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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오늘 여기 음식 다 먹어버릴 거예요. 지수야 가자.” “ 선생님은 가만히 계세요. 우리가 가서 맛있는 것 다 골라 올게요. 하하하. ” 지수랑 두 친구들은 3년 전 내가 6학년을 맡았을 때 담임했던 아이들이다. “ 그래, 중3 생활은 어때?” “ 그야 당근 힘들죠. 다 아시면서 뭘 물어보실까? 하하” 쇠똥만 굴러가도 까르르 웃는다는 열여섯 살, 세상 그 누가 이보다 행복할까 싶을 정도의 밝은 웃음이다. 지수의 웃음 뒤로 난 3년 전 우리 교실을 떠올려보았다. 교사실에서 개학 첫날 받아둔 자기소개서 뭉치를 꺼내다가 말고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지수의 소개서에 ‘내 꿈은 자살입니다.’ 라고 적힌 붉고 굵은 글씨를 보았기 때문이다. “ 어머 어머, 우리반 지수라는 애는 꿈이 자살이래. 심상찮은데....... ”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옆반 동기가 열을 내며 10분 넘게 무용담을 들려줬다. “ 그 애 너희 반이구나. 우와! 대박. 그 애 담임하면 다들 병가 내고 들어가더라. ” 지수의 흑역사를 듣고 나니 교실 문을 여는 것이 더 겁이 났다. 억지로 경쾌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들어서다가 그만 주저앉을 뻔했다.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 지수 옆으로 넘어진 책상과 의자가 보이고, 옷에는 핏자국까지 보였다. 코피가 났나 생각했는데 손목에서 피가 스며나고 있었다. 주변의 아이들은 그저 물끄러미 지수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당황한 나머지 아수라장이 된 교실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이게 뭐야! 무슨 일이야! 지수는 왜 이러고 있어? 책상은 누가 이랬어? ” ‘새 학기에는 화내지 말고 아이들과 차분하게 대화하면서 잘 이끌어 가야지’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어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 지수야, 무슨 일이야? 일단 보건실 가서 치료부터 받자.” 내가 지수의 팔을 잡는 순간이었다. “ 놔!!! 놔라고!! 난 죽을 거라고 에잇 씨ㅡ” 확! 내 몸을 밀치면서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난 뒤로 넘어졌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공포심이 느껴졌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려보니 지수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지수의 행방을 묻자 애들이 입을 열었다. “ 선생님, 지수는 원래 저래요. 완전 돌아서는 지 혼자 자해하고 소리 지르고 그래요. 아마도 집에 갔을걸요? 아까 집에 가는 것 봤어요. 창문으로 다 보여요” 지수네 집은 복도 창문으로 바로 내려다보이는 덕포역 옆 돼지국밥집이었다.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난 지수를 찾아서 상담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으로 전화를 했다. “ 여보세요? 지수 어머니신가요? 지수 상담을 좀 하고 싶은데요? ”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공손하고 친절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돌아오는 목소리는 그렇지 않았다. “ 선생님!! 똑바로 좀 하세요. 뭡니까? 우리 애더러 또 상담 받으라고요? 선생들이 하는 소리는 맨 날 상담!! 상담받아 보세요!! 아이고 그 소리 이제 듣기도 싫어요. 선생들이 공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주면 애가 왜 상처를 받겠어요? 피해자가 왜 상담을 받습니까? 가해자들이나 불러서 상담하세요. 쯧쯧 .” 무작정 다른 아이들이 다 나쁜 아이라는 식으로 일축해 버리고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전화기를 들고 있자니 오기가 생겼다. 이런 막무가내 학부모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손님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가게 창문 안으로 음식을 나르는 지수와 지수 어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난 지수의 손을 낚아채듯이 잡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깜깜한 별이 내리는 한밤중까지 무려 4시간을 지수랑 실랑이를 벌였다. 무슨 말로도 지수는 설득이 되지 않았다. 아빠가 욕하는 것, 할머니가 화내는 것, 돈 때문에 다투는 부모님, 자신을 때리는 오빠, 친구들의 뒤 담화, 왕따, 오르지 않는 성적 등등 자신은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조건뿐이라는 주장만 계속 펼치는 것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 네 마음대로 해! 그럼. 이제 선생님도 너 안 볼 거야! 정말 세상에 너처럼 쓸모없는 애는 처음 본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나는 지수의 얼굴에 비수처럼 악다구니를 한바탕 퍼붓고는 집으로 와버렸다. 이날부터 지수엄마와 지수는 사사건건 나를 옭아매며 숨을 조여 왔다. 심지어는 일부러 시험지 점수가 보이게 나누어 줘서 아이들이 놀리게 만들었다며 민원을 하기도 했다. 마치 그물에 잡힌 물고기처럼 옥죄어 오는 법률의 밧줄들 때문에 마음은 매일 만신창이가 되었다. 다시는 지수나 지수 엄마랑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가능하면 말도 하지 않고, 눈빛도 피하면서 수업했다. 지수도 엎드려만 있었다. 두 달이 그렇게 지나 5월도 중순이 되었다. 그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나는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었다. 다른 학교 근무하는 친구랑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도시철도 2호선 승강장에 운행 정지 안내 문자가 떠있었다. ‘무슨 일이지 아이참 지금 고장 날 게 뭐람.’ 중얼거리며 그다음 문구를 읽었다. ‘ 덕포역에 10대 소녀 투신. 시신 수습 중. 운행중지 ’ 앗!!! 나는 온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았다. 설마 했는데 지수가 정말 투신을 감행한 건가? 뉴스에 청지 재킷을 입은 모습이 얼핏 지나갔다. 딱 지수였다. 쿵쾅쿵쾅 심장이 방망이질을 해댔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분노와 원망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줄만 알았던 내 심장이 용광로처럼 뜨겁게 뛰고 있었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지수야 미안해. 지수야 미안해. 선생님이 잘못했어. 그렇게 차갑게 대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렇게 혼자 두는 게 아니었는데....... ’ 택시를 타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면서 수만 가지 후회에 미칠 것만 같았다. ‘ 제발 살아있기만 해라. 정말 선생님이 네 이야기 다 들어줄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라고 하면 빌게. 제발! 제발! 살아만......’ 눈물로 범벅이 되어 택시 요금을 지불하고 역 앞에 내렸다. 경찰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온몸의 피가 다 빠져나간 것만 같았다. 지하철역 입구 기둥에 넋을 놓고 기대서있었다. 감당할 수 없는 고통스러움이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내 어깨를 툭 건드리며 무심하게 내뱉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 선생님, 여기 웬일이세요?” 지수였다. “ 지수야! 지수야! 사랑해!! 선생님이 정말 미안해. 힘든 마음 몰라줘서 미안해.” 소통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한다는 말이 참말인가보다. 내가 그렇게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댈 때는 꼼짝도 않던 지수가 눈물로 엉망이 된 내 얼굴을 보더니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와락 품 안으로 뛰어들었다. “ 지수야, 우리 내일부터 매일 선생님이랑 행복해지는 방법 공부해볼까? 몇 시간이라도 좋아. 지수가 원하는 만큼, 원하는 방법으로 하자. 상담실 가라, 병원 가라 말로만 하는 위로는 이제 하지 않을게. 진심으로 너의 마음에 행복의 씨앗을 심어볼게. ” 지수도 나의 진심을 보았는지 그 후로는 곧잘 따라주었고 나도 임용고시 준비하듯 밤잠을 줄이며 마음을 읽어주는 법, 희망을 심어주는 법을 연구했다. 어느새 나의 교직 목표는 ‘제자 중에 자살하는 제자는 절대 만들지 말자’가 되어 있었다. 지수 어머니와도 매달 1회 ‘사랑 나누는 날’을 정하고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드렸다. 처음에는 완고하고 까칠한 분인 줄만 알았는데 상처를 보듬고 보니 정말 여리고 착한 분이셨다. 지수 어머니도 결혼 과정에서 남편이 사고로 장애인이 되고, 시아버지가 송사에 휘말려 구속이 되는 등 좋지 못한 일을 많이 겪으면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비난이나 조롱 같이 느껴졌다고 한다. 한 주도 빠뜨리지 않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같이 요리도 하고 음악회도 갔다. 지수는 점점 변했다. 늘 엎드려있던 모습의 지수는 이제 하모니카를 불거나 노래를 듣기도 했다. 부모님의 협조로 낡은 세간살이를 조금 줄이면서 지수가 그토록 원했던 자기 방도 확보할 수 있었다. 지수 어머니도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드리고 함께 토론하며 마음을 나누었더니 많은 변화를 보여주셨다. 잘 웃고 친절한 모습에 지수도 낯설어한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졸업식 날 새끼손가락 걸고 지수랑 약속했다. 아무리 힘겨운 일상이 반복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한 가지 감사할 일은 꼭 찾아내자고.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고. 접시 가득 맛난 음식을 들고, 세상 가장 밝은 미소를 보여주는 것 보니 지수가 3년전 졸업식 날 한 약속을 잊지는 않았나 보다. 길고 막막했던 무기력을 뚫고 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힘은 학문적 지식이 아니라 제자를 진정으로 염려하는 마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교사가 자기 안의 무한한 능력을 끌어내어 자살하는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동상 수상자 수상 소감 30년 교직생활의 반성문 지난 토요일 2년전 1학년 때 담임을 했던 제자와 부산시립미술관에 한젬마의 관계 요리라는 전시를 보러갔습니다.이 아이는 7살 때 어머니와 언니를 교통사고로 하늘나라로 보낸 큰 충격을 안고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 어둡던 얼굴이 지난 토요일에는 환한 웃음으로 바뀌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관계 요리라는 전시는 못, 장석, 지퍼 등 전체에 대한 비중으로 보면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지만 물건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연결부품들에 대한 재미있고 창의적인 고찰이었습니다. “ 선생님이랑 저랑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남들 보기에는 어쩌다 한번 만나는 것 같지만 저에게는 없으면 안 될 정말 중요한 관계거든요.” 초3학년 그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조금은 마음이 놓였습니다. 30년 교직생활의 반성문 같았던 교단수기에서 제가 한 약속 ‘자살하는 제자가 없는 삶’을 위한 노력은 이렇게 해 나가면 되겠구나하고. 교단 수기 수상을 게기로 앞으로 교단을 떠나더라도 나의 제자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영원한 선생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자로서의 책무성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봅니다. 감사합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로부터 ‘사학 혁신’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 받은 기관이 사학 전체를 비리집단으로 매도하는 듯 설문조사를 진행해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사학 교원 등에 따르면 ‘미래 초·중등 사학의 혁신을 위한 법 체계 개편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아주대 오동석 교수)’ 설문조사(10월 21~24일)의 일부 문항들이 모든 사학법인 및 학교를 비리집단으로 결론짓는 방향으로 구성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문항은 ‘사립학교에서 사학법인 관련해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두 개를 골라주십시오’라는 질의문과 여섯 가지 답변 중 두 개를 고르게 구성됐다. 그러나 여섯 답변 중 ‘문제없다’는 식의 선택지는 빠졌다. ‘문제없다’ 선택지를 빼고 무조건 문제가 있는 것을 고르도록 강제됐기에 이대로 설문이 진행될 경우 ‘사립학교는 문제가 있다’는 식의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문항 중 ‘사립학교가 학교 민주주의, 교권 및 학생 인권 보장 등의 측면에서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라는 질문은 모든 사학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식으로 답변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밖에도 ‘학교법인으로부터의 학교의 자주성’, ‘정부책임형 사립학교의 필요성’, ‘사립학교 지도·감독 권한 강화’ 등의 질문 역시 지나친 여론 조성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사립학교법인연합회, 사립학교교장회 등과 공동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교총 정책추진국은 “일부 사학의 문제를 갖고 성실하고 건전하게 운영되는 다른 사학까지 포괄해 문제 집단으로 치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심각한 문제로 부풀려 극약처방이 필요한 것처럼 조치해 획일적 규제를 하기 위한 연구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리사학은 엄벌하고 건전사학은 육성, 지원하는 ‘차등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정치편향 교육 논란으로 서울 인헌고 학생들이 사상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교총은 인헌고를 포함해 부산, 서울 강남의 고교 등에서 정치편향 교육 논란이 잇따르자 정치 중립 훼손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다. 인헌고 일부 학생으로 구성된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은 23일 오후 인헌고 정문 앞에서 ‘학생의 결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상의 자유 보장을 요구했다. 최인호(18) 학생수호연합 대변인은 “한 교사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사퇴한 날 ‘무고한 조국을 사악한 검찰이 악의적으로 사퇴시켰다’는 뉘앙스로 언급했다”며 “학생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자 가짜뉴스를 믿는 사람들은 개돼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외에도 정치 편향 교육으로 판단한 사례를밝히면서 “교사의 정치적 발언은 교육기본법에 위반되는 행위”라며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달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보수성향 단체들도 몰려왔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의 활동의 정치적 이용을 경계했다. 최 대변인은 “순수하게 학생들의 사상의 자유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정치적 색깔을 입히는 행위는 지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학교 측은 특정 견해를 주입하는 교육을 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나승표 인헌고 교장은 “조 전 장관 이야기는 나왔지만 학생들의 주장처럼 조국을 옹호한 것이 아니라 아직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면 곤란하고 균형있게 바라봐야 한다는정도였으며‘개돼지’ 등의 이야기를 한 선생님은 없었다”며 “일베 논란도 일베와 같은 입장이냐고 물었을 뿐이고이마저도 이후 교사가 사과하고 학생이 받아들였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나 교장은 이어 "정치편향 교육은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특정 정파의 사상교육을 한 사실이 없으며 성평화동아리를 했던 특정 성향의 소수학생이 사실을 호도하는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부산에서 A고 중간고사 시험지에서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시험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드러나고, 22일에는 본지 보도를 통해 서울 강남의 B고에서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지지하는 내용의 수업을 한 사례가 드러났다. 정치편향 교육 논란이 잇따르자 교총은 24일 입장을 내고 “헌법과 교육기본법, 국가공무원법은 교육과 교육자의 정치적 중립을 이중삼중으로 강조해 명시하고 있다”며 “교실을 특정 정치시각으로 오염시키고 학생들을 정치도구화 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와 함께 “정치 편향 교육은 학생의 학습권을 박탈하고 교권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자 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편향 교육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 요구와 만18세 선거법 추진은 국민적 불신과 불안을 더 가중시킬 수 있다”며 “더 심화될 수 있는 교실 정치장화와 학생 선거사범화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교총은 “교육당국은 철저한 조사로 진상을 규명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해 정치편향 교육을 근절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이번 논란을 계기로 모든 학교현장이 교육의 정치 중립을 다시 한 번 자성하고 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헌고 사태가 기자회견으로까지 이어지자 서울시교육청과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특별장학에 착수했다. 학생수호연합 측 변호인은 “납득이 되지 않는 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형사 고발 조치까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시 확대 등을 포함한 입시 개편을 공식 거론한 것은 당‧정‧청 간 엇박자를 드러낸 것이자, 학생‧학부모 등 교육현장의 혼란과 혼선만 초래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교총은 22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대통령의 정시 확대 입장으로 또다시 급선회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정치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교총은 “수시‧정시 비율이 지나치게 한쪽에 쏠리는 문제를 해소하고,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시 확대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발언이 30% 이상을 뛰어넘는 비율을 각 대학, 특히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특정 대학에 강제하겠다는 의미라면 새로운 논의의 장을 마련해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특히 “대입제도 개편은 국민적 관심사이자 국가 사무라는 점에서 교육부가 책임을 지고 논의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정치적 요구나 예단에 의해 일방적‧졸속적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정시 확대 여부를 비롯한 대입제도 개편은 △고교 교육의 정상화 △사교육 경감 등 학생‧학부모 부담 완화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성 보장 △미래사회 대비 인재 육성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장교원과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전문적‧교육적 논의‧결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교총은 그간 대입제도를 비롯한 교육정책의 일관성, 안정성, 예측 가능성을 위해 교육법정주의를 강조해 왔다”며 “대입제도 개편이 더이상 정치적 수사로 흔들리거나 목소리 큰 소수의 주장에 좌우되지 않도록 교육부가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이 이런 주장을 한 것은 교육부가 기존에 추가적인 정시 확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느닷없이 다른 메시지를 전했기 때문이다. 시정연설 전날인 21일까지만 해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확인 국정감사에서 정시 확대 요구에 답변하지 않고 “학종 공정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하는 등 언급을 피했다. 교총을 비롯한 교육현장의 반발이 일고 청와대의 ‘교육부 패싱’ 논란까지 일자 교육부가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이날 시정연설 관련 자료를 배포해 “그동안에도 수도권 일부 대학에 대해 정시 수능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방안을 당정청이 협의해 왔다”면서 확대 비율에 대해서는 “2022년도부터는 30퍼센트 이상을 정시 수능으로 선발하도록 작년에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23일 서유미 차관보도 오찬기자간담회를 통해 “분명한 것은 2022년부터는 30퍼센트 이상으로 한다는 것”이라면서 “40퍼센트로 하겠다거나 하는 부분들은 섣부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2030 젊은 교원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 ‘2030 가을 연수’가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충남 공주시 일대에서 진행됐다.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3기 위원장 오준영)가 기획한 이번 연수는 ‘#가을 #힐링 #소통’을 주제로 마련됐다. 공주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면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구성했다.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기산농장에서 진행한 ‘알밤 타르트 만들기’였다. 연수 참가자들은 공주의 특산품인 알밤을 이용해 파이의 일종인 타르트를 직접 만들고 시식했다. 국립공주박물관과 송산리 고분군(무령왕릉) 등을 탐방하는 역사·문화 체험도 호응이 높았다. 멘토의 추천으로 2030 연수에 참여한 백재열 대구구암초 교사는 “그동안 가졌던 교총에 대한 선입견을 바꿀 수 있는 계기였다”면서 “전국의 또래 교원들이 모여 교직 경험과 학교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곳으로 ‘무령왕릉’을 꼽았다.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백제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다”고 했다. 젊은 교원을 위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주문하기도 했다. 악기 연주나 독서, 운동 등 관심사를 반영한 연수가 바로 그것. 백 교사는 “관심사가 비슷한 젊은 교원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교총이 구심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보경 대전유천초 병설유치원 교사는 교총 홈페이지에서 처음 2030 연수를 접했다. 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캠프 형식의 연수라는 점에 끌렸다. 그는 “혼자 신청했지만, 조를 구성해 활동한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며 “다양한 학교급 교사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연수가 진행되는 동안 자연스럽게 토론의 장이 펼쳐지는 것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를 토론 형식의 연수 프로그램으로 확장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김 교사는 “유치원 현장도 교권이 실추된 사례가 적지 않다”며 “교원들끼리 모여 힘들고 어려운 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교권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는 토론 연수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2030 연수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수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향후 동료 교사에게 2030 연수를 알릴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 전체 참가자의 97.1%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젊은 교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참가자의 절반이 넘는 55.9%가 ‘동료 교사의 권유로 참가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교총이 운영하는 2030 연수는 젊은 회원들의 니즈를 반영해 주제와 장소를 선정한다.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동료 교사들과 만나 교류하면서 교직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돕는다. 2030 겨울 연수는 내년 1월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학생의 성공을 정의할 때 ‘삶의 질’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OECD 학업 성취도(PISA) 등 국제적인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로 나타난 점을 지적했다.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한-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육컨퍼런스’에서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기조연설 ‘OECD 교육 2030 학습 틀로 본 한국 교육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슐라이허 국장은 “한국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최저 수준인 점에 주목했다”며 “한국 학생의 성공은 학업성취에서 삶의 질 향상(웰빙)으로 재정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입시를 목표로 한 ‘학령기 집중 학습’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슐라이허 국장은 “전 생애에 걸쳐 ‘학습-일-재학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컨퍼런스를 공동 주최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도 미래교육의 핵심 키워드로 ‘삶의 질 향상’과 ‘역량’을 꼽았다. ‘2030 미래교육 체제 수립을 위한 방향과 주요 의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미래 교육체제의 방향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역량 중심의 학습체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 중심의 학력 개념을 ‘할 줄 앎’ ‘살 줄 앎’ 등 역량의 개념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30 미래교육 체제의 주요 의제 예시도 공개했다. ▲거버넌스 개혁 ▲학제 개편 ▲대입제도 개편 ▲교원 양성·임용·재교육 등 제도 개편 ▲교육과정 개편 ▲고등·직업교육의 지역 플랫폼 구축과 재구조화 ▲연구개발의 질 제고와 책임성 강화 등이다. 김 의장은 당초 기조연설에서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방향도 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제 기조연설에서는 대입제도 내용은 생략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정시 확대를 언급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전 공개된 자료에는 공통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 대학 입학 자격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고교 교육과정이 끝나는 시점에는 서술형·논술형 문항이 포함된 수능을 실시하고 직업 경력과 자격으로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었다. 슐라이허 국장은 한국 교육의 혁신을 위해선 교사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이날 마련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는 “한국 교사들은 유능하다”면서 “문제는 교사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들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유능한 교사가 어려운 학생을 맡아 가르칠 수 있는 유인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는 ‘미래교육 2030, 더 나은 삶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를 주제로 2030년 미래 우리교육의 방향과 과제에 대한 구상을 공유하고 토론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가교육회의와 교육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충청북도교육청, 전라북도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 등 11개 기관이 공동주최했다. 컨퍼런스 첫날 열린 개막식에는 국내·외 교육계 인사 700여 명이 참석했다.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는 25일까지 이어졌다.
현대인이 불행한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모든 것이 변화무쌍하고 또 안개에 쌓여 예측이 불가하니 불안한 심리는 저마다의 해결책을 강구하느라 온갖 가능한 행위를 유발한다. 인간의 지식과 상상력이 빚어내는 각종 대비책은 일정한 틀을 제시할 수 없기에 갖은 기묘한 행태를 드러내고 있다. 마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을 잡으려는 선수들처럼 세상이라는 경기장은 치열한 다툼이 전개된다. 국가 간의 보복이나 무역 전쟁, 정치협상이 이를 대표한다. 작금의 미국과 중국, 일본과 한국, 미국과 북한의 경우가 그렇지 않은가. 요즘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고 사람들은 너무 불안하다고 이구동성이다.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또 앞으로는 어디로 가야 할 건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고 결정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일이 발생할지 사전에 인지된 상태에서 리스크를 안고 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불안감을 준다. 예를 들어, 국민에겐 무엇보다 먹고 사는 것을 포함한 경제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때, 확률상 발생 빈도가 어느 정도가 될지 알 수 없다면 각 경제 주체들은 소비도, 투자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는 곧바로 심하면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다.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우리 경제의 디플레나 장기침체 가능성 논란의 배경에는 바로 이런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부채질하는 것들은 그밖에 수없이 많다. 나라 안에는 연일 난타전을 벌이는 국회가 중심에 있다. 이번 국회 들어 상정된 법안 건수만 2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중에 지난 8월까지 처리된 법안은 전체의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된다. 탄력근로제, 데이터경제 관련법, 벤처투자촉진법 등 계류 중인 주요 민생경제법안들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나라 밖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의 경우는 이제 관세, 환율, 기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자산 가격 상승세 둔화와 부채 증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확대, 끊임없는 개도국 경제위기설 등 어느 한 가지라도 터지면 이는 연쇄반응을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사안들도 산적해 있다. 게다가 세계 각국에선 극우나 극좌 정당이 별 성과 없이 서로 권좌만 바꿔 앉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기술 혁신이 가져오는 불확실성도 매우 크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재는 IT와 인공지능(AI) 등과 같은 신기술을 이용한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미래 먹거리를 보장할지, 어떤 기술체계를 확보해야 경쟁력을 유지할지 아직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 물론 자율주행차나 금융 등 서비스 부문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들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이렇다 할 큰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다. 반면에 기존 산업 즉 자동차나 조선, 기계 등의 제조업은 혁신에 목말라 하지만, 해결 과정은 진부할 정도다. 어느 쪽을 보아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불확실성 때문에 대규모의 활발한 투자와 생산적인 경쟁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금은 불확실성에 더해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시대이기도 하다.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아우성은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옳고 그르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현재는 대화와 타협과 조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이고, 이를 통해 눈앞에 닥친 불확실성을 극복해나가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 가지 해결책이 비상구이다. 일찍이 『불확실성의 시대』의 저자인 미국의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열쇠는 바로 티밍(Teaming)’이라고 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바로 협력 내지 공존에 의거하는 Teaming이라 생각한다.
나라뿐 아니라 개인의 역사도 수많은 도전과 응전으로 전개된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숱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고심하여 마련한 해법이나 기발해 보이는 발상이 참담한 실패로 끝나는 일이 수없이 많다. 기발해 보여도 실패하기 십상 인도에서는 코브라에게 물려 죽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코브라를 잡아 오면 상금을 주는 정책을 폈다.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위험을 무릅쓰고 코브라를 잡아 상금을 받았다. 정책은 성공적이어서 인명피해가 줄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코브라가 줄어들었는데도 코브라를 잡아 와 상금을 받아가는 사람은 오히려 늘어났다. 어처구니없게도 사람들은 곳곳에 코브라농장을 만들어 자신이 기른 코브라로 상금을 받은 것이다.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문제를 더 악화하는 결과를 낳는 현상을 경제용어로 ‘코브라 효과’라고 한다. ‘들쥐 꼬리 효과’라는 것도 있다.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하던 때, 하노이의 하수구에서 활개 치는 들쥐를 박멸하기 위해 들쥐의 꼬리를 잘라오는 사람들에게 현상금을 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꼬리가 잘린 들쥐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꼬리를 자른 후에 들쥐를 죽이는 대신 하수구에 놓아준 것이다. 꼬리가 잘린 쥐들이 살아남아 새끼를 낳으면 더 많은 현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웨덴에서는 헌혈한 사람에게 금전적으로 보상하면 더 많은 사람이 헌혈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헌혈보상금 제도를 시행했으나 헌혈하는 사람이 오히려 크게 줄었다. 헌혈은 이타적 동기에서 하는데, 보상금을 받게 되면 자기의 헌혈이 보상을 받기 위한 불순한 행동이 돼 버려 헌혈하기 싫어진 것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국가의 정책은 실질적 합리성을 지녀야 한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더욱 그렇다. 교육부가 지금 대학입시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장관 임명을 위한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대학입시 의혹으로 인한 대통령의 지시가 발단이었다. 불확실한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의 관점에서 출발하여 전문적 수준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 장관 임명 과정에서의 의혹으로 불쑥 시작된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왕 논의를 시작했으니 장기적인 시각으로 심사숙고하여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것이다. 대학입시는 대학교육뿐 아니라 초·중등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며, 잘못 결정될 경우 그 부작용이 엄청나다. 지금은 혁명의 시대라기보다는 혁신의 시대이다. 혁명적인 입시개혁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주기보다는 혁신적이고 융합적인 아이디어로 합리적이고 모든 학생에게 기회 균등한 입시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무조건적 당위론에만 집착하기보다는 관련 변수들이나 예상되는 부작용을 폭넓게 면밀하게 살피고, 지속가능성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교육정책 혁명적 추진은 불안 공교육 활성화·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선순환 체제가 구축되고, 희망의 사다리가 되어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생과 학부모의 심리적 측면을 올바로 읽으려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인재를 양성하고 사람을 키우는 일을 계량적으로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판단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결과를 예상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대의 결과가 일어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새롭게 선보일 대학입시 정책은 ‘코브라 효과’의 악순환이 없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총이 상위자격 취득 시 호봉 상향을 관계부처에 요구했다. 교총은 23일 인사혁신처·기재부·교육부 등에 교감(원감)·교장(원장) 자격 취득 시 호봉 상향 재획정을 골자로 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교육공무원의 자격 변동이 발생하면 호봉 재획정을 하도록 돼 있어 현재 2급 정교사에서 1급 정교사 자격을 획득할 경우 호봉 재획정을 통해 1호봉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1급 정교사에서 교감으로, 교감에서 교장으로 자격이 바뀔 때는 호봉재획정을 하지 않고 있어 법 적용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교총의 주장이다. 호봉 상향이 되지 않으면 중등의 경우 부장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을 해도 보수인상 효과가 1만 8860원에 불과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교감이 되면 보직·담임·원로교사수당 등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총이 서울지역 교감 58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초등학교 교감 업무개선 방안’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가 갈수록 업무 피로감이 높아지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승진이지만 처우가 달라진 것이 없어서’가 48.8%로 가장 많았던 것이 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일반직 공무원은 계급호봉제를 사용해 직급 승진이 이뤄지면 기본급이 크게 인상되도록 설계돼 있으나 교원은 단일호봉제로 호봉 상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원지위법에서는 ‘교원보수의 우대’를 규정하고 있지만 오히려 교원의 보수 인상이 일반직보다 더 못한 실정인 셈이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교원의 보수는 교원의 자질 향상 및 학교 교육력 제고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면서 “교감(원감)·교장(원장)으로 상위자격 취득 시 기산호봉 1호봉을 상향해 합리적인 교원의 보수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학입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대입 제도의 회기적 변화가 예견된다. 특히 현재 7 대 3인 수시 대 정시 비율을 정시 확대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아울러 정시 비율 확대 시점(학년도)과 비율을 놓고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위 조국발 대입 제도 개편이 본격화할 조짐으로 우려스럽다.교육계의 예측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정시비율 확대는 2022학년도에 시작될 것이 유력하다. 현재 고 1 학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치르는 2020학년도 입시와 내년에 적용되는 2021학년도 입시는 이미 각 대학이 시행 계획을 발표해 확정된 상황이라 급격한 변경이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2018년 공론화를 거쳐 2022학년도 입시에서 각 대학에 정시 비율을 30% 이상으로 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도 이 비율을 준수하려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2020학년도 정시 비중은 19.9%, 2021학년도 정시 비중은 20.4%로 발표됐다. 교육부에서 이번 대입 제도 개편에서 정시 비율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나 일부 교육계에서는 현재보다 10% 정도 높여서 4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입 개편 공론화 당시 시민참여단이 적절하다고 본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은 39.6%였다. 이 비율과 근접하는 것이다. 한편 다른 일부에서는 정시 비율이 50%선까지 확대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고 예견한다. 이번 대입제도 개편이 당정청에서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권에서는 정의를 50%까지 확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수시 전형의 문제점인 ‘내신 줄세우기’와 공정성,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정시 전형이 절반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주요 대학 등 경쟁이 치열한 학교의 입시 공정성에 국민 관심이 큰 상황이라 이 또한 심각하게 고려될 것으로 예견된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15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입제도 개편안이 나올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정시 비중 확대에 따른 격론이 예상된다.이번 정시 비중 확대와 관련 학부모와 교육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학부모들이 2년 내내 정시 확대를 요구해왔는데 정부가 외면하더니 관심을 갖게 돼 다행이긴 하지만 대입 제도 개편이 ‘총선용’이나 ‘정치 쇼’ ‘포퓰리즘’이 아니라 우리 현장에 알맞은 대입 제도 정착의 숙고와 성찰 과정이라는 찬성 반응이 있다. 또 그간 정시·수시 비중이 너무 수시 쪽에 쏠려 있어 불균형했던 만큼 정시를 일정 부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한다. 반면, 정시 비율 확댈르 반대하는 노조 측은 궁극적으로 교육 개혁 방향이 ‘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시 확대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가 불가능한 대입제도 개편 논의를 들고 나온 것부터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에서 대입 제도가 개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대입 전형 제도는 우리나라 교육 개혁의 바탕이 되는 의제다. 따라서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덜고 공교육 정상화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만 우리가 이번 대입 제도 개편에 즈음하여 숙고해야 할 점은 백년지대계인 교육 중에서 가장 중핵적인 대입 제도 개편을 대통령의 말 한 마디와 사회적 이슈의 특정인의 일탈 등에 방점을 찍어 접근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교육제도, 대입제도가 고쳐지는 나라의 교육 선진국 진입은 요원하다. 2021학년도 대입 전형 제도인 센터 시험을 바꾸는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8년 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적 합의를 거쳤다. 교육 선진국이라는 핀란드 등 북유럽 여러 국가들도 교육제도, 대입 제도 개편은 준비 기간이 10년 정도는 돤다는 사실을 조변석개인 우리나라 교육 제도, 대입 제도 개편과 견주어 봐야 한다. 교육 선진국은 교육 제도, 대입 제도의 안전성 유지에 기반을 둔다. 또 교육제도, 대입제도 등이 정치적 상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최근 한국교총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교육 제도, 교육 정책을 아우르는 ‘교육법정주의’ 도입이 시급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대입 전형 제도 개편은 기정사실화됐다.교육백년지대계에 걸맞은 학교현장 적합 제도, 안정성·투명성을 제고한 장기적 교육정책 마련이 돼야 한다.
교직에서 은퇴 후 제2인생 포크댄스 강사로 뛰고 있는 리포터다. 학습 대상은 주로 신중년이지만 포크댄스는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다. 올해 강사가 주로 활동한 장소는 경기상상캠퍼스, 벌터문화마을, 무봉사회복지관, 일월공원, 경로당 5곳 등이다. 대상은 50대에서부터 80대까지이다. 주 대상자는 60대이다. 강사에게도 품격이 있을까? 물론 있다. 강사 복장에서부터 수강생 사로잡기, 품위 있는 언어와 음색, 표정, 교재연구의 깊이, 수업 자료 준비와 전달력, 재미와 유용성, 눈높이, 중간 피드백과 마무리, 시간 지키기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교직경험을 떠올려 보니 강의 내용은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없고 강의 외적인 것이 기억에 남는다. 교감 자격연수 때다. 강사들이 모두 정장차림이다. 날씨가 더워 양복 상의를 벗고자 할 때는 수강생의 양해를 얻어 벗는다. 국어과 선배 지인 한 분이 강사로 왔는데 남방차림이었다. 최신 유행 옷도 아니고 평상복이다. 강의 내용은 둘째 치고 강사가 왜소하고 초라하게 보였다. 강사는 수강생의 입장을 생각하고 스스로의 품격을 유지하고 더위도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도 필요한 것이었다. 요즘 내가 강사로서 신경을 쓰는 것은 주로 외적인 것이다. 아침 샤워와 머리 감기, 팬티와 런닝 갈아입기, 구두 솔질하고 광택내기, 바지와 상의의 조화, 모자 착용 등이다. 아내는 얼굴 피부 손질과 머리염색까지 주문한다. 수강생에게 젊게 보이라는 것이다. 그래야 강사로서 매력이 있고 호감을 준다는 것. 맞는 말이다. 그러나 늘 같은 수강생을 대해다 보면 만성이 되어 무감각해질 때도 있다. 얼마 전 캠퍼스 수강생 한 분이 내 가방을 보더니 한마디 한다. “선생님 가방을 보니 우리 신랑 가방은 몇 년 간 더 써도 된다고 이야기해 주어야겠어요.” 내 가방을 보았다. 선물 받은 가방이다. 3년 정도 사용했는데 낡았다. 손잡이가 변색이 되었고 옆면은 껍질이 떨어지고 있다. 수명이 다한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물건 나르는 용도로만 여기고 사용하고 있었던 것. 얼마 전 지자체 큰 행사를 마친 후 교직선배인 경로당 회원은 카톡으로 사적 이야기라 전제하며 ‘삶의 에너지원 가방 선물’을 꺼냈다. 아내에게 이야기하니 가방을 빨리 바꾸라고 성화다. 어이쿠! 내가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낡은 가방을 수강생들에게 보여 애처로움을 주었고 강사의 품격을 상실한 거였다. 교직에서 은퇴할 정도면 가방의 품격도 유지할 정도인데 그걸 무시하여 민폐를 끼쳤던 것. 가방을 바꾸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니 가죽가방 5만 원 정도이고 이름 있는 제품은 10만 원에서 20만 원대다. 지금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내 습벽을 생각하면 한 번 구입하면 몇 년 사용한다. 그러니 이번엔 품격을 살려줄 제대로 된 가방하나 구입을 해야겠다. 책가방, 학창시절엔 어머니가 사 주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산 적이 별로 없다. 주로 선물 받은 것을 활용했다. 어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몇 곳의 가방 매장을 둘러보았다. 신사용 가죽가방은 20만원 이상이다. 다행이 한 곳을 들르니 유명 메이커인데 50% 할인행사를 한다. 제품 색상이나 구조도 마음에 든다. 가방을 들고 집에 왔다. 내 속사정을 아는 서울 누님은 가격 걱정하지 말고 마음에 드는 가방을 사란다. 가방을 선물하겠다는 것이다. 집에 와서 헌가방 속 물건을 꺼내 새 가방으로 옮겼다. 어떤 물건이 나올까? 여러 가지 물건이 나온다. 그러나 고마운 물건이다. 그 동안 이 가방의 역할을 엿볼 수 있다. 출석부, 필기도구, 수첩, 카메라, 스마트 폰, 손수건, 구두주걱, 자동차 스마트 키, 앰프 연결용 잭, 지갑, 안약, 명함, 물수건 등이다. 내 가방은 강사로서 역할을 하게끔 도와준 일등공신이다. 새 가족이 된 신사용 가죽가방, 아마도 10년 이상 동반자가 될 것이다. 구두는 한 켤레에 20만 원 이상 기꺼이 주고 사면서 가방에 대한 투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다. 가방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편견에 사로잡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강사가 품격을 생각하지 않으면 수강생에게 민폐가 된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점잖게 강사의 가방을 지적해 준 수강생, 아내의 충고, 가방을 선물한 누님이 고맙다. 세상살이 더 배워야겠다.
상강(霜降) 즈음입니다. 황금빛으로 물결치던 들판이 조용히 비어가면 산기슭에 잘 여문 밤알이 투두둑 떨어질 것입니다. 주홍감에 속 깊은 단맛이 깃드는 좋은 계절입니다. 이런 계절엔 철학책이 당깁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철학자 들뢰즈의 책 몇 권을 읽어보려고 책장을 뒤적이다가 연필로 휘갈겨 쓴 메모가 붙어있는 검은색 바탕에 황금 나비 그림이 그려진 책을 발견했습니다. “2016년 2월 19일, 늘 새로운 책은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데려다 준다.” 까맣게 그어진 밑줄이 가득한 책을 다시 읽어보니 그 때나 지금이나 철학책은 낯설고 어렵고 매력적입니다.^^ 파블로 피카소의 1942년작 「황소 머리」는 얼핏 보면 황소 머리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자전거 핸들에 안장을 붙여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을 보는 관객은 작품을 자전거 핸들로 보아야할지, 아니면 황소머리로 보아야 할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바로 그러한 갈등과 모호함 자체를 의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뜻이 황소 머리일 수도 있고 둘 중 어느 것도 확고하게 결정된 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것으로 이 작품이 언어가 지시대상으로부터 자유로운 기호라는 구조주의 언어관과 일치합니다. 이렇게 철학과 예술은 모두 당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는 철학자 박영욱은 『데리다들뢰즈: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에서』라는 책을 통해 현대 문화 예술 분야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철학자 데리다와 들뢰즈의 핵심적인 개념을 예술적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장 현대적 철학자로 불리는 데리다와 들뢰즈 두 사람은 ‘차이’의 철학자로 부르는 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이들이 차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쉽게 말하면, 동일성이란 같다는 말이고 차이란 다르다는 말입니다. 즉 동일성을 강조하면 차이가 없어집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도 한옥도 정원이 있는 커다란 집도 모두 집입니다. 결국 ‘집’이란 말만 놓고 보면 차이가 없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개념으로 따져 생각하면 차이가 없어지고 동일성만 남게 됩니다. 그러므로 데리다와 들뢰즈는 개념을 거부합니다. 표상이란 우리가 세계를 분류할 때 머릿속 개념입니다. 공간을 예로 들면 우리는 주로 동서남북이라는 네 개의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공간을 설명하기 위해 편의상 나눈 기준일 뿐입니다. 이러한 기준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면 마치 세계가 네 개의 방향을 지닌 것처럼 여겨집니다. 표상이 이러한 것입니다. 표상에 빠지게 될 때 가장 큰 문제점은 현실의 풍부함과 다양성이 사라져버린다는 것입니다. 제각기 고유한 특이성과 차이들이 소멸된다는 것입니다. 데리다와 들뢰즈는 표상적 사유에 대한 반발과 그러한 사유에 의해 억압된 차이들을 자유롭게 해방시키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인상주의 화가들이 개념 없는 시선으로 화폭에 담으려 했던 사물들의 차이, 클랭 파랑이라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파란색이 일깨워 준 색의 차이 등 모든 존재에 잠재된 독특한 개성을 억압하는 서구의 왜곡된 사상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다양하고 차별적인 존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철학적 방법론을 제시한 데리다와 들뢰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전통적인 개념을 신랄하게 뒤집는 전복적인 사고와 집요한 사유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한 두 사람의 사상이 펼쳐진 책입니다. 바람에 사색의 향기가 섞여있습니다. 지르렁 지르렁 우는 방울벌레 소리가 화단을 넘어 아스발트 위로 흘러갑니다. 좋은 가을되시기 바랍니다. 『데리다들뢰즈: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에서』, 박영욱 지음, 김영사, 2009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시 확대 등을 포함한 입시 개편을 공식 거론한 것은 당‧정‧청 간 엇박자를 드러낸 것이자, 학생‧학부모 등 교육현장의 혼란과 혼선만 초래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교총은 22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대통령의 정시 확대 입장으로 또다시 급선회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정치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교총은 “수시‧정시 비율이 지나치게 한쪽에 쏠리는 문제를 해소하고,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시 확대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발언이 30% 이상을 뛰어넘는 비율을 각 대학, 특히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특정 대학에 강제하겠다는 의미라면 새로운 논의의 장을 마련해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특히 “대입제도 개편은 국민적 관심사이자 국가 사무라는 점에서 교육부가 책임을 지고 논의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정치적 요구나 예단에 의해 일방적‧졸속적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정시 확대 여부를 비롯한 대입제도 개편은 △고교 교육의 정상화 △사교육 경감 등 학생‧학부모 부담 완화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성 보장 △미래사회 대비 인재 육성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장교원과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전문적‧교육적 논의‧결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교총은 그간 대입제도를 비롯한 교육정책의 일관성, 안정성, 예측 가능성을 위해 교육법정주의를 강조해 왔다”며 “대입제도 개편이 더이상 정치적 수사로 흔들리거나 목소리 큰 소수의 주장에 좌우되지 않도록 교육부가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서울 관악구 A고와 부산 B고에 이어 서울 강남의 C고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지지하는 내용의 수업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강남의 C고의 일부 학부모는 사회 수업 중 교사가 두 시간 동안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얘기를 자녀에게 들었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두 시간 연속으로 수업 시간 중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조국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라는 주장을 했다. 또 학생을 한 명씩 지목하면서 ‘검찰 개혁을 조국이 해야 되는지’에 대해 답하도록 강요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옹호를 학생들에게 강요한 사례는 C고만이 아니다. 18일 서울 관악구 A고에서도 “교사들이 ‘조국에 대한 혐의들은 모두 가짜 뉴스니 믿지 말라’는 선동을 했다”는 학생 증언이 나왔고, 일부 학생은 조 전 장관에 대해 비판을 할 경우 교사들로부터 폭언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A고는 혁신학교로 C고 사회 교사 소속 노조가 강세인 학교로 알려져 있다. 부산 의 B고에서도 검찰 비판글을 시험 지문으로 제시하고 조국과 윤석열을 정답으로 고르도록 해 교육당국이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재시험을 치르기로 한 바가 있다. 이 시험문제의 출제 교사 역시 같은 노조 출신이었다. 이처럼 찬반 논란이 심각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 한쪽만의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헌법 31조 4항과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정치운동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 현재까지의 대법원 판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이같은 편향수업을 버젓이 하는 데는 해당 지역 교육감이 친여권 성향이고 특정 노조 출신이거나 특정 노조의 지지를 받아 선거를 치렀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혹시나 민원이 제기되더라도 인사권을 가진 교육감이 징계를 하지 않으면 피해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사안이 드러난 A고의 경우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에서 사안을 접수해 검토하기로 했으나 학생자치 담당 팀장이 해당 노조의 요직을 거친 간부 출신이어서 제대로된 조치가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B고 시험지 사안 역시 부산시교육청에서 징계요구 여부를 확언하지 ‘검토’한다고만 한 상황이다.
올해 59교, 내년 44교 이상 폐교해야 조건 변경 및 중투심사기준 상향 필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육부가 66개 학교 신설 승인심사를 하면서 132개 이상의 학교 통폐합을 조건부로 내걸어 많은 곳에서 학교통폐합 관련 민원 발생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영국(국회 교육위원회)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2013년 이후 2019년 9월까지의 학교신설 관련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사결과를 받아 분석해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21일 밝혔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시도교육청이 학교신설을 할 경우에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분석 결과 2013년까지는 학교신설 승인을 할 경우 다른 학교의 통폐합을 조건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통폐합 조건부 설립 승인 학교 수는 2014년부터 처음 도입돼 2014년 2건, 2015년 8건으로 늘었다가 2016년에는 36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2016년은 80건의 학교신설 승인 건 중 36건이 다른 학교의 통폐합을 조건으로 승인, 45%가 설립 승인 심사가 통폐합 조건을 받은 채로 이뤄진 것이다. 2017년은 19건, 2018년 이후에는 1건으로 교육부가 관련 정책을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조건부 설립승인(통폐합+폐교+이전재배치+적정학교육성)에 따른 통폐합 대상 학교 수는 총 132교 이상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4년 2교, 2015년 9교, 2016년 90교로 대폭 증가했다가 2017년에는 줄어서 29교였다. 2018년에는 없으며, 2019년에는 2교였다. 대다수 교육청이 학교신설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작은학교 통폐합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기가 32교, 충북 22교, 강원이 19교, 경북 12교, 전북이 11교 이상을 통폐합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학교통폐합 조건이 해당 설립 승인 학교의 개교 시기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132교 이상의 통폐합 조건 중 2019년 1학기까지 완성이 57교, 2020년 1학기까지 완성이 38건이다. 최근 서울 송정중, 울산의 학교통폐합 미완성으로 인한 논란 등 여러 시도에서 학교통폐합 관련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2016년에 발생한 것이다. 특히 서울 송정중과 울산 효계고, 농소중 등 15개 학교를 특정해 통폐합 대상으로 조건을 내걸어 교육현장에서의 갈등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영국 의원은 “과도한 학교통폐합 조건부 학교신설 정책으로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학교통폐합으로 인한 몸살을 겪고 있다”며 “ 대표적으로 서울 송정중 통폐합 관련 논란이 있고 울산교육청은 통폐합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한해 600억원이 넘은 세입 결손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으로 통폐합 조건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학교통폐합 정책으로 학교현장의 고통이 증폭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당국은 과거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기존의 학교통폐합 조건 내용 중 현재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수정해야 할 부분은 과감히 바꿔야 한다”며 “교육청의 사업 중 중앙투자심사 의뢰대상 기준을 일반자치단체와 같이 300억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 교육자치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 지적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전국적으로 11년을 초과한 어린이 통학버스가 4만 여대에 달하는 등 노후 어린이 통학버스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재훈(국회 교육위원회) 바른미래당 의원은 21일 전국에 차령이 11년을 초과한 노후 어린이 통학버스 4만607대가 운행 중이며, 이들이 차량운행비용을 받지 않고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 주장할 경우 단속 근거조차 없다고 밝혔다. 어린이 통학버스는 차량운행비용을 징수하거나 법인회계에서 차량운행비용을 지출할 경우 유상운송의 범위에 포함돼 신조차량의 경우 최대 11년 까지(2019년 기준, 2008년식 차량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운행비용을 사업주 개인 통장에서 지출할 경우 무상운송으로 인식돼 차령 제한을 받지 않는 상황. 전국 어린이통학버스 차량 12만1466대 중, 11년이 넘은 차량은 4만607대로, 전체의 30%에 육박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노후차가 1500대 가까이 되고, 학원의 노후차는 2500여 대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개인이나 회사 소유의 차량을 빌려 쓰는 이른바 ‘지입차량’ 가운데 노후차는 3만6000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어린이집·유치원·학원 사업주 개인 소유로 차량을 등록해 무상운송을 주장하는 경우 포함) 임재훈 의원은 “유상·무상 운송 구분을 두고 규제적용이 배제되는 현 체계 하에서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에 사각지대를 만들기 때문에 이런 구분을 없애고 통일된 어린이통학버스 안전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행 11년으로 택시 등과 동일하게 정해진 차령 제한을 어린이통학버스 용도 별로 달리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에 시작된 강원도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 지 7년째에 접어들었다. 지난 9월 2일 강원도교육청은 2020학년도 강원도 교육감 입학전형 고등학교 신입생 전형 요강을 발표했다. 그런데 배정방식의 변경(무작위 추첨에서 선지원 후추첨)으로 입학전형을 앞둔 일선 학교는 벌써 술렁이고 있다. 고교 평준화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산재한데, 배정방식을 두고 학부모와 학생 나아가 교사들 사이 의견이 분분하다.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일단 시행 후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면 된다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아이들에게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무엇보다 평준화 본래의 취지가 퇴색해질까 염려스럽다. 선지원 후추첨의 도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고교서열화이다. 평준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에게 고교 선택권(2개 학교)을 준다면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평준화 실시 이전처럼 명문고를 지원하는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뻔한 이치이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비선호 하는 고등학교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특정 학교로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서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지역별 전체 신입생 정원만큼 학생을 선발한 후, 그 합격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학교를 배정하면 된다는 식의 도 교육청의 해결책이 얼마나 큰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사실 강원도 3개 지역(강릉, 춘천, 원주)의 평준화 시행 이후, 가장 시급한 문제는 원거리 교통 해소라고 생각한다. 원활한 교통편이 마련되지 않아 주소지에서 멀리 떨어진 고교에 배정된 학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웬만하면 성적이 아닌 ‘주소지 우선 배정 원칙’을 정해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데 불편함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평준화 선지원 후추첨 배정방식에 대해 아이들의 의견을 들었다. 아이들 대부분은 이 방식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본인들이 평준화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이 제도의 도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고등학교 입시경쟁의 완화,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 학교 서열화 방지,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 등의 취지로 시작된 강원도 고교 평준화가 완전히 정착될 때까지 도 교육청은 귀를 활짝 열어놓고 어떤 여론도 수용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평준화 시행 이후의 문제점을 직접 들어보고 거기에 따른 개선책을 도 교육청에 건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선지원 후추첨제’ 도입으로 고교 평준화가 학생과 학부모, 일선 학교 교사들에게 불신을 심어준다면 여기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결국 그 피해자는 누가 될 것인지 한 번쯤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다. 2020학년도 고입 전형 일정은 다음과 같다. 2019년 11월 26일 내신성적 산출 2019년 12월 9일~12월 13일 12시까지 원서 작성 및 접수 2020년 1월 8일 합격자 발표 2020년 1월 17일 학교 배정 발표
野 “해직자 특채 특권과 반칙” 與 “사학비위 금액 6173억원”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사학비리에, 야당은 전교조 해직자들의 복직 문제에 집중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교원 특별채용에서 합격한 교원 5명 중 4명이 전교조 해직자 출신인 점을 지적했다.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유죄가 확정된 사람들에게 공적가치 실현과 사학민주화라는 특별채용의 취지를 붙여 특권과 반칙 채용을 했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5년 동안 교단을 떠나 있는 선생님들을 안타깝게 생각했고 서울교직사회의 포용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 의원이 “지난해 전교조와 정책협의회를 통해 사실상 단체협약을 맺은 내용에 ‘전교조 해직자 특별채용’이 들어있다”며 협약에 따른 채용이 맞는지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전교조 특별 채용을 비판 할 수는 있다”, “2016년 이후에는 정책협의를 하고 있다”는 등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고 전 의원은 “할애된 질의시간에 답변을 둘러대고 거짓말하며 의사진행을 방해하고 있다”며 위원장에게 항의했고 결국 조 교육감은 “시간을 지체할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다. 같은 당 곽상도 의원도 인천에서 벌어진 전교조 해직교사 4명의 복직과정에서 벌어진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립대학 비리에 이어 유․초․중․고교를 포함한 전체 사학비리 규모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박 의원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사립 유․초․중․고에서 발생한 비위 건수는 2만4300건, 금액은 1402억 원”이라며 “여기에 사립대학 비위금액 4771억 원을 더하면 지금까지 확인된 금액만 6173억 원에 달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교육청이 감사를 적발하고도 대부분의 처분이 주의경고에 그쳤다”며 “중징계인데 경징계하고, 경징계인데 하는 척만 했다면 교육당국 또한 손 놓고 방치하는 셈”이라며 철저한 감사를 당부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교 석면제거 문제에 대해 공통적으로 질의했다. 임 의원은 직접 방독면을 써 보이며 “이대로 가다가는 학생과 교사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제거가 완료된 곳에서 여전히 잔여 석면이 남아있는 등 부실공사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지난해 겨울방학 공사에서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게 서울 4건, 경기 14건”이라며 “짧은 방학기간 동안 진행되는 데 따른 개선책․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대전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충청권 국정감사에서는 전교조 전임자의 휴직 허가 문제가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전교조 전임자 휴직 허가는 불법”이라는 지적과 “법상 노조는 아니지만,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외(法外)노조인 전교조 전임자의 휴직을 허가한 세종·충남·충북교육감을 “교육을 다루는 교육감이 불법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고 있다”며 질타했다. 전교조 전임자의 휴직을 허가한 이유를 묻자,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현재 법상 노조는 아니지만, 교원단체로 대표성을 갖고 있고 국가인권위의 의견을 고려해 승인했다”고 말했다.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전교조를 헌법상의 노조라고 생각한다”며 “불법하고 위법한 행동을 하지 않는 한 기본권은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답했고, 전 의원은 “법률에 위배되는데 헌법상의 노조라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이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교육감의 권한이라고 판단했다”고 답변하자 전 의원은 “법상 인정되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판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질책했다. 지난 2일 국감에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전교조의 전임 허용을 “현행법 기준으로 보면 합법적이지 않은 것은 맞다”고 발언한 사실과 지난해 국감 당시 박춘란 전 교육부 차관이 전교조 전임 휴직 허가는 불법이라고 밝힌 내용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에게는 전교조 전임자 휴직을 허가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설 교육감은 “교육부의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교육감이 자의적으로 허가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2013년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고,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6년 2심에서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소송이 기각됐고, 현재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세상에는 인간이 추구하는 아름답고 보석같이 빛나는 가치들이 많다. 그중에 자유, 평화, 사랑, 정의, 공정, 평등, 나눔, 배려, 양심 등이 돋보인다. 모두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고유의 속성을 가지고 반짝거리는 인류 정신문화의 기반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이유는 바로 이러한 가치의 실천으로 그 속에는 인류의 존재와 실존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세계적으론 각각의 시대를 아우르는 시대정신이 있고 각 국가와 민족에게는 독특한 정신과 문화가 있어 가치관을 대변한다. 예컨대 우리 한민족은 5천년 유사 이래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을 국시(國是)로 한다. 이는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의 뿌리이다. 그런데 그러한 가치관이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각자도생’ 이라는 살벌한 생존법칙으로 변질되었다. 인류 공존의 가치가 이젠 오직 경쟁이란 황폐한 정신문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도 고등학생들이 ‘양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활발한 토크 콘서트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본교는 1954년에 개교한 인천 소재의 제물포고등학교이다. 초대 교장이신 독립 운동가이자 사상가이고 교육자인 길영희 선생은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는 교훈으로 학생들에게 국가와 민족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것을 교육하였다. 본교는 인근의 서울지역으로 많은 인재들의 유출됨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상징으로 수많은 인재들을 육성하고 배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 1956년도부터 실시해온 ‘무감독 시험’ 제도는 전국 최초의 역사와 함께 63년의 장구한 전통으로 양심교육의 표상이 되고 있다. 정기고사 기간에 지금도 ‘양심의 1점은 부정의 100점보다 명예롭다’는 선서가 교실을 메아리친다. 이는 오늘날의 세태로 보아 거의 실행하기 어려운 정신문화재급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각종 언론과 메스콤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 속에서 배움을 이어가는 본교 학생들은 언제든지 언론 매체의 인터뷰를 받으면 우리는 이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야 합니다. 저는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학교가 자랑스럽습니다 라고 각본 없이 서슴지 않게 밝히고 있다. 그 전통의 자긍심이 각자의 가슴에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학생들이 ‘양심 토크 콘서트’를 실시하였다. 일과 시간이 끝난 저녁에 2시간 일정으로 진행이 되었다. 1부는 ‘양심 공연’으로 1인 또는 2인 1팀으로 네 개의 팀이 참석하여 양심을 소재로 각 팀이 장기(랩, 개작노래 부르기 등)를 보여주어 분위기를 띄웠고 2부는 ‘양심 패널 토의’를 1, 2학년 총 6명의 패널이 참여하여 활발하고 진솔하게 현안의 문제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3부는 ‘명언 및 사진전 시상’으로 양심 명언 우수작과 ‘우리 이러지 맙시다’라는 사진 콘테스트 우수작을 시상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학생들이 만든 우수 양심 명언으로는 ‘인생에서 당신을 판단하는 것은 시험이 아닌 양심이다’ ‘눈치가 없으면 욕만 먹지만 양심이 없으면 버림을 받는다’ ‘양심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또 다른 거울이다’ ‘추한 승리보다 아름다운 패배가 낫다’ ‘당신의 양심을 당신의 핸드폰처럼 여겨라’ ‘양심은 보이지 않는 눈이다’ 등이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학교생활에서 흔히 저지르기 쉬운 비양심적인 행동들을 사진으로 전시하여 학생들의 공감을 얻고 스스로 정화활동을 유도하는 사진 전시회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역시 순수한 학생들의 눈으로 보는 날카로운 행동들이 서로의 양심을 자극하여 생활의 개선을 요구하는 메시지 효과가 매우 컸다. 최근에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분과에서 양심교육의 실태를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동영상으로 제작하기 위해 다녀갔다. 이런 모든 것들이 한 학교의 문화와 전통을 넘어 국민의 의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양심이 우리 시대가 주목할 가치관으로 널리 알려지고 행동하는 지성이 함께 하는 교육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