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95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강소대학을 찾아서]③ 동의과학대학교 동의과학대학교(총장 김영도)는 ‘인간의 도리와 우주의 이치 추구’를 의미하는 ‘동의지천(東義知天)’을 건학이념으로 1972년 설립된 후 실력과 역량을 두루 갖춘 젊은 인재를 육성하며 한국 경제발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왔다. 동의과학대는 올해 처음 실시된 ‘마이스터대 시범운영 사업’에 선정됐다. 마이스터대는 고숙련 전문기술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선정된 전문대학은 단기 직무과정부터 ‘전문기술 석사과정’까지 고도화된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할 수 있다. 또한 5년간 최대 60억여 원을 지원받는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에도 선정돼 스마트뷰티케어·스마트소재부품·스마트푸드조리과 등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를 신설했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입학단계부터 협약기업으로의 취업이 보장된다. 3학기제 전문학사 과정으로 빠른 사회진출이 가능하고, 대학과 산업체가 재학 기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이 대학은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해 신규 온라인 강의 플랫폼인 ‘아레테(Arete)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레테는 ‘최상의 행위 및 능력’, ‘탁월함’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로, 고품질의 온라인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와 함께 대학 서버와 스토리지 증설, 강의 녹화 셀프스튜디오 설치, 원격교육지원센터 신설 등 비대면 수업 인프라를 대폭 확충했다. 또한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지원 사업’ ‘온라인 원격 도우미 지원 사업’ 등 각종 국고 사업 운영을 승인받아 대규모 예산을 양질의 교육 콘텐츠 개발에 쏟고 있다. 아울러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캠퍼스 환경을 조성 중이다. 각 학과 및 계열에 학생들의 직무역량과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체 현장과 동일한 현장미러형 실습실을 갖췄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인 AI를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미래형 강의실 ‘AI Cafe’를 산학협력관에 개소했다. AI 존과 VR 존으로 구성돼 있으며, AI 존에서는 다양한 AI 플랫폼을 체험할 수 있다. AI 기술은 취업 지원에도 활용된다. AI 기반 자기소개서 분석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지원자의 성향, 항목과 내용의 적합성, 역량의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합격 여부를 제시함으로써 채용 첫 관문인 서류전형 준비에 큰 도움을 준다. 2022학년도 입시에서는 전체 입학정원의 99.3%인 1660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다음달 실시되는 2차 수시모집에서는 정원 내 전형으로 163명, 정원 외 전형 158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정원 내 전형에는 일반고(66명), 특성화고(50명), 대학 자체 기준(43명), 고른기회성인학습자(4명) 전형이 있다. 학생부 성적 100%(교과 성적 80%+출결 20%/일부 학과 제외)에 학과별 평가 요소에 따른 부가 점수를 반영한다. 교과성적은 학년·학기 구분 없이 지정 교과(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중 5과목과 그 외 5과목의 총 10과목(단, 사회체육과는 체육 과목 적용)을 반영한다. 진로 선택과목은 최대 2과목을 반영하며 성취평가 A, B, C등급은 1, 3, 5등급으로 환산 적용한다. 수험생은 학과나 전형에 상관없이 모집 시기별로 최대 5회까지 복수 지원할 수 있다. 동일 학과 동일 전형 지원은 불가하며, 복수 학과 합격 시 선택해 등록할 수 있다. 단, 의료피부미용과는 여학생만 지원 가능하며, 기계설계과·자동차과·전기과·AI전자과에 지원하는 여학생에게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총 158명을 선발하는 정원 외 전형에는 농·어촌, 전문대학 및 대학졸업자, 만학도·재직(경력)자,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재외국민과 외국인 전형 등이 있다. 만학도·재직(경력)자 전형은 입학생 전원에게 수업료의 50%, 전문대학 및 대학졸업자 전형 합격자에게는 수업료의 30%를 졸업까지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자 전형과 국가보훈대상자 및 자녀는 전형료가 면제된다. ■ 보건계열 재단의 양·한방 종합병원인 동의의료원과 연계해 지역의 의료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전문 의료보건인 육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보건계열 국가고시 평균 합격률은 95.6%에 달했다. 특히, 응급구조과는 5년 연속 응급구조사 1급 국가고시에 100% 합격했다. 졸업생의 안정적인 정착을 의미하는 유지취업률도 부산권 전문대학 평균을 웃도는 84.7%였다. 보건계열 학과는 간호학과, 물리치료과, 방사선과, 보건행정과, 응급구조과, 임상병리과, 제약학부 등이 있다. 그중 간호학과는 2012년 부산지역 최초로 4년제로 지정됐다. 또 최근 한국간호교육평가원 주관 3주기 간호교육 인증에서 5년 인증을 획득했다. ■ 바이오생명제약과·창업학부 신설 최근 국제 보건 환경 위기 속에서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미래 신산업분야 중 가장 유망한 분야로 손꼽힌다. 바이오생명제약과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제조공정 및 품질 관리(GMP) 등의 실무교육을 통해 바이오 생명제약 분야의 핵심 인재를 양성한다. 창업학부는 실무중심 창업 교육을 통해 예비 창업인을 육성한다. 디저트카페과와 온라인쇼핑몰과로 구성되며, 대학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과 정부 창업지원 정책을 연계해 학생들이 졸업 후 실제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오래전부터 학교에서 ‘도서관’이라는 공간은 학교구성원에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도서관을 단순히 책을 대출하는 공간으로 인식한다면 이는 도서관이 가지는 교육적 역할의 아주 일부분만을 대변한다 할 수 있겠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창의·융합적 사고 함양을 위해 독서기반 ‘교육과정 연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이를 중요한 핵심 영역으로 꼽았다. 현재 그리고 미래사회를 살아갈 세대들에게 필요한 인문학적 소양과 창의·융합적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이 꼽히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학교는 교수학습과 생활지도라는 두 가지의 큰 축으로 움직인다. 학교도서관이 교육공동체인 학생과 교사의 학습·교수활동을 지원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곧 도서관이 각 학교의 전 교육과정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야 하며, 교과교사와 사서교사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있어야할 뿐 아니라 교육공동체 전체가 학교도서관을 교수학습센터로써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교에서 사서교사로서 일하며 고민했던 점은 바로 교육공동체가 가진 도서관에 대한 인식 개선이었다. 도서관 이용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 자체가 전무하여 문이 닫혀 있다시피 한 도서관이기에 대학과정에서 수학한 도서관 운영과 독서교육의 이론을 어떻게 실무자로서 현장에 적합하게 접목하고 활성화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고민이 꼬리를 물었고, 이론과 현장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두며 생각해 보았다. 우선 학생과 교사가 그동안 가졌던 도서관에 대한 단순하고 획일적인 이용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도서관 수업을 하고자 시도하였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었던 것은 도서관의 중요성에 대한 관리자의 인식과 도서관 수업에 대한 높은 관심도였다. 사서교사가 학기 초 교과교사와 협의 하에 몇몇 과목을 도서관 협력수업으로 운영하고 있음을 교감선생님께서 확인하시고 면담을 요청하셨다. 교감선생님의 질문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도서관을 잘 이용할 수 있을까요?’ 라는 아주 근원적인 것이었다. 이에 ‘교감선생님, 다양한 교과영역에서 도서관을 교수학습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라고 주저 없이 말씀드렸다. 수업을 계획하며 본교에 발령을 받고 각 교과의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한 것은 각 교과의 교육과정이다.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교사가 전 교육과정을 어떻게 다 이해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쉽지 않다고 말하겠다. 다만 각 교과교사와 같이 해당 교과 교육과정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겠으나, 적어도 교과의 교육과정 틀과 해당 교육과정의 진행 및 평가계획 정도는 사서교사가 파악해 두어야 교수학습과정을 이해하고 그 시기에 발맞추어 적재적소에 필요한 지원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 학기 시작과 동시에 연구부에서 수합한 교육과정 계획 및 평가계획을 확인하고, 비치되어 있는 교과서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탑재된 교과별 교육과정을 수시로 확인하면 적절하게 교육과정을 지원하면서 순서도 진도 계획에 필요한 부분에 맞춰 진행하기에 수월하다. [PART VIEW] 보통 각 학교별로 차이가 있지만 도서관 협력수업에 대한 교과교사의 인식은 높지 않은 편이다. 협력수업 활성화를 위해 새 학기 시작 전 교직원 연수시간을 통해 사서교사는 교사를 대상으로 도서관 활용수업 연수를 진행하였다.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협력수업의 형태나 지원 방법 등을 소개하고 나면 보통은 한두 교과의 선생님이 관심을 갖고 도서관을 찾아오신다. 이번에 진행한 수업 역시 그 연장선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교과교사와 사서교사는 총 4차시의 수업을 위해 수업 재구성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교과교사는 해당 수업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진행하기를 원하였고, 학습주제와 교수학습 과정을 교육과정 재구성의 영역에서 수행하기를 바랐다. 수업 주제로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고도 가장 근원적인 영역인 ‘사랑’이라는 주제에 학생들의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사랑의 다양성’, ‘사랑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확립하는 것을 수업목표로 삼았다. 학습목표, 수업자료, 수업 진행방식 전 과정을 재구성하기 위해 수차례 수업 구상 시간을 가지면서 교과교사의 시각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교육의 영역에 차이가 있는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각 차시별로 수행해야 할 역할을 협의하고, 수업 방식, 활용할 자료 설정과 재료 구입 및 구체적인 피드백 제시 방법을 설정하기까지 꽤 많은 협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 1차시 영어와 도서관을 접목하는 수업인 도서관 협력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설정하기 위해 사서교사는 전체적인 설명을 진행했다.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의도한 바를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총 4차시의 전반적인 수업 의도를 설명하고, 학생들의 흥미유발을 위해 주제 관련 도입 자료인 지식채널e 사랑 2부 만남 영상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주의환기를 유도하였다. 사서교사가 주제 관련 선정 도서를 학생들에게 설명하여 자기선택적 독서의 폭이 넓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설명이 끝난 후 원하는 도서를 선택하는 시간을 주자마자 설명 때 이미 마음속에 정해두었던 도서를 선점하기 위해 우르르 달려 나오는 모습을 보며 교과교사와 사서교사는 속으로 ‘되었다!’라고 생각했다. 수업목적과 주제도서의 다양성을 충분하게 설명하니 학생들이 이후의 자기 선택적 독서에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자기 선택과 수업 목적이 부합하고 나니 학생들은 독서에 무섭게 몰입할 수 있었다. ● 2차시 차시별로 학생들이 주제에 맞는 사고과정을 수행하고 자신의 견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지를 준비했다. 2차시부터는 독서활동지의 사용과 본격적인 책읽기의 시간으로 활용하였고, 이 시간에 독서와 활동지 작성을 통해 전체적인 책의 내용과 등장인물 그리고 사건을 파악하는 활동을 수행했다. 해당 활동지에서 도서의 기본 서지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PMI 기법과 비주얼싱킹 등의 영역을 가볍게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다양한 관점으로 책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알려주었다. 보통은 독서 후 P(plus)에 해당하는 공감가거나 좋았던 점 또는 I(interest)에 해당하는 재미있었던 부분 위주로 학생들의 감상활동을 진행한다. 이 수업에서는 특히 M(minus) 영역에 초점을 맞춰 질문을 하고 대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불편한 것과 싫어하는 것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서 자신의 의견 피력에 적극적이었다. 교과교사의 의견에 따라 조금 자유로운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활동을 유도하고 학생들의 발언에 또 다른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덧붙일 수 있도록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발문은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함께 하였다. 질문과 대답을 통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또다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교사는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독서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 ● 3차시 ‘사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유형의 사랑이 표현된 도서를 읽은 것을 가지고 기본적인 사전적 정의를 확인하고 도서 속에서 등장하는 사랑의 유형을 기존의 범주에 적용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만의 분류를 바탕으로 ‘진정한 사랑’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이를 하나의 글로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자신이 읽은 책을 바탕으로 근거자료를 삼도록 지도했다.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이 익숙한 학생들에게 자신의 견해가 설득력과 신뢰성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근거자료 제시 방법과 출처 작성법을 구체적으로 지도하고 배우는 시간이 꼭 필요했다. 자신이 읽은 도서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간의 관계나 대상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활동지에 제시된 사랑의 유형을 선택하게 한 후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보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1차시와 2차시 수업에서 도입 영상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과 질의응답 시간에 부끄러워하고 오글거린다며 당황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자신이 평소 생각했던 ‘사랑’과 수업과정에서 변화된 ‘사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한 편의 글로 옮기는 데 열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 4차시 해당 차시는 독서활동의 마무리 시간으로 활동지를 간단히 점검하고 3차시까지 진행했던 자신의 활동을 바탕으로 무드등 제작하기 시간을 진행했다. 무드등에는 ‘사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정의 그리고 표현이 담길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의 수업과 자신의 생각을 하나의 상징물에 담는 활동은 생각보다 학생들의 고심을 자아냈다. 담기는 내용의 근거는 자신이 읽은 도서와 도서관 내의 소장 자료 또는 인터넷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아이들이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감수성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꼭 도서 안에 있는 내용이나 문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됨을 강조했다. 수업 전 과정에서 느낀 자신만의 감상을 새로운 문장이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음을 안내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참고자료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도서관에는 다양한 정보자원과 정보탐색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에 아이들은 자유롭고 다양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연속성을 지닌 수업과 자신이 참여한 수업 과정을 통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 때문인지 마지막 활동에서도 커다란 덩치를 굽혀가며 섬세하게 자신의 작품을 구현했다. 수업을 마치며 해당 협력수업이 끝나고 교과교사와 사서교사는 다른 동료교사에게 비슷한 질문을 받게 되었다. ‘선생님, 도서관에서 무슨 수업 하셨어요?’, ‘사서선생님도 같이 수업 해주시나요?’라는 호기심이 가득 담긴 물음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했던 수업을 선생님들께 조잘조잘 이야기한 덕분이었다. 사실 이번 협력수업을 통해 스스로도 많이 배우고 장학의 시간을 충분하게 가졌다고 생각했다. 교과교사와 수업을 함께 협력해서 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동료교사로서 수업에 대해 고민하고 나누는 시간을 통해 교수학습센터로서 학교도서관의 역할을 명확히 한 중요한 시간이기도 했다. 수업이 끝나고 교과선생님이 우연히 도서관에 방문했을 때다. 3학년 아이들이 도서관에 있는 것을 보시고는 ‘어? 너희 왜 여기 있어?’라고 놀란 듯 물었다. 3학년 수업이 모두 종료되었을 때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합창했다. ‘저희 책 빌리려구요!’ 교과교사는 눈이 동그래지며 놀란 듯 사서교사를 쳐다보았다. 이 모습이 처음 교감선생님께서 던진 도서관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생각했다. 교과교사와 사서교사는 협력수업 후 수업성찰 시간을 가졌다. 수업 시작과 종료까지의 전 과정을 돌아보며 장단점을 살폈다. 무엇보다 교과교사는 협력수업이라는 새로운 방향의 수업 시도에 만족감을 가졌고 또 다른 도서관 협력수업을 시도하겠다는 열의를 갖게 되었다. 더불어 교사 간의 협력수업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습의 자극제가 되었으며, 교사가 교수학습에 들인 노력을 누구보다 아이들이 알아준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교과교사가 사서교사와 협력하여 교수학습을 설계하고, 학생들은 그 안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지적 욕구를 충족하여 인문학적 소양을 지닌 창의·융합형 인재로 자라는 것이 바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이자 경기교육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모든 학교 교육은 학교도서관에서 시작한다는 교육 공동체의 열린 인식과 학교도서관이 교수학습센터로서 교육과정의 중심에 서는 것이 곧 학교도서관이 살아 있는 유기체로서 교육적 본분을 구현하는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육부는 미래 사회에 적합한 교원 양성을 위해 ‘국민과 함께 미래 교원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대국민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에는 ‘(초등) 융합 전공 신설과 교육과정 다양성·선택권 확대’라는 주제로 3차 토론회가 개최되었고, 유튜브 생중계와 함께 댓글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이날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기본이수과목을 8개 교과(군)으로 조정하고, 교육과정의 다양성과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교대와 거점 국립대학과의 통합을 예시 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부 발제안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교육 시대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초등교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대학교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처사이므로 초등교육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 초등교육 본질 외면한 기본이수과목 조정 첫째, 초등교육의 특성을 반영하여 기본이수과목 전체를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행 ‘유치원 및 초등·중등·특수학교 등의 교사자격 취득을 위한 세부 기준(이하 세부 기준)’에 따르면 기본이수과목은 초등윤리, 초등국어, 초등수학, 초등사회, 초등과학, 초등체육, 초등음악, 초등미술, 초등실과, 초등영어, 초등컴퓨터, 통합교과, 초등안전교육 등 13개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초등학교 정교사(2급) 자격을 취득하려면 기본이수과목 중 21학점 이상(7과목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그런데 세부 기준 제4조 1항에 기본이수과목을 ‘동일한 교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 모든 교원양성기관에서 기본적으로 이수하여야 할 과목’으로 정의하고 있고, 대부분 초등 교사들은 전 과목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기본이수과목을 모두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발제안에서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군)에 따라 기본이수과목을 축소하여 교양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교과(군) 중에서 1과목만 이수하더라도 초등교원자격증을 발급할 수 있게 되어 주요 과목 이외는 소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전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원의 현실에 맞게 기본이수과목을 교과(군)으로 묶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본이수과목 전체를 필수 전공으로 이수하도록 세부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 둘째,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디지털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4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전면적인 원격 수업이 시행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많은 혼란과 변화가 있었다. 특히 원격 수업으로 인한 학생들 간의 학습 격차는 새로운 교육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 모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이 확대되어야 한다. 대면 수업과 달리 비대면 수업에서는 교사가 멀리 떨어져 있는 학생들에게 교육 내용을 전달하고, 학생들은 교사와 동료 학생들과 단절된 환경에서 학습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실시간 쌍방향 화상 솔루션이나 채팅, SNS, 학습관리시스템, 클라우드 서비스 등 신기술을 교육에 활용한다면 비대면 상황 속에서도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사이에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여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교사의 디지털 교육 역량이 부족하면 질 좋은 교육이 어려워 학생들의 학습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므로 현장 교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뿐만 아니라 예비 교원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이 확대되어야 한다. 교육부의 발제안에 따르면 8개 교과(군)으로 묶음으로써 ‘초등컴퓨터’ 과목은 아예 삭제되었다. 현행 세부 기준에서도 기본이수과목 중 7개 과목 이상만 이수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일부 대학에서는 ‘초등컴퓨터’ 과목을 아예 안 가르치거나 특정 학생들만 선택적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만약 발제안대로 교과(군)으로 묶인다면 ‘초등컴퓨터’ 과목은 아예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초등교원의 디지털 교육 역량은 더욱 약화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초등컴퓨터’ 과목을 전공 필수로 이수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 셋째, 교육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행·재정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육부 발제안에 따르면 동질 집단으로 구성된 교육대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예비 교원의 수업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인근 대학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권역별 교대 통합이나 교대·거점국립대학 통합을 예시로 제시하였다. 교육대학교에서는 이미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자치 활동을 통해 인근 대학과 인적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전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원의 특성을 감안하여 필수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과목 수가 많으므로 일반 대학보다는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교육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거점 국립대학교와 교육대학을 통합하는 예시 안은 초등 교원의 교육 질을 개선하기보다는 중등교원의 임용 적체를 해결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 쉽다. 10년 넘는 등록금 동결과 재학생 수 감소로 인해 교육대학의 재정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교육과정 다양성과 선택권 확대는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교육대학교의 행·재정 지원을 확대하여 현행 교육과정이 보다 내실있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국립대학육성사업이나 대학혁신지원사업 등은 성과 중심의 일시적 재정 지원 사업으로서 교육대학교의 안정적 발전을 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교육대학교가 초등교원양성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학생들의 교육과정 다양성과 선택권을 확대하려면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행·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정보화 시대 한글의 우수성 더욱 빛나 한류 타고 한국어 배우는 세계인 늘어 올해 10월 9일은 575회 한글날이다. 한글, 즉 훈민정음은 만든 사람과 만든 날짜가 정확하게 알려져 있으며 만든 원리를 적은 기록이 전해져 내려오는 세계 유일의 문자라고 한다. 1997년 유네스코는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해 한글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또한 유네스코는 세종대왕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지구촌에서 문맹 퇴치에 뛰어난 공적을 쌓은 사람이나 단체에 ‘세종대왕상’을 수여해 오고 있다. 한글의 우수성은 무엇보다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라는 점이다. 세계 언어학자들은 한글을 최고의 문자라고 극찬한다. 미국 하버드대 라이샤워 교수는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의 문화학자 존맨은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칭송했다. 독일 뒤스부르크 에센 대학의 플로리안 쿨마스 교수 역시 “한글이 가장 좋은 문자”라고 밝혔다. 미국의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도 “한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문자의 사치이며,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문자”라고 극찬했다. 세종대왕은 인터넷 시대, 정보화 시대까지 헤아리는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일까? 한글의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구조가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맞아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 언어 소통의 우열은 속도와 정확성으로 판가름 난다. 이 두 측면에서 한글을 따라올 문자가 없다. 세종대왕은 아마도 지금의 문자 메시지 시대, SNS 시대까지 고려해 한글을 창제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글은 글자를 쉽게 조합하거나 축약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정보전달의 효율성이 뛰어나다. 정보화 시대의 생명인 콘텐츠의 양과 속도에서 한글의 우수성과 차별성이 돋보인다. 일본어와 중국어가 자판을 사용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면 한글이 얼마나 뛰어난 문자인지 알 수 있다. 비슷한 정보량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입력하고 전송하는 데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에 비해 한글의 속도가 7배나 빠르다고 한다. 트위터를 사용해 보면 이러한 점을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트위터에서는 글자 수가 140자로 제한되는데 이렇게 제한된 공간에서 한글은 영어나 일본어 등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어떤 언어보다 글자를 빠르게 입력해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특히 영어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지만 한글은 붙여 써도 이해가 가능하다. 각각의 철자마다 고유한 발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속도와 정확성에서 한글을 따라올 문자가 없다. 요즘 한류 열풍을 타고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세계 곳곳의 대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강좌가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주관하는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각국에 개설된 세종학당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강생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인도 등 일부 국가에선 한국어를 제1 또는 제2 외국어 과목으로 공식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한글의 우수성이 알려지고 세계적으로 인기가 올라가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한글을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들은 일상적으로 말하고 의사를 표현하는 데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다 보니 오히려 우리말에 무관심하다. 우리말을 올바르게 구사하고 있는지 스스로는 잘 알지 못한다. 오히려 무의식적으로 우리말을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무엇보다 문자 메시지에서 유통되는 언어가 문제다. 나 역시 아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이러한 점을 실감한다. 아들의 문자 메시지에는 받침이 없다. “밥 먹었어?”라고 물어보면 ‘머거써’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뿐이 아니다. 아라써(←알았어), 어떠케(←어떻게), 그러케(←그렇게), 마너(←많어)를 비롯해 시러(←싫어), 조아(←좋아), 조타(←좋다), 마니(←많이), 아라요(←알아요), 부지러니(←부지런히), 깨끄시(←깨끗이), 꼬따발(←꽃다발)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어쩔 수 없이 받침을 적는 경우에도 제대로 표기하는 법이 없다. ‘꺽엇어’ ‘안 햇어’ 등처럼 쌍시옷(ㅆ)이나 쌍기역(ㄲ) 받침이 사라졌다. 최소한의 표기와 발음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생파’ ‘생선’ ‘마버’ ‘엘베’처럼 지나치게 줄인 말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두가 편리성과 속도를 중시하다 보니 생긴 말들이다. 아이들에게서만 받아보던 이러한 말들이 이제는 어른들 사이에서도 그대로 유통되고 있다. 한글 자체가 속도가 월등한 문자임에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오늘도 우리는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속도를 중시하는 문자 메시지나 인터넷 세계에서 이 정도 채팅 용어가 뭐 그리 문제냐고 할지 모르나 언어의 본질상 이들이 그곳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이런 용어의 일상화는 우리말을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식을 둔화시켜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경시하고 파괴하며, 국적 불명의 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글 문법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외계어가 유통되기도 한다. 세대간뿐 아니라 같은 세대에서도 서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신조어가 계속해 만들어지고 있다. 인터넷이나 문자 메시지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막을 수는 없다. 이런 곳에서는 무엇보다 속도를 중시하기 때문에 약어의 효용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곳에서 유통되는 언어들은 신기하게도 대부분 의사를 전달하고 이해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한글의 속도와 정확성을 따라올 문자가 없다는 것이 여기에서도 증명된다. 그러나 단순 일탈과 유희를 넘어 새로운 언어가 되다시피 한 이러한 문자 메시지에 걱정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외래어 남용도 문제다. 요즘 ‘~센터’ ‘~바우처’ ‘~거버넌스’ 등 공공언어나 정책용어를 비롯해 ‘업그레이드’ ‘힐링’ ‘챌린지’ ‘언박싱’ 등 일상 언어까지 외래어가 넘쳐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나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외국어가 우리말을 밀어내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불필요하게 외국어를 남용한다면 민족문화와 정신의 근간을 이루는 우리말은 점점 밀려나고 말 것이다. 스스로 지키지 않는 영토는 남에게 빼앗길 수밖에 없듯이 스스로 관심을 갖지 않는 언어는 언젠가 소멸할 수밖에 없다. 국제화 시대가 되면서 소수 언어는 더욱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 연구기관인 월드워치는 세계 언어의 50~90%가 금세기 말께 소멸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스스로 지키지 않는다면 영어나 중국어 등과 같은 주도적 언어에 동화될 수밖에 없다. 인터넷 언어나 문자 언어에 대처하고 외래어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문자 메시지에서는 한글의 우수성에 의한 속도와 효율을 살리되 학교에서는 올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균형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즉 통신언어와 공적 언어를 철저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모두가 이를 인식한다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게 한다면 세종대왕도 백성들이 한글의 우수성을 즐기는 동시에 한글의 소중함을 깨닫고 아끼는 것에 대해 흐뭇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학생 수 급감 속 17개 지방교육청 예산 역대 최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의 20.79% 자동으로 배정 공무원 수 늘고 교육청 비대, 학생 실력은 뒷걸음질 유, 초·중등 교육계 함구, 敎無國 오명 벗을 고민 절실 1960~70년대 우리의 교육 생태계는 척박했다. 교실에는 냉난방 시설이 없었다. 아이들은 더위에 축축 처지고 추위에 온몸을 떨었다. 점심시간,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한 아이들은 수돗물로 허기를 달래기도 했다. 어쩌다 급식으로 제공되는 딱딱한 빵, 아이들에겐 꿀맛이었다. 비 내리는 날, 운동장은 질퍽질퍽했고 교실 천장에선 물이 새기도 했다. 교실은 비좁았다. 한 반이 60명을 넘었다. 위생이 좋을 리 없었다. 교사들은 버거워했다. “박봉의 고달픈 밥벌이”라는 자조가 나왔다. 그래도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아이들은 스승의 그림자는 밟아선 안 된다는 존경심을 갖고 열심히 배웠다. 그 시절,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대단했다. 부모들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선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정부는 가난한 나라에서 믿을 건 교육밖에 없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제(교육교부금제)를 도입했다. 내국세 중 11.8%를 떼서 교육청에 자동 배정하는 제도였다. “아무리 나라 살림이 궁해도 교육만큼은 국가가 최우선으로 책임진다”는 취지였다. 1972년의 일이었다. 그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제는 50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50년 동안 대한민국 인재를 키우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것이다. 그 사이 세계 10대 경제국으로 발돋움하며 경제 규모가 커져 교육청 곳간은 튼실해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교부율이 0.49% 포인트 올라가면서 현재의 20.79%까지 확대됐다. 그 결과 2017년도 본예산 기준 42조9000억원이던 교육교부금이 5년 만에 1.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런 정책 덕분에 우리의 유,초·중등 교육환경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교실에는 냉난방 시설이 완비됐고, 모든 학생들이 따뜻한 점심밥을 무상으로 먹고, 학급당 학생 수도 선진국 수준으로 적어졌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교사들은 네이션 빌더(nation builder)”라고 칭송할 정도로 교사의 사회적 평가나 처우도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 미국과 유럽 못지않은 수준이 된 것이다. 교육교부금의 역할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닌 것이다. 교육교부금 올해 최초로 60조원 돌파, 가성비 논란 거세 유,초·중등 교육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교육교부금제는 최근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팬데믹,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교육 확산의 격랑 속에서 씀씀이에 대한 ‘가성비’ 논란이 거세다. “격변기에 가장 나쁜 일은 과거 방식을 갖고 대응하는 것(피터 드러커)”인데, 교육 패러다임 전환기에 과거와 같은 획일적 예산 자동 배정이 합당하냐는 것이다. 이런 논란은 내년에 17개 시·도교육청에 내려주는 교육교부금이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 나온 데서 비롯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교육교부금은 총 64조3000억원이다. 이는 올해 53조2000억원보다 20.9%(11조1000억원)나 늘어난 액수다. 교육교부금이 60조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지만, 증가폭 또한 1996년 26.3% 이후 최대 규모다. 이처럼 내년 예산안에서 교육교부금이 급증한 것은 정부가 내국세 등 세수가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내년에 291조3000억원의 내국세(국세 중 관세를 제외한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가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저 출산 여파로 학령인구(6~21세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0년 995만 명에 달하던 학령인구는 2017년 846만1000명, 2021년 764만 명으로 줄어들었고 2022년에는 743만8000명으로 더 감소할 전망이다(통계청). 내년에만 학령인구가 20만 명 더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시·도 교육청에 계속 돈벼락을 내려주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전체 공무원 숫자가 13% 늘어나는 동안 시·도 교육청 공무원 수는 38%나 증가했다. 학생은 줄어드는데 교육청 공무원 수는 거꾸로 늘어난 것이다. 그렇게 하고도 시·도 교육청이 못다 쓰고 쌓아둔 기금만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 예산을 더 지원해주는 것은 논란이 있어 보인다. 더군다나 정부의 예산 배정 방식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올 7월 2차 추경예산편성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지원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시·도 교육청에 전체 추경(35조원)의 18%에 달하는 6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교육청에 돈벼락을 내려준 것이다. 그러자 충북교육청은 재난지원금 성격의 ‘교육회복지원금’ 예산 169억8500만원을 편성하고 모든 학생에게 1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전남교육청은 학생 1인당 재난지원금 15만원씩을 지원하기로 했고, 인천교육청은 교육회복지원금 346억원을 추경에 반영했다. 현금 살포 아닌가. 내년 6월 1일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선거용 돈 뿌리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지방교부금에 대한 효율성 논란이 일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곽상도 의원(국민의힘)은 9월 5일 지방교육청의 교부금 중 일부를 고등교육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법안을 발의했다. 남아도는 교육교부금의 일부를 대학에 줘 국가재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자는 취지다. 곽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소득세·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올리다 보니 정부의 세수가 늘어나고, 이런 세금이 교육예산으로 자동 배정돼 교육청에 돈벼락처럼 떨어지는 구조가 됐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또 “교육당국이 ‘그린스마트스쿨’ 같은 17조3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예산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생 수는 급감하고 교육청 예산은 급증하는 기형적 구조를 수술해 전체 예산의 0.9%에 불과한 고등교육에 지원하자는 것이다. 교육청 돈은 넘치는데 학생 실력 추락, 누구 책임인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싱귤래리티대학의 설립자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기하급수 기술(exponential technology)로 풍요와 번영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하급수 기술은 1개가 2개가 되는 느린 기술이 아니다. 5G처럼 2개가 4개, 4개가 8개로 되는 고속 기술이다. 5G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시대의 교육도 마찬가지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학생 맞춤형 교육, 학생 수준별 심화교육,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한 교사의 노력이 공교육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로벌 인재 양성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한해 30만 명도 태어나지 않은 초저출산 국가에서 예산 운영의 효율성을 더 따져봐야 하는 까닭이다. 곽상도 의원이 주장하는 교육교부금제 개편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여야가 따로 없고, 유,초·중등 교육계와 고등교육계가 따로 없다. 우리 모두의,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자 미래인 까닭이다. 여기서 교육부가 2020년 10월 발표한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 10대 정책과제 시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교육환경 변화와 코로나 19 대응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육현장의 변화를 정책에 반영해 미래교육으로 도약하자는 취지다. 10대 정책과제는 ①미래형 교육과정 마련 ②새로운 교원제도 논의 추진 ③학생이 주인이 되는 미래형 학교 조성 ④학생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안전망 구축 ⑤협업‧공유를 통한 대학‧지역의 성장 지원 ⑥미래사회 핵심 인재 양성 지원 ⑦고등 직업 교육의 내실화 ⑧전 국민의 전 생애 학습권 보장 ⑨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교육 기반 마련 ⑩미래형 교육 협력 거버넌스 개편 등이다. 교육부의 10대 정책과제 방향은 바람직하다. 세계적인 전염병 유행과 기후변화, 교육 생태계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불확실성과 급속한 변화가 혼재하는 사회에서 교육 패러다임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유, 초·중등과 대학 교육은 톱니바퀴, 재정 효율 배분 필요 교육교부금의 효율적 배분과 사용 또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유,초·중등 부문과는 달리 고등교육 재정 지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턱 없이 못 미치는 상황이다. 교육교부금법을 개정해 대학도 일정 부분 배정을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유,초·중등 교육계는 모두 함구한다. 자신들의 몫을 대학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속내다. 유,초·중등 교육과 대학 교육은 별도로 분리된 것이 아닌 맞물린 톱니바퀴인데도 말이다. 특히 전국 유,초·중등생 수가 사상 최초로 600만 명 이하로 줄어드는데도, 17개 시·도교육청 아래 180개 지역교육지원청과 200여 개의 직속기관은 건재하다. 자원과 인력 재배분이 필요한 대목 아닌가. 교육부의 ‘2021 교육기본통계’를 보면 유,초·중등생 수는 5만 명 감소했는데 전체 교직원은 2000명 늘었다. 그런데 학생 실력은 갈수록 추락한다. 중학교 수학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3.4%, 고교 수학은 13.5%로 역대 가장 높았다. 중·고교 영어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17년보다 배 이상 늘었다(교육부, ‘2020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교육부는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추락하자 다급해진 듯 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학교에서 과외를 시키겠단다. 코로나19 여파로 학습 결손과 학력 격차가 심해진 초·중·고교생에게 방과 후에 수개월씩 보충지도를 한다는 것이다. 뒤늦게나마 학생들에게 신경을 쓰는 것을 탓할 이유는 없지만, 지금까지 뭐하다 이제 와서 ‘정성’을 보이는지 안타깝다. 이젠 유,초·중등 교육계도 담대해져야 한다. 교육감 성향에 따라 교육교부금의 용도 비중이 달라지고,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돼 비효율적인 예산 배정을 즐기는 건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는 일이다. 예산을 적재적소에 사용함으로써 가성비를 높여야 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고 교육교부금의 효율적 배정을 재설계해야 한다. 고등교육은 돈 가뭄에 아우성인데 초·중등은 ‘현금 살포’까지 하면 제대로 된 교육인가. 아이들이 뭘 배우겠나. 영국의 처칠은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는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기득권, 현재의 이념이 소모적 싸움을 벌이는 교육계가 곱씹어봐야 할 말이다. 물고기는 물을 만나야 성장하고 여러 물길을 헤엄쳐야 대양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 교육계가 아이들의 물길을 막는 건 아닌가. 물길을 터줘야 한다. ‘물 만난 물고기’ 교육이 필요하다. 지방재정교육교부금의 적정성, 다시 논의해 보길 바란다. ‘교무국(敎無國)’의 나라가 돼 가고 있다.
‘0대2’. 패색이 짙었다. 상대는 고시엔대회 10회 진출의 최강팀. 돌풍은 여기서 멈추는 듯했다. 남은 건 두 번의 공격. 8회말 어렵사리 만들어진 1사 만루의 공격에서 밀어내기로 1점을 만든다. 이어진 내야 땅볼로 다시 1점. 2대2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9회말 1사2루의 찬스에서 안타. 극적인 역전승이다. 이로써 최약체로 꼽히던 교토국제고는 제103회 일본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4강에 오른다. 지난 8월 26일 전교생 136명의 초미니 학교가 일본 전역 3603개 고교 야구팀 중 가장 강한 네 팀에 들어간 것이다. 그것도 본선 첫 출전에서다. NHK에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다 꿈의 무대인 한신고시엔(阪神甲子園) 구장에서 민족학교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지던 순간, 박경수 교장은 벅찬 감동을 누를 길 없었다. 70~80대 재일교포들이 눈물을 많이 흘렸다. 한국어 교가가 NHK를 통해 방송되는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2017년 처음 이 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해 갖은 시기와 질투,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고 4강에 오르기까지 신산(辛酸)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당시만 해도 교토국제고는 지역예선도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약체였다. 학교 사정도 어려워 전교생이 70명에 불과했다. 교사들 월급도 제대로 줄 수 없을 정도로 재정은 열악했다. 박 교장은 우선 야구부부터 살리기로 결심했다.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부모들을 일일이 찾아 자녀를 믿고 맡겨주면 꼭 훌륭한 선수로 키워내겠다고 호소했다. 한국계학교라는 것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우수한 지도자 밑에서 배울 수 있다면 국적을 가리지 않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한몫했다. 야구부 감독은 은행원 출신 교사가 맡았다. 오전엔 수업하고 오후에 학생들과 훈련했다. 박 교장은 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운동만 잘하는 선수는 필요없다. 공부도 운동도 잘해야 한다. 학교는 예절 바르고 실력 있는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강압적 주입식 훈련방식도 바꿨다. 학생들 스스로 규율을 정하고 선후배 간 서로 돕고 배우는 자율야구를 실천했다. 그는 “편안하고 재미있게 즐기는 야구를 하자”고 강조했다. 사실 박 교장은 고시엔 4강 진출보다 더 기뻤던 순간이 있다. 교토부 고교 야구대회에서 우승해 고시엔 진출권을 따낸 순간이다.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민족학교에 일본인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어느 팀하고 경기를 하든 응원은 일방적이었다. 교토시민 거의 전부가 상대편 학교를 응원했다. 관중석에서 교토국제고를 응원하는 사람은 동문 몇몇과 재일교포가 전부였다. 그런데 성적은 반대로 교토국제고가 승승장구. 그것도 1점 차 승부 아니면 9회말 끝내기 홈런 등 연일 드라마를 연출했다. 일본인들의 시기와 질투는 성적에 비례했다. 어려운 재정여건도 힘들게 했다. 고시엔 대회 한 번 출전에 드는 경비는 우리 돈으로 1억 4~5천만원 정도. 숙박비 등 경비 마련은 정말 힘든 고비였다. 그리고 고시엔 대회 4강. 이제 교토시민들의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교토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한국특파원들이 취재차 교토시에 들렀을 때 고시엔 대회 말만 하면 택시기사들이 무조건 교토국제고로 데려다줬다. 인심은 그야말로 상전벽해. 박 교장은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학생들의 진학도 늘어난다. 야구도 잘하지만 K-팝 영향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일본인 학생들이 몰려오고 있다. 학교 측은 내년에 교실을 증축, 신입생을 더 받기로 했다. 교토 교육청으로부터 배정받은 인원은 40명이지만 페널티를 각오하고 더 뽑을 계획이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독창성을 대폭 인정해 준다. 물론 공익성을 따지기는 하지만 자율성이 우선이다. 학생등록금 책정, 교직원 인건비, 교육과정 운영 등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해 운영한다.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게 가능한 것도 사학의 자율성을 존중한 때문이다. 교가 때문에 교육청이나 지자체로부터 간섭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외야 구장도 없는 열악한 시설서 이룬 기적 교토국제고의 선전은 한일 양국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이 놀란 것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열광적인 응원을 받았다. 일본 언론은 외야 구장도 갖추지 못한 작고 열악한 학교가 어떻게 최고의 무대에서 이토록 높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교토국제고는 내야 연습만 가능한 비좁은 운동장에서 훈련했다. 좌익수, 우익수, 중견수와 같은 외야 수비 훈련은 그 자체가 불가능했다. 국내 초등학교만도 못한 시설이었다. “우리 학교가 일본인 학교였다면 지금 언론에서 난리가 났을 겁니다. 한국인 학교다 보니 이 정도로 조용한 거죠.” 박 교장은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곳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인기는 대단했다. 유튜브와 인터넷 중계를 통해 경기를 본 사람이 300만 명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사람들은 어려운 여건을 불평하거나 핑계 대지 않고 땀과 열정으로 극복해 낸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얼어붙은 한·일 양국 관계를 부드럽게 풀어내는 역할을 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핑퐁으로 미·중관계가 풀리듯 야구를 통해 한·일 양국의 젊은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게 박 교장의 바람이다. 이런 연유로 교토국제고가 고시엔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을 때 가장 기뻐했던 사람들 중 하나가 한국 외교관들이었다. 오태규 총영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보다 더 좋은 외교관이 어디 있느냐”는 응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교토는 조선통신사들이 왕래했던 도시입니다. 야구가 21세기 판 조선통신사가 돼 한·일 양국의 가교가 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 교장은 이제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다시 각오를 새롭게 했다. 지금 가장 이루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일본 고교야구대회 우승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한국 사람은 어딜 가든 머리 좋고 뭐든 잘한다는 평가를 받죠. 야구도 마찬가지예요.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꼭 일본에서 정상에 오를 겁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동포 단체가 교토조선중학교를 설립해 개교했다. 1990년대 심각한 재정난을 겪기도 했던 교토국제고는 2004년 일본 교육법 제1조의 인가를 받아 한·일 양국으로부터 중고등학교로 인정을 받았다. 재일교포 자녀와 일본 학생 간 비율은 4대6으로 일본 학생이 조금 더 많다. 교사는 한국계 재일교포와 일본인의 비율이 5대5 정도 된다. 이들 중 우리나라 교육부에서 파견한 교사 2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어와 사회 담당교사는 교육부가 파견한다. 한국어, 역사, 지리수업만큼은 우리나라 교사가 일본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에서 한국어 시간이 제일 많다. 박 교장은 “학생들에게 한국인의 근성을 갖게 하는 것도 교육 목표다”고 말했다.
2022 국가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한창이다. 그동안 국가교육과정 개정은 국가가 만들어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전달하는 하향식이었다. 소수의 전문가가 만들어 하달하는 방식의 획일적 교육과정 개정 과정은 학교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다양한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 왔다. 이를 개선하고자 교육부는 ‘국민과 함께 만드는 국가 교육과정’이라는 목표로 국가교육회의,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력하여 국민들의 요구와 학교 현장의 의견을 국가 교육과정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 여전히 하향식(Top-Down)을 고집하는 수학 교육과정 개정 과정 문제는 이와 같은 노력이 각 교과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에서는 여전히 소수 전문가가 만들고 형식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 재연되고 있다. 수학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기초 연구가 올해 4월에 마무리되었는데 국민들은 물론이고 수학교사들에게조차 개선되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묻는 설문 조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런 지적을 의식했는지 2차 연구에서는 내용 체계를 모두 구성한 이후 공청회를 얼마 앞둔 8월에 갑작스럽게 형식적인 의견 수렴 과정만 거친 상태이다. 전국 수학교사 모임에서 수학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22 수학교육 과정 개정 과정에서 현장 수학교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고 있다는 것에 얼마나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전혀 반영 안 함”이 45.0%, “반영 안 함” 36.3%, “반영함” 13.8%, “매우 반영함” 5.0%로 반영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이 무려 81.3%이었다. 과도한 수학 사교육, 코로나 이후 기초 학력 저하, 그리고 수학을 싫어하는 것을 넘어 포기하거나 배우기를 거부하는 수포자 문제 등 수학교육은 사회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것은 가파른 계단형 교육과정, 중학교에서 갑자기 어려워지는 내용, 가르칠 내용이 많아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밖에 없는 수업 등이 주된 원인이다. 모두 교육과정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데도 학생, 학부모, 교사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 없다면 교육과정이 개정되더라도 현재 수학 교육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2. 고 1 수학 행렬 부활 과연 필요한가? 수학교육 과정 개정에서 가장 큰 이슈는 ‘고 1 수학에 행렬 부활’ 문제이다. 행렬은 다른 내용에 비해 단순 계산이 많고 수학적 가치가 크지 않으며 학생에게 학습 부담이 큰 내용이다. 그런 이유로 많은 논의와 연구 끝에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되었다. 이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행렬의 수학 교육적 의미를 다시 논의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그 연구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고 1 수학에 부활시키겠다고 예고했다. 이유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 디지털 산업 사회에서 행렬이 정보를 정렬하고 처리하는 중요한 방식이기 때문에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AI나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행렬에서 필요한 내용은 정렬 방식 정도이고 대학에서 선형대수를 배울 때 다루어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행렬이 AI나 빅데이터에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AI 개발이나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는 학생은 소수이다. 고교학점제에서 자신의 진로와 흥미에 따라 인공지능 수학이라는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만 배우면 된다. 고 1 수학 행렬 부활이 학생들의 수학 학습 부담을 가중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고 2, 3 선택과목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이지만 고 1은 여전히 9등급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변별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밖에 없다. 과거처럼 불필요한 고난도 행렬 문항이 출제될 수 있고 학생들에게 불필요하면서 과도한 학습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전국 수학교사 모임 설문조사에서 “고등학교 과정에서 행렬을 추가한다면 어느 안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융합 선택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응답이 45.0%, 일반선택과목 21.3%, 고1 공통과목 19.4%, 현재처럼 같이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이 13.7% 순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의 65.3%는 고 2, 3학년 과정인 선택과목에서 행렬을 가르쳐도 된다고 응답하였다. 교육부와 연구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고1 수학에 행렬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교사는 20%가 되지 않았다. 3. 수학교육과정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을 위해 새로운 수학을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현재 수학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학생은 엎드려 자거나 딴짓하고 교사만 떠드는 수학 교실, 학생 교사 모두가 소외된 수학 교실을 다시 살리는 것이 수학교육 개정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1) 가파른 계단형 수학교육과정을 완만한 나선형으로 가파른 계단형 수학교육과정은 수학을 배우는 학생을 소외시키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자신이 수학을 포기했다고 말하는 고등학생 중 많은 학생이 대학을 가기 위해 수학 공부를 다시 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그래서 중학교 내용부터 또는 초등학교 내용부터 다시 도전한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를 시작한 지 한두 주 또는 몇 달 정도 하고 나면 거의 다시 포기하게 된다. 내가 모르는 부분까지 찾아갔다가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오를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에서 이와 같은 가파른 계단형 교육과정으로 수학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 생태교육에 관심 있으신 한 선생님께서 독일 베를린 지역의 9학년 수학 교과서를 소개해주신 적이 있다. ‘이산화탄소와 그 결과들, 환경친화적인 행동들, 폐휴지 재생 및 활용’이라는 세부 주제를 다루면서 수학적인 역량(복잡한 다이어그램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기, 다이어그램이나 텍스트의 정보를 검증하기 위한 수학적 도구를 찾아 검증하기, 다이어그램과 텍스트로부터 더 많은 정보 끌어내기, 백분율 계산과 유추하기, 수학적 모델 적용하기, 환경문제 이해와 해결에 수학 지식 활용하기)을 배운다. 독일 환경 수학 교육과정의 장점은 중 3이지만 초등학교 수학 내용을 이해하면 충분히 배울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 온실가스 배출, 전력사용량, 재활용의 경제적 득실 소재를 통해 환경 문제를 알게 되면서 수학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학생들은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차기 수학 교육과정이 학생 소외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내려가도 끝이 안 보이는 계단으로 비유되는 위계적 수학 교육과정을 탈피하는 것이다. 고교학점제나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를 통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수학을 활용하며 수학의 필요성과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과목이 개설되어야 한다. 선수학습이 부족한 학생이 내용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내용이 선수학습이 부족한 학생을 배려해야 한다. 단순히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고 선수학습이 중요하지 않으면서 의미 있는 수학을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과의 위계와 상관없이 삶과 밀접한 관심 소재로 학생들이 배움의 기쁨을 알게 하는 내용을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학과 전체적인 교육과정이 현재처럼 모든 수학이 계단형 교육과정이 아니라 일정 부분 계단형을 벗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 내용 중 일부 수학을 알고 있으면 배울 수 있는 소재 중심의 수학 교육과정이 만들어져야 한다. 2) 단절된 초·중등 수학교육과정 연결하기 초등학교 수학교육과정과 중학교 수학교육과정의 단절은 수학을 배우는 것에서 소외되는 원인이다. 학교에서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중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 초등학교 때 배운 수학과 전혀 다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중학교 수학에 영어가 나오는 것에 당황했고, 방정식과 함수 같은 용어가 낯설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수학 공식들을 무의미하게 외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학교 수학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배우는 내용이 끊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에서 나오는 ‘수와 연산’, ‘도형’, ‘측정’, ‘규칙성’, ‘자료와 가능성’ 등은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대상을 측정하고 규칙성을 발견하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되어 있다. 반면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은 고등수학 학문체계와 비슷한 ‘문자와 식’, ‘함수’, ‘확률과 통계’, ‘기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학교 수학에는 초등학교와는 달리 x, y와 같은 문자가 등장한다. 이와 같은 문자는 대수학(Algebra)과 해석학(Analysis)의 기초적인 용어로, 결국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부터 본격적인 고등수학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고등수학이 시작되는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은 배움이 느린 학생들이 학습하기 쉽지 않다. 특히 수학적 성향이 약한 학생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을 비일상적인 용어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학생을 위해 교육과정은 충분히 다리를 놓아주어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학교육과정의 단절은 수학 교육계 안에서는 여러 번 지적이 되었다. 그런데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중학교 수학교육과정과 초등학교 수학교육과정을 만드는 주체 사이의 불통이다. 초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은 초등 수학교육 전공 교수와 소수 교사, 중등 수학 교육과정은 중등 수학교육 전공 교수와 소수 교사가 만든다. 그런데 이 두 그룹의 협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학교육과정을 만드는 주체들의 불통은 그사이를 뛰어 넘어갈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소외시키는 원인이다. 좋은 교육과정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세심히 배려하는 교육과정이다. 따라서 차기 수학교육과정이 배움 소외의 원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초등 수학교육과정을 만드는 사람과 중등 수학교육을 만드는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해야 한다. 단순히 형식적인 논의가 아닌 초등은 중등을, 중등은 초등 수학교육을 충분히 이해하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다리를 놓아야 모든 아이가 소외되지 않고 수학을 배울 수 있을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제15회 수원시 평생학습축제 등 기념 행사를 연다. 비록 코로나19 상황이라 행사가 축소되었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과 뜻깊은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행사는 10월 22일오후~23일열린다. 평생학습축제 안내를 받고자 비대면으로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조영호 관장을 만났다. 1. 이번 축제에 어떤 행사들이 있나? 22일에는 인생토크 콘테스트가 있고요, 23일에는 재심전문변호사라고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의 특강(주제:인간적인 사회를 위해 함께 가는 길)이 있으며, 늦게 글을 깨우친 분들의 우리말 맞추기 골든벨 행사도 있습니다. 또 다양한 체험행사도 있고요. 외국인 영어강사가 진행하는 할로인 행사도 즐길 수 있습니다. 2, ‘평생학습 인생토크 콘테스트’는 무엇인가?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고 또 우리의 삶은 배움을 통해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책 한 권을 읽고 새로움 삶을 산다든지, 어떤 강의 하나를 듣고 깨우침을 얻어 새 인생의 길을 간다든지 또 어떤 사람을 만나 그분에게 배워 낯선 길로 들어서기도 하죠. 물론 자신만의 경험 속에서 배움을 얻고 인생을 개척하기도 하고요. 그런 이야기를 서로 이여기하면서 서로 지혜와 용기를 얻는 프로그램을 이번에 구상했습니다. 3.콘테스트에 누가 참여할 수 있나? 수원시에 살고 계시거나, 수원에 직장이 있는 분, 아니면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에서 강의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 분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평생학습에 대해 남들과 나누고 싶은 소중한 이야기가 있어야겠지요. 4.콘테스트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면 되나? 사실 소재는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정년하시고 뭔가를 배우셔서 새롭게 활기찬 삶을 사는 분들의 이야기, 중간에 직업을 바꾼 이야기, 서로 다투어서 거리가 멀어졌는데 어떤 계기로 깨우침을 얻고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만든 이야기, 영어 공부를 하여 해외여행을 멋있게 한 이야기 등등 말이죠. 꼭 거창한 이야기일 필요는 없어요.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도 좋습니다. 5.콘테스트 지원 방법은? 평생학습관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보면 안내가 나옵니다. 지원서는 길게 적지 않아도 됩니다. A4 용지 반 페이지도 좋고 두 페이지도 좋습니다. 구글폼으로 제출해도 좋고, 양식을 다운 받아 지원서를 작성한 후 이메일로 보내도 됩니다. 10월 12일까지는 제출을 하여야 합니다. 6. 인생토크 콘테스트 시상은? 네. 우선 서류 평가를 해서 우수작 6편을 선정하고, 그 여섯 분은 22일 오후 2시에 각자 10분 정도 발표합니다. 그 발표자들에게 여러 가지 상을 드립니다. 저희가 수원시 기관이다 보니 두둑한 상금이나 상품을 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우수작들은 책자를 발간하여 배포할 예정입니다. 상품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살아있는 학습 경험 그리고 나의 인생을 이 기회에 정리해 본다고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7. 보통 사람들이 발표를 어려워할 텐데? 많은 분들이 짧은 시간에 카메라 앞에서 발표하시는 것을 두려워할 겁니다. 그래서 발표 전에 발표에 대한 교육과 리허설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 행사에 나가면서 준비하는 것 자체도 학습이죠. 8. 수원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사실 주변에 멋진 삶을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삶을 보면 ‘배우는 것’을 엄청 즐기죠. 그런 이야기를 이 기회에 많이 모았으면 합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지원해 주세요. 그리고 옆 사람에게도 추천해서 함께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혼자 배우면 현명해지고, 함께 배우면 행복해진다’ 우리 평생학습관의 슬로건입니다. 감사합니다.
경기 수원 자혜학교는 지난달 29일 VR스포츠실 조성사업을 완료하고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개관식을 가졌다. 이번에 구축한 ‘VR 스포츠실’은 학생들이 미세먼지나 폭염, 폭설 등 외부 기상 상황에 관계없이 실내에서 스크린을 보며 자유로운 체육활동 참여가 가능하도록 구성된 체육학습 공간이다. VR스포츠실은 축구, 티볼, 발야구 종목 외에도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골프, 볼링, 양궁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학생들의 신체 발달 수준에 맞게 제공하게 된다. 체육교과뿐만 아니라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주요 과목의 문제와 7대 안전교육,역사교육 등교육 콘텐츠를 도입해 개인별 활동과 더불어 단체 체육활동으로 팀 간 경쟁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자혜학교 최진숙 교장은 “VR스포츠실 개관으로 최첨단 매체를 활용한 교육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며 "날씨와 관계없이 체육활동이 가능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VR스포츠실 개관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스포츠 교육시스템이 코로나19로 야외활동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신체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VR스포츠실 개관을 인연으로 혁신을 선도하는 IT 솔루션 전문기업인 ㈜에어패스와 산학 업무협력 협정을 체결하였다. 최첨단 VR/AR실내 스포츠기술 개발 및 적용기술 발전을 위한 양 기관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장애학생들에게 최첨단 교육매체를 적용시킬 수 있는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수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이 많았다. 주제 선정부터 편집 방식,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풀어내는 방법까지 작품마다 개성이 뚜렷했다.” 랜선 뽐내기 ‘보여줘! 쌤즈-온라인 채널 편’을 기획한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 운영진들은 수상작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자기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하는 2030 교사들의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공모전의 최우수상은 박정남 강원 간성초 교사와 김민철 강원 강릉중앙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유튜브 채널 ‘박정남’을 운영하는 박 교사는 ‘사회 수업 영상 만들기’ 콘텐츠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온라인 사회 수업 한 차시를 제작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박 교사는 “수업 준비하는 데 한두 시간, 촬영 준비하고 촬영하는 데 한두 시간, 편집하는 데 서너 시간이 걸린다”면서 “복잡한 기술을 쓰지 않고 컷 편집만 하는 데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심사를 진행한 청년위원회 운영진들은 교사가 온라인 수업 자료를 어떻게 만드는지 메이킹 필름 형식으로 보여주고 수업 준비 과정의 이해를 돕는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김민철 강원 강릉중앙초 교사는 유튜브 채널 ‘육아교육 불꽃남자 초리쌤’에 업로드한 ‘10분 나라 상식-브라질’을 출품했다. 브라질의 역사와 위치, 수도, 주요 도시, 지리, 화폐 등 기본적인 나라 정보뿐 아니라 브라질의 관광명소까지 10분 안에 살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관련 영상과 이미지를 풍부하게 곁들여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을 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교사의 전문성을 아낌없이 나누는 콘텐츠도 수상작에 올랐다. 유튜브 채널 ‘Ray 수학’을 운영하는 김회창 강원 진부고 교사는 ‘6가지 통계 인지의 오류’로 우수상을 받았다. 김 교사는 대표성, 정보 이용 가능성, 고정과 조정, 중심 판단, 심슨의 역설, 확률 계산의 오류 등 우리가 착각하기 쉬운 확률의 오류를 설명한다. 또 박준열 서울 건대부고 교사(유튜브 채널 ‘준열쌤’)의 ‘수학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안보람 강원 춘천중앙초 교사(블로그 ‘공부가 취미입니다만’)의 초등영어 수업 자료, 고동열 경기 덕풍초 교사(유튜브 채널 ‘고쌤의 수업스케치’)의 ‘왕따 체험 수업’ 등 네 작품이 우수상에 올랐다. 수상작은 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교육’을 주제로 한 이번 공모전은 유튜브, 블로그 등 개인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는 2030 교총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관심사와 흥미,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MZ세대 교사들을 발굴하고, 콘텐츠 제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출품 작품은 유튜브 채널 콘텐츠가 주를 이뤘고, 초등 교사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1차 온라인 심사를 거쳐 20편이 수상작 후보에 올랐고, 총 12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수업 영상, 수업 보조자료, 교직 생활 노하우 등 주제는 다양했다. 특히 수준급 편집 실력을 자랑하는 콘텐츠부터 이미 교사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인기 콘텐츠까지 스펙트럼도 넓었다. 주우철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기까지 온택트(Untact+On)에 중점을 두고 2030 교사들과 소통하고 참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했다.
학교에 젊은 교사들이 유입되고 있다. 강원도 A시는 한 때 신규 교사를 포함한 20대 젊은 교사 비율이 전체 교사의 50%를 넘을 때도 있었다. 3년간 그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꽤 속앓이를 많이 했던 경험이 있다. Z세대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였다. X세대에 대한 시각도 곱지 않았다 나는 X세대다. 당시에는 기성세대가 X세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 않았다. 개성이 강한 세대라고 여겨졌으니 말이다. 그런 X세대가 이제 교감이다. Z세대 신규 교사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막상 직접 접해보니 부딪히는 게 꽤 많았다. 코로나19 이후 학교 근무 문화는 전과 비교할 수 없게 달라지고 있다. 수업 형태도 원격 수업이 이젠 자연스러울 정도다. 언택트 시대에 X세대들이 우왕좌왕할 때 Z세대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자기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제 Z세대에게 배워야 할 정도다. X세대인 나의 사고방식과 행동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 같다. Z세대는 느슨한 연대와 인간적 거리두기를 노멀로 여기는 세대다. 직장 안에서 촘촘한 인간관계를 거부한다. 자신의 취향과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되 가급적 거리두기를 원한다. 사생활 언급은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과도한 친절을 베풀거나 친밀한 관계를 맺으려 다가서면 넘지 말아야 할 경계를 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당연하게 여기는 모임도 왜 모여야 하는지 이해시키지 않고 참여시키면 강요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수평적 상호 존중의 문화, 성과와 결과로 말하는 문화, 가치 있는 헌신의 문화를 요구하는 세대다. 조직에 대한 무조건적 헌신이나 관계와 서열을 강조하는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 수평적 조직 문화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한 기업은 창업자를 포함한 임직원 모두 똑같이 영어 이름을 부르며 평등한 직장 구조를 실천한다고 한다. 임직원이라고 해서 별도의 근무실을 두지도 않는다고 한다. Z세대가 원하는 직장 조직 문화라고 한다. 그렇다면 학교는 어떠해야 할까? 예전보다 민주화되었다고 하지만 공무원 조직의 특수성 때문에 수직적 구조를 깨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실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나이나 위계를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기, 강제로 회식하지 않기, 꼰대로 표현되는 기성세대의 논리를 주입하지 않기 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니야 Z세대는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을 따른다고 한다. 교감의 위치가 ‘듣는 위치’여야 함은 분명하다. Z세대뿐만 아니라 다른 교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에 시정을 요구할 때 교감은 수정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명하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의견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일 때 Z세대는 참지 못한다. 이제 학교는 Z세대와 함께 일하는 법을 논의해야 한다.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그들이 마음껏 자신의 특기를 살려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X세대인 교감이 바라보았을 때 Z세대는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시대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 지성들이 매일 밤 한국에 모인다. EBS가 30일부터 정치, 경제, 과학, 인문 등 각 분야를 총망라한 글로벌 석학들의 강연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를 선보인다. 이목을 집중시키는 부분은 한국 교양 프로그램 사상 역대급 출연진의 포진이다. 유발 하라리(역사), 마이클 샌델(정치철학), 주디스 버틀러(젠더), 폴 크루그먼(경제), 에스테르 뒤플로(경제), 조지프 나이(정치), 리처드 도킨스(생물), 폴 너스(과학), 로버트 와인버그(의학), 존 헤네시(IT), 요슈아 벤지오(IT), 다니엘 바렌보임(음악) 등 세계를 이끌고 있는 지성들이 직접 준비한 강연을 펼친다. 시대를 선도하는 통찰과 함께 한국 사회에 던지는 애정어린 조언도 주목할 만하다. 교육부,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EBS가 공동 기획한 프로그램은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 사업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석학의 강연을 방송과 온라인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코로나19로 계층 간 지식 격차가 심화하고 SNS 가짜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을 대중적으로 보급해 방송과 랜선으로 ‘지식의 민주주의’, ‘교육 혁명’을 구현한다는 목표로 기획됐다. EBS 제작진은 팬데믹 속에서도 세계 각지의 석학을 직접 찾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김형준 CP는 “폴 크루그먼 같은 출연자는 고령이시라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섭외에 어려움을 예상했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교육 공영방송이 한국에 있다는 것에 놀라워 하며,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흔쾌히 출연하셨다”면서 “EBS가 '다큐프라임'등을 통해 수십 년간 축적해온 제작 노하우와 세계 석학 네트워크를 유감없이 발휘한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방송시간은 EBS 1TV에서 월~금 오후 3시 5분과 11시 35분부터 20분간이다. 2TV에서는 월~금 오후 10시부터 20분간, 토요일에는 10시 15분부터 11시 55분까지 종합편이 방송된다.EBS에서는 올해 12월 글로벌 OTT 플랫폼(www.thegreatminds.com)을 오픈해석학 강연 콘텐츠를 6개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로 전 세계에 제공할 계획이다.
경기 망월초등학교(학교장 안희숙)는 여름방학 동안 4가지 여름방학 캠프를 실시하여 방학 중에도 즐거운 배움을 실천했다. 첫 번째 즐거운 배움은 본교 도서관에서 이루어진 독서캠프다. ‘도서관에서 예술의 세계로’라는 주제로 8월 13일(금)부터 20일(금)까지 독서캠프를 진행하였다. 이번 독서캠프는 예술과 관련된 그림책을 학년별 도서로 선정하여 함께 읽고, 팝업북, 주머니책, 사물놀이책 등과 같은 북아트를 활용해서 독후 활동 진행하여 단순한 책읽기 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글쓰기 활동까지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생들이 재미있고 쉽게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미니 탬버린 만들기, 전통악기인 꽹과리와 마라카스 꾸미기, 민화 액자와 민화 에코백 만들기 등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이 문학 위주의 독서에서 다양한 주제의 책 읽기와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망월초는 교육부 지정 인공지능(AI)교육 선도학교로 여름방학을 맞아 인공지능의 이해와 체험에 주안점을 둔 여름방학 AI캠프를 실시했다. 여름방학 AI캠프는 8월 18일(수)부터 20일(금)까지 이뤄졌으며, 학생들이 인공지능의 뜻에 대해서 살펴보고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또 퀵드로우, 오토드로우 등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1,2학년도 쉽게 인공지능을 체험할 수 있었고, 인공지능의 학습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3-6학년 학생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티처블 머신을 이용하여 기초수준의 이미지 인식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수업에 참여한 4학년 학생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을 직접 만들어 보면서 인공지능을 학습하는 것이 너무 신기했고, 5학년 때 또 참여하고 싶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AI캠프를 진행한 망월초 박성식 AI담당교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캠프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졌지만 대면수업 못지 않게 높은 참여도와 적극성으로 AI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확인했고, 이러한 교육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AI교육이 좀 더 확대되었으면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세 번째 즐거운 배움은 여름방학 영어캠프이다. 7월 26일(월)부터 27일(화)까지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원격수업(zoom)으로 진행되었다. 3학년 학생들은 travel을 주제로 하여 여러 가지 이동 수단 알아보기, 이동 수단에 관련된 다양한 영어 노래 및 관련 게임을 통해 즐겁게 참여했다. 4학년 학생들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진저브레드맨' 캐릭터를 주제로 해서 관련된 동화 읽기, 단어게임하기, 노래익히기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하며 영어와 친숙해지는 시간을 보냈다. 5학년 학생들은 Super Hero를 설명하는 형용사, 동사 관련 어구들을 익히고 배운 어구들을 활용하여 자신의 Hero를 설명하는 글쓰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6학년 학생들은 슈퍼 히어로 Types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단어로 익히기, 배운내용으로 문장만들어 발표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시간을 보냈다. 네 번재 즐거운 배움은 학력향상캠프이다. 7월 26(월)부터 28일(수)까지 3일간 2,3학년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학력향상 캠프를 진행하였다. 학기 중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복습하며 부족한 부분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문장쓰기, 책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 내용을 배울 수 있어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였다. 캠프에 참여한 학생의 웃는 얼굴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며 망월초 학생들의 성장을 볼 수 있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코로나19 2년 차. 갑자기 등장한 감염병은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았다. 어느 하나 비껴가지 못했다. 학교도 다르지 않았다. 서혜령 대구팔달초 교사는 “코로나가 학교를 휩쓸고 갔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2학년 담임교사를 맡으면서 학습 공백을 직접 경험했어요. 1학년 때 완성돼야 할 한글 해득력이 2학년에 올라와서도 부족했죠. 잘하는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에 무리가 없었지만, 기초학력이 부족한 경우 수업을 따라가는 것조차 어려워했어요. 학교에서 이 부분을 채워주지 않으면 자라면서 어려움이 점점 더 커질 거라고 판단했죠.” 대구팔달초(교장 우원근)는 올해 1학기부터 ‘학력탄탄 채움교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기초학력 부진과 학력 격차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을 수 있는 요인이라고 봤다. 모르는 것투성이인 수업은 재미도 없고 자신감을 낮게 만들기 때문이다. 학교 구성원들은 ‘학교 오는 게 즐겁고 수업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했고, 기초·기본학력 향상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학력탄탄 채움교실 플랫폼’은 진단검사와 담임교사의 관찰 등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학년별, 영역별 부진 학생을 찾아내 학생별로 최적화한 맞춤형 지도를 지향한다. 기초학력 업무를 담당하는 ‘기초학력 채움교사’를 중심으로 모든 교사가 협력해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교육 처방’을 고민한다. 크게 학력 향상 프로그램과 정서 안정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학력 향상 프로그램은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 채움교실’과 3~6학년 대상 ‘학력탄탄 교실’로 나뉜다. 특히 ‘기초학력 채움교실’은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저학년 중에서 읽기, 쓰기, 셈하기(3R’s)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지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정규 수업 시간에 별도 교실에서 일대일 지도를 한다. 단기간에 정규 교육과정에 적응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서 교사는 “학습 능력이 부족한 이유는 아이들마다 다르다”면서 “학습할 시간이 부족했는지, 역량은 충분하지만, 환경의 문제인지,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지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하게 공부만 시켜서는 안 됐어요. 성적을 올리는 게 목적이 아니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더니, 아이들에 대해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죠. 두뇌 사고 유형 검사를 통해 장단점을 분석하고 사후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학습 코칭 상담, 위클래스 상담 등과도 연계했고요. 모든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나서준 덕분에 아이들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고민도 있었다. 학교 적응과 수업 참여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었지만, 학부모가 낙인효과로 오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 최대한 빨리 학습 능력을 끌어올려서 즐겁게 수업받을 수 있게 돕겠다고 약속했다. 서 교사는 “눈높이에 맞춰 가르쳤더니 아이들이 재미있어했다”면서 “수업 시간에는 몰라서 대답 못 했던 것도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교사들의 노력은 변화를 이끌었다. 지난 3월 3~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단검사 결과와 6월에 실시한 1차 기초학력 향상도 평가를 비교했더니, 국어과에서는 6명 중 3명이 부진에서 벗어났고, 사회과는 10명 중 6명, 수학과 11명 중 5명, 영어과 16명 중 7명이 평가 기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분이 애써주셨는데, 결과가 안 좋으면 어쩌나 고민했어요. 그때 교장 선생님이 교육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라고 말씀해주셨죠. 아이들이 ‘이 수업 재미있었어’, ‘나도 한번 해볼까?’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요. 2학기에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는지 살뜰히 살필 계획입니다.”
기간제교사가 한 학교에서 8년 간 근무했어도 중간에 새로 근로계약을 맺었다면 이는 연속 근로가 아니므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서울의 한 학교법인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기간제 영어회화 전문교사 A씨는 2011년 3월 해당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에 채용돼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2015년 2월까지 총 4년을 근무한 후 퇴직금을 정산받았다. 이후 A씨는 2015년 이 학교 공채에 다시 합격해 다시 매년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근무했으나 2019년 1월 학교로부터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그해 해당 학교 공채에 다시 응시했으나 탈락하자 자신이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가 모두 A씨의 손을 들어주자, 학교법인은 중노위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2015년 공채에서 새로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해 기존 근로관계는 단절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5년 이후 근속기간이 4년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3조에 따르면 기간제 교원 임용 시 임용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3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법제처는 2012년 전북도교육청의 기간제교원 임용 관련 질의에서 이번 판결과 같은 취지의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법제처는 "동일 학교에서 기간제교원으로 한 번 채용되면 그에 따라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임용 기간이 4년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며 "기간제 임용기간이 만료된 경우 다시 다른 지원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신규채용절차를 거쳐 다시 임용된 기간제교원의 임용기간은 임용된 때에 다시 새롭게 시작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테스트연구원(ITSC GROUP)과 한국지텔프는 영어영문, 언어학, 영어교육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지원프로그램(Research Grant Program)을 제공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영어 평가와 교육 분야의 연구를 통해 평가 방법의 개선 및 교육 측정 분야의 발전을 꾀하고, 학술적인 성과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국내외 다양한 논문 저작 활동과 해외 학회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지원 대상은 국내외 영어영문 등 관련학과 전공 전임교원 및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 그리고 전국 초·중·고 교사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상시 지원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지텔프 홈페이지(http://www.gtelp.co.kr)를 참고하면 된다. 한편,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교 응용언어학 박사과정 남윤정 학생이 연구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연구비와 학술자료 등을 지원받았고, 최근 미국응용언어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Applied Linguistics)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월,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발표되었다. 교육부는 이번 결과를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의 공식적인 통계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고자 ‘(가칭)교육회복 종합방안(프로젝트)’을 추진하기로 확정하였다. 교육부가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은 교과별 성취수준에서 3수준(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전년 대비 중학교 국어·영어와 고등학교 국어에서 감소한 것과 1수준(기초학력 미달)의 경우 중학교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전년보다 증가한 것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결과의 원인으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등교일수 축소로 보고, 전면 등교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학습결손 회복을 위한 맞춤형 지도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학생들의 학습결손 회복을 위해 등교일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비단 ‘지식’만이 아니라는 것을 학교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 현시점에서 누구나 절실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등교’만이 해답인가? 학생들은 학교에 오더라도 예전에는 당연했던 일상생활을 누릴 수 없다. 거리를 유지한 채 일렬로 놓여있는 책상, 대화를 나눌 짝이 없어 조금이라도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다가가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다고 혼나기 일쑤다. 가림막에 가려진 책상에 혼자 앉아 (교실에 친구들과 ‘함께’ 있지만) ‘홀로’ 수업을 듣는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학업이라는 의무는 더 커져만 가고 있다. 단순히 등교만을 확대한다고 해서 ‘방역이 중심이 된 학교’에서 학생들의 학습결손이 보완되지 않는다. 진정으로 학생들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학생들이 학교에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그리고 수업과 학교가 코로나19를 경험한 학생들에게 맞게 재구조화되어야 등교 확대는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잃어버린 것은 ‘점수’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습결손이 심각하고 학력격차가 벌어졌으니 ‘더’ 공부하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 학생들이 진정으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학습의욕을 잃어가고 있다. 작년 한 해 학교라는 공간에서 누려야 할 다양한 관계의 상호작용을 누리지 못한 여파일까. 원격수업에서 영상만 시청하던 수동적인 수업태도가 익숙해진 걸까. 등교해서 활동을 시작해도 가만히 앉아 있거나 멍한 모습을 보였다. 원격수업에서 실시간으로 수업을 진행해도 활동을 마무리 못 하고 한 시간 내내 3줄 글 쓰는 것도 힘들어했다. 이러한 모습은 ‘숫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와 함께 발표된 교과기반 정의적 특성인 자신감·가치·흥미·학습의욕 수치가 2019년 대비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이다. 이렇듯 우리 학생들이 잃어버린 것은 ‘점수’만이 아니다. 점수보다 심각한 것은 여러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배우고, 어려운 목표에 도전해가면서 성취감을 맛보는 ‘몰입’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잃어버린 몰입을 되찾아주지 않는다면 학습결손을 위한 모든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귀찮은 것이 될 뿐이다. 몰입은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가 제시한 개념으로 개인이 활동 그 자체 이외에 모든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어떤 것에 완전히 빠져들 때 나타나는 주관적 심리상태이다. 수업에 몰입하는 학생들은 현재 활동에 대한 성공감이나 타인 및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긍심, 행복함이나 자랑스러움, 의욕 등을 느낀다. 이러한 긍정적인 정서는 학습을 지속시킬 수 있는 의지력과 추진력을 만들기도 하고,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따라서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며 몰입감을 경험한 학생들은 수업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긍정적인 가치관을 지니게 되지만, 학습몰입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무기력함을 느끼고 학습에 대한 지속력도 떨어진다. 학습몰입을 경험하는 수업 설계하기 칙센트미하이는 연구를 통해 몰입을 구성하는 요소로 9가지를 제시하였다. 몰입의 9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도전과 기술의 조화 2) 명확한 목표 3) 구체적인 피드백 4) 행위와 의식의 통합 5) 과제에 대한 집중 6) 통제감 7) 자의식의 상실 8) 시간 감각의 왜곡 9) 자기목적적 경험이다. 학습결손 회복을 위해서 학생들이 수업에서 이러한 몰입 요소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규수업에서 소외를 경험하고 있는 학생에게 별도의 프로그램만을 제공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오히려 소외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 먼저 정규수업에서 학습몰입의 경험이 쌓여 학생의 주도성이 되살아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학습몰입은 학생 개인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교사의 상호작용 및 교수방법으로도 학생들의 학습몰입 경험을 촉진시킬 수 있다. 정규수업에서 학습몰입 9가지 구성요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에게 적절한 교사의 사회적 지지를 제공한다. 교사의 사회적 지지와 학생들의 수업몰입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준다(정주헌, 2015). 교사의 사회적 지지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긍정적인 자원으로 크게 정서적 지지·평가적 지지·정보적 지지·도구적 지지가 있다. 정서적 지지는 학생들이 학습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존중해주며, 관심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적 지지는 노력의 과정 및 결과에 대해서 인정해주고 칭찬하는 것이며, 정보적 지지는 과제해결을 위해 정보나 지식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도구적 지지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직접 교사가 행동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지지는 학생들의 개별적인 상황과 특성을 먼저 파악한 다음에 제공해준다. 둘째,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높인다. 학생들은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한다. 그러나 일 년이 넘도록 원격수업 상황에서도, 등교수업 상황에서도, 타인과 단절된 학습을 하고 있다. 학습자들의 상호작용은 학습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따라서 학생 개인의 활동으로만 수업을 설계하지 말고 반드시 학생들이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전의 교실 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이때 적절한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학생들과 활발하게 대화하고 협업하는 경험을 다시 학생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셋째, 수업과정에서 자기평가방법을 가르친다. 자신의 학습에 대해서 스스로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자기평가를 할 수 있을 때 목적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평가방법은 동료들의 인지적인 상호작용에도 도움을 준다. 자기평가방법을 자연스럽게 아는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에게는 전략으로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평가를 구체적으로 가르치는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교사가 먼저 피드백을 제공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주기, 과제의 목적을 설명해주기, 학습목표와 수행의 준거를 명확히 알려주기, 명확한 루브릭을 사용하기, 루브릭을 학생 자신에게 친근한 언어로 바꾸게 하기 등이다. 또한 학생이 교사나 다른 학습자에게 받은 피드백을 다시 적용하여 자신의 과제나 수행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어렵고 복잡한 과제의 경우는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학교 밖의 세상과 연결되는 수업과 학교로 재구조화하기 학습몰입은 과제의 특성과도 연결이 된다. 과제가 실제성이 있고 학습자가 자신과 연관된 것이라고 생각될 때 학습몰입이 촉진된다. 학습하는 것이 자신과 실제 세계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이 되고 그것을 실제 생활과 연결하여 활용할 수 있을 때 학습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유발될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당연한 것들이 코로나19로 중단되었다. 원격수업과 방역 중심의 교실수업에서는 프로젝트 및 탐구형 수업을 설계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사회나 외부자원의 연결도 어려워졌다. 학생들은 교실·가정·학원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사회에만 머무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코로나19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기존 방식으로 연결할 수 없다면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교육의 미래와 기능: 교육2030’ 프로젝트에서 미래교육의 목표를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웰빙’을 달성하는 것으로 꼽기도 했다. 학생이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려면 학습에서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자기 행위에 책임을 지는 경험을 하는 것은 물론 그러한 학습이 공동체로 확장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등교해서도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학습한 학생들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과 공동체의식이 매우 약화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에서 배우는 것마저 세상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다. 원격수업을 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 거리를 두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온택트(Ontact)’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학교는 학교 밖 세상과 더 활발하게 연결될 수 있다. 또한 학생의 배움을 위해서 학교 밖 대안적인 장소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학습결손은 수업과 학교가 세상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 해결이 가능하다. “어제 우리가 배운 것처럼 오늘 가르친다면, 아이들의 내일을 강탈하는 것이다”라는 존 듀이의 말은 지금 가장 유효하다. 지금 교육의 진짜 위기는 학생들의 학습결손 자체가 아니라 변화된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고 코로나19 이전으로만 돌아가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습결손 해결방안을 등교확대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코로나19 이전으로만 돌아가면 모든게 다 해결될 것이라는 근시안적인 방법일 수 있다. 이제는 학습결손 회복을 위해서 빨리 예전으로 돌아가서 학생들을 ‘더’ 공부시켜야 한다는 접근 대신에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학교의 수업과 학교를 재구조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학생들에게 학습몰입의 경험을 되찾아주지 않는다면 평생 능동적인 학습자로 성장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학교는 학생이 주인인 배움의 공동체입니다. 우리 학교는 학생이 교복입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 자치를 적극 지원하는데 목표를 두고있습니다.” 학생자치를 꽃피우고 있는 서울등원중학교 양관승 교감은 “학생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자치 과정을 통해 미래사회를 이끌 자기주도적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생활하면서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등원중은 일반학급 15개, 특수학급 2개로 구성된 소규모 학교이다. 강서양천학생참여위원회 컨설팅 단장을 맡고있는 양 교감은 “학생들이 자기의 삶과 공공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는 실천과정을 통해 교육적 의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자치 활성화를 위해 보다 많은 영역에서 보다 많은 권한과 기회를 학생들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참여를 통해 변화를 경험하는 것만큼 강한 참여의 촉매제는 없다”고 했다. 당장 학교의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에게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적어도 학생회나 동아리와 같은 학생중심활동에서만큼은 학생들의 주도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학생들이 학교교육의 진정한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생님을 존경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등원중 학생들은 편안한 교복부터 화장실 거품 비누 설치, 학생용 급식 식판 교체, 여학생을 위한 전신거울 및 공용탈의실 설치, 학생회 자치실 및 휴게실 설치 등을 이뤄냈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생회가 건의하는 방식을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으로 학교에 등교하는 날이 줄어들자 학창시절 추억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학교 곳곳에 만든 포토존도 학생회 작품이다. SNS 등을 이용, 학생회 알기 퀴즈대회를 열어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식목일을 맞아서는 홍보 동영상 ‘무야호’를 만들었다. ‘무야호’는 무성하고 아름다운 들판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는 가족·부모님·사랑·유교걸 등 몇 가지 연관단어로 n행시를 작성해, 부모님과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올 2학기에는 e스포츠대회도 계획 중이다. 언택트 시대에 맞춰 오프라인 체육대회 대신 e스포츠 대회를 학생들이 기획한 것이다. 학생 자치를 담당하고 있는 김형주 교사는 “가장 열정 넘치는 학생회”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교사는 “등원중 학생회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내 의사결정과 행동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결정권을 행사하는 데 있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동료 학생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한 학생회의 다양한 노력과 학교관리자를 비롯 교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힘”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학교 측의 지원도 전폭적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서실 사용에 제한이 따르자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복도 및 학생 휴게공간에 책을 배치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인데 지금껏 단 한 권의 분실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등원중은 또 학생자치만 잘하는 학교가 아니다. 교육복지우선지원학교로 선정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혜택이 많이 주어진다.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 수학과 영어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는 등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교실수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예체능 분야에서는 배드민턴·뉴스포츠·방송댄스 등을 통해 학생들의 기초체력 향상에 힘을 기울인다. 아울러 학생오케스트라 관현악단 운영을 통해 악기를 다루는 기능뿐 아니라 감성을 배우는 문예체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이밖에 다채로운 독서활동이 돋보이는 도서관 활용교육과 서울교육 희망교실 등 다양한 진로교육으로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나가고 있다. 우리학교 이야기 교장 인터뷰 양칠범 등원중 교장, “제가 인복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IMF가 막 끝나갈 무렵, 교육현장에 교육정보화 바람이 불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교육정보화. 학교에 인터넷망이 깔렸다. 정말 밤낮으로 일했다. 주말도 없었다. 교육용 프로그램을 깔고 교사 연수를 하는 것은 기본. 컴퓨터가 고장 나면 직접 부품을 구해 고쳤다. 교직 인생 34년, 가장 열심히 생활했던 순간이었다. 그만큼 보람도 컸다. 서울 등원중학교 양칠범 교장(사진). 충남대 공대를 나와 면(面) 서기보로 출발, 교사로 임용된 후 교장에 오른 베이비부머의 전형적인 삶을 산 인물이다. 교직에 들어온 이래 힘든 고비가 없지는 않았지만 굴하지 않고 묵묵히 사도의 길을 걸었다. 조용 조용한 성품, 한없이 온화하지만 자신에겐 엄격하다. 그는 ‘열린 귀’를 가진 사람이다. 그는 지시하기 보다 듣는다. 질책하고 따지기 보다 이해하고 다독이는 교장이다. 처음 교장에 임용되던 날 ‘나를 따르라식 교장은 절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는 법이죠. 그때마다 나무라고 추궁하면 누가 자신있게 일할 수 있겠어요. 상처를 주기보다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죠.” 양 교장은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은 선생님들이 제일 잘한다고 믿는다. 학교 구석구석 돌아가는 상황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교감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살림살이는 행정실만큼 잘하는 곳이 없다. 교장은 그들 모두를 지원하는 사람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 “뭐 필요한 거 없어?” 복도에서든, 운동장에서든 학생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건네는 말이다. “화장실에서 냄새나요”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아요” “학생 자치회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등 스스럼없는 주문들이 그에게 쏟아진다. 민원(?) 해결은 빠를수록 좋은 법. 최우선으로 처리해 준다. 그래서일까? 최근엔 학생들 말이 달라졌다. 그를 만날 때마다 “뭐 필요한 거 없어요”라고 선수를 친다. 등원중은 교육복지우선지원거점학교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마음 놓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해 준다. 학교 공간 곳곳은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학생들이 최적의 상태에서 공부할 수 있게 세심하게 배려했다. 자연친화적 학교답게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쉴 수 있는 예쁜 쉼터도 마련했다. 교사들이 마음 놓고 교육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업나눔카페는 등원중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양 교장 부임 이후 달라진 환경은 이뿐 아니다. 햇빛 발전소가 설치되고 교사와 학생용 컴퓨터들이 업그레이드됐다. 여름 겨울 가릴것 없이 쾌적한, 냉난방 시설도 새롭게 교체했다.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인복(人福)이 많습니다. 교감선생님부터 시설 주무관님들까지 모든 분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계세요. 그분들 아니었으면 학교가 이 정도까지 달라지진 못했을 겁니다.” 올 8월이면 정년으로 교단을 떠나는 양 교장은 학교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그분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학교는 아이들이 행복해야 합니다. 교사들이 즐거워야 하지요. 그래야 참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동안 그가 가장 강조한 말이다.
벌개미취는 이르면 7월부터 연보라색 꽃을 본격적으로 피우기 시작해 8월에 가장 볼만한 꽃이다. 원래 벌개미취는 심산유곡에 사는 야생화였다. 햇빛이 잘 들고 습기가 충분한 계곡이나 산 가장자리가 벌개미취가 좋아하는 서식지다. 그러나 요즘은 산보다 서울 등 도심 화단이나 도로가에서 더 흔히 볼 수 있다. 연보랏빛 꽃잎과 노란 중앙부의 꽃망울이 크고 풍성한 데다 자생력도 강하고, 이 나라 특산종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전국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한 번 심으면 뿌리가 퍼지면서 군락을 이루어 따로 관리가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촘촘한 뿌리가 경사진 곳 흙이 무너지지 않게 막아 주기 때문에 금상첨화다. 벌개미취는 다 자라면 키가 50~80㎝ 정도다. 진한 녹색 잎 사이에서 줄기와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피는 꽃이 시원하다. 벌개미취는 한두 포기가 아닌 군락으로 피어야 더 아름답다. 개화 기간도 길어 7월부터 10월쯤까지다. 벌개미취가 피기 시작하면 곧 가을이 온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벌개미취를 ‘가을의 전령’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가을의 전령, 벌개미취 벌개미취가 전국으로 퍼진 계기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다. 당시 두 가지 국가 중대사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국토 가꾸기 사업이 벌어졌다. 도로변에 루드베키아·페튜니아·메리골드·샐비어 등 외래종들을 심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장은 기왕이면 우리 고유의 꽃으로 도로를 장식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떠올린 꽃이 벌개미취였다. 두 행사가 모두 가을에 열렸는데, 벌개미취가 대표적인 가을꽃인 점도 감안했다. 김 원장은 경남 지리산 자락에서 벌개미취 씨앗을 얻어 증식했다. 김 원장은 1985년 대관령 싸리재에 벌개미취 무리 5만 본을 처음 대규모로 심었다. 가을이 오자 이 일대는 연보라색 장관을 연출했다. 한 야생화 전문가가 싸리재에서 이 벌개미취 무리를 보고 “야, 우리 꽃 중에도 이런 꽃이 있구나!”라고 감탄할 정도였다. 그 길은 많은 사람이 일부러 찾는 꽃길로 유명해졌다. 이어 강원도 태백시가 1987년부터 벌개미취를 시 외곽 길가 60㎞에 조경화로 심어 적응시키는 데 성공했다. 벌개미취는 해마다 새로 심지 않아도 자연 번식하기 때문에 별다른 관리가 필요 없어서 가로(街路) 조경용으로 안성맞춤이었다. 태백시 성공 사례가 널리 알려지면서 벌개미취 무리는 전국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전국에 피어 있는 벌개미취 무리 중 상당수는 한국자생식물원에서 분양받은 것이다. 자생식물원이 벌개미취의 친정 또는 종가인 셈이다. 벌개미취가 서울시에 대규모 진출한 것은 2013년 봄 355만 가구에 꽃과 나무를 심자는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이 계기였다. 이때 서울 7개 한강시민공원과 안양천·양재천·중랑천 등에 벌개미취 무리 200만 본을 심었다. 이제는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등 벌개미취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도 전국에 한두 곳이 아니다. 벌개미취는 햇빛이 잘 드는 벌판에서 자란다고 벌개미취라는 이름을 얻었다. 취는 어린 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개미’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땅에 사는 개미와는 관련 없는 것이 확실하다. 벌개미취의 학명 ‘Aster koraiensis Nakai’ 중에서 속명 ‘Aster’는 희랍어 ‘별’에서 유래했다. 꽃 모양이 별 모양을 닮았다고 이런 속명이 붙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벌개미취를 별개미취라고 부른다. 벌개미취를 고려쑥부쟁이라 부르는 지방도 있다. 우리나라 특산종이라 영어 이름이 자랑스럽게도 코리안 데이지(Korean Daisy)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벌개미취가 제주도와 경기도 이남에 분포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남과 경남 지리산 지역에서 경기·강원 지역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산림이 안정된 지역에 자생한다. 강원도 지역에서 왕성한 생육상을 보이는 것을 보아 중부지방 이하로는 어느 곳에서나 잘 자랄 것으로 보아진다’고 써 놓고 있다. 자생지에서 보면 도심 화단에서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나 아직 필자는 자생지에서 벌개미취를 보지 못했다. 야생화 고수들에게 물어보아도 벌개미취를 자생지에서 본 적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고 있다. 개나리처럼 한국 특산이면서도 자생지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도 든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들국화는… 사람들은 흔히 벌개미취를 들국화라 부른다. 들국화라 불러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들국화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은 없다. 참나무라는 나무가 없듯이 들국화도 야생의 국화를 통칭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가을에 산이나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라색 계통의 들국화는 벌개미취와 쑥부쟁이, 구절초가 대표적이다. 이 셋만 잘 구분해도 가을 산행이나 나들이할 때 눈이 밝아질 것이다. 셋 중 구절초는 대부분 흰색인 데다 잎이 쑥처럼 갈라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별하기가 쉽다. 벌개미취와 쑥부쟁이는 둘 다 연보라색인 데다 생김새도 비슷하다. 잎을 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벌개미취는 잎이 길고 잎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지만, 쑥부쟁이는 대체로 잎이 작은 대신 ‘굵은’ 톱니가 있다. 가을 야생화의 보라색은 진하면 진한 대로, 연하면 연한 대로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들국화라고 부르는 꽃 중에는 노란색 무리도 있다. 산과 들에서 피어나는 노란 들국화 중에서 꽃송이가 1~2㎝로 작으면 산국(山菊), 3㎝ 안팎으로 크면 감국(甘菊)이다. 이렇게 다섯 가지가 대표적인 들국화다. 출퇴근길이나 공원을 걷다가 반가움과 함께 깜짝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땀 흘려 찾아간 심산유곡에서 본 꽃인데 공원 화단에 심어져 있는 것을 볼 때다. 돌단풍·매발톱·할미꽃·금낭화·자란 등도 이제 도심 화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벌개미취처럼 야생화에서 관상용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꽃들이다. 어떻든 벌개미취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가장 사랑받는 꽃이다. 이제 7~8월 공원이나 화단에서 벌개미취를 찾은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벌개미취가 30년 만에 야생화에서 관상용으로 가장 성공적으로 변신한 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 땅에는 역시 우리 꽃이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벌개미취가 증명하기도 했다. 어느새 외래종 코스모스 대신 자생종 벌개미취가 가을꽃을 대표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평소 디지털 기기에 관심도 없고 스스로를 ‘기계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등의 불처럼 떨어진 온라인 수업이라는 현실은 그를 전문가로 변화시켰다. 애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새로운 수업을 시도했기에 보고서로 남기고 싶었다. 내친김에 시험 삼아 처음으로 연구대회에도 참가해 봤는데 수상이라는 쾌거가 뒤따랐다. 제6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차지한 엄다영 전북 전주효천초 교사의 이야기다. 엄 교사의 연구 ‘PBL학습 기반 나·너·우리 M·A·T·E 프로그램으로 능동적인 세계 시민의식 기르기(외국어)’는 영어에 문제해결 수업과 세계시민교육을 접목한 프로그램이다. 연구는 실생활의 문제 상황을 제시(Multiple situation)하고 디지털학습 도구나 그림책, 관련 영화 등 실제적인 자료를 통해 학습(Authentic materials)한 후 문제를 해결하는 시행착오(Trial and error)를 겪으면서 능동적인 세계시민 활동(Evolution)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성이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둠 조사 활동이나 협동학습이 어려운 관계로 패들렛이나 비캔버스, 클래스카드 등 온라인 협업사이트와 공유사이트를 최대한 활용했다”며 “짝과 말하기 대신 AI 챗봇을 코딩해 말하기와 읽기 연습을 하며 상황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다문화 이해, 인권 등 공동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룬다. 예를 들어 ‘인종차별’이라는 문제 상황을 제시하면 학생들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다문화와 관련된 영어 그림책을 통해 자료를 학습하고 다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온라인 조사 활동을 한다. 시행착오 단계에서는 다른 나라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등의 체험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돕는다. 학생들은 요르단의 요리 ‘후무스’를 만들어보고 맛과 소감을 패들렛에 올리고 의견을 공유했다. 세계시민 활동 단계에서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만 가오슝 지역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펜팔을 통해 실제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 보는 방식으로 행동을 강화했다. 엄 교사는 “영어 핵심 표현을 활용해 직접 편지를 꾸미고 써서 국제배송으로 편지를 보내고 받는 과정에서 모르는 단어를 확인하며 자연스럽게 어휘를 익혔다”며 “대만 학생들의 생활 모습을 확인하고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향상되는 모습, 세계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삶과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문이 가능한 아이부터 알파벳도 모르는 아이까지 영어 실력이 천차만별인 탓에 디지털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는 “더딘 학생들은 수준에 맞게 공부할 수 있도록 파닉스 위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쉽든 어렵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이 성공적인 운영의 핵심이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 프로그램이 ‘재미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89%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디지털 기기로 학습한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도움이 됐다는 학생도 86%에 달했다. 엄 교사는 “영어 시간이 재미있고 영어 수업이 기다려진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들을 볼 때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지난 한 해가 저에게도 문제해결 과정이었습니다. 디지털학습에 관심도 없던 제가 이번 연구를 기점으로 교직 생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 같아요. 연구에 욕심이 생겨서 다음 학기부터 AI를 전공하는 대학원도 진학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올해 연구대회도 출품 계획서를 낸 상태고요. 열정을 많이 쏟고 진심을 담은 연구를 알아봐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