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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홍기선⋅박철수⋅곽지균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젊은이들에겐 좀 어려운 문제인 듯하니 직방 정답을 말하는게 좋을 성싶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한국영화사에 나름 큰 족적을 남겼지만, 지금은 고인이 된 영화감독이란 사실이다. 모두 자연사가 아니라는 공통점도 있는데, 2010년 곽지균, 2013년 박철수, 2016년 홍기선 감독이 각각 이승을 떠났다. 특히 1986년 ‘겨울나그네’로 데뷔, ‘젊은 날의 초상’ 등 멜로영화에 일가견을 보여온 곽지균 감독은 56세때 자살로 생을 마감해 충격과 함께 슬픔을 안겨주었다. 필자의 첫 영화평론집 ‘우리영화 좀 봅시다’(1992년, 실록출판사)에 따르면 “『겨울나그네』이후 섬세한 여성 심리를 감성적 영상미로 추구해온 곽지균 감독”이기에 더욱 그랬다. 65세때인 2013년 2월 19일 교통사고로 숨진 박철수 감독의 비보도 충격적이었다.그 못지않게 안타까움을 더한 건 2016년 12월 15일 59세에 심장마비로 우리 곁을 갑자기 떠난 홍기선 감독이다. 영화 촬영을 막 마친 후였다. 졸지에 유작이 된 ‘1급기밀’이 그것이다. 다행히 명필름 대표인 이은 감독이 1년여 후반 작업을 거쳐 지난 1월 24일 개봉할 수 있었다. ‘1급기밀’은 그런 사연말고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영화다. 2009년 MBC 시사고발프로 ‘PD수첩-한 해군장교의 양심선언’을 보고 바로 기획했지만, 한국영화 최초의 방산비리라는 소재 때문 투자받기가 쉽지 않았다. 기획부터 극장 상영까지 8년이나 걸린 영화인데, 정작 감독이 떠나고 없는 유작으로 남게 됐으니 얼마나 쓸쓸한가. 홍감독은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다. 우선 보기 드물게 서울대학교 출신의 감독이다. 홍감독은 1986년 농민영화 ‘파랑새’로 구속된 바 있다. 이후 영화사 장산곶매를 설립, 1989년 광주민중항쟁을 최초로 다룬 ‘오! 꿈의 나라’를 제작(이은 감독 등 3인 공동연출)했다. 상영금지 조치 등 당국의 탄압으로 곤욕을 치른 운동권 감독이 바로 홍기선이다. 홍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은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1992년)다. 한국 최초의 해양영화라는 수식이 붙은 이 영화는 노예선이나 다름없는 일명 멍텅구리 배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현실을 담고 있다. 영화진흥공사 사전지원 작품으로 선정되었다가 그의 전력을 문제삼아 취소되는 등 요즘 말로 하면 블랙리스트에 오른 감독의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역할은 우선 현실을 알리고 기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영화를 안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아무거나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지는 않다”(동아일보, 2018.1.15.)는 감독 소신대로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비전향 장기수의 삶을 그린 ‘선택’(2003년), 실제로 장기미제사건의 재수사를 이끌어낸 ‘이태원살인사건’(2009년)도 그 연장선에 있는 영화들이다. ‘1급기밀’은 ‘선택’⋅‘이태원살인사건’과 함께 ‘사회고발 3부작’으로 불리우는 영화다. 적폐청산이 화두가 된 세상이어서 어느 때보다도 관심을 모았지만,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고작 21만 8191명뿐이다. 흥행을 좌우하는 메이저 배급사가 아닌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견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사회고발 영화들이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둔 바 있어서다. 앞에서 잠깐 말했듯 ‘1급기밀’은 1997년 군무원의 전투기 납품비리, 2002년 차세대 전투기 선정 외압, 해군 납품비리 폭로 등 용감한 군 내부고발자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줄줄이 사탕으로 엮여 있는 군수 비리의 조직적 은폐나 내부고발자에 대한 핍박 및 피해가 ‘내부자들’ 못지 않다. 박대익 중령(김상경)과 방송사 김기자(김옥빈)가 그 중심에 있다. 딱히 흠잡을 것 없는 사회고발 영화라는 점에서 ‘1급기밀’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이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 장애인 성폭행 문제를 다룬 ‘도가니’라든가 더러운 세상에 대한 통쾌한 응징을 담아낸 ‘베테랑’이나 ‘내부자들’ 못지 않게 공분(公憤)의 울림이 있는 ‘1급기밀’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자칫 후배 감독들이 사회고발에 침묵하지나 않을지 그것이 걱정이다.
아동복지법 개정안 발의 안돼부산교원 83% “교권침해 증가”교총 “교사지도권 회복에 총력” [한국교육신문 윤문영 기자 ]최근 인천A중의 B학생은 조회 때 생활태도를 지적한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하고 교실을 나갔다. 같은 반 친구에게 폭언을 해 학폭위에서 특별교육 2시간 처분을 받는 등 잦은 문제행동에 학교 선도위원회, 교권보호위원회는 학교장 추천 전학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B학생 학부모는 교육청과 국가인권위원회, 행정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선도위원회 참석요청서를 주려고 가정을 방문한 교사 2명에 대해서는 무단주거침입으로 경찰에 고소까지 했다. 서울C초 D교사는 학급 친구를 때려놓고도 거짓말을 일삼는 E학생을 지도하며 1분 정도 손을 들고 있게 했다. 이후에도 E군은 또다른 친구를 때렸고 피해 학생 학부모가 학폭위 개최를 요구하자, E군의 학부모는 갑자기 D교사가 이전에 훈계한 것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이라며 경찰에 고소했다. 각하 처분이 됐지만 교사는 씻을 수 없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교권 침해로 고충을 호소하는 교원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교권 보호를 위한 교권 3법 개정은 파행, 늑장 국회가 되풀이되며 발목이 잡히고 있다. 이에 학교 현장에서는 조속한 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전학조치, 중대 교권침해에 대한 교육감 고발 의무 부여 등을 골자로 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 두 건이 발의돼 있다. 그러나 두 법안 모두 지난해 9월, 11월 교문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만 됐을 뿐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계류돼 있다. 학폭위 처분에 대한 반발로 학교에 대한 민원, 소송이 증가하는 만큼 학폭위를 외부로 이관하자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 두 건도 마찬가지다.28일 회기가 끝나는 2월 임시국회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국회 교문위는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다. 4월 국회는 6·13지방선거로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이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 게다가 정당한 교육활동이나 미미한 실수도 학대로 몰아 교단을 떠나게 하는 아동복지법에 대한 개정 요구도 높다. 하지만 개정안은 아직 발의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원들은 교권 3법은 결국 학생들을 위한 법이라며 개정을 촉구한다. 경기 F중 G교사는 “교권추락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학생인데 정치권이 정쟁과 당리당략만 따져 위기에 빠진 교육 현장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서울 H고 I교사는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는 학생의 장래를 생각해 법적인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히려 휴직하거나 전근을 간다. 그런데 학생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악용해 교사에게 더 함부로 한다”며 “최소한의 법적 장치라도 빨리 마련돼야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부산교육정책연구소가 12일 발표한 ‘2017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부산지역 교원 6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3.0%가 ‘과거에 비해 교권침해 정도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교권침해를 경험했을 때 상당수가 ‘조치 없이 넘어간다’(42.6%)거나 ‘동료 교사와 상담’(35.7%)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권보호 방안에 대해 ‘관련 법률 및 규정 개정 추진’을 요구하는 의견이 69.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신정기 교총 교권강화국장은 “국회는 더 이상 현잦ㅇ의 고충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교사의 학생 지도권 회복을 위한 교권 3법의 조속한 개정을 위해 대국회, 대정부 활동에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윤문영 기자]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일찌감치 마친 후보자들이 본격적인 얼굴알리기에 나서면서 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인 임해규 전 경기개발원장은 설 연휴가 끝난 20일부터 부천역, 수원역 등을 찾아 출근길 도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교육문제의 핵심은 잠자는 교실”이라고 밝힌 임 후보는 ‘잠자는 교실을 깨우자’고 놓은 홍보물을 양 어깨에 걸쳐 매고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다른 예비후보자 배종수 서울교대 명예교수는 20일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생명을 살리는 인성교육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배 후보는 다음달 10일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1일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송주명 한신대 교수는 “혁신학교 2.0’으로 경기교육의 질적 전환을 이루어내겠다”며 선거 운동 대열에 합류했다. 현직 교육감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구에서도 예비후보들의 선거 운동이 본격화됐다.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19일 ‘신임 교원(감) 멘토링 연수회’, 21일 대구 재향군인회 정기총회, 24일 달서구청 교복나눔장터에 참여해 교원행정업무 감축,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수월성 교육 강화 등을 내세우며 민심잡기에 나섰다. 이태열 전 대구시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20~21일 대구교대 졸업식, 입학식에 참석해 40년 경력의 초등교육 전문가임을 강조하는 등 각종 단체, 학부모 간담회에서 얼굴을 알리고 있다. “건강하고 울창한 교육의 숲을 만들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힌 김사열 경북대 교수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현직 프리미엄에 맞서 6명의 예비후보가 대거 등록한 전북에서도 선거 열기가 달아올랐다. 이들은 현 교육감의 불통·독선적 교육행정을 꼬집으며 유권자들과의 소통에 주력했다.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은 20일 익산을 방문하는 등 14개 시·군을 돌며 교육계와 도민들의 교육에 대한 바람을 듣는 ‘교육희망찾기 대장정’에 돌입했다. 서 후보는 8년간 총장직을 맡으며 소통을 통해 대학발전을 이뤄온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초등교사부터 대학 총장까지 맡은 경력을 내세운 유광찬 전주교대 교수는 전주, 남원 등 지역의 교육계 인사, 학부모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 대표는 21일 군산에서 해양수산고 설립 등 공약을 발표했다. 시군별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집중 공약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13일 교직 첫 발령지였던 부안 위도에서 유세를 시작한 이재경 전 전주교육지원청 교육장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38년의 중등 교원 경력을 강조하며 타 후보자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까지 시군별 북콘서트를 마쳤다는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는 설 이후에는 전주, 익산, 군산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 표몰이에 나섰다. 황호진 전 전북부교육감도 지난달 25일 완주에서 시작한 ‘교육현장속으로’ 투어를 지난 12일 남원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향후 직능단체와의 간담을 통해 교육발전의 해법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젊은 유권자들이 집중 분포된 세종에 출사표를 던진 세 명의 예비후보자들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또 세종 교육의 문제가 현직 교육감의 소통부재, 무능임을 강조하며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최태호 중부대 교수는 22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교육전문가임을 자처했다. 학력저하, 과밀학급 등 세종의 교육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도 학력저하,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결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다음달 2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세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정원희 세종시미래교육정책연구소장은 세종 신도심을 중심으로 얼굴 알리기에 나서며 고교평준화 폐지에 대한 뜻을 부각시키고 있다.
아사히야마동물원의 창조적 경영 사례 동물원 직원들의 노력과 아이디어로 혁신 모든 조직에는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 이 목표는 경영자와 조직원 간의 목표 달성을 위한 소통과 문제의식, 그리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에 의하여 좌우된다. 23일 오전에는 일본에서 '러브레터' 촬영지로 이름을 올린 오타루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홋카이도 한 중심에 위치한 아사히카와를 찾았다. 이 두 곳은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매력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 매력은 바로 두 지역이 만든 스토리 때문이다. 24일 아침 추운 날씨에 눈까지 내려 많은 관광객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 일찍아사히카와 역에서 8시 40분 첫 운행 버스를 타고 동물원을 향하였다. 40분 정도 걸려도착하였는데 개원 시각이 동절기에는 10시 반이어서 가까운 커피솝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커피를 제공하는 주인장은 퇴직을 한 후 헌 집을 구입하여 리모델링하여 쿠라누마카페(KURANUMACAFE)를 만들어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밖은 영하의 날씨이지만 실내는 화목을 이용한 난로가 불타고 있어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이곳을 찾는 손님은 7,8월이 성수기로 아사히카와 주변에 살고 있는 손님과 외국에서 오는 손님들이 많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재미있고 정원을 가꾸는 일이 아주 재미있다고 전하여 주었다. 개원 시간이 되어 입장권을 구입하여 펭귄이 살고 있는 곳에 갔다. 전에 말로만 듣던 아사히야마동물원의 이야기를 듣기는 하였지만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모습인가를 확인하여 보기 위해서였다. 이 동물원이 한 때는 에키노코커스라는 질병으로 일시 폐장되었던, 인기 없던 동물원에서 현재는 아주 인기있는 동물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어마어마한 예산때문도 아니요, 동물원 직원들의 노력과 아이디어 때문이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님들과 중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시간이 되자 귀여운 펭귄의 산보행렬이 시작되었다. 펭귄이 지나는 길목을 양쪽으로 늘어선 관광객들은 호기심에 가득찬 모습으로 귀엽게 걸어가는 펭귄을 구경하느라 몰입하고 있었다. 그래서아사히야마동물원은 이야기, 드라마, 영화, TV특집극으로도 만들어졌다. 특집극 '기적의 동물원'에는 인기 일본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나오고, 영화는 '펭귄이 하늘을 날다'이다. 국내에서는 아사히야마동물원에서 배우는 '창조적 디자인 경영'이라는 책에서 이 동물원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조직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핵심 목표를 이뤄내지 못하여 매력이 없어지고 있다면 한 번 이 동물원을 방문하면서 어떻게 하면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하여 매력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대학, 성적 우수자에게 어학연수 기회 제공 지금 강원도 평창에서는 각국에 자신이 속한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이 한창이다. 일본 대도시에도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여 일본 선수들의 활약을 생중계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 23일 오전 홋카이도에서 유명한 관광지 오타루를 향해 가는 도중이었다. 이곳에서 유학하는 학생이 떠올라 어머니와 카톡을 하였더니대학생의 어머님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자기 딸 oo이가 지금 재학하고 있는 대학의 추천으로 캐나다 켈거리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생은 필자가 교장으로 재직하던 광양여중에서 방과후 교육으로 일본어를 선택하여 공부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외고를 진학하여 대학은 홋카이도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오타루시 라이온스클럽에서 매월 100만원씩 2년가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여 왔다. 또한, 재학하고 있는 대학에서는 외국어 실력을 향상시켜 주고자 성적 우수학생들에게 캐나다 어학연수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부를 잘 하는 학생에게는 여러 차례의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 문제는 학생 자신이 얼마나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학습에 임하고 있는가이다. 문은 두드려야 열린다. 두드리지 않고 있는데 열리는 문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는 성서의 말씀은 우리가 가슴에 새겨두면 삶에 도움이 되는 언어이다. '공부하는 자에게 기회는 온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하지만 이를 전혀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흘려보내는 학생들에게는 어떤 자극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교육부가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에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제4차 대입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제4차 대입정책포럼은 대입 전형의 요소에 관한 논제가 주류를 이뤘다. 이날 주제는 ‘대입 전형요소별 공정성’을 주제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대체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대입 전형요소의 공정성 담보가 관건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올바른 잣대(기준)로 올바른 사람(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논리인 것이다. 이번 대입정책포럼에는 수능, 학종이 가진 불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사례들과 비판이 쏟아졌다. 수능과 학종 전형의 개선 필요성이 각각 제시되면서 계획된 시간을 넘겨 의견 충돌로 평행선을 달렸다. 발제자들인 전문가들은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전문가들이 동일한 대입전형의 공정성을 신뢰도라는 기준과 타당성을 중시하는 입장이 서로 다른 중심축을 갖고 해석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고, 전형의 신뢰도와 타당도 등 공정성 담보가 과제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학에서 학생부를 통해 학생을 평가할 때 정성적인 기록을 정량화하는 과정이 투명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사들은 학생종합생활기록부를 잘 적어주고 싶은 학생들이 있는데, 대학들이 학종을 요구하는 것은 가점주기, 특목고·자사고 학생 뽑기로써 현행처럼 수능을 선발의 도구로 쓰면 상위권 대학 진학생을 제외한 일반 학생들은 좌절시킨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교사들은 열정을 쏟아 부어 모든 학생들에게 좋은 학생부를 써 주는 노력으로 좋은 대학 진학을 돕는다는 것이다. 학종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학사정관의 전문성을 높이고 다수가 참여하는 평가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내용과 과정의 타당성을 높이고 신뢰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다만, 공정성이 의미와 학생과 학부모에게 당락의 내용을 세세히 공개하는 것에 대한 찬반이 갈렸다. 대입제도 운영 결과를 공개하더라도 고도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를 정확하고 올바르게 해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입 선발 제도의 전면 공개를 요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도 학종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입시 환경이 계속해서 바뀌면서 재수생의 경우 대학가기 더 어려워지게 되는데, 학종 지원으로 수십 장의 학종부를 제출해도 ‘깜깜이 전형’이 횡행해 차라리 학종을 줄이고 정시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원칙적으로 수능 자체가 타당성을 담보하는 것을 절대 아니라는 의견이다. 수능 점수 발표 시점도 문제로 불거졌다. 수능 표준점수 발표 시점은 수능이 끝나고 3주 뒤에 나오고, 정시 상담은 2주 뒤에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점수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대학 진학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학생부 기록은 대학이 학생의 잠재적 발전가능성 및 미래 전공에 대한 소질과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준거 자료다. 그러므로 학종의 공정성, 신뢰성, 타당성 등을 담보하려면 학생부 항목을 좀 더 현실에 적합하게 다듬어 본래의 취지에 적합하게 제자리를 잡게 해야 한다. 공정성 시비를 줄이겠다고 오히려 교내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 소논문 실적 등을 기록에서 제외한다는 소식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려와 다름 아니다. 분명히 수능과 학종은 개선돼야 하지만, 그 준거와 기준은 현실에 맞춰져야 한다. 즉 학생들이 잠재적 자질과 역량을 충실하게 발휘하고, 대학은 뽑아야 할 학생을 올바르게 선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추후 교육부는 정책자문위원회의 연구 결과와 4차례의 대입정책포럼까지의 의견을 종합해 오는 3월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국가교육회의에 제시할 예정이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8월까지 2022 대입수능 개편 방안을 확정한다는 로드맵이다. 아직 시간은 있다. 교육부는 수능과 학종이 학생 선발의 중요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준을 두고 2022 대입 수능 개편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학종이 점수 경쟁에 매몰된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이지만, 뽑아야 할 학생들을 올바르게 선발하는 방안이 과제인 것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위성을 이용한 통신수단의 진보에 의하여 전 지구촌 사람들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게임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선수의 명 승부는 영원히 남을 추억이 될지도 모른다.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은 우리 국민들이 꼭 배워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31살인 고다이라에게 긴 인생을 생각한다면 "지금 나이에 금메달을 땄다고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금메달을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가 제게는 중요하다"는 말에서 하나의 이정표일 뿐임을 읽을 수 있다. 아쉽게도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시합에서많은 아쉬움을 남겼다고 볼 수 있다. 대표팀의 에이스 자리를 나눠맡은 심석희와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 좌절과 기쁨을 번갈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실패도 미래를 위한 강한 단련의 기회라 생각하면 아쉬움이 조금이라도 덜 할 것이다. 실패 뒤에 무엇을 배웠는가가 선수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이다. 23일 낮 삿포로 역 안에 있는 쇼핑 몰 광장에는 평창에서 중계하는 동계 올림픽 중계 방송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은 2026년에 삿포로에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을 세우는 등 장기적 포석 작업에 들어갔다. 그만큼 국제적 행사는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하면 시합에 참여하는 선수는 물론 이를 뒷받침 하는 모든 협력자들의 인내와 협동심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새삼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환경적 요인으로 눈이 많은 홋카이도 도민들은 동계 스포츠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필자도 1988년 홋카이도를 방문하여 처음으로 스키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이제 스포츠가 국가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많은 돈을 쏟아 금메달을 따는 것에 중점을 두는 사고를 넘어서야 한다.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 우리는 스포츠를 통하여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교육부(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결정하기 위한 공청회’에서 ‘수학 가형’의 기하과목을 빼기로 하자 국내 이공계, 과학계 대표 단체들이 연이어 반발하고 있다. 19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공청회 이후 20일 대한수학회(회장 이향숙)는 곧바로 ‘기하 과목이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수능 출제범위 설문조사와 관련해 절차 및 결과에 대한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수학회 측은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설문조사와 관련해 수학분야 최다수(4147명) 회원들로 구성된 대한수학회는 공식 설문조사 협조 요청을 받지 못했고 이는 수학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는 설문조사에서 기하 제외를 전제로 설문 문항을 왜곡해 응답자들의 선택 폭을 극히 제한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하고 여론을 호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19일 교육부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21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수학Ⅰ·미적분·확률과 통계 3과목 출제에 대해서만 84% 찬성 의견을 수합했을 뿐 기하 과목은 항목에서 제외됐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 연구진들은 ‘학생 학습부담’을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대한수학회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향숙 대한수학회 회장(이화여대 교수)은 "이미 2015 교육과정을 만들 당시 기존 교육과정에 비해 30∼40%를 덜어냈는데 이제 아예 빼려한다"면서 "기하를 선택할 수라도 있게 하면 좋을 텐데 왜 완전히 배제하려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1일에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명자), 한국과학기술한림원(회장 이명철), 한국공학한림원(회장 권오경),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회장 김성근), 한국공과대학장협의회(회장 이석), 기초과학학회협의체(회장 하현준),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회장 이향숙) 등 7개 단체가 공동으로 관련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대학의 기초과학이나 공학 대부분의 전공에서 사물의 구조나 운동을 필수로 다루게 되고, 공간에 대한 개념과 이해는 기초 학습능력 중 하나"라며 "이렇게 중요한 학습능력을 다루는 주요 개념은 2015 교육과정에서 기하가 유일한 단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하는 고대시대부터 농경산업, 건축을 위해 생활밀착형 학문으로 발전해왔다"며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로봇, 인공지능, 3D프린팅, 자율주행차, AR, VR 등 신기술 개발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는 핵심 분야"라고 강조했다. 앞서 19일 공청회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감지됐다. 수학 토론자로 나선 여욱동 대구달성고 교사는 "이제까지 계속적으로 수능에 출제됐던 기하과목이 진로선택으로 수능에 출제되지 않는다면 기하를 진로로 택하지 않는 학생들은 수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벡터 학습을 놓치게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최임정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교육개발실장 역시 "기하가 수학 가형에서 제외된 것은 이공계 대학생의 수학기초소양을 부족하게 하고 현행 수능 출제범위와 다소 상이한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우려했다. 토론회가 마무리 된 후 질의·응답에서도 대학 교수들, 학부모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연달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학계, 이공계의 성명서에 대해 지금 뭐라고 답변하기 어렵다"며 "모든 의견을 종합해 이달 말까지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종과 학생부가 논란이다. 학종은 점수 경쟁에 내몰린 학교의 분위기를 바꾸고 아이들 스스로 무엇에 관심이 있으며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고민, 탐구하도록 하는 순기능이 있다. 특히 떠먹여 주는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수업의 주인공이 돼 스스로 찾아 깨닫는 지식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교사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학생부에 기록하고 대학은 그 내용을 토대로 옥석을 가려 필요한 인재를 선발한다. 이것이 학종이고 그 핵심에 학생부가 있다. 학종 본연의 가치마저 훼손될까 우려 그런데 기록의 신뢰성, 공정성 문제 때문에 이를 과도하게 축소함으로써 학종 본연의 가치마저 훼손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학생부 기록은 대학이 학생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 및 전공에 대한 소질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다. 그렇다면 학생부 항목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 신뢰성을 높이고 대학의 입장을 반영해 평가 요소를 개선, 보완하면서 발전시켜야 하는 게 교육당국의 당연한 책무다. 그런데 공정성 시비를 줄이겠다고 오히려 교내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 소논문 실적 등을 기록에서 뺀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고, 학생부 항목 가운데 사실상 가장 중요한 항목인 독서활동까지 유명무실해졌다. 독서에 대한 학생의 인식과 관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관찰을 빼고 단순히 책 제목과 저자만 쓰도록 바뀌었다.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과 자질을 엿볼 수 있는 근거가 독서역량이라 할 수 있는데 정성적인 부분은 사라지고 오로지 정량적인 결과만 기록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독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보면 개선이 아니라 개악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학생부 항목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힌 수상경력만 해도 그렇다. 상으로 인한 과열 경쟁과 그로 인한 사교육 유발 요소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는 이해된다. 하지만 교육활동 가운데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인 상을 학생부 기록에서 삭제한다면 학교 입장에서는 수능 성적을 올리는데 더 매진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창의적 체험활동의 꽃인 동아리활동 가운데 자율동아리를 기록에서 배제하는 것도 안타까운 대목이다. 학교 여건상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교육과정동아리만을 운영한다면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치열한 점수경쟁 다시 내몰릴 수도 올해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제공한 학생부 기재요령에 따르면 교내대회에 참여했으나 입상하지 못한 학생들의 준비과정이나 경험을 단순행사로 변경해 기록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또한 결과만 중시한다는 점에서 특정 학생들에게 더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학종의 핵심인 학생부 기록을 간소화하고 수능이나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대학은 학생을 선발할 방법이 없어 결국 본고사를 부활할 것이다. 규제가 지나치면 건강한 생태계를 망가뜨리듯이 학종으로 인해 학교가 살아나고 있는 마당에 학생부 간소화라는 규제는 학교를 또다시 치열한 점수경쟁으로 내몰게 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적지 않은 학생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정해진 주제와 분량, 형식에 맞춰 글을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성된 글은 점수를 매기고 평가된다. 자신감을 잃고 글쓰기를 싫어하는 이유다. 책 쓰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관심사에 따라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모아 자신이 원하는 형식으로 책을 완성한다. 직접 책을 찾아 읽고 글로 표현하다보면 읽기 능력은 물론 쓰기 실력까지 키울 수 있다. 진로교육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수년간 책 쓰기 교육을 실천하고 그 효과를 경험한 ‘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교사들(책따세)’ 운영진이 책 쓰기 교육 길잡이를 펴냈다. ‘책따세와 함께하는 책쓰기 교육-현장 교사들의 지도 사례로 본 책쓰기 교육 길잡이’가 그것이다. 이 책은 책쓰기 교육의 개념과 효과, 지도 방법, 상황에 맞는 적용 사례 등을 소개한다. 특히 학교급과 과목에 구애 받지 않고 교육과정에 적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 책쓰기를 지도하면서 느낀 점과 어려운 점, 극복 과정 등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은 대담 코너, 진로 관련 책 쓰기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추천도서 목록, 책 쓰기 활동지 등을 부록으로 담아냈다. 저자들은 “책쓰기 교육은 가장 능동적인 독서교육”이라며 “모든 교사가 한 번쯤은 제자들에게 책 쓸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책을 펴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 경기 호평중 교사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나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책을 찾아 읽게 된다”고 말했다.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독서교육이 교육 현장에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요. 다양한 책을 교육과정에 접목해 가르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인식도 퍼져 있고요. 이제는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책을 쓰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독서교육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읽어라’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에 몰두하게 되거든요.” 조영수 서울 창문여중 교사는 자유학기제를 활용해 그림책 쓰기 수업을 진행했다. 그림책 읽어주기부터 시작했다.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를 지도했다. 나에 대해 돌아보고 나아가 가족, 친구 등 주변으로 눈을 돌려 글을 써보게 했다. 책을 쓰기 전 기획안을 만드는 방법도 가르쳤다. 조 교사는 “광고 콘티를 만들 듯이 페이지 별로 기획안을 만들게 했더니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준비 과정을 거치더라도 아이들은 막연하게 느낄 수 있어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늑대 입장에서 풀어가거나 삼형제가 아닌 세 자매라면 어땠을지 생각해보게 했죠. 기존 이야기를 비틀거나 흉내 내고 모방해도 된다고 말해줬어요. 그림에 자신 있다면 그림으로 스토리를 표현해보는 방법도 제시했죠.” 유연정 경기 안양초 교사는 초등 4학년을 대상으로 ‘나만의 과학책’ 쓰기를 지도했다. 과학 교과서의 키워드 중에서 관심 있는 것을 주제로 쓰게 했다. 유 교사는 “배운 내용을 정리하면서 학기 말까지 수업에 대한 관심을 끌어가고 싶었다”며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동생들을 위한 책, 긴 글을 읽지 못하는 저학년을 위한 책, 내 친구들을 위한 책 등 독자층을 설정해 책을 쓰게 했다”고 말했다. “활동을 하다 보니 중요한 내용을 찾아내고 정리하는 능력이 눈에 띠게 향상되는 걸 느꼈어요. 자신의 이름이 쓰인 책을 완성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이수정 경기 양일고 교사는 책 쓰기 전 단계인 ‘테마 독서’를 강조한다. ‘나-너-우리’를 주제로 세부적인 테마를 정하고 관련된 책의 내용을 발췌한 활동지를 보면서 학생들의 생각을 끌어낸다. 이 교사는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그 과정을 통해 진로를 고민하고 관심사를 탐색한 후 책 쓰기로 구체화 할 수 있게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책 쓰기 활동은 ‘따로 또 같이’ 방식을 활용했다. 비슷한 진로의 학생들을 한 모둠으로 배치해 진로를 정한 학생이 정하지 못한 학생을 돕게 유도했다. 그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각자 책을 완성했다”고 귀띔했다. 책쓰기 교육을 실천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결과물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시간을 주고 따라올 수 있게 끌어줘야 한다. 또 처음 지도할 때는 준비 기간을 두고 다양한 책을 함께 읽으면서 학생들의 성향과 관심사를 파악한 후 책 쓰기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김미경 교사는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지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수정 교사는 “좋다고 무작정 따라할 것이 아니라 ‘왜 해야 하는지’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나와 학생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98년 교사들이 창립한 책따세는 청소년 읽기·쓰기 문화 시민단체다. 지능정보 시대에 걸 맞는 읽기·쓰기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청소년을 위한 전문도서관 ‘푸른도서관’ 구축, 저작권 기부 운동, 기부 강좌, 전국 독서교육 교사 연수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마지막으로 연수할 기회를 줘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선생님들과 참 행복했습니다.” 20일 경기 창성중 시청각실. ‘21세기 역량을 기르는 학생 참여 중심 수업-골드 스탠더드 PBL(Project Based Learning)’을 주제로 교사 연수가 진행됐다. 강사로 나선 이원춘 수석교사는 연수를 시작하기에 앞서 동료 교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퇴임식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정년 퇴임 전 마지막 연수였지만, 분위기는 내내 유쾌하고 화기애애했다. 이 수석교사가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면서 격려하자”고 제안하자 교사들은 “올해도 잘 부탁해요” “파이팅”을 외쳤다. 이날 연수는 ‘협력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는 프로젝트 수업 방법과 세계 교육 동향, 최신 교육 이론,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팀을 이뤄 실습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교사들은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배움에 빠져들었다. 지난 3년간 이 수석교사와 함께 근무한 김진주 교사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은퇴하는 순간까지 수업을 공개하고 교사 연수에 나서는 선배는 이 수석교사밖에 없을 것”이라며 “교사로서 본보기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새 학기 수업 계획을 세울 때 늘 이 선생님과 의논했어요. 더 나은 수업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거든요.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연수를 진행한 덕분에 과목에 구애 받지 않고 적용해볼 수도 있었고요. 배우려는 교사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눠주곤 했습니다.” 이 수석교사는 38년간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자신만의 교과서를 만들었고 다양한 수업 방법을 연구해 수업을 바꿨다. 특히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학 교과를 실생활과 접목,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도록 이끌었다. 1기 수석교사로서 2008년부터 도입된 수석교사 제도를 법제화 하고 교육 현장에 뿌리 내리도록 토대를 마련했다. 수석교사로 활동한 10년 동안 전국 중등학교만 1400여 곳을 찾아 교사 연수를 진행했다. 수업 개선과 재구성, 평가 등 교육 컨설팅에도 열심이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의 스승상, 올해의 과학교사상, 눈높이교사상 등을 수상하고 올해의 신지식인으로도 선정됐다. 교사 연수로 교직생활을 마무리한 이 수석교사는 ‘교사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는 사람’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전국 학교를 찾아 강의하면서 교사들의 ‘수업 열정’을 확인했습니다. 오늘 연수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문득 수석교사로서 이들의 마음 속 열정에 불을 지피는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부르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는 이유죠.” 그는 이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교원들의 생애주기별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대학 강단에도 설 계획이다. 교원 대상 연수와 교육 컨설팅도 이어 간다. 이 수석교사는 “다음 달에도 학교 연수가 예정돼 있다”며 “남들은 퇴직하면 여행을 간다던데… 그럴 수도 없게 됐다”며 웃었다.
[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 초등학교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를 놓고 오락가락 행보로 비판을 받았던 교육부가 연말까지 3~6학년 영어수업 내실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규 초등 영어교육만으로도 졸업 때까지 영어회화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조기 영어교육을 원하는 학부모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방안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일 영어교육 내실화 추진 자문단을 구성, 연말까지 정책연구를 통해 학교 영어교육 내실화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방안은 초등1·2학년에서는 영어를 금지하는 대신 3~6학년 정규 영어 수업을 강화해 사교육 부담이 없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원어민 보조교사 확충, 해외 학교와의 원격화상 수업 실시, 국제교류 강화와 온-오프라인 영어독서 프로그램 활용 방안 등을 통해 영어능력을 키우는데 필요한 ‘노출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이 골자다. 세부 방안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만들며 교원과 시민·학부모 단체 추천 위원 등 19명으로 꾸려진 자문단이 방향과 실행 계획을 논의한 후 10~12월 공청회 등을 거쳐 연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열린 자문단 위촉식에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학교에서 책임지는 영어교육을 통해 창의성이 뛰어난 글로벌 미래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교원이나 학부모들은 이번 방안에 대해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논란이 된 것은 초등 저학년에 대한 영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3학년 이후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점에 초점을 잘못 맞췄다는 지적이다. 특히 초등 방과후 영어 금지 이후 영어 교육 수요가 사교육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대책이 늦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서울의 초등학생 학부모인 김은하 씨는 “취학 전에 유치원 등에서 영어를 배우다가 초등 저학년 2년 동안 공교육에서 영어교육의 공백이 생기는 점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정책의 초점이 빗나갔다”며 “이번 발표는 2학년 때까지는 학원 다니라는 말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또 기존 정책 기조를 뒤없는 방안이 있는데다 일부 자문위원의 편향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예산이나 국내 교사의 수준 향상 등을 이유로 원어민 보조교사를 줄여왔으나 이번 대책에는 원어민 교사를 확충하는 방안이 주요 대책으로 논의될 전망이어서 문제로 지적된다. 경기의 한 초등 교장은 “교육청에서 그동안 원어민 보조교사 채용을 줄여왔는데 이번 대책을 보면 다시 확충하는 쪽으로 바뀐 것 같다”며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날 공개된 학교 영어교육 내실화 추진 자문단에는진보성향의 학부모회 관계자가학부모 대표로 포함된 데다 일부 위원은 정치적 시국선언 참여, 특정 성향의 교육감과 대통령 후보지지 선언 등에 참여해정치적 성향이 짙은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자문위원은 영어교육의 전문성과 각계 대표성 등 교육적인 요소만을 고려한 것"이라며 "문제가 된다면 추후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7년 5월 조기 대선 등 황금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영화는 ‘특별시민’⋅‘임금님의 사건수첩’⋅‘보안관’⋅‘가디언즈 오브갤럭시 VOL2’⋅‘보스 베이비’ 등이다. ‘특별시민’⋅‘임금님의 사건수첩’은 4월 26일, 나머지 세 편은 5월 3일 개봉했다. ‘가디언즈 오브갤럭시 VOL2’가 273만 5727명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압도적 흥행작은 없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특별시민’의 136만 2634명이란 초라한 성적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영화사측이 의도했든 안했든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개봉한 영화여서다. 선거판을 정면으로 다룬 첫 영화가 최순실국정농단사건에 이은 현직대통령 파면, 그리고 예정일보다 앞당겨 실시된 조기 대선 정국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그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이 10개월 만에 돌아왔다. 평창 올림픽에 밀려 예년만 못한 2018설특선 TV영화가 되어 KBS 전파를 탄 것. 대략 350만 명이 손익분기점이니 ‘특별시민’은 흥행실패작이다. 개봉 당시 애써 볼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도대체 왜 대중일반으로부터 외면 당했지 하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특별시민’ 챙겨보기라 할까. ‘특별시민’은 3선 서울시장에 출마한 새자유당 변종구(최민식) 후보가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일단 인간의 권력욕이라는 욕망의 끝이 어디인지,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를 보여주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답답한 현실을 불쏘시개 삼아 관객들의 울분에 불을 붙이려는” 이른바 ‘분노 상업주의’ 영화로 보이게 하는 것도 그 지점에서다. 그런데 영화는 한 표의 소중함보다 아예 투표하지 말 것에 방점이 찍힌 것처럼 보인다. 후보들이 감춘 이면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어서다. 이름하여 추악한 민낯이다. 예컨대 흑색선전이나 상대후보 비방 따위 고전적 민낯은 기본이다. 당연히 여러 개 옵션도 펼쳐지는데, 이게 문제다. 그 예로 변종구의 음주운전을 자세히 만나보자. 3선 서울시장에 출마하고 당선되면 대선도 노리려는 변종구의 음주운전은 너무 비현실적이다. 그냥 음주단속을 피해간 천만다행의 해프닝이 아니다. 탈영병이 부딛혀 죽고, 그걸 은폐하기 위해 딸을 운전자로 내세우는 등 3선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악의적 이미지가 가득한 음주운전이다. 신이 아닌 이상 후보들도 100% 착한 사람은 아닐 수 있지만, 개연성 부족이 문제다. 얼마 전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도 그런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전직 대통령이 저지른 온갖 전비(前非)가 까발려지는데, 오싹하는 느낌과 함께 과연 그런 후보를 우리가 뽑은게 맞나 하는 의구심이 생기게 했다.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가있고, 한 명은 검찰 소환을 앞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현실이지만, 살인을 예사로 교사(敎唆)하고 저지르기도 한 범죄자라니 너무 지나친 상상력 아닌가? 변종구의 음주운전도 그 연장선에 있다. 가정폭력이나 “아무것도 안하고 아빠 뒤에 서있는 병풍이야?” 같은 딸의 절규가 그럴 듯한 박진감을 안겨주는 것과 다른 황당함이라 할까.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정치현실과 별도로 ‘특별시민’이 외면당한 이유로 보인다. 이를테면 방향이 틀리거나 지향점을 의심케하는 민낯 까발리기인 셈이다. 선거공작의 1인자 심혁수(곽도원)나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 캐릭터도 왜 있는지 궁금할 정도다. “변종구 같은 새끼가 대통령 되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냐”라는 심혁수 비아냥은 맞지만, 그의 양다리 걸치기는 좀 아니지 싶다. ‘똥 속에서 진주 꺼내는’ 선거의 민낯을 까발려 감독이 전달하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박경의 진실과 정의구현 회피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공개하지 않고 “유권자로 돌아가겠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다. 만약 그런 전개가 아니었으면 관객 반응은 어땠을까를 생각해보게 되는 이유다. 치열하게 준비했지만, 좌절의 늪에 빠지고, 그 과정에서 성과를 일궈내는 그런 선거전 영화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절로 생기는 ‘특별시민’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3일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6월 13일 선거에서 단체장과 교육감 선거의 경우 투표용지에 차이점이 있어 유권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표용지에 기호나 정당명이 적히지 않는다.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 추첨을 통해 투표용지 게재순위가 결정되며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순환배열 될 예정이다.예를 들어 서울교육감 선거에 가, 나, 다 후보가 출마했다면 투표용지는 A형(가‧나‧다), B형(나‧다‧가), C형(다‧가‧나)과 같이 선거구별로 유형을 다르게 만들어 게재 순위가 공평하게 배열될 수 있도록 순환배열 한다는 것이다.이는 추첨 순위에 따라 투표용지 위에서부터 아래로 기호 없이 게재해 ‘묻지마 투표’, ‘로또 선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 당시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유권자들이 용지 상위에 있는 후보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추천한 후보인 것으로 오인해 투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교총은 “무엇보다도 교육감 후보들의 교육 철학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비교해 소중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실질적인 업무를 경감해 교사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교사들의 학교폭력 사안 조사는 한계가 있으므로 전담경찰관이 맡아야 합니다.” 6월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교총 홈페이지에 마련된 교육공약 제안 게시판에 현장 교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학교 현장의 여론과 요구를 교육공약으로 실현시켜 현장과 괴리된 공약 남발을 제어하고 학교가 포퓰리즘 교육정책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교원들의 의지라는 분석이다.교원들은 무엇보다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행정업무 경감을 요구했다. 특히 학생 수 100명 이하, 교사 수 1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들의 경우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소규모 학교에 근무 중인 A교사도 도서벽지 지역에는 교사를 1명이라도 더 배치해 업무과다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제 경우만 해도 고학년 담임에 학교폭력, 생활, 안전 등의 업무를 모두 맡았어요. 게다가 올해는 전담교사 1명이 줄어 과학업무까지 추가로 맡았네요. 10개월 간 처리한 공문이 1100건이 넘어갑니다. 수업 후에는 부진아 지도, 회의 참석, 출장 등을 하다보면 시간이 없어 집에서 업무를 처리해야합니다. 수업준비요? 사치입니다.”B교사는 “수업을 성과로 보지 못하고 행정업무를 떠맡고 있으니 교사 본연의 업무인 수업은 점점 뒷전이 되고 승진이나 점수에 배당된 일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이라며 “교사가 순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인력을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교사도 “‘교사 업무 다이어트’라는 홍보물과 공문들이 내려오지만 아직도 많은 교사들이 업무 때문에 수업연구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문서상으로만 업무경감이 있는 건 아닌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런 교사들의 호소는 관련 연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가 발간한 ‘학교현장 교원이 체감하는 교원업무경감 방안연구’에 따르면 응답 교원의 67.1%가 ‘공문처리로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지난해 국회 교문위 소속 신동근 의원의 국감자료에서도 교원 1인당 평균 수업일수 기준 하루 나이스 접속 시간은 약 4.4~4.8시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근무 중 수업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행정업무에 할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게시판에는 이밖에도 학폭 심의 전문기관 이관, 부모교육 의무화, 교내 외부인 출입 제한 등 다양한 현장 의견들이 접수됐다.D교사는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먼저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는 것이 유리하다’라는 생각이 팽배해지면서 점점 아주 사소한 일도 학교폭력으로 접수되는 일이 늘고 있다”며 “사안조사부터 학폭위 개최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이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 침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E교사 역시 “경찰이 아닌 교사들이 학교폭력 사안을 직접 조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학폭 사안은 지자체나 학교 전담 경찰관 등에 이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이밖에도 F교사는 “아동폭력이 빈번해지고 자녀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과 지식이 부족한 학부모들이 증가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학부모 상담과 교육이 자주 실시되고 있다”면서 “학부모 1인은 연 1회 의무적으로 자녀 나이에 맞는 학부모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외부인 출입과 관련해 G교사는 “보험사 직원, 각종 학원 강사 출입, 인근 중고생 난입으로 교내 물건 도난 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방문증 패용은 현실성이 없으므로 1교시 시작 후 교문을 잠그는 등 보다 강력한 학교 출입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조성철 기자] 한국교총이 말소된 징계기록을 이유로 교장 승진임용을 원천 배제하는 교육부 지침(교장 임용 제청기준 강화방안)에 대해 평등권 침해라며 최근 ‘개선 권고’ 한 인권위 결정을 판결에 반영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 촉구했다.최근 인권위는 지난해 현직 A교감이 ‘징계 처분이 오래 전 말소됐음에도 승진 심사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낸 진정에 대해 “교육부의 지침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헌법 제11조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며 개선 권고 결정을 내렸다.하지만 교육부는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겠다”면서도 “인권위 결정을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며 미온적인 입장이다. ‘권고’이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현재 유사 사안으로 소송이 제기된 대법원, 헌법재판소 판결에 관심이 모아진다.현재 대법원에는 지난 2015년 경기 B교사가 교육감을 상대로 낸 ‘교감승진 임용 제외 처분 취소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지난해 1월 서울고법은 ‘말소된 징계로 교감 승진임용을 제외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지만 교육청이 항고해서다. 또 2015년 11월에는 현직 C교감 등이 ‘교장임용 제청 강화방안에 대한 위헌소송’을 청구해 심리 중이다.이와 관련해 교총은 19일 헌재, 대법원에 인권위 결정을 반영해 조속히 판결해 달라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교총은 건의서에서 “관련 법령은 오히려 승진·전보 등 인사 운영 전반에서 말소된 징계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징계의 경중, 시기, 현재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징계 전력만으로 승진 임용에서 일괄 배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강조했다.이어 “공무담임권 침해는 물론 과잉금지의 원칙, 소급행정입법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등 위법·위헌적 요소 또한 많다”며 “인권위 결정을 판결에 적극 반영해 피해 당사자들의 고통을 해소해 달라”고 요청했다.아울러 같은 날 교육부에도 건의서를 전달하며 “헌법 상 평등권 침해로 개선을 권고한 만큼 지침을 속히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교총은 2014년 3월 해당 지침이 도입되는 시기부터 교육부를 상대로 한 폐지 활동과 피해 교원 소송 지원에 적극 나서왔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인권위에 교육부 지침에 대한 조사와 폐지를 건의해 이번 결정을 이끌어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감동을 주고 있다. 개막식에서 하늘을 누비던 드론이 오륜기 모양을 그렸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다. 남북 동시 입장과 여자 하키 단일팀 등 뉴스거리도 풍성하다. 각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능력 이상을 보여주면서 감동을 선사한다. 한국 설상 최초의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아이언맨 윤성빈은 설날 아침을 들뜨게 했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아이언맨을 연상하게 하는 안전모를 눌러 쓰고 썰매를 타는 장면이 듬직했다. 스켈레톤이라는 이름조차 낯선 종목에서 윤성빈 선수가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했다. 1~4차 주행 합계 3분20초55를 기록했다. 0.001초를 다투는 경기에서 1.63초 차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였다. 아시아 선수가 썰매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라니 윤 선수의 능력을 느낄만하다. 이런 감동 장면을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은 텔레비전 덕택이다. 실제로 텔레비전의 발달로 올림픽의 인지도가 급격히 향상되었다. 지구촌 전체에 중계되면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올림픽 경기를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송 중계권 및 광고 수입 등으로 지나치게 상업화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텔레비전 방송은 올림픽을 재미있고, 가까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텔레비전 중계는 과학이 결합된 정확한 기록을 제공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며칠 전 중계에서도 방송사가 시청자의 이해를 위해 그림 자료를 제시했다. 여기에서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 분야에서 많은 메달을 땄다는 성적표를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개수’라고 써야 하는데 ‘갯수’라고 썼다. ‘개수’라고 써야 하는데 ‘갯수’라고 틀리게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일반 사람들이 사적으로 메모를 문자를 주고받을 때 이렇게 쓰면 뭐라고 특별히 말하기 쑥스럽다. 하지만 텔레비전은 공적 전달 매체다. 텔레비전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맞춤법 오류는 있어서 안 된다. 이 문제는 사이시옷 표기 문제다. 한자어는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수(個數)가 바른 표기다. 한자어의 경우는 숫자(數字), 횟수(回數), 셋방(貰房), 곳간(庫間), 툇간(退間), 찻간(車間)에만 예외적으로 사이시옷이 붙는다. 이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예외 규정이다. 한컴오피스를 사용할 때도 바로 잡아주는 표기다. 조금만 노력을 기울인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첨단 과학 시스템이 함께 하는 중계방송은 올림픽의 감동을 더하고 있다. 맞춤법 실수는 그렇게 뛰어난 과학도 필요 없다. 조금 세심하게 신경을 쓰면 된다. 혹시 맞춤법이니 대단한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녕 상호 호혜적인 한ㆍ일 관계는 요원한 것인가? 근래 위안부 합의 논란으로 한일 관계가 극심하게 벌어져 가는 가운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또 다시 재현됐다.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은 고교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교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전자정부 종합창구'에 고시(告示)했다. 일본의 고시안은 여론수렴 작업을 거쳐 문부과학상이 관보에 고시하면 최종 확정된다. 말이 여론 수렴이지 확정적인 것이다. 이 개정안은 고교 역사총합(종합)과 지리총합, 공공 과목에서 "다케시마(죽도ㆍ竹島·일본에서 부르는 독도의 명칭)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조어도ㆍ釣魚島)열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가르치도록 했다. 이는 한ㆍ일, 중ㆍ일 관계를 명시적으로 왜곡토록 강요한 교과서 오도(誤導) 행정이다.최근 일본 정부가 초ㆍ중에 이어 고교에서도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영토 왜곡 교육을 실행토록 하는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내놓았다.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은 우리나라의 교육과정과 같은 중요한 교육 정책 지표다. 일본에서의 법적 구속력은 절대적이다.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은 교과서 집필과 검정의 법적 근거이기도 하다. 2009년에 개정된 종전 고교학습지도요령에서도 각 학교에서 영토 교육을 하도록 강조한 바 있지만, 독도나 센카쿠열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었다. 이에 따라 일본 교과서 교육행정은 '학습지도요령-해설서-검정 교과서'라는 체제를 갖는데, 이 역사 왜곡의 3종 세트는 일체성을 갖게 된 것이다. 독도 영유권 왜곡교육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왜곡 교육의 근거에 대못을 박은 것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번에 공표한 고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에서 한국과 중국이 각각 주권을 선언한 독도와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가르치도록 명기했다. 한국과 중국에 일대 도발을 노골적으로 자행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일본은 영토 왜곡 교육을 확대함에 따라 역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벌이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초·중 학습지도요령에서 독도 왜곡 교육을 강화한 데 이어 고교 학습지도요령에서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육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초ㆍ중ㆍ고교 등 청소년 세대에게 독도를 일본 영유권 지역으로 가르치는 것은 한일 미래 세대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고교 역사종합, 지리종합, 공공 과목에서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고유의 영토로 확실히 교육하라고 사실상 의무화했다. 나아가 일본의 국제적인 신의를 의심하게 하고 한반도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것으로 매우 극심한 도발이다. 오는 2022년도 신입생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은 국가와 사회의 형성자에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키운다는 명분으로 공민(公民)에서 필수과목 '공공(公共)'을 신설하고 안전보장 등을 다뤄 주권자 교육에 주력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일본의 ‘공민’은 우리나라의 ‘사회과’와 동격의 교과목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지리역사에서는 근현대의 일본사와 세계사를 통합한 역사종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고유의 영토를 명시하도록 했다. 지리종합에서도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일본의 고유의 영토로 다루게 했다.돌이켜보면 일본은 지난 2008년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처음으로 독도에 대한 한국과 일본 간에 영토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표현을 넣었다. 에둘러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것이다. 이어서 일본은 2014년 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명시했고, 현재 초중고 사회과 교과서(공민 등) 대부분에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다.이제 2022학년도부터 일본의 모든 초ㆍ중ㆍ고교에서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가르치고 배우게 되어 있다. 한국으로서는 끔찍한 일이다. 역사가 정치에 휘둘려 왜곡되는 현상을 21세기 대명천지에 마냥 서서 바라봐야 하는 딱한 처지인 것이다. 독도가 한국 영토임은 역사적, 지리적, 국제접적으로도 명확하다. 전 세계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소위 ‘독도’를 한국의 초ㆍ중ㆍ고교에서는 한국 영토, 일본의 초ㆍ중ㆍ고교에서는 일본 영토로 가르치고 배우는 역사 왜곡, 교육 오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청소년들이 자라서 국가 사회를 이끄는 주역일 될 20-30년 뒤의 한ㆍ일 관계와 국제 외교 관계를 유추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와 같은 일본 정부의 도발에 한국 정부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늘 하던 버릇이라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모든 정치적,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역사와 교육의 최대공약수는 올바르고 올곧아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 역시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주역으로서 역사와 교육 바로 세우기에 품격 있는 국격(國格)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걸핏하면 ‘치고 빠지기’식으로 독도 영유권 주장,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을 왜곡하지 말고 진정으로 사과하고 역사와 교육 바로 세우기에 동참해야 한다. 결국 일본은 이와 같은 쟁점에 대해서 위정자에 따라, 시시때때로 말과 행동을 바꾸는 태도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일본은 진정한 선진국으로서 바로 서기 위해서는 우선 ‘진정한 한일 관계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이번 ‘고교학습지도요령 개정안’ 고시를 여론 수렴 운운하여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말고 전향적으로 철회하고 한국 정부에 사과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지형학적, 역사적, 정치적, 국제법적으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선린 관계다. 이 독도 영유권 주장 억지가 한ㆍ일 선린 관계, 상호 호혜적인 관계에 악재로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누가 뭐래도 ‘독도는 한국 땅이다.’
"날마다 새로워져라. 또 날마다 새로워져라." 우리는 누구나 새해를 맞이해작심(作心)을 한다. 이처럼 새해만 아니라 새학년이되면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계획으로 작심이 넘쳐난다.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은 마음을 가꾸는 독서와 몸을 굳세게 하는 운동이 항상 선두를 다툰다. 이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의 경우는 더욱 강렬한 작심을 할 것이다. 자신이 희망하여 시골학교이지만 이곳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3년 공부 끝나면 기어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좋은 내신 성적, 좋은 수능 점수를 목표로 하는 작심이 넘쳐나게 된다. 그런데 마음과 뜻대로 잘 안 된다. 그렇다고 슬퍼할 것은 없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흘이 못가 마음먹은 바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새 학년을맞이했다고 공부하는 일이 달라질 까닭이 없고 살아온 일상이 바뀔 이유도 없으니까 말이다. 학기초에 여러가지를 새롭게 요구하는 선생님들의 주문 속에 정신없이 보내게 될 학교생활을 생각해 본다. 그러나 기본을 잘 익히고 중학교 때 스스로 계획을 잘 세워 실천한 사람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여도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다. 왜? 중학교 습관이 몸에 베어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중학교 생활이 중요한 것이다. 현대물리학에 따르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이란 삼차원의 변화를 설명하려고 인간이 만들어낸 환각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감각은 삼차원까지만 인지할 수 있다. 가령 백지에 점을 찍으면 우리는 곧바로 점의 출현을 알아차린다. 점의 흔적을 좇아 선을 인지하고, 선의 궤적을 좇아 면을 인지한다. 면의 변화를 좇아 입체를 인지하는 것도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사람이 어떻게 바뀌는지, 건물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풍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생생하게 인지할 수는 없다. 삼차원 공간에 아마도 시간이라고 불리는 무언가를 가미한 사차원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우리 자신과 그 주변에서 일어난 변화를 순간순간 인지하는 것은 우리의 타고난 감각의 한계 때문에 도무지 불가능하다. 시간이란 절대적·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려고 창출한 인공 기관이다. 일찍이 아인슈타인은 이를 통찰함으로써 상대성 이론을 정립해 현대물리학의 세계를 열었다. 하지만 시간이 우리의 창조물이라는 사실은 날마다 하루를 돌이켜 새날을 맞이하고 해마다 삶에 문턱을 세워 새로운 삶을 부리는 일이 가장 인간다운 행위임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어제와 오늘이 다를 게 없고 지난 달과 이달이 똑같으며 지난 해와 올해가 마찬가지라고 하는 것은 그저 어리석을 뿐이다. 새해가 존재하는 이유는 지난 우리 삶의 변화를 성찰하기 위해서이고, 우리 삶에 새롭고 강렬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다. 고대의 현자들은 이 사실을 꿰뚫고 있었다. 은나라 탕왕은 세수할 때마다 대야에 새긴 글을 읽었다. "날마다 새로워져라. 또 날마다 새로워져라." 새해를 기념해 작심하는 것은 전혀 헛되지 않는다. 사흘이라도 새롭게 살았다면 인생은 그만큼 변화했을 것이다. 사흘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한 인내다. 사흘을 유지한 나를 격려하기 바란다. 그리고 또 다시 사흘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 사흘이 처음보다 더 중요하다. 두 번째 사흘을 넘기지 못하면 첫 번째 대단하게 생각하였던 사흘도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설날이 코앞입니다. 시골의 고모님께서 떡국을 몇 말 하셨다며 한 자루를 보내주셨습니다. 흰쌀떡국에 고명을 얹어 먹으니 설이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확 다가섭니다. 저희 4형제가 모두 모이는 설날에는 식구들이 이십 여명이 넘습니다. 설거지는 한 번에 산더미처럼 나옵니다. 돌아서면 밥을 해야 하고 그 사이에 차례에 쓸 부침개도 부치고 나물과 탕을 준비하는 명절은 바쁘고 부산스럽습니다. 명절이 되니 모처럼 얼굴보고 이야기도 하고 밥도 함께 먹으니 반갑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아이를 낳는 것과 육아의 대부분은 여성의 몫이고 집안일도 엄마의 일입니다. 명절은 여성의 노동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닐까요. 독서모임 밴드에 한 편의 시가 올라왔습니다.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었습니다. ‘성’에 관한 담론만큼은 발언하는 사람이나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문단의 성추행 문제를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그녀의 발언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설왕설래하였습니다. 용감한 여성들이 자신이 당했던 그래서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하는 성추행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내가 당했던 일이 다른 사람들은 겪지 말아야하고 우리의 아이들은 겪지 말아야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 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가에 대해 다룬 한 편의 책을 읽었습니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입니다. 이 책은 지난 달 독서모임에서 한 페이지씩 돌아가면서 낭독하였습니다. 소재와 내용의 전개가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를 격하게 공감하게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가 82년생이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는 경험의 집합체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씨와 그녀의 어머니 오미숙씨의 삶 속에서 여성이라는 굴레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희생으로 버티어온 어머니 오미숙씨의 삶과 우리시대의 삼십 대 여성 김지영씨의 삶은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않은 듯하였습니다. 김지영 씨는 얼굴형도 예쁘고 콧날도 날렵하니까 쌍꺼풀 수술만 하면 되겠다며 외모에 대한 칭찬인지 충고인지도 계속 늘어놓았다. 남자 친구가 있느냐고 묻더니 원래 골키퍼가 있어야 골 넣을 맛이 난다는 둥 한 번도 안 해 본 여자는 있어도 한 번만 해 본 여자는 없다는 둥 웃기지도 않는 19금 유머까지 남발했다. 무엇보다 계속 술을 권했다. 주량을 넘어섰다고, 귀갓길이 위험하다고, 이제 그만 마시겠다고 해도 여기 이렇게 남자가 많은데 뭐가 걱정이냐고 반문했다. 니들이 제일 걱정이거든. 김지영 씨는 대답을 속으로 삼키며 눈치껏 빈 컵과 냉면 그릇에 술을 쏟아 버렸다. p.116 며칠 째 저를 괴롭히던 감기 때문에 쉴 수 있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일들이 늘 힘들고 어렵습니다. 글쓰기도 책읽기도 공부도 쉬운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힘듦이 저를 살아있게 하는 것이겠지요.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한국을 휘감은 성추행 문제들도 이번의 일을 계기로 여성들은 서로 연대하여 버틸 수 있는 힘을 만들고, 남자들은 내 동생 내 딸이 이런 일을 당하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생각해야겠지요. 우리들은 어머니가 여성이고 우리들이 누이도 여성이고 우리의 딸도 여성입니다. 세상의 반이 여성입니다. 함께 가야 오래가고 멀리 갑니다. 힘들지 않고 즐거운 명절이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그런 날 되기를 기도합니다. 즐거운 설날 되십시오.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지음, 민음사,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