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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행자부 등 정부 당국이 지난 4월부터 일선 학교에 부여했던 범죄경력 열람권을 지난달 15일 일괄 회수했다. 시도교육청들은 행자부, 교육부로부터 이런 내용의 공문을 받아 학교 현장에 안내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열람권 회수는 조회시스템 오류 개선을 위한 ‘한시적’ 조치인 것으로 드러나 향후 현장 혼란과 불만만 더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행자부, 경찰청, 여가부, 교육부는 9일 합동회의를 열어 ‘범죄경력 유무 조회’ 열람 기관 범위에서 초‧중등교육법 상 각 급 학교를 ‘일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현행 범죄경력 조회시스템을 통해 학교가 시간강사 등 대상자의 아동학대‧성범죄 전력을 검색할 경우, 교통사고 등 다른 범죄 사실이 하나라도 있으면 아동학대‧성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 뜨는 결함이 있고, 학교가 이를 근거로 채용을 배제하는 오‧남용 사례가 발생해 민원이 제기되면서 시스템 보완까지 학교 권한을 회수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행자부 관계자는 “완전 회수가 아니라 두 달 정도 시스템을 보완해 8월 이후 학교에 권한을 다시 부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도 “시스템 보완 후, 학교에 다시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행자부,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에는 어디에도 ‘시스템 보완을 위한 한시적 회수’ 등의 설명이 명기되지 않았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 열람권을 주는 게 원래부터 문제제기가 많았었다. 그래서 이번에 회수하는구나 생각했다”며 “교육부, 행자부 공문에 별다른 설명이 없어 시도교육청 담당자들도 다 그렇게 알고 학교에 안내했다”고 말했다.일선 학교는 일단 황당하고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충남의 한 초등교장은 “조회 업무에 대해 다시 안내하고 또 다시 변경해야 하는 혼란이 있고, 일부 경찰서는 사실을 제대로 몰라 왜 학교가 조회요청 공문을 보내느냐고 반문했다는 후문도 있었다”며 “잦은 변경과 오해로 일처리가 잘못되면 감사나 소송에 휘말릴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학교의 범죄경력 열람권 부여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서울의 A초등교 교감은 “어차피 개인정보동의서까지는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학교가 바로 조회까지 하면 편리하다”고 말했다.이에 반해 서울 B초등교 교감은 “문제는 학교에 열람권이 있다는 걸 빌미로 타 부처, 외부 기관에서 아무 조회 없이 학교로 보내는 외부 강사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편리함보다는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경기 C초등교 교장은 “최소한 타 부처, 외부 지자체 등에서 교육협력을 이유로 보내는 강사는 해당 기관에서 범죄경력 조회를 해주면 학교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제안했다.
어느 현장 초등학교 교사는 "내 심장이 뛰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한 바 있다. 아직도 그의 소리가 귀에 들려온다. 그 선생님은 교육의 과정에 심장이 뛰는 감격을 맛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살아있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또, 자기만 알고 혼자 잘 되기 위한 교직생활이 아닌 바쁜 시간을 쪼개어 수업을 나누는 연수, 강의를 연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 아들이 모두성장했기에지금은 불가능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내 손자가 그런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살아있는 교육은 살아있는 심장과 관계가 있다. 뜨거운 심장은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공교육에서 '신뢰'라는 말이 낯선 단어가 되고 있다. 이에 선생님의 권위가 떨어졌고, 실망한 학부모는 내 자녀만은 잘 기르겠다는 교육신앙을 붙들기에 사교육 현장으로 달려가 돈으로 경쟁하는데 몰입해 버렸다. 그러나 이같은 교육은 학생들로 해금 높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신을 위해 스스로를 찾는,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교육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그래서 대학은 합격해 진학하게 되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주체적 힘은 매우 결핍되게 된다. 따라서 이런 교육을 받게 되면 자기주도적 삶과는 거리가 멀어 나중에 부모님이 캥거루 새끼처럼 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교육현장이 선생님과 아이가 분리된 현실은 이미 현장의 아이들 삶의 기록에서 엿볼 수 있다. 아이들은 조그만 여유 시간만 되면 스마트 폰으로 빠져들고, 6월 22일 필자가 쓴 리포트 교단일기에서 본 것처럼 시험이 끝난 교실에서는1교시 영화, 2교시 놀기, 3교시 영상시청으로 이어지고 있다. 분명히 교사가 처음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는 이같은 계획이 들어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교육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수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기적인 시험이 오직 교과 성적 점수를 올리기 위한 방식에 아이들이 길들여지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우리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보다 누구를 가르쳐야 하는가에 촛점을 맞춰야 한다. 그렇기에 학생에게는 공부시간이 노는 시간이 돼서는 안된다. 학생은 자신이 경험한 것과 변화의 필요성을 긴급하게 느끼지 않으면 배우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담당교사가 바뀜으로 아이들의 공부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선생님의 적절한 지도에 의해 흥미가 생기고, 기다려지는 시간, 예전에는 수업시간이 참 공부의 맛을 느끼는 시간으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것을 학생 스스로가 고백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배운 지식이 시험이 끝나면 버려지자 않도록 그들의 마음에 열정을 불어넣어 주는것이다. 이제 기말 고사가 다가 온다. 그리고 이 시험이 끝나면 교실이 또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상해 본다. 교사는 한 학기가 끝나면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자신의 수업이 얼마나 아이들과 함께 영혼을 흔드는 수업을 했는가,학교가 설정한 교육 목표에 얼마나 근접했는가를 확인해 보고 자신의 모습을 볼 때 교육은 변할 수있을 것이다. 아이들 평가가 전부는 될 수 없겠지만 실행해 보면 배울 점이 나온다. 유능한 교사는 자기 자신을 학습자의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학생의 의자에 앉아보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가지면 아이들의 교과목별 선생님을 보는 눈도 결코 틀리지 않을 정도로 성숙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날씨는 더워지고 아이들은 제각기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길을 가려하는 힘 든 시간이 오고 있다. 교실에서 선생님을 만났는데 학생의 입에서 포기라는 말이 나오면 안된다. 교사와 학생의 소통부재 현상이다. 학생들은 선생님과 강한 유대감을 가질 때 배움이 일어난다.이처럼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모든 선생님들이 영혼을 흔드는수업을 하기를 기대한다. 심장이 뛰는 교육은 아이들의 반짝 반짝 빛나는 얼굴에서만 발견하게 된다. 선생님, 힘 내세요! 선생님의 영혼을 흔드는 삶의자세를 보면서 아이들은 성장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은 최근 2021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특목고·자사고 폐지 등 문제로 교육현장이 불안과 혼란 속에 놓인 것과 관련해 교육부가 직접 나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교총은 27일 성명을 내고 “2021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과 특목고·자사고 폐지 추진 등으로 교육현장에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며 “교육부는 무관심·무대책·함구로 일관하지 말고 직접 나서 교육법정주의에 입각해 명확한 방침과 정책 추진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밝혔다. 일단 ‘2015 개정교육과정’ 도입에 따라 개편방안을 준비해왔던 2021학년도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발표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계획대로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교총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공청회를 열고 7월 중 확정 발표하면 되는데 교육부는 대선 이후 이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며 “대입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미치는 영향을 누구보다 잘 안다면 당장 교육법정주의에 입각해 원래 준비한대로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공약이라며 특목고·자사고 폐지를 운운하는 시·도교육감에게도 교육부가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총은 “서울 등 일부 교육청의 몇몇 학교에 대한 운영 성과평가만 목전에 임박한 것을 감안할 때 일부 교육감들의 섣부른 폐지 운운은 오만”이라면서 “해당 교육감들은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시․도교육의 수장으로서 올바른 자세이고, 교육부는 이 같은 혼란이 발생되지 않도록 따끔하게 해당 교육감들에게 경고하는 것이 중앙부처에 주어진 권한이자 역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눈치만 살피지 말라“며 ”장관 인선 등을 이유로 손을 놓는 것은 핑계“라고 일갈했다. 또한 교총은 청와대와 국정기획자문위에도 일방적인 정책 변경으로 학생, 학부모, 교원을 혼란 속에 빠뜨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총은 “교육계는 물론 국민 모두가 교육정책(제도)의 일관성을 누차 강조해왔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또 다시 악순환의 전철을 밟는 일”이라면서 “지금의 혼란을 엄중히 인식하고 국민과 교육현장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여 안정적으로 추진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삶이란 길 위에 태어나 걷기를 반복하며 생을 마감한다. 곧은 길, 굽은 길, 갈림길 등 여러 형태의 길이 있지만 이정표와 목적지는 사뭇 다르다. 그런 만큼 가는 방법도 천천히 음미하며 걷는 이, 숨을 몰아쉬며 달리는 이, 두 갈래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는 이 등 천태만상이다. 우리는 이렇게 밖으로 드러난 길과 마음속에 있는 길을 서로 교차하면서 살고 있다. 아직 여물지 않은 마음이 가득한 유월 하순, 시험을 앞둔 독서학교 중1, 2학년 아이들과 남해바래길 1코스 다랭이 지겟길을 평산항에서 시작한다. 장마도 늦고 유난히 가뭄이 심한 올해. 산비탈의 황토밭엔 늦은 수확을 앞둔 감자와 이랑을 지어 심어 놓은 고구마 순이 기진맥진한 채 물 한 모금을 갈구하고 있다. 여느 해라면 이맘쯤 장맛비가 시작됐을 것인데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다. 하지만 사람의 입장은 언제나 상대적이라 농부는 이런 가뭄과 마른장마가 원망스러울 것이다. 언덕길을 오르자 가슴을 열어주는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도 시원한지 환호한다. 친한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나란히 걷은 여학생, 선들선들 큰 걸음을 옮기는 남학생, 앞서서 비켜 간다고 길 가장자리 밭둑으로 걷는 장난기 많은 남학생 등 서로 다른 마음과 생각으로 길을 걷는다. 오늘 걷기의 주제는 느림이다. 길 따라 이야기 따라 걸으며 느림의 좋은 점을 몸소 느끼고 생각하는 게 목적이다. 느림의 미학. 언제부터 현대인은 이 느림을 미학으로 여기며 누리려고 했을까? 한 무리의 아이들이 빠른 걸음으로 비껴간다. 잠시 고개를 돌려 길 가장자리 언덕을 본다. 풀숲에 앙증맞은 줄딸기가 검붉게 익어 가고 있지만 아이들은 길 가기에 바빠 앞만 본다. 덤불을 헤치고 가시에 찔리며 딸기를 딴다. 달콤한 맛과 함께 씨앗이 느껴진다. “그것 먹을 수 있어요? 먹으면 죽는 것 아니에요.” 뒤에 선 아이가 묻는다. 농촌에 살지만 공부, 학교, 학원에만 매달려 경험이 없기에 도시아이와 마찬가지다. 옆으로 온 아이에게 잘 익은 딸기를 건네자 맛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다음 주 시작되는 시험이 걱정이라며 걷기를 빨리 끝내고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시험 때문에 오늘 경험하는 느림의 즐거움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 산 고개를 내려와 바다와 인접한 길을 걷는다. 그래 이게 바로 갱번가는 바래길이다. 시간의 흐름을 다양한 형태로 간직한 몽돌들이 파도에 쓸려 잔잔한 소리를 내며 물에 잠겨 있다. 깨끗한 물은 바다 밑까지 비추며 속살을 드러낸다. 자신의 발로 앞만 보고 달리는 것보다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걷는 일은 생각의 근원을 찾아 백지 한 장에 나만의 감성을 물들이는 일이다. 바래길이지만 대부분 시멘트 길이다. 지금 우리는 포장된 길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흙길, 산길, 자갈길, 논두렁 밭두렁 길을 걸으며 길마다 번져 오는 다른 감촉을 얼마나 느끼며 살까? 포장길이 끝나고 풀들로 가득한 산길에 접어든다. 저 멀리 포플러 나무 잎사귀가 바람결에 손을 흔들며 반긴다. 하지만 반바지 차림의 아이들은 선뜻 들어서지 못한다. “풀 알레르기가 있어요. 풀잎이 종아리를 긁어요.” 그래도 앞사람을 따라 간다. 어떤 아이는 뱀이 나올 것 같다며 뛰어가기도 한다. 지금은 싫지만 생각의 씨알이 굵어지면 풀잎새의 간질이는 느낌은 새롭게 피어올라 그 의미를 반추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돌린다. “언제 끝나요,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보채는 성화가 열화 같다. 그렇게 앞서간 아이들이 두 갈래의 갈림길에서 멈춰 서 있다. 꽤 많은 선택의 갈등을 한 모양이다. 왼쪽을 가리키는 손짓을 보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다시 빠른 걸음을 놓기 시작한다. 그래 사람의 사는 일 자체가 언제나 선택의 길 아닌가? 멀어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서두름에 익숙하고 빠른 결과를 원하는 모습에 세상살이가 혐오스러워진다. 그리고 문득 지난해 뉴욕 맨해튼의 점심시간을 떠올려 본다. 일방통행이 주류를 이루는 도심 도로의 벤치에서, 자동차 운적석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패스트푸드로 한 끼를 때우는 현대 도시인의 모습이 지금 우리네 자화상이다. 그런 모습은 종종 우리나라에서도 아침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이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나 삼각 김밥으로 대신하는 모습과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속도의 문화는 비만, 고지혈증, 교통사고 등 다양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의 90%가 식사시간이 채 15분이 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서두름은 언제나 생각의 되새김을 앗아간다. 정해진 코스를 마무리하기 위해 한 무리의 아이들이 마을 길섶 도랑을 따라 지난다. 드문드문 물풀과 갈대들이 자라는 봇도랑에는 인기척에 놀란 게들이 숨고 있다. “저기 게 좀 보세요, 빨개요, 개구리도 있어요.” 마냥 신기해한다. 느긋하게 걷는 길. 그 느림을 몸소 느끼고 가슴속에 간직하는 일이 오늘 바래길의 보물이다. 이런 도시민들은 이런 힐링을 위해 주말이면 버스를 전세하여 일부러 오기도 한다. 하지만 보물섬에 사는 우리는 품어주는 바래길의 느림에 안겨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마운 일인가? 오늘 바래길 걷기에 나선 아이들. 서두르는 조바심은 멀리 던져버리고 느긋하게 음미하는 심성이 자릴 잡았으면 좋겠다.
배우는 즐거움, 가르치는 즐거움, 봉사하는 즐거움 세 가지 즐거움을 즐기는 모임이 있다. 이른바 삼락이다. 전국 단위 조직인 한국교육삼락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산하 단체로 각 시도 교육삼락회가 있고 시군별로 교육삼락회가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매월 1회 정기모임을 갖고 삼락을 실천한다. 수원교육삼락회도 있다. 그런데 세월의 무상함이랄까? 회원들의 나이가 70대, 80대, 90대다. 한국교육삼락회는 1969년 만들어진 퇴직 교원(교사, 교감, 교장, 전문직, 교수)들의 모임이다. 법적으로는 사단법인으로 조직되어 있다. 수원시교육삼락회의 경우, 1979년 조직되어 현재까지 38년간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삼락회 활성화를 위해 회장과 사무국장을 60대로 선임하고 감사 두 분 역시 60대로 영입하여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얼마 전에는 6월 월례모임으로 가까이 있는 왕송호수를 다녀왔다. 수원교육삼락회 6월 활동 모습을 스케치해 본다. 야유회는 이미 예고되었고 장소 선정이 문제다. 버스를 대절해 멀리 가는 것은 금물이다. 연세가 많아 긴 시간 여행에 체력이 허용되지 않고 여행 도중 어떤 급한 상황이 생길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수원 인근으로 정해야 한다. 임원 선험자 말씀에 의하면 1시간 이내 거리가 좋다고 한다. 그래야 귀가 시간도 빠르다. 참가 신청은 단체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받았다. 40 여명의 회원을 임원진 네 사람이 분담하여 안내를 하고 참가 여부를 받은 것이다. 참가 희망자는 모두 14명. 이 인원수를 보고 너무 적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월례회에 모인 분을 보니 4월에 14분, 5월에 18분.20명도 채 안 되는데 14명은 많이 희망한 편이다. 관광회사와 협의하여 대형 관광버스에서 25승으로 바꾸었다. 회장과 사무국장은 사전답사를 다녀왔다. 사전답사의 목적은 야유회 동선을 그대로 이동하는 것이다. 동선 별 시간과 위험요소를 체크한다. 호수열차 요금과 탑승시각을 확인하고 예약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점심식사다. 어느 식당으로 할 것인가? 어느 메뉴로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회원들의 식성을 고려해야 하고 식사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호수 인근에 있는 보리비빔밥집과 한정식집, 생선구이와 백숙집을 둘러보았다. 교통 면에서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보리밥집이 적격이다. 나머지 두 집을 가려면 다시 대절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식당 가는 교통로도 1차선이다. 식사비도 더 비싸다. 먹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나들이 기분도 내려면 역시 전망이 좋은 보리비빔밥이다. 석쇠구이를 추가하면 영양 면에서도 만족이다. 야유회 당일 혹시 지각하는 분은 없을까? 집합장소에 가니 기우다. 약속된 출발시각 10시에 14명어 모두 승차하여 출밯하였다. 당일 참가비 1만원은 도삼락회 회장이 걷는다. 사무국장 일을 도와주려는 것이다. 수원회장은 감사의 인사말을 전하면서 회칙 안내를 한다. 미리 예고되었던 개선안에 대해 의견을 묻는 것이다. 시대와 우리 형편에 맞지 않는 것은 개선안대로 통과되었다. 30분 만에 의왕학습원에 도착하였다. 감사 한 분은 회원들 하차 도우미 역할을 한다. 마치 친부모 모시듯이 한다. 학습원 연못에 있는 여러 색깔, 모양의 연꽃을 데크를 따라 둘러보았다. 숲속 벤치에 앉아서는 회원들의 근황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회원 한 분은 먹는 가루 비타민을 준비하여 회원들께 나누어 주는데 그 준비성이 고맙다. 담소를 나누면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도 식혔다. 조류생태과학관도 들렸다. 이곳은 97종의 텃새 나그네새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수도권 최초의 담수호 테마 과학관이다. 1층에는 상징조형물과 생태체험관, 2층 상징전시물, 조류체험관, 조류전시실, 화석전시실을 둘러 보았다. 3층에는 3D 영상실과 어류전시실이 있다. 5층은 왕송전망대가 있어 망원경으로 호수를 조망할 수 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호수열차를 승차하여 호수 한 바퀴를 둘러 보는 것. 꼬마기차를 타고 시원한 호수 바람을 맞으며 꽃터널, 팝업 뮤지엄, 럭키존, 포토존을 지났다. 한 바퀴 도는데 30분간 소요되는데 체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는 레일바이크 대신 호수열차를 이용하면 좋다. 점심은 호수를 바라다보며 보리비빔밥에 구운 돼지고기를 얹어 상추에 싸서 먹었다. 야외 나들이를 한 덕분인지 꿀맛이었다. 이제 귀가시간이다. 약속된 시간은 3시다. 목적지에서 2시에 출발하여 출발지에 도착하니 2시 30분이다. 4시간 30분 일정이 모두 끝난 것이다. 귀가길 버스에서 분위기를 잡느라고 회장이 가요를 선창한다. 회원들은 연이어 가요를 흥겹게 노래 부른다. 모임 인원수가 소수라고 임원진들의 임무가 소홀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늘 회장과 감사의 몸에 배인 회원 배려 언행을 보면서 한 수 배웠다. 임원진들은 다음 정례회를 더 즐겁고 보람차게 만들겠다고 다짐해 본다.
초등교 때부터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나오고 있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재미있는 초등수학을 연구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교사가 있다. 이영배(42) 광주 월곡초 교사가 그 주인공. 그를 거치면 수포자가 ‘수찾자(수학을 찾자)’로 변한다. 20일 월곡초에서 만난 이 교사는 “수학교육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수포자 학생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 쉽고 재미있는 수학을 연구해왔다”며 “생활에 밀접한 일들을 수학으로 풀어 이야기 해주고, 흥미로운 과제들을 만들어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20여 년 간 연구해 온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학습·지침서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배워보는 실생활에서 수학이랑!’, ‘점프과제 하나면 수학 시간이 바뀐다’도 펴냈다. 동료 교사는 물론 사교육 기관에서도 찾을 만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두 책은 그가 수업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우선 ‘실생활 수학’은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마스터키다. 학교건물, 성적표, 아파트 비밀번호, 전단지, 교통표지판, 물놀이장, 보도블럭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10분 정도 설명하고 문답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눈과 귀를 바짝 세우게 만든다. 그 다음 짝을 지어 문제를 푸는 ‘점프(jump)과제로 들어간다. 예를 들어 ‘덧셈과 뺄셈’ 단원의 경우 ‘356+218을 세 가지 방법으로 해결해보고 풀이과정을 설명하라’고 과제를 내준다. 짝끼리 협동해 문제를 해결한 후, 수식을 답으로 답을 수식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어야 미션 성공으로 간주된다. 성공한 아이들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아이들을 돕는 등 20분 간 진행되는 점프과제에 들어가면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은 거의 없다. 수학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데 노력한다. 이 교사는 “학생들은 자리 값대로, 또는 세로셈으로, 가로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이를 자신의 말로 설명하는 것이 합당하면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미션을 모두 마치면 10분 간 ‘게임하기 하브루타’로 정리한다. 모둠을 이뤄 ‘스피드게임’을 할 때도 있고, 교사 한명과 학생 전부가 대결하는 ‘1대24’ 형식의 게임을 하기도 한다. 그날 배운 부분을 서로 묻고 답하다 대답을 못하면 패하는 식으로 진행하는데 게임을 하다보면 저절로 깨우치게 된다. 수업에서 좋은 성과를 낸 학생에게는 멸치에 고추장을 찍어 먹여주는데, 이 또한 효과 만점이다. 멸치에 고추장이라니 이상할 것 같지만 서로 먹고 싶어 열광한다고. 이처럼 자그마한 부분까지 ‘수포자 제로화’를 위해 노력하다 보니 제자는 물론, 학부모와의 관계까지 증진되고 있다. 이 교사는 “건강에 좋은 멸치를 주니 학부모들이 좋아한다”며 “한 학부모는 자기 아이가 원래 멸치를 안 먹는데 내 덕분에 먹게 됐다고 고마워하셨다”고 말했다. ‘실생활 수학’에 이어 ‘점프과제’까지 책을 낸 이유도 제자들의 권유로 이뤄졌다. 점프과제가 더 재미있으니 이를 책으로 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이다. 그는 “원래 점프과제는 책으로 쓸 생각이 없었는데 제자들이 오히려 이를 책으로 내야 한다고 해서 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수업방법에 대해 “체육수업을 연구한 결과”라고 귀띔했다. 체육수업에는 누구나 참여하고, 함께 하고, 흥미를 느끼는 세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이를 수학수업에 적용한 것이다. 이 교사는 자신의 실생활 수학을 다른 교사에게 전파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cafe.daum.net/2011530)에는 300여명이 가입했고, 교사 전문 커뮤니티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교사는 앞으로 ‘부모와 함께하는 실생활 수학’으로 대중화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하루 15분씩 실생활 수학을 통해 사물을 보며 수학으로 질문하는 힘을 기르고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빙긋 웃었다.
"특별한 기술은 없고, 제자 한명 한명에게 진심을 쏟으려 노력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는 22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제6회 대한민국 스승상 시상식을 열고 교원 9명에게 훈·포장을 수여했다. ‘배움의 즐거움’을 전파해온 최혜경(55) 대구효명초 수석교사가 대상을 수상했다. 최 수석교사는 홍조근정 훈장과 함께 부상도 받았다. 최 수석교사는 35년간 제자 한명 한명에게 사랑을 베풀며 진심을 담아 가르쳐온 정성을 인정받았다. 수업을 잘 따라오는 아이들은 물론 잘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 모두 소중하게 여기며 뚜벅뚜벅 걸어온 그 모습이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는 평가다. 최 수석교사는 수상소감으로 "학생들이 훌륭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어설픈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어설픔’을 뭐라 하지 않고 그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왔다"며 "그 부분을 좋게 봐주셔서 상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잘 가르치는’ 비결을 묻자 "교육은 전략이나 기술이 아닌데…"라는 답이 나왔다. 그러면서 "그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진정성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는 궤도에 오르도록 이끌어왔다.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보게 해주고 함께 고민하며 ‘알아가는 과정’에 놓이게 진득하게 기다리고 지켜봐왔던 것이다. 이처럼 늘 학생을 먼저 중심에 두는 부분이나, 학생 스스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는 수업장면이 EBS TV ‘다큐프라임-교육대동여지도, 교사 고수전’에서 그대로 전파를 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최 수석교사는 "학생이 지금 당장 배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계속 알아가고자 한다면 언젠가는 이해하고 깨닫게 된다"면서 "그래서 어설픈 생각을 가진 아이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진정성을 바탕으로 2009년 수석교사가 된 이후 ‘팀티칭 수업’을 통해 680여 회의 수업 컨설팅, 380여회의 교내외 연수 등 꾸준히 동료 교사들과 소통하고 공유해왔다. 최근까지 72개 학교에서 개최한 수업공개에는 그의 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300명까지 몰리는 경우도 있었다. 최 수석교사는 "수업 자체가 교사, 학생 모두 서로 부족한 상태에서 만나 채워가는 과정이어서 이런 나눔은 꼭 필요하다"며 "동료 교사의 소통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택신 서울성일초 교사와 정윤희 포항공대 교수는 옥조근정 훈장을, 신승우 경북전문대 교수는 녹조근정 훈장을, 이만희 대전맹학교 교사 외 5명은 근정포장을 받았다. 특수교육 부문 수상자 이만희 교사는 중도실명 시각장애인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장애 청소년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려 노력한 점이 귀감이 됐다. 이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아픔을 겪은 학생들의 심리적 박탈감을 달래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는 것을 돕고자 2015년 전국 특수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대안교실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2003년부터 수련활동·학예발표회·축제 등 다양한 교내 행사를 개최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2008년부터 대전맹학교예술단을 꾸려 청소년보호관찰시설과 특수학교 등에서 무료 공연을 했다. 장애학생 인권보호 및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어깨동무학교’, 언어순화를 위한 ‘바른말누리단’도 운영하고 있다. 수상자들은 향후 사례발표, 수업시연, 교원연수·양성기관 강사 활동을 통해 학교 현장을 지원하게 된다. 대한민국 스승상은 지난 2012년 교육부의 ‘으뜸교사상’과 교직원공제회의 ‘한국교육대상’을 통합한 상으로 교육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헌신해 온 교육자를 발굴해 참다운 스승상을 정립하고 스승 존경 풍토를 확산하기 위해 양분됐던 두 상을 합쳐 권위를 높였다. 지난해 11월 14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국민 추천을 받은 16명과 기관장 추천을 받은 20명 등 총 36명을 대상으로 2차에 걸쳐 심사 과정을 거쳐 9명이 선정됐다.
간밤에 비가 내렸다. 촉촉이 비가 내렸다. 먼지를 씻어냈다. 폭염이 사라졌다. 무기력한 이들에게 새 힘을 주었다. 온갖 나무들과 식물들이 새 힘을 얻었다. 농부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농심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곧 더 많은 비가 내려 농작물이 잘 자라도록 해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하루를 열어간다. 오늘도 물과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비를 애타게 기다렸을 때 내리는 비는 단비다. 목이 마를 때 마실 물은 금장옥액(金漿玉液)이 된다. 간절히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때 단잠을 잘 수가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단비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에게 찾아가 그들의 문제를 풀어주는 열쇠 같은 역할을 하면 좋겠다. 목이 말라 갈증을 느끼는 학생을 보면 그들에게 다가와 시원스럽게 해주어야 한다. 그러면 선생님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될 것이다. 물은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른다. 겸손의 마음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상류를 좋아한다. 하지만 하류가 더 좋다. 하류가 상류를 지배한다. 하류는 큰 바다를 이루고 큰 강을 만들어낸다. 실력이 쌓이려면 언제나 마음이 비워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빈 마음속에 진리가 가득찰 수 있다. 내가 아는 것으로도 평생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 마음은 교만한 마음이다. 요즘 학생들이 선생님들보다 더 똑똑한 이들이 너무 많다. 매일 배우지 않으면 학생들을 이끌어갈 수가 없다. 물은 굳은 땅을 부드러운 땅으로 만든다. 마음이 굳어 있으면 안 된다. 완악한 마음이 자리잡으면 애들을 완악하게 만든다. 선생님의 마음이 물과 같이 부드러우면 애들도 부드러워진다. 물은 언제나 넓은 모양을 만든다. 마음이 바다와 같이 넓어야 하고 마음이 호수와 같이 잔잔해야 한다. 마음이 넓어야 어떤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고 마음이 호수와 같이 잔잔해야 애들이 평안함을 얻을 수 있다. 학교생활이 지옥생활이 되면 안 된다. 학교생활이 기쁨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행복이 쌓이도록 선생님이 마음을 넓고 부드럽고 온후하게 해야 할 것이다. 물은 언제나 흐른다. 쉴 틈이 없다. 물이 흐르지 않고 고이면 썩고 만다. 물이 흐르고 또 흐르면 물은 깨끗하게 된다. 가르치는 일과 배우는 일에 근면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근면한 사람은 무엇이든 해낼 수가 있다. 물과 같은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오늘 아침에 매일 같은 일을 하는 분을 만났다.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다. 최근 깨달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분은 매일 운전을 하고 요즘처럼 더위에도 지붕을 오르고 작업을 해야 하는 분이셨다. 매일 똑같은 일을 하니 매너리즘에 빠져 삶의 의욕을 잃을 뻔도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고개가 끄떡여졌다. 우리 선생님들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 봤다. 개척정신이 필요하다. 어느 티비에서 한 40대의 농부가 메뚜기가 미래가치가 있다고 하시면서 메뚜기를 집에서 키우는 것을 보았다. 아무도 손대지 않은 분야의 일을 처음 시작해 새로운 길을 닦고자 하는 정신이 돋보였다. 머지않아 성공의 소식이 들릴 것 같았다. 선생님들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매일 연구에 몰두해야 한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전문분야를 깊이 파보아야 한다. 그래야 그 속에 보물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힘들다고 하지 않으면 편할지는 모르지만 교직의 흥미는 점점 잃게 되고 말 것이다. 가르침에 대한 방법도 연구해 보아야 한다. 똑같은 방법으로 가르치니 가르치는 본인도 지겹고 재미도 없고 배우는 학생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방법으로 시도해서 학습의 흥미를 높이고 학습의 효과를 높이면 선생님도 좋고 학생도 좋다.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이 권태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하는 것마다 짜증나서 불평만 하면 짜증이 보태줘서 더 이상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하루에 일어나는 일들 중에 좋은 일보다 좋지 않은 일이 더 많은데 늘 자신의 하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을 슬픔의 길로 옮기고 만다.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힘이 나고 생활이 즐겁게 된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보고 길이 없다고 한탄만 한다고 길이 열리지 않는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길이 없다고? 아니야, 길은 있어 만들면 돼, 누군가 말했듯이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되고 길이 험하면 헤쳐가면 되고 길이 막히면 뚫으면 된다. 이런 생각은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자만이 할 수가 있다. 창조적 정열과 희열을 가질 때 매너리즘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창조적 사고를 지닌 자는 매일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권태를 느낄 시간이 없다.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이는 하나를 알면 열을 응용한다. 하나를 알아 둘을 깨우쳐가면 기쁨이 생긴다. 더 알고 싶어지고 더 많은 것을 배우려고 애쓴다. 그러면 희열을 느끼게 되고 하루의 생활이 즐거워진다. 어느 선생님께서는 퇴직을 하신 후에도 여기 저기에 배움을 찾아 애쓰시는 모습을 보면서 도전을 받게 된다. 배움은 평생이다.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그래서 평생교육이라고 한다. 죽을 때까지 배움에서 떠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부족을 채워갈 수가 있다. 그게 건강한 삶을 사는 비결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언제나 ‘오늘처럼 행복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즐거움의 날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기자회견을 통해 ‘새 정부 교육공약 이행방안 제안’을 발표했다. 49개 정책제안과 43개 분야별 개선과제를 담은 제안에는 학제개편, 통합국립대·공영형사립대·독립형사립대간 대학네트워크 체제 확립까지 다양한 내용이 들어있다. 새 정부 들어 무기력한 교육부와는 달리 자신감 충만한 진보성향 교육감의 위상이 엿보인다. 교육감이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은 낯설다. 게다가 교육감의 권한 밖에 있는 정책까지 이행방안을 제안한 것은 교육적이기 보다는 정치적 함의가 있지않느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제안된 정책의 기저에서 ‘보수정부 정책의 무력화, 진보·좌파 정책의 관철’이라는 일관된 흐름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교육의 주도권 장악을 시도해온 진보성향 교육감에게 현 정부의 출범은 세력확장의 좋은 기회가 된다. 그러므로 이번 서울시교육감의 기자회견은 새 정부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실현시켜 권한을 확대해 달라는 공개적인 요구와 다름없다. 제안된 이행방안에는 교육감 권한강화와 같은 ‘셀프’민원성이 있는가 하면 철저한 사전 검토나 국민적 합의가 없는 것들도 많아 문제다. 교육감 권한 강화가 교육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벌써 교육부의 권한을 가져간 17개 시·도교육청이 이를 일선학교로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움켜쥐고 17개의 교육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이 자신의 견해가 강하게 담긴 방안을 교육공동체와의 조율 없이 정부에 제안한 것은 敎心의 왜곡을 낳고 교육감이 교육부 위에 군림한다는 인상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교육감이 교육문제의 원인을 보수정권이나 막강한 교육부 권한 등 외부 탓으로 돌리기만했지 자신의 정책도 원인이 된 건 아닌지에 대한 성찰이 없다. 시·도교육청이 정파적 견해를 떠나 교육공동체와 대화하고 교육부의 권한을 존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새 정부의 교육공약인 ‘혁신학교 전국 확대’에 현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토론중심 수업 등 교육의 다양성을 견인한다는 기대보다 ‘무늬만 혁신’, ‘실험학교’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09년 경기도교육감으로 취임하면서 처음 도입했다. 경기지역 13곳에서 시작된 혁신학교는 현재 전국의 10%에 이르는 1천여 개 학교로 늘어났다. 하지만 양적 확대에 비해 질적 평가와 문제점 보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늘 따라왔다. 또 자율학교 지정에 더해 혁신학교가 되면 수천만 원의 예산 지원에다 학급 감축, 교사와 행정지원사까지 지원되다보니 그 정도 지원이면 일반학교도 혁신이 가능하다는 냉소적인 비판도 나온다. 무분별한 선심성 예산 집행, 학교회계원칙 무시, 낮은 학업성취도도 비판 대상이다. 또 특정 교원노조 조합원이 중심이 된 교사회가 학교운영을 좌지우지해 구성원 간 갈등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혁신학교에만 행·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일반 학교와의 형평성에 위배돼 국가 의무교육인 보통교육을 부정하고 특혜학교를 만든다는 비판 또한 있어 왔다. ‘혁신’이라는 거창한 이름 속에 안주해 현재 학교가 갖는 모순과 문제점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혁신학교 확대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선결과제 또한 많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학교 유형의 명멸과 교육과정 개정으로 학교현장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다. 또 토론수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수업 방식과 교재 연구 등 전문성이 요구됨에 따른 교원 재교육도 난제다. 공약이기 때문에 무조건 추진하는 식의 혁신학교 확대는 반드시 실패한다. 혁신학교는 시범학교처럼 운영 성과를 철저하고 면밀하게 평가한 이후 확대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2018년 6월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시도에 따라 후보자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어 더 그렇다. 이와 관련해 교육계는 물론 국민에게 환영받는 교육감의 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진영논리, 실험주의 경계해야 첫째, ‘공정한 경쟁’의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고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감’이 돼야 한다. 교육에는 보수, 진보가 따로 없다. 직선제 선거과정에서 진영논리가 개입되더라도 교육감이 된 후에는 어느 한편의 교육감이 돼서는 안 된다. 이를 간과해 갈등을 초래하고 비판의 대상이 돼 온 사실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정책 입안과 추진과정에서 민주적인 토론과 불편부당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인사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시행돼야 한다. 둘째, 실험주의 정책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거를 통해 선택받은 역대 정권과 교육감은 업적, 성과에 급급해 늘 새로운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학교현장과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이 바로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교육정책이다. 톱다운(Top-down) 방식의 실험주의 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면서 민심 이반의 요인이 됐다. 따라서 현장중심의 상향식(Bottom-up) 정책을 마련해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더 많이 부여해야 한다. 학교 현장의 문제를 현장에서 듣고 현장에서 그 해답을 찾는 소통의 자세가 요청된다. 셋째, 교원을 존중하고 학생, 학부모 인기 영합적 정책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민주를 강조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의무와 책임, 인성교육도 중요하다. 교권추락과 사기저하로 신음하는 현장교원을 단지 지시의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학생과 학부모 못지않게 존중하고 섬기는 자세가 요구된다. ‘권위적’인 것은 지양돼야 하지만 교사의 ‘권위’ 그 자체는 교육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가치다. 교사가 소신을 갖고 학생을 교육할 수 있는 학교 현장이 돼야 하며 교원이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교직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넷째, 교육의 본질과 핵심 가치를 실현하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창의교육, 행복교육도 중요하지만 인성에 기반을 두지 않는 교육은 공염불이다. 인성교육은 행복교육과 창의교육의 바탕이 되는 교육의 본질이며 핵심가치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이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교 지원, 자율성 높일 후보 뽑자 오늘 날 대한민국의 발전에는 교육의 힘이 가장 컸다고 말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열쇠 역시 교육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미래사회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인적 자원, 휴먼소스(human source)가 중요한 국가 발전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교육감 선거에서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학교현장을 지원할 교육감, 단위학교의 자율성과 교육생태계를 복원시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교육감을 반드시 선출해야 한다.
대구 초등생 휴게소 방치 사건으로 교육계가 떠들썩하다. 이 사건에 대해 교사가 아닌 사람들과 교사, 그것도 초등교사가 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교육을 한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에 부닥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교사는 끊임없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교사의 경력이 늘어간다는 것은 경우의 수를 좀 더 많이 경험해 알게 되고, 자신이 선택했을 때 벌어질 후속상황을 더 폭넓게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남일 같지 않은 ‘휴게소 사건’ 학생은 못 참겠다고 했다. 버스는 갓길에 세울 수 없었다.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적었고, 어떤 경우를 선택하든 후폭풍이 염려스럽다. 그럼에도 교사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버스를 세울 수 없다는 것과 학생이 너무 힘든 순간이라는 것을 모두 고려해 나름의 결정을 내리고 실행했다. 이후 휴게소에 도착한 학생은 수치심에 다시 버스에 탑승하기를 거부했고, 부모와 통화 후 휴게소에 남겠다고 했다. 그 학생이 갖게 됐을 마음의 상처, 트라우마가 얼마나 컸을지 알기에 마음이 아프다. 또 한편으로는 그 교사가 느꼈을 혼란, 상처 역시 잘 알기에 마음이 쓰리다. 교사는 매순간 판단을 내리고 결정한 일을 실행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판단을 돌아보게 된다. 잘 한 것일까? 최선이었을까? 자꾸만 상황을 돌이켜보게 되고 주눅이 든다. 학생이 버스 탑승을 거부했을 때, 그 교사는 아마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 혼란을 맞았을 것이다. 그 반의 다른 학부모는 ‘학생이 장염에 걸려서 선생님이 수련회 보내지 말라고 권유했는데 학부모가 괜찮다고 강행해 벌어진 일’이라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고 한다. 교사는 학생이 버스 이동 중 견디기 힘들 것이라 판단하고 불참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사의 판단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절하는 학부모에게 다시 한번 강권하지 못하고 체험학습을 떠났다. 일어나지 않길 바랐으나 피하지 못하고 선택에 몰아넣어진 교사. 연민과 두려움을 느낀다. 나에게도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출발부터 학생이 휴게소에 남는 그 일련의 과정을 논란의 여지없이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 앞으로 이 논란의 여지를 무마하기 위해 매뉴얼이라는 이름 하에 얼마나 많은 규제가 또 학교에 쏟아질까? 교사에 대한 신뢰가 없는 사회는 교사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쉬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복될수록 교사는 자신의 판단을 정당하게 관철시켜나가기 힘들다. 교사의 판단이 존중받을 수 있었다면, 교사가 자신의 판단을 정당하게 관철시켜 나갈 수 있는 분위기였다면, 모두에게 상처로 남았을 이 일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교사는 자신의 판단은 존중받지 못한 채, 학부모, 학교, 교육청, 언론, 기사를 읽은 독자들의 판단에 뭇매를 맞고 직위해제를 받아들여야 했다. 교사만 뭇매 맞을 일인가 지금 대한민국 교사들의 위치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교권이라는 말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소한 교사의 판단을 존중해 주는 사회이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교사의 판단을 존중했음에도 문제가 생겼다면 그때 질타해 주길 부탁하고 싶다. 그때야말로 교사가 책임질 순간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교사의 어떤 노력도 돌아보지 않고, 책임을 질 위치에만 세우려 하지 말고 말이다. 이럴 때마다 교사들은 무력감에 혹은 분노에 빠지게 될 뿐이다.
초등교는 교사와 학생이 교실에서 온종일 함께 생활한다. 그래서 교사가 학생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 지가 매우 중요하다. 학생을 감독과 통제의 대상으로 여겨 상벌로 지도하는 교사, 학생을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여기고 존중하는 교사가 머무는 교실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아들러 학파는 학생들이 나타내는 모든 행동을 최선의 노력, 선택의 결과로 바라본다. 그것이 비록 파괴적이거나 부적응 행동이라 해도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교사들도 학생들을 바라볼 때,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보고 효과적으로 지도한 한 교실 사례를 소개한다. ≠상호(가명)는 다른 친구들보다 키가 작고 말라 허약해 보이는 학생이다. 작년에 큰 수술을 해서다. 자연스레 학습 결손이 생겨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워지면서 수업시간에 딴 짓을 많이 했다. 주변 친구들을 건드리거나 놀리는 경우도 많았다. 싫은 내색이라도 보이면 싸움을 걸다 보니 친구들의 불만은 점점 커졌다. 이를 알게 된 D교사는 이들을 불렀다. 상호는 친구들이 일렀다고 오해했는지 얼굴이 상기된 채 씩씩거렸다. D교사는 상호의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차분히 기다렸다. 잠시 후 진정된 상호는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은데 잘 안돼요"라며 잘못을 금세 인정했다. D교사는 상호가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주 대화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상호도 지금 방식으로는 문제가 전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했다. 이후 D교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상호와 대화를 했고, 상호 스스로도 갈등이 커지지 않게 노력을 기울였다. 다툼이 있으면 곧바로 사과하며 해결하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사이가 차츰 좋아졌고 부진한 학습도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사례의 핵심은 D교사가 상호를 일명 ‘문제아’로 보지 않았다는데 있다. 오히려 상호의 행동을 자신의 상황, 처지에서 입지를 확보하려는 최선의 선택으로 생각했다. 물론 상호의 선택은 질서파괴적인 행동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교사가 상호의 입장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라본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즉, 큰 수술을 겪으며 몸이 허약해졌고, 그 때문에 학교생활이 어려워진 점, 수술 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학급에서 소속감을 획득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점, 학급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친구들을 귀찮게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을 놓치지 않았다. 수술 전이라면 선생님의 물음에 명석하게 답하거나 친구들과 여러 활동을 함께 하며 소속감을 확인했겠지만 현재 상호는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이다. 상호의 방식이 낯선 친구들은 화를 냈고 갈등이 심화됐다. 결국 선생님이 관여하게 됐으니 상호의 방식은 자신의 존재감을 학급 내에 드러내고, 입지를 확보해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D교사는 상호의 행동이 어쩔 수 없이 나타난 게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한 결과로 인식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이고 풍부한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다시 말해 상호를 통제와 처벌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주체로 존중했다. 상호로 인해 발생한 일의 해결 역시 상호에 의해 시작되고 완성돼야 하는 일이 된 것이다. 이처럼 교사의 관점이 달라지면 많은 상황들이 달라진다. 관점을 바꾸면 그것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음을 금세 깨닫게 된다. ‘우리 모두는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을 어떤 관점으로 대할 것인가의 선택은 교사들의 몫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1수업 2교사제’ 공약 추진을 위해 발의된 기초학력보장법을 놓고 반발이 거세다. 현장 교원들은 보조교사 투입 방안이 실효성은 없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학력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교과목 수업에 사범대 예비교사 등 보조교사를 추가 배치하는 내용의 기초학력보장법을 지난달 19일 대표발의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1수업 2교사제 공약을 발표하며 법 제정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약속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홈페이지에는 입법예고 기간(5~24일) 동안 법안에 반대하는 의견이 1000여 건이나 올라왔을 정도다. 우선 사범대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를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초등 2학년 전 학급에 학습도우미를 운영하고 있는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후가 아니라 학기 수업 중에 보조교사가 지원돼야 하기 때문에 학교가 요구하는 시간에 강의가 없는 예비교사를 일일이 매칭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보조교사에 참여한 것을 수업시간으로 인정하는 등의 제반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밝혔다. 세종 등 여타 시도교육청도 이같은 이유로 강사를 뽑아 보조교사로 투입하는데 이 경우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학습부진 협력강사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A중 B교사는 "강사 자질이 부족해 개별 학생 지원이 적절하게 안되고 코티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올해는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원자격증도 없고 학원 경력만 짧게 있었는데 수업 중에 적절하게 개별지도를 하지 못하고 교실 한쪽에 서있기 일쑤였다"며 "단순히 두 명이 수업을 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교육과정과 교수법에 대한 이해나 경력이 없는 사람을 충분한 사전 교육 없이 투입해 교실 수업에 방해만 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처음 협력강사 사업에 참여한 서울C중 D교사는 "아무리 보조교사라도 수업진행 방법에 대해 서로 호흡이 맞아야 하는데 두 달 동안 논의는 해봤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며 "학습 부진학생을 돕는 것도 정규 교사만큼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당이 적다보니 전문성 있는 강사 채용도 어렵다. B교사는 "한 시간에 1만7000원이고 일주일에 14시간 정도 나와야 하는데 전문성 있는 사람이 오겠느냐?"고 되물었다. D교사도 "처음에는 중등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자격 조건으로 모집했다가 나중에는 우대 조건으로 변경하고 기한까지 연장해 겨우 강사를 구했다"고 토로했다. 비정규직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E초 F교사는 "이미 학교에는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해 과목별로 전문 교사가 학급 지원을 하고 있다"며 "학교에 비정규직을 더 늘리기보다는 정규 교원을 늘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기에도 청년층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학습보조 인턴교사 등을 대거 채용했다가 해고시켜 갈등을 빚었던 선례가 있다. 보건교사를 학습지원자로 포함시킨 조항도 비난을 사고 있다. 비교과교사의 전문성과 업무 부담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서울 G초 H보건교사는 "보건교육과 학생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보건교사에게 기초학력 지원을 하라는 것은 부적절하고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기 I초 J보건교사는 "학생들의 일상생활 건강관리부터 비만, 흡연예방 사업, 환경위생 업무, 최근에는 미세먼지 업무까지 이미 과중한 업무를 하고 있는 보건교사에게 학습지원 업무까지 부과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같은 현장 의견에 대해 박경미 의원실 관계자는 "시범사업 기간에는 예비교사 등을 중심으로 하겠지만 정착이 되면 미발령 교사 등 정규 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습부진이 정서적인 측면이 있어 보건교사를 포함시킨 것"이라며 "업무를 떠안기는 게 아니라 협력하는 차원으로 문구를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찬 "막기보다 자정과정 거치도록 둬야"반 "정당 입김에 학교 흔들리면 안 돼" 주최측 토론자 일방교체 논란 일기도시의회 "의사소통 문제…조작의도 아냐" 학운위에 정당인 참여를 허용하는 조례에 대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21일 공청회를 열었다. 참석 교사와 학부모, 전문가들의 의견은 ‘정치 중립 훼손’과 ‘국민의 자유와 권리’ 사이에서 첨예하게 갈렸다.서윤기 의원 등 24명이 4월 발의한 ‘서울특별시립학교 운영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에 대한 이번 공청회는 정당인의 학운위 참여에 대한 찬반 양론을 듣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반대 토론에 나선 이창희 서울 상도중 교사는 “교원위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학운위 위원 중 일부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학운위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학교 운영도 정당 강령이나 정책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운영의 중요 사항을 심의‧자문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입김이 작용한다면 학교는 더욱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혹여 정치인이 의도를 갖고 각종 안건을 볼모로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학교교육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우려했다.고교생 학부모 임지혜 씨는 “학부모회 임원과 운영위원으로서 11년째 일하고 있는데 특정 당에 애정을 갖고 지지하는 학부모는 많이 봤어도 실제 당원인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정당의 당원인 학부모가 과연 평범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당원인 학부모가 학운위원이 되고 싶다면 2년 임기 동안 탈당하고 지원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만약 탈당이 힘들다면 그는 평범한 학부모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찬성 측 조성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교육 내용이 아닌 교육 행정은 정치성을 띤 지자체장이 관여하고 있다”며 “정당 당원은 교육행정의 일부일 뿐 교육 내용에는 관여할 수 없으므로 운영위원 자격제한은 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며 “정당의 당원을 학운위 위원에서 배제하려 한다면 조례가 아닌 법률로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초등생 학부모 기정이 씨는 “아이를 낳기 전에 시민이었고, 국민이었으며 학부모가 된 이후도 마찬가지인데, 학부모회 자격에 ‘당원이 아닌 자’라는 제한 요건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학부모, 시민들은 깨어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점차 자연스러운 자정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며 “~할까봐 걱정돼서 막기보다는 서로 배우고 부딪히면서 결론을 도출해나가는 것이 성숙한 민주사회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이날 공청회에서는 플로어 토론 과정에서 주최 측의 일방적인 토론자 교체에 대한 문제제기로 논란이 있었다. 토론 예정자였던 김성호 자치법연구원 부원장이 공청회 참석 직전 다른 토론자로 교체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 부원장은 “전화나 이메일, 문자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교체당한 적은 처음이라 불쾌했다”며 “주최 측이 입맛에 맞는 토론자들을 정해 구색 맞추기로 공청회를 끝내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그는 당초 토론문에서 “우리나라 헌법과 법률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도록 일관성을 갖고 있으며 학운위 당원 배제는 불특정 다수 주민의 권리 제한이 아니고 특정 정당원의 선임 배제를 규정한 것이므로 권리제한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섭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던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찬성 2명, 반대 2명으로 균형을 맞추다보니 교체된 것이지 공청회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문재인 정부와 일부 시‧도교육감들이 외고‧자사고 폐지 방침을 밝힌 가운데, 해당 학교와 학부모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서울자율형사립고연합회(자교연)는 21일 서울 이화여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 폐지 정책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정치적 진영 논리에 입각한 자사고 폐지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오세목(서울 중동고 교장) 자교연 회장은 “정부가 자사고를 없애겠다고 발표하자마자 하향평준화 문제, 강남 학군 부활, 지역 격차 확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며 “자사고 폐지가 동력 잃은 공교육 현실을 타개할 대안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작위 추첨과 인성면접만으로 이뤄지는 자사고 입시를 위해 학원을 다닌다는 학생은 거의 없다. 교육부 ‘사교육 영향평가’가 이를 입증한다”며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논리에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또 “문재인 정부와 조희연 교육감은 폐지에 대해 단 한 번의 공론화 자리도, 협의도 가진 바 없다”며 “독단적으로 획일적 평등교육을 몰아붙인다면 향후 발생할 모든 문제와 혼란의 책임은 조 교육감에게 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28일 서울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가 진영 논리에 따른 정치적 결론일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설 것”이라며 “조 교육감이 자신의 임기 안에 자사고를 말살하려고 시도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그간 자사고들의 노력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도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 폐지 결사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송수민 자학연 회장은 “우리 아이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진영논리에 힘없이 당하는 실험용 생쥐가 아니다”라며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조 교육감은 당장 거짓된 논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8일 경문고‧세화여고‧장훈고‧서울외고‧영훈국제중에 대한 운영성과 재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자학연은 26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서울시교육청이 교장승진제도를 대폭 손질하는 내용을 제안해 논란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부의 교육공약 이행 방안에 대한 정책 제안집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중 교장 승진과 관련해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학위점수 폐지, 면접 도입 등의 방안이 제시돼 귀추가 주목된다.이에 따르면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경우 내부형의 15% 이내로 제한한 시행령 규정을 삭제하거나, 현행 규정을 내부형의 40% 이내로 상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교육청은 “현재 법조항은 교장 임용 다양화 및 교장직 문호 개방 등 도입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교육감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15% 제한 때문에 평교사가 공모교장에 임용되는 비율은 전체 공모교장 임용 수의 3.1%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연구실적 평정 시 ‘학위취득실적’을 제외하자는 내용도 제시했다. 교감들이 높은 평정점수를 받기 위해 석사학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각종 대학원에 무분별하게 입학해 승진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설명이다. 교장자격연수대상자 ‘면접시험’ 신설도 제안했다. 교감 승진 때는 면접시험이 있지만 교장의 경우 명부 고순위자 순으로 선정, 역량과 자질 부족에 대한 거름 장치가 없어 제도 강화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현장 교원들의 우려가 나온다. 서울 A초 B교장은 “교장이 된다는 것은 30년 이상 교사, 교감을 거쳐 차근차근 경력을 쌓는 등 많은 준비가 필요한 일인데, 내부형 교장공모는 무자격”이라며 “준비 없이 의욕만으로 오른 사람이 학교 경영과 구성원 간 소통을 얼마나 잘 할지 의문이고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학위취득실적 제외와 관련해 서울 C고 D교사는 “학위가 있는데도 대학원에 2개씩 다니면서 편법을 쓰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무조건 없애면 목적에 맞게 공부했던 이들에게는 피해가 가기 때문에 악용하지 않도록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지적했다.면접에 대해 서울 E초 F교감은 “이미 교감 때 면접으로 검증이 된 것을 또 면접을 통해 걸러낸다는 것은 입맛에 맞는 사람만 승진시키겠다는 의도로 비춰진다”고 꼬집었다. 서울 G고 H교사는 “면접 구성원이 누구인지, 교육감이 누구인지에 따라 합격자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코드인사 개입 없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I초 J교감은 “학교장에게 문제가 있으면 수많은 교사들이 피해를 받기 때문에 인성이나 직무능력이 부족한 교장은 임용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거름 장치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면접을 통해 일부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교장들이 교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려 업무에 긴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재면접 기회를 주고, 코드인사로 악용될 소지를 제거해 본래의 목적대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내부형 교장공모에 대해서는 “15% 규정을 삭제하거나 40%로 늘려 문호를 열어주자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성원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법령을 바꾼다고 해서 내부형 공모교장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20일은 전국에서 학업성취도 평가가 시행되기로 예정됐던 날이다. 예전에도 시행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고교의 전국모의고사 같지는 않았지만 중학교 학부모들은 그래도 관심이 있는 평가였다. 갑작스럽게 시행이 안돼 아쉬움이 크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학업성취도 평가가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갑작스런 취소는 국가적으로도 이득이 없었다고 본다.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선 출제에서 부터 운반까지 예정된 수순이 그대로 진행됐다. 교육지원청까지는 정상적으로 배송이 됐다. 각 학교로 전달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교육지원청까지 오는데는 운반비가 들었을 것이다. 각 학교로 전달하는 과정은 특별한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 원래 학교에서 문제지를 수령해 가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출제수당도 예정대로 지급됐을 것이고, 부수적으로도 예산이 많이 투입됐을 것이다. 그러나 시험은 시행되지 못하고 문제지는 그대로 남게 됐다. 물론 표집학교가 있긴 하지만 표집학교만 시험을 치르다 보니 학부모와 교사들의 불만도 커졌다는 후문이다. 왜 우리 학교만 시험을 보느냐고..... 물론 시험 자체의 불만보다는 다른 학교에서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한 시간이라도 수업을 더 하는데, 학업성취도 평가로 인해 수업을 못한 것이 손해를 본 느낌이라고 한다. 모두 실시됐다면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대학수능 시험처럼 실시되던 학업성취도평가가 하루아침에 골칫거리가 된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올해까지는 시기적으로 시험을 치렀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주로 한다. 학업성취도평가로 인해 교육에 심각한 상황을 맞이한 적은 없다. 단순히 일제고사 폐지라는 것이 정당한 이유처럼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다시 정권이 바뀌면 학업성취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아직도 사망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추후에 새로운 성향의 정부가 들어선다면 다시 실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사라진 것이라고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여 맞춤식 지도를 하겠다고 하는데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문제의 근본에는 접근조차 어려울 것이다. 시험 하나 두고 왜들 이렇게 힘을 삣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올해는 투입된 예산도 있고 시기적으로도 폐지하기 어려웠기에 더욱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학교는 표집학교가 아니었지만 학업성취도평가 문제지를 오후 늦게 받아왔다. 이유는 학생들애게 접해보라는 것이다. 지원청에 들어서니 큰 차가 회송용 답안지를 기다리고 있었다.(표집학교) 그러나 차는 매우 컸다. 전체학교의 답안지를 보내기 위해 미리 예약해 놓은 차로 보였다. 이 역시도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학업성취도평가는 갑작스럽게 중단시키기 보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봤어야 한다. 문제를 받아오긴 했어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문제지 처리를 교육지원청에서 모두 책임져야 한다면 그 처리에 따른 고민이 많을 것이다. 문제지를 일선학교로 나눠주고 최대한 활용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교육지원청과 학교가 서로 협력하여 처리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렇더라도 많은 예산이 낭비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행복한 삶을 위한공부, 자존감 바야흐로 자존감 시대입니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공부를해야 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그동안의 인류 역사가 밖을 향해 질주하거나 외적인 것을 향한 탓인 지도 모릅니다. 과학이 발달해 새로운 기술로 삶은 윤택해졌지만 인간의 내면은 그 만큼 따라가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힐링과 행복이 대세를 이루면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현재의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찾는 모습을 보입니다. 저 멀리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생각한 이데아의 세계나 영혼과 육체를 나누어 생각하며 시작된 절대자에게 자신의 미래와 현재의 행복을 저당 잡히며 살아온 인류였습니다. '신은 죽었다!'고 일갈하는 니체에 이르러서야 인간 본연의 존재에 대한 의심이 시작된 지 20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깊이 생각해 보면 자존감은 인간인 내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아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지난한 행렬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내 존재를 부정하고 의기소침해지는 나약한 인간인 우리. 때로는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습니다. 아니면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를 공격해 마음의 병으로 힘들게 사는 것도 인간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학교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도 교우관계가 좋지 않거나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보면 자존감이 낮음을 알 수 있습니다. 칭찬에 목말라 있거나 다른 친구의 한 마디에 분노하고 소리 지르고 쉽게 싸움에 돌입하곤 합니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처를 지닌 '어린 아이'가 들어앉아 있거나 사랑 받지 못한 자아가 분노의 싹을 키우고 있습니다. 교과서의 공부로 해결할 수 없으니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기도 하고 때로는 약물치료까지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날 학교에서 터지는 거의 모든 문제의 대부분은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됩니다. 그것은 매우 복합적입니다. 가정환경에 기인할 수도 있고 기질적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도 자존감이 낮으면 원만한 교우관계를 맺지 못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불우한 가정환경이나 가난하다고 자존감이 낮은 것도 아닙니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일선 현장에서 만나고 상담하며 치료해 온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읽기 쉽고 접근하기 쉽게 풀어쓴 심리 상담과 정신과적 치료 이야기를 전문적인 용어 대신 일상의 언어로 보여줍니다. 100쇄를 넘긴 이름값만큼 심오하거나 어렵지 않은 책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많이 회자되는 까닭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아프다는 뜻입니다. 『자존감 수업』은 자존감 전문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윤홍균 원장이 2년 넘게 심혈을 기울여 쓴 책입니다. 정신과 의사들이 쓴 책들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자주 오르는 현상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생각하게 합니다. 자존감이라는 말은 배고픈 시절에는 들을 수 없던 단어였습니다. 우선 살기에 급급했으니 정신을 들여다 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지요. 앞만 보고 달려와 보니 무엇을 위해 달렸는지 돌아보게 된 지점에는 어딘 가에 두고 와 버린 '마음'이라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게 된 현대인입니다. 자존감은 자신이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지 느끼는 '자기 효능감'과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본능을 의미하는 '자기 조절감', 그리고 혼자서도, 가진 것이 별로 없어도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능력인 '자기 안전감'으로 이뤄집니다. 자기 안전감은 '고독력'으로 바꿔도 됩니다. 홀로 있음을 견디지 못해서 인연의 비만에 시달리며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는 현대인. "인간의 문제는 홀로 있음을 견디지 못함에서 비롯된다"고 한 파스칼의 말은 진리인 듯 보입니다. "바야흐로 셀프로 자존감을 지켜야 하는 시대다. 행복해지기 위한 온갖 방법과 글귀가 난무하지만 진짜 행복은 튼튼한 자존감에서 나온다. 건강한 자존감이야말로 요즘처럼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다." -27쪽 혼자서 행복할 수 없다면 둘이서도 행복하지 못합니다 저자는 자존감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줍니다. 높은 자존감을 갖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 낮은 자존감 때문에 내면의 불화와 갈등을 겪고 있는 이들이 건강한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조언이 사례 중심으로 친절하게 여러 번 소개했습니다. 책 제목에 '수업'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만 보아도 연습이 필요함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한 번 읽고 배우고 통찰력을 발휘하거나 자존감이 높아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책을 거울삼아나 자신의 자존감 정도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무조건적인 자기 긍정도 곤란하지만 지나치게 비관적인 태도도 문제를 일으킵니다.'중용'의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남탓으로 돌리는 '투사' 보다는 '승화'시키는 자세가 이 책의 결론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문제를 지니지 않은 완벽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자기연민에 빠지거나 동정을 바라기보다 혼자서도 질 견디고 자라는 나무처럼, 고양이 한 마리처럼 우뚝 설 수 있는 힘은 책이나 가르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 있음을 깨닫는 계기가 돼 좋았습니다. 어떤 습관이 내면화 돼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 중 행동으로 발현되려면 적어도 3000 번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무심코 내뱉는 나의 말투나 자기도 모르게 나타내는 얼굴 표정이나 미소까지도 철저한 연습의 결과인 셈입니다. 그러니 오늘의 나는 철저하게 나 자신이 만든 '인과응보'의 결과인 셈입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버릇이나 습관은 오늘부터 이 순간부터 바꾸려는 의도적인 노력을 하려고 마음 먹자고, 사소한 행동 하나라도 지금 당장 하자고 다짐해 봅니다. 우리 1학년 아이들에게 날마다 반복하는 말입니다. 복도에서 달리는 버릇, 친구에게 함부로 말하는 버릇 소리지르는 버릇도 연습한 결과라고. 숙제를 안 하는 버릇도, 씻지 않는 버릇, 정리나 청소를 안 하는 버릇도 쌓이면 큰 일 난다고. 그래서 단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숙제를 점검하고 급식도, 책 읽는 버릇도 친구에게 소리 지르지 않기, 친절하게 말하기를 선생님이 체크하는 거라고 말해줍니다. 좋은 습관이 쌓여야 삶이 바뀝니다. 삶이 바뀌면 자존감도 높아집니다. 관성이 생기고 자동화 되면 힘든 일이 닥쳐도 그 고비를 넘길 회복력이 생깁니다. 뇌를 행복하게 하는 세 가지 행동하기 "걸어라,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처럼. 표정을 지어라. 나를 사랑하듯이. 혼잣말을 하라. 괜찮아, 누구나 이런 일은 겪어. 라고! 걷기, 표정 짓기, 혼잣말하기.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이 세 가지 행동을 할 때 활발하게 기능한다. 뇌가 가장 활발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때 자존감을 향상시키면 변화가 이뤄진다. 소리 지르기, 물건 때려 부수기, 남 공격하기 다른 동물들도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렇게 행동해서는 뇌 건강을 되찾을 수 없다. 인간답게, 세련되게 살자 . -302쪽 이 책을 선택한 그대가 아무쪼록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존감 높이기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네비게이션을 만들어준 저자에게 감사합니다. 일독을 마쳤으니 이제 자존감 수업 1교시를 마친 셈입니다. 1시간 수업으로 모든 것을 알고 깨닫는 제자는 만나기 힘듭니다. 중요한 것은 복습이고 되돌아보기이며 반복 연습입니다. 마음이 힘들어질 때마다 자존감 수업 교실에 들어와서 다시 공부하기를 반복해야겠습니다. 이 책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특별히 권합니다. 부모나 선생님의 자존감이 낮으면 자녀를 방치하거나 학대 하면서도 잘못을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선생님의 자존감이 낮다면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자존감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뇌를 행복하게 해 자존감 수업의 성취도 평가에서 만점을 받는 그날까지 3000 번의 연습을 견뎌낼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