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7,40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2006년 8월 9일 저녁 9시 35분. 좀 늦은 시간인데 전화가 울리고 아내가 받아들더니, 얼른 송화기를 막고서 "여보 광주 선생님이신 것 같은데요."하면서 전화를 바꾸어 주었다. "자주 전화 드리지도 못한 제자에게 이렇게 친히 전화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하는 인사와 수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은사님은 "치우려던 월간 문학에서 자네 작품을 발견하고 다시 읽어보았네. 7월호를 치우려고 하다가 우연히 펴진 쪽에 바로 자네의 작품이었네. 난 시조 부분과 시 부분만 읽고 치우곤 하였는데, 덕분에 자네 작품을 읽게 되어서 전화했네."하시면서 "요즘 동화 작품에서는 전래 동화 같은 짜릿한 감동 감화를 주는 작품이 별로 없어, 자넨 동화를 쓰면서 무엇에다 기준을 두고 쓰는가? 다시 말해서 자네 동화의 문학정신 말일세."하시는 것이었다. 너무 갑작스런 질문이시고, 또 은사님의 말씀이라 함부로 답 할 수도 없는 그런 질문이었지만, 내가 평소에 가진 나름대로의 기본 정신이 있기에 서슴없이 "선생님, 제가 교직에 몸담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역시 동화란 [교육]을 떠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문장이어야 하지만 바탕에 흐르는 정신은 가르침을 준다는 것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답했다. "그렇겠지. 자네 작품에서도 그런 냄새가 나대 만은...." 하시더니 "그런데 자네 작품에 쓴 말 중에 [맞는 이야기였습니다.]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거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맞는]은 현재 진행형이어서 [맞은]으로 써야 하는 것이 아니었는지? 그리고 이란 말이 의 준말이라고 할지는 모르지만, 역시 보다는 이 더 잘 맞는 말은 아니었을까?" 하시는 것이었다. 나도 한글학회 정회원이 될 정도로 한글에 대해서 자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우리 은사님은 80고령이 되신 오늘까지도 우리말에서 아직도 쓰이는 일본투의 말,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이 뜻도, 출처도 모르고 함부로 쓰고 있는 일본말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하시고 계시는 분이시다. 문학과 한글운동이라는 두 가지 점에서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동지적인 입장에서 네게 주신 가르치심이었다. 이어서 "라는 말을 아직 젊은 시인이 썼는데, 이건 일본 사무라이들의 용어일뿐 우리말이 아닌데, 유식한 척 자랑스럽게 쓰고 있더란 말일세, 어디 그뿐인가 , 같은 말에서 쓰이는 [제]는 일본식이라는 걸 모르고 쓰고 있는 것일세. 일본 사람들은 이런 행사를 치르기 전에 반드시 제사를 올리고 하기 때문에 쓰는 말이고, 우리는 이라고 써야 하네, 중국, 대만, 북한에서조차 [축전] 이라고 쓰고 있는데 우리만 [축제]란 말일세. 심지어 조계종 본사에까지 전화를 해서 따지고 고치도록 이야기 한 적도 있네."하시면서 몇 가지 더 일본식 말을 이야기하시고 나서 "자네 문학의 정신을 정립하소. 그리고 전래동화의 맛을 느끼는 그런 작품을 쓰도록 하게."하시는 가르침으로 전화를 마치셨다. 1956년 6학년 담임을 맡아 주셨던 50년 전의 은사님께서 이제 정년 퇴임을 한 제자에게 이렇게 전화를 주시고, 가르치심을 주신 것이다. 난 이렇게 자랑스러운 은사님의 6학년 때 이야기를 잊을 수가 없어서 신문에 기고를 했던 적이 있었고, 그것이 KBS 1TV에서 [TV 동화 : 행복한 세상]에 방송이 되기도 하였었다. 참 스승의 모습을 몸소 보여주신 이야기는 이라는 제목으로 2005년 2월 26일에 방송이 되었었다. 진정으로 참 스승님이신 양동기 은사님의 건강을 빌면서, 이렇게 자랑을 할 수 있는 은사님을 둔 제자는 이 되지 못하였음을 엎드려 사죄 드리고 싶다.
조금은 과장된 표현일지 몰라도, 학교에서 교장이 '왕'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한 나라의 우두머리였던 왕이 누리는 절대 권력에 일개 학교 교장 자리를 견줄 수야 없지만, 학교라는 특수 집단 속에서 교장 자리는 가히 절대적이라 할 만큼 힘을 가진 자리였고 그에 따라 교장 개인이 누리는 위세 또한 막강했던 것이다. 그래 그 시절, 교장이 갖고 있는 막강한 힘 앞에서 쩔쩔매는 교사들의 움츠러든 모습을 떠 올리노라면, 생사여탈권을 손에 쥔 왕 앞에서 잘 보이거나 살아남으려 머리 조아리는 신하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교장 자리가 그렇게 대단하다 보니, 뜻 가진 사람이라면 너도나도 교장 한번 해 볼 욕심에 아이들 가르치는 본업보다는 승진에 필요한 점수 따기에 혈안 되기 일쑤였다. 상전벽해라 했던가. 세상이 좋아지고 또 좋아져서 한 나라의 대통령도 자신이 가진 권력에 상응한 힘의 사용에서 한계를 느낄 정도로 백성들의 힘이 커진 나머지 옛날처럼 고분고분 따라주지 않으니까, "못해먹겠다"고 투정하는 판이 되다보니 학교인들 별 수 있겠는가. 교장 노릇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권위의 추락을 맛볼 수밖에. 일례로, 도덕적 권위나 전문적 지식 없이 구시대적 관료의식과 형식적 권위로만 조직을 이끌고자 할 경우, 목소리가 한껏 커진 선생님들로서는 아무도 그 지시나 명령에 순순히 따르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 관리자의 잘못을 지적하고 개선과 개혁을 당당히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상황이 이렇게 바뀌다 보니 학교 책임자로서 교장의 말이 평교사들에게 잘 먹혀들지 않는 경우가 생기게 되었고 그로 인해 소신 있는 교육행정을 제대로 펼칠 수 없는 경우까지 생기게 되었다. 그래 옛날에는 서로 해보려고 달려들던 그 대단한 교장자리도 요즘은 '못 해먹을'자리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시대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관리자는 조직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과감히 부정되고 비판받아 마땅하기에 능력 없고 무소신한 관리자로서의 교장들까지 덮어놓고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문제는 낡은 계급적 권위나 질서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기존 관리자에 대한 불신풍조가 학교사회를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는 발전적 지양의 형태로 나아가기보다 이기적 보신과 현실적 안주를 우선하는 일부 교사들의 자기합리화 세태를 조장하는 등 예기치 않은 부정적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처럼 우리 교단이 본연의 염불보다, 승진이나 치부 같은 잿밥에 눈이 어두워 서로 교장교감 되려고 지나치게 경쟁하고 그로 인한 조직 또는 개인간의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결코 방치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경쟁체제 속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키워 자기성장을 도모하는 차원의 경쟁유인책은 교육발전을 위해서도 장려되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최근의 일선 교단분위기는 공교육위기나 학교붕괴, 교권추락과 같은 현실적 위기와 맞물려, 위기타파를 위해 무언가를 해보려는 의욕과 고민보다는 그럭저럭 이 혼란과 무질서적 상황을 넘기고 보자는 현실안주적인 시각과 명철보신의 태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래 웬만큼 가진 것 있고 먹고 살만한 경우, 일만 많고 해먹기 힘든 교장 교감 되려하기보다는 주어진 시간, 교실에 들어가 수업이나 해주면 임무를 다한 것으로 여기는 '편한 교사'로 살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년 초에 학급 담임을 임명하고 싶어도 스스로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고, 부장 보직교사를 임용하고 싶어도 과중한 업무에 책임만 무겁다보니 해 보겠다 덤벼드는 사람 아무도 없는 나머지, 한 사람씩 붙들고 담임 좀 해 달라, 부장 좀 맡아 달라며 교장 교감이 사정하고 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까지에 이르렀다. 지나친 기우일지는 몰라도 이대로 가다가는 일할 사람 부족으로 학교기능이 정지될 수도 있고 학교무용론이 대두될까 두렵기조차 하다. 교장 교감의 허세적인 권위, 독선과 위압적인 태도는 바로 잡혀져야 마땅하고 그런 관리자가 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과거에 얽매인 일부 교장 교감의 구시대적 작태를 청산하여 새로운 학교 지도력을 구축하는 일과는 별도로 어떤 이유로건 학생교육에 대한 선생님들 개개인의 책임과 열정의 불길이 식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날 학교관리에서 드러나는 지도력의 위기가 단순히 교장이나 교감 같은 관리자 그룹의 무능이나 잘못에 있다기보다, 마땅히 해야 할 직분을 소홀히 한 채 편하게만 살려는 일부 이기적인 사람들에 의해 충동질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에 유념하면서, 오로지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교육 본연의 목적을 중심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의 공감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지도력의 구축이 이루어져서, 흔들리는 학교교육이 바로서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어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얼마 전 교육위원으로 당선된 J 교육장의 친필 편지다. 그의 글씨 처음으로 보았다. 며칠 전, 하계 교감연수회에서 있었던 그의 말이 떠 오른다. 본인 스스로 자신의 글씨체를 악필이라고 말한다. 지금보니 악필은 아니고 개성이 있다. 자세히 보니 정감이 가는 글씨체다. 그는 특강에서 본인의 경험을 털어 놓는다. 초등학교 때 하도 글씨를 못 써 담임 선생님께서 겨울 방학 숙제로 글씨 쓰기를 내어 주셨다고 한다. 자기 나름대로 악필을 고쳐 정성껏 과제를 해 갔는데 어떻게 되었을까? 담임 선생님의 한 마디 말에 그는 악필 교정을 포기하고 말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것, 네가 쓴 것 아니지? 네가 이렇게 잘 쓸 수 없어! 누가 대신 써 주었니? 솔직하게 말해 봐!” 만약, 담임 선생님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너, 정말 잘 썼구나! 그래 너도 잘 할 수 있구나! 이렇게 네가 글씨를 잘 쓰는 줄 선생님은 미처 몰랐단다. 앞으로 계속 잘 할 거지?” 담임 선생님의 한마디 말이 그에게 있어 악필과 명필의 분수령이 되었던 것이다. 전자가 그에게 좌절과 포기, “맞아, 역시 나는 안 돼!”라는 실망감을 준 데 반하여 후자는 희망과 자신감, “그래, 나도 할 수 있어!”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 주는 것이다.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가 학생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 학생에게 잠재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인정하는 그 한마디, 그것이 우리의 학교 현장에서 절대 필요한 것이다. 학생뿐이랴. 몇 년 전 정년퇴임한 L 교육장. 그는 도교육청 장학사 시절, 교육감 훈치사를 담당하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어른도 칭찬을 좋아한다고 한다. 한 번은 교육감 치사를 써서 결재를 받는데 초안 문구를 교육감이 고치더라는 것이다. 가만히 보니 고친 글이 더 좋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감님, 그렇게 고치니 글이 더 자연스럽고 좋아졌네요.”라고 했더니, 교육감이 미소를 지으며 “그래, 정말 좋아졌어? L 장학사 글 보는 안목이 높은데….”라고 칭찬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 이후론 교육감과 염화미소가 통하여 훈치사 결재가 원만히 이루어졌다고 한다. 칭찬은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고 그의 능력을 인정하는 긍정적 에너지로 가득 찬 말이다. 격려는 어려움에 처한 상대방에게 용기를 복돋워주고 다독거려 주는 말이다. 또한 칭찬은 인간관계를 원만히 하고 삶을 윤택하게 하여 주니 칭찬의 ‘말 한마디’는 위대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필자도 교사 시절, 전문직 시험에 몇 차례 떨어져 의기소침해 하고 있을 때, 도교육청 모 장학관이 “이 부장, 힘 내! 이 부장은 충분히 할 수 있어!”하면서 어깨를 두드려 준 적이 있었다. 그 덕분인지, 재기에 성공하여 장학사를 거쳐 오늘 여기까지 와 있다. 그런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격려가 칭찬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다. 칭찬은 결과만을 놓고 평가하는 것이지만 격려는 상대방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의지를 북돋아 주고 행동의 동기를 불러 일으켜주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라 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칭찬과 격려가 활기차게 살아 움직였으면 한다. 그 칭찬과 격려의 ‘말 한마디’에 우리가 사는 곳은 즐겁고 행복하고 살맛나는 세상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 매스컴에서 접한 기사 중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씁쓸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8.15 경축식이 열렸던 날 행사장인 세종문화회관에 들여보내 달라고 수백 명이 항의소동을 벌였다는 소식이다. 내용인즉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좌석은 3천48석인데 3.1절 행사 등 평소 행사 참석률이 40% 밖에 안 되는 것을 감안한 행자부가 정원보다 훨씬 많은 8천6백20장의 입장권을 보냈고, 행사 참석인원이 적어서 고민하던 행자부가 8.15 경축식부터 자원봉사 점수 인정제도를 도입하자 예상 밖으로 학생들이 많이 몰렸다는 것이다. 광복절 기념식도 참석하고 자원봉사 점수도 따려고, 즉 ‘꿩도 먹고 알도 먹으려고’ 한 시간 넘게 기다리던 초중고 학생 수백 명이 결국 입장권을 들은 채 발길을 돌려야 했고, 이에 학부모들이 아이들은 국민도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단다. 행사장 가득 사람을 모으려던 당국의 무리한 욕심이 광복절 경축식의 참 의미를 퇴색시키기도 했지만 「애교형ㆍ구걸형ㆍ항의형ㆍㆍㆍ‘방학 봉사활동에도 치맛바람’」이라는 기사와 맞물려 봉사활동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기사에 의하면 '자녀대신 봉사활동을 하게 해달라고 애교를 부리거나, 봉사활동 확인서에 그냥 도장을 찍어달라고 구걸을 하거나, 어려운 일을 시킨 것과 일한 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확인해 주지 않는 것을 항의하는 엄마들이 많다'는 얘기다. 봉사활동 점수는 학교 내신 성적에 반영되고, 향후 진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뜻으로 만든 제도이더라도 나쁘게 받아들이면 이렇게 곳곳에서 부작용을 낳는다. 자기 자식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만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 사랑과 교육열은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절대 내 자식만은 기죽이지 않겠다고 몇 십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선뜻 사주는 게 우리나라 부모다. 아이들은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면 편안하게 자원봉사 점수를 따면서 ‘꿩 먹고 알 먹는다’는 것을 생각해 낼만큼 영악하지 않다. 학생들이 노인정, 요양원 등 불우시설 보다 시청, 경찰서 등 일하기 편한 곳을 봉사활동 장소로 선택하는 것도 부모의 과잉보호 때문에 일어나는 기현상이다. 이쯤에서 세계최고봉 히말라야에서 쓰레기 수거활동을 하고 있는 ‘에베레스트 클린마운틴 원정대’를 생각해보자. 산악인들은 ‘산이 있어 산에 오른다’고 말한다. 또 전문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이 평생의 꿈이기도 하다. 하지만 ‘에베레스트 클린마운틴 원정대’는 목적이 다르다. 온갖 고생을 다하며 에베레스트 등정의 마지막 캠프인 캠프4(8000m)까지 오르고도 정상정복에 욕심을 부리기는커녕 히말라야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깡통 등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정말 아무나 생각할 수 없고, 실천하기도 어려운 행동이라 가슴에 와 닿는다.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이나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작은 이익을 챙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여럿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큰 인물로 키우는 게 자식사랑을 실천하는 제대로 된 교육방법이다.
학교마다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다가온다. 이맘때면 학생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덩달아 손길이 바빠지기 마련이다. 밀린 방학숙제 때문이다. 사실 개학이 임박해서 일기를 비롯한 밀린 숙제를 하느라 밤을 새거나 부모형제까지 모두 나서 방학숙제를 도와주던 모습은 나름대로 정겨웠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들이 방학숙제 때문에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최근 형식적으로 제시되던 방학숙제가 그 양과 질에 있어서 개선되고는 있지만 방학숙제 결과물을 가지고 시상도 하고 섣불리 수행평가에까지 반영하는 어리석음은 이제 없어야 할 것 같다. 숙제를 스스로, 성실히 한 학생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독후감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등의 단순한 ‘방학숙제 베끼기’는 이제 고전적인 수법이 된 것 같다. 인터넷에서 안 되는 게 없다는 세상, 이제는 혼자 하기 어려운 방학숙제를 도와주는 수준을 넘어 아예 숙제를 대행해주거나 자기가 한 숙제를 사이트에 올려 다른 사람이 다운받을 수 있게 하면 돈을 주는 얄팍한 상술까지 가세함으로써 학생들 간에 숙제를 사고파는 신종 ‘숙제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의 한 숙제도우미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골치 아픈 방학숙제, 하루 만에 끝내자!”라며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영화감상문을 비롯한 각종 글쓰기나 만들기 숙제 등은 말할 것도 없고 하물며 탐구보고서나 포트폴리오 등 장시간을 요하는 것까지 숙제라면 안 되는 것이 없다. 신기한 것은 가족과 제주도를 여행하고 일기형식으로 작성한 초등학교 숙제, 동반 족사항만 올리면 해당 학년 수준에 꼭 맞는 기가 막힌 여행보고서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글의 수준은 물론 포토샵으로 사진까지 완벽하게 만들어주니 제주도는 실제로 가지 않았어도 아무 지장이 없었다. 독후감 등 간단한 글쓰기는 건당 1만원, 보통 5만∼6만원만 주면 가족신문, 체험학습보고서, 각종 수집, 발명품 제작까지 아무리 골치 아픈 숙제라도 ‘한 방에’ 끝내주니 요즘 아이들과 학부모는 정말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짝퉁숙제' 유혹은 꼬박꼬박 시간맞춰 일기를 쓰고, 마음 졸여가며 성실하게 탐구한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는 등의 대부분 선량한 학생들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아이들을 신종 ‘숙제매매’ 시장에 내몰고 얄팍한 상술로 돈을 버는 인터넷 업체 양산만 부추기는 비교육적인 방학숙제는 차라리 없애는 편이 낫다. 이제 개학하여 숙제대행업체에서 돈주고 산 '짝퉁숙제'를 골라 상도 주고, 이를 근거로 수행평가에도 반영하는 '철없는' 선생님들을 보며 학생들과 부모는 어떤 생각을 할까. 베끼기가 잘못이란 것조차 모르고 어린 아이들이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방학을 오히려 ‘한몫’ 챙길 수 있는 기회로 벼르는 세태, 이 같은 현실을 알면서도 숙제를 도울 수 없는 맞벌이라는 핑계로 은근히 묵인하는 학부모들 모두 일그러진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지난해 8월 29일, 서울시 교육청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여 주요 언론에 기사화가 된 적이 있다. '금년 말(지난해 이므로 2005년말을 이야기 하는 것임)까지 시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교실에 최신 천정형 냉·난방 기기를 설치'라는 제하의 기사였다. 많은 학교의 학생들과 교원들이 잔뜩 기대를 걸었었다. 실제로 그 당시에도 일부 학교에서는 천정형 냉·난방 기기가 설치된 학교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 추진상황은 감감 무소식, 도리어 금년 들어서는 '좋은 학교 만들기 자원학교'를 선정하여 일부의 학교에만 예산들 투입하고 있다. 그 학교들도 시설 개, 보수에는 예산을 사용하지 않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이 원하는 사업에는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개학을 한 학교들의 요즈음 현실은 정말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교실 천정에서 돌아가고 있는 3-4대의 선풍기로는 무더위를 이기기 어렵다.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땀을 뻘뻘 흘리는 학생들로 가득찬 학교의 교실에서 정상적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은 보통의 인내를 가지고는 어림없는 일이다. 주변의 학교를 살펴 보아도 지난해에 발표한 사업이 진행된 학교를 찾기 어렵다. 교실환경개선을 하겠다고 발표만 해놓고 시행하지 않고 있는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이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이미 교사들은 지난해의 발표를 잊고 있었다. 언제 그런 발표가 있었느냐는 반응이다. 그런 발표가 있었더라도 믿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공교육이 부실하다고 난리법석이지만 이런 것 하나만 보더라도 여건이 완비되지 않았다는 것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학원가면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데, 학교는 왜 이러냐'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교사들만 보면 에어컨 설치는 언제 하느냐고 묻곤 한다. 그 당시 서울시 교육청의 발표는 냉·난방 시설만이 아니었다. 교실의 조명을 현재 150룩스 기준에서 300룩스로 향상시키는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고 했었다. 그 문제 역시 감감 무소식이다. 책임지지도 못할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것도 발표한지 1년여가 지나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금년 말까지도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얼마전 학교평가관련하여 학부형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학교에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어느 학부형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시내버스만 타도 에어컨이 설치되어 쾌적하고 시원한데, 학교교실에 에어컨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학교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주십시오.' 지난해에 서울시교육청에서 발표한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여기를클릭하십시오.
선생님, 오늘이 처서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입니다. 이제 애타게 기다리던 가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위는 이제 맥을 못 춥니다. 아직 한 달 가량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고 하지만 한여름 더위만큼이야 되겠습니까? 우리학교는 오늘부터 근무조 선생님과 관계되는 선생님 말고는 모두가 쉬는 첫날입니다. 저도 교장선생님의 따뜻한 배려로 4일간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값지게 보내려고 합니다. 어디 피서는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행 겸 아내와 함께 서울 다녀오려 합니다. 딸도 보고 볼일도 보고 바람도 쐬고 말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 ‘마음의 지옥을 만드는 비교의식’이란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서 자녀이든 학생이든 선생님이든 학교든 어느 것도 교육을 위해 비교하는 일은 금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교가 학문을 연구하는 데는 필수입니다. 글을 쓰는 데도 비교 분석은 필수입니다. 각 종 분야에서 비교 분석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교육을 위한 비교는 절대 금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오늘 읽은 글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 내가 연구원으로 있던 회사는 미국의 북가주 실리콘 밸리에 소재하고 있었다. 그 당시 한국인 한 분이 그 근처에 전자회사를 창업하여 크게 이름을 날렸다. 그때 그 회사에 한국인으로 창업 때부터 같이 일한 분이 있었다. 이분은 급성장하는 회사에서 큰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경리과에 들렀다가 급여 대장이 펼쳐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거기서 그는 최근에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한 미국인 직원이 자신보다 연봉을 천 불이나 더 받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뒤부터 직장생활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했다. 창업 때부터 뼈 빠지게 일해온 자신이 경력도 없는 젊은 미국인보다 천 불이나 적게 받고 일한다고 생각하자 사장에게 서운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서운함과 불만이 쌓여가던 중 그는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말았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비교’가 가져다주는 비극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사에 만족하면서 근무 잘 하던 분이 왜 사표까지 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까? 바로 비교의식 때문 아닙니까? 자기에게 아무런 변화가 오지 않았는데도 자기에게 근무여건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도 말입니다. 비교 때문에 자기는 마음이 상했을 것이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을 것이고 행복에서 불행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직장에 대한 만족에서 불만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비교한 사람인 미국인을 미워했을 것이고 시기했을 것이고 나아가 상사를 미워했을 것이고 따졌을 것이고 대판 싸움을 벌었을 것이고 나아가 직장을 그만두고 만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들도 같은 학교에 소속된 선생님들을 비교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과 비교하면 자기의 열심부족으로 인해 미워하게 되고 시기하게 됩니다. 학급관리 잘 하시는 선생님과 비교하면 자기의 못함을 인해 미워하게 되고 시기하고 질투하게 됩니다.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하게 되면 되고 자기 나름대로 학급관리 잘 하시면 되지 비교는 왜 합니까? 동료 선생님을 비교하는 것은 직장생활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학교와의 비교도 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학교 비교를 통해 도움이 되는 일도 있겠지만 저가 볼 때는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다른 학교와 비교한다는 말은 눈치 본다는 말입니다. 따라 한다는 말입니다. 소신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좋은 것 본받으려고 하기보다는 편한 것 본받으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손해 보기보다 이익 보려고 합니다. 학생 생각보다 선생님 생각에 우선을 둡니다. 이웃학교는 방학을 얼마 하는데 우리는 어쩌나? 이웃학교는 자율학습 감독을 몇 명 하는데 우리는 어쩌나? 이웃학교는 보충수업 몇 시간 하는데 우리는 어쩌나? 이런 비교들의 출발이 모두 선생님 위주로 어떻게 하면 편할까 어떻게 유익이 될까 하는 생각을 갖고서 하기 때문에 이게 오히려 학교경영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분위기만 흐리게 만듭니다. 학생들도 비교를 통한 교육은 금물입니다. 교육에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자녀들도 비교를 통해 받는 상흔이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지요. 비교하면 자녀들이 대번에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싫어하는 것 경험하지 않습니까?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군 복무 중인 아들이 하나 있는데 누나인 딸과 함께 학교 다닐 때 아들에게 딸과 비교해서 공부하도록 자극을 준 일이 있습니다. 그때 아들은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하더군요. ‘누나는 누나고 나는 나다’ 하면서요. 지나고 보니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실제 그게 아들의 변화를 가져올 만한 자극이 되지 못했습니다. 마음에 상처만 남겨 두고 말았습니다. 아들에게 얼마나 비교로 인한 상흔을 남겼을까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그때 좀 더 많은 책들을 통해 연수를 통해 깨달음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비교하면 안 됩니다. 부모가 자녀들을 비교해서 교육하면 안 되듯이 학생들을 비교해서 교육해서도 안 됩니다. 선생님끼리도 비교하면 안 됩니다. 다른 학교와도 비교해서도 안 됩니다. 비교가 평생 행복을 빼앗고 불행을 초래하게 만듭니다. 비교가 비교한 사람을 미워하게 되고 질투하게 만듭니다. 잘 친한 사이가 서먹서먹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비교로 인한 상흔은 발자국을 남긴 시멘바닥처럼 상흔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상처를 남기지 말아야죠.
공공 서비스로 지금까지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한 분야의 것들을 민영화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2006년 한 해에만 168개 보육소가 민영화 되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이라는 이름아래 여러 분야에서 민영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 궤도를 같이하는 것이다. 우체국의 민영화를 비롯하여 교육 분야인 보육소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점차 보육원을 민영화하는 지방 자치단체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테현 아동가정과에 의하면 2004년도에는 노다무라의 2개원이, 2005년도는 구이시도리야쵸외 1개원이, 06년도는 3개원이 민영화되었으며. 모리오카시도 08, 09년도에 1개원씩 사회 복지 법인 등에 운영을 위탁할 계획을 밝혔다. 민영화를 진행시키는 시정촌에 대하여, 같은 과는 는 재정 개혁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다. 03년도까지 공립 보육원의 운영비는 중앙 정부가 절반, 현이 4분의1, 나머지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었다. 04년도부터는 정부, 현의 보조금이 폐지되는 한편, 동액이 소득 증여세와 지방 교부세로 배분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하지만, 지방 교부세는 총액이 줄어들고 있어 그 만큼의 부담이 늘어났다고 시정촌은 보고 있다. 재무 행정 개혁을 진행시키는 모리오카시는 앞으로 18개 시립 보육원 모두를 민영화하는 구상이다. 시립 보육원의 보육사의 급여는 시 직원과 같은 제도로 지불되고 있다. 시의 조사로는 04년도, 연간 평균 급여는 시립 보육원의 620만 엔에 대해 민간 보육원은 360만에 이었다. 18개보육소를 민영화했을 경우, 시는 약 10억엔의 경비 삭감 효과가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삭감 분을 연장 보육이나 휴일 보육, 육아 상담 업무의 비용에 충당된다」라는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민영화에는 반대론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경비 절약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사설 보육소는 경험이 적은 젊은 보육사가 근무하고 있어 보육의 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 직원 노동조합은「시가 직영의 보육원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현장 감각을 모르는 보육 행정이 전개될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민간의 보육사의 노동 조건도 최대한의 상태로, 보육의 질이 유지될 것인가」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저출산 시대를 맞이하여 보육소의 역할은 더 중요성을 더하는데 비하여 개혁이라는 이름아래 보육의 질이 낮아지고 있어 문제가 많아, 일부 지역에서는 민영화를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곳도 있는 등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무엇이든지 민간으로 이양하면 서비스가 향상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불안한 가운데 개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을 보면서, 결코 이러한 것들이 우리와 먼 곳의 이야기 만은 아닌 것 같다. 개혁만이 최상은 아니며,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심도있게 연구하여 좌충우돌하는 과오를 범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잘 못된 개혁은 실행하지 않음만 못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책임있는 행정을 하여야 할 것이다.
온 나라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난리법석이다. 경마, 경륜, 경견, 카지노 등 레저의 허울을 쓴 도박장에 ‘한몫’ 잡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더니 그 와중에 ‘바다이야기’가 터진 것이다. 최근 도박성 성인오락실이 주택가 깊숙이, 심지어는 온라인 도박 게임으로 안방까지 파고들어 급기야는 세탁소와 약국보다 오락실이 많아지는 판국이 되었다. 온 나라가 ‘도박공화국’이 된 책임은 '조사하면' 다 나오겠지만 이처럼 국민을 도박판에 빠지게 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문화관광부를 비롯한 정부다. 정부가 경쟁적으로 IT관련 게임산업 육성정책을 내놓으면서 성인오락실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며, 불법 도박기구를 방치하고 대책 없이 상품권을 남발한 것이 도박 바람의 시초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이런 한심한 사태는 마치 우리 교육계의 모습과 흡사하다. 정부는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고 사교육 절감 방안을 추진한다면서도 오히려 우리사회를 도서관이나 학교보다 학원이 더 많은 ‘사교육공화국’으로 만들었고, 이 불명예스런 이름의 중심에 교육부가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비 비중이 정부 한해 예산의 약 6%로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한 나라, 사교육비와 불안정한 교육 정책으로 ‘기러기가족’을 양산하고 원정출산을 떠나게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고3생들이 학원에서 수능대비 집중 과외를 받겠다고 요구하면 며칠씩 단축수업을 하는 고등학교도 있다고 한다. 학교 교육과정을 포기하고 이 자리에 사교육을 불러들이는 현실이 경악스럽지만 이는 수시로 변하는 입시제도 하에서 입시에 목을 매야 하는 공교육의 서글픈 현주소다. 공교육의 내실 확보를 명분으로 한 7차 교육과정이 오히려 사교육 의존을 더욱 강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한 것, 사교육비를 절감시키겠다면서 오히려 학원 설립 기준과 강사 채용 기준을 계속 완화시키는 정책이 그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에 도입한 조기영어교육 때문에 이제는 중고교의 ‘교실붕괴’ 현상이 초등학교로 옮겨가는 조짐도 보인다. 최근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방과후학교'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방과후 학교가 문제점도 있겠지만 공교육을 살릴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이것이라도 갖고 가야한다, 재정 지원을 할 테니 꼭 성공시켜 달라"고 말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는 결국 학교가 학원화되어 공교육의 위기만 가속시킬 우려가 크다. 바다이야기로 야기된 ‘도박공화국’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드러나자 정부는 이참에 사행성 오락을 뿌리 뽑겠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우리말 속담으로 ‘늦은 밥 먹고 파장(罷場)가는’식의 미봉책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그동안 현실을 무시한 교육정책이나 과정은 책임지지 않으면서 그 잘못된 결과는 교사와 학교에 책임 지우려 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교육부이기 때문이다. 세탁소와 약국보다 오락실이 많은 ‘도박공화국’, 학교보다 학원이 많은 ‘사교육공화국’이란 부끄러운 오명은 언제나 벗을 수 있을지.......
가끔 글쓰기 시간이 되면 아이들과 컴퓨터실에 가게 된다. 요즈음 아이들 연필로 쓰는 것 보다 컴퓨터 타자로 글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컴퓨터실로 가게 된다. 물론 아이들이 글쓰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사로서 아이들이 좀 더 다양한 도구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하지만 정작 컴퓨터실에 들어서면 기분이 나빠진다. 무엇보다 기계가 돌아가면서 뿜어내는 케케한 냄새와 뜨거운 열기, 도난방지를 위해 환기도 되지 않을 정도로 닿아 놓은 창문과 커튼으로 인한 컴컴하고 음습한 분위기,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정작 반수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고물덩어리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하는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 때문이다. 컴퓨터 들여만 놓고 정작 업그레이드는… 학교현장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탑재한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상관이다. 그 이전에는 몇몇 컴퓨터 관련 선생님들만 컴퓨터를 만질 수 있었지, 대다수의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컴퓨터는 그저 성적 처리용 기자재이거나 전시용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상관으로 많은 컴퓨터가 학교에 공급되었고,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컴퓨터가 애매모호한 용도로 제공되었다. 불과 6-7년 전이었으니 아마도 새천년을 즈음해서 일선 학교에 많은 컴퓨터가 공급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 컴퓨터 관련 일을 학교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년 새롭게 들어오는 컴퓨터 때문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새삼 떠 오른다. 당시에는 그런 새로운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을 탑재한 컴퓨터에 아이들도 교사들도 선 듯 나서서 다루기 어려운 점들이 많았었다. 따라서 컴퓨터 관련 교사 연수가 봇물 쏟아져 나와 성행 했었다. 물론 지금도 그 때보다는 덜하지만 많은 컴퓨터 관련 연수가 진행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즉 그렇게 들어온 신형 컴퓨터는 불과 2-3년 사이에 시대에 뒤떨어져 가는 구형 컴퓨터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대당 백만원이 넘는 컴퓨터들이 제대로 사용 가치에 부응하기도 전에 고물덩어리가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들여놓은 컴퓨터를 모두 폐기처분하고 새로운 컴퓨터를 다시 들여놓는다는 것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낳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대부분의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시킬 예산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었다. 선생님, 제발 인터넷 속도 좀 올려 주세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대다수 학교 현장의 컴퓨터실에 갖추어져 있는 컴퓨터들은 컴퓨터 교체 시기를 놓친 사양이 뒤떨어진 컴퓨터가 대부분이다. 물론 신설학교나 정보화 관련 학교는 다행히 최근 나온 컴퓨터를 갖추어 놓을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학교는 사양이 현저하게 떨어진 컴퓨터를 갖추어 놓고 방치하다시피 한 경우가 허다하다. “선생님 제발 컴퓨터 좀 바꿔주세요. 이거 원 타자 연습 밖에 할 게 없으니…” “여기가 컴퓨터실이 맞기나 한가요. 차라리 컴퓨터 고물상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이놈들아 그래도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엄청난 돈을 들여 구입한 컴퓨터들인데, 모두 고물로 취급하다니….” “사용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몇 년전에 몇 백만원 주고 사면 뭘해요.” “인터넷도 제대로 안 될 뿐더러, 된다손 치더라도 이거 원 속도가 너무 느려서….” “나라 경제가 어려우니, 어쩌겠니. 그렇다고 학교에서 뾰족하게 살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업그레이드를 하자니 그 비용도 만만치 않고….” 아이들의 성화에 반 핑계로 겨우 넘어가기 일쑤이다. 다행히 한글 타자 프로그램이나 한글 프로그램이 깔려 있어서 글쓰기 정도만 겨우 할 정도였다. 학교 장학행사나 외부 손님들이 와서 인터넷을 활용을 수업실연을 보여줄 경우에는 그날 학교는 컴퓨터 바꾼다고 일대 아수라장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론 고물덩이 컴퓨터 한 대가 학교의 얼굴일 수도 있다? 아이들이 학교를 불신하고 믿지 않아서 사교육비가 증가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우리 현실이다. 컴퓨터 공급 문제부터도 그렇다. 갈수록 많은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서 배우고 익혀가는데, 그런 아이들에게 이전 구닥다리 컴퓨터를 들이대놓고 수업을 한다면 이는 곧 우리 학교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격이다.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불신하고 외면하는 하나의 결정정인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들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 교육행정의 현실은 그런 기반을 제대로 닦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고물덩어리가 되어 버린 컴퓨터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학교를 대변하는 하나의 상징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건 분명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선생님 PC방 가서 숙제 하게, 자율학습 좀 빼 주세요. 학교 컴퓨터로는 이거 원 숙제를 할 수가 없으니….” “숙제 하려고 PC방을 간다 말이가, 집에가서 하지.” “집에 컴퓨터가 고장나서 말이에요. 제발 좀 허락해 주세요. 숙제 못하면 수행평가 점수 못받는단 말이에요.” 수행평가 때문에 PC방에 가야하는 우리 아이들이 있는 한 학교는 아이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극단적인 경우지만, 허다하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학교 현장의 현실이다. 물론 나라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 학교에 신형 컴퓨터를 공급해 줄 수 없는 상황을 나무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신중하게 컴퓨터 공급 계획을 세우고 집행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일선 교육 행정 당국이 적재적기에 컴퓨터를 공급하고, 나아가 업그레이드 문제도 고려했다면 조금 더 재정적인 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불만도 감소시켜 줄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 컴퓨터는 분명 하나의 학습 수단이다. 수단이 목표를 전도해서는 안 되지만, 때론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 수단이 전부로 간주될 수도 있다. 가끔은 그런 우리 교육현실이 개탄스럽지만, 그것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정작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고, 공부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시 1차 합격자가 계속 발표되고 있는 요즘 고3 교실은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는 시간이 연이어 계속되고 있다. 한쪽에선 “합격이다” 아우성이고 또 한쪽에서는 “불합격이다” 아우성이다. 수시 1차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빼앗아 간다고 수시 1차를 없애야 한다는 소리가 “한국교육신문”에 메아리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시 1차를 폐지한다고 교육부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사실 수시 합격자가 많은 학교에서는 이 학생들을 지도할 교사를 선정하는 데서나 이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에서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3 년생의 꿈의 이정표 많고 많은 꿈 중에서 그래도 합격의 기쁨만큼 크게 희망을 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합격이 되면 부모에게는 자랑거리도 되고 타인에게는 자극제가 되게 할 수도 있고, 나아가서는 집단에 대한 홍보도 되고, 더 크게는 자아를 실현시키는 첩경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꿈은 상상의 세계에서 종종 펼쳐가기 마련이다.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은 바로 그러한 면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소설이다. 꿈은 순수할 때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고 이상은 실현가능할 때 현실에 다가오기 마련이다. 민태원의 수필 “청춘”에서 “이상은 우리의 청춘이 가장 많이 품고 있는 이상”이라고 하였다. 사람은 크고 작고 간에 이상이 있으므로 용감하고 굳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석가가 설산에서 고행을 한 것도, 공자가 천하를 철환한 것도, 예수가 광야에서 방황한 것도, 모두가 자기만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만 천하를 대중을 품에 안고 그들에게 밝은 길을 찾아주고 행복과 평화가 넘치는 그런 곳을 만들어 주기 위한 커다란 이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커다란 이상과 거대한 야망! 젊은이는 가지고 가기에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는 중용의 무게를 짊어지고 때로는 평탄한 길을, 때로는 비탈길을, 때로는 포장도로를 가면서 그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 학업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지루하고 때로는 무덥고 때로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운 때도 있다. 하지만 학업을 하는 것은 자신만의 영달을 위한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인류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학업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초석을 만들기 위한 것이 첫째요, 둘째는 자신의 자아를 실현시키기 위함이요, 셋째는 자아성취를 통해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아가서는 사회에 이바지하고 더 나아가서는 인류사회에 한 사람으로서의 공헌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배움이 주는 무한의 가치는 어떠한 말로도 다 형용하기 어렵지만 배움이 주는 결과는 결코 쉽게 나타나지 않고 오랜 세월을 두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얻어지게 된다. 현실에서 고3 학년 학생들의 실태를 보자. 대학생이 고3 학년만큼 공부를 한다면 한국의 대학생은 세계의 노벨상을 모두 탈 것이라고 혹자는 말하곤 한다. 아침 해가 떠오르기도 전에 학교에 등교하여 해가 져서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귀갓길에 오르는 한국의 고3 년생의 모습은 옛 선비들이 과거를 준비하기 위해 찬물을 마시면서 상 앞에서 공부하는 것과 같은 형국인가 아니면 자신의 영달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인가? 서울 소재 명문 대학에 합격만이 꿈이 아니기를 우리 사회에 소위 명문대라고 하는 대학을 졸업한 지성인들의 집단에서 터져 나오는 부조리한 모습은 그 연원을 어디에서 찾아야만 할까? 교육에서일까? 가정교육의 잘못으로 굳어진 인성 때문일까? 그 답을 찾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가정의 잘못된 인성은 학교 교육에서도 바로잡지 못하고 방치된 까닭이 첫째요, 둘째는 명문대라는 서울 소재 대학에만 진학해야 이 사회에서 그래도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 학생들의 뇌리에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인성을 바로잡아 줄 당연한 의무가 있는데도 인성 교육보다는 학생을 학교의 명예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학생은 명문대를 소위 자신의 영달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각각 다른 속셈으로 움직이는 현실의 구조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직책에 있으면서 그 직책에서 헌신과 봉사보다는 자신의 안일과 영달만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은 아닌 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고3 학생들을 곁에서 지켜보노라면 이들이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 그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간직하고 있기보다는 고3 학년이기에 한다는 의미가 더 숨어 있는 것 같아 교육자로서의 바람직한 자세를 되새겨 본다.
파도초등학교. 충청남도 태안반도 서쪽 끝단에 위치한 작은 어촌 마을에 위치한 학교로 전교생이라야 고작 30명에 불과하다. 이 학교는 지난 2월 초 6명이 졸업함으로써 충남교육청이 제시한 소규모 학교 통폐합 마지노선인 30명에 6명이나 모자라게 되자 학교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절망감 속에서 눈물겨운 입학식을 치러야 했다. 올해 초 교육부는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농어촌 소규모 학교 676개교(초등학교 529, 중학교 123, 고등학교 24)를 2009년까지 통폐합 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통폐합을 유도하기 위하여 시도교육청 평가에 통폐합 실적을 반영하여 예산을 차등 지원하겠다고 몰아부쳤다. 이에따라 충남교육청에서는 통폐합 마지노선을 30명으로 정하고 2009년까지 연차적으로 97개교를 통폐합 한다는 추진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단순히 시장논리로만 접근하는 것은 더 큰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경제개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1980년대부터 농어촌은 이농으로 인하여 점차 황폐화되고 있다. 돈이 대도시로 집중하고 우수한 주거시설과 교통편의 그리고 교육환경까지 갖춰지면서 탈농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웬만한 농어촌에는 아기 울음소리가 그쳤고 기력이 떨어진 노인들만이 근근히 마을을 지키고 있다. 정책의 신뢰성도 문제가 있다. 정부는 이미 2004년에 작은 학교 육성 등 농어촌 교육살리기 방안을 담은 ‘농어촌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급격한 개방으로 인하여 몸살을 앓고 있는 농어촌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농어촌 학생에 대한 학비, 급식비 등을 지원하고, 농어촌학교에 근무하는 교직원의 사기진작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법의 근본 취지와는 어긋나게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추진함으로써 참여정부의 정책 수행 능력과 양극화 해소 의지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만큼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이 나라 학부모들에게 학교는 곧 생존의 의미나 마찬가지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처럼 우리네 부모들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라면 낯선 타향살이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마당에 학교마저 사라진다면 더 이상 시골에 남아있을 명분이 없다. 그래서 학교 하나가 없어진다는 것은 농어촌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이 붕괴되는 것이고, 귀농을 생각하고 있는 도시인들에게는 절대로 농어촌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나 다름없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탈농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농어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정 인원에 미달되면 무 자르듯 학교를 통폐합하겠다는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 일본에서는 학생이 없으면 폐교하지 않고 휴교했다가 학생이 1명만 입학해도 학교를 다시 연다. 이웃 나라지만 농어촌 학교에 대한 정책 당국의 배려와 애정을 읽을 수 있다. 폐교 위기에 몰렸던 파도초등학교는 아직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정신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학교를 지키기 위한 졸업생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보고 마을 어촌계에서 자녀를 둔 학부모가 전입할 경우 ‘입어권(공동어업권자의 어장에서 공동어업을 할 수 있는 권리)’과 ‘입어 자금 면제(어촌계원으로 가입하기 위해 납부해야 하는 비용)’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고 이에 따라 4가정에 6명의 학생들이 전학을 왔기 때문이다. 날로 비대해지는 도시 기능을 지방으로 분산하고, 이농 현상으로 고사 상태에 빠진 농어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이 아니라 오히려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대학입시에서 농어촌 특별전형의 비중을 더욱 늘리고 소규모 학교에 대한 급식비 지원과, 방과후 학교 운영 강사 보전비 지원, 농어촌 근무 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인천예일고등학교(교장 김영선)는 28일 미래형 첨단 교실인 u-모둠학습실 개관식을 가졌다. 시교육청의 u-모둠학습실 구축 운영교 지원 사업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인천시에서 처음으로 u-모둠학습실 구축에 필요한 기자재의 시연회를 갖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7.23일 구축을 완료. 이를 바탕으로 여름 방학 중에도 계속 u-모둠학습실의 교육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예비 운영을 하는 등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다. u-러닝(Ubiquitous Learning) 모둠 학습실은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교육과정을 밟을 수 있는 e-러닝에서 한발 나아가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곳에서 PDA, 타블렛 PC 등을 활용해 시ㆍ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차세대 온라인 학습체계로 유비쿼터스 러닝의 줄임말이다. u-모둠학습실에는 후면형 전자칠판 1조, 타블렛PC 11대, 컴퓨터 11대, 프린터 6대, 방송 송출용 조정실 등이 마련되었다. 두드러진 것은 미래형 유비쿼터스 교육 환경을 완벽하게 구현하여 교내 전역에서 무선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하였으며, 이를 통해 학교 전역이 교실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u-모둠 학습실은 교사와 학생에게 다목적 전자칠판과 타블렛 PC 및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둠별 조사· 정보검색· 토의학습 및 협동 학습, 프로젝트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모둠별 유동성 있는 다양한 학습공간에서 다양한 방법의 교수-학습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 이대로 두다간 민족 존폐를 논할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저출산 현상의 극복을 위해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진춘)이 팔 걷어붙이고 발 걷고 나섰다. 도교육청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의 극복을 위해서 저출산대책기획단(단장 김영신)을 조직 운영하여 오고 있다. 지난 3월, 기획단 출범식을 시작으로 「희망이즈(EASE)」(http://cafe.daum.net/ease2020)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희망이즈(EASE)」는 평등(Equality)과 사랑(Affection)속에 안전(Safety)과 즐거움(Enjoyment)을 통해 출산과 육아가 편안(ease)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직장과 사회의 의식변화 캠페인이다. 이 운동이 성공하려면 직장 및 사회 내에서 저출산 유발 요인을 개선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있어야 하며 저출산 문제가 정부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만으로는 어렵다는 인식 하에 개인의 의식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추진하게 되었다. 「희망이즈」 캠페인은 양성평등과 안전 속에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가정처럼 즐거운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여 출산과 육아가 편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 궁극적으로는 경기교육에 대한 희망과 경기교육 가족에게 편안함을 주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캠페인에는 유치원교원, 초등교원, 중등교원, 일반직, 학부모를 각각 대표하는 4명씩으로 구성된 자문위원(위원장 최석렬 용인고 교장) 20명의 활약이 크다. 자문위원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하고도 지속적인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해 카페운영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희망이즈」 캠페인은 다른 캠페인과 달리 비지시, 비문서. 비업무 운동으로 기관 또는 직장 내에서 자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기획단에서는 5개월여의 기간 동안에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홍보 영상물 및 팜플렛 '내 삶의 행복 바이러스, 희망이즈'를 제작하여 경기도 내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에 배포하였으며 ‘인터넷 카페’를 통하여 정책적 개선 사항, 직장 내 고충 사항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였다. 특히, 경기도 교육청, 지역교육청 및 직속기관에 협조를 받아 팝업창에 희망 메시지를 작성 매주 탑재하여 출산과 육아가 평안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이 이대로 갈 경우, 야기될 문제점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감증 불식이 최우선 과제다. 저출산이 지속되면 젊은이가 부양해야 할 노인 인구가 많아 삶의 질이 떨어지고, 비정상적인 인구 구성으로 인하여 국가발전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캠페인은 아직도 육아의 몫은 여성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의 의식도 깨우쳐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획단 관계자와 자문위원은 지난 5개월 여 동안에 「희망이즈」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사명감이 더욱 깊어졌다. 초기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이 많았으나 점차 이 운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이즈」 캠페인은 경기교육 가족에게만 만족하지 않고 농협과 손잡아 상품 개발을 하는 등 앞으로 더 다양한 방법으로 폭넓게 확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의 심각성을 알리고 출산에 대한 희망을 전파하며, 저출산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는 희망이즈 캠페인이 전국 교육 현장에 울려 퍼지고 국민들 개개인에게 파급되기를 바라고 있다. 최석렬 위원장은 “국가적으로 가장 시급한 큰일이 바로 저출산 극복”이라며 “학교 분위기가 희망차고 즐겁게 되면 이러한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으므로 즐거운 학교, 희망찬 학교 만들기와 함께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영신 단장은 “경기교육 가족이 먼저 희망이즈 카페(http://cafe.daum.net/ease2020)에 들어와 카페를 둘러보고 이웃에 홍보하는 역할을 하여 주면 캠페인의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몇 년이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5월 잔반급식을 어린이들에게 강제로 먹인 사건으로 말썽이 발생했던 충북 진천군 문백면 문백초등학교 이월희(여.55) 교장은 28일 도교육청과 진천교육청이 자신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고 괴롭힘을 가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교장은 28일 오전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이 사태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도교육청과 진천교육청의 경고조치와 면직 종용 등 대응 방식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으며 학연, 지연, 교육감 선거를 앞둔 줄서기 등이 폐해인만큼 사라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장은 이로 인해 우울증이 생겼다며 진단서까지 첨부했다. 2004년 9월 초빙교장으로 이 학교에 부임한 이 교장은 "보건교사와 조리사, 교사1명, 영양사와 상급기관(진천교육청)의 욕설과 비방, 집단괴롭힘 등으로 제대로 학교 경영을 할 수 없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천교육장, 교육감, 부교육감에게 설명했으나 '해결해 주겠다'는 답과는 달리 돌아온 것은 '주의'라는 행정처분이었다"고 억울해 했다. 또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달라진 것은 없었고 도교육청이 면직시키겠다고 해 7월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이를 철회한 뒤 8월 초 도교육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청원을 냈다"고 말하고 "이후 도교육청과 진천교육청 관계자로부터 '철회하라'는 전화가 여러 차례 걸려왔다"며 압력을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와 함께 교직에 있던 남편에게 표적감사를 실시, 이에 명예훼손을 당한 충격으로 남편은 8월말로 명예퇴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에 동석했던 문백초 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동문회 관계자들도 진천교육장 및 문제를 야기한 당사자(영양사 조리사 보건교사)의 사과를 요구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가 없을 경우 감사원과 청와대 등에 감사요청과 진정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오후에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2009년부터 초·중·고의 수학은 쉬워지고 영어는 실용영어 중심으로 바뀐다. 또 유치원이 정규학제에 편입되고 9월 학기제가 2011년 도입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5일 단위학교 차원의 수준별 수업 내실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수학·영어과 교육과정 수정 고시안을 발표했다. 교육과정은 2009년부터 초등 1·2학년, 중학 1학년, 고교 1학년에 적용돼 2011년까지 모든 학년으로 확대된다. 교육부가 수학·영어과 교육과정 수정 고시안을 마련한 것은 제7차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수정, 보완해 단위학교 차원의 수준별 수업을 내실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학제는 인력수급 불일치는 물론 직업 연령 지연 등을 초래,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 등이 개편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수학·영어과 교육과정 수정 고시안 ◇수학 쉽게, 영어 실용 중심=수학과의 경우 대부분의 심화과정을 삭제, 난이도를 하향조정하고 학습량을 조절했다. 특히 초등은 ‘쌓기 나무로 만들어진 입체도형에서 나무 개수 세기(2학년)’ 등 삭제 항목만 60개에 이른다. 곱셈의 활용(초2), 이진법의 덧셈 뺄셈(중), 시컨트ㆍ코시컨트ㆍ코탄젠트 함수(고) 등 기본개념의 응용과정에 해당되는 내용도 삭제돼 저학년의 학습량이 크게 줄었다. 영어과에서는 말하기 쓰기 등 표현기능과 관련된 성취기준을 현실에 적합하게 구체적으로 조정하고 의사소통 기능의 소분류 항목을 79개에서 87개로 세분화했다. 기본어휘 수도 2067개에서 2315개로 늘렸다. 듣기 말하기 중심의 초등영어 교육을 강조(“I’m against…(…에 반대한다)” 등 구어적 표현과 실용 예시문 조정ㆍ추가)했다. 현재 4학년 1학기부터 익히고 있는 영문 알파벳도 그 노출 시기를 3학년 2학기로 반 년 앞당겼다. 하고 문자언어(읽기 쓰기)와의 균형을 위해 초등 영어문자(알파벳) 노출 시기를 4학년 1학기에서 3학년 2학기로 앞당겼다. 또 초등과 중학교 사이, 중학과 고교 사이의 신출 어휘 수 차이를 줄이고 현행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을 폐지해 단위학교가 교과, 학년, 수업방법 등 수준별 수업운영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2개 학급을 상·중·하 등 3개 수준으로 나누는 방안이 효율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치원 정규학제 편입, 9월 학기제 ◇학제개편=1951년 이래 유지돼온 6-3-3-4 학제가 개편된다. 현재 거론되는 대안은 5-3-4-4제, 6-4-2-4제, 6-6-4제 등이다. 5-3-4-4제는 초등학교 수업연한을 1년 줄이는 대신 고교 4년을 2+2체제로 운영한다. 5-3-2(고등학교 전반기)의 10년을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 맞춰 운영하게 된다. 초등학생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의 조기화 추세를 반영할 수 있고 실업계의 경우 후반 2년을 인턴십 형태로 운영, 취업연령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 교원양성, 시설재배치 등 체제 전환 비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또 초등교사 감원 및 고등 교사 증원에 따른 초등 교육계의 반발이 예상되고, 고교 과정이 4년으로 연장돼 대학입시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높다. 6-4-2-4제는 초등 6년을 그대로 두고 중고등만 조정하기 때문에 체제 전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실업계 고교 2년을 인턴십 형태로 운영해 취업 연령을 단축할 수 있다. 초등 6년 중등 4년의 10년을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 맞춰 운영하게 된다. 그러나 초등생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이 빨라지는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 2년간의 고교 기간 분리로 인한 소규모 학교 운영에 따른 비용 발생, 고교 교육의 목표와 정체성 모호 등이 우려로 지적되고 있다. 6-6-4제는 중고교를 6년으로 통합해 고교 진학을 위한 입시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6년 동안 일관성 있는 중등교육이 가능하다. 중등교육 6년을 4+2 체제로 운영하게 된다. 그러나 6년간의 중등교육 기간이 모두 대입을 위한 준비로 변질될 경우 대입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형화된 중등학교의 관리·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학교장 등 관리직이 줄어들게 되는 등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유치원의 정규학제 편입과 9월 학기제는 2011년쯤, 6-3-3-4학제의 변경은 2020년쯤 시행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랑새 둥지?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약칭 경자협)에서 펼치는 경기도 초.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무의탁 독거 노인을 일반가정과 연결시켜 주는 결연사업 이름이다. 경자협(회장 이중섭)은 2006 파랑새 둥지 지도자 육성 3차 연수를 8월 26일(토) 09:30, 경자협 담당교사와 학부모지도봉사단 70명을 대상으로 명인중학교 시청각실에 가졌다. 오늘 연수는 파랑새 둥지 멘토 교육(이해숙 사무총장), 파랑새 둥지 효행봉사 활동과 지역 복지 활동(최정숙 안양교육청 중등교육과장), 한국의 노인 문제와 세계 노인복지 동향(고양곤 강남대학교 석좌교수), 노인 복지 개념과 복지 정책(정용수 경기도노인복지시설연합회 실장), 노인의 건강관리와 수발(이건숙 양지요양병원 사회사업실장)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이중섭 회장은 인사말에서 신문기사를 인용, "행복은 셀프(Self)다"라며 "행복하려면 건강, 우정, 웃음, 자원봉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연수에서 자원봉사 정보를 공유하여 간접체험을 통한 삶의 지혜를 얻자"고 하였다. 이 연수는 6월 24일, 7월 22일 이미 1차, 2차 연수를 가졌는데 오늘 연수에 이어 4차 연수는 9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경자협은 오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8월 월례모임에서 그 동안 이루어진 사업보고, 9월 사업에 대한 협의사항 등을 의논하였다. 이어 경기도교육감 인정 봉사 교과서 '행복한 삶과 자원봉사' 개발 집필자 모임을 가졌다.
논술 시험을 통해 우리는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고자 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 관문을 통해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가진 학생을 골라내고 있는가. 대학에서 논술 출제를 하고 채점을 하다보면 이런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 채점량에 비해 채점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도 하고, 예산 부족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도 하고, 학문 영역을 고려하여 채점자들을 안배해야 하거나 채점자들 간의 ‘합의’ 도출의 어려움 등의 운영상의 문제도 있다. 논술 채점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채점자 간 신뢰도가 예상보다 높지 않고, 어느 묶음에 있는 답안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경우도 자주 있다. 논술 채점을 하는 사람들조차 채점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된다면, 대학 입학시험과 같은 민감한 상황에서 논술이 하나의 잣대로 구실하기 어렵게 된다.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채점자를 제대로 선임해야 하고 이들에 대한 ‘훈련’도 필요하다. 학문 영역 간 안배를 할 것이 아니라 채점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선임하고 한 팀을 구성할 때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채점 기준에 대해 채점자들이 충분히 ‘합의’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체 평가의 1/10 정도만 일단 평가를 해 보게 한 후 여기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눈 다음 다시 한 번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평가(채점)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흔히 이해력, 표현력, 사고력 등으로 나누기도 하고, 이를 다시 세분화하여 표현력을 내용면, 조직면, 표현면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문제는 각 하위 기준별로 어느 정도의 답안이 특정 점수에 해당하는지를 알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기준을 적용해도 같은 시험지에 대한 채점자들 간에 점수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점을 줄이려면 각 하위 기준별로 각 채점 기준에 해당하는 답안의 특징을 만들어 두고, 실제 학생 답안 중에서 그 기준에 해당하는 답안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셋째, 채점 방식에서 총체적 채점보다는 분석적 채점을 권장한다. 총체적 채점(holistic scoring)은 주요 평가 요소를 고려하면서 전체적인 인상을 평가하는 것을 말하고, 분석적 채점은 몇몇 하위 영역별로 점수를 매기고 이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채점자 입장에서는 총체적 채점을 원하지만 좀 번거롭더라도 분석적 채점을 하는 것이 좋고, 총체적 채점을 하더라도 분석적 채점을 바탕으로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넷째,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몇몇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둔다. 예를 들어 한 답안지에 대해 평가자들 간에 일정 정도 점수 간격이 커지면 그 답안지는 별도의 팀에게 맡기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흔히 5명 정도를 한 팀으로 구성하여 최고 점수와 최하 점수를 제하는 방식을 취하지만, 이 경우에도 팀 내에서의 채점자들 간의 신뢰도를 살펴보고 팀 간 신뢰도도 채점 내내 살펴야 한다. 중간 중간에 멈추고 채점자들 간의 신뢰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본 후에 다음 답안지에 대해 채점을 하게 하는 것이 좋다.
EBS는 28일부터 신설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정크푸드로 채워지고 있는 영국 학교급식의 문제점을 짚고 건강한 식생활을 제안하는 ‘우리 학교, 급식이 달라졌어요’(매주 월 오후 8시)를 비롯해 아시아 교육, 저출산 보고서 등 EBS가 자체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구성되는 ‘EBS 미래 리포트’(매주 화 오후 8시)가 눈길을 끈다. ‘다큐-아버지’(매주 목 오후 8시)는 가족을 위해 생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시대 아버지를 조망하고, ‘아시아 여성 한국어 프로젝트-한국말 쉬워요’(매주 토 오전 6시)는 국내 이주 여성들이 한국어와 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국산 애니메이션 3편도 소개된다. 서울로 상경한 가족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야호! 응가네’를 비롯해 ‘아라리쇼’, ‘빼꼼’이 시청자와 만날 예정이다. 특히 백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빼꼼’은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해외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데 이어 이미 미주와 유럽 15개국 방송사들에 수출 계약을 마친 작품. ‘미래 리포트’와 ‘우리 학교, 급식이 달라졌어요’ 등은 가을개편이 있는 10월초까지만 방송될 예정이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고형일)은 원격교원연수기관인 (주)크레듀와 공동으로 방송통신고등학교 및 일반 학교 교원들을 위한 ‘방송고 e-러닝의 이해와 활용’ 원격직무연수(60시간) 2기 연수사를 모집한다. (주)크레듀 원격교원연수원(http://teacher.credu.com)에서 운영될 2기 연수는 9월 19일부터 10월 29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3월 ‘방송고 e-러닝의 이해와 활용’과정을 개발, 교육부로부터 원격직무연수과정으로 승인을 받아 4월 21일~5월 20일까지 1기 연수를 실시한 바 있다. 문의=방송통신고등학교지원센터 사이버학사운영팀 02)3460-0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