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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의 미국행이 선진문물을 배워 식민지 조선 학생들을 깨우치고 계몽사상을 전파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새로운 자료가 발견됐다. 도산 선생은 1902년 12월7일자 미국 서부 지역의 유력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114년 전 미국 신문에 난 도산 선생의 인터뷰 기사는 재미 학자인 장태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가 지난해 10월 발견한 것이다. 장 교수는 안창호 선생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쪽에 있는 리버사이드에서 최초의 한인촌인 파차파 캠프를 세우고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삼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기사를 발견했다. 그는 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리버사이드 한인촌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료를 찾던 중 우연히 안창호 선생의 인터뷰 기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기사의 제목은 '코리아, 잠자는 땅: 별난 사람들, 낯선 관습들, 깨어나는 자각들'(Corea, the Sleeping Land: It's queer People, Strange Customs and Coming awakening)이다. 인터뷰는 도산 선생 내외가 영어를 하지 못해 한국에서 8년간 의료선교활동을 했던 알레산드로 드류(1859∼1926) 박사가 통역을 맡았다. 도산 선생은 인터뷰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자기가 보는 세상만을 인식하는 우물 안의 개구리"라며 "나는 (미국에서) 많은 것을 보고 익힌 뒤 귀국해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미국에 온 것은 언더우드 박사의 조언에 따른 것이며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가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내게 보여준 신뢰를 잊지 않고 있으며 내게 '많은 것을 배우고 와 사람들에게 베풀라'는 부탁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외과의가 되고 싶은 생각도 있었으나 사람들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을 견뎌낼 수 없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고국에서 교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는 도산 선생이 매우 기품 있고 겸손했으며, 타고난 눈치와 사교술을 가진 매우 명민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이 인터뷰 기사가 사료 가치가 있는 점은 그동안 도산 선생의 미국 입국 경로와 행적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산 선생은 1902년 9월 4일 결혼한 지 넉 달 만에 부인 이혜련 여사와 인천에서 배를 타고 도쿄와 하와이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신문에서는 하와이에서 배를 잘못 타 캐나다 밴쿠버로 갔다고 명시돼있다. 도산 선생 부부는 시애틀을 거쳐 그해 10월 14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또 "인터뷰 당시 도산 선생은 이스트 오클랜드에 있는 드류 박사 자택에서 기거하고 있었다"면서 "드류 박사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기자와 안면이 있어 도착 한 달 반 만에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산 선생이 당시 초등학교에 입학하려다가 나이가 많아 거부된 사실이 화제가 돼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는 얘기도 와전된 것"이라며 "인터뷰 당시에는 초등학교에 다니지 않았다"고 했다. 인터뷰 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기사의 70%가 한국 소개에 할애됐는데 철저히 서양 시각이 투영돼있다는 점이다. 제목에서 엿보이듯 한국을 문명화되지 못한 동북아시아의 변방이자 서구열강의 각축장으로 묘사했다. 실제로 기사 중에는 "한국에서 결혼은 당사자가 교제를 통해서 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정해주며 결혼 전 얼굴도 보지 못한다"면서 "결혼은 복권과 마찬가지"라는 대목이 있다. 또 "한국인들은 악마를 숭배하며 이들 중 유학자들을 가장 존경한다. 가톨릭이나 기독교를 믿는 사람은 소수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은 부녀자들이 빨래하는 하수도"라는 내용도 나온다. 게다가 기사와 함께 실은 사진 가운데 흥선 대원군 사진을 '한국의 전형적 노인'으로 설명했다. 긴머리를 딴 한복을 입은 소년들과 청계천 변에서 빨래하는 부녀자들의 사진도 게재했다. 한편 도산 선생은 이후 1904년 리버사이드로 옮겨 초기 한인 이민자와 함께 미국 본토 최초의 한인촌을 건설한다. 도산 선생은 1904∼1907년, 1911∼1914년 두 기간에 리버사이드의 오렌지 농장에서 노동하면서 흥사단과 국민회의 설립을 준비했다.
'지필평가 없이 수행평가로만 성적을 낼 수 있다.' 교육부의 발표 내용이다. '초중등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 훈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를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궁금한 것 한가지, '수행평가를 실시하더라도 원점수로 환산하여 성적을 낸다는 뜻인가' 이렇게 된다면 학생들의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어렵다. 어차피 점수로 평가가 되기 때문에 수행평가를 더 힘들어 할 수도 있다. 물론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 근본 목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평가방법을 통해 평가를 하라는 것으로 본다. 또 한가지, 수행평가만으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학교에 비율, 방법, 시기 등을 완전히 맡겨야 한다. 기본적으로 지침을 내려 교사들을 어렵게 해서는 곤란하다.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제기에 대한 책임은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서 져야 한다. 학교에 떠 넘기는 현재의 민원대응 방법을 그대로 두어서는 곤란하다.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낸다면 민원은 필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곧바로 학업성적관리지침을 개정한다고 한다. 어떻게 규제를 할 것인가에 대해 불안하다. 교사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평가권을 완전히 넘겨줘야 한다. 현재의 학업성적관리규정처럼 교사들에게 출제문항의 형식까지도 규제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어떤 방법이나 어떤 형식이 되더라도 교육부의 제시대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 통과된 것은 그대로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규제를 가한다면 다양한 평가방법을 도입한다는 취지에 어긋난다. 결국은 모든 학교에서 똑같은 형식으로 수행평가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령 수행평가 몇%, 논술형평가 몇% 등으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행평가의 특성상 교사와 학생들의 교육활동과정에서 다루어진 내용이라면 교사에게 채점시에도 권한을 주어야 한다. 객관성이 확보되었다면 교사들을 전적으로 믿고 맡겨야 한다. 평가권 없이 실시되는 평가는 다양한 평가가 될 수 없다. 학교와 교사를 믿어야 한다.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학교급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는 상급학교 진학에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내신성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고등학교에서의 내신성적 산출에 어떻게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무조건 좋은 제도이니 시행하라고 하는 것보다는 이 시기에 대입제도 개선 없이도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이미 서술형평가를 많이 실시하고 있다. 서술형평가는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고 본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민원제기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물론 객관적인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주변에서 만큼은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채점기준이 명확하고 공정하게 채점하여 그런 것이 아니다. 서술형평가가 단답형 평가쪽으로 많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 입장에서는 괜한 논란에 휘말리기 싫어서 아주 간단히 서술형 평가의 시늉만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팽평가 확대도 자칫하면 이런 현상이 되풀이 될 수 있다. 그나마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 현재의 수행평가가 자칫하면 지필평가의 변형된 상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현상은 교사들에게 주어진 평가권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출제를 할 수는 있지만 창의적인 채점은 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구조이기 때문에 수행평가 확대가 쉽게 연착륙될지 미지수다. 다양한 수행평가를 하지 못하고 채점과 점수 내기위한 도구로 수행평가가 전락한다면 수행평가 확대는 전혀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이렇게 된다면 이틈을 타고 사교육이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면, 교육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성취평가제와 맞지 않을 수 있다. 수행평가라고 하면 일정부분 기본점수가 부여되기도 하고, 지필평가와는 많이 다른 형태의 평가인데,이렇게 되면 성취평가제의 성취수준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해소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 성취평가제 강조하면서 도입한 것이 고작 수년전에 불과하다.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일이 재발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평가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옳다. 그러나 학교급별 특성이나, 교과별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하고, 학교와 교사들에게 완벽한 평가권을 주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필평가처럼 지침을 내려 많은 규제를 한다면 취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교육부에서 하라고 하면 학교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실시를 하긴 한다. 그러나 교육부의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방향이 될 수 있다. 입법예고기간에 다양한 변수를 재검토하여 최적화된 방안으로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이제야 말을 꺼내놓고 빠르면 올해 1학기부터 실시한다고 하니,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올해 평가기준 방법 등이 이미 다 정해졌다. 그런데 그것을 백지화하고 다시 하라는 것은 아무리 교육부라고 해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올해는 혼란만 가중 시킬 가능성이 높고 가시적인 효과는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것은 오로지 필자만일까..
3월 1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한려수도의 사량도 옆에 위치한 수우도로 봄맞이 산행을 다녀왔다. 수우도는 경관이 아름다운 자그마한 섬으로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남 통영시 사량면, 생활권은 사천시 삼천포에 속한다. 또한 지리상으로는 삼천포에서 남쪽으로 약 12km 거리에 있고, 지질상으로는 독특하게 해안 절벽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지인 부부를 만나 관광버스에 올랐다. 시내를 가로지르며 회원들을 태운 버스가 청주실내체육관 앞에 막 도착하는데 붉은 해가 소나무 사이로 힘차게 떠오른다. 서청주IC로 들어서 중부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교차하며 남쪽 바닷가로 향하는데 1차선에 보닛이 찌그러진 승용차가 반대방향을 바라보고 서있다. 모두들 차량 운전자를 걱정한다. 늘 유머와 위트로 감초역할을 하는 운행담당 최여사님의 안내로 통영대전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안에서 덕유산 정상의 멋진 상고대를 구경한다. 덕유산휴게소에 들른 후 달콤 회장님의 안전산행하며 맘껏 즐기라는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안내와 다음 일정소개가 이어졌다. 며칠간 눈이 내려 산행을 걱정했는데 역시 남쪽은 다른 나라다. 바닷가가 가까워지니 높은 산에도 눈이 없다. 남해고속도로 사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3번 국도를 달려 10시 10분경 삼천포유람선선착장에 도착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여행이다. 유람선선착장에서 바다쪽을 바라보면 이곳을 대표하는 삼천포대교와 죽방렴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도로의 번호는 남북방향은 홀수, 동서방향은 짝수로 되어 있다. 경남 남해군 미조에서 시작해 사천, 진주, 산청으로 이어지는 3번 국도의 사천시 삼천포항과 남해군 창선면을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가 연결한다. 아내와 대방동 뒤편 각산(높이 398m)에 올라 4개의 연륙교가 나란히 이어진 모습을 바라봤던 추억을 떠올렸다. 남해안의 죽방렴과 서해안의 독살은 자연의 원리를 이용하는 우리의 전통 어업방식이다. 죽방렴은 간만의 차가 크고 물살이 세며 수심이 얕은 개펄에 대나무로 삼각형 모양의 길을 만들어 원시적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이곳 죽방렴에서 잡은 멸치는 품질이 우수하고, 죽방렴의 일몰은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여객선의 출항시간에 맞춰야 하는 일반 여행과 달리 산악회의 섬 산행은 승선 절차가 일사천리로 이뤄지는데다 인원이 맞으면 유람선이 수시로 출항해 좋다. 10시 30분 수우도를 향해 출항한 한산호가 꿈결처럼 아름다운 쪽빛바다를 가른다. 봄맞이 섬 산행은 나들이를 겸해 소풍 길처럼 즐겁다. 맑은 날씨 때문일까 유람선에서 바라보면 바다위에 무지개를 만든 삼천포대교와 죽방렴, 삼천포항과 노산공원, 물살을 가르며 오가는 고깃배들이 여유롭다. 신수도 뒤편으로 삼천포화력발전소의 높은 굴뚝이 연기를 내뿜고, 고성의 상족암과 공룡엑스포장 방향도 먼발치로 보인다. 신수도를 돌아서면 바로 앞에 사량도와 수우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오른쪽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수우도의 최고봉 은박산이다. 11시 5분경 수우도선착장에 도착해 방금 지나온 바다 건너편을 바라본다. 날씨가 맑은 날이라 각산과 와룡산, 삼천포항과 삼천포화력발전소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가깝다. 수우도는 사량도의 서쪽에 위치한 숨겨진 보물로 동백섬이라 불릴 만큼 동백나무가 많고 숲이 우거진 모양이 소처럼 생겨 나무 수(樹)자와 소 우(牛)자를 합한 지명이 유래하였다. 지역 사람들은 시우섬이라고도 부른다. 수우도 산행은 선착장에서 출발해 고래바위, 신선봉, 백두봉, 금강봉, 높은재, 은박산, 동백군락지, 몽돌해수욕장을 거쳐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트레킹 코스로 3시간 30분 거리다. 산행 준비를 하고 선착장 왼쪽으로 가면 나무 계단이 등산로와 연결된다. 고래바위까지는 누구나 다녀올 수 있을 만큼 산길이 평탄하고 사량도가 수시로 모습을 드러내 발걸음이 가볍다. 동백군락지를 지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고래등처럼 둥글고도 미끈하게 생긴 고래바위가 맞이한다. 섬사람들이 도둑놈꼴창이라고 부르던 고래바위의 정상에 사량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돌탑이 서있다. 바닷가를 따라가며 매바위, 신선대, 백두봉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이곳까지만 다녀가도 본전 뽑는 여행지다. 수우도의 등산로는 섬사람들이 옛날부터 다니던 길 그대로다. 고래바위에서 신선봉(높이 161m)에 올랐다 신선대로 내려서고, 다시 신선봉을 거쳐 바닷가의 백두봉에 내려서며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고래바위, 매바위, 신선대, 해골바위가 해안절벽에 만든 절경에 감탄한다. 특히 백두봉 옆 해골바위(일명 수우바위)는 비바람에 씻기고 패여 나가 구멍이 숭숭 뚫린 기암으로 배에서 바라보면 조형미가 뛰어나다. 수우도는 분명 작은 섬이다. 그렇다고 산행이 만만한 섬은 아니다. 공룡의 발가락처럼 생긴 해식애가 깎아 세운 것처럼 이루어져 봉우리와 바닷가를 오르내리느라 고생한다. 신선대나 백두봉 주변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산악훈련을 하듯 로프를 타고 위험한 구간도 지나야 한다. 산에서 누가 남의 것 짊어지고 가겠는가. 무거운 배낭을 갈림길에 두고 가면 훨씬 수월하게 신선대와 백두봉에 다녀올 수 있다. 어느 고급 호텔의 식탁이 이만할까. 사량도, 고래바위, 신선대, 백두봉, 해골바위 등 바닷가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오름재에서 모처럼 따라나선 아내와 오붓하게 점심을 먹으니 따뜻한 물까지 꿀맛이다. 가끔 이렇게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만고만한 높이의 금강봉과 높은재를 거쳐 은박산(높이 189m) 까지는 평탄한 능선길이라 비교적 산행이 쉽다. 수우도의 최고봉 은박산은 동백나무 잎에 내리쬐는 햇볕이 은박지를 깔아놓은 것처럼 빛난다는 이름처럼 동백군락지가 주변을 에워쌌다.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정상은 신선봉, 돈지마을, 사량도, 삼천포가 눈에 다 들어올 만큼 조망이 좋다. 은박산 정상에서 아래편의 동백군락지로 한참동안 급경사 산길이 이어진다. 멧돼지가 섬까지 점령했다더니 어촌마을 소득사업으로 방목하던 흑염소는 사라지고 똥 무더기만 보인다. 동백섬에서 동백꽃 구경하기 어려웠는데 몽돌해수욕장으로 내려섰다 언덕을 넘어서니 길가에 늘어선 동백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한국전력수우출장소 아래에서 두레박으로 길어 먹는 우물도 만난다. 섬에서의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간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고 2시 20분경 선착장에 도착했다. 섬에서 어깨를 기대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고 싶다. 배를 기다리는 시간에 벽화가 그려진 골목으로 들어서니 낡은 집처럼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다. ‘자연이 내린 신비의 섬’을 테마로 올해부터 4년 동안 22억이 투자된다니 그 후의 모습이 궁금하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2008년 3월에 폐교된 사량초등학교 수우도분교장이 마을 안쪽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킨다. 그네를 타며 추억을 떠올리는 여행객들의 표정이 밝다. 우리나라에도 인어공주와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반인반어로 남해안 일대를 침략한 왜구를 물리쳤으나 모함으로 죽음을 당했다는 설운장군을 모시고 매년 동제(洞祭)를 지내는 사당 지령사가 학교 뒤편에 있다. 2시 55분 수우도선착장을 출항한 유람선이 왔던 길을 되짚어 삼천포로 향한다. 갑판에서 자유를 누리며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하는 바다가 이 시대의 아버지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3시 30분경 삼천포유람선선착장에 도착해 인근의 삼천포항으로 갔다. 산악회원 전체가 초입의 횟집에서 싱싱한 회를 안주로 소주를 마셨다. 정을 돈독히 쌓느라 행복산악회의 구호인 ‘인생은 산과 함께, 산행은 행복과 함께, 행복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를 여러 번 외쳤다. 돌고 도는 게 돈이다. 돈쓰는 재미도 누려야 한다. 어시장을 기웃거리며 굴, 미역, 멸치, 감태, 다래를 구입했다. 오후 5시에 삼천포를 뒤로하고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아침에 왔던 대로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휴게소와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에 들르며 빠르게 달려 8시 40분경 집 옆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아내와 섬 산행을 함께 해서 더 행복한 하루였다.
프랑스가 최근 정교사는 물론 대체 임시교사마저 부족해 각급학교의 수업 공백이 빈발하고 있다. 프랑스 서부 생나제르 지역의 아리스티드 브리앙 고교는 지난해 성탄절 이후부터 5학급이 영어 수업을 받지 못했다. 임시교사는 두달 가까이 지난 2월 22일이 돼서야 채용됐다. 파리의 마드 프랑스 중학교도 1·3학년에서 한 학기 동안 각각 72,97시간이나 수업을 못해 대략 3주간 수업 공백을 겪어야 했다. 파리의 도리안 고교도 지난해 겨울 여러 교과 교사의 부재로 3~7주 정도 영어, 철학, 경제 등 주요 교과 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심지어 바칼로레아를 대비한 임시 고사를 치르고서도 평가를 담당할 교사가 없어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초등학교에서도 지난 1월 중순부터 발두와즈 지역 200여개 학급, 센 생드니 지역 250개 학급이 담임교사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수업 공백에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우려한 학부모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에흐베 장 르 니제 프랑스 학부모연합회장은 “정교사는커녕 임시교사마저 필요한 시기에 적절히 배치되지 않아 안정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없고 교육의 질마저 떨어질 우려가 크다”며 “지난해 9월 이후 한 학기 동안 57개 지역구 내 학교에서 빠진 수업 일수를 모두 합하면 6000일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교원 부족 사태는 지난 2007년과 2012년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정부가 8만 명에 이르는 교사를 감축해서다. 현 정부가 6만 명의 교사를 재고용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에서도 교사 부족 상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번 겨울에는 독감이나 가족 간호 등으로 수업을 빠지게 된 정교사가 대거 늘어나 대체인력으로 고용했던 임시교사마저 부족해 지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에서는 정교사가 15일 미만으로 결근한 경우에는 38%만 임시교사로 대체됐고, 그 이상 빠진 경우는 97%가 대체됐다고 발표했다. 임시교사도 2000년에는 프랑스 전체에 3만3000명이 등록돼 있었지만 2016년 현재는 2만 명으로 대폭 줄었다. 교육부가 2013년 이후, 초등 임시교사는 2172명을 새로 고용한 반면, 중등에서는 30여명 밖에 고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교사의 병가 등 예측하지 못한 공백 상황에서 동료 교사들이 수업을 나눠 보충하거나 심지어는 지역 내 학사 졸업자를 대상으로 긴급하게 교사를 채용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따라 교육청에서는 각 학교가 필요에 따라 수업에 정교사를 채용할 수 있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 전국교원노조연합 관계자는 “교사 없는 수업시간을 없애기 위해 현실적으로 학교 내에 있는 교사들의 협조와 희생을 요구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교사 부족은 교육의 질 제고와 안정적인 교육 정책 추진에 장애가 되는 만큼 교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주 5일 수업을 실시하지 아니하는 경우: 매 학년 220일 이상,주 5일 수업을 월 2회 실시하는 경우: 매 학년 205일 이상, 주 5일 수업을 전면 실시하는 경우: 매 학년 190일 이상' 초중등교육법시행령 45조의 1항이다. 즉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고등기술학교 및 특수학교(유치부를 제외한다)의 연간 수업일수이다. 190일 이상이면 이들 학교급의 수업일수는 법을 지킨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190일을 하는 학교보다는 최소 1~2일을 더하는 학교들이 많을 것이다. 혹여 학년중에 무슨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할 것이다. 지난해 메르스처럼 불가피하게 휴업하는 경우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어떻게 딱 190일을 하느냐는 온정적인 생각도 작용 했다고 본다. 예전에 수업일수 220일 이상일때도 그보다 3~5일은 더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냥 그 숫자를 딱 맞춰서 한다는 것이 왠지 좀 그랬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주 5일 수업제를 처음 실시했을때는 사회적인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195일을 하도록 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는 190일 이상이었다. 그래도 195일을 하도록 했었고, 최근 들어 190일 이상으로 돌아왔다. 원대 법에 제시된 수업일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0일은 아직도 먼 거리에 있어 보인다. 사실 따지고 보면 수업일수를 초과해서 하는 것은 각 학교의 교장의지에 달려있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무슨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하나의 구실일 수 있다. 주변학교가 190일 이상을 하는데, 어떻게 우리만 190일을 할 수 있느냐는 필요이상의 우려도 작용했을 것이다. 학기중에 무슨일이 생기서 휴업을 하게되면 방학을 늦추면 해결된다. 또한 1~2주 정도 장기적인 상황이 된다면 수업일수 조금 더 잡았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190일 수업에 수업시수만 채울 수 있다면 굳이 그 이상을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든다. 요즈음 매우빠르게 정보가 퍼져 나간다. 인근 학교에서 일찍 방학을 하면 왜 그런지 이유를 궁금해하는 것이 학생들이다. 우리학교보다 더 빨리 방학하는 것을 그냥 지켜보기 어려운 것이다. 이는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이다. 방학을 언제 하느냐가 학부모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학교장의 의지가 중요한데, 이 또한 그냥 의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학교장 들은 은근히 190일보다 조금 더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나 대외적으로 그것이 더 마음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부모들 역시 학교에서 하루라도 더 등교를 하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은근히 하는 편이다. 따라서 수업일수의 최소점을 지키는 것은 사회적인 인프라와 학교장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법보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더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버리기 어렵다.
‘학교=즐거운 곳’ 인식토록 신입생 위한 이벤트 마련해 왕관 만들고 책 읽어주기도 지난 3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경복초등학교. 입학식을 30여 분 앞두고 1학년 교실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렸다. 창문 너머에선 짝을 이룬 학생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일 학년이 가장 재밌지. 일 학년 아이들하고 있으면 선생님도 치유가 돼. 별별 아이들이 다 있어서 아주 기똥찬 일들도 많아.” 제법 덩치 큰 학생이 동화책 ‘두근두근 1학년 선생님 사로잡기’를 읽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주인공 윤하가 학교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그 옆에 바짝 붙어 앉은 다른 학생은 숨죽인 채 귀를 기울였다. 책 읽기는 한동안 계속 됐다. 경복초는 올해 ‘책 읽는 입학식’을 마련했다. 6학년생과 1학년생이 일대일 자매(형제)를 맺고 책을 선물하는 이벤트다. 입학식 전날, 6학년 학생들은 1학년 동생들에게 선물할 책을 골라 앞표지에 입학 축하 편지를 썼다. 학교를 낯설어 할 신입생을 위해 입학식이 시작되기 전 직접 책도 읽어줬다. 책 읽기를 마친 6학년생들은 동생들의 손을 잡고 입학식이 열리는 장소로 향했다. 김정곤 교감은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책 읽는 입학식을 준비했다”면서 “언니, 오빠들에게 책과 손 편지를 선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학식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선배들이 동생들을 챙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학부모 송형희 씨는 “외동인 아이가 언니가 생겨서 좋은지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며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선기 씨도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특별한 입학식이었다”면서 “학교의 세심한 배려에 고마움을 느꼈다”고 했다. 전날 입학식을 연 다른 학교도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했다. 서울혜화초 신입생들은 노란색 가운을 어깨에 걸치고 입학식에 참석했다.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1학년생의 얼굴에는 설렘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6학년 선배들은 노란 햇병아리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마련했다. 바로 입학을 축하하는 마음을 담은 ‘색종이 왕관’이다. 김정혜 교감은 “오늘의 주인공을 위해 6학년생들이 직접 왕관을 만들고 씌워주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서울신용산초는 교장이 직접 축가를 불렀다. 서울아현초는 선배들이 축하 선물을 전했고, 서울안암초는 ‘북 스타트 운동’의 하나로 신입생에게 책을 선물했다.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는 지난달 29일 제3기 회장단 취임식을 개최했다. 송준기 신임 회장(경북 장곡초 수석교사)은 취임사에서 “새로 구성된 집행부와 함께 바람직한 수석교사제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취임식에 이어 열린 시·도회장단 회의에서는 회칙 개정안 상정 및 심의, 2016학년도 사업안 발표 및 심의가 이뤄졌다.
초록우산 인재양성서비스 ‘아이리더’ 선정 어려운 형편에도 재능…전국대회서 1위도 “양학선 선수처럼 한국체조 빛내고 싶어 올림픽서 금메달 따면 어머니께 드릴 것”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따서 엄마랑 형이랑 같이 살 새집을 마련해드리는 게 꿈이에요.” 2일 서울 영남중 체육관에서 만난 변성원(15) 군은 촉망받는 체조 유망주다. 지난해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입상하는 성적도 거뒀다. 2015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단체 은메달, 문화체육관광부 전국체조대회에서 단체 1위에 올랐고 2014년에도 같은 대회에서 각각 단체종합 1위를 차지하며 꾸준히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기계체조 선수를 꿈꾸는 체육고교생 형을 따라다니며 초등 2학년부터 자연스럽게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변 군의 목표는 국가대표가 돼 한국을 빛내는 것이다. 그는 “특히 마루 종목에 자신이 있고 안마, 도마, 평행봉 등 모든 종목을 골고루 연습해 나중에는 양학선 형처럼 자신만의 기술을 갖고 싶다”며 “힘들어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방학 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 반까지, 학기 중에는 방과 후부터 저녁 9시까지 매일 고된 훈련의 연속이지만 변 군은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선‧후배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박준태 코치는 “항상 웃는 얼굴인 성원이는 강한 체력과 끈기를 가진 선수로 슬럼프나 부상이 거의 없다”며 “아직은 성장기이기 때문에 당장의 성적보다는 향후 균형 잡힌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변 군은 타고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서울대동초 체조부에서는 주장으로 활동하며 꾸준히 실력을 쌓았고 영남중 체조부에 체육특기생으로 선발됐다. 출전 대회마다 입상하며 감독과 코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비정기적으로 통역 일을 하는 중국인 어머니 홀로 두 아들의 운동을 뒷바라지하기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컸다. 그랬던 그의 꿈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만난 후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부터 재단의 인재양성지원사업 ‘아이리더’에 선정돼 훈련비, 장비구입비, 대회참가비 등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아이리더’는 차상위계층, 저소득가정 아동 중 학업, 예술, 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소질과 재능을 발휘하며 우수인재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매년 선발해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는 사업이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재단의 도움을 받은 누적 인원은 282명이다. 변 군은 “밤늦게까지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며 “하루 빨리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출전해 어머니 목에 금메달을 걸어드리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된 훈련으로 손바닥에 물집도 생기고 간혹 부상이 생길때도 있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기계체조 선수가 되겠다는 뚜렷한 꿈이 있기 때문에 참고 견딜 수 있다”며 “올해는 전국소년체육대회 1위,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을 목표로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학선 형도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후원을 받으며 꿈을 키웠다고 들었어요. 저도 형처럼 피나는 노력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면 저처럼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며 받은 것을 되돌려주고 싶어요.” ※ 한국교육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학업‧예체능 인재들의 꿈을 함께 응원합니다. 후원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최근 교육부가 소규모학교 통폐합 학생 수 기준을 크게 강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읍·면지역 60명 이하, 도시지역 200명 이하인 현행 기준을 세분화해 높인 '적정규모 학교 육성 및 분교장 개편 권고기준(안)을 각 시·도교육청에 통보했다. 이 안에 따르면 통폐합 권고 기준이 면 이하 지역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되, 읍 지역은 초등 120명, 중등 180명 이하로, 도시 지역은 초등 240명, 중등 300명 이하로 높아졌다. 이와 같은 교육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기준 강화에 대해서 전국교육감협의회, 교원단체 등을 중심으로 적극 반발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의 교육청에서는 ‘지방교육 황폐화 정책’이라며 성토하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통폐합하여 이제 1면1교 정도만 남았는데 이 보루마저 통폐합하라는 것은 지역사회를 고사시키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물론 교육부에서는 이 권고 기준(안)이 명칭 그대로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강력한 소규모 학교 통폐합 재추진의 단초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매년 지방교육재정 운영 평가에 학교 통폐합 실적을 평가 지표로 삼고 있는 데 대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 비중이 높은 도교육청들은 정부가 경제적 효율성에만 치우쳐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사실상 강제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농산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영세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인센티브라는 당근을 주면서 준강제적으로 추진해 왔다. 겉으로 내세우는 선언적 공표는 적정 규모 학교의 교육 질 개선이지만, 내재된 함의는 예산과 재정 절감 등 경제적 논리가 깔렸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도시 지역 대규모 학교에 비해 농산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와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질 높은 교육과 교육 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한다. 교육의 지역적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지속적으로 대물림되고 있는 것이 한국 교육의 현실인 것이다. 더구나 올해부터 정부가 보통교부금 교부기준을 ‘학교수’에서 ‘학급수’와 ‘학생수’ 기준으로 변경하여 소규모 학교 교육의 질은 더욱 열악해질 처지에 놓여 있다. 농산어촌 교육은 더욱 황폐화에 처할 우려가 있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는 대부분 지역의 중심에 소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학교는 단순한 ‘배움터’를 넘어 해당 지역 사회의 정신적・심리적・문화적・역사적 ‘연대의 공감터’이다. 학생들에게는 배움터이자 지역 주민들에게는 집회의 장이고 동문들에게는 추억의 장이다. 학교는 끈끈한 만남과 교감, 소통의 장이다. 지역은 학교를 통해 숨을 쉬고 활력과 기운을 얻는 것이다. 그러한 학교가 사라진다면 학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 동문들의 상실감이 클 수 밖에 없다. 또 정부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귀어농・귀촌 장려 정책에도 역행된다. 소규모 학교가 통폐합되면 자녀를 둔 귀어농・귀촌 학부모들이 학교(병설유치원)에 자녀를 맡기고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가 없다. 현재 전국적으로 소규모 학교의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주민, 동문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은 ‘통폐합 우려 피로감’이 극심한 상태이다. 매년 반복되는 상부의 통폐합 추진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은 지역의 균형 발전, 도농의 상생 성장, 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에 정면 배치된다. 교육 복지의 기본 정신에도 위배된다. 교육과 교육정책에는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이제 정부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을 과감히 철회하고 ‘소규모 학교 살리기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교육 복지 차원에서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근무하고 있는 교직원들의 사기 진작책을 마련해야 하며, 자녀 교육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학부모들이 마음 편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 살리기 정책 추진에서는 비현실적인 법령과 규정 완화와 행・재정적 지원 확대, 지자체・동문회 등 교육공동체의 후원, 학교의 특화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운영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즈음하여 성공한 사례로, 충남 지역에서 도입하여 상당한 호응과 효과를 얻고 있는 ‘제한적 선택 학구제’, ‘도시 지역과 농어촌 지역의 공동 학구제’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 제한적 선택 학구제는 교육지원청 관내 학구를 탄력적으로 풀어서 시・읍(도시)에서는 면(농촌)지역으로 입학・전학이 가능하도록 하되, 면 지역에서는 시・읍 지역으로의 취학을 제한하는 기존 학구제 규정을 준수하는 제도이다. 공동 학구제는 인근의 도시 지역과 농산어촌 지역을 공동학구로 묶어서 학부모들이 특화된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를 선택, 취학시키는 제도로 현재 지자체,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의 단위학교 사례를 들면, 충남 논산 도산초와 벌곡초는 10여년 전 각각 전교생 30명 정도로 폐교 직전까지 몰렸으나 승마, 검도, 그룹사운드부 등 특화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으로 현재 각각 100여명으로 증가하였다. 또 공주 마곡초는 과거 전교생이 20여명으로 줄어 폐교 직전까지 몰렸으나 총동문회에서 버스와 운전기사를 지원하고, 충남교육청 행복나눔학교로 지정돼 각종 행・재정적 지원 확충으로 현재 전교생 50여명으로 증원되었다. 청양 수정초는 제한적 선택 학구제 도입으로 2㎞ 거리인 읍내 지역에서 버스로 학생들을 수송하고 다양한 방과후 학교, 돌봄교실 프로그램 구안・운영으로 금산 상곡초는 군청으로부터 아토피 안심학교로 지정받아 매년 수천 만원씩 지원받아 친환경 급식과 생태교육 특성화로 10여년 전 전교생 12명에서 현재 50여명으로 증원되었다. 이들 학교는 특화된 프로그램운영으로 ‘소규모 학교 살리기’를 실천해 ‘작지만 강한 학교’가 되었다. 결국 학생수를 기준으로 한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능사가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지역의 소규모 학교에서 마음껏 공부하고 꿈과 끼를 기를 수 있도록 학생수 기준에 의한 인위적 통폐합보다는 ‘작은 학교 살리기’로 정책을 전환하고 각종 지원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도시의 과밀학교 해소와 농산어촌의 적정 규모 학생 유지 등 도농 균형 발전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급 편성 학생수 기준을 완화하고 복식 학급을 전면 없애야 한다. 또 소규모 학교에 적합한 특화된 교육과정,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구안・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 예산 증액, 교육특별지원구역 선정 등으로 교육 격차 해소에 노력해야 한다. 도시의 대규모 학교에 비해 소규모 학교는 일대일 맞춤식 교육, 개별화 교육이 가능하고 인성교육 등에 아주 효과적이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인사, 동문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가족처럼 지내기 때문에 학교폭력, 교권 침해, 학습권 침해 등은 먼 나라 이야기다. 또 사제(師弟) 간에 신뢰와 친화감(rapport)이 매우 돈독하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하나를 올바르게 교육시키려면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 정책 전환도 마찬가지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는 정부와 단위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이다. 교육 당국,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인사, 동문 등 전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2015학년도 졸업생이 없는 학교 135개교, 2016학년도 입학생이 없는 학교 110개교인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학생수 기준 학교 통폐합 정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인 교육 복지와 국민행복교육 구현도 동서남북, 남녀노소가 소외와 차별 없이 함께 가는 행복한 동행에서 출발해야 한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는 국민행복교육으로 오르는 교육 사다리인 것이다. 열악한 여건인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살리고 학교와 지역의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주민들의 사기를 앙양한 다양한 배려 정책 구안이 현실적인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의 골격이어야 한다. 분명 농산어촌 교육 여건 개선은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작은 학교는 성공적인 학교의 필요조건 나는 학교가 작아지는 것이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역설적으로 학교가 작아지는 것은 교육적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인 것이다. 대규모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교육적 성장과 경험보다 집단의 교육적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서지오바니, 1994). 그러나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에서는 교육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비전과 철학의 공유를 통해 학교를 변화시키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김춘진, 2010). 이러한 맥락에서 ‘작은 학교’가 성공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 성공적인 학교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다(정일환, 2005 ; 사토 마나부, 2000 ; 달링-하몬, 2002 ; 서지오바니, 1994). 외국의 연구(코튼, 2001 ; 달링-하몬, 2002)는 소규모 학교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주요한 요소들을 지목하였다.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는 고도의 자율성을 지니며, 안정적인 심리적 및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며, 자기선택적인 학생집단과 교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는 학교계획의 융통성, 자기창조적인 비전과 미션, 투명한 학교운영, 학생에 대한 충분한 이해, 학교 구성원의 합의 형성, 교사의 자기주도적인 전문적 발달, 다양한 수업전략과 평가 등의 특징을 보인다. 최근에 한 소규모 초등학교의 좋은 점을 연구하였는데, 소규모 학교의 성공요소로는 △개별화 수업의 실현을 통한 학력 신장 △초등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총체적 생활지도 △친밀성에 기반을 둔 전문공동체 형성이었다. 소규모 학교에 대한 국내외 연구결과에 기초하여, 소규모 학교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정책적 아이디어를 제안하고자 한다.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 위해 반드시 필요 최근에 정부와 교육부는 학교 총량제의 당위성으로 소규모 학교의 학력저하 문제를 지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당위성은 작은 학교의 실제적인 구성원들이 누구이며,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간과하고 있다. 작은 학교의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사회문화적으로 다소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다. 따라서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학력저하 현상은 학교의 작은 규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과연 소규모 학교들이 통폐합되어 농어촌 학생들이 대규모 학교로 전학을 간다면, 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향상될 수 있을까? 이러한 이유에서 소규모 학교는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이기보다는, 오히려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제조건에 가깝다. 따라서 정부와 교육부는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와 보편적 교육복지를 위하여 현행 소규모 학교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작은 학교’에 필요한 건 발견·개선 위한 평가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한 기관평가는 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총체적 생활지도 정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대도시의 대규모 학교와는 상이한 방식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농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평가할 때는 대규모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방식과 다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즉, 학교 구성원들이 학생들의 삶과 교육을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돌보는지 가늠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총체적 생활지도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질적 기관평가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관평가의 결과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들의 줄 세우기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교육적 여건이 열악한 소규모 학교를 발견하고 개선하는 데 쓰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일부 우수한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현행 교육정책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즉,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교에 대한 선별적 지원보다는 모든 농어촌 학교의 지원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친밀성에 기반 둔 전문공동체 형성해야 우리나라 소규모 학교 교사들 모두가 친밀성에 기반을 둔 전문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농어촌의 작은 학교에서 교사들 사이에 반목과 갈등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학교에서보다 더욱 심각한 인간소외가 발생할 것이며, 반목과 불통이 가득한 작은 교육공동체는 거대한 사회보다 못한 학교조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관리자와 교사들은 작은 학교가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물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학교 구성원들은 잦은 인간적 교류와 공유된 경험을 바탕으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갈등과 마찰이 발생할 경우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학교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결국 작은 학교는 학교 구성원들의 친밀성을 높일 수 있는 전제조건이지만, 작은 학교가 친밀성을 가져오는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PART VIEW]‘작고 좋은 학교’를 위해서는 교원 인사정책 재정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농어촌 혹은 원도심의 작은 학교 구성원들이 친밀성을 공유한다고 해서 좋은 학교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고 좋은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친밀성을 기초로 하여 전문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전문공동체의 일원인 교사들은 서로의 교수적 장점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작은 학교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지성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 교원 인사정책과 연수체제는 지속가능한 전문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원하는 데 있어서 제한적이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교사들은 자발적인 구성원이 아니며, 작은 학교와 교실에 적합한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외부기관이나 타자로부터 체계적으로 학습하기가 어렵다. 만일 작은 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들이 다른 지역의 학교로 떠나고, 그들이 구축한 전문적 지식과 노하우가 새롭게 충원되는 교사들에게 공유되지 못한다면, 작고 좋은 공동체로서의 학교는 한시적으로 존재하다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역교육청은 지속가능한 작고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기존 교원 인사정책과 교사지원 연수프로그램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 지역에는 ‘공동학구제’라는 제도가 있다. 도시 인근의 소규모 학교에서 시내 학생들의 유치를 허용하는 일종의 ‘학교선택제’이다. 이 제도는 여러 측면에서 학교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다. 소규모 농어촌 학교를 선호하는 학부모는 학교의 특색,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먼저 살펴본 후, 입학 혹은 전학을 결정한다. 당연히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와 기대를 고민하게 되었고, 학교마다 특색 있는 강점 영역의 교육과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아내는 과정은 합의와 평가가 필수적이다 학교 교육과정은 학교마다 여건과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연 그 교육과정이 교육공동체의 비전과 목표를 담고 있는지, 학교 구성원은 이를 인식·이해하고 있는지, 교육수요자의 요구와 기대가 반영된 계획인지 등에 대한 합의와 평가가 필요하다. 물론 ‘100人 100色’의 교육공동체가 모두 행복한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일은 획일적인 관점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나 우리 학교가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기 위해 노력해온 고민의 흔적을 통해 교육과정이 갖는 일반적인 기본 틀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는 충남의 전형적인 농어촌(농촌과 어촌이 공존)지역에 위치한 전교생 50여 명의 작은 학교이다. 학부모들은 대규모 축산, 특수 어업, 특용 농업으로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면내에 위치한 3개 학교(초등학교 2, 중학교 1)가 모두 공모 교장으로 ‘새로운 교육문화로의 변화’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지역적 여건과 특성, 교육공동체의 요구와 기대를 [표-1]과 같은 교육중점과 지향점에 담아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완성했다. 우리 학교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해온 고민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본다. ● 교육과정에는 핵심 가치와 주제를 담아냈다. 크게 두 가지 핵심적인 특징을 가진 교육과정을 준비했다. 하나는 학생 역량 강화 교육과정이다. ‘DeSeCo 프로젝트’, 2015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로 키워내기 위해 인성영역인 ‘바른 인성’과 개인 특성인 ‘창의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특히 기르고자 하는 학생상과 역량을 학생 눈높이에 맞춘 ‘같이랑(삽살개)’과 ‘따로랑(팔색조)’을 마스코트로 제시함으로써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른 하나는 학년단위로 교육중점을 특화한 ‘6년이 전체로 연계되도록 배열한 교육과정’이다. 교육과정의 설계 단위를 1년이 아닌 6년으로 설정하는 것은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중점을 6년 동안 지속해서 연계시키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2학년과 5학년의 교육중점은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기’이다([표-2] 참조). 2학년 때는 관내 특수학교와 결연을 통해 1년간 통합학습으로 나눔의 마음을 갖고, 5학년이 되면 독거노인 결연,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으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경험이 이루어지는 식이다. [PART VIEW]● 집단지성을 통해 교육과정의 체계, 가치, 내용을 명확히 했다. 총 4개의 섹션에 교육과정의 목표, 학습 내용, 학습 계획, 평가와 반성을 담았다. 1장에서는 ‘왜 가르치고 배우는가?’에 대한 주제로 학교가 추구하는 비전과 목표, 학생상을 명확하게 정립함으로써 교육공동체와 학교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제시했다. 2장은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가?’이다.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 방과후학교를 중심으로 학습 내용이 학생에게 어떤 경험이 되도록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3장은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는가?’로 교사들 스스로 교사학습공동체로서 자신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주제중심교육과정의 재구성을 통해 배움중심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학습 내용을 계획했다. 4장은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는가?’라는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다. 학생에 대한 평가와 교육과정 평가를 통해 학생의 성장을 담은 평가,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이 되도록 하였다. ● ‘채움’보다는 ‘비움’을 먼저 생각했다. 교육과정은 변화하고 발전하는 학교가 되기 위한 설계도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학교가 SWOT 분석이나, 캔버스 분석 등을 통해 학교 상황을 파악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육정책이나 학교가 가진 계획에 대한 관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함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고민 중 하나가 새롭게 추진되는 정책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이다. 그러나 이 고민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기존의 정책이나 과제?사업을 검토하여 과감하게 없애는 일이다. ‘빈틈을 만들어야 새롭고 의미 있는 일이 들어갈 자리가 생긴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지 말자. ● 평가와 반성, 설계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그것을 지켜내는 실천적 결단력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수립했다면, 3월부터 바로 실천해야 한다. 그것은 원칙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학교에서는 3월이 되어서도 학급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으며, 학교 교육과정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의 1년 설계가 부실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따라서 학기를 마치면 다음 학기 혹은 학년을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방학 기간은 다음 학기와 학년을 준비하는 매우 소중한 시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3월과 9월 학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교육과정을 붙잡고 다듬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결단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이 학교에 부임한 이후, 첫 번째 졸업식을 준비하고 치러냈다. 일 년 동안 학교가 추구해온 교육과정이 학생을 얼마나 성장하게 해 주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학교 교육은 콩나물시루에 물 주기처럼 흐르는 물에서도 학생 스스로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만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학교가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가져가는 것이 ‘성장’인 셈이다. ‘100人 100色’의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영양분을 가져갈 수 있도록, 오늘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내년의 차림표를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다.
‘교단의 꿈’을 붙들고 고통의 먼 길을 걷고 또 걸어 교단에 첫발을 뗀 새내기 교사의 설렘 앞에는 늘 걱정과 불안감도 함께 던져진다. 나름대로 공부에는 도가 튼 그들이지만, 막상 교단에서 소위 ‘간’을 보는 학생들과 마주하게 되면 어떻게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선배교사에게도 쉽사리 털어놓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들…. 감정을 추스르며 까칠한 학생과 얘기도 나눠보지만 상처 회복은 커녕 서로의 이질감만 명확히 확인할 뿐이다. ‘갈 때까지 따져보자’는 학부모에 눈물짓는 신규교사들 게다가 담임교사를 찾아온 학부모는 더욱 전투적이다. 학생지도에 작은 도움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어렵사리 자리를 마련한 학부모상담에서는 학부모의 일방적인 공격이 쏟아진다. “그게 아니고요, 어머님….” 사실을 설명해보려고 애쓸수록 상황은 꼬여만 간다. 학부모가 떠난 자리에 억울함이 몰아치고 급기야 눈물이 흐른다. 2년 전, 교직 경력 26년 만에 난생처음 맞이한 세 명의 신규교사 중 3월 한 달 동안 울지 않은 이는 없었다. “문제학생의 학부모보다 차라리 문제학생이 더 나아요”라는 신규교사의 절망과 눈물은 두 해를 넘겨 지난 12월까지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 절망은 동년배의 학부모를 대하는 경력교사들에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해하려 들지 않고 ‘갈 데까지 따져보세’로 일관하는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학부모의 불편한 심정 먼저 헤아리자 내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교사의 상담 요청을 받았다. 어색한 인사를 나눈 담임교사의 첫 마디는 “어머님, ○○이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요”였다. “교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물건은 죄다 ○○이 것이고요, 늘 준비물도 제대로 챙겨오지 않아요.” 이어지는 담임교사의 말에 나는 연신 “그러셨군요”와 “죄송합니다”만 되뇌고 돌아섰다. 하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선 ‘화’가 일었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 교실 바닥에 물건 떨어뜨리는 것, 준비물 좀 안 챙겨오는 정도로도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더 야속하고 속상했던 것은 상담 내내 아이에 대한 단 한마디의 칭찬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학부모에게 ‘상담 좀 하시죠’라는 한 마디는 정말로 ‘심쿵’하는 소리임을, 교사의 상담 요청을 받고 학교로 오는 그 길이 얼마나 길고 어려운 길인지를 헤아려야 한다. 옥수수 알 같은 허물 속에 단 한마디만이라도 소소한 칭찬이 있었더라면 내 아이가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마음 깊은 곳에 서운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학부모에게 전화할 땐 늘 이렇게 첫마디를 연다. “어머님, 제가 전화 드려서 놀라셨죠? 저도 제 아이 담임선생님한테 전화 오면 심장이 멎어요.” 상대방의 기분을 읽어주는 것, 그리고 공감해주는 것, 그것처럼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것은 없다. 간혹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샘!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 중 어느 것을 먼저 들으실래요?” 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좋은 소식을 먼저 듣겠노라고 답한다. 그래야 나쁜 소식에 스크래치가 나지 않은 채 그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기분으로 아이들의 허물을 듣고도 용서하고 이해해줄 내 맘속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논리적 상황 설명보다는 ‘두려움’에 공감을 “어머님, ○○이가 또 대형사고를 쳤어요. 늘 이러니 커서 뭐가 될는지 걱정입니다.”, “많은 선생님께서도 ○○이 때문에 수업이 힘들다고 하시고 반 아이들도 무척 힘들어해요.” ‘대형, 늘, 이러니, 많은’ 등 무의식중에 표현되는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말들은 학부모와의 관계를 악화시킨다. 따라서 학부모에게 사안을 설명할 때에는 사진기처럼 사실만 나열해야 한다. 또한 잘못된 상황인식으로 화를 내는 학부모에게 ‘논리적인 상황 설명’을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학부모의 화를 증폭시키기 쉽다.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올 때는 ‘상황 이해’를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교사에 대한 서운함이나 잘못’을 따지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부모가 오해하고 있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대신에 “그렇게 생각하셨으니 얼마나 속이 상하셨어요”라고 말해보자. 화난 학부모의 의식 깊은 곳에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 두려움을 읽어내어 공감을 표현하고, 낮고 차분한 음성으로 대화하는 것이 좋다. [PART VIEW]4년 전, 학교폭력사건으로 상담을 오신 학부모가 “대체 우리 얘가 뭘 그리 잘못했냐”고 따진 적이 있었다. “뭐, 그리 대단한 잘못을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화가 나서 어머니한테 하듯이 제게 했을 뿐입니다.” 이 한마디에 부모님의 입에서는 한숨이, 눈가엔 눈물이 핑 돌았다. 부모도 사춘기 아이를 기르는 것이 힘에 겹다. 부모의 화는 상황에 대한 것이지 교사를 향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화에 낚이지 말자. 대화 내용을 메모하는 것은 교사와 학부모 모두에게 감정의 격앙을 막는 효과적인 장치가 된다. 그리고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잠시 자리를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갈등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갈등을 형편없이 다룰 때가 문제이다. 어떤 상황이든 궁극적 목표는 ‘학생의 성장’임을 분명히 하자! 얼마 전, 8명의 남학생이 그 무리의 한 남학생을 오랫동안 괴롭힌 사안이 발생했다. 조용히 나와 관계가 좋은 활발한 아이를 불러 학생들의 일기검사를 하다가 상황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내가 모르는 상황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다른 아이들도 차례로 불러서 상담할 것이며, 해당 부모님도 직접 만나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너희가 예전보다 훨씬 더 사이좋게 잘 지내도록 돕는 것임을 명확히 해두었다. 상황파악이 끝난 후 피해학생을 불렀다. 학생은 이미 눈치를 채고 상황을 축소하려 들었다. 나는 그 학생에게 “지금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니?”, “누가 가장 네게 힘이 되니?”, “내가 어떻게 널 도와줬으면 좋겠니?”라는 질문으로 나의 궁극적 목표를 끊임없이 인지시켰다. 학생상담이 끝난 후 피해학생 부모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학부모의 놀란 마음을 읽은 뒤,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소식과 칭찬을 전하면서 요즘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는지 물었다. 그리고 난 뒤 아이가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친구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도록 어른들이 함께 도와보자고 말씀드렸다. 피해학생 학부모와 상담 날짜를 잡은 뒤 가해학생 학부모들과도 연락을 취했다. 두 달에 걸쳐서 피해학생의 책가방을 쓰레기통에 넣기 5차례, 동의 없이 학용품 가져다 쓰고 돌려주지 않기 8차례, 때리고 도망가기 13차례, 여러 친구 앞에서 ‘관종’이라고 놀리기 18차례, 운동화 숨겨놓기 3차례 등이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상대 아이가 학교 오기를 두려워하고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해 드렸다. 이 모든 부적절한 행위가 ○○이가 겪는 ‘성장통’이니 이를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가 머리를 모아보자고 말씀드렸다. 학부모는 ‘아이’의 전문가이다. 함께 고민하자 앞으로 진행될 과정과 절차에 대해서 관련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에게도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전례를 들면서 조치결과를 예단하여 안내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어떤 조치가 나올지 불안해 하는 학부모에게 ‘학교는 법원이 아니기에 벌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다만 아이가 성장통을 잘 극복하고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해주는 곳’임을 인지시켜 드리는 것이 좋다. 교내봉사나 사회봉사, 특별교육에 대한 안내와 더불어 이 아이에게 어떤 활동이 재발방지에 더 효과적일지 해당 학부모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에 대해서는 부모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특별교육 하루 만에 뛰쳐나온 학생과 부모에게 특별교육기관의 다양한 특성에 대해 안내한 후 함께 교육기관을 고르게 하여 특별교육이수를 돕고, 공개사과를 거부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스스로 역제안을 하도록 기회를 주니 생활지도부실에서 생활지도부장과 담임, 피해학생의 절친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사과를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피해학생의 교실에서 그것도 전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사과를 함으로써 학폭사안을 모르던 학생에게까지 자식의 부끄러운 행위가 밝혀지는 것이 싫은 그 마음을 읽어주고 수용해주자. 해결의 답은 하나가 아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학폭사안으로 전학조치를 받고 재심 끝에 전학을 간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가 새 학교에서 잘 적응은 하고 있는지, 친구는 사귀었는지, 새 담임은 어떤지를 물었다. 언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주십사, 꼭 돕겠다고 말했다. 전학 간 학교에서 담임이 색안경을 끼고 아이를 대하면 어쩌나 불안해 하는 학부모에게는 편지를 써서 해당 학교 선생님께 전달해 주십사 청하였다. 아이의 이전 학교생활 및 가정상황에 대한 정보와 함께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아이의 장점에 관해 서술한 내용이었다. 내용을 읽어보신 부모님은 자신이 알고 있는 장점 사례를 말씀하시며 이 내용도 적어달라고 요청하신다. 이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 마음이다. “아이코, ○○이가 그런 기특한 짓을 했단 말이죠. 맞아요. 그러고도 남을 녀석이지요. ○○이는 틀림없이 잘 성장해서 제 몫을 톡톡히 하는 인재가 될 거예요.” 교직 10년 차 때에 담임을 맡아 처음 반 아이들을 만나러 교실 문을 열었을 때, 유독 눈에 띄는 여학생이 있었다. 가부키 화장을 하고 앉아있던 그 아이는 늘 거울과 화장품을 손에 들고 쉬는 시간엔 화장을, 수업시간엔 잠을 청했다. 학급소풍을 간 날이었다.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그 아이의 신발을 가리키며 키득키득 웃어댔다. 난 그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와, 패션 감각 죽이는데! 그런 신발을 어디서 구했어?” 그리고 며칠 후엔 큰 소리로 얘기했다. “너, 글 참 잘 쓰더라. 커서 훌륭한 작가가 되겠어.” 물론 그 아이는 작가가 되지 않았다. 몇 년 후, 청첩장과 함께 보내온 그 아이의 편지 속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샘은 학창시절 제게 칭찬을 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저 요즘도 방송에 글을 써 보내요. 선물도 많이 받았죠. 그 선물로 신혼살림 차릴 거예요.’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 깨알 같은 허물 속에서도 별것 아닐 수 있는 칭찬 한마디가 행복을 만들어 낸다.
서론 콜맨(Goleman, 1995)은 20세기 말 성공을 예언할 수 있는 지표는 IQ와 같은 지적 능력이 아니라 정서적 능력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는 자기통제력이 성공의 강력한 예언변인임을 입증한 ‘마시멜로 실험’과 학생 개인의 정의적 특성이 교사나 학교보다도 학업성취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유네스코(UNESCO) 주관 2010년 서울 세계예술가대회에서 “21세기에 요구되는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교육뿐만 아니라 예술교육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선언을 한 바 있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정의적 영역의 발달을 촉진하는 활동을 학교 교과목에 포함시키고, 특히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재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지식과 기능중심, 서열과 경쟁중심, 학력중심교육에서 탈피하여 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은 인식 부족 및 여건 미비 등으로 인해 아직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개념과 필요성을 살펴보고,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개념과 필요성 그동안 문화예술교육 개념에 대한 논의는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문헌연구와 법령상의 정의를 바탕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법령상으로는 ‘문화예술교육’을 문화예술 및 문화재를 교육내용으로 하거나 교육과정에 활용하는 교육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1장 제2조). 세부항목으로는 학교에서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학교문화예술교육과 문화예술교육시설, 문화예술단체, 각종 시설 및 단체 등에서 행하는 학교문화예술교육 외 모든 형태의 문화예술교육인 사회문화예술교육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헌연구에 따르면 문화는 목적으로, 예술은 수단으로, 교육은 형태로서 이해될 수도 있고, 내용과 방법의 통합 또는 융합된 개념 등 조합의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할 때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즉, 문화예술교육은 문화교육과 예술교육이라는 두 가지 교육적 개념이 통합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문화예술교육은 개인적 측면과 관계적 측면의 교육을 포함한 교육으로 여겨진다. 학습자의 개인적 측면에서 창의성, 미적감수성, 정서의 함양, 미적 안목의 확대 등을 통해 자기 발견과 자기 형성의 기반을 다지고, 이는 학습자 개개인이 문화예술을 적극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관계적 측면에서 문화예술교육은 사회의 문화적 역량과 문화적 삶의 질을 확대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다문화의 수용, 문화적 소통, 공·감각적 공감, 문화공동체 형성 등이 요구된다. 문화예술교육은 현재의 예술교육 한계점을 넘어서 사회 속, 관계 속에서 예술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며 문화의 질이 향상된 미래사회를 준비하고 향유하는 진보적인 교육이어야 한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은 ‘모든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와 창조력 함양을 위한 교육을 지향한다(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3조)’라는 관점에서 필요성을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PART VIEW]첫째,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하다.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싶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문화해득력·문화이해력 개념으로 이어진다. 둘째, 창의성 계발을 위해서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하다. 2000년 초반은 지식기반사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지식기반사회를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요한데, 그것의 원천이 문화예술 향유이자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것이다. 셋째, 향유력과 창조성은 모든 국민이 요구하는 것, 또는 모든 국민에게 필요하기에 문화예술교육은 특정 계층이나 세대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위한 정책 방안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사회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인간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해 학생중심활동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하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최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수업의 변화 즉, 구체적인 교수·학습방법의 변화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다양한 활성화 정책 방안이 제시되어 왔지만, 현장의 교수·학습방법 개선의 관점에서 실천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수·학습방법 개선 차원에서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정책 방안 제시가 우선되어야 한다. 일반교과 수업을 문화예술기반 교수·학습전략, 방법, 활동 또는 매체 등 일련의 문화예술기반 경험을 선정·조직·투입하여 학생들의 고등사고는 물론 감성과 인성을 길러주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장의 교사동아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성화하여 우수한 실천 사례를 발굴·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수업 우수사례 공모를 실시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둘째, 문화예술을 독립교과로 개발하고, 이를 창의적체험활동 등 정규 학교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장기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비록 공모전, 우수사례 발굴과 확산, 동아리 활성화 등을 통해서 일반교과 수업에서 문화예술교육을 교수·학습방법, 전략, 활동 차원에서 계획하고 실행할 수는 있지만 현장 교사가 힘들어하는 부분은 문화예술교육 수업 만들기이다. 학생 또한 일반교과에서 교수·학습방법이나 활동에 제대로 참여하기 위한 학습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반교과의 세부학습 요소 중에서 문화예술을 교수·학습방법, 전략, 활동으로 접목할 수 있는 것을 선정하고 이들을 취합하여 별도의 교과를 개발함은 물론이고 이 교과 학습을 통해 교사나 학생이 문화예술교육 수업에 학습하고 적응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셋째,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교과동아리를 조직하고 지원하는 것이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시·도교육청 수준에서 교육정책은 그 정책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수업의 변화 즉, 교사 변화와 학생 변화로 연결되지 않으면 어렵다. 이는 시·도교육청 수준에서의 교육정책에 교사와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함을 전제한다. 넷째,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교육정책과 연계하여야 한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문화예술교육센터, 박물관, 미술관 등의 체험시설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혁신교육지구 등 지자체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교에서 전문예술강사(교육기부자 활용)가 지도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다섯째, 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법(조례 개정) 및 제도의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예컨대 교육과정 개정의 문제나 독립교과 개발과 투입 문제는 물론이고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추진하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방안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 법(조례)을 정비하거나 교육과정 및 정책적 지침과 같은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론 학생의 학습 외 활동이 진로 및 정의적 성취에 미치는 영향 연구(2014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주관 종단연구)에서 문화활동참여에 있어서 영화, 연극, 뮤지컬(초등학생), 영화나 비디오 시청(중·고등학생)의 경우 초등학생보다는 중·고생의 관람횟수가 적고, 박물관, 미술관, 음악회 관람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자기주도학습과 진로성숙도에 미치는 효과 면에서 친구관계가 좋다고 응답한 학생일수록 문화참여활동 빈도가 높고, 문화참여활동에 참여하는 학생일수록 자기주도학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의성과 목표의식에 미치는 효과 면에서 문화활동은 창의성과 목표의식을 정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아존중감, 자기통제, 자아탄력성에 미치는 효과 면에서 문화활동에 참여하는 빈도가 높은 학생일수록 자아존중감, 자기통제력, 자아탄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주도적학습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문화활동은 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학업성취와 진로성숙도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문화활동은 성적과 진로성숙도 모두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 보면 학습 외 활동의 효과 면에서 문화활동에 빈번히 참여하는 학생일수록 모든 정의적·심리적 요인들의 점수가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결과적으로 이들 활동은 학생들의 긍정적 발달이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는 그동안의 지식과 암기위주 교육을 학생의 배움과 성장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적합한 정책적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학교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 매몰되어 가는 인간성을 회복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열과 경쟁, 학력중심교육에서 탈피하여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위해, 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학교문화예술교육을 체계화하고, 이를 학교 현장에 체계적으로 정착시키는 노력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 이러한 목적을 달성함으로써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진로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학교 현장의 추진방안은 무엇이며, 이를 위한 교육청 차원의 지원방안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서론 진로교육 관련 법령의 제정은 어릴 때부터 미리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장이 본격적으로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인프라 부족으로 진로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의 진로교육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체험활동 기회 제공이 늘어나 자유학기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등 진로교육의 외연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진로교육 및 취업지도를 통해 공교육의 질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진로교육의 기본방향을 정리하고 학교에서 진로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는 추진 방안과 교육청 차원의 지원방안에 대하여 논술하고자 한다. 진로교육의 의의와 기본 방향 첫째, 진로교육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변화하는 직업 세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최대한 실현하여 국민의 행복한 삶과 경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둘째, 진로교육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이 학생에게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바탕으로 직업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설계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하여 진로수업, 진로심리검사, 진로상담, 진로정보 제공, 진로체험, 취업지원 등을 제공하는 활동을 말한다. 셋째, 진로교육은 변화하는 직업세계와 평생학습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수 있는 진로개발역량의 함양을 목표로 한다. 넷째, 모든 학생은 발달 단계 및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다섯째, 진로교육은 학생의 참여와 직업에 대한 체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여섯째, 진로교육은 국가 및 지역사회의 협력과 참여 속에 다양한 사회적 인프라를 활용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에서의 진로교육 추진 방안 1. 단위학교에서는 교과와 연계한 진로교육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장·단기 진로교육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한다. 첫째, 전 교과에 걸쳐 진로탐색 중심 수업을 실시한다. 교과연계 진로교육과 교수·학습 개선을 통해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는 학생중심의 다양한 수업 방법을 전 교과에 적용한다. 또한 학생 스스로 계획하고 활동할 수 있는 프로젝트 학습모형 구안 및 적용, 체험과 탐구중심의 교수·학습 방법 적용을 통해 자아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창의력 등 고등사고력 향상에 노력한다. 둘째, 개인 및 조별 연구 프로젝트 수행, 드라마·연극·잡지 등을 활용한 프로젝트 학습, 사회성 향상을 위한 협동학습 등의 소집단활동, 찬반토론·원탁토론 등 다양한 모형의 토의·토론 수업, 실험·실습·문제해결학습 등 탐구수업, 주제 중심의 영역 간 통합 모형인 STEAM 교육을 실시한다. 셋째, ‘진로와 직업’ 선택 과목이나 진로탐색 과목을 신설·운영한다. 진로 관련 수업은 체험활동 중심으로 운영하고, 자기주도적 진로개발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진로설계 수업을 전개한다. 그 외에도 ‘진로탐색노트’에 부모와 함께하는 진로이야기, 부모의 삶과 일의 세계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하고, ‘드림레터’ 등을 활용한 진로자율활동 활성화 및 소외학생을 위한 적극적 진로케어를 실시하며, 중학교 1학년 시기를 진로탐색의 가장 중요한 시기로 인식하는 학교문화조성 및 교육기부문화를 활성화하여 지역사회를 진로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 2. ‘진로와 직업’ 교과 운영 및 창의적체험활동 중 진로활동을 편성·운영한다. 첫째, 초·중·고 단계별 진로교육 목표에 맞는 진로교육을 실시한다. 둘째, 창의적체험활동 중 진로활동, 진로교육 연간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한다(초 17시간 내외, 중·고 34시간 내외 학교교육계획에 반영). 셋째, 자율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과 연계한 진로활동 운영, 조회·종례 등 담임시간을 활용한 진로 관련 훈화교육 및 담임과 함께하는 진로자율활동의 날 등을 지정하여 운영한다. 넷째, 진로 희망이 같은 학생을 중심으로 흥미 위주가 아닌 진로특성을 살린 동아리를 조직하고 자율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과 통합한 진로활동을 운영한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3년간 개인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동아리가 효율적이며, 직업체험이나 직업인 탐방 등 진로 관련 활동을 포함하여 계획을 수립하도록 한다. 학부모와 연계하여 진로동아리를 조직하고, 진로동아리 활동 발표 및 전시, 진로직업박람회 등 발표의 기회도 제공한다. 다섯째, 진로와 연계한 다양한 독서교육을 실시한다. 교과별 권장 도서 읽기, NIE 수업 실시, 아침 독서시간을 활용한 독서 및 후기 쓰기, 직업흥미검사·다중지능검사 등에 기초한 도서 읽기를 전개한다. 또한 독서와 진로를 연계한 방과후활동을 진행하고, 진로 연계 독서토론대회, 진로 관련 독후감 대회, 진로신문 만들기 대회, 부모님과 함께하는 진로 독서의 날 등 다양한 행사도 추진한다. [PART VIEW]3. 교원 대상 진로교육 연수 및 연구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첫째, 교사들의 진로교육 자율연구가 활성화되도록 한다. 진로교사와 교과교사는 연중 진로교육자료를 공동 개발하고 적용하며, 교내 자율장학의 일환으로 진로교육 연구 학습동아리를 구성하여 운영하도록 한다. 둘째, 진로교사 및 일반 교원의 소질과 희망을 고려하여 진로교육 교원연수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셋째, 진로교사의 진로교육지원단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지원한다. 4. 일반고에서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직업교육의 기회를 확대한다. 학생 대상 진로 관련 검사 및 진로상담을 활성화한다. 이를 위해 내실 있는 진로검사 및 상담을 통한 올바른 진로 수정 기회도 제공한다. 5. 학생들에게 학교계획과 단체 및 개별계획에 의한 다양한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첫째, 진로체험 유형을 고려하여 학교교육계획에 반영하여 추진한다.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학부모, 지역사회 인적·물적 자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진로체험활동 실시 후 진로체험보고서 및 소감 등을 진로탐색노트, 에듀팟(edupot) 등에 작성하여 관리하도록 지도한다. 6. 학생들에게 현장직업체험 기회를 최대한 확대한다. 첫째, 중·고 재학 중 학교급별 현장직업체험 기회를 갖도록 권장하며, 현장직업체험, 직업실무체험, 학과체험, 진로캠프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원한다. 이를 위해 중·고등학교 기간 중에서 1개 학년에 현장직업체험을 위한 시기를 선정하고, 사전·사후 프로그램, 예산 활용 등의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한다. 둘째, 센터와 협력하여 단위학교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학부모 진로코치지원단 등을 활용하여 직업체험장 발굴, 현장직업체험 시 인솔 담당, 사전·사후 교육, 기타 진로교육을 지원한다. 7. 진로교육 전문인력을 배치하여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한다. 첫째, 진로진학상담교사은 ‘진로와 직업’ 교과 또는 창의적체험활동 중 진로활동(주당 10시간 이내)에 수업을 하고, 진로·진학(취업) 관련 학생상담·지도(주당 평균 8시간 이상)를 하도록 한다. 또한 학교 진로교육 총괄 및 진로교육과정 계획을 수립·운영하고, 진로활동실 및 진로진학상담실 운영, 교사 및 학부모 연수, 컨설팅 등을 실시한다. 둘째, 커리어코치를 배치하여 진로 관련 수업 보조 및 교과와 연계한 진로교육을 지원한다. 진로검사를 기초로 한 진로상담 지원 및 진로 관련 행사를 지원하고, 수업 보조 및 단위 학교 진로교육을 지원한다. 셋째, 학부모 진로코치를 위촉하여 교육청 연수(20시간) 후 단위학교의 진로교육 행사 등을 지원하도록 한다. 8. 단위학교 실정에 맞게 기존의 상담실, 교과교실, 도서실 등을 활용하여 최소 상담실형 이상의 진로활동 전용 자체 공간을 확보한다. ·교과교실형 : 상담뿐만 아니라 진로수업을 할 수 있는 교실 1칸 이상의 진로전용교실 ·상담실형 : 진로적성검사와 상담을 할 수 있는 비교적 적은 규모의 전용공간 교육청 차원의 지원 방안 1. 교과와 연계하여 진로교육을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첫째, 진로교육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하고, 학교 진로교육에 대한 진단과 컨설팅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 둘째, 진로교육계획, 진로교육 인프라 구축, 진로교육 프로그램 운영, 진로교육 평가 및 관리 등 진로교육의 4대 영역을 적극 관리하고, 학교 진로교육 컨설팅 매뉴얼도 개발하여 보급한다. 셋째, 교사역량개발을 위해 교과 연계 진로교육 연수 강사 요원 양성, 교과별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 진로과목 개설, 원격연수, 지역청 단위 연수 실시, 단위학교 진로교사 중심 수업연구회, 교사 동아리활동도 적극 권장한다. 2. 단위학교에서 진로활동 중심의 창의적체험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첫째, 모든 학교에서 창의적체험활동 중 진로활동, 진로교육 연간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하도록 함으로써 초등은 학년군별 17시간 내외, 중·고 34시간 내외로 운영할 수 있게 한다. 둘째, ‘초·중·고 학교생활기록부 진로활동 연계 기록을 활용한 진로지도 매뉴얼’을 활용하고,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 개정 및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개선에 따른 진로 관련 사항을 상급학교 교원(담임 등)이 열람·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셋째, 우수 진로동아리 체험 부스 운영, 학생 UCC 경연대회 등을 개최하고, 우수 진로활동 등을 발굴하여 표창한다. 3. 진로교육 연수 및 연구를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한다. 첫째, 진로교육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 운영, 진로교사 교과교육연구회, 진로교육지원단 운영을 통한 교사들의 진로교육 관련 전문성을 신장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관리자와 진로교육 담당교사, 교과교사의 진로교육 전문성 신장을 통한 단위학교 진로교육 강화 및 진로 인식이 개선되도록 노력한다. 셋째, 특성화고 교원의 직업교육 내실화를 위한 직무연수도 적극적으로 운영한다. 특성화고 산업체 현장 실무 중심의 교원연수 및 특성화고 교원의 현장실무 중심연수를 통한 직업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4. 일반고에서 직업교육의 기회가 확대되도록 지원한다. 첫째,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학생 모두에게 진로 수정(직업교육)의 기회를 부여한다. 이를 위해 산업(문화예술)정보 학교 학급을 증설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둘째, 특성화고 주관 ‘학교 간 협력 교육과정 운영(직업)’을 확대한다. ‘직업교육 거점학교’를 확대 지정하여 운영하고, 일반고 주관 ‘학교 간 협력 교육과정(직업과정)도 운영한다. 5. 진로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첫째, 학교급별 진로교육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단위학교별로 다양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생의 맞춤형 진로탐색을 돕고 자기주도적 진로개발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학교급별 진로발달단계에 맞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장 진로체험 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자료도 개발하여 보급한다. 셋째, 진로체험의 유형을 고려하여 학교급별에 맞게 학교교육계획에 반영하여 운영하도록 한다. 넷째, 교육청 주관 진로캠프를 운영하거나 교육청 및 소속기관 현장직업체험을 실시한다. 담임과 함께하는 진로캠프를 통해 강점 찾기, 진로적성검사, 멘토링 등 학교급별 맞춤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수 있다. 6. 현장직업체험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첫째,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체계적으로 운영 지원한다. 진로체험매뉴얼 및 안전한 진로체험 안내서 등(책자, 영상)도 보급한다. 이를 위해 4단계 절차를 준수하여 전개한다. 둘째,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운영, 교육기부 기업과 MOU 체결, 학부모 진로코치지원단 운영, 학교 자체 발굴 등을 통하여 추진하도록 한다. 7. 특성화고와 연계하여 진로체험의 기회를 확대하여 제공하는 방안도 지원한다. 첫째, 초·중학생의 특성화고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직업(학과)체험을 통하여 고등학교 학교(학과) 선택 등 학생들의 진로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되도록 지원한다. 둘째, 특성화고를 개방하여 진로체험의 날을 운영할 수 있다. 자유학기제 등 진로체험 지원 및 특성화고의 올바른 이해를 통한 고입 진로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특성화고 ‘진로체험관’을 상설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교육청이 진로체험관 운영 특성화고를 지정하여 지원한다(서울시교육청은 10교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음). 넷째, 특성화고 교육과정 연계 직업교육 페스티벌을 실시함으로써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실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8. 단위학교에 진로교육 전문인력을 확대 배치한다. 공교육을 통해 질 높은 진로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진로진학상담교사, 커리어코치, 학부모 진로코치지원단 등을 확대 배치하여 맞춤형 진로교육을 지원한다. 9. 교육청(본청 또는 교육지원청) 단위의 진로활동실 및 진로체험관을 운영한다. 맞춤형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단위학교에서 진로교육 전용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특성화고 진로체험관 운영 지원을 통한 진로교육 지원체제를 강화한다. 이를 구축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여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활용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컨설팅도 실시한다. 10. 대상별 맞춤형 진로컨설팅을 제공한다. 첫째, 교사에게는 진학지도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 활용 연수를 운영하고, 교사용 진학지도 자료 개발 및 보급하며, 진학컨설팅을 위한 수시 및 정시 상담프로그램도 개발·보급하고, 두레상담지원단 조직,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등에서 야간·주말 상담을 실시한다. 둘째, 학부모에게는 대입 진학자료 제공 및 진학설명회를 개최하여 대입진학설명회, 단위학교 대입진학설명회를 실시하고, 단위학교의 가정통신문 또는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탑재 및 통합게시판을 통해 드림레터를 알린다. 셋째, 학생들에게는 개인별 맞춤식 진로·진학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학생 개인별 맞춤식 온·오프라인 상담도 실시한다. 결론 학창시절의 진로교육은 학생이 스스로 꿈을 찾도록 지원하여 자아존중감과 창의적 진로개발역량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를 위해 단위학교는 학생들의 입학에서 졸업까지 연계하고 지속가능한 진로교육 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또한 교육청은 지역사회와 함께 인적·물적 자원과 프로그램을 관리하여 학교 진로교육을 지원하고 진로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중·장기적인 지원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제 지금까지와 같은 교사 개인별·학교별·교육청 및 당국이 필요에 따라서 강조되었던 진로교육이 아니라, 초·중·고의 진로교육이 체계적으로 연계되고 지속 가능하도록 지속적인 질 관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실천하여야 할 기본교육의 핵심 교육내용으로 활성화되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1. 정의 심층면접은 응시자와 평가자가 면대면으로 앉아, 평가자가 응시자의 정의적 영역(감정이나 의지에 관한 것)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즉, 주어진 질문에 대한 응시자의 언어적 응답을 통해 교직관, 인성, 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2. 필요성 전문직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응시자가 그렇지 않은 응시자보다 교육현장에서 우수한 전문직이 될 때, 전문직 전형은 그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다. 그래서 전문직 시험 출제위원들은 전문직이 될 인지적 특성과 정의적 특성을 지닌 사람을 채용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교사로 근무한다는 것은 이미 우수한 지적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교육전문가적 소양을 평가하는 1차 지필 시험을 치른 후 실시되는 2차 시험에서는 지적 영역보다 정의적 영역인 교직관, 인성, 인격적 소양 등의 평가가 절실한 것이다. 또한 훌륭한 교육전문직은 인지적 능력이 뛰어난 교사보다 정의적 영역 즉, 명확한 교직관이 있고 바른 인성을 가진 교육전문직이다. 이러한 요청에 부응하여 정의적 특성을 집중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이 심층면접이다. 3. 문제점 및 현황 시험을 주관하는 교육청 입장에서 면접 평가는 지필평가보다 부담이 크다. 예를 들어 150명의 응시생을 면접 평가하기 위해서는 쉬는 시간까지 합해서 1,800분(30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15개의 교실, 30명의 면접관, 10명 정도의 관리 진행위원 등이 필요한, ‘물적 동원’과 ‘인적 동원’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는 시험이다. 하지만 비용보다 더 면접을 어렵게 하는 것은 객관성 유지이다. 응시자가 어느 면접실에 들어가든, 어느 면접관을 만나든 같은 답변에 대해서는 같은 평점이 나와야 객관성을 유지하였다고 볼 수 있다. 교육청에서도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사전 연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난제를 안고서도 심층면접을 하는 이유는 교사 채용에 있어 정의적 영역의 평가가 절대적 요구이기 때문이다. 4. 심층면접 대비 방법 ● 나는 왜 교육전문직이 되려고 하는가?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인 ‘교육관’, 교직을 바라보는 관점인 ‘교직관’,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인 ‘인생관’, 평가를 바라보는 관점인 ‘평가관’을 반드시 정립해야 한다. 언제나 출제의 기본이자 면접의 가장 중요 목적은 ‘교육관이 정립되어 있는가?’이다. 자기성찰을 통해서 ‘왜 나는 교육전문직이 되려 하는가?’를 조금의 주저함이 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목적이 뚜렷한 삶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이, 교직관이 확고한 사람은 그 눈빛부터 다른 사람들보다 빛난다. ● 인성적 소양은 습관이다. 면접이 임박해서 급하게 주워들은 내용으로 자신의 인성을 그럴듯하게 ‘재조립’한다고 하더라도 인생 경험이 많은 면접관 앞에서는 곧잘 드러나고 만다. 평소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열정적으로 학업에 임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이타적 행동을 습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PART VIEW]● 현재 학교 교육과 소임에 대하여 최선을 다한다. 일부 교사들의 경우 개인적인 시험에만 관심을 두고, 관련성이 적은 업무는 소홀히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는 소인배적인 생각이다. 고득점의 기본은 종합적 판단력과 창의력이다. 다양한 지식과 지식이 새롭게 관련을 지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다양한 지식을 새로운 관련으로 만들 때 개성 있는 나만의 생각이 되며 이것이 바로 고득점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 사색, 독서, 성찰한다. 서울 면접 평가에서 독서 경험을 묻는 문제에 많이 당황했다는 소리를 자주 접한다. 시험이 임박하면 심박수가 빨라져서 자신도 모르게 허둥대고, 인스턴트식 사고에 익숙해져 버리곤 한다. 틈새 시간마다 사색하며, 산책(산책은 ‘살아 있는 책을 읽는 것’이라고도 한다. 공부 도중에도 운동장을 산책하며 별도 보고 인생의 설계를 해 보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하고, 최소한의 독서를 하며 생각나는 것을 구조적으로 메모하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 교육현장의 문제와 교육 시사에 관심을 가진다. 면접 출제 위원과 면접관은 모두 교육전문직을 거친 교육현장의 교장, 교감 그리고 장학사이다. 그래서 이들의 관심사가 주로 출제 문제의 소재가 된다. 따라서 열심히 공부하는 중에도 교육현장에서의 관심사를 살펴보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두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 교직 인생 계획서를 작성해 본다. 모범 답안처럼 규격화된 답변이 아닌 저마다의 체험에서 우러난 고유의 생각을 위해 면접 전에 ‘교직 인생 계획서’를 제출받는 경우가 있다. 틈틈이 ‘교직 인생 계획서’를 작성하고 생각이 날 때마다 수정하여 확실하게 작성해 놓아야 답변이 술술 나올 수 있다. ● 모의 면접 기회를 많이 만든다. 모의 면접은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중요한 사항일 수 있다. 심층면접과 비슷한 환경과 조건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실제 면접을 볼 때 두근거림을 완화할 수 있고, 자기가 실전에 대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체득할 수 있다. 모의 면접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어렵다면 제한된 조건을 지킨 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스스로 다시 살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동영상 촬영은 특히 시간 관리(심층면접 고유의 목적보다 시간 관리를 잘못해서 회복할 수 없는 점수를 감점당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분석에 효과가 뛰어나다. 심층면접에서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지나치게 완벽을 기하려고 자세하게 중언부언하다가 주어진 시간에 답을 못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습관은 평소에 자주 모의 면접을 하다 보면 충분히 수정할 수 있다. 시간 관리에 실패해서 마지막 문제를 답변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다른 문제에서 답변을 잘했다고 하더라도 만회하기가 어렵다. ● 교육 명언, 사자성어 등 교육적 감동 구절을 익혀 둔다. 명언은 인생관이나 교육관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면접에서 교육 명언이나 사자성어 등을 적절히 인용하면 높은 교육적 소양이 있어 보인다. 다만 질문과 동떨어진 명언을 억지로 말해서 동문서답이 된다든지, 여러 사람이 답변한 사자성어를 이야기하면 자칫 식상해 질 수도 있다. 5. 기출문제 분석 출제 경험이 많은 사람도 출제를 항상 하는 것이 아니므로 막상 출제위원으로 입소하게 되면 어떻게 문제를 만들지 막막하다. 이때 가장 반가운 자료가 전년도 기출문제이다. 물론 기출문제와 똑같은 문제는 출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출문제와 유사한 문제로 출제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제일 먼저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해당 시·도교육청 기출 유형에 따라 준비하는 것이 첫 순서이다. 이에 우선 몇 개의 기출문제를 소개한다. 서울 중등 1. 독서 교육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하고 자신의 교육관과 관련지어 내용을 말하시오. 2. 학교에서 업무분장으로 갈등이 자주 발생합니다. 업무분장으로 인해 동료 교원과 갈등이 발생한 사례를 이야기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였는지를 말하시오. 3. 최근 수업방법 개선에 대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수업방법을 개선한 사례(또는 창의적인 수업의 경험과 성과)에 대해 말하시오. 4. 추가 질문 - 교육전문직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왜 그 일을 하려고 하는지 말하시오. - 교육전문직이 되고자 하는 동기는 무엇인지 말하시오. - 교육전문직의 업무 강도가 높은 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시오. - 교육전문직의 잦은 초과근무와 강도 높은 근무에 따른 가족과의 관계(가정 문제)를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말하시오. 서울 초등 1. 신문기사 1, 2를 보고 대응책을 과장에게 구두 보고하시오. 신문기사 1 _ 메르스로 인해 휴업을 한 학교의 상황 - 아직 메르스로 인한 불안감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휴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학부모 인터뷰 - 휴업을 한 학교 학생들이 PC방에 많이 몰리고 있어, 휴업이 무의미하다는 학부모 인터뷰 - 애들을 맘 편히 맡길 데가 없어 고민이 크다는 학부모 인터뷰 신문기사 2 _ 휴업을 한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의 애로점 - 휴업으로 인해 모자라는 수업시수를 채우는 게 힘들다는 학교 현장 교사 인터뷰 - 수업일수를 줄여주는 특단의 조치가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 2. 장학사로서 교육정책을 입안한다면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근거를 들어 말해 보시오. 3. 현재 학교 단위의 자율장학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약안으로 제출, 다른 사람의 수업을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말하시오. 4. 추가 질문 - 수업공개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지 말하시오. - 현재 학교에서는 동료 장학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는지 말하시오. - 그런 방법으로 하다가 결국 민원이 들어오면 어떻게 해결하겠는지 말하시오. 대구 기출 1. 교직 적성 - 모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담임교사로부터 폭언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장학사를 찾아와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상담기법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직접 시연하시오. - 리더십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리더십을 따르는 조직원들의 역량 즉, 팔로워십이다. 중간관리자인 장학사는 조직 내에서 장학관의 팔로워인 동시에 정책을 입안하여 그 집행에 영향을 받는 교원들과의 관계에서 리더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장학사로서 갖추어야 할 팔로워십 5가지를 말하시오. 2. 교직관 - 집단 지성이란 다수의 사람이 협동하여 얻어진 집단적 능력을 말한다. 오늘날 교단 분위기는 점점 자기중심적으로 개별화되어가고 있어 집단 지성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전문직으로서 현장 교원의 집단 지성 개발을 위하여 지원할 수 있는 방안 3가지를 말하시오. -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재난안전교육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하여 교육전문직으로서 효율적인 재난 안전교육지원 방안 5가지를 말하시오. 3. 인성 소양 - 교육은 올바른 인간을 기르는 일이기에 교원에게는 엄중한 교직 윤리가 요구된다. 교원이 교직 생활을 하면서 인지하고 실천해야 할 윤리가 잘 지키지 않아 교권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원의 교직 윤리 향상을 위한 교육청 차원에서의 지원 방안 5가지를 말하시오. - A 중학교 홍길동 교사는 수업시간에 특정 종교를 사이비종교라 칭하고 비판하는 말을 하였다. 특정 종교를 믿는 학생이 부모에게 그 사실을 전달하였고, 며칠 후 부모와 특정 종교 대표들이 학교로 찾아와 해당 교사 파면을 요구하였다. 위 상황에 비추어 담당 장학사로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 3가지를 말하시오.
교육부는 지난 1월 청와대에서 ‘모두가 행복한 교육, 미래를 여는 창의인재’를 주제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연두 업무보고를 했다. 2016년도 교육부 업무계획에는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사회가 원하는 인재 양성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교육서비스 제공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는 학교 환경 조성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 교육 등 다섯 가지 주요 계획이 제시됐다. 그러나 교원 사기진작과 전문성 신장, 교권보호 등 교원 핵심정책을 소홀히 취급했고, 교육재정 확충, 소규모 학교 살리기, 입시교육 탈피, 학교폭력예방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교육비 잡자’ … 영어도 쉽고, 수학도 쉽게 교육부는 올해 전면 시행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기존 선도학교(811교)와 신규 운영학교(653교)를 1대 1로 연계하여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또한 도농 간 격차가 없도록 농산어촌 모든 중학교(1,228교)에는 진로체험버스와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을 확대한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과 영어는 2015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쉽고 재미있는 교과로 탈바꿈한다.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성공경험과 자신감을 갖도록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은 학생중심으로 대폭 개편되며, 어려운 수학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우수한 수학교사 양성을 통해 수학 교수·학습방법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수학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수학학습 성공경험 UCC 및 우수사례 공모전’을 개최한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의 획기적 감축을 위해 수학 클리닉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100개교, 중학교 200개교, 일반계고등학교 100개교 등으로 확대 운영하여 수학수업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학대 예방 … 매월 추진 상황 점검 최근 초미의 관심사인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범부처 대책도 강화된다. 사회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매월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등 미취학 및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학대 예방 및 보호 대책이 마련된다. 또한 학교안전사고예방을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는 학교건축 설계단계부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폭력근절을 위한 어울림 프로그램, 가족치유캠프 등은 올해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한다. 아울러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을 통해 ‘1학생 1스포츠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교육을 실시한다. 역사교육은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방향으로 역사교과서 개발을 추진하여 올 12월까지 완료한다. 2018년부터 필수화되는 초·중등 소프트웨어(SW) 교육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SW 교육 연구·선도학교 900곳을 육성하고, SW 선도교육청 2곳을 지정해 특색 있는 SW 교육 모델이 발굴, 확산될 수 있도록 한다. 고교 교육에서는 일반고의 학습역량을 높이기 위해 특정 교과목을 특화해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과중점학교를 내년까지 300곳으로 확대하고, 일반고에서도 제대로 된 진로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고등학교 1학년 1학기에 진로교육을 집중 실시하는 진로교육집중학기제를 37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한다. 2022년까지 대학정원 16만 명 감축 … 대학구조조정 박차 대학은 사회 수요에 부응하는 체제로 개편한다. 교육부는 대학 정원을 2022년까지 16만 명 줄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인력 분야 미스매치를 해소하기로 했다. 산업수요에 비해 정원이 부족한 학문분야는 확대하고 그렇지 않은 분야는 축소하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PRIME)’을 통해, 공학 등 인력부족분야 정원은 최대 2만 명까지 늘어난다. 대학과 기업이 계약을 맺어 개설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등을 지칭하는 사회맞춤형 학과 학생 수도 현재 4,927명에서 내년까지 3배 이상인 1만5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교육부는 대학들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기 위해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에 2,012억 원을 지원해 육성한다. [PART VIEW]고졸인력 미스매치 적극 대응 … 선취업 활성화 방안 추진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를 중심으로 하는 진로직업교육은 ‘선취업 후진학’을 적극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성화고 학생 선발 때 성적이 아닌 소질과 적성, 취업 의지를 고려하는 취업희망자 특별전형을 올해 20%에서 2017학년도에는 30%로 확대한다. 현장성 있는 직업교육 강화와 괜찮은 고졸 일자리 발굴 등을 통해 선취업 활성화 방안도 추진한다. 또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에 대한 취업지원을 강화하여 오는 2017년까지 취업률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현재 47곳인 마이스터고를 50곳으로 확대하고, 마이스터고 졸업인증제를 실시하여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영마이스터’를 양성한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고등학교 정원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 경우 고졸인력의 미스매치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예컨대 학생 수가 줄어도 특성화고 학생 수를 현재 33만 명 수준으로 유지, 오는 2022년까지 중등 직업학생 수 비중을 30%로 확대한다. 교원 가산점 줄이고 승진규정도 일부 손질 들어갈 듯 교원정책 분야에서는 교원승진규정 개정을 통한 가산점 축소와 자율연수휴직제 시행, 농산어촌 근무교원 전보 우대 등이 눈길을 끈다. 교육부는 수업과 학생지도를 잘하는 교원이 인사에 우대받고 연공서열보다 능력중심 승진구조를 구축한다는 원칙 아래 교원승진규정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승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산점 부분이 개편된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공통가산점이 축소되고, 학교폭력유공가산점 반영기간이 10년으로 단축됨에 따라 점수도 2점에서 1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같은 방침은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선택가산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교육부지정 연구학교가산점(1.25점)과 직무연수이수실적가산점(1점 이내), 재외국민교육기관파견가산점(0.75점) 등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교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경력평정과 근무성적평정, 연수성적평정 등도 연내에 개선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상반기 중 교원승진규정 개정에 대한 정책연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도교육청 의견을 수렴, 올해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우수한 교원이 농산어촌 등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근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사 유인책이 동원된다. 우선 농산어촌 지역에 근무하는 교원이 다른 지역 학교로 옮길 때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도록 전보가산점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또 읍면 이하 학교의 초빙교원 비율을 현행 20%에서 오는 2017년까지 40%로 늘리기로 했다. 교원의 다양한 지식습득과 개인학습 등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 3월부터 자율연수휴직제가 시행된다. 10년 이상 근무한 교원이 재직 기간 동안 1회, 6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도로서 교수들의 안식년과는 달리 무급휴직으로 운영된다. 교사 해외파견 확대, 자율연수휴직제 도입 긍정 평가 올해에는 교사들이 외국에서 교육할 기회가 대폭 늘어난다. 한국 교육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우수한 교수·학습방법을 지원하기 위해 300여 명의 교사를 세계 각지에 파견한다. 해외파견교사는 예비교사와 현직교원, 퇴직교원 등 다양하게 구성되는 장기파견(1∼3년, 140명)과 교육대와 사범대생들을 중심으로 방학 기간 동안 활동하는 단기파견(2개월, 160명)이 있으며, 파견분야는 한국어, 수학, 과학, 정보통신(ICT) 교과 등이다. 교육부는 교사 모집을 거쳐 2학기부터 본격적인 해외파견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총, “거시 정책에 치중 … 학교와 교사 목소리 반영 안 돼” 교육계에서는 이번 교육부 주요 업무계획은 지나치게 일자리 창출 등 경제논리에 치중한 나머지 교육현장의 시급한 과제인 입시경쟁 완화, 학교폭력근절 대책,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 누리과정 등 교육재정 확충 대책 등이 소홀하게 다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잇따른 교권침해사건에 대처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아 우려스럽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교례회 축사를 통해 ‘교원 전문성 및 권위 신장’을 약속했음에도 이를 이행하는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겨주고 있다. 한국교총은 논평을 내고 교육부 계획이 너무 거시 정책에 치우쳐 있다면서 학교와 교원이 중심이 되는 학교중심정책을 통해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교원의 전문성과 사기를 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이 제시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유감을 나타냈다. 무너진 학교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문제학생에 대한 엄격한 학칙적용 등 보완조치가 필요한데도 정부가 이를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국교총이 교육부와 단체교섭을 통해 제시했던 ▲교사 해외 진출 활성화 ▲교원자율연수휴직제 시행 ▲학부모 학교 참여 휴가제도 도입 추진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 시행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들 4대 정책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교사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원 해외봉사단(가칭 한국교육봉사단)을 구성, 실질적인 형태로 운영돼야 하며 초임교사 정원을 지금보다 1.2배 늘려 충분한 인력풀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 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교총은 “교사 해외파견이 교육봉사를 통해 교사로서의 인격을 도야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성과는 향후 대한민국 교실을 ‘세계 속의 교실’로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원자율연수휴직제에 대해서는 휴직교원의 공백이 교육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간제교사가 아닌 정규교원으로 인력을 충원, 교원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주문했다. 또 교사와 학부모의 교육관을 일치시키는 사모동행(師母同行) 법제화를 통해 학부모 학교 참여 휴가제도가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PART VIEW]“교권침해 때나 수업?생활지도 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교총이 최근 전국 유·초·중등교원 776명에게 모바일 설문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꼴로 ‘즉각적인 제재조치를 할 수 없다’(56.2%)고 답변했다([그림] 참조). ‘가장 실효적인 교권침해 예방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신체나 도구를 통한 체벌은 금지하지만 담임교사가 훈육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47.7%)을 요구했다. 지난해 연말 ‘교권보호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교원 사기진작 종합대책’도 마련됐지만 현장 반응이 냉랭한 이유도 교원들의 학생지도권 강화를 위한 ‘법적 근거’가 여전히 빠져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학생지도에 강력한 힘을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합법적이고 효율적인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 실제로 교권침해가 거의 없는 독일의 경우, 교사에게 학생에 대한 강력한 제재수단을 부여하고 있다. 바로 ‘학생 성적평가 자율권’이다. “독일에서 체벌이 일어난다면 신문 1면을 장식할 정도로 큰 사건이에요. 저도 지금까지 구체적인 사례를 본 적이 없고요. 그런데도 선생님이 진짜 교권을 가질 수 있는 건 성적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의 자율권이 50% 정도 되기 때문인데요. 시험에서 100점을 받는 아이라 하더라도 수업태도가 좋지 않으면 선생님이 50점만 줄 수도 있어요. 그러면 성적표에는 75점이 기록되겠죠. 그러니까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나태할 수 없는 거예요. 그게 바로 교권인 거고요. 이렇게 선생님에게 강력한 권한을 줄 수 있는 건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박성숙(2015) 독일교육 두 번째 이야기, 21세기 북스) 교육선진국이라 불리는 핀란드마저 교권침해로 얼룩질 때, 독일은 현재까지 교권침해가 사회적 문제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 독일은 어떻게 높은 교사의 위상과 강력한 교권을 갖게 되었을까? 그들의 교권에 대한 인식, 교권보호 지원제도 및 정책을 통해 ‘묘수’를 찾아보고자 한다. 교권침해 통계조차 없는 독일 ‘문제학생 단계별 훈육, 징계조치 가능’ 교사의 평가 자율권 50% 달해 독일 교사의 강력한 교권의 토대는 크게 세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교사의 성적평가 재량권이 크다. 독일의 성적평가는 절대평가 방식이며, 필기평가와 구두평가 두 종류가 있다. 필기평가는 전체가 주관식 논술형이며, 아비투어(Abitur)를 준비하는 오버슈투페(Oberstufe)*를 제외하고는 초·중등학교 전체 학년에서 주요과목에서만 실시된다. 나머지 과목은 구두평가로만 이루어진다(필기시험을 보는 주요과목도 구두평가가 포함된다). 구두평가란 한 학기 동안 수업을 통해 보여준 학생의 학업능력과 태도에 대한 평가이다. 교사는 수업 중 교사의 질문에 대한 학생의 답변, 발표, 수업 참여 태도, 과제준비, 동료와의 협력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하여 학점을 준다. 필기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도 수업시간에 문제가 있으면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없다. 절대평가제나 수업 전반을 고려한 교사의 구두평가는 교사의 권위나 교사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실현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 시험평가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교사의 권위가 높고 교사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의 성적평가 재량권은 학생 통제와 교권확립의 기반이 되고 있다. 둘째, 독일의 교사는 교육자율권, 수업자율권을 최대한 보장받는다. 주 교육부에서 교과과정을 제시하고 있지만 각 교과의 수업목표와 다양한 방침만을 제시할 뿐 각 학기 수업운영에 관한 세부사항은 교사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또한 성적평가가 학생 간 비교가 아닌 절대평가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학점을 점수로 환산하거나 등수로 나타내지 않아 저경쟁 교육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독일의 저경쟁 교육은 교사의 수업자율권 보장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고, 교사의 교육자율권 보장은 교사가 수업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소신 있게 학생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교육자율권과 수업자율권은 교권확립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셋째, 학교 내에서 합리적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은 16개 주가 모인 연방국가로 개인의 원칙(das Individualprinzip), 연대의 원칙(das Prinzip der Solidaritat), 보충의 원칙(das Prinzip der Subsidiaritat)을 가진 사회적 시장경제(Soziale Marktwirtschaft)라는 독특한 경제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으로 독일 교육은 강한 개인과 합리성을 가르치면서도 연대주의를 강조한다. 따라서 어떤 문제라도 드러내놓고 토론하기를 즐긴다. [PART VIEW]또한 문제의 시비를 가리는데 국한하지 않고 토론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일에 적극적이다. 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사와 학생 간에도 수평관계에서 토론이 이루어진다. 교사의 수업방식이나 성적평가가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학생들은 교사에게 직접 건의한다. 만약 이러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학급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집하고 담임교사와 학교장에게 개선을 요청한다. 교사는 수업자율권 보장이 교사의 독선적 판단까지 허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항의를 교권침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과 교사가 합리적 토론을 통해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교사에 대한 신뢰와 교사의 권위를 높이는 또 다른 방안이 되고 있다. ● 교권에 대한 인식 _ 독일에서 교권은 교사의 권위와 권리를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교사의 권위란 교사 자신이 갖춘 실력과 인격에서 기인하는 신뢰를 토대로 형성된다고 보고 있으며 교사의 권리는 교육자율권, 국가에 대한 업무보장권과 복지혜택권을 뜻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 「학교법」 57조에 따르면 교사의 교육자율권이란 수업, 학생 훈육, 상담, 평가, 감독, 돌봄에 관한 자율권으로 교재 선정 등의 교육내용과 관련한 결정권, 교수과정에 대한 결정권, 학생평가에 대한 결정권, 학생지도 및 징계권을 의미한다. ● 교권침해 현황 _ 독일의 교권침해 사건은 대부분 놀림·욕·위협 등의 언어폭력, 신체폭력, 수업거부나 수업방해와 관련된 정신적 폭력, 재물손상 관련이다. 폭력의 주체는 주로 학생이며 언어폭력의 경우는 학부모 비율도 높다. 독일 교사협회에 따르면, 교권침해와 관련하여 소를 제기하는 비율은 신체폭력이나 재물손상에 대한 피해를 입은 교사의 경우에는 절반 정도가, 언어폭력의 경우는 약 10명의 교사 중 1명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교사에 대한 폭력이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고, 베를린 노이쾰른과 같은 특정 지역에서는 문제로 대두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교권이 강력히 확립되어 있어 독일 사회에서는 교권침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교사에 대한 폭력 종류나 빈도, 현황에 관한 전반적 통계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 교권보호 지원제도 및 정책 _ 독일은 교사위원회(Lehrerrat), 교육협회(Verband Bildung und Erziehung), 교육노조(Gewerkschaft Erziehung und Wissenschaft)를 통해 교권보호를 위한 토대를 마련해 두고 있다. 독일의 모든 학교에는 「학교법」에 따라 교권보호를 위한 교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교사위원회는 학교 참여위원회인 동시에 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NRW 「학교법」 69조에 따라 교사위원은 교사회의에서 학교규모에 따라 최소 2명에서 최대 5명까지 비밀투표로 선출하며 임기는 4년이다. 학교장은 선거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 교사위원회는 교사들의 업무와 관련된 제반 사항을 학교장과 논의하고 이에 관해 조언한다. 교사의 불만이나 건의사항을 학교장에게 전달하며 교사의 권익을 대변하고 학교장의 독단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장은 교사위원회에 학교업무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알리고 의견을 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교사위원회는 교사회의에 매년 활동사항을 보고하여야 하며, 교사위원회에 선출된 위원들은 이에 필요한 연수를 받고 의무수업시수를 감면받는다. 교육협회는 독일 공무원연합 소속기관으로 주 단위로 운영되고 있다. 임금, 승진, 근로시간의 정의실현을 위해 교사, 사회교육사, 유치원 훈육교사와 이를 위한 교육을 받고 있는 자의 노동조합적, 교육정책적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다. 교육노조는 독일 내 유치원, 학교, 대학과 그 외 모든 교육기관 종사자 약 27만 명의 의견을 대변하는 교육노동조합이다. 임금과 근로조건의 정의실현을 목적으로 회원들을 위한 법적 보호, 이익대변, 임금협상, 포괄적인 정보제공을 하며 교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 교권침해가 실제 발생할 경우 교사가 「학교법」에 따라 훈육조치와 징계조치를 할 수 있고 사안이 중할 경우 형법에 제소할 수 있다. 가해자가 14세 이상이고 피해 정도가 심하면 명예훼손, 재물손괴죄, 상해죄의 형법적 처벌을 할 수 있다. NRW의 경우 교사는 「학교법」 53조에 따라 문제학생에게 훈육조치와 징계조치를 할 수 있다. 교육적 측면에서 훈육조치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이에 대한 효과가 없거나 사항이 중할 경우 징계조치를 한다. 훈육조치로는 상담, 경고, 학부모와 학생면담, 구두나 서면 질책, 수업에서 제외 등이 있다. 반복된 잘못을 저지르거나 사안이 중할 경우 학부모의 협조를 얻기 위해 서면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서면경고는 초등단계의 경우 담임교사에게 권한이 있고, 중등 1단계는 담임교사와 학교장, 중등 2단계는 학교장에게 있다. 징계조치로는 서면경고, 다른 반으로 보내거나 정학?퇴학에 대한 경고 또는 퇴학, 주 전체 공립학교에서의 학교 교육권 박탈에 대한 경고나 박탈이 있다. 일부 지역 학교청의 경우 교권을 침해하는 교사 폭력사건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침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교사에 대한 폭력도 학교폭력으로 간주하여 예방 차원에서 학교폭력예방 프로그램 내 관련 내용을 포함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교권침해 심각한 미국, 사이버폭력 증가 추세 접근금지부터 형사 고소까지 가능, 교원양성대 프로그램 강화 ● 교권에 대한 인식과 교권침해 _ 미국에서 교권과 관련된 학문적 논쟁과 법적 소송은 교실에서 교사가 개인적인 신념에 대한 언급 정도와 교재 선택권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진행되었다. 미국에서는 그간 많은 법적 논쟁을 통해 교권에 관련된 사회적 합의가 많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동료로부터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폭행을 당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교권침해에 대한 논의가 교사의 교수·학습 영역을 넘어 교사의 신체 및 정신적인 피해에 초점이 많이 맞추어져 가고 있다. ● 교권침해 현황 및 영향 _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 APA)는 2011년 48개 주에 있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0% 이상의 교사가 최근 1년 동안 교권침해를 경험했으며, 94% 이상이 학생으로부터 피해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최근에는 사이버상에서도 교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신체적 폭력과 더불어 언어폭력 사례도 늘고 있다. 교권침해를 받은 교사의 경우 불안, 우울 등과 같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낮아진 자기효능감으로 인해 수업의 질 또한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침해로 피해를 입은 많은 교사들이 교직을 떠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교권보호 지원 제도 및 정책 _ 미국 법원은 교사의 특수한 직위와 영향력을 고려해 교사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적 책무성을 요구하면서도 교권이 침해당하면 다른 범죄보다 그 책임을 무겁게 묻고 있다. 교권침해와 보호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 교사가 학교구와 어떻게 계약을 맺는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개별 학교구마다 지역 교원단체와 협약을 맺고 있으며 교사들은 교원단체를 통해 본인의 교권을 보호받고 있다. 이들 교원단체는 교권침해 발생 시 법률서비스 제공에서부터 상담 및 의료보험까지 다양한 지원을 교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 위스콘신주 : 위스콘신 매디슨의 교원단체인 Madison Teacher’s Inc.(MTI)의 경우 교사의 교권이 침해당하면 교사와 함께 민사소송을 제기한다. MTI는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법원에 교사 보호를 위해 가해자로부터(대부분의 경우 학생) 임시 접근금지 명령을 받는다. 법원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접근금지 명령을 허락하고 있으며,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가해학생은 교사로부터 15m 이상 접근하면 안 된다. 가해 사실이 인정될 경우 학생은 교사가 수업하는 동안 학교에 들어오면 안 되기 때문에 학업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학을 가야 한다. MTI는 교권보호를 위해 관련 사건을 학교구와 관할 경찰서에 보고하는 등 교권보호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 메사추세츠주 : 위스콘신과 달리 교권이 침해당하면 교원단체인 Massachusetts Teachers Association(MTA)에서 가해자에게 형사소송을 제기한다. 메사추세츠 법에 의하면 공무원(공립학교 교원은 공무원임)에 대한 협박 및 폭력은 위법이기 때문에 수업을 방해하거나 교사가 느끼기에 위협을 느꼈으면 상대 가해자를 대상으로 민사가 아닌 형사로 고소가 가능하다. 가해자가 학생인 경우 소년법정에서 사건이 진행되고 성인인 경우 일반법정에서 진행된다. 피해가 입증되면 가해학생은 전학을 가거나 다른 교실로 가야하며, 어떠한 경우도 교사와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명령이 내려진다. ? 미시간주 : 미시간주의 교원단체인 Michigan Education Association(MEA)의 경우 1999년 법으로 학교구는 교권을 침해한 학생(6학년 이상인 경우)을 퇴학시키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법을 무시하고 학생을 퇴학시키지 않은 경우, 해당 학교구는 법원으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 최근 교권보호 관련 사례 _ 학부모가 학교에서 교사를 구타하거나 학생이 교사에게 욕설을 하는 등 이전과는 달리 공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교권침해가 미국 뉴스에서 빈번하게 보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11년에는 네바다의 한 중학교에서 18명 이상의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기 위해 페이스북에서 모의하다가 학부모 신고로 체포되었다. 또한 네브래스카에 사는 17살 여학생이 교장과 교감을 총으로 쏘고 자살해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인식한 법원은 최근 교사를 폭행한 학부모에게 20년 이상의 형을 내려 경종을 울리고 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교권침해 사례로 인해 보다 적극인 교권보호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대학 내 교원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교사들이 다양한 교권침해 요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정년퇴직 후 1년간 4살짜리 손녀를 승용차로 유치원까지 실어다 주곤 하였다. 재잘거림이 즐거워서 옆자리에 앉혔는데 생각해보니 위험할 것 같았다. 뒷자리에 어린이 좌석을 마련하고 태우려 하니 막무가내로 고집하여 어쩔 방도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담임선생님께 이야기 드렸더니, 이튿날 이변이 생겼다. 앞자리에 타라고 아무리 달래도 손사래 치는 것이 아닌가. 담임교사의 말 한마디가 어린이에게는 큰 힘을 발휘한다. 온갖 지도방법에도 아이들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교사생활 십여 년이 지난 때였다. 2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후에 국립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로 전출발령을 받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담임할 반이 없었다. 몹시 서운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간간히 담임교사가 자리를 비울 때 대신 들어가기도 하였으나 그런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그러던 중 1학년 담임교사가 한 달간 출산 휴가를 얻게 되어 내가 대신하게 되었다. 이 분은 1학년 담임 경험이 많으려니와 학습지도방법을 비롯한 학급경영 능력이 뛰어나 동료교사와 학부모의 신망이 두터웠다. 아직 학교 풍토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내가 과연 버금가게 가르칠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되었다. 게다가 교육대학교 교육실습생 열 명이 배정되어 현장 실무실습 중이었다. 드디어 학급을 대신 맡게 된 첫날이었다. 예상을 넘어 상황은 딴판이었다. 아이들은 학습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나를 골탕이나 먹이려는 듯 서로 킥킥거리며 중구난방이었다. 마치 한동안의 억압에서 해방이라도 맞은 듯 의기양양해 날뛰었다. 온갖 지도방법을 동원했지만, 수그러들 기미가 없었다. 당연히 교과진도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린 1학년을 호되게 꾸짖을 수도 없고, 교실 뒤편에는 교육실습생이 수업분위기를 참관하고 있으니 난감하였다. 학습지도방법이나 학생 통솔력이 교육실습생에게 시범역할을 못 해서 면목이 없었다. 이런 진땀 나는 과정을 한 달이나 헤쳐나갈 생각을 하니 앞날이 걱정스러웠다. ‘학급담임’이란 용어 자체가 학생에겐 위대한 힘을 발휘한다 사흘쯤 지났을 때, 우연히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주의를 집중시킨 후 큰소리로 활기차게 말했다. “오늘부터 내가 1학년 1반 여러분의 담임선생님이 되었습니다. 담임선생님 말씀을 잘 듣지 않거나 다른 짓을 하는 사람은 불러내어 혼을 내줄 겁니다. 잘 따르는 사람은 크게 칭찬해 주겠어요.” 아니나 다를까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의아해하였다. 교실 안이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어제까지도 망아지처럼 날뛰던 아이들이 순한 양이 되었다. 교육실습생 또한 신기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제야 교사의 권위를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담임교사의 위력을 비로소 느끼게 되었다. 학급담임이란 용어 자체가 학생에겐 위대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후, ‘학급담임교사’란 어휘가 뇌리에 자리 잡게 되었고, 교육행정을 수행하면서 하루가 아니라 단 한 시간이라도 담임을 대신하는 경우가 생기면, 교실에 해당 교사와 함께 올라가 ‘학급담임이 되었음’을 분명히 알려 주었다. 중·고등학교 학급담임이나 교과담임교사뿐만 아니라 대학교의 지도교수 역시 그 위력은 다름없다. 실력과 경험을 갖춘 교사라면 위력에 교권이 더하여 존경의 대상이 되고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교사는 전교생이 내 학급 학생이라는 신념으로, 학생은 모든 선생님을 우리 선생님으로 존경하는 학교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담임교사의 위력으로 교육에 임할 때, 학교는 참다운 배움의 전당으로 거듭날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구분 및 수능과목 중심의 지식 편식 현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됐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력과 서로 다른 지식을 융합, 활용할 수 있는 창의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해 지식위주 암기식 교육에서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개정방향 및 주요 내용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이 제시됐다. 초·중·고 전반에 걸쳐 학습 후 도달해야 할 6개의 핵심역량을 설정했는데 구체적으로 보면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융합 사고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이다. 인문·사회·과학기술에 관한 기초소양교육을 강화한 것도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이다.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기초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고교 공통과목을 신성하고 선택과목의 다양화를 추구했다. 고교 공통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등으로 구성했다.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과정도 추진된다. 이를 위해 중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초·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필수화하는 한편 초등학교는 누리과정과 연계를 강화하고 안전교과를 신설했다. 【학교급별 개정 주요 내용】 △ (초) 1·2학년 ‘안전한 생활’ 교과 신설, 누리과정과의 연계 확대 △ (중) 자유학기제 운영 근거 마련, ‘정보’ 교과 필수과목 지정 △ (고) 문·이과 공통과목 신설, 일반고 학생 진로선택 * 3과목 이상 이수 * 고전읽기, 경제수학, 여행지리, 과학사 등 교과 교육과정 개정 방향 및 내용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고 교실수업을 개선,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 학습수준 적정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다양하게 전이 확장이 가능한 교과별 핵심 개념 및 원리 중심으로 내용 체계를 구성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 공통과목까지 학생 발달 단계를 고려해 학습내용의 수준과 범위를 적정화한 것이다. 성취 기준을 조정하고 교과내용의 이수 시기 이동, 내용 삭제·추가·통합 등의 방법을 통해 학습수준의 적정화를 도모했다. 특히 영어?수학?과학 등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교과에서는 국제적 기준(Global Standards)을 고려해 학습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 수업 개선 학교급별·교과별로 적정화된 학습내용을 질 높은 수업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 개선에 역점을 뒀다. 그러나 학습내용 적정화를 추구한다고 해서 개별교과 수업시간이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교육부는 대신 단편적 지식의 암기가 아닌 핵심개념 중심(학습내용), 학생활동중심(교수·학습방법) 수업으로 개선함으로써 교과 역량과 함께 보편적인 창의성과 사고력을 신장시켜 나갈 방침이다. 또 학교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기르고 학습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활동과 탐구중심학습, 토론?협력학습 등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구사하도록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평가방법 및 유의사항’을 신설하여,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평가하지 않도록 안내함으로써 실질적인 학습부담 경감을 실현하기로 했다. 교사 주도의 수업 방식에서 탈피, 학생들의 수업참여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학습의 모든 과정에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교실수업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올 하반기 중 객관식 지필평가 비중 축소 및 수업과 연계한 과정평가 확대 방안을 마련, 고시할 방침이다. 향후 일정 교육부는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을 위한 교수·학습자료를 오는 10월까지 개발, 보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개발범위는 초등 1∼2학년 3개 교과, 중학교 11개 교과, 고교 6개 공통과목 등이다. 이와 함께 교육과정에 대한 교원 이해도 제고 및 교수?학습 지도 역량 강화를 위해 총론 및 교과별 연수자료 개발하여 올 10월까지 보급을 마칠 예정이다. 교원에 대한 연수도 올해 집합연수와 원격연수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교과별 교원연수에서는 새로운 교과 교육과정의 개정 내용에 대한 이해와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 개선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게 된다. 구체적 일정을 보면 교과별 선도교원 연수 및 시·도교육청 단위 현장 교원 연수가 대구, 인천, 대전, 전남교육청 주관으로 4개 권역에서 총 1,000여 명의 핵심요원 연수가 추진된다. 이외에 신설과목 핵심교원 연수로는 ▲SW교육 선도교원 양성 연수(2016년 7월) ▲SW교육 담당교원 역량강화 연수(2016년 하반기) ▲전국 교육장 및 전문직 연수(2016년 하반기) ▲시·도교육청 권역별 총론 핵심교원 연수(2016년 연중) ▲시·도교육청 교육과정 담당 전문직 워크숍(2016년 분기별 1회) 등이 예정돼 있다.
“선생님, 내일 또 만나요” “친구들아, 내일 또 만나자” 수업이 끝나면 우리 반은 교실이 떠나가도록 인사한다. 어떤 아이들은 나에게 안기고, 또 다른 아이들은 펄쩍 뛰면서 하이파이브를 한다. ‘내일 또 만나고 싶은 우리’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무조건 먼저 하려고 다투는 아이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친구들을 참 좋아했다. 친구 집 앞에서 친구가 나오기를 목을 길게 내빼고 기다렸다가, 친구가 나오면 너무 좋아서 무조건 말없이 달려버렸다. 내일이 빨리 오려나 싶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때처럼 우리 아이에게 친구와의 소중한 마음을 나누게 해주고 싶었다. 함께하는 1년 동안 서로 자꾸 보고 싶고, 만나고 싶고, 내일은 또 무슨 재미있는 일이 생길지, 선생님은 우리에게 어떤 것으로 웃겨주실지 이런 기대가 있는 시간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은 방과후활동이나 학원 때문에 친구와 헤어지는 아쉬움이나 보고픔을 생각할 자리가 없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의 마음은 항상 쫓기고 바쁘다. 물을 먹을 때도, 강당에 갈 때도…. 아이들은 무조건 앞에서야 하고, 무조건 먼저 해야 하고, 무조건 빨리 가야한다. 하물며 다 같이 주는 학습지마저 먼저 가져가려고 밀치고 소란스럽다. 좀 늦어서 뒤에 서기라도하면 울기까지 한다. 왜 우느냐고 물어보면 꼴찌라서 그렇다고 한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다음을 기대하는 아이들’이었으면 했다. 그렇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주기로 했다. 그중 내가 가장 신경 쓴 것은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기’와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 갖기’였다. 그래서 쫓기고, 바쁘고, 불안한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다. ‘함께’하며 스스로 질서를 만드는 아이들 학교 텃밭에 가꾼 고구마를 함께 캐던 날, 아이들의 얼굴에 ‘신기함’이 번졌다. 땅속에 그 많은 고구마가 숨어있는 것을 상상도 못 한 것 같았다. 우리는 고구마를 함께 쪄먹기로 했다. 질서의식을 키워주기 위해 나는 간여하지 않았다. 모둠장이 찐고구마를 갖고 가서 정확하게 나누고, 이야기를 하면서 자유롭게 먹는다. 아주 간단한 음식을 해 먹을 때도 본인들이 준비물을 정해서 나에게 이야기해주면, 나머지 부족한 것만 내가 챙겨 왔다. 처음에 간식을 나누어 먹을 때는 서로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하더니 어느 순간 스스로 질서를 정했다. 모둠장이 나누어 주고 그래도 좀 남으면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정말 먹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스스로 조금씩 양보했다. “너, 먹는 거 진짜 좋아하는구나”, “다음에는 네가 조금 먹어야 해”라며 아이들은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욕심 많았던 아이도 스스로 자신의 욕심을 조금씩 버렸다.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기’를 통해서 질서의식이 생겼다면,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 갖기’는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채우기 위한 시도였다. 집에 가기 전에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고 잘했다고 생각되면 선생님과 하이파이브를, 조금 아쉽다고 판단되면 선생님을 안아주면서 “내일은 잘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등을 토닥여 주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더니 이제는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여유도 생겼다. 내일은 꼭 하이파이브하겠노라고 다짐까지 하면서. [PART VIEW]하이파이브하는 아이들은 기세가 등등하다. 자신 있는 얼굴로 있는 힘껏 교사와 손을 맞댄다. 내 손바닥이 아플 정도이다. 여기저기서 “선생님, 내일 또 만나요”, “친구들아, 내일 또 만나자”라는 인사말이 들린다. 마음이 약해진 나는 복도까지 따라가며 마음으로 말한다. ‘그래, 얘들아, 우리 내일 또 만나자. 비록 내 어릴 적처럼 보고 싶어 잠자리에 일찍 들지는 않아도 미워서 고개 돌리는 우리는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