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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다문화가정의 자녀들과 북한출생, 그리고 제3국 출생의 자녀들과 함께 다가올 통일한국을 꿈꾸며 재단법인 마중물은 ‘교육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이며 희망이다’라는 비전으로 지난 10년간 통합교육을 해왔다. 필자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가르쳤으며 또 탈북민 자녀들과 함께 살면서 그룹 홈을 운영하는 한편 다문화가정과 탈북민가정 및 남한의 위기가정의 자녀들이 ‘미리 경험하고 미리 살아보는 통일한국’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왔다. 이질화된 문화로 적응 어려워 북한에서 태어나 남한에서 새롭게 교육을 받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특히 중국 등 제3국에서 출생한 탈북민 자녀들의 경우 언어와 이질화된 문화 등의 차이로 적응하는데 너무나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이제는 이중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전문교사와 심리치료전문상담사를 통해 음악, 미술, 스포츠, 요리 등 각자의 재능을 개발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게 취업할 수 있도록 전문기술교육을 가르치는 맞춤형 교육기관이 설립‧운영될 필요가 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보호시설 등에 있는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 온 탈북민은 3만2118명에 이른다. 그 중 북한출생은 초등학생 262명, 중학생 315명, 고등학생 353명, 기타 78명으로 총 1008명이며 중국 등 제3국 출생은 초등학생 670명, 중학생 367명, 고등학생이 398명, 기타 95명으로 총 1530명이었다. 2015년부터 중국 등 제3국 출생의 아동 및 재학생들이 북한출생보다 많아지고 있다. 통계 수치를 봐도 알 수 있듯 최근에 이르러서는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탈북한 사람들보다 북한의 정치적인 상황이나 사회 전반적인 현실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자유와 기회를 찾아 탈북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연령층 또한 20대와 30대가 많아지다 보니 탈북민의 자녀들 또한 영‧유아에서와 초등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탈북한 이들은 외로움과 그리움 때문에 되도록 빨리 가정을 이루는 편이며 점점 자녀교육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대부분은 생계를 위해 밤늦게까지 공장이나 식당 등에서 일을 하므로 탈북민가정의 영‧유아와 아동들은 방치 및 방임되기 십상이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맞춤형 교육기관의 운영 필요 이제는 탈북민가정의 자녀들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아동 돌봄센터를 선정‧운영해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해 이들이 대한민국의 건강한 국민으로 성장하고 통일한국의 역군으로 자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나이에 대한 제한 없이 학업에 뜻이 있는 탈북민들에게도 대학장학금을 지원하고 제3국 출생 자녀들도 탈북민 자녀들과 동일한 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밖에도 탈북민 자녀들을 위한 맞춤형 직업학교 설립 및 지자체 별 탈북민 자녀 돌봄센터 및 교육센터 운영 등을 정책적으로 제안한다. 미리 온 미래인 탈북민 자녀들과 앞으로 다가 올 미래인 북한과 제3국 출생 자녀들을 위한 교육혁신정책에 대한 기초를 마련해 통일한국을 준비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왠만하면 수술없이 약물 치료로 그럭저럭 넘기려고 했던 갑상선 증상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세침 검사결과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마침내 담당의사는 현재의 상태를 갑상선 암으로 확진하고 수술 날짜를 조율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수술이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충분히 쉴 것을 권유했다. 의사의 말은 고3 담임인 내게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3 중요한 시기에 담임의 부재가 학급 아이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을 앞두고 가족 및 여러 선생님과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 할지를 몰라 고민하는 내게 선생님 대부분은 병을 더 키우지 말고 이참에 건강을 위해서라도 당분간 학교 관련 모든 것을 잊고 쉴 것을 조언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건강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며 위로해 주었다. 며칠을 고민하고 난 뒤, 가족들과 상의하여 2개월 간 병가를 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3, 민감한 시기 담임의 공백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걱정되었다. 수술 일자(26일)가 가까워질수록 고민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고민에 아랑곳 하지않고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충실했고 나또한 평소처럼 담임의 역할을 다했다. 마침내 수술 하루 전인 오늘(25일) 수술 전 입원을 위해 일찍 출발해야 했다. 학교에 출근하여 먼저 선생님들과 간단하게 작별인사를 하고난 뒤, 아이들과의 작별을 위해 교실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며 교실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교실 분위기가 쥐죽은 듯 조용했다. 그리고 교탁 위에는 꽃다발과 함께 아이들이 직접 적은 카드가 놓여 있었다. 누군가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는지 아이들은 내가 아프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나의 쾌유를 비는 마음을 꽃과 카드에 담아 전해 주었다. 순간, 아이들의 행동에 감동되어 눈가가 뜨거워졌다. 먼저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난 뒤,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선생님, 건강하세요.”라는 말을 하며 연신 울먹였다. 그리고 몇 명의 아이는 “선생님, 힘내세요”를 합창하며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었다. 아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두 달 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볼 것을 아이들과 약속하고 조용히 교실을 빠져 나왔다. 아이들 몇 명은 내 차가 교문을 빠져 나갈때까지 한참을 서 있었다. 사랑하는 이 아이들이 내 곁에 있는 한, 난 수술을 잘 받고 퇴원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두 달 동안 이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함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무엇보다 큰 수술을 앞두고 불안에 떨고 있는 내게 아이들의 편지와 응원은 큰 위로가 되었다. “얘들아, 선생님은 너희를 진심으로 사랑한단다.”
‘지금까지 이런 수업은 없었다. 수업인가? 게임인가?’, 흥행에 성공한 영화 극한직업의 대사 일부를 패러디해봤다. 아, 지난 시간 연상 퀴즈의 정답부터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2음절 단어로 1) 보석, 2) 나무, 3) 주라기 공원, 4) 한복 장신구, 5) 송진… 정답은 ‘호박’. 아이들이 지루해할 수 있는 고전작품을 가르치며 보석의 일종인 ‘호박’을 보다 흥미 있게 설명하기 위해 질문으로 시작했던 내용이다. 이러한 질문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둠별 경쟁 활동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오늘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게임형 모둠 수업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학교의 문화적 환경과 수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기존 모둠 수업의 단점을 보완하고 역동적인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수업이라는 점을 고려해주기 바란다. 모둠 수업은 여러 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모둠 구성원 간에 상호 협력적인 활동 속에서 학습 내용을 분석하고, 구조화해가는 과정을 통해 지적인 성장은 물론 사회적 능력을 함양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순한 협력의 과정을 넘어 또래학습(peer teaching)까지 이어진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모둠 수업을 운영하다보면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모둠을 어떻게 구성할지,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평가를 받는 무임승차(아이들 표현으로는 ‘버스 타다’)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곤 한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보고자 만든 수업이 게임형 모둠 수업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학기 초 수업이 시작 되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2주 정도 주고, 한 학급을 6개 팀으로 나눈다. ②이때 각 팀을 운영할 ‘구단주’를 선발한다. 6명의 구단주는 앞으로 나와 순번을 정한다. ③나머지 학생들은 일반 선수로, 1번 구단주부터 순서대로 한 명씩 팀원을 선발해 칠판에 적는다. 6번 구단주까지 선수를 한 명씩 적은 다음 역순으로 한 명씩 더 적는다. (이때 따돌림을 받거나 놀림을 받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히 지도한다. 아울러 학급내의 역학관계나 문제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④팀이 구성되고 나면 모둠별로 나누어 앉고 포인트를 지급해 팀을 운영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⑤수업 시간에 이루어지는 각종 활동을 통해 팀의 포인트를 관리하게 하며, 이 결과는 각종 평가에 실제로 반영한다. (수행평가의 반영 여부와 상관없이 경쟁 체제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⑥팀원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팀원의 변동(영입, 트레이드, 방출 등)이 가능하다. ⑦각 학급에서 우승한 팀은 학기말 따로 모아 챔피언 선발전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형태의 수업은 남자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축구 구단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따왔다. 지나친 경쟁이나 팀 변동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지만 수업과 게임의 경계를 적절히 유지하며 보듬어주는 역할을 교사가 해나간다면 충분히 재미있고 효과적인 수업이 가능하다. ‘체육시간보다 국어 수업이 기다려진다’는 한 아이의 평가는 남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고 생각한다. 여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충분한 성과를 거두었던 수업으로, 구체적인 방법과 운영의 묘를 잘 살릴 수 있다면 아이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형태라고 감히 추천해드리고 싶다.
교권 침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 진단서가 없더라도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교권침해로 자살한 A교사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공무상 사망을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유족 승소 판결을 내렸다. 초등학교 담임이던 A교사는 2016년 자신의 반 B학생이 지시에 욕설하거나 불만을 표시하고, 반성문을 쓰게 해도 별 효과가 없자 지도과정에서 부득이 욕설했다. B학생 부모의 항의가 들어오자 A교사는 학급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욕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것이 빌미가 됐따. 부모는 A교사가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태도가 개선되지 않았다며 5개월 동안 5차례에 걸쳐 계속 민원을 제기했다. 면담 자리에서 B학생 아버지가 A교사를 때리려 한 적도 있었다. A교사는 학교와 동료 교사에 B학생의 무례한 행동과 반복되는 학부모 민원으로 힘들다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 A교사는 다음해에 5학년으로 진학하는 B학생을 피하려고 6학년 과목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A교사는 정년퇴직을 한 학기 남겨둔 2017년 2월 '아이들이 모두 B학생 같을 것 같아 불안하다'는 사직서를 냈고, 사직서가 처리되는 동안 병가를 냈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은 공무원연금공단에 순직 유족보상금을 청구했다가 공단에서 거절당하자 고민 끝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교사가 “공무상 생긴 스트레스로 인해 정상적인 행위선택 능력을 이미 잃은 상태”였다며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통상적으로 하지 않을 행동, 즉 정년퇴직 한 학기를 남겨두고 사직 의사를 표시하기도 한 점에 비춰 볼 때 심리상태는 일반적인 교사라면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으로 보인다”는 이유였다. 법원은 "사망 원인이 된 우울증은 그가 교사로서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생긴 질병으로서 공무로 인한 것"이라며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엔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A교사가 중증의 우울증을 진단받은 사실이 없더라도 공무상 사망을 인정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유족을 대리한 법무법인 창조 측은 "자살 당시 반드시 우울증 등 진단이 없더라도 정신적 이상 상태를 확인할 제반 정황이 있다면 공무상 재해로 인정이 가능하다고 본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연이은 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아이돌보미 채용 시 인·적성 검사를 도입하고, 아동학대가 발생할 경우의 자격정지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를 포함한 ‘안전한 아이돌봄 서비스를 위한 개선대책’을 의결했다. 이후 대책은 여성가족부를 통해 발표됐다. 이날 아동학대로 영아를 사망하게 한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징역 17년의 중형으로 내려진 가운데, 사법부 뿐 아니라 행정부도 아동학대를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대책에서 정부는 우선 아이돌보미 채용 시 자질과 역량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동 감수성 등 직업 특성을 반영한 인·적성 검사를 도입하고 아동학대 방지 또는 심리 전문가를 면접관에 포함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발생 시에는 자격정지 기간을 6개월에서 2년으로 확대하고, 학대 혐의가 인정돼 보호처분이나 기소유예를 받은 경우에도 최소 5년간 아이돌보미로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아이돌봄지원법’과 동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현행법으로는 벌금형 이상의 형을 받았을 겨웅에만 결격사유가 된다. 또, 아이돌보미 만족도를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돌봄서비스를 제공받을 가정이 평가 결과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구축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자격제도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외에 인구, 소득·소비, 노동, 교육 등 총 13개 부문으로 구성된 ‘한국의 사회지표’ 체계를 개편을 골자로 하는 ‘사회지표 관리 및 활용방안’과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개발·활용 관련 문제를 분석하고, 질적 내실화를 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품질관리 혁신방안’을 의결했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사장 이기순)은 25~26일 양일간 제주 한화리조트에서 성폭력, 자살·자해 등 고위기청소년 긴급대응 교육 및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2019년 지역사회청소년통합지원체계(Community Youth Safety-Net, CYS‒Net) 추진단회의’를 개최했다. CYS-Net은 지역사회 내 청소년 관련 자원을 연계해 학업중단, 가출, 인터넷 중독 등 위기청소년에 대한 상담·보호·교육·자립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가정·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소년 사회안전망을 뜻한다. ‘CYS-Net 추진단회의’는 매년 전국 230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관련 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청소년 현안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추진단회의에서는 성매매·성폭력, 자살·자해 등 위기상황에 노출된 청소년이 계속 증가하고 심화됨에 따라 고위기청소년 집중지원과 긴급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갖고 다양한 주제의 특강을 통해 각종 위기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역량을 강화하고, 매뉴얼에 따른 현장대응 능력을 익히는데 중점을 뒀다. 고위기청소년 긴급대응은 재난·사고 등 다양한 긴급 위기상황에 노출된 청소년에게 상황별로 신속한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으로, 위기상황으로부터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심리적 외상 등에 대해 긴급 개입을 해 일상생활으로 원만한 복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기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은 “이번 CYS‒Net 추진단회의를 통해 증가하는 청소년 관련 재난․사고에 지역별 청소년사회안전망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실무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관별 긴급대응 시스템 운영을 강화해 최적의 상담·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수년 전부터 학교 현장을 저작권 대란에 빠뜨렸던 ‘윤서체’에 이어 최근 ‘훈디자인’과 ‘디자인210’ 등 새로운 서체에 대한 저작권 침해 배상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주로 무료 서체 이용에 따른 사고들로, 무료라고 해서 ‘사용범위’를 확인하지 않고 쓸 경우 추후 큰 금액의 배상을 요구받을 수 있어 학교 현장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저작권 고소‧협박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한 온라인 카페에서 자신을 공립 고교 교사라고 밝힌 A씨는 “법무법인으로부터 디자인210 폰트를 무단 사용한 것이 적발돼 합의금을 지불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소송을 걸겠다는 내용의 서류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해 4월 학생들을 위한 학습지를 만들면서 네이버 소프트웨어에 올라온 무료 폰트를 사용한 학습자료를 학교 웹사이트 교과자료실에 PDF로 업로드 했다. A씨는 “교육청에서 배포한 폰트저작권 검사기로는 PDF 파일이 검사대상이 아니어서 몰랐고 그런 학습자료를 올렸던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며 “서류가 개인에게 온 것도 아니고 학교 행정실로 온 탓에 더욱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지난달 경북의 B초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행정실무사가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소식지와 현수막이 문제가 됐다. 법무법인 모두의법률은 B초교에 훈디자인폰트와 디자인210 서체에 대한 저작권 침해 배상을 요구했다. 법인은 개당 135만원 상당의 패키지(사용기간 1년) 2개를 구매하거나 업체에 합의금 각 66만원을 배상하라는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 학교 교장은 “법인과 협의한 끝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한 소프트웨어 하나만 구매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저작권 문제에 대한 교직원 연수를 강화하고 함부로 무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4~5년 전에 사용에 대한 배상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남의 한 교사는 자신이 2015년에 근무했던 학교로부터 당시 자신이 담당했던 학교신문에서 사용한 서체가 저작권 배상요구에 걸렸다는 전화를 받았다. 법무법인은 훈디자인폰트 등 서체 2건에 대해 각각 120만 원, 130만 원 정도의 라이선스 구매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훈디자인폰트나 디자인210 등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이번 업체들은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무료 서체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개인 사용자의 비상업적인 사용에 한해’라고 명시돼 있는 사용범위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발생한다. 대상에 관계없이 상업용 사용 및 단체, 기관, 기업 등의 비영리적 용도로 사용할 경우에는 별도의 사용권 계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노영호 법무법인 조율 변호사는 “일단 쓰게 만든 후 이용범위를 초과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사용 전 범위 확인은 필수”라며 “용도제한 외에도 사용기간에 대한 조건, 출처 표기 등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료 서체는 대부분 ‘가정용’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교원들 스스로 집과 학교에서의 사용은 천지차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저작권 분쟁 예방을 위한 학교용 특가 라이선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을 출시․운영 중이다. 연55만원이면 100만여 컷의 이미지와 350여 종의 폰트를 가정통신문, 공문, 환경미화, 연구대회 등 사실상 모든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신청 및 결재는 한국교육신문 홈페이지(www.hangyo.com)에서 가능하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유아 수 감소와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충에도 불구하고 전국 국·공립유치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여전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부산·대구·인천은 다른 지역보다도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이 높아 교총이하향조정을 요구했다. 한국교총이 공개한 17개 시·도교육청의 ‘국·공립유치원 학급당 학생 수 기준’ 전수조사 자료에 따르면 3세는 전국 평균 16.5명, 4세는 22명, 5세는 26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공립유치원의 취원율이 지난해 기준 25.4%에 그치기 때문이다. 원아 수 감소도 어린이집 수가 5년 연속 줄면서 큰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 확충이 이뤄진다 해도 국·공립의 취원율은 내후년 겨우 40%를 달성한다. 병설유치원 원장을 겸직하는 박성채 전북 대산초 교장은 “원아의 연령이 낮아 수가 많으면 교사들이 교육·보호하기 버겁다”면서 “특히 요즘 잠시의 방치도 아동학대로 판단하는 추세 속에서 교사들에게 너무 많은 학생을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올리기 위해 양적인 확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설, 환경 등 유아교육의 질을 담보할 부분에 대한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양적 확대에만 관심 갖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도교육청 중 특히 부산·대구·인천의 기준은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2명 이상 높았다. 인천과 대구지역은 3세 18명, 4세 24명, 5세 28명이었다. 부산지역은 4세 기준이 무려 26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4명 많은 열악한 상황이었다. 한국교총은 “과다한 학급당 학생 수로 인해 유아교육의 질 저하로 학습권이 침해되고, 원아의 교육·보호 등에 대한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해당 지역 현장 교원들의 호소를 반영해 24일 교육부와 3개 시·도교육청에 학생 수 기준 하향조정을 요구했다. 교총은 교육부에 “학급당 학생 수 과다 지역 국·공립유치원 교육의 질 개선과 유치원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부산·대구·인천시교육청에 대해 여타 교육청과 유사한 수준으로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감축하도록 권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3개 시교육청에도 각각 건의서를 보내 각 시교육청이 “전국 평균수준으로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감축하도록 안내하라”고 요구했다.
서령고등교(교장 한승택)는 2019년 4월 24일(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송파수련관 세미나실에서 한국양성평등진흥교육원 소속의 이미경 전문강사를 초청 ‘세상을 바꾸는 생각, 그리고 행동’이란 주제로 세 시간 동안 특강을 실시했다. 이번 특강은 피해자에게는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끼치고,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는 성희롱, 성폭력, 성매매의 사전 예방을 위해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연수는 성희롱, 성폭력, 성매매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된 범주별로 뉴스와 동영상, 실제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직장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폭력의 유형과 2차 피해, 성폭력 예방을 위한 방법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연수가 끝난 뒤 신현욱 교감 선생님은 “학교 내 모든 구성원이 성희롱, 성폭력, 성매매에 대해 정확히 알고 함께 노력하여 안전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데 적극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부가 장애인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정한지 39해째다. 교원은 의무고용 제도가 도입되면서 2007학년도 임용시험에서부터 장애인 구분모집을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아직 장애인이 근무하기에는 ‘장애’가 많은 곳이다. 장애인 근무하기 어려운 현실 첫째, 교원자격증 취득자만이 임용시험을 볼 수 있어 시·도교육청의 평균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019년 기준인 3.4%의 절반 수준이다. 교육청에 따라 임용시험 편의지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장애인 수험생들이 곤란을 겪기도 한다. 둘째, 임용 후 배치도 문제다. 장애인교원은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아 임용지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교육청마다 기준이 달라 장애에 대한 고려 없이 발령을 하는 경우까지 있어 타 지역으로 시험을 다시 보는 경우도 있다. 셋째, 중증 장애인교원이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보조인력이나 보조공학기기·장비 지원이다. 2017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중증 장애인교원은 888명이다. 그런데 보조인력은 50명, 보조공학기기·장비는 17명밖에 지원받지 못한다. 그나마도 지역에 따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다. 넷째, 학교에서는 장애인교원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몰라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반대로 장애에 대한 고려 없이 업무를 주기도 한다. 전직과 승진에 대해 직접 차별받진 않지만, 담임, 보직, 업무 배제 등으로 기회에서 소외되기도 한다. 전보도 지역에 따라 장애에 대한 고려 없이 발령을 내는 경우가 있다. 다섯째, 시각장애인교원이 교과용 도서 등을 보기 위해서는 점자 파일 또는 확대 도서가 필요한데, 제때 제공되지 않아 학년 초 교육과정 계획 수립 시 교육과정 재구성을 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환경의 문제다. 업무용 메신저, 업무시스템, 원격연수 등을 이용할 때 웹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아 업무 또는 전문성 신장에 차질을 겪곤 한다. 노후한 학교에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핸드레일, 경사로, 엘리베이터 등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과 같은 배리어프리 환경이 조성되지 못한 경우가 있다. ‘다름’을 인정하는 노력 필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장애인교원의 임용, 배치, 전보 등 인사제도와 웹 접근성이나 환경 조성에 관해 전국 공통으로 적용할 규정을 만들고, 교육청은 이에 근거해 세부 지침을 수립해야 한다. 교육부는 또 업무시스템과 각 교육연수원이 웹 접근성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조인력과 보조공학기기·장비 지원도 지역 간 차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교원은 전문성을 신장하고 교육활동과 업무를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장애의 유형과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하나씩 넓히는 적극적인 태도로 구성원들의 인식도 바꾸고 자신의 역할도 확대할 수 있다. 학생, 교원, 학부모 모두에게 다름을 따뜻하게 받아줄 수 있는 인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장애인교원은 물론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이 사회를 보다 따뜻하고 통합된 사회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부유한 양반 관료 집안에서 태어나 일본에 유학한 최초의 여성 아버지로부터 전통이념과 근대주의, 애국주의의 요소 물려받아 강제 병합 후 북경서 독립운동에 헌신…지속적으로 재정 지원 윤정원은 1883년 서울 창신동 일명 조양루라고 일컫는 55간 기와집에서 태어났다. 아호는 남휘(藍輝)다. 강제 병합 이후 중국으로 망명한 이후에는 윤국초(尹國憔), 윤동매(尹東梅) 등의 이름을 쓰기도 했다. 흔히 애국계몽기를 대표하는 여성으로는 하란사(河蘭史)나 박에스더, 차미리사와 윤정원 등을 드는 데, 이들 모두는 일본이나 미국에서 근대 교육을 받고 1890~1910년대에 조선으로 돌아와 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윤정원은 이들과는 현저하게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를 제외한 세 여성은 1870년대 하층 사회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여성 차별을 경험했고 요즘과는 달리 남편의 성을 따랐으며, 근대 서구 문명과 기독교의 영향을 배경으로 서양식 이름을 채택했다. 하란사의 본래 성은 김씨로, 란사라는 이름은 영어의 Nancy에서 따왔다. 박에스더의 본래 이름은 김점동으로 에스더(Esther)는 세례명이다. 차‘섭섭이’가 본명인 차미리사의 미리사(Mellissa) 역시 서양식 세례명이지만 최근 제 성을 찾기까지 오랫동안 김미리사로 불려왔다. 이와 달리 1880년대 부유한 양반 관료 집안에서 태어난 윤정원은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유지했고 기독교 배경을 가지지도 않았으며 일본에서 공부했다. 운정(雲庭) 윤효정(尹孝定)과 창원 황씨 사이에서 태어난 윤정원은 일찍이 어머니를 여위었고, 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1894년 갑오경장 이후 탁지부 주사를 지낸 윤효정은 1898년 일본으로 망명해 일본 고학생을 수용하던 조일신숙에서 박영효 등과 교류하면서 고영근을 시켜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관련자 우범선을 죽이고 귀국했다. 1905년에는 이준(李儁)이 조직한 헌정연구회(憲政硏究會)를 확대 개편해 1906년 4월에 장지연(張志淵) 등과 함께 대한자강회를 조직해 부회장을 맡았는데, 1907년 8월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된 이 조직은 같은 해 11월에 조직된 대한협회의 모체가 됐다. 명성왕후 시해사건에 대한 그의 응징에서 보듯 윤효정은 초기에는 근왕주의의 요소가 없지 않았지만 점차 개화사상과 근대화에 공명하는 사상의 궤적을 밟아갔다. 박영효와의 교유나 독립협회와 대한자강회에서의 활동이 이를 잘 나타낸다. 애국주의 역시 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주제였다. 이런 점에서 윤정원은 아버지로부터 전통 이념의 편린들과 더불어 근대주의와 애국주의의 요소들을 물려받았다. 10살을 전후한 시기에 집에서 효경, 소학 및 열녀전(烈女傳), 예기(禮記)의 내칙(內則) 등을 공부한 것이나 28세의 나이에 한성고등여학교 교수를 하면서 황후에게 논어를 강연(講筵)한 것은 이런 전통의 영향을 보여준다. 1898년 아버지가 독립협회 활동으로 정치적 박해를 받아 일본으로 망명하면서 그녀는 “우리나라도 지금부터 순연한 문명 정도에 도달코저 하면 교육의 근본되는 여자교육이 불비함을 불가하고 여자의 교육을 창설코저 하면 본국 남자나 외국 부인에게 교무(敎務)를 전임키 어려운 사정이 많으니 너는 10년을 한정하고 일본에 유학하여 최고등학문을 전수하여 조국의 창유(創有)한 여자법을 작함으로 자임하라”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16세에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그녀의 일본 유학은 서울의 일본인 공사 가또 마쯔오(加藤增雄)의 부인과 영사인 아키즈키 사츠오(秋月左都夫)의 부인이 주선했으며 일본에서 여성교육가로 널리 알려진 하라 도미코(原富子, 原六郞 부인)는 유학 중 재정을 지원했다. 1898년 일본 도쿄 메이지여학교 보통과에 입학해 1902년 4월 우등 졸업과 동시에 고등과에 입학, 1905년에는 우등으로 고등과를 졸업했다. 이후 그녀는 1905년 10월 여자학원(영어전문)과 동경여자음악원에서 영어와 서양음악을 공부했다. 한편으로는 도시샤(同志社) 병원에서 자원봉사로 간호부 실습을 하고 여자공예학교에서 각종 수예의 기술을 배우기도 했다. 약간의 정책적 고려도 있었지만 윤정원은 일본에 유학한 최초의 여성으로 일본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대한 부인의 전체를 대표”하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1905년에 그녀는 아키즈키를 따라 벨기에로 가서 영국, 프랑스, 독일과 미주 등지를 순회하며 음악과 어학 공부를 했다. 1907년 3월 윤정원은 10년 동안의 일본 유학을 마치고 “국내 최초의 여자 일본 유학생”( 황성신문 1907년 3월 13일자)으로서 귀국했다. 1908년 칙령 22호로 최초의 관립 한성고등여학교가 설립되면서 윤정원은 1909년 3월 4일자로 한성고등여학교 교수로 서임(敍任)됐다. 어윤중(魚允中)이 초대 교장은 맡은 이 학교는 관립인 만큼 등록금과 수업료가 전액 면제됐으며 초기에는 교과서, 학용품, 실습 재료 등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한성고등여학교는 지금의 도림동 부근에 있었던 한성부 서쪽의 공조에서 쓰던 기와집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운동회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은데다 남녀의 내외가 존속했던 시절이라 어명에 의해 궁궐에서 운동회를 개회하기도 했다. 엄격하게 출입이 통제되는 궁궐에서 여학교 운동회가 열린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드물었다. 창덕궁 비원 안 옥류천이 흐르고 푸른 잔디가 깔린 뜰에서 개최된 운동회는 달리기, 뜀뛰기, 공 던지기, 맨손 체조와 아울러 그네뛰기 등의 종목으로 진행됐다. 윤정원은 외국 유학에서 배운 이들 종목들을 지도했다. 고종 황제와 윤비는 운동회에 직접 참관했으며, 윤비는 이 자리에서 따로 윤정원을 불러 강연(講筵)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그녀가 왕실과 관련을 맺게 된 것은 이런 인연에서 비롯된다. 윤 황후는 윤정원을 창덕궁으로 불러들이기도 하고 궁 안에서 열린 한성고등여학교 운동회 때에 그녀를 불러 “논어를 읽게 한 다음 강관(講官)으로 내정”했다( 황성신문 1909년 5월 15일자). 같은 해인 1909년 6월에는 김인숙(金仁淑), 김인화(金仁和), 이각경(李珏卿), 이달경(李達卿), 이숙(李淑), 임청하(林淸河) 등과 함께 관·사립의 여학교 연합으로 각 여학교 연합장학회를 조직해 취지서를 발행하고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일본헌병대의 기밀 보고가 이 사실을 전하고 있는 것에서 보듯이, 일제의 엄격한 감시와 통제를 받은 것은 이 조직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1909년 4월 28일에 경희궁에서 관민 합동으로 그녀를 비롯해 박에스더, 하란사 세 사람을 위해 개최된 초대 여자 외국유학생 환국 환영회는 널리 알려졌다. 윤치호, 김필순 등은 고종 태황제와 순종에게 부탁해 당시 개화 귀족들이 쓰고 다니던 것과 비슷한 금테두리 중고모에 흰 깃털을 꽂아 쓰고 검정 제복으로 단장한 마부가 올라앉은 호사스런 쌍두마차를 보내 이들 세 사람의 일가친척들까지 초대하도록 했다. 이날 주최자인 윤치호 학무국장을 비롯해 행사 관계자 및 내빈들이 모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 것은 남녀의 내외가 여전하던 당시의 관습에서는 매우 이채를 띠었다. 여성교육협회(Woman’s Educational Society)와 여성기업협회(Woman’s Enterprises Society)가 공동으로 주관해 여몌례황, 이아가다 등과 여러 여성단체 및 교육계와 종교 단체 등 여성 회중이 1000 명에 가까운 대성황을 이뤘다. 기록에 의하면 아펜젤러 목사와 언더우드 등 내외 빈객은 700~800명에 이르렀다. 유성준, 지석영, 최병헌 등이 차례로 환영 연설을 했으며 기념품으로 주빈인 세 사람에게 각각 금메달이 증정되고 여학생들이 축하 노래를 불렀다. 세 사람의 답사와 주악 이후 다과 잔치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여자로서 최초의 외국 유학을 한 사람들을 환영한다는 취지에서 보듯이 이 환영회는 당시 여성 교육에 대한 국가와 지식인의 지지를 보이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자 유학생을 위한 행사라고 하지만 내각의 학무국이 주도했고 환영 연설 또한 모두 남성 사회 유지들이 나선 사실 등 남성들의 주도로 기획‧실행된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국가와 지식인 사회의 여성 교육에 대한 지지를 일반에 과시하고 선전함으로써 국민적 차원에서 여성 교육을 장려, 보급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같은 해인 1909년은 윤정원 개인으로서도 의미가 있는 해였다. 이 해 여름 윤정원은 당시로는 이례적이라 할 만큼 늦은 27세의 나이에 동경 유학생 최석하와 결혼했다. 최석하는 윤정원의 아버지 윤효정이 일본 고베에서 박영효 등과 함께 일본 고학생을 수용하던 조일신숙에 있을 때부터 사제 관계의 인연을 맺은 사이로 아들이 없는 윤효정은 그를 자신의 아들처럼 아꼈다. 윤정원보다 한 해 먼저 귀국한 그를 윤효정이 딸에게 소개한 것이다. 이 시기에 남편 최석하는 안창호, 이시영 등의 신민회와 연결돼 활동했다. 결혼 이듬해인 1910년에 그녀는 아들 양(亮)을 낳았다. 아명은 갑손(甲孫)으로 나중에 그는 북경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교육계에서 일했다. 1910년은 한국이 일본에 강제 합병된 해이기도 했다. 지배층에 대한 회유정책의 일환으로 윤정원도 교수 직위가 1910년의 8월 24일 각의 결정에 따라 9품에서 6품으로 특승(特陞)했지만, 그녀가 지닌 강렬한 애국주의 성향은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윤정원은 교육에 뜻을 접었다. 그리고 망명의 길을 선택했다. 윤정원은 강제 병합 다음 해인 1911년 어린 아들을 안고 혈혈단신으로 중국 북경으로 떠났으며, 남편 최석하는 이시영과 함께 서간도로 향했다. 안창호가 동지들과 조직한 독립운동 비밀결사인 신민회가 그를 파견한 것인데, 최석하는 윤정원과 다시 만나지 못하고 망명지에서 병사하고 말았다. 1926년 북경의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민족유일당 운동이 전개된 것을 배경으로 원세훈, 안창호 등이 연합해 결성된 대독립당북경촉성회에 윤정원이 참가한 것은 남편을 매개로 한 안창호의 신민회와의 연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녀는 1926년 10월 12일의 제2차 회의와 16일 3차 회의, 그리고 28일의 선언서 발표에 참여했다. 이후 그녀는 임정을 비롯한 민족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북경, 하남, 중경 등지로 옮겨 다니면서 생활했다. 음악과 외국어 등의 개인교습을 하면서 일정한 수입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같은 지역의 독립운동가들에게 지속적인 재정 지원을 할 수 있었다. 아예 중국인으로 행세하면서 줄곧 중국에서만 살아가던 그녀는 1945년 해방되던 해 6월 계모 김경원과 동생 윤창한에게 북경에서 보내온 서찰을 마지막으로 서서히 굳어져 갔던 냉전의 두꺼운 장막의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생사 여부를 포함한 이후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어린 시절 가정에서 전통 교육을 받은 윤정원은 10년 동안의 일본 유학을 통해 근대의 지식과 사상을 배우고 조선에 돌아와 그것을 실천하고자 했다. 최초의 여자 일본 유학생으로서 국가가 설립한 공식 여성 교육 기관인 한성고등여학교에서 최초의 여성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여성으로서의 자각과 민족 자립의 달성을 위해 그녀는 여성 교육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역설했으며, 또 이를 실천에 옮기고자 했다. 1910년의 강제 병합 이후에는 중국으로 망명해 북경에서 안창호 등과 연결해 임시정부의 활동을 지원하고 민족유일당 운동에 참가하는 등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는 근대주의의 요소를 내포하는 여성관과 아울러 그녀의 생애에서 중심 주제였다. 이번 글은 2015년에 발행된 필자의 책 '한국 근대 여성 63인의 초상'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김경일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최근 전국 15개 시·도 교육청별로 일제히 2019학년도 공립 유치원 교사 임용시험 계획을 발표했다. 작년 연말에 시행된 2019학년도 공립 유치원 교사 임용시험의 추가 모집이다. 이번에 공립 유치원 교사를 추가 임용하는 시도는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과 경상남도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교육청이다. 이번 2019학년도 공립 유치원교사 상반기 선발은‘ 교육부 국·공립유치원 확충 계획’에 따른 것이다. 지난 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부정비리 사태로 홍역을 치른 교육부에서 양질의 공립 유치원을 늘리고 교원을 증원하려는 정책에 기반한 임용이다.지난 2019년 2월 27일 사전 예고했던 시도교육청의 총 임용 선발 인원은 510명이었는데, 이번에 세종과 경남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총 524명(장애인 응시자 10% 포함)을 공립 유치원교사를 선발한다. 각 시도별 모집 인원은 서울 59명, 부산 27명, 대구 27명, 인천 35명, 고아주 12명, 대전 17명, 경기 160명, 강원 30명, 충북 27명, 충남 18명, 전북 24명, 전남 5명, 경북 49명, 제주 11명 등이다. 경기도가 선발 인원 총 160명으로 가장 많은데 일반모집 149명, 장애인 구분모집 11명 등이다. 이번 2019 전국 공립 유치원 교사 추가 임용 시험은 제1차, 제2차 시험으로 단계별로 시행되는데, 출제 범위는 2015 개정 유치원 교육과정(3-5세 누리과정) 전반이다. 제1차 시험은 교직 논술, 교육과정 A·B, 한국사 등이다.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증으로 대체할 수 있다. 교직 논술은 유치원 교직교양 전영역이며 논술형이며, 교육과정은 유치원 교육과정 전 영역으로 기입형, 서술형이다. 제2차 시험은 교직 적성·심층면접, 교수·학습 과정안 작성, 수업 실연 등이다. 교직 적성·심층면접은 유치원 교사로서의 적성, 교직관, 인격 소양에 관한 구술형이다. 교수·학습 과정안 작성은 교육과정의 일정 주제에 관한 교수학습 과정안 작성으로 서술형이며, 수업 실연은 유치원 교사로서의 학습 지도 능력과 의사소통능력을 평가하는 구술형 문제이다. 이번 2019 전국 공립 유치원 교사 추가 임용 시험의 제1차 합격자는 과 과목(영역)별 만점의 40% 이상 득점자 중에서 선발 예정 인원의 1.5배수를 선발한다. 제1차 시험 합격자에 한하여 제2차 시험 응시가 가능하되, 최종 합격자는 제1차 시험 성적과 제2차 시험 성적을 합산하여 오는 2019년 8월 5일 각 시·도교육청별로 일제히 발표한다. 2019학년도 전국 공립 유치원 교사 임용(모집) 추가 시험은 지난 해 한유총 사태로 불거진 서립 유치원의 부정, 비리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사립 유치원 사태로 인한 교육부와 한유총, 사립 유치원 등의 대립 갈등 사태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당시 사태 이후로 한유총 회장이 경질됐고 회장 사무실이 압수 수색되기도 했다. 원아 200명 이상의 사립 유치원의 대부분은 국가회계관리시스템(에듀파인)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법령에 의해서 엄연한 학교인 유치원을 교육과 융영의 학교냐 영리 위주의 학원이냐 등으로 사유재산권 논쟁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다만, 우리가 이번 2019학년도 공립 유치원 교사 524명 추가 임용시험에 즈음하여 고려해야 할 것이 인사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 확보 문제다. 이번에 전국에서 추가 모집하는 공립 유치원 교사 524명은 작년 말에 모집한 2019학년도 공립 유치원 교사 정규 모집 인원 1018명의 근 50% 이상이다. 이와 같은 공립 유치원 교사 추가 모집은 전형을 관리하는 교육청이나, 응시 준비를 하는 응시자 모두 고역이다. 장기적인 추이를 파악하여 한 번에 전형할 수 있는 것을 두 번으로 나눠서 다시 한 번 시험을 과시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추가 모집은 작년 한유총 사태로 불거진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는 논외의 사정이 있긴 하지만, 원칙적으로 공무원 공채, 특히 교원 임고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이 핵심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교원 수요를 파악하여 매년 시행하는 연말의 익년 교사임용시험에 반영, 한 번에 과시하고 전형을 관리해야 한다. 그것이 시스템에 의거한 전형 관리다. 그렇지 않고 이번처럼 1년에 2회씩 시험을 치르는 것은 인·물적 안비가 매우 심하다. 물론 2개우러 전에 임용시험을 사전 예고했지만, 그것으로 책임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앞으로 아주 중요한 교사임용시험을 장기적인 교원 증감 추이인 학교 설폐 추이, 학생수, 교원 연령과 퇴직자수 등을 감안하여 매년 말의 정기 교사임용시험에서 모집 인원을 산정하여 선발해야 할 것이다. 즉흥적이고 땜질식 전형은 임시방편은 되지만, 장기적이고 완전한 정책적 접근과는 거리가 멀다. 모든 교육정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시스템으로 접근하는 것이 정도다. 그래야 정책의 예측가능성과 일고나성도 자연스럽게 담보되는 것이다.
복권기금 꿈사다리 장학사업 26일까지 모집 올해 재단 지원범위 대학서 초․중․고로 확대 교당 1인 선발…내년부터 5000명 지원 목표 담임선생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독려 중요 불평등과 약자에 대한 관심은 평생의 화두 소득 계층에 따른 교육기회 격차 극복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한국장학재단에게 올해는 특별한 한 해다. 내달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는 한편 지난해 법 개정으로 그동안 대학생 지원에만 머물러 있던 장학 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초․중․고등학생에게도 확대 지원할 수 있게 된 것. 지난해 8월 부임한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재단 설립의 목적처럼 학자금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는 특히 이번에 장학지원 범위가 확대되면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된 ‘복권기금 꿈 사다리 장학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에 열의를 보였다. -한국장학재단이 다음달에 10주년을 맞이하는데, 그간의 역할과 활동이 궁금하다. “2009년 설립 이래 재단은 고등교육비용 부담 완화, 학생복지 향상,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 해왔다. 특히 2012년 시작된 국가장학금 제도의 지원 규모는 나날이 확대돼 연간 110만 명의 학생에게 4조여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학자금대출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하해 2.2%의 금리로 연간 40만 명에게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항상 이러한 교육사각지대인 소외계층을 어루만지고 대학과 학생, 학부모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드리는 데 최선을 다 해왔다.” -이달부터 중고생에게도 지원하는 ‘복권기금 꿈 사다리 장학사업’을 시작한다. 어떤 사업인지 소개 부탁한다. “복권기금 중 44억 원을 재원으로 전국 각 시도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중2~고3 학생들을 선발해 대학까지 연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획재정부, 교육부와 협의해 올해 시범 사업으로 시작하게 됐다. 중학생 600명, 고등학생 900명으로 올해 1500명 내외를 선발하고 지역 안배 및 효율적인 학생 관리를 위해 학교 수를 기준으로 지역별 선발인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대학이었던 장학재단의 지원 범위가 초‧중등까지 확대됐다. 재단차원에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지. “한국장학재단이 대학생 지원을 위한 여러 장학 사업을 하고 있으나, 장학 사각지대라고 볼 수 있는 어려운 환경의 중고등학생에 대한 지원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고 평소 그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소득 계층에 따른 교육 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조기에 완화할 수 있도록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번 꿈 사다리 장학사업도 도입하게 된 것이다.” -선발된 장학생들이 받게 되는 혜택은 어떤 것들이 있나. “복권기금 꿈 사다리 장학생에게 중학생은 월 30만원, 고등학생은 월 40만원, 대학생은 월 50만원(예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1:1 멘토링, 멘토링 캠프, 진로상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1:1 멘토링은 주로 담임교사가 담당하게 될 것 같은데, 이밖에도 학생 선발 및 관리․운영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역할은 어떤 것들이 요구되나. “이번 장학사업을 진행하는데 선생님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선생님들께서는 역량과 잠재력을 갖춘 학생이 이번 장학금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평소 학교생활 태도 등을 유심히 살펴 성장 가능성과 인성, 지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생을 추천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또 담임교사가 추천 학생의 정보를 재단 홈페이지에 직접 입력해야 하는 만큼 필수 제출 서류 등도 꼼꼼하게 체크해주시면 한다. 이밖에도 학생이 제출해야하는 ‘나의 꿈 도전계획서’가 있는데 작성법을 서툴러 할 수 있으니 작성 방법을 지도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고 선발 이후에도 학업용도에 맞게 장학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독려를 부탁한다.” -신청방법과 선발일정은. “학교별 1인 추천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단 학교폭력 가해학생, 정부․지자체․민간 등 타 장학금을 수혜 중인 학생은 추천에서 제외된다. 학생 추천은 이달 26일 18시까지 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추천학생을 대상으로 5~6월 동안 서류 및 심층평가가 진행되며 7월 중 장학생이 최종 선발 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부임 이후 많은 일을 했다. 이번 장학사업 외에 학교현장에 소개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민간의 재원을 활용한 기부금 사업이다. 재단은 법정기부금단체로 지정돼 있어 기부금을 통한 다양한 장학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학자금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자 저소득층 대학생을 대상으로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외 다양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미래 인재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 은행연합회 기부금을 통해 경기 고양시에 제1호 연합기숙사를 건립․운영 중에 있으며 한국수력원자력과 인근 지자체(기장, 울주, 영광, 경주)의 기부금으로 서울시 행당동에 제2호 연합기숙사 건립도 추진 중에 있다. 두 번째 사업은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이다. 올해 10기 활동을 시작 할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은 국내의 사회리더 인사 약 300명이 멘토로 참여해 청년 대학생 멘티 2600여 명을 대상으로 1년간 인성 함양․역량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끝으로 대학생 재능봉사 캠프다. 이 사업은 대학생이 하계, 동계방학 기간 동안 초․중․고등학생(다문화, 탈북가정, 특수학교 포함)을 대상으로 진로․고민 상담, 예체능 활동 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청소년 역량 개발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약자를 위한 경제학’, ‘불평등의 경제학’ 등의 저서를 냈다. 평소 소외계층이나 불평등 문제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교육에 대한 신념이 궁금하다. “불평등과 약자에 대한 관심은 제 평생의 화두다. 소득 불평등은 교육 불평등을 낳기 쉽고, 교육 불평등은 다시 소득 불평등을 낳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평소 교육 불평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은 과거 교육의 급속한 확대와 비교적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이 경제발전의 성공 요인으로 손꼽혀 왔지만 최근에는 갈수록 교육기회의 평등이 무너지고 사회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심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소위 ‘개천에서 용 나기’가 갈수록 어러워 지는 것이다. 그럴수록 우리가 균등한 교육기회, 그리고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임기 동안 장학재단을 어떤 곳으로 운영하고 싶나. 반드시 이뤄내고 싶은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추진 중인 복권기금 장학사업은 올해 시범사업으로 신규장학생을 1500명 선발하지만 2020년부터 정식사업으로 운영될 경우 향후 최대 5000명을 지원 목표로 장학금 지원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중고등학교가 5000여 개 정도 된다고 보면 대략 한 학교에 한명 씩 형편이 어렵지만 인성이 훌륭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의 인재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복권기금 꿈 사다리 장학금의 안정적 지원을 통해 성장가능성이 뛰어난 저소득층 우수 중고등학생이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교육 기회 격차를 조기에 극복하고 꿈과 가능성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학창시절 특별히 기억에 남는 스승이 있나. “초중고, 대학, 그리고 미국 유학 시절 기억에 남는 스승이 여러 분 있지만 한 분만 소개한다면 고교 2학년 때 일반사회를 가르쳐주신 김종호 선생님이 생각난다. 선생님이 하루는 흑판에 ‘經國濟民’이라고 한자로 쓰고는 이 말의 뜻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것이고, 이걸 줄여서 경제라고 하며 이것을 공부하는 학문이 경제학이라고 설명하셨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몸에 전류가 통하는 느낌을 받았고, 꼭 경제학과를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전의 장래희망은 법대 가서 판사 되는 것이었는데, 그 순간 인생이 바뀐 셈이다. 이 결정을 평생 후회해본 적이 없고, 그래서 김종호 선생님께 평생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다.” -끝으로 일선 교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세상에 온갖 산업이 있고 온갖 직업이 있지만 어떠한 화려하고 찬란한 물건을 만드는 산업보다 인간을 만드는 산업, 즉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직업 중에서는 인간을 만드는 직업인 교사가 가장 훌륭하고 거룩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교사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많은 학생들에게 거울이 된다. 무한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을 대해 주길 당부한다.” 이정우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 학사, 석사를 공부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7년부터 2015년까지 경북대에서 경제통상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2003년 대통령 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위원장, 2004년 대통령 정책특보 겸 정책기획위원장을 역임하고 2018년 8월부터 한국장학재단 제4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약자를 위한 경제학’, ‘불평등의 경제학’ 등이 있다.
봄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학교 운동장에서 봄의 정취를 느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며칠을 걸려 준비한 수업이 ‘오늘은 미세먼지 나쁨입니다. 실외 수업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알림 하나에 무위로 돌아간다. 매년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가량의 수업이 제한된다. 어느 때보다 교육계의 기민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내 체육수업 인프라부족 현 상황에서 첫 번째 대안은 실내 체육시설 건립이다. 운동장에서 진행하는 활동의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정 부족이나 부지 마련 문제 등으로 아직 보급률은 70%에 못 미친다. 여전히 많은 수의 학교에서는 실내 체육 수업을 진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쩌면 통계에 나타난 숫자보다 더 많은 학교가 골머리를 앓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전에 근무했던 학교의 경우 자체적으로 강당에서 체육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침이 있었다. 바닥이 돌로 된 탓에 안전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통계엔 실내체육시설을 갖춘 학교로 포함되지만, 정작 체육시설은 사용할 수 없었다. 두 번째 대안은 교실 내 체육 수업 자료의 개발과 보급이다. 현장에는 체육관이 없는 학교들의 문제를 반영한 실내 체육 수업 자료들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까지의 연구 중 대다수가 운동장 혹은 실내체육관에서 이뤄지는 수업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수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등록된 자료들도 체육교과의 성취기준이나 수업목표가 결여된 경우가 많다. 흥미 위주의 놀이에 그치거나 교육과정과 유리된 일회성 활동들이 주를 이룬다. 당장을 위한 궁여지책 말고 전문가들에 의해 제대로 개발된 수업이 필요하다. 학교 수업은 정규교육과정 안에서 주어진 성취기준과 수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들로 채워져야 한다. 이 문제가 계속 방치돼 학생들의 수업 결손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지금껏 교사들이 들인 무수한 노력이 무색해질 수 있다. 단위학교에서도 근무하는 학교의 실정에 맞는 커리큘럼을 개발하기 위한 자체적 연구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물론 이러한 노력에 대한 관리자들의 관심과 행정적 지원도 따라가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대안적 프로그램의 개발이다. 형식에만 그친 학교 동아리 활동도 장비 구입, 스포츠 지도자 파견 등 지원 사업을 통해 내실화해야 한다. 학교체육을 ‘주 3회 수업’이라는 틀 안에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체육 활동은 언제 어디서든 이뤄질 수 있는 것이고, 학교는 학생들이 신체 능력을 계발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면 된다. 실질적인 대안 프로그램 필요 최근 정부 차원의 공기청정기 보급, 마스크 배부 등을 주된 미세먼지 대책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에의 직접적 노출을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우리는 교육의 본질이 결국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대책이 교육 외적인 부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수업 안에서도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오랜 시간 체내에 축적되면 차후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미세먼지가, 어느새 학교 수업까지 조금씩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사법은 있는데 강사는 사라졌다.’ 전국 강사들의 시위의 플래카드에 적힌 문구다. 처우와 복지 등을 개선하라고 했더니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일부개정 고등교육법(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사회적 갈등이 재발되고 있다. 어쩌면 이 의제(agenda)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서 두고두고 큰 쟁점화될 개연성이 없지 않다. 지난해 11월 통과된 강사법은 대학 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교원 지위를 보장하는 법이다. 대학 강사를 공채를 통해 1년 단위 임용계약을 보장하며 재임용 심사를 통해 강사직을 3년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방학 중에도 유급 처우와 복지 등을 보장하도록 규정돼 있다. 오는 8월 개정된 이 법 시행을 앞두고 금학년도 1학기 현재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에서 강사 1만5000명~2만명이 해고됐다는 추산이 나온 가운데 강사와 대학원생이 들고 일어났다. 신분 불안정에 대한 자구책은 강구하는 것이다. 전국의 대학 강사단체인 민주노총 산하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전대노)과 '강사법 관련 구조조정 저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최근 세종시 교육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해고강사를 구제하고 강사법 정착을 위한 대책 수립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정부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제시될 때까지 무기한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이와 같은 시위는 오는 8월 법 시행에 다가올수록 심각해질 기세다. 교육계는 또 하나의 난제에 봉착한 것이다. 이들 단체는 올해 1월에도 교육부에 대학 구조조정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2주 동안 농성한 바 있다.이들 시위 단체들에 의하면 지난달 시작된 올 학기에 대학 강사 2만여 명이 해고됐다. 특히 사립 대학을 중심으로 임금(급여) 문제로 전임 교수에게 시간 배당 증가, 겸임교수·초빙교원(본직이 있는 출강 교수 등) 증원 등의 꼼수를 부려서 해고된 본업 순수 시간 강사 수가 2만명 규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 대학 강사수인 7만 5천명의 약 20% 이상이 감축된 것이다. 이는 교육부의 통계 약 1만6000명보다 20%이상 많은 숫자다. 그리고 오는 2학기 본격적인 강사법 시행 시기에 이르면 더 많은 해고 바람이 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 강사들은 교육부의 강력한 대학 관리 감독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강사법 취지를 왜곡하고 교묘하게 빠져나가려는 대학을 감독해 달라는 것이다. 특히 예산 문제를 핑계로 강사법에 회의적으로 대하는 일부 사립대를 방관하지 말고 책무와 권한을 행사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에 훈련된 무능과 의도된 무관심에서 벗어나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이들은 교육부에 구조조정 대학에 관리감독권 발휘, 재정지원사업에 강사제도 개선지표 비중 확대, 국립대에서 사립대 해고강사 수용 예산 확보, 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생계 구제, 공익형 평생고등교육사업 즉시 실시, 대학별 강사 구조조정 중단, 강사 처우 개선 추경 확보 등을 요구했다. 강사가 실종된 대학에서는 전임교원은 과도한 부담을 떠안고, 학생들은 소수 학문을 제대로 들을 수 없게 돼 연구와 교육이 함께 실종된다. 나악 대학의 재난은 곧 국가의 재난이므로, 정부가 대학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학문 생태계를 파괴해 인문학 등은 설 자리를 잃고 연구자, 학자, 교수 등을 선순환적으로 제대로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비된다. 가령, 대학 교수가 되려면 대학 강의 경력과 연구 경력이 필수인데, 대학에서 비정규직인 강사의 강의의 기회를 주지 않으면 대학 교수와 연구자로의 진입이 원천 차단되는 것이다. 대학은 대규모 강좌 위주로 교과목, 교육과정을 편성해 학생들은 교양교과목 등은 강의가 아니라 강연을 수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강사법 안착을 위해 대학에 배포할 운영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교육부와 대학 및 강사 측 대표단이 실무협의체(TF)를 꾸려 논의 중으로 조만간 매뉴얼을 완성해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매뉴얼이 나와도 완전한 대책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강사법의 해결책은 재정·예산 등 돈 문제다. 강사들과 단체들은 고등교육 예산을 증액하여 대학 강사들의 처우, 복지를 개선하는 것이 원래 법의 이상인데, 예산 증액 없이 처우, 복지 개선을 지향하려다보니 원래 밥그릇인 현직마저 빼앗기고 위태롭다는 하소연이다. 교육부의 입장도 난처하다. 기재부와 인사혁신처의 조율 사항인 인사와 예산 문제를 교육부 마음대로 시행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강사법 본격 시행이 수 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법 시행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는 2학기에는 이번 1학기보다 더 많은 강사들이 해고되고 학생들은 질 낮은 교육을 받게 되고 나아가 대학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해묵은 갈등과 논란 의제인 대학 강사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안착되도록 교육부를 비롯한 국민들의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4월 16일(화요일) 출근 시간. 왼쪽 가슴에 노란색 리본을 단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이 무슨 날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 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놀랍게 했던 세월호 침몰 사건은 전 국민을 슬픔에 빠트렸습니다. 사건 이후, 늘 안전불감증으로 생활해 왔던 우리 사회는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 사회 취약지역뿐만 아니라 그간 방치돼 있던 사회 전반적인 곳을 재정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학교 차원에서는 현장 체험학습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세월호 사건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비일비재(非一非再)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다 보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안이 미봉책(彌縫策)으로 되어버린 지도 오래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대처는 문제의 본질을 찾아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안전불감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다시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수업시간,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즈음하여 한 여학생의 이야기가 있었다. “선생님, 세월호 사건 평생 잊지 못할 것이에요!” 그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그 여학생은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친구들에게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건 이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희생된 아이들 생각에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그 아이는 말하는 내내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 아이의 이야기가 워낙 진지하여 교실 분위기가 갑자기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일어난 참사가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 영원히 악몽으로 잠들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니 기성세대로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착잡했다. 그리고 순간 아이들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한편, 기성세대가 자처한 불행을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대물림해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근심 걱정 없이 맘껏 뛰놀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도 우리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더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비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하루빨리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꼭 밝혀지기를 바라며 그날이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침을 일으킨 햇살이 연둣빛을 화단에 쏟아낸다. 언제 피었는지 봄바람에 춤추는 노란 민들레 꽃잎에 실로폰 소리가 퐁당퐁당 뛰어든다. 다모임을 마친 잠깐의 향긋하고 평화로운 시간이지만 교실로 향하는 눈앞에 아침에 있었던 일이 아른거린다. 일과를 준비하는 관계로 서둘러 출근을 했다. 신발장 여닫는 소리, 쿵쿵거리는 아이들의 발소리가 벌써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그런데 고함이 들려 교무실을 나서자 신발장 앞에서 2학년 두 녀석이 앙버티고 있다. 왜 다투느냐고 묻자 한 녀석은 계단으로 올라가고 남은 한 녀석은 분을 삯이지 못해 씩씩거리며 내 앞에서 가방을 내동댕이치며 발을 구른다. 순간 마음에서 불꽃이 일었다. 옛말의 버릇없는 아이는 회초리로 다스린다고 하였는데 하지만 숨을 고른다. 나중에 담임 선생님과 이야기하자며 교실로 가라고 하였지만 분을 풀지 못한 그 눈빛은 잊을 수 없다. 군사부일체란 말이 있다. 요즘 세상 어디 삼대 구 년 먹은 말이라 하겠지만 교직 생활 삼십 년을 돌아보면 현장의 모습은 너무 변했다. 행동이 바르지 못하면 때려서라도 사람 만들어 주란 부탁이 생생한데 이제는 내 아이만 최고인 시대라 조금이라도 마음에 차지 않으면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빈번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문득 초임교사 시절 은사님이 들려주신 굽은 싸리채 이야기가 생각난다. 짚 삼태기를 만들 때 손잡이를 싸리나무로 한다. 이때 어린 싸리나무는 잘 휘어져 쉽게 채반이나 소쿠리를 만들 수 있지만 튼튼한 삼태기의 손잡이는 두꺼운 싸리나무여서 물리적임 힘을 가해 모양을 잡아야 한다. 휘어진 부분은 불로 굽고 양 끝을 줄로 당겨 물속에서 오랜 시간 돌로 눌러나야 형태가 갖추어 진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가 던지는 의미는 아이의 성격 형성에 있어 유아기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행동의 옳고 그름을 분명히 지도해야 하며 후일 머리가 굵어진 다음 삐뚤어진 행동을 교정하려면 그만큼 힘이 많이 든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요즘 현장 교사들의 피로감은 심해지고 있다. 그 한 요소가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을 포함하는 학교폭력과 교사의 학생 지도에 대한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이다. 이는 결국 교권침해로 이어지며 교사의 가르침 의지를 무력화시키는 요인도 된다. 이런 현실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에게 대화와 상담을 통한 해결을 시도하지만 큰 효과는 없다. 오냐오냐하면 할아버지 상투를 잡는다는 말처럼 기본예절이 상실된 지금 바른 가르침을 위한 훈육이 가진 한계점을 느낀다. 아침에 있었던 그 아이는 지난가을 체험학습 가는 날 자기가 원하는 곳에 서지 못하게 한다고 신발을 벗어서 내동이치고 안 가겠다고 심통을 부린 일도 있다. 겨우 마음을 달래서 데려갔지만 담임교사의 속은 새까맣게 된 것을 알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화 과정과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배우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다툼도 일어나는데 그냥 일상에 있는 일이라고 넘기기엔 문제가 있다. 이런 성격의 아이는 이미 한 번 경험이 있어 반항해도 어른이 자신을 건드리지 못하리란 걸 알고 있다. 그것은 타고난 기질이나 가정환경, 부모가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다. 사회화 과정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특히 성격 형성의 출발점인 유아기에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아이와의 갈등과 충돌을 피하고자 잘못을 교정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궁극적으로 아이에게 피해가 간다. 이런 부모의 지나친 자상한 무관심은 아이가 규칙과 절제를 배우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게 하여 결국 학교생활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는 바로 아이 자신이다. 부모는 사회와 자녀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부모에게 필요한 것이 훈육과 더불어 체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체벌은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말처럼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잘못된 행동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감과 더불어 아이의 행동을 정기적으로 세심하게 관찰하고 판단한 후에 그 행동의 한계점을 알려주는 처방이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 부모는 훈육도 간과하는 경향이 많다. 그냥 두어도 잘 자랄 아이를 부모와 사회의 간섭에 반기를 드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아이를 울리고 나무라면 귀한 자식 마음에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아이를 위하는 사랑이 아니다. 평화는 배우고 익히고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 아이는 스스로 충동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지속적 교정을 통해 충동을 억제하는 법과 허용의 한계를 알게 해야 한다. 그리고 행동이 교정되면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원망이나 응어리가 남지 않는다. 헌신적이고 용기 있는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올바른 마음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행동을 아이가 알게 하는 것이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바르지 못한 행동에 대한 한계 규정을 명확히 하여 한계점을 넘지 않게 하는 부모의 바른 자녀 교육관이 필요하다
‘따뜻한 봄날 점심 직후 5교시’, 이 말만으로도 나른함이 밀려온다. 아이들은 그냥 앉아 있기만으로도 벅찬데, 지루한 수업 내용은 자장가처럼 감미롭게 들려온다. 애써 준비한 수업을 열심히 해보지만 벽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 올 때가 있다. 무기력한 교실만큼 선생님을 힘 빠지게 하는 것도 없다. 시간이 갈수록 많은 선생님들이 무기력한 아이들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입시 스트레스에 지치고, 현란한 매체 환경 속에서 기존의 수업이 매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쳐 있는 교실을 깨우기 위해 선생님들은 저마다의 노력을 기울인다. 과목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주고받는 ‘호흡’이 아닐까? 상호의사소통이 이루어질 때 선생님이 의도한 수업이 오롯이 전달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기력한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출발점은 무엇일까? 그리 길지 않은 경력이지만, 수업 속에서 이루어지는 적절한 ‘질문’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은 ‘모르는 것을 묻다’의 의미로 생각할 수 있지만 수업에서 활용하는 개념은 조금 다르다. 질문의 사전적 정의는 ‘알고자 하는 바를 얻기 물음’의 뜻을 갖고 있다. ‘발문’은 보다 청자의 다양한 사고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어떤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여 그에 대한 대답을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의 의미를 갖는 발문을 적절히 한다면 적극적인 수업의 참여는 물론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막연하게 묻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지식을 스스로 조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추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업에 들어가면 인사를 마치고, 바로 칠판에 퀴즈를 낸다. 물론 수업과 관련된 내용으로, 힌트를 하나씩 적어가며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힌트가 쌓여가며 부여하는 포인트는 점점 높아지고, 아이들의 관심도 높아진다. 개인별로 기회를 제한하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답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여러분도 맞춰보기 바란다. 2음절 단어, 1) 보석, 2) 나무, 3) 주라기 공원, 4) 한복 장신구 5) 송진 (정답은 다음 호에)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배경지식과 연결하여 생각을 떠올리고, 답을 찾아간다. 이러한 연상 과정은 단순히 정답을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경험을 구조화하는 과정이 된다. 무엇보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일치했을 때 느끼는 쾌감과 성취는 굉장히 크다. 졸업생들이 찾아와서 아직까지 문제의 힌트와 답을 기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인지심리학의 연구에서도 이러한 질문의 효과는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질문을 활용한 교육 방법은 교육의 시작과 함께 해 왔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이러한 질문의 힘을 통해 내면의 가치와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는 방법이었다. 질문의 방법과 내용을 많은 선생님들이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좀 더 쉽게 준비하고 활용할 수 있다. 신규교사 연수 때 이러한 방법을 새내기 선생님들께 소개하였고, 요청하신 선생님들께 정리한 질문들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오늘 배울 내용, 사회적 이슈, 아이들의 관심사에 맞는 질문을 만들며 선생님들 스스로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질문 하나로, 잠든 교실을 깨울 수 있을 것이다. 수업의 설계를 매력적인 질문 만들기에서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우리나라는 사회 및 산업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다. 첫 번째 원인은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이로 인한 인구감소다. 인구감소는 여러 측면에서 변화를 요구한다. 생산가능 인구감소에 따른 경제위축, 복지비용의 증가와 대학 입학자원 감소 등이 그것이다. 둘째, 이에 더해 4차 산업혁명 등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산업변화는 고용환경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산업 등 새로운 일자리도 있지만 AI, 스마트팩토리 등의 영향으로 일자리 기회는 줄어들고, 전직 등으로 교육훈련 부담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장‧단기적인 고용환경 변화는 피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고 이에 대한 대책의 성공여부는 생존의 갈림길을 결정할 것이다. 산업 성장의 기반이 된 역사 한국폴리텍대도 귀로에 서 있다. 과거와 같은 제조업 대량생산체제 지원을 위한 인력양성 방식으로 미래를 맞아야할 것인가,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인가. 한국폴리텍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의 기회를 가졌다. 그런 자리에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드린 의견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한국폴리텍대는 우리나라 산업성장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1968년 국립중앙직업훈련원(현 한국폴리텍Ⅱ대학)이 설립된 이후 70~80년대 제조업 중흥의 기반이 된 인재양성기관으로 발전했다. 기간산업 지원, 높은 취업률, 취약계층 지원 등 공공적 목적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안정적인 국가지원을 받아왔으나, 입학자원 모집과 학위과정에 따라 임금이 결정된다는 명분 등으로 직업훈련기관에서 대학으로 변화해온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특히 입학자원 모집이 중복되는 전문대학의 시선이 따갑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와 미래변화에 대해 몇 가지 정책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새로운 대학체제 개편이 필요하다. 대졸 입학생 비율이 높아지고 베이비부머 교육훈련과정이 설계되는 전통적인 양성교육 체제를 벗어나 다원화된 입학자원 체제에 맞게 개편돼야 한다. 입학자원 모집전략을 기존 대학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입학자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범 대학이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변화 통한 새로운 도약 모색 둘째, 직업교육플랫폼 대학으로의 체제개편이다. 전통적인 학사운영보다는 시공간 제약 없이 현장의 경험과 대학 내에서의 교육훈련이 유연하게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 RPL이나 과정평가형 자격 등이 제도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NCS가 현장경험과 자격, 학위를 연결하는 표준척도가 될 수 있다. 셋째, 개방형 캠퍼스로의 활용이다. 전국에 위치한 한국폴리텍대의 교육과정과 인프라를 지역 교육기관 등에 제공하는 것이다. 표준화된 교육과정과 실습실을 갖추고 고교, 타 대학, 기업 등에 단기 집중 교육과정으로 교육훈련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100% 호텔식 기숙사 환경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변화를 위한 혁신환경 조성이 요구된다. 과도한 교육시수, 교원에 대한 낮은 처우 등 제도적 박탈감은 조직발전에 장애요소다. 적정한 수준의 교육훈련 시수와 보수, 지원환경이 뒤따라야 지속적인 자기 혁신을 통해 조직의 혁신이 완성될 수 있다.
당정청(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이 전격적으로 고교 무상교육 시행을 발표했다. 올해 2학기에는 고교 제3학년, 2020년 고교 제2~3학년, 2021년 고교 전 학년 등으로 연차적·단계적 무상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한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차원으로 정부의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교육 분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정책이다. 고교 무상교육이 실현되면 명실 공히 초·중·고교 무상교육 체제가 완성된다. 고교 무상교육 지원 항목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등이며, 대상 학교는 초중등교육법상 고등학교, 고등기술학교 등이다. 다만 입학금과 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는 사립학교 중 교육청으로부터 재정결함 보조를 받지 않는 일부 고등학교는 제외된다. 다만, 고교 무상교육에서 제외되는 학교라도 저소득층 가정 자녀 학생들에게는 이전과 같이 교육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당정청은 교육받을 권리는 헌법에 규정된 기본권으로서 초등학교,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 무상교육 완성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실현을 위해 필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따라서 고교 무상교육을 통해 모든 국민의 교육 받을 기회를 보장하는 동시에 서민의 교육비 지출 부담을 덜어 자영업자,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등 가정의 가처분 소득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무상교육으로 부담을 덜어주면 저소득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 소득이 약 13만원 인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무상교육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교육비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가정의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저소득층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 소득 약 13만원을 인상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가구당 자녀 1명을 고교에 재학시키고 있는 경우, 연 평균 158만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고교 무상교육을 전 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면 매년 약 2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올 2학기 고교 3학년 학생 49만명에게 무상교육을 실행할 경우 약 3900억원, 2020년 고교 2~3학년생 88만명에게 1조 3000억원, 그기고 전면 시행되는 2021년에는 126만명에게 약 2조원의 재정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당정청은 올해 2학기 고등학교 3학년 무상교육 예산은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 지방자치단체의 기존 부담금을 제외한 고교 무상교육 총 소요액의 50%씩을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중앙정부의 재정 여건을 고려한 결정으로, 정부와 시·도 교육청이 각각 약 9천 466억원씩 부담할 계획이다. 특히 당정청은 고교 무상교육비를 실 소요 금액을 상정하여 반영하는 증액교부금 방식으로 확보하기로 했다.당정청은 이번 발표된 고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초중등교육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도 올해 상반기 국회 통과를 준비하기로 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모든 국민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공평하게 부여한다는 입장에서 초·중·고교를 연계해 교육의 공공성과 국가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다. 문제는 재정(재원) 확보인데, 중앙 정부와 시도 교육청이 반분하기로 했다. 이번 당정청의 고교 무상급식 시행 전격 발표는 그 진의는 매우 바람직하나 추진 과정과 예산 확보 문제에 난관이 예상된다. 우선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동의가 결연된 점이 아쉽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우리나라는 초·중학교만 의무교육이다.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은 다르다. 의무교육은 교육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고 국민들은 의무적으로 취학시키는 제도이다. 무상교육은 수익자(국민)가 부담할 교육비를 국가(정부)와 지자체 등에게 부담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정책을 장기간의 의견 수렴 등 공론화 과정 없이 전격 발표하는 것은 재고(再考)해야 한다. 국민적 혼란이 대두될 우려가 상존한다. 무상교육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의 차원에서 고찰해야 한다. 선별적 복지는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제도이고 보편적 복지는 모든 대상자에게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이다. 현재 고교는 의무교육, 무상교육이 아니나, 어려운 학생들인 사회적 배려 대상 계층 학생들은 급식비 등 교육비를 지원받는다. 선별적 복지는 수월성, 보편적 복지는 평등성에 기반하고 있다. 다음에는 예산, 재정, 재원 확보의 문제이다. 이번 발표에서 당정청은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반분하여 95%의 재원을 각각 47.%씩 부담하고 나머지 5%는 지자체 부담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시·도교육청의 가용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 지원 없이 무상 교육 시행을 강행할 경우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대립하는 '제2의 누리과정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설령 계획대로 부담한다고 해도 한정된 예산에서 고교 무상 교육비를 부담할 경우, 다른 분야의 예산이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 부실해질 수 밖에 없는 ‘풍선 효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지난 3월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고교 무상 교육,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어 고교 무상 교육 실현을 바라지만 무상 교육의 주체는 정부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당시 협의회는 무상 교육을 예산 부담의 문제로 전락시키려는 시도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며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정부가 약속한 대로 국가 정책의 추진을 교육감들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시·도교육청의 가용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 지원 없이 무상 교육 시행을 강행할 경우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제2의 누리과정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3년 뒤 지방선거에서 새로 선출된 교육감, 대선에서 당선된 새 대통령과 정부 간 충돌할 개연성도 높다. 이번 당정청이 제시한 정부 47.5.%, 시도 교육청 47.5%, 지자체 5% 분담 부담금도 사전 협의와 합의가 결여된 상태다. 장기적인 재원 확보의 안전핀이 결여된 것이다. 최근 내국세의 20.46%인 지방교육재정교부율을 0.8% 인상하려고 기획재정부와 조율하다가 끝내 타협을 이루지 못한 점 등도 장애물이다. 당정청이 발표한 고교 무상교육 추진 계획이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우려가 없지 않다. 일부 야당에서 당정청의 고교 무상교육 계획 발표를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으로 규정한 것도 유념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추진함에 있어서 항구적인 재원 확보책 마련,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동의 확보, 정부와 교육청, 지자체 간 거버넌스(governance) 구축 등 세부적 추진 항목을 살펴서 접근해야 한다. 분명하게 정부 재정, 교육청 예산, 학부모 부담금 모두 국민들의 세금(부담)이라는 사실이다. 교육정책은 선심성 정책보다는 국민, 정부,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진솔한 정책이 더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