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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한국앓이 중이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 한국어를 배우려 줄을 서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보기 위해 국경을 넘는 것도 마다 않는다. 한국으로 유학 오려는 학생들도 가파른 우상향이다. 글로벌 인재 양성 등 교육 국제화의 중심기관으로 발전하고 있는 국립국제교육원 한상신 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즈 사업이 시작되면서 비수도권 지역에 외국인 유학생이 몰리고 TOPIK 응시자가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남미와 아프리카까지 확대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언제 어디서든 TOPIK을 볼 수 있도록 AI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K-에듀 브랜드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국립국제교육원 하면 가장 먼저 TOPIK이 떠오른다. 응시자가 연간 50만 명에 이른다고 들었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TOPIK이 치러진다. 국내 응시자가 21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해외에서는 중국·베트남·일본·우즈베키스탄 순으로 많다. 응시하려는 인원이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 공고가 나면 국내에서는 1~2시간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라던데. “1년에 6번 치러지는데 공고가 나기 무섭게 마감되곤 한다. 특히 수도권이 심하다. 해외는 물리적 여건 때문에 연 1~2회 실시되다 보니 이웃 나라로 원정 시험을 치는 경우도 있다.” -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한국에 취업하거나 유학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또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K-컬처 등 한국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그동안 교육부를 중심으로 추진한 한국어 교육 확산 노력과 유학생 유치 정책이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과 맞아떨어지면서 TOPIK의 주가를 끌어 올렸다고 본다.” 한국어능력시험 세계 100개국서 연간 50만 명 응시 - TOPIK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얼마 전 만난 외교관 한 분이 그 나라의 언어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국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큰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 국가에서 공인하는 언어능력시험이 있다는 것은 그 나라의 국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라는 것이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토익이나 토플에 목숨 걸다시피 했는데 이제는 한국어가 그들과 어깨를 견준다. 언어가 주권이고 국력이란 말처럼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못 따라간다는 지적도 있다. “TOPIK은 지필평가(PBT)와 인터넷기반시험(IBT)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인터넷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나라가 많아 주로 지필평가를 치른다. 그러다 보니 시험을 치르려면 현지로 시험지를 공수하고채점은 한국에서 해야 하는 탓에 준비에서부터 시험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이러한 물리적 제약 때문에 수요를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 수요 공급 불일치를 어떻게 해소할 생각인가. “TOPIK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응시생의 편의와 시험 관리의 효율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생각이다. 이를 위해 AI 기술을 적용해 원격 감독과 문항 자동생성 및 채점 기능 등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TOPIK 응시생이 시험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시험을 치를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고 급증하는 시험 수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홈테스트 같은 방식도 도입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애니타임 애니웨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올해는 인터넷 기반 시험인 IBT 시행 횟수를 전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고 시행국가와 시험장을 늘려나가고자 한다.” - TOPIK 디지털 전환이 핵심으로 보이는데 구체적 일정과 계획은. “아마 2026년이면 TOPIK을 인터넷 기반 시험으로 전환하고 홈테스트 방식도 시범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민간업체에 이 사업을 위탁하기로 하고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TOPIK의 공신력을 위해 문항 감수 등 감독 기능은 우리가 맡아 철저하게 운영할 생각이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 대학-지자체-산업체 연계해야 효과↑ - 외국인 유학생 유치도 국제교육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알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현재 외국인 유학생 규모가 2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수도권 대학에 유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외국인 유학생 비율을 보면 수도권 56%, 비수도권 44%이다. 특히 비수도권은 전년도인 2023년에 비해 32%나 증가했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통한 지자체와 대학 간 협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30만 명 목표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 해외에서 ‘한국유학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오는 5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부산 글로벌도시재단과 협업해 한국유학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이후 전 세계 14개국 17개 도시와 온라인을 통한 유학박람회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원은 물론 지자체와 대학들이 함께 참여해 지역 산업 수요에 기반한 유학생 유치에 나설 것이다.” - 지자체들도 유학생 유치에 관심이 많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외국인 유학생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 최근에는 시도지사뿐 아니라 시군구 자치단체장까지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이철우 경북지사 같은 분은 몽골·베트남 등을 찾아 유학생 유치 활동을 벌인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유학박람회를 열었을 때는 전남도교육청까지 참여했다. 이제는 특성화고에도 외국인 유학생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는 반증이다.” - 외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보면 국내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차세대 한국유학종합시스템을 3월 개통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운영하는 공식 한국유학 포털사이트인데 AI 기반 24시간 지능형 상담 서비스를 통해 100여 개 외국어 자동번역기능을 지원한다. 한국 유학을 희망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입학 및 취업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교원해외파견사업, 사업, 현직교사 지원 늘었으면 - 유학생의 양적 증가도 필요하지만 질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맞는 말이다. 고부가가치 일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지자체·산업체 등 3자가 유기적 연계를 통해 유학은 물론 취업과 정주 여건까지 갖추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가 보장돼야 우수한 학생들이 한국으로 오려 하지 않겠는가. 한국에 유학 왔다가 학업을 계속해 대학교수가 된 분들도 나오고 있다.” - 국제교육원에 특수외국어 교육사업이란 독특한 프로그램이 있던데. “영어처럼 널리 활용되는 언어는 아니지만 잘 알려지지 않거나 학습기회를 갖기 어려운 언어를 국제교육원을 통해 쉽게 배워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25개 언어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앞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우리 원이 운영하는 특수외국어교육 종합포털에서 수강신청하면 된다. 실제 수업은 줌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데 국내 거주하는 이주배경 주민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배워보기 강좌는 3월 24일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 교원을 파견하는 사업은 국위 선양과 함께 교육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크다. 성과는 어떤가. “교원해외파견사업은 현지 국가들로부터 요청이 쇄도하는 등 호응이 매우 좋다. 특히 초등·컴퓨터·과학교사들의 인기가 높다. 개발도상국에서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벌이는 것은 교사들에게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고, 아이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2월 성과보고회가 있었는데 우리가 파견한 교사로부터 한국어를 배운 학생이 수능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받아 곧 한국으로 유학을 올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 교육의 글로벌 역량을 기르기 위해 더 많은 교사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대전 초등생 사망 사건으로 교육계가 침통하다.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故 김하늘 양 사망 사건에 깊은 애도에 말씀을 드린다. 선생님들 또한 누구보다 가슴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리라 여긴다. 다만 이번 불행한 사건이 우리 교직사회를 비난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 사회, 말하지 않는 다수는 선생님들을 믿고 학교를 믿는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일견 목소리 큰 소수가 전부 인양 비칠 때가 있지만 세상엔 침묵하는 다수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 위안을 삼으셨으면 좋겠다.”
최근 양자컴퓨터 기술이 뜨거운 화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의 일명 ‘수퍼컴퓨터’라 불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수백 년이 걸릴 계산을 단 몇 분 만에 뚝딱 해낸다고 하죠. 이런 특성 때문에 암호 해독이 빨라지면, 비트코인이 무력화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떠돌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양자컴퓨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Q1. 양자컴퓨터를 알려면 양자역학의 신비로운 세계에 대해 먼저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양자역학의 특성이 양자컴퓨터에 어떻게 응용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좋습니다. 쉽게 비유를 들어가면서 양자역학의 세계를 설명해 드릴게요. 우리가 테니스공을 벽에 던지면 당연히 벽에 맞고 돌아오겠죠? 이 공의 스케일을 조금씩 줄여서 탱탱볼이나 구슬 크기 심지어 쌀알 같은 것을 벽에 던져도 벽에 맞고 튕겨 나옵니다. 그런데 이걸 계속 작게 쪼개서 던지다 보면 결국 원자라는 세상 만물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알갱이가 나오거든요? 이런 원자 레벨 안에 있는 양성자나 전자 같은 아주 작은 알갱이까지 가면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무슨 신기할 일이 벌어지냐 하면, 이 정도로 작은 입자 상태까지 오면 벽으로 던졌을 때 벽에 맞고 튕겨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벽을 그냥 통과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거예요. 마치 해리포터의 9와 4분의 3 승강장처럼요. 이걸 양자터널링 효과라고 합니다. 실제 반도체 공정에서 이 양자터널링 효과 때문에 뜻하지 않는 곳으로 전류가 흘러 애를 많이 먹고 있고요.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은 이런 녀석들도 결국 전부 우리 모든 만물을 구성하는 레고블록 같은 입자들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를 구성하는 입자들은(미시세계) 이런 신비한 현상이 나타나고, 이런 입자들로 이루어진 우리 같은 큰 물체들은(거시세계) 절대로 이런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죠. Q2. 그럼, 왜 질량을 가진 입자들이 이런 '마법 같은' 터널링을 보이는 건가요? 쉽게 비유를 들자면 제가 방에서 소리를 지르면 벽이 가로막고 있어도, 반대편 방에서 제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제 목소리는 일종의 파동이거든요? 뿐만 아니라 벽이 막고 있어도 와이파이 단말기를 거실에 설치만 해 놓으면 여러 방안에서 각자 동시에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이 와이파이라는 것도 전자기파라는 파동이거든요? 즉 이런 입자 알갱이가 벽을 통과했다는 건 이러한 입자가 목소리나 와이파이 같은 파동처럼 행동해야만 벽을 통과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물론 양자역학적 파동은 제가 앞에 설명드린 소리의 음파나 와이파이의 전자기파 같은 고전역학적 파동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쉬운 이해를 위해서 비유를 드린 거고요). 아무튼 이러한 파동성을 입자가 갖게 되는 걸 물질파라고 하는데 입자랑 전혀 다른 성질을 띠게 됩니다. 공을 한쪽으로 던지면 한 사람만 받을 수 있지만, 제 목소리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듣고 와이파이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쓸 수 있잖아요? 이것처럼 입자도 파동과 같은 성질을 띠게 될 때는 동시에 여러 곳에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상태가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걸 ‘중첩’이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이 중첩이라는 특성을 잘 활용해서 계산하는 장치가 바로 양자컴퓨터입니다. Q3. 이러한 중첩 상태가 양자컴퓨터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기존의 컴퓨터는 이진법 0 아니면 1이라는 단위를 쓰고, 이를 비트라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양자컴퓨터는 0 아니면 1이 아니라 0과 1이 동시에 중첩되는 상태를 만들 수 있어서, 양자라는 뜻인 퀀텀과 고전컴퓨터의 비트를 합쳐 큐비트라는 최소 단위를 씁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자 같은 작은 알갱이 즉 입자를 중첩 상태로 만들어서 하나에 하나씩이 아니라 동시에 엄청나게 많은 연산을 가능케 한 게 바로 양자컴퓨터의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 중첩이 왜 압도적으로 연산에 좋을까요? 자물쇠를 예로 들자면 여러분들도 돌려서 푸는 자물쇠 사용해 보셨죠? 0000부터 9999 사이 숫자 중에서 특정 4자리 숫자를 맞춰야 자물쇠를 열 수 있죠? 기존에 0과 1의 이진법을 쓰는 이걸 비트라고 합니다. 만약 비밀번호가 9987이라면 이걸 쓰는 기존 컴퓨터는 0000부터 9999까지, 즉 약 만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비밀번호를 풀어냅니다. 이에 반해 양자컴퓨터는 중첩, 즉 동시에 여러 곳에 확률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해, 동시에 0000부터 9999 사이에 있는 모든 숫자를 확인해 보고 그중에 9987이라는 숫자가 비밀번호라는 걸 중첩의 원리로 한순간에 풀어낼 수 있다는 거죠. Q4. 왜 미시세계의 입자들은 파동성을 잘 띠지만, 거시적인 물체는 그렇지 않은 건가요? 그럼 ‘왜 작은 알갱이 레벨이 되면 파동의 성질을 잘 띠고, 우리가 평소에 보는 큰 테니스공은 파동의 성질을 잘 안 띨까?’라는 궁금증이 생기죠. 여기서부터 양자역학이 시작되는 건데, 원자보다 작은 레벨의 작은 세계, 이걸 미시세계라고 합니다. 우리가 상상을 해보자면 생쥐 한 마리랑 엄청 덩치가 큰 사람이 명동 한복판을 걸어가면 덩치가 큰 사람은 많은 사람과 부딪히겠지만, 생쥐는 요리조리 잘 피해서 돌아다닐 수 있겠죠? 이와 마찬가지로 미시세계의 작은 입자들은 너무 크기가 작아서 누군가랑 부딪힐 확률이 아주 낮아요. 잘 피해 다닌다는 거죠. 그런데 놀랍게도 양자역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코펜하겐 해석), 우리 우주에서는 입자들이 잘 피해 다니면, 다시 말해 무언가랑 상호작용을 안 하면 파동의 성질을 띤다고 해요. 반대로 누군가랑 많이 부딪힐수록, 즉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파동함수는 붕괴되고 입자로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결맞음상태와 결어긋남 상태). Q5.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비트코인은 0원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무슨 근거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고전컴퓨터)보다 훨씬 더 강력한 계산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현재 암호화폐의 보안체계는 공개키 암호화(Public Key Cryptography)를 기반으로 하는데, 짧게 원리를 설명하자면 기존의 암호체계는 대부분 소인수분해와 같은 원리를 활용한 암호를 만들어요. 소인수분해가 뭐냐하면, 예를 들어 391이라는 숫자는 17이라는 소수랑 23이라는 소수를 곱한 값이거든요? 그럼 암호로 391을 제시하고 이 암호에 대한 비밀번호가 17과 23인 거죠. 이런 작은 숫자는 암호를 푸는, 즉 복호화가 쉬워요. 하지만 수백 자리의 숫자를 소인수분해해서 이 값을 알아내라고 암호를 제시하면 기존의 컴퓨터는 작은 숫자들을 하나하나씩 계산해 보고 정답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수백만 년이 걸립니다. 양자컴퓨터는 중첩 원리를 이용해 동시에 많은 계산이 가능해서 이런 암호를 단시간에 풀 수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보안체계인 공개키 암호화도 결국 자물쇠를 던져주고, 수백만 개의 열쇠도 함께 주면서 이 중에서 딱 맞는 열쇠 하나를 찾으라고 문제를 제시하는 거예요. 고전컴퓨터는 수백만 개의 열쇠를 하나하나 다 맞춰봐야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중첩의 특성을 활용해 수백만 개의 열쇠를 동시에 자물쇠에 꽂을 수 있고, 그중 열리는 열쇠를 찾아내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원리인 거죠. 하지만 아직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려면 최소 10년 이상은 걸린다고 하고 또한 이러한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반대로 양자암호화시스템(양자 저항 암호)을 만들 수 있어요.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면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은 새로운 암호화 방식을 도입해 양자컴퓨터 공격에 대비할 수 있으니 당장의 걱정은 없겠죠?
헤이트는 행복의 가설에서 ‘세계 평화와 사회 화합에 가장 큰 장애물’ 후보를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순진한 실재론(naive realism)’을 들겠다고 이야기한다(Haidt, 2006: 135-136). 순진한 실재론이 무엇이기에 이를 세계 평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했을까?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왜 순진한 실재론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인간은 순진한 실재론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한 교육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순진한 실재론이란? 프린스턴대학의 에밀리 프로닌(Emily Pronin)과 스탠퍼드대학의 리 로스(Lee Ross)는 인간이 가진 편견에 대해 가르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편견을 극복하게 할 수 있을지 실험했다. 많은 연구 결과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이기적인 편견에 대해 배우고, 그 지식을 다른 사람의 반응을 예측하는 데 적용하는 일을 매우 즐겼다. 하지만 그것도 그들 자신을 평가할 때는 별 효과가 없었다’(Haidt, 2006: 135)고 밝혔다. 그들에 따르면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직접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에게 보이는 것처럼 보일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내 의견에 동의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달리 생각하는 이유는 아직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사적인 이익이나 이데올로기에 눈이 멀어 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사고 경향을 ‘순진한 실재론’이라고 부른다. 순진한 실재론자들은 많은 사람이 이데올로기와 사리사욕에 영향을 받고 있음이 극히 명백하다고 믿으면서도, 자신만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생각한다. 이는 집단 차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개인 그리고 집단 사이의 갈등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순진한 실재론에 빠지는 이유 ● 지각의 불완전성 우리 인간은 왜 순진한 실재론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크리츨로(Critchlow, 2019)의 저서 운명의 과학은 인간 지각의 불완전성과 자기중심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자신의 주변 환경을 지각해서 그로부터 일관성 있는 모형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삶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축한 현실이 ‘모든 신념 소프트웨어가 가동되는 밑바탕 플랫폼’이 된다. 우리 인간은 개인 ‘맞춤형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감각은 뇌가 재구성한 것이다. 우리가 지각하는 현실이란 ‘뇌의 물리적 구성과 과거 경험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고유의 환각을 바탕으로’ 한다(Critchlow, 2019: 166-167). 우리가 지각하는 현실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라쇼몽(羅生門)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1950년에 개봉한 라쇼몽은 살해된 사무라이(남편)에 관한 범죄 미스터리 영화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여 전 세계에 처음으로 일본영화를 널리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사무라이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산적과 사건현장에 함께 있었던 사무라이 아내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자, 무당을 통해 죽은 사무라이의 영혼을 불러와 그의 진술도 듣게 된다. 하지만 역시 진술이 서로 달라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드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영화는 ‘각각의 인물마다 왜 진술이 모두 다른지 그 이유에 초점을 맞췄다. 진실은 하나일지라도 얼마든지 사람마다 그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해석하는 데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세상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위키백과, 라쇼몽). 그렇다면 ‘거대하고 정교하고 강력한 뇌’가 세상의 정확한 현실이 아니라 근사치(주관적 환상)를 제공하고 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확한 현실을 제공하기에는 뇌가 ‘바빠도 너무 바쁘다.’ 뇌는 매 순간 오감을 통해 입력되는 1천만 개 이상의 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게다가 ‘지각은 뇌가 동시에 처리하고 있는 사실상 무한히 많은 과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 잠정적인 버전의 현실을 만들어내기 위해 뇌는 귀·눈·코 그리고 다른 감각기관에서 유입되는 신호들을 전하를 띤 나트륨 이온과 칼륨 이온으로 변환해서 그 이온들을 신경세포 안팎으로 펌프질을 해야 한다. 또 뇌는 그 결과로 생기는 전기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회로판인 커넥톰 여기저기로 시속 400km의 속도로 내보내야 한다(Critchlow, 2019: 165). 이렇게 ‘방대한 과제를 처리하려면 지름길을 취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지름길이 오류로 이어진다.’ ● 뇌의 자기 중심성 뇌 연구들에 따르면 인간은 심리학자들이 생각한 것보다 더 자기중심적이다. 외모만 비슷해도 우호적이 되고, 역으로 외모만 달라도 적대적이 된다. 유사한 사람에 대해 생각할 때와 나와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에 대해 생각할 때 아예 뇌의 작동 부위가 달라진다(사이언스 타임즈, 2008). 자신과 비슷한지 아닌지에 따라 뇌의 작동 부위가 달라지는 것이 인종문제나 종교문제, 그리고 계층 간 사회적 갈등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사회적 갈등은 이러한 뇌 탓일 수도 있다고 그는 결론짓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유사한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만 소통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편협하고 왜곡된 현실에 갇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있으므로 보다 건강한 버전의 현실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 뇌의 보수성 뇌는 끝없이 쏟아지는 정보로부터 지속적으로 의미를 추출해 내려는 일종의 ‘신념 엔진’이다. 뇌는 자기가 받아들이는 모든 감각 입력을 분류하고 상호 참조해서 패턴을 생성함으로써 신념을 만들어간다. 그런데 문제는 일단 뇌가 무언가에 대한 신념을 구축하고 나면 그것이 아무리 불완전하고 결함이 있더라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Critchlow, 2019: 201-203). 이렇게 형성된 신념이나 의식은 현상을 인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뇌의 이러한 불완전성·자기중심성 그리고 보수성으로 인해 우리는 나름의 편향된 신념체계를 갖게 되고, 일단 그러한 신념체계를 갖게 되면 개인의 신념체계에 부합하는 이론만을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즉 프로닌과 로스가 말한 ‘순진한 실재론’에 빠지게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와 이 글을 읽는 사람 대부분이 이 한계에 갇혀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순진한 실재론에서의 탈출 가능성 그러면 뇌가 이렇게 생겼으니 편향된 신념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개인이나 집단 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일까? 신념은 일종의 ‘정신적 습관’으로 몸의 습관보다 바꾸기가 더욱 힘들다. 그렇다고 하여 신념이 전혀 바뀌지 않거나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의 생각(신념)이 일정 부분 바뀌게 되었음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 우리가 갇혀있는 사고의 틀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새로운 경험 혹은 새로운 의견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자신이 구축한 현실을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해서 실험해 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세상에 대한 더 정확한 그림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이 쉬운 것은 아니다. 뇌는 자신의 세계관과 의견에 대한 문제 제기에 저항하는 습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뇌는 선천적으로 보수적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부분과 균형을 잡기 위한 또 다른 메커니즘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새로움을 탐구하고 추구하고 싶어 하는 욕구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 개념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을 즐기도록 어느 정도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 같다. 이것은 인간이 집단의식을 형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Critchlow, 2019: 182).’ 편향된 신념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는 또 다른 능력은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 자신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자기객관화 능력이다. 잠시 집중만 하면, 앉아서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또 다른 내가 멀리에서 내려다보게 할 수 있다. 내가 어떠한 틀을 가지고 생각을 전개해 가고 있는지도 분석할 수 있다. 대화와 논쟁은 인간 뇌와 사유구조의 한계를 서로가 인정할 때, 그리고 인간이 가진 새로운 개념과 세계관 공유를 즐기는 능력, 객관화 능력 등을 전제할 때에 가능하다. 순진한 실재론 탈출과 교육의 역할 교육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개인들이 순진한 실재론에 빠져 있음을 깨닫도록 일깨우는 것이다. 그리고 뇌의 보수성을 인식하도록 하되, 그러면서도 뇌가 새로운 경험과 관점을 즐기는 역량을 갖고 있음도 깨닫게 하고 이 역량을 키워주어야 한다. SNS로 인한 반향실 효과(echo chamber effect)를 깨닫고, 여기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인간의 자기객관화 능력을 명상 등의 훈련을 통해 길러주는 것도 필요하다. 나아가 사고·논쟁 그리고 세상을 해석할 때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지금은 시대를 구할 영웅을 기다릴 때가 아니라, 모두가 열린 마음을 가진 지도자가 되어야 할 때이다. 우리 인간이 그러한 차원으로 나아가면 마음의 행복, 사회의 화합, 세계의 평화가 한 발 더 가까이 오게 될 것이다. 교육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놀이의 재발견=창의성의 원천, 학습의 과정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Homo ludens)라지만, 교육장면에서는 이를 잘 반영해 오지 못하였다. 부모는 자녀에게 “놀지 말고, 공부해라” 채근하고, 자녀들도 공부할 때는 놀 때처럼 흥미·자발성·주도성을 보이지 않는다. 유치원에서는 놀이중심교육을 하다가도, 초·중등학교에 가면 놀이에서 멀어지는 교육을 한다. 그러나 최근에 놀이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경제학자 최배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특성에 빗대어 놀이를 강조한다. 산업사회는 노동시간이 생산성과 소득을 결정짓는 요소였기에 놀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그렇지만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일률적이고 사무적인 일을 대신 해주는 디지털 경제시대에는 많은 시간 일에 매달리는 것보다 얼마나 창의성을 발휘하는가가 중요하다. 상상력과 창의성의 원천인 놀이를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도, 둘을 구분 짓지도 말라고 이르는 이유다. 뇌 과학자 정재승 교수도 열두 발자국(2018)에서 실리콘 밸리에서의 진지한 놀이(serious play)를 소개했다. 인간은 놀이하는 동안 완전한 몰입을 경험하며, 이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혁신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회의 중간에 직원들이 커피를 손에 든 채로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녹음하여 정리한 후에 15분 동안 공유하는 오픈 스페이스 테크놀로지(Open space technology) 기법도 같은 맥락이다. 회의시간에는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사람들도 자유시간(브레이크타임)에는 자발적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는 사실에서 놀이의 중요성을 유추할 수 있다. 한편 최근에 뇌 과학자들은 게임의 긍정적 기능을 강조한다.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의 이경민 교수팀은 뇌신경과학 관점에서 게임이 치매환자의 인지기능을 상당 부분 향상시켰다고 보고하였다. 게임하는 과정에서 뇌신경 세포들 사이의 연결망, 즉 시냅스(synapse)가 만들어지고 강화된다. 또 게임할 때 분비되는 중독성 물질인 도파민(dopamine)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데이트할 때도 도파민 분비량이 평소보다 30~50% 증가하지만, 그 정도는 중독 범위에 들지 않는다. 비디오 게임을 할 때도 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다. 그래서 게임은 적절하게 통제하기만 하면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고, 뇌의 기능을 활성화해 준다. 게임에 관한 뇌 과학적 연구가 축적되면서, 놀이(게임)과정과 학습과정의 유사성이 밝혀지고 있다. 인간은 학습과정에서 감각능력·주의력·기억력·시공간지각능력 및 사회성과 정서 능력집행 기능 등 다양한 인지기능을 동원한다. 그런데 인간은 게임을 하는 동안 인지기능을 작동하는데, 이때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한다. 특히 학습활동은 곧 인지활동을 의미하는데, 게임에 몰두할 때 플레이어는 다양한 인지기능이 작동한다. 그중에서도 집행기능은 논리적·전략적 사고와 관련성이 높은 인지기능으로 전두엽에서 관장한다. 게이미피케이션과 공부 향유하기 최근에 어렵거나 하기 싫어하는 대상에 게임 요소를 접목하여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주목을 끌고 있다. 학교에서도 학업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수업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고 있다. 교과서에서도 전통놀이(게임)를 활용하여 학습하도록 안내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공부란 다른 학습자들과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한 차원 거듭난 지식구조를 함께 구축하는 것까지 확장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배경으로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학습친밀공간이다. 학생들이 서로 친숙한 가운데 상호작용하면서 공부의 목표도 세우고, 실행 방법을 찾아 협력적으로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놀이와 공부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융합하는 것을 강조한다. 수업 중에 학생들이 놀이나 게임을 통해 학습하도록 안내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긍정심리학이 발달하면서, 어려움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곧 인생을 즐기는 능력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인간은 자기 삶에서 일어나는 긍정적 경험을 처리하고 음미하며 강화하는 ‘향유능력’을 갖고 있다는 관점이 대두되었다. 향유하기(savoring)는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내고, 깊이 음미하며 강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경우 성적 지상주의, 대학 입시 경쟁 등으로 공부(학습)는 가장 고민거리이고 스트레스 요인이다. ‘지금’의 재미나 즐거움을 주는 놀이는 접어두고,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끈기 있게 공부하라는 가르침을 받아왔다. 놀이와 공부는 타협할 수 없는 대립적인 개념이 되었고,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라는 명제는 설 자리를 잃었다. 많은 학생에게 공부는 불쾌한 감정을 가져다주고, ‘나’를 괴롭히는 괴물이 되어 공부 상처라는 개념도 등장하였다.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학업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심리·사회적 문제(우울증·학교폭력 등)를 완화하려면, 학교생활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과정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경험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은 평생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다. 또 공부와 놀이를 하나로 연결하는 경험을 자주 해야 삶의 자발성과 주도성을 키울 수 있다. 롤프 엔셀(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은 현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놀이와 일을 구분하지 않고 즐기는 사람이라 하지 않았는가. 윷놀이 수업(학습)전략 글쓴이는 대학에서 플립러닝을 하는 중에 윷놀이를 하면서 학습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그것을 윷놀이 게임학습(LPG: Learning by Putting Game)이라 이름 붙였다. • 1단계 _ 윷놀이 준비 활동 : 윷놀이 도구 준비하기 + 문제카드와 정답카드 만들기 + 정답 기록지 만들기 • 2단계 _ 윷놀이 수업 전 활동 : 수업주제(목표)와 자율학습 안내하기 → 학습 모둠 정하기 → LPG 준비 학습하기 • 3단계 _ 윷놀이 수업 중 활동 : 윷놀이 규칙 안내하기(정하기) → 정답 기록과 점수 계산하기 • 4단계 _ 윷놀이 수업 후 활동 : 문제와 정답 보충하기 + 학습성찰하기 윷놀이 수업은 준비물도 간단하다. 윷은 문방구에서 적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고, 말판은 학생들과 직접 만들면 흥미로워한다. 윷을 놀 때 소음이나 튕겨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깔판도 필요하지만, 여의찮다면 그냥 해도 무방하다. 윷 대신에 주사위로 해도 되지만 흥미를 유발하고, 감각적 경험을 하는 데는 나무로 만든 윷이 더 좋다. 윷놀이 규칙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학생들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하면, 학습 주도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 호에서는 글쓴이가 대학 수업에서 실천하고 있는 윷놀이 수업의 과정과 효과를 소개한다.
“‘열심히 가르치고 지원하면 뭐 하나. 졸업하고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 버리면 우리 세금만 낭비한 것 아니냐’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다문화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들은 우리 학교교육에 적응하려 애쓰고,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건실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습니다.” 다문화학생 20만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초·중·고교생 526만여 명 가운데 다문화학생은 18만여 명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한다. 해마다 다문화학생은 늘고 있어 2025년에는 20만 명에 다다를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동구로초등학교는 우리나라 대표적 다문화학교로 유명하다. 전교생의 70%가 중도입국한 다문화학생들이다. 국내에서 태어난 다문화학생까지 포함하면 80%에 이른다. 이 학교 김경동 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선입견 없는 교육’을 가장 강조했다. 지난 1년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발전 가능성이 높고, 바른 심성을 가진 학생들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중국 동포를 부정적으로 다룬 영화 때문에 거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막상 학교에서 만난 다문화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바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이라고 칭찬했다. 전교생 70%가 다문화학생 … 특별학급 증설 절실 교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허성무 교사는 처음 학교에 발령받았을 때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10여 년 교직생활을 하면서 다문화학생을 만난 적이 없는 그로서는 잘해 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주변에서 수업시간에 중국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말도 들려와 중국어 학원을 다닐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개학 후 정확히 일주일 만에 든 생각은 ‘똑같네’ 였다. 한국어 구사가 서툴다는 것 외에는 학생들끼리 너무 잘 어울렸다. 누가 한국학생이고 다문화학생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 깨달았다. “아이들은 장벽이 없는데 나 스스로 장벽을 쌓은 것은 아닌지 반성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 이후 허 교사는 한국학생이건 다문화학생이건 똑같이 대했다. 교육과정을 학급 특성에 맞게 재구성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에만 집중했다. 학교 차원에서도 선입견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차별금지 캠페인을 벌여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기를 장려했다. 이를 잘 지킨 학생에게는 소정의 간식을 제공하고, 차별금지 다짐 포토존을 설치해 사진을 찍으면서 동기를 유발했다. 이 외에 친구나 선생님에게 칭찬 또는 격려의 글 남기기 이벤트를 통해 학교생활에서 차별없는 생활이 체화되도록 했다.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교육활동도 병행했다. 동구로초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여러 나라의 인사말과 문화유산을 알아보는 문화 다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학생들에게 문화 다양성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해 보는 시간을 제공해 우리 문화와 다른 문화를 모두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면화하는 데 힘썼다. 문제는 언어장벽. 중도입국한 다문화학생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언어다. 언어소통이 안 돼 수업을 못 따라오는 학생을 줄이기 위해 특별학급을 두고 다문화학생들에게 국어와 사회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특별학급은 동구로초가 가장 역점을 두는 교육활동이다. 현재 1개 학급을 운영하는데 중도입국하는 학생들이 늘어 수용인원을 넘기는 바람에 학교 측은 고민이 깊다고 한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언어를 비롯 우리 교육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몰려오다 보니 학급당 학생수 상한선을 넘겨, 준비가 덜 된 학생들을 일반학급으로 보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병희 교무부장은 “언어문제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충분히 교과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아이들이다. 특별학급에서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생길 때까지 지원해 주고 싶은데 현실적 한계 때문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구로초가 시험을 치를 때 지필평가를 최소화하는 대신 과정중심평가를 주로 하는 데에는 이런 말 못 할 속사정도 담겨있다. 전 교무부장은 “예산 부족 탓도 있지만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줄어드는 교원 정원의 영향이 커 특별학급 증설에 어려움이 있다”며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이중언어·세계시민교육 등 한국학생들이 얻는 것 많아 교사들은 또 다문화학생들에게 우리가 일방적으로 베푼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외국어 습득과 함께 세계시민의식 함양 등 한국학생들이 얻는 것도 그에 못지않다고 입을 모은다. 김 교장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더불어 사는 삶을 일찍부터 체험하고 이를 통해 세계시민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소중한 토양이 되고 있다”면서 “어려서부터 다양한 문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학생 중에는 중국에서 온 다문화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는 학생들이 제법 있다. 이들 중에는 ‘꼬마 통역사’로 불리는 학생들이 있는데, 학급에서 우리말이 서툰 학생들과 일반 학생 사이의 가교역할을 톡톡히 한다. 동구로초가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이중언어교실도 다문화학교라는 특성을 살려 세계시민역량을 기르고 언어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중언어교실 프로그램은 방과후에 중국어·한국어교육 및 다문화 동아리(다문화 공작소) 활동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지난 학기 총 80명이 참여한 이중언어교실은 중국어에 관심이 많고 심화된 내용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학생들과 한국어를 더 공부하고 싶은 중국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동구로초는 서울 시내 어느 학교보다 분위기가 좋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신뢰가 워낙 깊다 보니 민원 한 건 찾아볼 수 없다. 학교폭력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정화 교감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이처럼 고마워하는 경우는 일찍이 경험한 적이 없다”면서 “학부모회라도 열리는 날이면 연차를 내서까지 참여하는 열의를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저분들 실망시켜서는 절대 안 되겠다. 열심히 가르쳐 좋은 시민으로 키워내야겠다”는 사명감이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학교 전적으로 신뢰 … 민원 없고 학폭 없어 한국학생과 중국학생이 섞여 있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한국과 중국이 국제경기를 치른 다음 날이면 학급 분위기가 미묘해진다는 것. 그럴 때면 교사들도 어느 한쪽이든 자극하지 않으려 표정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잠시, 학년이 오를수록 분위기는 반전된다. 1·2학년 다문화학생에게 ‘우리나라’ 그러면 10명 중 8명은 중국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5·6학년쯤 되면 같은 질문에 대한민국이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고 한다. 아이들 성장에 맞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는 교육을 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 사회에 적응하고 동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동구로초는 내년부터 대대적인 단장에 들어간다. 학교 증·개축에 착수, 다문화학생 교육은 물론 지역사회의 교육거점센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교장은 교장실 벽면에 걸린 학교 조감도를 가리키며 “다양한 시설 인프라를 갖춰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안전하게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동구로초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동구로초가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까지 새롭게 단장해 다음 세기를 준비하는 명실공히 최고의 학교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년 차인 햇병아리 초등교사입니다.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는 설레임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무서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임용고시도 합격하고, 발령이 난 후에는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으면서도 학급 내에서 아이들끼리 갈등이라도 생길까, 저희 반 학생 표정이 안 좋으면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신경이 쓰이고, 아이들이 평소랑 다르게 구는 날에는 제가 뭔가 놓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모 상담에서도 너무 긴장해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고, 올해 다시 반복할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 듭니다. 언론이나 교사 커뮤니티에 보면 무서운 얘기들이 너무 많고, 나에게도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걱정이 문득 문득 듭니다. 다른 동료분들을 보면 잘 하시는거 같은데 제가 경력이 쌓인들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올해 만나는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이상한 학부모를 만날까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교사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요? 도와주세요.. (사연자: 김소연(가명)교사)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마음 속에 있는 많은 걱정과 고민을 이야기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연만 봐도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열정과 마음이 너무도 잘 느껴집니다. 일단 발령 후 무사히 한 해를 마무리한 것에 대해 정말 많이 애쓰고 잘 해내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처음 해보는 것은 어렵고 낯설고 걱정되는 것이 당연하죠. 선생님의 사연을 보면 그 시기의 교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걱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서 아이들과 무사히 한 해를 끝낼 수 있을지, 혹시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을지, 갈등을 일으키는 아이는 없을지, 학부모가 힘들게 하지 않을지, 이 모든 것들이 그 시기에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고민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연자선생님께서는 걱정의 원인을 ‘내가 아직 신규교사이기 때문에 잘 몰라서 그렇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신규 발령 후 작년 한 해를 무사히 잘 마무리하시고도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하시게 되는 거죠.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걱정들은 10년 차, 20년 차 교사가 되어도 새 학기 시작 전 당연히 할 수 있는 걱정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경력이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지난 경험들을 바탕으로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하고 상황을 받아들일 뿐, 언론에 보도되는 수준의 심각한 문제 상황들을 보면서 그런 일이 올해 내 학급에서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높은 연차의 선생님들께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통제할 수 있는 것과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을 구분해보세요. 교사라는 직업은, 특히 초등교사의 경우 내가 어떤 학생들을 만나게 될지 통제와 예측이 거의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불안한 요소를 없애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지만 우리가 노력한다고 해서 미리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기 쉬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일과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구분하는 것이 좋아요. 예비교사들에게 희망하는 학급에 대해 적어보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과 노력해서 변화시키거나 준비할 수 있는 일을 혼재해서 적는 모습들을 보게 돼요. 이를 테면 ‘교사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학부모’, ‘모든 아이들이 친하게 지내는 학급’, ‘학교를 좋아하는 아이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우리 김소연 선생님께서도 우선 선생님께서 바라는 학급의 모습이 무엇인지 한번 적어보세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되고 싶은 교사상이 무엇인가에 대해 정리해보셨으면 해요. 내가 아이들과 일년을 보내는 동안 나는 이것만큼은 꼭 아이들에게 전달하거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거나 아이들에게 이런 일만큼은 절대 발생하지 않게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나만의 교사상을 세워나가는 것이 필요해요. 기존에 이미 많은 교사분들을 보면서 좋은 모델들을 마음에 두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건 그분들이 만드신 교사상이고 우리 김소연 선생님께서는 선생님만의 교사상을 세워나가는 출발점에 이제 서 계신 거죠. 그렇게 종이를 모두 채우셨다면 내가 희망하는 학급의 모습 중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은 한쪽으로 제외시켜 볼게요. 쉽게 화를 내는 학부모님을 안 만나면 좋지만 내가 원한다고 해서 피할 수는 없지요. 그럼 제외시키는 겁니다. ‘사랑이 많은, 친구들을 존중하고 싸우지 않는 아이들’은 어떨까요? 반절은 통제할 수 없는 반절은 우리가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보이지 않나요? 어떤 아이들은 마음에 미움이 많을 수도, 매사 부정적인 아이일 수도 있어요. 그 아이가 우리 학급에 올 수 있지요. 그렇지만 한 해 동안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 아이가 적절한 의사소통 방식을 배우게 될 수 있어요. ‘욕설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는 바람은 어떤가요? 학기 초 학급규칙을 통해 어느 정도 우리가 교육을 시키고 아이들이 규칙을 잘 따르게 하면서 달성해 보면 좋은 바람이겠죠? 이렇듯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에 대해 적어보고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 바라는 것이 매우 당연한 욕구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지만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이 일들을 미리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다음으로는 그 상황 속에서도 내가 목표한 바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가를 유목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선생님은 슈퍼히어로가 아닙니다. 현실적 목표를 하나씩 세워보세요. 선생님께서 바라는 교사상과 희망하는 학급에 대해 정리해보셨다면 그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선생님께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랍니다. 모든 것을 다 달성하고 수퍼히어로가 된 것처럼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때문에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심적, 물적 자원과 아이들의 발달연령을 고려하셔서 ‘내가 원하는 것은 A부터 F까지의 목표지만 지금 우리반 아이들이 3학년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엔 B와 D가 가장 중요한 목표야’와 같은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아요. 그 후엔 3월 학기 초에 구조화를 잘 해주시는 것이 중요해요. 학급 내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이나 문제들은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생하기 전 미리 예방했을 때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은 아이들을 믿어주시라는 것입니다. 교실은 인위적으로 만든 실험실이 아니라 작은 사회와 같아서 서로 각기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공간이잖아요. 선생님도 학생들도요. 아이들은 선생님이 어떤 부족함도 없이 완벽했기 때문에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좋은 목표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노력했기 때문에 성장해요. 그리고 각자의 자원을 가지고 자기의 자리에서 성장해요. 모두 마음 따뜻한 친구들만 모인 학급에서 일년을 보낸다면 아이들은 평생 잊지 못할 따뜻한 삶의 좋은 조각을 만들어 가겠지요. 대신 살면서 한번쯤은 불만 많고 화가 많은 사람을 만나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런 사람이 화낼 때 나는 나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구나,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 구나를 배우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 두 가지는 모두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랍니다. 그 아이들이 성장해나가고 배워나가는 공간 안에서 선생님께서 어떤 어른으로 있어줄지 생각해보시고 선생님만의 자리를 세워나가는 교사 생활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본지의 상담 코너는 선생님이 겪고 계시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이온심리상담센터 조아라 대표와의 1:1 지상상담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공감 깊은 내용으로 구성될 이번 기획에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리며, 사연을 통해 상담을 받고 싶은 분은 hyo@kfta.or.kr 로 접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치유되고 행복의 시간을 되찾는 귀한 여정에 본지가 함께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전국 시‧도교육청의 2022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인정교과서) 관련 파일 미 제공으로 교원들이 신학기 수업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3일 한국교총 등 교육계에 따르면 수업 중 전자칠판 사용이 보편화되고 프레젠테이션 등 전자저작물을 수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PDF 형식의 파일이 필요하지만, 교육청의 허가가 없어 교과서를 인쇄한 서울교과서가 교원에게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교총은 지난달 27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파일 제공을 조속히 허가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도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다. 교원들이 요구하는 교과서 파일은 디자인 제도, 금융 일반, 미디어 콘텐츠 일반, 컴퓨터 그래픽 등 주로 특성화고 교과들이다. 전자칠판용 자료나 PPT 형태의 수업자료를 준비해야 하는데 관련 파일을 받지 못해 수업 준비를 못 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교과서를 인쇄한 서울교과서 홈페이지에는 교원들의 교과서 파일 제공 문의가 쇄도하는 중이다. 하지만 출판사 측은 "저작권이 교육청에 있어 파일을 마음대로 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총은 “수업 중 전자칠판 사용이 보편화되고, 많은 교과서가 지도서와 함께 전자저작물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교과서의 PDF 파일조차 받지 못하는 것은 수업방식의 구시대적 회귀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판사 측은 교육청의 허가만 따른다면 PDF 파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체 발간 교과서의 경우 당연히 PDF 파일을 제공하고 있지만, 교육청이 제작(교육청 저작권 소유)하고 서울교과서가 인쇄만 담당한 교과서는 파일에 대한 권한이 없어 제공 불가라는 것이 출판사 측의 해명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비단 서울교과서뿐만 아니라 시‧도교육청이 개발하고 저작권을 보유한 여타 인정도서에 대해서도 실태를 조사하고 PDF, PPT 등 파일 제공이 가능하도록 조치해달라”고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이어 “교과서와 함께 교사용 지도서도 함께 개발‧보급해달라”며 “고교학점제가 본격 도입되는 시점에서 교사들이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현대인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교원의 경우도 교권 약화, 교육활동 침해 등으로 상담 및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별 교육활동보호센터 상담 건수 및 심리치료 자료를 봐도 3~4년 만에 4~5배 이상 증가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직 보건교사가 교사·학생의 정신건강을 위한 통합의학 지침서를 펴냈다. 김미화경북 약목고 보건교사가 그 주인공. 김 교사는 ‘경북교육청 책쓰는 선생님’ 공모사업을 통해 최근 ‘스트레스, 불안, 공황장애 self-care 가이드(부교감신경 활성화!)’(디자인21 펴냄)를 발간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부교감신경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정서적인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만났지만, 구체적 해결 방법이 없어서 곤란했어요. 어느 날 보건실을 찾은 학생에게 등 마사지를 적용했는데 소화불량, 두통 등의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했어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죠.” 책을 쓰는 데는 임상간호사와 다수 대학의 외래교수 경력을 통해 쌓은 실무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각종 출판자료와 관련 논문을 검토하면서 학생들에게 적용 가능한 방법을 찾아 적용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독자들을 위한 이론적 배경을 정립하는 일이었다. 통합의학에 대한 논문들이 대부분 해외에서 발간돼 자료를 찾고 번역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였다. “동·서양 의학 분야에 대한 정보를 모두 취합하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인문계고에 근무하다보니 입시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많아 더 시간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책이 나오고 나서는 “우리 학생들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동료들 반응이 가장 반가웠다. 김 교사는 정신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와 실천을 강조했다. 약물이나 심리상담은 보조적인 수단일 뿐 스스로 치료자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트레스나 불안 증세가 나타날 때 당황하지 말고 심호흡이나 따뜻한 물 한 잔 마실 것을 권유했다. 또 도구를 활용한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공황장애나 불안 증세로 패닉에 빠진 학생들이 보건실을 찾으면, 마사지, 복부 온찜질 등을 통해 대부분 효과를 봤다. “학교 현장은 여러 사건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학생뿐만 아니라 동료 선생님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한국교총 대의원회는 학교 현장이 위기에 빠져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교육 발전의 기본적 책무를 외면하지 않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전 초등생 사망사건,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한 인솔교사 1심 유죄 판결 등의 현실을 나열하며,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권 회복과 안전한 학교 환경을 위한 50만 교원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국회는 여전히 아동복지법 추가 개정을 미루고, 정부는 안전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오롯이 교원에게 전가하고 있어 학교 현장 불안 요소 방치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제120회 임시대의원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이 같은 현장 교원 의지를 담은 9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의원회는 우선 최근 발생한 대전 초등생 사망사건을 애도하며, 교육 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사건 대책이 정신질환 교원의 선별과 분리로만 이어지는 것에 반대하며. 고위험군 교사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되, 교직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에 위협을 받는 전체 교원의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는 건강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모호하고 포괄적인 정서학대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고, 교육감·경찰이 아동학대 아닌 것으로 판단한 사건은 검사에 불송치하는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조속 개정 ▲악성 민원에 대한 기준 개선 및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에 대한 교원의 이의제기 권한을 명시하는 교원지위법 개정 ▲학생 안전과 교원 보호가 담보되지 않는 현행 현장체험학습 중단 및 폐지 ▲교실 내 제3자의 몰래 녹음에 대한 강력 대응 및 근절 ▲교육활동과 직접 관련 없는 행정업무는 교원으로부터 분리하고, 학교 내 업무 갈등을 일으키는 업무는 학교 밖 관련 기관에 이관하거나 폐지할 것 등을 결의했다. 특히 교원의 정치기본권 단계적 확대를 위한 관련 법제 개선에도 힘쓰기로 했다. 교원의 권리 확대를 위해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 현장이 주도하는 교육개혁을 실현하려면 현장 교원 스스로 교육정책 의사결정권자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 대의원회는 마지막으로 질 높은 수업과 교육연구 등 교육 본연의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이날 대의원회에서는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기본권 확대 정책 실현 방안 ▲임원(선출이사) 선출(안) ▲사무총장 승인(안) 등이 심의 의결됐다.
우리 부부의 약속 하나, 월 2회 산행이다. 연 24회가 목표다. 주로 칠보산과 광교산을 오른다. 3.1절 아침, 오늘의 목표는 광교산이다. 올해 6번째 산행이다. 광교산은 수원시민의 허파다. 용인시, 의왕시에도 걸쳐 있어 3개 시민의 휴식처요 안식처다. 체력단련장 구실을 톡톡히 한다. 전국에 이미 알려진 명산이다. 광교산 제3코스를 택했다. 이 코스는 경동원∼하광교 소류지∼종루봉(비로봉)이다. 오전 시각, 하광교 소류지에 도착했다. 하광교 소류지 산불관리초소가 보인다. 산불감시원 두 분을 보았다. 한 분은 초소를 지키고 한 분은 산속을 순찰하면서 활동한다. 여기서 장안구 소속 산불감시원 정석원 씨를 만났다. 붉은색 옷 가슴에 단 명찰을 보니 산불전문예방진화대다. 즉, 산불을 예방하고 산불 발화 시 진화업무를 맡은 것이다. 필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날씨가 건조해 산불위험이 높습니다. 산불예방에 수고가 많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엔 등산로 쓰레기 줍기를 1시간 동안 했습니다. 주 업무는 아니지만 보기 흉해 주웠습니다. 그런데 담배꽁초도 많이 나와 저도 놀랐습니다.” 여기서 시민기자 정신이 나왔다. “혹시 오늘 주운 쓰레기 제가 볼 수 있습니까? 카메라 출동으로 산불조심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려 합니다.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예, 가능합니다. 저 따라 오시지요. 저쪽 쓰레기장에 함께 가시지요.” 헉, 쓰레기장이라? 산속에 있다면 이것 문제 아닌가? 산속이 아니다. ○○기도원 안에 도착해 보니 감시원이 말한 쓰레기장은 ‘건설폐기물 트럭 적재함’이다. 적재함에 자루에 담긴 쓰레기가 가득 차 있다. 감시원은 자신이 갖다버린 비닐봉투 하나를 찾아 냈다. 그러더니 쓰레기를 쏟는다. 각종 쓰레기가 보인다. 주로 비닐, 휴지, 과일껍질, 담배꽁초, 라이터 등이다. 담배꽁초가 수 십 개 보인다. 담뱃갑도 보았다. 감시원 협조 아래 즉석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정 감시원은 올해 2월 1일부터 근무를 시작, 5월 15일까지 근무한다고 한다. 작년에도 겨울철에 1달 반 정도 근무했다. 사는 곳은 장안구 조원동이다. 나이는 내 나이 또래다. 키도 크고 건강관리를 잘해서인지 건장한 신중년으로 보인다. 제일 먼저 광교산을 찾는 시민들에게 당부사항을 물었다. 그는 시민의식 부재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지적한다.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및 음주 행위는 아니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산에서의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가 심각하며, 쓰레기를 눈에 안 띄는 곳에 숨기는 행위까지 보았다.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이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 구조를 지적하기도 했다. 광교산 보호를 위한 당부로는 광교산의 쓰레기 문제와 산불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산불 예방을 위해 감시초소 앞에 있는 화기물 보관함에 라이터, 성냥 보관 및 건조기에 대한 경각심 필요성 언급한다. 수원시민의 허파와 같은 광교산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 제시한다. 당연한 지적이다. 산불예방에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우리 부부, 봄날씨 같은 상온 날씨에 목도리 풀어 헤치고 조끼는 벗어 배낭에 넣었다. 등산로가 마른 낙엽으로 뒤덮였다. 산 전체가 낙엽이다. 만약 불이 난다면 이 낙엽들은 붌시개 역할을 한다. 그럼 화마가 순식간에 퍼진다.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것이다. 관리초소 앞 현수막 문구가 떠오른다. “산림내 흡연 및 취사금지” “산불 없는 푸른 숲, 여러분의 작은 실천이 만듭니다” -장안구 공원녹지과- 이런 현수막도 보았다. “산불에 설마없고 처벌에 예외없다”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화기 인화물질, 발화물질을 지니고 산에 들어가는 경우 과태료 부과대상임을 알리고 있다. -수원특례시- 우리 부부는 오랜만의 산행에 피톤치드 마시며 목적지인 종루봉에 올랐다. 등산객이 제법 많다. 가족 단위, 친구 단위, 단체 산행도 보았다. 망해정(望海亭) 정자와 신라시대 최치원(崔致遠)과의 인연 이야기를 읽었다. 기록 사진도 남겼다. 그런데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보인다. 시민 정신을 상실한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가 바로 그것. 그냥 갈 수 없다. 아내는 배낭에서 작은 비닐봉투 하나를 꺼낸다. 오늘 부부 산행 1일 1선은 하산하면서 ‘쓰레기 줍기’다. 문득 정석원 감시원의 말이 떠오른다. “흡연은 아무런 영양가가 없습니다” “수원시민으로서 광교산 혜택을 받는 대신 광교산 사랑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공중도덕 지키는데 어른들이 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숲이 산불 피해를 입으면 복구하는데 몇 십 년이 걸립니다. 많게는 100년이 소요됩니다”
교실을 비롯한 학교 공간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를 설치할 수 있게 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한국교총이 재검토를 요청했다. 교총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8일 대표발의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사고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지난달 28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김민전 의원실에 전달했다. 학교안전사고법 개정안은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면 교실을 포함한 학교 내 어떤 곳이든 CCTV를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대전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차원에서 발의됐다. 당시 사건이 일어난 2층 복도와 돌봄교실, 시청각실 등에 CCTV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교총은 “최근 대전 초등학생 사망사건으로 인해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CCTV 설치를 통한 교육 현장 감시는 결코 범죄예방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실 등 학교 내 CCTV 설치는 학생과 교사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교실 내 CCTV 설치에 대해 질의한 서울시교육청에 권고한 내용에 따르면, “교실 내에서 생활하는 모든 학생과 교사들의 행동이 촬영되고, 지속적 감시에 의해 개인의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 학생들의 행동자유권,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기본권이 제한돼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교실 내 CCTV 설치는 인권침해라고 판단한 바 있다. 교총은 “교실 내 CCTV 전면 설치는 선량한 다수의 교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낙인찍는 행위일 뿐 아니라 교육 자주성을 훼손, 교육활동의 극심한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교총은 “학교에서 크고 작은 다툼이 있을 때마다 CCTV에 의존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의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해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 현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대증요법으로 CCTV 설치 확대가 논의되지만, 이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학교안전사고법 개정안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대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Al 첨단 기술의 시대에 우리는 전통적인 지식 기반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 문제 해결력, 자기 결정력과 같은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언스쿨링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학교 교육이 한계에 직면한 지금,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는 필수적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임시방편적인 개혁에 의존할 수 없다. 대신 언스쿨링의 철학과 방법을 과감하게 수용하고 이를 학교교육 시스템에 통합해야 한다. 학습자가 운전석에 앉을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인류는 수천 년간 달의 전면만 바라보며 살아온 인류는 달의 후면도 전면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탐사 결과 달의 뒷면은 전면과 다른 독특한 지형과 자원이 발견되어 많은 이들이 놀랐다. 이제 사람들은 수천 년간 지속된 무지와 오류에서 벗어나 달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교육에 대해서도 유사한 비유가 가능하다. 지난 160년간 사람들은 교육이 오직 학교에서만 이루어진다고 믿어 왔다. 국가는 언스쿨링을 불법과 열등교육으로 간주하며 금지했다. 그러나 이제 언스쿨링의 진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학교교육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언스쿨링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교육 방법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계와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을 재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관이 변화하고 있다.21세기가 시작되면서 주요 문제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현대 사회는 기존의 사고와 가치에 대한 근본 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사회와 과학 분야에서 급진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되고 있으며, 기계적 세계관이 유기적 세계관으로 전환되고 있다. AI는 교육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AI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스타일을 분석하여 최적의 경로를 제시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을 관리하며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가르치는 교육에서 아동 주도의 학습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AI 시대의 도래는 새로운 교육 구조와 학습 방식의 필요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는 기술과 인간 경험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지식과 학습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떤 교육을 선택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진행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진실을 말할 때가 되었다.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만, 교육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에 뒤처져 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세계와 선택이 존재하지만, 교육만은 예외다. 교육이 헤게모니적 개념 모델로 고착되고 교조화된 탓이다. 교육이 고착화되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며 미래에 대한 시야를 좁히게 된다. 기존의 틀에 갇힌 교육은 다양한 개인의 필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로봇 인간을 양성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 이제는 이러한 고착화를 무너뜨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동안 교육 개혁을 위한 많은 노력과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아이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정신 건강 문제는 심각해지며, 청소년 자살률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부모들은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도박 게임'에 빠져 아이들의 꿈과 행복을 무시하고, 정부는 실질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여론을 호도하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과연 아이들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아이들을 기계 부품처럼 여기는 기계적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산업화 시대의 산물로 현대 사회와 맞지 않다. 교육 혁신은 과거의 기계적 패러다임으로는 불가능하며, 아이들은 시스템의 원료가 아닌 세상을 바꾸기 위해 성장할 수 있는 존재다. 이러한 진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에 눈을 돌려야 한다. 언스쿨링은 유기적 세계관에 기반한다.교육 혁신은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중시하는 유기적 세계관에서 찾아야 한다. 이는 기계적 세계관과 달리 인간과 자연, 사회의 상호연결성을 강조하며, 전인적 발달, 자기 주도 학습, 지속 가능한 교육을 지향한다. 이러한 교육 철학은 아이들이 균형 잡힌 인격을 갖추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돕는다. 홈즈의 유토피아 아동의 은유를 빌리면, "언스쿨링 아이는 살아 있고, 깨어 있으며, 자신의 방식으로 활동할 수 있다. 언스쿨링 아이의 활동은 자기 자신의 활동이며 자신 안에서 솟아나는 샘물과 같다. 학교 아이와 달리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 그는 수동적인 순종의 무력감 속에서 성인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주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대처한다. 그는 무언가가 나타나기를 관성적으로 기다리는 대신 어려움에 맞서 싸운다. 그의 주도성은 지성과 함께 발전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게 된다." 유기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언스쿨링은 전통적인 교육 규범에 도전하며, 아이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믿는다. 이는 구조화된 커리큘럼에 의존하지 않고, "진정한 학습자 중심 접근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책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 책은 학교 교육에서 언스쿨링으로의 전환을 고민하는 독자들과 교육에 관심 있는 시민, 교육자, 정책 입안자들을 위한 첫걸음이다. 학교 교육의 한계를 성찰하고, 언스쿨링이 미래 교육에 가져올 잠재력을 탐구하며, AI 시대에 적합한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언스쿨링의 개념, 철학, 역사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실천을 원하는 부모를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또한 언스쿨링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하여, 언스쿨링이 주류 교육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둘째, 언스쿨링 접근 방식이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 탐색하고, 현대 사회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논의한다. 셋째, 언스쿨링으로의 전환을 통해 미래 세대가 변화하는 세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확장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널리 공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넷째, 교육자들이 언스쿨링 교육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전략과 방법을 제시한다. 다섯째, 부모와 교육자, 정책 결정자에게 언스쿨링 교육을 통한 혁신 가능성을 제안하며,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 환경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스쿨링을 효과적인 교육 대안으로 제시하고, 아동 중심의 개별화된 학습 접근법을 수용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언스쿨링은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새로운 "언스쿨링 교육학 (unschooling pedagogy)"으로 튼튼한 뿌리를 내려, 교육 혁신과 정책에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다. 미래 교육은 현재 교육 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하고, 창의적이며 유연한 교육 방식을 도입하려는 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 기존 체제를 무너뜨릴아이디어와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자유와 기쁨이 넘치는언스쿨링의 세계에 뛰어들 준비가 된 사람들! 이것이 혁명으로 들린다면, 아마도 그때가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이 많은 이에게 언스쿨링의 길로 나아가는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출판하는 데 도움을 주신 사랑하는 제자들께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황기우 저자 약력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사회학을 공부하고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일한 적이 있다. 총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현재는 한국 언스쿨링 연 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주요 저역서에는 「언스쿨링」, 「언스쿨링의 비밀」, 「Gen Z 100년 교육, 언스쿨링이 온다」, 「야성과 자유의 부름』, 「교육의 오류」, 「교사 리더십」, 「공교육의 미래」, 「교사의 권력」, 「21세기 교사의 역할」, 「영감을 주는 교사」, 「재외 한국 민족교육의 실태」, 「통합사회의 한국교육」등이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수업 중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한 분리와 교원의 제지권을 법제화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18일 통과시켰다. ‘수업방해학생지도법’으로 불리는 해당 법안은 국회 교육위원위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정성국·서지영 의원(국민의힘)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병합 심리한 대안이다. 학생이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 또는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경우 교원의 방어 및 보호를 위한 제지권을 부여하고, 이를 아동복지법에 의한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수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교육활동을 방해한 학생에 대해서는 일시 분리 및 개별학습과 가정학습이 가능하도록 법제화하고, 상담이 필요한 정서·행동 문제 학생에 대해 상담 제공, 치료 권고와 학습 지원 등의 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보호자에게는 협조 의무를 부과한다. 또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의 결격 사유를 조회할 수 있게 하고 조회 미동의 시 당연퇴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한국교총은 “교실 내 다수 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교원의 교육활동 방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이 있어도 이를 제지할 법적 권한이 약해 실질적인 제지와 분리 조치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로 인해 다수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 교원의 교육활동이 보호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지난해 무단으로 조퇴하려는 초등 3학년생을 막아선 교감이 뺨을 맞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교총은 “교원이 폭행당하거나 학생 간 싸움이 있어 이를 말리려다가 오히려 아동학대 신고나 민원으로 고통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활동 중 긴급한 경우 학생의 행위에 대한 제지, 학생 치료 권고 및 지원 등은 교육 현장의 안정성 확보와 학생·교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수업방해학생지도법’이 하루빨리 학교 현장에서 시행되도록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요구했다. 교총은 “교실에서 교사 홀로 정서 행동 위기 학생을 감당하게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법률을 조속히 마련해 줘야 한다”면서 “이번 개정안이 2학기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에 조속한 법안 심사 및 본회의 통과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총 등 교원 5단체는 ‘수업방해학생지도법 및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해 왔다. 특히 교총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의 조속한 제정 등을 포함한 교권 보호 입법 및 교원 처우개선을 위한 전국 교원 청원 서명운동을 전해하고 교원 6만1479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대통령실과 국회, 교육부에 전달한 바 있다.
교육부는 학생 사생활 보호,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해2026년 국립대 임대형 민자사업(BTL) 기숙사 신축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민간자본을 활용해 대학 기숙사를 신축·리모델링 하는 BTL 기숙사 신축은2005년부터 시작돼 총 76개가 운영되고 있다.현재 17개 사업이 추가돼 고시, 또는 공사진행 중인 상황이다. 2026년 사업은 BTL 기숙사 신축·리모델링을 희망하는 10개 대학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와 적격·타당성 검토 후, ‘시설사업 및 안전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오는 5월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특히 2026년부터는 기숙사 규모를 결정하는 학생 1인당 기준 면적을 기존 18㎡에서 22㎡로 확대한다. 또한 학생 사생활 보장을 위해 모든 실을 개인침실로 구성하고, 생활관에 학습공간·세탁실·편의점·택배보관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등을 개선 방침으로 내놨다. 박성민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기숙사 공급 확대를 넘어, 학생들에게 사생활 보호와 편의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주거비 부담 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지정한 글로컬대학 제2기 10개(17개교)에 대한 혁신지원에 나선다. 교육부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원광대-원광보건대와 ‘2025년 제1차 글로컬대학 혁신지원 토론회’(사진)를 개최했다. 이를 시작으로 제2기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 학교들과 순차적으로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교육부는 대학 측의 규제혁신 과제에 대해 검토한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해결 전략에 대해 모색했다. 규제혁신 방식으로는 관계법령 및 지침 등 개정, 지방대학육성법상 규제특례를 받을 수 있는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 활용 등 대안을 논의했다. 원광대-원광보건대는 생명산업 중심으로 특성화하고 ‘지산학연병(지자체-산업체-대학-연구소-병원)’ 협력 지구(클러스터) 모델을 구축해 지역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모델을 수립·추진 중이다. 두 대학은 2026년 통합대학을 출범해 대학 내 생명산업 관련 학과들을 생명융합대학(의생명‧농생명‧생명서비스)으로 재편하고, 생명산업 융합 인재 육성과 함께 관련기업 유치‧성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비수도권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3년부터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를 추진해 2023년과 2024년 각 10개씩 총 20개(31개교)를 지정·운영 중이다.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되면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받는다. 혁신지원 토론회는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의 조속한 성과를 위해 대학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난점을 교육부와 대학이 함께 해결하고자 지난해부터 개최했다. 지난해 2023년 제1기로 지정된 대학을 대상으로 3차례 혁신지원 토론회를 거쳐 도출한제도개선 내용은대학 통합을 지원하기 위한 관계 법령 개정 추진, 국립대 부총장 등 주요보직에 대한 외부 인사 임용 허용, 겸·초빙교원에 대한 정년 완화 및 공개 채용 절차 예외 적용 등이다. 최은희 인재정책실장은 “글로컬대학 혁신지원 토론회는 교육부와 글로컬 대학이 함께 혁신의 어려운 점을 해소해 나가는 문제해결형 거버넌스”라며 “각 글로컬 대학에 대한 맞춤형 규제개혁 등을 통해 성과가 조기에 창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총이 사립학교 교육여건 개선에 적극 나선다. 교총은 ‘2025년 한국교총 사립교육위원회’를 구성하고, 24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1차 회의를 가졌다. 이번에 설치된 위원회에는 전국 사립교원 30여 명이 참여했으며, 엄정임 서울 대진여고 교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회의에서는 공·사립학교간, 사립학교간 인사교육 관련 법제 개정 방안, 사립교원 차별 해소 과제 등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교총은 사립교의 과원 및 상치교사 해소를 위해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사립학교간 경력직 교사 교류, 공·사립간 파견 관련 규정 신설 등을 제안했다. 사립교 교원 수급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사립교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차별 해소 방안으로는 사립교 교장 임기종료 기준을 학기말로 동일하게 적용, 사립 특수목적고 교원 명예퇴직수당 보조금 지원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외에도 사립교육 지원 및 교총 회세확장 방안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엄정임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사립학교가 당면한 어려움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교육당국에 전하기 위한 뜻깊은 자리가 마련돼 감사하다”며 “우리 위원회가 학교 현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토론과 연구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강주호 회장은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현장에 있으면서 사립교의 차별을 직접 경험한 바가 있다”며 “사립학교의 어려움을 발굴하고, 현실성 있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위원님들의 의견을 모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21일 경남 진주시와 진주 K-기업가정신 확산과 경제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강주호 교총회장(사진 오른쪽), 조규일 진주시장을 비롯해 관계자 30여 명이 함께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진주 K-기업가정신 확산 ▲진주 K-기업가정신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 및 콘텐츠 발굴 ▲경제교육 활성화 ▲창의적 교육환경 조성 및 미래 인재 양성 등이다. 조규일 시장은 “인간 존중과 공동체 가치를 중시하는 진주 K-기업가정신 교육은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꿈꾸고 도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교총과의 협약이 진주 K-기업가정신을 확산하는 전환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강주호 회장은 “기업가정신은 단순한 경영교육을 넘어 문제 해결력과 혁신적 사고를 키우는 중요한 교육”이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교원 전문성 개발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공동개발해 현장 교원들의 경제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도 실질적인 기업가정신 함양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총(회장 강주호)이 ‘교사의 의사에 반하고 불명확한 면책요건으로 교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현장체험학습은 금지할 것’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서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교장단에 전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지난 11일 춘천지방법원이 현장체험학습 인솔교사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대에 따른 후속조치 차원이다. 앞서 춘천지방법원은 인솔교사에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교총이 교육부에 전달한 요구서에는 “교원들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정비해 줄 것”과 “제도 정비 전까지 교원의 의사를 무시한 현장체험학습이 진행되지 않도록 시‧도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안내해 줄 것”을 요청하는내용이 담겼다. 또, 시‧도교육청에는 ‘현장체험학습 안전관리 조례 정비’를 요구하는 한편 올해 6월 시행 예정인 개정 학교안전법 시행을 앞두고 “시행 이전이라도 안전 보장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한국초등교장협의회 등 교장단에는 “현장체험학습 관련 안전사고 발생 시 관리자의 책임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인솔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교원의 의사에 반하는 현장체험학습이 추진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전달했다. 교총은 “강원 인솔교사를 끝까지 지원, 보호하고 학생 안전과 교사 보호를 담보하지 못하는 현장체험학습의 강제 시행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가 학생 가르치는 교사인지, 행정실 직원인지 헷갈린다.” 이는 오래 전에 필자 자신과 주위의 교원들이 자주 하던 말이다. 지금까지도 ‘교원 행정 업무 경감’이란 말은 우리의 학교와 교육계에 널리 그리고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약방의 감초처럼 흔히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교권 추락’과 ‘교사 때리기’가 성행함에 따라 “이럴 바에야 차라리 교육행정직으로 전환하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행정업무는 교원들을 옥죄는 주범으로 작용해왔다. 언제까지 교원들의 이런 관행과 실상이 계속되어야 할 것인가? 행정업무 완전 불리는 불가능한가? 아니면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것인가? 일찍이 20세기 최고의 천재 과학자라 불리던 아인슈타인은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유발한 제도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시대는 지났어도 여전히 이에 강한 공감을 표하고자 한다. “사람이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시스템이 문제다”라는 말도 이와 아주 유사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 땅의 교원들이 오랫동안 간절히 원했고 틈만 나면 감축을 주장하던 행정업무는 교사의 교육활동과 더불어 학교의 두 개의 핵심 축으로 정착한지 오래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위기로 불가피하게 새로 생긴 행정업무까지 더해져 교원들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요, ‘혹이 하나 더 붙은 셈’이 되었다. “지난 30년간 행정업무 경감을 추진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 이제는 경감이 아니라 분리가 정답이다.” 이는 최근 역대 첫 30대 최연소로 당선된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그는 “학생과 학부모는 행정업무에 매몰된 교사가 아니라 교육과 연구, 생활지도에 전념하는 교사를 원한다”며 이 같은 말을 했다. 이제는 예전과 다르게 ‘행정업무 완전 분리’라는 화두가 교육계를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학교 현장은 부서에 따라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행정업무 처리를 요구하는 정형화된 업무가 존재한다. 학교에서는 매년 초에 수업과 함께 이와 같은 행정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비담임 교사와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를 주로 담당하는 담임교사로 구별하여 교내 인사 발령과 업무분장을 한다. 이 때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생,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담임교사로서의 많은 고충과 애로에도 불구하고 차라리 담임을 맡겠다고 자원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만큼 행정업무는 교사의 기피 사항으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아 왔다. 그렇다면 행정업무의 무엇이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인가? 현재 교사들은 교육의 본질인 수업, 생활지도, 상담 외에 채용, 품의 계약, 구매 정산, 시설 안전, 환경 위생 등등 온갖 행정업무를 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의 교원은 주당 행정업무 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 핀란드 등 교육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가장 간단한 비교만으로도 우리가 과연 타 선진국들처럼 교육에서도 선진국 진입이 가능한가 묻고자 한다. 한때 국내의 명문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 대상의 온라인 프로그램 강의에서 “대한민국 교원이 담당하고 있는 각종 행정업무(잡무)는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불법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수 당시 다소 충격적인 사실로 다가왔던 것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배부른 소리’라고 일축하기에는 교원의 행정업무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가 된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행정업무를 많이 담당할수록 교원능력평가와 성과급에서 매우 유리한 현실이다. 이는 교사가 교육의 본질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주범이다. 교원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런 불법을 수용하며 스스로 교육 정의 실현에 걸림돌이 된다는 자조 섞인 한탄을 언제쯤 불식시킬 것인가? 교육개혁에 미련이 많은 것이 현 정부다. 이제는 제도의 변두리만 건드리거나 외곽에서 빙빙 도는 각종 정책으로 일관하는 교육개혁보다는 법정 교원 정원 확보 및 행정업무 분리 같은 현장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과감하게 나설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수도 똑같이 줄여야 한다는 단순 숫자 놀음은 학교 현장을 잘 모르는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과감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학부모의 과도한 갑질, 민원, 아동 학대 소송전으로 인한 학교의 사법화에 못지않은 이 땅의 해결해야 할 시급한 교육문제이다. 이와 병행하여 교육계의 가장 으뜸이자 오랜 숙원인 교원 행정업무 경감은 이참에 진정한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서두에서 교총 회장이 선포한 ‘행정업무 완전 분리’쪽으로 과감하게 실행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그런 후에 정부와 다수의 국민이 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것이라 주장하는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이를 대체해서 보다 효능감을 높일 수 있도록 교원의 책무성 강화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감사원은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사교육업체로부터 5000만 원 이상의 고액 수취 교원의 문항 거래 행위를 중점 점검한 결과 교원 249명이 재산상 이득을 취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감사원은 지난 2023년 교원과 사교육업체 간 문항 거래 등의 문제가 지속 제기됨에 따라 공교육의 신뢰성 회복 및 교원의 복무 기강 확립 차원에서 3개월간 진행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 결과 249명의 교원이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사교육업체와의 문항 거래를 통해 212억9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가공무원법, 사립학교법,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된다. 이 중 29명에 대해서는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해 징계요구 등을, 나머지 220명에 대해서는 교육부에 적정 조치할 것을 각각 통보했다. 결과 통보를 받은 교육부 관계자는 “관련자 조치는 관계 기관과 협의해 추진 예정”이라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고, 제도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감사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과정에서 사설 모의고사와의 중복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데 이어, 이에 대한 이의신청을 부당하게 처리한 사실도 공개했다. 교육과정, 적정 난이도 등을 준수하지 않은 문항 출제 사례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평가원에 이의신청 등을 부당 처리한 관련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도록 문책 요구와 함께, 향후 수능 출제 업무 철저히 하도록 주의 요구를 통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