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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에 계류 중인 교권3법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홍 대표를 비롯해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17일 서울 우면동 한국교총회관을 방문해 정책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이 자리에서 하윤수 교총 회장은 “국정 과제를 입안하고 법제화 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 몫이지만 구현되는 곳은 학교이고 실천하는 자는 선생님”이라며 “전국 교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교육에 매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만드는데 힘 써 달라”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또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 아동복지개정법의 ‘교권보호 3대 법률안’의 국회 통과와 함께 ‘교권’을 헌법에 명시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다뤄 줄 것을 요청했다.홍 대표는 “교총과 학교 현장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전 국회의원이 한 마음이 돼 입법 활동에 나설 것을 약속한다”면서 “더 이상 교육이 정치에 이용되지 않도록 교총과 단결해 대한민국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생은 물론 교사들이 포퓰리즘 정책에 휘둘리고 있다”면서 “더 이상 교육이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현장에 맞지 않는 제도를 지나치게 획일적으로 지시하는 등 관치행정 펴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학교가 자율성을 갖고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땅에 떨어진 교권을 다시 살리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해야만 대한민국 교육이 바로설 수 있다”면서 “교총과 함께 교권3법이 최대한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간담회에서 나온 고견을 경청해 교육의 정치 이념화를 막고 입법으로 이바지 하겠다”고 덧붙였다.이어진 회의에서 교총은 ‘교권보호 3법 개정안’ 입법실현, 교육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 추진 신중 검토, 교원처우개선 주요 정책과제 등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교권보호 3법의 조속한 처리와 교원처우 개선에 적극 공감했다. 홍 대표는 특히 “아동복지법의 경우 과잉금지원칙 위배 소지가 크다”면서 “처벌 조항 등이 개정되지 않으면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위축될 우려가 있어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간담회에 앞서 홍준표 대표는 제37회 스승의 날과 제66회 교육주간을 맞아 스승존경 풍토를 솔선한다는 뜻에서 50만 교원을 대표한 하윤수 회장에게 감사의 카네이션 꽃다발을 전달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KB금융그룹이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 확대와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750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초등돌봄 발전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로 2022년까지 국·공립 유치원 학급 2600개 이상을 신·증설해 5만 명 이상의 유아가 국·공립 유치원에 추가 입학할 수 있도록 해 취원율을 40%로 끌어올리고, 학교돌봄·마을돌봄을 유기적으로 확대해 초등 돌봄 이용 학생을 20만 명 더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KB금융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이런 정부의 국정과제에 동참하는 교육기부 차원에서 매년 150억 원, 5년간 75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기부는 교육부의 교육기부 사례 중 전례가 없는 통 큰 기부로, 윤 회장이 주문한 “리딩금융그룹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 KB금융그룹의 설명이다. 이번 협약은KB금융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KB 드림스 커밍 프로젝트(Dream's Coming Project)’의 일환이다. 이번 협약으로 지원되는 금액은 국·공립 유치원 취약 지역에 병설 유치원 250개 학급 신·증설과 초등 돌봄교실 확충을 위한 1700여 개 일반교실에 대한 리모델링에 사용된다. 이는 약 5000명의 국·공립 취원과 3만 5000명의 초등 돌봄교실 이용을 추가로 가능하게 하는 규모다. 이 외에 유아, 초등학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원도 이뤄진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협약식에서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KB금융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범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형성해 출발선 단계부터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유아교육·초등돌봄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윤 회장은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 육성을 이끄는 교육부와 우리 국민의 생활금융 동반자인 KB금융그룹이 초등 돌봄교실과 국공립 유치원을 획기적으로 증설하는데 함께 힘을 모은다면 자녀 양육으로 인한 경력단절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가 "사안이 경미하기는 하지만 연구 부적절행위가 맞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서울대는 조사 결과 연구 부적절행위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돼 논문 취소 대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14일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결정문에서 "김 부총리는 1982년 경영학 석사 논문 136곳에서 다른 문헌의 문장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장들을 적절한 인용표시 없이 사용했다"며 "연구 부적절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타인의 연구업적을 자신의 연구업적인 것으로 서술했다"면서 "136곳에서 인용 없이 다른 문헌의 문장을 사용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를 뒤집을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연구 윤리 기준으로 타인의 문장을 정확한 인용 표시 없이 사용하는 것은 연구 부적절행위에 해당한다"면서 "1982년 당시 논문 심사기준에 의하더라도 일괄 인용의 정도와 빈도 면에서 적절한 인용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시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았고, 심사위원들도 인용 사실을 인지했던 점들을 고려해 위반의 정도는 경미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당시 석사 논문 심사위원이었던 교수를 참고인 조사한 결과 심사위원들은 김 부총리의 석사 논문이 이론과 사실의 체계적 정리와 형식을 갖추고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논문이 다른 문헌에 근거했음을 인지했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또 1982년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석사학위 논문을 작성한 경영학과 교수 역시 참고인 조사에서 1982년에는 구체적 인용방식에 대한 기준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위원회는 전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석사논문의 경우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설치된 2006년 2학기 이후 논문만 조사 대상"이라며 "이번에는 위원회 규정상 '공익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연구진실성 확보를 위해 중요한 사안'으로 인정돼 조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부적절행위에 해당하면 사안의 중대성을 판단해 논문 취소를 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릴 수 있지만, 이번에는 사안이 경미하다는 판단에 따라 논문 취소 권고를 내리지 않아 논문 취소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현재 기준으로는 문헌 인용방식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1982년 논문작성 당시에는 외국 자료를 수집해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했고, 현재 같은 구체적 기준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개개 문장마다 개별적으로 인용돼 있지 않지만, 일괄 인용방식으로 각주에 표시됐기 때문에 대상 문헌들과 동일 또는 유사한 문장을 마치 본인 것처럼 가장해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야당 의원들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김 부총리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대의 조속한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김 부총리 논문의 다수 문장이 다른 논문과 비슷한 부분이 있고, 인용 방법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토대로 본조사에 착수했다.
전남 보성 용정중학교(교장 정 안)는 지난 5월 12일(토) 오전 1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전남보성 소재 용정중학교 다목적체육관에서 전국에서 참석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중학교 과정의 중요성과 가정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날 학부모 교육에는 전국 8개 시도에서 80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하여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쉬운 중학교 교육에 있어서 학부모가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 용정중 황인수설립자님의 열띤 특강으로 진행되었으며 참석한 학부모님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이 날 학부모 교육에는 중학교 과정의 중요성에 관한 특강 외에도 현재 한국교육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용정중학교의 질 높은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성과와 미래 비전에 대한 학교장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또한 본교 15기 졸업생 신보영학생 어머니가 자녀를 용정중학교를 보낸 생생한 소감과 중학교 시절의 부모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어 강당을 가득 채운 학부모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행사장 주변에는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 활동 및 꿈 관련 활동을 정리한 포트폴리오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참석한 학부모들의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의 작성은 중학교 단계에서 꿈과 추억을 쌓는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감으로 써 보는 과정에서 사고력을 기르게 되며, 글로 표현하면서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면서 창의성도 동시에 신장되는 효과도 가져 왔다. 또한 식전행사로 진행된 전교생 오케스트라 공연과 국선도 시범 등도 진행되었는데 중학교 과정에서 교과학습도 중요하지만 인격형성과 가치관 정립에 도움이 되는 악기 및 국선도와 같은 본교 특성화교과 활동 공연에 매우 고무되기도 했다. 용정중학교는 2016년 이후 매년 1회씩 개최한 중학 과정의 중요성에 관한 학교설명회를 금년의 경우 지난 4월 서울에서 1차 실시하였고 이번에 2차로 학교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이번 설명회를 주관한 정안 교장은 “참석한 학부모들이 중학교 시기의 중요성과 가정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러한 가정의 교육기능의 회복이 현행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 해결과 공교육 신뢰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봅니다. 따라서 향후에도 연 2회 이상 중학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학부모교육활동을 계속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2018년 2월 14일 설 대목에 개봉한 ‘블랙팬서’(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미국 영화사 마블 스튜디오가 선보인 18번째 영화다. 한국일보(2018.4.24.)에 따르면 18편의 마블영화를 본 한국의 총 관객 수는 8410만 6069명이다. 영화 시장 규모 1, 2위를 다투는 미국⋅중국과 함께 한국은 마블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다. 그 18편은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인크레더블 헐크’⋅‘아이언맨2’⋅‘토르: 천둥의 신’⋅‘퍼스트 어벤져’⋅‘어벤져스’⋅‘아이언맨3’⋅‘토르: 다크월드’⋅‘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앤트맨’⋅‘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닥터 스트레인지’⋅‘가디언즈 오브 갤럭시VOL2’⋅‘스파이더맨: 홈커밍’⋅‘토르: 라그나로크’⋅‘블랙팬서’ 등이다. 그중 서울에서 촬영하고 한국 배우 수연이 출연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천만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에서 촬영, 또다시 화제를 모은 ‘블랙팬서’는 539만 8573명을 동원했다. ‘인크레더블 헐크’⋅‘퍼스트 어벤져’처럼 100만 명도 채우지 못한 실패작도 있지만, 300만 명 이상 관객 동원 영화가 12편이나 된다. 18편 마블영화가 전세계에서 거둬들인 누적 수익 147억 달러(약 16조원)에 한국 영화 팬이 기여한 몫이 적지 않다는 것이 앞의 한국일보 기사중 일부이다. 거기에 4월 25일 19번째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개봉, 천만영화가 되었으니 그 기록은 다시 쓰여져야 할 것이다. 이 글의 주제는 ‘블랙팬서’이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추후 따로 만나보자. ‘블랙팬서’는 마블영화 최초로 흑인 슈퍼히어로를 내세운 작품이다. 주인공 티찰라(채드윅 보스만)만이 아니다. 감독을 비롯 출연진 대부분이 흑인이다. 배경도 가상의 나라이긴 하지만, 아프리카의 아칸다이다. ‘블랙팬서’가 흑인의, 흑인을 위한, 흑인에 의한 영화라 불리는 이유다. 그런 ‘블랙팬서’가 대박을 쳤다. 우선 한국 상황이다. ‘블랙팬서’는 민족 고유의 명절 대목을 노리고 개봉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등 한국영화를 초토화시켰다. 특히 한국영화로는 드물게 시리즈 3편으로 돌아온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을 쌍코피나게한 건 안타까운 일이다. 244만 명 웃도는 관객 수가 그리 적은 건 아니지만, 손익분기점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숫자여서다. 한국에서의 대박은 전 세계 흥행과 궤를 같이 한다. 한국일보(2018.2.28.)에 따르면 ‘블랙팬서’는 개봉 13일 만에 미국과 한국 등 전 세계에서 7억 달러(약 7,5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흑인 배우를 주인공으로 해 흑인 문화를 다룬 영화는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영화업계 편견을 깼다”는 평가가 이어진 ‘블랙팬서’의 흥행이라 할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가 ‘문화적 사건’이라 보도한 ‘블랙팬서’의 폭발적 흥행이기도 하다. 덕분에 ‘블랙팬서’의 주연배우 보스만은 마블영화 슈퍼히어로중 최초로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를 장식하는 주인공이 되었다. 마블영화에서 외국 배우가 한국말 하는 걸 보는 건 최초의 일인데, 신기하기만 하다. 약⋅마트⋅미치과의원⋅백화페인트도장 등 한글간판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무슨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인지 다소 의아하다. 일단 다른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에 비해 극적 전개의 서사이긴 하다. 가령 결투에 진 티찰라의 참담한 모습은 은자다카(마이클 B 조던) 새 왕과 함께 아연 긴장감을 불어넣지만, 와칸다 내부 문제일 뿐이다. 인류나 지구 하다못해 조국(미국)을 지켜내는 여느 슈퍼히어로같지 않은 것이다. 와칸다 부족의 생생한 생활상이라든가 첨단기술적 면모는 관심을 끈다. 차체는 없어진 채 핸들 잡은 운전자 등 유머감각을 포함한 액션 장면도 볼만하지만, 하나 더 의아스러운 것이 있다. 블랙팬서가 아이언맨⋅토르⋅캡틴 아메리카⋅앤트맨⋅닥터 스트레인지⋅스파이더맨 등과 견줘 결코 슈퍼히어로답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기념일 중에서 스승의 날 만큼이나 논란이 많았던 경우를 찾기 어렵다. 제정과 폐지, 재 지정 등을 거쳐 오늘날까지 왔다. 어쩌면 스승의 날에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하던 풍경 때문에 촌지 문제로 비화된 것은 당연한 현상이었을 수도 있다. 각 시도교육청과 국가 차원에서 촌지문제를 뿌리뽑기 위해 노력하면서 이제는 최소한 촌지문제에서 만큼은 자유스러워진 곳이 학교와 선생님들이다. 그래도 혹시 있을 불미스런 일에 대비하고 위해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학교마다 가정통신문 등을 발송하여 사전에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있다. 지난 5월1일은 근로자의 날이었다. 당연히 지난해 5월1일도 근로자의 날이었다. 예전에는 근로자의 날이라고 해도 학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었다. 근로자의 날에 쉬어야 하는 교직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교육공무직들이 상당수 있어 이들이 쉬는 근로자의 날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급식실부터 행정실의 업무, 행정지원사, 교무실무사, 사서교사, 전문상담교사, 과학실무사 및 그밖의 주무관 들이 모두 쉬면 학교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어렵게 된다. 우리학교는 근로자의 날에 올해와 지난해 모두 중간고사 시험을 치렀다. 급식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재량휴업일로 지정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별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시험을 치르면서도 어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슬기롭게 넘겼다고 생각한다. 교육공무직이 학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새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스승의 날은 사정이 좀 다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선생님들은 스승의 날에 차라리 휴업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고 실제로 휴업을 하기도 했었지만 현재의 생각과는 차원이 다르다. 단순히 근로자의 날에 교육공무직들이 쉬기 때문에 우리도 쉬자는 뜻은 아니다. 보이지 않고 표현하기 어려운 피로감 때문이다. 학부모를 피하자는 것도 아니다.(스승의 날에 학교를 찾는 학부모는 찾아보기 어렵다.) 즉 스승의 날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뿐 아니라 이제는 어떤 형태로든 논란이 되고 있고 언론에 오른 내리는 스승의 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제자들에게 개인적인 편지를 받아도 안된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이제는 정말로 지친다. 그래서 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물론 졸업한 제자들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으나 스승의 날이 일반직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날이기에 그런 경우도 흔하지 않다. 따라서 이제는 정말로 특별한 이유를 표현하기 어렵지만 쉬고 싶다는 것이 선생님들의 생각이다. 없애자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스스의 날이라는 정말 축하받고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싶다는 것이다.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누적된 피로감이 선생님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이다. 어쩌면 사회적 분위기 변화가 한몫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 이유가 전체는 아닌듯 싶다. 알수 없는 피로감에서 벋어나고 싶은 선생님들의 진실된 생각이 아닐까 싶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정부에서 전문계고 학생을 대상으로 특허 등 지식재산권 출원을 지원하는 ‘제8기 IP(지식재산) 마이스터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IP 마이스터 프로그램은 교육부·중소기업부·특허청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한다. 선정된 참가자에 대해서는 전문가 컨설팅, 발명·지식재산 교육 등을 거친 후 제안한 아이디어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지식재산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7기 프로그램은 특허 등 지식재산권 출원 50건, 기업 기술이전 7건, 산학연계 채용 2명 등의 실적을 낸 바 있다. 이번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 기간은 14일부터 6월 15일까지이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 2~3인으로 팀을 구성해 발명교육 누리집(www.ip-edu.net)이나 이메일 또는 우편으로 아이디어 제안서를 접수하면 된다. 제안서는 자유과제, 협력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현장연계과제, 참여기업이 제시한 문제에 대한 개선 아이디이러르 제안하는 테마과제로 나누어 접수한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발명진흥회 미래인재실(02-3459-2771)로 문의하거나, 발명교육 누리집(www.ip-edu.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동주최한 제62회 전국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에서 장예슬 충북 경덕초 교사가 ‘R(read)-E(explore)-D(double up) 과학체험활동 프로그램을 통한 과학적 태도 및 탐구력 신장’(과학)으로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무총리상은 ‘이기지 않아도 괜찮아! 체육-상처: 마음의 반창고를 붙이자’(체육) 연구를 발표한 박영석 경기 배곧중 교사가 차지했다.장 교사는 학생 스스로 문제를 탐구, 해결하고 그 결과가 탐구력 신장과 과학적 즐거움 향상으로 이어지는 순환 관계를 만드는 데 주목했다. 특히 과학 도서를 활용한 수업(read)과 과학자들의 연구를 재현한 탐구(explore), 각 활동과 관련한 과학 체험활동(double up)으로 구성해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도록 했다.심사위원들은 “연구에 체계성과 논리성이 있고 교육과정 분석 및 프로그램 개발이 구체적이어서 적용에 대한 신뢰성이 돋보인다”며 “구안 및 적용이 현장 친화적이고 일반화 가능성이 높아 대통령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국무총리상을 받은 박 교사는 오늘날 학교교육에서 요구하는 인성 함양 차원에서 의미 있는 연구물로 평가됐다. 특히 ‘이기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체육활동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존중하고 존중받는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참신성을 인정받았다.1등급 연구물을 비롯한 입상작들을 교총 홈페이지 전자도서관에서 다운받아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초등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일까요?”지난달 28일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인문사회관 403호. 한 교사가 수업 참관인들에게 질문했다. 여기저기서 인기 학습만화 제목이 나직하게 들렸다. 발표자는 “학습 만화는 과학 지식만을 전달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터득한 과학 지식을 적용하는 응용력이나 새로운 과학 지식을 탐구하는 능력을 발전시키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발표를 시작했다.장예슬 청주 경덕초 교사는 이 같은 독서 편중 문제와 학제를 문·이과로 구분 짓는 교과이분법적인 사고를 개선하고 과학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와 탐구력을 길러주기 위해 ‘R-E-D 과학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R’은 ‘Read’, ‘E’는 ‘Explore’, ‘D’는 ‘Double up’의 약자로, 읽고 탐구하고 체험하는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장 교사는 우선 다양한 과학 도서를 활용했다. 과학 도서랑 친해지기, 과학자들의 기초탐구 따라잡기, 과학이야기 꼬리 물기 등이 대표적이다. 장 교사는 “학교에 과학도서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지만, 학생들이 책의 위치나 목록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프로그램에 활용할 과학책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오는 연습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책, 독서와 친해진 후에는 본격적으로 탐구활동에 들어갔다. 파브르, 라이트형제, 린네 등 유명한 과학자들의 업적을 살피고 관찰, 분류, 측정, 예상, 추리, 의사소통 등 기초탐구기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체험활동도 마련했다. ‘관찰을 활용한 채집통 만들기’ ‘측정을 활용한 로켓 대회’ ‘분류를 활용한 런닝맨 게임’ ‘추리를 활용한 판게아 만들기’ 등이 그것이다.장 교사는 “이밖에도 과학 실험 기구를 조작하는 방법과 과학실, 컴퓨터실 등 특별실 이용법 등도 지도해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줬다”면서 “과학 활동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도록 지역 유관기관에서 지원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수업하면서 완성한 결과물을 소개하는 작품전시회를 열기도 했다”고 전했다.장 교사는 지난해 1년 동안 초등 4학년 A, B반을 연구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두고 R-E-D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그 결과 연구집단의 과학도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도서 대출 현황을 토대로 학생들이 선호하는 도서 장르가 과학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그는 “연구집단의 과학 실태를 비교한 결과, 과학적 태도 가운데 자진성, 개방성, 호기심의 수치가 통제집단보다 높게 측정됐고 처음보다 협동심이 큰 폭으로 향상했다”면서 “과학 탐구력에서도 기초탐구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장 교사의 이번 연구는 주제가 참신하고 일반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교육과정을 분석해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한 점에서 신뢰성이 돋보인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전언이다.장 교사는 “교직 경력이 짧아 기대하지 않았는데 큰 상을 받아서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과학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학습 모형을 만들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수업과 차별화 되는 나만의 수업 내용을 엮어 프로그램화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귀띔했다.
전년도 비해 5.6%p 증가학생 폭언·수업방해 늘어 A교사는 교사용 마이크를 잡고 고성방가를 하면서 수업을 방해한 학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목덜미를 친 대가로 학부모에게 욕설을 듣고 용서까지 구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아동복지법’ 위반 형사고소였다. A교사는 다행히 ‘불처분’ 결정을 받아냈지만, 이렇게 학부모가 학생지도 사안으로 교권 침해를 하는 사례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한국교총이 9일 발표한 ‘2017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508건 중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가 267건(52.3%)을 차지했다. 2016년도 46.7%보다 5.6% 포인트 늘어 과반을 넘겼다. 이 중 가장 많은 사례는 학생지도 관련이었다. 전년도 80건에서 115건으로 43.8% 늘면서, 학부모에 의한 피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명예훼손이 73건, 학교폭력 관련 사안이 49건, 학교안전사고가 3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동복지법’에는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5만 원의 벌금형이라도 확정되면 예외 없이 10년간 취업 제한이 되는 등 교사에게 크게 불리한 조항이 있어, A교사의 사례처럼 이를 악용한 교권 침해가 늘고 있다. 학생에 의한 피해는 선도위원회 개최와 징계 등의 조치가 가능하지만, 학부모에 의한 피해는 현행법을 위반해 처벌 받을 정도의 행위가 아니라면 적극적 대응이 어려운 것이 학교 현실이라는 점도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지속되는 이유다. 교총은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 300만 원 미만의 벌금형은 취업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 학교종결제 및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을 골자로 하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교총은 이를 ‘교권 3법’으로 명명하고, 입법청원 활동 등 개정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이에 대해 “선생님들의 열정과 노력이 교권이란 이름으로 정당하게 보호돼야 함에도 교육현장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들로 넘쳐난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현장교원과 교원단체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교권 3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도 증가했다. 2016년 58건(10.1%)에서 60건(11.8%)으로 늘었다. 그중에서 폭언·욕설이 2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업 방해가 15건, 폭행 10건이 뒤를 이었다. 성희롱은 상담 건수가 2건으로 줄었다. 처분권자에 의한 부당한 신분피해, 교직원에 의한 피해, 제삼자에 의한 피해 등에 대한 상담 건수는 다소 줄었다. 학부모·학생을 포함한 전체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총 508건으로 지난해 572건에 비해 다소 감소했으나, 2년 연속 500건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년 전인 2007년 204건과 비교하면 250% 증가한 수치다.
[한국교육신문]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서울지역의 좌파 예비후보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중학생을 참여시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정치에 동원한 처사라는 것이다. 서울의 좌파진영 예비후보 단일화 조직인 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는 교육감 경선 투표를 진행하면서 참가 가능 연령을 ‘만13세 이상’으로 낮췄다. 전체 선거인단 1만7000여 명 중 청소년은 916명이었고 이 중 절반 이상인 57.2%가 투표했다. 인천과 광주의 좌파진영 예비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경선 투표 참여 나이를 만16세 이상으로 정해 적지 않은 숫자의 학생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의 타 예비후보들은 어린 학생을 정치에 이용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조영달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와 박융수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는 이달 초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만13세의 어린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준 것은 교육을 자신들의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며 ‘중학생 투표권’의 정치적 이용을 경계했다. 두 후보는 현행 헌법 제31조 4항과 교육기본법 6조 1항을 들어 "교육은 교육 본래의 목적에 따라 그 기능을 다하도록 운영돼야 하며,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후 조 후보는 따로 단독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년 투표’를 재차 비판했다. 조 후보는 "교육감 경선에 중학생을 포함시킨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배한 비교육적 처사"라며 "경선에 참여한 조희연, 이성대 후보는 공개사과 하라"고 촉구했다. 조 후보는 "특정 정치 노선이나 세력이 학생의 사고와 행동성향에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한 일반 원칙"이라면서 "이는 학교교육 관점에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초·중등 교원 10명 중 9명은 학교 무단출입 시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 10명 중 7명은 외부인이 학교에 무단으로 침입해 발생하는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선진국형 상주경찰도 찬성한다고 답했다. 교총은 10일 이 같은 결과를 포함한 ‘학교출입 및 안전에 대한 교원인식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5~10일 전국 초·중등 교원 558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조사의 신뢰수준은 95%, 오차범위 ±4.15p다. 지난달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외부인이 침입해 학생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 발생해 허술한 학교 출입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교총은 곧바로 대책 마련을 위해 모바일로 조사를 진행했다. 교총 발표에 따르면 학교는 외부인의 무단출입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었다. 응답 교원의 62.9%가 최근 3년간 외부인이 무단출입한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학생보호인력 배치가 1명이거나 아예 없는 학교가 73.1%나 됐다. 학생보호인력이 2명인 학교는 21.68%, 3명 이상인 학교는 5.20%에 그쳤다. 이런 실정 때문에 교원들은 무단침입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로 출입통제 강화(39.9%)와 학생보호인력 증원(25.8%)을 우선 요구했다. CCTV 설치 확대와 이에 대한 홍보 강화(16.9%), 학교전담경찰관, 인근 경찰서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10.4%) 뒤를 이었다. 교원들은 특히 외부인이 학교 출입규정(절차)를 어길 시 처벌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93.7%(523명)이 찬성했다. ‘매우 찬성’은 66.13%, ‘찬성’에는 27.6%로 답한 반면 ‘매우 반대’ 또는 ‘반대’는 3.77%에 불과했다. 이는 학교가 무단침입에 교사와 학생이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처벌은 벌금 등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얼마 전 한 지역에서 학부모가 흉기를 들고 난입해 이를 목격한 학생들은 상담치료를 받는 일이 벌어졌으나 흉기 소지 혐의만 적용받아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범칙금 8만원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학생 보호인력 부족을 보완하고 신속한 대처를 위해 선진국과 같은 상주경찰제 도입에 대해서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찬성했다. ‘매우 찬성’ 46.42%, ‘찬성’ 23.3.%였다. 교총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수업 시간 중 학부모와 외부인의 학교출입 원칙적 금지 △학교방문과 교사 상담 시 학교홈페이지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한 사전 예약 방식 도입 △무단출입자가 규정 준수에 불응할 경우 학교담당 경찰관 또는 112에 신고하는 조치 시스템 마련 등 보다 실효성 있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요구했다. 앞선 사건이 민원서류 발급을 이유로 출입하면서 발생한 만큼 학교에서 각종 민원서류 발급업무를 제외하고, 대신 정부포털(민원24) 등 온라인이나 교육청(교육지원청)을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당시 사건 직후 교총은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와 함께 이런 개선 사항을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공식 건의한 바 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과거 담장 없는 학교 정책을 추진하다 조두순, 김수철 사건 등 강력범죄 발생에 따른 학교안전 범죄노출 우려 등으로 2011년부터 담장과 경비실을 다시 설치하게 된 정책 실패 경험이 있다"며 "특히 5월을 맞아 학교를 방문하는 일이 빈번한 만큼 학생보호를 위해 정부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신속히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그동안 지급받은 유치원 교원들의 원로교사 수당을 일부 시․도교육청이 소급해서 환수할 방침이어서 논란이다. 환수액은 5년 치(월 5만 원)로 최대 300만원까지 일시에 납부해야 하는 교원도 있어 현장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유치원 교사 원로교사 수당은 2004년 유아교육법 제정 이후 행정입법의 부작위로 지급대상에서 누락, 현재까지 지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급여 담당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유치원 원로교사 수당을 지급대상에 포함시켜왔던 것이다. 문제는 최근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알려져 각 시‧도교육청들이 그동안 지급받았던 원로교사 수당을 환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고등학교 이하의 각급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 중 매달 1일 현재를 기준으로 30년 이상의 교육경력이 있고 55세 이상인 교사에게는 월 5만원의 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이에 교원들은 “그동안 못 받은 수당을 소급해줘도 모자란데 되레 돌려내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남 A교사는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고쳐서 유치원 교사도 초‧중등 교원과 동일하게 수당을 지급받도록 재정 정비를 하지는 못할망정 주던 것도 뺏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발했다. 같은 지역 B교사도 “오래 근무하느라 수고한 원로교원들에게 보상적인 성격으로 지급하는 것인데 유치원이라는 낱말 하나 빠졌다고 안 주는 것은 유치원 교원들의 사기를 땅으로 떨어뜨리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교총은 누락된 유치원교사 원로수당을 포함해 달라는 건의서를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에 건의하는 등 법 정비를 요구해왔다. 신현욱 한국교총 정책교섭국장은 “기지급자들을 환수조치 할 것이 아니라 입법부작위로 발생한 흠결을 바로잡고 그동안 지급받지 못했던 대상자들에게까지 소급해서 지급해야 할 사안”이라며 “환수 조치를 즉시 중단하고 조속히 법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교육청 급여 담당자는 “유치원 교원들의 억울함은 이해하지만 현재로서는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향후 공무원 수당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달 중 인사혁신처와 협의해서 지급 가능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5월에 접어들면서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친 학교와 아직도 진행중인 학교가 있다. 시험은 학생, 교사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즐기라 하는 말이 있지만 막상 당사자들에겐 쉽지가 않다. 이제 시험이 끝났다면 그냥 덮어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기에 지나간 시험에 대하여 되돌아 보는 시간이 필수이다. 내신 대비를 위한 시험 준비는 크게 시험 목표 세우기, 실행하기, 피드백하기의 3단계다. 1단계 시험 목표 수립 단계에서는 시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각 과목 선생님들이 안내한 시험 범위와 출제 방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야 한다. 그리고 선배가 있다면 조언을 들어 기출문제를 분석하면서선생님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가 수집되면 이번 시험에서 받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 점수와 공부 전략과 과목별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 2단계에서는 역산 스케줄링 원리에 따라 시험일을 기준으로 3주 또는 4주 전부터 공부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 시험에 대비애햐 한다. 처음 3~4주 전에는 우선 순위가 높은 국어, 수학, 영어 중심의 전략과목(취약과목) 교과서와 노트에 정리한 것을 통해 개념을 정리한다. 2주 전에는 암기과목을 중심으로 개념 이해 중심으로 반복학습을 한다. 이때 여유가 있으면 앞에서 공부한 전략과목들을 반복해서 학습할 수도 있다. 시험 1주 전에는 시험시간표 역순으로 가장 먼 날짜에 있는 시험과목부터 가장 가까운 날짜에 있는 과목 순으로 실전문제를 풀어가며 시험 준비를 마무리하면 좋다. 이런 방식으로 시험을 준비하면 적어도 시험범위를 3번은 보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이 익숙해지면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압박감보다는 시험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생길 것이다. 열심히 준비한 사람은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나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아직 시험 전이라면 마지막 단계인 피드백하기는 실감 나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 시험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번 시험에 대한 피드백이다. 목표 점수와 실제 점수의 차이, 틀린 개수와 틀린 원인들(개념이해 부족, 암기 부족, 문제풀이 부족, 문제 잘못 읽음, 답안 마킹 실수, 시간관리 부족), 자신의 성공 또는 실패 요인을 분석해서 다음 시험을 준비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세상이 뭐라 해도 시험은 여러분 존재의 가치를 평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교육학에서 말하는 평가의 목적은 교육과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교육목표가 얼마나 달성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행동변화와 성장을 위해서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충해줄지 계획하는 의미가 있다. 너무 뻔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시험 결과보다는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 시험은 친구와의 경쟁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가슴에 세겨둔다면 좋을 것이다.
[정은수 한국교육신문 기자] 한국교총과 보건교사회가 ‘학교보건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와 관련해 특별 관리가 필요한 학생을 위한 보조인력의 자격 요건은 보건교사로 하고, 배치는 보건교사가 상주하는 학교에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질병 등으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학생을 위해 둘 수 있는 보조인력의 역할과 자격요건을 정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했다. 소아당뇨로 인한 저혈당쇼크 또는 알레르기 항원 반응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의 위험이 있는 학생에 대한 보건교사의 투약 등 응급처치를 허용하고, 해당 학생을 위한 보조인력을 둘 수 있도록 한 ‘학교보건법’ 조항이 이달 29일 시행됨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입법예고안에서 보조인력의 자격을 ‘의료법’에 따른 간호사로 규정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교총과 보건교사회는 학교 현장이 병원에 비해 의료자원이 매우 제한된 만큼 응급처치에 대한 판단이 병원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보조인력의 자격요건을 ‘보건교사 자격증을 가진 자’로 해야 한다고 수정 의견을 냈다. 양 단체는 의견서를 통해 “의사, 동료간호사, 진단기구 등 의료자원이 풍부한 병원환경에서 근무하는 일반 간호사는 학교의 제한적인 의료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이로 인해 학생의 안전과 관련한 판단, 응급처치, 일반의약품의 투약 등에 있어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보건교사 자격을 보유한 보조인력만이 학교의 제한적인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의 건강권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순회보건교사가 오는 학교에 보조인력을 배치할 경우 특별한 건강 문제가 있는 학생을 위한 보조인력이 학교보건업무를 담당하게 돼 입법 취지에 맞지 않게 보조인력 배치 조항이 악용될 우려가 있다”면서 보건교사가 상주하는 학교에 보조인력을 배치한다는 조건도 명시하기를 요구했다. 보건교사회는 이 외에도 보조인력 배치를 전적으로 학교장에게 맡길 경우 학생의 변동에 따른 수급 관리가 어려우므로 교육감이 보조인력의 운영, 예산, 수급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항도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차미향 보건교사회장은 “동일한 자격일지라도 교사 자격증이 있는 스포츠 강사가 체육수업을 보조하듯이 보건교사 자격증 소지자가 보건교사를 보조할 수 있다”면서 “대상이 학생이고 환경이 학교이므로 현장에 있는 보건교사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면 학부모들이 바람대로 질병이 있는 학생을 더 세심하게 잘 돌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Q. 40대 초반의 맞벌이 부부입니다. 적지 않은 벌이임에도 늘 빠듯함을 느낍니다. 한창 아이들이 클 때라 돈도 많이 드는 거라고 위안해보지만 잘 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일 년 내내 적자에 시달리다 연말에 메꾸고, 다시 마이너스가 반복되는데 어떻게 하면 이 구조를 바꿀 수 있을까요? 30~40대는 결혼과 출산이라는 큰 숙제와 함께 부모로부터 벗어나 완전한 독립을 이루고 ‘부양’이라는 막중한 책임도 갖게 되는 때다. 이 시기에는 여러 가지 숙제가 많다. 결혼은 ‘결혼식’과 ‘신혼여행’이라는 형식을 갖추는데도 최소 몇 백만 원이 든다. 거기다 가정의 터전인 ‘집’을 마련하고, ‘혼수’로 집을 채우는 데에는 최소 몇 천만 원에서 억 단위의 큰돈이 필요하게 된다. 허니문이 끝나면 아이를 갖고, 낳고, 첫 돌을 지내는 과정마다 못해도 몇 백만 원씩의 목돈이 든다. 아장아장 걷는 발걸음마다 만 원짜리를 밟고 가는 것 마냥 필요한 것도 많고, 해주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단출했던 미혼시절과 비교가 되지 않게 갑작스레 커진 지출 규모와 빈번한 목돈지출은 자칫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돈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포기하게 만든다.하지만 매일매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돈인 만큼, 이러한 막연한 낙관이나 무기력은 불안감만 키운다. 쓰면서도 불안하고 쓰고 난 뒤에도 불편한 감정을 남기지만,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고쳐야할지 몰라 문제가 반복되는 상황을 ‘재무적 무력감’이라고 한다. 신용 사용을 중단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거나 예산을 세워 지출을 통제하려 해도 며칠 못가 흐지부지 그만두게 된다면, 그러면서도 돈 걱정이 습관처럼 이어진다면 재무적 무력감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사례자의 고민에서도 나타나듯이 적자 흐름이 연말 성과급으로 메꿔지고 다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잦은 목돈지출과 소득변동이 있는 30~40대의 재무적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과 재무적 무력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계획 빡빡하게 짜되 예비비 남길 것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구조를 바꿀 수 있을까? 첫째, 지출계획을 빡빡하게 짜되, 예비비를 반드시 포함시킨다.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약간 여유가 없다 싶을 정도가 좋다. 너무 무리하게 허리띠를 졸라매는 목표를 세우면 하루 이틀만에 포기하기 십상이다. 현재 쓰는 돈에서 10~15% 가량을 줄여 예산을 세우고 일주일씩 나눠 생활비 예산을 정하고 여기에 맞춰 쓰는 연습을 해보자.예산을 세울 때는 반드시 예비비를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그리고 평소에 사용하는 생활비 통장과는 분리해 남겨둬야 한다. 예비비의 목적은 말 그대로 예산을 세울 때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누락된 지출이나, 갑자기 발생한 돌발적인 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아무리 달력을 펼쳐 놓고 꼼꼼히 일정을 확인하며 예산을 세워도 늘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가 생기기 마련인 만큼, 이럴 때를 대비해 약간의 여유자금을 미리 떼어 놔야 계획했던 예산을 지킬 수 있다.가급적 정해진 생활비 안에서 이리저리 충당해보고 불가피할 경우 신용카드 대신 예비비를 사용하면 다음 달 지출에 신용카드 결제액이 늘어나는 부담을 없앨 수 있고 계획했던 예산도 지킬 수 있다. 예비비는 일주일 생활비 정도를 준비하고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다음 달로 이월시키면 된다. 단 예비비를 생활비 통장에 넣어두고 쓰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넉넉한 잔액으로 지출통제가 안되기 쉽다.지출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통장을 나누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급적 급여통장, 생활비 통장, 예비비나 남은 생활비를 모아두는 통장(단기비상금 통장)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어려울 경우 생활비 통장만이라도 반드시 분리하자. 한 달 단위나 일주일 단위로 생활비를 결산한 후 남은 돈은 단기 비상금 통장으로 옮겨 놓는 것이 좋다. 남는 생활비를 따로 모아야 예산을 적절하게 짰는지 평가해 볼 수 있고 들쭉날쭉 지출도 예방할 수 있다.매번 생활비가 남는다면 너무 여유 있게 짠 것은 아닌지, 또는 매번 예비비를 끌어다 쓴다면 너무 무리하게 예산을 세운 것은 아닌지 평가해봐야 한다. 일부러 힘들게 절약하기 위해 애써야 할 필요는 없다. 돈 관리의 목적은 뜻한 바에 따라 돈의 가격보다 더 가치 있게 쓰기 위한 것이다. 대신, 꼭 써야 할 돈인데 생활비가 부족하다면 단기 비상금 통장에서 꺼내 쓸 수 있다. 번거로운 과정이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돈을 쓰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비정기 지출 예측하고 단기저축 늘려야 둘째, 비정기 지출을 적극적으로 예측한다. 양가 부모님과 부부 생일만 따져도 두 달에 한번 꼴이다. 여기에 명절과 결혼기념일, 어버이날이나 어린이날, 가족 기념일 등을 포함시키면 챙겨야 할 경조사도 매달 있는 셈이다. 자동차 보험 갱신이나 세금 납부, 여름휴가나 겨울방학 등 시기마다 필요한 지출이 있다. 예산을 세울 때 매달 반복되는 지출만이 아니라, 이러한 비정기 지출도 적극적으로 예측해 돈을 반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쉽고 생각보다 큰돈을 쓰기 쉽다. 고정 지출이나 생활비에 비해 이런 비정기 지출은 월마다 편차가 커서 미리 조금씩 저축하듯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상여금이나 성과급 같은 비정기 수입을 따로 모으거나, 매달 일정금액을 떼 모아서 쓰는 것도 좋다. 셋째, 장단기 저축을 구분하고 단기저축을 충분히 해야 한다. 요즘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만큼, 결혼하면 수입이 두 배로 늘어난다. 반면 매달 나가는 생활비는 혼자 살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곧 임신과 출산으로 일시적으로 맞벌이가 중단되고 다시 일을 시작할 때는 아이와 관련한 돌봄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수입이 늘고 지출이 적어 여유로운 시기는 길어야 1~2년 정도이고 그 이후로는 일시적인 소득 감소와 지속적인 고정 지출 증가가 나타난다. 하지만 생애 전체로 볼 때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기간이 그나마 저축을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따라서 이 시기에는 자녀 교육비나 주거 확장을 위한 자금과 같이 장기적인 목적자금에 대한 꾸준한 저축과 함께 그때그때 필요한 목돈지출(출산자금, 첫돌, 양가 부모님 환갑/칠순, 이사비용, 가전제품 구입 등)을 위한 단기저축이 중요하다. 미혼시기에는 결혼자금, 주거마련자금 등 목적자금을 위한 저축이 70%이고 소비를 위한 단기저축이 30%였다면, 3040시기에는 단기저축이 70%, 장기저축이 30% 정도가 된다. 소소히 일어나는 목돈지출을 위한 저축이 없다면 결국 신용 사용이 늘어 만성적으로 생활비가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따라서 1~3년 정도의 적금통장을 사용시기와 목적에 맞게 만들어 쓰고, 다시 모으는 습관을 만들도록 한다.사례자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평균적인 현금흐름 상은 오히려 매월 70만 원씩 저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체감 현금흐름은 매달 1~200만 원 가량 적자가 난다. 이유는 남편의 비정기 수입인 연말 인센티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매년 연말에 들어오는 3000만 원 가량의 금액으로 1년 동안의 적자를 메꾸고 다시 1월부터 마이너스가 시작되는 구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연말에 마이너스 통장을 정리하고 남은 700만원과 아내의 비정기 수입은 비정기 지출 통장에 넣고 각종 경조사와 자동차 보험, 세금과 같은 비정기 지출을 충당하기로 했다.매달 정기 수입 내에서 정기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고정지출 중 비중이 높은 보험료는 중복되거나 과다하게 가입된 부분을 줄여 42만 원(월 소득의 7% 이내)으로 조정하고, 마이너스 통장도 해지해 추가적인 신용사용과 함께 금융 비율을 줄였다. 신용카드는 남편과 아내 각각 1개씩만 남긴 후 모두 해지하고 가급적 갖고 다니지 않고 관리비나 통신비 같은 고정 지출을 이체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다소 풍족하게 사용했던 용돈과 교제비도 조정하고, 매주 장보던 습관도 바꿔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사서 소비함으로써 낭비되는 식재료와 부대비용을 줄였다.상담 후 1년 동안의 목표는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매월 정기소득 내에서 지출하고 남편의 연말인센티브를 모두 저축하는 것으로 잡았다. 자녀와 주택이전을 위한 장기저축과 비상금, 내후년에 있을 양가 부모님 경조사와 관련한 목돈 지출을 위해 나눠 저축하기로 했다. 보통 정기예금은 만기 이전에 찾아 쓰면 약정한 이율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회전식 정기예금으로 가입해 필요한 시기에 찾아서 쓸 수 있도록 했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회전주기(보통 3개월)마다 이자가 정산되기 때문에 중간에 필요한 만큼 찾아 써도 예치 기간에 따른 이자를 손해 보지 않는다. 예산에 맞춰 쓰는 습관이 생기면 다음 해부터는 매달 적은 금액이라도 정기적금에 가입해 단기적으로 필요한 목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의 밑거름이필요할 때 스승의 목소리를 찾다 삶의 특별한왕도는 없으나 길은 있다 이 책은 가장 아끼는 책 10순위에 안에 두고 가끔 들어가 쉬는 안식처 같은 책이다. 마치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난 것처럼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참 좋은 도반이다. 새 책을 구할 수 없어서 애를 태운 책이라서 더 소중히 하는 책이다. 책이건 사람이건 그것이 어떤 사물이건 간에 마음이 가는, 특별한 대상이 가까이 있음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사람보다는 책이 더 좋은 벗임을 알게 한 책이라서 더욱 아끼는 책이다. 높은 곳에, 깊은 지혜의 대가임을 잊게 하며 곁에서 조곤조곤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진솔하고 쉬운 언어로 세상의 상처를 아물게 했던 두 성인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속삭여준다. 세상에서 만난 나의 어버이와 스승에게서는 듣지 못한 천상의 언어들이 이랑마다 서너 줄씩 들어앉아 고구마 줄기를 캐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공자와 붓다가 남긴 언어는 완전한 문장을 넘어 불굴의 문장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고전을연구하는 작가 박민영의 해석이 돋보이는 책이다. 원문을 해석해내는 해박한 지식에 놀라고 방대한 수집력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 책이다.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깨달음이 반가운 벗을 만나는 기쁨처럼 조용히 밀려온다. 작가는 공자의 논어와 초기 불교의 잡아함경을 중심으로 두 성인의 깨달음에 이르는 시각의 공통점을 알기 쉽게 비유적으로 풀어냈다. 지나간 것은 쫓지 않고 아직 오지 않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으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므로 오직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관찰해야 한다. -42쪽 『중부경전』131, 일야현자경』 공자 역시초자연적 현상이나 귀신이 개인에게 복이나 화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공자의 시대는 미신의 시대였다. 공자의 시대에는 주나라의 왕권이 무너지고 군웅들이 서로 패권을 다투며 전쟁과 살육을 일삼는 무도의 시대였다. 인간성이 말살당하는 극한 시대에서 공자가 선택한 것, 그것은 주술과 미신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였다. -44쪽 많은 재물을 지니고 금은을 모으고 넉넉한 음식을 실컷 먹고 그것도 혼자서 미식을 즐기는 것, 이는 패망에 이르는 문이다. 자신은 부유하게 지내면서 늙으신 어머니와 아버지를 봉양하지 않는 것, 이는 패망에 이르는 문이다. 내 아내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여러 유녀(遊女)를 사귀고 또 남의 처자를 찾는 것, 이는 패망에 이르는 문임을 알아야 한다. 무사(武士) 집안에 태어난 자가 재물은 적은데 갈애는 커서 이 세상의 왕위를 바라면 이는 패망에 이르는 문임을 알아야 한다. -51쪽『패망경』 자기가 의지할 곳은 자기뿐이니 그 밖의 어디에 의지할 데 있으랴! 자기가 잘 조어(調御)될 때, 더 없는 의지처를 얻게 되리. -161쪽 『법구경』 공자의 제자 자로는 어느 날 공자에게 귀신 섬기는 일에 대해 물었다. 자로는 예를 중시하고, 예의 가장 대표적인 의례인 제사를 중시하는 스승이 귀신을 섬기는 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여기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자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도 아직 섬기지 못하는데 어떻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느냐?" 다시 한 번 죽음에 대하여 묻는 자로에게, "삶도 아직 모르는데 어떻게 죽음을 알겠느냐? " 공자는 인간이 죽은 뒤의 유토피아를 말한 적이 없으며, 삶의 문제를 죽음의 문제 때문에 미루지 않았다. -49쪽 공자의 군자는 붓다의 바라문과 상통 공자와 붓다는 귀한 사람을 일컫는 군자와 바라문에 새로운 도덕적 관념을 부여했다. 그리고 태생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매겨지는 것에 반대했다. 사람은 태생에 아니라 그 행위의 도덕성에 따라 평가되어야 했다. 공자에게 그 도덕성은 '어짊'으로 표현되었고, 붓다에게는 '자비'로 표현되었다. 공자와 붓다는 세간의 신분 개념을 뛰어넘어 높은 정신적·도덕적 가치를 구현한 자만이 고귀한 자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한국 사회에서는 금수저, 흙수저에 이어 무수저까지 동원되어 현대판 신분 개념이 판을 치고 있다. 공자나 붓다의 시절 보다 더 참담한 신분 개념이 아닐 수 없다. 물질문명은 발전을 거듭했을지 모르나 정신문명은 퇴보하지 않았다고 누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랴! 어질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기엔 현실이 녹록치 않으니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닫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눈을 가리는 일쯤은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으니 어쩌랴. 오죽하면 명문대생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설문조사에서"10억이 생긴다면 감옥에 가서 몇 년쯤 살고 나올 수 있다"는 대답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는 웃지 못 할 얘기가 회자될까. 가난과 실업을 즐기며 살 수 있는 강심장은 없으니 누가 탓할 수 있으랴!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 일을 정당하게 열심히 일을 하고 일상의 행복을 누릴 만큼만 살 수 있다면 안반낙도까지는 아니어도 인간임을 자부하며 살기를 바라는 것은 최소한의 자유가 아닐까? 어쩌면 소시민의 삶에서 군자와 바라문은 바라볼 수 있는 우러름의 대상일 뿐, 실현하기 어려운 덕목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살기 어려울수록 바라볼 대상을 찾아 삶의 희망이 되어줄 빛을 찾아나서는 것은 인간만이 지닌 특권이기도 하다. 희망이 없는 삶은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므로. 일상에서 착한 마음으로 사는 일, 누구에게도 내가 하기 싫은 일을 시키지 않는 삶을 지향한다면 우리는 이미 군자이고 바라문이다. 군자와 바라문은 멀리 있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서 우리가, 내가 실현시킬 아름다운 삶의 지표이기에 공자와 붓다는 고전이라는 책 속에서 걸어 나와 심금을 울리는 것이다. 영원한 스승 공자와 붓다가 전하는 깨달음의 보석을 캐내며 다시 길을 나선다. 공자와 붓다는지극히 현실적인 인류의 스승이었음에 놀라고,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스승이자 철학자일 것만 같은 친근함을 느끼도록 당시의 상황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 쓴 작가의 필력은 부러움을 느끼게 한다. 마치 먹고 싶지만 질겨서 먹을 수 없는 귀한 고기를 숙성시켜서 부드럽게 갈무리하여 감탄을 자아내며 한 입 베어 무는 미식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요리사의 손재주를 느끼게 한다. 언어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발효시켜 독자를 감동시키는 문장을 담아내는 힘은 아무나하기 어려운숙련된 노동의 대가이리라. 선반 위에 올려놓은 두 성인이 차려준 음식을 먹기 좋게, 알아듣기 쉽게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언어로 차려낸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인류의 영원한 스승의 목소리를 들으니 다시 힘이 솟는다. 선생의 길을 다시 걸을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6·13 교육감 선거일이 다가옴에 따라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의 면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이 각각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단일화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대학교육 경력자의 교육감 자격을 둘러싼 논쟁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감을 주민직선으로 뽑는 선거가 반복되면서 대학교수 출신 교육감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교육경력을 초·중등교육 경력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대학교원과 출발부터 차별 심각 4월말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64명의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가운데 전·현직 대학교수는 47%인 30명이었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42%, 당선자의 50%,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46%, 당선자의 47%가 대학교육 경력자였다. 교육감의 주요 관장 사무는 교육 예·결산, 학교의 설치·이전·폐지, 교육과정 운영, 교육공무원·지방공무원 인사 등으로 대학교육 경력자들에게는 생소한 것들이다. 교육감의 법적 지위나 관장사무를 고려할 때 교육감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대학교육 경력보다는 초·중등교육 경력이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와 당선자의 절반 정도를 대학교육 경력자가 차지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대학교원이 초·중등교원보다 교육감 선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학교원들은 기본적으로 교육과 연구 기능을 수행하면서 부가적으로 사회봉사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회활동이 많을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져 입후보에 유리하다. 또한 대학교원들은 정책자문이나 정책개발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 정치권과 연결고리를 만들기 쉽다. 교육감을 주민직선으로 선출하는 제도가 유지되는 한 사회적으로 대학교원이 더 유리한 상황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제도적으로도 대학교원들이 초·중등교원들보다 유리하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초·중등교원이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하려면 선거일 전 90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교원은 그렇지 않다. 현직을 유지하면서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어 낙선할 경우 실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초·중등교원과 비교할 때 대단한 특권이 아닐 수 없다. 휴직해도 정치적 중립성 문제없어 초·중등교원도 대학교원과 마찬가지로 현직을 유지하면서 입후보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할 때가 됐다. 초·중등교원들에게도 모든 정치활동을 허용해달라는 얘기가 아니다. 선거 입후보가 정치활동임에는 틀림없지만 제도적으로는 교육감 선거 입후보를 비정치활동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초·중등교원들이 휴직한 후 입후보한다면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교육감의 직무능력은 교육경력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학교육 경력자의 교육감 선거 입후보를 제한하는 것은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할 일이다. 대학교육 경력이 교육감의 전문성에 부합하느냐 여부를 떠나 우선적으로 초·중등교원의 교육감 선거 입후보를 허용해야 한다. 대학교원들과 초·중등교원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게 되면, 초·중등교원의 교육감 진출이 늘어나고, 대학교육 경력보다 초·중등교육 경력이 교육감 직무에 더 적합하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입증되지 않을까.
필자는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의 해외 파견교사로 지난해부터 오세아니아 피지의 고등학교에서 현지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개발도상국인 피지의 학교 풍경은 한국과 매우 대비된다. 새 학기 개강 2주 만에 갑자기 재발령으로 떠난 교사가 있는가 하면, 한 달이 넘게 아직 발령이 안 된 빈자리도 있다. 그래서 학기 초 한 달 정도는 지도 교사와 담임까지 수시로 바뀐다. 우리나라 같으면 아주 큰 문제지만 여기서는 임시담임이 있으면 되고 새 교사가 올 때 까지 다른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보강을 맡으면 되는 별 일 아닌 일이다. 학기 초 우리와 대비되는 풍경 그리고 업무용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아 재촉하는 일들에 치이지 않는다. 아침회의 시간을 자주 갖고 다함께 이야기 나누며 하루를 연다. 정리와 전달이 잘 안되고 뭐 하나에도 무척 느리다. 그래도 신기하게 학교는 잘 돌아간다. 당일 일정이 수시로 바뀌어 “이번 수업은 도대체 몇 시에 끝나느냐”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종 치면 끝나는 거죠”라는 답변을 듣고 혼자 웃었다. 매주 월요일 아침은 조회가 있어 모두 강당으로 등교한다. 이 때 학생들은 학년, 반에 관계 없이 그저 오는 순서대로 채워서 강당에 앉는다. 이렇게 전교생이 오는 순서로 섞여 앉아도 이곳에서는 학생 지도와 교육에 별 문제가 없다. 오히려 큰소리 없이 신속하게 정리 되고 지각하는 학생들로 인한 시선 분산과 방해도 없다. 학생들에게는 개인 교과서가 제공되지 않고 학교 도서관에서 매 년 빌려 사용하게 되어있다. 이런 학생들이 너무 안쓰러웠는데, 그들에게는 처음부터 그래왔던 것이고 전혀 불편함이 없다. 노트에 교과서를 베끼다시피 하는 것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익숙한 일이고 다들 이렇게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학생들에게 한국에는 개인 교과서를 매년 종류별로 제공해 주고 마음껏 체크하며 공부한다고 말하자, 책에 어떻게 낙서를 할 수가 있느냐고 한다. 또 책들의 무게는 어떻게 감당하며, 일 년 후에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오히려 걱정과 위로를 받았다. 서로 다른 환경과 그에 맞춰 다양하게 자리 잡은 문화, 각자 본인의 위치가 불편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생각하는 점은 정말 배울 만하다. 다름과 틀림을 생각하는 계기 처음에는 컴퓨터 없는 교무실, 한 개 뿐인 복사기 등 낙후된 환경에서 어쩌면 이렇게도 불편하게 지낼까 여겼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빠른 교내 네트워크 덕분에 일처리가 신속 정확하고 빠르긴 했지만, 정신없이 날아오는 메신저에 각종 업무 재촉이 너무 많아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학기 초 학생들 특성을 파악해야 하고 새로운 업무도 빠르게 대응하며 옆에 계신 선생님과 이야기 나눌 틈도 없이 긴장의 시기인 우리나라와 대비된다. 물론 두 나라의 상황을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이곳의 상황을 접하면서 교육적인 시야와 편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빠르고 완벽하게 쌓지 않더라도, 듬성듬성 느리지만 올바르게만 쌓아도 다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있다.
곧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온다. 요즘 전자우편이 카드마저 대신하지만, 예전에 매년 이맘때쯤이면 학생들이 보낸 카드가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이곤 했다. 그 카드와 함께 지금 외계인을 생각하고 있다. 진짜 외계의 별에서 날아온 외계인이 아니고 내가 젊었을 때 담임으로 맡아 지도했던, 외계인이란 별명을 가진 기필이를 머리 속에 그려본다.찌는 듯이 더운 여름이면, 까만 피부에 머리를 짧게 깎고 노란 러닝셔츠 하나만 입고 교복 바지는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리고 양말도 안 신고 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공부만 하기 때문에 반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기필이는 열심히 공부해서 언제나 1학년 전체에서 일등을 하고 성실해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녔다. 지금도 그 까만 피부에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가 내 눈앞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듯하다.다음 해 정초, 내가 살던 과천에 하얀 눈이 삼십 센티나 와서 걸으면 눈 속에 발이 푹푹 파묻혔다. 기필이가 서울에서 경기도 과천까지 ‘엄마’에게 세배하러 왔다며 나를 찾아왔다. 기필이 진짜 어머니가 아이가 무사히 도착했는지 궁금하다고 나에게 전화를 거셨다. 당시 내가 학생들에게 상냥하게 대해 주어서인지 결혼도 하지 않은 나에게 ‘엄마’라고 불렀는데 지금 생각하니 고마운 일이다.하이타이 세제를 한 통 사 가지고 와서 세배 받으시라며 큰절을 했다. 한복을 곱게 입고 있던 내가 열일곱 살 먹은 제자에게 큰절을 받는다는 것이 조금 쑥스러웠다. 커피와 과자를 대접하니 선생님이 수업을 할 때 언제나 웃으면서 설명해서 참 보기 좋다고 했다. 나는 사실 기필이가 그렇게 말해 주기 전에는 내가 웃는 얼굴로 수업을 하는지도 몰랐다. 참 기분 좋은 말 선물이다.기필이가 2학년으로 진급한 봄에 교무실로 나를 찾아왔다. 담임 선생님이 바뀌어서 적응도 안 되고 집에서 참고서도 안 사주니 공부할 수가 없단다. 기필이의 고뇌에 찬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공부하고 싶어 열병이 난 아이에게 책이 없으니 어린 아이에게 장난감이 없는 것과 똑같기 때문이었다. 기필이를 위로해 주고 학교 앞 문방구에 가서 월급날 책값을 주기로 하고 외상으로 참고서 한 세트를 사줬다. 우리 아버지가 젊은 시절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책을 사주시고 월급날 책값을 제하고 월급 봉투를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렸던 것처럼.그해 초가을 어느 날, 밤늦게 귀가하니 부모님이 선물 보따리를 내놓으며 기필이가 다녀갔다고 하신다. 지금도 쓰고 있는 미제 바늘 쌈지와 생활용품 잡동사니 한 뭉치와 선생님만 보라는 포장지에 싸인 것도 있었다. 조심스럽게 풀어 보았더니 숨겨진 선물은 유아용 젖꼭지가 아닌가. 올드미스인 선생님이 빨리 결혼해줬으면 하는 제자의 바람이었던 모양인데, 그 순간 나는 혼자서도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나중에 알고 보니 기필이가 결국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단다. 기필이는 정신병원에서 퇴원해 병원일지를 들고 자신의 집으로 가지 않고 나를 찾아왔다. 내가 집에 없으니 부모님이 나 대신 기필이를 상대해 주셨다. 장래에 무엇이 되고 싶으냐는 아버지 말씀에 기필이는 미국에 곧 이민을 가게 돼서 육사에 들어가 육군 사관생도가 되겠다고 했단다. 선생님을 누나라고 불러도 되느냐는 순수하고 귀여운 질문에, 아버지는 선생님은 어디까지나 선생님이며 누나가 될 수 없다고 진지하게 말씀해 주셨단다. 교육자인 아버지였기 때문에, 기필이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가며 상대했을 것이다. 나는 선물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착하고 열심히 공부만 하던 아이가 무슨 충격을 받았기에 그 정도의 정신적 고통까지 받게 되었을까.하늘이 높고 파란 가을 어느 날, 교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교무실 문을 노크하는 사람이 있었다. 남루한 옷차림에 피부가 약간 검고 상이군인처럼 한쪽 팔이 불구인 남자였다. 누구 학부형님이냐고 여쭸더니 다름 아닌 기필이 아버지였다. 식구들이 전부 미국으로 이민을 가므로 미국대사관 인터뷰에 필요해 재학증명서를 떼러 오셨단다. 서류를 떼어드리고 점심시간이라 자장면 한 그릇을 대접해 드리며 기필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기필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선생님에게 꼭 한 번 들르도록 전해줄 것을 기필이 아버님께 부탁했다. 하지만 기필이는 나에게 들르지 않고 조용히 떠나갔다.그해 12월 초, 미국에서 날아온 크리스마스카드를 받았다. 최기필이란 영문 이름! 기필이는 편지를 한국어, 일어, 영어의 세 가지 언어로 썼는데 공통적인 내용은‘선생님을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그때를 회상하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만면에 미소가 저절로 번진다. 그것은 무엇이라고 딱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지만 제자에 대한 반가움과 그리움일 것이다.다음 해 봄에 미국에서 이름이 낯설지 않으나 잘 모르는 남자가 나에게 여자 화장품이 든 조그만 소포에 편지를 곁들여 보냈다. 나는 편지를 읽고 나서 그 분이 기필이 아버지란 것을 알았다. 미국 사회는 고등학교에서도 여자 친구 문제, 술, 마약 때문에 교육시키기가 어려운데 기필이가 지금 방황하고 있단다. 부모의 말도 잘 듣지 않는데 오로지 선생님 말은 잘 들으니까 아들에게 예전처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설득의 편지를 써 달라는 내용이었다. 잠시 내 눈앞에 검은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보는 듯했다. 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장문의 편지를 간곡하게 써서 미국으로 보냈다.그 해 겨울에 기필이가 보낸 카드가 날아왔다. 인쇄된 명단이 있어서 보니, 놀랍게도 장학금 수혜자 명단에 기필이 이름이 있었다. 기쁘고 감격해서 기필이가 난관을 뚫고 성공한 이야기를 목소리를 높여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학교에 가서도 마치 내 일인 것처럼 자랑을 늘어놓았다. 나중에 기필이가 자신의 사진을 몇 장 보냈다. 한국에서 느끼던 기필이 모습이 아니라, 미국 청년 냄새가 물씬 풍겼다. 기필이 모습에서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무서운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12월 초순만 되면 맨 먼저 카드를 보내줘서 겨울을 알려주던 기필이가 요즘 소식이 없다. 대학에 진학 했는지, 직업은 무엇인지, 결혼하여 일가를 꾸렸는지 여러모로 궁금하다. 아마도 스포츠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매고 공부했던 그 시절처럼 미국 사회에서도 가치 있는 뭔가에 매달려 열심히 살고 있을 것이다. 외계인 기필이는 외계인 머나먼 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스승과 제자인 우리 사이의 마음의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다. 선생님에게 미국을 구경시켜 준다고 하던 기필이가 옛 이야기를 하며 나를 미국에 초청해 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 [2018 교단수기 공모 금상 수상작-수상 소감] 신년 초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한국교육신문사에서 주관한 교단수기 공모전에서 내가 ‘금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깜짝 놀랍고 기뻤다. 이 모든 것이 사랑하는 모친과 돌아가신 부친 故 윤상렬 교장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에 아버지께서 “얘야,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니? 싱싱한 이야기 좀 들려주렴” 하시면 소파에 앉아계시는 아버지 발치에 앉아서 아버지를 우러르며 마치 참새처럼 재잘대던 생각이 난다. 때로는 크게 웃으시고 때로는 빙긋이 웃으시며 경험담을 그냥 말로 흘려버리지 말고 교단 수필이라도 써서 책으로 내라고 격려해 주셨다. 아버지께서 살아 계신다면 수상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뻐하실까. 필자의 모친 최정임 여사는 어려서부터 자식들에게 예술적인 감성과 사물에 대한 미적(美的) 감각을 키워주셨다. 소식을 듣고 어머니께서는 따뜻하게 미소 지으시며 “역시 너는 내 딸이야, 잘했어!”라고 하신다. 어머니의 그 따뜻한 미소 덕분에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글 속의 기필이는 분명히 훌륭한 미국 시민이 되어서 잘 살고 있을 것이다. 기필이가 자신의 별명인 외계인 이야기로 선생님이 금상을 수상했다고 하면 그 까만 눈망울을 반짝이며 기뻐할 것 같다.수상의 기쁨과 영광을 돌아가신 아버님, 사랑하는 어머님과 가족들, 제자 최기필 군, 그리고 윤연모 선생을 아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