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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 남겨야 자산'이다 '여행은 최고의 교육과정'이다 '지역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일간의 미래가 가능성' 열어 '4일간 경험이 국내에서 한 달 경험한 것보다 가치'더하다 가을이 오는가 했더니 벌써 겨울로 들어선 느낌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나간 기억은 점차 증발되고 현재의 것들에 매몰돼 살아가는 것이 현대인 삶의 특징이 아닐까! 그러나 이러한 기억의 자연스런 증발 수준을 넘어 지나간 여행의 추억을 순천동산여중 학생들은 글로 적어 보는 중요한 시간을 가졌다. 이 학생들은 2017년 1월 방학 기간을 이용해 3박 4일 동안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큐슈북부를체험한 학습 기록이다. 요즘 학생들은 글쓰기를 싫어한다는데 친구들과 함께 중학교 시절에 해외여행을 함께 한다는 것은 매우 축복의 기회라 생각한다. 학생들의 머릿속에서는 많은 것이 사라져 기억한 것을잘 복기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예상을 뛰어 넘어 몸소 겪은 체험 덕분인지 잘 기록했다. 삶의 과정에서 좋은 기억은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원지에 맑은 물이 풍부해 목 마른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특히,가치관을 형성하는 성장기에 의미 있는 것을 보고 기록하는 것 자체가 삶의 성찰이다. 그러기에 여행은 어느 교육과정보다도 중요한 교육적 기능을 발휘한다. 이처럼 보고 기억한 경험을 재구성하는 것이 강의를 받는 것 이상으로 멋진 자신의 삶 자체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따라 4일간에 느낀 파노라마를 시간대에 따라 사진을 곁들여 잘 구성한 글이 돋보였다. 이번 여행과정에는 일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한 경험과 학교에서 토요일 오전 일정을 모든 정성을 기울여 환대해 준 일본 학교의 모습과 학생들에 대한 기록도 세심하게 적었다. 이처럼 국가간 벽을 넘어 교류를 경험하면서 우리 학생들은 같은 또래 일본 친구들과의 사귐을 이어간다면 한일간의 미래가 더우 밝아질 것이라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학교방문에서는 일본 학생들의 친절한 모습과 질서 정연하게 학교행사에서 참여하는 모습, 그리고, 상상으로 일본 학생들이 화장을 하고 짧은 치마를 입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다는 지적 등을 보면서 우리 교육 현장의 문제점도 스스로 지적하고 있는 예리한 관찰력이 돋보였다. 관광지에서는 개끗하게 정돈된 일본 상점들의 모습과 이를 보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서로의 차이점을 발견하는 기회가 됐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 음식에 대한 관심은 물론 주택을 비롯한 건물의 다양성 등도 빠짐없이 느꼈으며, 4일간의 짧은 시간의 경험이 국내에서 한 달 배우고 경험한 것보다도 더 크게 다가왔다는 표현도 잊지 않았으며, 이러한 프로그램을 위해 준비해 주신 학교와 부모님께도 감사하다는 기록으로 마감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총영사관에 가서 진로특강을 했지만 이에 대한 기록을 남긴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메모하면서 적지 않아 머릿속에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또 있다면 외교관이란 단어가 친숙하지 않아 학생들의 가슴 속에 살아 남지 못하고 바람이 돼 지나간 때문일 수도 있다. 이번에도 내가 배운 것은 아무리 좋은 것을 준비하고 보여준다 할지라도 학생 스스로가 호기심,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면 어떤 것을 보여줘도 마음 속에 자리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우리 나라처럼 자원이 없고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외교력을 키우고 실력을 키워야만 가능하다고 믿는 신념 때문이다. 이에 다른 여행 기획자들이 전혀 가지 않는 총영사관 방문을 넣어 꿈을 키우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짧은 시간의 교류가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한번 기회를 갖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그 기다림은 삶의 에너지원이 된다. 또, 그 꿈은 언젠가는 꼭 이뤄질 것이다. 기억만 있고 기록되지 않은 것은 자산이 되기 어렵다. 처음부터 한일 학생교류 프로그램을 기획해 시작했지만 우리 학생들도 이같은 사업이 일본처럼 지역민들의 지원아래 학교가 함께 참여해이뤄지는 시간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처럼 학생들이 좋은 추억을 담을 수 있도록 후쿠오카총영사관 관계자, 그리고 교류를 지원한 후쿠오카한국교육원은 물론 일본 중학교 니시무라 교장선생님과 공민관 관할 지역 주민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다.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시대에 신기술, 신산업으로 기존 제조업과 융합해 생산능력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 요구되는 기초는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추론을 거쳐 발견해 내는 문제해결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시대가 원하는 능력으로 다분히 기술과 아이디어의 융합을 목표로 창의성에 근간을 두고 있다.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일터에서 문제해결의 수단인 융합적 창의성 발현을 위한 상황은 어떠한가? 어떤 단체든 미션은 있기 마련이다. 이 미션 해결을 위해 리더를 중심으로 구성원은 집단적 사고의 과정과 의견수렴을 거쳐 최상의 해결방법 모색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조직과 집단은 서로 다르지만 방해요소가 존재하고 있다. 바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고착된 사고에 물든 관료주의라 할 수 있다. 관료주의란 말은 18세기 프랑스 정부 관료들의 업무상의 불성실성, 안목의 협소성, 오만한 자세를 빈정대는 경멸적 용어로 사용된 것이었다. 옥스퍼드 경영학 사전에서는 상하관계의 행정 시스템으로서, 엄격하고 비인격적인 규칙에 영속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며 이전의 경험과 선례들을 중시하며 개별 구성원에게는 의존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고 정의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어떤 집단이나 조직을 불문하고 확대 심화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디지털 네트워크 정보화 시대에서 이 관료주의적 사고는 창의성을 마르게 하는 문제로 거론 대고 있다. 이런 관료주의 현상에 반하여 이어령은 보자기 인문학에서 우리 민족의 경쟁력은 고착이 아닌 유연한 '보자기 문화'에서 나온 창의성에 있다. 그러나 속도와 경쟁, 이익과 생산성을 중요시하는 시대에서 유연한 문화는 사라지고 피동적이며 고착된 사고가 주류를 이뤄왔다고 말하고 있다. 당연히 창의성과 신사고는 숨죽이게 마련이다. 창의성은 개방성과 더불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과감성이 필요하다. 조직 활동에 있어 잃어버릴 것이 없으면 용감하고 과감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너무 많아 때로는 소극적으로 된다. 자신의 지위 보장, 승진 공들이기, 동료와 상사의 눈, 그동안 업적 등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너무 많다. 그러니 이런 어찌 위험을 택하겠는가? 또한, 사회의 흐름도 난해한 방법보다는 적절하지 않지만 이해하기 쉬운 근시안적 안목으로 굴러간다.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 모호하면 난처함에 빠질 수 있고 생각지도 않는 외압이 작용할 수 있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겉만 번지러 한 모습으로 단기간 실적으로만 남기려 한다. 물론 관료주의가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관료주의의 장점은 규정에 따라서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반복적 단순한 업무에 있어 예측 가능성이 높으며 의사결정과 업무추진이 문서에 의해서 수행되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 관계가 명확해진다는 점도 있다. 이는 상명하달식의 기관에서는 유익하지만 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 다분한 무리수가 있다. 이런 관료주의를 극복할 방법은 바로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독서실 같은 칸막이 된 사무공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와 상명하달식이 아닌 ‘왜’라는 비판적 사고를 통한 획기적인 문제해결방안을 찾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단체나 기관이든 실수가 허용되는 문화, 새롭고 생소한 것에 대해 거부감 없는 문화, 적절한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는 문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력을 수용하는 문화, 자신과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에 물들어야 창의성이 열리고 지속될 수 있다. 무엇보다 창의성의 발현에 요구되는 것은 경쟁과 실적보다는 조직과 동료에 대한 신뢰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이다. 조직에서 직업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누가 열심히 위험성 있는 일을 추진할 수 있겠는가? 직장동료를 신뢰할 수 없다면 협업과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겠는가? 이런 창의성 발현을 위한 일 문화는 업무에 대한 몰입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리더의 리더십에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한 조직의 리더는 방향성을 결정하고 창의성을 살리는 직장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실수도 허용하고, 새롭고 생소한 것에 대해 거부감 없이, 적절한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력을 수용하는 문화, 자신과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를 조직에 배게 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4차 산업혁명 사회!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이 중요시되는 시점에 지금 나는, 팀장은, 구성원은 얼마나 창의적인 사고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지 둘러보아야 한다.
얼마 전 다른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연수에 참가한 적이 있다. 모임의 목적은 2015 교육과정에 따른 평가문제를 논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모임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한 학년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을 왕따 시킨다는 얘기였다. 그 학생들은 초등교 고학년들인데 담임선생님과 관련된 모든 교육활동을 거부한다는 이야기에 기가 막히고 씁쓸한 감정을 느꼈다. 담임선생님이 순하고 착해 학생들에게 강하게 어필하지 못해서 그런다느니, 학생들이 사춘기라서 그런다느니,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았지만 그 자리에 참석한 선생님들 모두 착잡함을 금치 못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되는지, 모두 걱정을 하며 자기 일처럼 답답해했다. 담임선생님을 왕따 시킬 만큼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학교에서 어떤 교육이 가능할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다. 곁에서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전해들은 이야기이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도 가슴이 답답하다. 학기 초부터 그런 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 그 선생님과 학생들이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지, 학교 관리자까지 나서고 있지만 뽀족한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 한다고 들었다. 일이 그 정도라면 집단 상담을 신청하거나 지역청이 나서서라도 해결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불씨를 남겨두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은 단톡방에서 학생들끼리 담임선생님이나 특정 과목 선생님을 욕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어른들의 인터넷 악플이 학생들에게 전파되는 것 아닌지 안타깝다. 학생들은 유행에 매우 민감하다. 한 교실의 문제가 도미노처럼 옆 교실로 번져가는 건 시간문제다. 단톡방에서 친구, 이제는 선생님까지 따돌리는 일이 유행처럼 번질까 걱정이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수능 고득점자, 명문대 합격자 등을 인터뷰한 기사에서 자주 접하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해서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이유는 시험문제 중 어려운 문제, 소위 ‘킬러 문제’는 교과서 내용이나 선생님이 따로 가르쳐주신 것들을 응용하고 꼬아서 출제하기 때문이다. 즉, 교과서 내용의 개념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를 푸는 게 필수다. 그런데 정작 교과서에는 풀어 볼만한 문제가 부족하다. 그마저도 응용력을 기르기보다 개념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자습서나 문제집을 구입하는 게 선택 아닌 필수다. 거기에는 선생님이 더 설명해주는 내용의 많은 부분이 적혀 있고, 교과서에서 찾기 힘든 실제 시험 형식의 문제도 수록돼 있다. 해설도 선생님의 설명에 의존하는 교과서와 달리 친절하고 자세하다. 단원 전반을 공부하며 궁금할 법한 내용까지, 어느 모로 보나 교과서보다 풍성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꼭 따로 구입해야만 하는 걸까. 교과서를 그 자체로 학습이 가능한 자습서처럼 풍성하게 변화시킨다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만 되면 사교육비도 훨씬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정부는 사교육을 줄이겠다며 학원을 규제하고 수능 등 입시시험의 수준을 손질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보다는 사교육 없이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작으로 교과서의 자습서화를 제안한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렀다.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 이런 11월의 가을에서 생활하고 있음에 감사하면서 주말에서 자연과 더불어 즐겁게 생활해야 할 것 같다. 좋은 선생님이란? 아이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할 줄 아는 선생님이다.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님으로부터 따뜻한 배려와 사랑을 받고 자라면 문제가 다르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애들 과외시키고 공부시키느라고 너무 바쁘다. 힘들게 뒷바라지 하느라 애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못할 때가 많다. 아니 따뜻한 말보다는 반대의 말을 하기가 쉽다. 왜 너는 힘들게 돈벌여 과외시키고 교육시키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느냐고 다그친다. 애들도 마찬가지다. 왜 부모님은 따뜻한 말 한 마디, 사랑의 말을 해주지 않느냐고 불평한다. 서로 주고받는 것은 아쉬움이요 불평이요 불만이다. 이런 애들에게 부모님 대신 선생님이 애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말 한 마디 던지면 애들은 엄청 좋아한다. 그 때부터 선생님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표정도 달라진다. 인사를 안하던 애가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이름을 한 번 불러주는 선생님이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존재감을 인정하는 것이다. 관계가 좋아진다. 관계가 좋아져야 교육이 된다. 관계가 멀어지면 반항만 일으킨다.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애들과의 관계 유지는 자주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다. 인정해주는 것이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아도, 친구로부터 외톨이가 되어도 선생님이 이름을 불러주고 가까이 해주면 이 애는 학교생활에서 정착할 수 있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 애들에게 인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인사는 인상을 바꾼다. 인사를 자신을 밝고 맑게 만든다. 만나면 몇 번이라도 인사할 줄 아는 이는 사회를 밝게 만드는 주역이 된다. 학교에서 친구 사이에도 인사를 함으로 즐거운 하루가 시작된다. 인사를 안 하면 선생님이 먼저 하면 된다. 전체 학생들이 안 바뀌어도 몇 명씩 바뀌면 그것으로 족하다. 애들에게 말을 걸어주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애들은 선생님의 말을 걸어주면 엄청 좋아한다. 선생님이 힘들어도 말을 걸어주고 좋은 말 해주고 칭찬하는 말 해주고 희망적인 말을 해주고 긍정적인 말을 해주면 애들은 기쁨을 맛보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학교에 오고 싶어지고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문직주의를 정립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교총의 70년 성과와 과제’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미래 발전 방향으로 교총만이 가지고 있는 전문직 단체로서의 위상, 정체성 강화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교총의 창립 이념이었던 ‘전문직주의’는 앞으로 잘 계승 발전시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도전적 상황을 맞아 기존의 교직 이념에 더해 새로운 전문직주의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이후로 급속히 진행돼온 전문직주의의 위기와 과잉 왜곡된 교육 민주화, 노조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라며 “전문직주의의 가치를 교총의 이념 및 정체성으로 명확히 제시해 교총의 결속력을 높이고 사회 일반의 교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교수는 교총이 책임 있는 사회단체로서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교총은 교원 전문직단체를 표방해왔지만 최근 다원화된 우리 사회에서 교총이 교육문제를 뛰어 넘어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책임을 분담하는 주체적 입장에 서야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10년 독도의 날을 제정 선포하고 매년 지속적으로 기념식을 개최해온 것은 교육운동이 곧 사회운동이 될 수 있다는 모범사례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교원단체 연구 및 연수 기능 강화와 교원 전문성 신장 지원 강화를 위한 활동 범주 확대도 주문했다. 그는 “현장교육연구 확산이 교원 전문성 향상과 교총의 설립목적 달성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지만, 전문직 교원단체로서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원단체 연구 및 연수 기능 복원과 책무성 강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현장 교원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그 과정에서 교직 수행의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교총이 미래에 집중해 새롭고 실효성 있는 교원 전문성 신장 지원 활동을 개발하고, 범주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한국교육에서 정책의 혼란이나 갈등의 확산은 이념부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교총이 창립 1주년에 선언했던 인개위인(人皆偉人, 자기 임무에 충실할 때 위인일 될 수 있다)의 정신으로 미래 비전의 발판을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심규선 동아일보 고문은 “교총이 발족했던 70년전과 지금은 환경이 매우 다르다”며 “전문직주의와 노동조합주의가 모순되지만 모두 필요하다는 사실을 회원들이 인정하고 이를 조화시킬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좋은 교육감 추대 국민운동 본부(추대본부)’가 9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출범했다. 서경석 새한국국민운동본부 대표, 김일두 나라지키미고교연합 대표, 박정수 애국단체총연합회 대표, 김진성 교육선진화운동 대표, 이계성 반국가교육부패척결 국민연합 대표, 김종호 전국초중등교장연합회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김진성 공동대표의 대회사, 학생·학부모 대표의 교육현장 보고, 결의문 채택, 자유토론 등이 이어졌다. 이들은 내년 6월13일 열리는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추락한 교권, 교육본질을 회복시킬 교육감 후보를 추대해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정치적 실험으로 교육현장을 어지럽히는 후보보다 교육본질에 입각한 가치를 실현시킬 후보를 내세워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공동대표들은 “교육감은 초·중등교육을 관장하는 지방교육의 책임자로서 그 역할과 책임이 매우 막중하고,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창의적인 인재 양성은 곧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교육계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단체 대표 등이 합심해 추대본부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된 후보에게 힘을 결집하는 희생정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며 “이번에는 우파 후보를 단일화해 반드시 교육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대본부는 연말까지 17개 시·도에 지부를 마련하고 후보자를 추천받아 내년 2월까지 모든 시·도 교육감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그예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두 달을 넘긴 노조원들의 총파업 여파로 1회부터 충성을 바쳐 시청해온 MBC주말특별기획 ‘도둑놈 도둑님’이 10월 21~22일 결방된 것. 총 50부작중 이미 46회가 방송된 후 일어난 결방이다.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중이라 연속 시청은 필수다. 그것이 시청자들 뜻과 상관없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다른 방송사 드라마들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지만, ‘도둑놈 도둑님’ 결방은 비장함마저 풍기는 총파업의 승부수라 할 수 있다. 뉴스나 예능프로와 다르게 외주사 제작의 드라마가 결방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어서다. 다른 글에서 이미 말했듯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 역시 기꺼이 드라마 결방을 감내할 수 있었다. 하긴 ‘도둑놈 도둑님’은 다른 이유로 결방된 적도 있다. 추석특선영화 ‘라라랜드’ 방송으로 인한 10월 7일 결방이 그것이다. 어쨌든 ‘도둑놈 도둑님’은 한 주만에 재개, 11월 5일 마지막회를 방송했다. 5월 13일 시작했으니 6개월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친 셈이다. 단, 10월 28일(토) 47~48회, 11월 5일(일) 49~50회를 연속 방송한 변칙 편성이었다. ‘도둑놈 도둑님’은 첫회치곤 비교적 높은 편인 시청률 9.2%로 출발했다. 더러 한 자릿 수로 떨어진 적도 있지만, 방송 내내 10%를 웃도는 시청률을 유지했다. 마지막회 13.4%가 최고 시청률로 나타났다. ‘도둑놈 도둑님’은 한 자릿 수 시청률의 드라마가 즐비한 점을 감안하면 그런 대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사실 회당 70분짜리 50부작 드라마를 6개월에 걸쳐 꾸준히 보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여간 큰 맘 먹지 않으면 불가능한 50부작 드라마를 보게하려면 처음부터 뭔가 끌어당기는 것이 있어야 한다. 곧잘 그것은 주제와 연결된다.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후속작인 ‘도둑놈 도둑님’을 그 시간대에서 본방사수한 것도 그래서다. ‘도둑놈 도둑님’은 그 제목이 은유하듯 묵직하거나 민감한 주제를 표방한 드라마다. 청산에 실패해 대물림하여 권력을 누리는 친일파와 3대를 빌어 먹는다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민낯이 그것이다. 마침 조기 대선으로 출범한 문재인정권이 적폐청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숨가쁘고 가열차게 진행돼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있는 정국에 권력의 민낯이란 화두를 던진 셈이라 할까. 친일파 자식이나 손자들에 비해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인생은 기구하기 짝이 없다. 일단 그런 서사가 울분을 자아낸다. 그들이 친일파 후손들로부터 심지어 살해까지 온갖 핍박당하는 걸 보면서는 흥분하고, ‘뭔놈의 이런 세상이 다 있냐’며 개탄하기도 한다. 불의의 잠시 승리와 응징의 선 굵은 드라마 그 이름값을 웬만큼 해내고 있다. 홍일권(장광)과 그 하수인 최석태(한정수)가 죽임을 당한데 이어 윤중태(최종환)를 비롯 홍씨 일가가 응징되는 결말이 통쾌한 건 그래서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세상일망정 정의가 살아있음은 돌목(지현우)의 J행각으로 이미 그 싹을 보여왔다. 특히 옛날 의적처럼 활약하는 돌목에 대한 단죄는 ‘우린 니들처럼 그렇게 안살아’를 강변한다. 개인적 복수 대신 법치주의를 내세운 상식적이고 건강한 주제의식 구현이다. 그러나 아쉬움도 크다. 먼저 돌목 생모 민해원(신은정)의 불쑥 재등장 등인물의 우연성이다. 해원은 초반 죽은 걸로 처리된 후 어떤 기미도 없다가 25회부터 불쑥 등장해 윤중태에 대한 복수를 실행해간다. 돌목과 한준희(김지훈)의 복수 과정을 흐트러놓는 출생의 비밀 코드 불러오기에 다름아니다. 천문그룹 돈줄을 죄어 파산시킬 수 있는 위치여서 황당함이 더해진다. 16회부터 꼽사리낀 박선진(우희진)도 막상막하다. 무슨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녀는 산운율에서 한 식구로 살게 된다. 중간에 꼭 끼어들어야 할 어떤 당위성보다도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착한 일하는 걸 보여주려는 작위적 설정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관인 강소주(서주현)도 초⋅중반 너무 튀는 캐릭터라 좀 억지스러워 보여 아쉽다. 홍신애(최수린)의 변신도 좀 뜬금없어 보인다. 조신한 가정주부이던 신애는 아버지 유산문제가 불거지면서 가히 희대의 악녀라 할 정도로 표변한다. 태생부터 악녀인 홍미애(서이숙)가 오히려 한 수 아래일 정도이니 허를 찔린 셈이라 할까. 차라리 친일파 재벌가에도 첩의 딸로 태어나 온갖 멸시와 고통을 감내하며 죽은 듯 사는 사람도 있음을 보여주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가장 아쉬운 점은 달달한 연애질이 흐름을 방해한 점이다. 완급조절이라 말할지 모르지만, 돌목과 소주의 로맨스가 너무 빈번하게 부각돼 긴박감 등 시청 흐름을 끊을 정도라면 문제다. 결혼식에 이어 1년후 소주의 임신한 모습까지 그려져 마치 돌목과 소주의 사랑 완성이 주제처럼 보일 정도다. 후반부 장판수(안길강)와 권사부(이정은)의 로맨스 역시 꼭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한편 ‘도둑놈 도둑님’도 발음상 오류를 피해가지 못했다. “나시(‘낯이’는 ‘나치’가 맞음.) 좀 익은 것 같은데”, “눈비슨(‘눈빛은’은 ‘눈비츤’) 맘에 드는데”(5회 5월 27일), “제대로 가르켜(가르쳐) 주는거죠”(10회 6월 11일), “깨끄치(‘깨끗이’는 ‘깨끄시’) 갈라서지”(46회 10월 15일), “버꼬시(‘벚꽂이’는 ‘버꼬치’) 날리던”(48회 10월 28일) 등이다. 그런 오류는 “하늘도 갑질”, “버라이어티하게 놀라게 하네”, “남편은 다 남의 편이라더니” 같은 참신하거나 재치있는 대사의 가치를 훼손하기에 충분하다. 다른 오류도 있다. ‘장군의 아들3’ 영화포스터로 1992년임을 보여준 제1회와 달리 5회(5월 27일)에서 잠깐 비친 춘천버스터미널내 흡연실 장면이 그것이다. 배경인 1998년 그 시절 버스터미널에 흡연실 따위는 따로 설치되지 않았다.
전화가 걸려왔다. 똑똑해진 전화기는 벨 소리와 함께 상대가 누구라는 것까지 알려준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의 전화는 모른척하기도 하지만 혹시 하는 마음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아부지, 접니더. 동귭니더.” 군 복무 중에 휴가 나왔다며 군기든 목소리가 씩씩하다. 그날 저녁을 함께 했다. 몇 해 전 담임했던 녀석이다. 유난히 속을 썩였던지라 금방 기억이 난다. 무단결석과 조퇴를 자주 했지만 성적은 상위권을 돌아 포기하기 아까워 아들처럼 돌봐줬던 아이였다. 마주 앉아 대학 원서를 쓸 때 애먹여서 죄송하다며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던 모습이 떠오른다. 포기하지 않고 잡아준 선생님 덕분에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는 공학도가 되고 싶다며 환한 웃음을 보여 주었던 아이다. 제대 후 열심히 해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말에 사십 년도 더 지난 나의 고교 시절이 제자의 목소리에 겹쳐진다. 세상을 딛고 선 다리에 힘이 가득하던 때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식을 마치고 교실로 들어갔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야생마 같은 우리를 바라보던 선생님과의 첫 만남은 미지근한 물을 마신 듯 덤덤했다. 칠판 한가운데 이름 석 자와 ‘화학’이라는 짧은 글을 써 놓고 낮게 입을 열었다. “나 이런 사람이야.” 훗날 내 모습이 될 줄은 모른 채 그렇게 선생님을 만나면서 나의 고교 시절은 시작됐다. 항상 수수한 차림이었다. 크게 화를 내지도, 유별스럽게 칭찬을 하지도 않았지만 선생님한테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다. 언제나 색색의 분필 몇 개를 들고 조용하고 차분한 어조로 수업을 하곤 했다. 우리는 선생님을 이름 대신 ‘아보가드로’라고 불렀다. ‘같은 온도와 압력에서는 같은 부피 속에 같은 입자를 가진다’는 화학 법칙처럼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과 말투, 옷차림이 아보가드로의 법칙같이 느껴졌다. 높낮이 없는 어조의 설명이지만 특유의 수업 분위기는 단호하고 열정적이었다. 그 시간만큼은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고 수업에 몰두했다. 마치는 종이 울리면 그제야 ‘숨이 막혔다,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며 서로서로 푸념을 늘어놓았다. 무뚝뚝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수업 시간에 제시된 문제를 잘 풀었을 때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잘 했어,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라며 투박해 보이는 손으로 등을 다독여 주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다른 과목은 뒤로 밀고 화학 공부를 시작했다. 가볍게 등을 다독이는 느낌을 자꾸 느끼고 싶었다. 벼락처럼 날아든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에 온통 짙은 회색 빛깔이던, 흔들리던 나를 그렇게 위로해 준 시간이었다. 겨울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가 시작됐다. 든든히 준비를 마친 선수처럼 질문에 대답할 많은 것을 공부한 나는 화학시간을 기다렸다. 그러나 방학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보가드로 선생님은 어디서도 볼 수가 없었다. 찬바람이 훑고 지나갔다.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했다. 속이 시원하다는 몇몇 아이들의 말이 들려왔지만 나는 달랐다. 선생님이 지나 다닐 것 같은 복도로 자꾸만 눈이 갔다. 다른 학교로 가셨다는 말을 듣고도 한 동안 나는 선생님을 기다렸지만 선생님을 찾아보지는 못했다. 선생님의 부재를 확인 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리라. 시간이 지날수록 지겹다고 했던 친구들 입에서도 ‘아보가드로 선생님이 보고 싶다’는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딱딱하고 지루한 듯 했지만 우리들 마음에 또렷하게 남아있었던 것이다. 결심했다. 나도 교사가돼 선생님처럼 해야겠다고. 그때부터 다른 과목도 열심히 했고 화학은 더 몰두했다. 선생님이 늘 지켜보는 듯 공부가 즐거웠다. 3학년 때는 이과 반에서 손꼽힐 만큼 성적이 향상됐다. ‘아보가드로’의 꿈을 가지고 화학을 선택했지만 졸업 후엔 일반 회사에 입사했다. 교사의 꿈은 잠시 잊히는 듯했다. 전공과 상관없는 영업을 해야 하는 신입사원의 업무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다. 그래도 교사가 나의 숙명 같은 것이었을까. 편치 않은 시간 속에 어느 날 사립학교 교사 채용시험을 알리는 신문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선생님이 웃으며 내 등을 다독이는 듯 했다. 그 길로 교단에 서게 됐다. 나의 교직 생활은 열정과 순수함으로 시작됐다. 바르고 잘 사는 아이들보다 뒷전에 있는 아이들에게 더 마음이 갔다. 가정방문이 있을 때면 주머니를 털어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생필품을 사 가곤 했다.어느 날 부모 없이 애를 먹이던 한 녀석이 맹장염으로 입원했다는 말을 들었다. 며칠 동안 퇴근 후 병문안을 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일어서려는데 내 손을 꼭 잡으면서 아버지 같은 포근한 느낌을 받았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회복 후 학교로 돌아온 녀석은 나를 보고 아버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도 하나 둘 따라 부른다. 서로의 마음이 통한 것일까, 내가 아보가드로 선생님에게서 느꼈을 사랑을 이 아이들도 느끼고 있는 것일까. 명치끝이 아릿하며 무언가 치밀어 올랐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졌다. 그동안 묻어두고 있던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이 보람과 함께 밀려온다.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잘 자란 자식 같은 졸업생들이 찾아오곤 한다. 같이 늙어가는 머리 희끗한 아이들이나 군 복무 중에 휴가 나와서 찾아오는 녀석, 졸업하고 새내기가 된 녀석들까지 반가운 얼굴들이 내 품에 안긴다.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셔서 우리 길잡이가 되어 주십시오.” 최고의 찬사를 받았으니 지금쯤 아보가드로 선생님을 만난다면 우쭐대며 자랑하고 싶어진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교직이었다. 직업이라기보다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수많은 시간을 분주하게 보냈다. 수많은 회한과 추억을 남긴 짧지 않은 교직 생활이다. 마무리해야할 시점이 다가오니 왠지 한 줄기 찬바람이 스쳐간다. 그것이 미련인지, 나이 듦에 대한 허무인지 경계가 모호하지만 땀으로 보낸 시간들이 대부분이다. 세상의 모든 직업은 땀으로 이루어져 신성하다고 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교직은 직업이기에 앞서 순수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아보가드로 선생님으로부터 전해진 사랑을 변치 않게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택할 만큼 나는 스승의 자리가 자랑스럽다. 언제나 내 앞에 우뚝 서서 말없이 손 잡아준 나의 선생님이 오늘은 더 그립기만 하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터부시하는 동거를 과감하게 시작해 화제가 된 2003년 MBC 드라마의 원작을 연극으로 표현한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로맨틱 코메디다.작가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한 경상도 여자와 경민이라는 도시에서 사는 남자가 같은 옥탑방으로 이사를 온다. 집주인이 이중계약을 하고 연락두절이 되어 두 남녀가 옥신각신 다투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더 이상 결혼은 젊은이들에게 행복한 결말이 아니며 꿈을 이루기 힘든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서 키워나가는 순수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이 연극은 바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압축경제 성장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에서 요즈음 젊은이들은 당장 취직과 결혼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80년대만 해도 대학만 나왔어도 취직을 하는데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7년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취직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과제다. 게다가 결혼은 더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하루빨리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되고 계층간의 격차가 해소되어 행복하고 살기좋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교사 : 오늘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서류평가를 알아볼게요. 학생 : 그 학교의 평가요소를 토대로 서류를 평가한다는 거죠? 교사 : 맞아요. 구체적으로 서류평가시스템 메인화면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어요. 평가 대상자의 정보, 학생부·자소서·추천서 등 전형자료, 평가요소 채점표예요. 평가 대상자 정보에서는 지원자 성명, 졸업년도, 고교정보 등을 알 수 있고 전형자료 탭에서는 학생이 제출한 모든 서류를 볼 수 있어요. 학생부(교과)항목을 클릭하면 과목별 내신등급이 표시되고, 해당 과목을 클릭하면 학년별 원점수와 과목평균, 표준편차, 수강자 수, 석차등급 등에 관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죠. 학생 : 학종은 정성 평가니까 특목고, 자사고 학생처럼 성적이 좋은 학생들의 등급도 고려할 수 있겠네요. 교사 : 맞아요. 사정관들은 단순 등급만 보지 않아요. 과목평균과 표준편차, 이수자 수도 확인해 보고 교과 성적의 변동과 향상 추이 등을 다각도에서 분석해요. 교내활동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도 하고요. 학생 : 학생부(비교과)영역에서는 모든 교내활동이 보이겠네요. 교사 : 네. 프로그램은 특히 본인이 보고 싶은 항목을 설정해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3년 간 진로활동만 보겠다고 하면 그것만 볼 수 있죠. 교사 : 마지막으로 평가요소 채점표는 점수로 돼 있는 것도 있고 7점 척도로 돼 있기도 해요. 대학마다 평가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 맞춰 평가하는 거예요. 서류상 미심쩍은 부분이 있을 때 ‘면접 시 확인사항’ 란에 표기하면 면접자는 나중에 그 내용을 질의하고 결과를 다시 표기해요. 사정관들은 약 보름 동안 하루 평균 15~20명 정도의 서류평가를 하며 수험생 한명 당 30분 내외의 시간을 들인다고 한다. 보통 같은 모집단위를 지원한 학생들의 자료만 보기 때문에 동일한 성적대, 비슷비슷한 교과 외 활동이나 자소서는 눈에 잘 안 들어올 수 있다. 참신한 활동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사정관이 보는 평가시스템도 프로그램이 강화돼서 원하는 대로 세팅을 할 수 있다. 학생부를 항목별로 구분해서 볼 수 있고 지원자 한명의 교과 성적을 다른 지원자들의 평균과 비교할 수도 있으며, 특정 과목의 성적추이도 비교 가능하다. 또 평가시스템 상으로 보는 교과성적은 국어, 영어, 수학처럼 교과군으로 돼 있고 수학I, 수학II, 기하와 벡터, 확률과 통계처럼 세부과목으로 보이지 않는다. 학생의 수학교과 세부과목을 보기 위해서는 한 번 더 클릭해 체크하도록 돼 있는 것이다. 때문에 통계학과를 가려는데 ‘확률과 통계’ 점수가 낮아서 지원을 못한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의대를 가려는 학생이 생명과학II에서 2등급이 나왔다고 반드시 떨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수학, 과학이라는 과목군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사정관이 하나하나 클릭하면서 세부과목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읽어보면서 그 학생의 역량을 살펴본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요소 채점표다. 각 평가요소별로 평가를 하고 나면 밑에 평가근거를 기록하는 칸이 있다. 해당 칸에는 창의력, 학업역량, 문제해결력, 과제수행능력, 탐구능력, 토론, 융합, 통섭, 학문적 소통 등 가급적 대학인재상에 맞는 용어나 평가항목에 있는 용어를 쓴다. 만약 화학시간에 수학과의 접목을 잘 시킨다면 이를 길게 쓰지 않고 ‘융합능력 우수’라고 표현한다. 지원학과 관련 학과목 성적이 향상되며 탐구능력도 보인다면 메모장에는 ‘학업역량 탁월’이라고 쓴다. 이 점에서 교사들은 학생부를 전략적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을 관찰한 것을 토대로 평가할 때 입사관이 보기 편하도록 대학식의 평가용어를 쓰는 방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명 당 30분 정도의 시간을 소요하는 평가 시간 동안 그 학교의 인재상, 평가용어가 학생부에 녹여져 있다면 어떨까. 특히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써줄 때에는 귀결되는 서술어에 인재상이나 평가항목에 있는 용어를 써주자. 평가자의 가독성이 훨씬 좋아질 것이다.
큰 관심을 갖고 출발한 유치원의 처음학교 온라인 원아 모집 시스템이 출발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국공립 처음학교로 온라인 시스템 가동, 사립 종이 문서로 취원 지원서 제출로 이분화되었다. 올해 전국으로 확대 적용된 2018 유치원 원아 모집 온라인 지원시스템 '처음학교로'가 '반쪽 출발'에 그치고 있다. 1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 달 간 전국의 유치원에서 일제히 시행하는 원아 모집 시스템이 반쪽 가동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유치원 정수의 절반 정도인 사립 유치원측에서 철저히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국공립 유치원 모두가 참여한 반면, 전체 유치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사립유치원은 불과 2.7%만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사립 유치원의 추가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사립 유치원측은 요지부동이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모든 입원 수속 과정을 전산화하려던 교육부의 계획이 어긋나게 되었다. 학부모들은 국ㆍ공립은 온라인으로, 사립은 오프라인으로 각각 지원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오히려 취원 수속이 더 복잡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학부모들이 각 유치원마다 취원 원서를 제출하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한 본래 취지도 변색되고 말았다. 사립유치원 대부분이 11월 1일 전국으로 확대해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처음학교’ 시스템에 참여한 4747개 국ㆍ공립유치원이 100% 참여한 것과 대조적으로 사립유치원은 전국 4282개 사립유치원의 116원으로 2.7% 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교육부에서 처음 도입한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ㆍ추첨ㆍ등록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입학신청ㆍ추첨ㆍ등록을 자동화해 취원 과정의 공정성, 투명성 등을 담보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 처음학교는 2017학년도 서울ㆍ충북ㆍ세종 등 3개 교육청에서 시범운영을 한 뒤, 2018학년도에 전국으로 확대됐다. 대다수 사립유치원측이 처음학교를 외면하고 있는 이유는 원아 모집 인원의 감소를 우려하고 있디 때문이다 즉 유치원 학부모들이 처음학교를 통해 자유롭게 온라인으로 지역에 관계없이(세종특별자치시 제외) 유치원에 지원할 경우 국공립유치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 강화돼 사립유치원들은 폐원할 수 밖에 없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따라서 사립 유치원측은 처음학교로는 사립유치원 측과 논의 없이 국ㆍ공립유치원 위주로 시작된 정책으로 전국적으로 대다수 사립유치원 원아 모집 인원이 미달인 상황에서 이 제도는 그야말로 탁상공론식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즉 사립유치원 모두가 ‘처음학교로’를 통해 경쟁률이 공개되면 미달된 사립유치원들에게 '안 좋은 유치원'이라는 낙인 붙어 사림 유치원끼리 부익부빈익빈으로 서열화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계 일부에서는 사립 유치원측이 더러는 국ㆍ공립유치원과 동일한 수준의 정부 지원과 혜택을 지원받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도 유추하고 있다. 여하튼 국민적 관심을 끌며 새롭게 도입한 유치원 원아 모집 시스템인 ‘처음학교로’가 사립 유치원측의 외면으로 반쪽 출발을 한 것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은 이 새 제도가 교육부와 사립 유치원측의 대립이 문제가 아니라, 그 중심에 학부모들과 원아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교육 수요자들이 편하고 공정하게 취원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게 우선이다. 교육부도 이 ‘처음학교로’가 현실적인 애로와 장애를 철저히 분석하여 대안을 모색해야 하며, 사립 유치원측도 원아 모집 인원 수 감소 등 열리적인 면을 벗어나 취학 전 교육의 절반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이라는 점을 명심하여 가급적 동참해야 할 것이다. 결국 교육부와 사립 유치원측의 합의점이 도출돼 전국 모든 국공립 및 사립 유치원이 유치원 원아 모집 새 시스템 ‘처음학교로’로 통합 운영되기를 기대한다.
한국가정과교육학회(회장 박동연·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는 4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행복한 삶을 밝히는 가정과 수업:어떻게 가르치고 평가할 것인가’를 주제로 내년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가정과 교육과정 및 핵심개념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공유했다. 왕석순 전주대 가정교육과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가정과의 역량을 가르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를 발표했다. 왕 교수는 핵심역량 함양을 교육과정의 주안점으로 표방하고 있는 2015개정 교육과정을 분석해 향후 가정과 교육과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역량’을 가르칠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백워드 디자인’에 대한 고찰, 그리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탬플릿’을 개발해 예시했다. 이어 이현정 강원 치악고 교사의 ‘가정생활 수업을 통한 실천적 문제해결능력 강화’, 이윤경 경북 왜관중 교사의 ‘식생활 수업을 통한 생활자립역량 강화’, 김서현 경기도교육연수원 교사의 ‘의생활 수업을 통한 생활자립역량 강화’, 김은정 서울 중동중 교사의 ‘주생활 수업을 통한 관계형성역량 강화’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박동연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가정과 수업에서도 토론·실습·체험·프로젝트 학습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흥미와 동기를 높이도록 수업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이 2일 3개년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학생인권을 점검하고 보장하며, 이를 위해 교육구성원의 인권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 골자다. 물론 학생인권은 보호하고 신장돼야 한다. 그러나 상벌점제 폐지, 두발자유, 전자기기 사용 등이 진정 본인과 타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인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또 3개년 인권계획을 세울 만큼 지금 교육현장에서 학생인권 문제가 그토록 심각하고 시급한 지 따져볼 일이다. 오히려 학교폭력과 교권침해가 더 자주, 더 심각하게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현실이다. 올해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이 2015년보다 15.4%나 증가한 2만 5000여건에 달했다. 또 지난 4월 교총 발표에 의하면 교권침해가 최근 10년 동안 무려 300%나 늘어났다. 특히 최근 교총이 교원 1196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 크다. 교원의 98.6%가 과거보다 생활지도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하고, 그 이유에 대해 학생인권조례 등 인권 강조에 따른 교권 약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발표한 것은 현장 정서와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실제로 종합계획에서 교권보호 내용은 극히 일부고 그나마도 실효성이 없는 모호한 내용들이다. 교육청의 의도대로 학생인권과 교권이 함께 보호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더 큰 문제는 소수자 학생 보호 교육과 선거연령 만18세 하향 등 헌법에 어긋나고 국민적 합의도 되지 않은 민감한 사안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그대로 교실로, 수업으로 들어올 경우 혼란과 갈등을 빚을 게 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종합계획 발표는 아쉬움이 크다. 학생인권을 보호하겠다는 계획이 교권침해를 넘어 오히려 다수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성찰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교총이 20∼30대 젊은 교사를 대상으로 연 ‘가을 역사·문화 연수 캠프(군산編)’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는 후문이다. 도시 자체가 근현대사 박물관인 전북 군산 탐방을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기획된 연수는 신청 접수 1시간 만에 마감됐다고 한다. 지난 8월 ‘여름 래프팅·역사연수(영월編)’에 이은 젊은 교사들의 호응에 행사 주관 측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비결은 동질감이 높은 세대의 교사들이 지역의 역사유적과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체득하는 현장중심의 스토리텔링 연수가 그들의 요구와 정확히 부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도를 뛰어 넘어 전국의 선생님과 교류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주된 요인이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욜로(YOLO)로 상징되는 젊은 세대의 탈(脫)이념, 탈집단 성향은 향후 교사 연수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에 있어 시사하는 바 크다. 소위 ‘마우스 클릭’ 또는 ‘가두리 연수’로 일컬어지는 정형화된 연수는 공감도, 효과도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연간 의무적으로 할당된 점수를 따기 위해 마지못해 하는 것과 현장에서 즐거움을 통해 배우는 체험적 인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체화되고, 각인된 경험과 인식은 곧 아이들에게 생생한 교육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는 오프라인 연수 학점으로 인정받는 데 있어 제반 조건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평가다. 학점 남발 문제를 방지하려는 것이지만, 강사와 강의는 없더라도 현장에서 참여 교사 간 토론하며 집단 지성을 통해 이뤄지는 유쾌한 배움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 연수를 통해 2030 젊은 교사들이 교직생활에 활력을 찾고, 그 행복의 힘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교실도 살아날 것이다. 그 변화의 시그널은 교총은 물론 교육청 등 교육당국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공사 재개를 권고하는 결론을 내렸다. 대통령과 정부도 사회적 합의라는 관점에서 이번 권고안을 수용하고 공사 재개와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기로 했다. 이번 권고안에 대해 위원, 시민참여단, 정부, 여야 정당 등 이해당사자를 포함한 국민 대부분도 큰 틀에서 공사 재개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숙의민주주의 가능성 보여줘 위원 9명과 국민참여단 471명이 참여한 이번 공론조사는 우리나라 정책 결정의 새로운 실험이었다. 첨예하게 대립된 사회적 갈등을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한 숙의(deliberation)민주주의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물론 국론 분열 의제를 공론조사에 부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사회적 갈등을 공론화해 시민의 숙의로 해결한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갈등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일반 시민들에게 전가시킨다는 비판이 상존한다. 정책 결정의 최종 주체는 어디까지나 정부라는 점에서 공론조사는 최소화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번 과정을 통해 흔히 ‘전문가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원전 문제가 일반 ‘시민의 관심사’가 됐고, 성별, 세대, 계층, 이념을 넘어선 공감의 계기가 됐다. 나아가 현대 정치의 골격인 대의민주주의와 숙의민주주의의 병행과 함께 첨예한 사회적 갈등 해소에 때로는 공론조사가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얻게 됐다. 원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이 우리 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민주시민교육과 에너지교육의 중요성이다. 민주시민교육은 동서고금 교육의 근본적 지향점이다. 특히 교육의 목적이 사람다운 사람 육성이라는 점을 전제하면 민주시민교육은 도덕과, 사회과는 물론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서 강조돼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역대 국가교육과정에서 한결같이 강조해 온 민주시민교육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세계시민교육으로 확대 강조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교육의 강화도 화두다. 에너지교육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범 교과 39주제 중의 하나였다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에 통합돼 범 교과 10주제에 포함됐다. 다양한 에너지원, 장단점 가르쳐야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를 계기로 이제 우리 에너지교육도 개선돼야 한다. 무조건 화석에너지는 ‘유해’하고 원자력은 ‘위험’한 데 비해 재생에너지는 ‘최선’이라는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 석탄, 석유, 가스(LNG), 수력, 조력, 풍력, 태양력, 바이오, 지열, 우라늄 등 에너지원(源)은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비용, 유해성, 안정성, 기술력 등을 고려해 장기적·종합적으로 에너지교육에서 다뤄야 한다. 결국 이번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는 사회적 갈등 해소의 열쇠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공론조사는 승패, 시비, 선악, 정의와 불의,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상극이 아니라, 숙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로 갈등을 해소하는 상생의 방법이다. 이번 공론조사가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전환 정책의 나침반이 되고 나아가 민주시민교육, 세계시민교육, 에너지교육,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 등을 친사회적·친환경적으로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선생님, 연못의 물고기에 2반 아이들이 돌을 던졌어요.”“ 학교 숲에 있는 거미줄을 **가 망가뜨렸어요.”하루에도 아이들의 수도 없이 일러대는 통에 정신이 없다. 엊그제는 숲에서 벌에 쏘였다며 안절부절 못하는 바람에 우리 반 아이들의 큰 화젯거리가 된 적도 있다.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그나마 학교에 작은 숲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 한창 자연과 더불어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오랫동안 저학년 아이들을 맡다보니 놀이가 인성 형성에 정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득하게 되었다. 그래서 매일 한 시간씩은 바깥놀이 시간을 확보해주기로 마음먹고 운동장에서 피구, 축구, 모래 놀이, 그네뛰기, 소꿉놀이, 자연 탐사 등의 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자연탐사 놀이로 연못 관찰, 학교 숲 탐험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이 활동을 제일 좋아한다. 금붕어들이 뛰놀고 물 방게와 우렁들이 여기저기서 움직일 때마다 아이들은 탄성을 지른다. “선생님, 저기보세요.” 아이들이 가리키는 쪽을 보니 제법 큰 물고기 여러 마리가 잽싸게 움직이고 있다. 금붕어만 보다가 신기한 녀석들을 처음 보니 깜짝 놀랄 만도 하다. 물풀들 밑을 잘 관찰해보면 다양한 종류의 작은 생물들도 살고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이 왜 이 곳 연못인지 알 것도 같다. 연못 관찰이 좀 심심하다 싶으면 한 블록만 옮기면 네 잎 클로버가 잔뜩 자신들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고 단풍나무, 소나무와 크고 작은 나무와 이름 모를 풀들을 볼 수 있다. 어디서 날라온지 모를 벌들과 나비 같은 녀석들이 이 곳 저 곳의 꽃과 나무에 앉아 그들만의 향연을 펼친다. “얘들아, 저기 거미줄에 거미 좀 봐.” 한 녀석이 신기한 보물을 발견하기라도 한 듯 왕거미를 보면서 호들갑을 떤다. 다른 녀석들도 어느새 한 무리가 되어 거미줄과 거미를 관찰한다. 나도 교사 본능이 발동되어 열심히 그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며 아는 척을 한다. 다행히도 시골에서 태어나서 자란 덕분에 다양한 종류의 들꽃과 나무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기에 생태 해설사처럼 부지런히 이 곳 저 곳을 돌아 다니며 설명을 하다보면 한 시간이 금방 흘러버린다. 좀 주의집중을 잘 못하고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도 이 때만큼은 몰입을 한다. 역시 자연은 아이들에게 위대한 교과서다. 작년부터는 학교 특색 사업으로 학교 주변에 배추, 무, 청경채, 상추, 오이 등을 아이들과 함께 심고 물을 주고 가꾸었다. 넝쿨 식물인 오이는 학교 주변에 큰 울타리를 칠 정도로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다. 그 모습이 신기한지 아이들은 저마다 “저기 오이가 엄청나게 크게 달렸어요.”라며 하루하루 달리 성장하는 오이를 보며 환하게 웃는다. 오늘은 통합교과로 가을 수업을 하는 날이다. 낙엽으로 여러 가지 모양도 꾸미고 가을 분위기를 한껏 연출하는 그림을 모둠별로 만드는 수업이다. 모둠장을 정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낙엽을 학교 숲에서 마음껏 주워 담는다. 좀 모자라다 싶으면 잠시 교문 밖을 나가면 낙엽 천지다. 여기 저기 나뒹구는 낙엽들이 오늘은 어찌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귀중한 수업자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이들은 바스락 부스락 소리가 나는 낙엽을 밟으며 가을을 만끽한다. 그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자연이 아이들을 터치하니 아이들도 자연을 닮은 듯 천진난만한 모습이 귀엽다. 모둠별로 경쟁이나 하듯 금방 낙엽이 모아진다. 교실에 들어와 낙엽을 펼쳐보기 모양도 제각각이다. 낙엽으로 큰 전지위에 표현한 가을 풍경은 한 폭의 위대한 걸작품이다. 교실 곳곳에 낙엽들이 가을 여행을 하고 있다. 칠판 밑에도 게시판에도 복도 창문에도 낙엽들이 어서 가을을 만끽하라고 유혹한다. 학교 숲 주변에 있는 꽃들에 어디서 날아왔는지 요즈음 꿀벌들이 많다. 요녀석들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가끔씩은 교실까지 날아와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야단법석을 떠는 아이들의 모습에 잠시 수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클로버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풀밭에서 네 잎 클로버 먼저 찾기 게임을 하면 참 재미있다. 먼저 찾은 순서대로 급식 먹기 경쟁을 붙이면 신기하게도 네 잎 클로버를 금방 찾아온다. 도심 속에서 이렇게 작은 학교 숲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점심을 먹고 이 곳에서 담소를 나누며 자연과 함께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전국에 있는 많은 학교들이 학교 숲만 잘 조성해도 인성 교육을 따로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대자연속에서 고운 심성을 가꾸면 학교 폭력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다. 오늘도 학교 숲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꿈을 가꾸고 키우는 아이들이 있기에 교사로서 뿌듯하고 보람이 있으며 대한민국은 역시 희망찬 미래가 있는 나라임을 확신한다.
순천만 습지의 11월 4일은 토요일을 맞이해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모처럼 나들이에 날씨가 궂으면 어떨까 하는 염려를 했지만 일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넓은 습지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득차 달려가는 가을을 붙잡고 자연과 호흡을 함께 한 모습이었다. 오후 2시가 되어 '2017 순천 재팬 위크' 주간으로 순천만 습지에서 다양한 일본북 세트를 이용해 박력 넘치는 연기가 연출되었다. 세계적인 퍼커셔니스트 하야시다 히로유키씨가 이끄는 3인조 일본북 연주그룹은 일본을 대표하는 타악그룹으로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https://m.youtube.com/watch?v=On7sm1Eb_R8feature=youtu.be) 하야시다 히로유키씨는 예전에 우리 나라 사물놀이 대표인 김덕수씨와도 공연한 적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편,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도코를 중심으로 앙상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마침 순천시는 대표적인 '순천만 갈대축제'를 진행중이어서 이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춰 모처럼 일본 음악을 듣는 기회를 가졌다. '사쿠라'는 일본인의 미 의식이 융합된 것으로 전통 악기와 플룻, 첼로와 더불어 대만 공연, TV출연을 비롯해 2011, 2015년일본에서 개최된 '일한교류축제한마당'에서도 출연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https://youtu.be/vPXgPNWvTjo) 이같은좋은 기회를 통해 평소에 접촉하기 어려운 문화는감성을 자극해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모습이 많지 않은 것은홍보의 부족일수도 있지만 오직 점수 경쟁을 위한 공부로 문화적 감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이 또한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친구는 선택할 수 있어도 이웃은 고를 수가 없다. 이 지구가 존재하는 한 아무리 우리가 거부하려 해도 일본은 우리와 가까운 이웃이며 일본인은후손들이 마주대하면서 더불어 살아야 할 영원한 이웃 친구다. 게다가 주변 국가 중 우리와 가장 비슷한 가치와 체제를 공유하고 있다. 그만큼 서로가 도울 일이 많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북핵 문제도 우리 힘만으로는 불가능함을 현실로 느끼고 있다. 아직도 우리가 만족할 만큼 한일간 역사적인 갈등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과거 식민지 시대에 가졌던 수준의 증오는 증오를 부른다. 우리의 후손들이 일본 젊은이들과 함께 이 지구상의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손을 잡고 해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비록 정치적으로 섭섭한 일이 있더라도 우리 가운데 똬리를 틀고 있는 배타적이고 옹졸한 민족주의는 몰아내야 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다. var MYNEWS_PHOTO_LIMIT_WIDTH = parseInt("680"); var imageLoaded = function(obj) { // Run onload code. var title = obj.attr('title'); obj.attr('alt', title); obj.removeAttr('title'); var image_align_class = ""; var clazz = obj.attr('class'); if (clazz != null && clazz.length > 0) { image_align_class = " "+clazz; } obj.attr('class', 'img'); obj.removeAttr('xtype'); var w = obj.width(); if (isNaN(w)) { w = 0; } var h = parseInt(obj.css('height')); if (isNaN(h)) { h = 0; } if (w MYNEWS_PHOTO_LIMIT_WIDTH) { var pct = parseFloat(MYNEWS_PHOTO_LIMIT_WIDTH) / parseFloat(w); w = MYNEWS_PHOTO_LIMIT_WIDTH; if (pct > 0 && pct < 1 && h > 0) { h = Math.floor(parseFloat(h) * pct); } } obj.css('width', w+"px"); if (h > 0) { obj.css('height', h+"px"); } if(image_align_class.trim() == "sm-image-c") { obj.wrap(""); } else { obj.wrap(""); } if (title != null && title.length > 1) { // 기본 공백 무시 if (title.indexOf('▲') == -1) { title = '▲ ' + title; }// obj.after(""+title+""); obj.after(""+title+""); } } var img_caption = setInterval(make_caption, 1000); function make_caption() { /* $("img[xtype='photo']").each(function() { if($(this).width() > 0) { imageLoaded($(this)); clearInterval(img_caption); } }); */ $("div.news_body_area img").each(function() { if($(this).width() > 0) { imageLoaded($(this)); clearInterval(img_caption); } }); }
“여보시오. 김 교수, 이거 아주 조그만 성의니 받아 두구려 !”한사장의 은근하고 사람을 못 견디게 하는 유혹의 손길은 이렇게 뻗쳐 왔습니다. 김교수는 눈을 지그시 감고서 자존심을 내세워서 자신의 인격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이 재벌과 적당히 손을 잡고서 세상이 돌아가는 데로 흘러가고 말 것인가를 마음속에서 결정하려했습니다. 여우같은 한 사장은 벌써 이런 눈치를 알아차리고서 또다시 손길을 뻗쳐옵니다.“김교수, 이거 별 뜻이 담긴 것은 아니오. 그 흙단지가 얼마나 값진 것이라고 내가 그걸 욕심내서가 아니고, 다만 나의 이름으로 남기고 싶은 저 익운(새털구름이라는 뜻을 지닌 한사장의 호 이자 자신이 수집한 각종 문화재를 진열하여둔 개인 박물관)에 골고루 갖추어 두고 싶은데, 마침 이곳에서 이런 것이 나왔다니 반가워서 그러는 거라오. 조그만 것이오 받아두구려.”“한사장님, 저의 사정을 좀 보아주십시오. 사실 저도 전국적인 발표와 이 조그만 항아리의 문화재적 가치만 아니라면, 아예 그냥 드리고 싶습니다. 제 발 40여 년을 쌓아온 학문의 길을 지킬 수 있도록 저를 좀 도와 주십시오.”김 교수가 사정을 하며 매달리다시피 하면서 애걸하듯이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 사장의 끈적끈적한 시선은 김 교수의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을 깡그리 다 읽고 있다는 듯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차근차근히 말을 합니다.“김 교수, 내 김 교수의 사정을 다 알고 있습니다. 요즘 딸아이의 혼수를 장만할 돈이 필요하다는 거 들어서 알고 있는데, 이거 조금 모자라면 내가 나머지를 책임지리다. 내가 뭐 안 되는 일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여기서 발굴된 저 토기들을 내게 주는 게 아니라, 나의 박물관에 진열하게 해달라는 거 아니오. 자, 자 다시 한번 생각해 보구려. 그리고 내 이거 그냥이라도 드리고 싶었던 것이니 일단 받아두구, 정 마음이 편치 않을 때는 돌려주어도 좋겠오. 자 그럼 난 바빠서 이만.......”하고서, 한 사장은 총총히 다방을 빠져나가고 말았습니다.‘아 ! 어떻게 한단 말이냐 ? 이렇게 검은 돈 인줄을 알면서도 내 앞에 닥쳐 있는 일들이 나의 명예와 인격까지도 팔아라고 하는구나......’김 교수는 담배 연기를 깊이 빨아들였다가 “ 후우 ” 길게 소리를 내어서 내뿜었습니다.김윤근 교수하면 우리나라의 역사학도들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국민들도 다 아는 고고학의 권위자이십니다. 그의 구석기시대 유물의 발굴로 우리나라의 역사가 적어도 30,000년은 더 오랜 것으로 증명이 되었고, 그러므로 해서 우리 역사를 깎아 내려서 자기들보다 훨씬 역사가 짧은 나라, 그러니까 자기들의 문화와 역사를 따르고, 자기들의 지배를 받음이 마땅하다는 주장을 해오던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어서 온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훌륭한 역사학자 이십니다. 그러나, 자기 앞에 닥쳐 있는 일이 많은 돈을 요구하는 일이고, 더구나 딸자식의 결혼식에 필요한 돈이니 안 쓰고 견딜 수 있는 것도 아니란 것쯤은 잘 알고 있는 김교수 입니다. 그러니 더욱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김교수라면 아마도 한 사장이 내민 돈 봉투를 집어서 한사장의 얼굴에 던져 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한 참을 가만히 생각에 잠기어 있던 김교수는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탁자 위에 놓인 돈 봉투를 집어서 속주머니 깊이 쑤셔 넣으면서, 혹시 누가 보고 있지나 않는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살폈습니다. 아무도 자기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서는 안도의 한숨을 들이쉬며 다방 문을 나섰습니다.“따르릉, 따르릉”전화벨이 울리고, 검은색 고급 세단의 뒷자리에 깊숙하게 파묻혀 있던 한 사장은 전화기의 스위치를 올리며,“네에, 한솔그룹 한이요.”하자, 저쪽에서 반가운 듯한 밝은 목소리가 울려 왔습니다.“사장님, 저 박입니다. 지금 김교수가 나가는데 봉투를 소중히 넣으면서 누가 보지 않나 살피기까지 했습니다. 성공하신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으음, 알았네. 어서 자네는 돌아가게. 이 일은 입 밖에 내지 말고....”“네, 사장님. 제가 어디 함부로 입 벌리는 사람입니까?”한사장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가 번져가고 있었습니다. 속으로는‘그럼 그렇지, 자기가 아무리 훌륭한 학자라고 하더라도 지금 자식의 결혼을 앞두고 한푼이 없어서 쩔쩔매는 처지에 어쩌지도 못하겠지....’섬진강 물이 발원하여 약 16 km를 달려오다가 구비처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산골에 조그만 들판을 이루어 놓은 율어면이 있습니다. 이 면의 남동쪽 끝에 조그만 산골이 분지를 이루어서, 굽이굽이 마다 산기슭을 따라 조그만 마을을 이루고 있는 이동 들판이 있습니다. 이 들판의 동쪽 산기슭에 한 골이 있고, 마을에서 산줄기를 따라 몇 백 m를 내려와서 산기슭에 널따란 벌판을 이루는 곳에 이형국씨의 개간지가 있습니다. 한창 새마을 운동이 벌어지던 60년대에 이곳에 터를 잡고 국유지이지만 개간 허가를 받아서 일구어 사과와 배를 심어 조그만 과수원의 꿈을 키우고 있었습니다.어느 날 형국씨가 사과밭에 거름을 주려고 나무 주위를 약 두자 깊이로 파고 있을 때 괭이에 딸그락거리며 무슨 그릇이 걸렸습니다. 형국씨는 일을 하다가 잠시 허리를 쉬면서 무엇이 걸렸을까 하고 괭이로 살살 땅을 긁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괭이에 무슨 그릇 같은 것이 걸려 한 조각이 깨어져 나왔습니다.“이게 뭐야 ?” !두번 클릭시 본문에 적용됩니다.형국씨는 다시 조심스럽게 그곳을 파보았습니다. 거기에서 생전 처음 보는 조그만 흙 항아리가 나왔습니다. 밑받침이 약 5cm 정도나 되게 높음직 하고, 네 군데에 네모난 창 모양의 구멍이 뚫린 것이 아무리 보아도 요즘의 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릇의 모양도 요즘의 것보다 약간 허리 부분이 굵고, 주둥이 쪽도 제법 높게 만들어진데다가 위쪽은 넓게 퍼진 모습입니다. 그러나, 형국씨는 기분이 별로 좋지 못합니다.“아무래도 내가 남의 무덤을 파헤친 것이 아닐까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항아리를 사과나무 밑에 놓아둔 채로 나머지의 나무들에게 거름줄 구덩이를 다 팠습니다.아직 이른 봄볕이 따사롭게 내리 쬐었지만, 하루의 일이 끝날 무렵에는 구름에 가린 하늘에서 비라도 뿌릴 듯 찌푸렸습니다. 형국씨는 그릇을 집으로 가지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아무래도 남의 무덤에서 나온 것을 집안에 들여다 놓기는 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며칠이 지나도록 형국씨는 이 일을 잊은 채로 과수원을 가꾸는데 정신이 팔려서 그냥 넘어가고 있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막내딸 은화가 우연히 과수원에 나와서 아버지의 일을 돕는다고 하다가 이 항아리를 보았습니다.“아버지, 이거 어디서 나왔어요 ?”“으응, 그거 거기 그 나무 밑에서 나왔는데, 아마도 거기가 누구 무덤이었나 보구나.”하고, 별것도 아니라는 듯이 대꾸를 하자“아버지, 그럼 여기 좀더 파 봐요. 이런 것은 우리가 배우는 역사 시간에 많은 참고가 된데요. 우리 선생님은 옛날 사람들이 쓰던 화살촉아랑 그릇 같은 것들을 잘 모아서 가지고 다니시면서 공부시간에 우리에게 보여 주었어요.”하면서, 아버지를 졸랐습니다. 형국씨는 딸아이의 부탁을 거절 할 수가 없어서 그러자고 나서서 땅을 파기 시작하였습니다.“아버지, 조심하셔요. 무슨 소리가 났어요.”은화가 소리를 치면서 가까이 덤벼들었습니다.“조심해라. 어디 내가 팔 테니까 넌 조금 기다려라.”형국씨가 조심스레 땅을 파자 또 그릇이 나왔습니다. 조금씩 모양이 다른 그릇이 세 개 더 나왔습니다. 한 개는 길쭉하게 생겼는데 모양은 거의가 비슷하지만 길이가 다르고, 약간 더 넓고 좁은 차이만 있었습니다.!두번 클릭시 본문에 적용됩니다.은화는 그것들을 모두 집으로 가져다가 물로 깨끗이 씻고 잘 닦아서 한쪽에 잘 간수를 하였습니다. 형국씨는 그런 그릇을 방안에 들여놓으면 재수 없다고 밖에다 내어놓으라고 하였고, 언니들은 귀신이 붙은 무덤에서 나온 물건이라고 무섭다고 하면서“얘는 ? 너 그걸 뭐 하려고 그렇게 잘 모셔두는 것이냐 ? 어서 가져다 던져버려 ! 네가 안 가져다 버리면 우리가 가져다 버릴 거야.”하고, 싫은 소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은화는 이 것이 비록 무덤에서 나왔을망정 우리가 공부하는데 직접 보고 배울 것이라고 한사코 버리기를 거절하였습니다. 아무리 공부 시간에 쓸 것이라고 하여도 온 식구가 싫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밖에 내어다가 헛간 구석에 놓아두었습니다.이튿날 은화는 그릇들을 잘 챙겨서 보자기에 싸 가지고 학교에 가지고 갔습니다. 식구들에게 싫은 소리를 들어가면서 가지고 가는 은화는 선생님이 귀중한 것이라고 칭찬이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선생님도 이런 걸 어디서 주워왔니 ? 하고 꾸중이나 하면 나는 이걸 어떡 하지?’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은화는 조심스럽게 선생님께 싸 가지고 온 그릇들을 보여드렸습니다.“선생님, 이런 것들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선생님은 눈이 휘둥그레지시면서“얘 ! 은화야, 이런 것이 어디서 나왔니 ? 이건 아주 오랜 옛날의 물건들 같은데 ? 아마도 이건 신라 초기나 그보다 더 오랜 가야시대쯤의 그릇인 것 같구나.”하시면서“잠시만 기다려 보아라, 이거 한번 찾아봐야겠구나.”하고, 그릇들을 소중히 잘 간수하고서 학교 뒤에 있는 사택으로 가셨습니다.잠시 후, 선생님은 대백과 사전을 가지고 오셔서 여러 가지 그릇의 모양이 있는 곳을 찾으시더니“으음, 바로 이거군. 은화야, 이리 와봐.”하고, 은화를 불러서 책의 사진을 보여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그릇의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그 중에서 두 개의 그릇을 짚으시면서“자, 보아라, 이 그릇들은 바로 이런 모양이 아니냐 ? 이 그릇들은 가야시대의 것들이고, 여기 이것들은 삼국시대, 그러니까 통일신라 이전의, 그릇들이라고 되어 있지 않니 ? 그래서 이것들은 아마 그 시대의 그릇인 것 같구나.”하시면서 무척 반가와 하셨습니다. 은화는 선생님께 그 그릇들을 학교에 가져오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아이구, 고마워라. 우리 은화가 아니었더라면 이 귀중한 문화재가 그만 박살이 나서 쓰레기가 될 뻔 하였구나?”하시며, 은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은화야, 이건 우리가 그냥 갖고 있을 물건이 아니란다. 이걸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서울에 있는 유명한 학자에게 알려 주어야 그 분들이 이걸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게 되는 것이란다.”하고, 학급의 아이들에게 그릇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여주셨습니다.“우리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라면 우리 고장은 모두 옛날 백제의 땅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본 이 그릇들은 어쩌면 이곳이 백제의 땅이 되기 훨씬 전에 벌써 가야의 땅에 속해 있었을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이 그릇들을 서울의 대학교수님들께 알려서 좀더 자세한 것을 알아보아야겠지만 .......”“여러분, 이 그릇들은 아주 오랜 옛날의 무덤에서 나온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은화가 아니었다면 이것들이 그냥 버려졌을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 주위의 모든 것들을 함부로 보고 아무렇게나 생각하기 쉽습니다. 은화처럼 선생님이 이야기 한 것들을 잘 기억하고 지키면 이런 귀중한 자료를 구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하는 칭찬도 해주셨습니다. 은화는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선생님의 이야기를 모두 전하자 아버지도 매우 기뻐하시면서,“우리 은화가 아주 훌륭한 일을 했구나. 그런데, 그것도 이 아빠 덕분이라는 것은 잊지 말아라.”하고, 뽐내는 시늉을 하시더니“참 그보다 선생님이 더 훌륭하시구나. 너에게 그처럼 칭찬을 해주시고 또 그렇게 아는 것이 많아서 너희들에게 좋은 것을 가르쳐 주셨구나.”하고, 말씀을 하시자 은화는 자기가 칭찬을 받은 것보다 선생님을 칭찬해 주시는 것이 더 자랑스러웠습니다. !두번 클릭시 본문에 적용됩니다.이런 일이 있고 나서 몇 달이 흘러가고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그 동안에 그릇에 관해서 아무런 말씀도 없으셨는데, 여름방학이 시작된 지 며칠이 지나서 갑작스럽게 선생님께서 은화네 집에를 오셨습니다. 선생님은늙수룩한 손님을 한 분 모시고 오셨습니다. 선생님은 손에 조그만 상자를 하나 들고 오셨습니다.“은화야, 아버지 집에 계시냐 ?”“예, 아버지 저기 과수원에서 일하시고 계시는데요.”“음 그래, 그럼 우리가 그리로 가지.”늙은 신사 분이 말씀을 하셨습니다.“이 아이가 바로 편지에 썼던 그 고마운 아이 입니다.은화라고 하는데, 가정은 어려워도 구김살이 없고 도회지 아이들과 달리 집안일도 잘 도와드리고, 예절도 바른 아이입니다. 자 ! 교수님께서 사오신 선물이다.”하고, 선생님께서는 선물을 맡기면서 은화의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신사 분은 은화를 보면서“아주 똑똑하고 야무지게 생겼군. 너의 덕분에 이곳까지 오게 되었구나. 고맙다. 우리 어린 학생이 우리 역사를 다시 찾는데 크게 공을 세웠어.”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은화는 어깨가 으쓱하도록 기분이 좋아서 앞장을 서면서“제가 아버지 계신 곳으로 안내해 드릴께요.”하고, 집 뒤를 돌아서 안내를 하였습니다. 저만큼 산비탈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은화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은화가 뛰어 가면서“아버지, 선생님이 손님을 모시고 오셨어요.”하고, 소릴 질렀습니다. 선생님이 따라서“은화아버지 일하시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에서 교수님이 오셨어요.”하시면서, 은화아버지가 서둘러서 내려오시는 것을 보시고“서두르지 마세요. 저희가 그리로 올라 갈 테니까요.”“거기들 계십시오. 제가 내려갈께요.그릇이 나왔던 곳도 거기 집 가까운 곳이어요.”은화아버지가 서둘러 내려오시자, 교수님과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서 계셨습니다. 은화아버지가 가까이 오시자 선생님은“알려드렸던 은화아버지 이십니다.”“은화아버지 서울에서 오신 김 윤근교수님이십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하신 교수님이시고,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십니다. 전 번에 그 그릇을 직접 보시고 또 그릇이 나온 곳을 확인하시고 싶으시다고 이렇게 오셨습니다.”하고, 양쪽을 소개하셨습니다.“이 산골까지 오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김윤근입니다. 귀중한 물건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차분하게 좀 여쭤 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우선 땀을 좀 식히시고 말씀을 드렸으면 하는데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여기 그늘이 좀 나을 것입니다. 은화야, 여기 앉으시게 멍석이라도 좀 깔고 시원한 냉수라도 좀 떠오너라.”하며, 우물가에 가서 두레박으로 물을 길러 올려서 시원하게 씻는 모습을 보고 김교수도 나서시며,“그 물이 참 시원해 보입니다. 나도 물 맛 좀 봅시다.”하고, 우물가로 다가 가셨습니다.두 분이 정답게 물을 퍼주고 부어 주면서 손을 씻고 얼굴에 물기를 하시고서 멍석을 깔아 놓은 그늘에 마주 앉았습니다.선생님은 교수님이 사오신 양주병을 가져오면서,“은화에게 저기 오이 밭에 가서 오이를 두어 개 따다가 씻어 오너라.”하고, 술상을 간단히 차리게 하였습니다. 이제 국민학교 6학년이지만 은화는 집안 살림을 거의 하다시피 하는 아이라서 하나도 망설임이 없이 척척 심부름을 하였습니다.술잔을 주고받으면서 한동안 서울의 이야기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시던 교수님과 은화아버지는 월남에 간 우리 국군의 이야기로 옮아갔습니다. 은화아버지는 돈을 많이 번다는 꼬임에 은화 오빠가 월남에 가겠다고 한다고 한숨을 쉬시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김교수님은 자기 친척의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걱정을 하시더니 은화 오빠가 2대 독자이니 증명을 떼어서 붙이면 안 가게 될 것이라고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두번 클릭시 본문에 적용됩니다.두어 시간을 이렇게 정담을 나누시며, 즐겁게 이야기를 하시다가 드디어 여기 오신 목적을 이야기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은화아버지께서 저 그릇들을 발견하셨다는 곳이 어디인지 좀 알고 싶군요. 지금 저 그릇들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인데, 더구나 이 지방에서는 나오기 힘든 것이란 말입니다. 그게 왜 그러느냐 하면 이 모양의 토기는 가야의 옛터인 경상남도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서 발견이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고장에서 이런 것이 나왔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 되는 것이예요. 어쩌면 이 고장의 역사가 바뀌고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이 고장의 옛날 소속이 바꾸어지게 될는지도모릅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우리로서는 매우 뜻깊은 발견이 되는 것이랍니다.”하고, 교수님이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우리 같은 농부가 무엇을 알겠어요. 그냥 땅을 파다가 그릇이 나와서 무덤에서 나온 것이라고 버리려고 했는데, 저 꼬마가 글쎄 선생님의 얘기를 기억하고서 꼭 가지고 가겠다고 하여서 보내드렸을 뿐입니다.”“무슨 말씀이십니까 ? 이렇게 귀중한 자료를 그냥 버리지 않고 신고하여 주셔서 우리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제 이곳을 좀 살펴보도록 하였으면 감사하겠습니다.”하고, 교수님은 정중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자 그럼 가시죠. 제가 안내를 하여 드리겠습니다.”은화아버지는 교수님과 선생님의 앞장을 서서 과수원으로 안내를 하셨습니다. 세 분은 과수원의 가운데쯤에 있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 곁으로 다가가서 멈추어 섰습니다.“여기입니다. 이 나무밑을 이렇게 파는데 요 부분에서 처음 그릇이 나왔어요. 그 다음에 저 녀석이 파 달라고 해서 여기서 여기까지 팠더니, 요쯤에서 길쭉한 항아리가 나왔고, 저기에서 납작한 그릇이 나왔어요.”하고, 손짓을 하여 가면서 설명을 하자 교수님은 수첩을 꺼내어서 대략의 그림을 그리면서 그릇이 나온 자리들을 표시하고, 간단히 그릇의 모양을 그려 넣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줄자를 꺼내어서 그릇이 나왔다는 자리에 표시를 하고서 그릇들 사이의 거리를 재어서 적어 넣었습니다.“여기에서 뭐 조그만 것이라도 다른 것은 안 나왔습니까 ?”“예, 다른 것들은 별로 나온 것이 없었구요. 약간의 부스러기가 나왔지만 우리가 뭘 알아야죠. 그냥 쓸어 묻어버렸지요.”“그럼 여기에 그냥 묻혀 있을 것이 아닙니까 ?”“그러겠지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묻어버리고서 그 뒤로는 아무도 손대지 않았으니까요.”“그럼 어디 거기를 한번 파 보도록 합시다. 제가 파겠습니다. 삽과 호미를 좀 빌려 주시겠습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가지고 오겠습니다.”은화아버지는 곧장 집으로 내려가서 삽과 괭이, 호미를 가지고 오셨습니다.“저를 주십시오. 제가 파겠습니다.”“무슨 말씀이십니까 ? 제가 팔 터이니 가르쳐만 주십시오.”“아닙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참고가 되 것이 있을는지 모르니까 제가 차근차근 파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러지 마시고 제게 맡겨 주십시오. 제가 묻었으니 제가 파야 잘 알고 팔 수 있을 거예요.”하고, 은화아버지가 자꾸 이야기를 하시자, 교수님은“그럼 제가 부탁을 드리는 만큼만 파 주십시오. 그것들이 묻힌 만큼만 파시고서 제게 주십시오. 우린 이런 일이 직업이니 파는 것쯤은 문제가 없습니다.”하고, 양보를 하셨습니다.은화아버지가 윗 부분의 흙을 파내고 속의 흙을 파기 시작하자, 교수님은 바짝 붙어 앉아서 나오는 흙의 모습을 세심히 살피고 계셨습니다.“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여기서부터는 제가 파도록 하겠습니다.”하고, 손을 내어 저으면서 호미를 들고서 구덩이로 들어서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님은 그때부터 꼬박 사흘 동안이나 구덩이에서 호미로 흙을 긁어내면서 조심조심 파내려 갔습니다. 그 동안에 조그만 그릇 조각과 다 부스러진 쇳조각이 몇 개가 나왔을 뿐이었습니다.사흘 동안의 작업의 결과는 아무 보잘것없는 것들이 약간 나왔을 뿐이었지만 교수님은“이다음에 겨울방학을 하면 학생들과 함께 와서 며칠 간 발굴작업을 해보겠습니다.”하는 이야기를 남기고 떠나가셨습니다.이런 일이 있고 나서 며칠이 지난 다음에 서울에서 발행되는 신문에 이 고장 은화네 집에서 발견된 토기의 사진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가 커다랗게 실렸습니다.우리나라의 역사에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가야의 유물이 뜻밖의 고장에서 출토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것은 전라남도 보성군 율어면 이동리에 있는 이형국(48세:농업)씨의 과수원에서 가야시대의 것이 분명한 토기 3점이 지난 3월 하순에 과수에 거름을 주기 위한 구덩이를 파다가 발견되었는데, 고고학의 권위자인 김윤근(서울 가락대 교수)박사에게 감정을 의뢰 해와서 조사를 하여본 결과 밝혀진 것이다. 김교수에 의하면 이 그릇들은 서남방을 향하는 전형적인 가야시대의 무덤 형태를 지닌 고총에서 발굴되었는데, 이 그릇들이 발굴되므로 해서 역사적으로 백제의 영토라고 생각해왔던 이 고장이 가야의 땅이었으리라는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이 그릇을 발견하고 그냥 버리려고 했던 것을 어린 국민학생인 딸 은화(12세:국교 6년생)양이 한사코 보관을 주장하고, 학교에 가져와 학습자료로 제출한 것을 담임 선을수(38)교사가 김교수에게 감정을 의뢰하였고, 김교수는 지난 23일부터 3일간에 걸친 현지 답사와 발굴을 해본 결과를 밝힘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이런 신문의 기사를 들고 은화네 집으로 달려온 담임선생님은 은화를 불러 기사를 읽어주며“우리 은화가 착한 일을 해서 신문에까지 났구나, 축하한다. 은화야.”하며 은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지난달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최근 임용된 이중현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의 도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원들 사이에서는 징계 수위와 학교정책실장 임용의 적절성 등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중현 실장이 2007년 화투도박을 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며 "당시 이 실장은 신분을 교육공무원이 아닌 회사원으로 위장까지 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처럼 신분위장을 통해 범법사실을 은폐하고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주의조치까지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교육감 재직시절부터 이 실장을 요직에 기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실과 관련해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김 부총리의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에서 초등 교장으로 퇴직한 한 인사는 "당시에도 주의 처분을 놓고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기소유예라면 견책 이상 처분을 받았어야 했는데 낮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장학관 출신의 서울 모 초등 교장은 "교육부는 2014년 교장임용제청 기준을 강화했는데 지금 기준으로 기소유예는 견책 이상의 처분을 받아야 한다"며 "교장 중임도 안 될 사유인데 교육전문직의 최고직에까지 기용됐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5년 충북의 한 중학교 교사는 도박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견책처분을 받은 바 있으며, 2016년에는 단순교통사고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울산의 한 교장이 공무원 품위유지 위반으로 울산시교육청으로부터 견책처분을 받은 바 있다. 논란과 관련해 이 실장은 "깊이 반성하고 있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으나 김 부총리는 "절차상 문제될 것이 없고, 혁신학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적임자"라고 이 실장을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