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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매년 찾아오는 8.15 광복절, 일본의 식민지배로부터 해방이 된 날이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한다. 한-일 관계 역사의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들은 우리 역사에 결코 우호적인 이방인이 아니었다. 손짓하면 닿을 것 같은 거리인데도 우리와 그들은 왜 친근한 이웃으로 살지 못했을까? 일본은 왜 그렇게 우리 역사에 피의 궤적을 남기면서 온갖 굴욕의 역사를 제공한 주인공이 되었을까?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약탈과 침략의 피해자가 되어 온 우리는 왜 그렇게 희생이 되었을까? 지금도 왜 일본은 혐한 사상을 가지고 대낮(白晝)에 그들의 심장인 도쿄에선 재일 한국인에 대한 테러와 헤이트 스피치를 실시할까? 왜 자신들의 안보를 핑계 삼아 한국의 주요 산업의 목줄을 끊으려 할까? 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려고 온갖 기를 쓰며 헌법을 개정하려 할까? 왜 역사 고증에 의해 엄연히 한국의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독도를 자국령으로 주장하며 역사 왜곡을 끊임없이 저지를까? 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성노예를 부정하고 자발적 매춘부라고 왜곡할까? 이런 질문 사항을 주안점으로 하여 우리는 한-일 관련 역사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뇌한다.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섬나라 일본의 대륙 진출에 대한 야욕에 의해 침략과 약탈의 희생이 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 역사의 어느 페이지를 펼친다 해도 우호적인 이웃보다는 셀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고 굵직굵직한 근대사의 사건을 남겼다. 가장 최근에 우리는 그들의 식민지가 되어 나라 잃고 헤매는 불쌍한 국민으로 치욕과 굴욕의 삶을 살았다. 그 기간에 이국땅에서는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국가의 독립을 위해서 싸우다 운명을 달리했다. 신채호 선생은 후손들에게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경각심을 심어주었다. 그의 외침은 아직도 우리에게 강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양국 간의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채 갈등이 심화되는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그나마 자유롭던 두 나라 간의 왕래는 이젠 완전 봉쇄되어 당분간은 오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역사는 우리에게 일본과 가까이하기도 멀리하기도 어려운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교훈을 남겼다. 한-일 간의 역사의 그림자는 언제 빛으로 바뀔 수 있을까?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또 다시 광복절을 맞으며 우리는 고뇌의 순간을 되풀이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의 두 전범 국가인 일본과 독일은 그동안 너무도 다른 길을 걸어왔다. 독일은 나치의 전범들을 지구촌 어느 곳을 가리지 않고 철저히 색출해 역사의 심판을 받게 했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 역대 독일 정부는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역사의 죄인으로 당사자인 유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을 향해 고개 숙이고 무릎 꿇어 사죄를 해왔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참회 행위에 진실성이 담겨 있고 일관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 독일을 향해 세계는 이젠 됐다, 하고 용서를 했으며 함께 전쟁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은 어떤가? 그들은 아직도 이웃 국가들에 끼친 아니 세계 역사에 저지른 악행에 대해서 사죄하고 반성하는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원폭으로부터의 자국의 피해만을 상기하면서 어설픈 피해국으로의 퍼포먼스(코스프레)를 행하고 있다. 최근 도쿄 신문은 “남의 발을 밟은 사람은 밟힌 사람의 아픔을 모르는 법”이라며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자국 정부와 사회 분위기에 경종을 울렸다. 더불어 “일본이 (한국을 탓하기에 앞서) 먼저 역사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한 사설의 서두에서 “역사에 어두운 부분이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그 나라의 도의적 입장을 강하게 만든다”라는 구리야마 다카카즈(1931~2015) 전 외무차관의 발언을 소개한 뒤 “모든 나라의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지만, 일본에서는 ‘빛’만 골라서 말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도쿄신문이 한국을 포함해 주변국에 깊은 상처를 남긴 러일전쟁에 대해 아베 총리가 “식민지 지배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언급한 것을 잘못된 사례로 꼽았다는 것이다. 특히 한일 갈등의 중심에 있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도쿄 신문은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히 해결됐다고 한다”며 “그러나 법률이나 협정을 이유로 외면하기 앞서 당시의 고통에 공감하는 자세를 보였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의 진보신문답게 이웃 아시아 국가들에 저지른 자국의 행위를 진심으로 성찰하자는 자성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반면에 일본의 위정자인 아베는 여전히 반성의 기미 없이 자신들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아시아 국가들에게 번영의 희망을 주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현재도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려고 획책하고 있다. 여전히 독도를 일본영토라 주장하며 역사 왜곡을 노골화하고 있다. 또한 강제 징용의 현장을 몰염치하게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 한다. 일본군 성노예 여성들에겐 아직도 매춘부란 누명을 씌워 사과 한마디 없다. 가장 최근엔 한국의 경제적 성장에 대한 경계와 시기로 한국에서 수입하는 소재의 공급에 대한 약점을 파고들어 불화수소를 비롯한 주요 부품에 대해서 수출을 봉쇄했다. 이런 일본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대다수 국민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사지 않습니다) 및 여행 자제(가지 않습니다)를 선언했다. 2019년 고등학생의 79%가 일본 제품의 불매 운동에 동참했다. 그러한 국민적 저항운동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내의 지식인 가운데 『반일종족주의』의 출판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친일은 악이고 반일은 선이며 일본을 악의 종족으로 인식하는 종족주의를 반일종족주의라고 표기하고 있다. 반일종족주의는 거짓말로 쌓아 올린 샤머니즘적 세계관이므로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일본이 한국을 짓밟고 재산과 생명을 강탈한 사실은 외면하고 일본 침략이 한국을 근대화시켜주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 한반도 쌀 수탈도 빼앗은 게 아니라 쌀수출이라고 주장하고 심지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도 없었고 자발적인 조직에 의한 성매매였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의 대응은 갈라진 생각과 행위가 엄연히 공존하고 있다. 그럼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의 2세들에게 이루어지는 학교에서의 역사 교육이다. 그럼 현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역사 교사 A는 30대 중반의 여성으로 한국사와 동아시아사 수업을 담당하며 일본, 중국, 한국이라는 국가 간의 대립적 시각은 최소화하고 전쟁, 인권, 평화의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여러 매체를 통해 일본에 대한 반감을 기본값으로 가지고 수업에 임하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 시기를 수업할 때는 혐오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이 권리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인이라서, 또는 일본인이라서가 아닌 전쟁이나 징용, 군 위안부 등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은 그것을 주도했던 일본 정부와 제국주의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일이며, 누구든 피해자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현재의 학생들은 서로 공존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덧붙여 예전에 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일본 학생과의 수업에서 말했던 사실을 상기하며 일본 정부가 인정을 하고 사과하기를 바라는 것이지 학생들은 서로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직접 자신의 수업에 중심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또 다른 역사 교사인 B는 20대 후반의 남성이다. 그는 동아시아, 특히 일본의 역사관에 대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사료, 영상, 수업자료를 수업 시간에 제공하고 있다. 그가 가르치는 세계사, 동아시아사 과목에선 동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상호 공통성을 파악하고, 배타적 태도를 버려 상호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제국주의 침략 전쟁에 대한 보상과 사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과거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현재 영토 분쟁을 불러일으키는 점에 대해서는 결코 흘려 넘기지 않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평화적 미래 번영을 위해 과거 역사를 미화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선을 지키기 위해 역사적 사실이 입증된 자료들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객관적인 역사의식 형성을 돕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2020년 학생들도 작년 불매운동을 매개로 임진왜란, 일제 강점기 시대를 학습할 때는 높은 학습 참여도와 관심도를 보이고 있으며 1년 전 불매 운동과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학생들과 소통하며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역사 교사 C는 30대 중반의 남성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 주었다. 그는 유니클로에서 유행을 시킨 ‘플리스’라는 의류를 우리나라 기업 브랜드에서 구매하여 입고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자기 옷을 보더니 “선생님, 역사 선생님인데 유니클로 옷을 입으셔도 되요?” 라고 부정적인 어투로 질문을 던져서 유니클로 브랜드가 아니고 우리나라 기업의 옷이라 설명하였더니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하였다고 경험담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는 학생들이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고, 역사를 이끌어가는 주체라는 역사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느꼈으며. 이로써 학생들 앞에 서는 교사로서 조금 더 조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는 한-일 관련 역사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 보자. 결국 우리나라와 상호교류, 상호 공통성을 파악하고 역사와 문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편견을 심어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무엇보다도 상호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일본의 침략, 일제의 제국주의 전쟁과 같은 사실에선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지닐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 영상을 제공하여 지난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고, 선조들의 독립을 위한 노력을 가벼이 여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수업자료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요즘은 이에 대한 노력으로 서울교육청에서는 동아시아 청소년 역사교육을 '평화'로 주제를 잡고 캠프나 포럼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인천교육청에서는 동아시아 시민양성을 핵심 사업으로 연해주나 중국 역사 기행, 시민교육 등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역사 교육의 일환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한 대응과 학생 캠프, 공동교재 등을 시도하고 있는 시민단체의 인터넷 교육도 역시 보다 활성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라나는 젊은 세대부터는 친근한 이웃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적 교류를 더욱 앞당겨야 할 것이다. K-팝과 K-드라마, K-뷰티, K-무비 등 현재의 한류를 매개체로 삼아 문화교류를 활발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과거 일본 애니메이션의 파급 효과를 되돌아보는 것이기도 하다. 한-일 관계는 분명히 변해야 한다. 여기엔 고정관념에 익숙한 기성세대보다는 신세대를 중심으로 반드시 개선하고 풀어야 할 우리의 숙명적 과제임을 종언(終言)으로 제언(提言)하는 바이다.
“코로나 백신이 곧 나온대.” “누가 그래?” “그건 말이지……” 최근 가장 자주 나오는 기사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에 관한 뉴스일 것이다. 하루에도 몇 건씩 나오는 뉴스지만 결과는 어떤가? 전 세계의 제약사들과 연구기관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백신도, 치료제도 만족할 만한 성과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때 누가 이야기했는가에 따라 사람들은 기대하는 수준이 달라진다.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면서 “누가 이야기한 것이냐?”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는 요소이다. 신뢰도를 판단하기 위해 그 이야기의 출처는 어디인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럴듯한 말이라 하더라도 그 출처가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일부의 견해라면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표성 확보는 최소 요건 교육 관련 뉴스를 접하다 보면,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의하면’이라는 문구를 자주 접한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마치 ‘전체 교사의 입장이 그런 것인가?’라는 착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몇몇 단체에서 보도자료로 제공하는 자료를 보면 의아한 생각이 든다. 설문의 구체적인 항목도 무엇이었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일부 항목의 응답 결과만 제시한다. 무엇보다 표집 자체의 수가 너무 적어 전체 교사의 입장이라고 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고 하지만 표집이 1000명도 되지 않고, 표집 방식은 무엇인지 신뢰도는 얼마인지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마치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소수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언론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호도(糊塗)’는 ‘명확하게 결말을 내지 않고 일시적으로 감추거나 덮어버린다’라는 뜻이다. 대표성이 없으면 이처럼 흐리멍덩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대표성은 어떻게 확보될 수 있을까? 대표성은 절대적인 비율과 전문성이 함께 충족됐을 때 자연스럽게 확보되는 것이다. 미국 교원단체인 AFT(American Federation of Teachers)와 NEA(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는 2018년 통계 기준으로 전체 교원 대비 평균 48%가 가입돼 있다. 다수의 참여를 통해 교원의 권리와 전문성 신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교원 연구를 통해 교원단체로서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교원단체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안’이 추진되고 있다. 교원단체의 설립과 운영에 있어 가치를 부여하고, 적극적인 역할 수행이 가능하도록 법률적 토대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 전문직으로서 지위와 자격을 갖고 있음에도 타 전문직 단체에서 가진 수준의 법률을 가지지 못하고 시행령 차원으로 갖고 있어 한계가 있던 상황이었다. 이번 법률안 추진은 교원단체 설립과 운영의 법률 규정을 마련한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로 교육부에서 시도하는 ‘교원단체 시행령 제정’은 매우 우려된다. 현재 많은 법외 교원단체(합법적으로 설립되지 않은 소규모 형태)가 교원단체로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단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발전적인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인정하는 생태의 구축은 중요하지만, 법률적 차원으로 인정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따른다. 교원단체는 분명히 교원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재 법외 교원단체들은 여러 부분에서 대표성을 가지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특정 종교에 기반을 두거나, 기존 노조에서 일부가 분리된 형태인데도 마치 자신들이 교원 대다수의 입장인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 교원단체, 올바른 교육 가치 지향해야 법외 교원단체에서는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교총만을 인정하는 법이 위법이라며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득권의 논의가 아니라 교원단체가 대다수 교원의 입장과 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기준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정당의 구성이 1000명임을 논거로 내세우면서 법외 교원단체의 설립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치적 목적의 정당과는 차이가 있는 만큼 근거가 될 수 없다. 교원단체로 인정받는 데 필요한 조건은 이미 논의가 된 바와 같이 전체 교원의 10%, 10개 지역 지회의 확보다. 이는 최소 요건이다. 이것은 진입 장벽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대표성을 갖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임을 알아야 한다. 최근 일련의 흐름을 보며, 몇몇 선생님들이 우스갯소리로 “우리도 교원단체나 하나 만들어볼까?”라는 말을 하곤 한다. 여기에는 ‘교원단체가 무슨 동호회나 전문적 학습공동체인가?’라는 조소가 담겨있다. 교원단체는 다른 이익집단과 달리 ‘교육’을 위한 단체로서 특수성을 갖는다. 권익 신장도 중요하지만, 이익만을 대변하기에 앞서 올바른 교육적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소수의 입장을 전체인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서로 다른 입장이 대표성 없이 난립했을 때 찾아올 혼란이 없도록 교육부에서는 특정 단체의 입장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보면, 주인공 동백이가 부러워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어요. 바로, 기차역의 분실물 센터 직원이었지요. 사람들은 분실물 센터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가며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건네고 가요. 동백이는 그게 부러웠어요.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게 말이지요. 그 장면을 보면서 공감이 되더군요. 학교에서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아이들에게나 학부모님들에게 “선생님 고맙습니다” 한마디를 들으면 왠지 뿌듯해요. 보람도 느껴지지요. 그런데 문제는 요즘에는 학부모님들에게 고맙다는 말보다 화를 내는 전화를 받는 빈도가 높다는 것이에요. 온라인 수업 때문에, 도서관 책 반납이 연체되어서, 학교폭력 때문에 속상해서, 또는 이런저런 이유로. 어떤 학부모님들은 담임 선생님에게 화나는 마음을 그대로 전하기도 해요. 답답한 노릇이지요. 본인의 화를 여과 없이 전하는 것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니까요. “선생님, 속상해요”라고 말해준다면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줄 수 있는데, 사람들은 잘 모르나 봐요.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드라마 주인공 동백이처럼요. 생각해 보니 저만의 분실물 센터가 있어요. 매일 아침 글을 쓰는 블로그. 학교 이야기, 아이 키우는 이야기, 교사로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학부모님들에게 전하고 있거든요. 그럼, 아침마다 많은 분들이 답글로 ‘고맙습니다.’ 한 마디를 남겨줘요. 그게 그렇게 뿌듯하더군요. 감사하기도 하고요. 그 마음 하나로 하루를 버텼어요. 아이들이 우유를 쏟아도, 급식판을 엎어도, 친구랑 싸우고 선생님에게 화를 내도, 온라인 수업 때문에 화를 내는 민원전화를 받아도, 누군가 학교폭력 때문에 신경질을 내며 전화를 해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더군요. ‘고맙다’라는 세 글자는 그렇게 힘이 세요. 이야기를 정리하는 새벽이 조금(?) 고생스럽기는 해요. 그런데, 그렇게 꾸준히 쌓인 시간이 책이 되더군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듣고, 책도 나오고, 강연으로도 이어지고, 심지어 교사 연수가 되기도 하고요.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시작한 하루하루의 소소한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콘텐츠로 변하는 마법같은 일이 생겨요. 책을 쓰는 사람으로서 출판사의 편집자님들이나 다른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을 만나면서 듣는 말이 있어요. “선생님들은 참 좋겠어요. 학교생활은 힘들어도 그런 생활 하나하나가 다 콘텐츠가 되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키워요. 교육에 대해서 고민하지요. 선생님들이 뭔가 말하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돼요. 그것이 자녀교육이든, 공부법이든, 그 어떤 것이라도 학교와 관련된 것은 말이지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전해주는 작은 이야기는 그저 작은 이야기가 아니에요. 빛나는 콘텐츠이지요. 매일 우리가 겪는 소소한 일상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돼요. 그리고 그런 콘텐츠를 꾸준하게 기록하고 정리하게 되면 자신감도 생겨요. 기록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더 공부를 하게 되니까요. 전문성이 쌓이기 때문이지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어요. 물론, 구슬을 꿰는 데는 노력이 들겠지만, 최소한 선생님은 이미 서말의 구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시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모두 교육전문가이시니까요. 선생님의 소소한 하루는 빛나는 콘텐츠가 된다는 것. 누군가의 마음에는 별처럼 빛난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고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는 것. 교직을 생각하며 자긍심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을 우리가 마음 깊이 느낀다면 질풍노도와 같은 학교의 민원 생활도 충분히 인내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미래의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대학교 면접 대비서다. 실전 면접 전략과 지원자 특성에 맞는 조언을 통해 교대 합격을 돕는다. 초등교육학과 아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고 교대 서류평가의 기준과 평가원리도 파악할 수 있다. ▲최신 교대 면접 경향을 반영한 전국 교대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에 담긴 기출문제 수록 ▲교대 입학사정관의 기출문제 해제 등을 담았다.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의 차이점과 교대의 대학별 교수진의 연구 결과물의 특징 등도 제시한다. 저자들은 “목차 순서에 따라 읽으면 교대 면접의 핵심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민호 외 지음, 미디어숲 펴냄.
▲국어·한문 부문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성취 기준에 맞춰 수업을 재구성해 지도한 점을 높이 산다. 다만, 일반화를 염두에 두지 않은 점이 아쉽다. 가령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5·6학년까지 확장한 점이 그렇다. 조건과 환경이 학교마다 다른 점도 고려해 연구하는 게 좋겠다.” ▲사회 부문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핵심 역량을 육성하는 데 적합했으며 시대 흐름에 맞고 현장 적용성이 높은 연구들이 많았다. 아쉬운 점은 개념 정리에 있어 핵심 역량에 나타난 교과역량 용어를 약간 다르게 쓰는 경우가 있었는데 보다 엄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사소통 및 협업능력’이라는 핵심 역량 중 ‘의사소통’ 개념만 가져와 연구에 활용했다면 협업능력은 왜 배제했는지 이유를 밝히는 것이 좋다.” ▲수학 부문 “평소 수업개선에 대한 의지가 높았던 교사들이 많이 참여해 연구의 진실성과 현실성이 돋보였다. 일회성 연구보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꾸준히 적용한 것을 정리한 것이 많았고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를 일치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다만 욕심 때문에 너무 화려하게 꾸미면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해져 일반화가 어려워진다. 간단하지만 초점을 분명히 해 손쉽게 적용해 볼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업개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동호회나 연구회 참여가 도움이 될 것이다.” ▲인성교육 부문 “현장에서 현실에 맞는 주제를 선정한 작품이 많았고, 현장 적용성이 높았다. 학생 지도를 위해 교사들이 노력한 것들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연구 주제를 억지로 꿰맞추지 않았으면 한다. 용어를 축약하고 희화화하는 것보다 평범하게 정하고 현장 적용에 더 힘쓰는 게 낫겠다. 또 한 반에 국한하지 않고 학년, 학교 등 범위를 넓혀 연구한다면 일반화, 교육현장 보급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부문 “역량 중심 현장연구가 많았다. 학교 공간을 이용해 역량과 창의성을 향상하려는 교육 트렌드가 읽혔다. 특히 학생들의 마음과 심리에 초점을 맞춘 활동이 눈에 띄었다. 소프트웨어, 코딩, 인공지능 등 ICT 관련 주제도 여전히 화두였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나열식으로 풀어놓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또 교육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자기화를 통해 Z세대 학생들에게 맞게 재창조, 재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과정 운영 부문 “연구 목적과 문제, 결과를 끌어내는 데 일관성이 부족해 아쉬웠다. 연구과제를 실천할 때 초점이 안 맞는 문제가 그렇다. 활동을 구성할 때 연관성을 고려해야 한다. 연구 주제를 설정할 때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내용보다 우리 학교만의 특색사업이 무엇인지 추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기초학력, 토론 등 특정 주제 하나를 잡고 연구하는 것을 추천한다. 연간 운영계획서를 제출한 듯한 느낌의 출품작도 있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과 관련된 학교 이전을 두고 도교육청과 학부모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교 이전을 서두르는 반면,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배제됐다고 반발하며 학교 이전 공론화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제주외고 학교운영위원회는 11일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을 결정하기 위한 공론화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이들은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을 결정하기 위한 도교육청의 공론화 의제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가 청구인과 동의자들의 도민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공론화 의제로 채택해 조례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제주외고 학운위 측은 “공론화 의제 청원자와 청원에 동의한 자 510여명에 대한 제주도민 여부 등이 확실하지 않고, 이를 확인해 달라는 요구를 도교육청이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단은 정부가 2025년까지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일반고 전환을 전제로 한 학교 이전’과 관련된 청원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지난해 12월 24일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 도민청원 게시판에 ‘제주외고를 제주시 동지역인 신제주권으로 이전해 과밀학급을 해소하자’는 청원이 올라왔고, 공론화 청구 ‘커트라인’ 500명은 올해 1월 17일 넘어섰다. 문제는 그 숫자가 500명이 넘자 거짓말처럼 멈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도교육청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는 청원 청구인과 동의인에 대한 검증 없이 제주교육공론화 2호 의제로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을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관련 조례에는 도민 500명 이상이 연서해 청구인 대표가 도교육감에게 청구하거나 온라인 청원수가 500명 이상일 경우 공론화 청구가 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특정 단일학교의 관계자(학부모·학생·동문·교직원 등)가 전체 청구인의 30%를 넘을 수 없다는 단서가 달려 있다. 도교육청의 과속도 불만이다. 학부모들은 “공론화 의제가 ‘제주시 동(洞지)역 평준화 일반고로 전환 이전 재배치’와 ‘읍면 비평준화 일반고 전환’ 등 두 가지 의제로 한정하고 있어 마치 학교 이전 여부만 다루는 것처럼 변질됐다”며 “모든 과정이 너무나 급하게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이석문 교육감은 7일 제주외고 학부모들과 면담 뒤 공론화 절차 연장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웨비나·유튜브 등 활용 필요 대학은 연구 ‘플랫폼’ 역할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학기 때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모든 교육시설을 폐쇄하고 통제하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방역과 위생 수칙을 등을 철저히 지키면 어느 정도 관리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 역시 이런 부분에 충실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믿어 장소 제공을 결정했습니다.” 제64회 전국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가 열린 8일. 경인교대 총장실에서 만난 고대혁(경인교대 총장) 심사위원장은 “현장교육연구대회는 전국 교사들이 연구 역량과 전문성 신장, 지적 탐구 영역에서 결실을 맺는 중요한 자리인데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하면 사기진작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대회 장소를 전격 제공하기로 한 이유를 밝혔다. 고 위원장은 “교육자의 길을 걷는 분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인데, 이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바로 현장교육연구대회”라며 “교육자들의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교육계에 학문적인 기초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대회가 코로나19로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향후 지속될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해 언택트 방식의 대회 개최방식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웨비나(Webinar, Web과 Seminar의 합성어)라든가 유튜브를 통해서도 전국의 교육자들과 교육에 관심 있는 국민들이 얼마든지 연구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며 “직접적인 발표대회를 개최할 수 없을 경우를 생각해 지금부터라도 줌이나 구글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 대회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상황으로 초중등학교에서 정상적인 대면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블렌디드 러닝 등이 진행됐는데, 앞으로는 언택트 시대에 초중등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좀 더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내년 대회에는 이런 분야에 대한 출품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전 세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듯이 이제는 교육계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코로나19와 더불어 생활하면서 하고자 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들의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현장교육 연구대회에서도 이 점이 요구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학 총장으로서 앞으로도 현장교사들의 연구 역량 확대를 위해 ‘플랫폼’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그는 “사실 우리나라 선생님들의 역량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할 정도로 탁월한데, 교사들의 연구 역량과 열정을 좀 더 확대하고 심화시키기 위해서는 대학이 사회 어떤 기관보다도 이런 활동을 뒷받침하는 전진기지이자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야 한다”며 “예비교사 교육뿐만 아니라 현장교사들의 연구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2학기 개학을 앞두고 교육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격차 해소에 대해 대안을 내놨지만, 이미 벌어진 학력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1일 세종시교육청에서 ‘교육안전망 강화방안’을 합동으로 발표했다. 그 가운데 학력격차를 좁히기 위한 방안인 ‘학습안전망’과 관련해 ▲인공지능(AI) 초등수학 전면 적용 ▲에듀테크 멘토링 ▲중·하위권 고교생 학습 컨설팅 ▲학교 내 다중지원팀 및 학교 밖 학습센터 강화 ▲테크매니저 배치 및 교사 저작권 개선 추진 ▲공공 학습플랫폼 고도화 등이 주요대안이다. ‘AI 초등수학’은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AI를 활용해 수학 학습 수준을 진단하고 게임 기반 학습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한다는 내용이다. ‘에듀테크 멘토링’은 2000여명의 멘토가 4만여 명의 취약 계층 학생을 지도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는 멘토 1명당 취약계층 학생 20명 정도의 비율 구성이다. 학습능력이 부족한 고교생 3000명을 대상으로 수업 전문성을 갖춘 우수 교사 500여명이 온·오프라인 일대일 컨설팅을 시행하며, 소그룹별 맞춤형 대면 지도를 확대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내 578개교를 중심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를 지원한다. 교사들이 수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원격수업 당당 ‘테크매니저’(가칭) 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안들은원격수업으로 학생 간 학력격차가 벌어지는 부분에 대한 방지책이다. 앞서 6월 수능 모의평가에서도 중위권이 줄어들고 상·하위권 모두 늘어난 ‘원격수업 성적 양극화’는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전국 초중등 교원 2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원격수업으로 ‘학습부진아 지도가 되지 않는다’ 답변이 74% 정도의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방안 가운데 상당수가 ‘즉시 적용’이 아닌 ‘적용 예정’이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 대부분이다. 자칫 2학기도 1학기 때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도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평가원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비슷한 형식의 원격수업에서 쉽게 지루해 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수업방법의 다양화가 중요한 것이지 ‘실시간 확대’는 많은 교육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주된 의견이다. 또한 학생들의 학력 상태를 즉각 알아볼 수 있도록 학교가 학생들을 다양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교총이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원 2272명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원격수업 보완을 위해 우선 필요한 조치’(2개 선택)에 대해 ‘양질의 콘텐츠 제공’(46.8%), ‘안정적 통합 플랫폼 구축’(38.3%), ‘교육과정 조정을 통해 학습내용 축소’(34.7%)를 주요하게 꼽았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전면 확대’는 11.0%로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쌍방향 수업 확대 시, 가장 큰 문제점’(2개까지 선택)을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학생의 디지털기기 보유, 조력자 도움 등 교육환경 편차’(37.7%)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학교의 IT 장비 및 네트워크 환경’(16.8%), ‘쌍방향수업을 위한 수업자료 제작’(15.5%), ‘학생 출결 등 학사관리의 어려움’(13.7%) 등이 주요 지적사항이었다. 이에 대해 교총은 “IT환경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여주기식 쌍방향 수업 확대는 학교에 성과주의를 강요하고,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학내망 구축, 취약계층 학생 및 교사에 기기 지원, 양질의 원격수업 콘텐츠 제공, 교사 연수 등 실질적 지원부터 내실화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2학기에 신규 공립단설유치원의 급식을 인근 유치원 영양사에게 맡기는 ‘공동영양사’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6월말 경기 안산유치원 식중독 사고 때 관리부실 원인으로 지목된 부분이라 관련 유치원 교원과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이경희 서울회장과 20여명의 유치원장, 학부모, 영양사들은 10일 본청 노사협력담당관에 이의제기차원에서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허일만 노사협력담당관을 찾아 1시간 반 동안 면담(사진)을 가졌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면담은 유치원 측의 성토장에 가까웠다. 유치원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행정 우선주의보다 유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허 담당관은 “법적으로는 문제없다. 지금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대답만 되풀이 했다. 문제의 발단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교육청은 올해 3월 새롭게 문을 연 유치원 10곳과 기존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공립형으로 전환한 매입형 유치원 2곳, 4월부터 단독급식으로 전환하는 유치원 1곳 등 총 13곳의 유치원 급식을 담당할 영양사를 채용하기 위한 정원심사에서 5명만 허용했다. 이어 ‘유아교육법 시행규칙’에서 ‘공동영양사’ 규정을 꺼내들어 8곳의 유치원은 인접 유치원 영양사의 공동관리 방침을 세웠다. 이에 대해 현장 교원들과 영양사,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아직 면역력 체계나 알레르기에 취약한 원아 건강을 위해 섬세하게 관리해달라고 현장에 요청해야할 시교육청이 오히려 부실한 관리를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유에서다. 사실 유치원 급식업무는 초·중·고교와 비교해 적지 않다. 오히려 더욱 업무가 많은 곳도 있다. 식재료를 더욱 잘게 손질해야 하는 부분부터 점심식사 뿐 아니라 아침 간식과 오후 간식까지 챙겨야 한다. 면역력이 약하고 알레르기 반응 등에 더욱 취약한 나이라 대체식단 비율이 평균 5% 이상으로 초중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당연히 식재료도 더욱 까다롭게 관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을 관리하다보면 급식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게 대다수 현장 교원들의 의견이다. 안산유치원 식중독 사고 시 지목됐던 이유기도 하다. 아무리 인근 지역이라 하더라도 한 명이 여러 곳을 담당하다보면 업무 과중으로 이어져 관리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런 문제로 공동영양사의 경우 채용과정에서 난항을 겪는다. 업무 과중으로 채용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시교육청 노사협력담당관은 공동영양사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0일 면담에서 허일만 과장은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여러분의 목소리를 인력관리심의위원회에 전달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우리 인생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삶이 있다. ‘상처에 아파하는 삶’과 ‘상처를 껴안는 삶’이 그것이다. 현실적으로 상처 없이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에 우리에게 유일한 선택은 ‘상처를 껴안는 삶’이다. 돌이켜보면 누구나 “왜 나에게는 이런 문제가 있지?” “왜 나만 이래야 하지?”하고 억울해하던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인지하는 폭이 넓어지면서 상처를 껴안는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성장하는 삶이자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하는 삶의 동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한때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에 의해서 유발된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훗날 성숙한 삶의 ‘디딤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됨을 고백 겸 공유하고자 한다. 필자에겐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여름방학 기간에 평소 필자를 애지중지하시며 자식처럼 보살펴주시던 담임 선생님이 서해안 해수욕장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하셨다. 이 사건은 어린 가슴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주면서 이별의 슬픔을 잊기에 꽤나 힘들었다. 꿈속에서도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던 그 시절, 초등학교 졸업 시까지 담임 선생님의 사랑과 기억을 잊지 못하고 마음의 우울함은 오래갔다. 그 당시는 그저 슬퍼하고 마음 아파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손자 사랑에 널리 소문이 날 정도였던 할머니는 일시적인 경제적 어려움으로 작은 집으로 옮겨 기거하셨다. 날마다 장손자를 그리워하시며 지내시다 얼마 후에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손주를 보고 싶어 필자의 이름을 자주 부르시면서 눈가를 적시셨다는 말에 필자는 눈덩이가 붓도록 울면서 가슴이 저렸다. 그리곤 할머니 사진을 쳐다보며 그리움과 함께 죽음의 공포와 가난의 어둠까지 동반하여 서글프기 짝이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어머니는 해가 넘어갈 때까지 굴다리 밑에서 생계형 좌판을 펼치고 ‘뻥튀기 과자’ 장사를 하셨다. 기질적으로 남의 가슴에 싫은 소리 한 번 할 줄 모르시고 당신 아픈 몸을 내색하지도 않던 어머니는 필자가 대학교에 입학했던 그해 가을에 타계하셨다. 추석 직후에 뽀송뽀송한 이불로 바꿔주시려고 하숙집에 들리셨는데 이것이 마지막 작별이었다.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후 9시간 만에 유언 한 말씀 남기지 못하시고 떠나셨다. 잠시 만남의 인연인지 장례 후에는 하숙집 여주인의 꿈에 나타나셔서 “우리 아들 잘 부탁합니다.”는 간절한 호소와 인사를 마지막으로 남기셨다는 여주인의 말을 직접 전해 듣고 죽어서까지 자식 사랑을 보여주셨던 믿기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을 잊을 수 없었다. 그날 하염없이 흘린 눈물은 깊어 가는 가을의 황량함과 함께 가슴엔 구멍이 뚫린 것 같았다. 어머니 타계 후에 어린 3남매를 위해 아버지는 새어머니를 집에 들이셨다. 그러나 1년이 채 안 되어 필자에게 “학생에게 미안하고 특히 어린 동생들에게 면목이 없지만 떠나겠다.”는 짧은 선언을 마지막으로 남남이 되었다. 그 후 몇 년 안 되어 병원 치료 한 번 받지 않을 정도로 9남매 중에서 가장 건강하시던 아버지는 당신의 형제, 자매들보다 가장 먼저 7개월의 투병 생활을 끝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그 이후 몇 년 후에는 막 60세를 넘기신 누님이 췌장암으로 투병하던 중에 병문안을 갔던 필자의 두 손을 꼭 잡고 동생, 나 지금은 죽고 싶지 않아. 라고 하시며 눈물을 글썽이다 몇 달 후에 이승을 떠나셨다. 살면서 누군들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비에 젖지 않으면서 가는 삶이 있을까마는 필자는 유독 이렇게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상처가 컸다. 특히나 각자의 죽음 이면에 간직된 애석한 사연들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 걸림돌이 되었다. 그 후에도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 장인, 숙부, 고모, 친구 등등 하나를 잊을 만하면 다시 또 하나의 죽음이 찾아와 필자 또한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삶을 산다는 심리적 우울증에 걸려 허덕이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적어도 최근까지 그랬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 과거의 상처에 힘들어하고 그 상처의 무게에 짓눌려 아파하고 심지어는 달라붙은 껌처럼 떨쳐버리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현실 속에서 자기연민에 빠지고 지우지 못하는 상처는 결국 아픈 곳을 덧나게 하고 더욱 아리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필자는 이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기엔 특히 순진하고 여린 마음의 감성과 슬픔을 잘 극복하지 못하는 기질 때문이었다. 상처를 받았을 때 순리대로 이를 껴안으면 순간의 상처가 소중한 경험이 되고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는데 그 상처 속의 ‘나’를 내려놓지 못하고 감성적으로 오랜 세월 혼자서 기억과 싸우며 가슴앓이를 해왔다. 상처 속에서도 굳건하게 마음을 다잡는 게 우리네 삶이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는 솔로몬의 지혜를 실천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종교적 힘에 의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인생 100세 시대에 이제 60을 맞은 여정에서 늦게나마 ‘상처 껴안기’라는 생활철학을 터득했다. 세상을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려고 하지 말고 세상이 보이는 대로 보는 법을 배우라는 깨달음이다.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라고 넘기면 상처라는 기억도 순간이면서 남은 삶을 더욱 열심히 살도록 북돋워 줄 것이다. 역시 문제는 자신에게 있고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제 늦게나마 철이 든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 이제라도 주변의 어린 학생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영원한 이별에 직면했을 때 또는 유사한 슬픔에 빠졌을 때 그들과 함께 정서를 공유하고 때로는 같이 아파하면서 “사람은 그렇게 성장하는거란다. 그것이 인간의 숙명이란다.” 라고 위로하면서 제발 더 힘들어하지 않도록 챙겨주는 인생의 선배이자 교육자로서 남은 삶을 이끌어 가고 싶다.
교육부가 친정부 교사조직의 법적 지위 확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새로운학교네크워크 등 특정 교원노조 출신 인사가 주도하는 교사조직을 교육기본법 시행령의 교원단체로 공식 인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교원단체의 설립 기준을 이들 조직 상황에 맞추고 있다는 데 있다. 교원단체의 기준과 활동 보장을 위한 근본적인 정비가 아니라, 우리 편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누가 봐도 제 식구 밀어주기다. 특히, 업무를 주도하는 교육부 고위인사는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창립 멤버이자 특정 교원노조 간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셀프(self)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역시 회장이 특정노조 출신으로 사실상의 현 정부와 이념적 스펙트럼을 같이하고 있다. 노골적인 ‘우리 편 손들어 주기’이자 교총을 교육부, 교육감, 친정부 교사조직이 연합해 압박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 단체의 조직률은 극히 미미하다. 50만 유·초·중·고 교원의 각각 0.4%, 0.03%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특정 종교에 기반을 둔 교사 모임인 좋은교사운동 가입자 숫자를 더해도 1% 수준이다. 50만 교원을 대표해 법적 교섭이나 교육 당국과의 정책협의를 주도해 나간다면, 절대다수의 교원들은 결코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또 하나는 교육부나 교육청이 이들 조직을 자신들의 정책을 추진하는 데 절차적 정당성 확보의 전위대로 활용할 것이 뻔하다는 이야기다. 숙덕공론한 교원단체 기준으로 인정된 조직과 이후 교육부와의 정책 밀실야합은 말할 것도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교원단체의 설립과 기준 등 법적 지위 문제는 그 조직에 몸담았던 교육부 인사와 교사조직이 결정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 이제라도 원점에서 국회 차원의 법률로 논의하는 것이 마땅하다.
저는 6년째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저시력 시각장애인 교사입니다. 시력이 좋지 않아 인쇄된 종이 글자를 읽거나 손으로 쓴 글씨를 볼 때, 학생 인솔 및 학생 상태 파악 시 업무지원인의 시각적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처음 2년 동안은 교과를 전담하며 다양한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했고 어느 정도 특성을 알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작년부터 담임을 맡았는데 시각적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특수학교에는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어느 날 학생 어머님께서 팔에 긁힌 상처가 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직접 확인할 수 없어서 ‘제가 아는 선에서 다친 일은 없지만 다시 알아보고 연락드리겠다’고 했지만 온갖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다친 건데 파악을 못했나?’, ‘이동 중에 다쳤나?’ 별별 생각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학교에서의 일이 아닌 것을 알고 상황 설명 후 마무리 지었지만 ‘내가 학생들에게 너무 부족한 교사인가?’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비장애 교사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을 충족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담임에 지원했는데 학생 몸에 상처가 있다는 민원을 받을 때마다 더 잘 보였으면 다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자괴감이 몰려왔습니다. 학급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안전이지만 혈기 왕성한 아이들이다 보니 장난을 치거나 이동하다가 상처가 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임을 알면서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내 능력이 부족해서 다치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학생들과의 생활이 좋습니다. 교과 수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고 아이들이 가진 장애에 공감하며 저를 통해 아이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커서 선생님처럼 다른 학생들을 도와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해줄 수 없는 부분들이 마음에 걸리고 다른 선생님이 담임이었다면 더 발전할 수 있는데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학생들을 위해 담임을 맡지 않는 게 맞는 걸까요?(31세·남) 저시력 때문에 일어난 문제일까요?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 등 학교생활 중 안전사고는 아무리 조심하고 주의한다 하더라도 종종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가 아무리 꼼꼼히 체크하고 감독하고, 학생이 아무리 조심하는 얌전한 아이라 해도 예기치 않은 일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문제는 아이의 탓만도 교사의 탓만도 아니지요. 아무리 조심해도 한순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함께 조심하고,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함께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하면 되는 일입니다. 물론 요즘은 그렇지 않은 부모도, 학생도, 교사도 많습니다. 서로의 책임을 묻기에 바쁘지요. 지금 시대가 그렇다고 틀린 것이 맞고, 맞는 것이 틀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아이들의 안전사고 문제는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지, 저시력의 한계를 지닌 선생님의 문제라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 되고요.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 교사로서의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왜 안전사고의 원인이 선생님의 저시력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자괴감까지 겪는 것일까요? 저시력의 문제가 없는 교사, 더 나아가 비장애인 교사(저는 이런 구분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하겠습니다)도 아이들과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안전사고 문제를 종종 겪습니다. 만약 그런 교사들이 아이들을 지도하던 중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장애가 없는 교사들에게 일어난 일이라면, 그 교사의 책임은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 책임이 더 큰 것일까요? 선생님 스스로 자신의 저시력 문제에 지나치게 초점을 두고, 그 부분을 매우 도드라지게 바라보지 않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물론 완전한 시력을 가진 교사들에 비해 시각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더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겠지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선생님은 부족한 교사가 아니라, 단지 시력에 한계가 있는 교사일 뿐입니다. 한계를 인정하고 수용하십시오 저시력은 분명 건강한 시력을 가진 사람과 비교할 때 약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시력의 한계는 노력한다고 해서 쉽게 보완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원천적인 약점으로 ‘부족한 교사’라고 단정 짓는 것은 너무 무력한 결론인 것 같습니다. 저시력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분명히 ‘노력하면 저시력의 문제가 해결될 거야’라는 막연한 희망 혹은 강력한 의지로 여기까지 오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인간의 오만일 테니까요. 아마도 저시력을 보완하며 지금에 이르도록 한 선생님의 저력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교직 생활 중 선생님만의 방식으로 나타난다면, 바로 저시력의 한계를 넘어 선생님만의 유일함(uniqueness)을 드러낼 수 있는 지점이 될 수 있겠지요.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을 열면 됩니다. 선생님에게 다른 쪽 문을 열 수 있는 힘은 무엇입니까? 그것이 저시력의 문제를 보완해줄 것입니다. 그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 가진 한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입니다. 인정하고 수용한다면, 더이상 그 문제에 매이지 않게 됩니다. 한계에 봉착할 때마다 ‘이것 때문에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면, 그것은 아직 수용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다른 문을 찾아 열어야 합니다. 열리지 않는 문만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다면,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테니까요. 한계를 인정하고 수용할 때, 한계로 인한 불편함은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 때문에’라는 식의 올무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순간, 비로소 한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지요. 담임을 희망한 이유를 다시 떠올려 보세요 ‘비장애 교사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내가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담임교사를 지원했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그 이유만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왜 출발이 ‘비장애 교사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어야 할까요. 그냥, 선생님 모습 그대로 ‘나는 어떤 교사가 될 수 있을까’, ‘이런 교사가 되고 싶다’고 소망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은연중에라도 ‘비장애 교사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교사를 하게 되면, 교직 생활 중 선생님 뜻대로 되지 않거나 선생님이 원치 않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내가 장애 교사여서, 저시력 교사여서’라는 이유로 원인을 돌리게 됩니다. 그러면 선생님이 경험하신 것처럼 자괴감과 같은 강력한 감정들이 뒤따라오게 되겠지요. 선생님은 누구의 결함을 채워주기 위한 교사도, 또 다른 교사가 할 수 없는 것을 하기 위한 교사도 아닙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선생님은 선생님 그대로, 그냥 교사입니다. 교사 앞에 붙은 형용사는 앞으로 계속해서 써 내려가면 되겠지요.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선생님이 하고 싶은 그런 교사가 되십시오. 선생님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아이들을 공감하며, 희망을 심어주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다고도 하셨지요. 저는 선생님이 장애에 기반해 어떠한 교사가 될지 고민하고, 장애에 기반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공감하며, 장애에 기반해 장애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교사가 되겠다는 틀에 제약되기보다, 하나의 존재(being)로서 아이들과 상호작용하고 공감하며 꿈을 꾸도록 이끌어 주는 유일한(unique) 교사였으면 합니다. 절박하고 끈질긴 소망으로, 선생님을 묶었던 한계를 풀어 버리고, 유일한 교사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교권침해 교사상담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한국교총과 시·도교총이 식물의 줄기와 가지라면 시·군·구교총은 뿌리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뿌리가 튼튼해야 줄기와 가지가 섭니다.” 박주철 안산교총 회장(경기 경일관광경영고 교감·사진)은 최근 시·군·구교총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학교급, 나이, 성별 등 다양한 교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시군구 역할론’을 내세우고 있다. 시군구가 활성화돼야 한국교총이 더욱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박 회장은 “물론 교육당국을 상대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교총과 시도교총이 각각 정부와 광역시도를 상대하니 시군구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기초만큼은 충실히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시군구가 활성화 되면 중앙은 알아서 잘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안산교총의 수장을 맡은 박 회장은 취임 전부터 시군구 역할 확대에 힘써보고자 마음먹었다. 한국교총과 경기교총이 교원의 권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여러 결실을 거두고 있지만, 교원 한명 한명에게 잘 전파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뿌리를 다시 키울 때’라고 느낀 것이다. 직능별 회장단 모임 주최, 확대 이사회(관할 내 한국교총 대의원, 경기교총 대의원, 직능별 회장단 등) 등을 신설해 기초다지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교권3법 개정, 8월 성과급 지급, 고교교원연구비 지급, 교원보호 현장 출동 서비스, 변호사 상시 지원, 사서교사 채용 등 결실을 맺었음에도 전체 교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다 보니 교육당국이 해준 것이겠거니 하는 생각에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중앙행사에 다녀온 대의원 등으로부터 소식 전달이 잘 안 되는 문제도 해결하고자 이 같은 모임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시군구 정례행사 또한 업그레이드를 고심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마음은 가까이 할 수 있는 ‘언택트’ 대책부터 추후 대면모임이 원활해질 때를 대비해 다양한 계획을 세는 중이다. 2030 회원 유입도 관련해 고심하고 있다. 최근 많은 회원에게 호응을 얻은 ‘덴탈마스크 선물(본지 7월 24일자 보도)’도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또한 언택트 상황에서 소통 활성화를 위해 ‘밴드’를 개설해 분회장들로에게 진행상황 등을 바로 올리고 고견을 듣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 하는 교사들을 위해 ‘교총활동을 통한 감동사연’을 받아 미담을 발굴한 뒤 한국교육신문 등에서 소개하도록 하는 방안도 모임 없이 가능한 사업이다. 대면 모임이 이뤄지면 안산교총 차원에서의 스승의 날 기념 10년 장기근속교사 시상, 우수분회 시상을 해보고자 한다. 시도, 중앙행사를 그대로 가져와 시군구 활성화에 보태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신규 회원 가입도 중요하지만 유지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스·미스터 트롯’ 대회를 열어볼 생각이다. 전 연령대로부터 사랑받는 트롯을 통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톡톡 튀는 교육 아이디어 발굴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교총 공식 유튜브 채널 샘TV 등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대면 없이도 가능하다. 젊은 교사 회원 유치를 위해 ‘스타벅스 세트(1만5000원 상당)’도 선물하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에 진행하는 문화행사도 이어가면서 ‘볼링대회’, ‘등산’ 등 운동행사도 열어보고자 하고 있다. 또한 시군구교총 활성화 차원에서 ‘전국 시군구교총 회장 워크숍’ 개최도 한국교총에 제안하고 싶다는 생각도 꺼냈다. 그는 “시군구교총 회장 모임으로 소속감 고취와 시도 간의 정보교환이 이뤄지고, 이로 인한 시군구교총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1등급 후보작 총 105편 경합 행사 최소화…방역·위생 철저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동 주최한 ‘제64회 전국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가 8일 경인교대 경기캠퍼스에서 개최됐다. ‘따뜻한 마음, 새로운 생각, 실천하는 교육’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1310명에 달하는 현장 연구 사례가 출품됐으며 시‧도 대회를 거쳐 236편이 최종 심사에 올랐다. 발표대회에서는 이 중 1등급 후보작을 낸 105편, 117명의 교원들이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놓고 최종 경합을 벌였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별도의 개회식이나 내·외빈 참석, 발표심사 참관 교원 없이 발표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최소한의 절차만으로 행사를 축소했다. 교총은 참가 교원들의 거리두기와 발열 및 시간체크, 출입명부 작성, 사전·사후 소독은 물론 귀가 시 발열 및 시간체크 등 코로나19 예방에 만전을 기울이며 행사를 진행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그동안 학교현장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반복되는 개학 연기 및 온라인 수업 등 유례없는 일을 겪었다”며 “이런 극심한 혼란과 역경 속에서도 학생교육에 힘쓰며 국가적 위기극복에 애쓰고 계신 여러 선생님들의 헌신과 열정, 남다른 노력에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또 “대한민국에 있어 교육은 국가적 위기 상황마다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데 큰 역할을 해왔고 그 중심에는 우리 선생님들이 있었다”며 “작금의 위기 상황 또한 선생님들의 부단한 노력과 교육적 실천을 통해 극복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총은 우리 교육의 희망이고 미래인 선생님들께서 자긍심을 갖고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데 끊임없는 활동을 할 것”이라며 “본 대회를 통해 학교현장에 필요한 실질적인 교수-학습 방안들이 연구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전격적으로 대회 장소를 제공해준 고대혁(심사위원장) 경인교대 총장은 “현장교육연구대회는 전국 교육자들의 연구 역량과 전문성 신장, 지적인 탐구 영역에서 결실을 맺는 중요한 대회인데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하면 교원의 사기진작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방역과 위생, 생활수칙 등을 철저히 지키면 코로나19도 어느 정도 관리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경험을 통해 드러났듯이 이번 대회도 이런 부분에 충실하면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믿기에 장소 제공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통령‧국무총리상은 현장 실사 등 확인과정을 거쳐 최종 발표된다. 교총은 1등급 연구물을 비롯한 입상작들을 교총 홈페이지 전자도서관에 탑재,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총이 교원단체 설립 시행령 제정과 관련해 교섭권을 침해할 경우 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4일 한국교총에서 열린 한국교총 회장단과 17개 시·도교총 회장의 연석회의에서 이런 의견이 모였다. 이날 회의에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교원 0.4%로 구성된 극소수단체에도 교섭권을 준다면 사실상 한국교총의 교섭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이들 단체가 상반되는 의견이 있다고 대다수 교원이 원하는 교섭의 발목을 잡을 수 있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도교총 회장들은 "교섭권을 양보하는 순간 교원단체로 힘이 없어진다", "단체교섭권이 분산되면 조직력도 약화된다", "교육부 간부의 약속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법률 개정으로 교섭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교육부안을 강행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면서 강경하게 반응했다. 교섭을 다원화하는 것은 사실상 교섭권을 와해해 교원단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개정 교원노조법 시행령에서는 이 때문에 교섭 창구 단일화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면서 복수노조 간 교섭위원 선임에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경우 조합원 수 비례로 교섭위원을 선임토록 했다. 특히 교섭위원을 10명 이내로 제한하고 ‘소수점 이하는 0으로 본다’고 규정해 사실상 10% 이상의 조합원을 가진 조합만 교섭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교원단체 교섭에 소수단체도 참여시킬 경우 교원노조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교원단체 설립 요건 강화 요구도 이어졌다. 하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4일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과 간담 결과 △퇴직교원이나 학부모 등 비교원이 아닌 교원으로만 구성된 단체 △중앙 뿐 아니라 일부 시·도조직도 사단법인인 단체 △특정 학교급, 직급, 교과 등에 제한되지 않은 통합단체를 교원단체 자격 조건으로 하라는 요구가 수용됐음을 밝혔다. 그러나 시·도교총 회장들은 "전체가 무리하다면 최소한 절반 이상의 시·도조직은 사단법인으로 구성해야지 소수 시·도만으로 인정한다면 사실상 특정 친정부 단체를 밀어주겠다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교원단체 시행령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참여단체 중 하나인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의 설립이사였던 김 실장이 자신이 설립한 단체를 교원단체로 인정받도록 ‘셀프 입법’을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김 실장은 공대위 결성 당시에도 이사직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이 단체는 정관에 학부모와 교육운동가도 회원으로 인정하고 있어 순수한 교원만의 단체도 아니다. 공대위에 참여한 다른 단체들도 현 정권에 우호적인 성향의 단체로 꼽힌다. 이들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각종 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다. 하 회장은 시·도회장들의 요구에 "비상체제로 전환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교섭권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민주시민교육 관련법 제정안을 잇달아 발의하면서 역사에 이어 다시 한번 정권이 교육의 내용을 통제하려는 시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남인순, 박찬대 의원은 각각 6월 1일에 ‘민주시민교육지원법안’, 지난달 16일에 ‘학교민주시민교육법안’의 제정을 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발의됐다. 두 법안 모두 정부와 교육감이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행·제정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차이는 남 의원 법안에는 행안부장관 소속의 민주시민교육위원회와 민주시민교육원을 만들고 지역 민주시민교육에 좀 더 방점이 있지만, 박찬대 의원 법안은 교육부장관 소속의 학교민주시민교육위원회를 두고 학교 교육과정에 민주시민교육 과목을 편성하는 데 초점이 있다는 차이다. 그러나 해당 법안의 발의 취지와는 달리 ‘교육이념으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 함양을 지향’하도록 하는 교육기본법 제2조에 따라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민주시민교육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2017년 발표된 교육부의 ‘학교 교육과정을 통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도 ‘총론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을 우리나라 교육 목적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사회 교과와 도덕 교과 교육과정 역시 민주시민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근거가 없어서 교육이 안 되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현장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은 교육과정의 사회교과, 도덕교과와 범교과 학습주제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당에서 잇따라 정부가 주도하는 민주시민교육 관련법 제정을 발의하자 야당에서는 ‘어용시민법안’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정경희 미래통합당 의원은 3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누구를 위한 민주시민교육지원법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제1 발제를 맡은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남 의원 법안에 대해 "이 법안은 단일한 가치를 지방에서부터 중앙에 이르는 일사분란한 행정체계를 통해 시민들에게 촘촘히 강제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면서 ‘어용시민양성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특히 민주시민교육 기관에 대한 재정지원을 두고 "정파와 이념의 자기 무리를 만들고, 먹거리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2 발제를 한 이제봉 울산대 교수는 해당 법안이 △정치선전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의 이용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 미비 △민주시민교육위원회, 민주시민교육원, 민주시민교육센터의 어용화 불가피 △친여 시민단체와 친정권 인사들을 위한 먹이 생태계 구축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 간에 공방이 오가자 교육계에서는 역사에 이어 사회 교과에서 제2의 국정교과서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사회교육과 교수는 "여당이 되니 시민교육을 다루는 사회교과를 두고 새로운 교과를 만들고 그 내용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본인들이 비판한 지난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다를 바가 없다"면서 "이미 사회교과에 충분히 반영된 민주시민교육을 충실히 하고 있는 사회과 교사들을 폄하하는 처사"라고 평가했다. 한국교총도 "민주시민교육은 모든 교과에서 핵심 교육 가치로 교육과정과 학생지도 과정상에서 자연스럽게 다뤄야 한다"면서 "별도 교과 신설 등의 방식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교총은 또 "정치이념 편향 문제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가치중립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수 기자
교육부가 일부 시·도의 중등 교과교사 정원을 천 명 이상 대폭 감축하면서 현장의 반발이 일고 있다. 최근 교육부는 2021학년도 교사 정원 1차 가배정 방안을 통보하면서 서울·대구·인천·광주·강원·전남 등 6개 시·도교육청의 중등 교과교사 정원을 대폭 감축했다. 반면 순회교사 정원 548명을 시·도교육청별로 배치하기로 했다. 서울은 초등 558명, 중등 570명 등 총 1128명의 감축을 통보했다. 감축 인원은 초등은 최근 3년간의 평균 대비 2.5배, 중등은 2배다. 대구시교육청도 초등 74명, 중등 160명 등 234명의 감축을 통보받았다. 인천은 중등 일반교과 교사 60여 명, 강원은 중등 교사 224명, 광주는 초등 56명, 중등 28명 감축을 통보받았다. 전남은 초등 78명을 증원했지만, 중등은 224명을 감축한 방안을 통보받았다. 해당 시·도교육청들은 이에 반발했다. 서울은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명하면서 추가 정원 배정을 요구했다. 대구·인천·광주·강원·강원도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원 재배정을 요구했다. 한국교총은 5일 입장문을 통해 "학교 교육 여건을 하락시키고, 특히 농어촌 교육을 황폐화하는 대규모 정원 감축을 중단하고 추가 배정에 나서야 한다"며 "고교학점제를 지원한다면서 감축 정원에 비해 적은 수의 순회교사 정원만 배정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등 교사 정원을 이처럼 대폭 감축한다면 농어촌 학교의 교사는 더욱 줄고, 과밀학급 해소와 거리두기 등 방역 차원의 적정학급 조성도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하윤수 회장은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순회교사에 대해서도 재고를 촉구했다. 교총은 "일반교사를 줄이고 순회교사로 대체하면 기존 교사들의 수업 시수 증가, 담임 등 업무 부담이 증가해 교육력 저하만 초래할 수 있다"며 "순회교사의 복무, 업무, 수업 질 관리, 향후 인사관리 등 구체적인 내용조차 없는 상황에서 과연 희망자가 있을 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또 "교과 교원이 부족한 농어촌 과소학교가 수두룩하고, 도시 과밀학급이 수만 개에 달하는 등 도농별 특성이 존재한다"며 "이 문제를 해소하고, 학급 규모 감축과 고교학점제 지원을 위한 교원정원 목표에도 불구하고 당장 중등 교과교사 정원을 대규모로 줄여야 한다면 그 근거와 산식부터 교육부는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교육부가 제19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매년 초등 교원을 300~400명씩 줄여 2024년까지 총 1300여 명을 감축하는 게 골자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초등 교원 선발 인원도 올해 선발 인원 3916명보다 363명 줄어든 총 3553명으로 예고했다. 또 교육부는 최근 서울교육청에 2021학년도 초등 558명, 중등 570명 등 총 1128명의 교원정원감축안을 통보했다. 교육환경 개선의 핵심은 교육의 질 제고다. 학생 수 감소에 비례해 교원 수를 대폭 감축하는 것은 교육의 질 제고,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정책 방향에 역행한다. 아울러 교육부는 서울 등 5개 시·도 중등 정규 교과 교사 정원을 1000명 이상 줄여 가배정한 반면, 전국 순회교사 정원을 548명 증원 배정했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따른 대비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고교학점제 본질과는 상치된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다양한 교과목·영역·프로그램 등을 개설해야 한다. 전문성을 가진 정규교사 증원인 관건인데, 정규교사를 줄이고 순회교사를 늘리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물론 고교학점제 도입 시 농산어촌 소규모 고교의 교사 수급은 별도로 정밀한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 한편, 국가교육회의가 ‘코로나 이후 학습자 중심 교육을 위한 학교의 역할 변화 사회적 합의(안)를 발표하고 교육과정·교원양성체제 개편을 시사했다. 오는 11월 말까지 전문가들의 ‘정책집중숙의제‘를 통해 교육전문대학원 설립, 교·사대 통합, 수석교사제 확대 등 의제를 다룬다. 이런 민감한 의제는 결국 교원 수급과 직결하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 정부의 일관된 교육정책 기조인 교육의 질 제고, 교육환경 개선 그리고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포용교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OECD 회원국 수준으로 교원 1인당·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 2020학년도 기준 학급당 학생 수 31명 이상인 전국 초·중·고교 2만2510개 과밀학급 해소, 기간제·순회·상치 교사 문제도 완전히 해결해야 한다. 도농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도 과제다. 경제 논리를 바탕으로 교원 수를 감원할 게 아니라, 정규교원 증원이 필요하다.
인구감소 문제는 시골 농산어촌 마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해 경제활동 할 일손은 부족하고, 그나마 남아있던 젊은 세대도 주변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인구감소를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마을이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다. 경남 남해군 고현면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매년 인구가 줄어 소멸위기 지방자치단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백종필 고현초 교장과 정금도 도마초 교장은 지난 2월, 각각 현재 학교에 발령받고 위기에 놓인 지역의 상황과 학교 통폐합 문제를 마주했다. 같은 처지에 놓은 두 교장은 학기 시작 전 만나 ‘통폐합 시나리오’를 만들어봤다. 두 학교 어느 곳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결과가 예상됐다. 백 교장은 “고현초와 도마초를 통폐합하면 결국 둘 다 없어질 거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고현면 소재지에는 고현초와 도마초가 있습니다. 작은 학교 두 곳을 보태 큰 학교가 돼야 통폐합하는 효과가 있어요. 하지만 통폐합 후, 읍에 있는 개축 학교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더 커 보였습니다. 둘 다 없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죠. 학교가 없어지면 마을까지 황폐해집니다. 각자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함께 살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학교 살리기에 공감한 후 이들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지난 3월, 남해교육지원청 방문을 시작으로 지역사회에 협조를 구했다. 이 자리에서 공동교육과정 운영 지원을 약속받았다. 학생 수 부족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하는 문제를 공동교육과정 운영으로 풀어낸 것이다. 새남해농협도 찾아갔다. 류성식 조합장은 “학교가 없어지는 것은 단순히 건물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전통과 역사가 끊어지는 것과 같다”면서 마을, 학교와 상생해야 하는 공동운명체라는 데 동의했다. 류 조합장은 1학년 입학생에게 1인당 장학금 100만 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동창회와 지역 언론사에도 도움을 청하고 조언을 구했다. 인구유치를 위해선 주택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청을 방문하는 한편, 고현면 이장단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이장들은 “고향도 아닌데 학교를 일으키려는 노력을 보고 그냥 있을 수가 없다”면서 빈집 찾기에 발 벗고 나섰다. 백 교장은 “이장님들의 도움을 받아 확보한 집만 24채”라며 “개교기념일을 맞은 5월, 감사장을 전달했다”고 귀띔했다. 지난 7월에는 ‘남해군 고현면 인구유치와 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홍보캠페인을 기획했다. ‘꿈꾸는 전원생활·행복한 아이 교육! 남해 고현면으로 오시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가능한 모든 면민이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에 백 교장과 정 교장은 온 마을을 누볐다. 경로당, 복지회관, 마을회관을 찾아다니며 입소문을 냈다. 그리고 7월 28일, 면민들이 자발적으로 인구유치와 학교 살리기에 나선 전국 최초의 움직임으로 기록됐다. 고현초 45회 졸업생인 하윤수 교총 회장도 이날 캠페인에 참석해 힘을 보탰다. 하 회장은 "앞으로는 마을교육 공동체가 아니면 학교도 마을도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모두가 고현면을 살리는 주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바닷가 마을의 장점을 살린 학교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생태체험 중심의 특성화 교육을 기본으로 ‘꼬마 박사 멘토링’, ‘바이 북 바이 로컬 프로젝트’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꼬마박사 멘토링’은 귀촌, 귀농한 교육자들을 멘토로 위촉해 학생들과 팀을 이뤄 활동하는 탐구 프로젝트다. 자연을 관찰하고 조사, 연구하고 보고서를 완성해 책으로 펴내는 과정이다. ‘바이 북 바이 로컬 프로젝트’는 관심 있는 분야를 주제로 정해 지역과 생활에 대해 살피는 진로교육 활동이다. 전국 최초로 학교의 벽을 허문 방과후학교 ‘꿈빛학교’도 운영 중이다. 학생 수가 부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는 작은 학교의 단점을 ‘공동 운영’이라는 카드로 극복해냈다. 고현초와 도마초는 캠퍼스학교로 지정돼 다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홍보캠페인 이후 전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었다. 전화 문의와 상담을 요청하는 가정이 100여 가구를 넘었다. 정 교장은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공기 좋은 곳에서 층간 소음 스트레스 없이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게 하고 싶은 분들이 많았다”면서 “10월 말쯤 전·입학 관련 설명회를 열어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직접 만나 설명하고 소통하다 보니, 진심을 알아주더군요. 상담하면서 집과 일자리 문제가 전입을 결정하는 데 크게 작용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직접 각 기관과 단체를 방문해 알아보니 생각하지 못한 일자리가 상당수 있었어요.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죠. 앞으로어려움이 있겠지만, 나아가려고 합니다. 고현면으로 전입할 분들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게,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행복하게 배우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한편, 고현면은 전입 가정을 위해 주택 제공과 농사지을 토지 무상제공, 농기계 대여, 농사기술교육 등 파격적인 혜택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2018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임금 격차를 넘어섰다. 2016년 기준 한국 성인(25∼64세)의 학력별 임금을 살펴보면 고교 졸업자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전문대 졸업자 임금은 116, 대학 졸업자는 149, 대학원 졸업자는 198이었다. 전문대졸자 임금은 OECD 평균(123)보다 낮았지만,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는 OECD 평균(각 144,191)보다 높아 고졸자와의 임금격차 역시 OECD 평균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통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조사에 따르면 5~29명 사업체에서 일하는 고졸 이하 노동자의 중위임금은 2508만5천원인 반면, 대졸 이상 노동자는 그보다 1.4배 많은 3521만3천원이었다. 이 격차는 사업체 규모에 따라 30~99명 1.7배, 100~299명 1.7배, 300~499명 1.75배로 갈수록 벌어지다가, 500명 이상 사업체에서 1.42배(고졸 이하 4780만6천원, 대졸 이상 6802만9천원)로 다시 줄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이같은 임금차별이 교육은 우리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역대 정부와 교육당국은 과열 입시경쟁 완화,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많은 대책을 추진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학벌주의 사회와 학력 간 임금 격차가 공고한 노동시장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진학교육과 별도로 직업교육이 확대되고 활성화되는 ‘투트랙 교육체제’로의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고교를 졸업해 경력을 쌓으면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업무나 임금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호는 학력에 따는 임금차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임금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제로 교육현장의 고민과 바램을 싣는다. 개인의 임금 혹은 노동시장에서의 임금격차를 주제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 연구들에 따르면 성별·학력·연령·건강상태 등의 ‘개인적 속성’과 고용형태·기업규모·노동조합 여부 등의 ‘일자리 요인’이 개인의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유선, 2009; 박강우, 2014; 정이환, 2015; 박철성, 2019 등). 이중 학력은 임금격차를 이루는 가장 핵심적 요소이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이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오히려 많지 않다. 학력이 인적자본(human capital)을 대리하는 변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개인의 생산성을 반영하는 임금이 학력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성별이나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가 성차별이나 비정규직 차별 논의로 이어지는 반면, 교육투자에 대한 수익으로서의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는 뚜렷한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차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노동현장에서 학력차별이 없다고 보는 사람은 적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 여부에 따른 차별이 심각할 정도로 존재한다는 이들이 58.8%,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58.4%로 나타났다(임소현 외, 2019). 국민들은 학력에 따른 차별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졸자의 노동시장 이행을 다룬 연구들 역시 고용·임금·승진 등 노동시장 이행 전반에서 학력으로 인한 차별이 나타나고 있음을 제시한다(김안국·신동준, 2007; 남재욱·한기명·김영민, 2018; 오유진·김교성, 2019 등). 이렇게 보면 눈앞에 존재하는 임금격차 전체를 차별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노동시장에서 상당한 차별이 존재함을 짐작할 수 있다.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실제로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중 얼마가 차별이고 차이인지를 분석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설사 계량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차별의 크기를 가늠해 본다고 해도 그에 대한 분석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는 그와 같은 접근보다는 현존하는 임금격차를 시간적·공간적으로 비교해보고, 이를 고졸 노동자의 노동시장 이행과 결부시켜 해석함으로써 차별의 문제를 드러내보고자 한다. 그림 1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약 20년간의 학력별 임금격차를 나타낸 것이다. 고졸자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중학교 이하, 전문대졸, 대졸 이상의 임금을 숫자로 표현하였다. 고졸과 대졸의 임금격차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1990년대 말과 비교해 2000년대와 2010년대 초까지 대졸자의 임금프리미엄이 상당히 높아졌다가 2010년대 중반 이후로는 다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시계열적으로 볼 때 지난 20년 중 고졸과 대졸의 임금격차가 가장 컸던 것은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이었다. 그림 2는 2017년을 기준으로 OECD 주요국과 한국의 임금격차를 비교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졸을 100으로 한 상대임금이다. 한국의 경우 대졸자의 임금프리미엄이 네덜란드·스웨덴·영국보다 크지만, 프랑스·독일·미국보다 적으며, OECD 평균과 비슷하고 EU 23개국 평균보다 크다.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의 임금격차 정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덜하다고 할 수도, 더하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학력 임금격차가 최근으로 올수록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시기에 따라 고숙련·고학력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고영선(2019)의 분석에 따르면 1980~2016년 사이 한국의 고숙련·고학력 인력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3단계로 변화해왔는데, 1기(1980~1994년)에는 고졸 노동수요의 증가, 2기(1995년~2007년)에는 대졸 노동수요 급증, 3기(2008년~2016년)에는 대졸 노동공급 증가의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1기에는 낮았던 대졸 임금 프리미엄이 2기에는 증가하고, 3기에는 감소했다. 이렇게 본다면 최근의 학력 임금격차의 감소는 고졸자의 임금이 높아진 것이라기보다는 대졸자의 임금이 낮아진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 분석이 시사하는 또 다른 측면은 앞으로 기술발전과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게 되면 대졸자에 대한 노동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이고, 이는 임금격차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고졸취업자 지위상승이 아닌 하향평준 결과 또 다른 설명은 교육사회학의 최근 연구들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의 교육사회학 연구들은 한국에서 학력에 따른 지위격차의 양상이 점차 양적인 격차에서 질적인 격차로 이행했음을 지적한다.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대학을 나왔다는 것이 갖는 유리한 측면이 적어지고, 이제는 대학 중에서도 상위권 대학을 나와야 노동시장에서의 확실한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남재욱 외, 2019; 이수빈·김성수, 2020). 이 점은 전체 고졸자와 전체 대졸자를 비교했을 때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격차를 설명할 수 있다. 요컨대 대졸자 내에서도 격차가 증가하면서 대학 서열구조의 아래쪽에 있는 대학은 고졸에 비해 유리한 점이 과거와 비교해 감소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열화된 교육구조 내에서 고졸자의 위치가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대졸자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평균적인 대졸자의 위치는 낮아진 것이다. 요컨대 대졸자의 공급증가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앞선 분석과 일맥상통하는 설명이다. 두 설명의 어느 쪽을 따르든 공통적인 것은 대졸자와 고졸자의 격차 축소가 고졸자의 지위향상이 아닌 대졸자의 지위하락의 결과라는 점이다. 일종의 하향평준화 경향이다. 따라서 노동시장에서 고졸자가 겪는 어려움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기에 두 번째 설명에 좀 더 주목해보면 또 다른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근래 우리 사회에서 고졸자의 인적자본 축적을 지원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선취업 후진학’의 성과에 관한 문제다. 대개의 경우 ‘후진학’하는 고졸자들이 이른바 ‘명문대학’으로 진학할 가능성은 적으며, 그렇다면 이들이 후진학에도 불구하고 교육투자의 이익을 누리기는 힘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그림 2에서 한국의 전문대졸 임금은 고졸을 100으로 놓았을 때 115에 불과해 OECD 평균(120)이나 EU 평균(121)보다 낮다. 또한 청년층의 대졸 임금 프리미엄에 관한 이유진과 김의준(2016)의 연구에서도 선취업 후진학에 대한 노동시장에서의 보상이 ‘선진학’한 경우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졸업하는 시점에 대학으로 진학하지 않았다면, 나중에 진학하더라도 불리함이 전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부족→소득부족→숙련부족’의 악순환에 갇힌 고졸취업자 사실 고졸자가 노동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시점에서의 격차가 아니라 노동시장 이행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고졸로 취업했을 때 대졸에 비해 초임이 낮은 것은 적은 교육투자로 인한 낮은 인적자본이 초래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보면, 이후 고졸자가 노동시장에서 경험과 이력을 쌓으며 더 나은 지위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실제로 한국의 청년노동시장을 분석한 남재욱 외(2019)의 연구에서는 노동시장 진입 시점의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한다는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이때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시간이 경과해도 소득이 잘 늘어나지 않는 집단에 소속될 확률은 여성일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원가족 소득이 낮을수록 더 크다. 고졸자가 노동시장 진입시점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 경력이나 교육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고졸 청년들의 노동시장 이행과정을 분석한 남재욱 외(2018)의 연구에 따르면, 전형적인 고졸 청년들은 시간당 임금이 낮고, 부족한 시간당 임금을 충당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을 선택하며, 그 결과 자신의 인적자본에 투자할 기회가 부족하다. 고졸 청년층의 대부분은 원가족이 그리 부유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원가족의 지원을 받기도 어렵다. 그로 인해 노동시장 진입 이후 시간이 경과해도 경력을 통한 전문성을 획득하기 어려우며, ‘시간부족 → 소득부족 → 숙련부족’의 악순환에 갇힐 우려가 크다. 이와 같은 악순환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획득한다고 해도 노동시장 차별을 온전하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은숙과 전봉걸(2013)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장에서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전문성보다 학력이다. 전문성은 있지만 학력이 낮은 고졸전문가에 비해 전문성은 낮지만, 학력은 높은 대졸 비전문가의 임금이 더 높다. 저자들은 이를 고졸전문가에 대한 수요문제로 해석했지만, 결국 고졸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전문성을 쌓아도 그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후진학을 통해 대학학위를 획득하더라도 학력 차별을 온전히 극복하지는 못한다는 것은 전술한 바와 같다. 고교 졸업시점에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던 것의 영향을 이렇게 노동생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 이처럼 고졸자들이 노동시장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은 어느 한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이행과정의 문제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역시 일차적으로는 이들의 이행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것은 교육투자 정도의 결과라는 점에서 불가피하다. 그러나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 경력을 쌓고, 재교육이나 재훈련을 통해 숙련을 형성하여 임금을 상향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성인기 초반에 노동시장에 진출하는 고졸 청년들에 대한 이행기 지원을 위한 공적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개인의 진로설계는 물론이고, 시간당 임금이 낮은 이들도 원한다면 일정한 지원을 받으며 교육훈련에 참여하여 숙련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애써 숙련을 향상시키더라도 노동시장에서의 보상체계가 지금처럼 학력에만 의존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따라서 노동시장 수요측에서도 변화가 나타나야 하는데, 그 한 방법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의 실현이다. 한국은 직무급 체계가 발달하지 않아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실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중노동시장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임금체계의 변화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사회적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박용철, 2019; 황수옥, 2019 등).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실현은 이중노동시장뿐 아니라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졸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한 편으로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의 차이로 인한 생산성 격차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서로 다른 노동자가 수행하는 일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지 못하는 노동시장 환경에서 학력이라는 신호가 과대평가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사회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노동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 학력이 아닌 노동자가 실제 수행하는 일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임금의 결정 역시 학력이 아닌 노동자가 수행하는 실질적인 일의 가치와 생산성을 기준으로 변화하게 된다. 학력은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점에서 비록 개인의 생산성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한 신호이지만, 그것이 노동생애 전반에 걸쳐 가장 중요한 신호로 작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시장 공급 측에서는 고졸자의 노동시장 이행과 인적자본 투자를 지원하고, 노동시장 수요 측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해 노동의 가치에 대한 판단기준 마련과 이에 기반한 임금결정제도 합리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