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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수업이 만들어지기까지 시작은 이전 연도에 진행했던 도서관협력수업에서부터였다. 실시간으로 직면하게 되는 기후변화의 위기감 속에 교내 곳곳에서는 환경을 주제로 다양한 수업활동이 이루어졌고, 이는 교육활동의 분절 속에 동일 대상에 여러 활동이 투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몇 명의 교사를 시작으로 통합주제를 중심으로 한 교과연계 수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를 계기로 1학년 국어·한문·과학·미술, 4개 교과의 지도교사 8명과 사서교사가 모이게 되었다. 이후 중학교 1학년 시기에 학습하기에 적합한 범교과 내용 주제가 어떤 것이 있을까 논의한 결과, 환경·인권·평화 등 중요한 가치 주제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로써, 최종적으로 ‘생태’를 주제로 정했다. 마침 과학교과 교육과정에는 생태 분류 및 생명 다양성 학습과 관련한 내용이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이번 수업을 통해 나 자신만이 아닌 주변 환경까지 생각의 범위를 확장하여 생명존중의 감수성을 높이고, 함께 사는 공동체에 관해 관심을 환기하고자 하였다. 수업계획 수업계획을 위해 총 3번의 대면협의와 학내 메신저를 활용한 부단한 비대면 소통과정을 거쳤다. 대면협의를 중심으로 대략적인 진행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대면협의에서는 수업 의도 및 목적을 명확히 공유하고 이번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하는 협력교사를 소개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특히 3월 초에 진행된 첫 만남이었기에 얼굴을 모르던 동료교사와 인사를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다. 두 번째 대면협의에서는 구체적인 수업방침이 계획되었다. ▲프로젝트 주제와 연계하여 개별 교과의 성취기준에 적합한 수업을 교과목별로 유연하게 실시하되 지속적인 수업과정 및 계획 공유를 통해 연계성을 확보할 것, ▲사전 구성된 동일 모둠(1학급 3~4인 7모둠)으로 전체 활동을 진행할 것, ▲최우선 수업활동으로 모둠별 주제도서를 선정하여 읽고 해당 도서와 관련한 내용을 연계·확장하는 형식을 취할 것, ▲과정 및 결과를 되도록 수행평가와 연계함으로써 학습자의 참여 의지를 고취할 것, ▲학교 내 특별활동과 연계하여 교실 안에서의 수업활동이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연계·확장될 수 있도록 진행할 것 등이 기본방침으로 정해졌다. 세 번째 대면협의에서는 전체적인 수업활동을 관통할 주제도서를 선정하는 작업을 했다. 사서교사가 사전에 선정한 20여 종의 도서를 함께 분석하고, 모둠별 활동에 적합한 소주제를 판별하였으며, 학생 수준 및 수업 의도에 적합한 주제도서를 간추리는 과정을 겪었다. 그렇게 정해진 8종의 주제도서는 표 1과 같다. 수업과정계획(안)은 다음과 같은데, 당초 계획과는 달리 실제 진행에서는 조금씩 수정이 이루어졌다. 수업과정계획(안) ● 교과별 성취기준 ● 교과별 활동내용 수업 진행 ● 주제도서 읽기 _ 국어·사서교사(6차시) 가장 먼저, 모둠별로 주제도서를 읽는 국어과 수업활동을 진행하였다. ‘요약하며 읽기, 예측하며 읽기’ 단원과 연계하여 진행했기에, 교과서 예시 글을 통해 읽기방법을 먼저 익히고(2차시), 사전에 구성된 모둠별로 관심 주제도서를 선정하여 사서교사가 제공한 자료를 기반으로 책 제목, 책 표기, 차례 등을 예측하며 읽었다. 다음으로 메모하거나 질문하며 요약하여 읽는 독서활동을 진행했는데, 비문학 도서를 대상으로 팩트 중심의 자료 읽기를 체험하는 데 특히 적절했다. 또한 독서 중 활동에도 소제목·이미지·핵심어를 중심으로 예측하며 읽는 활동이 병행되었다. 읽은 후에는 모둠별 책 대화를 통해 질문을 만들고 공유하며 책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활동을 진행했다(3차시). 마지막으로는 모둠별로 책의 핵심어를 중심으로 마인드맵을 표현한 후 감상을 정리하여 발표를 했는데(1차시), 일련의 과정에서 활동한 학습지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하여 학기 말 수행평가에 반영함으로써 학습자의 참여 의지를 고취했다. ● 주제어휘 탐구 _ 한문(2차시) 다음으로는 모둠별 소주제와 관련하여 한자에 사용된 부수를 확인하고 형성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이해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는 모둠별 주제도서에 등장하는 동식물의 이름을 조사한 후, 이를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한자어를 탐색하고, 찾은 한자어를 부수와 기타 한자로 나누는 활동(1차시)을 했다. 이어 전시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동물·식물·곤충·어류·화초·나무·조류에 주로 사용되는 부수를 종합·정리하여 형성자의 원리를 설명하는 수업(1차시)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자로 이루어진 다른 교과 학습용어를 맥락에 맞게 활용’한다는 성취기준을 충족하였으며, 형성자의 제자 원리를 탐구하는 단원의 학습목표 또한 자연스럽게 성취할 수 있었다. ● 생물 다양성 탐구활동 _ 과학·사서교사(7차시) 과학교과의 탐구수업활동에 앞서 사서교사가 1차시씩 도서 정보원 및 뉴스기사에 담긴 정보의 출처를 밝히는 법과 관련한 수업을 진행했다. 먼저 간단한 강의를 통해 저작권 표기와 관련한 정보윤리 준수의 필요성을 인지시키고, 실물 도서 정보원과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도서 및 뉴스기사에 담긴 정보의 출처를 표기하는 방법을 실습함으로써 이어서 진행할 자료조사(정보탐색 및 수집) 활동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과학교과에서 생물 다양성 보전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활동방법을 조사·발표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먼저 강의식 수업과 모둠별 게이미피케이션 활동을 통해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원인 및 생물 다양성에 따른 먹이그물 이론을 먼저 학습했다(2차시). 그리고 모둠별로 5종의 탐구주제(①생물 다양성 유지를 위한 활동방법 조사, ②생물 다양성의 감소 원인, ③멸종위기의 생물, 위협받는 생물 다양성, ④생물 다양성의 감소로 인한 문제점, ⑤생물 다양성의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하여 관련 이론을 조사한 뒤, 8가지 표현방법(①리플렛 만들기, ②포스터 제작, ③달력 만들기, ④PPT, ⑤학교 생물지도 만들기, ⑥위기의 생물 그림으로 표현하기, ⑦게릴라 가드닝, ⑧영상 제작) 중 하나를 선택하여 자료조사 및 산출물을 제작·발표하도록 했다. 산출물은 수행평가에 반영하여 학습자의 참여 의지를 고취했다. 마지막으로 2학기에 계획했던 미술교과의 표현활동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실제 수업으로까지 진행되지 못했다. 이 점이 못내 아쉽지만 이를 계기로 주제를 통합한 교과연계 프로젝트 수업의 경우, 한 학기를 기본 단위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나름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음에는 이를 고려하여 더욱 의미 있는 수업을 계획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유학년제 교과융합 진로탐색활동 본 활동은 이번 프로젝트수업의 협력교사이기도 한 본교의 수석교사를 중심으로 진로부와 1학년부가 협력하여 진행된 체험행사이다. 4월 말 ‘2022 봄, 자작나무숲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1학년 8개 학급 전체가 인제군 원대리에 위치한 자작나무숲을 탐방하여 자연관찰 및 숲 탐방 공동체 체험활동을 했다. 세부적으로는 숲 해설 청취 및 생태관찰 미션 활동, 학급이 함께하는 시 낭송, 학생들의 장기자랑으로 꾸려진 작은 음악회 등이 아름다운 자작나무숲을 배경으로 펼쳐진 낭만적인 시간이었다. 이를 통해 주제도서에서 접한 생태 관련 정보를 실제 현장에서 경험하며, 인식의 범위를 넓히는 한편 자연스레 생명존중에 대한 공감적 감수성을 체득하고자 했다. 더하여 1학기 말 학교도서관에서 주관한 작가와의 만남 활동으로 생명과학자 최재천 작가님과 김성호 작가님을 각 1차례 모시고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생명이 주는 힘에 관해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듯 수업활동으로 학습한 주제를 다양한 체험학습과 연계하여 진행함으로써 사전 주제학습을 통해 흥미와 배경지식을 쌓은 학생들이 해당 활동을 통해 더욱 깊이를 늘려갈 수 있도록 했다. 수업을 평가하며 수업평가회는 1학기 말 간단한 다과와 함께 진행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미술수업이 진행과정에서 발생한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최종 실천까지는 함께하지 못한 점과 수업모형 측면에서 교과융합 형식이 아닌 교과연계로 진행된 점 등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번 수업을 통해 처음으로 한 학기라는 긴 호흡을 가지고 여러 교과 및 학교도서관이 협력하여 주제통합 수업 및 연계 체험활동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각자의 교과에서 진행한 수업활동 이야기를 다양하게 나누며 진행방법이나 학생 성취, 상황별 사연, 어려웠던 점, 좋았던 점 등을 공유했다. 특히 다른 교과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 수업활동에 감탄하기도 하고, 어떤 교과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하던 학생이 다른 교과목에서는 멋진 성취를 보였다는 말에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협력교사들의 역량이 십분 발휘되었던 이번 프로젝트 수업결과를 돌이켜보며 학교도서관의 운영목적에 대해 생각한다.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교육과정과 함께하는 학교도서관. 이를 통해 학생들의 꿈만이 아니라 교사들의 꿈 역시 마음껏 펼쳐질 수 있는 행복한 도서관교육을 꿈꾼다.
사 생활을 시작한 지 3년. 이 시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교육환경 측면에서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다. 기존에는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이 보편적 흐름이었다면 이후에는 토론수업·협동학습·탐구수업 등 학생들의 활동과 참여를 활성화한 수업이 등장하여 소개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더니 원격수업이 등장했고, 공교육은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막기 위해 모니터 건너편에 있는 학생들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또 다른 고민을 해야 했다. 급변하는 시점에 신규 역사교사로 발령을 받아 중학교 3학년 역사와 1학년 사회를 가르치게 되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초반에는 ‘어떤 수업을 할까’라는 고민이 아니라, ‘어떻게든 수업을 하자’라는 걱정이 앞섰다. 학생들과 원격으로 만나는 기간이 대부분이었고, 전염병이 급속도로 확산되던 때에는 갑자기 원격수업으로 전환되곤 했다. 원격이 주를 이루던 시기의 역사수업은 강의식 수업이 대부분이었다. 수업 자체가 어려웠던 시기에는 판서 수업하는 모습을 촬영해서 유튜브에 업로드 했다. 인터넷 강의식 수업은 수업내용을 전달하기에 효율적이었고, 교사가 영상 속에 직접 등장하여 수업내용을 전달하면서 학생들은 마치 교실에 있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이 시기를 지나 어느덧 공교육은 이런 상황을 더 이상 특수한 것으로만 여기지 않고 미래교육으로 전진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원격수업을 찾아 나섰고, 각종 연수를 통해 그와 관련된 역량을 늘렸다. 또한 교육청에서는 수업도구에 쓰이는 예산을 늘려 교사들의 원활한 수업을 지원하였으며, 학생들에게 스마트 기기를 전면적으로 보급하는 등의 파격적인 정책을 펴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2021년부터는 긴 호흡으로 원격수업의 질적 향상과 학생들의 수업 흥미 제고라는 측면에서 교수·학습방식에 변화를 추구했다. 사회·역사 교과통합 수업 그 고민의 결과는 교과융합 수업 내지는 교과통합 수업이었다. 교과 간 특정 주제에 대한 공통된 학습내용이 있거나 수준별 학습이 가능한 내용이 있다면 서로 연계하여 수업을 구성하고자 했다. 우선 역사교과와 공통된 학습내용이 많은 사회교과와의 통합수업을 준비했다(표 1 참조). 역사와 사회교과가 각각 한 차시의 수업을 준비하고 블록타임으로 실시하여 수업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1차시 사회교과에서는 독도의 지리적 특징과 경제·생태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독도의 가치를 중심으로 학습이 이루어졌다. 1차시에서는 특정 주제에 대한 지식과 정보전달 위주의 수업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수업 마무리에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학습내용을 토대로 다음 차시와의 연계를 위한 핵심질문을 공유한다. - 독도의 지리적 특징과 경제적 가치로 인해 발생하는 역사적 사건은 무엇인가? - 세계 각지에서 발발하고 있는 영토분쟁과 비교하여 한반도 영토문제의 특징은 무엇인가? - 제국주의 국가의 침략과 약탈이라는 관점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어떠한 주장이 가능한가? 2차시 역사교과에서는 1차시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한반도와 일본 간의 독도문제, 그리고 현재 일본정부의 입장을 분석하여 자신의 주장을 확립한다. 특히 주어진 자료를 활용하여 ‘일본은 왜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가?’, ‘독도는 왜 한국의 영토인가?’ 등과 같이 ‘왜’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시간을 갖게 된다.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논리적으로 비판할 수 있게 되고, 우리 사회 쟁점으로 언급되는 역사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게 된다. ※ 극동 국제 군사재판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물음에 답해보자. 이 재판소는 1946년 1월 19일… (A) 평화에 관한 죄, (B) 통상적인 전쟁범죄, (C)인도(人道)에 관한 죄 중 (A)에 관련되어 기소된 중대 전쟁범죄자에 대해서만 심리·처벌함을 목적으로 하였다. 또한 평화에 관한 죄를 ‘침략전쟁 또는 국제법 및 조약을 위배한 전쟁’을 계획·개시·수행하는 과정에서 범한 죄 또는 그 계획·모의에 참가한 개인·단체구성원이 범한 죄로 규정함으로써 이들 중대 전범자를 A급 전범자로 규정하였다. ☞ 위의 내용을 토대로 전범 재판의 목적과 내용에 중점을 두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논리적으로 비판해 보세요. 두 차시의 사회와 역사교과의 통합수업은 학생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각 교과에서 독도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각각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듯하지만, 타 교과에서 배운 내용이 본 교과의 학습내용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가능케 했다. 예를 들어 아주 단순한 질문일 수 있는 ‘일본은 왜 저 작은 섬 하나를 두고 이렇게 분쟁을 원하나’라는 질문을 사회교과의 학습내용을 토대로 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역사수업을 통해 사회교과에서 다루는 세계 여러 지역의 영토분쟁에 대해 각 지역의 고유한 역사적 연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통상적인 수업방식에서 벗어난 통합수업 자체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제고했다는 점도 큰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창의적체험활동 연계 국어·수학·역사 통합수업 사회교과와의 통합수업을 진행한 후, 연계수업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그 무렵 창의적체험활동 자율활동 프로그램의 연간 학사일정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율활동은 생명존중교육·인권존중교육·다문화교육·장애이해교육·민주시민교육 등 다양한 주제가 포함되어 있었고, 특정 교과의 학습내용과 중복되는 내용도 많았다. 실제로 교육청에서도 2021학년도 범교과 학습주제 간에는 통합운영을 하거나 교과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운영토록 권고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수학 및 국어교과와의 통합수업을 통해 ‘기본-심화-활동’의 단계로 학습주제를 재구성하여 운영하고자 했다. 세 교과에서는 각 교과의 특성을 고려하여 학습주제로 다문화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선정했다. 특히 역사교과에서는 서울시교육청에서 학생들에게 지급한 디벗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탐구과정을 경험하게 하고 문제해결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다문화교육 수업활동 개요 _ 재중동포의 기원과 역사 학생들은 수학교과를 통해 현재 한국 사회의 다문화 인구에 대한 증감 추이를 파악하여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을 예측했다. 또한 우리 사회는 어떠한 문화권으로부터 유입이 많고 적은지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역사교과에서는 그중에서 재중동포를 선택하여 재중동포의 기원과 역사를 학습하고, 잘못된 표현과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학생들은 디벗으로 다양한 키워드와 사이트를 통해 자료를 탐색하고, 정확성을 검토하여, 자료를 선별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정리한 내용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함으로써 탐구과정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결과 어떠한 키워드가 풍부한 자료를 노출하는지, 비교적 정확한 자료를 가져다주는지 직접 학습할 수 있었다. 또한 자료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탐구주제와 관련된 핵심자료 이외에도 생각지 못한 부가적인 자료를 발견하여 자신의 주장을 보완하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었다. ● 민주시민교육 수업활동 개요 _ 민주주의 역사와 작동 원리 두 번째로 다루었던 주제는 민주시민교육이었다. 민주시민교육은 역사교과가 문을 열기로 했다. 세계사적인 범위에서 민주주의 역사를 다루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현대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원리에 대한 설명을 마지막으로 교사의 내용전달은 마무리되었다. 그 이후에는 교사의 핵심질문으로 학생들 간의 자유토론이 진행된다. - 민주주의의 원리인 다수결은 과연 합리적인가? - 합리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 합리적이지 못한 근거는 무엇이며, 대안은 무엇인가? 교사의 핵심질문은 사실상 너무나 당연하게 합리적이라고 여기고 있는 다수결에 대해 학생들 나름의 비판적인 잣대를 세우고, 그럴듯한 대안을 제시해보기를 바라는 목적으로 제시되었다. 한편으로는 기존의 토론방식에서 자신의 입장을 바꿔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고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추가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견해와는 다른 입장에 위치해보면서 자신의 견해를 객관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주장이 가지는 문제점과 한계에 대해 탐색하게 된다. 창의적체험활동의 자율활동 주제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교과가 자신의 교과특성을 반영하여 수업내용을 재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교사 본인에게 자신의 수업에 대한 성찰과 새로운 수업연구에 대한 동기부여를 심어주었다. 또한 운영부터 생활기록부 기재까지 형식적이고 일률적으로 이루어지던 창의적체험활동 프로그램이 다채로운 형태로 운영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제고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생태전환교육이 시작되기 전부터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무수히 많이 받아왔고, 또 해 왔다. 경험상 되돌아오는 아이들의 대답 중 가장 즉각적이고, 가장 흔한 것은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아요”이다. 과연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린다면 지구가 정상화될까? 기후위기로 전 세계가 지구환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였고, 각 시·도교육청별로 생태전환교육 추진계획을 세워 발표·시행하고 있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목을 가리지 않고 생태전환교육을 실시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다시 아이들의 즉각적이었던 그 대답으로 돌아와 반문해 본다. 아이들은 왜 이런 대답을 하게 되었을까? 아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았기에 이런 대답을 하게 된 것인지 돌이켜 생각해 본다. 그 해답에는 ‘실천’이라는 글자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지구를 위해 실천한 경험 중 ‘쓰레기 주운 일’이 가장 큰 것이다.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하고 지식을 배웠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는 그 경험이 가장 강력했거나, 흔히 할 수 있었던 것, 즉 어떤 방식으로든 유의미했던 것이다. 쓰레기를 치워 주위를 깨끗하게 하는 일은 주위 환경을 깨끗하게 보전하는 영역의 일이다. 이제 우리가 해나가야 할 생태전환교육은 조금 다르다. 생태전환교육은 애초에 쓰레기가 적게 나오도록 비닐·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에 가깝다. 이미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연수·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많은 학교에서 특색 사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또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행사도 진행되고 있어 아이들 역시 유의미한 경험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는 알려줄 것도 많고, 체험할 것도 많은 생태전환교육을 교육과정 속에서 재구성하여 유의미한 경험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 아이들의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교실에서 운영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습관화를 위한 긴 호흡,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수업 생태전환교육의 포인트는 ‘실천’에 있다. 아무리 지구의 온도가 오르고 있고, 지난 여름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간 홍수가 기후위기와 관련 있음을 안다고 해서 지구가 바뀌지 않는다. 지금은 문제를 깨닫고 다짐만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직접 아이들이 일상에서 지구를 위한 행동을 습관처럼 해야 한다. 습관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뇌에서 시냅스가 형성되는 데에 21일이 걸리므로 습관이 형성되려면 21일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이 생태전환교육은 긴 호흡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필자는 습관화를 위해 각 프로젝트를 한 달 정도로 기획하여 교육과정과 연계할 수 있도록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큰 틀을 계획하였다(표 1 참조). 우선 브레인스토밍으로 가르칠 내용을 나열하고, 같은 영역으로 묶을 수 있는 것끼리 분류하여 범주화하였다. 그 결과 ▲동식물이나 생태계와 관련된 ‘생태영역’, ▲쓰레기·분리배출·미세플라스틱·미세먼지·재활용 및 새활용과 관련된 ‘환경영역’, ▲에너지 자원·친환경에너지·에너지 절약과 관련된 ‘에너지영역’, ▲식습관·안전한 먹거리·토종씨앗·채식과 관련된 ‘먹거리영역’ 등 네 가지 영역이 설정되었다. 이후 영역 안에서 보다 깊이 있게 생각하고 알아볼 내용을 한 가지씩 정했고, 이것을 프로젝트의 큰 주제로 설정하였다. 프로젝트 수업방법은 PBL(문제중심수업) 흐름에서 착안하여 ‘문제인식→ 탐구하기→ 체험하기→ 공유하기’ 단계로 설정했다. ‘문제인식’ 단계는 설정된 주제와 관련된 우리 주변 문제를 생각하거나 알아보는 활동들로 구성된다. 이때 문제를 교사가 제시해주기보다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발견하거나, 조사를 통해 실제 문제를 알게 됨으로써 프로젝트 수업의 실제성을 높인다. 아이들이 이 단계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면 프로젝트의 절반을 성공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단계에서 아이들이 충분히 문제에 고무된다면 아이들이 주도하여 그 해결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어 ‘탐구하기’ 단계는 주제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지식 등을 알아보는 단계이다. 주로 저학년·중학년에서는 교사가 영상·백과사전·기사 등의 자료를 찾아서 제공해 주고, 고학년에서는 아이들 스스로 알고 싶은 내용을 찾도록 한다. 시·도교육청이나 유관기관 등에서 배포하는 자료집을 학년 초에 준비해 두면 알맞은 자료를 찾아 읽거나 스크랩할 수 있어 든든한 탐구자료가 된다. 다음 ‘체험하기’ 단계는 글자로만 생태전환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돕는 활동들이 속하게 된다. 앞서 ‘탐구하기’ 단계에서 알아본 내용과 관련된 게임을 하거나 키트를 만들고, 실물을 조작해 보며 아이들은 생생한 경험을 쌓아나갈 수 있다. 마지막 ‘공유하기’ 단계는 본 프로젝트 수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하며 확인했던 문제와 관련된 주제를 탐구하고 체험해 보았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문제해결방법을 찾아 공유하고 함께 실천하는 활동이다. 다른 반 친구들이나 전교생·동생반(형님반)·가족·마을사람들에게 실천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을 주최함으로써 각 프로젝트 수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필자의 학급 아이들은 ‘배워서 남 주는’ 활동이라고 표현한 바 있는데,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는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한 번 더 프로젝트 활동을 정리할 수 있다. 또한 지구를 위한 직접적인 행동을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생태전환교육이 확대되는 중요한 단계이다.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수업을 소개합니다 필자는 2021년부터 연간 4가지의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의 프로젝트 수업을 한 달 정도 수업하기 때문에 교사 입장에서는 준비기간부터 실행까지 거의 1년 내내 진행하는 느낌이다. 2년간 총 8가지의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수업 중 아이들과 즐겁고 알차게 활동했던 내용을 소개해 본다. 교사가 활동주제를 제시하면 아이들이 활동하고자 하는 내용을 주도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 나간 내용이다. ● 환경영역 프로젝트 수업 _ ‘얼쓰(Earth) 얼쑤!’ 재활용에서 새활용까지 ● 생태영역 프로젝트 수업 _ ‘바가지 프로젝트’ 바다의 가치를 지켜요 생태전환교육, 인공지능 및 그림책과 융합하다 생태전환교육을 하다보면 자칫 교사가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식 방법으로 흘러가기 쉽다. 특히 각종 평가와 행사 가 몰리는 시기에는 아이들의 활동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수업을 처음 시작한 작년 1학기, 첫 번째 프로젝트를 상당히 오랫동안 고무적으로 진행한 탓에 두 번째 프로젝트 수업의 시작이 늦어져 버렸다. 프로젝트는 ‘먹거리영역’이었고, 채식·동물복지·토종씨앗 등을 다루고자 계획했었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의 탐구단계에서 교사가 자료를 빽빽하게 준비해 설명했다. 결론적으로그 시간에 다루었던 많은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못했다. 이후 수업시간에 조금 덜 알 수 있어도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 인공지능 활용방법 첫 번째 방법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5·6학년은 코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수업에서도 코딩이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4학년의 경우 코딩까지 나아가기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하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주재료로 움직이게 된다. 필자는 아이들이 주제의 문제상황을 파악하는 단계에서 뉴스기사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카인즈’ 웹사이트(www.bigkinds.or.kr)를 활용했다. 빅카인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데,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그 검색어를 포함하는 뉴스를 전부 모아 제시해 준다. 뉴스기사를 하나씩 클릭하여 확인할 수도 있으나 ‘문제인식’ 단계에서 활용하므로 그런 활동은 생략하였다. 빅카인즈에서는 뉴스기사인 빅데이터를 가지고 웹사이트 내에서 텍스트마이닝을 거친 후 이를 활용해 연도별로 검색어의 변화를 보여주는 ‘키워드 트렌드’, 검색어와의 관련어를 워드클라우드로 보여주는 ‘연관어 분석’, 연관어들의 관계를 분석하여 보여주는 ‘관계도 분석’의 내용을 시각화하여 제공한다. 따라서 검색어 입력과 기간 설정 정도만 할 수 있어도 빅데이터 속에서 주제 관련 문제를 발견해 낼 수 있는 것이다. ● 그림책 활용방법 두 번째 방법은 그림책을 활용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좋은 도구인 그림책은 생태감수성을 키워주고자 하는 어느 단계에서나 활용이 가능하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인물에 감정이입함으로써 문제를 인식할 수도 있고, 그림책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이 사실과는 어떻게 같고 다른지 탐구해 보며 비교할 수 있다. 또 아이들이 알리고자 하는 내용을 그림책으로 만들고 이를 친구들이나 가족들, 마을공동체와 나누는 방법도 있다. 요즘은 그림책을 영상으로 접하기도 하고, 영상으로 만들어 배포하면 공유하기에도 편리하여 그림책 영상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것보다 그림책 활용을 추천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교사가 직접 말하기 어려운 내용을 다룰 때, 그림책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필자는 ‘먹거리영역’에서 ‘채식’을 아이들에게 꺼내기가 참 어려웠다. 학교에서 그린급식을 실시하고 있기는 하나, 영양학적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둘러싼 본격적인 채식은 이슈가 될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자칫 “선생님이 고기는 나쁜 거랬어”라고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도 있어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학교도서관에 있는 그림책들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대놓고 ‘고기를 줄입시다. 채소를 먹읍시다’라는 메시지를 주지 않으면서도 채식을 다루는 책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생태전환교육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의 원인과 결과를 다루는 책 암탉은 왜 길을 건넜을까?를 발견하였다. 그림책을 같이 읽어본 후 아이들이 ‘암탉’, ‘요리사’, ‘닭고기 요리를 좋아하는 주인공’이 되어 대본 없는 인터뷰를 해 보았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평소 닭고기 요리를 좋아하는 주인공의 입장이었으나,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닭을 잡아야 하는 요리사, 그리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암탉의 입장이 되어 봄으로써 교사의 가치관이 담기지 않았더라도 육식을 즐기는 식습관에 대해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넌지시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기에 훌륭한 도구가 된 것이다. 교사부터 시작하는 교실에서의 실천 아이들은 교사의 언행을 배운다. 생태전환교육을 한다면서 그 수업을 할 때만 지구를 생각한다면 아이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 수가 없다. 그래서 교사부터 교사의 삶 속에서 지구를 위한 행동들을 실천해야 한다. 교실에서 이면지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백상지가 아닌 재생지에 출력하며, 분리배출도 꼼꼼하고 철저하게 지켜나갈 수 있도록 먼저 보여줘야 한다. 특히 분리배출은 학기 초에는 잘 지켜지지 않아도 교사가 계속하여 알려주면 몇 달만 지나도 아이들이 스스로 관심을 갖게 된다. 9월에 본교에서 PS 플라스틱을 모아 재활용 업체로 보내는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급식에서 나온 요구르트를 먹으며 아이들이 “선생님, 이거 PS로 만들었어요!”라고 알려주기도 하고, 요구르트 마개를 따로 쓰레기통에 버린 후에 수돗가에서 깨끗하게 씻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3월부터 교실에서 분리배출을 철저하게 한 까닭에 가능했던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알림장이나 공책을 가져오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이면지 바구니에서 이면지를 가져다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종이컵을 포함한 일회용품을 최대한 덜 사용하고자 하는 교사의 노력을 아이들에게 계속 나누고 환경영역의 ‘얼쓰(Earth) 얼쑤! 재활용에서 새활용까지’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 이후 페트병에 물을 가져오던 아이들이 사라진 것이다. 학기 초 학급의 17명 중 6명가량이 페트병을 챙겨왔으나 프로젝트가 끝난 5월부터 10월 현재까지 보온병에 물을 담아오고 있으니 이 정도면 생태전환교육이 확실히 되고 있다고 자신해 본다. 수업을 마치고 UN의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시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한국형으로 수정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교육의 저자이자 미국의 CCR(교육과정 재설계센터, Center for Curriculum Redesign)의 연구원인 웨인홈즈(Wayne Holmes)는 앞으로 가르쳐나가야 할 핵심개념 중 하나로 환경을 꼽는다. 이제 생태전환교육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영역이 되었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삶 속에서 지구를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편의점에서 물 한 병을 사 마실 때에도 ‘집에서 보온병에 담아 올 걸’하고 후회하고, 가족이 분리배출통에 담아놓은 비닐에 재활용 표시가 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내용물이 비워져 있고 깨끗하게 헹궈져 있는지 한 번 더 들춰보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어린이가 지구를 위한 제품을 만들고, 사업을 설계하며, 재정을 운용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수업, 이것이 궁금해요 Q. 교육과정은 어떻게 재구성하고 있나요?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때 가르쳐야 할 성취기준이 포함되도록 하면 되지만, 아직까지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전혀 새로운 내용을 다루게 되면 아이들이나 가정에서 공부를 안 했다고 느끼게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내용영역 중 설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최대한 교과서에서 가지고 올 수 있는 내용을 끌어옵니다. 예를 들어 4학년 아이들과 1학기에 ‘환경영역’ 중 재활용 및 새활용을 주제로 정했다면 ‘수학 5단원 막대그래프 그리기’를 ‘우리 집 쓰레기를 종류별로 조사하여 막대그래프 그리기’, ‘도덕 3단원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를 구체적으로 ‘우리 집에서 가장 많이 나온 종류의 쓰레기 줄이기 실천하기’로 바꾼다면 교과서 내용과 연결되는 동시에 흐름이 있는 프로젝트 교육이 될 수 있겠지요. Q. 체험자료나 유관기관의 프로그램들을 신청하고자 할 때 유의할 점이 있나요? 저는 두 가지를 주의 깊게 봅니다. 첫 번째는 지금 나누어 주는 체험자료들이 쓰레기가 되지는 않는가 입니다.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체험자료가 좋고, 쓰레기가 최대한 덜 발생하는 것으로 구입합니다. 유관기관의 프로그램 중에서도 교실에서 교사가 해 줄 수 없는 수업, 학습지만 가지고 강사가 강의하기 보다는 직접 체험하거나 탐구할 수 있는 활동인지 확인하고 신청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프로젝트 수업 내에서 연결될 수 있는가 입니다. 일회성의 체험수업은 아무리 흥미 있어도 같은 주제로 더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다면 휘발되기 쉽습니다. 특히 생태전환교육의 방점은 생활 속에서 습관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일회성의 체험수업이나 키트 만들기 등의 활동이 많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잘 꿰어지지 않는다면 아이들에게는 의미 있는 연결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연간 일정관리와 수업활동 내용을 어떻게 정리하나요?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수업의 영역과 주제, 단계를 가장 먼저 설정합니다. 그 후 교과서와 지도서를 펼쳐놓고 어떤 영역과 관련지어 볼 수 있을지 내용을 찾습니다. 이 작업이 2월내에 이루어지면 3월 초 아이들과 학급규칙을 만들 때 생태전환교육의 방향을 안내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 반은 아이들과 함께 만든 세 가지 학급규칙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멋진 지구인 되기’입니다. 또한 학기 초에 이루어지는 학부모총회에서 학급 내 특색활동으로 생태전환교육이 이루어질 것을 예고하고, 가정에서의 협조를 부탁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수업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때부터는 활동지를 따로 출력하지 않았습니다. 재생지로 만든 공책을 학급운영비로 구입하여 한 권씩 배부하고, 이곳에 함께 나눈 생각과 실천상황 기록 등 자신들의 활동내용을 차곡차곡 모아 갑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는 포트폴리오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므로 교사와 아이의 입장에서 수업흐름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됩니다. Q. PBL 기반 수업으로 실제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아이들이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했다면 그것이 직접 실현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환경영역 수업 중 학교 주변의 플로깅을 해보니 쓰레기 분리배출을 할 만한 자리가 없었고, 주택가에서 쓰레기를 분리배출하여 집 밖에 내놓아도 쓰레기 수거과정에서 깨끗이 치워지지 않는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주민센터에 편지를 썼고 직접 찾아가 편지를 전달하였습니다. 또 쓰레기를 찾아보니 배달음식으로 인해 일회용품이 상당히 많았던 것을 아이들 스스로 집에서 발견하고, 가게에서 음식을 사 올 때 집에서 작은 그릇을 가져가 담아오는 ‘용기내 프로젝트’를 다른 반 친구들을 대상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다른 반 친구들도 부모님들과 함께 자신들이 활동한 것을 사진으로 찍어 인증하고 설명하며, 실천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Q. 아이들을 비롯해 실천의 확산을 돕는 팁이 있나요? 좋은 취지의 활동도 계속 실천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저는 학급운영비, 우리가 꿈꾸는 교실예산 등을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 수업의 실천을 돕는 데에 대부분 활용하는 편입니다. 특히 우리 학급에서 활동한 것들을 가정이나 마을에서도 동참해 달라고 부탁할 때에는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합니다. 토종씨앗에 대해 배우고 우리 토종씨앗인 ‘쥐 이빨 옥수수’를 사서 가정에서 팝콘으로 튀겨 먹도록 하거나, 쓰레기를 많이 줄이느라 노력한 가정에는 천연수세미·고체치약 등을 준비하여 전달하였습니다. 상품도 해당 프로젝트 영역의 주제와 연결되도록 하여 지속적인 실천을 독려하는 데에 보탬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학교에서 교원의 출근시간을 앞당기는 경우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해야 하지 않냐는 문의가 종종 있습니다. 교원은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정규 근무시간 외에 근무하는 경우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하지만, 해당 추가근무가 시간외근무시간 산정방식에 부합하지 않아 수당지급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과 이에 대한 지침을 통해 시간외근무수당 산정기준이나 방식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외근무시간 산정방법 시간외근무명령에 따라 1일 1시간 이상 시간외근무를 한 경우에 평일은 1시간을 공제한 후, 분 단위까지 합산합니다. 토요일과 휴일은 공제 없이 분 단위까지 합산해 월간으로 계산하면 됩니다. 월간 계산 시에는 분 단위 이하는 제외합니다. 또한 출근시간 이전 시간외근무는 시간외근무명령에 따라 1시간 이상 조기출근한 경우에 한해, 퇴근시간 이후 시간외근무시간과 합산해 1시간을 공제한 후 매분 단위까지 산정합니다. 지각·외출·반일연가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계산방법은 동일합니다. 시간외근무시간 중 개인 용무시간은 제외해야 합니다. ※ 시간외근무명령은 1일 4시간, 월 57시간을 초과할 수 없음.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액 시간외근무수당은 매시간에 대해 ‘봉급기준액 × 150%’를 지급합니다. 이때 봉급기준액은 해당 교원에게 적용되는 ‘기준호봉 봉급액 × 55%’를 말합니다. 교원은 정규 근무일을 기준으로 월간 출근(또는 출장) 근무일수가 15일 이상인 경우에 별도의 시간외근무명령이나 승인 없이 월 10시간의 시간외근무수당을 정액으로 지급받습니다. 근무일수가 15일 미만인 경우에는 15일에 미달하는 매 1일마다 1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액해 지급합니다. 강등·정직·직위해제·휴직·연가·병가·공가·특별휴가·방학·결근 등의 사유가 있어 근무하지 않은 경우는 출근 근무일수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방학은 근무일수에서 제외되나 학교장의 근무명령으로 특별히 출근해 근무한 경우에는 근무일로 간주합니다. 보충수업지도 등 초과근무에 대해 다른 방법으로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경우에는 해당 근무시간에 대해 초과근무수당 지급에서 제외합니다. 또한 관리업무수당을 지급받는 학교장은 시간외근무수당 지급 대상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시간외근무수당 QA Q. 시간외근무시간이 한 달 동안 각각 2시간 45분, 2시간 30분, 1시간 38분인 경우에 월간 총 시간외근무시간은 어떻게 산정하나요? A. 각각의 시간외근무시간에서 1시간을 공제한 1시간 45분, 1시간 30분, 38분을 합산한 시간은 총 3시간 53분이 됩니다. 여기에서 분 단위 이하인 53분을 제외하면 이달의 시간외근무시간은 3시간으로 산정됩니다. Q. 토요일에 4시간의 시간외근무명령을 사전승인 받고 실제로 6시간을 근무한 경우에는 시간외근무시간이 어떻게 산정되나요? A.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5조 제4항에 따라 시간외근무명령 시간은 1일 4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므로 4시간만 인정됩니다. Q. 육아시간이나 모성보호시간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시간외근무수당 정액지급분을 지급받지 못하나요? A. 육아시간이나 모성보호시간을 하루 2시간 사용하더라도 나머지 시간을 모두 근무한다면 시간외근무수당 정액지급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Q. 12월 19일에 방학을 한 학교의 교사에 대해 12월의 시간외근무수당 정액지급분을 지급할 수 있는지요? A. 12월 정규 근무일을 기준으로 실제 출근일수가 12일이므로 월 15일 미만 근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10시간 정액지급분에서 3/15만큼 감액해 지급해야 합니다. Q. 재택근무 시 원래의 정규 근무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경우에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요? A. 재택근무자에게는 시간외근무수당 정액지급분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부서장의 사전 긴급 초과근무명령으로 초과근무를 한 경우에는 지급할 수도 있습니다. Q. 방학 중 별도의 수당을 지급받는 보충수업을 위해 4시간을 근무하고, 학교장 근무명령으로 4시간을 더 근무한 경우 해당 근무일이 시간외근무수당 정액지급분 지급을 위한 출근일로 계산되는지요? A. 방학은 근무일에서 제외되나 학교장 근무명령으로 특별히 출근해 정규 근무시간 8시간을 근무한 경우에는 출근 근무일수에 포함토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충수업의 경우 별도의 수당을 지급받기 때문에 해당 시간을 제외해야 합니다. 보충수업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이 8시간 이상이 돼야 출근일로 계산됩니다.
우리나라 법원을 상징하는 형상을 아는가? 법원에서 서류를 받아본 적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대한민국 법원’이란 글자와 함께 있는 이 형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 손에는 법전을, 한 손에는 손저울을 들고 있는 이 사람 모양의 형상은 고대 그리스·로마의 디케(Dike)와 유스티티아(Justitia)를 연상케 한다. 디케와 유스티티아는 ‘Justice(정의)’의 상징물로서 한 손에는 칼을, 한 손에는 손저울을 들고 있다. 우리나라 법원의 상징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법전이 아닌 칼을 쥐고 있다는 점이다. 칼은 강제력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정의의 상징물이 칼을 들고 있다는 것은 정의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강제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강제수단 없이는 문제해결이 어렵다면서 강제력 있는 법적 대응조치를 묻는 학교현장의 문의가 많다. 특히 학교 외부인 출입과 관련된 문의가 많아, 이번 호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방법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외부인의 학교 무단침입 외부인은 일과 중 허가없이 학교에 들어올 수 없다(「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8 제2항 제1호 및 「학교출입증 및 출입에 관한 표준가이드라인」 제3조). 외부인은 학교 경비실이나 행정실에 출입목적을 밝히고 방문증을 받아 학교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간다면 바로 주거침입죄(건조물침입)에 해당한다. 「형법」 제319조 제1항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꼭 학교 담을 넘거나 개구멍으로 들어오는 등 은밀한 방법으로 들어와야만 이 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관리자 의사에 반하여 들어온 것이라면 출입문으로 공공연하게 들어오더라도 이 죄에 해당한다. 또한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와야만 이 죄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 위 규정상 보호되는 건조물에는 문과 담으로 밖과 구분된 건물의 부속 토지를 포함한다. 따라서 문과 담으로 밖과 구분된 학교의 부속 토지에만 들어왔더라도 위 죄에 해당한다. 방문 목적을 속이고 방문증을 받아 학교로 들어온 경우에는 어떠한가? 방문 목적을 속이고 출입승낙을 받으면 그 승낙은 무효이므로 역시 주거침입죄(건조물침입)에 해당한다. 실제로 도서 외판원들이 학교관계자가 기다린다며 방문 목적을 속이고 학교 배움터지킴이로부터 방문증을 받아 교실이나 학교 운동장에 들어간 사례에서 주거침입죄(건조물침입)가 인정되었고, 징역형이 선고되었다. 허가를 받아 들어온 외부인을 학교 밖으로 나가게 해야 할 때 외부인이 일단 허가를 받고 들어왔으나 학생과의 부적절한 접촉, 교원 괴롭힘, 주취 상태, 위험한 물건 소지 등의 문제로 외부인을 학교 밖으로 나가게 해야 할 때가 있다. 일과 후나 주말에 학교 운동장을 외부인에게 개방한 학교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외부인의 행동이 명백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면 이를 경찰에 신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범죄행위에 이르기 전에는 어떻게 대응하지 못하고 구체적인 범죄행위가 있을 때까지 지켜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학교관리자가 외부인에게 학교에서 퇴거를 요구할 수 있다. 「형법」 제319조 제2항 전항의 장소에서 퇴거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학교관리자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은 외부인은 즉시 학교에서 퇴거해야 한다. 만약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퇴거불응죄에 해당한다(「형법」 제319조 제2항). 물론 퇴거 요구가 정당해야 하므로 학생 안전,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학교 시설물 보호 등의 구체적인 퇴거 요구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퇴거불응자에 대한 강제 퇴거 수단 범죄를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고 난 직후의 사람을 현행범인이라 한다(「형사소송법」 제211조).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2조). 따라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아닌 사람도 현행범인을 체포할 수 있으며, 체포 후에 현행범인을 즉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인도하기만 하면 된다. 주거침입과 퇴거불응은 퇴거할 때까지 범죄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퇴거하지 않는 외부인은 현행범인이며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가 있다. 다만 경찰이 아닌 자가 현행범인을 체포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매우 급박한 상황 외에는 경찰에 의해 체포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접근금지가처분 ● 민사상 접근금지가처분 외부인이 학교로 찾아와 끊임없이 학생 또는 교원을 괴롭히는 문제행동을 한다면 법원에 접근금지가처분 신청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학생이나 교원이 피해자로서 법원에 자신의 ‘인격권 및 평온한 사생활을 추구할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 사정을 소명하면 법원으로부터 아래와 같이 접근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단기간 내에 접근금지 결정을 위반할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는 위반 시 배상액을 함께 결정하기도 하는데(아래 결정례 3. 이하 참조), 이는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압력을 가함으로써 접근금지를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접근금지가처분 결정례 1. 채무자1는 채권자2의 의사에 반하여 채권자에게 반경 100m 이내에 접근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면담을 강요하거나, 전화를 걸거나, 문자·음성메시지·메신저·이메일·편지·팩스 등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채권자의 평온한 생활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채무자가 제1항 내지 2항을 위반할 경우 채무자는 위반행위 1회당 100만 원씩을 채권자에게 지급하라. ● 형사상 접근금지 조치·명령 등 특정 범법자에 대해서는 형사상 접근금지 조치·명령 등이 내려질 수 있다. 이는 위반 시 위반자를 형사처벌한다는 점에서 더욱 강제력이 크다. 형사상 접근금지 조치·명령 등이 규정된 범죄행위에는 가정폭력·아동학대·스토킹 등이 있다. 따라서 가정폭력행위자·아동학대행위자·스토킹행위자에 대해서는 형사상 접근금지 조치·명령 등이 내려질 수 있다. 마치며 불법행위자에 대한 학교의 소극적인 태도는 학교에서 불법행위를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불러오고, 학교에서 불법행위가 계속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 비록 학교가 대화와 설득을 우선하는 교육기관이라고는 하지만, 단호한 대처가 필요할 때는 강제적인 법적수단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의의 상징물인 디케와 유스티티아가 들고 있는 칼은 불법에 굴복하는 곳에는 정의가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한다.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하향화하는 정책에 관한 논의가 최근 뜨겁게 진행되었다. 취학연령 하향 조정 논의는 2000년대 이후 전개된 학제개편 쟁점 중 하나로 초등학교 6년제를 유지할 것인가, 초·중등교육을 통째로 1년 하향화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 핵심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논의의 참고자료로서 해외에서 어떻게 초등 입학과 의무교육 시작 연령 등 학제가 설정되어 있는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OECD 보고서 ‘Education at a glance 2021’에 따르면 2022년 현재 38개 나라의 대부분은 초등학교 취학연령과 의무교육 시작연령이 대체로 같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만 4세부터 7세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한 일반적으로 의무교육이 초등학교에서 시작하고, 그 시작이 초등학교 입학연령과 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OECD 비교 국가들의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입학연령보다 의무교육 시작연령이 높은 국가들(호주·아일랜드)도 있고, 의무교육이 초등학교 입학연령보다 먼저, 즉 유아교육기에 시작되는 국가들(프랑스·미국·스웨덴)도 있다. 다양한 초등학교 입학연령 초등학교 입학연령은 만 4~5세부터 만 5세, 만 6세, 만 7세까지로 구성된다. 만 4~5세인 나라는 영국 1개국, 만 5세는 호주·아일랜드·뉴질랜드 3개국, 만 6세는 한국·일본·중국·미국 등 가장 많은 23개국이다. 만 7세인 경우는 핀란드·스웨덴 등 11개국이다. 이중 초등학교 입학연령이 만 4세 및 5세인 4개국과 만 6세인 5개국, 만 7세인 3개국의 학제를 비교해 보았다. 여기서 만 6세에 초등학교 입학을 하는 나라 중 독일·일본·중국은 의무교육 역시 초등학교부터 시작되는 점에서 한국과 같다. 프랑스·미국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은 우리와 같이 만 6세지만 의무교육은 프랑스 만 3세, 미국 만 4~6세로 되어 있어 유아교육단계부터 의무교육으로 명시된 점에서 차이가 있다. 취학연령이 만 4~5세인 영국·호주·아일랜드·뉴질랜드의 학제 취학연령이 만 5세 이하인 4개국의 공통점은 영국 또는 과거 영국 식민지 국가였다는 점이다. 먼저 영국은 초등학교 취학연령과 의무교육 시작연령이 같다. 지역별로 학제가 다른데, 북아일랜드 만 4세 시작, 타지역(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은 만 5세이다. 북아일랜드는 만 4세에 초등학교가 시작하는 8년제, 웨일스는 만 5세에 시작하는 7년제 학제이다. 모든 지역에서 만 4~5세 교육을 초등학교가 담당한다. 아일랜드는 만 4세부터 초등학교 취학을 하는 8년 학제지만 의무교육은 만 6세부터이고, 만 4세부터 만 5세까지의 2년간 교육은 초등학교와 유아교육기관이 분담해서 담당한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6학년, 유아반 2년을 포함한 8년 교육과정이다. 초등학교 부설 2년간의 유아교육에 대해서는 유치원 교육과정, 초등학교 교육과정, 보육프로그램인 ‘Siolta’의 적용을 받도록 하고 있다. 무상 취학 전 학년(free Pre-school year)인 만 4~5세 교육과정은 2010년 1월부터 시행되었는데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94% 유아가 신청하여 교육을 받고 있다. 취학연령이 만 7세인 스웨덴·핀란드의 학제 스웨덴과 핀란드의 유·초등학교 학제는 유사한데, 핀란드는 다소 늦은 만 7세에 취학하며 초등학교는 7년제이고 교육과정은 중학교와 같이 기본교육과정으로 제공된다. 초등학교 이전 만 6세, 1년을 의무교육으로 정하고 있으나 초등학교가 아닌 유아교육기관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화 논의에서 고려할 사항 외국의 사례에서 볼 때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화 논의에서 고려할 사항은 입학연령과 총연한 학제, 그리고 의무교육 시작을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또 하향화를 할 경우 만 4~5세 교육의 담당을 유아교육기관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초등교육기관으로 할 것인가, 교육과정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UNESCO에서는 2011년부터 학제를 구분하기 위해 설정한 0~6수준의 ISCED 중 0수준은 유아교육, 1수준은 초등학교이며, 시작연령은 일반적으로 만 5세에서 7세이다. 최근 취학연령 하향화의 근거로, 유·초 접점기의 경우 ‘요즘 아이들이 똑똑해졌다’는 식의 대중적인 접근, 즉 유아의 인지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의 근거를 찾기 어려우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오히려 유아의 사회적·정서적 능력 모두를 고려하여 총체적인 발달에 적합한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를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초등학교 취학연령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입학연령이 앞당겨짐에 따라 학생들의 신체적 발달 외에 인지·사회·정서·동기 측면에서 발달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학습자에게 유리한 학제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과정 또한 유치원-초등학교, 초등학교-중학교 등 학교급간 접점시기(articulation)에 학생들의 발달적 특징 및 교육과정 연계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김진숙, 2006). 요컨대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화는 유아교육, 초·중등학교 교육 등 공교육 체계 전반의 지각 변동을 의미하므로, 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학생 출결을 위한 기록 지침을 보면 ‘입양’과 관련한 항목이 있다. 직접 적용을 해본 적은 없지만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 ‘입양(入養)’은 ‘양친과 양자가 법률적으로 친부모와 친자식의 관계를 맺는 신분 행위’로 정의되어 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입양을 보내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현황을 보면 국내에서도 많은 수의 입양이 이루어지고 있다. 입양 규모는 어느 정도 될까? 2021년까지 총 24만 9,635명의 입양이 이루어졌으니 그 숫자가 적지 않다. 2012년 1,880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15명으로 급감하였는데 이는 코로나19 상황과 가구 형태의 변화 등으로 분석된다(e-나라 지표 참조). 입양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적·행정적 지원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명 배우 가정의 사례가 알려지며 입양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하였지만, ‘정인이 사건’에서처럼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아직까지는 예민한 문제를 여러 매체들이 다루고 있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세밀하게 그려내기란 쉽지 않다.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문경민의 훌훌은 우리에게 물음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던진다. 친한 내 친구들도 너절한 내 가정 사정은 몰랐다. 부모님이 이혼해서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구나, 하고 짐작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입양 사실을 말할 생각은 없었다. 2년 뒤면 없던 일이 될 터였다. 까만 상자에 담아 낭떠러지 아래로 내던져 버릴 사연이었다. 내 진로 키워드는 셋이었다. 4년 전액 장학금, 기숙사, 취업 전망. 이것만 만족시킨다면 지역이 어디든 전공이 무어든 상관없었다. 징글징글한 과거를 싹둑 끊어 내고 오롯이 나 혼자서 살고 싶었다. 이름도 바꿔 버리고 싶었다. 취업까지 성공하면 나를 낳은 부모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날 만나길 원하든 말든 반드시 찾아가고 싶었다. 나를 낳은 부모가 한심하게 살고 있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았다. 다만 이 말만은 꼭 하고 싶었다. 당신들이 포기했던 내가 이만큼 제대로 커버렸노라고. 내 부모가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한 번은 봐야 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얼빠진 표정으로 나를 쳐다볼 그들 앞에서 차갑게 돌아서고 싶었다. _ 본문 32p 주인공 유리는 입양을 왔다. 입양을 해온 양엄마는 어렸을 때 몇 번 만난 적밖에 없고, 양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학대를 당하거나 차별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입양가정에서 벗어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을 양육하지 않고 입양을 보낸 부모에 대한 마음이 어떤지 잘 나타나 있다. 그러던 중 양엄마가 사고로 죽는 일이 생긴다. 이 일이 있은 후 양엄마의 또 다른 아들 윤우가 집으로 온다. 윤우는 순한 아이였다. 이것도 모른단 말이야? 하고 목소리를 높이면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수그렸다. 간식으로 고구마 맛탕을 책상 위에 올려 주면 눈을 빛내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무심하게 눈길을 돌렸지만 내심 흐뭇했다. 그런 눈빛을 느끼고 싶어서 내 공부도 바쁜 중에 고구마에 설탕물을 입히는지도 몰랐다. 요리와 관련된 전공을 선택해서 대학을 가는 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다. 진로 고민이 조금 복잡해졌다. 원래대로라면 대학 합격을 빌미로 이 집을 훌훌 털고 떠날 생각이었다. _ 본문 116p 혈육이 아니지만 연우와 함께 지내며 생각이 변한다. 이 대목에서 가족의 의미와 정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혈연으로만 이루어진 전통적인 개념의 가족이 아니라 새롭게 변동하고 재정의되는 가정의 모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좋은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연우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두 손으로 헝클어진 머리칼을 가다듬었다. 조금 전 내 안에서 터졌던 살벌하고 뜨거운 감정이 떠올랐다. 잔인하고 거칠었던 내 행동들이 머릿속에서 고스란히 재생됐다. 나를 믿을 수가 없었다. 어디에선가 엄마 서정희 씨가 웃고 있을 것만 같았다. _ 본문 133p 연우에게 불편한 감정을 쏟아내고, 유리는 자신의 복잡한 감정과 알지 못했던 폭력성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아픔을 함께 겪으며 점점 성장해간다. 친구 중 우연히 자신과 같은 처지인 세윤을 알게 된다. 아빠, 엄마, 세윤, 세희가 스튜디오에서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정장을 입은 세윤 아빠와 엄마가 의자에 앉고 단정한 옷을 입은 세윤과 세희가 뒤에 서 있는 사진이었다. 네 가족이 모두 비슷한 미소를 올리고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눈을 깜빡였다. 뭔가 이상했다. 세윤의 모습이 가족사진에서 도드라지는 느낌이었다. 세희의 얼굴에는 아빠와 엄마의 생김새가 배어 있었지만 세윤은 아니었다. 세윤은 아빠, 엄마, 동생과 얼굴색부터가 달랐다. 세윤의 얼굴만 유달리 하얘서 이질감마저 들었다. _ 본문 139p 이 소설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다채롭게 담아내고 있다. 아픔 속에서 성장하는 소녀를 통해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아픔을 이겨내야 하는지 전하고 있다. 소설의 후반, 유리의 담임선생님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준다. 선생님의 말이 이어졌다. “그 정도면 죽을 만큼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보다 더 독한 일들이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더라. 일단 우리는 전쟁은 겪고 있지 않잖아. 지독한 곳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내가 겪은 일로 죽어 버리겠다고 말하기는 나는 좀 그래. 하지만 유리야. 사람마다 느끼는 고통은 각각 다른 것 같더라. 감당해 낼 여건도 다르고. 설령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죽음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함부로 말할 수는 없을 거야.”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조금씩 속도를 내며 비슷한 말을 반복했다. “살아온 길이 저마다 다르니까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아. 나는 그 사정을 알 수가 없잖니.” _ 본문 206p 가벼워 보이는 이야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 작가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싶었던 말을 남기고 있다. 이 작품은 한 입양가정의 어머니를 인터뷰하면서 시작됐다. 소설 작업은 착실히 진행됐고 조금씩 꼴을 갖추어 초고 상태로 나아갔다. 초고가 나올 즈음, 인터뷰했던 어머니께 초고를 검토해주셨으면 한다는 채팅 메시지를 보냈다. ‘그럼요! 당연히 해 드립니다. 그리고 꼭 검토해야 하고요.’ …(중략)… 나는 그 말의 인상을 다음과 같은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한 아이와 평생을 함께하기로 한 우리의 결심을 대상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겪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마음이 있다는 걸 나도 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딸은 자폐 장애가 있다. 영화나 소설에서 자폐 장애인이 등장할 때마다 나는 신경이 곤두선다. 장애인들이 웃음거리나 억지스러운 감동을 자아내는 소품으로 쓰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보면서 마음 편했던 작품은 많지 않았다. 쓴웃음을 짓게 되는 일이 종종이어서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내 소설은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훌훌이 모든 사람의 마음에 닿는 소설이기를 바라지만 무엇보다 입양가정으로부터 지지를 얻는 소설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 소설이 그분들께 힘이 되기를 바란다느니, 세상이 그분들의 삶을 알아주었으면 한다느니 하는 말이 섣불리 나오지는 않는 걸 보면 나는 여전히 훌훌이 그분들께 불편한 마음을 끼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내 염려와 별개로, 나는 이 소설이 좋다고 여긴다. 모든 고통은 사적이지만 세상이 알아야 하는 고통도 있다. 무엇으로 아프고 힘든지 함께 나누고 이야기해야 세상이 조금씩 더 나아지기 마련이다. 훌훌이 없는 세상보다 훌훌이 있는 세상이 더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AI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학생들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4차 산업혁명 특징 중 하나인 AI가 어렵고 두려운 기술이 아닌, 인간과 공존하여 삶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되도록 협력적·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적용하는 AI교육이 필요하다. 서울양화초등학교(교장 안상숙)는 SW교육 선도학교(2017년~2020년), 메이커교육기자재지원학교(2018년)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년부터 인공지능(AI)교육 선도학교로서 교육과정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하여 1~6학년 모든 학년의 정규교육과정 내 SW·AI교육을 연간 17시간 이상 편성하고, 학년군별 교재를 활용하여 각 학급에서 담임선생님과 수업을 한다. 생활 속 인공지능 기술을 찾고,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는 활동을 통해 인공지능을 이해해 본다. 또한 이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플랫폼을 활용하여 미술·음악작품을 만드는 등 인공지능 기본소양을 갖춰나가고 있다. 더 나아가 학생 수준에 따라 직접 인공지능 블록을 이용하여 프로그래밍을 하고, 로봇으로 구현해봄으로써 학생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마음껏 발산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진로교육과 연계하여, ‘양화 1학기 AI×진로체험주간’을 집중 운영하였다. 1~5학년은 AI관련 전문 직업인을 초청, 만남과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1학년 로봇전문가, 2~3학년 앱디자이너, 4~5학년 메타버스 전문가가 각 학급마다 특강 후 AI로봇체험, AI디자인하기, 코스페이스 체험하기 등의 교육을 실시하였다. 또 6학년 학생들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직접 방문하여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의 혁신적인 개발현장과 협업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고 메타버스 관련 교육에도 참여해 보았다. 학생들은 “AI가 어렵지않고 재미있어서, 더 공부해보고 싶어요” “메타버스에서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내 아바타를 꾸며서 활동하니 더욱 실감이 났어요” “소프트웨어전문가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보고 나니, 저도 우리나라를 빛내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고싶어졌어요” 등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진로인식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는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다. 다가오는 11월에도 운영될 AI교육주간 역시 기대가 된다. 또한 AI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 확대를 위하여 학부모 대상 연수 및 체험교실도 운영하였다. ‘학부모와 함께 하는 AI교육 창의체험’을 통해 AI교육 키트를 각 가정에서 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만들어보거나 학교 캠프에 참가하여 선생님과 만들어 보기도 하였다. 본 캠프에 참여한 학부모는 ‘우리학교의 AI교육 전용교실에서 아이와 함께 교육에 참여해보니 우리학교가 AI교육에 앞장서고 있고 아이들에게 많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원활한 AI교육 운영지원을 위하여 학교는 2020년에는 교사연구실(꿈지락교실)을 구축하여 온라인 교수·학습자료 제작 및 회의 공간을 마련하였다. 2021년에는 AI교육 전용 창의융합교실인 ‘AI아이꿈터’를 구축하여, SW·AI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생들의 협업활동이 펼쳐지고 있으며, 지역교육청의 연수 및 워크숍 등을 개최하여 교내외 교육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양화초는 위와 같은 AI교육뿐만 아니라, 8년차 서울형 혁신학교로서 학년별 Small School 운영을 통해 학년별 학생 수준에 맞는 다양한 독서교육·문예체 교육을 펼치고 있으며, 아동친화학교로서 학생자치활동과 인성·인권교육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서울특별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금메달(남자티볼 비대면 그라운드볼캐치 종목), 은메달(남자킨볼), 동메달(여자킨볼)을 골고루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안상숙 교장은 “양화 어린이들이 미래교육에 대해 앞서 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선생님들을 지원하며, 학부모들과 적극 소통하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학교 경영철학을 밝혔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학교’라는 학교 상징문구에 걸맞은 서울양화초등학교의 교육활동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11월은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월초와 월말의 날씨가 다른 계절이다. 학교에서 11월은 각종 사업을 마무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달이다. 수업하랴, 아이들 챙기랴, 보고서 작성하랴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른다. 고등학교에서는 쉼 없이 수능을 향해 달려온 학생들을 응원하고 정시전략을 짜느라, 중학교는 고등학교 진학상담으로 정신이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11월엔 아동학대예방의 날이 눈에 띈다. 아마도 교사가 매일 마주하는 대상이 아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 학생독립운동기념일(11월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은 원래 ‘학생의 날’이었다.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처럼 존재자체를 축하한다기보다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의미가 강하다. 1953년 휴전 직후, 젊은 학도들에게 민족적 사명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국회발의로 의결된 날이 바로 ‘학생의 날’이기 때문이다. 이후 10월 유신시대에 학생들의 민주화투쟁이 계속됨에 따라 1973년 폐지되었다가, 1984년 부활되었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1990년대에는 의미조차 퇴색되었고, 2006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변경되었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 11월 3일로 지정된 이유는 1929년 일제에 항거한 광주학생운동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은 우리 젊은이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상기시켜주는 뜻깊은 날이라 할 것이다. ● 점자의 날(11월 4일) 우리나라 점자 이름은 훈맹정음이다. 눈먼 이들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의미이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 ‘눈이 어둡다고 마음까지 어두워서는 안 된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해 손으로 읽는 한글인 훈맹정음을 만들어 반포한 1926년 11월 4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글 제자원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훈맹정음은 모두 64가지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글처럼 자음과 모음만 익혀서 조합하면 어떤 단어도 만들 수 있고, 하나의 모음만 알면 그 외의 여러 모음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 소상공인의 날(11월 5일) 소상공인이란 규모가 특히 작은, 생업적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다. 소상공인 구분은 상시 근로자 수로 판단되는데, 광업·제조업·건설업·운수업 등은 상시 근로자 기준으로 10인 미만, 도소매·서비스업은 5인 미만을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사업체 중 소상공인은 85.3%로 약 620만 명에 달한다.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이며, 서민경제의 근간인 셈이다. ● 입동(11월 7일) / 소설(11월 22일) 입동(立冬)은 겨울이 시작하는 날로 11월 7~8일 무렵이다. 서양에서는 할로윈 다음 날인 양력 11월부터 겨울이 시작하는 날이라고 보았다. 입동 즈음에는 겨울잠 자는 동물들이 땅속에 굴을 파고 숨으며, 산야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풀들은 말라간다.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하는데, 입동을 전후하여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한다. 입동 후, 15일이 지나면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다. 그리고 또 15일이 지나면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 온다. 소설은 고려 23대 고종이 몽고군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몽진을 가던 때이기도 하고, 조선시대 이괄의 난을 피해 인조(仁祖)가 한강을 건너던 때이기도 하다. ● 소방의 날(11월 9일) 위험을 피해 뛰어나오는 대피자 행렬을 거슬러 들어가는 소방대원을 우리는 ‘헬멧을 쓴 신(神)’, ‘생명을 지켜 낸 영웅’이라고 부른다. 연평균 5.4명이 화재진압·구조활동을 하다가 순직하고, 육체적·정신적 노동강도가 높고 야근이 잦은 탓에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돌연사하기도 하며, 참혹한 현장에서 겪은 트라우마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들의 죽음은 우리 사회가 진 ‘빚’인 셈이다. 소방관이 현장에 출동할 때 기본적으로 착용하는 헬멧·후드·공기호흡기·방화복·장갑·부츠·무전기 등 개인보호장비, 즉 ‘안전’의 무게는 약 27kg이다. 여기에 10kg 남짓한 소방호스까지 합치면 40kg에 육박한다. 우리는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다 순직한 소방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숭고한 희생에 대해 애도와 감사를 전한다. 하지만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천은 단 한 번이라도 화재 출동을 줄이는 것, 즉 생활 속에서 안전점점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농업인의 날(11월 11일) 11월 11일 하면 빼빼로데이를 떠올리지만, 이날은 ‘농업인의 날’이기도 하다. 최근 쌀값 폭락으로 농가의 시름이 깊다. 저렴한 커피라도 한 잔에 2,000원 정도. 편의점에서 파는 라면 한 봉지도 1,000원이지만, 밥 한 공기 쌀값은 250원 정도에 불과하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내는 농업은 국민경제의 근간이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학생들과 쫄깃한 가래떡을 나눠먹으며, 농업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 보행자의 날(11월 11일) 사람의 두 다리를 연상케 하는 숫자 11이 겹친 매년 11월 11일은 보행자의 날이다. 산업화에 따른 미세먼지 증가, 에너지 위기 도래, 환경보호 요구에 대응하고, 국민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걷기의 중요성을 확산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11월 11일) 전 세계에서 유엔군 묘지는 대한민국 부산 단 한 곳이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6·25전쟁에 참전하여 전사한 11개국 2,300여 유엔 참전용사가 안장되어 있다. 11월 11일 11시 정각에는 일반시민들도 참전용사를 향한 묵념에 동참할 수 있도록 1분간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진다.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며, 6·25 참전국은 22개국으로 미국·영국·캐나다 등 16국은 전투를 지원했고 노르웨이·덴마크 등 6국은 의료를 지원했다. ● 순국선열의 날(11월 17일) ‘제2의 현충일’로 불리는 순국선열의 날은 공휴일인 현충일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두 날 모두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날이다. 다만 순국선열의 날이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 독립을 끝내 보지 못하고 순국하신 독립투사들을 기억하는 날이라면, 현충일은 6·25 한국전쟁에서 희생하신 장병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분을 기리는 날이다. ● 아동학대예방의 날(11월 19일)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강력한 방안은 ‘신고’이다. 학대받은 아이의 뇌는 슬픔·공포·칭찬·인정욕구를 느끼지 않도록 스스로 변형시켜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채, 전 생애에 걸쳐 후유증을 남긴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말처럼 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다. ‘때릴 만했겠지’라고 이해하는 순간, 폭력은 정당화된다. 교사에게 아동학대는 민감한 문제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학대를 받더라도 별다른 대응방법을 알지 못한다.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이유는 신체적·정서적 부분을 많은 시간동안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정인이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반에 앉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동학대예방의 날을 맞아, 법정 필수 연수인 아동학대예방 연수 2시간을 정성껏 들어보자. 내가 마주했을, 내가 마주할 또 다른 정인이를 돕기 위해서 말이다. ● 김치의 날(11월 22일) 일본의 기무치, 중국의 파오차이. 우리나라 김치의 원조라고 우길 정도로 우리나라의 김치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020년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했다.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이다.
학부모상담이 끝나면 진이 빠진다. 학생상담보다 2~3배는 힘들다. 나도 작년까지 학부모였고, 지금도 여전히 자녀를 키우는 엄마인지라, 부모 마음을 모르지 않기에 더 힘들다. 담임교사도 마찬가지다. 말썽을 피우는 학생과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부모의 훈육방법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혼날 짓을 했으니, 화가 나서 속상한 마음에 그럴 수 있지’라고 학부모 마음에 더 공감이 갈 때가 있다. 가장 혼란스러울 때는 ‘학생이 표현한 부모의 모습’과 ‘내가 상담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부모의 모습’이 너무나 다를 때이다. 순간 학생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자기중심적으로 뭔가 과장해서 이야기한 것은 아닌지, 내가 학생의 말을 순진하게 믿고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닌지 갑자기 불안해지기도 한다. 특히 학생이 평소에 거짓말을 자주 했거나, 문제행동을 반복했다면, 그 불신은 더 커진다. 자칫하다가는 학생의 말보다 부모의 말을 더 신뢰하는 함정에 빠져, 학생의 힘듦을 외면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하지만 아이 앞에 서 있는 학부모와 교사 앞에 서 있는 학부모의 모습은 다를 수 있다. 교사와 통화를 하거나 면담할 때의 학부모는 그나마 이성적인 상태지만, 아이 앞에서는 부모의 감정을 마구잡이로 배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학부모상담에서 흔히 빠지는 함정을 살펴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본다. 상담하며 알게 된 이야기를 학부모에게 말해야 할까? 학생과 상담한 내용을 학부모에게 공개해야 하는지, 공개한다면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학생과의 관계를 위해 비밀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학부모에게 학생의 상황을 알릴 것인지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간혹 학생에게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안심시킨 후, 학부모에게 ‘아이에게는 아는 척하지 말라’면서 고스란히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비밀은 입 밖으로 나가는 순간,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무심코 ‘담임선생님이 그러시는데…’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담임교사와 학생과의 신뢰는 깨져버린다. 따라서 꼭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학생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전달할 내용을 사전에 아이와 함께 정하는 것이 좋다. (상담이 모두 끝난 후) “○○아, 오늘 상담 내용 중에 이 부분은 부모님이 아셔야 할 것 같아. 선생님은 비밀유지의 의무도 있지만, 학생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학부모에게 학생의 상황을 알려드려야 할 의무도 있거든. ○○이에게 진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부모님은 더 속상해하시고, 더 힘들어하실 거야. 선생님이 부모님께 어디까지 이야기하면 괜찮겠니? (아이와 전달할 내용을 상의한 후) 이렇게 이야기하면 괜찮을까? 선생님이 부모님께 전화 드리기 전에 ○○이가 먼저 ‘학교에서 상담을 했는데, 오늘이나 내일 부모님께 연락하신다고 했어요’라고 말해줄래? 언제쯤 시간이 괜찮으신지 여쭤본 후, 쌤에게 알려주고. 할 수 있지?” 대략 10명 중 8명은 부모님과 전화통화하는 것을 허락한다. 나는 상담기록지에 학생과 결정한 전달내용을 기록한 후, 학생이 직접 부모님의 전화번호를 적도록 한다. 무언의 ‘개인정보활용 동의서’이다. 학생이 부모님의 전화가능시간을 알려주면, 학교전화로 통화를 시도한다. “어머니, ○○이와 상담을 하던 중 이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요즘 많이 힘들었었나 봅니다. 혹시 집에서도 예전과 다른 점이 있었나요? 아, 더 자세한 내용까지는 ○○이가 비밀로 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마, 어머니께서 먼저 ‘학교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엄마에게도 이야기해 줄 수 있겠니?’ 하며 말문을 여시면, ○○이가 이야기할 거예요. 엄마에게 말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걱정할까 봐, 혼날까 봐 겁나서 말을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와 이야기 나눠 보신 후, 궁금하시거나 더 나눌 이야기가 생기시면 지금 이 번호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물론 동의절차없이 즉시 학부모에게 알려야 하는 상황도 있다. 자살계획 혹은 타인을 다치게 할 계획을 하고 있거나, 임신을 했거나, 아동학대나 범죄에 노출되어 있을 때이다. 이럴 때는 학생의 의사를 존중해주며 동의를 구하는 것이 아닌 왜 알려야하는지 설명한 후, 절차에 따라야 한다. 학생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주장, 누구 말이 맞을까? 종종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 학부모를 만난다. 자녀에게 원하는 것도 거창(?)하지 않다. 지각·결석하지 말고 학교 잘 다니고, 친구들이랑 별 탈 없이 사이좋게 지내고, 자기 방이라도 좀 잘 치우고, 본인이 먹은 것이라도 설거지해놓고, 핸드폰은 적당히 하고, 돈도 아껴 쓰고…. 듣다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틀린 말이 없다. 그래서 부모님이 혼낼 만하다는, 자녀를 올곧게 성장시키기 위한 양육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잘못한 부분은 쏙 빼고, 부모가 혼낸 부분만 과장해서 말했구나’라며 학생을 의심하기도 한다. “선생님, 저는 공부하라고 한 적도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 가는 것, 그거 하나를 안 해요. 수십 번을 깨워도 안 일어나고, 늦었는데 빨리 준비해도 시원찮을 판에 세월아 네월아, 씻고 밥 먹고 화장까지 곱게 하고 있기에, 지각하지 말고 빨리 서두르라고 몇 마디 했더니, ‘신경 쓰지 말라’면서 짜증을 내더라고요. 엄마한테 무슨 말버릇이냐고 했더니, 이번에는 자기 방문을 걸어 잠그고 안 나오는 거예요. 학교 안 갈 거냐고, 빨리 가라고 또 잔소리하고…. 자기가 알아서 잘하면 제가 왜 잔소리하고 혼을 내겠어요. 자기가 하는 생각은 안 해요. 저도 아주 속상해 죽겠습니다.” 이번엔 아이의 말을 들어보자. 분명 같은 상황인데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오늘 아침에 학교에 가려고 나오는데, 엄마가 갑자기 욕을 하잖아요. 그딴 식으로 학교 다닐 거면 그냥 때려치우라면서. 아, 진짜, 짜증나요. 맨날 성질만 내고. 무슨 말만 하면 말대꾸한다고 욕하고.” 이쯤 되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이 있다. “네가 잘못을 안 했는데 엄마가 덮어놓고 욕을 했겠니? 어머니 말씀 들어보니까, 틀린 말씀 하나 없더라. 지각할 것 같아서 잔소리 좀 했다고, 엄마한테 대들고, 문 닫고 들어가고. 그런 말이 듣기 싫으면 네가 알아서 잘하면 되는 거 아니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최악의 반응이다. 아이는 이후부터 마음을 닫을 것이다. 맞는 말이라서 반박할 수 없고, 자신이 잘못한 부분도 있기에 말해봤자 공감받지 못할 것을 안다. 담임교사와의 거리도 그만큼 멀어진다. 그럼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고, 본인이 더 잘하면 되지 않을까? 역시 맞는 말이다. 하지만 말처럼 행동 바꾸기가 쉬우면 세상에 안 될 일이 없다. 그럼 누구의 말을 신뢰하며, 어떻게 상담을 이어 나가면 될까? 학부모와 학생의 말은 서로 다르지 않다. 학부모는 갈등이 생긴 상황을 설명했고, 학생은 엄마가 드러낸 감정을 중심으로 설명했을 뿐이다. 그럼 누구의 말이 상황을 더 잘 설명하고 있을까? 나는 학생의 말이 더 정확하다고 본다. 몇 번을 깨워도 안 일어나서 지각하게 생긴 딸이 느릿느릿 준비하고 있을 때, 평정심을 유지하며 차분하고 부드럽게 타이르는 부모보다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부모가 더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부모상담을 이어가다보면 실토하는 경우가 많다. 속상한데 무슨 말인들 못하겠느냐는 항변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속상해도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은 있다. 부모가 드러낸 ‘선 넘은 부정적 감정’은 아이에게 크게 두 가지의 문제를 남긴다. 하나는 ‘아, 속상하면 욕(폭력)을 해도 되는구나’라는 그릇된 인식을 갖게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왜 혼났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자신에게 욕한(폭력을 휘두른) 부모만 남는 것이다. 그래서 행동은 수정되지 않고, 갈등만 깊어진다. 중요한 것은 화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다(욕이나 폭력 말고도 우리는 화난 감정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왔으면 아무 문제없었을 테니, 혼나도 싸네요. ○○이도 본인이 잘못한 건 잘 알고 있어요. 문제는 어머니께서 속상한 마음에 ‘욱’하고 나간 말이 ○○이에게는 상처가 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엄마의 말과 행동에 오해가 생기고, 그러면서 점점 사이가 멀어지고, 자꾸 싸우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화가 나면 저도 모르게 말이 막 나와요. 속상하니까. 속상한데 무슨 말인들 못 하겠어요.” “○○가 ‘아, 엄마가 속상해서 욕을 했구나’라고 이해하길 바라시나요? 만약 이해한다면 ○○이도 속상하면 욕해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속상한 마음을 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을 어머니께서 먼저 보여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욱하고 먼저 터져 나오니까….” “음, 화가 날 땐, 무조건 ‘커피 먹고 이야기하자’를 외치세요. 일종의 타임아웃입니다. 물이 끓어 넘치려고 할 때, 찬물을 조금만 넣어도 가라앉듯이, 끓어오르는 감정을 잠깐 식히는 거예요. 커피 끓이는데 3분, 뜨거운 거 마시는데 3분 이렇게 몇 분이 지나가면 감정이 가라앉고 이성이 떠오르게 되요. 그러면 그때 말씀 하세요. 화난 감정이 없어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욕이 튀어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아이 앞에 서 있는 학부모와 교사 앞에 서 있는 학부모는 다를 수 있다 우리는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처럼 생겼을 거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흉악범을 잡아놓고 보면 지극히 평범한 얼굴이라서 더 깜짝 놀라곤 한다.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간혹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나 뵈면 너무 젠틀하시고, 괜찮으세요. 그래서 어디까지 아이의 말을 믿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라는 고민을 듣는다. 그럴 땐 이렇게 답하곤 한다. “아이 앞에 서 있는 학부모와 교사 앞에 서 있는 학부모는 다를 수 있어요. 우리도 집에서는 쥐 잡듯이 혼낼지언정 밖에서는 웃으며 자상한 엄마인 척하잖아요. 담임교사 앞에서라면 본색을 드러내기 더 쉽지 않죠. 하지만 화가 난 상태라면? 그래서 아이에게 퍼붓는 상황이었다면? 좀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요?” 사람은 언어로만 말하지 않는다. 표정·몸짓(행동)으로도 말한다. 잔뜩 굳은 표정과 불끈 쥔 주먹으로 “아니, 나 화 안 났어. 진짜야”라고 말한다면, 화가 난 걸까 안 난 걸까. 언어로 표현된 말보다 표정·몸짓으로 표현된 말이 더 진실에 가깝다. “가족이라서 더 상처받았어요.” 아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이성적으로 상황설명을 하는 부모의 말도 틀리지 않다. 하지만 ‘가족이라서 더 상처받았을 그때의 감정’을 먼저 다독여주자. 이후 왜 부모님이 이런 감정을 드러내게 되었는지 상황설명을 듣고 난 후, ‘아, 너의 이런 행동 때문에 부모님이 화가 나셨던 거구나’라고 잘못을 일깨워줘도 늦지 않다. 아니, 그래야 자신의 잘못을 비로소 받아들인다. 스스로 알아채야 행동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이혜리 글, 그림, 보림 펴냄, 24쪽, 1만 3,500원) 화가 나거나 싫은 감정과는 조금 다른, 이해는 하지만 섭섭한 감정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안내한다. 소시지를 담고 싶은데 채소만 가득한 접시, 아이와 함께 등교하고 싶지만 비가 오지 않아 나갈 수 없는 장화, 엄마랑 헤어지고 싶지 않은 버스 등 주위 사물에 마음을 투사해 아이들의 심리를 해학적으로 그려냈다.
(윤금정 글·그림, 맥스밀리언북하우스 펴냄, 40쪽, 1만3,800원) 아이와 부모의 공감과 소통을 돕는 그림동화다. 자신과 꼭 닮은 쌍둥이 딸을 키우면서도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경험을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가 찾아낸 방법은 ‘교감의 언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교감의 범위를 점점 확대할 것을 권한다. 언어학습을 위해 한글과 영어 이중언어로 썼다.
(조영욱 지음, 봄마중 펴냄, 142쪽, 1만4,000원)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한 ‘10대를 위한 진로수업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의학의 발전과정과 의학의 미래 세계, 여러 나라의 의과대학, 의대 입학을 위한 팁 등을 담았다. 수술복이 초록색인 이유, 청진기의 의미, 병원 간판에 숨겨진 비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응급실 등 다양한 이야기로 의학에 관심을 갖게 한다.
(도영실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136쪽, 1만4,500원) 매일 쓰는 일상용품부터 복잡한 기계까지 모든 곳에 빠지지 않는 게 ‘화학’이고, 화학은 아주 작은 원소와 원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결국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입자들에 의해 이 세계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주기율표를 통해 118개 원소가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존재하며 어떻게 세상을 구성하는지 흥미롭게 안내한다.
(우즈훙 지음, 이에스더 번역, 리드리드출판 펴냄, 192쪽, 1만5,800원) 진실한 자아와 거짓 자아를 구분해 자신의 마음을 쏟아냄으로써 생명 가득한 삶을 사는 법을 소개한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심리문제를 통해 자신의 마음상태를 점검하고 진정한 나로 거듭나도록 이끈다. 저자는 생명력을 뿜어낼 수 있어야 자신이 행복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치유를 전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김수진·박은하 지음, 길벗 펴냄, 568쪽, 2만2,000원) 교과서에 소개되거나 연계된 여행지를 소개한다. 아이와 함께 꼭 가봐야 할 전국 여행지와 교과서 영역별 여행지, 초등학생을 위한 여행법과 체험학습지 등이 들어 있다. 전국 214개 여행지에 관한 정보를 주변 볼거리까지 빼곡히 정리했다. 어렵고 막막한 ‘자기주도 학습’을 알찬 여행을 통해 실천해보길 권한다.
(임지이 지음, 빨간소금 펴냄, 348쪽, 1만5,000원) 나이 마흔에 지금까지 하던 일과 완전히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된 사람의 이야기다. 저자는 갑작스레 회사에서 해고된 뒤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다. 그러나 이내 그토록 원하던 ‘평일 낮 시간을 가진 사람’이 됐음에 행복감을 느끼고, 그림 한 번 배운 적 없이 취미로 시작한 만화를 직업 삼아 자기 시간의 주인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박정애 지음, 사회평론아카데미 펴냄, 448쪽, 3만3,000원) 뉴욕 한인 미술가들에 대한 현장연구 경험을 토대로 미술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다. 점심시간마다 동료들과 미술가나 전시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미술이 삶을 즐겁게 만드는 방법임을 깨달은 회사원 출신 미술가의 사연은 저자에게 새로운 고민을 던졌다. 저자는 우리 학생들도 여가에 미술을 화제로 삼게 하려면 감각에 호소하는 미술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세계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다.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코파카바나 해변은 세계에서 가장 정열적이고 낭만적인 해변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의 폭포 이구아수 폭포는 도저히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압도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곳. 직접 경험하는 수밖에는 그 위용을 느낄 방법이 없다. 한반도의 약 40배 크기에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나라 브라질. 브라질의 수도는 브라질리아이지만, 세계의 여행자들은 리우데자네이루로 모여든다. 나폴리·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인구 1,20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해안도시는 하나의 용광로다. 백인과 흑인, 그리고 에스파냐계 백인과 아프리카계 흑인의 혼혈인 물라토가 부대끼며 살아가고 거리에는 화끈한 삼바 리듬과 세련되고 우아한 보사노바 리듬의 선율이 함께 흐른다. 해변의 최고급 리조트와 빈민들이 살아가는 주거지 파벨라가 공존한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햇살, 코파카바나 리우에 도착하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코르코바도 언덕(해발 700m) 위의 예수상이다.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이 예수상은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높이 39.6m, 무게 700t으로 예수의 모습을 새긴 조각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리우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코르코바도 언덕에 서서 마치 도시 전체를 감싸 안듯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사실 예수상의 방향을 두고 말이 많다. 빈민촌을 등지고 부촌인 해안을 바라보고 있는 탓에 현지 서민들은 ‘은총에도 차별이 있다’고 푸념한다. 코르코바도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리우 앞바다에 팡데아수카르(Pao de Acucar)가 떠 있어 리우를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영어로는 ‘설탕 덩어리’라는 의미인 ‘슈거로프’라고도 불린다. 거대한 화강암과 수정으로 이뤄진 바위산으로 둥근 돔처럼 생긴 모습이 무척 이색적이다. 마치 바다로부터 리우를 지키고 있는 파수꾼인 듯 느껴진다. 해발 396m로 가장 높이 솟아오른 이 산꼭대기에서 세계 최고 미항을 굽어볼 수 있다. 진초록의 산들 사이로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들이 서 있고, 우르카·플라멩코·코파카바나·이파네마·레블론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다. 팡데아수카르에서는 반드시 리우의 야경을 볼 것. 360도 펼쳐지는 해변과 섬, 도시의 경치가 파노라마로 어우러지는 리우의 야경을 만끽하기에는 이곳만 한 데가 없다. 해질녘의 리우는 가히 환상적이다. 붉은 노을이 번지고 도시에는 불빛이 환하게 켜진다. 하늘도 붉고 도시도 붉고 바다도 붉게 물드는 리우의 야경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우데자네이루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정열의 도시다. 그리고 리우의 정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코파카바나 해변이다. 막무가내로 쏟아지는 햇살 아래 구릿빛으로 그을린 글래머 아가씨들이 브라질리언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데, 엉덩이를 다 드러낸 속옷 같은 수영복은 그 모습만으로 너무 선정적이어서 한때 이를 찍은 관광엽서 사진을 금지시키기도 했단다.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근육질의 젊은이들과 파라솔 아래 한가롭게 바다 풍경을 즐기고 있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 그리고 물장구를 치며 즐겁게 뛰어노는 눈망울이 커다란 아이들이 어울린 코파카바나의 풍경은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코파카바나 해변 옆이 이파네마 해변이다. 코파카바나 해변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반면 이파네마 해변은 현지인들이 좀 더 선호한다. 이파네마 해변을 걷다 보면 끊임없이 보사노바가 흘러나온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마치 속삭이듯 노래하는 주앙 질베르토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그 노래 ‘이파네마의 소녀’다. 늘씬하고 까무잡잡한, 젊고 사랑스러운 여인, 이파네마 아가씨가 걸어가네. 그녀가 지나가면 모두들 아~, 그녀가 걷는 건 마치 삼바 같아. 시원스럽고 부드럽게 한들거리며 걷는 모습,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바닷가로 걸어가는 그녀는 언제나 똑바로 앞만 볼뿐, 그를 바라보지 않아. 이 달콤한 노래를 들으며 리우의 해변을 바라보며 쌉싸름한 브라질 산토스를 마시는 일. 그것은 어쩌면 생에 꼭 한 번은 해봐야 할 여행인지도 모른다. 상파울루, 시장에서 느끼는 낭만 상파울루는 브라질 최대의 도시. 인구가 1,800만 명에 달한다. 브라질리아가 브라질 행정의 중심, 리우데자네이루가 브라질 여행의 중심이라면 상파울루는 브라질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열정과 낭만의 브라질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한 번쯤 가볼 만하다. 상파울루에서 꼭 봐야 할 것은 바네스빠 빌딩. 미국의 명물 빌딩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8분의 1로 고스란히 축소해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중앙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바네스빠 빌딩은 특히 야경이 아름다운데 밤이면 은은하게 불이 켜지는 옛 포르투갈풍 건물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파울리타스(상파울루 사람)들의 모습과 어울려 활기찬 풍경을 만들어낸다. 도시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파울루에도 중앙시장(Mercado municipal)이 유명하다. 번역해보면 말 그대로 ‘시영시장’이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처럼 노변에 형성된 시장이 아니라 커다란 건물 안에 들어서 있다. 대영박물관을 연상시킬 정도로 큰 건물은 원래 1932년 군 훈련소로 지어진 건물이다. 2004년에 내부를 완전히 바꿔 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밖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낭만적인 분위기다. 꽃을 파는 아저씨도 있고, 먹거리 코너도 늘어서 있다. 과일·채소·와인·치즈·초콜릿·소시지·고기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통로 중간에는 고객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둥근 식탁을 놓아두었는데,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인 커다란 ‘볼로냐 샌드위치’ 먹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저물 무렵에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으로 가보자. 상파울루 도심에 자리한다. 40년간의 대공사 끝에 1954년 완공된 건물이다. 정면에 솟아 있는 2개의 고딕양식 첨탑은 높이가 65m에 이른다. 역대 상파울루 사제들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고, 브라질의 종교사를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매우 아름답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자연, 이구아수 폭포 지구 반대편으로의 여행. 꼬박 하루의 비행시간과 7시간의 버스여행 등 이 모든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꼭 봐야 할 만큼 감동적인 풍경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의 넓이와 수량을 자랑하는 이구아수 폭포다. 이구아수 폭포와 맞닥뜨리는 순간 그동안의 고단함은 순식간에 날아간다. 폭포에 가까이 갈수록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소름이 돋는다.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 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세 나라 국경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세계 제일의 폭포이자 세계 제일의 관광명소다. 275개의 폭포가 직경 3km, 높이 80m에서 떨어지는 이구아수 폭포는 빅토리아 폭포보다 넓고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이곳의 전경은 말로 전해 듣고, 글이나 사진으로 보아서는 절대 그 위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원주민(파라과이 과리니 인디오) 말로 이구아수는 ‘큰물(Big Water)’이다. 폭포 전체의 폭만 4km 남짓. 평균 낙차는 64m다. 우기(11~3월)에는 초당 1만 3,000여 톤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구아수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는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이라 불리는 곳. 이구아수강을 통째로 벌컥벌컥 삼켜대듯, 초당 6만여 톤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든다.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는 이구아수를 본 뒤 넋을 잃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엾은(poor) 나이아가라”라고. 이구아수 폭포 여행의 시작은 포스두이구아수시.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이구아수 국립공원에 닿는다. 입구에서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강 건너편에 입이 쩍 벌어질 장관이 펼쳐진다. 하나도 아닌 수십, 수백 개 폭포가 하얀 박무(薄霧)를 만들어내고 있다. 귀퉁이를 돌아서면 영화 미션 촬영지로 유명한 ‘삼총사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개 폭포가 겹쳐 있는 그 절벽 바로 아래턱까지 200여 m의 데크를 밟고 둘러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현기증이 난다. 이구아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헬기 투어를 권한다. 300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구아수 하류에 있는 헬기장에서 강 건너 악마의 목구멍이 입을 쩍 벌린 상공에 이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5분여. 3,000피트 상공, 125마일의 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이구아수 전체를 보는 맛은 웅장하고도 장엄하다.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무서운 속도로 빨려드는 이구아수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빚은 그대로인데 이자가 늘고 있다 유래를 볼 수 없는 빠른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 2.7%의 이자율로 월 270만 원의 이자를 갚았다면, 이제 대출이자가 연 4.5%로 늘었으니 월 450만 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이자가 늘어난 만큼 소득이 늘었다면 여유현금흐름인 가처분소득이 유지되지만, 이자속도만큼 월급이 늘어난 직장인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대적 빈곤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자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이자를 줄이기 위해 집을 사지 않고 움츠러들고 있다. 많은 이들이 동시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니 경기도 침체되고, 기업들도 투자를 줄이며, 불황이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 불경기가 오면 국가는 기업과 가계를 살리기 위해서 금리를 다시 인하한다. 그러면 빚이 그대로여도 대출이자는 다시 내려간다. 보통 이 보릿고개를 넘고 나면 주식·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이 상승한다. 국가는 인플레이션 수혜를 받는다 인플레이션은 물가·임금·자산 가격상승을 초래한다. 물가가 오르면 부가가치세가 늘어나고, 임금이 늘면 소득세가 늘고, 자산가격이 늘면 재산세·거래세가 늘어난다. 국가가 보유한 토지나 보유기업의 주식가치도 상승하게 된다. 그럼 국가의 자산이 늘어나고, 소득도 늘어나게 된다. 반면 국가의 부채는 그대로다. 예를 들어 자산이 1,000조에서 1,500조가 되었는데, 부채는 150조 그대로라면 아무것도 안 한 이 국가의 부채비율은 15%에서 10%로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국가는 국채를 발행해 부채를 늘리지만, 부채를 잘 갚지 않는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인플레이션이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그럼 이번 인플레이션에서 국가는 수혜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임금이 오르면서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고, 기업들도 힘들어한다. 국가 경제에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과하면 안 된다. 국가가 원하는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고 꾸준한 인플레이션이다. 미국은 연 2%를 가장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심할수록 투자수익률도 올라가야 한다 10월 현재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6% 수준이다. 물가가 연 6%씩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작년 100만 원 하던 물건이 올해는 106만 원을 하니 6만 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100만 원 예금을 해서 2% 이자를 받아 102만 원이 되었다면 예금을 하는 것보다 물건을 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물가만큼 내 자산을 지키려면 연 6% 상승하는 자산에 투자를 해야 한다. 예금이자가 오르는 것도 물가상승률에 맞춰 이자율을 올려줘야 예금으로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심각하지만, 주식·부동산이 하락하고 있으니 예금으로 돈이 들어온다. 하지만 만약 주식·부동산도 상승하는 호황형 인플레이션이라면 예금에서 탈출하는 돈들이 줄을 잇게 된다. 그럼 은행은 고객탈출을 막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때 받는 예금이자가 인플레이션을 대체로 이겨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 시대,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인플레이션은 두 종류가 있다. 호황형 인플레이션과 불황형 인플레이션. 수십 년간 우리가 만난 인플레이션은 호황형 인플레이션이었다. 경기가 좋아서 물건이 잘 팔리고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늘어나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고, 월급이 오르고, 물건가격이 오르고, 주식·부동산이 상승하는 일반적인 버블시절이 호황형 인플레이션이다. 이럴 때는 예금보다 매력적인 주식·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2007년·2017년·2021년이 이런 상황이었다. 반대로 불황에도 물가가 상승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도 부르는데 1973년과 1980년 오일쇼크로 유가가 4배가 오르고 물가가 치솟았지만, 급작스런 물가상승으로 경기가 나빠지면서 주식·부동산이 하락했던 시기가 이 시기다. 이 시기에는 기업과 가계가 어려우니 주식·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이때는 예금이 원금을 지키면서 높은 이자도 벌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서 방어가 좋다. 예금보다 이자를 더 주는 채권도 만기까지 버틸 수 있다면 원금과 이자가 들어오므로 안전한 투자가 된다. 인플레이션은 언제 끝날까? 경제는 살아있는 동물과도 같다. 영원한 것이 없다. 호황의 끝은 불황이고, 불황의 끝은 호황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도 머지않아 그 속도가 둔화되고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자산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추종한다. 그래서 장기로 투자할수록 인플레이션만큼 수익을 낼 가능성이 커진다. 1987년부터 1억을 코스피와 서울아파트에 투자했다면 2018년까지 코스피는 연평균 6.66%의 수익률을 냈고, 서울아파트는 연평균 5.61%의 수익률을 냈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수익률이다. 사람들은 주식·부동산이 빠르게 올랐던 시기를 주로 기억하기 때문에 ‘주식을 해라’, ‘부동산을 해라’ 이러지만, 대개 인플레이션과 일치하게 상승한다. 인플레이션이 타국가보다 빠르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국가에 투자하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한국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마켓에서는 여기를 이머징마켓이라고 부른다. 중국·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이머징마켓은 위험성도 높은 편이다. 우리가 IMF 위기를 겪었듯, 이머징 국가들은 불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이때 투자손실이 크게 발생하기도 한다. 인플레이션 상승속도가 정상화되면 자산가격도 다시 밸런스를 찾아 갈 것이다. 그때를 위해 미리 공부도 하고 목돈도 모아두며 준비를 해둬야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