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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실질적인 업무를 경감해 교사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교사들의 학교폭력 사안 조사는 한계가 있으므로 전담경찰관이 맡아야 합니다.” 6월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교총 홈페이지에 마련된 교육공약 제안 게시판에 현장 교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학교 현장의 여론과 요구를 교육공약으로 실현시켜 현장과 괴리된 공약 남발을 제어하고 학교가 포퓰리즘 교육정책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교원들의 의지라는 분석이다.교원들은 무엇보다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행정업무 경감을 요구했다. 특히 학생 수 100명 이하, 교사 수 1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들의 경우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소규모 학교에 근무 중인 A교사도 도서벽지 지역에는 교사를 1명이라도 더 배치해 업무과다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제 경우만 해도 고학년 담임에 학교폭력, 생활, 안전 등의 업무를 모두 맡았어요. 게다가 올해는 전담교사 1명이 줄어 과학업무까지 추가로 맡았네요. 10개월 간 처리한 공문이 1100건이 넘어갑니다. 수업 후에는 부진아 지도, 회의 참석, 출장 등을 하다보면 시간이 없어 집에서 업무를 처리해야합니다. 수업준비요? 사치입니다.”B교사는 “수업을 성과로 보지 못하고 행정업무를 떠맡고 있으니 교사 본연의 업무인 수업은 점점 뒷전이 되고 승진이나 점수에 배당된 일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이라며 “교사가 순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인력을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교사도 “‘교사 업무 다이어트’라는 홍보물과 공문들이 내려오지만 아직도 많은 교사들이 업무 때문에 수업연구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문서상으로만 업무경감이 있는 건 아닌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런 교사들의 호소는 관련 연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가 발간한 ‘학교현장 교원이 체감하는 교원업무경감 방안연구’에 따르면 응답 교원의 67.1%가 ‘공문처리로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지난해 국회 교문위 소속 신동근 의원의 국감자료에서도 교원 1인당 평균 수업일수 기준 하루 나이스 접속 시간은 약 4.4~4.8시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근무 중 수업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행정업무에 할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게시판에는 이밖에도 학폭 심의 전문기관 이관, 부모교육 의무화, 교내 외부인 출입 제한 등 다양한 현장 의견들이 접수됐다.D교사는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먼저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는 것이 유리하다’라는 생각이 팽배해지면서 점점 아주 사소한 일도 학교폭력으로 접수되는 일이 늘고 있다”며 “사안조사부터 학폭위 개최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이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 침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E교사 역시 “경찰이 아닌 교사들이 학교폭력 사안을 직접 조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학폭 사안은 지자체나 학교 전담 경찰관 등에 이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이밖에도 F교사는 “아동폭력이 빈번해지고 자녀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과 지식이 부족한 학부모들이 증가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학부모 상담과 교육이 자주 실시되고 있다”면서 “학부모 1인은 연 1회 의무적으로 자녀 나이에 맞는 학부모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외부인 출입과 관련해 G교사는 “보험사 직원, 각종 학원 강사 출입, 인근 중고생 난입으로 교내 물건 도난 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방문증 패용은 현실성이 없으므로 1교시 시작 후 교문을 잠그는 등 보다 강력한 학교 출입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조성철 기자] 한국교총이 말소된 징계기록을 이유로 교장 승진임용을 원천 배제하는 교육부 지침(교장 임용 제청기준 강화방안)에 대해 평등권 침해라며 최근 ‘개선 권고’ 한 인권위 결정을 판결에 반영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 촉구했다.최근 인권위는 지난해 현직 A교감이 ‘징계 처분이 오래 전 말소됐음에도 승진 심사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낸 진정에 대해 “교육부의 지침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헌법 제11조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며 개선 권고 결정을 내렸다.하지만 교육부는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겠다”면서도 “인권위 결정을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며 미온적인 입장이다. ‘권고’이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현재 유사 사안으로 소송이 제기된 대법원, 헌법재판소 판결에 관심이 모아진다.현재 대법원에는 지난 2015년 경기 B교사가 교육감을 상대로 낸 ‘교감승진 임용 제외 처분 취소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지난해 1월 서울고법은 ‘말소된 징계로 교감 승진임용을 제외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지만 교육청이 항고해서다. 또 2015년 11월에는 현직 C교감 등이 ‘교장임용 제청 강화방안에 대한 위헌소송’을 청구해 심리 중이다.이와 관련해 교총은 19일 헌재, 대법원에 인권위 결정을 반영해 조속히 판결해 달라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교총은 건의서에서 “관련 법령은 오히려 승진·전보 등 인사 운영 전반에서 말소된 징계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징계의 경중, 시기, 현재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징계 전력만으로 승진 임용에서 일괄 배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강조했다.이어 “공무담임권 침해는 물론 과잉금지의 원칙, 소급행정입법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등 위법·위헌적 요소 또한 많다”며 “인권위 결정을 판결에 적극 반영해 피해 당사자들의 고통을 해소해 달라”고 요청했다.아울러 같은 날 교육부에도 건의서를 전달하며 “헌법 상 평등권 침해로 개선을 권고한 만큼 지침을 속히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교총은 2014년 3월 해당 지침이 도입되는 시기부터 교육부를 상대로 한 폐지 활동과 피해 교원 소송 지원에 적극 나서왔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인권위에 교육부 지침에 대한 조사와 폐지를 건의해 이번 결정을 이끌어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감동을 주고 있다. 개막식에서 하늘을 누비던 드론이 오륜기 모양을 그렸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다. 남북 동시 입장과 여자 하키 단일팀 등 뉴스거리도 풍성하다. 각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능력 이상을 보여주면서 감동을 선사한다. 한국 설상 최초의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아이언맨 윤성빈은 설날 아침을 들뜨게 했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아이언맨을 연상하게 하는 안전모를 눌러 쓰고 썰매를 타는 장면이 듬직했다. 스켈레톤이라는 이름조차 낯선 종목에서 윤성빈 선수가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했다. 1~4차 주행 합계 3분20초55를 기록했다. 0.001초를 다투는 경기에서 1.63초 차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였다. 아시아 선수가 썰매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라니 윤 선수의 능력을 느낄만하다. 이런 감동 장면을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은 텔레비전 덕택이다. 실제로 텔레비전의 발달로 올림픽의 인지도가 급격히 향상되었다. 지구촌 전체에 중계되면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올림픽 경기를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송 중계권 및 광고 수입 등으로 지나치게 상업화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텔레비전 방송은 올림픽을 재미있고, 가까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텔레비전 중계는 과학이 결합된 정확한 기록을 제공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며칠 전 중계에서도 방송사가 시청자의 이해를 위해 그림 자료를 제시했다. 여기에서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 분야에서 많은 메달을 땄다는 성적표를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개수’라고 써야 하는데 ‘갯수’라고 썼다. ‘개수’라고 써야 하는데 ‘갯수’라고 틀리게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일반 사람들이 사적으로 메모를 문자를 주고받을 때 이렇게 쓰면 뭐라고 특별히 말하기 쑥스럽다. 하지만 텔레비전은 공적 전달 매체다. 텔레비전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맞춤법 오류는 있어서 안 된다. 이 문제는 사이시옷 표기 문제다. 한자어는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수(個數)가 바른 표기다. 한자어의 경우는 숫자(數字), 횟수(回數), 셋방(貰房), 곳간(庫間), 툇간(退間), 찻간(車間)에만 예외적으로 사이시옷이 붙는다. 이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예외 규정이다. 한컴오피스를 사용할 때도 바로 잡아주는 표기다. 조금만 노력을 기울인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첨단 과학 시스템이 함께 하는 중계방송은 올림픽의 감동을 더하고 있다. 맞춤법 실수는 그렇게 뛰어난 과학도 필요 없다. 조금 세심하게 신경을 쓰면 된다. 혹시 맞춤법이니 대단한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녕 상호 호혜적인 한ㆍ일 관계는 요원한 것인가? 근래 위안부 합의 논란으로 한일 관계가 극심하게 벌어져 가는 가운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또 다시 재현됐다.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은 고교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교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전자정부 종합창구'에 고시(告示)했다. 일본의 고시안은 여론수렴 작업을 거쳐 문부과학상이 관보에 고시하면 최종 확정된다. 말이 여론 수렴이지 확정적인 것이다. 이 개정안은 고교 역사총합(종합)과 지리총합, 공공 과목에서 "다케시마(죽도ㆍ竹島·일본에서 부르는 독도의 명칭)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조어도ㆍ釣魚島)열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가르치도록 했다. 이는 한ㆍ일, 중ㆍ일 관계를 명시적으로 왜곡토록 강요한 교과서 오도(誤導) 행정이다.최근 일본 정부가 초ㆍ중에 이어 고교에서도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영토 왜곡 교육을 실행토록 하는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내놓았다.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은 우리나라의 교육과정과 같은 중요한 교육 정책 지표다. 일본에서의 법적 구속력은 절대적이다.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은 교과서 집필과 검정의 법적 근거이기도 하다. 2009년에 개정된 종전 고교학습지도요령에서도 각 학교에서 영토 교육을 하도록 강조한 바 있지만, 독도나 센카쿠열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었다. 이에 따라 일본 교과서 교육행정은 '학습지도요령-해설서-검정 교과서'라는 체제를 갖는데, 이 역사 왜곡의 3종 세트는 일체성을 갖게 된 것이다. 독도 영유권 왜곡교육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왜곡 교육의 근거에 대못을 박은 것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번에 공표한 고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에서 한국과 중국이 각각 주권을 선언한 독도와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가르치도록 명기했다. 한국과 중국에 일대 도발을 노골적으로 자행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일본은 영토 왜곡 교육을 확대함에 따라 역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벌이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초·중 학습지도요령에서 독도 왜곡 교육을 강화한 데 이어 고교 학습지도요령에서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육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초ㆍ중ㆍ고교 등 청소년 세대에게 독도를 일본 영유권 지역으로 가르치는 것은 한일 미래 세대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고교 역사종합, 지리종합, 공공 과목에서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고유의 영토로 확실히 교육하라고 사실상 의무화했다. 나아가 일본의 국제적인 신의를 의심하게 하고 한반도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것으로 매우 극심한 도발이다. 오는 2022년도 신입생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은 국가와 사회의 형성자에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키운다는 명분으로 공민(公民)에서 필수과목 '공공(公共)'을 신설하고 안전보장 등을 다뤄 주권자 교육에 주력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일본의 ‘공민’은 우리나라의 ‘사회과’와 동격의 교과목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지리역사에서는 근현대의 일본사와 세계사를 통합한 역사종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고유의 영토를 명시하도록 했다. 지리종합에서도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일본의 고유의 영토로 다루게 했다.돌이켜보면 일본은 지난 2008년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처음으로 독도에 대한 한국과 일본 간에 영토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표현을 넣었다. 에둘러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것이다. 이어서 일본은 2014년 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명시했고, 현재 초중고 사회과 교과서(공민 등) 대부분에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다.이제 2022학년도부터 일본의 모든 초ㆍ중ㆍ고교에서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가르치고 배우게 되어 있다. 한국으로서는 끔찍한 일이다. 역사가 정치에 휘둘려 왜곡되는 현상을 21세기 대명천지에 마냥 서서 바라봐야 하는 딱한 처지인 것이다. 독도가 한국 영토임은 역사적, 지리적, 국제접적으로도 명확하다. 전 세계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소위 ‘독도’를 한국의 초ㆍ중ㆍ고교에서는 한국 영토, 일본의 초ㆍ중ㆍ고교에서는 일본 영토로 가르치고 배우는 역사 왜곡, 교육 오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청소년들이 자라서 국가 사회를 이끄는 주역일 될 20-30년 뒤의 한ㆍ일 관계와 국제 외교 관계를 유추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와 같은 일본 정부의 도발에 한국 정부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늘 하던 버릇이라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모든 정치적,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역사와 교육의 최대공약수는 올바르고 올곧아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 역시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주역으로서 역사와 교육 바로 세우기에 품격 있는 국격(國格)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걸핏하면 ‘치고 빠지기’식으로 독도 영유권 주장,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을 왜곡하지 말고 진정으로 사과하고 역사와 교육 바로 세우기에 동참해야 한다. 결국 일본은 이와 같은 쟁점에 대해서 위정자에 따라, 시시때때로 말과 행동을 바꾸는 태도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일본은 진정한 선진국으로서 바로 서기 위해서는 우선 ‘진정한 한일 관계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이번 ‘고교학습지도요령 개정안’ 고시를 여론 수렴 운운하여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말고 전향적으로 철회하고 한국 정부에 사과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지형학적, 역사적, 정치적, 국제법적으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선린 관계다. 이 독도 영유권 주장 억지가 한ㆍ일 선린 관계, 상호 호혜적인 관계에 악재로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누가 뭐래도 ‘독도는 한국 땅이다.’
"날마다 새로워져라. 또 날마다 새로워져라." 우리는 누구나 새해를 맞이해작심(作心)을 한다. 이처럼 새해만 아니라 새학년이되면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계획으로 작심이 넘쳐난다.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은 마음을 가꾸는 독서와 몸을 굳세게 하는 운동이 항상 선두를 다툰다. 이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의 경우는 더욱 강렬한 작심을 할 것이다. 자신이 희망하여 시골학교이지만 이곳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3년 공부 끝나면 기어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좋은 내신 성적, 좋은 수능 점수를 목표로 하는 작심이 넘쳐나게 된다. 그런데 마음과 뜻대로 잘 안 된다. 그렇다고 슬퍼할 것은 없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흘이 못가 마음먹은 바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새 학년을맞이했다고 공부하는 일이 달라질 까닭이 없고 살아온 일상이 바뀔 이유도 없으니까 말이다. 학기초에 여러가지를 새롭게 요구하는 선생님들의 주문 속에 정신없이 보내게 될 학교생활을 생각해 본다. 그러나 기본을 잘 익히고 중학교 때 스스로 계획을 잘 세워 실천한 사람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여도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다. 왜? 중학교 습관이 몸에 베어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중학교 생활이 중요한 것이다. 현대물리학에 따르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이란 삼차원의 변화를 설명하려고 인간이 만들어낸 환각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감각은 삼차원까지만 인지할 수 있다. 가령 백지에 점을 찍으면 우리는 곧바로 점의 출현을 알아차린다. 점의 흔적을 좇아 선을 인지하고, 선의 궤적을 좇아 면을 인지한다. 면의 변화를 좇아 입체를 인지하는 것도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사람이 어떻게 바뀌는지, 건물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풍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생생하게 인지할 수는 없다. 삼차원 공간에 아마도 시간이라고 불리는 무언가를 가미한 사차원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우리 자신과 그 주변에서 일어난 변화를 순간순간 인지하는 것은 우리의 타고난 감각의 한계 때문에 도무지 불가능하다. 시간이란 절대적·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려고 창출한 인공 기관이다. 일찍이 아인슈타인은 이를 통찰함으로써 상대성 이론을 정립해 현대물리학의 세계를 열었다. 하지만 시간이 우리의 창조물이라는 사실은 날마다 하루를 돌이켜 새날을 맞이하고 해마다 삶에 문턱을 세워 새로운 삶을 부리는 일이 가장 인간다운 행위임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어제와 오늘이 다를 게 없고 지난 달과 이달이 똑같으며 지난 해와 올해가 마찬가지라고 하는 것은 그저 어리석을 뿐이다. 새해가 존재하는 이유는 지난 우리 삶의 변화를 성찰하기 위해서이고, 우리 삶에 새롭고 강렬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다. 고대의 현자들은 이 사실을 꿰뚫고 있었다. 은나라 탕왕은 세수할 때마다 대야에 새긴 글을 읽었다. "날마다 새로워져라. 또 날마다 새로워져라." 새해를 기념해 작심하는 것은 전혀 헛되지 않는다. 사흘이라도 새롭게 살았다면 인생은 그만큼 변화했을 것이다. 사흘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한 인내다. 사흘을 유지한 나를 격려하기 바란다. 그리고 또 다시 사흘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 사흘이 처음보다 더 중요하다. 두 번째 사흘을 넘기지 못하면 첫 번째 대단하게 생각하였던 사흘도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설날이 코앞입니다. 시골의 고모님께서 떡국을 몇 말 하셨다며 한 자루를 보내주셨습니다. 흰쌀떡국에 고명을 얹어 먹으니 설이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확 다가섭니다. 저희 4형제가 모두 모이는 설날에는 식구들이 이십 여명이 넘습니다. 설거지는 한 번에 산더미처럼 나옵니다. 돌아서면 밥을 해야 하고 그 사이에 차례에 쓸 부침개도 부치고 나물과 탕을 준비하는 명절은 바쁘고 부산스럽습니다. 명절이 되니 모처럼 얼굴보고 이야기도 하고 밥도 함께 먹으니 반갑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아이를 낳는 것과 육아의 대부분은 여성의 몫이고 집안일도 엄마의 일입니다. 명절은 여성의 노동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닐까요. 독서모임 밴드에 한 편의 시가 올라왔습니다.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었습니다. ‘성’에 관한 담론만큼은 발언하는 사람이나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문단의 성추행 문제를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그녀의 발언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설왕설래하였습니다. 용감한 여성들이 자신이 당했던 그래서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하는 성추행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내가 당했던 일이 다른 사람들은 겪지 말아야하고 우리의 아이들은 겪지 말아야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 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가에 대해 다룬 한 편의 책을 읽었습니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입니다. 이 책은 지난 달 독서모임에서 한 페이지씩 돌아가면서 낭독하였습니다. 소재와 내용의 전개가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를 격하게 공감하게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가 82년생이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는 경험의 집합체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씨와 그녀의 어머니 오미숙씨의 삶 속에서 여성이라는 굴레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희생으로 버티어온 어머니 오미숙씨의 삶과 우리시대의 삼십 대 여성 김지영씨의 삶은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않은 듯하였습니다. 김지영 씨는 얼굴형도 예쁘고 콧날도 날렵하니까 쌍꺼풀 수술만 하면 되겠다며 외모에 대한 칭찬인지 충고인지도 계속 늘어놓았다. 남자 친구가 있느냐고 묻더니 원래 골키퍼가 있어야 골 넣을 맛이 난다는 둥 한 번도 안 해 본 여자는 있어도 한 번만 해 본 여자는 없다는 둥 웃기지도 않는 19금 유머까지 남발했다. 무엇보다 계속 술을 권했다. 주량을 넘어섰다고, 귀갓길이 위험하다고, 이제 그만 마시겠다고 해도 여기 이렇게 남자가 많은데 뭐가 걱정이냐고 반문했다. 니들이 제일 걱정이거든. 김지영 씨는 대답을 속으로 삼키며 눈치껏 빈 컵과 냉면 그릇에 술을 쏟아 버렸다. p.116 며칠 째 저를 괴롭히던 감기 때문에 쉴 수 있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일들이 늘 힘들고 어렵습니다. 글쓰기도 책읽기도 공부도 쉬운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힘듦이 저를 살아있게 하는 것이겠지요.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한국을 휘감은 성추행 문제들도 이번의 일을 계기로 여성들은 서로 연대하여 버틸 수 있는 힘을 만들고, 남자들은 내 동생 내 딸이 이런 일을 당하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생각해야겠지요. 우리들은 어머니가 여성이고 우리들이 누이도 여성이고 우리의 딸도 여성입니다. 세상의 반이 여성입니다. 함께 가야 오래가고 멀리 갑니다. 힘들지 않고 즐거운 명절이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그런 날 되기를 기도합니다. 즐거운 설날 되십시오.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지음, 민음사, 2016
대학을 졸업하고 1인 창업으로 미니멀 라이프 프리랜서 준비한다는 아들. 자칭 미니멀리스트다. 온 가족이 함께 실천하는 미니멀 라이프 사례를 만들겠다고 하여 부모와 긴 토론 시간도 가졌다. 그러나 살림을 다시 합치는 문제와 부모 자식간의 가치관,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생각 차이가 커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였다. 아들은 부모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한다. 부모의 질문에그동안 공부하고 실천한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답변한다. 그 덕분에 부모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조금은 접근하게 되었다. 우리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아들의 권유를 받아들인다. 은퇴 2년 만에 책장을 정리한다. 몇 년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이 먼지가 쌓여 책장에 장식용으로 꽂혀 있다. 책장 일곱 곳을 정리하니 열 네 개의 보따리가 나온다. 인생후반기 새 출발의 마음으로 집안을 정리하였다. 다시는 보지 않을 책을 자가용 트렁크에 가득 채워 동네 중고서점에 가니 2만원을 쳐준다. 정들었던 책인데 너무 아깝다. 비교적 신간서적이라고 생각하는 책을 알라딘 중고서적에 판매하니 64권에 8만 원이 조금 넘는다. 3차 정리로 나온 책을 자가용 트렁크, 뒷좌석, 조수석까지 가득 채워 고물상에 가니 5만원을 준다.지식으로서 활용 가능할 때의 책의 가치와 폐지로서의 가치는 천양지차다. 미니멀 라이프는 부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 아내도 방학을 이용하여 날을 잡아 짐정리를 한다. 자가용 트렁크와 뒷좌석에 책을 가득 채우고 입지 않는 옷도 정리하니 몇 보따리가 나온다. 고물상에 가니 책과 옷을 별도로 무게를 잰다. 고물값은 4만원 가까이 나왔다. 우리에게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공간만 차지하는 보지 않는 책을, 입지 않는 옷을 그동안 끌어안고 산 것을 정리한 것에 의의를 둔다. 여기서 나의 깨달음 하나. 아! 나는 그동안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나의 지식으로 착각하고 살았다. 그래서 두 학교 교장 때에도 교장실 책장을 교육 관련 책으로 가득 채웠다. 이웃 학교를 방문하면교장실의 텅 빈 책꽂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는 그 학교 교장을 이상한 눈으로 보았다. 교장실에 책이 꽂혀 있으면 언젠가는 책을 읽는다고 보았다. 또 교장이 책을 읽든지 읽지 않든지 간에 교장실은 책 향기가 풍겨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이것은 아마도 나 자신을 교육계 지식인으로 여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004년부터 한교닷컴 리포터를 하면서 교육에 관한 글을 쓰고 교감 때에 ‘연(鳶)은 날고 싶다’를 펴냈다. 교장 때에는 경인인보, 중부일보, 경기신문에 월 1회 교육칼럼을 게재하였다. 더 나아가 교육칼럼집을 추가로 네 권 펴내 총 다섯 권의 저자가 되었다. 한국교육신문에도 내 글이 종종 나화 자칭 교육계 오피니언 리더라고 자부하고 살았다. 은퇴하고 나니 현직에서의 나의 착각이, 오만함이 부끄럽고 부질없기만 하다. 나는 39년간교육계라는 우물 안 개구리고 살아온 것이다. 은퇴생활을 하면서 과거는 가능한 한 잊고 현재와 미래를 중히 여기려 한다. 미니멀 라이프의 일환으로 버리기와 비우기 실천하니 책장에 빈 공간이 생긴다. 여유가 생긴 것이다. 마음까지 가벼워진다. 미니멀 라이프는 ‘버리기와 비우기’부터 실천하려 한다. 더 나아가 마음 비우기까지 하려 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등명초(교장 문진철)는 전교생 130여명의 소규모 학교인데다 지역사회 여건상 사회적 배려와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이 많다. 수년 전부터 교육부 어깨동무학교를 통해 학생 스스로 해결 가능한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펴는 이유다. 이 학교는 ‘더불어 행복한 등명 어깨동무’란 명칭으로 전 교직원 사제멘토링, 또래상담반 동아리 운영, 중간놀이를 활용한 전래놀이 또래활동, 전교 학생자치회 운영 등을 통해 학교폭력 피해를 크게 줄여나가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학생이 2016년 6명에서 2017년 1명으로 감소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전 교직원 사제멘토링’은 문진철 교장의 절묘한 한 수였다. 소규모학교 특성상 교원 수가 적어 업무과중을 호소하던 차에 행정실 직원은 물론 학교 보안관까지 전 직원에게 멘토 역할을 분담한 것이다. 그랬더니 멘토링 ‘상시 체제’가 구축되고 직원과 서먹서먹하던 아이들이 대화를 시작하는 등 한층 화목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 문 교장은 “교사뿐 아니라 직원 모두가 학생에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며 “학교 보안관도 사제멘토링을 통해 아이들과 안부를 주고받다보니 전교생 모두와 친해졌다”고 밝혔다. 보건교사인 김용란 교사가 학교폭력예방 차원에서 ‘또래상담반’을 운영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김 교사는 2016학년도부터 5∼6학년 또래상담반을 맡아 학교폭력예방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정현정 학교생활부장은 “또래상담 기본과정만 이수한 나와 달리 김 선생님은 심화과정까지 이수한 적임자라 요청 드렸는데 잘 도와줘서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각 담임들로부터 친구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배려하는 아이들을 또래 상담자로 키우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개발·보급하고 있는 ‘솔리언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해 대화하는 친구 되기, 도움 되는 친구 되기, 학교폭력 대처 등 기본교육을 1학기 8회 이수시켰다. 2학기에는 8회 동안 직접 활동한 결과를 나누고 배워가는 방식이다. 이들 학생은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갈등을 중재하는 활동을 한다. 김 교사는 “초등 단계에서는 깊은 상담을 나누기보다 ‘의지할 수 있는 친구’ 역할 정도로 접근하고 있다”며 “과학실 함께 가기, 간식 함께 먹기 등 활동을 통해 반에서 힘들었던 아이들이 밝은 모습을 찾아가면 상담자도 보람을 느껴 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교 학생자치회 SA(Student Assembly)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소규모학교 특성상 3학년 이상 학생들이 모두 모이기가 용이해 스스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찾아 고쳐나가게 하고 있다. 학생들은 SA를 통해 ‘욕설 없는 주간’, ‘바른말 고운말 쓰기 모범어린이 선발’, ‘학교폭력예방 로고송 발표회’, ‘UCC 발표회’ 등을 운영하며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외에도 친구에게 손 편지를 써 전달하는 사랑의 우체통, 학교 주변의 숲을 활용한 체험, 1인 1야생화 기르기 등 감성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2012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전교생 국악교육, 관현악단 운영 등도 꾸준히 효과를 내고 있다. 문 교장은 “사랑의 우체통은 교직원간, 학생과 교원 간 편지 쓰기로 확대하고 있다”며 “소규모학교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들이 많지만 큰 학교에서도 일반화시킬 만한 요소들은 충분하다. SA의 경우 학년별로 개최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또래상담의 경우 관련 프로그램이 없어 사회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만큼 교총, 교육청 단위에서 개설하면 활용하기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학년도 대학입학수능시험 국어 과목에서 문법 분야 출제가 안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이 2018학년도 고1부터 시작하고, 이들이 시험을 보는 2021학년도에 현재 수능체제로 실시하면 시험 범위에 대한 조절 때문이다.2011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과목은 국어Ⅰ, 국어Ⅱ, 화법과작문, 독서와문법, 문학, 고전이었다. 이 중에서 시험 범위에 제시된 과목이 ‘화법과작문, 독서와문법, 문학’이었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과목이 달라졌다. ‘국어, 화법과작문, 독서, 언어와매체, 문학’ 그리고 진로 선택 과목으로 ‘실용 국어, 심화 국어, 고전 읽기’이 있다. 이 중에 진로 선택 과목은 시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 선택이 늘었다. 교육부는 2021 수능 시험에서도 세 과목을 유지해야 하는 잣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언어와매체’ 과목을 제외하려는 의도를 갖고 설문 조사를 했다.‘언어와매체’ 과목은 과거의 ‘문법’ 과목이다. 과목명에서의 ‘언어’는 사실상 ‘문법’을 의미한다. 이 과목이 형식상으로는 신설과목이지만, 기존 ‘독서와 문법’에서 문법 파트가 분리되어 나온 것이다.2015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은 인문학적 소양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독서 교육을 통해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취지에 따라 독서 교육을 강화하고, 매체 교육에 무게를 뒀다. 이 과정에서 ‘독서’와 ‘언와매체’라는 과목을 분리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4과목으로 늘어난 것은 시대의 흐름과 교육의 필요성을 담은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한 수용 없이 수능 시험으로 4과목은 안 되고 3과목만 된다는 접근은 교육적 판단이 없는 단순한 기계적 판단이다.교육부는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과목 수 선택이라는 경우의 수만 만들어 놓고,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더욱 공문에 ‘언어와매체’ 과목을 제외하는 예시로 두면서 배제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언어와매체’는 일반 선택 과목이다. 따라서 수능 시험 범위에 배제될 이유가 없다. 만약 수능 시험 과목에서 배제되면 학교의 정상적인 수업도 어렵다. 당연히 수능 과목이 아니 ‘언어와매체’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새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국어에서는 문법 파트의 일부였던 음운의 변동, 문법요소 등이 고등학교 과정으로 올라갔다. 학생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던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외래어표기법 등과 같은 표기법 파트가 삭제되었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문법 교육은 더욱 중요해졌다.문법 지식은 정확한 언어 사용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문법 지식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차원 높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물론 공통 과목인 국어 교과에 문법 분야가 있다. 하지만 여기는 음운 변동과 한글맞춤법 원리와 내용 등 기초적인 분야만 다루고 있다. ‘언어와매체’에서 다루는 음운의 체계와 변동, 문장의 짜임과 활용 등 국어 능력의 기저가 되는 보다 심층적인 문법 지식을 배워야 한다.국어 교과는 다른 교과와 구별되는 특수성이 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과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목숨을 빼앗기면서도 우리말과 글을 지켜왔다. 한국어는 우리를 한국인답게 하는 언어이면서 자랑스러운 문화다. 고등학교에서 한글이나 한국어 원리에 대한 교육은 사명감을 갖고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현재 우리 사회는 모국어 사용 현상이 위기에 처해 있다. 어린 세대들이 국어생활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올바른 국어의 구조와 운용 원리를 바탕으로 생활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새 시대는 소통의 가치도 중요하다. 국어생활에 필요한 규칙과 규범을 익히고, 수준 높은 언어로 학문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문법 교육을 강화를 통해 창의적이고 풍부한 국어사용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교육부는 기계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미래 지향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이번 문제의 초점은 4과목 3과목도 학습 부담을 줄이는 것도 아니다. 올바른 교육을 위해 국어 시험 범위에 문법을 포함하는 전제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여러분, 현대 문학에 대해 이해할 수 있지요?" "있지요? 있지요? 하하하" 2000년 12월 중학교 3학년 교실. 졸업을 앞둔 시점이라 그랬을까? 수업 자체가 힘들 정도로 소란스러운 국어시간이었다. 유난히 끝부분을 강조해서 높여 말하는 선생님의 말끝을 장난스럽게 따라하는 게 그 때는 나의 유일한 즐거움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수업시간 45분 동안 쉼 없이 열정적으로 현대 문학을 가르치는 김미은(가명) 국어 선생님의 심기를 건드릴 정도로 나는 끊임없이 선생님의 말투를 따라하고 웃으면서 수업을 방해했다. 철없는 남학생의 장난에도 묵묵히 인내하면서 수업에 최선을 다했던 선생님이 그날만큼은 참을 수 없으셨나 보다. "야, 박현진! 너 그만 안 해! 수업 끝나고 교무실로 와!" "네, 가면 되잖아요!" 반 친구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당당하게 대답은 했지만, 선생님의 무서운 눈빛과 날카로운 음성에 나의 속마음은 긴장되고 무서웠다. 그 순간부터 남은 수업의 약 10분 정도는 교실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고, 나는 그 수업이 끝나지 않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어김없이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고 선생님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으시고 교무실로 향하셨다. 나를 울린 한마디 : 현진아, 요즘 너 무슨 일 있는 거 맞지? 교무실 맨 끝 쪽에 있는 선생님의 자리로 가는 걸음은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멀리서 보이는 선생님의 표정은 역시나 무서웠고, 내 심장은 두근거렸다. "앉아 봐. 현진아, 담임 선생님한테 말해두었으니까 오늘은 선생님이랑 얘기 좀 길게 해 보자." 내 우려와는 달리 선생님의 말투와 표정은 따뜻했다. 마치 심한 장난을 친 아들에게 혼을 내고 미안해하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나는 갑자기 울컥해졌다. "현진아, 요즘 너 무슨 일 있는 거 맞지? 요즘 수업 시간에 아예 안 올 때도 많고, 공부는커녕 일부러 선생님 힘들게 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일이야?" 혼이 날줄만 알았던 내 예상과는 달리 나를 걱정해주시는 선생님의 질문에, 나는 결국 눈물이 터지고야 말았다. 집에서, 교실에서 드러내지 않았던,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던, 힘들었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사실, 2000년 중학교 3학년 한 해는 나에게는 정말 큰 풍파를 겪은 해였다. 시작은 좋았다. 3월에는 학급의 반장이 되었고, 3월 말에는 전교부회장선거에 출마에 전교부회장에도 당선되었다. 나는 학급에서 친구도 많고, 유머가 있는 반장이었고, 선생님들의 칭찬을 먹고 사는 밝고 명랑한 제자였다. 하지만, 찬란하고 즐겁던 학창생활은 길게 가지 못했다. 그 해 5월 나의 행복은 갑자기 산산조각 흩어져 버렸다. 우리 집의 가장이자 든든한 내 편이었던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된 것이었다. 1997년 시작된 IMF로 상징되는 대한민국의 경제위기로 인해 작은 건설 회사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가 나게 되었고, 아버지는 그 이후로 채무와 노동, 한 가족의 가장이라는 어깨의 짐과 함께 사투를 버리다가 지쳐 돌아가시게 된 것이었다. 중학교 3학년 사춘기에 접어든 남학생에게 이 사건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가족인 어머니와 한 살 터울인 누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어머니는 아버지가 남겨 놓은 짐을 한꺼번에 다 떠맡게 되면서 그 짐의 무게에 지쳐만 갔다. 우리 세 가족은 누구도 집에 들어가기를 원치 않았고, 각자 삶에 지쳐 점점 방황의 길로 빠져들고 있었다. 학교는 좋았지만 점심시간이 싫었다 결국, 그나마 나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주는 곳은 학교 밖에 없었다. 그곳엔 내 상황을 잘 모르고 편견 없이 대해주는 친구들이 있었고, 나를 믿어주는 선생님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딱 하나의 문제가 나를 힘들게 했다. 바로 점심시간이었다. 요즘 학교를 생각해 보면 대부분이 점심시간에 급식을 하지만, 그 당시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싸가야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만 해도 나의 점심시간은 즐거웠다. 따뜻한 보온 도시락에 내가 좋아하는 돈까스 반찬. 김치찌개까지. 남부럽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나의 점심시간은 고통이었다. 어머니가 도시락을 싸줄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숟가락과 젓가락만 싸들고 학교에 갔다. 처음 며칠은 배가 아파서 안 싸왔다고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했고, 그 후 며칠은 아침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안 싸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에 지쳐 다음 며칠은 친구들의 도시락을 조금씩 나눠 먹었다(어떤 친구 입장에선 뺏어먹었다고 느꼈을지 모른다). 이 상황이 계속 되자 나는 친구들에게 더 이상 핑계를 대기 싫어졌고, 학교 자체가 가기 싫어졌다. 그래서 집에서 나와 아예 학교를 안 가고 어디 공원에서 놀거나, 점심시간이 끝나서야 학교에 갔다. 국어 시간은 일주일에 여러 번 들어서 오전에 수업이 있는 경우도 있고, 오후에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국어 시간에 내가 자꾸 안 보이니 선생님 입장에선 의아하게 생각한 게 당연했던 것이다. 나는 국어 선생님에게 나의 힘든 상황을 가감없이 다 이야기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세 가족 모두 힘들게 지내고 있다는 것. 누나와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며칠 전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것. 도시락을 싸올 수 없어서 친구들을 보기 힘들어 졌고, 그러다 보니 유일한 즐거움이었던 학교생활도 싫어져서 선생님을 화나게 하고, 자꾸 비뚤어져서 학교에도 자주 안 나왔다는 것 등등. 나의 말을 듣는 선생님은 잠깐의 한눈도 팔지 않고 집중해서 들어주셨다. 내가선생과 상담한시간은 30분 정도였는데, 나의 눈물 반. 콧물 반. 선생님의 눈물 약간이 그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렇게 길게 선생님과 이야기해 본 건 처음이었다. 느낌이 묘하면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상담이 끝나고 인사를 하고 가려는 데 선생님이 나에게 물었다. "현진아, 내일은 학교 몇 시에 올 거야?" "오늘 저녁에 알바 가서 너무 피곤해요. 내일은 1시쯤에 올 것 같아요." "그러지 말고 내일 조금만 일찍 와. 혹시 8시쯤 학교에 와서 선생님한테 잠깐 왔다 가지 않을래?" "내일 일어날 수 있으면 올게요." 나는 어린 마음에 선생님이 나를 감시하려는 하는구나 하고, 대답을 얼버무리며 교무실에서 나와 교실로 갔다. 학교를 마치고 저녁에 쇼핑타워에 있는 음식점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12시까지 한 후에 집에 돌아와 잠을 자려는 데 선생님이 한 말이 자꾸 떠올랐다. '내일은 내 말을 열심히 들어주신 선생님을 위해서라도 딱 하루만 일찍 가보자!'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선생님의 도시락 다음 날 아침, 나는 8시 정각에 교무실로 향했다. "선생님! 저 왔어요! 됐죠? 교실 갈게요." "현진아! 잠깐만!" 가려던 나를 선생님이 붙잡았다. 선생님은 책상 아래에서 정성스럽게 싸여 있는 도시락을 나에게 내밀었다. 자세히 보니 그 도시락 아래에 이름 쓰는 란에는 '박현진'이라는 이름까지 쓰여 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고 흥분해서 감사인사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도시락을 열어 보았다. 햄이 송송 들어가 있는 계란말이와 돼지고기 볶음! 18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아름다운 반찬들이었다. "선생님이 집에서 가족 꺼 싸면서 같이 준비한 거야. 이거 맛있게 먹고, 집에 가기 전에 선생님한테 다 먹고 가지고 와. 대신 절대 남기면 안 돼!" 나는 나도 모르게 또 울컥 해서 또 눈물이 날 것 같아 대답도 안하고 도시락을 안아 교무실을 뛰쳐 나왔다. 그 날은 정말 오랜만에 점심시간이 기다려졌고, 나는 친구들과 어느 때보다도 밝게 웃으며 맛있는 도시락을 먹으며 행복한 점심시간을 보냈다. 그 날 이 후, 선생님은 겨울방학이 될 때까지 보름 정도의 시간을 나를 위해 도시락을 싸주셨다. 나는 매일 아침 교무실에 가서 선생님이 싸 주신 도시락을 받아서 쌀 한 톨,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먹어 치운 다음집에 가기 전에 선생님께 다시 드리며 감사 인사를 했다. 나는 선생님 덕분에 남은 학창시철을 즐겁게 학교생활을해나갈 수 있었고,무사히 중학교를 졸업했다. 그 후, 시간이 흐르고 흘러 선생님을 생각하며 교사의 꿈을키우며 공부를 하였고,대학 초등교육과에 입학해서 2008년 임용고사 시험을 치러 당당히 합격해서 교사가 되었다. 나는 이 소식을 김미은 선생님에게 꼭 알리고 싶었다. 교육청의 '스승찾기'를 통해 겨우 겨우 연락에 성공해서 직접 김미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고, 선생님은 나를 진심으로 축하해주셨다. 중학교 때 김미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내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짓궂게 장난치고 버릇없이 구는 학생에게 손을 내밀어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 주고 아침 일찍 제자를 생각해서 정성스레 도시락을 싸 주신 김미은 선생님. 유난히 추운 올 겨울, 따뜻했던 선생님과 함께한 학창시절이 문득 떠오른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도 도움이 필요한 제자에게 손을 내밀줄 알고, 따뜻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선생님 같은 교사가 될게요.'
한국에서 저출산ㆍ고령화의 문제와 인구절벽으로 인한 학생과 생산가능 연령층 감소가 심각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졸업 시즌이고 신입생 예비 소집 및 입학식을 앞둔 요즘의 학생수 급감이 화두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 등의 자료에 의하면 2017학년도 졸업식을 못한 학교, 2018학년도 입학식을 못하게 된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졸업생과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안타까운 학교다. 특히 농·어(도서)·산촌ㆍ벽지 등 지역이 많은 시도가 더욱 심하다. 접적지구인 경기도 대성동초등학교의 올 졸업생 4명 보도는 그래도 다행인 편이다. 더러는 학생수가 감소한 학생수를 늘리고자 할머니들을 정규 학생('할머니 학생')으로 입학시켜서 정원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학교의 모습도 안쓰럽다. 이제 전국 각 시ㆍ도의 농·어(도서)·산촌ㆍ벽지 지역의 관공서, 공공기관, 식당, 공공 게시물대 등에 ‘학생 모집, 장학금 지원, 차량 지원’ 등의 현수막, 프랑카드 등의 쉽게 볼 수 있다. 학생 증원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졸업식 2017학년도, 입학식 2018학년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55개교가 신입생이 전무하고, 1명뿐인 학교도 59개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도서, 벽지와 산촌 지대인 전남, 경북, 강원 지역이 더욱 심하다. 졸업식을 못하는 학교도 전국에 걸쳐서 114교로 나타났다. 강원도의 경우 졸업식을 못하는 학교가 54개교, 입학식을 못하게 된 학교가 15개이다. 입학생이 1명뿐인 ‘나홀로 입학식’을 맞는 학교도 전국적으로 55개교다. 입학생이 없는 학교가 경기ㆍ경북이 각 13개교, 강원 8개교, 전남 7개교다. 충남도 졸업생 4명 이하 학교가 24개교 나타났다. 중등학교의 경우도 2018학년도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10개교로 나타났다.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학생수 급감의 여파가 중등학교, 대학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더욱 문제다. 문제는 시골 학교에서 저출산으로 취학 학생이 줄어드는 데다 기존 재학생마저 떠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출산률이 급감하여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도농 교육격차가 더욱 신화될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한 형편이다. 교육의 질 제고도 학생들이 있어야 가능하지 학생들이 없는 학교에서 교육과 학습의 질 개선은 공허한 소리에 그치는 것이다. 여러 통계를 분석하면, 오는 2020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고교 졸업생수와 대입 입학생수가 역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할 것이라는 예견이다. 농·어·산촌에서의 입학생 감소는 지역 학생들의 양질의 학습권 침해는 물론 지역 교육격차를 유발한다. 아울러 궁극적으로 지방의 소멸까지 불러온다. 학생수, 특히 초등학교의 학생수가 줄면 결국 학교 간 통폐합이 이뤄져 학생들은 차량 통학을 해야 한다. 자연히 장거리 등하교에 나설 수밖에 없다. 당연히 교육환경은 악화되고 전원학교, 보금자리 학교는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기존 재학생 학부모들마저 도시로 떠나면서 지역은 공동화를 거쳐 황폐화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학생수가 줄어 교육환경이 낙후되고, 더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인구 도시 집중이 가중되고 있는 악순환이 개선돼야 하는데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지방자치단체가 출산에 축하 지원금 등 각종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국윽적인 해결책은 난망하다.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저출산 문제의 해결 없이는 미봉책,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을 진단하고, 단순한 출산 장려책을 넘어 경단녀 해결 및 여성의 삶의 문제 해결과 질 개선책을 모색하고 있다.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저출산 대책이 빠른 시일 내에 효과를 보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 3763만 명을 정점으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학생수, 생산가능인구수, 학생수 인구학자들은 오는 2026년 경에 한국은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년대 세계 최저출산율 시기에 태어난 출생자가 청년기에 진입하는 2020년부터 본격적인 노동력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출산 여성이 육아를 병행하면서 노동시장에 적극 진입할 수 있는 저출산 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가임기 여설들이 아이를 출산하고도 직장에 근무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이민자 확대 정책을 포함해 미래 노동인구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도 고민할 때다. 이러한 인구 증가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현재 정주의 정책 중 가장 화급한 것이 바로 인구정책인 것이다. 한국은 저출산ㆍ고령화 사회 문제의 여파 속에서 지난 1982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의 초ㆍ중ㆍ고교 3,683개교가 폐교했다. 2018년 3월에도 전국에서 본교 28개교, 분교장 30여개교(장)가 문을 닫는다. 농산어촌 도서 지역의 학교 폐교는 단지 학교 하나가 없어지는 개념이 아니다. 지역의 사회, 문화 센터, 집회 모임의 중심지, 주민들의 마음의 보금자리 등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문제와 결부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따라서 단지 학생수만으로 학교 통폐합 기준을 설정해서는 절대 안 된다. 모름지기 교육은 교육 논리로 풀어야지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 안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 사람(학생)이라도 놓치지 않는 교육’ 행정이 자리해야 한다. 현재 교육부는 ‘적정 규모 학교 육성책’을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학생수를 기준으로 한 학교 통폐합은 절대 능사가 아니다. 교육의 질 제고에도 역행하는 정책이다. 농산어촌, 도서 벽지 지역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편도 기준으로 매일 1-2시간, 왕복으로는 2-3시간 통학버스에 시달리는 등학교가 교육 복지의 사각지대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정부는 조속히 교육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인구 증가 정책, 각급 학교와 학생 수의 적정한 관리, 저출산ㆍ초고령화 사회 등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면 그에 걸맞은 지원책이 수반돼야 한다.
공부할수록 공부할 게 많고, 공부하지 않을수록 공부할 게 없어지는 법 최고의 자리, 공부만이 답이다 노년의 공부, 어둠 밝히는 촛불 한국의 지하철 풍경은 휴대폰을 만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누군가, 아니면 그 무엇과의 소통을 하기 위하여 열심인 모습이다. 아마도 이런 집중하는 모습으로 공부를 했다면 미래가 달라졌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일본의 지하철 안에는 책을 든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같은 모습은 작은 것 같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많은 사람들은 학교 문을 나서는 순간 공부와는 담을 쌓는다. 그 이유를 물으니 공부가 별로 재미도 없고 효용성도 없는 공부에 넌덜머리가 나기 때문이란다. 또, 누군가 공부하는지 안 하는지 평가하지도 않고, 몇 년 책을 읽지 않는다고 겉으로 표가 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늘어놓는다. 공부하는 사람과 공부하지 않는 사람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존재한다. 이런 차이가 겉으로 드러나 성인이 될 때쯤이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정도다. 공부란 무엇일까? 공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계속 깨뜨려 나가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점검하고 보다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알아가는 과정이 공부다. 의외로 세상에는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훨씬 많다. 그래서 함부로 자기주장을 하는 게 위험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공부할수록 공부할 게 늘어나고, 공부하지 않을수록 공부할 게 없어지는 법이다. 공부하면 생각이 유연해지고 공부하지 않으면 고집스러워진다. 자기가 아는 세계가 전부라는 프레임에 얽메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스페인의 테너 가수인 플라시도 도밍고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의 반열에 오른 사람 중 하나다. 1991년 베르디 오페라 오셀로를 공연했을 당시 80분 동안 관객의 박수를 받은 기록도 있다. 모차르트, 베르디, 바그너 등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 111개의 역할을 맡았고 100개가 넘는 오페라를 녹음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많은 역할의 노래 가사를 어떻게 외우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너무 많은 역할과 많은 나라를 넘나들며 공연해야 하기 때문에 늘 공부를 합니다. 비행기 안에서도 악보를 읽으며 공부하고, 휴가 중일 때도 악보를 펼쳐놓지요. 공연 시작 직전까지도 문제점을 고쳐 더 좋은 노래를 하려고 합니다.” 이처럼 어느 분야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자신의 재능이나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공부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기 시작한다.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하고 그날을 그날처럼 낭비할 때 늙어간다. 정년을 마친 남자들은 정체성을 잃고 힘들어 한다. 그리고, 나를 원하는 곳이 없어졌다는 생각에 외로워한다. 인간에게는 항상 위기가 따른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돈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배우는 것이다. 배우는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다. 배움의 기쁨은 삶을 충만하게 해준다. 공부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은 눈빛이 다르다. 배우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의 눈빛은 늘 빛난다. 허무함이나 고독은 찾아볼 수 없다. 배움에 설레는 사람은 빛이 나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다. 시민대학과 노인대학에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이 넘치고 있다. 그들은 매일 새로운 걸 배우니 너무 좋다고 말한다. 그동안 겪은 삶의 지혜가 공부와 합쳐져 공부의 내용이 더욱 풍성해진다. 죽음이 가까워지고 인생이란 무언지 고민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철학은 어떨까? 내 고민과 절절이 연결된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중년 이후의 삶과 죽음, 행복, 삶의 의미 같은 인문학은 궁합이 잘 맞는다. 소년이 배우는 것은 해가 뜰 때 별빛과 같고, 장년에 배우는 것은 한낮의 햇빛과 같고, 노년의 배움은 어둠 속의 밝음과 같다는 어느 지혜자의 말이 가슴에 스며온다. 노년의 공부는 어둠 속에 빛나는 촛불과 같은 존재다. “배우기를 멈추는 사람은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이다.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청춘이다. 봄이 가까이 오면서 평생학습관의 강좌소식이 지인을 통하여 카톡으로 들어오고 있다. 나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에게 보냈을 것이다. 이렇게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행복할 일이다.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은 마음, 곧 정신을 계속 젊게 유지하는 것이다.”라는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의 말을 가까이 하면 젊음이 지속될 것 같다.
[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 교육부와 복지부가 학교 빈 교실을 국공립 어린이집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합의했지만 실제로 학교에 어린이집이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양 부처가 마련한 ‘학교시설 활용 및 관리 개선방안’의 핵심은 학교 내 교실 활용 원칙을 정했다는 점. 활용가능 교실을 특화교실, 돌봄교실, 병설유치원 등 학교 본연의 기능을 위해 우선 활용하고 난 뒤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활용가능 교실의 기준도 교육부가 학교·교육청과 협의해 만들기로 했다. 문제는 학교 교육 본연의 시설을 설치하면 활용 가능 교실이 있는지 여부다. 교육부가 2월말까지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나온 교육부나 국정감사 자료, 학교알리미 통계 등을 살펴볼 때 국공립 어린이집 까지 순서가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유휴교실은 6162개. 경기가 2291개로 가장 많았으며, 세종 540개, 그리고 농산어촌 지역인 전북(337개), 전남(393개), 경북(385개), 경남(397개) 등에서 활용가능 교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가 올해 ‘사용횟수가 월 1회 또는 연 9회 미만인 교실 중 자체 사용계획이 없는 교실’로 범위를 구체화 하자 활용가능 교실은 초등 934개, 중등 783개 등 1717개로 줄어들었다. 전국에 현재 사용하지 않는 교실은 6000개가 넘지만 4445개는 사용계획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학교알리미 교사(校舍) 통계에 따르면 전국 1만2140개 초·중·고교 중 시청각실이 없는 학교는 7753개교(63.9%), 컴퓨터실이 없는 학교는 2361개교(19.5%), 학생 탈의실이 없는 학교는 8204개교(67.6%) 등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보건실이 없는 학교도 1114개교(9.2%), 학생 식당이 없는 학교도 2555개교(21.0%)로 집계 돼 교육시설을 갖추기에는 교실이 부족한 형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학교 내 빈 교실이 많이 생길 것 같지만 학교의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하는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규모 인구 유입이 발생하는 신도시 지역의 경우 교실이 부족해 특별활동 공간을 줄이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학교 사용가능 교실과 어린이집 수요 요구가 미스매칭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나마 사용가능 교실을 만들 수 있는 농산어촌 지역의 경우 유아가 부족하고, 어린이집이 부족한 대도시 지역의 경우 학교의 사용가능 교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집계한 활용가능 교실 934개를 지역별로 구분하면 농산어촌 190개(20.8%), 중소도시 384개(41.1%)로 전체 활용가능 교실의 61.9%가 어린이집 수요가 많지 않은 지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의 농촌 지역 초등학교 교감은 “아동 수가 많은 대도시나 인구가 계속 유입되는 신도시 지역과 달리 농산어촌의 경우 학령기 아동이 계속 줄고 있다”며 “사용가능 교실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동이 없어 민간 어린이집도 문닫고 있는 상황이라 학교 내 어린이집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 열린 전북문학상 시상식장에서 친구같이 지내던 G고 재직때 동료를 만났다. 문인 행사장에서 비문인을 만난게 너무 뜻밖이라 되게 반가웠다. 한편으론 나의 수상때 그가 오지 않은 사실이 떠올랐다. 묻지도 않았는데, 그는 오후엔 어느 출판기념회에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나의 회갑을 겸한 출판기념회에도 그가 오지 않은 사실이 떠올랐다. 그의 애경사에 빠짐없이 조문하거나 축하해주었던 나로선 좀 의아스러운 불참이었다. 내심 서운하고 괘씸했지만, 딴은 교원들이 보기에 출판기념회는 애경사에 들어가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애경사는 결국 품앗이인데 같은 내용으로 그럴 일이 거의 없을테니까. 그래서 서운하고 괘씸한 생각은 지워버렸다. 이후 만나 밥도 먹었다. 하긴 동료 얘기를 할 것도 없다. 고3부터 친구였던 K는 나의 회갑을 겸한 출판기념회에 무단으로 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 해 가형이 출마한 20대 국회의원 선거때는 연락이 왔다. 후원금 좀 낼테니 선거사무실에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1년 전 일이라지만, K는 내 출판기념회 불참에 대해선 미안하다커니 따위 일언반구도 없었다. 어쨌든 친구같이 지내던 G고 동료가 간다고 한 출판기념회 주인공은 이후 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전 대학교총장이다. 정동영⋅유성엽⋅김광수 국회의원 등 3000여 명이 그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쎄,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처럼 정당 소속이 아니고 지원을 받지도 못하는 교육감 선거 후보자에 그 정도 인파가 운집했다면 그야말로 세 과시는 된 셈이라 할까. 그뿐이 아니다. 보도(경향신문, 2018.1.26.)에 따르면 재선 출신인 민주당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지난 달 연 출판기념회에는 50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책값 명목으로 낸 돈을 2만 원만 잡아도 1억 원이다. 그런데 달랑 2만 원 책값만 내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인들 출판기념회도 그렇다. 최하가 3만 원, 보통 내는 돈이 5만 원이다. 그러나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와 달리 식사 대접을 하기 때문 5만 원이 결코 많은 액수는 아니다. 어쨌든 “자치단체장이 출판기념회 한 번 하면 억대를 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공무원이 30년 이상 근무하고 받는 퇴직수당보다 많은 돈을 하루에 번다”는 공무원의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바야흐로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말할 나위 없이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출판기념회다. 앞의 경향신문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의 경우 단체장을 포함해 같은 당 소속 전⋅현직 지방의원 5명이 3개월 새 줄지어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고양지역 공무원과 지역 업자들은 속앓이가 심하다는 보도이다. 특히 최 시장은 이번이 2010년 7월 취임 이후 임기 7년여 만에 여섯 번째다. 민 구청장의 출판기념회는 이번이 임기 중 세 번째라는 보도이다. 불빛을 보고 나방이 떼로 달려드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해도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문인들의 그것과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문인들 출판기념회처럼 거의 품앗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선된다면 정치발전을 위한 헌금이 될 수 있지만, 낙선의 경우 헛지랄하고 헛돈을 쓴 셈이 되고 만다. 그런 정치인의 출판기념회 참석이 오래 전 맺어온 인간관계를 앞지를 수 있는지 나로선 의문이다. 참고로 회갑을 겸한 나의 출판기념회 축하객은 100여 명이었다. 680만 원쯤 축의금이 들어왔는데, 지금도 열심히 품앗이하고 있다. 무릇 출판기념회가 그러한 것인데, 정치인이 개입하면서 ‘돈봉투 청구서’의 장(場)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런데도 현행법상 출판기념회는 선거일 90일 전까지라면 횟수 등 아무런 제재 없이 개최할 수 있다. 출판기념회에서 책값 명목으로 내는 돈은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규제도 불가능하다. 2016년 10월 국회의원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는 정치인 출판기념회에서 금품 제공을 금지하고 출판사가 정가로 책을 판매하는 것만 허용하는 방식의 개선방안을 냈지만, 그렇게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앞의 경향신문 보도이다. 적폐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다.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변질된 출판기념회가 씁쓰름할 따름이다.
교육부가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카드를 빼든지 50일이 돼 간다.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작년 국정감사에서 특정단체 출신이 전국의 71.2%, 수도권의 90%, 일부 시·도에서 100% 선출되는 등 편향성을 지적받았다. 사실상 학교장으로서의 학교운영 능력이나 실력으로 선출되는 제도가 아님을 드러낸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임용된 무자격 공모교장 16명 중 10명이 자기소개서에 특정단체 활동을 노골적으로 기재했다는 사실과, 심지어 교육감과 특정단체 활동을 함께 했다는 내용을 자랑하는 자기소개서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정단체 활동 경력은 해당 단체 위원장이나 지부장 선출 때 높게 평가되면 될 일이다. 그런데 현실은 무자격 교장공모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니 이것이 ‘자기사람심기’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일부 관변단체들은 이런 문제점을 철저히 외면한 채 마치 모든 교사에게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는 것처럼 호도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교총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현장 교원들의 81%는 ‘제도가 불공정하다’, ‘전면 확대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교총은 무자격 교장공모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전면 확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제도 운영이 매우 불공정하고, 단지 15년 교사 경력만으로 학교 운영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불공정한 제도임을 국정감사에서 분명히 지적받았음에도 100% 전면 확대를 입법예고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고 현장 의견을 도외시한 ‘불통’ 행정이다. 교총은 그간 이 문제의 해법을 찾자고 수차례 교육부에 대화를 요구한 바 있다. 이제는 교육부가 답할 차례다. 조건 없이 원점에서 대화하고 해법 모색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년 휴직 후 최근 복직한 경기 A고 B교사는 공무원연금 기여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휴직이 처음인 터라 소급기여금이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B교사는 “1년치 기여금을 한꺼번에 내느라 부담이 컸을 뿐 아니라 징수율이 매년 인상되기 때문에 복직 후에 납부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말했다.육아휴직, 자율연수휴직 등 교사들의 각종 휴직 기간 동안 발생하는 연금기여금은 언제, 어떻게 내는 게 좋을까? 그러나 상당수의 교사들이 이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복직 후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있어 휴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내 강화와 함께 휴직자 스스로도 관심을 갖고 유리한 납부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소급기여금이란 공무원이 휴직 기간 동안 납부하지 않은 기여금을 복직 후에 납부하는 것으로 기여금 징수율은 매년 인상된다. 올해 징수율은 8.5%이며 2016년 연금법 개정으로 점차 징수율이 높아져 2020년도에는 9%까지 인상될 예정이다.공무원연금법시행령에 따르면 복직자는 보수가 지급되는 다음 달부터 해당 월분의 기여금과 같은 금액으로 미납기여금을 따로 납부해야 하며 분납 또는 일시금으로 낼 수 있다. 다만, 본인이 원할 경우 휴직기간 중이라도 그 기간에 해당하는 기여금을 매월 납부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문제는 휴직 기간 중 다달이 납부했을 때보다 복직 후에 일시 납부할 경우 인상률 반영분 만큼 금전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B교사의 경우도 40만 원 가량의 차액이 발생했다. 복직 후보다 휴직 기간 동안 다달이 내는 것이 금전적으로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휴직 중에는 월급이 없기 때문에 매달 납부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고 복직 후에 낼 때는 세금공제 측면도 있어 잘 따져보고 본인에게 유리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복직자들의 소급기여금 납부 부담을 덜고 해당자가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교사는 “휴직 당시 행정실 등 어느 곳에서도 소급기여금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인지하지 못했다”며 “알고 보니 관련 공문이 ‘공람’처리돼 나에게 해당되는 문서인지 모르고 지나쳤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람문서가 쏟아지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알려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교육청 차원의 안내 강화 및 휴직 예정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휴직기간 중 기여금을 납부하고 싶은 경우 공무원연금콜센터(1588-4321)로 전화해 가상계좌번호를 부여받으면 다달이 납부 가능하다.
나는 얼마 전 ‘공직자의 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데’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공직자가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리숙하게도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을 100% 믿고 부동산에 투자하여 12년간 보유한 두 건의 토지를 매도해 이익을 별로 보지 못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제는 땅에 대해 미련이 없고 나 자신이 어리석은 공직자였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고 끝을 맺었다. 두 건의 땅을 살 때는 평소 안면이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소개가 있었는데 물건의 불리한 조건을 듣지 못했고 그 조건 때문에 매도 시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한마디로 믿었던 지인에 대한 배신감으로 나 자신을 원망하기도 하였다. 누님은 손해 보지 않고 판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라 하지만 사람에 대한 배신감은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로 남을 것 같다. 두 건의 토지를매매하는 데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서수원에 위치한 구운5거리에서 주민센터 가는 길에는 부동산중개업소가 줄줄이 있다. 무려 14개다. 그 곳에 매물을 내 놓았는데 유독 한 부동산에서만 연락이 온다. 토지를 사겠다는 사람을 구한 것이다. 결국엔 그 곳에서 두 건의 토지 매매를 성사시켰다. 팔기로 작정한 매도자로선 고마운 부동산이다. 비닐하우스의 경우, 1억5천 만 원의 처음 계약자가 계약을 파기하였다. 법적으로 계약금 600만원은 매도자의 몫이다. 매입자가 그 땅의 발전가능성을 보고 계약을 했는데 추후 알아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나 보다. 이 600만 원, 썩 기분 좋은 돈이 아니다. 매수자의 입장에서 보면 판단 잘못으로 억울하게 날린 돈이다. 매도자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이다. 그러나 세상을 칼로 무 자르듯 살 수는 없다. 매수자의 희망사항을 중개업자가 받아들여 300만원을 되돌려 주자고 의견을 제시한다. 중개업자는 말한다. “계약 파기 시 계약금은 원칙적으로 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십시오. 반 정도 돌려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재를 따르기로 했다. 계약자를 만나 현찰 300만 원을 돌려드리니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고맙다고 여러 차례 인사를 한다. 나 역시 마음이 모질지 못하고 타인에게 아픔을 주는 것이 싫어 돌려주기로 작정한 것이다. 300만 원 가지고 있다고 마음이 편한 것도 아니고 내가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계약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주는 것이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계약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중개업자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직에서 은퇴한 나의 신분을 소개하니 초등학교 은사 성함을 대면서 ‘아느냐?’고 묻는다. 마침 내가 아는 교직선배다. 내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마치 자기 일처럼 나서서 해결에 앞장 서 주신 분이다. 그 분이 ○○교육지원청 교육장 때에는 한교닷컴 리포터로서 우수교육청 교육장 인터뷰도 하였다. 교육철학, 학교경영이라든가 언행에 있어 내가 존경하는 선배다. 대학 9년 선배인 그 분은 얼마 전 전국 단위 수기(手記) 모집에서 우수상을 수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분은 1960년대 후반 초임지 초등학교에서 5년간 학교 새마을 운동을 펼쳤다. 수기 제목이 ‘사랑의 종소리에 깨어난 마을’이다. 그 학교는 용인의 장평초등학교다. 50대 후반인 중개업자는 당시 6학년 담임이었던 은사가 지금까지 인생의 멘토가 되고 있다고 고백한다. 이번 계약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도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만약 나의 은사님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까?’를 생각했고 ‘은사님은 계약금의 반을 분명히 돌려주셨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당시 담임에 대한 추억을 물으니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열정적으로 교직생활에 임하셨다고 한다. 당시 가난에서 벗어나자는 구호 ‘하면 된다. 안 되면 다시 하자. 안 되면 되게 하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 그렇구나! 순진무구한 초교 어린이에게는 담임교사의 생각이나 언행 하나하나가 커다란 영향을 준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담임은 본이 되는 것이다. 담임교사가 존경하는 인물이 되는 경우에는 인생의 영원한 멘토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교육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따뜻한 인간애의 실천, 존경하는 은사를 인생의 영원한 멘토로 삼는 중개업자를 보니 내 마음까지 편안하다. 내가 교직을 선택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초등돌봄교실 이래서 꼭 필요합니다. 오후 2-6시는 엄마들에게 ‘공포의 시간’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가적실태 조사에 따르면 오후 2-4시 돌봄이 가장 필요하다는 응답이 35.1%, 오후 4-6시는 32.5%였다. 2017년 4월 지역별 고용조사에서 7-12세 아이를 둔 경단녀가 지난해 4월보다 2000명이 늘었다. 6세 이하, 13-17세 자녀를 둔 경단녀는 줄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돌봄교실 확대’를 요청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출처: 중앙일보 2017.12. 11) 다양한 특별프로그램이 있어 행복한 아이들 경기 A초등학교 돌봄 교실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수업이 끝난 후 1, 2학년 아이들이 하나씩 옹기종이 돌봄 교실에 모여앉아 종이접기, 미술, 블록 쌓기, 보드게임, 책읽기는 물론 난타와 체육, 토탈 공예, 컴퓨터 그리고 만화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아이들은 쉴 샐 틈 없이 바쁘다. 게다가 한글 미 해득 아동들을 위해 한글을 기초부터 가르쳐주고 학교 받아쓰기 시험을 대비해서 급수별로 연습도 시켜준다.저소득 가정과 맞벌이 가정의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초등 돌봄 교실의 특별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예술적인 감수성을 길러주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돌봄 교실은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학생들이 놀이를 통해 관계 맺기, 규칙 배우기 등을 자연스럽게 체득해 건강하고 활기찬 학교생활에도 일조하고 있다. 2017년 2학기 돌봄 교실 만족도 조사 결과 학부모들은 돌봄 교실이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발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프로그램 운영과 학생관리, 친환경 급간식 서비스가 만족스럽다는 응답을 한 바 있다. 최근 초등 돌봄 교실은 이용 대상이 5-6학년까지 확대되었고 방학 중에도 수요에 따라 오전과 오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초등 돌봄 교실은 맞벌이 부부의 자녀에게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였고 학교 및 지역 돌봄 기관과의 연계 체제를 통해 학부모에게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맞벌이 가정 자녀의 안정적인 돌봄을 꾀하고 꿈이 영그는 행복한 초등 돌봄 교실이 되기 위해 교육부는 그동안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 행정 기관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고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교육부의 이와 같은 노력은 초등 돌봄 교실을 이용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초등 돌봄 교실에서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우고 올바른 교우 관계와 규칙을 배워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며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어 초등 돌봄 교실은 향후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들에게 더욱 더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극 및 영화 관람, 학교에서 가까운 주변의 놀이 시설 견학과 같은 다양한 현장 체험활동을 통해 알차고 행복한 프로그램도 제공되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안정적인 돌봄을 위해 시작한 초등 돌봄 교실이 서서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학기 중에는 간식, 방학 중에는 급식을 제공하여 가정처럼 행복하고 아늑한 보육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초등돌봄교실, 이런 문제점이 있습니다. 초등 돌봄 교실은 맞벌이 부부의 자녀에게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였고 학교 및 지역 돌봄 기관과의 연계체제를 통해 학부모에게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는데 의의가 크다. 그러나 현행 초등 돌봄 교실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 해소와 공교육의 위상 강화에 기여했다고는 하지만 단위학교 초등 돌봄 교실 운영의 현주소를 살펴보면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예산 부족에 따른 돌봄 서비스의 질 저하와 학교의 돌봄 공간 부족이다.올해로 7년 째 초등돌봄 교실 담당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경기 S초 J교사는 그동안의 돌봄교실 운영의 경험을 떠올리며 “초등학교에 유휴교실이 없어 겸용교실을 사용하고 있는 학교가 많은데 담당교사의 교실이 없어 연구실이나 학교 운영위원회의실과 같은 빈 교실을 전전하고 있고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이 곧장 교실로 오기 때문에 담당 교사는 정신없이 바쁘고 담임을 맡은 학급 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또한 대부분 단위학교에서 승진을 생각하고 있는 교무부장이나 연구부장이 돌봄 교실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 전문성 확보에도 문제가 따르고 있지요.”같은 학교 K교사도 “승진을 생각하지 않고 있는 대부분의 교사들에게 초등 돌봄 교실 업무는 또 하나의 커다란 부담스러운 업무입니다.” 라며 승진 점수와 같은 인센티브가 없다면 향후 돌봄 교실의 효율적 운영은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다.가장 큰 문제점은 초등 돌봄 교실의 확대 운영으로 운영비 부담이 늘어나 인건비 예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주당 15시간미만의 초단시간 근무방식으로 돌봄 강사를 채용하기 때문에 시간제 보육전담사의 처우가 열악한 실정이다. 예산부족으로 무기 계약직 전환을 우려해서 1년마다 14시간미만으로 재계약을 하고 있고 보통 시간당 적은 시급을 받고 있는데 급여 수준은 월 60만원도 채 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초단시간 초등 보육 전담사들의 지속가능한 근무와 책무성 제고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현재 초등보육전담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경기 A초등학교 K씨는 무엇보다도 재정확보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초등 돌봄 교실이 지속가능한 운영이 되려면 재정확보를 통해 초단시간 보육전담사의 무기계약직 전환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것은 형편이 좋을 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기존의 초등보육전담사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됩니다. 그야말로 사기의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올해로 10년간 초등돌봄교실 담당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본인의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도 초등 돌봄 교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재정확보가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초등돌봄교실 의 확대로 무기계약직 보육전담사와 초단시간 시간제 보육전담사의 급여를 지급하고 나면 예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기존에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과 현장 체험학습을 운영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당연히 초등 돌봄 교실의 돌봄 서비스의 질 제고에 문제가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돌봄 교실의 효율적인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초등돌봄교실의 현장 정책 방안 초등 돌봄 교실이 단위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역 돌봄 서비스 기관과의 실질적인 협력과 연계를 통하여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내실 있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최근 지역아동센터와 초등돌봄 교실의 연계를 도모하기 위해 함께 자료제작을 하고 신입생 예비소집 때 지역아동 센터 안내 자료를 배부하는 등의 조치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또한 학생, 학부모가 만족해하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자율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돌봄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마다 지역적 특성과 학교의 여건이 다르고 학부모의 요구도 다양한 만큼 제한된 예산범위 내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학교의 재량권이 강화되어야 한다.현재 열악한 재정 형편을 고려할 때 초등 돌봄 교실 특별 프로그램의 경우 무상 프로그램에 의존하기보다는 수익자 부담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 봐도 좋을 것 같다. 학부모에게 초등 돌봄 교실 운영의 취지와 방안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정기적인 학부모 간담회를 통해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요를 파악하여 수익자 부담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인기리에 방송된 MBC주말기획 ‘돈꽃’이 지난 3일 막을 내렸다. ‘인기리에 방송된’이라 말한 것은 말할 나위 없이 높은 시청률 때문이다. 지난 해 11월 11일 시작한 ‘돈꽃’의 첫회 시청률은 10.3%였다. 처음부터 두 자릿 수 시청률을 기록한 ‘돈꽃’은 2회 12.7%로 오르더니 한번도 그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최종회 시청률은 무려 23.9%다. 인기드라마였을망정 먼저 토요일 밤 2회 연속의 변칙 방송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토⋅일요일 1회씩 방송하던 것을 토요일에 몰아서 처음 변칙 방송한 주말드라마는 SBS ‘우리 갑순이’다. ‘우리 갑순이’는 2016년 11월 13일 결방된 24회분을 11월 19일 토요일 밤에 아예 다음 회차까지 2회 연속 방송했다. 그것이 종영까지 이어졌고, 정규방송화되어버린 것이다. 그 이유는 200억 원 대 제작비의 대작 ‘사임당 빛의 일기’ 문제와 관련, 토⋅일 밤 10시대 드라마 편성을 못한 내부사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를테면 중국의 ‘한류제한령’에 대한민국 TV드라마 편성이 휘둘렸던 셈이다. 결국 ‘사임당 빛의 일기’는 해가 바뀐 2017년 1월에야, 그것도 수목드라마로 방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때아니게 겪은 혼란과 다르게 토요일 밤 2회 연속 방송은 시청률 상승 결과로 나타났다. 고육책의 변칙 방송이 이후 주말드라마 편성 패턴으로 자리잡게된 이유다. ‘돈꽃’의 변칙 방송은, 이를테면 경쟁관계인 MBC의 SBS 따라하기인 셈이다. 그래도 ‘돈꽃’은 SBS와 다르게 1회 마치고, 잠시후(3~4분) 다음 회로 이어져 휴식할 짬이 주어진 드라마였다. ‘돈꽃’의 인기엔 남다른 의미가 있어 보인다. ‘돈꽃’ 시작 이틀후인 11월 13일 김장겸 사장이 해임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흉기였던 MBC”(MBC가 4일 오후 2시 30분 방송한 ‘특집다큐-소수의견’에 그런 내레이션이 나온다.)의 종언을 의미한다. 뉴스나 시사프로보다 영향을 덜 받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MBC에 대한 시청자의 용서로 볼 수 있는 ‘돈꽃’의 인기라 할 수 있다. ‘돈꽃’은 재벌 청아의 개라 불리우는 변호사 강필주(장혁)의 복수를 다룬 막장 드라마다. 장은천이 본명인 필주는 청아 창업주 장국환(이순재)의 요절한 장남이 낳은 혼외자다. 맏며느리 정말란(이미숙)에 의해 죽을 뻔하지만, 필주는 살아남아 25년 동안 복수의 칼날을 간다. 마침내 청아 그룹 회장이 되지만, 감옥에 가는 신세가 된다. 그 과정에서 출생의 비밀은 물론이고 예사로 살인 및 교사가 펼쳐진다. 그 외 기획결혼, 정경유착, 불륜, 재벌가 암투 등 온갖 막장적 요소가 그야말로 숨가쁘게 펼쳐진다. 압권은 청아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벌이는 장국환과 역대급 악녀 정말란이다. 그들을 통해 돈독에 오른 재벌가의 온갖 비리와 범죄 등 까발려진 민낯이 재미를 더해준 셈이라 할까. 그 재미는 고품격 막장으로 극대화된다. 말할 나위 없이 튼실한 극본과 연출의 힘이다. 극중 캐릭터에 한몸으로 녹아든 배우들의 실연(實演)도 한몫했다. 가령 필주가 나모현(박세영)과 나누는 밀담이나 정말란과의 에로틱한 분위기같이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안겨주는 이야기 전개가 그렇다. 비밀이 밝혀져 다음 주를 기다리게 하는 끝장면의 궁금증 갖게하기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역대급 악녀를 연기한 이미숙이 인상적이다. ‘질투의 화신’ 등 망가진 이미숙을 보던 안타까움이 상쇄되고도 남음이 있는 잘된 캐스팅이다. 젊은 이미숙은 1981년 드라마 ‘여인열전 장희빈’ 타이틀롤이었다. 이미숙은 36년쯤 지난 지금까지도 사약을 내동댕이치던 표독스런 악녀로서의 연기가 떠오를 만큼 명품 연기를 보인 배우다. 그렇다고 이미숙의 발음상 오류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미숙은 “나모현은 깨끄치(깨끗이→깨끄시) 지운 걸로 알고 있으마”(제8회, 2017.12.2.)라든가 “진중한 눈비슬(눈빛을→눈비츨)”(제18회, 1.13) 등 두 번이나 잘못 발음하고 있다. 다른 배우들 대사에선 찾아볼 수 없으니 극본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결말이 예사롭지 않다. 개과천선과 감옥가기 등 너무 상투적인 결말이 좀 밋밋하고 싱거운 느낌을 주는가 싶더니 뜬금없이 재벌의 세습경영 혁파로 귀결된다. 필주가 거의 자청하여 감옥에 간 것도 그래서다. 애써 이해하자면 그것은 모현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그래서 모현에 대한 필주의 사랑이 진짜 주제라는 생각을 갖게하기도 한다. 앞으로 그리 되어야 할 재벌의 세습 아닌 전문경영인 경영이지만, 그러나그것은 필주의 25년에 걸친 복수 의지 내지 집념과 충돌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정말란과의 잠자리까지 감내하며 복수를 진행해온 필주인 점을 감안하면 시청자들의 뭔가 기대심리를 배반하는 대단원이기도 하다. 그럴망정 ‘돈꽃’이 재미 더한 고품격 막장 드라마란 생각엔 변함 없다.
‘공직자의 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있다. 공직자는 자기가 속한 공직의 셰계만 알기에 세상 보는 눈이 좁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공직자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려는 사람의 꼬임에 쉽게 넘어간다는 이야기다. 과연 그럴까? 공직자라고 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직자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것은 사실이다. 나의 경우를 살펴본다. 작년에 12년간 소유하였던 서수원 소재의 논과 비닐하우스를 미련을 두지 않고 과감히 매도하였다. 매도 과정에서 나의 부동산에 대한 무지몽매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아. 그래서 사람들이 공직자를 바보 취급하는구나!’ 겉으로는 존경하는 척하고 순수하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속여먹기 최적 대상자로 보는 것이다. 부동산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선뜻 투자하는 행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교감 시절, 어느 날 엉뚱한 부동산 바람이 불었다. 32평 아파트를 매각하고 인근의 38평 아파트로 이사를 하였다. 아파트에 대한 생각은 거주 목적이기에 지금의 일월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아파트 구입은 후회가 없다. 일월공원을 앞마당으로 하고 있고 가까이에는 일월도서관이 있다. 얼마 있으면 공원에 수원수목원이 완성이 되니 더욱 쾌적한 삶의 공간이 될 것이다. 문제는 같은 해 토지 두 건을 구입했다는 것. 먼저 구입한 것은 수인산업도로 인근 논인데 300평 정도에 1억7천만 원을 투자한 것. 이럴 경우, 눈에 무엇이 씌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토지 모양이 직사각형으로 번듯하고 옆에 넓은 농로도 있어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부동산 중개업자의 그 땅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 말을 100% 믿고 덜컥 토지를 구입한 것이다. 가장 큰 실수는 구입할 땅의 정확한 위치를 확실히 모르고 중개업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땅을 아전인수로 해석하여 믿었다는 사실. 중개업자는 매매를 성사시키는 게 목적이다. 그래야 중개수수료가 생긴다. 매입자에게는 그 땅에 대한 미래 청사진을 장밋빛으로 소개한다. 토지의 불리한 조건에 대해 솔직히 말하는 업자는 없다. 세상 물정이 어두운 사람에게는 중개업자의 말이 달콤하게 들려온다. 그 땅을 사두면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공직자가 돈이 있다는 기피를 알았을까? 얼마 후 중개업자는 다시 신호를 보낸다. 황구지천 인근의 비닐하우스를 소개하는데 지난 번 구입한 토지보다는 싼 가격이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몇 번 답사한 후 1억4천만 원에 계약하였다. 이 땅의 치명적인 약점인 고압송전탑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중개업자도 고압선 이야기는 없으므로 장기 투자로 묻어두기로 하였다. 작년 이 땅을 부동산에 내어 놓으니 이런 땅은 매매가 어렵다고 충고한다. 논과 비닐하우스 매입으로 얻은 이익은 무엇일까? 처음엔 멋도 모르고 땅을 소유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나도 이젠 지주라는 생각에 논과 비닐하우스를 돌아보며 흐뭇해하였다. 미흡하지만 대리경작자가 쌀 80kg을 가져오고 비닐하우스에서는 임대료 80만원을 받았다. 땅의 미래가 어떤지를 알게 된 것은 얼마 전 시세를 알고 나서였다. 도대체 땅값이 오르지 않는 것. 그 땅을 산 이유는 시세차익을 보기 위해서인데 은행 이율도 나오지 않고 세금내기에 바쁘다. 도대체 토지 구입에 있어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땅을 보는 눈이 없었던 것. 처음의 논은 정확한 위치도 확인하지 않아 맹지인 줄도 모르고 구입했다. 비닐하우스는 치명적 약점인 고압선을 간과하였다. ‘이제 수원에서 개발할 곳은 서수원만 남았다’ ‘땅에 묻어 두는 것이 최대의 재테크’라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을 믿고 그렇게 되기를 소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냉철하다. 아무런 땅이나 세월이 지나면 저절로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더 이상 내가 소유한 땅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팔기로 했다. 논은 12년간 23% 이익을 보았으니 평균 연이율 1.9%다. 비닐하우스는 그 동안 16% 이익을 남겼으니 평균 연이율은 1.3%이다. 취득세와 매년 재산세, 양도소득세와 두 번의 중개수수료를 빼고 나니 이것은 남는 장사가 아니다. 이게 공직자의 서투른 부동산 재테크다. 누님은 원금 깨지지 않은 것만이라도 다행이라고 위로한다. 세금 신고 차 친구 세무사를 만나니, 뼈아픈 한 마디가 들려온다. “다른 사람들은 두 세 배 튀겨 이익 남겨서 세금 내는데 겨우 이것밖에 안 되느냐?” 이게 세상 물정 모르는 공직자의 부동산 재테크의 현주소다.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에 대한 연이율을 보니 은행 금리도 아니 되기에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고 판정한 것이다. 나의 땅 투자, 한마디로 실패다. 장기투자로 10년 이상을 기다렸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말았다. 땅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만 믿은 것이 잘못되었다. 그것도 같은 해에 같은 중개업자에게 두 번 당했다. 땅을 사고자 하면 열 번 이상 답사하고 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중개업자의 말을 100% 믿어서는 아니 된다. 이젠 땅에 대한 미련이 없다. 다만 나 자신이 어리석은 공직자였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