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7,37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경기도에서 명품학교 만들기 사업이 한창이다. 명품학교란 그야말로 학교의 특성과 특성화로 명문학교를 만드는 사업으로, 옛날에는 명문학교의 전통은 대단하였으나 고교평준화 등으로 인하여 그 명맥이 끊어져 아쉬움을 더한다. 학교는 학교 나름대로의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화라는 구성원 속에서 새로운 전통과 문화를 만들어 간다. 최근에 이러한 학교역사와 문화는 사회변화와 함께 옛날처럼 긴 명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명문학교는 재학생이나 동문 모두들에게 모교에 대한 애교심과 자긍심을 심어주었고, 학교의 전통과 문화를 더욱 확고히 하였으며, 학교가 지역사회 문화센타의 역할을 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해 왔다. 따라서 명품학교는 학교의 특성화와 특색을 발전시켜 새로운 학교문화와 전통을 창조하는 사업으로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생각하고, 합의된 내용으로 구성하여 추진함으로써 학교의 경쟁력을 높여, 학생들에겐 애교심을 북돋우고, 학부모로부터는 신뢰받는 학교로 만드는데 있다. 최근 학교폭력의 문제가 학교를 넘에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학교폭력이 성인폭력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실태를 더 이상 감추어선 안된다. 폭력실태를 실명으로 언론에 공개한다면 학생, 학부모, 동문들에게도 바르게 행동하고 감시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명품학교 사업은 이러한 면에서 학교발전의 새로운 기회이며, 학교문화 창달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서울대는 1월29일부터 3주 동안 중등교사 300명을 상대로 진행한 논술지도 연수 자료집을 공개했다. 서울대 사범대가 발표한 자료집에는 논술 수업 설계 및 운영의 예시, 논술교육 전략, 자연계 논술의 지도 사례 등 일선 고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논술 교육 방안이 담겨 있다. 자료집은 고교 논술반을 학년별로 다르게 구성해 운영하며 인문계 학생에 비해 부족한 자연계 학생들의 글쓰기 실력을 보강하는 방법 등을 수록했다. ‘논술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중등교사 연수 자료집’은 서울대 사범대 부설 중등교육연수원 홈페이지(eld.snu.ac.kr)와 서울대 홈페이지(www.snu.ac.kr)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연세대는 19일 다면사고형 논술 모의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응시생들이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수리 논술'을 어려워 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김동노 출제위원장은 "인문계 3개 문항 중 1번은 논지 파악, 2번은 논리적 분석 문제로 기존 논술과 비슷해 학생들이 쉽게 풀어냈으나 3번 수리해석 문항은 출제 의도대로 답안을 작성하는 학생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문계 논술은 데이비드 흄의 '인성론'(철학), 문화인류학자 시오도어 베스터의 '도쿄의 일상생활'(사회학), 시몬느 드 보봐르의 '계약결혼'(문학) 등 제시문을 읽고 지시에 답하는 문항이 나왔다. 수리해석 문제는 '각국 인구 대비 법조인구 및 변호사 1인당 인구'와 '한국의 인구 대비 변호사 수 및 법률상담 건수 추이'(이상 표)를 보고 제시문과 관련지어 한국 사회의 특징과 변화를 논술하는 다면사고형 문제다. 김 위원장은 "수학 문제가 아닌 간단한 수리와 인문사회 현상을 연결한 것이었는데 학생들이 새로운 유형에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인문계 논술의 경우 ▲ 자기 주장에 집착해 끝까지 밀고 가는 답안 ▲ 사교육 시장에서 '무리 없이 쓰는 법'으로 가르치는 '양시양비론' ▲ 진부한 인용문구 애용 등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연계 논술은 수리, 수학ㆍ과학 통합, 물리ㆍ화학ㆍ생물 통합 등 세 문제가 나왔는데 수험생들은 역시 새로운 유형인 수리 논술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수리 논술은 단면의 길이와 체적을 구하는 과정을 제시한 뒤 공식유도 과정의 타당성을 논하라는 문제로, 한 가지 답이 있는 문제를 피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유형의 문제다. 김 위원장은 "한 가지 답안이 있어 공식을 써내려가는 데 익숙하던 학생들이 공식 유도 과정을 보고 풀이 과정을 글로 쓰는 데는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지난 달 23-26일까지 온.오프 라인으로 고교 3학년 1만여명을 상대로 모의논술시험을 치러 1천500명의 답안을 채점, 인터넷 홈페이지에 우수 답안을 원문대로 게재했다. 연세대는 고교 교사들을 불러 3월 21일과 22일 간담회를 열어 이번 논술 결과를 설명하고 6월 9일 2차 논술 모의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연세대는 응시생 일부의 학생부를 제출받아 내신과 논술의 상관 관계를 분석, 비례관계가 입증된다면 2008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의 실질반영률을 높이는 등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19일 서울대에서 열릴 초청 강연문에서 "서울대는 '교육양극화'의 주범이자 우수한 인재를 독점해 기득권 형성에만 열을 올리는 무능한 대학"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노 의원은 "서울대가 대외적으로 도쿄(東京)대나 베이징(北京)대에 훨씬 뒤떨어져 있으면서도 국내에서 좋은 학생을 '싹쓸이'해 대학 서열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서울대 총장만큼 쉬운 직업도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노 의원은 "이처럼 '기득권 집단'인 서울대는 경쟁력을 키우기 보다 막강한 인맥을 통해 기득권을 지키는 데 더 신경 쓴다. 이 때문에 한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서울대병'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수 인재를 여러 곳으로 분산하고 대학들이 인맥보다 실력을 쌓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대학 구조를 뜯어 고쳐야 한다"며 "특히 사교육 열풍과 빈부 세습이라는 사회적 병폐의 정점에 서 있는 서울대가 개혁 1순위"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구(舊) 여권의 정운찬 전 총장 대선 후보 영입 움직임을 두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무능과 실정(失政)으로 일관한 구 여권은 대통령 후보를 낼 자격도 없다"며 "정 전 총장이 그들의 '대국민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의원의 이번 강연은 약 2개월 동안 진행되는 '양극화 제로 대장정' 가운데 교육 관련 강연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지난 15일 연세대에서 대학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초청 강연을 가진 바 있다.
전북 지역에서 성장 부진이나 사회성 부족 등을 이유로 초등학교 입학을 늦추는 어린이가 늘고 있다. 19일 전북도 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만 7살 아동 가운데 초등학교 입학을 미룬 어린이는 지난해 2647명에서 올해 2천950명으로 소폭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신입생중 입학 유예생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11.5%에서 올해 12.7%로 1.2%포인트 올랐다. 입학 유예 사유로는 성장 부진이 1천919명으로 65%를 차지했으며 장애 및 질병이 733명(24.8%), 사회성 부족이 172명(5.8%), 해외거주 102명(3.4%)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도내에서 입학을 늦추는 초등생은 2002년 476명, 2003년 576명, 2004년 2천391명, 2005년 2천296명으로 집계돼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입학을 유예하는 학생 가운데 상대적으로 발육이 느린 1.2월생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부에서 취학 기준일을 바꾸는 2008학년부터는 이러한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북파공작원 특수병 난동 사건을 영화화한 ‘실미도’나 은행 현금 수송차량 탈취 사건을 재구성하여 만들었다는 영화 ‘범죄의 재구성’의 개봉을 앞두고 전국의 은행에 때 아닌 비상이 걸렸다. 두 영화 모두 재미있게 짜인 금융사기극을 삽입하여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영화지만 은행에서는 영화를 모방한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 실탄이 장전된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경비원을 늘리는 등 경비 태세를 강화했던 것이다. 최근 인천에서 16년 전의 이형호 어린이 유괴·살인 사건을 그린 영화 ‘그놈 목소리’의 범죄 수법을 치밀하게 모방한 듯한 범행이 발생하여 세간을 놀라게 했다. 실제로 이 사건은 어린이가 유괴를 당하고 하루 만에 숨졌으며, 아이의 부모가 오랜 시간에 걸쳐 범인으로부터 협박 전화를 받았다는 영화 내용과 똑 같았다. 특히 범인의 협박 전화의 목소리와 음성 톤이 영화 속 범인과 너무나 똑같아 전화를 받은 실종 어린이의 아버지와 형사조차도 아직도 검거되지 않고 있는 범인 ‘그놈’으로 착가했을 정도였다. 당대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범죄 사건을 다룬 영화인 ‘살인의 추억’, ‘홀리데이’를 비롯하여 ‘주유소 습격사건’, ‘말죽거리 잔혹사’, ‘가문의 부활’, ‘싸움의 기술’ 등도 영화 속 폭력 살인 수법을 흉내 낸 모방범죄를 일으킨 영화들이다. 특히 청소년 관객을 대상으로 한 학원폭력 영화의 실태는 더 심각하다. 학원폭력을 다룬 ‘친구’는 실화는 아니지만 영화를 본 한 고등학생이 영화와 똑 같은 방법으로 동료학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적도 있다. 그 밖에도 영화 ‘두사부일체’와 후속편 ’투사부일체‘는 모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차치하고 조폭도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로 학교를 원조교제, 강간 등 온갖 비리가 난무하는 곳으로 왜곡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학교와 맞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폭력 행동’을 하도록 선동하고 있다. 영화 ‘스승의 은혜’는 제목과는 반대로 교사와 제자들의 한 맺힌 복수극을 그린 것으로 제자가 옛 스승을 잔인하게 처단하는 ‘스승의 날 기념’ 연쇄살인 사건을 그렸다. 특히 이 영화는 벽보 포스터를 초등학생이 피로 쓴 듯한 ‘혈서체’로 표현함으로써 영화를 보기도 전에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최근 폭력, 살인, 사기 사건을 다룬 영화가 봇물을 이루면서 청소년들은 이런 영화를 극장가는 물론 안방에서까지 여과 없이 즐기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영화는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른다는 ‘시장의 원칙’에 따라 영화제작자들에게 흥행을 위해서라면 악인의 캐릭터를 극대화기 위하여 조폭과 사기꾼을 끌어들이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폭력·살인·사기 사건을 다룬 영화들이 대부분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음으로써 어린 학생들과 청소년들이 거친 욕설과 잔인한 폭력을 즐기며 범죄수법까지 학습하고 있다는 데 있다.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하나하나가 전부 드라마고, 때때로 정말 훌륭한 이야기 꺼리가 될 수 있지만 제작된 영화가 ‘폭력과 모방범죄’를 학습하고 선동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영화제작자 측은 한결같이 ‘바른 교육과 바른 사회’를 기다리는 소망이나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변명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창작과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최소한의 ‘사회적 유해성’과 청소년을 위한 최소한의 ‘교육적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2007 한국교총 교육정책 연구과제 공모사업 심사결과 총 10편의 과제가 선정됐다. 2단계의 심사절차와 영역별 안배를 통해 선정된 이번 연구는 8월 31일까지 진행되며 각 300만원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선정된 연구과제는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 의사결정 과정 분석을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 방안 연구(김봉석 서울신서초 교사) ▲시·군·구 지역교육청의 역할 재정립 방안(김덕희 경북 김천교육청 장학사) ▲단위학교 예산 편성 과정과 효율적인 집행 방안에 대한 연구-서울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이일권, 유근 서울이문초 교사) ▲학교평가 체제의 개선방안 및 효율적인 학교 컨설팅 모형 탐색(윤은애 경북 다산초 교사) ▲방과 후 학교 정책의 평가(김태수 경북 경산초 교사) ▲특성화 고등학교 교사가 지각하는 특성화 고등학교의 문제에 대한 델파이 연구(이용환 서울대 교수, 금지헌 대구대성초 교사) ▲수석교사의 직무 모델링 개발 연구(정금현 교육인적자원연수원 연구사) ▲교원조직 학습조직화의 장애요인과 수용조건(김정순 대구 동문고 교사) ▲통합 교과 논술 교육의 체계화에 관한 연구(홍인선 대전공업고 교사) ▲다변화된 사회에 기반을 둔 미래지향적인 초등 실과 교육콘텐츠 개발-첨단 과학기술 내용 중심으로(이상원 서울교대 전임강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고현철)는 초등학교 전교회장 선거철을 맞아 ‘학교선거 페스티벌’ 온라인 이벤트를 개최한다. 학생들은 31일까지 선거포스터나 사진, 선거연설문, 공약발표 모습 등을, 교사들은 4월 30일까지 선거교육안과 교육동영상을 선거관리위원회의 ‘선남선녀’ 홈페이지(www.teen.go.kr)에 올리면 된다. 우수작으로 뽑히면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 부상이 주어지며 반 전체에 기념품이나 학급문고도 수여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학교선거를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다양한 초등학교 선거모습을 통해 기성세대에게는 학교선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학생들은 참신한 선거운동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의=02-503-2792
글로벌 교육을 시행하기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이 학교에서 그리고 많은 교육 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다.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 외국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을 해 나가는 것, 학교 곳곳에 이국적인 것을 느끼게 할 만한 공간을 만들어 놓는 것, 미국을 포함한 외국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 등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 글로벌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그러나 세계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는 여러 수준이 있을 수 있다. 단순히 외국인들이 말하는 것을 알아듣고 이해하는 수준에서 시작하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처럼 세계무대 한 가운데에서 세계를 이끌어가는 수준의 세계 인재를 생각할 수 있다. 어학과 국제적 감각은 세계인이 되고자 하는 기본적인 자질과 능력이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세계의 중심에 서서 세계인과 공감하고 호흡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무엇인가를 갖추어야 한다. 어학을 잘하고 국제적인 감각은 세계인에 진입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의 대통령이라 할 수 있는 UN 사무총장이 되신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그 자리에 당선되었을 때 언론에서는 그 분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그분의 장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었다. 그 분의 가장 중요한 장점이 어학과 국제적 감각이었을까? 결국 언론에서는 그 분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을 ‘적이 없는 사람’으로 표현했다. 친근감과 인간적인 매력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 어떤 지역의 외교관과 정치인들에도 호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성실함,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인간적인 배려를 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보편적 가치에 충실하고자 했던 일관된 노력을 통해 세계 경영의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바쁜 시간에도 외교부에서 일하고 있는 부하 직원들에게 일일이 친필로 편지를 쓰는 그런 따뜻한 인간미가 그분에게는 있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화이다. 글로벌 교육, 세계화 교육을 위해서는 외국어 교육 등 다양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정책과 시도도 중요하지만 그 핵심에는 인간적인 품성과 자질 함양이 자리해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글로벌 교육을 한다는 것은 다양하고 이국적인 문화를 가능한 많이 모아 놓은 다문화적 성격을 갖는 교육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모두에게 있어서 가장 공통적이고 기본적인 것, 즉 인간 교육과 인성 교육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대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세계인들과 함께 있을 때 보일 수 있는 진실 됨,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 더 많은 세계 경영 인재를 육성해야 할 것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원장 우종식) 게임아카데미가 개발한 고 교게임 입문서 4종이 서울시 교육감 인정도서로 승인됨에 따라 올해부터 고교에서 정식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인정도서로 인증 받은 교과서는 '게임기획디자인' '게임그래픽 실습' '게임프로그래밍' 실습 1' '게임프로그래밍 실습 2' 등 3개 분야 총 4종으로 개발원과 대학 및 현업 재직자들이 공동으로 집필해 발간했다. 정식 교과서 채택은 고교생을 위한 게임교육용 전문 교재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 속에서 교사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졌으며, 일선 고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를 교과서로 채택해 실력 있는 게임개발 인력을 양성하는데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측은 이 도서들이 게임관련 업계 및 학계의 전문가들이 집필한 것으로 전문위원들의 충분한 감수를 거친 후 발간되어 책의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 도서는 6개 게임특성화 고등학교 교재로 사용될 예정이다.
1985년 121명이던 교육부 전문직 숫자는 2006년 82명으로 32.2% 감소한 반면 일반직은 274명에서 364명으로 32.8% 증가했다. 시도 및 지역교육청의 전문직 대 일반직 비율은 1대 3이다. 교총 교육정책연구소가 지난해 수행한 ‘교육전문직의 역할 재정립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송광용)에 따르면 교육부 및 교육청에 근무하는 교육전문직이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소외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국장급 14명서 2명=2006년 현재 교육부와 시도 및 지역교육청에 근무하는 교육전문직은 3208명, 일반직은 9605명이다. 1994년 14명이던 실·국장급 교육부 장학관은 거듭된 직제개편으로 2002년에는 2명으로 줄었다. 90년대 말 8명이었던 전문직 부교육감은 지금은 경기도제2부감 단 1명이다. 교육부 전문직들이 주요 보직에서 밀려나고 수도 줄어들면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시도교육청 주요 간부회의에서도 전문직은 교육국장만 참석하는 실정이다. 송광용 연구팀이 지난해 9월 전국 교육전문직, 교원, 일반직 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교육전문직이 정책결정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가’ 물었더니 교육전문직의 41.3%가 ‘아니다’고 답변했고 ‘그렇다’는 응답은 23.8%에 그쳤다. ◆“전문직 충원 시급”=연구팀은 턱없이 부족한 전문직들이 일반 사무에 매달려 있어 본연의 업무인 연구·장학활동에는 형식적이라고 지적했다. 1991년 지방교육자치제도 실시에 따른 초중등 업무 지방이양 추세에 따라 시도 및 지역교육청 전문직은 1985년 1468명에서 2006년 3126명으로 늘었지만, 전문직들의 학교당 장학활동은 연 평균 1회에 불과하다. ‘전문직의 활동이 교원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교원들 ▲32.8%가 ‘아니다’ ▲21.7%가 ‘그렇다’ ▲45.4%가 ‘보통이다’고 답변했다. 송광용 교수는 “전문직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족한 정원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완호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장은 20, 21일 천안상록리조트 컨벤션홀에서 ‘과학교육, 미래를 바꾼다’는 주제로 전국과학교육담당자세미나를 개최한다.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신경을 써야 학 것이 많지만 학생들의 안전에 대하여 우선순위를 높게 두어야 하겠다. 실제로 학기 초에 많은 학생이 적응이 안 되어 다치기도 하며 어린이날이 있고 청소년의 달인 5월에 학교안전사고가 가장 많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학교안전사고의 싵태, 이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 향후과제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안전사고가 매년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안전사고는 2005년 3만3834건으로 2004년의 2만9955건과 2003년의 2만2722건에 비해 각각 12.9%, 48.9% 증가했다. OECD 국가)중 멕시코(17.1명) 미국(10.2명) 등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8.3명으로 안전사고 사망자의 OECD 평균인 7.3명에 비하여 높은 수준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일어난 학교 안전 사고의 경우 학교별로는 유치원이 6.8%, 중학교가 30.1%, 고등학교가 24.4%이었고 초등학교에서 전체사고의 38.3%가 발생했다. 학교 안전사고는 수업과 수업사이 휴식시간에 전체 사고의 38.8%가 일어났다. 이어 체육시간 34.6%, 교과외 과외활동시간 9.6%, 수업시간 6.2% , 청소시간 3.8% 순이었다. 서울시내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학교내 안전사고원인별로 보면 교실안팎의 시설물로 인한 사고가 26.3%로 가장 많았고 운동기구. 용품으로 인한 사고가 25.7%, 사람충돌이 23.1%, 놀이기구. 용품으로 인한 사고가 7.0%로 뒤를 이었다. 사고원인을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운동기구 용품 중에는 축구, 피구, 야구 등 구기가 안전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었으며 뜀틀, 철봉이 뒤를 이었으며 놀이기구 용품 중에서는 구름사다리나 미끄럼틀이 사고의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안전사고로 인한 상해내용을 보면 골절이 40.3%로 가장 많았고, 열상(찢어짐)이 24.2%, 치아손상이 21.0%, 염좌(삠)가 7.9%, 뇌진탕이 1.8%, 화상이 1.4%, 안구손상이 1.2%순이었으며 사망도 0.2%인 3명이나 됐다. 또한 안전사고로 사망한 14세 이하 어린이중 교통사고 사망자가 46%나 차지했다. 국제 아동안전단체인 '세이프키즈코리아'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초등학생 교통사고 사망자중 1학년이 36%, 2학년, 3학년의 순서였다. 자녀가 학교에서 안전사고를 당한 가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녀가 학교에서 안전사고를 당한 가족의 32.6%는 안전사고의 책임이 학교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발생한 교권침해 사례 중 학교안전사고에 따른 책임문제로 교사들이 피해를 본 경우가 학부모의 부당행위 피해사례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그 동안 학교에서의 학생 안전사고와 관련해 보상한도액의 보상기준이 각 시․도마다 달랐다.공제회는 시도별 상호부조 성격으로 운영돼 기금 사정이 나은 서울, 부산, 울산, 경기는 보상 한도액이 없었지만 형편이 열악한 전남은 1인당 7000만원, 충북은 1억 7000만원으로 상한선이 설정돼 있었다. □ 학교안전을 위한 정부의 시책 첫째, 각종 안전에 관한 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학교 실험실 폭발사고로 인해 학생 및 학부모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학교 안전사고 예방교육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험실 안전사고 예방 및 재발방지를 위해 기개발된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의 실험실 안전 지도 자료를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에 탑재하였으며 「유치원 시설안전관리 매뉴얼」도 개발하여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에 탑재한바 있다. 둘째, 학교의 안전과 관련된 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하였다. 봄맞이 교육시설물 72,529동에 대한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학생수련시설 및 국립대학 공사현장 일제 점검을 실시하고, 안전하게 학교를 가도록 스쿨존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셋째, 학교안전사고보상법이 국회 통과된 것이 한국교육신문에서 2006년 10대 뉴스가 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다. 법안에는 학교안전사고의 상당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학교안전사고를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로 학생, 교직원, 교육활동 참여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피해를 주는 모든 사고…’로 정의했다. 태풍,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의 보상은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지만 공제 대상에는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안전사고보상법의 통과는 사고 당사자에 대한 보상액의 한도가 없어지고 보상범위나 대상이 전국적으로 통일된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2007년 9월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학교폭력 및 교통사고로 인한 사고 발생시 피해학생을 '선치료 보상'한 후,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되며 방과후 학교 안전사고도 보상하려 하고 있다. 넷째, 교육인적자원부 이외의 정부부처도 학교안전에 대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소방방재청에서는 ‘어린이가 안전한 사회 환경, 소방방재청이 만들겠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드하에 초·중·고교 안전 교육 담당 소방관을 지정하고 어린이 안전교재 및 현장교육 영상물 등 개발ㆍ보급하고, 학부모와 함께하는 '학교 안전점검의 날' 행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 향후 과제 첫째,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강화하여야 하고 학교 안전사고 예방 요령을 강조하여야 한다. 안전 교육 수업 시간의 확보와 안전 교육 담당 교사 및 교재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안전 교육용 자료를 만들어 일선 학교에 더 많이 보급하여야 한다. 셋째, 어린이 보호구역 및 무인단속카메라 설치 확대로 교통사고를 줄이도록 하여야 하겠다. 넷째,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 강화, 각종 어린이 제품의 안전검사 기준을 강화하고, 어린이 놀이기구 안전기준을 정비하고, 일선 시도교육청에 이 기준 적용을 위한 행정지도가 필요하다. 다섯째, 안전대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현황 파악을 위한 통계마련과 함께 안전 법·제도 정비와 함께 안전교육의 표준화 등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축부터 서둘러야 하겠다. 2007년은 오랜 기간 동안 교사들의 숙원사항이던 학교안전사고보상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학교에서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어느 정도 마련된 만큼 이제 그 운영을 잘하는 것만이 남았다고 본다.
입학 지원자가 계속하여 감소하고 있는 일본의 지방 국립대인야마가타대학은「입시 긴급 대책 본부」를 설치하는 등 수험생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결정했다. 이번 달 안에만도 세 차례의 회합을 열어 보다 많은 수험생을 모으는 대책을 월말까지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이 대학에서는 지금까지 지원 비율이 전년도를 웃도는 연도와 밑도는 연도가 거의 교차되었지만, 2004년도부터는 4년 연속으로 전년도보다 낮아졌다. 이미 합격 발표를 한 07년도의 2차 시험 전기 일정에 보면, 배율은 2·37배로 과거 10년간에 피크이었였던 03년도의 3·91배로부터 큰폭으로 내려, 동북지방의 국립대에서는 최하위였다. 또, 배율 저하의 추세는, 전국의 국공립대 전체의 평균보다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학은, 「여러 가지 개혁이나 교원의 연구는 좋게 평가되고 있지만, 고교생들은 다른 시점에서 대학을 선택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교육·연구 내용을 충실하게 할 뿐만 아니라 즉효성이 있는 지원자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타무라 유키오 이사를 위원장으로 모두 6개 학부의 대표자 등계 9명으로 구성하는 대책 본부를 마련했다. 이미 06년 11월에 학무부 등이, 「대학 전체 학부에서 수험생 전용의 캠퍼스 투어를 기획한다」등의 지원자 확보 대책을 분명하게 내세우고 있었지만, 「당시는 아직 위기감이 약했고, 내놓은 대책이 추상적인 면도 있었다」는 평가였다. 이 때의 대책으로부터 중요한 항목을 택하거나 단념한 항목을 부활시키거나 하는 등, 새롭게 답신으로정리하기로 했다. 답신에는, 학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PR 하는 홍보의 충실이나 수험생이 대학에서 배우고 싶은 내용을 알도록 하는 대처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대학전입시대」을 맞이했다고 보아 특히 지방 도시의 대학을 중심으로 생존을 위해 학생 확보책을 밝히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타무라 이사는「저출산의 영향으로 야마가타 대학같은 중견 대학에서도 정원 미달 위기가 다가오는 상황이 되었다. 고등교육 기관으로서 지역에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학생을 받아 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미룰 수 없는 상태이므로 실효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싶다」라고 위기감을 반영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학기 초에 교단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만나면 행하는 통과 의례(通過儀禮)가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리끼’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 학생들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곤혹스러워하며 당황해 하기도 하지만 호기심어린 눈으로 귀를 기울인다. 때로는 몇몇 학생이 어감(語感)에서 느끼는 예측성 대답이나 혹은 엉뚱한 대답으로 실소(失笑)를 자아내기도 한다. ‘자리끼’는'밤에 자다가 마시기 위하여 잠자리의 머리맡에준비하여 두는물'을 말한다. '자리'는 잠자리의 준말이고 '끼'는 끼니를 말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잠자리에서 먹는 끼니'가 바로 자리끼다. 그리고 밤을 지낸 자리끼를 "밤잔물"이라고 부른다. 밤에 잔 물이니 밤잔물이다. 한 대접의 물일 뿐인자리끼. 그렇지만마시는 사람들에게 목마름을 씻어주는 자리끼, 얼마나 멋진 말인가? 사실 ‘자리끼’는 우리 조상들의 효(孝)와 사랑과 지혜(智慧)가 담겨진 아름다운 문화이자 언어이며 전통이다. 그런데 이런 소중하고 아름다운 말을 요즘 점차 잃어가고 있다. 아니 무관심 속에 우리 기억의 저편으로 내 던지고 있다. 이렇게 조상들의 아름다운 얼과 혼이 담긴 전통 문화가 설 자리를 잃은 채 홀대 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요즘 우리 젊은이 가운데 부모님께 문안 인사를 여쭙고 자식이 된 자의 도리를 다하는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자리끼’는커녕 웃어른에게 문안 인사(問安人事)도 제대로 다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들의 실상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잠자리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젊은이가 얼마나 많은가? 인터넷 시대, 첨단 영상시대를 달리는 요즘, 젊은이들은 컴퓨터에 푹 빠져 버렸다. 많은 학생들이 컴퓨터 오락에 매달리다 보니 늦잠을 자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결국은 학교에 지각하는 사태로 이어지고 아침이면 교무실 전화는 온통 통화중이다. 학생들에게 모닝콜을 해주는 것이다. 요즘 교육현장에서 가장 골치를 앓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에서도 강의시간에 학생들이 너무 많이 빠져 교수님들이 직접 기숙사로 달려가 깨우는 상황이라는 탄식 섞인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컴퓨터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불협화음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자리끼’는 핵가족 시대에 부모를 어떻게 섬길지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자리끼’에는 부모를 향한 공경과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옛말에 혼정신성(昏定晨省)이란 말이 있듯이 저녁엔 부모의잠자리를 돌보아 드리고 아침에는 부모의 안부를 살핀다는 의미이다. 이 아름다운 풍속은 요즘 핵가족 혹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되어 버렸다. 소학(小學)을 살펴보면, 중국 진나라의 왕연(王延)의 효(孝)를 찾아볼 수 있다. 왕연은 부모를 섬김에 있어서 온화하고 즐거운 안색으로 봉양하였으며(事親色養), 여름에는 베개와 자리에 부채질을 하여 시원하게 해 드렸다(夏則扇枕席). 겨울에는 자신의 몸으로써 부모님께서 주무실 이불을 따뜻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冬則以身溫被) 시시때때로 부모님께 맛있는 음식을 극진하게 대접해 드렸다(而親極滋味)고 했다. 요즘 왕연처럼 몸소 효를 실천하는 사람은 차치(且置)하고라도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간직한 이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자리끼’는 부부간의 사랑을 담고 있다. 과음으로 인한 갈증이나 부부의 사랑을 교환한 후에 자리끼는 청량음료였을 것이다. 부부간의 사랑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위해 줌으로 공경하는 이 아름다운 모습은 ‘자리끼’를 통해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배어 있는 것이다. 자리끼에 대한 한 토막의 옛 이야기가 하나 있다. 어느 고을에 학식(學識)이 뛰어나고 인품(人品)이 너그러운 장래가 촉망되는 양반집 자제(子弟)가 있었다. 어느 날 자제가 성년이 되어 서울의 지체 높은 양반집 외동딸과 혼인을 하게 이른다. 외동딸은 부모가 애지중지 키운 귀한 딸이었다. 그러다 보니 양반집의 예의 법도를 글로 배우긴 했지만 몸소 실천하는 경우가 적었나 싶다. 아무튼 모든 혼인예식을 마친 후에 신혼 초야(初夜)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혼인예식으로 피곤에 지친 신랑은 어스름한 새벽녘에 갈증을 느꼈다. 그날따라 어찌된 일인지 신혼부부의 방엔 자리끼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대사(大事)를 치르다 보니 아랫사람들이 미처 자리끼를 준비할 여유가 없었던 모양이다. 신랑은 어쩔 수 없이 신부에게 “부인! 자리끼를 준비해 주시오” 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신부는 ‘자리끼’를 모르고 있었다. 그 탓에 야식을 준비하는가 싶더니, 자리끼를 가져오는 것과는 거리가 먼 엉뚱한 행동으로 안절부절 못하였다. 신부는 결국 신랑에게 자신의 무지를 고하면서 ‘자리끼’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기를 소원했다. 하지만 신랑은 “어찌 명문대가(名門大家)의 아녀자(兒女子)가 자리끼를 모른단 말이오. 부모 봉양(奉養)은 물론이고 지아비를 섬기는데 무지한 아녀자는 필요 없소” 하며 심하게 질책했다. 그리고는 그 즉시 처가를 떠나 가버렸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은 신부는 곧바로 시비(侍婢)를 데리고 성문을 나서 성 밖의 외진 곳에서 부덕(婦德)을 쌓기에 전념한다. 김장을 담그는 일에서부터 모든 빨래를 손수 다하는 것은 물론 학문 수양에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몇 년의 세월이 지난 후, 신부는 남편을 찾아가 용서를 빌고 지아비를 내조하게 된다. 지아비는 영의정에 올라 나라의 중요한 일을 감당하는 명재상으로 이름을 떨친다. 더불어 신부는 남편을 바로 내조하여 그 시대의 뛰어난 효부(孝婦), 현모양처(賢母良妻)의 칭송(稱頌)을 받기 이른다. 물론 자녀들에게도 훌륭한 어머니가 되었음은 자명(自明)한 일이다. 요즘 ‘자리끼’의 의미조차 모르는 우리 젊은이들이 너무나 많다.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옛 이야기를 하냐며 코웃음을 친다. 더욱이 유교적이며 보수적인 발상(發想)이 아니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자리끼’는 우리 민족의 지혜를 담은 아름다운 전통문화임에 틀림없다. 이를 계승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다. 이제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을 소홀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요즘 부모에 대한 효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소홀히 여기고 있다. 그만큼 가족간의 참다운 사랑과 존경의 가치도 상실해 가고 있다는 증거다.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설왕설래(說往說來)한다. 학벌위주의 출세주의와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인성교육이 잘못되었느니 지적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치유는 바로 어른 된 우리가 먼저 그 모범을 보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늘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만난다. 나를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소귀에 경 읽기가 될지언정 ‘자리끼’의 의미를 되새기는 수업을 다시금 시작한다. “여러분! ‘자리끼’를 아시나요?”
38년만에 교장으로 승진하였으니 늦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뒤늦게 교장이 되어서인지 가족과 친지 친구 그리고 선후배 여러분들의 축하를 더 많이 받아서 그 기쁨은 배가 되었다. 올해는 설 명절 전에 발령이 나서 명절이 더욱 즐거웠다. 집안 거실에는 가족친지들이 보낸 화분이 축하분위기를 조성해 주었고 전화로 축하해준 수 많은 지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전임지에서 업무정리와 송별회를 받고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될 임지는 생소한 학교라서 우선 학교홈페이지로 방문을 해 보았다. 규모도 크고 아름다운 배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한 학교를 책임지고 운영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위임받기위해 2월 27일 10시에 충청북도 교육청 대강당에서 승진 및 전직을 하는 교육장, 지역교육청 교육과장 교장승진자, 교감승진자, 전문직전직자 등 총 149명이 임명장을 받고 공무원으로서 엄숙한 선서도 하였다. 교장의 자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국새가 찍힌 대통령 임명장을 받고 보니 교육의 외길을 걸어온 보람을 느꼈으며 새 임지에 부임할 날만 기다리다 보니 2월이 훌쩍 가버렸다. 머릿속에는 부임하면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부임지 교감, 교무, 연구, 행정실장이 충주를 방문하겠다고 하여 12시 예식장에는 봉투만 전하고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서로 첫인사를 나누고 교감선생님으로부터 학교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직원조직이 비교적 좋은학교라는 인상을 받고 헤어졌다. 신임 교장을 맞이하는 예의에 감명과 고마움을 느꼈다. 지금까지 내가 근무했던학교는 주로 명산근처에 있는 학교가 많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초임지는 박달산과 옥녀봉이 있는 왑답산아래 였고, 두 번째학교도 천등산아래 자리잡은 학교였으며 세 번째학교는 목계나루터로 남한강뱃길로 한양으로 소금배와 땔감 등이 나룻배로 왕래하던 강변에 있는 학교였으며, 충주시내에서 가장 컸던 남한강초등학교, 충주시민의 산소공급원이 된 남산아래 자리잡은 학교였다. 그 다음학교는 금수산과 충주호가 근처에 있는 학교였다. 다시 옮긴 학교는 국립공원월악산아래 자리잡은 작은 벽지학교에서 근무하였다. 학교옆으로 남한강이흐르는 강천초등학교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뒤늦게 교감으로 승진하여 간 학교는 금수산아래 자리잡은 야생화가 아름다운 작은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보람을 얻었다. 집 가까이 온 학교가 보련산과 국망봉아래 자리잡은 노은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가 교장으로 승진해 간곳이 백운산과 구학산 줄기 박달재아래 숲속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학교이다. 소백산맥이 지나는 충북의 북부지역의 명산과 남한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학교에서 많이 근무하여 내가 근무한 학교는 산과 강과 인연이 깊었다는 것이 남다른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선생님, 느긋하게 하루를 잘 쉬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두, 두 주를 정신없이 보내다가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날이 왔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래도 이 좋은 날들을 더 바쁘게 보내시고 계시는 선생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제 두 주가 더 지나갔으니 일들이 서서히 잡히고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으니 쫓기는 듯한 느낌은 아니라 봅니다. 이 밤도 편안하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책을 보시든지, TV를 보든지, 자녀들과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내든지, 일기를 쓰시든지, 보고싶은 친구에게 편지를 쓰시든지, 문자를 보내든지, 밖에 나가 여가를 즐기든지, 영화를 보든지, 무엇을 하든지 머리를 푹 식힐 수 있는 일요일밤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어제 저녁은 울산여고에서 함께 근무한 여러 선생님들 중 몇 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니선생님들이 즉각 반응을 보이며 전화가 오기도 하고, 문자메시지가 오기도 했습니다. 그 중 일부만 소개합니다. 한 선생님은 '저는 지리산 자락입니다. 가서 뵙겠습니다', '다른 한 선생님은 '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훌륭하고 멋진 교장선생님 되시길 빌겠습니다.' 경기도로 가신 한 선생님은 '감사합니다. 울산이 그리워요. 교감선생님은 정말 좋은 분이셨어요!', 한 체육선생님은 '...죄송합니다.제가 먼저 찾아뵈야 하는데...지금 대회 출전 중이라 마치고 찾아 뵙겠습니다.'...이렇게 격려와 위로와 듣기좋은 말들로 메시지를 보내 주시니 얼마나 고맙습니까? 이게 사람 사는 재미가 아닌가 합니다. 아직도 안부를 묻고 연락을 취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닌데시간이 적음이 아쉽기만 합니다. 아직도 날씨는 변덕이 심합니다. 낮에는 따뜻하다지만 그래도 아침에 입은 윗도리를 벗어놓으면 어깨가 썰렁할 정도 아닙니까? 낮에는 밖의 따사로운 햇볕이 아까워 그걸 담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아침, 저녁은 아직 그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늘 건강에 신경을 쓰시고 옷도 따뜻하게 해서 출퇴근하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는 저녁을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낮에 어느 신문을 보는 가운데 ‘물조리개’라는 낱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우리 선생님은 물조리개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화단이나 화분이나 밭에 심어놓은 꽃이나 난이나 모든 식물이나 농작물에 물조리개로 물을 준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물조리개를 들고 물을 주면 모든 생명을 가진 생명체들은 환하게 웃으며 반갑다고 손짓하며 생기를 찾는 것을 눈으로 보지 않습니까? 우리가 물조리개로 물을 줄 때마다 모든 생명체들은 하루가 무섭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보지 않습니까? 하루라도 게을리 하고 놓치면 어떻게 됩니까? 그만 시들시들하고 자라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보지 않습니까? 우리에게는 자라나는 수많은 학생들이 있습니다. 아주 건강하고 착하고 총명하게 잘 자라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중학교 1학년 중에는 정말 어리고 말귀를 잘 못 알아듣고 일일이 쫒아다니며 가르쳐 주어야만 겨우 성장할 수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쫓아다니며 가르쳐 주고 깨우쳐 주어야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게 만듭니까? 그래도 우리 선생님들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물조리개 역할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물조리개에다 물을 채워 온갖 식물에게 물을 주어 자라나게 하듯이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청소도 시범을 보여야 합니다. 심지어 책에 이름 쓰는 것까지 가르쳐줘야 합니다. 힘들 때마다 자기 자식 수십 명 키운다 생각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고 어려움을 잘 참아내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 아침 운동장에는 지각한 학생들이 운동장 트랙을 열심히 돌며 정신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운동장에 나가보니 손이 아직 시릴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그래도 관계되는 선생님들은 추위를 마다하고 열심히 지도하고 계셨습니다. 이게 바로 물조리개 역할이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할 때 할 때 학생들은 하나하나 잘못된 습관을 고쳐나갈 것 아니겠습니까? 지각하는 못된 습관도 고치게 될 것 아닙니까? 두발상태가 좋지 않은 학생들은 단정하게 머리정리를 할 것 아닙니까? 이렇게 늘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루하루 학교생활에 기쁨과 만족과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들은 학생들이 매일매일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해야 합니다. 우리들은 학생들이 매일매일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서 기뻐해야 합니다. 우리들은 학생들이 매일매일 성숙하는 모습을 보고서 보람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가 매일매일 물조리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간혹 사용되어지지 않는 물조리개를 본 적이 없습니까? 그건 정말 아무 쓸모없는 꼴불견입니다. 항상 물이 가득 차 물을 주는 역할을 할 때 물조리개는 아름답게 보입니다. 빛이 납니다. 보기가 좋습니다. 그렇지 않고 구석에 버려둔 물조리개는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물이 새든지 녹이 쓸든지 깨지든지 하여 몇 번 제대로 사용해보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 것을 우리는 가끔 봅니다. 하지만 자주 사용되어지는 물조리개는 사용하면 할수록 항상 윤기가 납니다. 빛이 납니다. 깨끗합니다. 보기도 좋습니다. 금도 잘 가지 않습니다. 물도 잘 새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용되어지는 물조리개 되고 싶지 않으십니까? 우리 모두 우리에게 맡겨진 모든 학생들이 사람됨도, 실력도 함께 쑥쑥 성장할 수 있도록 물조리개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사용되지 않고 버져지는 물조리개 말고 항상 사용되고 쓰여지는 물조리개 말입니다. 선생님은 물조리개입니다.
요즈음 우리학교 교감선생님이 날마다 붙잡고 씨름하는 일이 하나있다. 부장회의 때마다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이기도 하다. 학교에 설치되어 운영중인 각종 위원회 이야기이다. 이 위원회가 한때는 학교평가의 중요한 지표이기도 했었다. 각종위원회의 설치 여·부와 그것의 충실한 운영 여·부가 평가점수를 잘 받느냐 못 받느냐를 결정지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때문에 일선학교에서는 조금만 필요해도 각종 위원회를 설치하였다. 현재 일선학교에는 대략 20여개 이상의 위원회가 설치되어 있다. 현재 우리학교에 설치된 각종위원회의 현황을 보면 학교운영위원회는 기본이고, 교육과정위원회, 학업성적관리위원회, 부장협의회, 교과협의회, 학년협의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학생복지위원회, 정보공개위원회, 교육분쟁조정위원회, 인사자문위원회, 기초학력 부진학생 책임지도 위원회, 학력신장추진위원회, 주5일제 추진위원회, 교내자율장학위원회, 학교혁신위워원회, 학생포상심의위원회, 체벌없는 학교만들기 추진위원회, 교복선정위원회, 도서관 운영위원회, 성회롱·성폭력 심의위원회, 교내 자율장학위원회, 학생지도위원회, 기자재 선정위원회, 과학교구 선정위원회, 봉사활동추진위원회, 학력신장추진위원회, 교과목이수인정평가위원회등 30여개에 이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사들은 최소 2-3개의 위원회 위원이다. 아무런 위원회에도 소속되지 않은 교사는 당연히 한명도 없다. 교감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대부분 위원회의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교장도 교감보다는 사정이 덜하지만 여러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학교에 근무하면서 위원회 위원의 감투를 쓰지 않고 있다면 정말 존경할 만하다. 학교평가에서 각종위원회 설치 여·부가 점수에 반영되었으니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서울시교육청에서 이런 각종위원회를 10여개 내·외로 줄이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즉 통폐합을 하라는 것인데, 위원회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통폐합하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 교감선생님이 날마다 씨름하고 부장회의때마다 대책을 세우기 위해 토론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현재 우리학교는 어느정도 통합을 완료한 상태이다. 서서히 시간을 두고 검토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올해 교육계획서에 포함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더이상 지체할 수 없는 사정이다. 언제는 각종위원회를 설치하여 활성화하라고 정책적으로 권장하더니 이제와서는 그 많은 위원회를 통폐합하라고 하니 정말 정책의 일관성이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최근에 새로생긴 위원회만 하더라고 학교혁신위원회, 학력신장 추진위원회, 체벌없는 학교만들기 추진위원회등이 있다. 시교육청의 중점사업이 무엇이냐에 따라 학교에 위원회 설치를 요구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통폐합하여 그수를 줄이라니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는가. 교육청에서는 그냥 줄이라고 지침을 내리면 그만이지만 그 위원회를 줄이기 위해서 학교가 겪어야 할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러번 회의를 거쳐도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다.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중에라도 학교평가나 종합장학, 감사 등에서 위원회 설치와 관련한 검증이 이루어질 수 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육청의 지침에 충실히 따랐지만 교육감이 바뀌거나 정책추진의 방향이 변하기라도 한다면 학교는 그냥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다. 최소한 기본은 살려 두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학교의 입장이기도 하다. 정책의 일관성은 어떤 일이 있어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락가락 하는 정책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은 일선학교이며, 이로인해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를 볼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하겠다.
얼마전에 서울시교육청의 서술·논술형평가 확대방안으로 인해 일선학교가 혼란을 겪고 있다는 기사를 올린적이 있다. 그 이후로도 학교마다 출제비율을 놓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왔다. 대체로 교육청의 지침에 따르는 분위기이지만 우여곡절끝에 학사일정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결정이 내려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문의 내용을 보면 분명 50%라는 비율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 공문의 내용이 너무 애매하기 때문에 일선학교에서 혼란을 겪었던 것이다.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의 교과학습평가에서 서술형·논술형 평가 50% 이상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비율은 각 학교 교과목의 특성과 교과지도의 형편을 고려하여 교과협의회에서 정한 후 학교장이 최종 결정하여 시행한다'라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지침이다. 관련공문마다 같은 내용이 반복되어있다. 여기서 학교에서 부담을 갖는 부분이 바로 '원칙으로 하되'라는 부분이다. 차라리 '원칙으로 한다.'라고 못박았으면 학교에서 혼란을 겪을 이유가 없다. 그 문구만으로는 교과협의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50%를 해야 하는 것인지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학교장들은 50%를 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문제 때문에 교육청에 문의해도 장학사들은 공문에 나온내용 이상은 설명할 수 없다고 대답한다. 특히 지역교육청에서는 자신들도 시교육청의 지침을 전달하는 역할만 할 뿐 더이상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잘라말한다. 시교육청의 담당부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이 50%를 지켜라 말아라 할 수 없다. 다만 50%를 가급적 지켰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럼 50%를 안지켜도 되는 것이냐고 물으면 그것은 자신이 대답하기 어렵다고 답한다. 그럼 누가 그것을 아느냐고 물으면 얼버무리고 만다. 결국은 학교로 떠넘기고 만다. 그럼 누구에게 물어야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인가. 답답할 따름이다. 애매한 문구를 사용한 것은 문제제기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즉 학교에 일임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고 핑계대기 위해 넣은 문구라고 보여진다. 그런데 학교는 그럴수 없다. 차후에 반영비율을 보고하라고 하는 경우, 담임장학을 나와서 반영비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뭐라 딱히 표현하기 어렵지만 50%를 지키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분위기 때문이다. 결국은 교육청은 교육청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빠져나갈 곳은 교육청이 더 철저히 만들어 놓았다는생각이다. 50%면 50%지 다른 이야기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학교별로 반영비율에 차이가 난다면 그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가. 말이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지, 장학사를 비롯한 교육청의 관계자들은 결국은 50%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안하면 나중에 책임질 수 없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누구든지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침자체를 논란이 없도록 만들어서 내려보내야 옳다고 생각한다. 교육청의 미온적인 태도때문에 학교는 더욱더 혼란스럽다. 이런 혼란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각급 학교가 입학식을 마치고 차분한 가운데 새로운 학기를 시작했다. 교사나 학생들은 달라진 환경과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다소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출발은 언제나 희망이 있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올 해, 교육계의 가장 큰 화두 가운데 하나는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논술의 비중이 높아진 입시제도에 있다. 위상이 높아진 논술은 과거처럼 단순 주제에 대한 글쓰기가 아니라 교과목 간의 연계를 통하여 다양한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통합 교과적 능력을 요구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중상위권 대학들(45개)은 한결같이 통합논술을 전형 요소로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사교육에 치인 채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공교육이 통합논술을 책임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학생이나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육계 내부에서 조차 통합논술이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육 개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말하자면 통합논술이 교육 현장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것이다. 겨울 방학을 이용하여 통합논술 연수에 참여하거나 교사들끼리 팀을 이뤄 지도 방법을 연구한 정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통합논술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통합논술이 주입식, 암기식으로 일관해온 후진적 교육 관행을 일거에 떨쳐버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통합논술은 지식을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적절한 상황에 적용하여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공교육의 변화는 사교육에 밀리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절박한 위기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게다가 교육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졌다. 교육부는 지난 2월 초순부터 각 시도에서 선발한 178명을 대상으로 강사요원 양성과정(60시간) 연수를 진행하였다. 또한 시도 교육청의 추천을 받아 교사 논술 동아리 1,000팀을 결성하여 연구비를 지급하고 현장 중심의 논술 활성화를 유도하였다. 각 시도 교육청이 방학을 이용하여 개설한 논술 연수는 지원 교사가 넘쳐 해당 강좌를 복수로 운영하는 등 과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입시 사상 최초로 구성된 고교․대학간 논술협의체의 합의 사항에 따라 대학이 제공하는 논술프로그램에 고교 교사들이 몰려들었다. 서울대는 통합교과 논술의 이해를 높이기 위하여 지난 1월말부터 3주 동안 전국 각지의 교사 300명을 대상으로 논술 지도법 연수를 마쳤다. 고려대도 고교 교사들을 초청하여 논술 간담회를 갖는 등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와같은 전방위적인 협력 덕분인지 통합논술 특수를 노리던 사교육 시장이 예상 밖으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실제로 입시를 목전에 둔 고3 학생들까지 통합논술 때문에 학원을 찾거나 과외를 받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내신이나 수능 때문에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들은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것은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통합논술의 특성상, 굳이 사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차라리 학교 수업 시간이나 보충수업 그리고 방과후 활동 등을 통하여 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통합논술이 우리 교육의 해묵은 병폐를 고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당장 수업만 보더라도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개념과 원리의 이해를 통한 문제해결능력 신장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통합논술에서 요구하는 생각하고 토론하고 의견을 서술하는 과정이 학교 교육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일반화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