, 감사할 뿐이다. 7월의 귀한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무엇보다 교사로서의 신뢰가 바탕이 된 학급경영이 되고 있는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1학기 성적표 종합, 수업 진도의 정리, 여름 방학 준비로 분주하게 다가온 7월의 시간 속에서 잃지 말아야 할 것은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본분과 그 아이들 각자와의 개인적 만남이며, 그 만남으로 더욱 견고하게 세워질 신뢰 안에서 2학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결실을 바라보며 우리들이 붙잡고 가야 할 교육의 꿈과 희망인 것이다.
윤태정 | 서울 삼선초 교사 책장을 정리하다 해묵은 책 다섯 권을 발견하게 되었다. 조심스레 꺼내보니 ‘七言絶句’, ‘五言絶句’라 쓰여진 두보(杜甫)의 시선(詩選)으로 증조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자주 읽으시던 것이다. 누렇게 빛이 바랜 책을 펼치니 메케한 향내가 콧속으로 폴폴 들어온다. 어릴 적 고향의 사랑채에서 맡던 바로 그 냄새가 방안 가득 쏟아져 나온다. 나는 파아란 하늘가에 단풍든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 가슴에 묻어나는 어머니의 젖내음마냥 고향은 늘 나를 설레게 한다. 고향의 하늘가에 그리운 얼굴 하나가 맴돈다. 증조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어린 내게 천자문을 가르치셨다. 사랑방에서 동네 또래들과 천자문을 목청 높여 읽었다. 할아버지는 꾀를 내지 않고 열심히 공부를 하면 벽장 깊숙한 곳에서 눈깔사탕을 꺼내주셨고, 놋주발에 담긴 따끈한 약식을 내주기도 하셨다. 천자문을 떼고 책거리를 할 때면 어머니들은 할아버지께 술과 고기를 대접해 드리고, 우리에게는 팥시루떡을 해주셨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떡을 들고 행여 고물이 떨어질세라 조심스럽게 먹던 어린 가슴에는 뿌듯한 기운이 몽실몽실 피어났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한시 읊기를 좋아하셨고, 가끔 구성진 시조창도 하셨다. 식구들은 낭랑한 목소리로 한시를 읊으시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으로 아침을 열었다. 나는 사랑채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뜻 모를 한시에 귀를 기울이곤 하였다. 긴 담뱃대를 화롯가에 탕탕 두드리는 소리도 경건하게만 들려왔다. 할아버지는 특별한 의술도 가지셨던 분이다. 독사에 물려 새파랗게 죽어 가는 사람에게 침 한 방과 약 한 첩으로 핏기를 돌게 하였고, 급체하여 숨이 넘어가는 사람도 침 한 방으로 살려내는 신통함을 보이셨다. 사랑채는 약을 짓거나 침을 맞는 사람들의 도란거리는 말소리로 늘 따뜻하기만 했다. 병이 낫게 된 사람들은 반드시 과일이나 술을 가지고 다시 찾아왔다. 의술이야 동의보감의 허준에 비길 바 아닐지라도 인술을 펼치는 할아버지의 자세만은 일맥상통하리라는 뿌듯함으로 할아버지를 존경했다. 가끔 머리를 감으실 때 망건을 풀어놓으신 모습이 참 신기했다. 여자처럼 길게 풀어진 머리를 위로 틀어 올리기 위해 거울을 보고 단장하실 때면 으레 옆에서 망건을 붙잡아 드려야 했다. 동네 아저씨로부터 할아버지의 상투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는데 단발령이 일어났을 때 마당으로 들이닥친 일본군을 불호령으로 내쫓으셨단다. 일본인이 나타날 적마다 매번 무섭게 호통을 쳐 돌려보내셨다니 과연 할아버지의 위엄은 대단하셨던 것 같다. 할아버지는 대단한 유교 사상을 갖고 계신 분이셨다. 아무리 추워도 곁불은 쬐지 않는다는 양반의 체통을 언제나 지키셨고, 아무리 바빠도 뛰지 않는다는 양반의 철칙을 몸소 그대로 지키셨던 분이다. 여름에도 의관을 바로 갖추고 한결같은 낯빛으로 군자의 도리에 대해 말씀하기를 좋아하셨다. “예로부터 군자는 싫고 좋음을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다고 했느니, 한결같은 낯빛을 지녀야 속 깊은 사람이라 할 수 있느니라.” 진정한 선비 정신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하고 그것을 자랑으로 여기신 분이다. 하루는 행랑채에서 놀다가 아래채 식솔들의 점심 때가 되어 새참으로 나온 칼국수를 얻어먹게 되었다. 나중에 그 사실이 들통나 눈물이 쏙 빠지도록 종아리를 맞아야 했다. 영문도 모른 채 꾸중을 들었던 것이다. 나는 이제서야 겨우 그 뜻을 깨닫게 되었다. 비록 어린아이일지라도 체면을 소중히 지키면서 넙죽넙죽 함부로 받지 않는 법을 가르치신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자기의 분수를 중히 여기고 처지에 맞게 행동하라는 걱정이셨을 것이다. 체면없이 자신의 이익만 탐하여 아무 일에나 덤비는 사람들, 체통을 버리고 자신의 쾌락에만 들떠 있는 사람을 볼 때마다 그 때의 일이 떠오르곤 한다. [PAGE BREAK]약장을 정리하고 골패를 두는 것 외에는 오로지 책 읽기에만 전념하셨던 할아버지! 아흔이 넘어서도 담장을 넘길 정도로 목소리가 우렁차셨던 분이 세월의 섭리 앞에서는 꼼짝을 못하셨다. 언제까지나 꼿꼿한 자세로 살아가실 것만 같던 분께 불어닥친 노환은 혹독한 시련이었고, 매서운 바람이었다. 의관을 단정히 하고 목청 높여 한시를 읊던 분이 걷잡을 수 없이 기억력이 쇠퇴하여 주위 사람들을 안스럽게 하였다. 하루가 다르게 기력이 변해 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서럽게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할아버지께서 꽃상여를 타고 돌아올 수 없는 먼 길로 가시던 날, 허수아비는 논마다 서성대고 황금들녘도 숨을 죽였다. 커다란 소나무 밑 양지바른 자리에 하관식을 하고 내려오는데 그 맑던 하늘에 갑자기 천둥 번개가 요란했다. 갑자기 주룩주룩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좋은 길 가시는 거라며, 생전에 그렇게 착하게 사셨는데 당연한 일이라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생전에 쓰시던 유품들이 안마당으로 수북하게 쌓였다. 수 십 년을 함께 했던 닳아빠진 골패갑과 담뱃대, 겨울밤 훈기를 돌게 하던 화로, 밤늦도록 불 밝히던 등잔, 조그만 놋요강, 따끈한 약식을 담아 두던 놋주발, 셀 수도 없이 많은 한문 책, 때묻은 약장, 얼룩덜룩 찌든 병풍. 그 숱한 것들 중 유독 나의 시선을 잡아끈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친지들이 골동품이다 장식품이다 하여 챙겨가고 난 후 책더미를 뒤지다 유난히 낡고 허름한 두보의 시선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할아버지의 기상이 담긴 이 책으로나마 그 분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이랴. 마음에 우후죽순처럼 자라나는 욕심으로 숨이 차 헐떡이는 지금의 내 모습을 보신다면 뭐라 하실까. 살기에 급급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양반 의식을 고집하시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케케묵어 얼룩덜룩한 책을 보니 할아버지를 대한 듯 숙연해진다. 쩌렁쩌렁 담장을 넘기시던 그 목소리가 책갈피 사이사이로 들려오는 듯하다. 이 책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내 삶을 차분하게 다독여 주는 그분의 숨결이다. 살기에 급급하여 정신없이 뛰어가는 나 자신을 향하여 태연한 발걸음 하라는 그 분의 소중한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