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7,46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고단샤 편집부 지음, 나정환 옮김, 루덴스미디어 펴냄, 144쪽, 2만7,500원) 우리 몸의 여러 구성요소를 시각화된 자료로 쉽고 재미있게 보여준다. 심장과 같이 알려진 장기들은 물론, 생소한 작은 기관과 세포의 구조, 몸이 아픈 이유, 알레르기의 원인 등 인체에 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일본 NHK 스페셜 ‘인체’와 협력해 만든 자세한 정보와 CG 그래픽이 강점이다. 일본에서 530만 부 이상 판매된 유명 도감 시리즈 중 하나다.
(사라 룬드베리 지음, 이유진 옮김, 작가정신 펴냄, 48쪽, 1만5,000원) 스웨덴 최고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을 두 차례 수상한 사라 룬드베리의 여섯 번째 그림책이다. 주인공 노아와 엄마는 하루 종일 크고 작은 사고를 겪는다. 되는 일 없이 자꾸 잊고 잃어버리기만 해 스트레스가 가득 쌓인 하루지만, 둘이 함께해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민 지음, 반니 펴냄, 136쪽, 1만4,000원) 개인주의는 이미 많은 이들의 삶의 태도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서양의 문화로 여겼지만, 이제는 우리에게도 이질적이지 않다. 문제는 개인주의를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이기주의와 동일시하거나, 집단주의의 대안으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인주의는 옳지도 그르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올바르게 이해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다혜 지음, 창비 펴냄, 156쪽, 1만3,000원)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창창한 미래를 말하지만, 사실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뚜렷하지 않아 고민인 경우가 많다. 저자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은 청소년들을 다독이며, 자신의 특성을 돌아보게 이끈다. 이렇게 발견한 특성을 식물·우주·과학·스포츠 등 다양한 관심사와 연결해 새로운 재미와 진로를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내용이다.
윤흥길의 단편 기억 속의 들꽃은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 ‘쥐바라숭꽃’이라는 꽃 이름이 나온다. ‘해바라기를 축소해 놓은 모양의 동전만 한 들꽃’이다. 먼저 그 대목을 보자. 거대한 교각 바로 위 무너져내리다만 콘크리트 더미에 이전에 보이지 않던 꽃송이 하나가 피어 있었다. 바람을 타고 온 꽃씨 한 알이 교각 위에 두껍게 쌓인 먼지 속에 어느새 뿌리를 내린 모양이었다. “꽃 이름이 뭔지 아니?” 난생처음 보는 듯한, 해바라기를 축소해 놓은 모양의 동전만 한 들꽃이었다. “쥐바라숭꽃….” 나는 간신히 대답했다. 시골에서 볼 수 있는 거라면 명선이는 내가 뭐든지 다 알고 있다고 믿는 눈치였다. 쥐바라숭이란 이 세상엔 없는 꽃 이름이었다. 엉겁결에 어떻게 그런 이름을 지어낼 수 있었는지 나 자신도 어리벙벙할 지경이었다. “쥐바라숭꽃…, 이름처럼 정말 이쁜 꽃이구나. 참 앙증맞게두 생겼다.” 이 소설은 6·25 때 만경강 부근 피난민들이 지나는 마을이 배경이다. ‘나’는 피난민들이 떠나고 남겨진 고아 명선이를 우연히 집으로 데려온다. 어머니는 명선이를 박대하다가 명선이가 금반지를 내밀자 반색하면서 우리 집에서 살게 한다. 명선이는 영악하면서도 웬만한 텃세나 구박에 굴하지 않는 당돌한 아이다. 특히 부서진 다리 철근 위에서 위험한 곡예를 벌이는 것이 특기다. 그러나 비행기 폭격 후 정신을 차려보니 엄마가 자기 위에서 죽어 있어서 밀어낸 아픈 기억이 있는 아이다. 그래서 누군가 자다가 다리라도 올리면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고, ‘다른 것은 도무지 무서워할 줄 모르면서도 유독 비행기만은 병적으로 겁을 내는’ 아이였다. 명선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구박하기 시작하자 또 금반지를 내놓는다. ‘나’의 부모는 명선이가 금반지를 더 갖고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어디에 숨겼는지를 추궁하자 명선이는 집을 나가버린다. 이게 소문나면서 명선이는 금반지를 찾으려는 동네 사람들에게 발가벗겨지는 수모를 당한다. 이 과정에서 명선이가 ‘머스매’가 아니라 ‘지집애’라는 것과 서울 부잣집의 무남독녀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위에서 인용한 대목은 이런 일이 일어난 다음 ‘나’와 명선이가 부서진 다리의 철근 위에서 놀다가 꽃을 발견하는 장면이다. 그다음 대목은 이렇다. 또 한바탕 위험한 곡예 끝에 기어코 그 쥐바라숭꽃을 꺾어 올려 손에 들고는 냄새를 맡아보다가 손바닥 사이에 넣어 대궁을 비벼서 양산처럼 팽글팽글 돌리다가 끝내는 머리에 꽂는 것이었다. 다시 이쪽으로 건너오려는데 이때 바람이 휙 불어 명선의 치맛자락이 훌렁 들리면서 머리에서 꽃이 떨어졌다. 나는 해바라기 모양의 그 작고 노란 쥐바라숭꽃 한 송이가 바람에 날려 싯누런 흙탕물이 도도히 흐르는 강심을 향해 바람개비처럼 맴돌며 떨어져 내리는 모양을 아찔한 현기증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쌓인 먼지에 뿌리내리는 쥐바라숭꽃은 전쟁 중에 홀로 강인하게 살아가는 명선이를 상징하는 꽃이다. 그런데 명선이 머리에서 꽃이 떨어지는 것은 명선이가 곧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을 암시하는 복선이다. 다시 다리 철근 위에서 놀던 어느 날, 명선이는 비행기 폭음에 놀라 한 송이 들꽃처럼 떨어져 죽는다. 명선이가 죽은 후 ‘나’는 다리 끝에 매달려있는 명선이의 헝겊주머니에서 금반지를 발견한다. 그러나 주머니째 강물에 떨어뜨리고 마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기억 속의 들꽃은 이처럼 한 소녀의 죽음을 통해쟁의 비극을 보여주고, 전쟁이 야기하는 어른들의 비인간성도 고발하는 소설이다.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명선이, 나, 어머니, 아버지, 누나, 숙부 등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변화가 장편처럼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쥐바라숭꽃은 개망초였을까? 그럼 쥐바라숭꽃은 실제로는 어떤 꽃일까. 아니면 어떤 꽃에 가까울까. 인터넷상에는 이 꽃이 어떤 꽃인가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있었다. 쥐바라숭꽃은 ①교각 위 먼지 속에 뿌리를 내렸고 ②난생처음 보는 듯하고 ③해바라기 모양의 노란색이고 ④동전만 한 크기이고 ⑤대궁을 비벼서 돌릴 수 있는 들꽃이라고 했다. 이 다섯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꽃이 있을까. 먼저 떠오르는 꽃은 민들레다. 해바라기처럼 노란색이라는 점, 흙이 조금만 있어도 자랄 정도로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점, 무엇보다 비빌 수 있는 대궁이 있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민들레는 해바라기와 달리 갈색의 꽃 중심부(대롱꽃 다발)가 없다는 점에서 모양이 다르고, 꽃의 크기도 동전보다는 크다. 또 민들레는 흔하디흔한 꽃이어서 ‘난생처음 보는 듯한’ 꽃도 아닐 것이다. 요즘엔 토종민들레 대신 귀화한 서양민들레가 더 흔해졌다. 다음은 개망초다. 1984년 KBS에서 이 소설을 TV문학관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개망초로 쥐바라숭꽃을 표현했다고 한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꽃의 크기는 동전만 하다는 점에서 그럴듯해 보인다. 개망초는 공터 등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풀이고, 꽃의 모양을 갖춘, 그런대로 예쁜 꽃이다. 하얀 꽃 속에 은은한 향기도 신선하다. 그러나 개망초는 결정적으로 꽃잎으로 보이는 혀꽃이 흰색이라는 점에서 쥐바라숭꽃일 수 없다. 더구나 너무 흔한 꽃이어서 난생처음 보는 듯한 꽃일 수도 없다. 노란 꽃이 피는 씀바귀 아닐까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교각 위 먼지 속에 뿌리를 내릴 수 있고, 동전만 한 크기이고, 대궁을 비벼서 돌릴 수 있는 들꽃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시 전체적인 인상이 해바라기 축소판과는 거리가 있다. 줄기와 잎을 뜯으면 흰즙(유액)이 나오는 것이 씀바귀의 특징이다. 해바라기처럼 생겼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루드베키아(Rudbeckia)가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루드베키아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꽃이다. 꽃 직경이 10∼12㎝이고 혀꽃은 노란색, 중앙부는 검은색 계통이라 해바라기와 비슷한 모양이다. 우리말로는 원추천인국이라고 부른다. 루드베키아가 해바라기와 비슷하게 생긴 것은 맞지만, 꽃이 동전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쥐바라숭꽃일 수 없다. 또 키가 50㎝ 정도로 자라서 교각 먼지에서 자라기도 어려울 것이다. 확인해 보니, 만경강 근처에만 자라는 해바라기 닮은 특별한 꽃은 없었다. 결국 쥐바라숭꽃은 실재하지 않고, 작가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꽃인 셈이다.
(서울사범대부설학교 교사들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48쪽, 1만8,000원) 코로나19는 교육공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교우관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학습결손에 따른 교육격차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됐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초·중·고 교사들이 격차 해소를 위해 실천하고 고민했던 과정과 결과를 소개한다. ‘학생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살필 수 있다.
(김태은 지음, 에듀니티 펴냄, 264쪽, 2만2,000원) ‘교도소와 같은 학교라는 오명을 벗었을까?’라는 명제를 던지며 학교공간혁신을 이야기한다. 북유럽 교육문화공간 탐방과 학교공간혁신사업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공간혁신 트렌드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특히 5장에서는 미래학교 전환과정에서 학교가 집중해야 할 요소를 선별해 소개한다.
(이상완 지음, 솔 펴냄, 340쪽, 1만8,000원) 7가지 질문을 통해 뇌와 인공지능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탐색한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은 출발점이 다르다. 우리에게는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내던 인공지능이 때론 너무나 쉬운 문제도 풀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단순한 개념부터 지능의 최고 단계인 시공간 개념까지 아우르는 지능의 탄생 과정을 탐색한다.
(박제원 지음, EBS BOOKS 펴냄, 376쪽, 1만7,000원)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사진·동영상 등 다양한 매체정보의 신뢰도 확인까지 포함하는 능력을 말한다. 문제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필수 역량임에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과학적 읽기와 뇌과학의 이해, 비판적 사고를 통해 알아본다.
한양도성을 병풍으로, 부암동을 정원으로 안도 타다오(Tadao Ando)나 알바로 시자(Alvaro Siza) 같은 건축가가 선사하는 미친 공간감, 수십억 대 미술작품을 영접하는 흐뭇함, 이제라도 알게 될 작가들을 학습하는 지적 호기심, 곁들여서 교양미 충만 등등이 아마도 우리들이 박물관과 미술관에 기대하는 몇 가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곳은 기대할 것이 없다. 이곳에 유명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냥 사람. 문인과 무인, 그들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와 어린아이, 김돌석과 박을녀가 저승 갈 때 타고 간 상여. 그들의 길에 함께 가는 친구 꼭두. 부록으로 재앙을 막아주던 해태 한 마리 등등. 이들은 지금 한양 도성 성곽의 호위 하에 부암동의 가가호호를 내려다보며 평화를 누리고 있다. 목인박물관 ‘목석원’가는 길엔 운동화가 필참이다. 길이 오르막이기도 하거니와 올라가다 석파정과 ‘유금와당 박물관’을 기웃거릴 수도 있고 목석원 관람 후 ‘윤동주문학관’이나 ‘청운문학 도서관’으로 떠돌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목인박물관 ‘목석원’은 2018년 개관하였다. 태평양에서 녹차사업을 전담하던 김의광 회장이 퇴직 후, 박물관 건립에 전념하여 인사동 ‘목인박물관’을 개관한 지 13년 만의 이전이었다. 김 회장은 이곳에 산책 나왔다가 그야말로 한눈에 반해버렸다. 사비를 털어 별다른 공사 없이 수집한 작품을 모두 입주시켰다. 방문한 이들은 하나같이 김 회장의 안목에 한 번, 실행력에 두 번 감탄을 쏟아냈다. 목인을 알리고픈 투사가 되어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삶의 방향등이 켜지는 어떤 순간이 있는 것 같다. 김 관장에게는 1970년대 초 외국인 친구가 우리 공예품을 모으는 것을 본 순간이었다. 당시만 해도 우리 것에 대한 자각 같은 것이 전무하여 수많은 공예품이 외국으로 쓸려나가던 시기였다. 이후 월출산 차밭에서 마주한 상여 나가는 모습은 운명의 신이 강림한 두 번째 순간이었다. 민속예술품을 찾아 헤매는 중독의 나날이 시작된 것이다. 목인 찾기의 여정은 고달픔의 연속이었다. 주로 중앙시장을 돌아다니며 목인들을 사들였다. 안 팔겠다는 여인상을 “박물관을 세우려고 한다”며 설득하고, 상여에 쓰이던 것이라며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귀신 쫓는 것이 이들이 하는 일”이라고 안심시키기도 하였다. 어쩌면 사람들이 멀리하는 물건들이었기에 값이 싸 월급쟁이 임에도 골동품들을 사 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30년 넘는 세월을 우리나라 방방곡곡, 인도·네팔·티베트까지 헤매며 얻은 작품들이 8,000여 점에 이르렀다. 김 관장에게는 야심이 있었다. 우리가 가진 우리의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야심이었다. ‘목석원’은 3,000평 규모의 야외전시장과 총 7개의 실내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향로석을 살펴보고 사진 한 장. 눈을 부릅뜬 문인석과 무인석 옆에서 나도 눈을 부릅뜨고 친구와 또 한 장! 그러다가 깔깔깔 웃어도 본다. 마당이 넓어 아이들이 조금 재잘거려도 여느 미술관처럼 굳이 주의를 주지 않아도 된다. 극락으로 가는 길에 길동무 꼭두 목석원의 하이라이트는 목인창고 전시장이다. 상설전시는 ‘극락으로 가는 길: 상여(喪輿)’이다. 한국 전통 나무상여와 상여를 장식하는 천여 개의 목인이 전시되어 있다. 마당에서 발랄하게 웃고 떠들던 아이들도 이곳에서는 잠시 조용하다. 상여가 갖는 의미를 아는 아이들이다. 상여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사용하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수레로 운구하였으나, 세종 때 국상에는 어깨에 메도록 바꾸었으며, 점차 일반인에게 퍼져나갔다. 백정이나 노비 등은 상여를 쓸 수 없다. 양인이라 해도 역병으로 죽는 경우 상여를 메지 않았다. 서민들에게는 상여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인력과 시간이 만만치 않으므로 마을에서는 각기 상여를 꾸며 몇 십 년 동안 공동 사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한 번 사용한 상여는 마을의 후미진 곳이나 언덕배기에 보관하였는데 이를 곳집 또는 상여집이라 하였다. 아이들이 얼씬거려 훼손할 것을 우려한 어른들은 그곳에 귀신이 산다며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목재 상여는 화려한 단청에 조립식으로 되어 있다. 기본틀인 장강에 관을 올려놓을 수 있는 횡목을 끼워 만든다. 이때 다양한 모양의 나무조각으로 관을 장식하는데 이를 꼭두 또는 목우라 한다. 흔히 ‘꼭두새벽’이라 할 때의 꼭두와 유사한 제일 위쪽, 경계의 의미를 갖고 있다. 꼭두는 ‘일상적 시공간과 초월적 시공간을 연결하는 존재이며 길동무’이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은 모여 회의를 열었을 것이다 “길 안내는 말이나 용이 혀야재.” “암만~, 사악한 넘들이 올매나 많겄어! 호위무사는 꼭 있어야 혀.” “근디 허드렛일이 많을 것인디, 시녀도 함께 가야재.” “하이고~ 죽어서 호강함만, 근디 저승 가는디 을매나 슬프겄어, 줄타기 땅재주로 한바탕 재주를 부리먼 웃어불랑게!” 임무를 다한 꼭두는 태워져 저세상으로 함께 가야 한다. 다만 재사용되다 보니 이승에 남아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꼭두는 주로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목인창고 안에는 온갖 꼭두가 다 모셔져 있다. ‘호위무사’, ‘살판’, ‘어름’, ‘광대가족’. 모양과 눈초리 입매의 해학과 풍자가 김홍도를 뺨친다. 첩과 함께 있는 남편을 째려보고 있는 이는? 그렇다. ‘본처목인’이다. 미켈란젤로나 로댕도 아니면서 그들을 나무에서 해방시켜 살려낸 기적을 행한 이들은 그냥 동네에서 솜씨깨나 있는 농부, 장사꾼들이다. 망자를 보내는 따뜻한 마음이 바로 예술이지 싶어 보는 이의 마음도 따뜻해진다. 영원한 자유로 가는 문 ‘목샤(moksha)’, 멍때리는 터에서 멍때리기 인도사람들은 죽음을 이르는 말로 목샤(moksha)라는 말을 쓴다. 영혼의 해방 또는 구원, 영원한 자유로 가는 문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누구나 모두 통과해야 하는 곳이다. 이승에서 건네진 위로와 해학으로 망자는 영원한 자유가 펼쳐지는 저승에 잘 도착할 것이다. 삶과 죽음은 이렇게 손을 잡으며 이어간다. 일군의 학생들이 너른 마당에 가득하다. 이들이 불러일으키는 활기와 에너지와 수다를 바라보다 죽음에 가까운 이곳에서 저토록 생동할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순간이다. 2021년 8월 목석원과 콜라보하여 기획전시를 펼친 콰야는 말한다. 목인에 담긴 이야기는 우리네의 지금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목인창고를 나와 제주의 뜰·해태동산 등의 테마 존과 편백나무 옥탑방·GP전망대 등을 올라간다. 최고의 전망이다. 너와집 ‘명상의 공간’에서 명상하기, ‘멍 때리는 터’ 그물 위에 벌러덩 누워 보기를 권한다. 이 그물침대는 최근에 새로 등장하였는데 친구와 같이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그야말로 ‘멍’해지는 최고의 시간이다. 잠시라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 환자들에게는 최상의 치유장소가 될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이곳에서도 휴대폰을 놓지 못한다. “그런데 왜 멍은 때린다고 하는 거지? 멍은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인데 그걸 때리면 멍이 깨져 버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다 갑자기 “아! 나는 멍때리는 중이지!”하는 자각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공간에 대한 체험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숨통이고 사색이 될 것이다. 유물들을 설명해 주고 석상과 목인 그리기나 사진 콘테스트를 펼쳐도 좋겠다. 다만 뛰거나 장난치지 않도록 주의 줄 필요가 있다. 석물들이 많아 다칠 수도 있다. 예약 없이도 11시, 2시, 4시에 맞춰 요청하면 도슨트와 함께 할 수 있다. 가을 방문 필수! 정신 차리기 필수! 목석원에서는 모두 SNS에 올릴 사진 찍기에 바쁘다. 하지만 사진은 거기까지이다. 목석원을 에두른 파노라마 풍경 읽기는 사람의 눈으로만 가능하다. 목석원은 풍경이 작품이다. 노을 지는 시간에 관람을 마치면 5점 만점에 7점을 주고 싶다. 이런 순간이면 가끔 삶은 숭고해진다. 몇 시간을 돌다 보면 석물을 돌보는 흰머리에 풍채 좋고 인상 좋은 헤밍웨이풍의 노신사를 만날 수도 있다.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인테리어가 바뀌는 이유이다. 관장님! 이라고 부르면 깜짝 놀라실까? 아, 참! 헤밍웨이는 노년에 탈모가 심하셨지! 여름철에 방문하려 한다면 모기기피제는 필수! 긴 바지와 긴팔 소매옷을 잊지 말아야 한다. 후유증이 오래간다. 가을에 방문 필수! 어쩌면 인왕산·북한산·한양도성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가을풍경에 빠져 길을 잃을지 모른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대중교통이 더 편리하다. 숨찬 가슴으로 부암동 전경을 내려다보는 기쁨 두 배는 뚜벅이들에게 주어지는 특별선물이다.
시애틀은 톰 행크스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한 영화 〈만추〉로 유명한 도시다. 스타벅스 1호점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먼저 시애틀 추장에 대해 이야기하자.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 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땅은 신성한 것, 하늘과 마찬가지로 팔고 살 수 없다. 땅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의 것”이라고 써서 답장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는 ‘조정자’라는 뜻이 담겨 있다. 커피와 록의 도시 시애틀 시애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커피 향이 여행자를 반긴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이자,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문을 연 도시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처음 문을 연 스타벅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자리한 이 원조점은 1977년에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 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가슴을 드러낸 갈색 인어로고를 달고 있는 유일한 가게다. 가게는 작다. 20평 남짓. 하지만 원조의 맛을 찾아온 전 세계 관광객들이 가게 밖까지 줄을 선다.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린다. 아침 9시가 넘어 찾으면 적어도 20분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그다지 지루하지는 않다. 스타벅스 1호점 앞은 거리 악사의 명당이다. 하루에 스무 명 남짓한 악사들이 돌아가며 연주한다. 이들의 활기찬 연주를 듣다 보면 어느새 자기 차례가 돌아온다.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의 유명 커피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한 후,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캐피톨 힐은 우리나라 홍대 비슷한 분위기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곳이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애틀을 여행해보자. 시애틀을 찾은 이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은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이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높이 185m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스페이스 니들 옆에는 EMP(Experience Music Project)가 자리한다.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의상·유품도 전시되어 있다.EMP 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글라스 전시관은 데일 치훌리(Dale Chihuly)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치훌리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에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전시관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치훌리 전시관 가까이에는 라이드 덕을 탈 수 있는 정류장이 있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 버스다. 오리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 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러운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준다. 그냥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 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튼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천 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백 채 정도가 남아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어디를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 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방금 잡아 올린 신선한 생선과 농부들이 직접 재배해 가져온 과일과 채소, 향기를 듬뿍 머금은 꽃, 직접 만들어 온 미술품 및 공예품 등이 가득한 곳이다. 시장은 1907년 문을 열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80여 년 전에 세워진 네온사인 시계는 지금도 멀리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에는 사람으로 바글바글했다. 이 가게는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 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미서부 와인의 진수를 맛보다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롬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톤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시애틀이 자리한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오리건주·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 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케이드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부르고뉴와 견줄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 픽스〉,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 영화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국립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초정권적 독립기구로,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준비와 그간의 교육행정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하였다.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획기적인 교육정책이 필요하며, 기존의 교육행정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항상 대통령·국회 등 정치권력에 따라 교육정책 기조가 좌우되는 경향이 있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두고는 ‘오년지소계(五年之小計)’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2019년 국가교육회의 주도하에 많은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듭하면서 위원회 설치 법률과 시행령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법률과 시행령을 검토해보면 아직도 우리가 숙의할 쟁점이 적지 않고,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위원회 출범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핵심 쟁점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쟁점❶ 초정권적 위원 구성? 첫째, 위원회는 초정권적인 독립기구다 보니 위원 구성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법률상 위원 구성방법은 다음과 같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이미 정치권에 의해 추천 또는 지명되는 인원이 15명이고, 이는 전체 위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위원회의 상임위원은 3명이며,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임명한다. 참고로 위원회의 의사결정은 재적위원의 과반수로 이루어진다. 이 대목에서 과연 위원회가 본래 취지에 적합한지 우려가 된다. 정치권에서 추천하는 인원이 3분의 2가 넘는 상황에서 정치권력의 입김으로부터 철저히 독립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위원 자격에는 ‘교육에 관하여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소관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추천·지명을 해준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쟁점❷ 교육부와의 관계? 둘째, 위원회는 기존의 교육부와 관계를 분명히 하고, 공존하는 근거에 대해 사회적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법률상 교육부는 ‘교육·사회·문화 분야 정책의 총괄·조정, 인적자원개발정책, 학교교육·평생교육 및 학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그리고 교육부장관은 ‘인적자원개발정책, 학교교육·평생교육, 학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그렇다면 새로 설치된 위원회의 소관 사무는 무엇일까? 바로 ‘교육비전·중장기 정책방향·학제·교원정책·대학입학정책·학급당 적정 학생수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국가교육과정, 국민의견 수렴 및 조정 등’을 관장한다. 한눈에 보아도 두 기관의 소관 사무가 중첩되며, 교육부장관과 위원회의 관계가 모호함을 알 수 있다. 대다수 국민은 이런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럼 교육부(장관)와 위원회는 공존하면서 같은 업무를 추진하는 것인가? 단순히 공존하면서 같은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라면 굳이 교육부가 아닌 위원회를 새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많은 연구에서 지적하였듯 옥상옥(屋上屋)의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획수립은 위원회가 하고 세부정책추진은 교육부가 한다면, 교육부의 규모와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교육부는 건재하고 위원회는 축소되는 모양새다. 쟁점❸ 사무처 구성은 어떻게? 마지막으로 사무처 구성은 공청회·토론회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쟁점이다. 사무처 구성원·사무처장 등에 관해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법률상에는 사무처를 구성하되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에서 다루도록 돼있다. 하지만 대통령령 어디에도 사무처에 관한 조항을 찾아볼 수 없다. 또 법률에서 사무처장을 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되어 있다. 위원장도 상임위원 중 대통령이 임명하고, 사무처장은 위원장이 제청한다. 사무처 구성에도 대통령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위원회 출범 전, 사무처장을 제청하는 과정부터 사무처 구성원의 자격 등 세부사항에 대해 초정권적으로 조정·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위원회를 출범하기 전 위의 3가지 쟁점을 어떻게 개선해 가는지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서 교육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교원으로서 느낀 위원회의 당면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 합의를 위한 기구에 걸맞게 위원회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그동안 교사들에게 제공된 위원회 안내자료나 홍보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다. 국가교육발전계획과 국가교육과정이라는 중요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구인데 공문으로도 접하기 어려웠다. 교육행정체제의 실질적 추진체인 교원조차 자료를 구하기 어려운데, 학부모와 학생은 오죽할까 싶다.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여 합의를 이루고, 이를 통해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라면 사회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위원회가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이다. 다음으로 기존 교육행정체제와의 조화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기존 교육행정체제란 교육부-교육청-학교에 이르는 일련의 시스템을 말한다. 문제는 교육부를 포함 지방교육행정체제와 위원회가 얼마나 조화를 이룰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속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말이 있다. 위원회와 교육부, 혹은 위원회와 지역교육청이 불협화음을 내거나 비협조적인 태도로 갈등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사이에서 학교는 우왕좌왕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따라서 위원회와 교육부·교육지원청간 협력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본을 잊지 않는 충실한 국가교육위원회가 되길 바란다. 위원회는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교육이념, 즉 교육의 기회균등·자주성·중립성·전문성을 실현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이다. 그리고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위해 설치된 기구이다. 그러므로 소수 이익집단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선심성 정책만 수립하지 말고, 진정한 독립기구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도 각종 교육당국과 단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수많은 이익집단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의견을 내고 있다. 이러한 의견을 소중하게 여기고 반영하되, 그들의 의견만 받아들여 일방적으로 정책을 수립하지는 않길 바란다. 따라서 위원 선정부터 의사결정, 사무처 구성 등 위원회 구성 전반을 재검토하여 설립 취지를 고수하는 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도 해결해야 할 쟁점과 과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먼저 위원과 사무처 구성, 교육부와의 관계에 대해서 취지에 적합한지 재검토한 후, 기본에 충실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에 사회적 합의를 수반한다면 국가교육위원회는 본래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린 기구로 훌륭히 자리 잡을 것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바로 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하지만, 얼렁뚱땅 만들어진 새 부대는 손해만 가져온다. 술이야 다시 빚으면 되지만 교육은 다르다. 교육정책의 최대 수요자인 학생들의 인생은 되돌릴 수 없다. 부디 위에서 언급한 쟁점과 과제에 대해 심사숙고한 후 위원회가 출범하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반도체산업 및 원전 개발에 집중하여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로의 회귀라는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았지만, 의도와 방향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후속 조치로 내건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계획을 보면 과연 이것으로 충분한지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실과교과의 한 단원으로 더부살이하는 정보교육 먼저 초등의 경우 실과에 반영된 정보교육 시수는 17차시에 불과하며, 이번에 강화하겠다는 시수를 반영해도 겨우 34차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권장사항일 뿐이다. 교과목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갑작스럽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국민적 트라우마가 생긴 큰 사고 이후 신설된 안전과목이 대표적 예이다. 안전과목은 현재 교과도 창의적체험학습도 아닌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시수는 없는데 급하게 만들다 보니 이상한 과목이 되어버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로 정보교육이다. 정보교육은 그동안 수없는 요구가 있었음에도 과목으로 인정받지 못한채 실과의 부속 단원에 놓여있다. 정보교육과 유사한 상황이 보건교육이다. 그래도 보건은 별도의 수업 및 업무담당 교원이 있고, 정해진 인정교과서로 수업하고 고학년으로 연계할 수 있다. 특히 저학년에는 안전과목이 있어 자기 몸은 스스로 지킨다는 대전제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창의적체험학습 내에서 자리를 완전히 잡아가는 중이다. 반면에 정보는 실과교과의 한 단원으로 사실상 더부살이 중이다. 그나마 1~4학년에는 가르칠 과목이 없어 창의적체험학습시간에 정보통신윤리교육과 교내행사로 몇 시간 체험하는 것이 전부이다. 보건처럼 전문인력이 많지 않고 정보업무와 정보교육으로 이원화되어 업무는 월 7만 원의 보직수당을 받으며 정보부장이 맡는다. 또 관련 교육은 담임교사가 교과서에 있는 17차시를 교육하는 게 전부인 상황이다. 당연히 담임교사로서는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언플러그 활동으로 시작하여 고학년을 거쳐 중·고등학교까지 교육 전반에서 일관성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1~4학년에서는 방치되고 있다가 5~6학년 때 갑자기 실과의 한 단원으로 등장하여 아주 잠깐 경험해버리고 끝나는 것이 현재의 정보교육이다. 엄연히 교원양성기관에는 컴퓨터교육과가 존재하지만, 초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컴퓨터교육에 대한 과목이 없고 실과의 한 단원으로 더부살이를 하다 보니 교육과정에서 정의하는 실과의 성격과 교과의 목표에 컴퓨팅사고에 대한 부분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실과의 한 단원에서 잠깐 다루는 내용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5~6학년에서 각각 다루지 않고 한 학년에서 선택하여 가르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부록에 넣어놓고 가르쳐야 하나 지난 9월 발표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 따르면 정보교육에 대한 부분은 크게 개정된 내용이 없다. 기존 17차시에서 34차시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여기에 이상한 꼼수가 등장한다. 발표 내용에는 코딩을 의무화하고 34차시를 가르치겠다고 했지만, 정작 이번에 개정하는 교육과정에는 예년처럼 그대로 17차시만 반영돼 있다. 사라진 17차시 분량은 뜬금없이 교과서 부록에 넣어놓고는 교과가 아닌 창의적체험학습의 자율활동시간이나 동아리활동, 방과후학교에서 가르치라고 한다. 교과서 부록을 자율활동시간에 꺼내서 가르치는 학교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생긴다. 아울러 코딩을 의무화하겠다고는 하지만 기존 실과교과에서 가르치던 내용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의무화하겠다는 것인지 손에 잡히는 부분이 없다. 말로만 원격수업, 시수 반영은 없었다 지난 9월 태풍 힌남노를 대비하면서 많은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였다. 그런데 원격수업은 갑자기 “시작!”을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예상대로 교육부와 교육청의 화상수업 인프라들은 맥을 쓰지 못하였고, 담임교사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줌이나 구글 및 MS의 프로그램으로 각개전투를 치러야 했다. 결국 우리는 코로나19와 같은 장기간이 아닌 하루 이틀의 돌발적인 상황에서의 원격수업이 가능한지, 학생들은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확인해보지도 못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첫째, 가능하다면 정보를 독립된 교과로 만들어야 한다. 아니라면 최소한 한국사만큼의 비중은 다뤄줘야 한다. 초등 사회과의 경우 한국사 영역에 많은 부침이 있었다. 한 학기에 몰아서 배운 적도 있고, 다시 학년별로 나누기도 했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꾸준히 지금의 시수를 유지하고 있다. 정보교육에 진정 관심이 있는 정부와 교육부라면 최소한 실과 한 학년의 한 학기 정도는 정보교육에 할애함이 옳다. 둘째, 자율활동 정보교육영역을 확대하고, 특히 원격수업에 관한 시수를 반영해야 한다. 사업의 기본이 예산이라면 교육의 기본은 시수 확보이다. 말로만 코로나19로 학력격차가 심해졌다고 할게 아니라 학생들의 원격수업에 대한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물론 기존의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부분도 병행해야 한다. 이미 학교에는 수년간의 SW교육 선도학교와 AI교육 선도학교 사업을 통해 다양한 교구가 준비되어 있다. 셋째, 디지털 기기의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바람직한 활용방법 교육을 통해서 극복하여야 한다.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하는 것을 디지털 리터러시가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 찾아낸 정보가 진실인지, 디지털 기기를 공부하는 데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지 진지하게 배운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교가 아닌 학원과 공부방에서 학생들의 빅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지도를 하고 진로안내를 하는 상황이다. 초·중학교가 진정 보통교육을 추구하는 교육기관이라면 교육부·교육청·학교는 지금 학생들의 정보화 격차를 아프게 받아들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정보교육 시수 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들어가는 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그동안 초·중학교에서 없었던 자율적인 선택과목을 도입하고 있다. 국민참여소통채널에 탑재된 시안(교육부, 2022)에 의하면 교육과정 편성·운영기준에서 초등학교는 ‘선택과목과 활동의 내용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학부모·교원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가 결정하되, 다양한 과목과 활동으로 개설하여 운영한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중학교는 ‘선택과목과 활동의 내용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학부모·교원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가 결정하되, 다양한 선택과목과 활동으로 개설함으로써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한다’라고 되어 있다. 모두 학교의 자율적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선택과목 도입의 의의는 국가교육과정 총론에 학교 자율시간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근거가 마련되었고, 초등학교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선택과목이 신설되어 학교와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교육부, 2021).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교육과정 자율화는 창의적체험활동을 20% 범위에서 시수를 증감할 수 있고, 선택과목에 의한 16+1 운영 등으로 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선택과목의 개발·운영은 지역화 교육과정의 특색을 가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 자율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초·중학교 단계에서 16+1을 도입,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에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수를 확보했다. 학교에서는 삶과 학습에 필요한 기초소양, 학습진단과 개별 보정교육, 다양한 진로선택활동 등 관련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과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다. 나아가 지역 여건 및 학생 선호 등에 따라 ‘지역연계 생태수업, 지역과 시민, 환경보존, 경제생활 이해, 디지털 기초소양 수업, 인공지능과 생활, 역사로 보는 우리 지역’ 등 다양한 선택활동 또는 선택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다(교육부, 2021). 그러나 초·중학교에서 선택과목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선택과목의 개발과 운영방안 가. 선택과목의 개발 방향 교육과정의 조직원리는 ‘계속성·계열성·통합성’이다(홍후조, 2017). 학습내용은 학년과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양적 확대와 질적 심화’라는 특징을 나타낸다. 이는 계열성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계열성에서 학습은 누가적으로 반복되어 새로운 내용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계속성도 내재되어 있다. 통합성은 횡적통합으로 학습내용이 교과 내, 교과 간 수평적으로 논리적 체계를 가져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택과목과 관련하여 3가지 조직원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선택과목 내에서의 조직과 관련하여 초등학교는 3~6학년 4년간 8개의 선택과목을, 중학교는 3년간 6개의 선택과목을 선정하고 조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선택과목 내 계열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과목 간 배타성을 갖는다면 상대적으로 계열성은 고려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2개 학기에 걸쳐 선택과목을Ⅰ·Ⅱ로 연계한다면 계열성은 면밀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 일반교과와 선택과목의 계열성과 통합성을 고려해야 한다. 선택과목을 선정할 때는 일반교과내용의 단순반복이나, 확대 강화, 또는 누락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선택과목을 선정한 다음 내용을 조직할 때는 타교과내용을 분석하여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택과목이 학년을 달리하는 교과와 중복되거나 상대적으로 비약이나 확대, 강화되는 현상을 보인다면 이는 선행학습을 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선택과목을 조직할 때는 학년 간 교과내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 선택과목 운영방안 1) 독립형 선택과목 독립형 선택과목은 그 자체의 고유한 선택과목으로서의 내용을 다룬다. 그러나 이것이 완전하게 타교과와 배타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또한 선택과목에 따라서 체험학습을 동반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이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독립형 선택과목을 운영하는 유형, 즉 단일형·분산형·혼합형·절충형 등 네 가지 예를 초등을 중심으로 제안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중학교에 적용하는 방식도 동일하다. 먼저 ‘단일형’은 학교 전체가 공통 주제, 예컨대 ‘생태전환교육’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선정해서 8학기(3학년 1학기~6학년 2학기) 동안 학기별 수준만 달리해서 운영하는 것이다. 이 유형은 나선형 교육과정처럼 학기별·학년별 내용요소를 달리하고 수준별로 계열성에 맞게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산형’은 학년 단위 또는 학기 단위로 주제를 달리하여 편성·운영하는 방법을 말한다. 즉 8학기 동안 주제를 모두 달리해서 선택과목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고, 학년 단위로 크게 4개 주제 정도를 운영할 수 있다. 예컨대 3학년 1학기는 ‘마을탐방 교육’, 3학년 2학기는 ‘경제교육’을 운영하는 식으로 학기별 또는 학년별로 편성과 운영을 다르게 한다. ‘혼합형’은 학년이나 학기보다 학년군이 강조되는 유형이며, 학년별 운영형태도 가능하기 때문에 ‘단일형’이나 ‘분산형’보다는 유연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학년군 또는 학년별로 선택하는 주제가 다를 수 있고, 단일형과 분산형을 혼합한 형태로 편성·운영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3~4학년군은 ‘지역사회학습 탐방교육’을 운영하고, 5학년은 ‘인권교육’, 6학년은 ‘인공지능과 생활’ 등을 운영하는 형태이다. ‘절충형’은 ‘혼합형’과 비슷할 수 있으나, 학년별 또는 학년군별로 나뉘는 것이 아닌 학기별로 공통주제 과목을 배우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단일형’과 ‘분산형’을 섞은 유형이다. 즉 1학기에는 학교 공통의 주제를 학년 수준별로 다르게 배우고, 2학기에는 매번 새로운 주제의 선택과목을 배우는 방식이다. 예컨대 3학년부터 6학년까지 1학기에는 ‘인공지능 관련 교육’을 수준에 따라 다르게 운영하고, 3학년 2학기는 ‘마을탐방 교육’, 4학년은 ‘문화재교육’, 5학년은 ‘인권교육’, 6학년은 ‘민주시민교육’ 등으로 운영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2)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 연계형 선택과목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는 선택과목을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에 편성해 운영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모든 교과를 아우르는 주제 중심의 다양한 과목을 개발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의 연계형 선택과목은 교과와 연계된 과목으로 운영하거나 창의적체험활동의 자율·자치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과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다. ‘교과 연계형’ 선택과목은 교과내용을 보충·심화하는 수준이 아닌 배운 내용을 체험학습으로 연계하는 시간이 되도록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창의적체험활동과의 연계’도 동아리나 진로활동 등에서 내용을 추출하여 체험학습으로 운영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해당 교과나 창의적체험활동, 특히 동아리활동과 연계할 경우 그 경계가 분명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 점에 유의해서 운영해야 한다. 가령 ‘교과 연계형’은 ‘사회교과’ 또는 학교나 마을에서 편찬한 교재인 ‘마을교과서’를 결합하여 ‘마을탐방’과목으로 운영하는 방법이다. 이때 선택과목은 ‘마을탐방’으로 사회교과수업 시수 외에 따로 마을에 대한 학습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 현재 3학년 1학기나 2학기의 마을 관련 단원이나 학습내용에서 보조교재로 활용하는 마을교과서의 경우, 지역의 교육지원청에서 편찬한 여러 교재가 있다. 하지만 마을교과서는 학교나 학급상황에 따라 활용되지 않거나 일부 시간에만 보조적인 교재로 쓰이는 실정이다. 그래서 따로 선택과목으로 시수가 확보될 수 있다면, 마을학습을 할 때 탐방·실험·실습 등 체험 위주의 활동을 할 수도 있다. ‘창체 연계형’은 현재 창의적체험활동인 자율·봉사·진로·동아리활동 영역(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율·자치, 동아리, 진로활동으로 개정 예정)에서 학교 특색사업 등을 운영할 때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고, 그 내용을 선택과목으로 편성·운영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현장에서는 자율활동영역에서 학생자치활동, 학기 초 적응활동, 인성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등 여러 영역에서 요구되는 교육시간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제대로 교육을 진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범교과나 특색사업, 여러 체험·실습활동을 요구하는 분야 중에서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특별히 여겨지는 교육이 있다면, 이를 선택과목으로 선정하여 더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다. 단위 학교에서 ‘진로교육’ 시간이 매우 필요하다고 여겨진다면, 선택과목(예: 진로이해 등)으로 시수를 편성·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나오는 글 선택과목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어떤 교육과정이든지 도입 초기의 내용이 선례를 남기기 때문에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본질에 맞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전입생의 선택과목에 대한 학습권’을 보장하는 일이다. 직전 학교에서 배운 선택과목이 현재 다니는 학교의 과목과 내용이 중복되거나 그 반대로 학습하지 못한 부분 등이 발생했을 때 선택과목에 대한 보충 이수계획을 수립하여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학습자의 학습권과 연계된다. 둘째, 선택과목은 무엇보다 ‘교사의 교육과정에 대한 일정 수준의 문해력’이 요구된다. 가르치는 교사가 직접 개발하고 성격이나 목표를 설정하고, 필요하다면 성취기준까지 제시하는 것은 고도의 교육과정 문해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교육과정의 개발은 수업의 질을 높이는 첩경이 된다. 따라서 선택과목 개발에 필요한 교육과정 문해수준을 높이는 연수를 강화하여 질 높은 선택과목을 개발·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선택과목을 교사 개인이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은 교사에게 과중한 업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동학년에서의 협력문화’가 중요하다. 동학년 내에서 동료장학 형태를 갖추어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문제점을 공유하여 해결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교내 교원학습공동체를 이와 관련하여 운영하고, 그 결과를 성찰하여 새로운 대안을 학교별로 수립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장학지침이나 시·도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은 학교교육과정을 획일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분권화는 교육과정의 다양화·특성화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의 행정지침을 다루는 수준에서 관리되는 측면도 있다. 심지어 컨설팅 리스트를 이용하여 학교교육과정의 편성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분권화 이전의 모습이다. 교육청은 어떤 경우에서든 학교의 선택과목 개발권을 보장해 주고, 필요한 가이드라인 및 관련 장학자료를 지원해 줘야 한다. 이와 더불어 선택과목 개발 영역이나 학습내용에 대한 리스트를 제공하는 수준에서만 개입하는 것이 학교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아무리 다양한 선택과목에 대한 옵션을 제시해도 학생은 자신의 관심·흥미·적성 등과 맞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는다. 따라서 학생의 선호도가 무엇인지 사전조사를 통하여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본 조사를 실시, 학생의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반드시 수립되어야 한다. 여섯째, 학생들은 선택과목에서 이론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을 희망하지 않는다.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은 체험이나 실험·실습 등이 동반되거나 다양한 학습교구를 이용한 활동을 선호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곱째, 학교에서 선택과목을 잘못 운영하면 창의적체험활동에서 동아리활동을 확대 운영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 또한 교과의 진도를 나가는 식의 수업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을 수가 있다. 이에 대한 교육청 차원에서 운영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 여덟째, 지자체나 각종 공공기관이 범교과 차원에서 각종 교재를 개발하여 선택과목을 권장하거나 강요하는 현상도 예측된다. 과거 ‘디자인 서울’이 하나의 사례이다. 이는 교육과정의 침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육청은 이와 같은 부작용을 예상하여 사전에 차단될 수 있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 학교교육과정의 자율성을 온전하게 보장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술과 강연에 바쁜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는 J 선생님이 SNS에 재미있고 경쾌한 톤으로 ‘잔정’ 이야기를 한다. 주변에 자신의 작은 인정을 나누는 일상의 이야기이다. 그러고 보니 잔정은 특별히 표나지 않는 방식으로 일상에 스며들어와 있다. 만약 잔정이 일상의 자연스러움으로 생기지 않고, 매우 특별한 발생 기제를 갖고 있다면, 그것은 잔정이 아닐 수 있다. J 선생님은 ‘잔정을 치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다’고 전제하며, 자신의 잔정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가볍게 이야기한다. 잔정을 치른다는 표현도 경쾌하다 못해 왠지 신선하다. 그분의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본다. 오래 도움을 주신 분께 간만에 카톡 메시지를 한 방 보내기, 어제 10년 만에 인사받은 제자에게 카톡으로 톡톡 답인사 보내주기, 내 강의 한 번 들은 인연인데 수줍게 선물 내민 어떤 선생님께 그분이 쓴 글 한 편 읽고 서프라이즈 전화해주기, 밤에 잠 못 드는 거 같아 뵈는 후배에게도 공연히 전화 걸어 주기, 산미(酸味, 커피의 신맛) 좋아하는 베스트 프렌드에게 커피원두 선물하기. 이전 근무처에서 함께 고생했던 옛날 직원분들이랑 다음 주 저녁 약속하기. 정말 재미있는 것은, 아니, 정말 지혜로운 것은 J 선생님 잔정 베풀기의 끝판이다. 마지막 잔정 베풀기의 대상은 자기 자신이다. 이렇게 되어 있다. 어차피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테니, 나 자신에게도 ‘참 잘했다!’ 스스로 칭찬하기. 이런 자기 강화는 좋은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J 선생님이 이렇듯 잔정을 전하는 모양새가 경쾌하면서도 깊숙하다. 이런 잔정을 베푸는 마음은 아무에게서나 발현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잔정은 ‘진정성’의 일면을 가지는지도 모르겠다. 국어사전은 ‘잔정’을 ‘자상하고 세세하게 베푸는 정’이라고 풀이한다. 잔정의 ‘잔-’은 잘고 가늘고 자질구레하다는 뜻을 가진 순수 우리말 접두어이고, 정(情)은 한자어이다. 잔주름, 잔가지, 잔기침, 잔심부름, 잔소리 등에 붙는 ‘잔-’이 잔정의 ‘잔’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잔정’에 붙는 ‘잔-’은 긍정적인 의미가 더 두드러진다. 자상하다, 잔잔하다, 세심하다 등의 의미 자질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부연하면, 작은 것에까지 신경을 써 주는 정, 그러나 너무 잔 것이어서 조금씩 조금씩 쌓이는 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풀이대로라면 잔정은 좋은 뜻이 담뿍 담긴 말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사전에 올라와 있는 말의 사전적 의미일 뿐이다. 그 말이 인간 세상 현실로 내려와 사람들 사이에서 다채로운 의미 작용을 할 때는, 아무리 좋은 말도 좋은 의미로만 나돌아 다니지 않는다. 현실세계의 인생행로에서는 좋은 것 안에 안 좋은 것이 들어 있고, 안 좋은 것 안에 좋은 것이 솟아날 기회를 품고 들어 있다. 잔정이 좋은 것이라면 응당 그 안에도 안 좋은 것이 숨어 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복을 불러오는 것이 그 안 좋은 것 안에 있기 마련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김정탁 교수가 새로운 시각으로 노자를 재해석한 책 노자도덕경-장자와 함께하는을 읽어 보았다. 그가 풀이한 것 중에 내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천지는 사소한 은혜를 베푸는 식으로 (세상 만물을) 기르지 않는다. 천지는 어질지 않다(天地不仁)’라는 구절이다. 나는 생각한다. 그렇든 어떻든 천지는 세상 만물을 기르지 않는가. 아주 큰 어짊(大仁)은 그 어짊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언뜻 이런 뜻으로 해석해 보았지만, 딱히 그런 뜻으로 고착되지도 않는다. 아주 크다는 것이 무엇인지, 도가의 사상은 대개 초탈의 원대함을 느끼게 한다. 노자(老子)에는 이와 비슷한 말이 또 있다. 예를 들면 대교무교(大巧無巧)나 대방무우(大方無隅) 같은 것이 그러하다. 대교무교(大巧無巧)는 ‘아주 큰 기교는 기교가 없는 것이다’로 직역할 수 있고, 대방무우(大方無隅)는 ‘아주 큰 모서리는 각이 지지 않는다’로 직역된다. 모서리가 각이 없다니, 좁은 틀에서 보면 모순인 듯하다. 그러나 도가에서는 이런 사유(思惟)를 초탈의 우주를 향하여 자유자재로 던진다. 그러면 여태 갇혀서 안 보이던 것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천지무인(天地無仁)에 대한 김 교수의 풀이는 이러하다. 천지가 어질지 않다는 것은 천지의 어짊이 ‘큰 어짊’이라는 거다. 그 ‘큰 어짊’은 ‘소소한 어짊’이 아니다. ‘소소한 어짊’에 익숙한 사람은 ‘큰 어짊’을 두고 몰인정하다고 여긴다. 물론 이 풀이가 ‘큰 어짊’이 몰인정하다는 데에 방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큰 어짊’의 가치를 넌지시 깨닫게 해 주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큰 어짊’은 유정함·몰인정함·무정함 등의 소소한 차원을 넘어서서, 인간 세상에 보이지 않는 섭리, 즉 ‘사람과 사람 간 정(情)이 이어지는 길’로 작용한다는 인식일 수도 있다. 나는 ‘소소한 어짊’에 익숙한 사람은 ‘큰 어짊’을 두고 몰인정하다고 여긴다는 풀이에서 생각이 깊어진다. 거칠게 떠올려 보는 생각으로, 우리의 세태가 ‘소소한 어짊’에만 너무 기울어져서 혹시라도 ‘큰 어짊’의 교육적 가치는 아예 도외시하는 건 아닌가 하는 데에 계속 생각이 맴돈다. 그러면서 어짊(仁)의 행위를 오늘날 우리네 잔정에 결부하여 생각해 본다. 잔정이 많다는 것, 동양의 덕목으로 말한다면 ‘어질다(仁)’에 상통할 수 있을까. 원래 어진 마음, 즉 인(仁)은 불행한 사람을 그편에서 이해하고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惻隱之心)에서 일어나는 것 아니었던가. 잔정이 많은 사람에게 측은지심이 먼저 생겨날 법하다. 상대를 아끼고 이해하려는 마음은 잔정을 통해 드러난다. 잔정이 많은 사람은 상대가 품고 있는 동기와 과정까지 따뜻하게 이해해 주려고 한다. 잔정의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 ‘네 마음 내가 잘 알아’이다. 물론 이 감정의 호응은 ‘내 마음 알아줘서 정말 고마워’이다. 잔정이 친밀감을 밀어 올려서 드러내는 일등 공신임을 알 수 있다. 잔정은 대개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면이 강하다. 정(情)의 오고 감이 비교적 분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을 주는 쪽에서 정이 많아서 그 정을 숨기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이런 쉽사리 드러남의 성향 때문에 잔정은 상대에게 금방 감화를 주고, 서로의 정서적 만족감을 빠르게 환류시킨다. 그런 점에서 잔정은 ‘어진 성품’과 ‘어진 덕성’에 결부되면서도 노자의 인식론에 따르면, ‘소소한 어짊’에 넣어 볼 수 있으리라. 소소한 어짊이어서 잔정은 한계도 있다. 잔정에 너무 빠져서 익숙해지면 금방 베풀어지지 않는 정에 대해서 기다리지 못한다. 또 상대의 숨은 정을 깊이 헤아리지 못할 수도 있다. 그걸로 인해 섭섭함에 들 수 있다. 더구나 요즘의 우리 소비 세태, 즉 요구하면 즉각 대령시키는, 이른바 ‘On Demand’의 세태에 익숙해지면, 가시적 잔정을 끊임없이 소비하려 할지도 모른다. 집집마다 하나밖에 없는 자녀를 양육하는 시대, 현대의 교육학은 아이들에게 부단한 스킨십과 마르지 않는 잔정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사이가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을 아끼고 깊이 헤아려서 그 어떤 정을 베푸는 데는, 그것을 쉽게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숨겨 두려는 데서 정(情)의 가치와 무게를 찾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잔정의 상대어를 무정이나 몰인정으로 두기보다는 ‘속정’에 두어야 한다고 본다. 속정은 또 그 헤아림의 깊이가 얼마나 오묘하며, 그 생성과 교감의 회로가 얼마나 심원한 것인지! 여기서는 내가 발설했던 고백의 문장 하나로 ‘속정’을 환기해 본다. “아버지는 무뚝뚝하시고 말씀이 없으셨지만, 속정이 깊은 분이셨어요. 우리 형제는 자랄 때는 몰랐습니다. 철없을 때라 가난한 아버지를 원망도 했었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비로소 알았어요.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아버지의 편지나 수첩의 기록을 들여다보면서 알았습니다. 아버지의 속정이 얼마나 깊고 큰 정인지, 그때야 알았습니다.” 이쯤서 다시 생각을 가다듬어 본다. ‘소소한 어짊’이 ‘잔정’에 결부된다면, ‘속정’은 ‘큰 어짊’에 가까운 것이 될 수 있을까. 만약 그걸 허락해 준다면, 다시 이런 생각이 잇따른다. 가정교육이든 학교교육이든 아이들을 길러내는 모든 장면에서 우리는 ‘소소한 어짊’과 ‘큰 어짊’의 균형을 얼마나 잘 살리고 있는가.
학생들에게 “토론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보면 말로 싸우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자료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검색창에 질문을 이야기하듯이 적고 찾아진 결과를 맨 앞부터 읽어본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업은 선생님이 앞에서 설명하고 학생들은 듣는다. 컴퓨터나 태블릿을 수업시간에 사용하면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으로 수업흐름을 놓치기 쉽다. 학생들이 살아있는 신나는 학교도서관 수업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살펴보자. 교과융합 중학교 2학년 1학기 도덕교과에는 3개의 단원, 즉 ‘Ⅰ. 타인과의 관계에서’와 ‘Ⅱ 사회·공동체와의 관계에서’라는 대단원에서 평화적 갈등해결, 폭력과 사회문제, 도덕적 시민, 사회 정의를 배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교과를 융합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다. ● 교과융합하기 ● 수업구성하기 1단계: 토론주제 정하기[PART VIEW] 이렇게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뉴스에서 사회적 쟁점을 찾아 ‘가치찬반토론’을 위한 교과·미디어 융합수업을 8차시로 구성하여 진행한다. 찬반토론주제는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과 지역별로 다르다. 학생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수업을 위해 학생들이 직접 뉴스를 검색하여 토론주제를 정한다. 광고성 기사와 자극적 댓글이 없는 기사 원글을 보기 위해 앞선 차시에서도 소개한 ‘빅카인즈’를 이용한다. 검색 결과에 대한 뉴스를 훑어보며 신문사별 입장과 주장을 통해 사회를 보는 감각을 키운다. 뉴스의 제목과 사진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확연하게 입장 차이를 알 수 있다. ● 학생들이 뽑은 찬반토론 주제 학생들이 고른 주제를 논제화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같이 토론한다. 주제가 정해졌다면 검색되는 정보의 양에 따라 상위개념으로 추상화거나 하위개념으로 세분화하는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선정기준과 제외기준은 다음과 같다. ● 토론주제 선정기준 1) 고른 주제가 찬반으로 나눌 수 있다. 2) 근거가 모든 정보원에서 찾을 수 있으며 다양하다. 3) 찬성과 반대 양쪽 모두의 비슷한 양의 정보가 있다. ● 토론주제 제외기준 1) 한쪽 주장에 대한 자료가 많거나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주제 2) 이미 잠정적 결론이 났거나 사회적 합의가 된 주제 3) 도덕적·철학적 함의를 찾을 수 없는 주제 2단계: 토론방법 선택하기 서로 입장이 동등하며, ‘열심히 하면 해볼 만하다’라고 판단되어야 양쪽 입장의 학생들이 신나게 참여한다. 주제를 뽑는 순간 승패가 갈리면 참여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토론방식을 정한다. 토론형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평가에 적합하고 학교도서관에서 하기 좋은 토론형식을 골라 학교 특성에 맞게 변형하여 평가형식을 정한다. 이번 수업에서는 아카데믹 토론 중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나누고 근거에 의해 주장하며, 주어진 시간 내에 토론할 수 있는 세다(CEDA) 토론형식의 일부를 중학교 학생 특성에 맞게 변형했다. 토론방법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세다(CEDA) 토론 1) 입론 _ 필수개념과 쟁점 찾기 ① 지속성: 지속되는 문제점 ② 중요성: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반복적·즉각적 관심이 필요한 심각한 사안 ③ 정당성 또는 당위성 ④ 해결가능성: 문제해결의 실현가능성과 윤리적 측면 ⑤ 이익 vs 부작용 2) 토론 순서 토론시간은 1분 내외로 할 수 있게 지도한다. 따라서 사전에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3) 반론 주장과 근거 찾기 ① 현 상태가 갖는 문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혹은 사실일지 모르나), (최소한) 지속적이지는 않다. ② 현 상태가 갖는 문제가 지속적인 것은 사실이나, 중요하지는 않다. ③ 현 상태가 갖는 문제는 지속적이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④ 현 상태가 갖는 문제가 지속적이고 중요한 건 인정하나, 상대측의 방안은 이러한 문제점들이 있다. 혹은 그보다는 더욱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 미디어 융합수업 주제와 찬·반 입장을 제비뽑기로 뽑으면 본격적으로 주제를 검색하는 시간이다. 검색은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Big6 정보활용과정 6단계를 활용한다. 자료에 접근하고 이해하며 정보를 추출하고 종합하고 표현하도록 돕는 적절한 수업도구이다. ● 도서관 활용수업 Big6 skill(Eisenberg and Berkowitz 모형) 검색어 선정 시 주제에 대해 검색할 단어를 학생들이 스스로 떠올려보고 다양한 상황을 추론하도록 논의한다. 단어를 서로 이야기해보고 협의하면서 가설을 정하거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미리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자신의 모둠에 맞은 중심 주제를 가운데에 놓고 찬반으로 나누어 가지를 뻗어나가도록 지도한다. 토론할 때 나올 수 있는 예상 단어가 무엇인지,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될지 질문하며 단어를 확장하도록 모둠을 돌아다니며 도와준다. 그리고 학생들이 제시한 단어를 보며 자신의 모둠원들과 함께 논의한다. 여기까지 정보활용 2단계가 마무리된다. 3단계: 자료 접근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3단계: 자료 접근하기’부터 각종 미디어를 검색하고 종합하는 수업이 이루어진다. 자료에 접근할 때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책·영상자료·학술자료로 나누어 모둠원을 분배하여 모두가 찾을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한다. 그리고 각각의 자료를 어느 과정을 거쳐 찾을 수 있는지 아래 학습지로 제시한다. 아래 학습지를 보면 각자 맡은 역할이 분명하고 자료에 따라 어떤 정보를 검색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각각 찾은 자료는 어떻게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지, 학습지를 보면서 설명한다. 그리고 컴퓨터·태블릿·책 등 다양한 미디어를 보며 각자의 입장에 맞는 근거를 검색한다. 매체별로 검색하는 방법과 접근해야 할 정보가 다르다. 요즘은 정보량이 많아지면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 그래서 찾은 정보를 팩트체크하는 게 필수이다. 책의 자료도 ‘절대 논리나 법칙’이 아니라 ‘저자의 생각과 입장’일 뿐이라고 학생들에게 미리 일러두는 것이 좋다. 정보가 지금 아무리 유용할지라도 상황과 시대나 입장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가르치면서 정보력을 키운다. 뉴스 기사검색과 학술논문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간단히 설명하고 직접 찾도록 시간을 준다. 뉴스 기사로는 사회적 갈등양상과 문제점에 대해 조사하고, 통계를 내며, 오랜 기간 동안 혹은 역사적·사회적으로 이런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찬성 혹은 반대한다는 입장 표명의 근거로 사용하도록 지도한다. 찬성 혹은 반대에 대한 해결방안이나 윤리적 고찰은 온라인 학술정보원(논문이나 전문자료)을 이용한다.책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논제에 대한 정의론과 철학적 개념을 찾아본다. 토론수업 전에 미리 준비하거나 수업 중에 도서관 서가에서 같이 찾는다. 4단계: 정보를 종합하고 해결방법 찾기 모든 생각과 주장은 신뢰할 수 있고 타당한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주장으로 인정한다. 정보와 근거를 찾고 자신의 모둠이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 단계가 정보활용단계 3~4단계에 해당한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료를 찾아보며 일반적인 의견에서부터 전문가 의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훑어보게 되고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같은 입장을 가진 조원들과 협력해서 정보를 종합하고 해결방법을 찾으며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유형별·주제별로 검색한 정보를 모아 개인별로 토론개요서를 만들어 토론 6단계에 맞게 전략을 구상한다. 5~6단계: 토론수업하기 토론개요서를 바탕으로 토론수업을 진행한다. 토론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책상배치를 토론장 분위기로 만들어 진행하였다. 토론수업은 정보활용 5~6단계에서 이뤄진다.
첫 번째 이야기: 중학생은 처음이지요? 여러분들의 새로운 출발을 환영합니다. 선한 영향력을 지닌 여러분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게 되어 기쁘고, ‘선생님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를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중학교는 처음이라 떨리고, 무엇부터 할지 모르겠지만,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같이’ 한다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 그럼 출발할까요? 두 번째 이야기: 왜 도덕공부를 해야 하나요? 여러분은 생활하면서 다양한 물음에 마주쳤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오늘 비 오는데 신발은 무엇을 신을까?’부터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을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와 같은 다양한 도덕적 물음까지…. 다양한 물음에 마음 편히 대답할 때도 많았겠지만 대답을 찾느라 고심할 때도 있고, 어느 땐 대답이 잘못되어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결과가 잘못되었을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과 주위의 친구·가족·이웃 모두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마땅한 가장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더 큰 지구 공동체가 조화롭고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가기 위해 각자 자기 삶을 건강하게 가꾸고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자기 삶을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가꾸고, 도덕적 실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익히는 것이 도덕공부를 하는 이유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 도덕은 연습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기는 물음들에 늘 바로 판단하고 정답을 내놓을 수 있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또 어떤 문제는 정답이 없고, 또 여러 방향의 해답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정을 못 할 때도 있고,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급식시간이 되어 점심을 먹다가 오늘 5교시가 수학시간인 것이 생각났다. 오늘 수학시간에 교과서 검사를 하신다고 하셨다. 점심을 빨리 먹고 교실로 와서 가방을 봤더니 수학책이 없었다. 옆 반 친구와 어제 다투기는 했지만, 미안하다고 말하고 빌리면 될 것 같기도 하였다. 조회시간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다른 반 교실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지만,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옆 반 교실에 아무도 없었다. 살짝 들어가 친구 자리에서 급하게 수학책을 찾다가 그만 그 친구의 텀블러를 떨어트려 망가졌다. 얼른 친구를 찾아 사실대로 말할까 했지만, 망설이다 수학책도 못 찾고 그냥 후다닥 나오고 말았다.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담임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다른 반에 들어간 것,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서 친구 책상을 뒤적인 것, 친구의 텀블러를 깨트리고 말하지 않은 것이 잘못인 것은 맞습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친구에게 어제 다툰 것을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한 것도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점일 것입니다.[PART VIEW] 우리는 알면서도 예시의 친구처럼 판단·생각·말·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 앞에 벌어진 상황에서 도덕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생각하는 연습, 내 판단이 나를 옳은 길로 이끌 수 있도록 생각이 실천으로 연결되도록 의지를 다지는 연습, 내 생각·말·행동이 나와 남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도록 실천하고 행동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한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과 판단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고 공감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사회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도덕은 연습입니다.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하는 연습입니다. 네 번째 이야기: 도덕수업을 준비하는 도덕 교사의 생각 도덕수업은 다른 교과보다 더욱더 학생중심수업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도덕적 지식을 습득한 후, 시험을 잘 보고, 성적만 잘 나오면 되는 교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배운 도덕적 지식을 바탕으로 나와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베풀 수 있도록 올바른 생각과 판단을 한 후에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덕적 판단을 잘했을지라도 도덕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속한 사회 공동체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도덕수업은 학생이 중심되어 생각하고, 판단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기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시간입니다.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다짐을 가장 잘 도와주는 길은 글로 쓰는 방법입니다. 먼저 교과서를 읽고, 교과서를 기반으로 단원(주제)에 대한 핵심어를 찾아봅니다. 이어서 궁금한 것을 질문으로 만들어서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토의합니다. 이제 다양한 생각과 판단에 적합한 실천방안을 도출해내서 글로 정리하여 실천의지를 다지는 연습을 하는 시간입니다. 또한 여러분이 학교·가정·실생활에서 실천하고, 실천했을 때의 느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자신의 변화된 생각 등을 이야기 나누고 서로 격려·응원·성찰하는 시간도 꼭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연습한 도덕적 사고, 도덕적 판단, 도덕적 실천(말과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는 기회가 성찰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는 선한 영향력이 도덕수업을 통해 여러분 자신과 사회 공동체를 위해 발현되도록 수업이 이루어지고 도덕적 실천까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1수업 1글쓰기’ 도덕수업은 앞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교과서와 수업을 통한 도덕적 지식을 글로 정리하면서 마음에 다지는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도덕적 실천 후, 성찰의 시간을 통하여 연습이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여러분들이 교과서를 읽고 배우고 더 나아가 자기 삶에 관한 생각을 조금 더 진지하고 깊게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잠깐 하는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글로 정리하고, 친구들과 나누어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여 도덕적 성장을 하고자 ‘1수업 1글쓰기’ 수업으로 시작합니다. ‘1수업 1글쓰기’는 도덕적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수업입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는 수업이 되기 위한 단계별 준비입니다. ‘1수업 1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피드백과 평가 관련 안내를 하겠습니다. 1단계~3단계에서는 발표를 자원한 친구의 발표를 듣고, 잘한 점을 찾아 긍정적인 격려의 말을 해주는 동료 피드백을 실행합니다. 교사 피드백은 수업 중 교실을 순회하며 개별 피드백, 또는 전체 피드백을 진행합니다. 중(소)단원이 끝나면 활동지를 제출하고 필요시 피드백을 실행합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결과가 달라진 경우 내용에 따라 평가에도 반영합니다. 평가계획은 확정된 후 수업 전 미리 설명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단원(주제) 수업이 완료된 것은 활동지나 결과물을 제출합니다. 여러분이 제출한 결과물은 교사가 1차 평가(채점)를 한 후 학생들과 공유 필요성이 있는 결과물을 선택하여, 해당 학년 동안 학생들의 공유와 나눔을 위한 발표·전시·예시문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 활용하지 않습니다. 가치 단어나 가치관에 관련된 수업을 할 때는 글쓰기 방법을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1수업 1글쓰기’를 변형한 ‘나만의 해석(실천하는 방법)’ 글쓰기 방법도 실시합니다. 나에게 배려는 ( )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 )이기 때문이다. ‘1수업 1글쓰기’는 주로 ‘생각 글쓰기’를 뜻합니다. 처음에는 짧게, 점점 늘어갑니다. 자기 생각이 중요하고, 교과서의 내용만 정리하거나, 친구의 글을 표절하는 경우는 학업성적관리 규정에 따라 처리합니다. 다음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쓴 생각 글 예시입니다. 여섯 번째 이야기: ‘함께하는 탐구활동’ ‘함께하는 탐구활동’은 교과서 읽기를 기반으로 4단계 과정을 스스로 탐구하는 자기주도학습입니다. 궁금한 점을 친구들과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모둠학습이 가능하고, 문제중심학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자의 생각이 모여 사고의 확대가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도덕적 사고의 확립과 실생활에서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업 전 준비물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준비물은 두 가지입니다. 교과서가 꼭 있어야 합니다. 필기도구(색깔 펜)도 필요합니다. 사전 예고에 따라 관련 도서나 자료를 찾아와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각 단계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정해져 있고, 수업시간이나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활동 가능성에 따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A4 용지 혹은 활동지를 제공합니다. 타이머나 종을 활용하여 시간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 ‘함께하는 탐구활동’의 특징 - 교과서 읽기를 기반으로 4단계로 내용을 스스로 탐구하는 자기주도학습 -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문제중심학습과 모둠학습 가능 - 각자의 생각이 모여 사고의 확대가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도덕적 사고의 확립과 실생활에서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음 ● ‘함께하는 탐구활동’ 수업지도안 일곱 번째 이야기: ‘인성 프로젝트 챌린지’ ‘함께하는 탐구활동’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익힌 것을 글로 정리하고 마음에 잘 새겼다면 이제 여러분들이 실천하고 친구들과 공유·공감하면서 습관으로 굳어지게 할 시간입니다. 수업시간에 배우고 익힌 내용을 학교에서, 가정에서 어떻게 실천할지 찾아보기 바랍니다. 실천 후 사진과 함께 실천할 때 나의 마음과 실천 후 나의 마음을 잘 느껴보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도덕수업이 성장의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패들릿에 ‘인성 프로젝트 챌린지’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예시자료를 잘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실천 후에는 패들렛에 사진과 함께 올리고 공감과 나눔을 실시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도덕적 성장에 선생님이 많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도덕은 연습이다’라는 것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천하고 연습하면 습관이 됩니다!
우리 반 학생들이 1인 1스마트기기(태블릿PC)로 디지털 영상 지도를 보며 마을 모습을 탐구할 때 “선생님, 다른 마을이랑 비교해보니 우리 마을에는 놀이터가 많이 없어요”라고 말하거나 “선생님, 왜 우리 마을 놀이터와 학교 놀이터에는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없을까요?”라고 질문하였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뛰어놀 수 있는 놀이시간과 점심시간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비접촉식 놀이 및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2020학년도에 입학한 초등 3학년 아이들은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웠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반 학생들에게 우리 마을 놀이터와 관련된 프로젝트 주제와 배우고 싶은 내용을 직접 선택해보도록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되었다. 창의적인 수업을 디자인하는 수업친구 나눔교사단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를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 수업친구 나눔교사단1 구성원들과 함께 에듀테크 기반 창의적인 수업을 디자인하였다. 우선 수업목적에 맞는 디지털 도구를 선정하고, 활용방법을 나누었다. 먼저 디지털 도구 중 패들렛을 활용하여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내용을 선정하고, 우리 마을 놀이터에 관한 아이디어를 모으기로 하였다. 패들렛은 학생들이 사진과 내용을 쉽게 올릴 수 있고, 모은 자료를 보면서 분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PART VIEW] 둘째,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하여 우리 마을 놀이터를 위해 디자인한 결과물을 업로드하고,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공유했다. 구글 프레젠테이션은 프로젝트 과정 및 결과물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모둠별 프로젝트 활동에 적합했다. 셋째, 통번역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줌(zoom)을 활용하여 일본 하기와라초등학교와 국제공동수업을 진행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통해 우리 마을 놀이터와 다른 마을(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 놀이터 모습을 비교·탐구해볼 수 있도록 수업을 구상하였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도구 중 클래스팅을 통해 학생들이 제작한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 결과물 및 사진자료를 가정(학부모)과 연계하여 공유함으로써, 프로젝트 이후 가정 및 생활 속에서 후속활동을 실천해보고자 하였다.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를 위해 구청에 의뢰하여 우리 마을에 있는 놀이터 현황 및 놀이터 지도를 받아 수업에 적용하였으며, 학생들이 제안하는 우리 마을 놀이터를 구청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담당자와 지속적으로 의논하였다. 학생들이 직접 구상하고 디자인한 우리 마을 놀이터가 실제로 마을에 실현되어 실천적 배움으로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실생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또한 초3 사회과 마을교과서(광진구)를 집필할 때 연구한 우리 마을과 다른 마을의 의식주 생활모습 및 놀이터 비교를 본 프로젝트에 연계하여 적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역내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담당자와 협의하여 에듀테크 기반 혼합수업 시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청소년서프터즈 프로그램과도 연계하여 프로젝트를 운영하였다. 프로젝트 구안 및 교육과정 재구성 마을결합형 교육유형은 크게 마을의 인적·문화적·환경적·역사적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마을을 통한 교육과 마을의 역사·지리·자연·문화 등에 대해 학습하고 마을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공유하는 마을에 관한 교육, 그리고 학생들이 마을 주민으로 성장하고 마을의 주체로 참여하는 마을을 위한 교육으로 나눌 수 있다(서용선 외, 2015)2. 본 프로젝트에서는 마을결합형 교육유형에 따라 프로젝트 단계 및 모형을 다음과 같이 구안하였다. ●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 단계 및 모형 또한 수업친구 나눔교사단 및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 3~4학년군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학생들에게 지도해야 할 내용을 추출하였고, 3학년 사회과 주제중심 프로젝트를 위해 사회·수학·미술·국어과목을 융합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 성취기준 ● 사회·수학·미술·국어과목을 융합한 교육과정 재구성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 ● 마을을 통한 교육 _ 학생들이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거나 전화로 조사하는 면담방식으로 마을 주민(가족·친구·친척·이웃 주민 등)들의 여가생활을 조사하였다. 이를 통해 마을 주민들이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활용하여 여가생활을 보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또래친구들의 여가생활은 주로 집에서만 이루어져 야외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패들렛을 활용하여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 만들기’와 공부하고 싶은 내용 ‘우리 마을 놀이터 모습’과 ‘역할극 하기’ 등을 정하였다. 수학수업에서는 조사한 마을 주민들의 여가생활 결과를 표와 그림그래프를 이용하여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마을 주민들의 여가생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였고, 표와 그림그래프가 정보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임을 이해하였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우리 마을 놀이터를 탐방하도록 개별과제를 내주었다. 과제를 수행하기 전 우리 마을 놀이터 탐방을 통해 놀이터에 무슨 놀이기구가 있고, 어떤 불편한 점이 있으며, 다른 놀이터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과제를 모두 수행한 이후 학생들은 우리 마을 놀이터 탐방내용을 차례대로 발표하였고, 이를 PMI 활동지(좋은 점 Plus, 아쉬운 점 Minus, 흥미로운 점 Interest)로 정리하여 구글 프레젠테이션에 작성하였다. 그 결과 우리 마을 놀이터는 놀이기구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놀이기구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들의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를 직접 제안해보기로 하였다. ● 마을에 관한 교육 _ 모둠별 활동을 통해 공동체역량과 정보활용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모둠별로 우리 마을의 의식주 및 놀이터 모습을 1인 1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탐구하도록 하였다. 탐구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의식주가 무엇인지 알아보았고, 우리 마을 사람들의 의식주 생활과 놀거리 문화를 탐구하였다. 국어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역할극 활동을 통해 우리 마을 놀이터의 불편한 점을 모둠별로 구상하고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줌(zoom)을 활용한 일본 하기와라초등학교와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우리 마을과 일본 놀이터의 모습을 비교하였다. 특히 일본 놀이터 놀이기구를 ①우리 마을 놀이기구와 비슷한 놀이기구, ②우리 마을에 없는 놀이기구로 분류하여 탐구하였다. ● 마을을 위한 교육 _ 수학시간에 학생들이 평면도형(칠교판)을 활용하여 우리 마을을 위한 놀이터를 구상하고 토의하였다. 미술수업에서는 디자인씽킹 기법을 활용하여 모둠별로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를 직접 디자인하고, 그 결과를 구글 프레젠테이션으로 발표하였다. 마지막으로 구청 누리집에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를 제안하였고, 클래스팅에 결과물과 사진을 올려 가정과 연계하여 후속활동을 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였다.
패션은 옷으로 하는 ‘자기소개’이다. 상황·장소에 어울리는 옷차림부터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나타내는 유니폼·제복까지, 옷은 단순히 ‘입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이하 ‘세그루’)는 전국에서 유일한 패션 디자인 분야 특화 학교이다. 특히 의상패션디자인·제품디자인·미디어디자인·VMD디자인마케팅 등 디자인 분야가 총망라된 학과구성과 교육과정으로 경쟁력 있는 실무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의상·핸드백·슈즈·주얼리 등 패션의 모든 것을 배우는 학교 세그루에 들어서면 마치 패션디자인센터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학교 곳곳에 전시된 학생들의 의상·핸드백·슈즈·주얼리는 물론 패션 디스플레이 디자인까지, 패션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학과별 디자인 체험도 가능하다.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수요 진로체험과 매년 여름방학 때 중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디자인스쿨’은 조기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층별로 마련된 학과 실습실 역시 학교라기보다 산업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세그루에서 압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의상패션디자인과 실습실엔 형형색색의 옷감·실, 마네킹과 재봉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서양의복·패션디자인·패턴메이킹·패션일러스트·색채 등을 배우며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운다. 특히 의상패션디자인과 수업을 들으면 국가기술자격인 ‘패션디자인산업기사 자격증’ 응시 기회가 주어지는데, 합격률이 무려 89%나 된다(2021년 고3 기준). 핸드백·슈즈·주얼리 등 창의적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패션제품디자인과 실습실에서는 망치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온다. 핸드백·구두를 만들기 위해 가죽을 재단하고, 가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그루의 제품디자인과는 컴퓨터그래픽 수작업을 바탕으로 시각디자인을 비롯한 제품디자인 전반의 실습을 통해 핸드백·슈즈·주얼리 디자인 분야의 창의적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생들이 직접 구성한 콘티를 바탕으로 영상·광고·웹드라마·모션그래픽·타이포그라피 등을 배우는 미디어디자인과 실습실은 방송·촬영 스튜디오와 거의 흡사하다. 촬영한 뒤, 바로 편집이 가능하도록 실습실을 배치했다. 미디어디자인과는 포토샵·일러스트레이션, 광고·방송콘텐츠 제작 등 창의적인 콘텐츠 연출에 필요한 능력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VMD(visual merchandiser)과 실습실은 백화점 화장품 매장을 방불케 한다.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상업시설에 상품을 재구성하여 감각적인 공간을 마케팅하는 것을 배우는 학과답게 실습실 전체를 통유리로 꾸며, 학생들이 매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어느 위치에 어떤 콘셉트로 만들어야 효과적일지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정용수 교장은 “디자인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수요 맞춤형 기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비주얼MD, 미디어디자인, 패션제품디자인, 의상패션디자인 등 4개 학과에서 학과 특색을 살릴 교육과정을 계속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자존감과 행복지수를 높여줄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 힘을 기울여 명실상부 세계적인 디자인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로 떠나는 글로벌 현장학습 세그루의 현장학습 또한 예사롭지 않다. 패션디자인을 배우는 학교답게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로 3개월간 글로벌 현장학습을 진행한다. 한국을 넘어서는 디자인 분야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세그루는 2019년부터 프랑스 기업 및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파리 패션쇼 인턴십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2년 동안 온라인수업으로 축소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다시 프랑스로 떠난다. 10월에 16명의 학생이 열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디자인을 배우고 오는 일정을 계획 중이다. 또한 세그루는 다양한 외부사업을 학교 프로그램으로 녹여 사업 성과와 학교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직업계고 졸업생 계속지원사업거점학교, 청소년 비즈쿨사업, 글로벌 현장학습 프랑스 파리 사업단 운영, 학과 재구조화 사업,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마을결합형 학교, 서울특별시 도봉구 지정 ‘꿈의 학교’, SW교육 선도학교, 특성화고 혁신지원사업,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외부사업이 연중 쉼 없이 지속되고 있다. 학생에 대한 지원은 졸업한 후에도 끊임없이 이뤄진다. 2021년부터 ‘졸업생 계속지원모델개발사업’ 거점학교로 선정돼 매년 1억 원씩, 5년간 지원받고 있다. 앞으로 7년간 1,400여명의 졸업생 DB를 구축해, 온·오프라인 취업상담과 재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홈커밍데이’ 및 ‘취업매칭 in 세그루 행사’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어 졸업 후에도 학교에 스스럼없이 방문하여 취업상담, 취업서류 작성지도, 면접 재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원스톱으로 제공받고 있다. 학교의 아낌없는 투자에 학생들은 놀랍게 성장했다. 2021년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 기술인재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2022년 현재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4년 연속 우수학교, 창업진흥원 주관 청소년 비즈쿨 3년 연속 우수학교,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교육부 글로벌 현장학습 우수 사업단 선정 등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명문 특성화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그루만의 자랑, 1팀 1기업 세그루는 매년 전국 최상위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바로 ‘1팀 1기업’이다. 1팀 1기업 프로젝트는 학과별 특성을 고려한 현장 실무를 익히며, 직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학과별로 학생들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맞춤형 기업을 매칭시켜 학생과 기업담당자가 함께 협업하여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품디자인과는 소다그룹과 여성웨딩슈즈를 디자인하고 시제품을 제작했다. 의상디자인과는 유림인터네셔널과 협업하여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디어디자인과는 도봉구청과 함께 학교 주변 상점의 간판을 디자인하고 테마가 있는 팜플렛·굿즈를 기획·제작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매해 각 학과의 특색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 10여 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의사소통능력·문제해결능력 등 NCS 기반 채용 시장에서 꼭 필요한 직업기초능력과 직무능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학생이 행복한 학교, ‘해피 세그루’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해피 세그루’라는 문구가 자주 보인다. 학생이 행복해야 숨겨진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해피 세그루’를 만들기 위한 학교의 고민은 곳곳에 스며있다. 그중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지하 2층 전체 공간에 마련된 학생 체력단련실과 학생 휴게실, 그리고 ‘행복 캠프실’이다. 웬만한 헬스장 못지않게 꾸며놓은 체력단련실과 카페같은 분위기의 휴게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다보면 저절로 ‘해피 세그루인’이 된다. 특히 담임교사와 반 친구들이 주말 1박 2일 동안 직접 밥을 해 먹고, 영화감상 및 각종 게임을 즐기며 지내는 ‘행복 캠프실’은 학생들에게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조돈선 교감은 “내신성적 향상, 전문 자격증 취득 및 각종 공모전 작품 준비를 위해 방과후나 휴일에도 실습실마다 불이 꺼지지 않는다. 이러한 학생들의 열정은 교사들이 억지로 만들 수 없다”며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시설과 프로그램 제공을 최우선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찌·샤넬·루이비통 등의 명품브랜드를 능가할 글로벌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는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그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정책논술이란 일반적인 지식에 근거하되 고급 교육용어를 사용하여 지시문에 충실한 논점·논지·논거를 교육전문직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을 정책논술이라 한다. 논술의 종류 논술의 종류에는 교육학논술·교직논술·교육정책논술이 있다. 교육학논술은 교육의 본질·목적·내용·방법·제도·행정 등의 이론을 연구하는 학문을 바탕으로 그 이론을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서술한다. 교직논술은 학생을 가르치는 직무와 관련하여 학교현장을 중심으로 한 적용방안을 서술하는 것이다. 반면 교육정책논술은 교육청의 기본방침을 바탕으로 하여 현장에 그 기본방침을 실현시킬 방안을 서술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교육정책논술을 작성할 때 교육이론에 치우치거나 교사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은 논술 유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책논술은 각 시·도교육청의 기본방침을 근거로 하여 교육전문직원으로서의 관점으로 현장 적용방안을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논술 작성의 단계 1단계: 주제 만들어 보기[PART VIEW] 정책논술을 잘 쓰려면 시·도별 주요업무계획과 장학계획 등을 통해 예상 주제를 찾아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연습하여 자기만의 정책논술 스타일 확립 및 만능틀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일반적으로 예상해 볼 수 있는 정책논술 주제이다. 이와 더불어 현안 이슈를 바탕으로 한 주제도 추가해 볼 수 있다.[PART VIEW] •미래역량함양을 위한 혁신미래교육 •교실혁신 •학생중심의 학교문화 개선 •미래교육(AI 및 메이커교육, 과학·정보·융합교육, 독서·인문교육) •과정중심평가 •협력적 독서·인문교육 •문예체 활성화 교육 •협력적 인성교육 •맞춤식 진로교육 •기초학력책임지도 •정의로운 차등(교육복지 등) •통합교육 및 특수교육 내실화 •평화와 공존의 평화·통일교육 •공존과 상생의 세계시민교육 •생명존중 생태·환경교육 •자율과 참여의 학생자치 활성화 •토론과 참여의 민주시민교육(보이텔스바흐, 학생봉사학습) •학교폭력예방 및 근절로 평화로운 학교 •안전한 학교(체험중심 안전교육, 위기대응능력강화, 안전감수성, 미세먼지, 노후시설, 급식 등) •배움·쉼·놀이가 어우러지는 학교공간 조성: 미래교육 공간혁신 •미래학교(혁신학교·혁신미래자치학교·이음학교 등) •교육청 일하는 방식 개선(학교통합지원센터 등) •참여와 소통의 교육자치 -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 학교운영위원회,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 학교평가 -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학교업무정상화,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 교육청의 일하는 방식 개선: 공모사업학교자율운영제, 목적사업일괄제, 학교통합지원센터 - 학부모와 시민 참여 활성화: 학부모지원센터, 평생교실, 시민·학생청원제도 등 2단계: 나만의 틀(만능툴-tool) 만들어보기 논술 틀(예시) 3단계: 주제별 키워드 작성해보기 - 문제점과 지원방안 중심으로 작성 - 해결방안 제시: 논지+논거, 4~5가지 정도 - 공통키워드(예시) 4단계: 서론·결론 작성해두기 정책논술을 출제할 때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방식의 문제 출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문제에 제시된 바를 반영하여 본론을 작성해야 하더라도 예상 주제에 따라 서론 및 결론에서는 공통적인 문구를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주제별로 서론과 결론을 미리 작성해 보는 것이 좋다. 서론과 결론 작성법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5단계: 시간 안에 작성하는 훈련 -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 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 - 시간안배, 기타 요령 익히기 - 준비상황 체크리스트 기출문제 _ 2020 서울(일반) [문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에서 관점을 찾아 미래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3개를 쓰고, 정책적 지원방안을 쓰시오. (2쪽 이내, 13포인트) [자료] 자료① - 학교는 산업혁명 시대의 산물, 전근대적 체제이다. 학교는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듯이 학생들을 교육한다. 이를 탈피하고자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사람들조차 기존 교육체제 속에서 답습하는 재설계 방식의 개혁만 할 뿐이다. - 변화된 규모의 경제에 맞는 학교교육이 필요하다. 탈경제시대의 교육 방향성에 대한 내용 자료② - 미네르바 스쿨, 교사의 역할은 안내자·촉진자, 학생의 역할은 스스로 학습하는 자로 변화한다. - 개별화교육 관련 내용 자료③ - 칸아카데미의 설립자 살만 칸은 이렇게 말한다. 학교라는 공간에 상관없이 학습할 수 있는 시대이다. -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기 속도에 맞는 교육환경 제공 필요성에 대한 내용 답안 작성해보기 예시답안1 예시 답안2 예시 답안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