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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전국교대총장협의회(의장 박남기·광주교대)는 14일부터 이틀간 변산 대명리조트에서 협의회를 열고 교대 박사과정 개설, 초등 임용시험 개선 등 교육현안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협의회에는 교원 정원 증원 등 교대의 당면 과제를 협의하기 위해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초청됐으며 광주교대 등 10개 교대 및 제주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안 회장은 교대 총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사대의 학생 선발, 교육 과정, 임용 제도 개선 등에 대한 총체적인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총장협의회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정책을 교과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교총 교육정책연구소에서 추진하고 있는 예비 교사 정책 관련 연구에 총장협의회가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남기 의장은 “교대 정원 조정 및 임용시험 응시 자격 변경, 교대 학제를 6년으로 개편하는 것 등을 건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국교대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모아 정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이 밖에도 예비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전국 교대와 연계한 좋은 수업 탐구대회 공동 개최, 교원 임용 대기자에 대한 수습교사제 형태의 해외 봉사 활동, 교총사이버대학 설립 등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교총 회원들을 위한 교원복지회원증을 예비 교사들에게 발급해 혜택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교총은 1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이동건)와 서울 중구 정동 공동모금회 대회의실에서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교원직장나눔운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하는 한편 기부금을 조성해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육비와 생계비, 의료비 등에 지원할 계획이다. 교총 이낙진 대외협력국장은 “최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이 증가하고 다문화 가정 및 외국인 근로자, 새터민 자녀 등 새로운 취약 계층도 늘고 있다”면서 “이번 협약을 통해 교원들에게 나눔문화 실천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총은 지난해에도 교원직장나눔운동을 추진, 2만7500여명 교원으로부터 13억여원을 모금했다. 이 기금은 조식지원 사업과 희귀난치질환 아동 돕기, 저소득층 가정 학생 돕기 등에 쓰였다.
정부는 내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5세 어린이에게 적용할 교육·보육 공통과정을 '5세 누리과정'으로 부르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는 '만5세 공통과정'의 명칭을 공개모집한 결과 '5세 누리과정'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누리'는 '세상'을 뜻하는 순 우리말로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과 보육을 통해 만5세 어린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열어가고 꿈과 희망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과부와 복지부, 육아정책연구소가 5월16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실시한 명칭 공모에는 4076명이 5603건을 응모했으며 2차에 걸친 심사를 거쳐 당선작을 뽑았다. 만5세 공통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교육·보육을 통합해 모든 만5세 어린이에게 동일한 과정을 가르치고 국가가 교육·보육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내년 3월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5세 어린이는 같은 내용을 배우며 보호자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월 20만원의 교육·보육비를 지원받는다. 교과부와 복지부는 유치원 교육과정과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을 토대로 만5세에게 제공할 누리과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 중이며 다음달 공청회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농협중앙회는 15일 농협중앙회 본점에서 특성화고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14일 밝혔다. 농협 측은 MOU 체결을 계기로 중앙회가 30여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을 신규 채용키로 했으며 지역 농·축협도 매년 100명 이상의 특성화고 학생을 채용할 수 있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교과부는 농협 퇴직 임직원들이 산업체 우수강사로 채용돼 특성화고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교과부와 농협은 시도교육청, 특성화고 등과 손잡고 우수 일자리 발굴과 정보 제공, 취업 멘토링, 특성화고 홍보 등을 위해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여름방학이 시작된 가운데14일 서울 성북구 성신초등학교1학년 학생들이 생활계획표를 보며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교육정책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사업으로학부모 및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이 협력하여'미래학교-저소득층 우수학생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지역 10개 초등학교 및 세종시 3개교를 선정하고 150여명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우암초 학생들이 진로학습코치를 받고 있다.
이 세상에 어느 누구라도 자기 물건을 남에게 주거나 함부로 버리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러나 어린 자녀들은 흔히 자기 물건을 관리하지 못하고 흘리고 다니거나 아무 곳에나 두고서 놀기에 정신이 팔려서 잃어버리기 쉽다. 이럴 때에 부모님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자녀가 정말 자기 물건을 잘 정리하게 되기도 하고 그냥 아무데나 놓고 다니게도 된다. 학교 교정에서 아이들이 버리고 간 것들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몹시 추워서 영하 1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날, 아이들이 놀다가 간 자리에는 자기가 입었던 외투를 벗어 놓고 간 아이들이 있다. 이렇게 추운데 옷을 안 입었다는 것도 모르고 갔을까 싶지만 이런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다. 심지어는 놀면서 벗어 놓은 운동화를 그냥 두고 가기도 한다. 신발은 무엇을 신고 갔을까 싶지만 어떻든 가끔 운동화가 스탠드에 뒹굴고 있는 게 사실이니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책가방을 두고 간 아이, 비 오다가 그친 날이면 우산을 교내 여러 곳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정신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물건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일까? 여기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기 물건에 대해서 그리 애착을 가지지도 않고, '그 까짓 거 없으면 또 사면되는 데 뭐' 하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신형의 물건을 가지고 싶은데 아직 자기가 가진 것이 문제가 될 때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얼른 없애 버려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은근 슬쩍 잊고 가는 것처럼 버리기까지 한다. 벌써 15년 전에 학급 담임을 맡았을 때, 언젠가 체육시간이 끝나고 나서 교실에 들어온 아이들 사이에 실강이가 벌어진 것이다. "왜 그걸 주워 가지고 와서 야단이야!" "네가 이걸 수돗가에 놓고 갔잖아. 그래서 나는 주어다 준건데?" "그까짓 거 누가 주어다 달랬어? 없으면 다시 살 거 아냐? 이제 실증이 났단 말야." 이런 상황이었다. 시계를 오래 차서 이제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은데 수돗가에 놔 버리고 다시 사 달라고 할 참이었는데 옆의 친구가 주어가지고 와서 주니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그래서 짜증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가끔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학교에는 아이들이 버리고 간 물건들이 금새 한 바구니가 되곤 한다. 더구나 요즘은 대부분의 학습용품을 학교에서 준비해두고 언제든지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기 물건도 아닌데다가, 언제든지 가기만하면 얼마든지 준비 되어 있는데 절약을 하려고 하겠는가? 그러기 때문에 더욱 함부로 쓰는 버릇이 생긴 것은 아닐까? 만약 자녀가 이렇게 물건을 잃어버리고 왔을 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보자.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잃어 버렸는지, 그리고 다시 찾을 수는 없는지 확인을 해보고 적어도 자녀가 없으니까 조금 불편하다는 것을 느낄 만큼은 얼른 사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비록 버리고 말았지만 그것이 없으니까 불편하고 그것이 내게 고마운 물건이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럴 때에 '그 까짓 거 다시 사면되지 뭐 걱정할 거 없어' 했다면 이 자녀는 앞으로도 물건을 쉽게 잃어버리거나 버리거나 별로 귀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무 곳에나 두고 다니면서 늘 사달라고 조르게 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른이 되어서 자기 회사나 자기 사업을 할 때에도 쉽게 이런 버릇을 버리기 어렵게 될 것이다. 아무에게나 주어 버리고,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고,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칭찬이라도 받고 고마워할 사람이라도 있지만, 그냥 물건을 아무데나 두고 다니면서 찾지도 않는다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비록 하찮은 것이라도 그 물건의 쓰임이 있고 필요한 때기 있는 것인데, 함부로 버리고 다니면 당연히 필요할 때에 쓰지 못해서 힘들거나 곤란을 겪게도 될 것이다. 이런 일을 당하지 않게 자기 물건은 잘 관리하고 함부로 버리거나 잃어버리고 다니지 않게 적당한 가르침은 꼭 필요할 것 같다. 50년대를 살아온 지금 60대에 이른 사람들은 몽당연필 한 자루를 잃어버리고 왔다가 먼 거리를 학교까지 다시 가서 찾아 가지고 왔던 그런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함부로 버리고 다니지는 않게 지도해서 자기 물건만이라도 잘 관리 할 줄 아는 자녀가 되도록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박수! 너지? “어이, 박수! 이리 나오시지....” “에이, 또 야!” 학급의 아이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였다. 그러나 박수는 조금도 부끄러운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칭찬을 받은 아이처럼 으스대며 앞으로 걸어 나오는 박수(별명: 실제 이름은 박 진)이었다. 앞으로 걸어나온 박수는 선생님 앞에 서자 미리 정해져 있는 것처럼 이마를 들이대며 양손으로 이마의 양쪽을 감싸 안고 눈을 지그시 감고 기다린다. 이미 한 두 번이 아니어서 불려 나오면 으레 그렇다는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런 박수의 이마를 당장 쥐어박을 듯이 하다가 손가락으로 딱 소리가 나도록 퉁겨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잔뜩 아프다는 시늉을 내던 박수는 뒤돌아 서면서는 언제 아프다고 했느냐는 듯이 두 손을 어깨 높이로 들면서 양손의 검지와 장지를 펴서 'V'자를 그려서 양쪽으로 가볍게 흔드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아이들이 또다시 '에애' 소리를 지르며 혀를 찬다. 그러나 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박수 군에게 항상 아이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이 때 선생님이 한마디하시는데 “누가 우리 박수를 욕해? 너희들 지금 공부를 더 잘해서 저런 모습을 우습게 보는 모양인데? 앞으로 누가 더 잘 될는지 아무도 모르는 거야. 공부 잘하는 너희들보다도 사회에 나가면 훨씬 더 잘 적응 할 수 있을 것이니까 말야. 너희들 공부 잘한다고 하지만 이 다음에 사회에 나가서 생활을 하다보면, 저렇게 아무리 꾸중을 들어도 웃어 버릴 수 있는 사람이 직장에서는 훨씬 더 발전 할 수 있고 잘 적응하여 나갈 수도 있을 거니까? 아무리 잘났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잘못했다고 꾸중을 하면 토라져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찌푸리고 있는 사람과 저렇게 웃어 버리고 금방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을 하는 사람 중 너희가 사장이나 과장이라면 어떤 사람이 더 바람직하고 직장에 어울린다고 생각하겠니?” 선생님의 말씀이 있으시자 아이들은 이제 웃음을 뚝 그쳤고, 박수군은 고개를 푹 숙이고 듣고 있었지만, 학급에서는 아직도 가느다란 웃음이 꼬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쉴 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벌써 책상을 밀어붙이고 둥그렇게 둘러앉아서 놀이를 시작하였다. 남녀가 한데 어울려진 원에는 아이들이 15명이나 되었다. 여기에 끼지 못한 아이들이 앞쪽에 또 하나의 원을 만들고 있었다. “아이 엠 그라운드. 산 이름 대기 차차.” 무릎 두 번 치고 박수 두 번 치고 손뼉에 맞추어 이름을 대는 소리가 교실 앞뒤에서 이어지고 있는데 박수 씨가 안 낄 수가 없었다. “야, 나도 좀 끼자.” 무지막지하게 여자들의 사이에 파고드는 박수에게 여자아이들이라고 그냥 비켜 주지만은 않았다. 여지없이 등짝을 내리 갈기면서 “야 임마. 아무리 여자라고 이렇게 밀어붙이는 법이 어딨어?” 하고, 덤비지만, 남자아이들은 하는 짓이 곱지 않아서 눈을 흘기면서 “짜식 얌체 없기는.” 하고 투덜댄다. 그렇지만 박수가 그런 눈치쯤에 주눅이 들 아이가 아니었다. “아이 엠 그라운드 강 이름 대기 차차.” 느닷없는 강 이름으로 번지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그런 그에게 미운 눈길을 주면서도 놀이는 정말 박수의 요구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낙동강 차차, 대동강 차차, 한강 차차, 금강 차차, 압록강 차차.” 양무릎 치고 손뼉치고, 오른손 재끼고, 왼손 재끼고, 아이들의 손동작은 잘도 맞아 돌아간다. 벌써 한바퀴를 빙돌아서 박수에게 차례가 왔다. 우리 나라의 강 이름은 알만 한 것은 거의 다 불려지고 이제 외국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될 지경이었다. “박수강 차차” 이 말에 아이들은 까르르 웃을 터뜨리면서 박수를 원의 가운데로 밀어 붙였다. 박수가 원의 가운데로 밀려 나가자 아이들은 누구부터랄 것도 없이 한 주먹씩 갈기는 것이었다. 박수는 얼른 얼굴을 감싸고서 몸을 동그랗게 말면서 엄살을 떤다. 아이들은 그런 박수의 모습이 미웁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다시 몸을 일으킨 박수 언제 아프다고 엄살을 떨었더냐 싶게 바로 일어나서 “아이 엠 그라운드”를 외치더니 뜻밖에도 '몸 이름대기 차차'를 외치는 것이었다. “머리통 차차, 다리 차차, 팔 차차.” 온몸의 이름들이 거의 다 대어지자 군색해진 아이들이 이제 손가락, 발가락, 손톱, 발톱에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는데 박수에게는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조지 차차' 여자들이 있는 자리였지만 조금도 낯을 붉히지도 않고 말하자 여자아이들이 그만 까르르 웃으면서 판은 깨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박수는 곁에 앉은 여자아이를 가운데로 밀어 넣으면서 “틀렸으면 나가서 맞아야지.” 조금치도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는 것이었다. 단지 놀이의 동아리 한 사람일 뿐이었다. 바로 이런 점이 어쩌면 이 아이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간마다 불려나가서 꾸중을 듣는 말썽이 라지만 아이들은 그리 밉게만 보지 않았기에 이렇게 놀이에 아무렇게나 끼어 들어도 용서가 되고 또 놀이에서 가장 중심이 되어서 이끌어 가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박수, 아니 정확히 본명으로 박진은 이 세상의 어떤 걱정도 불만도 없는 아이처럼 항상 웃는 얼굴에 장난 끼 섞인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미움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 아이였다. 그렇지만 자기 자신은 이런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조금치도 부끄러움이라거나 깨달아서 스스로 고쳐 나가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친구들에게 자기 부모가 생선 장수이며 시장 바닥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감추려고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친구들을 시장에 부모가 하는 생선가게에 데리고 가기도 하고, 초대까지 하는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 같으면 부모가 비린내 나는 생선 장수를 한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좀 체로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도 하지 않는 게 보통이지만 진이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친구들에게 “나는 열심히 공부 해봤자 별로 소용이 없어. 우리 아버지가 하시는 생선가게를 물려받아서 생선 장수를 할거니깐, 약간의 셈이나 할 줄 알면 되지 생선장수할 놈이 뭐 하러 어려운 공부는 하니?”하면서 자신도 생선 장수를 할거란 이야기도 가끔씩 하는 아이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장난 삼아 “야! 박진, 그럼 우리 생선 사러 꼭 너한테 가야 하겠다”하면 의례 당연하다는 듯 “그래 너희들이 많이 팔아 주어야 내가 부자가 되지? 그 대신 내가 싱싱하고 좋은 것들을 줄게. 그건 걱정하지 말고 우리 집으로 와라”하며 미리 손님을 확보하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이런 박진이가 친구들에게는 아무런 부담이 없고 또 솔직해서 친구들과의 사귐에 조금도 어려움이 없는 그런 아이로 인정이 되었다. 아무리 그런 아이 라지만, 공부시간에 선생님의 단골 손님 노릇을 하는 박진에게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늘 눈치꾸러기로 취급을 받았다. 시간마다 불려 나와서 꾸중을 듣고 재미있는 이야기의 중간을 끊어 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이 한창 재미나게 설명을 하시는데 진이의 엉뚱한 장난으로 이야기가 끊어지고, 또 그렇게 꾸중을 들었으면 조금은 부끄러워도 하고, 조심을 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런 것이 없는 아이라는 것이 늘 눈치꾸러기 노릇을 하는 것이었다. 4월도 하순, 학교 앞뜰의 느티나무가 새싹을 피우면서 아직 잎새가 퍼지지 않아서 갈색을 띈 초록으로 온통 나무의 색깔이 바뀌어 가고 있을 때 5학년 13개 반의 아이들은 학교의 계획에 따라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이 학교는 4학년부터 이런 여행의 계획이 있어서 4학년 때는 강화도의 전적지를 돌아보고, 5학년이 되면 옛 백제권의 유적지를 돌아보게 하였으며, 6학년이 되면 옛 신라권의 유적지를 돌아보도록 계획이 되어 있었다. 4월23일, 아침을 맞은 관악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벌써 13대의 관광버스가 나란히 줄을 서서 아이들이 어서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관악산을 등지고 안양 유원지의 입구에 자리잡은 관악초등학교는 4000여명이나 되는 많은 학생들이 한데 모여 공부를 하는데, 어찌나 아늑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지 산비탈에 붙어 있어서 학교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이 학교가 시내의 학교라는 것을 잊을 만큼 산과 나무들이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그런 학교였다. 운동장 가득히 모여선 관광버스가 아이들이 어서 올라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구령대 앞에 모여 서서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고, 잔뜩 부풀은 아이들이 무어라고 재잘대노라고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무어라고 하는지 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심지어 어느 반에서는 아이들이 밀고 밀리고 장난이 시작되기도 하고, 어느 반은 치고 박는 아이들 때문에 온통 시장 바닥이 되었다. 다행히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고 아이들은 학년 부장의 지시에 따라 차례로 관광버스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1반부터 차례로 출발을 하여도 한동안이나 걸릴 처지이기에 아이들은 함께 뒤로 돌아서 차를 향해 출발을 하였다. 각반의 뒤쪽에 위치한 관광 버스에 오르면 되는 것이었다. 박진은 키가 중간쯤이어서 차례로 가면 가운데쯤에 타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말썽이로 소문이 난 진이가 얌전하게 차례로 차를 탈 리가 없다. 차례로 가는 아이들의 틈을 비집고 나가면서 반의 맨 앞에 나가고 있었다. 어느 사이에 그렇게 가장 앞까지 달려나갔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선생님! 박진이가 맨 앞으로 나갔어요.”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자 아이들의 눈길이 모두 진이에게 몰렸지만 진이는 모른 척 앞만 보고 뚜벅뚜벅 차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선생님이 천천히 걸어가시면서 진이를 향하여 다가가시더니 막 차에 오르려는 진이의 목덜미에 손가락을 넣어서 낚시바늘처럼 달랑 들어 버린다. 진이는 걸어 나가려고만 하였지만 선생님의 손가락에 걸려서 더 이상 나갈 수가 없어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는 모습을 본 아이들은 그만 웃음 보따리를 터뜨렸다. 환한 웃음이 온 운동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다른 반의 아이들까지 모두들 눈길을 돌리고 ‘왠일인가’ 하고 고개를 길게 빼어서 바라보았다.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 모양 달랑달랑 매달려서도 진이는 양손을 들어서 V자를 그리면서 생글거리는 것이었다. 5학년 4반의 아이들은 또 한 바탕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간신히 풀려난 진이는 겨우 제자리에 바로 설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차례로 태우면서 진이가 올라타려면 또 걸어서 매달고, 올라서려면 또 걸어서 못 타게 해버리는 바람에 남자아이들이 다 타고나서 맨 마지막이 되어 버렸다. 진이는 화가 난 듯 “에이, 제가 맨 나중이잖아요?”하자, 선생님은 빙그레 웃으시면서 “그럼 네 마음대로 맨 먼저 타라고 할 줄 알았어?”하고, 이제는 타도된다는 듯이 등을 밀어서 차에 태우셨다. 그러다 보니 박진이의 자리는 맨 뒷끝이 되고 말았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진이는 뒷자리로 가서 앉으면서 “선생님 자리를 잘못 앉은 거에요. 제가 맨 처음에 들어왔으면 여기지만 맨 나중에 탔는데 왜 여기예요 맨 앞이 되어야지요.” 박진이가 웃음기를 머금으며 선생님께 항의를 한다. 선생님은 진이의 말에 동의를 하는 듯 “그래? 그 말도 맞는 말이네? 그럼 진이를 맨 먼저 들여보낼 걸 잘못했는데?”하며 진이의 머리통을 슬쩍 건드리는 시늉을 하신다. ‘진이는 ‘역시 내 말이 맞아’ 하는 생각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차가 시내를 벗어나서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아이들은 이제 벌써 간식을 먹는 아이들, 노래를 시작하는 아이들, 장난기를 이기지 못해 안달이 난 아이들 가지가지였다. 진이는 맨 뒷자리에 비스듬히 기대어서 앞쪽의 아이들의 하는 양을 바라보면서 무언가를 해보려는 듯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이 때 아이들이 무언가를 들고 기사님께 가서 무어라고 하고선 돌아온다. 곧이어 성능이 꽤 괜찮은 카스테레오에서는 경쾌한 랩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이들이 슬슬 노래를 따라하기 시작하고, 흥이 난 몇몇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흔들기 시작을 하자 버스 안은 어느새 흥겨운 춤과 박수소리로 출렁이기 시작하였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음악 소리는 완전히 찻간을 미친 듯 흔들리게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흔드는지 버스가 흔들리는지 알 수 없이 모두들 함께 흔들리고, 음악소리에 함께 취해 정신없이 흔들리는 속에 아이들은 재빠른 대사를 따라 하느라고 얼굴들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두어 시간을 달려오는 동안에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은지 꾸준히 흔들고 박수 치고 노래를 불러 대었다. 노랫소리는 찻간을 온통 집어삼킬 듯이 왕왕 거리고 아이들은 그 비좁은 통로에서 한바탕 춤잔치를 벌리는 것이었다. 비좁은 통로는 어느새 춤을 추는 아이들로 꽉 메워지고 있었고, 아이들도 이젠, 천천히 분위기에 젖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박진이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들을 제키고 중앙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어느새 아이들과 호흡이 맞아서 함께 흔들면서 요란한 춤사위를 흉내내기 시작하였다. 어깨와 엉덩이가 따로따로 돌고 오른쪽과 왼쪽이 따로 돌아가는 춤은 다른 아이들의 춤과는 다른 것이었다. 역시 남다른 말썽꾼의 춤다운 그런 것이었다. 뭐랄까 프로 급의 춤사위에 다른 아이들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아니 이제 거의 모든 아이들은 이 요란하고 멋진 춤에 빠져서 감히 나서서 춤을 출 사람이 없는 것이다. 한동안을 이렇게 신바람을 내던 진이가 슬그머니 자리로 돌아가자 버스 안은 그만 요란한 노랫소리만이 왕왕 울어대는 것이었다. 아침 9시에 출발을 하여 한나절을 버스로 달려온 아이들은 이제 백제문화의 고장 공주에 도착이 되자마자 재빨리 차에서 뛰어 내려온다. 3시간 이상을 버스를 타고 달려왔기에 좁은 찻간에서 시달리기가 몹시도 지루하였던 모양이다. 물론 가만히 앉아서 온 것은 아니지만 마냥 뛰고 달리고 뭔가 움직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3시간이라는 시간은 여간 지루하고 답답한 것이었다. 왁자지껄 소란을 피우며 차에서 내린 아이들은 환성을 지른다. “와! 드디어 내가 백제의 땅에 왔도다!” “야 임마! 네가 무슨 신라의 장수라도 되냐?” “우리 조상님이 김유신장군이시지 않냐?” 진이가 점잖은 목소리로 뽐내면서 말을 하자, “에 임마! 넌 박씬데 어떻게 김유신 장군이 너희 조상 님이냐?” 학급의 반장인 영준이가 아니꼽다는 듯이 한마디 쏘아붙인다. “넌 모르는 소리! 우리가 어디 남이 있냐? 배달겨레 모두가 우리 조상이지?” “짜아식 ! 난 또 뭐 특별히 자기 조상이라도 되는 줄 알았네.” 영준이가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진이는 씽긋 웃으면서 “사실은 우리 할머니가 김해 김씨이시거든.” “하긴 그렇게 말하니까 어디 김해김씨 피가 안 섞인 집이 몇이나 되겠니?” 영준이도 진이의 말에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거 봐라. 내가 그랬잖냐? 우린 배달겨레이기 때문에 남이 없다고.” 진이가 너스레를 떨자 아이들은 모두들 그렇기도 하다는 듯 동의를 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는 이 진이를 미워하지 말란 말이다. 다 너희형이고 아우인데 그렇게 미워하면 되겠니?” “그래 알았다. 내가 못난 동생을 둔 덕분에 참고 살아야지? 그렇잖니 아이들아?” 덩치가 제일 큰 인수가 곁에선 진이를 쓰다듬으면서 한마디 거들고 나선다. “요게 덩치가 크다고 형님도 모르고 뭐라고?” 진이가 인수의 옆구리를 내지르며 소리를 치자 덩치 큰 인수가 금방 울상이 되어 옆구리를 붙들고 주저앉고 만다. “앞으로는 형님 똑바로 모셔! 넉 달이나 늦게 태어난 형이 어디 있냐?” 진이가 던지는 말에 인수는 눈물이 찔끔거릴 만큼 아픈 옆구리를 붙들고서 진이를 붙잡으려고 벌떡 일어선다. 진이가 몸을 재빠르게 피하면서 “덩치만 크면 형이면? 코끼리가 동물원에서 제일 형이고, 키 큰 전봇대가 제일 형이냐? 이 정신없는 녀석아?” 이 모습을 본 아이들은 의아스러웠다. ‘학급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인수가 진이에게 꼼짝도 못하는 게 아닌가?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진이는 태연하게 빙긋이 웃으면서, 인수가 함부로 덤비지 못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여유스럽기만 하다. 인수도 쫓아가서 붙잡을 척만 하였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이 때 선생님께서 호루라기를 불면서 빨리 집합하라는 신호를 보내셨다. 모두들 모여서 주의 말씀을 듣고 친구들끼리 모여 앉아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어머니가 정성들여 싸준 김밥이 들어있는 도시락은 긴 시간의 여행 뒤라서 더욱 맛이 있었다. 밥을 먹자마자 아이들은 벌써 가게로 달려가서 기념품을 사는 아이 먹을 것을 사는 아이 모두 돈을 써대는 것이었다. 진이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멀찍이서 바라보고만 서있다. 점심이 끝나고 곧 선생님의 호루라기에 따라 아이들은 모여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무령왕릉을 구경하였다. 교과서에서 보았던 왕릉 안의 모습을 보는 아이들의 눈빛은 마냥 반짝거리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왁자지껄 떠드느라고 선생님의 설명도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수박 겉핥기 식으로 주욱 훑어보면서 지나가는 것이 구경의 전부였다. 일단 이곳에 왔다 갔다는 것만 남기면 되고 무엇을 제대로 보려는 마음이 없는 것만 같았다. 이어서 차를 달려 부여박물관에서 잠시 백제의 문물을 구경하고, 부소산성에 올라서 들판을 내려다보면서 낮으막한 산과 어울러진 백마강, 그리고 역사의 현장인 낙화암과 고란사, 백제의 마지막 흔적을 간직한 채 남아있는 군창터 등을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와서 배낭들을 싸들고 차에서 내려 아이들은 모여서 저녁에 잠잘 방을 정하고, 짐들을 방에다 올려다 놓고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에는 조별활동 시간이 있어서 각 조별 장기자랑이 벌어졌다. 단연 진이의 춤은 다른 사람들이 감히 따라 할만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밤을 새워서라도 추고 남을 만큼 진이는 아주 춤에 취해 있었다. 물론 진이에게만 시간을 주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추는 춤도 거의 전문가의 춤이었다. 10시 20분전에 놀이는 끝을 내었고, 아이들은 방에 들어가서 씻고 잠을 청했다. 물론 몇몇은 잠을 자려고도 하지 않고 본격적인 장난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진이가 이런 자리에 빠져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 모든 장난은 진이의 지휘아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미 이런 장난에는 이골이 난 진이가 아닌가? 우선 이쑤시개를 한 다발 모아서 불을 붙였다. 아이들은 진이가 시키는 대로 이쑤시개를 한 개씩 받아들고서 불이 잘 타도록 하고 있었다. 진이가 잠시 보고 있다가 이쑤시개가 불에 2/3쯤 타 들어갈 때 “이제 불을 꺼! 입으로 불어서 불을 끄고 이렇게 입안에 물고서 입을 다물고 있으면 불을 꺼지고 숯이 될 꺼야. 그래야 잘 타들어 가거든.” 아이들은 지시대로 꺼서 곧 입안으로 불을 물고서 ‘흐으으’ 하고 숨을 내쉬었다. 진이가 이쑤시개를 꺼내자 불은 감쪽같이 꺼지고 까만 숯으로 변한 이쑤시개가 되었다. 진이는 이것들을 모두 모아서 자기가 잘 보관을 하였다. “이것은 불 총을 놓는 것이고, 다른 것들은 어디 보자. 그래 종이를 좀 모아야 하는데, 그래 신문지는 구하려면 돈을 주어야 하니까 골목에 나가서 생활정보지를 몇 장 모아오면 되겠군.” 진이는 준비한 것들을 다시 주욱 둘러보고서 흐뭇한 웃음을 머금고 입가에 굳은 결심을 한 듯이 보였다. 선생님의 방송에 따라 방마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정말로 잠을 자는 아이들은 얼마 되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키득거리는 소리, 화를 벌컥 내며 방해하지 말라고 소릴 지르는 아이, 벌써 쑤군쑤군 장난질을 할 준비를 하는 아이들로 방안은 작은 일렁거림이 일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소리들은 선생님이 방안을 둘러보러 오시는 동안에는 아뭏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한 호수 속 같이 변했다. 조용한 방안에 누군가가 작은 소리로 코를 골기 시작하였다. 진이는 살금살금 코고는 소리의 주인을 찾아갔다. 덩치 큰 인수가 곤히 잠들어 가고 있었다. 진이는 살금살금 다가가서 검게 만들어진 이쑤시개의 반쪽을 뚝 꺾어서 부러진 쪽에 침을 살짝 발라 양손을 반듯이 모아 잡아서 배 위에 올려놓은 인수의 오른쪽 손등에 꽂은 다음에 라이터를 찰칵 켜서는 촛불을 켜듯이 불을 붙였다. 이쑤시개는 빠알갛게 빛을 내면서 천천히 타내려 가고 있었다. 아직 잠이 들지 않은 아이들은 살그머니 고개를 들어서 그 모습을 훔쳐보고 있었다. 진이는 인수의 옆에 있지 않고 두 사람을 사이에 두고 잠을 자는 척 자리를 잡고 고개만 돌려서 인수의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사이에 불은 벌써 거의 다 타들어가 살갗에 곧 닿을 것만 같았다. 인수가 조금 몸을 움직이는 듯 하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면서 왼손바닥으로 오른 손의 손등을 ‘딱’ 치면서 “아얏, 아이구 뜨거워!”하고 소릴 질렀다.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후훗’ ‘킥킥’ 소릴 죽여가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모두들 얼굴을 묻고 숨을 죽이고 웃었기 때문에 인수는 일어나서 누가 그랬는지 찾아보아도 보이는 사람이 없었다. 인수는 전등을 켜고 누군가를 찾아보았지만, 모두들 모르는 척하고 조용히 자는 시늉을 하고 있으니 누굴 지목할 수가 없었다. 인수는 투덜거리다가 다시 잠이 드는 모양이었다. 그 동안 조용히 잠든 척하고 있던 진이가 살그머니 일어나서 이번에는 ‘콜, 콜’ 잠이 들어있는 강명식에게 다가가서는 A4 만큼한 생활정보지를 둘둘 말아서 명식이의 콧구멍에 나팔처럼 꽂았다. 아이들은 또 무슨 장난을 하려나 하고 숨을 죽이고 바라보고만 있었다. 진이가 라이터를 켜더니 종이의 끝에 불을 붙였다. 불은 명식이의 숨쉬는 것에 따라 빨려 들어갔다 내뿜어졌다 하였다. 두 번을 들이마신 명식이가 “으응” 하면서, 몸을 움직이더니 다시 세 번째 숨을 들이 마셨다. 그 순간 명식이가 몸을 벌떡 일으키면서 손을 휘저어 얼굴을 훑어 내렸다. “어푸푸푸.” “콜록, 콜록” 명식이는 어쩔 줄 모르고 몸을 딩굴리며 소릴 지른다. “아이고, 목이야. 아이고 매워... 콜록, 콜록.” 정신을 못 차린 명식이 때문에 아이들은 웃지도 못하고 키득거리면서 숨을 죽였다. 명식이는 목을 쥐어뜯으면서 죽겠다고 야단이었다. 아이들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정말로 큰 일이 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콜록, 콜록, 아이고 목이야”를 몇 번이나 되뇌며 목을 쥐어뜯던 명식이가 점점 조용해지면서 다시 자리에 누워버렸다. 아이들은 키득거리면서 다음 장난은 무엇일까 지켜보고 있었다. 커다란 방에 20여명이나 잠이 들어있는 사이를 누비면서 진이는 갖가지 장난을 하는 것이었다. 얼굴에 그림을 그려 놓기도 하고 해병대 분장을 시켜 놓는가하면, 수염을 얌전하게 달아 놓기도 하였다. 아이들이 따라서 다른 아이들의 얼굴에 패인팅을 하였기 때문에 잠든 아이들은 거의 모두가 얼굴에 패인팅이 되어 있었다. 진이가 천천히 자는 아이들에게 다가가서는 호주머니에 들어있던 맨소래담을 열어서 손가락으로 듬뿍 찍어서 발라가기 시작하였다. 이 모습을 본 아이들은 너도나도 손가락에 맨소래담을 찍어 가지고 친구의 눈꺼플에 발라주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만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고 눈이야. 내 눈깔 빠진다. 아이고 눈이야....” 난데없이 질러대는 소리에 놀란 아이들은 얼른 자리에 누워 모르는 척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소리를 지르던 양경주는 지금까지의 아이들과는 아주 달라 보였다. 그냥 그런 정도로 끝이 날 것 같지 않았다. 아이들은 숨을 죽이고 지켜 보았다. 그렇지만 눈꺼플에 약을 바른 아이들은 이제까지의 장난과 다르게 영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여기 저기서 눈알이 빠진다고 비명을 지르고 눈이 아프다고 눈을 감싸고 야단들을 피우니 이제 잠을 자기는 틀린 것 같았다. 아이들의 비명 소리에 놀란 선생님이 방으로 뛰어 오고, 불호령이 떨어졌다. “누구야! 이 장난을 한 사람이!” 아이들은 요란한 비명소리와 선생님의 호령 때문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졸리운 얼굴로 선생님을 바라본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누가 이렇게 그림을 잘도 그렸어? 으응.” 기어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이상하다는 듯이 옆의 친구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만 웃음이 나와서 견딜 수가 없다는 듯이 깔깔 웃음을 터져 나왔다. 서로들 마주 쳐다보면서 손가락질을 하며 웃음 보따리를 활짝 펼쳐 놓았다. 눈이 아프다고 감싸고 있던 아이들도 가만히 눈을 가린 손을 떼어서 친구들을 바라보다가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와, 하하하.” 온 방안에 웃음이 가득하게 퍼져 나갔다. 장난꾸러기 진이가 두 손으로 V자를 그리면서 선생님께 나아간다. 아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선생님 용서해 주세요”하고 합창을 한다. 선생님도 웃음을 머금고 “그래? 그렇지만 남의 눈깔을 빼놓으면 어떻게 하니?”하면서, 약을 함부로 바르면 위험하다는 말씀을 함께 일러 주셨다. 아이들은 그래도 재미있다는 듯이 진이를 바라보면서 빙긋이 미소를 보내주었다.
2011학년도 국가수준학업성취도가 전국적으로 실시되었다. 마산제일고등학교(교장 윤용식)에서도 2학년 336명 전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오전 9시10분 국어을 시작으로 수학, 영어 교과에 대한 평가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학부모10명을 부감독관으로 위촉하여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가까이서 참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우리 집에는 차가 없습니다. 아버지는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가셨습니다. 어머니도 자전거를 타고 일하러 가시는데 학교까지 우리를 태워주고 가십니다. 우리는 이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경기도 내 학교도서관의 운영 내실화를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진대 문헌정보학과 이상복 교수는 13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학교도서관 진흥을 위한 정책방안' 포럼에서 "조례를 제정해 도서관 전문인력 확보와 도서관수업 활성화, 지역사회 독서문화센터로서의 역할 강화 등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김경숙 사무처장은 조례 제정 필요성에 동의하며 "교사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연수와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제도적 장치, 학부모 자원봉사자와의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기도교육청 조성일 사무관도 "조례가 제정되면 그동안 구축한 시설·장비를 기반으로 학교도서관 서비스가 체계 있고 내실있게 진행되며, 교육수요자가 만족하는 교수학습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을 주관한 최창의 도의회 교육의원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에서 의원발의로 조례안을 준비하고 도교육청과 협의를 거쳐 9월께 조례안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에 따르면 도내 학교 가운데 99.1% 2167개교에 도서관이 설치돼 있지만, 이 가운데 30% 659개 도서관에 전담인력인 사서교사나 사서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관에 배치된 전담인력도 정규직은 6.7%에 불과했고 93.3%는 1년 단위로 계약하는 비정규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 유명가수가 불렀던 가요의 가사처럼 부산에서 처음으로 반바지를 여름 교복으로 채택한 학교가 나왔다. 부산 북구 구포동 성도고등학교는 지난 6월 올 여름 교복을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로 교체했다. 상의는 분홍색 티셔츠, 하의는 남색 반바지이다. 특히 새로 교체한 교복은 상하의 모두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땀 흡수력과 통기성이 좋고 건조도 빨라 반바지, 티셔츠를 착용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뜨겁다. 교복 가격 역시 기존에 비해 절반 가량 싸 학부모의 부담도 덜었다. 성도고의 반바지 교복채택은 학부모들이 직접 교복선정추진위를 결성을 계기로 이뤄졌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실용적이고 시원한 반바지로 교복을 정하자는 의견이 많았고 결국 학교운영위원회와 동창회의 설득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현재 1학년은 모든 학생들이, 2학년은 희망자에 한해 반바지 교복을 구입해 착용하고 있다. 하의는 반바지 대신 기존처럼 긴바지도 입을 수 있도록 했다. 부산시교육청 류석환 장학사는 "교복 교체는 학교장 위임 사항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합의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된다"며 "성도고의 반바지 교복 채택은 부산지역에서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충남도교육청은 오는 10월부터 학교시설 민관위탁관리 사업을 시범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시범운영 대상학교는 천안의 서당초교, 불당초교, 용암초교, 불당중, 월봉고와 서산의 서림초교, 석림초교, 서산중, 서산여중, 서산여고 등 10개 학교이다. 이들 학교의 시설관리를 수탁받은 용역업체의 건축, 전기, 설비 전문가들은 매일 학교를 순회하면서 긴급 점검 및 수선을 하게 된다. 도교육청은 이를 통해 시설관리 전문성을 확보하고 유지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학교 관리자의 업무경감, 인력의 효율적 운영 등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시설이 첨단화, 복합화됐으나 시설유지 전문지식 부족 등으로 시설의 수명이 단축되는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정책과제로 역점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특히 여성 행정실장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시설관리 어려움을 크게 줄여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명문대학들이 당국의 등록금 인상 허용조치의 대가로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문호를 대폭적으로 개방키로 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12일 보도했다. 영국의 대학 감독기관인 '공정한 기회 보장기구(Offa)'는 자국의 123개 대학 가운데 80개 대학에 특정 교육과정의 수업료를 연간 등록금 상한액인 9000파운드(1520만원)까까지 받을 수 있도록 승인하면서 소외계층 학생들을 더 많이 입학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현재의 2배 수준인 연간 6000파운드 이상으로 등록금을 올리려는 각 대학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입학 문호를 대폭 개방하는 조치를 내놓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들은 학비가 적게 드는 공립학교 출신들이 대부분이며 공립 출신들은 사립학교 졸업생에 비해 명문대학 진학시 상당한 차별을 받아 왔다. 사립학교는 정원이 적어 맞춤식 교육이 가능하게 때문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명문대 합격률이 공립학교보다 절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명문 옥스퍼드대는 향후 5년 이내에 공립학교의 저소득층 학생들의 숫자를 50% 이상 늘려 총학생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 6%에서 9%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케임브리지대도 저소득층 입학생의 숫자를 현재 80명에서 103명으로 늘릴 계획이며 런던정경대(LSE)도 2017년까지 진학률이 좋지 않은 공립학교 출신 입학생을 현재 257명에서 4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성적을 위주로 선발하는 전형을 탈피해 학생의 발전가능성을 평가하는 특별전형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산층 학생들의 문호가 상대적으로 좁아지면서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며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옥스퍼드대 관계자는 "공립학교 출신 중에 부유층도 상당하며 사립학교가 장학금으로 저소득층 학생을 유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학교를 분류하는 기준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퇴직교원 단체인 한국교육삼락회(회장 서성옥)는 교육적인 간접체벌을 학칙으로 허용하는 등 교사의 교육권을 시급히 회복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13일 주장했다. 삼락회는 12일 임시위원회에서 채택한 '긴급 제안'을 통해 "간접체벌도 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는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최근 초중고교에서 체벌을 금지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는 일부 시도의 경우 교사들이 '학생이 무슨 행동을 해도 이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삼락회는 학교장이 직접 문제학생 지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문제 학생을 내버려두는 교사에 대해서는 학교장이 철저히 지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학교별로 상벌규정을 정해 시행하고 수업시간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들의 학비가 하루가 멀다고 계속 오르고 있다. 주 정부가 재정적자 때문에 교육 예산 지원을 줄이자 주립대들이 등록금 인상으로 이를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23개 캠퍼스를 운영하는 CSU(캘스테이트) 이사회는 12일 롱비치에서 열린 회의에서 올가을 학기 등록금 12% 추가 인상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찰스 리드 CSU 총장은 성명을 통해 "주 정부의 교육예산 대폭 삭감한 상황에서 현 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유지하려면 다른 선택이 없다"고 밝혔다. CSU는 2011~12학년도 등록금을 이미 10% 올린 바 있다. 이번에 추가로 12%가 인상됨에 따라 캘리포니아 거주민 기준 연간 등록금(수업료에 해당)이 5472달러가 된다. 한편 또다른 주립대인 캘리포니아대(UC) 이사회도 이달 14일 올가을 신학기부터 이미 8% 인상하기로 한 등록금을 9.6% 더 올리는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번 인상안을 승인하게 되면 UC 계열 캠퍼스의 학부생은 캘리포니아 거주민 기준으로 연간 1만2000달러 이상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이 액수에는 기숙사비와 책값 등 다른 부대 학비는 제외된 것이다.
학생들이 중학교 과정에서 배워야 할 교과목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사회과목은 그렇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회공부를 잘 하기 위해 과외를 받거나 학원에 다니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러다 보니 다른 과목보다 학생들의 사회 점수가 낮은 것만은 사실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갖가지 암기하여야 할 단편적 지식이 많은 것도 학생들이 싫어하는 이유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때 역시 교사의 지식을 압축하여 가르치는 능력이 요구된다. 한마디로 죽을 만들어 아이를 기르는 엄마의 심정이 되어야 하는 지도 모른다. 지식의 양이 많다보니 교과서에 나온 지식을 다 학생들에게 주입하려 한다면 학생도 지치고 선생님도 지치게 마련이다. 그래서 평상시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교과 단원과 연결하여 지도하는 안목이 요청된다. 요즈음에는 장마철로 중부, 남부 지방에 집중호우가 나타나고 있다. 왜 이처럼 집중호우가 나타나는가는 선생님이 준비한 자료보다 방송국이 제보하는 자료가 더 친절하다. 그래서 교사는 이런 자료들을 잘 편집하여 수업에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기후 온난화로 나타난 변화도 읽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교사가 열정적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지식에는 별로 관심이 적다.이 때 접근 방법은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가면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잘 읽어 내면서 아이들의 등을 두들겨 주면서 격려하는 일이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는 평상시부터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읽어내는 마음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조그만 것에도 힘들어 한다. 따라서 이때를 놓치지 않고 격려할 때 용기를 얻고 다시 자기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일요일 아침에 SBS에서 방영하는 도전 1000곡을 본다. 여기서는 평상시 볼 수 없었던 연예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해온다. 우선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10일에도 유리라는 가수가 가창력을 뽐내 네이버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수는 물론 연기자 혹은 운동선수까지 나와서 노래와 함께 숨은 장기를 보여준다. 이 날도 연기자 송채환과 선우재덕은 노래와 함께 입담을 과시했다. 그런데 송채환이 ‘님과 함께’라는 노래를 하는데 ‘멋쟁이 높은 빌딩 으시대지만’이라고 하고 자막도 이렇게 처리했다. 하지만 ‘으시대다’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표준어는 ‘으스대다’이다. ‘으스대다’ 어울리지 아니하게 우쭐거리며 뽐내다. - 그는 돈을 많이 벌자 동창회에 나타나 으스대곤 했다. - 그는 국회의원에 당선 되고, 으스대며 고향을 찾았다. ‘으스대다’를 ‘으시대다’라고 표기하는 데는 발음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단어 안에 평음 ‘ㅡ’가 연속된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평음 ‘ㅡ’보다는 전설모음 ‘ㅣ’가 발음하기 편하다보니 이렇게 된다. 평음 ‘ㅡ’를 전설모음 ‘ㅣ’로 발음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있는 현상이다. 이를 전설모음화라고 하는데 ‘즛짓, 거츨다거칠다, 나즉하다나직하다, 즐다질다, 오증어오징어, 이즈러지다 이지러지다’와 같이 우리말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으스스’, ‘부스스’도 마찬가지다. ‘으스스’는 차거나 싫은 것이 몸에 닿았을 때 크게 소름이 돋는 모양. - 눈을 맞고 나니 몸이 젖어 으스스 한기를 느낀다. ‘부스스’ 1. 머리카락이나 털 따위가 몹시 어지럽게 일어나거나 흐트러져 있는 모양. - 부스스 흐트러진 머리를 하고 잠옷을 입은 채로 나왔다. 2. 누웠거나 앉았다가 느리게 슬그머니 일어나는 모양. - 잠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나다. 3. 부스러기 따위가 어지럽게 흩어지는 소리. 또는 그 모양. - 방문이 부스스 열리다. 우리말에는 미세한 음운의 차이로 의미가 달라진다. 특히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는 모음의 차이로 어감이 다른 것이 우리말의 특징이다. 하지만 ‘으스대다(으스스), 부스스’는 모음의 잘못된 발음과 표기가 바로 실수가 된다. 사전을 활용하거나 바르게 쓰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참고로 ‘스라소니’와 ‘시라소니’는 다르다. 먼저 사전에 있는 말은 ‘스라소니’다. ‘스라소니’ 고양잇과의 동물. 살쾡이와 비슷한데 몸의 길이는 1미터 정도이며, 잿빛을 띤 적갈색 또는 잿빛을 띤 갈색에 짙은 반점이 있다. 앞발보다 뒷발이 길고 귀가 크고 뾰족하다. 토끼, 노루, 영양 따위를 잡아먹는데 나무를 잘 타고 헤엄을 잘 친다. 깊은 삼림에 사는데 한국 북부, 몽골, 러시아 시베리아·사할린, 중국, 중앙아시아, 북아메리카, 알프스 이북의 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만연03(獌狿)·추만03(貙獌)·토표01(土豹). ‘시라소니’는 ‘스라소니’의 북한어다. 조선 주먹의 패왕으로 일세를 풍미한 협객 시라소니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는 아마도 동물인 ‘스라소니’의 용맹성을 흉내 내려고 이름을 이렇게 지은 듯하다.
얼마 전부천 소사중 특강 강사로 초대를 받았다. 독서 관련 학부모 모임 독서다담회(회장 조공숙)인데 글쓰기에 대해 강의를 해 달란다. 필자가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고 칼럼집도 네 권씩이나 내어 적격자라고 생각하였나 보다. 그 학교 교장은 교감때에도 학부모 독서 모임 글사랑회를 결성, 4년간이나 학부모의 독서 저변 확대를 꾀해오고 있었다. 교장이 되어서도 그 정신을 실천하고 있었다. 요즘 글쓰기, 현대인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 지성인에게는 글쓰기를 제대로 못한다는 것은 큰 결함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번 학부모들은 글쓰기 초보(?)에 해당하므로 글쓰기에의 입문 내지는 초대 정도로 강의를 하면 될 것 같다. 강의안을 준비하면서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주관적인 생각도 들어가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본다. '글쓰기 활동의 좋은 점'이라고제목을 넣으니 답이 쉽게 나온다. 첫째, 복잡한 생각이 정리가 되고 정신적으로 안정이 된다. 둘째, 주위의 사물과 사회현상에 대해 유심히 관찰하게 되고 애정을 갖게 된다. 셋째,세상을 보는 안목, 인생을 보는 눈이 생긴다. 넷째, 개인사의 기록은 물론 가정, 직장, 교육의 역사를 남길 수 있고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길러진다. 다섯째, 글을 쓸 때 창의력이 샘솟고 사고력, 비판력, 분석력, 종합력 등 고등정신 기능이 신장된다. 여섯째,오피니언 리더로서 자존감이 충만된다. 일곱째, 인격의 완성을 가져온다. 여덟째, 정기적 칼럼집 출간은 글쓰기의 매듭을 지어준다. 이 정도면 글쓰기의 매리트로서 충분한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 이제 지식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기본소양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행사 후 마무리 단계로 학교 홈페이지에 기사를 작성, 게시하고 있다. 최소한 보도자료 작성, 기사문 작성의 기본만이라도 알고 있으면 글쓰기가 그렇게 두려운 것만은 아니다.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다. 글쓰는 일 자체가 즐거움이 될 수 있다.
2008년부터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12일 무사히 치러졌다. 올해 응시 대상은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약 190만 명이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는 우리나라 초·중·고생들의 학업수준을 확인하고 기초학력 미달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시험이다. 전교조와 '일제고사 반대 시민모임'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치러진 이날 시험은 1교시 국어, 수학, 영어 순으로 치러졌으며 평가결과는 9월 중 학생에게 통지되며 11월 중 학교별 응시현황과 3단계(보통학력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미달) 성취수준 비율 및 전년 대비 향상도가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된다. 한편 교과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도입 후 2008년 7.2%이던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2010년에는 3.7%로 줄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