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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서울 A단설유치원장은 최근 계단에서 넘어져 입술과 치아를 다친 만4세 원아 때문에 진땀을 뺐다. 어떻게 처치해야 할지 몰라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내달릴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B단설유치원 C교사는 다리에 상처를 입고 등원한 아이를 데리고 현장학습을 나가며 걱정이 돼 밴드를 붙여줬다 곤혹을 치렀다. 뭘 안다고 누구 맘대로 붙였느냐는 학부모 항의에 얼굴을 붉혀야 했다. 이 교사는 “보건교사나 간호사가 붙였다면 그랬을까 한숨이 나왔다”고 말했다. 전국 351개 공립 단설유치원에 배치된 보건 전문인력(보건교사, 간호사)이 41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마나도 광주(보건교사 10명), 세종(간호사 31명)에만 있고 나머지 15개 시도교육청 관내에는 전무해 유아들이 건강·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단설유치원 보건인력 배치현황’(2017년 3월 1일 기준)에 따르면 보건 전문인력이 배치된 곳은 불과 11.6%에 그쳤다. 10곳 중 9곳은 원장·원감, 행정실무사 등이 돌볼 수밖에 없는 형편인 셈이다. 그것도 광주·세종에만 배치돼 있고 가장 많은 76개 단설유치원이 있는 경기를 비롯, 경남(24), 충북·강원·전남(각 23), 서울·충남(각 21) 등 15개 시도에는 보건교사, 간호사가 전무했다.특히 원아 수 200명 이상인 단설유치원 40개소 중에서는 단 2곳만 배치돼 있고, 학급 수 15개 이상인 대형 단설유치원 9곳에는 보건 전문인력이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현행 유아교육법 제20조에는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등을 둘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교육청들은 정원·비용 등의 문제를 이유로 배치에 소극적인 상태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아무래도 의무교육기관이 아니고 배치도 의무규정이 아니라 그런 측면이 있다”며 “배치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초기 대응이나 질병 예방 등에 허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유치원 안전사고는 2015년 7722건, 2016년 7619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유 위원장은 “유치원 안전사고의 90% 이상이 원내에서 발생하는 만큼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전문 보건인력 확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엄미선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어린 아이들이다보니 다치고 아픈 경우가 많은데 응급처치 등 적절한 대응을 위해 보건교사, 간호사 같은 전문인력이 꼭 필요하다”며 “유아교육법도 개정해 보건교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 얘, 저리가! 또 뭘 귀찮게 물으려고 그래?” “아저씨, 저게 무어예요? 궁금한 것을 묻는 것은 어린이가 잘못한 것이 아니잖아요? 우리는 이런 것 물어 봐 가지고 가면 학급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구요. 제발 가르쳐 주세요.” “그래, 또 뭘 알고 싶은데?” “저기 저거요. 지금 꼼지락거리는 거 그게 뭐예요?” “이거? 이건 우리 고장에서만 나는 조개인데, 이렇게 쏘옥 내미는 조개의 발이 마치 새의 부리 같이 생겼다고 ‘새조개’라고 부르는 것이란다.” “와! 정말 그러고 보니까 꼭 새부리 같긴 하네요.” “그래, 이젠 알았으니까 비껴 주어야 나도 장사를 하지?” “네에, 감사합니다.” “아유 저 녀석들 도무지 어떻게 꼬치꼬치 묻고 따지는지 정신이 없다니까.” “어허허허, 자네도 당했구먼, 나도 아침에 한 아이를 만났다네. 저 아이들이 자라면 무엇이 될까? 무엇이든지 저렇게 그냥 보아 넘기는 법이 없는 아이들인데.......” “글쎄? 어쩜 그 선생님이 누군지는 몰라도 바르게 가르치는 것 같기는 해. 아이들이 무엇이든지 알고 싶어 하고 모르면 물어보아서 알려고 하면 그게 좋은 거 아니겠어?” “맞는 말이야. 아 글쎄 날마다 집에서 사는 우리 아이들은 모르는 것들을 저 아이들은 기어이 알아야 한다고 물어서 알려 주어야만 가니 귀찮기는 한데....” 읍내 시장 골목에서 장사를 하는 두 아저씨는 이제 아이들이 학교에 갈 시간이 다 지났으니 또 물으러 오는 아이는 없을 것이라고 안심을 하면서 아이들 이야기를 나눈다. “자 오늘 5분 발표 시간에는 누가 무엇을 찾아가지고 왔을까?” “저요!” “저요!” 53명의 어린이들 중에서 30여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손을 들고 자기 것을 발표 하겠다고 야단이 났다. 이 모습은 마치 어린 새끼 새들이 어미에게 먹이를 달라고 입을 벌리면서 덤벼드는 모습과 비슷하였다. 요즘에 Tweeter라는 SNS가 있는데, 이 Tweeter라는 말이 ‘짹짹거리다’라고 하는데, 아마도 이 반의 아이들의 모습이 그런 것인가 보다. 더구나 아이들은 길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짧게 간단한 상식을 아니 눈에 띄는 것을 찾아서 학급의 다른 친구들에게 전해주는 시간인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이 ‘아침 5분 이야기’는 아이들이 늘 보는 것이지만 잘 모르고 지내던 것들을 찾아서 알아가지고 다른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시간이다. 다른 반은 아침 자습시간이지만, 이 5학년 2반은 이렇게 자기가 조사해온 것을 알려주므로 해서 모두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자 그럼 상주부터 발표해 볼까?” “넷, 야, 너희들 이발관 앞에 빨강, 파랑, 하얀 줄이 있는 간판이 빙글빙글 도는 것을 보았지? 그게 뭔 줄 알아? 그거 말이야. 아주 옛날은 이발사가 그 날카로운 면도칼을 가지고 수술을 하는 외과 의사도 겸했었단다. 그래서 빨강은 동맥, 파랑은 정맥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더라.” “야! 그럼 하얀 색은 뭐라니?” “어어? 그건 안 물어 봤는데?” “와, 하하하하!” “그래, 수고했어. 그런데 하얀 색은 무엇인지 다시 물어 보아서 알려 주어야겠네?” “네, 내일 다시 알려 줄게.” “다음은.... 그래, 오늘 처음 손을 들었는 것 같은데 경식이!” “네. 저는 안 시켜 줄줄 알고 손을 들었는데......” “그럼 조사도 안하고 손들었단 말이야?” “아니요. 발표 할 거예요. 나는 아침에 시장에 오다가 이상하게 생긴 조개를 보았거든, 물으려고 하니까 귀찮다고 가라고 내쫓지 않아. 또 무얼 물으려고 그러냐고....” “얼른 이야기해 서론은 접어두고....” 반장인 영길이가 독촉을 한다. “응, 조개를 보니 이상하게 생긴 것이 삐죽하게 나와 있어서 물어 보았지. 새조개라고 알아? 삐죽하게 나온 것이 조개의 발이라는데 그것이 새부리 같이 생겼다고 새조개라고 한다고 그러시더라.” “에이, 새조개도 몰랐어?” “자, 그럼.....” 그 때 학교 방송을 통해서 “5학년 2반 강선생님, 빨리 오셔서 전화 좀 받아 보세요.” 하는 방송이 나왔다. “자 그럼 반장이 나와서 좀 진행을 하겠니?” 하고 선생님은 교무실로 달려 나갔다. “네, 전화 바꿨습니다. 보성남교 교사. 강영준 입니다.” “5학년 2반 선생님이십니까? 여기 경찰서 인대요.” “네? 경찰서 라구요?” “네에, 놀라시지 마시고 들어 주세요. 선생님이 요즘 아이들에게 의심스러운 것은 물어서 알아오게 하신다면서요?” “네, 아이들이 궁금한 것들을 알아가지고 와서 다른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시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에, 그거 좋은 일이신데요.” "네." “요즘 아이들이 경찰서에 와서 묻는 것은 좋은데, 너무 꼬치꼬치 물어서 정말 알려 주어서는 안 되는 비밀 사항이 있지 않습니까? 경찰은 몇 명이나 되고, 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데, 그건 알려주어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 기어이 알려달라고 졸라서 진땀을 뺐습니다.” “아, 네, 죄송합니다. 아이들이라서 몰라서 그런 것이니까 주의 시키겠습니다.” “잘 타일러 주시기 바랍니다. 못 알려 주어서 미안하다구요.” “네, 알겠습니다. 귀찮게 해드려서 미안합니다.” “괜찮습니다. 좋은 공부를 시키시는데요 뭐, 수고하십시오.” 전화를 끊자 교감 선생님이 묻습니다. “왜? 무슨 일이야? 경찰서라고 했잖았어? 누가 사고 친 거야?” “아니에요. 안심하십시오. 우리 반에서 운영하는 아침 활동 시간에 궁금한 것을 조사하여 발표하는 시간이 있는데, 경찰서에 가서 알려 줄 수 없는 것까지 꼬치꼬치 물었던 가 봅니다. 그래서 못 알려준 까닭을 이야기 해준 거예요.” “난 또 무슨 사고 쳤나 하고 조마조마 하였지.” 이 날 아침엔 아이들에게 그 경찰 아저씨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누가 그렇게 물었는지 알아보았다. 역시 똑똑한 반장과 단짝 친구 웅진이의 짓이었다. “그래? 알려줄 수 없는 이유를 설명 하면 그렇게 알아야지 더 물으니까 경찰 아저씨가 몹시 난처하셨던가보구나. 군사비밀이라는 것이 있지 않니? 다른 기관에 가서라도 그런 것이 있는 법이거든 앞으로 그런 것은 조심을 하여야 하는 거야. 너무 자세한 것을 물으면 안 가르쳐 주시거든 그것은 말하기 어려운 사실이구나 하고 그쳐주어야 할 거야. 계속 물으니까 너희들이 오면 미리 가라고 그런다고 했었지?” “네, 우리가 가면 ‘또 무얼 물으려고?’ 그래요.” “그래 너무 귀찮게 하면 이제 너희들에게 안 가르쳐 줄 거야. 조심들 하자?” “네,” 선생님은 이제 아이들이 오늘 아침 일 때문에 이젠 조금은 조심스럽게 해 주리라 생각을 하니 안심이 되었다. 이 아이들은 좀 색다른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쓰는 공책부터 달랐다. 공책을 반으로 접어서 반쪽에만 선생님이 적어준 것을 적었다. 나머지 반쪽은 그날 복습을 하는 노트이다. 날마다 그날 공부한 것을 잘 보고 다른 반쪽에 그것을 문제로 만들어 가지고 가야 선생님께 검사를 받을 수 있다. 1973. 4.25 * 우리나라에 들어 외래 식물 0 재래종이 못 살게 만든다. 0 외래 식물이 자라면서 땅이 변한다, 0 번식력이 강해 온통 퍼져간다. * 종류 0 돼지풀·도깨비바늘·개망초·실망초· 개쑥갓·큰방가지똥·서양민들레 1,외래 식물이 퍼지면 안 되는 이유는?( ) (1)재래종이 잘자란다. (2) 땅이 변한다. (3)번식력이 강해서 (4) 재래종이 사리진다. 2. 다음 중 외래 식물이 아닌 것은?( ) (1)개망초 (2) 노랑민들레 (3)흰민들레 (4) 실망초 노트 정리 1973. 4.25 * 우리나라에 들어 외래 식물 0 재래종이 못 살게 만든다. 0 외래 식물이 자라면서 땅이 변한다, 0 번식력이 강해 온통 퍼져간다. * 종류 0 돼지풀·도깨비바늘·개망초·실망초· 개쑥갓·큰방가지똥·서양민들레 복습 문제내기 1,외래 식물이 퍼지면 안 되는 이유는?( ) (1)재래종이 잘자란다. (2) 땅이 변한다. (3)번식력이 강해서 (4) 재래종이 사리진다. 2. 다음 중 외래 식물이 아닌 것은?( ) (1)개망초 (2) 노랑민들레 (3)흰민들레 (4) 실망초 이렇게 노트 정리를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복습을 안 하면 당장 노트의 반쪽이 비어 있으니까 거짓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데는 또 한기지 이유가 있어서라고 하셨다. 그냥 읽는 것은 확인하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시험문제를 만든다는 것은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만들 수가 없기 때문이라 하셨다. 아침에 하는 5분 이야기와 이런 노트 정리 방법은 선생님이 일일이 가르치고 외우게 하는 방법이 아닌 자기가 스스로 공부를 하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내가 알고 싶어서 알아보는 것과 가르쳐서 아는 것은 우리가 아는 정도가 달라진다.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 주고 부지런히 외웠더라도, 그것이 내가 꼭 알고 싶어서 조사하여 알아낸 것에 비하면 1/10도 안 되는 보잘 것 없는 지식이 되는 것이라는 게 선생님의 주장이시다. 그래서 뭐든지 스스로 알고 싶어서 기어이 알아보려고 해서 아는 것이 가장 좋은 지식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어이 노트 정리를 한 것도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내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한 달 쯤 하고 나니까 이제는 노트 정리를 하면서 벌써 문제가 눈앞에 훤히 다 보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시험을 볼 때 시험문제가 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어느 달에는 내가 만들었던 무제가 10개쯤이나 나왔으니 시험이 어려울 리가 없었다. 시험이 염려가 되고 걱정이 되던 것이 이제는 시험에 내가 만든 문제가 몇 개나 나올까 하는 생각에 기다려지기까지 하게 되었다. 이젠 책을 읽으면서 ‘아 이게 가장 중요한 요점이구나.’ ‘이 거 문제를 만들면 이렇게 만들면 되겠구나.’ ‘아! 이거 문제를 만들면 이렇게 잘 틀리겠구나.’ 이런 정도로 훤히 내다보이는 것이었다. 이젠 내 힘으로도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자신감이 생겼다.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보시면서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이젠 너희들은 옛 어르신들의 말씀에 의하면 ‘문리文理: 공부의 이치가 터졌다’고 한단다.” 하시면서 이젠 스스로 공부를 하는 힘이 생긴 거라고 하셨다. 정말 그런 것일까? 이젠 공부하는 것이 재미나고, 시험이 겁나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오픈 2년 만에 하루 방문자 1000명 이상 활성화수업노하우, 학생지도, 학부모 상담 정보 등 탑재원격연수, 책 출간, 지역별 토크콘서트 등도 기획 교사들이 자신만의 교육 노하우를 공유하고 애환을 나누는 교육커뮤니티 ‘에듀콜라(educolla.kr)’가 인기다. 문을 연지 3년째인 에듀콜라는 35명의 필진이 요일별로 매일 5∼7개의 교육 관련 글을 올린다. 이를 보기 위해 하루 평균 1000명의 방문자가 몰릴 만큼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교사에게 당장 도움이 될 정보, 학생지도, 학부모상담 등 생생한 정보는 물론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감성 가득한 양질의 글들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게 그 비결이다. 최근 올라온 글의 제목만 봐도 ‘수업자의 의도에 충실한 수업 계획하기’, ‘그림책 안에 숨은 그림 찾기’, ‘스캐터볼 나눗셈 피구(Feat. 창의력, 문제해결력)’, ‘교사의 역할을 묻다’, ‘당신은 당신의 수업을 하고 있나요?’ 등 솔깃하게 만든다. 당장 수업에 활용할 수 있거나, 자신의 수업을 한번쯤 돌아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내용은 더욱 알차다. 에듀콜라의 글은 다른 교사의 피드백이 더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층 향상되는 방향으로 나타나는 등 서로 나누고 협력하는 분위기가 잘 이뤄지고 있다. 김연민 편집장(인천부현초 교사)은 “교육에 대해 서로 협력하자는 초반 기획이 지금까지 잘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듀콜라는 김 편집장 외에 김진영 인천금마초 교사, 이성근 인천봉화초 교사 등이 의기투합해 시작됐다. 이들은 오롯이 교육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하던 차에 2014년 겨울 기획, 이듬해 2월4일 오픈했다. 에듀콜라는 ‘교육(에듀케이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따뜻한 협업(콜라보레이션)’이라는 의미다. 대화를 뜻하는 ‘톡(Talk)’을 많이 나누자는 뜻과 함께 ‘톡톡’ 쏘는 콜라를 연상케 하는 중의적 표현을 담고 있다. 에듀콜라에 접속하면 대문 상단에서 볼 수 있는 ‘교육을 톡!쏘다, 교육을 Talk!하다 에듀콜라’라는 문구 역시 그런 초심이 녹아 있다. 처음에는 필진들을 섭외하고, 글을 쓰면 김 편집장을 포함한 운영진들이 글의 성격을 분류해 본 게시판으로 옮겼다. 그러다가 2015년 하반기부터는 요일별 필진을 정해 글을 써서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됐다. 당시 요일별 필진은 15명이었지만 현재 배 이상 늘었다. 서울, 경기, 강원, 충청, 전라, 경상 등 그야말로 전국구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서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수시로 소통하고 연 2회 정도 필진들 간 오프라인 워크숍도 열고 있다. 에듀콜라는 1년 되는 날부터 집필진 글을 모아 계간지를 만드는가 하면 에듀콜라 교사들이 함께 연수를 촬영하기도 했다. 이처럼 서로 협력한 결과물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보람차다. 운영진들은 “에듀콜라 운영을 통해 내 스스로가 교사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글을 올리고, 영상을 제작하는 일 등은 매우 힘들지만 뿌듯한 마음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대해 “교사 협력 문화의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털어놓는다. 현재 에듀콜라 원격연수가 곧 나올 예정이며 지역 별 토크콘서트, 책 출간 등도 준비하고 있다. 김진영 교사는 “교사들 간 협력 문화 조성은 어렵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교사들은 훌륭한 자질과 인성을 지니고 있고, 누구보다 협력할 준비도 잘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줄을 세우거나 지나치게 계도하려는 식으로 하지 않고,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스스로 마음을 열고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듀콜라는 추후 필진을 더욱 모을 예정이다. 교육과 관련해 ‘자신만의 글’을 써준다면 교사가 아니어도 괜찮다. 원래 처음 기획 자체가 ‘누구나’ 활동하는 곳이었다. 김 편집장은 “에듀콜라 자유게시판이나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올리면서, 정규필진 모집 때 지원하면 참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대한민국은 해방 후 정말 빈곤한 국가였다.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뛰어난 성공 스토리를 쓴 한국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국이 부유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한글’이라는 문자체계 덕분이다.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는 문맹국가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산업화의 길을 따라갈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한글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한글이 세계 기준으로 볼 때 얼마나 훌륭한가를 잘 알지 못한다. ‘한글은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것도 2등과 차이가 큰 1등이다. 한글의 모음과 자음은 서로 완전히 다른 모양이다. 음성기관의 구조를 반영하였기에 한국어 교재에는 인체의 발성기관 그림이 나온다. 그래서 한글을 처음 배우는 순간에 한글 기호가 어떤 종류의 소리를 표현하는지 분간하고 정확한 소리를 낼 수 있다. 이같은 창의성이 한글을 만드는데 발휘되었다면 이제는 잘 가르치는데 발휘되어야 한다. 오랜 역사와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영어나 로마자를 읽는 사람들은 모음이나 자음, 서로 다른 종류의 자음들이 모양에 통칙이 없고 ‘p, q’나 ‘d, b’와 같은 몇몇 알파벳은 모양이 비슷해 자주 헷갈린다. 한국어는 결코 배우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이 땅에 태어나 자란 우리는 이같은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영어는 알파벳들을 묶어 하나의 음절을 만들고 한 번에 한 개의 알파벳이 아니라 한 번에 한 개의 음절을 읽는 법을 배운다. 유럽 언어의 모태가 된 로마자와 같은 알파벳 문자체계도 나름 장점이 있고 일본의 가타카나·히라가나처럼 음절 문자체계도 나름의 장점을 갖췄다. 그러나 알파벳 단독 또는 음절 문자 체계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오직 한글만이 알파벳을 음절 그룹으로 묶음으로써 두 체계의 장점을 하나로 결합하는데 성공했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면서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문자체계다. 이같은 한글의 장점은 뛰어난 한국의 교육과 함께 한국이 부유해지고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매우 빠르게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아가 디지털 시대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한글의 구조를 스마트폰에서 읽고 쓰게 된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세종대왕은 이같은 시대의 도래를 예견한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현재 인류는 국가 간 불평등, 기후변화, 환경자원 남용 등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한국이 온갖 어려움을 뚫고 성공 스토리를 써 온 것처럼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도 한국인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국민 개개인의 건전한 인격과 신뢰없이 부강한 나라를 세울 수 없고 번영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 한글날을 맞이하는 오늘 한글 반포 571주년을 맞는 이 아침에 우리는 과연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만큼 국민의 정신적, 도덕적 수준을 넘어설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이다.
산과 들이 참 고운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빛이 풍성해지는 때입니다. 벚꽃나무는 벌써 물색고운 잎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산에는 서늘한 빛깔의 가을꽃 여뀌와 꽃향유, 물봉선이 피었고요, 화살나무는 저 혼자 몇 송이 잎을 붉게 물들여 계절을 앞서 갑니다. 저도 벚꽃나무 아래에서 고운 나뭇잎 몇 장을 주웠습니다. 책갈피에 말려서 가을엽서를 보내려고요. 예전에는 엽서나 편지를 쓰는 사람이 많았는데 전자메일이나 문자서비스나 메신저 등 바로 전할 수 있는 매체가 많다보니 요즘은 보기 어렵습니다. 저는 계절이 바뀌면 벗과 친지에게 엽서를 아직도 쓰는 고전적인 사람입니다. 교무실 책상에 항상 엽서와 편지지를 곁에 두고 씁니다. 이런 저를 보고 ‘오래된 편지’같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런 오래된 것이 좋습니다. 책도 오래 묵어서 약간 바래고 냄새나는 헌책을 좋아합니다. 옷도 오래오래 입고 사람도 오래 만나는 편입니다. ^^ 『오래된 미래』라는 책은 작은 티벳이라 불리는 라다크와 그 곳 사람들의 오랜 친구인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쓴 책입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수 세기 동안 외부의 영향에서 독립되어 독자적인 삶의 방식을 지켜온 그 곳 사람들의 행복하고 자립심 강한 삶, 서로에 대한 깊은 존중과 배려, 자연과 어려움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따뜻한 시선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통 문화가 숨 쉬는 라다크는 현대 서구 사회의 많은 문제점에 대해 공동체 문화로의 귀결이라는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 본성의 조화, 가족과 공동체의 결속, 남성과 여성의 균등한 지위는 결과적으로 오래전 우리들 곁에 있었던 삶의 한 형태이며 잃어버린 낙원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낡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전통이 어쩌면 새로운 미래를 보는 다른 이름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라다크 사람들은 대체로 일상의 모든 것을 자급자족합니다. 외부세계에 의존하는 것은 소금과 차 기타 금속 제품뿐입니다. 사람들은 직접 기른 가축에게서 모직용 털을 얻어 실을 잣고 베틀을 이용하며 천을 만들고 염색, 바느질을 하여 옷을 만듭니다. 집을 짓기 위한 벽돌도 진흙을 이용하고 직접 만들어 스스로 집을 짓습니다. 곡식 수확과 같은 모든 일은 오랜 시간 동안 진행 되고 이 모든 일에는 80대 노인은 물론 어린아이까지 함께 참여하여 거드는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통적 생활을 유지하는 라다크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매우 적어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살아 갑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규칙적이고 충분한 노동을 하며 정제되지 않은 천연 식품을 먹고 살아서 매우 건강하지만, 이들 중 환자가 생기면 암치라고 하는 마을 의사가 치료합니다. 그의 의료 행위는 오랜 관찰을 통한 신뢰와 존경 속에 이루어지며 환자를 치료할 때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땅에서 곡식을 경작합니다. 참 멋지고 아름다우며 예전 우리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이런 라다크 사람들에게 최우선시 되는 것은 공존입니다. 그들에게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작고 긴밀한 공동체에 기반을 두고 자율적인 조정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라다크 사람들은 경쟁이 아닌 상호 협조를 통해 만들고 있습니다. 노인들은 모든 분야에서 지혜로운 의견을 제시하며 참여하고 있으며 소외되거나 외로워하는 일이 없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살아갑니다. 라다크의 삶을 읽으며 전통은 결국 미래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생각하였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긴 명절 연휴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가서 벗과 친지를 만나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웃이 있으면 송편 한 접시 나누어 먹고, 혼자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웃 어른이 없는지 살피는 그런 마음을 가지던 우리의 따뜻한 전통이 되살아나는 사회, 우리나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모두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되십시오.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지음, 양희성 옮김, 중앙북스, 2015
"일본의 축제, 주민 중심으로 공동체 결속 다져" "학교도 참가하여 애향심 기르는 태도" 길러 고국을 떠나 해외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느끼는 것은 한일 상호간 국가 관계가 원만한 경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최근처럼 한일양국 관계가 좋지 않고 힘든 경우에는 여러 면에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초등부에서 고등부까지 1400여명이 재학중인 도쿄한국학교가(교장 김득영)신주쿠에 위치하고 있는 한국인 거주 지역의 문화중심 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도쿄한국학교 고등부 학생들은 신주쿠 오쿠보 지역축제 선두대열에 참여하게 된다. 이 행사에 한국의 상징인 부채춤을 선보이기 위하여 오후 수업이 끝나고 운동장에서 연습이 한창이다. 필자는 한국어 교수법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중 학생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우리 나라 축제가 대부분 외부에서 가수를 불러오거나 의식 중심의 행사라면 일본의 경우는 지역 주민들이 다수 참여하여 지역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면에서 우리와는 다르다. 그리고 학생들도 꾸준히 지역 축제에 참가하여 동참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이같은 활동을 통하여 지역에 대한 애착심과 애향심을 길러가고 있다.
여행은 가끔 지친 피로를 풀 수 있기도 하지만 많은 것을 보고 깨달음을 주는 자극을 한다.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이 위치한 치바는 도쿄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으로 철도교통이 매우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예전에 비하여 치바역사가 큰 규모로 신축되었으며, 역사 안에는 쇼핑을 할 수 있는 가게들이 다양하기도 하고 많아졌다. 9월 27일 오후 치바역에 도착하니,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철도와 버스 승강장에는 줄지어 늘어선 모습이 쉽게 들어온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역에서 바로 내려 버스를 탈 수 있는 승강장으로 연결이 잘 되어 있다. 비가 와도 탑승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노인들도 쉽게 버스를 탈 수 있도록 접근성이 뛰어난 것을 발견하였다. 이같은 역사의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사람들에게 편의를 고려하였기에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순천시의 경우 역사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도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비가 와도 비에 젖을 수 밖에 없는 순천역사는사람 친화적 건물이 아니다. 공공시설이 모두 악자 배려로 변하는데 철도역사는 이에 둔감하다. 아무래도 바뀌어져야 할 것 같다.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서 개선이 안 되는 것인가, 아니면 개선을 요구하여도 고쳐지지 않은 것인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순천역이 장애 건물로 평가 받는다면 살기 좋은 도시 1위 명성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최근 국내외의 조사 결과들을 보면 한국의 국민행복지수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3 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고, 자살률 또한 OECD 국가 중 10여 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도 2009년 첫 조사 이후, 한 해를 제외하고는 OECD 국가들 중 최하위이다(연세대사회발전연구소, 2016). 이처럼 국내외에서 매년 발표되는 청소년 및 성인들의 행복지수와 자살률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니까 자살률도 그만큼 더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청소년은 왜 자신의 삶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까? 기실 행복은 최고의 가치이자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소망이다. 우리가 하루하루 열 심히 살아가는 이유도 행복을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의 청소년들은 성적이 행복 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행복의 척도인양 성적 올리기에 매달리는 입시 위주의 교육풍 토 하에서 삶의 여유를 상실한 채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통계청의 보고서에 의하면 청소년 자살의 주된 원인은 성적 및 진학 문제(39.2%)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초·중학생들이 행복의 조건으로 ‘화목한 가정’을 원하고 있으며,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나 상황’에 대해서는 ‘성적에 대한 압박’(23.3%)과 ‘학습 부담’(20.8%) 등을 가장 많이 지적하고 있다. 대체로 행복한 사람은 놀랄 정도로 원기 왕성하고, 결단성, 융통성, 사교성이 넘치는 사람이다. 불행한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이들은 남을 믿고, 사랑하고, 타인을 수용할 줄 도 안다. 여러 실험 결과들에 의하면, 행복한 사람들이 불행한 사람들보다 곤궁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려는 마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소위 “기분이 좋으면 좋은 일을 하게 된다(feel-good, do-good phenomenon)”는 현상이다. 또한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불행한 사람들이 행복한 사람들보다 훨씬 자기중심적이고, 사회에서 종종 외톨이가 되며, 나아가 비판적이고 적대적인 성격을 갖기 쉽다고 한다. 반면에 행복한 사람들은 대개가 더 친해지기 쉽고, 마음이 넓으며, 창조적이고, 나아가 불행한 사람들보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좌절감을 더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행복한 사람이 불행한 사람보다 애정이 풍부하고 용서를 잘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가 기분이 좋거나 행복할 때는 더 쉽게 타인을 용서하거나 타인에게 양보하는 사례를 종종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인간의 행복은 인간의 개인적인 삶 뿐만 아니라 사회 자체를 더욱 인간적이고 즐겁게 만드는 원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해도 행복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흔히 우리는 어떤 조건이 갖추어지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좀 더 성공하면, 좀 더 높은 지위에 올랐으면 행복할 텐데 하는 조건형 행복을 꿈꾼다. “10억을 모으면 나의 삶은 행복할 것이고, 그러면 그때 사회적 기부도 할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과 연 그럴까?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여전히 결핍감과 불만족을 느낀다. 조건을 충족시키는 동안 욕망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경에서도 “소유하지 못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만족하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청소년 교육에서 무엇을 강조 해야 할 것인가는 자명하다. 조그만 것에서도 만족감과 행복감을 누리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GNP가 2천 불도 안 되는 나라 들이다. 청소년들도, 학부모들도, 정치인들도, 경제인들도, 교사들도, 일반인들도 모두 다 욕망의 수준을 스스로 낮추어야 한다. 나아가 청소년들의 학업에 대한 지나친 욕망 의 수준(기대수준) 또한 낮추어야 한다. 결핍 상황 속에서도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욕망의 수준을 낮추어야 한다. 보잘 것 없는 여건 속에서도 감사할 줄 알고 행 복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인간을 우리는 길러야 한다.
최근 잇따른 여학생들의 폭행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충동적, 집단적이면서 죄의식마저 희박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학생간 폭력이 잔혹함은 배가되고 책임감은 줄어드는 경향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폭행의 정도가 어느 수준이냐를 떠나 피해 학생을 조롱하고 이를 SNS를 통해 생중계하다시피 하는 행위에 가슴을 떠는 시민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아이들끼리 치고받는 차원이 아니라 범죄의 카테고리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년법 개정이나 폐지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적 책임론도 거세다. 공동체 의식 부재, 입시 위주의 가정·학교문화, 부실한 인성교육 등에서 찾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나 가정에서 입시 위주의 교육에만 집중하고 공동체 문화가 깨지면서 사회 전체가 공감능력을 잃고, 청소년들은 무차별적인 폭력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지난 8월 교육부와 경북교육청이 공동 주최한 인성교육 포럼에서 “우리나라 인성교육이 입시 공부하듯 지식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고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 학생들의 민주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사회성, 협력성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지만 도덕에 대한 지식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즉, 책으로 공부해서 무엇이 옳고 옳지 않은지를 아는 것은 세계 최고지만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인성교육으로 인하여 학생들이 아무리 옳은 생각과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해도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가치가 없다”면서 “인성이란 앎(지식)이 아니라 삶(행동) 이며 바람직한 생각도, 바람직한 의도도 아닌 바람직하게 살아가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단지 학생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가르치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이 바람직한 행동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조 교수는 또 미국에서의 인성교육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나라의 인성교육도 혁신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인성교육은 지난 1980년대부터 대통령 주도로 시작됐다. 지난 30년간 시행해 온 미국의 인성교육 전략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여론을 움직이는 슬로건과 캠페인을 벌이고, 보상과 처벌로 인성을 강화하는 방법을 썼으며, 반복적인 훈련을 실시하고, 엄격 한 규칙(퇴학 등)을 정해 인성을 훈련시켰다. 그러나 이 같은 인성교육은 2010년 연방정부가 실시한 대규모 연구에서 ‘총체적 실패’ 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마디로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예방하는 데 인성교육이 효과가 없었을 뿐 아니라 학업성취도를 향상하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대통령까지 앞장서는 등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인성교육이 실패로 끝난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원인을 행동주의 교육방식에서 찾았다. 학생들에게 어떤 행동이 올바르고 바람직한 행동인가를 알려준 후에 그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교육 방법을 쓴 것이다. 강하고 반복적인 메시지 전달은 제품을 선전할 때 자주 활용 되는 판매 전략이지만 인성교육에는 그리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상과 벌로 학생들의 행 동을 좌우하려는 시도 역시 일반적으로는 매우 막강한 동기부여 방법이지만 효과가 없 기는 마찬가지였다. 엄격하기만 한 규칙은 사춘기 아이들의 행동을 규제하지 못했다. 군대처럼 고강도 훈련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시켜도 효력은 그때뿐, 훈련이 끝난 후에 지속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결론은 바람직한 행동을 요구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이를 실천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만 확인됐다. 따라서 조 교수는 가장 효과적인 인성교육으로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인사할 때에 공경하는 마음을 담도록 가르치고 싶을 때에는 단순히 매나 용돈을 주면서 달성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잘못을 한 사람이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를 해도 충분한 죄책감과 수치심을 담아내지 못하면 사람들은 오히려 그 모습 에서 가식과 위선을 느끼고 더 분노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설명이다. 감정이 동반되 지 않는 행동에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담배를 끊을 때도 마찬가지다. 담배 피우는 행동에도 감정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담배가 나쁘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잘 알지만 피우고 싶은 마음(욕구, 감정)이 더 강하기 때문에 끊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 교수는 감정은 이성보다 훨씬 더 위력적이라고 했다.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심적 영역의 원동력은 감정이므로 인성교육에는 감정을 움직이는 방법들이 동원되어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다. 이성보다 감정을 움직이는 인성교육 필요 핵가족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공동체의식이 붕괴된 것도 인성교육의 한계를 드러낸 요인으로 꼽힌다. 예전에는 대가족 제도에서 살면서 인성교육이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갔다. 아이 곁에는 엄마와 아버지를 비롯해서 조부모와 큰아버지, 고모, 고모부도 있었고 아버지 같은 큰형, 엄마 같은 누나, 그리고 사촌 같은 이웃들도 많았다. 즉, 아이 한 명 곁에 어른들이 수십 명이나 있었기에 굳이 서당에서 맹자와 논어, 대학을 배우지 않아도 성숙한 언행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조 교수는 “인성교육은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직접 보여주는 것이고 훈계가 아니라 모방이어야 한다”며 학교는 물론 가정과 지역사회의 총체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그렇다면 갈수록 거칠어지는 학생들 간 폭력을 예방하고 순화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조 교수는 나와 매우 다른 비전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관계조율 능력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비전공유, 갈등관리, 소통, 배려, 감사, 존중 등 관계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각자 동물적인 본능인 이기심과 공격성, 성적 충동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인간은 원초적으로 불안한 존재이기에 그 불안감, 공포감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감정 조절력을 기르는 훈련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마시멜로의 이론’처럼 학생들 이 각종 욕구와 욕정을 잠시나마 미룰 수 있는 자기조율 역량을 기르는 것을 인성교육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조 교수는 이 같은 조율 능력을 기르기 위한 6가지 방법론도 함께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6가지 행동이론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인성교육은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직접 보여주는 것이고 훈계가 아니라 모방이어야 한다. 학교는 물론 가정과 지역사회의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자율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과 행동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시켜야 한다. 둘째, 합리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감정과 생각을 연결하는 연습을 시켜야 한다. 아이 스스로 선택의 여지를 창조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셋째, 긍정심을 지니고 나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외적 자극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만 아니라 긍정적 감정과 생각을 상상해서 내적 자극을 유발 하는 것도 아이가 갖춰야 할 능력이다. 넷째, 감정을 표현하고 잘 표출하는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타인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이동시켜주는 기술도 필요하다. 그게 바로 신뢰를 쌓아가는 기술이며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감정코칭인 것이다. 다섯째, 입지하여 뜻을 세워야 한다. 자기보다 더 큰 곳에 의미와 비전, 뜻과 꿈을 담아 내야하는데, 이것이 공익조율이다. 여섯째, 공익을 위함이 결국 모두에게 이롭다는 진실을 깨닫도록 도와야 한다. 부모, 스승, 군자가 그렇듯이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 어른이 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조 교수는 “이상 여섯 가지 행동이론이 제대로 작동할 때 어린이를 건전한 사회인으로 만드는 인성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식은 책과 인터넷에서 언제든지 얻을 만큼 얻을 수 있지만 지혜는 오로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진다”면서 “먼저 어른이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어른다운 어른이 사는 사회, 그것이 최고의 멘토라는 조 교수의 지적은 학생폭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깊은 지 금, 새겨볼만한 고언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역사는 명멸하는 별처럼 수많은 조직체가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지는 것을 반복한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2014년 기준 70년 이상 된 한국의 장수기업은 두산(1896), 동화약품(1897), 경방(1919), 삼양사(1924), 종근당(1941) 등 51개에 불과했다. 시민사회단체조직도 마찬가지다. 흥사단(1913), 대한체육회(1920) 정도 만 70년이 넘는 단체로서 꾸준한 활동을 해오고 있을 뿐이다. “창업은 쉬우나 그것을 지키기는 어렵다(易創業 難守成)”고 한 정관정요(貞觀政要)의 구절은 국가는 물론 기업이나 단체와 같은 조직체가 가진 숙명, 즉 ‘지키기’의 어려움을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라 할 수 있다. 교육계에도 여러 단체가 있지만 여타 분야와는 달리 오랜 역사를 지닌 조직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창업보다 어려운 ‘지키기’의 과정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는 단체가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바로 그 것이다. 1947년에 창립된 교총은 11월 23일이면 창립 70주년을 맞게 된다. 광복 후 정부수립보다 앞서 창립된 교총은 현장의 교육부로서 대한민국 교육역사를 써온 우리 나라 최대· 최고의 교원단체다. 교총은 뿌리조직인 12,000여 개의 학교분회와 190개 의 시· 군· 구 교총, 17개 시·도 교총을 아우르는 중앙단체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단체의 이념적 정체성은 ‘교직은 전문직이며 교원은 전문직에 맞는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가져야 한다’에 두고 이의 실현과 쟁취를 위해 전력하고 있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의해 중앙정부와 매년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법적인 힘을 가진 단체이기도 하다. 70년 연륜의 나이테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교총이 지나온 역사와 대한민국 교육이 걸어온 길과도 많이 겹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교육세 도입을 관철시켜 안정적인 교육재정을 확보할 기반을 마련했고 과열됐던 중학교 입시를 무시험입학으로 개혁, 초등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가능케 한 것이 교총이었다. 기나긴 활동 끝에 유·초·중등 단일호봉제를 쟁취했고 사립교원 연금제도 신설, 교원정년 단축 저지, 전국현장연구대회와 교육자료전 창설, 교원지위법정주의 정책도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라는 교총의 기본적 정신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교원단체로서는 최초로 고희(古稀)를 맞는 교총의 지난 70년 역사 속에서 우리교육에 영향을 미쳤거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교육 및 교원정책 10개를 선정, 소개한다. 응답하라1952 현장교육연구대회, 1970 전국교육자료전 전문성 향상의 기폭제가 된 현장교육연구운동 진정한 교육전문가는 학교 현장에서 매일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선생님 이다. 그러나 정부 수립 전후의 혼란기에는 교원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도 개인의 수업개선 연구 지원체계도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 바로 현장교육연구대회다. 전국적인 규모의 현장교육연구대회가 처음 개최된 시기는 6·25 전쟁이 한창이었던 1952년 10월이다. 전쟁 중에 연구대회를 개최한 것은 지금의 기준으로도 결단 중의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대한 절실함이 컸기 때문이다. 현장교육연구대회의 특징은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보다는 현장성에 있다. 교사가 직접 학생을 지도하면서 체득한 여러 가지 경험들을 자신만의 노하우로 사장시키지 않고 전국의 교원과 공유, 활용하게 하는 것이다. 심사도 현장 활용도와 연구내용, 창의성을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현장교육연구대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전국의 교원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아졌으며, 1977년의 경우 시·도, 시·군 단위의 연구대회에 참여한 교원이 무려 1만여 명에 이르렀다. 전체 교원수 20만 명의 5%에 해당하는 교원이 참여하는 교직사회의 중요 행사로 성장한 것이다.연구대회 입상자에게 수여하는 ‘푸른기장’은 입상자 개인의 명예를 넘어서 교직사회가 인정하고 축하하는 연구 교원의 최고 상징이 되었다. 연구대회의 우수한 연구물을 학교 현장교원들에게 보급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도 동시에 시작되었다. 인터넷이 없던 시기에는 우수 연구보고서를 책으로 만들어 시· 도교육연구원 등 유관기관에 제공하여 현장교원들이 열람하거나 복사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정보망인 EDUNET이 설치된 후에는 이곳에 현장교육연구보고서를 탑재하여 현장교원이 교수-학습 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970년에 접어들어서는 “칠판교육의 장벽을 뚫자”라는 기치 아래 교육혁신을 위한 새로운 교육방법 즉, 교육공학적 개념을 도입한 교수-학습방법의 개발 촉진을 위한 또 하나의 교육연구대회인 제1회 전국교육자료전을 개최했다. 교육자료전은 현장교육연구대회와 더불어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전국의 교원이 참여하는 교육연구 운동의 중심으로서의 권위와 위상을 가지고 있다. ▲제47회 전국교육자료전 (2016.10.24 한국교육신문) 응답하라1965 교원처우개선 촉구 전국교육자대회 최초의 집단 농성, 마침내 초· 중등 단일호봉제 를 쟁취하다 초기의 「교육공무원보수규정」은 교원의 봉급을 단일화된 봉급표에 따라 동일 한 봉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실제 운영에 있어서는 학교급별에 따라 교원 초임 기산호봉에 차이를 두었기 때문에 동일한 학력·자격·경력을 가진 교원이라 하더라도 근무하는 학교급별에 따라 차이가 났다.설상가상으로 1962년 3월 개정된 「교육공무원보수규정」 은 학교급별 직책수당의 차이를 두게 하여 교원봉급표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초급대학 및 대학별로 5원화가 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교총의 입장은 단일호봉제였으므로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했고, 1963년부터는 체계적인 대응활동에 들어갔다. 4월과 5월에는 단일호봉제 실시 촉구문을 최고회의와 내각에 제출했으며 ‘단일호봉제추진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내각수반과 교육부장관, 국회 대상 압박활동을 펼쳤다. 한편 국회를 향해서는 단일호봉제 실시에 필요한 소요예산을 1964년도 정부예산에 반영하여 줄 것을 촉구하는 한편 단일호봉제를 담은 ‘교원봉급강령’을 발표했다. 한편 단일호봉제와 교원처우개선에 관한 교총의 주장을 홍보하기 위해 『교원 의 질적 향상을 위한 교원의 근무조건(봉급)』을 발간하여 주요 관계기관과 산하 각급 조직에 배포함으로써 교원단일호봉제에 대한 교육계 내외의 관심과 이해를 촉진시켰다. 그리고 이와 같은 교총의 활동은 교원보수제도의 문제점에 관한 관계당국의 인식을 상당히 높이는 동시에 단일호봉제에 대한 교육계 내외의 호의적인 여론을 조성했다. ▲1965년 7월호 새교육에 수록된 교원처우개선촉구 전국교육자대회 및 임시대의원회 1964년도에는 단일호봉제의 실시와 아울러 승급기간 단축과 연구수당 지급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였는 바, 동 청원은 동년 6월 1일에 개회된 제42회 국회 제11차 문공위원회에서 채택되었으며, 7월 20일의 국회 본회의의 의 결을 거쳐 정부에 이첩함으로써 교총의 관련활동 추진에 커다란 힘이 되었다. 그러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던 교총은 1965년 6월 5일 전국 교원대표가 참가한 ‘교원처우개선 촉구 전국교육자대회’를 개최하고 단일호봉제의 조속한 실현을 정부와 여당에 강력히 촉구했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것은 동 대회에 참석한 전국 교원대표들이 1시간 동안 조건부 농성을 벌인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사상 초유의 조직적인 대규모 교원시위사건으로서 교원단체의 조직역량과 단결력을 대· 내외적으로 과시했을 뿐 아니라 처우개선에 대한 교원들의 요청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일대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태에 자극을 받은 당시의 집권당인 민주공화당은 1966년도부터 교원단일호봉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고, 1966년 4월에 「교육공무원보수규정」 개정령을 공포했다. 단일호봉제 쟁취는 교원들의 권익을 최대한 신장하려는 교총의 끈질긴 노력이 잘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응답하라1966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_WCOTP 제15차 총회 해외 공관 10개보다 더 큰 외교적 성과 - WCOTP 총회 개최 요즘이야 국제 대회의 유치와 개최가 뉴스거리도 안 되는 시절이지만 1960년대는 사정이 달랐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한국에서 그것도 세계대회를 연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동의하기 어려웠고 국내적으로도 재정의 부족은 물론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도박에 가까운 모험이었다. 그러나 교총은 그러한 악조건과 난관을 극복하고 세계교직단체총연합회(WCOTP) 제15차 총회를 유치하고 1966년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당시 한국은 전쟁의 참상과 빈곤의 악순환, 문화적 낙후성 등 일그러진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총회 중의 ‘아리랑의 밤’, ‘우정의 밤’(가정방문) 둥 행사와 관광 등을 통해 잘못된 한국관이 바로잡혔고, 전진하는 문화민족으로서의 한국인의 참 이미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높은 교육수준과 교육자들의 넘치는 의욕을, 그리고 우수한 고유문화를 보여줌으로써 외국 대표들의 인식을 새롭게 하여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크게 향상시켰다. 교총 임영신 회장은 이를 “해외 공관 10개를 세운 것보다도 외교적으로 성과가 컸다”고 단적으 로 표현했다. ▲1966년 9월호 새교육에 수록된 제15차 WCOTP 서울총회 그러나 유치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교총은 WCOTP 제15차 총회 서울개최를 1962년에 처음 제의했지만, 총회 유치에는 애로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중 중요한 하나가 1966년 WCOTP 총회 장소는 이미 유럽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 이었다. 그러나 교총의 대회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활동의 결과, 개최지역을 유럽·아프리카· 아시아·미주의 4개 지역으로 나누어 순번으로 총회를 개최하는 새로운 관례를 세워 한국의 교원단체인 교총이 첫 번째로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여 제15차 총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1966년 8월 2일, 54개 회원국 400여 명의 대표들이 참석한 제15차 WCOTP 서울총회는 ‘교육계획에 있어서의 교직단체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총회는 국내 각계에서도 그 성과를 높이 평가했지만, 외국 대표들도 WCOTP 창립 이래 가장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말하였으며 서울 총회는 이후 개최되는 WCOTP 총회의 한 본보기가 되었다. 공식 프로그램 외에도 한국의 참모습을 인식하게 하기 위한 계획을 통해 국가적인 성과도 거뒀다. ‘보이자 교육한국, 빛내자 세계대회’라는 총회 표어와 같이 교육자나 학교, 행정당국, 일반 사회가 모두 합심하여 외국 대표들을 대함으로써 그들에게 한국의 참모습을 과시할 수가 있었다. 대표들은 모두 자국에서 영향력 있는 교육자들이었으므로, 귀국 후 두고두고 우리의 교육 문화를 강연으로, 매스미디어로, 혹은 학교교육을 통해 국민에게 알렸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서울총회로써 전 세계에 우리의 문화와 교육 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응답하라1968 제2교육선언_중학교구 무시험전형제, 7·15 중학입시개혁 이끌어 600만 초등학생, 입시지옥에서 구출하다 - 중학교구 무시험전형제 지금은 없어진 중학교 입시는 ‘무즙 파동’, ‘창칼파동’과 같은 사건으로 대변되 듯 과열 그 자체였으며 우리교육의 병폐의 하나였다. 중학입시 경쟁으로 빚어지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파행적 운영, 아동·학생의 심신 발달의 저해, 막대한 과외학습비용의 지출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과중 등은 한마디로 교육 부재 현상과 사회적 혼란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1960년대 중반기에 접어들자 중학교 입시 지옥 현상이 절정에 달하자 교총은 중학교 진학제도의 개선을 제1과제로 삼고 1967년 후반부터 중학교 입시지옥 해소에 집중적인 노력을 경주했다. 1967년 10월, 교총은 ‘의무교육의 정상화와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당면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과감한 입시개혁을 촉구하는 5개 항의 문건을 작성, 대통령, 국무총리, 교육부장관 등을 비롯한 행정부, 국회 및 정당 등에 전달했다. 같은 해 10월 ‘제1교육선언’을 선포하고 제2항에서 입시지옥의 해소를 위한 정부 당국의 과감한 조처를 촉구했다. 1968년에는 ‘600만 어린이를 입시지옥에서 구출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본격적인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진학제도 개선 전문위원회를 구성, ‘중학교구 무시 험전형제’를 성안했다. 교총은 이를 ‘제2교육선언’을 통하여 발표하면서 1969학 년도부터 시행할 것을 정부 당국에 촉구했다. 교총의 중학교 진학 제도 개혁안이 공표되자 언론을 비롯한 사회 각계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특히 언론을 중심으로 하여 동 방안을 지지 환영함과 동시에 그 실현을 촉구하는 사회의 여론이 크게 일어났다. 교육당국은 1969학년도 중학 입시는 기존 방침대로 시행할 것임을 거듭 밝혔지만 입시 개혁안이 사회적 지지를 확고히 해 나가자 정부도 입장을 번복, 교총의 안을 수용한 이른바 ‘무시험추첨학교군제’를 확정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발표한 ‘7·15 입시개정안’은 교총안의 전형제 대신에 추첨제를 채택한 점을 제외하면 교총안과 그 기본 방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었다. 정부의 ‘7·15 입시개혁’에 의한 중학교 추첨진학제는 1969학년도 서울에서의 첫 시행을 기점으로 1970학년도에는 서울을 비롯한 10대 도시로, 1971학년도부터는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었는데, 이 같은 과정에서 교총은 두 차례에 걸친 추후 연구를 통해 개선방향을 모색하고 그 실현을 추진함으로써 제도 개선의 선도적 역할을 다했다. ▲1968년 8월호 새교육에 수록된 중학입시제도폐지 발표 ‘7·15 중학입시개혁’이 단행되자 교총은 새로운 고등학교 진학 제도 개혁안으로 학군별전형제를 연구 성안, 1974학년도부터 고교 입시에서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는데, 교총의 이 같은 노력은 1973년 2월에 정부가 단행한 고등학교 진학제도 개혁에 대한 직접적인 촉진제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진학제도 개혁에 의하여 1974학년도에 서울에서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이른바 고등학교 추첨배정제는 교총개혁안의 기본 정신을 많이 반영했다. 응답하라1971 제6교육선언으로 사학교원연금법 촉구로 1975년 출범시켜 사학교원 대상 연금제도 만들다 국·공립학교 교원은 1962년 8월 제정·공포된 「공무원연금법」에 의해 연금제도가 시작되었지만 사립학교 교원에게는 이러한 제도가 없어 사학교원에게도 국·공립학교 교원과 같은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는 것은 당시 교총의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였다. 교총은 사학교원 연금제도의 확립을 위해 1967년에 「공무원연금법」 수준에 준하는 사립학교교원 연금법안을 성안하여 정부대상 활동을 전개하자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사학교원 연금법 제정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연금기금 조성을 국고보조 없이 사학재단과 교원이 각각 부담하게 해 공무원연금법과의 균형 면에서 매우 불리했다. 이에 교총은 사학재단의 연금기금 부담의 실현성이 희박할 뿐 아니라 교원의 자격, 복무 및 직무의 동등성에 비추어 국·공·사립학교 교직원과 차별을 두지않는,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제안하면서 제정추진 활동을 계속해 나갔다. 1971년 4월에는 제6교육선언을 통해 사립학교 교원연금법의 제정을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1972년 이후에도 이를 당면 정책과제의 하나로 선정하고 법 제정을 위한 활동을 부단히 전개했다. 이와 같은 장기간에 걸친 교총의 활동 결과, 정부 당국에서도 사립학교교원 연금제도 확립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게 되었다. 1973년 11월 20일 정부에 의한 「사립학교교원연금법안」을 국회에 제안하고 12월 30일자로 제정·공포됨으로써 사학교원 연금제도 시행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국가예산 형편상 그 시행이 일단 보류되었으며, 1975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과정에서도 사학교원 연금제도 운영에 필요한 국고부담 소요예산이 삭감되어 시행이 또다시 1년간 보류될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교총은 사학교원연금법 시행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보고 1974년 9월 27일 정부·국회 및 정당 관계요로에 동법 시행을 촉구하는 건의를 하는 한편, 그 실현을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국회의 예산 심의과정에서 이 법 시행에 따른 예산이 부활되어 사학교원 연금제도는 1975년 1월 1일 역사적인 출범을 했다. 그러나 사학교원 연금제도는 그 자체가 안고 있는 제도 및 운영상의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립학교 사무직원에 대한 연금제도의 확대적 용이었다. 교총은 이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교육부, 노동청 등 관계기간에 제시했는데, 그 결과 사립학교 사무직원도 이 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동법 개정안이 제98회 정기국회에서 의결되어 1978년도부터 사학의 일반 사무 직원도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응답하라1976 교총 제35회 대의원회 교육세 신설 결의 교육세 신설, 안정된 교육재정 을 확보하다 정부수립 이후 교육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이것을 충족시켜야 할 교육재정의 확보는 경제사정상 난망했다. 재정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교총은 국가 발전에 있어 필수요건인 교육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교육 재정의 확충·확보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보고 새로운 교육재정 확충· 확보 방안을 강구에 박자를 가했다. 교총이 재정 확보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게 된 것은 1954년 8월, ‘교육재정확보 대책위원회’를 결성하면서부터이다. 그 후 1960년대 말까지 사회적인 변동도 극심했으며, 이에 못지않게 교육재정에 관한 제도도 수차에 걸쳐 변했다. 교총은 그때마다 교육재정의 확충·확보를 위하여 필요한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지방 교육재정교부금법」(1971. 12. 28)을 제정할 당시, 교총은 교육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정교부율을 15%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12.98% 로 하향 확정된 데다가 이것마저도 1972년 8월의 ‘국민경제생활 안정을 위한 대 통령 긴급명령’에 의해 효력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은 1972년 12.98%, 1975년 8.28%라, 1980년에는 11.73%로 들쑥날쑥했다. 이러한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교총은 1976년 11월 제35대 대의원회에서 지방 교육재정 법정교부율을 부활할 것과 국가예산의 20% 이상을 교육예산으로 배정하고 교육세를 신설할 것을 결의했고 1977년부터는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기본 정책을 교육세 신설에 두고 실현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당시는 과대규모 학교·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교육시설의 확충과 개선, 교원의 사기앙양, 근무조건 개선, 의무교육 연한 연장 등 실로 벅찬 과제들이 산적했다. 따라서 교총은 이러한 과제의 해결이 교육재정의 확충· 확보에 있음을 확신하고, 안정적인 교육재원 확보의 가장 확실하고 근본적인 대안으로 교육세 신설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교총이 1973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한 교육재정의 확충·확보를 위한 활동은 여론 및 사회여건 조성에 결정적 역할을 해 1980년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세 신설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었다. 그리고 1981년 5월 17일 마침 내 교육부장관이 1982년도부터 교육세를 신설해 제5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기간 중 교육부문에 투자할 방침임을 천명함으로써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가 제시되기에 이르렀다. 정부의 교육세 신설 방침이 지상을 통해 발표되자 국민조세부담의 과중, 그리고 조세제도의 후퇴라는 반론도 제기되었지만 교총은 일간지의 광고를 통해 “교육세는 마땅히 신설되어야 하고, 이의 실시 시기를 지연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교육적 손실이 초래되며, 일부 정당이 국민 여론을 앞질러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 국민의 협조를 호소했다. 정부는 교총이 건의한 교육세 신설 방안을 기초로 정부안을 마련하여 1981년 9월 24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제108회 정기국회에 제안했다. 이 법안은 1981년 12월 1일의 정기국회에서 무난히 의결되었고 1981년 12월 5일 공포되었다. 응답하라1989 교원지위법 제정 및 교육관계법 개정 청원, 1991 법 제정 공포 교원의 지위향상과 교권보호의 기틀을 마련한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우리나라의 스승 존경 기풍은 미풍양속으로 정착될 정도로 역사가 매우 깊다. 그러나 70∼80년대의 급격한 산업화와 사회의 고도화로 교원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도 점점 엷어져가면서 문제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문직인 교직을 일반의 기준으로 바라봄으로써 교권침해가 증가하는 등 교원지위 하락이 가속화되기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교직사회가 직면한 이러한 문제는 호소나 건의와 같은 전 통적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한 교총은 법제화를 통한 해결 을 모색하게 된다. 교총은 1988년 교육의 기틀이 되는 헌법의 교원지위 법정주의 정신과 각종 법률에 산재해 있는 교원의 지위에 관한 규정, UNESCO-ILO가 공동 채택한 ‘교원의 지위에 관한 권고’ 내용을 집대성하고 체계화하여 교원지위법안을 성안하게 된다. 5장 21조와 부칙으로 구성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교육활동의 자율성 보장 ▲정치활동의 자유, 공직 취임 및 복직 보장 ▲학교안전사고로부터의 교원 보호 ▲교원의 신분보장 ▲교원 근무조건· 복지후생의 개선 ▲단체교섭권 도입 등이 었다. 교총은 11월 16일 개최된 대의원회에서 동 법안을 심의· 의결한 후, 1989년 2월 24일 전국 회원 77,600명의 서명을 첨부하여 국회에 ‘교원지위법 제정 및 교육관계법 개정 청원서’를 제출하고 실현 활동을 전개했다. 1989년 7월에는 교총을 방문한 노태우 대통령에게 교원지위법 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이에 대해 노태우 대통령은 “교원의 근무환경 개선과 노후시설 현대 화를 위해 교육환경개선특별회계를 신설하여 임기 중 매년 3,700억 원을 투자하고, 교원 신분보장을 위한 재심 기관으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설치, 학교안전 사고 보상제 실시, 교단 지원 체제로의 교육행정기구 개편 등을 실시할 것”을 밝 혔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교총이 제안했던 교원지위법안을 대폭 축소·수정하는 등 법제화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자 1989년 11월에는 수도권 교사 약 2,000여 명이 참가한 ‘교원지위법 제정·교과지도비 부활 교육자 결의대회’를 개최함과 동시에 관계당국에 대한 법제정 압박을 가했다. 1990년 5월에도 서울에서 전국 교원 대표 약 13,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교원지위법 제정 촉구를 위한 전국교육자 대회’를 개최하고, 6월 19일 각 시·도 대표 21명으로 ‘교원지위법제정추진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법제정을 위한 전방위 활동 체제에 돌입했다. 그 결과 1991년 2월, 문체위 법안심사소위가 법안을 통과시키고, 1991년 4월 개최된 ‘교육 우선 국책실현 전국교육자대회’에 참석한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당시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한목소리로 교원지위법 제정 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같은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은 1991년 5월 3일 개최된 제154회 임시국회 문체위원회에서 통과되었고, 동년 5월 8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동년 5월 31일 제정 공포되었다. ▲교원지위법이 제정되기까지 한국교총의 활동(1991.5.13 한국교육신문) 전문 13조와 부칙으로 구성되어 있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의 주요 내용과 의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단체는 교원이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높은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 노력하도록 규정했다. 사학 교원의 보수를 공무원인 교원의 보수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종래의 사립학교 교원 보수는 공립학교 교원에 준한다는 임의규정에서 진일보하게 되었다. 둘째, 교권확립과 교원의 신분보장에 기여하게 되었다. 교원의 신분보호를 위해 학원 안에서의 교원의 불체포특권 보장(제4조), 의사에 반한 휴직·강임·면직 금지를 규정(제6조)했고, 특히 종전 총무처에서 관장하던 ‘교원징계재심위원회’를 교육부에 설치(제7조)함으로써 교원의 신분보장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되었다. 또한 학교안전사고로부터 교원·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 학교안전관리공제회’의 설립을 별도의 법으로 정하도록 규정(제5조)했다. 셋째, 교원단체의 ‘교섭·협의권’이 보장됨으로써(제11조) 교육정책 결정에 교원의 의사를 광범위하게 반영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응답하라1998 전국교육자대회와 40만 교육자서명운동 가장 격렬했던 저항, 교원정년 단축 반대 전국교육자총궐기대회 정부 정책에 대한 교원단체의 대응 역사 중에 가장 격렬했던 저항이 일어났던 사건이 1998년 교총이 주도한 전국적 규모의 교원정년 단축 반대 집회이다. 시·도 별로 항의 집회가 이어졌으며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벌어진 전국교육자총궐기대회는 7만 명이라는 전무후무한 인원이 참가하여 정부가 추진하던 65세 정년의 60세로의 단축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전국의 교원들의 한결 같은 결기에 찬 의지에 힘입어 60세 단축을 62세로 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이 후 우리의 교육은 이로 인한 많은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교원운동사상 최대규모 집회가 열린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7만여 명의 교원들이 투쟁하는 모습 (1998.11.23 한국교육신문) 정년 단축 시도는 1998년 2월,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미 일반직 공무원의 정년 단축을 확정한 뒤 ‘고령 교사 1명 내보내면 젊은 교사 3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교원정년을 65세에서 대폭 감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교총은 3월부터 시·도별로 교육자대회를 개최하여 반대를 결의했고 정부 관련부처를 상대로 저지 활동에 돌입했다. 1998년 10월 29일 오후 2시 30분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교육발 전과 교직 안정을 위한 전국교육자 대표자대회’였다. 이 대회에 참가한 전국교육자 대표 2천여 명은 이해찬 교육부장관의 교원 폄훼 정책을 열거하면서 중단을 요구하고, 대동단결하여 정년 단축 기도를 분쇄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대회는 언론과 방송의 주요 뉴스로 다루어져 일반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2일, 기획예산위원회는 ‘교육공무원 정년 조정방향’을 확정 발표하고 교육부가 이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기획예산위원회의 발표가 있자, 교총은 이의 철회를 촉구하는 반대 궐기대회 를 전국적으로 개최하기 시작했고 그 첫 출발은 서울이었다. 11월 7일 서울장충 단공원에서 3만여 명의 교원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교총은 ‘쿠데타적 교원정년 단축 반대 궐기대회’를 갖고 정부의 정년 단축 방침과 교육현장 실정을 무시한 정책을 비판하고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대회의 열기는 전국으로 확산, 대전(11. 4), 울산(11. 9), 경남(11. 10), 광주·전남·전북(11. 11), 경기(11. 12), 강원(11. 13), 부산·대구·충북·충남·경북(11. 14) 등에서 잇달아 개최되었는데, 전국적으로 참 가한 교원은 15만 명이 넘었다. 한편으로 교총은 정년단축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는데 이에 245,835명 참여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11월 16일 교원의 정년을 60세로 하는 안을 발표했다. 교총은 즉시 반대 성명을 내고 ‘교원정년 단축 반대 전국교육자총궐기대회’를 11월 21일 오후 3시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가졌다. 7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총궐기대회는 ‘쿠데타적 정년 단축 즉각 중단하라’, ‘교육공백 교육파행 교육부는 책임져라’ 등 전국 학교에서 마련한 수천 개의 현수막과 피켓이 난무하는 속에 교원들이 어깨띠를 두르고 교육부장관의 퇴진을 외치는 등 시종 격렬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교원정년 단축 방침이 헌법 및 교육관계법에서 규정한 교원 지위 우대 정신에 배치되며 교육의 질 향상과는 무관할뿐만 아니라 일방적인 교원 희생 정책이므로 결사적으로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여의도 문화마당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7만 여명이 참가한 이 궐기대회는 교원정년 단축 철회 요구는 물론 국민의 정부 출범 후 계속되어 온 일련의 교원개혁 정책에 대한 교직사회의 분노를 여지없이 드러낸 전례가 없는 것이었다. 이후 교총은 국회 입법화 과정에서 교원정년 65세 사수를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교원정년은 62세로 3년 단축되었다. 이는 애초 60세 조정안에서 2년이 상향 조정된 것으로 교총과 교육계의 피를 말리는 투쟁의 결과였다. 이 대회는 교총의 대외 활동이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방식으로 전환된 분기점으로 작용했다. 물론 교총의 모든 활동은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틀 속에서 이루어졌다. 대규모 집회 시에도 구속이나 연행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응답하라2014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동투쟁본부 결성, 총궐기대회 생활안정의 최후보루, 교원연금 개악을 막다 연금은 현직 교원의 퇴직 후 생활 안정을 보장해주는 울타리와 같은 존재이다. 70∼80년대 교직에 입문한 교원들이 타직종에 비해 좋지 않은 처우에도 불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도 노후생활을 국가가 보장해 준다는 믿음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제도를 손보지 않으면 공적연금 기금이 급격히 고갈될 것이라는 경고의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오자 정부도 2014년 4월, 재정건전성 차원에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3대 직역연금을 개혁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게 되었다. 개혁안은 본인부담률을 43% 높이고, 받는 것은 34%깎는 것이었는데, 교총은 기금운용의 실패를 교원 등 공무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공무원단체와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결성하고 일방적인 연금 개악의 즉각적인 중단과 이해당사자의 참여 속에서 투명하게 논의할 ‘사회적 합의체’의 구성을 강력히 촉구했다(2014.8.18).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총궐기대회 (2014.11.1 한국교육신문) 공직사회의 집단 거부 정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계속 추진해 나가자 교총은 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투표(11. 5∼16) 실시, 약 10만 명이 참여한 여의도 총궐기대회(11. 1)로 맞대응했다. 교총은 독자적으로 당정청의 주요 인사와의 협의회를 통해 국민대타협기구의 구성을 요구해 출범시키면서(2014. 12)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국민대타협기구가 활동 기간(2014. 12. 29∼2015. 3. 28) 동안 합의안을 이끌어 내지 못하자 2015년 3월에도 2차 총궐기대회를 열어 정부와 국회를 압박하는 한편, 실무기구를 구성, 논의를 이어갈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교총의 요구대로 실무 기구(정부대표 2명, 공무원단체 3명, 여야 추천 전문가 4명)가 구성되었고, 교총과 함께 기여율은 5년간 점진적으로 9%로 인상하고 지급률 1.7%로 인하하되 20년간 단계적으로 조정하자고 제의하여 합의안을 도출했다. 결국 사회적 대타협의 성공이냐 파국이냐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교총의 제안으로 역사적인 민·관·정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 합의안을 토대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었다(2015. 5. 29.). 응답하라2017 교육계의 갈등_기간제교사·강사 정규직 전환 반대 청원 기간제교사· 강사 , 임용원칙은 지키되 처우· 근로조건 개선해야 2017년 7∼8월 교육계의 핫 이슈가 되었던 것이 기간제 교사·강사의 정규직 전환여부였다. 교육부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 8월 8일부터 9월 9일까지 7차례의 회의와 1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논의했지만 결과는 기간제교사·강사는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한다는 것이었다(9. 11). 이 과정에서 예비교사·현직교원과 기간제교사· 강사 간의 갈등이 드러나는 등 교육계는 상처를 입었으며 앞으로 이를 치유하고 화합과 상생으로 가야하는 과제까지 안게 되었다.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 무리하게 추진한 교육부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정책의 입안과 추진시에는 교육계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 유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여론이다. ▲기간제 교사· 강사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집회의 모습(2017.8.21 한국교육신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의 출발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인천공항청사를 방문, “임기 중에 비정규직 공공 부분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한것 (2017. 5. 12)과 대선과정에서 “임기 안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한 것에 있다. 이러한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능을 하던 국정기획자문회의는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반영하게 된다. 그러나 관계부처 합동으로 구성된 국정현안점검조정회는 공공 부분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 라인을 발표하면서 기간제교사·강사의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고 밝히면서도 교육부가 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이문제와 관련된 모든 갈등을 교육계가 떠맡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교총은 기간제교사·강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 대응과정에서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은 공개경쟁시험을 근간으로 하는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하지만 처우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했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교육공무원 임용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한 임용의 기회를 보장해야 하며 (제10조 제2항), 교사의 신규채용은 공개전형으로 한다(제11조 제1항)고 명시하고 있어 이것을 뛰어넘는 행위는 교육법정주의 위반이라는 것이다. 교총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도 대표로 참여하면서 교총의 입장을 분명히 하여 다른 위원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얻어냈으며 짧은 기간 동안 총 118,090명이 참여한 기간제교사·강사는 정규직 전환대상이 아니라는 청원(서명) 운동도 벌여(8. 17~8. 31) 결과를 청와대와 국회에 전달했다. 학교현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학생앞에 선 교육자일 뿐이다. 어떠한 차별과 구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번을 기간제 교사·강사에 대한 불합리한 규정이나 관행을 일소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미끄럽다’는 형용사이다. 느낌을 나타내는 말이다. 사물의 바닥이나 표면을 손으로 만졌을 때, 느껴지는 어떤 부드럽고 매끈한 질감을 나타내는 말이다. ‘미끄럽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거침없이 저절로 밀려 나갈 정도로 번드럽다’로 풀이되어 있다. ‘번드럽다’라는 말이 좀 낯설다. 그래서 이 말을 다시 사전에서 찾아본다. ‘껄껄하지 않고 윤기가 나도록 미끄럽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미끄럽다’와 ‘번드럽다’는 뜻이 비슷한 말이다. ‘번드럽다’에는 좀 다른 뜻도 있다. ‘사람됨이 어수룩한 맛이 없고 몹시 약삭빠르다’라는 뜻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말도 원래 ‘미끄럽다’가 사물의 질감을 나타낼 때 쓰였던 것을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에 옮겨와서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끄러운 사람’이라고 직설법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미꾸라지 같은 녀석’이라든가 ‘기름 뱀장어 같은 사람’ 등으로 비유하여 쓰는 예는 많다. 이런 것을 보면, ‘미끄러움’이 그냥 촉감의 표현으로만 끝나지 않고,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을 표현하는 데로도 동원됨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원래는 자연과 사물의 상태를 설명하는 말로 형용사가 만들어졌어도, 그 말이 인간사회에서 쓰이는 동안에는 인간의 심리·성격·기질·태도 등을 설명하는 데로 그 쓰임이 확장된다. ‘미끄럽다’니 ‘곱다’니 하는 형용사들을 정면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또 그렇게 설명을 했다손 치더라도 알아듣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미끄럽다’와 반대가 되는 느낌을 말해 주면 뜻풀이가 바로 다가온다. 그래서 ‘미끄럽다’는 ‘거칠다’, ‘삭막하다’, ‘꺼끌꺼끌하다’, ‘까칠하다’, ‘투박하다’ 등의 반대쪽에 있는 말이다. 그렇게 보면 ‘미끄럽다’ 또는 ‘미끄러움’에 내재하는 의미가 반드시 나쁘지는 않다. 그런데 어떤가. 사람들이 나를 두고 ‘미끄러움’의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나는 기분이 좋겠는가. “그 사람 말이야, 사람이 좀 미끄럽지”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평가되는 것을 사양하고 싶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사람됨이 어수룩한 맛이 없고 몹시 약삭빠르다’라는 뜻으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미끄러움의 이미지’는 이 말 자체의 나쁨이라기보다는, 한국인이 ‘미끄러움’을 문화적으로 인지하려고 할 때 생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컨대 ‘미끄럽다’와 관련하여 그런 인식 전통을 우리가 가져온 것이다. 통념에만 따라가지 말고 생각해 보자.미끄러움에 내재하는 덕성(virtue)은 정말없단 말인가. 아니다. 기계나 공구가 뻑뻑하여 움직이지 않을 때, 윤활유를 친다. 윤활유의 속성은 미끄러움이다. 베어링이 마모되지 않고 잘 맞물려 돌아가려면 베어링과 베어링 사이를 잘 중재하는 미끄러움이 있어야 한다. 그걸 윤활유가 한다. ‘조직에서 윤활유와도 같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면 더없는 찬사이다. 사근사근하다, 붙임성 있는 사람이다, 친절하다 등등의 평가에는 사실 ‘미끄러움’의 자질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관계와 소통을 부드럽게 하는 미끄러움은 필요한 순기능이다. 미끄러움은 그 나름의 덕성을 지닌다. 그러니까 분명해진다. ‘미끄러움’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지나치게 미끄러운 것’에 문제가 있다. SNS에 나도는 유머에 ‘간디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이다. 풍자와 조롱이 얼마나 미끈하고 거침없고 번드러운지 쾌감을 느낀다. 차별과 억압을 이겨내는 데서 오는 기묘한 해방감도 맛보게 한다. 말에 미끄러움의 작용이 잘 녹아있다. 내용은 이러하다. 간디가 영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였다. 간디가 수강하는 과목을 가르치던 피터스라는 교수가 있었는데, 그는 식민지 출신의 인도 청년 간디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식민지 학생에 대한 인종적 편견이 있었던 것이다. 하루는 간디가 대학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피터스 교수 옆으로 식판을 들고 다가가서 앉았다. 피터스 교수는 강한 차별 의식을 드러내며 간디에게 말했다. “이보게 간디 학생, 아직도 무언가를 잘 모르는 모양인데, 돼지와 새가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경우는 없어요.” 간디가 그 말을 바로 받아서 말했다. “아, 걱정 마세요. 교수님! 그럼 제가 어서 다른 곳으로 훨훨 날아갈게요. 하하하!” 간디에게 한 방 먹은 교수는 은근히 화가 났다. 간디에게 복수하려고 했다. 교수는 중간시험에서 문제를 어렵게 냈으나, 간디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교수는 분을 삭이며 간디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간디 학생이 길을 걷고 있는데 두 개의 자루를 발견했어요. 한 자루에는 돈이 가득 들어있고, 다른 자루에는 지혜가 가득 들어있어요. 둘 중 하나만 주울 수 있다면 간디 학생은 어떤 자루를 택하겠는가?” 간디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돈 자루이죠.” 교수가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쯧쯧쯧. 저런 한심한 경우가 있나. 내가 그 입장이었다면 나는 지혜를 택하겠네.” 간디가 말했다. “뭐,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것 아니겠어요. 하하하!” 너무도 약이 오른 교수는 간디의 시험지에 신경질적으로 ‘idiot(멍청이)’이라 적은 후 그에게 돌려주었다. 시험지를 받은 간디가 교수에게 다가가 말했다. “교수님, 제 시험지에 점수는 안 적혀 있고 교수님 서명만 있는데요. 하하하!” 간디의 언행에 ‘미끄러움’의 자질이 소복이 숨어 있다. 이 경우 ‘미끄러움’을 작고 아담한 어감으로 미화한 말로 ‘매끄러움’이란 말이 적절하다. ‘매끄럽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세 가지 뜻이 있다. 1) 거침없이 저절로 밀리어 나갈 정도로 반드럽다. 2) 글이나 말에 조리가 있고 거침이 없다. 3) 수더분하지 못하고 약삭빠른 면이 있다. 위의 이야기에서 간디가 발휘하는 매끄러움은 아마도 2)의 풀이와 깊은 연관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1)과 3)의 자질도 상당히 많이 발휘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간디는 영국인 교수의 편견에 매끄럽게 대처한다. 즉, 무례하게 덤비거나 거칠게 욕설하거나 거세게 싸우지 않고, 반드럽고 부드럽고 산뜻하게 제압한다. 얼마나 민첩하고 매끄러운지 교수는 번번이 간디 학생에게 당한다. 이런 풍자성이 강한 유머는 수사적(rhetorical)으로도 우수하다. 수사학적으로 뛰어난 표현을 구사한다는 것은 언어나 심리에서 ‘미끄러움(또는 매끄러움)의 효용’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디의 유머를 통째로 평가한다면 ‘아주 미끈하다’고 할 수 있겠다. ‘미끈하다’는 물론 ‘미끄럽다’에서 뻗어 나온 말이다. 말뜻을 확인해 보니, 세 가지 뜻이 있다. 1) 흠이나 거친 데가 없이 부드럽고 번드럽다. 2) 차림이나 꾸밈새가 훤하고 깨끗하다. 3) 생김새가 멀쑥하고 훤칠하다. 옹졸한 교수에게 응대하는 간디의 말솜씨나 마음자리가 1), 2), 3) 모두에 해당하는 것 같다. 부당한 것에 대한 풍자나 조롱은 ‘속 시원한 미끄러움’을 맛보게 한다. 언어나 심리에 미끄러움의 자질을 실어 낼 수 있으면, 그것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인지적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미끄러움은 기름의 본성이다. 적절한 미끄러움(매끄러움)은 삭막한 갈등을 피하게 한다. 그러나 미끄러움이든 매끄러움이든 그것의 과잉은 악덕이다. 그 과잉의 경지를 교언영색(巧言令色) 이라 했다. 미끄러움이 넘치는 사람을 일컬어 ‘뺀질이’라고 한다. 미꾸라지처럼 미끄럽게 빠져나가며 몸을 요리조리 빼면서 일을 열심히 하지 아니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뺀질이’이다. 거죽이 매우 매끄럽고 윤기가 흐른다는 뜻으로 쓰이는 ‘빤질거리다(반질거리다)’에서 온 말이 ‘뺀질이’이다. 내 안의 미끄러움을 과신하면 내가 사기꾼이 된다. 상대의 미끄러움을 주의하지 않으면 내가 사기를 당한다. 미끄러움에 대하여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그 미끄러움이 자연현상이든, 그 미끄러움이 인간 본성이든 경계해야 한다. 상대의 미끄러움에 휘말려 드는 것도 불행이지만, 나 자신의 미끄러움에 내 스스로 넘어지는 것도 딱하다. 일상에서 ‘미끄럽다’ 에 가장 널리 붙여 쓰는 말이 무엇이었던가. ‘미끄럽다’에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 짓는 말이 무엇이었던가. 바로 이 말이다. “조심해! 미끄럽다!”
위대한 역사학자 폴 존슨은 ‘현대’의 시작을 1919년으로 봤다. 이 시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현실’로 증명됐다. 지금이나 그때나 상대성 이론은 너무 어렵지만,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전 인류를 흥분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과학 기술의 도움만 있다면 인간은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인슈타인이 물리학 측면에서 현대를 열었다면 인간 심리의 측면에서도 대변혁이 일어났다. 선봉에 선 사람은 프로이트였다. 리비도, 에로스, 타나토스 같은 용어들이 저잣거리에서조차 넘쳐흘렀다. 프로이트의 이론을 구현해 줄 과학기술의 도움만 있다면 인간은 스스로의 정신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비슷한 시기 막시즘(Marxism) 또한 힘을 얻었다. 소련공산당의 아버지 레닌은 막시즘의 완성을 위해서 과학기술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그가 사망했을 때 소련은 레닌의 시신을 보존했다. 이는 레닌의 절대적인 권위를 상징하는 것이었지만 사실은 두번째 이유가 더 중요했다. 그들은 ‘언젠가 과학기술이 충분히 발전하면’ 레닌을 물리적으로 부활시킬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장밋빛 기대감의 처참한 결말 현대는 이렇게 과학기술에 대한 낙관과 장밋빛 전망과 함께 시작됐다. 하지만 결과는? 낙관의 시대가 도래한 지 채 30년이 지나지 않아 찾아온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인류가 스스로 발전시킨 과학기술로 만들어낸 것은 재생의 도구가 아니었다. 과학기술은 폭약, 독일의 전차군단, 핵폭탄같은 죽음의 도구로 먼저 구현됐다. 이로써 한 사람의 독재자가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는 대량학살의 시대가 찾아 왔다. 대량학살은 과학기술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렇게 100년의 시간이 흘렀다. 종전 이후로 따지면 70년 정도의 시간이다. 냉전이 오래 지속됐고 이런저런 경제적 위기도 있었으며 계속된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1000년 뒤의 인류가 이 시기를 묘사할 때는 ‘대체로 평화의 시기’ 였다고 정리하지 않을까 싶다. 냉전의 끝은 공산주의(혹은 전체주의)에 대한 자유민주주의의 완벽한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들끼리는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전쟁을 한 기록이 없다. 완벽하진 않을지 언정 전체주의는 역사의 정답일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문제는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는 점이다. 약 100년의 평화기가 도래하자 우리는 다시 100년 전의 사고방식에 조금씩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일례로 최근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100년 전 과학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낙관을 연상하게 한다. 최근에는 아예 신(神)이 되고자 하 는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 책마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는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책 제목은 호모 데우스다. 이 책은 미래의 인간은 죽음마저 극복함으로써 영생과 만능의 영역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선언하고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진보할 수 있을까 까마득한 미래에 관해 얘기할 때 우리는 종종 인류가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최근 개봉한 발레리안 : 천 개 행성의 도시라는 영화를 보면 원시 공동체인 진주족은 왕정을, 인간 공동체는 공화정을 택하고 있다. 이는 관객의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왕정은 과거의 유산일 뿐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없 다는 생각이 우리 모두에게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먼 미래에 관해 얘기하면서도 왕정 체제를 그리고 있는 ‘스타워즈’의 세계관이 우리에게 더욱 낯설다. 인간이 과연 그렇게 끊임없이 진보하는 동물인지, 역사는 늘 진보하기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결코 긍정적인 대답을 내릴 수가 없다. 우리가 역사상 최고로 진보된 과학기술을 향유하고 있는 건 맞지만, 정신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수천 년 전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의 한계와 나약함을 기술로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다가 실패하곤 하는 방황의 존재들인지도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수많은 장밋빛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든다. 과연 드론은 인간에게 그저 유통기술의 혁명과 변혁을 약속하는 선에서 임무를 끝마칠까? 3D 프린터는 불치병 환자들에게 장기를 제공하고 백신을 생산하는 평화적 존재로만 남을까? 누구나 집에서 핵폭탄을 만들 수 있고, 누구나 드론으로 헤어진 연인의 집을 폭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은 아닐까? 분명한 건 인간이 지금까지 비슷한 종류의 실수를 계속 반복해 왔다는 점이다. 고전이 여전히 읽히는 이유는 아직도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신이 죽었다’는 니체의 선언과 달리 ‘신이 되자’고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의 정신은 다시금 창세기의 바벨탑 신화를 떠올리게 한다. 신과 동급이 되려는 인간의 시도는 이미 수천 년 전에도 있었고 이미 수천 년 전에도 처참한 결과를 야기했다. 지금이라고 다를까? 4차 산업혁명이 내뿜고 있는 환희의 멜로디에서 3차 세계대전의 전주곡을 들었다면 너무 과한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장엄하고 웅장한 리하르트 바그너의 아름다운 멜로디에 가장 큰 감동을 받은 사람 중에는 600만 명을 학살한 한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 을 말이다. 그 남자의 이름은 아돌프 히틀 러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조선인에 의한 동화집은 심의린이 편찬한 ‘조선동화대집’이다. 오래도록 채록한 구전 민담과 설화 중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묶어 1926년 처음 출간했다. 심의린의 ‘조선동화대집’에는 이전에 나온 조선총독부의 ‘조선동화집’에는 없었던 ‘의좋은 형제’, ‘은혜 갚은 까치’ 등이 처음 등장했으며, ‘형제담’을 다룬 동화도 모두 8편쯤 실려 있다. 그 가운데 숫자 ‘3’과 관련된 작품도 눈에 띈다. 노승을 도와 부자가 되는 동생과 욕심으로 망하는 형의 이야기를 다룬 ‘세 개의 보물’과 못된 성질의 두 형과 막내 이야기를 다룬 ‘두 형의 회개’라는 작품이다. 여기서는 ‘두 형의 회개’를 잠깐 들여다보자. 어느 마을에 욕심 많고 괴팍한 성격의 두 형과 마음씨 착한 막내가 살고 있 었다. 막내는 정직하고 욕심이 없었는데, 어느 날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두 형은 부모님의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막내를 내쫓아 버린다. 길을 헤매던 막내는 다친 노승을 발견하고 그를 도와준 뒤 세 개의 선물을 얻게 된다. 자리 한 닢, 바가지 한 짝, 젓가락 한 매가 그것이다. 후에 막내는 이 물건들을 잘 사용하여 부자가 되고 벌을 받아 가난해진 형들을 받아들여 다시 우애롭게 살게 되었다. 끝부분에 우애를 강조하는 것이 조금은 작위적인 느낌을 주지만, 심의린 전래동화의 끝부분은 이렇게 교훈적인 내용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역시 숫자 ‘3’의 위력은 대단해서 형제도 3명, 받은 선물도 3개라는 것이 특징적이다. ‘셋’, ‘3’이 등장하는 이야기 속의 묘한 공통점 그럼 서양의 그림동화도 한번 살펴보자. 그림동화에는 숫자 ‘3’과 관련된 작품이 훨 씬 많다. 대표적인 것이 ‘아기돼지 삼형제’, ‘세 개의 언어’, ‘세 개의 깃털’ 등이다. ‘아기돼지 삼형제’는 모두가 알듯이 늑대를 피해 집을 짓는 돼지 형제들의 이야기이다. 두 형은 짚과 나무로, 막내는 벽돌로 집을 짓는다. 그리고 총명한 막내 덕분에 늑대로부터 안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세 개의 언어’는 너무도 미련하여 아무것도 가르쳐 줄 수 없는 아들이 등장한다. 아버지는 미련한 아들에게 “바깥세상에서 스승을 찾아 무엇이든 좀 배우라”고 얘기한다. 아들은 낯선 도시의 유명한 스승을 찾아가 꼬박 일 년을 보낸 후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그에게 아버지가 묻는다. “그래 무엇을 배웠느냐?” 아들은 이렇게 답한다. “개 짖는 소리 알아듣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고작 그런 것을 배웠냐”며 아들을 다시 내보낸다. 다시 일 년이 지났다. 아들은 이번엔 “새들의 말을 알아듣는 법을 배웠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번에도 노발대발 화가 난 아버지는 다시 아들을 쫓다시피 보내고 결국 세 번째에도 아들은 개구리 울음을 알아듣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말에 화가 난 아버지는 멍청하다며 아들을 내쫓고, 집을 나온 아들은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배운 이 ‘세 가지’ 재주로 결국 가장 높은 교황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반면 ‘세 개의 깃털’은 보통 그렇듯이 똑똑한 두 형과 바보 막내, 이렇게 ‘세 명’의 아들이 등장한다. 왕인 아버지는 자신의 죽음에 즈음해 아들들을 불러 “세상에서 가장 좋은 양탄자를 구해오는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한다. 그리고는 깃털 세 개를 날려 각자 하나씩 원하는 방향으로 가라고 한다. 똑똑한 두 형은 각자 오른쪽과 왼쪽에 떨어 진 깃털을 따라 나아가고 바보 막내는 코앞에 떨어진 깃털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이 이야기도 역시 마지막에는 바보였지만 우직하게 깃털이 안내하는 땅속 깊은 곳까지 다녀온 막내아들이 이기는 이야기다. 그리고 결국 가장 약해 보이고 어리석어 보이던 막내가 이 이야기에서도 여지없이 승리하고 왕국을 물려받는다. 세 번째 자리 ‘3’은 동화를 읽는 아이 자신 비슷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3’이 등장하는 이야기 속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모두 어리석은 막내, 바보스러운 주인공이 결국 승리하고 모든 부와 왕국을 물려받는다는 것이다. 이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동화 속의 ‘3’은 몇 가지로 의미가 나뉘는데 먼저, 본능(id)-자아(ego)-초자아(super ego)의 세 가지 측면을 말한다고 한다. 사람이 가진 정신의 세 가지 측면을 대변하는 것으로서 등장인물 각자가 정신의 그 세 측면을 대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한 인물 속에서 그 세 가지 측면이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정신분석적인 해석은 엄마-아빠-아이의 ‘3자 관계’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이게 무슨 말일까? 동화를 듣는(읽는) 아이의 입장에서 보자는 것이다. 보통 가정에서 아이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위치는 전형적으로 이 ‘세 번째’ 자리에 속한다. 이것은 형제간의 순서와는 관계없이 거의 모두가 그렇다. 대체로 그냥 추상적인 ‘어른’이 ‘1’ 즉, 첫 번째의 자리를 차지 하고 다음이 엄마-아빠가 두번째, 즉 숫자 ‘2’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다음이 아이 자신이다. 즉, 세 번째 자리 ‘3’에 속하는 인물이 바로 동화를 듣는(읽는) 아이 자신인 것이다. 그러면 또 하나의 궁금증이 나온다. 왜 아이는 주인공에 동일시하는 자신을 가장 못나고 어리석은 ‘3’의 셋째의 자리에 놓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세상의 모든 어른과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가장 어리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모두 알고 행하는 일들을 자신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스로 ‘내가 가장 못났어’, ‘나는 바보인가 봐’, ‘나는 왜 이런 걸 못 하지?’ 등의 생각을 무의식 깊이 간직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늘 주인공 ‘셋째(3)’는 바보, 얼간이, 멍청이 등의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바보였던 ‘셋째’가 결국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드디어 왕의 자리에 오르고, 가장 많은 부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동화 속에서 ‘결혼’이 완전한 성숙, 성장을 의미한다면 ‘왕이 된다’는 것은 그 성숙의 완결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인생의 성공, 자신 이 꿈꾸는 세상에 이르는 것이 바로 이 완전한 성숙의 자리 곧, 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지금은 부족하고 바보 소리를 듣고 또 스스로도 자신을 모자라게 생각하지만 언젠가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1 ’은 물론 ‘2 ’ 즉, 엄마-아빠마저 능가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아이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성공인 것이다. 그러니 동화를 들으며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다시 읽어주세요”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숫자 ‘3’이 갖는 완결성 ‘3’에 대한 해석은 그 외도 많다. 특히 동양에서는 숫자 ‘3’을 일종의 의미 완결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의 옛 신화들 속에도 ‘3’과 관련된 이야기는 적지 않게 발견된 다. 특히 도형으로 봐도 삼각형이 갖는 완결구조는 가장 안정된 형태로 얘기되지 않는가. 심지어 서양의 변증법 즉, 정-반-합의 원리로 숫자 ‘3’의 완결성을 해석하는 일도 많다. 또한 동화 분석에 먼저 관심을 보였던 융의 분석심리학에서도 이 ‘3’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융은 인간의 의식 탄생과 그 흐름에 따라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준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참으로 많은 비밀을 안고 있는 동화, 최근엔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다시 동화를 찾아 읽는 일이 많은데 바로 이런 비밀의 코드를 하나하나 되새겨가며 읽어보자. 어린 시절 읽던 그 동화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문을 열 것이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많이 읽어주자. 슬쩍슬쩍 ‘셋째’에 빙의한 아이의 표정을 엿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생활지도가 고통스러워요.” 2013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사 1,2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교사의 68.6%는 ‘생활지도가 고통스럽다’고 대답했다. 최근 터져 나오는 끔찍한 여중생들의 폭행사건에서 보듯, 요즘 학생들의 행동은 교사의 ‘훈화’가 먹히는 범위를 넘어서 있다. 생활지도가 ‘어렵다’가 아니라 ‘고통스럽다’는 말이 가슴에 더 와 닿는 이유이다. 교사와 학생의 생각 차이가 만드는 갈등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부딪치는 부분은 교칙위반이다. 학교에서 정한 규칙과 학생자치위원회에서 결정한 규칙이 아무리 상식적이고 공동선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아이들은 규칙을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규칙이 왜 필요한지 느끼지 못한 채 그저 자신들을 ‘통제’하려는 수단이라고 여긴다. 학교에서 규칙을 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규칙은 학교생활의 기본원칙이다. 집단을 통제하고, 학생을 괴롭히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교사와 학생 모두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학생들은 오히려 규칙 때문에 자유를 억압받고 권리를 침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교칙위반을 지적하며 훈화하는 교사에게 ‘아, 내가 잘못했구나’ 하는 반성의 모습 대신 ‘아, 짜증나’라는 분노 감정을 보인다. “왜 나만 지적해요?”라며 따져 묻거나 “그냥 벌점 주세요. 그러면 되잖아요!”라며 귀찮아한다. 왜일까? 교칙위반을 바라보는 교사와 학생의 핵심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교사의 핵심은 ‘잘못된 행동’에 있고, 학생의 핵심은 그 잘못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상황’에 있다. 그래서 학생은 교사가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고, 교사는 반성의 기미 없이 자신의 입장만 늘어놓는 학생을 이해하기 힘들다. 서로 대화를 하고 있지만 사실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생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선이해 후지도’ 전략 학생 생활지도로 골치 아파하는 동료교사에게 강조하는 생활지도 전략이 있다. ‘선이해 후지도’로 이름 붙인 생활지도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선이해 후지도’ 전략은 학생들 이 호소하는 나름대로의 이유를 충분히 들어주면서 ‘그럴 수 있었겠구나’라고 먼저 인정(이해)해주고 난 후, 그에 따른 지도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규칙을 어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경우에 따라서 ‘납득 가능한’ 이유도 있지만, 많은 부분 ‘변명과 핑계’가 많다. 학생들의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다급하고 그럴듯한 이유’를 듣다 보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이없기도 하고, 뻔한 거짓말에 노여움이 생기기도 하고, 변죽 좋은 애교에 감정이 사르르 풀리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의 상황에 초점을 맞춰 학생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아무런 연락도 없이 지각한 학생을 예로 들어보자. 사례 _ 아무런 연락도 없이 지각한 학생 ▶ 흔한 교사들의 반응과 이에 따른 흔한 학생들의 반응 교사 : 오늘은 왜 또 지각했니? 학생 : 아팠어요. 교사 : 넌 어디가 그렇게 맨날 아프니? 학생 :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아픈 걸 어떻게 해요. 교사 : 너만 아프니? 아프다고 다 너처럼 행동하지 않아. 지켜야 할 건 지켜야 할 것 아냐. 기본이 안 되어 있어, 기본이. 학생 : 그럼 아파죽겠는데 병원도 가지 마요? 사람마다 다 다르겠죠. 전 아프면 병원 가요. 교사 : 그럼 학교 끝나고 가도 되잖아. 왜 꼭 아침에 가야 하니? 우리 반에 감기 걸린 아이가 한둘이니? 그 아이들은 아파도 참고 오잖아. 왜 너만 그렇게 유난스럽니? 학생 : 제가 왜 다른 애들 아픈 것까지 신경 써야 해요. 걔네가 아프든 말든, 전 너무 아프다고요. 아파서 못 오겠다고요. ▶ ‘선이해 후지도’ 전략의 생활지도와 이에 따른 학생 반응 교사 : 오늘은 왜 또 지각했니? 학생 : 아팠어요. 교사 : 아팠어? 그랬구나. 어디가 아팠어? 감기? 지금은 괜찮아? 학생 : 아침에 병원 갔다가 약 먹고 좀 괜찮아요. 교사 : 아, 아침에 병원을 갔었구나. 그럼 병원 간다고 선생님한테 문자라도 하지 그랬어. 학생 : 병원 문 여는 시간까지 조금만 잔다는 게…. 일어나보니까 10시가 넘었더라고요. 어차피 늦은 거 그냥 갔다 왔어요. 혼날 것 같기도 하고…. 교사 : 물론 혼나지. 그래도 선생님이 상황을 알고 있으니 조금 덜 혼내겠지. 그런데 아침에 널 깨워줄 사람이 없니? 학생 : 엄마가 출근하시면서 저를 깨워주고 가시는데, 가끔은 제가 다시 잠이 들 때도 있어서…. 오늘도 조금만 누워 있는다는 것이 그만 깜빡 잠이 들었어요. 교사 : 그랬구나. 그래서 네 녀석이 종종 지각을 했던 거구나. 학생 : 네. 교사 : 그럼 오늘처럼 병원 가야 하는 날에는 아침이 아니라 방과후에 가도 되잖아? 학생 : 학원도 가야 하고, 동생도 돌봐야 하고…. 예약을 안 하고 가면 병원에 사람도 많고…, 학교 끝나고 가면 병원 문 닫을 때도 있고…, 친구들이랑 약속이 생길 수도 있고…. 그냥 아침에 가는 게 좋아요. 사실 학생들의 사연을 듣는 데는 길어봤자 3분을 넘기지 않는다. 그리고 교사의 예상 처럼 대부분 자신의 이익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핑계’가 많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 동안 학생들은 자신의 이유(핑계)를 선생님이 혼내지 않고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경계를 푼다. 교사가 혼(공격)내지 않으니, 학생들 역시 반항(방어)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교사와 학생은 싸울 필요가 없어진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유를 들어주는 과정에서 그 아이의 숨겨진 사연을 알게 되고, 그만큼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 다. 처음엔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로 시작했던 마음이 어느 틈엔가 ‘공감’으로 바뀐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학생과 깊이 있는 상담이 진행되기도 한다. 학생 역시 교사에 대한 태도가 서서히 변하고, 교사의 진심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이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교사들은 학생들과의 이런 대화에 관해 의심을 품기도 하고, 걱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아마도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알피 콘(Alfie Kohn)이 지적한 것처럼 생활지도의 중심이 ‘어떻게 하면 학생이 교사의 말을 잘 따르게 할 것인가’와 ‘어떻게 하면 학급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학생을 교사가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면 학생의 행동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교사가 통제해야 한다. 과연 가능할까? 담임교사가 담당하는 학생이 25명 남짓한 것을 고려한다면 더욱 현실성이 떨어진다. 올해 첫 2학년 담임을 맡은 신입교사가 2학기가 시작되면서 고민을 털어 놓았다. 신입교사 : 아이들 통제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제가 뭐라고 지적해도 들은 척도 안 하고, 오히려 자기 주장만 하면서 억지를 부려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상담교사 : 특히 어떤 점이 통제하기 힘들어요? 신입교사 : 일단 지각생이 너무 많아요. 지각비도 걷어보고, 단체 벌도 줘보고, 개인적으로 불러서 좋게 이야기도 해봤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아요. 오히려 한 명이 통제가 안 되니까 다른 학생들까지도 지각을 하고 있어요. 상담교사 : 왜 지각을 하는지 이야기를 들어 봤어요? 신입교사 : 아프다, 늦잠 잤다, 버스가 늦게 왔다…. 뭐 뻔한 변명들이죠. 상담교사 : 아이들이 억울해하지 않던가요? 늦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고 하면서, 왜 선생님은 자기 말은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냐고 하면서? 신입교사 : 그럴 때도 있죠. 그렇다고 아이들 상황을 봐주다 보면 한도 끝도 없잖아요. 너무 학생 편에서만 이야기를 들어주면 버릇이 더 나빠지기도 하고. 상담교사 : 그렇죠. 버릇이 없어지죠. 휘둘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 상황을 ‘들어준다’는 것이 꼭 그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들어봐야 이해할만한 것인지, 받아들일만한 것인지, 얼토당토않은 것인지 알 수 있잖아요. 들어보고 정말 말도 안 된다고 판단된다면 학생을 위해서라도 ‘수정’해야죠. 이 모든 것이 들어봐야 아는 거니까, 일단 들어보는 거죠. 신입교사 : 그게 가능할까요? 그 버릇없고 의지 없는 아이들이. 상담교사 : 제 경험으로는 아이들은 이미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 알고 있어요. 혼날것도 알고 있죠. 다만 다른 방법을 모르거나, ‘이 순간만 넘기면 돼’ 하는 마음으로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하죠. 만약 혼날 줄 알았는데 안 혼나면 더 큰 일이죠. 점점 잘못된 행동은 커지고, 습관은 깊어질 테니까. 교사라면 당연히 학생의 잘 못된 행동을 혼내줘야죠. 지적도 하고, 잔소리도 하면서 버릇도 고쳐줘야 하고요. 다른 방법을 몰라 계속 행동을 반복하는 아이에게는 함께 대안을 찾아보고 선택하게 하고, 그 순간만 넘기려고 하는 아이에게는 악착같이 지적하면서 수정해야죠. 신입교사 : 지적하고, 잔소리하면 사이가 나빠지지 않나요? 지금까지의 방법이랑 다를 게 없잖아요. 상담교사 : 약간 느낌이 다를 거예요. 교사와 사이가 좋은 관계에서 지적하고 잔소리를 하면 아이들은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거든요. 우리도 그렇잖아요. 친한 친구의 지적에는 ‘그런가?’라고 반응하지만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의 지적에는 ‘별꼴이야, 자기가 뭘 안다고’ 하면서 불쾌해하잖아요.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생의 관계인 것 같아요. 그 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첫 번째가 학생의 말 을 들어주면서 조금씩 이해하는 겁니다.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경계를 풀고, 조금씩 마음을 열면 선생님의 잔소리가 자기가 싫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되죠. 물론 행동이 갑자기 변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버릇없이 구는 행동은 조금 줄어들 거예요. ‘선이해 후지도’ 전략의 핵심은 ‘이해’가 아니라 ‘지도’ 학생들의 말을 들어주면서 ‘그 상황을 이해’했다면 다음 단계는 ‘후지도’이다. ‘선이해 후지도’ 전략의 목표는 ‘이해’가 아니라 ‘지도’에 있다. 따라서 반드시 ‘교육적 지도’가 뒤따라야 한다. 교육적 지도의 내용에는 문제행동을 지적하는 것과 문제행동을 수정하는 문제해결방법이 포함되어야 한다. 행동수정을 위한 방법까지 합의되었다면 그 다음은 실생활에 적용해보고 계속 수정하는 것이다. 위의 사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 ‘선이해 후지도’의 문제행동 수정 전략 교사 : 음, 그랬구나. 그렇다고 병원 때문에 계속 지각을 할 수도 없잖아. 방과후에 가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데…. 네 상황이 그렇다니, 고민이다. 학생 : 네…. 교사 : 그럼 우선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는 날에는 아침에 선생님에게 문자를 하자. 그러면 선생님이 너의 상황을 알 수 있으니까. 그건 할 수 있지? 아무 연락도 없이 학교에 늦으면 선생님도 너를 오해하게 되잖니. 아프다는 것이 핑계 같기도 하고. 학생 : 네…. 교사 : 그리고 가능하다면 학교에 와서 보건실에서 약을 먹고 잠깐 휴식을 취하거나, 조금 일찍 조퇴해서 병원에 가도 좋을 것 같아. 네가 더 잘 알지? 조금만 아파도 ‘에잇, 좀 늦게 가지 뭐 ’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는 거. 이런 게 습관이 되면 너에게 너무 안 좋잖아. 아파서 귀찮고 힘들겠지만 조금만 참아보는 연습도 한번 해보자구나. 그리고 아침에 어머니께서 출근하고 난 후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다가 올지도 선생님과 함께 고민해보자구나. 분명 뭔가 좋은 방법이 있을 거야. ‘내가 이 녀석의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생각하지 말기 아이들인지라 교사 앞에서 대답은 ‘네’ 하고, 전혀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문자만 한 통 보내놓고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다 했어’라고 할 때도 있다. 선생님을 무시하고 골탕 먹이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아직 어리고 몸에 배어있지 않아서 그렇다고 믿고 싶다. 동료교사들에게 당부하는 ‘선이해 후지도’ 전략에 임하는 자세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 ‘한 번에 고쳐진다고 생각하지 말기, 그리고 내가 이 녀석의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생각하지 말기’이다. 사람의 습관은 다양한 원인으로 형성된다. 청소년의 경우 유전적인 부분과 부모님의 양육방식이 습관형성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게다가 다양한 인간관계나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습관이나 태도 때문에 피해를 본 적도 별로 없다. 그래서 고치기 힘들고, 고치려고 하지도 않는다. 선생님들도 이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교사의 말 한마디로 아이들은 변화하지 않는다. 한 번의 충고와 지적으로 태도를 고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자꾸 언급하면 인심 쓰듯 한 번쯤은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 닦는 마음으로 “우와, 고마워. 선생님 말을 허투루 안 듣고 이렇게 실천해 주는 거야. 역시 나이는 괜히 먹는 게 아니야. 이제 철들었나 보다”라며 수정한 행동을 짚어주고, 격려해주고, 어른 대접을 해주면 점점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아이들은 변해간다.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횟수가 늘어날 뿐, 완전한 행동수정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욕심을 버리자. ‘선생님의 문제해결방법을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옮기려고 한 것 자체가 기특하고 예쁘다’고 최면을 걸자.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학생들을 조금만 여유있게 바라볼 수 있다면 교사는 지도의 강박과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도 마음의 경계를 풀고, 교사와 관계를 회복하면서 신뢰하고, 교사의 지적과 훈화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래야 학생과 교사 모두가 행복해진다. ‘완벽’은 인공으로만 가능한 것일 뿐, 자연에서 완벽한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꼭 필요한 능력은 지금과 다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게 될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능력 세 가지 첫째, 네트워킹 능력이다. 단순히 사람을 잘 사귀고 친화력이 좋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팀워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동시에 기존의 여러 분야 지식과 기술을 네트워킹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전문지식과 기술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공유지식이 되어가고 있기에 각자가 갖고 있는 지식과 전문기술을 협력하여 새로운 가치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네트워킹의 또 다른 이름인 창의성이다. 창의성이란 지식이나 인지 기능이 아니라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이 교육의 힘으로 호기심과 질문들이 어느 순간 바깥으로 표출되어 사고를 네트워킹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 석학들은 창의성을 ‘토론능력’이나 ‘화술교육’, ‘기술교육’이 아닌 ‘공감(empathy)능력’이라고 말한다. 더 진화된 알파고가 나올지라도 기술이 대처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셋째,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공감능력은 나 자신을 다른 사람의 상황에 대입해보는 데서 출발한다. ‘다름’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과정에서 이전에는 없는 새로운 관점들이 만들어지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융화하면서도 자신의 뜻을 부드럽고 조심히 관철시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감정적인 것을 다루는 소프트한 감성이 아니라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이 바로 공감능력의 핵심이다. 위의 세 가지 중요한 능력 중 네트워킹과 창의성은 결국 공감능력에 달려있다. 그래서 학교 교육에서 적극적으로 공감능력 기르기에 집중해야 한다. 공감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교육 학교에서 아이들의 갈등상황을 중재하면서 느끼는 점은 초등학생은 이성의 뇌가 먼저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뇌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한 아이가 공감을 받지 못하면 감정이 더욱 뒤틀리고 격정적으로 행동한다. 공감은 머리 혹은 배움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지능력과 도덕성이 생기는 어린 시절 즉,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또한 공감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학습된 기술이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덴마크는 ‘높은 수준의 공감능력이 사회적 관계를 향상시키고 이는 행복지수 상승효과로 이 어진다’며 6~16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10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정규 수업시간에 공감능력 키우기 수업을 진행한다. 결국 공감교육은 학교 교육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필수교육이 되어야 하며, 어릴 적부터 학습시켜야 함을 알 수 있다. [PART VIEW] 교과 속으로 공감교육을 끌어들이다 ▶ 도덕과 수업과정에서 공감 관련 내용 찾기 연결점 찾기 • 부정적인 감정이 갈등으로 → 감정을 읽어주기만 해도 대체로 풀어짐 • 내 감정이 가장 중요 → 상대의 감정도 중요함 • 내 감정 표현하기 → 갈등 줄이는 감정전달 방법(I-Message) 사용 → 상대가 수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음 • 평소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기회 제공 → 공감대화카드 활용 • 타인 요구의 갈등 중재보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 → 공감대화카드 활용 • 교과서 갈등 중재 방법 절차 복잡 → 활용도가 높지 않음. 매번 교사의 개입보다 스스로 해결 유도 → 공감대화 카드로 스스로 감정조절과 갈등 해결 유도 ▶ 수업 재구성하기(5~6학년 프로젝트 수업으로 동시 적용) ◦ 주제 : 마음으로 주고받는 선물, 공감 수업 들여다보기❶ _ 같은 감정 다른 경험(2차시) ▶ ‘같은 감정 다른 경험’의 수업 목적 ▶ ‘같은 감정 다른 경험’ 활동 흐름 ▶ 수업 대화 교 사 : 모둠 친구들과 오늘 이야기 나누고 싶은 대상을 한 가지 정해 주세요. 학 생 : 방학에 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까? 교 사 : 감정카드를 모둠 책상 위에 펼쳐 놓은 후 대상을 보고 떠오르는 나의 감정을 감정카드에서 2~3장 골라 활동판에 엎어 놓으세요. 자신이 고른 카드를 펼쳐 놓은 후 다른 사람은 어떤 감정카드를 골랐는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돌아가며 자신이 고른 감정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세요. 학 생 : (대상을 보고 느낀 감정을 2~3장 고른 후 엎어 놓는다.) 교 사 : 자신이 고른 카드를 펼쳐 놓은 후, 다른 사람은 어떤 감정카드를 골랐는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돌아가며 자신이 고른 감정에 관해 이야기 나눠 보세요. 학생 ❶ : 나는 ‘고맙다, 즐겁다, 편안하다’ 카드를 골랐어. 방학 동안 부모님께서 내가 그토록 원했던 워터파크에 데리고 가 주셔서 감사하고, 워터파크에서 신나게 놀아서 즐거웠어. 그리고 학교 다닐 때보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하고 쉴 수 있어서 편안했어. 학생 ❷ : 나는 ‘걱정되다, 아쉽다’를 골랐어. 방학 때 내 동생이 매우 아팠는데 개학이 되었는데도 아파서 걱정이 많이 돼. 그리고 방학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어. 교 사 : 이 활동을 하고 나서 느낀 점을 이야기 나눠 볼까요? 학생 ❶ : 우리가 이야기하는 대상이 같더라도 친구들이 느낀 감정은 대부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 ❷ : 친구들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나도 친구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습니다. ▶ 감정 읽기 실습에 앞서 아이들에게 강조해야 할 점 • 다른 친구가 이야기할 때 경청하도록 미리 안내한다. •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절대 비난하지 않도록 한다. • 친구가 자신의 소중한 감정을 이야기할 때 온몸으로 들어주어야 함을 강조한다. ▶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의 느낀 점을 들어보니 • 감정카드를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나의 감정과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나의 감정이 소중하듯 친구의 감정도 소중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친구가 감정을 표현하면 존중해주어야겠다. 수업 들여다보기 ❷ _ 중재를 통해 개인 간의 갈등 문제 해결방법 알기(8~9차시) ▶ 또래 중재로 개인 간의 갈등 문제 해결방법 알기 수업 목적 ▶ 개인 간의 갈등 문제 해결하기 흐름 ▶ 수업 대화 교 사 : 친구와의 갈등이 있을 때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공부합니다. 상황은 준비물을 가지고 오지 않는 재석과 불만을 쏟아낸 지효와의 갈등 상황입니다. 역할극 대본을 보면서 갈등 당사자와 중재자가 되어 역할극을 해 보겠습니다. ※ 중재자 역할 : 교사가 시범을 보여준 후 학생이 하게 한다. 학 생 : (모둠 친구들과 함계 역할을 정하여 역할극을 한다.) ▶ 갈등해결과정 실습을 마친 후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 갈등이 생기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는데 나의 지금 감정과 바람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 갈등이 생기면 감정이 격해져 해결하기가 어려웠는데 중간에서 친구가 이렇게 중재해 준다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어서 감정이 상하지 않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누구든지 중재자가 될 수 있으며, 내가 말한 감정과 바람을 중재자가 읽어주니 공감이 되었다. 역할극이 끝났을 때 갈등이 해결되어 마음이 무척 편해졌다. • 차분히 자신들의 감정이 어떠한지 번갈아 가며 이야기하니 내 생각과 다른 친구의 감정도 이해하게 되었고, 나의 입장보다 친구의 입장에서 해결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 공감대화카드가 감정과 바람을 쉽고 제대로 표현하게 해주어 좋았으며, 카드를 고르며 이유를 말하면서 나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 중재 역할극 대본 이 역할극 대본은 아이들이 실제로 중재활동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니 감정 너머 갈등까지 연결지어 공부하여 아이들은 감정 표현의 중요함과 갈등해결 방법까지 알게 되면서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되었으며,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공감능력을 키우는 데 공감대화카드 활용이 큰 도움이 되었다.
나의 성향에 맞는 수업방법 찾아 삼만리 ‘읽기 영역(Reading Part)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2015년, 비주얼싱킹 (Visual Thinking) 수업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2014년부터 읽기 영역을 대본화하여 진행해 온 ‘촌극(skit)’ 발표 수업에 약간의 지루함과 힘겨움을 느끼고 있던 때였기 때문에 더욱 반가웠다. 비주얼싱킹을 수업에 적용하고 평가에 반영한지 벌써 만 3년을 향해 가고 있다. 초창기 비주얼싱킹에 생소하던 학생들과, 동학년·동교과 선생님들과의 갈등도 있었지만 하나씩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윈-윈(Win-Win)의 시간이 었다. 그동안 2번의 수정·보완을 거치면서 체계를 잡기 시작한 비주얼싱킹 수업 사례를 소개한다. 나의 비주얼싱킹 수업 및 평가 적용 연도별 특징 및 변화 비주얼싱킹 수업은 읽기 영역의 글을 꼼꼼히 읽은 후, 글과 그림을 이용하여 나만의 방법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1단계 _ 읽기 영역 텍스트를 중심어에 아랫줄을 그으면서 꼼꼼히 읽게 한다. ◦ 2단계 _ 글의 내용에 관한 질문과 답을 주고받으며, 중요 어구만 설명하면서 내용을 이해하게 한다. ◦ 3단계 _ 글의 구조에 맞는 레이아웃을 고르게 한다. ◦ 4단계 _ 시각적 표현하기를 한다. 시간은 10~15분 정도만 부여하며, 중요 포인트만 글과 그림으로 간략히 묘사하도록 강조한다. ◦ 5단계 _ 마지막으로 공감 나누기 시간을 갖는다. 발표할 때 그림은 줄거리가 되고 연결되어 있는 글은 문장 만들 때 표현의 핵심 도구가 된다. 매 학기를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수업평가에 관한 의견을 받아보면 “맵(map)을 구성하고 묘사하는 것이 힘은 들었지만 수업내용은 오래 기억할 수는 있었다”는 반응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다음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진행해 온 수업의 특징과 수정된 변화들이다. ▶ 2015학년도 비주얼싱킹을 처음으로 적용했던 2015년에는 교사가 본문 내용을 분석한 후 글의 내용에 따라 세부적인 틀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한마디로 ‘친절한 맵’이었다. 학생들은 그저 학습지를 받아 빈 공간만 채우면 끝이었다. 아마도 처음 비주얼싱킹 수업을 시작하면서 교사의 수업에 대한 자신감 부족, 학생들이 해낼 수 있을까하는 믿음 부족, 그리고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의도한 수행평가 반영의 명료한 채점 기준 마련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교사의 ‘친절’은 학생들의 잠재 능력과 창의력을 키울 기회를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학생들은 빈칸만 채우고, 교사는 기록이 누락된 곳을 찾아 감점하는 식의 수행평가 방법은 교사의 생각 틀 속에 학생들의 사고를 맞추는 기존의 수행평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활동이었다. 작은 위안이 된 것은 학생들이 글을 꼼꼼히 읽어야 빈칸을 채울 수 있음을 깨달았다는 점과 모든 글에는 짜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PART VIEW] ▶ 2016학년도 2015학년도의 실수를 거울삼아 학생들이 자유롭게 제작하도록 간단한 기본 틀만 제공했다. 대신 학습지 하단에 그 단원에서 배운 문법을 적용한 자유 영어 작문 쓰기를 시도했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수행평가 반영은 하지 않았다. ‘친절’ 대신 제공한 ‘자유’를 학생들은 오히려 힘들어했다. 1학기 동안 학생들은 맵 제작과 공감 나누기 활동에 어려움을 나타냈다. 새로 시작한 학생들에게 ‘비주얼싱킹에 관한 설명과 연습시간’이 충분치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그래서 도중에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추가하여 여덟가지 맵 설명과 시각언어 연습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다양한 원서 읽기 체험을 위해 매월 1권의 영어 동화 읽기를 시작했다. 한 학기 3권의 동화책으로 줄거리를 글과 그림으로 묘사하는 3회의 수행평가를 오픈북(open book)으로 실시했는데 즐겁게 어려움 없이 임했다. 하지만 여전히 맵 제작은 힘들어했다. ▶ 2017학년도 ‘학생들이 맵 제작을 힘겨워하는 이유가 글의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본 학습지 RVT 1 를 적용하기 전에 연습용 학습지 Pre-RVT를 제공했다. 학생들은 Pre-RVT를 통해 제시된 글의 세부정보 파악과 구조를 인지한 후, RVT로 접근했다. Pre-RVT는 그룹 활동으로 진행했으며, 학습지 하단에 그 단원에서 배운 의사소통 기능 표현과 문법,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 영어 작문을 포함 했다. 작문은 교사가 1:1 피드백을 주면서 교정해 나갔다. RVT 결과물은 수행평가에 반영했고, 영어 작문 중 하나를 정기고사 서술형 문항으로 출제했다. 수업과 평가를 연결하니 작문 활동에 적극적이었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은 진지하고 열성적이었다. 하지만 1:1 피드백은 장·단점을 동시에 만들었다. 좋은 점은 교사가 학생의 학습 정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학생과의 관계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2학년 전체 학생들의 작문을 교사 1인이 피드백해야 했기 때문에 수업시간만으로는 부족하여 점심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애로점이 생겼다. 학생들은 줄서서 기다리다가 종이 쳐서 돌아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1학기를 마치면서 실시한 학습평가 설문에서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이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중이다. 2017 비주얼싱킹 적용 수업 지도 사례 매월 1회 교내 또는 교외교사를 대상으로 수석교사 공개수업을 한다. 각 단원에서 읽기 영역만 주 1회, 9개 반 수업을 하기 때문에 한 단원은 주로 3차시로 구성되며, 매과 일정한 형식이 유지된다. 아래 지도안은 그중 2과의 3/3차시분이다. ▶ 영어과 교수-학습 계획안(3/3차시) ▶ 수업자의 의도 이 단원은 영어 요리법을 통해 ‘생활 속 과학의 원리’를 찾아보는 단원이다.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과정에서 과학의 원리를 익힌 후, 실제 요리법을 작성하여 가실습하는 과정으로 수업을 디자인했다. 즉, 학생들이 ‘Reading Time’ 영역에서 얻은 지식 정보를 비주얼싱킹으로 정리한 후, 이를 활용하여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영어로 발표하는 수업방법이다. 전시학습에서는 복습 과정으로 ‘Lightning game’을 진행하는데, 지난 시간에 배운 단어와 내용을 기억하는 시간이다. 본 수업활동에서 내용을 정리하는 Pre-RVT(5) 활동은 배운 내용을 기초로 어른께 만들어 드릴 요리의 레시피를 작성한다. 이후 교사의 작문 피드백을 받은 후, RVT 만들기를 한다. RVT가 수행평가에 반영되고 지필·서술형 문제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 참여 태도는 사뭇 진지하다. 작문 활동의 경우 영어사전을 활용하기도 하고, 교사로부터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영어로 레시피를 쓰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교육이란 습득한 지식과 정보를 자신의 생활에 적용하여, 더욱 나은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 정보를 정리하고 표현하여 실생활과 관련된 영어 표현(작문) 능력을 기르도록 지도함이 교사의 수업의도이다. 수업 진행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비주얼싱킹 수업의 효과 ▶ 집중의 효과 학습할 내용을 꼼꼼히 읽도록 유도하면서 핵심어에 동그라미나 아랫줄을 긋도록 한 것이 내용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동시에 글의 구조 파악에도 효과적이었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읽은 내용이 싱킹맵(Thinking Map)들 중에서 어느 것과 가장 관련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 지식의 체계화 읽은 글의 내용으로 맵을 제작하면서 관련 요소끼리 모으고 나누는 과정, 그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가 될 수 있었다. ▶ 발표력 향상 공감 나누기 활동에서 발표 시간 내에 끝내기 위해 조리 있게 생각과 글감을 정리한다. 내용 요약 및 발화 속도 조정 그리고 강조할 부분을 파악하는 능력을 익히게 되었다. ▶ 기억력 연장 꼼꼼히 읽고 싱킹맵을 활용하여 자기만의 표현법으로 정리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자기화가 심층적으로 진행된다. 또 동일 내용의 학습 반복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된다. 표현의 시대에 걸맞은 매력 덩어리 비주얼싱킹 수업 비주얼싱킹 수업은 이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게 구성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글 한 편에도 나름의 짜임이 있고, 그림 한 장에도 조화로운 구조가 있고, 연속극 한 편도 나만의 방식으로 볼 수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또한 학생들의 비주얼싱킹 작품 하나하나에도 그들만의 생각이 숨겨져 있음을 볼 수가 있다. 그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 결국 비주얼싱킹 수업은 학생들과 나에게 즐겁고 의미 있는 수업을 만들어 주고 있고,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해주었으며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었다. 아쉬운 점은 학생들이 그림으로 표현하고, 피드백 받고,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정규수업 시간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점심시간까지 할애하고 있는데 효율적인 방법을 하루빨리 찾아내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다.
수업의 변화를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입시와 경쟁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교육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갖고자 서술·논술형평가, 성취 평가제,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 등 무던히도 노력해 왔다. 과거에는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 지식을 전달하고 인성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즉, 미래 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핵심역량을 키워주는 교육과정, 배우는 즐거움과 동시에 통합적인 사고력과 창의력을 위한 교육과정 등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융합하고 통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도록 미래 지식 역량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교과의 벽을 넘어선 주제 중심 교과융합프로젝트 수업 교과 간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새로운 지식이나 학문, 교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의 교과융합수업은 다양한 분야의 학습내용을 학습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학습자의 창의성이나 문제해결력 등을 기르는 데 적합하다. 특히 교과와 교과를 넘나들거나, 교과의 벽을 넘어선 주제 중심 교과융합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에게 삶에 대한 통찰적 성찰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은 물론 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가치에 대한 인식과 소통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 지식을 융합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을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하고 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주제 중심 교과융합프로젝트 수업은 참여와 협력 없이는 풀 수 없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절된 과목을 뛰어넘어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과정을 거치는 미래지향적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서 ‘환경과 공존하는 우리의 삶’이라는 주제로 미술, 기술·가정, 도덕, 동아리 시간을 융합하여 운영한 교과융합프로젝트 수업을 소개한다. 미술 수업을 통해 예술의 공공성, 공동체의식, 세상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신장시키고자 하였으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예술의 가치가 어떻게 발현되는지 느낄 수 있도록 계획했다. 함께 만들어가는 교과융합프로젝트 수업 ● 핵심 주제 : 환경과 공존하는 우리의 삶 ● 학습 목표 ① 환경과 공존하는 삶에 대한 성찰 및 책임의식 갖기 ② 공동체의 삶과 미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인식의 내면화 ③ 자연의 생명체에 대한 소중함을 지각하고 평화의 약속을 지키는 우리는 ‘정원난쟁이’ ● 수업 개관 우선 자유학기제 예술·체육프로그램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환경과 인간의 공존’ 단원과 미술프로그램(공공미술)을 교과융합프로젝트의 공통 주제 및 학습요소로 추출했다. 기본교과에서는 국어, 도덕, 기술·가정, 미술 교과를 선정했고, 동아리 중에서는 ‘쪼물樂 쪼물樂반’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환경과 공존하는 우리의 삶’이라는 주제는 화가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의 삶과 미학이 모티브가 되었다. 화가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며,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인간과 어떤 관계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싶었다. 또한 환경이 주는 여러 가지 혜택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환경문제가 인류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음을 깨닫고 인간과 환경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바람직한 관계를 고민해 보고자 했다. 특히 자신을 둘러싼 학교 공간의 환경과 현상을 탐색하여 낡은 벤치에 그림 그리기, 분위기를 저하시키는 벽이나 펜스 등에 벽화 그리기, 설치 작업하기 등 구체적인 방법들을 찾아 삶의 반성적 다짐과 표현을 나의 삶에 적용해보도록 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내면화할 수 있었으며, 각자 자연의 생명체와 환경에 대한 소중함, 평화의 약속을 지키는 ‘정원난쟁이’가 되어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과 실천 의지를 다짐했다. [PART VIEW] ▶ 배움의 순서 [공공미술 제3~5의 스킨론 적용] 교수-학습 프로그램의 구성 ▶ 단원(주제) 학습 설계 가) 국어과 ● 소단원(주제) : Ⅰ. 갈등과 화해 ● 성취기준 2934-2) 의견의 차이가 드러나는 문제를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29310-3) 건전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쓰기 윤리를 준수하며 글을 쓸 수 있다. ● 학습 자료 : 토론 동영상, 공공미술 프로젝트 동영상, 행복한 훈데르트바서 발췌본 ● 개략적 학습 설계(총 15차시) 나) 미술과 ● 갈등 해소(화해) ◦ 행복한 훈데르트바서의 발췌본을 읽고, 건축가로서 자연의 개발과 보전에 대한 갈등을 이해하고, 훈데르트바 서의 건축물을 통해 해결책 찾아보기 ◦ 자연 개발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 제시하기 ● 갈등과 화해의 실제(공공미술 프로젝트 동영상) ◦ 공공미술 프로젝트 동영상을 보며 그 활동의 의미를 글로 작성하기 ◦ 토론 수업에 대한 소감문 작성하기 ◦ 발표하며 공감하기 ● 소단원(주제) : 훈데르트바서 프로젝트 ● 성취기준 ① 훈데르트바서 작가의 삶과 생활공간, 건축의 다양한 특징과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② 우리가 생활하는 삶의 주변, 학교 공간을 살펴보고 개선점이나 미래상 등을 찾아볼 수 있다. ③ 다양한 방법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공간 탐색을 통해, 우리 주변의 공간을 쾌적하고 아름답게 디자인할 수 있다. ● 학습 자료 : PPT, 영상자료, 학습지(계획서·평가지), 도화지, 채색 도구, 페인트 도구 ● 개략적 학습 설계(총 12차시) 1) 미술과 _ 공공미술 프로젝트(5차시) 2) 기술·가정과 _ 미술과 교과통합(4차시) 다) 기술과 ● 소단원(주제) : Ⅵ. 친환경 주택 만들기 ● 성취기준 ① 친환경 건설의 의미와 건설 요소를 알 수 있다. ② 친환경 건설 요소를 적용한 주택 모형을 만들 수 있다. ③ 문제해결과정을 통해 건설 구조물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 학습 자료 : 교과서, PPT, 주택 모형 재료, 태양전지, 풍력발전기 등 ● 개략적 학습 설계(총 5차시) 라) 도덕과 ● 소단원(주제) : 환경친화적인 삶 ● 성취기준 ①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② 인간의 환경개발로 인한 긍정적 측면과 환경문제의 발생 원인을 알 수 있다. ③ 인간과 자연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삶의 구체적 실천 방법을 말할 수 있다. ● 학습 자료 : 환경 관련 사진 자료, 읽기 자료, 동영상 자료 등 ● 개략적 학습 내용(총 4차시) ① 공공미술, 기술·가정, 국어 시간에 활동한 내용을 상기하며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다. ② 다양한 환경 관련 사진 자료들을 통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동영상 자료를 통해 환경문제의 원인이 인간에게 있음을 안다. ③ 개발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에 관하여 모둠활동을 통해 찾아보도록 한다. ④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구체적 실천 방법들에 대해 모둠활동을 한 후 자기 생각을 정리한다. 마) 동아리(쪼물樂쪼물樂) ● 소단원(주제) : 모빌 만들기 ● 성취기준 ① 재활용 부직포, 조각천 등을 모아 바느질하여 두 종류의 모빌을 만들 수 있다. ② 공공미술 설치작품으로 교정의 나무에 매달아 모빌을 설치할 수 있다. ● 학습 자료 : 자투리 부직포, 실, 바늘, 끈, 바둑돌, 글루건 ● 개략적 학습 내용(총 6차시) 수업 평가
82년생 중 가장 흔한 이름 김· 지· 영 언제부터인가 ‘여혐’ 혹은 ‘남혐’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어떤 사안이 있을 때 ‘성적 차이’를 들먹이며 문제의 본질적 이유나 양상과는 무관하게 날을 세운다. 특정 사이트에서는 무차별적으로 다른 성을 인신공격하고 무시한다. 한 개인의 인격이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생물학적 성’ 차이만으로 상식 밖의 공격을 서슴없이 퍼붓는다. 성에 따른 역할의 차이와 상호 존중이 필요함에도 서로에 대한 불신과 맹목적 비난이 횡행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우려된다. 특히 이성에 대한 왜곡된 문화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까지 번지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욱 큰 상황이다. 그동안 억압받아왔던 ‘여성의 권익 신장과 안전’은 당연히 보장받고, 더욱 증진시켜야 할 대상이지 서로에게 상처와 반목을 남기는 소모적 논쟁거리는 아닐 것이다. 더욱 이 20세기 초 두 차례의 대전과 냉전 시대를 거치며 형성된 남성 중심의 폭력적 문화를 치유하자는 관점에서 출발한 ‘페미니즘’에 대해 논쟁의 대상이 아닌 ‘더 나은 인류애 실천을 위한 유효한 하나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누구의 휴대전화 주소록에 한 명씩은 있을 이름 ‘김지영’. 소설의 제목 자체이기도 한 82년생 김지영은 현재의 여성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자격을 갖는다. 젠더(gender) 의 관점에서 여성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評)에서처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밀도있게 보여준다.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이러한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가 가능할 것이다. 82년생 김지영 줄거리 살펴보기 슬하에 딸을 두고 있는 서른네 살 김지영 씨가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인다. 시댁 식구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친정엄마로 빙의해 속말을 뱉어내고, 남편의 결혼 전 애인으로 빙의해 그를 식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남편이 김지영 씨의 정신 상담을 주선하고, 지영 씨는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은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들은 담당의사가 그녀의 인생을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이다. 리포트에 기록된 김지영 씨의 기억은 ‘여성’ 이라는 젠더적 기준으로 선별된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1999년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정되고, 이후 여성부가 출범하면서 성평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이후 즉,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시대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내면화된 성차별적 요소가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지나 온 삶을 거슬러 올라가며 미처 못다 한 말을 찾는 이 과정은 지영씨를 알 수 없는 증상으로부터 회복시켜 줄 수 있을까? 김지영 씨로 대변되는 ‘그녀’들의 인생 마디 마디에 존재하는 성차별적 요소를 핍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깊이 들춰보기 ▶ 여성의 아픔과 치유하기 이 작품은 여성의 문제를 여성의 입장에서 담담히 풀어내며 치유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 문단에도 페미니즘 계열의 문학이 등장했고, 문학계의 한 부분을 자리하며 여권 신장에 많은 역할을 했다. 소수의 독자층을 형성했던 이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이 작품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어떤 점에서 공감의 요소가 큰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 ▶ 소설과 현실의 경계 소설은 기본적으로 허구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다. 물론 논픽션과 같이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이 작품의 전체 줄거리는 허구적으로 만들었지만 중간에 인용되는 이야기는 실제 통계자료와 논문, 기사에서 가져왔음을 각주를 통해 밝히고 있다. 일종의 르포 형식의 소설로 볼 수 있는데, 객관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더 크다. 이러한 창작 방식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활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추억으로의 회귀 최근 몇 년 전부터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해서 지난 10~30년 전 이야기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30대의 삶을 살고 있는 당시 10대의 이야기지만 해당 연령층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인 데 추억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러한 회귀 현상의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역동적인 변화의 시기였으며, 가능성이 컸던 당시의 이야기였기에 사랑받는 건 아닐까? 수업 속으로 여성의 삶을 주제로 한 다른 작품들과 연결하여 살펴볼 수 있다. 고전문학에서 다루는 시집살이 노래와 연결해 보면 흥미로운 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페미니즘 문학의 고전 작품인 이갈리아의 딸들과 같은 여성주의 소설과 영화를 가져오면 더욱 폭 넓은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 토론으로 확장하기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토론을 진행해보도록 한다. 쟁점 최근 다른 성별에 대해 그 차이를 존중하지 않고 혐오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문제들이 발생하여 큰 논란이 되고 있다 . 이 쟁점으로 토론을 진행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자신이 속한 성의 입장에서만 주장하게 되면 곤란하다는 점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성에 대한 반감만 커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발전적이고 실제적인 해결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적절한 안내가 필요하다. 논술문항지 다음 (가)~(다)를 읽고, 논제에 맞게 논술하시오. (가) “치사해서 안 먹어. 절대 안 먹어.” 김지영 씨는 치사하다는 단어의 뜻을 정확히 몰랐지만 언니의 기분은 알 수 있었다. 할머니가 혼내는 게 단순히 김지영 씨가 더 이상 분유 먹을 나이가 아니라거나 동생 먹을 게 부족해진다거나 하는 이유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억양과 눈빛, 고개의 각도와 어깨의 높이, 내쉬고 들이쉬는 숨까지 모두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최대한 표현하자면, ‘감히’ 귀한 내 손자 것에 욕심을 내? 하는 느낌이었다. 남동생과 남동생의 몫은 소중하고 귀해서 아무나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되고, 김지영 씨는 그 ‘아무’보다도 못한 존재인 듯했다. 언니도 비슷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82년생 김지영, 본문 24p~25p (나) 어머니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집안일과 농사일을 돕다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서울로 올라왔다. 두 살 많은 이모는 이미 상경해 청계천 방직 공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어머니도 같은 공장에 취직해 언니와 공장 언니 둘과 함께 두 평 남짓 벌집방에서 살게 됐다. 공장 동료들은 거의 또래의 여자아이들이었다. 나이도, 배움도, 집안 사정도 비슷비슷했 다. 어린 여공들은 직장 생활이 원래 그런 건 줄 알고 제대로 잠도 못 자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 하 며 일만 했다. 방직기계가 내뿜는 열기 때문에 덥다 못해 미칠 지경이었고, 안 그래도 짧은 스커트를 최대한 걷어 올리고 일을 해도 팔꿈치와 허벅지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시야를 가릴 정도로 뿌옇게 먼지가 날려 폐병을 얻는 이들도 많았다. 잠깨는 약을 수시로 삼켜 가며 누런 얼굴로 밤낮없이 일해서 받는 터무니없이 적은 돈은 대부분 오빠나 남동 생들의 학비로 쓰였다. 아들이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고, 그게 가족 모두의 성공과 행복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딸들은 기꺼이 남자 형제들을 뒷바라지했다. 82년생 김지영, 본문 34p~35p (다) 물론 이 선생은 훌륭한 직원이다. 얼굴은 고상하게 예쁘면서, 옷차림은 단정하게 귀엽고, 성격도 싹싹하고, 센스도 있 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와 메뉴, 샷 수까지 기억했다가 사 오곤 했다. 직원들에게도, 환자들에게도 늘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 병원 분위기를 한결 밝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급하게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리퍼를 결정한 환자보다 상담을 종결한 환자가 더 많다. 병원 입장에서는 고객을 잃은 것이다.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도 육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여직원은 여러 가지로 곤란한 법이다. 후임은 미혼으로 알아봐야겠다. 82년생 김지영, 본문 175p ● 논제 제시문 (가)~(다)를 활용하여 ‘대한민국에서의 여성 차별’에 대해 논술하시오. ● 조건 1. 서론-본론-결론의 완성형 논술로 작성할 것 2. 논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요소를 모두 포함시킬 것 3. 1,500자 내외로 작성할 것 Tip 이 논제는 작품 일부를 직접 인용한 문항이다. (가)에는 이전 세대부터 이어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남아선호사상을 통해 여성에 대한 억압을 찾아낸다. (나)는 산업화 시대 여성들의 희생에 대한 내용이다. 이를 통해 헌신적으로 자신을 희생했음에도 현실적으로는 차별을 당하고 있는 상황을 찾아낸다. (다)는 현재의 관점으로 여성들이 더 나은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의사의 마지막 말처럼 현실적 한계를 가진 상황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가)~(다)의 내용을 종합하여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차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져 왔으며 변화 노력에도 여전히 한계가 있음을 도출한다. 이에 대한 해법을 스스로 찾아볼 수 있도록 첨삭 지도한다.
문제 다음은 청소년기의 특성에 대한 논의이다. (1) 엘킨(Elkind)의 청소년기 자아중심성의 특성과 시사점을 논술하시오. (2) 마샤(Marcia)의 정체감 지위이론에서 정체감 지위 구분 기준을 제시하고, 동우(가명)와 도현(가명)의 정체감 지위 유형을 설명하시오. (3) 제시문 (다)를 읽고 에릭슨(E. Erickson)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에 근거하여 진수(가명)의 성격 형성 원인(유아기와 아동기 단계)을 설명하고, (4) 데시(Deci)의 자기결정성이론 관점에서 진수 문제의 해결방안을 논술하시오. 【총 20점】 [ 제시문 ] (가) 청소년 게임 및 스마트폰의 과도한 이용은 청소년기의 자기중심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많은 청소년이 이용하는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공간에서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고 있으며, 느낌이나 댓글 혹은 좋아요 등의 상대방 반응을 기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카카오스토리에 현재 누구와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상태에 있는지 등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는 정보들을 노출하면서 늘 누군가로부터 폭발적인 반응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또한 많은 청소년이 오랜 시간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나는 스마트폰과 게임을 건전하게 이용하는 스마트한 이용자’라며 자기 위안을 하고 있다. (나) ‘정체감 형성’은 청년기의 주요 과업이다. 따라서 청소년기에 이를 적절히 수행하지 못하면 학생들은 정체감 확립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인 동우의 지능은 보통 수준이고, 학교 성적은 하위권에 속한다. 동우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도 않으며, 특정한 수업에도 열정이 없고,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한편 도현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모님의 권유대로 의사가 되겠다고 늘 말해 왔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도현의 정체감이 확고하게 확립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도현은 자신이 의사라는 직업에 적합한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탐색한 것은 아니다. (다) 진수는 세 살 무렵부터 병치레가 잦아 부모님의 걱정이 컸다. 부모님은 진수가 다칠까봐 항상 곁에서 모든 일을 대신해 주었으며, 이러한 행동은 진수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계속되었다. 학교 숙제나 준비물을 챙기는 일들도 모두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 진수는 건강에 문제가 없지만 아무것도 스스로 하고 싶어 하지 않고 특별히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욕도 없다. (라) 요즘 아이들을 보면 사소한 것 하나도 부모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듯하고, 사소한 일은 엄마가 대신 정해주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기 전에 엄마가 대신해 주는 습관이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리다고 해서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며 챙겨주다 보면 아이는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성과 자기결정력을 키울 수 없다. 진수도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께서 대신해 주는 습관이 몸에 배었기에 자기결정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어머니는 진수를 믿지 못하고, 늘 걱정을 한다. ◦ 답안의 논리적 구성 및 표현 [총 5점] ◦ 논술의 내용 [총 15점] - 엘킨(Elkind)의 청소년기 자아중심성의 특성 2가지와 시사점 [4점] - 마샤(Marcia) 이론에서 정체감 지위 구분 기준과 동우와 도현의 정체감 지위 유형 [4점] - 에릭슨(E. Erickson)의 성격발달이론에 근거한 진수의 성격 형성 원인(유아기/ 아동기) [3점] - 데시(Deci)의 자기결정성이론의 관점에서 진수 문제의 지도 방안 [ 4점] 1. 서론 청소년은 질풍노도의 시기이다. 청소년기는 아이와 어른의 과도기로서 격동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시기인 만큼 불안하고 위기의 시기이다. 따라서 그들의 수준과 입장에서 이상한 행동 특성을 이해하고 격려해 주지 않는다면 갈등이나 욕구불만이 가중되고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학생지도를 위해서는 학습자의 심리적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2. 본론 1) 엘킨의 청소년기 자아중심성의 특성과 시사점 [4점] 엘킨의 청소년기 자기중심성은 자기 자신에 대한 몰두에서 비롯되는 청소년기 특수 현상이다. 그중 ‘개인적 우화’는 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 세계는 다른 사람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 비합리적이고 허구적인 관념을 지칭한다. ‘상상적 청중’은 과장된 자의식으로 인해 자신이 타인의 집중 적인 관심과 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는 형태이다. 이러한 특성에 의하면 교사는 첫째, 무조건적 존중과 수용을 바탕으로 청소년의 행동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둘째, 자신감과 자존감을 느끼도록 돕는다. 청소년의 개성과 끼가 발산되도록 하고, 성공 경험을 갖도록 안내한다. 셋째, 신뢰 관계 형성을 바탕으로 대화와 토론을 하고, 합리적 신념을 갖도록 하며,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PART VIEW] 2) 마샤 이론에서 정체감 지위 구분 기준과 동우와 도현의 정체감 지위 유형 [4점] 마샤는 성숙한 정체성 성취에는 두 가지 본질적 요인 즉, 위기(고민·탐색 노력)와 수행(몰입·결정) 요인이 있다. 위기는 자신이 스스로 인생의 대안 중에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 보았는가의 측면이고, 수행은 자신이 인생의 대안 중에서 의사결정을 내렸는가의 측면이다. 이중 정체성 성취는 일정 기간 갈등 후 방향 결정, 정체성 혼미는 선택을 내리기 힘든 혼란한 상태, 정체성 폐쇄나 유실은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선택하는 것, 정체성 유예는 고민은 했으나 결정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동우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도 않으며, 어떤 수업에도 열정이 없으므로 정체성 혼미에 해당하고, 도현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모의 권유대로 의사가 되기로 하였으므로 정체성 상실(폐쇄)에 해당한다. 3) 에릭슨의 성격발달이론에 근거하여 진수의 성격 형성과 관련된 문제의 원인 [3점] 에릭슨의 성격발달이론에는 심리·사회적 위기 극복을 중시한다. 심리적 위기는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각 발달단계에서 당면하는 위기를 긍정적으로 해결하면 완전한 기능을 발휘하는 건전한 성격이 발달하지만 위기의 부정적 해결은 성격 손상을 초래한다고 강조한다. 성격발달단계에 의하면 제시문에서 ‘지금은 건강에 문제가 없지만 아무것도 스스로 하고 싶어 하지 않고, 특별히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다’는 점으로 보아 진수는 주도성이 위축되었고, 열등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성격 형성의 원인은 첫째, 제3단계인 주도성 대 죄책감 시기 (4~6세)에 아동은 스스로 활동을 계획하고,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 고, 또래와 함께 놀이에 참여하면서 자기주장을 시작하고, 경쟁에 몰입하는데, 아동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기회를 부모가 제한함으로써 주도성이 위축되고 죄책감이 형성된 것이다. 둘째, 제4단계인 근면성 대 열등감 시기(6~11세)에는 이웃 및 학교의 또래들과 바람직한 적응을 하면 지적·사회적·신체적 능력을 획득하는데, 부모님이 대신 과제를 해주는 습관으로 인해 진수는 성취감을 느낄 기회가 없어, 학습의지 부족과 열등감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4) 데시의 자기결정성이론의 관점에서 진수 문제의 지도 방안 [4점] 자기결정성이론은 인간은 자율적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스스로 원하기 때문에 활동에 참여한다고 본다. 따라서 스스로 선택·결정을 하는 것은 내재적 동기에 의한 것이다. 내재적 동기는 선천적 욕구인 자율성 욕구, 유능성 욕구, 관계욕구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런데 제시문의 진수는 자기결정성이 부족하므로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교사는 첫째, 학습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학생 스스로 학습에 대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서 자신을 자율적 행위자로 지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도전감을 줄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한다. 현재 인지적 수준과 약간의 불일치를 조장하는 도전감 있는 과제를 제공하여 자기효능감을 느끼게 한다. 셋째, 교사와 학생 간의 친밀감을 형성함으로써 교사의 기대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협동적인 학습풍토 조성을 통해 관 계 유지 욕구가 충족될 수 있다. 3. 결론 학교는 자아실현의 장이다. 학교는 다양한 능력을 갖춘 학생들의 잠재력을 계발하고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장소인 만큼 교사는 청소년기의 특성 이해, 정체성 확립을 위한 격려와 상담, 자기결정성 증진을 위한 노력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성격이론이나 동기이론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21세기 글로벌 창의인재를 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학업성취를 위한 좋은 수업, 올바른 정체감 형성과 생활지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수업 시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전에 학습자를 다양한 심리·사회·교육학적 관점으로 충분히 이해한 후, 학습동기 향상과 학생의 바람직한 정체성 형성에 미칠영향을 고려한 신중한 교육을 해야 한다. ▶ 90% 수준임 엘킨의 청소년기 자아중심성의 특성으로 첫째, 개인적 우화는 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 세계는 다른 사람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 비합리적이고 허구적인 관념을 지칭한다. 둘째, 상상적 청중은 과장된 자의식으로 인해 자신이 타인의 집중적인 관심과 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는 형태이다. 이러한 관점은 교사에게 첫째, 자기중심성의 특성을 보이는 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필요성을 시사해 준다. 자기중심성 하에서는 객관성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둘째, 청소년이 외모가 아닌 다른 것으로도 얼마든지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수용을 통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사랑스럽고 특별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주어야 한다. 셋째,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한결같이 자녀를 지지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 90% 수준임 마샤의 정체성 지위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심리·사회적 과업을 다루는 방식 또는 과정을 의미한다. 정체성 지위 구분은 정체성 위기의 경험 여부와 과업에 대한 몰입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정체성 성취, 정체성 유예, 정체성 폐쇄(상실), 정체성 혼미 상태로 구분했다. 위기는 현재 상태와 역할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고 대안적 가능성(직업이나 신념 등)을 탐색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몰입 혹은 관여라는 주어진 역할과 과업에 몰두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제시문의 동우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도 않았고, 특정 수업에도 열정이 없고,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결정을 못했다는 것으로 보아 정체성 혼미 상태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도현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모권유에 의한 진로를 따라왔지만 진지한 탐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체성 폐쇄상태라 할 수 있다. ▶ 90% 수준임 에릭슨의 성격발달이론에서는 심리·사회적 위기 극복을 중시한다. 심리적 위기는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므로 각 발달단계에서 당면하는 위기를 긍정적으로 해결하면 완전한 기능을 발휘하는 건전한 성격이 발달하지만 위기의 부정적 해결은 성격 손상을 초래한다고 한다. 성격발달 단계에 의하면 진수는 “지금은 건강에 문제가 없지만 아무것도 스스로 하고 싶어 하지 않고 특별히 무엇을 하고자하는 의욕이 없다”는 점으로 보아 진수는 주도성이 위축되었고, 열등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같은 성격 형성의 원인은 첫째, 제3단계인 주도성 대 죄책감 시기(4~6세)에 아동은 스스로 활동을 계획하고,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래와 함께 놀이에 참여하면서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하고, 경쟁에 몰입하는데, 아동이 주도적 으로 활동할 기회를 부모가 제한함으로써 주도성이 위축되고 죄책감이 형성된 것이다. 둘째, 제4단계인 근면성 대 열등감 시기(6~11세)에는 이웃 및 학교의 또래들과 바람직한 적응을 하면서 지적·사회적·신체적 능력을 획득하는데, 부모님이 대신 과제를 해주는 습관으로 인해 진수는 성취감을 느낄 기회가 없어, 학습의지 부족과 열등감에 빠져 들게 된 것이다. ▶ 90% 수준임 자기결정성이론은 ‘학습자는 스스로 유능성·관계성·자율성이 있으며, 이 욕구가 충족되면 학습동기가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제시문에 나타난 진수 문제에서 진수의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방법으로는 첫째, 학습자에게 유능감을 제공한다. 학생은 스스로 성취 경험에 의해 자신감을 갖고, 유능성을 느꼈을 때 학습동기가 높아진다. 교사는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 제시 등으로 학생이 유능감을 갖게 도울 수 있다. 둘째, 학습자에게 자율성을 제공한다. 학습자가 자율적으로 스스로 책임있게 과제를 수행했을 때 학습 동기를 높일 수 있으므로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수행을 계획·점검·피드백하며 성취하게끔 메타인지 활용 등을 통한 자기조절학습을 이끌 수 있다. 셋째, 학습자의 관계성을 충족시킨다. 학습자는 중요한 타인과 관계에서 ‘인정받는다’고 느꼈을 때 학습동기를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교사가 래포 형성을 잘하면 학생을 정서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 ▶ 90% 수준임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따라서 엘킨의 청소년기 자아중심성 특성 이해 후 마샤의 정체감지위이론을 고려한 측면으로 교육과정을 살피며, 에릭슨의 성격발달 이론에 근거한 학생이해중심 창의적 교육프로그램으로 자기결정성을 키우는 창의적 교육활동을 꾸준히 이끌어야 한다. 즉, 교사가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며 학생역량을 키우는 혁신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지속적 의지와 끊임없는 연찬으로 교사의 역량 향상을 유지·발전시켜야 하겠다. ▶ 90% 수준임 [총평] 19~20점 예상됨. 수석 합격이 기대되는 우수한 답안임 청소년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청소년기는 아이가 어른으로 변해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생들이 청소년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특성들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 90% 수준임 엘킨의 청소년기 자아중심성의 특성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개인적 우화이다. 이는 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 세계는 다른 사람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 비합리적이고 허구적인 관념이다. 둘째, 상상적 청중이다. 이는 과장된 자의식으로 인해 자신이 타인의 집중적 관심과 주의의 대상 이 되고 있다고 믿는 형태이다. 이 이론이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중심성의 특성을 보이는 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필요성이다. 자기중심성 하에서는 객관성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둘째, 청소년이 외모가 아닌 다른 것으로도 얼마든지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수용 을 통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스럽고 특별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어야 한다. ▶ 90% 수준임 마샤는 정체성 위기의 경험 여부와 과업에 대한 몰입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네 가지 상태로 구분했다. 위기 경험 여부와 몰입 정도가 모두 약한 정체성 혼미, 위기 경험은 없었지만 몰입 정도는 강한 정체성 폐쇄, 위기 경험은 해봤지만 몰입 정도가 약한 정체성 유예, 위기 경험도 해보고 몰입 정도도 강한 정체성 성취로 구분했다. 제시문에서 동우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수업에도 열정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정체성 혼미 단계임을 알 수 있다. 반면에 도현은 부모님의 권유대로 의사가 되겠다고 말은 하지만 자신이 의사라는 직업에 적합한지에 대해 진지하게 탐색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체성 유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 -1점 : 도현의 정체감 지위 유형에 대한 설명이 미흡함 에릭슨은 인간의 사회심리가 여덟 단계에 걸쳐 발달하는데 각 단계마다 서로 대립하는 사회·심리적 위기, 중요한 사회적 관계, 그리고 바람직한 적응 결과가 있다고 했다. 에릭슨에 따르면 4~6세는 주도성 대 죄책감 단계로 이 시기에 아동은 스스로 발달 과업을 정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때 부모가 자녀의 활동을 자유롭게 해주면 자발성, 목표지향성이 발달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 아동은 주도성이 위축되고 죄책감이 발달한다. 제시문에서 진수가 아픈 세 살 이후부터 부모님이 모든 일을 다 해주었다. 3단계에서 주도성이 발달하지 못하여 진수는 아무것도 스스로 하고 싶어 하지 않고 의욕도 없는 것이다. ▶ 90% 수준임. 진수의 성격 형성 원인을 제2단계, 제3단계, 제4단계로 연계해서 설명하면 좋겠음 자기결정성이론은 자율성, 유능감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동기이다. 데시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기결정력을 가질 때 과제에 보다 오랫동안 참여하게 되고, 과제에 대해 유의미 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그리고 활동에서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며 더욱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룬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활동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비통제적인 방식으로 평가하며 과외활동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등의 방안이 있다. ▶ -2점 : 진수의 해결 방안 중 유능성 욕구, 관계성 욕구에 대한 설명이 미흡함 청소년기는 심리적 격동기이다. 이시기의 청소년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정체감을 형성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청소년 주변에 있는 교사와 학부모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특성들을 잘 알아두어 청소년들이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잘 지도해야 한다. ▶ 90% 수준임 [총평] 16~17점 예상됨
문제 ○ 자기주도적 학생 선택형 교육활동은 학생의 경험을 얕게 평가하던 것에서 학생의 경험을 존중하는 것으로, 지식 자체의 습득을 중시하던 것에서 지식 획득 과정을 중시하는 것으로의 변화이다. 또한 참여와 구성의 학습으로 전환한 학생들을 위한 ‘미래 준비 교육’으로 장차 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학습법이다. ○ 이는 학생들이 교과시간 이외의 활동을 통해 자유분방하고 자율적으로 기획해보고 실행해보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이 수반되어야 할 교육방법의 하나로써 미래사회에 대비하여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적합한 교육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 오늘날의 많은 학생이 흥미로운 일이나 재미있는 놀이를 하고자 해도 실행 과정에서 포기하거나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학업에 쫓기느라 시간적인 여유가 없고 직접 부딪쳐 실행해 보려는 용기가 부족하거나,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부모님의 요구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이와 관련하여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활동의 중요성,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을 위한 학생 자율학습 동아리활동과 그 지도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1. 서론 국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문제해결력, 읽기, 수학· 과학 등에서 최고의 수준이다. 그러나 문제는 흥미도, 학습동기, 학교에 대한 태도나 소속감, 교사에 대한 만족도 등에서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더욱 더 적극적으로 학교 교육을 개선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개선방안의 하나로 최근 학교 교육에서 학생들의 자율학습 동 아리활동이 강조되고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학생 자율학습 동아리활동은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 기술향상을 위해 중요하며, 활동경험이 있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바람직한 인성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활동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학생 자율 학습 동아리활동과 그 지도 방안에 대해 논술하고자 한다. 2. 자기주도적 학습의 중요성 첫째, 자기주도적 학습은 개개인이 스스로의 학습 욕구를 진단하고, 학습 목표를 설정하며, 주체적인 경험의 재구성 과정을 통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자료를 탐색하고, 적절한 학습전략을 세워 그 성과를 평가까지 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자기주도적 학습은 계획·선택·탐구·조력·평가를 스스로 실시하는 학습이다. 즉, 학습자 자신이 주도적으로 전체 학습과정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진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자기주도적 학습은 강한 학습동기를 바탕으로 높은 학업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다. 이런 특징은 자율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며, 자기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므로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학습방법 중 하나이다. 넷째, 자기주도적 학습은 학생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학습에 대한 강한 동기를 갖고 학습에 임하게 되어, 교사주도의 학습활동보다 훨씬 더 높은 학업성취와 만족을 얻게 되는 학습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 자기주도적 학습은 학생 자신에 의한 계획부터 평가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인간이 자율적으로 성장해 가도록 하는 자연적이고 심리적인 발달과정과 일치 하는 매우 중요한 학습방법이다. 여섯째, 오늘날 세계는 모든 영역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보다는 자기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해 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기주도적 학습은 이러한 실질적 능력을 키워주는 중요한 학습방법이다. 일곱째, 인간이 창출해 놓은 지식이란 얼마 가지 않아 사장되어 버린다. 따라서 자기 주도적 학습은 지식 자체의 습득보다는 지식을 습득하는 탐구과정과 문제해결과정을 중요시하며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학습방법이다.[PART VIEW] 3. 동아리활동의 의의 동아리활동은 서로 같은 취미나 특기·적성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창의적으로 계발하고 발전시킴으로써 자아실현의 기초를 형성하고, 사회성과 협동심을 기르고 다양한 자기표현능력을 신장시키는 집단 활동이다. 학교생활에서 동아리활동은 교과수업에서 담기 어려운 다양한 문화·예술·체육·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자신과 흥미나 관심이 비슷한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활동을 통해 자발성·창의성·협동심·사회성 등을 기를 수 있게 한다. 또한 축제나 각종 대회 등을 통해 동아리활동을 발표하고 공유함으로써, 개인의 실력과 끼를 발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여 이루는 성취감으로 긍정 적인 자아상을 형성할 수 있으며, 개개인의 소질과 잠재력을 신장시키고, 관심 분야의 정보를 탐색하여 학생 진로설계의 기초로 삼는다. 동아리활동은 학생들의 자율적·자발적 참여와 활동을 전제로 하며, 교사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도록 하며, 학생의 개성과 소질을 최대한 신장시킬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융통성있게 편성하고, 정규 교육과정 시간 이외에 방과후 및 휴업일, 방학 중에도 동아리 활동 시간을 개설하여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학교는 교내·외의 인적자원, 물적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유관기관과의 연계·협력을 통해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며, 다양한 동아리활동으로 얻어진 결과나 재능을 이웃과 나누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게 해준다. 4. 동아리활동의 목표와 지도 방법 1. 동아리활동의 목표 첫째, 동아리활동은 관심 분야·흥미·취미·소질·적성·특기가 비슷한 학생들로 구성된 활동 부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창의성과 협동심을 기르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 할 수 있게 한다. 둘째, 동아리활동은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여 자신의 잠재능력을 창의적으로 계발·신장하고, 자아실현의 기초를 닦을 수 있도록 한다. 셋째, 동아리활동은 방과후나 점심시간, 주말 등 여가를 선용하는 생활습관을 형성하게 해준다. 넷째, 동아리활동은 학교 내, 학교 간 각종 동아리 경연대회 등을 통해 우의를 다지는 협력과 공정한 경쟁을 통하여 서로가 성장할 수 있게 해준다. 2. 동아리활동 지원 방법 첫째, 학생들이 자신의 취미·흥미·적성·요구·학교 실정 및 지역 특성 등에 알맞은 동아리활동 부서를 스스로 조직하고, 모든 학생에게 자세히 안내하여 자율적으로 관심 있는 동아리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교사는 학생 동아리활동 방향과 지원 사항들을 자세히 안내하고, 학생들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면서 학생 중심의 흥미롭고 창의적인 운영과 활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안내한다. 셋째, 동아리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개성과 소질을 최대한 신장시키기 위하여 방과 후, 휴업일 및 방학 중에도 활동을 지속적·집중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물질적·행정적으로 지원한다. 넷째, 동아리활동의 각종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교내·외의 인적·물적자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역사회 인사와 학부모의 자발적 봉사협력을 통해 동아리활동이 활발하게 운영되도록 도와준다. 다섯째, 동아리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교내 및 학교 간 경연대회, 전시회, 발표회, 봉사활동과 연계, 우수활동 학생들을 표창하고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적극적으로 활동 상황을 기록해 준다. 5. 학생 중심의 자기주도적 학습 지도 방안 학교 현장에서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해결하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해야 한다. 교사의 역할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는 자기주도적 학습이 최상의 조건에서 성취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조언자’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교사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 학습자의 자율성을 적극적으로 자극하고, 개별학습과 집단학습이 잘 조직되어 실행될 수 있도록 ‘최고의 서비스 제공자’가 되어야 한다. 셋째, 교사는 학생 간, 교사와 학생 간, 교사 상호 간의 정보를 교환·전달해 주는 ‘원활한 중립적 중재자’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넷째, 학생 중심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은 그 설계와 그 진행 과정이 원활해야 성공할 수 있다. 교사는 그 과정에 개입하여 성공적인 자기주도적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학생들의 학습설계를 돕는 ‘학습설계의 지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 다섯째, 교사는 일방적인 수업을 지양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학습공간과 교실 외 공간까지 활용하여 다양한 학습이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준별 맞춤 전략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돕는 ‘자기주도적 학습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6. 학생 자율 동아리활동 지도 방안 첫째, 학생들이 자신의 취미·흥미·적성 등에 따라 학년에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조직하고, 창의적인 능력을 표출해 내는 과정에서 학교와 지도교사는 운영에 필요한 지원을 담당할 뿐, 모든 활동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학교 동아리는 목표가 비슷하거나 진로가 서로 연관되는 분야를 주제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동아리활동을 통해 계속 탐구한다면 의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음을 인지시켜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셋째,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특정한 주제(분야)를 정하고, 그 주제와 관련된 탐구 자료를 준비하여 학습자가 흥미를 느끼며 학습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넷째,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다른 친구와 공유하면서 즐거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친구들과 함께 평소에 자세히 알고 싶었던 분야를 탐색하다 보면 진로에 대한 막연한 생각도 사라지게 되고, 같은 관심 분야를 가진 학생들이 모여 활동하다 보면 숨겨진 재능과 흥미를 발견하게 되어 학습의 즐거움과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다섯째, 교사는 학생 각자가 준비(탐구·연구)한 자료를 동료 학생들에게 제시함으로써 서로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학습할 내용의 전반적인 개념 수준을 정하고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도록 한다. 여섯째, 교사는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몇 가지 주제를 구성원들에게 소개하며 주제를 선택하도록 하고, 학생들은 자신들이 다루고 싶은 주제를 몇 가지 추가할 수 있게 한다. 일곱째, 교사는 자율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학습하고 탐구할 것이 무엇인지 목표를 설정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인내를 갖고 학생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여덟째, 교사는 학생들이 조별로 결정한 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선택하고 과제를 분담하게 하여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부여한다. 또 학습과정과 학습방법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한다. 아홉째, 교사는 학생들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 외에 추가로 필요한 자료와 역할을 논의하게 하고, 각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토론과 발표를 함으로써 내실있는 활동 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열째, 자율학습 동아리의 주제별 학습활동이 시간별, 주별로 진행되면서 일정한 평가지에 따라 활동에 대한 자기평가와 공동평가, 그리고 각자의 발표에 대한 평가도 같이 실시함으로써 활동 방향과 목표가 잘 수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한다. 열한째, 담당교사와 지도교사는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지도해야 한다. 교사는 학습자들이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자기주도적으로 선택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동기를 유발하고 목표의식을 고취시켜, 학습자가 서로 협력하고 스스로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한다. 열두째, 교사는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적합한 개입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학습 전략을 시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특정 학생 중심의 일방적 리드보다는 개인 수준별·개별 역할별·인터넷 활용·교과 통합·NIE·문제해결·상황제시·탐구 및 토의·역할놀이·게임학습 등을 활용하여 다양하게 운영하도록 한다. 열셋째, 교사는 학생들이 심리적· 정서적 안정과 미래지향적인 삶의 방식을 터득하게 유도하며, 학생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학습에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열넷째, 많은 학생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학생의 경우 동아리활동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남을 설득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자신과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지식을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지도한다. 학생들에게는 이런 학습과정이 자신의 꿈과 삶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 7. 결론 학교는 동아리활동이 학생들의 소질과 재능을 계발하는 장이자 관심 분야에 대한 탐구와 참여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 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또한 동아리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특히 자율학습 동아리활동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은 무한경쟁 시대를 헤쳐 나가는 학생들 에게 가장 효과적인 교육활동이며, 평생을 통해 활동할 수 있는 학습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안팎으로 다양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이런 학교 현장의 노력에 교육당국의 행·재정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우리의 학생들은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창의적 인 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