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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학습 챙기고 수업준비 전념 학생 일일이 전화 돌려 건강 체크 묵묵히 일했는데…허탈 넘어 ‘분노’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아침 출근 후 1~2시간 공문처리, 가정통신문 보내고 회신받기 2시간, 온라인 학습터에 주요과목 단원별로 학습지 올리고 평가지 만들기 2시간, 학생들 온라인 학습 이수 여부 체크 및 피드백, 수업준비와 회의, 교육과정 연구모임 이후 돌봄 당번으로 7시까지 초과근무….’ 개학 연기로 비상근무 중인 서울의 한 초등학교 담임 A교사의 하루 일과다. 교육청에서는 2~3일 간격으로 출근하라고 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주 상황이 바뀌면서 교육과정 수정, 현장학습 일정 수정 등 각종 회의가 늘어나 그는 지난주에 하루 빼고 모두 출근을 했다. 3차 개학 연기가 발표된 17일에는 재택근무 일정을 모두 출근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 진행은 똑같다. EVPN에 접속해 공문을 처리하고 학적 정리, 아동명부 정리부터 수업준비까지 마치려면 집에서도 하루종일 바쁘다. 서울의 한 중학교 B교사는 이런 업무에 더해 매일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화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학원에 갔는지 등을 묻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22명 중 5명만 전화를 받더라고요. 연락이 안 되면 문자를 남긴 후 시간을 맞춰 통화해요. 학원에 되도록 가지 말고 마스크 꼭 쓰고 다니라고 당부하고, 온라인 학습자료 이용방법 등을 안내하는데 학부모님들은 걱정이 많고 묻는 것도 많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꽤 걸립니다.” 고3 담임들도 비상이다. 입시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지만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보지 못해 데이터도 없고 진학면담을 통한 입시 디자인도 할 수 없다는 것. 여름방학이 짧아지면서 생기부 작성 시간이 부족해지는 것도 큰 걱정이다. 당장 학생들을 만날 수 없어 유선으로 틈틈이 학생상담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게 고3 담임들의 설명이다. 일반 교사들 뿐만 아니라 부장교사들의 일과는 더 고되다. 벌써 3번째 개학 연기가 반복되면서 학사일정과 교육과정 등을 다시 짜고 고치는 일에 매달려 있다. 인천 C중 D부장교사는 “개학 2주 미루면 기존 일정도 2주 미루면 그만인 게 아니라 입시일정이나 내신산정, 시수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했던 교사들은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사를 지칭해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고 발언한 것을 보고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A교사는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이 우리를 외면하고 있고 현장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수장도 몰라주는데 누가 알아줄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었고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한탄했다. B교사는 “다음 교육감은 학교 현장을 겪어보고 잘 아는 분이 선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루종일 했다”며 “기존에도 교사들에 대해 안 좋은 여론이 생길 때마다 상처받았는데 이번 일로 교육감이 확인사살을 한 것 같아 많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교육감의 이분법적 논리와 편가르기로 가뜩이나 힘든 교육현장에 분란만 일으켰다는 비판도 따른다. 경기 E초 F교사는 “선과 악을 만들고 악을 지탄하면서 선을 챙겨주는 프레임으로 여론을 움직이는 전형적 정치 때문에 교사들이 일도 안하고 월급을 받는 악역을 담당해야 했다”며 “앞으로는 정치보다는 진정성 있게 교육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힘을 싣고 표를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D교사는 “교육의 핵심 주체인 교사들에 대해 일하지 않고 월급을 받는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교육감 자격을 잃은 것”이라며 “그런 생각을 가진 교육 수장의 명을 앞으로 교사들이 신뢰를 갖고 따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원은커녕 교직사회 편가르기 코로나 대응에 힘 쏟는데 ‘허탈’ 교총 대표단, 교육청 항의 방문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확답 촉구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사들에게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고 실언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조 교육감은 사과했지만 교총 사무국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교총은 성명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에 항의 방문해 조 교육감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15일 조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개학 연기에 의견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고 댓글에서 “사실 학교에는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는 표현을 썼다. 문제는 이 글이 전자는 교사, 후자는 교육공무직을 지칭한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교사들의 공분을 샀다. 교사를 일 안 하고도 월급 받는 부류로 비하했다는 것이다. 교총 사무국에는 조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전화가 쏟아지는 등 학교 현장은 서울을 넘어 전국적인 공분에 휩싸였다.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특히 ‘교육감의 해명을 청원한다’는 글에는 18일 기준 1만7000여 명이 동의했으며 조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만여 명의 동의했다. 또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는 18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교육감을 명예훼손죄 및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했다. 반발이 커지자 조 교육감은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남긴데 이어 16일에는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된 ‘코로나19 관련 긴급 추경 편성안’ 기자회견 도중 재차 사과했다. 그는 “어려운 학교 환경 가운데 교육을 넘어 안전과 건강, 돌봄까지 책임지고 개인적인 희생까지 감수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선생님들이기에 제 실수가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며 “불필요한 댓글 논란을 만들어 죄송하고 상처받으신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과 서울교총 대표단은 16일 서울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해 페이스북 사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교총 대표단은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한만중 비서실장을 만나 ‘한국교총-서울교총 조희연 교육감 공식사과 촉구서’를 전달하고 조 교육감이 한시라도 빨리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섭 한국교총 사무총장은 “선생님들의 사기를 높여주지는 못할망정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 운운하며 교직사회를 편 가르기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해명을 덧붙이거나 다른 발표에 묻어 넘길 것이 아니라 이번 사안 단독으로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성난 교원들의 마음을 풀 수 있다”며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조 교육감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고 조직적 역량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석 교권복지본부장도 “이번 일의 발단은 교직사회의 현실과 애환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침을 내리기 전에 먼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의견을 좀 더 적극적으로 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교총은 당초 조희연 교육감을 직접 만나 항의서를 전달할 계획이었으나 조 교육감이 다른 일정으로 자리를 비워 한만중 비서실장에게 대신 전달했다. 한 비서실장은 “시간강사나 방과후강사, 교육공무직 분들에 대한 처우와 생계문제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교직사회에 대해 섬세하게 고민하지 못한 것은 분명 잘못”이라면서 “단순 해명이나 사과로 진정되리라고 생각하지 않고 공식성을 띈 사과와 그 이후의 조치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코로나19’가 전국에 퍼진 가운데, 교육 당국과 교원들은 연기된 개학에 맞춰 학생들의 불편을 줄이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개학 연기는 전례 없는 일이기에 현장에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당국은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신속하고도 합리적인 지침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계속해서 바뀌는 지침과 복무상황에 교사들은 우왕좌왕했다. 수업자료 활용도 안 하는데 각 시·도교육청은 개학을 3주 미룬 상황에서 학생 수업 손실이 생기지 않게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에게 학습 관련 피드백을 제공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긴급 예산도 편성했다. 개학이 늦춰지면 방학도 같이 늦춰지고, 수업일수는 거의 변함이 없는데 교사들은 어느 부분이 수업 손실인지, 또 무엇을 수업해야 하는지 의아했다. 개학이 늦어지면 학습 진도가 중간부터 나가는지 묻는 민원이 있었지만, 학교의 대답은 진도는 처음부터 나갈 것이고 수업일수도 유지된다는 것이었다. 교육청 공문에 첨부된 연수 자료는 유튜브 라이브, 카카오 라이브 톡, 구글 클래스룸과 같은 온라인 수업 플랫폼들이었다. 교사와 학생이 온라인으로 접속해 교사가 카메라를 통해 수업자료를 보여주면 학생들은 집에서 화면을 보면서 공부하는 장면이 나왔다. 연수 자료에서는 이런 방식의 수업이 교사의 역량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처럼 묘사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먼저 온라인 수업이 가능한 과목이 한정적이다. 국어, 사회, 영어와 같은 과목은 미미하게나마 가능성이 있겠지만 미술, 체육과 같은 실기 위주의 과목은 온라인 대체가 불가능하다. 다음으로 라이브 수업은 모든 학생이 똑같은 시간에 온라인에 접속해야 하는데 여러 가정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원터치 수업과 EBS 자료를 올려뒀으니 가정에서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공지해도 대부분 활용하지 않는다. 결국 온라인 수업은 인터넷 강의 혹은 과제를 온라인으로 탑재하는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현장 교사와 충분한 소통 없이 긴급하게 내린 조치라는 비판도 거세다.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이른 시일 내에 온라인 수업 연수를 듣고, 그다음 주에 바로 시범 수업을 하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해당 공문을 확인조차 못 한 교사가 다수다. 소통 없다면 실효성도 없어 교사들은 재난 상황에서 어느 정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일방적이고 무리한 지침은 교사들을 혼란에 빠트릴 뿐이다. 온라인 수업이 원활히 이뤄질 상황인지 교사, 학부모와 먼저 소통했어야 한다. 또 어떤 장비나 도움이 필요한지 충분히 논의한 후에 지침을 내렸어야 한다. 긴급한 상황이지만 EBS와도 미리 상의한 교육부가 현장 교사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점은 비판받을 일이다. 아울러 전국적인 휴업을 했다면 학부모에게는 수업일수 관련 안내를 해야 했다. 허울 좋은 ‘온라인 수업을 통한 수업 손실 최소화’라는 말에는 어떤 과목을, 어떤 시간에, 어떻게 학생 모두를 학습시킬지에 대한 얘기는 빠졌다. 이른 시일 내에 시행하라는 말뿐이다. 늘어나는 휴업 기간에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실효성이 없는 지침을 내린 것은 아닌지 교육 당국은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2016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둑 대국이 있었다. 이세돌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으로, 결과는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그 이후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을 급변시키는 인공지능의 활약과 발전이 기대보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는 두려움이 기회가 된다. 교육부에서도 인공지능 기초 원리를 가르치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거점형 일반고 34개교를 선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보여주기식 장비 구매 안 돼 거점형 일반고로 선정되면 첫해 학교당 1억 원의 예산지원과 향후 3년 동안 매년 5000만 원씩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왜 인공지능 관련 내용을 전체 교과 수업의 15% 내외까지 확대하면서 시행하려는 것인가? 예산 지원이 끝났을 때 현장의 모습은 상상해 봤는가? 우선, 현재의 대한민국 교육과정에는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교육이 급증하고 있다. 일반교과 시수보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가 증가하는 것이 나쁘다고만 할 수 없지만, 성적으로 진학하는 현실 속에서 지나친 이상주의에 빠지지는 않는지 걱정이 앞선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교육과정을 바꿔가면서까지 창의적이고 다양한 인재를 육성한다면서 입시는 시험에 의존하는 정책으로 운영하는 것은 모순이다. 다음으로 예산 지원을 보여주기식으로 소모해서는 절대 안 된다. ICT 활용 교육, 교단 선진화 등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정책들이 현재 어떤 모습인지 살펴봐야 한다. 비싼 장비들은 손때가 묻기도 전에 창고에 들어가 있거나 폐기된 실정이다. 예산 투입은 필요하지만, 인공지능 교육에 필요한 기초, 기본 소양 교육에 집중해서 인공지능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질을 생각하며 정책을 추진해야지 당장 보여주기식으로 장비, 물품, 공간을 구성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미래교육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 해소와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나친 규제로 현장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면서 미래 기술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무분별한 규제는 새장 속의 새를 만들 뿐 세상 밖으로 나와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가게 할 수 없다. 아직 무선 인터넷도 맘껏 사용 못 하는 환경이라니 IT 강국이라는 말이 옛말 같다. 보텀업으로 접근해야 안착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구상과 집행에서 현장과 활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향식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고 정책을 구현할 현장에서 반감만 생길 수 있다. 활발하고 치열한 논의 과정 없이 만들어 놓고 시행하라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하는 인공지능 교육은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 있다.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꼭 필요한 정책임은 틀림없다. 조금 늦더라도 현장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보텀업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자연스럽게 현장에 안착할 수 있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정책결정자들의 실적 만들기가 아닌 현장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 미래 세대를 양성하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 섣부른 정책 결정과 시행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생각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100년이 걸리더라도.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일각에서 최근 헌법재판소의 ‘페이스북’ 선거운동 사건에 대한 기소유예처분 취소 결정을 근무 시간 외 선거운동을 허용한 것으로 호도하고 있어 총선을 앞두고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헌재는 지난달 27일 교사가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용산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이었던 김모 예비후보가 거짓말을 한다’는 내용의 글과 동영상을 공유한 행위에 대해 내려진 기소유예처분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취소하는 결정을 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교사의 SNS상 정치적 의사 표현을 허용했다’, ‘교원의 정치 중립 의무는 근무시간 내에 한정된다’ 등의 해석이 유포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결정 이유는 단순한 게시물 공유만으로 선거운동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원의 정치 중립 의무 또는 정치적 의사 표현 보장이나 확대에 대한 해석은 없다. 헌재는 결정문을 통해 "SNS 개인 계정에 타인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경우, 그 행위만으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난 것으로 단정할 수 없고, SNS에 게시한 전체 게시물의 비중, 이전에도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한 사실이 있는지, 선거일에 임박해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공유하였다는 등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난 행위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회성으로 타인의 게시글을 그대로 옮겨온 행위만으로는 특정 후보의 낙선이나 당선을 목적으로 한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이지, 교사의 SNS상 단순한 정치적 의사 표현까지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는 아니다. 실제로 2016년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 이후 SNS상 선거운동을 이유로 교원에 대해 기소 유예, 선고 유예, 벌금형 등을 판결한 사례가 다수 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코로나19에 대한 교육 당국의 비합리적인 복무 지침에 현장 교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개학 연기가 발표된 이후 서울·경기·부산을 비롯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복무 방침을 안내하면서 2∼3일에 1일 이상 출근하는 순환 근무 또는 20∼30% 학교 근무조 편성 등을 명령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에서 전원 출근을 지시하기도 했다. 순환 근무 방침을 내린 시·도교육청들은 "주 1회 이상 출근하지 않을 경우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위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원격근무를 할 경우 ‘최소 1주일에 1일은 사무실에 출근하여 대면업무 처리’로 단서가 달려 있기는 하지만 이 조항을 적용할 필요가 없도록 이미 조치가 취해진 상태였다. 현장의 여론을 수렴한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은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예규 개정과 교원의 재택근무 시 의무적 출근 규정 적용을 제외해달라는 긴급 건의를 하자, 인사혁신처에서는 지난달 26일 시행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공무원복무관리지침(4차 추가사항 포함) 통보’ 공문에 이미 주 1회 출근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안내했다는 답변을 한 것이다. 교육부 역시 교육공무원에 대한 재택근무 관련 복무관리 지침을 안내할 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에는 재택근무 기간 동안 근무장소로 출근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교총은 "예규를 경직적으로 적용할 경우 각급 학교를 통해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면서 "규정을 감염병 확산 등의 사유로 출근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 주5일 모두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규정 양식이라는 이유로 현실 상황과 괴리된 보안서약서를 요구한 것도 현장의 반발을 샀다. 경기도교육청은 6일 ‘주택근무 보안서약서’ 작성을 요구하면서 △근무장소 가족 포함 외부인 출입 금지 △카메라 등 촬영장치 반입금지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해당 시·도교육청들은 다시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를 근거로 내세웠다. 교육청 주장대로 이는 예규에서 제시한 서약서 양식의 두 번째, 세 번째 항목의 내용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이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전화를 상시 이용하고 있고 노트북 역시 카메라가 내장된 경우가 많은 상황을 생각하면 비현실적이다. 또 대부분 방 2∼3개 있는 가정에서 사는 교사의 경우 가족과 완벽한 격리를 한다는 것도 과도하다는 것이 현장 교원들의 의견이다. 각 시·도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은 교육청에 거센 항의를 했다. 결국 부산시교육청의 경우 주말 동안 혼란을 겪고 나서 9일 오전 보안서약서 양식을 원격업무지원서비스(EVPN) 서약서로 대체하기로 했다. △해당 서약서는 인증 관련 정보·매체 유출 금지 △문서 활용·유출 금지 △소프트웨어의 업무목적 사용과 보안 유지 △기타 보안사항 준수 등으로 간소화돼 있다. 뒤이어 이날 오후 경기도교육청도 EVPN 서약서로 대체하기로 했다. 당초 보안서약서를 고집하던 전북도교육청도 10일 오전 EVPN 서약서로 대체하는 내용의 공문을 관내 학교에 보냈다. 울산시교육청도 대세에 따라 EVPN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등 다수 시·도교육청은 재택근무 보안서약서를 처음부터 evpn 서약서로 대체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사실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주말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교사 비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교사를 지원해야 하는 서울 교육의 수장이 교사를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집단으로 매도했기 때문이다. 수백 개의 댓글과 항의 전화에 결국 하루 지나 사과문 아닌 사과문을 올리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교사가 방학이라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교육감의 인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진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을 봤기 때문일 것이리라. 기자도 학교 현장을 드나들면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사람들을 종종 본 기억이 난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는 입지전적 인물이어서 2억 원의 뇌물을 주고도 버젓이 시교육청에 있는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고 월급을 받았다. 임용을 통해 직에 입문한 공립교사였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교실 구석에 노인 단돈 3만 원짜리 케이크를 늦게 돌려주기만 해도 징계를 받는 것이 교사의 현실이니까. 그러나 그 인물은 버젓이 직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그 잘난 ‘월급’을 받았다. 그렇다고 열심히 일한 것도 아니다. 아니, 사실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형편이었다. 구속수감이 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구속수감이 된 상태에서도 그는 직을 유지했다. 권력은 물론이요 ‘월급’도 챙겼다. 대법원 유죄 판결이 나기 전까지 1, 2심 전부 유죄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교사였다면 검찰 기소 단계에서 이미 징계를 받았을 것이다.무죄 추정의 원칙? ‘행정벌과 형사벌은 별개’라는 논리로 직위 해제와 징계는 바로 시작됐을 것이고, 1심 유죄 이후에 징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을 것이다. ‘억울하면 무죄 받고 나서 소청 심사를 내라’는 말과 함께. 그는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직에서 물러났지만,놀랍게도 퇴직하고도조희연 교육감에게 월급을 받는 모양이다. ‘선거사범’인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단체가 시교육청의 ‘선거교육’ 관급 사업을 맡겼으니 사실상 시교육청 예산으로 월급을 챙겨주는 꼴이 아니겠는가. 조희연 교육감이 살뜰히도 챙겨줬다. 그렇다, 조희연의 전임 진보 교육감 곽노현 전 교육감의 얘기다. 선출직 교육감만큼이나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사람이 교육계에 있을까 싶다. 곽 전 교육감만이 아니다. 그동안 감옥을 드나들면서도 대법원의 유죄 판결 전까지 직을 유지한 교육감은 한둘이 아니다. 감옥에 가서도, 퇴직하고서도 월급을 챙겨 받는 ‘감님’들에게과연 교사를 폄하할 자격이 있을까.
남녘의 봄꽃은 처연하게 아름답습니다. 희고 붉은 매화 꽃잎은 하롱하롱 지고 있고, 붉은 동백은 붉은 꽃송이가 뚝뚝 떨어져 내립니다. 봄꽃이 무수히 피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마음밭에 새싹조차 내밀지 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합니다.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시절입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은 절기로는 분명 봄이지만 봄 같지 않은 추운 날씨가 이어질 때 쓰입니다. 좋은 시절이 왔어도 상황이나 마음이 아직 여의치 못하다는 의미로 지금의 상황에 잘 어울립니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시 〈소군원昭君怨〉은 전한시대의 미인 왕소군을 소재로 지었다고 합니다. 왕소군은 한(漢)나라 원제(元帝) 때의 궁녀로 절세의 미녀였다고 합니다. 원제는 후궁들이 많아 일일이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모연수(毛延壽)라는 궁중화가에게 후궁들의 초상화를 그려 바치도록 하여 마음에 드는 후궁을 낙점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후궁들은 뇌물을 주면서 잘 그려주도록 간청하였는데, 왕소군만은 뇌물을 주지 않아, 모연수는 그녀의 얼굴을 매우 추하게 그려 바쳤으므로, 황제는 왕소군을 곁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흉노족의 왕 호한야(胡韓耶)가 한나라궁중의 여인을 왕비로 달라고 원하자, 황제는 추녀로 잘못 알고 있던 왕소군을 그에게 주기로 한답니다. 왕소군이 흉노로 떠나는 날, 처음 왕소군을 실제 보게 된 황제는 격노하여 모연수를 죽여버립니다. 졸지에 말도 통하지 않는 흉노에게 시집을 가게 된 재주와 미모가 출중한 여인 왕소군은 가는 길에 서글픈 심정을 금에 담아 연주하였는데 구 처연한 아름다운 모습에 날아가던 기러기가 날개짓하는 것을 잊고 떨어졌다고 하여 '낙안(落雁)'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고 합니다. 胡地無花草 (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自然衣帶緩 (자연의대완) 몸이 야위어 허리띠가 느슨해지니 非是爲腰身 (비시위요신) 이는 가느다란 허리 때문만은 아니라네. 우리나라 숲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신갈나무가 새로운 숲의 주인으로 자라는 이야기를 다룬 『신갈나무 투쟁기』는 봄이 왔지만 봄같지 않은 시기에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은 철저하게 나무의 관점에서 쓰여져 있습니다. 살떨리는 삶의 현장과 치열한 숲의 투쟁사를 중심으로 나무의 일생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몸의 일부는 그 무지한 놈들에게 자선해야만 했다. 베풀고 사는 생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누가 그런 말을 하는가. 나무에게 잉여란 얼마나 힘겨운 투쟁의 산물이던가. 남의 일에 그리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 남의 재산이라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낳은 위선이다. 그저 남의 일이니까 쉬운 말로 생태계 부양능력이라고 하는가. 먹고사는 곤충이 건강해야 새들이 건강하고 그래야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된다고 하던가. 나비가 날아드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무리는 또 누구인가. 한 마리의 나비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식물이 먹히고 또한 얼마나 많은 식물이 공포에 떨었던가. 차라리 건전한 생태계란 무수한 희생으로 이루어진다고 정확하게만 말해 주어도 나무에게는 위안이 될 것이다. p.235~236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다고 느끼지만, 봄숲은 나무와 풀들이 그들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며 새로운 계절 속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수한 봄꽃이 피었다 지는 것처럼 우리를 간섭하고 힘들게 하는 바이러스라는 존재도 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때까지 자연에 순응하는 신갈나무처럼 나를 갈무리하며 주변을 배려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모두 건강한 새봄되시기 바랍니다.^^ 『신갈나무 투쟁기』, 차윤정 진승훈 지음, 지성사, 2008(개정판)
뒤늦게 찾은공부할 권리 겨울나무들은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고 시원하게 서서 어두컴컴한산책 길을 반겨줍니다. 마치 거인들이 서서 맞아주는 듯한 이른 아침 풍경은 늘 나를 압도하곤 하지요. 나무로 태어난 숙명을 완벽하게 해내고 침묵으로 말을 하는 우람한 나무들이 지난 시간 여러 갈래로 뻗은 가지들을 자랑하며 묻습니다. 교사라는 옷을 벗고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일상 앞에 내가 드러낸 가지들이 너무 초라하지는 않은지 엄숙하게 묻고 있으니! 아침마다 숙제를 하듯 그 질문에 답할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이제 자유인으로살며 설레는 마음으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바로 '공부'임을 깨닫게 해준 책입니다. 저에게 '공부'는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해야 했던 숙제였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 물을 여유도 없이, 무조건 달려야했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니 공부하는 재미는 사치스러운 언어였습니다. 오직 그 길 밖에는 보이지 않았던 외길이었습니다. 일하기 위해, 돈을 벌어서 부모님을 부양하기 위해 운명처럼 받아든 그 길이 어느 새 41년 저 뒤로 긴 그림자를 새겨 놓았습니다. 이젠 아무도 나를 일터로 내몰지 않을 지점에서 진정한 공부를 시작할 생각으로 2020년을 시작하며 '공부할 권리'를 찾아 나설 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더 이상 선생의 길을 걷기 위해 공부를 의무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가볍습니다. 그래서인지 공부는 의무가 아닌 권리가 되는 순간,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작가 정여울의 첫 문장이 가슴에 꽂혀 읽게 된 책입니다. 납부금이 없어 중학교를 갈 수 없었던 그 서글픈 유년의 아픔을 꼭꼭 밟으며 새롭게 시작할 나의 공부 인생에 희망찬 지평을 열어준 작가에게 고마움도 전합니다. 작가 정여울은 이 책에서 그가 애독한 책을 매개로 자신의 문학적 취향을 꾸밈 없이 드러냅니다. 그가 읽은 책들을 찾아 읽으며 함께 공부의 길을 걸을 생각만으로도 기쁩니다. 책 속의 책들을 만나는 일은 새 친구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설레는 일입니다. 그가 신문에 연재하는 서평들을 꼭 읽어보는 편이라서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친숙한 이름입니다. 공부란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깨닫고 미래의 삶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공부에 대한 개념도 명쾌해서 좋습니다. 지금 나는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공부를 준비하고 있으니. 책 속에서 만나는 생각의 동지들 15세기 화학자이자 의학자인 파라켈수스는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모습대로 되고,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바로 그 사람이다." 라고 말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중학교에 갈 형편도 안 되는데 책을 붙들고 사는 나에게 계모님은 교과서를 내동댕이치며 소리치곤 하셨지만 내 가슴 속에는 늘 공부하는 내 모습을 그렸고 그대로 이루어졌으니 파라켈수스의 말은 진리에 가깝습니다. 아니, 진리입니다. 시대를 뛰어넘어생각이 같은 동지를 만나는 건 참으로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니 이제 다시 상상을 시작하렵니다. 세상의 책들을 최대한 많이 읽고 소화시킨 양념으로 내 생각을 버무려 김장 김치처럼사랑 받는글김치를 담고 싶습니다. 그것이 죽는 날까지 내가 하고 싶은 '공부할 권리'입니다. 책을 읽을 수 있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꿈을 꾸는 바로 지금이 최상의 순간입니다. 어쩌면 코로나19 때문에 두문불출하며 책과 더 친해졌으니, 어떤 상황에 처하든 어두움보다 빛을 찾으며 살고싶은 오랜습관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분명히 서평임에도 작가 정여울이 직접 쓴 책처럼 읽혀지는, 그의 손끝에서 잘 버무려진 김장 김치처럼 맛깔나는 표현들로 글맛을 돋게 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한 권의 책이, 한 문장이 주는 깊은 위로와 감동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꼭 그렇게 살기를 갈망하고 상상하는 중입니다. 카를 융뿐만 아니라 정신분석학자이자 발달심리학자인 에릭 에릭슨은, "중년이 되면 또 다른 생산성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기 삶을 더 부유하게 만드는 게 아니고 자기가 여태껏 쌓아온 축적된 지적 경험, 경험으로부터 쌓은 지혜, 보유한 물적 토대 이런 것들을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수할 것인가? 그 행위를 하지 않으면 중년의 삶은 아주 중요한 과제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자유인으로 사는 남은 인생은 배우고 익히고 공부한열매를 어떻게 나누어야 생산성을 높이는 겨울나무가 될 것인지 생각하며 살고 싶습니다. 작가 정여울이 소개한』 책 속의 일자천금 같은 문장을 소개하며 글을 닫습니다. 코로나19로 어두운 세상이지만 마음의 등불을 켜시고 오늘도 건강하시길!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으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가리라. 누가 가장 강한지는 두고 볼 일이다. 참다운 인간은 집단이 강요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 을 소개하며 이 글을 닫습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 불복종』에서 "현대인은 어디서나 감옥에 갇힌 수인이다. 시간을 뺏는 자동차에 갇히고, 학생을 바보로 만드는 학교에 잡혀 있고, 병을 만드는 병원에 수용되어 있다. 사람은 기업과 전문가가 만든 상품에 어느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자기 안에 있던 잠재력이 파괴된다." -이반 일리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에서
학교에서 토론 수업을 많이 한다. 급변하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보의 교환과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특히 다양한 쟁점의 이해와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접근법으로 학교에서 토론 수업이 채택된 것이다. 토론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과거의 문제점을 극복한다. 학생들이 생각을 나누고 역동적인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적이다. 지식에 수동적으로 접근하던 방식을 탈피하고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교육이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획일화되어 있었지만, 토론 수업 형태는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타인과 협력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교육 형태를 만든다. 하지만 토론 수업에도 문제점이 있다. 토론은 개인이 취해야 할 자세와 태도 등이 있다. 이런 교육이 없이 토론에 몰입하다 보니 설득보다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입하고 가르치려 한다. 의견이 다른 경우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감정이 개입되고 말싸움으로 변질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토론에서 분위기를 장악해야 한다거나 이기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이는 토론의 중요한 기능인 의사소통에 어긋나는 취지다. 수업시간에 글쓰기를 권하고 싶다. 학습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는 사실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지식에 가장 먼저 접근하면서 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명시적 이해를 한다. 이 때 학습자는 교사와 수업을 통해 지식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혼자 할 수도 있다.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스스로 ‘왜 그런가. 이유는 무엇일까’ 등을 탐구하면서 추론적 사고를 하게 된다. 추론적 사고는 지식을 새롭게 생산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다시 지식의 분석, 종합, 평가를 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면서 학습의 과정을 완성해 간다.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단계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의 관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제 사태에 적용함으로써 깊이 있는 배움이 일어난다. 곧 창의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 미국 대학들은 글쓰기를 매우 강조하고 있다. 그중 하버드대의 글쓰기 교육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역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대학에 교양 국어를 없애고 글쓰기를 하고 있다. 대학들이 이렇게 글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깊이 있게 사고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글쓰기는 국어 수업의 범주에 지나지 않는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학적 글쓰기와 실용적 글쓰기를 구분하지 못해서 생기는 결과다. 글쓰기가 국어 시간에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는 문학적 글쓰기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실용적 글쓰기다. 이는 특정한 목적에 따라 특정한 인물과 소통을 해야 하는 소통적 글쓰기다. 배움의 과정에서 필요한 요약문이나 보고서 작성 등은 소통의 목적에 맞아야 하고, 분명한 대상을 향해야 한다. 이는 재능보다는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독서를 하고 토론 능력을 키우듯 글쓰기도 누구나 갖추어야 하는 능력이다. 반면 시, 수필, 소설 등을 쓰는 문학적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해서 글쓴이의 개성이 두드러진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용적 글쓰기와 소통의 영역이 다르다. 이는 기본적으로 타고나야 한다.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독서는 완전한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글쓰기는 정밀한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즉 독서, 토론, 글쓰기는 인류가 지식을 나누는 방법으로 오래전부터 즐겨오던 것이다. 이들은 형태도 변하지 않았지만, 글쓰기는 오히려 취향과 깊이가 다변화되어 남아 있다. 즉 유튜브나 페이스북 블로그 등 대중매체의 양태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글쓰기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 교실에서 글쓰기를 하지만 정작 체계적인 지도가 없어 적절한 배움을 일궈 내지 못한다. 지도 과정 없이 과업형, 과제형으로 하는 글쓰기는 잘하는 사람은 능력을 발휘하는 시간이 되지만, 능력이 뒤처지는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곤욕스러운 시간이 된다. 글쓰기는 학습자의 능력을 키워주는데 핵심이 있다. 글쓰기 능력은 정보를 수집하고, 조직하고, 표현하고, 고쳐쓰기까지 전 과정에서 반드시 지도가 필요하다. 글쓰기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의 평가를 지향하는 요즘 추세에도 적합한 교육 방식이다. 글쓰기는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사고하고 마침내 결과물을 만든다. 전 과정에서 교사가 지도하지만 결국은 학생 자신이 집중하고 완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피드백 내용을 상호연결하면서 글을 써 가는 능력을 신장하기 때문에 성장의 기쁨을 느낀다. 교사는 글쓰기 준비 단계를 포함한 과정부터 결과물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과정 중심의 평가에도 적합하다. 교사는 지도 과정에서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머릿속에 어떤 배움이 만들어졌는지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수업 전문가로서 평가 전문가로서 안목을 가질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생각과 느낌, 가치관, 정서 등 복합적인 것들을 정리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 글쓰기는 지식을 종합하고 확장하면서 앎의 수준을 높인다. 창의성도 발현되는 과정이다. 글 쓰는 과정에서 남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자기만의 의견을 표현하면서 바람직한 정서를 강화하기도 한다. 긍정적인 정서를 강화하고 건강한 가치관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요구하는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로 키우려면 반드시 글쓰기 교육을 해야 한다.
신학기를 맞아 이미지 포털사이트 아이클릭아트(iclickart.co.kr)가 학교용 콘텐츠 110종을 새로 업데이트했다.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PPT 템플릿과 각종 안내문을 비롯해 사물함·신발장 이름표, 학급 안내판, 복도 통행 안내 표지판, 그룹 활동지 등 신학기를 앞둔 학교에서 꼭 필요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콘텐츠는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이미지 콘텐츠 제작 연구모임 ‘참쌤스쿨’에 제작을 의뢰해 현장 활용도를 높였다. 한국교총은 학교 현장이 저작권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엔파인과 손잡고 학교용 콘텐츠 라이선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을 선보이고 있다. 교총은 “수업이 아닌 각종 행사나 환경 미화 등에 사용하는 서체나 이미지는저작권법상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저작권 분쟁을 방지하고 관련 콘텐츠를 교원이 직접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클릭아트는 이미지 100만여 컷과 폰트 350여 종을 제공하고, 매주 2000컷 이상 신규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은 1년간 사용료가 55만 원으로,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단 상업적이거나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제한된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은 한국교육신문 홈페이지(hangyo.com)에서 신청할 수 있다.
▨교사를 위한 어린이 연극 수업|천효정 외 지음|창비 펴냄 올해 초등 5~6학년을 맡은 교사는 연극을 가르쳐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국어 교과에 연극 단원이 새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평소 연극과 공연에 관심 있던 교사가 아니라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연극을 연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연극 수업을 실천하고 있는 전문가 열 명이 만든 연극 수업 지도서다. 저자들은 “연극 단원의 교육 목표는 기술보다는 태도를,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아이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새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이론을 설명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수업 사례를 담았다. 연극 수업의 첫걸음, 현직 교사의 교실 연극 수업, 학교 밖에서 벌이는 연극 수업 등 연극 수업이 생소한 교사도 단계를 밟아가며 익힐 수 있게 구성했다. 수업에서 다루는 연극은 완성도 높고 예술적인 공연과는 다르다는 것을, 무대에 오르지 않고도 교실이 무대가 될 수 있음을, 대본이나 소품 없이도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거침없이, 토론!|김범묵 외 지음|북트리거 펴냄 ‘토론’이 수업에 도입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무엇을 위해 토론 수업을 하는지도 모른 채 주장을 합리화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 읽는 데 그치곤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20가지 쟁점에 대한 의견을 찬반 토론 형식으로 소개한다.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토론이 무엇인지 기본을 익히고, 나와 생각이 다른 이들의 의견도 틀린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의견을 살피면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지, 그 속에서 하나의 의견을 도출하기까지 얼마나 치열한 논의가 필요한지도 알려준다. 주제마다 도표, 신문 기사 등 관련 자료와 교과서 연계 단원을 안내해 이해를 돕는 점도 눈길을 끈다.
도움말=강대일 경기 덕천초 교사(교사 365 대표 저자) 손지선 서울 양서중 교사 학년이 바뀌면 교사들은 교육과정과 먼저 친해져야 한다. 학생들이 새 교과서를 보면서 배울 내용을 미리 살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 년 동안 가르칠 내용이 무엇인지,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활동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다. 강대일 교사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강조했다. 교육과정 문해력은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해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 기준을 해석하고 교육 내용과 방법, 평가를 설계하는 역량을 말한다. 강 교사는 “교육과정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지역적인 특성과 학교의 철학, 학생·학부모의 요구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 학년을 맡으면 교육과정에 담긴 성취 기준을 살핍니다. 가령 약수와 배수를 가르쳐야 한다면 자연수의 곱셈과 나눗셈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다, 생각하지요.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야 학습의 선순환 체계를 갖출 수 있어요.”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모범사례가 알려지면서 유행처럼 따르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강 교사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과정 성취 기준을 함께 가르쳤을 때 배움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교육과정 재구성의 본질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성취 기준을 잘 배울 수 있도록 학생들의 환경과 교사의 전문역량에 맞게 수업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강 교사는 평가계획서 작성에서부터 신학기 교육과정 운영을 시작한다. 평가계획서는 단순히 평가 방법과 시기, 내용만 담은 것이 아니라 학습 목표와 순서를 명료하게 하는 교육활동 설계도이기 때문이다. 그는 “학년군별 성취 기준에서 학습 요소이자 평가 요소를 추출해 수업을 계획하고 평가 내용을 설정, 평가 방법과 시기를 결정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수업 설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학교 내 심의를 거쳐 확정된 평가계획서는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하거나 가정에 배부해 학생,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게 한다. “개학 후 학생들에게 교과 수업에 대해 안내합니다. 개정 교육과정에 온작품 읽기와 연극 단원이 포함됐다는 걸 알리고 앞으로 배울 내용을 설명하는 식이지요. 교사는 수업의 방향을 안내하고 학생들은 어떤 수업을 원하는지 듣기도 해요.”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쪽지시험을 활용하려면, 왜 쪽지시험이 필요한지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강 교사는 수학 단원을 예로 들었다. “얘들아, 약수, 배수를 잘 모르면 공약수, 최대 공약수를 배울 수 없어. 그러면 다음 단원인 약분을 못 하게 되겠지? 쪽지시험은 너희들이 ‘수포자’가 되지 않게 도우려는 거야. 이렇게 설명해요. 초등 5~6학년 사회 수업에선 보고서 쓰는 활동이 많아요. 역사적인 사실을 직접 찾아서 소개하고 내면화하는 걸 중요시하기 때문이죠. 이 또한 아이들에게 말해줍니다. 내용을 외우고 의미 없이 학습지를 풀지 말라고요.” 손지선 교사는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시각적인 콘텐츠와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중학생들을 위해 참여 수업을 구성한다. 손 교사는 “교과서 본문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만화로 그리거나 마인드맵, 스토리보드, 스토리텔링 등을 적용한다”면서 “대학 입시를 앞둔 고3을 제외하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적용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운 내용을 시각적으로 정리하고 내용을 설명할 수 있게 해요. 정보 저장 방식은 음성과 에피소드, 시각 정보를 함께 저장한다고 합니다. 요즘 학생들의 스타일과 일치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좋은 편이죠. 저는 이 과정을 ‘이해하기’ ‘표현하기’ ‘굳히기’라고 표현해요.”
[한국교육신문 한병규·김명교 기자] 교총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 이어가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성금 전달, EBS 교재 무상 지원, 임직원들의 방역 봉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총과 전국 17개 시·도교총은 11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와 피해 지원 성금으로 2330만원을 전달했다. 한국교총 조영종(사진 가운데) 수석부회장,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조붕환(왼쪽 두 번째) 총무회장, 한국교총 정동섭(맨 오른쪽) 사무총장 등이 이날 오후 서울시 마포구 소재의 구호협회 사무실을 방문해 전달식을 가졌다. 한국교총 본부와 전국 시·도교총 사무국은 학교 현장에서 방역과 돌봄, 학사 관리에 여념이 없는 전국 회원을 대신해 십시일반 뜻을 모아 성금을 마련했다. 하윤수 회장은 “봉사와 온정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과 각계에 존경을 표하고, 특히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희생하는 의료진들께 더 없는 감사를 전한다”면서 “교총도 국가적 재난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코로나 19로 인한 학습 결손을 막기 위해 ‘EBS 초등 겨울방학생활’ 교재도 전국 학교 80여 곳에 6530부를 무상 지원했다. 지난 4일부터 사흘간 교재 지원이 필요한 학교를 대상으로 신청 받았다. 소규모 학교인 충남 남양초는 지원받은 교재를 각 가정으로 배송했다.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보면서 자기주도학습 할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는 안내문도 함께 담았다. 홍사윤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휴대전화를 게임이나 SNS를 하는 데 주로 활용하지만, 학습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기회라고 안내했다”면서 “내용이 알차 등교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BS 초등 겨울방학생활은 현직 초등교사들이 엄선한 주제로 구성한 자기주도적 창의체험활동 교재다. 교육과정과 연계한 내용 구성과 학생들의 눈높이 맞는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가득 담겼다. EBS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무료 동영상 강의도 이용할 수 있다. 교총 관계자는 “개학 연기로 인한 학습 결손을 우려하는 학교 현장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재철 강원교총 회장은 강원 성원초 교장의 임기를 끝으로 지난달 퇴임했다. 지난 2017년 5월 제29대 강원교총 회장으로 당선된 서 회장의 당초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서 회장의 퇴임으로 3개월 여 남은 임기는 박덕규 수석부회장(태백기계공고 교사)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강원교총은 선과분과위원회(위원장 양승덕, 신포중 교사)를 구성하고 제30대 회장선거 일정 및 개요에 대해 공고했다. 제30대 회장선거 투표기간은 5월 7일부터 5월 18일까지이며, 개표 및 당선자 발표는 5월 21일로 확정됐다. 후보자 등록기간은 23일부터 31일까지, 후보자 심의 및 확정은 4월 3일이다. 입후보를 원하는 회원은 강원교총 대의원회 선거분과위원회(033-254-2948)에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기탁금은 400만원으로 후보자 등록 시 내야 한다. 후보자가 유효투표 총수의 100분의 15이상 득표 시에는 기탁금의 전액을, 유효투표 총수의 100분의 10이상 100분의 15미만인 때는 기탁금의 반액을 받을 수 있다. 단독 후보 출마이거나, 후보자 등록 마감 후 투표 개시 전까지 회장후보자가 사퇴·사망해 회장후보자가 1인이 된 때에는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현장 상황 전혀 고려하지 않아 식당 없어 반조리식품 대체키도 유 부총리 퇴출 국민청원 등장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유치원·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긴급돌봄 시간이 오후 5시에서 7시로 2시간 연장된 가운데 교육부의 운영방식을 놓고 학교 현장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적 재난 극복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시행 과정에서 의견 수렴 등 소통이 부족해 현장이 큰 혼란을 겪었다는 것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긴급돌봄을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아이들에게 점심식사도 제공한다는 내용의 후속대책을 발표하고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금요일인 6일 오후 해당 소식을 접한 교원들은 당장 월요일부터 어떻게 시행해야 하느냐며 큰 혼란에 빠졌다. 경기도 A초 교사는 “현장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은 선심성 임시방편”이라며 “기존 돌봄 급식업체도 간식 및 중식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통보받은 상태여서 담당교사나 전담사가 매일 인근에서 도시락을 직접 포장해야하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상권 밀집지역인데도 월요일 오전에 겨우 업체를 찾아 겨우 해결했는데 농어촌 지역은 더 걱정”이라며 “이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현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교사들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어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충남의 B초 교장도 “인근 농어촌 학교는 위생 등 시설을 갖춘 적정규모의 식당이 없어서 교사들이 만두나 어묵 등 반조리 식품을 사오거나 작은 밥솥을 마련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규정에 어긋나 자칫 사고라도 날까 걱정이 많다”며 “긴박한 상황은 이해하나 시도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급기야는 유은혜 부총리의 퇴출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유은혜를 교육부에서 퇴출시켜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12일 기준 3만20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일련을 살펴보면 학교 현장과의 소통이 전혀 없다”며 “교육관계자와 교사들은 오직 뉴스 속보 발표로 국민들과 동시에 학교 현장의 변화를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지역교육청도 이 사실을 몰라 속보를 본 학부모들이 질문을 해도 답변하기에 어려움이 많았고 이런 일의 반복은 교육주체인 학교와 학부모 간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하시켰다”고 비판했다. 긴급돌봄 연장과 관련해서도 “수요조사 및 급식 업체선정, 도시락 배달까지 금요일 오후와 주말 사이에 해결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가능한 시간을 주고 가능하게 하라는 억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엄연한 희생임에도 상의조차 없이 강요된 저녁 7시 돌봄 등 일련의 사태는 교육부가 교사를 함께 일을 하는 파트너가 아니라 쥐어짜는 대로 뽑아먹을 수 있는 물건 또는 노예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청원자는 또 “재난 상황에서 어느 정도는 희생할 각오를 해왔지만 그런 노고에 대한 조금의 배려와 협의도 없이 정책을 언론 공개로 시작하는 말도안되는 행정을 용납할 수 없다”며 “유 부총리의 퇴출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우리나라 중학교 교사의 자기효능감이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급경영 효능감이 낮게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 반상진)은 9일 ‘교원 및 교직환경 국제 비교 연구: TALIS 2018 결과를 중심으로(연구책임자 이동엽)’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OECD가 주관하고 한국교육개발원이 수행하고 있는 TALIS(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2018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현실을 국제비교학적 관점에서 진단했다. TALIS는 교사의 근무조건과 학교 안에서의 학습 환경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국제 비교 조사다.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교직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 또는 신념이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인식하고 자신이 학생의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면 개인적인 성취감을 경험한다. 우리나라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TALIS 2013과 비교했을 때 점차 개선됐지만,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크게 교수·학습 효능감, 학생참여 효능감, 학급경영 효능감 등 세 영역으로 나눠 측정했다. 학급경영 효능감을 측정하는 문항 가운데 ‘학생들의 행동에 대한 기대를 명확기 하기’에 대한 긍정 응답 비율은 79%로, OECD 평균(91%)보다 약 10%p 낮았다. ‘학생들이 학급규칙을 따르도록 만들기’에 대한 긍정 응답 비율도 84.3%로 나타나 주요국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직업 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낮았다. 한국 교사의 업무시간 가운데 수업보다 학생 상담, 행정 업무, 전문성 개발이 차지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전문성 개발을 위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고, 온라인 강의·세미나 참여 비율이 조사 참여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교사의 전문성 개발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업무와 일정이 겹침’ ‘학교 차원의 지원 부족’ 등을 꼽았다. 학급의 수업 분위기에 대해선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다. 소란과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으로 인해 시간을 허비한다고 답했다. 또 평가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사의 자기효능감이 교육 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효능감을 높일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교사의 전문적 자율성 강화 ▲교사의 경험과 실천을 활용한 전문성 개발 활동의 재설계와 운영 ▲교원양성 교육의 이론-실제 연계성 강화 등 향후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어 “교사는 주어진 교육과정을 이행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학생과 학급의 상황에 따라 교수활동을 유연하게 조율하는 능동적인 존재”라며 “교사가 높은 전문성을 갖춘 자율적 행위자로서 기능할 때 교실 상황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와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효능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강화해 교사가 전문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직무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OECD에서 수행하는 TALIS는 효과적인 학교 교육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검토하고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2008년 도입됐다. TALIS 2018에는 전 세계 48개국의 초·중·고교 1만 5000여 곳에서 26만여 명의 교사가 조사에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교급별로 200개 학교와 소속 교장 200명, 교사 4000명을 무선 표집해 조사를 시행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필수 참여 대상인 중학교를 기준으로 ▲교사의 직무 만족 및 동기 ▲전문성 개발 ▲자기효능감 ▲교사의 교수 실천 ▲학교 풍토 ▲다양성 및 형평성 ▲혁신 ▲인적 배경 등을 주요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긴급돌봄 학생·교사 안전 최우선 사립유치원 교원 인건비 등 지원 유치원 수업료 반환 번복 논란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학교 마스크 수거 사태, 유치원 수업료 반환 문제, 긴급돌봄 등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학교 현장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긴급돌봄 시 학생과 교사의 안전 확보, 학교용 마스크의 충분한 공적 물량 확보 등 안전과 관련된 교육당국의 대응을 강력히 주문했다. 교육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안을 상정, 심사했으며 열화상카메라 지원비 294억9700만원, 유치원 교원 인건비 488억원, 대학온라인강의 활성화 지원비 339억원 등 코로나19 관련 예산 1355억8400만원을 신규 편성해 총 2534억2900만원에서 3890억1300만원으로 증액 의결했다. 여야 의원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긴급돌봄 운영 시 교사와 학생들의 안전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학생 1인당 확보된 마스크가 평균 2.26개라고 하는데, 일선 학교에서 개별 구입이 어려운 만큼 국고증액으로 일괄구매 후 시도에 배부하거나 조달청을 통한 구매계획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전국 초·중·고 비축분 마스크 580만개를 수거해 일반 시민에 공급하려 했던 계획도 도마에 올랐다. 김현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앞으로도 질병관리본부에서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하면 학교 비축분을 빼서 줄 것이냐”며 “현재 비축분 1270만 개를 학생들이 매일 하나씩 쓰면 며칠 쓸 수 있는 분량인지 아느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교육부가 기본 원칙이 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수거 공문을 내리고 여론이 안 좋아지자 이를 인식해 중단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의원이 1270만 개분의 사용 기간을 다시 묻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틀도 안 되는 것은 맞다”면서도 “개학 이전에 전량 현물로 비치하는 것을 전제로 했고 오는 13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아이들에게 피해를 입힐 상황이면 절대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스크 수거 논란을 보면서 차라리 학교에 비축된 것을 시도교육청·지자체와 협의해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제공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며 “13일까지 현물로 돌아온다고 하지만 그 이상으로 비축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개학 이후에는 공적 물량을 하루 80% 이상 확보해 매일 일정 현물을 제공하는 수급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 부총리는 유치원 수업료 반환 문제를 놓고 답변을 번복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유 부총리가 학부모에게 수업료를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가 이를 다시 정정한 것이다. 그는 “수업료 반환에 대한 학부모의 요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통학버스 요금이나 특별활동비 등 수업료 외에 운영하고 있지 않은 것은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수업료는 12개월 동안의 수업료를 나눠서 내는 것이기 때문에 수업료 반환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학재 미래통합당 의원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휴원으로 생기는 경영손실에 대한 보전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더불어 학원에 대한 경영손실 보전방안도 마련해 코로나19가 안정될때까지 편하게 휴원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정부가 미리 나서서 무급 휴직을 강요받는 사립유치원 교사에 대한 예산안을 편성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부 권고로 휴업한 학원의 경우 학원 운영자에 대한 금융지원 대책은 있지만 피해 강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곽상도 의원이 교육위원회 미래통합당 간사와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저는 교육경력이 5년 정도 된 초보 교사입니다. 아이들과 함께할 소중한 시간들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직 2년 차에 제가 감당하기에 너무 큰 시련을 맞게 됐습니다.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는데 학부모가 별의별 사유로 수년에 걸쳐 각종 기관에 민원 및 고소‧고발을 지속하는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문의를 하는 듯했지만 점점 이것저것 부당한 요구를 시작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각종 기관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동료 선생님들이 민원에 시달렸고 담임인 저도 수업 준비 할 시간에 수많은 민원에 답변해야 했고, 학생들을 위한 준비 없이 하루하루가 소모됐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아무도 그 학생을 맡으려는 선생님이 없자 떠밀리듯 2년 연속 담임을 맡았습니다. 학부모는 민원에 더해 고소 고발을 시작했고 담임인 저도 인생 처음으로 고소장을 받게 됐습니다. 고소장을 받고는 큰 충격에 손이 떨리고 말도 잘 안 나왔습니다.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었고,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해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자 정신과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의 불안과 우울 증세는 약물 치료와 상담 덕에 조금씩 나아졌지만, 학교에만 오면 아침마다 그 학생이 갖고 오던 노란 민원서류 봉투와 방과 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 때문에 도망가고 싶은 날이 계속 됐습니다. 평소 저는 아이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친하게 지내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야 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특히 학생의 얼굴에서 부모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두려웠고 수업을 하면서도 그 학생이 있는 쪽은 쳐다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차마 그쪽을 보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음을 보이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고소는 무혐의로 끝났지만 후유증은 아직도 남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학부모를 대할 때 두려움과 공포가 너무 커 학부모 전화가 오면 아직도 깜짝깜짝 놀라고 손을 벌벌 떨며 전화를 받게 됐습니다. 특히 3월과 9월 학부모 상담주간에는 학교에 오는 것이 너무 무섭습니다. 최대한 방문 상담을 줄이고 전화 상담을 권유했지만 그래도 떨리는 건 여전합니다. 사건을 겪고 저는 퇴근 이후에는 일절 학부모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학부모와의 마찰로 학생들 지도에 지장이 생긴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많은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32세·남) 선생님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선생님. 교직에 몸을 담은 지 2년 만에 그런 어려운 일을 겪으시게 되어 얼마나 힘드셨을지, 얼마나 억울하고 원망스러우셨을지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버텨낸 1년의 시간도 모자라 한해 더 그 같은 일을 겪으셨다니 더욱 견디기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나를 보호해주고 대변해줄 것 같았던 학교와 동료 교사들이 해당 학생을 맡아주지 못해 또 다시 그 아이의 담임이 돼 아이의 부모님을 응대해야했을 때는 얼마나 외로운 싸움이었을까요. 아마 해당 부모에게 친절하게 설명도 해보고 간곡히 설득도 해보았겠지요. 그러나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면 뜻하지 않은 새로운 일들로 선생님의 노력을 의미 없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아이의 부모는 왜 그러는 것인지,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이 억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과연 이 일의 끝은 있는 것인지 묻고 또 물으셨을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이 일로 선생님으로서 권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적절한 교사인지, 이대로 교직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을지 등 교직과 자신에 대한 의심 및 회의감이 들었을지도 모르지요. 이러한 복잡한 생각들과 감정들이 혼재되어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셨던 것 같습니다. 먼저 2년여 간 잘 견뎌내시면서 교사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 하신 것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그리고 용기 있는 결정으로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시작하시고 자신을 살펴주고 계신 것에 응원을 보냅니다. 선생님께서 꼭 기억하셨으면 하는 몇 가지 말씀을 드립니다. 그 부모는 선생님 때문에, 선생님이 잘못해서 민원과 고소‧고발을 반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 그런 분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고, 전적으로 들어주기를 원합니다. 즉, 들어주지 않으면 더 강력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그래서 어떠한 중재도 소용이 없고, 어떠한 노력도 무력화시키며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내지요. 때문에 선생님께서 하실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너무 무기력하게 들리실지 모르지만 선생님의 노력으로 해당 부모님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아닌 누구에게라도 똑같이 하겠지요. 선생님의 노력에 반응하지 않는 그분들 때문에 무기력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 누구였더라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 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그 문제가 트라우마로 남지 않도록 하는 첫 번째 비결입니다. 선생님 자신을 살피고 보호해주세요 지금까지 학생과 학부모를 살피셨다면 이제는 선생님의 내면을 살펴주실 때입니다. 상담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너무 나약한 사람으로 비칠까 걱정이 되셨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주변의 시선보다 자신을 살피고 보호하려는 내면의 소리에 반응하신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요. 선생님의 선택이 앞으로 교직생활을 더 활력 있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선생님은 왜 교사가 되고 싶으셨나요? 선생님의 글에는 저의 물음에 단초가 되는 문장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꾸어 나갈 소중한 시간들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교사를 시작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평소 아이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아마 아이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의미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앞서 자신을 살피고 보호하려는 내면의 소리에 반응하실 때라는 말씀을 드렸지요. 어떤 자신을 살피고, 과연 무엇을 보호해야할까요? 바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으셨는가에 담겨있는 선생님의, 선생님다운, 선생님의 마음결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긍정적인 대화와 사랑의 말을 하며 소중한 시간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는 선생님만의 선생님다운 모습이지요.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그 모습을 살피고 보호한다면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선생님이 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인간은 자신다움에 충실하고 자신다움을 마음껏 드러내며 살아갈 때 삶의 의미를 느낍니다. 해당 사건으로 선생님의 선생님다움을 잃지 마시고, 선생님의 마음결과 맞는 아이들과 의미 있는 교직생활을 하시겠다고 선택하십시오. 이 선택으로 교직생활의 활력을 다시 찾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나다움이 무엇인지 먼저 떠올려보세요 불면을 비롯해 일상생활에서의 불안증상과 학부모 상담 및 교단에서의 수업과 같은 주요 생활 상황에서 느껴지는 두려움과 공포들은 정신적 외상과 충격에 의한 트라우마 증상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그 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염려하는 상황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앞으로의 교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해당 아이와 해당 부모 외의 아이들은 선생님과 어떠한 관계였고, 어떠한 경험을 해왔는지요. 인지행동치료에 따르면, 사람은 무엇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경험하는 감정이 다르다고 합니다. 가령, 밤길을 걷는 중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린다고 상상해보세요. 발자국 소리를 치한이라고 생각하면 두려움과 공포가 몰려옵니다. 그러나 그 소리를 이웃에 사는 아는 사람 혹은 가족이라고 생각해보십시오. 오히려 아주 상반된 반가운 감정이 들 수 있지요. 선생님께서 교단에 섰을 때 그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는 불안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그 아이는 공포 대상이 아니지요. 마찬가지로 학교와 학부모도 공포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면 무엇이 도망가고 싶을 정도의 두려움을 만드는 것일까요? 그 아이를 보는 순간, 그 아이와 관련된 일들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오르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불안이 상승하고, 손 떨림과 같은 신체반응이 활성화되는 것입니다.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나다움이 무엇인지 떠올리고, 나머지 20여명의 아이들도 하나하나 떠올려 보십시오. 그러면 무방비 상태로 교실에 들어가 불안을 느끼게 되는 상황과는 너무 다른 경험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최소한 생각보다는 교실이 덜 불편해질 것입니다. 교실에는 그 아이도 있지만, 더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선생님의 주의를, 시선을 조금 옮겨 보십시오. 선생님의 마음결과 맞는 아이들의 미소와 순수한 눈빛으로 선생님의 불안이 잠잠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점차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잠잠해질 것입니다. 모든 삶의 고통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고통스러운 경험이 아이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소중한 시간들을 가꾸어나가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열매 맺기를 응원합니다. 선생님답게 교단에 서실 때,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선생님으로 남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김민녀-심리학 박사, 임상심리전문가, 연세이룸정신건강의학과부설 반디상담센터 부소장, 교권침해 교사상담, 학교폭력 가해 및 피해학생 상담, 상담교사 직무연수 강사 역임 폭언이나 폭행, 성희롱 등 교권침해나 학생‧학부모와의 관계나 소통문제로 고통 받고 계신다면 상담을 신청해 주세요. 선정된 선생님께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주실 곳: event@kfta.or.kr(연락처 기재할 것) 분량: A4 반장 정도(문제 내용과 스트레스의 정도, 심리·정서 상태 등)
교원들이 교단에서 행복을 느낄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보람으로 다가오길 바랐습니다. 교사로서 자존감이 더는 꺾이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 현장의 현실을 살폈습니다. 답은 ‘교권’이었습니다. 한국교육신문이 신학기를 맞아 ‘교단 치유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먼저 임상 심리전문가 김민녀 박사와 함께 다양한 교권침해 사건으로 상처 입은 선생님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마음 챙김 상담소를 신설합니다. 이진혁 경기 구룡초 교사는 ▲선생님도 쉬는 시간을 통해 교사로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힐링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최신 이슈 속 교권·교직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는 ▲이슈교권·교직도 선보입니다. 본지는 앞으로도 교권 콘텐츠를 강화해 선생님들께 더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무너진 공교육을 되살릴 수 있는 열쇠를 가진 건 바로 선생님이기 때문입니다. 교직 생활을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학생, 학부모, 동료 교원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교단에 서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난 생채기는 쉽게 낫지 않죠. 교권침해는 예기치 못한 순간에 다양한 방식으로 찾아오며 그 빈도 또한 잦아지고 있습니다. 폭언이나 폭행, 성희롱 등 교권침해를 경험하고 나면 누구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수업에 집중할 수 없거나 학생‧학부모를 대하기가 두려울 수 있습니다. 새 코너 ‘마음 챙김 상담소’에서는 임상 심리전문가 김민녀 박사와 함께 여러분에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를 돕는 정신상담 연재를 시작합니다. 전문 심리상담가에게 처방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교사로서 자존감을 높일 ‘힐링(healing)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같은 위치에서 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동료가 손을 잡아준다면 어떨까요. 혼자만 힘든 게 아님을 말해주고 늘 곁에서 힘이 돼준다면 지친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을 겁니다. ‘선생님도 쉬는 시간’은 교육 경력 18년 차인 이진혁 경기 구룡초 교사가 동료 선생님들에게 전하는 마음 편지입니다. 바쁜 하루 끝에 차 한 잔과 함께 읽으면서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보고 재충전할 시간을 드리고픈 마음입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수업을 준비하고, 행정 업무까지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무척이나 짧게 느껴질 겁니다. 교육 이슈나 뉴스를 제때 확인하는 것이 벅찰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단을 바로 세우고 교권을 지키기 위해 미리 알아둬야 할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교권, 교직에 대한 정보가 그렇습니다. ‘이슈교권·교직’은 바쁜 선생님들이 교육계 이슈를 통해 교권·교직 정보를 살필 수 있는 코너입니다. 선생님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교권·교직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