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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자천초(교장 윤동주)는 6일 유치원생을 포함한 전교생 54명을 대상으로 예술 공동체 극단 삼산이수의 창작인형극 「모모와 할머니 이야기-할머니의 오래된 사진첩」을 관람했다. 경상북도교육청은 핵가족화와 세대 간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격대 교육을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인성을 가르치고자 전국 최초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할매할배의 날’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날은 손자, 손녀가 조부모님을 찾아가 삶의 지혜와 존경심을 배우고 소통하는 날로 가족과 함께하는 만남의 시간, 밥상머리 교육 등을 안내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내용은 결혼 10주년을 맞아 할머니에게 자신을 맡겨 두고 떠난 부모님에 화가 난 7살짜리 주인공 모모가 자신의 진짜 부모님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찾아 나서다 나쁜 아저씨에게 납치가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납치된 모모를 할머니께서 구해시주고 함께 힘을 합쳐 집에 침입한 나쁜 아저씨를 물리친다는 내용으로, 모모가 할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통해 할매 할배의 날의 의미와 세대 간 화합과 이해의 필요성을 되새기도록 하고 있다. 공연이 진행된 40분간 함께 웃고 박수치며 신나게 관람한 학생들은 “오늘 할머니께 전화를 드려봐야겠다.”,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주말에 꼭 할아버지 할머니를 뵙고 싶다.”고 말하는 등 이번 인형극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을 다시 소중하게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실례합니다. 선생님, 저 여주가 무척 아름답게 보이는 데, 씨앗을 좀 얻어 갈 수는 없을까요 ?” “대단히 죄송합니다. 여기 이렇게 매달려 있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그런데 이걸 따게 되면 다른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볼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선생님, 그렇군요. 그렇지만 전 여길 자주 오는 사람이 아닌데, 이렇게 멋지게 가꾸어진 여주를 보니까 욕심이 나는군요. 한 송이만 얻어 가면 감사하겠습니다.” 예비군복을 입은 한 청년이 교실로 들어서면서 애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마십시오. 저도 한 송이를 따다가 제 방에다 두고 싶어도 따가지 않고 있답니다.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시군요. 죄송합니다.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이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빈손으로 돌아가시게 되어서......” “괜찮습니다. 미안합니다.” 예비군복을 입은 젊은이는 이렇게 생각을 바꾸어 먹고 돌아갔습니다. 선생님은 그 사람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은 미안한 상태로 돌아서면서 입맛을 다시고 있었습니다. 나는 속으로‘아이구 이러다간 내 열맬 빼앗기겠구나.’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다행히 그렇게 돌려 보내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아휴.’ 정말 가슴이 철렁했던 마음을 간신히 가라앉힐 수 있었습니다.내가 이 조그만 비닐포대에 옮겨 심어지게 된 것은 지난 4월 초순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주인집의 텃밭 한 구석에 우리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여서 흙덩이를 비집고 일어섰습니다. 나의 머리 위에는 주먹만큼 한 흙덩이가 누르고 있었습니다. 내가 이걸 들고 일어서려는데 도무지 힘이 들어서 들 수가 없었습니다. 난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돌려서 옆으로 삐져 나가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보다 먼저 고개를 내밀고 나온 친구들이 벌써 본 잎을 살짝 내밀고 있었습니다. 나는 바삐 서둘러서 나의 떡잎을 열고서 본 잎은 내밀게 하였습니다. 다른 친구들 보다 늦으면 그만큼 다른 친구들에게 가려서 햇빛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야 ! 내가 늦잠을 잔 것은 아닌데 ? 벌써 들 이렇게 자랐으니 내가 바쁘군, 바빠 !”하고, 서둘렀기에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여도 별로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자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자라고 있을 때, 우리 주인은 나를 파다가 이렇게 옮겨 주었습니다. 나와 함께 나의 곁에는 조그만 나팔꽃도 한 포기 같이 심어졌습니다. “나팔꽃아, 나와 함께 살게 되어서 기쁘다. 우리 서로 잘 지내보자. 우리 이 좁은 곳에서 함께 살아야 하니까 조금 좁고 답답하겠지만 서로 참고 양보 하면서 살자. 응 ?”하고, 먼저 인사를 하자, 나팔꽃은 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면서“그래 우리 정답게 살아보자.”하고, 응답을 해 주었습니다.우린 아주 정답게 오순도순 지내면서 서로 누가 더 먼저 자라나 겨루기를 하였습니다. 저쪽 편에도 우리와 같이 나팔꽃 한 포기와 여주 한 포기가 심어져 있습니다. 그 쪽에서도 우리처럼 정답게 줄기를 뻗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타고 올라가도록 매어 놓은 줄을 따라 날마다 날마다 새잎이 나고 한바퀴씩 줄을 감으면서 기어올랐습니다. 우리가 심어진 비닐포대는 큰 화분보다 훨씬 더 많은 흙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흙은 아주 거름기가 많은 기름진 흙이었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교실의 안쪽에 있어서 낮에는 포근한 햇빛을 받고, 밤에는 유리창 안에서 찬바람을 맞을 필요도 없어서 무럭무럭 잘 자랄 수 있었습니다. 날마다 주는 물은 우리가 목마를지 않을 만큼 충분하였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자라는 우리는 아직 땅에 그대로 남아 있는 우리 친구들보다 두 배는 더 크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5월이 끝나갈 무렵에는 벌써 유리창의 중간을 넘어서 위쪽으로 자라 올랐습니다. 선생님은 우리들이 천정에 닿기 전에 우리들이 타고 자랄 자리를 다시 만들어 주었습니다. 유리창을 조금 열고 그 사이에다가 조그만 나무토막을 못질하여서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선 그 사이로 우리들이 밖으로 타고 나가는 줄을 매어 주었습니다. 우린 그 좁은 사이를 따라 밖으로 뻗어 나갔습니다. 밖으로 얼굴을 내밀 때는 벌써 햇볕이 따가 와서 덥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을 할 때였습니다. 내가 밖으로 얼굴을 내밀도록 까지 우리 교실의 아이들은 날마다 나의 키를 재고 잎의 숫자를 세어서 관찰기록부에 적어 나갔습니다. 우린 아이들의 이런 모습이 귀엽고 반가워서 더욱 열심히 자랐습니다. 내가 밖으로 얼굴을 내밀던 이튿날, 나와 함께 사는 나팔꽃은 이쁜 꽃을 터뜨렸습니다. 지름이 20 Cm도 더 될 만큼 커다란 꽃송이를 보고 아이들은 함성을 질렀습니다. “와 아, 나팔꽃이 이렇게 큰 것은 처음 보았다.” “이건 왕 나팔꽃인가 보다.” “야 ! 이 나팔꽃 좀 봐라. 이건 아주 대장 나팔꽃이 피었다.” 아이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는데 나는 그만 부아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흥, 제까짓 게 꽃만 크게 피우면 뭘 해 ? 나처럼 이쁜 열매를 맺을 수 있어 야지.”하고, 혼잣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만 이 말을 나팔꽃이 들었나 봅니다.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렇게 샘을 부리고 그러니 ?” “혼잣말을 한 것을 들었구나?” “그래 난 이렇게 커다란 귀를 가지지 않았니?” “아니 그럼 그 꽃이 너의 귀란 말이냐 ?” “아니, 이 꽃은 나의 얼굴이지 그러니까 난 귀도 이렇게 큰 얼굴 모두가 되는 거란다.” “미안, 미안해. 난 그냥 조금 시샘이 났을 뿐이야.” “그래. 나도 너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애.” 이렇게 나팔꽃이 나를 쉽게 용서해 주고 이해해 주어서 우린 더 정답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여주는 언제 꽃이 피어요?” 아이들은 나의 꽃을 몹시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꽃망울을 가지지 않고 더 많은 가지를 뻗어 무성하게 자라는 데만 정신을 쏟고 있었습니다. 교실밖에 매어 놓은 줄을 타고 나가면서 나는 파아란 선반을 만들었습니다. 2층 교실의 위쪽에 매어 놓은 덕을 따라 줄기가 뻗어 나가니까 날마다 죽죽 자라는 것 같았습니다. 교실이 운동장보다 교실 하나 만큼이나 높은데다가 우리는 이층의 유리창 위쪽에서 가지를 뻗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있는 높은 곳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면 까마득히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까지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우린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나팔꽃아 ! 저기 고개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 기차가 지나는 소리가 들리던데 기차는 어떻게 생겼지 ? 넌 본적이 있니 ?” “아니, 나도 못 보았어. 한번 봤으면 좋겠다. 그지 ?” “글세 말야. 나도 얼른 더 자라서 저 고개 너머를 한번 보았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애.” 이렇게 우리가 속삭이면서 지내고 있을 때에 나도 이젠 예쁜 꽃을 피울 준비를 하였습니다. 가느다란 나의 줄기를 따라 무성하게 자란 잎새들은 창문을 커튼처럼 가려주고 있었습니다. 그 많은 잎새들이 날마다날마다 햇빛을 받아 내가 먹고 자랄 양분들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날마다 온몸의 구석구석에 영양이 가득 쌓이고, 나는 이젠 아주 조그맣고 곰상스런 꽃송이를 매달게 되었습니다. “야 ! 이거 봐라. 여주도 꽃망울을 달았다.” 관찰을 맡은 아이는 소리를 쳤습니다. 그 소리에 아이들은 너도나도 하면서 내 곁으로 달려들었습니다. 그러나 나의 꽃송이가 너무나도 작고 보잘 것이 없이 초라한 것을 보고 실망을 한 모양입니다. “에게게. 이게 꽃송이야 ?.” “글쎄 ? 이거 뭐 너무 초라하지 않아?” 아이들이 모두 보잘 것 없는 나의 꽃송이를 보고 한 마디씩하고선 돌아섰습니다. 나는 정말이지 울고 싶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에 나팔꽃이 필 때에 아이들이 너무 감탄을 하여서 나는 언제 꽃피워서 저렇게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나 부럽고 속이 상했는데, 이젠 나의 꽃을 보고 이렇게들 실망을 하니 여간 부끄럽고 섭섭한 게 아니었습니다. 지난번에 불평을 하다가 나팔꽃에게 들켜서 무안을 당한 일이 있어서, 함부로 불평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또 불평을 하면 나는 불평쟁이가 될 것만 같았습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이런 말을 할 수도 없고 혼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나의 눈물은 꽃송이의 줄기를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나의 눈물은 조금씩 줄기를 따라 흘러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니까 더욱 슬퍼지는 것 같았습니다. 슬퍼서 눈물이 나오는 것인지 눈물이 나오니까 슬픈 것인지 어느 것이 진실인지 모를 것 같았습니다. 내가 이렇게 눈물은 흘리고 있을 때 흘러 내려가던 나의 눈물은 꼬부라진 꽃대의 중간에서 더 이상 흘러가지 못하고 멈추고 말았습니다. 눈물은 조금씩 모여서 점점 더 큰 방울이 되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커진 방울은 마침내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뚝 떨어져 내렸습니다. 눈물은 아슬아슬하게 높은 곳에서 땅바닥까지 떨어져 내렸습니다. “아이 차거, 이게 뭐야 ?”마침 지나가던 개미의 코앞에 나의 눈물이 떨어지자 개미는 질겁을 하였습니다. 나는 밑을 내려다보면서“개미야 ! 미안해. 나의 잘못이었어.”하고 사과를 하였습니다. 개미는 고개를 들어서도 내가 쳐다보이지 않는지 앞다리를 풀잎에다 올려놓고서 올려다보면서“응, 여주로 구나. 넌 그렇게 높은 곳에 있으니까 좋겠다. 멀리도 내다 볼 수있고.”하면서 부러워하였습니다. 나는 금방 슬퍼서 눈물을 흘렸던 것도 잊고“그래 너도 여기까지 올라 와 봐. 저기 고개 마루까지 내려다보인단다.”하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개미는 나를 올려다보면서“난 거기까지 가려면 한나절은 걸릴 거야.”개미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나는 개미에게 미안한 마음으로“그래 ? 난 너무 미안해서 그러는 거야. 나 때문에 넌 깜짝 놀랐지 않아 ?”“그거야 뭐 언제나 당하는 일인데 뭐 ?”“아무튼 미안하다. 네게 이렇게 널 놀라게 해서.....”이렇게 사과를 하였지만, 난 아직도 미안한 마음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내가 이렇게 미안해하는 것을 본 나팔꽃은 빙긋이 웃으면서“야, 여주야 ! 넌 도대체 왜 그렇게 남을 부러워만 하느냔 말이야 ! 넌 너대로 나보다 훨씬 더 나은 점들이 많지 않아 ? 그걸 살렸어야지 ?”“그러긴 해 ! 그러나 난 나대로 속이 상하지 않아 !”“그러겠지 뭐 ? 이젠 제발 우리 약속대로 잘 지내자. 그렇잖아 !”“미안해 !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구나.”우리는 이렇게 다시 지금까지처럼 다시 정다운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의 꽃들은 제법 많이 피었어도 열매가 맺히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선생님, 왜 여주가 달리지 않아요 ? 나팔꽃은 저렇게 열매가 많이 달렸는데 말야요.”“넌 아직도 그걸 모르니 ?”“모르니까 묻는 거 아냐.”“야 ! 임마 나팔꽃은 암수 구별이 없지만, 여주는 암수 꽃이 따로 있는 거 아니냐 ?”“글쎄 ? 그런 것은 알지만.....”“여주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는 거야. 남자와 여자가 있어야 아들, 딸을 낳을 수 있듯이 여주는 암수 꽃이 함께 피어야 열매가 맺히는 것이야.”“암수가 따로 있어야 한다고 ?”아이들이 이렇게 떠들고 있을 때 장난꾸러기 종수가 들어오면서“그래 넌 이렇게 암수가 따로 있는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 ?”“글쎄 내가 그런 것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데 뭘 알겠냐 ?”하고 대답하자. 주먹으로 알밤을 주면서“그렇겠지 ? 시골에 살아도 넌 농사를 짓는 집이 아니니까 ? 수박, 호박, 박, 오이, 참외, 여주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모두 암꽃에는 작은 열매가 맺혀 있는 거야. 그래 가지고 그것이 수분(꽃가루받이)이 되면 암꽃의 밑에 달린 작은 씨방이 자라서 열매가 되는 것이야.”하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제서야 진경이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아 그렇구나? 고맙다.”아이들이 소곤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얼른 열매를 맺어야겠다고 다짐을 하였습니다. 나팔꽃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보면서 나는 어서 열매가 맺히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한여름의 땡볕이 내리 쬐자 우리는 이제 목이 마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팔꽃도 나도 수많은 잎새를 달아서 서로 많은 물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침에 물을 주면 서로 더 많이 물을 끌어가려고 다툼을 하였습니다. 서로 싸우지 말고 정답게 지내자고 약속은 하였지만, 우선 목이 마르니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싸움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말없이 서로 더 많은 물을 끌어올리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어떤 날은 점심때만 되어도 물기가 바짝 말라서 목이 타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들이 목이 말라 잎새들이 추욱 늘어지는 것을 본 아이들은 하루에 두 번씩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이젠 서로 다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거의 여름방학이 가까워 져서야 나는 앙증맞은 열매가 달린 암꽃을 피웠습니다. 수두룩하게 피어난 숫 꽃들에서 꿀을 따던 벌들이 나의 암술머리에 꽃가루를 잔뜩 발라 주었습니다. 벌들은 숫꽃과 암꽃을 번갈아 가면서 달콤한 꿀물을 빨아 갔습니다. 다리에 가득 꽃가루를 모아다가 새끼 벌들의 먹이를 만드노라고 꽃가루도 모아 갔습니다. “아유 달콤해 이 작은 꽃송이에 왠 꿀이 이렇게 많이 들었어?” 꿀벌들은 부지런히 나의 꽃들 사이를 오가면서 두번 세번씩 꿀과 꽃가루를 따갔습니다. 나는 그 덕분에 꽃가루받이를 하여서 예쁜 열매를 달게 되었습니다. 하나, 둘 셋... 열매는 열리기 시작을 하자 날마다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열매는 처음엔 하늘을 향해서 고개를 쳐들고 있었지만, 줄기에서 날마다 날마다 날라 오는 영양을 듬뿍 담아 점점 자라났습니다. 이젠 너무 무거워져서 고개를 숙이고 추욱 늘어져 대롱대롱 아래로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살이 통통 오른 나의 열매들은 덕을 따라 올망졸망 매달려서 서로 크기재기를 하였습니다. 이젠 나팔꽃의 열매는 아주 보잘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만큼 나의 열매는 크고 듬직하였습니다. 더구나 울퉁불퉁한 야릇한 모습을 한 나의 열매 모습은 다른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날씨가 시원해지기 시작했을 때 나의 열매는 볼그레 익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주렁주렁 달린 열매들이 하나 둘 익어가자 우리가 벋어 가는 덕 아래는 아름다운 꽃송이가 달린 것처럼 예뻐 보였습니다. 이젠 나의 모습이 나팔꽃보다 훨씬 더 자랑스러워 보였습니다. 나의 어깨는 저절로 으쓱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기분으로 날마다 나의 열매들이 익어 가는 것을 즐거워하였습니다. 나의 열매들은 자랑이라도 하듯이 빨갛게 익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다섯 개, 내일은 일곱 개 이렇게 날마다 익어 가는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내가 열매들을 익혀가자 아이들은 날마다 우릴 자랑스럽게 쳐다보았습니다. 다른 교실의 아이들은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기 교실에는 이런 것이 없다는데 약간 불만스러웠던가 봅니다.“야, 너희들은 좋겠다. 저렇게 여주가 익어 가니까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다.”하고 부러워들 하였습니다. 나는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어깨가 으쓱 해지고, 자랑스럽게 생각이 되었습니다. 나는 날마다 날마다 하나씩 열매를 익어가게 만들었습니다. 아니 이제는 너무 많은 열매가 익어서 모두 몇 개가 익었는지 셀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밑에서 보면 나팔꽃 보다 나의 열매들이 익어있는 모습이 훨씬 더 돋보였습니다. 오가다가 나를 바라본 사람들은 누구나 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야, 그것 참 거기에서 저렇게 많은 여주가 열리다니 정말 잘도 익었네.”칭찬을 들을 때마다 신이 나서 나는 더 많은 열매를 맺는데 온 힘을 다했습니다.
아침 식사가 필수이다 상당수의 중학교는 곧 들어갈 방학을 앞두고 기말고사 중이다. 학생 모두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시험 기간 중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등교전에는규칙적인아침식사가 필수 이다. 왜냐하면‘아침식사는위로들어가지않고뇌로들어간다’할정도로중요하다.뇌는밤새도록쉬지않고일을한다.하루동안공부한것과경험한것을융합하고저장하는일을잘때하기때문이다.밤새일을했으니아침이되면지칠수밖에없다.아침밥은지친뇌를위한에너지공급이다.입맛이없고배가고프지않더라도뇌를위해아침식사는꼭챙기도록한다. 그래야 뇌가 내 말을 잘 듣게 된다. 아침밥은잠을깨기위해서도필요하다.눈만뜬다고잠이깨는것은아니다.음식을씹는동안얼굴근육이풀어지고,온몸의장기도운동을시작한다.등교하자마자다시엎드려잠이드는아이들은분명아침밥을먹지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아침식사는질좋은뇌,안정감있는등교,능동적인학교생활과관련된다.관련연구들을보면,수능모의고사상위0.1%안에드는고3학생들은나머지99.9%학생들보다아침식사습관이월등히좋았다는 것을 보고 하고 있다. 태도와 습관으로 공부한다 오늘 시험 소감을 이야기 한 학생들 가운데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을 받은 학생들의 문제점은 학습 습관이 평상시에 익혀진 것이 아니라 시험 공부를 위주로 한 학교생활이었기 때문이다. 머리로하는공부보다태도와습관으로하는공부가오래가는법이다.바른생활습관이전제돼야바른공부습관을기를수있다. 부모세대는 대부분이공부란원래혼자하는거였다. 하지만,학교가듯학원가는것이당연해져버린요즘아이들은스스로공부하는시간을따로지키지않으면자기주도학습의경험을전혀하지못한다.그러니 과외나 학원에 의존한다. 초등학생은하루한시간,중학생은하루두시간,고등학생은하루세시간정도자기주도 학습 시간을정하자.매일규칙적으로지킬수있는시간이좋으며,그시간은되도록스스로정한공부를하는게좋다. 공부하는 힘은 연습으로 얻어진다 스스로에게필요한공부를정하는것또한오랜시간연습으로쌓여가는노하우이기때문이다.무엇보다 스스로하는공부는 긴 시간보다는매일지키느냐가더중요하다.컨디션이안좋은날은30분만이라도공부를하자.오늘 시험 결과 기분이 안 좋은 학생은 이 글을 잘 읽어보고 자신이 꼭 실천하여야 할 과제를 몇 개 선정하면 좋겠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취임했다. 지난달 11일 후보자 지명 후 24일만이다. 일찌감치 문재인정부 첫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거론됐으나 박사논문 표절, 위장전입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청와대 검증기간이 길어졌고, 실제 청문회에서 석·박사 논문표절과 이중게재, 주한미군철수 주장 등 이념 편향 등이 논란이 돼 여·야간 보고서 채택에 진통을 겪으며 임명이 지체돼다. 4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시 교육부 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강력한 교육개혁의지를 천명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를 통해 "교육부가 추구해야 교육 개혁의 핵심은 특권을 불평등하고, 경쟁만능으로 서열화된 불행한 교육체제를 바꾸는 것"이라며 "새 정부 교육정책은 교육부의 지난 과오에 대한 자기 성찰을 전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나 공평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사다리'를복원해야 한다"며"무상교육을 통해 보편교육 체제를 확고히 하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 문제 및 특권교육의 폐해를 바로잡는 교육 개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부총리는 "서열화된 고교체제 해소와 대입제도 개혁 등 온 국민의 이해가 걸려 있는 사안은 국민적 공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며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교육문제에 대해 진보·보수라는 이념적 차이와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를 넘어선 성숙한 논의를 만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1949년 광주 출신인 김 부총리는 서울대 경영학과, 동 대학원 석·박사를 나와 1983년부터 한신대 교수로 재직했다.1995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2005년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09년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돼 재선했다. 이후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2014년 교육감직을 사퇴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당 혁신위원장, 혁신더하기연구소장 등을 지내며 공공부문 혁신 방안을 가다듬으며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교육정책 입안에 기틀을 마련했다. 수능절대평가, 고교학점제, 고교무상교육,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의 문 대통령의 주요 교육정책의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교육계에서는 김 부총리 취임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함께 보내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임명 직후 논평을 내고 협의회는 “대한민국 교육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을 국민과 함께 희망한다”며 “김상곤 장관은 경기도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 등 공교육의 개혁을 주도하는 정책을 펼쳤다"며 "이러한 '혁신 교육'의 성과가 이제는 대한민국 교육 개혁의 성과로 확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총도 “대학교수와 경기교육감 등 다양하고 풍부한 교육경험을 바탕으로 난마처럼 얽히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는 우리 교육을 슬기롭게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며 “교육의 편향성 내지는 포퓰리즘,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은 만큼 교육의 균형과 안정적 발전을 위해 교육현장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좌우 견제와 조화를 이뤄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쟁점 교육공약 일방 추진 안돼 여야·교총 등 각계 인사 참여 균형·현장성 갖춘 방안 도출" 유·초·중등교육 시도 이양 반대 차등 성과급제 폐지 거듭 촉구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과 관련해 "일방적인 방식이 아닌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반드시 사회적·교육적 합의를 도출한 후 시행해야 한다"고 4일 촉구했다. 하 회장은 이날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가교육회의는 여야는 물론 교총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무엇보다 현장성을 충분히 녹여내는 게 중요하다"며 "문제 해결과 미래 교육을 위해 가장 균형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이 무엇인지 소통하고 고민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새 정부 주요 교육공약에 대한 교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교총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우선 수능 및 내신 절대평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여론이 많지만 내신까지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은 변별력 확보 문제가 있고, 새로운 전형의 도입으로 사교육비가 증가하거나 성적 부풀리기 등의 우려가 예상된다"며 "보다 세심한 검토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는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여건 조성과 지역 간 격차 해소 방안 등을 먼저 수립한 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문제점이 누차 지적돼온 교장공모제 확대와 유·초·중등교육의 시·도교육청 이양, 교원신분의 지방직 전환 등에 대해서는 "현장의 반대 여론이 충분히 확인된 만큼 그대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과 관련해서는 "평준화의 획일적인 교육을 탈피하고 학생 및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일부 문제점을 보완하고, 오히려 일반고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하 회장은 새 정부에 교권 강화, 차등 성과급제 폐지를 거듭 주문했다. 그는 "갈수록 증가하고 강도가 세지는 교권 침해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지위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교원 간 갈등만 부추기는 차등 성과급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 회장은 "이 같은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교총은 조직 역량을 총 동원해 강력히 활동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최상의 언어는 침묵 "꽃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그에게 있는 아름다운 침묵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산 찾아 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것은 자연이 주는 위로 때문입니다. 자연의 침묵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로움 덕분일 것입니다. 나아가 인간마저 자연의 일부이니 자연으로 돌아감을, 그 위대한 침묵으로 귀향하는 연습일 것입니다. 말을 하지 않고도 가르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인간의 위대함이 말하는 능력에 있다고 본다지만, 역으로 그 말 때문에 상처 받고 사는것 또한 인간입니다. 향기로 말을 거는 치자 꽃처럼, 까만 눈 껌뻑거림만으로 마음이 통하는 아기 고양이처럼, 작은 손짓 하나만으로 살랑대며 배를 내보이는 강아지와의 교감이 인간끼리도 통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아침 출근할 때 기름을 넣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단골로 가는 주유소에 강아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손님 차가 들어오면 무조건 짖는다는 그 강아지는 제 차를 보고는 짖는 법이 없습니다. 멀리서도제 차를 보면 꼬리를 내리고 앉아 조용히 응시하다가 차에서 내리면 묶인 목줄을 끊을 듯 뜁니다. 그렇게 반가워하는 강아지를 보고 있노라면 말이 없어도 통하는 강아지와 나는 친구라는 생각에행복함을 만끽합니다. 만약에 인간 세상에서 말이 사라진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로 해도 통하지 않는 사이, 말귀를 못 알아먹는 사람, 말의 진의를 모르고 시비 거는 사람, 생각 없이 내뱉는 말로 상처를 주고도 반성은커녕 되받아치는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상습적인 거짓말과 진심이 담기지 않은 포장된 언어를 남발하는 사람, 책임지지 못하는 말을 하는 사람, 험담이나 불평이 아니면 들어줄 말이 없는 사람 등을 생각하면, 말하는 그 입은 재앙의 문이 분명합니다. 말이 없어도 향기로 말하는 꽃, 표정으로 몸짓으로 말하는 반려견, 말없이 그 자리에 서서 할 일을 다 하는 한 그루 나무만도 못한 사람들 때문에 지쳐 있을 때 읽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가 권하는 50가지 거울에 제 언어생활을 대입해 보고 자성하곤 합니다. 인간의 몸에서 가장 죄를 많이 짓는 곳이 입이요, 혀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자주 들여다봐야 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운명도 바꿀 수 있는 말의 놀라운 힘 50가지 01. 자신의 운명은 자기가 한말에 따라 변화한다. 자신의 말을 분석해보라. 02. 말씀 언(言)변에 이룰 성(成)이 정성 성(誠)이다. 정성스럽게 말하라. 03. 기도는 절대자에게 전하는 말이다. 천지창조도 말로 했다. 04. 사랑 가득한 의사는 힘든 환자도 쉽게 살린다. 좋은 파동 때문이다. 05. 어린아이 코를 풀 때 "흥~"하라고 시킨다. 부모의 염원이 담겨있다. 06 자녀에게 좋은 말을 가르쳐라. 말의 힘이 위대한 자녀로 거듭 나게 한다. 07.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 속에 살아간다. 모두가 말의 파동 때문이다. 08. 전자파가 암을 일으킨다. 말의 파동은 전자파보다 3300배나 더 강력하다. 09. 천지만물에게 사랑의 말을 들려줘라. 말에 따라 감응이 달라진다. 10. 말에는 메아리의 법칙이 있다. 자기가 한말은 자기에게 10배의 영향을 준다. 11. 수도 물을 컵에 담고 "약수 물"하고 말해보라. 그 자리에서 약수 물로 변한다. 12. 악담하는 엄마의 젖을 먹은 아이는 장애아나 문제아가 된다. 놀라운 보고서다. 13. 악담하는 순간 피 1cc에서 17명을 죽이는 독소가 나온다. 말이 약도 되고 독도 된다. 14. 아내를 기쁘게 하라. 기뻐하며 만드는 음식은 모두가 보약이 된다. 15. 불행은 불평의 말 때문에 생겨난다. 힘들어도 '나는 행복해'하고 말해보라. 16.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라. 인생역전이 가능하다. 17. "감사합니다."가 생활용어가 되게 하라. 감사할 일만 생겨난다. 18. 유쾌하고 상쾌한 말을 사용하라. 나부터 즐거운 인생이 펼쳐진다. 19. 약 대신 말을 처방하여 죽을병도 살려낸다. 그것이 언어요법이다. 20. 암전문의 중에 암환자가 많다. 사용하는 용어의 파동 때문이다. 21. 약속을 어기는 사람은 불행이 닥쳐온다. 진실과 거짓의 충돌 때문이다. 22. 죽는 소리 하는 것도 습관이다.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불행이 겹친다. 23. 남에게 말로 상처주지 말라. 말에는 부메랑 효과가 있다. 24. 선한 말로 복덕을 쌓아라. 복덕의 주인공에게 부귀공명이 따른다. 25. 험한 말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좋지 않은 파장을 몰고 다닌다. 26. 남을 칭찬하라. 칭찬은 기적을 만드는 강력한 에너지다. 27. 불화가 많은 집은 흉가가 된다. 집 살 때 유념하라. 28. 힘들면 성직자 영능자를 초청하라. 축복하면 좋은 기로 바꿔진다. 29. 망한 집에 이사하지 말라. 주인만 바뀌었지 나쁜 기운은 상존한다. 30. 화장실에서 기도하라. 집안에서 가장 좋은 기운은 해우소다. 31. 남을 배려하는 말을 사용하라. 좋은 기류가 형성된다. 32. 훌륭한 부모는 말 습관이 다르다. '널 믿어' '잘 한다' '훌륭해'. 33. 남이 잘 되도록 도움을 줘라. 그 복이 자신부터 이뤄진다. 34. 드라마 주인공은 배역과 같은 운명이 된다. 대사가 그렇게 만든다. 35. 험담 악담하는 사람은 100% 불행하다. 말의 파장의 영향이다. 36. 없는 말 지어 험담하는 사람을 가까이 말라. 흉한 에너지에 피폭된다. 37. 성인의 말씀이나 저서를 읽으면 운명이 달라진다. 파동의 영향이다. 38. 온달에게 평강은 "장군 님"이라고 불렀다. 바보가 장군으로 변신했다. 39. 만나면 편한 사람이 되라. 말로 복을 지으면 인상과 체질도 변한다. 40. 원망과 원한은 병을 만든다. 한(恨)의 파동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41. 길흉화복도 말이 관장한다. 같은 말을 1만번 반복하면 그대로 된다. 42. 불평이 나오려하면 혀를 깨물어라. 그래도 그 고통이 훨씬 작다. 43. 공치사. 공염불. 공수표를 발행 말라. 공씨 3형제는 불운의 동업자다. 44. 저주의 사슬을 끊어라. 저주의 사슬은 지옥의 사슬보다 더 무섭다. 45. 쌀쌀맞은 사람은 몸도 냉하다. 피가 엉겨 붙어 온갖 병을 끌어 모은다. 46. 온화한 황희 정승을 보자. 35세 평균수명의 시대 90세를 사셨다. 47. 희망찬 노래만 불러라.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48. 훌륭한 멘토를 모셔라. 훌륭한 스승에게서 은혜로운 파장이 나온다. 49. 부자가 되려면 부자 줄에 서라. 부자에게서 나오는 파동이 공유된다. 50. 남을 도우면 그도 나를 돕는다. 이것이 세계평화의 시작이다. 이상헌의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에서 제자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력을 지닌 선생님의언어 사용법 이 책은 선생님에게, 직장인에게 필독서로 보입니다. 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금과옥조들이 가득합니다. 거울을 들여다보지 않고도 자신의 얼굴에 묻은 티끌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학교교육이 끝나면 책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의사소통이 힘들고 공감하지 못하는 풍토 또한 책을 읽지 읺고 자기계발을 소홀히 함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말은 학생들에게도, 동료 교직원에게도 가르침과 의사소통의 통로입니다. 위의 50가지 덕목에 스스로를 비추어 한 개도 걸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는 성인, 군자가 분명합니다. 보통사람인 저는 말의 그물에 걸리지 않기 위해 새로울 것도 없는 이 책의 소중함을 다시 발견하고 있습니다. 고치지 못하는 항목은 입에 자물쇠를 채우는 심정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러니하루 한 번씩 50가지 항목을 읽고 하루를 시작해야겠습니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오래된 금언을 가슴팍에 새기면서! 선생님의 하루는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납니다. 특히 선생님의 말은 학생들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그 어느 직장인의 말과 다릅니다. 한 생명의 정신을 살릴 수도 있고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것이 선생님의 언어 사용임을 생각하면 말의 위력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50가지 금과옥조를 자경문으로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추천해 올립니다.
현재 새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정책 우선 순위를 정하는 즈음이다. 일제고사 폐지, 교원상여금 폐지, 자사고ㆍ외고 등 특목고 폐지,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 문제 등 난제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새 정부의 여러 가지 교육 정책 개혁 중에서 중요한 것이 교보(유보) 통합 문제다. 즉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양분돼 있는 교육과 보육, 유치원(교육)과 어린이집(보육) 통합이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유치원의 유아학교로의 개편도 뜨거운 감자다. 이 교보 통합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과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포함되어 있어서 교육과 보육의 실질적인 통합이 이뤄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영유아를 교육하는 유치원은 교육부(교육청ㆍ교육지원청),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시ㆍ도청, 시ㆍ군ㆍ구청)가 각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유사한 교육을 교육 행정에서도 매우 다르게 관장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각각 공사립이 존재하고 있다. 유치원은 교육, 어린이집은 보육(돌봄)을 수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치원의 경우 만 3~5세 유아를 교육하고, 어린이집은 0~5세까지 영·유아를 보육하고 있다. 이 중에서 3-5세 사이의 유아 교육과정을 ‘누리과정’이라고 일컫는다. 어린이집은 유치원에 비해 영아반 보육을 더 수행하는 것이다. 사실 교보 통합 문제는 1997년 김영삼 정부 시절 처음으로 논의되다가 수그러들었다. 따라서 강산이 두 번 정도 변한 20년의 시간이 흘렀으나 교육과정을 제외하고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과정은 누리과정이 편성되면서 만 3~5세의 어린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모두 동일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0~2세의 영유아는 표준보육과정에 적용돼 통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통합은 밖에서 보는 것처럼 녹록하지는 않다. 결코 쉽지 않은 진통이 내재된 난제인 것이다. 교보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교사자격 조건과 처우다. 일반적으로 유치원 교사의 경우 4년제 대학ㆍ전문대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정교사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반면, 어린이집의 경우 특정학력 제한이 존재하지 않고, 보육교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면 된다. 유치원 교사가 전문직으로서 장기간 교육을 받고 자격중 취득이 어려운 반면 어린이집 교사 자격은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다. 또 양 기관 교사들의 근무시간, 임금, 복지 등에서 차이가 난다. 현재 유치원(단설ㆍ병설) 교사들의 경우 오전 돌봄, 방과후, 종일 돌봄 등의 (시간제) 기간제 교사가 따로 있어 교사 일인 당 교육 시간은 하루 4~5시간이다. 대체로 어린이집 교사는 하루 8시간을 보육에 종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의 평균 월 급여도 큰 차이를 나타낸다. 교보통합으로 인한 교사 자격 일원화와 처우 통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1년간 교직과정을 이수한 보육교사에게 교원자격증을 주는 방안이 검토됐음에도 유아교육계의 거센 반발로 좌초된 바 있다. 교보통합은 사회적 공론화, 양 기관 합의점 도출, 영유아 교육 현장의 호응 등 넘어야 할 문제가 많아 정부 시책과 당국의 정책 구현 등이 초미의 관심사다. 교육부와 유치원 측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주무부처는 교육부로 일원화되어 교육복지 차원의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나 그 실현은 지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정부 차원에서 교육과 보육을 통합할 경우 소통과 협치로 국민적 동의를 받아 충분한 통합 유예기간을 두고 근본적인 통합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정기회위는 우리 교육의 오랜 갈등과 쟁점인 교보통합을 관심을 갖고 정책 우선 순위에 넣되, 그 추진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여 차근차근 전개토록 청사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교보통합이 마무리돼야 하지만, 그 과정은 반드시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해야 하는 것이다.
충남도교육청이 교원의 호봉정정 결정 시 급여환급 적용기간을 임의로 설정해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부나 인사혁신처는 환급 기간을 전체 기간으로 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교육청은 일부 특정한 사례와 변호사 자문 등을 근거로 3년만 적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충남 당진의 한 초등학교 A교사는 무관후보생 기간 3개월을 포함해 39개월을 학사장교로 군 복무했음에도 불구하고 군경력 호봉 산입이 3년치만 반영된 것을 확인했다. 공무원보수규정 등에 따르면 초임 호봉 획정 시 무관후보생 기간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지만 자신은 초등교사로 임용된 뒤 군 휴직을 통해 군복무를 했기 때문에 휴직기간인 39개월이 모두 반영돼야 했는데 3개월 누락된 것이다. A교사는 호봉정정 요청을 했고 도교육청이 이를 수용했다. A교사는 2000년 전역이후 3개월 호봉 누락 분 환급을 기대했으나 3년치만 환급해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전기간 호봉 정정 적용 시 환급 추산금은 470여만 원, 3년 치 추산금은 108만 원 내외다. 도교육청은 민법163조와 국가재정법 96조의 채권 소멸시효를 근거로 환급 시 3년, 환수 시 5년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2014년 교원소청심사 결과 환수는 5년치만 하라는 결정이 있어 변호사의 자문을 받고 이렇게 적용하게 됐다”며 “일관되게 적용하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법률조항은 채권의 소멸시효에 대한 규정일 뿐 호봉정정에 따른 급여정산은 전(全)기간으로 해야 한다고 관련 규정에 명시돼 있다. 또 도교육청이 관련 근거로 삼고 있는 2014년 교원소청심사 결과는 호봉획정처분 당연 무효에 관한 사항으로 예외적인 사례다. 따라서 모든 호봉 정정 사례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공무원보수규정 18조에 따르면 ‘호봉 획정 또는 승급이 잘못된 경우 그 잘못된 호봉발령일로 소급해 호봉을 정한다’고 돼 있다. 교총은 이 문제에 대해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전기간 소급’ 답변을 받았다. 교총은 “교육부나 인사혁신처의 관련지침과 안내에는 항상 전기간 환급(환수)으로 명시돼 있는데 도교육청이 채권 소멸시효와 호봉획정처분 당연 무효의 경우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기간을 모든 호봉정정 시에 적용해 문제가 된 것”이라며 “주무부서에 명확한 해석을 구하지 않고 변호사 자문에 의존했던 것도 혼선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변호사 자문뿐만 아니라 교육부와 인사혁신처 유선 답변 등을 바탕으로 적용한 것”이라며 “교총의 인사혁신처 유권해석문을 접수하는대로 도교육청 차원에서 다시 논의하고, 법제처 해석과 변호사 자문 등을 토대로 재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지구상의 특별한 민족은 유태인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도 이에 못지 않은 민족이다. 유태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의 소수민족이다. 하지만 억만장자의 40%를 차지하고, 노벨 평화상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유대인만큼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강한 민족은 없으며, 금융 법률, 경영 등에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유대인과 한국인의 지능 정도, 공부하는 시간, 교육열, 교사 수준 등 여러 부분을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인들이 누리는 여러 조건들은 유대인보다 앞선다. 또한 유대인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는 지능과 노력,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여러 부분에서 특출난 인물을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유태인 교육의 핵심은 하브루타다. 하브루타는 유태어로 친구라는 뜻의 ‘하베르’라는 말이 하브루타라는 말로 파생되어 아이들의 교육방법에 쓰이고 있는 용어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유대인하면 탈무드라는 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하브루타에 대해서는 다소 생소하게 여길 수 있다. 하브루타란 질문을 하고 토론 중심의 교육방법으로, 이를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 자기주도학습을 이끌 수 있다. 우리나라 자녀교육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교육 방법을 3300년 동안 지켜왔는데, 이는 인성과 창의를 두루 갖춘 유대인 인재 양성의 비결이다. 한 유태인 교육 전문가인 ‘복수’라는 부분은 뇌를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다.부모들이 왜 한국의 자녀로부터 복수를 당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매커니즘을 이해하여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심리적으로 애착을 원한다. 어렸을 때 그 애착이 형성되지 않으면 뇌가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뇌에 쌓인 스트레스는 아이의 성격이 되어 그 성격을 통해 부모에게 대들고, 반항하고, 공부하지 않고 게임에 빠지는 것으로 무모에게 복수를 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매커니즘을 알아야만 부모들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자녀지도 교육방식을 ‘외주하청자녀교육’으로 진단한다. 남편은 자녀를 아내에게 외주를 주고, 아내는 교육기관에 외주하청을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우리나라와 유대인들의 자녀교육 방법의 차이는 내 손이냐, 남의 손이냐이다. 내 손으로 키우는 교육은 유대인 교육이고, 남의 손을 빌려 키우는 교육은 우리나라 교육이라는 것이다. 현대교육이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우수한 교육기관에 자녀 교육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 시간을 보낼 때 자녀와 소통하고, 공감하고, 사랑의 유대관계를 맺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유태인 교육 전문가인 전성수 교수는 가정에서 자녀와 맺는 관계의 모습에서 우리나라와 유대인교육에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옛날에는 우리나라도 부모들이 가족 간의 사랑, 유대관계를 중요시 했다. 그런데 요즘은 자녀들의 성적이나 공부, 또는 대학 입시에 관심이 쏠려있다. 그러면서 아이가 아주 어릴 때, 태교부터 자녀를 조기에 학습시키려는 분위기가 많이 형성되고, 그것이 초등학교 때부터 선행학습으로 이어지면서 자녀에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모든 심리적인 문제나 어떤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회의 분위기가 공부를 중요시해서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부모들은 가정에서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고, 그래서 그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공부를 더 지속적으로 장기적으로 잘 할 수 있게 하는 큰 힘은 부모와의 좋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부모들의 학력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면서 학부모님들이 본인 스스로 교육 전문가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부모들이 학교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배운 적은 없기 때문에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좋은 교육기관을 찾아가서 아이를 맡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와의 대화나 토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의 생각을 자극해서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어른도 일만 하면 미칠 지경이다. 그래서 업무 지침을 만든다. 또, 일만 하고 놀지 않는 사람은 멍청해지는 것이다(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무엇보다도 이런 생활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말이다. 학생에게 공부는 매일 해야만 하는 일이다. 마음의 여유도 없이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는 가정을 아이가 좋아할 것인가 집안을 돌아봐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부모들은 가르침 중독에 걸려있다. 아이들은 학원 중독증을 앓고 있다. 너무 착한 아이들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무엇을 하든지 간에 자기 자녀에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데 아이들은 너무나 힘들어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자기를 제일 힘들게 하는 사람은 부모라고 말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그렇게 가르쳐주고, 행동을 지시하고, 해주게 되면 자녀는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은 부모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서 행동을 지시한 것으로 자녀는 로보트처럼 행동하였기 때문이다.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차이가 내 아이를 남과 다른 특별한 아이로 키우는 유대인들의 자녀교육법이다. 이러한 관점을 깊이 비교하면서 우리 부모들이 어떻게 자녀를 대하는 것이 진정 자녀를 사랑하는 교육인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처럼 비가 내려 주변 수목들이 생기를 얻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여유가 생기는구나. 너의 이번 기말시험 목표는 확실하게 정하였지? 네가 학원에도 가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면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있다면 구태여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즉, 점수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으니 낮은 점수도 괜찮아 생각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굳이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점수를 설정한 너에게 오늘은 조선의 유명한 독서광인 백곡 김득신(1604~84)의 공부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의 시문집 ‘백곡집’에는 자신이 읽은 글의 횟수를 기록한 ‘독수기’라는 특이한 글이 있다. 백곡집에는 ‘독수기’가 있는데, 이 글 첫머리는 “백이열전은 1억 1만 3,000번을 읽었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때의 1억은 10만을 뜻한다. 사마천의 ‘사기’ ‘백이열전’을 11만 3,000번 읽었다는 것이다. ‘노자열전’ 등 일곱 편은 2만번을 읽었고, ‘제책’ 등 다섯 편은 1만 8,000번을 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1만 독에 미달하는 편명은 ‘독수기’에서 제외할 정도였다. 김득신은 ‘백이열전’을 억만(십만)번 읽은 것을 기념해 서재 이름을 억만재라고 고쳤다. 십만이 넘는 독서 숫자를 하나하나 기록했다는 것이 어찌 보면 병적인 집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독서량에도 과거시험 운이 별로 없어서 번번이 낙방했다. 그런데 그의 후손인 김행중이 쓴 ‘행장초’에 따르면 김득신은 쉰 아홉 때인 현종 3년 임인년(1662)에 문과에 급제하여서 김득신은 끈질긴 노력의 대명사로도 불렸다. 김득신의 ‘독수기’는 독서가의 나라였던 조선의 많은 선비들에게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다독가이며 그 자신이 방대한 양의 저술을 했던 다산 정약용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다산은 ‘김백곡의 독서를 변증한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다산 역시 “글이 생긴 이래 상하 수천 년과 종횡 3만리를 통틀어 독서에 부지런하고 뛰어난 이로는 백곡을 제일로 삼아야 할 것이다”라고 칭찬한 적이 있었다. 자고로 위대한 학자가 탄생하는 출발점은 대부분 남다른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다산도 마찬가지로 그는 김득신이 ‘백이열전’을 11만 3,000번 읽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에 호기심이 생겼다. 다산은 독서를 잘하는 선비라면 하루에 ‘백이열전’을 100번 읽을 수 있으니 1년이면 1만 3,600번은 읽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렇게 3년이면 10만 8,000번을 읽을 수 있지만 그 사이에 질병과 우환이 생길 수도 있고, 또 독실하게 효도하는 군자였으니 조석으로 부모의 안부를 묻고 잠자리를 살피는 등의 일에 든 시간을 빼면 4년이 걸려야 11만 3,000번을 읽을 수 있다고 계산했다. 다산은 ‘백이열전’을 읽는 데만 이미 4년의 세월이 걸렸는데, 그 많은 책들을 어떻게 다 읽을 수 있었겠느냐면서 ‘독수기’는 김득신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그가 작고한 후에 “누가 그를 위해서 전해들은 말을 기록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추측했다. 이제 시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여러 과목에 쫒기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목표점수에 도달하겠다는 의지를 매일 마음 속으로 다짐하면서 하기 싫은 마음을 버리고 실천으로 옮기기 바란다.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국어를 비롯하여 교과서를 몇 번이고 읽어 중요한 내용을 선별하는 것이다. 솔직히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교과서에 무엇이 있는가도 알아보지 않으니정답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란다. 그러면 시험결과는 뻔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네가 많이 학습한 내용, 정리한 노트를 많이 읽어보고 문제의 핵심을 잡는 것, 그리고 이것을 못 잡았다면 친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만일 이런 친구가 없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이다. 2017년 기말고사는 다음 기회가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기말시험을 마치고 "아! 공부란 이렇게 하는구나!"라는 맛을 느끼는 이번 시험이 되기 바란다.
[문제] 다음은 철수의 학력저하에 대한 상담사례다. 제시문을 바탕으로 (1) 학력저하의 원인을 제시문의 ㉡과 ㉢이론에 근거해 설명하고, (2) 피아제(Piaget)의 인지발달이론에 근거해 ㉠의 원인과 대책을 논하시오. (3) ㉣앳킨슨(Atkinson)의 기대가치이론의 관점에서 학습동기 유발 방안을 논하시오. (4) ㉤가드너(Gardner)의 다중지능이론의 관점에서 교육적 시사점을 논술하시오. 【총 20점】 [ 제시문 ] • 박 교사 : 안녕하세요?• 어머니 : 예, 선생님. 철수의 성적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요.• 박 교사 : 저도 철수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어머니 : 초등학교 때까지 학교 성적이 비교적 우수했던 철수의 성적이 중학교에 올라와서 점점 떨어지는 원인이 무엇일까요?• 박 교사 : 그동안 철수에 대한 상담결과에 의하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 초등학교 때와 달리 중학교 때부터 달라지는 기호나 문자로 표현된 교과서, 추상적 언어 중심의 설명이 철수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 계속된 성적 하락으로 ‘나는 무엇을 해도 안 된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 학교시험에서 친구들보다 낮은 성적을 받은 횟수가 많아지면서 자신감과 자기존중감이 상실된 것 같습니다. 이런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학습부진이 심해진 것이죠.• 어머니 : 그러면 앞으로 철수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박 교사 : 두 가지 측면의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학교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고 철수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 계발해 주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우선, ㉣ 기대가치이론에 근거해 철수의 학습동기를 유발시켜 줘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근거해 효과적인 학습지도를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 다중지능이론의 관점에서 자신감을 갖도록 교육적으로 지도하면 될 것입니다.• 어머니 : 선생님의 처방대로 지도하면 철수의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 안심됩니다.• 박 교사 :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점진적으로 향상될 것입니다. 가정과 학교가 연계해서 지도한다면 철수도 점점 더 좋아질 것입니다. •답안의 논리적 구성 및 표현 [총 5점]•논술의 내용 [총 15점]- 학력저하의 원인을 제시문의 ㉡과 ㉢이론에 근거해 설명 [4점]-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근거해 ㉠의 원인과 대책 [4점]- ㉣ 앳킨슨의 기대가치이론에 근거한 학습동기유발 방안 2가지 [3점]- ㉤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의 관점에서 교육적 시사점 [4점] 1. 서론 학교는 자아실현의 장이다.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계발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지식 전달과 성적 중심의 평가에 치우친 나머지 제시문의 철수와 같은 학생들이 학력저하로 학습된 무력감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이론이나 동기이론을 이해해 학습자의 특성에 맞게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2. 본론 1) 학력저하의 원인을 제시문의 ㉡과 ㉢이론에 근거해 설명 [4점]철수의 학력저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 ㉡은 학습된 무력감에 기인한다. 학습된 무력감은 삶을 전혀 통제할 수 없고, 무엇을 하더라도 실패를 피할 수 없다는 신념을 의미하는데, 학습된 무력감이 강할수록 실패의 원인을 내적이고 안정적이며 일반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귀인하는 경향이 높다. 제시문에서 철수는 계속된 성적하락으로 이 같은 상태에 빠져있다. 둘째, ㉢은 부정적 자아개념 형성을 말한다. 자아개념은 자신 혹은 자신의 특성에 대한 평가를 말하는데, 자신감이나 자기존중감 등으로 나타난다. 페스팅거(Festinger)의 사회비교이론에 의하면 자신이 속한 사회집단에 의해 자아개념이 형성되고 유지된다고 한다. 자기가 속한 집단 구성원에 비춰 자기가 그들보다 어떤 특성에서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지각하는 주관적 지각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이다. 이에 비춰볼 때 철수는 학교의 준거집단 속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받으면서 부정적 자아개념이 형성됐다. 키퍼(Kifer)의 연구에 의하면 이에 따른 격차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점점 더 커진다고 한다.[PART VIEW] 2)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근거한 ㉠의 원인과 대책 [4점]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서 인지발달은 학습의 사고수준과 경험을 바탕으로 동화와 조절이라는 인지작용을 바탕으로 도식을 확장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제시문의 철수는 중학생으로서 형식적 조작기의 사고수준에 이르러야 함에도 상급학교 진학으로 인한 환경변화로 추상적 개념에 의한 사고나 문제 해결을 위한 조합적 사고력이 부족하고, 그에 적합한 학습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첫째, 철수의 사고수준에 적합한 과제를 제시와 표현 방법을 통해 학습내용을 이해시켜야 한다. 철수는 구체적 조작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므로 구체물이나 멀티미디어 등 시각적 보조물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둘째, 인지적 갈등을 유발한다. 철수의 능력수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과제를 제시해 도전의식과 학습동기를 유발해야 한다. 3) ㉣ 기대가치이론에 근거한 학습동기유발 방안 [3점] 기대가치이론은 동기를 결정하는 요인이 기대와 가치라고 가정한다. 즉 어떤 행동을 하는 가는 그 행동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확률과 목표에 대해 부여하는 가치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근거할 때 철수는 공부에 대한 매력과 자신감을 모두 상실한 상태에 빠져 있으므로 첫째, 철수에게 공부의 가치나 필요성을 설명한다. 학교생활과 학교에서 배운 지식의 전이 가능성을 설명해 공부의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 둘째, 철수의 수준에 맞는 과제를 단계별로 제시해 성공경험을 하게 하고, 철수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성공적 모델 소개를 통해 자기효능감과 자신감을 가져 기대를 높이도록 한다. 4) ㉤ 다중지능이론의 관점에서 교육적 시사점 [4점]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지능은 독립적인 9개의 지능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람마다 특히 2~3개의 지능이 발달돼 있다고 본다. 이 지능은 후천적 경험이나 학습을 통해 계발할 수 있고, 이 지능을 이용해 부족한 교과를 가르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교사는 첫째, 철수의 우수한 지능을 찾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행평가나 역동적 평가, 다양한 표준화 검사 등을 통해 철수의 우수한 지능을 발견하도록 안내한다. 둘째, 철수의 잠재력이나 강점 지능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창의적 체험활동, 특기적성 프로그램이나 방과후 교육활동 등을 통해 재능을 계발하고 진로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철수가 발달된 지능을 활용해 부족한 교과를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3. 결론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다. 제시문의 철수가 학습된 무력감과 상대적 열등감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교사는 동기이론과 다중지능이론에 근거해 철수의 적성과 잠재력 계발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교수·학습 방법 선택, 학습동기 고취 등에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 중심의 교육철학을 갖고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1. 피아제의 발생학적 인식론과 인지구조 발달 ① 발생학적 인식론 피아제는 아동이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가를 주로 탐구한 인물이다. 심리측정에 입각한 지력 발달의 양적 접근은 연령 증가에 따라 지력이 양적으로 증대된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지력이 어떻게 발생하느냐에 대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피아제는 본래 ‘지식(인지)이 어떻게 발생하는가’라는 인식론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그의 이론을 발달적 혹은 발생학적 인식론이라고 부른다. 그는 개체 발생 과정에서 지식이 획득되는 과정인 인지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인지발달의 성격을 밝히고자 했다. ② 인지구조의 발달 발생적 인식론에 따르면 지식은 외부 세계를 모사(模寫)한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행위자의 물리 사회·개념적인 행위를 통해 구성된다. 피아제는 인간이 출생해 성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주변을 인지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어떻게 발생하며, 어떤 경로를 밟으면서 발달하는지 그리고 인지작용의 과정, 발달에 따른 지력의 구조적 변화에 관한 질적 접근을 제시해 준다. 2. 피아제 이론의 기본입장 ① 지능이란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으로, 정적인 특성이 아니라 가변적인 특성이다. 지능과 유기체는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구조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② 아동의 사고는 성인의 사고와 질적으로 다르다. 피아제는 아동을 성인의 축소판으로 간주하던 전통적인 아동관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즉, 아동의 사고는 세계를 해석하는 독특한 방식을 반영한다. ③ 아동은 능동적 존재다. 아동은 외부 지식을 수동적으로 모사하거나 기억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인지구조(지식)를 구성하는 능동적인 존재다. 인지발달에서 또래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또래는 대등한 위치에 있으므로 또래들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갈등은 인지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④ 인지는 구성적 과정이다. 인지구조는 외부 세계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환경의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한 것이다. 경험을 지식의 원천이라고 주장하는 경험론이나 지식의 토대가 되는 본유관념을 갖고 태어난다고 주장하는 선천론과 달리 피아제는 인지가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된다고 믿었다. ⑤ 개체와 물리적, 사회적 환경의 상호작용은 인지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지발달을 하는 데는 새로운 경험이 필수적이므로 피아제는 개체와 물리적 환경의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이를 통해 무게·길이·양과 같은 물리적 특성과 인과관계를 이해하게 된다. 또, 아동은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에 따라 견해가 다르며, 자신의 견해가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⑥ 인지발달에는 유전적으로 결정된 신경계의 성숙이 선행돼야 한다. 두뇌의 성숙은 인지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피아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은 신경계의 미성숙으로 인해 결코 어른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할 수 없다. ⑦ 인지발달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발달이란 지식이나 기능이 점진적으로 축적되는 과정이 아니라 사고가 질적으로 급격하게 변용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특정 단계에서의 사고는 선행단계나 후속단계의 사고와 질적인 측면에서 다르다. 3. 피아제 이론의 교육적 시사점 1)교육목표 교육목표는 각 발달단계에 가장 적합한 사고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있다. 아동의 인지발달은 타고난 내적인 기제에 의해 이뤄지므로 교사가 불필요하게 아동의 지적 발달을 가속하려고 노력해서는 안 된다. 2) 교육과정 계열화 교육과정에서 교육목표와 학습활동을 적절하게 계열화해야 한다. 왜냐하면, 발달단계에 따른 조작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육과정 개발에서는 구체적인 개념이나 대상에서 점진적으로 추상적·일반적인 수준의 개념이나 대상을 제시해야 한다. 특정 시점에서 아동의 인지구조는 선행구조를 기반으로 해서 발달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을 이미 알고 있는 개념과 관련지어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한다. 3) 교육방법 ① 인지적 불평형 : 아동들의 지식체계와 대립하는 정보를 줌으로써 불평형(不平衡)을 만들어 줘야 한다. 따라서 학습자의 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상징을 조작하며, 문제를 제기한 후 해결책을 찾고, 자신의 발견을 다른 아동과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활동·조작·탐색·토론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해야 한다. ② 사회적 상호작용 촉진 : 아동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또래나 성인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인식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자아중심성을 극복하게 된다. 피아제는 언어적 상호작용이 도덕적 규칙의 발달, 사회화, 심지어 논리적 사고의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수업장면에서는 학습자 상호 간의 상호작용은 물론 학습자와 교사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해야 한다. 그러나 아동과 성인의 상호작용에서는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인지 불균형이 거의 초래되지 않는다고 한다.
‘인구 증가는 재앙’이라고 한 맬서스(Malthus)의 예측은 빗나갔다. 오히려 ‘인구 절벽’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국가적 재앙이 됐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 대학 교수는 2006년,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이 지구 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제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국가적 당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출산 인구가 연간 100만 명이었던 것이 40여만 명으로 줄었고 내년도에는 3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듯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급감하면 이는 바로 산업 인력이 줄어드는 것일 뿐 아니라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학급 수 감소, 교사 수, 학교 수 감소로 이어진다. 일부 대도시 지역에서는 이미 학교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서만 올해에 180개 학급이 사라졌다고 한다. 도서·벽지의 경우 학교 통·폐합은 일상적인 현상이 됐다. 이런 인구 절벽 상황은 교육의 문제인 동시에 사회적·국가적인 문제다. 인구절벽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물론 없지 않았다. 그동안 100조에 달하는 예산을 저출산 해결에 투입했지만 ‘백약이 무효’라고 할 정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결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가 하면, 가능하면 아이들을 적게 낳으려 하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결혼 절벽 등의 신조어들이 등장하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우려스러운 상황에 대해 사회적인 관심과 국가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결혼 기피 현상이 초혼 연령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가진 적령기에 있는 이들이 결혼을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가짐(readiness)을 갖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머뭇거리지 않고 결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육아, 보육, 사교육비 등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교육적, 사회적 대책도 요청되고 있다. 국가는 물론이고 사회단체나 지방자치단체, 종교기관에서도 힘을 모으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결혼과 가정생활 관련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결혼은 개인이나 가정의 일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일인 동시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볼 때 바로 애국이 아닐 수 없다는 사실을 국가적 차원에서 인식하고 추진해야 한다. 한국은 인적 자원밖에 없다는 이야기들을 해왔는데, 이제 더는 이런 얘기를 듣기 힘들지 모른다. 현재와 같은 인구절벽 상태가 지속될 경우, 대한민국이 소멸하지는 않겠지만, 약소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가는 것 같다. 대안이 없는 문제는 없다. 인구문제, 결혼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교육적, 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단계적이며,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고 실천돼야 한다.
한 방송사에서 제작·방영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세간의 관심을 가파르게 끌어 올렸던 적이 있다. 한 세대 전 1988년 무렵, 한국인이 살았던 삶의 분위기와 정서를 잘 재현해, 그 추억과 감회를 시청자들의 몸이 기억 하고 화답하도록 하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종영을 4회 앞두고, 제작진은 언론에 시청자들이 기다려 즐길 수 있는 ‘모를 권리’를 꼭 지켜 달라고 당부를 했다. 결말 내용을 미리 알리는 기사를 쓰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드라마에 열중해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 ‘그 드라마는 이렇게 결말이 난다’고 미리 이야기해 버린다면, 얼마나 김이 새는 일인가. 드라마 수용의 긴장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모를 권리’의 중요성이 잘 드러난다. 이 경우 ‘모를 권리’는 시청자에게는 드라마를 감상하는 몰입의 즐거움을 보장하는 권리다. 해당 방송사 입장에서는 ‘모를 권리’를 확보함으로써 드라마의 흥행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한 언론이 이 드라마의 결말을 미리 알고서 방영 전에 세상 널리 공지한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게다가 이는 국민적 관심을 끄는 드라마이므로, 그 결말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변명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알 권리’와 ‘모를 권리’ 사이에 일대 결전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이 스포일러 기사가 얼마나 악의적이며 실제로 어떤 손해를 끼쳤는지를 중심으로 재판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실제로 악성 스포일러 기사는 범죄에 해당하며,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다. 시험에 자주 출제된 논술 문제 중에 우리에게 상당히 익숙한 문제로, 말기 암 환자 문제가 있다. 말기 암 환자에게 암에 걸린 사실을 알려줘야 하는가, 알리지 말아야 하는가를 논하게 하는 문제다. 이는 곧 ‘알 권리’와 ‘모를 권리’에 대한 사고를 요청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정답은 무엇인가.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니까 논술 문제이기도 하지만, ‘알 권리’와 ‘모를 권리’는 각기 고유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말기 암 환자에게 ‘알 권리’와 ‘모를 권리’는 모두 중요하다. 물론 환자의 인간적 상황에 따라 그렇다는 것이다. 자기통제가 강하고 자신이 꼭 정리해야 하는 과업이 가로 놓인 사람에게는 ‘알 권리’가 중요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심각한 정신적 공황(恐慌)과 좌절감에 빠진 환자에게는 때로 ‘모를 권리’가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두 권리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알 권리’는 환자 본인이 스스로 요구하고 인식하는 권리다. 즉 환자 본인도 자신의 암에 대해서 알아야 하겠다는 주체로서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 ‘알 권리’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에 비해서 ‘모를 권리’는 환자 자신의 주체적 요구와 인식을 반영하는 권리는 아니다. 환자를 인간적으로 배려하는 의사의 인간애나 가족의 육친애를 반영하는 데서 드러나는 권리인 것이다. 말기 암인 줄 모르면서 암 치료를 받는 환자가 스스로 내 병의 실체에 대해서 나는 ‘모를 권리’를 행사하고 싶다는 주장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알 권리’와 ‘모를 권리’는 발생론적으로는 각기 다른 맥락에서 생겨났다. ‘알 권리(right to know)’는 1945년 미국 AP통신사의 간부 켄트 쿠퍼가 이 말을 처음 사용함으로써,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언론의 사명을 강조하는 말로 자리 잡았다. 이는 물론 언론의 권리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로 이해돼야 한다. ‘모를 권리’는 독일 태생의 유태계 철학자이며 환경윤리학자인 한스 요나스(Hans Jonas)가 그의 저서 책임의 원리에서 언급했다. 인간에게는 ‘모를 권리’도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생태 파괴와 생명 훼손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그는 인간이 더 이상 생명의 신비에 대해서 몰라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모를 권리’를 말한다. 생명공학이 제멋대로 전개된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인간의 ‘모를 권리’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특히 현대 사회와 문화를 작동시키는 기술 생태가 정말 많이 달라졌다. ‘알 권리’와 ‘모를 권리’도 이런 환경 생태에 적응하며 빠르게 진화한다. 진화가 바람직한 변화만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양태의 ‘알 권리’와 ‘모를 권리’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한다. 좋은 권리로 진화하기도 하지만 나쁜 변이도 나타난다. 이런 변화에 교육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알 권리’에 충실하게 다가갔더니, 가짜 뉴스에 농락을 당한다. ‘이따위 뉴스와 만나고 싶지 않아. 왜 내가 이런 것을 알아야 해’ 하고 분통이 터질 때, ‘모를 권리’를 행사하고 싶다. 어떤 강력한 계몽주의자가 나를 무지하게 취급해 알기를 압박해 올 때도 ‘모를 권리’를 주장하고 싶다. 앎이 억압이 되는 것은 싫기 때문이다. 오염된 이념과 이해(利害)의 전언들에 물들지 않고, 나를 ‘모르는 상태’로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알 권리’를 강제로 요구받을 때, ‘모를 권리’는 더욱 간절해진다. 일부 청소년들이 ‘단체 카톡 방’에서 여럿이 한 사람을 심한 욕설로 괴롭히거나 모욕적 언어로 못살게 구는 것도 그 시발은 어떤 사실을 강제로 인지시키려고 하는 데서 시작된다. 억지로 알아야 한다고 강박하는 것은 폭력이다. 그리고 알려주는 사실이란 것도 대부분 잘못된 것이다. 너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제대로 가르쳐 주지. 똑바로 알아두라고! 이렇게 강압한다. 이를테면 내가 오늘 친구에게 숙제 내용을 실수로 잘못 알려준 것을 갖고, 그들은 왜곡해 말한다. “너는 오늘 친구를 속였다, 너는 사기꾼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이 사실을 네가 모르고 있으면 안 된다고 괴롭힌다. 선생님에게 예절을 갖춰 공손히 대한 것을 두고, “너는 선생의 비위나 맞추려 드는 아첨꾼이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 사실을 인정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들이 말하는 것 자체를 알고 싶지 않다. ‘단체 카톡 방’의 강제적 메시지에 시달려 본 사람에게는 ‘모를 권리’가 간절하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에도 학생들의 ‘알 권리’와 ‘모를 권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된다. 학생들의 자아와 인권을 존중해주려고 할수록 학생들의 ‘알 권리’와 ‘모를 권리’는 무수히 수면 위로 떠올라온다. 그리고 그 장면 장면마다 교사는 지혜로운 판단을 내려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폭력 사태나 이에 따른 학부모 갈등에는 ‘알 권리’와 ‘모를 권리’가 어기차게 비집고 든다. “당연히 알아야 할 사실을 우리 쪽만 모르고 있었다”, “이런 일은 선생님이 미리 알려주셨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은 ‘알 권리’를 내세우는 쪽이다. “그걸 우리가 알아야 할 이유가 뭡니까”,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세요” 등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모를 권리’에 대한 다툼이다. 이 소용돌이 속에서 선생님들은 고초를 겪는다. 얼핏 보면 ‘알 권리’는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권리인 것 같고, ‘모를 권리’는 개인적 자유를 지향하는 권리인 것 같다. 그러나 ‘알 권리’와 ‘모를 권리’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이 둘은 서로 맞물려 발전하는 관계에 있다. ‘알 권리’는 ‘모를 권리’에 대해서 너그러웠으면 좋겠다. ‘알 권리’의 기세에 ‘모를 권리’가 주눅이 들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 ‘모를 권리’는 ‘알 권리’의 효용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현대사회는 ‘알 권리’를 통해 ‘모를 권리’가 인정받고, ‘모를 권리’를 통해서 ‘알 권리’가 신장되는 선순환 구조를 요청한다. 우리는 백색의 밝음 아래에서만 살 수 없다. 그렇다고 암흑의 시공에서만 살 수도 없다. 낮과 밤이 다 필요하다. 그래야 삶의 전체 리듬이 살아난다. 이렇게 보면 ‘알 권리’와 ‘모를 권리’도 낮과 밤의 조화로 유추될 수 있다. 두 권리는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건강을 위해서 모두 필요하다. ‘알 권리’와 ‘모를 권리’가 기막힌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사회가 선진 민주사회의 진면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이 ‘실패에 관대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들 말한다. 대통령도 재수 정도는 해주고 당선되는 게 기본인 걸 보면 서서히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나 싶기도 하다. 이혼남에 대해 매우 관대해진 이 사회의 태도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최근 우리 사회가 결혼 실패에 대해 어느 정도로까지 관대해졌는지를 알고 놀란 계기가 있었다. 40대 중반으로 아직 미혼인 선배가 있는데, 본인의 ‘대외적 이미지 관리’를 위해 남들에게는 미혼남이 아니라 ‘이혼남’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너무 엄청난 발상의 전환이어서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충분한 나이가 되도록 한 번도 안 다녀온 것보다는 한 번 다녀왔지만 실패한 쪽이 더 좋은 이미지를 확보한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혼남을 사칭’한다는 그 발상 자체가 더 놀랍지 않은가?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가치관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 건 줄은 정말 몰랐다.(물론 이런 분위기는 아직은 남성들만의 특권인 것 같다.) 저녁마다 TV에서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이와 같은 ‘이혼남 전성시대’가 보다 가까이 다가온다. 이제는 이혼남들이 본인의 결혼 실패를 터부시하지 않는다. 주변 출연자들이 그들의 이혼 경력을 놀리듯이 언급하긴 하지만, 농담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혼을 분명한 하나의 경험으로 인정하고 ‘인생 선배’의 스펙으로 우대해주는 분위기를 방증한다. “결혼? 할 수 있으면 하는 거고…” 이혼의 부정적 이미지가 불식되는 경향과 톱니바퀴를 맞대고 있는 또 다른 흐름이 있다. 결혼의 긍정적 이미지가 그만큼 깎여나가고 있다. 2030 사이에서 결혼에 대한 인식이란 점차 ‘할 수 있으면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는 것’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이것도 남자들 사이에서 유독 더 그렇긴 하다.) 다시 한 번 예능 프로그램들의 실태를 보면 유부남들이 ‘자유로운 총각들’을 부러워하는 듯한 뉘앙스가 자주 포착된다. 총각 때처럼 이 여자 저 여자 더 만나보고 싶은데 부인 때문에 못 그런다는 뉘앙스를 드러내도 이제는 옛날 같은 손가락질을 받지는 않는다. “남자는 빨리 결혼을 해야 돼. 그래야 출세하는 데 문제가 없는 놈이라는 게 세상 사람들한테 증명되거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디파티드’에 나오는 이 대사는 이제 옛일이 돼버렸다. 최근의 분위기는 결혼을 ‘자유의 무덤’으로 간주하는 추세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이혼남은 ‘자유의 세계로 복귀한 역전의 용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이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함께 녹아내리고 있는 현실은 전통적 관점의 가정이 붕괴하고 있다는 거대한 추세로 수렴된다. 더 이상 가정은 곰 같은 아버지와 여우 같은 어머니, 토끼 같은 자식들이 어우러진 사랑과 평화의 공간이 아니다. 그보다는 세대갈등과 고약한 딜레마가 샘솟는 공간인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효자효녀 콤플렉스 총선이나 대선 같은 대형 정치 이슈를 통과할 때마다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세대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고 놀라게 된다. 한 집에 살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경우가 한국에선 더 일반적이다. 한국의 경우 기호 1번과 기호 2번의 이질성이 매우 강한 ‘분열적 사회’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투표 성향은 세대 단절의 충분한 근거가 된다. 윗세대의 정신적 가치가 아랫세대로 전혀 대물림되지 않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건 미친 속도로 경제발전을 해온 한국만의 고유한 특성일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건, 부모·자식들이 서로 이렇게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있으면서도 징글징글한 감정의 고리를 좀처럼 떼어내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돈 많이 벌면 뭐하고 싶냐”는 질문을 어떤 2030에게 물어봐도 웬만한 사람들은 “부모님 호강시켜 드리고 싶다”고 대답한다. 나는 이를 ‘효자효녀 콤플렉스’라고 부른다. 개인 대 개인으로 보면 부모와 자식은 완전히 판이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이질적인 사람들이다. 아무리 대화를 시도해도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자식이라는 DNA의 끈만큼은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한 마디로 징글징글한 관계가 돼가고 있단 얘기다. 일본의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는 말했다. “가족이란 누가 보고 있지만 않으면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다.” 너무 심한 말이긴 하지만 이 문장은 묘한 쾌감을 준다. 부모·자식 간의 관계에서조차 건강한 감정교류를 경험하지 못한 이 세대는 점점 가정이라는 전통적 시스템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이혼남 전성시대’는 괜히 온 게 아니다. 애써 공들여 가족을 구성해봐야 별로 좋을 게 없어 보이는 자신의 경험에 입각한 ‘합리적 판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옛 동화 속에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은근히 많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프로이트가 소포클레스의 비극의 주인공을 빗대 이 표현을 사용하기 전에 이미 옛이야기 속에 수없이 재연, 재현되고 있었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갔을 뿐. 오늘은 그 동화들을 살펴보기 전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내용이 무엇인지 조금 상세히 알아보겠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하면 그저 막연히 아들은 엄마를, 딸은 아빠를 더 좋아한다는 정도로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게 단순하게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콤플렉스 흐름에 따라 딸이 엄마를, 아들이 아빠를 더 좋아하는 심리성적 변화의 시기가 있는데 이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 중 엄마와 아빠 가운데 누구에게 더 강하게 동일시하는가의 문제로 접근할 수 있다. 이후 프로이트의 제자인 분석심리학자 융은 이를 여아의 경우에 ‘엘렉트라 콤플렉스’로 부르기도 했는데 최근의 현대정신분석에서는 용어를 구분치 않고 여아와 남아의 구분을 둘 뿐 그대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통칭하고 있다. 이번에는 먼저 라캉의 제자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아르헨티나 출신 나지오의 이론과 정리에 근거해 남아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발달 과정을 한 번 들여다보자. 남아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한번 상상해 보자. 이제 막 네 살이 된 남자아이는 어느 날 자기 몸에 매달린 작은 ‘덩어리’를 보게 된다. ‘어? 이게 뭐지’ 가만 생각하니 이것은 자기 몸에서 나오는 물, 오줌이 나오는 길이다. 어디 한번 만져볼까?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만져보니 그것참, 느낌이 나쁘지 않다. 이때 엄마를 쳐다본다. ‘아, 엄마도 이게 있겠지’ 짐작하고 이번에는 멀리서 신문을 보고 있는 아버지를 쳐다본다. 산처럼 우뚝 선 모습의 아버지를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경외감이 생긴다. 그리고 아버지의 ‘이것’을 상상한다. 이때부터 아이는 자기의 몸,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몸에도 달린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어렴풋이 느낀다. 자신이 가진 힘 있는 무언가, 즉 팰러스 인식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것’이 있다는 사실로부터 새삼 뿌듯함과 기쁨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느낀다. 그러나 기쁨을 느끼자 이번에는 공포감이 찾아온다. ‘만약, 이것이 사라지면 어떡하지? 만약 이것이 잘려진다면?’ 이때부터 아이는 막연한 거세의 공포감을 안고 살게 된다. 다칠까 봐, 잘릴까 봐. 그 와중에 아이는 막연한 ‘어머니를 향한 사랑’, ‘어머니를 향한 경도(傾倒)’를 경험한다. ‘나도 아버지가 가진 이것을 가졌는데, 내가 어머니를 가질 수는 없을까?’ ‘내가 어머니의 남자가 될 수는 없을까?’ 부모들을 소유하고 싶고 또 소유 당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더 나아가 아버지를 이기고 싶은 마음도 가진다. 이 시기의 아이는 이 막연한 희망과 근친적 판타즘(Fantasm, 꿈 또 는 환상) 경험하면서 동시에 경쟁자인 아버지로부터 당할 ‘벌’인 거세를 상상한다. 그 와중에 아이는 여동생의 몸을 보게 된다. 그리고 막연했던 공포, 단지 어른들이 농담으로 던졌던 그 공포의 말 “어허, 그러다 떨어진다”는 것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아, 어쩜 내가 잘못하면, 내가 어머니를 내 것으로 소유하겠다고 꿈꾸면 저런 벌을 당할 수가 있겠다’는 식으로 막연했던 느낌이 매우 구체적인 공포로 아이를 감싼다. 여기서 프로이트의 말을 조금 인용해 보자. 프로이트는 아이들이 겪는, 성기 거세를 준비하게 하는 두 가지 경험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는데, 하나는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또 하나는 배설에 필요한 일상의 욕구 경험이라고 말한다. 그 후 여자의 성기를 보게 되는 새로운 경험으로 거세의 가능성을 깨닫게 되고 마지못해 자신이 본 것의 심각성을 완화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여자의 성기를 봄으로써 ‘자기의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아이는 점차 자기와 똑같은 어떤 아이는 ‘이것’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것도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실 프로이트는 아이들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아이를 능동과 수동의 두 측면에서 모두 만족을 주게 된다고 한다. 능동적인 측면은, 자신을 남성으로 아버지의 위치에 놓고 아버지처럼 어머니와 관계를 가지려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아버지는 엄연한 방해꾼이고 장애물이다. 반면에 수동적인 측면에서는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에게 사랑받기를 바라는 것인데 이 경우 어머니는 ‘필요 없게’ 된다. 물론 아이는 무엇이 에로틱한 성행위를 만족시켜줄지 잘 모르지만 자신의 ‘이것’, 즉 페니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확실히 알게 된다. 바로 그 페니스를 통해 흥분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모든 판타즘도 거대한 그물처럼 자신을 감싸는 거세 공포 앞에서는 빛을 잃는다. 더구나 여동생 등을 통해 그것이 없는 아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됐으니 말이다. 이때 아이는 자기 속에서 하나의 타협점을 만든다. ‘그래, 차라리 포기하자. 내가 어머니의 남자가 되는 것도, 아버지에게 온전히 소유 당하고 싶은 이 모든 욕망도 포기하자.’ 이때부터 아이는 모든 욕망과 판타즘과 불안을 잊고 부모에게 향했던 성적 요소들을 걷어내는 부모로부터의 ‘탈성화’에 돌입한다. 온전히 자신의 팰러스를 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앞선 부모들이 가졌던 그 모든 도덕심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라캉의 말대로 본격적인 상징화의 단계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는 아버지가 한 사람의 남성이고, 어머니가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하며 점차로 한 명의 남성의 길에 들어서면서 잠시 자신이 가졌던 모든 판타즘을 잊고 ‘성기기’의 잠복기에 돌입한다. 사춘기를 맞이할 때 다시 한 번 그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유혹을 받게 되더라도 곧 강력한 슈퍼에고의 도움으로 건강한 남성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스스로 한 명의 남성이 된 잭 간단치 않은 이야기지만 이 이야기는 잭과 콩나무에 그대로 들어 있다. 잭이 밀키화이트라는 젖소를 팔러 가서 얻어 온 씨앗. 그 씨앗은 아침에 일어나니 거대한 콩나무로 변해 있고 방은 어둡다. 그리고 콩나무를 오르는 잭. 콩나무의 끝 거인의 집에 다다른 잭은 달콤하고 신기한 것들을 맘껏 취하는 와중에 거인의 등장을 맞닥뜨린다. 앞서 아들의 발달 시기에 맞춰 밀키화이트를 끊어내고 이제 그만 바깥으로 나가라는 엄마의 요구가 일종의 구순적 욕망을 끊어내는 단계였다면 길가에서 만난 씨앗을 줬던 남자와 이 거인은 잭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상황에서 만나는 아버지의 다른 두 모습이다. 성장의 과정에 씨앗을 주며 참여했던 아버지는 다시 거대한 거인으로 나타나는데 이때의 거인은 자기의 것을 ‘훔치러 온’ 잭을 용서하지 않고 따라붙는 과정에까지 이른다. 이때 중요하게 살펴볼 부분은 잭이 거인의 집에서 숨는 오븐과 무쇠솥이다. 특히 어머니의 현현(顯現)이라 할 수 있는 거인의 아내가 잭을 이 오븐과 솥에 숨겨주는 행위는 통상 연구자들에 의해 구순성으로 돌아가는 퇴행으로 설명되고 있다. 분명 밀키화이트를 끊어내면서 구순기를 탈피했다 하더라도 아이들은 종종 위기의 순간, 특히, 자기 성장의 확신이 흐릿해질 때 다시 무언가를 빠는 행위, 어머니의 젖을 다시 파고드는 행위, 구순기로 퇴행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눈여겨볼 또 하나의 부분은 마지막 통나무를 내려오는 잭과 쫓아오는 거인의 모습, 그리고 이것에 대처하는 제삼자인 어머니의 상황이다.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책들에서는 정확히 표현되고 있지 않지만 그림 형제의 원 판본을 보면 나무를 내려오다 위험에 빠진 잭이 어머니에게 도끼를 가져오라고 소리치는 장면에서 “어머니가 거인의 ‘거대한 다리’를 보고 얼어붙어 버린다”는 표현이 나온다. 이 상황에서 어머니는 도끼를 떨어뜨리고 하는 수 없이 잭이 그 도끼를 다시 집어 나무를 베고 거인이 추락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심리성적 발달 단계, 특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이겨낼 힘은 그 누구도 아닌 잭, 즉 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아들의 여자가 될 수 없듯이 어머니는 거인을 대신 죽일 수도 없다. 그것은 오로지 아이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죽음은 자기 속의 모든 근친상간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잘라내는 것, 거인으로 보이는 아버지의 형상마저 스스로 잘라내는 것만이 아이가 온전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이겨내는 길이란 얘기다. 스스로 자기 속의 위험을 베어내는 것, 처벌하러 내려오는 거인이 된 아버지마저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과정, 그 속에서 드디어 온전한 남자, 잭이 태어나는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남아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여아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동화를 살펴보자.
비유와 사례는 설명과 설득의 왕 밖에서 동양철학 특강을 많이 합니다. 단발성으로 할 때도 있고, 10강 이상의 연속 강의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강의를 시작할 때 도입부에 “오늘은 묵자의 어떤 사상에 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오늘은 손자의 문제의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시작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면 강의 집중도가 떨어집니다. 그렇게 시작해 나아가면 졸거나 다른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특정 이야기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제 주변 이야기나 요새 흥행 중인 영화 이야기, 드라마 이야기, 시사 이야기 등 사례를 갖고 이야기하면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고 따라오는 경우가 많지요. 연속 강의야 대다수가 공부할 의지로 충만하신 분들이니 어떻게 시작을 해도 좋지만, 단발성 특강일수록 될 수 있으면 이렇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자, 설명과 설득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글쓰기와 강의에서 생명이기도 하고요. 바로 말씀 드린 ‘사례의 제시’입니다. 사례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사례를 갖고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설득을 하든, 지식을 전달하든 사례 제시가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학생들을 가르칠 때 사례를 드는 게 정말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가르치고 지식을 전달하고 설득할 때 사례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비유입니다. 사례도 중요하고 비유도 중요합니다. 특히 강연과 수업 때 재미있는 비유와 사례가 많으면 학업성취도가 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승이고 교육자라면 다양한 비유와 사례로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청출어람 “군자들이 말한다. 학문은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푸른 물감은 쪽 풀에서 나왔지만, 쪽 풀보다 더 파랗다. 얼음은 물로 이뤄졌지만, 물보다 더 차다.” 자, 청출어람이란 말 유명하지요. 모르시는 분들 없을 겁니다. 무슨 뜻이지요? 제자가 열심히 노력하면 스승보다 나은 사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상식에 가까운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의 원저작자가 누군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말의 원저작자는 순자입니다. 순자 텍스트의 시작인 권학(勸學) 편 서두에 실린 말입니다. 순자 텍스트를 펴자마자 나오는 말이지요.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인데 거기에 덧붙이길 얼음은 물로 이뤄졌지만, 물보다 더 차다고 했습니다. 역시나 학문을 독려하기 위해 한 말이지요. 권학(勸學)은 말 그대로 학문을 권하는 장입니다. 여기서 순자는 학문의 중요성을 열거하는데 청출어람만이 아니라 계속 다른 사례와 비유를 들어서 학문의 중요성,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역설합니다. “높은 산에 올라가 보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 것을 알지 못하고, 깊은 계곡에 가까이 가보지 않으면 땅이 두터운 것을 알지 못한다. 높은 산에 올라가야 하늘이 높은 것을 알고 깊은 계곡에 가야 땅이 두터운 것을 안다”고 했습니다.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은 학문을 말하는 것이죠.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서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하늘의 높이를 실감할 수 있고, 깊이 있게 들어가야 큰 세계를 마주할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순자는 또 권학 편에서 이런 말도 했습니다. “나무는 먹줄에 따르면 곧아지고, 쇠는 숫돌에 갈면 날카로워지는 것처럼 군자도 널리 배우며 매일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살피면 앎이 밝아지고 행동에 허물에 없을 것”이라고요. 먹줄로 곧아지는 나무처럼, 숫돌에 갈아 날카로워지는 쇠처럼 외부의 것을 배워 자신을 변형시켜 늘 어제와 다른 나, 성장하는 자신이 되라는 것인데, 공부의 중요성을 사례와 비유를 들어 역설한 것이지요. 순자는 늘 사례와 비유를 듭니다. 사례와 비유로 설명하면서 쉽게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자신의 주장을 각인시키는 것이지요. 앞서 말한 청출어람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마중지봉(麻中之蓬)도 있습니다. “쑥대가 삼대 밭 속에서 자라면 부축해주지 않아도 곧으며, 흰 모래가 개흙 속에 있으면 모두 함께 검어진다.” 마중지봉은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해주는 비유로 유명하지요.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쑥과 모래 말고 난초 이야기도 했습니다. “난괴(蘭槐)의 뿌리는 바로 향료가 되는데 그것을 구정물에 적셔두면 군자도 가까이하지 않음은 물론이요, 범인들도 그것을 몸에 지니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역시나 환경의 중요성을 사례와 비유를 가지고 설명한 것이죠. 순자는 이렇게 사례의 왕이고 비유의 왕입니다. 그래서 순자의 주장을 읽다 보면 쉽게 이해가 가고 순자의 생각이 어렵지 않게 수용이 됩니다. 순자의 텍스트에 가득 찬 비유와 사례, 특히 사례들을 보면 단순히 설득과 수용, 기억만 잘 되는 게 아니라 어떤 느낌을 받습니다. 바로 이 사람은 정말 교육자라는 느낌. 사례와 비유를 반복한 교육자 순자 책을 읽으신 분 중에 이런 분들이 계십니다. 순자가 같은 이야기를 조금, 아니 너무 반복해 종종 지루할 때가 있다고. 그때 제가 말씀드립니다. 그건 순자란 사람이 단순히 철학자나 사상가가 아니라 교육자라서 그렇다고요. 그래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거라고 말을 합니다. 사실 그렇잖습니까? 교육이란 게 반복해서 말하고 거듭해서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이 그러잖아요. “우리 엄마 아빠는 맨날 한 이야기 또 하고 또 해, 지겹도록.” “우리 담임선생님은 똑같은 잔소리 계속 해.” 아이들이 늘 그러곤 하는데 원래 교육이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순자는 거듭해서 이야기하고 반복해서 말하고 그러지만, 단순히 반복에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기가 막힌 사례와 비유를 활용하고 또 그것을 바꾸고 달리해서 여러 개의 사례로 설명하고 이해시킵니다. 다 순자가 교육자라서 그런 겁니다. 사상가이고 철학자이기 전에 스스로 스승이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 거지요. 어떻게든 이해시키고 꼭 기억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겁니다. 그래서 전 순자를 공부할 때 다른 걸 떠나 순자가 스승이고 교육자라는 자의식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순자와 그의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지요. 충실하게 준비한 주제별 강의 사실 비유와 사례 말고도 순자 텍스트를 읽다 보면 이 사람은 천생 교육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일단 텍스트부터 주제별 강의록이에요. 주제별 논문집이라는 사람도 있고, 더 나아가 논문의 특성이 강해 서구식 글쓰기와 유사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강의록입니다. 예론(禮論)은 예에 대한 강의. 악론(樂論)은 음악에 대한 강의, 부국(富國)은 경제에 대한 강의, 의병(義兵)은 국방이란 주제에 대한 강의고, 군도(君道)는 임금의 도에 대한 강의이며, 신도(臣道)는 신하의 도에 대한 강의입니다. 이렇게 주제별로 순자가 강의한 것을 제자들이 기록했고 그걸 모아서 순자 텍스트가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주제별 강의록이 아니라 주제별 논문집이라고 해도 순자가 교육자라는 사실과 조금도 모순되지 않을 것입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자가 주제별 논문을 쓰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요. 총 32편의 글로 이뤄진 순자의 텍스트를 보면 참 감탄하게 되는 것이 한 편 한 편을 보면 즉흥적으로 쓴 게 아니라 하나하나 치밀하게 사전에 준비해서 만들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충실한 강의를 위해 사전에 준비를 많이 했거나 논문을 써내기 전에 논문 계획서와 개요부터 완성도 높게 만든 다음에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강의 혹은 논문의 집필을 위해 사전에 충실히 준비를 하고 노력을 했다는 것인데 역시 교육자 냄새가 많이 나지요. 순자의 위, 스승의 역할 순자에게 선생님다운 모습이 보이는 부분은 그 외에도 많습니다. 여러 개념과 단어의 정의와 뜻에 대해서 최대한 명쾌하게 정의해서 알려주려는 모습, 독려하고 격려하는 모습, ‘할 수 있다, 노력하면 될 수 있다, 누구든 훌륭한 사람 될 수 있다’고 강하게 격려하는 모습이 아주 많이 보입니다. 독려와 격려의 말뿐만 아니라 스승의 역할과 비중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 부분에서 교육자로서 자의식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번약(繁弱)과 거서(鉅黍)는 옛날의 좋은 활이다. 그러나 활을 바로잡아 주는 활도지개가 없다면 스스로 올바르게 될 수 없다. 제나라 환공의 총(蔥), 주나라 태공망의 궐(闕), 주나라 문왕의 록(錄), 초나라 장왕의 홀(忽), 오나라 임금 합려의 간장(干將), 막야(莫邪), 거궐(鋸闕)은 모두 좋은 칼이다. 그러나 숫돌에 갈지 않으면 날카로워질 수 없다. 화류(??), 기기(騏驥), 녹이(綠耳)는 모두 옛날의 좋은 말들이다. 그러나 앞에서는 반드시 재갈과 고삐로 제어하고 뒤에서는 채찍으로 혼을 내며, 조보 같은 이가 몰아야만 비로소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말이 될 수 있다.” 순자의 성악 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처럼 늘 순자는 좋은 벗과 훌륭한 스승을 강조했습니다. 올바로 이끌어 줘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중에서도 훌륭한 스승의 역할을 강조했고, 스승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거듭 힘주어 말했습니다.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스승에 의해서 교정이 되고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자신을 변화시켜가는 것을 순자는 ‘위(僞)’라고 했습니다. 흔히 순자의 위(僞)하면 성악설과 연관 지어서 많이 이야기하죠. 인간이 타고난 성품이 나쁘니 위(僞)라는 후천적 노력으로 교정받아야 한다고들 개론서에서 많이 소개합니다. 그런데 교정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꼭 스승이 있어야지요. 순자는 스승에 의한 교정을 강조한 것입니다. 스승을 따르는 후천적 노력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낙관하기도 했는데, 스승의 비중에 대해 거듭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위의 예문처럼 순자답게 사례와 비유를 들어서요. 순자가 말하는 후천적 노력인 위(僞)라는 것에는 스승의 역할이 결정적인데 이렇게 스승의 비중과 역할을 강조하는 것만 봐도 순자는 교육자라고 단언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자 다시 청출어람 이야기로 돌아가지요. 많은 분이 알고 있지만 누가 처음으로 말했는지 모르는 이야기, 사자성어 청출어람. 그것만으로도 사실 이야기가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가 노력하면 스승인 나보다 나은 사람 될 수 있다! 너희가 열심히 공부하면 이 스승보다 훌륭한 사람 될 수 있다!” 청출어람이라는 말 자체가 순자가 교육자라는 가장 큰 증거 아닐까요? 교육자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말을 처음으로 생각해서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열심히 노력해서 정진하고 거듭나고 그래서 스승보다 훌륭하게 되는 제자, 그런 제자를 만나 키울 수 있는 것, 교육자로서 정말 큰 보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청출어람을 누가 먼저 말했다? 바로 순자입니다. 그리고 순자는 뭐다? 단순히 철학자, 사상가가 아니라 교육자다. 교육자로서 자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네 그렇습니다. 교육자 순자 꼭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온갖 업무에 시달려서 여유가 없는데, 어떤 방법으로도 깨우기 어려워 보이는 학생들을 보면 교사도 무기력해지기에 십상이다. 그렇게 학교에 다니다가 졸업한 학생과 얼마 전에 연락돼, 예전 기억을 되살려 본다. 그런 학생들이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일까? 송형호 서울 천호중학교 교사의 걸그룹 블로그 운영 학생 이야기는 이미 유명해졌다. 매일 학교에서 무기력하게 자는 학생이 알고 보니 하루 방문객 수천 명, 누적 백만 명이 넘는 팬 블로그 운영자였다는 일화다. 이 정도 재주와 기획력이면 졸업해서 뭐라도 하면서 살 것이다. 다만 그 기획력을 바람직한 곳에 쓰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임무일 것이다. 그런 학생이 ‘불법 성인 사이트’ 운영자가 될지, ‘부가가치와 공익성 높은 사이트’ 관리자가 될지는 교사의 가르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당시 그 학생은 담임교사와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고 자존감을 회복해 이내 블로그 운영을 중단하고 공부해서 전문대 컴퓨터학과 갔다고 한다. 고등학교 1학년 내내 전교 꼴등이었는데 말이다. 우리 교실에도 그런 아이들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공부 안 하고 그림만 그리는 아이는 ‘멍청한 아이’가 아니라 ‘그림에 재능이 있는 아이’일 수 있다. 강의식 수업이면 교사가 진도 나가느라 바쁠 텐데, 아이들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모둠별로 서로 협동해서 가르쳐주거나 스마트폰을 검색해 답을 찾아가는 방식을 활용해보니 아이들 한 명씩 신경 써줄 여력이 예전보다 늘었다. 공부 잘하는 친구가 못하는 친구에게 알려주고, 교사는 아이들이 잘하고 있는지 돌아다니면서 격려해준다. 학생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살짝 발판을 마련해준다. 이런 수업이 정착되자, 이전에는 신경 써주지 못하고, 수업 방해하지 말고 잠이나 잤으면 좋겠다 싶었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필자는 이전에는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들을 깨우지 않았다. 임용시험 합격 전 기간제 교사 시절에 수업 중에 교장이 들어와 자는 학생을 지목해 깨우라고 하는 바람에 그 학생을 혼낸 적이 있다. 알고 보니 부모가 이혼한 후 아버지는 새벽시장 나가시고, 학생은 아침에 못 일어나니까 학교 지각 안 하려고 필사적으로 밤을 새우고 학교에 와서는 잠을 못 이겨 계속 자는 딱한 아이였다. 그 후로 자는 아이들을 함부로 깨우지 않게 됐다. 그러다가 어느 날 교과서도 없이 매일 자는 녀석에게 말을 붙여봤다. 물론 방식은 ‘너 자면 안 돼’라며 이유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질문을 던지면서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었다. 아래는 당시의 대화를 기록해둔 것이다. 교사 : 친구야, 어제 잘 못 잤어? 학생 : 네. 교사 : 교과서는 어디 있어? 학생 : 옆에 친구가 책 없어졌다고 해서 빌려줬는데요. 저는 어차피 수업 안 들으니까요. 교사 : 뭐하다 늦게 잤어? 학생 : 밤새 그림 그렸어요. 웹툰 연재하거든요. 학교에선 못 그리게 하니까 잠자고, 그릴 시간이 모자라서 밤새도록 그려요. 교사 : 그림 보여줄래? 학생 : 제가 가지고 있던 탭 뺏겨서 못 보여드리는데요. 교사 : 탭은 어쩌다 뺏겼어? 학생 :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그리려고 알람 맞췄는데, 오후 3시에 울린 거예요. 수업 중 알람이 울려서 그 수업 선생 님께 1주일 압수당했어요. 교사 : 아. 정말 아깝네. 시간 잘 맞춰놓지. 타격이 크겠다? 학생 : 집에 가서 그리면 돼요. 교사 : 컴퓨터로 그려? 그럼 샘 휴대폰 빌려줄 테니까 보여줄래? 학생 : 네… 여기요. 교사 : 이건 무슨 그림이야? 학생 : 에반게리온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아스카라는 캐릭터예요. 교사 : 와~! 선생님도 네 나이 때 이거 되게 좋아했었는데, 잘 그리는데? 이거 하면 돈도 받냐? 학생 : 한 장에 3만 원 정도 받아요. 웹툰에 들어갈 그림 그리는 거예요. 교사 : 헐. 대박. 잘 그리는데? (주위 아이들을 둘러보고 자던 학생을 칭찬하며) 여기 얘만큼 재주 가진 학생 있어? (다시 학생과 대화) 그럼 자퇴하고 집에서 편히 그림만 그릴 수도 있을 텐데, 학교는 매일 자면서 무엇 때문에 오는 거야? 학생 : 그래도 졸업장은 필요하다고들 해서요. 교사 : 졸업장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데? 그래도 고등학교 교육은 받았다는 걸 말해주는 거 아니야? 그런데 수업 안 듣고 잠만 자는 학생한테 학교에서 졸업장을 줘야 할까? 학생 : 아……. 교사 : 부모님은 네가 이렇게 학교생활 하는 거 인정해 주시니? 대학 갈 생각은 있어? 학생 : 부모님도 인정해 주시고요. 미술 관련된 곳으로 가고 싶긴 한데, 공부를 전혀 안 하니까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교사 : 웹툰에 어울리는 좋은 그림을 그리려면 시나리오나 작품과 관련된 배경지식에 대해서도 이해가 있어야 할 텐데? 학생 : 그래서 시나리오도 따로 공부하고 있어요. 교사 : 다른 시간에도 다 자? 미술 시간에도 자니? 학생 : 미술 시간에는 안자고 그래도 좀 그려요. 교사 : 학교에 힘들게 와서 7교시 내내 자면 학교 오기 참 힘들겠다. 그래도 졸업장을 받았다는 건 뭐라도 배웠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닐까? 학생 : 네. 교사 : (문학 교과서를 펼치며) 이런 그림들도 그려볼 수 있겠어? 나중에 그림으로 돈 벌고 먹고 살려면 이런 것들도 할 줄 알아야 할 텐데? 선생님이 교재 만들려고 하는데 거기 그림도 그려줄 수 있겠어? 그러면 생활기록부에 도 좋게 써주고 대학이나 취직할 때도 유리할 텐데? 학생 : (미소와 함께) 네. 그러면 좋죠. 교사 : 시나리오 따로 배울 것 없이 선생님 시간에 수업 들으면 이게 시나리오 배우는 건데. OO이랑 가장 연관성 높 은 과목이 미술 다음에 문학인 것 같은데? 학생 : 네. 교사 : 게다가 좋은 그림을 그리려면 작품과 관련된 배경지식이 많아야 할 텐데. 예를 들면 역사 만화 그리려면 역사 를 알아야 하고. 고등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지식만 가르쳐 주는 거거든. 이 정도 기본은 배웠다는 걸 증명해 주는 게 졸업장이고. 선생님 얘기 알겠어? OO이가 좋은 재주를 가졌는 데,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서 아까워서 그래. 선생님 얘기가 조금 들을 만했니? 학생 : 네. 정말 감사합니다. 교사 : 수업시간에 너무 피곤하면 엎드려 있어도 되는데, 그래도 귀는 열고 있었으면 좋겠다. 알았지? 학생 : 네. 담임교사에게 물어보니 부모가 모두 노래방 경영을 하고 있어 밤늦게 집에 들어오고, 외동아들이라 거의 집에서 외톨이로 그림만 그리는 학생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학생 심성이 착하고 그림을 좋아해서 비행의 길로 가진 않았다는 것 정도였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보니 이 학생이 어떻게 커가나 지나가면서 한마디씩 물어봐 주며 신경을 쓰게 됐다. 이런 일이 있었던 이후 학습 내용을 전체 학생들과 정리할 때 보니 매일 자던 이 학생이 끝까지 깨어서 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수업 내용은 전기 양식을 빌려 돈을 의인화해서 교훈을 주는 고려 시대 작품인 ‘공방전’이었다. 이 친구는 이후로도 깨어 있는 시간이 많았다. 교술 문학(敎述文學)의 특징 수업 하면서 이 학생이 의식되니까 괜히 예를 들 때도 ‘그림, 화가, 만화’ 관련 예들이 튀어나왔다. 그러고는 수업 끝나고 기억에 남는 게 뭐냐고 물어봤다. “교훈을 주려는데 직접 가르쳐주면 재미가 없고 효과가 떨어지니까 가전(假傳)이라는 방식을 썼어요. 흥미나 재미랑 교훈성을 동시에 갖춰야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비교적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는 대답을 했다. 부담을 느낄까 봐 다른 아이들에게 말을 걸고 얘기하다가 이 학생 근처까지 와서 보니, 학습활동 1번을 아주 그럴듯하게 잘 써놨다. “와! 정확히 찾아냈는데? 2번은 □□와 관련해서 본문에 어떻게 나와 있는지 일단 밑줄 쳐보고 그거 정리해서 써보면 된다”고 하고 한 바퀴 돌고 다시 와보니 학습활동 2번까지 풀고 있었다. 수업 끝나고 나가기 전에 또 뭐가 기억 나냐고 물어보니 기가 막힌 대답을 했다.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작가의 인간성이 좋아야 해요. 작가의 인간성이 좋아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나쁜 생각을 가진 작가가 그린 그림은 안 좋아요.” 학습목표가 ‘작가의 가치관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말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신기한 경험이라 주위 교사들과 나눠봤다. 필자와의 일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는지는 잘 알 수는 없으나, 이후로 이 학생은 지각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1년 후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학생은 위탁교육생으로 직업전문학교에 가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그림을 원 없이 그릴 수 있게 됐다. 그 후 수도권의 예술대학에 진학했으며 학업과 애니메이션 회사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학생 덕에 다들 어떻게든 자기 밥벌이는 하게 마련이니, 좋은 인성을 갖도록 격려와 따뜻한 관심으로 씨앗을 뿌려 놓으면, 어느새 잘 성장해 있으리라 믿게 됐다. 이 학생 덕에 다들 어떻게든 자기 밥벌이는 하게 마련이니, 좋은 인성을 갖도록 격려와 따뜻한 관심으로 씨앗을 뿌려 놓으면, 어느새 잘 성장해 있으리라 믿게 됐다.
시 쓰기 지도하기 시 쓰기 지도는 학생들의 감성 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는 작업이다. 숨겨진 감정을 찾을 수 있도록 경험을 상기시켜 주는 일이다. 이런 활동이 구체적일수록 경험을 수면 위로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렇게 상기한 경험을 나만의 독특한 경험으로 만드는 창의적인 활동이 시다. 여기에 더해 오감을 통한 지도법을 생각해 본다. 학생들은 집에서나 학교에서, 또는 거리에서 온갖 사물을 만나고 만지기를 좋아한다. 그러면서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경로로 그 곳에 있으며, 그것의 용도는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각하는 사물들은 일상생활에 가득 차 있다. 기발하게 상상하고 엉뚱한 이미지로 만드는 일도 일상생활에서 이뤄진다. 그런 면에서 시는 일상생활의 특수한 사용이다. 시는 일상생활에 없는 그 무엇이 아니다. 시 창작 활동에 흥미를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가 일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줘야 한다. 학생들의 경험에서 나온 언어의 회화적 요소들, 즉 사물의 형태, 감촉, 질감, 무게를 비롯해 거기에서 느낀 이미지와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낸 여러 가지 리듬과 같은 언어의 음악적 요소 등을 시로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시 창작 지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비유와 상징, 이미지와 운율을 기본으로 하는 회화적 요소와 언어의 반복적 배치나 유음(流音) 등을 활용하는 음악적 요소라는 시의 두 요소를 이해하고, 이를 창작 지도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시는 언어 예술이다. 시는 일상 언어의 회화적 요소와 음악적 요소를 긴밀하게 함축, 변용한 언어 예술이다. ① 주변 사물을 관찰하는 눈 가지기 시의 첫 단계는 관찰하는 눈을 갖게 하는 것이다. 관찰은 사물의 이면을 보는 것이다. 새로운 깊이와 넓이를 체험하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통로다. 관찰은 사물에 대한 학생의 호기심을 일깨우는 길이며, 호기심은 일상적인 시선에서 독특한 눈으로 대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자극이 된다. ② 상상한 것을 낱말과 연결하기 그 다음은 상상한 것을 낱말과 연결하는 활동이다. 시 창작은 기존의 것과는 다른 무엇을 만드는 데 그 가치가 있다. 그 가치가 만들어지는 일은 다른 사람이 보거나 느끼지 못한 것, 생각하지도 못한 것을 발견하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서 시의 언어가 일상생활의 언어와 구별되기 시작한다. 상상은 머릿속에서 그려지고 생각하는 활동으로 새로운 언어적인 덩어리가 태어나는 과정이다. 거기에는 의미뿐만 아니라 감정, 감각, 소리까지 어우러진다. ③ 체험을 벗어나지 않는 시 쓰기 자신이 체험한 것을 가급적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쓰는 자세는 시를 비롯한 문학 창작 지도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본 그대로 쓰고 가식적으로 꾸미지 않고 쓰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④ 자신이 쓴 시를 노래로 불러 보기 시에서는 언어의 회화적 측면과 더불어 음악적 측면도 대단히 중요하다. 낱말의 반복적인 변화나 유음 등의 사용을 통한 운동감은 시를 매우 생동감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시 창작 지도에서는 음악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동일한 낱말이나 의성어 의태어를 포함한 유음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좋다. 시 창작 지도를 위한 접근법 문학 창작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의 상상력, 즉 창의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상상력을 증진해 세계를 남과는 다른 눈으로 폭넓게 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PART VIEW] ① 기존 사고방식 허물기 ‘아, 그렇게도 볼 수 있겠구나’라고 인정해 주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다양한 반응을 유도하거나 활동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② 주변 관찰을 통한 낱말 모으기 가능하면 자신이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낱말을 모으게 한다. 신문이나 책,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자신이 쓰지 않는 낯선 낱말을 모으게 한다. ③ 시보다는 시적인 것을 통해 접근 시를 쓰게 하기보다는 시적인 것 속에서 시와 놀게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은 시고 저것은 시가 아니라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니라 틀에 박히지 않은 시적인 것에 초점을 두자는 말이다. 창의성 계발 학습 모형을 적용한 시 창작 지도의 실제 ▶ 모형의 특징 창의성 계발 학습 모형은 창의적 국어사용 능력을 계발하는 데 초점을 두는 모형이다. 사고의 유창성, 독창성, 융통성, 다양성을 강조하는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유창성은 풍부한 사고의 양을, 독창성은 사고의 새로움을, 융통성은 사고의 유연함을, 다양성은 사고의 폭넓음을 강조한다. 따라서 학습자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긴 문제해결 방법을 존중한다. ▶ 모형의 절차 첫째, 문제 발견하기 단계에서는 학습 문제를 확인하고, 학습 문제 해결을 위한 주어진 학습 과제를 이해하고 분석한다. 둘째, 아이디어 생성하기 단계에서는 아이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 아이디어를 생성해본다. 셋째, 아이디어 선택하기 단계에서는 다양하게 생성된 아이디어를 검토해 최선의 것을 선택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 적용 단계에서는 선택한 아이디어를 실제 상황에서 적용해 보고 평가하면서 이를 수정, 보완, 확정한다. ▶ 모형의 활용 창의적 계발 학습 모형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생성이나 적용이 많이 요구되는 표현 영역, 비판적 이해 영역, 문학 창작 및 감상 영역에 적합한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적 계발 학습 모형을 적용하는 교사는 허용적인 수업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 학습자의 아이디어 생성과 적용 과정을 일방적으로 주도하거나 지나치게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디어 생성이나 적용하기 단계에서는 모둠 활동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학년에서는 풍부한 아이디어를 생성하기에 초점을 두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차적으로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다듬어 가는 단계에 이르도록 한다. 사고를 촉진할 수 있는 발문이나 과제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다.
우리 교육의 사회적 목적은 올바른 인성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다. 인성을 수업 속에 녹여내기 위한 학습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유대인이 적은 인구로 노벨상 수상자의 23%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많은 연구자가 대화하고 질문하며 토론으로 이어지는 ‘하브루타’ 학습을 꼽는다. 대화, 토론하는 과정에서 사고력 확장은 물론이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시민 의식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시도해 봤다. ①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닌 함께하는 공부 질문이 적은 우리 학교의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고 대화하는 기법을 알게 할 수 있는 좋은 학습법이라고 생각해 짝과 함께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할 수 있는 ‘하브루타’ 교육방법을 적용했다. 교사가 학습 활동이나 신문 기사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찾아 학생들이 토론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짝과 함께하는 학습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개인학습에 익숙하고 협력학습은 서로 의견을 듣고 말하는 상호소통 과정이 요구되기 때문에 귀찮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특히 개인적으로 성취 능력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상대를 무시하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상호소통하면서 가르치는 과정에서 인간의 뇌가 활성화되는 집단연구 실험 영상을 보여주면서 협력학습이 우수한 학생에게도 좋고 대화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하게 했다. ②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학습 태도 갖기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면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문제해결력도 향상될 수 있다. 사회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가 많고, 점차 고립되는 개인들이 많아지므로 인성교육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학습 과정에서 ‘릴레이 말하기’로 서로 다른 의견을 말하며 친구의 말을 경청하는 학습 태도를 형성하고 있다. 수업 시작과 동시에 전시 학습 상기 부분에서 릴레이 말하기를 하게 했다. 지난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열이나 행으로 차례대로 발표하는데, 앞에서 발표했던 내용을 똑같이 말하면 안 되고 내용을 보충하든지 다른 내용을 말해야 하는 게임이다. 릴레이 말하기는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의 발표를 귀담아 들어야 하고 보충하기 위해서는 사고를 확장하면서 준비해야 한다. 사회과 5·6학년 역사 수업에서는 릴레이 말하기를 꾸준히 하다 보니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복습하는 습관까지 형성됐다. 또 사건이나 인물로 시대를 파악하며, 역사 흐름에 대한 이해력이 좋아지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 형성에도 매우 효과적이었다. 도덕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자존감과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다행·감사 일기를 릴레이 말하기로 하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 습관의 회로를 만들어 주기 위해 자신의 주변을 성찰하며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들이 많음을 스스로 찾아보는 습관을 갖게 하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나는 오늘 엄마가 해 주신 맛있는 밥을 먹고 올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나는 오늘 늦잠을 잤는데 지각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등. [PART VIEW] ③ 토의·토론 학습 강화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민주시민의 자질 갖추기 토의·토론 활동은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고 나와 다른 생각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조율해 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훈련이 바로 교육의 힘이다. 생각이 달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민주 시민의 자질을 키우는 목적에 가장 좋은 학습법은 토의·토론이다. 가정, 학교, 사회 등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토의는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토론은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계획하고 논리를 만드는 힘을 키워준다. 협동의 배움 수업의 실제 지금까지 설명한 세 가지 수업 변화를 적용해 아래와 같이 교수·학습 과정안을 설계하고 수업을 했다. 내·고·들 프로그램 요즘 학생 자살과 왕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각 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적용하면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 말에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공감하며 지지해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세상은 살 만하다. 내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고민을 이겨낼 힘을 갖게 한다. 내 고민을 친구들이 경청하고 그에 대한 질문으로 고민을 풀어가기 위해서 실시한 프로그램이 내·고·들((내 고민을 들어줘!)이다. 짝수 달 네 번째 주에 진행했다. 학생들끼리 서로 대화와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알아가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고민이나 걱정을 A4용지에 간단히 솔직하게 기록한다. ② 자기 자신의 고민을 풀어놓을 발표자(희망자)가 나와서 교실 앞 의자에 앉는다. (핫시팅 기법) ③ 발표자는 A4 용지에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고민이나 심정을 토로한다. ④ 발표자(고민자)의 이야기를 듣고 청중은 질문으로만 소통한다. 단,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질문은 금하고 발표자가 대답하기 곤란한 것은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솔직히 말한다. ⑤ 친구에게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잘 들어주고 공감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말을 한다. ⑥ 한 명의 발표자에게 10분 정도의 소통 시간을 부여한다(1시간 수업에 3명 정도). ⑦ 소통(문답) 후 발표자는 뒤돌아서게 하고 청중들에게 고민의 공감 정도를 거수로 알아본다(거수 학생 수가 공감 지수). ⑧ 모든 발표를 마치고 오늘의 발표자에게 고민에 대한 용기와 격려의 말을 해준다. (예시 : “친구야. 힘내, 내가 널 응원할게.” “걱정하지 마. 곧 네 고민은 해결될 거야.”)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내·고·들 프로그램 시행 후 질문을 다양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능력을 신장시켰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이어가면서 하나의 주제로 심화시키는 대화의 기술도 알게 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지 않고는 질문을 이어갈 수 없으므로 다른 사람의 말에 집중해서 귀 기울이는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또래 친구들의 고민거리도 비슷하므로 공감대가 형성되자 적극적인 질문 태도를 갖게 됐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면서 발표를 안 하려고 빼던 학생들이 서로 발표시켜 달라고 아우성쳤다. 교과서에 의존하거나 교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도덕과 학습이 아닌 자신들의 경험 속에서 수업의 제재를 찾아 흥미롭게 참여를 유도한다면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배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 교과는 탐구실험이 있어서 주로 탐구활동을 위주로 공개수업을 하는 편이다. 학습내용에 따른 탐구실험을 얼마나 많이 잘 알고 활용할 수 있는지도 과학교사로서 갖는 능력의 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연구수업의 탐구활동은 그 시간에만 국한된 요소가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다른 단원이나 내용에도 수업 방법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고 그 방법이 과학적 사고나 추론을 가능하게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과학에는 고등학교의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단원으로 쪼개져 모두 들어 있다. 그렇다 보니 같은 과학이라도 각 단원에 따라 생각하고, 이해하며 학습하는 방식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 그래서 각 단원의 특징과 내용에 따라 알맞게 교수·학습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단원에 맞는 학습 활동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사용하여 온 괄호 채우기 형태의 학습지는 자유롭게 사고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사고를 너무 닫히게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는 수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활동지의 형태와 구성을 학생들이 생각하고 나누며, 토론할 수 있는 내용으로 바꾸는 시도를 했다. 토의·토론으로 생각을 여는 수업 교과서의 지문을 읽어보면 과학적인 기본 원리와 내용이 정선된 언어로 사고 과정을 고려해 잘 설명돼 있다. 학생들이 이 지문을 읽고 이해해 자신의 언어로 표현만 할 수 있어도 과학 학습의 상당부분이 이뤄진다. 그러나 불행히도 학생들은 수업시간이 아니면 교과서의 지문을 읽어보지 않는 편이며, 수업시간에도 교사의 설명을 피동적으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잘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 교사가 학생들의 독해와 사고 과정에서 오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바로 가르치는 작업으로 들어가서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학생들이 지문을 읽고 그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이 가진 자연스러운 의문을 해소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한다면 일방적인 설명을 하는 수업보다는 학생들의 사고력과 논리적 추론 능력이 훨씬 더 발전하리라 생각한다. 이에 필자는 교과서 지문을 활용해 학생들의 이해와 사고를 유도하고, 이를 나누고 의문을 갖게 해, 학생을 수업의 주인공으로 끌어들여 과학적 원리를 토론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사고와 논리적 추론을 돕도록 학습지의 형태를 바꿔 수업에 도입했다. 비디오에 익숙한 아이들이 사고를 통해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을 상당히 귀찮아하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어 과학교사로서 어떻게 사고를 즐기면서 할지, 어떻게 아이들의 말문을 열고 사고를 열게 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학생들의 사고와 참여, 나눔을 끌어 보고자 했다. [PART VIEW] 이 수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이 글로 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며, 이를 소통하고 새로운 사실에 적용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역량을 기르기를 기대했다. 토의·토론으로 생각을 여는 수업의 실제 ▶ 수업 진행 팁 • 지문을 활용할 때 지문을 소리 맞춰 읽고 기억나는 내용을 적게 한다. 이 때 학생들은 막상 읽은 것을 적으려고 해도 잘 생각하지 못하므로 다시 한 번 30초 정도 지문을 눈으로 읽을 시간을 준 뒤 내용을 적게 하고, 짝과 함께 자신이 적은 내용과 짝이 적은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공유하게 한다. 무조건 내용을 말하라고 하면 말하지 못하는 학생이 훨씬 많다. 그러므로 내용을 간단히 적게 한 뒤에 말하게 하면 활발한 소통이 이뤄진다. 이런 활동 후에 지문과 관련해 자신이 궁금한 것을 적어보게 하고, 짝끼리, 나아가 모둠끼리 서로 나누게 한다. 그 질문의 일부를 공유하고 교사나 과학자들의 의문을 함께 활용해 수업의 목표로 이끌어 간다. • 중요한 사실이나 원리를 토의-토론하게 할 때 발문의 요지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어떤 원리와 사실을 찾아내야 하는지 애매하게 되지 않도록, 교사의 의도와 학생의 해석이 다른 발문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발문은 동료교사와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이후 학생들의 생각도 토의가 이뤄지기 전에 먼저 자신의 의견을 적고 짝과 나눈 후, 모둠과 공유하는 단계를 거치면 그 과정에서 학생들끼리 서로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는 경우가 많다. • 참여 활성화 토의·토론에 잘 참여하지 않고 주제와 다른 활동을 하는 경우를 위해 자기평가, 동료 평가지를 활용하는 것이 토의·토론 활동에서 열심히 참여하는 계기가 된다. 대화가 활발히 이뤄지는 모둠에 칭찬 카드나 칭찬 도장도 활용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