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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인성교육진흥법에 제시된 8가지 핵심 가치?덕목 중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교원과 학부모는 모두 ‘배려’를 꼽았다.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성역량’ 역시 학부모와 교원의 의견은 ‘의사소통능력’으로 같았다. 또한 학부모와 교원이 요구하는 지원정책으로는 문화예술교육과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인성교육 협력체제 구축, 인성교육 교수·학습자료 보급 등이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학부모와 교원 모두가 인성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체계적인 지원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실천 가능한 인성교육의 바람직한 방향과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은 부담스럽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내면화시키고 싶은 가치나 덕목을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교육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바람직한 인성을 기르기 위해서 개념과 실천방법을 가르치고 안내하는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다. 오히려 앎과 행함의 괴리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인성교육의 방향을 성품 및 핵심 역량 중심교육으로 설정하고 체험·실천중심의 인성교육을 강조한 것은 바람직하다. 그리고 프로그램 중심에서 학교 교육 전반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공교육 중심의 학교 인성교육이 정착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성교육이 부담스러운 업무로 느껴질까 우려되기도 한다. 따라서 인성교육에 대한 별도의 지침이나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말고, 학교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학교 실정에 맞게 실천할 수 있도록 여유와 권한을 주어야 한다. 인성교육을 가장 저해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 ‘학생들이 입시 위주 교육으로 인성함양을 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고 답변한 것처럼, 교사 역시 인성교육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우리가 원하는 효과를 얻기 힘들 것이다. 학교는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교과연계수업과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한 특색활동을 하도록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 아울러 가정과 마을이 주체가 되어 인식과 문화를 함께 바꾸어야 교육현장에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인성교육에 대한 추진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평가에 반영하거나 지나친 만족도 조사로 학교 현장에 부담을 주는 것보다는 교육연구정보원 등에서 정책성과 평가를 위한 연구를 하여 차년도 인성교육 계획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성친화적인 학교가 되려면? 학생의 인성을 가꾸는 학교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행복한 배움터여야 한다. 자신의 미래를 즐겁고 기운차게 준비하도록 도와주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학생이 미래역량을 갖춘 인재로 자라기 위해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여유 있게 지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간적·경제적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있는 업무를 단순히 소수가 나누어 맡는 방식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이 논의하여 불필요한 업무나 프로그램은 정비하고 업무절차 및 문화를 개선하여 전체적인 업무를 경감하여야 한다. 교사들이 스스로 열정과 역량을 강화하여 교수·학습활동 중심의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서로 소통하며 신뢰하는 학교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과시간과 창의적체험활동시간 등의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인성교육을 운영함으로써 인성교육이 업무가 아니라 교육활동으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수업방법을 다양화하여 질문과 토론, 협력학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이 길러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성교육중심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여야 한다. [PART VIEW]긍정심리학에서는 어려서부터 감사·친절·양보·미소를 실천한 사람이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자신이 매우 의미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남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조성 및 학교여건을 활용한 감성교육을 통해 아름다운 심성을 기르고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공감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활동을 구안하고 실행해야 한다. 정규 교육과정 속에 인성교육을 체계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우리 학교 사례를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및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여러 번의 교육과정협의회를 거쳐 2016학년도 인성진로교육계획과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 결과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예절, 효도,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 8개의 핵심가치와 덕목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체계적으로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지도하기로 하였다.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연계성 있게 편성·운영하려면 워크북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되었다. 학년별로 자원하신 선생님들로 TF팀을 구성하여 방향을 설정하고 방학 동안 3번의 회의를 통해 자료수집 및 공유, 편집으로 6권의 워크북을 만들었다. 인성 관련 내용뿐 아니라 월간계획 세우기, 나의 한 달 돌아보기로 스스로 자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진로교육과도 연계하여 교사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체계적인 지도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학년별 핵심성취기준과 교과 내용을 분석한 후 학년 수준에 알맞은 중점 덕목을 선정하여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가치와 덕목이 개념화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예를 들면 1학년과 2학년은 예절·효도·정직에 비중을 더 두고, 3학년과 4학년은 책임·존중·배려에, 5학년과 6학년은 배려·소통·협동에 더 비중을 두었다. 교과시간과 연계한 인성교육 외에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8개의 핵심가치와 덕목을 체계적으로 6년 동안 강화한다면 협력적 인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문·예·체 테마별 인성교육을 활성화한다. 세상의 모든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듯이 우리 아이들도 저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과 소질, 성향이 다르다. 아이들의 조화로운 감성과 정서를 함양하기 위해 문화예술, 체육, 독서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즐기고, 나누고, 표현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학교 자체적인 교육활동은 물론 서울창의감성교육배움터 등의 유관기관을 적극 활용하여 좀 더 폭넓고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학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자치동아리를 활성화하여 학생들이 직접 문화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며 협력적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이 때 교사와 관리자가 중요성을 느끼고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인식 제고 및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도 필요하다. 이 외에도 학부모상담주간 운영, 학부모 인성교육 연수 실시 등의 가정연계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며, 주민센터, 지역도서관, 문화센터 등의 지역사회 기관과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폭넓은 인성교육을 운영한다면 ‘인성친화적인 학교’가 되리라 생각한다.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학교 교육과정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부모연수를 실시하고, 수업시간에 핵심가치나 덕목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우리 아이들의 바람직한 인성이 길러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모든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성교육을 누가 좀 더 영혼을 가지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 교육이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좋아해야 열심히 하고, 열심히 해야 잘하고, 잘해야 평생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 찾을 때가지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이다. 그러므로 교육이 희망이다. 이러한 교육의 진정한 효과는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하나 되는 공동체문화를 형성할 때 나타난다. 실천하는 가정, 행복한 학교, 협력하는 마을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함께 노력할 때 비로소 서로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협력적 인성을 지닌 우리 아이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따’라는 말이 있다. 타인과 어울리기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스스로를 왕따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학교에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왕따’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왕따’가 있다. 교실에서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은 채 혼자서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하거나, 잠을 자는 아이들…. 이들은 친구가 없어도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학급 친구들이 자기에게 말 거는 것이 귀찮고, 친구를 사귀라고 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짜증 날 뿐이다. 상담하려고 시도하면 마음의 문을 닫고는 자신은 괜찮다고, 그냥 내버려두라는 말만 반복한다. 정말 괜찮은 것일까? 왜 스스로 친구를 멀리하는 것일까? 이 아이들을 도울 방법은 무엇일까? 더 상처받기 싫어 ‘관계 맺기’ 거부하는 아이들 친구들과 ‘관계 맺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지속적인 왕따 경험이다. 이 아이들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조언대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나 실패만 경험할 뿐이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친구 사귀기를 포기했다. 어차피 노력해봤자 안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이른바 ‘덕후(maniac)’ 경향성이다. 무엇인가 몰두하고 있는 세계가 있다. 이 아이들에게는 정신적인 피폐함을 채워 줄 무언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어떤 아이는 ‘아이돌’에 빠져 ‘사생팬(사생활까지 쫓는 팬)’이 되고, 어떤 아이는 코스튬 플레이나 애니메이션, 특정 캐릭터 등에 몰입한다. 과거에는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서 소통할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요즘엔 인터넷상에서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들끼리 욕구를 해소하고, 그러면서 더욱 다른 친구들과는 멀어지는 경향이 급증하고 있다. 굳이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들과 힘들게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내 얘기를 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상담도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의 관심은 감사하지만, 지금 상태가 오히려 편하다고 한다. 이런 심리적 상태인 아이들에게 “그래도 친구를 사귀어야지. 혼자 있으면 심심하잖아. 다시 한 번 노력해보는 건 어때?”라는 말은 ‘알지도 못하는 참견’일 뿐이며, 다시 ‘고통의 시간’ 속으로 밀어 넣는 격이 된다. 이 아이들의 외로움은 생각보다 크다. 감정을 꾹꾹 참아내느라 에너지 소비도 심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다. 애써 외면하지만 자신을 향한 타인의 시선을 감당하기엔 아직 어리다. 견디다 견디다 ‘필요 없다’던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이 건네는 말은 ‘힘들다’가 아니다. 대부분은 ‘자랑’을 하러 온다. “쌤, 이 사진 좀 봐요. 지난주에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를 줄인 일본식 표현)하고 왔어요.”, “쌤, 제가 더빙한 애니메이션인데 들어보세요.”, “쌤, 이번 주 샤이니 컴백했는데 봤어요?”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해서 찾아 왔다는 것을.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단계별 전략을 살펴보자. 이 아이들에게 다가설 때는 조심스럽게, 천천히 다가가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친분을 쌓고, 신뢰감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자신들의 관심사를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공부나 건전한 취미가 아니라서 ‘인정받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방법으로 말문을 연다. [PART VIEW]교사 : “친구들이랑 안 놀면 ○○이는 뭐하면서 놀아?” 학생 : “그냥, 뭐…. 핸드폰도 하고….” 교사 : “게임? 난 애니팡하는데 넌 뭐 좋아해?” 학생 : “전 게임 안 해요. 음…. 그냥 블로그도 구경하고….” 교사 : “블로그? 어떤 블로그인지 물어봐도 돼?” 학생 : “….” 교사 :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샘은 그냥 우리 학교에 ○○이처럼 친구랑 노는 것보다 블로그를 통해 만난 동호회 회원들이랑 지내는 게 더 편하다는 아이들이 많길래…. 그래서 혹시나 하고 물어본 거야. 코스프레 하는 친구, 애니메이션 더빙하는 친구, 사생팬인 녀석…. 생각보다 학교에 많거든.” 학생 : “코스프레 하는 얘가 있어요? 우리 학교에?” 교사 : “그럼, 많지. 소개해 줄까? 같이 가면 좋잖아.” 중요한 것은 ‘너의 취미활동에 대해서 어떠한 선입견도 없다'와 ‘네가 취미활동에 몰입하게 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대화를 통해 알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 신뢰관계가 무르익었다고 생각될 때까지는 섣불리 진지한 상담을 진행해서는 안된다. 학교 상담의 최대 장점은 한 아이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끌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다. 가끔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내비친다. 학생 : “다 들려요. 알고 있어요. 얘들도 선생님들도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교사 : “교실에서 무슨 일 있었어?” 학생 : “늘 있는 일이죠. 그런데 오늘은 더 울컥하더라고요.” 교사 : “왜?” 학생 : “모르겠어요. 요즘 자꾸 기분이 왔다 갔다 해요.” 교사 : “큰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고?” 학생 : “네.” 교사 : “○○이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가 쌓였나 보다. 스트레스 지수를 알아보는 심리검사가 있는데 한번 해볼래?” 자신의 이야기를 잘 털어놓지 않는 그룹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그림’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집-나무-사람 검사(HTP 검사)는 정확도가 높지만, 워낙 방송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아이들이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풍경화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 이는 상담자가 풍경화를 그리는데 필요한 10가지 요소(강, 산, 논(밭), 길, 집, 나무, 사람, 꽃, 짐승, 돌)를 차례대로 불러주면 학생이 이를 이용하여 하나의 풍경화를 완성하는 기법이다. 그림을 통해서 학생의 현재 내면세계를 알아보는데 효과적이다. 스트레스를 알아보는 ‘빗속의 사람’ 검사도 함께 실시하면 효과적이다. TIP _ 그림검사를 실시할 때는 일반 선생님들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림검사를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학생들과 ‘소통’을 위한 매개로만 사용해야 한다. 즉, 그림을 그린 후 함께 ‘이건 어떤 의미로 그린 거야?’, ‘논에 뭐가 심어져 있는 거야?’ 등의 질문을 통해서 속마음을 알아볼 수도 있다. 또한 그림을 본 후, 직감적으로 ‘문제’를 느낀다면 교내 상담교사 혹은 Wee 센터로 연계하여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오른쪽 그림은 초등학교 때부터 8년간 지속적인 왕따를 당하다가, 중학교 2학년 때 스스로 친구 사귀기를 포기한 아이가 그린 것이다. 그림의 왼쪽 상단에는 울창한 숲이 자리 잡고 있다. 할머니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로 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숲을 지나야 한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만들었다. 하지만 너무 깊어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일이 없다. 원래는 길이 이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끊어졌다. 하지만 돌다리를 놓아두었기 때문에 오고 싶다면 올 수 있다. 할머니와 자신은 이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만족스럽고, 그래서 다른 마을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 그림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징검다리’이다. 길을 끊은 것은 타인이고, 숲을 만든 것은 자신이지만 이 아이는 아직 ‘관계맺기’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상담을 통해 이 불편감을 끄집어냈다. 하지만 ‘친구를 다시 사귀어 보자’고는 말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아직 친구에 대한 욕구가 있음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필요할 경우 다시 ‘관계맺기’를 시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학생은 일 년 뒤 학급에서 친구를 사귀었다. 그것도 먼저 다가가서 말이다. 상담도 타이밍이다. 대신 아주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 현재 이 학생은 코스튬 플레이 의상을 디자인하고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졸업 후에는 본격적으로 소규모 공장과 협약을 맺고 아이돌 인형과 옷을 생산하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 친해지는데 한 학기 정도가 걸렸고,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상담을 진행한 지 3개월 만에 이 아이는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 손재주가 좋으니까, 코스프레 의상을 주문 받아서 만들어보는 게 어떠냐는 상담교사의 조언을 귀담아듣고, ‘용기’를 내서 동호회 게시판을 글을 올렸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서 지내던 재작년 졸업생은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더빙한 작품으로 관련 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했고, 현재 ‘성우’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처럼 친구 사귀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은 한 가지 몰두하고 있는 관심 분야가 있다. 이 관심 분야를 진로와 연결하는 것이 마지막 3단계이다. TIP _ 중학교 상황이라면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경우 진로상담에 집중한다. 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상담 목표가 조금 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직 학창시절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학교에서는 진로상담보다는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님’에 더 주목해야 한다. 동호회에서는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하는지, 학교와 동호회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살펴보면서 가장 쉬운 것부터 조금씩 학교 친구들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연습한다. 또한 교사가 알고 있는 비슷한 취미의 학생을 소개해줘서 또래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결코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아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사회성’이다. 그것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결코 이 아이들은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사람에게 상처받는 것이 싫고,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을 뿐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또래관계’가 어려울 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이나 나이가 어린 후배와 잘 지낸다. 선생님에게 예의 바르고, 학교생활도 성실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자신을 인정해 주고 상처 주지 않는 동호회 회원들과 생활할 때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만약 사회성이 떨어진다면 동호회 활동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엉망이었을 것이라고. 넌 다만 상처받는 게 싫고, 너에게 상처 주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고. 그래야만 스스로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용기 내서 친구 앞에 나설 수 있다.
“너(한국 교육)를 일본으로부터 도로 찾았을 때, 그리고 너를 내 손으로 길러온 지 10년이 넘는 오늘, 내 손으로 길러 왔다고 하기가 부끄럽구나. 병든 너다.” 정확하게 60년 전인 1956년 1월, 새교육 병신년 신년호(제8권 1호)에는 매우 흥미로운 글이 실렸다. 당시 중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었던 성내운의 글 ‘교육의 새해, 문제의 교육 : 병신년 교육계의 과제’라는 독백이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열한 살이 되는 한국 교육(너로 의인화)에게 바치는 참회의 글이다. 당시 교육은 여러 가지 병을 앓고 있었다. 그는 외국인과의 대화 형식을 통해 다음과 같이 통렬하게 비유했다. “한국에서 오셨다지요? 제가 하나 알고 싶은 것이 있는데 다름이 아니라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비(比)입니다. 대체로 말하여 몇 대 몇이나 될까요?” “예, 한국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공립학교도 없고, 사립학교도 없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공립도 없고, 사립도 없다니.” “한국에 있는 학교란 모두 사친회립(師親會立) 학교입니다.” 제도뿐인 의무교육제에 대한 조소, 교육 불평등에 대한 비판, 정부와 사립재단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비판이었다. 공립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월사금을 받는 학교, 사립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재단에서 교육재정을 충당하지 않는 학교, 입학을 둘러싼 부정과 금품 수수 비리가 횡행하고 있던 시대 교육의 아픔을 젊은 교육학자는 이렇게 비판하고 있었다. 성내운은 교육자로서의 자기비판을 이어갔다. 너를 꼬마 어른의 모임으로 여겨서는 아니었지만, 주어진 학생 시절을 뜻있게 살게끔 도와주지 못한 나를 생각할 때 얼굴이 붉어짐을 어찌하랴. 하기야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한 발악이기도 하였지만, 그 바람에 학생 그 시절을 살지 못하였구나. 한 달은 고사하고 반 달이 못되어 잊어버릴 그까짓 토막지식을 외우다가 그 귀중한 한 해를 보낸 생각을 하면 네 앞에 다시 설 면목이 없을 지경이다. …(생략)… 여덟 살 나는 어린이는 여덟 살을 살아야 할 것이오, 열여덟 살 나는 학생은 또한 ‘열여덟 살을 살아야 할 것이다. 애당초 사람은 그럴 권리를 타고 난 것이 아니었더냐. …(중략)… 나의 새해는 저 입에 옮기기도 지긋지긋한 시험 준비를 때려눕히고, 학생이 보람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해이리라. 커리큘럼 개조와 관련된 의견 개진과 토론의 장, 새교육 젊은 교육자 성내운이 이런 자성의 목소리를 내도록 한 계기는 바로 전년도 8월 1일에 공포된 제1차 교육과정이었다. 전쟁 중이던 1952년부터 피란지 부산의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커리큘럼 개조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새교육은 커리큘럼 개조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토론되는 장이었다. 당시 커리큘럼 개조에 관심을 두고 있던 전문가와 교사들의 의견은 세 가지로 모아졌다. 이것은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이 따라야 할 방향이기도 하였다. 첫째는 새로운 국가의 교육적 이념 정립의 필요성이었다. 즉, 교육 혼란 배경이 교육철학의 부재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둘째는 지식중심교육이 아닌 경험중심교육, 생활중심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셋째는 서두른 나머지 외국 제도의 형식적 모방에 그쳐서는 곤란하다는 점이었다. 새교육의 입장이기도 하였으며 이것은 당시 교육자 7만 명의 목소리였다. 새교육의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과 제언은 1955년에도 지속되었다. 제7권 2호에 실린 ‘교과서개편에 대한 취지’(신태현), ‘미국교육에 있어서의 듀이 맹신’(짠 에이 하아든, 고광만 역, 제7권 3호에 연재), ‘국정교과서 생산의 기초 확립’(이호성), ‘교육문제해설 : 코아 코리큘럼’(편집실), ‘문화에 봉사하는 교육과정 구성’(하롤드 벤자민), 제7권 6호에 실린 ‘교육문제해설 : 교과서 문제’(편집실), 제7권 7~8호에 실린 ‘듀이 교육사상과 한국의 교육’(오천석), ‘교육문제해설 : 과외활동’(편집실), 제7권 8호에 실린 ‘교육과정과 사회적 요인’(김호권) 등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흉내를 내는 것에 불과했던 1차 교육과정 그러나 공포된 제1차 교육과정은 이 세 가지 방향을 따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제1차 교육과정은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목표를 담고 있지 않았다. 즉, 교육을 통해 양성하려는 바람직한 인간상, 이들이 만들어갈 바람직한 사회 모습을 명료하게 제시하지 않은 채 각급 학교별로 가르치고 배워야 할 교육내용을 제시하는 데 급급하였다. 과목별 교육과정이 따라야 할 총칙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이 공포되기 1년 4개월 전인 1954년 4월 20일에 문교부령 제35호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사범학교의 교육과정 시간배당기준령이 먼저 공포되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목적지를 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의 시동을 켜고 출발을 하는 모습이었다. 제1차 교육과정은 이미 1년여 전에 발표된 과목별 시간배당기준의 단순한 종합에 불과하였다. 오랜 전통인 지식중심교육에서 벗어나 생활중심·경험중심의 새로운 교육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에 대한 교사 및 교과서 집필자들의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했다. 즉, ‘새교육’이라는 낯선 요리를 먹어보고 충분히 소화시키는 경험을 한 후에 이 요리를 소개하거나 팔아야 했지만, 그런 준비 없이 외국에서 좋은 요리라고 하니까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기 위해 요리를 팔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모든 교과목이 따라야 할 기본태도 7개 항에는 “아동이 각 방면의 욕구를 고루 충당하며, 그 개성을 최고도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었지만, 이것은 선언에 그쳤을 뿐 구체적으로 교육내용에 구현시키는 방법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새로 등장한 사회생활과가 이런 졸속 과정을 가장 잘 보여준다. 미국에서 새로 등장한 사회생활과는 공민·역사·지리 과목을 통합하되, 이들 세 영역을 관통하는 ‘미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핵심적 과제’를 중심에 배치하여, 다른 과목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즉, 미국의 사회생활과는 ‘통합’보다는 ‘중핵과 선도’에 더 의미가 있는 과목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측면을 도외시된 채 단순한 과목의 통합에 머물렀다. 즉, 정신은 배제된 채 행해진 체형만의 모방이었다. 흉내 내기 수준의 제1차 교육과정의 공포를 지켜본 성내운은 우리나라 ‘새교육’의 초기 역사를 실감 나게 묘사하고 있다. “나는 한국에 와 있는 ‘새교육’입니다. 그 새 나는 여러 군데를 찾아다녔습니다. 이 구석 저 구석 안 가본 데가 없습니다. 산골짜기 들판할 것 없이 다 가보았고 심지어는 섬까지도 찾아갔었으니까요. 그 바람에 구경은 실컷 하였습니다. 산 구경, 들 구경, 그리고 사람 구경, 그중에서도 교육자 구경…. 그런데 불가사의한 것이 한국의 교육자이더군요. 왜냐고요? 찾아가기만 해 보세요. 나를 환영 안 하는 곳이 있나, 나를 환영 안 하는 사람이 있나, 특히 교육자치고 말입니다. 그런데 구경만 하고 사지는 않거든요. 웬 칭찬은 그리도 하든지 내가 소개되고 나면 박수 소리가 터지도록 요란스럽답니다. 그런데 막상 나를 사는 교육자란 없단 말씀입니다. 그러니 불가사의라고 안 할 수 있겠어요? 사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기야 하나요. 열에서 하나는 못되어도 백에 하나는 나를 사기는 합니다. 그러나 사는 그들 중에는 자기가 먹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다가 남에게 되팔려고 사는 이가 있다 보니, 나를 사 먹고 새 교육자가 되는 그런 교육자란 천에서 하나는 될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학생이 고대하는 것은 나를 구경만 하고 칭찬만 하는 그런 교육자가 아닙니다. 나를 사서 손에 들고만 다니는 그런 교육자도 아니지요. 나를 휘둘러보려고도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한국의 학생은 한국의 교육자가 나를 먹고 소화시켜서 새 교육자가 되어 주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PART VIEW]제1차 교육과정 공포는 새교육이 예상한 암울한 소동의 결정판 우리나라 최초의 교육과정이 공포되었던 1955년은 을미년 양띠 해였다. 세계를 바꾼 독일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창씨개명을 단행한 조선 총독 미나미 지로, 고종의 다섯째 아들임에도 즉위하지 못했던 의친왕이 이 해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북한은 세계 46위의 경제국이었으나 대한민국은 세계 121위의 경제 빈국이었다. 우리나라 교육계는 중·고등학교 분리 문제와 한글 간소화 문제, 학생 풍기문란 사건 등 연이은 파동과 사건으로 혼란에 빠져 있었다. 새교육은 1955년 신년호(제7권 1호) 머리글에서 “금년에도 연중행사로 또 무슨 소동이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라고 암울한 예상을 하고 있었다. 이해 8월 1일에 있었던 제1차 교육과정의 공포는 새교육이 예상하였던 암울한 소동의 결정판이었으며, 우리나라 현대교육의 방향을 결정하였던 불행한 사건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교육과정이 당시 현장 교사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우리식 커리큘럼 개조운동의 경험을 기반으로 했다면, 새교육이 지속적으로 다루었던 경험중심교육과정의 본질과 한계에 대한 논의를 충실히 반영했었다면, 좀 더 민주적인 정책 결정 과정을 거쳤었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이 지금과 같은 지식중심교육의 질곡을 덜 경험하였을 수도 있다. 60년 전 병신년에 병든 상태였던 너(한국 교육)의 상태가 60년이 지나 다시 찾아온 두 번째 병신년 오늘은 어떤 상태일까? 병들어 지친 네 앞에서 교육자인 나의 책임은 무엇인가? 성내운의 독백이 가슴을 친다. “나는 대낮에 꿈을 꾸고 있었다. 지난해에도 꿈을 꾸며 지냈고, 그 지난해에도 꿈을 꾸며 지냈다. 나를 뜯어고침 없이 너를 뜯어고쳐 보려는 꿈을 꾸며 지냈다. 내 가슴 낡은 채, 내 머리 낡은 채, 아니 나를 통틀어 낡은 채 두고 그 밖의 것을 모두 뜯어고쳐 보려무나. 그래서 네가 뜯어 고쳐지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꿈이 아니고 무엇이랴! 새해의 너는 꿈에서 깨어 거듭나는 나를 볼 것이다. 그리고 새해의 나는 속이 바뀌는 너를 볼 것이다.” 다음 병신년이 다가오기 전에 바뀐 나로 인해 너의 속이 바뀌기를 바란다.
◆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 재직 중인 교사입니다. 임용 전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최근 대학원 학력이 호봉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경우 호봉 정정인지 호봉 재획정인지 궁금합니다. A 호봉 산정 시 대학원에서 학위 취득한 경력은 10할이 인정됩니다. 2013년 교육부 ‘민원 질의회신 사례집’에 따르면 호봉 재획정 및 호봉 정정의 판단은 이에 대한 귀책사유가 누구에 의한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로 그것이 호봉 담당 공무원의 책임일 경우 호봉의 정정으로 처리하고 교원에게 책임이 있을 경우(관련 서류 미제출 등)는 호봉 재획정의 사유로 처리됩니다.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하였음에도 정상적인 호봉 승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호봉 정정에 해당하는 경우로 잘못된 기간에 대한 소급분을 정산받으실 수 있습니다. Q 중등학교 1급 정교사 자격을 소지하고 중등학교에 근무 중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다른 표시과목의 2급 정교사 자격에 맞는 과목을 강의하게 된 경우 호봉 재획정 사유가 되나요? [PART VIEW]A 중등학교 1급 자격 소지자가 다른 표시과목의 2급 정교사로 근무명령 발령되었다 할지라도 1급 정교사 자격증을 계속 소지하고 있을 경우에는 호봉 재획정의 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종전의 호봉을 적용합니다. 다만 학교급을 달리하는 경우, 예를 들어 초등 1정 및 중등 2정 자격증을 가지고 초등학교에 근무하다가 중등학교로 옮겨 근무하는 경우에는 중등 2정을 기준으로 호봉을 재획정합니다. ?참고로 교육공무원 호봉 획정 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에 의해 호봉을 상향 인정받아 근무하던 교사가 상향 인정 기준 대상 교과목과 다른 교과목을 담당하게 된 경우에는 호봉을 재획정하여 상향 인정 전 호봉을 적용합니다. Q 동반휴직 중 석사학위를 취득했을 때 교육연구경력으로 인정하여 호봉 재획정 사유가 되나요? A 휴직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으나 휴직 명분을 유지하면서 전문성 향상을 위한 차원에서 적법한 학위를 취득한 경우 호봉 재획정도 인정되며 교원의 연구경력도 인정됩니다.
바른 생활 교수·학습지도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바른 생각과 행동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준다. 특히 교사는 학생에게 바른 가르침과 실천 활동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배움 자원이다. 학생들의 행동을 교육 차원에서 학생의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며, 학생들과 관계를 좋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다음은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을 교육적으로 접근해 학생 스스로 깨우치도록 한 사례이다. 교실 앞 작은 공터에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다가갔다. 개미가 떼를 지어 지나가고 있는데 학생들이 흙을 모아 높이 쌓고 있었다. 교사 : “흙을 왜 쌓고 있어?” 학생 : “개미가 지나가지 못하게 하려고요.” “재미있잖아요.” 교사 : “그래? 너희는 재미로 한다고 하지만 개미는 지금 마음이 어떨까?” 학생 : “글쎄요.” “집에 가지 못할까 봐 무서워할 것 같아요.” “갑자기 흙벽이 나타나서 깜짝 놀랐겠어요.” 교사 :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학생 : “음, 흙을 원래의 자리로 갖다 놓을게요.”, “개미가 잘 지나가게 할게요.” ≫ 학습지도 방향 바른 생활은 학생들의 기본생활습관과 예절 및 규범을 습관화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이때 지도 요소의 내면화는 강조하되, 가능한 한 학생들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여 행동으로 이끌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때문에 구체적인 체험, 실천중심학습의 장을 마련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학습 주제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방법, 활동을 가능한 많이 마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본생활습관은 반복적인 지도가 중요하므로 가정과 협동적인 연계 지도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실천 활동 지도방법 1단계 _ 학습문제 인지하기 ●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사례를 통해서 학습할 주제를 찾아보도록 한다. ● 학습동기를 유발하고 학습할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지하도록 한다. 2단계 _ 바른 행동 알아보기 ● 일상생활 중 재미있는 이야기, 경험담, 모범사례 등을 통해 바른 생활 관련 예절, 규범, 기본 학습 습관에 대한 바른 행동을 찾도록 한다. ● 바른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구분하면서 구체적인 규범을 몸에 익히는 바른 생활 습관의 필요성과 까닭을 알도록 한다. ● 바른 행동 지침이나 절차를 찾아 학습 집단에서 공유하도록 한다. 3단계 _ 바른 행동 해 보기 ● 모범적인 행동을 따라 하면서 익히도록 한다. ● 예시 행동을 보고 바른 판단을 연습해 보도록 한다. 4단계 _ 바른 행동 다짐하기 ● 자신의 실천 과정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 자신의 생활태도를 반성하고, 바른 생활을 다짐하도록 한다. [PART VIEW]슬기로운 생활 교수·학습지도 학생들이 주변에 관심을 갖고 탐구하면서,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본다. 학생들이 삶 속에서 흔히 경험하는 계절, 학교 및 지역의 특수성 등을 다른 교과와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교육과정 내용을 재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은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학습 활동 내용이다. ● 계절에 따라 들로 나가 식물과 동물 관찰하거나 식물과 동물을 키우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느끼도록 한다. ● 운동장에서 그림자놀이를 하면서 그림자가 왜 생기는지, 그림자의 크기와 방향이 달라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 본다. ● 부모님과 함께 병원과 약국에 다녀온 후 병원 놀이를 실시한다. ● 가까운 전통시장에 나가 상인과 손님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보며 시장 놀이를 해본다. ● 폭염이나 태풍, 장마가 왔을 때 날씨에 대해 알아본다. ● 학교 주변 돌아보기, 공원 둘러보기, 지역 축제에 참여하기 등 생활주변을 활용하여 체험하도록 지도한다. ≫ 학습지도 방향 직접 해 본 활동은 머릿속에 잘 기억하게 되어 이해가 빠르며, 활동을 할수록 관심이 커지고 재미도 느끼게 된다. 따라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경험중심학습이 되도록 구성하고 배운 내용을 글로 써보고, 그림으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학습활동을 조직할 때에는 개별학습뿐만 아니라 소집단 학습, 전체학습 등으로 변화를 주어 학생들이 다른 친구들과 어떤 것이 비슷하고 다른지 비교해 보도록 한다. 학습활동 역시 살펴보기, 무리 짓기, 조사 발표하기, 모형 만들기, 관계망 만들기 등으로 다양화하여 탐구활동 능력을 기르고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 실천 활동 지도방법 학습 내용 : 대주제 _ 학교와 나 / 소주제 _ 학교생활 활동 주제 : 학교 둘러보기 _ ‘학교의 이곳저곳을 찾아서’ 학습 목표 : 학교 안에 있는 여러 장소의 이름과 그곳에서 하는 활동을 안다. 탐구 활동하기 교사가 수업설계를 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학교 안에 있는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교사의 설명과 이용 규칙을 듣는 것으로 활동을 마치기 쉽다. 이렇게 되면 학습이 끝난 후 학생들은 그곳의 이름과 위치, 역할 등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한다. 즉, 교사가 가르치기는 했지만 학생은 배우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수업을 설계한다. ● 여러 장소의 이름과 그곳에서 하는 활동에 대해 교사가 간단히 설명한다. ● 모둠원과 여러 장소 중 더 알고 싶은 곳을 선택한다. ● 선택한 장소에 대하여 궁금한 점, 알고 싶은 점 등의 질문을 만들어 각자의 학습지에 쓴다. 학생들이 질문을?스스로 글로 적게 하면 의문은 더 명확해지고, 질문을 통해 의문이 해소되기 때문에 그 내용은 내면화되어 장기 기억으로 남는다. ● 각자 쓴 질문을 가지고 모둠원과 의논하여 모둠 학습지에 쓴다. ● 선택한 장소에 찾아가서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 질문하여 배운 것(알게 된 점)을 학습지에 기록한다. ● 학교 안 여러 장소에 갔다 온 활동 소감도 간단하게 쓴다. ● 선택한 장소에 대하여 알게 된 점을 발표하도록 하여 친구들과 경험을 공유한다. ● 친구들이 발표할 때 선택하지 않았던 장소에 대한 좋은 질문이나 배울 점이 있으면 각자의 학습지에 쓴다. 즐거운 생활 교수·학습지도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경험하는 세계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는 활동이나 놀이 기회를 마련해 준다.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이 느낀 것을 이야기하거나, 몸동작과 신체를 이용하여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친구의 표현 작품을 보며 자신의 작품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 또한 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본 재료와 도구의 사용법, 재료의 특성, 악기 연주법 등을 충분히 설명한다. 작품 활동 후에는 활동으로 익힌 것을 다른 활동에 적용해 보도록 지도하고, 파일을 준비하여 자신의 작품을 잘 보관하도록 하여 작품을 소중히 다루는 태도를 보이도록 한다. ≫ 학습지도 방향 우선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을 위해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여 놀이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짝 활동, 소집단 활동과 같이 서로 돕고 협동하는 상호작용 기회를 자주 제공해주는 것도 좋다. 이때 지나치게 경쟁심을 유발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표현활동을 할 때는 질서와 규칙을 지키며 활동할 수 있도록 ‘지켜야 할 내용’에 대한 사전지도를 실시한다. ≫ 표현 활동 지도방법 최근 통합교과에서는 표현과 더불어 감상영역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어려서부터 그림 작품을 자주 접한 사람은 관찰력과 표현력이 좋고, 작품을 보는 눈이 생겨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작품 감상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짝, 모둠, 전체 학생들과 생각을 나누도록 한다. ● 누구의 작품인가요? ● 무엇을 그렸나요? ● 특별하게 표현한 곳이 어디인가요? ● 어떤 재료로 표현했나요? ● 작품을 본 느낌은 무엇인가요? ● 작품 속의 인물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 무슨 색을 사용했나요? ● 가까이서 보는 것과 멀리서 보는 느낌은 무엇인가요? ● 마음에 남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나요? ● 작품을 만드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요? ● 작품을 그리게 된 이유가 있나요? 통합교과 속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 사례 ● 하루에 한 번씩 잠깐이라도 밖에 나가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 시간이 부족하면 하교할 때 함께 나가는 방법도 있다. ● 텃밭 가꾸기, 제철 음식 먹기, 꽃 관찰하기 등 자연의 변화에 따른 활동을 하도록 한다. ●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교육활동에 접목한다. ● 다양한 도구와 재료로 표현하도록 한다. ● 주변의 자연재료나 재활용품을 모아 활용하도록 한다. ● 실제로 학생들이 필요한 것을 만들어 활용하도록 한다. ● 노래를 자주 들려주고 부르도록 하면 학생들의 정서와 공감능력이 좋아진다. ●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완성된 학생들의 작품으로 교실 환경을 꾸미면 교육적 효과가 높다. ● 악기 연주하기, 그림 그리기, 관찰하기, 종이접기, 음식 만들기, 운동하기 등 교사의 관심 분야나 특기를 활용하여 지도한다. 참고문헌 ?교육부(2015), 초등학교 교사용 지도서 통합교과 1-1, 지학사 ?교육부(2015), 초등학교 교사용 지도서 통합교과 2-1, 지학사 ?하브루타수업연구회(2015), 질문이 있는 교실 : 초등 편, 경향BP ?이상우(2015), 살아 있는 협동학습 2, 시그마프레스
퇴임식을 찾아 온 39년 전 제자를 보며 필자는 지난 2월 하순, 교직 39년을 마감하는 명예퇴임식을 하였다. 경기도 교육계에서 초등교사를 출발으로 중학교 교사, 장학사, 교감, 교장, 도교육청 장학관, 교육지원청 과장을 역임하고 일선학교 원로교사로서 퇴임을 하였다. 5년의 정년을 앞두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퇴임을 자청한 것이다. 이 퇴임식장에 뜻 깊은 손님이 방문하였다. 과연 이 사람은 누구일까? 김전일, 바로 39년 전 초임학교 제자인 것이다. 1977년 대지초교에서 담임을 하였던 학생이다. 지금은 나이 49세로 어엿한 사업가이다. 다른 제자들은 직장이 있어 함께 오지 못하였다고 사정을 전한다. 이 제자. 학교 측의 배려로 필자와 함께 나란히 앉았다. 제자는 퇴임식에서 좌석만 지키지 않고 퇴임식의 주요 장면을 스마트폰에 담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록 사진을 남긴 것이다. 왜? 바로 스승에게 전해주려는 것이다. 퇴임식장에 나 것만도 고마운데 알아서 움직이니 이보다 더 고마울 데가 어디 있는가? 과연 내 제자 답다! 퇴임식이 끝나고 학교 친목회에서 준비한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고 하니 사양한다. 사업 상 일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신 작은 선물을 전해준다. 퇴임식장에서 전해 준 화환은 최○○, 백화점 상품권은 재작년 결혼한 공무원인 이○○ 이라고 출처를 밝힌다. 본인이 하고 있는 건강식품도 건네준다. 제자의 결혼식은 바로 재작년 일이다. 교직생활 30년이 넘도록 제자 주례 한 번 보지 못한 것을 알고 있는 제자다.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중고등학교에서는 졸업학년인 3학년을 담임하면서 인생의 멘토가 되어야 하는데 필자는 그러하질 못하였다.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담임을 단 2회, 중학교에서도 2회밖에 하지 못하였다. 야간대학에 다니고 학교신문을 매월 제작하다 보니까 학년 배정이 그렇게 된 것이다. 그 사정을 알고 있는 제자가 친구의 만혼을 맞아 스승의 체면을 살려준 것이다. 이 제자들과의 인연도 깊다. 6학급의 시골학교에서 3년간 담임을 하였다. 3학년부터 5학년까지 중임을 하였다. 교육대학을 갓 졸업하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철부지 교사였는데 이들이 올바른 교사의 길을 안내해 준 것이다. 때로는 무리한 요구도 들어주고 학부모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철이 들도록 하였던 것이다. 초임교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교직 30년. 이들은 그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초임지의 인근 식당에서 세 명의 제자가 동부인하여 우리 부부에게 큰 절을 올린다. 커다란 축하 꽃바구니도 전달한다. 부족한 스승에 훌륭한 제자들을 만났다. 이 뿐 아니다. 필자가 제6회 한국교육대상을 수상하였을 때도 이들을 맞았다. EBS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주인공으로 촐연했을 때에도 이들과 초임지를 찾았고 함께 출연했다. 김전일 제자의 학창시절 모습은 어떠했을까? 한마디로 언행이 올바른 모범생이었다. 학급 반장을 도맡아 하고 친구들에게는 리더였다. 하루는 필자가 출근은 하였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아 수업을 할 수 없게 되자 2km 떨어진 약방으로 달려가 용돈으로 약을 사온 적도 있었다. 전일이 할머니께서는 따끈한 찐고구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삶은 옥수수를 교직원에게 제공하여 따듯한 시골인심을 알려주셨다. 스승은 가르침의 보람을 먹고 산다. 교육이 즐거웠기에 초임지에서 여자배구부를 창단하고 여름철 토요일 오후에는 제자들과 천렵을 나갔었다. 조를 편성해 천렵국을 끓여 먹었던 것이다. 이들이 출전한 용인군 체육대회에서는 영예의 입장상을 받았다. 학교 인근 야산에 산불을 발견하고는 공부하다 말고 산불진화도 했었다. 가을 운동회 때에는 마을 대항으로 하여 온 동네 축제를 만들었다. 남교사가 적어 3일에 한 번 숙직을 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다. 제자들이 있기에 스승은 행복하다. 나의 가르침으로 학생들이 훌륭하게 성장한다면 이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보수나 사회적 지위만을 생각하고 교직에 임하였다면 진작 교직을 떠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교직만큼 위대한 직업도 없다. 날마다 위대한 인물을 키우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교원인 필자는 아내에게 말한다. “여보! 의사는 아픈 사람을 상대하고 검사는 범인들을 상대하고 변호사는 억울한 사람을 대하지. 우리들은꿈과 희망이 창창한 푸른 새싹을 상대하니 얼마나 좋아! 제자들을 대하며 항상 젊게 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있을까?"
할머니들/ 최일화 마을버스가 지나가는 정류장 의자에 전깃줄에 앉아 있는 참새들처럼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할머니들. 바람이 불 때마다 깃털을 날리며 한 곳을 바라보는 참새들처럼 버스가 섰다가 떠날 때마다 출입문 쪽을 일제히 바라보는 할머니들. 틀니를 빼놓고 나와 앉아 있는 합죽이 할머니도 있다. 날개를 다친 참새처럼 할머니 하나는 지팡이를 짚고 앉아 있다. 할아버지 하나가 조금 떨어진 곳에 강남에서 온 제비처럼 앉아 있다. 감상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이 각별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슬하에서 대가족을 이루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늘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초등학교 6년을 매일 같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할아버지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할머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등교를 했고 학교에 다녀와서도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지 않으면 무엇인가 빼먹은 것 같아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인사를 드리곤 했다. 그런 할아버지가 6학년 2학기 때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돌아가셨다. 나는 대청마루가 꺼질듯이 꽝꽝 발을 구르며 울부짖었다. 할머니는 내가 스물여덟 살 때 돌아가셨다. 내가 늦게 입대하여 제대를 하던 해였다. 그때는 할머니 친구 분들이 빈소를 찾았을 때 눈물이 났을 뿐 할아버지 때처럼 울부짖지는 않았다. 이제 내가 노년에 접어들었지만 지금도 길을 가다가 할머니들을 보면 나의 할머니가 떠오른다. 할머니는 무척 인자하셨다. 그런데 큰어머니와 어머니의 말씀을 들어보면 할머니도 엄하실 때는 무척 엄하셨다고 한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고향에 두고 객지에 나가 살면서 다른 여자를 하나 데리고 왔을 때 할머니가 얼마나 무섭게 역정을 내셨는지 아주 무서우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며느리들도 엄하게 다스리셨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손자손녀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할머니일 뿐이었다. 나에겐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셨다. 그래서 평생 아버지가 이중살림을 차리고 살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의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무럭무럭 꿈을 키울 수가 있었다. 나의 할머니 얘기를 하다 보니 내가 만났던 독거노인 할머니들 얘기를 잊을 뻔 했다. 재작년 봄과 가을에 걸쳐 나는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혹시 있을지도 모를 노인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 활동을 한 일이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사업의 일환이었다. 그 때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생활 실상을 접하고 나는 마음이 무척 아팠다. 인천이 고향인 분들도 여러분 있었지만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에 고향을 둔 노인들이 인천의 쪽방에서 독거생활을 하고 계셨다. 결혼을 하지 않은 분도 있고 북한에서 넘어 온 새터민 주민들도 있었다. 자녀가 없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자녀가 있었고 어떤 90대 할머니는 아들딸 11남매를 두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할머니는 내게 5남매라고 하셨는데 마침 찾아온 할머니를 돌보는 교회 신자라는 분에게서 그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인천에 사는 막내딸이 가끔 들를 뿐 혼자 사신다는 것이었다. 젊어서 은행지점장을 한 명문대 출신 할아버지도 있었고 벽돌 공장을 운영하던 사장님 출신 할아버지도 쪽방에서 혼자 생활하고 계셨다. 나는 부평구와 남동구 쪽에서 실태조사 봉사활동을 했다. 이 봉사활동을 한 이후로 나는 길에서나 성당에서나 노인들을 보면 예사로 보이지가 않는다. 많은 노인분들이 혼자 사실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가구 주택이나 연립주택, 임대아파트 근처를 지나가다 보면 그곳 반지하방에 독거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길을 가곤 한다. 그분들에게 천 원 한 장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는 안다. 우리 사회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저런 음지가 존재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노인자살률이 제일 높다고 한다. 전국 시도 중에서 인천의 노인자살률이 4위라고 하는데 3일에 2명꼴이란다. 놀라운 수치다. 급격한 노인 증가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부모자식간의 윤리의 실종도 원인일 것이고 자녀들의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한 까닭이기도 할 것이다.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시민 개개인도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를 한 편 소개하려다가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비화하고 말았다. 한번은 시내버스를 타고 주공만수4단지 아파트를 가로질러 가다가 버스정류장에 할머니들이 나란히 앉아 있는 걸 봤다. 흔한 풍경이기도 하지만 그날따라 재미있기도 하고 아주 이색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메모를 한 것이 바로 위에 적은 시다. 이 할머니들이 앉아 있던 아파트 단지가 중류층의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단지이니 혼자 사는 할머니들은 아닐 것이다. 버스를 타고 가다 본 한 풍경의 묘사이니 그냥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시기를 기원한다.최일화/ 시인
산악회는 낯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산행으로 심신을 단련하고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비영리 모임이라 안전이 먼저다. 그래서 시산제를 제일 중요하게 여긴다. 시산제(始山祭)는 매년 신정과 구정이 지난 음력 1월 15일경 한적한 산을 찾아서 회원들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산신제다. 대보름 다음날이던 2월 23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정월 대보름 달맞이 명소인 월류봉(충북 영동군 황간면)으로 시산제 산행을 다녀왔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남쪽으로 향한다. 가까운 거리라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까지 들르며 여유를 부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건강 잘 챙기라는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시산제와 산행안내가 이어졌다. 8시 55분경 황간IC에서 3.5㎞ 거리의 월류봉에 도착했다. 여러 번 다녀간 곳이지만 시산제 날이라 느낌이 새롭다. 시산제를 준비하는 시간에 월류봉 주변을 둘러봤다. 월류봉(月留峯)은 황간면 원촌리 초강천 물가에 있는 한천팔경의 제1경으로 달밤의 정경이 아름다워 달이 머물다 간다는 봉우리이다. 왠지 밝은 불빛보다 은은하게 비치는 달빛에 정이 가는 세상이다. 달님이 쉬어가는 아름다운 밤경치를 보려면 음력으로 보름쯤에 찾아야 한다. 월류봉 주변의 풍경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이 한 폭의 산수화를 만든다. 여름철에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거나 냇가에 놓인 뜀 돌을 건너 절벽 위의 월류정에 오를 수 있어 좋다. 월류봉 앞에 돼지머리가 놓인 고사상이 근사하게 차려졌다. 고사상 앞에서 축문을 읽고, 선서를 하고, 술을 올리며 시산제가 진행된다. 십시일반이라고 돼지 입에 회원들의 정성이 담긴 돈 봉투를 꽂아 산악회 기금도 마련한다. 엎드려 큰절을 하던 서서 기도를 하던 자기 방식대로 예를 갖추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안전을 기원하고 소망을 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고사상의 돼지는 돈 봉투를 잔뜩 물고 있어야 폼이 난다. 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하여 종이를 태워 공중으로 올리는 소지를 마치고 음식을 골고루 나눠먹으면서 시간제가 끝났다. 차를 타고 노근리사건 역사의 현장인 쌍굴다리를 지나쳐 우천리로 갔다. 노근리사건은 1950년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남쪽으로 향하던 피난민들이 미군의 무차별 총격을 받아 300여 명의 희생자가 생긴 대량학살 사건이다. 경부고속도로가 바라보이는 우천리 길가에 월류봉 등산로 이정표가 서있다. 안내도에서 보듯 월류봉은 고만고만한 높이의 봉우리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10시경 우천리에서 가장 높은 5봉(높이 404m)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은 늘 처음에 힘이 드는데 이 구간 1.2㎞ 거리는 계속 오르막이 이어진다. 5봉부터 1봉까지 1㎞ 거리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4봉·3봉·2봉을 거친다. 발아래로 S자를 만든 초강천과 백화산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흐린 날씨가 조망을 가린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2봉을 지나 1봉으로 가면 물줄기가 만든 한반도지형이 내려다보인다. 월류봉은 거리가 짧고 산길이 평탄해 등산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산행할 수 있는 곳이다. 해발 365m를 알리는 월류봉(1봉) 표석과 한반도지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800m 거리의 에넥스공장 주차장으로 간다. 11시 45분경 도착해 늦게 하산한 일행들과 차를 타고 다시 월류봉으로 갔다. 월류봉이 바라보이는 식당에서 닭백숙으로 점심을 먹으며 ‘위하여’를 외친 만큼 얼굴이 붉어졌다. 편을 나눠 윷놀이를 하는 사이 한천정사와 송우암유허비를 카메라에 담았다. 한천정사(충북문화재자료 제28호)는 우암 송시열이 이곳에서 은거생활을 하며 학문연구와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했던 팔작지붕 기와집이다. 월류봉의 수려한 풍경과 달리 한천정사는 관리가 허술하고 초라하다. 한천정사 앞 물가에 1875년 후손과 유림들이 건립한 송우암 유허비(충청북도기념물 제46호)가 목조 비각 안에 서있다. 월류봉을 출발하여 옥천휴게소에 잠깐 들른 관광버스가 경부고속도로가 앞을 가로막기 전에는 옥천의 생활중심지였던 구읍의 육영수여사 생가에 도착했다. 옥천 구읍은 영화촬영지를 옮겨놓은 듯 시골의 정경을 오롯이 담아낸 곳으로 정지용 생가를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에 볼거리가 많다. 일행들이 생가를 구경하는 사이 홀로 정지용 생가와 옥주사마소, 옥천향교와 교동리 비석군을 둘러봤다. 인생살이 똑같으면 재미없다. 가끔은 활력소가 되는 특별한 날도 있어야 한다. 구읍에서 청주로 가는 사이 1년에 한번뿐인 특별이벤트를 열자 여러 명의 회원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끼와 솜씨를 보여주며 모두를 즐겁게 했다. 인생살이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함께 하는 인생이 아름답다. 직접 반죽하고 손으로 밀어 주인장의 손맛이 느껴지는 분평동의 청주엄마손칼국수(043-283-5953)에서 저녁을 먹으며 술잔을 높이 들고 ‘인생은 산과 함께, 산행은 행복과 함께’를 크게 외쳤다. 산행지가 가깝다보니 하루에 여러 가지 행사가 이뤄졌지만 예정보다 빠른 6시 10분경 집에 도착했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2015년 사교육비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사교육비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 결과로 국민적 반응이 뜨겁다. 즉 양 기관은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대한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정부 정책에 견주어 국민들의 반향이 높다. 물론 실체적 분석은 잘 했으나 그에 대한 대처, 대책은 부실하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17조8000억 원으로 나타나 어마어마하다. 2014년(18조2000억 원)과 비교해 4000억원 감소, 초중고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4만4천 원으로 전년비 대비 소폭 상승, 학교급별 명목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0.4%p 감소, 중학교는 1.9%p 증가, 고등학교 2.9%p 증가, 선행학습금지법 이후 방과후 학교 참여율이 감소한 중·고교의 경우 사교육비 모두 증가 등이 골자다, 사실 사교육 공화국이라는 좋지 않은 별칭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최고의 해법은 바로 공교육 바로 세우기와 그에 걸맞은 교사의 열정과 헌신에 있다는 점에서 교사가 학생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마련 등 선순환적 공교육 강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매년 맹목적으로 사교육비 총액과 비율만 조사하여 공표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방기하는 현행 문서식 행정을 경계한다. 선언적으로 아무리 사교육비 경감을 외쳐도 사교육이 근절되지 않고,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우리 교육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가 매년 사교육비 조사를 통해 기계적으로 사교육비 실태만을 제시하고 걱정하는 수준을 넘어 학교의 정상적 기능 복원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해야 한다. 사교육 및 사교육비 현황 조사 발표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그에 대한 작은 대책이 오히려 사교육 근정과 사교육비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는 가정, 학교, 사회의 관심과 일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학교에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인성교육 및 생활지도와 더불어 교사가 열정을 헌신을 통해 학생 교과지도와 진로・직업교육을 하기 위한 제반 환경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교육 근절을 위해서는 우선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교수학습(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과중한 행정업무와 교육 외의 부차적 업무 때문에 교사들이 본연의 직무인 수업 등 학생 교육에 전념하기 어려운 게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특히 학교는 평가기관이 아니라 교육 기관이다. 대학 입시에 모든 것을 걸고 ‘앞으로 나란히!’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 초중고교 보통 교육을 바로 세우고 사교육 근절,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 우선, 지속적인 출산율 하향으로 힌한 학생 수 감소추세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체감하는 사교육비 감소율은 1.5%에 그치고 있고, 실제 학부모들이 느끼는 체감 사교육비와 격차(gap)가 큰 점을 고려하여 공교육 정상화, 학교의 본질 교육 강화, 사교육비 경감 대책과 정책에 대한 근본적 제고와 우리 교육 현실에 적합한 사교육비 근절 및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마련되고, 이를 학교 현장에서 실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사교육비 근절과 경감의 초점을 공교육 정상화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나, 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체감적인 방안은 미미하고 여전히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는 정책위주로 문제인식과 대안이 유기적 연대가 부족한 현실이다. 결국 앞으로 사교육 근절과 사교육비 경감의 답은 학교 현장과 교원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탁상공론으로는 절대로 사교육 근절과 사교육비 경감을 할 수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 창의적인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 특화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 창의적 체험활동과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꿈과 끼를 기르는 다양한 학생 활동 실행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 물론 학원, 교습소 등에 가지 않아도 상급 학교 진학 등에 충분하도록 학교 교육의 내실화도 전제되어야 한다. 아울러, 학교 교육의 주체는 교원, 특히 교사다. 따라서 교원(교사)들이 자금심과 보람을 갖고 열심히 학교 교육, 특히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 경감 등이 제도화돼야 한다. 결국 매년 계속되는 정부의 사교육비 현황과 분석 자료는 의도는 좋으나 현실적으로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절감에 큰 도움을 쥐 못한다. 정부는 앞으로 학교 현장에서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절감의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가 본연의 역할인 공교육 정상화의 중심 기관으로서의 직분에 충실하고, 교원들이 잡무에서 벗어나 오로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더욱 확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경감은 선언적 이론이 아니라 실체적 실천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행정·대증주의 정책으론 한계” “공교육 본질적 역할 회복 시급” 한국교총(회장 안양옥)은 26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대해 “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열정과 헌신을 높이는 공교육 강화 정책 전환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최고의 해법은 교사의 열정과 헌신에 있다”며 “교사가 학생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현재 정부가 내놓는 정책 대부분 교육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처방이라기 보다 지극히 행정·대증주의적 발상에 치우쳤다고 진단하고, ‘일희일비’ 정책이 지속될 경우 사교육비 감소와 공교육 강화 모두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사교육비 억제라는 목적과 전혀 다르게 공교육만 규제하는 선행학습금지법 영향으로 방과후학교 중·고교생 이탈로 이어져 학생, 학부모가 오히려 사교육에 의존하는 역효과를 낸 부분, 기초학력 형성시기인 초등교에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폐지하고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과정에서 학력 저하 불안감에 따라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진 현상을 지적하고 나섰다. 교총은 “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방안은 미미하고 여전히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는 정책위주로 여전히 문제인식과 대안이 별개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사교육비 억제책에 치중하는 것보다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을 통해 공교육의 본질적 역할을 회복해 공교육의 기초체력을 강화시키는 지원책을 통해서 국민들의 소모성 사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와 통계청은 이날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가 전년 대비 4000억원 감소했으나 초·중·고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소폭 상승했고, 선행학습금지법 이후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감소한 중·고의 경우 사교육비가 증가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대한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영국이 지자체의 학교 신설 권한을 없애는 법 개정 이후 학교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0년 교육법 개정을 통해 모든 신설학교는 지역 교육청의 관리 감독을 받지 않는 자율학교나 아카데미 형태로 설립하도록 명시했다. 이에 따라 지방 정부가 학교를 설립할 권한을 잃게 되면서 학교 신설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런던은 학교가 부족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5년간 5~19세 학령인구가 11만 2000명이 더 늘었지만 이를 수용할 학교 설립이 뒷받침되지 못해 학교 입학조차 힘든 지경에 이른 것이다. 런던 내 학교의 3분의 2는 신입생 지원이 모집 정원을 훌쩍 넘겼다. 그리니치, 켄싱톤, 첼시 등의 런던 자치구 내 학교의 80%는 학생 수요를 감당할 공간마저 부족한 실정이다. 런던 의회는 2020년까지 14만 6000명의 학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학교 부족 비상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초등 3만 4000여 동, 중등 7만 8000여 동의 교사(校舍)가 5년 안에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 설립 자체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국교장연합은 “과거에는 지방정부가 학교 수요가 필요한 지역을 파악해 우선적으로 학교를 설립했는데 이제는 학교를 설립·운영할 개인이나 기관이 나설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정부의 학교 신설 정책을 비판했다. 또 “학교 공간 부족으로 교실이 과밀해지면서 교육의 질마저 저하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지방정부연합도 “아카데미나 자율학교를 운영할 법인이나 민간업자가 학교 정원 확대나 학교 신설에 소극적이라 일부 지자체는 입학 가능한 학교 자리를 찾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라며 “지자체에 학교 신설 권리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95%의 학부모들이 상위 3개 지망 학교 중 하나에 자녀를 입학시킬 기회를 보장받았다”며 “2010년부터 50억 파운드(약 8조 6000억 원)를 투자해 50만 개의 학교 부지를 마련했고, 향후 6년간 70억 파운드(약 12조 원)를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자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250개 이상의 자율학교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윤문영 기자 ymy@kfta.or.kr ⓒ 한교닷컴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 A고 장 모 교사는 정년을 2년 앞두고 명퇴를 하게 됐다. 지난해 명퇴 신청이 거부돼 ‘명퇴 재수’를 한 셈이다. 장 교사는 “내가 선택한 건데도 뭔가에 등 떠밀린 기분이다. 여전히 아쉬움이 크지만 더 이상 교사로서 존재감을 갖기가 어려워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에게 훈계는커녕 방해되지 않게 복도에 나가 있으라는 말조차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어떤 교실은 수업시간인데도 돌아다니고 끼리끼리 얘기를 나누고 있어 카페처럼 느껴질 정도다. 파마하고 화장해도 놔둬야 한다”며 “학교 현실은 모르는 분들이 학생 인권에만 신경을 쓰니 갈수록 수업방해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B초의 최 모 교사도 정년을 2년여 앞두고 명퇴했다. 출가를 앞둔 딸도 있고 정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주변에서는 조금만 더 참으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러나 나이 많은 초등 남자 평교사를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반기지 않았다. 그는 “학부모들이 관리자가 되지 않은 나이든 남교사는 무능한 존재로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개학하자마자 담임을 바꿔달라는 전화까지 왔다. 그 뒤로도 수시로 학부모들이 시시콜콜한 불만 전화를 했다”며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정년을 채우려는 것이 오히려 학교를 난감하게 하고 개인 욕심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같이 교권이 무너진 교실에서 매년 명퇴로 고경력 교원들이 대거 유출되고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까지 가세한 교권 침해를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 교권보호위원회에 접수된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는 지난 2009년 11건에서 지난해에는 107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사건 488건 중 절반에 가까운 227건도 학부모에 의한 것이었다. 게다가 이제는 교육감의 인사전횡을 견디지 못해 교직을 떠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경기 C중의 이 모 교사는 정년을 5년 남기고 명퇴를 택했다. 교장 중임을 마치고 도교육청 장학관, 지역교육청 과장이었던 그는 다른 교육감 후보를 지지했다며 일종의 괘씸죄에 걸려 원로교사로 학교 현장에 오게 됐다. 16년 동안 관리자로 있다가 다시 수업을 하려니 쉽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수업시수가 17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며 지난해에는 인근 학교 순회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국어 교사인 그에게 체육 교과를 담당토록 한 것이다. 그는 “선거운동을 했다며 억울하게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행정소송을 하면 무혐의 판결이 나올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득이 될 것이 없어 포기하며 참아왔다. 그런데 이제는 전공과도 무관한 체육수업을 하라는데 더 이상은 학교에 남아있을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올해 2월말 명퇴 교원은 전국적으로 3987명이다. 신청자는 5057명이나 된다. 연금 정국이 절정에 달한 지난해 2월 명퇴 신청자(1만 2537명)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하지만 2월말 명퇴 신청자만도 2012년 3579명, 2013년 4202명, 2014년 5164명 등 4~5천명에 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건강 등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 교권 침해, 과중한 업무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시교육청 담당자는 “정년이 9년이나 남은 교사도 신청을 했다. 교사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괴로움을 토로하는 명퇴자가 늘고 있다”며 “신청자가 많아 다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올 명퇴 수용률은 서울 63.3%, 경기 65.0% 등에 그쳤다. 이 때문에 ‘탈락’ 교원이 늘고 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교원들은 명퇴 재수, 삼수에 도전하고 있다. 경기 D교사는 “더는 버티기가 힘들어 매번 탈락해도 명퇴를 신청하고 있다”며 “이젠 학교에 다 알려져 동료들이 억지로 자리를 지키는 교사로 생각할까 바늘방석”이라고 토로했다. 떠나려는 교사가 늘면서 갈수록 정년을 채우는 교원이 줄고 있다. 올 2월 서울시 공립 중등 퇴직자 560명 중 정년 퇴직자는 83명으로 명퇴 477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명예퇴직이 ‘명예’스럽지 않다보니 남아 있는 교원들의 사기 저하와 고경력 교원의 공백으로 인한 교육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 E초 정 모 교사는 “나이가 많다는 학부모 불만을 듣기 싫어 떠나는 선배의 모습을 보며 미래의 내 모습이 아닐까 자괴감이 든다”며 “원로교사가 덜 활동적이고, 옛날 방식으로 가르칠 거라는 편견이 명퇴를 더 부추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F고 황 모 교사는 “교사가 떠나려고 하는 교단에 희망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교직은 ‘짬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력이 많으면 도움이 된다.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후배 교사들에게 전수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명퇴로 인해 사장되는 부분이 아쉽다”며 “교사의 자긍심을 높이고 수업에 전념하게 하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말이 됩니까. 신규로 뽑은 전문직 24명 중 23명이 전교조 출신 교사라는데 너무 한 것 아닙니까.” 세종교육청의 3월 1일자 교육전문직 인사발령에 대해 관내 한 초등교사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세종교육청이 추진한 전국단위 교육전문직 공개전형에 대해 이 교사는 “이번 전형부터 토의토론, 공개·심층면접 등 정성평가가 확대돼 입맛 따라 선발할 것이란 예견이 현실화됐다”고 허탈해 했다. 전국 시·도교육청들이 관리자, 교육 전문직 인사를 줄줄이 발표하면서 현장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광주, 경기, 강원, 충북, 경남 등 진보교육감들의 측근, 보은, 길들이기 인사가 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교원들은 “교실에서 학생에만 매달렸던 이들을 외면하고 정치적 활동에 치우친 이들을 요직에 진출시켰다”며 “공정성은 물론 교육의 진정성마저 저버린 처사”라고 비판한다. 서울은 전교조 간부 출신 교사를 두 단계 뛴 교육연구관으로 발령 내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박사학위 소지자는 교장·교감 경력이 없어도 선발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이는 없다. 이번에 연구관으로 발령받은 교사는 조희연 교육감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전교조 주요 간부직을 수행한 전력도 있어서다. 광주교육청도 교육감 당선 일등공신 역할을 한 비교장 출신을 핵심 측근인 교육국장으로 임명했다. 더구나 사립학교 교원 특채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전교조 교사를 합격시킨 문제로 기소당하고 징계를 받은 교육연구원 교수부장을 신설된 ‘학생해양수련원장’ 자리에 올리기까지 했다. 경기교육청은 교육감 비서인 파견교사를 공모교장으로 임명한 일이 도마 위에 올랐고, 강원교육청은 지난 2012년 두 단계 승진 논란을 겪었던 전교조 교사를 초대 진로교육원장으로 임명해 비난을 자초했다. 충북교육청도 교육감 보좌관인 파견교사를 공모교장으로 임명했다. 경남교육청은 1년 이상 임기가 남은 창원기계공고 교장을 일방적으로 전보해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22일, 24일 잇따라 입장을 내 “인사전횡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장이나 전문직이 되려면 누구보다 오랜 기간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교육감 선거에 도움을 줬다거나 단순히 교육철학을 공유한다고 해서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왜곡·보은인사가 반복된다면 과연 어떤 교원이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열정을 보이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경남교육청 사례에 대해 “학교장 길들이기 식의 인사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사철마다 반복되는 인사전횡은 직선교육감제의 가장 큰 폐해”라면서 “교육감들은 즉각 왜곡인사를 철회하고 교육부는 행정감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경기도초등교장협의회 시·군회장 회의가 24일 한국교총 사임당홀에서 열렸다. 시·군회장 3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2015년 결산 △2016년 예산(안) 확정 △2016년 사업 계획 및 주요 업무 등 안건이 심의됐다.
취학, 학습법, 건강관리까지 오랜 현장 경험 노하우로 학부모 고민 해결책 제시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는 설레기 마련이다. 한편으론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아이가 잘 적응할지 걱정투성이다. 이런 학부모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현직 초등 교원 네 명이 뭉쳤다. 최근 ‘초등학교 생활백서’를 출간한 유영덕 충남 소망초 교장과 이성희 충남 모산초 교사, 유덕수·김종진 소망초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유영덕 교장은 “취학통지서를 받고 졸업할 때까지 학부모가 6년간 마주하는 고민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학교의 문턱은 여전히 높게 보일 겁니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한 게 많더라도 교사에게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울 테고요. 실제로 많은 학부모가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초등학교 생활백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학교생활 안내서다. 학년별 교육 목표부터 학사 일정, 대인관계, 학습법, 인성교육, 정부 시책까지 담았다. 가상의 인물 진모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게 특징.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초등학교 생활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교장과 교사 세 명이 뜻을 모은 건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유 교장은 “교직에서의 오랜 경험도 중요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교육의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공동 집필했다”면서 “현직 교장과 학생 지도 경력이 많은 교사, 젊은 교사, 주부 교사 등으로 필진을 구성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민이 생길 때마다 꺼내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Q. 취학통지서를 받으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온 가족이 시간을 내서 아이가 다닐 학교를 미리 방문해보세요. 학교 현황판을 보면서 교실의 위치를 가늠해보는 게 좋아요. 특히 화장실 위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미리 살펴야 해요. 또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세요. 활동하기 편한 옷차림과 학용품도 꼼꼼하게 챙겨 주세요. Q. 한글, 입학 전에 얼마큼 깨쳐야 하나요? A. 입학 전에 한글을 자연스럽게 깨치는 건 좋은 일이나 수준을 지나치게 앞서가는 건 반드시 좋다고만은 할 수 없어요.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글자도 깨치고 이야기 속 배경지식까지 습득하는 방법이 바람직합니다. 한글을 미리 배울 땐 연필 잡는 법부터 익히게 해 주세요. 한 번 굳어진 필체는 교정하기 쉽지 않거든요. Q. 우리 아이가 허약해서 걱정이에요. A. ‘학교보건법’에 의한 건강검사는 크게 건강검진, 신체발달검사, 소변검사, 구강검진이 있어요. 학년별로 검진 방법과 항목에는 차이가 있지만, 매년 건강검사가 이뤄져요. 아이가 건강하려면 가정에서도 관심이 필요해요. 아침 식사는 꼭 챙겨주세요. 비만을 예방해주세요. 또 학교 보건 소식을 꼭 읽어보세요.
소방합동훈련 연 1회 의무화 고지 한번 없이 행정편의 부과 교장들 “사비 납부 속출” 반발 교총 ”교육청에서 지원해야” 소방당국이 사전 고지도 없이 소방합동훈련을 미실시 했다는 이유로 경기 초·중·고 교장 208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교장들은 사비로 납부하는 상황까지 내몰리는 바람에 소방·행정당국, 도의회 등에 항의 방문을 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지역 교총 회원 등의 제보를 토대로 본보가 단독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소방서들은 관내 학교 전체를 상대로 지난해 말 소방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점검내용은 지난 2012년말 개정된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에 근거해 연 1회 의무화된 ‘소방합동훈련을 실시했느냐’였다. 그 결과 10% 정도에 해당하는 208개교가 2013~2015년 훈련 미실시로 40만원의 과태료 통지서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는 "단 한 차례도 사전 고지를 하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과태료만 부과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사전 고지나 주의·경고도 없이 불시 점검 후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적절한 행정인가"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오로지 과태료 부과만을 염두에 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 내 한 초등 교장은 "함정을 파놓고 걸려들길 기다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털어놨다. 엄연히 소방 ‘합동’훈련인 만큼 소방당국의 책임이 더 큰데 학교에만 떠넘기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더욱이 과태료를 학교장 또는 행정실장 개인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놓고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번 과태료 부과에 대해 "학교예산으로 쓸 수 있다는 규정이 없고, 학교가 소홀해서 일어난 일로 볼 수 있어 학교예산으로 처리하기에 곤란하다"는 답변만 제시할 뿐 해법 마련은 도외시하고 있다. 과태료 납부기한이 대부분 2월 중순 정도로 정해져 있어 어쩔 수 없이 학교장이나 행정실장이 개인 돈으로 부담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기한 내 납부하지 않으면 연체료까지 물어야하기 때문이다. 또 위반 시점에 재직하던 교장이 아닌 현직 교장이 납부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소방시설법 위반 문제가 경기지역 학교에만 집중된 것도 논란이다. 같은 법을 두고 타 시·도는 잡음이 없는 것과 달리 유독 경기지역만 고지없이 무더기 과태료를 부과한데 대해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지역 소방서가 연간계획을 먼저 세우고 이에 따라 학교, 기업체, 공장 등과 조율해서 소방합동훈련을 전부 이행하고 있다"며 "아직 이 문제로 과태료를 부과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지역 소방서는 "법대로 했을 뿐"이라며 "사전 고지 의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논란은 커져가고 있지만 현재 중앙 차원에서는 별다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 관계자는 "경기도에 많은 학교가 과태료를 물게 된 것은 알고 있지만 관련 유사 판례가 없어 구제나 경감은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과 경기교총은 26일 공동 입장을 내고 "교육당국은 학교의무 부과 법령 개정 시 그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고지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경기교육청은 법령 개정사항을 몰라 발생한 사안인 만큼 과태료 지원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월은 교육계에 있어 특별한 달이다. 이별과 만남이 교차하는 달이다. 송별회의 달이기도 하다. 전보, 승진, 전직, 퇴직 발령이 바로 2월에 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경우, 3월 1일자 정기인사 이동으로 초등 3,694명, 중등 4,735명, 교육전문직원 122명에 대한 인사가 있었다. 얼마 전에는 관리자(교감과 교장) 753명에 대한 인사 발표가 있었다. 각급 학교와 교육기관에서는 송별회 날짜를 잡고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필자의 경우, 2월 29일자 명예퇴직 발령을 받았다. 그 동안 경기도 교육계에서 초등학교 교사, 중학교 교사, 장학사, 교감을 거쳤다. 교장도 S중학교와 Y중학교에서 근무를 하고 도교육청 장학관, 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도 하였다. 이제 원로교사로 명예퇴임을 하는 것이다. 얼마 전, Y중학교에 근무했던 부장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나의 명예퇴직을 축하하는 송별회를 한다는 것이다. 굳이 사양을 했지만 그 당시 근무했던 교감, 부장교사들이 뜻을 모았다고 전해준다. 내가 사양을 하는 이유는 명퇴가 그리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Y중학교에서 헤어진 지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재회가 어색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필자가 현재 재직하고 있는 학교의 송별회 후에 하려고 계획 했었나 보다. 당시 부장교사들이 미리 약속을 했다고 한다. 여행 계획이 있다고 하니 일정을 앞당긴다. 그래서 얼마 전 일요일 모 한식뷔페에서 송별식을 가졌다. 2년 전 Y 중학교 동지들이 모인 것이다. 변경된 급한 연락에 몇 명이나 모였을까? 필자를 비롯해 부장교사 6명, 교감과 장학관 각 1명 등 모두 8명이 모였다. 2년 반 동안 재직하면서 정들었던 분들이다. 교감 한 분은 올해 교장 자격연수 대상자로 지명 받았다. 장학관 한 분은 그 학교 교감을 거쳐 교장 2년을 하고 교육지원청 장학관이 된 것이다. 오늘 이 모임이 왜 ‘특별한 송별회’일까? 점점 사회가 각박해지다보니 교육계도 그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 함께 근무할 때는 가까운 사이 같지만 헤어지고 나면 거리가 멀어진다. 그런 세상을 탓할 수도 없다. 그게 인지상정이란 것이다. 한 직장에서 매일 만날 때는 미운 정, 고운 정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헤어지 나면 그만이다. 그런데 옛 상사가 명퇴를 한다는 이유로 2년 전 부장교사들이 모인다고? 송년회 모임을 주관하는 교사에게 신신당부 하였다. 절대로 억지로 모이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모임에 부담을 갖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어디까지나 자발성을 전제로 해야 된다고 하였던 것이다. 명퇴하는 사람이 과거 인연을 붙잡고 모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Y중학교 6대 교장으로 부임하였다. 초임 교장 4년을 바탕으로 교직원이 한 마음이 되었다. 교육부 지정 연구학교를 마치자 혁신학교를 지정 받아 선도학교 역할을 수행하였다. 2013학년도에는 우수교로서 교육감 표창 4개, 교육장 표창 1개를 받았다. 모두 선생님들 노력 덕분이었다. 초임교장 시절도 행복했다. 3년간 학교표창 19개를 받았다. 교장이 잘 나서가 아니었다. 부장교사를 비롯해 모든 교직원이 한 뜻이 되어 움직였다. 도지정 봉사활동 시범학교 2년을 마치고 보건교육 시범학교 2년을 다시 선정 받도록 한 열성파 선생님들 덕분이었다. 교장은 어느 때 가장 행복할까? 자신의 교육철학대로 선생님들이 움직이고 학교를 운영할 때라고? 아니다. 교장은 혼자서 가슴 뿌듯할 줄 모르겠으나 선생님들은 아마 괴롭지 않을까? 그 당시 Y중학교는 선생님들이 학교 운영의 주체가 되어 주인정신으로 학교 운영에 참여했다. 교사들은 마치 자신이 교장인 듯이 말하고 행동한다. 교장은 교사들을 100% 믿고 권한을 위임한 결과다. 송별회에 모인 분들이 고맙다. 일요일에 모였으니 소중한 개인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화환과 작은 선물도 받았다. 재직학교의 아름다운 추억, 직연(職緣) 누가 만들까? 바로 그 학교 소속원들이다. 상경하애, 인격적 존중, 배려, 책임감, 창의적인 아이디어, 자율성, 주인정신 등으로 무장한다면 직장이 바뀌더라도 재회의 기쁨을 느끼지 않을까? 모여서 이야기를 꽃 피우다보니 송별회 시간이 짧기만 하다.
얼었던 눈도 녹고 눈이 비로 변하는 우수도 지났다. 이제 남은 것은 따뜻한 봄바람과 시원스런 물소리만 들리는 것뿐이다. 변화는 참 좋은 것이다. 교육이 변화다. 학습이 변화다. 지속적인 변화다. 멈춤이 없는 것이 교육이다. 멈춤이 없는 것이 발전이다. 어제 저녁 교육프로그램을 보았다. 교육패러다임의 변화였다. 선진국도 아니었다. 몽골이었다. 이 나라에서 초등학생들의 교육의 변화된 모습을 보았다. 감탄을 하였다. 미래가 눈에 훤히 보였다. 19세기, 20세기의 암기식 수업이 아니었다. 교사중심의 일제수업도 아니었다. 프로젝트의 완성을 향한 수업이었다. 분임토의를 하였다. 학생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졌다. 수학문제를 풀어도 한 학생, 한 학생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다. 몇 명의 학생이 한 조를 이루어 선생님께서 제시한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특별활동도 마찬가지였다. 생각중심 수업이었다. 수업의 흐름이 교사에서 학생으로 흐르고 있었다. 학생들은 수업에 대한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감동있는 수업이 진행되었다. 학생들의 잠재력 능력을 계발시켜주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집에 가면 일터에서 돌아온 부모님께서 피곤한데도 자녀가 학교에서 어떤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았다. 자녀는 하나하나 설명을 하였다. 학교의 수업의 만족해했다. 몽골의 교육이 앞서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 프로젝트 완성을 위한 수업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되었다. 앞서가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몽골에서 과거의 교육패러다임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서 새로운 기법으로 수업을 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큰 도전을 주고도 남았다. 우리나라의 교육도 교육패러다임의 전환을 과감하게 가져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과거식으로 암기식 수업, 일제식 수업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프로젝트 완성을 위한 수업을 위한 교재의 재구성, 수업기법의 연구, 다양한 학습방법 도입 등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실천해야 할 때라 생각된다. 그렇지 않으면 선진국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우리 교육이 후진의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후진국의 교육보다 뒤떨어질지도 모른다.
2월 16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강원도 춘천시와 홍천군에 걸쳐 있는 가리산(높이 1051m)에 다녀왔다. 가리산(加里山)은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으로 정상 부근에 솟아있는 3개의 봉우리가 소양호에 산자락을 늘어뜨리고 있다. 홍천9경 중 제2경으로 산의 이름은 산봉우리가 한데에 수북이 쌓아 둔 곡식 더미처럼 생긴데서 유래한다. 가리산을 품은 홍천군을 지도에서 살펴보면 동에서 서로 고구마처럼 기다랗고 남한의 시·군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북쪽으로 향했다. 명절연휴 보내느라 피곤했는지 빈자리가 여럿이다. 밤사이 눈이 내려 거북이걸음을 하는데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만 눈이 녹아 세상을 흑백으로 구분한다.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입원으로 참석 못한 달콤 회장님을 대신해 짱구 부회장님의 산복(山福) 많이 받으라는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안내와 다음 일정소개가 이어졌다. 중앙고속도로 홍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44번 국도변의 원동교차로에서 소양호 방향으로 폭이 좁은 지방도를 달린다. 10시 10분경 1진을 홍고개에 내려주고 짧게 산행할 회원들만 태운 채 다시 44번 국도의 가리산교차로를 거쳐 11시경 가리산자연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면 탱크와 해병대가리산전투전적비, 휴양림의 헬리콥터가 맞이한다. 산행 준비를 하고 안내판을 읽어보니 가리산은 6.25전쟁 당시 해병대 제1연대와 인민군 제6사단이 큰 전투를 벌였던 격전지다. 왼쪽으로 등산로를 따라가면 관리사무소 앞 얼음조형물과 소형 산막들이 길옆에 있다. ‘가리산 등산로 여기서부터 5㎞’가 써있는 표석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가리산 강우레이더 관측소와 ‘숲에서 놀다 내안의 나를 만나다, 세상을 건너는 다리, 누운 돌탑 그리고 돌탑...’이 써있는 이정표를 지나 가삽고개와 무쇠말재로 갈라지는 합수곡 삼거리에 도착했다. 가끔 별일 아닌 것을 운명의 순간처럼 고심하며 결정할 때가 있다. 단출하게 세 명이 산행을 하는데도 어느 코스로 갈 것인지 의견이 다르다. 한참 만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오른쪽의 가삽고개 방향을 선택했다. 비교적 산행하기 쉬운 등산로가 이어지고 통나무로 만든 쉼터도 여러 곳 있다. 능선 가까운 곳에서 점심을 먹으려다 1진과 연락이 되어 걸음을 재촉했다. 가삽고개를 목전에 두고 왼쪽으로 능선에 오르면 평탄한 산길이 이어진다. 포토존 역할을 하는 고목을 지나 뱃터갈림길에 도착하면 묘 자리에 얽힌 ‘한 천자 이야기’ 안내판이 서있다. 가리산의 능선이 완만하다고 깔봤다가는 큰코다친다. 정상 일대는 좁은 협곡을 사이에 두고 수직에 가까운 3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왜 힘들여 이곳까지 올라왔는지는 가리산을 대표하는 큰바위얼굴을 보고나서야 안다. 큰바위얼굴이 가리산 2봉에서 1봉을 인자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람의 얼굴을 닮은 2봉 정상에 올라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와 요즘에는 고3 수험생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산행을 시작할 때부터 내린 눈이 눈앞을 가리는데다 쌓인 눈과 얼어붙은 바위가 산행을 어렵게 한다. 쇠파이프와 로프에 의지하며 표석이 서있는 1봉 정상에 올랐다. 산행의 참맛을 느끼려면 눈 내리는 날 산에 올라야 한다. 다만 가리산의 겨울철은 멋진 풍경만큼이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백두대간 줄기와 소양호가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쉬웠다. 후반전이 중요한 인생처럼 산행은 내리막길에서 더 조심해야한다. 가리산 정상에서 무쇠말재까지 아찔한 구간을 지난다. 무쇠말재는 옛날 홍수로 물바다가 되었을 때 무쇠로 배터를 만들어 송씨네 오누이만 살아 남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편평한 곳에 자리 잡고 늦은 점심을 먹는데 반찬 위로 눈이 쌓인다. 산행은 걸음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걷는 게 아니다. 땀 흘리고 힘들어 하며 많은 것을 깨닫는다. 가리산자연휴양림으로 가며 나무끼리 얼싸안고 자라는 연리목을 비롯해 여러 가지 모습의 나무들을 만난다. 화전민을 이주시킨 자리에 심었다는 낙엽송들이 눈이 내리는 겨울 하늘을 찔러대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 가끔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추운 날씨 때문에 뒤풀이 장소가 바뀐 것도 모르고 오랜만에 만난 석호 후배와 멋진 풍경에 빠져 세월아 네월아 자유를 누리며 꼴찌로 내려갔다. 3시 40분경 출발하는 관광버스에 올라 정상의 바위틈에서 솟는 석간수와 휴양림 입구에서 가까운 용소폭포를 구경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밀린 숙제를 하듯 중앙고속도로 원주휴게소에 들러 뒤풀이를 하고 청주로 향했다. 눈이 내리다 그쳤다, 해가 나왔다 들어갔다... 날씨만 오락가락한 게 아니다. 우리가 지나온 곳에서 가까운 중앙고속도로 원주-제천 구간에서 30여대의 차량이 연쇄 충돌하여 도로가 마비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오후 7시 30분경 집에 도착했다. 날씨가 나쁜 날은 세상일 하나도 모르는 듯 무사히 다녀온 것도 행복이다.
일선 초등교원들이 돌봄교실 운영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연초부터 확대 방침을 재차 천명하고 있어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12일 초등 돌봄교실 이용 대상을 5~6학년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2016년 초등돌봄교실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같은 달 22일 열린 제5차 저출산 대책 당정 협의에서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초등돌봄시스템은 저출산 대책이 될 뿐만 아니라 사교육비를 완화하는 방안”이라며 “돌봄이 꼭 필요한 1∼2학년 가정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2020년까지 2만 명을 추가 수용하고 3학년 이상은 학년 발달과 특성을 고려해 연계형 돌봄교실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서도 이 부총리는 직접 서울남산초등학교를 찾아 학부모 의견을 청취하는 등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행보가 학교에 설치된 돌봄교실 확대에만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 방안은 물론 부총리 발언 어디에도 현장 교원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할 방안은 들어 있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도 “학생 돌봄에 관련된 일인 만큼 현장 선생님들께서 사명감을 갖고 일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답변 밖에 내놓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돌봄이 전적으로 학교 현장에 떠넘겨지는 추세다. 초등 돌봄교실은 학생 수 감소에도 오후반 기준 2013년 5784교, 7395실, 15만9737명에서 2014년 5938교, 1만966실, 22만1310명, 2015년 5972교 1만2380실 23만9798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원래 보육문제를 담당해온 보건복지부 관리의 지역아동센터는 2012년 4063개, 2013년 4061개, 2014년 4059개로 되레 줄었다. 지난달 국민행복분야 업무보고 기자단 사전 브리핑에서 나온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의 발언도 의미심장하다. 방 차관은 “일반 지자체는 각종 복지 매칭사업을 하면서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 부담이 증가하는데, 상대적으로 교육청은 어린이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며 아동 관련 사업은 교육청이 맡아야 한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현장의 한숨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학교는 본업인 교육 이외 업무를 떠맡게 됨을, 돌봄이 본업인 지역아동지원센터는 더 하려 해도 하기 힘든 현실을 개탄했다. 세종 A초 교장은 “돌봄과 수업이 동시에 가능한 겸용공간을 만들라지만 이는 돌봄과 교육의 차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상”이라며 “아이들이 편히 쉴 수 있게 하려면 기존 교실과 달리 온돌 등 편의시설을 넣어야 하는 데 이렇게 개조하면 다른 교육활동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그렇게 공간을 마련하더라도 꼭 교원에게 관리 책임을 지울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학생 일이라고 무조건 학교에 떠밀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B초 교장은 “교육활동에 필요한 공간은 제쳐두고 돌봄교실부터 구축하라고 하니 여기가 학교인지 보육시설인지 헷갈릴 지경”이라며 혀를 찼다. 반대로 돌봄이 본업인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관심과 지원 부족을 호소했다. 서울 동소문행복한홈스쿨 정유진 센터장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약 120명으로 조직된 대학생 학습동아리와 주말 1대 1 아동매칭 수업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뿌듯해하면서도 “수요에 비해 지자체 등의 지원이 부족해 확대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정 센터장은 “학교 선생님들은 수업과 기타 업무로 저녁시간 사각지대 아이들을 관리하기 어렵지만 지역아동지원센터는 가능하다”며 “조금의 인력과 노력만 더해져도 더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아동지원센터 중앙지원단 관계자도 이런 현실에 공감했다. 이 관계자는 “센터로 인정받아 지원 받으려면 2년간 운영 실적이 필요한데 이 동안은 스스로 운영비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의지 없이는 힘들다”며 “센터가 되도 지원금이 월 450여만 원 밖에 되지 않아 인건비 충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