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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새정부가이미 공약한대로 그간 유지되었던 획일적인 입시제도를 벗어나는 일에 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장관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0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좀 더 많은 측면에서 개방돼야 하며 다양한 교육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창의성은 우리 사회를 더욱 생동감 있게 움직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초ㆍ중ㆍ고ㆍ대학 각 단계의 교육이 모두 중요하지만 초ㆍ중등과 대학교육을 연결짓는 대학입시는 그야말로 국민의 관심 대상"이라며 "각 대학들도 그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전형방법 개발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초ㆍ중교육은 학생들이 한층 더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면서 창의력이 길러지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초ㆍ중교육에 관한 중앙정부의 여러 권한도 이양하여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특히 "학교 현장의 자율성과 창의성의 구현은 모든 선생님 한분 한분의 역량과 헌신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우리 선생님들이 그 역량과 소명의식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 "우리 사회에서 교육에 대한 논의는 주로 형평성과 수월성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는데 어느 것 하나도 버려서는 안된다고 믿는다"면서 "형평성에 수월성을 더해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은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대학들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교수, 연구시설, 대학원생을 위한 지원 확대에 진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쟁은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힌 김 장관은"우수한 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원하는 학교를 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장학금 지원과 무이자 대출확대 등 가능한 모든 정책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끝으로 "교육과 과학기술 두 개의 조직이 지녔던 상이한문화를 서로 존중하고 수용하면서, 실용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교육과학기술부의 새로운 전통을 정립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세계적 교육혁신 사례로 인정 그동안 정부에서는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해 왔다. 특히 국민들의 가계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은 매번 대통령 선거의 주요 정책 공약으로 제시될 만큼 뜨거운 이슈였다. 그러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사교육비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민간 경제 연구소들의 발표가 계속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대학 입학 선발 방법은 경쟁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또 유난히 뜨거운 교육열로 인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드문 사교육 번성 국가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매년 가중됨은 물론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사교육의 욕구인 선행학습이다. 학교수업 전에 학원에서 미리 배우고 들어가는 선행학습은 골목마다 들어선 대부분의 보습 학원에서 제공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이러닝으로 정부 차원에서 무료로 선행학습과 보충학습을 제공함으로써 학교 수업에 보다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게 되면 지역과 경제적 격차에 의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농산어촌과 도시 저소득층 아이들의 사교육 욕구를 상당부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이버가정학습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공교육에서 이러닝을 통해 사교육비 절감과 교육격차 해소를 목적으로 무료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교육 혁신 실천사례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06년도에 수행한 사이버가정학습 효과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가정학습으로 공부하면서 중단한 사교육의 사례를 비용으로 추산한 결과 전국적으로 약 1조 1370억원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현장의 조용한 혁명 사이버가정학습은 이러한 목적으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16개 시․도교육청이 유기적으로 연계해 추진한 국가 수준의 분산형 이러닝 서비스이다. 현재 16개 시․도교육청에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290만명이 가입하고 있으며, 매일 20만명 이상이 접속하여 수준별 보충학습을 하고 있다. 사이버가정학습은 지난 2004년도에 시범 실시를 시작으로 이제 4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최근 들어 사이버가정학습의 효과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이버가정학습의 이용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먼저 우수한 콘텐츠를 무료로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사이버가정학습 콘텐츠는 전국의 수많은 선생님들이 참여하여 기획과 설계, 개발을 담당한 질 높은 콘텐츠다. 여기에다 국가 이러닝 품질관리센터로부터 품질인증을 받은 검증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품질을 보증할 수가 있다. 사이버선생님이 학생들의 학습을 관리해주는 맞춤 학습도 중요한 요인이다. 전국 2만 7000여명의 선생님들이 사이버선생님으로 등록, 사이버학습의 담임으로 활동하면서 학생들의 학습을 관리해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학부모님들의 안심과 믿음이 사이버가정학습 이용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새로운 신규 서비스 제공을 통해 학습자들에게 흥미와 몰입을 제공하고 있다. 내신관리를 위한 핵심콘텐츠, 방학용 및 수월성 콘텐츠, 에듀테인먼트 콘텐츠, EBS 동영상 콘텐츠 등 기본형 콘텐츠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보하여 지속적으로 학습자들에게 제공함으로서 유료사이트들이 도저해 흉내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사이버가정학습을 통해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은 검색엔진에서 ‘사이버가정학습’을 친 후 해당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로 접속해 등록을 하면 된다. 먼저 사이버선생님이 학급을 관리하는 담임형에 소속되어 학습을 하고 싶으면 학급배정형을 신청하고 선생님에 제공하는 콘텐츠를 통해 학습하게 된다. 수업은 학기 단위로 진행되는데, 질문이 있으면 사이버선생님에게 물어보고, 같은 학급 학생들끼리 사이버상으로 상호토론도 하게 된다. 사이버선생님은 모두 현직 교사들 중 사명감이 투철한 분들로 위촉이 되며, 학생들의 선호도에 따라 다음 학기에 계속 수행 여부를 평가받는다. 학급배정형 학생들은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통해 진도관리를 받게 되며, 사이버선생님은 LMS를 통해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지를 수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학급배정형에 소속되지 않은 학생들은 자율학습형으로 들어가서 언제든지 편리한 때에 학습하면 된다. 사이버선생님의 학급관리나 LMS에 의한 학습 진도 관리 등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학습함으로서 자기주도적 학습도 가능하다. 변신을 거듭하는 콘텐츠 사이버가정학습은 출범 4년째에 접어들면서 많은 발전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기본형과 EBS 동영상 등의 과정만을 제공하던 콘텐츠는 보충형과 심화형 등 총 4종의 콘텐츠로 확대된다. 2006년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보충형은 2007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서비스에 들어갔으며, 심화형 콘텐츠는 2008년 하반기부터 서비스가 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EBS TV에서 방영된 과목별 방송 콘텐츠를 이러닝 콘텐츠로 패키징하여 지난 4월부터 전국적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하였다. EBS 동영상 콘텐츠는 매년 새롭게 방영되는 콘텐츠를 제공 받아 새로이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사이버가정학습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을 위한 것이므로 사이버가정학습을 통해 공부를 한 학생들은 학업 성취가 향상되어야 효과성이 입증된다. 이에 따라 사이버가정학습 학력 및 학습습관 진단처방 시스템을 개발했다. 진단처방 학습관리 시스템은 학습자들이 국어, 영어, 수학 과목 및 학습습관에 대한 진단을 통해 자신의 강점과 약점 및 학습습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콘텐츠와 자신에게 맞는 학습 방법 처방을 받아 학습하게 됨으로서 수준별 맞춤학습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사교육시장에서는 온․오프라인 진단처방 및 학습 컨설팅 상품이 다수 판매되고 있어 사교육비가 더욱 확대되는 것을 미연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그림 2 진단처방 학습관리 체제 지난 3년간 많은 성과를 이뤄냈지만 갈 길이 아직 먼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사이버 교육을 통한 사교육비 절감방안' 세미나에는 사이버가정학습의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진단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태욱 한양대교수는 “사이버가정학습이나 EBS에서 사교육시장의 사이버 교육을 모두 흡수할 경우 7810억 원을, 사교육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학생까지 흡수할 경우 10조 3000억 원을, 사교육시장의 입시과목 강좌를 공교육에서 흡수할 경우 23조 4000억 원의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 공교육에서 제공하는 사이버 교육은 사교육 시장의 교육콘텐츠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교육 시장과 맞먹는 교육재정 투자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 치밀한 계획 필요 또 김창동 서울 양정고 교장은 "IT 강국이 우리나라에서 세계 사이버 교육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에 맞게 교육당국은 사이버 교육과 관련한 중장기 계획을 세워 공교육의 위상을 다시 찾아야 한다"며 사이버 학습을 통해 공교육의 정상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사이버가정학습이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현재 사이버가정학습은 학습자들과 사이버선생님이 온라인으로 소통하면서 학습 관리와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면대면 학습이 강조되고 있는 우리의 교수학습 환경에 2% 부족한 환경이다. 담임선생님이 자기 학급 학생 얼굴을 모르거나 학생이 담임선생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교사와 학생간의 인간적 유대감(rapport)을 형성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사이버가정학습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화상상담 시스템을 구축하고, 곧 전국적인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화상상담 시스템은 화상상담, 화상강의, 논술첨삭 기능까지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며, 화상대화, 음성대화, 전자칠판, 채팅, 응용프로그램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 지원, 예약상담, 화상회의, 저장 및 초대의 기능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사이버가정학습은 세계 최초로 공교육에서 이러닝을 통해 보충학습을 제공하는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들에서 사이버가정학습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의 교육관련 인사들이 집중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대표적 사례다.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격차 해소, 공교육 활성화라는 3마리 토끼를 사이버가정학습으로 해결이 가능하리라 확신하면서, 가까운 미래 사이버가정학습과 오프라인 학교가 융합된 컨버전스 교육이 우리나라 교육체제의 기본으로 자리 잡을 날을 기대해 본다.
타는 목마름, 사이버 샘물을 찾아 우리 교육청도 교육격차 해소에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혁신적 대안을 마련이 필요했다. 충북 교육정보 활성화 추진단 T/F팀은 매주 1~2회씩 협의회를 강행, 위한 혁신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지역간․계층간 시공간을 넘나들며 교육 서비스를 펼칠 수 있는 방법으로 온라인을 통한 사이버가정학습을 선정했고 계속적인 검토․협의를 거쳐 사이버가정학습의 추진방향을 더욱 명료화했다. 사이버 선생님이 책임지고 운영하는 배정학급과 자율학급을 개설,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기본학습 및 심화․보충학습의 기회를 갖도록 했으며, 특히 2006년의 소외계층 지원경험을 바탕으로 2007년에는 저소득층 학생의 23%인 560명과 농․산촌 학생의 24%인 1210명을 배정학급에 편성했다. 학습평가는 학생들의 학력제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학생들은 평가의 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게 되고, 학습에 대한 전반적인 피드백을 얻기도 한다. 2005년 사이버가정학습 구축 시 제공된 학력진단 시스템의 불편을 해소하고, 평가문항의 오류 개선 및 문항의 확충을 통해 한 차원 높아진 학력진단 평가서비스를 제공했다. 기존의 사이버가정학습 콘텐츠가 기본학습을 위한 수준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성적 우수학생들을 위한 서비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본학습 능력이 충분히 배양되었고, 자신의 성취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심화학습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 중 일부를 선발, 사이버우등생 교실을 운영했다. 또 질병이나 오랜 해외 체류로 인해 학교생활에 장기간 공백이 생긴 학생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사이버가정교사가 대상 학생 개인별 요구에 부응하는 학습콘텐츠 및 학습 관리, 평가,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여 보충 학습 기회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 최근 대입 시험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등 논술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논술 지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많은 비용이 수반되어 선뜻 접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학생들의 논술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논술 첨삭지도 사이트를 개설했다. 또한 우리교육청 사이버가정학습 운영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전국 최초로 진단․처방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학습관리기능을 시범 운영하게 됐다. 학력 진단뿐만 아니라 학습습관이나 태도까지도 처방해줄 수 있는 획기적인 맞춤형 진단·처방 학력관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진단·처방 학력관리 시스템은 학력 및 학습시간, 학습계획, 일상생활 학습 습관 등의 진단 결과 분석을 통해 학생 개인별, 과목별, 영역별 취약점에 초점을 둔 학습 콘텐츠 제공은 물론, 학력 분석 및 처방 등의 학습정보, 학생별 처방 결과 및 피드백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학생 개개인의 다면적 진단 및 처방 결과 분석 자료를 이용한 학생지도가 용이하게 됐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2005년 전국사이버가정학습 평가에서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으나, 한편에선 LMS의 오류 및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 부족, 온라인상에서의 학습에 의구심을 품는 일부 선생님들의 냉소적인 반응도 나타났다.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교육정보 활성화 추진단(T/F팀)을 구성하여 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 사이버가정학습 학습관리시스템) 성능강화 작업, 자발적 참여 유도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 사용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등을 함께 추진했다. 가. 찾아가는 홍보, 감동하는 홍보 •흥미 있게 제작된 다양한 학습 콘텐츠와 16만 평가문항, 사이버교사의 1대 1 학습지도가 가능한 사이버가정학습은 상대적으로 교육기회가 적은 농․산촌 학생들에게 획기적인 학습 기회가 되었으나, 많은 학생들이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어 우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사이버가정학습을 알리기로 했다. •5분짜리 홍보동영상을 제작, 충북사이버가정학습 홈페이지 및 우암골메신저를 통해 배포하여 짧은 시간에 사이버가정학습에 대해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리플릿을 제작하여 도내 초․중․고 전체 학생에게 배포하였고, 각 급 학교를 통해 사이버가정학습 홍보 및 가정에서의 활용 방법에 대한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권역별로 찾아가는 연수, 장학지원요원 연수, CEO 연수 등 각종 교육 정보화 관련 연수를 이용한 홍보를 실시하였으며, 사이버가정학습 저변 확대를 위한 상설 홍보관 설치 운영, 충북 S/W전람회를 통한 홍보, 언론매체를 이용한 사이버가정학습 홍보를 실시해 두터운 사용자를 확보했다. •또한 ‘전 교원 전 학생 아이디 갖기’ 운동을 전개한 결과 사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 5월에는 접속자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나. 모니터링시스템 '우암골메신저' 탄생 학생들의 이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이버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사이버교사들의 효율적인 학습 관리를 지원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했다. ‘우암골메신저’로 이름 붙여진 사이버가정학습 프로그램은 사이버교사의 학습관리 지원과 학생등록, 대상자 선발, 학습 및 운영 관리, 공지사항 전달, 추진상황 점검, 각종 통계, 자료추출, 결과의 분석, 우수자 선발 등 사이버가정학습 운영 전반에 걸쳐 큰 성과를 거두었다.(개발자 : 충북교육과학연구원 연구사 김주영) 다. 해결의 열쇠는 바로 당신의 열정! 사이버가정학습의 활성화를 위해 T/F팀은 매주 화요일 밤에 정기적으로 모여 추진 현황을 분석하고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그 방안으로 우선 일선 교사들의 깊은 이해와 공감을 얻기 위해 CEO연수, 교장회의, 연구부장 연수, 정보부장 등을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사이버가정학습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또한 권역별로 찾아다니며 연수를 실시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다양한 홍보를 실시한 결과 큰 호응과 함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특히‘전교사 및 전학생의 아이디 갖기 운동’과 자율학급 개설 방법에 관한 연수는 눈에 띄는 효과를 가져왔다. 무르익은 열매를 바라보며 가. 사이버가정학습 운영 성과 2007년의 가시적 성과는 월별 접속자 수에서 잘 나타난다. 2006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이수율과 만족도도 향상됐다. 개설된 학급도 3배 이상 늘어난 결과를 보였다. 나. 사교육비 절감 효과 2007년 실시한 충북사이버가정학습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사이버가정학습 활용 후의 과외 지속여부를 묻는 질문에 학원을 그만 둔 학생의 비율이 12.1%인 점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1년에 약 54억6천만원(※산출근거 : 5만 120명(사이버 학생수)×12.1%(학원을 그만 둔 비율)×7만5000원(평균 학원 수강료)×12월 = 54억5806만원)으로 사이버가정학습이 사교육비 경감 및 교육격차 해소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결론지을 수 있다. 다. 전국 최고 수준 달성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공한 국정감사 제출자료(2007. 9. 20)에 의하면 충북사이버가정학습은 이수율, 로그인수, 방문자 수, 일일평균 접속자 수 등에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초․중․고 학생수가 774만 4785명인데 비해 충북의 학생수가 24만 1400명(2007. 4. 1 현재)인 점을 고려할 때 전국 학생수의 3.12%를 차지하는 본 도의 교육여건을 감안하면 모든 부문에서 전국의 1, 2위를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라. 관련 대회 성과 전국사이버가정학습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충북 학생들이 전국 1, 2, 3위를 차지하여 학생들의 사이버가정학습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매우 높음을 입증했다. 또 제1회 교육정보화연구대회에서 충북사이버교사들의 사이버가정학습 운영 보고서 출품 및 수상자수가 전국에서 제일 높은 비율을 보였다. 교육격차 Zero를 기대하며 앞으로 사이버가정학습을 통해 교육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사이버학급은 유익한 학습정보와 함께 교사와의 진로 상담, 친구와의 협동학습 등 학생 성장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사이버가정학습 참여를 통한 학력신장과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함양은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켜, 가정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교사들은 사이버가정학습에 탑재된 양질의 콘텐츠와 문제은행 등의 활용을 통하여, 교실수업 전략의 다양성이 한층 넓어질 것이며, 이는 결국 교실수업의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자율학급의 폭발적 증가로 인하여, 학생들의 학습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사이버가정학습을 이끌어 가기 위한 전문적인 자질을 함양하기 위하여 자발적인 연구 동아리가 조직되고, 이것은 교육전문가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저소득층과 농산촌의 요구를 끊임없이 수용하여, 2008년에는 LMS 성능 강화 및 에듀테인먼트 강화, 마일리지 정책의 정비, 초등학교 저학년의 콘텐츠 개발 등을 적극 추진할 에정이다. 사이버가정학습을 통한 교육격차 Zero의 ‘에듀토피아’를 꿈꾸어 본다.
우선적으로 농촌지역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블렌디드-러닝을 활용한 농촌 지역 학생들의 수학 학습력 높이기’ 연구를 시작했다. 블렌디드-러닝(Blended- Learning)은 학습자들의 학습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학습방법으로 전통적인 면대면 방식과 e-러닝의 전달방식을 결합, 최대의 학습효과를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거기에는 물론 사이버가정학습이 활용됐다. 사이버가정학습의 수학과 학습콘텐츠는 충청남도사이버가정학습에 탑재 되어 있는 자료로 한정 운영했고,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수학과 8개 단원 중 학습 콘텐츠가 탑재되어 있는 50차시 분을 중심으로 운영했다. 효율적 학습위한 여건 조성 필자가 있는 학교가 전형적인 농촌의 면지역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도시 지역에 비해 공부를 봐 주시는 부모님이 매우 적었다. 이는 자기 주도적 학습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부분이었다. 학생들 또한 컴퓨터를 활용한 학습 기회 제공이 적기 때문에 온라인 학습에 대한 기회 제공으로 기초ㆍ기본학력 신장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우선 충남사이버가정학습에 학급을 개설해 학생들을 가입시켰다. 개설한 사이버학급에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하고, 기본적인 사이버가정학습 학습 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그 다음엔 수학과 교과로 개설한 사이버학급에 로그인해 들어가, 각 교과의 차시별로 탑재된 학습 내용을 학습하도록 했다. 미리 한 단원씩을 올려놓아, 예습을 원하는 학생들은 예습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미진한 부분은 스스로 찾아 할 수 있도록 학습 내용을 제시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온라인의 경우 스스로 매일 공부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학생들로 하여금 매달 초에 학습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한 달 공부할 내용을 적고 확인란을 두어서 스스로 공부하는 계획을 작성하고 자신의 학습 진도를 확인하도록 했다. 사이버가정학습을 이용, 학습하는 방법도 익히고, 인터넷 사이트 가입 방법도 가르쳤다. 또한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한글 사용법과 문서 다운로드 및 업로드 방법과 그림판 사용법을 가르쳤다. 수학에 대한 흥미 늘리기 공부를 위해서는 일단 흥미 유발이 중요했기에 ‘수학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읽기’부터 시작했다. ‘수학이 좋아지는 이야기’ 게시판을 만들어 수학사, 수학자 및 현실과 관련된 수학 이야기를 올리고 읽어봄으로써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또 ‘칠교놀이’를 통한 창의력 키우기도 시도했다. 매주 1회씩 재량 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지도했는데 사이버가정학습에도 게시판을 만들어 자료를 올려두고 관심 있는 학생들이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미리 집에서 프린트해서 연습해 오는 학생들도 있었다. 수업시작 후 5분 정도, 간단한 수학 놀이로 수업을 시작했다. 놀이수학 후, 수학에 대한 흥미도와 관심이 부쩍 늘었다. 설사 수업 내용이 재미없다 하다라고 놀이로 수학을 시작했기 때문에 기다려지는 수학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단원을 마무리할 때도 간단한 놀이학습으로 진행하여 놀이를 하는 동안 학생 스스로 정리를 하도록 했다. 본격적인 학습능력 높이기 가. ‘수학왕 되기 프로젝트’ 사이버가정학습과 관련한 공부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학습 횟수를 적고, 평가 시 목표 점수를 정했다. 목표 세우기 활동을 통해 성취 의욕이 높아지고, 그 목표를 달성함으로 인해 자신감도 높아지고 성적도 올라가는 것을 보고는 더욱더 열심히 학업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나. ‘매일 풀어보는 수학문제’ 매일 모든 단원의 기본 문제를 게시판에 탑재해 집에서 풀어오면 학교에서 다시 채점한 후 고쳐 풀도록 했다. 이렇게 기본 학습 문제를 매일 풀어보게 되자 학습력이 향상됐고 교사의 개별 피드백을 통해 학습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다. 자신감 올리기 진단 평가에 비해 중간 평가와 기말고사의 성적이 차츰차츰 향상되자 학생들의 자신감이 올라가 즐거운 학교 생활이 이루어졌다. 라. ‘칭찬하기와 관심갖기’ 사이버가정학습의 여러 게시판을 각 반별로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 놓아 친구를 칭찬하고 부모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칭찬하기를 시작한 후부터, 반 학생들 사이가 부드러워졌다. 칭찬을 받고 나니 그 칭찬받은 행동을 다시 또 하게 되고, 칭찬으로 인해 행동에 자신감도 생기고 자신을 소중히 하는 모습도 보였다. 밝은 미래를 엿보다 3월부터 8월까지 이어진 수업 연구를 통해 사이버가정학습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첫째, 사이버학급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사이버가정학습의 학습 방법을 습득하고, 이의 학습을 통해 교과 보충 및 심화학습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다양한 기준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니 학습이 훨씬 치밀해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기본 학습 요소를 지도할 수 있어서 학생들도 흥미로워했고 재미있어했다. 둘째, ‘사이버가정학습의 학습하기’로 오프라인 형태의 교실수업에서 부족한 활동들을 보완해 주었다. 동시에 면대면 교실수업이 갖고 있는 교육의 유용성과 자율학습 방식을 함께 활용함으로써 학습효과를 극대화를 가져왔다. 셋째, 매일 일정한 양의 학습 분량이 있기 때문에 모아서 공부를 한다거나 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매일 공부하는 습관이 생겼다. 학습 계획표를 짜게 되니 더더욱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자기주도적 학습 방법을 몸에 습득하게 되었고 생활화하게 되어 다른 과목에도 전이되고 있었다. 넷째, 기본적인 ICT 활용 능력이 갖추어지게 되었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하고 원하는 자료를 찾고. 자료를 다운 받아 편집하여 문서로 작성하여 업로드할 수 있게 됐다. 블랜디드 러닝을 활용한 수학에 대한 흥미 늘리기와 관련해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 먼저 수학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수학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특히 수학에 자신 없어 하던 학생들이 더욱 더 수학에 흥미를 갖게 됐다. 칠교놀이를 통해서는 일곱 조각으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보며 응용력을 기를 수 있게 됐다. 모양을 빨리 파악하고, 이리 저리 맞춰보면서 창의력은 물론 집중력도 길러졌다. 간단한 놀이를 시작하는 수학 시간은 모두에게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다. 길지 않게 채 5분이 안 되는 놀이로 수학을 시작했다. 놀이를 하면서 수학적 감각을 기를 수 있었고, 도전 의식과 성취감도 맛볼 수 있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수학을 시작하니 당연히 수학이 좋아졌다. 일반적으로 하게 되는 단원 평가를 놀이를 활용해 시행한 결과 학생들이 훨씬 덜 부담스럽게 생각했다. 수확과 남은 과제들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향상 또한 커다란 수확이었다. 자신의 학습 실력을 판단하고, 성취 목표를 세워 공부하고 반성하는, 즉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 짧은 기간으로 나누어 공부하는 계획을 세우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진취적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결과 3월초 진단 평가에 비해 중간평가와 기말 평가의 점수가 올라갔다. 여러 번의 평가를 통해 확인했듯이 성적이 향상된 것이다. 특히 사이버가정학습으로 수업을 받은 과목은 다른 과목에 비해 그 성적 향상률이 두드러졌다. 사이버가정학습으로 공부를 시작한 과목의 점수가 올라가니 자신감이 향상됐고 이것이 다른 과목에까지 전이되어 성적이 쑥쑥 향상됐다.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긍정적인 요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학생별 개인차나 제반 여건에도 많은 신경을 필요로 했다. 게임만 하는 학생들은 학습 자체를 부담스러워해 개별 상담이 필요했다. 또 가정의 컴퓨터 사양 및 인터넷 연결 유무에 따른 학생 사이의 괴리감이 증가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보실을 활용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여건 조성도 필요했다. 사이버공간이 아니라면 감히 생각해 볼 수 없는 수업형태를 시도한 것은 큰 보람이었다. 학교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적 기반만 꾸준히 제공된다면 사이버학습을 통해 농촌이라는 현실의 벽도 교육에서는 아무 문제될 게 없는 그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지대, 벌건 흙먼지 날리는 황량한 산길에 칠판을 멘 남자들이 나타난다. “구구단을 배우세요, 이름 쓰는 것도 가르쳐 드려요. 돈 대신 먹을 것 주셔도 돼요.” 하지만, 아무리 목청을 높여 봐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 한 무리의 남자들은 커다란 칠판을 등에 지고 학생들을 찾아 이란과 이라크 국경지대를 헤매는 교사들이다. 마을과 마을을 떠돌며 방랑하는 이들 무리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오직 흔들리는 카메라뿐이다. 그들이 가진 모든 것, 칠판 다큐멘터리처럼 시작한 영화 칠판은 이윽고 선생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리부아르(바흐만 고바디)와 사이드(사이드 모하마디), 두 남자의 여정을 따라간다. 산 위쪽으로 방향을 정한 리부아르는 이란과 이라크를 넘나들며 불법으로 밀수품과 장물을 운반하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만난다. 갈 길 바쁜 아이들을 막아서서 글을 가르쳐 주겠다고 말하지만, 그들에게 리부아르는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 “글을 배우면 책도 읽을 수 있고, 신문도 읽을 수 있다”며 설득하는 리부아르. 하지만 아이들은 하루하루 밥벌이가 중요할 뿐, 글쓰기도 읽기도 구구단도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리부아르는 끈질기게 아이들을 쫓아다니지만,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비키세요. 우리는 빨리 이걸 날라야 한단 말이에요. 시간이 없어요.” 사이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마을 쪽으로 내려간 그는 고향 이라크로 돌아가려는 쿠르드족 노인들의 행렬을 만나지만, 생존의 문제가 더 시급한 노인들에게 사이드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한평생 글을 모르고 살아온 이들에겐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글을 배울 이유도, 욕심도 없는 것이다. 결국 사이드는 고향까지 안내해주기로 하고 이들 일행에 합류한다. 리부아르와 사이드가 힘겹게 지고 가는 커다란 ‘칠판’은 그들에게는 생계수단이자 선생으로서의 사명감을 일깨워주는 도구이지만,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아이들과 식량도 없이 고향 이라크로 넘어가려는 쿠르드족 노인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반 토막이 난 채 다친 아이의 발을 지탱할 부목이 되거나 국경수비대의 총알을 막을 방패로 쓰일 때가 더 유용하다. 진심, 소통의 문을 열다 영화는 어떻게든 한자라도 가르치려는 선생과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한데 글 배울 시간이 어디 있냐고 버티는 주민들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는 팍팍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소박하고 따뜻한 유머를 잃지 않는다. 남루한 행색의 교사들이 커다란 칠판을 등에 메고 다니는 것도 우스꽝스러운 풍경이지만 그 칠판이 방패와 들것, 피란길에서 차린 신방을 가리는 대문, 결혼 예물과 이혼 위자료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고 있자면, 안타까운 한 편 절로 웃음이 나오게 된다. 노인들의 안내원을 자처한 사이드 역시 의도치 않은 상황에 휘말리면서 훈훈한 순간들을 선사한다. 호두 40알을 받고 자신의 칠판을 병든 노인의 들것 대용으로 빌려줬던 사이드는, 아예 칠판을 지참금으로 내주고 그의 딸과 결혼하게 된다. 사람 좋은 사이드, 노인의 간청으로 아이 딸린 과부와 엉겁결에 결혼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부인에게 글과 구구단을 열심히 가르친다. 하지만 새 신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내 마음은 기차와 같아요. 역마다 사람들이 탔다가 내리죠. 내리지 않는 건 이 아이뿐”이라며 사이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들의 교육의지가 쉽게 꺾이는 것은 아니다. 가르침을 거부하는 이들을 원망하지 않고 그들의 삶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한다. 글을 배우기는커녕 그를 경계하며 미워하기까지 하는 아이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리부아르. 드디어 그와 이름이 같은 한 명의 아이가 글쓰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의 못말리는 열정도 월경을 막으려는 국경수비대의 총격이 시작되면서 고비를 맞게 된다. 게다가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가르침이 목적인 사이드와 고향에 남고자 하는 아내 사이의 근본적 차이가 수면 위로 부상한다. 팍팍한 현실에서 발견한 희망의 씨앗 영화 칠판은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지대 근처에서 몸 하나 의지할 곳 없이 떠도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묵묵히 관찰한다. 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는 교육이나 전쟁에 대해 거창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대신 국경 마을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주민들의 일상을 꾸밈없이 카메라에 담아내면서 나지막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삶을 연명하기에도 벅찬 곳에서 글자읽기나 셈하기, 자신의 이름을 쓰기는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다. 칠판은 제 본래의 용도가 아닌 엉뚱한 용도로 쓰이게 된다. 선생 리부아르에게 글자를 배우던 단 한 명의 소년 리부아르는 겨우 자신의 이름을 쓰게 된 순간, 총에 맞아 죽고 만다.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전쟁의 그늘 속에서 신음하는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절망적인 현실이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감독은 자신이 가진 것(칠판)으로 이웃과 소통하려던 가난한 교사들을 담담히 따라가며, 그들을 통해 척박한 삶에서 작은 희망의 씨앗을 길어 올린다. 영화의 마지막, 폐허가 된 고향이 보이는 국경지대에 도착한 사이드의 아내는 국경을 넘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이혼위자료로 칠판을 걸머진 아내가 국경너머로 사라질 때 그 칠판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글이 쓰여 있다. 양떼들 사이로 숨어서 밀수품을 나르는 아이들과, 남편의 마지막 선물-사랑한다는 말조차 읽을 수 없는 한 여인의 이야기에 마음 밑바닥까지 먹먹해진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하지만 분필도 없는 궁핍한 선생과 그보다 더 헐벗은 제자들의 일상엔 진한 감동 한 자락이 숨어 있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면서도 삶은 계속된다. 생의 의지, 그 속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친절과 희생, 관심과 진심이 가져다주는 순간들에서 감독은 한줄기 빛을 발견한다.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으려는 아이들. 공습을 피해 빠져나왔던 고향으로 어떻게든 되돌아가고자 하는 노인들. 그리고 그들의 험난한 여정에 기꺼이 동참하며 그들에게 글을 가르쳐주고자 애쓴 교사들. 이 순박하고 선한 인물들의 모습은 투박한 화면 속에서도 감동을 선사하며 관객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띠게 한다. 실제로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중 감독이자 배우인 바흐만 고바디와 한 명의 여자배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전문연기자들이다. 리부아르가 만난 아이들은 영화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목숨을 걸고 밀수품을 운반하며 살아가고 있다. 감독은 국경지대의 거주민들을 직접 캐스팅했고 지뢰가 많은 지대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히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란 태생의 젊은 여성 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의 두 번째 장편인 칠판은, 비극적인 현실의 한가운데로 주저없이 걸어 들어가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시종일관 온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지구촌의 관심사에서 멀어졌던 쿠르드족 문제를 부각시키며, 주변 국가들의 이기주의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거칠지만 다부지게,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놀랍게도 영화 칠판을 만들 당시 갓 스무 살이었던 사미라 마흐말바프의 용기와 투지에 칸영화제(2000년)는 심사위원 대상이라는 격려로 화답했다. 원제: Takhte Siah(Blackboard). 이란. 2000. 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Samira Makhmalbaf) 관람정보: 전체 관람가. 85분. 국내개봉 2003.
공자와 논어의 오해와 편견에 도전하는 책, 논어는 진보다 고백하건대, 단 한 번도 처음부터 끝까지 논어를 읽었다거나 가슴 속에 새겨놓았다거나 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타인에게 읊어줄만한 구절을 외운다거나 오류없이 써내려갈 수도 없겠지요. 굳이 변명을 하자면, 고리타분한 유교의 시조인 공자가 그리 흥미를 끌지도, 식자들이 흔히 한 번씩 인용하는 논어의 가르침이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았습니다. 한자들의 향연에 주눅 든 탓도 한몫 했겠지요. 그런데 이 사람, 도발적인 발언으로 등을 잡아챕니다.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공자라니요? 점잖게 우리를 타이르던 그동안의 논어가, 2500년간 이어진 텍스트의 해석에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슬며시 여성과 노동을 낮은 자리에 두었던 공자, 충효의 속박에서 우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던 그가 사실 잘못 이해된 것이라니요. 슬슬 흥미가 끓어오르는군요. 저자는 반쪽짜리가 되어버린 논어번역의 가장 문제점은 논어를 철학서가 아닌 잠언집으로 만들어 버린 점이라고 꼬집습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해석이 되어버렸다는 것이지요. 사실 역사적 배경과 무관한 텍스트란 존재하지 않으며 논어도 그 텍스트이기는 마찬가지겠지요. 저자는 이민족에 대한 차별이라는 중화사상에서 한 발도 떨어지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 ‘팔일’편 5장이나 부모에 대한 무조건 복종으로 읽혀져 버린 ‘위정’편 5장, 여자와 하층민을 천시한 것으로 오해된 ‘양화’편 25장 등을 다시 해석해 보여줍니다. “공자는 이민족을 멸시하기는커녕 덕치의 위력은 오랑캐의 나라에서도 문명국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자는 어기지 말아야 할 것이 ‘부모의 뜻’이 아니라 ‘부모에 대한 예’라고 말하고 있다.” “여자와 하층민이 모자라 가르치기 힘들다는 것이 아니라 생존에 허덕이며 문화적 세례를 받지 못한 이들의 힘든 현실적 상황을 토로한 것이다.” 공자를 처세술의 귀재로 바꿔버린 최근의 오역들도 비판합니다. 공자의 제자인 子張의 물음에 “많이 보아 위태로운 것은 제쳐놓고 나머지를 신중히 행하면 후회가 적을 것이다.”라는 공자의 답은 자칫 안전하게 벼슬하는 방법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제자들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한 공자의 의도를 이해하지 않고 벌어지는 오역임 셈이다. 이밖에도 공자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는 것, 권위적이지 않았다는 것, 공자가 말하는 예는 윗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국가주의자가 아니라는 것, 가족주의를 설파하지 않았다는 것 등을 들어 이런 편견들이 공자 사상의 ‘깊이’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교언영색(巧言令色),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학즉불고(學則不固), 온고이지신(溫古而知新) 등 우리에게 익숙한 글귀들의 새로운 해석도 만날 수 있습니다. 당대의 상황과 한자의 섬세한 뉘앙스 차이를 듣고 보니 공자의 사상이 또 다르게 다가오는군요. 저자는 “종이를 둘둘 말아 10년을 두었다가 평평하게 펼쳐 놓으려면 다시 뒤집어 말았다가 펴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려 말합니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한쪽으로 둘둘 말려있던 논어라는 텍스트를 반대편으로 뒤집어 말음으로써 이런 오해를 바로 잡고 싶었다.” 이 책이 텍스트를 제대로 뒤집어 2500년 전 공자의 생각이 제대로 펴졌는지는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잠언을 넘어 철학을 원하는 독자의 몫이겠지요. 아, 논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한문상식, 공자 연표, 주요 제자 일람, 공자시대 주요국 세계 등 풍성한 부록은 덤이라고 하네요. 박민영 지음. 포럼. 1만9500원.
음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 ◇잡식동물의 딜레마=인간과 같은 잡식동물은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음식과 관련된 모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로 인해 매번 먹을 것을 발견할 때마다 이것을 먹어도 될 것인가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잡식동물의 딜레마’이다. 잡식동물의 딜레마는 단순히 오늘날 식품산업의 불투명성과 비도덕성을 고발한다거나, 독자들에게 무엇을 먹어야 한다고 강요하려고 드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와 세계의 교류방식이며, 우리 존재를 규정한다는 커다란 전제 하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먹는 음식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를 원한다. 마이클폴란 지음. 다른세상. 아빠들이여 글씨기에 참여하라 ◇아빠가 하면 더 좋은 우리 아이 책읽기와 글쓰기=아빠들이 자녀의 책 읽기와 글쓰기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지침서. 문화 일보에 아빠 눈으로 고른 책 칼럼을 연재해온 아동 출판 담당 기자인 저자가 책 정보를 얻는 경로와 좋은책을 판별하는 방법, 연령별 특성에 맞는 책 고르기까지, 책 안 읽는 아빠도 자녀의 책 읽기를 이끌어 줄 수 있도록 친절하게 돕는다. 장재선. 대교베텔스만.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상식 ◇280가지 생각사전=아이들은 세상에 모든 것들에 대해 의문을 갖고 접근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현명하고 지혜로운 대답을 해주기란 쉽지 않은 일. 280가지 생각사전은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교양서로, 총 280가지의 질문과 답변이 소개되어 있다. 크게 인간, 가족, 감정과 정서, 학교, 사회, 환경으로 분류하고, 그 분류 안에 어린이들이 궁금해할만한 상식들을 담았다. 라루스 백과사전. 청림아이. 교실에서 활용할 구체적 미술방법론 ◇삶을 위한 미술교육=통합적 미술교육의 실제 수업안과 그에 관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책. 순수미술, 시각문화, 현대 테크놀로지, 창의적인 자기표현 등 우리의 실생활에 관련된 이슈들을 광범위하게 다루며, 실제적 미술교수에 관한 이론적 측면과 교실에서 활용할 구체적인 방법을 동시에 제공한다. 톰 앤더슨ㆍ멜로디 밀브란트. 예경 아이들과의 교감이 담긴 일기 ◇교단일기 : 아이들이 스승이다=한국의 교육 현장에서 담임으로서, 상담자로서, 교사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학생들에게 다가가고자 한 저자의 '교단 일기'. 아이들의 성격과 적성을 살피고,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들과 교감하고, 더 나아가 아이들이 스승이라는 소박한 답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손선희. 월간싱클레어 교과서에 갇힌 詩를 놓아주자 ◇국어 선생님과 함께 읽는 현대시=고등학생들이 자주 만나게 되는 현대시 142편을 골라 해설을 덧붙였다. 원본 시집을 토대로 시 원문을 그대로 살려 수록했다. 시를 주로 연과 행, 단어의 의미를 암기하는 등으로 학습하는 요즘의 학생들에게 시 안에 담긴 시인의 마음에 눈을 맞춰 그 안에 담긴 풍경을 떠올려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이와 더불어 시인의 생애나 시에 관련된 일화, 회고담 등을 덧붙여 시인의 삶과 창작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김권섭. 산소리
강원도 영월하면 첩첩산중 산골이 생각난다. 오죽하면 수양대군이 어린 단종을 강원도 영월 땅으로 유배를 보냈을까. 굽이굽이 사행천이 흐르는 동강과 서강의 물줄기에 막혀 섬이 되어버린 청령포, 그 안에 단종을 가두었던 것이다. 단종의 애절한 삶 때문에 영월로 넘어가는 고개의 이름은 소나기재이다. 구름도 고개를 넘다가 소나기 눈물을 흘리니 영월하면 떠오르는 것이 충절의 고장이요, 역사의 고장이란 수식어다. 하지만 이번 호에서 돌아볼 영월은 그 수식어가 다르다. 바로 ‘박물관의 고을, 영월’이다. 영월 곳곳에 크고 작은 이색테마 박물관이 자리하니 조선민화박물관, 동강사진박물관, 영월책박물관, 곤충박물관처럼 박물관을 명칭으로 사용하는 곳이 네 곳이며 단종의 능인 장릉 안에 자리한 단종역사관, 김삿갓 계곡에 자리한 난고 김삿갓문학관뿐 아니라 봉래산 정상의 별마로천문대, 국제현대미술관, 묵산미술관 등 박물관에 준하는 볼거리가 곳곳에 산재한다. 대한민국에서 인구대비 박물관 보유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 영월이라 하니 이 정도면 ‘박물관 고을’이란 수식어를 달아줄만 하지 않은가. 박물관 계곡, 김삿갓 계곡 그럼 먼저 와석계곡으로 가보자. 삿갓 하나 눌러쓰고 평생을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 방랑시인 김삿갓! 경치 좋은 곳에 앉아 시 한 수 읊고 탁주 한 사발 마시던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가 생전에 ‘진정한 무릉계’라고 칭한 곳이 있으니 바로 영월의 와석계곡이다. 이곳의 또 다른 이름이 김삿갓 계곡이니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잠시 궁금해진다. 김삿갓(김병연)은 순조7년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에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 선천부사겸 방어사였던 그의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 군에게 항복해 처형당하고 집안이 풍비박산 되어 영월 삼옥리(三玉里)에 숨어든다. 20세에 영월 동헌에서 열린 백일장에 나가 김익순을 신랄하게 탄핵하는 글을 지어 장원을 차지하나 자초지종을 들은 후 조상과 푸른 하늘을 똑바로 볼 수 없다며 삿갓 쓰고 죽장 짚고 정처 없이 떠돌다 전남 화순군에서 객사한 후 그의 아들이 찾아내 이곳 와석리 계곡에 묻었다. 그가 어릴 적 숨어살던 삼옥리가 지척이요, 생전에 무릉계라 칭하던 계곡이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고 지며, 돌돌돌 계곡물 소리 청아한 산비탈에 소탈한 봉분과 다듬지 않은 자연석을 그대로 사용한 비석과 상석이 김삿갓의 생과 잘 어울린다. 계곡을 굽어보다 눈길이 닿는 곳에 그의 재기 넘치는 싯구과 기이한 행적을 모아놓은 난고 김삿갓 문학관이 자리하니 주인과 똑같이 삿갓을 쓰고 있다. 철따라 한시(漢詩)대회와 백일장이 열린다. 김삿갓의 기운(氣運)이 서린 때문인지 계곡을 찾는 시인묵객(詩人墨客)들의 걸음이 잦은 탓인지 이 계곡은 은근히 사람을 끈다. 계곡 초입 묵산 미술관 또한 실제 자연인지 그림 속 풍경인지 분간되지 않는 전통 한국화로 발길을 잡고 계곡 언덕배기에는 조선민화박물관이 독특한 매력으로 반긴다. 호랑이, 까치가 친구? 조선민화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조선시대의 민화를 모아 전시한 곳이다. 영월시내에서도 떨어진 와석 계곡의 끝자락에 자리한 박물관이니 그저 이런저런 전시품 조금 모아놓고 박물관의 이름이나 달지 않았을까 싶은 의심이 든다. 하지만 선입견은 금물. 튼실하게 제대로 지은 목조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제법 많은 양의 전시품이 기다린다. 더욱 놀라운 것은 큐레이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산골구석에서 한 사람이 와도 설명을 해주는 큐레이터는 감동이다. 사실 박물관이나 전시관을 돌아볼 때 설명을 듣는 것과 듣지 못한 것과의 감동은 많이 다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제대로 된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을 돌아보자.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작호도(鵲虎圖)이다. ‘작호도’는 ‘까치와 호랑이의 그림’으로 소나무 아래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호랑이가 있고 그 옆 소나무 가지 위에는 까치 한 쌍이 앉아있다. 까치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거나 반가운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새로 까치가 전해주는 기쁜 소식을 듣고 희죽이 웃는 모습의 호랑이는 신년보희(新年報喜)의 염원을 담은 그림이다. 잡기를 막아주는 호랑이와 좋은 소식을 전하는 까치를 가까이 두고 한 해 동안 좋은 소식만 많이 들으라는 새해 인사 선물로 인기 있던 그림이다. 그 옆에는 구름을 타고 가는 현란한 색채의 용 그림이 있으니 이는 운룡도(雲龍圖)이고 신라 선덕여왕의 영민함을 보여주던 모란도(牡丹圖), 어해도(魚蟹圖·물고기와 게 그림)가 있다. 충효예 등 유교덕목에 해당하는 글자를 그림으로 표현한 문자도(文字圖), 서책이 쌓인 방의 풍경을 그린 문방사우도(文房四友圖) 일명 책가도 등 약 320점의 소장민화 중 전시된 150여점의 민화가 갖가지 이야기를 전해준다. ‘구운몽도(九雲夢圖)’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을 그린 그림으로 채색을 하면서 여인들의 가체에 금가루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왕의 하사품으로 추정된다. 일제 때 해외로 유출됐던 것을 미국 소더비 경매에서 오석환 관장이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민화를 직접 그려보는 체험 코스는 조선민화박물관의 하이라이트다. 폐교의 변신은 무죄, 영월 책박물관 곤충박물관 김삿갓 계곡에서 조선민화박물관, 묵산미술관, 난고 김삿갓문학관, 시비공원을 둘러보고 나서 59번 국도를 타고 영월시내 쪽으로 향해본다. 이 길에서 또 다시 두개의 이색 박물관을 만난다. 영월 책박물관과 곤충박물관이다. 1999년 4월 서지학자 박대헌 씨가 문을 연 영월 책박물관은 신천초등학교 여촌 분교를 빌려 박물관을 삼았다.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설 박물관이라 도시 사람의 눈으로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지만 철수와 영이가 등장하는 어린 날의 교과서를 비롯해 개화기 신식 인쇄술이 도입된 1883년부터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까지 변천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한성순보 제36호 등 오래된 신문들이 있고 단기 4296년 계묘년에 경향신문이 배포한 1장짜리 달력을 비롯해 천재시인 이상이 서울 종로에서 '낙랑' 카페를 운영하던 시절 뿌린 광고전단, ‘남는 쌀을 팔읍시다’라는 미군정청 시절 포스터도 눈에 들어온다. 전시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월 출신인 송광용 씨의 만화 일기다. 1934년 영월에서 태어난 송광용 씨는 만화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중학 1년 시절인 1952년 5월부터 1992년 2월까지 군대시절을 포함한 4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만화 일기를 썼다. 만화가를 꿈꾸던 한 사람의 생을 엿볼 수 있다. 그 중 101권이 영월책박물관에 소장되어 그 일부를 볼 수 있다. 문포초등학교를 개조한 곤충박물관은 4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졌으며 도시에서 보기 힘든 나비, 잠자리, 딱정벌레 등 1만여 종 3만여 점의 곤충을 전시하고 있다. 소박한 모양의 ‘시골처녀나비’와 세련된 날개를 뽐내는 ‘도시처녀나비’, 한 번 날면 정신없이 떼를 지어 팔락거린다고 해서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등 재미있는 나비는 눈길을 끈다. 이곳에 전시되어있는 표본은 모두 관장 이대암 씨가 30년 동안 직접 표본한 것들이다. 영월 시내에 들어서면 영월군청의 이정표가 가장 많이 보인다. 이 이정표를 따라가면 또 하나의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영월군청 바로 옆에 자리한 동강사진박물관이다. 사진과 카메라가 주인공, 동강사진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사진 박물관으로 지난 2005년 7월에 개관했다. 이름 때문에 동강을 촬영한 사진이 주로 전시되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보다는 진솔한 삶의 모습과 다큐멘터리적 사진, 동강사진축전 수상 작품 등을 주로 전시한다. 사진의 역사를 연표로 정리해 놓았으며, 기증받은 300여 점 클래식 사진기가 볼만하다. 2층에는 사진기의 셔터, 조리개, 렌즈의 기능을 체험을 통해 알 수 있는 체험실이 있고 안경을 쓰고 입체 사진을 보며, 영월의 자생식물을 슬라이드 상태로 감상한다. 또한 ‘영월을 배경으로 찰칵’ 코너에서는 블루 스크린 앞에서 원하는 영월 풍경을 배경으로 넣는 합성사진을 찍어 볼 수 있다. 동강사진박물관을 보고 나오면 바로 앞거리는 ‘라디오 스타’의 촬영지다. 청록다방, 세탁소, 철물점, 명동 화원이 모두 50m 안에 몰려 있고 KBS 영월 지국은 지척이다. 사진박물관에서 본 오래된 사진기처럼 휘황찬란한 TV의 영상보다 지지직거리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지나간 옛 노래가 더 잘 어울리는 영월거리다. 반짝이는 별이 친구, 영월 별마로천문대 역시 ‘라디오 스타’의 촬영지였던 별마로천문대는 해발 799.8m의 봉래산 정상에 자리한다. ‘별’과 정상을 뜻하는 ‘마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의미다. 2001년에 개관한 별마로천문대는 천체투영실과 시청각교재실,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을 갖추고 있다. 관측실에는 국내 최대규모인 직경 80㎝ 주망원경과 보조망원경 10대 등 총 11대의 천체관측망원경이 설치되어 낮에는 태양의 흑점을, 저녁에는 다양한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다. 연간 관측일수 190일로 국내 최고 관측여건을 갖추고 있다. 동강과 서강이 영월 도심에서 만나 남한강으로 흘러가는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체투영실에서 가상 별자리 여행을 통해 사전 공부를 한 후 4층 관측실로 올라가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면서 토성, 오리온성운, 좀생이, 시리우스를 찾노라면 그 어느 순간보다 황홀해진다. 하루 5회 정도의 기본 프로그램이 있으며 예약은 필수. 따뜻한 겉옷을 준비하고 별관찰에 방해가 되는 아이들의 반짝이 신발이나 핸드폰 사용은 주의를 요한다. 천문대 주변을 천문공원으로 만들어 다양한 별자리 설명을 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그 외 12살 단종이 유배되었던 청령포와 장릉역사관에는 단종의 흔적이 있고 4억년의 신비를 간직한 고씨동굴이 볼만하며 한반도 지도를 닮은 선암마을과 거대한 기암괴석인 선돌이 장관이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불상 대신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진 법흥사를 방문해볼만하다. 양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와 더불어 3대 적멸보궁에 속하는 곳이며 오가는 길에 신선과 노니는 정자 요선정 등 풍광이 수려하다.|chorani7@chol.com 알·아·두·면·좋·아·요 ------------------------ 조선민화박물관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6시(동절기 5시), 관람료 어른 3000원, 중고생 2000원, 초등학생 1500원. 연중무휴 033-375-6100 www.minhwa.co.kr 영월책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동절기는 5시)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중고생 1500원, 어린이1000원. 연중무휴. 033-372-1713,1714 www.bookmuseum.co.kr 곤충박물관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는 5시).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 입장료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033-374-5888 www.insectarium.co.kr 동강사진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료는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1월1일은 휴관. 033-375-4554 www.dgphotomuseum.com 영월별마로천문대 천문대 이용시간은 오후 3시부터 오후 11시이고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 명절에는 휴관한다. 이용요금은 성인 5000원 청소년과 어린이 4000원이다. 주차는 무료. 문의 033-374-7460, www.yao.or.kr 난고 김삿갓문학관 033-375-7900, 묵산미술관 033-374-7249, 단종역사관 033-370-2619 먹을 것 : 영월군청 앞 청산회관(033-374-3030)에서 곤드레 나물밥을 먹어볼만하다. 취나물과 비슷한 모양의 곤드레 나물을 섞어 밥을 하는 것으로 양념장에 비벼 먹는데 맛이 너무 좋아 취할 정도여서 ‘곤드레’라는 이름이 붙었다. 법흥사 가는 길에 지나는 주천에서는 가난한 시절 물리게 먹어 ‘꼴두 보기 싫다고 해서’ 이름 붙은 신일식당(033-372-7743)의 꼴두국수가 별미다. 잠잘 곳 : 영월 청령포 옆에 자리한 청령포 모텔(033-374-4114)은 ‘라디오 스타’촬영지로 일박에 3만 원 선이고 주천에서 법흥으로 이어지는 서마니강변에 자리한 서마니관광농원(033-764-1139, www.sumani.co.kr)은 축구장. 수영장, 식당을 갖추고 있어 단체로 머물기 좋은 곳이다. 4~10명이 사용할 수 있는 객실 10여개가 있으며 숙박료는 6~10만 원 선이다. 영월 가는 길 : 영동고속국도를 타고 남원주 IC-치악휴게소-신림IC로 나와 38번국도 영월방면표지판 따라 가면 영월이다.
별다른 약속이 없는 토요일 저녁이면 TV를 켜고 습관적으로 MBC TV 무한도전을 시청한 지도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처음엔 자잘한 현실의 스트레스와 결별하여 유일하게 아무 이유 없이 넋 놓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 시청동기가 되었습니다만, 최근에 들어서는 끊임없이 무언가에 도전하는 그들의 시도, 그리고 도전을 위한 노력과 결실이 저를 6명 멤버와 함께 울고 웃게 하는 열혈 시청자로 만들어 놓았더군요. 수많은 도전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댄스스포츠’ 도전편은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였죠. 스텝하나 밟기도, 박자 맞추기도 힘들어하던 그들이 없는 시간을 쪼개어 연습에 연습을 더하고, 대회에 나가서 실력만큼 선보이지 못한 아쉬움에 눈물 흘리는 멤버들. 참 오랜만에 TV를 시청하면서 그들과 함께 울었던 아름다운 기억, 저 혼자만의 추억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데 저 말고도 이 댄스스포츠 도전편을 보고 눈물 흘렸던 한 선배는 아예 방송이 끝난 후 강남에 한 댄스스포츠학원에 등록해 3개월째 자신의 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평소 자기계발차원에서 새로운 취미활동 하나쯤 갖고 싶었다던 그녀는 단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자신이 참 많이 변한 것 같다고 얘길합니다. 매사에 소극적인 자신이 조금씩 적극적으로 변하게 된 걸 주변 사람들도 많이 놀라 한다는 군요. 먹고 살기도 힘든데? 현재에 안주해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시대적 흐름 때문인지, 업무 속에서도 자투리 시간을 아껴 취미를 즐기거나 공부하는 직장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출근 시간보다 1시간 빨리 일어나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해 몸매 관리와 건강을 위해 열중하거나 골프나 수영 등을 배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학학원에서 비즈니스 영어회화, 중국어, 일어 등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점심시간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외국어 공부를 하는가 하면, 일을 마치고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진행되는 요리 수업, 와인이나 커피 클래스에 참여하여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지요. 샐러리맨(salary man)과 스튜던트(student)의 합성어인 ‘샐러던트(saladent)’가 괜히 탄생했겠습니까? 자신이 일과는 다른 새로운 영역이나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는 샐러던트. 현실에 대한 불안감, 남들에게 뒤지지 말아야겠다는 의식 등도 샐러던트를 탄생시킨 배경이기도 할 테지만 무언가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는 인간의 학습욕구가 아름다워 보입니다. 실천하는 자가 열매를 얻는다 주말을 맞아 친구는 어머니와 함께 마트에 갔더랍니다. 친구 어머니는 대학을 졸업하던 1976년에 입사해 현재까지 한 직장에서 30년 넘게 일하고 있는 멋진 워킹우먼이기도 하시지요. 장을 보는 중에 어머니는 벨이 울려 핸드폰을 받더니 구석진 곳으로 가셔서 통화하는데 좀처럼 끊지를 않아 가까이 가서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영어로 통화를 하더랍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엄마가 영어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는 딸은 깜짝 놀라 자초지종을 물었는데, 회사에서 영어 때문에 임원승진에 번번이 탈락해 도저히 안 되겠기에 1:1 전화영어 신청을 했고 매일 안 되는 영어로 통화하며 몸부림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고백하셨답니다. 친구는 그 일로 충격을 받고, 손 놓았던 중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배움에는 나이도 성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자명한 사실인거죠. 밸런스 컨트롤 중요한 자기계발 ‘독하다’ 싶을 정도로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동료나 친구들을 볼 때면 참 부끄러워집니다. ‘나는 출근이 빠르니까’, ‘야근이 잦으니까’ 등의 핑계나 자기합리화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거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지 못하는 제가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자기계발도 본업에 충실한 다음, 일과 후 시간을 조절해가며 스텝을 밟아가는 게 중요하겠죠. 자기계발에 매여 또 하나의 스트레스를 만들진 마시고, 우선은 건강 먼저 챙기시고요. 새 학기면 우리 선생님들, 목감기에 기관지염으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3월입니다. 물론 해가 바뀌는 1월에 세운 신년계획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새순이 싹을 틔우려면 워밍업 하는 2달여의 시간이 필요한 법. 이미 시작한 일이 있다면 궤도에 올려놓으시고, 오늘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자기계발과제 하나씩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국어다운 표현을 찾아서 이제까지 두 번에 걸쳐 관형격조사 ‘의’ 이야기를 해왔다. 그리고 ‘의’를 생략해도 좋은지 잘 따져야 깔끔한 말과 글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과, ‘로의’, ‘로서의’, ‘에의’, ‘에서의’, ‘으로부터의’, ‘와의’ 같은 일본어투 조사를 그대로 옮기지 말고 적절히 손질하여 한국어다운 표현을 몸에 익힐 것을 제안해보았다. 실제로 글쓰기를 할 때 ‘의’를 어떻게 하면 잘 구사할 수 있는지를 적잖이 고민하게 된다. 이른바 세계화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같은 외국어의 물결은 점점 더 거세게 밀려올 것이 틀림없다. 사람의 이동이 많아지고 교류가 늘어나면 언어가 뒤섞이고 변화를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밀려온다고 손 놓고 떠밀려 가기보다는 자기 자신한테 어울리는 알맞은 언어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마치 한국어에 남의 옷을 걸쳐 놓은 듯한 관형격조사 ‘의’의 어색한 쓰임새를 점검하여 바로잡는 일은 한국어다운 글쓰기에 여간 중요하지 않다. 서술어 중심이란 ‘의’가 던져주는 문제를 곰곰이 곱씹어보면, 한국어 표현의 특성이 동사와 형용사 같은 서술어 중심이라는 점을 새삼스레 확인할 수 있다. 서술어란 문장 안에서 ‘주어의 성질, 상태,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로 동사, 형용사, 서술격조사가 붙은 말을 가리키는데, 여기서 서술격조사는 어디까지나 조사인 만큼 체언에 붙는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서술어 중심이란 과연 어떤 특징을 가리키는 것일까.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아마도 깊이 있는 언어철학 분야의 통찰을 동원해야 할 것이나, 여기서는 단순하게나마 개괄해보기로 한다(무엇보다 필자의 능력이 닿지 않는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길 바란다). 우선 다음 두 예문을 읽어보자. (1) 참 맛이 좋구나. (2) 참 좋은 맛이구나. 아주 단순한 문장들이지만 말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1)은 ‘맛’이라는 주어에 그것의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 ‘좋다’라는 서술어를 결합한 반면, (2)는 ‘좋은 맛’이라는 명사를 서술어로 삼았다. 특히 (2)는 주어를 생략한 채 서술어만으로 문장이 성립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이 문장의 주어는 ‘이것은’ 혹은 ‘이 음식은’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술어 중심이란 ‘좋은 맛이다’보다는 ‘맛이 좋다’처럼 명사+서술격조사로 이루어진 서술어보다는 동사나 형용사를 서술어로 취하는 표현이 좀 더 자연스럽다는 특징을 가리킨다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2)에서 보듯이 주어 없이 서술어만으로도 문장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점도 서술어 중심이라는 특징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라 하겠다. 명사가 중심을 이루는 표현 영어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이다’(I think that~)라는 문장구조를 기억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고 할 때 일단 ‘내가 생각하는 것’이라는 명사구를 맨 앞에 턱 내놓는다. 예를 들어 ‘내가 느낀 점은 한국이 꽤 경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들여다보면, 자연스레 첫 자리를 차지한 주어가 강한 인상을 주면서 ‘~라는 것이다’라는 식의 서술어를 취하기 쉽다. 이렇게 주어도 명사, 서술어도 명사인 특징을 명사 중심이라 부를 수 있다. 일부러 지어낸 문장이라 좀 어색하지만 명사 중심의 표현과 동사 중심의 표현을 비교하기 위해 ‘나의 올해의 희망은 해외로의 파견 근무다’ 같은 문장을 살펴보자. 한국어 표현으로서는 누구나 불만을 가질 법하지만 영어나 일본어를 직역한 문장으로서는 가끔 목격할 수 있는 표현이다. 이것을 ‘나는 올해 해외파견 근무를 희망한다’로 바꾸어 써보면, 역시 한국어다운 표현은 동사가 중심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명사가 중심을 이루는 표현에서는 ‘의’가 지대한 역할을 떠맡는다는 점도 알아챌 수 있다. 따라서 서술어 중심인 한국어를 잘 다루려면 적재적소에 ‘의’를 쓰는 요령을 익힐 필요가 있다. ‘의’를 없앨 수 있다면 없애자 지난 호 ‘나의 살던 고향’이 어색한 까닭-관형격조사 ‘의’에 대하여(1)편의 마지막 부분에서 ‘의’를 생략하는 경우를 요약한 바 있다. 복습 겸 되풀이하자면, 그것은 ①‘언니 연필’처럼 ‘의’로 이어진 두 체언이 소유주와 소유물 관계를 나타낼 때, ②‘코끼리 코’처럼 전체와 부분의 관계를 나타낼 때, 그리고 ③‘선생님 아들’처럼 친족 관계를 나타낼 때였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자연의 관찰’, ‘학문의 연구’, ‘상품의 수출’처럼 앞에 나온 말이 뒤에 오는 말의 목적어인 경우도 생략이 가능하다. 생략의 묘미는 뜻을 해치지 않으면서 모양새가 좋게 하는 데 있다. 명사구 표현은 ‘의’의 부작용을 금방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예인데, 제목을 떠올리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즉, 누구나 글을 쓰다 보면 크고 작은 제목을 다는 일에 고심을 하기 마련인데, 왜냐하면 간추린 맛이 나면서도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축약된 표현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3) 수사에 있어서의 정확한 내용의 발표 → 수사의 정확한 내용 발표 (4) 헤겔의 있어서의 모멘트의 개념 → 헤겔의 모멘트 개념 (5) 근대 문학사에 있어서의 언문일치의 성립 → 근대문학사에서 언문일치의 성립 왼쪽의 예들은 흔히 논문이나 보고서의 제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명사구 표현이다. 세 어구에 쓰인 ‘~에 있어서(의)’는 직역투를 그대로 차용한 말이므로 문맥에 따라 ‘~의’, ‘~에서’ 등으로 다듬을 수 있으며, 거기에 없어도 무방한 ‘의’를 생략하면 오른쪽과 같이 된다. 축약을 위해서는 명사를 나열하게 되고, 그 명사들을 연결하려면 ‘의’를 빈번하게 등장시킬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어의 명사구 표현에서 ‘의’가 두 번 이상 들어가면 어법에도 맞지 않고 의미도 혼동을 일으키기 쉽다. 따라서 명사구 표현으로 맛깔스런 제목을 달기 위해서는 ‘의’를 다루는 요령과 연습이 필요하다. 서술어를 사용해서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보자 ‘의’는 두 명사가 소속, 소유, 속성, 주체, 대상, 목적 같은 관계에 있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적절한 서술어를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가다듬을 수 있다. 특히 ‘의’가 두 번 이상 나올 때는 뜻이 명확해지고 글이 잘 읽히도록 서술어를 동원해 손을 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소설 속의 주인공의 성격’은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의 성격’으로 고치면 훨씬 읽기가 편해진다. ‘푸리에와 프루동의 계층 부정의 사상’은 ‘푸리에와 프루동이 말한 계층 부정의 사상’으로 고칠 수 있는데, 이때 ‘말한’을 문맥에 따라 ‘언급한, 주장한, 이야기한, 호소한’ 등으로 다양하게 응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다음의 예들도 눈여겨보자. (6) 당국으로부터의 발표 내용 → 당국이 발표한 내용 (7) 환경 보호의 입장 → 환경을 보호하는 입장 (6)에서 ‘당국으로부터의 발표’는 ‘당국의 발표’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발표’라는 명사를 ‘발표하다’라는 동사로 바꾸어주면 의미가 더욱 살아난다. (7)의 ‘보호’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서술어를 사용하면 ‘의’로 명사를 연결된 어구의 뜻이 선명해진다. 맵시 있게 시침질하듯 ‘의’를 쓰자 이제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의’의 쓰임새를 바로잡으려면 마치 문장 안에서 ‘의’를 쫓아내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과연 ‘의’는 추방당할 운명을 안고 태어난 조사일까. 다음 예문을 읽어보자. (8) 중년에 학생 생활을 한다는 것은 의외로 불편하다. 이 문장의 주어는 ‘중년에 학생 생활을 한다는 것’이라는 절(節)로 되어 있다. ‘절’이란 주어와 술어를 갖추었으나 독립하여 쓰이지 못하고 다른 문장의 한 성분으로 쓰이는 단위를 가리킨다. 이 절을 ‘중년의 학생 생활’이라는 구(句, 둘 이상의 단어가 모여 절이나 문장의 일부분을 이루는 토막)로 바꾸면 표현이 간결해지면서도 의미에 조금도 손상을 입히지 않는다. 이렇듯 ‘의’의 존재 가치는 압축적인 표현으로 간결한 맛을 구사하는 데 있다. 바느질이 뛰어난 사람은 바늘땀이 보이지 않도록 공그르기(blind stitch)로 시침질을 한다. 마찬가지로 ‘의’가 겉으로 툭 불거지지 않으면서 맵시 나게 명사와 명사를 이어주도록 하는 것이 글쓰기 요령의 하나다.
“다중지능 평가로 아이들의 무한 잠재력 알았어요” “다중지능 이론은 30여 년간의 교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해왔던 교육활동은 학부모나 학생들이 아닌 내 만족감을 채워주기 위한 것이었음을 반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양대부설 한양초 이인순(54) 교사는 어느 날 문득 “우리 아이 어때요?”라는 학부모의 질문에 학생에 대해 몇 줄 적힌 종이 한 장을 들고 설명하는 것이 너무나 창피한 행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으며 말문을 열었다. 이 날의 고민은 이 교사가 그간 관심을 가져왔던 ‘다중지능 이론’을 교실에 접목해보겠다는 ‘실천’이 돼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30년 교직생활을 달라지게 한 학습자 중심 평가 “학생, 학부모도 만족할 학교생활은 어떤 것일까 고민하던 중 한양대 한국교육문제연구소에서 연구해온 ‘다중지능 이론을 통한 학교개혁 프로젝트’가 떠올랐습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지능을 인정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현할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가 기다려주는 학습자 중심의 평가라는 점에서 제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줄 대안이 됐죠.” 이 교사는 그때부터 5년간 한양대 한국교육문제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수업을 개선해 나가기 시작했다. 다중지능 이론에서 ‘지능’은 알고 있는 지식의 양이나 암기 속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학생의 실제 생활에서 주어진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느냐를 말한다. “사교육이 주는 가장 큰 폐해가 바로 ‘만들어진 교육’입니다. 빨리 학습해서 정확히 잘 외우도록 하기 때문에 맞는 답만 맞추는 아이가 최고가 되죠. 하지만 다중지능 평가에서는 그런 학생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어요. 그 아이가 얼마나 창의적인 행동을 했고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학생, 학부모 신뢰 얻은 ‘수업 동영상 공개’ 그는 다중지능 이론을 교실에 적용하기 위한 해답을 ‘협동학습’에서 찾았다. 다중지능 이론의 8가지 지능인 언어, 논리·수학, 공간, 신체·운동, 음악, 대인관계, 자기이해, 자연탐구 중 핵심지능 하나를 선택해 수업을 계획하고 협동학습 과정에서 그 재능에 대한 아이들의 잠재력과 특성을 파악했다. “교사의 일방적인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처음 우려와는 달리 아이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협동학습에 적응해가면서 자신이 잘하는 역할을 찾고, 자신감도 갖게 됐죠.” 또 수업활동을 촬영, 매주 1회 25~45분용 CD로 제작해 학부모에게 공개하고 아이들과 함께 보도록 했다. 모든 수업이 공개돼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알게 되자 학부모들의 불신은 사라졌다. 오히려 ‘우리 아이의 실체를 알게 됐다’며 이 교사를 격려했다. 아이들도 객관적으로 수업동영상을 다시 봄으로써 자기반성을 했고 학습효과도 높아졌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오는 성취감 때문에 수업에 대한 관심과 흥미는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교사로서의 ‘나’ 발전시킨 다중지능 이 교사는 한 학기가 끝나면 다중지능의 8가지 영역별 능력에 대한 학생들의 발달, 진보 상황을 지적인 측면과 정서적인 측면에서 기록한 ‘다중지능평가발달표’를 작성해 각 가정에 보냈다. 발달표는 학생들 특성과 변화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언어지능을 파악할 때 일반적으로 ‘유창함’이 평가기준이 되는데 다중지능 교실에서는 ‘남의 말을 잘 듣는 것’도 뛰어난 능력으로 평가받습니다. 8가지 영역에서 아이들 스스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느냐를 살피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약점보다 강점을 먼저 파악하고 독려해주는 제 자신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인순 교사는 다중지능 평가가 거창한 계획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학생들을 보는 방식만 달라져도 교실에는 큰 변화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교사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다중지능 평가를 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아이들이 등교할 때마다 ‘오늘은 학교에 가면 어떤 재미있는 수업을 할까’ 기대한다는 말을 들으면 모든 고민이 사라져요. ‘다중지능 평가’라는 대단한 이름을 붙인 연구나 평가여서가 아니라 교사로서 가장 큰 행복이 바로 학생이 즐거워하는 학교, 수업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