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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조희연 서울교육감이 2015년 3월 신학기부터 오전 9시 등교를 추진 중입니다. 그는 학교별로 토론을 거쳐 참여 여부를 결정하라는 입장입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을 50% 반영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정했습니다. 9시 등교를 먼저 시행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틈만 나면 “아이들이 너무 만족스러워 한다”고 강조하는 터여서 서울지역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지난달 3일 조 교육감은 서울 영등포구 한 웨딩홀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 100명과 9시 등교 관련 대토론회를 벌였습니다. 교육감이 주관한 자리여서 여론조성용 행사인가 싶었지만 결과는 딴 판이었습니다. 토론 시작 전 조 교육감은 “서울과 경기도 간 학생의 이동이 있어서 서울도 결정을 내려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종의 학교 국민투표를 통해 9시 등교를 결정하자”며 가능한 모든 찬반 논점을 논의해보자고 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초ㆍ중ㆍ고 학생, 학부모, 교사별 9개 그룹으로 나눠 50분간 원탁 토론을 벌였습니다. 참석자 중엔 휴가를 내고 온 직장맘들도 있었습니다. 토론에서 모인 의견을 그룹별 대표가 발표했는데, 아침 시간이 여유로워질 것 같다는 초등학생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8개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중학생 그룹에선 “아침 식사 여부는 개인차가 많아서 밥 때문에 9시 등교를 하자는 건 무리”라며 “정말 아침 식사를 하게 하려면 학교에서 조식 급식을 하며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늦게 등교하면 맞벌이 부모님의 걱정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고교생 발표자는 “경기에서 서울로 통학하는 특성화고 학생은 9시 등교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반대가 더 많았다”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초ㆍ중ㆍ고 학생이 같은 시간에 등교하면 버스ㆍ지하철이 복잡해져 안전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또 수능 시간과의 불일치를 고쳐야 할 텐데 수능 연계 EBS 강의 시간까지 바꿔야 하는 등 너무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학업에 흥미를 잃은 학생이 과연 9시 등교를 한다고 학업 관심도가 높아지겠느냐고도 반문했습니다. 학교의 지리적 특성이나 성향을 고려해 부분적으로 추진하자는 의견도 학생들이 냈습니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맞벌이 부부의 걱정을 없애려면 도서관 개방이나 돌봄교실 이용은 물론이고 아침 시간 활용 프로그램이 철저하게 준비돼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아침 체육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옷이 땀범벅일 텐데 그런 상태로 종일 지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학생 학부모들은 “아침 프로그램이 다양해져 상당수가 일찍 오면 어차피 9시 등교가 무의미해진다”며 “그런 프로그램에는 주로 외부 강사가 투입될 텐데 출석 체크나 관리가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습니다. 아침 운동을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수업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고교생 자녀 둘을 한국 학교에 보내는 외국인 직장맘은 “오전 6시 30분에 집에서 나가는데 아침에 다정하게 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은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교사들의 고민은 더 깊었습니다. 학생 교육과 관련해 9시 등교가 놓칠 수 있는 대목을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초등 교사 그룹은 “현재 오전 8시 40분 등교여서 20분 늦추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그런데도 도입하면서 치러야 하는 사회적 혼란이 너무 크다”고 조언했습니다. 학교 돌봄서비스가 강화돼야 할 텐데 현 교육 재정상 예산을 배정할 수 있겠느냐는 한계도 거론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지적은 진보교육감들이 특히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중학교 교사들은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에선 맞벌이 부부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 학생이 방임되는 시간이 특히 많은데 9시 등교가 되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고교 교사들은 지금도 특목고 등에 비해 열세인 일반고가 더 뒤처질 수 있어 조 교육감이 추진하는 ‘일반고 살리기’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조 교육감이 학생의 건강권과 가족관계 회복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시기상조이고 사회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면서 다른 지역이 한다고 빨리 갈 게 아니라 일부 학교에서 시행해보며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토론 후 조 교육감은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반대 논리를 많이 들었다”며 “집단 지성의 힘 같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반대 논리가 너무 많이 나와 조 교육감은 내심 당황했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강조한 대로 학생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인 만큼 직접적인 대상자들이 쏟아낸 의견을 잘 새겼으면 합니다.
“오징어 나라에 다리가 부족한 친구가 있어요. 우리가 어떻게 협동해서 도와줄까요” 아이들이 왁자지껄 오징어 다리를 메우는 동안 자연스럽게 숫자 10을 가르고 모으는 개념을 놀듯이 배우면서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을 어떻게 도와주는지 인성도 덤으로 배우는 학교. 올해 인성교육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아산남성초등학교의 수업은 조금 특별하다. 교사는 수업 내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성도 배울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아산남성초등학교 교사들은 이러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소위 ‘문제아’가 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반별로 한 명씩 선정하여, 그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어떻게 변해 가는지 관찰하는 ‘학생일기’도 매일 작성한다. 교사들은 매주 모여 그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과정과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논의도 하고 피드백도 반드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벤트나 일회성 인성교육은 지양해야 아산남성초등학교는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전 교직원들이 아이들에게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다. 단순히 이벤트나 일회성으로 인성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하고 있다. 아산남성초등학교 교사들은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인성과 교과과정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단원을 재구성하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 내용을 채택한다. 인성교육과 함께 진행하는 교과 수업은 어김없이 ‘놀이와 게임, 토론식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방법을 접목시킨 수업 내용으로 재탄생된다. 아산남성초등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문영금 교사는 “1~2학년은 바른 생활, 즐거운 생활, 3~4학년은 도덕, 음악, 체육 수업을, 5~6학년은 국어, 수학, 영어, 창의적 체험활동 과목을 선정하여 교과과목과 인성교육을 함께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남성초등학교 교사들은 정규 교과과정에서 필수로 배워야 할 것도 빼놓지 않고 지도할 뿐만 아니라 인성과 연계된 과목은 매번 많은 아이디어를 통해 놀이와 게임 등 준비할 것도 많지만 어느 한 교사도 이러한 번거롭고 까다로운 수업 준비 과정에 힘들어하거나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교사들 간에 서로 배운다는 마음가짐이 더욱 크다고. 이러한 교사들의 노력은 금방 아이들에게 나타났다. 아이들은 공부를 놀듯이 하며, 덤으로 인성도 함께 배우고 있다. 현재 6학년에 재학 중인 윤아현(13)양은 인성이라는 거창한 말은 잘 모르지만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자신들이 무척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낀단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무섭고 어렵다고 하지만 저희는 한 번도 그렇게 느껴본 적 없어요. 모든 선생님들이 따뜻하게 잘 대해주세요. 학교 다니면서 선·후배 관계나 교우 관계에 어려움도 느껴 본 적이 없어요. 모두들 학년이 달라도 사이좋게 지내는 편이에요.” 윤 양은 다른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나 욕설로 힘들어 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학교 다니면서 친구들과 폭력을 휘두르거나 욕설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진혜영 학부모는 “학교에서 모든 선생님들이 애정을 가지고 아이 한 명 한명과 눈맞춤을 해주고 인성의 중요성도 잘 가르쳐줘 아이들이 모두 밝고 착하다”며 “옛날에는 아이가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반 아이들이 전부 착해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고움·베풂·이끎의 3선’ 활동 ‘고움·베풂·이끎의 3선’으로 착한 품성을 키우고 있는 아산남성초등학교는 고운 마음과 선한 마음을 갖기위한 고울 선(鮮), 배려와 베풂의 생활화를 위한 베풀 선(宣), 미래를 이끄는 힘을 키우기 위한 나아갈 선(先) 등 ‘3선’이라는 큰 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인성도서 활용 문예대회, 힐링 동아리, 인성 키움 동아리 활동, 가족과 함께 즐거운 체험활동을 하는 행복 키움가족 체험 등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교사와 함께 하는 스마일 인사, 가족과 함께 하는 밥상머리 교육, 사랑의 편지쓰기, 바른 언어 사용 서약식, 찾아가는 법교육, 칭찬메아리 등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연간 1학급 1특색 바른 인성교육 및 고운 말 아름다운 언어 사용 프로그램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학부모 상담주간 및 1교사 1학생 결연활동도 운영하고 있다. 각종 봉사활동으로는 아침 환경정화 봉사활동과 나눔, 채움의 날 의류 수거 활동, RCY 경로당 봉사활동, 사랑의 동전 모으기 활동 등을 추진해 왔다. 또한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 만들기, 욕설 없 는 학교 만들기 등의 교내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도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교사 봉사동아리 사제동행 해피투게더는 4년째 이어오고 있다. 미니 인터뷰 아산남성초등학교 윤은진 교장 “인성이 곧 실력입니다” “미래의 인재는 반드시 인성을 갖춘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 혼자만 생각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함께’ 더불어 일할 줄 아는 지혜를 갖춘 사람이 미래 핵심인재입니다.” 아산남성초등학교가 2014년 최우수 인성학교로 선정되기까지 뒤에서 묵묵히 교사들에게 무한한 신뢰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숨은 조력자인 윤은진 교장. 아산교육지원청 장학사 출신이었던 윤은진 교장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초기 계획을 담당했을 만큼 교육복지와 인연이 깊다. 그런 그가 아산남성초등학교에 공모교장으로 부임했을 당시에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이 바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기’였다. 그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학력위주의 교육이 아닌 인성위주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사들에게도 많은 지식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배우는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고 지도해주라고 강조한다. 또한 윤은진 교장은 교사들에게 절대적인 믿음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문영금 교사는 “교장선생님께서 저희 일선 교사들에게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전적으로 100% 믿는다’와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마음껏 교육 활동을 펼치라’는 것”이라고 말 한다. 윤은진 교장은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며 학교에서 교사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교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을미년 새해 교육계에 달라지는 모습이 눈에 띈다. 개선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일부 정책의 경우 ‘개악’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좋은 부분을 활성화하고, 나쁜 부분은 과감히 도려낼 수 있도록 교육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인성교육진흥법 발효 = 한국교총과 인실련의 인성교육 활성화 노력의 결실로 지난해 12월 29일 인성교육진흥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이는 독립된 법으로 인성교육을 명시한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에 시행령을 마련하고 7월부터 국가, 지방자치단체, 학교에는 인성교육 의무를 부여할 방침이다. 정부는 교육부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차관과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인성교육진흥위원회를 구성해 하반기까지 5개년 계획을 세운다. 5년마다 세우는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바탕으로 시·도 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은 개별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게 된다. ■시간선택제 교사 등장 =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대책에 따라 학교 현장에도 시간선택제 교사(시간제교사)가 등장하게 된다. 기존 교사 중 각 시·도교육청이 정한 기준에 따라 시간제교사로 전환이 가능하다. 당초 정부는 시간제교사를 신규 임용하도록 할 방침이었으나, 교총을 포함해 교육계 전반에서 이를 강하게 반대하자 한발 물러서 이 같이 정했다. 시간제교사는 매주 2~3일 근무로 학생 생활지도나 담임업무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수련활동이나 각종 행사에서도 활용하기 어려울 뿐더러 관련 업무는 다른 정규교사들이 책임져야 하는 등 우려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 지정 취소 교육부장관 동의 필요 = 시·도교육감이 특성화중, 특수목적고(특목고), 자율형사립고교(자사고)를 지정하거나 지정 취소할 때 교육부장관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종전 초·중등교육법에서는 ‘사전협의’를 해야 한다고 명시됐었으나 이 표현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름에 따라 지난해 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이 같이 변경됐다. 개정안에서는 이외에도 ‘특목고 등 지정위원회’를 설치해 특성화중, 특목고, 자사고의 지정 또는 취소에 관한 교육부 장관의 자문에 응하도록 했다. 또 이들 학교를 지정취소하려면 입시전형 책임자 등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감사 결과 중징계 이상의 처분요구를 받은 경우 등 요건을 구체화했다. ■교내상 사전등록제 시행 = 교내상이 올해부터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자교 학생 스펙을 위한 교내상 남발이 급증하자 교육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교내상’ 제도의 투명 운영을 위해 ‘학교장상 사전 등록제’, ‘수상인원 적정 비율제’, 대회 실시 전(全) 과정의 투명한 운영, 각종 경시(경진)대회 및 공인인증시험과 유사한 대회 등 공교육정상화법에 저촉되는 대회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중·고교 교내상 지침’을 17개 시·도교육청에 통보했다. 그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수상경력’에 있어 ‘교외상’은 2011년도부터 사교육 유발 등의 방지를 위해 일절 기재하지 못하게 했으나 ‘교내상’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었다. ■교복 학교주관 구매 시행 = 모든 국·공립학교의 신입생(현재 초6, 중3)은 배정받은 학교에서 교복을 구입할 수 있다. 학교가 입찰 등을 통해 교복 공급업자를 선정하고 교복 구매를 직접 주관하는 방식인 ‘학교 주관구매 제도’를 통해 신입생은 교복 구입대금을 학교에 납부하고 학교에서 선정한 교복 업체로부터 교복을 공급받게 된다. 교복 착용 여부와 구매 일정, 착용 시기 등 세부사항은 신입생 배정 발표 이후 해당 학교의 안내를 통해 확인하면 되며, ‘교복 물려 입기’(중고) 등의 사유로 ‘학교주관 구매’에 참여를 희망하지 않는 경우에는 신입생 배정 학교의 안내에 따라 별도로 사전 신청해 교복을 구하면 된다. ■초등돌봄교실 혜택 범위 축소 = 초등 1∼2학년 학생 중 원하는 누구나 신청 가능했던 초등돌봄교실이 올해부터는 1∼2학년 맞벌이, 한부모, 저소득층 가정 등 정상적인 양육이 힘든 가정으로 그 범위를 줄이기로 했다. 1∼2학년 학생 중 시·도 및 학교 여건에 따라 일시적 실직, 경력단절 등으로 구직 중인 가정에 한해 담임이 추천하면 수용 가능하고, 3학년 이상의 경우도 학교 규모에 따라 수용할 수 있다. 3∼4학년 학생은 학년 특성을 반영해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을 운영하게 된다. 또 실당 운영비 기준 단가가 지난해 대비 25%p 상향 조정됐다. 이밖에도 ▲초·중·고 방학 다양화 ▲중학교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 ▲한국형 토익 ‘NEAT’ 폐지 ▲국·공립대 기성회비 수업료에 통합 ▲대학등록금 분할납부 개선 ▲담뱃값 부가 지방교육세 인상 등이 올해 바뀌는 부분이다.
교과별연구회 구성…1년 준비 교수‧학습과정, 관련이론 망라 “매년 자료집 발간‧공유할 것”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교원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정기적이거나 일회성으로 운영되는 인성교육만으로는 효과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본지가 실시한 ‘인성교육에 대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92.4%가 ‘교과 수업시간에 인성교육을 접목해 가르쳐야 한다’는데 동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과정에 녹아들 수 있는 인성교육 방안을 안내하기 위해 수석교사들이 교과별로 인성중심 수업을 연구하고 자료를 직접 개발해 화제다.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회장 한금식)는23일 ‘인성중심 수업 길라잡이’를 발간하고 전국 교원들에게 배포했다. 자료집은 국어․영어․수학 등 9개 교과에 창의적체험활동, 유치원 분야를 더한 11권으로 수석교사들이 각 전공교과별로 연구회를 만들어 지난 1년간 수업현장에서 적용했던 이론과 실천 사례들을 담아냈다. 교재개발에 참여한 수석교사만 120여 명에 달하며 자료 또한 자체 회비로 제작돼 그 의미를 더했다. 한금식 회장은 “학력․입시 위주의 풍토 속에서 교육과정에 인성을 반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막상 하려 해도 방법을 몰라 막연해하는 교사들이 많다”며 “수석교사들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담아 인성과 교과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각 교과별 교재에는 수석교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적용했던 인성중심 교수․학습과정안과 관련 이론, 지도 시 유의해야할 점, 발전방향 등이 상세히 안내됐다. 예를 들어 국어과의 경우 ‘주제통합 시 쓰기를 통한 창의인성 수업’, ‘국어교과 성찰협력형 수업’과 같이 각 교과의 수업 내용에 창의인성 요소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모형이 소개됐다. 한 회장은 “시범수업 공개, 교내 연수, 수업컨설팅 등 각종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각자 연구한 수업을 검증하고 일반화 가치가 있는 것을 선별하는 작업을 거쳤다”며 “현장에서 널리 활용돼 신나는 수업, 학생들의 창의적사고가 향상되고 인성이 중시되는 수업이 엮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석교사회는 올해에도 수업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번에 개발한 교재는 에듀넷(www.edunet.net)과 각 시도교육청 교수학습 지원센터에 탑재해 누구나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17개 시도교육청에도 교재와 CD를 보내고 각급 학교에 배포해 줄 것을 요청해둔 상태다.
이태석 경북 약동초 교장이 제45대 경북교총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 경북교총은 내일(6일) 경산 컨벤션웨딩 D·E홀에서 신임 회장 취임식을 연다. 제45대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된 이 신임 회장은 칠곡군과 경주시, 고령군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 왜관동부초 교감, 경북칠곡교육지원청 장학사, 가산초 교장을 거쳐 현재 약동초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경북초등교장협의회 사무국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정년을 3년 앞두고 후배 교원들을 위해 봉사할 기회로 삼겠다”면서 “교사가 행복해야 교단이 행복해진다는 일념으로 강한 교총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신임 회장은 ‘행복한 교단! 실천하는 교총!’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교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북 교권 119’ 가동 ▲회비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회원 체감형 복지 등을 실현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공무원 연금 개악과 각종 교권 침해 사건 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교원이 많은 현실”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교사와 교총 회원들이 조직력을 발휘해 강한 교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세 확장과 회원 복지를 위해 발로 뛰는 회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교장‧교감 아예 폐지하든지… “교육감 비서실부터 폐지하고 비서업무 혼자 다해야 형평성이 맞는 꼴이다. 요즘 교장과 교감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매일 수 십 개의 공문을 접수해 분석하고 업무 배정하는 것만으로 하루 기본 몇 시간이고, 휴가‧휴직 등 복무관리, 기간제 강사 구하기 평정과 전보작업, 각종 위원회, 폭력사안과 민원처리 등등. 아예 교장, 교감을 폐지하든지….” -경기도의 한 초등교감 촌지 과장하는 공익광고 코바코의 12월 TV 공익광고 ‘반부패청렴문화조성’을 보면 학부모가 교실에서 여교사에게 선물을 주는 모습이 ‘남이 보면 뇌물일 수 있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나온다. 이는 자칫 아직도 교직에 뇌물, 촌지문화가 만연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내용수정이나 광고불방운동을 강력하게 펼쳐야 한다. -교총 애환게시판의 한 교사 학교 현실 알기나 하나… 매일경제 19일자 기사 ‘억대 명퇴금 챙긴 뒤 컴백 얌체교사들’을 읽고 교원들이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분노를 느낀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명퇴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학교가 기간제를 못 구해 수업결손이 나고 다시 기간제를 할 수밖에 없는 교사가 더 많다는 사실을 비중있게 다뤘어야 했다. -서울의 한 초등교사 유치원교사는 소모품인가 최근 교육부에서 내려온 ‘2015 교육부 주요 교육정책’ 공문을 회람하다보니 ‘7. 교원 행정업무 경감방안 시행’ 중 그 대상 학교급에 유치원이 빠져있었다. 교육부에 문의하니 ‘유치원은 사립이 있어서 그렇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립 눈치 보느라 그랬다는 것이다. 교원평가니 기관평가니 실적이 필요한 정책에서는 다 끼워 넣더니 업무경감은 왜 불이익을 받아야 하나. 1학급 규모가 많은 국공립 유치원 교사는 정말이지 모든 업무를 혼자 하느라 교권과 인권을 학대받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 교사는 국가가 필요할 때만 쓰는 소모품인가요? 수업과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업무경감에서 소외시키지 말아야 한다. -도교육청의 한 교총 회원 ‣대놓고는 말 못하는 마음 속 진담쾌설을 200자 원고지 1매 내외로 보내주세요. 보낼 곳 : bk23@kfta.or.kr 한병규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벌써1년, 서울 혜화초 1학년 학생들이 한 학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학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즐거운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이영희(오른쪽) 1학년 3반 담임교사는 1년을 함께한 학생들과의이별이 아쉬운듯 한 명 한 명 안아주며 인사를 나눴다.
스스로 만든 가이드라인 근거로 수의계약범위2000만 원 상향 잔류농약 검사는 절반이하 축소 서울시교육청이 잔류농약 검사는 줄이고, 수의계약 범위를 늘리는 등 감사원 감사 지적에 역행하면서 이를 ‘안전·안심 학교급식’으로 포장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시교육청은 22일 오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서울농수산식품공사와 함께 ‘안전·안심 학교급식을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발표 내용의골자는 ▲수의계약 범위 2000만 원으로 상향조정▲학교운영위원회 자율로 업체 선정 ▲비리 연루자 중징계 등이다. 그러나 2015년 시교육청 예산을 보면 안전한 학교급식을 하겠다는 기자회견 내용과는 달리 그간 감사원 감사 결과 ‘농약급식’ 논란의 중심이었던 잔류농약 검사 횟수를 대폭 줄였다. 연간 5824건 했던 잔류농약 검사를 내년에는 2440건으로 줄인다. 10월 8일 정책사업 정비를 명목으로 학교급식 안전성 검사 사업을 폐지하고 학교급식 식중독관리 사업에 통합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시교육청 담당자는 “예산이 큰 사업 쪽으로 통합하는 것일 뿐 사업이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당장 내년 예산에서부터 잔류농약 검사를 축소한 것이다. 수의계약 범위를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올리는 조치는 특혜 논란을 의식해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이하 센터)뿐 아니라 모든 계약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게 됐지만 이 역시 감사원 감사 결과에는 역행한다. 감사원은 “수의계약 체결이 예산낭비와 계약 투명성 저해의 요인”이라며 “1000만 원을 초과하는 식재료 구매계약을 1인 견적 방식으로 체결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교육부 장관에게 주의를 줬다. 교육부는 2010년 납품업체 비리 근절을 위해 ‘학교 식재료 구매방법 개선방안(학생건강안전과-4790)’에서 수의계약 범위를 1000만 원 이하로 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그동안 조희연 교육감의 센터 수의계약 범위 확대 추진이 지침 위반 특혜로 지적된 것을 의식해 2014년 9월 새로 제시된 ‘학교급식 지원센터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시·도교육감이 학교급식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가이드라인은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고 다른 진보교육감 시·도인 충남과 경남이 협조해 마련됐다. 수의계약 범위를 올리기 위해 스스로 만든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입찰로 인한 학교현장의 혼란 때문에 수의계약 범위를 상향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의 절반 정도가 10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식재료를 구매한다”며 “식재료전자조달시스템(eaT)로 입찰한 학교에 투찰이 100~150건이나 되면서 검증 안 된 업체들이 난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존 교육부 지침대로 계약을 진행할 때도 1000만~2000만 원은 2인 견적 수의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투찰이 많은 공개경쟁입찰은 하지 않아도 됐다. 수의계약 범위 확대로 인한 대책도 생뚱맞다.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10만 원 이상의 금품·향응 수수 시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적용해 징계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그럴듯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난 비리는 주로 센터와 공급·유통업체 간에 발생했다. 그런데 그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교원들을 처벌하겠다는 대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는 센터의 비리를 방지하기보다는 곽 전 교육감 당시 센터를 이용하지 않은 학교만 감사했던 전례를 따라 센터 이용에 대한 부담을 현장에 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7월 22일 시의회 교육위 기관업무 보고 중 센터 이용 활성화를 위한 ‘행정지도’ 방침을 밝혔었다. ‘행정지도’는 곽 전 교육감 당시 센터 이용 학교에 대해 급식 감사를 면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실상 센터 이용을 강제했던 상황에서도 사용했던 용어다. 애초에 센터 이용 활성화를 위해 내세운 명분도 약하다. 시교육청은 이번 기자회견을 포함해 그간 ‘센터와 일반업체’ 혹은 ‘친환경 농산물과 일반농산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마치 센터를 이용해야 공공조달이고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것처럼 포장했다. 그러나 실상은 센터를 이용하지 않아도 대부분 공공조달을 이용하고 있다. 감사원이 분석한 2012년 기준 학교급식 조달시스템별 조달 현황을 보면 조달청의 나라장터 이용이 44.7%로 가장 많고, 한국농수산식품공사의 eaT 이용이 21.1%로 뒤를 이었다. 기타로 분류된 28.7% 중에도 상당수는 시·군·구 학교급식지원센터 구매와 정부미 구매 등이다. 친환경과 일반농산물 비교도 적절치 않다. 명칭이 친환경유통센터라고 센터에서 친환경 식재료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농산물도 취급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타 공공조달 시스템도 친환경 농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수의계약 범위를 줄이고 센터 이용이 급감한 올 3~8월 친환경 농산물 사용현황에서도 친환경 식재료 사용 비율이 초등 74%, 중학교 63%로 기존 권장비율을 웃돌았다.
63억원→124억 원 늘리면서 수석교사 등 교원전문성 외면 저소득층학생 지원 예산 삭감 서울시교육청과 시의회가 학교기본운영비는 대폭 축소하면서 혁신학교 관련 예산은 늘려 교육감 정책사업 위주의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19일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을 확정했다. 지난달 10일 시교육청이 제출한 예산안은 16일 교육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수정 의결된 후 본회의에서 수정안대로 통과됐다. 수정안은 원안과 마찬가지로 학교운영비와 교원전문성, 저소득층 학생 예산 등 기본적인 교육예산은 감축하고 혁신학교 등 교육감 정책사업 예산은 증액했다. 특히 혁신학교 관련 예산은 63억 원에서 124억 원으로 늘어 전년도의 두 배 가까이 됐다. 혁신학교 공모 미달을 감안해 시의회에서 혁신학교 운영비 지원 예산을 1억 9750만 원 삭감했지만, 혁신지구 운영비를 15억 원 증액해 결국 원안의 111억 원보다 13억 원이 더 늘었다. 전년도에는 없었던 혁신학교 홍보 예산까지 1억 넘게 편성됐다. 시교육청은 “혁신학교지원 총액은 증가했으나 교당 평균 지원비는 5980만 원으로 2014년 대비 20만 원 감액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기존에 지원받던 학교의 교당 지원금이 감액된 것은 아니다. 2015 혁신학교 공모 시 재지정된 혁신학교의 지원금을 줄여 공고한결과 평균이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학교기본운영비 예산은 5314억 원에서 4950억 원으로 줄었다. 364억 원 감액이다.신설학교 소요액, 학습준비물비 지원, 회계직 인건비 상승 등 증가분을 제외한 학교기본운영비는 476억 원 줄었다. 교당 4100만 원 수준의 감액이다. 혁신학교 운영비 20만 원 감액은 생색도 못 낼 현편이다. 시교육청이21일 일반고 학교운영비를1억 2000만 원까지 추가 지원하겠다는 발표도 무색해질 상황이다.1억 2000만 원이라고 했지만 정확히는 평균 1억 원으로 추가 지원액은 8000만~1억 2000만 원 사이다. 이 중 5000만 원은 교육부에서 일반고 역량강화를 위해 배정한 특별교부금이다. 실제로 교육청이 추가지원하는 금액은 3000만~7000만 원인 것이다. 그런데 4100만 원을 감액하고 시작하면일반고 살리기 지원금으로 3000만 원을 받을 경우 1100만 원 감액당하는 셈이다. 학교살림만 팍팍해진 것은 아니다. 교원전문성 관련 예산도 줄었다. 28억 원이던 교원연수 지원 예산은 16억 원으로 44% 줄었다. 이 외에도 각 사업별 전문성 신장 예산도 삭감됐다. 수석교사제 운영 예산도 8000만 원 가량 줄었다. 기간제 교원 인건비도 4368명에서 3720명분으로 648명분을 줄였다. 취약계층 학생 지원 예산도 삭감됐다.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은 402억 원에서 381억 원으로, 방과후 자유수강권 지원은 314억 원에서 245억 원으로, 교육정보화 지원은 73억 원에서 66억 원으로 줄었다. 특수교육 운영예산은 93억에서 78억 원으로 감축됐다. 기초학력 향상 지원 예산도 81억 원에서 37억 원으로 줄어 반 토막도 안 남았다. 방과후학교와 초등 돌봄교실 예산도 각각 35억 원, 46억 원 삭감됐다. 반면 자율로 한다던 9시 등교제 보완 3억 원, 자사고 전환을 위한 서울형 중점학교 지원 6억 원, 인생학교 운영 3억 6000만 원 등 교육감 정책 예산들이 신규로 편성됐다. 또 시의회에서는 친일인명사전 배포 예산 1억 7500만 원을 추가했다. 최근 재정상황의 어려움을 호소한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교육감선거에서 조 교육감을 지원한 것에 대한 보은 예산이 아니냐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내 고향은 전라북도 순창군 쌍치면 금평리 석현마을 섬진강 상류 추령천이 흐르는 첩첩산골오지 마을이다. 순창고추장과 강천산으로 더 널리 알려진 곳이다. 1952년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 가난한 농부의 5남1녀 중 4째로 태어났다. 야구경기에서 말하는 포볼로 세상에 태어났다. 요즘처럼 자녀를 1~2명 낳는 시대 같으면 태어나기가 로또 복권 당첨보다 어려웠을 것이다. 자라면서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을 원망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고맙게 생각했다. 밥을 먹는 것 보다 굶는 것이 더 많은 시절이었다. 8km가 넘는 길을 걸어 다니는 인근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한 학년이 두 학급을 넘지 않는 시골학교라서 담임선생님은 같은 분이 반복 된다. 학교를 다니면서 리더의 자질이 있었던지 매년 급장을 해서 6학년 때는 전교학생회장이 되었다. 고향마을 앞으로는 추령천 맑은 냇물이 흘러 여름이면 수영장이 되었고 겨울이면 썰매를 타며 놀았던 자연의 놀이터였다. 강에는 물고기가 많아 손쉽게 잡아 천렵을 했다. 학생회장이 되고 나서 선생님께 인사를 드려야 한다며 어머니께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담임선생님 댁에 다녀오라고 했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길을 걸어 물고기가 죽을 까봐 양동이에 물을 담아 산길을 따라 동틀 무렵 선생님 댁에 도착했다. 물고기 든 양동이를 받아들고 반가워하지 않던 담임선생님의 모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중학교에 진학을 하려면 입학시험을 치러야 했던 시절이었다. 담임선생님은 학교부근친구 집에서 하숙을 하며 같은 반 친구의 과외를 하고 있었다. 중학교는 산길을 따라 멀리 떨어진 순창읍내에 있었고 부잣집 자녀가 아니면 진학은 꿈꾸기는 어려웠다. 한 두명을 제외하고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농사를 짓고 소를 먹이며 농부가 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6학년 2학기쯤 순창북중학교에서 우수학생 확보를 위해 학교홍보를 나왔다. 입학시험이 우수하면 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겠다고 하는 안내에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6학년 2학기 가을 수학여행을 떠났다. 대중교통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화려한 수학여행이 아니라 1박2일로 집에서 주는 쌀을 들고 왕복 100리가 넘는 신작로를 걸어 전남 담양군에 있는 백양사로 갔다. 그때 우리가 신었던 신발은 지금은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는 타이어표 검은 고무신 이었다. 수학여행을 떠난다고 장날 어머니가 검은 운동화를 한 켤레 사주셨다. 나는 뒤에 떨어져 가면서 친구들이 보이지 않으면 운동화가 닿아져 떨어질까 맨발로 걸어갔다. 수학여행의 잠자리는 백양사 절집 넓은 강당이었다. 달빛이 내리는 고요한 달빛에 보니 웬 참외(!)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참외의 존재를 안 것은 학교 교과서에 나온 그림을 보았으니 모과를 참외로 착각을 했다. 집에 가서 먹을 생각으로 친구들하고 모과를 땄다. 다음날 새벽 백양사에 난리가 났다. 스님들이 모과 차를 담그는 재료라며 모과 딴 사람 나오라고 했지만 우리는 참외를 땄기 때문에 나가지 않았다. 결국 강당 소지품에서 발각이 되었고, 우리는 그때서야 참외가 아니라 노란 모과라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들은 모과를 땄다는 벌로 넓은 백양사경내 청소를 했던 추억이 있다. 백양사를 떠나면서 다시는 백양사에는 가지 않겠노라고 침을 뱉고 왔는데, 몇 년 전에 백양사에 가보니 스님들은 떠나고 그때 모과나무는 그대로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의 한 토막을 떠올려보았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담임선생님께서 불렀다. 졸업식에서 답사는 하되 학생회장에게 주는 교육장상 대신 우등상을 받으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장상이나 우등상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선생님의 뜻이니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교육장상에는 부상으로 탁상(사발)시계가 있었다. 그렇게 내 탁상시계는 떠나가 버렸다. 중학교 입학시험 때가 되어 부모님께 시험만 한번 치게 해달라고 간곡하게 말씀을 드렸는데 들어주지 않았다. 시험을 치면 장학생으로 진학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진학의 꿈도 사라져 버렸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안일을 도와 농부가 되는 길을 가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아버지는 늘 청송 심(沈)가는 조선시대에 정승을 4번째로 배출한 양반가문이라는 시대에 맞지 않는 교육만 하였다. 어느날 남원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한 가족이 이사를 왔다. 도회지라는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과 가문이라는 것이 별 볼일 없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분이 내게 가출해서 공부를 하라고 했다. 그리고 2년 후 추석을 지내고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는다는 부산으로 가출을 하였다. 처음에는 큰형님에게 잡히기도 했지만 어머니도 내 뜻을 막지는 않았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난생처음 버스를 타고 순창에서 남원 산청을 거쳐 진주까지 부산에 내리니 호롱불만 보다 전깃불을 보니 별천지였다. 간장을 만드는 공장에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일을 했다.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생도 행복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고학으로 학업을 이어갔고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 공부까지 마쳤다. 고향 모교에서 초등학교 동창회를 하기로 했다. 동창회를 하면 담임선생님을 모시는 것이 당연 한 것이라 했더니 많은 친구들이 참석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때서야 놓쳐버린 탁상시계가 생각났다. 담임선생님을 초청하지 않은 동창회를 했고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친구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알았다.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에 근무를 하다 교사가 된 것도 나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 같은 교사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이 있었다. 선생님께서 고향집을 통해 연락처를 알고 연락이 왔지만 일상적인 인사만 하고 말았다. 언제가 선생님께서 직원연수로 부산에 오셨을 때도 찾아가 인사를 했지만 닫힌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고 나도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정말 나도 내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처럼 제자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자신감이 서지 않았다. 어쩌면 제자가 잘 되라는 것으로 합리화하면서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지난해 교육방송(EBS)라디오에서 “용서”라는 주제로 사연을 공모했다.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의 사연을 응모를 했는데 당선이 되어 방송이 나갔다. 30여 년간 교사로 재직 하면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었을 것이고 나 또한 매년 찾아오는 스승의 날 제자를 기다릴 줄 만 알았지 내 스승을 찾아보았던 기억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내가 제자들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담임선생님을 용서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함께 용서 하자고 했다. 그 후 담임선생님과 사모님의 따뜻한 내의와 은수저를 구입하여 보은의 선물을 보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상대가 나를 용서하기 전에 내가 먼저 상대를 용서하는 것이 더 소중하고 귀중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부족한 교사로 재직 하면서 제자를 올곧은 사람으로 지도하겠다는 사랑이 넘쳐 상처를 주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 이제 30년 교단을 떠나지만 한없이 밝고 착한 제자들을 그리워 할 것이다. 심재근 선생님 (2015년 2월 정년퇴임 예정)
사회교육강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고 행복한 순간이 "강사님! 그 동안 행복했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들을 때이다. 지난 2월 부터 충주 여성문화회관 사회교육과정으로 '아동한자지도사' 자격과정을 맡아 강의했다. 3개월 과정으로 3회 운영하는데 내용이 많아 소화하기에 힘들었지만 자격시험에 응시한 수강생들이 모두 합격하여 자격증을 받아들 때 얼굴에 환한 미소로 감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태어난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배우는 가정교육과 유치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제도권에서 배우는 학교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평생 배워야 하는 사회교육 기능이 최근 들어 확대됐다. 지방자치시대가 정착하면서 자치단체 별로 사회교육이 활성화 되고 있다. 주민들이 취미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교육과정이 개설되어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매우 바람직하다. 여가를 알차고 유익하게 보내며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며 보람 있게 살아가도록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자치단체 외에도 대학에 평생교육원이 개설되어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고, 주민자치센터나 노인복지회관, 신협이나 단체 등이 운영하는 문화센터도 사회교육 기능을 하고 있다. 수강료의 부담도 적어 배우려는 마음과 노력만 있으면 누구나 평생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너무 좋은 제도인 것 같다. 그런데 어린 시절 가정에서 조부모나 부모로부터 배우는 가정교육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어 안타깝다. 3대 이상이 한 집에서 살았던 대가족 시대에는 '밥상머리 교육'이라도 있었는데 핵가족화로 급변하면서 가족이 한자리에 앉아서 식사하는 기회도 줄어든 가정이 많아 가정교육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는 어른들이 많다. 어린 시절의 가정교육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평생 동안 사용하게 되는 좋은 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부모로부터 배우는 인성(人性)이 가정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인성 교육은 나무에 비유하면 뿌리라 할 수 있고, 건물에 비유하면 기초공사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만 큼 중요하고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높은 학식이나 기술을 가졌더라도 인성이 바르지 못하면 사상누각(砂上樓閣)이 되기 쉽다. 첨단을 치닫는 문명의 이기(利器)를 누리며 살지만 행복하지 못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물질문명에 인간이 소외되고 고독감을 느끼며 자살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바라보며 가정에서 길러지는 인성교육의 7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교육과정의 강좌를 살펴보면 너무 다양한 과정이 있어 배움에는 끝이 없고 '평생을 배워도 다 못 배운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평생 교 육 과정의 수강생들은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자격을 취득하여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다양한 악기연주나 취미생활을 즐기는 과정도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주부들에게 필요한 요리, 제빵, 홈패션, 한복, 의류 수선, 떡 만들기, 밑반찬, 꽃꽂이 등 생활에 직접 도움을 주는 과정도 인기가 높다.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면서 컴퓨터로 엑셀, 파워포인트, 포토샵, 동영상 편집도 배워서 생활에 활용하고 있다. 어학으로 중국어, 영어, 일본어 등을 배우고, 독서 지도사, 방과 후 아동 지도사 등 너무 다양한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강좌가 개설되어도 수강자의 등록이 적으면 폐강이 되기 때문에 인문학이나 우리 고전을 만나는 과정은 운영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직장인이 배울 수 있는 야간과정도 운영이 되고 있다. 과일 나무에 밑거름을 주듯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지표가 되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마음을 살찌우는 과정도 필요하다. 성현의 말씀을 배우는 우리의 고전(古典)과 만나는 교양과정이 뿌리 내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갑오년 한해도 저물어가고 있다. 세모가 닥아 오면 자주 쓰는 단어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안타까움을 안겨준 세월(世越)호 사고를 비롯하여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기억에 남아있을 뿐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통쾌한 일은 드문 한해였다. 다른 나라들이 300년 걸쳐 이룩할 수 있는 경제 성장을 우리는 40여년 만에 고도성장을 하느라 정도(正道)를 걷지 못하고 부정부패의 그늘이 물질만능을 불러왔고, 인간성은 소외되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젊은 학생들 중에는 ‘10억을 벌수만 있다면 감옥에 가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니 한심스러운 일이 아닌가? 어떤 나쁜 짓을 해서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면 인성교육에 적신호가 켜진지 오래되었다. 분명히 너무 편리한 시대에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살아가지만 치솟는 빌딩의 높이만치 자살율과 부패지수 범죄율도 올라가고 있다. 부족함이 없을 만치 풍족하게 살아가면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인간의 삶이 금수(禽獸)만치도 못하다면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인성(人性)을 한자로 파자해 보면 人 +忄(心)+生 으로 사람의 마음을 生(나다. 살린다, 자라게 한다. 기르다. 새롭게 한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는 본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인성을 가르치거나 억지로 배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부모로부터 가정에서 보고 느끼며 배우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습관화 되어야 하는 덕목이다. 그래서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는 속담이 있는 것이다. 정직, 믿음, 사랑, 우애, 효경, 정의, 예절, 배려, 봉사 등의 만고불변의 덕목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답고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자녀 교육의 목표를 성적만 올려서 좋은 대학에 가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는 것으로 삼고 학원공부 시키고 과외공부 시켜서 남들과 경쟁에서 이기는 법만 가르친다. 세계인들이 놀라는 한국의 교육열은 1등을 만들려고만 했지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은 가르치지 않고 있다. 나만 잘 살면 되고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뿐이다. 더불 어 함께 살아가며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고 나누는 법은 모른다. 남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는 간단한 이치도 이해하지 못한다. 인성교육은 이론이나 강의로 가르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몸에 배도록 습관화가 되고 생활 속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다. 부모가 좋은 것을 보여줘야 하고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인성교육은 때를 놓치면 힘들어진다. 어릴수록 좋고 가족과 가정이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늦어도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면 어려운 것이다. 묵은 뿌리나 씨앗에서 새싹이 나오듯이 새로운 것은 옛것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옛 선현들이 남긴 말씀을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가 있다. 사자소학, 명심보감, 논어 등의 고전을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 중에는 자라는 아이들에게 우리조상이 써온 글인 한자를 가르치지 않는데서 찾을 수 있다. 뜻글자인 한자를 알아야 고전과 만날 수 있고 그 속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배우고 인간의 도리를 배울 수 있는데 그 깊은 뜻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고 하고 도덕이 무너졌다고 한탄을 하는 것이다. 3대 이상이 한집에서 살아가던 시대에는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되었는데 핵가족이 되면서 가정이 기능이 상실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눈에 보이는 물질에만 치우치고 마음의 풍요를 느끼는 정신적인 면을 소홀히 하여 황폐화 되어가고 있다. 물질문명만 추구하던 서양에서도 동양의 정신문명을 배우는 열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조상대대로 지켜오던 우리의 문명을 버리고 물질문명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자연이 주는 무상의 혜택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은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마음이 따뜻한 사람의 본성으로 살아가는 법을 습관화해야 한다.
“아빠, 성탄절을 앞두고 무슨 선물 받고 싶어요?” 대학교 4학년인 딸이 아빠에게 묻는 말이다. 그래도 딸 아이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는 선물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고 있나 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오붓한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요즘은 핵가족 시대에다가 외지에서 자취하는 자식들이 있어 가족 네 명이 동시에 식사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50대 후반인 필자, 딸에게 다소 힘없는 답변을 하고 말았다. “응, 아빠 정도의 나이가 되니 받고 싶은 선물이 별로 없네!” 20대 딸과의 세대 차이가 나 딸 아이와의 기대와는 달리 맥없는 답변을 하고 나니 대화가 끊기고 만다. 아마 나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요즘 필자 주변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일 때문인지도 모른다. 성탄절! 나에게는 어떤 추억이 남아 있을까? 유년시절, 한 동네에 기독교 신앙심이 두터운 이웃이 있었다. 그 집은 딸이 여러 명이고 아들은 하나였는데 그 집 아들이 나와 동갑내기다. 초등학교도 같이 다녔고 동네에서 놀이도 함께 하였다. 아마도 그 집의 영향을 받았을까? 그 집 식구는 일요일이면 교회에 모두 간다. 성경책을 옆에 끼고 가는 모습을 보면 신앙이 한 집안을 똘똘 뭉치게 하는 것 같았다. 친구는 12월 성탄절을 앞두고 제안을 한다. “영관아! 성탄절날 함께 교회에 가자!” 아마도 교회에서 친구들을 데리고 오라는 모양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이니 창피함도 모르고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갔다. 중동파출소 근처의 교회이다. 교회 담당선생님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먹을 것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선물도 안겨준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 먹을 것 주고 선물도 주니 천사가 따로 없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부러워 보인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에는 조금은 양심이 살아 있었나 보다. 성탄절을 바로 앞두고 교회에 가는 것이 아니라 12월 초순부터 교회에 나간다. 낯설지 않게 미리 얼굴을 익혀 주는 것이다. 그래도 연보돈을 낼 형편이 안 된다. 친구는 자기가 가져온 돈을 나누어 주며 내라고 한다. 친구의 사정을 뻔히 알기 때문이다. 어른이 돼서 우리집 식구를 모두 놀라게 한 사건 하나. 경기도청앞 단독 주책에 살 때인데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 우리집 문앞에서 울리는 캐롤을 들었다. 교회 성가대인 모양인데 교인들 집을 찾아 다니며 찬양을 하는 것이었다. 그 때 들은 노래 제목이 ‘기쁘다 구주 오셨네‘ 잠시 동안이지만 행복한 시간을 가졌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어머니의 세례명은 마리아였다. 아내와 딸, 아들도 어렸을 때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 믿음이 없다. 마음의 안정과 정신적 성숙을 위해서는 신앙이 필요한데 아직 절실함을 못 느껴서인지 망설이고 있다. 주위에서 신앙의 길로 인도하는 사람들이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성탄절을 앞두고 아내가 성탄트리용품을 사 가지고 왔다. 동생들과 조카들에게 선물을 주고 기쁘게 해주려는 모양이다. 김치냉장고 위에 놓으니 조금은 성탄절 분위기가 난다. 저작권 때문에 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롤 음악이 사라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해마다 한 밤중 인근 아파트 베란다에서 반짝이던 전구도 눈에 띄지 않는다. 성탄절을 보내며 성탄절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보는 것도 뜻 깊을 것 같다. 나보다는 이웃을 생각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도움을 준다면 물질적인 것을 떠올리지만 정신적으로 도울 것도 많다. 재능기부도 그렇고 시간만 내면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그런 마음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
며칠 남지 않는 12월의 달력에서 나뭇잎처럼 우수수 떨어져 간 시간의 소리가 쓸쓸하면서도 애틋한 그리움의 여운을 남긴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잘 실천했는가? 매사에 감사하며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생각하는 일에 충실한 삶을 살았는가? 달력의 숫자들이 질문을 던지며 아쉬워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난해 사용하고 보관한 자료로 트리를 만들었다. 재잘대며 솜도 붙이고 은종, 금종을 매달며 저마다 신이 난다. 얼굴에는 크리스마스 선물 받을 일이며 한 살 더 먹고 한 학년 올라간다는 선홍빛 기대가 가득하다. 아이들을 보면 동심은 언제나 새롭고 투명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칠할 크레용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무리 깨끗한 백색이라도 세상과 마주하는 순간 때가 끼게 마련이다. 동심과 같은 삶과 성장의 투명한 창에 얇게 낀 때는 입김 한 번으로 새롭게 할 수 있지만, 세상이 온갖 일들이 깃들어 두꺼워진 어른의 마음은 어떠할까? 긴 밤 짧은 낮! 한 해를 보내고 또 다른 한 해를 맞이하는 전환점에서 걸어온 길을 짚어본다. 우리는 언제나 새해 첫날이 다가오면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환호하고 첫 해돋이를 보며 다짐과 결심으로 한 해를 계획한다. 건강하게 해 주소서, 부자 되게 해 주소서, 아이들 대학 잘 가게 해 주소서 등 무언의 소원들을 첫 빛줄기에 심는다. 하지만 새해 첫날의 결심도 평범한 일상의 연속에서 하루하루 사계절을 건너다보니 무디어지고 흩어져 아득해져 버리기 일쑤다. 12월의 이른 겨울 아침 들과 산을 본다. 봄의 청순함과 화려함, 열정과 싱싱함이 숨 쉬던 여름, 서늘함 속에 황금빛 결실을 던져준 가을 그리고 그 언저리엔 푸름과 결실을 모두 떨어내고 하얀 입김과 서릿발이 솟은 무채색의 겨울이 채우고 있다. 강요도 아닌 순환 속에서 자연은 보이지 않는 계획에 의하여 자신의 할 일을 차례대로 하는 것을 보며 정작 자신은 무엇을 했는지 채근하면 지나간 사간들이 밀물처럼 우수성 친다. 세상살이는 만남의 연속이다. 우리는 이 한해를 어떻게 살았을까? 만남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마음을 닦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까? 긴 시간을 욕심과 바람으로 때가 낀 제 마음의 창은 게을리 닦으면서 다른 사람의 창을 더럽다고 들추는데 충실했고, 밝고 부드러운 말보다는 칙칙한 말, 날이 돋친 말을 더 많이 건네며 용서하는 일 보다는 변명하는 일에 몰두해 왔다. 또한, 실수 할 때는 바쁘다는 핑계를 앞세워 종종거리며 보고 듣고 말할 것이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이라며 자신의 합리화란 갑주를 입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이 착한 사람인 양 오만에 빠져 사랑하는 일에도 한 뼘의 손으로 앞뒤를 재는 관념적인 사랑에 익숙해져 있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나날이 주어지는 새로운 시간의 구슬들을 제대로 꿰었을까? 대답은 언제나 바쁘다는 핑계로 녹슨 구슬만 꿰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지상의 생명은 모두 숨을 쉰다. 숨을 쉰다는 것은 절체절명의 생존과 관련된 일이다. 하지만 똑같이 숨을 쉬지만 좀 더 의미 있는 숨소리를 들려주는 일에 얼마나 노력을 하였는가도 챙겨볼 숙제이다. 그 숨소리에서 남을 나무라기 전에 자신의 잘못을 살펴보고, 불평하기 전에 고마운 것을 헤아려보고, 사랑에 대해 쉽게 말하기보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숨을 쉬고 있는지 가슴을 쓸어내려 볼 일이다. 모든 일은 시작과 끝이 있다. 하루의 끝과 한 해의 끝이 되면 더욱 크게 드러나는 것이 자신의 허물과 약점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받아들일 것은 보듬고 돌아보고 닦아야 할 시기가 지금이다. 길가의 가로수들이 자기 일을 정리하고 나목으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매일 그 자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사계절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 왔다. 모진 삭풍의 겨울. 모든 잎을 떨어내고 성장을 잠시 멈춘 채 긴 휴식에 들어가 있지만, 자세히 보면 나무들은 새봄을 위해 두꺼운 껍질과 진액, 솜틀 사이에 새싹을 감추고 작은 숨을 쉬고 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이라 했다. 며칠 남지 않은 한 해를 다시 한 번 돌아보며 자신의 잘못을 살펴보고 불평보다는 고마움으로 사랑이라는 말보다는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날마다 새롭게 깨어있는 날을 닦는다면 언제나 색동옷 입고 찾아오는 찬란한 나날과 새해를 보듬을 수 있을 것이다.
-수원 칠보초등학교, 제 6회 정기 음악회 개최- □ 경기도 수원 소재의 칠보초등학교 (교장 김석진) 는 오는 12월 24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칠보초등학교 본관 3층 다목적실에서 제 6회 정기 음악회를 개최한다. 본교 관현악 동아리와 합창 동아리가 한 마음으로 만들어 낸 이번 공연은 총 3부에 걸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제 6회 칠보 정기 음악회는 칠보 합창단의 여는 공연 ‘너에게 난 나에게 넌’ 합창으로 시작된다. 학부모님들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노래이기에 모두가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이다. 바로 이어서 현악팀과 관악팀의 중주가 펼쳐진다. 칠보 현악단과 플롯 연주단의 각종 캐롤 메들리는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거리게끔 한다. 영화 미션의 OST로 잘 알려진 넬라판타지아 (Gabriel's Oboe)를 연주하는 클라리넷과 현악기의 조화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줄 수 있다. 이렇게 1부는 막을 내린다. □ 이어서 바로 시작되는 2부 역시 칠보 합창단의 공연으로 막이 오른다. ‘A Lover's Concerto' 와 ’여우놀이‘ 두 곡을 연이어 합창하는데 잘 알려진 겨울 노래와 국악 동요의 어우러짐이 기대 이상으로 멋스럽다. 이어서 칠보 관현악단의 공연이 펼쳐진다. 'Rain' 'Chopstix varations' 그리고 너무나도 익숙한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2악장과 4악장을 연주하는 등 그들의 실력을 충분히 뽐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 마지막 3부이자 Finale는 칠보 합창단과 관현악단의 합동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곡명은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관현악단의 합주에 맞추어 합창단원들 그리고 관객 모두가 서로를 축복하며 사랑을 노래한다. 무대 위에 하얗게 반짝이는 트리처럼 2014년을 아름답게 보내고 반갑고 설레는 마음으로 2015년을 맞이하는 칠보 교육 가족 모두를 응원하는 바이다.
인력부족 학원비 단속 힘들어 상급학교 예비반 모집도 여전 결국 방과후학교 인원만 급감 교육부의 사교육경감 및 공교육정상화 대책이 발표됐지만, 정작 사교육업체 대부분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유아대상 원어민강사 채용금지 방안 검토에 따라 관련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긴 하지만, 사교육비의 상당 부분이 입시와 관련된 업체들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실효성이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이번 대책에서 네 가지 핵심전략 중 사교육업체들에 대한 규제로 ‘법·제도 인프라 구축’을 통해 학원비 인상 억제 및 선행교육 풍토 근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선행학습 유발 광고를 하는 학원에 대해 학원법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상시점검을 실시하고 학원비 등을 학원 외부에 게시하는 ‘옥외가격 표시제’를 전면 확대하겠다고 제시했다. 또 종전의 학원 중점관리구역을 ‘사교육특별관리구역’으로 개편해 학교 교육과정․평가 등 선행학습 영향평가 강화, 학원비 단속 등 종합정책을 시행한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 강서 등 주요 학원가에서는 교육부 대책에 대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A입시학원 관계자는 “학원비를 억제한다는 방침은 사실상 효력이 없을 것”이라면서 “정해진 학원비는 올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따로 현금으로 받거나 교재비를 더 해서 받는다든지 얼마든 다른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학원비 단속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경우 교육청 인원 부족으로 저녁 10시 이후 사교육업체 운영금지 조례에 대한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학원비 단속이 제대로 될 리 없다는 반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교육 금지법)’ 시행 이후 학원에서 선행교육을 유발하는 광고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진학하는 학생에게 겨울방학부터 상급학교를 대비하는 예비중·예비고 반을 모집한다는 내용도 여전하다. 초등생에게 고교과정을 2개월 안에 마무리해 준다는 학원이 있는가 하면, 중1 대상으로 의대반을 모집하기도 한다. 그리고 선행학습 금지법이 사교육업체에 대한 규제보다 공교육 차원의 규제에만 강조돼 되레 공교육이 위축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방과후학교 신청이 뚝 떨어진 것이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소 20~30%는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감소한 만큼 학원이익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아주 높다. 방학중 방과후학교에서 교과보충이나 선행학습에 대해 어느 정도 해소해줬지만, 공교육만 강하게 규제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장에서는 교육부 대책에 대해 냉담하다. 한 서울의 고교교사는 “당초 발표시기인 4월에서늦춰진 만큼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대부분 이미 시행중인 방안이라 효과가 적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교총은 22일 서울 과학기술회관 과총회의실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과학기술교육 육성 협력 등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업무 협약에 따라 세 기관은 앞으로 ▲과학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에 대한 공동 연구 추진 ▲과학교육 전문교사 양성·연수 프로그램 개발 및 시행 ▲인프라 및 정보 교류 ▲주요 행사 공동 개최 등 창의적 미래 인재 육성과 과학 대중화를 위해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세 기관의 전문성이 창의적 미래 인재를 기르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기대한다”면서 “유·초등 과학교사 양성·연수 프로그램과 과학 소프트웨어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협약식에는 안양옥 교총 회장과 이부성 과기총 회장, 김승환 창의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12월 21일, 직지산악회원들이 서산의 팔봉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강원도 홍천을 비롯해 전국에 팔봉산이 여럿 있다. 서산문화관광 자연의 향기에 의하면 높이 362m의 팔봉산(八峰山)은 서산시 팔봉면에 위치하고 하늘과 바다 사이에 놓인 여덟 봉우리가 장관을 이루어 서산9경 중 제4경으로 꼽힌다. 또한 8개 봉우리 모두가 기암괴석이고 가장 높은 제3봉은 삼면이 석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상에서 가로림만 일대가 한눈에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전날 중학교 동기들의 송년모임이 길게 이어져 늦잠을 잤다. 이른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짐을 꾸린 후 시내버스로 약속장소인 청주종합운동장으로 갔다. 세 번째 참석하는 산행이라 반갑게 인사를 나눌 만큼 낯익은 얼굴들이 있다. 겨울산행은 낮은 기온과 미끄러운 길 때문에 위험요소가 많다. 7시 관광버스가 출발하자 코지 회장님이 산행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안전산행을 당부한다. 당진영덕고속도로 공주휴게소에 들르며 서해안을 향해 달려온 관광버스가 9시 35분경 양길리의 팔봉산주차장에 도착했다. 산행준비를 하고 9시 45분부터 등산을 시작했다. 초입의 등산안내소를 지나면 표석과 장승을 만나는데 표석에 붉게 물든 단풍 가득한 산에 모든 이가 즐거워하고 팔봉산의 구름을 보니 세상의 근심걱정이 사라진다는 ‘紅葉滿山之萬人樂(홍엽만산지만인락) 八峰山雲之世苦無(팔봉산운지세고무)’가 써있다. 팔봉산은 넓은 산길에서 소나무들이 줄지어 맞이하고 오르막도 비교적 가파르지 않아 산행하기에 좋다. 나뭇가지 사이로 제1봉을 바라보며 돌길을 오르면 제1봉과 제2봉의 갈림길이 나타난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바위를 바라보고 오르면 멋진 모습의 제1봉(높이 210m)이 위용을 자랑한다. 제1봉은 팔봉산 전체에서 가장 잘생긴 봉우리라 꼭 들려야한다. 앙증맞은 표석을 배경으로 추억남기기를 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표석 옆 바위틈을 간신히 빠져나가 뒤편으로 가면 새로운 풍경이 기다린다. 제1봉에서 맞은편의 제2봉과 제3봉을 바라보고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오른쪽의 제2봉으로 가다보면 뒤편으로 제1봉과 가로림만이 가깝게 보인다. 감투를 닮은 생김새 때문에 감투봉, 노적봉으로 불리는 제1봉은 소원을 빌면 부귀영화를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멀리서 보면 뿌리부터 정상까지 거대한 바위가 탑을 쌓듯 하늘로 치솟은 모양이 웅장하다. 가로림만은 남쪽으로는 태안읍, 서쪽으로는 원북면·이원면, 동쪽으로는 서산시 팔봉면·지곡면·대산면으로 둘러싸여 있다. 바로 이곳이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때 온 국민이 안타까워했던 최대 피해지역이다. 팔봉산의 능선은 대체적으로 밋밋하지만 제1봉, 제2봉, 제3봉은 바위봉우리라 가파르고 험한 산길을 올라야 한다. 조망이 좋은 제2봉(높이 270m) 주변에 우럭바위, 거북바위, 코끼리바위 등 모습이 제법 그럴듯한 바위들이 많다. 어떤 것이든 관심만큼만 보인다. 같은 것이라도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도 다르다. 산행안내가 부족해 앞사람 뒤꽁무니만 따라가면 멋진 봉우리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제2봉에서 정자로 가는 길목에 인위적으로 강아지 얼굴을 그려놓은 바위가 있다. 정자에서 간식을 먹으며 힘센 용사의 어깨를 닮아 용맹과 건강을 상징하는 어깨봉(제3봉)을 올려다본다. 몇 사람씩 오고가고를 반복해야하는 통천문을 지루하게 통과하여 지금은 폐쇄된 용굴을 구경한 후 아슬아슬한 철계단을 올라 정상으로 향한다. 철계단에서 방금 지나온 정자, 제2봉, 제1봉, 팔봉산주차장, 물이 빠진 가로림만, 태안화력발전소의 굴뚝, 대산일반산업단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제3봉(361.5m)은 팔봉산의 주봉이자 정상으로 삼면이 석벽으로 이루어져 경관이 아름답다. 정상에 오르면 조망이 탁 트여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멋지다. 바위에 올라 2주 전 지금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하늘나라로 떠난 친구를 생각했다. 팔봉산의 주봉은 바닷가에서는 높은 봉우리다. 산행하는 동안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제3봉의 모습이 여러 곳에서 바라보인다. 제3봉 뒤편 계단으로 하산하면 주변에 멋진 소나무들이 많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이때만 해도 봄날처럼 날씨가 좋았다. 내 것 네 것 가리지 않는 산에서 여럿이 나눠먹어도 될 만큼의 소주에 따끈한 컵라면 국물까지 있으니 더 바랄게 없다. 점심 먹는 사이에 바람이 차가워지고 하늘도 흐려졌다. 제4봉(높이 330m)까지는 생김새나 조망이 좋다. 너무나 평범해 표석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제5봉(높이 290m)을 막 지나는데 전화가 왔다. 행복이 뭐 별건가. 부모 결혼기념일에 맛있는 것 사먹으라며 돈 입금시키고 축하전화를 하는 아들 내외가 있어 더 행복했다. 아장아장 걷는 게 귀여운 손녀 정하와 산에서 영상통화를 한 게 무엇보다도 즐거웠다. 팔봉산 여덟 개 봉우리의 모습이 모두 멋진 것은 아니다. 제6봉(높이 300m)은 야트막한 언덕의 바위봉우리인데 뒤편으로 팔봉산 정상인 제3봉과 제4봉 주변이 가깝게 보인다. 제7봉(높이 295m)을 지나 마지막 봉우리인 제8봉(높이 319m)으로 가면 국토지리정보원의 삼각점이 있다. 제8봉에서 대웅전이 가정집을 닮은 서태사로 내려선 후 지그재그 굽잇길을 1.5㎞ 걸어 1시 45분경 어송주차장에 도착했다. 눈발이 굵어지는 2시 50분경 삽교천에 도착해 국화님, 캔디님, 종걸 후배, 뚜레쥬르님 등 좋은 사람들과 싱싱한 석굴을 안주로 소주를 마시며 정을 나눴다. 매번 산행 때마다 쓰레기를 줍는 테네로, 시새움 고문님에게 산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고향 후배도 만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관광버스가 청주로 향하던 3시 55분경에는 눈이 펑펑 쏟아져 고속도로에서도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한다. 그나마 남자들은 갓길에 길게 줄서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있었다. 요리조리 빠르고 안전한 길을 달려온 관광버스가 경부고속도로 천안휴게소를 거쳐 7시 30분경 최종목적지인 청주종합운동장에 도착하며 산행을 마무리했다.
밤 한 시나 두 시경 사이에 깨우는 것처럼 정확하게 일어나는 것은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쓰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생활이 거의 1년여 기간이나 된다. 아내는 나이 60대 중반에 죽으려고 작정했느냐며 밤새 들락거리며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볼멘 소리를 한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을 해낼 수가 없으니 어떻게 하란 말인가? 공직생활을 40여년 하였으니 하루 아침에 바뀌어 질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한 가지 일을 맡으면 끝까지 해내야 마음이 편안한 생활이 습관화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30여년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교실수업을 개선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아이들의 학습준비물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에게 편리하게 학습준비물을 제공하고 학부모님께는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모아 특허청에 출원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특허변리사 사무실을 오르내리면서 늘 아이들이 학습준비물 부담없이 흐믓한 모습으로 학습하는 장면을 떠 올리며 숫하게도 서울을 오르내렸다. 1980년대에 봉급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실용신안 등록을 여러 번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이들 교육을 위해 연구 개발을 하는 것은 내가 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으로만 느꼈다. 실용신안 등록을 하고 너무 성급하게 교실현장에 적용하려다가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한 일이 있었다. 하나의 화첩에 수채화, 한국화, 서예를 할 수 있는 다용도 화첩을 제작하였던 것이다. 5000부를 제작하여 시중 문구점에 돌렸지만 제대로 팔아보지도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신제품에 대한 홍보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화첩을 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학년초 바쁜 업무와 마케팅에 대한 과로로 무리한 활동에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병원에 한 달이나 입원하였던 것이다. 그 후유증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그러나 첫 시제품에는 실패하였지만 교실현장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개선점을 보완하며 나의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퇴직을 하고 60대 중반에 다시 사업에 뛰어 들게 된 것은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창업맞춤형 사업에 공모하여 선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맞춤형 사업에 참여하기에는 적지않은 나이였지만 그동안 노력하였던 것을 인정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 달여 간의 연수와 평가과정을 거치면서 최종평가까지 통과가 되면서 내가 바라던 꿈이 현실로 시작이 된 것이다. ICT를 활용해 하나의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은 적잖은 부담감으로 어려움을 동반하였다. 처음 3개월은 업무파악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는 가운데 자리를 잡아갔다. 국민의 세금으로 시행이 되는 이 사업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혼신을 다하여 노력을 하였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휴대용 공작판에 대한 디자인과 기구설계가 이루어지고 목업작업까지 마친 후 어느정도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그 사이 휴대용 공작판에 대한 실용신안 등록, 디자인 등록, 아이신나라 브랜드 출원을 하면서 창업의 길을 열게 된 것이다. 대전시니어 창업에 6월 초에 입주를 하면서 ‘아이신나라’ 사업자등록도 하였다.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시금형과 시제품 생산을 위한 과정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제품 홍보를 위해 카다록, 팸플릿, 전단지, 동영상 및 홈페이지 제작이 쉽지는 않았지만 지성을 다하여 시제품 제작을 위해 매진하였다. 소비자 반응 조사에서 공작판 내부에 학습용구를 비치하여야 한다는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하여 학습용구를 비치하기로 하였다. 내로라 하는 문구업체 본부장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예약을 하고 만나서 아이들 교육을 위해 꼭 교실현장에 적용하고자 한다는 진정성에 적극호응 해 주었다. 시간이 해결한다고 하였던가.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되는 때에 맞추어 2014서울국제문구·사무기기전시회에 출품을 하여 신제품 우수제품상(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하였다. 또, 2014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는 은상(특허청장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현장에서 바이어들과 수출문제로 상담을 하며 이제 조금이나마 아이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꿈이 현실화되는 신나는 일을 갖게 되었다. 교실현장에서 아이들이 신나는 활동을 하면서 선생님들의 바쁜 일손을 덜어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새해에는 모두 신나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단위학교 교육과정 다양화 토론·탐구 수업 운영 확대 전통문화·국학교육 강화도 베이징시 제109초·중등학교에서는 9월 학기부터 아침마다 낭독시간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고문(古文), 고시(古詩)를 외우도록 하고 있다. 목표는 학생들이 초등학교 재학기간에 70편의 고시와 10여 편의 고문을 외우는 것으로 국가교육과정에서 규정한 40~50편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리우빙후이(劉炳輝) 제109초·중 등학교 교장은 “전통문화를 알고 실천하는 인재 양성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베이징시에 제109초·중등학교처럼 전통 중국문화교육에 힘을 기울이는 학교들이 적잖게 늘고 있다. 제2실험초, 하이뎬(海淀)구 실험학교, 육영학교 등 초등교들도 국학교육을 학교교육과정으로 설치하고 고시, 고문, 서예(書藝), 한시연구(柱聯) 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학교육 시행학교가 증가한 것은 내년부터 전면 실시될 교육과정 개혁의 시작이기도 하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는 10월 27일 ‘베이징시 초·중등학교 일부 교과교육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의 국어교과에 해당하는 어문과 영어, 과학 세 교과의 교육과정 개혁안이다. 교육위는 이와 함께 ▲국가교육과정에 따른 교육내용 설정 및 선행교육 전면 금지 ▲전통문화교육 강화 및 사회주의 가치관 교육 강화 ▲다양한 학습방법 개발 등을 포함한 교육과정 개혁 등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원칙에 따라 각 구(區), 현(縣)은 내년 3월까지 지방교육과정개혁안을 제출해야 한다. 단위학교는 5월31일까지 학교 교육과정안을 제출해야 한다. 2년의 시범 시행을 거쳐 발표된 베이징시의 이번 교육과정 개혁안은 날로 심각해지는 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지방교육과정과 학교교육과정 개혁을 목표를 하고 있다. 특히 단위학교의 독창적인 교육과정 개발 활성화, 교과간 융합을 통한 다양한 교육과정 개발이 주요 목표다. 내용에서 국학교육, 탐구학습 등을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베이징시는 2013년부터 일부 실험학교를 선정해 교육과정 개혁을 추진해왔다. 예를 들어 하이뎬구에서 선정한 14개 실험초등학교에서 ‘통합교과, 자율편성’을 원칙으로 교육과정 개발을 추진했다. 특히 이 중 초등 단계부터 교과 간 장벽을 허물고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교과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한 베이징대부속초(北大附小)의 교육과정이 많은 화제가 됐다. 이 교육과정의 명칭은 ‘생명교육’ 커리큘럼(Life Development Curriculum)인데, 기본 이념인 사랑(Love), 관용(Inclusion),자유(Freedom),존중(Esteem)의 첫 글자를 따서 명명했다. 네 가지 이념은 ▲인문소양 ▲과학소양 ▲사회적 상호작용 ▲건강과 예술 ▲국제이해의 다섯 교과군에 따라 교육된다. 각 교과의 특성에 따라 전교생 대상, 수준별, 개별지도 교과로도 나눴다. 학습방법 역시 탐구형, 실기형, 기초지식 학습형 등으로 다양하다. 지금까지 ‘재미있는 경제학’, ‘지능 로보트’, ‘희극영어’, ‘인문수양’ 등 수십 가지 교육과정을 개발해 학생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선택하는 선택과목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차오(尹超) 베이징대부속초 교장은 “모든 학생의 자율적인 선택을 존중하며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홍잉초(红英小)에서는 햇빛교육이라는 학교운영 이념에 따라 ‘행복교육과정’, ‘햇빛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전 교육과정을 ▲언어영역 ▲논리와 추리영역 ▲과학영역 ▲예술영역 ▲종합영역 ▲운동영역 등 여섯 가지로 분류해 필수, 선택, 자율학습 과목으로 나눴다. 수업시간도 40~120분으로 다양하다. 창의적 교육방법 개발 역시 개혁의 중요한 부분이다. 베이징시 제24중에서는 지리 수업을 위한 지리교과교실 만들었다. 화이트보드나 칠판 대신 원형 스크린에 학생들이 수시로 만져볼 수 있는 암석층으로 된 벽, 산맥과 강의 입체 분포도가 배치된 입체형 교실에서 강의가 아닌 토론과 탐구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수법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는 베이징시 교육과학원은 100여 가지의 활동 목록을 개발해 초·중등학교 국가교육과정의 탐구형 수업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