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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교 외곽부터 시작되어 복도까지. 어느 순간부터 학교에 설치된 CCTV는 너무나도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외부의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생활지도 영역, 학생들 사이에 발생한 학교폭력 문제까지 활용되고, 갈수록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023년 4월 발표된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는 학교폭력 조기 감지체계 구축이라는 계획하에 교내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신속 감지를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CCTV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목표가 들어있다. CCTV에 의한 초상권, 프라이버시 침해와 같은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 학교 내 CCTV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이렇게 설치된 CCTV의 관리 책임이 개별학교에 부여된다는 점이다. 이미 CCTV는 교내에서 학교폭력이 벌어졌을 때 학생과 보호자가 가장 먼저 찾는 자료가 되었고, 경찰도 마찬가지다. 학교는 잘잘못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학생과 학부모 측에게 객관적인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CCTV 영상을 제공하여 다툼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고 싶겠지만, 촬영된 영상이 한쪽에게만 유리한 것이어서 마치 공개가 일방의 편을 드는 것 같아 꺼려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 CCTV 공개로 불리하게 된 쪽에서 개인정보가 침해되었다며 학교에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CCTV가 학교에 설치되어 있고, 자동으로 영상이 촬영된다는 점에서 학교가 촬영된 영상을 보관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문이 없지만, 이렇게 촬영된 CCTV 영상을 외부에 제공할 수 있는지, 가능한 범위와 제공을 위한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많이들 궁금해한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폭력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학생 측이나 수사기관 등에서 요청하였을 때와 관련한 법령과 업무처리 요령을 준비해 봤다. CCTV 영상 공개와 관련한 다양한 규정들 학교에서 CCTV로 촬영된 영상과 관련하여 업무처리를 곤란해하는 이유는 관련된 법령과 지침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정확한 정보를 찾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법」부터 시작하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과도 밀접하게 관련되고, 이러한 법률 외에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표준 개인정보 보호지침,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 교육부의 개인정보 보호지침,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마련해 둔 개인정보 보호지침 또는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관리 방침 등 다수의 규정이 난립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대부분큰 틀에서는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디테일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학교가 혼란스러운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르면 CCTV는 ‘영상정보처리기’로 불리며, 설치와 운영에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고(「개인정보 보호법」 제25조, 예컨대 임의로 비추는 부분을 조정하거나 녹음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촬영된 영상 역시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보호된다. 한편 촬영된 CCTV 영상은 공공기관이 직무상 취득하여 관리하는 영상물이어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 적용되는데, 이 법은 정보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비공개 대상 정보를 별도로 규정하여 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공개를 제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정보공개법」 제9조). CCTV에 촬영된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한가? 학교폭력 상황이 담긴 CCTV에는 공개를 요청하는 학생 측 외에도 상대방 학생이 촬영되어 있고, 옆에서 구경하거나 지나가는 다른 학생들은 물론 교원 등의 모습이 담긴다. 공개를 요청하는 학생 측에게 본인의 영상을 제공해 줄 수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모습도 촬영되어 있으니 그들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만 제공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개인정보 보호법」은 공공기관(사립학교 포함)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며(「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3호), 이렇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특정한 조건하에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규정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제1항). 이러한 제3자 제공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정보주체(영상에 촬영된 사람)의 동의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CCTV 영상에는 주변에 있던 다수의 사람이 찍히고, 이들이 누구인지 식별할 수조차 없거나, 일일이 이들의 동의를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법」은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또는 공공기관이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등에는 동의와 무관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 범위 내에서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규정하였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제1항 제2호).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는 근거가 되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에 학교폭력 사안의 조사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이를 위해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한 사실확인과 상담이 필요하며, 이는 법에 근거한 학교의 소관 업무이다. 또한 각급 학교에 CCTV를 설치하고 촬영하는 목적은 다소간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 학생의 안전사고나 학교폭력예방 등의 이유이고, 이를 위해 영상이 수집된다. 이러한 사실들을 조합하면 CCTV 영상에 공개를 요청하는 학생 측 외에 다른 사람의 모습이 촬영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촬영된 자들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더욱이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하는 정보에 대하여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정보공개법」제3조). 또보유한 정보 중 개인의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더라도 공개하는 것이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다목), 촬영된 자들의 동의 없는 공개가 충분히 가능하다. CCTV 영상의 공개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하지만 이 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CCTV 영상을 반드시 공개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CCTV 영상을 관련 학생 측에게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분쟁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CCTV 영상은 객관적인 사실을 담은 영상이지만, 그 내용을 해석하는 것은 사람인지라 보는 사람의 주관이 강력하게 개입된다. 영상 전체가 아닌 특정 부분을 강조하거나, 사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각자에게 유리한 대로 판단하기도 하고, 주변에 있던 학생들 역시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하거나, 상황을 모르고 지나가던 교원의 모습을 보고 학교폭력을 방임한다며 트집을 잡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예상된다면 학교는 CCTV 영상을 비공개할 수도 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 사안에 관하여 외부로 누설될 경우 분쟁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을 비밀로 정하고 있다(「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 같은 법 시행령 제33조 제3호). 정보공개 청구를 한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이 나온다는 점에서 이들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CCTV 영상 공개를 거부할 수도 있는 것이다(「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한편 CCTV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더라도, 공개 방법이 영상파일 사본을 교부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파일의 사본이 제공된다면 학생이나 보호자를 통해 본래의 목적 외로 사용될 우려가 크고, 이를 이용하여 추가적인 학교폭력 등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하는 측에게 사본 파일을 교부하기 보다는 일시와 장소를 정해 해당 영상을 함께 확인하며 열람하는 방식을 권하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모자이크해서 제공해야 할까? 학교가 CCTV 영상을 제3자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하였을 때, 관련 학생 측에서 다른 사람들을 모자이크하여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학교는 이러한 요청에 따라야 할까? 먼저 「정보공개법」은 공개 대상 정보에 비공개 대상 정보가 혼합되어 있으면 이를 분리할 수 있는 경우 분리하여 공개하여야 한다고 하므로(「정보공개법」 제14조), 모자이크 처리를 통해 요청자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는 녹화된 영상이 자동적으로 모자이크 처리되는 것이 아니고,편집기술을 가진 자가 수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은 원본 자료를 편집하여 새로운 동영상을 ‘생성’하는 것이므로, 위에서 말하는 ‘분리’와 다르다는 취지로 판결하였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두25729 판결 참조). 즉 모자이크를 통한 공개에 응할 의무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학교에서 정보공개 청구자의 요청에 따라 모자이크 처리하여 제공하는 것도 가능은 하다. 이를 위해 소요된 비용은 실비의 범위에서 공개를 요청한 자가 부담하게 할 수 있다(「정보공개법」 제17조 제1항). CCTV 영상을 제공하는 절차는? 앞서 설명한 내용을 잘 숙지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막상 학교폭력으로 인해 흥분된 상태의 학생과 보호자가 CCTV 영상을 제공해달라며 학교로 찾아왔을 때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먼저 학교폭력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의 존재 여부 확인, 자녀 외에 다른 사람들이 촬영된 부분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판단하는 절차가 있고, 이를 통해 공개·비공개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을 설명한 후, 행정실에 비치된 정보공개 청구서를 작성하도록 안내한다. 이때 정보공개 청구서의 ‘청구내용’ 부분에는 요청하는 CCTV의 설치장소, 확인하고 싶은 시간이나 상황, 요청하는 사유 등을 작성하도록 안내하고, 공개 방법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열람·시청 부분을 선택하도록 권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정보공개 청구서가 접수되면 학교는 청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공개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부득이한 경우 10일 범위에서 연장 가능), 판단 결과 공개로 결정한다면 그로부터 10일 이내에 공개일시, 공개장소 등을 명시하여 통지하면 된다. 만일 비공개로 결정한 때에는 비공개 사유 등을 명시하여 통지한다. 경찰이 제공을 요청한다면? 근래에는 학교와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 외에도 학교폭력을 경찰에 신고하여 진행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경찰에서 학교로 CCTV 영상 등 관련 자료 제공을 요청해 오기도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이렇게 수사를 위해 개인정보와 같은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 수사기관은 공사단체에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청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199조), 학교에서 경찰에 CCTV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때 역시 촬영된 자들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이럴 때는 경찰에 공문을 통해 제출 요청을 할 것을 요청하고, 해당 공문에 대한 회신으로 제공하는 편이 적절하다.
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1. 챗GPT의 학습량은 인터넷 정보 챗GPT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용어 그대로 채팅할 수 있는 언어모델이다. 챗GPT 돌풍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도구라고 여겨졌던 인공지능 모델을 누구나 쉽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챗GPT 용어를 살펴보면 어떤 목적으로 개발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챗GPT는 무언가를 생성(Generative)하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채팅을 목적으로 말(글)을 생성한다. 말을 생성할 때 사전에 학습된(Pre-trained) 정보와 지식을 사용하는데, 인터넷에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사람이 사용하는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2의 글을 모두 학습했고, 전문가들이 써 놓은 인터넷의 글들을 대부분 학습했다고 한다. 또한 트랜스포머(Transfomer)라는 단어 사이의 연관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해서 말을 만들어 준다. 이전에도 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많았지만, 성능이 좋지 못했다. 트랜스포머 기법은 단어 관계를 파악해서 맥락이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에 가까운 말을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챗GPT를 다른 말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학습했기 때문이다. 챗GPT가 만들어 내는 말의 수준은 체감적으로 판단할 때 각 분야의 준전문가 수준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박사과정 학생 정도의 답변을 주는 것 같다. 필자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챗GPT의 답변이 전문가 수준에 근접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챗GPT도 단점이 있는데, 대표적인 문제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다. 챗GPT의 목적 자체가 사람처럼 말을 생성하기 때문에 말의 사실성을 검증하지 않는다. 즉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해준다는 얘기다. 얼마 전 발표된 유네스코 보고서3에서도 진실이 중요한 문제에서는 신중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내용의 사실성이 중요한 경우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챗GPT 답변은 2021년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질문에는 엉뚱한 답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검색엔진인 Bing에서는 질문 수준을 사용자가 설정하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대화 스타일에서 ‘보다 창의적인, 보다 정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도 제공한다. 구글에서 개발한 Bard는 다른 초안을 제시해 주고, 출처도 표기해 준다. 이렇듯 챗GPT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는 계속 개발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챗GPT의 경우 무료버전과 유료버전의 답변에 질적인 차이가 발생하여 정보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유료버전은 4.0버전을 사용하지만 무료버전은 3.5버전만 사용 가능하다. 또한 답변 속도도 유료버전이 훨씬 빠르다. 이런 양상은 빈부의 격차에 의해 정보의 격차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질 수도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연령에 대한 점이다. OpenAI에서는 챗GPT의 사용연령을 13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인 경우 부모 또는 법적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4. 원칙적으로 초등학생들은 사용이 불가하며, 중학생 이상도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해(Understand) → 결정(Decide) → 모니터(Monitor)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현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챗GPT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챗GPT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목적에 맞게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결과 검증과 공평한 사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고등교육에서의 챗GPT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초·중·고 교육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OpenAI에서 제시한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 문서5에서는 수업설계, 교수·학습자료 개발, 퀴즈 및 과제출제, 학생들의 결과물 평가 등 다음과 같은 교수·학습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업계획 및 기타 활동을 위한 초안 작성 및 브레인스토밍 •퀴즈문제 또는 기타 연습문제 설계에 대한 지원 •맞춤형 튜터링 도구 실험하기 •다양한 선호도에 맞게 자료 사용자 지정(언어 단순화, 다양한 읽기 수준에 맞게 조정, 다양한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활동 만들기) •글쓰기 부분에 대한 문법적 또는 구조적 피드백 제공 •글쓰기 및 코딩과 같은 영역의 기술 향상 활동(코드 디버깅, 글 수정, 설명 요청)에 사용 •AI가 생성한 텍스트 비평 좀 더 근본적으로 챗GPT를 초·중·고 교육에 도입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초·중·고 교육이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방향을 보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초·중·고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챗GPT가 이런 초·중·고 교육의 목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 도입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과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힘을 길러줄 수 있는가이다. 전통적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배움의 불씨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교사의 몫이었다. 또한 학생들의 성취도와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교사가 하는 일이었다. OpenAI의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일도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최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에서는 챗GPT를 적용한 온라인 튜터 칸미고(Khanmigo)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6. 칸미고는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는 보조교사 역할을 한다. 이제 지식을 전달해 주고 학생들을 격려하거나 다음 단계를 추천해 주는 일은 챗GPT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는 이런 역할을 Collaboration coach, Personal tutor, Study buddy로 설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녀들의 신상과 흥미·취미·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알려주고, 어떤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지 질문해 보라고 하였다. 학부모들은 일반적인 진로상담 수준의 답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진로지도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키면 아이들에게 적합한 진로상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특정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켜서 그 분야에 특화된 답변을 하게 만드는 것을 파인튜닝(fine tuning)이라고 한다. 최근 파인튜닝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생성 AI 해커톤에서도 의료분야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팀이 우승했다7. 이런 추세면 교육분야에서도 파인튜닝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데이터와 정보를 입력받아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원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준다면 두 번째 목적도 달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챗GPT는 현대 교육시스템과 교육방식, 교육자의 역할 등 전방위에서 질문을 던진다. 현대 교육에서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역할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면 학교·졸업장·교사와 같은 제도가 정말 필요한지 묻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 주체성(Student agency)을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챗GPT가 아닌 인간 교사가 그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유네스코 미래교육 보고서8에서는 전 세계 교육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세가지다. 이 질문을 빌어 챗GPT의 활용에 대해 답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태도로 대하고, 챗GPT가 주지 못하는 배움의 불씨를 일으키는 일, 수업설계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위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일 2. 우리는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챗GPT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로만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는 일, 챗GPT를 맹신하여 교육 전반에 종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3.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일, 교사들도 주변의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교육에서 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챗GPT의 학습량은 인터넷 정보 챗GPT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용어 그대로 채팅할 수 있는 언어모델이다. 챗GPT 돌풍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도구라고 여겨졌던 인공지능 모델을 누구나 쉽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챗GPT 용어를 살펴보면 어떤 목적으로 개발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챗GPT는 무언가를 생성(Generative)하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채팅을 목적으로 말(글)을 생성한다. 말을 생성할 때 사전에 학습된(Pre-trained) 정보와 지식을 사용하는데, 인터넷에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사람이 사용하는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글을 모두 학습했고, 전문가들이 써 놓은 인터넷의 글들을 대부분 학습했다고 한다. 또한 트랜스포머(Transfomer)라는 단어 사이의 연관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해서 말을 만들어 준다. 이전에도 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많았지만, 성능이 좋지 못했다. 트랜스포머 기법은 단어 관계를 파악해서 맥락이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에 가까운 말을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챗GPT를 다른 말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학습했기 때문이다. 챗GPT가 만들어 내는 말의 수준은 체감적으로 판단할 때 각 분야의 준전문가 수준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박사과정 학생 정도의 답변을 주는 것 같다. 필자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챗GPT의 답변이 전문가 수준에 근접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챗GPT도 단점이 있는데, 대표적인 문제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다. 챗GPT의 목적 자체가 사람처럼 말을 생성하기 때문에 말의 사실성을 검증하지 않는다. 즉,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해준다는 얘기다. 얼마 전 발표된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도 진실이 중요한 문제에서는 신중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내용의 사실성이 중요한 경우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챗GPT 답변은 2021년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질문에는 엉뚱한 답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검색엔진인 Bing에서는 질문 수준을 사용자가 설정하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대화 스타일에서 ‘보다 창의적인, 보다 정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도 제공한다. 구글에서 개발한 Bard는 다른 초안을 제시해 주고, 출처도 표기해 준다. 이렇듯 챗GPT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는 계속 개발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챗GPT의 경우 무료버전과 유료버전의 답변에 질적인 차이가 발생하여 정보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유료버전은 4.0버전을 사용하지만 무료버전은 3.5버전만 사용 가능하다. 또한 답변 속도도 유료버전이 훨씬 빠르다. 이런 양상은 빈부의 격차에 의해 정보의 격차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질 수도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연령에 대한 점이다. OpenAI에서는 챗GPT의 사용연령을 13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인 경우 부모 또는 법적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초등학생들은 사용이 불가하며, 중학생 이상도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해(Understand) → 결정(Decide) → 모니터(Monitor)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현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챗GPT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챗GPT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목적에 맞게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결과 검증과 공평한 사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고등교육에서의 챗GPT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초·중·고 교육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OpenAI에서 제시한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 문서에서는 수업설계, 교수·학습자료 개발, 퀴즈 및 과제출제, 학생들의 결과물 평가 등 다음과 같은 교수·학습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업계획 및 기타 활동을 위한 초안 작성 및 브레인스토밍 •퀴즈문제 또는 기타 연습문제 설계에 대한 지원 •맞춤형 튜터링 도구 실험하기 •다양한 선호도에 맞게 자료 사용자 지정(언어 단순화, 다양한 읽기 수준에 맞게 조정, 다양한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활동 만들기) •글쓰기 부분에 대한 문법적 또는 구조적 피드백 제공 •글쓰기 및 코딩과 같은 영역의 기술 향상 활동(코드 디버깅, 글 수정, 설명 요청)에 사용 •AI가 생성한 텍스트 비평 좀 더 근본적으로 챗GPT를 초·중·고 교육에 도입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초·중·고 교육이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방향을 보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초·중·고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챗GPT가 이런 초·중·고 교육의 목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 도입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과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힘을 길러줄 수 있는가이다. 전통적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배움의 불씨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교사의 몫이었다. 또한 학생들의 성취도와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교사가 하는 일이었다. OpenAI의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일도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최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에서는 챗GPT를 적용한 온라인 튜터 칸미고(Khanmigo)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 칸미고는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는 보조교사 역할을 한다. 이제 지식을 전달해 주고 학생들을 격려하거나 다음 단계를 추천해 주는 일은 챗GPT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는 이런 역할을 Collaboration coach, Personal tutor, Study buddy로 설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녀들의 신상과 흥미·취미·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알려주고, 어떤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지 질문해 보라고 하였다. 학부모들은 일반적인 진로상담 수준의 답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진로지도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키면 아이들에게 적합한 진로상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특정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켜서 그 분야에 특화된 답변을 하게 만드는 것을 파인튜닝(fine tuning)이라고 한다. 최근 파인튜닝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생성 AI 해커톤에서도 의료분야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팀이 우승했다. 이런 추세면 교육분야에서도 파인튜닝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데이터와 정보를 입력받아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원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준다면 두 번째 목적도 달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챗GPT는 현대 교육시스템과 교육방식, 교육자의 역할 등 전방위에서 질문을 던진다. 현대 교육에서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역할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면 학교·졸업장·교사와 같은 제도가 정말 필요한지 묻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 주체성(Student agency)을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챗GPT가 아닌 인간 교사가 그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유네스코 미래교육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교육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세가지다. 이 질문을 빌어 챗GPT의 활용에 대해 답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태도로 대하고, 챗GPT가 주지 못하는 배움의 불씨를 일으키는 일, 수업설계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위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일 2. 우리는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챗GPT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로만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는 일, 챗GPT를 맹신하여 교육 전반에 종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3.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일, 교사들도 주변의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교육에서 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나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한 장의 그림을 잊지 못한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딱 보기에도 첩첩산중인 험난하고 깊은 산과 큰 나무로 둘러싸여진 고립된 집. 집에서 시작된 길은 다리로 이어지지만, 돌더미에 가로막혀 있다. 단절된 길 때문에 가지 못한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강물에는 사람이 떠내려가고 있다. 잘 그린 풍경화 속에는 현실이 어떻게 아이의 꿈을 빼앗아 갔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자포자기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한 장의 그림에 담긴 심리적 정보, 풍경화구성법 풍경화구성법은 종이에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이라는 열 가지 항목으로 풍경화를 완성하는 미술치료기법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신의 내면세계가 도화지에 펼쳐지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내면세계는 더욱 구체화된다. 풍경화구성법의 최대 장점은 이야깃거리를 풍부하게 던져준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그린 그림에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답하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심리적 정보를 하나둘 꺼내놓는다. 풍경화구성법은 이전에 소개했던 심리검사보다 실시방법이 조금 복잡하지만, 어렵지는 않다. 물론 전문적인 해석까지는 무리가 있지만,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다. 풍경화구성법은 내용이 다소 많기 때문에 여러 번에 나누어 설명한다. 이번 호에서는 실시방법과 풍경화 구성요소 중 강·산에 대해서 살펴본다. ● 준비물과 실시방법 - 준비물: A4 용지(8절지 도화지 가능), 사인펜·색연필 혹은 크레파스 - 실시방법 ① A4 용지에 검은색 사인펜으로 테두리를 그린 후, 필기구와 함께 제시한다. ② 다음 지시사항에 따라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 “지금부터 풍경화를 그릴 거예요. 그림을 잘 그리거나 못 그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풍경화에 필요한 10개의 항목을 차례대로 불러드리면, 생각나는 대로 편안하게 그려주시면 됩니다.” ③ 풍경화에 필요한 10개의 항목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을 순서대로 불러준다. “먼저 강을 그려주세요” “자, 강을 다 그리셨으면, 다음은 산을 그려주세요.” …(중략)… “자, 마지막으로 돌입니다. 돌을 그려주세요.” ※ 10가지 항목은 한꺼번에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 순서대로 제시해야 한다. ※ “강은 어떤 크기로 그리나요? 호수를 그려도 되나요?”, “동물은 몇 마리 그리나요?” 등의 질문에 “떠오르는 대로 그리시면 됩니다”라고 한다. 최대한 자신에게 떠오른 이미지 그대로를 표현하도록 한다. ④ 10가지 항목을 모두 그리면, 다음과 같은 지시문을 이야기한다. “제시한 항목으로만 풍경화를 그렸기 때문에, 뭔가 아쉬운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더 그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나만 더 추가해서 그릴 수 있습니다.” ⑤ 추가항목까지 모두 그렸다면, 색칠하도록 한다. “다 그렸다면, 색칠을 해주세요.” ⑥ 색칠까지 모두 끝났다면, 그림에 대한 질문을 한다. ※ 필자는 색칠하는 시간을 따로 주지 않고, 색을 칠하는 동안 질문을 한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도 있지만, 색칠하면서 답변을 동시에 하면 더욱 무의식적으로, 생각나는 대로 대답하기 때문에 내면의 생각을 더 잘 표현한다. 이렇게 발문한다. “다 그렸다면, 지금부터 색칠을 해주세요. 색칠하는 동안 그림에 대해서 몇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그림을 그렸듯이, 질문에 대한 답변도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면 됩니다. 말이 되는지, 앞뒤 문장이 연결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떠오르는 대로 말해주세요.” ● 풍경화구성법 순서와 채색의 중요성 풍경구성기법은 구성요소를 순서대로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공개한다면, 계획된 구도로 풍경화를 그리기 때문이다. 풍경화구성기법의 목적은 ‘잘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각각의 구성요소가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즉 ‘강·산’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진 공간과 각각의 요소를 이어 줄 ‘길’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그림검사하면 떠오르는 ‘HTP’, 즉 ‘집·나무·사람’을 어디에 배치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실시방법에서 제시된 것처럼 반드시 순서대로 하나씩 제시해야 한다. 채색 또한 중요하다. 유난히 산에 집착해서 덧칠하기도 하고, 특정 항목에만 색을 칠하지 않기도 한다. 산은 작고 강은 크게 그렸지만, 강은 연하게 칠하고 산은 진하게 덧칠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색칠에는 심리가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색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색칠하는 시간을 따로 줘도 좋고, 색을 칠하는 동안 질문을 해도 된다. 모든 그림검사가 그렇지만 풍경화구성법 역시 기계적인 해석을 피하고, 풍경화가 주는 전체적인 느낌과 그림에 담겨있는 이야기 등을 서로 이야기 나누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구성요소가 주는 의미 그럼 이제부터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해 물어보면 좋은 질문이 무엇이고, 그 질문이 왜 필요하며, 각각의 구성요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1. 강 강은 무의식 세계를 의미한다. 무의식 세계는 자동적으로 나오는 습관적 행동(사고) 패턴이다. 만약 비효율적이고, 잘못된 방식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면 대인관계능력과 적응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문제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전까지 계속 반복하며 실패경험을 쌓는다는 것이다. 강과 관련된 다음의 질문들은 아이들의 무의식 세계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강은 얼마나 넓고 큰 강이니? - 이 강을 건널 수 있니? 건너면 무엇이 있니? - 이 강은 깨끗하니? 어느 정도로 깨끗한 강이니? ● 종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큰 강 아이들은 엄청 큰 강을 그리고도 작다고 하고, 작게 그리고도 큰 강이라고 한다. 따라서 강의 크기와 깊이는 질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강은 대부분 그림 2처럼 종이 하단에 1/4가량의 크기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림 3처럼 종이의 2/3가량을 차지하게 그리는 경우도 있다. 풍경화에 필요한 구성요소 10가지를 차례로 불러준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제시된 강을 종이의 절반 혹은 2/3 이상 차지하게 그렸다면, 무의식적인 습관·패턴으로 살고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무의식적인 습관·패턴을 개선하려면 우선 알아차리고, 수정을 다짐하고, 반복해서 연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강이 과하게 크다면 행동(사고) 패턴을 살펴보고, 더 효과적인 행동과 의사결정으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 건널 수 없는 강 강을 건널 수 있는지도 의미가 있다. 강에 다리를 그려 넣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리지 않는다. 하지만 ‘강을 건널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강이 얕아서 건널 수 있어요’, ‘강 위쪽에 다리가 있어요’ 등의 답을 한다. 물론 건널 수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 다리는 대부분 길과 이어진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다음 호의 ‘길’ 구성요소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강을 건너면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고, 강을 건너면 또 다른 마을이 나온다는 아이들도 있다. 그 마을에 가고 싶은지, 가기 싫다면 왜 가기 싫은지 등의 추가 질문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구체화해도 좋다. ● 강가에 쌓아 올린 돌 강가에 정성스럽게 돌을 쌓아놓는 경우도 많다. 이는 무의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의지, 즉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다. 아주 강박적이거나, 높게 쌓여있거나, 크기가 매우 크지 않다면 문제 될 것은 없다. 오히려 자신을 지키는 힘으로 볼 수 있어 적당한 경계는 건강한 정서상태로 볼 수 있다. 그림 4와 그림 5는 모두 강에 돌을 쌓았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심지어 그림 5는 길이 강 앞에서 끊어진 것도 모자라 돌로 막아놓았다. ● 물고기가 죽어있는 더러운 강 대부분 아이는 물고기가 살고, 물에 들어가서 놀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한다. 하지만 간혹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 때문에 더러워서 악취가 나고 강가에 핀 꽃들도 모두 죽어있다고 하는 아이도 있다. 물의 맑기를 통해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2. 산 산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장애물, 즉 극복해야 할 어려움을 시사한다. 그래서 산은 얼마나 높은지, 뾰족한지 완만한지, 올라갈 수 있는지 여부, 위험한 동물이 사는지 여부 등을 묻는 질문이 중요하다. 또한 산의 정상까지 올라가 본 적이 있는지, 올라가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묻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얼마나 높은 산이니?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산이니? 끝까지 올라가 봤니? 그럼 올라가 본 사람은 있니? 왜 넌 안 올라갔니? - 위험한(무서운) 산이니? 왜 위험하니(무섭니)? - 이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니? ● 위험한 산, 접근할 수 없는 산 대부분은 등산이 가능한 평범한 산이라고 답한다. 정상까지 올라가 봤다는 답도 많고,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했다는 대답도 종종 있다. 문제는 산 자체가 위험한 경우이다. 그림 7의 왼쪽 산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이라서 아예 돌로 출입을 봉쇄했다. 오른쪽 산은 꽃이 만발했지만, 사실은 무서운 늑대가 산다. 뿐만 아니라 강에는 식인 물고기까지 살고 있다. 아이들은 곧 죽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놀고 있다. 그림 8처럼 산 정상이 암벽으로 되어 있어 일반인은 올라가지 못하고, 전문장비를 갖춰야만 올라갈 수 있는 경우도 있다1. 산이나 강에 배치되는 동물·꽃·돌은 산을 그릴 때 그려지기보다는 ‘동물·꽃·돌’을 그리는 8·9·10 순서에서 등장한다. 자기 삶에 장애물이라고 생각되는 것에 외부요인인 동물·꽃·돌을 첨가하면서 회피하거나 지금의 행동을 합리화하곤 한다. 처음에 소개한 그림 1처럼 깊고 험한 산이라서 오르지 못한다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포기상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오를 수 있는 산인지, 정상까지 올라가 봤는지, 왜 오를 수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문제해결방법을 찾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다음 호에서는 자신의 노력 정도에 따라 크기와 수확량이 달라지는 ‘밭’과 산·강·밭·집 등을 연결시켜주는 ‘길’에 대해서 살펴본다.
욕망의 뇌과학 (폴 J. 잭 지음, 이영래 번역, 포레스트북스 펴냄, 320쪽, 1만8,500원) 우리가 특별한 경험을 하면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이를 다시 경험하기 위해 행동하기로 설득된 상태를 ‘몰입’이라 한다. 저자는 몰입 시 혈액 내 신경화학물질 변화를 20년간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정보를 오래 기억에 남기는 법, 조직 전체의 능률을 끌어올리는 법, 타인을 설득하는 법 등을 안내한다. 알파의 시대 (마크 매크린들·애슐리 펠·지샘 버커필드 지음, 허선영 번역, 더퀘스트 펴냄, 368쪽, 1만9,800원) 아직 미완성인 알파세대에 대한 다각적 접근을 시도한다. ‘엄마’라는 단어보다 ‘알렉사’를 먼저 말하는 이들에게 현대 사회의 기술이 미친 영향과 앞으로의 삶을 단계별로 조망한다. 알파세대를 자녀나 학생·소비자·구성원으로 접하는 기성세대의 인터뷰도 함께 담아 균형감을 유지하고자 했다. 알파세대를 만족시키기 위한 세 가지 키워드는 무엇일까? 교과서는 사교육보다 강하다 (배혜림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320쪽, 1만8,000원) 현직 교사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초·중·고 공부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21년간 학생들을 지켜본 결과 ‘교과서 한 권을 정확히 이해하는 힘’이 중요함을 깨달았다며, 최상위권 성적을 결정하는 중요한 차이가 ‘교과서 공부’에 있다고 강조한다. 교과서가 어떻게 구성돼 있고, 어떤 내용을 전달하려 하는지 제대로 파악해 ‘교과력’을 갖추도록 안내한다. 유전자 오디세이 (에블린 에예르 지음, 김희경 번역, 사람in 펴냄, 308쪽, 2만 원) 기술발전으로 살아 있는 인간뿐만 아니라 먼 선조들의 DNA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아주 오랜 기록이 누적된 우리 몸속 DNA는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이며, 99.9%의 유전자가 일치함을 보여준다. 우리 조상들은 어떤 이유로 고향을 떠나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갔을까? DNA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토대로 인류의 이주사를 재구성한다. 10대를 위한 관계 수업 (사이토 다카시 지음, 송지현 번역, 또다른우주 펴냄, 172쪽, 1만4,000원) 청소년기는 본격적으로 사회성을 키우는 시기다. 이 책에서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힘’, ‘마음이 맞는 친구를 사귀는 힘’,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잘 지내는 힘’을 균형있게 키워나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어른이 되기 전 서로 미숙해서 충돌할 때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용기를 불어넣는다. 한 권으로 끝내는 메타버스 수업 (정철환 지음, 믹스커피 펴냄, 352쪽, 1만7,000원) 메타버스 세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 시대다. 누군가는 메타버스 세상의 주역이 될 수 있고, 누군가는 따라가기도 급급할 것이다. 이 책은 메타, 디센트럴랜드, 에픽 게임즈 등 실제 기업들의 사례와 포켓몬 GO, 젤다의 전설, 레디 플레이어 원,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다양한 게임과 영화를 예로 들어 메타버스를 쉽게 설명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빅터 D.O. 산토스 지음, 안나 포를라티 그림, 김서정 번역, 한빛에듀 펴냄, 48쪽, 1만5,000원)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여러 요소 중 ‘언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인칭 화자가 페이지마다 수수께끼처럼 풀어놓는 언어의 발자취를 통해 모든 언어와 문화가 다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강렬한 삽화가 어우러져 깊이 있는 생각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유네스코가 선포한 ‘세계 토착어 10년’(2022~2032년) 선정작이기도 하다. 모범생이 되는 일곱 가지 방법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박선주 번역, 책과콩나무 펴냄, 72쪽, 1만5,000원) 주인공 콜레트와 모는 모범생이 되기 위한 규칙을 목록으로 정리하고는 하나도 지키지 않는다. 모범생은커녕 쫓겨나지나 않을지 걱정되지만, 가기 싫어하던 학교를 가장 즐거워하는 아이로 변해가는 모습은 진지한 생각으로 이끈다. 훌륭한 어린가 아니더라도 재밌게 학교 다니는 것 만으로 아이들이 제몫을 충분히 해 내는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코로나19가 학생들에게 학력저하 문제만을 초래했다고? 기초체력 저하도 시급하다! 3년 동안 자의가 아닌 강제로 외부활동을 못하게 된 아이들은 어느덧 ‘집콕’ 생활에 익숙해졌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여가시간은 게임과 유튜브 시청으로 보내는 것이 일상. 운동장에서 뛰며 친구들과 부딪히고 땀 흘렸던 기억은 잊은 지 오래다. 이에 교육당국에서도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일깨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최근 전교생이 참여하는 ‘0교시 운동시간’을 운영한다. 학교 운동장에서 줄넘기는 기본이고, 축구·농구·탁구·티볼 등 다양한 운동을 한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뛰어노는 아이들의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다. 이른바 ‘아침 체인지’로 불리는 운동시간은 참여학교 신청이 쇄도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학교체육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등교시간 자율화에 맞춰 ‘등굣길 아침운동’을 활성화했다. 각 학교에서 스포츠 동아리를 운영하거나 건강체력교실, 학급·학년별 아침운동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2018년 이후 중단된 ‘경기도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도 부활해 전국대회와 연계되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맞는 2023년 여름. 아이들의 몸속 깊숙이 숨어버린 운동 세포들을 깨워줘야 할 때다. 최근 스포츠를 소재로 개봉한 한국 영화 3편을 소개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도 있어 메시지가 전하는 울림이 더욱 묵직하다. 꼴찌 부산중앙고의 반전 실화 다룬 리바운드 ‘신이 내린 꿀팔자, 윤종신이 임보(임시보호)하고 김은희가 입양한 남자, 눈물 자국 없는 말티즈’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장항준 감독이 기억의 밤(2017) 이후 6년 만에 본업인 영화감독으로 복귀해 리바운드를 들고 돌아왔다. 리바운드는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서 단 6명의 선수로 출전한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농구 명문 부산중앙고에 부임한 공익근무요원 신임 코치 강양현(임재홍)이 부임한다. 목표는 전국고교농구대회 출전.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의 첫 경기 상대는 고교농구 최강자 용산고. 팀워크가 무너진 부산중앙고의 몰수패라는 치욕적인 결과에 학교는 농구부 해체를 논의한다. 하지만 고교농구 MVP 출신 강양현 코치는 영광스러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선수들을 모은다.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이신영),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정진운),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 센터 순규(김택),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정건주), 농구 경력 7년 차지만 만년 벤치 식스맨 재윤(김민), 농구 열정만 만렙인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안치호)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펼치는 불가능한 도전. 과연 ‘리바운드’라는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리바운드의 여러 장점 중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하는 농구 경기 장면들이다. 캐스팅 과정을 몇 주 동안 진행하면서 수백 명의 배우를 봐왔던 장항준 감독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농구 실력’으로 정했다. 부산중앙고 6명의 선수를 포함해 대부분의 배우가 농구는 기본적으로 잘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실화의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 모델이 되는 선수와의 싱크로율을 중요하게 봤다. 어떤 배우는 실제 선수의 체중에 맞추기 위해 10kg을 증량했고, 캐스팅된 배우들은 실제 선수와 만나면서 부산사투리와 농구 경기시 습관들을 세세하게 체크했다. 관객이 알아채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장 감독을 포함해 리바운드 배우와 스태프들이 이 영화를 대하는 자세의 문제였다. 더불어 농구 경기 규칙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즐길 수 있도록 현 아나운서와 해설위원으로 구성된 중계진의 현장감 넘치는 멘트를 더했다. 현역 선수가 영화를 봐도 ‘아, 이 플레이 정말 좋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슬땀을 흘리며 만든 리바운드. 그래서일까. 한국 농구 역대 최장신 센터이자 NBA 경력을 자랑하는 하승진 전 농구선수는 리바운드를 보고 나서 “미쳤다.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농구 경기가 정말 ‘리얼’하다”라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사실 이들이 전국고교농구대회에서 8일 동안 일궈낸 이야기는 ‘기적’으로 불리며 당시에도 큰 화제가 되었다. 실화라는 점에서 더 ‘피를 끓게 만들었다’라고 고백한 장항준 감독은, 기획단계부터 개봉까지 무려 11년이란 시간을 인내하면서 아무도 가지 않았던 한국 농구 영화의 길을 개척해 냈다. 한때 선수였지만 꿈을 접은 스물다섯 청년 코치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변방의 여섯 소년의 이야기에서, 불가능하다는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 ‘홈리스풋볼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대표팀 실화 다룬 드림 “집은 없고요, 꿈은 있습니다!” 선수생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소울리스’ 축구 선수 홍대(박서준)는 계획도 의지도 없던 ‘홈리스 풋볼 월드컵’ 감독으로 재능기부에 나선다. 여기에 ‘열정리스’ 현실파 PD 소민(아이유)이 다큐 제작으로 합류한다.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노숙인들이 택견인지 축구인지 헷갈리는 실력으로 환장할 팀워크를 보여준다. 포기할 틈도 없이 월드컵 출전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는데…. 드림은 소울리스 감독, 열정리스 PD, 오합지졸 홈리스 국대팀이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0년 홈리스 풋볼 월드컵에 한국팀이 처음 출전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병헌 감독은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의 도움으로 수많은 노숙인을 실제로 만나 사연을 취재했다. 가정불화, IMF로 인한 실직, 사업 실패…. 이를 바탕으로 영화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단, 홈리스 풋볼 월드컵 경기 내용은 100% 실제 내용을 그대로 썼다. 이병헌 감독은 사실 데뷔작인 스물(2015)보다 드림 시나리오를 먼저 썼다. 하지만 ‘노숙인이 축구를 한다고? 집을 못 구하는 것도 재미없는데 축구를 해?’라는 편견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마땅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제작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다른 영화를 먼저 찍게 된 것. 이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나 감동적이고 꼭 필요한, 전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에 10년간 시나리오를 묵혀두면서도 계속해서 도전했다. 결국 이 감독의 뚝심은 아이유라는 톱스타 캐스팅으로 이어지며 한층 더 사이즈를 키운 영화로 탄생하게 되었다. 극한직업(2019)으로 천만 감독에 등극했던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은 드림에서도 여전하다. 영화 초반부에 대충대충 팀을 지도하려는 홍대와 어떻게든 감동과 눈물을 쥐어짜 내려는 소민이 맞붙으며 벌이는 ‘티키타카’ 장면은 그중에서도 백미다. 10대에 가수로 데뷔해 가요계의 큰 기둥으로 자리 잡은 후 연기자로 영역을 확장 중인 아이유는 이 장면에 대해 “감독님이 세세하게 디렉팅을 해주셨어요. 미친 사람처럼 웃고 있는데, 눈은 웃지 않고 입만 웃고 있으면 좋겠다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기에 이병헌 사단으로 불리는 조연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 홈리스 풋볼 월드컵을 통해 한 번 더 일어서려는 의지를 다지는 모습들은 기어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리바운드 등 다른 스포츠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 “스포츠는 승리가 목표잖아요. 왜, 어떻게 승리하는 것에 대한 목적을 보여주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는 영화들이 많은데요. 드림은 조금 뒤처진 곳에서 가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승리, 1승, 한 골보다는 우리도 경기장 안에 있다, 그리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느낌인 거죠. 노숙인들이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려고 했기에 여기에 차별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드림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혹시 낙오하더라도 경기장 안에 있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직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잖아요. 배우들도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다. “네 인생이 달렸어. 10초 안에” 스프린터 어린 시절 TV에서 보던 올림픽 경기 중 단연 인기종목은 ‘100m 달리기’였다. ‘인간 탄환’, ‘마의 9초 벽’,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등등의 수식어로 언론에도 자주 보도가 되었다. 누가 우승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경기를 보던 내내 조마조마했던 마음만은 여전히 기억난다. 아마도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서 단 10초 만에 모든 결과가 결정된다는 점이 어린 나이에도 크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단거리 육상에 인생을 빗대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스프린터(최승연 감독)가 주인공이다.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영화제 당시 예매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한때 한국 신기록을 두 번이나 갈아치웠지만, 지금은 소속도 없이 홀로 훈련을 이어가며 전성기를 지나 선수로서 내리막길에 접어든 30대 현수(박성일).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약물에 손을 대는 위험한 선택을 하는 20대 정호(송덕호), 육상부 해체 위기에 놓인 10대 유망주 준서(임지호)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에서 챕터별로 나뉘어 퍼즐처럼 진행되다가 영화 말미에서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진다. 스프린터는 앞서 소개한 두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에 갑자기 등장한 갈림길로 고민하는 세 선수의 이야기는 우리 인생과 닮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데뷔작 수색역(2016)에서 아무도 편들어 주지 않는 청춘들의 아픔을 섬세한 연출로 풀어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최승연 감독은 스프린터에서 “우리 일상과 아주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작은 규모의 영화지만 스포츠라는 장르적인 재미가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부담 없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할 이야기들이 많은, 그런 영화가 되면 좋겠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스프린터의 백미는 다름 아닌 대사다. “육상해서 뭐 하니?”, “나도 전국 1등도 해 보고, 금메달도 따보고, 국가대표도 되어 봤어. 그런데 다 우울하게 끝나”, “아, 내가 예전에 여기 다 씹어먹었는데”, “네 인생이 달렸어, 10초 안에”, “내가 유망주 소리도 들어봤지만 결국 정규직 자리 하나 하려고 이러고 산다고, 끝에는 다 울면서 끝난다고”, “저 마지막으로 한 번만 해 볼게요….” 최 감독은 “대단한 고민을 하고 쓴 대사가 아닌데, 이 대사들에 관객들이 많이 이입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썼는데, 아마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가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영화 후반부에 “넌 최선을 다했어”, “지금까지 한 것만 해도 잘한 거야”라는 대사들에서 관객들은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고 감동을 느끼게 된다. 영화 스프린터 속 세 명의 선수에게 시간이 흐르며 나이가 들고, 기록은 점점 나빠지고, 잘 달리는 후배들은 계속 생겨난다. 노력은 시간을 배신하지 않는데, 영화에서 이들의 노력은 보상받지 못한다.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들, 어쩌면 구조적인 문제인 것은 아닐까? 최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의 마지막 말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겪는, 자연스러운 일 같아요. 영화에서 달리기로 표현했지만요, 달리기에서는 몸이 중요하니 남보다 잘 달리고 더 어린 친구들이 나오는 건 당연한 거죠. 영화에서는 현수·정호·지호가 각자의 자리에서 했던 선택과 그걸 받아들이는 모습이 다른 거고요. 손흥민도 박지성도 언제까지 경기장 안을 누빌 수 없는 거잖아요. 공부를 잘하고 똑똑한 사람의 머리도 언젠가는 굳어가겠죠. 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 발리. 특유의 신비롭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여행자들의 인기를 얻는 곳이다. 바다를 즐기며 느긋한 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발리의 예술도 함께 즐겨보자. # 바다 발리를 ‘신들의 섬’이라고 부른다. 그럴 만한 것이 약 2만 개의 힌두교 사원이 있고, 신과 관련한 다양한 축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전역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섬만은 특이하게 힌두교를 믿는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번성하던 힌두교가 16세기경 이슬람 세력을 피해서 발리섬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발리에는 힌두교의 전통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발리를 신들의 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발리에 사원이 많고 발리인들의 삶에 신이 녹아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발리를 여행하다 보면 신이라는 절대자가 아니고서는 발리의 아름다움과 여유를 창조해 내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신이 이토록 아름다운 섬을 만든 이유는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이 인간세계를 다스리느라 피곤해진 자신의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섬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아마도 쉬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로 발리를 찾았다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친절한 미소로 여행자를 바라보는 사람들, 야자수 사이로 쏟아지는 찬란한 햇살, 석양에 빛나는 아름다운 해변,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 레스토랑과 세련된 풀빌라로 가득한 곳이 바로 발리이기 때문이다. 먼저 해변에 대해 이야기하자. 발리의 해변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쿠타(Kuta)와 누사두아(Nusa Dua) 해변이다. 발리 남부에 자리 잡은 쿠타 해변은 1960년대 히피와 서퍼들이 몰리면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발리의 최고 번화가로도 손꼽히는데, 현대적인 호텔과 멋진 부티크, 야외식당과 바, 서핑용품 매장, 환전소 등이 5km에 걸쳐 늘어서 있어 늘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특히 쇼핑 마니아라면 이곳에서 샌들·수영복·서핑용품·기념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폴로·리바이스를 비롯해 진짜인지 의심이 가는 베르사체 등의 명품 매장까지 있다. 쿠타의 진면목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지나간 후, 밤이 내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만날 수 있다. 시끌벅적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곳곳에서 발리댄스 공연이 펼쳐진다. 태국 방콕의 카오산로드나 푸켓 빠통비치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열기는 이에 못지않다. 쿠타 해변의 명성을 듣고 이곳을 찾은 이들은 다소 실망할지도 모른다. 쿠타의 바닷물은 생각했던 것만큼 투명하고 깨끗한 곳은 아니다. 지중해나 피지의, 바닥이 훤히 비치는 투명한 바닷물을 상상했다가는 이내 실망한다. 그렇다고 순백의 모래가 끝없이 펼쳐지는 절경의 해안도 아니다. 그런 해안을 꿈꿨다면 오히려 필리핀 보라카이가 더 낫다. 어느 것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이 해변이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하나. 거침없이 몰아치는 파도 때문이다. 호주와 유럽 출신의 서퍼들이 쿠타의 파도에 반해 하나둘 몰려들었고 마침내 쿠타는 세계 최고의 서핑 포인트가 됐다. 쿠타 비치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친 파도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 누사두아 해변은 쿠타 해변에 비해 한적하고 로맨틱하다. 코코넛 나무가 둘러쳐진 3.5km의 백사장을 따라 야외 테이블을 갖춘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또한 고급리조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 방해받지 않는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짐바란(Jimbaran) 비치 역시 아름다운 일몰을 배경으로 로맨틱 시푸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누르(Sanur) 해변은 발리에서 처음으로 해변 호텔이 지어진 곳이다. 지금은 전성기를 지나 쿠타와 누사두아 해변의 명성에 가려진 듯하지만, 최근 들어 옛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여행자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이곳은 남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편안한 시간을 가지려는 여행객들이 더 선호한다. 발리에 머무는 동안 사누르 해변에 자리한 어느 리조트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옆 방갈로에는 캐런이라는 젊은 캐나다 여인이 묵고 있었다.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는 그녀와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그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2주를 보내고 발리에 온 지 열흘이 됐다고 했다. 그녀의 휴가는 3개월. 발리에서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당분간’이라며 ‘아마 한 달 정도가 되겠지?’라며 이를 환하게 드러내고 웃었다. 그녀가 이야기했던 대로 발리의 해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일이다. 해변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발리의 상징인 빈탕 맥주를 마시는 일. 그러다 자기도 모르게 낮잠에 빠져드는 일. 인생에는 이런 순간이 몇 년에 사나흘은 필요한 법이니까. # 예술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서른한 살의 주인공 리즈가 성공적인 뉴요커 생활을 집어던지고 달려간 곳이 바로 발리 내륙에 위치한 ‘우붓’(Ubud)이다. ‘발리 예술의 심장’으로 불리며 수많은 사원과 박물관 그리고 미술관이 어울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인도네시아의 현지 예술가들을 비롯해 외국의 수많은 예술가도 이곳에서 지내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우붓에서의 발리 예술은 16세기, 당시 이슬람 침략을 피해 발리로 건너왔던 왕족들이 예술인들을 함께 데리고 오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네덜란드 식민지시기를 거치며 ‘예술 마을 우붓’이 탄생하게 된다. 1920년대 기얀야르 영주이자 네덜란드 식민정부의 최대 협력자였던 수카와티 부자는 우붓 왕궁 한쪽에 숙박시설을 마련하고 유럽 예술가들을 불러들였다. 당시 발리에 초대된 예술가는 독일인 화가 월터 스피스(Walter Spies)와 네덜란드 화가 루돌프 보네(Rudolf Bonnet). 특히 월터 스피스는 1927년부터 1940년까지 13년간 우붓에 살면서 발리 미술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화가 이외에도 음악가·언어학자·무용가·연출가이기도 했던 그는 현재 공연되는 발리의 유명한 ‘께짝 댄스’와 ‘바롱 댄스’를 확립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구미의 잡지에 발리의 회화와 사진을 발표하며 발리를 세계에 알렸던 그는 서구의 예술가와 학자들이 우붓에 자리를 잡게 만든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우붓 거리를 걷다 보면 왜 이곳이 발리의 몽마르트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다. 1,500여 미터 정도 거리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줄지어 서 있다. 이름난 미술관도 예닐곱 곳 있고, 모퉁이마다 작은 갤러리들도 자리하고 있다. 이들 갤러리는 저마다 독특한 그림을 내걸고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열대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모으는 작품들도 있고, 발리 자연이나 사원·동물·여인 등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있다. 난해한 추상회화도 눈에 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세심히 둘러보면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발리회화의 특징은 발리 토착회화와 서양화가 사이좋게 결합했다는 것. 발리의 토착회화에 서양의 원근법과 음영법이 도입되면서 독특한 회화가 탄생했다. 발리회화에는 크게 우붓 양식과 바뚜안 양식이 있는데, 우붓 양식은 발리의 아름다운 자연, 사원 풍경, 농사를 짓거나 과일을 따는 풍경 등을 주로 그린다. 바투안 양식은 우붓 남쪽의 바뚜안 마을에서 그려진 서양화 스타일이다. 발리의 신화적인 세계를 표현하며, 밝고 원색인 우붓 양식과는 달리 검은색과 모노크롬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투안 양식 또한 서양화의 원근법과 음영법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붓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네카 미술관이다. 우붓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자리한,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이다. 회화 수집가인 네카가 설립했다. 발리의 토착 전통회화는 물론 우붓 양식, 바뚜안 양식의 회화들이 연중 전시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전통적인 회화와 발리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흑백사진도 전시돼 있다. 네카 미술관 외에도 스페인 출신의 화가가 만든 블랑코 미술관, 우붓에서 ‘서양미술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아궁 라이나가 지은 아르마 미술관 등도 돌아볼 만하다. 잘 꾸며진 정원과 연꽃에 둘러싸여 있는 루키산 박물관은, 발리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 박물관이다. 현대 전통 발리회화와 목각작품들을 연대순으로 전시해 놓아 발리 미술의 변천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작은 공방과 화방도 많으니 부담 없이 돌아보는 것도 좋다. 나무 조각품, 가구를 만드는 공방, 손바닥만 한 크기의 그림을 걸어놓은 화랑 등이 늘어서 있다. 정교한 목각과 세공품으로 가득한 상점들의 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인사동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에는 여행객들이 많이 몰려들면서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워졌지만, 조용한 뒷골목 등은 여전히 다정하고 매력적이다. 화랑과 공방을 지나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레 재래시장에 닿는다. 코코아나무로 만든 식기며 대나무로 짠 가방, 울긋불긋한 열대과일 등이 발목을 붙잡는다. 가격도 착하다. 여느 관광지의 시장이 그렇듯 부르는 게 값이지만, 두 눈 딱 감고 흥정에 돌입하면 1/4 정도의 가격에도 물건을 살 수 있다.
우주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닐 암스트롱이 달 착륙을 할 당시만 해도 우주의 시대가 바로 열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돈이 되지 않는 영역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우선 달에 있는 자원이 돈이 되는지 알 수 없고, 달까지 가는데 기술과 비용이 상당했으며, 달에 도착했다 하더라도 달의 광물을 우주선에 다시 싣고 오려면 엄청난 크기와 강력한 추진체가 있어야 하는데 손익계산을 단순하게 해도 적자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후 나사(NASA)는 재사용우주선인 스페이스셔틀을 개발했고, 우주로 가는 비용을 낮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선 우주를 왔다 갔다 하는 비용이 낮아지면 우주 시장의 경제성이 생깁니다. 경제성이 생기면 민간기업이 들어오게 되고, 투자가 늘고 산업이 발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사가 개발한 스페이스셔틀은 회당 발사비용이 계획했던 8천억 원보다 훨씬 많은 2조 원으로 일회용 우주선로켓 비용과 별 차이가 없었고, 수십 년간 정체기를 겪습니다. 그래서 일정부분을 민간기업에게 외주를 주면서 나사도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수혜를 얻은 기업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인데 로켓과 우주선을 재사용하는 방법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면서 우주발사비용을 현격히 낮춥니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라는 저궤도 통신위성을 지구에 3만 4천 개를 쏘아 올리는 것이 목표인데 곧 1만 개를 다 채워갑니다. 이 위성을 팰컨9(Falcon9)이라는 다회용 우주선으로 쏘아 올리는데 한 번에 여러 위성을 쏘아올리고, 그 우주선을 반복사용해서 회당 발사비용이 800억 원으로 낮습니다. 100톤을 실을 수 있는 거대 우주선 스타십의 경우 2~3년 후면 회당발사비용을 130억 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용이 낮아지면 여러 가지 우주산업을 해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됩니다. 우주가 왜 돈이 될까? 우주선에 관광객을 태우고 우주로 나가는 산업은 아직까지는 돈이 되지 않지만 발사비용을 낮춘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사업입니다. 1인당 1억만 내면 우주관광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면 수요가 얼마나 될까요? 100억을 내도 우주관광을 가겠다는 대기수요가 상당하고,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가격이 천만 원이 넘지만, 사용자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통신시장입니다. 그동안 인터넷은 땅속은 지하, 바다는 해저광케이블을 깔아 통신망을 구축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돈이 되는 곳에만 케이블이 설치되어 통신이 가능하고, 인구가 적은 지역은 통신이 소외되어 인터넷·TV·전화가 어려운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궤도 통신위성을 이용하면 전 세계 어디든지 소외되지 않고 초고속 인터넷과 전화를 누릴 수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광물채굴입니다. 달에는 헬륨-3가 150만 톤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1톤당 가격이 4조 원입니다. 스타쉽이 100톤을 실을 수 있으니 한 번에 400조 원어치 헬륨-3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헬륨 1그램이 석탄 40톤과 같은 에너지를 내니 헬륨-3를 모두 지구로 가져오면 1만 년간 인류가 에너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진짜 돈이 되는 것은 소행성입니다. 소행성에는 금·백금·니켈·이리튬 같은 희귀금속이 많이 있습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소행성이 100만 개 이상 있는데 여기에다 우주선을 보내서 소행성을 끌고 달에 착륙시킨 뒤 광물채굴을 합니다. 지구로 가져오면 대기로 인해서 소행성이 사라지니 대기가 없는 달로 가져오면 원형그대로 보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달에서 돈이 되는 광물을 분류해 스타쉽에 실어 지구로 보내면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습니다. 우주를 먼저 선점하기 위한 아르테미스 계획 아르테미스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22년 성공한 아르테미스1은 마네킹 우주인으로 달 궤도를 돌아 지구로 복귀 - 2024년 아르테미스2는 우주인이 탑승해서 달을 돌아 지구로 복귀 - 2024년 달 궤도 정거장 건설 - 2025년 아르테미스3는 달에 사람이 착륙 - 2026년 아르테미스4는 유럽·일본의 우주정거장 모듈을 달궤도정거장에 연결해서 종합 달궤도 우주정거장 건설 이후 2032년까지 1년에 하나씩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이 아르테미스 계획입니다. 미국은 이 계획에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계획에 참여하고 있고, 일본·프랑스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우주정거장 등 인프라를 건설해야 하고 이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분담하는 것입니다. 인프라가 건설되고 우주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때 참여한 기업들은 개발권리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은 돈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국가들과 기업들이 모인 것입니다. 그러면 우주 시장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르게 열릴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새로운 투자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달 탐사국만 해도 미국·러시아·중국·일본·유럽·인도·한국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도 우주기술이 뛰어난 국가에 속합니다. 우주 시장 개척에 성공한다면 한국의 미래가 한층 더 밝아질 수 있습니다.
어릴 적 고향 고모네 집 뒤뜰에는 제법 큰 석류나무가 있었다. 여름에 붉은색과 노란색이 묘하게 섞인 석류꽃이 피고, 석류꽃이 진 다음에는 석류 열매가 커지기 시작했다. 주먹만 해져서 붉은색을 띠기 시작하면 신 석류 맛이 생각나 따고 싶은 마음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꾹 참았다. 추석 즈음 석류가 다 익어 벌이지면 고모가 한 개씩은 줄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소설 토지에서 봉순네가 김 서방댁과 나누는 대화에 석류꽃이 나와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그런데 니 석류꽃은 머할라꼬 줏노?” “아까바서 줏소.” “아깝다니 그기이 어디 쓰이나?” “멍도 안 들고, 시들지도 않고 우찌나 이쁜지.” “미쳤다. 할 일도 없는갑다.” “해가 들믄 시들 것 아니요.” “사십이 넘은 제집이 그래 그 꽃 가지고 사깜(소꿉장난의 방언) 살 것까?” “애기씨 줄라꼬요. 바구니에 수북이 담아놓으니께 볼만 안 하요? 이런 빛깔 다홍치마가 있다믄 한 분 입어보고 싶소.” 토지 3권 석류꽃이 떨어졌으니 6월쯤일 것 같다. 봉순네는 시들지도 않고 떨어진 석류꽃을 줍고 있다. 벌써 바구니에 수북한 모양이다. 그걸 보고 김 서방댁은 나이 들어 소꿉놀이하려고 그러느냐고 놀리고, 봉순네는 애기씨(서희) 주려고 한다고 답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석류빛 다홍치마가 있다면 입어보고 싶다는 봉순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할 때 그 다홍치마다. 봉순네는 봉순이의 어머니로, 젊은 시절 남편을 잃고 최참판댁 침모로 살고 있다. 서희에게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별당아씨 대신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다. 하녀 귀녀가 최참판댁 당주 최치수 살인에 관여했음을 가장 먼저 눈치챌 정도로 사려 깊은 여성이기도 하다. 악인 조준구가 말년에 재산을 다 털어먹고 통영 서문고개 너머에 사는 아들 조병수를 찾아갈 때에도 석류꽃이 나오고 있다. ‘돌다리를 지나고 석류꽃이 핀 울타리를 따라 꽤 넓었던 골목길’을 지나 병수 집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처럼 석류나무는 하동이나 통영 등 남부지방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나무다. 하지만 추위에 약해서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보기 어렵다. 석류나무는 이란·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과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도입 식물이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초기에 중국을 통해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5~7월 꽃이 피는데 꽃받침이 통 모양이고 육질이며 꽃잎은 6장이다. 9~10월이면 붉은 과육이 터지면서 투명 구슬 같은 씨를 드러낸다. 홍보석 같기도 한 열매는 신맛이 강하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 여성과 관련 깊은 석류 석류는 여러모로 여성과 관련이 깊다. 우선 석류꽃은 6장의 꽃잎이 진한 붉은색이다. 송나라 왕안석(王安石)은 이런 꽃 모양을 보고 ‘짙푸른 잎사귀 사이에 피어난 한 송이 붉은 꽃(萬綠叢中紅一點)’이라고 노래했다. 오늘날 흔히 뭇 남성 속의 한 여인을 가리키는 ‘홍일점’의 어원이다. 또 석류 열매에는 갱년기 장애에 좋은 천연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다. 그래서 석류로 만든 여성음료가 많고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같은 마케팅 문구가 있는 것이다. 석류를 소개하면서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도시 그라나다(Granada)를 빠뜨릴 수 없겠다. 스페인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르는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곳이다. 그라나다라는 지명 자체가 석류에서 유래한 것이다. 올해 초 그라나다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도시 곳곳에서 석류모양 장식물과 무늬를 볼 수 있었다. 석류를 의미하는 영어 ‘파머그레니트(Pomegranate)’는 그라나다 앞에 사과를 의미하는 ‘파머(Pome)’를 붙인 것이다. 봉순네는 서희가 열 살, 봉순이가 열두 살 때 평사리를 휩쓴 호열자(콜레라)로 윤 씨 부인과 김 서방, 강청댁 등과 함께 허망하게 죽는다. 그 와중에 살아남은 조준구 일가는 최참판댁을 차지하고 마음껏 전횡을 일삼는다. 소설을 읽으면서 봉순네라도 살아남았으면 조준구 일가의 전횡을 어느 정도는 막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또 유일한 혈육인 봉순이가 기생 길로 가는 것도 분명히 막았을 것이다.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 작)는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근대사를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는 석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카불의 부잣집 소년 아미르와 그의 하인 하산은 어릴 적부터 친구처럼 지내며 컸다. 그러나 하산은 목숨을 걸고 아미르를 지켜준 반면 아미르는 하산이 위기에 처했을 때 외면했다. 아미르는 1980년 아프간 공산화를 계기로 카불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20년 후인 2001년 어느 날 아미르는 하산이 죽고 그 아들이 고아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번에는 아미르가 용기를 내 하산의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탈레반 치하의 카불에 들어가는 내용이다. 아미르와 하산이 좋은 관계를 유지한 시절, 석류나무가 있는 언덕에 올라가곤 했다. 어느 날 아미르는 부엌칼로 나무에 ‘카불의 술탄인 아미르와 하산’이라고 새긴다. 두 아이는 피처럼 붉은 석류를 따 먹곤 했다. 아미르가 하산을 배신한 다음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산과 갈등을 겪는 대목에도 석류가 나오고 있다. 하산을 향해 석류 한 개를 휙 던졌다. 석류가 하산의 가슴에 맞고 터지자 빨간 과육이 튀었다. 하산이 놀라서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너도 던져봐!” 내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중략)… 몇 번이나 그에게 석류를 던졌는지 모른다. 지쳐서 숨을 헐떡이며 멈추자 하산이 총살 집행 군인들에게 총을 맞은 것처럼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지치고 절망해서 털썩 주저앉았다. 아미르가 하산의 아들을 구하러 카불을 방문했을 때 늙은 석류나무도 찾아보았다.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카불의 술탄인 아미르와 하산’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잎이 다 떨어진 시든 나무는 과연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아프가니스탄은 인접한 이란·파키스탄과 함께 석류나무가 많은 곳이다. 시든 석류나무는 탈레반에 신음하는 아프가니스탄 현실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석류나무는 아미르와 하산의 우정과 함께 카불에서 벌어진 탈레반의 만행도 지켜보았을 것이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생전 생명운동을 얘기하면서 “인류적 차원에 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가가 살아 있었으면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탈레반의 만행에 대해 분명히 따끔한 말을 했을 것이다.
서론 미국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젊은 성인에 비해 마약 및 처방약 등을 처음 접했을 때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성장기 10대들의 뇌는 성인과 비교했을 때 중독의 영향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중독 위험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즉 어린 나이에 실험적으로 마약류를 사용할수록 훗날 마약류 중독 가능성은 더 커진다. 또한 청소년은 마약류 남용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직접적인 손상을 입으며, 다른 범죄를 촉진하고 그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10대 청소년들의 마약류 문제와 관련된 정신·신체적 건강상태는 표 1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최근 경찰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류중독재활센터에 의뢰하는 10대 청소년의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5월 현재 20여 명이 중독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 사례들을 보면 ▲마약류 이외의 문제로 소년원에 갔다가 마약류 구입방법을 배워 사용한 사례, ▲불법 도박사이트에 넘쳐나는 불법 마약광고를 보고 마약을 접한 사례, ▲마약류 문제로 퇴학·전학 조치되었고 전학 간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마약류 문제를 전파한 사례, ▲해외 친척집에서 성장하다가 귀국했지만, 한국에서 그 나라의 젊은이와 계속 접촉하면서 마약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례, ▲초등학교 때 조기유학해서 다양한 마약류 문제를 일으킨 사례,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고 중고사이트에 다이어트약을 구한다고 올려서 적발된 사례, ▲가출한 딸이 가출팸에 들어가면서 마약류를 접한 사례, ▲학생이 불법 마약류를 소지하고 있지만 상담사가 이를 공론화하기 어려워한 사례 등 매우 다양하다. 청소년 마약접촉 경로 불법 마약류를 접하는 첫 요인은 호기심이다. 청소년기는 아동에서 성인으로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성숙해 가는 시기로, 정체성에 대한 혼란, 감정적 어려움, 반항과 방황 그리고 비행이나 마약류 문제에 빠질 수 있다. 대검찰청은 19세 이하 마약류사범이 급증하는 이유로 스마트폰 이용 보편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마약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돼 호기심으로 구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마약 판매자들은 합법적인 물질임을 가장하거나,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거나, ‘기분이 좋아진다’, ‘돈이 되는 사업이다’는 광고로 청소년들을 꾀며 마약을 권장한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청소년들은 어둠의 경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도 있다고 보인다. 첫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체적 우울감·불안감 등이 커지면서 마약 취약층이 늘어날 수 있다. 두 번째는 언택트 환경 속에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마약 관련 영상에 접할 수 있게 되는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 증가하는 청소년 누아르 콘텐츠(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가진 범죄 혹은 스릴러 영화)도 청소년 마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청소년 마약류 실태 가. 남용하는 마약류 청소년들이 남용하는 마약류에는 불법 마약류부터 의료용 마약류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로는 ADHD 치료제와 살 빼는 약(나비약), 졸피뎀 등 수면제류, 펜타닐등 마약성 진통제까지 폭넓다. 의료용 마약류의 경우 치료목적으로 병의원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처벌받지 않지만, 처방받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받거나, 다른 사람의 명의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법적 처벌대상이 된다. 불법 마약류로는 케타민·엑스터시·대마(액상대마)·필로폰·합성대마 등 다양하고, 새로운 불법 마약류들이 인터넷 공간에 넘쳐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물질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이런 물질에는 호기심도 갖지 않고 접근하지도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 청소년 마약 복용 실태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이 평생 동안 기분 변화나 환각 등의 경험, 과도한 살 빼기 등을 목적으로 환각흡입물질을 비롯해 각성제·필로폰·마약·신경안정제 등을 섭취한 비율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0.7%를 나타냈고,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0.4%에서 0.6% 사이를 보였으며, 2020년의 경우 0.8%였다. 이를 토대로 2022년도 중·고등학생 266만 명 중 약 2만 1천 명의 학생들이 마약류 등 약물남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19세 이하 청소년들은 481명으로 비율은 2.6%였다. 2017년 119명에 비해 5년 사이에 4배 증가하였다. 또한 젊은 층의 마약류사범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박성수 세명대 교수가 추정한 우리나라의 마약류 사범 암수율 28.57배를적용하면, 1만 6천여 명의 10대들이 불법 마약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해외의 대처방법 및 예방효과 미국에서는 정부가 마약류 예방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배부했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효과가 입증된 이런 예방프로그램을 채택하여 활용하고 있다8. 최근에는 펜타닐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 남용이 사회문제가 됨에 따라, 남용되는 마약성 진통제의 색상 및 모양까지도 교육내용에 포함시켜 다른 물질들과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또한 모든 학교는 마약류 중독 응급치료제인 날록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직원을 교육시키고 있다. 유엔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마약퇴치 주제를 ‘듣기를 먼저 하자-아동과 청소년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시키는 첫걸음(Listen First-Listening to children and youth is the first step to help them grow healthy and safe)’으로 정하여 캠페인을 전개했다. UN의 2018년도 세계마약퇴치의 날 자료에 따르면, ‘아동이 어린 나이에 약물을 사용하면 할수록 훗날 약물에 의존될 가능성은 더 커진다. 따뜻한 보살핌으로 청소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이것이 청소년에게 기술과 기회를 제공한다. 청소년을 행복과 원상회복력을 갖도록 과학에 근거한 예방을 지원해야 한다. 가족에게 양육 기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사회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21살에 처방 의약품의 비의료적 사용사례를 2/3 예방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원상회복력을 갖춘 아동과 지지적인 환경은 긍정적인 가족·학교·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예방에 투자하면 투자금액의 30배를 절약하게 된다. 즉 사회적 비용과 건강관리 비용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학교 기반 효과적인 약물예방프로그램에 1달러 투자하면 18달러를 절약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예방에 1달러를 쓰면 미래의 건강과 사회적 및 범죄 비용에서 적어도 10달러는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효과적인 예방프로그램 가족·학교·지역사회에 작동하는 과학적 증거에 근거한 예방전략은 소외되고 가난한 청소년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인기로 성장하는 것을 보장할 수 있게 하였다. UN이 개발한 국제약물예방표준에 따르면, 긍정적인 성과를 낸 개입 및 정책은 ▲개인기술 및 사회기술 향상, ▲일련의 구조화된 세션으로 제공, ▲숙련된 교사나 진행자에 의해 제공, ▲세션은 주로 상호작용,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약물에 대한 접근 및 활용 가능성을 줄이거나 제거하고, 처벌보다는 상담·치료 및 기타 건강 케어 그리고 심리·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할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고교학점제 논의와 맞물려 고등학교의 성취평가제 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미 2019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진로선택과목은 석차등급을 제공하지 않고, 과목별 성취도(A~E)와 함께 원점수·과목평균 및 성취수준별 학생비율로 학생성적을 산출하고 있다. 또한 고교학점제가 완전 도입되는 2025년 고1부터는 전면 개정된 교육과정 적용과 더불어 일반선택과목 또한 성취평가제로 전환되고, 성취평가제 대입 반영 범위가 전과목으로 확대되는 등 중등학교의 평가체제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 교육부, 2018). 중등교원이나 학생·학부모 등 당사자가 아니라면 낯설 수 있는 ‘성취평가제’라는 용어는 2011년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에서 정책적으로 도입된 평가용어로, 소위 상대평가로 알려진 서열에 의한 상대등급 산출방식과 대비되는 평가방식이다. 교육과정에 기초한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에 따라 90% 이상의 성취율을 달성할 경우 A, 80% 이상이면 B 등의 5단계 성취등급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성취기준의 90% 혹은 80% 이상 달성이라는 기준은 어떻게 판단하는 것일까?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지필평가 및 수행평가 결과를 100점 만점으로 가중합산한 각 교과의 기말점수를 기준으로 각 등급에 해당하는 분할점수(예: 90점 이상 A)를 달성할 경우 해당 등급을 부여한다. 다른 학생의 점수와 관계없이 자신이 획득한 점수에 따라 등급이 부여되는 소위 ‘절대평가’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단위학교별로 분할점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 따라 80점 이상에 A를 부여할 수도, 90점 이상에 A를 부여할 수도 있다. 성취평가제가 학생들 간 무한경쟁을 탈피하여 적성과 소질에 따른 다양한 교육과정을 선택하고 운영하는데 적합한 평가방식이라는 주장은 바로 이 ‘절대평가’의 특성에 기인한다. 적어도 학교 내에서 학생들은 다른 학생과 경쟁할 필요도, 과목선택에 따른 상대등급 획득의 유불리를 고민할 필요도 없으므로 보다 유연한 교육과정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교육학에서 준거참조평가로 불리는 이 절대평가 방식은 규준참조평가라 불리는 상대평가 방식에 비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많은 장점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성취평가제를 통해 준거참조평가(절대평가)의 본질적 장점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그리고 학생의 발달을 돕고 역량을 정확히 판단하여 선발과 배치에 활용한다는 평가의 두 가지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고교학점제의 본격 도입이 목전에 이른 지금, 학교와 우리 사회는 성취평가제의 도입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특정 점수 이상이면 모든 학생이 같은 등급이라는 형식적 요소에 매몰되지 말고, 준거참조평가로서의 성취평가제 본질에 충실한 평가가 구현되어야 한다.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하는 성취평가제는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의 확인 및 (필요한 경우) 재구성→ 성취기준과 평가기준 분석을 통한 평가요소 선정→ 평가요소를 반영한 평가도구 제작→ 분할점수 설정 등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성취기준에 따른 성취수준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성취평가 결과 B등급이라는 것은 단순히 학교가 정해놓은 분할점수 기준(예컨대 80점 이상 90점 미만)을 획득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해당 학생이 해당 교과에서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어떤 부분에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진단적 정보까지 포함한 것이어야 한다. 성취평가 결과의 활용방식 또한 이러한 진단적 정보의 활용을 통한 교수·학습 개선이 평가의 본질을 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준거참조평가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성취기준의 재구성, 단위학교별 평가요소 및 분할점수 설정 등과 같이 교사의 교육과정 및 평가 전문성을 보장하여 책임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장치들은 손쉽게 높은 등급을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또 평가결과는 교사와 학교에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압력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소위 성적 부풀리기 예방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능력수준을 가진 학생은 어느 학교에서 평가를 받든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이 공정의 원칙에 부합한다.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소위 성적 부풀리기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에서 성취평가제로 인한 성적 부풀리기 모니터링 결과 ‘대체로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성취평가제가 고등학교에서 상대등급제와 병기되고, 대입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성취평가 결과에 이해당사자들이 아직은 민감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문제는 성적 부풀리기를 모니터링한다고는 하지만, 명확하게 성적 부풀리기를 한 것인지 아닌지, 그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판단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점검하는 하나의 방법은 학교들이 공통으로 치른 시험결과와 각 학교의 성취평가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가 공통으로 치르는 시험은 사실상 없다고 보아야 한다. 수능시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학교 혹은 개인별 결과를 내신과 연계시켜야 하는데 이는 사회·정서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쉽지 않은 문제이다. 판단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성적 부풀리기’를 모니터링한다는 것이며, 모니터링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2025년에 선택과목이 성취평가제로 전환되면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성적 부풀리기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성취등급의 학교 간 비교가능성, 즉 학교 내 절대평가인지 학교 간 비교가 가능한 성취기준을 사용한 평가인지에 대한 공개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앞서 동일한 능력수준에 대한 동일한 평가를 논의한 바 있는데, 이러한 원칙은 모든 학교가 동일한 성취기준 적용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학교들의 교육환경이나 재학생들의 학습여건 등이 다른 상황에서, 그리고 이를 고려한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및 수업에 대한 평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학교 간 동일 성취기준 적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심지어 교육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학생들의 학업성취가 노력의 결과만은 아니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더욱 그러하다. 특히 실제로는 대부분의 학생이 듣고 있는 일반선택과목, 더 나아가 공통과목에서의 성취평가제 적용과 관련해서는 학교 간 성취기준 차이 및 이에 따른 성취수준별 비율 차이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예컨대 ‘국가교육과정에 규정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우리학교에서 A등급 받을 수 있는 학생은 5%도 채 되지 않을 텐데, 이 경우 아이들의 상실감과 열패감은 어떻게 할 것이며, 이것이 과연 교육적 처사인지’를 우려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충분히 이해되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A등급을 어느 학교에서든 상위 20% 정도의 학생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성취평가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완화된 학교 내 상대평가와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의 상대등급은 학교 내에서의 상대평가를 전제로 하고 있었으므로, 그 결과가 수능등급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문제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성취평가제 등급은 국가교육과정에 규정된 성취수준에 기반한 것이므로, 비록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대부분의 학생이 수강하는 과목에서의 학교 간 비교가능성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학교의 상황과 학생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는 당위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이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거쳐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 과정 없이 제도가 시행되고, 그 결과가 대학입시에 그대로 활용된다면 언젠가는 또다시 우리 사회가 공정성의 문제로 큰 혼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입학사정관제 시행 초기에 발생한 문제들로 우리 사회가 겪은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취평가제가 대학에서의 학생선발과 연결된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대학은 고등학교를 믿고 A는 모두 똑같은 A라고 판단하면 되는 것인가? 블라인드 평가상황에서 학교가 어떤 내용을 어떤 수준으로 가르쳤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으며, 학과별로 권장하는 특정 과목을 듣지 않았을 경우 학교가 제공하지 않은 것인지, 제공했는데도 학생이 듣지 않은 것인지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더 나아가 이렇게 많은 정보를 판단할 만한 입학사정관 인프라는 구축되어 있는 것인가? 본격 시행이 목전에 다가왔음에도 이러한 질문들에 아직 명확한 답변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대부분의 학부모와 학생은 ‘고등학교 내신=대학입학을 위한 평정자료’라는 관점에, 교사들은 ‘난이도 조절을 통해 각 등급의 비율을 적정히 유지하는 것’에 매몰되어 있지는 않은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사들의 우울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2023년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0%(1,348명)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향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6년 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와 전교조가 공동으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건강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교사 40%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고3 담임은 무려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설승은, 2017). 최근에는 더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2021:33-34) 조사에 따르면 의사들의 우울증 수준도 일반 직장인들의 우울증 수준에 비해 다소 높다. 의사와 일반 직장인들을 비교해 보면 정상군은 의사 72.0%, 일반 72.5%로 유사하다. 주의군은 의사 12.0%, 일반 16.4%이고, 상담군은 의사 7.0%, 일반 5.1%이다. 우울증 의심군은 의사 9.0%, 일반 6.0%로 의사들이 상당히 더 높다. 즉 의사들도 다른 직종에 비해 우울증 의심군 비율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교사들의 우울증은 이보다 훨씬 높아 체계적인 조사와 대처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한동안 실력으로는 의대에 가도 손색없이 뛰어난 학생들이 교대에 진학했다. 가르침에 대한 열정과 보람으로 지내던 제자들이 최근 들어 우울증을 겪고 있고, 휴직했거나 교단을 떠났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려온다. ‘현직 의사가 밝힌 소아과 폐과 이유 셋’이라는 기사(김소영, 2023)를 접하니 힘들어하는 제자들이 스친다. 그 의사 이야기를 바탕으로 교사들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며 대응책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소아과 의사와 교사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2023년 3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아청소년과 폐과’를 선언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대고 있지만, 한 현직 의사가 밝힌 이유가 현실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가 밝힌 첫째 이유는 다른 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이다. 그가 이야기한 것처럼 직장인 연봉과 비교하면 여전히 잘 벌지만, 비슷한 그룹인 타과 의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다. 이들은 소득이 더 나은 타과로 전공을 변경하면 그만이지만, 내 제자들은 교직 내에 근무조건이나 소득이 더 나은 ‘타과’가 없어서 바꿀 수가 없다. 소아과 의사와 비교할 수 없이 소득이 낮지만, 자기가 선택한 길이기에 교직을 천직(天職)으로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보람을 찾고, 자긍심을 가지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다. 버티기 어려워 의대나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재진학하거나 유학을 택하는 제자도 늘고 있다. 우리 교사들이 교직을 천직(天職)이 아니라 천직(賤職)으로 느끼기 시작하면 교육의 미래만이 아니라 가진 것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를 잘 알기에 국가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3조(교원보수의 우대) 제1항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권리도 찾지 못하는, 권리 위에서 잠자는 사람은 아무도 보호해 주지 않는다. 2021년 3월에 첫 근무를 시작한 초등교사의 급여명세서를 보면 급여 총액은 2,672,600원이고, 실수령액은 2,263,880원이다(https://bit.ly/3I6UfMO). 그 사이 공무원 임금인상분을 감안해 볼 때 아직 300만 원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년을 공부한 대학병원 인턴의 급여도 초임교사 급여와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레지던트를 마치고 페이닥터가 되는 순간 교사와 더 이상 연봉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 된다. 물론 7급 공무원과 비교하면 교사 초임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2022년 7급 공무원 초봉 실수령액은 192만 9,500원이다(https://bit.ly/3O6tFqU). 이를 바탕으로 교원보수 우대 조항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하여야 한다’는 조항에서 의미하는 ‘특별히 우대’한다는 의미에 부합하는지는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다. 당사자인 교원들이 국가를 직무유기로 고소라도 해볼 필요가 있다. 일정 경력에 도달하고, 학위도 취득한 경우에는 폐과하고 있는 소아과 의사 수준으로라도 교사 보수 수준을 보장하라고 주장해 봄 직하다. 이는 대한민국 교육과 국가의 미래를 살리기 위함이다. 교사들은 ‘돈이 아니라 사명감으로 남아있다’고 하지만 교직단체가 힘을 모아 합리적인 급여 수준을 제시하고 국가와 협상에 나설 때가 되었다. 소아가 의사가 든 두 번째 이유는 소아청소년 대상 진료의 어려움이다. 똑같은 4분 진료여도 성인 15명보다 소아 15명이 훨씬 더 힘들다고 한다. 의사 앞에 선 아이들은 교사 앞에 선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유순하다. 학생들로부터 교사의 교육권과 인권보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자주 거론되지만, 환자들로부터 소아과 의사의 진료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렵다. 초등교사들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도 없이 통제가 어려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오로지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데 사회와 학부모는 교직이 꽃길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아직도 핀란드에는 살아 있는 스승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는 교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들과 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다. 교사가 지치지 않도록, 교사의 인내력이 고갈되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아과 의사가 든 세 번째 이유는 아이 보호자의 태도다. 그릇된 부성애와 모성애로 이상한 타이밍에 급발진하는 부모들을 다독이고 나면 다음 아이를 진료할 때 힘이 빠진다고 한다. 그래도 그 보호자들이 교사 앞에서보다는 훨씬 더 다소곳할 것이다. 2억 슈퍼카 긁은 아이를 봐줬더니, 오히려 ‘차 기스 난 거 수리해 주면 될 거 아니냐’, ‘왜 귀한 자식한테 네가 뭔데’라고 소리지르고 욕을 했다는, ‘봉변당한 엄마’ 이야기가 최근 회자되고 있다(김소연, 2023) 많은 제자가 교직을 힘들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학부모이다. 삶의 좌절과 분노를 학교 교사에게 배출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자녀 말만 믿고 교사에게 전화하여 따지고 폭언까지 하는 학부모, 그것도 모자라서 언론사를 비롯한 각종 기관에 일방적 제보를 하고 끝없이 민원을 제기하며 소송도 불사하는 극단적인 학부모, 자녀 과보호로 툭하면 감정을 폭발하는 학부모 한두 명이 열정적인 선생님을 좌절시키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거나, 교권침해로 징계하기 위한 학교차원의 절차가 시작되면, 역반하장으로 「아동학대처벌법」을 이용하여 교사와 학교장을 아동학대로 고소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심지어 수업 중에 자고 떠드는 학생들에 대한 일상적인 지도활동마저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법이 악용되면서 교사들의 교육의지가 꺾이고, 일반 학생 대상 생활지도도 어려워지고 있다. 국가는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제7조를 통해 교원을 대상으로 한 민원으로부터 교원을 강력히 보호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법과 사뭇 다르다. 학생생활지도권이 신설되었지만, 교사를 상대로 한 아동학대 신고는 줄지 않고 있다. 2023년 4월 교사노조가 유·초·중·고 교원 1만1천3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1순위(38.2%) 과제로 무고성 아동학대신고 처벌 대책을 지목했다(편집부, 2023). 학부모의 고소가 무고죄(「형법」 제156조)에 해당하더라도 교사가 그를 무고죄로 고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박남기(2022)가 제안하듯이 교원들이 아동학대죄로 고소당할 경우에는 교사의 요청이 없더라도 교육청이 나서서 사태를 파악하고, 무고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을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234조에 의거하여 직권으로 고발하는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맺는말 학부모의 작은 민원 하나에도 부질없이 무너지고, 교육활동마저도 아동학대로 몰리고 있는 현실 앞에서 교사들이 흔들리고 있다. 국가는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의 취지가 살아나지 못하는 현실적인 이유를 밝혀 제도를 보완하고,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아동학대 고소 건은 별도의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다룸으로써 교사가 교육을 포기하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 교사가 무너지면 국가의 미래가 무너진다. 제천 간디학교 이병곤 교장의 말을 우리 사회가 새기길 기대한다. 찬찬히 되짚어 보시라. 자녀가 학교생활에 매력을 가지며 눈빛 살아 있을 때가 언제였는지. 교과지도나 동아리활동, 학생 면담, 현장탐방에 열성을 보이는 교사가 등 푸른 활어처럼 아이들과 푸드덕거리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였을 것이다. 교직은 의료나 사회사업처럼 대표적인 ‘조력 전문직’이다. 교사의 몸과 마음이 다치면 다른 이를 도울 수 없다. 교사들이 소진됐을 경우 그들이 최후에 할 수 있는 선택은 ‘애정 철회’밖에 없다. 교사가 그 ‘마지막 옵션’을 선택하는 순간 가르침은 멈추고, 학교는 위기를 맞는다(이병곤, 2022).
“교실에 보조교사 한 명 더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학생과 교사가 필요로 하는 핵심기능만 모아놓아 사용하기 편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숙제검사 등 업무부담이 크게 줄었어요. 이제는 ‘칼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직 초등교사가 만든 학습관리 웹 도구 ‘다했니’를 사용해 본 교사들이 인터넷에 올린 댓글들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지원 서울풍성초등학교 교사(사진). 올해 교직 8년 차인 최 교사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실시하던 당시 SNS 등으로 과제검사를 하다 ‘이렇게 불편하게 생활해야 하나’ 싶어 직접 온라인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온라인수업이 진행됐지만 과제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점검할 수가 없더라고요. 패들렛·카카오톡·네이버 밴드 등을 사용했는데 모두 SNS 성격이다 보니 피드가 자꾸 내려가 학생별로 과제를 확인하기 어려웠어요. 선생님들이 화면을 열어놓고 수기로 A4 용지에다 과제 피드백을 정리했죠. 밖에서는 미래교육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교실에서는 여전히 아날로그였어요.” 최 교사는 카톡이나 기타 학급 SNS의 경우, 아무래도 학부모를 중심으로 기획·개발된 도구들이다 보니 오히려 업무가 가중되는 느낌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로부터 2년. 2022년 5월 출시된 교사용 ‘다했니’와 학생용 ‘다했어요’는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첫선을 보인 지 1년 만에 교사 회원 2만 8천 명, 학생 회원 34만 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다. 출시 1년 만에 교사 2만 8천 명, 학생 34만 명 가입 ‘다했니’는 학생과 교사가 일대일 소통을 하고, 학습을 관리할 수 있는 웹 기반 도구이다. 구글 클래스룸과 유사하지만, 현장교사들이 사용하기 쉽고 간편하다. 기존 에듀테크 제품들의 복잡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걷어내고 꼭 필요한 기능만 담았다. 그러다 보니 최신 디지털문화와 거리가 있는 5060세대들도 거뜬히 사용한다. 구조는 심플하지만, 효과는 만점이다. 출시 1년 만에 2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데에는 직접 써본 교사들의 입소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다했니’는 교사가 과제를 제시하고, 수업하고, 피드백하고 기록하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덜어준다. 이를테면 숙제검사의 경우 교사 컴퓨터에 학급 학생들의 숙제 수행 상황이 실시간으로 한눈에 나타난다. 주황색은 아직 미제출인 학생, 분홍색은 숙제를 제출한 학생, 회색은 숙제검사가 완료된 학생 식으로 학생 개개인의 상황을 즉각 알 수 있다. 아직 숙제를 안 한 학생에게는 ‘푸시 버튼’을 클릭, 학생이나 학부모 핸드폰으로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깜빡 잊고 숙제를 못 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참 잘했어요’와 같은 교사의 피드백도 수월하다, 공책에 일일이 적어주는 대신 ‘다했니’ 프로그램을 통해 빠르고 자세하게 전달할 수 있다. 교사들은 “손 필기로 피드백할 때보다 시간은 단축되고 평가글은 더 자세하게 써 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저장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과세특 작성에도 큰 도움을 준다.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 주고 다시 받는 일도 마찬가지. 학생별로 조사할 것이 많다 보니 유인물을 걷어 정리하는 데에도 상당한 품이 든다. 하지만 ‘다했니’의 알림장 기능을 사용하면 이런 수고를 모두 덜 수 있다. 교사들 사이에 ‘칼퇴(정시퇴근) 프로그램’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학생용 앱 ‘다했어요’의 경우, 복잡한 가입절차를 생략하고 교사가 제공한 초대코드를 학생이 입력만 하면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게이미피케이션 측면에서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용 보상을 주는 ‘쿠키’라는 기능도 생성했다. 일정량의 쿠키를 모으면 물물교환이나 학급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교사마다 다양한 사례가 나올 정도로 활용도가 좋다. 결과는 성공이었지만 기획에서부터 개발, 출시까지 험로의 연속이었다. 20대 후반 여교사가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에듀테크 제품들과 맞서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무모해 보였다. 게다가 그는 학교에서 전산실무사를 가장 많이 찾는 교사로 꼽힐 정도로 컴퓨터엔 어두운 사람. 코딩조차 못 했다.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래밍 등 기술적인 영역은 외부업체에 의뢰했다. 대신 기획과 설계는 자신이 직접 했다. 밤이고 낮이고 틈나는 대로 기획의도를 담은 웹 설계도를 그렸다. 주말과 방학도 잊었다. 2년 치를 모으면 수천 장에 이를 것이라고 최 교사는 귀띔했다. 더 큰 문제는 경비였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면서 외주업체에 지불하는 제작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지난 2년간 투자한 제작비만 어림잡아 1억 5천여만 원 정도. 교직생활하면서 모은 전 재산을 쏟아부었고 그것도 모자라 부모님을 설득해 지원받았다. “남들 안 하는 일을 왜 네가…”라는 걱정의 말도 있었지만, 한번 마음먹으면 끝장을 보는 딸아이 성격을 알기에 이내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줬다. 드디어 지난 2022년 5월 ‘다했니’를 출시했다. 프로그램은 자신 있었지만, 문제는 어떻게 알리느냐였다. 교사커뮤니티를 비롯 각종 사이트와 SNS에 홍보했다.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무료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장삿속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 상처도 받았다. 다행히 현장교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간편하면서도 학습관리에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쏟아지자, 초·중·고 할 것 없이 퍼져 나갔다. 동네 태권도장, 필라테스 학원, 심지어 어르신 대상 야학까지 컴퓨터에 ‘다했니’를 깔았다. 특히 40대 이상 교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최 교사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세대별 사용자는 2030이 68%, 4050은 32%쯤 된다. 한 60대 교사는 에듀테크에 적응하지 못해 명예퇴직을 고민하던 중 ‘다했니’를 만난 뒤 정년까지 근무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다했니’는 무료다.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다. 반면 서버 관리비 등은 오롯이 최 교사 몫이다. 그는 한 달 월급 대부분이 운영비로 지출된다고 한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서버 관리비가 늘어나는 구조여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을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광고나 후원 제의가 제법 많이 들어오지만 일체 거절한다. 아직은 상업성과 타협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까지 사용하는 프로그램이어서 비교육적 요소가 들어갈까 우려해 흔한 배너광고도 싣지 않는다. 경제적 한계 때문에 영원히 무료로 운영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하는 데까지 버텨볼 생각이다. 이유가 궁금했다. “‘다했니’는 20대의 모든 것을 바쳐 만들었죠. 자식 같은 존재예요.” 그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무상으로 제공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했니’가 널리 알려지고 많은 교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실제 그는 지난해 교육당국에 이 같은 뜻을 전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학교 일 소홀히 말고 업무에 집중하라는 핀잔만 들었다”고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앞으로의 계획이요? 완성도를 더 높여 세계로 진출하는 것이죠.” 동서양을 막론하고 학습의 본질은 같은 것이기에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프로그램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예쁜 가방을 살 때보다 새로운 걸 연구하고 창조할 때 살아있다는 희열을 느껴요. 비록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지만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한 기회비용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 교사는 ‘다했니’와 함께하는 지금, 지갑은 비어가고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확실히 더 풍요롭다고 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학습에 기반이 되는 언어·수리·디지털 소양 등을 기초소양으로 강조하고 있다. ‘더 나은 미래, 모두를 위한 교육’을 표방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보면,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 및 기초소양 함양 강화를 위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태전환교육 및 민주시민교육 전 교과에 반영’과 ‘미래세대 핵심역량으로 디지털 기초소양 강화 및 정보교육 확대’를 가장 먼저 제시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이 2015년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불과 몇 년 만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언급되며, 이에 대한 관심과 적용은 일선 학교까지 다다랐다. 이에 인천광역시교육청에서는 디지털 사회와 디지털 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소양교육이자, 디지털 환경에서의 협력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삶 속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디지털 (시민)역량을 함양하는 인천 디지털 문해력 교육을 지향, 그 교육내용 영역을 표 1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소양 함양을 위해 2022학년도부터 중학교 신입생들에게는 학생 개인용 노트북 컴퓨터가 주어졌다. 노트북을 활용한 교육활동을 학교교육과정 안에서 어떻게 녹여내야 할지는 모든 교과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PART VIEW] 사서교사로서 대부분의 수업은 구성주의적 접근방식에 기반한다. 따라서 정보문제 해결과정에 근거하여 워싱턴대학 교수인 아이젠버그와 사서교사인 버코비츠가 공동 설계했던 Big6 모델을 자주 사용한다. 정보 리터러시 모델 중 하나인 Big6 모델은 정보문제 해결, 메타인지 및 비계, 구성주의, 탐구기반 학습, 교육과정 통합, 협력교육 모델로 활용 가능한 특징이 있으며, 표 2와 같이 정보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활동을 6개의 주요단계와 2개의 하위단계로 구성하고 있다. 수업의 실제 ‘인천 디지털 문해력 교육’의 내용영역을 고려하고, ‘Big6 모델’을 적용하여 학생들과 책을 고르고, 함께 읽고, 나누고, 정보와 생각을 정리하고, 결과물을 만들고 발표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 수업유형: 동아리활동 ● 학교급/학년: 중 1~3학년 ● 학습자 특성: 독서 동아리 학생 30명, 1학년의 경우 정보교과에서의 ‘정보’ 1시간, ‘주제 선택’ 1시간(주당 2시간 디지털 소양교육 진행) ● 학습목표: (책을 골라 함께 읽고, 생각을 정리하여) 저자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 ● 수업 인프라: 도서관 내 AP 구축, 학생 개인 휴대폰 및 노트북 사용 ● 인천 디지털 문해력 내용체계 해당 영역 1단계 _ 수업구안하기 - 함께 읽기로 생각을 나누는 탐구과정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책의 주제와 관련한 가치 및 태도를 기를 수 있으며, 일련의 과정 중 디지털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구성했다. - 환경 관련 청소년 소설 사마아를 읽고 ▲정보탐색·분석·종합·평가를 통한 소통(생각과 생각을 나누고), ▲협업 및 공유하기(함께 정보를 다루고 종합 발표하여 나누는 과정), ▲저자에게 쓴 국어 편지 평가하기(인공지능 번역기로 번역하기에 적절한 문장), ▲파파고 번역기를 사용하여 프랑스어로 번역한 편지를 패들렛에 올리기 등을 통해 일상에서 적용 실천할 수 있는 디지털 학습경험을 제공하였다. - 수업운영은 월 1회 3시간 블록타임, 다양한 매체 접하기, 정보탐색에 있어 비판적사고를 바탕으로 분석하여 스스로 판단 선택하기, 그것에 근거하여 적절한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 수업평가는 웹상에서 실천해야 할 유의점과 저작권법을 지키고,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평가하였으며, 최종 발표 때 잘한 부분을 관찰 및 기록을 통한 과정평가로 진행했다. 2단계 _ 준비하기(수업 전) - 수업진행 2~3주 전 사마아 도서를 배포하여, 책 표지를 보고 어떤 내용의 책인지 상상하게 하였다. - 도서 배포 후 학생들의 독서 진행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독려하였다. 3단계 _ 도입 - [교사] 여러분 사마아 어떻게 읽으셨나요? [학생] 각자의 생각을 발표(친구들의 발표 경청·공감 및 색다른 생각에 대하여 메모) 4단계 _ 전개 - [교사] 책을 읽으며 생긴 질문·의문이 있다면 발표해 봅시다. [학생] 정리한 질문을 발표, 함께 질문들에 대한 답 찾기 - [교사] 오늘 여러분이 나눈 궁금증을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학생] ‘책 속에서, 웹 검색으로, 저자를 만나, 서로의 생각 나눔으로 찾을 수 있다…’ 등 여러 의견 나열 - [교사] (흥미유발)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저자를 만나는 것이겠죠? 저자 인터뷰 영상을 찾아서 핵심적인 부분만 짧게 제공한다(https://youtu.be/NbMZKNbuTzw). 해당 영상을 어떻게 찾았는지 소개한다(책의 판권기에 있는 원서명·원저자명을 이용 검색). [학생] 음성과 자막이 프랑스어로만 제공되어 학생들이 더 궁금하고 답답해함. - [교사] 저자를 만나는 여러 방법이 있겠죠?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만나기만 하면 여러분의 궁금증이 풀릴까요?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요? [학생] 가능한 여러 방법 발표 [교사] (발표 중 편지를 쓰는 방법이 나오면) 편지를 쓰면 답장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답장이 올지 궁금하니까 프랑스어로 편지를 써봅시다. 프랑스어로 편지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번역기를 쓴다는 답이 나올 때까지 유도 질문)? [교사] 번역기를 쓰기 위해서 먼저 국어로 편지를 써야 합니다. 그런데 번역이 잘 될까요? 어떤 번역기를 써야 할까요? 어떻게 쓰면 번역이 잘 될까요? 장문으로 쓸까요? 단문으로 쓸까요? 번역이 잘 되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있을까요(단문이 유리함을 시연)? 혹시 장문이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쉼표로 구와 절을 적절히 구분)? 국어로 쓴 편지가 잘 쓰였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까요(맞춤법 검사기 활용 안내)? 번역의 품질을 확인할 방법은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한국어→프랑스어→한국어’로 번역하여 교차 확인방법 설명 및 시연)? - [학생] 워드프로세서로 편지 쓰기, 맞춤법 검사기로 검토, 필요에 따라 국어로 쓴 편지 수정, 국어로 쓴 편지를 파파고 번역기 이용하여 번역, 교차 확인하여 번역 품질 평가(환류), 국어로 쓴 편지를 다듬고 고쳐서 다시 번역 및 확인 반복, 완성 후 패들렛에 올리기 - [교사] 출판사에 저자의 이메일 문의했으나 구할 수 없어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에서 저자를 찾아 인스타그램 DM(Direct Message)으로 연락, 학생들이 사마아를 읽었고, 편지 써서 모은 패들렛 주소 전달, 저자와 번역가의 답신을 받음(그림 1.2 참조). - Big6를 통해 과정을 살펴보면, ‘과제 정의, 정보탐색전략, 검색과 정보 찾기, 정보이용 분석 추출, 종합 제작(표현), 평가’의 과정을 오가는 반복이 있다. ‘①어떤 내용으로 편지를 쓸지 생각하고, ② 책을 비롯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하는 등 정보원을 선택하고, ③정보원 안에서 정보를 찾고, ④적합한 정보를 추출하여, ⑤결과물인 편지를 작성, ⑥발표 평가’한다(그림 3 참조). 이후 번역기를 사용하여 결과물을 만들 때도 이와 유사한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 [학생] 패들렛에 공유한 결과물 및 과정에 대하여 발표. 친구들의 발표를 경청하고, 칭찬할 점을 찾아 칭찬을 한다. 5단계 _ 마무리 - [교사] 학생들의 정보문제 해결과정에 대하여 칭찬하고, 나아져야 할 부분에 대하여 조언한다. - [학생] 일련의 정보활용과정에 대하여 정리(친구들의 제작 결과물 및 발표에서 배울 점 생각해 보고, 스스로의 과제 해결과정도 평가하는 짧은 기록)하면서 마무리 과제(숙제)를 한다. 수업 후 소감 디지털 네이티브인 지금 10대들은 디지털역량이 뛰어나다. 여기에 더하여 정보와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 정보의 탐색부터 종합 평가까지 모든 단계에서 소통과 공유, 협업을 강조하고, 그 과정을 교사와 학생이 서로 함께하며 공존·성장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 이용에 있어 컴퓨터보다 휴대폰 이용에 더욱 능숙했기에 가능하면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자료 제작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찾아 연구하고, 생각을 나누며, 협업하여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성숙한 성인으로 성장하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아쉬웠던 점은 학생의 번역문을 완벽하게 검토해 줄 수 없었던 것이다. 교사 역시 번역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파파고와 구글 번역기를 함께 사용하며 단문의 경우 ‘파파고’의 번역 품질이 구글 번역보다 조금 더 나은 듯 느껴졌다. 수업 개선 및 응용을 위한 아이디어 ① 정보탐색과정 기록하기: 정보 중 쓸 것은 쓰고 버릴 것은 버린 것에 대한 이유 기록하기 ② 탐색과정에서 신뢰하게 된 정보원은 저장 혹은 기억하고 활용하기 ③ 발표 경청 및 칭찬하기 기록 시 스스로의 발표에 대한 기록도 남기게 할 것. ④ 타인의 결과물과 발표에 대하여 칭찬할 부분을 찾았다면, 자신의 발표에 대해서는 중점을 둔 부분 특히 잘 전달한 내용과 방법 등에 대하여 스스로를 칭찬하는 기회도 제시(+@ 자신의 발표를 녹음하여 다시 듣고 평가하기) ⑤ 이후 다른 학생들의 독서 흥미 유발을 위해 ‘사마아’ 사막탈출게임 진행 질문이 많았던 내용 및 TIP ① 핸드폰으로 편집해도 될까요? : 거의 비슷하지만 메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고, 컴퓨터에서 편집하는 것이 핸드폰보다 쉽습니다. ② 맞춤법 검사 꼭 해야 하나요? : 번역 오류를 방지할 수 있으니 맞춤법 검사를 해봅시다.
AI 로봇 동아리 신설 2021년에는 코로나 상황에서 동아리활동이 온·오프라인으로 운영되었지만, 2022년부터는 전면등교로 정상 운영되었다. 따라서 AI·빅데이터 연구학교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에 대한 학습기회를 확대·제공하고자 2022학년도에 AI 로봇 동아리를 신설하였다. 동아리 학생 모집 공고 후, 추첨을 통해 52명을 선발하였다. 2022 AI 로봇 동아리는 과학·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AI 로봇 등 미래 핵심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로 자유학기 동아리 AI·SW 로봇공학반 30명과 창체 동아리 AI·SW 로봇알고리즘반 22명(1학년 36명, 2학년 10명, 3학년 4명 총 52명)으로 AI 로봇 슬기로운 미래과학탐구생활 또는 AI 동아리로 불렀다. 자유학년제 동아리 AI·SW 로봇공학은 레고 스파이크 프라임으로 모둠활동을 하였고, 창체 동아리 AI·SW 로봇알고리즘은 레고 마인드스톰 에듀케이션 EV3 코어세트를 활용하여 라인트레이서(line tracer) 자율주행 자동차 만들기를 하였다. 라인트레이서란 Line(선)과 Tracer(추적자)의 합성어로 센서가 인식할 수 있는 라인을 따라서 이동하는 로봇이다. 센서는 라인을 감지하여 디지털 신호를 발생시키고, 제어부에서 처리하여 모터에 신호를 보내어 라인트레이서(자율주행 자동차)가 라인을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 동아리 학생들은 대학 영재원과 영재고·과학고에 지원하여 좋은 결과가 있었고, 동아리 발표대회와 로봇텍스대회에도 참여하였다.[PART VIEW] 2022 AI-빅데이터 원촌 페어에서 동아리 학생들은 정규과정의 동아리활동뿐 아니라 2022 AI-빅데이터 원촌 페어에 주도적으로 참가하였다. 2022 AI-빅데이터 원촌 페어는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AI Big Data for All)’라는 부제로 교육공동체 구성원인 교원·학부모·학생을 위한 연수 및 체험활동으로 본교에서 약 1개월(2022.6.20.~7.16.) 동안 운영하였다. 학생들은 IoT 학교 협동 코딩, 가상현실(VR) 체험 및 EV3 수업, 스파이크 프라임 with 티처블머신과 로봇 특강 등에 참여하였다. 캠페인을 통한 AI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신나는 AI 교실 Open Lab 운영으로 지식나눔을 실천하였다. 또한 AI 동아리 학생들은 AI Big Data for All 캠페인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는데, 등굣길에 인간과 인간 목소리를 학습한 AI 노래에서 어느 쪽이 진짜 인간이 부르는 노래인지 맞히는 투표를 하였다. 기말고사 이후 지쳐있던 학생들에게 즐거운 등굣길이 되도록 아름다운 노래와 재미를 선사하였다. 동아리 학생들은 푯말을 30분 정도 들고 있어서 다리가 아프고 힘들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로운 것을 도전해 볼까? 라인팔로잉 대회가 있다는데 참여해볼까? 코로나 이후 학생들은 외부활동에 제약을 많이 받았지만, 2022년부터는 외부활동이 조금씩 허락되었다. 여름방학 중 로봇연수를 참여하였는데, 코로나로 하지 못했던 로봇대회가 다시 열리게 되었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까?’, ‘AI 동아리활동에서 라인트레이서를 만들고 있는데, 한 번 참여해 볼까?’, ‘학생들이 바쁜데, 참여할 수 있는 학생이 있을까?’, ‘처음 참여하는 대회인데 라인을 이탈하지 않고 결승선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 등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참여해 보기로 했다. AI 로봇 동아리 1학년 학생 6명은 인천 송도 뉴욕 주립대에서 열리는 ROBOTEX Korea 라인팔로잉 대회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2·3학년 학생 중에도 참여하고 싶은 학생이 있었지만, 중간고사 기간과 겹쳐서 참여하지 못하고 아쉬워했다. 라인트레이서(line tracer)는 레고 마인드스톰 EV3를 이용하여 만들었다. 라인트레이서는 4개의 칼라센서를 사용하여 라인을 감지한 후, 디지털 신호를 발생시키고, 제어부에서 처리하여 모니터에 신호를 보내면 라인트레이서가 라인을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 라인을 따라가는 라인트레이서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동아리활동 이외에 별도의 시간을 내서 연습해야 했다. 학생들은 대회에 가기 1주일 전부터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후 및 밤에 신나는 AI 교실에 모여서 라인트레이서를 만들고 연습하였다. 연습하느라 밤 9시 30분이 넘어서 집에 갈 때도 있었다. 늦은 밤까지 학교에서 라인트레이서를 만들고 연습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한 학생이 “선생님은 안 무서우세요?”라고 물어봤다. “무서우면 할 수 없지”라고 대답했다. 교사는 적어도 학생에게는 담대하고 강하게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사실 캄캄한 밤에 교실에 혼자 있지 못하지만, 학생들과 같이 있으니 늦은 밤에도 신나는 AI 교실에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 번 실패하고 또 실패하였다. 특히 라인에는 어려운 구간이 있었다. 여러 번 실패하다가 처음 성공하였을 때 학생들은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드디어 9월 25일 일요일 ‘인천 송도 ROBOTEX Korea 라인팔로잉 대회’ 당일이 되었다. 인천 송도 뉴욕 주립대에서 8시 50분까지 팀 등록을 위해 아침 7시부터 출발했다. 학생들은 송도까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서 아침 일찍 왔다. 하늘은 파랗고 날씨는 정말 좋았다. 학생들은 개막식부터 참여하였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우리 팀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학생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라인팔로잉 출발선에 라인트레이서를 내려놓았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연습한 Map에서는 성공하였어도 대회에서 처음 도전하는 맵의 라인을 이탈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처음 도전에서 라인트레이서는 라인에서 이탈하지 않고 완주하였다. 대회장에서 멀리 떨어진 2층 관중석에서 보고 있었는데 떨리는 마음이 전해졌고, 결승선을 지날 때는 기쁜 마음이 느껴졌다. 1차 시도에서 성공하였으므로 2·3차에서는 도전적으로 코딩을 변경하여 시도하였다. 비록 완주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AI 로봇을 만들고, 코딩하며, 상대팀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학생들이 성장하는 건강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북유럽 에스토니아에 가볼까? 대회가 끝나고 시간이 얼마 지난 후, 협회에서 연락이 왔다. 로봇 텍스 세계대회인 에스토니아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추첨이 있는데, 우리 학교가 뽑혔다고 했다. 학생들은 북유럽 에스토니아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된 것에 마음이 들떴고, 라인트레이서 세계 규정으로 열심히 준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나빠졌고, 여러 사정으로 결국 에스토니아에 가지 못했다. 학생들은 어렵게 얻어낸 부모님의 허락에도 불구하고 에스토니아에 가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번 도전을 통해 로봇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도 생겼고, 다른 로봇대회를 준비하기도 했다. 비록 에스토니아에는 가지 못했지만, 아이들의 멋진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날이 있으리라 믿는다. ※ 이 원고의 AI로봇 동아리는 필자가 2022년까지 근무했던 서울원촌중학교 사례임을 밝힌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난 후, 학교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숙제처럼 남겨졌다. 그것은 바로 기초학력보장에 대한 문제이다. 학교에 갈 수 없고, 보편적인 교육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결손과 결핍이 생겨났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결핍과 결손이 저소득 계층 등 사회적 취약층에 더욱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학교는 그들의 학업결손을 보충하여 채워주고 ‘노력하면 할 수 있다’라는 효능감을 키워주기 위해 여러 가지 방면으로 SMART하게 노력하고 있다. 준비하기(Setting) _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 기초학력의 첫 단추는 3월 진단활동에서 시작한다. 올해는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으로 진단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컨설팅 연수를 실시하였다. 기초학력 추적 시스템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향상도를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학부모는 객관화된 수치를 보고 기초학력평가와 앞으로 학교에서 하는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갖는다. 관리하기(Management) _ 방과후 자기주도반, 1·2학년 협력강사 본교는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1·2학년 기초학력 협력강사 수업을 진행하고, 방과후 기초학력 미도달학생들을 모아 ‘자기주도반’을 진행한다. 방과후 자기주도반의 경우 운영이 다소 어렵다. 수업을 마치면 어느 누구나 집에 가거나 친구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것이다. 만약 교사에게 ‘너는 업무를 못하니까 16시 30분까지 근무하고, 두 시간 동안 근무를 더 하고 가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까무러치게 싫을 것이다. 이에 방과후수업의 경우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공부하더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 유인책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학생들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편의점을 떠올렸고, ‘NH(논현)25’라는 편의점 개념의 간식코너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 자기주도반에 우선 온다!’라는 목표를 두고, 공부하고 편의점에서 간식을 먹는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PART VIEW] 도움주기(Assistance) _ 점프업·키다리샘 점프업과 키다리샘 프로그램을 모든 교사가 운영하고 있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교사의 기꺼운 도움이 필요하다. 다수:1이 아닌, 소규모 혹은 1:1의 밀착지도가 필요하다. 이에 본교에서는 모든 교사가 점프업 혹은 키다리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키다리샘의 경우 연간 100시간을 혼자 진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담임교사와 교과교사가 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강남서초학습도움센터에서 오는 공문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학습상담을 통해 기초학력학생들의 심리·정서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방학 프로그램의 경우 학생별 카드를 만들어 강사와 사전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필수이다. 방학 중 이루어지는 비교적 짧은 기간의 수업에 학생들을 파악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전 협의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관계맺기(Relationship) _ 두드림학교 기초학력 결손의 문제는 단순히 학업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가정에서 충족되지 못한 결핍이 심리·정서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이것이 학업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초학력 원인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두드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다각적인 지원을 위해 특수교사·보건교사가 포함된 두드림팀을 구성한 후, ‘통합 사례관리 카드’를 제작·활용하고 있다. 두드림학교 대상자 10명 중 대부분 학생은 상담센터와 병원을 연계하여 지원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학생의 경우 학부모 협조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보람도 있다. 학교에 자주 빠지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5학년, 양○○)을 위한 ‘디지털 드로잉수업(2022.11.23.(화)~, 10차시)’을 실시했던 일이다. 그림 그리는 데 특출난 재능을 가진 학생이었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배우면 학교에 잘 나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고, 결과도 좋았다. 기술 활용하기(Technology) _ 인공지능 마중물 프로그램, 리더스 아이 본교는 인공지능 마중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초학력 미도달학생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튜터를 보급하여 기초학력 향상을 꾀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 협의를 통해 9명 학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고, 학교 여분으로 두 대를 대여하였다. LMS를 이용해서 학생들의 진도율을 체크하고, 공부패턴을 알아보며, 학습관리를 한다. 학습진행이 안 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마중물 캠프’를 진행하여 학생들의 학습을 독려하고, 자기주도 공부방법을 조금씩 습관화하도록 하였다. 더불어 문해력 증진방법 중 하나로 ‘리더스 아이’라는 기계를 사용하여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해 보았다. 리더스 아이는 노트북에 따로 부착된 카메라가 독자(讀者)의 시선을 따라가며 독서습관을 분석하고 진단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들은 읽는 시선이 일정하지 못하고, 읽는 속도 역시 문제가 있었다. 학업성취가 좋은 학생들은 시선처리가 좋고, 읽는 속도도 좋았다. 이 프로그램이 좋은 것은 학부모에게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여 학교나 교사가 학생에게 하는 지도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SMART한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정리하며 약 17년 전, 풋풋한 신규시절의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학습부진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한다’라는 이야기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한다’라는 이야기의 학교 버전인 셈이다. 저 우스갯소리는 잘 가르쳐도 표가 안 나고, 성과도 없으니, 해도 소용없다는 교사로서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이해된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정도로 시간은 흘렀고, 시대도 바뀌었다. 누군가 교육계의 영웅으로 짜잔 나타나 ‘기초학력 미도달학생을 내가 다 구제하겠다’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정도 예산과 인력이 들어가니 기초학력 결손문제는 당연히 해결될 수 있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막대한 예산과 에너지가 투입되는 기초학력사업으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이고, 학생들에게 남겨지는 것은 무엇일까? 교사에게는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다’라는 목표의식 혹은 ‘나라님이 구제할 수 있어’라는 희망일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우리는 너희를 포기하지 않는다’, ‘도움을 받으면 너희도 할 수 있는 거야’, ‘너희의 속도로 나가면 돼’, ‘힘내자!’라는 무언(無言)의 지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무한한 관심·사랑·가르침으로 기초학력 결손을 채워주시는 선생님들과 더디지만 꾸준하게 발걸음을 내디디며 자신의 속도로 발전하는 학생들을 응원한다. 학교는 SMART한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충북 보은군 장안면 장안2길 속리초등학교. 속리산 IC에서 나와 법주사로 가는 길 왼편에 자리한 단층 건물의 작고 예쁜 학교다. 교문 앞 소나무가 ‘세월의 품격’을 말해주는 곳. 그곳에 예술교육의 힘으로 지역사회를 살린 속리초가 있다. 지난 1930년 속리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속리초는 한때 보은군 일대에서 손꼽히는 학교였다. 그러나 농촌을 떠나고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격랑은 피해 갈 수 없었다. 지난 2018년 전교생이 31명까지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폐교를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학생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 현재 전교생은 52명, 6년 새 무려 30여 명이 불어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반전 드라마는 한 편의 뮤지컬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8년 충북 보은문화예술회관. 속리초 학생들의 뮤지컬 ‘라이언킹’과 ‘브레멘 음악대’가 무대에 올랐다. 3월부터 예술강사와 교사들의 지도 속에 땀 흘려 연습했던 공연이다. 첫 무대는 대성공을 거뒀다. 시골 초등학교 학생들의 깜찍한 연기와 노래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2018년부터 뮤지컬 공연 … 깜찍한 연기에 박수갈채 속리초는 문화체육부가 공모한 문화예술 씨앗학교에 선정된 학교. 이날 공연은 뮤지컬 특색교육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예술꽃 씨앗학교’는 문체부가 전국 400명 이하 소규모학교에 공연·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최대 4년 동안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9년 공연에서는 시나리오 작업부터 학생들이 참여한 ‘소확행’을 무대에 올렸고, 2020년엔 꿈에 대한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행복한 보은씨’를 선보였다. 예술꽃 씨앗학교 마지막 해인 2021년에는 오염된 지구의 모습을 학생들의 시각에서 재미있게 그려낸 창작뮤지컬 ‘미래를 찾아서’가 무대에 올랐다. 여세를 몰아 속리초는 2022년 민간기업 후원을 받는 ‘예술꽃 새싹학교’와 ‘학교예술교육을 통한 지역 역사 감수성 기르기’라는 주제로 충북교육청지정 문예체교육 연구학교로도 선정됐다. 문화예술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연구학교는 예술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의 역사를 되새기고 가치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중점을 뒀다. 국악 등 우리 음악도 추가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보은군 문화재인 삼년산성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삼년산성 이야기’를 공연했다. 보은읍 오정산에 있는 신라시대 ‘삼년산성’의 오누이 설화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내용으로 꾸민 작품이다. 올 11월에는 동학군의 보은 취회(聚會) 1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전교생이 참여하는 뮤지컬 ‘동학’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속리초가 위치한 보은군 장안면 장안·장내리는 1893년 3월 동학군 취회가 있던 유서 깊은 곳이다. 동학혁명 당시 전국에서 집결한 동학군이 이곳에서 관군에 맞서 싸우다가 2천 600여 명이 숨을 거뒀다. 지역에서는 동학군 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위령제와 천도교 추념행사, 원불교 천도재가 매년 열린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예술공연을 통해 민족의식을 심어주고 지역의 역사와 전통이 보존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동학’을 공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을 중심으로 한 예술교육활동은 학교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육공동체의 결속과 화합이다. 뮤지컬 공연을 위해 매주 월요일을 팬 데이(FAN day)로 정하고 담임교사와 예술강사들이 협력해 학년별로 3시간씩 음악(노래와 안무)·연기·소품 제작 수업을 진행했다. 자신감 넘치는 학생들 배려심도 깊어 … 학폭 없는 학교 여름방학에는 ‘예술꽃 캠프’를 진행, 하루 4~6시간씩 집중연습을 통해 뮤지컬 공연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학부모들도 열렬한 응원자이자 후원자로서 큰 힘을 보탰다. 공연에 나선 학생들의 분장은 학부모들이 도맡다시피 했다. 뮤지컬을 통해 학생·학부모·교사가 모두 하나 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학생들의 변화도 컸다. 뮤지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동료의식이 싹텄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무대에 서다 보니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모든 학생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뮤지컬은 또 종합예술로 불릴 만큼 각자의 배역에 충실하는 것이 관건, 이 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리더십이 자연스레 길러졌다. 어린 초등학생들이지만 작은 실수가 생기더라도 감싸주고 격려하는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학교생활에서까지 이어져 순기능을 발휘했다.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맺어진 끈끈한 정은 1~6학년까지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고학년 학생들은 저학년을 동생처럼 챙겼다. 한 자녀 가정 아이들은 학교에서 가족애를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특수학급에 다니는 학생이 농구 연습을 하던 중 골을 넣자 모든 학생이 박수치며 내 일처럼 기뻐하는 장면은 학교분위기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학교폭력이 있을 수 없는 학교다. 예술새싹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김욱동 교사는 “뮤지컬을 계기로 학생들의 자신감이 높아지고 표현력이 좋아졌다. 힘든 연습과정을 거쳐 공연을 마치고 나면 학생들은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착하고 자신감 넘치고 남을 배려하는 학생들이 있는지 놀라울 정도라”고 했다. 한 학부모는 “어디서든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자녀들의 모습이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교사들도 마찬가지. 속리초 교사들의 열정은 교과지도에서 잘 나타난다. 기초학력 부진학생이 나오지 않도록 방과후까지 남아 지도하는 것은 기본. 방학 중에도 출근해 학생들을 끼고 앉아 가르친다. 학원 등 사교육 인프라가 거의 없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교사들은 더 헌신적이다. “학교는 교사하기 나름 … 교사 지원이 가장 중요” 이 같은 분위기는 문은경 교장의 교육철학이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문 교장은 교사들이 소신껏 학급운영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 교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했다. “거창한 교육비전을 제시하고 교육목표를 가지고 있으면 뭐 합니까. 그것을 실현하는 교사들이 없다면 선언에 불과한 것이죠. 한 분 한 분이 소중할 수밖에 없어요. 특히 소규모학교일수록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문 교장은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학교경영의 제1원칙”이라고 말했다. 작지만 즐겁고 좋은 학교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전학 문의가 이어졌고, 전입생이 늘기 시작했다. 인천과 구미 등 먼 곳에서 학생들이 몰려왔다. 인근에 기업체가 들어선 것도 한몫했다. 문체부는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이 이룬 대표적 성공사례로 속리초를 꼽았다. 뮤지컬과 연계한 교육활동으로 폐교 위기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몰려오는 학교로 새롭게 탄생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교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속리산자락의 작은 마을, 작은학교에서 피어난 희망의 꽃이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한 우리 교육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봄 딸아이가 시집을 갔다. 결혼식장에서 나에게 인사를 올리며, 눈물을 비쳤다. 어릴 때 큰 시련을 겪으며, 나에게 인생에 대한 감사를 일깨웠던 아이다. 자라서는 내게 늘 따뜻한 대화 친구였다. 그 순간 나도 간신히 눈물을 참아내었다. 딸아이와 아프게 정들었던 세월은 이렇게 응축되어 ‘보석 같은 눈물’이 되나 보다. 마음에 오래 새겨지는 장면이었다. 그날 내 마음에 새겨진 장면은 ‘딸아이의 눈물’ 말고도 또 있었다. 그것은 주례를 맡으신 김기석 목사님의 주례사 말씀이었다. 딸아이의 눈물이 ‘감정의 울림’으로 새겨졌다면, 목사님의 주례사 말씀은 성숙한 인간과 삶의 태도를 불러오는 ‘이성의 울림’으로 새겨졌다. 명색이 교육학자인 나에게는 ‘교육적 성찰’의 한 부분으로 다가왔다. 주례 목사님은 신랑 신부가 살면서 두 개의 동사를 실천하며 살기를 주문했다. 그중 하나는 ‘우러러보다’이고, 다른 하나는 ‘바라보다’였다. 서로 우러러보고 바라봄으로써, 부부관계는 물론이고, 모든 관계를 복되게 이끌어 가라 하신다. ‘우러러보다’와 ‘바라보다’는 단순한 ‘보다’가 아니다. 거기에는 ‘어떤 마음’이 담겨 있다. 그 마음은 자못 진실하고 간곡하다. 나는 이 두 동사를 사전에서 찾아본다. ‘우러러보다’에는 ‘마음속으로 받들어 공경하다’라는 뜻이 있다. 우러러보려면 나를 낮추어야 한다. 몸의 위치도, 마음의 자리도 낮추어야 한다. 나를 낮추지 않음을 주체의 당당함으로 아는 세태에서 ‘우러러보다’는 사전에서 잠자는 말이 되어간다. ‘바라보다’에는 가능성을 믿고 기다린다는 뜻이 있다. ‘바라보다’의 ‘바라’는 ‘바라다’와 상통한다. ‘바라보다’에는 상대를 향한 신뢰, 그리고 상대를 위한 인내가 아름답게 숨어 있다. 오늘날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의 성취를 재촉하면서 ‘바라보다’의 자세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고백하건대 그때까지 나 또한 ‘바라보다’를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 맥없이 대상을 시선 안에 두는 행위 정도로 생각했다. 상대에 대한 신뢰와 인내로 그에 대한 기대를 조용히 기다리는 마음이 있어서, 마침내 ‘바라보다’에 이르는 것임을 몰랐다. 이렇듯 속 깊고 지긋한 ‘의미의 향기’가 ‘바라보다’에 있음을 미처 몰랐다. 나는 ‘바라보다’를 재발견한 것이다. 부부가 서로 우러러보는 시선을 눈으로도 향하고, 마음으로도 가진다면, 그 복은 고스란히 부부의 복이 될 것이다. 부부는 각기 발전하고, 또 함께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부가 ‘눈의 시선과 마음의 시선’으로 서로 바라보기를 한다면, 그로 인한 복은 그 가정의 자녀들이 누릴 것이다. 영성 깊게 누릴 것이다. 그런데 그날 내게 꽂힌 것이 하나 더 있다. 주례 목사님이 우러러보기와 바라보기를 말씀하시면서, 지나가는 말인 양, 한 문장을 덧붙였다. 그 한 문장이 오래도록 나를 건드렸다. 주례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부부의 관계를 아름답게 발전시켜 나가려면 서로 우러러보기와 바라보기를 하십시오.” 이렇게 말씀하고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바로 이 문장이다. “아무 데서도 가르치지 않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것인데, 아무 데서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학교나 가정에서 힘주어 가르치지 않는다. 나도 이를 특별히 강조하여 가르친 것 같지는 않다.목사님은 ‘우러러보다’와 ‘바라보다’, 이 동사 자체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걸 말하려는 건 물론 아니었다. 이들 두 동사가 안으로 품고 있는 덕성의 자질과 인성의 요소를, 우리 사회가 너무도 소홀히 하고 있음을 말하려는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권한과 권리, 저항과 분노, 비판과 개혁, 평등과 공정, 참여와 연대, 환경과 공동체 등의 가치들이 교육내용의 지도를 채우는 동안 정직·인내·존중·겸손·용서·양보·공경·헌신 등의 교육내용이 상대적으로 잘 보이지 않게 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들 내용은 서로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로 보아야 할 것 아니겠는가. 근대 이후의 교육은 ‘가르칠 내용’을 어느 정도 명료화한다. ‘가르칠 내용’을 국가수준에서 기획하고 운영하기 위해서,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선포하고, 실현한다. 이렇게 정해진 ‘가르칠 내용’은 정당성을 부여받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다 가르칠 수는 없기에 가르칠 내용을 선정하고 체계화하는 일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가르칠 내용이 명시적으로 확정되면, 여기에 들지 않는 내용은 자연스럽게 배제된다. 물론 인류가 전통적으로 중시해 온 보편의 지식과 문화는 쉽게 배제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국가·사회가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전략적으로 가다듬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르치는 내용’과 ‘가르치지 않는 내용’은 반드시 대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서로 허용적일 수 있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교육의 형질은 이런 접근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한때 국어교육에서 표준말을 가르치는 데에 중점을 두고 방언은 가르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표준말과 방언은 깊은 상관성과 더불어 각각의 고유 가치가 있다. 지금은 이 둘을 모두 의미 있게 가르친다. 표준말만을 가르치던 때도, ‘가르치지 않는 방언’에 대해서 허용적 태도를 가진 선생님이 있을 수 있다. 음악과목을 양악(洋樂) 중심으로만 가르치던 때에, ‘가르치지 않는 국악(國樂)’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필요하다. 가르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이 식지 않는 교육과 사려 깊은 교육의 길이다. 그런 점에서 기획된 교육과정(planned curriculum)의 성패는 그것을 최종적으로 실천하는 교사의 ‘실행된 교육과정(realized curriculum)’에 달려 있다. 또 그런 점에서 ‘지금 가르치는 교육내용’과 ‘지금 가르치지 않는 교육내용’, 이 양자 사이의 상호성과 거리를 늘 냉정하게 견주어 보는 통찰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교육이 길러 주어야 할 능력 핵심이 기능(skill)에서 역량(competence)으로 넘어가는 대목에서야말로 더더욱 필요하다. 일찍이 아이즈너(Eisner) 교수가 교육적 상상력(Educational Imagination, 1979)에서 말했던 영(零)교육과정(null-curriculum/공식 교육과정이 가르치지 않는 교육내용을 커리큘럼 총체의 차원에서 보려 했던 개념)은 산업분화 시대에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선택과 배제가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고, 융합되고, 전략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에는 더 유효한 개념이 되고 있다. 교육의 전체성 또는 교육의 조화 균형성에 대한 위기가 그만큼 더 증대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가르치지 않는 것’에 대한 칼럼 원고를 쓰는 중, 마침 다가온 부모님의 기일(忌日) 준비를 하다가, 내 어머니의 6.25 체험 기록(1999년 작성) 하나를 대면한다. 읽어 보니, 1950년 8월경, 스물한 살 나이에 나를 태중에 가지고, 대구 남방 경산 어느 지역으로 피난 가셨을 때의 체험이다. 이런 기록에 담긴 6.25의 역사는 이제 잊어도 되는 걸까. 이걸 여기 소개하면 칼럼의 사족(蛇足)이 될까 염려하다가, 마침 이달이 호국의 달 6월이라, 이런 내용을 ‘가르치지 않는 것’에 묶어두지 말고, ‘가르치는 것’과 상호성을 발휘하면, 유효한 교육내용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생긴다. 긴 글 중에서 한 문단만 가져와 본다. 내가 피난 와서 임시로 사는 동네 뒷산에는 수십여 명쯤 되는 소년병들이 1~2주일가량 훈련을 받고 간다. 하루 내내 어딘가에서 훈련을 하고, 초저녁이면 모닥불을 피워 놓고 군가를 부르면서 젖은 옷을 말린다. 멀찌감치 보노라면, 우는 군인도 있다. 피난처에서 징집되어 총만 쏠 줄 알면, 일선 전선으로 간다고 한다. 얼마나 살아 돌아올까. 원을 둥그렇게 그리고, 어깨동무하고 빙빙 돌면서 부르는 노래, 나는 지금도 그 모습 그 노래를 잊지 못한다.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아~, 이슬같이~ 죽겠노라.” 6.25를 ‘가르치지 않는 내용’으로 밀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새삼 무슨 적개심을 가르치자는 것이 아니라, 만약 6.25가 없었다면, 북의 침략전쟁이 없었다면, 그래서 한반도에 전쟁이 없었다면, 우리는 진작에 통일이 되고도 남았다. 동족상잔의 시퍼런 상처를 유족들이 가족사로 생생하게 지니는 동안 통일은 성큼 다가오기 어렵다. 그러니 이제는, 앞으로는, 그 어느 편도 다시 전쟁을 일으키면 안 된다. 민족과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이런 정도로 가르칠 수는 없겠는가.
들어가며 오늘날 지구촌은 더욱 가까워지고 밀접하게 연결되어 상호의존성·불확실성·불평 등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전 지구적인 문제가 곧 내 삶의 문제이며, 동시에 나의 문제가 곧 전 지구적 문제라는 점을 체감하였다. 빈곤과 기아, 기후변화, 사회·경제적 불평등, 차별 등의 글로벌 사회문제들이 내 삶과 동떨어진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였다. 이에 많은 사람이 이러한 문제해결과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과 연대가 중요하고, 개인에게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공감하였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공동의 문제를 상호존중과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해결하기 위한 교육적 실천이 필수적이며,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교육적 가치와 세계적 상황을 어떻게 연결 지을 것인지에 대한 관점으로 세계시민교육의 의미와 필요성, 실천 중심의 세계시민교육을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시민교육의 이해 세계시민교육은 2012년 9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글로벌교육우선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 GEFI) 선언’과 함께 제시된 세 가지 우선순위 중의 하나인 ‘세계시민성의 함양’을 통해 국제사회의 주요 교육담론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2015년 9월 UN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선언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와 같은 해 11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한 ‘유네스코 교육 2030’에서 연이어 세계시민교육이 핵심주제로 포함되면서 이와 관련된 국제적 공조와 실천적 의지가 확산되었다.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D)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려우며 국제이해교육·평화교육·지속가능발전교육·개발교육·시민교육·다문화교육·인권교육 등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기관, 각종 NGO 및 시민단체에서 다양한 교육적 논의를 통해 진화하고 수렴된 형태의 포괄적 개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조대훈 등이(2018) 정의한 ‘세계화-다문화시대를 살고 있는 학습자가 단일국가에 기반을 둔 시민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역-국가-지구촌 차원에서 능동적인 주체로서 전 세계가 당면한 공동의 위기상황과 문제 등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통해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관용적이고, 포용적이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시민교육’으로 하였다. 세계시민교육은 다양한 주제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다층적이고 다면적이다. 인권교육·평화교육·지속가능발전교육·국제이해교육 등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여 다른 분야에 적용된 다양한 개념과 방법론을 활용하며, 이를 각 지역의 공동체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다(UNESCO, 2015). 세계시민교육과 전통적 시민교육의 주요 차이점은 표 1과 같으며, 박환보(2020)의 연구에 의한 세계시민교육 영역은 표 2와 같다.[PART VIEW]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 세계시민교육은 개인이 국가·문화·인종·종교·언어 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세계적인 문제들에 대해 책임과 역할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이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목적·지향·대상·주체성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논의해 볼 수 있다. 첫째, 세계시민교육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기르는 교육이다. 인권·평화·사회정의와 같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는 교육으로 가치 지향적인 교육이다. 전 지구적으로 인류 보편의 가치를 정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향하는 교육으로서 의의가 있다. 둘째, 세계시민교육은 글로벌 시민사회의 책임감 있는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책무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시민의식 함양을 지향한다. 세계화는 빈곤·환경문제·테러·전염병 등과 같이 어느 한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전 지구적 문제의 급속한 확산을 초래하였다.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가 스스로 지역사회부터 전 지구적 문제까지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셋째, 세계시민교육은 전 지구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정체성과 소속감을 갖게 한다. 이러한 세계시민교육의 기저에는 민족이나 국가 같은 특정 공동체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시민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하여 국경을 넘어선 인적·물적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국가 간의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이 심화되었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은 인종·종교·국적은 다르더라도 지구공동체 일원으로서 정체성을 형성하고,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다. 넷째,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의 행동·참여·실천 및 주체성을 강조하는 교육이다.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를 수동적인 수용자로 보는 것이 아닌 능동적인 교육주체로 학습자가 더 나은 세상과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지식과 내용 이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과는 다르게 참여와 실천지향적인 교육이다. 또한 반성적이고 성찰적인 교육으로 평생학습의 측면에서 다면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이다. 실천 중심 세계시민교육의 활성화 방안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의 적극적이고 능동적 행동, 실천에 대한 참여, 실제 세계에서 행동과 참여 등을 강조하고, 세계시민성에 ‘대해’ 배우는 교육을 넘어 세계시민성의 실천을 ‘통해’ 배우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2015). 따라서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세계시민교육은 지식 및 인지적 기능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학습자들의 생활 속에서 이들의 주체성과 자발성을 강조하며 더 나은 지구촌과 세계를 만들기 위한 참여의 방식을 기반으로 하는 실천 중심의 교육이 더욱 요구될 것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행동 및 실천에 참여하는 행동 능력을 기르기 위한 세계시민교육 활성화 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세계시민교육 주제 편성 교육과정 운영 실천 중심 세계시민교육 주제는 교육과정에 편성하여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교과에서의 융합적인 프로젝트, 주제통합 학습, 교과 외 창의적체험활동을 통한 학습, 지역과 함께하는 현장학습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교과 간 연계수업, 교내 행사, 시수 확보 등이 필수적이다. 또한 주제를 경험해 보고 여러 상황과 그 주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 볼 수 있도록 구체적 정보나 상황과 연계한 활동 중심 내용이 되도록 구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의 공동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과정에 학생들의 의견 반영 및 학생주도성 프로젝트를 구안, 적용할 수 있다. 나. 학습자 주도성 교육 최근 OECD가 미래교육과 교육혁신에 대한 담론 중 학생 주도성, 학습자 주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습자 주도성은 학생들이 자신의 성장을 위한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하고 학습 및 실행하는 주도적 능력 및 성향을 의미한다. 세계시민교육은 의미 있는 경험과 활동을 고려하여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교육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따라서 학습자에 초점을 두고 학습자 주도성을 발휘하는 과정을 기획단계부터 하게 되면 시민성에 대한 경험을 스스로 갖게 될 뿐만 아니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공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학습하게 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학생들의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기여하는 시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 학교구성원 전체의 인식 공유 및 지지 실천 중심 세계시민교육이 교과 및 비교과 차원에서 다양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학교구성원들 간 공감대를 형성하여 협력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공동체는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 및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는 시간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외부활동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를 위한 학교구성원 간의 협의·협조가 필요하며, 학교장의 동의와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나가며 4차 산업혁명, 디지털기술 발달, 팬데믹 경험 등 현재 우리 교육은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치를 지향하고 그 가치를 중심으로 실천과 경험으로 펼쳐나가는 세계시민교육은 내용과 방법면 그리고 지향점에 있어서 ‘교육’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본다. 세계시민교육이 지향하는 학습자의 자질을 인지적 학습자, 사회정의적 학습자, 실천적 학습자이다. 생각(Think)하고, 공감(Share)하며, 행동(Act)하는 학습내용과 방법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촉진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협력을 북돋는 가치관과 사회적·감성적 역량을 키워야할 것이다. 이제 우리 학생들이 삶의 맥락 안에서 정의와 평화, 지속가능한 세상을 향한 지역, 국가·세계적 차원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사람으로서 지구촌 문제를 상호협력하여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학생의 선험적인 지식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정책논술 준비방법 1. 자기진단에서 출발하기 2. 연습도 체계적으로 하기 자신 있는 논술방법 1. 교육현장에 대한 폭넓은 사고와 표현 능력이 필요하다. 1) 논술 준비는 서술형 평가 및 면접에도 반드시 도움이 된다. - 교육정책, 교수·학습, 장학(교직)실무, 기획 논술(서술) 적용 → 현장 관련성 - 수험자의 전문적 능력을 파악하는 데는 논술(서술)이 결정적이다. ※ 교육전문직원원 선발시험에 있어서 논술의 위치 교육전문직원원 선발시험에 있어서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교육부나 각 시·도의 전형 요강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전형방식이 대개 논(서)술형 및 기획, 면접 및 자기역할계획 등으로 이루어지고, 논술형과 기획력 평가의 출제기법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교육전문직원 선발시험에 있어서 논술의 실질적인 비중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또 응시자가 전문적인 능력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파악함에 있어서 논술이 상대적으로 더 유용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논술의 실질적인 비중은 매우 높다고 해야 할 것이다. 2) 자신의 사상과 철학이 드러나도록 써야 한다(암기는 최소한). 가) 암기도 필요하겠지만 중요 요소를 토대로 교육철학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면서 전개하여야 한다. 나) 예상 답안을 암기하면 실전에서 평소 자신이 알고 있던 내용도 독창적으로 쓰기 어렵다.[PART VIEW] 3) 학교 교육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잘하는 사람이 합격을 위한 논술 작성에 유리하다. 논술평가는 실무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왜냐하면 평소에 분석, 문제점 파악, 해결방안 도출, 실천 및 지원방안을 찾는 훈련이 많이 되었기 때문이다. ※ 교육전문직원 선발시험은 실제 업무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시험이다. 평상시 교육에 대한 애정과 무한한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논술을 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습관이다. 전문직원 선발시험은 아무리 지식을 많이 갖고 있다 해도 그것이 실제 업무에서 제대로 발휘할 수 있어야 하므로, 실무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일이 전문직원 선발시험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된다. 4) 논술시험을 잘 보려면 평소에 학생들과 교육현장 등의 문제들에 대한 교육적 본질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매우 중요하다. 가) 교육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 자신의 입장이 정확하게 드러난다. 나) 논술 답안에는 평소 교육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 흔적이 나타나야 한다. 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써야 한다. 라) 논술 답안 작성은 ‘내용을 아는 만큼 쓸 수 있고, 형식은 써본 만큼 향상된다.’ 5) 논술은 교육 및 교육정책 관련 문제들에 대한 자신만의 ‘논술 작성 틀(구조화)’을 갖고 작성해야 한다. 논술 작성 틀을 갖는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출제되어도 논술 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논술 작성 틀(구조화) • 목적, 배경, 개념(의의), 필요성(중요성) • 비교(장·단점), 이유(원인), 특징(실태), 조건 • 절차(방법), 부작용, (기대)효과, 역기능과 순기능 • 문제점 및 개선방안, 한계, 대책(안), 전망과 시사점, 자세(역할·태도) • 교육과정(교과·비교과활동), 행·재정적 측면, 사회적 인식 등 • 학생·교사·학부모·교육청(장학사) 등의 측면에서도 생각하기 이런 개념들을 숙지하면 요구하는 논술 문제의 중요 내용을 놓치지 않고 풀어갈 수 있다. 6) 교육전문직원이 되고자 한다면, 평소에 독창적으로 생각하는 습관 갖기를 하여야 한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면서도 현장 중심의 생명력 있는 인상적인 글이 고득점을 보장한다. 가) 한 문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조망해 보는 논리적 사고의 습관을 형성한다. 나) 교육(학교)현장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하여 남과는 다른 눈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늘 교사의 입장을 기본으로 학교·학생·학부모·지역사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교육전문직원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정리해 보는 것이다). 다) 교육적이거나 관행적인 상식에도 의문을 던져 본다(창의적인 논술을 위해). 또 다른 이유와 원인, 해결방안 그 이외의 정책추진방안은 없는지, 해결방안은 없는지, 지원방안은 무엇인지를 폭넓게 고민해 본다. 7) 논술을 작성할 때 가능하면 세련되고 압축적인 문장으로 표현한다. 가) 하나의 문장에는 1~2개의 생각(정답 요소)을 담아 단문으로 표현한다. 나) 모호하게 표현하지 말고 정확한 개념을 자신감 있게 표현해야 한다. 다) 문장을 제대로 완성해야 하고, 문장 성분의 지나친 생략과 비약은 금물이다. 라) 내용 전체에 중복된 표현(同語反覆)이나 무의미한 말을 쓰지 않도록 한다. 마) 서술어와 호응하는 부사어, 문장 접속 시 앞뒤의 호응에 유의한다. 바) 정답 요소로 핵심내용을 제시함에 있어 문맥에 맞는 어휘를 사용하여야 한다. 사) 문어체를 사용하고 존칭어나 구어체 등의 사용은 하지 않는다. ‘구조화된 논술의 틀’을 갖는 것이 논술 작성의 첫걸음이다. 교육 관련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사고의 틀을 만들어 활용한다.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에 접근함에 있어서 자신의 사고를 폭넓고 유연하게 전개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자신만의 접근 틀을 정형화하여 두고, 이에 비추어 논술문제를 검토하면 막연한 접근보다는 다양한 사고가 펼쳐질 수 있다. 2. 논술 답안 작성 시 최소한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제시문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숙지하여야 한다(핵심). - 무엇을 묻고 있는지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 제시문 분석이 잘못되면 논술의 방향이 달라지고 출제자의 의도와 다른 각도에서 논술하게 된다. - 제시문 분석능력은 배경지식에 좌우되며, 출제자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2) 글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써야 한다. -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한다(서론과 결론, 앞부분과 뒷부분이 다른 주장이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 다양한 근거들을 올바르게 선택하여, 주장은 명쾌하고 객관성과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 유의사항 및 제시된 조건을 반드시 확인한다(서론이나 결론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개요 작성 및 논술 주제 만들기 1. 개요 작성 ● 개요 작성이란? 1) 개요는 글의 전체적인 윤곽으로써 체계적으로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 글을 쓰기 전에 주제와 목적에 맞게 글감을 배치하여 글의 줄거리를 항목화하는 것이다. 3) 글의 전체적인 흐름 파악, 전개과정을 논리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 개요 작성의 필요성 1) 짜임새 있는 글을 쉽게 쓸 수 있게 해준다. 2) 글을 써 가면서 일어나기 쉬운 혼란과 주제에서 벗어나는 일을 방지해 준다. 3) 불필요한 내용의 반복을 막을 수 있으며 부족한 부분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4) 글의 전체적인 균형 및 논리적 흐름을 미리 조절할 수 있게 한다. ● 개요 작성 시 유의할 점 1) 각 단락의 배열순서는 논리적이고 질서 있게 해야 한다. 2) 단락과 단락 간의 관계가 명확하고 긴밀한 연관성을 가져야 한다. 3) 개요는 완전해질 때까지 반복하여 수정한다. → 글을 쓰는 중에 새로운 내용이 떠오르면 개요 짜기를 다시 하는 기분으로 수정한다. ● 실전 개요 작성 1) 문제가 요구하는 것을 신속·정확히 파악하여 최대한 간단하게 작성한다. 2) 반드시 예시문이나 유의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를 준수하여야 한다. 3) 주제문 작성 시 문제의 핵심과 출제의도를 파악하여 논제에 자신의 입장과 견해를 반영한다. 4) 제시문을 보고 관련 정보(지식)를 문제지의 여백에 최대한 메모하여도 좋다. 5) 논술 답안 전체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묻는 대로 답하기). 6) 개요를 가급적 신속하고 상세하게 짜야 한다(예: 자신만 알 수 있게 단어나 어절로). 2. 논술주제 만들기 연습 _ 예시❶ 교육현안을 논술 주제로 연습하기 _ 예시❷ ☞ 코로나19 이후 학교교육에 적용되고 있는 디지털교육의 필요성과 확대 전망 및 문제점과 해결방안 * 학교교육에서 디지털교육의 필요성과 확대 전망 * 현재 학교 여건을 고려할 때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 및 추진방향 ☞ 학교단위에서 학생들의 자치역량증진과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방안 *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세계시민의식의 중요성과 실천 프로그램 * 자치역량증진과 학생다운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지도방안 ☞ 학교의 교원업무부담 경감을 위한 교육청의 역할과 학교의 실행방안 * 현재 추진 중인 교원업무 경감 정책들의 문제점(한계)과 원인 * 실질적인 교원업무 경감을 통해 학생 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대안 ☞ 학생 자살행동의 문제점과 원인 및 생명존중을 위한 효과적인 지도방안 * 학생 자살 증가의 문제점과 원인 * 생명존중교육의 중요성과 실효성 있는 교육 * 학생 자살 직전 상황 발견 시 실효성 있는 학교에서의 상담 및 지도방안 ☞ 학교에서 독서교육이 중요한 이유와 습관 형성을 위한 효과적인 지도방안 * 학교에서 학생 대상 독서교육이 중요한 이유 * 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독서교육 활성화 방안 * 효과적인 독서 생활화를 위한 학교와 교육청의 지원방안 ☞ 교원의 교수권 침해의 문제점과 원인 및 학교에서 교수권 발휘의 정상화 방안 * 학교 교육현장에서 교원의 교수권 침해 문제점과 원인 *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수권 발휘의 정상화 방안 ☞ 부적응학생(교과·생활 등) 원인과 기초학습 부진학생을 위한 효과적인 진로지도방안 * 학교생활 중 교과와 생활 등에 대한 부적응학생이 나타나는 원인 * 기초학습 부진학생이 나타나는 원인과 효과적인 진로지도방안 ☞ 학생들이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시하고 해결방안 및 다양한 지원방안 * 안전한 학습환경을 위협하는 요소(학생측면, 학교측면, 사회측면 등)와 문제점 * 안전한 학습환경 위해요소 제거방안과 안전한 학습환경 구축을 위한 지원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