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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017년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가 최근 마무리됐다. 이 대회는 1952년 공주사대부속초에서 처음 열린 이래 올해 제61회를 맞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권위를 갖는 연구대회다. 올해는 시·도 지역 대회에 1200여편의 연구보고서가 출품됐고, 이 중 18개 분과 231편이 중앙 심사에 올랐다. 본 대회에서는 예비심사, 본심사, 발표 심사, 최고상 심사, 현장 실사 등 엄정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1등급 35편, 2등급 69편, 3등급 103편 등 총 207편의 입상작과 대통령상·국무총리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수업 혁신, 학교변화의 출발점이번 대회에 출품된 연구보고서 중에는 전국 각 급 학교에서 학생들과 호흡하며 실천한 교원들의 노력이 오롯이 밴 우수작이 많았다. 교수·학습과 교육활동에 관련된 기발한 아이디어, 매체 개발, 자료 구안, 교수 방법 개선 등 참신하고 창의적인 내용의 연구보고서가 많았다. 특히 각 분과별로 수업과 교육활동에 실제로 적용해 훌륭한 성과를 거양한 작품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일반 교육연구와 현장교육연구 간에는 차이점이 있다. 전자는 이론 중심의 교육 탐구가 중점인데 비해, 후자는 이론에 바탕을 두되 교육 현장의 실천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다시 교육 현장에 환류(feedback)하는 일반화를 지향한다. 따라서 현장교육연구대회의 심사에서는 현장 적용 가능성에 중점을 둔다.사실 현장교육연구의 근본적 목적과 지향점은 교육과정 전문성 함양과 수업 개선으로 직결된다. 교육과정 전문성, 수업 전문성은 교원의 생명과 같은 것이다. 모름지기 교원을 전문직이라고 할 때 그 핵심은 교육과정과 수업에 관한 전문성이다.따라서 현장교육연구는 교원들의 수업 혁신에 관한 고뇌의 결정체이고 나아가 학교 교육의 변화와 혁신의 출발점이다.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학교 수업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적용하고 구현한 실천 내용이 중심이 돼야 한다. 미사여구가 아닌 학교와 교실 현장에서 진솔하게 실천한 연구보고서가 바람직하다. 특히 교육과정이나 수업과 직결된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규명하려고 노력한 연구보고서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학생을 위해 성장하는 교사 되자 현장교육연구대회 참여는 기본적으로 수상이나 승진 가산점을 얻기 위한 외재적 강화가 아니라, 교원으로서 꾸준한 자기 연찬과 성장, 발전을 추구하려는 내재적 동기에서 비롯돼야 한다. 특히 교원들은 승진 점수를 모두 채웠다고 연구에서 손을 떼서는 안 된다. 평생교육시대를 맞아 교원들의 연구와 배움은 교학상장(敎學相長),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으로 평생 동안 지속돼야 한다. 교원들의 훌륭한 연구는 학생들의 좋은 배움으로 직결되고 교육과정 개선, 수업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 결국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미래 교육에서 현장교육연구는 교원들을 교육전문직으로서 자질과 역량을 갖춘 ‘더 좋은 선생님’으로 성장하게 하고 학생들을 ‘창의융복합형 인재’로 양성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나아가 교육전문성의 바탕 위에서 교육과정과 수업의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교육 혁신을 추구하는 견인차다.
일본은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고, 문화적으로 비슷한 경향이 있어서로 영향을 많이 주고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필자는 반일교육을 받은 세대이지만 30대가 지나 일본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심층적 이해를 위해 교원 연수유학 때는 대학 학부 1학년 강의도 들었다. 또한 각종 세미나와 교원동아리학습회 참석, 큐슈에서 홋카이도까지의 기차 여행, 일본인 교회에서의 장기간 체류와 일본 가정에서의 홈스테이, 일본인의 한국 민박 주선,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의 교육 현장 방문과 연구, 한일 간 교류 행사 참석은 물론 국제회의 참가 체험을 하면서 다양한 부류의 일본인과 접했고,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일본인을 더 가깝게 접하는 경험을 했다. 사람이나 국가나 어느 한 면만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본은 유난히 이처럼 서로 다른 얼굴로 보일 수 있는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인 것 같다. 그리고 일본은 그 정체와 실제 모습을 단순하게 간단히 파악하기가 좀 어려운 나라인 것 같다. 일본은 개인이나 국가나 소위 '표정 관리'의 명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잘 알기 어려운 나라인지도 모른다. 또한 우리에게는 침략이라는 피해의식을 갖고 보는 면에서 하나의 색안경을 끼도 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려울 것이다. 1. 자주적 인간 어느 유치원 방문시 한 아이가 흙탕물에 미끄러져 넘어져서 옷을 다 버리게 되었다. 그 아이는 여벌 옷 가방을 가져와 스스로 옷을 갈아입는 것이 아닌가? 그때, 선생님이 하는 일은 단지 바라만 보고 있는 것뿐이었다. 이처럼 자기 문제를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활을 유치원에서부터 실천하고 있는 아이들이다. 그런가 하면 학교에서의 기본은 성인이 되어서 스스로 자기 일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특히, 어려서부터 교육에서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말을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고 살아간다. 전차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백화점·식당 같은 곳에서 뛰고 장난치는 것도 모두 남에게 폐가 되는 일이니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가정교육을 받고 자라기에 지금도 일본인의 질서의식을 세계에서 두 번째 가라면 안 될 정도로 잘 지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학생들에 대한 배려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한 학교의 노력이다. 중학교에 입학한 딸의 경우는 모든 교과서가 거의 한문이므로 거의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이러한 형편을 안 학교에서는 별도로 선생님을 배치해줬다. 이 선생님은 사전을 옆에 들고 내 아이 옆에 앉아 모르는 단어를 사전을 찾아가면서 지도해주셨다. 그런가 하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업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사설을 공책에 베껴 오도록 지도하는 것이었다. 넌 한국에 돌아가야 하니 한국어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선생님의 생각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3. 교사들의 근무 부담 일본 학교 교육에서 특징적인 것은 일부 사립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립학교에서는 평균적인 교육이며, 기초적인 생활 방법을 반복하여 시키고 있다. 일본교육에서 잊기 어려운 체험은 입학식과 졸업식 광경이다. 이러한 행사 등도 거의 매뉴얼화 되어 있다. 이 입학식 졸업식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어린 아이들인데도 장시간의 시간을 몸짓을 움직이지 않고 보내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다. 그런가 하면 학교 수업이 끝나고 공통적으로 실시하는 특별활동이다. 어떤 때는 밤에 불을 밝히며 학생들과 함께 하지만 그렇다고 시간외 수당을 받는다거나 특별 지도비를 받는 것도 아니다. 운동을 하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아침 일찍 나가 운동을 한다. 이러한 일은 십여년 전이나 오늘이나 다름없이 계속되고 있다. 4. 학부모들의 역할 교육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부모들의 태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적으로 학교생활에 대한 학부모들의 태도는 학교에 믿고 자기 자녀를 맡기는 것이다. 그래서 성적이 떨어졌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등 개인적인 사유로 학교를 찾아가는 일은 거의 없다. 그 대신 정기적으로 학교 수업을 참관하는 행사가 있는 데 학교생활의 하루를 철저히 관찰하는 것이어서 이때를 이용하여 자기 자녀의 행동을 파악 할 수가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아버지들의 학교 수업 참관 정도가 미약하기 때문에 일요일을 학교 참관 일로 하고, 월요일에는 쉬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5. 변함없는 기본 교육 선진국의 풍요 속에 배고픔과 부족을 모르는 어린이들이다. 학교가 끝나면 피아노, 발레 등 각종 과외 수업에 시달리는 모습은 한국의 상황과 거의 다른 바 없으며, 학교 성적이 떨어지면 학습을 보충하기 위해 학원에 가야하는 것도 우리와 너무나 닮은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와 다른 것은 승용차로 등하교 시키고, 빠뜨린 도시락이나 숙제물을 부모가 가져다주는 과보호는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에 맞는 역할을 어렸을 대부터 철저하게 몸에 익히는 기본교육이 충실한 일본교육의 단면을 보면서 우리의 교육은 너무나 요란스럽게 떠들며, 이루어지는 교육은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이 지구상에 교육이 열심인 나라는 어느 나라일까? 열심이라는 기준은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나라. 즉, 일본, 미국, 영국, 독일, 이스라엘 등의 교육을 열심히 수입해 국가교육 정책에 반영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위한 교육과 학습시스템의 변화를 성찰할 수 있도록 특이성을 가진 교육선진국이 수행하고 있는 교육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의 소수민족이다. 하지만 억만장자의 40%를 차지하고, 노벨 평화상의 22%를 차지한 것이 바로 ‘유대인’이다. 유대인만큼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강한 민족은 없으며, 금융 법률, 경영 등에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유대인과 한국인의 지능 정도, 공부하는 시간, 교육열, 교사 수준 등 여러 부분을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인들이 누리는 여러 조건들은 유대인보다 앞선다는 지적이다. 또한 유대인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는 지능과 노력,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여러 부분에서 특출난 인물을 배출하지 못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미국은 GDP의 2.6%(유럽1.2%, 일본 1.1%)를 대학·연구소 등 고등교육에 투자한다. 그래서세계 최고수준의 교육을 받기 위해 최고 두뇌들이 몰려들어 연구기관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고급 인재들이 다시 사회로 배출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돼 있다. 영국의 학교는 아이가 어떤 사고를 하고 어떻게 추리할 수 있느냐는 능력을 중요시 한다. 특히, 대학입시에서는 총 20문제 중 자신이 잘 아는 3개만 골라서 논술식으로 답을 쓰면 된다. 이처럼 학생의 변별력을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실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자유롭게 검증하고 있다.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미국적인 개인의 지능이나 장점의 개발, 개인적 성취에 중점을 두는 교육이라면 덴마크는 보통사람들을 위한 보통의 교육을 강조한다. 즉, ‘네가 남보다 더 잘 낫다고 생각하지 말라’, ‘네가 남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등과 같은 겸손을 가르치는 덕목들이다. 이런 덕목들이 결과적으로 공동체 의식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다. 이 결과 국가 공공서비스에 대한 믿음이 매우 특별하다. OECD에서 2000년부터 3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는국제학업성취도 비교연구(PISA) 결과를 보면 우수 학력을 가진 나라로 눈에 뛰는 나라는 단연 핀란드와 우리나라이다. 그런데 두 국가의 교육은 매우 대조적이다. 우선 우리 아이들은 정규학교 수업 이외에도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핀란드의 약 3배). 학원과 과외의 과열 양상이 사회 문제가 된지 오래이다. 기러기 아빠도 한국만의 특징이다.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좋은 고등학교, 대학에 가기 위해 내 주변의 급우들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강박의식을 갖고 공부하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흥미도가 실시 국가의 평균보다 낮고,협동에 대한 선호도는 최하위를 맴돈다. 이 같은 현실을 우리가 직면하면서 과연 우리교육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를 탐색하고자 한다.
은퇴 후 제2인생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필자. 얼핏 보면 교직에서 은퇴한 후 한가하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리고 있을 것 같지만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다. 어제는 ‘바쁘다 바뻐!’를 외치며 하루해를 보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기에? 평범했던 그 하루 일상을 돌아보고자 한다. 5시 30분 기상과 동시에 라디오를 켠다. 뉴스를 듣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기 위해서다. 또 음악을 들으면 하루를 준비한다. 스마트폰으로는 카톡과 밴드에 도착한 새로운 정보를 확인한다. 어제 비가 왔기에 아침 삭사 전에 일월공원 텃밭으로 향한다. 고추와 토마토의 생육상태를 살피려는 것이다. 도시농부로서의 삶은 부지런을 요구하고 행복을 선사한다. 10시, 주민센터 체력단련실에 도착이다. 탁구교실에 참가한 것. 회원들은 미리 도착하여 몸풀기를 하고 벌써 복식게임에 돌입하였다. 나 역시 스트레칭을 하며 준비운동을 하고 게임을 준비한다. 금방 복식조가 편성되어 시함을 한다. 세트 스코어 0:2에서 2:2가 되고 결승전이다. 탁구경기에서 얻는 교훈 하나는 졌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11시, 마을만들기협의회 정례모임이다. 동장실에서 개최됐는데 주요시책 및 동정 안내를 보면 5월의 일정이 자세히 나와 있다. 지준만 동장은 모니터를 이용해 그동안 지역사회의 변화된 모습을 브리핑 한다. 행복 밥차 운영, 경로 효 잔치 행사, 지하보도 벽화 그리기 사업, 구운공원 벽화조성 사업, 주민소통 게시판 설치 등 앞으로 이뤄질 사업도 안내한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변화가 눈에 보인다. 오후 1시. 점심식사 후 마을만들기 협의회 회원들이 일월 5호 어린이공원에 모였다. 자연보호 활동을 전개하려는 것. 회원들은 단체활동 조끼를 착용했다. 왼쪽 가슴에는 명찰도 달았다. 조끼는 회원들의 회비로 구입한 것이다. 주민센터에서는 목장갑, 집게, 비닐봉투를 준비해줬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30분간 활동하니 공원이 산뜻해졌다. 협의회는 매월 1회 모여 회의만 하는 것이 아니다.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실천에 곧바로 옮긴다. 오후 2시, 대한노인회 상구운 경로당에 도착했다. 미용봉사를 하려는 것. 지난 달에는 삼환아파트 경로당에서 이발, 염색, 얼굴마사지, 네일 아트 봉사를 했다. 경로당 내실에서 할머니 10여 분이 대기 중이다. 이 근처에 인가가 그리 많지 않은데 생각보다 노인들이 많다. 노인들 중 최소연령이 75세, 최고령자가 92세라고 한다. 장비와 도구가 도착하고 이제 미용봉사 시작이다. 헉!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미용봉사를 미리 예고하고 출입구에 게시도 해놓았는데 봉사를 받으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이발과 염색을 하면 젊어 보이고 단정한 모습이 된다. 얼굴마사지를 하고 네일 아트를 하면 아름다워진다. 그런데 그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경로당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의문은 금방 해소되었다. 할머니들이 화투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 그러니까 작은 돈이 왔다 갔다 하니 경황이 없었던 것이다. 봉사자들은 난감해졌다. 그냥 발걸음을 돌리면 되지만 그게 아니다. 그건 봉사자의 태도가 아니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할머니들은 이성을 찾았다. 92세 할머니 머리 커트가 시작이 되고 회원들 머리 염색이 시작되니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용봉사를 받으려는 희망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 얼굴마사지를 받으려고 바닥에 눕는다. 봉사자의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함을 느낀 순간이었다. 경로당도 지역별로 문화의 차이가 있음을 알았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경우가 달랐다. 소속 구성원의 의식도 중요하고 구성원의 리더의 역할도 중요함을 알았다. 여가 선용을 어떻게 하느냐, 경로당을 어떤 분위기로 만들어 나가느냐를 구성원이 정해야 하는 것이다. 100세 사대라고 한다. 액티브 시니어들도 있어 개인은 물론 지역사회, 국가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의미 있는 노후생활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취임식도 간단히 가졌다. 매우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해야 할 일이산적해 모두 감당해 낼 것인지 두렵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소감에서 밝힌‘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구호는 국민의 열망을 적절히 반영한 것이었다.수차에 걸쳐 촛불시위에 참여한 수많은 시민들은 단순한 정권 퇴진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대개조를 요구하는 바람이었다. 날로 심화한 양극화로 인해 국민은 힘들어 하였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은 단순히 3기 민주정부를 넘어 총체적인 국가 개조, 격차사회 탈출을 위한 대장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나라다운 나라'를 강조한 것처럼 모든 조직과 개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함으로 '다움'을 추구해야 한다.지금 국민들은 기득권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을 거부한다.정치인들은 국민들이변화를 지향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계절은 봄이다. 봄은 봄다워야 한다. 그러나 황사로 인해 나들이가 어렵게 되면 이건 나들이 하기 좋은 봄이 아니다. 내가 근무했던 학교 현장은 학교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학교의 핵심 주체인 선생님이 선생님다워야 한다. 최근 어느 학교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데 학생들이 밖에서 신고 다니는 운동화를 복도, 교실에서도 신고 다닌다. 그래도 어떤 선생님도 이를 지적하지 않기에학생들은 자신에게 편한대로 행동을 하는 것을 보았다. 학생이 학생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밝지 못하다. 학교 앞 잔디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학교 화단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고 그 사이에는 예쁜 잔디가 꽃을 피워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학교의 잔디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어떤 학교에는 잔디가 있어야 할 곳에 밭에서 자라야 할 여러 종류의 농작물이 자리고 있다. 이를 함께 바라본 어느 외부인이"이건 아닌데!"라면 고개를 젓는 것을 보았다. 만일 학생들에게 식물의 성장 모습을 가르치고 싶다면 주변 텃밭이나 화분에 재배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나라가 나라다워야 하듯이 학교의 화단 모습은 잔디 모습을 유지해야 학교모습이 아닌가? 나라다운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문제가 많은 이 나라에서 국가권력 기관을 바로 세우는 일 등 수많은 것을 대통령 한 사람에게만 의지하면서 나라답기를 원한다면 결코 이뤄질 수 없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우리의 삶이 당장 달라지는 게 아니다. 가정은 가정답게 구성원이 노력해야 가능하고 학교가 학교답고 기업이 기업다우며, 공공기관이 공공기관 다울 때 나라가 나라답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전반에서 혁신이 살아나고 민간소비가 활성화돼야 청년들의 취업이 가능하다. 무조건 일자리 갯수만을 늘리기 위하여 국민이 내는 세금을 낭비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한편으로 이기심이난무하는 이 세상에서국민 개개인이 공공성을 중시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올바른 시민다운 시민이 주체적으로 책임을 지고 권리를 행사하는 시민성 교육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아직도 선진국 대열에 끼지 못한 이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 말이다.
최근 세계사적 흐름(trend)은 제4차 산업혁명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이전 제3차 산업혁명까지가 과거라면 제4차 산업혁명 이후는 미래다. 제4차 산업혁명은 지능, 정보, 기술이 바탕이 된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추동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조류(潮流)가 되고 있다. 교육 역시 이와 같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 흐름과 견주어 새롭게 변해야 할 소명을 안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용어는 2016년 세계 경제 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 언급되었는데, 정보 통신 기술(ICT) 기반의 새로운 산업 시대 다양한 영역과 분야를 대표하는 용어다. 컴퓨터,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제3차 산업혁명인 정보혁명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다. 모름지기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지능, 정보, 기술이 연계된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3D 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돼 실제 세계의 모든 제품·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혁명에 비해 더 넓은 범위(scope)에 더 빠른 속도(velocity), 다양한 망(網)의 연계성(sequence) 등이 핵심 동력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창의적 사고력과 비판적 사고력,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 능력이 사고와 교육의 근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지식, 경험,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다. 생각하는 힘과 방법이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사람들이 언행 즉 말과 행동을 할 때 머릿속에서는 단어, 동작, 시간의 선택 등 많은 판단들이 이루어진다. 이 판단들은 대부분 자신의 지식, 경험, 사고 체계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 체계를 ‘스키마(schema)’라고 한다. 스키마는 정보를 통합하고 조직화하는 인지적 개념 또는 틀 내지 도식이다. 일반적으로 전체적인 논리 구조는 스키마, 개별적인 논리 구조는 서브 스키마라고 칭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나이가 들고 연륜을 더해가면서 저마다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삶에서 터득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많은 사고를 하게 되면서 개인의 스키마도 점점 크고 단단해진다. 스키마가 크고 단단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지식과 경험이 많아지고 판단력도 발전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스키마가 단단해지는 만큼 새로운 지식과 경험 및 사고가 기존 스키마에 접목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즉, 새로운 지식과 정보, 경험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기존에 자신이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들 내에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고착된 지식과 정보, 경험의 위험성이 상존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스키마에 의존해 주로 소통과 확신을 하다 보니 생긴 불통의 상황이 초래되기도 한다. 스키마에만 의존한 소통의 역기능은 불통만이 아니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그 정보가 자신의 스키마내에 있는 기존 정보 또는 가치체계와 부합하면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소통과 불통의 잣대가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는 기존 정보, 가치체계인 것이다. 수백 년 전 만유인력을 창시한 뉴튼이 자신의 스키마에 의존해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당연히 여기고 의문을 품지 않았더라면 인류 과학의 역사는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스키마에만 의존하지 않고 질문을 던지는 것, 이것이 창의적 사고력과 비판적 사고력, 그리고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 능력의 시작이다. 왜, 어떻게, 또는 다른 방법 등을 비판하고 규명해보고자 하는 것에서 새로운 사고와 발상이 출발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 능력 신장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의 지향점이다. 이와 같은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 능력 등이 역사적으로 사회의 가치체계에 적용될 때에는 사회변동과 정치변혁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동서고금의 성공한 여러 혁명들이 이를 방증한다.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그리고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능력에서 비롯된 끊임없는 토론과 질문 등이 새로운 생각과 도전이 새로운 길로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한 새로운 사고들이 기존의 것들과 경쟁하게 하며 보다 합리적이고 널리 수용될 수 있는 가치체계가 완성되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에서 출발한다. 기존의 ‘관행과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다. 소크라테스의 토론, 콜럼버스의 달걀, 뉴턴의 사과 나무 등 현대에서는 보잘 것 없는 사고와 실행이 인류의 삶을 새롭게 바꾸고 역사를 바꾼 것이다. 결국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에서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 능력 등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사제동행이 필수적이다. 학생 교육에서 교원들이 더 연찬하고 연구하고 탐구해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이와 같은 새로운 사고를 하도록 하고 지식과 경험 및 사고의 체계인 ‘스키마(schema)’를 구조화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교원들이 해야 한다. 물론 이 시대 위정자들과 교원들은 더러는 진부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 능력 등이 그동안 학생들에게 신장, 함양되지 않았는지 성찰해야 한다. 한국 사회와 교육계에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능력’ 함양이라는 교육적 목표가 도입된 지 반 백년은 됐는데 정작 그 능력 신장과 함양은 왜 제자리 걸음에 그치고 있는지도 자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예전에도 이렇게 했는데 별 문제 없었는데…’라는 관행은 금물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은 기존의 관행적 암기식, 설명식, 강의적, 주입식 교육의 과감한 반성과 탈피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랜 만에 봄비가 내리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모두가 고생을 하며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이렇게 봄비가 내리면서 미세먼지를 날려버리니 고마울 뿐이다. 비로 인해 출퇴근이 힘들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출근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봄비와 같은 선생님에 대해 생각해 본다. 봄비가 적절한 때에 내렸다. 미세먼지가 너무 심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차를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차가 온통 미세먼지로 인해 엉망이다. 이 미세먼지가 입으로, 코로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보라. 이게 폐를 나쁘게 만들고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그리하여 건강을 망가뜨리고 학교의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든다.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때 봄비가 내려 문제를 풀어주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악습으로 인해 그들의 삶이 힘들어질 때 선생님의 단비와 같은 조언이 필요하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말씀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면 학생들은 살맛이 날 것이다. 봄비는 온 대지를 적셔 주어 농작물뿐만 아니라 온갖 동식물들이 새 힘을 얻게 된다. 비가 오지 않으면 모든 잎은 시들시들해지다 결국은 죽고 만다. 농작물은 비가 오지 않으면 생명의 위협을 가져온다. 봄비는 단비다. 생명의 비다. 이 비로 말미암아 만물이 새 힘을 얻어 소생하게 된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단비의 역할을 하면 된다. 어떤 이는 학교의 생활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공부에 취미가 없고 눈은 언제나 학교 밖으로 나가 있다. 오락실, 술집 등 학생들이 가서는 안 될 곳으로 눈이 쏠려 있다. 학생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점점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이들에게 다가가 단비의 역할을 하면 된다. 그들을 살리는 역할을 하면 학생들은 다시 제자리에 서서 잘 자라게 될 것이다. 봄비는 식수를 제공해준다. 식수가 없으면 살 수가 없다. 식수를 구하지 못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물동이를 이고 식수를 구하러 다니는 나라의 여인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이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가뭄이 계속 되면 물을 구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공부 때문에 목말라 하는 이도 있다. 진학과 진로 때문에 목말라 하는 이도 있다. 가정 환경 때문에 목말라 하는 이도 있다. 친구 때문에 목말라 하는 이도 있다. 이들에게 시원한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분이 바로 우리 선생님이다. 학생들 곁에 찾아가 부모가 되어 주고 형제자매가 되어주며 친구가 되어 주어 그들의 목마름을 풀어주면 그들은 엄청 좋아하게 된다. 특히 가정의 달에는 대리 부모가 되어 주어 외롭고 쓸쓸한 학생들에게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봄비와 같은 선생님이 되면 어떨까?
어버이날. 객지 생활하는 딸과 아들로부터 문자메시지를 각각 받았다. 아들과 딸은 어버이날 함께 하지 못하는 죄송함을 문자로 표현했다. 그런데 기존 어버이날에 접하지 못한 아들의 문자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아들은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미세먼지 조심하라며 마스크를 사서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외출할 때, 꼭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부탁했다. “어버이날 감사합니다. 아버지❤ 미세먼지 조심하시고 황사마스크 사서 보낼 테니 외출할 때 꼭 착용하세요!! -아들 올림-” 이제 미세먼지는 해결해야 할 단순한 문제가 아닌 듯싶다. 어버이날 미세먼지 조심하라는 아들의 문자메시지가 왠지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미 미세먼지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5월 4일 목요일. 개교기념일. 늘 수면 부족으로 아침마다 잠과의 전쟁을 벌였는데 오랜만에 단잠을 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언제부턴가, 수면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 잠자기 전 항상 휴대폰 전원을 꺼놓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아침에 깨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휴대폰 전원을 켜고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늘 그랬듯이, 일어나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을 확인했다. 휴대폰의 전원을 켜자, 액정 위에는 여러 통의 문자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유독 눈에 띈 것은 '부재중 전화 5통'의 알림 문자메시지였다. 확인 결과, 모르는 전화번호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가 걸려와 있었다. 처음에는 전화를 걸어볼까 생각도 했는데 모르는 전화번호라 그만뒀다. 잠시 뒤, 부재중 받지 못했던 그 전화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처음에는 스팸이라 생각하고 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계속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가 신경 쓰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내 목소리에 중년의 여성 목소리가 휴대폰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선생님, 저는 ○회 졸업생 ○○○입니다. 기억나세요?" "누구라고요?" 상대방이 졸업생이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혔으나 도무지 그 졸업생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할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얼굴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전화상의 목소리만으로 제자의 얼굴을 떠올리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잠시 휴지(休止)가 흘렸다. 그러자 제자는 학창시절 있었던 몇 가지 에피소드(Episode)를 말하며 내가 본인 이름과 얼굴을 떠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사실 졸업한 지 워낙 오래된 제자라 그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내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이제 나이가 40대 중반이 다된 제자는 두 아이(1남 1여)가 초등학생인 학부모이기도 했다. 제자는 졸업한 뒤, 그간 지내온 세월을 전화상으로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특히, 남편과 두 아이에게 큰 자부심이 있었다.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은사(恩師)인 내 생각이 났다며 안부를 물었다. 그런데 제자가 전화를 건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제자는 오랜만에 연락된 선생님에게 죄송하다며 조심스레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선생님, 제 아이가 왕따인데 어떡하죠?"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가 학교서 왕따를 당해, 학교 가는 것을 꺼린다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제자는 물었다. 그리고 이 문제로 담임 선생님과 상담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학창 시절, 왕따를 당해본 적이 있는 제자는 아이의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제자는 이야기하면서 연신 울먹였다. 우선, 제자에게 알고 있는 전문 상담가를 소개해 주고 연락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연휴를 이용하여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 외에도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방법 여러 가지를 일러주었다. 내 말에 제자는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조만간 꼭 찾아뵐 것을 약속하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문득 제자의 학창시절이 생각났다. 친구로부터 왕따를 당해 하마터면 학교를 그만둘 뻔한 제자를 간신히 졸업시켰다. 그런데 아이의 왕따 문제로 제자가 전화할 줄은 몰랐다. 한편, 졸업한 지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나를 잊지 않고 고민 상담을 해달라며 전화해 준 제자가 고맙기만 했다. 우선, 제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기로 하였다. 무엇보다, 제자의 고민이 빨리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이은 구속⋅기소로 5월 9일 조기 대선이 실시된다. 교육분야 공약을 살펴보니 그게 그거다. 대입전형 단순화, 누리과정 확대, 고교 무상교육 등이다. 그 외 수능 자격고사화, 고교학점제, 학제개편, 무학년제, 국가장학금 확대, 일제고사 폐지 같은 공약도 있다. 이런 교육 공약들은 본질에서 한참 비켜나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원초적 교육문제는 ‘무너진 공교육’이다. 학교 공부만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학원을 가게 한다. 실제로 서울대의 특기자전형 구술 면접은 사교육의 선행학습 없이 풀 수 없는 문제였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수능 자격고사화라든가 대입전형 단순화와 함께 반드시 시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공교육 활성화이다. 공교육 활성화에는 교원 사기진작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어떤 후보의 대선 공약에도 교원이 없다. 일례로 지금의 담임·부장수당 등이 언제 책정된 것인지 까마득한데도 그런 열악한 처우개선 공약은 없다. 물론 수당 얼마 올리는 것이 교원 사기진작의 전부는 아니다. 학교폭력이나 학생인권조례 따위로 지금 교사는 더 이상 오그라들데 없는 처지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훈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교원의 처지를 옛날 ‘호랑이 선생님’으로 돌려놓는 일이야말로 공교육 활성화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법정 정원을 끌어올리긴커녕 있는 교사마저 학생 수 기준 배정 따위를 내세워 자꾸 줄이는 정책으로는 공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없다. 정규 교사 증원에 인색한 반면 기간제니 취업지원관이니 하며 비정규직 교사들만 늘리는 정책으로는 공교육이 안정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매맞는 교사들로는 공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없다. 교총에 따르면 교권침해는 2009년 이후 7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 명퇴하려는 주요 원인중 하나도 교권침해다. 그런 악덕환경의 학교에서 공교육이 온전히 이루어지리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는 짓이다. 특히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 가령 어느 고교 A교사는 B학생이 던진 책에 코 아래를 맞았다. 코피가 나는 줄 알고 고개를 숙인 A교사는 그 순간 교탁으로 달려온 B학생에게 머리도 맞았다. 다른 학생들이 말려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A교사의 인중이 2cm 찢어진 채였다. 결국 A교사는 다른 학교로 옮기게 됐다. 수업을 방해하는 다른 학생의 지도하기 과정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듯 교사가, 학부형도 아니고 학생에게 폭행당하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참상이 빚어지는 것이 지금 학교의 모습이다.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패륜이 자행되는 학교에서 뭘 더 이상 해볼 수 없는 교사들은 무력감과 상실감에 빠져든다. ‘내가 이러려고 교사를 하나’ 자괴감에 빠져든 일부 교사는 결국 명퇴로 학교를 떠나간다. 사정이 그런데도 학생에 대한 조치는 고작 출석정지나 전학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너무 가벼운 벌이다. 그런 학생들은 부모 폭행과 같은 ‘반인륜사범’으로 처리해야 맞다. 영원히 학교를 떠나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전학의 경우 그 학교에서 또다시 교사폭행의 패륜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좌우 대립으로 극도로 혼란했던 해방정국도 아니고, 어떻게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그렇듯 빈번히 일어날 수 있는지, 또 그런 일이 계속 늘어가는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환부가 이렇듯 뚜렷한데도 새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들은 그런 교원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실상을 모르는지 알고도 외면하는 것인지 답답하다. 교원 사기진작은 그들이 예뻐서 필요한 게 아니다. 교사들이 경제적으로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어서도 아니다. 교원의 사기진작이 필요한 것은 그들이 공교육 활성화의 추진 동력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권보다도 최악인 교원사기를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하다.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원 사기진작의 대선 공약이 없어 아쉬운 이유이다.
5.9 선택의 날이 코앞에 다가 왔다. 앞으로 5년 간 대한민국호를 이끌 선장을 선택하는 막중한 투표를 해야 할 때가 됐다. 완벽한 후보자가 부재한 현실에서 우리는 차선을 강요당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이제 제19대 대통령 선거 입후보자 중 선택에 앞서 각 후보들의 공약, 정책, 철학, 가치 등을 종합해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이번 제19대 대선은 역대 그 어느 선거보다도 엄중하고 중차대한 선거다. 각 후보들은 그 동안 6차례의 후보 토론회, 선거 공보, 선거 벽보, 공약집 등을 통해서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선택을 호소했다. 지금도 전국을 훑으면서 대규모 유세를 계속하고 있다. 물론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을 ‘교육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들은 입으로는 교육대통령을 호소하지만, 진정성 있는 교육대통령감은 없다는 자조적 체념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후보들이 그럴듯한 교육공약과 정책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교육에 대한 종합적 비전 제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분석에서다. 이제 후보별 공약과 정책에서 우열과 옥석을 가리고 교육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은 유권자의 몫이다. 특히 교육대통령 선출은 50만 교원들의 선택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한 번 뽑아 놓고 5년 간 후회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미더운 교육 대통령으로 5년 동안 가슴 뿌듯한 도의와 공감을 하는 교육 대통령 선택에 성찰과 숙고를 해야 한다.특히 누란의 위기라고 걱정하고 있는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 혁신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 산적한 교육현안을 해결하고 제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교육대통령이 선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온 국민의 소망이지만, 정작 그 선택도 교원을 포함한 국민들의 몫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이번 대선 후보들이 내건 교육공약과 정책을 대별해 국민들의 요구사항과 결부하면, 고교 체제, 진학계열과 직업계열의 복선형 체제로 개편, 범정부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교육부 역할 강화, 학제 개편 및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교원지위법’ 개정, 교육감 직선제 폐지 및 대안 모색, 교원 차등성과급제 폐지 및 대안 마련 등이다.특히, 국민들은 몇몇 후보들이 공약한 새 정부 출범 후 교육정책을 종합 기획하고 실천해야 할 컨트롤타워인 교육부가 폐지 내지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교육 개선이 아니 개악의 우려 때문이다.모름지기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그 핵심이 교육부다. 물론 그간 교육부가 행정 지시 중심 의 공문 남발 등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 비난을 받아온 것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하지만, 그 해법이 교육부 폐지라는 데는 동의할 수가 없다. 교육부 폐지는 국가가 유·초·중등교육을 포기할 우려가 있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교육도 포기하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혹자는 교육부 폐지 후 국가교육개혁위원회, 미래교육위원회 등을 설치해 교육 업무 관장을 주장하지만, 이 역시 교육부를 존치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심의, 자문 기구 역할을 부여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 위원제인 국가교육개혁위원회, 미래교육위원회 등은 최종 의사결정에 일정한 제한이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또한 대통령이 교육 공약을 챙기거나, 시도교육청에 위임해 교육부를 약화시키는 것도 안 된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시·도교육청에 맡겨서 수행해야 할 일이 있고, 국가 차원과 단위에서 교육부가 관장할 역할이 따로 있다.결국 교육부 기능 축소나 개편,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새로운 기구 구성보다는 교육부를 고유의 교육 업무의 명확한 관장으로 역할 제고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입 수능 평가 개선, 교육 및 복지 양극화 해소, 외고·자사고·국제고 문제, 책임학년제 실시 등 교실혁명, 아동수당 도입과 교육 희망 사다리제 등 후보들이 공약한 교육 공약과 정책을 심독 분석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차분히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 철학과 가치 등을 분석해 소중한 한 표 행사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교육대통령, 바로 국민이 우리가 선택하는 소중한 정치 행위다. 그리고 그것은 참정권의 기본이며 민주주의와 민주시민교육의 출발점이다.
여행은 집에 돌아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인가? 결코 아니다. 집에 돌아가 지나 온 여행지를 되새기면서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작년 4월 일본 중북부 지방에 있는 토야마현의 알펜루트를 방문하면서 다른 방향에서 이곳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없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안고 살았다. 이번 여행이 바로 그것을 확실히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나가노현 모토야마역에서 출발하여 쿠로베댐까지의 여행은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행길이었다. 일본 동해안은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지세이다. 동해 바다의 수증기를 품은 공기를 북서풍이 일본으로 몰고와 산지가 많은 일본의 북동부에 쏟아놓기 때문이다. 일본 황금 연휴 기간은 매우 많은 사람들이 움직인다. 이에 아침 나가노에서 오미야까지 한 시간 거리는 좌석을 잡지 못해 서서 가는 여행이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돈이 있다고 해도 이 시간 표를 얻지 못하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서 있어야 한다. 세상 삶은 어딘가에 가려면 다양한 티켓이 많이 필요하다. 세상을 마치고도 마찬가지이다. 기독교인들은 믿음이 있어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지식을 마음에 안고 살아간다. 이러한 지식은 객관적인 지식은 아닐 수 있다. 그것은 모든 천하만민이 다 그렇게 믿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식이란 꼭 객관적이 아니어도 믿는 사람에게는 큰 효능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진리를 절대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 의하여 지금까지 기독교는 세상에 전수되고 있다. 오늘은 일본 헌법을 제정한 기념일로 70주년이 지났다. 아직도 일본 헌법은 전쟁 반대와 무력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수상은 2020년도에는 자위대의 지위와 활동이 명기된 헌법이 작동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발표를 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본 TV프로그램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 문제를 다루는 방송들이 많다. 소위 일본 지식인들이 자신들이 가진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많다. 이를 지켜보는 일본인들은 지금 한국은 곧 전쟁상태로 들어가는 것처럼 위협적인 상황으로 판단하기 쉬울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일본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지위를 지키기 위하여 많이 활용한다. 이러한 여파는 곧 일본인들의 한국 나들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한국 방문객이 꽤나 줄고 있다는 한국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양국간에 언론 보도가 상대국에 대한 문제를 과대 포장한 보도를 해 상대방 국가에 대하여 손해를 끼치는 행위는 중지돼야 한다. 그러나 모든 정보가 어쩔 수 없이 인간에 의하여 만들어지기에 편견이 개입될 수 있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편, 한국에서 바라본 일본에 대한 시각은 후쿠시마의 쓰나미와 지진으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과잉 해석하고 있다. 그런 연유로 한국 관광객은 후쿠시마를 비롯한 일본 동북지방의 여행을 금기시 하고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에서 숙박이 만실이어서 가까운 요네자와역 부근에서 1박을 하고 후쿠시마로 이동했다. 일반적으로 왜 위험한 지진, 방사선이 많은 지역에 가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발전소가 위치한 일부 지역에서 일정 거리를 제외하고는 일본인들의 일상은 크게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후쿠시마 현청이 위치한 후쿠시마역에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2020년에는 후쿠시마에서 야구와 소프트경기가 개최된다는 현수막도 눈에 들어 오고 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후쿠시마상공회의소와 각 음식점이 제공하는 특별할인 쿠폰이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후쿠시마에 대한 좋은 인상을 제공할 것이다. 현지인이 아니라면 여행지에서 꼭 기억하여야 할 것은 이같은 현지 관광안내소가 제공하는 정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여행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대부분 음식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점심시간에는 한국돈으로 1만8000원 하는 음식을 1만원에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 와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관광객의 인상을 좌우하는 교통수단인 택시 운전사들의 겉모습이다. 속은 알 수없으니까. 친절함은 빼놓을 수 없다. 조그만 짐이 있어서 운전수가 직접 내려와 짐을 들어서 트렁크에 싣는 친절함에 비해 가만히 앉아서 손님이 무거운 짐을 실을 때까지 기댜리는 한국 택시 운전수의 모습은 너무나 큰 차이가 아닐 수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친절은 말로 하는 친절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한 도시가 가져야 할 경쟁력이다.
“카네이션의 경우 학생 대표가 주는 것은 허용되지만 학생 개인이 주는 것은 안 됩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선사하는 행위에 대한 청탁금지법에 위반여부 문의가 잇따르자 관련 공식입장을 재차 내놨다. 권익위는 “학생대표 등이 스승의 날에 담임교사 등 학생의 평가·지도를 상시적으로 담당하는 교사에게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카네이션, 꽃은 수수 시기와 장소, 수수경위, 금품 등의 내용이나 가액 등에 비춰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애초 이마저도 금지하려 했으나 한국교총 등 교육계가 스승존경의 상징인 카네이션 한 송이, 감사의 손 편지 정도는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한 끝에 제한적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교총은 지난해 11월 ‘카네이션 전달 청탁금지법 위반 유권해석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데 이어, 권익위 및 교육부를 방문해 건의서를 제출해 제한적 용인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스승의 날 당일에는 이 문제 외에도 다양한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어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것이 학교현장의 입장이다. 예를 들어 담임이나 교과 교사는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에 포함되지만 방과후학교 강사,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은 해당되지 않아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이다. 이에 대해 권익위 측은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공식 답변 외의 사례는 되도록 지양하는 쪽으로 학교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학교평가는 평가단이 현장방문을 하지 않는다. 학교자체 평가로 변경 되었기 때문이다. 학교평가에 대한 문제점을 필자도 여러번 지적했었다. 이렇듯 문제가 있다보니 결국 자체평가라는 제도로 변화가 된 것이다. 자체평가라고 해서 학교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가영역이나 지표등은 대체로 정해진 틀에 맞게 해야 한다. 사전에 교육청에서 내려보내기 때문이다. 학교입장에서는 편한 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그런데 올해 평가 지표 중에 자체 평가단 구성에서 지역사회인사와 학생을 꼭 포함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색다른 점이다. 여기서 학생의 참여는 학교교육의 한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니 맞다는 생각은 들지만 지역사회인사는 좀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교사, 학부모등 교육이 주체가 들어가는 것 역시 맞지만 지역사회 인사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물론 포함하면 되지만 여기에 또 한가지 단서조항이 있다. 해당학교의 학부모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해당학교와 직접 관련이 없어야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부모는 위원은 쉽게 참여할 학부모를 구할 수 있지만 학부모가 아닌 지역인사는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학교의 실정을 잘 모르니 어쩌면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역으로 생각하면 아주 객관적인 평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후자보다는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제 어떻게 지역사회 인사를 구할 것인가 고민을 해볼 차례이다. 누구로 해야 할지 쉽지 않다. 학부들에게 연락해 다른 학교 학부모회 임원들을 섭외할 수도 있다. 그나마 학교는 다르지만 학교실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른학교 학부모를 위원으로 하는 것은 그 학교와의 비교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하다. 좀 더 쉬운 방향으로 찾아보면 졸업생의 학부모를 찾는 것이다. 여러가지 검토를 했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다. 그 학부모 역시 흔쾌히 동의해주었다. 어쩌면 많은 학교에서 이 방안을 활용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생각이 거의 비슷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문제, 굳이 이렇게 까지 해서 지역사회 인사를 넣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다. 지역사회 인사를 권장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학교의 교사와 학부모, 학생을 못 믿겠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자체평가를 하도록 했다면 당연히 전권을 학교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필요한 평가방법이나 지침을 주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위원회구성까지 못박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사소한 것 같지만 학교에서 받아들이는 것은 심각할 수 밖에 없다. 반드시 포함해야 할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학교에 일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한국교총은 2일 대선 기간 중 마지막으로 열리는 ‘교육분야 TV토론’을 앞두고 교총이 전국 50만 교육자의 마음을 담아 제시한 핵심 교육공약 요구과제를 후보자 공약과 새정부 교육정책에 반영·실천할 것을 촉구했다. 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산적한 교육현안을 해결하고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교육대통령이 선출되기를 강력히 기대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교총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어 '제19대 대선 교육공약 요구과제'를 발표하고 각 후보자와 정당에 전달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고교 체제, 진학계열과 직업계열의 복선형 체제로 개편 △범정부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교육부 역할 강화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교원지위법’ 조속 개정 △교육감직선제 폐지 및 새로운 대안 모색 △교원 차등성과급제 폐지 및 대안 마련 등이다. 교총은 지금까지 각 후보자들이 제시한 교육 공약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많은 교육공약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교육에 대한 종합적 비전 제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새정부 출범 후 교육정책을 종합 기획하고 실천해야 할 컨트롤타워인 교육부가 폐지내지는 축소될 기로에 서 있는 데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국가가 유·초·중등교육을 포기하는 것은 현재 교육은 물론 미래 교육도 포기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이 직접 공약을 챙기겠다면서 교육부를 약화시키는 것은 스스로 모순이며, 현실적으로도 그 역할을 시·도교육청에 맡겨서는 공정하고 조화로운 국가단위의 교육을 펼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5월 가정의 달. 감사하고 고마움을 표해야 할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감사의 마음이 지나쳐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경우, 주고받는 사람 모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난 9월 청탁금지법 시행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스승의 날을 앞두고 청탁금지법과 관련하여 도교육청 공문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 따른 해석도 제각각이다. 학교 차원에서 중간고사 기간을 활용하여 교직원 대상 청탁금지법 연수가 있었다. 기존 위반 사례를 바탕으로 자칫 교사가 범하기 쉬운 내용의 사전 연수이기도 했다. 연수가 끝난 뒤, 많은 교사의 질문 중의 하나가 스승의 날 학생들이 주는 카네이션 꽃이 청탁금지법에 해당하는가였다. 학생 대표(학생회장, 학급반장 등)가 교사에게 주는 꽃은 청탁금지법과 무관하나, 학생 개개인이 교사에게 주는 꽃은 청탁금지법에 위배된다는 국가권익위원회의 애매모호(曖昧模糊)한 해석이 교사의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눈에 보이는 위반 사례보다 암암리에 행해지는 금품 수수 내지 선물 공세가 더 큰 문제라고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안 주고 안 받는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다가오는 스승의 날(15일), 스승을 공경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잘못된 관행으로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학생들로부터 존경받아야 할 스승의 날이 부정 청탁으로 얼룩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무엇보다 청탁금지법이 빠른 시일 내 정착하기 위해서는 한시적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 감독으로 부정 청탁 그 자체를 발본색원(拔本塞源)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와 학생 나아가 학부모 모두가 청탁금지법의 취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부정 청탁을 근절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문득 연수를 마치고 나온 최 선생이 지나가면서 한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부정청탁 근절은 마음을 비우는 것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이 책은 어른을 위한 성장소설입니다. 우리는 과연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련과 방황을 계속하면서도 자기만의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는지요.”우광훈 대구들안길초 교사가 최근 자전적인 소설 ‘나의 슈퍼히어로 뽑기맨’으로 제7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은 허리를 다쳐 실직한 뒤 뽑기왕을 꿈꾸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웃픈’ 뽑기 역정을 함께하는 중학생 딸의 이야기다. 가족문제와 노인과 같은 타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뽑기 기계, 힙합, 일본만화 ‘원피스’와 같은 대중문화를 유쾌하게 그렸다.우 교사는 실제 2013년 신경뿌리 손상이라는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학교를 휴직했다. 30분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고, 하루 종일 집에서 맨몸운동을 하며 따분한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인형뽑기 기계에서 딸과 함께 ‘원피스’ 피겨를 뽑게 된다. 그렇게 우 교사는 인형뽑기에 빠져들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그는 기계의 특성을 연구하고 ‘원정’을 다니며 뽑고 또 뽑으며 열광했다.그는 “무언가에 중독되는 것은 그 사람이 ‘아프다’는 방증”이라며 “육체가 고통스러우니 정신적으로도 위축되고 괴로웠는데, 뽑기에 몰두하면 그 순간만큼은 나의 아픔, 슬픔, 절망, 좌절을 잊게 됐다”고 밝혔다. 뽑기가 그에게는 위로가 됐으며 순간의 재미가 켜켜이 쌓이면 행복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뽑기는 상처를 치유하는 하나의 도구였을 뿐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한다.“‘뽑기왕’을 꿈꿨던 소설 속 주인공도 자신이 현명한 길로 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이제 방황을 끝내고 자기만의 원피스(보물)를 찾을 때가 됐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없어요. 아마도 주인공은 앞으로도 계속 실수하고 고통을 잊기 위해 다른 것에 몰두하게 될 겁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게 나의 원피스일까 반문하고 또 나아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 아닐까요.”우 교사는 소설을 통해 가족에 대한 사랑도 이야기한다. 아빠를 이해하고 옆에서 알뜰살뜰 챙기는 딸과 달리 소설 속 엄마는 아빠의 고통을 무덤덤하게 대한다. 그는 “사람마다 사랑법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엄마는 아빠가 스스로 아픔을 딛고 당당하게 일어설 때까지 거리를 두고 지켜봐 주는 것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1997년 ‘유쾌한 바나나 씨의 하루’로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 등단한 우 교사는 1999년 ‘플리머스에서의 즐거운 건맨 생활’로 제2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지만 2008년 이후 절필을 생각했다. 독자와 소통이 안 된다는 느낌이 컸기 때문이다. 그는 “뽑기를 만난 후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복직 후 틈틈이 쓰기 시작해 1년 만에 소설이 나왔다”고 밝혔다.최근 뽑기 열풍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자신이 빠져들었던 것처럼 학생들이 뽑기에 열광하는 것이 이해되면서도 솔직히 아이들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방법을 모르면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학생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취미죠. 하지만 제가 아플 때 뽑기의 짜릿함에 중독됐던 것처럼 학생들도 학업스트레스를 마땅히 풀 곳이 없기 때문에 뽑기나 동전노래방을 찾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고 봅니다.”
부산지역 초등학교에서 내년부터 객관식(선택형) 시험평가가 전면 폐지된다. 즉 사지선다형 시험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다. 부산시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큰 시대에 맞춰 인재를 양성해 나가기 위해 2018학년부터 부산지역 모든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평가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주입식, 암기식, 정답 고르기식 교육으로는 변화무쌍한 복합융합사회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수 없고, 생각하는 힘과 문제 해결 능력의 힘을 키우는 교육을 위해 초등 시험에서 객관식 문제를 없애기로 했다"는 것이다. 순수한 교육의 뜻이라면 어느 정도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경기도교육감처럼 ‘9시 등교’나 ‘야자폐지’등 진보교육감들의 선심성이나 이벤트식 교육정책이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교육감 선거를 위해 뭔가 전국 이슈를 만들기 위해 또 아이들을 실험의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다.그간 우리 교육은 민선교육감시대가 열리면서 많은 변화를 만들었다. 교육혁신이라는 이름하에 이루어진 수많은 실험정책들은 모두 교육현장에 혼란만 남기고 말았다는 것이 교육현장의 반응이다. 한마디로 대부분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교육의 효과나 결과는 생각보다 수많은 시간과 이내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하나가 아니라 다양하며,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다. 그래서 교육감 집권기간에 그 성과를 낸다는 것을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함에도 많은 교육감들은 새로운 정책에 목을 매고 있다. 그것도 순수한 교육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교육정책이다 보니 교육현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겉돌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교육감이 바뀌면 바로 사라지는 정책들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의 특성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급조된 정책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그러므로 교육정책 또한 백년지대계답게 깊은 고민과 다년간의 연구 끝에서 도출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선심성 정책으론 우리 교육의 미래가 없다. 교육 전무가도 아닌 교육감들의 성급한 교육정책들로 인해 오히려 우리 교육이 왜곡되고 역행되지 않을까 더 걱정이 되는 것이다.
부산과역시교육청이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창의융복합형 인재와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로 기르기 위해 2018학년도부터 초등학교의 객관식 평가를 전면 폐지하고 주관식 서술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우선 교육계와 일선 교육 현장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 동안의 우리 교육과 학교 평가 방식이 정답 맞히기에 치중돼 있는 상황인지라 선택형 객관식을 폐지하는 실험도 한 방법으로 보는 것이다. 일선 교육 현장의 전반적 분위기도 초등학교 교육 평가 방식 전환이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육평가는 1990년대 중·후반 수행 평가가 도입된 이후 학생들의 성취도를 다양하게 평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점수 성적 평가, 평어 평가(수우미양가) 등은 사라진 것이 학교 현장의 평가 형태다.하지만, 부산교육청의 이번 초등학교 교육평가 방식 대전환은 신중하게 시행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객관식 찍기 시험으론 스티브 잡스같은 인재 못키운다"는 취지지만,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의 네 영역인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평가 중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특히 관심을 갖고 주목하는 것은 교육평가의 결과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객관식 평가와 문제를 무조건 없애는 건 학생들의 특성에 따라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현재 외국에서도 객관식 평가를 완전히 배제한 국가는 많지 않다.주관식에 약한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잃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실제로 주관식 평가문제로만 출제하면 백지로 시험지를 내는 학생들이 적지 않을 경우의 수가 우리 학교의 현실이라는 우려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교육 평가에 우려가 크다.모름지기 교육평가는 객관식, 단답형, 서술형 등 주객관식 문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제4차 산업혁명기의 창의적 사고력,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편식을 해선 사고력을 다양하게 기를 수 없다.도농 학교별로 학급당 학생수도 천차만별인데, 객관식 문제가 아예 폐지되면 학생 교육 평가를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어렵고, 나아가 주관식 서술형 문제를 평가하는 채점 기준을 확보하는 문제도 있다.우리가 부산교육청의 객관식 평가 문제 배제에 대해서 숙고해야 할 점은 이와 같은 초등학교 평가 방식의 급격한 전환이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공교육의 위기를 초래하고 또 다른 사교육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객관식 문제 출제와 평가 배제가 창의적 교육을 위해서 좋은 방안인 것 같긴 한데 새로운 상황에 맞는 사교육을 초래의 상황이 우려되는 것이다.수년 전 논술이 교육과 학교에서 도입돼 학교에서 큰 혼란이 야기될 때, 논술학원이 큰 성황을 이룬 현실과 비견될 수 있는 것이다. 당시 학생들이 논술학원에서 찍어준 예상 주관식 ‘모델(model)답안’을 외워서 적어내는 ‘학원식 논술’ 열풍이 불었었다.요즘 초등학생들은 논술이나 독서 등을 중심으로 하는 사교육을 많이 받기 때문에 사교육 의존도가 더욱 늘어날 우려가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교 평가와 성적이 관심이 높기 때문에 객관식 배제 주관식 중심 평가로 평가 방식이 전환되면 그에 따라 학원, 교습소, 개인지도 등 맞춤형 사교육으로 방향을 틀게 될 것이다.부산교육청은 그동안 교사들에게 서술·논술형 문제 제공, 서술식 평가연수를 위한 전문가 양성, 학교의 수행평가 비중 상향 조절 등을 진행해 왔다. 추후에는 공청회 등 여론 수렴과 학부모 연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이번에 발표된 부산교육청의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배제는 총론적으로 취지는 동의한다. 하지만, 교육평가는 초등학교에만 한정된 교육활동이 아니다. 이후 단계인 중·고·대학과 밀접하게 연계된 중요한 교육과정의 단계다.아울러 객관식 평가가 무조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리도 합리적이지 않다. 객관식 평가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전통적 평가 방식이다. 나름대로 강점도 있는 평가 방식이다. 주관식 평가만이 제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창의적 사고력,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력을 겸비한 융복합 인재를 기를 수 있다는 논리도 완벽한 논리는 아니다.결국 부산교육청은 이번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배제 정책을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원과 학부모 연수, 매뉴얼 제작, 초·중·고·대학의 학제 관계 고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평가 방식, 사교육 증대 우려 등 종합적인 분석 후에 최종 확정해야 할 것이다. 시기를 정해 놓고 졸속으로 결정하면 교육공동체 동의도 어렵고 여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도 고려하기 바란다.
“장영길 ! 이리 나왔!” 선생님은 핏발이 선 눈으로 노려보면서 화를 벌컥 내었습니다. 영길이는 무슨 일인지 몰라서 눈이 둥그레 가지고 엉거주춤 일어섭니다. “빨리 나와 ! 이게 뭐야 ? 넌 이 시험지를 두 번째 본 거야. 이거 .... 이게 뭐냔 말 야. 이 따위로 하니까 군내 경시 대회에서 75점을 맞아서 우리 학교의 점수를 까먹 더니 다시 본 시험지에서 요 모양이란 말이냐? 딴 사람은 몰라도 넌 이 시험지를 두 번째 본 게 아니냐? 그런데 75점이 뭐냐? 엉 이게 뭐냔 말이야?” 선생님은 붉으락푸르락 하시면서 영길이가 앞으로 나오기를 기다리십니다. 이미 손에는 넓이가 10cm, 길이가 90cm 쯤이나 되는 무서운 매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이 무서운 매를 들어서 사정없이 엉덩이를 두들겨 패는 무서운 분입니다. 만약 그렇게 하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교살에서 잠을 자면서 집에도 못 가는 생활을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무서운 매를 때리시면 반드시 왜 맞았으며,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지를 일러주시기 때문에 매를 맞을 때보다 나중에 꾸중을 들을 때 더 눈물을 많이 흘립니다. 자기 잘 못을 뉘우치는 눈물이기 때문에 집에 가서도 매를 맞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도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진심으로 우리들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하시고 계시는 분입란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잠을 자면서 하루 15시간 이상을 매달려 우리를 가르치시느라고, 코피를 쏟으시면서도 밤을 새워 시험지를 만들어서 우리 공부를 시키십니다. 그런 분이기 때문에 우리는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한 것이 죄송스러울 뿐 매를 맞는 것쯤은 조금도 무섭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 우리는 중학교 입학시험을 봐야 하는 때였으니까요. 만약에 공부를 잘 하지 못하면 중학교에 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도 없었던 시절에 더구나 시골 면 소재지에서 4km 도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 학교에서는 50명중 겨우 5,6 명이 중학교에 제대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공민학교라는 중학과정을 가르치는 무허가 학교에 가야 하는 그런 시절이기 때문에 6학년이 되면 요즘 고등학교 3학년과 똑같았습니다. 대부분의 도시 아이들은 집에서 과외를 받았지만, 우리 같은 농촌 구석에 있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시험지를 몇 장씩 풀면서 교과서를 달달 외우고, 응용문제를 풀어서 시험을 대비하는 공부를 해야 하니까, 노는 시간 같은 것은 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이 무렵에 6학년 담임을 하시는 분들은 젊고 튼튼한 사람이 아니면 견딜 수도 없었습니다. 하루 8시간은 보통이고 밤이 되도록 수업을 하는데 중, 고등학교처럼 교대로 수업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온 종일 혼자서 연속으로 7, 8시간 수업을 해야 하는데, 우리 반은 그것도 모자라서 저녁을 먹고 밤 11시까지 교실에서 공부하고 11시 반이면 잠자리에 들고 새벽 5시에 깨워서 아침운동은 30분 동안 시킨 다음에 아침 공부를 한 시간 마치고 집에 가서 아침밥을 먹고 도시락을 두 개 싸 가지고 학교에 와야 합니다. 이렇게 하루에 자는 시간 5시간과 집에 다녀오는 시간 2시간해서 7시간과 잠시잠시 쉬는 시간 한 시간 정도를 뺀 나머지 16시간을 모두 선생님과 함께 교실에서 책과 시름을 하는 공부를 하고, 문제지를 풀고 외우는데 정신을 쏟아야만 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결과 학급에서 5,6명은 날마다 보는 시험지의 점수가 평균 95점 이상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중학교에 갈 아이들도 거의 평균 80점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만약 못 미치면 모자란 점수대로 1점에 한 대씩 매를 맞기로 약속이 되었고, 우리들은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였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여 지난 10월 마지막 주일에 군내 경시대회가 열렸습니다. 각 반에서 가장 잘 하는 사람 두 명씩을 추천하여 군내 20여개 학교의 대표들이 한 곳에 모여 시험을 봐서 우수 학교를 표창하는 2학기 경시 대회에 우리 반에서는 영길이와 경규가 참가를 하였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학교가 아주 조금 차이로 2등을 한 것입니다. 한 두 문제만 더 맞혔어도 1등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만 영길이가 수학에서 겨우 75점을 맞았다는 것입니다. 90점만 맞았다면 1등을 한 읍내 학교보다 앞설 수 있었는데 무척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선생님은 2등을 하고 돌아온 아이들을 수고했다고 격려를 했지만, 영길에게는 매우 꾸지람을 하였습니다. “뭐야, 이렇게 쉬운 문제수학에서 처음 5번까지는 가장 쉬운 문제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서 3문제를 틀렸음들을 틀렸으니, 이것은 네가 문제를 잘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 하시면서 꾸지람을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그 군에서 본 시험지를 가지고 우리 반 전체 아이들이 시험을 본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를 대표하여 출전을 했던 장영길이가 오늘 시험지에서도 또 75점을 맞은 것입니다. 선생님은 이것을 본 순간에 “장영길, 이 녀석이 경시 대회에서 시험을 잘 못 봤다고 꾸중을 했더니 일부러 틀린 거지. 다른 아이들은 이 시험지가 처음이지만 영길이는 벌써 두 번째가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하신 선생님은 요즘 말로 뚜껑이 열리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 올라옴것을 느낄 수밖에 없으셨을 것입니다. 장영길이가 앞으로 나가자 선생님은 “엎드려 뻗쳐 !” 하고 호령을 하시더니, 매를 들어서 영길이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때리셨습니다. 아마도 열 대를 때린 것 같았습니다. 널찍한 매가 엉덩이에 떨어지는 순간 울려 퍼지는 무서운 소리는 교실을 쩌렁쩌렁 울려 우리들은 기가 죽어 고개를 들 수도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매를 맞고 있는 영길이 보다 더 움찔움찔 놀라는 아이들도 있을 지경이었습니다. “일어 서 !” 열대를 때린 선생님은 영길이를 일어 세우시더니, “이게 뭐냔 말이야. 이게 ? 그래 또 75점을 맞아? 네가 그것 밖에 안 되니?” 선생님은 조용히 타이르셨습니다. “...............................” 영길이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이고 서 있습니다. “그래, 내가 미안하다. 너에게 걸었던 기대가 너무 컸었기에 군 대회에 가서 망치고 와서 또 이런 결과가 나오니까 너무 어이없고 내가 지금까지 잘했던 네가 이렇게 엉터리없는 짓을 하는데 대해 화가 났었다. 좀 고생스럽더라도 여기 꿇어앉아 있거라. 이 시간 공부가 끝나고 이야기하자.” 하시고서는 영길이를 들여보내고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영길이는 그렇게 맞고 혼이 났는데도, 공부 시간 내내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꿋꿋하게 공부만 하고 앉아 있습니다. ‘저렇게 맞았는데 아프지도 않나? 정말 괜찮은 것일까?’ 아이들은 모두들 그렇게 생각을 하며 힐끔힐끔 영길이의 눈치를 살핍니다. 다른 아이들 같았으면 엄살을 부리고 엉엉 울거나 지금까지도 훌쩍거리고 있을 것인데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는 영길이를 보면서 ‘정말 지독한 아이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였습니다. 오후 수업이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가려면 아직도 한 시간이 남았습니다. 영길이는 한 시간 반 정도를 그냥 꿇어앉아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공부 시간이 끝나고 화장실에를 다녀오라고 일어서는데 다리가 저려서 제대로 일어서질 못했습니다. 이걸 보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저 영길이를 좀 부축해 줘라. 다리에 피가 안 돌아 좀 힘들 거다. 교실만 나가면 괜찮을 것이니 붙잡아 주어라.” 하셨습니다. 앞쪽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영길이를 부축하여 나갔다. 몇 걸음을 걷던 영길이는 다른 아이들을 밀치고 혼자 걸었다. 정말 몇 걸음 걷는 사이에 다리가 괜찮아진 것인가 봅니다. “야 ! 엉덩이 괜찮냐?” 선생님이 안 보이는 다음 교실 복도쯤에 가서 철이가 물었습니다. “아프긴 해도 괜찮아. 소리만 요란하지 별로야.” 영길이는 마치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하면서 곧은 자세로 걸어 나갔습니다. “와 ! 우리 선생님 지독하다. 그걸로 10대를 때리시다니......” “그 까짓게 별거냐? 지금 하루에 15시간 이상을 우리하고 생활을 하면서도 우리 자면 책을 읽으시더라.” “뭐 ? 그게 정말이냐? 난 자라는 말만 들으면 그냥 잠이 와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자 영길이는 “너희들이 자는 지 살피신 다음에 일기를 쓰시고 나서 책을 읽으시다가 주무신단 다. 그러고서도 하루도 우리보다 늦게 일어나신 거 봤니? 그런 분이야.” 지독히 매를 맞은 영길이는 아주 선생님의 자랑을 하려고만 덤볐습니다. “야 ! 영길이 넌 그렇게 맞고도 선생님 편이니?” 말썽꾸러기 규철이가 비꼬듯 말합니다. 그러자 영길이는 “그래, 난 선생님이 내가 미워서 때린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으니까 밉지 않아. 왜 미울 수 있니 ? 나를 잘 되라고 가르치려고 그러시는 것인데 뭘....” 하자, 다른 아이들은 더 이상 무어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매를 맞은 영길이가 도리어 다른 아이들이 선생님이 밉다는 생각을 한 것이 이상하다고 말을 하니까,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바라본 들판은 벌써 누렇게 벼가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교실에서 잠을 자기 시작한 것은 들판에 보리 이삭이 저렇게 익기도 전이었습니다. 교실에서 자기 시작한지 한 달쯤 되어서 농번기라고 모내기철에 잠시 아이들이 학교를 쉬는 기간에도 우리는 계속 공부를 하였습니다. 이제 학교 공부를 시작한지 백일하고도 20일이 넘었고, 이제 마지막 한 달쯤이 지나면 중학교 시험을 보아야 할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날마다 더 열심히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남쪽이라고는 하지만 벌써 11월이 되니까 날씨가 추워서 교실에서 잠을 잘 수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가까운 마을의 아이들 몇 명은 공부가 끝나면 집으로 가기로 하고 먼 아이들은 학교 사택에서 방을 빌어 여자들은 작은 방에서 남자들은 선생님과 함께 잡을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생활을 하는 동안에 날마다 보는 들판이 누렇게 변해 가는 것도 모른 채 시간이 흘러 버린 것입니다. 잠시 아이들이 노는 시간이 되는가 싶었는데 “어서 들어와라. 얼른 끝내고 가야지?” 하시는 말씀이 들려 와서 우리들은 바삐 교실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마지막 시간은 지금껏 공부한 것 중에서 가장 많이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 주시면서 그 이유를 일일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한 시간이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빨리 지나고 집에 가야할 시간입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 얼른 가서 저녁을 먹고 오너라. 나머지 아이들은 저녁 먹고 저기 숙직실에 주전 자에 물 끓여 놓았으니 먹도록 하고...” 하시고는 무척 피곤해 하시면서 잠시 자리에 앉으시더니 “영길아, 이리로 와.” 하시면서 영길이를 데리고 숙직실로 들어가셨습니다. 이제 영길이가 울고 나올 시간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 울 수밖에 없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다음 날, 시험지를 받아든 영길이는 낯빛이 변하였습니다. 자기 시험지를 보니까 자기는 75점이 아니라 95점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보는 시험이어서 선생님이 일일이 채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분단 저 분단이 바꾸어서 시험지를 채점하는데 가끔은 내 시험지를 네가 채점하고, 시험지는 내가하는 경우가 생겨서 눈짓을 하여서 서로 적당히 비슷하기만 하면 동그라미를 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이걸 눈치 채신 선생님은 분단끼리 바꾸어서 앞뒤로 한두 번 바꾸게 만들어서 누가 누구 것을 채점하는지 일일이 알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가끔 채점을 잘 못하여서 맞는 것을 틀리게, 또는 틀린 것을 맞다고 하는 경우가 생겨서 채점을 한 사람의 이름을 시험지의 윗칸에 적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영길이가 채점을 한 경식이의 시험지가 75점인데 그만 선생님이 이걸 잘 못 보시고 영길이가 75점이라고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영길이는 자기가 75점을 맞았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그래도 지난번 실수 때문에 선생님께 매를 맞아도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 소리 않고 매를 맞았던 것입니다. 선생님은 이것을 아시고서는 자신의 잘 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그런 매질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셨습니다. 영길에게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였지만, 영길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제가 잘 못해서 2등을 해서 맞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고, 웃으면서 말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서 자신의 실수를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으시면서 “내가 너무 감정을 앞세워서 잘 못 본 게 죄이구나.”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