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54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그녀의 일기 속에 끼어 든 배추흰나비 애벌레와 지렁이 배 경 숙 열어 놓은 거실 창문으로 들어온 5월 오후의 햇빛이 코발트 색 바닥에서 잘게 부서진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자니 치맛자락을 휘돌아 감듯 금빛 너울이 일렁인다. 그녀는 눈을 몇 번 깜박이고는 책장 정리를 하다 찾아낸 빛 바랜 일기장을 열었다. 먼지가 매캐하게 피어오른다. 볼펜으로 또박또박 쓴 글씨에서 기름이 배어 나와 있는 것이 20여 년의 세월 저편의 이야기를 그녀에게 한 번 더 들려줄 준비를 하고 있던 것 같다. 그녀는 소파에 등을 대고 편히 앉았다. 19○○년 4월28일 두 손을 깍지를 끼고 등뒤로 올려 크게 하품을 했다. 왼쪽 검지손가락에 낀 묵주반지도 함께 하품을 한다. 눈가에 묻은 눈물을 손가락으로 찍어내던 나는 창가 쪽 그늘진 구석에 놓아둔 사육상자에 시선이 붙들렸다. 무 잎 한 장만 덜렁 들어 있지만 잎 뒤쪽에는 배추흰나비의 알이 다섯 개나 붙어서 생명을 키워가고 있다. 어제 아침에 강 선생이 낳은 지 3, 4일 됐을 거라면서 돋보기로 관찰해 보라고 해서 들여다봤을 때 깨알만큼 작은 보송보송한 연두색의 알을 보았다. 알이라니까 그런가보다 하지 꼭 만화책에 나오는 총알을 붙여 세워 놓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옆의 수조에 삼분의 일쯤 담긴 흙 속에는 문제의 지렁이가 몸을 숨기고 있을 터였다. 지렁이, 시뻘건 살덩이, 길고 눈도 없는 것이 아무 데나 마구 기어다니고. 어제는 둘째 시간부터 다섯째 시간까지 3학년이 지렁이의 생김새를 관찰하는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다행히 지렁이는 강 선생이 준비한다고 해서 나는 그 외의 실험기구만 준비해 주면 됐다. 그런데 수업이 다 끝나고 과학실에 들어왔을 때 나는 그만 소리를 꽥지르고 말았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엄지손가락 굵기 만한 지렁이 한 마리가 교실 바닥에서 몸을 뒤채고 있는 게 아닌가. 강 선생한테 도움을 청하자 강 선생은 지렁이를 버리는 대신 수조에 담아 사육상자 옆에다 놓았다. 강 선생은 작은 생명에 대해 아는 것도 많은 것 같다. 내가 사육상자 안을 들여다보는걸 보더니 이렇게 이야기를 해줬다. "5일 째가 되면 노란색으로 변할 거요. 검은 색으로 변하면서 애벌레가 나올 준비를 할 때가 일주일 정도가 됐을 때입니다. 애벌레는 나오면 알껍질을 먹어요. 강한 생명력이지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다가 수조를 툭 건드려 보았다. 아무 기척이 없다. 피부가 촉촉해야 산다는 녀석이 어제 마루바닥에서 괴로웠을 거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나는 바싹 마른 흙 한쪽에다 물을 한 컵 가만히 부었다. 습기가 적당한 곳을 찾아 살겠지. 19○○년 4월 30일 어느 새 벽시계가 4시 30분을 가리킨다. 오늘 저녁은 성당에서 청년미사가 있는 날이라서 누구 말대로 '땡! 교문 출발'을 하려고 퇴근 준비를 서둘러야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퇴근해서 저녁만 먹고 성당에 가는데도 여차하면 늦기 일쑤이니까 그럴 수밖에. 그 때 노크 소리와 함께 강 선생을 흘낏 바라보기만 했다. 아무 말 없이 창가로 가 담배를 피워 무는 강 선생의 뒷모습이 만져질 듯이 들으며 책상 위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썼다. '당신은 누구세요?' "지렁이가 말이요." "녜?" "보면 볼수록 사람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자웅동체인데도 두 마리가 만나야만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것이 외로움을 타는 남자의 속내 같고 눈도 없는데 빛과 어둠을 가리는 능력을 가진 것도 그렇고...." "....." "어젯밤에 꿈을 꿨는데 지렁이 녀석이 점잖게 모자까지 쓰고 나와서는 고맙다고 합디다. 아름다운 곳에서 살게 해 줘서. 그런데 뭐가 아름답다는 건지 통 모르겠더라구요." 강 선생의 눈빛이 부딪쳐왔다.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나의 무엇을 보고 있는지 정신이 아뜩해져서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때 구원의 퇴근 종이 울렸다. 나는 서랍을 열어 핸드백을 꺼내고 퇴근 준비를 서둘렀다. 그런데 강 선생은 두 팔을 번갈아 휘두르며 종희 얘기를 꺼냈다. "또 쓰러졌어요. 올해 벌써 세 번짼데 녀석 날이 갈수록 몸무게만 늘어서 나를 이렇게 골탕을 먹입니다." 나는 입술 양끝을 올려 웃어 보였다. 덩치가 큰 종희를 안고 2층 보건실로 뛰었을 강 선생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 "쓰러지는 횟수가 느는데도 정확한 병명을 모른다니..." "걱정이겠네요." 그런데 내 말에 대꾸를 않던 강 선생이 몇 발짝 문을 향해 걷다가 돌아서서 "저녁에 시간 있어요?" 하고 물었다. 나는 순간 이상한 경험을 했다. 성당에 가야한다고 말을 하려는데 말이 되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본드라도 붙인 것처럼 말이다. "바쁘면 늦게라도 슬슬 나와봐요. 시 도서관에서 논문 자료를 찾아야되는데 신 선생이 옆에 있어주면 잘 될 것 같아서...." 이번에는 손까지 떨렸다. "밤을 꼬박 세워야 하거든요. 게으름을 피웠더니...." 강 선생이 뚜벅뚜벅 여덟 발자국을 걸어서 문을 열고 나갔다. 나는 그제서야 입을 열고 숨을 내쉬었다. 미사만 겨우 마치고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 강 선생은 두꺼운 책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옮겨적고 있었다. 내가 다가앉자 씩 웃더니 하던 일을 계속한다. 많은 사람들이 책과 눈씨름을 하고 있고 책장 넘기는 소리와 외우는지 가끔 웅얼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조용하기만 했다. 라운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강 선생에게서 샴푸 냄새가 났다. 앞머리가 푸스스 이마로 흘러내린 강 선생이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낯설었다. 옆에 내가 앉아 있다는 걸 잊었을까? 19○○년 5월 2일 아침에 출근해 보니 까맣게 만지면 휘어질 것 같은 털이 온몸을 뒤덮은 애벌레 한 마리가 머리를 휘두르며 알 껍질을 먹어대고 있었다. 일 껍질을 다 먹으면 무나 배춧잎을 먹고 자란다니 내일부터는 시장을 돌아서 출퇴근을 해야겠다. 어린것은 귀엽다던데 영 맘에 드는 구석이 없다. 털을 보면 볼수록 온몸에 스멀스멀 뭐가 기어다닐 것만 같다. 수조 속 지렁이의 옆구리가 보였다. 어느 땐가는 머리인지 꼬리인지 모를 부분이 눈에 띈 적도 있다. 녀석이 가끔 빨갛고 길쭉한 끈으로 보이기도 하고 움직임이 때로는 경쾌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런데 오늘 정말 하고싶은 얘기는 지금부터다. 중간놀이 시간에 종희가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쳐 강 선생이 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는데 여덟 바늘이나 꿰매야 하는데 마침 양호선생이 출장 중이라 내가 강 선생과 교대를 했다. 강 선생은 말없이 내 손을 잡았다. 땀으로 흠뻑 젖은 손이 왜 눈물에 젖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종희 할머니가 정말 검사를 해 봤을까요?" "......" "언젠가 종희 할머니를 본 적이 있어요. 부모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데 정말 대학병원 가서 검사를 했을까요?" 강 선생은 자신과 종희를 동일시하는지도 모른다. 할머니와 외롭고 가난하게 사는 종희의 아픔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게 하는지도. 먼 빛으로 본 교사이면서 대학원생인 강 선생은 나의 숲이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숲의 속살이 군데군데 보이기는 하지만 나는 그 숲의 한 그루 나무이고 싶다. 강 선생이 힘들면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둥지이고 싶다. 19○○년 5월 6일 끝내 다른 알속에서는 애벌레가 깨어나지 않았다. 환경이 갑작스레 바뀌는 바람에 부화하지 못한 것 같다는 강 선생의 말을 들으며 누르스름하게 말라붙은 알의 흔적을 본다. 얼마 더 지나면 그것마저도 사라지리라. 마음이 물밑으로 가라앉는다. 어제까지만 해도 검은 색을 많이 띄던 애벌레는 무 잎을 먹기 시작하면서 녹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용케도 애벌레는 줄기만 돌려놓고 부드러운 잎만 잘도 갉아먹는다. 겉모습도 빌로드 천 같이 부드러워 보인다. 그녀는 출근하면서 얻어온 배춧잎을 한 장 사육상자 안에 넣어주고 나서 문을 채웠다. 지금 누가 나더러 보물이 뭐냐고 물으면 '배추흰나비 애벌레 한 마리'라고 하면 몇 사람이 고개를 끄덕여줄까? 나비가 될 때까지 잘 자라주기를 기도하면서 6학년 실험 수업 준비를 하느라 부산스레 움직이는데 강 선생이 들어섰다. 면도를 하지 않은 꺼칠한 얼굴로 습관처럼 담배를 피워 물고 창가에 선다. "종희 할머니가 붙잡고 웁디다." "...." "어쩌면 사는 꼬라지가 나보다 더할 수가 있단 말이요. 지하 단칸 셋방에서 그나마 파출부일이라도 하니까 사는 거지..." 나는 마음이 또 가라앉았다. 꼬라지, 지하단칸셋방, 파출부가 가슴 한가득 추가되어 매달렸다. 그런데 왜 그 순간 추가 왼쪽 검지손가락에 끼운 묵주반지를 건드리며 지나갔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강 선생의 입에서 놀람인지 탄성인지 모를 소리가 터져 나온 건 그 때였다. "거참, 이상하다." 강 선생은 지렁이가 담긴 수조 앞에 서 있었다. "전 반에는 내가 수조를 돌려놔 보기도 했는데 또 이쪽이네?" 웃었다. 강 선생의 목소리가 밝아져서. "외로움, 그럴까요?" 또 웃었다. 지렁이가 알까, 외로움을? "에라. 사랑이라고 해두죠." 나는 끝내 쿡쿡 소리내 웃었다. 강 선생도 하하 웃었다. 강 선생은 들어올 때보다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실험실을 나갔다. 나도 전염병처럼 번진 나아진 기분으로 수조 앞에 섰다. 애벌레는 열심히 배춧잎을 갉고 있는데 지렁이가 애벌레 쪽에서 몸을 꿈틀댄다. 녀석은 내가 제 하는 양을 훔쳐보고 있는 줄 죽을 때까지 모를 거다. 투명이라는 단어를 모를 테니 흙 위로만 아나오면 아무도 못 보는 줄 알 거다. 음흉한 녀석. 눈도 코도 없는 녀석이 감히 머리, 가슴, 배로 나뉜 고등동물을 좋아하다니. 저는 겨우 강모나 있는 주제에 다리가 8쌍이나 있고 녹색 빌로드 외투를 입은 예쁜 애벌레 옆을 얼찐거리다니. 그런데 나는 지금 일기를 쓰다가 애벌레도 지렁이의 존재를 알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얼핏 스쳤다. 그렇다면 멋진 사랑 이야깃 감이 되지 않을까? 19○○년 5월 8일 "박 선생이 병가요. 이틀이지만 우리 학교는 전출입생이 많으니 신 선생이 맡아서 생활기록부 전산망을 관리해 주시오. 부탁합니다." 교감 선생의 말에 나는 기어드는 소리로 대답을 했다. 입이 쑥 나왔다. 일손이 달린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사무가 구분되어 있는데 박 선생의 일이 또 내 몫으로 떨어졌다. 하긴 평소 우리들의 관계를 생각하면 딱히 입을 내밀 일도 아니다. 전산보조원인 박 선생과 과학조교인 나는 교사의 사회에서 열외인 기분을 떨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부담이 되는 것은 박 선생만큼 컴퓨터를 만지는 일에 자신이 없어서일 것이다. 나는 뾰족한 수 없이 서류철과 디스켓, CD를 들고 전산실로 들어갔다. 전산실에는 덜렁 컴퓨터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키도 크고 예쁜 박 선생과 방이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자기의 방은 자기의 냄새가 나도록 꾸며야한다'는 교장 선생의 말도 들을만한 것 같다. 컴퓨터를 켰다. 커서가 몇 번 깜박이고,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초기화면이 떴고 나는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그래,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거야. 이틀뿐이잖아.' 전산실은 외딴섬처럼 조용했다. 조용하다못해 고즈넉했다. 지나다닐 사람이 별로 없는 한 쪽 구석에 있어서 박 선생을 평소에 자주 볼 수 없었나 보았다. 창문께로 다가앉으니 다행이 운동장 한 조각이 내려다보인다. 소리는 정지한 채 햇살만 가득 운동장에서 춤사위를 벌이고 있었다. '얼마나 아름답고 고마운 햇빛입니까? 돈 한 푼 내지 않아도 에너지를 만들어 1분 1초도 쉬지 않고 우리에게 보내주고 있으니. 햇빛 에너지로 옷을 만들어 입고 잘 난척하는 저 녹색 애벌레를 봐요. 4, 5일 동안 실컷 먹고 잠을 잘 때도 햇빛 에너지를 받으면서 자라지요. 먹은 만큼, 잠 잔 만큼, 허물 벗은 만큼 자라지요.' 노크도 없이 문이 드르륵 열렸다. 나는 햇빛에 강 선생의 기억에 취해서 천천히 뒤를 돌아 보았다. 그런데 거기에는 강 선생의 놀란 얼굴이 나를 마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강 선생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어쩐 일이요? 신 선생이." "선생님은요?" "전출생이 있어서요. 박 선생 어디 갔어요?" 박 선생이 결근을 해서 내가 전출입생 때문에 오게 되었다고 하자 강 선생은 주먹을 부르쥐며 분개했다. 하루 이틀 미룬다고 큰일나는 것도 아닌데 꼭 이렇게 해야하느냐는 것이었다. 침묵도 긍정이니 말을 해서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하며 얼굴이 벌겋도록 교장교감 선생을 성토했다. 나는 괜찮으니 아무 말도 말라고 애원하다시피 해서야 강 선생은 돌아갔다. 전출생 이야기를 빼먹은 채. 다시 생각해도 참 따뜻하다. 따뜻한 사람이다. 참 저녁을 잘 못 먹어서 식중독에 걸렸다는 박 선생은 뭘 먹었을까? 이틀씩이나 병가를 내려면 얼마나 아파야 할까? 19○○년 5월9일 강 선생이 나른한 오후 햇살을 몰고 과학실에 들어섰다. 내가 사육상자 앞에서 세 번째 깊은 잠을 자고 있는 애벌레를 훔쳐보고 있을 때 강 선생은 얼굴에 온통 웃음을 머금은 채 옆에서 함께 애벌레를 훔쳐봤다. 지렁이 녀석도 함께. '지금이 몸이 자라는 때요." 내 귀에 대고 강 선생이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눈앞이 깜깜해져서 나는 고개만 주억거렸다. "봐서 알겠지만 이 번 잠에서 깨면 허물을 벗고 한 번 더 열심히 먹어댈거요. 마지막으로 잠을 자고 허물 벗고 그 다음에는 번데기가 되어서 나비가 될 준비를 하지요." 나는 건성으로 대답을 하면서 지렁이와 애벌레를 번갈아 내려다보았다. 자나깨나 자기만 쳐다보는 지렁이 녀석을 애벌레가 눈치를 챘을까? 첫 번 째보다 두 번째보다 세 번째 잠자는 애벌레의 침대가 지렁이와 더 가까운 것은 우연일까? 나는 눈가가 후끈해지는 걸 느낀다. 그래 식물도 감정이 있다는데 하물며 움직이는 동물인데, 느낌이 없겠나? 느낌. 강 선생의 옆얼굴을 보니 '느낌을 말해 보라구. 그 남자가 풍기는 냄새 같은 거.' 하고 다그치던 친구가 떠올랐다. '음, 어두운 것 같으면서도 밝고, 주변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리고 생명을 사랑해. 지렁이도 애벌레도... 또 많은 여자들이 그를 좋아해.' '그 남자가 좋아하는 게 아니고?' '아니야, 그 사람은 누구에게나 다 친절해.' '바람둥이의 전형이구나.' 웃었다. 강 선생은 다른 처녀 선생들도 많은데 나를 좋아한다는 걸 잘 아니까. "천신만고 끝에 나비가 되어서 세상에 살러 나오면 햇살이 젖은 몸을 말려줘요. 나비는 그 다음에 어떻게 할까요?" "날아가겠지요. 멀리." 강 선생의 눈에 얼핏 물기가 어렸다.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눈을 떴을 때 신 선생을 볼 수 있으면 참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 "나를 똑바로 봐요." 강 선생이 내 손을 잡으면서 얼굴을 가까이 댄다. 눈빛이 눈부시다. "보기 싫소?" 고개를 저었다. 슬픔이 가슴 밑을 흐른다. 찢어지게 가난해서 어렸을 때부터 철들도록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 속에서만 살았다는 강 선생은 그래서 벌레와 친해졌다고 했던가. 강 선생에게 잡힌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강 선생은 기다렸다는 듯이 내 손가락에 천천히 입맞춤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묵주반지에 대고 눈을 감은 채 입을 맞췄다. "옆에만 있어 준다면 나는 신 선생의 그 분 앞에 무릎도 꿇을 거요." 강 선생의 말이 귀 안을 울렸다. 몸 구석구석에 퍼져 있는 모든 세포가 곤두서서 방망이질 을 한다. 강 선생이 와락 끌어안았다. 가슴 뛰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그대로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골마루에서 다다닥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팔을 푼 우리는 서로 등을 대고 돌아섰다. 강 선생이 문께로 나가며 "저녁에 전화 할 건데 괜찮지요?" 하고 머리를 긁는다. 나는 고개만 끄덕거렸다. 저녁 내내 나는 박 선생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강 선생은 전화로 감미로운 G선상의 아리아를 들려주면서 사랑한다고 속삭였지만 먼저 걸려온 박선생의 차분하다못해 울림통을 울려 나오는 웅얼거림 같은 전화목소리 때문에 심사가 꼬인 실처럼 비틀려 있었다. 박 선생은 저녁에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찻집에 다다른 것은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지난 뒤였다. 박선생은 창백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10시가 조금 넘었는데도 찻집에는 연인인 듯한 젊은 남녀 한 쌍이 어깨를 편안히 기대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 나는 굳어지려는 마음을 풀어볼 양으로 물을 홀짝 마셨다. "G선상의 아리아, 들으셨어요?" '녜?" "강 선생님..." 박 선생의 눈이 반짝하고는 빛을 잃는다. "뭐라구요?" 모든 감각기관이 박 선생을 향해 열렸다. 온 신경을 팽팽히 당긴다. "분위기가 디카프리오 같지 않아요?..... 나는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었어요." 귀 안으로 벌떼가 몰려든다. 수십 마리, 아니면 수백 마리가 날아들면 이런 소리가 날 것이다. "...... 다른 사람도 아닌 그에게서,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그 남자에게서 직접 들었으면...아니예요. 이렇게 엄청난 이야기는 직접 들으나 누구를 통해서 알게 되더라도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니 마찬가지겠죠." 나는 와들와들 떨리는 몸을 주체하기가 힘들어 물을 마셨다. 젊은 두 남녀는 마주보고 입맞춤을 하는가. '눈앞에서 싹 꺼져버려!' "왜 저한테 강 선생님 이야기를..." 박 선생의 입가에 미소가 떴다 사라진다. "그 사람 다음 순례지가 신 선생님이라는 걸 진작에 알았어요. 그런데 그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거예요.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제가." 박 선생 이전에 또 어떤 곳을 거쳤을까? 그런 남자에게 순례자라는 말은 얼토당토않다. 나는 절대 강 선생의 순례지가 아니다. 숨을 깊이 마셨다가 천천히 코로 내 쉬었다. 가슴이 꽉차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허전하지도 않다. "그 사람 할머니 뵈었나요?" 고개를 흔들었다. "할머니도 병의 흔적을 갖고 계세요. 약하긴 하지만. 한.센.병." 박 선생이 한. 센. 병. 하고 꼭꼭 찍어 말을 하면서 내 눈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한센병. 전에 어디선가 읽은 기억은 있는데. 어감이 부드럽다. 이런 이름의 병도 내가 환절기 때마다 의례적으로 앓곤 하는 감기몸살처럼 온몸이 쑤시고 아플까? 그런데 왜 박 선생은 '할머니도'라고 할까? "소록도에 그 사람 부모님도 살아 계세요." 나를 지탱해주던 마지막 보루마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젊은 남녀가 부둥켜안은 채 바닥으로 통나무처럼 뚝 떨어진다. 실제로 나는 그 순간 옆으로 쓰러졌었나 보았다. 박 선생의 외마디 소리를 들은 것도 같고 그냥 보얗게 앉아 있는 걸 본 것도 같다. 19○○년 5월10일 따끈한 커피 잔에서 나오는 향내를 맡으며 책상에 엎드려 어젯밤의 꿈을 헤집어 보았다. 강 선생이 밤새도록 뭉그러진 손으로 나를 잡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강 선생을 피해 다니느라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다가오는 얼굴이 뒤틀린 여자가 막무가내로 내 옷을 잡아당겼다. 소리를 지르려고 해도 말이 되어 나오질 않는다. 그런데 마이크처럼 뭉그러진 손에서 소리가 났다. '내 곁에 있어줘요.' '사랑해요.' 귀를 막았다. 이번에는 'G선상의 아리아.' 머리를 흔들며 다 식은 커피를 입에 가져가는데 행진곡이 울렸다. 5월의 아침 햇빛을 받으면서 행진곡이 아이들을 운동장 가운데로 불러모은다. 조기 꼬불꼬불 늘어선 아이들은 1학년일 테고 고 옆이 2학년 그 옆이 아! 3학년. 강 선생님. 그녀는 늘어진 어깨로 자리에 와 앉았다. 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린데. 강 선생님은 분명히 박 선생에게 사랑한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결혼 하자고는 않고 부모님 이야기를 먼저 했다고 했지. 강 선생은 자신이 미감아 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도구로 나를 선택한 건 아닐까? 애벌레가 식성 좋게 배춧잎을 먹어댄다. 이번이 마지막 먹음일 텐데 지렁이는 애벌레 쪽에서 꾸물댄다. 저 빨간 살덩이가, 저 하등동물이 사랑을 알면 어쩌겠다는 건다. 애벌레는 나비가 되어 날아가면 그 뿐인데. 사람인 나도 이렇게 복잡해진 머리와 가슴으로, 창백해진 믿음으로 앉아 있는데. 박 선생은 단칼에 무 자르듯 돌아섰다고 했다. 지금은 정상인으로 살아가지만 무서워서 싫다고 했단다. 자식이 잘못될까봐 싫다고 했다던가. 그리고는 씩씩하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몸살을 앓는 것 같다고. 아니 멀쩡한 남자에게 상처를 줘서 벌을 받는 것 같다고. 박 선생은 끝내 그녀의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사랑했다고. 강 선생은 처음부터 신 선생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는데 자기가 유혹했었다며 욕해도 달게 받겠노라고도 했다. 전산실에서 본 강 선생의 얼굴이 모자이크처럼 찢어졌다 일그러졌다 붙는다. 행진곡이 귀청을 때릴 듯이 울린다. 황급히 몸을 운동장 쪽으로 내밀었다. 아이들이 이리저리 엉긴 채 교실로 들어가는데 먼지도 보얗게 따라 나선다. 나는 카메라가 훑듯 운동장을 눈으로 훑는다. 없다. 얼굴에 열이 오른다. 왜 강 선생을 찾는가? 분명히 나는 그를 사랑하는 게다. 벌떡 일어났다. '강 선생님. 지금 내가 가요. 그러니 말 해줘야해요. 내게 바라는 게 뭔지.' 아이들이 교실에서 떠드는 소리가 왁자하게 나고 왔다갔다하는 것을 보니 아직 강 선생은 안 들어온 게 분명하다. 나는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려고 복도를 어슬렁거렸다. 골마루 판자 바닥 위로 개미가 줄지어 간다. 도대체 저 개미는 학교에 무슨 먹이가 있다고 자리를 잡았을까. 바보들. "신 선생님."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드니 강 선생이 복잡한 얼굴로 앞에 서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불쌍한 사람. 나는 왜 이렇게 이기적일까? 저 사람은 얼마나 건강한가. 아무 데서도 한센병의 흔적을 찾아낼 수가 없잖은가. 강 선생은 담배를 물고 운동장 쪽을 내다보며 혼잣말을 했다. "한참 기다렸어요 과학실에서. 나를 만나러 여기까지 온 줄도 모르고." "...." "그런데 왜 울어요. 설마 어젯밤 내내 생각하느라 눈이 짓무른 건 아닐테고." 나는 울다가 웃었다. 강 선생은 내 어깨를 툭 치며 "수업 끝나고 갈게요. 할 얘기가 있어요." 하고는 교실로 들어갔다. 아이들의 소리가 문을 여닫는 것을 따라 와악하고 퍼지다 도로 갇힌다.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할 얘기가 하, ㅏ, ㄹ, o, ㅒ, ㄱ, ㅣ로 분해되어 온 몸에 내려 앉는다. 발자국을 땔 때마다 비그르르 웃으며 따라온다. 어지럽다. 봄에 느낀 아지랑이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면. 과학실로 돌아와 2차시에 있을 4학년 실험 수업 준비를 했다. 어렸을 적에 하늘을 나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소리라도 지르고 싶을 만큼 좋은데 떨어질까 봐 뱃속이 간질간질 했었지. 나는 구름 위를 걷듯이 4층으로 걸어 올라가 전산실 문을 열었다. 그런데 어디에도 기댈 곳 없이 을씨년스럽다. 어제의 박 선생이 하얗게 바랜 얼굴이 새삼 떠올랐다. 차가운 마음으로 앉아 있었을 박 선생. 박 선생이 마셨을 공기를 흠뻑 들이 마셨다. 박 선생이 걸었을 교실 바닥을 이리저리 걸어보았다. 박 선생이 만졌을 창틀을 만지고 벽에 기대어 생각에 잠겼다. 그래 이건 아니다. 아니야. 나는 강 선생을 좋아하지 않아. 아니 그런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아. 사랑이라니,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나는 강 선생으로부터 자유롭다구.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어. 박 선생처럼 씩씩한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씩씩할 수 있어. 컴퓨터를 켰다. 컴퓨터는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꺼버릴 듯이 눈을 부라린다. 비밀 번호라. 어제도 켰는데. 비밀번호. 비밀번호. 한하운 시인이 어떤 시를 지었더라? 한 고개 넘어서 손가락 하나 묻고 한 고개 넘어 또 한 개의 손가락을 묻었다던가. 그 옆에만 가도 살 썩는 냄새가 날거야. 행진곡이 울리면서 방송으로 남자선생의 목소리가 꽝꽝 울린다. 오늘부터 중간놀이를 하니까 빨리 운동장으로 나오란다. 그녀는 전출생디스켓을 만들기 시작했다. 햇살은 벌써 따가울 텐데. 나는 골방에서 살 썩는 이야기나 기억해냈다. 흐흐흐. 손등을 이빨로 물어뜯었다. 아, 피, 이건 피, 썩은 살이 아니라도 살은 뜯긴다. 썩은 살이 아니라도 냄새가 난다. 비릿한. 생리. 반쯤 마른 오징어. 점심 시간이 되어서야 과학실로 내려왔다. 아이들이 정리를 했다고는 하나 실험기구며 교실 바닥이 어지럽다. 오후에 수업할 준비를 대충 해놓고 교무실로 디스켓을 가지고 갔다. 교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보통 때는 주번교사가 지키는데 오늘은 동굴 속 같다. 갈 수도 없고 서성대는데 전화가 때르릉 울렸다. 새삼스레 교무실을 둘러본 나는 천천히 수화기를 들었다. 전화기 저편에서 된 숨을 몰아 쉬었다. "초등학교입니다." '나 교감이요. 교장선생님 교무실에 안 계십니까?" "안 계십니다." "교장 선생님 뵈면 강 선생 상태가 안 좋다고만 전해 주시오. 종희는 괜찮고." 전화가 끊겼다. 한센병은 잠복기간이 10여 년이고 발병은 갑자기 되는게 아니라던데. 종희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3학년 교실로 올라갔다. 3학년1반 아이들은 벌써 책가방을 메고 교실을 나서고 옆 반 아이들도 집에 갈 준비로 부산하다. 나는 옆 반 교실로 무조건 들어갔다. "강 선생님이 어떻게 됐어요?" 돋보기 쓴 선생님의 대답이 커다란 망치처럼 내 귀를 두드렸다. "나도 잘 모르지 종희를 안고 가다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 밖에는." 간신히 교실을 나왔다. 상태가 안 좋다. 교통사고가 나서. 종희는 괜찮다. 애벌레가 움직임이 둔하다. 벌써 때가 되었나? 흙 위로 나온 지렁이가 사랑의 몸짓을 한다. 뭄부림을 친다. 바보 지렁이, 바보 종희, 바보 강 선생님, 바보 나. 지렁이는 한참동안 제 몸을 부비다가 애벌레를 넘겨보다가 저 혼자 늘어져 있다가 천천히 흙 속을 파고든다. 아주 천천히. 애벌레는 가만가만 지렁이를 흘깃거리다가 지렁이가 흙 속으로 완전히 꼬리를 감추자 배춧잎을 부지런히 먹어댄다. 너희들 서로 사랑하는구나. 말 안해도 알아. 그리고 슬퍼하는 거지? 아서라. 서로 갈 방향이 다르잖니. 너는 기다리고만 있어도 날개에 금가루 은가루를 묻히고 하늘을 날 수 있어. 너를 부러워하는 것들이 많단다. 이 세상은 넓고 참 아름답고 멋진 곳이야. 그런데 지렁이를 보렴. 눈도 코도 입도 없어. 화려한 날개는커녕 다리도 없지. 어둠 속에서 축축한 습기를 즐기며 사는 너보다 훨씬 못난 동물 같지 않은 동물이야. 5시에 울리는 차임벨 소리를 들으며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과학실 문을 열고 닫고 그리고 계단을 내려와 교문을 나섰다. 햇살이 따갑다. 해가리개를 만들어 하늘을 봐도 해가 보이지 않았다. 일기는 여기서 일단 끝나는 듯했다. 벽시계가 어느 새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그녀는 일기장을 소파 위에 둔 채로 일어났다. 주전자에 물을 담아 원두커피 몇 알을 띄워 가스 렌지 위에 얹고 불을 약하게 켜 두었다. 집안 구석구석 커피 향이 배는 걸 그도 그녀도 좋아해서 가끔 그렇게 한다. 그녀는 다시 소파 위의 일기장을 집어들었다. 분명하진 않지만 뭔가를 더 적어 놓았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몇 장을 넘기니 그녀의 기억대로 날짜도 없이 휘갈겨 쓴 몇 장의 글이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날짜는 없지만 앞의 날짜를 짐작해서 그녀 나름대로 날짜를 눈으로 적어가며 읽었다. 19○○년 5월11일 나는 지렁이의 안내를 받으며 흙 속을 헤치고 걸어갔다. 숨을 못 쉬면 어쩌나 하는 생각과는 달리 공기는 쾌적하고 새벽의 동틀 무렵처럼 적당히 감춰진 햇빛 탓인지 모든 사물이 아름답게 보였다. 마을은 사람이 사는 곳과 아주 흡사해서 흙 속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다. 지렁이는 간편한 옷을 입고 모자까지 쓰고 있어서 흉하다기보다는 전부터 잘 알던 것 같은 친근함 마저 들었다. "아가씨. 부탁이 있어서 초대를 했습니다." 지렁이는 여름날 앉는 들마루로 나를 안내한 다음에 입을 열었다. "눈치채셨겠지만 저 애벌레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나는 알고 있다며 웃었다. "그런데 곧 갈 거라면서..." 말을 잇지 못하는 지렁이를 차마 쳐다 볼 수가 없어서 손가락만 만지작거렸다. "가지 말라고 했더니 자연의 법칙이니 어쩔 수가 없다고... 나는 그딴 것 모르니 가지 말라고 했더니... 울면서 죽고 싶다고... 제발 부탁입니다. 애벌레더러 잡지 않을 테니 죽지는 말라고 전해 주세요. 꼭." 지렁이가 주춤주춤 내 무릎께로 다가앉았다. 어느 새 뻘건 살덩이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뒤로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자갈길도 달리고 시냇물도 휙휙 뛰어넘었다. 그런데 앞에서 달려들어오는 또 다른 뭉그러진 살덩이., 아, 살, 아, 있, 는 살덩어리들. 나는 손을 잡는 다른 손에 두 손이 잡힌 채 눈을 떴다. 어딘가, 처음 보는 천정이다. "정신이 드냐?" 엄마다. 집은 아닌데. 크레졸 냄새와 함께 간호사가 내려다보며 링겔병을 만지고 나갔다. "디 큰 딸년 묻는 줄 알고 며칠 못 잤더니. 인제 됐다." 엄마가 머리를 쓸어 올려 주며 눈물을 글썽였다. "엄마, 강 선생님." "쯧쯧, 박 선생한테 얘기 들었다. 이런 말해서 안됐다만 참 나쁜 사람이다. 어째 그런 사람이 멀쩡한 처자를 넘보는 거냐 그래." "얼마나, 어떻게 됐어요 엄마." "많이 상했다더라. 사람노릇 할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만." 나는 그 자리에 도로 누웠다. 강 선생이 살아있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지요. 강 선생만 있으면 개똥이 아니라 더한 곳이라도 괜찮아요. 19○○년 5월 13일 병원에 달려갔을 때 강 선생은 반 토막의 몸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종희를 안고 쓰러지면서 대형트럭의 바퀴에 두 다리가 그 자리에 절단되었는데 종희는 타박상만 입었다고 했다. 강 선생은 내 얼굴을 아예 보려고도 않고 고개를 벽 쪽으로 돌려버렸다. 강 선생의 할머니는 병원에 오지도 못하고 몸져누웠다고 했다. 불쌍하신 분. 끄트머리에 붙이는 글은 일기장의 끝 부분에 휘갈겨 쓴 것인데 어떻게 날짜를 적어볼까 하다가 그냥 읽기로 한 부분이다. 20여 년이 지났지만 그 때의 놀라움이 되살아난다. 나는 그 후로 학교에 꼭 두 번 갔다. 한 번은 강 선생이 1차 수술을 끝내고 바로 강 선생의 물건을 정리하러 3학년 1반 교실에 갔었고 한 번은 내 짐을 꾸리러 갔었다. 짐이랄 것도 없지만 과학실에 있는 교사용 책상 서랍을 정리해 쇼핑백에 담아 나오던 나는 습관처럼 사육상자 앞에 섰는데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지 못한 채 죽어 있었던 것이다. 먹이가 모자랐는가하고 살펴보았지만 누렇게 말라 바닥에 뒹구는 배춧잎을 발견하고 말았다. 나는 그만 불가사의한 사실 앞에서 입을 틀어막은 채 울고 말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웃는 듯이 그렇게 죽어 있었다. 죽어서 썩은 것이 아니라 파랗게 말라 있었다. 마른 누에처럼 아름다운 미이라로. 그녀는 등을 소파에 깊숙이 묻고 눈을 감았다. 애벌레와 지렁이의 일이 어제의 것처럼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그 뒤로 지렁이와 애벌레를 어떻게 했나 생각은 없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코끝에 커피 향이 배어든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 천천히 내뱉는다. 가슴 가득 세월이 남는다. 휠체어를 타지만 자상한 강 선생과 두 딸의 따뜻함이 가슴이 터질 듯이 차 오른다. 그녀는 살며시 눈을 뜨고 거실바닥에 에너지를 쏟아 붓는 햇살을 보며 일기장을 덮었다. -끝- 충북 청주 남평초 교사
수업을 제 일의 자존심으로 삼으셨던 연꽃 같은 분 이철호 선생님 나의 이철호 선생님! 4월에 저의 출산을 축하하며 포도송이를 보내 주셨을 때 선생님, 저는 4월이면 사탕처럼 터지던 여고 교정의 등나무 넝쿨을 떠올렸습니다. 저희가 '현자의 자궁'이라 부르며 사랑했던 교정의 등꽃은 이미 저버렸겠지만 점심시간이면 선생님과 무릎을 맞대고 꽃 빛 미래를 그리던 그 날의 풍경들은 고스란히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인간적인, 가장 인간적인 인간이 되길 역설하셨고 유난히 열성적인 국사 수업으로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인기 만점이었던 선생님, 그러나 선생님과의 인연은 교실 안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기에 더욱 큰 축복입니다. 누구나 마음에 남는 스승 한 분쯤은 다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가는 일이 힘겨울 때마다 바로 몸 가까이서 격려해 주는 스승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지도하는 일이나 수업시간에 산만한 학생들을 이끄는 효과적인 교수법에서부터 부부간의 도리, 자식을 키우는 일에까지 꼼꼼히 일러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더러운 물에 몸을 담그고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다 깨끗하게 최후를 맞는 연꽃을 가장 사랑하신다 하셨지요. 선생님은 바로 그 연꽃 같으신 분입니다. 교사에 대한 환상 따위는 이미 갖고 있지 않고 세상을 다 알아버렸다고 착각하는 학생들 앞에 설수록 교사는 만능이어야 한다며 끝없이 배우라고 채찍질하시던 선생님, 남편이 뒤늦게 배움을 준비하는 것도 선생님의 그 채찍질 덕분입니다. 다시 오월입니다. 여름으로 달려가는 공기가 후텁지근한데도 수줍게 속살을 열어 보이는 라일락의 향기만 더욱 향그러운 것은 우리 주변에 감사해야 할 이들이 너무 많은 까닭입니다. 그리고 그 많은 은혜 중 으뜸은 바로 선생님입니다. 수업을 제 일의 자존심으로 삼으셨던 선생님은 바로 교사로서의 제 푯대입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김인숙 경남 통영 충무고 교사
교총 "적극적 의지를 보여라" 교육부 "실현 가능성이 있어야" 예산 관련 23개항 잠정 합의…여타 31개항은 다시 논의키로 의견 차이로 고성 오가다 `관계부처 상대 공동투쟁' 다짐도 한국교총과 교육부는 22일 상반기 정기교섭 소위원회 2차회의를 열고 교총이 제기한 안건 중 내년도 정부예산 편성 일정을 감안 시한이 촉박한 예산 관련 23개항에 대해 일단 잠정 합의했다. 양측은 교원 정치활동, 수석교사제, 교육정책실명제, 육아휴직 요건 완화, 교총 연수원 건립 지원 등 여타 31개항은 다음 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이날 양측이 합의한 사항 중 주요내용은 △교원자율연수비 지급 △기말수당과 정근수당가산금 기본급에 흡수 △주당수업시수 법제화 및 초과수업수당 지급 △산업체 근무경력 80% 반영 △직무연수 3개중 1개만 성적 반영 △정기전보 조기 발표 △공익근무요원 배치 확대 △교원 일·숙직제 폐지 △사립학교법 개정 △유아교육법 제정 등이다. 학급담당수당의 경우 교총은 4만원을 인상해 내년부터 12만원지급할 것을 요구했으나 교육부는 "중앙인사위원회가 각종 수당 인상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어 `내년 10만원 지급'도 어려운 과제"라며 난색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 교총은 비록 교직발전종합방안에 있는 `학급담당수당 내년 10만원 인상안'이 그 동안 교총과의 교섭 합의를 통해 반영된 계획이긴 하지만 2005년까지 2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앞당겨 정부가 교원 처우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촉구해 한때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교육부는 내년 중 각종 교원처우 개선에 1조 5000여 억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금은 실현 불가능한 것을 보태기 보다 양측이 합의한 사항이 실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를 상대로 공동으로 예산 확보 설득 활동을 벌일 때라며 안간힘을 썼다. 교총 측 대표들은 잠시 숙의한 후 학급담당수당 내년 10만원 인상 계획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그 대신 교육부는 합의사항들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를 상대로 한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교육부도 교원처우 개선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양측이 긴밀히 협의해 공동 대처하자고 호응했다. 양측은 교원 자율연수비 지급, 주당수업시수 법제화 및 초과수업수당 지급, 교원 자녀 대학생 학비 감면 등 안건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교육부는 중앙정부에서 별도로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교육자치제 실시에 따라 교육감의 재량사항인 정책들의 이행을 단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무리라며 합의문구마다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내' `시·도교육청에 권장한다'는 표현을 사용하자고 주장했고, 교총은 이런 표현들이 합의문안의 일반 형식이 아니라며 교육부가 적극적인 실현 의지를 표명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양측은 논란 끝에 `권장한다'는 표현은 조문에서는 빼고 보칙에서 일괄 규정키로 했다. 또한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라는 표현도 가급적 사용을 억제 또는 완화키로 했다. 교원 자율연수비의 경우 그 동안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교원들이 컴퓨터·어학 연수 등을 받은 후 영수증을 첨부하면 수강료 등을 지급해주는 제도인데 이번 교섭을 통해 공식화되면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 돼 양측은 특히 신경을 썼다. 주당수업시수 법제화 및 초과수업수당 지급 안건은 오래 전에 합의한 사항을 재론하는 것이어서 교총은 먼저 교육부의 이행의지를 강도 높게 따졌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기획예산처가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 나라 교원들의 수업시수가 적은 편이라며 초과수업수당을 반대하고 있어 과밀학급, 잡무 등 열악한 여건이 고려돼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며 올해는 반드시 주당수업시수 법제화를 실현해 초과수업수당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교원자녀 대학생 학비 감면과 관련 교육부는 최근 청와대와 이 문제를 협의했으나 일반 공무원들도 직장협의회가 결성되고 있고 타직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할 때 당장 이행이 어려운 사항으로 분류됐는데 한국교육신문이 최근 이군현 회장이 김대통령을 만나 건의한 사실을 보도하자 많은 교원들이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또 정부가 불신을 받게 됐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교총 측 대표들은 헌법과 각종 법률에서 교원을 우대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의 적극 추진을 요구했다. 결국 이와 관련 옥신각신하다 양측은 합의문안에서 `추진'보다 한 단계 낮은 `검토 추진'으로 정리키로 했다. 이날 교섭 소위에는 교총에서 고영범 대의원(광주 송원중교사), 고학곤 부산초등분회장협의회장(부산 동항초교사), 박진석 교권정책국장이 교육부에서 우형식 교원정책심의관, 김석현 교원정책과장, 이기훈 교원복지담당관이 참석했다. /이석한 khan@kfta.or.kr
교총·교육부 2차 교섭소위 교총과 교육부는 22일 교총 소회의실에서 올 상반기 정기교섭 소위원회 2차회의를 열고 자율연수비 지급, 주당 수업시수 법제화 등 내년도 정부예산 편성 일정을 감안 시한이 촉박한 예산 관련 23개항에 대한 합의문안을 작성했다. 이밖에 양측이 첨예하게 이견을 보이는 교원 정치활동, 수석교사제, 7차교육과정 수정 보완 등 31개 안건은 다음 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이날 2차회의는 1차회의에서 안건별 토론을 벌인데 이어 몇차례에 걸친 사전 실무협의회를 통해 상당부분 의견 조율이 이루어진 상태였음에도 양측은 여전히 표현 방식, 실현 의지와 가능성 등에서 시각 차를 노출했다. 양측은 다소간의 이견에도 불구 비교적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응해 몇 차례 교착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상당수 교섭 안건의 경우 교육부는 처음부터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교총은 교원들의 피부에 닿는 절실한 현안인 점을 강조하고 있어 조만간 개최될 교섭 소위원회 3차 회의가 상반기 교섭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전문업체 통한 체계적 관리 필요 장기적으론 예산 절감 효과 지역교육청 단위 지원센터 운영 장비 관리 분야 연수도 필요 글 싣는 순서 1. HW 보급 그후 ① 좌담회 ② 관리 실태 ③ 학교별 현황 ④ 종합 대책 하드웨어 관리 대책은 크게 학교단위와 정부단위로 나눠볼 수 있다. 학교단위 대책에서 일단 우선시 돼야 할 사항은 실제 사용자의 관리 능력 향상이다. 사용자의 사소한 실수나 사용법 미숙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고 했을 때 실제로 점검을 해보면 전원 케이블이 빠져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키보드나 마우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케이블이 빠져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담당교사의 설명이다. 바이러스에 의한 문제 역시 사용자들이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감염이 됐다 하더라도 곧바로 조치할 수 있는 사안이다. 정보화 기자재 관리 요원의 자질 함양 및 업무 경감도 중요하다. 담당 교사의 능력에 따라 소프트웨어적인 문제 해결은 물론 하드웨어적인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필요한 부품을 직접 구매해 교체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물론 담당 교사도 일반 교사와 마찬가지로 수업이나 학급 업무 기타 행정 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장비관리도 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이므로 업무가 지나치게 과중하게 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장비 제작 또는 판매업체의 A/S 이용은 일정 기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 각급 학교에서 확산되고 있는 유지·보수 업체와의 계약 체결을 통한 관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월별 관리비는 업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15∼25만원 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산상의 부담은 있지만 전문 기능을 갖춘 정비 기사에 의해 장비들의 관리가 이뤄지고 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 차원의 정비도 가능하므로 장비 관리를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자재 관리의 효율성이나 담당 교사의 업무 경감의 차원에서 볼 때 이 정도 예산은 지원돼야 한다는 것인 일선 교사들의 주장이다. 경북의 한 고등학교 정보화 담당교사는 "유지·보수만 효율적으로 이뤄진다면 하드웨어 교체 시기를 몇 년을 늦출 수 있고 실제적인 기자재 활용 비율도 훨씬 높일 수 있다"며 "자세한 전문업체 정보와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학교의 수에 비해서 전문 업체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칫 학교 측에 불리한 계약이 맺어질 경우를 대비해 교육청 또는 몇 개 학교 단위로 공동 계약을 맺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 교육청에서는 교육청 차원에서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여 일선 학교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있기도 하다. 교육청 또는 그 이상의 상급 기관 수준에서 마련해야 할 대책에서 가장 우선시 돼야 할 사안은 역시 질 높은 연수의 실시다. 현재까지의 연수과정은 대체로 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업무 처리를 하는 방법에 치중했고 학교 컴퓨터나 관련 장비의 관리를 위한 연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던 만큼 이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실질적이고 수준 높은 연수가 필요하다. 지역 교육청 단위의 지원센터 또는 지원반 운영도 적절한 대안이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유형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지역 교육청이나 지구별로 정비지원센터를 운영, 필요한 자문이나 기술 지원을 제공하여 학교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단위 학교의 담당자들이 정기 또는 수시 인사에 의하여 보직이 변경되는 경우나 인사 이동이 일어날 때 상호간의 인수인계에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지원센터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러한 방법 등 중에서 일부는 이미 정부나 교육청 차원에서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러한 방안들의 중복 추진으로 예산이나 인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추진만된다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형준 limhj1@kfta.or.kr /박성진 본지 정보화자문팀·서울당곡중 교사
현직 체육교사가 운영 일목요연한 정보 제공 우리나라에 스포츠의 모든 것을 담은 박물관이 있을까. 사이버 상에는 있다. `21세기 체육문화를 선도하는 체육박물관'(www.sportsmuseum.co.kr)에 가면 체육과 관련된 수많은 자료를 찾을 수 있다.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걸맞게 학생들을 가르치듯 상세하게 스포츠에 관한 정보와 지식이 정리돼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은 바로 교사다. 안산동산고에 있는 체육교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것은 물론 체육법령, 체육생리학 등에 대해서도 알찬 자료들을 올려놓고 있다. 올림픽은 각 대회마다 기록은 물론 사진을 곁들여 보는 눈을 만족시킨다. 이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스포츠 사이트와 링크가 쉽다는 점이다. 각종 관련된 내용별로 사이트를 연결해 놓아 원하는 곳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매일 스포츠 뉴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코너와 각종 연수 등의 정보를 소개하는 코너도 눈에 띈다. 스포츠 용어사전도 볼 만한데 국내용어는 물론 외래어까지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또 네티즌들의 투표 등을 통해 선정한 월별체육인물과 명예의 전당도 들러볼 만 하다.
동일·유사 계열 범위내 지명 교육부는 7차 교육과정 시행과 관련, 현재 시행중인 중등교사 부전공과목연수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교원자격검정령'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해 올 하반기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마련한 부전공연수 강화방안에 따르면 동일·유사계 열 범위안에서 적성이나 자질, 본인의 희망 등을 고려해 충분한 사전검증 절차를 거쳐 연수대상자를 지명하기로 했다. 또 원점수가 과목별로 60점 미만인 경우 미이수로 처리하는 등 연수결과에 대한 엄격한 과낙제를 적용키로 했다. 부전공과목 자격을 취득했을 경우에도 심화연수나 직무연수를 계속해 심사하는 등 교과 지도능력이 검증했을 때에만 교과담당 을 맡기는 등 부전공자격 취득자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할 계획 이다. 이밖에 교과의 특수성이나 연수대상자의 자질 등을 고려해 부 전공과목 취득 이수학점을 30학점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고 부전공 또는 복수전공 연수를 위한 반년이나 일년 단위의 교사 파견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금년 여름·겨울방학기간 동안에 5500여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부전공 연수를 실시하는 한편 하반기중 시·도별 부전 공 연수 이행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박남화
정책입안 단계부터 무려 6명의 장관을 거친 교직발전종합방안 이 마침내 발표되었다. 정부는 98년도에 교원정년 단축을 추진하 면서 다음해인 99년 4월에 시안의 발표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당 시 '이해찬 교육부장관 퇴진서명 운동'등 교직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99년 12월이 되어서야 겨우 시안을 발표하였고, 최종안 역시 그 때부터 1년 반이 경과한 금년 5월에야 확정된 셈이다. 이렇듯 시간적·재정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였지만, 교원의 반응 은 냉담하다 못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모습이다. 시안의 발표와 함께 수 만권의 책자를 발간하여 학교로 배포하 고, 전국 순회공청회 여론조사 등 요란를 떨었지만, 아무런 납득 할 이유 없이 최종 결정은 계속 지연되었었다. 이번 최종안 발표 에 대해서도 70%이상의 교원이 불만족하고 있다는 교총의 여론 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의 교원정책에 대한 사회 비판여론이 높아 지고 있다. 또 김대중대통령이 한국교육신문과의 인터뷰나 1일 교사 참석을 통하여 교원의 사기진작책을 강구토록 하겠다는 언 급이 있자, 교육부는 당정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앞당겨 발표하 였다. 교육적인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듯한 정부의 태도를 바라보는 교원들의 마음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교원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정책이 대부분 누락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특히 각계의 대표로 구성된 '교직발전종합방안 추진협의회'가 전교조 대표를 제외하고는 도입취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수석교사제를 제외시킨 것은 정부가 스스로 교원의 질 향상을 포기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우수한 교원을 유치하기 위한 병역특례제 역시 제외된 반면 기간제 채용의 확대, 무자격자의 교직임용 도입 등으로 교원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담임수당과 보직수당을 2005년까지 각각 20만원과 1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은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믿을 수 없는 약속 이다. 또 담임수당과 보직수당의 최고 금액이 두 배나 차이가 나 는 것은 학교실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때문이다. 교원 2만 2000명 증원 역시 도입 첫해부터 약속이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이 실패하고 있는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성과위주, 전시행정이다. 교직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안이라면 과감히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차일피일 시간만 끌다 슬그머니 내 놓는 것은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가 아니다. 교직발전종합방안을 지금이라도 대폭 수정해야 한다.
감사원은 5월 22일부터 7월 4일까지 40일 동안 교육분야에 대 한 특별 감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실시하는 특별감사 는 교육재정 운영과 교원의 근무여건 등을 포함해서 교육분야 전 반에 대한 총체적 문제 점검을 위한 감사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한 다. 이번 특감에는 교육부, 국립대, 교육청 및 초·중등학교를 대상으로 2단계로 나누어 100여명의 감사 인력이 동원된다. 특감은 ▲국립대 및 교육청과 일선 학교의 조직 및 인력관리 실태 ▲국립대 기성회비와 초·중등교의 학교운영 지원비(육성회비) 집행 상황 ▲교육예산 편성 및 집행 실태 ▲연구용역 운영 및 관리 상황 ▲초·중등 교사 잡무실태 등이 주 대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교육분야 특감을 통해 설정한 목표가 달성되기를 기대하면서, 유의해야 할 점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교육활동 및 교육행정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교육 및 교육행정의 성과는 가시적으로 계량화 할 수 없는 측면 이 많을 뿐 아니라 회임 기간이 길기 때문에 성과나 산출을 성급 하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개선 지향적인 감사를 해야 할 것이다. 감사활동이 부조 리나 비리를 파헤치고 잘못을 고쳐나가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특감이 교육활동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부분을 밝혀 내 단위학교의 교육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보 확보 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논리보다는 교육논리가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효율적인 활용과 절약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목적달성은 더욱 중 요하다. 따라서 핵심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제대로 예산이 지원되 고 집행되고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본다. 끝으로 감사나 평가 활동을 통해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정책 개발과 결정, 그리고 교육성과를 높이는데 필요한 '개 선' 자료를 확보하여 효율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감사원 특감이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동안 교육 전반에 걸친 중간 점검을 통해 우리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 점을 밝히고 그 원인을 겸허하게 진단함으로써 교육 발전을 위한 문제 적시와 대안들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레프팅연수등 특색사업 통해 회원 영입 시·도교련@탐방 - 인천시교련 인천교련(회장 허원기 인천교대부속 교장)의 현재 회원수는 8100명. 이는 인천시내 초·중·대학교원 1만6000명 대비 48% 선의 가입율을 나타낸다. 인천교련의 이와 같은 회세는 최근의 정년단축 같은 `변수'를 제외하면 오히려 300여명 늘어난 수치다. 교원노조 합법화 이후 교직단체간 회세확장이 최대의 쟁점과제 로 부각된 현재, 인천교련의 회원수 증가 추이는 눈여겨볼 대목 이다. 허원기 회장은 99년초 취임한 뒤 전문직주의를 표방한 인천교 련의 교원노조에 대한 차별성 부각과 젊은 교사들의 회원가입· 이탈방지를 위한 사업 추진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히고 있 다. 그 대표적인 사업이 현장연수 방법 특수분야 직무연수 개설. 인천시교육청과의 99년 정기교섭에서 합의한 특수분야 연구기 관 지정에 따라 현장교육 연구방법에 대한 60시간 직무연수과정 을 지난해부터 개설, 연간 4기(1기당 80명 정원)에 걸쳐 320명을 수료시킨 바 있다. 이 직무연수는 호응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교 원단체론'강의를 수강한 비회원 30여명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기 도 했다. 또 지난해 여름방학중 새롭게 시작한 신입교사를 대상 으로 한 `테마가 있는 수련활동' 역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 고 있다. 교직 입직 3년 미만인 신규교사 중 교직단체 미가입 교사 1명 씩을 각 학교에서 추천받아 강원도 영월 동강에서 1박 2일간 레 프팅 야영활동을 겸한 오리엔테이션 연수를 실시했던 것. 그 결 과 참가교사 전원이 인천교련에 가입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 다. 금년의 경우 테마가 있는 수련활동의 대상인원을 300명선으 로 늘일 예정이다. 인천교련은 이밖에 회원 수혜사업 확대, 교원친목 체육대회 부 활, 조직요원 연수 등을 통해 회세 확장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99년 동부화재와 체결한 보험협약에 따라 전회원에게 무상 자 동차 정비를 실시하는 것 외에 교련행사에 다양한 협조를 받고 있다. 또 한동안 폐지되었던 관내 교원간 친목 체육대회를 지난 해부터 부활시켜 실시하고 있으며 매년 학교 분회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요원 연수도 밀도있게 실시하고 있다. 금년의 경우 지난 4월 28, 29 이틀 동안 강원도 홍천에서 김학 준 동아일보 사장과 채수연 한국교총 사무총장 등의 특강, 우수 분회 사례발표, 자유토론 등의 프로그램으로 실시된 바 있다. 조 직요원 연수 후 한달 사이 50여명의 신입회원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 이원호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 허원기회장 일문일답> ―교직단체가 여러 가지 변화의 급류를 타고 있는데. "교직단체 50여년 역사에 요즈음처럼 급변하는 속도감과 위기감 을 경험한 예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고 본다. 이런 각성 위에서 지난 99년초 취임한 후 회원들과 호흡을 함께 하며 `발로 뛰는 회장'이 되고자 노력했다. 질책과 비판이라도 좋으니 교직단체에 일차 회원들이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으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 회원에게 다가가는 교련이 되도록 힘써왔다" ―인천교육청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매년 한차례씩 공식적인 교섭협의를 하고 있으나 성과가 만족스 럽지 못하다. 교육청의 교직단체에 대한 협조의지가 미약하다고 본다. 이 문제 역시 교직단체가 안고 있는 숙제의 하나다. 회장 취임후 전교조나 한교조 등 타교직단체와의 공조에 나름 대로의 정성을 기울여 왔다. 결국은 교원과 교육을 위하는 길이 라고 보기 때문이다. 선의의 경쟁관계를 거쳐 어느 때쯤인가 교 직단체가 통합해야 한다고 본다" ―전문직 단체를 표방한 한국교총과 시·도교련의 발전방안에 대 해서. "교원노조가 합법화되기 전의 시스템과 체질을 계속 고수하고자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보다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조직 운영 체제가 마련돼야 하고 이를 리드할 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교직단체의 생존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천교련의 당면 과제와 향후 발전 전략은. "무엇보다 회원의식의 고취와 회세 확충이 현안 최대 과제다. 특히 젊은 교사들의 적극적 참여가 요망되고 있다. 이밖에 회관 신설계획을 추진중이다. 현재 확보돼 있는 발전기금 4억5000만 원을 토대로 가좌동에 부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교육부는 현재 지필고사 위주로 실시되고 있는 교원임용시험을 현장 적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필고사 비중을 낮추는 대신 수업 실기능력 평가와 면접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올 하반기에 기본적인 평가모형을 개발, 시·도에 제공하고 시·도 역시 지역실정에 맞는 수업 실기능력과 교직적성 평가모형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면접 비중을 높여 교직에 대한 사명감과 생활지도 능력 등을 다양하게 평가하고 면접 시험 위원에 현직교사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시·도별 신규교사 임용시험이 연말 등 일정기간에 밀집돼 있는 것에 따른 문제점도 시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임용시험제도 개선안을 올 하반기중 확정해 내년도 임용시험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2002학년도부터 일부 전문대의 유아교육과, 안경광학과, 건축과, 전산과 등이 2년제에서 3년제로 전환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3일 일정 수준이상의 교육여건을 갖춘 전문대가 희망할 경우, 해당학과 입학 정원의 5분의1 감축을 전제로 수업연한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국내외 자격기준이 상향조정된 건축과, 유아교육과, 안경광학과 등과 교육과정 운영상 연장필요성이 제기돼 온 공장자동화과, 전산과, 건축설비과, 전자제어과 등이 3년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간호과, 방사선과, 임상병리과, 등 주로 의료관련 9개과만 3년제로 운영돼 왔다. 교육부의 이런 방침에 따라 △한양여대 유아교육과 △서울보건대 안경광학과 △동양공전 자동화시스템과, 건축과 △동아방송대 영상제작과, 음향제작과, 방송보도과, 광고홍보과 △배화여대 사이버무역과, 응용정보처리과 △숭의여대 문예창작과 △동남보건대 미용과, 응급구조과, 환경위생과, 컴퓨터응용과 등이 3년제 전환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년제로 바뀌는 전문대 학과는 다음달 23일까지 대학별 신청을 받아 교육부 심의를 거쳐오는 7월 중 고시된다. 3년제 전환은 2002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된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국공립전문대와 수도권대, 입학정원 2천명 이상인 대규모 대학의 내년도 입학정원을 동결하기로 했다. 또 야간정원을 주간으로 전환하는 것도 금지했다. 지방 사립전문대는 교원 확보율60%, 교사확보율 55%를 충족할 경우에만 증원이 허용된다.
나의 초임지는 완행버스가 터덜거리며 달릴 때면 수업시간에도 흙먼지가 날아드는 국도변에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문맹을 퇴치하는 교육의 장인 학교에 전기는 물론 전화 한 대도 없는 참으로 캄캄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내가 할 일은 오직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문명의 빛으로 인도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멀쩡한 두 눈을 갖고 있으면서도 최고 학년인 졸업반이 되도록 글을 전혀 읽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또래보다 덩치가 훨씬 크고 힘도 세 부족할 게 없던 그 아이는 뜻밖에도 완전 까막눈이었다. 그야말로 낫 놓고 기역자를 몰랐다. 나는 한 시가 급하다는 생각에 날마다 방과후에 아이를 남겼다. 그러고는 한글 기초과정부터 차근차근 지도했다. 아이가 열등감을 갖지 않도록 교실 주위에는 누구도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단단히 일렀다. 열흘이 지났을까. 이제 웬만한 글자는 읽으리라고 믿은 나는 칠판에 `나' `어머니' 등 가장 기본적인 낱말들을 써 놓고 글자 하나를 짚으며 이렇게 물었다. "자, 이게 무슨 글자지?" "……" `이 정도는 읽겠지' 기대했던 예상은 빗나가고 아이는 처음부터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당황한 나머지 내가 짚고 있는 낱말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머리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자, 그럼 이건 무슨 자야?" `어' 자를 가리켰다. 아이는 또 말이 없었다. `이럴 수가…' 나는 너무 기가 차서 그만 얼떨결에 한쪽 발을 들어올려 쿵 소리가 날 정도로 교단을 굴렀다. 그러자 멍청해 있던 아이의 말문이 열렸다. "쿵이요" 햇병아리 교사의 열정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일주일 후, 나는 그 아이의 가정환경을 알아 볼 요량으로 집을 찾았다. 산골 생활이 넉넉할 리 없었지만 유난히 가난한 형편이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이미 책보퉁이를 내던진 채 지게를 지고 산으로 간 후였다. 때 국에 절은 옷매무새를 추스르며 부엌에서 얼굴을 내민 어머니는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내게 수인사를 건넸다. 내가 대략 찾아온 내력을 얘기하고 났을 때였다. "선생님, 너무 걱정하지 마시쇼. 졸업하면 설마 제 이름 석자 못쓸랍디여" 대수롭지 않게 건넨 어머니의 말씀을 되뇌며 귀가를 서두르던 그 때 일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품에 안고 있던 새를 놓쳐버린 기분이랄까. 결국 나는 아이의 까막눈에 빛화살을 꽂지 못하고 헤어져야 했다. 25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난 이제는 마흔 남짓의 중년이 돼 있을 그 아이를 떠올리곤 한다. `이제는 제 이름 석자는 쓰겠지…'
"교과교육연구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누구나 하는 일인데 또 무슨 연구회야?" "학교업무에 지장이 있으니까 교과교육연구회 모임은 가급적 나가지 마세요. 수업이 먼저지 연구회는 무슨…" 교과교육학은 교과에 대한 연구와 교수법에 대한 연구를 통합해 수업 개선에 공헌하고자 하는 교육학의 한 영역이다. 따라서 교과교육연구는 교과교육학을 연구한다는 뜻으로 교과를 어떠한 방법으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며, 그것을 연구하는 교사들의 모임이 바로 교과교육연구회다. 하지만 교과교육연구는 위와 같은 부정적 인식 때문에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 교과교육연구회는 방학을 이용해 교원들의 교과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율 및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교단 지원자료를 개발하기 위해 공동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서울교육과학연구원에 정식으로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139개)는 교수·학습방법의 개선, 다양한 학습자료의 개발, 교과 관련 전문 홈페이지 제작·운영, 수준별 교육에 따른 평가방법의 개발 등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방과후 시간을 확보하여 정보 및 자료의 수집·교환·공유를 통해 학교현장의 연구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천연구를 주도해 가고 있다. 더욱이 교과교육연구회가 방학중에 실시하는 자율·직무연수는 교사들의 교과전문성 신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교육과학연구원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 외에도 매년 5∼20명의 교사들로 구성된 연구회(팀)를 공모해 연구비를 지급하는 `수업방법 개선 교과교육연구회'도 35개회(팀)가 있다. 또한 서울의 11개 지역교육청에서 운영·지원하는 소그룹의 지역 단위 교과교육연구회도 무려 337개회(2000년 9월 현재)나 되는 등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교단 지원자료가 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청 등에서 개발돼 일선 학교에 보급됐지만 올해부터는 교과전문성이 높은 연구회 교사들이 집필위원으로 참여해 수행평가 자료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서 연구·제작될 교단 지원자료는 학교 수업에 활용할 교과용 도서로 개발되어질 것이다. 이렇듯 교과교육연구회는 우리 교육의 잠재적 교육력이며 새 학교 문화 창조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교육당국과 학교 관리자들은 교원들의 교과교육 연구활동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교육붕괴'라는 용어가 상징하듯 교육문제의 심각성은 정부나 사회,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원인과 책임에 대하여는 모두가 의견을 달리하고 있으며 그 치유방안도 구구 각색이다. 이와 관련 최근 서울 모 고등학교 교장의 일반직 모독발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8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21세기 한국교육포럼'(공동대표 한상진·광운대 대우교수) 주최로 열린 김상권 교육부차관 초청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현 정권과 일반직이 교원 사기저하의 주범이다." "일반직의 반성 없이는 교원의 사기진작이 있을 수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 생각건대 오늘날 교육붕괴현상 및 교원사기저하 등의 원인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양하고 또한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강 교장으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관련 당사자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책임을 논할 때에는 자기자신의 반성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식자의 양식이며 교육자의 참된 태도라고 생각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교육부에 속한 일반직(교육행정직)은 교원과 더불어 교육의 주체로서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교육현장에서 실현하는 교육서비스의 선봉자이다. 교원과 일반직이 서로의 인격과 전문성을 존중해주고 화합과 협동을 바탕으로 상호존중과 상부상조가 이루어질 때 진정한 교육발전이 이룩될 수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강 교장의 발언은 그의 진의가 교육부의 고위관료를 겨냥한 것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에서 근무하는 일선 학교의 수많은 교육행정직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겨줌으로써 결과적으로 교원과 일반직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화합을 저해하는 나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우리는 오늘날 교육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전혀 책임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문제에 대하여 굳이 책임을 논한다면 적어도 절반의 책임은 교원들 자신에게 있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특히 학교의 수장인 교장은 더 많은 책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교육붕괴에 대하여 남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교육의 주체인 우리 모두가 먼저 책임을 통감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교육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찾아지게 될 것으로 믿는다.
지금 우리의 교육현실은 마치 위태로운 비탈길을 질주하는 듯 하다. 교육개혁이란 슬로건으로 교육을 뿌리째 흔들더니, 그 결과가 `학교붕괴' `교육이민'이라는 엄청난 폐단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교육정책 입안자들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발뺌만 하고 있다. 교육정책 입안자들은 우리의 교육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면 선진국의 교육정책을 아무런 여과 없이 무조건 모방한 것이 가장 큰 과오였다. 그 예로 95년부터 실시한 `열린교육'은 우리의 콩나물 교실에선 전혀 부적합한 교수-학습방법이다. 또한 현재 교육부에서 장려하는 수준별 학습지도도 같은 문제에 부딪쳐 있다. 창의적인 인간육성이라는 취지는 좋으나, 기초지식이 갖춰지지 않은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것은 욕심이며 무리다. 선진국처럼 20여명의 학생을 보조교사와 함께 수업을 해도 실패했다는 교수-학습법을 도용해서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것은 우리의 교육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발상이다. 또한 정책 입안자들은 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눈앞의 작은 문제에 집착하다 보니, 정녕 헤아려야할 미래의 큰 문제는 예상치 못하게 되고 일관성 없는 입시제도의 시행으로 국민들의 `불신'만 조장했다. 교사들도 본의 아니게 유능한 거짓말쟁이가 돼 버렸다. 당장 교육적 효과가 미흡하다고 이리저리 정책을 바꾸면 그 시행착오의 악영향은 우선 학생에게 돌아가고, 결국은 온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교육정책의 성과를 너무 빨리 거두려는 의식을 뜯어고쳐야 한다. 올해 서울대 신입생의 기초학력 테스트 결과, 수학 50점 미만이 과반수라며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일에 전전긍긍하는 교육 관계자들의 모습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특기와 적성을 살려서 창의적이고 올바른 인간을 육성하겠다'던, 그래서 학력보다는 특기·적성교육에 매진하겠다며, 심지어 고교 모의고사와 보충수업까지도 폐지한 것이 불과 엊그제의 일임을 망각한 것일까. 모의고사를 치르고 보충수업 할 시간에 특기적성교육을 실시해왔으니, 당연히 학력은 저하되고 반면에 특기적성은 계발된 것일 터인데 학력저하 운운하며 호들갑을 떠는 모습은 정말 모순이다. 지금 교육현장에선 교원의 업무과다, 적은 보수로 인한 사기저하, 부족한 교원 수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교육에 대한 원대한 비전과 과감한 투자가 아쉽다.
최명환 공주교대 교수·도서관장 저는 스승의 날에 뜻밖의 촌지를 받았습니다. 겉봉에는 `광주에서'라고만 써 있어 누가 보낸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빨간 포장지를 뜯으니 `좋은생각' 5월호가 나왔습니다. 책갈피에는 편지와 또 다른 봉투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 속의 만 원짜리 상품권 석 장은 저를 당황케 하였습니다. 교육대학의 교수가 촌지를 받고 신고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 대학에는 촌지신고센터가 없어서 이렇게 글로 신고하려 하는데, 의장님의 절차에 비춰 흠은 없고 신고 방법은 적절한지요? 저는 학생회가 주최한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가 감동 받고 깊은 생각에 오래 잠겼습니다. 그러고는 이 촌지를 신고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올해 발령을 받고 처음으로 맞는 스승의 날에 다양한 학급행사를 준비했던 제자가 정작 행사 당일 출근하지 못하고, 인천에서 공주까지 찾아오겠다는 것을 설득하느라 진땀 흘린 것이 어젯밤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의장님, 촌지가 무엇이길래 휴교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습니까. 세상 사람들도 촌지를 받으면 다 신고하는지 알 수 없지만, 첫 발령을 받은 저의 제자들을 위해서라도 촌지의 개념을 확실히 해 주고, 신고 방법을 올바로 가르쳐야겠다는 것이 지금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편지 내용에서 촌지의 뜻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등국어교육특강'을 듣고 느꼈던 `열정'과 `눈뜸'의 감동이 사그러지지 않도록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습니다. 표준 발음을 익혀 가는 입모습, 올바로 틀을 잡아가는 손놀림과 글씨체, 차츰 맑아지는 아이들의 눈동자, 굵고 튼실해 가는 생각의 깊이에서 이파리의 풋풋함과 하얀 실뿌리를 보고 있노라면 교실 안이 환히 밝아집니다. 아버지를 눈뜨게 한 청이의 효성과 교사를 눈뜨게 한 선생님의 열성을 생각하며 스승의 날을 맞으렵니다. 꼭 진실한 아이들의 든든한 기둥이 되겠습니다." 상품권을 넣었다는 말 한마디 없었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신고하면서도 힘이 솟고 눈이 부신 듯 시력이 맑아지는 이 신비한 힘이 촌지 3만원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에 받아선 안 된다는 말씀, 진정이십니까. 이런 느낌이 이순을 바라는 나이를 헛 산 물욕 때문이란 말씀이 진실입니까? 저는 이 글을 쓰면서 25년 전 광희중학교 교사 시절을 회상해 봅니다. 구멍가게 학부모가 슬리퍼를 사다 주셔서 서울을 떠날 때까지 8년 동안 기워 신던 추억과 스승의 날에 행상 광주리를 들고 청소하는 학생들 앞에 나타나셔서 제 호주머니에 꼬깃꼬깃한 5천 원 권 한 장을 넣으며 "오늘이 그런 날이 아닌디 부디 훌륭한 선상님 되세유" 하시던 한 어머니의 말씀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촌지를 받던 현장을 함께 보았던 어린 학생들에게 그토록 큰 상처를 주었다는 의장님의 말씀을 깨치는 데 25년이 걸렸습니다. 그 5천 원으로 스케치북을 다섯 권 사서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나눠 주며 흐뭇해하던 제 모습은 초라해졌습니다. 교육받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을 나타내어선 안 된다고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들의 5월은 잔인한 달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젊은 교사들이 촌지의 개념부터 새로 배워야 하는 학교를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습니다. 고마움의 표현 방법을 잘못 가르쳐 온 저는 부끄러워 머릴 들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의장님, 첫눈 오는 날 촌지를 들고 학교를 찾아 담임 선생님과 나누던 정겨운 대화를 누가 끊어 놓았는지요. 학년을 마무리하는 종업식 날, 뿌듯한 얼굴로 난로 가에 서 계신 선생님을 찾아오던 어머니의 모습을 우리는 왜 볼 수 없게 되었습니까. 스승의 날을 위해 곱게 접던 어린이들의 종이 학을 어떻게 부정한 촌지로 왜곡할 수 있단 말입니까. 한국교원대학교 계절제 대학원 강의를 마친 지 꼭 115일만에 현직 교사로부터 받은 3만원 상품권 촌지를 신고해야 하는 저의 심정은 참담합니다. 제가 한 세대에 걸쳐 받은 촌지에 대하여 속죄하는 마음으로 쓴 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개인이 밉더라도 자진 신고한 정신을 살피어 제 말씀 한번 들어주십시오. 이를 물고, 무너져 내린 교단을 다시 쌓는 선생님들에게 힘있는 여당의 정책위 의장님, 위로의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세상이 바뀌기 전에 한 말씀 들려주십시오.
이미지 손상,타 학생에 피해 이유 특수교육진흥법 무색…차별 빈발 학부모 70% "입학거부 당해봤다" 재학 중 전학·자퇴 강요하기도 △실태=경남 진해의 일반 초등교에서 1학년을 마친 이 모(8·정신지체 1급) 군은 지난해 3월 진주 B초등교에서 전학거부를 당했다. 학교에는 두 개의 특수학급이 설치돼 있었지만 교장과 특수학급 교사는 "우리 학교 특수학급은 장애 학생이 아니라 학습부진 학생으로 편성돼 있어 장애 학생이 전학 오면 수업에 방해된다"며 거절했다. 교육청에 중재를 요구했지만 `전학은 학교장에게 책임이 있으니 학교장과 협의 바람'이라는 공문으로 처리했고, 이후 B초등교는 이 군의 입학을 전제로 `무슨 일이 생기면 부모가 책임진다'는 각서와 동의서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12월 광주시 K고에 입학 배정된 김 모(19·정신지체 2급) 양 등 3명은 입학식을 열흘 앞두고 학교로부터 철회 통보를 받았다. 학교는 시설부족과 교육환경을 이유로 들었지만 학교운영위는 "장애학생이 학교의 이미지를 손상시켜 신입생 지원이 현저히 줄었다"며 특수학급 배치철회를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시켰다. 결국 정 모(17) 양 등 2명은 타 학교로 재배치 됐고 두 살 많은 김 양은 진학을 포기했다. 장애학생이 전·입학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차별금지조항과 처벌규정까지 마련한 `특수교육진흥법'(1994년 개정)이 교육현장에서 무시되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22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입학거부를 통해 본 장애우교육권문제' 토론회를 열고 피해사례를 통해 `교육평등권'마저 박탈당하고 있는 장애우의 실태를 고발했다. 이 중에는 재학 중인 학생에게 `장애'를 이유로 전학과 자퇴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C초등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 모(8·지체부자유) 군은 지난해 봄방학 중 `휠체어를 탄 장애학생은 특수학교로 전학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인근 아파트가 건립되면 150명의 학생이 새로 전·입학하므로 특수학급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울 K중학교 3학년 김 모(18) 양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소근육이 마비되는 점점 인지도가 떨어지는 장애를 안게 됐다. 이에 학교는 "성적이 너무 떨어져 졸업이 안 된다"며 "전학을 가든지 자퇴를 하라"고 강요했다. `통합교육'의 추세를 거스르고 장애우의 교육권을 박탈하는 이 같은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실제로 연구소가 5월 14∼21일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72명의 학부모 중 48명66.7%가 `자녀의 입학거부를 당했다'고 응답했고 69.7%는 `장애를 이유로 교사와 학생으로부터 차별을 받거나 따돌림을 당했다'고 답변했다. 또 `장애학생이 취학하고자 할 때 학교에서 거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가 40명 중 27명(67.5%)에 달했다. △대안=주제발표에서 김정열 소장은 "교육계의 무관심으로 장애우는 교육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교육청 산하 특수교육운영위원회의 상설화 △보조교사 배치규정 마련 △일반교사 장애인식 연수 실시 △고발센터·장애우 차별금지 관련법 제정 등 대안을 제시했다. 토론자들도 법 개정과 함께 특수교육에 대한 지원확대를 촉구했다. 박은주 정신지체인서울부모회 통합팀장은 "진흥법만으로는 통합교육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통합교육에 어떤 교육과정이 있어야 하며 필요한 시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책임 소재와 재정충당 방법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또 광주시교육청 정인국 장학사는 "예산과 시설부족도 문제지만 학교와 동창회의 인식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학부모와 일반교사를 대상으로 한 통합교육 연수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교육부 이효자 특수교육보건과 교육연구관은 "교육권 침해를 가져오고 있는 관계 법규와 교육현장의 문제점 및 대안들을 충분히 수렴해 법령 개정과 정책 개발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조성철
스승의 날을 보낸 소감이 어떠십니까. 학생들이 가슴에 달아준 한 송이 카네이션으로 그 동안의 시름을 잊으셨습니까. 혹은 쓸데없는 오해를 피한다는 명분으로 아예 하루 이틀 휴교를 하거나 수련회를 다녀오지는 않으셨는지요. 언론은 참스승을 소개하기도 하고 폭행 당한 교사의 일을 연일 보도하더군요. 어쨌거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한국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 '칭찬합시다'에 소개된 선생님들을 통해 우리 교육의 희망 있음을 느껴보십시오. /편집자. ▼민들레 사랑하기=정신지체아 성재는 1학년 입학식날부터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엄마조차 감당하기 힘든 아이였지만 담임인 유인숙선생님은 모든 방법을 동원, 성재의 교육에 헌신하셨고 힘겨워 하셨다. 선생님은 늘 부족한 자신을 한탄했고 무엇보다 성재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에게 더 미안함을 느끼셨다. 1년 동안 성재와 지내며 그리도 조용한 선생님은 어느새 억샌 시골 아주머니의 모습으로 변해갔고 그 대가로 흐린 눈빛의 막무가내였던 성재는 여느 아이들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언젠가 선생님은 "예쁜 아이, 교사의 마음에 드는 아이만 키우지 말고 정말 아무도 돌봐주지 않아 내버려진 아이들을 우리가 정성껏 키워야 하지 않을까"하고 말씀하셨다. 자랑스럽습니다. 아무런 불평 없이 성재의 변화를 기뻐하신 선생님.(흥도초등교 교사 장향미) ▼온 사회의 귀감이신…=우연한 기회에 권영덕선생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권선생님은 혼자 어렵게 살아가는 할머니 한분을 20여년간 양어머니로 모셨다고 합니다. 대학시절 하숙집 근처에서 연탄가스에 중독된 할머니의 목숨을 구해준 것을 인연으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을 친부모 이상으로 얼마나 극진히 모셨던지 이웃은 물론 먼 지역까지 효자라는 소문이 자자하여 가까운 친구들조차 양어머니인줄 몰랐다고 합니다. 자녀들까지 효를 본받아 할머니 간병을 위해 휴학을 할 정도였다니 짐작이 갑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묘소 상석에 양아들 권영덕이라 적어놓고 정성껏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권선생님은 참교육의 산증인이라고 생각합니다.(영천고 교사 윤은주) ▼국화 교장선생님=도시 어린이들이 자연과 접할 기회가 적어 감성이 메말라 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신 이강연교장선생님은 손수 국화를 가꿔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학교 옥상 15평 남짓한 비닐하우스를 돌보기 위해 아침 7시면 출근하시고 퇴근을 미룰 때가 허다하다. 매년 2000여개의 화분을 가꾸시는 교장선생님. 정성껏 가꾼 국화로 가을 전시회도 갖고 전시가 끝난 다음에는 어린이들의 가정으로 보낸다. 차례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은 "노란 꽃 주세요" "활짝 핀 꽃으로 주세요" "전 덜 핀 것으로 주세요. 그래야 꽃을 오래 볼 수 있대요"라며 재잘댄다. 화분을 받아 든 아이들 표정이 아름답다.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서울강동초등교 교사 김종분) /이낙진
연금공단, "초과근무 등 과로인정 못해" 대구교련, "교권보호 차원서 강력 대처" 대구교련(회장 이학무)은 최근 '고 김종렬교사의 유족보상금 부지급 결정에 따른 대구교련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교실에서 쓰러져 사망한 김 교사가 순직 처리되지 않은 것은 납득도 승복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교련에 따르면 김 교사(대구외고)는 지난해 5월 교실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후 사망했으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측은 문서상 초과근무 기록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유족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대구교련은 이에 대해 실제 교사들이 초과근무를 한다해도 대부분 문서에 기록하지 않는 학교의 실정을 모르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고인이 고혈압 증세가 있었다고는 하나 의사의 처방전에 의한 약을 복용, 일상 수치가 90∼140을 넘지 않았고 간장질환 의심도 주치의의 양호판정까지 받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대구교련은 "고인은 방학도, 공휴일도, 심지어 명절까지도 반납한 채 학생들을 지도했다"며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과로로 병이 악화돼 사망한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또 "교실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하다 사망했는데 이를 순직처리하지 않는 처사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교권보호차원에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대구교련은 김 교사의 가족을 돕기 위한 후원금을 접수하고 있다. 김 교사의 유족으로는 노모와 아내, 대학에 재학중인 1남1녀가 있다. 농협 708-01-115933 예금주=대구교련. 문의=(053)424-4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