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5,93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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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이루어지는 미래노트 (혼다 아리아케 지음, 책과콩나무 펴냄, 200쪽, 1만2000원) 일본에서 인사교육 컨설턴트를 운영하며 능력 개발, 경영교육 컨설팅 및 강연자로 활동 중인 저자는 어린이가 스스로 미래설계가 가능한 현실적인 방법들을 실제 경영과 마케팅에서 사용되는 이론들을 활용해 동화로 풀어냈다. 주인공 하루토가 자신만의 ‘미래노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담겼다.
“학부모와 교사의 공통 목표가 있어요. 학생이 일 년 동안 학교에서 즐겁게, 무탈하게 지내는 거예요. 담임선생님은 아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가정환경 조사서가 배부될 거예요. 과거와 달리 최소한의 내용만 받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알아야 할 아이의 발달, 행동 등에 대해 세세하게 적어주시면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지난달 26일 우리마을예술학교와 경기도파주교육지원청은 ‘2022 초등학교 신입생 학부모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온라인 화상회의로 개최한 토크콘서트는 우리마을예술학교에서 활동하는 ‘모두가 빛나는 학교 자문단’ 소속 현직 교사들을 주축으로 준비됐다. 미리 학부모들의 질문을 받고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날은 ‘처음 맞이하는 슬기로운 학교생활’을 주제로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 마을 교육과정,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다뤘다. 3월 5일에 진행된 2차 토크콘서트에서는 학교생활에서의 갈등 해결, 우리 가족의 유형 인식과 이해, 교우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한 부분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위기 속에서 어떻게 교육이 이뤄질 것인가’였다. 대표인 김성대 서울 강서고 교사는 “이럴 때일수록 학교의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성, 협력하고 연계해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우리마을예술학교의 운영 사례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공부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마을예술학교는 지난 2012년에 조직된 마을 교육 공동체다. 현직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이 마을을 무대로 삼아 자신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학생주도 활동을 중심으로 한 마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초등학생은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큰 주제로 활동하고, 중·고등학생은 학교 수업과 연계한 진로 프로젝트 활동을 하고 있다. 김성대 대표는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했고, 부모 커뮤니티에서 뜻이 맞는 분들과 모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교나 사교육기관에만 자녀교육을 위탁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자녀와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는, 교육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학교에서의 배움을 마을로 확장하고, 또 삶으로 이어지게 돕고 있어요. 마을 교육과정을 통해 세상을 알아갈 수 있게요.” 올해 11년 차를 맞은 우리마을예술학교의 마을 교육과정 운영 노하우를 배우려는 곳도 적지 않다. 특히 혁신교육 지구를 운영하는 지자체에서 관심이 높다. 지난 2월에는 경기도파주교육지원청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하다 보니, 혁신교육 지구의 모델이 됐고, 하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좋은 사례로 발전해 긍정적인 영향을 나누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혁신교육 지구가 그 취지에 맞게 운영되려면 전문가 위주로 진행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 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마을예술학교는 4월부터 교육 관련 주제로 월별 온라인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교육에 힘을 실어 주고 교권을 지켜줄 ‘교육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지 학교 현장의 관심이 높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슈가 된 교육 공약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한국정책학회와 한국행정학회가 지난달 22일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 비교분석’을 통해 3개 정당 대선 후보자들의 주요 교육 공약을 살펴본다. ◆교육환경 위기 따른 ‘대전환’ 정책 코로나19의 지속적인 여파로 학력 양극화뿐만 아니라 정서적·심리적 결손이 심화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범정부 차원의 관심과 ‘교육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의무교육단계에 기본학력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빅데이터·AI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학습관리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초등 단계에서 자율적으로 기본학습역량 진단을 시행하고 결과에 기반한 다양한 보충학습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기본학력 전담교사를 채용해 기본학력 미달 학생이 많은 학교에 우선 배치하고 개별지도하겠다며 채용에 400억 원을 투입하고 기본학력 진단개발비 100억 원, 온라인 교육 통합 플랫폼 구축에 43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체제, 목표, 내용, 방식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AI교육혁명, 학교교육 바로세우기, 지방대 및 초일류대학 육성, 배움-일자리-삶이 선순환하는 평생학습사회 구축을 제시했다. 또 교육양극화 해소를 위해 교육희망사다리를 복원하고 AI 환경 여건 및 학습활동 제공을 통한 교육격차 해소를 정책목표로 내세웠다. 윤 후보는 공약 실현을 위해 2년간 1000억 원의 특별예산을 편성해 국가 차원의 디지털 교육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코로나19 원격 초·중·고 교실 혁명을 위해 학급당 20명의 미래형 학교, 미래형 교육과정-수업-평가, 대학 무상교육을 실시해 국가가 책임지는 미래형 맞춤교육을 제안했다. ◆미래교육을 위한 거버넌스 체제 확립 중장기적 교육 방향을 설계-합의하고 미래교육 거버넌스 체제를 재설계하는 기구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7월 출범한다. 이재명 후보는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교육청의 역할 조정 및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컨트롤타워를 재구조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교육지원청의 권한을 강화하고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업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학부모회·학생회·교직원회의 법제화를 통해 학교자치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후보는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의 역할을 검토한 후 업무 재조정 및 업무 설정을 명료화하겠다”고 했다. 또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위원회가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전문가 위원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국가교육위원회 구조의 정권 친화적 요소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사교육비 경감 및 대입제도 개선 대책 대입제도 공정성은 이번 정부에서 큰 화두였다. 수시전형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정시모집 인원이 일부 확대되고 수능 문제 출제 오류 논란 등 대입제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 28만9000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EBS 온라인 학교 전환 및 온라인 탑재, 취약계층 교재 무료 제공 확대”를 약속했다. 또 중·고교 시험을 교과서 밖에서 출제하지 못하도록 하고 양질의 방과후 학교 확대를 통해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교육부 산하 ‘사교육대책위원회’ 설치·운영, 영재고·과학고 입시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윤석열 후보는 “모든 학생의 특성과 학력 수준을 정확히 진단해 맞춤형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며 첨단 에듀테크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의 특성과 학력 진단,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으로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을 통해 충족할 수 있는 경로를 열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학급당 20명, 1수업 2교사제 등 핀란드식 중층 기본학력 보장 시스템과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한 대학서열 완화 조치를 내걸었다. ◆유보통합 및 돌봄정책 확대 우리나라는 누리과정은 시행됐으나 유보통합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영유아기 사회적 돌봄과 관련한 요구가 높지만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는 “유아 및 보육을 단계적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리부처를 통합하고 재원확보 및 법률 제·개정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격차를 해소하겠다”며 “유보통합위원회를 구성해 단계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국공립-사립 유치원 교사를 동등 처우하기 위해 노력하고 초등 돌봄교실을 확대해 오후 7시까지 연장하고 권역별 긴급돌봄센터를 설치해 야간 및 토요일에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초등 저학년의 3시 하교를 도입해 별도의 지역교육과정 도입을 공약했다. 윤석열 후보도 “공정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유보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기존 돌봄중심 운영에서 탈피해 ‘1인1기’ 특기 및 적성교육을 강화하고 지역돌봄 인프라를 개선해 돌봄교실과의 연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도 유보통합 찬성 입장은 물론 국공립 유치원 확충과 만 3~5세 유아 무상의무교육 실시를 제시했다. 또 학교 돌봄교실을 확충하고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방과후 돌봄학교장을 공모하고 돌봄전담사 전일제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로 등교 일수가 줄면서 고등학생들의 학습 불평등이 두드러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등교 일수가 줄어든 학교일수록 상·하위권 학생 비율은 늘고 중위권은 줄어 양극화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는 김현철 홍공과학기술대 교수와 양희승·한유진 연세대 교수가 21일 발표한 ‘등교 일수 감소가 고등학교 학생의 학업 성취 및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드러났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2020년 등교 일수는 2019년 법정 등교 일수 190일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104일로 전년도에 비해 평균 86일간 등교하지 못했다. 적게는 50일 미만, 많게는 150일 이상 등교한 학교도 있어 학교 간 차이가 컸다. 연구팀은 전국 고교 2학년 학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2015~2020년 국·영·수 성적을 활용했으며 자료에는 과학고·외고·종합고는 제외하고 일반고만 포함했다. 분석 결과 등교 일수 100일 이상인 경우, 수학 중위권 학생 비율은 88.9%였고 100일 미만인 경우 84.8%로 4.1%포인트 줄었다. 반면 하위권은 7.1%에서 9.8%로 2.7%포인트, 상위권은 4.0%에서 5.4%로 1.4%포인트 늘었다. 수학뿐 아니라 국어와 영어 등 다른 과목에서도 중위권은 줄어들고 하위권과 상위권은 늘어나는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영어의 경우 등교 일수 100일 이상인 중위권 비율과 100일 미만인 비율이 89.2%에서 84.3%로 4.9%포인트 줄었고, 하위권은 6.2%에서 8.9%, 상위권은 4.6%에서 6.8%로 각각 2.7%포인트, 2.25%포인트 늘었다. 국어는 중위권 90%에서 86.9%로 3.1%포인트 줄고 하위권은 6.0%에서 8.1%로 2.1%포인트, 상위권은 4.1%에서 5.1%로 1%포인트 늘었다. 반면 등교 일수 제한이 평균 성적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과 하위권이 같이 늘면서 평균 점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연구진은 “등교 제한이 고교생의 평균 학업 성취도를 낮추지는 않았지만 학습 불평등은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상위권 학생들에게 공교육은 사교육이나 EBS 등과 같은 대체 학습에 비해 효과적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등교하지 않는 동안 본인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해 오히려 성적이 올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반면 하위권 학생들에게 등교는 최소한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게 되면서 학업에 손을 놓아버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희승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학업성취도 만큼 중요한 사회성, 유연한 성격, 끈기 등과 같은 비인지 기능에 대해서는 자세히 연구하지 못했다”며 “추가적인 연구와 함께 수능 자료와 같이 전국의 모든 학생을 포괄하는 연구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철 교수는 “2022년 새 학기는 새로운 정부와 함께 시작하는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든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개선하는 정책을 주요 국정과제로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수능 개편안 빠진 정시확대 공약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의 대입 정시 확대 공약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근본으로 돌아가 질문하는 것은 늘 유효한 전략이다. 우직한 지성이 내딛는 첫걸음이자, 전투적인 혁명가의 선정적인 공격 수단이고 노회한 보수의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기도 하다. 차원이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담아낼 새 질서가 필요한 시대, 인류를 위협하는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난망한 시대에는 더욱 필수적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화폐란 무엇인가? 학교란 무엇인가? 비로소 열린 생경한 문명의 개화기처럼 모두가 근본을 묻는다. 물어야만 한다. 겨우 ‘교육정책 기획’ 따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면서 너무 거창한가?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다. 겨우 ‘교육정책 기획’ 따위가 아닌 것이다. 난타당하는 공교육, 교육행정기관의 전통적 역할 정체성이 부정되는 상황, 학교가 인생을 책임져줄 것이라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각자도생의 현실에 대한 자책감 때문에 그렇다. 소풍처럼 기다려지는 미래가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고 경쟁을 종용하는 두려움의 미래가 유통되는 현실의 부당함 때문에 그렇다. 화석화된 채 현장을 표류하는 교육정책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더욱 그렇다. 기획의 방법을 묻고 싶은가? 백방을 제시해도 결국은 온전히 질문한 사람 몫으로 남을 테지만, 일단 묻는 것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기획, 정책기획이란 무엇인가? 기획의 온도 - 머리를 뛰게 하는 논술, 가슴을 뛰게 하는 기획 19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 대척점에 섰던 후보 두 명과 직선제의 단초를 제공한 대통령까지 세 명이, 작년 한 해 세상을 떠났다. 천지개벽할 것 같았던 그 대선판 분위기에 고무되어 유세장을 기웃거렸다. 직선제를 쟁취한 시민의 힘을 이야기하면서, 흰머리 휘날리며 일갈했던 후보의 말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판을 만드는 사람이야말로 훌륭한 사람이다!’ 그렇다. 그 판, 판을 까는 행위가 기획이다. 판이 깔려야 뭐가 되어도 될 것이 아닌가? 그러나 기획은 양가적이다. 선한 의도만으로 판은 깔리지 않는다. 사기판, 도박판도 있고, 흔히 이야기하는 기획부동산, 기획수사처럼 사심을 채우려는 부당한 의도의 판이 열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책기획’의 의도는 철저하게 공익적이어야 한다. 세상을 개선할 목적으로 판을 설계하는 행위가 정책기획이다. [PART VIEW] 그러나 공익이건 사익이건 의도의 소재에 상관없이 기획의 본질은 같다.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고 나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 아무도 기웃거리지조차 않는 판은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관료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활자만으로 자족적인, 기시감으로 충만한 건조한 것이 정책기획이 되어서는 안 된다. 논술과 기획은 교육정책을 담당할 전문직 선발 전형의 고정 아이템이다. 보편적이면서도 신선한 관점과 주장, 풍부한 근거와 튼실한 논리로 독자의 ‘머리를 뛰게 만드는 것’이 논술이라면, 기획은 변화될 세상에 대한 기대감과 동참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기획자의 가슴이 먼저 뛰고 볼 일이다. 가슴 뛰는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볼 일이다. 기획의 8가지 미덕 - 미제 고무신(C-R-O-C-S) 신은 코끼리(E-L-P) 가슴 뛰는 문제를 발견했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진정하고, 설계를 시작할 때다. 기획은 열정을 풀어내는 과학인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고 참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다음은 기획안을 작성하는 지침으로 삼을 만한 기획의 8가지 미덕이다. ① 창의성 Creativity 좋은 과학실험은 실험목적에 부합하는 가장 간결한 실험이다. 기획도 마찬가지다. 좋은 기획은 기획자의 의도를 구현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 막대한 예산과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는 기획이, 기관의 대표정책으로 홍보하기 좋고 기획자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줄지는 몰라도, 더 좋은 세상을 기약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간 죽어가던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생태계를 불과 14마리의 늑대가 복원시켰다는 일화처럼 가장 효과적으로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방안, 그것이 기획에서 요구되는 창의성의 핵심이다. 이런 창의성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일단, 실무에서 멀어질수록, 관료조직의 정점에 가까울수록 발휘되기 어렵다. 세상(현장)을 변화시키는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현장에 대한 민감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 대한 민감성이 절절하게 살아 있는 실무자라고 해서 무조건 창의성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늘 변화가 필요한 지점을 자각하고 몰입하는 실무자에게만 허락되는 것이 창의성이다. 누군가 몰입을 이렇게 정의했다. ‘고도의 정신적 집중 상태에서 높아지는 장기기억 인출능력을 활용하여 기적과 같은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얻기 위한 활동’1이라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미리 포기할 일은 아니다. 논어에 ‘사무익불여학(思無益不如學)’이라는 말이 있다. 의역하자면 ‘생각만 하느니 배우기만 하는 게 더 낫다.’라는 뜻이다. 혹 알겠는가? 많은 이야기를 듣고, 읽고, 기록하고, 그렇게 놀다보면 기적 같은 해결책이 떠오를지도. ② 절제 Restrain 미스터 브룩스의 주인공, 이중인격자 케빈 코스트너가 이런 기도문을 읊조린다.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책으로 유명한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지은 기도문이다. 기획의 미덕을 이야기하면서 이 기도문을 소개하는 이유는, 기획은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한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룰 문제도 한정하고, 목적도 한정하고, 방법도 한정하는 것이 기획이다. 한정은 전략적 포기를 동반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풍부한 문제의식, 가치있는 비전과 매력적인 방안으로 충만한 기획자에게 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 담아내고 싶은 욕망을 버리기 어렵다. 그러나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한 난삽한 기획안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절제의 미덕이 불필요한, 콘텐츠가 부족한 기획자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갖다 붙이기 십상이다.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기 전에, 일단은 자기 콘텐츠부터 확보하는 것이 먼저다. ③ 객관성 Objectivity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는 사실상 도달 불가능하다. 육신과 욕망이라는 인간의 태생적 존재 조건뿐만 아니라 온갖 중첩된 사회적 입장을 갖고 있는 인간이,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히 객관적인 세상을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객관성이다. 객관성을 포기하는 순간, 세상은 주관적 편견과 편협한 주장으로 난무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야 할 기획자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객관적 시선’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사실이 없는 당위적인 주장은 오직 종교적 신념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만 호소력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것을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예언자이며 시인이다.’2라는 영국 시인 블레이크의 생각은 매우 인상적이다. 사실에 대한 강력한 강조는 그에 부합하는 미래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주변에 널린 기획안이 있다면 잠시 훑어보라. 추진 배경이 ‘노골적인 당위적 진술’로 가득 차 있는지 ‘인상적인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현실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현실에 대한 분석과 통계자료에 친숙해지는 것이다. 아무리 빅데이터의 시대라고 하지만, 빅데이터는 멀고 스몰데이터는 가깝다. 손만 뻗으면 취할 수 있는 교육현실에 대한 데이터가 교육부, 교육청, 청소년정책연구원, KEDI, KERIS, 통계청, 보건복지부 등에 널려 있다. 미래사회 변화, 기후변화, 공교육 만족도, 사교육 실태, 학교 밖 청소년과 다문화 청소년 실태, 특수교육, 돌봄, 기초학력, 학령인구 감소 등등 자료를 가지고 놀아보자. 혹시 알겠는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문제가 불현듯 나타날지도. ④ 명확성 Clarity 아무리 의도가 좋고 기막힌 방안이 담긴 기획안도 명확하지 않다면 세상을 변화시키기는커녕 혼란만 부추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종교의 잘 다듬어진 교리도 대중 속에 유통되는 순간, 기억하기 좋고 말 삼기 좋은 뼈대만 남아 때로는 왜곡되고 기복신앙으로 소비되기 일쑤이다. 간혹 들리는 종교계의 일탈은 결코 예수와 부처가 의도한 게 아닐 터이다. 하물며 불분명한 기획안을 써놓고 일일이 찾아다니며 기획안의 진의를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꼭 술술 읽히는 것이 좋은 책은 아니다. 좋은 책은 이렇게도 읽히고 저렇게도 읽혀서 토론을 촉발하기도 한다. 경전의 주석사라고 할 수 있는 동양학문의 역사가 그렇다. 그러나 좋은 기획안은 술술 읽히며 단박에 전체가 한 문장으로 요약되어야 한다. 왜,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그런 기획안이 되려면 우선 일이 되어가는 경로가 구조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리고 모든 문장, 모든 용어가 백 사람이 보아도 오직 한 가지로 해석될 수 있도록 명확해야 한다. ⑤ 의미 Significance 의미 없는 기획은 무의미하다. 다시 말하지만 기획은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게 하고 동참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의미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목표가 명확하고, 절제되고 창의적인 방안이 있더라도, 그 의미가 시의성이 떨어지거나 여차하면 버리고 대체해도 좋을 정도의 상대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라면 공감은 물론, 지속적인 추진력이 담보되기 어렵다. 그래서 기획이 지향하는 의미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극히 보편적이면서도 실제적인 것으로 느껴져야만 한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면서 당면 문제의 해결방안을 선정하고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지침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보편성과 실제성은 당대의 시대정신에 대한 통찰에서 온다. 어떻게 그런 통찰력을 발휘하고 적절한 의미를 추출할 것인가? 지름길은 없다. 그렇다고 짐짓 물러설 필요도 없다. 말이든 책이든 시대를 읽는 텍스트를 예의주시하며 메시지들에서 공통적으로 읽혀지는 것들을 자기 언어로 정리해내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 시대의 핵심 가치는 개별성과 공동체성이다. 미래의 교육(또는 행정)은 학생(또는 현장)의 개성·적성·처지(또는 특수성)에 맞는 배려가 가능한 유연한 형태이여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추상적인 모든 사람(현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한 사람(하나의 현장)에 대한 실질적이고 세심한 배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치가 바로 개별성이다. 공동체성이 강조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또는 단위조직)으로서의 소속감과, 다름을 존중하고 공감, 배려, 희생할 줄 아는 품성이다. 아울러 자율성을 지닌 당당한 주체로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는 연대의 정신을 강조하는 가치가 공동체성이다. 시대정신에 대한 누군가의 해석과 언어에 종속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학생에게 ‘자신의 지식을 창조하라!’고 강조하듯, 그 모든 것을 융합해서 기획자의 육화된 언어로 다시 풀어내는 것이 정답이다. ⑥ 쉬움 Easyness 기획안은 쉬워야 한다. 쉬운 기획안을 쓰기 위해 수십 번 다시 생각하고 고쳐 쓰지 않는 것은, 제발 먹기를 바라지 않으면서 요리하는 것과 같다. 쉽게 이해되어야 참여도를 높일 수가 있다. 기획안에 포함된 내용이 아무리 명확하더라도 사전을 찾아보고 원작자에게 묻고 나서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다. 쉬운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작적 정의와 설명이 필요한 주관적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 낱말 하나로 쓰면 될 것을 굳이 참고 표시를 동반해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순간 이해의 흐름은 막히고 만다. 두 번째, 쉬운 기획안은 체계적으로 구조화되어 있어야 한다. 전체 내용의 틀이 잡혀 있고 각종 정보들이 표나 그래프로 요령있게 정리되어 있어야 눈에 들어온다. 기획안 각 영역의 모든 항목은 한눈에 읽히고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3~4개로 제한하는 게 좋다. 세 번째, 기획안은 간결해야 쉽게 읽힌다. 간결하게 표현하려면 최대한 단문으로 쓰는 게 기본이다. 한 항목에는 오직 하나의 일이나 생각만을 담고 가능하면 한두 줄로 소화해내야 한다. 군더더기 표현이나 의미가 중복되는 문장 또는 용어가 없어야 하고, 구구절절한 설명과 강조표시를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문장의 끝맺음을 명사형으로 하는 것도 군더더기를 없애는 한 방법이다. 주의사항 한 가지! 군더더기를 없애는 데 집착하다가 명확성을 놓치는 수가 있다. 가령, 조사를 과도하게 없앤 나머지 뜻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기획안이 종종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정보의 배치는 가능하면 큰 것과 중요한 것을 먼저 제시하는 게 좋다. 그래야 큰 덩어리를 먼저 이해하고, 나머지 작은 것들을 머릿 속에 쉽게 넣을 자리가 생긴다. 보충적인 내용은 문미에 괄호를 넣어 처리하거나 양이 많다면 붙임자료로 처리하는 게 좋다. ⑦ 논리성 Logicality 기획안이 갖추어야 할 논리성은 종잡아 두 가지다. 종적 논리와 횡적 논리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라고 하는 식으로, 논리가 아예 없거나 비약하는 것이 금물이다. 이건 기본이니까 제쳐두자. 종적 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기획안의 처음부터 끝까지 각 내용들이 논리적으로 위배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앞의 내용에 따라 다음 내용이 뒤따라 나오듯 해야 한다. 추진배경에서 제시된 문제의식이 목적에 반영되어야 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방침에 등장해야 한다.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세부사업이 선정되고 실천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위에서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핵심 가치로 개별성과 공동체성을 제시했다. 그 가치를 반영하여 학교의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획안을 작성한다고 하자. 추진배경부터 목적, 방침, 사업의 선정에 이르기까지 개별성과 공동체성을 잘 담아냈다면, 세부계획에도 역시 그 가치들이 반영되어야 한다. 개별성을 존중한다고 하고, 학생 개개인, 교원 개개인, 학부모 개개인, 지역사회마다의 특성과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 다음, 횡적 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기획안의 각 영역에서 다루어야 할 것들을 모두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언급했으면 저것도 언급해야 한다. 학교구성원의 공동체성을 함양한다고 하면서 학생 자치활동과 관련된 계획만 있거나, 대부분의 계획이 어느 하나를 중심으로 수립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 구성원의 모든 그룹, 더 나아가 모든 그룹을 아울러서 학교를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 등장해야 한다. ⑧ 가능성 Possibility 이제 기획의 마지막 미덕, 가능성을 이야기할 차례다. 가능성은 지금까지 설명한 모든 미덕이 수렴된 결정판이다. 아무리 쉽고 명확하고 논리적이며 창의적이고 절제되어 있고 의미 있는 기획안이라고 해도 실행 가능성이 없으면 쓸모가 없다. 기획의 핵심은 ‘동참 욕망’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기획안을 보는 순간, 무릎을 탁 치면서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고품질 기획안은 과제로 남겨두더라도, 최소한 실행 불가능한 기획안은 작성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법과 예산, 인력, 조직, 시기 등 제반 여건이 가능한지 반드시 따져 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예상되는 갈등이나 장애요인이 있다면 대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고교서열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이다. 이 정책은 최근 7년 동안 교육계에 가장 심한 갈등을 유발했는데, 그 갈등 해결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자발적 전환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이었다. 또한 보다 근본적 대처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법령 개정 노력이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에 따라 시행령이 번복될 수 있기는 하지만, 현재 자사고를 폐지하는 법령은 2025년 시행될 예정이다. 최근 ‘그린스마트스쿨’과 ‘통합학교’ 정책도 해당 학교 구성원들의 강한 반대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책이다. 두 정책 모두 반대 여론이 정책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교육의 질’에 대한 우려에 있다. 장기적으로는 가야 하는 방향이 맞더라도, 학생 한 명 한 명이 받는 교육의 질이 안정적으로 담보된다는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세심한 설득의 과정이 사업계획에 반영되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일주일에 하루는 학교 밖에서 수업하는 ‘지요일’을 도입하고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을 담은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교육 자원으로 활용하고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대입체제 개편 포석이 깔려있다. 상대 후보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학제개편을 핵심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또 학종을 통해 특혜 입학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 부정을 철저히 근절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학제로는 안된다는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했다. 아울러 제2의 조국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반면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는 정시 비중 확대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AI, SW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는 입장을 같이했다. 이 후보 측은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정시 40% 선을 유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정시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대학들에 대해서는 이를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도 정시 확대에 적극적이다. 현재 수시와 정시 비율이 78대 22 정도여서 이를 균형 있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교육은 오는 3월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양당 후보의 교육공약을 총괄하고 있는 반상진 더불어민주당 교육대전환위원회 위원장과 나승일 국민의힘 교육정책분과 위원장을 만나 양측 입장을 들어봤다. 초등 오후 3시 하교 ... 일주일 중 하루는 학교 밖 수업 반상진 교육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입제도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교육공약 설계자로 불리는 반 위원장은 대표적 진보성향 학자.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교육개발원장을 역임했다. 반 위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 공약의 핵심 어젠다로 공정과 미래형 인재 육성을 꼽았다. 대학입시에서의 공정을 확립하고 학생들이 새로운 인재로 커 나갈 수 있는 교육여건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행복한 지요일’ 공약이 눈길을 끈다. 일주일에 하루는 학교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공부한다는 의미인가? 국가교육과정 중 20% 정도는 지역교육과정을 활용해 가르치자는 취지다. 생태환경, 문화예술, 체육, 경제, 역사, 지리 등을 소재로 탐구활동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 학교 밖에서 교육을 전개하는 ‘아웃도어 스쿨’ 방식이다. 성적 중심의 억압된 교육환경을 벗어나 삶의 공간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체험·탐구활동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할 것이다. 대전환위 발표문에는 ‘어디나 학교, 누구나 교사’ 라는 워딩이 들어 있다. ‘지요일 교육’에서는 ‘누구나’ 교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예컨대 박물관에 가면 거기서 설명해 주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뚜렷한 교사의 개념은 아니다. 다만 일부 자원봉사 형태로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지요일’ 수업은 모든 초·중·고교에 적용되나? 주로 초·중학교를 생각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좀 힘들지 않을까? 강제로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시도교육감이 판단해서 운영하게 된다. 현재 충북에서 이 같은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초등학교 3시 하교제도 관심사다. 어떻게 운영하나. 아이들이 좀 더 오래 학교에 머물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한 공약이다. 정규 수업 이후 오후 3시까지 학교 자체적으로 놀이 중심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 돌봄기능 강화와 같은 맥락이다.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더 커질 것 같은데. 반발은 예상하고 있다. 선생님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 학부모 여론조사를 보면 제일 힘들어하는 게 일찍 하교하는 것이더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선생님들의 헌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을 위해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아 줬으면 좋겠다. 교사들의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인센티브 같은 것도 검토하고 있나. 현재로선 없다. 수업시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인센티브를 제공할 근거가 없다. 돌봄보조 인력 증원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돌봄교실을 오후 7시까지 운영하게 되면 학교가 힘들어진다. 가장 큰 게 돌봄행정 부담인데 앞으로 교육지원청에서 관내 학교의 돌봄업무를 전담하도록 해 교사들에게 행정업무가 돌아가지 않게 하겠다. 저녁 7시 이후 운영되는 긴급돌봄센터도 교육지원청 인력이 케어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대입공정성위원회를 신설한다고 했는데 교육부에서 관리하나? 교육부에 둘지, 국가교육위원회에 둘지 정해지지 않았다. 교사·학부모·교수 등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앞으로 수시 불공정 전형 등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또 다양한 입시부정 사례를 신고받아 조사하는 역할도 한다.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공공입학사정관을 둔다고 했는데 기존 입학사정관과 어떤 차이가 있나? 입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일정 기간 연수를 통해 입학사정관 경력이 있는 전문 입학사정관을 국가에서 채용, 관리하는 방안이다. 대학들이 원하는 경우 공공입학사정관을 파견해 입시 전형에 도움을 줄 생각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일정 규모 입학사정관 풀을 운영할 계획이다. 가장 관심사는 정시 비율이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변화가 있나? 문재인 정부에서 줄곧 정시 40%를 이야기했기 때문에 여기에 변화를 주면 혼란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특정 전형으로 학생을 과다하게 선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정시전형 학생이 지나치게 적은 대학에서는 선발 인원 확대를 요구하고 같은 논리로 학생부 교과 전형 선발이 적은 대학에도 선발인원 확대를 요구한다는 의미다. 이런 기조 아래 2028학년도 대입제도를 설계할 생각이다. 한때 진보진영에서 서울대 폐지론을 제기한 바 있다.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 소위 SKY 대학들은 그들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나 연·고대처럼 좋은 대학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서울대 통폐합 주장은 진부한 논쟁이다. 우리 공약에는 없다. 대선 공약을 보면 공유대학과 연합대학 구상이 나와 있다. 이것이 서울대 폐지론과 연결되는 것 아닌가. 공유대학은 개별 대학이 보유한 교수인력, 교육프로그램, 시설 인프라 등을 서로 활용하는 공동 학사 프로그램이라면, 연합대학은 이보다 더 나아가 공동입학과 공동학위를 추진하는 형태다. 서울대 구성원들이 연합대학 체제에 동의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못하는 것이다. K-에듀버스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넷플릭스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디지털 전환 교육으로 미래 경쟁력을 일궈 나가겠다는 비전에서 나온 공약이다. EBS나 KERIS에서 만든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학습이 가능한 전생애 교육 플랫폼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결손을 신속하게 회복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빅데이터・ AI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기본 학력은 국가가 반드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학제개편은 시대적 과제 ... 수시축소·정시확대 추진 윤 후보의 교육공약을 총괄하고 있는 나승일 교육정책분과위원장은 새교육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위한 학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고등학교와 대학교 간 학제 연계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수시 비중을 줄이고 정시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입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학종을 둘러싼 특혜 입학은 철저히 근절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학제 개편을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배경이 궁금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기르는 데 6-3-3-4 학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고 거기에 맞는 학제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윤 후보도 ‘산업 구조가 엄청나게 변했는데 과거 2차 산업혁명 시절의 학제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된 위원회를 구성해 학제 개편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알고 있다. 초등학교 수학 연한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게 되나. 그것보다는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방점은 학제 유연화다. 집단의 수업연한을 획일적으로 줄이는 방안보다 학제 내에서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학교급 간 연계를 통해 다양한 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학제 유연화에서 주목하는 부분이 있다면. 예컨대 고등학교 교육과 대학교육의 연계다. 지금은 이 부분이 잘 연결되지 않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있지만 대학교수들은 학생들의 전공 기초학력이 떨어진다고 우려 한다. 뭔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9월 학기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나. 그렇게 디테일한 부분까지 살펴보고 있지는 않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9월 학기제 도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윤 후보 공약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정시 확대다.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정시 비율 확대와 함께 공정성 강화를 위해 복잡한 입시제도를 단순화하는 것이 대입 공약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학생부 종합전형의 불공정 시비와 특혜입학 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청년들은 수시의 불공정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했고 윤 후보도 정시 확대를 검토해 보자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정시와 수시가 균형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현재 수시와 정시 전형 비율은 78% 대 22% 정도 된다. 누가 봐도 균형을 잃었다. 이 부분은 대학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비율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는 정시 40% 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수시나 정시 비율을 정하는 것은 대학 자율이다. 우리는 대학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존중할 것이다. 따라서 몇 % 이상 한다는 것과 같은 구체적 수치를 밝히기 어렵다. 윤 후보는 공정을 키워드로 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공정은 어떻게 구현할 생각인가? 획일 교육이 가장 큰 문제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지나치게 획일화됐다. 우선 이거부터 바로잡는 게 공정한 교육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코로나19 이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크게 늘었다. 학부모들은 불안하다. 상급학교에 진학했을 때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 또 자녀가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잘 계발하고 발휘할 수 있을지 등등 걱정이 많다. 이런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는 교육의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윤 후보의 공정한 교육은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 학생들이 원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얼마 전 윤 후보는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입시에서 코딩에 국·영·수 이상의 배점을 둬야만 디지털 인재를 기업과 시장에 많이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코딩 사교육이 늘지 않을까? 단순히 코딩 교육만을 이야기한 게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유연한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려면 결국 알고리즘이나 코딩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국·영·수만큼 배점을 두자는 말은 교과시간을 많이 할애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교과에 고루 반영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을 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교원 관련 공약도 준비돼 있나. 학제 개편이나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비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대표 교육정책인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현 정부는 고교학점제를 2025년 전면실시하겠다는 것인데 염려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다만 학생의 선택권을 넓히고 진로 탐색 기회를 많이 주려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공약)발표까지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어쨌든 세상이 급변하는 만큼 고교학점제 역시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생이 사망한 사건으로 직업교육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높다. 윤 후보의 입장이 궁금하다.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약도 발표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직업교육은 한마디로 실패작이다. 학생수는 줄고 취업률은 떨어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현장 적응력도 떨어진다. 안타까울 뿐이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직업교육 정책을 추진했는지 의문이다. 윤 후보 교육공약을 관통하는 어젠다는 무엇인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5년 동안은 향후 50~100년을 대비한 대대적 교육 개혁의 청사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교육대통령이 되고자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및 시대적 흐름으로 인해 혼돈의 인공지능(AI) 교육이 학교 현장으로 나오고 있다. 사교육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광고에도 AI를 빼놓으면 뒤처지게 된다고 홍보한다. 사회적 관심은 폭발적이지만 AI 교육은 아직 설익었고 혼돈 속에 있다. ‘AI교육,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짚어보자. AI 교육 관련 자료를 찾다보면 AI의 기초나 원리보다는 AI으로 보여지는 현상(프로그램 혹은 앱)에 대한 내용이거나 컴퓨팅 사고력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컴퓨팅 사고력의 실체는 모호하며 AI의 기초 개념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보여주기식 행사 반복 악순환 학교 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AI의 개념과 원리를 다룬 교재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지컬 교구들을 구입한 뒤 사장되는 경우, 보여주기식일회성 행사 혹은 사설 업체에 행사 및 수업을 맡기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된 연유는 먼저 AI 자체가 무척 어렵다. 어렵다는 것은 AI가 한 가지 개념이 아닌 선행 개념 혹은 바탕이 되는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하고, 구조적이며 AI의 개발 역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이해가 된다. 또 AI는 분야가 매우 다양하고 많다.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AI의 구조를 알 수 있는 시스템에 접근하기도 어렵다. 허탈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AI원리에 정답이 있지만 보통 일반인이 정답을 알아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더 혼란스러운 부분은 소프트웨어(SW) 교육과의 관계 문제이다. 분명 SW교육과 AI교육은 달라야 한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AI교육은 SW교육의 연장쯤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젊은 교사 혹은 식견이 있는 교사가 알아서 하는 교육으로 여겨지고 있다. SW교육의 방향이 소양교육, 코딩교육이라면 AI교육의 방향은 AI의 원리 및 개념을 알아가는 교육이 돼야 한다. AI의 원리 및 개념은 소프트웨어와 딥러닝의 관계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원리와 개념 등 본질 꿰뚫어야 SW, AI, 기계학습, 딥러닝의 관계는 어떠한가? 답은 SW가 생각을 코딩한 것이지만 모든 SW 기술을 AI 기술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경계는 모호하지만 지능적 행동을 흉내내고 구축하는 기술만을 AI 기술이라고 한다. (‘청소년을 위한 AI 최강의 수업’ 중 발췌) 교육 현장의 교사는 AI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아 재구성하여 수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AI교육이 현장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AI교육의 본질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AI가 어떤 원리로 구동되는지 정확한 개념을 꿰뚫을 수 있는 잘 정제된 교재 및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한다. AI 교육의 현장 안착을 위해 교사, 학생 모두 정확하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교재 및 프로그램의 제공이 절실하다.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사회 각 분야별 집권 후 구상과 약속을 내놓으며 공약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 민원 해결과 발전을 위한 선심성 공약 역시 속속 쏟아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마다 후보자 간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호소력 있는 어젠다 선점과 여론몰이가 더욱 격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2030 세대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정책을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 원 수준 인상, 게임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 등 이들을 위한 메가톤급 이슈도 확산하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을 이용한 적극적인 선거 홍보는 물론, 자신의 SNS 글을 NFT(대체불가토큰)로 발행하는 등 젊은 유권자의 시선을 잡기 위한 노력도 대단하다. 2030 표심 공략에 묻힌 교육 이슈 그에 반해 대한민국의 핵심 인재 양성 등 교육 미래를 이끌어낼 두드러진 교육공약과 실천 약속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디지털교육 시행 △공교육 책임 확대 △대학입학 전형제도 공정성 대폭 강화 등 지극히 원론 수준의 ‘교육대전환 8대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유보통합 추진 △만 5세 전면 무상교육 △학교돌봄터 개선 초등돌봄교실 확대 △대입 정시 확대 및 입시 암행어사제 도입 △디지털 역량 교육 강화 등 마땅히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총론적 수준에서만 언급하고 있다. 이 후보의 수능 ‘킬러문항’ 금지와 윤 후보의 SW 교육 시간 대폭 강화 등이 잠시 논란이 되었을 뿐 다른 교육 이슈는 세간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후보들의 교육공약에서 정작 중요한 교육적 쟁점을 풀어나가기 위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의 최고 관심사인 공정한 대학입시 개편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물론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이 없는 게 단적인 예다. 또한, 교육공무직의 파업으로 야기되는 아이들의 돌봄과 건강권 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없다. 온갖 비리로 점철된 무자격 교장공모제 등 교원인사제도 개편 문제에도 일언반구 없다. ‘밀실 야합’ 없어야 교육 미래 가능 어찌 보면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후보자 입장에서 첨예한 교육쟁점을 부각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대선 캠프에서는 특정 세력과의 소위 ‘밀실 야합’이 횡행해왔다. ‘밀실 교육공약’은 집권 후, 마치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처럼 호도되며 우리 교육의 갈등과 국민적 불안을 조장하는 주된 원인이 됐다. 교육적 논란에 대해 후보들이 침묵하면, 야합한 그들만의 교육공약으로 인한 혼란과 고통은 오롯이 교원과 학생, 학부모의 몫이 돼왔다. 그들만의 가치 기준에 따라 교육거버넌스가 재편되고, 교육정책으로 강행돼 우리 아이들만 희생양 되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선 후보들이 자신들의 교육공약 하나하나를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특정 정파와 밀실에서 주고받은 ‘야합 교육공약’으로 교육적 폐해가 반복된 역사를 끊어야 한다. 정파 편향을 넘어 국민 다수가 공감하고 원하는 발전적 교육공약을 마련하고, 집권 후 실천하는 것에 우리 교육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에듀테크 NOW ⑩투비유니콘 입시와 직결되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은 교원에게 큰 부담이다. 입시 공정성 강조로 금지 단어가 최대 4만 개 수준까지 늘면서 2020년에는 학생부 수정이 70만 건에 육박하기도 했다. 보통 국어사전 수록 단어가 16만 개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4개 중 하나가 금지된 셈이다. 이 때문에 고3 담임 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등 일선 학교의 고충이 크다. 투비유니콘(대표 윤진욱)이 서비스하는 ‘스쿨로직 에듀’는 이 같은 교원의 학생부 작성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다. 수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학생부의 문장과 맥락을 분석해 위험문장을 판별하고 표절 확률도 분석한다. 교육부가 제공하는 기존 시스템에도 금지어 탐색 기능은 있다. 그러나 판별 방식이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엄격해 제약이 많다. 그래서 저경력 교사일수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교육부 시스템에서는 표현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는 단어를 모두 추려 안내하다 보니 몇만 개나 되는 단어에 경고가 뜹니다. ‘아빠’, ‘엄마’ 같은 단어조차 금지어에 오르기도 했지요. 그래서 문맥까지 분석해 문제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윤 대표는 ‘스쿨로직 에듀’ 기획 의도를 이같이 밝혔다. 제자를 위해 내용이 풍부한 학생부를 쓰자니 금지 단어가 걸리고, 금지 단어를 피하면 학생·학부모의 불만에 부딪히는 교원의 진퇴양난을 해소해보겠다는 취지다. 윤 대표는 원래 사교육 업계에서 상당한 고액 입시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러던 중 부모의 경제 수준에 따라 학생 간 격차가 지나치게 큰 데 회의감을 갖고 모든 학생의 자기평가서 작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것이 3년째 무료 서비스 중인 '스쿨로직'이다. 입시 철에는 포털 실검 1위에 오를 만큼 학생 반응이 뜨겁다. 2월부터 상용화되는 '스쿨로직 에듀'는 교원 업무 경감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다. 학생부에 들어간 문장의 위험도를 '안전·확인요청·검토권고·수정권고' 4단계로 구분해 알려주고, 연관 키워드를 제시해 보다 정확하고 풍부한 표현을 지원한다. 학생 계정과 연동되므로 자기평가서 제출 단계에서 미리 검수하는 효과도 있다. 서비스 이용료는 학생당 월 4000원 정도로 서버 유지 비용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투비유니콘은 향후 한 차원 높은 진로·진학관리 프로그램인 '스쿨로직 클래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희망하는 분야와 키워드를 선택하면 AI가 진로에 적합한 추천 문장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예컨데 '생명보건' 분야, '유전자' 키워드를 검색하면 AI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을 알아보고 수상자들의 연구 논문을 탐구함'이란 문장을 자동으로 만들어낸다. 진로에 필요한 학생 활동을 문장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다. 당연히 학생부 작성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개발을 거의 완료해 현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현장 적용 결과 학생부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과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이를 통해 특정 시기에 업무가 몰리는 부담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백신 미접종 청소년들에게 학원과 독서실 등 시설 이용을 제한하겠다는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청소년 방역패스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시행일 전까지 본안 판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는 ‘전국학부모단체연합’과 ‘함께하는사교육연합’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4일 일부 인용했다. 보건복지부의 처분에 대해 재판부는 백신 미접종자들이 학원·독서실 등에 접근하고 이용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백신 미접종자 중 학원·독서실 등을 이용해 진학·취직·자격시험 등에 대비하려는 사람은 학습권이 제한돼 사실상 그들의 교육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직접 침해한다"며 "백신 미접종자라는 특정 집단의 국민에 대해서만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불리한 처우를 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3일 보건복지부가 내린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중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을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한 부분은 행정소송 본안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 행정소송의 본안 판결은 이르면 몇주 안에 나오기도 하지만 보통 수개월씩 소요된다. 지난해 행정소송 판결 관련 평균기간의 경우 1심은 291.4일, 항소심은 227.3일, 항고심은 144.9일이 걸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법무부는 5일 보건복지부에 즉시항고를 지휘함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서울행정법원에 곧바로 항고장을 제출했지만 이 역시 청소년 방역패스를 되살리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는 결정의 집행을 정지시키는 효력이 없다. 항고심에서도 판단이 바뀌지 않으면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학원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은 불가능하다. 이번 결정이 항고에서 뒤집힐 가능성 역시 낮다는 법조계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정도의 방역대책를 내놓을 때 정당한 증거나 통계 등을 충분히 제시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집행정지 가처분소송에 이어 항고까지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 ‘강함’의 함인경 대표변호사는 "정부는 성인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당시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효과는 없다고 하다 이번에 선회한 것"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우리나라 초등학생 8명 중 1명이 자신을 수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년 전에 비해'수포자'(수학 포기자) 비율이두배 가량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5일국회 소통관에서개최한 '2021학년도 전국 수학 포기자(이하 ‘수포자’) 실태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설문 문항 분석 결과, 2021년에 발표된 2020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서 공개된 수학과목 기초학력수준 미달 비율보다 이번 수포자 설문조사에서 파악된 수포자 비율이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 설문 문항 중 ‘스스로 수포자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1496명 중 173명인 11.6%가, 중학교 3학년 학생 1010명의 226명인 22.6%가,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201명 중 388명인 32.3%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 8명 중 1명, 중학생 4명 중 1명, 고등학생 3명 중 1명이 자신을 수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생 설문 문항 중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라는 문항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 1496명 중 1133명인 75.8%가, 중학교 3학년 학생 1010명 중 847명인 83.8%가,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201명 중 1041명인 86.7%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에 응답했다. 분석 결과△기초학력수준미달 비율보다 높은 수포자 비율△변별을 요구하는 수학평가의 개선과 수능시험 평가 방법의 개선△한번 놓치면 따라가기 힘든 가파른 계단형 교육과정△학교 수업만으로 대비가 불가능한 학교 시험의 문제△과도한 수학공부의 양에 대한 학생들의 수학학습 부담감의 개선 등 현재 수학교육이 직면해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강득구 의원은 “수학 기초학력수준미달의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학생들이 스스로를 수포자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차기 정부에서 학교 내신 수학시험 문제와 수능 시험 문제 출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수능 수학 절대평가를 포함해 수포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문조사는 2021년 11월 24일부터 12월 17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60개교, 중학교 40개교, 고등학교 50개교 총 150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학생은 3707명, 교사는 390명이다.
기대와 우려의 변주곡 2022 교육과정 총론을 말한다 교육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2022 개정 교육과정 윤곽이 드러났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고 국,영,수,사,과 공통필수과목은 이수학점이 줄어든다. 필수이수학점이 94단위에서 84학점으로 줄어드는 대신 자율이수학점범위는 86단위에서 90학점으로 확대된다. 한국사는 6학점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며, 과학은 10학점을 이수해야한다.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전체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가 도입된다. 과목 이수기준인 출석(2/3이상), 학업성취율(4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미이수'에 해당돼 보충이수를 해야한다. 초등학교에서도 선택과목이 도입되고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확대된다. 그동안 초등학생은 국가 공통 교육과정으로 정해진 과목만 배웠는데, 앞으로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 최대 68시간까지 선택과목을 신설해 운영할 수 있다. 또 초등학교 1학년의 한글 해독 교육을 강화하고자 국어 시간에 관련 수업을 34시간 추가 편성키로 했다. 아울러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은 줄이되 초등학교 1∼2학년의 ‘즐거운 생활’ 수업을 현행 80시간에서 128시간으로 크게 늘린다. 어린 학생들에게 맞는 실외 놀이와 신체 활동을 보다 강화한다는 취지에서다. 중학교는 자유학기제 축소가 눈에 띈다. 운영시간은 현행 170시간에서 102시간으로 줄어든다. 진로선택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3학년 2학를 전환학기로 활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자율·자치, 동아리, 진로 등 3개 영역으로 개편한 것도 중학교 교육과정 개편의 특징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같은 총론 발표 이후 교육계 안팎의 비판여론이 늘고 있다. 우선 정치색 논란이다. 총론 주요사항에서 ‘생태전환교육’과 ‘민주시민교육’ ‘노동인권교육’을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모든 교과에 민주시민, 생태 환경, 노동인권 내용을 편제토록 하는 것은 특정 이념·가치의 과잉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교학점제는 수업시수 편성에서부터 대학입시까지 문제가 제기된다. 국,영,수 축소로 학력저하 우려와 사교육이 증가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부 과목이 수능에서 제외돼 관련 교과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대입과 불일치를 빚을 경우 교육현장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가 교육과정 총론을 만들면서 대입제도를 차기 정부로 넘긴 것에 대해서도 무책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잠자는 학생, 교육격차, 수포자 등 지속적이고 핵심적인 교육문제에 대한 교육과정 차원의 접근이 빈약하다는 점은 가장 비판 받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호는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교육과정 총론에 대한 현장의 시각을 중심으로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고교학점제를 위한 교육과정 개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2022 교육과정 총론에 대한 교육현장의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를 담았다. 과목만 나열한 2022 개정 교육과정, 학습기회 보장은?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서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라고 한다. 고교부터는 진로별 교육을 하는 곳이기에 학생들은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그것을 개발할 수 있는 진로를 찾아,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 고교학점제나 개정 교육과정의 근본취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택의 주체는 ‘학생’이고, 선택의 대상은 ‘과목’이며, 이는 진로를 위한 것이고, 가까이는 졸업을 위해서라고 한다. 교육부나 교육청 등에서는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를 앞두고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나아가 수업, 교육평가(성취평가제), 교원(다과목 지도 능력), 시설설비(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각종 지원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고교학점제는 특목고 일부와 자사고를 일반고화하는 고교체제 변화와 작금의 교육과정 개정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고교학점제를 준비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중·고교 부분이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진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논해보기로 한다. 먼저, 고교학점제는 목적인 ‘진로’는 잘 안 보이고, 수단인 ‘과목’을 더 많이 개설해서 선택하는 것이 너무 강조되고 있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것이다. ‘과목’ 단위로 개설하고 ‘과목’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대체로 취미, 교양, 보충 등을 위한 것이기에 본래 진로를 위한 선택은 아니다. 모든 선택이 진로에 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학생이 선택할 대상은 계열, 과정, 학교, 교과, 과목(교사) 등인데, 진로에 더 중요한 선택은 문·이·예·체와 같은 ‘계열’선택이 먼저이고, 그 다음에는 계열 내 ‘과정’선택이 진로에는 가장 중요하고, 그 계열과 과정을 개설한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진로에는 의미 있는 선택이다. 과정선택은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문이과보다는 더 작게 분화된, 그렇지만 여러 개의 교과나 과목으로 구성되어 이들보다는 더 큰 중단위의 선택대상이다. 즉, 인문사회계의 인문, 사회, 경상, 외국어국제 등; 이공계의 공학(Field), 공학(Lab), 의료보건, 정보(AI/IT), 농수산 등; 예술계의 미술디자인, 연극영화영상, 음악, 문화콘텐츠 등; 체육계의 개인운동(육상, 체조), 단체운동(구기), 스포츠산업 등이 진로에 중요한 과정이다. 그간 강조된 두루뭉술한 문이과를 넘어 과정별 선택이 이루어질 때 진로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과정 개정이나 고교학점제를 추진하는 이들은 진로에 꼭 필요한 계열선택, 과정선택, 이것을 개설한 학교선택이 이루어지는 쪽으로 교육과정 편제표를 만들어야 한다. 고교학점제나 개정 교육과정 편성표에서 많은 ‘과목’을 나열하고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진로선택과도 거리가 있고, 복잡해 낭비와 시행착오를 부를 뿐이다. 교육부 고교학점제 추진팀은 지난해 교육과정 개정연구자들에게 ‘공통,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 과목’으로 나누고 칸칸이 채우도록 하였다. 이는 고교 진로별 교육과정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모르고 내린 ‘지시’였고, 이를 따른 이들도 유사한 오류를 범한 것이다. 고교학점제라는 개혁소리는 요란한데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그 결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100여 개 과목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154개로 늘어났는데, 이를 진로별로 모아서 만들면 50여 개로도 충분하다.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IB DP(Diploma Programme, IB수료증서)는 50여 개의 과목으로 전 세계 3600개의 고교, 심지어 2개 학급 규모의 초소형학교도 만족시키는데, 우리는 학교 간 공동개설 등으로 300여 개의 낱개 과목으로 1600개 어느 고교도 감당하지 못하고 불만인 교육과정을 만들어주고 잘해보라는 식이다. 진로별 교육과정을 제대로 접하지 못한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이 길이 바른 길인 줄 알고 열심히 달려간다. 교육부, 교육청도 열심히 떠민다. ‘과목’단위 선택을 강요하는 고교학점제나 2022 개정 교육과정 편제표는 잘못 들어선 길로 열심히 달려가는 것이다. 한 학기로 끝나는 ‘과목’을 마냥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 2022 편제표에 예시된 과목들은 거의 모두 한 학기나 길어야 두 학기로 끝나는 과목들이다. 편제표는 기준학점도 4±1학점에 1~2학점의 미니과목도 개설하라고 권하고 있다. ‘깊이 있는 학습’이라는 구호는 요란한데, 1~5학점의 과목선택으로는 ‘핵심개념의 이해, 핵심기능의 체득, 핵심가치의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의 구사’라는 고교학습 어디에도 못 미치고, 어떤 과목을 대입시로 할지도 종잡을 수 없기에 2024년에 발표한다고 미룬다. ‘교육과정, 수업, 대입시 따로’가 계속되는 것이다. 교육부장관이 방문한 어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는 24개 학급에 119개 과목을 개설하는데, 수학은 6단위 2개, 국어 영어 수학은 8단위를 쪼개서 4단위씩 5개, 4단위짜리 4개 등 11개 과목만 단위수가 정상적이지, 그 나머지 108개 과목은 모두 1~3단위 자투리로 개설하고 있다. 이 학교는 11차례 선택을 주지만 결과적으로 문·이과식이고, 국, 영, 수, 사, 과 중에서 선택이다. 전형적인 ‘다과목 분산 피상학습’이다. 학생들은 낱낱으로 쪼개진 과목의 수업, 학습, 과제, 시험 부담에 시달리면서, 정작 진로는 흐릿해진다. 학교는 흩어진 퍼즐을 맞추는 것을 ‘진로’지도라면서 괜한 고생을 한다. 이것은 학교 탓만은 아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잘못 설계한 고교학점제와 교육과정 개정 팀원들의 잘못 때문이다. 대안은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방식으로 진로별로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작은 학교도 ‘온전하게’ 개설 가능한 교육과정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진로에 꼭 필요한 공부를 하도록 공부할 줄기를 세워주는 것이 뭐가 그리 잘못된 것이고 어렵다는 말인가? 선택에 중요한 것은 편제표 상으로는 ‘진로선택’ 과목이고, 학생은 과목명만 보아도 어느 진로를 위한 것인지, 몇 학점짜리인지, 어느 시기에 이수하면 되겠는지 알 수 있도록 대규모 학점과목으로, 그 아래 여러 과목이 선택 조합되어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현재 편제표의 과목들이 흩어놓은 구슬이라면 그것들을 진로에 맞게 꿰어서 학생들이 진로에 맞게 선택하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대안은 교과(군)를 먼저 진로에 따라, 다음에는 수준에 따라 하위 과목을 대규모 학점 과목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령 국어과의 경우 대학의 국어국문학과나 국어교육과의 과목을 고교에 수준을 낮추어 옮겨놓은 듯한, 낱개의 과목(문학, 독서, 문법, 화법, 작문, 매체 등을 변형한 과목들)으로 그냥 늘어놓으면 안 된다. 그것은 각론 개발이 아니다! 이들을 조합하여 ‘인문용, 사회용, 이공용, 예술용, 체육용’ 국어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수학, 과학, 영어, 사회, 기술공학 등도 그러해야 하고, 전성기가 일찍 도래하는 예술이나 체육 실기 등은 전문화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전공, 부전공, 교양에 맞게 이수하도록 열어 두면 된다. 제2외국어도 높은 수준과 낮은 수준으로 나누면 된다. 교양과 취미 보충 과목은 학교가 알아서 1-2학기 소규모 학점으로 개설해도 문제없다. 우리는 아직도 1학년 공통필수 과목 위주로 교육과정을 짜는 수준에 머무는데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고교에서 굳이 주요과목을 공통필수과목으로 지정하려면 ‘공통수학1,2(8학점)’이 아니라 고교 재학 중 ‘수학(20학점)’ 이수하라고 하면 된다. 그러면 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수준에 맞추어 선택 이수할 수 있다. 진로선택과목을 만들려면 2~3년간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대규모’ 학점의 과목을 선 진로별, 후 수준별로 만들어주되, 핵심은 최소한 고교 2-3학년에서는 꾸준히 공부하는 과목으로 만드는 것이다. 진로의 필요에 따라 3년지속과목(상수준), 2년지속과목(중수준), 1년지속과목이나 한 학기 과목(하수준)을 차례로 만들면 된다. 3학년까지 지속적으로 공부한 과목은 자연스럽게 대입시 과목이 된다. 교육과정 개설도, 수업도, 내신과 대입시도 모두 진로별로 할 때 타당성을 갖게 되고 흔들리지 않는다. 할 만한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도 공부하고 싶고, 잘 할 수 있으며, 할 필요가 있는, 해야 하는 공부를 하기에 그 소질과 적성, 잠재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일례로 IB DP는 높은 수준은 20단위, 표준수준은 12단위로 2년간 각 3개씩 총 6개 대단위 교과목을 진로에 따라 선택 조합하여 집중이수한다. 북유럽식은 이렇게 진로별 과정을 제시해주고, 영미계 국가들은 과목을 늘어놓아 진로별 과정을 만들어가라는 식이다. 우리나라도 과목을 흩어놓으니 충남 삼성고는 IB 교육과정을 만들어 가장 큰 교육성과를 내고 있고, 한가람고나 하나고 같은 학교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과정을 만들도록 진로지도를 철저히 한다. 이런 학교는 학교장 등이 교육과정 문해력과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하다. 현재처럼 과목단위를 주면 일부 사립학교나 특목고는 진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하지만 대다수 일반고는 그중 일부를 개설하고, 문·이과식 국, 영, 수, 사, 과 중심의 수능 준비에 맞는, 선택하는 흉내를 내는 질 낮은 교육과정을 개설할 뿐이다. 사서 고생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이런 과목 난립은 한창 공부할 청소년들과 우수한 교원인력의 낭비와 시행착오를 낳고 잠자는 교실을 만들 뿐이다. 더구나 고교학점제에서는 학교 개설이나 학교 간 공동 개설도 ‘과목’단위 개설을 강조하는데, 낱낱의 과목을 학교 간에 역할분담하면 개설은 쉽겠지만 학생은 매우 불편하다. 특히 특목고의 높은 수준의 과목을 공동 개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학습기회의 불평등을 낳는 원인을 제공한다. 정작 학교 간에 역할분담해서 개설할 것은 진로별 계열과 과정이어야 한다. 개별학교는 ‘규모’에 맞게 특정 계열과 특정 과정 개설에 선택과 집중해야 한다. 이는 교육청의 적극 중재로 가능해진다. 17개 교육청과 176개 교육지원청, 367개 직속기관은 돈과 인력이 넘친다. 필자는 경기, 서울, 대구, 경북, 용인시 등에서 이를 모의실험해본 바 있다. 중학생과 고교생의 진로별 요구를 조사해서 그에 맞게 학교 간에 개설할 계열과 과정을 역할분담시켜 본 것이다. 즉 소규모 고교는 문·이과의 하위 ‘과정 중 하나’를 개설하고, 중규모 고교는 문·이과 중 ‘계열 하나에 든 과정 모두’를, 대규모 고교는 ‘문·이과 계열에 속한 모든 과정’을 개설하면 된다. 예체는 장르와 종목을 20~30개 학교 중에 일부 학교가 하나씩 분담 개설하면 된다. 그러면 학생들은 학교선택과 함께 그 학교가 개설한 계열과 과정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기숙사는 이런 원거리 통학생을 위해 지은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모든 학교는 특화되고, 읍면 지역에도 강소형 학교가 나오며, 하향평준화와 비평준화를 넘어, 우리가 꿈꾸는 진로별 학습기회를 거의 모두에게 보장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복수의 과정 선택도 가능해지고, 그 속에서 교과나 과목 선택도 얼마든지 가능해진다. 고교생의 진로는 변화가능한 잠정적인 것이고 복수일 수도 있기에 고교 수준에서 최선의 것을 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학교의 규모에 상관없이 문·이과 계열의 ‘모든’ 진로를 제공해줄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해놓고, 정작 진로별 학습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사태를 불러와서, 공연히 공강을 만들고, 이동수업으로 번잡한 교실이 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진로를 잘 모른다. 진로가 너무 조기에 결정된다. 문·이과가 아니고 무과정이 대안이다. 과목선택이 최선이다. 학교 내에 과목 개설이 다양해진다. 평준화가 대세다. 대학입시 탓이다. 과목단위 선택을 준 것부터가 잘못이다”라며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텐가? 대학 학점제는 본래 전공이나 학과 같은 진로가 정해진 곳에서 이론과 실제, 기본과 심화 과목을 1~3학점으로 쪼갠 것이다. 고교학점제로 과목을 더 쪼개는 사태 때문에 필자는 고교에 학점제 도입을 반대해온 것이다. 교육개혁이 별 건가? 보다 나은, 최선의 선택 대안을 취하는 것이다. 고교는 단위제가 맞지만, 학점제로 시작했으니, 지난 70여 년간 극소규모 단위제가 범한 우를 다시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사여구 가득한 교육과정 총론, 내실은 어떨지 전 세계적으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체제가 우리나라처럼 확고하게 마련되어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유럽 등 교육 선진국에서는 (연방) 국가보다는 주 수준에서 교육 자치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지역마다 권고 형태의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고, 단위 학교가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편성‧운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물론 주 수준에서는 학생들이 배워야 할 교과목의 명칭과 내용, 적절한 학년과 시수가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제시되어 있다. 그래서 대체로 주 교육과정에 기초하더라도 단위 학교에서 학교 환경과 교사 수급, 학생의 필요와 학부모의 요구를 고려하여 교육과정 편성‧운영이 가능하다. 물론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학교 교육의 질 저하와 교육격차 문제가 대두되면서,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주 혹은 (연방)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화의 진전 속에서 무한 경쟁 사회가 도래하고 국가 간의 경쟁이 교육 분야까지 침투해 들어오면서, 교육을 학교나 지역 혹은 주에 전적으로 맡겨두기에는 학교교육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거리가 먼 중앙정부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만들다 보면 표준화를 넘어 획일화로 갈 수 있고, 지역 및 학교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교육과정이 만들어질 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들은 일본과 우리나라 등 중앙집권적인 국가 수준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나라에서는 이미 제기되고 있는 것들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처럼 근대적인 교육 및 학교 체제가 자생적으로 혹은 지역 수준에서 만들어질 수 없었다. 미군정 시기부터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전국에 배포하고 이를 일괄적으로 따르도록 하는 방식이 우리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지였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교육부(문교부,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는 정권의 주요한 시기마다 교육과정을 주기적으로 개정해 왔다. 특히 민주화 이후에는 정권 교체 때마다 교육과정이 개정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최근에 문재인 정부에서도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시안)’이 발표되었다. 해당 발표는 여러 가지 미사여구로 장식되어 있긴 하지만, 결국 가장 본질적인 내용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과목 편제와 시수이다. 특히 이번 총론 개정에서는 대통령 공약 사항인 고교학점제를 운영하기 위해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필수과목과 수능과목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일반선택과목을 최소화하고 진로선택과목과 융합선택과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교과목 편제와 시수 배분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교과 간에 일반선택과목 수를 가지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교과 이기주의’라고 매도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현행 입시 체제에서 파행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진로 및 융합선택과목보다는 일반선택과목을 선호하는 교과 및 해당 전공 교수와 교사들의 당연한 요구로 볼 수도 있다. 사실 문재인 정부는 ‘국민과 함께 하는 교육과정 개정’, ‘더 나은 미래, 모두를 위한 교육’ 등의 슬로건 하에 국가교육과정개정추진위원회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서 교육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동안의 교육과정 개정 관행을 답습하여 교육부가 고등학교 교과목 편제와 시수를 결정해 발표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매번 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반복되는 장면인 동시에, 몇 가지 점에서 매우 폭력적이고 비교육적인 교육과정 개정 방식이다. 첫째, 이러한 교육과정 개정은 학교 교육의 주체들을 소외시키는 교육과정 개정 방식이다. 중앙정부가 일괄적으로 교과목을 정하고 시수를 배분하는 등의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나 학교의 상황이나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는 묵살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교사들이나 교사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도 소외될 수밖에 없는 의사결정 방식이다. 결국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자신들이 만들지도 않은 교과목을 적절하지 못한 시수 내에서 가르치게 되는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교육과정 개정은 결국 총론 주도의 개정으로 교육과정을 획일화하는 방식이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교육과정 총론이라는 전공이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국내의 교육과정 전문가들도 외국에서 유학할 때는 교과를 베이스로 해서 교육과정과 교수학습을 공부하고 돌아온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교육과정 총론 학자가 되어서 교과목의 전반적인 구조와 시수를 배분하는 조정자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교과목의 특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교과목 구조와 통일화된 문서 체제에 초점을 두게 되고 결과적으로 교과목의 획일적인 구조와 내용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셋째, 이러한 교육과정 개정은 결국 지역 및 학교 단위의 교육 자치를 어렵게 만든다. 지역 및 학교 상황과 교사 수급을 고려하지 않은 교과목 편제와 시수를 가지고 학교장과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학교에서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실행하거나 학교 상황을 고려하여 소폭 조정하는 선에서 교육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 넷째, 이렇게 만들어진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의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 예컨대 학교 현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교육부 주도로 추진된 자유학기제의 문제점은 중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며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인이자 기초학력을 약화시키는 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다. 저출산 및 학령 인구 감소 속에 추진되고 있는 고교학점제나 2022 개정에서 새로 도입되는 진로연계학기 역시 향후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교육정책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 이러한 교육과정 개정은 학교 교육의 실제적인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현재 학교 교육에 대한 회의와 학력 붕괴, 사교육 등으로 인한 교육격차 확대가 주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이 학생과 학부모의 필요를 채워주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해주며, 지역 및 학교 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과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교육과정 개정은 특정 정권의 전유물이 되어서도 안 되고, 교육부의 전유물이 되어서도 더더욱 안 된다. 지역 및 학교 단위의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권을 확대하면서 전국적으로는 공통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교과목을 편성하되, 지역 및 학교 단위에서 자유롭게 편성 운영할 수 있는 교과목들도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시수도 지역 및 학교에서 적정 시수를 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육과정 개정을 빌미 삼아 외국의 교육정책을 섣불리 가져오는 것 또한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 나라가 교육과정 개정에 외국의 교육정책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답습하고 있는지, 어느 나라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이렇게 자주 바꾸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학교 교육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학생들의 필요를 살필 때 가장 잘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수능 출제 오류 논란 2022학년도 수능은 역대급 수능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기초학력이 무너진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용암수능’으로 불린다. 국어와 수학교과의 선택교과별 점수 산정으로 입시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여기에 법원의 출제 오류 결정으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모두 정답처리된 성적표까지. 한마디로 수능이라는 시험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보여준 수능이었다. 수능 문항 오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수능의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법원에서 ‘정답 없음’으로 판정이 내려졌다. 매년 수능이 끝나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수능 문항 오류에 대한 글이 수없이 올라온다. 복수정답 인정 사례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능 문항 오류에 대한 논란은 시대가 변하면서 필수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이의제기 역시 과거와는 다르게 쉽게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기존의 지식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지식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5지 선다형에서 정답을 고르는 시험 자체가 이런 시비를 상당히 내포하고 있다. 이런 논란은 수많은 수능에서의 변화를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이다. 1993년에 시작된 수능은 무려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단순 암기력 시험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기존의 학력고사를 탈피하여 통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도입한다. 첫 해에는 8월과 11월 2번의 시험이 치러졌으나 난이도 차이 문제로 인해서 이듬해부터 11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바뀌게 된다(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2번의 수능은 이미 실패했던 정책이다. 지금도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6, 9월 모의 수능과 실제 수능의 난이도 차이 역시 상당하다). 그 후 수능 제도는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보인다. 2008학년도 수능에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기재되지 않고 등급만 기재되는 수능 등급제를 시행하지만, 이듬해 등급제가 폐지되고 다시 표점과 백분위, 등급이 모두 기재된다. 2014학년도에는 국어와 영어를 A, B형로 나눈 수준별 수능이 시행되지만, 2015학년도와 2016학년도에서 각각 영어와 국어의 수준별 수능이 폐지된다.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에는 각각 한국사와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그리고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형 수능이 실시된다. 수능이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한때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였던 시기에 그 비중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대입공정화 방안 이후로 학종은 줄어들고, 교과전형과 정시의 증가로 수능의 비중은 매우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능 한 문항이 대입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고, 수능의 난이도와 문제 오류에 대한 논쟁도 함께 격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논쟁이 과연 생산적인가 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고등학교에서의 1순위는 입시가 되었고, 교육의 본질보다는 입시에서의 유불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입시의 주류가 학종이든, 교과든, 정시든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수능이 주류가 된 이 시점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대학입시는 고등학교에서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능이 끝나고 나면 평가원은 항상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풀 수 있는 문항을 출제했다고 앵무새처럼 발표하고 있다. 과연 현재의 수능이 그러한가? 입시를 치러본 학생과 학부모, 교사라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의 수능은 영어가 절대평가로 평가되고, 정시 비중이 늘어난 상황에서 국어와 수학, 탐구에서 변별도를 두기 위해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수능국어 비문학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법학적성시험(LEET)의 기출문제를 풀어야하는 것이 현실이고, 수학 4점짜리 문제는 상당수 학생들이 포기하는 문항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영어는 어떠한가? 교과서 수준의 영어 지문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원서 수준의 수능영어를 풀 수 있다고 말하는 학생들은 없을 것이다. 30년치 기출문항이 누적되어 있는 탐구교과의 경우에는 변별도를 위해서 만들어진 문항에 대한 논란이 곧잘 벌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생명공학II 문항은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스탠퍼드 대학의 교수마저 이것이 고등학생 수준의 문제냐며 놀라기까지 하는 수준이다(사실 수능 오류문항도 이렇게 변별도를 주기 위해 만든 문항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수준의 수능 문항을 과연 공교육인 학교에서 대처할 수 있을까? 여기에 국어와 수학의 경우 동일한 원점수를 받더라고 선택교과에 따라 다른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결정되는 희한한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공정한 시험이라는 수능이 능력이 아닌 선택교과에 의해서 결과가 달라지는 또 하나의 불공정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예전의 학교 환경이었다면 수능 시험은 충분히 대처할 수도 있다. 그 당시도 사교육의 의존도가 크기는 했지만, 지금의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모든 수업시간은 오직 수능문제 풀이만을 위해 존재했다. 강의식 수업과 문제풀이 수업, 강제 야자와 보충수업으로 이어지는 학교현장은 수능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교육과정의 변화로 인해서 수업은 단순한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학생중심의 수업으로 변하고 있다. 단순 문제풀이를 지양하고 독서와 토론, 탐구활동이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말이다. 강제 야간자율학습과 강제 방과후 수업은 사라진 지 오래다. 더군다나 수능에 집중해야 하는 고3 시기의 경우 교육과정의 변화로 인해서 학생 자신이 선택한 수능선택과목을 위한 수업이 없는 경우가 상당수다. 심지어 어떤 학생의 경우는 고3 교과에서 수능교과가 하나도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수능의 비중과 난이도는 그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지만, 정작 공교육인 학교에서 수능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능준비를 하려면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학교가 처한 현실이다. 수능을 위해서라면 교육과정에 앞서 선행학습을 하고, 대부분을 사교육에 의존하고, 재수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학교를 믿고 따른 학생들이 손해보는 구조이다. 교육과정은 어떠한가? 2015교육과정이 개정될 당시, 수능은 전 영역 절대평가를 전제로 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대입공정화 방안 이후로 교육과정과 대입의 방향은 반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고교학점제가 2025년에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2015 교육과정보다 더한 2022 교육과정 총론이 발표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러한 혼란은 심화되고 있다. 고교학점제와 2022 교육과정이 현행 수능과 대척점에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이런 모순된 상황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은 공교육을 믿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학생들이다. 학교교육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목표를 수행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이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현행 수능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인가? 하는 물음에는 매우 회의적이다. 이미 30년 전에 출발한 수능이 형태와 난이도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5지 선다형의 선택형 시험이며, 정량화된 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고 있다. 심지어 수능 문항은 ‘정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정답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시험이다. 다른 선택지가 정답일 수도 있는 것이 지금의 수능 문항이다(이로 인해서 많은 복수정답과 오류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의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답하도록 가르치고자 하면서, 정작 대입 평가는 ‘단 하나의 정답(그것도 100%가 아닌)’을 선택하도록 강제하고 하고 있다. 또한 정답에 대한 논란이 나오면 원래 수능은 ‘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정답에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시험’이라는 변명을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러한 평가 방식이 과연 21세기가 20년도 지난 지금 이 시점에서 타당한가라고 묻는다면 단언컨대 “노(NO)”라고 답할 것이다. 기계적 공정을 앞세워 이런 시험을 주류로 만들어 버린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은 미래는커녕 과거로 되돌아갈 뿐이다. 이미 우리는 이런 분위기가 학교와 수업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한 경험을 하지 않았던가? 수능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출제하고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수능의 문제점을 풀어낸다고 해서 현재의 입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능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들을 포함한 대입 전반에 걸친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교육계 전체가 나서야 한다. 대입 공청회처럼 전국민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은 이미 실패로 끝난 상황이다. 자신의 학창시절을 전제로 지금의 교육을 바라보고 내리는 처방전은 환자를 더욱 아프게 할 뿐이다.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교육 전체를 바라보고,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이다.
원씽(One Thing) 교실 (전은주 외 3인 지음, 도서출판 수류화개 펴냄, 280쪽, 1만6000원) 세종시교육청이 세종형 초등학교 학력 신장을 위해 ‘생각자람 초등교육 실천 사례’로 발굴한 출간된 도서다. 4명의 저자는 자기조절력, 디지털 리터러시, 자기주도성, 협력을 미래핵심역량으로 선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교사교육과정 운영 방식의 제안, 전문적 학습 공동체 운영에 대한 생각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실천한 사례를 묶었다.
요즘 초등 교육의 키워드는 ‘초3’이다.초등 교육과정에서 초3 시기는원래도중요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초등 1·2학년보다 배워야 할 교과목과 수업 시수가 늘고, 공부할 내용도 어려워져 학습 고비를 겪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니, 2020년 학교에 입학한 초등 1학년 학부모들은 내년이면 3학년이 되는 자녀에 대한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입학과 동시에 재택 수업을 하는 바람에 학교생활을 통해 익혀야 하는 ‘엉덩이 힘’이 부족하고 기초 학력 저하 문제까지 나타난 탓이다. 최근 초등 3학년 시기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는 책이 속속 나오는 이유다. 18년 차 초등 교사이자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는 저자가 알려주는 공부 자존감 키우는 법이다. 저자는 “초등 저학년은 학습이 아니라 학습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시기”라고 강조한다. 문제 해결력과 어휘력과 사고력, 자기 주도성, 끈기와 인내력 등 공부자존감의 바탕이 되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수많은 학생을 지도하면서 공부에 소질을 보이는 아이들에 대한 공통점도 발견했다. 바로 좋다는 것을 더 많이 한 게 아니라, 쓸데없는 것을 덜 했다는 것. 저자는 말한다. “최상위권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주변의 말만 듣고 무조건 사교육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꼼꼼하게 효과를 따져보고, 아이의 상태와 의지를 점검한 뒤, 자신들의 경제적·시간적 상황을 두루 살폈습니다. 사교육 때문에 공교육에 충실하지 못하게 되는 선택은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선택지를 따져본 후 ‘열심히’가 아닌 ‘영리하게’ 교육을 시켰지요.” 초등 저학년을 위한 과목별 솔루션과 독서 교육법 등과 함께 학부모들의 고민 상담 내용까지 담았다. ‘카더라’ 정보에 흔들리지 않는 자녀를 위한 바른 교육 철학을 정립할 수 있게 돕는다.김선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저의 첫 교단생활은 신도시에서 시작했습니다.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학생들의 사교육 비율이 남다르게 높은 신도시 가운데 있는 학교에서 시작한 저의 교단생활이 지금은 약 2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학교를 거치면서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는 ‘특별’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특별’의 사전적 의미는 ‘보통과 다르게 구별됨’입니다. 제가 지도하고 있는 학급은 ‘특별학급’으로,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학교 생활적응을 주로 지도하고 있는 학급입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는 주변 학교 사이에서 다문화가정 학생들, 특히 외국에서 입국해 한국어가 안 되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로 인식돼 있습니다. 제가 이 학교에 처음 와서 1년을 마칠 무렵인 12월 초, 교장 선생님께서 이 학급을 맡아 보길 권유하시면서 "교직 생활에 이 학급을 맡는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우리 학교에서 이런 학급을 맡아 보지 않으면 어디서 맡아 보겠습니까?"라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맡은 이 학급의 특징을 정리하면 ‘특별’입니다. 다른 학교에 없어서, 구성원이 다양해서, 가르치는 교과목이 일반 과목과 달라서…. ‘특별’이 가진 의미가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2019학년도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학급에는 7개 외국 국적의 15명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중에 한국어가 조금 되는 학생은 2명 정도이고 나머지 학생은 한국어가 거의 되지 않는 학생들이었습니다. 한국어가 되지 않는 학생들의 수업의 주 내용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었고 그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 외에는 눈만 쳐다보던 학생들이 한국어를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고, 연말에는 한국어로 기초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습니다. 일반 학급에서 보기 힘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발전’이 우리 학급에서는 자주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의사소통이 안 되고 아이들에게 생소한 한국어를 가르치는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늘 힘날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외국인 가정의 문화, 특히 아프리카 가정의 문화는 우리나라 일반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환경과는 많이 다릅니다. 과거 70년대, 80년대 교육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3, 4학년 이상이 되면 동생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느라 방과 후 과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지각과 결석은 수시로 해야만 했습니다. 늦은 이유를 물어보면 엄마가 동생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라고 했다거나 동생이 아파서 아무도 집에 없어서 엄마 대신 집에서 동생을 돌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녁밥도 아이들끼리 챙겨 먹는 경우도 허다 해 5학년이 된 여학생 한 명은 주부습진에, 주부 우울증 같은 현상을 보여 상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은 체벌 문제였습니다. 2019학년도에는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 1학년 아동이 있어서 엄마와 상담 후 아이와 상담을 하니 계부가 혼을 낼 때 우리는 사용하지 않는 체벌 도구를 사용해서 체벌한다고 해 아동학대로 신고했습니다. 또한, 한부모 가정에서 저학년 때부터 방임돼 있던 다문화 학생의 어머님을 아동학대 방임으로 신고했습니다. 총 2건의 아동학대 신고를 하고 처리하는 과정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경찰이 방문하고, 경찰과 동행해 집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낮에는 학생의 보호자를 만나기가 어려워 저녁 늦게 가기도 했습니다. 파키스탄에서 온 한부모 가정의 여학생 1명은 제가 관찰한 바로는 폐에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아버님께 병원에서 진단서와 치료에 관한 확인을 받고 오지 않으면 일반학급에서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강하게 통보해대형병원에서 ‘폐동맥개존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급하게 수술을 받았습니다. 제가 강력하게 말하기까지는 ‘아프지도 않은 아이를 왜 자꾸 아프다고 하냐면서’ 진료를 거부했습니다. 만약에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체육 시간이나 일상생활에서 아찔한 순간이 올 수도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제가 그렇게 처리한 것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언어의 불통, 문화의 장벽이 한국어를 가르치는 보람보다 더 크게 다가올 때가 많았습니다. ‘이것은 교사의 삶인가? 사회복지사의 삶인가?’ 헷갈릴 때도 있었지만 저는 특별학급의 교사를 ‘사회복지사의 마인드로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교사’로 정의 내렸습니다. 교사이지만 타국에 와서 적응하기 힘들고 외로운 학생들에게 그 길을 마련해주는 조금 ‘특별한 교사’가 되기로 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정말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다른 교사들도 많이 힘든 시기를 보냈겠지만 한국어가 안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원격수업과 관련된 각종 매뉴얼이 한국어로 이뤄지다 보니 온라인 구축 과정조차 1:1 가정 방문을 통해서 이뤄져야 했습니다. 코로나로 온 국민이 긴장되는 시기를 보내던 3월 말, 4월 초. 저는 마스크를 쓰고 체온계와 소독제를 들고 10명의 학생 집을 일일이 방문했습니다. 문화적 충격은 교육적 환경에서 양육의 방법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프리카 가정의 청결에 관한 개념은 저희와 차이가 났습니다. 정리가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흔히 지저분한 집에서 볼 수 있는 벌레들과 함께 앉아서 온라인 환경 구축을 해주는 과정은 인내를 요구했습니다. 제가 해주지 않으면 이 학생들은 e-학습터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과 쌍방향 수업 zoom을 깔고 접속하는 것이 불가했습니다. 제가 사용할 수 있는 주 언어는 영어입니다. 그런데 아랍어, 러시아어를 쓰는 학생들은 그냥 제가 손가락을 잡고 순서대로 클릭하는 것을 여러 차례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겨울에 스리랑카로 나갔다가 입국하지 못한 학생의 어머님은 그곳에서 e학습터에 접속해 수업을 듣고 싶다고 하였는데 보내드린 단계별 캡처 화면과 한글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페이스톡을 켜고 제가 한 단계씩 시범을 보이면서 따라 하게 하는 과정을 삼십 분 넘게 한 결과 접속했을 때 부모님도, 저도 ‘됐어요!, okay!’ 라고 외쳤습니다. 덕분에 이 학생은 스리랑카에서 7월에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e학습터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상황으로 원격수업이 이렇게 장기화가 될 줄 몰랐던 4월, 5월에는 온라인 과제형 수업으로 도저히 한국어 수업이 부족하다고 생각돼 방문 수업을 실시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또 체온계와 손 소독제를 들고 정해진 시간마다 학생들 가정을 방문해 한국어 학습을 지도하고 온라인 학습을 살펴봐 주었습니다. 제가 지도하고 있는 특별학급도 평범하지만 않지만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시대적 상황도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의 생활과 학교 현장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일반학급에서 지도하던 교육과정과 학생들과의 생활이 그립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재 제가 지도하고 있는 특별학급의 생활도 보람차고 훗날 돌아보았을 때 저에게 큰 의미가 돼주는 시간임은 분명합니다. 처음에 이 학급을 권유하셨던 교장 선생님의 말씀처럼 ‘남들이 하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학급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배워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낯선 나라에 와서 힘든 과정을 겪는 아이들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서적 지원자가 될 수 있어서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별하다’의 의미를 ‘보통과 다르게 구분이 된다’가 아니라 ‘조금 다른 방법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로 해석하고 교실로 들어갑니다. 아이들이 저를 바라보는 눈망울도 같고, 아이들이 가지는 아픔도, 행복도 같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가진 문화적 배경이 다를 뿐, 교사로서 갖는 위치나 역할은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교사로서의 길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제가 이 학급을 계속해 맡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타 학교로 전근을 갈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학교 상황에 따라 다른 업무를 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제게 주어진 위치에서 교사로서 해야 할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특별하다’ 가 아니라 가르치는 교사의 열정과 노력이 ‘특별하다’로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 [수상 소감] 삶의 의미를 알게 되길 바라 생각하지 못했던 수상이라 감사하고, 수기를 쓰는 동안에 다시 한 번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음에 또 감사합니다. 교사로 가르친다는 것에는 아이들의 지식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다듬어가는 것을 포함하지 않을까 합니다. 교사의 노력과 열정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배경이나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아이들을 그대로 바라보고 다가갔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 배경이 국적이 될 수도 있고, 가정환경일 수도 있고, 가끔은 아이가 가지고 있는 기질적인 특징일 수도 있습니다. 판단하지 않고, 힘들다고 물러서지 않으며,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으로 아이들이 조금 더 행복하고 자기의 삶이 의미 있음을 알게 되길 늘 바랍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접종을 독려하고 있으나 학부모와 학교현장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교육시민·학부모단체들은 집회를 이어가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특히 학교방문 접종을 두고 정부와 교육 구성원간의 간극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부산시교육청 등 일부 지역에서 ‘교사인솔 접종’ 카드를 꺼냈지만 이 역시 반대가 만만찮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17일 ‘함께하는사교육연합’과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단체들은 정부의 방역패스 조치에 대해 행정소송 및 헌법소원, 효력 정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이 단체들은 서울 서초구 소재 서울가정행정법원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소송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코로나 백신에 대한 부작용과 임상실험 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린 학생들에게의 백신 접종 강요는 우리 자녀들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13일 교육부는 최은화 서울대병원 교수, 정재훈 가천대병원 교수, 이재갑 한림대병원 교수 등과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백신 접종의 이익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학교방문 접종에 대해 현장 교원들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학교방문 접종의 이점 자체가 없는데 강행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접종 학생과 아닌 학생간 편가르기를 우려해서다. 무엇보다 학생 안전을 가장 걱정한다.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했을 시 대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를 대비해 응급처치 인원까지 함께 해야 한다. 학부모 동의뿐 아니라, 아예 동행까지 염두해 둬야 겨우 될까말까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학교 방문 코로나19 백신접종’은 16일부터 부산, 광주, 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 시작됐다. 당초 13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학부모와 현장 반발, 희망자 저조 등의 이유로 지연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15일 예정이었던 학교방문 접종을 20일로 미룬 상황이다. 지난 12일 마감된 수요조사에서 학교 방문 접종을 희망하는 학생이 있는 서울 관내 학교는 1154곳(88%)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명 미만의 학교가 거의 대부분이라 보건인력이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학교방문 백신 희망자가 21∼30명은 31곳에 불과하다. 충북에서도 학교방문 접종이 가능 기준 ‘20명 이상’ 접종을 신청한 학교는 12곳에 그쳤다. 교사 인솔로 학생들이 의료기관을 찾아가는 형태의 접종 방법도 계획도 나왔으나 이 역시 반발이 거세다. 한꺼번에 이동하는 것은 거리두기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및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등 시민단체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행정법원청사 앞에서 방역패스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소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