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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새 정부가 바쁘다. 국가의 행정을 바로 잡고, 선거 공약 실천에 대한 의지도 강력하다. 특히 경제 분야 기대가 큰 만큼 사업 구상도 하루가 다르게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육 분에도 새로운 정책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교육 분야는 과거 정부와 확연하게 다른 정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과거 정부는 본고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는데, 지금 정부는 이에 대해 상당히 유연한 자세다. 특목고도 마찬가지다. 과거는 평준화 교육에 치중했지만, 지금 정부는 이미 선거 공약에 자립형 사립고를 만들겠다며 차별화 교육 정책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대통령이 바뀌고, 정부의 성격이 바뀌면 개별적인 정책에서는 당연히 변화가 온다. 그러니 어느 것이 좋고 어느 것이 나쁘다고 말하기는 섣부른 점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근 학교의 모습이 과거와 많이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이를 바로 잡는 정책이 없어서 아쉽다. 얼마 전 프랑스는 교육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은 전국 교사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의 요점은 “교육의 중심에 지식은 없고 학생들의 인격만 있다”, “교사가 교실에 들어올 때 학생들이 일어서서 존경심을 표하는 학교, 학생들이 예절과 참을성 그리고 관용을 배우는 학교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학부모들 사이에도 학교가 규율을 더 엄하게 적용하고 교실의 권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라 한다. 여론 조사에 의하면, “요즘 학생들은 규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불만이 74%나 됐다. 사실 우리나라의 학교도 위기에 있다. 가장 먼저 우리 학교의 모습이 전통적인 학교가 아니다. 당장 교실을 보자. 언제부터 우리 교실에는 공부 잘하고 규칙을 잘 지키는 모범생이 설 자리를 잃었다. 공부 잘하고 규칙을 잘 지키는 아이는 범생이라고 해서 따돌림을 받고, 외톨이가 된다. 이는 언제부턴가 우리 교육이 암기 학습과 지식 교육을 혼동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러다보니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재미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엉뚱한 논리가 판을 친다. 학생이 학교는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선생님의 수업은 재미가 없고 따분하다고 하면 듣는 선생님은 죄의식을 느낀다. 아이들을 닦달하고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체벌을 하면 선생님이 신경질을 부린다고 한다. 우리는 열린 교육을 표방하며 학생들의 개성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교육을 시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마찬가지로 7차 교육과정에 의한 수요자 중심 교육도 목적 달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의 실패가 여럿이 있겠지만, 결국은 모두 학교 교육의 지식 교육을 강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열린교육은 학생들의 개성을 살리고, 창의력을 자극, 신장하자는 교육이었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이 하자는 대로 노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열린 교육이 재미있고 활기 넘치는 교실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해 교실에서의 면학 분위기를 해쳤다. 수요자 중심 교육도 마찬가지다. 수요자 중심 교육은 수행 과장에서 학생의 수준에 맞는 학습량을 제시하고 수요자의 학습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수요자 중심 교육이 학생들이 원하는 데로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교실은 학생들이 하자는 데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교육은 수행과정에서 자율성을 통제받고 어느 정도 강제성을 띠어야 한다. 학교와 교실의 통제는 교육을 위해 수반되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학교에서 개성을 강조하고 자율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지켜온 학칙조차도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니 학교 교육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교육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싫어하는 것이 교육이다. 최근 사회 변화의 틈을 이용해 교육이 싫다는 본성을 드러내면서 학교의 모습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인권과 자유의 이미지가 강한데, 학교 규율을 엄하게 하면서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새 정부 출범과 때를 같이해 우리 교육 현실을 짚어보고 새바람 운동을 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프랑스처럼 학교의 권위를 내세우자는 것이 아니다. 기초 지식 교육의 강화를 통해서 학교의 본래의 모습 찾기 운동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 학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교육이다.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 학교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이 모습이 정착되면 학교의 모든 부정적인 모습은 눈 녹듯 없어진다.
일본에서도 학부모들의 해외 생활을 통하여 해당국의 언어는 물론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학교 수업이나 수업후의 활동 등에서, 어머니들이 영어수업을 돕게 하거나 놀이를 지도하면서 활약하고 있다. 어머니들의 파워로 어린이들의 생활이 더 충실되고 있다. 효고현코베시 북구의 가쓰스라기초등학교에서는 보호자의 자원봉사 단체인 ”국제교류부”의 회원들이 영어수업에 협력하고 있다. 5월초에 진행된 4학년의 수업에서, 빨간 티샤츠를 입은 어머니 7명이, 카드를 쓰는 게임을 돕거나 영어 발음의 본을 보여주거나 하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제교류부는 오스트렐리아 초등학교와의 교류를 지원하기 위하여 영어를 쓰는 일을 하고 있는 어머니나, 해외에서 생할한 경험이 있는 어머니들이 모여서 4년 전부터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또한 3학년 이상의 영어수업에도 협력하여 왔다. “어린이들이 가능한 한 즐겁게 영어를 할수 있도록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면서 6학년 한 학부모는 소감을 말하였다. “실제적인 영어 발음을 가르쳐 줄 수 있어 선생님들에게도 믿음직한 존재입니다.” 라고 이학교 교장선생님은 말하고 있다. 어린이들도 “얼굴을 아는 어머니들과 함께 공부할수 있기에 안심된다.” “학년과 관계없이 얼굴을 아는 어머니들이 많아진다” 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가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선생님을 돕는자로 협력하는 어머니들도 있고 새로운 지역의 사람들이 들어오기도 하면서 활동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돗토리시 쥰푸초등학교에서는 45년의 역사를 가진 학부모 서클인 “쥰푸문고”가 있다. 원래는 PTA서클의 하나로 책을 좋아하는 어머니들이 모여서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기도 하고 작가에 대하여 연구하기도 한다. 20년 전부터 “어린이들과 함께 독서를 즐기고 싶다.”는 취지에서 일년에 한 번 학년별로 토론회를 열기로 하였다. 5년전부터는 주일에 한번, 아침 독서시간에도 각 교실에 가서 읽어 주기를 하고 있다. 회원수는 10명 정도이다. 계절이나 행사에 따라 관련 있는 사람이 책을 고른다. 내용에 맞춰서 간단한 카드를 만들거나 관련있는 일에 대해서 소개하기도 한다. 회원의 한 학부모는 “아침 독서는 수업에서도 가정에서도 없는 중간 시간이다 , 여기에서 마음의 준비운동을 잘 할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좋은 점을 말하고 있다. 이 학부모는 집에서는 6학년생인 딸에게 들려주면서 연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서활동이 활발한 준푸초등학교는 올해, 사회공헌자원재단으로부터 “어린이 독서추진 격려상”을 수상하였다. 이 학교 교장 선생님은 “우리 선생님들은 ‘배우게 하도록 하는 책’을 고르는 편이 많다. 그러나 어머니들은 ‘키워주도록 하는 책’을 고른다면서, 많은 어린이들이 독서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학교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학부모의 관심이 중요한 요소이다. 이렇게 지원하도록 방향을 잡는 일이 바로 학교장과 교사들의 역할이다. 우리 나라의 학부모들은 무엇을 배워 교육현장에 도움을 주고 있는가를 점검하면서 휴면 상태의 인적자원을 가동할 수 있는 분위기와 교육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에 위치한 만리포는 울창한 송림과 초록빛 비단 물결로 서해안의 나폴리라 불리는 곳이다. 만리포의 아름다운 해변은 인근 천리포와 백리포로 이어지며 당장이라도 귀빈을 맞으려는 듯 백사장은 온통 금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 포근하다. 만리포를 소재로 한 가요도 있다.「똑딱선 기적 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 원로 가수 박경원이 부른 ‘만리포 사랑’의 첫 소절이다. 하늘과 바다의 조화로움을 간직한 만리포의 비경을 담은 이 노래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천혜의 비경과 세인의 관심 속에서 큰 걱정거리없이 살아온 이곳 주민들에게 지난 해 12월 7일은 그야말로 악몽같은 날이었다. 유조선과 바지선이 충돌하여 원유 1만2547㎘가 거대한 폭포처럼 바다로 쏟아진 것이다. 검은 재앙은 순식간에 해안을 덮치고 어민들의 소박한 꿈과 일자리를 삼켜버렸다. 피해자는 이들만이 아니었다.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바닷가에서 음식점, 숙박업, 편의점 등을 운영하던 사람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사고가 발생한지 닷새쯤 지나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일손을 보태기 위해 찾아간 바닷가는 그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백사장은 물론이고 해변 끝자락에 위치한 기암괴석까지 온통 기름 투성이었다. 도무지 복구할 엄두조차 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의 자원봉사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왔다. 이렇게 모인 자원봉사자들은 인간띠를 만들어 해변에 흩어진 기름을 수거했고, 헝겊과 옷가지를 들고 바위와 자갈을 닦았다. 몸을 아끼지 않고 방파제에 달라붙어 기름을 닦는 봉사자도 있었다. 절망에 빠져 있던 태안 주민들이 희망을 찾은 것은 정부의 지원책도 아니고 사고 당사자의 사법처리도 아니었다. 바로 내 가족의 일처럼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었다. 주말에는 태안 인구의 절반이 넘는 3만여명이 봉사자들이 태안의 해변을 사랑의 물결로 뒤덮었다. 지난해 태풍 나리로 사상 최악의 피해를 당한 제주도민과 13년전, 여수 앞바다를 검게 물들인 ‘씨프린스호’ 피해당사자들도 태안으로 달려왔다. 크리스마스 파티, 송년회, 시무식을 태안 해변에서 자원봉사로 대체한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이렇게 다녀간 사람만 7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외국의 언론들도 앞다퉈 ‘태안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새 해들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여행지를 물색하다 마침 만리포가 떠올랐다.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꼭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니 지금의 모습이 궁금했다.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던 만리포는 적어도 겉으로는 원래의 모습을 회복한 듯 싶었다. 아직은 매케한 기름 냄새가 미열처럼 남아있었지만 백사장과 바닷물은 사고 이전의 모습과 다름없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옛 모습을 되찾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자원봉사자들은 상당 부분 복원이 진행된 해수욕장보다는 아직 손길이 미치지 않은 외진 해변이나 섬 지역으로 간다고 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빠져 나간 만리포 해변은 을씨년스러웠다. 예년 이맘때쯤이면 겨울 바다를 찾는 사람들로 분주했을 해변과 주변 상가는 검은 침묵이 휘감고 있었다. 혹시 찾아올지도 모르는 손님을 위해 몇 몇 자영업자들이 간판을 켜 놓고 있었으나 늘어가는 것은 한숨뿐이었다. 쓰러져가는 태안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자원 봉사도 필요하지만 관광객도 절실하다는 생각이 텅 빈 해변을 맴돌고 있었다.
오늘 뜻밖의 전보 한 통을 받았다. 보낸 분은 바로 제17대 대통령 당선인 이명박. 일개 중학교 교장이 앞으로 5년간 대통령이 될 귀한 분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것이다. 물론 전보가 그냥날아온 것은 아니다. 리포터는 노무현 정부 5년간 교육 말아먹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없어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에 대한안타까움을 글로 표현하였다. 그리하여 '연(鳶)은 날고 싶다'(2006.3.30)와 '교육사랑은 변치 않는다'(2007.11.1) 두 권의 교육칼럼집을 출간하였는데 그 책을 지난 12월 하순 이명박 당선인에게 발송한 것이 답장으로 온 것이다. 한국교총 회장은 추천사에서"저자의 글을 보면 현 정부의 부끄러움도 모르는 시행착오, 아마추어리즘과 인기연합주의의 국정 운영을 비판,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따끔하게 충고하면서 대안을 제시하였다.그 바탕에는 교육사랑, 학교사랑, 선생님 사랑, 학생 사랑의 정신이 깔려 있고 우국정신까지 진일보하였다."고 평가하였는 바, 교육사랑의 마음으로 당선인에게 보낸 것이다. 전보라서 내용이 길지 않다. 간단하다.(사진 참조)모두 4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리포터에게는 이것이 새로 탄생할 정부의 커다란 변화라고 보는 것이다.망가진 경제와 교육을바르게 일으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의지가 보이는 것이다. 기자 습성이 있어 문장의 의미를 분석해 본다. 첫 문장 :'국민이 보낸 편지에 반응을 보이는구나!' 국민이 보내는 소리에 묵묵부답이 아니라 즉시 답변이 오니 살아움직이는 정부가 될 것 같다. 국민이 바라는 바를 읽고 그 마음을 헤아려 줄 것이라 믿는다. 둘째 문장 : '국민의 소리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듣고 있구나!' 저자가 대통령 당선인에게저서를 보내는 의미는 '그 책을 읽고 국정 운영을 잘 해 달라'는 뜻일 것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그것을 간파한 것이다. 그러니리포터가 오히려 고맙다. 셋째 문장 : '앞으로5년간 일하는 마음의 자세를 보여 주고 있구나!'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섬김의 자세로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니 초심이 5년 내내 계속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넷째 문장 : '새해 인사와 함께 가정에 행복과 희망을 기원하는구나!' 정말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행복한 나라를 가꾸었으면 한다. 그것이 대통령이 할 일 아니던가? 리포터로서 이명박 당선인에게 바라는 것은 교육을 바로 세우고 경제를 살리고 국민들이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여기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한다. 5년후 국민들로부터 '정말 일잘했다'고 박수받는 대통령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국민들도 각자 제 위치에서소임을 다해야 함은 물론이다.
겨울방학 시작과 함께 직무연수에 참가 중이다. 그런데 이번 겨울방학은 설렘이 없다. 겨울방학 때 읽으려고 몽땅 사들인 책을 보다가도, 좋아하는 연수 프로그램의 강의를 들으면서도 흥이 나질 않는다. 뭔가 가슴이 막히고 체한 느낌으로 답답하다. 이런 답답함은 나만의 느낌일까? 학교일로 답답한 것도 아니고 어느 해보다 우리 반 아이들과 행복했던 2007년이었으니 교실 문제도 아니다. 가족들도 잘 지내고 건강하다. 내부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판단이 든 것은 역시 대통령선거가 아니었나 싶다. 연일 발표되는 '교육문제'가 나를 우울하게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교육부를 해체한다느니, 초등학생까지 학업성적을 공개한다느니, 교육문제도 시장경제 원리로 간다는 살벌한(?) 소식들은 교육개혁을 표방하며 7차 교육과정의 정신을 현장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해 온 현직교사들에게는 너무나 파격적이다. 아니,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이 앞선다. 선생인 나는 공무원이므로 국가에서 요구하는 교육방법과 시책에 따라 자세를 바꾸어 교단에 서면 되는데, 마음이 어두운 이유는 무엇인가. 변화의 속도가 가장 느린 곳이 학교라고들 하지만 정권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얼굴을 바꾸지 말아야 할 곳도 학교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교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와 아이들, 선생님과 교실이 상품을 찍어내는 공장이 아닌 이상, 시장경제의 논리로 몰아가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다. 이제 겨우 글눈을 뜨고 동화책을 읽으며 '공부란 즐거운 것'이라며 행복한 얼굴로 겨울방학에 들어간 초등학교 1학년 우리 반 아이들이 당장 내년부터 수시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고 성적을 공개하여 석차를 매기는 현실이 눈 앞에 다가온 것이다. 3불정책이 폐지되고 대학 본고사가 부활되는 상황이니, 그렇잖아도 교육문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나라 학부모님들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까지 성적 제일주의로 내몰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일이다. 대학입시 문제는 고등학생의 문제를 넘어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까지 선수학습으로 내몰게 될 것이다. 학업 성적을 공개했던 과거의 교실 모습 속에는 행복한 추억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매달 전 과목 지필평가를 치르고 결과에 따라 상장을 주었으며 아이들의 인격은 성적 여부에 따라 은연 중에 등급이 매겨졌던 아픈 현실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마음 아프다. 모든 시험에 100점을 맞을 수 없는 현실에서 아이들은 상처와 좌절감으로 무너져 갈 것이다. 아니, 살아남기 위해 1등을 하기 위해 친구나 우정, 사랑과 배려와 같은 덕목은 잊어야 할 지도 모른다. 아침마다 좋은 책을 읽기보다는 시험 문제를 하나라도 더 외우고 써야 할 것이다. 고전을 읽기보다는 문제집이나 학습지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0월에 방한했던 핀란드 교정협의회 피터 로슨 회장의 말은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경쟁은 스포츠에나 필요하지, 교육엔 필요 없습니다. 경쟁을 붙일 경우 반짝 효과는 있을 지 몰라도,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잃어 장기적으론 학습효과를 떨어뜨린다." 아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나무나 꽃들처럼 모두 다르다. 똑같은 방법으로 길러내는 콩나물이 아닌 것이다. 글은 잘 못 써도 수학을 잘 하는 아이가 있는 가 하면, 시험은 잘 치르지 못하지만 운동은 매우 잘 하는 아이도 있다. 개성과 소질이 다 다른 아이들을 학업성취도라는 이름의 잣대로 재어서 등수를 공개하여 상품처럼 획일화시키는 교육 정책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특히 시골 학교나 가난한 학생들의 좌절감을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 앞다투어 달려가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바라보며 상대적 박탈감으로 학창 시절을 보낼 대부분의 학생들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와 부모님들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평준화의 틀을 깨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은 없어보인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강진군에서는 지역 학교를 살리기 위해 전 군민이 십시일반으로 인재육성 장학기금을 20억 이상 모아서 각급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와 군민이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며 지역 인재가 타지역으로 나가지 않도록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특목고나 자사고가 난립되면 지역 인재를 빼앗기며 살아남을 시골 고등학교는 드물다. 자식들의 학업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세계적인 학부모가 사는 이 나라에서 낙후된 시골과 지방이 공동화 되는 속도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은 지역의 교육재정을 생각하면 양극화의 가속도는 예측마저 할 수 없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최소한 교육정책만은 뼈대를 유지한 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사는 나라를 표방하며 경제를 앞세운다 하더라도 교육정책만은 대다수 국민들이 마음 놓고 자식을 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99%가 공립이며, 모든 과정이 무상이고 교재비나 생활비의 일부까지 제공한다는 핀란드의 교육 정책은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출신과 경제적 배경과 관계없이 타고난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국가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교육정책으로 삼는 핀란드에서는 나라에서 치르는 자격 시험만 통과하면 어느 대학이든 지망할 수 있고 대학도 서열이 없다고 한다. 더우기 국가의 수반이 바뀌어도 교육정책이 바뀌는 일이 없으니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곧 들어설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인수위에 교육 전문가가 아닌 경제전문가들이 교육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현장경험이 전혀 없는 경제학자에게 교실을 내놓고 아이들과 학교를 상품처럼 보게 하는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 아이들은 잘못 조립하면 다시 뜯어 고칠 수 있는 시행착오의 물건이 아닌 '숨쉬는 인간'이며 이 나라의 미래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대운하 정책보다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일이 교육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을 섬기겠다고 누누히 다짐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이제라도 교육 정책에 대해 심사숙고하시길 간절히 바란다. 그 동안의 교육 정책이 완벽했다거나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거의 틀을 완전히 뒤집는 역주행만은 삼가해 주실 것을 간절히 바라고 싶다. 그 동안의 교육 정책을 믿고 따라온 학부모와 학생, 학교와 선생님들의 다리를 꺾어 좌절하게 하는 정책만은 거두어 주기를! 이제라도 핀란드와 같은 교육시스템을 위한 터를 닦고 주춧돌을 세우며 길게 보는 교육정책을 수립했으면 좋겠다. 이제 선진국 문턱을 바라보면서도 보이는 현상에 집중한 나머지, 본질적인 문제를 도외시 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교육의 힘은 나라의 미래이다. 교육은 한해살이 꽃이 아닌, 인간의 수명을 능가하며 수 백년 수 천년을 사는 아름드리 나무이다. 잠시 반짝이는 정책으로 인기를 얻거나 갑자기 이득을 보는 집단이 생겨서는 곤란하다. 가난해서 사교육을 받지 못해도, 시골 학교 학생이어도, 교육 문제로 억울한 꿈나무와 학부모가 생기지 않는 믿음직한 정책으로 지금보다 더 후퇴하지 않기를 바란다. 양극화의 피해자로 좌절하고 속울음 울면서도 이 땅을 지키며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이 느끼는 교육 불안 심리를 잠재워 주기를! 민주주의는 '경청'의 문화이다. 이제라도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교단을 대표하는 선생님들의 소리,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소리, 교육계 원로들의 충언, 교육학자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두르지 말고 웃으며 아름답게 백년대계의 설계도를 그려서 국민적 지지를 받는 '섬김의 리더십'을 온몸으로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 교육위원들의 출판기념회가 지난 주 잇달아 열렸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90일 전인 8일까지만 이들 행사가 가능하다. 비례대표 의원인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은 8일 오전 1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여자가 공부해서 뭐하나’로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같은 당 이군현 의원도 같은 날 오후 5시 중앙대 아트센터에서 ‘역경은 축복이다’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에 앞선 5일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안민석 의원이 지역구인 오산에서 ‘물 향기 편지’로, 김해을에 출사표를 던진 황석근 예비후보(45․전 교총대변인)가 ‘협상 잘 하는 아이가 성공한다’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한국교총은 새 정부 및 대통령직 인수위의 주요 교육개혁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등 대응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대선 종료 직후부터 대응팀(TF)을 가동한 교총은 한나라당 및 인수위 주요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교육계의 정서를 전달하는 한편 공식 논평, 기자 간담회, 인수위 발표에 대한 입장 표명 등 모든 가용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한재갑 전략기획본부장은 11일 인수위 방문에 앞서 “자율과 경쟁이라는 새 정부 교육정책 기조는 지지하지만 교육의 역기능과 학교현장의 혼란은 최소화돼야 한다”며 “점진적으로 착근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본부장은 또 교육부 조직개편과 관련 “중앙정부 권한이 시․도로 단순 이양되는 차원이 아니라 일선 학교가 규제와 간섭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의 관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총은 특히 인수위와 교육부가 7~15일 실무협의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사안에 대한 기본입장을 정리해 전달하고, 양측의 논의과정에서 적극 반영할 것도 주문했다. 이 자료에서 교총은 “중앙정부가 수행해야 할 기본 기능마저 일괄 위임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책임방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중앙정부가 정책기획, 교육과정, 교원정책 등을 다루기 위해서는 최소한 2국(局) 이상이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총은 오는 24일 한국교육평가학회와 함께 ‘한국 교육평가의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제44회 교육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교총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는 3불 정책, 내신 9등급제, 학업성취도 등 현안이 되는 사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에서는 이기종 국민대 교수가 ‘3불 정책, 바람직한가?’, 지은림 경희대 교수가 ‘고교 내신 9등급제의 개선 방안’, 반재천 충남대 교수가 ‘수능 9등급제에 대한 고찰’, 김경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이 ‘학업성취도 평가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다.
며칠 전에 국회 의원회관을 들렀다. 교육위원들에게 새해인사도 전하고 핫 이슈로 부각하고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에 대한 생각도 들을 겸 해서였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한명도 만나지 못하고 몇몇 보좌관들과 인사만 나누고 왔다. 4월 총선에 대비한 국회의원들이 모두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들도 이런저런 연고를 따져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지역구 관리에 열중이었다. 자기가 모시는 의원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보좌진들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랐다. 하지만 어느 당을 막론하고 대통령직 인수위 교육정책은 이들에게 큰 관심거리가 되지 못했다. 인수위가 활동하는 두 달 반이면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와 핵심 과제가 결정되지만, 총선 준비에 코가 빠진 의원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통령직 인수위가 거의 독단적으로 우리 교육을 재단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에 따라 짧게는 향후 5년, 길게는 백년간의 교육정책이 결정될 것이다.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와 단계적 대입시 자율화 방안으로 대변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는 ‘다양화’와‘ 자율화’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교육부를 해체하는 수준의 정부 조직이 개편되고, 평준화 기조도 깨어질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확정된 발표는 없고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차기 정부가 각 교육주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교육 수요자들의 학교 선택권을 넓혀 준다는 기조는 바람직해 보이지만, 구체적인 정책들이 현실 적합성을 갖추지 못했을 때 그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고 벌써 그런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우리 교육 발전을 위해 지금 당장 요청되는 것은, 인수위가 서두르지 말고 현실 적합성을 갖춘 정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인수위원들이 귀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교육위원들도 인수위 활동을 방치해선 안 된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미술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칸딘스키와 러시아거장展’이 2월 27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사)한·러교류협회, 국립러시아박물관, 국립트레티야코프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19세기 리얼리즘부터 20세기 아방가르드까지 러시아 미술계를 대표하는 54명 작가의 유화 91점이 소개된다. 교원 신분증을 제시하면 동반 2인까지 2천원이 할인된다. 관람문의=02-525-3321
EBS는 교육현장에서의 교육방송 활용사례 수기를 공모한다. 교육방송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력 증진을 이루거나 사교육비를 절감한 경우, 기타 프로그램 활용사례 중심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대상이며 논문 형식이 아닌 체험 위주의 글이어야 한다. A4 용지 1~2매 분량으로 31일까지 이메일(teacher@ebs.co.kr)로 접수하면 된다. 예비심사 합격 작품에 한해 필요할 경우 원고의 보완, 수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최우수상 1명, 우수상 5명, 장려상 20명에게 상금이 주어지며, 당선된 사례는 EBS 홈페이지와 방송교재에 소개된다. 발표는 2월 25일 이후. 문의=EBS 이러닝제작팀(02-526-2612, 2149)
농촌 지역의 작은 사립 중학교에서 20년간 가야금부를 지도해온 교사가 졸업한 제자들과 연주단을 창단했다. 가야금을 전공한 음악교사인 충남 부여 백제중(교장 최영문) 이수희 교사(41)가 그 주인공이다. 이 교사는 2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 ‘백제가야금연주단’을 창단하고 국립부여박물관 대강당에서 기념연주회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연주단원들은 모두 이 교사의 지도를 받은 백제중 가야금부 출신이다. 이 교사는 “아이들에게 국악을 가르쳐주고자 부임한 1989년부터 가야금부를 맡았는데, 전통문화를 전공하는 제자가 40여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가야금부는 언니인 이문희 부산외대교수(인간문화재 전수자)가 1984년에 창단했다. 처음 학부모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수업에 충실하기 어렵고, 연습용 가야금도 40~50만 원대의 고가였기 때문이다. 현대 음악에 익숙한 아이들도 국악만 들으면 졸기 일쑤였다. 하지만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에서조차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이 교사는 더욱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쳐, 가야금부는 일반인도 참가하는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전국대회 4연패도 기록했다. 부원인 박소리(2학년) 양은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집중력이 좋아지고 차분해져 성적이 향상됐다”며 “전교 10등 안에 드는 학생들은 거의 모두 가야금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가야금부를 거쳐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도 성적이 탁월해 학부모들의 인식도 판이하게 달라졌다. 하지만 연주단 창단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제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가 힘들었다. 공연을 앞둔 2~3일간의 합숙 훈련비는 갹출해서 충당해야 했고, 교통비가 없어 연주에 참석하기 어려운 제자에게는 사비를 송금하기도 했다. 또 수업을 하면서 창단 업무를 병행하는 무리한 일정으로 지난해 큰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 교사의 열정과 20년간의 연습으로 연주단은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에만 10여 차례에 걸쳐 초청공연을 했다. 특히 지난 11월 한국교총 60주년 기념 리셉션 공연에서는 B-boy와 함께 한 공연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러시아, 호주, 일본 등에서도 초청을 받아 우리 전통음악을 해외에 알리는 외교사절의 역할도 하게 됐다. 연주단의 막내인 김선복(전북대 2학년) 씨는 “전통음악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선생님 덕분에 가야금을 전공하게 됐다”며 “선생님의 열정을 본받아 많은 사람들이 가야금의 매력을 알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교사는 “연주단의 활동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나이 들어가는 제자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며, “해외 공연도 앞두고 있는 만큼 새로운 가야금의 길을 찾아 우리 소리의 세계화에도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교육자치 확대와 관련 “지방 선거를 할 때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인수위에 건의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오 시장은 “(러닝메이트가 도입되면)시·도지사와 교육감의 철학이 달라 삐거덕거릴 일은 없어질 것”이라며 이경숙 인수위원장에게 건의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계에서는 “교육자치의 일반행정 통합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6년말 국회에서 교육감 선출방식이 개정될 때, 자치 통합론자들은 임명제와 러닝메이트제를 주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오 시장의 러닝메이트제 건의는 교육감도 정치적 배경을 가져야 한다든지, 교육과 일반행정을 통합해야 한다든지 하는 정치적 의미를 전혀 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교육기획관 남승희 국장은 “시정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교육청이 광역학군제 도입이나 25개 구마다 자사고를 설립하는 문제 등에 너무 독자적인 행보를 하게 될 경우 이견을 조율하고 시 교육발전을 위해 한 방향으로 나가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며 건의 취지를 밝혔다. 남 국장은 “2010년 동시선거 때 교육적 철학이 같은 분과 러닝메이트를 하는 게 좋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현재 교육청이 담당하는 학교시설 업무도 이양해 줄 것을 인수위에 요청했다. 학교신설시 용지부담금을 부담하는 것 외에도 학교 복합화 사업, 담장허물기, 화장실 현대화 등 각종 교육환경 개선사업에 연 400억원의 예산만을 지원하는 시가 시행, 발주, 관리감독 업무까지 맡겠다는 의지다. 남승희 국장은 “장학 등 교육본질적인 부분은 교육청이 하더라도 시설문제 등은 교육청 예산으로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에 교육 권한과 책임을 더 높인다면 예산을 늘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학원, 급식업무를 시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협의한 적 없다”는 반응이다. 시 교육지원과 담당자는 “시 입장에서는 그런 업무를 맡는 것도 좋겠지만 교육청이 쉽게 넘기지는 않을 것이며, 실제로 협의가 이뤄진 적도 없다”고 밝혔다.
윤곽을 드러내는 ‘이명박 정부’의 교원․교육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불필요한 규제와 간섭을 폐지하고 지방이나 민간의 자율로 이양하는 기본 방침에는 동의하면서도 자칫 국가가 주도해야 할 공교육 책무마저 저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특히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교육부가 ‘교육과학부’로 재편될 경우 현재도 최소한의 ‘필수인력’이 담당하는 정부의 유․초․중등 교육관련 업무가 효율은 차치하고 명맥이나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시각이다. ◇유․초․중등 부문=교육부는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교원의 임용․인사, 학교 교육과정․교과서의 편성․운영, 학사운영․학업성적 관리, 자율학교․특목고 설립․지정, 국립 초중등학교 운영 등을 이양․자율화 검토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교원의 정원․자격관리․양성․임용․인사관리는 국가차원에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급 불균형과 질 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이원희 회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유․초․중등 업무는 공교육의 기초이며 선진국도 중앙정부에서 다루는 추세”라며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할 때 지방으로 이양은 지역간 교육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내에서도 더 이상의 이양은 ‘공교육 포기’라는 시각이다. 한 전문직은 “임용․복무․징계․전보 등 모든 인사권을 교육감이 갖고 있다. 교육부는 정원관리 정도를 하는데 이마저 넘긴다면 시․도가 각각 행자부와 협의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전문직도 “올해 교과서 검정업무만 하더라도 4책 선정하는데 300종이 신청했다. 450명을 동원해 작업을 했는데 시․도에서 감당해 낼 성질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고등교육 부문=대학의 학생선발, 대학 학사운영, 사립대학 및 법인 관리 관련 기능 등을 대교협과 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넘기거나 대학의 자율에 맡긴 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대학협의체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인력과 법적․실질적 준비가 돼 있느냐는 점이다. 대교협이 실무자들과 입학처장 출신 교수 등 11명으로 된 ‘대입자율화추진팀’을 구성,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대교협법 개정 등을 통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지 않고 국가 주요업무를 이양하면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관계자는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입시업무 등을 국정감사도 받지 않는 곳에서 담당해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대학입시 및 학생선발의 공정성,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인수위 측에서는 “교육부와 실무협의를 마치는 대로 교총과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교육계의 우려를 불식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공무원 보수가 총액대비 2.5% 인상된다. 하지만 공무원 개인의 실적과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 비중은 커져 같은 직급에서도 성과에 따라 보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 중앙인사위원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 보수규정 및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보수는 기본급이 1.8% 인상됨에 따라 보수가 1.5% 늘었으며 성과급이 1% 올라 모두 보수총액으로 보면 올해보다 2.5% 인상됐다. 수당과 관련해서는 범정부인 출산장려책의 일환으로 가족수당의 지급기준이 조정돼 배우자에 대한 수당이 3만원에서 4만원으로 늘었으며 부양가족 중 셋째 자녀부터는 월 3만원의 가산금이 지급된다. 아울러 자녀를 출산한 이후에만 지급되던 월 50만원의 육아휴직수당을 출산 중, 임신기간에 휴직하는 경우에도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됐다. 아울러 공무원의 승급일과 관련해 승급대기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그동안 분기별로 승급되던 것을 매월 1일로 조정했다. 하지만 담임교사 수당인상, 보직교사수당 인상 등 교육계 현장의 요구는 이번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한편 교원 성과급은 2월 중앙인사위원회의 지급지침과 이후 교육부지급지침이 확정되는데로 부서간 협의를 거쳐 지급기준, 방식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교총은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평가와 한국교육의 발전방향 연구’ 정책자료를 통해 차기정부의 주요 교육정책의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교육의 질관리를 통한 학습권과 교육권 보장 △학교와 노동시장의 시스템 적합화 △대학의 자율성 보장 △교육의 사회적 자본 형성 기능 강화 △평생학습 진흥을 통한 국가인적자원개발 증진 등 다섯 과제가 그것. 교총은 “형평성과 수월성은 교육의 두 바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가 형평성에 너무 초점을 맞춘 정책을 집행해 학부모, 학생, 학교와 교육단체의 반발을 불러왔다”며 “정부는 잘하는 학교는 더 잘하도록 만들어주는 시스템을 만들고 학생의 학습권과 부보의 교육권이 보장되는 교육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졸자의 44%가 실업자가 되는 것은 경제부진도 한 원인이지만 학교와 노동시장의 시스템의 적합화 부족도 이유가 된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중등교육에서 직업교육체제 혁신과 확립을 통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전문직업인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교육과 관련해서도 교총은 “정부가 대학행정을 지나치게 참견하지 않고 재정지원을 풍부하게 해 자율적 역량 강화를 돕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전제하고 대학이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인적자원 개발 증진은 평생학습을 통해 현실화 될 수 있다”며 자기주도적 평생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안 마련과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 강화 등을 주문했다.
한국교총은 7일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평가와 한국교육의 발전방향 연구’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교총은 “참여정부는 교육의 두 바퀴인 형평성과 수월성 중 형평성에만 맞춘 교육정책을 집행했다”며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고 정부 주도의 하향식 교육정책을 집행한 것이 정책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교원정책=2002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교원 우대의 법적근거마련’, ‘근무여건 및 교원복지 개선’, ‘교원 승진, 전보제도 개선 및 학교장 임용제도 다양화’, ‘교원의 수업 적정화 및 연수기회 확대’, ‘교원수급안정성 제고’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참여정부는 2004년 ‘우수교원확보법제정’, ‘교원승진제도 개선 방안 마련’, 2005년 ‘교원 수업시수 감축 및 업무경감 방안 발표’ 등의 업무를 추진했다. 하지만 ‘우수교원확보법’은 제정되지 않았으며, 학교담임 수당 등은 인상되지 않아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교수 능력 개발을 위한 지원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오히려 교원평가와 교장공모제의 무리한 추진으로 교원단체와의 갈등을 야기했으며, 교원승진임용제도개선방안은 지역 간, 학교 간 교육격차 확대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근무여건 개선 분야도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정이 유일한 업적일 정도로 교원의 실질적 근무여건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초·중등교육정책=‘학교선택권확대’, ‘교육과정평가체제 재정립’, ‘대학의 자율성강화와 학생의 선택권확대’, ‘만5세 무상교육 실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참여정부는 2003년 ‘대학경쟁력 제고방안’, 2004년 ‘사교육비 경감대책’, 2005년 ‘초·중등교육법 개정’, 2006년 ‘개방형자율학교 추진’, ‘교육과정개정 시안마련’, ‘유아교육 발전계획’ 등을 추진했다. 추진결과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의 경우 교육의 수월성 추구로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으나 초·중등 사교육비 증가의 부작용을 유발시켰다. 또 만5세 무상교육을 위한 재원확보방안이 미흡하며 대학의 자율성 강화는 지켜지지 않았다. 다만 농어촌 1군 1우수고 추진은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에 활력이 됐다는 평가다. △교육환경개선정책=노 대통령은 후보시절 ‘학교 공간 녹색화’, ‘원격 사이버 학습체제 구축’, ‘교육복지 실질적 확대’, ‘학교급식 내실화’ 등을 교육환경분야 공약으로 밝혔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2004년 ‘사교육비 경감대책 발표’, ‘EBS 수능방송 지원’, 2007년 ‘방과후학교 전국 확대’, 2006년 ‘학교급식법 개정’ 등의 일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교육비는 증가하고 있으며(통계청 기준), ‘지역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은 재원부족으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불과 498억 원 밖에 지원되지 않아 교육복지 확대가 어려운 상태다. 또 ‘학교공간의 녹색화·생태화’도 법적근거 미비로 지켜지지 못한 공약이 됐다. 다만 원격교육과 사이버학습체계는 교육정보화 사업 추진에 따라 어느 정도 구축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교육행·재정정책=‘교육재정 GDP대비 6%확보’는 노무현 후보의 대표적인 교육공약이었다. 아울러 ‘학교자치 확대’, ‘사학법 개정을 통한 사학 민주성 확보’, ‘대통령직속교육혁신기구 설치’ 등을 교육정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집권 후 노무현정부는 2003년 ‘교사회·학부모회·학생회 법제화’, ‘학교용지에 관한 특례법’마련, 2004년 ‘중학교 무상교육 실현’,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 2006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집권말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육재정은 GDP 대비 6%에 도달하지 못했다. 2006년 말 기준 4.34%에 머물고 있다. 사립학교법개정은 추진과정에서 정당 간, 사학재단과 헌법재판소 등에서 갈등과 마찰을 빚었으며, 역점 사업 중 하나인 ‘방과후 학교’는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교육여건 개선사업 추진으로 학급당 학생 수는 점차 줄어드는 긍정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최근에는 중·고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의 교육에 대한 결정권을 증대하기 위한 지방교육자치 개선방안은 당초 목표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지방분권이 약화됐다. △고등교육정책=대학교육의 특성화, 다양화, 자율화를 통학 국제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지방대학육성지원법 제정’, ‘대학강사 처우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참여정부는 ‘BK21사업 추진’, ‘대학 연구역량 지원’, ‘고등교육의 국제화 지원’ ‘대학경쟁력 제고’, ‘지방대학 역량강화(NURI)’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BK21 사업을 통한 연구관심 증대, 지방대학 역량강화 및 지역대학 재학생과 교원확보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다만 연구 예산 선진국 수준 확대, 관주도 대학정책 추진 등은 개선사항으로 제기되고 있다. △평생교육정책=노무현 후보는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평생학습 체계화’, ‘인적자원개발의 내실화’, ‘전문대 전공심화 과정 설치 등 특성화, 전문화 지원’ 등을 평생교육분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후 2002년 ‘평생학습도시 선정’, ‘원격평생교육 확대’ ‘학점은행제 내실화 추진’, 2007년 ‘평생교육법 전면 개정’ 등의 일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대학과 평생교육기관 사이에 유기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지 않았고, 국가적 평가체계가 미비한 실정이다. 또 현재 운영 중인 ‘국가인적자원개발회의’도 부처 간 협조 및 실효성에서 그다지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2008년도 공무원보수는 기본급이 1.8% 인상된다. 중앙인사위원회에서 발표한 2.5%는 기본급에성과급을 합한 금액으로 모든 공무원의보수인상율이 2.5%는 아닌 셈이다. 성과급에 따라 보수인상율은 개인에 따라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의 물가인상율이 3%를 초과한 상태에서 보수인상율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 되어공무원은 더욱더 허리띠를 졸라맬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가공무원법에서 제시하고 있는최저인상액에도 따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공무원연금법의 개정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이래저래 공무원은 마음이 편치않은 한해를 보내야 할 것 같다.
경기도에 근무하는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꼭 받아보고 싶은 상, 바로 경기교육대상이 아닐까? 제23회 경기교육대상 중등 부문 수상자인 고잔고 유부열(劉玞烈. 62) 교장을 만났다. 학교 현관까지 나와 반갑게 맞아 주신다. 교장실에 들어가니 학교 표창장 수 십개가 진열장을 꽉 채웠다. 2002년 9월 고잔고 부임 이후 교육감 표창 갯수를 세어보니 총 15개. 한해 평균 3개씩을 수상한 것이다. 보통 학교라면 한 해 한 개 받기도 어려운 것 아니던가? 그러니까 개인 공적 뿐 아니라 학교 공적도 뛰어나 고잔고를 명품학교로 가꾼 것이다. 유 교장은 경기도교육청 보도자료(2007.12.28)에 의하면 과학·산업·환경교육에 우수한 교육활동 전개와 교육정책기획, 교육과정 편성·연구에 노력한 공적을 인정받은 것. 수상 소감을 물으니 “교직생활을 하면서 이룩한 것을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정리해 제출했는데크게 한 것은 별로 없다”고 겸손해한다. 그는 해방둥이 을유생으로 평생을 교육과 종교, 독립운동을 한 조부님과 장난꾸러기 초등생을 우등생으로 졸업시켜 주신 합일초교 송건태 은사님의 영향을 받아 교직에 입문, 1974년 5월 이천고등학교에서 교직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오는 2월 정년퇴직을 앞둔감회를 물으니, 6살 때 6․25를 겪고 중3 때 4․19를 맞이하고 6․3사태(굴욕적인 한일외교 반대), 3선 개헌 반대 데모 등을 떠올리면서 근대화의 격동기를 회상한다. 수원, 오산, 용인 등지에서 교사생활을 거쳐 94년 9월 파주교육청 장학사로 부임하여 관내 15개 중학교 과학교사 연구모임을 갖고 오염이 안 된 접적지역의 늪지나 산 등을 돌아다니며 탐구학습 자료와 장학자료를 만들어 보급한 것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도교육청 과학산업교육과 장학사 시절에는 교단선진화 사업을 맡았는데 당시 IMF 구제 금융의 어려운 시기에 원자재 보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각급 학교에 210억원의 지원사업을 무사히 마무리 한 것이 지금의 경기교육 수준을 한 단계 올린 결과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삶의 중심을 ‘사랑’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사랑 앞에서는 모든 것이 다 녹는다. 마음을 열면 사랑이 있다.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용모와 심성과 실력을 갖고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역지사지가 되어 이해하며 봉사해야 한다. 최고의 진리는 ‘사랑’이다”라고 인생관을 펼쳐 놓는다. 그의 교육철학은 이렇다. “사람은 저마다 천부의 소질을 갖고 태어나는데 그 계발이 가능하다. 다만 그것이 이르냐, 늦느냐...누가 도움을 빨리 받느냐, 늦게 받느냐...그리고 스스로 노력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는 제자들이 소질을 계발하여 다방면으로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학교장으로서 경영방침은 첫째, 고객의 고부가가치 창출 둘째, 룰(Rule) 준수 문화 정착 셋째, 전문성 제고 넷째, 교육공동체의 학교경영 참여이다. 이것의 도입배경으로 ‘ 식스(6)시그마 경영기법’을 이야기하는데 상품으로 비유하면 ‘불량품 제로 기법’이라는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 단 한 명의 낙오자가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여 진로지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장이 가져야 할 선구자적 교육마인드로 “교장부터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장부터 많이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우수 사례는 벤치마킹하는 등가만히 있으면 아니된다고 말한다. 그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학교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학생은 잠재력과 가능성의 존재이다.” “학부모는 중요한 고객이므로 그들과 협조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교직원은 교육의 주체로서 전문성이 생명이다.” “학교는 교육환경 여건이 구비되고 시설이 첨단 현대화되어야 한다.”이다. 사회적 이슈인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강화 방안’에 대해 물었다. 선결조건으로 제일 먼저 교육투자를 꼽는다. 안산지역 고교 학급당 인원이 45명인데 OECD 수준인 35명이 되어야 인성과 학력을 책임지도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그리고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지적한다. 교사들의 평가를 산출물(교육성과)과 연결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방학 때 자기교과에 대한 연수를 의무적으로 하고 연구휴식년제를 도입해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의 연수로 교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주요대학 입시의 논술을 책임지도하는 학교와 교사가많지 않은현실을 지적한다. 또, 수월성과 창의성 교육면에서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하고 사교육에 미루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교육후배들에게 당부한다. “씨는 뿌려야 거두고 땀은 흘려야 결실이 있다.”고. “자기 중심적 생각은 버리고 공익을 앞세우자.”고 말한다. “우리 교육자는 대한민국의 인재를 기르는 책무가 있음을 항시 잊지 말고 열정적으로 교직생활에 임해 후회 없는 교직 인생이 되자.”고 말한다. 이제 한 달 후면 경기교육계를 떠나는 유부열 고잔고 교장. 티없이 웃는 그의 표정이 오랫동안 인상에 남는다.
매년 실시해 왔지만, 올 겨울방학에도 교원정보화연수를 실시했다. 사실 요즈음의 정보화연수는 많은 교원들의 정보화능력이 어느정도 향상되어 있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아직도 뭔가 1%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한 교원들의 연수욕구는 끝이 없다는 생각이다. 조금더 능력을 기르고 이를 통해 학생들 지도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의 연수는 갈수록 열기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연수욕구에 비해서 아직도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 다양한 연수가 필요하겠지만 현재의 과정에 좀더 변화를 주면서 다양하게 실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추운날씨임에도 아침일찍 연수에 참여하는 교원들을 보면서 앞으로의 교육은 좀더 발전적일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이번에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의 연수 정원은 당초 30명이었다. 그러나 연수모집 1주일만에 정원을 넘어섰다. 이미 마감되었음을 각급학교에 알렸으나, 이후에도 지속적인 문의와 때로는 문의없이 신청서가 쇄도했다. 어쩔수 없이 시교육청에 요청하여 6명을 증원하였다. 그 증원인원도 단 하루만에 모두 마감되고 말았다. 원래 컴퓨터 40대가 있지만 도중에 발생할 돌발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총36명으로 연수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전화문의를 했던 교원과마감후에 신청서를 접수한 교원들을 모두 합하면 연수에 참가한 인원보다 더 많았다. 연수에 참가하지 못한 교원들에게 지금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연수신청인원이 초과했을만큼 뜨거웠던 것을 두고 연수에 참가했던 어느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교원연수는 자발적 참여가 정답인것 같습니다. 특별히 연수를 종용할 필요없이 교원들에게 필요한 연수과정이 개설되면 모든 교원들은 스스로 연수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생각입니다.' 옳은 이야기이다. 교원들의 연수열기가 이렇게 뜨거운데 규정을 만들어 연수를 받도록 할 필요까지 있느냐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같이 교육부에서는 금년부터 3년간 90시간 이상의 연수를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연수규정을 개정했다. 교원들이 연수를 잘 받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의 현실에서 연수를 받지 않는 교원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궁금하다. 가만 놔두어도 필요한 연수는 스스로 이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부에서는 시대착오적인 사고를 가지고 현실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억지로 연수를 받도록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의무적인 연수보다는 자발적 연수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교육부에서는 연수규정을 억지로 만들어서 의무적인 연수를 받도록 할 것이 아니고, 자발적인 연수분위기를 더욱더 살려주는데 주력해야 옳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연수과정의 다양화와 연수비 지원을 더욱더 확대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우리 교사들은 가르친다. 교원들에게 스스로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면 그 효과는 훨씬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우리 교원들은 언제라도 열심히, 그리고 스스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교육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
- 그 친구들과 함께 먹던 돼지껍데기를 생각하며 세상이 참 많이 편해졌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변했다. 돼지껍데기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다 팔다니 말이다. 우연히 인터넷 검색창에 돼지껍데기라는 글자를 타이핑했더니 돼지껍데기 관련 사이트와 그의 각종 요리법이 우후죽순처럼 나왔다. 전혀 예상치 않았던 사태인지라 그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기실 돼지껍데기라는 용어는 엽기성(?)과 기이함, 통속성을 한꺼번에 안겨주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 때가 아마 20대 후반이었을 것이다. 부산 사상공단의 허름한 뒷골목에서 소주와 돼지껍데기를 먹었던 때가. 그때 난생 처음 먹어본 돼지껍데기는 질길 것이라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뜨린 요상한 음식이었다. 입안에 들어간 돼지 껍데기가 어찌 그리도 부드러운지. 참 어이없으면서도 황당한 경험이었다. 돼지껍데기는 철저히 민중적인 음식이다. 싼 값에 민중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하니 말이다. 이런 기능을 하는 음식은 몇 개가 더 있다. 닭발과 순대, 족발, 편육 기타 등등. 모두 하나같이 고기를 먹기엔 돈이 부족한 민중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하는 음식들이다. 그래서 이들 음식들에겐 어딘가 정이 간다. 깊숙하면서도 늘쩡늘쩡한 정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자갈치 시장을 찾았다. 어릴 때부터 늘 상 보아오던 자갈치는 항상 활력과 희망이 넘실대는 곳이다. 그 자갈치 시장의 중심 거리를 지나 충무동 쪽으로 깊숙이 걸어가면 노천 횟집들이 즐비하고 그 맞은편에는 허름한 선술집들이 늘어서 있다. 그 선술집에서는 돼지껍데기와 꼼장어, 파전 등을 팔았다. 돼지껍데기 볶음은 붉고 노란 색깔을 자랑하며 지나가는 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참 색깔 하나도 어찌 저리 민중적인지. 붉은 고춧가루로 범벅이 된 자태하며, 각종 야채와 감자가 알맞춤하게 혼합된 모습에서 고향의 정을 절로 느낀다. 돼지의 일부분 중에서 분명 돼지껍데기는 버리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돼지 내장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런데 이 내장과 돼지껍데기는 민중들에게 부족한 단백질을 공급하던 소중한 음식이 되었다. 요즘에는 돼지껍데기가 웰빙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니 참 격세지감을 안 느낄 수가 없다. 피부미용에 좋다는 콜라겐이 돼지껍데기에 많이 있다나 어쨌다나. 소주 한 잔에 돼지껍데기 하나를 톡 털어 넣는다. 알싸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혀끝에 고자누룩하게 감돈다. 옆자리에 위치한 취객들의 젓가락이 부지런히 입과 접시를 오간다. 그에 덩달아 나도 소주와 돼지껍데기를 번갈아 먹다 보니 어느새 소주 한 병이 동난다. 그리고 소주병의 푸른 색감 사이로 자갈치 시장을 오가는 민초들의 얼굴이 점점이 묻어난다. 오랜만에 먹어본 돼지껍데기. 이 음식을 함께 먹으며 울분과 격정을 토론했던 추억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