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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초등도덕교육학회(회장 김태훈)는 11일 공주교대 청목관 정화홀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 도덕과 교육의 학제적 접근’을 주제로 학술발표대회를 개최했다. ‘도덕·인성교육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한 조강모 광주교대 교수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8가지 주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2015 초등도덕과 교육과정의 내실화 방안 △초등도덕과 교수·학습의 심층 전략 탐색 △한국윤리 및 동양윤리에 기초한 초등도덕과의 교육내용 탐색 △서양윤리에 기초한 초등도덕과의 교육내용 탐색 △ 초등도덕과에서의 다문화교육의 내용 및 방향 모색 △초등도덕과에서의 평화통일교육의 내용 및 방향 모색 △초등도덕과에서의 인권, 사회정의, 사회문제의 내용 및 방향 모색 △외국 및 최신 연구사례 탐색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자. 드리블을 정확하게 해서 상대방을 보면서 패스해 주세요! 그래, 잘했어! 파이팅!“ 2016 리우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요즘, 올림픽에 못지 않은 열정으로 스포츠 정신을 배우고 값진 땀의 소중함을 알아가며 즐겁게 체육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것은 북내초등학교 (교장 김경순) 교과특성화학교 여름방학 건강 뉴스포츠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아이들이다. 어떻게 보면 나태해지고 게을러 지기 쉬운 방학 기간, 학생들의 즐거운 신체활동과 협동,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해 계획된 이번 여름방학 건강 뉴스포츠 캠프는 8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운영되며, 조현순 보건교사와 체육담당 이준호 교사의 협력활동을 통한 프로그램으로 흡연예방 교육,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는 음악 줄넘기, 뉴스포츠 플로어볼 청소년 국가대표에 의한 플로어볼 심화 교육이 실시된다.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기르고, 건강한 생활을 위한 자기관리능력을 키우기 위한 이번 캠프는 북내초 20여명의 학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땀의 참된 의미를 배우며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북내초등학교는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경기도교육청 체육영역 교과특성화 학교, 우수 스포츠클럽 운영교로 지정 운영되면서 학기중에는 전교생이 뉴스포츠와 관련된 체육수업을 배우고 있으며 체육활동을 통한 바른 인성을 만들어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 건강 뉴스포츠 캠프도 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체육활동에 참가하며 자신의 건강과 친구들과의 땀 흘리며 맺는 값진 우정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특기가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여 운영되고 있는 북내초 특성화반 학생들은 뉴스포츠인 플로어볼 대표팀을 구성하여 여주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를 3연패하여 도대회에 출전하고 가평군수배 플로어볼 대회등에서 16강에 올라가는 등 체육영역 교과특성화 학교로서의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다. 북내초 김태윤 학생(6학년)은 “방학기간에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이렇게 학교에 나와서 친구들과 함께 플로어볼도 배우니 건강해 지는 것 같고 더워도 힘들지 않고 재미있어요. 또 전문강사 선생님께서 몰랐던 것도 잘 알려주셔서 실력도 향상 시킬수 있어서 즐거워요”라며 얼굴에 흘린 땀방울을 닦아 냈다. 학교는 더위에 지칠 수 있는 학생들을 위해 바나나와 같은 건강간식과 물을 시원하게 비치하여 제공하고 있고 혹시 있을 안전사고와 부상예방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느해 보다 더운 여름, 브라질 리우에서의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와 메달 소식이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는 요즘, 북내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흘리는 이 땀방울이 앞으로 건강하고 도전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참고 ) 플로어볼이란? 북유럽(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등)에서 축구다음으로 인기 있는 하키형 뉴스포츠로서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 약 10여년밖에 안된 신생 뉴스포츠. 대한플로어볼협회의 다양한 노력으로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점차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종목이 되고 있으며 아시안 게임 시범종목으로 선정되기도 한 종목이다. 또 학교스포츠로 4학년 체육교과서에서도 소개될 만큼 운동효과와 재미가 있는 즐거운 뉴스포츠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여행! 아이들이 제일 기다리는 행사지만 최근 세월호사건, 메르스 사태등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들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그 취지를 살리는 행사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색다른 수행여행을 체험하고 온 학교가 있어 소개해 본다. 화성 청원초 아이들'제대로 물만난 아이들!직접경험하며 알아가는 체험공부!수학여행을 새롭게 만들어 가다!' 화성 청원초등학교(교장 구영회) 5,6학년은 올해 조금은 특별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2박 3일간 서울을 여행하는 일정으로 첫째날은 우리 조선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 건축물 경복궁과 서울 시민의 휴식처 청계천을 해설사 선생님들과 함께 답사하고 저녁에는 걸어서 남산타워를 다녀 왔으며, 셋째날은 남산골 한옥마을을 옛 이야기와 함께 공부하였다. 여기까지는 다른 서울 수학여행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지만, 이번 수학여행의 특별한 여행은 둘째날에 이루어졌다. 둘째날은 4~5명씩 총 7모둠으로 나뉘어 각 모둠만의 여행지를 정해 선생님의 도움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 둘째날의 여행을 위해 아이들은 2달 전부터 사전 정보를 수집하여 장소를 정하고, 교통편과 그 여행지의 볼거리와 먹거리, 해야 할 활동을 정하는 사전 준비를 시작하였다. 1차 계획이 정해지면 여행 당일 함께할 그림자 선생님이 직접 사전 답사를 실시하여 동선의 가능성, 그 지역에서 추가할만한 여행지와 활동을 조사하고, 다시 모둠 아이들과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여행 계획을 수립하였다. 결국 10회 이상의 회의를 거친 끝에 각 모둠의 여행 장소는 1모둠 – 국립현대미술관, 북촌한옥마을 2모둠 – 인사동, 여의도한강공원 3모둠 - 인사동, 창덕궁, 삼청동 4모둠 – 아라리오 미술관, 창덕궁, 홍익대 5모둠 – 동대문, 홍대 문화의 거리 6모둠 - 남대문, 인사동 7모둠 - 인사동, 서울시청, 덕수궁 으로 정해졌다. 경험하며 배우는 수학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그중 4모둠과 함께 동행해 보자. 4모둠은 처음에 창덕궁과 홍익대를 여행지로 선정하였는데 그림자 선생님의 사전 답사후 아이들의 동선에 있는 ‘아라리오 미술관’ 방문을 제안받아 여행지로 추가하였다. 9시 30분 그림자 선생님과의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숙소를 나와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충무로역으로 걸어서 이동하였다. 스마트폰 길찾기 앱을 이용하여 충무로까지의 방향을 잡고, 중간에 잘 모르는 길은 어른에게 물어보기도 하며 충무로 역에 도착, 전철을 타고 안국역까지 이동하였다. 안국역을 나와 처음 도착한 곳은 ‘아라리오 미술관’, 공간을 활용한 미술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었다. 그다음 도착한 곳은 창덕궁, 아이들이 미리 조사한 바에 의하면 초등학생은 무료였기에 무료 입장권을 끊고 창덕궁으로 들어갔다. 첫째날, 경복궁을 다녀왔지만 창덕궁은 경복궁과는 다른 또 다른 모습과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경복궁은 웅장한 모습으로 왕의 모습이라고 하면 창덕궁은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꾸며진 왕비의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같은 궁전이지만 다른 느낌의 궁전을 경험하였다. 창덕궁을 나와 향한 곳은 다음 행선지인 홍익대, 하지만 벌써 시간은 오후 1시가 되어가고 있어서 아이들은 길가에서 긴급 회의를 열었다. 창덕궁 근처에서 점심 식사를 할 것인지. 아니면 홍익대로 이동해서 원래 계획했던 ‘애슐리’에 갈 것인가. 결국 조금 배가 고프지만 참고 원래 계획했던 대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시장이 반찬이었을까 애슐리에 도착해서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애슐리의 점심식사에 100% 만족을 하고, 자신들의 선택을 자랑스러워했다. 점심식사후 도착한 홍익대 도서관. 도서관은 원래 홍익대 학생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지만 그림자 교사의 사전 답사때 도서관 측에 협조를 요청해 학생들의 출입을 허락받고 사서 선생님의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기로 하였다. 도서관 측의 배려로 알찬 도서관 견학을 마치고, 모둠의 미션을 수행하였다. 4모둠의 미션은 홍익대 학생들의 길거리 여론 조사를 통해 홍익대 예술 작품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을 선정하는 것이었다. 미리 사서선생님의 추천을 통해 이중섭의 작품 ‘황소’, 홍익대 정문인 ‘홍문관’, 홍익대인의 휴식처인 ‘와우 공원’ 세가지를 먼저 선정하고 그중에 한가지를 선택하여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30여명의 참여를 통해 얻어진 홍익대의 자랑거리는 ‘홍문관’으로 선정되었다. 마지막 미션까지 성공리에 마치고 홍대역에서 처음 출발했던 충무로역을 거쳐 4시 30분경 숙소로 도착하였다. 숙소에 도착한 7개의 모둠은 각자 자신이 여행한 여행지의 사진과 동영상을 편집하여 저녁에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며 학교에 돌아와서는 여행기를 정리하여 후배들에게 보여주는 작은 서울 여행 전시회를 가지며 특별했던 서울 여행을 마무리하였다.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의 수학여행이라 계획하는 과정에 어려움도 있고,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해 가는 과정을 통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삶의 지식으로 적용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계획하고 마친 여행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청원초의 조금은 특별했던 서울 수학여행은 끝났지만 한뼘 더 자란 아이들의 삶의 여행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미래사회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궁금하기 그지없다.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장래주요 국가에서 자동화와 인공지능으로 말미암아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11년 미국 노동부는 그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대학을 졸업할 2023년께에는 65%가량이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직업의 미래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 마틴스쿨의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번 교수는 ‘고용의 미래’ 보고서에서 컴퓨터화로 10~20년 안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 방한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교수는 “현재 학교교육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전혀 쓸모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숨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도 일찍이 “한국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에 15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한국의 교육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한국 교육의 현실은 ‘10대 집중형 학습곡선’에서 잘 나타난다. 국제 문해력 비교 조사인 ‘경제협력개발기구 성인역량조사’(PIAAC)에서 한국 10대는 최고 수준의 성취를 기록했지만, 20대 초반부터 급속히 하락하는 특이한 학습곡선을 보였다. 한국 교육은 대학 입시에 모든 게 집중돼 있어, 그 시기를 지난 뒤부터는 학습 의욕과 동기가 추락하는 걸 보여주는 조사다. 조사에서 한국은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좋아한다’라는 설문에서도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런 한국의 교육 현실은 지식이 빨리 변해서 유효기간이 짧아지는 정보화 시대에 심각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대학 입시 때문에 10대에는 금세 낡아버릴 지식을 배우느라 가장 힘들게 오랜 시간을 공부하지만, 점수와 경쟁 위주여서 정작 스스로의 내적 동기에 따라 학습을 해야 하는 시기에는 오히려 학습 의욕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토플러는 “미래의 문맹은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또 아는 지식을 활용하고 계속해서 배우는 방법(learning ability)을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는데, 한국인의 10대 집중형 학습곡선은 한국 사회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식의 반감기가 단축되는 정보화 사회는 지속학습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평생학습사회이다. 각 시·도 교육청과 각급 학교, 교사들도 이러한 교육의 위기 상황을 알고,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인 창의성과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많은 시도들이 대학 입시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있다. 학교와 교사, 학부모 등 교육주체가 정보화 사회의 본질과 방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긴 안목의 변화를 제시하고, 학생이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지닐 수 있도록 북돋울 수 있어야, 입시 이후에도 유효한 학습능력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 그중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교육적 요소는 호기심 기반 학습법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금세 낡아버려 새로운 것을 지속적으로 배워야 하는데, 그 배움을 위한 가장 큰 동력은 성공에 대한 욕망과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항상 학습을 이끄는 핵심 동력의 역할을 해왔지만, 특히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항상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그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누구나 손안에 인류의 지식 전체를 들고 다니는, 좌뇌와 우뇌만이 아니라 외뇌를 갖고 다니는 세상이다. 가장 강력한 지적 도구와 실행 수단을 누구나 갖고 다니는 셈이다. 이런 막강한 도구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능력을 교육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기기 활용법이나 프로그램 코딩 능력이 아니다. 스마트폰 등 최신 디지털 도구를 지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오락의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의 차이는 지적 호기심을 갖고 있느냐에서 결정된다. 영국 에든버러대학의 심리학자 소피 폰 스툼은 “개인의 성공을 예측하는 변수들 가운데 하나만 꼽으라면 그것은 호기심일 것”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모든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개인의 능력과 삶의 질을 가르는 요인은 호기심이라는 점에서 ‘호기심 격차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환경과 호기심을 키워가는 교육과정이 필요한 시기이다. 호기심은 영원한 배움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평생 배워야 한다. 특히 가르치는 자리에 있는 선생에게는. 인문영재반 학생들을 지도하기 시작한 지 4년째다. 독서토론, 논술, 인문학 글쓰기 과목이다. 지역교육청의 청을 받아 시작한 일이 이제는 숙제처럼 다가선다. 작금의 영재교육은 선행학습이 아니고 속진도 아니며 다만 심화 학습이어야 한다. 오래 전 10년 동안 수학경시반을 이끌 때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문제를 지도해야 상위 입상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 때는 여름방학도 반납하고 학생을 집으로 데려와 집에서 가르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잘못된 교육인가. 그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가고 유학을 가기도 했다. 국가에서 요구한 정책에 학교가 수용하고 관리자가 시키면 그대로 했던 시절이었으니 내 탓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디 그뿐인가? 매월 전 과목(9과목) 학력평가를 실시했다. 그것도 내가 가르친 내용으로 평가지를 만들어서 보는 시험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평가지 회사에서 시험지를 일괄 구매하여 보는 형태였으니 어떤 문제가 나올지 몰라 최대한 많이 가르치는 반의 성적이 잘 나왔다. 거기다 관리자는 전 학급 종합일람표를 보고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순위를 매겼다. 전후좌우로 비교하여 전체 평균을 넘지 못하는 반의 선생님은 질책의 대상이 되었던 시대였다. 교육과정과 학년 발달 수준이 다르고 평가문항도 다른데 어떻게 그렇게 비교하고 순위를 매길 수 있느냐고 항변조차 못하던 시대를 살았다. 영재반 강사를 위한 직무연수를 받은 바 없이 강의를 해온 터라 주저 없이 임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수학이나 과학 중심의 영재반 운영이 대부분인지라 초등 인문 영재를 위한 과목은 개설조차 되지 않았다. 수요자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해서 출발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연수지만 국가에서 요구하는 총론과 방향을 진지하게 섭렵하는 중이다. 수학이나 과학 영재를 위한 프로그램을 같이 공부하는 일도 융합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함께 배워야 함을 깨닫는다.인문영재반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수학이나 과학 영재도 겸하기 때문에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한 새로운 아이디어나 의견을 글로 표현하고 실험 과정과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거나 한 편의 에세이로 제출하는 데는 글쓰기 공부가 도움을 준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담양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글쓰기 수업은 융합인재를 양성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현재 인문영재반에 들어온 학생들의 글쓰기 수준은 양극화를 보인다. 글쓰기를 매우 좋아하는 학생이 20퍼센트 정도라면 아주 싫어하는 학생도 그 수준이다. 그러니 매 시간 양쪽을 아우르는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다양성의 시대, 창의성의 시대에 공교육에서 영재 학생을 따로 지도함이 맞는지 회의가 없는 건 아니다. 오하려 교육복지의 차원에서 소외된 학생, 학습 부진 학생, 학습 장애 아동에게 영재 교육에 공들이는 예산만큼이라도 투자해야 함이 더 옳지 않을까. 그들은 여름방학 기간에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지는 일이 반복되는 악순환 속에 있음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깝다. 독서토론지도나 글쓰기 지도를 해보면 영재 학급 학생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 심화 학습 차원으로 접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영재반 운영면에서도 과학, 수학 영재반은 어디나 있다. 글쓰기 초등 인문영재반은 드물다. 그걸 강의해 주는 곳도 없다. 오로지 지도교사의 역량이 의지해야 한다. 그러니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줄이고 시작했다. 학교 교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책 읽기나 토론 수업을 비롯해 다양한 글쓰기의 시작이 일기부터 시도하고 있다. 자기의 생각을 풀어내는 글쓰기가 가능해질 때까지 매 시간 강의와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인문학은 바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자신의 인생을 가꾸어 가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일기 쓰기만큼 적절한 출발점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 학기를 지나면서 이제는 글쓰는 일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여름방학 일기 쓰기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학생들이 고맙다. 솔직히 말하면 한참 제자 뻘이거나 자식 같은 젊은 선생님과 같이 받는 직무연수는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세대차도 날 것이고 가르치는 과목도 나와 다르니 소통에도 문제가 있어서다. 그럼에도 학생지도를 위한 직무연수이니 의무감이 먼저 작동한다. 배움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람? 적극적으로 배우자고 다짐한다. 그렇게 각인시키는 중이다. 일선 현장에서 글쓰기 지도 강사를 쉽게 구할 수 없으니 나처럼 영재반 직무연수를 받지 않은 교사가 글쓰기 지도를 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문제점도 있다. 일단 도교육청 담당자에게 부탁해 두었다. 수학, 과학 영재반 지도교사를 위한 강의 속에 글쓰기도 꼭 넣어달라고. 학생들의 우수성이 글로 표현되어야 한다. 그들이 만든 보고서나 에세이가 사려 깊고 논리적인 글로 남으려면 글쓰기가 기본이 되어야한다고. "하늘이 시키는 것을 性이라 하고, 性에 따르는 것을 道라 하고, 道를 따르는 것을 敎라 한다.(중용.대학 )" 필자는 지금 하늘이 준 품성(性)에 따라 배움을 전하는 길 위에서 道를 수행하는 마음으로 연수 중이다. 그리하여 내가 전하는 가르침인 敎가 내 뜻이 아닌 하늘의 뜻임을 생각하니 내 과목이 없는 직무연수지만 초긍정의 마음으로 연수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감사하고 있다. 이 땡볕에 훌륭한 강사들의 열강을 듣는 배움의 기회에 감사한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국가에서 주는 출장비까지 받으니 그것도 감사하다. 이래저래 선생의 자리가 다시 감사하다. 교육의 질은 선생의 질에 달여 있다, 영재교육도 다르지 않다. 늘 배움의 길 위에 서 있는 교직이 감사하고 아름답다.
“2개월 근무한 기간제교사도 성과상여금(이하 성과급)을 받는데 6개월 근무한 8월 퇴직자는 성과급을 못 받는 게 말이 되나요. 8월에 퇴직한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합니다.” 8월말 퇴직을 앞둔 교원들이 올해도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교원들은 문제 해결을 수년째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 당국은 여전히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행 성과급 지급 지침에 따르면 교원 성과급은 매년 평가기간(3월 1일~익년도 2월 28일) 동안 2개월 이상 근무 경력이 있는 자 중 지급기준일인 2월 28일 현재 재직자를 대상으로 지급된다. 이에 따라 8월에 퇴직하는 교원들은 3월부터 6개월 간 근무한 것에 대한 성과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기간제교사의 경우 지급기준일과 무관하게 평가기간 중 동일학교에서 2개월 이상 근무만 하면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장 교원들은 "단지 지급기준일에 재직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6개월의 근무노력과 성과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며 "같은 조건에서 기간제교사에게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달 정년퇴직을 앞둔 경기의 한 초등 교장은 “기간제교사처럼 예외 규정을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이 문제의 키를 쥐고 있는 교육부와 인사혁신처는 ‘연 1회 평가한 뒤 지급기준일 재직 교원에게 지급’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어렵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8월 퇴직자에게 성과급을 주려면 연 2회 평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현 지침으로 연 2회 지급이 가능하고 실제로 그렇게 운영하는 부처도 있지만, 부처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정부 당국에 새로운 지침을 만들도록 요구하는 등 합리적 조율을 통해 대안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제36대 회장단의 첫 이사회에서도 8월 퇴직자 성과급 지급, 교원성과급 차등 지급 개선 등 제도 전반의 개선을 위해 정기교섭에서 강력히 촉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곤 정책교섭국 국장은 “지난 15년간 운영된 성과급 제도의 운영 실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교원들이 혼란을 겪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되는 2017학년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의 읽기·쓰기교육이 대폭 강화된다. 현재 27시간인 교육시간이 60시간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공교육이 초등학생들의 연필 쥐는 방법에서부터 체계적인 한글교육까지를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글 능력을 조기에 키움으로써 이로 인한 이후 학력 격차를 해소하고 사교육 부담도 잡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교육당국이 교육 본질 회복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현재 우리나라 학생들은 초·중·고는 물론 대학생까지 글씨가 엉망이고 맞춤법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우려가 높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통한 메신저 대화가 일상화된 데다가 초등 저학년부터 받아쓰기, 일기쓰기 등 쓰기 교육이 사라진데 원인이 있다. 더욱이 국어과는 여타 교과를 배우는데 꼭 필요한 도구 교과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어 실력이 여타 교과 실력을 좌우한다는 말은 빈 말이 아니다. 이 점에서 초등 저학년에 대한 한글교육 강화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다만 단순히 시수 증가에만 머물러서는 교육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없다. 유치원·어린이집의 누리과정 영역 중 하나인 ‘의사소통’과 유·초 연계교육을 정비하는 등 후속 대책도 보완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학기부터 초등 저학년의 숙제 부과를 폐지한다는 계획을 밝혀 논란이다. 읽기·쓰기 차원의 간단한 숙제마저 제한할 경우, 모처럼 강화하려는 한글교육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된다. 더욱이 숙제 부여 여부는 교육청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 학교교육과정 운영권과 학생지도권은 학교장과 교사에게 있다. 그럼에도 학습 부담 운운하며 획일적인 통제를 가한다면 현실을 무시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비판을 면키 어렵다. 서울시교육청은 숙제 부과 여부보다 초등 저학년의 한글교육을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초등학교 교감이 됐다고 여든이 넘은 어머님이 무척 좋아하셨다. 여기저기 자랑하시고 다른 친구 분들께 밥까지 사셨다고 한다. 형과 누나들은 물론 고향 분들도 함께 축하해 주시며 그간 고생했다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갈수록 움츠리고 무거워지는 어깨 하지만 참으로 힘든 과정을 거쳐 교감이 된 것 같아 마냥 기쁘기보다는 만감이 교차한다. 다른 많은 교감들도 나름 아픈 추억을 안고 근무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어려움을 뚫고 교감이 된 만큼 앞으로 소신을 펴며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헌신해야 하는데 환한 미소보다는 근심어린 표정을 감출 수 없다는 게 가슴 한 편을 무겁게 한다. 교감이라는 자리에서 하는 일들은 정해져 있는 것이 없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일에 관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교장의 업무 고충이야 이루 말할 것도 없지만, 갈수록 교감의 업무도 혹독한 수준이 되고 있다. 아침부터 학생 교문 맞이와 등교지도에 나서야하고 일과 중에는 수업 및 생활지도가 잘 이루어지는지 장학활동을 펴야 한다. 방과 후 활동과 돌봄교실도 점검해야 하고 병설유치원이나 영재교육원운영학교, 운동부 운영학교면 업무는 더 부가된다. 교육청 공문 처리는 교사들이 일차로 작성하지만 이를 검토, 결재하고 진행 과정을 알려줘야 한다. 그래서 교감은 각 분야의 업무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요즘은 지자체와 연관된 교육 사업이 많아 그 일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교사 복무 관리와 결원 시 기간제 교사 선발, 강사 섭외및 방과후 강사 선발, 공무직 선발, 온갖 위원회 참석도 교감의 몫이다. 학교운영위원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정서행동 위기관리위원회, 기자재선정위원회, 소규모테마여행 활성화위원회, 학업성적관리위원회, 학교자체평가위원회, 교원능력개발위원회, 급식소위원회, 방과후소위원회, 학교예결산소위원회 등등 정말 많은 위원회에 장으로,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런 교감들의 노고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중간 관리자로서, 교사들의 가교?중재?조정자로서 신명나게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사기를 높여줘야 한다. 그래야 학교가 편안하고 행복해 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한국교총과 함께 노력해온 부교장제 도입, 교감직급비 현실화, 교사→교감 승진 시 1호봉 승급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사기 북돋고 열정 되살려줘야 얼마 전 머리가 아파 신경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의사 선생님이 직업이 무엇이냐고 묻길래 “초등학교 교감입니다”라고 했더니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 의사는 “교감선생님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 봐요? 요즘 찾아오는 분들이 많네요”라고 걱정했다. 교감들은 자신의 고충을 가슴에 묻고 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일을 누구와 이야기하거나 의논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아프고 치료 받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 땅의 모든 교감들은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길에 서서 행복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교감들의 헌신과 열정을 살펴줬으면 한다. 교사가 행복해야 교실이,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한다. 마찬가지다. 교감이 행복해야 학교가 행복해 질 수 있다.
미국에서 포켓몬 고(Pokemon Go)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GPS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다. 닌텐도 자회사인 포켓몬컴퍼니와 미국의 증강현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나이앤틱이 공동으로 제작해 지난달 6일 출시했다. 증강현실이란 현실에 가상의 이미지나 추가적인 정보를 덧입혀 현실을 보완하는 기술이다. 즉 휴대폰을 사용해 화면을 비췄을 때 화면 속에 포켓몬이 등장하는 것이다. 미국 교육계에서는 포켓몬 고의 교육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높다. 게임이라고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이를 교육적 차원에서 잘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전문지 에듀케이션 위크에 따르면, 텍사스 주의 브룩 에비뉴 초등학교에서는 포켓몬 고를 역사, 수학, 사회, 읽기 등 다양한 교과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이 학교 토레스 교장은 "아이들이 게임을 하며 걸어 다니면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물과 관련된 포켓몬은 호수나 강가에서 발견되기에 자연 과학도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주립대학교의 지 교수는 "포켓몬 고가 교사와 학생들이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일대학교 자폐아동 전문가 멕파트랜드 교수는 "포켓몬 고가 자폐증 학생들의 사회성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집 밖을 나서서 포켓몬을 잡기 위해 걸어 다니다보면 여러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포켓몬 고를 통해 사람들과의 대화를 이어나가며 사회성을 기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켓몬 고를 활용한 체육 활동에도 관심이 높다. 사회 전반적으로 비만 문제가 심각한데 포켓몬 고는 포켓몬을 더 많이 잡기 위해서 많이 걸어 다녀야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운동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포켓몬이 등장할 때마다 학생들이 더 걷거나 뛰도록 하는 등 게임 기능을 활용해 학생들의 활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어서다. 실제로 아이다호 대학교에서는 오는 가을 학기에 포켓몬 고를 활용한 체육 과목을 신설할 예정이다. 강의를 맡은 버드 교수는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협동력과 리더십 증진, 게임을 통한 지역 사회 탐방 등의 효과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팀을 이뤄 포켓몬을 잡는 게임 방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팀워크와 리더십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펜실베니아주립대 대학원생 박효원 펜실베니아주립대 대학원생 ⓒ 한교닷컴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국이 국가 교육과 관련한 법적 규정을 마련한 것은 1997년 수정된 태국왕국 헌법이 최초다. 이어 정부는 인적자원 개발과 교육수준 제고를 위해 2년 뒤 교육개혁을 단행하면서 ‘국가교육법’을 제정했다. 이를 통해 교육의 지방분권화와 활성화 등을 명문화하고 모든 연령의 잠재력 개발을 위한 평생 교육 촉진, 직업교육과 대학교육 활성화, 교사 전문성 개발 등을 정책으로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모두를 위한 교육’, ‘지속가능발전교육’, ‘세계시민교육’ 등 유네스코의 교육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교육 내용과 방법을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며 학생들의 창의성과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부터는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Moderate Class, More Knowledge’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업 시간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교실 정규 수업을 줄이고 음악, 스포츠, 문학, 토론 등 다양한 교실 밖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방과 후 오후 2시 30분부터 학교가 마련한 교실 밖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 학교 제도 태국의 교육 체제는 정규 교육, 비정규교육(non-formal :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정식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하지만 학위나 학점이 제공되지 않는 형태), 비형식교육(informal education : 정식 교육과정이나 학위·학점이 제공되지 않는 형태) 3가지로 나뉜다. 정규 교육 체제에는 국·공·사립학교뿐만 아니라 특수학교, 종교학교, 국제학교 등이 포함된다. 2014년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교원 수는 64만 1793명으로 이중 초중등 공립학교에 40만2412명이 배치돼 있다. 학생 수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총 1336만 2513명으로 집계됐다. 학제는 초등학교는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이다. 초등학교, 중학교가 의무교육에 해당되지만 12년 교육과정 모두 수업료 등이 법적으로 무료다. 학교 교육과정은 2개 학기로 나눠 운영된다. 초·중·고는 5월 15일 정도에 학기를 시작해 다음해 3월에 끝난다. 대학은 아세안의 다른 국가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8∼12월에 1학기, 1∼5월에 2학기를 운영한다. 초중등 과정에서 주요 교과는 태국어, 수학, 과학, 사회 및 종교·문화, 체육, 예술, 직업 기술, 외국어로 8개가 포함된다. 학교급별로 졸업 단계에서 국가성취도평가를 치른다. 특히 고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이 시험에 통과해야만 한다. 고교 졸업 대상자는 O-NET(Ordinary National Educational Test)과 A(Advanced)-NET이라는 두 가지 유형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 시험 성적과 고교 3년의 내신 성적을 합산해 대학에 지원하게 된다. 대학의 학위 취득 자격 기준이나 명칭은 다른 국가와 동등한 수준을 맞추기 위해 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한 학년에 최소 이수 학점을 30학점으로 정하고, 정규 수업이나 실습 등에서 요구하는 학습량이나 기준을 정하고 있다. △ 교원제도 교사가 되려면 전국 170개 일반대학의 교육학부에 교직과정(5년)을 거쳐 학사학위를 받아야 한다. 4년으로 운영되던 교사양성과정은 지난 2004년에 실습 기간 1년을 추가해 5년으로 개정됐다. 마지막 5학년에는 180일 동안 학교 현장에서 실습을 해야 한다. 졸업 후에도 1년 동안 학교에서 보조 교사로 실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 최근에는 우수 교사 확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44개 소수의 대학에서만 운영되던 교직 과정이 십여년 전부터 전국 일반대학에서 확대 운영되면서 학생들의 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 산하 교원위원회나 교원단체 등에서는 교원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지원 사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교직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지식을 배우거나 새로운 교수법을 익히는 연수에 사용할 수 있는 할인권을 지급하는 사업 등이 있다. 교사의 직책은 보조 교사부터 경력에 따라 K1~5단계로 나뉜다. 이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봉급액 기준도 법령으로 정해 놓고 있다. 2015년 기준, 보조교사의 최저 임금은 49만6838원이고 K5교사의 최고 임금은 253만5360원으로 직책에 따른 편차가 크다. 사립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의 경우에는 임금 수준이 학교에 따라 다르다. 교육부 산하의 교직원위원회(OTEPC)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공립 교직원에 대한 지원 등 교원 처우와 사기를 높이기 위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출랑롱콘 대학 교수 Fuangarun Preededilok 출랑롱콘 대학 교수 ⓒ 한교닷컴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국 시도교육청들이 용도가 정해진 수십 개의 목적사업 예산을 이름만 바꿔 학교운영비에 포함시켜 학교 재정 자율성 강화 취지와 배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15년 지방교육재정분석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시도교육청 별로 적게는 2개부터 많게는 81개의 목적사업 예산이 학교운영비에 통합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보니 순수 목적사업비보다 학교운영비 증가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학교 순수 목적사업비는 세입결산액 대비 2010년 32.1%에서 2014년 34.3%로 2.2%p 증가한 반면 학교운영비는 2010년 23.9%에서 2014년 29.8%로 5.9%p 증가했다. 이는 목적사업 예산을 학교운영비에 포함시켜 나타난 수치상의 증가일 뿐 실제로 예산 운용에 있어 자율적인 학교운영비가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례로 올해 서울 A초 예산에 학교운영비는 5억 1000만원, 순수 목적사업비는 5억 3800만 원이다. 그러나 학교운영비 항목 안에 ‘학교기타운영비’라는 명목으로 교원연구비(3600여 만 원), 특수학급운영비(600여 만 원), 학습부진 전담 강사비 및 초등수영교육 지원(1400여 만 원) 등 목적이 지정된 사업비가 6200여 만 원 편성돼 있다. 사실상 학교운영비는 4억 5000여 만원인 셈이다. 이는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26개 목적사업 예산을 ‘학교기타운영비’ 세목에 포함시켜 편성한데 따른 것이다. 배움터지킴이나 교원연구비 등 사실상 학교급 전체에 교부되는 사업뿐만 아니라 야영협력학교, 기계공동실습소 운영 등 특정 학교를 위한 사업까지 망라돼 있다. 지난해에는 9개 사업을 포함시켰는데 올해는 그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타 시도교육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각 시도의 ‘2016학년도 학교회계 예산편성 기본지침’에 따르면 대구는 72개 목적사업 예산을 학교운영비 항목에 통합했고 충남 41개, 경기 39개, 경남 38개, 제주 31개 등 수십 개 목적사업을 학교운영비 항목에 편성했다. 한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실상 눈가림"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교육청들은 개선 노력에 미온적이다. 다른 도교육청 관계자는 "목적사업비를 줄이는 것이 예산수립의 기본 방향이지만 교육청의 각 사업부서들은 목적성 경비여야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방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한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운영비에 포함시킨 사업비는 잔액을 반납하지 않아도 돼 예산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불만이다. 서울B고 교장은 "어차피 정해진 목적으로 집행할 수밖에 없는 강제성을 띤다"며 "포장만 된 학교운영비로는 재정 자율성을 높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C초 행정실장은 "집행잔액이 많이 남으면 사업계획을 잘못 짰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잔액이 거의 미미하다"며 "교원연구비 등은 잔액이 남으면 다음 분기에 이를 반영해 예산을 신청하기 때문에 사실상 잔액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용남 한국교육개발원 지방교육재정특임센터 부연구위원은 "매년 반복되는 일상 경비 성격의 목적사업비는 줄이고 학교기본운영비를 대폭 늘려 학교의 재정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내년부터 초등학생 한글교육 학교가 책임진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해인 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의 한글교육이 대폭 강화된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무리한 받아쓰기를 시키거나 유치원 등에서 초등 대비 성격으로 일기쓰기 등을 시키는 것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확정·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최근 개발된 초등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는 한글교육이 약 55차시(차시는 시간의 의미. 초등 1시간은 40분 수업) 분량으로 담겼다. 아직 개발 중인 초등 1학년 2학기와 2학년 1, 2학기 교과서 속 한글교육 분량까지 모두 합치면 1∼2학년 전체 한글 수업은 총 60여 차시 분량이 될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이는 현행 초등 1∼2학년 한글교육 시간(27차시)과 비교해 배 이상 증가한 것이자 지난해 고시된 초등 국어과 교육과정안이 제시한 분량(최소 45차시 이상)과 비교해서도 훨씬 늘어난 양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내년 초등 1∼2학년, 2018년 초등 3∼4학년과 중1·고1, 2019년 초등 5∼6학년과 중2·고2, 2010년 중3·고3 등으로 순차 적용된다. 이에 맞춰 교육부는 내년 초등 1∼2학년이 사용할 교과서를 새로 개발 중이며,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의 경우 현재 현장 검토본이 나와 심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특히 한글교육 시간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용 면에서도 강화된 지침에 따라 교육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등이 늘면서 갈수록 한글을 종이 위에 직접, 정확히 써 볼 기회가 줄어든다는 판단에서다. 교과서와 함께 개발된 교사용 지도서에 '연필을 바르게 잡고 바른 순서대로 쓰는 등 기초학습을 탄탄히 한다' '입학 초부터 어려운 받침 등이 들어가는 무리한 받아쓰기로 한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한다' 등의 유의사항도 담았다. 국어 외에 1학년 1학기 통합교과, 수학 등 다른 교과서에도 글자 노출을 최소화하고 듣기, 말하기 중심으로 교과서를 구성해 학생, 학부모들이 한글을 읽고 쓰는 데 부담을 한층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은연중에 보호자에게 한글교육을 권유하거나 일기쓰기 등 초등 저학년 수준의 활동을 하지 않도록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를 통해 각 유치원 등에 안내하기로 했다. 이처럼 교육부가 초등 한글교육 강화에 나선 것은 언제부터인가 학교에 가기 전에 한글을 떼고 오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져 사교육이 늘어나는 한편, 사교육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 학생 등도 증가하는 현실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적어도 모국어만큼은 공교육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판단"이라며 "과도기를 거쳐 학부모들이 정말로 '학교에서 한글을 책임지는구나' 하는 인식을 하게 되면 선행교육도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8월 1일 자 연합뉴스 인용) 한글교육 모든 공부의 시작-호기심과 배우는 즐거움, 1학년 때 느끼도록 필자는 초등학교 1학년을 여러 해 맡고 있다. 저경력의 선생님들이 1학년 담임을 힘들어하는 이유가 첫째이고 학교 측의 염려가 많아서였다. 1학년은 평생학습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1학년의 학습 경험이 공부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 학교는 즐거운 곳이고 공부란 의미 있고 재미있다는 경험을 안겨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식사하기, 예의 지키기와 같은 기본생활 습관 형성을 비롯하여 책을 좋아하게 하는 일, 친구를 소중히 하는 일과 같이 차원 높은 인간관계를 배워가는 인생의 결정적 체험이 자리를 잡는 귀중한 시기다. 그런데 국가가 요구하는 교육과정을 미리부터 배우고 오는 입학생들이 늘어나면서 1학년 입학 전부터 선행학습으로 한글을 줄줄 읽고 입학하는 학생들이 과반수를 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한글을 깨우치지 못하고 입학하는 학생들이 겪는 공부상처는 도를 넘기 시작했다. 한글 교육에 투입되는 학습 시간도 부족하니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다. 1학년 때부터 한글 받아쓰기를 하는 상황이 연출되다보니 그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했다. 글자는 추상이다. 그러니 글자에 오랜 동안 노출되고 가지고 노는 시간이 많아져야 한다. 그것은 시간이 걸린다. 개인차도 존재한다. 문자에 빠른 학생이 있는 가하면 이미지에 익숙한 학생도 있다. 개인차만큼이나 문자를 습득하는 과정도 다 다르다. 최소한 1학기 정도를 문자에 익숙한 환경으로 글자와 놀게 해주며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글자를 통문자로 깨닫는 시기는 어느 날 갑자기 폭발적으로 다가온다. 그 순간은 선생님도 부모도 아이도 모른다는 점이 중요하다. 오랜 노출의 경험과 축적된 시간이 임계점에 도달해야 비등점을 통과하는 것이다. 그 순간이 오면 아이들은 동공이 커지고 뭐든 신기해하며 글자에 몰입한다. 그 기쁨의 순간을 목도하는 행복감은 곁에서 지켜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기도 하다. 뭐든 물어보고 쓰기를 즐긴다.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뻐하는 그 모습이 주는 희열 때문에 1학년 담임을 또 맡곤 한다. 글자를 깨닫는 순간 그들에겐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교육은 아이들에게서 그 기쁨을 빼앗아 왔다. 억지로 노출시켜서 어렵게 글자를 익히는 고생을 시키며 선행학습을 해 왔으니, 이 나라 학생들이 공부를 즐기지 못하는 병폐의 시작은 한글 교육의 선행학습이라고 단언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자기 이름도 쓰지 못하는 학생이 입학했다. 그런데 지금 그 학생은 우리 반에서 글씨를 가장 바르게 쓰고 연필 잡는 손 모양도 정석이다. 아직 받침 없는 글자를 읽는 정도지만 그 학생의 상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친구들이 글자로 의사표현을 할 때 그 학생은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하도록 하거나 그가 한 말을 내가 써 주곤 했다. 그 학생은 교내 흡연예방 그림그리기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글자 대신 이미지를 표현하는 상상력과 호기심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각종 체험학습 그림일기 쓰기도 아주 잘한다. 글은 서툴지만 그 아이가 말한 대로 써주면 그대로 베끼는 일을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글자도 많이 익혔다. 우리 반에서는 과감하게 받아쓰기도 최대한 줄였다. 한다 하더라도 그 아이가 아는 동물 이름을 쓰게 하는 수준에 그쳤다. 선생님이 불러주는 낱말을 알고 있는지를 묻는 받아쓰기는 상상력 제로, 거기다 재미도 없는 영혼이 없는 공부라고 생각해서다. 그 대신 책을 읽어주거나 재미있는 동시나 동화를 여러 번 읽어주고 자동적으로 암송하게 하는 일을 공부 시작 전에 다 같이 하면서 즐기는 시간을 갖곤 했다. 글자는 몰라도 듣고 외우는 일은 노래를 부르듯 반복하면 잘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한 글자씩 깨달으며 즐거워하며 자랑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손가락 발달이 진행 중인 1학년 학생들에게 쓰기 숙제는 최대한 즐여야 한다. 그것은 학습이 아니라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반은 알림장 쓰는 시간도 없다. 필자가 원고지 공책에 써서 학교의 알림과 학습 준비물, 행사 안내를 모두 한 장의 칸 공책에 날마다 써서 복사해서 주면 된다. 부모님은 그걸 읽어 주시고 체크하면서 챙기다 보니 학교의 알림 내용이 100퍼센트 전달된다. 숙제로 몇 글자 쓰는 것도 거기에다 하면 된다. 새롭게 배운 한자 몇 자도 곁들여 매일 쓰다 보니 한글과 한자를 같이 배우기도 한다. 알림장 쓰느라 놀 시간을 빼앗기지 않아서 좋고 글자를 쓰느라 낑낑대지 않아서 좋아한다. 글자를 다 아는 2학년쯤에 알림장을 직접 써도 된다고 생각해서다. 이제는 앞서가는 교육보다 함께 가는 교육을 필자가 늘 쓰는 말이 있다. "글자 공부는 나중에라도 할 수 있지만, 친구에게 함부로 말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나중에 배울 수 없어요. 글자를 배워가는 중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바르게 글씨를 쓰고 연필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해요. 쓰기 쉽다고 함부로 연필을쥔 손은 어른이 되어서도 고치기 어렵답니다. 이미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선생님이 책을 읽어 주면 되고 안내장도 시험지도 읽어주니 걱정하지 말아요. 글자는 못 써도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게 더 중요해요. 아인슈타인도 에디슨도 글자를 늦게 읽었대요. 그리고 글자를 아는 친구는 글자를 잘 모르는 친구를 놀리면 안 돼요. 친구 마음에 상처를 주기 때문이에요. 아주 나쁜 일이지요. 정말로 친구를 위한다면 그 친구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을 옆에서 친절하게 읽어주는 친구가 정말로 좋은 사람이랍니다." 교육부가 내놓은 이번 정책은 두 손을 들고 환영하는 바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집에서 일찍부터 한글을 배우느라 엉망이 된 연필 잡는 모습은 1학년 담임으로서 가장 고쳐주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글자를 미리 알고 온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글자는 읽지만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읽어서 그게 무슨 말이지 문해력이 터지지 않아서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 무서운 것은 그렇게 선행학습을 해온 아이들의 학습태도가 가장 나쁘다는 점이다. 호기심과 상상력은 문자의 틀에 갇혀 오는 게 대부분이다. 거기다 글자를 좀 안다고 자만심에 젖어있거나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에는 교우관계까지 망치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독일에서는 1학년 학부모에게 특별히 당부 아닌 경고를 한다고 한다. 선행학습을 하지 말고 입학하라고! 그런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 학급의 학습을 방해해서 친구들의 학습 의욕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고. 이제나마 대한민국의 교육의 문제점이 초등학교 1학년의 선행학습에 있음을 간파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첫 단추를 제대로 찾은 것 같아 정말 다행이다. 공부도 때가 있다. 성장과 발달이 준비된 1학년 때 차분히 한글을 깨치도록 받아쓰기도 줄이고 글자로 즐겁게 놀듯이 게임하듯 배우게 하자. 학습의 첫 차부터 초고속으로 태워서 아이들을 어지럽게 하는 일만은 하지 말자. 교육에도 느림의 철학이 절실하다. 우리 아이들이 멀리, 함께 갈 친구들과 놀이처럼 즐겁게 학습열차를 타게 하자. 이제는 옆집 아이보다 앞서가는 교육이 아니라 함께 가는 교육이 필요한 시대를 열어야 한다.
꿈과 감성채움으로 참 삶을 가꾸어가는 Dream 행복교육을 비전으로 혁신학교와 창의지성운영학교를 주도하고 있는 경기도 화성시 청원초등학교(교장 구영회)의 여름방학은 오늘도 신나기만 하다. “여러분! 즐겁습니까?” “예, 즐겁습니다.” 35,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서도 29일의 여름방학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는 청원초등학교 전교생 92명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운동장을 떠나갈 정도이다. 8월 2일부터 4일까지 대학생 교육기부(9기)팀 14명 언니오빠들의 SOC SOC CAMP를 시작으로 영어집중 프로그램인 영어캠프(8월 8일-8월 12일), 리코더 전문가 연습하기 단계의 리코더 캠프(8월 10일-8월 12일), 원어민선생님과 함께하는 원어민영어캠프(8월 16일-8월 19일), 화가선생님과 함께하는 미술캠프(8월 22일-8월 24일), 북아트 및 저자출판회 등의 자기주도독서프로그램인 독서캠프(8월 22일-8월 24일),교과학습 부진학생의 학력점프 프로그램인 기초학습캠프(8월 8일-8월 25일), 돌봄이 필요한 학생의 365 케어시스템인 돌봄교실(7월 28일-8월 25일) 등 총 8개의 프로그램이 학생별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첫 프로그램 SOC SOC CAMP가 진행되고 있는 청원초등학교 다목적실에 들어가니 3-6학년 학생 30명이 대학생 언니오빠와 종이비행기 날리기 활동이 한창이다. 나눔 소통 배움 재미 치유의 가치를 담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대학생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캠프라 더욱 열성적인 교육기부 프로그램으로 생각된다. 이번 캠프는 티셔츠, 지점토, 핸드페인팅, 탱탱볼 등 만들기에서부터 인간블루마블, 마을 만들기 등 프로젝트, 주먹밥 계란밥 샌드위치 등 요리 만들기 까지 융합 창의적체험활동이 계획되어 있어 학생들의 기대가 크다. 종이비행기 날리기를 마친 6학년 황성연 학생은 “3학년 동생부터 6학년까지 대학생 형 누나와 함께 공부에 대한 이야기,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거리낌없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특히 서로 공감하면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겨울방학에도 있었으면 합니다.” 혁신학교 이전부터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동반성장하는 Dream 행복교육을 4년째 이끌고 있는 청원초등학교 구영회 교장은 “우리 학교는 전교생 92명의 작은 시골학교이지만 자기주도와 열정, 책임의 교육과정은 어느 학교 부럽지 않습니다. 92명 학생 한 사람 한사람을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학부모의 다양하고 변화하는 요구사항을 24명 교직원의 끝없는 배움과 소통으로 수렴하고 있기에 교육공동체의 만족도가 높은 것입니다. 같이 가치를 추구하는 가치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며 학생들을 바라본다. 2박 3일의 SOC SOC CAMP를 시작으로 이 여름이 덥지 않을 청원초등학교 학생들이 앞으로 더욱 배려하고 나누며 실력있는 학생들로 자라나길 기대해 본다.
날씨가 갈수록 덥다. 언제까지 더울까?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가 하면 올해는 더위도 길어진다고 하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초등교원 절반 “담임교체 요구 겪거나 본적 있어”라는 기사를 읽었다. 교총, 889명 설문조사에 의하면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매년 급증하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 ‘담임을 바꿔 달라’는 학부모의 요구가 빈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국교총이 지난달 27~28일 서울‧경기‧인천 초등교원 889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1.74%)한 결과 8.5%가 ‘담임 교체 요구를 직접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가까운 교사가 겪는 걸 본 적이 있다’는 답변은 44.9%나 됐다고 한다. 학부모님의 입장에서 자기 자식을 보다 더 잘 가르치게 해달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자기 자녀중심의 과도한 요구는 선생님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인격의 모독까지 느끼게 되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가 없게 된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가 4학년까지인데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이 이사를 잘 가지 않아 한 학교에서 초등과정을 마치게 되는데, 1학년 때의 담임이 4학년 때까지 담임을 한다고 한다. 우리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4년 동안 담임을 하게 되니 한 학생, 한 학생에 대한 면면을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부모님보다 더 잘 알 것이다.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초등학교 때 학생들마다의 능력과 적성을 다 파악해서 너는 인문계열, 너는 실업계열로 진학하라고 지도를 하면 부모님들은 담임선생님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른다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학부모님이 담임선생님을 믿어주는 이가 적어지고 있는데 지구촌 반대편에는 담임선생님을 전적으로 믿어주고 담임선생님의 조언을 거의 그대로 따른다고 하니 이런 모습을 우리나라 교육계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지나친 욕심은 학생을 힘들게 만들고 불행하게 만든다. 독일에서는 진도를 너무 느리게 나간다고 한다. 갑갑할 정도로 느리게 나간다고 한다. 선수학습이라는 찾아볼 수가 없다. 고등학교 갈 때까지는 우리나라의 학생들에게 선수학습도 시키고 열심히 공부를 시켜 다른 나라의 학생들보다 앞서가는 듯해도 대학에 들어가면 그 때부터 우리 애들이 독일 애들보다 떨어지게 되는 것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과욕은 버리는 게 좋다. 지나친 욕심은 학생을 힘들게 만든다. 지나친 것보다 모자람이 낫다. 학부모님들이 조금 느긋해지면 어떨까? 멀리 내다보면서 건강하게 키우고, 밝게 키우고, 명랑하게 키우며, 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생각을 하며 늘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키우는 학교의 풍토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선생님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가지면 얼마나 좋으랴!
팔월의 뜨거운 열기 속에도 통영의 바다는 아름다웠습니다. 싱그러운 바다 내음과 더 푸른 색감을 자랑하는 화가 전혁림의 그림을 보러 길을 떠났습니다. 창원에서 통영까지는 1시간이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지만 휴가철 통영으로 가는 길에는 꽤 차가 많았습니다. 남해의 아름다운 도시, 통영은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도시입니다. 소설가 박경리 선생과 청마 선생의 향기가 남아있고, 백석과 김춘수의 시, 이영도 시인의 시조가 흘러나올 듯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숨을 쉬고 있는 곳입니다. 전혁림 미술관은 67번 국도를 따라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방향으로 봉수골이라는 작은 마을 기슭에 있습니다. 푸른 타일로 장식한 외관이 아름다운 미술관에는 통영 바다를 연상시키는 시원한 비취빛 그림뿐만 아니라 선생의 도자기 작품과 다른 소품, 물감, 파레트 등 삶이 묻어나는 일상의 소소한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전혁림미술관 아래 담장을 같이한 작은 출판사와 책방도 함께 방문하였습니다. 출판사 ‘남해의봄날’은 서울 생활을 접고 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통영에서 지역문화의 구심점이 되어 꽃피우겠다는 젊은 출판인의 아름다운 소망이 오롯이 드러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봄날의 책방’에는 젊은 청년이 ‘남해의봄날’에서 만든 몇 권의 책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의자 두어 개가 전부인 책방 안으로 들어가니 젊은 엄마는 책 구경을 하고, 어린 아들은 만화책에 넋을 읽고 보는 풍경이 더운 여름철의 한가로움을 더합니다. 책방주인이 꿈이었던 초등학교 시절에 그려본 아주 작은 책방에서 가장 최근에 발간한 책을 잠시 읽었습니다. 전설의 책방지기에 관한 책입니다.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일본의 유서 깊은 책거리 진보초에 위치한 백 년 역사의 인문 서점 ‘이와나미 북센터’. 그곳에는 85세의 나이에도 매일같이 서점으로 출근하는 진보초의 명물 ‘시바타 신’이 있습니다.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은 시바타 신이 말하는 일본 서점 업계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오랫동안 그와 교류해 온 일본 출판 서점 전문 저널리스트 이시바시 다케후미가 3년간 밀착 취재해 글로 옮긴 것입니다. 일본 서점 업계의 존경 받는 스승으로 불리면서도 항상 보통의 삶, 보통의 책방일 뿐이었다고 말하는 시바타 신의 파란만장 인생사를 따라가다 보면 일본 출판과 서점의 전성기부터 현재의 모습은 물론, 서점의 미래를 고민하며 세계 제일의 책거리 진보초를 지켜내려는 작은 소상인들의 치열한 노력과 애정을 함께 엿볼 수 있습니다. 내가 문학에서 학교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글이다. 시민이 스스로 힘으로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해야 할 말은 제대로 문장으로 표현한 책, 제대로 편집한 책이라면 그 책을 사는 손님을 반드시 있을 것이다. 권위는 스스로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으로 스스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주변에서 그 사람을 존경 할 수 있다고 인정했을 때 비로소 권위가 생겨나는 거지. 지각하는 학생을 잡으로고 교사가 교문에서 팔짱을 끼고 있잖아. 그건 권력만 부상하고 권위가 소실된 풍경이야 학생들이 날 존경해야 하는 강제가 발휘되고 있는 현상이야. 예전에는 동네마다 있던 작은 책방들이 사라지고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이 대세인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학교 앞 작은 책방에 쪼그리고 앉아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다가 쥐가 나서 주저앉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였습니다. 그 때 꿈은 원 없이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보는 책방주인이 되고 싶었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은 책방주인이었다. 작은 책방과 작은 출판사가 지역문화의 중심에 서야한다는 젊은이들이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참 아름답고 멋진 일입니다. 우리집 위에도 작은 북까페가 있습니다. 일주일 한번은 가서 앉아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젊은 가게 주인과 책이야기를 하며 커피를 마십니다. 마을마다 책방이 있고, 그곳에서 그 지역의 시인을 만나 작가와 독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공동체를 꿈꾸어봅니다. 지금은 작은 강마을의 어리석은 선생이지만, 미약한 힘일망정 이 문화의 물결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강마을에는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천둥과 번개소리가 요란하고 빗줄기가 강합니다. 이글이글 뜨거운 햇살이 익었던 땅위에 수증기가 오릅니다. 여름의 한가운데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 ‘담임을 바꿔 달라’는 학부모의 요구가 빈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이 지난달 27~28일 서울‧경기‧인천 초등교원 889명을 모바일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1.74%) 한 결과, 8.5%가 ‘담임 교체 요구를 직접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까운 교사가 겪는 걸 본 적이 있다’는 답변은 44.9%나 됐다. 담임 교체 요구를 ‘올해(현재) 겪고 있거나 본 적이 있다’는 비율은 23.5%에 달했다. 담임 교체 요구 이유로는 ‘교과·생활지도에 대한 자녀 중심의 과도한 요구’(30.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학생 징계 및 훈계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25.3%), ‘자녀를 차별한다며 항의’(16.8%) 순이었다. 학부모 요구에 대한 처리 결과에 대해서는 ‘계속된 민원과 문제제기로 어쩔 수 없이 교체했다’(53.8%)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받아들이지 않았다(16.0%)거나 충분히 이해시켜 합의점을 모색했다(14.4%)는 답변은 30.4%에 그쳤다. 담임 교체를 둘러싼 갈등 경험은 교원들의 교직생활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렵고 심리적인 부담으로 수업, 학생지도가 위축된다’(56.1%), ‘회의를 느껴 명예퇴직 등 퇴직까지 고려한 적이 있다’(31.5%)고 대다수 교원들은 토로했다. 이밖에 담임 교체를 넘어 강제 전보 요구까지 받은 적이 있거나 동료가 겪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각각 2.6%, 17.0에 달했다. 교총은 “학부모에 의한 부당한 수업, 인사 침해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라며 “학교교권보호위원회가 실질적으로 교권보호 및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법령을 재정비하고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창구를 더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충북 괴산은 산세가 멋들어진 35명산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자랑한다. 지난 7월 19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괴산의 칠보산과 쌍곡구곡으로 여름야유회 산행을 다녀왔다. 일곱 개의 봉우리가 보석처럼 아름다운 칠보산(높이 779m) 주변에는 덕가산, 보배산, 군자산, 큰군자산, 악휘봉, 막장봉, 장성봉, 희양산 등 고만고만한 높이의 산들이 많아 등산을 즐기기에 좋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쌍곡구곡으로 향한다. 가까운 곳에서 산행과 물놀이를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 윷놀이를 하며 푸짐하게 기념품도 주는 날이라 통로의 보조석에 앉은 회원들도 여럿이다. 아름다운 달천을 끼고 있는 여행자 쉼터 괴산 만남의 광장에 딱 한번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6주년 야유회를 맞아 회원 모두가 소중하다는 인사말과 석진 산행대장님의 산행지 안내를 들으며 9시경 떡바위 인근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쌍곡구곡의 제3곡인 떡바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쌍곡구곡은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는 10.5㎞의 계곡에 기암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진다. 계곡의 물줄기를 구경하고 산길로 들어서면 길이 편하고 가는 물줄기가 산중턱까지 이어진다. 숲이 습해 망태버섯, 달걀버섯 등 여러 종류의 버섯들이 길가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자연이 만든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떡바위에서 2.1㎞ 거리의 청석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각연사는 1.7㎞, 칠보산 정상은 0.6㎞ 거리에 있다. 청석재까지는 조망이 없어 걷는 내내 갑갑하지만 청석재를 지나 능선으로 접어들면 사방이 트이고 풍경도 멋져 산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큰군자산과 보배산, 노송과 고사목, 산 아래편의 각연사, 아기자기한 바위들을 구경하며 칠보산 정상에 도착하면 작은 표석이 맞이한다. 정상 가까이에 있는 전망대에서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고 4.3㎞ 거리의 절말 방향으로 계단을 내려선다. 정상에서 활목고개까지 0.7㎞ 거리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풍경들이 많다. 역시 산행은 날씨가 맑아야 제대로 보여준다. 멋진 구름들이 하늘 아래 풍경을 한층 아름답게 만들었다. 걸음을 멈추고 방금 지나온 정상을 바라보고, 거북바위와 고사목을 카메라에 담는다. 활목고개에서 산행을 마칠 쌍곡휴게소까지는 3.6㎞ 거리다. 살구나무골을 만나면서 계곡의 수량이 많아지고 모습이 그럴듯한 폭포들도 만난다. 세상 급할 게 뭐있나.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 몇 번 내려서느라 제일 뒤편이지만 물놀이하는 사람들처럼 자유를 누린다. 쌍곡폭포, 쌍곡구곡, 칠보산을 카메라에 담고 1시 20분경 산행을 마쳤다. 옛날에 칠봉산으로 불렸다는 칠보산의 봉우리들은 쌍곡의 절말에서 바라보는 게 제일 멋지다. 야유회 산행하는 날 산행도 못하고 음식을 준비한 임원진 덕분에 삼겹살, 김치국수, 전, 수박, 참외, 옥수수 등 먹을 게 지천이다. 여행용캐리어를 상품으로 내건 윷놀이까지 하고 4시 40분경 청주로 향했다.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까지 들렀지만 모처럼 가까운 곳으로 산행 가는 날은 집에 도착해 식구들과 여유를 누릴 수 있어 좋다.
2011년 공직자들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일명 ‘김영란법’이 제안되었으나 내수 경기 위축과 기존 부패 척결 법 취지를 지켜야 한다는 벽에 막혀 3년 가까이 표류해 왔다. 그러다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마침내 지난 2015년 3월 국회를 통과, 국민권익위원회가 2016년 5월 그 시행령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진작 포함되어야 할 국회의원과 시민단체가 대상에서 빠지고 대신 언론사와 사립학교 교직원이 ‘김영란법’ 적용 대상으로 포함되자 이에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사립학교 관계자 등이 ‘김영란법’ 위헌 여부를 심판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냈다. 그리고 2016년 7월 위헌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합헌으로 결정을 내렸다. 이 발표에 각계각층의 희비가 교차하였다. ‘김영란법’이 합헌으로 발표되어 9월 말부터 시행됨에 따라 앞으로 공무원은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과 관계없이 형사 처분을 받게 된다. 식사 대접은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이 한도이다. 이에 내수 경기를 우려하는 여러 업체(농축산업체, 자영업체 등)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였다. 그리고 각자의 입장에서 유불리(有不利)를 따지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업체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특히 ‘김영란법’ 적용대상에 사립학교 교원이 포함되어 있어서일까? 헌법재판소의 발표 날, 사립학교인 본교 선생님의 관심이 남달랐다. 그리고 ‘김영란법’이 합헌으로 발표되자, 선생님의 의견 또한 분분했다. 사립학교 교직원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기에 헌법재판소의 이와 같은 결정은 무차별적인 교권침해라며 일부 교직원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법으로 그간 일부 사학재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리 척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점에서 환영의 뜻을 밝힌 교사들도 있었다. 그리고 자본주의 시대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이 더는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혹자는 이를 역이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거라며 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퇴직을 앞둔 한 선생님은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촌지(寸志)도 받아본 적이 없다며 ‘김영란법’ 그 자체를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한 여선생은 방학 중 담임 선생님과의 식사를 취소해야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리고 한 수학 선생님은 적용기준이 모호하여 수학을 못 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어떤 교사는 행동 하나하나를 누군가로부터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나쁘다며 ‘김영란법’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만에 하나 어떤 교사가 비리를 저지른 행동을 목격했을 때, 그 사실을 신고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일이 생길 수 있다며 ‘김영란법’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나아가 서로의 비리를 감춰주고 묵인함으로써 교사들끼리 위화감도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 사회 선생님은 진정성을 갖고 ‘김영란법’이 제대로 정착만 된다면 OECD에 가입한 34개의 회원국 중 부패인식지수순위 만큼은 하위권에서 분명히 벗어날 수 있을 거라며 이 법에 상당히 희망을 거는 눈치였다. 참고로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2016년 기준)'는 100점 만점에 56점이다. ‘김영란법’에 의견이 분분하자 일부 교사들은 적용 대상을 특정 사람이나 단체에 국한하지 말고 이참에 전 국민에게 적용하자고 주장하였다. 사실 모든 교사의 한결같은 마음은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어쩌면 모든 국민이 바라는 사회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일 것이다. 따라서 ‘김영란법’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권모술수(權謀術數)를 행하는 사람들에게 일침(一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최근 연일 불거져 나오는 일부 고위 관리자들의 비리에 국민의 심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이 모든 것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을 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각자가 맡은 위치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해야 함에도 그들의 부도덕한 행위는 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래서 일까? 요즘 들어, 새삼 정약용이 지은 목민심서 내용이 떠올려지는 이유는 왜일까? 「지도자에게는 덕망, 위신, 총명이 필요하다. 총명은 학식이나 판단력이 남보다 뛰어나지만 주민이나 실무자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좋은 의견을 행정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덕망은 있으나 위신이 없거나 위신만 있고 덕망이 없는 사람은 지자체를 꾸려갈 때 부하들이 잘 따르지 않을 위험이 있다. 또 총명은 자치단체장이 진행되는 일의 잘잘못을 가려낼 수 있는 정확한 판단력의 바탕이 되므로 오늘날에도 요구되는 자질이다. 그리고 청렴과 절검, 절용과 청심이 필요하다. 자치단체가 결정하는 지역 내의 각종 개발과 정책 방향은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가지 이권과 결부된다. 이권과 관련해 결정권자에게는 많은 유혹이 따르기 마련이다. 청렴하지 않은 결정권자는 유혹에 빠져 부정부패하기 쉬우며 사치와 낭비를 일삼는 사람은 결국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재물을 탐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치단체의 최고 정책결정권자는 절약하고 검소해야 부정의 유혹에 빠지지 않으며 올바른 정책을 펴나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청렴이란 수령이 지켜야 할 근본 요체이고, 모든 선(善)의 원천이며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 따라서 청렴하지 않고 능히 수령 노릇할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중에서-
지난 6월 23일에 제주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국립대 발전방안이 거의 마련된 상태여서 거점 국립대와 주변의 소규모 대학들을 연계하는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연계 방식으로 기능 조정형, 기능 특화형, 기능 통합형 등 3가지 유형을 제시한 뒤 이들 중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대학 재정난 심각… 학생 복지 후퇴 구체적 추진 계획을 보면 기능 조정형은 대학, 학부, 학과, 연구소 간 교류가 중심이 되는 형식으로써 연간 500억 원이 지원된다. 기능 특화형은 복수의 캠퍼스가 있는 국립대에 캠퍼스 단위 특성화를 지원하는 형식으로써 연간 150억 원이 지원되고, 기능 통합형은 대학 간 통합이나 정원 감축 형태로, 지역 대학과 거점 대학이 통합하는 형식으로써 연간 350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소규모 대학에 해당하는 교육대학교 입장에서 이러한 연계정책은 결코 달갑지 않다. 필자가 속해 있는 전주교육대학교는 등록금이 327만 원으로 국립대학교 평균 383만 원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5년 넘게 동결되고 있다. 더욱이 저출산으로 인해 수년 동안 학생 수가 감소하고, 인건비는 꾸준히 올라 대학에서 쓸 수 있는 예산이 크게 줄었다. 그 결과 학생과 교직원들을 위한 각종 복지 사업이 폐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대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발전 방안은 거점대학과의 통합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교육대학교의 자율적 선택이 아닌, 교육부가 재정적 지원 없이 등록금을 동결시키고, 정원을 줄임으로써 발생시킨 반강제적인 선택이라는 점이다. 사실 교육대학교는 고등교육법 제41조(목적)에 ‘초등학교 교원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립목적이 명시되어 있다. 또한 1990년대 이전에는 현재의 경찰대학교처럼 교육대학교를 졸업하면 별도의 임용고시 없이 모든 졸업생이 초등교원으로 임용되었다. 사실 교육대학교에 처음 입학한 학생들은 여느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나이 어린 학생들이지만, 4년 동안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누구나 의젓한 초등교사가 된다. 그것은 교육대학교만이 갖는 교육과정 때문일 것이다. 필자 역시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지금의 교대생들과 똑같이 교육대학교의 교육과정을 이수하였다. 그때 당시에는 학생들이 어떤 복장을 하고, 어떤 책을 가지고 다니는지에 따라 학년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빨간색 오르간 책을 갖고 다니면 1학년, 여기저기 잔디밭에 앉아 그림을 그리면 2학년, 체육복을 입고 텀블링 연습을 하거나 철봉에 매달려 있으면 3학년, 정장을 입고 다니면 4학년임을 알 수 있었다. 즉, 지금의 임용고시 이외에도 예체능 중심의 실기 교육과정이 많았고, 그것이 곧 전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원으로서 당연히 배우고 익혀야 할 교육과정이었다. 한때 교과전담제가 활성화되면서 조금 주춤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실습중심교육, 현장중심교육이 교육대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학 외면하는 교대생들 그런데 이러한 교육대학교가 국립대학교 발전 방안이라는 이름 아래 반강제적으로 거점대학교와 통폐합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제주대학교와 제주교대의 통합 과정과 그 결과를 보면 교육대학교가 거점대학교와 통폐합되었을 때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 [PART VIEW]좀 더 장기적인 통폐합 모습은 초등교사와 중등교사 모두를 양성하는 한국교원대학교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교육대학교가 거점대학과 통폐합될 경우 일부 교직원들은 환영할지는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초등교원은 반대할 것이다. 현재와 같이 교육대학교의 인기가 매우 높고, 임용고시 합격률도 매우 높으면 대학을 경영하는 총장 입장에서는 교육대학교의 입학 정원을 늘리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육대학교도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등교사를 꿈꾸며 사범대학에 진학했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초등교육을 복수 전공해 초등교사로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 임용고시에 도움이 되는 과목만을 선호하고, 실습보다는 이론 중심의 교육으로 치우쳐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임용고시 합격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임용고시에 포함되지 않는 컴퓨터교육이나 교육학을 등한시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이것은 곧 국·영·수뿐만 아니라 예체능을 통한 전인교육을 담당해야 할 초등교원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며, 이것이 대부분의 초등교사가 거점대학과 교육대학교의 통합을 반대하고, 나아가 국립대학교 발전 방안을 반대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국립대 통폐합, ‘교대+교대’ 방식 바람직 사실 교육대학교와 거점대학의 통폐합 움직임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던 것은 효율성을 앞세운 경제적 가치보다 초등교육의 가치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제적 가치와 교육적 가치 모두를 만족하고 싶으면, 교육대학교끼리의 통합을 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경제적 가치만을 논한다면, 차라리 이번 발전 방안에서 투입할 예산 중 절반만이라도 교육대학교에 투입해 봤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1만 4천여 명의 교대생들에게 학비를 전액 면제시키거나, 임용에 필요한 최소 학생만 선발해서 교육대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경제적 효율성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당장의 비용 절감을 위해 교대와 거점 국공립대와 통합을 강행 한다면 이는 전인교육을 위해 꿋꿋하게 지켜온 초등교육의 근간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처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신안군의 한 초등학교에 부임한 지 두 달 된 20대 여교사가 학부모를 포함한 지역주민 세 명으로부터 집단성폭행을 당했다. 믿어지지 않는 이 사실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경악과 분노의 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술 때문에 발생한 일이니 긁어 부스럼 만들어 관광지 이미지 실추시키지 말고 조용히 해결하자’는 고맥락(high-context) 사회의 폐쇄성이 고개를 들었다. 그뿐만 아니다. 사건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20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관심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개혁은 제도와 인식이 만나는 접점에서 섬마을 여교사 집단성폭행 사건은 우리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퍼져있는 안전 불감증, 인권의식 미흡 등 잘못된 관행이 존재하는 한 ‘건강한 교육생태계 구축은 요원하다’는 걸 반증해주고 있다. 개혁은 제도와 인식이 만나는 접점에서 일어난다. 제도가 현상을 앞서거나, 시민의식을 제도가 못 따르는 경우 진정한 혁신과 변화는 일어나지 못한다. 정책의 효과 역시 반감되기 마련이다. 자고로 취지가 나쁜 정책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좋은 취지의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사뿐히 내려앉아 안착하지 못하고 덜컹거리며 부작용을 양산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다. 실효성 의심되는 ‘도서·벽지 근무 안전 종합대책’ 예방은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조심하고 대비를 해도 천재지변, 사각지대, 개개인 또는 집단 일탈 등으로 인한 사건·사고는 언제 어느 때고 터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후처리 과정이다. 적어도 정책 당국은 문제가 발생하면 평상시에 확보해 놓은 양적·질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건의 정황을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정책 당국은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도서·벽지 교원 인사 및 주거실태 조사를 하느라 허둥댔다. 현직 초등학교 남교사를 거의 모두 섬마을로 보낼 수밖에 없는 대책을 허겁지겁 발표하는 해프닝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난 6월 22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지역 내 공공기관 근무자 통합관사 확충, 스마트워치 보급, 성폭력예방교육 강화, 안전실태 점검 및 교육여건개선을 의무화 하는 내용의 ‘도서·벽지 근무 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들은 예산계획이 빠져있는 종합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스마트워치는 당사자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성폭력예방교육 의무를 지역 학교에 부과할 경우 업무부담 가중과 성폭력예방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더욱 근본적인 대책(도서·벽지 교원의 처우개선과 교원인사배치 개선방안, 교권침해가해자 엄중 처벌제도 등)도 주문했다. 칸막이 뛰어넘는 유기적 정책 공조 필요 이번 종합대책 추진은 교육부·법무부·행자부·여가부·보건복지부 등 5개 부처와 우정사업본부 그리고 경찰청이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이번 기회에 성폭력을 일소하고 성평등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방·공유·소통·협력을 매개로 부처 간 칸막이를 뛰어넘는 유기적인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 온 마을의 소통과 협력을 효과 있게 조장하고 지원하기 위한 정부 부처 간 협력적 문제 해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도서·벽지에 여교사 파견금지’처럼 현실여건을 감안하지 못한, 맥락 없는 대책을 언급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대책 초안의 적합성과 효과성 검토과정에서 적시(適時)에 동참할 수 있는 전문가 네트워크를 일상 행정 과정에서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PART VIEW]이 사건과 같이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서 발생한 원초적 폭력의 해결방법은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과 ‘기본에 충실하라’는 격언에 기초하여 모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성폭력예방교육을 더 강화하기보다는 인권·폭력·다문화 등의 사회 쟁점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관계의 질을 높이는 감수성 훈련(sensitivity training)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학교 교육의 파트너로서 학부모를 인식하며(parents as partners in schooling), 그들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게 하는 학부모 교육 강화가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나아가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 구축을 위해 온 마을이 나설 수 있도록 지역교육청과 지역자치단체가 협력하고 통합리더십을 발휘하여야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갈수록 폭력이 증가한다고 하는 것이 잘못된 통념임을 주장한 하버드대학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는 수천 년 인류의 역사를 분석해 보면 폭력의 빈도와 강도가 갈수록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인간 본성 속의 더 나은 천사’가 인간성의 악한 부분을 누르고 인간의 행동방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왔다고 보았다. 그 배경에는 인간 감성의 변화·제도·법률·이성의 확장 같은 문화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문화적 요소를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간에게 유익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