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602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저는 교육경력이 17년 정도 된 교사입니다. 교직경력 15년이 넘어 학교를 옮기니 제법 경력이 많은 축에 속했고 선배 교사로서 아이들 생활지도에 있어 많은 부담을 느끼게 됐습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아이들을 지도하고 학부모와 상담을 하는 것이 어렵고 힘듭니다. 지난해에는 문제 아이를 지도하다가 폭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등교시간에 한 여학생이 저를 보고 도와달라고 소리를 질러 다가가 보니 남학생이 여학생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실랑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남학생은 평소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였고 그날도 많이 흥분한 상태라 떼어 놓자 남학생은 저에게 화를 내면서 운동장에서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쥐고 제 팔을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실내화 주머니로도 때렸습니다. 등교하던 아이들은 건물 앞에서 저희를 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던 중 교장 선생님이 남선생님을 불러 아이가 몸부림치지 못하도록 팔을 잡았지만 뿌리치고 와서 또 제 배를 때렸습니다. 저는 너무 아팠지만 그보다 당황스러웠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저학년 아이에게 맞는 모습을 보이고 남선생님이 제지하는 상황에서도 저에게 와서 배를 때렸다는 사실이요. 1교시 수업에 들어가기 싫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이 걱정할까봐 아무렇지 않은 척 교실로 올라왔고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해야 했습니다. 반 아이들도 봤기 때문에 제가 먼저 선생님 오늘 마음이 좀 힘드니까 이해해 달라고 했습니다. 몇몇 아이들이 ‘선생님 맞았잖아’라며 이야기했고 저에게 괜찮냐고 물어봐주기도 했습니다. 눈물이 났지만 참으며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저를 보는 시선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2교시 후 남학생이 담임선생님과 와서 제게 사과했지만 솔직히 왜 때렸는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무섭습니다. 앞에서는 괜찮은 척 해야 하는 것이 더 힘듭니다. 솔직히 며칠 동안 하필 그 타이밍에 내가 왜 거기에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점점 분노조절을 못하고 친구나 주변인에게 감정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걸 보면서 더이상 담임을 못 하겠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과연 언제까지 교직에 있을 수 있을까 불안감도 듭니다. (41세·여자) 원인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 교육 경력이 17년가량 되신 베테랑 선생님께서 교내에서 예상치 못한 일을 겪으셨으니 얼마나 더 당혹스럽고 견디기가 힘드셨을지 충분히 가늠이 됩니다. ‘경력이 17년이나 됐는데…’, ‘이제와서 왜 이런 일이…’라는 생각들이 수십, 수백 번 떠오르면서 마음이 답답하고 무거우셨을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단에서 고민하고 계시는 선생님께 응원과 지지를 보내드립니다. 사회심리학의 귀인(attribution)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과 타인의 행동의 원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내부귀인 혹은 외부귀인 한다고 합니다. 내부귀인(internal attribution)은 행동의 원인을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적인 특성으로 설명하려는 것이고, 외부귀인(external attribution)은 행동의 원인을 환경 혹은 상황으로 설명하려는 것입니다. 가령, 출근길 버스에서 옆에 서 있던 승객이 자신의 발을 밟았다고 가정해봅시다. 발을 밟은 원인을 그 승객의 부주의한 특성으로 돌린다면 행동의 원인을 내부귀인 하는 것이 됩니다. 즉, 발을 밟은 행동의 원인을 승객의 부주의한 성향과 성격적인 특성으로 돌리는 것이지요. 이와 달리 버스의 급정거와 버스가 만원이었다는 사실 등을 고려해 행동의 원인을 환경과 상황에서 찾으려 한다면 그것은 외부귀인이 됩니다. 다시 선생님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선생님이 폭력을 당한 원인이 과연 선생님의 성격과 성향 등 선생님의 어떠함 때문이었을까요? 즉, 선생님의 특성으로 학생에게 폭력을 당한 것이라 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남학생은 분명 감정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때문에 교육보다는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 의한 집중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즉, 선생님의 영역이 아닌 전문 치료사의 영역이며, 그마저도 매우 고된 과정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사건의 원인은 선생님의 어떠함이 아닌 남학생이 겪고 있는 심리, 정서적 문제로 귀인 하셔야 합니다. 불미스러운 일을 생각하면 당혹스럽고 가슴 아프지만, 그 일이 교사로서의 적절성에 대한 잣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어려움에 처한 여학생을 도운 것으로 교사로서의 책임을 충분히 하신 점에 큰 힘을 실어 주십시오. 더 나아가 할 수 있다면, 그 남학생을 치료 전문가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도 선생님의 역할은 충분합니다. 아마 선생님께서 그날 여학생을 돕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 마음이 무거웠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누군가에겐 세상에 둘도 없는 교사 선생님이 겪은 사건들을 살펴보면 사건 속에 많은 대상이 존재합니다. 사건 당사자인 남학생과 여학생, 그리고 그 사건을 듣고 말했던 다른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생각 속에는 해당 남학생과 사건을 알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 그리고 동료 교사들의 부정적인 시선으로 가득 차 있는 듯 보입니다. 추측해 보건데, 이들 모두 선생님 자신에 대해 ‘무능한(?) 교사’ 혹은 ‘권위 없는(?) 교사’라는 등 부정적인 시선으로 선생님을 볼 것이라 생각되는 대상들일 것입니다. 그런 염려와 불안 때문에 그 대상들만 떠올리면 스스로 위축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대로는 더이상 교직을 감당할 수 없겠다는 불안이 밀려와 가슴 답답한 나날들이 반복됐겠지요. 선생님은 지금 스스로 만들어낸 부정적인 시선들로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을 대면하고, 가상의 시선들을 스스로 부각시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내적 작용으로 걷잡을 수 없는 불안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편향된 시선에 집중하면 그 누구라도 불안과 수치심 등의 심리적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편향된 시선에서 파생된 감정들은 응당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객관적인 현실에 근거한 감정이 아닌 것입니다. 이제 시선을 옮겨 위급한 상황에서 선생님께 도움을 받은 여학생을 떠올려 보세요. 그 여학생은 과연 어떤 경험을 했을까요? 학생 입장에서 볼 때 선생님이 그 시간, 그 장소에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됐을지도 모릅니다. 선생님이 보호자가 돼주셨지요. 여학생에게는 둘도 없는 선생님이 된 것입니다. 선생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안도하고 편안함을 찾게 됐을 학생에게 시선을 옮긴다면 선생님이 과연 무능하고 권위가 실추된 교사일까요?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여학생이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았거나 혹은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그 순간 선생님은 교사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면의 목소리에 기꺼이 반응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전 세계를 뒤흔든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히어로들도 찢기고 부서지면서 결국 선한 사람을 구합니다. 그리고 그 선한 사람들이 되찾은 안위를 목격하며 다시 용기를 내지요. 흔한 히어로물의 마지막 장면은 곧 다가올 위기를 암시하고, 상하고 찢긴 히어로들은 비장한 마음으로 또 닥칠 위기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막을 내립니다. 자신의 도움으로 일상을 되찾은 선량한 시민들을 주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선생님도 그 여학생, 더 나아가 그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교사입니다. 모두의 히어로가 아닌 그 누군가를 위한 히어로가 돼보시는 건 어떨까요?
"3년 후 사회로 나가야 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게 돕고 싶었어요." 권은숙 충주공고 교사는 23년 차 특수교사다.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생을 가르치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특수학급 학생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울 시간이 3년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학교 안에서는 통합교육을 통해 ‘작은 사회’를 경험하게 했다. 이전에 근무하던 인문계 고등학교에선 ‘장애 인권’을 주제로 교내 플래시몹 제작 경연대회를 열었다. 일반 학급 학생들과 특수학급 학생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권 교사는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장애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제안했고 지원할 방법을 찾았다"며 "학생들이 먼저 학교 문화 바꾸기에 나서준 덕분에 통합수업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통합수업을 하면서 특수학급 학생들도 대학에 호기심을 갖더군요. 수업을 온전히 따라갈 수는 없지만, 관심을 가진 것만으로도 진로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됐죠." 이를 계기로 대학과 연계한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특수학급 학생들이 사회복지학과 장애상담심리학 등 관련 전공 교수를 만날 기회를 만들고 진학으로 이어지게 도왔다. 취업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협력해 사회에 나갈 능력을 갖춘 학생들의 취업 문도 열었다. 그 결과, 지난해만 학생 6명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이 됐다. 권 교사는 "대학에 진학해 취업까지 이어지는 통로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당장 전공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는 못해도 같은 장애 학생들을 돕는 특수교육 지원 영역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건 교육이지만, 여러 기관과 협력하면 일자리 창출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준비된 아이들이 있으니, 적합한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달라고 문을 두드리는 거죠.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한 발, 한 발, 달을 내디딜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교육부는 제40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권 교사를 포함, 교육 현장에서 제자들의 교육과 사회통합을 위해 헌신한 교원 등 117명을 선정해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국정란 서울경운학교 교사는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위해 ‘긍정적 행동 지원 마켓데이’를 열고, 긍정적이고 올바른 행동으로 대체할 수 있게 지도했다. 장애 학생들이 일상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능적 생활 중심 교육도 실천했다. 학교 인근 대중교통 이용하기, 각종 기관 방문하기, 시장·음식점 이용하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마련했다. 교내 동아리 체조댄스부를 활성화해 장애 학생들의 특기 개발과 체력 향상, 자존감·성취감을 높였고, 특수교육 개선과 혁신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최선희 부산혜송학교 교사는 순회교육 대상 학생들에게 또래와 어울릴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주 1~2회 통합교육을 진행하는 등 순회교육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학부모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신체활동에 제약이 많은 중증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움직임 개선에 효과 있는 신체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한 황선희 서울농학교 교사, 발전기획부장을 맡아 특수교육의 외연을 확대한 심기원 울산행복학교 교사, 장애학 생의 문화예술 교육에 힘쓴 김선옥 대전혜광학교 교사 등도 올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매년 장애인의 날은 찾아온다. 십 년 특수교사 생활을 하면서 왜 항상 같은 모습인지 의문이 생긴다. 부모님과 아이들은 여전히 장애로 인해 힘들다. 정답이란 게 없어 힘들다. 장애인도 직업과 책임 원해 노력하면 된다고 말할 수가 없는 게 특수교육 현장이다. 장애의 정도는 곧 그 아이의 능력이 돼버린다. 학교에 있는 어느 누구도 학생의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 언젠가 상담 기간에 학부모가 아이의 성장앨범을 갖고 학교에 찾아왔다. 앨범에는 사진뿐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19살이 될 때까지의 기록이 있었다. 담담하게 형식적인 이야기를 하던 나는 그걸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부모의 절실한 마음이 느껴졌다. 졸업하고 집에 있는 아이를 보는 것처럼 마음 아픈 일이 있을까? 대부분의 장애아는 이처럼 어떻게 해야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지 모른다. 시설 입소도 직업을 갖는 일도 쉽지 않다. 결국 여전히 고민하지만 여전히 그 자리다. 인식개선과 통합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아직까지도 장애인은 무능력하고 돌봐줘야 하는 존재로 여긴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많은 장애인은 직업을 갖길 원하고 적절한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 “장애가 있어요”라고 하면 눈살부터 찌푸리는 사회에서 나 역시 장애를 갖고 직업 생활을 하고 있다. 나의 자리는 약자가 볼 땐 대단하고 강자가 볼 땐 미약한 자리라 큰 목소리 내는 것이 두렵다. 알고 있다. 내가 가진 상징성이 얼마나 큰가를. 특수교육 대상자로 통합교육을 받고 대학 입시를 거쳐 이 자리에 있다. 장애를 가진 학생과 학부모의 롤모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장애가 부끄럽다. 용기를 내야 하는데 오늘도 사람들의 시선은 나를 향해 있다. 어쩌면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제 엄마도 그래요?’, ‘ 장애인이라고 다 같은 장애인이 아니야’, ‘지능은 정상이야’ 그동안 기억에 남은 말들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장애를 큰 불행으로 묘사한다. 이제 나의 임무는 불행이 아님을 알리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 용기가 났으면 한다. 장애가 있는 교사들은 인식개선 운동에 힘을 쓰려 노력하고 있다. 의무교육으로 장애인식 개선 교육이 있지만, 아직도 각 장애 영역 설명에 지나지 않는다. 장애 교사들이 직접 강의에 나설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 학생만이 아니라 학부모와 동료 교사 그리고 사회 전반에 말해주고 싶다. “할 수 있어요.” 장애가 있어도 잘 살 수 있게 십대 아이들은 티브이 속에 현란한 아이돌 가수의 모습을 선망한다. 화장도 잘 하고 싶고 춤도 잘 추고 싶다. 그러다 몸이 기울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친구를 보면 왠지 어색하다. 그 친구가 말을 걸어올까 봐 피하기도 하고 적절한 친밀감을 표현해도 더 이상 친해지지 못한다. 비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가로등 같은 장애 학생들이 일반교육 속에서 빛을 내주길 희망한다. 장애가 없는 편이 좋았겠지만, 이왕 장애가 있다면 잘 살 수 있게 방향이라도 제시해주는 게 어른의 역할이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인상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시작이다. 이제 용기를 내어 시작해 볼까 한다.
‘대한민국 교사는 위대하다!’ 온라인 개학 1주일을 지내면서 동료교사들에게서 느끼는 소감이다. 온 열정을 쏟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동료들을 보면, 이런 교사들이 있기에 대한민국 교육이 굴러가는구나 싶은 생각을 한다. 독서, 악기 등도 비대면 교육 대안 열정만큼 중요한 것이 방향이다. 한 마을에 이장님이 개헤엄으로 수영을 잘해서 항상 아들을 이겼다. 아들이 성장해서 큰 도시로 유학을 갔는데, 자유형을 배워왔단다. 시합을 했더니 항상 졌던 아들이 이긴 것이다. 이장님이 와신상담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훈련을 했다. 개헤엄으로. 결과는 볼 것이 없다. 요즘 우리는 ‘온라인 수업(원격 수업)’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아이들이 학교에 나올 수 없으니 인터넷과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는 수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을 따진다면 교육은 꼭 온라인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런 수업이 좋은 교육적 결과를 가져온다고 장담할 수가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가 있다. 수업을 직접 하는 것도 교사의 역할이지만, 아이들에게 최고의 역량을 키울 수 있으면서도 아이들에게 흥미 있는 교육과정을 구성해 주는 것도 교사의 일이다. 교사가 교육과정만 잘 짜줘도 아이들은 그 교육과정 안에서 이 어려운 시기의 학습을 즐겁게 해결할 수가 있다. 평소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독서와 글쓰기 등은 온라인이 아니어도 되는 최적의 개별 활동이다. 쌍방향 소통은 이런 개별 활동들을 서로 나눌 때 필요하다. 꾸준히 해야 효과를 낼 수 있는 활동인 만큼 잠시 교과 중심의 교육을 내려놓고도 학습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대안들을 교사 스스로 제시할 수 있다. 집에서 간단히 따라 할 수 있는 신체 활동, 악기 연주나 노래, 그리기, 만들기 등도 스스로 창작하는 과정을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들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조사, 탐구 프로젝트도 좋은 수업의 소재가 될 수 있고, 코로나19와 싸우는 분들을 격려하는 편지나 캠페인도 훌륭한 진로 활동이나 봉사활동이 될 수 있다. 교육당국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대면학습 때와 같은 행정적 기준을 들이대면 안 된다는 것이다. 대면 수업 때는 단위 수업시간, 쉬는 시간 등등 통일된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재와 같이 비대면 상황에서는 개별 활동이 중심이 되기에 좀 더 자유로운 적용이 필요하다. 상황에 맞는 행정적 기준 어떨까 시간을 채워야 수업으로 인정한다는 개념 보다는 성취 기준에 달성에 대한 개념이 더 필요하다. 초등의 경우 평소 일과처럼 6교시까지 모든 아이들을 붙들어 두는 개념보다, 아이들의 학습 성취에 따라 학습 종료 시간을 다르게 해 줄 필요도 있다. 지침과 규제가 많아지면 교사들은 수동적이 되기 쉽다. 지금은 책임 때문에 지침 이외의 것은 하지 않으려는 공무원으로서의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고자 무엇인가 시도하는 창의적인 교사가 절실한 시점이다. 온라인 수업이라는 프레임, 교과 교육만이 수업이고 학습이라는 프레임에만 갇히지 않는다면, 아이들도 행복하고 교육의 효과도 충분한 활동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긴급 돌봄 참여 교원에게 수당을 지급한 것을 두고 충남교육청노조(이하 충교노)가 “교원은 양심도 없는 돈벌이 집단”이라고 비난 성명을 발표한 사실이 전해져 교육계가 충격에 빠졌다. 충남교총은 즉각 반박성명을 내고 사과를 촉구했다. 24일 충남교총(회장 조붕환)은 충교노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일방적인 비방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동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충남교총은 “긴급 돌봄과 관련해 현장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학교에 책임과 부담을 떠넘겨진 상태이지만, 교원들은 현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묵묵히 그 부담을 떠안아왔다”면서 “긴급 돌봄 수당을 받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학생들의 절박함을 이용하여 돈 벌 궁리나 하고 있다는 충교노의 비난에 교사들은 분노를 넘어 참담함과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실제 교원들은 감염병 확산 이후 정부의 수차례 개학 연기에 따라 연이은 교육과정 수정, 온라인 학생 생활 지도, 방역 대책 수립 등 전례 없는 막중한 업무를 해왔다. 특히 최근 현장 교원들은 정부의 온라인 개학 결정에 따라 이에 대한 준비로 밤샘작업도 불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이 본연의 업무 외의 일인 긴급 돌봄에 참여한 것에 대한 정부의 수당 지급은 바람직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무엇보다 긴급 돌봄 투입 교사에 대한 수당을 교원들이 나서서 달라고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 타당성에 대해 인정하고 있는 교육당국이 ‘알아서’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충남교총은 “이 같은 상황은 외면하고 교육당국이 수립한 정책에 의거 수당을 받은 교원들을 수당 도둑처럼 표현한데 대해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거듭 유감을 표했다. 이어 충남교총은 차제에 이 같은 오해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돌봄정책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이러한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돌봄 업무는 명확하게 보육과 관련된 업무로 보육을 담당해야 하는 정부부처와 담당 지자체 관련 과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구안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또한 ‘일반 공무원들이 정부의 일방적인 지침에 따라 연가보상비를 반납하고 헌신하고 있다’는 충교노 주장에 대해 충남교총은 “교원들은 방학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방학 때 근무하는 교원들조차 연가보상비를 못 받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방학 중 근무를 시행하는 교원들에게라도 우선적으로 연가보상비를 지급해주면 우리도 노조원들처럼 동일하게 연가보상비를 반납하고 동일하게 헌신하겠다”라고 전했다. 충남교총은 “모두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신분과 책무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교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면서 분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를 멈춰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미래가 있어~♬” 전국의 17명 초·중등 교사들이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제자들을 위한, 온라인 개학이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교육가족들을 위한 응원곡을 제작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온라인 개학 응원송(이하 응원송, ▶영상보기◀ )’으로 검색되는 3분29초 분량의 이 영상은 뜻있는 교사들이 ‘방방(room-room)프로젝트-슈퍼스타’를 학교 현실에 맞게 개사해 제작한 것이다. ‘방방프로젝트-슈퍼스타’는 인기가수 18명이 국민응원송 ‘슈퍼스타’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각자 녹음한 뒤 합창으로 재구성된 곡이다. 응원송 역시 17명의 교사 개개인이 방, 교실 등에서 녹화한 영상들로 이뤄진 ‘온라인 합창곡’으로 선보였다. 이는 11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 채널 ‘정쌤준쌤 School Story(이하 정쌤준쌤)’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12일 ‘교육부 TV(교육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공유되며 23일 오후 현재 각각 4만뷰, 2만5000뷰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인기 유튜브 채널이 아닌 구독자 500여명에 불과한 ‘정쌤준쌤’에서 10여 일 간 4만뷰 기록은 상당히 높게 나온 것이다. ‘온라인 개학이 대체 뭔지, 아직 어색해 하는 너 / 두렵지만 설레임에 시작엔 니가 있어’ 등 최근 학교 상황에 맞게 바꾼 가사는 물론 도입 부분에 온라인 개학 방송뉴스가 삽입되고 강렬한 리듬의 랩이 펼쳐지는 등 색다른 편곡이 눈에 띈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제자 응원피켓 등 이색 아이디어까지 더했다. 젊은 선남선녀 선생님들의 가수 못지않은 노래실력도 중독성 있게 계속 돌려보게 만들고 있다. 전국 제자들의 댓글 화답도 뜨겁다. 23일 오후 현재 제자들은 160여개의 ‘선플’을 달고 있다. 각자 지역·학교명, 학년을 밝힌 이들은 ‘영상보고 눈물이 났네요’, ‘정말 감동입니다’, ‘선생님들 보고 싶어요’ 등 호응을 보이고 있다. 참여 교사들의 보람감은 말할 것도 없다. 응원송은 생소한 온라인 개학에 앞서 학생들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했고, 비대면 상황에서의 소통도 한층 원활하게 도와주는 윤활유 역할이 됐다. 영상을 기획·제작한 주축은 유튜브 ‘정쌤준쌤’을 운영하는 교사 유튜버 정지훈 충남 공주교대부설초 교사와 이준권 충남 청남초 교사다. 두 명 모두 교총 회원이며, 특히 이준권 교사는 교총 2030청년위원이자 교대생 대상 충남교총 홍보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정 교사와 이 교사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학생들을 응원하는 영상을 만들기로 한 뒤 전국에서 교사들을 모았다. 다들 흔쾌히 따라주고 열의를 갖고 임해줘 즐거운 작업이었다는 게 이들의 회상이다. 두 교사는 “선생님들의 가슴에 담긴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나도록 편곡에 신경썼다”며 “우리보다 더 힘들 학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우려가 많은 가운데 시작된 온라인 개학이 잘 안착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 응원송 참여교사 정지훈 충남 공주교대부설초 이준권 충남 청남초 김찬경 제주 애월초 김민경 경북 지산초 추예성 경기 신평초 강규이 세종 조치원명동초 임건욱 서울광남초 문현영 강원 평창초 유지송 부산 장서초 권순도 대전대신초 김자비 서울고산초 정신의 경남 창동초 김진수 경기 평택새빛초 김준수 전남 공산초 김민섭 충남 용봉초 이도영 전북 원광여중 소은 전북 이리남초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20일 전국 초등학교 1~3학년 온라인 개학이 열리면서 각 학교들은 신입생 맞이 ‘드라이브 인 입학식’, ‘겨울왕국 패러디’, ‘교직원 축하공연’ 등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전남 광양제철초(교장 임종현) 신입생 43명은 학부모 차를 타고 운동장에 모여 ‘드라이브 인 입학식’에 참여했다. 차에서 교직원들의 환영인사를 받고, 박수대신 경적을 울리는 등 진풍경을 자아냈다. 부산 동성초는 박형규 교장이 온라인 입학 이벤트로 인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캐릭터 ‘엘사’ 분장을 하고 ‘렛잇고(Let It Go)’ 개사곡에 맞춰 연기를 선보였다. 근엄한 남성 교장의 파격 변신에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 30만 건이 넘는 조회를 기록하고 있다. 강원 사내초(교장 유영화)는 교직원들이 3부에 걸쳐 온라인 축하공연을 펼쳤다. 첫 순서로 해금과 피리 반주에 맞춘 축하곡 ‘모두가 꽃이야’가, 두 번째 순서로 사내초 교사밴드의 ‘버터플라이’가 이어졌다. 세 번째 순서로는 교직원들이 영화 ‘아이언맨’, ‘타노스’ 등 영화 ‘어벤져스’ 캐릭터 분장을 하고 손 씻기, 마스크 하기 등 예방지침을 알려주는 ‘코로나 19를 물리치는 어벤져스’(사진)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교육가족들은 “집에만 머무느라 답답한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학교 분회는 교총의 풀뿌리 조직입니다. 학교 분회의 특색 있는 교육관련 활동 등을 사진과 함께 보내주십시오. 한교닷컴 제보코너 또는 제보 메일(jebo@kfta.or.kr)을 이용하면 됩니다.
대체제도와 유예기간 마련 요구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5월 1일부터 시작되는 교원연수부터 1급 정교사 자격연수가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교감 승진 시 1정 연수성적 반영이 즉시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교총이 대체제도 마련과 충분한 유예기간 설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3월 초 ‘2020년 업무계획’을 통해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14일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평가체제 개선 안내 공문을 시행했다. 적용 시기는 5월 1일부터 시작되는 교원연수부터다. 따라서 앞으로는 연수생의 취득 점수가 일정기준(60점)을 상회하면 자격연수를 수료하는 P/F 방식으로 실시된다. 이번 평가방식 전환은 1급 자격연수 시험성적 취득에 대한 과도한 경쟁 및 부담을 완화하고 성적이 낮은 교원의 승진 포기 및 내적 동기 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당장 이번 교감 승진 때부터 1정 연수성적 반영이 즉시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 연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교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교총 관계자는 “최근 교육부로부터 1정 자격연수를 절대평가로 받은 교원이 승진대상자가 되기까지는 10~15년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즉시 적용이 아니며 해당 기간 내에 승진제도 변경에 착수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상황변화에 따라 올해 기존 1정 자격연수 이수자의 연수성적 반영 폐지가 추진된다 해도 적용 유예기간은 5~7년 정도 둬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교총은 2016년 교육부 교섭·협의에서도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평가 대체 방안을 요구, 2017년에 합의하는 등 그동안 1정 자격연수 제도 변경과 관련해 수년 전부터 제도 시정을 요구해왔다. 교총은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성적이 20년 뒤 교감 승진을 크게 좌우하는 족쇄로 작용하고 입직 초기 취득 점수가 20여 년 뒤 교감수행능력을 담보한다는 당위성 부족 등 승진평정 반영 폐지의 방향성에는 찬성한다”면서도 “다만 현재도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계산해 승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대체제도 마련을 통해 변별력을 담보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들여다보기/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온라인으로 개학했습니다. 지난 9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에 이어 중·고등학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1~3학년이 집에서 개학을 맞았습니다. 개학 연기로 그동안 학생들을 만나지 못했던 교사들은 온라인을 통해 얼굴을 보고 안부를 묻는 한편, 원격수업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격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저작권과 초상권에 대한 문제이지요. 교사도 모르게 원격수업 장면이 캡처, 유포돼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원격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될지도 고민입니다. 학생들이 제시간에 접속할지, 기기에 문제는 없는지, 수업에 방해 요소는 없는지, 노심초사라고 했습니다. 온라인 수업에도 에티켓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학생들과 공유할 ‘온라인 수업 예절’을 소개합니다. 수업 전/ 온라인 수업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세요. 학교에서도 수업 전, 배울 내용을 미리 살피고 교과서와 필기도구를 챙기는 것처럼 말이죠. 온라인 수업 전에는 ▶기기 준비 ▶소음 차단 ▶화상 확인 등이 필요합니다. PC나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을 준비해 인터넷이 끊기지 않는 곳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변에 소음이 없는지 확인하고, 가족의 도움을 받아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세요. 얼굴을 보면서 수업할 때는 복장을 단정히 하고, 화상을 통해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적어도 10분 전에는 수업 참여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을 땐 교사에게 알리도록 하세요. 수업 중/ 수업이 시작되면, 학생들의 협조가 특히 중요합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수업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발언권 얻은 후 질문·대답하기 ▶화면·소리 끄지 않기 등을 규칙으로 정해보세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질문하거나 대답할 때는 발언권을 얻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세요. 무분별한 질문이나 댓글은 수업의 흐름을 방해합니다. 화상 수업을 할 땐 사생활 노출이 염려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소리가 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화면과 소리를 끄지 않아야 합니다. 수업 중에는 게임을 하거나 다른 행동을 하지 않도록 당부하세요. 부모님이나 형제, 친구 등이 대리출석 할 수 없다는 것과 수업 시간과 과제 제출 기간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걸 알리세요. 반드시 지켜야 할 것/ ▶저작권 보호 ▶초상권 보호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교사들이 제작한 수업 영상, 자료는 캡처하거나 복제해 배포하거나 내용을 수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합니다. 특히 쌍방향 수업 시, 수업 상황이나 수업 참가자들의 모습을 함부로 녹화·녹음해 타인과 공유해선 안 됩니다. 또 수업 관련 플랫폼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거나 알려주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시켜야 합니다, 수업과 관련 없는 자료나 불법 영상, 타인을 비방하는 글 등을 공유하거나 게시해선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해주세요.
한국교총은 23일 교원 처우 개선을 위한 ‘2021년도 교원수당 조정 요구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요구서에는 보직교사 수당 인상과 교장·교감 직급보조비 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보직교사 수당은 17년째 제자리다. 학교 현장에서는 보직을 맡으려는 교사가 없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책이 미비한 상황이다. 보직교사 기피 현상은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교총이 초등교원 14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직교사 관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8.2%가 ‘보직교사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보직교사 역할의 중요도를 묻는 항목에 91.5%가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민원 발생이 잦은 업무를 맡은 교원 보호 대책 마련과 함께 보직교사 수당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보직교사는 학교에서 조직 운영과 교육활동, 행정업무 등을 맡고 있다. 여기에 과거 담임이 맡았던 생활지도 업무와 방과후학교 업무, 학교 평가와 각종 행사까지 담당하면서 업무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학생 수가 많은 대도시 학교에서는 교장이 경력 교사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소규모학교는 학급 수 감소로 인한 보직교사 정원 감소로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는 곳도 있다. 교총은 “보직교사는 학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보상이 적어 기피현상이 심각하다”면서 “학교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보직교사 수당을 기존 7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장 직급보조비는 4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교감 직급보조비는 25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번 요구서에는 서해 5도 근무 교원에 대한 특수지근무수당 인상 내용도 담겼다. 서해 5도는 황해남도 남쪽 해안과 인접한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을 가리킨다. 현재 서해 5도에서 근무하는 교원은 특수지근무수당을 받는 데 있어서 동일 지역에서 근무하는 지방직공무원과 차별받고 있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해당 지역의 교육공무원은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2조 별표 7번에 따라 도서벽지수당(3~6만 원)을 받고 있지만, 같은 국가공무원 신분인 경찰공무원은 매달 3만 원을 가산한 금액을 받고, 시·도소방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금액을 받고 있다. 특히 인천시 소속 지방공무원과 인천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의 경우에는 특수지근무수당으로 매달 20만 원을 받고 있다.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2조에는 ‘교통이 불편하고 문화·교육시설이 거의 없는 지역이나 근무환경이 특수한 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에 대해 예산의 범위 안에서 등급 구분에 따라 특수지근무수당을 지급하되, 서해 5도 지원 특별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서해 5도에 근무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월 20만 원의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금액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교총은 “작은 학교일수록 행정업무가 몰리고, 생활 여건과 문화가 도시와 달라 교원들이 도서벽지 근무를 꺼린다”면서 최근 교대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2017년 실시한 초등교사 임용 양극화 해법 설문조사에서 ‘희망하는 도서벽지 근무수당’을 묻자, 전체 응답자의 49.7%가 ‘50만 원 이상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30.6%는 ‘수당 상관없이 원치 않는다’고 응답했다. 교총은 “도서벽지 근무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사나 시설 개선, 도서벽지 근무자에 대한 근무지 선택권 확대 등과 함께 현실적인 보상체계가 먼저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해 5도에서 근무하는 교원에게도 동일 지역 지방직공무원과 동일한 수당이 지급되도록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의 개정을 요청한다”고 건의했다. 한편, 교총은 전날인 22일 ‘서해 5도 근무 교원 특수지근무수당 차별 시정 요청’ 의견서도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에 전달했다.
교총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기해야 현장 반영한 ‘책임 행정’ 촉구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개학연기부터, 긴급돌봄 운영, 온라인 개학까지 저희는 모든 변화를 뉴스를 통해 알았습니다.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해도 아무런 말씀을 드릴 수 없었고요. 공문은 늘 3~4일 후에야 오더라고요. 이번 온라인 개학 때는 정부가 학습 꾸러미를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발표했는데, 저희는 예산이 부족해 학부모들이 직접 오셔서 수령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의 민원은 말할 것도 없었고요. 교육부가 교사들을 소모품이나 부품으로 취급한다는 생각입니다.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최소한 교사단체의 목소리를 한 번쯤 들어봤으면 합니다.”(경기 A초 B교사) 정부가 등교 개학의 시기와 방법을 5월 초에 결정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학사 조정과 입시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놓고 대응방안이 막연해 혼란이 커지고 있다. 또다시 현장성이 부족한 지침이 뒤늦게 나와 학교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교총은 교육당국의 책임 행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22일 “등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학교의 불안감과 혼란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장 의견과 여건을 최우선으로 반영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총리실, 질본 등의 의견은 존중해야 하지만 그것만 바라보며 우왕좌왕하고 때늦은 발표로 혼란을 가중시켜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 대응과 극복을 위한 학교·교육 대책은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중심을 잡고 선제적으로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의 안정성과 지속성, 예측 가능성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교총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교육당국의 대책이 현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뒤늦게 발표되는 일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온라인 개학, 긴급돌봄, 초등 1·2학년 원격수업, 고교 학력평가 등의 일정과 방식이 현장 상황을 도외시하고 뒤늦게 발표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매번 언론 보도가 나온 후에 접한다는 교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뒷수습과 현장 구현은 온전히 학교와 교원이 감당하면서 혼란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준비 기간 부족과 학교 현실에 맞지 않는 대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자칫 방역에도 구멍이 뚫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총은 또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 관리가 어려워 급증한 긴급돌봄 학생의 관리인력·공간 확보, 방역도 학교에 떠넘겨지고, 고교 학력평가 문제지를 당일 오전에 방문 학생에게 배부토록 한 것도 학교 여건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맞지 않는다”며 대책 마련과 개선을 요구했다. 학교, 교원들과의 소통, 논의 구조를 회복해 정책 결정에 있어 현장 의견과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고 적시에 발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등교 개학의 일정·방식에 따른 단계별 대책도 미리미리 마련해 줄 것도 요구했다. 교총은 “5월 등교개학, 추가 연기, 순차 등교 등 예상 시나리오에 따라 단계별 학사 조정, 입시 대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며 “그래야 학교 현장의 불안과 혼란이 최소화되고 사전 준비를 통해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용 한계… 반려하는 사례도 온라인 병행에 교사업무 가중 교총 “구체적 지침 제시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전국 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이 진행되는 가운데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초등학생이 3배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 등 교육계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역행하는 방식의 긴급돌봄 수요 확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 A초는 3월 2일 처음 긴급돌봄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한 개 반이었던 것이 점점 수요가 늘어나 21일에는 반이 4개로 늘었다. 봉사 도우미를 뽑고 교사들이 초과근무를 달면서 맡고 있지만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게 이 학교 B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각자 사정이 있겠지만 맞벌이가 아닌데도 온라인 개학 이후 자녀를 챙기기 힘들어서인지 긴급돌봄에 보내는 경우가 체감할 정도로 많이 늘었다”며 “학교에 보내면 공부도 시켜주고 밥도 주니까 일단 보내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일 기준 돌봄교실 참여 인원은 1만9170명으로 개학연기 초인 3월 3일 참여인원 5421명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다. 10일에는 1만2179명, 16일에는 1만 4505명으로 2배에서 3배로 늘더니 20일에는 4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신청인원 대비 실제 참여율도 40%에서 85%까지 올랐다. 전국적인 참여 추이도 지난달 2일 2만3000여명에서 16일 기준 8만5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1~3학년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20일 이후로는 긴급돌봄 수요가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렇게 늘어나는 수요에도 교육당국이 돌봄운영 대상이나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않아 학교 현장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신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반려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B초는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해주지 않자 아예 자체적인 기준을 세웠다. 이 학교 C교감은 “최대 수용 인원이 100명 정도인 것으로 보고 1학년을 가장 우선적으로 받되 자리가 남으면 2학년과 3학년까지 수용하기로 하고 4~6학년은 받지 않는 것으로 기준을 정하고 학부모들에게 안내했다”며 “컴퓨터 등 스마트 기기가 없는 가정에는 교육청에서 대여하거나 학교 자체적으로 구비한 기기를 추려 가정으로 나눠줬다”고 말했다. 기기 사용이 미숙한 가정에는 담임과 과학담당 교사들이 설치 및 운영 방법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것을 학부모들에게 여러 차례 안내하면서 일단 불만은 잦아들었지만 학교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많았던 만큼 교육당국이 책임 있는 자세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안내해줄 필요가 있었다는 게 C교감의 설명이다. 한국교총은 9일 온라인 개학에 대한 학교현장 지원 협조요청에서 이미 긴급돌봄 급증에 대한 우려와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한 바 있다. 교총은 “온라인 개학과 함께 가정에서는 온라인 학습지도·돌봄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긴급돌봄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학교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전 국민이 감염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으로 긴급돌봄 인원이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난다면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또 “교원들은 온라인 수업 관련 각종 업무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수요 급증 등으로 교원들에 대한 긴급돌봄 담당 요구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돌봄이 꼭 필요한 학생은 보호하되, 돌봄의 대폭적인 확대로 학교가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교육부 차원에서 긴급돌봄 기간, 대상, 방법 등 운영 방안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그동안 유·초·중등 교육의 지방 이양에 따라 우려됐던 교원의 지방직화 논의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교감공모제도 다시 거론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은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자치 역량 강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교사의 지역별 고유성’을 위한 지역 중심의 인사 제도 혁신 중 하나의 정책으로 교원의 지방직 전환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교원단체의 반대가 예상된다면서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국가의 보정 장치를 보장하고, 신분 안정성이 악화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를 전제로 하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처우에 대해서는 전문직원이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됐지만, 특별한 불이익이 있지 않다고 봤다. 보고서는 지방직화를 하면 교원 증원이나 학령인구 감소 등의 상황에 대한 능동적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국가직의 정원에 관여하는 기획재정부, 인사처, 행정자치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총이 2017년 2077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지방직화 반대 의견이 87.9%로 나왔고, 교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지위·보수 차이 등 신분 불안 야기(45.8%)였다. 교총은 이 때문에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지방직화 반대 의사를 강력히 전달해 결국 철회토록 한 바 있다. 교감공모제도 지역 인재 중심의 인사 제도로 제안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특정 지역에서 오래 근무할 교감을 원하는 학교에서 교감공모제를 운영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승진 방법도 시험 중심의 선발과 승진을 줄이고 기획과 스토리 등을 살피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직렬과 상관없는 온라인 평판 검사도 제안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외에도 시·도의 가치와 철학을 담은 지역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그동안 여러 차례 논란이 된 교육감 인정교과서 활성화를 통한 지역 교과서 개발도 제안하고 있다. 혁신학교의 교육과정도 현행 20% 범위에서 50% 범위까지 자율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혁신학교 내 전 교사 단임제, 무학년 담임제 등의 실험을 위한 근거 마련도 제안했다. 또 전문교과 외에도 교양교과, 진로선택교과, 지역 관련 교과, 체험 관련 교과 등에 산학겸임교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현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교원지방직화는 지역별 예산 차이, 교육청 간 정책 차이로 인해 교원의 신분 불안과 처우 격차를 불러일으키는 정책"이라면서 "지방직이던 소방 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한 것은 지역별 장비 차이, 신분 차이 등에 기인한 바가 크므로 교육의 안정을 위해서 절대로 도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북 선덕여고는 학생들의 니즈에 맞춘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로 인한 교육 환경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여러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분야의 과목을 직접 선택하고 온라인으로 함께 수업을 듣는다. 2020학년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선정된 선덕여고는 올해 학생 수요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이해’와 ‘실용영어’ 과목을 개설했다. 경북 지역 고등학생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앵커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서는 관련 과목이 없었어요. 듣고 싶던 과목을 듣게 돼 좋아요” “비디오저널리스트가 되고 싶고,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에 가고 싶어서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친구에게도 알려서 수강신청 시작하자마자 바로 접수했어요.”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설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이해’ 과목은 특히 학생들의 인기가 많았다. 미디어에 대한 이론과 기사 쓰기, 인터뷰 등 실무 중심 수업으로 구성한 덕분이다. 기존 정원을 7명으로 편성했다가 원격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인 13명까지 늘렸지만, 마감 후에도 추가 신청 요청이 이어졌다. 해당 과목은 류봉균 교사가 맡는다. 류 교사는 국어국문학과와 신문방송학과를 수료한 후 대기업 홍보팀에서 사내·외 기업홍보를 담당했다. 또 비디오저널리스트 양성과정을 개설, 운영하는 등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기를 동시에 가르칠 수 있는 교사로 평가한다. ‘실용영어’ 과목은 영어와 스페인어, 중국어, 타갈로그어 등 총 5개 국어를 구사하는 김현정 교사가 가르친다. 영어교육학을 전공한 김 교사는 작문 원리와 실전 독해 비결을 전수하는 한편, 개별 첨삭지도에 나선다. 김 교사는 “원격교육 플랫폼을 활용하면 효율적인 학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첫 수업을 해보니 참여 학생들의 적극성에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영목 교감은 “학생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경북형 고교학점제의 안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 이에 맞는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가장 적합한 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덕여고는 지난해 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을 11개를 개설했고, 학생 140여 명이 이수했다. 수업 내용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권영라 교장은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앞서 학생들에게 최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온라인 교육과정 10개 과목, 오프라인 교육과정 20개 과목을 개설해 맞춤형 교육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제어기능 탑재… 소통 원활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사연수 전문기관 한국교원캠퍼스 원격교육연수원이 전국 초·중·고 온라인 개학 지원을 위한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개발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원격교육연수원이 20년간 교사 원격연수를 운영하면서 얻은 각종 노하우와 현장 교사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해 개발했으며 교사와 학생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복잡한 절차나 설명이 없어도 접근이 용이하도록 편의성을 높힌 것이 핵심이다. 특히 교사가 수업 중 언제라도 수업자료 및 돌발 퀴즈 등을 전송해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은 이밖에도 실시간 동영상·음성·채팅, 동영상 및 수업자료 등록, 파워포인트 실시간 프리젠테이션, 출석·진도 관리, 과제제출 기능, 다양한 퀴즈 및 문제 제출, 관리자 참관 기능 등을 제공한다. 서비스 시범운영을 체험해본 이상봉 서울가주초 교장은 “학생과 교사 사이에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온라인 학습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고 미래교육을 경험하는 기회가 됐다”며 “학교 입장에서는 온라인 수업 중 접속이 끊기는 현상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자체 서버를 구축했던 것이 성공적인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캠퍼스관계자는 “교사들의 온라인 수업 운영 및 플립러닝 등 다양한 분야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전문 원격교육연수원으로서 전국의 교사, 학생들과 어려운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의=02-830-4208/www.teacher21.co.kr
하윤수 교총 회장 "섭외 등 원만한 설치 어려워 보건교사 처우개선 선행돼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학교보건자치위원회를 학교보건에 경험이 있는 위원 및 학부모 위원으로 의무적으로 구성해 학교장 직속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예상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대기질 문제를 비롯한 단체감염·질병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지만 개별 학교에는 중요시책 심의를 위한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아 학교 상황에 맞는 시책수립과 시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학교장 직속으로 학교보건에 경험이 있는 위원 및 학부모 위원으로 구성하는 학교보건자치위원회를 설치해 학교장이 학교보건시책수립 및 시행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려는 취지다. 교총은 21일 박찬대 의원실에 반대 의견서를 접수하고 현장의 우려를 전달했다. 교총은 “학교보건 경험이 있는 학부모를 섭외하기 힘든 일부 학교의 열악한 상황을 더욱 심화시키고 각종 감염병의 대응 등 과중되는 업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건교사에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위원회 구성의 행정업무까지 가중시킨다”고 밝혔다. 교총은 학교보건자치위원회 의무 구성에 대한 규정보다 코로나19 등 국가위기 감염병, 세월호 등 학교 안전교육의 중요성, 학생들의 성문제, 폭력문제 등 점점 더 확대되는 보건 관련 업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건교사의 근무여건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건교사는 수업 외에도 교직원 연수·미세먼지·공기질·정수기 수질검사 등 안전공제회 업무와 성고충 상담·교직원 건강검진 안내 등 잡무가 매우 많아 단위학교의 원만한 학교보건자치위원회의 설치 및 가동이 매우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이다. 학교보건시스템 개선 협조도 요청했다. 교총은 “법정 정원의 69%에 불과한 보건교사의 배치율, 학교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학교에 1인의 보건교사가 배치돼야 하는 현행 법 규정상 건강권을 제대로 확보받지 못하는 과대학교 문제 등 학교보건시스템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라며 “학교보건자치위원회 설치에 앞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규모 이상의 학교에 보건교사를 2명 배치토록 하는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신경민 의원 발의)’에 대한 통과 협조 및 보건교사 처우 개선을 위한 입법과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모 도움 없이 참여 어려워 수준차 커 맞춤형 교육 한계 사회화·자립습관 무너져 걱정 하윤수 교총 회장 "장애 유형·특성별 대책 필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은지(가명)야 학교 가자~” 평소 학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고3 은지(뇌병변·지적장애 1급)는 학교 가자는 어머니의 말에 웃음꽃이 핀다. “오늘은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컴퓨터로 학교에 가는 거야.” 어머니는 은지에게 이렇게 설명하고 선생님이 보내준 꾸러미 속 학습자료를 폈다. 컴퓨터를 켜고 출석체크를 한 후 선생님의 강의 영상을 틀어주자 집중하고 보는 것도 잠시, 이내 딴짓을 시작한다. 어머니 A씨는 “아이가 학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교감하는 게 정말 중요한데 온라인 수업은 그게 어려우니 아무래도 집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A씨가 옆에 붙어 수업에 접속하고 학습자료를 챙겨주지 않는 한 은지 혼자 수업을 이수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그나마 저는 전업주부이고 아이가 소통이 되는 편이라 이 정도지만 학교에는 아예 온라인 수업이 힘든 학생도 많고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는 경우도 참여가 어렵다”며 “장애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가운데 특수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원격수업 참여가 어려워 학습결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EBS, 에듀에이블, 위두랑 등에 장애 학생용 자료를 탑재하고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시각, 청각, 발달장애 등 학생마다 장애 유형과 정도가 천차만별이어서 학습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중복장애 학생들의 경우 장애 특성별로 개개인의 수준차가 커 원격수업으로 등교수업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특수학교들은 홈페이지, 가정통신문, 전화 등을 통해 원격수업의 시간과 방법 등을 안내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수업이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생보다 학부모와의 소통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일부 소통이 잘 되는 학생들은 쌍방향 화상교육을 진행하기도 하고 단방향의 콘텐츠 활용 수업과 과제 제시형 수업 등의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경기 B특수학교는 원격수업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학습꾸러미를 제작해 교사들이 직접 가정으로 방문해 전달하기도 했다. 크게 읽고 쓰기가 가능한 학생, 따라 쓸 수 있는 학생, 붙이고 떼는 정도가 가능한 학생 등으로 수준을 나누고 학생 수준별로 학습지와 교구를 따로 제작해 제공한 것이다. 이 학교 C교사는 “대면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드는 게 가장 어렵다”며 “매일 파워포인트나 동영상 자료를 올리면서 아이들 수준별로 학습지나 교구를 제작하고, 돌아가면서 돌봄교실과 종일반까지 관리하다보니 오프라인 개학보다 업무가 훨씬 많다”고 토로했다. 프로그램을 혼자 열 수조차 없거나 문제행동이 많은 아이들의 경우 학부모들이 한 시도 떨어질 수가 없기 때문에 지쳐가는 것도 걱정이다. 그는 “과제를 내면 학부모님들이 결국 자기 몫이 된다고 부담스러워 한다”며 “정부에서 정보화 기기 지원방안 등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그보다도 가장 필요한 도움은 활동보조인의 지원을 늘려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습결손도 고민이지만 무너진 일상생활을 복구하는 것도 큰 문제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은 관계를 통한 사회화와 자립이 중요한 교육목표 중 하나인데 고립된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쌓은 습관들이 모두 무너지고 있기 때문. 그는 “양치부터 시작해서 학교에 도착해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거는 것조차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데 학교에 돌아오면 그동안 무너진 습관들을 다시 잡는 게 어려울 것 같다”며 “등교 시간을 맞추는 데에만 한 달 넘게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진운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 회장은 “장애학생 유형과 특성에 따른 수어와 자막삽입, 공학기 대여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재난 상황이 또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장기적으로 특수교육 원격수업 정착을 위한 시설 및 환경조성과 장비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덜덜거리는 버스를 타고 1988년 초임지에 설렘으로 교직의 문을 두드리던 햇병아리 교사가 어느새 30년을 넘기며 어미 닭이 되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품어내고 있다. 항상 새로이 맡게 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새로운 기대와 소망이 차오른다. 아마도 그것은 이미 내 가슴속에 민들레 꽃씨가 되어 나를 더 좋은 교사로 세워주는 사랑하는 나의 첫 보물인 민들레꽃이 나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첫 발령지 시골 학교 2학년 담임을 맡게 되어 금주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친구들의 고자질을 자주 받던 금주, 어디 하나 사랑스러운 구석이 없이 옷은 땟물이 지르르 흘렀고 얼굴도 손도 거칠어서 이 아이가 지금 아홉 살 아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금주의 모습은 말이 아니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 속 중심인물이 금주였다. 이미 1학년 때 담임 선생님도 나에게 금주 때문에 1년이 그리 편치 않을 것을 예고해 주셨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아이라고 그냥 대충 다루면 안 된다고 오히려 선생님이 당하게 된다고. 설렘이 두려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마음속으로 수없이 그려왔던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설령 내가 금주 때문에 괴로움을 당할지라도 이 아이는 하나님이 나를 교사로 세우시고 나에게 준 첫 선물이자 보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이 아이를 잘 보듬어주고 이 아이에게도 사랑받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랑할 줄 아는 아이가 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난 금주를 알아야 했고 금주의 편이 되어야 했다. 다행히도 그때는 지금은 사라진 가정방문이 있어서 가장 먼저 금주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드디어 가정방문을 하는 날, 그 집에 들어섰을 때 할머니 한 분이 나를 맞이했다.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나를 붙잡고 하소연하셨다. 남편이 50 넘어 찻집 마담과 만나 생긴 아이로 어느 날 갓난쟁이 금주를 집으로 데려왔다고 했다. 나이 차이 많은 언니 오빠도 금주 때문에 아빠를 미워하고 엄마의 속상하고 아픈 마음만 다독일 뿐 금주는 집안의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할머니 아니 금주 어머니, 그래도 금주를 받아들이고 지금껏 잘하든 못하든 키우고 계시잖아요. 금주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금주는 그래도 엄마가 무척 좋다고 말하던데요. 속상한 마음을 알겠지만 그래도 금주가 엄마가 있어서 행복한 아이가 되면 좋겠어요.” 난 이 말을 남긴 채 금주의 집을 나왔다. 어떻게 하면 내가 금주의 아픈 마음을 만져주고 그 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금주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아이들이 고자질할 때마다 금주의 손을 잡아주고 금주를 안아주며 금주의 얼굴을 만져주었다. 그리고 주말이면 금주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 자취방에 놀러 오면 라면(그땐 시골에서는 라면이 귀할 때)을 끓여주면 행복해하는 금주였다. 날씨 좋은 날에는 나들이도 갔다. 진달래도 피고 철쭉도 피고 목련도 피는 시골 마을 그 예쁜 꽃 다 제치고 왜 그리 작고 노오란 민들레꽃을 좋아하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금주는 왜 민들레꽃이 좋아? ”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누가 돌보지 않아도 어디에든 잘 자라면서 꽃을 피우고 그 꽃씨를 바람에 날려 또 다른 민들레꽃을 피우니까 좋아요. 이 꽃을 보면 저를 보는 것 같고 저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는 것 같아요.” 아마도 금주는 작고 노오란 민들레꽃을 바라보며 자신을 보았나 보다. 그 뒤로 나도 민들레꽃을 좋아하게 되었다. 4월 어느 날 도시락을 싸와야 되는 날인데 금주는 싸오지 못했다. 그래서 조용히 불러 물었다. “금주야, 왜 도시락을 싸오지 않았어?” “도시락을 씻어 놓지 않았다고 밥 싸갈 자격 없대요, 엄마가.” 너무나 내 마음이 시려왔다. 친딸이었다면 아홉 살짜리 도시락을 씻으라고도 안 했을 것이고 설령 안 씻었다고 밥을 굶게 하지 않았을 텐데… 난 금주를 내 옆자리에 불러 도시락을 나누어 먹었다. 그랬더니 아이들도 한 숟가락씩 덜어다 금주의 그릇에 채워 주었다. 그 뒤로 난 도시락에 밥을 눌러 싸오는 버릇이 생겼다. 그 뒤로 금주는 일부러 내 도시락을 같이 먹고 싶어서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듯했다. 5월 어느 날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할 때였다.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금주는 교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고 교실에 들어와 보니 내 가방이 열려 있었다. 지갑을 확인해 보니 3천 원이 사라졌다.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 금주를 바라보았다. 분명 금주가 훔쳐 간 것이라고 했다. 금주를 조용히 불러 사실대로 말하면 용서해 주겠다고 혹시 선생님 돈 가져갔냐고 하니 절대로 안 가져갔다고 펄쩍펄쩍 뛰었다. 순간 방망이로 내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사랑으로 이 아이를 보듬어 주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나 싶었다. “금주야, 선생님은 정직한 어린이가 좋더라. 사실대로 말해주면 안 될까?” “아니에요. 선생님도 저를 도둑 취급하시네요” 정말 내가 실수 했나 싶어 금주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하교를 시켰다. 그런데 다음날 우리 반 아이가 어제 금주가 문구점에 들러 돈 3천 원으로 뭘 사고 사 먹기도 했다고 말해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금주가 내 지갑을 손댄 것 같아 다시 그날 남겨놓고 이야기했다. “금주야, 선생님은 네가 원하면 돈을 줄 수 있단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것도 남의 것을 욕심내거나 몰래 훔치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돈을 가져간 것보다 더 나쁜 것은 끝까지 거짓말하고 솔직히 말하지 않는 것이야.”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사실은 어제 가져갔어요. 저도 사 먹고 싶은데 엄마는 뭔 돈 달라고 하냐며 혼만 내셔요.” “그랬구나. 사실대로 말해주어 고맙다. 어제 그 돈은 선생님이 너에게 주었다고 생각할 테니 앞으로는 절대로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는 착하고 예쁜 금주가 되면 좋겠구나. 약속해 줄 거지?” 그리고 다음 날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이 잃어버린 돈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 뒤로 난 월급날이 되면 금주에게 용돈을 주게 되었다. 소풍 가는 날이면 김밥과 과자, 용돈을 주었다. 그렇게 금주는 아이들도 괴롭히지 않고 점점 마음이 예쁜 아이로 자랐다. 그 해 2학기에 내가 공개수업을 하게 되었다. 금주는 머리가 똑똑한 아이이고 창의성이 많은 아이였다. 수업 중 똑똑하게 발표를 해서 선생님들의 입이 벌어지게 했고 내 수업을 빛나게 했다. 참관하신 선생님들마다 금주의 달라진 모습에 박수를 보내주셨다. 점점 금주는 자신감이 넘치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고 주말이면 우리 집에와 라면도 먹고 교회도 같이 가게 되었다. 그리고 금주는 예수님을 좋아했다. 누구에게나 사랑을 주시는 참 좋으신 예수님이 금주를 너무 사랑하신다고 늘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이제 말썽꾸러기 금주는 사라졌고 천덕꾸러기 금주는 점차 사랑받는 아이로 자라게 되었다. 어느 날 금주는 나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지 내심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선생님, 선생님을 엄마라고 불러도 되나요?” “뭐~ 선생님은 아직 시집도 안 갔는데… 그래도 금주가 그러고 싶다면 친구들이 없을 때 엄마라고 불러도 돼.” 가끔씩 수업이 끝나고 난 뒤 교실에 다시 들어왔다. 엄마라고 부르는 금주를 안아주고 금주에게 넌 사랑받기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넌 이미 사랑받는 존재라고 나도 금주에게 속삭여 주었다. 그렇게 행복한 1년을 보내고 3학년으로 진급한 금주는 수업이 끝나면 우리 교실에 들러 하루 이야기를 조잘조잘 나에게 들려주곤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공부하여 꼭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우리 교실에 오면 엄마라고 불러주던 금주였는데 3학년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여름방학 물놀이 갔던 금주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것이었다. “하나님, 이게 어찌 된 일인가요? 왜 금주를 이리도 빨리 천국으로 부르셨나요?” 난 먹먹한 가슴을 부여잡고 그렇게 한참이나 울었다. 그 뒤로 난 새 학년이 되면 항상 금주를 떠올리고 내가 새로 맡게 된 아이들을 바라보며 금주의 민들레 꽃씨를 뿌리곤 했다. 아마도 내 마음 속 보물 1호 금주의 민들레꽃 덕분에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마음이 달라지게 되어 32년 되는 나의 교직 경력 속에 민들레꽃들이 자라난 민들레 꽃밭이 되었다. 내가 힘들 때 말없이 다가와 속삭여 주고 아직도 내 가슴속에 생생한 모습으로 행복한 웃음을 나에게 보내고 있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 은상 수상 소감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30년 넘게 만나온 아이들, 내 가슴 속에 보석처럼 빛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어느새 금주가 다가와 속삭였다. 금주에게 보내는 편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내 얼굴엔 미소가 지어졌다. 하교 시간에 한 녀석이 ‘선생님 무엇 하시기에 미소 지으세요’ 하고 묻기에 하늘나라에 간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고 하니 하늘나라에 갔으면 슬픈데 왜 웃냐고 했다. 난 그 친구가 30년 넘도록 내 맘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년 새 학기가 되면 또 다른 금주를 찾는다. 나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아이를. 그 아이가 나에겐 금주일 테니까. 금주의 ‘선생님 고맙고, 사랑해요’라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는 성경 말씀을 통해 교사인 내가 얼마나 어떻게 아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텃치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교육의 열매를 거둔다고 믿는다. 눈물을 흘린다는 표현 속에는 힘을 다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어떤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큰 희망을 가지고 온 정성과 사랑을 쏟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요즘 생활지도가 무척이나 힘들고 버겁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교단을 지키며 눈물을 흘리며 끊임없이 아이들을 품고 사랑과 열정으로 희망을 품은 교육의 씨를 뿌리는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분명 기쁨으로 단을 거두는 날이 올 거라 확신한다. 또한 금주와 같은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향해 사랑과 웃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을 테니까... 아마도 지금 금주는 하늘나라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을 것이다. 사랑한다. 금주야~ 그리고 내가 만난 빛나는 모든 보석들아~~
제자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시작한 지도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1989년 처음 교단에 섰을 때, 제자들이 ‘선생님! 이라고 불러줄 때 너무 기쁘기도 했고 한편으론 내가 교사라고 불릴 만한 그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하며 과분한 호칭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성경에 보면 선생은 옳은 말을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는 의미에서 ‘함부로 선생이 되지 말라.’라는 문구가 있다. 교사다운 교사로서 제자들 앞에 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늘 자신을 성찰하는 겸허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군 생활을 하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컴퓨터는 특정 부서에만 있고 일반화되기 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무실 업무는 타이핑 또는 손글씨로 처리하는, 그야말로 손글씨는 중요한 의사 전달의 수단이었다. 요즘에는 컴퓨터, 인터넷, SNS 등 편리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손글씨의 중요성은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손글씨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위력이 있는 듯하다. 건국대학교 부총장이었던 유태영 박사는 유학을 가기에는 불가능한 처지였지만, 이스라엘 국왕에게 영어로 쓴 손편지로 인해 이스라엘 국립대학인 히브리 대학의 국비 장학생으로 공부하여 학위를 취득하였고 대학교수가 된 경험을 밝히는 내용을 그의 책 「나는 언제까지나 꿈꾸는 청년이고 싶다.」에서 읽은 적이 있다. 손글씨로 전한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인생 여정에는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된다. 어떤 만남은 오래도록 감동을 주기도 하고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 중에는 다시 만날 수는 없지만, 꿈에서라도 다시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는 고교 2학년 시절 진로 문제로 고민을 했다. 당시에는 요즘 학교의 ‘Wee 센터’와 같은 상담 시스템이 없었고 제자와 선생님에게 상담 요청을 하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고교 2학년 신학기에 독일어를 담당하는 꽃 같은 외모와 대비되는 반전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계신‘위형님’이라는 선생님이 오셔서 자기소개를 하면서, “저는 형님도 되고 누나도 될 수 있으며, 여러분의 선생님도 되니까, 여러분이 고민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찾아와 상담을 요청하세요!”라고 말씀하셨다. 그 선생님과 만남은 지금도 여전히 감동의 여운이 남아있어서 꿈속에서라도 만나 뵙고 싶다. 매년 스승의 날이 오면 유난히 그 선생님이 그리워진다. 그 선생님을 만나 뵐 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찾아가서 큰절을 올리고 싶다. 나는 그 선생님께 진로에 대한 상담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만한 용기가 없었고 주변 여건도 조성되지 않아서 결국 고민을 담은 편지를 보내기로 했다. 선생님처럼 독일어 전공을 한다면 어떤 길이 있는지 문의했는데, 위 선생님은 A4 용지 4매 정도의 장문의 답장을 보내주셨다. 비록 그 편지는 잃어버렸지만, 그 내용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진로에 대하여 자상하게 답변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교훈적인 다양한 말씀을 해주셨다. “인생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것이다. 인생은 언덕을 오르는 것 같아서 힘겨울 때도 있지만, 내리막길을 가듯이 수월한 경우도 있으니, 묵묵히 걸어가라… 건강은 소중한 재산이니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 등등…” 위 선생님에게 받은 감동의 영향으로 나는 1989년 교단에 서면서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제자들에게 손편지 쓰는 것을 즐긴다. 외국 여행을 가거나 학생들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면 아름다운 경치를 담은 엽서를 다량 구입했다. 제자들에게 손편지를 쓰기 위해서였다. 처음엔 엽서에 격려의 글을 쓰기 시작했고, 편지지에 격려의 글을 쓰기도 했으며 요즘엔 손글씨로 단풍잎 책갈피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정읍은 단풍의 고장이기도 하지만 단풍잎은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기 때문에 책갈피에 활용하면 자연미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졸업한 지 25년이 지난 제자와 통화한 일이 있었고 문자를 주고받기도 했는데 당시에 받은 엽서를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그 알맹이는 잃어버렸지만, 그 봉투를 앨범에 잘 간직하고 있다고 하면서 사진을 찍어 보내오기도 했다. 여름방학 동안에 당시 담임교사였던 내가 써서 보내준 편지라고 하면서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뇌기도 해서 잠시 행복에 젖기도 했다. 열흘 전에는 인천에서 사는 제자와 연락한 일이 있었는데, 여러 해 전에 받은 책갈피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어제는 졸업 후 20년이 지난 제자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옛 추억을 나누었다. 당시에 담임교사로서 제자들의 생일 축하를 할 때 손글씨로 생일 카드를 써주고 선물로 좋은 책을 증정했는데 제자들은 졸업 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감동과 행복을 이야기하곤 한다. 말 한마디는 인생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인정·칭찬·격려의 말 한마디는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부정적인 말 한마디는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하거나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올해에도 학기 초에 제자들에게 격려의 편지 또는 책갈피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제자들의 프로필을 파악하는 용지를 나눠주었다. 그 내용은 자신의 꿈과 장점을 쓰게 하는 것이었다. 손글씨의 편지 또는 책갈피를 통해서 의욕적인 삶의 동기부여를 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간이 나는 대로 손글씨로 편지를 쓰기도 하고 책갈피를 만들기도 하는데, 그 편지나 책갈피를 전달할 때 제자들이 기뻐하는 눈망울을 보는 즐거움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이요 행복이다. 올해에 우리 학교 졸업반인 제자 중에는 특별한 만남과 교제를 이어가는 제자가 있다. 교사와 제자가 1:1 멘토링을 한다는 전제하에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는 이○○ 군과의 만남이다. 이○○ 군은 동정맥 기형의 파열이라는 병명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4회에 걸쳐 뇌수술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우측 편마비 증상이 있는 장애인이다. 하지만 자신의 장애로 인하여 의기소침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멋진 학생이다. 재활치료를 위하여 매주 하루는 재활병원에 가서 치료를 해야하기 때문에 충분한 학습량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여 초·중·고 연속 학생회장직을 맡고 있고, 대학 입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범적인 학생이다. 이○○ 군은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가정에서는 홀어머니와 외할머니에게 극진히 효도를 실천하고 주변의 할머니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도 하는 등 봉사 정신도 투철한 의지의 한국인이다. 이○○ 군과의 멘토링은 대화로 하기도 하지만, 때때로 손글씨를 주고받기도 한다. 작년 연말에는 그 친구가 감사의 마음을 가득 담은 손편지를 보내왔는데 어찌나 감동적이었는지 그 편지의 봉투까지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그는 오른손이 마비되었기에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왼손으로 눌러 쓴 손편지는 감동 그 자체였다. 나는 만년필 손글씨로 정성을 담아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루 전에도 격려의 손편지를 써서 의미 있는 책 한 권과 함께 전달했는데, 그 제자 또한 큰 감동을 하였다며 반응을 보여주었다. 디지털 시대의 편리성을 체험한 후부터 아날로그식의 불편함을 감내하기가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손글씨만큼은 아무리 매체가 발달한다 해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최적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요즘에는 수업 시간에 제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피력하는 편지를 써보도록 권유하고 있다. 부모님, 선생님, 친척 그리고 친구에게, 또는 나에게도 손편지를 써보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었으면 작가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보도록 권유한다. 올해가 지나면 교직 생활은 4년 남짓 남게 된다. 남은 교직 생활을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마무리할까 생각해본다. 제자들에게 긍정의 마인드를 심어주고 격려의 말 한마디를 실은 편지쓰기와 단풍잎 책갈피 만들어주기를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오늘은 교장 선생님께 부탁드려서 단풍잎 책갈피 만들어주기와 편지쓰기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그만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 그 공간 이름은 ‘나눔실’이라고 짓기로 했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동요가 있다. 그곳에서 제자들과 기쁨·사랑·행복·꿈을 나누고 싶고 손글씨로 그 마음을 제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제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역동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말 한마디를 손편지로 전달할 수 있다면 그 제자들이 이 시대의 빛과 소금이 되리라는 기대감으로… 고교 시절 독일어를 가르쳐주신 ‘위형님 선생님’의 사랑이 또 다른 후대의 누군가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 2020 교단수기 공모 - 은상 수상 소감 수기를 쓰면서 교직 생활 반성의 기회로... 누구나 교단에 처음 설 때는 제자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때로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인격 형성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이라는 것은 낳고 기르는 부모 다음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나온 학창 시절을 되돌아봐도 제자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격려해 주며 긍정적인 자아관을 심어준 은사님은 평생 동안의 스승으로 남아 있음을 느낍니다. 교사가 감정에 치우치거나 사견에 치우치지 않고 한 사람의 인격 형성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방법 가운데 의사 전달의 수단으로서 말도 중요하지만 ‘손글씨’ 써주기는 더욱 감동과 여운을 남게 해주며 학창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을 저의 학창 시절을 통하여 착안하였기에, 저도 제자들에게 손편지 써주기 활동을 하여 제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 사례를 수기로 썼고 또한 수상자로 지명해 주셔서 더욱 큰 기쁨이었습니다. 금번의 수상으로 인하여 교직 생활에 대하여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교사로서 자긍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수기를 쓰면서 30년의 교직 생활을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요즘 뉴스를 자주 봐요. 공문보다는 뉴스가 학교에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니까요. 뉴스에서 발표한 내용을 며칠 후에야 공문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안타까운 요즘이에요. 그런데, 뉴스를 검색하다 보면 속상할 때가 종종 있어요. 자꾸 댓글을 안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댓글에도 눈이 가거든요. 좋은 댓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댓글도 많아요. 댓글을 읽으며 요즘처럼 답답한 시기에 각자의 불만을 투사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상대는 교사라는 것을 느껴요. ‘수업은 EBS가 하고 교사는 놀면서 돈 버네.’ ‘교사들 꿀 빠네.’ 댓글을 보면서 생각해요. ‘아~ 우리는 꿀을 빨고 있었구나.’ 사소한 댓글 하나에 마음이 상해요. 이참에 꿀물이라도 한 잔 마셔야 억울하지 않을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한가하게 꿀물을 타서 마실 시간이 없어요. 온라인으로라도 수업해야 하니, 아이들에게 전해줄 1주일 치 활동지를 미리 만들어서 배부해야 해요. 쉬운 일 같지만, 하나하나 편집하고 등사하고 다시 묶어서 정리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에요. 평소 같았으면 그날그날 복사해서 줄 수 있는 활동지일 텐데 말이지요. 아이들이 없는데도 공문은 줄어들지 않아요. 말로는 공문을 없앴다고 하는데 체감하기가 어려운 건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어요. 이 와중에 교사들은 조를 짜서 긴급 돌봄에까지 투입되고 있어요. 온라인 개학을 위해서 동영상을 만들고 자료를 정리하느라 바쁜 시기인데도 말이지요. 그뿐인가요? 시시때때로 바뀌는 일정 때문에 학사일정은 꼬이고, 교육과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NEIS에 어떻게 올려야 할 지도 막막해요. 그런 댓글 하나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에요.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면 빨아야 할 꿀이 너무 많아요. 그 꿀은 씁쓸하다는 것이 함정이지요. 1999년도에 개봉했던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떠올라요.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유대인 아버지 귀도. 아들 조슈아가 동네 가게에 붙어 있던 종이 한 장 때문에 기분이 나빴던 적이 있어요. 종이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었지요. ‘유대인과 개 출입 금지!’ 귀도 또한 화가 나긴 마찬가지였지만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어요. "조슈아, 뭐 이런 거로 기분이 나쁘고 그러니? 저 위쪽 길에 있는 철물점은 스페인 사람과 말이 출입 금지란다." 만약, 우리에게 귀도 같은 친구가 있다면 우리를 속상하게 만드는 댓글을 보고 뭐라고 말해주었을까요? "친구야, 그놈은 너의 업무처럼 씁쓸한 꿀 밖에 빨아본 적이 없을 거야. 걔는 평생 씁쓸한 가짜 꿀만 먹어 본 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고생하는 사람에게 꿀 빤다고 말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 달콤한 꿀맛을 모르는 그놈은 정말 불쌍한 놈일지도 몰라." 누군가의 댓글 하나. 불특정 다수의 부정적인 시선을 의미 있게 해석하기에는 가야 할 길이 너무 멀어요. 목적지만 보고 아등바등 뛰어가기에도 바쁜 길. 발에 채는 돌부리 하나하나에 신경 쓰면 쉽게 지칠 수밖에 없어요. 학교에서 해내야 할 일만, 스스로 마음을 챙기기에도 벅찬 하루에요.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댓글로 상한 감정은 댓글을 단 사람에게 돌려주면 어떨까요? 귀도 같은 친구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배운 말이 생각나요. 혼잣말을 외치며 댓글을 향해 소리 질러요. 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