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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그땐 그랬어요 이 책을 읽다가 오래 전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내 삶이 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스트레스로 아프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나 후회는 없다. 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꼭 필요할 때에는 '아니'라고 말하는 선생의 길을 걸어왔으니. 교단 경력 4년이 되던 해에 옮겨 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담임과 담당 업무를 배정하던 교감선생님은 내 인사기록카드를 보고는 내게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6학년 담임과 연구부장을 맡겼다. 전임지에서 6학년 담임과 경리 업무, 과학, 비품, 수학경시대회, 합창부 등(당시에는 행정실이 없었음) 업무에 지쳐 도망치듯 타군으로 전출했지만 좋은 선택이 아니었음을 깨닫던 순간이었다. 경리 업무를 피해 무조건 타시군으로 도망갔지만 연구부장 업무가 기다릴 줄은 몰랐다. 일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겁부터 먹었으니. 특히 경리 업무는 나를 지치게 하고도 남았다. 학급 담임으로 힘든 게 아니라 경리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말로 다 할 수 없 없었다. 일요일을 제대로 쉬거나 방학을 제대로 쉰 적이 드물었던 한 해였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는 경리 장부만 정리하는 허수아비였으니 지출결의서를 만들거나 영수증을 챙겨서 앞뒤가 정확한 금전출납부를 만드는 영혼이 없는 하수인으로 교사로서 자부감을 느끼기도 전에 교단의 어두운 단면을 너무 일찍 봐 버린 슬픈 선생이었다. 그렇게 도망친 다음 학교에서는 다시 연구부장이라니! 연구부장 업무가 뭔지도 모른 상태에서 위에서 시킨 일이니 그저 해야만 되는 업무로 받아들였다. 모르면 배워서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부당하다고 여기지는 않았지만 억울함은 있었다. 그 학교는 '방송교육 시범학교' 로 지정되어 있었던 것. 문제는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데다가 연구시범학교 수업공개나 연구학교 근무 경험이 전혀 없었던 나는 무엇부터 추진해야 되는지 매뉴얼을 모른다는 점이었다. 일감의 특성을 모르니 그 일을 맡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는커녕 말조자 하지 못하여 1년 내내 마음고생을 했다. 그러다보니 연구부장 업무는 교감선생님이 시키는 일만 수행하는 수동적인 내 모습을 견디기 어려웠다. 학급 학생 수가 40명에 가까운 6학년 담임이니 전 과목을 다 가르쳐야 했고 다달이 치르는 학력평가만으로도 어깨가 무거웠다. 그나마 6학년을 3년째 하고 있었던 터라 학생지도에는 어려움은 없었다. 교장선생님은 매달 학력평가 결과표를 가지고 학년이 다른 모든 반을 서열을 매기고 순위와 학급 평균을 공개했다. 그 시험이라는 것도 내가 가르친 내용을 확인하는 시험이 아니라 시험지 출제 회사에서 만든 시험지를 사다가 치르니 어떤 문제가 나올 지도 모르는 황당한(?) 평가였다. 그러니 시험에 나올만한 문제를 잘 찍어서 가르치는 선생님이 우수한 선생님으로 평가 받는 웃지 못할 교단의 풍경. 그것도 평균 90점 이상이 되어야 학력평가 우수상. 95점 이상은 최우수상을 주었으니 어느 반이 우수상이나 최우수상 숫자가 많은지 낱낱이 공개되었다. 그러니 교육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없다. 과학 실험을 열심히 하면 오히려 학력평가 점수가 낮으니 과학 지식마저도 달달 외우게 했고,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직접 다뤄야 하는 음악 수업조차 시험 성적으로 평가받는 교육 현장의 모습에 절망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제자들에게 미안하다. 학년 교육과정을 충실히, 실기 능력 향상이나 영역 별 수행평가를 성실히 하는 학급은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시험 날짜가 잡히면 기계적인 연습이나 시험 보기 연습으로 운동장이 텅텅 비었다. 체육마저도 시험점수로 학력을 재던 시절, 담임의 능력이나 학생지도의 성과는 매달 치러지는 학력평가로 귀결되었으니 웃지 못할 풍경이 난무했던 시절이었다. 평가 때마다 담임을 교체하는 것은 기본이고 학생들을 분산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시험은 살벌한 풍경 속에서 치러졌고 채점도 감독관인 선생님 책임 아래 이루어졌다. 비교와 경쟁으로 어린 가슴들이 멍들었고 성적이 나쁜 학생이나 학급 평균을 낮게 만드는 학습부진 학생들은 피멍이 들었다. 인간적인 선생님의 학급은 늘 낮은 학업 성적으로 질책의 대상이 되었고 학부모의 신뢰도 떨어졌다. 우리는 그렇게 어두운 시절을 보내며 슬픈 교직에서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는 비겁한 선생의 길을 걸었다. 그런 현실을 견딜 수 없어서 한 번은 제대로 따졌다. 시험 날짜와 시험 범위가 공개되었는데, 그 날짜를 앞당겨 갑자기 시험을 본다는 교감선생님께 항의한 것이다. 아주 용감하게! 배우지도 않은 내용으로 평가를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따진 나에게 교감선생님은 학교를 그만두라고 했다. 사표를 쓸 수 없다는 나와, 지시를 따르지 않으니 상사에게 불복한 잘못을 물어 사표를 받겠다는 교감선생님과의 언쟁은 교장선생님이 개입하여 일단락 되었다. 얼굴을 붉히는 교감선생님과 배우지 않은 내용으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게 할 수 없다는 나의 항변을 듣고 계획된 날짜에 맞춰 학력평가를 치르게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후유증은 컸다. 선배 선생님 그 누구도 교감선생님의 권위에 맞서 따지 못하는 상황에서 4년 차 풋내기 선생이 바른 말을 했지만 나홀로 싸움이었다. 내 편을 들면 돌아올 불이익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을 것이니. 학생들은 불합리한 시험이지만 제대로 배운 다음에 시험을 치르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갑자기 예고된 시험 일정을 마음대로 바꾸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 일 이후 나는 옮겨가는 학교마다 6학년을 5년씩 맡는 일이 벌어졌다. 단호함의 '가시'를 지닌 조용한 사람이 입바른 소리한다고 특정교직단체 교사인 것으로 오해를 받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지금 생각하면 옮겨가는 학교 교장 선생님들은 나에 대한 이력을 인수인계를 받았으리라. 묻지도 않고 6학년만 안기곤 했으니. 수학경시대회를 비롯한 각종 학력평가에서 학생지도를 인정받고 있었으니 일을 시키기 좋은 선생이었지만 불의한 일에는 반드시 토를 다는 문제교사(?)로 여겼음이 분명하다. 그러지 않고서야 한 학교에서 6학년만 4,5년을 맡길 리가 없다. 그래서 교단 38년 동안 6학년 담임 경력이 22년, 1학년 담임 경력은 8년이나 된다. 덕분에 기억에 남는 제자를 많이 길렀지만! 교육은 '人品'을 지닌 사람을 기르는 것 나의 교육철학은 언제나 '착한 학생'이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능력이 출중하다 하더라도 착하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이 거품이라고 생각해서다. 착함은 '人品'의 기본이자 끝이므로. 사람에게 물건 '品'자를 쓰는 한자의 깊은 뜻을 늘 가르치곤 했다. '品'자에는 입口자가 3개나 된다. 첫 번째 입口자는 바른 말, 정직한 말을, 두 번째 입口자는 꼭 필요한 말을, 세 번째 입口자는 친절한 말을 뜻한다고 가르치곤 했다. 그래야 인간다운 품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이 책의 제목 대로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구한테나 착한 사람으로 살면 결국은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된다. 최소한의 자기 삶을 지킬 수 있도록, 말하지 않아서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자기를 지키는 최소한의 '가시'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제목을 바꾸고 싶다. 착하게, 단호하되 친절하게'로! 교직은 어느 공무원 직군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아픈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착하게 살라고 가르치고 몸으로 실천해 보여야 하는 교직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선생님들은 참고 견디는 일이 너무나 많으니. 기어오르는 학생들을 참아줘야 하고, 막무가내로 교권을 침해하는 학부모도 참아줘야 한다. 어디 그것 뿐인가? 때로는 학교 내의 불합리하거나 부조리한 일, 인간관계로 힘든 일도 잘 참아야 한다. 사람 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학교라고 예외는 아니니. 2월 28일자로 교직의 마라톤 경주를 완주하고 내려서며 후배 선생님들께 해주고 싶은 단 한마디는 '착하게, 단호하되 친절하게' 입니다. 부디, 아프지 말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기업 주도 직업교육 확대 기업의 인재양성 투자 인식 높이고 확실한 당근 마련 현장실습 수당 국가 일정 부담해 다양한 유형 활성화 선취업 후학습 활성화 진학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보다 전문가 과정 으로 정착 일하면서도 언제든 원하는 분야 공부 가능한 여건 조성 고졸-대졸 임금격차 해소 학력기반 임금책정보다 자격 능력기반 평가 선행돼야 고교만 나와도 잘 살 수 있는 사회 위한 공동노력 필요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6년 전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제2차 한국 보고서 신성장 공식’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산층의 악화된 재무위기’를 강조했다. 그 원인으로 높은 주택 가격 및 대출비용과 함께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등이 지목됐다. 특히 맥킨지는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지출 증가에 대해 중산층이 고등교육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탓에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위한 교육비 부담을 무리하게 늘리는 현상을 지적했다. ◇맥킨지 “韓사교육비 줄이려면 직업교육 강화” 맥킨지는 해결책으로 “독일과 스웨덴처럼 직업교육·학문 간 듀얼트랙 시스템을 구축해 기업 운영 직업학교를 확장할 것”을 제안했다. 대기업들이 맞춤형 인재육성 차원에서 직업학교를 세워야 한다는 설명으로, 졸업 후 해당 기업에 취업하도록 해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전문가로 대접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면 장기적으로 사교육비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때마침 정부는 ‘선취업 후학습’, ‘마이스터고 설립’ 등을 내걸고 기업의 직업교육 참여 활성화에 공을 들이던 때였다. 대기업과 학교 간 산학협력 MOU 프로그램이 등장했고 유럽 의 직업교육 제도를 가져온 ‘도제학교’도 도입됐다. 기업과 학교 간 거리를 좁히는 모델들이 나타나자 고졸 취업률은 꾸준히 올라 지난해는 10년 만에 10%대에서 50%대까지 찍었다. 맥킨지 보고서의 진단을 어느 정도 증명한 셈이었다. 기업의 직업교육 참여가 늘어남에 따라 고졸 취업률은 가파르게 상승했고, 대학 진학률은 10%포인트 정도 감소했다. 그 과정에서 직업계고 3학년생들이 2학기 중간고사 이후부터 일을 배우며 수당도 받을 수 있는 채용연계형 현장실습에 대거 참여한 것은 고졸 취업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최근 현장실습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는 학생이 나오자 교육부는 취업연계 현장실습을 ‘학습형’ 현장실습으로 급선회했다. 이로 인해 기업은 물론 학생 참여도 대폭 감소했다. 양측 모두 불리해지는 방안이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현장실습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100만 원 이상을 받았던 수당은 20만 원 정도로 줄였다. 학생의 교육내용과 안전지침 이행 등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등 교사와 기업의 해당 업무는 늘었다. ◇고졸 취업시대 ‘도루묵’ 위기 학습형 현장학습을 기피하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취업은 불리해졌다. 직업계고 입학도 줄어 전국적인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결국 교육부는 1년 만에 방향을 다시 틀어 기간과 수당을 늘리기로 했다. 그런데도 직업계고 관계자들은 여전히 불만이다. 실습 비용을 산업체가 전담하는 현실임을 감안하면 다른 유형의 현장실습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학습형’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장실습을 운영하는 비용에 대한 정부 및 학교 차원의 예산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 물론 현장학습은 다양할수록 좋다. 그러나 최근에는 ‘맞춤형 인재개발형’, ‘채용전 검증형’, ‘채용연계형’ 세 유형 가운데 채용연계형 현장실습에 90% 이상이 집중된 상황이다. 다른 유형으로 현장실습의 범위를 넓히려면 정부의 지원은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직업계고는 이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처했다. 변화에 따른 충격해소 방안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탓에 고스란히 현장의 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기업 참여를 이끌어야할 고용노동부는 ‘나 몰라라’하고 있다. 조민희 서울시교육청 취업지원담당 장학관은 “선도기업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우니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부처 간 협의와 조율을 통해 리스트를 내려달라고 했지만, 고용노동부는 학생이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 간 협력해 현장 지원해야 현장실습 문제 해결조차 부처 간의 협력을 보이지 못하는데, 이보다 더 시급한 문제들은 어떻게 풀어야 하느냐는 비관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단 우리나라의 기술인재 양성에 비상이 걸렸다. 이 역시 기업의 직업교육 참여를 늘리는 방안이 필수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보니 추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 오래 머물 수 없는 신분인 데다, 이들의 증가는 의료보험 및 노후보장 등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더 큰 비용을 부담하기 전에 우리나라 기술 인력을 키워나가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자국의 기술인력 양성에 대한 방향성은 이미 선진국에서 검증을 마친 만큼 우리도 기업들이 직업교육에 나서는 모델을 장려해야 함에도 시작조차 어렵다. 최근 대기업들은 마이스터고 위주로 산학협력을 맺고 있지만, 맥킨지 보고서가 언급한 ‘직업학교 설립’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이 ‘삼성고’와 ‘LG고’와 같은 직업학교를 설립해 학생들이 이른 단계부터 취업을 하면 굳이 명문대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니 직업교육 발전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데다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다. 학력 기반 임금이 아닌 능력 기반 임금으로 전환해 고교만 졸업해도 사회생활에 어떤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노력은 물론, 원하는 이는 누구나 언제든 교육과 실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하는 방안도 교육부 홀로 할 수 없다. 이 경우 자칫 진학의 또 다른 기회주의를 양산하기보다 소신껏 직업교육에 뛰어들은 학생들이 전문가 군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하는 ‘후교육’ 프로그램 육성에도 힘써야 하기에 원래 방향을 잃지 않도록 협조가 잘 돼야 한다. 이런 체계가 잡히더라도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도 개선도 시급하다. 현재는 교사가 학생을 정밀하게 진단을 내린 상황에서 바람직한 진로·진학 지도를 하더라도 학부모들은 탐탁찮게 여기기 마련이다. 교사가 직업계고를 권하면 항의를 감수해야 하는 게 교육현장의 현실이다. 최문구 서울 영등포공고 교사는 “학생에게 직업계고 진학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권유하면 학부모들은 항의하는 분위기”라며 “사회 각 분야의 노력과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고교 3년간 사교육비를 낭비한 채 진학결과도 불만족스러워 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고 털어놨다.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방과 후 학교 영어 수업 무산으로 학교현장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초등 제1ㆍ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을 허용하는 '공교육정상화촉진·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된 데 이어 올해 1-2월에도 국회 처리가 안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년 신학기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선행학습 규제로 금지됐던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 부활이 정치권의 직권남용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작년 10월 취임한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현 정부가 폐지했던 저학년 대상 방과후 학교 영어수업의 전격 허용을 밝혔으나 결국 공수표가 된 셈이다. 국회에서 선거구제 개정 정치 논리 등 다른 쟁점으로 인한 정치 공방에 밀려서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표류하면서 새 학기에 맞춘 방과후 학교 영어수업의 부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번 학기에 초등학교 제1.2학년의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이 시행되려면 적어도 2월 중순까지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어야 했다. 초등 제1ㆍ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이 이뤄지려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른 학교운영위원회 소집과 의결이 필요하고 강좌개설에 대한 학부모 수요조사, 강사 선발 등의 사전준비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밟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주 정도다. 특히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은 과거에 시행했던 것이라 현장 적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견됐었다. 현행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은 절름발이 형태다. 즉 유치원 허용,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불허, 초등학교 제3~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전 학년 허용 등으로 비정상적이다. 선행 학습 규제가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 금지로 역 차별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의결을 기대하던 학부모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올해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 제한은 교육부와 국회의 ‘남 탓 책임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교육부는 국회 탓을 하지만 애초에 근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당국의 섣부른 행정이었다. 국회는 국회대로 선거구제 개정 등의 정치 논리로 개회 부의결로 방임하고 있다.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영어는 초등 제3학년부터 배울 수 있으나 2014년 정부는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정부가 폭넓은 의견 수렴도 없이 저학년 대상 방과 후 학교 영어 수업 금지를 발표했다. 그 이후 교육부장관이 바뀌면서 , 다시 1년 만에 이를 허용하겠다며 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 파행에 의결이 무산된 것이다. 교육부와 국회가 오락가락 정책으로 불신을 초래한 것은 물론이고 영어 사교육만 부추긴 꼴이 됐다. 학부모들은 맞벌이, 조기 영어 교육 요구, 타 자녀에 비해 자기 자녀의 상대적 교육 배제 등의 이유로 학교에서 방과후 영어 수업을 받지 못하면 당연히 학원, 개인 지도 등 사교육을 기웃거릴 수 밖에 없다. 현재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은 오락가락, 갈팡질팡의 전형이다.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이 금지된 건 지난해 3월부터다. 박근혜 정부인 2014년 초등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하는 공교육정상화법이 통과됐지만 여론의 반발로 유예됐다가 지난해부터 부활됐다. 그런데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은 금지됐지만 유치원은 여전히 방과 후 영어수업이 이뤄졌다. 정부는 2017년 정책의 일관성을 내세워 유치원도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를 시도하다가 학부모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다가 유치원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 여부 결정을 1년 유예했고 지난해 10월 유은혜 교육부 장관 취임과 함께 이를 뒤집어 초등 1~2학년도 다시 방과 후 영어수업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사실 과거 놀이 중심으로 이뤄진 저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은 매일 1시간씩 주 5회 수업을 월 10만 원 정도로 저렴하게 수강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돌봄으로 맡기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어서 더욱 선호도가 높았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교육 수요자를 배려하지 않는 정책을 밀어붙여 혼란과 불안만 부추겼다. 국회도 아이들을 방치한 채 정치 공방만 벌인 책임을 비켜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지난 해 말 교육부는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여야 큰 이견 없이 국회 상임위인 교육위를 통과했기에 올해 1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면 이번 3월 새 학기부터 현장에서 바로 영어수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시행령 개정사항 검토 등 실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초등 제1ㆍ2학년 방과 후 학교 영어수업에 대한 공동 운영지침도 마련할 계획이었다. 정부가 교육정책을 실험 대상으로 여겨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규제를 만들면 사교육비 경감은커녕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이나 취약계층 자녀들만 영어 학습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특히 교육에 있어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명분으로 백년대계를 그르치고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정책을 펼쳐선 안 될 것이다. 학부모들에게 유치원 때부터 했던 영어공부를 초등학교 입학 후에 시키려고 하는데 하지 못하는 비일관성을 허탈해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일부 사립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교묘하게 '방과 후 학교 영어 수업’이 시행되고 있고 초등학교 제1ㆍ2학년 영어학원 등록은 새 학기를 앞두고 크게 늘고 있고 입시업체는 인터넷 강의 등의 학습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사교육 시장에 내보이고 있다. 결국 국민적 동의 속에서도 이번 새 학기 초등학교 제1ㆍ2학년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이 무산된 데 대하여 교육부와 국회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학생들은 실험 동물이 절대 아니다. 고귀한 인권을 가진 미래 동량(棟樑)이다. 모든 것을 미래의 새싹인 학생 입장에서 접근하면 답이 보인다. 교육 정책을 현실과 동떨어진 명분으로 백년대계를 그르치고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어미 새가 둥지에 알을 낳는다. 일정 기간 알 품기가 끝나면 새끼 새는 껍데기를 깨고 처음 세상의 공기를 마신다. 그동안 새끼 새는 부모 새가 제공하는 먹이로 성장을 거듭하여 둥지를 떠날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새끼 새에 있어 둥지를 떠나는 일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어미 새는 그걸 알기에 천천히 단계별로 둥지를 떠나는 훈련을 시킨다. 어미 새는 먹이를 물고 와서는 둥지 가까이에 앉아 새끼 새를 끌어낸다. 새끼 새는 서툰 날갯짓으로 어머 새에게 다가가면 어미 새는 또 저만치 물러난다. 새끼 새에게는 매정한 어미 새로 보일지만 어미 새는 약육강식의 생태계에서 홀로서는 방법을 갖추어주기 위해 모정을 무시한다. 이렇게 몇 날을 나무에서 떨어지기를 반복한 끝에 첫 비행에 성공하면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가 된다. 이제 얼마 되지 않아 삼월 새 학기가 시작된다. 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세상 바라기를 위한 초등학교 입학식과 적응기가 시작된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 아늑한 환경과 보살핌에서 초등학교란 더 넓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면 또 하나의 고통인 삼월앓이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가입식에 엄마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을 보니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인근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둘러보기로 한다고 줄지어 선생님을 따라 이 건물 저 건물 다니는 모습이 앙증맞았지만 새 가족을 맞이하는 준비라는 책임감이 동반해 왔다. 저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꽃샘추위로 변덕이 심한 삼월 바뀐 환경에 잘 적응하여 가고 싶은 행복한 학교라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삼월앓이를 미리 대비해 본다. 입학식이 끝난 삼월 한 달은 아이에겐 적응 기간이다. 아침 등교도 유아기 때와 다르게 혼자 또는 부모님이 바래다주는 일이 많다. 그리고 일과도 적응 기간 동안은 탄력적으로 운영되어 평소보다 빨리 집에 돌아오는 경우와 돌봄 교실에서 오후를 보내는 아이도 있다. 대부분 부모님은 그동안 어린이집 유치원의 일과에 적응되어 있다 보니 아이 하교 시간 확인하는 일을 깜박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께서 돌아갈 시간을 문자로 공지하거나 안심 알리미로 아이의 하교 시간이 통보되기도 한다. 하지만 맞벌이 부모님의 경우 아이의 하교 시간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다. 학교 마치고 돌아올 때 맞아줄 사람이 있으면 따스한 삼월이 될 것이다. 어른이나 아이나 환경이 바뀌면 무척 낯설고 힘들어진다. 입학한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유아기에 다녔던 곳은 따스하고 온화한 분위기였는데 학교가 너무 낯설다고 가지 않으려는 아이도 있다. 특히 화장실이 지저분해요 무서워요 다른 아이가 괴롭혀서 싫다고 할 수도 있다. 그중 배변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스스로 뒤처리하는 자세가 미숙해서 오는 경우로 혹시 실수라도 하면 다른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여 학교에서는 삼월 한 달 동안 기초생활 습관을 지도하지만 집에서도 학교 오기 전 배변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고 일과 중 신호가 올 때는 선생님께 이야기해야 함을 알게 해야 한다. 또한 사소한 일로 학급 아이들과 다툼이 생겨날 때도 있다. 아이들은 학급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사귀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의사가 전달되지 못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다투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중요한 것이 자신의 상태를 상대방에게 조리 있게 설명하는 방법이다. 아이가 집에서 말을 잘하는 경우와 단체에서 잘하는 경우는 사뭇 다르다. 밖에서 천천히 조리 있게 말하도록 하려면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천천히 들어줄 때 아이는 조리 있게 말한다. 경청을 자주 받은 아이는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 생기고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들어줄 거라는 확신이 생겨서 밖에서도 표현을 천천히 잘하게 된다. 다음으로 아이가 자기 물건에 대한 정리정돈과 물건 간수하는 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학년 초에 사인펜이나 색연필을 사 주어도 학기 말 되면 몇 개 남지 않는다. 심지어는 교과서를 잃어버렸다고도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돌아가고 난 후 교실 바닥에는 학용품이 널려 있고 일정한 곳에 분실물 찾아가는 코너를 마련해도 찾아가지 않는다. 학용품 하나하나에 이름을 표시하고 자기 물건과 사물함에 교과서를 잘 관리하는 방법을 일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학습을 너무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학년 초가 되면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남의 아이보다 받아쓰기도 못 하고 글씨도 엉망이라 잡으려 한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무기력과 짜증을 보인다.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도 힘든데 학습까지 강요하면 아이는 너무 지치게 된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느긋한 기다림과 부모님 사랑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믿음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적응하여 큰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직 은퇴 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은퇴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2016년 2월에 교직에서 은퇴하자마자 방송대 1학년에 입학, 지금은 4학년이다. 평생학습을 실천에 옮긴 것. 성적우수 장학금과 발전기금 장학금 모두 8차례 선정되었다. 처음엔 즐겁게 공부했으나 점차 욕심을 부려 A+를 위해 공부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다. 공부하는 모습이 초췌해 애처롭다는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여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잠시 방송대를 쉬기로 했다. 주민센터 기타초급반은 1년 하다가 그쳤다. 진도를 나가야 하는데 초보들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 수업이 복습을 반복해 그만두고 말았다. 일주일에 두 번 나가는 탁구교실은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체력증진에도 도움이 되고 나보다 실력이 나은 분들에게 도전하여 승리하는 쾌감이 짜릿하다.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어서 혼자서 서열을 메겨가며 상위에 머물도록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도전은 즐겁다’를 실천하고 있는데 탁구는 앞으로도 계속할 작정이다. 다음엔 대안학교 국어교사. 학교생활에 적응이 힘들거나 정규학교에 도저히 다닐 수 없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다. 첫해엔 심성이 거친 학생들의 교권 무너뜨리기에 힘겨워 했다. 다루어 본 경험이 없어 난감하기만 했다. 공부보다 인간관계 맺기에 힘쓰고 그들의 관심사에 공감하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작년에는 학생들과 시간 때우기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을 수업으로 이끄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 다음엔 본업인 포크댄스 강사. 본업이라고 해서 돈벌이가 목표가 아니다. 인생후반기를 사는 분들에게 포크댄스 재능 기부를 함으로써 그들의 삶을 행복하게 해 주면서 보람을 찾는 활동이다. 2017년 5월부터 매주 1회 지도하는데 열정을 바친 결과 동아리가 만들어지고 성과도 나타났다. 수원화성문화제와 평생학습축제에 출연하여 우수상을 받기도 하였다. 작년엔 두 곳의 문화재단에서 지원금으로 강사료를 받기도 하였다. 얼마 전 새로운 도전을 했다. 바로 구청에서 운영하는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에 응모. 강사 모집 공고를 보고 강사지원서, 이력서, 강의 계획서와 요약서, 자격증명서와 경력중영서 등을 제출했다. 셔류전형에 합격하고 면접시험에 대비하였다. 교직에 있을 때 면접관 역할은 여러 번 하였지만 내가 수험생이 된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면접 통과를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해야 한다. 취업 시험 경험이 많은 딸에게 면접대비를 물으니 답이 나온다. “아빠, 예상면접 문제와 답변자료 만들고 능숙하게 숙달될 때까지 달달 외워야지!” 포크댄스 지도경력이 30년이 넘기에 느긋하던 나는 딸의 충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내와 아들의 조언을 받아 예상문제 3개를 만들었다. 자기소개, 포크댄스의 장점, 지도상의 유의점을 만들어 여러 차례 읽으며 면접에 대비하였다. 이렇게 하니 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 면접 대기실에서 출력물을 보는 나는 영락없는 취업준비생이었다. 면접은 내면도 중요하지만 외모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미장원에서 이발과 함께 염색을 했다. 평소 염색은 집에서 했지만 특별히 멋을 낸 것이다. 미용사는 합격하라고 눈썹까지 엽색을 해 주었다. 나이를 가늠하는데 있어 머리색깔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염색을 하고 나니 10년은 젊어 보인다. 경기상상캠퍼스 포크댄스 동호회원 동갑내기는 “강사님이 총각이 되었네요”라고 추겨 세운다. 면접날 아침 일찍 샤워를 하니 출근하는 아들이 비비크림을 건네준다. 밀크로션에 섞어 바르면 기미와 검버섯도 안보이고 주름도 감추어 준다는 것이다. 얼마 전 나는 세안 후 사용할 화장품 스킨케어 세트를 샀다. 출근을 하지 않다 보니 외모 가꾸기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 아내는 나의 늙어가는 모습이 보인다고 안타까워한다. 젊음을 유지하는데 투자하라고 충고한다. 아내의 말이 옳은데 고집을 부리는 내가 못난이 같다. 10시 면접 시작인데 구청에 30분 전에 도착했다. 10시 면접자는 모두 다섯 명. 노래교실, 실버요가, 실버체조, 웃음치료 강사들이다. 이야기를 들으니 나만 초보이고 모두 유경력자들. 명함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제일 먼저 도착한 내가 첫 면접을 받았다. 면접관은 모두 세 분. 담당과장의 첫 질문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잘 오셨습니다. 인생관이 무엇인지요?” 공직에 있을 때 나의 생활신조인 ‘도전은 즐겁다’와 ‘실행이 답이다’를 말씀 드렸다. 면접관의 질문을 내가 준비한 답변자료와 연결시키니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 애가 타서 홈페이지 게시판을 아침부터 여러 차례 들어가 보았다. 오후에 합격자 공고가 떴다. “합격이다!” 문자로도 왔다. “귀하께서는 2019년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 모집 최종합격자이십니다” 이제 3월부터 경로당 세 곳을 나가 두 시간씩 포크댄스를 가르치게 된다. 얼마 전에는 사전답사로 경로당을 들려 회장, 총무, 회원들을 뵙고 인사를 드렸다. 포크댄스 시범을 보여드리기도 했다. 교직에서 은퇴 후 지자체 주민들이 낸 세금이 내 통장으로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금액은 크지 않다. 그러나 오랜 공직생활 탓인지 일이 있으면 활기가 솟는다. 얼마 전 사소한 일로 아내와 말다툼을 하였다. 아내는 “당신, 포크댄스 하면서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아주 기가 살았네요!” 아내와 자식들은 나의 절대적인 응원자요 지지자들이다. 오늘의 합격, 가족의 힘이 컸다. 역시 가족의 힘은 위대하다. 우리 가족 만세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올 신규 임용시험 합격자의 특징을 두 가지로 꼽으면 여전히 벽지 기피와 여초(女超)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는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충분히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9학년도 신규교원 임용시험 합격자를 보면 초등, 중등 모두 여성 비율이 전국 평균 73% 수준이었다. 이는 예년과도 비슷한 수준이어서 학부모와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는 여초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아직 크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 중등의 경우 그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고, 초등은 이미 교대 입학 시 특정 성별의 비율이 일정 범위(60~80%)를 넘지 않도록 정한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어 법적으로 이중 차별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여초 현상보다 더 심각한 것은 벽지 기피 현상이다. 신규 여교사들이 안전 등을 이유로 벽지를 기피하면서 특·광역시와 수도권에 여성 비율이 높고, 도 지역 특히 벽지가 많은 지역에는 남성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광역시 지역의 여성 비율은 초등 85.3%, 중등 74.3%였다. 반면 도 지역은 초등 68.5%, 72.6%로 특·광역시보다 낮았다. 벽지가 많은 지역과의 격차는 더 크다. 벽지가 많은 강원, 충남북, 전남, 경북 등의 여성 비율 평균은 54%로 떨어졌고, 중등도 69.7%로 60%대로 떨어졌다. 그래픽 참조 여성만 벽지를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정주여건이나 근무환경이 열악해 남성들도 기피한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저조한 초등의 경우 벽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4개 도 지역에서 장애인이나 지역 제한 등 별도 전형을 포함하지 않은 일반 전형에서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강원, 충남, 전남, 경북이 각각 모집인원의 72.7%, 94.1%, 98.8%, 87% 밖에 충원하지 못했다. 미달이 됐다고 당장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해당 지역의 교육력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올 임용 결과를 보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강원도교육청은 미달 사태를 막기 위해 몇 년째 홍보영상도 만들고, 춘천교대와 함께 지역인재 가산점을 주는 사업도 해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전남이나 충남도 지역제한 전형이나 도서벽지 전형을 시도해봤으나 소수의 별도 전형도 미달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남도교육청의 경우 광주교대와 함께 전남 지역 근무를 전제로 한 교육감추천제 입학 제도를 운영했고 해당 전형으로 입학해 졸업한 학생들은 6명을 제외하고 모두 전남 지역에 응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남 지역은 4년째 미달되는 상태를 극복하지 못했고, 이마저도 입시제도의 형평성 문제로 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교육부는 올해 임용 결과를 보면 지난해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을 발표하면서 초등교원의 도시 쏠림을 막고 지역 간 수급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3점에서 6점으로 올린 지역교대 가산점 상향이 현직 교원의 응시와 합격률을 다소 떨어트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 교원의 타시·도 유출은 막아도 원천적으로 미달이 되는 지역의 신규교원 유입에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도서벽지 근무의 유인가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관사나 시설·환경도 개선, 수당 현실화, 도서벽지 근무자에 대한 근무지 선택권 확대 등 현실적인 메리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장에는 효과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약화된 승진가산점의 실질적 상향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수당 등의 처우개선과 관사 시설 및 안전 등의 근무여건 개선이 필요하고 유인가가 되겠지만 대도시와의 생활여건 차이, 장거리 출퇴근, 가족과의 떨어진 삶 등을 보상할 만큼 충분한 유인이 되기 어렵다”며 “원거리 학교에는 부부 교사 동일학교 근무 제약 완화, 가족형의 쾌적한 관사 제공, 수당, 잡무 경감 등의 정책을 경력교사를 목표로 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도 “승진만큼 내적·외적 동기 유발이 큰 제도는 찾기 어렵다”며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 중의 하나는 희생과 봉사라고 생각한다면 도서벽지 근무가 교장 자격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강미애 세종교총 회장과 이상덕 중등부회장은 5일 세종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최교진 세종교육감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세종교총 법인화 문제와 함께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는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과 박충서 조직본부장도 함께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정책간담회를 정례화 하고 미래교육 100년을 함께 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20일 서울 교총회관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유 부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교총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하 회장은 “부총리의 교총 방문은 현장과의 소통 강화 약속을 이행하고 실천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생각한다”며 “교육개혁과 정책 수립에 교원과 교원단체의 의견을 수렴·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평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부총리의 교총 방문이 의미를 가지려면 교육부와 교총 간 정례적·상시적 정책 협의를 통해 교육현안을 풀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정책협의회 정례화를 제안했다. 유 부총리는 하 회장이 제안에 “교총과의 정책간담회 정례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적어도 일 년에 두 번, 상·하반기에 자리를 마련해 현장의 의견을 듣고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협조도 구하겠다”고 답했다. 하 회장은 ▲교원지위법 개정안·학교폭력 예방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 ▲근무시간 외 휴대전화 연락으로 인한 교권침해 방지 대책 마련 ▲‘스쿨리뉴얼’ 실천을 위한 생활지도 매뉴얼 마련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인 유치원 명칭을 유아학교로 변경 등 교육계 현안 해결을 위해 선행해야 할 정책 과제도 제안했다. 유 부총리는 교원지위법의 경우 여야 간 이견이 없고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만큼 2월 국회가 열리면 공교육 정상화법 개정안과 함께 우선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교육청 이관이 주요 내용인 학교폭력 예방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우선 학교장이 자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힌 후 학생·학부모의 의견 수렴을 거쳐 단계적으로 학폭위 교육청 이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근무시간 외 휴대전화 연락으로 인한 교사들의 사생활 침해 문제에 대해선 교사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한편,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 회장은 또 올해 스승의 날 기념식을 교총과 교육부가 공동으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올해를 미래교육 100년의 원년으로 삼고, 교육계 협력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올해 스승의 날 기념식은 교육계 전체가 참여해 미래교육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협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단체교섭 상반기 내 타결 교원 처우개선 예산 반영 학생 생활지도 매뉴얼 개발 스승의 날 기념식 공동개최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20일 개최된 교총과 교육부 정책간담회에서는 단체교섭 타결,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협조, 유아학교 명칭 변경 등 8가지 주요 교육정책에 대한 현장과 교총의 제안이 이어졌다. ■교육부-한국교총 정례적 정책협의회 개최=교육부-교총 간 정책 사전협의를 통한 교육정책의 현장성 담보 및 안정적 착근이 필요하다. 상‧하반기에 정례적인 정책협의회를 개최해 정책의 기획‧입안 과정부터 교총의 참여를 보장하고 핫라인 구축을 통한 수시 간담 및 업무협의 개최를 요청한다. ■‘2018~2019 상반기 한국교총-교육부 단체교섭’ 상반기 내 타결=교총이 지난달 제안한 단체교섭안은 잠자는 학생, 문신‧화장한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 등 최근 교원들이 교육활동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제기하는 실질적 문제 위주의 과제로 조속한 타결이 시급하다. 2학기부터 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현장밀착형’ 교섭과제의 상반기 내 타결이 필요하다.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 조속 개정 협조=지난달 30일 발표된 교육부의 학교폭력제도 정책숙려제 결과 발표를 환영한다. 학교폭력자치위원회 기능을 학교가 아닌 외부 전문기관으로 이관, 경미한 학생 간 다툼에 대해서는 학교가 자체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을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지위법 교육위 전체회의 통과 및 학폭법 법안심사소위 통과 등에 협조를 바란다. ■3‧1운동 100주년 맞은 유아학교 명칭 변경=일제강점기에 처음 사용된 ‘유치원’ 명칭은 일제 잔재로서 청산 대상일 뿐 아니라 학교로서 유아공교육에 대한 인식을 저해한다. ‘교육기본법’ 및 ‘유아교육법’에 따르면 유아‧초등‧중등 및 고등교육을 위해 ‘학교’를 둔다고 명시하고 있고 교육부에서도 유치원은 학교라고 강조하고 있다. 3‧1운동 100주년의 상징성과 유아교육에 대한 공공성 강화라는 정부 정책기조에 따라 유아학교로의 명칭변경에 대한 교육부의 적극적인 추진이 요구된다. ■교원처우 예산 반영 및 8월 퇴직자 성과급 지급=학교 현장에서 보직교사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나 보직교사 수당은 16년째 동결돼 있다. 특수‧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 수당 및 직급보조비 등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수준의 인상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난 12월 국가인권위가 ‘8월 퇴직자 성과급 지급방안 마련 권고’ 결정을 내린 바 불합리하게 차별받고 있는 8월 퇴직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개선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스쿨리뉴얼’ 실천을 위한 학생 생활지도 매뉴얼 개발=교육의 본질적 활동이 침해받지 않도록 학교 현장 의견을 반영한 학생 생활지도 매뉴얼 개발이 필요하다. 교사와 학생 간 접촉을 무조건 차단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과정상 신체접촉 허용 기준, 학생 생활지도 기준 등 ‘스쿨리뉴얼’ 실천을 위한 생활지도 매뉴얼 개발에 협력을 요청한다. ■근무시간 외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방지 대책=교사들이 근무시간 외에 걸려오는 학부모들의 휴대전화 민원에 시달리고 있어 사생활 침해 및 교권침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차원에서 교원의 휴대전화 등 개인정보 공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공무로 개인 연락처를 공개해야 할 경우 공무용 휴대폰을 지급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2019년 제38회 스승의 날 기념식’ 공동 개최=올해 스승의 날 기념식을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동으로 주최할 것을 요청한다. 대통령과 부총리가 기념식에 참석해 정부 포상자를 친수하고 모범 교원을 초청해 노고를 위로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학생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50만 교원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
교부율 0.8% 올려야 안정적 법률적인 뒷받침도 서둘러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고교 무상교육을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교부율을 올해 20.46%에서 21.26%로 0.8%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안고 있는 시‧도교육청들이 기존 재원으로는 매년 2조원 이상 소요되는 고교 무상교육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 밀어붙였다가는 자칫 누리과정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 한양대 교육복지정책중점연구소는 19일 ‘고교 무상교육 실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고교 무상교육 정책의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논의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이제라도 특단의 재원 확보책을 강구해 국가의 교육적 책임을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올해 2학기부터 3학년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학생 수 감소 등의 이유로 교부율 인상에 이견을 보이는 상황. 송 교수는 2학기부터 도입할 경우 소요 재원은 올해 7730억원, 2020년 1조4005억원, 2021년 2조734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시‧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 측면에서 볼 때 교부금이 늘어나는 추세이나 최근 5년간 무상급식, 누리과정지원과 같은 복지비용 증가와 세수부족분을 지방교육채 형태로 보전한 것이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며 “세수호황으로 고교 무상교육이 기존 교부금으로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교부금 재원으로 가능하다고 밀어붙여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낳았던 누리과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와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합쳐 ‘(가칭)교육비지원특별회계’를 구성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송 교수는 “여기에서도 전제해야 할 것은 재정중립성의 원칙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교부율을 20.16%에서 21.27%로 0.81% 상향조정해 보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욱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장학사는 “교육감들의 공약에 시기나 범위 등의 차이가 있고 이미 추진 중인 곳도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동일한 기준을 세우고 즉시 실시해야 한다”면서 “무상복지의 확대로 학비만 유상인 기형적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제도적 과제도 제시됐다. 김민희 대구대 교수는 “교육기본법을 개정해 헌법에 보장된 무상의 범위를 명시하고 확대해가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며 “이밖에도 세수 확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기금제도를 마련하고 학교기본경비를 목적사업비까지 포함해 총액지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20일 국회에서도 정성호‧서영교‧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기도교육청 주최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김병주 영남대 교수는 “학부모 수익자부담금 등 민간에 크게 의존하는 재정구조와 지방교육 채무 증가, 고정‧의무지출 증가로 인한 가용재원 감소 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첨단 교육시설 환경 조성 및 고교 무상교육 및 공립유치원 확대 등 추가소요를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법정교부율의 인상이 불가피 하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을 제외한 OECD 34개국에서 모두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사실상 모든 국민이 고등학교 교육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등에 1명당 연간 156만원이 든다”며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무상교육에 대한 법률적 뒷받침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 A학교는 지난 13년 간 중소벤처기업부와의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140명 정도 취업을 보냈다. 그러나 올해 그 숫자는 절반 정도인 80명으로 감소한 사실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은 병역특례와 연계돼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취업률 80%였던 B학교는 2월 중순 현재 48% 정도에 머물러있다. 이달 말까지 노력해도 50%대 중반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B학교 관계자는 “그래도 주위 상황과 비교하면 이 정도면 괜찮은 결과”라고 위안하고 있다. 직업계고 취업률이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직업교육 관계자들은 “정확한 수치는 2월말까지 최종집계가 나와야 알겠지만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20%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이 수치가 맞는다면 50%를 넘겼던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이다. 이는 10년 전 최저점을 찍었던 때와 비슷해지는 수치다. 그동안 직업계고는 정부의 다양한 육성정책 덕에 성장세를 보였다. 선취업 후학습, 일·학습 병행제, 마이스터고 도입, 매직(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 사업, 병역특례와 연계한 취업 맞춤형 교육 등에 힘입어 2017년 직업계고 취업률은 50%를 17년 만에 넘겼다. 반면 10년 전 80%에 육박하던 대학 진학률은 2017년 68.9%까지 낮아졌다. 이처럼 직업계고 취업률 상승은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이고 학력중심 사회에서 능력중심 사회로의 변화를 이끈다는 점, 집안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희망사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직업계고 취업률 급감을 사회적 위기신호나 마찬가지로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직업계고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경기 불황과 학습형 현장실습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학습형 현장실습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기취업을 목표로 입학했던 학생들의 목표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현장실습 중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 학생이 나오자 그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고 안전교육 이수를 30% 이상 하도록 변경된 것이 학습형 현장실습 제도다.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다보니 수당도 적다. A학교 입시담당 교사는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대폭 줄어들었고, 학생들도 현장실습에 나가느니 그냥 아르바이트 뛰는 게 훨씬 낫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2월 현장실습 기간을 축소할 당시 취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지만 교육부는 결국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하지 않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6년 3만1060개였던 현장실습 참여기업은 지난해 1만2266개로 39.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현장실습 참여 학생은 2016년 6만16명에서 올해 1월 기준 2만2479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달 말 ‘현장실습 보완 방안’을 발표해 학습형 현장실습을 일부 수정하기로 했다. 현장실습 기업 선정 절차는 간소화되고, 현장실습 기간은 전환학기를 도입해 6개월까지 정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월 20만 원 정도의 실습 수당에 대해서는 실습시간 동안 최저임금의 75% 지급을 권고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학습형 현장실습을 철회하지 않는 한 정책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만큼의 수당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습형’이라는 개념을 폐기하고 이전대로 재개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산업재해 사고율이 최하위 권역에 머물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야 하는데, 현장실습이 문제인 것으로 판단한 부분은 실책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현수 수원정보과학고 교장은 “우리나라의 심각한 산업재해 사고율을 낮추는 방안 개선이 급선무”라며 “이 문제부터 돌아봐야 하는데 애꿎은 현장실습을 건드렸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직업계고를 찾는 입학생도 줄고 있다. 최근 직업계고 모집에서 전국적인 미달 사태를 빚었다. 학령인구 감소의 이유도 있겠지만, 조기취업과 같은 장점이 사라진 마당에 직업계고에서 희망을 찾기 힘들어 외면하고 있다는 관측도 유력하다. 모집인원의 감소폭보다 지원자 감소폭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관내 특성화고 1차 모집 결과 1만5502명 선발에 1만7241명이 지원하면서 1.11대 1의 경쟁률이었다. 2017년 1.12대 1보다 소폭 감소했다. 2017년은 1만6172명 모집이었으므로 모집인원이 670명 줄어 경쟁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봤지만 지원자 또한 820명이 감소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지방 직업계고는 더욱 심각하다. 경남도교육청은 최근 ‘직업계고 활성화 대책 수립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올해 입학을 앞둔 직업계고 신입생 1차 모집 결과 사상 최고 미달률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도내 직업계고 35곳이 올해 입학할 신입생을 1차 모집한 결과 전체 모집인원(4842명)의 20.2%로 역대 최악의 결과였다. 전북은 도내 특성화고 24곳 중 18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수년째 정원 미달 사태를 반복하는 C학교 관계자는 “폐과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문구 서울 영등포공고 교사는 “교육당국이 교사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며 “교사들이 현장에 맞는 대안을 내놓더라도 상급기관이 발을 맞추지 못하고 엉뚱한 처방을 내린다면 직업계고 위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사립학교 신규교원 위탁채용 확대, 사립학교 자문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심의기구로 전환, 재정 차등지원 등과 관련해 법과 시행령 개정 요구 방안을 토론회에서 밝혔다. 그러나 교총 등 교육계는 일부의 비리 사학으로 인해 건전하게 운영되는 대다수의 자율성까지 침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결국 학생과 학부모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전국공영형사립대학추진협의회,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유초중등 사학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주관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하봉운 경기대 교수, 임재홍 방송대 교수, 문홍주 광주 서진여고 교장은 발제 및 주제발표를 통해 사학 법인·재정·인사 공공성 강화와 관련된 사립학교법(사학법)과 시행령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우선 이들은 “사학 공공성 강화를 위해 신규교원 위탁채용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신규교사 위탁채용에 동참하지 않고 기간제 교사 비율이 높은 법인에 대해 학급 수를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해 사실상의 의무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무직원 공개채용도 의무화 하도록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고교 학점제, 고교 무상교육 등의 시행을 앞두고 개별 학교 차원의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공·사립은 물론 사립학교 간 교사 파견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만큼 교원 신규채용 위탁 의무화가 전제돼야 교원 파견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보조금 지원 방법 개선, 학교법인의 임원과 모든 사립학교의 교원·사무직원도 공직자 행동강령을 적용받도록 법 개정, 사학 학운위 심의기구 전환, 사립학교 공공성 강화 위원회 구성·운영, 시정요구 미이행 등에 대한 강제 방안 마련, 사학업무 전담팀 신설, 임시이사 선임법인 정상화 지원 강화, 학교법인 법정부담금 공개, 전문가 자문단 운영 등을 내놨다. 이에 대해 토론자들은 개선안 전반에 대해 반대했다. 김동석 교총 정책본부장은 “국·공·사립을 막론하고 학교의 어떠한 부정과 비리는 용납될 수 없고, 잘못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며 “그러나 발제 내용은 잘못이 없는 건전한 사학까지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인 만큼, 성실히 잘 운용되는 곳은 규제를 완화하는 차등적 규제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교원 채용 위탁운영과 관련해 “사학 교원은 학교의 건함이념에 맞춰 선발 임용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개정 사학법에 사립교원의 신규채용은 공개채용이 원칙인데 공개채용 절차상에 사학이 건학이념 등에 따른 채용기준, 절차, 방식을 정하는 것까지 개입하려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재정분야 개선에 대해서도 “사학재정결함보조금 제도에 자칫 손을 대면 학생과 학부모들이 피해를 입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소규모학교의 경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택정 문명교육재단 이사장은 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사학을 위한 공립특채 등 방안은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채용비리를 빌미로 사학의 특수성과 자율성 등을 위반하는 위탁채용은 반대했다. 홍 이사장은 “채용비리가 있는 법인에게 일정기간 위탁채용 하도록 하는 대체입법이면 몰라도 전체 사학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며 “교육당국의 규제와 간섭에 지쳐 사학을 포기하려는 법인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명웅 변호사는 교육당국의 사학에 대한 규제에 대해 “헌법적 가치와 맞지 않고, 지나칠 경우 ‘갑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당국과 사학 간의 동반자적 관계 형성을 요구했다. 이 변호사는 “국가의 재정지원이 많아진 귀책사유가 사립학교에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재정지원과 사학에 대한 지시감독과 통제는 논리적 연관관계에 있지 않다. 오히려 헌법적 관점은 그러한 연관관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교육부와 교육청은 사학정책을 입안하면서 지나친 관리감독을 하고 있지 않는지 헌법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학폭 개선안은 경미한 사안에 대한 학교 종결제, 1~3호 조치에 대한 기재 유보, 학폭위의 교육청 이관 등을 담고 있다. 그간 법률 개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지극히 제한적인 대책만 내놓았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그동안 교총은 학폭 제도의 개선을 목표로 전방위 노력을 펼쳐왔다. 정책 개선의 걸림돌이 되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법)의 개정을 위해 국회 법안 발의를 주도했으며 관련 국회의원 면담과 정책 토론회 참석 등을 진행했다. 국회 앞에서 학폭법을 포함한 교권3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선언을 했고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갔으며, 50만 교원 청원 운동도 전개했다. 또 교육부와의 정책 교섭에 핵심 내용으로 추진해 합의안을 도출하고 교섭 결과로 확정한 바 있다. 일선현장 대체로 긍정적 반응 학폭법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학교 안에서 폭력을 줄여나가는 데 기여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학폭 업무의 부담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민원, 심각해지는 청소년 범죄 등의 문제로 학교에서 소화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은지 오래다.이러한 구조적 모순이 가해와 피해 학생·학부모 모두 결과를 만족스럽게 수용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재심은 물론 소송으로 학교에 문제 제기를 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학생 인권에만 무게를 두고, 의무는 배제한 권리 중심의 민주시민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폭을 현실의 문제로 직면하고 있는 선생님들에게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자명하다. 이번 학폭 개선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경미한 사안에 대해 재량권을 갖고 화해 및 중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커져 교육적 차원의 지도가 가능해졌다는 평가와 1~3호 조치의 미기재 역시 가해 학생에게 반성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학폭위의 교육청 이관에 대해 크게 환영하고 있다. 학폭위의 구성에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단위 학교에서 한 건의 사건을 처리하기에 벅찬 상황이었던 점에서 교육청으로의 이관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라는 반응이다.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교육청 차원에서의 학폭위 운영은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뿐 아니라 사건 당사자들이 느끼는 처리에 대한 신뢰도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여건이 마련된다면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예방과 치유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학폭 개선안’에 대해 현장의 우려 또한 크다. 경미함의 기준을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문제는 교육부에서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학교급에 따라, 지역에 따라 개별적 특성이 작용하는 만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1~3호 조치에 대한 기재가 유보됨에 따라 상위 처벌이 결정된 가해 학생들의 재심과 문제 제기가 더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사들과 고민하는 시간 필요 교육청으로 이관되는 학폭위에서 요구하는 자료가 현재 단위 학교에서 운영되는 학폭위와 다를 바가 없다면 학교 현장에서 학폭 개선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 현장의 우려 섞인 이야기이다. 절차를 간소화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현장의 소리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번 개선안은 법률 개정을 포함해 이뤄지는 만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밝힌 바와 같이 개선의 의지를 실제 변화의 과정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새로운 정책의 수립 과정에서 학교폭력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현장의 교사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함을 주문한다. 그리고 지나치게 가해자 중심의 변화라는 여론의 지적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피해 학생의 관점에서 폭력의 아픔을 극복하고 치유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본래의 역할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유튜버, 우버 드라이버, 드론 조종사, 숙박공유 호스트, 디지털 장의사, 빅데이터 분석가, 로봇 전문가, 핀테크 근로자 등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존재하지 않던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에 없던 직업들이 생각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자리가 등장한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일자리 등장 요즘 일자리 환경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수급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자동화로 인해 기존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비관적 예측이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22.8%이라는데 새로운 산업분야에서는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은 인재확보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는 다모위안(達摩院)이라는 연구소를 설립, 150억 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해 디지털 인재를 모으고 있다. 이곳에서는 2만5000여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핀테크, 머신러닝, 사이버 보안 등을 연구한다. 페이스북은 빅데이터 분석가를 채용하는데 연봉 40만 달러(약 4억5000만원)를 내걸었다. 구글은 뉴욕, 토론토, 런던, 취리히, 베이징 등에 AI연구센터를 세우고 해외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국내 IT기업들도 해외 학술대회까지 저인망식으로 훑으며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가차원의 움직임도 빠르다. 중국은 2008년부터 국가프로젝트인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세우고 해외유학파를 최고의 대우로 유치하고 있다. 선발된 인재가 중국으로 귀국해 계약을 맺기만 하면 보너스 명목으로 최대 100만 위안(약 1억70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는 2017년 ‘AI Singapore’ 프로젝트를 내걸고 AI전문가 2000명을 양성하고 있다. 홍콩도 지난해 ‘홍콩판 천인계획’을 내놓았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4대 분야인 인공지능, 클라우드, 가상·증강현실, 빅데이터 분야에서 2022년까지 국내 개발자 3만여 명이 부족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중급 인재에 비해 석박사급 고급인력의 부족현상이 더 심각한데, 이러한 인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고급인력 부족 갈수록 심각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우수인재 양성과 앞으로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해서 교육계는 산업계 관점의 기업수요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실시, 확대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학생들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우수한 인재로 크도록 지도해야 한다. 산업계도 청년들에게 인턴십이나 프로젝트 실무기회를 많이 제공해 초급인력이 고급인력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선순환 인력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청년들이 산업계에서 꼭 필요로 하는 교육을 받고 자라서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준 일자리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교사로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은 매우 힘들고 고된 작업 중에 하나임은 틀림없다. 특히 담임교사로서 자율활동 및 진로활동 특기사항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부담되는 일이다. 단순히 학교행사를 나열하거나 심리검사 결과 등을 쓰는 것은 성장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급운영을 해야할까? 필자는 학급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다. 시사이슈 토론회, 나만의 E-campus 구축하기, 학급 TED 발표회, 신문기사 비판적 읽기 등 총 13여개의 활동을 진행했다. 학급 프로그램 도움으로 해결 그중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1단계는 각자 어떤 사회에 살고 싶은지 상상해보고 비슷한 생각인 학생 4~5명씩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2단계는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찾아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를 조사하며 관련 논문집을 정리, 연구보고서를 쓴다. 마지막으로는 활동 방법 및 실천 변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계획하며 자신의 배움이나 지식을 지역사회에 적용하는 것이다. 실제 활동을 소개하면 ‘차별 없는 사회’라는 대주제로 ‘함께하는 장애인 복지’라는 소주제를 연구했다. 조원들은 ‘지역사회의 인권을 외치다’라는 책을 읽고 인권개념의 역사적 발전과 장애인 인권실태를 이해했다. 또 논문과 서적을 통해 인권 문제가 발생하게 된 이유와 장애인차별 금지법의 주요내용을 조사했다. 학생들은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차별을 받지 않고 평등하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받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임을 밝혔고 구청에 방문해 장애인 정책관련 설명을 들은 후 장애인들의 사회참여 확대를 요청했다. 미비한 법 개정을 위해 정신장애인 인권보장 및 복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했다. 자신의 지식을 실제에 적용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을 갖추는 계기가 된 것이다. 학급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학교 교육과정상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도 있다. 필자는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활동을 연계, 확장 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통일 안보교육을 받고 나서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 남북한 경제 사회상을 비교하고 통일 비용과 분단 비용에 대해 조사하면서 통일 한국의 미래상을 생각해보도록 한다든지, 통일 정책과 통일 운동의 전개과정을 살펴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통일 운동의 방향을 제시해 보도록 했다. 이런 활동은 학생들의 계획 하에 진행됐지만 방향을 잡는 것은 담임교사의 역할이다. 학생들 자율적 참여 끌어내야 학급프로그램의 목표는 활동을 통해 학생의 성장모습이 드러나고 대학교의 평가항목 및 평가요소가 잘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담임교사는 학생들이 지적호기심과 탐구능력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참고자료를 제공하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처음에는 비록 힘들지라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역량을 구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학생들의 개별적인 특성 및 숨은 역량, 개인성장모습까지도 고스란히 기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에도 좋은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의 활용을 추천한다.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자사고) 재지정평가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자사고 감축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즉 자사고는 5년마다 평가를 받아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 평가를 둘러싼 교육 당국과 자사고 간 마찰이 커지고 있다. 자사고(자립형 사립고 포함)는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환경을 제공할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로 지정된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을 결정하거나, 수업 일수 조정, 무학년제 운영(능력에 따른 학년의 구분 없음)등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즉 학교 경영, 교육과정 운영의 탄력성을 가진 고교다. 교육부는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하는 자사고를 시도교육감(청)은 교육부 동의를 거쳐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자사고 평가 지표와 기준 점수 등이 갑자기 강화되면서 자사고들이 반발하고 있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아니라 자사고 죽이기 평가라는 혹평을 하고 있다. 자사고 죽이기가 본격 시작됐다는 의구심이 확산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자사고연합회와 서울 지역 자사고들은 최근 교육부에 공문을 보내 자사고 평가 계획, 특히 지표와 기준, 배점 등의 전면 재검토를 요청했다. 자사고들은 재검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4년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자사고 6곳의 폐지를 추진해 3년 넘게 법적 다툼이 진행됐는데,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5년 만에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2010년 전국에 51곳이 설립된 뒤 전교조 등의 공격을 받아왔다. 진보 성향 친(親)전교조 교육감들은 자사고가 우수 학생을 싹쓸이하고 입시 위주 교육만 한다며 폐지를 추진해왔다. 현 정부 역시 '자사고·외고 폐지'가 대선 공약이었고 국정 과제로도 선정돼 있는 상태다.자사고 폐지 논란은 5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2014년 서울교육감은 자사고 6교의 폐지를 추진했다가 교육부의 폐지결정 취소로 무산된 바 있다. 2017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자사고ㆍ외고 폐지를 공약했고, 당시 교육부는 자사고 우선 선발권을 폐지했다. 2018년 교육부와 시ㆍ도교육청은 자사고 평가 지표와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그리고 2019년 최근 자사고연합회와 서울지역 자사고에서 교육부와 시ㆍ도교육청에 평가 지표, 기준 전면 재검토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현재 자사고는 전국적으로 43개교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는 43교 중 올해 평가 대상인 24곳에 '운영 성과 평가 계획'을 통보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자사고 평가는 교육부가 만든 표준지표(88점 만점)와 교육청 재량지표(12점 만점) 등 총 100점 만점으로 시행진다. 과거보다 평가 지표와 기준이 대폭 변경ㆍ강화됐다.자사고 지정 취소 점수가 2015년 100점 만점에 60점 미만에서 70점(전북은 80점) 미만으로 크게 높아졌다. 지표나 배점도 수정됐다. 가령, 과거엔 감사 지적 사항을 최대 5점까지 감점했는데, 올해는 최대 12점으로 대폭 확대했다. '학생 전출 및 중도 이탈 비율' 지표의 만점 기준도 '이탈률 5% 미만'에서 '3% 미만'으로 대부분 높였다. 서울교육청 등에서는 과거에는 부모 직장 등 학생이 학교를 떠난 이유가 납득할 만한 경우는 예외로 해줬는데, 올해 편가에서는 이런 예외 규정을 없앴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의 경우 교사들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지표에서 과거엔 교원 1인당 연수를 40시간 이상 받으면 만점을 줬는데, 올해는 60 시간 이상 받아야 만점이다.한편 '사회통합전형' 지표도 자사고에 강화됐다. 교육부는 자사고에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 배려 대상자를 전체 입학생의 20%씩 뽑도록 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적어 대부분 미달한다. 그런데 올해 해당 전형 충원율 항목 배점을 3점에서 4점으로 높였다. 특히 일부 자사고(과거 자립형사립고)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뽑아야 하는 법적 의무 자체가 없는데도 평가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와 같은 논란으로 자사고들은 이번 자사고 평가를 자사고 살리기가 아니라, 자사고 죽이기 평가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실에 맞지 않는 자사고 폐지를 교육부와 시ㆍ도교육감(청)에서 밀어부친다는 하소연이다. 차라리 자사고를 폐지하려면 사회적 합의를 거쳐 법령과 규정을 고친 후 유예 기간 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갑자기 지표와 기준을 강화해 재지정 탈락을 유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 당국은 이번 자사고 평가 기준과 지표 강화가 ‘경쟁력 향상’이라는 입장이지만 자사고측의 ‘폐지 수순’이라는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한다. 자사고측의 반발이 심해지자, 최근 강원, 울산, 전북 등 일부 시도에서 지표와 기준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부 상상고의 경우 재지정 커트라인 80점을 70점으로 완화하는 것으로 전북교육청과 합의했다. 결국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교육 경쟁력 강화와 공교육 정상화라는 두 꼭지를 기준으로 시행돼야 한다. 자사고는 자사고대로 일반고와 다른 학교 경영과 교육과정 운영으로 특성화를 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지 않고 일반고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즉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일정 기간 전에 지표와 기준이 제시돼야 하고, 그 기준이 당위 학교에서 정상적인 학교 경ㅇ여과 교육과정 운영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행정이 ‘교육 눈높이’에 알맞아야 하는 것이다.
교원그룹이 2월 12일 서울 창신초에서 어린이 정신건강 교내 휴게공간인 스트레스 프리존개관식을 열었다. 스트레스 프리존은 아이들의 스트레스 수치를 자가진단하고 해소할 수 있는 활동공간이다. 여기서는 심리안정 테스트, 놀이활동, 컬러 테라피, 향기 테라피 등을 진행할 수 있다. 개관식에서는 언어학습용 태블릿 PC10대와 교재, 전집 세트도 전달했다고 한다. 학창시절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두 곳의 대학원에서 상담 심리학을 공부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고교생의 성고민과 욕구, 한국교원대학교에서는 고교생의 성격유형에 따른 스트레여스 대처행동의 차이 분석이란 논문을 썼다. 필자가 성 문제와 스트레스에 관한 논문을 쓴 이유는 학창시절부터 이런 문제로 많은 고민을 해왔고 주변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였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의 왕성한 욕구를 운동이나 놀이, 취미 등으로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고 학업 스트레스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전문상담교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성교육은 정확한 맥을 잡지 못하고 심지어 터부시하기까지 하였으며 단위학교에 학업, 생활, 진로 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전문상담교사조차 부재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고작 지역교육지원청에 전문상담교사 한 두명을 배치하고 문제가 있는 학생은 Wee 센터에 공문을 요청해 순회상담이란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이고 예방적인 차원에서 전국의 모든 초 중고 단위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되어야 하고 충분한 예산지원이 되어 학생들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예산 타령만 하고 정작 긴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우선 순위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못내 안타깝다. 그동안 숱하게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제안을 했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서울 창신초의 스트레스 프리존개관식 소식을 접하면서 하루빨리 전국의 모든 단위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되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몇 해 전 모 방송사의 주말 대하드라마 ‘장영실’이 큰 인기였다. 미천한 노비로 태어나 조선을 15세기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강국으로 만든 그의 삶이 소설보다 더 극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 역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오늘날 우리의 민낯을 발견할 수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더불어 개방적으로 인재를 등용한 세종의 혁신적 리더십이 어떻게 빛을 발하는 지도 자세히 알 수 있다. 특히 세종16년 6월 24일 세종실록에 따르면,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는 정말 획기적인 시계였다. 그 이전의 물시계는 낮에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움직이고 한밤중에는 빨리 움직이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장영실이 만든 물시계로 인해 정확한 시간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비로소 국가표준시가 결정되었다. 시대와 인물의 극적인 만남 조선이 장영실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하마터면 그런 천재성이 초야에 묻혔을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신분적으로 불리해서 주목받기 힘든 처지였기 때문이다. 그의 조상은 중국인이었다. 8대조 장서(蔣壻)는 12세기에 살았던 송나라 사람이다. 이 시대에는 송나라가 금나라에 의해 멸망했다가 부활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앞의 송나라를 북송, 뒤의 송나라를 남송이라고 부른다. 이 같은 격동의 시대에 장서는 전쟁을 피해 고려로 망명해 충남 아산에 정착한다. 이것을 계기로 장서는 아산 장 씨의 시조가 되었다. 장영실은 고려 멸망 2년 전인 1390년경에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양반이었지만 어머니가 기생출신이었기 때문에 그는 자동으로 노비가 되었다. 그래서 장영실도 동래현에서 공노비 생활을 해야 했다. 동래현에서 장영실이 담당한 일은 무기제작이었다. 당시는 한반도 해안과 동지나해에서 왜구의 활동이 극심했다. 그래서 해안 경비가 매우 중요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는 해안가인 동래현에서 무기 제작에 탁월한 소질을 보였다. 시대 분위기에 맞는 재능을 지니고 있었던 셈이다. 손재주가 좋다는 소문이 파다하자 장영실은 한양으로 스카우트되었다. 그의 나이 20대 중반이었다. 그는 상의원에 배속되어 의류, 보석, 무기 등을 제작했다. 그런 그를 과학기술자로 바꾸어 놓은 것은 바로 세종대왕이었다. 세종은 1421년 장영실을 명나라에 파견했다. 그곳의 천문관측시설을 둘러보고 돌아와서 똑같이 모방하라는 것이 세종의 명이었다. 세종은 장영실의 견학을 돕고자 명나라에 공문을 보내 협력을 요청했다. 이렇게 세종의 관심과 지원을 계기로 장영실은 과학기술 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획기적인 신분 해방 세종은 단순히 장영실의 견문을 넓혀주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노비신분까지 해방시켜주었다. 오로지 과학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신하들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그의 신분을 해방시켜주었던 것이다. 장영실은 고을 사또보다 높은 정5품 벼슬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그는 과학연구와 생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되면서부터 장영실은 과학기술 개발에서 놀라운 성과들을 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 중 하나가 바로 자격루다. 소설 ‘장영실’에서는 장영실이 소현옹주와 소위 썸을 타는 장면이 묘사된다. 드라마 속에서도 소현옹주는 남편과 사별한 뒤 장영실을 은근히 좋아하며 과학연구를 도와준다. 또 장영실의 사촌형인 장희제가 장영실을 견제하고 훼방을 놓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허구로 지어낸 것들로 현실적으로 왕의 누나와 사랑을 나누고 사촌형제와 갈등을 빚을 정신적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다. 자기한테 기대를 걸고 있는 임금을 위해서라도 장영실은 과학연구에 온 정신을 쏟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은 자격루, 옥루, 일성정시의, 현주일구 같은 객관적인 성과물들로 잘 증명된다. 신분적 제약에 관계없이 그를 발탁한 세종도 대단했지만, 임금에 대한 은혜를 갚고자 열심히 연구한 장영실도 대단한 사람이다. 그래서 조선왕조와 장영실의 만남은 서로에게 큰 행운이었다. 치명적인실수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1442년이었다. 당시 세종은 46세이고 장영실은 53세였다. 장영실은 세종이 탈 가마의 제작을 책임졌다. 바로 이 가마가 부서진 것이다. 세종이 승차한 상태에서 가마가 무너졌던 모양이다. 당시 세종은 체중이 너무 과한 편이었다. 세종의 체중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가마를 제작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장영실은 관직을 빼앗기고 법정 최고형인 곤장 100대를 선고받았다. 만약 세종에 의해 감형 받지 못하고 곤장 100대를 다 맞았다면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 것이다. 세종은 그동안 장영실의 공적을 감안하여 공직에서 내쫓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 후 장영실이 어떻게 됐는지는 전혀 확인할 길이 없다. 장영실은 조선이 낳은 최고의 과학자였다. 그는 노비신분에서 종3품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겨우 가마 제작에서 범한 사소한 실수 하나 때문에 인생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관직을 빼앗기고 곤장을 맞은 것보다 더 괴로웠던 것은 자신의 과학적 명예가 일순간에 무너졌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천재과학자 장영실은 그렇게 비통함 속에서 여생을 살다가 쓸쓸히 죽어갔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조선과 후손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수업이 달라진다 ⑯ 이은경 인천예송중 교사의 진로탐색 프로그램 ‘결-연결-번짐’ “모든 것에는 결이 있습니다. 나무, 물, 종이는 물론이고 사람도 타고난 결이 있어요. 학생 개개인의 타고난 결을 인정하고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것이 진로교육의 첫 걸음입니다.” 이은경 인천예송중 진로진학상담교사는 ‘학생의 타고난 결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는 교육 신조를 갖고 있다. 서로 다른 결을 가진 학생들을 획일적인 틀에 맞춘다면 행복한 인생을 살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그가 고안한 진로탐색 프로그램 ‘결-연결-번짐’은 이런 고민에서 비롯됐다. ‘결’은 학생 스스로 타고난 ‘나’에 대해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연결’은 창업을 통해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삶과 연결해보는 활동이 주를 이룬다. ‘번짐’은 배움을 바탕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데 집중한다. 이 교사는 “학생 스스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흥미를 유발하려고 농구 수업에 다양한 활동을 녹이지만, 정작 골대에 농구공을 많이 넣은 학생에게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이 지금 학교의 현실이에요. 수업과 평가가 동떨어져 있지요. 시험을 잘 봐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행복할까요? 인생은 여행이에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인생 여행의 목적에 대해 생각할 시간조차 없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이 교사의 진로 수업은 인생의 목적을 생각하는 데서 시작한다. 여행을 떠날 때 여행의 목적과 목적지, 가는 방법 등을 생각하듯, 삶의 이유와 갖고 싶은 직업, 직업을 갖기 위한 방법 등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목적만큼 중요한 것은 인성과 감성, 공감 능력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의 밑거름이 돼주기 때문이다. “수업 중에 ‘휴대전화 속 사진 감상하기’를 곁들여요. 휴대전화 속 사진함에서 친구들과 함께 감상하고 싶은 사진을 고르고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는 활동입니다. 한 학생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글귀 사진을 보여줬어요. 길을 걷다가 바닥에 쓰인 걸 찍었다면서요. 처음에는 왜 바닥에 이런 걸 써놨을까, 생각했대요. 그러다 자신감이 부족하고 힘든 사람들은 아래를 본다는 걸 알게 됐다더군요. 그들을 위한 글귀라는 것도요.” 수업은 나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결’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에니어그램(사람을 아홉 가지 성격으로 분류하는 성격 유형 지표) 검사 ▲만다라트 스케치 ▲가치 명함(장래희망과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는 담은 명함) 만들기 ▲진로 UCC 공모전 ▲의사소통 등이 대표적이다. 만다라트는 가장 큰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과 아이디어 등을 거미줄 모양으로 끌어내 적는 기술이다. 이 교사는 여기에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연결해보라고 지도하고 있다. 그는 ‘따뜻한 한의사’를 꿈꾸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방학 중에 사진 한 장을 보내왔습니다. 길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모습이었어요. ‘따뜻한 한의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소아암에 걸린 친구에게 머리카락을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대요. 2년 동안 머리카락을 길렀고, 이제 자를 때가 돼 잘랐다는 말과 함께요.” 2학기에는 직업게임과 창업으로 세상 배우기를 통해 직업 세계를 이해하는 ‘연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캠프를 진행한 후 학생들은 팀을 이뤄 사업계획서를 발표한다. 창업 아이템 선정부터 직원 채용, 홍보·마케팅, 판매까지 학생들 몫이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도 연다. 시장에 나가 상인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창업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도 듣는다. 반별 우수 팀 가운데 총 10개 팀에게는 학교 축제가 열릴 때 판매 부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2년 전 1등은 어묵을 창업 아이템으로 잡은 학생에게 돌아갔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선생님 수업은 재미없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하던 학생이었다. 친구들에게 창업 능력을 인정받아 다음 학년에 진학해 반장을 맡기도 했다. 이 교사는 “창업 교육은 평소 알지 못했던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과 능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며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아이들에게 뭔가를 보여준 것 같아 통쾌함까지 느꼈다”고 귀띔했다. “학생마다 능력과 성격이 달라요. 좋은 창업 아이템을 떠올려도 실행력이 부족할 수도, 팀을 이뤄 활동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요. 종종 교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지 않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자체를 인정하고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창업을 준비하다 결국 포기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분명 얻는 것이 있거든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천예송중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2018 창업체험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에서도 대상을 수상했다. ‘번짐’은 동아리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동아리 ‘작은 거인들’은 채움과 나눔을 모토로 활동한다. 헌신과 봉사의 마음가짐을 가진 신입생의 신청을 받아 선배들이 면접을 보고 선발한다. 동아리에 소속된 학생들은 직접 기획한 여행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해 생각하는 한편,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각종 학교 행사 준비와 정리, 예비 중학생 멘토링도 이들의 몫이다. 이 교사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학교와 후배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늘 고민하는 듯하다”며 “지금도 입학식을 앞두고 신입생 대상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진로상담교사로서의 삶이 행복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어요.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교사는 ‘코칭’을 통해 학생들이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기만 하면 됩니다. 동아리 이름이 왜 ‘작은 거인들’인지 아세요? 우리 아이들 자체가 ‘큰 사람’이거든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3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 시간제 초등 돌봄전담사들이 집회에 나섰다. 근무시간 확대와 처우개선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근무시간을 최소 6~8시간으로 늘리고 돌봄 전담교실을 확충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핵심 요구사항이다. 교육부는 올해 초등 돌봄교실 1400개를 늘리고 지난해보다 2만 명 들어난 28만 여명의 학생들을 수용할 예정이다. 2022년까지 돌봄교실을 전학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따르면 이용자는 53만 여명에 이를 전망. 하지만 돌봄 전담교실과 전일제 돌봄전담사를 확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규모 늘리기에만 치중할 경우, 학교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기존 1~2학년이었던 돌봄을 3학년까지 늘리는 올해만 해도 이미 현장 곳곳에서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서울 A초는 최근 3학년은 겸용교실도 공간이 나오지 않아 방과 후 학교와 귀가 시간 사이에 머물 수 있는 대기실을 만드는 것으로 대체했다. 학운위 승인을 거쳐 3학년 운영을 포기한 학교도 여럿이다. 이 학교 B교장은 “‘나라에서 3학년도 받아주라는데 왜 안 되냐’는 학부모 민원이 빗발쳤다”면서 “현재도 버거운데 전 학년 확대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어난 만큼 전담사들의 부담도 늘어난다. “아이들을 온전히 돌보기도 버거운 4시간 동안 행정업무와 돌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운영일지와 출석부는 물론 급‧간식 서류, 귀가일지 작성, 월간계획 작성, 위생체크, 홈페이지 관리, 수업준비물 챙기기 등 수없이 할 일이 많습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에는 행정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초과근무를 하거나 집에 일거리를 가져가기 일쑤인데 수당은 물론 생명보험조차 가입되지 않고 있죠.” 이들은 열악한 환경의 피해가 모두 학생들에게 돌아간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수업과 병행하는 겸용교실을 사용하는 경우 전용교실에 비해 차별적인 교육환경에 놓인다고 강조했다. 조현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학교비정규직 돌봄분과 부분과장은 “돌봄 전용교실은 따뜻한 바닥과 안락한 환경에서 전일제전담사의 케어를 받지만 시간제전담사에 배정된 아이들은 아침, 오전, 오후, 저녁돌봄까지 선생님이 최대 4번 바뀐다”며 “겸용교실에 수업이 있으면 갈 곳이 없어 강당이나 복도, 운동장을 떠돌면서 간식을 먹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이는 교사들의 불편으로도 이어진다. 지난 1일 서울 C초 오후 돌봄 시간. 접이식 홀딩도어가 설치된 겸용교실에서 담임교사가 업무를 하는 동안 전담사와 학생들의 돌봄교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홀딩도어가 칸막이 역할을 해주기는 하지만 소음은 그대로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 담임교사도 업무에 방해를 받고 학생들도 돌봄 공간이 비좁아지는 등 모두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실제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시간제 돌봄전담사 824명 중 겸용교실을 사용하는 전담사가 388명으로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일제전담사도 고충이 있다. 4시간 밖에 근무하지 않는 시간제 전담사들의 시간 확보가 어려워 혼자 모든 행정업무를 운영하다보니 과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 적어도 3학급 당 1명 정도로는 전일제 강사를 늘려야 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 학교 D교감은 “돌봄전담사도 학급처럼 한 반에 한 담임이 행정업무와 프로그램관리는 물론 온종일 아이들을 케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인력과 시설 확충 없는 확대는 재고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돌봄을 지자체나 마을과 연계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지역 전일제는 580명, 시간제는 850명이다. 올해 새롭게 선발하는 251명의 전담사 역시 모두 시간제로 채용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산 확보 등의 문제는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방과후교실, 병설유치원, 특수학급 등 복잡다단한 사회적 요구로 전용교실 확보가 어려운 등 포화상태인 것은 상황은 맞다”면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우리동네 키움센터’를 통해 주민센터나 사회복지관, 도서관 아파트 공용 공간 등에 돌봄시설을 확대할 수 있도록 공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