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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학생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보건교사회와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학교 내 안전사고 증가와 신종플루, 인플루엔자 등 집단 감염병 발생 증가에 따른 응급 대처 및 예방법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차미향 보건교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학생의 건강과 안전이 입시위주의 수업 우선순위에 밀려 관심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적절한 건강관리와 응급상황 대처로 질병을 예방하고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법적, 제도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김선아 보건교사회 부회장은 “학생 건강과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학교보건법 제15조를 개정해 순회보건교사를 폐지하고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1명씩 배치하는 등 배치율을 늘려야 한다”며 “특히 32학급 이상의 과대학교에는 보건교사를 2인씩 둘 수 있도록 학교보건법에 기준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혜선 가톨릭대 교수는 “감염병, 정신건강, 성교육 등 각종 건강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보건사의 업무량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보건교사 미배치 학교가 20%에 달하고 지역별 격차가 큰 것은 체계적인 보건교육과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훈 한국소아당뇨인협회장은 “1형 당뇨병 환아의 경우 24시간 급변하는 혈당치와 저혈당 실신 등 위험 대응에 따른 보건교사의 업무부담은 일상적 수준을 뛰어 넘는다”면서 “보건교사들이 심리적 부담을 덜고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관리‧지도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교육훈련, 장비 도입 등 인프라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교총이 2019년 제67회 교육주간을 맞으며 선언한 주제는 ‘학교 되살리기(School Renewal)’이다. 이는 오늘의 학교 교육이 그 본질 면에서 심하게 훼손되어, 마침내 ‘죽어가는 학교’가 되고 있음을 아프게 각성하는 안타까운 절규라 할 수 있다. 스쿨 리뉴얼이 담고 있는 의미 탈근대와 함께 격심한 사회 변동을 겪으면서 학교는 교육의 본령에서 추방된 듯하다. 학교의 본질을 뒷받침하는 토대는 자명하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 학생에 대한 사랑, 그리고 학교에 대한 신뢰이다. 작금의 학교는 이 모두를 상실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치와 이념에 따라 교육정책이 뒤바뀌면서 학교현장은 혼란을 겪고, 학교의 자율성은 현저하게 약해졌다. 분출하는 사회의 요구들이 무분별하게 학교 역할로 유입되면서 교육의 본질은 크게 훼손되고 교육 활동은 위축되었다. 교권 추락이 이어지면서 교사들은 무력감에 시달린다. 학교는 학교다움을 상실하고, 미래의 비전을 품지 못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학교가 살아나고 교육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 지금 우리의 스쿨 리뉴얼은 학교의 기본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한다. ‘스승을 향한 존경’과 ‘학교에 대한 신뢰’와 ‘학생에 대한 사랑’ 등이 바로 기본 회복의 중심축이다. 기존에도 이런 이슈는 많았다. 그러나 이번이 과거의 이슈와 차별화되는 것은 ‘학교 되살리기’를 향한 일대 각성을 국민적 의제로서 실천하자는 데에 있다. 학교 내부만의 노력으로 학교의 문화적 변화를 기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학교를 위한 학교 밖 사회의 거버넌스(협치)가 강조되는 시대이다. 따라서 스쿨 리뉴얼은 ‘학교 밖의 각성과 협응’이 ‘학교 안의 그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을 우리 사회에 던진다.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계가 학교를 위해 협력하자는, 국가적 제안과 국민적 호소가 담겨 있다. 교육계 내부의 분발과 학부모 사회의 참여는 필수적이고도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선생님 존경’은 학교 교육의 중심 가치이다. ‘학교 되살리기’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선생님 존경’은 학생 개인 윤리의 차원을 넘어선다. 보다 원천적 문제점은 우리 사회 전반이 ‘선생님 존경’을 낡아서 못 쓰게 된 것처럼 그 가치를 용도폐기했다는 데에 있다. ‘선생님 존경’이 가지는 사회적 힘을 깨닫고 실현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본령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스승 존경과 학생 사랑이 기본 ‘선생님 존경’은 고사하고, ‘선생님 모욕’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사태에서 학교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어떤 의욕도 무의미하다는 인식을 가진 선생님들을 가진 학교는 무슨 역동성을 발휘하겠는가. 그런 학교를 가진 사회는 어떻게 미래 비전을 추동할 수 있겠는가. ‘선생님 존경’은 사회를 재건하는 일종의 ‘힘’으로 인식됨이 마땅하다. 개인이든 공동체이든 신뢰에 힘입어 성장한다. 학교는 그 자신은 물론이고 사회 각 분야의 신뢰성을 보급하는 기지와도 같다. 위기의 학교를 구출하는 일은 학교에 신뢰를 심어주는 데서 구해야 한다. 학교 되살리기는 사회적 협응을 절실히 요청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가 신뢰를 잃고 황폐한 면모를 드러내는 쪽으로 몰려가게 된 것은 진정한 ‘학생 사랑’의 정신을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학교 되살리기’가 시대적 과업으로 대두된 것은 ‘학생 사랑’을 회복하기 위한 각성에 닿아 있다. ‘학생 사랑’은 선생님의 실천 윤리로만 강조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학생 사랑’이 국민적 실천 윤리가 되어야 학교가 힘을 얻는다. ‘학생 사랑’은 배우는 차세대와 청소년을 향하는 사회적 의제로 살아나고, 국민 정서로 공유되어야 한다. ‘학교 되살리기’를 구현하기 위한 세 개의 실천 핵심, 즉 ‘선생님 존경’, ‘학교 신뢰’, ‘학생 사랑’ 등은 별개의 접근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녹아 있는 융합적 접근이어야 한다. 이 삼자가 전략화 과정과 구체적 실천에서 밀도 있게 상호 작용하지 못하면 ‘학교 되살리기’는 성공할 수 없다. 학교를 살리지 못하면 미래가 죽고, 나라가 죽는다.
2017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위 서울 숙명여자고등학교 두 자매 성적 조작 사건으로 불거졌던 부모와 자녀의 연구 일탈이 실제 통계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건은 당시 학교 교무부장이던 아버지가 시험지를 유출하여 자녀의 성적이 급등하게 조작한 사건으로 밝혀졌다. 결국 아버지는 파면됐다. 그런데 최고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 사회에서 부모의 연구에 자녀의 이름을 병기하여 연구 실적을 올려주는 소위 무임승차가 공공연하게 자행돼 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교수들이 조교와 제자들의 논문에 본인 이름을 병기하거나 아예 자신의 연구로 도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2007년 이후 10여년 간의 대학·학회 논문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대학교수들이 연구에 아무런 참여를 하지 않은 미성년자인 자신의 자녀를 논문 공동 저자로 끼워 넣어 연구 점수를 부여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수 본인들은 이름만 걸고 돈으로 세미나, 논문 게재 등을 해주는 소위 해적학회라 불리는 부실학회에 참가해 국고를 낭비했다. 우리 사회의 최고 지성인 집단인 교수사회의 민낯을 보는 듯해서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다. 지도층 인사의 올바른 리더십 바로 세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실감한다. 특히 '논문 공저자 끼워 넣기'는 대학입시와도 관련이 있어서 업무방해에 해당된다는 법조계의 의견도 있다. 교수사회의 일탈이 파렴치를 넘어 범죄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부는 2007년 이후 10여년간의 대학·학회 논문을 조사한 결과 전국 50개 대학 전·현직 교수 87명이 139건의 논문에 자신의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유무명 대학, 서울·지방대학, 국·공·사립대학 구분이 없이 조사대학 대부분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학문분야별 연구윤리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검토자문단 차원에서 '부당 저자 표시 판단 기준' 지침을 마련해 전달했다. 이 지침에는 독창적인 아이디어 제시, 구체적인 연구 설계 참여, 실질적인 연구 수행 등 기여, 초안 작성 등 공저자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는지 등의 자체 검증 요구를 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5개 대학교수 7명은 논문 12건에 미성년 자녀가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공저자로 올렸다. 이중 미성년 자녀 8명은 국내외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같은 기간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가조사에서는 더 많은 끼워 넣기가 드러났다. 교수 자녀에 국한하지 않고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등재한 경우는 410건에 달했고 관련 교수는 56개 대학에 255명으로 증가했다. 사실 고교 학생들의 연구 실적을 인정하기 위해 도입된 연구 스펙은 이런저런 이유로 논란을 야기해 왔다. 급기야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은 2014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 상의 논문(연구_ 기재를 금하고 있다. 편법으로 작성된 논문이 대입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에서다. 자녀들의 연구 실적을 억지로 올려주는 것은 뒤틀린 자녀 사랑으로 악행이다.대학 교수들의 윤리적 일탈은 부실학회 참가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교육부는 부실학회로 밝혀진 와셋(WASET)과 오믹스(OMICS) 등에 국내 대학 연구자가 참가한 사례를 전수조사했다. 꾸제적으로 악명 높은 와셋(WASET)과 오믹스(OMICS)은 대표적인 해적학회인 부실학회다. 허위 세미나, 돈으로 논문 등재를 해주는 대표적인 꾸제적 부실학회 낙인이 찍힌 학회다. 문제는 대학 교수들도 이 학회들이 부실학회인 줄 알면서도 소위 ‘눈먼 돈’에 눈이 어두워 얼렁뚱땅 참석한다는 사실이다. 대학 교수들의 이러한 부실학회 참가도 비리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90개 대학의 교수 574명이 두 학회에 808차례나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 국립대의 한 교수는 11차례나 참가해 3천300여만원의 정부 연구비를 도용했다. 서울 사립대 한 교수는 10회 참가해 2천700만원을, 또 다른 한 교수는 9회 참가해 2천500만원의 연구비를 축냈다. 차제에 교육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와 합동으로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끼워 넣기, 저서에 이름 병기하기, 그리고 해적학회인 부실학회 참가 등을 막기 위한 제도적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윤리적·도덕적으로 가장 모범이 돼야 할 대학 교수들이 버젓이 일탈을 일삼는 현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 특히 미성년자 논문 부정행위는 엄히 다스려야 할 반(反)사회적 범죄다. ㅇ리부에서는 고나행을 주장하지만, 관행도 범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이러한 어른들의 일탈에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교육부는 논문에 이름 끼워 넣기, 부실학회 참가 현황 등 비리를 철저하게 파헤쳐 해당 관련자를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 연구 비리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입학 무효, 사범처리 등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이를 근절할 수 없다. 이는 우리 사회의 오래 된 교육 적폐인 것이다. 교육부가 최근 이와 같은 대학 사회, 대학 교수들의 일탄에 솜방망이를 휘둘렀다는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물론 물리적 강제와 처벌보다는 대학 교수와 대학사회의 자정(自淨) 능력이 우선이다. 현재 모든 대학이 연구윤리위원회, 연구진실성검증위원회 등이 설치돼 가동 중이지만 여기서 오나벽하게 표절과 연구자 이름 끼워 넣기를 모두 찾아낼 수 없다. 조직의 자정 능력이 건전한 조직을 육성하는 것이다. 물론 논문에 자녀 ‘이름 끼워 넣기’와 부실학회 참가로 ‘국고 축내기’에 연구된 교수,연구자들은 엄중하게 처벌해야지만, 미성년자라도 능력에 걸맞게 연구에 참여하여 이름을 올린 자녀인 학생들을 구별해야 한다. 정당하게 부모 연구에 참여한 자녀들의 노력은 당연히 보상받아야 한다. 옥석(玉石)을 반드시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 즉 미성년자인 자녀 이름을 올린 사실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연구 참여와 기여를 하지 않았는데 부모의 일탈로 무임승차한 사실을 나무라는 것이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대학 사회,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대학 교수들이야말로 상아탑의 최고 지성인 집단으로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대학사회가 스스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일탈 행위는 엄벌해서 우리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는 대학, 교수들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최고의 지성인 집단이 대학과 교수들의 일그러진 민낯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적폐 청산이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이 아픈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관행이 조직의 문제이지 한 두 명이 바로 선다고 고쳐질리 만무하다는 소극적 대처는 금물이다. 이와 같은 연구 윤리 부정 관련 교육 적폐 근절의 출발점은 ‘나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스스로 실행하는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당해 학교 재직교원의 지원을 제한하고, 학부모·교직원이 참여하는 면접을 도입하는 등 교장공모제 개혁방안을 내놨다. 한국교총과 경기교총은 재직교원 지원제한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내부형 교장공모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8일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9월 1일 자 공모부터 시행될 교장공모제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구리시 A초에서 발생한 투표조작 사건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도입한 방안의 골자는 모든 공모학교에서 재직교원의 지원 전면 제한과 심사위원만 참여하는 폐쇄형 면접의 개방·참여형 면접 전환이다. 개방·참여형 면접은 기존 공모교장심사위원회 심사는 기존대로 진행하되, 전 학부모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학교경영계획 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장심사 결과를 총점에 40~60% 반영하는 방식이다. 중·고교는 학생 참여인단도 심사에 참여한다. 개방·참여형 면접은 이번에는 희망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후 2020년에 보완해 확대될 계획이다. 경기교총은 이에 대해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재직교원의 지원을 제한하기로 한 것은 심사의 공정성 측면에서 경기교총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교장공모 개선사항을 반영한 것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경기교총은 그간 경기도 내부형 교장공모제 학교에서는 100% 재직교 지원자가 선발되는 현상을 지적하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해왔다. 다만, 개방·참여형 면접에 대해서는 “심사위원의 전문성이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하는데 모든 학부모와 학생까지 검증기회를 부여하면 인기투표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면서 “교장공모제 자체가 가진 인기 영합주의와 정치장화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총도 개방·참여형 면접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교총은 “심사위원회와 별개로 전체 교직원·학부모를 대상으로 투표를 하는 것은 심사위원회를 무력화하는 비상식적 발상”이라며 “인기투표식 시스템 확대에 따라 학교의 정치장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직교 지원 제한 규정을 전면 강화하는 방안은 바람직하나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무자격교장공모제의 축소와 지원 자격 요건 강화 등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적인 필요성과 관심으로 시작된 선생님들의 연구물들은 지속적인 순환 과정을 거쳐 교육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교육과 연구의 필요성에 더해 질적 교육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나온 교육의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대상자 개개인에 관심 커 점점 줄어드는 학생 수, 개성이 넘치는 학생, 창의성과 역량이 강조되는 교육 현실 등 우리 교육은 다양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질적 교육은 학교와 가정, 교사와 학생 간 다양한 환경을 인정하고 교육에 대해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교육 대상자들의 다양성과 개성을 중요시 여기며 그들의 삶과 생각,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질적 교육과 질적 연구는 상호보완적이며 교육현장의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은 질적 연구가 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면서 배우고 흔적을 남기며 질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그렇기에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적 활동이 질적 연구의 주제와 내용이 될 수 있다. 질적 연구는 양적 연구처럼 표본으로 대표되는 모집단에 관심을 갖는 것과 달리 연구자와 연구대상자 한 명 한 명의 특성에 관심을 갖는다. 또 연구 과정 중 연구 내용의 장·단점을 파악해 수정·적용할 수 있으며 제한된 연구 결과의 원인과 과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적 프로그램의 만족도 및 효과의 평균이 프로그램 실시 사전보다 사후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면 이는 양적 연구의 형태라 할 수 있다. 한편 프로그램의 만족도 및 효과의 평균이 높아진 학생과 낮아진 학생에게 각각 그 원인과 이유를 살펴보면서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는 질적 연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질적 연구로 현장연구 보고서 쓰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질적 연구는 교사와 학생의 대화 내용(심층 면담), 수업 일지, 수업 관찰 일지, 질문지, 활동지 등으로 자료 수집이 이뤄지며 수집된 자료들의 공통점을 추려내고 범주화해 분석한다. 분석된 내용은 언어적 형태로 작성되는데 그 이유는 자연적인 상황에서 과정상의 자료를 가장 잘 제시하는 형태가 언어이기 때문이다. 자료 분석을 통해 연구 초기에 가졌던 잠정적 결론이 수정될 수 있으며 구성원 간 검토와 다각도 분석법 등을 통해 연구의 진실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만의 교육 철학 확립하기 현장연구의 중요한 목표중 하나는 교사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확립하게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연구를 준비하는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이나 프로그램 등을 편하게 진행하는 형식으로 현장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렇게 현장연구는 진행하는 동안 연구와 교육의 순환적 과정을 통해 자기성찰이 이뤄지면서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확립할 수 있게 해 준다. 끝으로, 교사의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열정을 바탕으로 하는 현장연구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창의성을 신장할 수 있는 참다운 교육의 열매가 열리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충북교총(회장 김진균)은 10일 ‘제38회 스승의 날 기념식 및 제68회 교육공로자 표창식’을 마리앙스웨딩컨벤션에서 개최했다. 충북교육청 후원으로 진행된 이날 기념식에서는 김미중 서원유치원 원감 외 203명에 충북교총회장표창이, 김보현 부용초 교감 외 238명에 충북교육감표창이 주어졌다. 또 박준영 미원초 교장 외 12명에 충북교총특별공로상을, 조항숙 주중초 교장 외 1명에 한국교총특별공로상을 수여했다. 이밖에도 교육발전에 헌신한 개인 및 단체에 수여하는 독지상에는 차태환 (주)아이앤에스 대표가 선정돼 한국교총회장상을 받았고 이춘식 청주청원경찰서 경위와 남덕우 (주)대영자동차운전전문학원 원장은 충북교총 독지상 표창을 받았다. 김진균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오늘 수상자 선생님들이 걸어온 ‘스승의 길’은 세상 어떤 길보다 보람차고 거룩한 길”이라며 “축하와 함께 교육현장의 어려운 문제 해결에 지혜를 모으자”고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충북도교육청 관계자, 충북도의회 의원, 시군교육지원청 교육장, 수상교원과 가족, 사회단체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포캔몽고(4Can夢Go)’ 프로그램 개발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진로역량 집중 직업…‘수단’ 아닌 ‘가치’에 의미 둬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안에서 답을 찾았는데 밖에서 문제를 못 풀 리 없고, 안이 단단하다면 밖이 흔들릴 리 없고, 안이 새로워졌는데 밖이 그대로일 리 없다. 세상 모든 새로움은 안에서 시작된다.” 한 반도체 기업의 광고 문구다. 이 광고는 내실을 충분히 다지면 그것이 언젠가는 밖으로 드러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진로역량 프로젝트 포캔몽고(4Can夢Go)로 미래 준비하기’ 연구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이재안 서울문덕초 교사는 내실을 다지는 ‘역량 키우기’ 진로교육에 주목했다. 그는 “학생들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모든 것을 물질만능주의로 생각하는 등 정보와 변화의 홍수 속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연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일과 직업을 단순히 삶의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평생 직업 및 삶의 가치 있는 꿈으로 연계한 것이 우수하고 일반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교사의 연구는 4가지 진로역량 활동(Can)을 통해 자신의 꿈(夢)을 향해 나아가는 구성이다. 4Can은 나우리 존중하기(Can Respect), 열린 마음 갖기(Can Open), 미래 탐색하기(Can Explore), 미래 설계하기(Can Design)로 단계별로 교과와 연계된 9가지 활동을 실시했다. 단계별 대표 활동을 소개하면 1단계 나우리 존중하기에서는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미래로 향하는 ‘인생 나이테’를 그려보면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했다. 2단계 ‘학교 안 투명인간은 없다’ 활동에서는 청소아줌마나 주무관 등을 인터뷰하면서 학교에는 선생님 외에도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3단계 ‘나의 랜선라이프’에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원하는 콘텐츠를 찍고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다채로운 진로체험의 기회를 가졌다. 4단계 ‘꿈트폴리오’에서는 꿈에 대한 활동을 책으로 엮어 미래 설계에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수의사’, ‘과학자’와 같은 직업을 이야기 한다”며 “직업이 꿈이 되면 나중에 꿈을 이뤘느냐 못 이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나뉘고, 실패한 아이들의 가능성은 닫히게 된다”고 말했다. 꿈이란 인생 전체를 통해 이뤄 나가는 것이라는 개념을 세워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꿈은 ‘수단’이 아니라 ‘가치’로 범위가 더 넓어졌다. 예를 들어 ‘수의사’가 꿈이었던 학생은 ‘동물이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새로운 꿈으로 정했고, ‘태권도 선수’가 꿈이었던 학생은 ‘모든 나라가 태권도를 알게 하기’를 목표로 삼았다. 꿈에 대한 개념이 가치 위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연구 결과 진로인식검사의 경우 T점수가 프로그램 실행 전보다 평균 약 6%가 상승했다. 질적 검증에 대해 이 교사는 “학생들과 면담을 해보니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 중 몇 명은 신장된 역량을 바탕으로 자신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방법을 알아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세상의 기준으로 자신을 맞추다 보면 결국 변화에 끌려가는 사람이 됩니다. 내실을 다져 안에서부터 새로움이 시작돼야 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캔몽고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숨어있는 진로역량의 씨앗을 찾아 싹틔우게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발표하는 내내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선보일 땐 “우리 아이들 정말 예쁘지 않나요?”라는 말과 함께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제63회 전국현장교육연구 발표대회에서 대통령상을 거머쥔 김지영 경기 효행초병설유치원 교사 이야기다. 지난 1년간 만 3세 유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어울더울 협동놀이를 통한 동GO동樂 프로그램으로 유아의 친사회적 행동 신장(이하 어울더울 프로그램)’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김 교사는 지난해 처음 만 3세반을 맡아 유아들의 놀이 행태를 보고 당황했다. 친구의 놀잇감을 빼앗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친구를 할퀴는 등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는 “배려와 나눔이 어려운 3세 유아의 발달특성을 감안해도 총체적 난국이었다”면서 “다른 유치원의 같은 연령 학급을 맡은 교사들과 고민을 나누다보니, 외동으로 자라 혼자가 익숙한 요즘 유아들의 보편적인 문제 행동임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울더울 프로그램은 신체, 게임, 요리, 미술 등 다양한 형태의 활동으로 구성된 통합 협동놀이다. 만 3세 반 친구(단짝)들이 함께하는 협동놀이를 ‘단짝 어울놀이’, 만 4·5세 형님(띠앗)들과 함께하는 협동놀이를 ‘띠앗 더울놀이’로 이름 붙였다. 유아가 상황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고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친사회적 행동(지도성·도움 주기·의사소통·주도적 배려·접근 시도·나누기·감정이입 및 조절)을 발달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만 3세 유아의 발달 수준과 흥미를 고려해 또래와의 놀이를 통한 협동을 ‘경험’하는 데 의의를 뒀다. 김 교사가 구안한 놀이는 총 40가지다. ‘신문지 비 놀이’와 ‘협동 글자 놀이’가 대표적. 신문지 비 놀이는 신문지를 찢어 붙이면서 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하고, 신문지 비 사이를 지나가는 활동이다. 키가 큰 아이는 작은 아이를 도와 신문지를 붙이고, 붙일 위치를 살피면서 도움을 주고받는다. 김 교사는 “누군가와 함께 우산을 써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신문지 비에 맞지 않으려면 보폭을 맞추고 상호작용 해야 한다는 걸 배운다”면서 “실제로 비가 오던 날, 우산을 함께 쓴 친구가 비에 맞을까봐 배려하는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났다”고 귀띔했다. 협동 글자 놀이는 만 4·5세 유아들과 협동 글자 쓰기 도구를 활용해 글자를 써보는 활동이다. 펜이나 붓에 여러 갈래 줄을 달아 하나씩 잡고 힘을 조절해야 글자를 완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혼자 글자를 쓸 때와 함께 할 때의 장·단점을 배운다. 협동놀이의 효과는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통해 고스란히 나타났다.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협동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물었다. 다 같이 이불을 개는 사진을 보고선 “이불 정리하는 방법을 잘 몰랐는데 친구들이 와서 도와줘서 잘 정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말했고, 흔들의자를 함께 타는 사진을 보곤 “저도 흔들의자 타고 싶었는데 친구가 타고 있었어요. 기다리는데 친구가 같이 타자고 이야기 해줘서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느낌을 말했다. 김 교사는 “나를 위한 수업인지, 아이들을 위한 수업인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는데, 프로그램을 소개할 기회까지 주어져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협동놀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서 동료 선생님들에게 함께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형제, 자매 없는 아이들에게 함께 하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다고요. 다들 흔쾌히 승낙했죠. 활동을 진행하기 1~2주 전에 사전 협의를 하고, 활동 후에는 아이들의 반응을 공유했어요. 수상 소식을 전했더니, ‘집단 지성의 힘’을 보여줬다며 내 일처럼 기뻐해줬습니다.” 김 교사의 협동놀이 프로그램은 올해 만 3세반 유아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인근 유치원에서도 벤치마킹해 활용하고 있다. 최고상 심사위원들은 “만 3세 유아의 발달 수준과 흥미를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안, 현장 적용한 연구”라며 “만 3세 유아 교육 현장에 일반화가 가능한 우수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교권 침해, 공교육 붕괴… 팍팍해진 교단에서도 교원들의 제자 사랑은 한결 같았다. 선생님이 되길 잘했다, 생각하는 순간도 제자들의 인정을 받을 때라고 답했다. 한국교총은 제38회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달 29일부터 5월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5493명을 대상으로 교원 인식 설문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1.32%포인트)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교원들은 교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으로 ‘제자들이 잘 따르고 인정해 줄 때(51.5%)’를 꼽았다. ‘제자들이 그 자체로 예쁘고 사랑스러울 때(35.6%)’, ‘제자들이 성장하고 목표를 성취할 때(34%)’가 뒤를 이었다. 교원들이 추구하는 교사상(敎師像)에도 제자와의 관계를 중요시 하는 인식이 반영됐다. ‘선생님이 가장 되고 싶은 이 시대 교사상’을 묻는 항목에 전체 응답자의 69.9%가 ‘학생을 믿어주고 잘 소통하는 선생님’이라고 대답했다. ‘학생을 진정 사랑하는 선생님(40.7%)’, ‘학생의 강점을 찾아내 진로지도 하는 선생님(25.1%)’을 지향한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제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는 ‘널 믿어, 넌 할 수 있어(36.4%)’, ‘사랑한다(29.3%)’를 꼽았다. 제자들에게 듣고 싶은 말은 전체 응답자의 49.5%가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교원들이 체감하는 학교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특히 교원들의 사기가 최근 10년 동안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진행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답한 비율이 55.3%로 나타났고, 2010년 63.4%, 2012년에는 81%까지 높아졌다. 2015년 75%로 소폭 낮아졌지만 올해 87.4%로, 10년 전보다 32.1%포인트나 높았다. 교원들의 사기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학부모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들었다.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5.5%가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라고 답했다. ‘문제행동·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라고 답변한 응답자도 48.8%나 됐다. ‘교육계를 매도·불신하는 여론·시선(36.4%)’과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잡무(32%)’도 교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었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65.6%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교권 하락과 교원들의 사기 저하로 인한 문제는 고스란히 학교 현장과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원들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은 것은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50.8%)’였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보직 기피 현상과 맞닿아있는 부분이다.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22.9%)’와 ‘헌신·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13.2%)’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인식했다. 최근 교원 명예퇴직자가 증가한 이유도 전체 응답자의 89.4%가 ‘학생 생활지도 붕괴 등 교권 추락’이라고 답했다. ‘학부모 등의 민원 증가에 따른 고충’이라고 답한 교원도 73%였다. 교원들은 교육 현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교권 회복에서 찾았다.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9.3%가 ‘교원의 교권 확립’이라고 답했다. ‘사회적 요구에 따른 무분별한 학교 역할 부과 차단(48.4%)’, ‘정치·이념에 따른 잦은 정책 변경 지양(23.3%)’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총은 “교원들의 사기 저하가 역대 최고로 나타난 점도 문제지만, 학생 생활지도 등에 대한 냉소주의가 만연한 것이 더욱 문제"라며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모바일로 진행됐다. 한편 교총은 오늘(13일)부터 일주일을 ‘제67회 교육주간’으로 정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올해 주제는 ‘학생에게 사랑을, 선생님께 존경을, 학교에 신뢰를, 스쿨리뉴얼(School Renewal)!’이다. 선생님의 열정과 열의를 되살리고 학생에게는 희망과 꿈을 주며, 학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만들자는 의미다. 교육 주체가 뜻을 모아 본분에 충실할 때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고 우리 교육이 발전할 수 있다는 의지를 담았다. 스승의 날인 15일에는 서울 교총회관 다산홀에서 ‘제38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언론과 교육당국의 무리한 의혹 제기에 억울한 피해를 본 숭의초등학교 사건 관련 교원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법원과 경찰에 이어 검찰까지 학교폭력 은폐는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줘 해당 교원들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고발당한 교장, 교감과 교사 두 명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결정하고 1일 학교 측에 결과를 통보했다. 이 사건은 2017년 한 방송사가 숭의초에서 재벌 회장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라는 이유로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보도 후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가 있었다. 교육청은 “재벌 손자인 특정 학생을 위해 고의로 학폭 사안을 은폐·축소했다”며 교장, 교감, 담당 부장의 해임과 담임교사의 정직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요구하고, 이들 교원 4명을 업무방해와 학교폭력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다행히 학교법인 측이 징계 처분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징계요구 처분 최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교육청의 경찰 고발로 해당 교원 4명은 직위해제될 수밖에 없었다. 3개월이 넘는 직위해제 기간 동안 당사자들은 정신적, 경제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이후에도 교장·교감은 여론의 부담 때문에 직위를 내려놓고 평교사로 근무해야 했다. 먼저 교원들의 무죄를 밝힌 것은 경찰이었다. 사건을 조사한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해 2월 "학폭 은폐·축소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법원도 지난해 12월 14일 징계요구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은 교육감이 부담하라는 취지의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교육청은 승소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항소를 포기했다. 이어 올해 검찰까지 불기소 처분해 교원들의 무혐의가 확실히 입증됐다. 불기소결정서에 따르면 검찰은 핵심 쟁점인 재벌 손자의 가해사실 은폐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 해당 방송사와 교육청의 주장과는 달리 해당 학생은 ‘이불 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아니었다. 교육청은 감사에서도 여러 목격자가 해당 학생이 폭행 자리에 없었던 것을 증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했던 것이다. ‘재벌 손자’라는 자극적 워딩에 ‘답정너’ 감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검찰은 그 외에도 분실된 진술서가 단편적 답변에 그쳤고, 해당 학생의 가담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 대한 진술서도 아니었고, 진술서보다 상세한 조사가 수차례 이뤄져 핵심 증거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학폭위 개최 지연도 학교 측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피해학생 어머니가 두 차례 개최연기 요구서를 제출해 이뤄졌다. 회의록 공개 역시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었다. 숭의학원 측은 “지난 2년 동안 교사들이 심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면서 “경찰의 수사 결과와 법원의 확정판결에 이어 검찰의 무혐의 결정으로 숭의초의 실추된 명예가 일부나마 회복된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사건의 진실과는 별도로 아이들의 교육 현장에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 숭의초는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 사건을 거울삼아 아이들이 보다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숭의학원 측은 선정적인 제목으로 사건을 보도한 방송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법원과 검찰이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사안 처리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징계 수위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성기선)은 10일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에서 ‘미세먼지 환경 극복을 위한 체육교육 방안’을 주제로 체육교육과 보건학 관련 학자,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전문가, 교육전문직과 교사가 참여하는 학술대회를 한국체육교육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최근 단위학교 체육교육 현장에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체육교육 방안의 모색을 위해 기획됐다. 김인홍 동국대 교수와 김갑철 서울보라매초 교장이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한 문제인식을 발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교수·학습방법과 정책적 아이디어의 제안은 김승기 세종시교육청 장학사, 김상목 세종도원초 교사, 이승만 서울 금호고 교사, 권설아 충북대학교 연구원 등이 발표한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세번째)이 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대학서열 해소 어떻게 하나?'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빈부격차 심화로 인한 불평등과 불균형 심화,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경제적 위기, 기존 직업 변화로 실업률 증가, 인간성 상실 등 많은 위기가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회생활을 할 수 없기에 행복한 삶을 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혁신학교는 학생을 중심으로 한 학교 교육개혁을 추진하였기 때문에 교육공동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교사, 학부모가 상대적으로 소외당할 수 있다. 즉,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 학부모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 한편 뇌과학 관점에서의 인성을 정의하면 ‘두뇌의 습관화된 정보 작용의 결과’로 볼 수 있기에 어떠한 가치관을 형성해서 정보를 선택하고 반복 연습하느냐에 따라 인성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뇌과학적인 인성교육에서 바라볼 때, 두뇌 발달 단계 및 특징을 고려한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뇌활용 행복교육은 기존의 인지 중심의 인성교육과는 달리 행복한 두뇌를 만들기 위해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을 실천함으로써 학생들의 몸 건강은 물론, 마음이 행복한 아이들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에 학생들의 지식 위주의 인지교육보다는 감성 위주의 체험교육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존의 직업이 80% 이상 사라지고,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직업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는 사회에 잘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 문제해결 능력, 실패와 좌절에도 이겨낼 수 있는 회복탄력성,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뇌활용 행복교육은 교사-학생, 학생-학생, 교사-학부모, 학부모-학생 간의 관계를 개선하고 교원, 학생,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교육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 학생들 두뇌 특성 및 성향을 고려한 진로, 인성, 학습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개별 맞춤형 학생 교육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뇌활용 행복교육은 뇌과학적 메카니즘에 근거하여 인간 뇌의 본질적 가치를 자각하고 뇌를 잘 활용함으로써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문화를 추구하는 교육 철학, 원리, 방법이다. 뇌활용 행복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서조절 능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정서조절을 잘하기 위해서는 뇌체조, 호흡, 명상, 맨발걷기 등 다양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내가 선택의 주체이고 선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은 경쟁을 통한 자신감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있다. 본질적인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이러한 자신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푸쉬업(Push-up), 한계 극복 및 도전 프로젝트를 통해서 본질적인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크고 가치 있는 꿈과 비전을 세워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 ‘홍익정신’이라는 철학이 있듯이 나의 가치를 알고 자기계발은 물론, 남을 위해 이타적인 삶을 사는 가치관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하루빨리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협력하여 뇌활용 행복교육을 실천함으로써 뇌친화적 환경을 구축하고 공동체 문화를 형성한 뇌활용 행복학교가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한국교총이 인사혁신처 산하 공무원보수위원회(이하 보수위)에 교총 추천 인사 참여를 요구했다. 인사혁신처는 올해 1월 정부와 3개 공무원노조가 합의한 사항에 따라 공무원 보수정책 수립과 처우개선 등을 심의하기 위한 보수위를 구성했다. 문제는 보수위 위원 15명 중 교원은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교총은 7일 보수위원회의 교원 배제에 대한 입장을 내고 교원 대표 참여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건의서를 통해 교총은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보수를 적용받는 공무원 중 국‧공립교원만 40만 명에 달하고, 이를 준용하는 사립교원까지 포함하면 58만 6000여 명에 이른다”며 “적용 대상의 과반인 교원을 원천 배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보수위의 대표성에도 심각한 결함을 내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원이 배제된 보수‧복무 등 인사정책 추진으로 각종 수당이 계속 동결되는 등 교직의 특수성이 도외시되고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며 “공무원 보수체계 개편 논의에서 교원이 지속적으로 배제되면서 타 공무원에 비해 보수가 삭감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교사 초임호봉과 최고호봉이 일반직 공무원과 비교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게 교총의 설명이다. 또 “교육공무원은 교장 3%, 교감 3.1% 등 관리직 정원이 타 직군에 비해 지극히 낮아 사실상 승진이 제한돼 있고, 1999년 교원 정년 단축 이후 호봉표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인 생애소득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런 실태를 근거로 “법령에 근거한 최대 교원단체이자 교섭·협의권을 갖고 있는 교총 추천인사를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시켜 공무원 보수 개편 과정의 대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족주의적 사회교육 경향 대표하는 소년운동 지도자 ‘어린이’ 용어 처음 사용…색동회 조직하고 잡지 창간 매체 중심의 교육 중시…“신문‧잡지가 교재로 더 적합” 식민지 제도교육 대체하는 대안적, 공공적 교육 전개 한국에서 진보주의 교육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갈 때 방정환(1899-1931)을 빼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방정환은 뛰어난 교육자였지만 교육학 분야에서는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이는 그의 활동이 제도교육보다는 언론 계몽 활동이나 소년운동 형태로 주로 전개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협의의 제도교육에 제한해 본다면 그에게 교육은 주된 관심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지만, 보다 포괄적으로 정의할 경우 그의 활동은 대부분 교육적인 것으로 간주 될 수 있다. 방정환의 방대한 저작은 식민지 시기 교육사에 대한 중요한 자료들을 제공해주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스스로가 아동·청년에 대한 사회교육자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어린이날을 선포하고 수많은 동시와 동화를 남긴 아동문예 운동가이기도 했지만, 천도교 계열에서 편찬한 어린이, 학생, 신여성 등 여러 매체에 등장하는 그의 산문들을 보면 교육 사상가로서의 방정환을 조명해볼 수 있다. 산문을 통해 전해지는 그의 교육론은 아동문학자이자 소년운동 지도자로서의 위상과 함께 당시 교육현실을 비판적으로 조망하고 개혁하려는 공적 지식인의 면모를 드러낸다. 어린이가 인내천의 사도(使徒)라는 ‘동심천사주의’와 일본 도요대학 유학 경험에서 발전된 아동 문예운동과 천도교 사회주의 관점으로 그의 교육론에는 동학적 요소, 신교육운동적 요소, 민족주의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있다. 암울한 시대를 짧게 살다간 활동가였지만 수많은 글들을 남겼으며, 그 글들 속에는 당시 교육에 대한 다양한 비평들과 아동 및 청년교육에 대한 애정 어린 기대가 녹아 있다. 방정환은 33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살다 갔지만 한국 문화사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1899년 11월 9일 서울 당주동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조부는 상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버지는 동학운동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을 유복했으나 아홉 살에 집안의 사업 실패로 궁핍한 생활이 시작됐다. 어린 시절 경험한 가난은 방정환의 사회의식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보성소학교, 매동보통학교를 거쳐 미동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선린상업학교에 진학했지만 중퇴했다. 토지조사국에서 지적대장을 옮겨 적는 임시직 사자생으로 일하다가 천도교도로서 의암 손병희 선생에게 소개돼 19살에 그의 셋째 사위가 됐다. 결혼 후 보성전문학교 법과(보성법률상업학교)에 다니던 중 3‧1운동이 일어나 독립신문을 인쇄하는 활동을 하다가 경찰서에 구금돼 고문을 받기도 했다. 1920년 일본 동경 유학을 떠나 도요대학에서 문화학을 공부하고 1923년에 귀국(청강생으로 재학, 1921~22)하기까지 아동문학과 사회주의사상을 접했다. 1920년대 초 방정환은 천도교청년회 사업을 하면서 소년부를 만드는 등 소년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미 동경 유학을 가기 전부터 ‘어린이’라는 용어를 처음 쓰기 시작했던 그는 동경에서 ‘개벽’지의 특파원을 맡으며 색동회라는 조직을 결성하고 소년운동의 중심이 된 ‘어린이’ 잡지를 창간하기에 이른다. 방정환에게 매체운동을 통한 소년운동은 독립운동이자 민족운동이었다. 1923년 5월 1일에는 천도교, 불교 등 소년회가 연합한 조선소년운동협회가 주최하고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이 후원한 ‘어린이날’ 행사가 개최됐다. 이는 1922년 5월 1일 천도교소년회 주도로 이뤄졌던 행사가 확대된 것이다. 당시 동아일보(1923. 5. 1)에 따르면 어린이날은 ‘조선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에게도 사람의 권리를 주는 동시에 사람대우를 하자고 외치는 날’ 이었다. 방정환의 교육론은 아동중심 교육론, 실생활중심 사회교육론, 민족주의 교육론 등으로 집약될 수 있다. 방정환의 교육관은 철저하게 아동·청년에 대한 애정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에 의하면 어린 사람의 세계는 ‘어른의 세상과는 전혀 딴판인 조금도 같지 않고 딴판인 세상 하나가 따로’(천도교와 유소년 문제, 신인간, 1928.1) 있는 것이다.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가르침은 성인이 교화의 주체가 되기보다 항상 새로워지도록 노력하며 오히려 젊은 세대로부터 배울 수 있는 자세였다. ‘낡고 묵은 것으로 새것을 누르지 말자!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누르지 말자’(아동문제 강연자료, 학생, 1930.7)라는 아동관은 어린이가 ‘산한울’이라는 그의 철학에 기초하고 있다. 그는 아동의 얼굴 안에서 ‘우리가 전부터 생각해오던 한우님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았고 ‘부처보다도 예수보다도 한울 뜻 고대로의 산 한우님’(어린이 찬미, 신여성, 1924.6)이라며 아동을 예찬했다. 방정환 교육론의 목표는 ‘조선의 소년 소녀 단 한 사람이라도 빼지 말고 한결같이 좋은 인물이 되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는 한편으로는 모두가 함께 맞이할 ‘우리의 장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봤다.(사랑하는 동무 어린이 독자 여러분께, 어린이, 3권 9호, 1925.9) 방정환은 당시 진학을 위한 교육열이 높아지고 있지만 식민지 하에서 취업이 어려운 상황,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으로 원기가 없는 청년 학생의 모습을 안타깝게 여겼다. 이들에게 삶의 기술을 제공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공허한 지식교육 대신 실생활을 준비시키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 방편으로 매체 중심의 사회교육을 중시했다. 이때 실생활교육이란 단순한 실용성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안목과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방정환은 당시 학교 현실은 대다수의 학생에게 이런 능력을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진학이나 취업에 성공하는 선택된 소수를 위해 많은 학생이 ‘남의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진급또 신입하는 학생들께, 학생, 1930.3) 따라서 그는 남의 공부 대신 실생활에 대처할 수 있는 자기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는 실생활과 관계가 적은 문자만 골라 모은 판에 박힌 학교의 교과서보다 실사회에서 직접 일어난 것들을 다루는 신문과 잡지가 교재로 더 적합하다고 봤다. 방정환은 신문·잡지만 공부하면 인생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골고루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2년만 계속하면 몇 년간 중등교육을 받은 학생보다 훨씬 뛰어난 지식을 가진 훌륭하고 유용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가 생각하는 ‘실제의 삶’은 매우 치열한 것이었다. 그는 학생들이 식민지에서 ‘무수히 짓밟히고 학대받는 생명’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봤고 이러한 현실을 통해 학교 교육보다 몇 백 배 더 유용한 산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편집인, 시골집에 가는 학생들에게-남겨 놓고 올 것, 배워 가지고 올 것, 신여성, 1924. 7) 그는 당시 가정이나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며, 청소년 운동단체와 같은 사회교육 기관의 역할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 방정환은 조선의 소년운동을 방해하는 두 개의 축이 있다고 하면서 하나는 낡은 인습에 젖은 부형들이며, 다른 하나는 준일본인을 만들려고 하는 총독부의 교육방침이라고 지적했다.(세의 신사 제현과 자제를 둔 부형에게 고함, 어린이 창간호 선전문, 개벽, 1923. 3) 실제로 많은 공립학교들에서 소년회에 가면 퇴학시킨다거나 어린이 잡지를 읽으면 벌을 준다고 학생들을 위협했을 만큼 어린이·청소년 매체 운동의 영향력은 컸다. 아동에 대한 활동은 나아가서는 성인에 대한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매개라고 본 것이다.(새로 개척되는 동화에 관하여-특히 소년 이외의 일반 큰 이에게, 개벽, 1923. 1) 방정환에게 청년 학생은 새 운명(미래)의 책임을 미리부터 지고 있는 존재로, 조선인의 명예를 위해 원기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조선 학생의 기질은 무엇인가. 학생, 1929. 5) 특히 그는 청년 학생이 원기를 회복하면 교원도 자극되고, 부형도 자극되고, 일반 사회도 자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새로 흥하는 패기가 삼천리 전체로 확산돼 모험과 지지 않으려는 기백이 그 속에서 샘 솟아날 것을 기대했다. 청년 학생은 민족 전체의 미래이기 때문이었다. 방정환에게 비친 식민지 총독부 제도교육은 조선 청년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하고, 특히 실생활에서 주체적 사회인으로 살아 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하지 못하는 취약한 교육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의 관심은 신문·잡지 교육이나 대중적 강좌 등을 통해 산지식과 산교훈을 제공하는 (사회)교육에 있었다. 그가 관여한 매체 중심의 활동은 그 자체가 식민지 제도교육을 대체하는 대안적이고 공공적 교육활동(public pedagogy) 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방정환의 교육사상은 토착적인 동학사상을 출발점으로 하면서, 당시의 세계적 흐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유주의적 신교육운동의 영향을 받고 있었고, 식민지 제도교육의 확대 강화에 대응하는 민족주의적 사회교육의 경향을 대표하고 있었다. 방정환 사상이 지닌 이러한 특수성과 보편성은 교육사적으로 독보적인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해방 이전 우리 교육사에 나타난 진보주의적 교육 실천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01 1994년이니까 벌써 25년 전의 일이다. 가수 임종환이 레게(Reggae)풍의 노래, ‘그냥 걸었어’를 발표하여 대중음악계에 큰 주목을 받았다. 매우 특이한 노래 형식을 구사하여,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이 노래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비 오는 날이면 라디오 방송의 DJ들은 어김없이 이 노래를 틀어주곤 했다. 나로서는 이 노래에 따라붙는 대화체의 가사가 재미있었다. 이 노래의 의미 구조는 소박하다. 주인공 남자는 빗길을 걸으면서,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그녀는 남자가 일찍이 좋아했던 존재, 그러나 지금은 멀어져 있는 사람, 그래서 남자는 안타깝고, 아쉽다. 무의식 안에서도 그녀가 그립다. 노래가 시작되면, 전주와 더불어 전화를 받는 그녀의 전화음 목소리 “여보세요”가 나온다. 가라앉은 듯한 저음의 차분한 목소리이다. 이어서 주인공 남자가 전화 속 그녀에게 노래로 말을 한다. 노래는, 전화음으로 된 ‘그녀의 짧은 물음’과, 그 물음에 답하는 남자의 말로 이어진다. 노래 가사의 일부를 소개한다. ( ) 안의 말은 전화음으로 나오는 그녀의 목소리이다. (여보세요?) 처음엔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해서/ 오랜만에 빗속을 걸으니 옛 생각도 나대.// 울적해 노래도 불렀어. 저절로 눈물이 흐르데./너도 내 모습을 보았다면 바보라고 했을거야.// (전화 왜 했어?) 정말이야 처음엔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정말이야, 거짓말이 아냐.// (거기 어디야?) 미안해 너희 집 앞이야. 난 너를 사랑해 우-우우 (비 많이 맞았지?) 우우 나 그냥 갈까. (잠깐만 기다려 나갈게) 02 노래의 제목은 ‘그냥 걸었어’이다. 남자는 그녀가 무어라 묻든 ‘그냥 걸었어.’라 말한다. ‘걸었어’에는 두 가지 뜻이 다 들어 있다. ‘별생각 없이 전화를 걸었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고, ‘그녀의 집까지 무작정 걸었다’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다. 노래 가사는 이런 중의적 표현이 더 울림이 클 수 있다. 문제는 ‘그냥’이란 말이다. 왜 그냥 걸었단 말인가. ‘그냥’을 사전에서 찾으면, 세 가지의 뜻풀이가 나온다. 첫째는 ‘아무런 변화 없는’, 둘째는 ‘줄곧’, 셋째는 ‘아무런 조건이나 까닭 없이’ 등으로 풀이되어 있다. ‘그냥 걸었어’를 사전 뜻대로 적용해 보면, ‘아무런 변화 없이 걸었어’의 뜻이 되거나, ‘별 까닭 없이 걸었어’가 되거나, ‘그대로 줄곧 걸었어’의 뜻이 될 뿐이다. 이렇게만 풀이했을 때 노래의 깊은 맛이 우러나는가? 아니다. 맹탕의 맛이다. 사전적 풀이로는 가닿을 수 없는 심층의 의미가 ‘그냥’이란 말에 숨겨져 있다. ‘그냥’이란 말의 심층 의미는 한국인의 심리 정서 원형에서 살아 움직인다. 말은 사전적 의미와 더불어서 그것을 사용하는 문화적 맥락에서 깊은 맛이 우러난다. ‘그냥’이란 말에 숨어 있는 심리와 정서와 태도는 어떤 것인가. 혹시 애써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그 마음을 더 꼭꼭 숨기어 감추려는 심리가 개입하지는 않았을까. 그럴 때 ‘그냥’이란 말이 얼마나 좋은 은폐 막이 되어서, 우리 내면의 부끄러움 따위를 숨겨주는 역할을 하는지 느껴 보았으리라. ‘그냥’이란 말은 그 지시하는 바 의미가 모호하다. 그래서 ‘그냥’이란 말에 내 부끄러움이 숨어 있기가 편하다. ‘그냥’이란 말의 의미 작용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주인공 남자는 자기 마음을 오로지 숨기기 위해서 ‘그냥’이라고 말하는 건가. 아닐 것이다. 그녀를 향한 그리움을 그녀가 알아차려 주기를 바라는 심리 또한 ‘그냥’이란 말에 묻어 있다. ‘그냥 걸었어’를 반복해서 말하는 행위 자체에 ‘그녀에게 다가서고 싶은 소망’이 들어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지 못할 뿐이다. 그 주춤거리는 소망이 ‘그냥’이란 말에 서식한다. 한국인이 사용하는 ‘그냥’이란 말에 담긴 감정의 무늬가 얼마나 복잡 섬세한지를 알겠다. 03 한국 사람들 대화에서 이런 장면은 흔하다. 무어라고 물었는데, 그 대답이란 것이 모호하다. “박선생을 좋아하시는 거지요?”라고 물었는데, “글쎄요”라고 답을 한다. “요즘 무얼 하고 지내니?”하고 물었는데, “그냥요.”라고 대답한다. 딱히 내용 있는 답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답을 아니 하는 것도 아닌, 그런 답이,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이런 일을 겪는다면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라 할 것이다. 문화 인류학자인 강신표 교수는 30여 년 전에 벌써 한국인이 사용하는 ‘글쎄’라는 말에는 무려 30여 가지 이상의 의미가 숨어 있다고 했다.(한국문화연구, 1985) ‘글쎄’가 그러한 만큼 ‘그냥’이란 말도, 그 의미의 숨은 층위가 깊고도 다양하다. 논리로는 잘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하기 그지없는 한국인의 심리나 정서를 안으로 품고 있는 대표적인 말들이다. 사전이 밝혀 놓은 뜻 이외에도 다양한 의미 변이를 해 온 말들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변이되고 확장되는 의미를 그 말의 ‘문화적 의미’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말이 종전에 쓰이던 뜻에서 변이되어 그것이 공동체 안에서 새롭게 널리 공유되면, 그 말은 문화적으로 의미가 확장된 것이다. ‘그냥’은 원래는 아무런 의도나 목적이 없는, 자연스러운 상태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을 실제로 사용하는 심리 맥락에서 보면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그냥 걸었어’라는 노래 가사에서 ‘그냥’은 문자 그대로의 ‘그냥’이 아니다. 그냥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그 어떤 상태보다도 감정적으로 고조되어 있고, 그 마음에는 어떤 의도가 배어 있다. 그 어떤 심리보다도 민감해 있다. 또 자아 내면을 숨기는 듯 드러내는 언어적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 이게 어디 아무 목적이나 까닭 없이, 있는 그대로의 ‘그냥’을 노래한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 노래에서의 ‘그냥’은 한국인들만이 알 수 있는 심리와 소통 문화를 담고 있다. 또 이 노래를 즐기는 대중들도 ‘그냥’이란 말에서 그런 심리와 상황을 즐겁게 누리고 공유한다. 그래서 이 노래는 들을수록 마치 내 마음 같고, 그래서 따라 부르고 싶은 것이다. 04 ‘그냥’이란 말에는 묘한 마력이 있다. 밋밋한 듯하지만, 모종의 의연함 같은 것이 비치기도 한다. ‘그냥’을 나의 지혜 안에서 ‘나의 언어’로 태어나게 할 때, 더욱 그렇다. 사실 모든 언어는 나의 경험과 의지 안에서 ‘나의 언어’가 될 때, 새로운 힘을 가진다. ‘그냥’을 나의 주관적 언어로 만날 수 있는 지혜를 키워 보자. ‘그냥’을 ‘자기 다스림의 언어’로 친숙하게 갈무리할 수 있도록 해 보자. 밖으로부터 가해지는 어떤 힘이 나를 끌어가려고 할 때, 나의 태도를 물어온다. 너는 어떻게 할 건데? 그때 ‘그냥’이라고 말해 보자. 내가 내 안을 향해서 말해 보자. 흔들리지 않는 자아를 만날지도 모른다. 현실의 어려움과 대결하며 나의 정체성이 도전받을 때, 급변하는 환경에 나의 적응력이 도전받을 때, 내가 내린 결심과 내가 세운 계획들이 다시 나를 강박할 때, ‘그냥’을 ‘자기 해방의 언어’로 삼아서 자유로운 나를 구축해 보자. 어떻게 살 것인가? 이런 물음 앞에 나의 자아를 떠올리며, ‘그냥’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냥’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자리에서 더욱 유연한 자유와 더욱 단단해지는 자아를 만날 수도 있으리라. ‘그냥’은 각자의 자기 성찰 안에서 진화하고 발달한다.
한국교총은 그동안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법률 즉, 「교원지위향상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 「아동복지법」,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의 개정을 위해 힘써왔다. 교사의 양보와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 교총은 이른바 ‘교권 3법’의 개정을 위해 국회 기자회견, 교육부에 의견 전달, 국회 앞 릴레이 시위, 입법청원 서명, 헌법재판소에 서한문 전달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 결과 「교원지위법」과 「아동복지법」은 개정되었고, 「학교폭력예방법」은 개정안이 교육위원회를 통과하여 법제사법위원회와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한국 사회에서 교권을 보호하자는 구호는 저 너머에 존재하는 이상이며,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교원과 학생, 학부모는 교권보호라는 총론에는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실제로 분쟁이 발생하여 논의하는 단계인 각론에서 교권은 가장 뒤로 밀리며, 종국에는 교사가 양보하고 희생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기에 교권보호는 학생·학부모·교사의 자발적인 노력이나 개인의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고,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교권 3법 개정을 크게 환영한다. ● 교원지위법 「교원지위법」은 2019년 3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서 정부로 이송되어 4월 16일 공포됐다. 개정된 「교원지위법」의 시행은 공포 6개월 후이므로 2019년 10월 17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교원지위법」의 핵심내용은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강화(학급교체, 전학 조치 등)와 교육감(교육부 장관)의 고발의무이다. 지금까지 교권침해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각호에 따라 ①학교 내의 봉사, ②사회봉사, ③특별교육이수, ④출석정지(1회 10일 이내, 연간 30일 이내), ⑤퇴학처분 등의 조치가 가능했다. 개정된 「교원지위법」은 ⑥학급교체, ⑦전학 조치가 추가되었고, 출석정지도 「학교폭력예방법」과 같이 기간 제한이 삭제되었다. 다만, 「학교폭력예방법」은 조치의 병과를 허용하여 전학과 출석정지를 함께 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교원지위법」은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여 병과는 할 수 없다. 그리고 보고를 받은 관할청(교육감 또는 교육부 장관)은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형사처벌 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할 것을 의무화 했다. 학생이 교권을 침해 하면 일반적으로 학교규칙(선도규정)에 의거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한다. 그런데 2013년 2월 5일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어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가 ‘학교교권보호위원회’로 바뀌면서 교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선도위원회를 개최해야 하는지,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해야 하는지, 개최 순서는 어떻게 되는지, 각 위원회의 기능은 어떻게 되는지 혼란이 있었다. 시·도별로 세부적인 내용은 차이가 있으나 학생 선도조치(징계)는 선도위원회가 하고, 피해교원 보호조치는 교권보호위원회가 하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그런데 「교원지위법」 개정으로 교권침해에 대해서만 기간 제한이 없는 출석정지·학급교체·전학이 신설되면서 교권침해 사안은 종전대로 선도위원회가 선도조치를 할지, 교권보호위원회가 선도조치를 할지 학칙으로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생징계는 중·고등학교에서는 흔히 있는 일로 중등에서는 선도위원회가 자주 개최된다. 그런데 초등학교는 학칙으로는 선도규정이 있으나 실제로 선도위원회를 거의 개최하지 않는다. 초등학교는 교권침해가 발생하더라도 학칙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학부모와 상담을 하여 적절히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초등학교도 교권침해가 발생하면 학칙에 따라 징계를 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제2항은 학생징계는 ‘사유의 경중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단계별로 적용하여 학생에게 개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습적인 교권침해 학생을 전학시키기 위해서는 사전에 교내 선도조치를 통해 단계적 처분을 해야 하고, 전학을 보내기 위해서는 학칙에 따른 징계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결국 초등학교도 학칙에 따른 징계가 일반화될 전망이다. 교권침해는 학생인권침해나 학교폭력 또는 학교안전사고로 인한 민원으로 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교에서 교권침해로 전학·학급교체 등의 조치를 하면 학생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행정심판·재심·소송 등의 불복절차로 나아갈 확률이 높다. 앞으로는 또 개정된 「교원지위법」에 따라 학교가 내린 처분에 대한 분쟁도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학교의 처분이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학급교체·전학과 같은 중징계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문제 학생을 학교에서 배제하는 수단으로 교권침해 강제전학을 사용한다면 소송 등의 불복절차를 거치면서 조치가 번복될 수 있고, 설령 학교가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학교도 상처를 입고 교육력을 소모할 것이다. 또한 교권침해 강제전학의 빈도가 높아진다면 문제 학생을 서로 주고받는 소위 폭탄돌리기 즉, 강제전학 남발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강제전학은 어느 학교든 교권침해 학생을 받아야 하므로 결국은 제로섬이다. 따라서 학교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 및 교권보호를 위해서 해당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만 전학과 같은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 아동복지법 기존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관련범죄로 벌금형과 같은 경미한 형사처분을 받아도 10년동안 학교에서 근무할 수 없다는 취업제한 규정이 있었다. 교총은 몇 년 전부터 해당 규정의 위헌성을 인지하고 법률 개정을 주장하였고,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가 해당 조항의 위헌을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다. 2018년 12월 11일 국회는 법률을 개정하여 아동학대관련범죄의 형을 선고할 때 법원이 취업제한 기간을 10년의 범위에서 결정하도록 하였다. 개정된 「아동복지법」은 2019년 6월 12일 시행되며, ▲시행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부칙에서 벌금은 1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은 3년, ▲3년 초과의 징역형 등이 확정된 사람은 5년의 취업제한 기간이 적용된다. 개정 전 일률적으로 10년간 취업제한을 부과하는 조항의 위헌성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국회·보건복지부·교육부는 국민 눈치를 보면서 나서지 않고 뒷짐만 졌다. 결국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후에야 법률이 개정되었다. 입법기관이나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헌법재판소에게 책임을 떠넘겨서 마지못해 한 것은 매우 아쉬우나 법률 개정으로 교사들의 권리를 조금이라도 찾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 학교폭력예방법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①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 ②경미한 학교폭력은 학교장에게 종결권 부여이며, 법률이 개정되면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 훈령)을 개정하여 1·2·3호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학교폭력 처리의 대원칙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였다. 교육적 해결을 위해 학교가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으면 언론과 관할청은 학교폭력 은폐·축소·화해종용으로 간주하였다. 학교폭력사안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재심→행정심판→소송 등의 절차를 거쳤고, 그 과정에서 교육이나 화해는 사라지고 불신과 처벌만 남게 되었다. 하지만 법률 개정으로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종전에는 잘못을 인정해 서면사과 처분이라도 받으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므로,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만약 가해학생으로 인정돼 처벌을 받으면 학교와 기나긴 법적 다툼을 시작하였다. 법률이 개정된다면 가해학생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 않는 경미한 조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종전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면 학교는 민원이나 행정적인 업무에 시달렸다. 실제로 자치위원회 이후에 재심·행정심판·소송이 제기되면 학교가 분쟁의 당사자가 되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법률이 개정되면 교육지원청이 법적 절차의 당사자가 되어 학교는 분쟁업무에서 한 발짝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법률이 개정되더라도 학교의 중재에 응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 입장을 고수하면 결국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되더라도 사안조사는 여전히 학교가 담당한다. 교육지원청은 관련학생 측의 주장이 상반되면 학교의 의견에 보다 비중을 두어 고려할 수밖에 없으므로 학교의 입장이 매우 중요해 진다. 학교는 교육지원청에 보내는 문서의 문구 하나도 신중하게 기재하여야 할 것이고, 관련학생 측은 서로 자기에게 유리하게 기재해달라고 학교를 압박할 것이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에서 학교의 사안조사보고서가 증거로 제출되면 해당 학생 측이 학교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교육지원청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된다면 교육적 기능은 퇴색하고, 재판·징계위원회로의 성격이 강해질 것이다. 변호사를 대동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참석하는 경우가 일반화될 것이며, 학교폭력의 특성상 일방이 변호사를 선임하면 다른 한쪽도 변호사를 선임하여 맞대응할 것이다. 교권 3법 개정으로 학교현장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며, 일시적인 혼란도 있을 수 있고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교육부·교육청은 법률 개정에 따른 세부 규정을 조속히 정비하고 학교현장에 안내하여 교권 3법이 학교현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권 3법의 개정이 학교의 행정적 편의와 부담경감, 책임회피를 위한 방향으로 운용되어서는 안 되고 교권회복을 통해 학생의 인권존중, 학생의 학습권 보장, 학교현장의 소모적이고 감정적인 분쟁 감소를 위한 방향으로 운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저는 최근에 교육학의 기반인 인간발달학과 심리학 공부에 푹 빠져 있습니다. 매우 재미있는 행복에 대한 연구 결과 몇 가지를 선생님들께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거북해진 5월을 맞이한 선생님들께서 이 글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즐거우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육체적 웰빙, 정신적 힐링 심리학에 ABC가 있더군요. 심리학은 1900년대 초에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행동(Behavior, 신체)에 대한 연구를 필두로 철학에서 과학 학문으로 이전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컴퓨터 개발과 더불어 인지(Cognition, 생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였습니다. 주관적이어서 과학에서 배제되었던 감정(Affect, 정서)은 겨우 2000년대 초에 뇌과학의 도움을 받아 심리학에 포함되었습니다. 드디어 행복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본격화된 것입니다. 우리는 육체적 웰빙을 거처 정신적 힐링을 추구하지만, 행복은 여전히 요원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과학적 이유가 있는 게 매우 신기합니다. 우리 뇌는 신경계를 통해서 초당 1천 100만개의 체감 정보를 접수하지만 겨우 50개 의식할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종류의 체감 정보를 의식하게 될까요? 몸이 정상적일 때는 구태여 의식할 필요가 전혀 없지만 배고프거나, 무덥거나, 공격을 당할 때는 인지해야 합니다. 불편함과 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감각은 부정성에 우선적으로 반응하도록 세팅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생각마저 부정에 치우쳐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 생각을 2만 5000번 내지 7만 5000번 한답니다. 흔한 표현 그대로 하루 평균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셈이니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요! 문제는 그 많은 생각 중에 70~80%가 부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좋은 생각은 곧바로 잊어도 되지만 부정적 생각은 해소될 때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공부를 잘하면 일단 마음이 놓이며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공부를 못하면 아이의 미래가 걱정이 되고 성적이 올라갈 때까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온종일 온갖 미해결 과제에 골몰하는 게지요. 결론적으로 인간은 불쌍하게도 부정적 감정에 매몰되게끔 편향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삶 자체가 괴로움(苦)이라 하는지도 모릅니다. 웰빙도 힐링도 다 찰나일 뿐 행복감을 지속시키기 어림없습니다. 행복의 비결, ABCD 모델 최근 연구에 의하면 행복이란 부정적 감정이 전무한 상태가 아니라고 합니다. 정말로 다행입니다. 만약 부정적 감정이 없어야 한다면 심한 스트레스로 가득 찬 세상에 살면서 행복하기란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행복의 비결은 부정적 감정보다 긍정적 감정을 더 많이 만나서 최소 1대3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랍니다. 강력한 긍정적 감정 한방이 아니라 소소한 긍정적 감정을 자주 경험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마 그래서 요즘 ‘소확행’이 대세인 모양입니다. 향기로운 커피 한잔, 친구와 떡볶이 한 접시, 따뜻한 무릎담요 한 장이면 족합니다. 그러나 소확행은 빠르게 시시해지기에 우리는 점차 더 큰 자극을 찾게 됩니다. 그럼 진정한 행복은 어떻게 얻는 것일까요? 저는 ABC가 아니라 ABCD 모델을 제안합니다. 우리 정서(A)에 신체(B)와 인지(C) 영역 외에 영성(Divinity) 영역도 개입한다는 새로운 모델입니다. 영성은 가치관과 존재성에 대한 것입니다. 신체 영역에서 체감이, 생각(想) 영역에서 상감(想感)이 유발되듯이 영성 영역에서는 영감이 유발됩니다. 또한 우리는 세상을 세 가지 방법으로 확증합니다. 체험은 신체 영역의 활동으로 직접 보고 듣고 만져서 확신을 가지는 암묵지입니다. 경험(經驗)은 책(경서)을 공부함으로써 확증을 얻는 형식지입니다. 영험(靈驗)은 글과 말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초인지이며, 이는 지식이 아니라 지혜에 해당합니다. 영감과 영험은 나보다 더 큰 존재를 만날 때에 느낄 수 있습니다. 성인군자를 비롯하여 대자연을 접할 때 감동을 합니다. 감동이 바로 내적 동기유발이며 자율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하늘에 계시든, 친부모님이든, 또는 부모님 같은 선생님이든 그들에게 관리와 지시를 받는가, 아니면 관심과 지지를 받는가에 따라 아이의 기본 정서 상태가 달라집니다. 기본 정서를 결정하는 관심과 지지 관리와 지시는 무시하는 미움이고, 관심과 지지가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미움을 받으면 피해망상에 패배주의적 사고방식이 생겨날 것이고 사랑을 받으면 행복하고 성공하는 삶의 방식을 터득할 것입니다. 미움에서 악함이 나오고 사랑에서 선함이 나옵니다. 저는 선함의 핵심은 감사함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함은 가치의 발견입니다. 처음에는 어느 무엇 때문에 감사하다가, 존재 자체가 감사하게 느껴지고, 그 상태가 지속되면 어느덧 내 마음에 감사함이 가득 찹니다. 예를 들어 따듯한 밥상을 차려주신 부모님이 감사합니다. 헤아려보니 밥상을 2만 번이나 차려주셨습니다. 또한 보살펴주시고 등록금도 주셨습니다. 이 하나하나에 대해 감사함을 곱씹다보면 어느새 부모님이라는 존재 자체가 감사하게 다가옵니다. 깨닫고 보니 동생도 고맙고, 친구도 고맙고, 이웃도 고맙고, 선생님도 고맙습니다. 비가 내려도 고맙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도 고맙습니다. 이렇게 감사함을 두루 느낄 때 어느새 내 마음이 감사함으로 충만해집니다. 감사함을 느낄 것인가 말 것인가는 오로지 내 마음이며, 어느 정도 느낄 것인가 역시 내 마음껏 입니다. 끝없이 채울 수 있는 긍정적 감정이 감사함이어서 행복비율 1:3을 쉬이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선한 상태가 되면 동물같이 생존 본능에 머물거나 부정적 미해결 과제에 매몰되지 않고 창의적이며 희망찬 비전에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럴 때에 배려하고 베풀고 기여하는 행위로 절로 이어지게 됩니다. 저는 교직 생활을 할 수 있는 게 감사합니다. 방학이 있어서 감사하고, 연금이 있어서 감사하고, 아직 날 필요로 하는 학생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교사가 세상 드물게 우수한 인재집단이라는 사실이 감사하고, 학부모의 교육열이 감사하고, 교육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감사합니다. 학생들도 감사함으로 충만해지는 방법을 배우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이 아무리 지식을 많이 쌓고 분석을 잘하고 계산을 잘해봤자 인공지능 발끝도 따라갈 수 없는 세상입니다. 어차피 학생들이 필요한 지식은 그들 스스로 맘껏 접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이제 우리는 지식 전달에서 해방되고 지혜 전달에 치중하면 됩니다. 그래서 다시금 우리가 학생들에게 큰 존재가 되어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스승이 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날이 바로 이번 5월이면 참 좋겠습니다. 그럴 때 5월이 우리 모두에게 감사하고 행복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어느새 금요일 아침, 한 주가 끝나갈 무렵이지만 오늘도 정신없기는 매한가지이다. 6시 30분 무렵 눈을 뜬다. 이미 출근한 남편은 아마 오늘도 아침 식사를 거르고 갔을 것이다. 서둘러 밥상을 차리고 옷을 입고, 둘째 아이를 깨워 세수하라고 시켜놓고 화장을 한다. 밥상에 앉으면서 첫째 아이 방문도 열어 깨워둔다. 7시 25분, 둘째 아이와 집을 나선다. 다행히도 아침 돌봄을 시행하는 초등학교 덕에 아이를 맡기고 걸어서 학교로 출근한다. 중간에 다리를 건널 때 보이는 양재천의 놀랍도록 아름다운 봄 풍경을 곁눈질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걷는 출근길…. 이 시간이 조금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중학생인 첫째 아이는 혼자 밥을 먹고 8시 무렵 집을 나설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다. 조금 일찍 철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첫째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을 미뤄둔다. 7시 50분 학교에 도착해 아침 전달 사항을 챙겨서 8시 조회를 위해 교실에 입실한다. 3월 마지막 주가 되니까 학생들에게 나누어주는 유인물의 양도 조금 줄어든 것 같다. 아차, 독감으로 결석했던 학생들이 미처 내지 못한 동의서와 동아리 배정서, 결석 신고서를 챙겨야지. 조회를 마치고 교무실에서 아침에 바빠서 스쳐 지나갔던 동료 교사들과 잠깐 아침 인사를 나눈다. 교무실은 커피 냄새로 그윽하다. 8시 30분. 1교시 종소리를 듣고 수업에 들어간다. 올해부터 2학년생들은 선택과목 수가 대폭 늘어나서 하루에 한 두 시간을 빼고는 모두 이동 수업을 해야 한다. 다행히 문학수업은 학급 단위로 해당 반 교실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가 오늘 수업해야 할 소단원이다. 오늘 이 반에서 하는 수업이 첫 수업이라 다소 긴장된다. 첫 수업의 긴장감은 20년이 지나도 늘 한결같다는 사실이 놀랍다. ‘안다’는 것과 ‘가르친다’는 것이 천지 차이라는 사실에 당황하며, 수업을 위해서는 가르칠 내용을 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함을 깨달아가던 초임 시절, 계획했던 수업내용을 머릿속에 그리며 교실로 가던 복도에는 긴장과 설렘이 만드는 두근거림이 가득했다. 그 때는 20년쯤 후에는 다를 것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뜻밖에도 ‘가도 가도 수업은 똑같더라~’이다. 교실에 들어서고, 인사를 나누고, 칠판에 단원 제목을 쓰고, 동주라는 영화를 보았냐고 질문을 던져본다. 정작 나는 보지 못했지만 몇몇이 보았다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보다 실제 윤동주가 더 잘생기지 않았냐는 실없는 농담을 던져본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의 저항 시인이면서 순수 청년의 전형이기도 한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를 한 행씩 읽어나간다. 어느새 칠판 한가득 판서 내용이 쌓이고 종이 울린다. 글쓰기 과제물을 걷고 다음 시간에 있을 발표를 희망한 학생들에게 발표 방식을 전달한 후 교실 문을 나선다. 오늘 수업이 나쁘지 않았다고 느낀다. 보람과 자부심이 슬쩍 지나간다. 두 아이가 따라 나오며 수업내용에 대해 질문을 한다. 간단히 대답해 주고 2학년부 나의 자리로 되돌아온다. 2교시는 공강 시간이지만 기획 선생님과 2학년부의 진로 심화 프로그램 계획을 논의하느라 학생들 과제물을 읽을 계획이 흐트러져 버렸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진로 심화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할지, 학교 일정·예산·프로그램을 맡길 업체 사정까지 고려하다 보니 계획이 이렇게 저렇게 자꾸 바뀐다. 수많은 가능성 중 몇 가지를 정리하고, 학생 오리엔테이션 날짜까지 결정했다. 5월 황금 같은 토요일 오전에 3번은 출근해야겠다. 그나저나 이 프로그램이 내실 있게 잘 진행될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강사나 기관에 대한 네트워크가 없어 구청 등에서 지원하는 지역 진로센터와 아는 분들에게 아름아름 문의해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강사를 섭외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그래도 공문으로 안내를 받은 대학생 멘토링을 신청해서 조금 더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강사분들이 잘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5·6교시가 동아리 시간이라서 3교시 수업 후에 간단히 학급 종례를 했다. 4교시는 담임 회의 자료를 준비하다가 밥을 먹으러 갔다. 식사 후 4교시를 끝낸 직후인 12시 10분부터는 학급 학생과 20분 정도 상담을 하였다. 번호 순서대로 돌리는 학기 초 상담이다. 성적과 교우관계 등을 파악하고 격려도 보탰다. 밝은 성격이라 1년 간 학급 생활을 잘 해 나갈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 학생이었다. 상담 후 오후 1시부터 20분간 담임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2학년부 교무실에 의자 여러 개를 놓아두고 바닥의 먼지를 쓸어낸다. 어제가 담당 학생들이 청소하는 날이었지만 쓰레기통과 재활용 쓰레기를 힘들게 비우고 온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바닥 청소까지 하라고 하지를 못했다. 특별구역 청소는 모르겠지만 교무실 청소까지 학생들에게 맡기지 않아도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담임 회의에서는 진로심화프로그램 대상자를 확정하고 한두 가지 협의사항을 논의하였다. 주로 학년 담임들의 지도 방식을 통일해야 하는 사안들에 대한 논의였다. 이 중에는 생리 결석이 남용되지 않도록 지도하는 방안에 대한 것도 있었다. 학생 인권을 지키면서도 생리 결석이 부당하게 남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여러 의견들이 오고 갔다. 1시 20분 5교시, 시작종이 울리고도 회의가 조금 더 진행되었지만 동아리 시간이라서 조금 여유 있게 논의를 마무리 짓는다. 회의 도중에 오늘 간부 수련회를 가는 우리 반 학급회장과 부회장, 우애부원들이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러 왔다. 담임교사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는 아이들이 기특해서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5,6교시 동아리 시간이 3시에 종료된다. 4월 초반에 수련회 답사를 가야 하는데, 차량 연료비는 어떻게 지급되는지 행정실에 문의한다. 행정실 직원이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신다. 덕분에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당일에 카드를 지급받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답사에 참여하는 2학년 부장인 나와 기획 선생님 모두 장거리 운전에 그다지 자신이 없다. 그래도 내가 운전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주말에는 차량 점검을 받아야 할까 보다. 전화하는 사이 오늘로 예정되었던 2번째 상담 학생이 교무실 문을 들어선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상담이 좀 길어져 어느새 퇴근 무렵이 된다. 퇴근은 어제 세워두었던 자동차로 해야 한다. 어제 교문 지도 순번이라 일찍 출근하기 위해 자동차로 출근을 했다. 그런데 미세 먼지 최악이라 취소가 되는 바람에 일찍 온 보람이 없어졌다. 그래도 덕분에 하루의 시작이 여유로워 좋았는데, 문제는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니까 차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냥 집에 가버렸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생기는 건망증 탓일까, 정신없이 흘러가는 바쁜 일과 탓일까. 암튼 그 이야기로 헛웃음을 날리며 동료 교사들과 인사를 나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시험 문제 내야지….” “어~ 정말. 쉴 틈이 없네요. 그래도 어떻게든 쉬시고 오시길~. 오늘은 자동차 잘 챙겨가세요…. ㅎㅎ” “그래요…. ㅎㅎ” 피어나기 시작한 봄꽃들로 아름다운 교정 한 켠에 세워진 나의 자동차를 타고 집에 돌아와 잠깐 차 안에서 한숨을 돌린다. 교직 5년차에 구입했던 내 차를 15년째 타고 있다. 새 차 냄새가 가시지 않던 반짝이던 그 차가 이제 구닥다리가 다 되어 버렸다. 나도 이렇게 나이가 들었겠지 싶어 씁쓸해 진다. 4시 30분. 아차, 둘째 돌봄교실에 5시까지 데리러 가야지. 주말이라고 긴장이 풀려서 깜빡 잊으면 안 되지. 애는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오늘은 첫째 아이 학부모들과 반모임도 있는 날이다. 그것도 잊으면 안 되지…. 자동차에서 서둘러 내린다. 둘째를 데려와 아침에 못 하고 갔던 설거지를 하고 저녁 밥상을 차린다. 저녁 6시 30분. 둘째 아이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당부대로 일찍 퇴근한 남편을 남겨 놓고, 치킨집 반모임을 하러 간다. 돌아온 시간은 10시 30분. 첫째 아이와 30분 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해 보는구나…. 고맙고 좋은 마음이 든다. 이야기를 쓰다 보니 참 바쁜 하루였던 것 같다. 요새는 교직생활이 책 한 권 읽을 수 없이 빡빡하다고들 한다. 그런 바쁜 직장생활과 아이들을 섬세하게 챙겨야 하는 요즘 엄마의 역할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 받은 사랑만큼 성장하는 아이들을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돌봐야 하는 교사 엄마들은 학교와 집 어느 쪽도 소홀할 수 없다.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지켜내느라 힘들었던 탓인지 지난 봄방학 끝날 무렵 시작된 허리통증은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잘 자라주는 아이들이 있어 고맙고 행복하다. 그 아이들을 잘 지켜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책임이 막중한 40대, 그래서 아플 수도 없는 40대라고 하지 않나. 바쁜 주말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스트레칭으로 허리통증을 완화시킨 후에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내가 지켜낸 건강은 나만의 것이 아니기에….
흔히 장편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첫 문장’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우주와도 같은 장편소설의 세계관을 빚어나가는 첫걸음을 어떻게 떼느냐에 따라 작품 전체의 맛이 달라진다. 위대한 소설들의 유명한 도입부 몇 가지를 기억한다. 예를 들어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도입부도 기억할 만하다. “내가 지금보다 어리고 약하던 시절 아버지가 해주신 충고를 기억한다. 누구를 비판하고 싶어질 땐, 세상 사람들이 다 너처럼 좋은 조건을 타고난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최근 들어 이와 같은 명작에 필적할 만한 ‘첫 문장’을 읽었다. 놀랍게도 2017년에 나온 작품이다. 한국계 미국 작가 이민진의 장편소설 ‘파친코’는 다음과 같은 첫 문장으로 시작한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일본 오사카로 건너간 조선 여자 ‘순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민진 작가는 박경리의 ‘토지’에 맞먹는 집중력으로 역사의 질곡 속에서 그저 살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조선인들의 삶을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그려낸다. 작품 속에서 너무 가난했던 조선 사람들은 굶주림을 피해 일본으로 갔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빈민촌 생활을 벗어날 수 없었다. 돼지를 포함한 가축들과 한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게 이들의 숙명이었다. 조선인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일본 아이들에게 차별과 따돌림을 당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일곱 살 나이에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간 작가가 일제강점기 조선과 세계대전 종전 시점 무렵의 일본을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그려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자식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 했던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심금을 울린다. 소설의 백미는 이 아픔과 처절한 가난 속에서도 끝끝내 피어나는 삶의 희망을 작가가 결코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느냐’던 신경림 시인의 노래처럼 순자의 가족 역시 도저히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부둥켜 안는다. 이 소설은 애플이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시작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TV플러스’에 의해 8부작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배경이 조선과 일본임은 물론 대부분의 배우들이 조선인과 일본인인 이 작품을 애플이 어떻게 그려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고, 우리는 상관이 있다” 시간이 흘러 한국과 일본 모두 가난에서 탈출했다. 대충 벗어난 수준이 아니라 앞서가고 있다. 흔히 유럽이나 미국보다 못하지 않느냐는 반문이 돌아오지만, 한국만큼 한국인들의 삶에 최적화된 나라는 단언컨대 없다. 완벽하지는 않아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겠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는 걸 잠깐 여행만 나가봐도 깨닫게 된다. 문제는 이전 세대들이 그토록 원하던 풍요를 손에 넣었으면서도 우리의 내면이 여전히, 아니 어쩌면 이전보다 더 어둡다는 사실이다. ‘빅 픽처’를 쓴 미국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가 “인간은 단점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존재”라고 말한 그대로다. 현 시점에서 한국인들이 느끼는 불만이나 불행은 매년 ‘문학사상’이 선정해 발표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어보면 잘 알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이상문학상 작품집, 나아가 다수의 한국 소설들에는 삶의 희망보다는 절망이, 잘 될 거라는 낙관보다는 어차피 또 실패할 거라는 비관론이 대세다. 올해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수록된 심사평을 보면 심지어 심사위원들이 보기에도 “전반적으로 너무 침울하다”는 코멘트가 눈에 띈다. 한국 작가들이 이렇게까지 내면의 어둠에 천착하는 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는 걸까. 한국 사회에서의 삶이 유달리 침울해 할 만한 것이어서? 아니면 한국 작가들이 대체로 너무 비관적이어서? 지나치게 섬세해서? 모르긴 해도 이민진 작가가 지적한 대로 “역사가 우릴 망쳐놨다”는 문제의식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국내 역사학자 다수의 견해를 고려했을 때 많은 숫자의 한국 작가들에게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됐을 나라’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시작 단계부터 잘못된 씨앗을 뿌렸으니 그 열매에 대해서도 좋은 말을 해줄 수 없다는 게 다수 한국 작가들의 생각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하지만, 역사가 우리를 얼마나 망쳐놨건 일제 강점기만큼 절망적인 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의 이 험난한 현실 속에서도 얼마든지 삶의 의미를 길어 올려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작품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많아져도 되는 거 아닐까. 어쩌면 너무 늦게 나온 건지도 모르는 소설 ‘파친코’를 읽은 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역사를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작가들, 선생님들, 학생들이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