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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9월 28일부터 시행되었다. 공직자와 언론,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3,5,10이라는 숫자에 민감해질 거라고 한다. 이제라도 이러한 법이 시행되어 늦었지만 다행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청렴도가 국가 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점을 생각하면 이 법의 시행은 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공직자의 청렴은 당연한 윤리이고 언론인의 감시 기능은 시퍼렇게 살아 있어야 하며 교육계가 깨끗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도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의지와 생활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악용될 소지가 있다. 오히려 음지에서 뇌물을 주고받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1980년 과외 금지령이 내렸을 때 풍경이 그려진다. 가진 자는 오히려 음지에서 비밀 고액 과외를 하여 예체능계 대학을 다른 학생보다 쉽게 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생 시골 초등학교에만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김영란법이 시행되건 말건 상관이 없다. 오히려 내 반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며 사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에 고민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체벌 대신 행동 강화를 위해 철저한 보상제를 실시해 왔다. 혹자는 그것도 문제가 있다고 없애야 한다고 말하지만 좋은 점이 더 많기 때문에 여전히 선호한다. 선생님이 말로만 칭찬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동수정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것은 마음이면 된다는 뜻이다. 제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선물을 주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생각한다. 김영란법에 얽매어 인간적인선물이나 작은 정성까지 싸잡아서 매도하는 일만은 없었으면 한다. 너무 인정머리 없는 세상이 되는것도 그리 좋아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눈에 띄지 않는 방법으로 주고받는 현금성 뇌물이나비밀스런 거래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온 국민이 감시자가 되어서 투명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야 할 일이다.우리 사회가 불신의 늪에 빠지지 않게 하려면 최소한 김영란법만 잘 지켜져도불합리한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이는 선순환을 일으켜서 사회 정화의 길로 들어설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정당한 방법으로 선의 경쟁을 하고 서로 믿고 사는 풍토는 사회 전반에 걸쳐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은 양심법이다 영국의 기업윤리연구소(IBE)는 받는 사람이 선물과 뇌물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발표한 것을 양심의 거울에 붙여 놓으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해 올린다. 선물과 뇌물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 김영란법을 머리 싸매고 공부하지 않고도 다음 세 가지만 명심하면 될 것 같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양심에게 물어보면 된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배우지 않아도 알고 있는 양지(良知)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받고 나서 잠을 잘 수 있으면 선물이고 그렇지 않으면 뇌물이다. 둘째, 외부에 공개되었을 때 문제가 안 되는 것은 선물, 문제가 될 것 같으면 뇌물이다. 셋째, 자리를 바꾸어도 받을 수 있는 것은 선물이고, 바꾸면 못 받는 게 뇌물이다.
교육에 관심 있는 교육가족에게 널리 알려진 ‘희망교육사랑’이라는 교육전문카페. 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반광득(68) 카페지기가 지난 달 인성교육 도서 '삐딱하게 바르게'를 펴내 세간의 미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카페 회원 3만 3천명. 전국 교육가족의 힐링과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교육전문카페인 ‘희망교육사랑’ 을 개설하여 운영해온 반 카페지기. 그는 교감과 교장 시절 4년, 퇴직한 후 6년 도합 10년간을 유용한 교육정보를 한결같이, 변함없이 탑재 운영하여 교육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이 카페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운영할 것이라늠 포부를 밝힌다.이번에 출간한 인성교육도서‘ 삐딱하게 바르게’ 는 10대 청소년을 둔 부모와자녀들에게 꼭 권하고 싶으며, 학교도서관이나 도서실에 비치하여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한다는 바람도 전한다. 신간도서 '삐딱하게 바르게' 출간한 반광득 저자를 만나보았다. ▲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는? 30여년간 일선학교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지도한 경험을 토대로 딱딱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을 한권 집필해 보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으나 책 한권 출간하기가 쉽지 않던 차에 지인이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 같이 한번 같이 해보자는 제의가 와서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어려웠던 점, 책 제목을 설명한다면? 국내외 명언 100편을 선정하는데 많은 고민과 시간을 할애한 것 같습니다. 초점을 초등학생으로 하면 동화책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어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선정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책 제목도 청소년들에게 공감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출판사 직원들과 많은 의견을 나누어 제목을 결정하였습니다. ▲ 책의 내용을 소개한다면? 이 책은 대한민국 10대를 위한 마음보약 100첩을 정성껏 달이고 달인 것입니다. 누구나 공감하는 명언(名言)아니 명언(明言)을 담고 있습니다. 꿈을 꾸고 키워가는 10대 여러분들의 마음을 충전하는데 일조하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인성도서입니다. 책의 편집 구성도 왼쪽에는 국내외 명언을 그리고 오른쪽에는 명언을 시사성있게 재구성하여 알기 쉽게 집필하였습니다. ▲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내 꿈은 무엇인가, 진로는 어떻게 찾고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 이 지긋지긋한 경쟁!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책 ‘삐딱하게 바르게’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특히 책 말미에는 교양충전 프로젝트로 10대들이 만나야할 국내소설, 해외소설, 영화, 클래식음악 등 현직 중고교 선생님 200명이 추천하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요즘 청소년들 어떠하다고보는가? 최근 청소년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의 하나가 입시문제입니다. 입시위주의 학업방식은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부모의 지나친 경쟁의식과 사회분위기로 인하여 진정한 인간교육의 기회가 없는 실정입니다. 우리가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하다고는 외치고는 있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너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흐르는데 부화뇌동하는 것은 고쳐야할 점으로 생각합니다. ▲ 책의 저자가 공저인데 저자를 소개한다면? 이 ‘삐딱하게 바르게’ 책은 100개의 명언을 선정하여 청소년들에게 알기 쉽게 해설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50편씩 명언을 나눠서 집필을 하였으며, 같이 참여하신 방철 저자는 국내 중견 IT기업 CEO이자 유수한 출판 및 콘텐츠 그룹의 대표이며 인성교육도서를 출판하는 토마토 출판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 교육을 위해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바라는 점은?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녀가 나옵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게 해준 부모는 후일 수백만 달러의 가치보다 더 귀한 선물을 자녀에게 받습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를 위해서 스스로 언행에서 모범을 보이는게 중요합니다. 요즘 선생님들은 모두가 학생들 지도가 힘들다고 합니다. 수학공식 하나 더 외우는데 집착하지 말고 바른 인성교육지도에 관심을 보인다면 훗날 제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스승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 이 책을 읽고 난 청소년의 행동 변화에 대한 기대는? 자녀에게 책을 권한 독자의 서평을 보면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고 희망을 주기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할 마음보약 인용구절과 함께 짧은 이야기를 통해 인용구절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라고 적었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자신감이나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청소년의 세계는 아름답고 무한하다는 것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연아, 이제 중간고사도 끝나고 조금은 휴식을 가질 수 있게 되었구나.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 핏덩이로 태어난다. 하지만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다. 그 과정이 바로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인데 어떤 교육을 받아 어떤 실천을 하였는가에 따라 네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높은 건물을 올라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지만 인생의 엘리베이터는 없다. 내가 태어나 어릴 때는 유치원이 없어서 그냥 자유롭게 자연 속에서 살았었지! 지금 돌이켜보면 어릴 때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이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나의 생각에 큰 변화를 준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도 매우 중요하였단다. 그래서 '초등학교의 추억'을 ‘빛을 따라서’라는 나의 자서전에 썼단다. 너도 시험도 끝났으니 시간을 만들어 너의 초등학교 시절과 중학교 3년 과정을 잘 정리하여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의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이렇게 보낸다. 이 글을 읽어보면 너의 초등학교 시절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내가 중요시 여기는 가치관은 무엇인가? 등 자신의 삶에 질문을 던져보고 이에 대하여 기록을 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정성들여 완수한다면 너의 대학진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가끔 그 기록을 다시 보면서 수준을 높여가는 노력이 바로 너를 잘 성장시킬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이 글을 본보기로 보내니 너도 너의 초등과정을 생각하면서 정리하여 나에게 보내준다면 너와 소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세 살 위인 형이 초등학교에 다닌 덕분에 형이 2학년에 올라가자 바로 입학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형이 책을 보니 등 너머로 한글을 깨우친 것을 본 부모님이 빨리 학교에 보내도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우리 마을은 부산면에서도 가장 위쪽에 위치하고 있어 부산동초등학교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하루 왕복 10킬로미터는 걸어야 했다. 그리고 비가 올 때는 길이 막혀 산길을 따라 가야하기에 더욱 힘들었다. 때로는 다니는 길목에는 산에서 갑자기 내려오는 물이 위험하여 집단 등교를 한 경우도 있었다. 나는 친구들보다 빨리 학교를 다니다 보니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다. 겨울철이 되면 해뜨기가 바쁘게 일어나 밥이 뜨거우니 찬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경우도 많았다. 내 동갑 친구들은 나보다 한 학년 낮거나 두 학년 아래였다. 사실 나는 친구 누나들과 동학년이 된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따라가는 것도 꽤나 힘들었던 것 같다. 학교에 입학하여 보니 6.25가 끝난 뒤라 책걸상도 없는 마루바닥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하였다. 이때는 형편이 어려웠던 터이라 미국에서 보내온 굳어버린 우유와 옥수수 가루를 가끔 배급을 주었다. 가끔 집에 오는 길에 허기진 배를 채운 때도 있었고 밀이나 보리를 불에 구워 먹기도 하였다. 하루 공부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목에는 논이 있어 아버지가 일하시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있었다. 아버지는 가끔 논에서 일을 하시다가 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책보자기를 풀고 오늘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곤 하셨다. 비록 아버지 자신이 배우지 못하여 농사일을 하셨지만 아들의 공부에는 관심이 많으셨던 모양이다.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농사일을 돕는 일도 일상이 되어 갔다. 특히 마을에서 친구들과 놀 경우가 있어도 동생들이 많기 때문에 동생들을 항상 돌봐야 하는 일은 우리 형제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이렇게 자라서인지 형제간의 우애는 깊어졌으며, 형제가 많아 어떤 음식을 먹더라도 보통으로 준비하여서는 만족스럽게 배를 채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상급학년이 되면서 잊혀 지지 않은 추억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프기 일상이었다. 그럴 때에는 간식으로 남의 밭에 들어가 가지나 오이 등을 따서 먹기도 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비가 많이 오는데도 우산이 없어 비를 맞으며 뛰어가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더욱이 큰 비가 내리면 학교 수업을 일찍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스스로 어려서부터 자연 속에서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불평 없이 자신의 삶을 키워온 것이다. 또, 우리는 항상 용반리를 거쳐 학교를 가야하기 때문에 때로는 강둑에서 달리기 대회를 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 먼 길을 열심히 다닌 덕분에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6학년이 되면 그 당시 중학교를 가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되는데 시골 초등학교에서 장흥중학교에 합격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때로는 야간공부를 하기도 하였다. 한 번은 늦은 시간이 되어 남의 밭에 심어 놓은 감자를 캐다가 주인에게 들켜 쫒기는 신세가 되었다. 모두가 책가방을 등 뒤에 단단히 묶고 도망쳤다. 그런데 용반보를 건널 때 친구 황순이가 발을 잘못 디뎌 미끄러졌다. 다리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가 헌 옷을 찢어 싸맨 후 도망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때로는 등굣길에서 조그만 다툼으로 싸우기도 한 일, 또 한 번은 선배 형이 학교에 가기 싫으니 산기슭에서 놀고 학교에 가지 말자고 꼬드기는 바람에 학교를 가지 않았다. 하루 종일 산에서 놀면서 맹감 등 열매 같은 것을 따먹다가 하교할 시간이 되면 집에 가는 일이 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입시를 앞두고 준비 없이 진학을 할 수는 없었다. 6학년이 된 남학생은 나 혼자뿐이었다. 그래서 6학년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집에서 1년간 쉬는 시간을 가졌다. 1년이 지난 후 이제 원래 동갑이던 친구들과 같은 학년이 되고 보니 학습한 내용도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 성숙도 충분히 되지 않았는데 나보다 한 살 위인 형들과 다닌 5년 동안이 상당히 힘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또, 시험을 3개월 가량 앞두고는 학교 옆 아저씨 집에서 하숙을 하면서 최임규 담임 선생님의 좋은 지도를 받았다. 그 결과 중학교는 무사히 합격하게 되었으나 같이 공부한 다른 친구들은 모두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우리학교에서 7명 정도 밖에 합격하지 못하였으니 시골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돌아보게 한다. 이에 떨어진 친구들은 결국 다른 지역의 중학교에 입학을 한 후 2학기에 장흥중학교로 전학을 왔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워낙 국가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시절이라 나보다 더 공부를 잘한 친구들도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서울로 가 공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지금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달라졌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이제 너도 너만의 이야기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 나름의 꿈을 꾸면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일에 좀 더 집주하기 바라면서 이만 줄인다.
낱말, 문장부터 등장하는 초등 1학년 교과서가 한글 선행학습을 부추기고 한글 미습득 학생들의 학습 부진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초등 1학년 국어 교육과정에서 한글을 익히기 위해 배정된 시수는 1∼3단원 총 27시간이다. 현장 교사들은 이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해당 단원의 교육내용이 사실상 선행교육을 해야 이해할 수 있어 일부 학생들에게 학업 좌절감만 준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초등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를 보면 1단원에 ‘낱말을 소리내어 읽기’나 ‘선생님과 친구의 이름 쓰기’ 등 단어를 읽고 쓸 줄 알아야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2∼3단원에서는 한글의 자음, 모음, 글자의 짜임을 배우도록 구성돼 있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최정임 경기 가납초 수석교사는 "낱자만 조금 가르치다 긴 동화가 갑자기 나오기도 하고 국어 교과서가 수준별로 체계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유치원 누리과정에서 글을 가르치지 말라고 해놓고 정작 교과서는 배운 것을 전제로 구성돼 있어 한글을 모르는 학생은 학업에 흥미를 잃고 학습 부진을 겪게 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최 교사는 "학급 내 학생 수준이 제각각이라 독해 수준이 높은 학생들에게 ㄱ, ㄴ부터 다시 가르치기도, 글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동화를 읽게 하기도 힘들다"며 "교사들도 수준을 맞추기 어려워 교과서를 재구성하거나 별도의 자료를 만들어 학생 개별적으로 따로 수업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중훈 인천 운서초 교사는 "요즘 한글은 학교 들어가기 전에 떼고 온다는 인식이 높지만 여전히 학급의 10% 이상이 한글을 모른 채 들어온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2000년부터 총체적 접근법이라는 취지에 따라 낱말을 통글자로 익히도록 했다가 현장의 비판 때문에 3년여 전부터는 자음, 모음, 제자 원리를 가르치는 단원이 일부 포함됐다"며 "그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위계가 맞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작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받침 글자에 대한 설명은 한 쪽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A초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윤 모씨는 "유아기에 문자 교육이 뇌 발달상 좋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을 믿고 한글을 안 가르친 채 입학을 시켰더니 아이가 학교생활 자체를 힘들어했다"며 "모든 교과의 첫 페이지부터 긴 문장으로 시작하면 사교육을 하라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글 교육과 관련한 교과 간 연계도 부족하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정민수 전주문학초 수석교사는 "국어 시간에 배우는 한글 교육 수준에 비해 수학 교과서에서 쓰고 있는 문장 수준이 너무 높아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며 "결국 한글을 제대로 습득 못하면 모든 교과에서 뒤처지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지난달 28일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초1∼2학년 수학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보면 같은 시기에 국어시간에는 낱말을 배우는데 수학에서는 어려운 수준의 문장과 일상생활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는 용어로 문제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일본의 초1 수학교과서는 글 없이 그림만으로도 수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교원들도 교과서, 교육과정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 교사는 "국어 교과서를 소리글자인 한글의 생성 원리를 반영해 모음, 자음부터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며 "전 교과가 한글 수준을 맞출 수 있도록 연계성 있게 개발되는 것도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박은종 충남 광석초 교장은 "대다수 학생이 이미 유치원에서 배워오는 것이 현실이고 한글 습득이 모든 교과교육의 기본인 만큼 누리과정에서 한글교육을 탄력적으로 허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누리과정과 초등 교육의 연계성을 높여나가는 데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총이 지난 1일부터 성과급 전면 개선, 교권 침해 처벌 강화 등을 위해 시작한 50만 교원 청원 운동에 교원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부산교총 초등 분회장 워크숍 현장에서는 140여 명의 교원들이 즉석에서 서명 운동에 동참하며 열의를 나타냈다. 교원 서명은 기본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청원 과제가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결의를 다지자는 취지로 현장 서명에 뜻을 모았다. 박종필 부산교총 회장은 "교단의 분열을 초래하는 교원 성과급을 개선하고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가 높다"며 "부산교총 차원에서도 청원 운동을 지지하고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분회장들부터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10대 청원 과제로 △성과급 차등지급 철폐 등 전면개선 △교장(감)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 철회 △교권침해 처벌 강화 법제화 △교직·담임·보직교사 등 수당 현실화 △비교과교사 수당 신설·현실화 등 처우 개선 △농사용 수준으로 교육용 전기료 인하 △농산어촌 학생 교육권 보호를 위한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 중단 △특수학교(급) CCTV 설치법 철회 △유치원 명칭 유아학교 변경 및 단설유치원 확대 △교감 명칭 부교장으로 변경 및 지위·역할 강화를 제시했다. 온라인 서명도 쇄도하고 있다. 청원 운동이 시작된 지 3일 만에 1만 여명이 참여했고 6일 현재 3만 명에 육박했다. 청원은 오는 25일까지 교총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전송된 이메일, 모바일 문자의 안내에 따라 온라인으로 참여하면 된다. 교총은 26일 청원 결과를 집계해 정부와 국회, 청와대에 입법 청원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아우라!! 가나다라마 프로젝트로 만드는 온(溫)누리 어울림 세상 김혜숙 경기 두일초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울려 살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실천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김 교사는 필요한 인성요소를 자아존중감, 감성, 인성덕목실천, 긍정의 힘, 공동체 의식 5가지로 설정했다. 이어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반 학생들의 성향이 매우 외향적이고 감각이 덜 발달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인성요소 중심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교육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김 교사는 ‘가온누리(온누리의 주인공 되기)’, ‘나온누리(즐거움과 기쁨을 만들어 가는 세상)’, ‘다온누리(좋은 일이 다들어 오는 세상)’, ‘라온누리(따뜻한 마음씨로 다스리는 세상)’, ‘마수리수리(온누리 따뜻한 어울림 세상)’ 등 5가지를 실천과제로 삼아 연구가 진행된 4개월 간 약 100개 정도의 세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 교사는 먼저 학생들의 자아존중감과 효능감을 키워주기 위해 매일 아침 9시 음악을 연주하며 서로를 칭찬·격려하는 ‘감성플러스 신나는 아침’을 운영했다. 또한 ‘자성예언쓰기’, ‘나만의 명언집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 습관을 기르도록 했다. 특히 인성 덕목카드 쓰기는 학생 인성교육에 효과가 좋아 연구가 끝난 후에도 계속 실천하고 있다. 김 교사는 "반 학생 수와 똑같은 수의 덕목카드를 만들어 교실에 전시하고 매일 실천의지를 다지다 보니 학생들의 정서가 많이 순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루에 3가지씩 감사한 일을 적는 감사수첩 프로그램은 일상의 소소한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길러줄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존중감도 키워주는 효과를 나타냈다. ‘비폭력대화’는 학생 뿐 아니라 교사에게도 많은 변화를 일으켜 학생들과의 원만한 관계유지에 도움을 줬다. 이밖에 1인 1악기 교육, 학급 긍정 자치회 활동, 효 콘서트, 학교 텃밭을 활용한 생태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프로젝트가 끝난 후 실시한 설문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인성요소가 이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자신감이 결여돼 있던 한 학생은, 5가지 요소가 모두 향상돼 친구들과 젠가 게임을 즐기고 수업시간에는 발표를 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교사는 "연구기간 동안 매일 인성덕목을 실천하고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해 감성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빈번했던 다툼이 거의 사라지고 학생들의 언어습관도 매우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효과가 특히 좋았던 감사수첩 쓰기 등은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문학과 함께하는 포(four)유(有)놀이터 김윤화 대전태평초 교사는 책을 많이 읽어 똑똑하지만, 친구들을 괴롭히고 시끄럽게 구는 한 학생에 대한 고민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김 교사는 학생의 그런 행동은 ‘아는 것’은 많지만 ‘생각’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방안으로 인문학을 선택했다. 김 교사는 인문학 체험 활동을 통한 창의·인성 프로젝트의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차원 인성검사에 기초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배려심, 공동체 의식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격적인 프로젝트는 5학년의 한 학급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 간 실시됐다. 김 교사는 우선 인문학의 다양한 영역 중 초등학교 5학년 과정과 연계해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철학, 역사, 예술, 문학을 실천 영역으로 선정하고, 각 영역을 준비, 체험, 내면화의 3단계 과정을 통해 함양케 하는 모형을 구안했다. 철학 영역에서는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올바른 언어로 표현케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나쁜 말을 줄이고 대신할 수 있는 바른 언어표현을 찾아 사용하는 ‘까만 입, 까만 마음 반성문’과 ‘ABCD 행복언어 찾기’ 프로그램으로 언어 습관을 개선하도록 했다. 또한 ‘학급의사당’ 활동을 통해 학급의 주체로서 불합리하거나 잘 지켜지지 않는 학급규칙을 스스로 개선해나가도록 했다. 역사 영역에서는 학생들이 과거의 기록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자신의 일기도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난중일기’와 영화 ‘명량’을 비교해보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예술 영역은 학생들이 창조 활동을 통해 인생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가치를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한 마음 한 뜻 협동화 그리기’ 등 공동 활동을 통해 다른 친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문학 영역은 문학 작품을 통해 주변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감수성을 일깨워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김 교사는 우선 학생들이 책과 친해지도록 권장도서 스티커판, 독서록 전시대 등을 설치했다. 또한 ‘고전 보드게임’, ‘고전 속 주인공 되어보기’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고전 읽기에도 도전해볼 수 있도록 했다. 1년 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학생들의 긍정적 자아개념, 타인에 대한 배려심, 공동체 의식, 인문학에 대한 이해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사는 보고서에서 "일 년의 인성교육으로 아이들 내면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지만, 인지적으로 이해하고 정의적으로 그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고 밝혔다.
행복한 학교란 어떤 학교일까. 학생들이 좋아하는 학교? 안전하고 편안한 학교? 아니면 늘 즐겁게 함께 놀아주고 웃음꽃이 피어나는 학교, 그래서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일 것이다. 사실 행복이란 말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생활이 매일 지속할 수 있는 생활이 가능할까? 더군다나 많은 학생들이 모인 공동생활에서 말이다. 행복한 학교, 오죽 학교가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한 학교라고 했을까? 학교는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교과 과정으로 설비된 장소에서 제도 및 법규에 의하여 교사가 계속적으로 학생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이다. 솔직히 이러한 곳은 행복감을 주는 곳은 아니다. 올바른 시민교육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다. 행복한 학교는 한 마디로 즐겁고 기쁘게 교육하는 곳이다. 즐겁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배우는 학생의 눈높이 맞추어야 하고, 학생이 좋아하는 교육활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이 좋아하는 교육과정, 교수방법, 체험중심의 교육이 바로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원천이다. 이러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함께 구상하고 실천해야 한다. 학생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교육방법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의 바른 성장을 위한 교육에 촛점을 두고 교사와 구성원이 함께 노력을 해야 하고, 상호간의 협력을 통해 인식차이도 조정할 수 있는 교육리더의 역할도 필요하다. 행복한 학교는 가장 이상적인 학교 모습이므로 교원이나학부모가 생각한 것과는 다소 다를 수 있다. 그래서 항상 학생들의 생각을 우선해야 하고 성인으로 교원들이 교육에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칫 학생들에게 끌려가는 주체성 없는 교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복한 학교란 특정한 모델이 존재할 수 없고 학교여건이나 환경에 따라 다양할 수 있고 또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행복한 학교는 수요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므로 사실상 존재하기가 어렵다. 행복한 학교,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학교상이다. 이는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나 교육행정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므로 행복한 학교는 오직 학교 안에서 또한 교실 안에서 교사와 학생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실천적 교육인 것이다.
국회 교문위가 6일 8개 시교육청을 상대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측근 비리, 출판기념회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조현우 전 비서실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수사 중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의원 면직 결재를 보류했어야 하지 않냐”고 추궁했다. 전 비서실장에 대해 의원면직 결재를 했다가 뒤늦게 정정한 것이 징계 처분을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같은 당 김세연 의원도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결재문서 공개 사항에 전 비서실장의 의원면직과 관련된 공문들은 전혀 나오지 않는데 뭔가 감추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도 “조희연 교육감이 청렴을 강조했지만 청렴도 평가에서 서울시교육청은 오히려 15위에서 17위로 떨어졌다”며 “전 비서실장의 면직 처분 과정은 충분히 의심을 받을 만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실무자의 실수가 있었다”고만 답했다.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은 “청렴에 대해 누구보다 공언했던 분이 9월 2일 700~8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었다”며 “SNS로 출판기념회를 적극 홍보하고 개별 문자를 ‘안녕하세요. 교육감 조희연입니다’라고 보내놓고 언론에 내가 보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는데 정확하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곽상도 의원도 “청렴도 1위 교육청을 만들자고 한 것이 무색하게 측근이 비리를 저지르고 교육감도 출판기념회로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지 않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문자는 출판사에서 보낸 것”이라며 “위법하게 출판기념회를 한 건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반면 도종환 의원을 제외한 야당 의원들은 조 교육감의 측근 비리에 관한 언급은 피한 채 교육 현안에 대한 질문에 치중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학교가 다른 업종에 비해 가장 비싼 수도 요금제를 적용받고 있고 지자체별로 편차도 크다”며 “대전시는 공업용보다 388% 더 비싸고 대구시는 산업용이 1톤당 290원인데 학교는 일반용 요금을 적용해 980원부터 적용하고 있다”며 요금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은 “학교 200m 이내에 유해업소를 두지 못하도록 학교정화구역을 두고 있지만 기준을 어디로 찍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영업주가 임의로 측량 자료를 제출하면 교육청이 직접 나가서 확인하거나 감시하는 규정이 없어 변칙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교원 연수와 수급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교원 1인당 연간 직무 연수시간이 전국 평균 113시간이고 부산은 145시간이나 되는데 서울은 82시간에 그친다”며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직무 연수 내용 또한 113개 강좌 중 교사 전문성 신장과 관련된 것은 9개 뿐이고 대부분 단순 교양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서울 지역 초등 남자교사는 현재 3269명으로 전체 교원의 1.9%뿐”라며 남교사 수급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육부가 학교 통폐합에 보통교부금을 증액하는 법령 개정에 나서 소규모 학교가 많은 일부 도교육청들이 농어촌 교육만 약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교육부는 통폐합된 학교(본교만 해당)의 학생 수가 교육부 장관이 정한 통폐합 기준을 넘는 경우 학생 1명당 2000만 원을 보통교부금에 반영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입법예고했다. 현행 시행규칙은 본교 통폐합 시 초등은 교당 60억 원, 중등은 교당 110억 원 이내에서 지원하도록 돼있는데 여기에 학생당 가산금을 추가해 통폐합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개정안은 또 일반고를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교육청에 대한 지원 조항도 신설했다. 12학급 이상 18학급 미만 학교는 20억 원, 18학급 이상 30학급 미만은 35억 원, 30학급 이상은 50억 원을 책정했다. 거점 특성화고 지정·운영에 대해서도 학급 수에 따라 10억 원∼30억 원을 배정하고, 학급 증설과 학과 개편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적정규모 학교 육성과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농어촌 교육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A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800여 개교를 통폐합하고 겨우 1면 1교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교부금을 더 받겠다고 무리하게 통폐합을 추진할 수는 없다"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도시 쪽 교육청만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어촌은 일반학교가 지역에 보통 하나 뿐인데 특성화고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B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요구대로 학교를 통폐합하면 마을이 황폐화되고, 통폐합 하지 않으면 예산이 줄어들게 돼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폐합 학교 가산금과 특성화고 전환금을 정액으로 명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교부율 자체를 높이지 않은 채 특정 항목을 증액하면 다른 항목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부 정책에 따라 보통교부금 산정기준을 바꾸는 것은 교육감의 예산 편성·운용권을 침해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숙명여대 송기창 교수도 "보통교부금의 원 취지에 위배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2017학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힘겨루기가 또 시작됐다. 금년도 초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의 책임 전가로 큰 파행을 부른 과정이 재발할 조짐이어서 우려스럽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최근 13개 시도교육감이 동참한 가운데 결의문을 통해 2017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감협의회는 누리과정 예산문제로 발생하는 교육현장의 갈등과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 마련을 수차례 촉구했으나 정부는 상위법을 위반하는 시행령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교육감들에게 강요하는 데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2017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외에도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 의무지출 경비로 편성, 누리과정 관련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누리과정 관련 법률 위반 시행령 폐지, 지방교육재정 총량 확대 등도 촉구했다. 교육감협의회는 국회기 아직도 법률 위반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누리과정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조차 구성되지 않았고, 2017 교육부 예산안은 교육세 재원의 특별회계 신설이라는 법률 침해적 발상으로 예산편성을 강요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각 시도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편성으로 재정위기단체 지정으로 내몰리고 있고 정부의 무대책으로 학생의 안전과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 차원에서 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없으며 이에 따른 교육, 보육 대란의 모든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고 공을 정부 측에 떠밀었다. 더불어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책임 전가로 학생의 안전과 교육은 무너지고 학교 시설 내진 보강, 교실 석면 교체, 우레탄 시설 교체 등은 요원해졌으며, 학생 교육을 위한 교수-학습활동 지원비마저 충당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번 전국 교육감협의회 결의문 채택, 발표에는 대구, 울산, 경북, 대전시교육청을 제외한 경기, 서울, 강원, 인천, 충남, 부산, 충북, 광주, 전북, 전남, 세종, 경남, 제주 등 13개 시도교육청이 동참했다. 대부분 진보 성향 교육감이 속한 교육청들이다. 한편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해 그동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들어가던 교육세를 별도로 분리, 누리과정과 초등돌봄교실, 방과후학교 등 특정용도로만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교육부는 사용목적이 정해진 특별회계에 누리과정 예산을 집어넣어 재원 확보나 편성 여부에 대한 논란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진보성향 교육감들은 지방교육정책특별회계 역시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판하고 있고 이 가운데 경기와 전북, 강원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 야당도 진보 교육감들의 논리에 동조하는 형세다. 특히 교육부는 3개 교육청이 끝내 누리과정 예산을 미편성할 경우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미편성분 액수만큼 감액 교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조속한 예산 편성을 촉구하고 했다. 3개 교육청의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미편성분은 강원 528억원, 경기 5459억원, 전북 813억원이다. 우리는 이번 전국교육감협의회의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계획 발표에 즈음하여 중요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선, 합계 출산률 1.2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인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실을 고려해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실제 출산률 제고와 가임 여성 직장 계속 근무 장려를 위해서 정부가 각종 육아·보육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직장맘 수난시대’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직장여성이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기 위해 마련된 ‘맞춤형 보육’은 제도 시행 3개월 정도가 됐지만 여전히 정착되지 않고 있고, 직장맘을 지원하는 제도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맞춤형 보육, 모성 보호 등이 함께 무너진다는 호소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말로만 자출산 고령화 정책 운운하고, 실제로는 전혀 혜택과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의 일방 발표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직장 여성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킨다. 소위 직장 여성들이 소위 경력 단절녀(경단녀)가 되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 둘째, 어린이집 예산 편성은 궁극적으로 정부와 교육청의 적대적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금년 교육부와 각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의 극단적 대립으로 보호자, 학부모를 포함한 국민적 공분과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예산 편성에서도 극한 대립이 예견돼 우려스럽다. 올해에 극심한 혼란이 야기됐으면 그 학습 효과로 내년 예산 편성에서는 교육부와 교육청측이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묘안을 찾아야 하는데, 서로 책임만 전가시켜 ‘남 탓’타령만하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내년 예산 편성에서도 교육부와 교육청의 줄다리기로 올해의 파행이 답습도니다면, 앞으로 매년 지속적인 관행적 대립의 우려가 없지 않다. 끝으로, 교육은 보혁 대결이 아니라 보혁 상보로 가야 한다. 원칙적으로 교육과 보육에서는 탈 이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교육감협의회의 내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발표에 4개 보수 진영 교육감들이 동참하지 않은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한 마디로 교육부와 17개 교육청, 온 국민들이 함께 만 3-5세 아이들의 어린이집, 국공사립 유치원의 원아들이 누리과정 원만한 예산 편성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찾아야 한다. 결국 이번 전국교육감협의회의 2017학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발표는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예산 미편성이 아니라, 예산 편성의 방안울 찾아야 한다. 무조건 정부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나몰라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측도 교육부를 필두로 교육감협의회의 발표와 주장을 귀담아듣고 일리가 있는 주장은 정책과 예산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부디 2017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문제로 정부와 전국교육감협의회가 외나무다리의 염소 대결로 가지 않기를 국민들은 고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 간의 오기 싸움에 멍드는 것은 국가백년지대계 교육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진만성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2016 EI 아·태지역위원회의’에 참석하고, 달라 23번 초등학교를 방문해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EI 아·태지역본부 집행위원인 진 수석부회장은 킨 에이 교장과 만나 미얀마의 초등교육 현황과 교육 정책에 대해 듣고 현지 초등학교와 교총이 지속적으로 교류·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푸른 꿈, 알찬 실력, 바른 행동을 키워가는 교육의 산실이 곡성군 옥과면에 위치한 옥과초등학교(교장 김동길)이다. 이 학교는 1906년 개교하여 개교 100년이 넘은 학교이여, 개교이래 1만 8백여 명의 졸업생과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학교이다. 필자는 10월 6일(목) 오전 9시 50분부터 1학년 30명, 2학년 26명을 대상으로 나라사랑 교육을 실시하였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고학년을 중심으로 교육을 실시하지만 본교는 1학년부터 6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나라사랑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수업은 애국가부르기로 시작하였다. 저학년이지만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선생님들의 지도력을 살필 수 있었다. 나라의 소중함과 꿈을 이루기 위하여 학생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꿈 찾기 과정을 전개하면서 1학년이지만 "선생님의 꿈은 무엇이었는가?, 꿈도 바뀌는가?" 등 학생들은 호기심으로 가득하여 질문에 다 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여를 하여 나를 놀라게 하였다. 또한, 2학년 학생중에는 '왜 전쟁을 하며, 북한이 남한을 침략하였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등 학생들의 참여 열기는 대단하였다. 지금까지 나라사랑 수업을 여러 학교에서 실시하였지만 옥과초등학교 학생만큼 의미있는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서 기본적으로 나라사랑에 대한 교육이 평소부터 잘 이뤄지고 있음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016년 10월 1일 오후 2시, 현대문화센터에서 ‘내가 쓰는 아빠 엄마 이야기’ 시상식이 있었다.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이수민, 문은솔 학생과 일반부 조원표 교사의 소감 발표가 있었다. 부모 세대의 인생 이야기를 자녀들이 정리하는 자서전 쓰기를 통해 세대간 벽을 허물고 대화 단절 등 갈등을 치유해 세대 공감을 이루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는데 총 204건의 작품 중 전문가 심사를 거쳐 28명의 우수작을 선정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한 조원표 교사는 치매에 걸린 장인어른과의 추억을 이야기로 구성했으며 “부모님의 자서전 쓰기는 내 안의 상처 치유의 시작이었으며, 부모님의 아픔을 이해하게 됐다.” 고 밝혔으며,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영주여자고등학교 김혜원 학생은 “자서전 쓰기 동아리에서 할머니의 강인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대방에 귀 기울이는 방법과 공감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이번 공모전을 통해 얻게 된 경험이 삶에 밑거름이 될 것 같다.” 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서울시 교육감의 최측근이고 비서실장을 지낸 조모(54)씨는 학교 시설공사와 관련해 5천만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달 30일 검찰에 구속됐다. 이에 조 교육감은 “비리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자신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이어 그는 "저를 믿고 교육혁신의 길에 함께 하고 계신 교육가족과 서울시민께 죄송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누구보다도 조 교육감은 취임 초부터 교원의 청렴을 강조하고 교육계 비리에 대해 강도 높은 사정안을 단행했었다.그는 2014년 8월, 10만원 이상의 촌지를 받은 교원들을 파면, 해임 등 중징계하겠다고 공언한 바있다. 뿐만 아니라 교원 금품수수에 대한 과대한 홍보 동영상까지 제작 배포하여 교육계의 많은 항의까지 받는 바 있다. 이러한 그가 자신의 최측근이 학교 시설공사 비리로 구속된데 대한 책임이 고작 사과 발표문 하나로 마무리 하려는 태도는 태도에 씁쓸한 기쁜이 든다. 한마디로 무책임하고 교육수장답지 못한 태도다. 일선 학교의 교직원의 비리만 해도 연대 책임으로 학교장까지 물러나거나 징계를 받는 마당에서 최고 교육수장의 가벼운 책임감 표명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아무리 선거를 통해 당선된 교육감이라 하더라도 고위직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밑에 있는 교직원들도 보고 배우고 실천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하부조직보다 강한 벌과 책임을 지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 이제 소위 “김영란” 시행으로 교육계는 물론 온 국민의 생활 패턴까지 바뀌고 있다. 우리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처럼 윗분부터 먼저 청렴도를 높여야 한다. 또한 먼저 깨끗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교육수장의 이러한 태도는 비단 서울시만은 아니다. 지금도 몇몇 교육감들 측근의 비리는 계속 들어나고 있지만 응당 책임을 져야할 교육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정말 무책임하고 수장답지 못한 태도다. 하부조직엔 연대책임까지 징계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비리는 은근슬적 빠져나가려는 태도로는 청렴한 교육사회를 기대하기 어렵다. "김영란법" 아무리 강도해도 소용이없다. 고관대작부터 엄격히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금처럼 국회의원이나 고위관직에 있는 사람은 모두 무혐의로 처리하는 관례가 지속하는 한 "김영란법"은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아침 신문 ‘신규교사 사흘 연수받고 교실로.. 정년까지 자격연수 딱 1번’을 읽고 너무 어이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행 교원연수제도 하에서는 교사는 1정, 교감, 교장자격 이외는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문에서 발표한 것처럼 그렇지는 않다. 우수한 교사가 되는 길은 직전교육보다 직후교육인 현장교육에서 비롯된다. 공식적인 연수도 있지만 비공식적으로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더 많다. 그런 면에서 교사의 교내장학은 어떤 연수제도와 견줄 수 없는 좋은 제도이다. 요즘 교사들은 과거와 달리 스스로 찾아서 교육을 받고 있다. 매년 의무적으로 받는 120시간의 자율연수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외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연수하고 있다. 이러한 교사의 연수과정을 빼고 교원연수제도에 국한해서 언론에 호도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마치 교사들이 복지부동으로 전혀 연수하지 않고 지내는 것처럼 보도되어 그리 기분이 좋지 않다. 현행 교원연수제도는 매우 다양하다. 연수기관은 뿐 아니라 연수내용 또한 교원의 특기와 성장을 위해 잘 구성되어 있다. 과거의 연수가 집합연수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맞춤형 사이버연수로 언제, 어느 시간이라도 필요할 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또한 과거엔 타율이었다면 지금은 자율연수가 주를 이룬다. 한마디로 상시교육을 할 수 있는 연수제도다. 그래서 더 편리하고 더 효과적인 연수가 이루어지도 있다. ‘한 번 연수로 정년까지 간다’는 말은 정말 맞지 않을뿐더러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필자가 있는 시·도는 매년 120시간 이상을 의무적으로 연수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원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의무적이기 전에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잘 실천하고 있다. 더우기 국정감사 자료는 정확해야 한다. 이번처럼 보도는 현장교원들과의 전혀 소통이 안 된 결과라 할 만큼 뜬구름 잡는 보도로 국민을 호도뿐 아니라 교원들의 사기까지 저하시키는 일이다. 최근 교원들의 질은 여느 집단보다 우수하다. 이들에게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현장의 실사를 통해 좀 더 신중한 자료들을 발표했으면 하는 것이다.
산행, 가족 추억 만들기로 좋아요 얼마 전 우리 부부는 올해 26살이 된 딸과 함께 광교산에 올랐다. 가족 산행 햇수를 따져보니 무려 16년만이다. 그러니까 우리 자식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가족 4명이 가족 산행을 즐겼다. 그러나 중학교에 진학하고부터 가복 산행이 부부산행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호응을 하지 않으니 그렇게 된 것이다. 점심으로 오리백숙을 먹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힘내서 산행을 하려는 것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딸은 운동화를 신고 왔다. 가족 밴드를 통해서 사전 산행 약속이 있었던 것이다. 오늘 산행, 우리 가족은 어떤 추억을 만들까? 산행의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 기념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우리 딸이 어렸을 때 광교산을 찾은 것은 16년 전이니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다. 문암골을 거쳐 백년수에서 물 한 모금 축이고 형제봉을 올랐다. 여기에 만족을 못하고 최고봉인 시루봉으로 향하였다. 얼마쯤 올랐을까? 딸과 아들이 뒤떨어지기 시작한다. 땀을 뻘뻘 흘리며 숨을 헉헉 댄다. 아이들 하는 말, “아빠, 우리가 여기서 기다릴 터이니 아빠 혼자서 시루봉 다녀와!”이다. 그 당시 40대 중반이었던 나는 아빠로서 자질이 부족하였다. 자식들과 쉬어가면서 간식도 주고 손을 잡아가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내 체력만 생각하고 아이들이 따라와 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초등학생과 아버지의 체력이 같을 수 없는데도 말이다. 지금처럼 철(?)이 났으면 아마도 달랐을 것이다. 산행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다. 건강, 체력 단련, 친교, 대화, 숲 체험 등이 잇지만 이번 광교산행은 자식들과 추억 만들기이다. 자식들 초등학교 시절, 백년수 명칭의 유래를 알려 주니 아들이 무려 약수물을 세 컵이나 먹는다. 무병장수의 꿈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다. 또 그것이 인지상정인 것이다. 이번 산행, 우리 부부보다 딸이 먼저 이야기를 건넨다. 직장 초년생이라 주로 직장이야기다. 직장 상사인 대리, 과장, 차장, 부장, 팀장, 전무, 상무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문득 나의 직장 초년 시절이 떠오른다. 4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기억이 새롭다. 상사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이지만 초년생에게는 가슴 깊이 새겨진다. 직장 선배들이 신입사원 대하는데 유념할 사항이기도 하다. 이번 광교산행, 산을 찾은 외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아마도 우리나라로 유학 온 학생들로 보이는데 무려 50여 명이 단체로 광교산을 찾았다. 인도에서 온 어느 학생은 우리에게 하산 길을 묻는다. “안녕하세요? 이 길로 가면 어디가 나옵니까? 왜 이 길로 가는 사람들이 없죠?” 우리나라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 우리 딸은 “이 길로 쭉 가면 경기대학교가 나옵니다”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산을 오르면서 딸에게 광교산의 추억을 물었다. “그 때는 백년수가 왜 그렇게 멀었는지 몰라. 오르는데 매우 힘들었고. 지금은 별로 힘들지가 않네” ‘아, 내가 억지로 꼬드겨서 자식들을 데리고 광교산에 올랐구나!’ 내가 반성할 점이다. 자식들 눈높이에 맞추어 대화도 하고 그들의 산행 속도에 맞추어 산을 올랐어야 하는데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다. 형제봉에서 밧줄을 타고 올라서 기념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하산 길에는 딱따구리처럼 소나무껍질을 뚫어 먹이를 찾는 회색빛의 동고비도 보았다. 동고비의 그 행동은 처음 보는 특이한 것이라 사진으로 남겼다. 광교산을 찾았을 때 동고비는 박새나 곤줄박이처럼 사람들이 준비한 땅콩 먹는 것을 익숙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산에 산새들이 있어 그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무려 세 시간의 산행이 끝났다. 우리네 인생, 긴 것 같지만 짧은 인생이다. 가족 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시간이 부족하다. 돌이켜 보니 추억 만들기는 자식들의 유년 시절이 고작이다. 그 다음부터는 가족들이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수원 토박이인 우리 딸, 광교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머릿속에 담고 부모들과 나눈 대화가 삶에 있어 좋은 지침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가족 만세다.
몇 해 전 ‘우리의 교육은 지속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받고 한동안 고민했던 적이 있다. 자녀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학부모, 학업 스트레스와 권위적 교육환경에 허덕이는 학생들, 참된 가르침의 의미를 잃고 휘청이는 교사들…. 이러한 교육으로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울 수 있을지, 교육공동체 모두가 의미를 찾으며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세계와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역량이 필요하고, 거대한 글로벌 이슈들을 직면하게 된 이 시점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으로 세계시민교육을 제시하고자 한다. 티셔츠 한 벌에 담긴 세계시민교육 우리가 무심히 사 입는 티셔츠의 면화는 우즈베키스탄의 목화밭에서 어린이들의 노동착취를 통해 싼값(약 14센트)으로 채취되며, 면화 농사에 들어가는 살충제(전 세계 살충제 사용량의 10% 이상 차지)는 생산지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티셔츠 한 벌을 만드는 공정 및 운송·판매과정에 탄소 4,600그램이 발생하고, 가상수 4,000리터를 사용하는 등 엄청난 물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 이는 또다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환경오염, 물 부족 등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우리의 행동이 지구 환경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예전보다 그 영향의 강도가 강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호의존성의 심화로 빈곤·분쟁·환경 등의 문제가 국지적이 아닌 지구적 대응을 해야 하는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다. 지구촌 곳곳의 문제들이 단순히 그 나라들의 잘못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지구촌 권력의 역학 구조에서 생겨났고, 그 대응 또한 전 지구적인 힘이 필요해진 것이다. 유네스코 헌장 서문에는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평화 또한 인간의 마음에서 구축해야 한다’는 구절이 있다. 글로벌 이슈의 해결과 지속가능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국제기구 및 여러 국가가 힘을 모으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곧 교육에 있다. 이러한 필요성에서 세계시민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시민교육은 기존의 교육에 변화를 가져오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래 우리 교육이 개인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익에 기여하는 교육, 획일화와 경쟁을 강조하는 지식 중심의 주입식 교육이었다면,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의 세계시민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인지, 사회·정서, 행동의 세 역량을 모두 키우기 위한 과정 중심적·문제해결 중심적·참여지향적인 교육을 바탕으로 한다. 기존 학교 교육의 틀로는 다양성이 심화되는 세계와 새로운 교육을 갈망하는 사회의 요구를 담아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세계시민교육은 우리 교육현장이 다양성과 공생의 가치를 배우며 성장하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으로 다시 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책임있는 세계시민을 길러내는 교육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한 국제적인 논의에서는 세계시민교육을 ‘학습자들이 더 포용적이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식·기능·가치·태도를 길러주는 교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인류 보편의 평화·인권· 다양성 등에 대한 지식·기술을 습득하고 가치를 내면화하며 책임감 있는 태도를 함양하는 교육’이라고 정의하였다. 쉽게 말하자면 학생들을 ‘세계시민’으로 키워내자는 것이다. 단순히 한 나라의 국민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시각으로 나의 행동이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책무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교육이 세계시민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시민교육의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역사와 교육에 들어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였고, 이는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에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도 우리 초·중등 교육이 추구해나갈 교육 비전으로 제시한 인간상에 세계시민의식이 잘 드러나 있다. ‘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 문화를 향유하고 발전시키는 교양 있는 사람,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더불어 사는 사람’이 그것이다. 세계교육포럼서 양질의 평생학습 강조 2012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로벌 교육 우선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 GEFI)’을 출범시켰다. 여기에서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즉, 세계시민교육이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등장하였다. 2015년 5월, 지난 2000년부터 시행되어온 교육을 점검하고, 오는 2030년까지 교육목표를 결정하기 위해 전 세계 교육 분야 최대 규모 행사인 ‘세계교육포럼’이 인천에서 열렸다. 이 포럼에서 채택한 ‘인천선언’에는 2030년까지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과 평생학습 기회를 보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그 실천방법 중 하나로 세계시민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유엔 또한 2015년 9월 미국 뉴욕에서 2030년까지의 전 세계 공동의 발전 목표를 정하였는데 전 세계의 공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에 합의하였다. SDGs 속에 세계시민교육을 포함한 유네스코의 Post-EFA(차세대 모두를 위한 교육) 교육목표 전체를 채택함으로써 세계시민교육이 전 세계적인 교육의 방향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PART VIEW] 교육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가? 아직까지는 세계시민교육이 시작된 단계이고, 범위가 매우 넓어 교사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시민교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교과수업과 생활지도를 통해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었던 교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시민교육은 평화·인권·문화다양성·지속가능발전·국제이해 등이 자연스럽게 접목된 교육이다. 이들은 이미 교육과정 안에 들어와 있던 내용이며, 교과교육 내용을 조금만 살펴보아도 세계시민교육과의 관련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표 참조. 관심이 있는 학교와 교사들이 창의적체험활동이나 자유학기제에 시수 배정, 주제통합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경기교육청 등을 중심으로 세계시민교육을 위한 교과서를 개발하고 있으며,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위한 교수학습지침서 개발 등 연구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부와 지역교육청에서도 중점과제 선정, 선도교사 선발, 교원 연수 운영 등 지원을 하고 있어 세계시민교육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교육자로서 확신을 가지고 시원하게 대답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 세계시민의 안목으로 세상을 보면 교육의 힘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교육으로 지구촌의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교육의 힘을 되찾고, 지금의 교육을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바꿔내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그 시작점으로 지구촌의 복잡하고 유기적인 연계성 속에서 세계시민으로 살아야 할 책무성을 가진 나를 발견하고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세계화와 세계시민교육 손안의 작은 스마트폰으로도 세계의 따끈따끈한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계화라는 말은 더이상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었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교육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가? 요즘 높아지는 세계시민교육에 관한 관심은 이러한 고민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세계시민교육은 교육의 구조적 한계와 이에 따른 교사들의 인식 부족, 입시 위주의 교육문화 그리고 이상과 동떨어진 학교 현장의 벽에 부딪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 10명 중 6명 꼴 세계시민교육 잘몰라 한국 교육계에서 세계시민교육은 주요 관심사이다.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를 비롯하여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양성 프로그램과 온·오프라인 강의, 그리고 교사 지침서와 같은 자원들을 제공하며 교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한 서울·강원·경기교육청은 서로 협력하여 세계시민교육 교재 및 교육과정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교사 1,96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0.6%가 ‘세계시민교육을 잘 모르거나 들어본 적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설문 참여 교사들의 낮은 연수비율(9.4%)과 세계시민교육을 학교 활동에 활용하지 않는 비율(70.8%)을 고려하면 이해 가능한 결과라 하겠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자료**에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빈약해 체계적인 연수가 제공되지 않고, 우리의 전반적인 교육풍토가 입시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교사들의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도 올해는 교사들의 인식이 예전보다 조금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주변의 동료 교사들에게 물어보면 ‘세계시민교육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며, 세계시민교육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인식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는 대답들이 돌아왔다. 그러나 그들에게 ‘세계시민교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혹은 ‘세계시민교육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라고 질문하면 자신 있게 안다고 하는 교사를 쉽게 찾을 수 없다. 대부분은 기존의 국제이해교육, 지속가능한 발전교육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많았으며 또한 국제적 교육 의제에서 비롯되어 시행해왔던 교육들이 학교교육과정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사라진 것처럼 세계시민교육 역시 한때의 열기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았다. 이러한 경향은 근본적으로 한국이 가진 교육의 하향식 정책 결정구조와 진행 방식, 그리고 한국이 직면한 학교 교육의 한계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보여진다. 학교마다 교육사업 몸살... 교사들 업무부담 커 세계시민교육이 함의하는 다양한 주제는 이미 학교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 교육·창의 교육·글로벌 인재교육 등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문제는 이렇게 현장에서 운영되는 교육 사업들의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현재 일선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교육 사업 중 몇 가지만 언급하자면 STEAM 교육·인성교육·진로교육·다문화 교육·영재교육·독서교육 등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방과후학교·돌봄 교실·학부모 교육까지 진행하고 있어 학교는 참으로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교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 및 교내외 대회, 체험활동만 보더라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세분화되고 많아졌다. 당연히 교사들이 맡게 되는 행정 및 교육 업무 역시 더욱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수많은 교육활동과 그에 따른 행정업무에 지친 교사들에게 세계시민교육은 또 하나 얹어진 짐으로 인식되기 쉬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교육활동 결과가 경연이나 대회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은 경쟁과 순위 매김에 익숙해진 학교문화와 한국의 교육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세계시민교육이 영어나 외국어교육, 글로벌 인재교육과 자주 결부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어 그 본래의 의미와 상관없이 많은 교육활동이 입시와 경쟁에 휩쓸려 일부만 부각되는 점 역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나마 입시와 관련이 없는 영역이라면 지속적인 관심조차 받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분야는 그 가치와 상관없이 ‘아는 사람만 아는 그들만의 교육’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그들만의 세계시민교육’은 곤란 사실 ‘세계시민교육’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갈등이 한창이었던 1차 세계대전 이후 철학자들은 국가와 세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 한 예로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교육의 과제는 통제가 아니라 사물의 가치를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 자유로운 공동체의 현명한 시민들을 양성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고, 또 개인의 자유로운 창조성과 시민 정신을 결합함으로써, 오직 소수만이 성취할 수 있었던 가치를 사람마다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시민이 국가의 이기심을 넘어 인간과 세계를 해석하고 실천과 정치적 행동을 통해 변혁하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했다.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소속감(sense of belonging)’ 역시 국가를 초월하여 세계시민으로서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비슷한 관점을 지닌다고 하겠다. 2009 국가교육과정에서도 ‘세계와 소통하는 시민’과 ‘배려와 나눔의 정신’, ‘공동체의 발전’이란 말들이 언급되어 있으며, 실제 학교에서 가르치는 다양한 교과가 이러한 생각들을 공유하고 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부지불식간에 이미 우리는 많은 것들을 듣고 배워왔고 또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교사가 세계시민교육이라는 용어가 주는 생소함과 이해 부족으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잘 모른다’고 하는 것이다. 세계와 소통하는 배려와 나눔 정신 길러야 세계시민은 무엇이고 세계시민을 기르기 위한 교육은 어떤 것인지 학자와 전문가들 사이에 합의된 하나의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시민교육 역시 그 범주가 넓어 국제 경쟁력을 위한 리더십부터 윤리 교육·변혁적 교육·비판적 교육 등 다양한 의미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세계시민교육의 개념이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깨달아야 할 것은 교육자의 역할이 학생들에게 세계시민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격동하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대한 넓은 범위의 다양한 생각과 이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여러 방식이 있음을 안내해주고 가치판단과 결정은 학생들이 내릴 수 있게 돕는 과정 자체가 바로 세계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계시민으로서 어떤 세계를 꿈꾸고 만들어 나가고 싶은가? 스스로 끊임없는 반추와 고민을 통해 세계시민교육의 의미를 체득한 교사의 수업에는 세계시민교육이 자연스레 녹아들게 되어있다. 많은 교사가 연수를 통해 얻고자 하는 부분은 ‘세계시민교육은 무엇인가’라는 지루한 이론보다는 수업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자료와 전달 기술’에 관한 것이다. 지금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위해 연구학교와 연수과정의 수를 늘리거나 교육과정과 자료 개발에 재정을 투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연수와 자료, 혹은 교육과정 개편이 교사들의 낮은 인지도와 저조한 확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PART VIEW] 다양한 교육 주체 참여한 토론의 장 필요 최근들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제대로 된 첫 단추가 없다. 다시 말해 세계시민교육의 개념, 목적, 정당성과 같은 기본적인 논의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한국의 교육적 상황에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고찰도 부족했다. 이것이 문제점의 시발점이 아닐까 싶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진정 우리에게 세계시민교육이 필요한 것인가, 필요하다면 어떠한 내용과 방향성을 갖고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 그리고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자유롭고 활발하게 토론의 장을 열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토론의 장은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세계시민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이해와 그에 대한 해결을 모색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채널이 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고 만들어 나가는 토론의 장은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동시에 우리 스스로가 세계시민교육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아가는 데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독일인은 세계 어디든지 있어. 사람들이 너를 알아볼 거야.” 2016년 7월에 개봉한 나의 산티아고(Ich bin dann mal weg)라는 독일 영화에 나오는 대사이다. 주인공 하페는 유명한 코미디언이지만 과로로 쓰러진다. 그는 의사로부터 3개월간 절대 안정을 취하라는 처방을 받게 된다. 그는 산티아고로 순례를 떠난다. 오지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독일인도 만나지만 홀로 자신과 대면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신을 만난다. 그는 어느 날 텅 빈 마을로 들어간다. 어느 집 벽에 ‘나와 너’라는 낙서를 보고, 땅에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 아이를 보며, 그 아이가 사라지는 모습을 본다. 그 짧은 순간의 장면에서 그는 자신과 신의 관계가 나와 너의 관계였던 과거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상기하며 자신 안에 있었던 너라는 신을 느끼게 된다. ‘나와 너’의 관계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 나의 산티아고는 한 번쯤 우리에게 진정한 세계시민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고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이라고 볼 수 없다. 하페가 깨달았던 ‘나와 너’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세계시민이기 때문이다. ‘나와 너’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풀이하자면, ‘자신과 타자’의 관계이다. 자신은 나이며, 타자는 내가 대상화하며 관계를 맺는 세계이다. 세계는 자연·사람·문명을 말한다. 시민성은 세계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다름’과 ‘같음’을 인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타자와 관계를 설정할 때 기초적인 것은 ‘태도’이다. 세계를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데 어떤 태도가 필요할까? 세계시민의 태도는 체계적 훈련을 통해 습득된다. 예컨대 아이에게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호기심·개방성·진실함·배려·공감능력은 장기간의 커리큘럼에 의해 길러진다. 지식으로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 교류하며 타자가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하면 타자와 소통할 수 있는지, 스스로 느끼며 깨달아야 한다. 태도와 마찬가지로 ‘인식 및 판단 능력’도 나와 타자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 세계시민은 지구적 이슈가 자신의 삶과 직접 관련된다는 인식에서 시작하여 양심은 물론 자유·평등·정의 등의 가치에 기초하여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세계시민은 ‘실천력’을 지니기 위해 판단에 기초하여 반복적으로 행동해보아야 한다. 유럽을 품에 안은 독일의 세계시민교육 2015년 현재 독일에는 약 800만 명의 학생들이 약 80만 명의 교사와 초등학교 15,578곳, 중등학교 10,255곳에서 학습하고 있다. 독일의 모든 초·중등학교에서는 체계적으로 정치교육·윤리·철학·종교 수업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민주시민성과 세계시민성을 함양시켜준다. 앞에서 언급한 자신과 타자의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주는 태도·인식 및 판단 능력·실천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독일은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16개의 주가 독립적으로 교육정책을 시행한다. 중앙정부는 교육의 방향만 제시하고 16개의 주(州)가 다양하게 자율적으로 구체적인 교육내용과 커리큘럼을 정해서 실시한다. 이는 교육예산이 중앙 정부가 아닌 주 정부에 의해 조달되는 것과 연관된다. 개별 주가 교육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제도 덕분에 독일에는 교육의 다양성이 존재한다. 중앙정부인 교육부가 돈줄을 쥐고 획일적으로 지시하고 통제하는 한국과는 다른 시스템이다. 다양성을 강조한 독일 교육은 창의적 인재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된다. 세계시민교육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독일의 모든 학교에서는 민주시민성과 세계시민성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이 투입되지만 교육의 내용·방법·커리큘럼은 각각 다르다. 예컨대 독일에는 ‘유럽학교’라는 것이 있다. 유럽학교제도는 1991년 11월에 16개 주 교육부 장관이 합의한 ‘교육과정에서 유럽적 차원(Zur europaischen Dimension in Bildungswesen)’이라는 결의문에 기초하여 실시되고 있다. 교육과정에 유럽에 대한 학습내용을 넣자는 결의문이었다. 유럽통합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꼭 필요한 교육과정이었다. ‘어떻게 하느냐’는 자유였다. 각 주의 교육부 장관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만들어 실시했다. 유럽학교는 일종의 인증제로 운영된다. 각 주는 유럽학교 인증 기준을 마련하여 학교가 그 기준에 적합한 유럽 교육을 하면 유럽학교라는 타이틀을 부여한다. 2015년 기준으로 독일에는 542개의 유럽학교가 있다. 전체 학교 수(25,833개) 대비 약 2.1%라고 볼 수 있다. 독일의 16개 주 가운데 바이에른(Bayern),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urtemberg), 자란트(Saarland) 등 3개 주에는 유럽학교 인증제도가 없다. 하지만 이들 주 역시 학생들에게 유럽연합의 정치제도와 유럽의 역사를 배우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학교의 가장 큰 목적은 하나된 유럽 [PART VIEW]유럽학교가 가장 많은 주는 186개가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 주이다. 니더작센(Niedersachsen) 주도 118개로 두 번째로 많다. 유럽학교가 운영되는 실태를 보면, 약간씩 차이를 보이지만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모델(NRW-Model)을 변형시켜 운영하고 있다. 반면 베를린에서는 NRW 모델과 차이를 보이며 이중언어 학교로 운영된다. 이를 SESB(Staatliche Europa-Schule Berlin) 모델이라고 한다. 즉, 독일에서 인증제도로 시행되고 있는 유럽학교는 대체로 NRW 모델과 SESB 모델로 각각 운영되고 있다. SESB 모델부터 살펴보자. 베를린에는 총 31개의 유럽학교가 있다. 모두 이중언어 학교이다. 독일어·영어 학교, 독일어·프랑스어 학교, 독일어·그리스어 학교, 독일어·이태리어 학교, 독일어·폴란드어 학교, 독일어·포르투갈어 학교, 독일어·러시아어 학교, 독일어·스페인어 학교, 독일어·터키어 학교가 있다. 각 이중언어 학교마다 초등과 중등학교가 있어서 학생이 연속성을 가지고 졸업장과 두 가지 언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러한 유럽학교의 수업은 독일어 50%, 파트너 언어 50%로 이루어진다. 예컨대 찰스디킨스 초등학교는 독일어·영어 유럽학교로서, 수업은 독일어 50%, 영어 50% 이루어진다. 대체로 과목별로 수업 언어가 다르다. 독일어 수업은 독일어로 하지만, 사회·역사·정치교육 등은 영어로 하는 식이다. 나아가 학생이 유럽의 역사와 정치제도를 학습하게 하며, 학생이 다른 유럽 국가의 파트너 학교와의 교환학생과 교환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다양한 유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NRW 모델은 SESB 모델이 약화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즉, 유럽의 역사·문화·유럽연합의 정치제도에 관한 수업이 교육과정에 투입되고, 제2외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의 도입 및 다른 유럽 국가의 파트너 학교와의 교류를 시행하는 형태이다. 특히 이 모델에서는 직업실습을 다른 유럽 국가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독일에서 시행되는 두 가지 유형의 유럽학교는 세계와 관계를 맺는 학생 자신이 한 국가의 경계를 넘어 유럽, 나아가 지구촌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게끔 하는 태도·인식 및 판단 능력·실천력을 길러주고 있다. 독일에서 모든 학교는 정치교육과 윤리 수업을 통하여 세계시민성을 함양시키고 있지만, 유럽학교로 인증받은 학교는 학생의 세계시민성을 극대화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독일의 세계시민교육과 유럽학교 운영방식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아이들의 정체성은 교육을 통해 길러진다는 점이다. 유럽학교를 운영하는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유럽이라는 가치를 내재하여 통합된 유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 아이들이 세계의 모든 장소에서 역량 있는 시민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세계시민학교나 아시아 시민학교를 제도화하여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교육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세계가 다양하듯 세계시민교육의 방법과 내용도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는 어느 지역이나 표준화된 국제 학교가 있다. 주로 영어로 수업을 한다. 하지만 세계에는 영어만 있는 것도 아니며 영어만 잘한다고 세계시민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지구적 상호 연계성에 기초한 네트워크적 사유방식, 소통 능력, 공감능력, 책임감, 협동심, 문제해결능력 등 세계시민적 역량이 길러져야 한다. 베를린 모델에서 보듯 이중언어학교는 아이들에게 다중 정체성을 길러주어 세계시민이 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고 있다. 우리도 한국어-중국어, 한국어-일본어, 한국어-태국, 한국어-인도 학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예컨대, 지역에 따라 인천 교육청은 한국어-중국어 이중언어학교를, 부산 교육청은 한국어-일본어 이중언어학교를 특화 시키는 것은 어떨까? 물론, 다양한 세계시민학교와 이중언어학교를 제도화할 수도 있다. 특화된 이중언어학교 설립 검토해 볼 만 셋째, 세계시민교육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교육의 연계성이 중요하다. 독일에서처럼 초등과 중등 교육이 세계시민교육 학교로 연계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독일의 NRW 모델은 SESB 모델을 살펴보면, 모두 상위 교육기관으로의 연계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공감능력과 같은 하나의 기초적 역량을 습관화시키는 것도 1-2년이 소요되며, 그러한 공감능력을 사용하여 소통하는 능력(대화, 설득, 토론, 합의)도 5년 이상 소요된다. 시민성은 연령에 맞는 역량(virtue)이 차례로 개발되면서 종합적으로 완성된다. 따라서 초등과 중등을 포괄하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세계시민교육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숙제 없는 학교’와 ‘초등 선택형 평가 폐지’를 발표했다. 숙제를 폐지하는 것은 학생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이고, 선택형 평가 폐지는 단순한 암기 중심 학습을 탈피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공감의 여지도 있다. 그러나 현장 교원이나 학부모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나 숙의 과정 없이 행정적 차원에서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숙제다운 숙제’를 논의할 수는 없었나? 대부분 사람은 숙제를 가정에서 공부시키는 수단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숙제는 교실을 벗어나 배운 내용을 확인하고, 다시 활용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앞으로 배울 내용을 준비하는 기회가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습은 교실 내에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가정과 연계되는 활동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숙제가 갖는 순기능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폐지하기보다 가정과 연계하여 ‘숙제다운 숙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먼저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 선행됐어야 한다. 숙제를 폐지하면 학부모는 과연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 맞벌이가 많은 요즘, 숙제의 폐지는 고스란히 학부모의 또 다른 교육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또 폐지를 발표하기에 앞서 숙제에 대한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검증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각종 소규모 동아리활동을 지원하거나 연구학교를 지원하는 등 검증 방법을 다양화하여 ‘숙제 없는 교실’에 대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밝혔어야 했다. 즉, 수업 과정에 미치는 효과, 가정에서의 학습 활동과 그 영향,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밝혀 이를 바탕으로 신중한 결정이 이뤄져야 했다. 여기에 더하여 교육청 차원에서 관련 정책연구를 수행하여 정책의 기초로 활용하는 방법도 모색되었어야 했다. 숙제가 사라지면 질문도 사라진다 서울시교육청은 ‘질문 있는 교실’을 주요 수업 방법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학생 참여 중심, 경험 중심, 협력적 배움 중심의 수업 전개를 통하여 활기차고 즐거운 수업을 위한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이 살아 있고, 상호소통이 원활하며, 서로 토론하고 협력하며, 배움의 즐거움을 깨닫게 하는 훌륭한 교육의 방향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하지만 질문은 학생이 학습할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따라서 잘못하여 ‘숙제 없는 교실’이 ‘질문 없는 교실’을 유도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동안 학교에서 숙제를 교육적으로 부과하거나 활용하는 측면에서 노력이 소홀했던 점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체 학생에 대한 획일적인 숙제 부과나, 짧은 기간에 해결해야 한다든지 또는 스스로의 힘이 아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정적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점은 교사가 반성해야 할 여지가 있다. 숙제는 수업의 연장 어느 교육학자는 ‘숙제는 학습자가 수업과 수업 사이에 교실 밖에서 하는 것으로 이는 학습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방식’이라고 하였다. 결국 숙제는 수업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듀이(Dewey)는 학습의 질과 양을 결정하는 것은 교과가 아니라 아동 자신이라고 했다. 이것은 아동에게 교육과정을 맞추라는 의미로 교육과정에 학생을 맞춰 이끌고 가려는 우리 교육 풍토에 경종을 울리는 경고이다. 숙제도 같은 맥락이다. 학생 스스로 자신에게 더 필요한 것, 알아야 할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이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숙제가 제시되어야 한다. 이는 획일적인 부과가 아닌 개인 맞춤형 과제를 부과하는 방식이 된다. 수업 중 내가 알고 싶은 것 한 가지, 이것을 위한 질문 세 가지 등을 생각하게 하는 것도 좋은 사례가 된다. 숙제를 이렇게 초인지적 관점에서 부과함으로써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질문 있는 교실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PART VIEW]선택형 문항도 창의력이 필요 또 다른 폐지의 대상이 된 것이 평가에서 선택형 문항이다. 선택형 문항에는 진위형·선다형·연결형·배열형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이러한 선택형 문항은 서답형에 비해 쉽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문항 출제기법에 따라 문항의 난이도는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선택형 문항은 서술형 못지않게 더 철저하게 해당 내용을 알아야만 응답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입수학능력시험의 선택형 문항이다. 초등학교 선택형 문항의 폐지 이유가 쉬운 문제라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학습 내용의 성격에 따라서는 선택형 문항으로 측정해 내야 할 것이 있다는 말이다. 선택형 문항을 ‘단순한 지식 이해 정도만 측정’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평가 방법’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경계가 필요하다. 물론 학습자의 다양한 반응을 확인하지 못해 창의성이나 문제해결력 같은 것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측정 목적에 따라 문항 형식을 융통성 있게 조절할 수 있고 간단한 사실이나 개념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평가 방법이 된다. 또한 해당 내용요소에 대하여 분석과 사고를 구사해야 해결할 수 있는 형태로 문항을 제시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필요하면 특정한 내용요소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선택형 문항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교사 입장에서는 오답 유형을 파악하여 교수·학습에 필요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물론 모든 문제를 획일적으로 선택형 문항으로 측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선택형 문항의 활용 범위를 교사에게 위임하되 일정한 범위 내에서 활용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옳다. ‘된다’, ‘안 된다’라고 획일적으로 규정지어 놓는 수업관과 평가관은 바람직하지 않다. 숙제 폐지와 평가권 규제는 교사 자율성 침해 숙제를 부과하는 것도 평가도 교사의 고유한 권한이다. 교육과정 개발에서 숙의 모형을 제시한 워커(Walker)는 교사와 학생이 학교 놀이터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이야기한다면 이는 교육과정의 일부가 된다고 하였다. 교사가 연간 계획표를 세우고, 가르칠 내용을 결정하고, 가르칠 시간을 배당하고, 가르칠 순서를 정하는 것이 교육과정 설계이다. 학생들이 토론 수업에서 요점을 벗어나 샛길로 나갈 경우 교사가 바로 잡았다면 교육과정의 한 결정이 된다. 교사가 중요한 시사 문제를 다루기 위해 본래 계획된 수업을 미루었다면 교사는 교육과정 변경을 위해 전문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만큼 교육과정에 대한 선택과 결정은 교사의 고유 권한이다. 숙제를 부과하는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다. 교사가 전문적 판단으로 필요한 내용과 분량을 부과하면 된다. 이것을 행정적으로 획일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실 내 교사의 교육과정 실행을 행정력으로 규제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질문있는 교실수업 혁신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교사의 전문성을 교육과정 및 수업·평가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역량, 민주적인 학교공동체 운영 역량,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촉진하는 역량으로 정의하고 교육과정·수업·평가 전문성 및 자율권 확대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숙제 폐지와 평가권 규제는 교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이율배반적인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교실에서 교사는 교육과정을 실행한다. 국가에서 제시한 통합적·표준적인 국가교육과정이 학교 울타리를 넘고 창문을 넘어 교실로 연계되면 분화적이고 특수한 내용으로 전환되어 교사의 교육과정이 된다. 이것은 국가 교육과정을 학습자의 일상적인 경험과 흥미를 고려하여 다양화, 특성화하여 가르쳐야 한다고 보는 교육에 대한 권한 위임이다. 이러한 권한을 받아 교육과정을 만들고 결정하는 것도 교사이고 이를 실행하는 것 또한 교사이다. 여기에 따른 숙제 부과나 평가의 선택은 교사의 전문적 판단에 따라야 하며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1920년대 미국 콜로라도주 수도인 덴버시에서 교육장을 지낸 뉼런(J. Newlon)은 ‘교사는 외부에서 만들어준 것을 전달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가르칠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것이 전문성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노력에 호응하듯이 덴버시의 교사들은 전문적 능력과 책임감이 나타나게 되었고 교사에 대한 인식까지 전환시켜 놓았다. 1920년대 당시 이러한 교육관과 교사들의 노력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