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470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박물관은 국보급 유물만 전시하고 유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만 찾는 고리타분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공연이나 음악회와 같은 문화 예술 행사가 열리고 조상의 지혜가 담긴 유물 앞에서 가족이 함께 소통하며 역사 속으로 여행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더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전국에 있는 국립박물관의 입장료가 무료다. 청주시 우암산 기슭인 상당구 명암로에 충북지역의 문화유산을 조사ㆍ연구ㆍ전시하고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통하여 중원문화의 특색을 조명하고자 1987년 10월 30일 개관한 국립청주박물관이 있다. 늘 새로운 국립청주박물관의 여름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박물관 건물은 우암산 동쪽 기슭의 수려한 풍광을 배경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가 故 김수근 선생께서 현대건축이 한국의 전통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한국 현대건축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알려졌다. 상설전시실에는 충북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충청북도에서 출토된 선사시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을 시대별로 전시하였고, 야외에는 진천 석장리 유적에서 조사된 백제시대의 제철로와 청주 용담동 유적의 통일신라시대 무덤을 복원 전시하고 있다. 또한 매년 다양한 주제의 특별전시를 비롯하여 박물관학교, 가족음악회, 공예교실 등의 문화교육 프로그램과 봄문화축제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린다. 신라의 황금 문화가 고스란히 잠들어있는 경주 천마총의 ‘천마’가 청주를 방문했다.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 1층에서 10월 5일까지 ‘천마(天馬), 다시날다’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어 천마총에서 출토된 화려한 문화재 금관, 금귀걸이, 금제나비모양 관모 꾸미개, 금동 은장식 앞가리개, 금제관모, 금허리띠와 드리개, 금제 새모양 관모 꾸미개 등 신라 왕릉의 세계와 황금문화의 진수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경주 박물관 소장품인 ‘천마문 말다래(국보207호)’가 볼만하다. 경주 대릉원에 있는 천마총(天馬塚)은 신라의 왕릉으로 금관과 함께 천마가 그려진 말다래가 출토돼 널리 알려진 신라의 황금문화를 대표하는 무덤이다. 말달래는 말의 안장 좌우 양쪽에 늘어뜨려 말을 타는 사람에게 진흙이 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천마’는 말다래에 그려져 있는 신라인이 남긴 유일한 그림으로 자작나무껍질에 흑색·백색·적색 등 안료로 하늘을 나는 천마와 각종 무늬를 그렸다. 추수가 끝나면 쓸모없이 버려지거나 들불로 사용되는 보리가 아름다운 색채와 화려한 문양의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변신한다. 국립청주박물관 청련관에서 9월 14일까지 보릿대를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예맥회 청주지회 모임 '보리다온'의 세 번째 전시회 '보리, 여심을 그리다'가 열리고 있다. 보리줄기를 이용한 맥간(麥稈)공예는 동양의 목칠공예 기법과 서양의 모자이크 기법이 어우러진 독특한 예술 장르로 여인과 꽃을 주제로 입신양명‧가족의 화합을 담았고, 실생활 용구인 악세서리함‧쟁반‧찻상 등 14명의 작품 46점을 선보인다.
유년시절 우리 집은 바로 학교 정문앞이었다. 세류초교 정문앞 대추나무집. 그러면 누구나 찾을 수 있었다.맹모삼천지교라고 내 삶이 학교 영향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선생님이 되었고올곧게 교단의 길을 걸었다. 교직 이외에 다른 세계를 모르니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기도하다. 유년 시절의 우리 어머니, 선생님에 대한 예찬이 대단하다. 남녀노소가 모두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공무원이라 매달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지 그러니까 하루 세 끼 못 먹어 굶어 죽을 일 없지. 그 당시만 해도 하루 세 끼쌀밥 먹는 접이 없었다. 딱 한 집 있었다. 이웃 서울대학교 교수님댁. 어머니 말씀은 자식들이 선생님 되라는 말이었다. 그 가르침을 받아 6남매 중 4남매가 선생님이 되었다. 배우자까지 합하면 모두 9명이 교단에 섰다. 말하자면 교육자 집안이다. 아마도 작은 형이 교지겡 입문하여 동생들을 교직의 길로 안내한 덕분인지도 모른다. 유년 시절의 추억 몇 가지. 당시만 해도 수도시설이 되어 있지 않았다. 학교에 있는 우물이 동네 사람들의 식수원이었다. 집집마다 물지게가 있었다. 세류초교 후문에 있는 우물에서 작은형, 큰 형이 물지게에 물을 담아 운동장을 가로질러 식수를 날랐다. 학교가 지역주민들을 살린 것이다. 초등학교애 입학하자 수도가 가설되었다.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 방학 때 운동장은 우리들 차지였다. 특히 비가 오고 난 후 운동장에 흐르는 물줄기를 흙으로 막는 댐놀이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댐을 쌓아 물을 담아 놓고 일정 시간이 흐르면 둑을 허물어 아래에 있는 댐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흙장난 ,물장난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모교에 있던 그네. 이것 타보기가 어렵다. 등교한날 쉬는 시간이면 100미터 달려가야 겨우 탄다. 발을 구르며 힘차게 타는 그네는 높이 올라갈수록 스릴을 느끼게 해 주었다. 더 환상적인 것은 높이 올라 앞가지에 보이는 아카시 흰꽃을 입으로 따먹는 것이었다. 그 당시 학교에서 배급을 주었다. 옥수수빵이다. 그것이 얼마나 맛있는지 꿀맛이었다. 양이 모자라서인지 학급 학생들 전체가받지 못하였다. 격일이나 3일 간격으로 배급을 받았다. 빵을 받으면 금방 먹지 않고 아껴서 먹거나 집에 가져와 동생들과 나누워 먹었다. 지금도 옥수수빠의 구수한 냄새가 나는 둣하다. 세류초교 앞산이 있었다. 지금은 주택가로 변했지만 당시엔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었고 커다란 산소도 몇 개 있었다. 우리들의 병정놀이 장소로 최적의 공간이었다. 여기서 칼싸움도 하고 잠자리도 잡았다. 잠자리잡기에는잠자리채가 사용되었는데 동네에 있는 거미줄을 모아서 만든 거미줄채였다. 학교에도 작으나마 숲이 있었다. 그 곳에서 고추잡자리를 손으로 잡고 꼬리를 잘라 성냥개비를 꽂아 날리곤 하였다. 운동장 스탠드엔 개가죽나무가 즐비하였다.가지가 떨어지면 말굽모양의 줄기를 가지고 놀았다. 놀잇감이 부족하던 시기여서 우리 주위에 있는 자연이 모두 친구가 되었다. 지금의 모교, 가끔 방문해 보면 옛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운동장은 인조잔디다. 학생들이 흙장난할 공간이 없다. 스탠드의 개가죽나무는 두 그루 정도만 남았다. 나머지는 밑둥만 보인다. 미끄럼틀이나 철봉, 시이소오, 그네 등은 보이지 않는다. 그것들이 요즘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지 모르나 보이지 않으니 서운하다. 유년시절의 추억은 마음의 고향이다. 세월은 유수처럼 흘러갔지만 어렸을 때의 추억은 생생하기만 하다. 나이를 먹은 사람은 추억을 먹고사나 보다. 유년시절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못 했지만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 그러고 보면 물질적인 부(富)와 행복은 정비례하지 않는 것이 진리인가 보다.
‘환상 속에서 난 올바른 세상이 보입니다. 누구나 평화롭고 정직하게 살 수 있는 곳,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영혼 깊은 곳에 있는 인간애 가득한 곳! 환상 속에서 난 밝은 세상이 보입니다. 각자 어둠이 너무 어둡지 않기를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환상 속에서 따뜻한 바람이 붑니다. 마치 친구처럼 도시 안으로 불어오는 산들바람,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영혼 깊은 곳에 있는 인간애 가득한 곳!’ 이 글은 교황 방문 시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소프라노 조수미가 부른 ‘넬라 판타지아’ 노랫말을 우리말로 바꾼 내용이다. 이탈리아어로 된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는 ‘내 환상 속에서’라는 뜻이다. 이 노래는 1986년 개봉된 영화 미션(The Mission)의 주제곡으로 원제목은 ‘가브리엘즈 오보에(Gabriel's Oboe)’이다. 이 곡은 이탈리아의 작곡가 에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가 작곡하였으며 여기에 연주되는 악기 오보에는 중세유럽 교회에서 소리가 너무 매혹적으로 들려 신성함과 부딪힌다고 사용이 금지된 악기였다. 영화 개봉 후 이 곡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았고, 이후 사라 브라이트만이 가사를 붙여 ‘넬라 판다이지아’란 제목으로 1998년 그녀의 앨범 에던(Eden)에 수록되어 불렸다. 사라가 이 곡을 부르기까지 곡절도 많았다고 한다. 삼십 대의 사라 브라이트만이 이 연주곡을 듣고 칠십 세쯤 된 엔니오 모라꼬네에게 가사를 붙어 부르게 해달라고 청하였으나,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한다. 하지만 사라는 두 달간 계속 매일 한 번씩 편지를 써 보내 허락을 받아낸다. 국내에서는 얼마 전 ‘남자의 자격’이란 드라마에서 합창곡으로 선정되어 귀에 익은 노래이다. ‘넬라 판타지아!’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모를 뭉클함과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충만함과 사랑이 풍겨 나옴을 느끼게 된다. 이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영화개봉 당시였다. 가브리엘 신부가 이구아수 폭포를 기어올라 과라니 족에게 둘러싸인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 연주되는 오보에의 선율은 과라니 족을 순화시키기 시작한다. 역경과 두려움 속에서도 진심으로 다가가고자 중간중간 사랑의 소통을 시작할 때마다 나오던 나무 오보에의 음악, 거대한 자연 속에 울리는 나무 피리의 소리는 사랑의 떨림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는 언어가 분명 소통을 위한 일인데도 음악이 언어 이상의 소통을 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런데 이 곡이 다시 마음을 파고든 것은 자신감, 믿음, 열정과 관련된 자료를 찾던 중 삼 년 전 모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한 고아 출신 스물두 살 청년 일용직 노동자 최성봉의 노래에서부터였다. 그 청년은 세 살 때 보육원에 들어가 구타를 못 이겨 다섯 살 때 보육원을 뛰쳐나와 계단 아래나 공중화장실에서 노숙하며 지하철 나이트클럽에서 껌을 팔아 십 년간을 하루살이처럼 생활하였고, 초중학교 졸업 자격도 검정고시로 취득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르게 된 이유는 우연히 공연에서 들은 성악에 매료되어 혼자서 테이프를 듣고 연습을 거듭하며 꿈을 향해 열정을 키웠다고 한다. 최성봉의 넬라 판타지아 열창은 힘든 생활 중에서도 참사랑을 꿋꿋하게 실천하는 영화 미션의 두 주인공 가브리엘 신부와 노예 사냥꾼이며 동생을 죽이고 회개한 로드리고 신부의 신념에 대한 실천 행동을 기억하게 하였다. 영화의 제일 뭉클한 장면은 중심부에 시작된다. 과리니 족을 떠나라는 추기경과 포르투갈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과리니 족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결심한 로드리고가 가브리엘 신부를 찾아와서 축복해달라고 한다. 이때 가브리엘 신부는 “아니오 그대가 옳다면 하나님이 축복할 거요. 그대가 틀린다면 내 축복은 의미가 없소. 무력이 옳다면 사랑은 설 자리가 없소. 틀림없이 그럴 거요. 그런 세상에서 난 살아갈 힘이 없소. 난 축복할 수 없소.” 그렇게 말하고 떠나는 로드리고를 불러서 그에게 가장 소중한 물품 중 하나인 십자가 목걸이를 건넨다. 이는 로드리고 신부의 싸움에 축복을 해줄 수는 없지만, 신의 이름으로 로드리고라는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영화의 결말은 슬프다. 무력을 앞세운 포르투갈 군대에 과라니 족의 보금자리는 불길에 휩싸이고 두 신부는 총에 쓰러진다. 그리고 살아남은 과리니 족의 아이들이 폭포의 더 높은 상류로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살생을 막지 못한 추기경이 숨진 두 신부와 원주민들에 대한 독백으로 끝맺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신부 몇 명과 과라니 족 멸종으로 끝났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죽고 그들은 살았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죽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히 산 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넬라 판타지아! 그 잔잔한 울림 속에는 이 세상 누구든 품을 수 있는 무한한 사랑과 인내, 열정이 숨어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 궁남지(사적 제135호)가 부여읍 동남리에 있다. 궁남지는 궁궐의 남쪽에 있는 연못을 뜻하며 마래못 또는 마래방죽으로도 불리고,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와 서동(백제 무왕)의 아름다운 사랑이 전설로 전해오는 곳이기도 하다. 연못 가운데의 아담한 섬에 서있는 정자 포룡정과 연못을 둘러싼 수양버들이 하늘거리는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를 그리며 백제의 높은 조경 수준을 보여준다. 주변에 연꽃 밭을 넓게 조성한 후 여름철 연꽃이 필 때 궁남지의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졌다. 올해 연꽃을 촬영하기 위해 다녀왔지만 석암님이 빅토리아연꽃의 대관식이 열린다는 정보를 알아내 며칠 사이에 연꽃이 더 붉어진 궁남지를 지난 8월 11일 저녁 다시 찾았다. 빅토리아연꽃은 밤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큰가시연꽃으로 시흥의 관곡지, 양평의 세미원, 부여의 궁남지에서 볼 수 있다. 여름철 저녁 물위에 3일 동안만 꽃을 피워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도도한 꽃인데 첫째 날은 흰색 또는 옅은 붉은 색이지만 둘째 날은 차츰 짙은 붉은 색이 되며 왕관을 쓴다. 남아메리카 아마존강 유역이 원산지인데 19세기 초 영국의 식물학자들이 처음 발견했고, 첫 번째로 증식된 꽃을 빅토리아여왕에게 선물로 받쳐 빅토리아라는 이름을 얻었고 이 화려한 대관식 때문에 밤의 여왕으로 불린다. 꽃의 지름은 25∼40cm이고, 꽃잎이 많으며, 향기가 있고, 잎이 2m정도로 큰 것은 사람이 올라가도 가라앉지 않는다. 밤이 되자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빅토리아연꽃과 궁남지의 야경을 제대로 구경하느라 늦은 시간에 집으로 향했다.
한국교총이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추진과 관련, ‘교육의 법치주의 확립’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총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49조에 ‘수업이 시작되는 시각과 끝나는 시각은 학교의 장이 정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이 변경을 강제(强制)할 경우 법령 위배와 교육감 권한의 남용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교총은 교육부에 법령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법률전문가에게 교육감 권한 남용에 대한 자문을 받는 등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경기도 내 25개 지역교육청에는 이 문제가 학교 자율로 결정되도록 협조해 달라는 공문도 보냈다. 특히 학교장들에게 민주적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학교 실정에 맞게 소신껏 정해달라고 당부하고, 학부모들에게도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학교의 자율적 시행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3월 신학기도 아니고, 느닷없이 나온 ‘묻지마 정책’에 적잖이 당황하던 교육계는 교총의 강경 대응을 반기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모 초등교장은 “9시 등교는 학교와 가정의 실정․여건을 무시한 처사로 수업 시작 전후의 학교별 프로그램, 급식, 교사 잡무처리, 학원연계, 생활리듬 등을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며 “학교와 학부모의 혼란이 없도록 교총이 끝까지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수원 모 고교 교사는 “등교시간을 늦춘다고 아침 잠 더 자고, 가족과 오순도순 아침밥 먹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더 이상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말고 진정으로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도 법령 위반에 대한 여론을 의식, 표면적으로는 ‘학교장의 고유권한’을 인정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우회적인 방법으로 일선 학교를 압박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18~22일 지역교육청별로 ‘9시 등교제 안내협의회’ 개최 명목의 초․중․고 교장회의를 긴급 소집해 ‘9시 등교’를 사실상 강요하고, 불이행시 행정적 불이익 방침까지 예고했다. 협의회에 다녀온 다수의 교장들은 “새 교육감 취임 후 첫 정책이니만큼 꼭 해야 한다거나, 시행 안 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컨설팅을 하겠다는 등 강압이 느껴졌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학부모들도 본격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전국대표단,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유관순어머니회 등은 21일 성명을 통해 “이재정 교육감은 실험교육을 중단하고, 꼴찌 경기교육의 대안부터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8월 퇴직 교원들의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 교원은 “단지 지급기준일(2월 28일) 현재 재직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6개월의 근무노력과 성과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일 뿐”이라고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교원 성과상여금은 매년 ‘지급기준일 현재 재직자’ 중 평가기간(3.1~익년도 2.28) 동안 2개월 이상 실근무 경력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지급된다. 이에 따라 평가기간 중간인 8월말 퇴직 교원은 아예 성과급에서 제외되고 있어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2014년부터는 평가기간 변경(당초는 1.1~12.31)으로 그간 함께 소외됐던 2월말 퇴직자가 지급대상에 포함됨으로써 상대적 박탈감 문제까지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퇴직한 서울의 한 초등 교원은 “9월에 입직해서 8월말에 정퇴하는 사람은 다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느냐”며 “휴직했다 학년말 복직해 2개월만 근무한 교원은 성과급을 주고 6개월을 묵묵히 근무한 교원은 단지 지급기준일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퇴직 교원은 “1년을 온전히 평가해 주는 게 성과급이라면 지급기준일 재직자 제한규정을 둘 수 있겠지만 2개월만 근무해도 지급하는 상황에서 2월 28일 재직자로만 제한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도대체 그런 제한 기준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기간제 교사들은 지급기준일 현재 재직자 제한조건이 없다는 점도 교원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2014년부터 기간제교사는 평가기간 중 동일학교에서 2개월 이상 근무만 하면 성과급을 지급한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 한 초등교장은 “이런 상황에서 8월말 퇴직교원을 배제하는 것은 역차별이며 법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안행부,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급기준일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아니면 연2회 평가를 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교총은 ‘지급기준일 현재 재직자’ 기준을 폐지, 또는 개선해 달라고 19일 교육부, 안행부에 공식 건의했다. 교총은 “성과상여금은 개인의 업적 및 조직구성원이 달성한 성과에 따라 보상을 차등 지급하는 엄연한 보수 성격으로 지급기준일 기준에 관계없이 업무평가 결과에 대해 지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퇴직 외에도 질병, 사망, 기타 개인적인 사유로 의원면직하는 경우도 성과급을 전혀 받지 못하는 현행 지침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교총은 안행부에 ‘지급기준일 현재 재직자로 한정’ 해야 하는 법적 근거 및 이유에 대해 유권해석을 요구했다. 또한 교총 고문변호사의 법률 자문을 거쳐 향후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경기 국공립유치원 교원들의 원성을 샀던 과도한 유치원 현장평가가 순위 공개 백지화와 수업평가 완화 등을 골자로 개선된다. 유치원 현장평가‧서열화 폐지를 강력히 요구한 경기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이하 연합회)와 교총 등의 활동 결과다. 유치원 현장평가에 대한 경기 교원들의 불만과 연합회 차원의 대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교총과 경기교총은 지난달 23일 공동성명을 내고 “유치원교원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수업 차질을 초래하는 현장평가를 폐지하고 순위 공개도 백지화해야 한다”고 촉구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경기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단과 경기도유아교육진흥원장, 도교육청 담당자 등은 4일 긴급협의를 갖고 3주기(2014~2016년) 유치원 평가계획을 논의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평가결과 상위 11%의 유치원을 2017년 공개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철회했다. 3주기 평가기간 동안 모든 유치원이 매년 자체평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도 당해 연도 평가대상 유치원만 제출하는 것으로 완화했다. 또한 당초 수업공개 시간을 1~2학급 유치원은 학급마다 60분, 3학급 이상 유치원은 학급마다 80분씩 하기로 한 것을 1~2학급은 학급당 30분, 3학급 이상은 80분이라는 총 시간 범위 내에서 각 학급이 분배해 진행하는 것으로 대폭 낮췄다. 예를 들면 3학급의 경우, A학급 30분, B학급 30분, C학급 20분 등의 방식이다. 특히 종전에는 평가단이 시설점검, 수업관찰 등 현장평가 일정을 임의 시행한 반면, 이번에는 각 유치원이 여건을 고려해 미리 제시한 현장평가 일정표에 맞춰 시행하기로 했다. 9월부터 진행되는 평가가 부담을 크게 덜게 됐지만 연합회는 추후 현장평가 자체를 폐지하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경미 수석부회장은 “이미 초등교는 여러 부작용으로 현장평가가 없어졌고, 병설의 경우 초등 평가 때 같이 받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3주기 평가기간 안에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현장평가를 폐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육감이 유치원 평가를 하는 경우, 서면평가, 현장평가 등을 활용하도록 돼 있어 현장평가 시행의 빌미가 되고 있다.
나는 지금 교육자로서 이 일을 잘 하고 있는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이 일이 요즘 들어 어딘가 모르게 가슴 한 곳이 텅 빈 것 같다. 때때로 허무함까지 몰려올 때가 많다. 지금까지 ‘무엇을’ 위하고, ‘어떻게’ 교육했는가에 대한 반성이 자부심과 자심감이기 보다는 오히려 두려움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뭔가 가슴 뛰게 하는 일을 가져보지도 느껴보지도 못했다. 지금 지쳤는가? 열심히 세상을 달려왔지만 어느 순간부턴가 깊은 회의만 남았다. 내가 하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 최상의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구심까지 갖게 되었다. 일상이 쳇바퀴 도는 듯하고 자신이 그저 부속품으로만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마치 에너지가 고갈되고 의욕보다는 걱정만 앞서는 우리 교육의 현실이 더 슬프다.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미래를 탐색해 봐도, 지금처럼 교육이 혼란하기는 일찍이 없었다. 왜, 우리 교육은 조용하지 못할까? 가만히 있으면 하지 않는 사람처럼 비춰지고, 소리 내어 휘둘려야 교육이 혁신되고 재대로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가. 사실 교육은 그렇지 않다. 지속성과 일관성 없는 교육은 요란한 구호일뿐 일시적인 효과도 재대로 내지 못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교육정책들이 바로 현장교육에 녹아 유의미한 효과로 나타난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은 누가 뭐래도 교단 교사가 이해하고 의지가 있어야 나타난다. 단언컨대, 학교교육의 상황이나 여건을 무시한 교육행정은 그 기대효과를 끌어낼 수 없을 뿐 아니라 학교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현명한 교사들이 이를 판단하고 교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람직한 교육행정’은 현장 교육의 상황을 바르게 판단하고 그들의 니즈에 맞는 정책을 시의에 맞게 펼쳐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쏟아지는 공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변모하는 상황의 변화에도 따라가기 급급한 세상이다. 때문에 이젠 교원들을 믿고 맡겨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의 지론이다. 탁월한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자기 조직에 들어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 즉 자신과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슬프게도 우리의 많은 교육리더들은 그렇지 못했다. 자리에 앉으면 전임의 실적 지우기 바빴고, 현장은 다시 자기 색깔 드러내기로 혼란하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정작 교원들은 자신이 교육수요자의 니즈를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해답과는 거리가 먼 교육으로 머리만 더 아플 뿐이다. 우리 교육, 어떻게 풀어야 하나? 그 답은 기다리는 교육행정이다. 교단 교사의 작은 변화가 곧 교육혁신의 단초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교원들에게 영감을 주지 못한 교육행정은 더 이상 충성을 만들어내지도 못한다. 독선적 리더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포와 보상을 모든 포함한다. 겉으로 사람들은 그를 따른다. 자기가 원해서가 아니라 단지 살아남기 위해선 그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훌륭한 교육리더는 항상 가장 낮은 자세로 모든 교육가족들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영감을 준다. 여기엔 우리 모두가 지지할 수 있는 명료함과 절제와 일관성을 가진 희망이 있는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아니가 천재이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천재만 있는 세상은 한 곳도 없다. 천재 첼리스트로 잘 알려진 장한나 이야기이다. 그녀는 1994년 11살의 어린 나이에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국제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아 천재 소녀로 불리며 세계 음악계에 데뷔했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최근에 첼리스트가 아닌 지휘자로 변신하여 또 한 번의 세간의 화제가 되었는데요.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변화 시킨 것은 배움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일면식도 없던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을 찾아가 가야금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장한나의 아버지는 그녀가 다른 음악가들과 달리 음악학교로 진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음악에만 치우치다 보면 보편적인 사고를 갖추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반 고교 진학을 권했죠.” 인생의 희로애락을 선율로 녹이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부터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 아버지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녀는 하버드에서도 음악이 아닌 철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그녀는 또한 앞으로의 공부와 미래 계획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공부는 학교에서 시작하지만 학교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16년간은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거예요. 궁금하고 알고 싶은 모든 것은 앞으로 평생 공부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덕분에 장한나는 천재는 탄생보다 성장이 힘들다는 징크스를 깨고 세계적인 첼리스트 겸 지휘자로 젊은 거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부모가 갖는 자녀에 대한 의식이다. 부모님들이 가져야 될 중요한 전문성이 있다. 세 가지 전문성이 있는데 아이 속에 숨겨져 있는 소질과 적성과 잠재능력을 발견해 주는 것과 발견이 되었으면 그것을 키워주는 것, 그 다음에 또 하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밀가루 반죽을 해 놓으면 반죽이 언제나 말랑말랑한 게 아니다. 반죽이 되는 즉시 굳어지기 시작한다. 그 과정이 우리는 만들고 싶은 모습으로 식품을 만들어야 한다. 최소한 독립 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이 과정을 잘 보내야 하는 것이다.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982년 중국 최초로 국가삼림공원에 지정되고, 영화 ‘아바타’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장가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이곳을 보지 않고 중국을 갔다 왔다고 하지 말라’는 말을 만들었지만 요즘 그 명성을 태항산에 넘겨주고 있다. 태항산은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하다. 남북 600km, 동서 250km의 크기에 하북성, 하남성, 산서성에 걸쳐 있어 그 규모가 우리나라의 산맥에 해당한다. 산에 다시 산을 얹은 모습이 큰 성과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처럼 보인다. 태항산대협곡 중 하남성의 임주태항대협곡은 남태항산의 일부로 도화곡, 태항천로, 왕상암이 주요 관광지다. 하남성의 임주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호텔과 가까운 인민공원으로 가니 제법 큰 호수가 있다. 호수 주변에서 부지런하게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설이 미비한 유치원과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지켜봤다. 아침을 먹고 호텔을 떠나 추운 겨울에도 복숭아꽃이 핀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도화곡으로 향한다. 도화곡은 태항산대협곡의 입구 부분으로 폭포와 연못이 어우러진 경치가 일품이고 비교적 평탄해 트레킹하기에 좋다. 입구에 도착하기까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들이 도화곡의 아름다운 모습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 주차장에 내려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 후 전동카를 타고 이동한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절벽 사이로 작은 폭포가 흐르는 황룡담과 비룡협이 보이고, 폭포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함주(含珠)가 나온다. 도화곡의 물길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한 마리의 거대한 용이 누워 있는 형상이고, 그 용의 입에 해당하는 부분이 함주다. 주변의 절벽은 12억년 전에 형성된 물결무늬로 이뤄졌다. 가파른 절벽에 선반처럼 걸쳐있는 도로가 잔도다. 한적한 물길을 걷다가 잔도를 오르는 일이 스릴을 선사한다. 잔도를 따라 조금 더 깊은 계곡으로 들어가면 계곡 사이에 돌이 끼어 있어서 물길이 두 줄기로 갈라지는데 이곳이 두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닮았다는 이룡희주다. 멋진 풍경을 벗 삼아 걷다보면 구련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앞에 놓인 징검다리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9개의 물줄기를 배경으로 추억남기기를 한다. 가끔은 소소한 것들이 여행길에 감동을 선사한다. 구련폭포 위쪽의 우리 교포가 운영하는 작은 가게에 태극기가 걸려있다. 맥주 한 캔 마시며 여유를 누리는 것도 여행자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물줄기를 막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곳을 지나면 멋진 풍경을 병풍삼은 마을 도화동촌이 있다. 이곳 도화동촌에서 고가대까지 29Km 거리를 전동카를 타고 절벽 상단의 해발 1,200m 도로 태항천로를 달리며 환산선 풍경구를 구경한다. 황사가 오죽 심하면 멀쩡한 날 우비를 주며 전동카를 타기 전 입으라고 한다. 태항산대협곡은 멋진 풍경만큼이나 순수한 삶이 함께한다. 작은 돌기와집에서 절벽 바로 앞까지 계단식 밭을 일구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을 닮았다. 넓고 높은 산과 깊고 험한 계곡 위를 달리며 발아래 펼쳐진 경치를 구경하다보면 환산선 풍경구가 대륙의 웅장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천 길 낭떠러지 유리바닥의 평보청운전망대에 서서 중국의 그랜드캐니언과 마주하는 것도 꽤 스릴이 있다. 이번 태항산대협곡 여행 중 마지막으로 만날 곳이 왕상암이었다. 안내책자에 의하면 왕상암은 깎아지른 절벽이 가파르고 풍수적으로 명당자리여서 많은 명인들이 은거생활을 하였고, 3300년 전 상나라 왕인 무정이 피난하여 은거생활을 하던 중 노예 부설을 만나 서로 문무를 가르치고 왕이 된 후에는 재상으로 삼았다는 전설에 의하여 왕상암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욕심은 끝이 없다. 그나마 좋은 날씨였다지만 황사 때문에 조망이 흐려 아쉬웠는데 공사 중이라 왕상암을 구경할 수 없단다. 수직절벽에 설치된 통제로 88개의 나선형 원통계단을 내려가고 싶었는데… 그래도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며 마음으로 즐긴 값진 여행이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각종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보면, 그 원인은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도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데도 같은 원인으로 인해 또다시 겪는 인위적 사고에 안타까움을 더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러한 기본과 원칙을 잘 지키지 않을까? 그것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믿고 따를 만한 리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만 터지면 우왕좌왕, 이해할 수 없는 변명만 무성할 뿐이다. 이런 현실에서 각종 언론에서는 리더의 자질에 대해 논하기 바쁘고, 그 책임을 남에게 탓하기 일쑤다. 이러한 일은 우리 교육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교육행정을 하는 교육지도자들의 행태는 더욱 그러하다. 가장 큰 원인은 교육을 교육 그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교육적이지 못한 시각으로 교육행정과 정책을 만들어내고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도 엄연한 정치의 한 행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육 당사자인 교사나 학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다음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교육정책이라면, 그건 분명히 비교육적인 정책이며 바람직하지 못한 교육행위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교육리더란 어떤 인물일까. 교육에 대한 실력이 출중한 리더? 교육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이 풍부한 리더? 그렇다. 리더는 누군가를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단어의 본 뜻임에서도 알 수 있듯, 제대로 된 교육리더는 바로 교육다운 교육을 리드하는 사람이다. 이는 곧 교육을 바르게 이해하고 바른 교육으로 교원들로부터 신뢰와 존중받는 교육리더이다. 결국 학생이나 교원이 잘 따르고 지지하는 교육리더이어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그러기에 투철한 교육철하과 역사적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알팍한 이익과 정치적인 손익을 떠나 시대적 사명과 임무를 느낄 수 있는 높은 도덕성과 강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지금 우리 교육에 필요한 리더는 무엇보다 교원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리더다. 그리하여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위치에서 걱정 없이, 시행착오 없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는 리더, 그런 리더야말로 진정 우리가 바라는 이 시대의 교육리더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오즘 뜨고 있는 '명량' 이순신 장군과 같은 죽을 각오의 헌신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오직 국가와 교육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자신을 희생시켜 바른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를 원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교육을 일시적으로 혁신하는 것보다 교육가족들이 원하는 것과 기본을 바로잡아 올바르게 변화시키는 슬로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리더에게 가치있는 교육성과가 따르고, 나아가 교원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게 하는 법이다
교총 “교육을 도구화 하려는 정치권 …직선제 부작용 외면하려 해” 헌소가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 한국교총이 헌법소원을 통해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적극 나서기로 한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직선제라는 고도의 정치행위의 불일치에서 기인하는 현장 혼란을 없애기 위한 최후의 조치다. 현행 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개입된 광역단체장 선거를 준용하도록 하고 있으면서도 헌법과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두 가지 원칙이 충돌된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지다 보니 교육감 선거는 비용부담은 크고 결국에는 비리와 부정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실제로 이번 6‧4지방선거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 직원과 경남도교육청 장학사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문자를 각각 보내 논란이 됐다. 대구에서는 교육청 직원과 초등학교 교감이 오피스텔에 모여 교육감 예비후보자의 선거 공약 개발을 돕다가 검찰에 고발됐다. 충남에서는 후보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자원봉사 전화 홍보요원에게 활동비를 지급했다가 회계책임자가 검찰에 고발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선거 이전 대표를 맡았던 충북교육발전소는 기부행위와 출판물 판매를 통해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 등 전형적인 정치선거 후유증을 교육감 선거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014 교육감 선거 위반유형별 조치현황’에 따르면 총 128건의 선거법 위반이 접수됐으며, 음식물 제공 등 기부행위가 30건, 공무원의 선거 개입 등이 13건 등 위반 수위가 높은 사례들이 많았으며, 이중 37건을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선거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로 교육수장을 뽑다보니 후보자가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는 점. 일단 선거전이 벌어지면 이른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정한 틀을 만들고 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면서 정치화되기 시작해 각 진영의 입맛에 맞는 정책들을 공동공약으로 내세울 것을 요구했다. 이렇다보니 후보자의 교육철학보다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 공약들이 제시되고 당선되면 교육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인 정책들이 추진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피해는 결국 학교 현장이 고스란히 껴안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교총이 2010년 교육감 선거 이후 학교 현장의 애로사항을 접수한 결과 ▲선거공약이라는 미명하에 학교의 실험장화 ▲포퓰리즘 정책 남발에 따른 학교운영비 부족 ▲조례만능주의에 따른 법적 분쟁 등 불필요한 갈등 초래 등이 손꼽힌 것도 이 때문이다. 각 정당에서도 정치행위인 선거를 통해 뽑히는 교육감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성향에 맞는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물밑지원을 하거나 느슨한 연대 형식을 비공식적으로 운영한다. 당선이 되면 정치적 중립을 위해 가장 앞장서야 할 교육감 후보자들 역시 선거전에서는 정당에 기대는 모습을 보인다. 특정 정당의 색깔을 차용해 운동원복장과 선거 유인물을 만들거나 정당 유력후보와 선거유세 동선을 비슷하게 잡는 식으로 정당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용하려 애쓰는 모습이 선거 때마다 나타났다. 문권국 교총 정책기획국장은 “선거과정에서 정치‧시민권력이 개입해 이전투구로 선거를 치르다보니 정치적 중립은 물론이고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이 크게 훼손됐다”며 “직선제 이후 학식과 덕망이 있는 교육전문가의 진출이 차단되고 교육자를 도구화하는 ‘정치 선거’가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안양옥 교총 회장은 “교육을 이념화하고 정치도구화하려는 정치권의 기도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선거가 아닌 정치선거로 변질된 교육감 선거제도의 개선을 정치권에 맡겨 해결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헌법소원 제기는 우리 교육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초등 바깥 놀이 시간 30분 운영 중등 선택 수업으로 ‘공강’ 시간 네덜란드에서는 오전 10시가 넘으면 초등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이 학교운동장에서 뛰어놀며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네덜란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10시부터 일과 중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바깥 놀이 시간 30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초등학교의 일과는 오전 8시 30분에 시작해 10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다. 대신 10시부터는 바깥 놀이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학생들은 모두 바깥으로 나와 가져온 간식도 먹고, 잠시 수업에서 해방돼 친구들과 뛰놀며 자유 시간을 누린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지켜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등 잠시 여유를 즐기곤 한다. 특히 이 시간에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한 학생이나 교사는 싸온 간식으로 아침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깥 놀이 시간은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네덜란드 모든 초등학교는 이 시간을 아주 중요한 시간으로 간주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바깥놀이가 끝나면 10시 반부터 다시 1시간 반 동안 수업이 진행되고 12시부터 점심시간이 시작된다. 점심시간은 보통 한 시간 이상 주어지고, 대다수 학생들이 학교주변에 살고 있어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오도록 하고 있다. 맞벌이 부모 자녀의 경우 점심으로 빵을 준비해 와서 학교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렇게 점심시간에 집에 가지 못한 학생들은 학부모들이 돌아기며 돌본다. 학생들이 모여 가져온 점심을 함께 먹게 해주고 식사이후 자유 시간을 가지며 뛰어놀 때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점심 후 오후 수업은 보통 3시 반 쯤에 끝난다. 수요일은 모든 학년이 오전 수업만 한다. 중·고교생들은 교과교실을 찾아 선택한 수업을 듣고 있기 때문에 수업 중간에 있는 공강 시간에 자유 시간을 누리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학생들이 각자 과목을 선택해 이동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업시간도 아침부터 연강으로 이뤄지지 않고, 우리의 대학교 수업처럼 수업 중간에 공강 시간이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오전 수업이 11시에 시작되는 경우도 있어 늦잠도 잘 수 있다. 특히 고교 1학년(klass4)이 되면 학생이 선택하는 계열 프로필(분야)에 따라 개인별 수업시간이 서로 달라지기 때문에 그 어떤 학생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수업이 가득 짜여진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다. 간혹 중·고교생들 중 학교규칙을 어겨 벌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 중 ‘사방이 꽉찬 시간표(vierkant rooster)’라는 벌이 있다. 수업에 지각을 3번 이상 하는 등 일정 정도의 규칙 위반을 했을 경우만 주어지는 벌인데 일주일동안 자기 수업시간표에 관계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남아있어야 한다. 이 벌을 받은 학생들의 경우 다시는 학교규칙을 어기지 않을 정도로 네덜란드 학생들에게 이 벌칙은 무서운 벌로 알려지고 있다. 바깥 놀이든 공강 시간이든 초·중·고 공히 수업시간이 연속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네덜란드 학교의 특징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꽉 짜여진 수업에 얽매이지 않는 가운데 자유를 누리며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등교시간을 9시로 늦춘다고 해서 여러 가지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직되게 등교시간을 늦추는 논의보다는 학생들에게 쉼의 자유와 재충전의 시간을 줄 수 있도록 꽉 짜여진 수업시간표의 대안에 대해 한번쯤 심도 있게 논의해볼 때다.
자전거 소재로 역학 가르치며 안전, 환경교육도 덧셈, 뺄셈 문제는 역사, 지리 기초지식 소재로 최근 우리나라 교육에서 주제 중심의 과목 간 통합 등이 이슈가 돼 있다. 초등은 2013년부터 1~2학년군의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 바른 생활을 주제별로 통합한 통합교과서 사용이 시작된 상태다. 핀란드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과목 간 주제별 통합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교사들은 교사양성과정에서 교육과정 재구성 훈련을 받았고, 교육과정에 대한 상당한 자율성이 주어지기 때문에 교과 간 통합에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초등 교사들이 모든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가르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핀란드에서도 교과서를 활용해 교사들의 교과 간 통합 부담을 덜고 있다. 핀란드는 주제 중심 통합 교과서는 아니지만, 각 교과 교과서의 내용이 주제, 소재, 자료 중심으로 통합돼 있다. 하나의 소재에 다양한 주제를 연결한 경우도 있다. 교사들이 교육과정 재구성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정도다. 3학년 과학 교과서에는 자전거를 소재로 한 단원이 있다. 과학 교과서인 만큼 자전거에서 사용되는 마찰과 탄성의 원리, 삼각 틀의 안정성, 쐐기와 지렛대의 원리, 톱니바퀴의 원리 등 물리적인 특성과 쓰임새를 담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핵심 소재인 자전거와 관련해 안전교육, 다양한 교통수단, 도로 교통법, 교통 표지판 등에 대한 교육이 병행된다. 또 자전거를 환경과 연계시켜 환경, 쓰레기 분리수거, 자원 재활용도 다룬다. 교사가 다양한 주제와 자전거에서 사용되는 원리를 스스로 탐구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지 않아도 과학 교과서만으로도 통합 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교과서의 특성은 수학 교과서도 예외가 아니다. 핀란드 수학 교과서의 세 자리 수, 네 자리 수 덧셈과 뺄셈 단원에는 핀란드 역사, 문화 사회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과 연도를 제시해 다양한 문제를 구성하고 있다. 학생들은 덧셈과 뺄셈을 배우면서 역사, 지리, 문화, 사회에서 학습할 내용을 함께 배울 수 있다. 한국의 역사로 바꾸어서 제시하면 조선 건국 1392년, 훈민정음 창제 1443년, 임진왜란 1592년, 동학혁명 1894년, 3·1일운동 1919년과 같은 방식으로 숫자와 간단한 역사적 사실을 제시하고 문제를 구성한다. 한국의 수학 교과서에는 이런 식으로 타교과와 연계한 자료가 많이 제공되지 않는다. 초등수학 교과서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사용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숫자는 덧셈과 뺄셈을 위한 가상의 숫자들이다. 핀란드 교과서는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까지의 터널 명칭과 거리를 알려주지만 한국의 교과서에는 가상의 산 등산로 거리가 얼마라는 식으로 숫자를 제시한다. “기차에 350명이 타고 있다. 공원에 4500명이 모여 있다” 등으로 문제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핀란드 교과서에서는 핀란드의 도시와 설립연도를 연결해 “헬싱키 1550년, 위바스뀔라 1837년, 로바니에미 1960년, 오울루 1610년…”으로 제시한다. 분리돼 있던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 바른 생활만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고 통합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 시작되고 있는 통합교육의 의미에 대한 분명한 개념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빠듯한 재정…삭감 1순위 교육감 시책사업엔 '펑펑' 교원 전문성 신장 ‘빨간 불’ 전남 A초 교사는 지난 11일 한 보따리 짐을 들고 상경했다. 이날부터 3일간 예정된 직무연수를 받기 위해서였다. 학교 사정상 연수비는 지원받지 못했다. 연수 기간 동안 쓰이는 숙식비용도 자비로 해결했다. 이런 상황에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은 건 딱 한 가지 이유다. 평소 관심 있었던 상담 연수를 받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학기 중에는 참가할 수 없어서 방학만 기다렸다”면서 “학교 운영비에 교원 연수비가 포함돼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지원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는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다. 교육지원청이 교사 1인당 1년 동안 최대 13만원의 직무연수비를 지원하도록 권장한 덕분이다. B 교사는 “직무연수는 더 나은 교육을 위한 교원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제일 먼저 삭감되는 항목이 직무연수비”라고 꼬집었다. 무상 교육·복지 정책 남발이 불러온 ‘교육 예산 대란’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제8조에는 ‘연수자에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연수에 필요한 실비의 전부 또는 일부는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예산 부족에 시달리다 직무연수비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학교가 적지 않다. 학교 현장에서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혁신학교와 무상 급식 등 교육감 공략 사업에는 예산을 아끼지 않으면서 학교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기본비용을 줄이겠다는 교육당국의 이중성 때문이다. 초·중·고교의 학교 운영비를 평균 500만원씩 감액하겠다는 것과 대조적으로 내년에 혁신학교를 늘리고 올해보다 60억 원을 늘려 총 12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서울시교육청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C초 교장은 “안 그래도 부족한 예산이 깎이다보니 연수비를 챙겨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기의 한 초등학교 교장도 “예전에는 적어도 직무연수비의 70~80%를 교육청에서 지원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줄여버렸다”고 전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교육 재정 확충이다. 현장 교원들은 “한정된 교육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각종 무상 교육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D초 교장은 “직무연수는 교원의 전문성과 직결, 교육의 질을 좌우한다”면서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학생·학부모를 위한 정책 못지않게 교원의 권리와 의무를 보장해주는,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우리는 이 말을 오랫동안 너나 없이 하나의 진리로 여기며 살아 왔다. 아마도 일하거나 노력하는 만큼 보상을 받고, 아무리 공짜라 할망정 소정의 대가나 조건, 심지어 심각한 부작용이나 치명적 후유증이 따르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교육 현장엔 ‘공짜 천지’다. 초등학교 급식과 학용품,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옛 육성회비), 특성화고 신입생 수업료, 방과후학교 등이 그렇다. 이명박정부에서 비롯된 공짜가 고교 수업료로까지 이어지려는 그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결코 막 퍼주기가 되어선 안될 것이 있다. 수행평가가 그것이다. 1학기 2차고사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기말고사에선 수행평가를 실시한다. 수행평가는 ‘학생 스스로의 지식이나 기능 등을 나타내도록 하는 평가’지만 일반고와 특성화고가 서로 다르다. 가령 일반고에선 시험때마다 년 4회, 특성화고는 기말고사때만 2회 실시하는 식이다. 1999년 도입된 수행평가는 보통교과의 경우 대개 30점 만점으로 중간이나 기말고사 정해진 날의 지필평가와 달리 학기중 실시한다. 보통 30점이면 10점짜리 3개 영역으로 나눠 실기를 평가한다. 10점이면 10, 9, 8, 7점 등 3~4단계 간격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필자는 특성화고 교사로서 수행평가를 할 때마다 꽤 불만스럽다. 예컨대 글쓰기 수행평가의 경우다. 만점을 줄만한 글쓰기가 거의 없는 것이 일반고·특성화고를 망라한 현실이지만, 정작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아예 제출조차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0점 아닌 최저점의 소위 기본점수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0점이 없는 수행평가이다. 0점이 없는 시험이라니 도무지 시험같지가 않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이란 말도 다 헛소리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각 교과에서 정한 4~5점의 최저점을 받으니 그런 횡재가 어디에 있겠는가! 앞에서 말한 온갖 공짜가 돈으로 하는 것이라 ‘학생복지’라 핑계라도 댈 수 있지만, 그러나 수행평가는 아니다. 수행평가에서 막 퍼주는 공짜 점수를 학생복지라 둘러대긴 어렵다. 그렇다면 수행평가에서 막 퍼주는 공짜 점수 는 혹 학생인권의 문제인가? 수행평가에 0점이 없는 건 크게 두 가지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우선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받을 위화감이다. 글솜씨가 없을망정 성의껏 작성해서 제출했는데도 7점이다. 그런데 빈둥거리다 내지 않은 학생도 5점을 받았다. 불과 2점 차이라면 누가 열심히 하려 하겠는가. 차라리 안내고 5점을 받으려 하지 않을까. 또 하나는 수행평가를 받기 위해 아무 행동(서울대 백순근 교수의 말처럼 “자신의 지식이나 기능, 태도 등을 드러내기 위해 말하거나, 듣거나, 읽거나, 쓰거나, 그리거나, 만들거나, 더 나아가 그것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이다.)도 하지 않은 채 5점을 챙긴 학생의 그릇된 인식이다. 무엇 때문 0점이 없는 수행평가가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건 교육이 아니지 싶다. 더 큰 일은 따로 있다. 그렇게 아무 행동도 없이 소정의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받을 충격이 그것이다. 당연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구성원이란 자체만으로 직원에게 월급을 꼬박 줄 직장은 없다. 주라니까 주긴 하지만, 0점 없는 수행평가는 급식, 학용품 등 다른 공짜와 같을 수 없는 문제이다. 퉁명스럽게 “점수 안 받으면 되잖아요!”라며 제출물을 내지 않는 학생들이 한사코 점수 주는 교사를 비웃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그러고도 그것이 평가(시험)일 수 있는지 의문이 떠나지 않는다.
중국은 넓고 넓은 땅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가 많다. 기암절경이 신비로운 구련산, 천계산, 왕망령, 만선산 등은 중국의 10대 협곡에 속하는 태항산대협곡의 남부에 위치한다. 모두 높이가 남다른데다 가까운 거리에 이웃하고 있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다보면 멀리 바라다보이기도 한다. 운봉화랑 구경 후 봉고버스에 올라 왕망령으로 향한다. 차창 밖은 멋진 풍경과 고지대 산촌마을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교차한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을수록 더 순수한 것은 자연이나 사람이나 똑같다.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확장 중인 도로에서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린다. 좁은 길을 가기 위해 봉고차에서 내려 다시 빵차로 갈아탄다. 일방통행인 터널을 지나고 산등성이의 케이블카를 바라보며 굽잇길을 오르면 눈앞에 새로운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왕망령은 하남성과 인접한 산서성 진성시 능천현 동쪽에 위치하고, 이상적인 나라를 세우기 위해 개혁정책을 펼친 인물로 평가받는 신나라 황제 왕망이 훗날 동한의 개국황제가 된 류수를 쫓다가 이곳에 주둔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에게는 조훈현 기사가 바둑을 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태항산대협곡에서 아름다운 일출과 운해를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관망 포인트인 관일대에 서면 해발 1665m부터 800m까지 높고 낮은 50여개의 산봉우리가 만든 풍경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왕망령에서 서남쪽 산기슭에 있는 석애구로 향한다. 석애구 마을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예전에는 사면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독특한 지형 때문에 마을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외부세계와 소통이 단절되었던 이곳 사람들이 바깥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1960대 이후 자발적으로 30년간 깎아지른 절벽에 구멍을 뚫으면서 기적적으로 절벽에 걸린 도로 7.5km를 건설했다. 바위를 뚫어 만든 산악도로는 일방통행이라 운전자들끼리 서로 시간을 조절해가며 가볍게 산책하는 시간도 갖는다. 터널 내부의 조명과 환기를 위해 절벽 쪽으로 커다랗게 뚫어낸 창의 모양이 제각각이고, 내부에서 터널 밖을 카메라에 담으면 바위 창이 자연스레 사진틀을 만들고 그 속에 태왕산의 멋진 풍경이 들어온다. 석애구(錫崖溝) 관망대에서 눈앞에 펼쳐진 전경을 조망한다. 석애구는 해발 1000m 지점에 위치하지만 지형이 평탄하여 세외도원(世外桃源)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산골마을이다. 사면을 둘러싼 웅장한 산과 깎아지른 절벽, 하천과 아늑한 마을, 절벽 아래편의 양장길이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루고 있어 그야말로 무릉도원이다. 양장길은 구불구불 이어진 길의 모습이 양의 창자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욕심은 한이 없다. 즐겁게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폭포와 협곡에서 편히 쉬거나 그림 그리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중국에는 불가사의한 것들이 많다. 13명이 5년 동안 바위에 창자를 뚫어 1977년에 완성한 동굴도로 절벽장랑(絶壁長廊)은 불가사의한 인공터널이다. 아찔한 절벽벼랑과 산 아래를 잇는 절벽장랑을 통과하여 석애구 주차장으로 향한다. 태항산대협곡 여행은 도로사정에 맞춰 차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 주차장에서 다시 봉고차에 올라 한참 계곡을 따라 꼬불꼬불 비탈길을 내려가면 만선산 입구다. 만선산은 만 명의 신선이 산다는 신선의 산으로 산세가 만 명의 신선을 품을 만큼 넉넉하다.
기간제 교사만큼도 못한 정규 교원의 성과상여금이 지급되는 일이 벌어졌다. 기간제 교사는 최소 2개월만 근무해도 성과상여금을 받는데도 정작 정규 교원들은 6개월을 근무하고도 받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교원의 성과상여금이 교직 사회의 협력과 경쟁 유도를 통해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교원의 사기진작 도모라는 근본 취지에도 맞지 않은 일이며, 객관성을 잃은 정규 교원에 대한 역차별이기도 하다. 문제의 발단은 ‘2014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침’ 지급 대상자 조항 가. ‘지급기준일(‘14.2.28)을 기준으로 해당 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아래의 교육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며,’에 있다. 지급 대상자가 해당 연도 2월 28일까지 근무하는 자에 한정함으로써 8월에 퇴직한 교원들이 이에 제외되어, 지금까지 퇴직 교원의 절반이 사실상 성과 상여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부터 지급하는 기간제 교사들의 성과상여금은 정규 교사와는 다르다. ‘2014년 기간제 교사 성과상여금 지급지침’의 지급 대상은 ‘평가 대상 기간 중 동일 학교에서 2개월 이상 근무한 기간제 교사’로 규정하고 있어 기간제 교사들은 지급기준일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최소 2개월 이상이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간제 교사의 성과 상여금 지침이 오히려 정규 교사보다 우대한 것이다. 이렇게 되었다면 당연히 8월에 퇴직하는 정규 교원들에게도 성과상여금을 지급해야 마땅하다. 이는 분명히 현행 정규 교원에 대한 역차별이며 법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은 처사이다. 그뿐만 아니라 현직 정규 교원들의 사기를 꺾는 균형 잃은 일인 동시에 정규 교원들에게 허탈감을 자아내는 잘못된 정책이다. 도대체 교육부는 누구를 위한 교육부인지 한심하다. 아무리 세월호의 늪에 빠졌다 하더라도 이런 시각으로 어떻게 교원들의 헌신성과 충성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즉각 바로 잡아해야 한다. 정규 교원들을 우대하지는 못할망정 홀대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는가. 교원 성과상여금에 대해서 말이 많은 것도 이젠 인정해야 한다. 성과상여금이 취지 그대로 진정한 교원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서라면 개인 간 지급 차를 대폭 줄여야 마땅하다. 하지만 직급 간의 차별은 그 책임성, 업무의 중요성을 고려할 만큼의 차이는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가령 차등 폭이 가장 적은 50%의 경우, 현행 교장의 A등급이 교감의 S등급보다 적으며, 교감 역시도 교사의 S등급보다 적다는 사실이다. 요즘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부르짖고 있다. 무엇이 비정상인지 모르는 정부가 더 큰 문제이다. 8월 퇴직 교원들에게 성과상여금의 미지급은 한마디로 목소리 큰 곳에만 귀 기울이는 잘못된 태도가 빗어진 결과임이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교원들에게 정당한 권리를 찾게하는 균형감 있는 교육정책이 필요하며, 객관적인 관점에서 공정한 배려와 관심을 갖는 것이공무원의 삶의 질은 물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게하는정부의 정상적인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8월 퇴직 교원은 우리 교원의 절반이다. 이들에게 교원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주어야 한다. 이는 모든 공무원의 사기진작에 중요하다. 단언컨데 지금까지지급하지 않는 교원 성과금은 반드시 소급해서 되돌려 주어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이 부르짓는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이루어지며, 땅에 떨어진공무원의 사기도 진작시킬 수 있는 일이다.
초등 3학년 여름방학 이 다가올 무렵 담임선생님이셧던 조현일 선생님이 편찬으셔서 갑작스럽게 휴직하는 바람에 선생님과 친해지기도 전에 이별 하게 되어 얼떨덜해 있는나에게 우리 어머니께서 사람은 만남보다 헤어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던터라 한번도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한데 갑자기 떠나시면 어떡하냐고 하면서 동네 가게에서 담배 한보루를 사더니 정성스레 포장하여 가지고 가기 싫어하는 내손에 들려주었다. 우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교실을 나서는 선생님 뒤를 말없이 따라가서 선생님 하고 부른뒤 돌아서는 선생님께 담배만 전해주고 앞을 보고 열심히 뛰었다. 선생님에게 전한 작은 선물에대한 부끄러움과 선생님과 이별하는 서러움이 뒤엉켜 복잡해진 맘을 들킬새라. 그리고 몇일이 지났을까 아침 일찍 교실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긴 생머리에 동그란 얼굴을 가진 예쁜 처녀선생님이 자리에 계셨다. 웬지 가까워 질것 같은 예감. 수업 마칠 무렵 선생님께서 교실 환경정리를 새로 하자고 몇명 남으라고 이름을 불럿는데 처음에는 마지못해 남아잇던 동무들이 시간이 흐르니 하나둘 슬그머니 사라지고 혼자서 종이 오리고 풀 붙이고,글씨 쓰고 있는데 교무실에서 돌아온 선생님이 혼자서 하는 모습이 기특햇는지 밥도 사주시고 선생님 댁에도 데려가 주셨다. 그때 이후로 선생님과 얼마나 가까워 졋는지 하교후에 아침자습 문제를 미리 칠판에 내고 퇴근하시던 선생님이 어느날은 나에게 교재를 주면서 한번 써보라고 하셔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한칠판 다 적엇더니 "글씨 참 잘 쓰네 앞으로는 너에게 맡겨도 되겠다"고칭찬을 해주셨다. 산수 시간에 문제를 다풀지 못한 학생은 남겨 나머지 공부를 시키셨는데 잘한는 학생도 함께 남겨 서로 협동 하면서 공부하는 법을 알게 하셨다. 선생님이 교무실에 가시고 나면 친구들 사이를 오가면서 문제를 설명해주고 푸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다. 친구들이 문제를 다 풀고 함께 집에 가고픈 마음에 남 앞에 서기 부끄러워 하는나를 위해 신숙주와 세종대왕에 얽힌 얘기를 원고를 써 주면서 친구들 앞에서 동화 구연 할수 있도록 기회도 주시고 원고를 보고 겨우 읽어 나가는 나에게 잘할 수 있어. 잘할수 있어 참 잘해 하시면서 격려해주시던 선생님. 교단에 서면서 선생님을 많이 떠올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도록 칭찬을 많이 하자고. 우리 제자들이나를 보고이구 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뭐든지 잘할 수 잇다"고. 다른 선생님께는 꾸지람만 듣다가 선생님께 칭찬을 들으면 첨에는 믿지 않고 괜히 오버 한다고 생각햇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선생님 만큼 우리를 믿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고 3 담임을 많이했다. 지금은 초등학교 엄마가 된 제자들이 우리 집에 와서 하는 이야기니 믿어야 겠지.
구련산에서 동쪽으로 가면 또 하나의 절경 천계산이 자리하고 있다. 하늘과 산의 경계에 놓인 천계산(天界山)은 ‘북방의 계림’으로 불릴 만큼 보이는 곳이 모두 절경이어서 ‘백리화랑’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천계산에 가기 위해서는 빵차를 타고 바위를 뚫어 만든 산악도로 괘벽공로(掛壁公路)를 지나야 한다. 이 길은 밖에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기계의 도움 없이 곡괭이와 정으로 15년에 걸쳐 1250m의 암벽을 뚫은 터널이다. 길을 이동하는 중간에 조명과 통풍을 위해 제멋대로 뚫은 창과 노고를 짐작할 수 있는 인부들의 사진과 동상을 만난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오르며 밖을 내다보면 길 아래편 까마득한 곳에 있는 계단식 논밭도 보인다. 차에서 내리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이곳에 상호를 ‘多드림 유기농 산채비빔밥’으로 내건 식당이 있다. 유기농 식품을 강조하듯 비빔밥이 제법 맛있다.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가 주변의 풍경을 감상한다. 중국은 산이나 들이나 계곡이나 무엇이든지 큼지막하다.한 사람이 지키면 만 명도 열지 못한다고 이곳에서 바라보면 천계산은 산세가 험하고 사방이 수려한 풍경의 봉우리들로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다. 천계산의 정상 노야정이 바로 눈앞에 있다. 천계산 정상 노야정을 향해 2인승 케이블카 30여대가 쉬지 않고 오르내린다. 케이블카에 오르면 지상에서 보는 것과 다른 천계산의 멋진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하부주차장에서 15분 정도면 200m 위의 상부주차장에 도착한다. 노야정은 상부주차장에서 내려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노야정으로 향하다보면 우리나라 돈으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사먹을 수 있는 포장마차가 있다. 노야정을 구경한 후 제멋대로 미끄러지는 스릴을 맛보며 내려오는 대리석 미끄럼틀도 보인다. 노야정은 도덕경의 저자로 도교사상의 창시자인 노자가 120세에 생을 마칠 때까지 42년간 도를 닦으며 지냈던 곳이다. 777개의 돌계단을 오르며 내려다보면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식당과 까마득한 절벽들이 한눈에 보인다. 날씨가 무더운데 많은 사람들이 제단에 바칠 물건을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린다. 신선이 따로 있나. 정상에 올라 끝없이 펼쳐지는 산세를 보고 있자면 마치 신선이 된 착각에 빠진다. 우리나라의 오대산과 비슷한 높이인 1570m 정상에 여러 개의 사당 건물이 들어서있다. 실내로 들어가면 중국 도교사원의 특이한 향내, 내부의 열기, 중국사람 특유의 냄새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이 묶는 방과 사찰 뒤편의 재래식 화장실도 구경거리다. 천계산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천계산 협곡의 절경을 둘러볼 수 있는 운봉화랑코스다. 운봉화랑은 붉은 암벽이 만든 절벽 위에 구름이 덮여 있을 때 구름과 봉우리가 만든 풍경이 그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좌우로 문이 없어 시원한 협곡의 바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전동카를 타고 둘레 8km 거리의 천 길 낭떠러지를 청선대부터 시담대, 문금대, 여화대, 희룡대, 단봉대, 귀진대까지 사진 촬영하기 좋은 7개의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하며 360도 한 바퀴 돌아보는 맛도 색다르다. 전망대에서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천계산풍경구의 대협곡을 바라보면 대륙의 웅장함과 자연의 위대함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수백m 절벽 위에 만든 18m 철골 구조물로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로 보이는 절벽이 천길 낭떠러지를 실감케 하고 한 번에 10명 이상 들어설 수 없는 시담대에서 담력을 테스트하고, 절벽 밖으로 설치된 계단을 타고 구불구불 내려가야 만나는 넓고 평평한 큰 돌의 귀진대에서 아찔한 쾌감을 맛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