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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대구를 교육 국제화 특구로 지정해 21세기형 교육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23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열린 '대구권 교육국제화 특구 조성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경제적 침체를 겪고 있는 대구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전통적인 교육도시 대구는 그동안 섬유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대체 산업의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면서 "하나의 대안으로 대구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 높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향후 국제도시로서의 도시 브랜드에 걸맞게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국제화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수준의 교육과 글로벌 인재양성'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 의원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통합형 국제학교 건립, 자립형 사립학교와 자율형 공립학교 건립, 영어전용타원 조성, 영어교사 재교육 및 양성, 외국 대학과의 교류 활성화를 통한 지역 대학의 국제경쟁력 강화, 지역 주민을 위한 영어체험학습센터 운영 등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이를 위해 "지역 여론을 모아 대선 공약화 추진, 특별법 제정 검토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항의방문단은 교사의 촌지 수수와 전학과정에서 교육청의 불법 묵인 등에 대한 왜곡 묘사를 집중 추궁했다. 문제가 된 드라마의 주요 장면과 제작진의 해명은 다음과 같다. ■강남으로 전학 온 아이의 학부모는 누구나 촌지를 주고 교사는 이를 받는 것으로 묘사 →극중 얼떨결에 기간제 교사로 일하게 된 서상원(유준상 役) 캐릭터의 특성상 촌지 5만원을 받고 적다고 투덜거리는 것으로 그렸지만 일반적인 묘사는 아니다. 학부모가 케이크에 넣어 촌지를 전하는데 선생님이 이를 돌려주는 장면도 나온다. ■소풍 때 학부모들이 촌지를 거둬 교사에게 도시락과 목욕비를 전달 →교사에게 따로 목욕비를 주거나 도시락을 고급 일식집에서 맞춘다는 설정 등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해명하겠다. ■학부모가 학교발전기금을 내면 학생의 학칙위반도 교사가 눈감아주고, 학부모가 학생의 내신을 부탁하면 담임교사가 성적을 조작할 수 있는 것처럼 묘사 →현금으로 학교발전기금을 마련해간다는 묘사는 극중 이미경(정선경 役)이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인물이다 보니 그렇게 처리한 것이다. 교육 현실과 다름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도록 하겠다. ■강남교육청 건물을 그대로 방영하면서 학부모가 전학갈 수 있는 학교를 알아보고 교육청은 학교를 지정해주는 것으로 묘사, 해당 교육청에서 불법이 관례적으로 자행되는 것처럼 오해하게 함. 교육청 직원이 학교배정을 기다리는 민원인에게 공무집행방해죄로 신고한다는 표현을 사용 →학생 전입학 과정에서 현실과 다르거나 잘못된 묘사로 교육청에 피해를 준 부분은 정정하겠다.
교총은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가 학교현장을 심하게 왜곡하고 있다고 판단, 20일 SBS를 항의 방문했다. 교총은 이날 제작진에 항의공문에 전달하고 왜곡된 방영내용에 대한 정정 및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황환택 한국교총 부회장과 안양옥 서울교총 회장, 이건화·김종근 서울교총 부회장, 백복순 교총 정책본부장과 강남교육청 임점택 초등교육과장 등이 항의방문단으로 참석했으며 SBS측에서는 구본근 드라마 국장과 최문석 책임프로듀서가 참석했다. 방문단은 “있지도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면서 “이런 드라마를 보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어떻게 학교교육을 믿겠느냐”고 항의했다. 방문단은 “언론이 가져야할 책임이 있는데 교사를, 학교를, 교육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것은 국가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촌지 부분에 대해서는 “촌지를 받는 교사가 있다면 SBS에서 고발센터를 열어놓아도 좋다. 교총도 비리교사는 보호할 생각이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구본근 국장은 “강남과 이외 지역을 편가르기 하거나 부조리한 관행을 들추겠다는 의도는 절대 없었다”면서 “강남의 엄마들이 얼마나 집요하게 자녀교육에 매달리는지를 보여주자는 것이 당초의 기획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 국장은 “담당 연출가와 작가는 생각이 조금 달랐던 것 같다”며 “이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국장은 “드라마 결론은 비뚤어진 교육열이 자녀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교총은 “이렇게 심하게 상처를 내면 아무리 잘 마무리하더라도 회복이 어렵다”면서 “앞으로는 현장을 보고 드라마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드라마 제작진은 내부회의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드라마의 내용이 학교현장의 일반적인 사실과는 다르며 극적 재미를 통해 가공됐다’는 내용을 자막처리하고 홈페이지에도 자세한 내용을 올리기로 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수도권 74개 대학에 대한 특성화 지원 사업 평가결과에 따라 특성화 과제 계획 및 실적이 우수한 35개 대학(44개 과제)에 600억원(평가비용 2억원 포함)을 올해 지원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2005~2008년까지 4년간 시행되는 것으로 지원대상은 기존에 선정된 대학들과 2007년부터 신규로 2년간 지원받는 대학으로 구분된다. 계속 지원을 받은 18개교(27개 과제)에 대해서는 2006년 사업성과, 재정운영 적정성, 2007년 사업계획에 대한 중간 평가 결과에 근거, 386억원이 지원된다. 이중 대학이 스스로 비교 우위가 있다고 판단해 선택한 16개 자유 과제에 332억원, 정책적으로 보호ㆍ육성이 필요한 지정 과제(11개교)에 54억원이 각각 나간다. 또 신규 지원 사업을 신청한 34개교중 국립대 1곳과 사립대 16곳 등 17개 대학(17개 과제)이 212억원을 지원받게 되며 대학별 지원액은 최고 26억원에서 최저 5억원이다. 신규 지원 대상에는 국가적으로 보호 육성이 필요한 3개 대학의 국제개발협력이나 한문고전번역 등의 과제가 포함돼 있다. 수도권 특성화 사업은 대학이 스스로 정한 특성화 분야에 대한 지원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 개발 운영, 장학금 지원 및 기자재 확충 등으로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학부 중심의 우수 인력을 양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2004년부터 추진돼 온 특성화 사업은 사업 전체적으로 사업참여학과 전공분야 취업률이 2005년 66%에서 2006년 73%로, 참여사업단 전임교원 확보율이 2005년 78%에서 2006년 79%로 높아져 교육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의 경우 '공연 영상 중심의 융합교육을 통한 차세대 전문인력 육성 사업'을 추진, 4억원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학내 구조조정을 통한 공연영상 융합전공제도를 확립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반면 실적이 부진한 14개 대학에 대한 지원액은 33억원 삭감됐으며 1개 과제(삼육대)는 취소돼 올해부터 지원이 중단된다. 지원액이 삭감된 과제는 이의 신청을 받아 대학특성화 평가관리위원회(위원장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 총 위원 49명)의 심의를 거쳐 삭감액을 재조정할 수 있다.
대전시내 각급 학교의 영어 원어민 교사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학교 및 산하 기관에 배치된 원어민 교사수는 모두 35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도 해당 국가의 교원자격증을 갖고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임용된 '정규 원어민 교사'는 14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1명은 시간당 3만원의 강의료를 받는 시간 강사다. 정규 원어민 교사는 교육청 연수원(4명), 인문계고(10명)에 배치돼 있고 강사들도 9개 초등학교와 10개 중학교에만 있는 것이 고작이다. 이는 시내 전체 초등학교의 6.6%, 중학교의 11.8%, 고교의 16.7%에 해당하는 것이다. 반면 농어촌 학교가 대부분인 충남지역의 '원어민 교사수'는 145명으로 시간제 강사까지 포함하면 240명에 이른다. 이는 도내 전체 초.중.고교 수의 평균 33%에 이르는 것이다. 특히 인구 20만명의 아산시내 학교 원어민 교사수는 강사를 제외하고도 47명에 달해 인구 150만 명에 달하는 대전보다 3배 이상 많다. 충남교육청은 이 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일부 학교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도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많은 시내 학교 신설 수요로 예산이 크게 부족하고 충남지역 지자체가 원어민 교사 확보를 위한 많은 예산을 따로 지원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전은 무관심해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여름방학을 맞아 24일부터 중학생 700명을 대상으로 IT 인재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인 '2007 빛으로 여는 IT 세상'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차세대 IT 한국을 이끌어 나갈 청소년 인재를 발굴ㆍ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에 위탁해 하ㆍ동계방학 기간 서울시내 14개 중학교에서 실시된다. 청소년들은 이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 IT와 차세대 영상산업의 핵심인 애니메이션 세계를 경험하고 창의력과 협동심을 발휘해 UCC를 제작ㆍ발표하는 시간도 갖는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2월 경남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예비 후보자에 대한 등록을 내달 21일부터 받는다고 23일 밝혔다. 예비 후보 등록은 후보등록 신청일인 오는 11월 25일 이전까지 가능하다. 등록된 예비 후보자는 선거사무실 설치와 함께 선거구민에게 명함을 전달하는 등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 경남도선관위는 또 내달 7일 입후보 안내설명회를 갖기로 하고 고영진 도교육감과 이수오 전 창원대 총장, 권정호 전 진주교대 총장, 강수명 경남도교육위원,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 최낙인 경남도교육위원 등 자천 타천으로 후보로 거론되는 6명에게 초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감 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같은 12월 19일 치러진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부터 청소년 IT인재육성을 위한 '2007 빛으로 여는 IT 세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빛으로 여는 IT 세상'은 차세대 IT 한국을 이끌어 나갈 청소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름과 겨울방학기간 중 서울시내 14개 중학교에서 실시된다. 이번 여름방학중에는 제1기(7.24-7.26, 숭인중, 서울여중), 제2기(7.31-8.2, 남부과학센터, 도봉중), 제3기(8.7-8.9, 가락중, 신화중)로 나누어 기별 100씩 총 300명을 대상으로, 겨울방학에는 4기로 나누어 8개 중학교에서 4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프로그램은 중학생들이 첨단 IT와 애니메이션 세계를 경험한 뒤 이를 통해 UCC를 제작․발표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무선․광통신 기술 및 친환경 태양광 에너지, 센서 등 첨단 IT 기초 기술을 이해한 후, 4명이 한조를 이루어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IT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되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이공계 인재 고갈 현상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된 교육프로그램"이라면서 "IT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계층간 정보교육격차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은 전국 건강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수련활동을 실시했다. 이번 수련활동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되는 것으로, 질병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던 꿈사랑사이버학교(더불어하나회) 건강장애학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20일부터 3일간 통영청소년수련관에서 열렸다. 꿈사랑사이버학교는 백혈병, 소아암 등 난치성 질환이나 희귀성 질환을 가진 초중고 건강 장애학생들의 출결을 인정하고 학습권을 제공해 주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경남교육청이 영남권, 호남권 9개 시․도 건강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건강장애학생들을 위해 화상강의를 실시하는 사이버학교가 3곳(서울, 인천, 경남) 운영되고 있다. 이번 수련회에는 경남을 비롯해 부산, 대구, 울산, 경북, 전북 등에서 3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참가했다. 학생들은 온라인상에서만 만나던 친구들과 직접 다양한 놀이와 체험학습의 기회를 가졌다.
일본 오사카부교육위원회가 금년 4월에 신설한 「학교경영지원팀」에, 부립학교 교장으로부터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부교육위원회는 예상을 넘는 '고민하는 교장'들이 많다는 것에 놀라면서도 「학교현장을 개선하고 싶다는 마음이 밖으로 나타난 것이다. 현장에서만 고민하지 말고 염려하지 말고 말해주기를 바란다」라고 이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팀설치는 2006년 3월, 오사카부의 첫 민간 교장이었던 다카츠고등학교(오사카시) 교장이, 교사들과의 알력으로 사임한 것이 계기가 되었었다. 부교육위원회는 이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유효한 대책을 내세우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반성에서, 교장들을 지원하기 위한 태세 정비에 들어갔다. 지원팀은 교장, 교감 경험자 약 20명으로 구성되었다. 약 180개가 있는 부립고등학교나 특별지원학교의 교장에게 직접 만나거나 전화나 전자메일로 상담을 받고, 해결을 위한 조언을 한다. 문의해 오는 상담은 폭이 넓어서, 5월 중순까지 약 120건이나 된다는 것이다. 「예산의 적절한 사용방법은?」「젊은 교사를 어떻게 키워나가면 좋을까」라는 등의 학교운영에 관한 상담이 많지만, 「매스컴이 취재를 하겠다고 하면…」,「가정과 지역과의 연계방법은」이라는 질문도 있다. 지원팀의 일원으로 부립고등학교 교장 경험자인 한 장학사는 「각 학교의 재량이 넓어지는 한편, 교장이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교장의 이야기를 신중하게 들으면서 해결책을 모색할 생각으로 「현장에서 적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교장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가 금후의 과제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아빠는 지금 나의 실력을 무시하고 있는 거야!” 딸이 아빠에게 대드는 정도가 보통이 아니다. 자존심이 무척 상했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 공부도 꽤 잘하는 편이고 미(美)국무성 교환학생으로 다녀와 영어에 자신감이 넘쳐 특목고를 목표로 공부하는 딸에게 진로 이야기를 하다가 “사이버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는 아빠의 말에 그만 흥분하고 만 것이다. 그렇다. 중학생들 사이에도 대학교 서열이 이미 매겨져 있다. 사이버대학은 지방대학만도 못한 형편없는 대학이라는 생각이 박혀 있는 것이다. 유명대학이 아니면 사회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한 평생 기를 못 펴고 살아가는 운명이라고 누가 가르치기도 했단 말인가! 나의 의도는 사이버대학을 나와도 사회에서 훌륭히 성장할 수 있는 그러한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어야 하고 내 자식이 잘못된 사회통념을 통쾌하게 깨뜨려 줄 능력이 있고 그러하기를 바라고 한 말이었는데…. 유명대학 아니면 인정 받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 동국대학교 신정아씨의 '가짜 학사, 석사, 박사'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인사들의 '학력 위조 자진 고백'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에서 학ㆍ석사 학위를 받았다며 KBS 라디오의 ‘굿모닝 팝스’를 진행해 온 이지영씨가 고졸 학력자임을, 인기 만화가 이현세씨가 고졸 학력을 대학 중퇴라고 속였던 사실을 고백했다. 또 '연탄길'의 작가 이철환씨도 학원 강사 시절 학생들 사이에 서울대 졸업생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부인하지 못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언론에서는 허술한 학위 관리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지만 우선 개별 대학이나 채용 기관에서 학위를 엄격하게 검증하는 시스템이 설치돼야 한다. 검증만 제대로 했어도 이런 사건이 일어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탓하기 전에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것은 실력보다는 '간판'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다. 실력이 없어도 '간판'만 따면 그것을 보고 사회가 '간판'을 인정한다. 이번 사건은 학벌위주의 사회가 잘못되었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뿌리 깊은 '학벌ㆍ학력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 일도 시급하다. 고졸자는 사회에서 사람 취급도 아니하니서러워서 살아가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아울러 학력만능주의라는 허울도 과감히 벗어 던져야 한다. 학벌 위주의 사회 풍토 때문에 너도 나도 대학 입시에목숨을 건다. 게다가 외국 학위라면 덮어놓고 대단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것이 가짜인 줄도 모르고. 학력보다 실력을 중히 여기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교육계가 앞장서야 한다. 특히 선생님이 학생들 앞에서 '간판'을 중히 여기는 발언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지 않았나 스스로 반성을 해야 한다. '간판'을 중시하고 그 '간판'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는 분명 잘못된 사회다. 선생님이나 강사 소개시 출신대학은 빼야 학벌 타파를 위해 교육계에서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일이 있다. 신규교사나 전입교사를 학생들에게 소개할 때 출신학교를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교사가 된 것은 출신학교로 된 것이 아니다. 교원자격증을 취득하고 임용고사를 당당히 통과하여 된 것이다. 그러니 구태어 출신학교를 따질 필요가 없다. 학연(學緣)을 강조하는 것은 지연(地緣)을 중시하는 후진국형 지역 패거리주의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신규교사나 전입교사의 무엇을 소개할까? 신규교사는 과목, 전입교사는 전임교와 과목 등을 소개하면 된다. 어느 학교에서는 출신 대학원까지 소개하기도 하는데 요즘 선생님들 대부분 석사이다. 이런 소개를 들으면 자칫 학력 인플레이를 당연시하게 된다. 각종 연수나 연수원 등에서 강사를 소개할 때 출신학교를 빼야 한다. 전공과저서 등은 강의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출신학교 소개는 학벌위주의 사회 분위기만 조장할 뿐이다. 출신학교로 강사 목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강사 실력이 중요하지 출신학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난 대그룹에선 이력서에 이미 ‘출신학교란’이 없어진지 오래다. 거기까진 가지 못하더라도 교육기관과 연수기관에서 교사와 강사를 소개할 때 출신학교 소개만 하지 않아도 잘못 나가는 학벌위주의 사회 분위기를 바로 잡는 데 일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참다 참다 못하여 읍사무소에 가서 국군지원서를 제출하였다. 죽음은 두렵지 않으나 어머니를 생각하니 적막한 마음이 끝이 없다.” 경북 달성군 구지고등공민학교 엄원탁 교사가 1951년 국군에 자원입대하면서 쓴 일기의 한 토막이다. 청주 서원대 한국교육자료박물관에서 열리는 ‘해방과 전쟁기, 우리교육의 풍경’ 전시회에 가면 “조국을 위해 죽음을 결심했다”는 글이 담긴 엄 교사의 ‘교무수첩’을 비롯해 6.25전쟁 관련 각종 교육자료를 만날 수 있다. 전시회에는 해방 직후와 6.25전쟁을 전후해 발간된 초․중등학교 교과서, 교사 참고자료, 방학 책, 교지, 잡지, 상장, 성적표, 시험지, 졸업장, 신문, 학생증, 전쟁일기, 사진, 포스터, 화폐, 삐라, 각종문서, 해방공간의 좌․우익서적 등 600여점이 선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공산당의 6.25전쟁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담은 자료, 월북 천재시인 오장환의 시가 실린 1947년 중등국어교본, 동해를 동조선해로 표기한 1947년 중등지리부도, 해방 후 연변에서 발행된 한글맞춤법 통일안 등 흥미로운 자료도 함께 공개됐다. “유월 이십칠일 화요일 청(晴). 이제껏 가정실습으로 인하여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세사(世事)와 국가에 대변(大變)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었는데 금일 학교에 가니 교장선생님께(서) 25일 오전 6시에 북한군이 월남했다는 소식을 전하여 주는데 백천, 옹진, 장단, 강릉, 연백 다섯 군데라고 하였다.” 전쟁이 일어난 직후 충남의 한 중학생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일기에 적고 있다. 또 북한군 포병부대 포장 김용철이 “서울네거리, 오늘 놈들이 전쟁의 불길을 저즐은지(저지른지) 사흘 만에 조선인민군 용사들의(에) 의하여 해방되었다. 나는 벅찬 가슴 펼치고 억센 발자욱을 내디었다”고 한 병영일기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005년 해방 60주년을 맞아 ‘식민지교육의 풍경’ 전시회를 국회도서관, 독립기념관, 대구시립중앙도서관 등에서 순회 개최해 큰 관심을 끈 바 있는 서원대는 “일제 식민지시대에 이어 8.15해방과 6.25전쟁이라는 미증유의 격변기를 거치면서 동시대 사람들이 겪었던 혼란과 대립, 그리고 힘든 극복과정을 다양한 교육자료를 통해 살펴보기 위해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8월 25일까지 월~토요일(10:00~17:00)에 관람할 수 있으며 요금은 없다. 문의=043-299-8194
2007년 서산시 중·고등학생 독서논술토론대회가 7월 20일 충청남도 서산교육청 소회의실에서 있었다. 각 학교에서 예선 대회를 거쳐 선발된 총 64명의 중고등학생들이 참가하여 논술과 토론 실력을 겨루었다. 오전에는 정해진 책을 읽고 그와 관련된 논술을 썼고, 오후에는 각자 팀을 이루어 읽은 책에 대한 토론을 펼쳤다. 서산시 소재 각 중·고등학교에서 말과 글을 가장 잘 하고 잘 쓴다는 학생들이 뽑혀온 자리이니 만큼 그 열기가 대단했다. 리포터는 중학교 A, B반의 독서토론회 과정을 심사했는데 하나같이 달변이었다. 말하는 방식과 수준이 웬만한 전문가를 뺨칠 정도로 유창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적당한 제스처(gesture)와 차분한 말투 사용도 아주 적절했다. 남녀 중학생 모두 32명이 두 팀으로 나눠 한 방에서 토론을 벌였는데, 언어 감각은 역시 여학생들이 우수했다. 중학생 팀의 경우 1위부터 3위까지 순위에 든 학생이 모두 여학생들이었다. 논거를 들이대며 조리 있게 설명하는 여학생들 앞에서 남학생들은 당황함 하다가 번번이 말문이 막히기 일쑤였다. 긴장도 남학생들이 더 많이 하는 것 같았다. '여성들과 말싸움하는 남자는 바보'라는 우스개 말이 있듯, 여학생들의 언어 감각은 역시 우수했다. 개중에는 들리지도 않게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작게 말하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리포터가 이번 토론대회 심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인데, 우선 남으로부터 그 사람 참 말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좀 크다 싶을 정도의 목소리와 분명하고 정확한 발음,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과 시선처리, 상황에 어울리는 적절한 제스처, 침착하고 바른 자세 등이 필수 요소란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 이 정도만 지켜도 언변이 좋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겠다. 또한 평소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다. 두 시간이 넘도록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독서 경험이 일천한 아이들일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말이란 것은 아는 만큼 말하고 하는 만큼 늘기 때문이다. 옛말에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란 속담이 있는데, 이는 말주변이 없는 사람들이 꾸며낸 자기합리화의 변명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말하기는 역시 어렵다. 그것도 남들 앞에서 떨지 않고 조리 있게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화법(話法)'과 '화술(話術)'이란 학문이 따로 생기고 스피치 학원이 번성하는 이유일 것이다. 따라서 중학생 때부터 이런 토론 기회를 자주 갖고, 또 평소 아나운서들의 말투와 억양 등을 유심히 관찰하고 흉내를 내며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달변가가 될 수 있다.
우리학교에서는 이번 여름 방학을 맞아 자매학교인 중국 합비 제1중학교와 본격적인 우호교류활동을 실시한다. 종업식이 끝난 7월 19일 오후, 합비 제1중학교 교사 2명과 학생 10명 등 총 12명이 본교를 방문했다. 4박5일의 일정으로 방한한 이들은 7월 19일부터 23일까지 학교에 머물며 각종 학술교류 및 문화체험을 했다. 특히 중국학생들은 파트너 결연을 맺은 본교 학생들의 집에서 직접 홈스테이를 하며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했다. 첫날엔 사물놀이와 윷놀이, 제기차기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했고, 둘째 날에는 C&B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셋째 날에는 해미읍성, 개심사, 간월암 등 서산의 문화유적지를 둘러보고, 넷째 날에는 아산 현대자동차와 대산 석유화학단지 등을 견학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번 방문단은 대부분이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로 한국의 아름다운 경치와 한국인들의 친절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음식 중, 삼계탕과 불고기가 가장 맛있었다는 이들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도 했다. 우리 서령에서는 이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8월 15일부터 19일까지 4박5일 간의 일정으로 중국에 우호 교류단을 파견하게 된다. 전교에서 선발된 모범학생 10명과 교사 2명으로 구성된 우호 교육교류단(단장 김동수)은 중국 안휘성 합비 제1중학교에 머물면서 중국의 문화와 교육제도 등을 살피게 된다. 올해로 6회 째를 맞는 본교의 우호 교류사업은 2002년 합비 제1중과 학생 및 교직원 상호교류 협약을 체결한 뒤 지금까지 매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본교는 앞으로도 교사 및 학생들의 안목을 넓히고 다양한 외국어를 습득시키기 위해 해외 학교와의 자매 결연 사업을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국 합비 제1중 학생들이 우리 서령고 학생들에게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다. 제법 제기차기를잘 해내는 중국 학생들. 아하, 중국에서도 명절이 되면 제기를 차며논다고 한다. 학생들을 인솔하고 온 교사들이 우리의 전통놀이인 윷놀이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점심을 먹고 난 뒤, 본교의 중국어 선생님으로부터 한글을 배우고 있는 합비 학생들 학교 물리실을 방문해 물리 선생님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중국 학생들 방문단은 학교 도서관을 견학한 뒤, 우리학교 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도서관을 방문한 합비 제1중학교 교사들. 사진설명 - 왼쪽부터 주민(합비 1중 수학교사, 리포터, 리차니엔(합비 1중 중국어교사) 홈스테이를 하러 떠나기 전, 한국의 파트너 및 그 부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합비 제1중학생
옛말에 `이심전심(以心傳心)`, `척하면 삼천리, 쿵하면 호박 떨어지는 소리`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의사소통의 최상급의 상태를 말한다. 오늘날엔 아쉽게도 이런 상황이 그리 흔하지 않다. 온누리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 안에 하나로 묶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되지 않아 갈등과 단절이 오히려 더 많아진 상황이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진정한 소통에는 손전화도 인터넷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가정은 물론이고 사회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현상이다. 물론학교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옆 자리의 동료 교사와 소통이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있고, 학생들과 눈높이가 맞지 않아 학급 운영이 어려울 때도 많다. 며칠 전이었다. 포천 반월아트홀에서 (사)한국무용협회 포천지부 정기공연인 "소리 그리고 몸짓"이라는 전통 국악과 무용 공원을 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여름 방학 때문이지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참 많았다. 장애우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그런데 근래에 보기 힘든 새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의외의 상황이었다. 국악과 전통 무용 공연이라서 젊은이들에겐 다소 낯선 공연이 아닐까 싶었는데 관람객의 반 이상은 젊은이로 넘쳐났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공연을관람하기 위해찾아온 학생들이다. 더욱이 부모의 손을 잡고 공연장에 나온 어린 아이들이 많았다. 세대와 세대를 뛰어 넘고 장애와 비장애우를 뛰어넘어 서로가 문화를 통해서 하나되는 바람직한 현상이었다. 그들은 멋진 연주와 춤사위에 함성을 지르거나 박수로써 공연자를 격려하고 응원했다. 더욱이 공연이 끝날 때까지공연을 관람하는 성숙한 문화도 볼 수 있었다. 공연자와 관람객이 소리로 혹은 몸짓으로 서로가 하나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있었다. 공연자들이 열정을 다해 힘찬 몸짓을 할 때마다 관람객들은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기까지 했다. 공연자들에게 혹 방해가 될 지 모르겠지만 연신 손전화로 그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공연자나 관람객이나서로흥겹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얼마 전 추억의 만화영화 로봇 태권브이가 새롭게 단장하여 개봉해 신선한 즐거움을 준 적이 있다. 30~40대의 어른들에게어린 시절의 향수와 추억을 불러 일으킨만화영화다. 어느덧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된 그들이 자신들의 자녀의 손을 잡고 영화관을 찾아서 세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즐겁게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있었다. 잔잔한 흥행 돌풍의 비결은 거기에 있었다. 세대와 세대가 소통하는 도구로서의 문화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반증이기도 했다. 문화는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 사이의 편견이나 장벽을 없애 주는 아주 좋은 소통의 도구다. 과거 먹고 사는 일만으로도 힘겨웠던 시절엔 `문화가 밥을 먹여주냐`고 비아냥 거렸지만, 요즘은 문화가 밥 먹여 주는 것을 뛰어넘어 '살 맛 나게 하는 세상'을 만드는 중요한 매체가되었다. 문화를 즐기는 사람은 분명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남달리 뛰어나다. 그들은 동료와 일시적인 갈등이나 업무적인 스트레스로 힘들면 영화를 보든지, 콘서트에 가든지, 혹은 책을 읽으면서 그 해결방안을 찾아나선다. 감정과 정서를 조절해 나빠진 인간관계를 회복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하는 것이다. 문화를 통해 서로의 공감대를 찾아보고 함께 나누는 것이다. 그로 인해 서로의 닮은 점을 찾아보고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생각들을 대화를 통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인터넷 동호회를 통하여 축구, 등산, 여행 동호회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기는사람들이 참 많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함께 하면서 마음을 열어 공감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그들은 정기적인 모임과 꽉 찬 일정에도 조금도 피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통해만나고 소통하면서 동료와 친구들에게도 열정과 활력을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조직의 리더들이 가져야할 덕목 중에 하나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잠시 잠깐 전화로 가족과 동료 교사와학급 학생들에게안부를 짧게라도물어보자. 그가 속한 공동체나 집단은적어도 대화의 단절이나갈등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설령, 갈등과 반목이 있다 할지라도 쉽게 풀릴 것이다. 행복한 집단은 분명 서로 소통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문화적 마인드를 통해 서로쉽게 접근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집단이 되는 것이다.간단한 안부인사이지만, 잘 챙겨준다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것.그것도 하나의 소통이다. 얼마전 가족 중 한 사람이 교통사고로 피해를 당한 적이 있었다. 일주일 간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가해자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 번 쯤은 찾아와서 피해자에게 `죄송합니다` 혹은 ` 미안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모든 것을 보험으로 처리하면 된다는 그런 심사였다. 전화로도 안위 여부를 묻을 수 없을만큼 각박한 세상이 되었나 싶어 씁쓸했다.하도 어이가 없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넋두리처럼 말했더니 요즘의 세태란다. 교통사고 가해자가 피해자를 찾아오면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물질 만능의 시대가 가져온 산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험금이나 금전으로 피해를 배상하는 것보다 더 크게, 더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것은 사실따뜻한 한마디의 말이 아니던가. 타인과 소통하는 가장 최상급의 감정은 상대방의 마음을 따라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공감은 탁월한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법이다. 요즘 기업들도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명제를 실천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후원하고있다. 이 또한 기업 이미지를 높여 소비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나름대로경영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세상은 이제 문화의 시대이다. 서로의 협력이 없으면 아름다운 선을 이룰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웃과 서로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출 수 있는방법은이제 문화라는 코드 밖에 없는 듯하다. 오늘이라도 시간을 내어서 가족과 함께 식사의 시간을 마련해 보고 영화 한 편이라도 함께 보면 어떨까?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학급의 학생들과대화와 소통의 시간을 갖는 문화 캠프를 열어보면 어떨까? 함께 박물관도 찾아보고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 영화평 조승우 주연의 을 보고 지난 1989년에 초연된 영화 은 참으로 감동적인 영화였다. 자폐아의 행동거지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가 너무 돋보였던 영화였다. 동생의 여자 친구가 키스를 하고 난 후 기분이 어땠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wet(축축했다)"이라고 말하는 형의 순진무구함이 묻어나는 영화였다. 찰리(톰 크루즈 분)는 자폐아인 형을 이용하려 하지만 형은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천진난만한 표정만을 지을 뿐이다. 300만 달러의 유산을 상속받은 형을 찾아온 찰리는 그가 자폐아라는 사실에 안도한다. 몸은 30대이지만 지능은 이제 겨우 5살 정도인 형을 잘만 이용하면 막대한 유산은 그에게 돌아온다. 또 그 바보 같은 형에게 천재적인 기억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찰리는 그를 이용한 도박에서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형제는 남모르는 가정사의 비극을 뒤로 한 채 점차 인간적인 애정을 느끼게 된다. 영화 이 감동적인 이유는 형제간의 애정이 잔잔하게 진화하는 것을 은유적으로 잘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는 또 다른 의미의 자폐아 영화였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자폐아 영화라기보다는 저능아 영화에 속했다. 포레스트(톰 행크스)는 다소 지능이 모자랄 뿐, 대인기피증을 보이는 자폐아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어수룩하면서도 순진한 인물일 뿐이다. 그리고 그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칠 줄 아는 사람일 뿐이었다. 머리가 모자란다고 늘 놀림만 받던 포레스트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신의 능력'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남들보다 특출나게 잘 달리는 능력이었다. 그는 오로지 달리는 능력 하나로 미식축구 선수로 발탁되어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베트남 전쟁에도 참여하여 전쟁 영웅이 된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그를 아끼던 군대 상사의 도움으로 막대한 재산까지 축적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는 늘 허전한 마음이 맴돌았다. 그건 사랑하는 여인 제니와의 만남과 이별에서 오는 마음의 상처였다. 그는 그 그리움을 달래고자 미대륙을 종횡으로 달리는 거대한 이벤트를 혼자 벌이게 된다. 아무런 말도 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포레스트와 TV에서 그를 발견한 제니. 그녀는 그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는 마라톤이라는 인간 한계의 스포츠를 인간적인 측면에서 해석하는 데 성공한 영화였다. 지난 2005년에 정윤철 감독이 세상에 내 놓은 은 일견 과 를 잘 버무렸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감독은 분명 두 명작에서 모티브를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적절하게 어떤 장면들을 차용하여 한국적 정서에 맞게 변용시켰을 것이다. 때론 두 영화의 어떤 시퀀스를 잘 모방했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히 변용했고 재창조했을 뿐이다. 이른바 창조적 모방인 셈이다. 모방과 표절은 엄연히 그 질을 달리하는 존재인 것이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한결같은 꿈은 '서브 쓰리(Sub3)' 달성이라고 한다.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안에 주파하는 것이다. 이것을 초로 환산하면 100m를 약 25.6초의 속도로 꾸준히 달리는 것이다. 비록 세계 기록(2시간 4분 55초, 100m를 평균 17.76초에 달림)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보통의 사람들로서는 꿈도 못 꿀 기록이다. 그래서 배형진이라는 19세의 자폐아가 서브 쓰리를 달성하였을 때, 사람들은 경악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그가 세운 기록은 2시간 57분 7초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삶은 영화화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소재가 되었다. 인간승리의 장, 인간한계의 극복 이란 수식어를 꼬리표처럼 달면서. 만일 이 이런 의제적인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영화였다면 별다른 감동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이 대한 뉴스의 헤드라인처럼 장식화된 메시지를 주었다면 식상한 영화로 끝났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정윤철 감독은 인간극장 같은 느낌을 줄 영화를 적절한 복선과 갈등, 그리고 반전으로 잘 승화시켰다. 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하는 20세의 청년 자폐아 초원(조승우 분). 그의 동생인 중원은 자폐아 형을 부끄러워하며 그를 노골적으로 무시한다. 그러나 그런 동생을 초원은 별다른 감흥 없이 대한다. 초원의 입장에서 중원은 존대말을 써야 할 타인에 불과한 것이다. 또 그에게는 아빠라는 존재도 없다. 아빠에게는 정상아인 중원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 초원에게 유일한 사람은 '엄마'라는 존재이다. 경숙(김미숙 분)은 초원에게 광적일 정도로 집착한다. 가족의 냉대에도 그녀에게 있어 초원은 절대적인 사랑의 존재였다. 그저 사랑을 쏟아야 할 존재인 것이다. 영화의 서두에 제시되는 세렝게티 초원의 이야기는 영화 전체의 갈등 구조를 함축하는 시퀀스이다. 수십만의 동물이 사는 초원에서 그 언젠가는 어미로부터 떨어져야 할 새끼들은 자연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고기를 낚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그들은 살아남는다. 초원과 엄마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엄마는 초원에게 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러나 초원은 그럴 능력이 없다. 그래서 경숙은 초원에게 광적으로 집착한다. 그녀는 무조건적으로 초원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숙의 광적인 집착은 마라톤 코치인 정욱과의 갈등으로 포화점을 맞게 된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광적인 집착을 착각하지 말라"며 일갈하는 정욱의 말을 들으며 경숙은 어린 초원을 공원에 버렸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너무나 힘들어서 공원에 버려야 했던 아들. 그 행동으로 인해 늘 죄책감을 가지고 있던 그녀였기에 초원에게 광적으로 집착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녀의 의표를 찌르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초원의 '기억능력'이었다. 초원은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조승우는 바로 이런 반전의 장면을 아주 리얼하게 표현해냈다. 비를 맞으며 그 옛날의 기억을 되살리는 초원의 내면을 너무나 훌륭하게 해석한 것이다. 그래서 은 조승우를 비롯한 주연배우들의 완성도 높은 연기가 너무 돋보이는 영화였던 것이다. 처럼 마라톤을 소재로 하여 사람 간의 내면 갈등을 잘 소화해낸 . 마라톤 장면의 활력을 입체적으로 잘 표현하였으며, 초원의 훈련장면이나 일상사를 촬영하면서 나뭇잎이나 찬란한 햇빛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는 데 성공한 수작인 . 인간의 진면목을 수채화처럼 그윽하게 그려낸 영화라는 점에서 은 책상 위의 가치 있는 DVD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앞으로는 불법 조기유학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초ㆍ중학생의 학년 진급이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조기유학에서 돌아오는 초ㆍ중학생을 쉽게 진급시키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미인정 유학 관련 학적 처리' 지침이 최근 각 지역교육청과 초ㆍ중학교에 시달됐다. 그동안은 의무교육 대상자인 초ㆍ중학생이 불법인 유학을 떠났다가 돌아와도 일부 학교가 국어ㆍ영어 등 일부 과목 평가를 통해 쉽게 진급을 허용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철저히 금하겠다는 것이다. 보통은 무단결석 기간이 3개월이 넘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와 재취학을 하면 학년 진급이 가능하지만 3개월이 넘으면 '유예' 상태로 정원외 관리하고 그 다음해 재취학을 독려해야 한다. 무단 결석일수가 3개월이 넘으면 출석일수 부족으로 사실상 학년 진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학교는 유학으로 결석일수가 3개월이 넘은 초ㆍ중학생도 그해에 돌아오면 재취학을 허용하고 연말에는 자체적인 평가를 통해 진급을 시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유예' 대상 학생이 재취학을 원하는 경우 학교장이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의 결과에 따라 학년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이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조기유학으로 결석일수가 3개월이 넘어도 일부 학교들이 이 조항을 근거로 출석일수가 부족한 것을 무시하고 진급시키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단서 조항 때문에 출석일수가 부족해도 대부분 귀국 후 나이대로 학년을 찾아간다"며 "유학을 다녀온 초등학교 6학년생이 출석일수가 모라자는데도 졸업장까지 받고 중학교에 진학하는 경우도 봤다"고 소개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지침을 통해 '결석일수가 3개월이 넘으면 당해 연도에 재취학을 허용하지 말고 재취학을 허용해도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를 통해 학력을 인정해 줘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못박았다. 지침은 '유학으로 결석일수가 3개월이 넘은 학생을 그해에 받아주더라도 학교가 학부모에게 출석일수 부족으로 학년 말에 진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의무교육 대상인 초ㆍ중학생의 유학은 불법이지만 매년 수천명이 해외로 떠나고 있으며 고등학생처럼 퇴학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단 결석일수가 3개월이 넘으면 '유예' 상태로 관리해 다음해 재취학을 독려하고 있다.
영어 교사 히라바야시씨(28)의 지도로「It is……, 어떻게 할까? 」. 4명 1조로 나누어진 학생들은, 「달구경」을 어떻게 영어로 표현할까 골똘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일본의 전통적인 물건이나 행사를 설명하는 영문을 다섯 개 만들어 주세요」. 이번 달 1일에 아이치현 도카이시립 코스카중학교 2년 4반 수업 장면이다. 사용하는 영어 단어는 간단해도 좋지만, 어떻게 표현하면 잘 전해지는지,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점이 어렵다. 다른 그룹도「검도」나「집안」을 설명하는데, 일영 사전이나 사전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골똘히 생각하고 있던 한 그룹은「달구경」에 대하여 히라바야시 교사의 조언이 힌트가 되었다. 「무엇을 하는 날인가 생각해 보면」이라고 생각하도록 자극하면, 「We look at the moon on this day(달을 보는 날)」「We eat dango on this day(경단을 먹는 날)」라고, 영문이 차례차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 수업은 교과로서의 영어 수업은 아니다. 「종합적인 학습의 시간」을 사용한 것으로, 문법이나 독해가 중심의 영어의 수업과는 별도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여 자국이나 외국의 문화의 이해를 깊게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중학교에서는 작년부터, 1학년이「외국 여행 」이라고 하는 테마로 20시간, 2 학년은「외국으로부터의 방문객의 대응」을 생각하면서 14시간의 학습을 시작했다. 각 단원은 2시간으로 첫 시간에 이러한 조사 학습을 하여, 2시간째에 ALT(외국어 지도조수)를 섞은 회화 연습을 한다. 4조도 다음주, 만든 영문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ALT에게 맞춰보도록 하는 퀴즈를 예정하고 있다. 종합학습에서도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동중학교 교무주임 호리타씨(47)는, 「초등학교에서 모처럼 영어를 즐긴 아이들을, 중학교에서 영어를 싫어하게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에」라고 설명한다. 도우카이시는 영어의 조기교육에 재작년부터 힘을 쏟기 시작했다. 중부 국제공항 개항이나 아이치 박람회 등을 앞두고 있어, 시내의 전 초등학교에서 종합 학습의 수업을 연 20시간 사용해, ALT를 부른 영어 활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을 받는 형태로, 요코스카중 등 2개 중학교에서도 종합 학습시간에 영어 학습을 하였다. 도우카이시의 시도가 독특한 것은,중학교구마다 초등학교 공통적으로 학습지도 계획을 시 교육위원회가 정하고 있는 점이다. 초등학교 종합학습시간에 영어를 가르치는 시도는 전국에서 번성하지만, 각 학교로 방침은 가지각색이다. 「문법이나 단어를 기억하게 해야 한다」,「학력으로서의 영어습득은 아직 빠르다」등의 논의가 있기 때문으로, 그 결과, 익숙도에 많은 차이가 나오고, 중학교의 영어의 수업이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 공통의 지도 계획은 이러한 혼란을 피하는데 목적이 있다. 예를 들면 요코스카 중학교구의 3개 초등학교는, 저학년에서는 노래나 게임을 중심으로, 학년이 진행되는 것에 따라, 회화 연습을 늘리기로 했다. 이 중학교의 호리타씨는「초,중학교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것으로, 아이들은「사용할 수 있는 영어」를 즐기면서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문부 과학성이 금년 2월, 전국의 공립 초등학교 2만 2481교를 대상으로 간 조사에 의하면, 작년도, 영어 활동을 실시한 학교는 9할을 넘고 있으며,「종합적인 학습의 시간」내에 실시한 초등학교는 전체의 약 7할 정도이며, 연간 평균 10~11시간을 충당하고 있다. 그 내용은「노래나 게임에서 영어를 즐긴다」,「간단한 영어회화」,「발음의 연습」「다른 문화에 접한다」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또, 총 시간수 중 ALT를 활용하고 있는 비율은 각 학년으로 6~7할 정도이다.
역사와 관련한 책을 읽다보면 우리는 우리와 우리 주변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반문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고 알고 있던 이면에 또 다른 것들이 숨어 있음을 발견하곤 자신의 과문함을 탓하기도 한다. 그동안 우린 역사를 바라볼 때 승자의 처지, 있는 자의 처지에서 기록하고 남긴 것들을 중심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배웠다. 그러면서도 어떤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려는 모습이나 태도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건 아마 그러한 것들이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아서인지 모른다. 이러한 것들을 다시 새롭게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 책이 있다. 박노자의 이다. 러시아 출신으로 2001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박노자는 이 책에서 역사의 뒤편에 감춰졌던 이야기나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언급되지 않았던 이야기들, 그리고 과거의 사건이 현대에도 되풀이되는 역사적 아이러니들을 비판적 관점에서 들려주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그의 시각은 상당히 좌파적이다. 그래서 선한 웃음 뒤에 숨은 미국의 냉혹한 비수를 비판하기도 하고, 피를 먹고 자란 일본 신문을 통해 우리의 족벌 언론을 돌아보기도 한다. 또 하나, 현재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는 비정규직과 관련된 파견근로제에 대한 역사적 비극성을 100여 년 전 일본탄광촌에서 벌어진 사건과 관련하여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의 유연화란 미명하에 벌어지고 있는 간접고용 형태를 꼬집는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수백만 명의 근로자가 사내 하청·파견 등 중간착취가 태심한 조건에서 일하는 것을 '노동시장의 유연화'(?)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직장 내에서 노동자의 신분이 불안정한 편이 과연 평생 고용제에 비해 진일보인가? 1997년 이후의 '새로운' 고용 양태는 사실 새롭지도 않다. 중간착취가 노동 청부업자에 의해 제도화된 간접고용은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맹아기라 할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사이에 한·중·일 세 나라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원시 축적이 이루어졌던 그 시기 간접고용의 형태는 노동의 순도를 보장하는 한편, 임금 저하를 통한 자본가의 초과이윤을 보장했다. 1987년 체제의 붕괴는, 후기 자본주의의 지배계급이 초기자본주의적 착취 방법을 부분적으로 재도입해서 신자유주의의 '무한 경쟁'에 합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자유주의자들의 무한경쟁의 원리는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혁신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굿놀음을 하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교육 등 하나의 집단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는 지금 혁신의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떠받들 듯이 한다. 그러나 그 효과는 속빈 강정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종종 볼 수 있다. 아무데나 혁신을 들이대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보더라도 그렇다. 가진 자는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더 애를 쓰고, 없는 자는 살기 위해 애를 쓴다. 거기에 경쟁의 원리를 들이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정부와 기업이 지나치게 경쟁의 원리와 노동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한 번 쯤 생각해봐야 한다. 그 속에 기득권자들의 검은 마음이 숨겨져 있다면 결코 그것이 모든 사람들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이랜드 사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비정규직법이 더 이상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님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쫓겨나게 되고 그 자리를 파견근로자들이 대신하게 된다. 그러면 노동자들의 처우는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노동시장은 더욱 불안하게 된다. 노동자들이 늘 불안에 떨며 일한다면 기업의 생산성은 오를 리 만무하다. 그런데 일부 기업들은 당장 눈앞의 손실만 생각해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매몰차게 내몬다. '거중조정'이라는 미국의 빈말 얼마 전, 강남의 유명 학원가에서 원어민 강사를 채용할 때 백인만을 채용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다민족 국가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미국 하면 백인의 나라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또한 색깔의 선입견이 인종의 선입견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가끔 우리 사회의 저명한 인사들이 미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경우를 본다. 그들은 미국이 언제든지 선이고 정의고 약소국을 보호하는 경찰국이라며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를 도와준 일을 말한다. 정말 미국은 무조건 선이고 정의일까. 특히 우리 한국에 항상 그런 존재로 남아있을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한 · 미 관계사를 한마디로 '환상과 환멸의 역사'라고 규정한다. 그 한 예로 1882년 중국이 미국을 끌어 들여 러시아와 일본을 제지하려고 연미론을 주창하자 조선은 미국과 조미조약을 체결한다. 이때 맺은 조약의 조항 중 '조선이 제3국으로부터 부당한 침략을 받을 경우 미국이 즉각 개입, 거중조정(居中調停)을 행사해 조선의 안보를 보장한다'라는 말에 고종은 큰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미국 기업들에게 많은 이권을 나누어주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조선의 외교권이 박탈당한 1905년 말에 맨 먼저 서울을 떠난 것은 미국공사관이었다. 그러면서 탐관오리의 폭정에 시달리는 조선을 위해선 일본이 낫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황제의 반대는 필요 없다며 매몰차게 잘라버린다. 이러한 예를 저자는 티베트의 경우를 들어서도 말하고 있다. 티베트가 중국의 침략 위험에 처해있을 때 겉으로 도와준 척 하면서도 나 몰라라 했던 것이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적 진실과 사건들이 5부에 걸쳐 펼쳐진다. 이 책 속엔 자신의 나라(우리나라)에 대한 저자의 뜨거운 애정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같은 피는 아니면서도 같은 핏줄을 가진 사람보다 더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이 있음을 보면서 한편으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지난 세기를 돌아보며 21세기의 바람직한 동아시아의 모습과 동아시아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동아아시아에서 국경을 비롯한 온갖 경계선을 극복하는 실마리를 찾는 과정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역사를 통해 현재의 길을 어떻게 가야할 것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하겠다. 역사는 결국 돌고 도는 물레방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