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91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제1과 인솨하기. 철쑤눈 하껴에 가쑴당. 운덩장에 쌔임이 계셨숨당. 철쑤눈 언넝 쌔임께로 텨가 인솨를 했숨당. "쌔임, 안뉴ㅇ~? -_-" 임더 빵갑게 인솨했슴다. "철쑤 떠샤?~" 거때 영휘가 철쑤와 임이 있는 쪄그러 거러가쑴당. 철쑤와 영휘는 방갑께 인솨를 나누었슴당. "철수 할라당발라당살라당 ^^*" "영희 빵까루~"…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2015년 국어교과서 내용'이라는 유머중의 일부입니다. 외래어에 의한 우리말의 오염,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인성이나 가치관형성 등에 적절치 않은 내용이 심심찮게 국어 교과서에 발견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2015년 우리는 국어 교과서에서 '제1과 인솨하기'를 실제로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국어교과서에 얼마나 많은 오류가 범해지고 있는 지, 최근 지적된 오류들을 용례 별로 분석해본다. #영어 전치사에서 한문, 일어 번역투까지 국어 교과서에는 한문과 일본어 번역투에 비해 영어 번역투가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전치사구의 전이가 가장 빈번하다. 경남대 김정우 교수가 '배달말'에 기고한 '국어 교과서의 외국어 번역투에 대한 종합적 고찰'을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초중고 국어 교과서 51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 사람으로부터 잘잘못을 들은 다음(중학 생활국어 2-2 103쪽) ▲누나와 나는 할머니로부터 무섭게 지청구를 먹어가며(중학 국어 2-1 146쪽) ▲웃음의 유일한 기능은 '긴장으로부터의 해방'이다(초등 읽기 6-1 97쪽) 등의 문장에서는 시원(始原)을 나타내는 영어 전치사 '프롬(from)'의 흔적이 보인다. 각각 △그 사람에게(서) △할머니에게(서) △'긴장에서 벗어나는 해방'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변형의 멋도 선보이고(중학 국어 1-2 170쪽)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중학 국어 1-2 232쪽) 등의 문장은 영어 전치사 'through'를 번역한 것이고 ▲문자 언어는 필요에 의해서 오랜 기간을(중학 국어 1-1 213쪽) ▲제일 긴 그 다리가 폭격에 의해 아깝게 끊어진 뒤로는(중학 국어 2-1 143쪽) 등의 문장은 전치사 'by'를 번역한 흔적이 짙다고 분석했다. 역시 △이번 기회에 △소설 속에서 △필요에 따라 △폭격으로 등으로 고쳐야 자연스럽다. 김 교수는 이외에도 영어의 소유 구문을 나타내는 동사 'have'가 그대로 번역된 듯한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고등 국어 상 84쪽), 수동태 구문 형식이 그대로 드러난 '아이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창작된 놀이'(중학 생활국어 2-2 91쪽) 등의 문장도 영어 번역투 문장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를 '사랑하는 처자가 있는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자연 발생적으로 창작한 놀이'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소리로 인해 고통받는 내 심정'(중학 국어 2-1 27쪽), '그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중학 국어 1-1 134쪽) 등에서는 한문의 기능어 '인(因)'과 '사(使)'의 자취를 읽어낼 수 있다면서 이를 각각 '소리로 고통받는 내 심정', '그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으로 수정했다. 이밖에 일본어 번역투로는 '닫혀진 약국'(중학 국어 1-2 36쪽), '잘리어진 나이테'(고등 국어 상 29쪽), '이 글이 잘 짜여졌는지'(고등국어 상 181쪽) 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닫힌' '잘린' '짜였는지'로 써야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모국어의 자연스러운 문장 규칙을 깨뜨리는 수동적인 번역투 문장을 쓰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우리의 언어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국어 교과서는 여러 가지 기준에서 '모범적'인 문장을 구사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맞춤법, 띄어쓰기 오류만 1000여 건 최근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가 발간한 '중학교 국어교과서 오류실태 분석'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 1·2학기, 2학년 1·2학기 등 모두 4권의 교과서에 △맞춤법, 표준어규정 오류 81건 △띄어쓰기 오류 526건 △문장부호 및 형식오류 28건 △부적합한 낱말사용 40건 △어법에 어긋난 표현 73건 △논리, 내용이 어색한 표현 34건 등 모두 793건의 잘못이 드러났다. 보고서는 또 아라비아숫자와 단위명사의 띄어쓰기 오류도 수백 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중학교 1학년 2학기 교과서 78 80 81쪽의 '평양 감사'는 조선시대 행정구역상 '평안 감사' 또는 '평양 부사'가 맞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194쪽 '몸뚱아리'는 표준어 '몸뚱어리'를 써야 하고, 73쪽 '백발 백중'은 한자성어이므로 '백발백중'으로 붙여써야 하는데 띄어썼다. 이밖에 2학년 2학기 교과서 56쪽에서는 '뾰조록하니'가 '뽀조록하니'로 표기되고, 불교용어 '십대왕(十大王)'의 한자가 96쪽에서 '十代王'으로 오기된 것을 비롯해 '우루루'(우르르의 오기), '아뿔사'(아뿔싸의 오기), '세익스피어'(셰익스피어의 오기), '혼자말'(혼잣말의 오기) 등 한글맞춤법이나 외래어표기법에 틀린 단어도 적지 않게 발견됐다. 국정교과서의 이 같은 부실은 편수담당자 한사람이 한 두 달만에 평균 32권을 검수하는 인력 및 절차상 문제점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외국어 교과서의 경우 독일어 담당자가 아랍어까지 감수하고 있으며 화학 담당자가 물리를, 가사·실업 담당자가 생물을 맡는 사례도 있어 원천적으로 내용 감수는 물론 오·탈자 감수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국정교과서 편찬비용은 검인정교과서 편찬비용의 17.5% 수준인 평균 3500만원에 불과해, 발간 뒤 오류 수정을 위한 검수 예산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현재의 편수인력 및 예산으로는 방대한 양의 교과서 편찬작업을 제대로 관리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정서, 가치관 형성에 좋지 않은 표현도 희곡 작가이자 아동 교육 전문가인 정순열 씨가 초등 국어 교과서 내용의 일부가 어린이들의 바른 정서나 가치관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 지난해 화제를 모았다. 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청와대와 광주시교육청 등의 홈페이지에 국어 교과서의 잘못된 부분 30여 곳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란 제목의 이 시리즈는 특히 인성 논리 원칙의 차원에서 일리 있는 비판으로 공감을 얻고있다.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84쪽의 경우, 경호라는 어린이가 사촌 형 윤호에게 "형은 장난감이 많으니까 이 비행기 나 줘."라는 부분을 "남의 것을 달라고 억지를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 비행기 나 빌려 주면 안 돼"라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68쪽에 나오는 노루 토끼 두꺼비가 서로나이를 자랑하며 음식을 먼저 먹겠다고 말다툼하는 우화를 두고, "셋이 똑같이 나눠 먹도록 하는 내용으로 바꿔야 옳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80쪽의 아버지 말을 듣지 않고 반대로만 행동하던 아들이 끝내 목숨을 잃고 만다는 내용을 담은 '반대로만 하는 아들'에 대해서는 "억지 비유 탓에 황당한 내용이 되고, 공포 분위기만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터넷 동호회(cafe.daum.net/greatthink)까지 개설한 정씨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는 일생 동안 공부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작은 잘못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학부모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교과서 개정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삼 | 중앙대 부속고 교사 지금 이 나라 고등학교 교실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3학년생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1·2학년생까지도 학교 수업에는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학생들은 선생님이나 학교를 전혀 믿으려 하지 않는다. 학교 수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폭넓은 독서는커녕 간밤에 학원 수업이나 과외 수업을 받느라고, 또는 컴퓨터 게임 하느라고 자지 못한 잠만 보충하려고 한다. 선생님들은 그런 학생들이 그저 야속하고 미울 따름이다. 그런 중에도 특히 국어 수업 시간은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대로, 배우는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한결같이 국어 수업이 재미없단다. 도대체 신명이 나지 않는단다. 교과서는 누구에게나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모두가 멍청하고 시큰둥한 표정들이다. 따분한 국어수업의 주범, 수능시험 그 가장 큰 이유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언어영역 때문이다. 국어영역도 아니고 언어영역이란다. ‘국어 교육의 목표를 중심으로 한 시험으로서 특정한 교과목을 상정하지 않으며, 범교과적인 주제와 소재를 활용하여 출제’하는 언어영역이 모든 학문의 단백질인 국어 시간을 아예 망쳐 놓고 있다. 특히 3학년 수업을 진행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에 대한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하고 발버둥쳐야 하는 국어과 선생님들은 해마다 마음이 상큼하지 못하다. 억지 춘향격으로 따라와 준 학생들에게 미안해서 얼굴마저 마주 대하기가 거북스럽다. 수업 시간에 그토록 강조했던 문학 작품들이나 명문장들에 대한 예상 문제는 실제의 언어영역 시험에 거의 출제되지 않으니 말이다. 학생들은 원망의 눈초리로 흘겨보는 것만 같고, 학부모들은 선생님의 무능함만을 탓하는 것 같아서 수학능력시험 성적 통지일이 두려운 것이다. 심지어는 ‘사설학원 강사들보다 그리도 못한가’하는 자괴감에 빠져서 좌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국어 생활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하며, 언어와 국어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을 갖추고, 문학의 이해와 문학 작품 감상 능력을 기르며, 국어의 발전과 민족의 언어 문화 창조에 이바지하게 한다. 가. 말과 글을 통하여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이해하며, 언어 사용에 대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태도를 가지게 한다. 나. 언어와 국어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을 익히고, 국어를 정확하게 사용하게 한다. 다. 문학 작품을 통하여 문학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을 갖추고 창조적인 체험을 함으로써 미적 감수성을 기르며,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이러한 고등학교 국어과 교육목표의 미사여구를 좇아서 편찬된 「국어(상)」 「국어(하)」 교과서를 1학년에서 학습하고, 「화법」, 「독서」, 「작문」, 「문학」, 「문법」 등의 교과목은 2학년과 3학년에서 적당히 골라 최대한 충실히 학습하란다. 그래 놓고, 대학입시의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가 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교과서를 통해서 학습한 이론이나 교과서에 수록된 문학 작품들이나 명문장들은 가급적 배제한 채, 학생들의 독서 상태를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여 교과서 밖의 전혀 생소한 문학 작품은 물론, 인문, 사회, 과학, 예술, 심지어 읽기마저도 거북스러운 철학이나 수학적인 제재문까지 제시하면서 언어 영역이라는 초교과적인 명목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국어 선생님들에게 몽땅 안겨 버렸다. 그리하여 지금 대한민국 고등학교의 국어 선생님들만 초능력적인 만능박사가 되기 위해 주야장천 분투, 노력하는 중이다. 또한 전공자로되 비전공자가 되어버린 국어 선생님들의 서투르고 어설픈 넋두리에 넋을 잃은 체해야 하는 학생들은 스스로의 인내심을 시험하기 위해서 국어 시간마다 안간힘을 써야 하는 것이다. ‘언어영역’ 용어 ‘국어영역’으로 바꿔야 수리영역, 탐구영역, 외국어(영어)영역, 제2외국어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수학, 사회, 과학, 영어, 그리고 제2외국어 선생님들은 그래도 대학에서 전공한 지식을 십분 발휘해서 수업을 한다, 그래서 그들 나름대로는 자신감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간마다 자신만만한 설명과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은 얼마 만큼의 기대감도 가질 수도 있으리라. 그러한 영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들의 대부분은 수업 시간에 학습한 중에서 다루어지니 말이다. 그러나 국어 선생님들이 대학에서 갈고 닦았던 학문의 상당 부분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언어영역을 통해서 감히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함’인지는 몰라도, 언어영역 문제의 대부분은 국어학이나 문학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부족한 다른 교과의 선생님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마저 나름대로 해답을 고를 수 있고, 문제에 대한 시시비비를 논하는 실정이니 말이다. 이제, 고등학교의 국어 수업 시간을 다시 흥미롭고 관심 있는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 선생님들은 흥에 겨워서 수업에 몰두하게 하고, 학생들은 끝종이 울리는 것을 안타까워 할 정도로 국어 수업에 빨려들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 SAT에서 직수입해다가 붙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이라는 용어를 하루 빨리 ‘국어영역’으로 바꿔야 마땅하다. 그래야만 외국어 영역(영어든 제2외국어든)에 대비되는 술어의 사용도 될 뿐만 아니라, 정체성(줏대)을 확립할 수 있는 국어 교육을 어엿하게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국어영역’에서 다루는 문학 작품이나 일반 제재문의 절반 내지 60% 정도는 교과서를 통해서 두루 학습한 것들 중에서 제시하고, 그 나머지를 현행처럼 다양화함으로써 국어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국어를 정확하게 사용하게 하며, 문학에 대한 이해와 문학 작품을 바르게 감상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방편으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서, ‘국어영역’의 문제 출제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좀더 국어적인 문제, 좀더 문학적인 문제를 제시해야 한다. 그야말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들의 국어나 문학에 대한 수준을 충분히 고려하여, 정성을 다해 다듬은 문제로써 대학수학능력 여부를 평가하는 잣대로 삼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일반 제재문의 교양성이나 문학 작품의 작품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확인하여 진지하게 출제해야 한다. 문제를 만들기 위한 문제, 즉 지나치게 기교적인 문제나 궁벽한 유형의 문제는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국어 수업에 따른 결과의 평가는 다만 학교의 내신성적 산출 도구로밖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한 학교 수업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을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이 영역의 용어 수정과 더불어서, 그에 따른 제시문의 전환적 활용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한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의 평가는 요즈음 현안으로 부상해 있는 공교육의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고, 나아가서 사교육의 병폐나 재수생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방편도 될 것임이 자명하다. 대학입학 전형 요소의 근간이 되고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설프게 도입된 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더욱이 2005학년도 입시부터는 7차 교육과정에 따른 더욱 복잡해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러한 계제에 고등학교 국어 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면서 국가적인 교육 현안들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위에서 나름대로 제시한 몇 가지 방안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함에 있어서 결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법률적인 복잡한 수정 작업도 할 필요도 없다. 오로지 관계 당국의 빠른 인식 전환과 그에 따른 명쾌한 실행만이 필요할 따름이다. 선생님들이나 학생들 모두 한껏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진지한 분위기의 교실에서, 시간마다 즐겁고 신나는 국어 수업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2004년에는 지난해 26개교에 불과했던 월 1회 주5일수업제 우선 시행 학교가 전국 초·중·고의 9.7%인 1024교로 확대된다. 또 저소득층 유아들에 대한 교육비 지원과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등 사회보장성 교육혜택이 확대된다. 7차 교육과정의 전면 시행에 따라 2005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범위가 심화선택과목 위주로 출제되며, 시도교육감의 자율권 확대 등 지방화 추세가 강화된다는 점도 지난해와는 다른 점이다. 이러한 교육계의 변화를 항목별로 나눠 정리했다. ▲월1회 주5일 수업제 학교 확대=주5일 근무제의 확산 추세에 맞춰, 지난해 전국 26개 교에 불과한 월 1회 주5일 수업제 학교가 전국 초·중·고교의 9.7%인 1024개교로 확대된다. 우선시행학교 교원들은 토요일 정상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교장 재량으로 재가연수나 집단연수를 실시할 수 있다. 교육부는 2005년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로 월 1회 주5일제 수업을 확산하며, 이에 맞춰 교원 복무규정도 개정할 계획이다. ▲유치원 교육비 지원 확대=취학 직전 만 5세아까지만 유치원 교육비를 지원하던 것을, 신규로 저소득층 만 3·4세아에게도 지원한다. 만3, 4세아의 경우 법정 저소득 자녀에게는 입학료와 수업료 전액,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차상위 계층 농어촌과 도시 국·공립 유치원생에게는 입학·수업료의 60%, 사립유치원아에게는 6만 원 정도(유치원비 11만원의 60%) 지원된다. 또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절반 이하인 계층 중 농어촌과 도시 국·공립유치원아에게는 입학·수업료의 40%, 도시 사립유치원생에게는 4만 4000원(입학·수업료 40%%)이 지원된다. 이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어린이집 취학원생들과 형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교육부는 국고 예산 77억원을 확보해, 국회 심의중이다.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전면 실시=시 지역의 경우 중 1·2학년까지만 실시하던 무상의무교육을, 중 3학년까지 전면 확대 실시한다. 이에 따라 중학생까지 입학료와 수업료, 교과서대금을 지원하며, 8342억원이 국가예산에서 지원된다. 읍·면 지역의 중학교 의무교육은 94년도에 이미 완료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변경=2005년도부터 국민공통기본교과목이 직접 출제 범위에서 제외되고 고 2, 3학년에서 배우는 임의선택과목 위주로 시험이 출제되고, 직업탐구영역이 추가됐다. 평가영역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5개 영역 전부 또는 일부를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농어촌교직원 사택 지원= 농어촌 교원의 주거 여건을 향상하기 위해, 농어촌 전지역 사택 신·개축 및 보수비를 지원한다. 사택 1843호를 대상으로 59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특수교육보조원 확대 배치=통합학급, 특수학급, 특수학교에 유급 특수교육보조원 1000명을 국고지원(30%. 70%는 지방비)으로 배치한다. 시도별 배치인원은 서울 135명, 부산 95명, 대구 45명, 인천 49명, 광주 26명, 대전 19명, 울산 13명, 경기 136명, 강원 62명, 충북 40명, 충남 82명, 전북 51명, 전남 84명, 경북 77명, 경남 72명, 제주 14명 등으로, 통합학급수에 비례해 인원을 배정했다. ▲7차 교육과정 전면 시행=초등 1학년부터 고교 2학년까지만 시행되던 7차 교육과정이, 올해부터는 고3까지 전면 확대 시행된다. 또 교육과정 개편이 일시·전면적으로 시행되던 것이, 올해부터는 수시·부분적으로 개정된다. ▲사이버가정학습 지원 체제=사교육비 경감 차원으로 EBS 방송강의 등 자율학습 콘텐츠를 에듀넷을 이용해 무료로 제공한다. ▲경제자유구역내 외국교육기관 설립 운영 방안 마련=제주 국제 자유 도시 및 경제 자유 구역 안에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이들 지역에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자율학교 지정권 교육감에 이양=고교 이하 학력인정학교 지정, 자율학교 지정·연장 권한을 교육감에 이양한다. ▲과대 규모 지역교육청 신설 및 기구 확대=인천서부교육청, 경기시흥교육청 등 과대 지역에교육청 두 곳이 신설된다. 또 인구수 50만 명 이상 학생수 7만 명 이상인 울산 강남·강북, 경기 고양·남양주·용인, 경남 창원교육청의 기구가 2과 또는 4과 체제에서 2국 6과 체제로 확대 개편된다. ▲연구대회 표준운영절차 마련=연구대회의 일관된 운영을 위해서 연구대회표준운영절차가 제정돼 시행된다. 이에 따라 단위학교 출품등록제, 연구대회넷트워크에 입상작 공개 필수화, 불공정 행위 관리 체계화, 연구대회 인정절차 구체화 방안 등이 마련된다. ▲이외 달라지는 것들=교육감이 구속되었을 경우 부교육감이 권한 대행할 수 있게 되고, 영세사학의 원활한 해산을 위해 재정이 지원된다. 만 3세아부터 5세까지 유아중 특수교육 대상 장애유아의 무상교육지원을 특수학교뿐만 아니라 일반사립유치원까지 확대 시행한다. 이럴 경우 일인당 월 20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국가공인 민간자격의 학점 인정이 확대된다. 상반기까지 기준 마련을 위한 전문가협의회등을 거쳐 하반기에 학점인정기준을 확정해 시행한다. 내년도 초·중등 교원은 5195명이 증원돼 모두 29만 6357명이 된다.
내년부터 외국에서 한글로 논문을 작성하거나 논문도 쓰지 않고 학위를 받는 '가짜 박사'는 외국박사 명단에 끼지 못한다. 또 외국박사학위를 국가가 인증하는 국가관리시스템 도입이 검토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외국박사학위의 신고요건을 강화, 비정상.비인가 학위 신고를 막고 신고 학위를 사실상 인증하는 한편 관련 정보를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등 '외국 박사학위 신고제도'를 개선,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지금까지 교육부 장관의 위탁을 받아 학술진흥재단이 외국박사학위 신고를 받아왔으나 공인 여부를 확인해 주지 못했고, 따라서 비인가 학위 신고와 부정 취득 알선 등이 성행하자 지난 7월 부패방지위원회가 교육부에 제도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교육부는 단기적으로 '외국박사학위 신고 규정'을 개정해 신고대상.절차.내용을 명확히 하는 등 현행 단순 신고제도를 보완해 외국박사학위를 사실상 인증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관리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학술진흥재단에도 ▲신고목적 재설정 ▲신고대상 명시 ▲외국학위 취득 관련 정보 제공을 골자로 하는 관련 규정을 제정,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규정에는 ▲수요자의 학위 진위 판정 요청 수용과 진위 판정을 위한 상설 심의위원회 운영 ▲박사학위 정보 DB 구축 및 검색 서비스 제공 등이 포함된다. 학술진흥재단은 이에 따라 신고대상을 '학위과정 기간 해당 국가에 체류하며 정규 학위과정을 이수하고 영어 또는 해당국 언어로 전공 논문을 작성, 소정의 학위논문 심사를 통과한 경우'로 제한하기로 했다. 한글로 논문을 작성하거나 논문을 쓰지 않고 박사학위를 받은 경우는 아예 신고대상에서 제외되고 신고내용도 학위종별, 학위수여교, 학위번호 및 수여일자에 논문제목, 논문언어, 학위원어명, 해당국 체류기간, 입학일 및 졸업(예정)일, 신고 완료일자 등이 추가된다. 학술진흥재단은 또 학위 관련 시비가 생길 경우 상설 심의위원회에서 공인 여부를 판정하는 한편 비공인 박사학위를 신고하면 개인신상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1982년부터 올해 11월말까지 외국박사학위를 받은 내국인은 2만6천874명으로 국가별로는 미국 1만5천333명, 일본 4천393명, 독일 2천196명, 프랑스 1천269명,영국 976명, 중국 502명, 러시아 377명으로 집계됐다. 또 학위별로는 공학 6천741명, 이학 4천581명, 문학 4천40명, 철학 1천819명, 경제학 1천521명, 교육학 1천236명, 신학 1천112명의 순이다.
외출에서 돌아오던 주 여사는 엘리베이터에서 아이의 친구인 태식을 만났다. "정수는 안 오니?" "벌서고 있어요." "아니 왜?" "저도 잘 몰라요. 애들한테 들었어요." 녀석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주 여사는 기분이 언짢았다. 하필이면 아랫집 902호 여자가 함께 타고 있어서 기분이 더 엉망이 되어 버렸다. 여자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이었다. 이사온 지 두 달도 안 된 여자가 소음을 문제삼아 관리실에 신고하는 바람에 벌써 몇 번이나 주의전화를 받았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뛰는 소리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는 거였다.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여자 집에는 아이가 없는 눈치였다. 자식 키우는 사람이면 응당 웬만한 불편쯤은 참고 넘어가련만 도무지 이해라고는 할 줄 모르는 여자 같았다. 정수가 친구들을 데려와 난리를 친 적이 몇 번 있긴 했지만 한창 자라는 아이들을 묶어두고 기를 수는 없잖은 가. 주 여사는 이해심 부족한 여자가 한 아파트에 사는 것이 마뜩찮았다. 집으로 들어온 주 여사는 외출복도 갈아입지 않은 채 무너지듯 소파에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을 저질렀단 말인가. 제 누이들을 키울 때는 교문이 어디에 붙었는지 몰라도 아무 탈이 없었는데 녀석은 온갖 뒷바라지를 다하건만 보람도 없이 날이 갈수록 엄마의 체면을 구겨놓고 있었다. 이 녀석 오기만 해 봐라. 그러나 기다리는 아이는 오지 않고 시각은 어느새 다섯 시를 넘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미술선생이 올 시간이었다. 지난 겨울방학 때부터 우리나라 일류 미대에 다닌다는 대학생한테 일주일에 한 번 그림 지도를 받게 하고 있었다. 4학년이 되면 사생화를 시작하기 때문에 특별히 지도를 받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다고 해서 시작한 그림 과외는 돈도 돈이지만 한 번 빠지면 그만큼 진도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특히 신경이 쓰였다. 영어학원 시간은 이미 놓쳤지만 미술 수업은 받아야 하는데 시계바늘만 쳐다보고 있자니 속이 탔다. 정수는 주 여사가 딸 셋을 낳고 십 년만인 나이 마흔에 얻은 늦둥이다. 몸이 달라진 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이상한 느낌이 들어 병원에 갔더니 임신이라고 했다. 나이도 나이지만 이미 딸이 셋이나 있고 새삼스레 아이 키울 일을 생각하니 낳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웬만한 갈등거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주 여사는 태어나려고 생긴 생명, 그냥 낳기로 했다. 혹시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어려운 쪽으로 선택하는 용기를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태어난 아이는 아들이었다. 간절히 원해서 낳은 아들이었다 해도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들 낳은 여자가 자기밖에 없는 듯싶었고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사람들이 왜 기를 쓰고 아들을 낳으려고 하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정수는 어릴 때부터 귀한 아들에 복덩이라는 별명이 하나 더 얹어져 사랑을 독차지했다. 아이가 태어나자 때맞추어 사업이 잘 풀리기 시작한 때문이었다. 고향에 묻어둔 땅이 도시계획에 편입되면서 돈이 되었고 이것으로 몇 군데 새로 사 둔 땅이 또 몇 해가 지나면서 큰돈으로 불어나 벼락부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정수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주 여사는 사느라고 바빠서 딸들에게는 제대로 하지 못한 엄마 노릇을 정수한테만은 남부러울 것 없이 해 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머니회 회원으로 활동도 하고 담임선생 대접도 남 못지 않게 하면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뒷바라지는 다 하리라 다짐했다. 모든 일은 주 여사 뜻대로 되어갔다. 그 중 하나가 입학식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어머니회 총회에서 학급을 대표하는 임원이 된 일이었다. 어머니회 총회가 있을 거라는 안내장을 받고 부터 작정은 하고 있었지만 제 발로 나서서 하겠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태식 엄마가 속내를 뻔히 들여다본 것처럼 추천해 주었던 것이다. 학급 대표가 된 주 여사는 학년 임원을 겸하게 되었다. 게다가 한 학년에 하나뿐인 운영위원으로 뽑히고 나니 이번에는 이왕 나선 김에 운영위원장을 맡아주면 고맙겠다는 청이 들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는 자리를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이던 주 여사도 이것만은 한사코 사양했다. 대신 부위원장이 되어 뒤에서 돕겠다고 했다. 재력이나 열성으로야 위원장이 되고도 남을 일이었지만 젊은 사람들을 제쳐놓고 나이든 사람이 나서서 자리에 욕심부린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이렇게 한 발 물러남으로써 주위로부터 겸사의 미덕을 갖춘 사려 깊은 사람이라는 치사까지 듣게 되자 주 여사는 새삼스럽게 늦둥이 아들이 고마웠다. 그 애가 아니었으면 어찌 그런 감투나마 써볼 수 있었겠는가. 주 여사는 신바람이 나서 학교를 드나들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그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말도 품위 있게 하고 의상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주 여사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곱게 차려입고 학교에 오던 미애 엄마를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이제 주 여사는 바로 그 미애 엄마가 되어 있었다. 앞장서서 학교에 기부도 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듯이 비록 부동산으로 번 돈이지만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2세 교육을 위해 쓴다면 보람찬 일이 아니겠느냐고 뿌듯하고 자랑스런 마음마저 갖게 되었다. 자식이 귀하면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도 좋아 보이는 법이다. 명분이 없어서 대접을 못하면 만들어서라도 담임은 물론 같은 학년 선생들까지 챙겼다. 환경미화와 교실청소는 말할 것도 없고 현장학습 도우미나 운동회 날 음식바자회 같은 궂은 일에도 발벗고 나서서 협조하는 모범을 보였다. 2월에 태어나 다른 아이들보다 한 살이 어린 정수가 학교생활을 무난히 잘해 나가는 것도 선생님의 훌륭한 지도 덕분이라며 공을 담임선생에게 돌렸다. 주 여사는 협조 잘하고 겸손하기까지 한 일등 엄마라는 칭찬에 조금도 손색이 없도록 행동했다. 정수가 4학년이 되었다. 이제 주 여사도 좀 쉬고 싶었다. 3년이나 정신 없이 쫓아다니다 보니 체력에 한계가 느껴졌다. 얼굴 주름이야 수술로 펼 수 있다지만 나이는 속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간혹 학부모들 사이에 지나치게 극성스럽다는 입방아가 돈다는 이야기가 귀에 들리곤 했다. 그거야 저희들 못나서 시샘하는 소리라고 코방귀를 뀌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근력이 달리는 데는 어쩔 수가 없었다. 주 여사는 가정사정을 핑계로 맡은 자리를 내어놓고 집에서 조용히 아이 뒷바라지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후임자가 나서지 않아 하는 수 없이 붙든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지만 주 여사는 내심 싫지 않았다. 그래서 한 해만 더 맡겠다는 단서를 달고 못이기는 척 주저앉았다. 미술 선생이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정수는 태연했다. 오후네 걱정했던 일이 무색할 만큼 아이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주 여사는 궁금했지만 우선 수업부터 받게 했다. 더군다나 미술 선생 앞에서는 언성을 높이고 싶지 않았다. 미술 선생이 돌아가고 난 뒤 주 여사는 정수를 다그쳤다. "왜 늦었어?" "……" "말 안해?" "선생님께 벌섰어요." "오늘은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여자 애들을 놀렸어요." "어떻게 놀렸는지 자세히 말해 봐." "못난이 돼지라고……." "너, 지난번에도 그래서 선생님께 혼났다고 했잖아. 그런데 또? 벌써 몇 번째야!" "……" 녀석이 고개를 푹 꺾었다. 주 여사는 마음을 다잡았다. "안 되겠다. 꿇어앉아. 내가 선생님이라도 너 용서 못해. " 녀석은 무릎을 꿇으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어리광을 받아 줄 때가 아니었다. "팔도 들고 있어." 주 여사는 눈을 맞추지 않으려고 녀석을 벽 쪽으로 돌아앉게 했다. 등을 보이고 벌을 서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지나간 몇 년이 어떻게 흘러갔나 싶게 순간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학년이 아닌가. 주 여사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기대 속에서 맞이하던 새 학년 첫날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해마다 아이가 새 학년을 맞는 날은 주 여사도 덩달아 긴장했다. 반 배정이야 학년말에 받는 통지표를 통해 알게 되지만, 담임선생은 개학을 해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주 여사는 마치 자신이 학생이라도 된 것처럼 설레기까지 했다. 그래서 아이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학교로 달려가 담임선생한테 인사를 하고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다음날은 꽃바구니를 선물하여 만나게 되어 반갑다는 뜻을 전했다. 주 여사는 그 일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담임선생이 아이를 빨리 기억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올해는 젊은 초임교사가 담임이었다. 나이가 큰딸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어리니 오히려 대하기가 어려워 다른 해와는 달리 운영위원회 일로 종종 학교에 가도 담임선생을 찾아보지 않는 날이 많았다. 담임선생을 대접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요즘 젊은 선생들은 촌지는 말할 것도 없고 상품권 같은 것도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주 여사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취향도 모르면서 물건을 선물하는 일은 또 쉬운가. 이런저런 이유로 담임선생 찾아보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사이 두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일등 엄마로 소문난 주 여사로서는 마음 편할 리 없었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된 주 여사는 스승의 날을 며칠 앞두고 학교로 갔다. 4학년 담임들이 나누어 먹을 과일은 오전에 이미 배달시켜놓았고, 상품권은 선물로 준비한 머플러와 함께 상자 속에 넣어 주고받을 때 민망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혹시 출장을 가거나 바쁘지는 않은지 전화로 미리 알아보고 시간 약속도 했다. 갑자기 교실로 찾아가 담임선생이 계획하고 있는 일에 지장을 주는 무례한 학부모가 되지 않으려면 당연히 기울여야 하는 주의였건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지 않던 일을 굳이 하려니 은근히 부아가 났다. 그러나 주 여사는 최선을 다해 담임선생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정수 엄마예요." "네, 어서 오세요." 주 여사는 교실을 한 바퀴 둘러 본 다음 담임선생이 권하는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 정수가 말썽을 많이 부려서 힘드시죠?" 이런 말은 보통, 학부모가 담임선생을 대면하면 으레 하는 말이다. 실제로 자기 아이가 그렇다고 생각해서라기보다 아이를 맡겨놓은 부모로서 하는 인사치레인 셈이다. 그런데 담임선생은 망설이지도 않고, "네, 좀 그런 편이에요." 하고 대답했다. 주 여사는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예상치 못한 대답은 마음에 두고 하는 말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로 보나 학교를 출입한 경력으로 보나 앞에 앉은 초임교사보다는 주 여사가 한 수 위일 거였다. 주 여사는 곧 마음을 추슬렀다. "특히 어떤 점을 고쳐야 할지 말씀해 주시면 주의시키겠어요." 주 여사는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많고 교양 있는 학부모가 주로 하는 말을 골라 하면서 가슴을 폈다. "그럼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이 말을 할 때도 담임선생은 동의를 구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마치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다는 태세였다. 주 여사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다시 움츠러들었다. 정수에 대한 담임선생의 평가는 가혹했다. 말하자면 장난이 심한 개구쟁이 정도가 아니라 지도하기 어려운 골치 아픈 아이라는 것이었다. 친구를 괴롭히는 일에서부터 담임의 반 운영에 간섭하고 나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수업 태도가 나빠서 하루에도 몇 번씩 주의를 받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고 자기밖에 모르며 지나치게 솔직하여 말을 참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표현이 있다면 행동이 과격하거나 천성이 나쁘지는 않다는 정도였다. 담임선생의 말을 듣는 동안 주 여사는 낯이 뜨거웠다. 솔직히 믿을 수가 없었다. 담임선생 말이 사실이라면 그런 못된 버릇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도 아닐 텐데 전 담임들은 왜 한번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단 말인가. 만약 담임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평가가 차이 난다면 그것은 담임선생의 주관적인 판단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반드시 정수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감정이란 미련한 데가 있어서 한 번 밉게 보면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어쩌다가 그렇게 담임선생 눈밖에 나 버렸는지 엄마로서 무척 속이 상했다. "선생님, 정수는 제가 단단히 야단치겠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그리고 약소합니다만 스승의 날도 오고 해서 작은 선물을 하나 준비했어요." 주 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련해간 선물꾸러미를 담임선생 앞으로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담임선생은 눈이 똥그래져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머플러예요. 선생님 취향에 맞을지 모르겠어요." "그럼 지금 풀어봐도 되겠군요." "쑥스러우니까 제가 가고 난 뒤에 보세요.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셔도 되고요." 안에 들어있는 상품권이 켕겨 이렇게 말했으나 담임선생은 기어이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었다. 상품권을 넣은 봉투가 책상 위로 떨어졌다. "이건 뭐죠?" 알고 묻는지 정말 몰라서 묻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가지고 간 선물을 그냥 놓아두고 당장 교실에서 나와 버리고 싶었다. 얼굴이 화끈거려 그 자리에 서 있기가 거북했다. "혹시 머플러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선생님 원하시는 물건을 하나 구입하시라고 조금 넣었어요." "성의는 고맙지만 받을 수 없습니다." 담임선생은 상품권을 되밀었다. 조금 전 정수 이야기를 할 때보다 더 단호한 태도였다. 혹시나 하고 있었지만 막상 당하고 보니 몹시 당혹스러웠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주 여사는 발걸음이 어디에 놓이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이가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해 준 것도 고맙다기보다는 불쾌했다. 이제 겨우 발령 받은 햇병아리 선생이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렇게 당돌하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두 사람이 담임과 학부모 관계라지만 몇 살 되지도 않은 어린것이 선물을 가지고 간 사람 면전에서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소신만 고집하다니, 이것도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로 보여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날 이후 주 여사는 담임선생이 불편했다. 그러나 아이를 맡겨놓았으니 그런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도 없었다. 겉으로 좋은 척하려니 성질에 맞지 않아 어떤 때는 울뚝 밸이 뒤틀렸다. 그런데 이런 어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수는 하루같이 담임선생한테 꾸중을 듣는다고 했다. 주 여사는 이제 학교에 가기가 싫었다. 할 수만 있다면 운영위원도 그만두고 싶었다. 지난 3월에 그만두지 못한 것이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 여사 얼굴을 들 수 없게 했던 일은 급식 차 사건이었다. 그 날도 주 여사는 아침에 집을 나서는 정수에게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정수야, 제발 말썽 피우지 말고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약속하지?" 주 여사의 기도와도 같은 당부도 소용없이 그 날 정수가 저지른 일은 하마터면 다른 아이까지 크게 다칠 뻔한 대형사고였다. 그때 일만 생각하면 주 여사는 등골에서 식은땀이 났다. 집으로 돌아올 시각이 훨씬 지났는데도 정수가 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태식이 집에 전화를 했다. "태식 엄마, 정수가 아직 안 와서 전화했어요. 무슨 일인지 혹시 태식이 알고 있나 해서……." "어머, 정수 아직 안 왔어요? 태식이 말로는 오늘 학교에서 급식 차를 망가뜨렸다고 하던데." "급식 차를 망가뜨리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태식이가 없어서 물어볼 수도 없고. 누가 다쳤다고도 한 것 같은데……." "정수가 다쳐요?" 주 여사가 놀라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정수였다. "얘, 너 괜찮니?" 느닷없는 질문에 정수가 놀란 눈으로 주 여사를 쳐다보았다. 아이가 다치지 않았음을 확인하자 주 여사는 울화가 치밀었다. "어찌된 일인지 말해 봐.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응?" "반성문 썼어요." 녀석은 가방에서 반성문을 꺼내어 내밀었다. 반성문에는 사고 경위가 자세히 적혀 있었다. 글은 몇 번이나 고쳐 쓴 흔적이 있었고 한 장으로 부족하여 뒷면에까지 이어져 있었다. 담임 확인 도장이 찍혀 있었으니 거짓은 아닐 거였다. '우리 교실에서 덤웨이터가 있는 곳까지는 교실 다섯 개를 지나야 한다. 긴 복도에서 급식 차를 밀고 갈 때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달리게 된다. 평소에 선생님이 뛰면 안 된다고 주의를 많이 주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어떤 때는 급식 차에 매달리거나 한 쪽 발만 올려놓고 타고 가기도 했다. 이럴 때는 아슬아슬한 스릴까지 느낄 수 있어서 아이들이 서로 급식 차를 밀고 가려고 다투는 일도 있었다. 오늘은 당번인 현종이가 혼자 운반하는 것을 보고 도와주려고 했다. 급식 차를 밀다 보니 또 달리고 싶었다. 교실 몇 개를 지나면서 급식 차는 속력을 내어 빨리 달리기 시작했고 갑자기 멈추려고 하니 잘 되지 않았다. 그 바람에 덤웨이터 앞에 있던 다른 반 급식 차에 부딪쳤는데 그것이 그만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지나가던 아이가 다쳤다. 떨어지는 식판에 긁혀 다리에 피가 났다. 정말 미안했다. 현종이 혼자 밀고 가게 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도와준다고 한 것이 잘못이다. 현종이한테도 미안하다. 현종이는 잘못이 없다.' 다친 아이는 다행스럽게도 찰과상 정도인 것 같았다.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고 그 정도에 그친 것이 천운이었다. 식판에 긁혔기 망정이지 만약 차에 바로 부딪히기라도 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담임선생은 반성문에다 정수에게 '급식 차 운반하기'를 벌로 내려놓고 있었다. 밥을 먹기 전에 가져왔다가 밥을 먹고 나면 갖다놓는 일이라고 했다. 주 여사는 담임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급식 차를 운반하다가 사고를 낸 녀석한테 다시 그 일을 시키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고 자기가 나서서 그런 벌은 안 된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일, 이제는 하루도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정수는 이제 자식이 아니라 시한폭탄이었다. 이런 애물단지는 다시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한폭탄이라도 안고 있어야 하고 애물단지라도 버릴 수 없는 것이 자식인 것을 어찌하겠는가. 정수의 급식 차 운전은 삼 주일만에 끝이 났다고 했다. 하지만 주 여사의 자존심은 더 이상 지키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추락하고 말았다. 벌을 서고 있는 정수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조금 후에는 머리를 벽에다 기댔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모로 쓰러져 잠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하라는 반성은 하지 않고 벌을 서면서 졸다니, 주 여사는 기가 막혔다. 학교에서도 저 꼴이라면 담임 눈에 오죽할까. 주 여사는 혀를 차면서 녀석 쪽으로 다가갔다. 딩 당 댕 도옹 방송을 예고하는 차임벨 소리가 거실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주 여사는 정수를 부르려다 말고 귀를 기울였다. "주민 여러분께 알리겠습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내일은 우리 아파트 물탱크 청소가 있는 날입니다. 아침 아홉 시부터 저녁 여섯 시까지 단수될 예정이오니 각 가정에서는 이에 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여러 가지 민원이 계속 신고되고 있습니다. 잘 들으시고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에서 말하는 민원은 세 가지였다. 하나는 애완견 배설물 처리 문제였다. 아파트 마당에 배설물을 그대로 두고 치우지 않는 세대가 있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수목보호를 위해 반드시 전면주차 규칙을 지켜달라는 거였다. 마지막은 소음문제였다. 늦은 시각 피아노를 치거나 못질하기,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 따위였다. 방송을 듣자 주 여사는 아랫집 여자가 생각났다. 지난주 토요일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정수가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놀았다고 했는데 그게 또 문제가 된 건 아닌가 싶었다. 여자가 이사오기 전에는 몇 년 동안이나 아무 탈 없이 잘 지냈다. 그런데 이제는 소음이야기만 나오면 혹시나 하고 신경이 쓰이니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골치가 아팠다. 좌우지간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하나도 그르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수와 올해 담임선생과는 좋은 인연이 아닌 모양이었다. 담임선생과 학생이 맞지 않으면 일년 내내 서로 힘들게 지내게 된다는 말이 그르지 않은 듯 3학년 때까지 별탈 없이 학교생활을 잘하던 정수가 4학년이 되고 부터 갑자기 문제 많은 아이가 되어 버린 것이 그 증거였다. 이제는 아파트 아이들이 주 여사를 만나면 정수가 학교에서 꾸중들은 일을 일러바치는 게 인사처럼 되어 버렸다. 품안의 자식도 아닌데 일일이 따라다니며 간섭할 수도 없고, 공부야 어찌되었든 이런 말만 듣지 않아도 고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귀엽다고 제 뜻을 다 받아주며 키운 결과인가 싶어 자책감이 들면 이런 걸 자업자득이라 하지 않겠느냐며 체념도 했다. 그러다가 생각이 담임한테 이르면 서운했다. 아무리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아이는 아이일 뿐인 것을, 조금만 너그럽게 보아주면 될 텐데 왜 정수한테만 유독 엄격하게 대하는 것일까. 경험이 없고 너무 젊기 때문은 아닌가. 자식을 키워본 지긋한 담임이었다면 정수가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담임 복(福) 없는 정수가 불쌍했다. 그러나 이런 마음 한쪽에는 담임에 대한 미안함도 없지 않았다. 매일 혼나는 아이도 아이지만 담임은 담임대로 또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러나 이런 생각도 그때였을 뿐 다음날 밤 주 여사는 그만 눈이 뒤집히고 말았다. 잠자리를 살피러 정수 방에 들어갔던 주 여사가 시퍼렇게 멍든 아이 엉덩이를 보았던 것이다. 놀란 주 여사가 엎드려 자고 있는 아이를 흔들어 깨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얘, 너 엉덩이가 왜 이래?" "아이 엄마는, 졸린단 말이야." "엉덩이가 왜 이러냐니깐?" "어제 선생님께 벌섰다고 했잖아요."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잠이 들었으나 거실로 나온 주 여사는 안절부절못했다. 그 동안 정수가 야단을 맞고 벌을 섰다고 해도 녀석이 워낙 별나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이해하며 담임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있는가. 여태껏 불면 날아갈까 놓으면 깨어질까 애지중지 키운 어린것한테 매를 대다니, 그것도 얼마나 심하게 다루었기에 피멍이 다 든단 말인가. 여린 살갗을 뚫고 금방이라도 피가 배어 나올 것만 같았다. 주 여사는 연우네 집에 전화를 했다. 연우 엄마는 아이들이 1학년 때 같은 반을 한 후 친하게 지내는 학부모 중 한 사람이었다. "정수 어머니, 그냥 있어서는 안 돼요. 그런 선생이 바로 폭력교사 아닙니까. 아무리 교육부에서 정한 체벌규정이라는 것이 있다지만 아이 몸에 상처가 나도록 허용한 것은 아닐 거예요." 참교육연댄가 뭔가에 가입해 있다는 연우 엄마의 말은 위로는커녕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고 말았다. 정말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학교에 드나들며 한 일들이 후회스러웠다. 해마다 빠지지 않고 낸 기부금이며 학교 일로 보낸 그 많은 시간들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밤새 속을 끓이며 잠까지 설친 주 여사는 이튿날 아침이 되어도 분한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정수는 아무렇지 않은 듯 학교에 갔지만 주 여사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아직도 붉은 맷자국이 남아 있는 푸르뎅뎅한 아이 엉덩이만 눈앞에 어른거렸다. 어린것이 얼마나 아팠으며 마음의 상처는 또 어땠겠는가. 주 여사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연우 엄마 말대로 교육청 홈페이지에라도 올려야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 동안 학교를 위한답시고 활동해온 체면도 있고 또 정수 일은 담임선생과의 문제지 학교 전체를 걸고 들 문제는 아니니 그렇게 막나가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냥 속을 끓이고 있을 수도 없었다. 생각다 못한 주 여사는 교장실로 전화를 하여 찾아뵙겠다고 했다. 그 동안 학교운영위원을 하면서 친분이 두터워진 터라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면 교장선생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 같았다. 주 여사의 말을 듣고 난 교장선생이 입을 열었다. "정수 어머니, 이유야 어찌 되었건 먼저 책임자로서 사과 드립니다. 학교를 믿고 맡긴 귀한 아드님이 매를 맞고 왔으니 얼마나 속이 상했습니까. 하지만 많은 아이를 다루다 보면 매를 들어야 하는 때가 없잖아 생깁니다. 물론 체벌이 좋은 건 아니지만 그것도 아이에 대한 애정과 잘해보려는 의욕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니 이해하세요. 그리고 그 동안 정수 어머니께서 학교를 위해 애를 많이 쓰셨는데 정말 유감입니다." 교장선생은 주 여사의 평소 생각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역시 존경할 만했다. 점잖은 어투와 분위기를 압도하는 위엄, 그리고 경륜 깊은 교장답게 담임선생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자신의 심정을 헤아려주고 그 동안의 수고까지 챙겨주니 주 여사는 어느새 마음이 풀렸다. 그런데 여기까지만 하고 끝났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말을 마친 교장선생이 교감선생한테 인터폰을 하더니 담임선생을 교장실로 부르는 게 아닌가. 잠시 후 담임선생이 왔다. 교장실로 들어오던 담임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주 여사는 비로소 자신의 행동이 경솔했음을 깨달았다. 발령 받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어린 담임선생이 영문도 모른 채 교장실로 불려온 것만으로도 부담스런 일이었을 텐데 게다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짐작케 하는 장본인이 와 있었으니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태연한 척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맞닥뜨린 사태를 감당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주 여사 자신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한 선생님, 정수 어머니예요. 운영위원회 부위원장님이신 거 알고 있지요?" "네, 알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 담임선생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주 여사는 교장선생의 다음 말이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 없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눈길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이 교장실에 왜 왔는지를 그 자리에서 말한다면 담임선생 얼굴을 어떻게 쳐다볼 수 있겠는가. 두 사람 사이에서 여유 있는 사람은 오직 교장선생뿐인 것 같았다. 등받이에 등을 깊이 기댄 채 팔걸이에 올려놓았던 두 팔을 가볍게 들었다 다시 내려놓으며 교장선생이 말했다. "학교 일로 의논할 게 있어서 오시게 했는데 모처럼 혼자 계시는 자리라 인사나 하라고 불렀어요. 아이들 가르치기 힘들지 않아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정수 어머니한테 부탁하세요. 학교 일에 협조를 아끼지 않는 분이니까." 이번에는 담임 칭찬이 이어졌다. 발령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임답지 않게 다방면에 재주가 많으며 아이들 지도에도 열성적인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했다. 주 여사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노련한 교장은 확실히 달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주 여사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일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주 여사가 하루아침에 고자질 쟁이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정수 어머니, 태식 엄마예요. 다른 엄마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어요. 아세요?" "무슨 소문요?" "정수 어머니가 교장실에 찾아갔다면서요?" 주 여사는 순간 뜨끔했으나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교장실에야 어디 한두 번 갔나요?" "아니, 학교 일로 갔다면 소문이 이상할 것도 없죠. 정수 매맞은 일을 교장선생님께 고해바쳤다고 하니까 그렇지. 정말이세요?" "누가 그런 말을……?" "전화로 이럴 게 아니라 내가 그리 갈게요." 마침 늦은 점심을 먹고 있던 주 여사는 그만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학교를 다녀온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소문이 돌아 주 여사 귀에까지 들어왔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도대체 누가 그것을 퍼뜨렸단 말인가. 소식통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태식 엄마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굳이 그 자리에 담임을 불러서 새삼스럽게 인사를 하게 한 것부터 이상하네요. 부러 그래야 할 이유가 꼭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두 사람 있는 자리에서 번갈아 가며 칭찬을 한 것이 바로 교장선생님의 술책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리고 정수 어머니 앞에서는 그렇게 했지만 정말 담임한테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겠어요? 더군다나 우리 교장선생님은 아이들한테 손대는 것을 가장 싫어하신다고 하던데……. 교감선생님을 시켜서라도 무슨 말이 있었겠지요." 주 여사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저 교장선생에 대한 고마움에 겨워 다른 저의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조차 해보지 않은 자신의 단순함이 비웃음 당한 듯하여 모멸감을 느꼈다. 노련하다못해 교활하기까지 한 교장이 아닌가. 주 여사는 갑자기 사람이 무서워졌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담임선생이 모든 사실을 알아버렸을 테니 앞으로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걱정거리였다. "정수 어머니,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아요. 정수 일을 교장선생님한테 일러바쳤다는 사실을 담임이 알았다면 기분 나쁠 건 뻔한 일, 사람들이 웬만하면 참고 그냥 넘어가는 이유가 다 그 때문이에요. 담임이 기분 나빠서 좋을 거 없잖아요. 학년 끝날 때도 다 돼 가는데 조금만 참을 걸 그랬어요." 태식 엄마의 말은 주 여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정수 어머니, 솔직히 말해 보세요. 혹시 교장선생님을 믿고 담임을 우습게 본 거 아니에요? 하긴 아이들도 요새는 갓 발령 받은 젊은 담임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니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지. 특히 정수 큰누나 또래밖에 안되니 원……." 주 여사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태식 엄마가 이번에는 눈치가 좀 없는 것 같았다. 자기가 하는 말이 주 여사에게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지 그녀는 말을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가 학교에 자주 가는 것도 아이한테는 좋지 않대요. 엄마들이 자식 기를 죽이지 않겠다는 욕심에서 학교 행사에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미는데 이것도 아이들 모르게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는 살릴지 모르지만 선생님을 어려워하지 않게 된대요." "태식 엄마, 미안해.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 좀 누워야겠어." 태식 엄마 말이 맞는지도 몰랐다. 의도적으로 담임을 무시하려 한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어버렸으니까. 주 여사는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각할수록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았다. 아이의 엉덩이에 피멍이 든 것을 보고 잠깐 분별력을 잃고 교장을 찾아가긴 했지만 그것이 담임을 난처하게 만들 줄은 정말 몰랐다. 제 자식 귀한 줄만 알고 물불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한번 인심이 나 버리자 그 동안 학교에 쌓아놓은 신뢰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만 것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주 여사는 학교와 학부모는 결코 입장이 같을 수 없는 상대적인 관계이며 학교만큼 정상이 참작되지 않는 비정한 사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제 자식 별난 줄은 모르고 고자질이나 하는 철없는 늙은이라는 소리를 듣다니 그보다 심한 말은 다시없을 것이다. 주 여사는 비로소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밤새 뒤척인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자 주 여사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신경을 많이 쓰면 찾아오는 편두통이었다. 한 번 시작하면 적어도 이틀은 계속되는 이 고질병은 진통제를 먹으면 약효가 있는 동안만 가라앉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머리가 쑤시고 아파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루종일 편두통에 시달리던 주 여사가 견디다 못해 오후에 병원에 다녀오려고 학원 가는 정수와 함께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가 9층에서 멈추자 아랫집 여자가 탔다. 주 여사는 일부러 모른 척했다. "얘, 네가 정수니? 아주 씩씩하게 생겼네." 여자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아줌마가 제 이름을 어떻게 아세요?" 주 여사는 애써 외면하느라 고개를 돌렸다. "다 아는 수가 있지……. 너네 선생님이 가르쳐주었거든." 주 여사는 깜짝 놀라 여자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여자가 주 여사의 눈길을 외면한 채 아이와 말을 주고받았다. "우리 선생님도 아세요?" "그럼. 자알 알지. 아줌마 동생이니까." "……" "너 이제 집에서 뛰면 안 된다. 그러면 내가 너네 선생님한테 일러줄 거야."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추어 섰다. "안녕히 다녀오세요." "응, 너도." 주 여사는 아이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아파트 마당을 나오며 정수가 말했다. "엄마, 우리 선생님이 아래층 아줌마 동생이래." "이 녀석아, 나도 다 들었다. 그러니 제발 이 엄마 체면 좀 그만 구기란 말이다." 주 여사는 녀석의 머리를 쥐어박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았다. 이번에는 편두통이 한 사흘은 갈 것 같았다.
이 달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치러지는 2004년도 중국 대학원 입학시험에 94만5000명이 지원해 중국 전체 90여개의 대학원 모집정원 33만 명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학년도의 79만7000명에 비해 14.8만 명, 18.4%가 증가한 것으로 중국에서도 갈수록 대학원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78년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대학교육이 부활한 이래 2001년까지 20여 년 동안 중국에서 모집한 대학원생 총 수는 107만3700여 명으로 그중 석사생만 90만 명이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정부는 대학교육 확대의 일환으로 대학원의 신입생 모집 인원을 늘리기 시작해 전년도 기준으로 1999학년도에는 27%, 2000학년도 35%, 2001학년도 35%씩 모집정원을 급격히 늘렸다. 이러한 추세는 2002학년도 들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기 시작하여 2003학년도에는 모집정원이 전년에 비해 22%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2004학년도 모집정원은 2003년도에 비해 22%가 증가했다. 2004학년도 대학원 신입생 지원상황을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이들 수험생들이 선호한 대학은 武漢대학, 北京대학, 浙江대학, 復旦대학, 中山대학, 淸華대학, 人民대학 등의 순이었으며, 도시별로는 수도인 北京에 17만 여명, 上海에 8만5000여 명 등 대도시에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이 선호하는 전공과 관련해서는 工商관리, 컴퓨터 응용, 법률, 기업관리, 금융, 정보통신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렇게 대학원 지원자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사회적인 요인과 개인적인 요인 등 여러 방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중국정부의 대학원 교육 확대 정책과 개개인의 대학원 이수의 절대적인 필요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중국 교육부는 2002학년도부터 대학원 교육 확대를 위해 대학원 입학시험 정책을 전면적으로 조정하여 지원수속, 시험내용 및 학생모집방식을 개선하는 등 학생들에게 대학원 시험에 지원할 수 있는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과거의 복잡했던 대학원 지원수속을 단순화했고, 지원 연령제한을 대폭 완화해 석사생은 40세, 박사생은 45세까지 대학원 시험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03학년도부터는 입학시험 과목을 기존의 5과목에서 정치이론, 외국어, 기초과목 및 전공기초과목 등 4과목으로 축소해 지원자들의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어줬다. 이밖에 지난 몇 년간 중국의 각 대학에서 대학생의 정원을 급격히 늘린 결과 대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직업을 구할 수 없는 중국의 현실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대학원 문을 두드리도록 하고 있다. 이전에는 대학 졸업이 곧 좋은 직장을 구하는 척도로 작용하던 것이 1999학년도부터 대학 정원이 급격히 늘어나게 됨으로써 대학생들의 희귀성이 퇴색되기에 이르렀다. 때문에 이제 중국 젊은이들이 마음에 드는 직업을 찾기 위해서는 대학원 졸업장이 필수적인 것으로 되어가고 있다. 또한, 직장 생활을 경험한 젊은이들 중에서 현재의 직장에 만족을 못하고 대학원 진학을 통하여 앞날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려고 하는 경우와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실력이 부족함을 절감하여 대학원생활을 통하여 재충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후자는 주로 IT분야나 금융 분야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에게서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과거 이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에는 대학 과정의 지식만으로도 직장 생활에 문제가 없었으나 점차 사회의 변화가 급격해지고, 직장에서도 신입사원들이 대학원 졸업자들로 채워지게 됨에 따라 직장 내에서의 생존 위협을 느끼게 되어 대학원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대학원 교육에 대한 수요의 증가는 대학원 입시를 위한 영어학원, 전공보충학원, 족집게 학원, 기출문제집, 입시를 위한 인터넷 강의 등의 관련 산업들을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많은 젊은이들은 대학원 입학을 위해 재수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중국 젊은이들의 머리 속에는 대학원 교육이 자신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중국의 현실은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그리 낙관적이지는 못하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는 대학원 졸업자들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이들의 기대 수준에 맞는 직업을 찾기가 어려워지게 됨에 따라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직업을 갖지 못하는 이른바 '고등실업'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매년 가을 무렵 취업박람회가 열리는 곳마다 자신들이 정한 기준에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 수백 미터씩 줄을 서는 중국 대학원생들의 모습은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지난 12월 11일 교육부 교원수업시수법제화추진팀(위원장 남승희)은 교원단체들과 학부모 단체 대표들간의 약 두 달간의 격론과 우여곡절 끝에 초·중·고 교원의 주당 기준 수업시수를 20-18-16 시간으로 설정하는 대타협을 이루어 냈다. 그리하여 교원들의 오랜 숙원이던 주당 기준수업시수 법제화 추진의 기초를 마련했다. 기준 수업시수가 법제화 되면 초·중등학교에는 많은 교원이 확보돼 학생들은 그 동안 준비 안된 수업, 시행착오 수업에서 벗어나 보다 전문적이고 질 높은 수업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수년 내에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되면 초등학교의 경우 주지교과(국,사,수,과)는 학급 담임교사가 수업하고 예체능, 영어 교과는 교과전담교사가 수업하는 시스템을 갖게 될 전망이다. 현재 주당 25∼32시간의 과중한 수업시수에 시달려온 초등교사들은 한결 여유 있게 수업 연구와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중·고 교사들은 그 동안 10시간 수업한 교사나 22시간 수업한 교사나 똑 같은 봉급과 대우를 받던 관행에서 '기준수업시수' 라는 공정한 잣대에 의한 보상 근거가 마련돼 불만의 원인을 제거하고 형평을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교원 4단체의 합의는 매우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굵직한 교육정책들에 관해 교원단체들간에 합의를 이루어낸 역사가 거의 없었고, 또한 교원단체와 학부모 단체간에도 쉽사리 의견일치를 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11일 초·중·고 교원의 기준수업시수를 20·18·16 시간으로 대타협하기 이전에 교원 4단체(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 교장협의회)는 격론 끝에 18·18·16으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교원 4단체가 18·18·16으로 초·중학교의 시수가 같도록 한 이유는 초등의 1시간 수업시간이 40분이지만 OECD교육지표에서 '초등학교에서 교원이 학생들과 함께 보내는 짧은 휴식 시간은 수업시간에 포함된다'는 국제적 기준을 수용하고, 급식지도 시간, 다교과 지도에 의한 매시간 교과와 차시가 달라서 수업 연구와 준비 시간이 크게 필요함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전체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위원회가 여러 경로를 통해 다수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교직 4단체의 잠정 합의안은 대도시의 실태를 반영한 것으로 지역 실태와 다르다는 지적과 함께 20·18·16시간의 제안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첫째, 교과 전담으로 수업하지 않는 초등 1, 2학년 담임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24시간을 담당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어려우므로 18·18·16은 수용하기 어렵다. 둘째, 교사들의 주당 수업시수 불균형 차이를 해소하는 것이 법제화의 취지이므로 현실적인 수업시수를 정하는 것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셋째, 18·18·16으로 정할 때 초등의 수업시수는 현격하게 낮아지지만 중등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시적인 개선이 미약해 학교급 간의 위계나 난이도의 문제보다 교사 개개인이 느끼는 불만·만족도의 차이와 정서가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넷째 학교급·학교 단계가 학제상 엄연히 존재하고 교과·지식의 구조나 발달단계 상의 특성 차이도 존재하므로 20·18·16이 적절한 안이라는 현장의 목소리도 상당수 있다. 다섯째 예산 당국인 행자부와 예산처의 동의를 얻으려면 차선책이라도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원 4단체는 토론과 심사숙고 끝에 '초등교원의 수업시수가 중학교와 달라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현장의 정서를 고려하나 법제화를 실현시켜야 하는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3가지의 단서 조항을 달아서 차선의 안인 20·18·16의 시수를 수용키로 했다. 단서 조항으로 초등학교에 행정 인력 및 보조 인력을 더 지원하고, 교과전담교사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되면 기준수업시수는 재논의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간 수업시수법제화추진팀은 여러 참여 단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만나 격론 끝에 밤 12시가 넘어야 회의를 마쳤으며, 그것도 부족해 격주 토요일은 오후 3시에 만나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집중 토론을 가졌다. 이 같은 피곤하고 힘든 회의를 13차례나 갖고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 교육부는 이 안을 수용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법제화를 추진하기 바란다.
이번 겨울방학부터 내년 여름까지 미주, 유럽, 대양주, 일본 등 선진국의 교육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2300명 규모의 교원특별연수가 실시된다. 연수는 선진학교 문화체험(1200명), 전문성 함양(600명), 영어체험연수(500명) 등으로 구성되며, 매번 10∼15명의 연수단이 각 지역에서 10일 가량(영어교육체험연수는 3∼4주) 체류하게된다. 선진국의 학교 운영과 근무여건 등을 비교 체험할 수 있는 선진학교문화체험은 해외연수경험이 없거나 농어촌 지역등 열악한 지역에 근무하는 교원을 우선 선발하며, 교장과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250명 규모의 연수도 실시된다. 교원전문성함양테마는 담당교과나 업무등과 관련한 연수팀이 연수계획을 제안하는 공모방식을 도입해, 연수주제 및 연수단 구성에서 현장 교원의 수요가 최대한 반영토록 했으며 연수단에는 전문가가 필수적으로 참여토록 했다. 선진영어체험연수는 해외연수경험이 없는 교사의 능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현지에서 3∼4주간 머물면서 회화중심 지도를 받게된다. 또 비영어권 학생들이 영어를 체득하게되는 과정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연수도 별도로 시행된다. 테마별 연수공모 및 선발은 시도교육청별로 자체 연수계획에 따라 진행되며, 교장과 전문직 대상 연수는 교육부에서 주관한다. 교육부의 연수계획은 교원단체등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교총은 94년부터 단체교섭을 통해 전문성 신장을 위한 해외연수 기회 확대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고구려를 고대 중국의 일개 지방민족국가로 편입하려는 중국 정부의 '東北邊疆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이하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맞서 우리 학계와 민간단체가 고구려사 회복과 왜곡 저지활동에 나섰다. 한국고대사학회(회장 이문기) 등 한국사 관련 17개 학회는 9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올바른 한중관계 정립을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고구려의 족속계통을 중국 한족의 한 갈래라고 주장하고 고조선사는 인정조차 하지 않으며 발해사를 중국 지방정권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것은 한국사의 근본을 흔들고 우리 민족의 존립마저 위협하려는 의도"라고 규탄했다. 이어 "고구려의 활동무대였던 한반도 북부까지 중국 고유영토였다고 강변하고 수 양제나 당 태종의 고구려 침략을 중국의 통일전쟁이라고 미화하는 것은 명백히 패권주의 역사관의 발로"라며 "중국 정부는 고구려사에 대한 역사왜곡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17개 학회는 우리 정부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엄중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하라 △교육부는 고구려사를 비롯한 고대 동북아시아 역사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연구센터 설립을 적극 추진하라 △문광부는 북한이 유네스코에 신청한 고구려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도록 북한 당국을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17개 학회는 지난 2일 결성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위원회'를 통해 앞으로 중국의 고대사 왜곡에 대한 학술적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내년 3월에는 북한 고구려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최광식 고려대 교수는 "2001년 북한이 고구려 고분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신청한 게 동북공정을 추진한 직접적 계기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남북통일 후 국경문제를 공고히 하려는 포석일 수도 있고 나아가 중국이 신라 이북지역의 연고권을 주장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2002년 2월부터 5년 동안 3조원을 투입해 진행하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고대 중국 동북변방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연구로,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로 확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연구 성과를 확립하는 게 핵심이다. 중국은 현재 △고구려가 중국 영역내의 민족이 건립한 지방정부라는 것 △고구려가 중국 역대왕조와 군신관계를 유지했다는 것 △고구려 멸망 후 그 주체집단이 한족에 융합됐다는 것을 들며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단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학계는 이 같은 중국 측의 주장을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중국은 남북조시대 중원왕조에 대해 고구려가 책봉-조공 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고구려가 지방 정권이라는 가장 대표적인 근거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기환 한신대 교수는 "책봉-조공의 성격이 삼국기, 남북조기, 수당대마다 달라지고 중국세력이 분열됐을 때는 실질적인 종속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외교관계의 한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며 "또 책봉-조공제는 당시 백제나 신라, 왜 등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서 적용된 외교형식으로 유독 고구려만 이를 근거로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규정하는 것은 논리적인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여호규 한국외대 교수는 고구려의 종족 기원을 중국 한족(漢族)으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 "중국학계는 '일주서'(逸周書)의 '고이'(高夷)'를 고구려 선인으로 설정하고 명칭상의 유사성을 근거로 중국 전설상의 인물인 '고양씨(高陽氏)'의 후예라고 파악하지만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서 "고구려는 만주, 한반도 일대에 거주하던 예족(穢族)의 일원이 건국했으며 중국 한족과는 다른 민족"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경철 강남대 교수는 "최근 대다수 중국학자들은 고구려의 대수·당 전쟁을 국제전이 아닌 내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삼국사기나 唐書, 隋書 등 사료에 따르면 이는 고구려의 대륙정책과 수·당의 세계정책이 충돌해 빚어진 동아시아 국제전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구려 멸망 후 그 주민의 상당수가 중국으로 들어가 한족에 흡수됐다는 점을 귀속 사유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 김현숙 경북대 교수는 "그들 대부분은 고구려의 재건을 경계한 唐의 정책에 따라 강제로 집단 이주된 데다 흩어진 고구려 유민들은 비참한 삶 속에서도 고구려인의 정체성을 오래 유지했다"며 "고구려사의 귀속문제는 유민들의 숫자가 많고 적음으로 단순히 논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광식 왜곡대책위 공동대표는 "우선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실태와 문제점을 알리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우리의 고대사를 영어로 출판해 국제사회에 알려 인정받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영국의 주요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된 잉글랜드 전체 공립 초등학교 1만 4644 개교의 학교성적표(School Performance League Table)가 교육 관계자들 사이에 새로운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교육기술성은 학교별로 11세(SAT), 16세(GCSE), 18세(A level)의 전국 통일 평가 시험 결과를 분석해 학교별로 학생들이 졸업시험에 얼마나 합격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학교성적표 공개는 1992년에 중등학교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됐으며 1996년에는 초등학교까지 확대됐다. 이러한 학교성적표를 산출, 공개하는 정부의 취지는 평준화를 폐지하고 학부모에게 학교 선택권을 줌과 동시에 객관적으로 학교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학교성적표에는 최종학년의 영어, 수학, 과학, 필수과목의 평점, 등급별 합격자 수, 150개의 교육청 산하별 지역학교 평균, 전국 평균 등의 수치를 보여준다. 따라서 학부모는 자녀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교육청 관내에서, 그리고 전국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으며, 그리고 우수하거나 부진한 학과목이 뭔지 한 눈에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공개자료에 학교가 민감한 이유는 학교재정 수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초등학생 한 명 당 평균 정부지원은 년간 약 450만원이다. 그리고 영국의 학교 재정 분배법에는 오직 학생에 관련된 변수(학생 수, 장애자 수, 빈곤층 자녀 수 등)만이 있을 뿐 한국처럼 대지평수, 교실 수 같은 변수가 없다. 따라서 학생 한 명이 빠져나가면 450만원이 빠져나가게 된다. 또한 전학하는 과정도 아주 단순하며 전입하는 학교에 제출해야 되는 서류 중에 전출학교로부터 받아야 되는 서류는 아무 것도 없다. 그리고 약 10 %의 재학생이 전출할 경우 학교로서는 재정수입이 줄어 거의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게 되고 '폐교-실직'은 수 년 이내의 시간문제로 남게 된다. 이 때문에 학교성적표를 둘러싸고 지난 수 년 동안 일차자료 수집의 신빙성, 통계 수치의 함정, 산출 기준의 부적합성, 학교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 등의 이유로 학교와 학계에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학교성적 공표 제도의 폐지가 주장되었다. 그러한 비판들 중에 대체적으로 이견이 없고 대중의 공감을 얻은 것이 '결과만으로서 학교를 평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주로 취약지구에 속해 있는 학교들로부터 제기된 것으로서 '입학하는 시점에서 잘하는 아이들만 모아서 가르치는 학교와 저학력 아이들을 모아서 가르치는 학교가 있는데 이러한 학교들의 성취도를 전국통일평가시험이라는 졸업시점의 결과만으로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입학시점의 수준에서 계산을 해서 부가된 학력(Value added)이 얼마인가를 보여 주어야 한다' 라는 논지였다. 교육기술성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 들여 7세 아동 전국공통평가시험의 결과를 4 년 전부터 수집하고 올해에는 11세 전국공통평가시험의 결과와 비교하여 그 기준을 졸업시험의 결과가 아닌 학교성취도(Value added)로 바꿔 학교순위를 나열시켰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졸업시험서열에서 하위를 차지하는 학교들이 성취도평가 서열에서도 하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한 예를 들면 런던 시내 취약지구로 알려진 핵커니(Heckney) 지구의 학교들은 올해에도 역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러한 증거는 교사노조에서 '성취도 평가를 하면 취약지구 학교들이 이뤄내는 것이 더 많다' 라고 주장하는 것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이번의 산출 결과를 놓고 전국교사노조위원장인 도우 맥카보이(Doug McAvoy)씨는 "교육표준청의 감사에서 잘했다고 평가받은 학교들도 이번 성취도 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지금 같은 학교성취도표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 이면에 깔려 있는 요소들, 즉, 빈곤 같은 변수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학생의 성취도 부진의 이유가 빈곤이라는 것이다. 영국 전교조의 이러한 주장은 정부와의 해묵은 논쟁으로서 '가난과 학습부진' 사이의 상관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수없이 보고되는 취약지구 학교들의 성공사례를 들어 전교조의 그러한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한 한 예를 들어보면 런던 동쪽 취약지구로 알려진 보우(Bow) 지역의 웰링톤 초등학교의 경우, 19개의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이민자녀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교로서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폐교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하지만 4년 전 이 학교 운영위원회는 새로운 교장을 맞아들였고, 이 학교는 올해 전국 중상위권 학교로 진입했다. 마가렛 라이버레리(Margaret Libreri) 교장은 "이 학교에 와서 역점을 두었던 것은 학생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평가를 하고 그기에 맞은 교과과정을 개발하도록 힘썼다. 그리고 학교를 개방하고 학부모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학부모들을 초빙하여 부모들이 집에서 아이들의 학습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그러한 학부모 교실도 열었다' 라고 그 성공사례의 비결을 밝히고 있다.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4년제 대학 지원 가능층인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점수가 원점수를 기준으로 인문계는 7.6점, 자연계는 1.3점 상승, 인문-자연계간 점수폭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험생 평균은 인문계가 9.6점, 자연계가 4.8점 올라 2002-2003학년도 2년 연속 하락을 마감했다. 전체 영역 만점자(400점 만점)는 2002-2003학년도에 이어 올해에도 나오지 않았으나 영역별 만점자는 언어 6명, 수리 7천770명 등 다수가 나왔다. 수능 9등급제에 따른 1등급(변환표준점수 기준 상위 4%)은 인문 348점-자연 361점, 2등급(상위 11%)은 인문 329점-자연 347점, 3등급(23%)은 인문 307점-자연 327점 등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인문계는 1-2등급이 1-3점, 자연계는 1-4등급이 1-4점 각각 떨어진 반면 인문계는 3-6등급이 1-4점, 자연계는 5-6등급이 1-2점 오른 것으로, 평균점수가 오른 것과 비교할 때 상위권 수험생 점수는 하락한 반면 중위권이 상대적으로 크게 두터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재수생은 재학생보다 상위 50%의 평균점수가 인문계는 13.6점, 자연계는 18.1점 각각 높아 지난해에 비해 인문계는 0.2점 벌어지고 자연계는 2.7점 좁혀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04학년도 수능성적 결과를 발표하고 수험생 64만2천583명에게 개인별 성적을 통보했다. 수험생이 자기 성적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총점 기준 누가성적분포표는 올해에도 공개되지 않았다. 4년제 대학에 지원가능한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성적은 인문계 273.1점, 자연계 299.1점으로 각각 7.6점, 1.3점 올라 인문계 수험생의 성적 상승폭이 자연계보다 컸다. 이는 인문계 수험생이 과학탐구에서 평균 11.4점 떨어졌지만 수리 6.6점, 사회탐구 5.1점, 외국어 7.4점 등의 상승폭을 기록, 대부분 만회한 반면 자연계는 과학탐구 10.7점과 사회탐구가 0.6점 떨어진 대신 수리는 6.8점, 외국어는 5.5점 높아지는데 그쳤기 때문. 언어영역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되면서 평균을 1.4-1.5점 끌어올려 지난해에 비해 인문계는 0.1점 하락하고 자연계는 변화가 없던 것도 표본채점과 가채점보다 상승폭을 키운 원인으로 분석된다. 영역별로 상위 50%의 평균점수는 ▲언어 인문 84.4점-자연 87.9점 ▲수리 인문 47.4점-자연 61.4점 ▲사회탐구 인문 53.6점-자연 30.6점 ▲과학탐구 인문 22.5점-자연 49.9점 ▲외국어(영어) 인문 65.2점-자연 69.3점 등이었다. 상위 50%의 평균점수는 인문계 재수생이 281.8점, 재학생이 268.2점으로 13.6점, 자연계 재수생이 309.7점, 재학생이 291.6점으로 18.1점 각각 높아 지난해와 비교하면 인문계는 0.2점 벌어지고 자연계는 2.7점 좁혀져 역시 재수생 강세를 예고했다. 성별로는 상위 50%의 총점 평균점수가 남학생이 276.4점으로 여학생(270.5점)보다 5.9점, 자연계는 남학생이 299.9점으로 여학생(297.2점)보다 2.7점 높아 자연계의 성별 차이가 더 벌어졌다.
▲이원희 서울 경복고 ▲임근수 충북 오창고 ▲김기봉 경기 부천고 ▲최종원 인천 인천고 ▲이기목 대구 영신고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고3학생들이 대학진학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2004년 대학입시는 어느 해보다 입시제도 자체와 수능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진로지도 하시는 고3 교사 5분께 과연 현 입시제도 문제점은 무엇이고 개선책은 없는가에 관한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현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원희=대학의 자율화와 입시의 다양화가 기본 틀인데 방향은 지극히 바르다고 생각합니다. 전형요소로는 수능과 내신, 논술과 면접, 기타 자료를 활용하고 시기별로는 수시1과 수시2, 정시 가, 나, 다 군별 모집으로 여러 차례 기회를 주며, 일반 전형과 특별전형 등으로 다양화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요소간의 균형과 적정성입니다. 내신의 활용 정도, 수능의 비중이나 성격 등이 계속하여 검토 대상이 되고 있고, 사교육의 문제도 연계되어 파생되는 문제라고 봅니다. △임근수=내신 우수 학생은 수시 모집으로, 수능 우수 학생은 정시로 방향을 잡고 다양한 학생들을 선발하려는 취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수시 모집에서의 고교 등급제 문제는 전국 고등학교의 내신을 일률적인 잣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한계와 정시모집에서 여전히 수능 점수 중심의 전형은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기봉=전체적인 운영방법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 국가에서 실시하는 입시 제도를 모방 및 일부 수정하였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신 성적 산출을 위한 정기 고사에서 석차반영을 하는 대학이 적다는 이유에서 소위 '성적 부풀리기' 현상 만연하고 이로 인해 평가방법 자체가 신용을 잃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신 방법에서 국어, 영어, 사회(과학), 수학 등 일부교과만 내신 성적 반영을 실시하고 있어서, 성적을 반영 않는 교과 담임은 교과 활동자체가 무력해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교사의 사명감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입니다. △최종원=현 입시제도의 여러 취지 중 '중등교육의 정상화' 측면에서 살펴보면 거의 기여한 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내신성적의 반영 비율이 높아서 학교마다 경쟁적으로 내신성적 부풀리기를 하고 있어 내실 있는 수업 및 평가가 이루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력 저하현상과 공교육의 파괴는 물론 16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의 지출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기목=대체로 긍정적이나 다소 모순된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 수시 모집은 소도시, 농어촌, 실업계고등학교에는 유리하나, 평준화 지역이나 비평준 지역의 명문고 재학생들에게는 대단히 불리한 제도입니다. 학교간 학력의 차가 심한데다 내신성적의 지역간 편차도 심합니다. -올해 수능시험에서도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원희=지난 몇 년간 계속되던 현상입니다. 재학생은 우수한 학생이 이미 수시 모집을 통해 빠져나갔고, 재수생은 상위권 대학의 반수생을 포함해 명문대에 합격한 학생들이 인기과에 진학하기 위하여 시험을 보는 것이므로 평균성적에서 차이가 나는 아주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 현상을 과장해 어떤 논거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예컨대 공교육의 수업 방식을 비판하거나 사교육의 주입식 집중교육을 정당화하는 것은 심히 곤란합니다. △임근수=재수생 자체가 선호 대학이나 의학 계열 등 선호 학과를 진학하기 위한 학생들이 대다수이고, 평균점에서의 차이는 집단 자체가 다르므로 인정돼야 합니다. 1년을 더 공부한 학생이 더 좋은 점수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단지 재수 자체가 당연시되고 있는 풍토나 좋은 학벌을 위해 재수를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낭비이므로 재수를 줄일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봅니다. △김기봉=재수생이 강세는 사실이지만 재수생 모두가 강세는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해야합니다. 현장에서 지도해본 결과 전체 재수생 중의 극소수만이 강세를 보일 뿐 대다수의 재수생들은 전년도의 성적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재수생이 강세다. 재수하면 성공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며, 언론에서의 그러한 보도는 실상을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최종원=재학생은 내신성적 관리와 수능 준비를 병행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적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입시 전문학원의 분석을 듣고 보면 그럴 듯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원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모든 재수생들이 강세를 보였을지 의문입니다. 이미 선발 시험을 거처 적정수준의 실력을 갖춘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는 소수의 입시 학원생들에 국한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에 비해 일반 재수생들의 경우는 1년을 방황하며 허송 세월 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이기목=현재의 수능 문제 유형에는 재수생이 훨씬 유리합니다. 3학년에서 1년이 채 안되는 기간(8개월)으로는 교과 진도도 다 나가기 쉽지 않은 기간인데 수능시험의 유형에 맞춘 입시지도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또 2개월 또는 한달 반 간격으로 치러야 하는 내신 성적 산출을 위한 정기고사의 준비기간도 재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됩니다. 이에 반해 재수생들은 학기초부터 내신성적 부담 없이 실전 문제풀이로 충분히 지도를 받게 됩니다. 실제 일선고교에서는 졸업생 중 재수하여 상당히 큰 폭의 점수 상승을 성취한 학생들이 흔합니다. -현장에서 진학지도를 하시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원희=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와 믿음이 필수적입니다. 자녀의 교육에 대한 스스로의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입시를 포함한 진학 및 진로 지도의 문화가 바르게 바뀌어야 합니다. 다양한 입시제도 및 대학별 전형 방법에 대한 교사 스스로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고 학부모와 학생에 대한 안내와 상담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학교별 지구별로 공동의 상담 및 설명회 등도 해야합니다. 우수한 진학 전문 교사들이 한 학급의 담임에만 머물지 말고 인터넷 등을 통해 자료를 가공하고 공유할 뿐 아니라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교육부나 교육청이 뒷받침해야 합니다. △임근수=가장 절실한 문제는 객관적인 자료의 부재입니다. 학생의 총점이나 각종 시험 결과 자료들이 공개되지 않아 학생의 성적으로 어느 곳을 지원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자기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입시 결과 자료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설 기관의 입시 자료들을 참고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고 이런 모습들이 학교의 신뢰성을 저하시킵니다. △김기봉=진학지도의 어려움은 대학별 진학 방식의 다양성에서 주로 비롯됩니다. 기존의 특차와 정시 모집에서 수시Ⅰ, 수시Ⅱ, 정시로 분리됐고, 다시 최근에는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에서 보이듯 수시Ⅱ-1, Ⅱ-2로 분리되어 모집함으로써, 결국 진학지도 교사들은 1년 내내 원서 작성, 상담, 추천서 작성 등에 얽매여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들이 분할모집, 반영 영역의 다양화, 내신 방법의 다양화 등을 택해 수많은 대학의, 수많은 전형방법을 파악하기가 아주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종원=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교육과정 평가원으로부터 충분한 자료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진학지도와 더불어 학교현장에서는 입시일이 너무 이르다는 것으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점이 많습니다. 수능입시일에서 겨울 방학까지는 50일 이상의 기간이 되는데 이 기간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학생들의 목표의식 없는 학교생활로 인해 교실은 공황상태에 빠지고 이로 인해 진학지도는 물론 생활지도까지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기목=학생이나 학부형들이 진학하려는 대학의 전공과가 몇몇 인기 있는 학과에 집중되어 있어서, 학생의 다양한 진로지도가 어렵습니다. 특히 학부형의 전공에 대한 고정관념이 너무 강해 지도교사의 다양한 학과의 정보제공에도 거의 마음을 바꾸지 않습니다. -현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원희=우선 2005 수능에 대한 구체적인 안정과 정착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시행 방안의 확정, 점수 반영 방식의 문제 등도 합리적으로 풀어 나가고, 시험의 출제 및 관리도 신뢰성이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수능의 자격고사화나 문제은행 방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대학별 고사의 다양화를 대학 및 학과 특성에 맞게 개발하되 지나친 복잡성은 피해야 합니다. 수시1의 경우 필요성의 검토와 시기의 문제, 추수 지도의 문제를 좀더 고려해야 합니다. 국영수식 본고사에 대한 검토는 이제 논의할 시기는 되었으나, 사교육, 교육과정의 문제와 함께 대학별 신뢰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조급히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내신의 문제가 가장 괴로운 현안입니다. 학교의 입장, 학부모의 입장, 교육부의 입장 등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임근수=현 대학입시는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수시모집 시기가 연중 걸쳐있는 등 고등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이수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수능을 12월초로 미루고 현행 수시1, 수시2를 모두 폐지하고 수능 이후 수능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형태의 수시1,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보는 형태의 수시2, 수능 점수 중심의 정시를 모두 수능 이후로 미루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졸업식조차 12월말에 시행함으로써 명문대 중심의 진학지도를 고교가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대학 입시를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방법도 고려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김기봉=1학기 수시 제도를 폐지하고 대학에서의 평가 내용을 정확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가끔 현장에서 보면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내신이나 수능, 비교과, 모든 면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전형에서 떨어지고, 낮은 학생들이 합격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또, 수시 모집에서의 자기소개서 및 추천서는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며 학교 현장에서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어렵게 할뿐만 아니라 학생의 합격을 위해 객관적으로 씌어지지 못하므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선발방법을 대학별 자율로 결정하도록 완전 위임하고 교육인적자원부가 완전히 손을 떼어야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교육, 인성교육이 정착하기 위해 내신 성적반영을 위한 교과목을 늘리고, 평어 반영방법에서 점수 부풀리기에 대한 억제책을 연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지교과 이외에는 교수활동이 어렵다는 사실을 상급행정기관과 대학 당국은 직시해야합니다. △최종원=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입학 자격제한 조건만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대학에 일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대학에 자율권을 부여함으로써 대학의 특성적 발전을 도모하도록 하고, 선발방법에 있어서 본고사를 보든 논술을 실시하든 심층면접을 하든 이 모든 것을 대학에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봅니다. 현 대학입시 제도하에서는 내신성적 반영비율이 높아 학생들의 학력은 형편없이 떨어져 있고 오히려 사교육비는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여왔습니다. 이제는 국제적으로나 시대적으로나 대학에 맡길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이기목=현행 수능 문제의 유형을 바꿔 학교의 교과 활동의 내용과 접근성을 가져야 합니다. 현재의 종합적 추론의 문제유형은 학문적 성숙이 덜 이루어진 재학생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되고, 학부모가 사교육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또 수능제도는 자격고사화 해 일정수준 이상의 능력을 가진 학생을 가려내는데 적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문제의 난이도도 낮춰야 합니다. 수능을 통해 대학수학능력을 검증한 다음 학교 내신 성적이나 현재 각 대학에서 활용하는 면접, 논술 등의 방법을 통해 각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뜨거운 햇살아래 1000여명의 학부모들이 길에 어수선하게 모여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이들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찰당국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는 지난 여름방학 기간 중 중국 광동성의 한 실험초등학교의 '雙語수업 실험반' 신입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상황을 담은 신문기사의 내용이다. 이 초등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신입생 원서접수를 위해 많은 학부모들이 원서접수 하루 전에 인근의 廣州, 深川 등의 대도시에서 몰려 왔고, 심지어 어떤 학부모들은 사람을 고용하여 밤새워 줄을 세우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한낱 광동성의 작은 초등학교에 지나지 않는 이 학교가 이렇듯 여러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바로 '雙語수업' 때문이다. '雙語수업'은 2가지의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여 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언어와 관련된 학과가 아닌 대부분의 학과 수업에서 중국어와 외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2중 언어 수업'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외국어는 영어를 말하며, '雙語수업'은 실제로는 학교 교육에 있어서의 영어사용의 강화를 뜻한다. 최근 중국 각지에서는 '2중 언어 수업'을 표방하는 초·중학교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며, 심지어는 유치원에서조차 '2중 언어 수업'을 특색으로 내세워 유치원을 홍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신문에는 북경의 한 '2중 언어 수업' 유치원의 한달 학비가 보통 월급쟁이들의 한달 월급과 맞먹는다는 기사도 등장한 바 있다. 지난 2000년말부터 '2중 언어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하이의 경우 2003년부터 2006년까지 1단계로 '2중 언어 지도교사'를 현재의 2100명에서 1만여명으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2중 언어 실험학교'도 260개에서 500여 곳으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2단계로는 각 급 학교에 적합한 교재를 편찬하여 2010년까지 50여 만 명의 학생들이 '2중 언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중 언어 수업'과 관련하여 중국 교육계 내부에서는 찬반양론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찬성하는 쪽은 현실적인 수요와 사회적인 목표를 고려할 때 '2중 언어 수업'은 중국 영어교육의 수준과 질을 한 단계 높이고, 독특한 언어분위기를 조성하여 학생들의 영어 사용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그 예로 '2중 언어 수업'을 실시한 실험초등학교 졸업생의 40∼50%가 영어 듣기, 말하기, 쓰기 능력에 있어 1997년의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영어 평균수준을 능가하고 있으며, '2중 언어 수업'을 실시한 중학교 2학년 학생의 30% 정도가 1997년의 고등학교 1학년의 영어 평균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난 통계를 들어 '2중 언어 수업'의 당위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반대하는 측의 입장은 모국어인 중국어의 사용이 아직 자유롭지 못한 초·중학교에서의 무리한 '2중 언어 수업'은 모국어의 학습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의 교육목표달성에도 장애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찬반논쟁과 더불어 중국에서 '2중 언어 수업'의 확대를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될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사의 확보와 관련된 것이다. 2002년 중국의 어느 市에서 초등학교 교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90%의 교사가 일상적인 용어 및 간단한 단어를 영어로 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중 교육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교사는 극히 드물었다. 특히 '2중 언어 실험반'의 교사들 가운데 일상적인 영어 사용능력을 가진 교사는 100%에 달했으나 그중 진정으로 외국어를 사용하여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사는 10%에 불과하였다. 또한 '2중 언어 실험반' 교사의 경우 다른 일반 교사들에 비해 2배가 넘는 월급을 받고는 있으나 '2중 언어 수업'을 위해 이들이 부담해야하는 업무량은 일반 교사들의 2배 이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중 언어 수업'에서의 교사의 질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외국인 교사를 초빙하여 초·중등학교 교육현장에 투입하는 방법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외국인 교사들의 장점으로 학생들에게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중국 내에 이러한 원어민 교사 자원이 많지 않은 실정이고, 설령 있다 해도 이들 대부분이 전문적으로 교직을 이수한 교사들이 아니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이론과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교육 경험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교류를 하는데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중국 초·중등학교에서의 '2중 언어 교육' 즉, 조기 영어 교육의 강화는 점차 대세가 되어가는 듯 하다. 이는 중국의 사회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중국에서도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구상의 1/4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중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중국의 대학생 및 대학원생들은 전공 공부보다는 영어학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초·중학교 학생들조차 어려서부터 자기 나랏말이 아닌 외국말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정부는 18일 국무회의를 통해 교원지방직화로 논란을 빚고 있는 지역특화발전특구의지정및운영에관한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달 15일의 입법예고, 7일의 차관회의에 연이은 것으로, 특구법안은 국회통과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특구 신청을 받고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특구 지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법안에는 시·군·구립 학교 교원 신분의 지방직화 외에도, 중등학교에도 외국인을 교원으로 임용 가능케 하고, 교육부장관의 자율학교 지정권을 교육감에게도 부여하는 등 초·중등교육법과 지방공무원법 상의 6개 교육관련 규제 특례 사항을 담고 있다. 지역특구란 지역특화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각종 규제를 풀어주는 제도를 말한다. ▲외국인에 교직개방=특구 내 설립되는 고교 및 특성화중학교에는 초·중등교육법에도 불구하고 외국어 전문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격요건을 갖춘 외국인을 외국어 교원 및 강사로 임용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외국어교육을 위한 외국인 교원 및 강사는 대학 이상에서만 허용되고 있다. ▲특구지자체장이 자율학교 추천=교육부장관이 지정하고 있는 자율학교를 특구지방자치단체장의 추전을 받아 관할 교육감이 지정할 수 있게 했다. 자율학교는 5년 이내로 지정·운영되며 교육감이 연장해 운영할 수 있다. 자율학교는 교과서 선택,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허용된다. 그동안 자율학교는 교육감이 추천하면 교육부장관이 지정했기 때문에 서울시처럼 교육감이 반대하면 원천적으로 설립이 어려웠다. 그러나 특구지자체장이 민의를 반영해 자율학교를 추천하면 교육감이 이를 거부하기 어려워, 자율학교 설립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시·군·구립학교 설립=교육특구에서는 초·중등교육법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의 인가를 받아 공립학교를 설립 운영할 수 있다. 공립학교는 설립주체에 따라 시·군·구립 학교로 구분된다. 시·군·구립으로 설립되는 학교는 설비·시설 등 설립기준에 관한 내용을 시·도 조례로 정할 수 있다. ▲교원신분은 지방직=시·군·구립으로 설립되는 학교의 교원은 지방공무원 신분이 되며, 교장 및 교원은 특구 지자체장이 임용한다. 그러나 교원의 자격· 임용· 보수· 연수 및 신분보장·징계· 소청에 관해서는 교육공무원법을 준용키로 했다. ▲특구 지정 및 규제 특례=지자체가 재경부장관에게 특구 신청을 하면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가 사업 타당성 심사를 거쳐 확정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몇 개의 특구가 지정될 지는 알 수 없다. 재경부는 지난 8월 예비 신청한 448개의 특구 중에서 330여개의 예비특구는 최소한 1개 이상의 법률상의 특례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자체는 특구 도입을 위해 17개 부처의 법령에 대해 모두 939건의 규제특례를 요청했다. 이중 대통령령과 규칙 관련 사항 등을 제외하고 법률 형태의 규제는 553건. 재경부가 관련부처와 협의한 결과 34개 법률의 71개 규제특례를 수용해 법제화 한 것. 교육관련 특례는 초·중등교육법과 지방공무원법 상의 6개 사항이 포함돼 있다. 재경부는 특구법이 제정되면 대통령령 및 규칙형태의 규제에 대해서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규제완화건수는 더 늘어나게 됐다. ▲예비 신청한 교육특구=지난 8월 예비신청한 448개의 특구 중 교육특구는 27건으로 전체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영어 및 외국어교육 특구 37.03%, 국제화 교육특구 14.81%, 외국교육기관 및 연구소 유치 특구 11.11%로 외국어와 국제화 관련 특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예비 교육특구 중 규제 특례 사항=재경부는 19일 일반적인 규제특례 사항 중 교육관련 6개 사례를 소개했다. 예비 신청한 교육특구 중 전북 군산외국어교육특구는 외국어 교육을 위한 외국인 교원을 임용할 수 있는 경우다. 또 경남 창녕과 거창의 교육도시육성특구는 지자체장의 추천을 받아 교육감이 자율학교로 지정 가능한 사례이며, 전남순천의 국제화교육특구와 전남장성의 영재양성특구는 기초자치단체가 교육감의 인가를 받아 공립학교를 설립 가능한 사례이다. 또 전북 전주 국제화교육특구는 설립기준을 시도조례로 달리 규정해 완화할 수 있으며, 전남 곡성 교육촌 특구는 교원의 정원·배치기준을 대통령령에 달리 규정해 완화할 수 있다. ▲교원단체의 반응=교총은 특구 안에 설립되는 시·군·구립 학교 교원신분의 지방직화를 철회하라고 7일 재정경제부장관에게 촉구했다. 교총은 정부가 시·군·구립학교 교원신분을 단초로, 지난 6월 사실상 백지화된 교원 지방직화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것이 아닌지 경계하고 있다. 교총은 이와 함께 정부가 특구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구체적인 법안을 공개하지 않은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교원신분의 지방직화라는 중요한 사항을 다루면서 교원과 교원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것은 국민 참여와 합의를 표방하는 참여정부의 국정운영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는 "특구 내 설립되는 학교의 규제 특례가 고교평준화의 근간을 흔드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전교조는 "현재와 같은 입시과열 현상 속에서 자율학교가 신흥입시명문고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교원임용과 학사운영, 교재 사용에 자율권을 가지는 학교로,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56단위)외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허용된다. 초·중등교육법과 동 시행령에 의해 이와 같은 특례를 인정받으나, 실제 운영은 그렇지 못하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고, 교장자격이 없어도 교장 임용이 가능하며, 교과용도서를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사용하는 정도의 권한을 가진다. 국·공·사립의 초·중·고가 법적인 대상이나 지금은 농어촌고교, 특성화고교, 특수목적고가 지정대상이며 도시의 일반고는 제외된다. 99년 첫 도입됐고 전국적으로 65개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부장관이 3년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는 특구 외의 자율학교도 교육감이 5년간 지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계약에 의해 학교를 운영하는 미국의 차터스쿨, 재정지원을 받으면서 자율경영을 할 수 있는 영국의 교부금지원학교가 자율학교의 대표 사례이다.
교육부가 평준화의 보완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수준별 수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초중등 전 전원에게 12월 중 수준별 교육과정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만곤 교육과정정책과정을 만나 수준별 수업의 현주소와 자료 보급의 배경을 들어봤다. -수준별 수업자료를 보급하는 이유는 "수준별 수업을 위해서는 다양한 교수학습지도자료가 필요하다. 그동안 수준별수업을 운영하기 위한 자료가 많이 보급됐지만 실천중심의 수업자료가 부족했다는 여론이 많았다. 따라서 금년에는 실제 교실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보급하자는 취지에서다." -자료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수준별 수업을 운영할 수 있는 다양한 모형과 교수학습지도안, 수준별 수업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돼 있다. 이 자료는 현장 선생님들의 고민에서 출발해 작성됐다는 점에서 이론 중심의 기존 자료와는 차별된다." -교사들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선생님들은 수준별 집단 편성이나 교수-학습과정안 작성, 교수-학습방법등 수업지원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특별보충과정 운영시에도 이 자료에 제시된 다양한 사례 및 학습자료등을 활용해 수준별 수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학교에서의 수준별 수업은 "초등학교는 학급내 수준별 수업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학급내 이질집단 혹은 동질집단 편성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의 수학, 영어과에서 이루어지는 수준별 이동수업 실시율은 아직 저조한 실정이다. 그러나 교육감과 학교장의 의지에 따라 실시율에는 큰 차이가 있다." -수준별 수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아직도 여건이 부족하고, 인식부족과 학부모의 참여의식 결여로 수준별 수업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의 수 실천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활성화 될 수 있다." -수준별 수업이 평가와 연계되지 않아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있다. " 수업내용과 평가내용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수행평가비율을 강화하는 등의 다각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의 중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고 졸업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사설학원이 서울 강남에 생겨났다. 국내에서도 미국 중고교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며 학생을 모으고 있는 S학원은 중1∼고2학년 5개 학년 과정으로 모두 150여명을 모집해 미국 학교가 개학하는 내년 2월께 문을 열 계획이다. 특히 고교과정은 4년 기간의 과정(120학점)을 마치면 졸업증명서를 받을 수 있어 미국내 대학입학 시험을 치를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학원측의 설명이다. 수업료는 월 80만원 수준이며 방과후 3∼4시간 정도 수업이 진행된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뤄지는 것은 물론 미국사, 영문학 등 미국 학생과 똑같은 과목을 미국 교사나 재미교포로부터 배운다. 즉 이 학원에 등록하면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국내에서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는 셈이다. 학원측은 미 네브래스카 대학이 만든 국외 교육프로그램인 '독립학습 고교과정' 인증을 획득했다며 시험지와 과제물 등을 네브래스카 대학에 보내 학생 성적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학원 관계자는 20일 "등록학생 대부분은 고교 졸업 후 미국 대학에 가려는 강남지역 부유층 자녀들"이라며 "외국에 살다가 국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서울대 등 국내 명문대에 진학 하는 것이 당연했으나 최근에는 하버드 등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려고 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을 놓고 사설학원이 공교육의 붕괴와 국내 교육체계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아무리 영어가 중요하고 공교육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해도 국내 학생을 대상으로 미국의 교과과정을 가르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대사상'을 심어줄 우려마저 있다"고 말했다.
국제영어교육학회는 지난 15일 2003 국제영어교육박람회의 일환으로 '한국 영어교육의 진단과 향후 개선방향'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21세기 혁신적인 영어교육을 위한 개혁모델의 제시' 발제를 맡은 김인석 동덕여대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동양권 나라 중 일본인 다음으로 영어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영어학습방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녹음 테이프에서 효과를 보지 못하면 외국인에게, 심지어는 엄청난 경비를 들여 현지에 가서 영어를 배우는 구태의연한 방법으로는 현재와 같은 낮은 수준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영어교육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공교육 차원의 개혁모델과 선결요건을 함께 제안했다. ◇선결요건 ▲학급당 학생수 25명 이내 감축=이를 위해서는 현재보다도 약 1/2이상 교사수가 확충돼야 한다. 건물도 더 많이 지어야 하고 늘어난 교사를 위한 인건비도 필요한데 특별교육세를 징수해 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능력 교사 우대=전공과 관계되는 교사연수는 개인부담으로 하고 기관이 정하는 연수 수준을 통과한 사람만이 소정의 점수를 받고 이것이 급여인상으로 연결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매년 종합적인 교사 평가를 실시하여 일정 기한 내에 자기발전지수가 기관이 정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할 때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전문영어교사 관리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영어교육 방법의 획일성 탈피=초등에서는 국가가 정하는 과목을 이수하게 하되 중·고교에서는 몇몇 과목을 국민공통기본과목으로, 영어, 외국어, 음악 등은 선택과목으로 해 조기부터 개성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지필고사를 탈피해 학생간 평가, 교사의 관찰 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등 수행평가 방법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고교 및 대입 제도 대폭 개편=중학생이 고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수학능력 적성검사(언어 및 수리영역) 성적에 의해 진학하도록 한다. 이는 지필고사와 수행평가 방식이 병행돼야 한다. 또 대학 진학시 고교 학생은 희망 전공영역 한 과목에 대한 수학능력 점수를 제출하고 여타의 자료와 더불어 선발한다. ◇개혁모델 요인별 개선사항 ▲영어교사 자격 강화=영어교사의 구술능력 최소등급제 도입, 멀티미디어 영어교사 연수 실시, 이중언어 구사자·영어주임교사 제도 및 원어민 인력풀제 도입이 필요하다. ▲교사 양성기관의 영어교육과정 개선=영어교사를 배출하는 학과는 영어영문학과나 영어과의 교직과정, 사범대 영어교육과, 교대 영어심화전공과정 등이다. 최근에 많이 개선이 된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유능한 영어교사를 배출하는데는 역부족이다. 현실성 있는 교육과정을 구성한 후에 이를 담당할 수 있는 인재들을 발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업 환경의 개선=미국의 각급 학교는 PC 1대를 7명의 학생에, 호주의 Victoria주는 5명의 학생에, 싱가포르는 1명의 학생에 배정하는 반면, 한국은 10명당 1대꼴로 매우 열악하다. 교실에 교사용 컴퓨터와 대형 TV모니터가 설치돼 있지만 40명 내외 대형학급이 대부분인 현실에서는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수업 자료의 개선=정부 산하기관이 멀티미디어 자료를 개발하는데 한계점이 있는 만큼 이러한 자료개발권을 민영화, 정부 구상대로 디지털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각급 학교에 보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영어평가시스템의 변화=영어 교육의 효율성은 평가를 통하여 확인될 수 있다. 초·중·고 총 14년 동안 영어를 가르치지만 학생들이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알아보고 이 결과를 교육과정에 반영시키는 국가적인 영어평가시스템은 없다. 초등학교 4개 학년, 중학교 3개 학년, 고등학교 3개 학년 동안 2,3회 정도 영어 숙달도 평가를 실시, 10등급으로 나눠야 한다. 현재의 영어 수능시험은 폐기하고 이 등급이 영어관련 진학자료로 쓰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영어평가는 항구적인 연구 토대로 정책적으로 실시돼야 한다. 현재는 출제진으로 누가 선정되느냐에 따라서 문항의 변별력이나 성격이 너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상설기관인 '국립외국어평가원'을 설립해 문제 출제, 평가후 분석 및 연구를 전담토록 할 것을 제안한다. ▲영어교육기관의 영어교육과정 개선=어느 정도의 영어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영어 시수가 확보돼야 하는데 7차 교육과정의 영어 수업시수는 6차 때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앞으로는 모든 학생이 동일한 시간에 영어를 공부하는 일체식에서 탈피해 외국어 적성지수가 높은 학생들은 영어를 외국어로 채택해서 더 많이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학교여건에 따라 일부 학생들에게 주20시간 이상의 몰입형 프로그램을 개설, 집중적으로 영어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정에서의 학습방법 개선=우리나라의 통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의 학습은 실효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본다. 학습자는 원하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다양한 종류의 글을 읽거나 동화상을 보면서 뉴스를 듣거나 영문 전자우편을 전송하거나 영화를 보는 등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다. 21세기의 영어학습은 개인이 주도하며, 교사는 개인의 학습이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격을 띄어야 한다.
전북 고창의 자그마한 시골학교. 지금 이 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은 '작은 기적'을 이뤄냈다는 뿌듯함을 안고 살아간다. 대도시 사람의 눈에는 그저 평범한 일이지도 모르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분명 '기적'이다. 이 곳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80년이 되는 역사와 5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석곡초등학교도 시대의 흐름을 비켜갈 수는 없었다. 대다수 농촌처럼 젊은 사람들은 하나 둘 도시로 떠났다. 자연히 학생들의 수도 급격히 줄어들었고 결국 2000년에 폐교대상 학교로 지정됐다. 터전을 버릴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도 이 학교에서는 희망이 없었다. 위장 전출해 아이들을 인근 학교로 전학시키는 집들이 늘어났다. 아이들과 마을주민의 쓸쓸한 눈길만이 운명을 다해 가는 학교 교정을 뒹굴었다. 하지만 희망은 소리 없이 찾아왔다. 학교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것은 마을 사람 모두의 생각이었다. 그 마음에 새로 부임해온 김원명 교감이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의 진심이 확인되자 김 교감은 학교운영위원, 동문들과 함께 떠나간 학생들부터 찾아 나섰다. 위장 전출한 학부형들의 입장은 똑같았다. 통학거리가 멀고 피아노, 미술, 영어 등의 학원을 보낼 수 없다는 점, 또 낡은 시설이 학교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런 어려움만 해소된다면 돌아오겠다는 답변을 얻어내고는 곧바로 학교 설립 후 처음으로 총동문회가 결성됐다. 각 기별로 모교에 통학버스 기증을 위한 모금운동이 전개됐다. 호응은 뜨거웠다. 2개월만에 1000만원 이상이 모금돼 15인승 미니 통학버스가 학교에 기증됐다. 버스를 운행할 사람과 제반 경비 조달의 문제가 곧바로 닥쳤지만 이 학교 출신으로 모교에서 근무하는 오갑동 주사가 모교의 발전을 위해 아침저녁으로 약 1시간씩 봉사에 나섰고 학교 육영회가 100만원을 운영금으로 지원해 곧바로 운행이 시작됐다. 학원교육 문제는 전학생 전일제 수업과 특기적성교육으로 돌파하기로 했다. 교과수업이 끝나면 모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에 2시간씩 컴퓨터, 영어, 피아노, 미술 4개 교과에서 특기적성교육을 실시했다. 강사를 초빙해 무상으로 수업을 제공했다. 학교 운영비에서 특기적성교육비로 근 2000만원이 지원됐다. 음악시간엔 새로 구입한 4대의 피아노가 아름다운 멜로디를 토했고 교육청의 지원으로 1인 1대의 컴퓨터 학습도 가능하게 됐다. 모두의 노력은 서서히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3학급 23명이던 학생이 2학기말에는 5학급 37명으로 늘었고 유치원도 5명에서 13명으로 되어 모두 50명의 재학하게 됐다. 결국 교육청의 폐교 대상학교 제외 결정이 이어졌다. 몇 년만에 처음으로 1500만원의 시설투자까지 이어졌다. 추운 겨울 저녁에도 밤늦게 먼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학교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학부모들도 학교 살리기에 동참했다. 학교 안내 간판 세우기, 새로운 교문 개설하기, 운동장에 모래 깔기, 운동장 주변 나무 가지치기 등 굵직굵직 한 사업들에 너나 할 것 없이 발벗고 나섰다. 지난 7월에는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하나 은행이 주최한 제11회 전국 자연사랑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농촌학교로는 유일하게 전국단체전 우승을 차지해 3500만원 상당의 '꿈의 미술실'을 기증받은 것이다. 학교운영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55회 졸업생 안용회씨는 "3명이나 모교에 보내는 학부모인데 사실 다른 학교로 보내려고 마음먹고 폐교만 되기를 기다렸다"며 "이제 학교 소식이 여러 지역주민들의 입 소문으로 전해지면서 인근 학교의 맞벌이 부부의 가정이나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학부모님들께서 우리 학교로 자녀를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들을 때는 정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석곡초등학교의 기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홍보자료를 만들어 밤에 아직도 모교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 더 많은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며 머물고 싶은 학교로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다. 최형식 교장은 "교직원들과 학부모, 지역인사와 동문들이 모두 관심과 애정이 있으면 발전해나간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됐다"며 "지속적인 특기 적성교육을 충실히 해나가고 노력한다면 분명히 더 발전하는 농촌학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를 졸업한 인근 정읍교육청 박규선 교육장도 "전국적으로는 이런 노력을 통해 되살아나는 학교들이 여러 있을 것"이라며 "농어촌학교지원특별법이 논의되고 있는데 빨리 법안을 만들어져서 농촌공동화를 막고 농촌 교육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매 3년마다 영 연방 52개국의 장관이 참석하는 '영연방국가 교육부장관회의' 가 지난달 27일 에딘버러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의 선진국들이 영 연방 저 개발국가들이 힘들여 양성해 둔 우수교사들을 뽑아간다는 비판이 제기돼 '현 영국 교원 수급정책'의 한 단면적 논란이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십 년이래 영국의 교사부족 현상은 심각해져 왔으며 정부로서는 교사자격증 코스의 탄력적 운영이라든가 무자격 보조교사의 충원으로 교사의 잡무를 경감하게 한다든가 하는 몇 가지의 시책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다급한 학교들은 외국인 교사의 채용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러한 수요에 맞춰 '교사 인력회사'들은 국제적인 넷트웍을 형성하고 영 연방 영어권 나라들을 위시해서 동유럽 국가들로부터 우수한 교사들의 '헤드헌팅'을 해 오고 있다. 이들을 모집할 수 있는 가장 큰 유인책은 거의 5∼10배에 달하는 양국간의 교사 임금 격차이다. 이러한 현상이 그렇게 심각한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는 이유로서는 이 현상으로 인해 영국 국내에서 피해를 입고 있는 집단이 선명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말할 필요도 없이 가장 큰 피해자는 넉넉하지 않는 정부재정에서 어렵게 교사를 만들어내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저개발 국가들의 교육부이다. 남아공 교육부장관 카다 아스말(Kadar Asmal) 교수는 "우리는 해마다 교환 교사로서 2000명의 교사를 잃어 왔으며, 지난해는 '떠나는 자리가 메워지지 않으면 떠날 수 없다' 라는 법을 만들었다"며 "영국 정부가 이러한 형태의 교사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들은 것은 아니지만 직접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정부는 이러한 방법으로 '경직된 교사노동력 수급시장의' 막힌 혈관을 트고자 하고 있다"며 영국의 사정을 이해하는 입장을 표시했지만 "당신들은 표면상 저개발 국가들을 도와주겠다고 말하면서 한쪽에서 우수교사를 걸러하는 부당한 행위, 즉, 가짜수표를 남발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중남미의 작은 섬나라 세인트 루시아 교육부 장관 마리오 마이클(Mario Michel)씨는 "매년 미국이나 영국에서 교사를 뽑아 가고 있으며 우리 같이 작은 나라(총인구 15만 명)에서는 그 숫자가 미미하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타격은 크다"며 피해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맥신 헨리 윌슨 (Maxine Henry Wilson) 쟈마이카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우리는 교사 임금을 25%나 올렸지만 영국이나 미국의 교사들 임금과는 5배나 차이가 나고 있으며 우리정부로서는 더 이상 감당하기 불가능하다"며 지난 2년 사이 1000명이 영국과 미국으로 간 사정을 설명했다. 그는 "만약 우리 교사들을 데리고 가야한다면 당신들은 우리들에게 보다 많은 교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이것이 도덕적 의무의 수행이며 동시에 우리는 당신들을 도울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교사양성 프로그램의 정책적인 지원을 하라는 압력이 영연방의 저개발 국가들 교육부 장관들로부터 가해지고 있지만 영국의 교육부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일축했다. 영국 교육부의 한 대변인은 "영연방국가들을 위시해서 많은 외국나라의 교사들이 영국에 와서 가르치고 있으며 이들은 영국의 학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유용한 경험을 축척해서 돌아가고 있다"며 해외 교사 충원 현상을 시인 하면서도 "교사모집에 대한 규정은 지방정부나 학교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라 정부가 개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정부 개입 의사를 보류했다. 지방 교육청 연합회 의장인 그레험 레인(Graham Lane) 씨는 "교사노동시장은 이미 글로벌 시장이며 해외의 교사들이 오는 것은 인력공급회사 같은 사적 시장을 통해 공급되는 것이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방 교육청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국교사노조 대변인은 "국제간에 교사들이 왕래를 하면서 서로 경험을 교환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영국처럼 교원수급정책에 실패하고 그 일시적 방편으로 해외에서 교사를 모집해 오는 것은 자국으로서도 바람직하지 않으며 또한 그 상대국도 힘들게 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재 상당수의 해외교사 인력 공급회사들은 '교환교사' 라는 명목으로 교사모집 광고를 내고 있지만 영국에서 나가고자 하는 희망교사의 수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상호 교환이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방통행식의 구인형태가 되고 있다. 현행 영국의 교사 채용 관례는 학교가 교사구인 광고를 내서 채용을 하고 지방 교육청에 채용통보를 함으로서 지방교육청은 그 교사와 '고용주-고용인' 관계의 계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중앙정부는 '영국의 교사자격증 소지자 또는 그에 준한 자격증 소지자' 라고 명시를 해 둠으로서 해외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전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일단 학교가 채용결정을 내리게 되면 현행 비자법상 외무부가 노동허가를 거부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형태의 한국인 교사 고용형태도 가끔 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7년 9월 국제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국제고의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용산의 수도여고 자리에 국제고를 세우기 위한 실질적인 절차도 밟았다. 하지만 아직 서울시교육청의 국제고 설립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도 작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국제고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경제특구 안에서 특별법에 의해 설립, 운영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국제고와 교육부안에 따라 2006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 추진중인 인천 영종도 국제고, 98년 설립된 부산의 국제고 등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국제고등학교 설립운영방안 연구'를 중심으로 3곳 국제고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했다. ----------------------------------------------------------------------- 공통점은 '내국인 위한 정규학교' 서울 법적 근거 없어 설립 답보 상태 부산 취지 벗어나 외고 형태 운영 @ 교육부 경제특구 안에서 특별법에 의해 설립, 국제고를 운영할 방침이다. 초·중등 교육법이나 교육공무원법 등 관련법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 설립방안을 추진중이다. 즉 학교의 형태는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의 설립 기준에 따라 세운다는 것이다. 입학은 경제특구에 거주하는 내국인 학생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귀국한 학생이나 외국인 학생까지 폭넓게 허용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제7차 교육과정의 국민공통기본교과를 제외한 나머지 교육과정의 편성과 함께 교과서 선택에도 자율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특히 현행 국가 공무원법에 규정된 교원의 자격에서 빠져 있는 외국인 교사의 채용도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현재 외국인은 정식교사가 아닌 보조교사만 가능, 표 참조) 현재 경제특구 중 영종도에서 2006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추진 중인데, 학급당 25명, 학년당 5학급 375명 정원으로 수업은 일반교과 50%, 영어·제2외국어 등 외국어 관련 과목 50%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97년부터 추진하다 IMF 관리 체제의 영향으로 중단, 다시 2000년부터 추진하고 있지만 답보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의 국제고는 교육부가 경제특구 안에 설립하려는 국제고와 같은 형태다. 국내 중학교 졸업생에 비중을 두면서 해외 귀국 자녀, 국내 거주 외국인 자녀까지 모집할 방침. 학급당 학생수도 25명 수준에 맞추고, 교육과정의 편성이나 교과서 채택, 외국인 교사 채용 등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학교의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가 없다. 교육부가 경제특구법에 따라 경제특구로 지정될 지역을 송도신도시, 영종도, 김포, 부산항만, 광양만 배후지역 등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다른 정규학교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국제고 98년 설립된 부산 국제고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외국어고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는 교육과정 편성이나 외국인 교사 채용 등이 가능한 법적 뒷받침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아예 특목고 형태인 국제고를 올해부터 자율학교로 지정,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등 새로운 체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선택이 가능한 자율학교 체제로 바꿔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에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2005학년도 이후 정부의 영재교육 정책방향에 따라 인문·사회분야 '영재학교'로 지정되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