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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필자가 교직을 출발한 것은 1973년이다. 벌써 40년이 지났으니 강산이 4번이나 변한 세월이다. 그때 만났던 학생들은 이제 50대 중반을 넘으면서 그들도 이제 퇴직을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세월은 변함없이 흘러가는 것이다. 그 동안 교직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에게도 많은 글을 쓰게 하였지만 스스로 경험하면서 겪은 체험을 글로 적어 보았다. 어'빛을 따라서'를 출간한 이후 어느 덧 3권째 출판이 되어 아직도 기억되는 제자들에게 선물로 보냈다. 그들에게 못다한 이야기도 담았다. 아이들도 이 책을 받아보고 자랑스럽다는 전화를 걸어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렇게 카톡으로 편집을 하여 보내 왔다. '교육의 새로운 지평(교육타임즈 발행)'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육이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를 1부에 적었다. 국가와 교육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평생교육 차원에서 교육이 디자인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아쉬웠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같은 문제들을 잘 풀어나가길 기대한다. 2부는 제도적으로 교육이 존재하는 한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제 교육은 일정한 내용을 진리라고 가르치거나 받아쓰기 교육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사들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무엇을 하도록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을 창조하는 힘이 몸에 익혀져야 급속히 변하는 사회에서 잘 적응을 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공감하는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교사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현재대로 지도하여 좋은가?'를 물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없는 학교, 교실은 붕괴를 경험하면서 교사는 탈진하게 될 것이다. 거의 보이지 않는 학생 개개인 마음의 세계를 다루는 교육은 아무렇게도 해도 좋은 일이 결코 아니다. 한 생명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3부는 '배우는 삶'이다. 삶은 어려서 부터 죽음에 이르기 까지 변화를 지속해 가는 것이다. 특히, 학생시절은 배움의 황금기이다. 이 시기에 기회를 놓치면 나중의 삶이 힘들어 진다. 그런 결과들을 우리는 많이 접하면서도 잘 깨닫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어리석은 단면이기도 하다. 어제 KBS에서 방영된 '망각'에서 내가 미처 알지 못한 사실은 독립운동을 한 후손들은 나라가 해방을 맞았지만 배움의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고 말도 못한 것이 해방 후의 사회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역차별을 받기에 숨겨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배움은 많은 것들을 체험하면서 배움의 원리를 하나하나 체득해 가는 것이다. 이제는 가르침이 아닌 배움의 시대를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아야 할 것이다. 4부는 교육의 동반자인 학부모가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되는 글들을 실었다. 나에게 배운 제자들이 아직도 중, 고, 대학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데 학부모로서의 역할을 조금이라도 잘 수행하는데 도움이 될 글들을 엮었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차이점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 아직도 학원이나 과외 등에 의존하여내 아이의 장래를 인도하겠다는 것은 혼이 없는 교육에 해당한다.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넓고, 크게 보면서 지나친 경쟁교육의 장으로 아이들을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학부모가 변해야 우리 교육이 변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이 글을 보면서 사색하는 재료로 삼았으면 좋겠다. 한 제자가 보낸 메시지에는 못난 제자라고 스스로를 겸손히 낮추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못난 제자는 한 명도 내 앞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교육의 결과물이다. 큰 성공이 아니더라도 건강하게 살고 있으면 성공한 삶이다. 그들은 이곳저곳에서 향기 날리는 들꽃처럼 잘 살아가고 있으며, 종종 안부를 물어온다. 멀리서 오는 소식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어린 시절 만났던 친구들과 더불어 미래를 위한 삶을 이야기 하는 그들의 축복된 삶을 위하여 내가 할 일은 오직 기도하는 것 뿐이다.
교장들은 교장이 권한이 없다고 한결같이 이야기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학교에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경우, 최종결정은 교장이 하게 된다.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교사들만큼은 아닐 것이고, 교감 만큼도 아닐 것이다. 필자는 교장을 안해봐서 알 수 없지만 통념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슬그머니 교장공모제 확대시행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교장공모제는 학교를 혁신하겠다는 전교조의 주장을 교육부에서 일부 수용해서 도입된 제도로 보는데, 여기에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탄력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 젊고 유능한 교사를 교장으로 임용해 학교혁신을 이끌겠다는 것인데, 이는 정상적으로 승진한 연세가 꽤 있는 교장들에게는 아주 모욕적인 이야기가 된다. 그럭저럭 공모교장이 여럿 탄생했고, 일반교사보다는 전문직 출신들이 더 많이 교장공모제를 활용하고 있다고도 하고, 전교조 출신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 사실이 어떻든 진보정권에서 진보교육감들이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활용한 것은 여러 정황상 확실해 보인다. 그러니 앞으로 이 제도를 더 확대시키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장선출보직제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전교조에서 정권교체에 지대한 공을 세웠기에 주장하고 있고 이를 받아들이는 모양세다.전교조가 그렇게 정권교체에 공헌을 했다면 교사들이 선거에 관여했다고 볼때 위법 행위를 한 것이다. 도리어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이 아니라 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렇게는 절대로하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교장을 선출해서 뽑는다면 전교조 분회장이나 교총 분회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혁신학교나 전교조 세력이 세다고 알려진 학교들의 예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혁신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모두 전교조는 아니다. 다른 학교보다 다소 많은 학교들이 있지만 교총소속도 있고 무소속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전교조 성향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즉 전교조 교사들의 주장이 워낙 강하다 보니 무소속 교사들도 은근히 그들에게 동조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확실히 주장할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기간제 교사들도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뭔지는 모르지만 불이익을 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떤 문제에 대해 투표로 결정하면 항상 결과는 같게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혁신학교를 두고 교장, 교감은 껍데기만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들린다. 쉽게 웃어넘길 이야기가 아니라고 본다. 선출보직제 하자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가. 당연히 그들이 교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왜? 정상적으로 노력해서 교장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교원단체 활동을 열심히 해서 교장이 되겠다는 것이다. 현행 승진체제를 완벽히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교장공모제확대와 선출보직제 도입은 학교의 민주화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미 학교는 민주화됐고, 도리어 전교조가 민주화에 역행하고 있을 뿐이다. 무조건 투표해서 결정하고, 성과상여금 균등분배를 주장하며, 다수라는 명목으로 무조건 해야 한다는 그들이 학교민주화를 주장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들이 민주화를 주장하면서 의견을 들어 결정한다고주장할 때학교의 기관장인 교장은 비민주적인 그들의 행동에 교장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만일 다수결을주장하다가 통하지 않으면 다수결이 항상 옳은 게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것도 그들이다. 학교의 주인은 교사가 아니다. 교장도 아니다.교육의 3주체라는 말을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주체는 학생들이다. 학생들이야 교장 공모제나 선출보직제에 관심이 없겠지만민주주의에서의 민주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것이다. 민주적인 방식이 다양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할 교사들이자신들의 이익을 찾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솔직히 학교의 민주화를 위한 선출보직제 주장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무능한 교장선생님들이 정말로 그렇게 많은지, 공모제나 선출보직제가 도입되면 모두 유능한 교장이 되는 것인지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교장공모제확대, 선출보직제 검토는 당장 거둬 들여야 한다. 우리는 교육을 하고 싶을 뿐, 정치화된 학교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찬란하고 황홀하게 온 천지를 수놓은 봄이 여름의 진한 녹색으로 들어간다. 일 년을 인생에 비교한다면 유월은 청소년기의 마지막인 고등학생이다. 이 싱싱한 유월 아이들은 공부와 경쟁에 초주검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 행복하게 할 권한은 있어도 불행하게 만들 권한은 없다. 축 처진 아이들의 어깨를 보며, 무성하게 피어오르는 개망초 꽃을 보며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생각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이 흔한 풀꽃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다. 오로지 화려하고 눈에 띄는 꽃에만 관심을 준다. 이런 관심이 경쟁과 사교육을 조장하고 내 자식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생각 속이 독초로 자라 공교육은 초토화되고 인성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단지 경쟁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그 아이들을 문제아로 패배자로 인식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단지 문제가정, 문제학교, 문제사회만 있을 뿐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은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닌 한평생 신명나게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기 위함이다. 나아가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성적보다 인간의 가치를 더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다. 하지만 지금 교육 현실은 어떤가? 미국의 교육학자 에버레트 라이머는 ‘학교는 죽었다’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떠도는 말이 있다.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라는 감옥에 갇혀, 출석부라는 죄수명단에 올라, 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 공부라는 벌을 받고, 졸업이라는 석방을 기다린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오로지 수능, 일류대학 일류직장 성공한 인생을 위해 교실에서는 10시간 12시간, 어머니는 사랑의 이름으로, 교육자는 교육의 이름으로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럼 사회현실은 어떤가? 최근 15년 동안 성적비관 자살한 학생이 8000명으로 연평균 533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군인 5090명과 맞먹는다고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윤지희 공동대표는 말했다. 한술 더 일반 학교의 연간 자퇴생이 7만 명이고 사교육비가 4조 원이다. 그리고 부의 극심한 불균형은 아이들을 생활전선으로 내몰아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이 23만에서 25만 명 정도다. 이런 제반 상황에 교육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내몰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시대는 옛이야기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은 살인적인 경쟁, 출세주의, 물신주의, 이기주의도 구분 못 하는 집단망각증, 집단 불감증이 지배하고 있다. 이는 교육입국을 주장하기보다는 교육망국을 향해 가고 있다. 이런 문제 상황에 반향을 일으키는 새로운 변화로 혁신학교, 행복학교, 특성화 학교 등 교육에 대한 새로운 각성이 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의 바람에도 기존 사회는 언제나 자기들의 기득권과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 기존 가치를 절대 신봉하는 동시에 그 어떤 세력도 용납하지 않는 배타주의를 고수하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을 보라. 정말 귀하다. 그런 만큼 학교생활도 가슴 펴고 신나고 즐거워야 한다. 부모들도 오로지 내 아이만이라는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독일 출신의 에크하르트 툴레는 "어린 자식이 있다면 최선의 능력을 다해 돕고 지도하고 보호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간을 허용하는 것이다. 존재할 공간을. 아이는 당신을 통해 왔지만 당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무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 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그리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은 약자를 괴롭히고 물자를 낭비하는 데 침묵하고 동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또한, 평생 생각하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것이다. 자기 앞가림을 자기 스스로 해 나가는 습관,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 생활, 늘 정돈된 마음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것이다. 이 말은 모두 옳다고 수긍할 것이다. 하지만 변화가 없이는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자식은 겉을 낳지 속은 낳지 못한다고 했다. 자식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기대를 멈추어야 한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다면 그게 성공한 인생이다. 자식과 나를 분리해 생각하는 것, 자기를 객관화하는 것, 부모는 자신의 욕망을 자식에게 족쇄로 채워서는 안 된다. 학교 교육은 어떠해야 할까? 교육은 올바른 도덕적 인간을 만들고 개성과 능력을 개발해내고 삶에 자신감과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우선이고 지식의 일깨움과 전달은 그다음이다. 그렇게 하려면 교육도 변해야 한다. 경쟁이 아닌 협력, 주입이 아닌 토론, 배제가 아닌 배려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새로움의 길이며 행복의 지름길이다. 문병란 시인은 말했다. "초롱초롱한 눈을 속여서는 안 된다. 자유와 의문 속에서 창조되는 진리, 아니오 속에서 만들어지는 민주주의, 외우는 기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각기 다른 빛깔로 피는 풀밭이어야 한다"고. 더 이상 경쟁 때문에 이기심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실종되게 하는 교육은 접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 1호인 고교학점제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추이를 봐야 하지만, 빠르면 2018학년도에 도입될 것으로 보여 고교 학점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즈음이다. 교육계에서는 현 중3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1학년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교사가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 수업을 선택하여 수강하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완전히 다른 교실이 열릴 것이다. 하지만 그 조건과 인프라 구축은 만만찮은 난제다.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의뢰한 연구 결과가 곧 나오는 대로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하고 최종 도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고교학점제는 현재 선진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제도인데, 총 4단계를 거쳐 도입될 예정이다. 즉 제1단계 과목 선택권 확대, 제2단계 과목별 이수 기준 마련, 제3단계 고교 K 무크(MOOC) 활성화, 제4단계 무학년제 도입이다. 제1단계인 고교 교과목의 선택권 확대는 2018학년도부터 고교에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된다. 특히 학생 참여 수업과 진로 계열에 따른 과목 선택권이 최대한 확대된다. 현재 고교에 시행 중인 고과 교실제 확충, 개설 교과목 확대, 인근 고교와의 공동 교육과정 운영 및 자유 수강제 도입 등이 전제돼야 한다.제2단계인 과목별 이수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고교는 초·중학교와 더불어 보통 교육 체제를 취하고 있다. 즉 소정의 출석만 하면 이수 및 졸업이 보장된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일정한 성적을 거둬야 이수 및 졸업을 인정한다. 오는 7월에 발표 예정인 고교 내신 절대 평가인 성취평가제와 연계된 방안으로 이수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제3단계인 K-MOOC가 활성화돼야 한다. 즉 우수 대학 강의를 인터넷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고교별로 개설된 교과목을 시공을 초월해 자유롭게 이수할 수 있는 제도가 안착돼야 한다. 대학의 K-MOOC가 고교 교육과 밀접히 연동돼야 하는 것이다.끝으로 고교도 대학처럼 학년제를 변경, 무학년제로 운영돼야 한다. 현행처럼 무조건 3년만 다니면 이수, 졸업하는 제도에서 탈피해야 한다. 즉 고교에서 모든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필수 과목, 선택 과목 등을 지정해 개설해야 한다. 소정의 과목을 이수했을 경우 졸업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현재 교육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선진 교육 제도다. 다만, 고교 학점제가 안착하려면 현행 50개 정도인 교과목 수를 적어도 100개 이상으로 확충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학교 시설, 교원 양성과 수급 등이 선결돼야 한다. 특히 고교학점제와 대학입시제도가 밀접히 연계돼야 한다.우리나라처럼 초·중·고교 보통 교육이 대학입시를 향해 ‘앞으로 나란히’를 하고 있는 현실에서 고교학점제가 대학입시제도와 유리된다면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국영수 중심으로 기울어져 있는 현행 대학입시제도가 변하지 않으면 고교학점제 선택 교과목도 당연히 국영수 계열 교과목으로 몰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7월 공표 예정인 2021 대입제도 개선안과 고교학점제는 밀접한 연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제대로 된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려면 교사별(수업별) 평가제와 절대평가제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국가들도 대부분 교사별 평가제와 절대평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교사별 평가제는 동일 과목이라도 교사마다 평가가 달라지는 제도다. 수업의 다양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현행처럼 동일 교과목의 시험을 동일하게 맞추면 교사들의 수업이 획일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교학점제에서 절대평가제는 뜨거운 감자다. 변별력이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평가를 하면 과목선택에 따라 성적에 현저한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버리고 성적에 유리한 과목을 우선 선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고교의 학점제 운영에도 상당한 제약이 생긴다.특히 우리나라 고교의 명문 잣대가 ‘명문대학 입학자수’인 현실에서 절대평가제는 이상이고 상대평가제는 현실이다. 고교별 딜레마에 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결국 우리나라 현실에서 고교학점제를 본격 시행하기 위해서는 교과교실 등 시설 확보는 물론 학점제 운영에 따른 교원 수급과 양성 과정 정선, 학점제에 따른 성적 관리, 대학 수학능력과 연계한 과목 운영 등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교육부는 교육공약 실행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 도입 기반과 인프라가 충분치 못한 현실에서 조급한 도입으로 학교 현장의 혼란을 야기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도입 여건과 조건을 구비한 상태에서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검토하고 정책을 입안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62주년 현충일이다. 이 날은 조국 광복을 위해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으신 애국지사,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참전 용사, 민주주의를 위해 항거하신 분들의 고귀한 헌신이 대한민국을 이루는 초석이 되었음을 마음 깊이 새기기 위하여 각지에서 기념식을 거행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10시에 시작된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읽은 추념사에서 "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며 "애국이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해냈다"면서 애국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영상은 방송을 타고 전국에 방영됐다. 지방 곳곳에서 하는 행사 관련 사진들이 SNS를 타고 돌아다니는 시대이다. 이제는 영상과 기록의 시대가 되어 많은 것들이 쉽게 노출됨으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 아쉬운 것은 행사장에 참석하여 무엇을 깊이 묵상하는지 모르지만 눈을 감고 있는 모습도, 고개를 숙인 모습도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이런 국가적인 행사, 기관의 행사라면 어른도 아이들도 애국가를 부를 때는 정중한 자세로 부르는 것이 도리일 것 같다. 이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기본 자세다. 모처럼 식장에 참가하신 상당한 직위를 가지신 분이 고개를 떨구어 졸고 있는 모습은 나라사랑을 배워가는 아이들에게도 본이 되지 않을 것이다. " 저 사람 뭐 하고 있는거야?"라는 질문을 하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우리는 이날을 기념하면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유가족분들께는 항상 감사를 드리는 것이며,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후대들에게 교육시키는 것이다. 교육은 보여주는 것이다. 감동이 가도록... 하지만 소홀히 하는 학교 현장의 현충일 계기교육이 충실하지 못하다는 현실을 알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형식적인 수치 보고로 끝나는 장학도 문제다. 이 사실을 아이들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달라지려면 변화의 출발점이 필요하다. 그 출발점은 자기 자신에서 출발한다. 자신을 타율적인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사람들이 있는데 애초에 인간은 완전히 자율적인 존재가 아니라 생각한다. 때로는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사는 것이 좋다. 눈치 없이 사는 사람은 항상 어린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어려서는 타율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점차 세상을 살아가면서 타율적인 것이 자신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단계가 있다. 변화를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와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또한,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도 성장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어떤 학생들은 60점 수준인데도 자신의 점수에 대해 전혀 무감각하다. 이런 학생은 문제가 무엇인가를 모르는 철부지와 같은 사람이다. 그러나 3과목이나 90점을 넘을 정도로 수준이 꽤나 좋은 성적의 학생이 다른 과목이 생각 이하라고 판단해 나름 고민을 한다면, 이런 고민이 공부하는 습관을 바꿔줄 것이다. 사람은 고민하는 힘이 있어야 성숙해 간다. 이 고민이사소한 것 같지만 목표 점수를 높게 잡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높은 점수는이상이 높다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지금도 아직 늦지 않았으니 모든 과목의 목표 점수를 기록해보면 네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평소에도 시험기간처럼 공부하겠다는 다짐은 대단한 것이다. 사람이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평소도 평소처럼 보내고, 시험기간도 평소처럼 보내는 생활 패턴 때문이다. 그리고 학원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여 하겠다는 것도 아주 중대한 결단이다. 또, 예전처럼 대충대충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계획을 짜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충대충 하면 점수도 대충대충 나오는 것이다. 대충대충 만든 얼개미로 세우를 잡으면 다 빠져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채로 새우를 잡으면 한 마리도 빠져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여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실천하고자 하는 항목을 스마트폰을 켜면 바로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남 보성 용정중(교장 정안)은 전교생과 학교장을 비롯한 전 교직원들이 지난달 29일부터 6월 1일까지 3박 4일 동안 지리산종주 통합교과 프로젝트 학습을 실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3년 개교 이래 세월호 참사로 체험학습이 금지된 2014년을 제외하고 한해도 거르지 않고 실시되고 있는 지리산 종주는 용정의 대표적인 통합교과 프로젝트 학습이다. 올해도 전교생 130명과 학교장을 비롯한 교원 15명이 화엄사, 백무동, 피아골 코스로 나뉘어 지리산 종주 프로젝트 학습을 마치고 귀교했다.용정중은 지리산종주의 교육적 가치는 천왕봉 일출을 보면서 학생 자신이 학년 초에 세운 미래의 꿈을 구체화해 반드시 실현할 것을 다짐하고 종주를 통해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목표지점에 도달하듯 자신의 꿈을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험난한 것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배우는 귀중한 계기로 삼고 있는 것이다. 전교생을 성별, 학년별로 고르게 조를 편성해 종주를 함으로써 선후배간의 끈끈한 우정과 공동체정신을 함양하였다. 산행을 통해 자연과 사람에 대한 배려의 실천, 그리고 사전 안전교육을 통해 안전의 생활화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특히 2017년 지리산 종주는 체험학습과 교과를 통합하는 프로젝트학습 형태로 운영되었다. 사전교육 2주, 체험학습 1주, 결과발표회 1주 등 4주에 걸쳐 진행하는 큰 변화를 시도했다.5월 초에 지리산종주 학습장을 제작하여 4회에 걸친 치밀한 사전교육을 통해 통합교과 프로젝트학습의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조별로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계획을 수립했었다.3박 4일간에 걸친 종주과정에서 기존의 체험학습 목표에 추가하여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등을 비롯한 10개 교과에서 제시한 별도의 과제를 해결하도록 하여 교실에서 배운 지식을 실생활 속에서 활용해 보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체험학습 결과 반성을 통해 글쓰기와 발표력을 기르고 자신이 다짐한 내용을 실천하면서 학교생활에서의 긍정적 변화를 가져와 체험학습의 근본 목적을 달성해 내어 타 학교의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매년 실시하는 조별 보고서 발표회(6월 10일 예정)는 학생들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이 과정이야말로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를 신장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용정중학교는 지리산 종주이외에도 4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체험 및 행사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 스스로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찾으면서 자기통제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학생들은 자체개발한 플래너 활용을 통한 시간 관리로 바른 학습습관을 형성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 후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준비된 꿈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더해지면서 매년 졸업생들이 우수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7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본교 11회 졸업생 (40명)의 대학입학성적(서울대2, 고려대2, 연세대1명을 비롯한 서울 소재 대학 13명, 사범대학 5명, 호주 멜버른대를 비롯한 외국유학 7명, 기타 4년제대학 10명)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용정중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체험학습과 교과학습을 연계하는 교육 활동을 전개해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미래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모두가 1등을 할 수는 없지만 꿈은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교육소신을 줄기차게 구현해 나가 공교육의 모델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하윤수 교총회장 국회 방문, 현장 우려 전달에 입장 밝혀성과급제 폐지, 교장공모·혁신학교 확대 신중 검토 촉구 한국교총 하윤수 회장 등 교총 대표단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태년 부위원장, 유은혜 사회분과 자문위원을 만나 초중등교육의 지방 이양과 교원 지방직화에 대한 학교 현장의 우려를 강력히 전달했다. 이에 대해 두 위원은 "교원 지방직화는 검토한 바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하 회장은 1일 김 부위원장, 2일 유 위원을 방문해 가진 간담회에서 ‘새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한국교총의 제안서’를 전달하고 반영을 촉구했다. 우선 하 회장은 초중등교육 지방 이양과 관련해 "유초중등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의무사항으로 중앙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지방재정자립도가 극히 저조한 상황에서 교육 격차가 심화돼 균형 발전에 역행할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전했다. 최근 교원 지방직화 언론보도로 동요하는 학교 현장의 정서도 가감없이 전달했다. 하 회장은 "지역 간 교원 신분 보장이나 지위의 차이로 우수 교사의 지역 쏠림 현상이 심화돼 교원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교원 지방직화는 교육자의 자긍심과 명예를 약화시켜 과거 정부에서도 추진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학교·교장공모 확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를 촉구했다. 하 회장은 "특정 학교에 지원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현장의 우려가 크다"며 "교장공모제 확대도 교원의 승진체계를 무너뜨려 사기저하와 학교정치장화만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교원 증원 계획에 대해서는 환영의 입장을 전했다. 하 회장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감축은 대통령 선거때마다 나온 주요 공약이었음에도 제대로 실천된 적이 없다"며 "이번 정부에서는 증원 계획대로 꼭 충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하 회장은 제안서를 통해 "교육은 성과가 학생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고 수업과 생활지도에 대한 열정과 헌신은 사실상 평가가 불가능하다"며 "차등성과급제는 교원 간 갈등만 야기하고 있다"고 폐지를 요구했다. 이어 "교직사회의 경쟁력 향상을 유도할 수 있도록 직무별 난이도나 업무 기피현상을 고려해 보상기제로 작용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 회장의 정책 제안에 김 부위원장은 "교원 지방직화는 공약에도 포함되지 않았고 검토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유 위원도 "교원지방직화는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논의한 바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교사 증원은 이번 추경부터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영양교사들이 학생 나트륨 과다 섭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염김치 표준화 레시피를 전국 최초로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교육청의 ‘부산 건강학생 만들기 굿 스마일 (Good Sports Meals In Health Learn Elvation)’ 급식부문 연구팀은 지난해 말부터 약 6개월 간 실태분석 후 연구, 개발 끝에 지난달 초 평균염도 1.2% 이하의 저염김치 표준화 레시피를 내놨다. ‘굿 스마일’은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부산 내 체육·급식·보건교사들이 만든 연구모임이다. 강현주 동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를 팀장으로 송진선 부산교대부설초 영양교사(부산영양교사회 회장), 박순애 동래고 영양교사, 김을순 사상초 영양교사(학교밥상연구동아리) 등 영양교사들이 주축이 돼 이번 레시피를 내놨다. 이들은 저염김치 개발을 위해 먼저 관내 초·중·고 546개교를 대상으로 ‘학교급식 나트륨 섭취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한 끼 당 나트륨 섭취량이 초 848㎎, 중 1309㎎, 고 1456㎎으로 보건복지부 제한권고량(목표섭취량) 667㎎에 비해 각각 1.27배, 1.97배, 2.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초등교는 양호한 편이지만 중·고교로 갈수록 나트륨 섭취량이 우려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급식 김치의 평균염도를 조사한 결과는 초·중이 1.2%, 고교는 1.67%였다. 대기업이 일부 시판 중인 저염김치 평균염도가 1.5∼2.0%인 것을 비교하면 초·중학교에 제공하는 김치는 ‘초저염’ 수준이었으나 고교는 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중은 학교에서 직접 만들어 저장하는 반면 고교는 시간, 인력 부족으로 시판 김치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서였다. 이에 ‘굿 스마일’은 각 학교, 업체에 제공할 저염김치 레시피를 체계화하기로 했다. 영양교사들은 수개월 간 30여 학교의 우수사례를 모으고 ‘학교밥상연구동아리’가 이를 분석해 표준화 레시피를 완성했다. 레시피에 따르면 배추 100㎏을 기준으로 천일염을 기존 10㎏에서 9㎏으로 10% 줄이고 멸치액젓, 새우젓도 배추 풋내를 잡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소한의 양으로 맞춰 각각 2.5㎏, 1.0㎏를 넣는다. 대신 각종 부재료를 넣어 기존 김치 못지않은 풍미를 향상시켰다. 부재료는 고춧가루 4㎏, 찹쌀가루 0.5㎏, 마늘 2㎏, 생강 0.3㎏, 설탕 0.5㎏, 홍고추 3㎏, 무 2㎏, 배 3㎏, 다시물 7㎏으로 구성됐다. 부산교육청은 이번 ‘굿 스마일’ 급식부문 연구팀의 저염김치 레시피를 정책에 반영해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이 레시피를 모든 초·중·고교에 보급하고, 고교 납품 김치제조업체 20여 곳에 배포 완료했다. 이번 레시피 개발에 맞춰 영양교사들은 앞으로 김치 염도를 더욱 낮추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초·중의 경우 현재 1.2%의 낮은 염도에 맞추고 있지만 더 개선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몸이 성장하면서 취하는 나트륨 양도 늘어난다는 조사가 나온 마당에 매 끼 적지 않은 양을 섭취하는 김치의 나트륨 양을 더 줄여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송진선 부산교대부설초 영양교사는 "이번 레시피 연구로 김치 염도를 더 낮춰 어린 나이부터 덜 짜게 먹는 습관을 만들어 주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우리 학교는 염도를 1.0%에 맞추면서도 맛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25만 9673명으로 73.7%에 이른다. 이 수시모집 인원 중 학생부 종합전형은 32.1%로 8만 3231명이나 된다.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학종)은 내신 성적뿐 아니라 수상실적, 동아리 활동, 독서활동, 봉사활동 등 교내 비교과 활동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발하는 전형이다. 전공적합성과 성장잠재력을 토대로 지원학과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는 취지는 대학에 따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전형방법에 따라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 유형이 다르므로 구체적인 전형방법은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대학은 1단계에서 서류 100%로 선발하고, 2단계에서 40~60%의 면접을 반영해 선발한다.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는 서류 확인 면접, 인성 면접으로 이뤄진다. 별도의 면접 없이 서류와 학생부로만 선발하는 대학은 비교과보다 내신의 우위가 보장될 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면접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은 성균관대와 서강대, 홍익대 등 서류 100%로 전형하는 대학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특히 서강대처럼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을 활용해 서류 100%로 선발하는 전형은 내신이 떨어져도 수능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틈새 전략으로 삼을 수 있다. 시대의 흐름과 궤를 함께하는 학종 학종이 확대되는 추세에 대해서 논쟁이 뜨겁다. 전체 선발인원 중 학종의 비율이 23% 정도이고, 내신 100%로 선발하는 교과전형이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서울의 11개 대학이 선발하는 인원은 41%에 이르고 있다. 그렇기에 서울의 주요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학생부 종합전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발과정의 정성평가 때문에 투명하지 못하다는 인식과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은 학종이 단단히 뿌리내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교육비 증가, 교육 불평등 심화도 거론되는 단골메뉴이다. 내신과 비교과를 준비하기 위해 사교육에 몰입해야 하는 현상이 지적되고 있는데 비교과, 서류, 면접이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금수저 전형’이고, 공정성이 모자란 전형이라는 비판이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학력고사 점수 위주로, 객관식 시험 위주로 선발하는 것이 지식정보화 시대에 적합하지 않고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학종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대입도 시대적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기에 다양한 전형요소가 포함되는 전형으로 발전돼야 한다는 논리이다. 소위 ‘금수저 전형’ 주장에 대한 반증이 되는 통계도 계속 나오고 있다. 사교육 문제도 전형요소를 부분적으로 고친다고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우리나라에 뿌리 깊은 대학의 서열화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떤 전형으로 선발해도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학종은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활동이 교육과정 안에서 이뤄지고 있고 공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하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학종에 발 빠른 적응력 보이는 학교의 특징 일선 고교의 의지도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맥을 잘 짚은 학교들은 변화하는 입시에 발 빠르게 적응한다. 진학 역량이 남다른 학교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해 학생들의 끼와 역량을 발산하도록 유도한다.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를 세심하게 관리하며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물론 이러한 활동도 다른 부분과 연계성을 갖고 해야 하며 교사들의 관찰과 관심이 뒷받침될 때만 충실하게 기록되고 그 결과 높게 평가될 수 있다. 1, 2학년 때부터 충실히 학교생활을 하고 학교에 정착된 프로그램 속에서 성장하는 학생들은 차곡차곡 활동을 챙겨나가면서 활동의 내용이 충실히 기록된다. 그렇기에 학종에 역량이 뛰어난 학교는 학생부 기록 관리에도 노하우가 남다르다. 수상기록도 교과에 바탕을 두거나 진로와 연관돼야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도한다. 창의적 연구과제나 팀별 과제연구도 동아리나 영재학급에서 활동한 내용과 연계되기에 학생의 잠재역량에 대한 평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학종이 강한 학교들은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챙길 뿐만 아니라 학업역량의 바탕이 되는 수능 공부도 등한시하지 않는다. 상위권 대학은 학종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요구하고 면접은 학업역량을 측정하는 심층면접이기 때문이다. 내신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비교과 활동이 풍부하고 토론과 고난도 문제에 강한 학생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제시문을 읽고 본인의 의견을 논증하거나 고난도의 수학, 과학 문제를 푸는 유형의 서울대 일반전형, 연세대의 면접전형, 고려대의 고교추천과 일반전형의 면접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종에 우수한 적응력을 보이는 학교는 비교과 활동이 단절된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끝나게 하지 않는다. 수상기록도 교과에 바탕을 두거나 진로와 연관시키려고 노력한다. 토론대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평소에 수업을 발표·토론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주제에 따라 조를 나누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지속해서 수행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촉발된 지적 호기심이 과제연구와 같이 심화된 다른 활동으로 연결되도록 유도한다. 과제연구로 연결된 활동은 소논문으로 결과물이 산출된다. 이렇게 교육프로그램의 지속적인 활용이 담보될 때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얘기가 나왔으니 소논문 열풍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 탐구를 수행하는 탐구활동으로 진로적합성, 문제해결력 그리고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소논문도 하나의 논문이기에 형식적 요소를 갖춰야 하고, 관련 자료를 검색해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한 후 발표물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짧게는 3개월에서 6개월의 막대한 시간이 투입돼야 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욱이 다른 학업역량은 부족한데 소논문 하나만 덜렁 있다고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다른 역량과의 연계성 속에서 의미 있게 판단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학업역량과 독서 대학에서 높이 평가하는 것은 학생이 소유하고 있는 지식의 폭과 깊이로 표현될 수 있는 학업역량이다. 수업을 통해 교과 성적과 수능 성적만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공부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런 수준의 공부에서 그치면 지적 호기심의 성장이 그친 학생으로 간주한다. 수업을 받다 보면 지적 호기심이 유발돼 교과서와 수업내용을 바탕으로 더 심도 있는 탐구활동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인터넷상의 정보를 검색할 수도 있지만 넓고 깊게 공부하기 위한 욕구는 결국 독서를 통해서 충족될 수밖에 없다.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학업역량이 심화되고, 전공 관련 독서로 사고가 심화되고 탐구활동을 할 수 있는데, 이런 활동에 대학은 관심을 갖는다. 진로가 분명하지 못한 학생도 고고학, 철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교양을 함양할 수도 있고 이런 활동이 쌓인 학생은 차별화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일반교양 도서든, 전공과 관련된 독서든 질적으로 심화된 독서가 중요하다. 많은 학교가 자율동아리를 독서활동의 기반으로 삼지만, 독서의 질적인 수준을 보장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단순히 학생부에 기록하기 위한 독서에 그친다면 평범한 활동이나 다름없다. 독서활동은 동아리 활동, 진로활동과 연계하고 소논문 대회, 프로젝트 탐구와 연결된 독서로 연결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활동은 학생부 교과학습발달 상황의 항목 중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술할 수도 있고, 자기소개서에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을 묻는 란에 기술하면 효과적이다. 학생부 기재 개선방향으로 학생의 감상이나 성향을 기재하지 못하고 책 제목과 저자만 기록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 이런 규제에 대학들은 반발하면서 자기소개서에 독서를 추가하고 면접에서 독서 관련 질문을 하는 것으로 학생의 지적능력을 확인하려 하기에 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경쟁력을 키우려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과 성적이다. 10개 대학의 입학처장들도 학업역량과 학교생활 성실도를 볼 수 있는 척도가 교과학습발달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에 학생의 수업참여 태도와 노력, 학습에 의한 변화와 성장 등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활동 내용의 기재가 중요하다. 내신 성적을 중시한다고 해서 내신 성적이 높은 학생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내신등급상에 적힌 숫자보다도 특정 분야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2019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수시의 비율이 76.2%까지 치솟고,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율이 31.9%로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수능 문제만 잘 푼 학생보다 고교 3년간 내신과 비교과 활동 모두 충실히 한 학생이 대학에 와서도 적응도가 높고, 취업도 잘한다는 연구결과도 학생부 종합전형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새 정부에서 수능 절대평가를 추진해 수능시험이 자격고사화되면 정시가 더 축소될 수도 있다. 그만큼 고교 3년 동안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 입시에 매우 중요한 구조로 변하고 있다.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 종합전형이 확대되는 추세다. 교과 공부를 하면서 생긴 지적 호기심이 동아리나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심화·탐구 학습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지도해야 학생들의 성장 잠재력이나 학업역량을 더 키워줄 수 있고 입시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핵심 평가 평가 요소의 초점은 창의성을 갖춘 학업능력과 인성에 바탕을 둔 공동체 의식에 있으므로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수업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 그 한 예로 ‘DNA 수업’ 사례를 살펴보며, 학생부 종합전형에 따라 수업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고찰해보겠다. ‘DNA 수업’의 의미 ‘DNA’는 생명체가 가진 고유한 정보를 의미하는데, 이를 인간의 무의식에 잠재된 능력, 즉 ‘끼’ 혹은 창의성으로 이해하고, 그와 같은 ‘끼’를 찾는 수업이 ‘DNA 수업’이다. 동시에 ‘DNA’는 협력적 상황을 통해 의사를 공유하고(Discussion), 그 내용을 정리해 효율적으로 설명한 후(Narration), 그에 따른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는(Addition) 이 수업의 각 과정을 의미하는 단어의 첫 글자이기도 하다. 교육과정의 재구성 주당 2시간씩 9개 반을 ‘DNA 수업’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육과정을 수업의 목적과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변형할 필요가 있었다. 우선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에서 탈피해 학습자의 활동이 중심이 되는 방식으로 바꿀 때 시수에 맞도록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수업의 방식을 무조건 학생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고교 과정에서는 효율성이나 교과 진도라는 측면에서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교과지식을 어느 정도 이해하도록 하는 차원에서 교사 중심의 수업은 도입 부분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지식을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좀 더 심화해 연구하는 부분과 이미 학습한 지식을 바탕으로 모둠원들이 협력해 일정한 주제를 설정하고 이를 공동의 작업을 통해 발표하는 부분으로 정리했다. ‘DNA 수업’의 실제 수업 진행은 대단원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진행한다. 도입 부분은 평균적으로 3~4개의 소단원에 걸쳐 교사 중심 수업을 통해 기본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되 수업의 속도를 두 배 정도 빨리 진행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하나의 주제로 묶인 소단원 3~4개를 교사의 설명을 중심으로 진행할 경우 평소 같으면 8시간이 필요하지만, ‘DNA 수업’에서는 교사의 설명을 절반 가까이 줄여 4시간 정도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한다. 나머지 4시간 가운데 3시간은 모둠활동을 통한 개별학습과 공통학습이 진행되고 그 결과를 다양한 방법으로 발표한 후, 특장점 중심의 평가를 거쳐 학생부에 기록한다. 나머지 1시간은 전체 학급에서 이뤄진 발표를 촬영한 영상 가운데 일반화할 수 있는 내용을 골라 편집한 자료를 시청하고 피드백을 통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 1단계 : 교과학습 - 교과지식 전수하기 학생 중심 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단원의 내용을 일정 부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학습자가 예습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등 학습 내용을 미리 탐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개별 학습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전제로 하는 것이지 모든 학습자가 당연히 수행해야 할 과제는 아니다. 교사가 학생 활동을 중심으로 설계하더라도 참여하는 학습자가 단원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만큼 수업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도입 부분은 교과 관련 핵심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 분량은 평소 교사 중심 수업의 반 정도 수준의 차시에서 마무리하고 특히 학습활동의 경우에는 교사가 개입하지 말고 차후 학생들이 개별과제에서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한다. ◦ 2단계 : 모둠활동 - 학습지를 활용한 협력학습 단원과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의 전수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모둠활동을 한다. 모둠을 구성할 때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조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둠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학습이 아닌 진로와 진학이라는 큰 틀에서 진행한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리고 모둠활동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둠 학습지를 준비해야 한다. 모둠 학습지는 학습활동 전체를 이끌며 단원의 지식뿐만 아니라 창의적이고 인성적인 측면까지 담아낼 수 있도록 한다.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서는 전 과정이 수행평가와 연계될 필요가 있는데 무엇보다도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 3단계 : 개별과제 - 교과지식의 이해와 정리 활동 중심 수업이 범하기 쉬운 오류 가운데 하나는 교과지식을 간과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모둠활동을 하더라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학생들이 교과지식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정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 내용을 스스로 재구조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습지의 첫 번째 단계는 ‘정리하기’로 정했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정리하거나 단원별 학습활동 가운데 특별히 관심 있는 문항을 선정해 풀어보도록 하는 과정이다. 개별지식을 응용하기 위해 문항을 만들어 문제풀이 과정을 서술하도록 할 수도 있다. ◦ 4단계 : 공통과제 - 주제 설정에 따른 교과지식의 응용 개별과제를 통하여 교과지식의 내면화가 이뤄졌다면 다음은 이를 다양한 문제 상황에 적용해 활용할 수 있는 생산적인 지식으로 변하도록 하는 단계다. 소규모 학습공동체인 모둠은 공통 관심사를 설정해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그 내용의 적절성을 논의한 후, 적절한 방식으로 문제 해결의 과정과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관계 형성과 상호 이해의 과정을 겪으며 배려와 협력 그리고 관계 지향성 등 다양한 인성적 가치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 5단계 : 과제발표 - 의사소통을 통한 표현력 신장 모둠활동을 통해 정리된 학습지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와 같은 언어활동의 핵심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학습지에 정리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은 교과지식의 응용 능력을 공유하는 의미가 있다. 발표는 먼저 개별과제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이어서 공통과제로 넘어간다. 정해진 수업시간 안에서 효율성을 생각하면 모둠별 개별과제는 5분 이내, 공통과제는 7분으로 제한해야 한다. 개별과제는 교과지식을 설명하는 형식이라면 공통과제는 단순한 설명 형식에서 벗어나 연극, UCC, 뮤지컬, 음악, 춤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주제에 맞는 가장 적합한 발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발표 과정에 나타난 창의성과 인성을 정확히 파악해 수행평가와 학생부 자료로 활용한다. ◦ 6단계 : 평가정리 - 피드백 및 자료 정리 학생들의 발표가 마무리되면 다시 학습지로 돌아와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개별적으로 교과지식을 내면화하고 모둠원끼리 공통과제를 설정해 의견을 모아 발표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은 없었는지 살피도록 한다. 그리고 다른 모둠의 발표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찾아보고 장점이 있다면 자신의 것으로 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평가의 과정도 상대방의 장점부터 확인한 후,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과정을 거치고 자신이 무엇을 보완할지를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 7단계 : 결과공유 - 모범 사례를 통한 사고력 확장 학생들은 자신이 속한 학급에서 발표하지만, 교사는 여러 교실에서 다양한 학생들의 발표를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주제를 놓고 다른 학급의 학생들은 어떤 내용으로 발표했는지를 공유하는 것은 지식의 외연을 넓히고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교사는 학급마다 발표의 주요 과정을 녹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인성적인 부분을 바탕으로 일반화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추출해 편집한 후, 전체 학급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 8단계 : 자료입력 - 학습 결과를 학생부로 연결 교사는 미리 준비한 평가지를 통해 학습 자세와 태도, 협력학습 참여도와 활동 정도 그리고 주제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 등 다양한 측면을 정교하게 관찰해야 한다. 확인된 내용은 평가지에 정확히 기록해 학생부 자료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DNA 수업’의 사이클은 한 학기에 2번, 즉 일 년에 4번 진행하기 때문에 학생부에도 4번 기록할 수 있다. 그러나 500자 입력 제한이 있기 때문에 같은 과목을 나눠 가르칠 경우 등을 고려해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DNA 수업’의 효과 수업의 취지가 좋고 방법이 훌륭하더라도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성적 향상과 어긋날 경우는 사실상 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수업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졸거나 잡담하는 학생이 거의 없이 대부분 자발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모습이 좋았고 그런 면에서 이 수업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인성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3월 학기 초에는 학생 대다수가 말수가 적고 소극적이어서 수업 진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들 가운데는 인문계 고교에 입학했다는 현실만으로도 자신이 3년 동안 공부만 해야 한다는 선입견에 휩싸여 수업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에 두려움을 갖고 적극성을 발휘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수업을 진행하면서 내성적이며 소극적인 학생들이 마음을 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특히, 학생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타까운 일도 발생해 극도로 마음의 문이 닫힌 학생들이 많았던 상황이었는데, 수업을 진행해 가면서 ‘DNA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이 열리고 필자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학생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크게 감동하기도 했다.
프로이트, 융과 더불어 세계 3대 심리학자로 일컬어지는 아들러는 1934년 오스트리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강연을 다니던 중 1939년 심장발작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에 아들러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던 주제들은 아직 세상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들이었다.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민주주의’에 대한 것이다.아들러가 아동을 대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사회적 평등(social equality)과 민주주의였다. 아들러심리학에서는 ‘권위적인 교사‘와 ’민주적인 교사’를 대표적으로 비교한다. 아들러 식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곧 민주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의 사례를 살펴보자.5학년 음악과 교담교사로 여러 학급의 학생들을 가르치던 A교사는 학기 초에 학생들의 수업태도는 대부분 비슷한데, 시간이 흐르면서 D교사가 맡고 있는 학급이 눈에 띄게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느낌은 비단 A교사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교담실의 다른 교사들도 D교사의 학급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D교사는 학기 초부터 매일 아침 자습 시간에 학급회의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하루하루의 생활을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부서별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것이 매일 거듭되면서 학생들은 학급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교사의 일’이 아닌 ‘자신들의 일’ 즉 ‘공동체의 일’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변화가 나타났다. 학급에서 발생한 문제를 학생들 스스로 찾아내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자율적으로 하게 된 것이다.매일 ‘아침 회의’를 통해 자신들의 고민과 문제가 해결되는 경험을 한 학생들은 그렇게도 좋아하는 쉬는 시간과 중간놀이 시간을 기꺼이 희생해 자율 회의를 실시했다.이처럼 민주적으로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에 동의해야 한다. △교사는 아동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 △교사는 아동의 행동을 바꾸려하기 보다는 먼저 자신의 행동을 바꿔야 한다 △아동은 소속감을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방법을 강구하고 나름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다 △교사의 역할은 아동 스스로 행동을 바꾸고 동료와 협동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돕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많은 교사들이 이에 동의하고 실행에 옮기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대한민국의 많은 교사들은 민주적인 교실을 경험하지 못했다. 교사들이 학교에 다닐 때는 체벌은 익숙한 일이었고, 권위적인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교사가 되었을 때 민주적으로 교육하는 게 쉽지 않다.그러나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1970년대 미국이 그랬다. 당시의 미국은 교육체계에 있어 중요한 법적 변화를 겪었다. 체벌은 물론 교사와 학생 간의 대부분의 신체접촉이 금지된 것이다. 그동안 권위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던 교사들은 소위 ‘멘붕’상태에 빠졌다. 경력 15년차 초등학교 교사였던 펄 캐슬(Pearl Cassel)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아들러의 제자인 드레이커스(Rudolf Dreichurs)의 도움을 받아 아들러식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을 담은 책 ‘눈물 없는 훈육’을 펴냈다. 그는 당시 학생들이 민주주의가 아닌 자유방임적 무질서를 배우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이 지면을 통해현직 교원들로 구성된 ‘격려하는 선생님’의 저자들은아들러 학파의 이론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실제 현장에 적용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이해중 광주 경양초 교사, ‘격려하는 선생님’ 저자
미국 하버드대 교수인 이스라엘 쉐플러가 1965년 쓴 ‘The Conditions of Knowledge(지식의 조건)’이 최근 번역(역자 김정래 부산교대 교수) 출간 됐다. 교육학 전반에 걸친 핵심적 사안인 지식문제에 대해 교육철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은 신념조건, 진리조건, 증거조건을 충족해야 함을 제시하면서도 결정적으로 암묵적 지식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지식 교육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중 ‘앎’에 대한 핵심을 철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직, 예비 교원 모두에게 권할 만하다. 학지사, 1만8000원.
19대 대선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지역구도에서 ‘세대구도’로 대결 양상이 변했다는 점을 꼽는다. 대한민국의 2030 다수가 보수우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대한민국의 6070 다수가 진보좌파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생각하면 정신이 암담해진다. 차라리 지역구도가 낫지 않았나 싶을 정도의 골치 아픈 갈등이 본격적으로 그 마각을 드러낸 것이다. 이 논쟁이 유독 골치 아픈 이유는 한국 사회의 독특한 사회구조와 관련이 있다. 구세대와 신세대는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도저히 따로 떨어져서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안 보고는 살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서로를 미워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자식세대가 부모세대를 놓지 못하는 이유의 상당수는 물질적인 측면에 기인한다. 이제 어느덧 일반명사가 돼버린 ‘금수저 논쟁’을 보면 부모세대의 경제적 능력이 자식세대의 ‘등급’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연재에서 여러 차례 말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는 이미 역동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부모세대의 경제수준이 자식세대로 대물림되는 것은 어느 정도 진실이다. ‘결혼’이라는 이름의 리트머스 시험지 수저가 시원치 않다고 자기 부모를 바꿔버리고 싶은 자식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수저 논쟁 안에는 ‘부모 덕 봐서 조금 더 여유롭게 사는 인생도 괜찮았을 것 같은’ 선망의 심리가 아주 조금은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복잡다단한 생각들이 한꺼번에 충돌하는 대표적인 계기 중 하나가 결혼이다. 부모의 도움을 얼마나 받아야 할 것인가의 고민 앞에서 모두가 한 번씩은 시험에 들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건네는 물병을 받아들어야 할 것인가? 그 안에 담긴 것이 바닷물인 건 아닐까? 결혼 준비의 가장 큰 오르막으로 손꼽히는 ‘집’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대도시에 살 요량으로 신접살림 꾸미는데 오롯이 자기 힘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결혼적령기 남녀는 현시점에선 없다고 봐도 좋다. 이 시점에서 부모에게 얼마나 도움을 받을 것인가의 질문 앞에 직면하게 된다. 이 상황은 부모세대가 자식세대에게 가진 심리 혹은 미련과 엮이면서 복잡해진다. 부모세대가 자식세대를 놓지 못하는 이유의 상당수는 정신적인 측면에 기인한다. 부모세대 상당수는 아직 자식들을 떠나보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지금까지 자식들이 자신에게 의지해 왔다면, 어느 시점부터는 자신이 자식들에게 더 많이 의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조금 무리해서라도 자식들이 조금 더 좋은 출발을 하길 원한다. 그래서 곤경에 처해있는 자식세대의 결혼 문제에 자기도 모르게 점점 더 깊이 관여한다. 어디까지나 ‘사랑’의 이름으로. 그들이 건넨 물병 안엔무엇이 들어있을까 집 문제를 위시해 결혼 과정의 부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상황이 펼쳐졌을 때의 대가는 명확하다. 부모에게 물질적으로 의존했던 만큼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부모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해드릴 수밖에 없어지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 부모가 집을 해준 뒤 ‘그 집에 자유롭게 들어갈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 자식세대가 어떻게 쉽사리 반대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렇게 집이라는 개인적 영역의 방어막이 뚫리는 순간 둘만의 결혼을 지킬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집이 아닌 다른 모든 소재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런 대가 없는 지원은 없다. 부모가 원하는 것은 ‘여전히 자식들이 자신의 영역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미 어엿한 어른이고 결혼까지 했건만 아직도 ‘내 자식’이라는 정체성에서 머물러줬으면 하는 미련이야말로 부모들이 무리해서라도 자식들의 결혼을 지원하는 이유 아닐까? ‘로미오와 줄리엣’은 남녀 주인공이 모두 비극적으로 죽는 결말로 끝나지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우선 이 드라마가 10대 소년·소녀들의 치기 어린 사랑을 들뜬 마음으로 그려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죽을 때조차도 예쁜 느낌이 들지 처연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21세기의 관점으로 바라볼 때 ‘로미오와 줄리엣’은 온전한 한 편의 비극이 된다. 도저히 부모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두 남녀가 뜻한 바대로 인생을 살아가지 못하고 전 세대의 그림자 속에서 죽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로미오와 줄리엣에게 이동의 자유가 있고 자기들의 결혼비용을 온전히 댈 수 있는 경제력이 있었다면 그들은 굳이 죽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그러나 제각각 ‘부모의 자식’으로밖에 살아본 적이 없었던 그들이었기에 부모 없는 결혼은 그저 일탈로 끝나버릴 수밖에 없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21세기 한국 남녀들의 자화상이다. 누구 하나 ‘귀한 집 공주, 귀한 집 왕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 우리 모두가 각각 로미오고 줄리엣인 세상이다. 이들이 부모세대를 사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모를 미워하는 모습까지도 젊은 세대들은 닮아 있다. 결혼 문제로 여기저기서 갈등이 터져 나오는 이 상황이 종식될 때까지만이라도 ‘로미오와 줄리엣’을 셰익스피어의 ‘5대 비극’으로 편입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도 감정처리에는 서투른, 이 전대미문의 세대 갈등은 이제 방금 그 서막이 올랐을 뿐이다.
01박 선생이 이번에 어떠어떠한 공적으로 상(賞)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좌중에 나온다. 그때 누군가 불쑥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나도 상을 많이 받아 봤지요.” 옆에 있던 사람이 묻는다. “선생님은 무슨 상을 받으셨는데요?” “아, 나는 아침저녁으로 밥상을 받습니다.” 옛날에 유행했던 ‘아재 개그’ 중 하나다. 이 썰렁한 개그 안에도 상 받는 사람에 대한 부러움이 은연중에 숨어 있다. 누구나 상 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음도 드러난다. 상(賞)은 잘한 일이나 우수한 성과를 칭찬해 주는 표적이다. 그래서 상은 명예의 증거품이다. 상금이 많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지만, 상금에 이끌리는 상은 그저 그렇고 그런 상인지도 모른다. 상금의 가치가 명예의 가치를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금은 사라져도 상의 명예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노벨상이 그렇다. 그런데 참, 세상이 어지럽다 보니 돈으로 상을 사려는 사람도 있다. 상이 타락한 것인지, 돈이 타락한 것인지 모르겠다. 흔히 ‘상을 탄다’고도 말한다. 곗돈을 타다, 배급을 타다, 봉급을 타다 등과 같은 쓰임이라고 보면 된다. 복이나 운명 같은 것을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것을 ‘타고난다’고 하는데, 이것도 ‘상을 탄다’의 ‘타다’와 크게는 같은 범주에 든다. 상을 준다는 뜻으로 ‘시상(施賞)’이란 말이 있다. ‘시(施)’는 ‘베풀다’라는 뜻이니, 상이란 주는 쪽에서 무언가 베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상은 주고받음이 함께 반듯해야 한다. 세상에 민망한 것 중에 하나가 상을 주려고 해도 상 받기를 거부하는 경우다. 상을 받는 사람의 심리적 태도는 다채롭고 다양하다. 상으로 인해 기쁜 사람, 후련한 사람, 겸손해지는 사람, 감사하는 사람 등을 본다. 상의 순기능이다. 반면에 상을 받고서도 더 욕망에 목마른 사람, 억울한 사람, 잘난 척하고 싶은 사람, 질투를 느끼는 사람이 있다. 더러는 허무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상의 역기능이다. 상이 지나친 경쟁의 산물일 때 이런 부작용이 생긴다. 그러나 그게 상 탓인가, 사람 탓인가. 간단치가 않다. 엄밀히 보면 상은 수상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상 그 자체를 위한 것일 때가 많다. 세상에 유명한 상, 그래서 상 자체가 이미 제도가 돼버린 상은 수상자를 위한 상을 넘어서서 세상을 위한 상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상(賞)으로 인해 더욱 분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더 나태해지는 경우도 있다. 미시계량경제학자로서 노벨상을 받은 대니얼 맥패든(Daniel L. McFadden)의 말이 정곡을 찌른다. “조심하지 않으면 노벨상이 나의 경력을 끝장내는 상이 될 수 있다. 자칫 방심하면 온갖 기념행사의 테이프 리본을 자르고 다니는 데에 나의 모든 시간을 허비할지도 모른다.” 좀 더 과격한 경고도 있다. 영국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은 이렇게 말했다. “노벨상은 수상자 자신의 장례식 티켓이 될 가능성이 크다. 노벨상을 받은 후 뭔가 더 큰 일을 해낸 사람은 하나도 없다.” 02상은 수월성을 발휘한 자에게 주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수월성이란 개인 차원에서는 명료할지 모르겠으나 사회 차원에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수월성이 사회 전체의 공동선에 기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진화생물학자인 데이비드 슬론 윌슨이 지은 진화론의 유혹(Evolution for Everyone)에서 소개한 연구 사례를 보자. 진화생물학에 관심을 가진 동물학자 윌리엄 뮤어(William Muir)는 닭의 달걀 생산성에 대한 실험 연구를 했다. 그는 선택적 품종 개량을 통해 달걀 생산량을 늘리고 싶어 했다. 이를 위해 좁은 우리에 9~12마리의 닭을 집어넣고 키우는 양계 생태를 그대로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그 안에서 다음 세대 닭의 품종 개량을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시도했다. 첫째 집단은 각각의 우리에서 달걀 생산량이 가장 많은 닭을 한 마리씩 골라내 이들로만 따로 한 우리씩을 만들어 관리했다. 요컨대 생산 능력이 뛰어난 닭들만 모아서 지내도록 한 것이다. 둘째 집단은 여러 우리 중에서 달걀 생산량이 가장 높은 우리 하나를 통째로 선정해 관리했다. 두 집단 모두 관리의 방식은 같았다. 어느 방법이 더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하는가. 혹시 두 방법이 큰 차이가 없으리라 예측하지는 않는가. 달걀 생산력이 우수한 닭만 모아 둔 첫 번째 방법이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우수한 정예분자만 모았으니 말이다. 두 번째 방법으로 하면 선정된 우리의 생산력이 다른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나을 수는 있지만, 그 우리에 있는 닭이 첫 번째처럼 모두 우수한 정예분자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뮤어는 연구의 결과를 학회에 보고했다. 그는 첫 번째 방법으로 선별돼 한 우리에 지내게 된 닭들이 여섯 세대가 지난 뒤에 어떻게 됐는지를 슬라이드로 보여줬다. 우리 안에 집어넣은 닭 아홉 마리 중에 여섯 마리가 죽어 세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살아남은 세 마리마저 그칠 줄 모르는 공격으로 서로 하도 물어뜯어 깃털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사정을 추적해 보니 생산성이 가장 높던 닭들은 같은 우리에 있던 다른 닭들의 생산성을 억제하는 불공정하고 비열한 방식으로 자신의 생산성을 높인 것이었다. 두 번째 방법으로 선정, 관리된 닭들의 모습도 슬라이드로 보고됐다. 우리 안에는 통통히 살이 오르고 깃털도 온전한 닭 아홉 마리가 있었다. 달걀 생산량도 급증했다. 결국, 생산성이 가장 높은 집단은 공격적 자질을 포기하고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협동적 자질을 선택한 것이었다. 아니 그렇게 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인 것이다. 집단 차원에서 자연 선택이 수반된 셈이라 할 수 있다. 닭의 경우를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경쟁과 수월성의 관계를 사회생물학의 차원에서 조명한 연구라는 점에서 암시하는 바가 크다. 뮤어의 연구 보고를 듣고 자신의 직장이나 연구팀이 첫 번째 닭 우리와 너무나 흡사하다고 토로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어떤 교수는 자기가 속한 학과가 첫 번째 우리와 같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혹시 우리의 학교와 교실은 그렇지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만약에 그런 점이 적지 않다면, 우수한 개인에게만 상을 주는 방식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협동과 조화의 자질을 잘 드러내는 단체나 그룹에도 더 다양한 상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03상은 불가피하게 사회적이다. 상은 사회적 경쟁 내지는 격려의 인자를 갖고 등장하기 때문이다. 상은 개인에게 수여되지만 동시에 사회적 효과를 늘 목표로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상, 선생님이 학생에게 주는 상도 어쩔 수 없이 사회적 효과를 발생시킨다. 사회적 효과 면에서 상과 벌은 같다. 똑같은 구조로 ‘사회적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칭찬하고 상을 많이 주면 좋을 것 같지만, 벌을 줄 때 못지않은 신중함과 보살핌이 따라야 한다. 상 잘 주기는 벌 잘 주기보다 훨씬 어렵다. 상이 가지는 사회성은 또 있다. 어떤 공적으로 상을 받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에게서 상을 받는지도 중요하다. 상이 많아지면서 상의 위신이 추락하는 경우도 있다. 줬던 상을 회수해 가기도 하고, 주겠다는 상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러다가는 상을 평가하는 상이 따로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상에 대한 상이 곧 생길 것 같다. 가짜 뉴스 시대에 진짜 뉴스를 판별하겠다는 언론이 생겨나듯이 말이다. 생각해 보니 상의 사회성은 골치 아프다. 상의 사회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상이 있을까. 그것은 ‘내가 나에게 주는 상’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상은 내 마음 안에서만 수여되는 상이다. 물론 주관적인 상이다. 그러나 이 상이야말로 정말로 나의 동기를 북돋우고, 처진 자존감을 이끌어 올리고, 나를 ‘힐링’할 수 있는 묘한 힘이 있다. 쓸데없는 경쟁과 질투의 불순물을 다 걸러내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내가 나에게 상을 주자.
교육부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022년까지 초․중등 교원 수를 1만 2900명 증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교과 및 비교과 교사 증원’을 구체화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OECD 평균 수준인 초등 18.2명, 중등 13명으로 낮추겠다는 의지다. 뿐만 아니라 국공립 유치원 원아 수용률을 25%에서 40%로 확대하는 방안도 보고됐는데, 이를 위해 2341개 학급을 증설해야 하는 만큼 약 3000명의 교원이 더 필요하다. 이에 따라 취임 1년차를 맞는 올해는 당장 6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을 통해 하반기 3000명의 교사를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법정 정원에 한참 부족한 특수․보건․영양․사서․상담교사가 포함돼 있다. 학생이 감소하는데 유·초·중등 교원을1만 6000명이나증원하느냐는 지적은 교육현실을 한참 모르는 소리다. 2016년 현재 전체 유․초․중․고 학교 수가 2만 835개교인 점을 감안하면 1교 당 1명도 증원되지 않는 규모다. 열악한 교육현실을 극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2016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초·중·고에 학급당 31명이 넘는 학급은 5만 3390개, 학급당 36명이 넘는 학급은 1만 2609개에 달한다. 지난해 국감자료에 따르면 특수․보건교사 배치율은 70%도 안 되고 영양교사는 초·중 39.9%, 고 27.2%에 그친다. 전문상담교사는 16.2%(초등교 1.5%)에 불과하다. 아이들 보기에 부끄러운 민낯이다. 2016년 현재 4만 6666명(전체 교원의 9.5%)에 달하는 기간제교사 문제도 교원 부족으로 생긴 것이다. 또한 교사의 성장과 양질의 교육을 견인할 핵심과제인 수석교사제, 학습연구년제 정착도 교사 증원이 필수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교사 증원 공약은 ‘약방의 감초’격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예산 부담 때문에 제대로 이행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국정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며 공공 부문 채용 확대를 강조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교원 증원은 미래를 위한 투자임을 유념해야 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언론과 학계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알파고,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등 생경한 용어를 사용하면서 미래 사회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회가 되고, 지금까지 해왔던 생활방식과 취업형태가 크게 바뀐다는 것이다. 또한 기계가 고차원적으로 판단하고 독립된 주체로 활동함으로써 자동화와 무인화를 확산시키고, 정보수집·데이터 분석·판단·추론 등 일련의 과정들이 ICT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응·응답하는 사회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이 바둑의 천재를 가볍게 이기고, 인간의 질병을 딥런닝(deep learning)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처방하는 사례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이끌 인제 육성 화두 4차 산업혁명은 대학교육의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이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하도록 대학교육이 변해야 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서 4차 산업이라는 미래 사회에 대비하지 못할 경우 대학도, 국가도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얼마 전 한국 시티은행이 영업점 133개 중 101개를 폐업하려 시도했던 것과 같은 일이 대학과 국가에 닥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대학은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밖으로부터는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새로운 틀의 교육을 강력하게 요구받고 있으며, 안으로는 등록금 감축, 학생 수 감소, 국가장학금 확충 등으로 인해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급격히 변화하는 4차 산업의 수요에 부응해 역량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은 대학이 감수해야 할 도전이자 과제지만 등록금 감축과 장학금 확충으로 인한 재정의 어려움은 극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반값등록금 정책이 추진된 2011년 이래 대학의 재정 감소 폭은 2조 원 가까이 된다. 국·공립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이 437만4000원에서 401만9000원으로 35만5000원 줄었고, 사립대학의 등록금 역시 730만6000원에서 702만9000원으로 27만7000원 줄었다. 학생 수도 3만 명 가량 줄어 등록금과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재정 축소가 지난 7년간 1조 원 이상이나 된다. 여기에 국가장학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재원을 9000억 원 가량 지출했다. 우수 교원·시설 위해 재정 확충 절실 4차 산업사회에 대비해 역량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재원이 투자돼야 한다. 대학이 고등 교육·연구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려면 첨단의 실험 및 연구시설이 필요하고, 질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우수한 교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대학재정은 이와 반대이다. 등록금 인하, 국가장학금 확충, 학생수 감소로 인해 재정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감소된 대학재원은 미래사회에 대비한 우수한 인재육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래 사회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재원을 확보할 길이 막연하다는 점이다. 대학의 주 수입원인 등록금이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인상이 어렵고, 산학협력이나 후원금 등으로 대학재정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유일한 길은 노무현 대통령이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1조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했던 것처럼 대학교육 발전을 위해 정부가 확고한 신념을 갖고 고등교육재정교부금과 같은 제도를 만들어 재원을 확보하는 길 밖에 없다.
“영차 ! 영차 !” 아이들의 함성이 운동장에 가득 합니다.전교생이 1,000명을 조금 넘는 이 학교에서 가을 체육대회도 아닌 12월말, 겨울방학을 2,3일 남겨 놓은 날 이었습니다. 때 아닌 줄다리기 소리에 아이들은 모두 의아해서 유리창으로 몰려가서 운동장을 내려다봅니다. 운동장에는 4,5,6학년 남자아이들이 모두 나와서 줄다리기 줄을 잡고 당기고 있습니다. 양쪽으로 편을 나누어서 당기는 것이 아니라, 두 편으로 나누어서 줄을 잡아당기기는 하지만 방향은 같은 쪽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와 ! 교문이 달린다 !”어떤 아이의 입에서 탄성이 올랐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그 소리를 들으면서“저렇게 큰 교문이 막 끌려가네 ?”하기도 하고,“와 ! 힘세다 ! 저걸 끌고 가 ?”하고 감탄을 하기도 합니다.읍내에서 두 번째로 큰 이 학교는 그 동안 늘어나는 아이들을 가르칠 교실이 없어서 여기저기 교실을 짓다보니, 학교 앞을 지나는 길과 그 사이에 있는 논들을 건너서 산비탈에도 교실을 지었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학교인데도 8개 교실은 길과 논둑길을 걸어서 건너가야 했습니다. “건너편에 분교에서 왔습니다.”선생님들은 곧잘 건너편의 교실에 있는 것을 분교라고 불렀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이 교실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으면“건너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면 논둑길을 다니다가 빠져오곤 해서 탈이야 !”하고 걱정들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걱정거리였던 이 교실을 위해서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교육청에서 도와주어서 가운데에 있는 논들을 메꾸고 운동장을 늘려서 이젠 논은 없어졌지만, 길은 없앨 수가 없었습니다. 그 길로는 약 400여 채나 되는 동네의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학교지만 두개의 학교 모양으로 살수 밖에 없는 이 학교의 처지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이 지긋지긋한 분교는 언제 없어지나 ?여름엔 덥고, 문을 열어 놓으면 시끄럽고, 겨울엔 햇빛 하나 안 들어서 시베리아인데다가 골짜기에서 내리 부는 바람은 왜 그리도 차가운지 원....” 이 교실을 맡아본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부득이 건넌 편의 교실에서 본관으로 건너오기 편하게 운동장의 한 중앙에 위치한 곳에 교문을 만들었습니다. 그 교문은 졸업생 중에서 돈이 많은 재일교포가 한 분이 고향을 방문한 기념으로 만들어 준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살기를 10여 년이나 되어서 교육청에서는 이젠 이런 상태로 학교를 운영할 수 없다는 교장 선생님의 간절한 소원을 들 주어서 길 건너의 교실과 땅을 팔아서 본관에 새로운 교실을 지어 주게 되었습니다. 새 교실이 완성되고, 아이들이 모두 새 교실로 옮겨온 뒤에는 이제 교문이 그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학교에서는 교문을 옮기기로 작정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커다란 교문을 어떻게 들어다 놓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선생님들과 교장 선생님은 이 문제를 놓고 여간 연구를 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교문을 해체하여서 다시 쌓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아무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이 교문을 그대로 가져다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그 큰 교문을 안 부셔지게 쓰러뜨릴 수가 있습니까?”“쓰러뜨리기만 하면 가져가는 방법은 있겠소?”“글쎄요 ? 쓰러뜨리기만 한다면 끌어 갈 수는 있지 않을까요?”“그럼 되었소. 끌고만 갈 수 있다면 쓰러뜨리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오.”하고 교장 선생님은 반가운 표정이셨습니다. “어떻게 끌고 갈 수가 있겠소 ?”다른 선생님이 질문을 하자“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쌓는 그림을 보지 않았소. 우리도 그렇게 끌고 갈 수야 있을 것 아니겠소?”“그럼 교문 밑에다가 통발 목을 넣고 끌고 가자는 말이 아니오 ?”“그렇게라도 옮겨야 지요 ?”“당신이 혼자서 한번 해 보시오.”“왜 제가 혼자 합니까? 전부 협조를 해야지요?”선생님들의 입씨름이 계속 되었습니다. “알겠소. 그렇게 하면 가져 갈 수는 있겠고, 쓰러뜨리는 것은 저기 고개 너머 의 석물 공장에 부탁을 하여서 도르래를 써서 하면 될 것 같으니까, 한 번 해봅시다. 부셔지면 그때 가서 다시 쌓으면 될게 아니겠소?”하고 교장 선생님은 이야기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교문은 어마어마하게 커서 가로, 세로가 약 2 m나 되는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문의 밖은 자기벽돌을 써서 마치 커다란 그릇과 같이 매끈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교문을 부셔서 다시 쌓지 않으려고 하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가기를 한 주일이 되었을까, 드디어 석물 공장의 장비가 와서 교문을 쓰러뜨리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커다란 삼발이 기둥이 세워지고 굵은 쇠고리들이 교문을 감쌌습니다. 그리고 도르래가 한바탕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속 감아 올라갔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교문을 세운 밑 부분을 깨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빙 둘러서 깨뜨려진 교문은 도르래의 힘으로 조금씩 들어 올려지면서 천천히 쓰러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부형도 여러분이 나와서 모두 걱정을 하면서 조심조심하라고 당부를 하였습니다. “조심, 조심, 천천히 하시오 !”교장선생님이 소리를 치실 때는 교문이 비스듬히 눕기 시작을 하였습니다.‘만약에 저렇게 큰 덩치가 쿵 쓰러진다면 부셔지고 말 거야.’ 모두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교문은 별로 큰 소리도 없이 슬그머니 드러눕고 말았습니다. 교문 기둥은 모두 세 개나 되었습니다. 이걸 모두 쓰러뜨리는데 거의 하루가 걸렸습니다. 교문을 쓰러뜨려 놓고서 이걸 끌어갈 일을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밑에다가 나무들을 바쳐서 끌고 간다고 하지만 원채 무거운 이걸 끌고 가는 동안에 나무들이 견뎌 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습니다. 이렇게 걱정을 하고 있을 때 날씨는 왜 그리도 추운지 견디기 어려울 만큼이나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녹아서 운동장은 질펀하였다가 얼음으로 덮였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교장 선생님은 교문을 옮길 테니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오라고 4,5 6학년 선생님들을 방송으로 부른 것입니다. 선생님들도“이렇게 추운데 아이들이 어떻게 그걸 끌어간다고 야단일까 ?”하고 불평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교장 선생님은“지금 보니까 땅이 얼어서 교문 밑에다가 나무를 받쳐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까, 아이들을 두 패로 나누어주시오.”하고 선생님들에게 부탁을 하고서는 줄다리기 줄을 가져다가 교문을 끌 수 있도록 걸었습니다.4학년이상의 아이들이 모두 늘어서니까 운동장이 꽉 차는 것 같았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여러 번 주의를 주셨습니다. “교문이 저렇게 크기 때문에 만약에 너희들이 한쪽에서만 힘을 주어 끌어 버리면 다른 쪽의 아이들이 다칠 염려가 있으니까 꼭 선생님의 지시를 따라 주어야 한다. 알겠지?”아이들은 모두 큰 소리로“예.”하고 대답을 하였지만 지금도 곁의 친구와 장난을 하는 아이, 뭐라고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자 ! 선생님이 이 기를 가지고 흔들면 많이 흔드는 쪽은 더 힘을 내어서 끌고, 같이 흔들면 같이 지금 힘을 쓴 만큼 계속 끌고 가라는 표시이니까 계속 힘을 쓰도록 알겠나?” 선생님의 주의 듣고서 손짓을 주의해서 보면서 아이들은 힘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엔 교문이 얼어붙은 것인지 영 움직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한 참을 온힘을 다해서 끌자 간신히 교문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영차, 영차.”아이들의 함성을 따라 교문은 조금씩 조금씩 움직여 가고 있었습니다.한번에 몇 센티미터씩 끌려가는 것을 보고 언제 다 끌고 갈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때 지휘를 맡은 선생님이“그만.”하고 호루라기를 불어서 중지를 시키고 나서, 기를 들고서 교문 위로 올라섰습니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하여서 선생님이 하는 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무거운데 선생님이 올라가면 움직일까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기분들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위에 올라가서 소리쳤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조금씩 끌고 가니 힘이 더 듭니다. 그러니까, 이제 선생님의 손을 잘 보면서 계속해서 끌고 가기로 하겠습니다. 만약 이렇게 흔들면 힘을 쓰지 말고 그쳐 주세요.”하고, 기를 들고서 자동차경주의 시작 신호처럼 힘껏 아래로 내리쳤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손을 보면서 다시 줄을 잡고 힘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선생님은 기를 들어서 앞으로 가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교문은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자 ! 좀 더 힘을 써 !”소리와 함께 선생님은 점점 더 빨리 기를 흔들어 대었습니다. 선생님은 더 힘을 쓰라고 기를 계속 앞으로 흔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교문이 끄는 대로 따라 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워서 더욱 힘을 주어 끌어갔습니다. 아이들이 힘을 쓰기 시작하자 교문은 점점 속도가 붙어서 점점 교문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위에서 지휘를 하시는 선생님의 머릿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듯 팔랑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달려 ! 달려 !”옆에서 아이들을 지도하시던 선생님들도 신이 나서 소리를 치셨습니다. 아이들은“영차, 영차.”소리를 지르며 온힘을 다해서 줄을 당겼습니다. 정말 교문을 끌고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치 개미들이 커다란 먹이를 끌고 가듯이 교문은 얼어붙은 운동장에서 썰매를 타듯이 미끄러져 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신바람이 나서 끌고 달리고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달리기를 하였습니다. 교문은 순식간에 자기가 옮겨 앉을 자리까지 달려갔습니다. “와 ! 교문이 달려간다!” 교실에서 소리치는 소리가 응원이라도 된다는 듯이 교문은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아서 세 개가 모두 날라져 갔습니다. 한번 경험을 한 아이들과 선생님은 이젠 별로 힘들지 않게 나머지 두 개를 날랐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더욱 기운을 내어서 슬슬 끌다가 점점 빨리 걷게 되고 나중에는 아예 달리기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땀이 베고 웃음과 자기들이 이루어 내었다는 기쁨이 가득하였습니다. 힘이 든다고 꾀를 부리는 아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이제 자기 혼자의 힘으로 교문을 끌고 간다는 생각을 한 듯이 모두들 줄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습니다. 이틀이 지나고 월요일에 우리들이 학교에 갈 때에는 교문은 벌써 의젓한 모습으로 제자리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마치“여기가 내 자리야, 어떠니 ?”하고 뽐내듯이 서 있는 교문을 본 많은 아이들은 저렇게 큰 교문을 자기 손으로 끌어 왔다는 뿌듯한 자신감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교사들은 5년마다 긴장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을 잡은 정당의 정치적 이해나 사회적 요구에 따라 교육정책과 입시제도가 바뀌기 때문이다.교육당국은 정권의 공약을 반영한 정책을 수립해 현장에 알리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낸다. 또 교사는 이를 받아들여 현장에 적용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매번 이런 일을 반복하는 현장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정권 바뀔 때마다 몸살 앓는 현장 바뀌는 정권마다 현장의 앓는 소리를 듣고 꼭 하는 약속이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이번에 고치면 앞으로는 절대로 고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이런 약속을 5년마다 들었다. 진보정권에서도 그랬고, 보수정권에서도 그랬다. 이번에는 그 주기마저 1년 빨라졌다.일선에서 입시를 지도하는 교사이기 때문에 선거 전부터 유력 3당의 교육 정책을 관심 있게 살펴봤다. 이미 새 정권이 들어섰으니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하지만, 그때 결론은 누가 돼도 현장의 교사들은 새 정권에서 요구하는 교육 방향을 익히는 데 또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교육은 국방이나 경제 분야처럼 특정한 방향을 향해 지속적으로 정책을 수립·추진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구조를 바꾸는 국방·경제 등 다른 분야와 달리 교육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그리고 이 사회에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방법이 항상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 시대 상황과 환경 등에 따라 어느 정도의 변화와 수정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한다.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큰 틀의 정책 방향은 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현실적으로 입시제도의 변경은 아무리 좋은 방향으로 바꾼다고 해도 바뀌는 것 자체만으로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이는 이제 겨우 새집으로 이사해 짐을 다 풀고 익숙해져 안정을 찾은 가족에게 다른 도시에 더 좋은 집을 구해 줄 테니 빨리 짐을 다시 싸서 이사를 가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공염불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또 다시 한 번 메아리를 기대하며 소리친다. 제발 뿌리가 튼튼한 교육제도, 입시 제도를 만들어 정착시켜 주었으면 한다. 보편성을 중시하는 교육도 장점이 있고, 수월성을 강조하는 것도 장점이 있다고 보는 것이 현장의 일반적 생각이다. 문제는 이를 지나치게 한쪽에 치우쳐 추진하면 정권이 바뀌거나, 심지어 장관이 바뀔 때도 교육정책이 쉽게 오락가락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반드시 명심하길 바란다. 결국 탈나는 건 학생임을 명심해야따라서 지난 9년 간 수립·추진된 교육정책을 보수정권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급하게 지우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탈이 나는 것은 결국 아이들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그리고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는 반드시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주기 바란다. 이를 통해다른 성향의 정당이 차기 정권을 차지해도 교육정책만큼은 일관성 있게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5년 후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정책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꽃가루와 황사의 계절이 지나면서 6월은 시작한다. 신록이 검푸른 피부로 오렌지꽃과 때죽나무꽃을 축포처럼 터뜨리는 여름의 초입이다. 평가의 계절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등학교는 전국연합평가로부터 출발한다. 이번 연합평가 주관은 부산시교육청이다. 서울시와 세종시는 실시하지 않는다. 대상은 1, 2학년이고 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에 이어 한국사까지 평가한다. 같은 날 3학년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하는 ‘6월 수능모의평가’를 치른다. 6월 모의평가는 졸업생도 응시할 수 있는 것으로 재수하는 학생에게도 반드시 홍보가 있어야 한다. 6월 모의평가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 이유는 수능시험의 경향을 가늠할 수 있고 또한 재수생도 응시하기 때문에 실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계기가 된다. 등급이 잘 나왔을 경우에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고3 담임은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6월 20일에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과목별로 학생 개개인과 단위학교의 학업성취 수준을 진단한다. 몇 년간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보면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수업 태도가 좋을수록 학업성취도가 높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교사와의 관계’도 성취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교사와의 관계가 좋을수록 학생의 학업성취 역시 높았다. 이 부분은 한 번 책을 덮고 잠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보훈의 달 6월에도 황금연휴는 있다. 6일이 현충일이므로 상당수의 학교에서 5일을 재량휴업일로 정하거나 개교기념일을 옮겨서 쉬는 추세다. 새로운 활력을 얻는 기회지만 단순히 노는 날이 되면 안 될 것이다. 6일이 현충일인 만큼 나라를 지키다 순국한 선열들에 대한 감사를 느끼고 가정에서 조기(弔旗)를 달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보훈의 달 행사로 각 학교에서는 통일을 주제로 한 글짓기 대회, 표어 짓기, 만화 그리기 대회 등이 열린다. 막연히 대회에 참가하라고 말하기 전에 전쟁기념관 등 관련 장소를 방문해 현충일과 6·25 전쟁 등에 대해 가르치며 실질적인 아픔을 알도록 도와주는 게 좋지 않을까. 초등학교에서는 6월에 많은 현장 체험이 계획돼 있다. 예를 들어 전통시장 체험, 친환경녹색체험, 도예체험, 래프팅 등 다양하다. 매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안전과 질서다. 여름철 물놀이와 관련해 많은 학교에서 수영안전교육을 하고 있는데 사고예방을 위해 바람직한 교육이라 믿는다.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올해는 ‘사람과 자연을 잇는다’를 주제로 하고 있다. 학생이 자연과 교감하며 땅에 떨어진 휴지 하나라도 줍는 정신을 갖는 게 아름다운 행동임을 일러주고, 잔디밭에라도 데리고 나가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면 더욱 좋을 것이다. 참고로 세계 환경의 날 홈페이지(worldenvironmentday.global)에 접속하면 가슴 트이는 희망을 얻을 것이다. 6월에는 ‘아동노동 반대의 날’도 있고, ‘국제 침략 희생 어린이의 날’도 있다. 어린이에 대한 폭력, 노동 착취, 살해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비정한 현실을 인식시키고 힘을 모으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아닐까. 1987년 6·10 민주항쟁도 빼놓고 갈 수는 없다. 이제 기억 속으로 옅어지는 시대의 아픔을 아이들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와 정의가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알게 된다. 수시 준비와 입학설명회도 챙겨야 중등은 대부분 비슷한 일정을 갖는데, 동료장학 주간과 아울러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을 하는 학교가 많다. 아나바다 행사와 같은 교내 행사를 하는 학교도 있고, 인문학 특강이나 진로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고등학교는 대입 수시모집 때문에 각종 교내경시대회를 6월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교과별 캠프, 토론대회, 독서감상문대회, 교과별 경시대회 등을 진행한다. 대회를 준비하는 담당부서 교사도 바쁘고 2차 지필고사를 준비하랴, 학생부 비교과 영역을 챙기랴 학생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내신전쟁이 따로 없다. 6월에도 대교협이나 각 대학에서 진행하는 입시설명회는 계속된다. 한국과학기술원이 경기과학고를 빌려 3일 오후 2시에 하고, 서대문구청에서 준비하는 대학입시박람회는 17일로 돼 있다. 육사는 10일(대전), 14일(광주), 24일(서울)에 일정이 있다. 이런 내용을 미리 확인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지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사전 예약을 인터넷에서 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 대학교의 게시판을 참고해야 한다. 중학교 3학년은 특목고, 자사고, 자율고에 대한 입시설명회도 있으니 지망하는 학생이 있으면 살펴봐야 한다. 몇 학교를 보면 경기북과학고 3일과 10일, 동탄국제고 10일, 상산고 10일, 성남외국어고 10일, 용인한국어국어대학교부설고 10일과 17일, 고양외국어고 17일, 김천고 17일, 한일고 17일, 고양국제고 22일과 24일, 광양제철고 24일, 안양외국어고 24일, 민족사관고는 지역별로 19일부터 27일까지 설명회를 갖는다. 대부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시험 출제는 철저히 또한, 대부분 중학교의 2차 지필고사가 7월 3일 또는 5일에 시작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6월 28일 정도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나이스 교육 받으랴, 부서별 업무 처리하랴 몸이 두 개여도 바쁜데 시험출제까지 해야 하는 경우 사실 업무가 버겁다. 그렇더라도 시험출제 난이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문제가 쉬우면 상위권이 불리하고 어려우면 중하위권이 몰락한다. 평균점을 설정하고 몇 문항은 반드시 난이도 있게 출제해야 한다. 배점도 소수점을 이용해 동점자가 생기지 않게끔 고려해야 한다. 그밖에 타당도, 신뢰도까지 신경 써서 문항도구 제작의 기본 원리에 맞게 충실하게 출제해야만 한다. 시험 전에 수업을 할 때, 어느 반에서는 힌트를 주고 어느 반에서는 빼놓는다거나 하는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또 출제 후 사전 검토를 하지 않아 이중답안이 나와서도 안 된다. 더욱이 발문이 잘못돼 모두 정답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즉시 그 문항만 별도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잘못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되는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요즘은 학부모의 입김이 여간 매섭지 않은 시대이지 않은가. 고등학교도 보통 7월 초에 나흘간 시험을 치르지만, 일부 빠른 학교에서는 6월 30일에 실시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고등학교는 대입을 앞두고 내신에 목숨을 건 학생들이 많으므로 서술식의 경우, 채점할 때 기준을 정확히 잡고 채점해야 한다. 비슷하게 서술했는데 누구는 점수로 인정하고 누구는 오답으로 한다면 이 역시 변명할 여지가 없다. 만점과 부분 점수를 활용해 성적만큼은 매뉴얼대로 정확을 기해야만 불만이 없다. 여하튼 초여름은 신록과 함께 선생님의 땀방울을 요구하는 매정한 계절이다. 하지만 그 땀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결정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겐 아이들 하나하나가 눈부신 신록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