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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변화의 핵심은 ‘활동하는 가운데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핵심내용을 선별하고, 수업을 통해 ‘읽고, 생각을 나누고, 쓰는’ 협력적이고 통합적인 독서활동을 강화하였다. ‘무엇을 가르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배웠느냐’에 초점을 두고 교사는 유의미한 학습경험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이 경험을 통해 지식정보의 수용과 생산 능력을 향상하고, 문화적 소양과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통합형 교수・학습으로 그 특징은 교과와 일상생활을 통합하거나 교과와 타교과의 통합, 교과 내 통합을 통해서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 학기 한 권 읽기’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서교육에서 ‘함께 읽기’ 교과서에 구현된 독서활동은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취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 중학교의 경우 읽기와 이야기하기, 그리기, 표현하기 등의 언어활동 통합모형을 적용하여 구성한 경우가 많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讀(독)・討(토)・論(논)’ 모형을 적용하여 책을 꼼꼼히 읽고, 책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대화하기・설명하기・토의하기・토론하기’ 등 여러 형태의 생산하기 활동과 결합하였고, 진로활동과 연계하여 구조화되었다. 중학교의 예시를 보면 다음과 같다.[PART VIEW]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서 기반 협력적 글쓰기 교육 ● 글쓰기의 의미 현대 사회에서 글쓰기는 소통을 지향하는 행위이다.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대화를 시도하는 표현 행위이다. 또 글쓰기는 문제를 발견하고 설명하고 설득함으로써 ‘무엇’에 대해 쓰는 활동이며 사회에 대해 발언하고 참여하는 적극적 행동이다. 그래서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세계와 인간에 대해 알아가고,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지향하면서 해석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글쓰기의 보편적 목표는 다음과 같다. ● 협력적 글쓰기로 ‘함께 생각하기’ 글쓰기는 개인적 활동인데 협력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이해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여기서 협력적이란 ‘함께 생각하기’이다. 함께 생각함으로써 생각을 키우고, 단편적 지식을 암기하고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개념과 일반화된 지식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개별학습활동과 함께 소집단 공동학습활동을 통하여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협동학습 경험을 충분히 제공한다. 현재 우리 교실수업에서 글쓰기 교육은 인간의 의사소통능력인 ‘듣기-읽기-말하기-글쓰기’ 영역 중에서 가장 활성화되지 못하고 소외된 부분이다. 이 수업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해 보고, 독서와 글쓰기가 연계되어 심층적 학습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함께 읽고 협력적으로 글쓰기 예 함께 읽고 협력적으로 글쓰기 단계는 ‘글 읽기→질문 생성→토의・토론→글쓰기→상호평가’ 과정을 통해 개별활동과 협력활동이 번갈아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 따라 수업을 따라가 보자. ●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근거하여 수업을 설계하였다. ● ‘통일’을 주제로 4단계로 운영하였다. 본교의 경우 학년별 주제를 선정하여 교과 독서수업과 학교행사(논술대회・토론대회 등)의 주제와 연계하여 운영하였다. 이는 학교 교육과정이 하나의 관통하는 주제를 통해 엮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며, 이를 통해 학생은 스스로 교과를 연계하여 사고하는 융합적 사고의 바탕을 마련하게 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4단계로 독서와 글쓰기 활동을 연계하였다. ● ‘통일’ 주제 도서를 선정하였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가정’, ‘영어’, ‘국어(독서)’의 통합을 시도할 수 있는 핵심개념을 도출하였다. 각 교과의 핵심개념으로 ‘지속 발전, 문화, 읽기와 쓰기의 본질’ 등을 다룰 수 있도록 하였고, 일반화된 지식 중에서 ‘영양소’를 중심으로 전문 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합리적 사고를 신장할 수 있는 토론과정에서 각 교과에서 학습한 내용을 활용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선택한 책은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이은희 지음, 살림friends이다. ● 생각을 발견하는 단계의 가치 있게 읽기를 하였다. 3차시에 걸쳐 책을 읽고, 인상 깊게 읽은 음식을 찾아 영양소를 분석하고, 이를 확대하여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함께 먹을 수 있는 한반도 음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한반도 음식은 이미 통일교육에서 많이 다뤄지는 부분이다. 단순히 함께 먹을 음식이 아니라 타교과와의 연계를 살펴 ‘영양이 균형 잡힌 한반도 음식’이라는 더 구체적인 과제가 제시되었다. 또한 학생들은 책을 읽으며 영양소에 대한 정보를 익히고 영양이 균형 잡힌 한반도 음식을 구상하면서 다양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질문은 사고를 확대하고, 자기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가치 있는 활동이다. 질문은 개인질문을 만들고, 이를 짝과 대화하며 질문을 생성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동안 좋은 질문에 대해 정리하고 짝 질문을 선정한다. 짝 질문이 선정되면 모둠 내에서 짝 질문을 바탕으로 대화를 나누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동안 좋은 질문에 대해 정리하면서 모둠 질문을 선정하게 된다. 질문을 선정하는 과정은 대화를 넘어 토의・토론활동에 이르게 되고, 학생들의 생각 키우기의 1차 협력이 일어나게 된다. ● 생각 키우기 단계에서 정보 수집활동과 토의・토론활동을 하였다. 모둠에서 선정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모둠원은 서로 역할을 정하고 정보를 수집한다. 학생들은 수집한 정보에 대해 서로 협력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정확한 판단 근거를 찾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다. 다음으로 모둠별 토의・토론을 진행한다. 다양한 토론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여기서는 반박토론 방식을 활용하였다. 상대 모둠의 주장과 근거를 정리하고 주장의 정확성이나 실현 가능성, 구체성에 대해 반박하거나 근거의 타당성, 정확성에 대해 반박을 하면서 소통 역량을 키우고, 분석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한다. ● 생각을 쓰는 단계에서 얼개짜기와 글쓰기 활동을 하였다. ‘영양이 균형 잡힌 음식’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정리해 보고, 글로 표현한다. 이제까지 배운 내용, 다양한 정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생각을 쓰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제까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자기 생각이라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글쓰기가 논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 자신의 삶과 연계하거나 생각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힘이 약하다. 따라서 쓸거리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글쓰기 힘을 키우는 것이다. 쓸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독서이며, 정보수집의 읽기 활동인 것이다. ● 생각을 공유하고, 자기 생각을 고쳐 쓰고 삶으로 연계하여 생산하는 활동을 하였다. 친구의 글을 읽고 ‘좋았던 점, 아쉬운 점, 흥미로운 제안, 친구에게 하고 싶은 질문’ 등을 해 보면서 자신의 관점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다. 또한 친구의 피드백을 보고 글을 수정・보완하면서 완성해 보는 쓰기 경험을 갖게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독서 과정에서 생산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활동으로 이어갔다. 영양이 균형 잡힌 한반도 음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구상해 보고, 홍보물을 작성하고 발표하는 활동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마무리하였다. 독서의 생활화는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독서 습관화에 대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일회적이거나 지속성・단계성을 갖지 못하고 있어 독서는 중요하면서 교육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독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가 확장되고, 합리적 판단과 타당한 근거로 자신의 생각을 꼼꼼하게 형성해 가는 교육적 측면이다. 글을 읽고 이해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생각하고 분석하고, 타인의 생각과 차이점과 공통점을 공유하고, 자기 생각의 힘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주어진 텍스트에 관한 철저한 이해를 통해 새로운 문맥을 읽어내고 그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응용력을 만들어 내며 의미의 구체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글쓰기에 앞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텍스트를 정확하게 읽고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함께 읽고 협력적으로 글을 쓰는 독서교육이 학생 스스로 읽기와 쓰기를 통합하여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경험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책 읽는 즐거움을 평생 갖고 사는 독자가 되기를 함께 소망한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서 ‘즐겁고 행복하게 수학활동을 하자’는 뜻의 ‘S·M·I·L·E 활동’ 중 ‘의사소통 협력활동’과 ‘ 조작활동’ 수업내용을 소개한다. ‘의사소통 협력활동’은 친구들과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더불어 배우고 학습하기’ 위해서 하브루타 학습법, 토의·토론학습, 서로 질문하고 답하기 등의 수업방법을 사용했다. ‘조작활동’에서는 ‘직접 만지고 조작하는 활동을 통해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다양한 도구를 활용했다. M _ 의사소통 협력활동으로 성장하는 수학수업 ● 의사소통 협력활동 전개 ● 의사소통 협력활동 수업의 실제 M1 _ 친구 가르치기 하브루타로 수력 up! 1) 단원 _ 6. 곱셈(1학기) 2) 학습 주제 _ 몇의 몇 배를 알 수 있어요(5/10) 3) 학습 내용 _ SMILE 활동( : 친구 가르치기 하브루타로 의사소통 협력학습) 4) 수업의 흐름 [PART VIEW] 5) 수업 속으로 M2 _ 문제내기 활동으로 수력 UP! 1) 수업의 흐름 4) 수업 속으로 M3 _ 수학 용어, 기호, 그래프 활용으로UP! 1) 단원 _ 3. 덧셈과 뺄셈(1학기) 2) 학습 주제 _ □의 값을 구하기 3) 학습 내용 _ SMILE 활동( : 수직선을 활용한 의사소통 협력학습) 4) 수업 속으로 M4 _ 수학적 아이디어 표현으로수력 UP! 1) 단원 _ 2. 곱셈구구(2학기) 2) 학습 주제 _ 5의 단 곱셈구구를 알 수 있어요. 3) 학습 내용 _ SMILE 활동( : 수학적 아이디어 표현으로 의사소통 협업학습) 4) 수업 속으로 M5 _ 수학 토의로수력 UP! 1) 단원 _ 2. 도형나라(1학기) 2) 학습 주제 _ 함께 사는 도형 나라를 만들 수 있어요(8-9/11) 3) 학습 내용 _ SMILE 활동( : 토의로 의사소통 협업학습) 4) 수업 속으로 조작활동으로 성장하는 수학수업 ● 조작활동 전개 ● 조작활동 수업의 실제 I1 _ 교구 구비 1) 1학기 2) 2학기 I2 _ 교구를 활용한 활동 전개로 수력 UP! 1) 단원 _ 1. 세 자리 수(1학기) 2) 학습 주제 _ 수모형으로 세 자리 수를 익혀 보아요. 3) 학습 내용 _ SMILE 활동( : 교구를 활용한 조작학습) 4) 수업 속으로 I3 _ 자투리 시간 활용으로수력 UP! I4 _ 생활 속 수학 교구의 발견 및 활용으로 수력 UP! I5 _ 놀며 조작활동으로수력 UP! 1) 단원 _ 5. 분류하기(1학기) 2) 학습 주제 _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셀 수 있어요. 3) 학습 내용 _ SMILE 활동( : 놀며 하는 조작학습) 4) 수업 속으로
‘노련한’ 스승과 ‘노쇠한’ 스승 병원에 가면 ‘OO 전문의 OO 분야 수술 500회 실시’ 등의 홍보물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의사들은 수술을 통해 수술 경험을 쌓고, 수술과정에서의 실수를 통해 배우고, 다양한 상황 대처하는 능력도 기른다. 의사는 수술을 잘못하면 심지어 눈앞에서 환자가 사망하기 때문에 큰 수술을 할 때 고도로 집중하고 몰입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도 한다. 물론 고경력 의사가 모두 그러한 것은 아니다. 경력은 오래되었지만, 수술 경험도 별로 없고, 자기 연찬도 하지 않아 오히려 환자들이 기피하는 ‘노쇠한(고경력 저경험) 의사’도 있다. 학교 현장에도 나이가 들수록 학생들의 존경을 더 받는 노련한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다. 특히 초등 저학년 담임교사 중에는 수업을 포함한 제반 분야에서 노련미를 발휘하여 부모와 학생들이 젊은 교사보다 더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이분들은 풍부한 경험과 지속적인 자기 연찬을 통해 노련한 스승이 된 분들이다. 일부 고경력 교사 중에는 학생과 학부모의 기피 대상이 되는 분들도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기피하는 교사는 경력은 오래되었는데 학급경영·수업·학부모 관계 등에서 실력과 노련미가 뛰어나지 못한 노쇠한 교사인 경우가 많다. 2017년 EBS 다큐 프라임 팀과 함께 미국에서 ‘최고의 교수’라는 5부작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만난 교수들도 대부분 고경력자들이었다. 노벨 화학상을 받은 하버드대의 허쉬바흐 교수, 한국전쟁을 비롯한 전쟁 전문가 피츠버그의 골드쉬틴 교수는 심지어 칠순을 넘긴 고령의 교수였다(박남기, 2017). 초·중등학교에서 그리고 대학에서 학생들이 기피하는 교사(수)는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스승이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지고, 학생들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노쇠한 교사이다. 그럼 교직에서는 어떻게 해야 나이가 들수록 더 인정받는 노련한 스승이 될 수 있을까? 노련한 스승 되기 ● 노련한 스승 되기 1단계 _ 나의 관심 찾기 노련한 스승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학생 교육과 관련하여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혹은 자신이 절실하게 바라는 것 즉,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보는 것이다. 교사라면 누구나 듀이의 ‘흥미(interest)중심교육’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듀이(Dewey, 1913:16)는 교육에서의 관심(interest)과 노력이라는 책에서 어떤 일에 대한 관심의 정도는 관련 일을 수행하는 추진력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배움의 대상이나 내용이 학생들의 관심과 직결되어 있어야 학생들이 자발성과 열정을 가지고 배움에 임하기 쉽다는 말이다. 그동안 학생에게만 적용해왔던 ‘관심중심교육’을 ‘노련한 스승으로 교육(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절실한 관심사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먼저 수업 중에 자는 아이들·떠드는 아이들·대드는 아이들 등등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적어본다. 그리고 아이들이 나와 함께 공부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 책읽기를 좋아하는 것,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 등등 아이들의 모습 혹은 아이들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 내가 절실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해본다. ● 노련한 스승 되기 2단계 _ 나의 관심 해결 방법 찾기 절실한 관심사를 찾았으면 다음으로는 문제행동을 줄이기 위한 방법과 내가 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나 아이들과 나와의 관계가 되도록 이끌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동료 교사들과 생각을 나누고 도움을 청하는 것, 관련 책이나 논문을 읽는 것, 관련 연수에 참여하는 것, 아니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교사모임에 참여하거나 주도적으로 그러한 모임을 결성하는 것 등 다양한 길이 있다. ● 노련한 스승 되기 3단계 _ 시대 흐름으로 관심사 확장 노련한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눈앞의 관심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현실의 문제에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교육정책 흐름, 다가올 미래사회, 학생과 학부모의 특성과 기대 변화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적응해가야 한다. 등산할 때 뒤에 따라가는 것보다 앞서가는 것이 훨씬 힘이 덜 든다. 시대의 흐름을 미리 읽고 대비해 간다면 훨씬 적은 에너지로 즐거움 속에서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 노련한 스승 되기 4단계 _ 깨어 있는 ‘영원한’ 학생 되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교사는 스스로가 영원한 학생이 되어야 한다. 배움을 즐기며 학생들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길목에 징검다리가 되고자 하면 그 열정은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은 채로 어떤 일을 반복한다면 경력은 쌓여가지만 축적되지 않는다. 의도적인 학습과 반복훈련을 해야 경험이 축적되어 그 결과로 역량이 길러진다. 상황에 적합한 교수법을 찾아 익히고, 새로운 교수법을 적용한 후 성과를 분석하며, 실수를 줄여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때, 그리고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기 위해 노력할 때 가르침의 경험이 축적된다. 가르침의 경험이 축적되면 어떤 특정 교수법에 의해 수업을 진행하다가도 학생들의 열의나 몰입도가 바뀔 경우 이를 바로 감지하여 교수전략을 조정하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노련한 스승이 된다(Robinson, 2015:179). 수업 진행 중에 자신이 내린 판단과 대응이 잘못되어 혼란이나 갈등이 생긴다면 더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 노련한 스승 되기 5단계 _ 세상과 나누기 이러한 노력을 혼자서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혹시라도 마음이 맞는 동료들이 있다면 함께 시도하는 것이 더 좋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일반론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나아가 자신의 노력과 깨달음을 블로그 등에 축적하고, 다양한 SNS를 통해 세상과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노력이 자신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다른 교사들에게도 보탬이 된다면 우리는 새로운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우리는 스스로에게도 자랑스러운 노련한 스승의 길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경력’이 아니라 ‘경험’이 쌓여야 노련한 스승이 된다 교단에 선 우리는 매 순간 경력만이 아니라 경험이 함께 쌓이도록 깨어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재미없어 보이는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사람 중에서 ‘생활의 달인’이 된 사람은 자기 일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익혀온 사람들이다. 달인이 되면 그러한 단순 반복 작업 속에서도 기쁨을 느낀다. 하물며 고도의 지적 활동인 가르치는 일을 하는 교사가 지혜와 역량을 갖춘 노련한 스승이 되었을 때 매일매일 가르침 속에서 느끼는 희열이 얼마나 클 것인가는 짐작해 볼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을 때, 나이를 탓하면 명퇴밖에 답이 없다. 그러나 노쇠한 교사가 될지 아니면 모두가 존경하는 노련한 스승이 될지는 교단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가 결정함을 기억하면 대안이 보일 것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가 만든 미래이듯이 내일은 오늘의 내가 만들 미래이다.
‘공동체’와 ‘공교육’의 관계 공교육 최일선에서 땀 흘리고 있는 초·중등 교사들이라면 자신이 속해 있는 국가 공동체와 공교육의 역할에 대해 한 번쯤은 진지하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관점에 따라 교육을 지극히 기능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보거나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의 주장처럼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의 하나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적 입장을 논외로 하면 국가는 사회 운영의 기본원칙인 헌법에 따라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공공의 비용으로 설립된 교육기관인 학교는 공동체의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화국의 새로운 시민을 양육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오늘날 교사 교육과정은 주어진 교과를 잘 가르치는 것에 치중하고 그것을 전문성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그것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가 수행해야 하는 교육의 공공성과 그 과정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공공성 및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성찰일 지도 모른다. 사실 이와 같은 고민은 근대 시민혁명 과정에서 탄생한 공화정 혹은 법치의 보편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많은 공동체와 교육에 대한 논의들은 폴리스(polis)로 대표되는 고대사회의 공동체에서부터 진행되어왔다. 고대 그리스의 주요 철학자들 역시 이 같은 맥락 속에서 국가와 교육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정치적으로는 가장 대립했을 페리클레스와 플라톤이 ‘국가 유공자 자녀의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던 것을 보면 공동체와 교육에 대한 고찰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떠나 동서고금 전반에서 공통적 측면이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현실 속에서 가장 타당한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서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다. 이들은 스승의 문제의식과 과제를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해왔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의 상대적 사유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절대적 진리와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덕과 덕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플라톤은 변론, 크리톤, 파이돈을 통해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기록했고, 스승이 남긴 과제를 이데아론으로 대표되는 독창적 사유방식으로 제안한다. 이데아론과 상기설, 그리고 국가, 법률 등의 정치철학적 저작 속에서 공교육에 대한 시각을 정립해왔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절대적 진리와 가치체계를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계승하고 있지만, 이데아론은 너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라며 스승의 한계를 비판한다. 국가에 등장하는 플라톤의 교육론이 정교하지 못하고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문제 제기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오늘날 그리스 북부 테살로니키에서 55km 떨어진 스타게이라에서 태어났다. 아리스토텔레스 집안은 마케도니아 왕가의 의사 집안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연스럽게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 상류계층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근대 자연과학적 탐구방법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테네의 명문 귀족 출신이었던 플라톤과는 달리 그리스 변방 마케도니아라는 출신 배경은 역으로 아테네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찰자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라파엘로의 그림 아테네학당에 묘사된 플라톤이 우주론을 다룬 티마이오스를 들고 하늘을 가리킨다면,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든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며 인간의 윤리를 강조하는듯하다. 이처럼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접근했던 방식은 사뭇 달랐다. 플라톤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가장 이상적인 것을 모범(paradeigma)으로 생각해왔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현실 속에서 가장 타당하고 훌륭한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플라톤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방식이 그래도 조금은 더 친숙하고 이해할만하다. 인간교육의 핵심요소 이성(logos)·감정(pathos)·윤리(ethos) 아리스토텔레스는 17살 때부터 20년간 아카데메이아(Akademeia)에서 플라톤을 사사한다. ‘나는 플라톤을 사랑하지만, 진리를 더 사랑한다(Amicus Plato, sed magis amica veritas)’는 말처럼 그의 아카데메이아 생활은 매우 도전적이었고 ‘재갈이 필요한 준마’라는 스승의 평처럼 논쟁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영혼에 대한 강의를 유일하게 이해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에게 ‘아카데메이아의 정신’으로 인정받았고, 플라톤의 뒤를 이을 아카데메이아 원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원전 347년 플라톤 서거 후 플라톤의 조카이자 제자였던 스페우시포스가 아카데메이아를 맡게 되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12년간 아테네를 떠나게 된다. 이후 그는 뤼케이온(Lykeion)에서 과거 플라톤이 그랬던 것처럼 학문과 교육을 병행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교육론은 여러 저술에서 확인되지만 정치학, 니코마코스윤리학, 시학 등에서 핵심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다. 통상적인 철학사 서술에서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해설은 논리학, 범주론부터 시작해서 영혼론, 자연학, 형이상학, 윤리학, 정치학 등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백과사전식 구성에 방대한 서술을 남긴 아리스토텔레스의 강의록을 순차적으로 읽어가기보다는 교육과 관련된 저술을 탐독해도 무방하다. 플라톤의 저술이 몇몇 편지글을 제외하면 대화편만 남아있는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은 강의록만 전해지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적으로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지만, 교육만을 놓고 본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과 플라톤의 법률은 서로 결합하는 지점을 여러 가지고 있다.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육은 올바른 양육이며, 아이의 마음이 쾌락과 고통을 잘 다스리는 방향으로 이어져 덕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성(logos)·감정(pathos)·윤리(ethos)를 인간교육의 핵심요소로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학의 교육론은 플라톤이 법률에서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식을 계승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교육론이 가장 두드러지는 정치학은 총 8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치학을 간단히 요약하면, 가장 이상적인 정치공동체와 그 구성원에 대한 논의이다. 교육론에 관한 서술은 7~8권에 집중되어 있다. 8권 후반부는 소실되어 현재까지는 그 개괄적인 얼개만을 파악할 수 있지만, 공교육에 대한 그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들을 확인하고 검토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정치학은 어떤 정치체제가 가장 이상적인 체제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훌륭한 시민은 어떻게 교육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의견을 담고 있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z?on politikon)이라는 그의 언명은 정치학에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폴리스(polis)를 어원으로 하는 폴리티케(politike)라는 단어가 ‘인간에 관한 철학’, ‘인간적인 선’과 동일한 의미를 갖고 사용되는 용어라는 점은 정치학의 주요 내용을 가늠하게 한다. 플라톤이 그랬듯 국가 운영자들에게 젊은이들의 교육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Politika, 1337a11). 폴리스는 각각의 정치체제 성격에 부합하는 시민을 길러 내려 한다. 만약 정치체제와 시민의 성격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그 정치체제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정치를 지향했던 아테네는 민주주의적 인간을 필요로 했고, 군국주의를 지향했던 스파르타는 용맹한 군인을 필요로 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교육방식이 차이가 있었던 것은 시민의 본성 차이가 아닌 두 국가가 추구했던 시민상의 차이 때문이었다. 모든 폴리스는 좋음을 추구하고(Politika, 1251a1) 그 목적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해야 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주장한다(Politika, 1337a23). 나아가 교육이 전적으로 사적 개인의 것만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공공의 것들에 대한 훈련은 반드시 공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따라서 교육은 현재 이루어지는 사적인 방식 대신 공적인 방식이 되어야 한다(Politika, 1337a26). 폴리스가 좋음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이상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방식처럼 보이지만, 현대 민주정치에서도 선거를 통해 시민은 최선의 통치자를 선출하려고 하는 것은 동일하다. 아울러 인간은 본성·습관·이성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훌륭해질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 적절한 습관을 통해 덕과 중용을 내면화하고 교육을 통해 다양한 지식과 교양을 습득한다면 공동체의 시민으로서 손색없을 것이다. 공교육의 목적은 ‘좋은 대학’이 아닌 ‘공동체적 시민’을 만드는 것 하지만 각 정치체제에 맞는 인간형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 개인이 갖고 있는 기술과 능력은 오랜 시간의 교육과 습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동체는 국가의 이념에 부합하는 이상적 인간형에 대해 고민하고 그 인간을 양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구체적인 실천 가능한 덕목에 대해서도 미리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Politika, 1337a20). 교과지도와 생활지도, 그리고 과중한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에게 이러한 통찰은 사실 부담스럽다. 하지만 교사들의 현장 적응력 강화가 모든 교사교육의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지금, 현장에서 만신창이가 되고 소진돼버린 교사들에게는 ‘내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화두가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학교 교육은 분명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따른 원칙을 중심으로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이라는 공교육적 원리에 입각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이라는 기본원칙은 시민에게 일종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된 것만은 아니다. 시민은 교육의 의무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의 공공성과 교양을 익혀야 하고, 이는 사적 개인인 부모들이 쉽게 가르칠 수 없는 것들이다. 오늘날 교육목표처럼 여겨지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성취일 뿐 공교육기관의 교육목적과는 무관하다. 일선학교에서 교사들이 여러모로 시달리는 이유는 어쩌면 그들의 전문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요구되는 공공성에 대해 사회가 너무나 무지하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이 공동체적 동물임을 전제한다면, 공교육은 공동체적 시민을 만드는 교육이 되어야 하며, 그 출발점은 다른 사람과 공존하기 위한 인성교육과 도덕교육일 것이다. 2부에서 계속
쉬는 시간에 읽는 젠더 이야기 (김선광·이수영 지음, 맘에드림 펴냄, 240쪽, 1만 2000원)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젠더 문제를 양측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단순히 성차별로 인한 문제점만을 꼬집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정관념의 틀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당 분량을 할애한다. 서로에 대한 불만과 갈등이 아닌 상호이해를 이야기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무엇 때문에 과거합격에 매달렸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질문에 관해 관심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답이 뻔하기 때문이다. ‘부귀영화’, ‘입신양명’ 등의 단어는 ‘왜 과거합격을 하려고 했는지’를 쉽게 떠올리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러한 구태의연한 질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 조선시대 교육을 실제로 굴러가게 만들었던 원동력이 바로 과거시험에 합격하고자 하는 선비들의 열망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시대 교육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대한 적확(的確)한 규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조선시대 교육과 지금의 우리 교육 사이에는 상당한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벼슬’ 보다 중요했던 과거합격 콤플렉스 그렇다면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에 합격하려는 이유가 앞서 언급한 부귀영화나 입신양명을 위한 것이었을까? 우선 부귀영화나 입신양명이란 말의 핵심적 의미를 생각해 보면 ‘명예’와 ‘부’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 합격하게 되면 벼슬이 주어지게 되고, 동시에 그 지위에 상응하는 명예와 경제적 혜택을 누리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과연 그랬을까? 먼저, 과거합격에 목을 맨 이유가 벼슬을 얻기 위한 것이었을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체로 ‘예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당시 높은 직급의 수령 중에는 흔히 소과라 불렸던 생원·진사시에 응시하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는 것이다. 이미 벼슬에 오른 관리라면 과거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다음과 같은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다. 어진 이를 구하는 방법을 오로지 과거시험에만 의지하게 되어, 이 길로 출세하지 않으면 인재가 아니라 일컬어 손가락질하고 으레 속된 벼슬아치로 대우합니다. -성종실록 12년 5월 신축 당시 사회는 아무리 높은 관직에 올랐다 하더라도 과거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면 손가락질당할 수밖에 없었던 풍조였다. 결국 과거시험을 통하지 않고 관리가 된 사람 중에서 많은 수가 과거시험, 그것도 소과에라도 응시하려 했던 것은 바로 이런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풍조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에 합격하려 했던 이유가 오로지 벼슬을 얻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심지어 벼슬을 얻는 것보다 (설사 나중에 벼슬에 나아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과거합격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관한 단적인 예를 들면, 사면된 죄인에게 왕이 벼슬을 제수할 때는 아무 문제 없다가도 과거응시를 허용할라치면 신하들이 벌떼처럼 들고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당시에는 벼슬보다도 과거합격이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과거합격의 중요한 목적이 부를 얻기 위함이었다는 부분을 살펴보자. 조선시대에는 과거에 합격하면 일정한 토지와 함께 곡식 등의 현물을 지급받았다. 토지는 땅 자체를 하사받는 것이 아니라 그 땅의 소출에 대한 일정 비율의 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는 것이었다. 이러한 혜택을 일률적으로 많다 적다 할 수는 없지만, 설사 가난한 선비가 장원급제했다 하더라도 그가 매년 받게 되는 쌀 30~57석과 약간의 곡식들이 팔자를 고칠 만큼은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관리들 녹봉이 박하다’는 중종 때의 기록에서 보듯이 관직에 오른다고 해도 경제적으로는 별 볼 일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과거급제가 곧 커다란 부를 안겨주었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과거합격에 매달렸던 진짜 이유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처럼 과거합격이 대단한 명예와 부를 가져다주었던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비들은 어째서 그토록 과거합격에 매달렸을까? 여기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가문 유지였다. 여기서 말하는 가문이란 당연히 양반 가문을 의미하는 것이다. 당시 신분제 사회에서 인간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계층은 양반들뿐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양반 가문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과거시험은 거의 양반들만의 리그였다고 할 수 있는데, 양인들은 법제적으로는 응시자격이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어서 실제로 응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사조(四祖: 친가 쪽 3대 즉, 부·조·증조와 외가 쪽의 외조) 안에 관직자가 있거나, 최소한 소과 합격자(생원 또는 진사)라도 있어야만 그 집안은 양반 가문으로 인정되었다. 다음으로 과거에 합격하려고 했던 중요한 이유는 ‘학생’이라는 딱지를 떼기 위해서였다. 오늘날 차례나 제사를 지낼 때 ‘학생부군신위’라고 쓴 지방(紙榜)이나 ‘학생이라는 호칭이 적힌 묘비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관직이 없거나 과거에 합격하지 못하면 이름 앞에 ‘학생’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이 관례였다. 이처럼 ‘학생’은 명예롭지 못한 호칭이었다. 따라서 어떻게든 떼어내야만 했고, 관직을 얻거나 과거(소과도 포함)에 합격하게 되면 ‘학생’을 면할 수가 있었다. 소과에 합격하게 되면 ‘학생 홍길동’이 ‘생원(진사) 홍길동’으로, 대과에 합격하면 ‘급제 홍길동’으로 바뀌게 되었다. 과거합격을 해야만 했던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었는데, 그것은 과거합격이 곧 학력(學歷)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의 경우 학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학교 졸업이 아니라 과거합격 여부였다. 당시 최고학부였던 성균관을 졸업했다 하더라도 학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보다는 대과에 합격함으로써 받는 칭호인 ‘급제’, 소과에 합격해 받은 ‘생원·진사’가 지금의 학력을 상징하는 것이었다(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윤초시댁의 ‘초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학력이 한 개인의 인간됨이나 도덕성을 판단하는 잣대였다. 이는 당시 책들이 대부분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과거에 합격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무시당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이유로 선비들은 어떻게든 과거에 합격하려 했던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합격에 매달렸던 이유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또 다른 이유로서 ‘방방(放榜)’과 ‘유가(遊街)’를 들 수가 있다. 방방은 합격자 발표의식으로 대궐에서 왕이 직접 합격자들에게 합격 증서를 하사했던 성대한 행사였다. 이 행사에는 합격자 가족과 친지들의 참석이 허락되었는데, 합격자를 호명하면 부형과 친척들이 따라 들어와 왕에게 절을 하게 되어 있었다. 특히 합격자를 호명할 때는 아버지의 이름을 먼저 부르게 되어 있었다. 또한 유가는 합격자들이 시가 퍼레이드를 펼치는 행사였다. 이때 합격자들은 관복과 함께 머리에 어사화를 꽂고 햇빛가리개를 한 채 나라에서 마련해 준 말을 타고 가족과 친지와 함께 시내를 행진했다. 이처럼 방방과 유가는 합격자 본인이나 부모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영광스러운 행사였다. 이 때문에 당시 부모들의 로망은 장차 자식이 과거에 합격하여 영광을 보는 것이었고, 마찬가지로 자식들 또한 부모가 영광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과거에 합격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요컨대 과거합격은 자식이 부모에게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 방법이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와 오늘날의 연결고리, 학력이 곧 ‘인간의 조건’ 결국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합격에 목을 맸던 이유는 관직을 얻음으로써 대단한 명예와 부를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인정을 통해 당시 선비들은 비로소 원만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고, 이 점에서 과거합격은 그 시대 인간의 조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당시에는 소과에만 합격해도 이러한 조건을 취득하게 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양반은 힘든 대과를 포기하고 생원 및 진사로 남으려 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어떤 나라들보다도 대학에 목을 매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왜 그럴까? 흔히들 대학입학의 이유를 취업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고,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차분히 생각해 보면 그것 때문만은 아님을 알 수 있게 된다. 대학입학 경쟁을 주도하는 집단이 바로 우리나라 최고 부유층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 학부모들이라는 사실, 특히 굳이 취업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부자들도 자식들의 대학입학에 엄청난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은 곧 대학입학이 취업에서의 효용성 말고도 다른 중요한 이점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한 마디로 대학졸업이 이 시대 인간의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조선시대 과거합격에 매달렸던 이유와 오늘날 대학에 목을 매는 이유가 정확하게 겹쳐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희미하게나마 둘 사이에 연결선을 그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구한말에 과거제도가 폐지되자 종전 과거합격이 지녔던 의미를 근대식 학교 입학이 대신하게 되었으며, 그 후로 오늘날까지 진학열이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는 역사적 배경을 생각하면 그 둘을 연결 짓는 것이 너무 무리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우리나라가 왜 세계에서 대학 진학에 대한 열정이 가장 뜨거운가? 더군다나 대학졸업이 갖는 취업 메리트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열의가 식지 않고 있는가? 이제 이와 같은 궁금증이 다소나마 풀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들은 더 편해지실 겁니다. 학생과 학부모는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됩니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의 자동화·간소화를 통해 편의성을 높여나갈 생각입니다.”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KERIS)은 새교육과 가진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현재 개발 중인 4세대 나이스와 에듀파인을 설명하면서 ‘분명 달라진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세대 나이스가 현장에 적용되는 2022년 3월부터는 간단한 출결상황은 모바일로 입력이 가능하도록 해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우리 교육이 변환기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능형학습분석, 빅데이터 분석기반 교육현안 지원, 에듀테크 RD 등에 중점을 두고 미래인재양성의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을 통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학생들의 학습지원은 물론 정서적 어려움까지 고민을 해결해 주는 시스템 개발에 나설 계획도 덧붙였다. AI에 의존한 교육으로 교사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AI의 도움을 받아 교사는 지식촉진자가 아닌 진정한 교육촉진자로 거듭날 것임을 강조했다. 행정가·정치인·교수 등 각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온 박 원장은 한국 교육이 발전하는데 KERIS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박 원장과 일문일답이다. 취임 100일이 지났다. 소감은? “과학기술이 교육 속으로 들어오면서 우리 교육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 이상 교육이 전통적 관념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점에서 KERIS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느끼고 있다. 4세대 나이스 개발·보급과 에듀파인 유치원 확대, AI 맞춤형 학습플랫폼 구축 등 정말 해야 할 일이 많다.” 4세대 나이스가 2022년부터 적용된다. 교사 중에는 “또 바꾸냐”는 지적이 있다. “그런 말씀 하실 수 있다. 그러나 막상 4세대 나이스가 적용되면 교사들의 행정업무가 줄어들고 편의성은 더욱 향상됐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 쉽게 보고서나 도표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국정감사 등 외부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한 업무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PC로만 나이스 입력이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출결과 같은 간단한 정보는 모바일 입력이 가능해진다. 클라우딩·빅데이터·블록체인에 이르기까지 신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활용 편의성을 극대화하려 한다. 무엇보다 사용자인 교사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기 위해 교원단체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에듀파인도 새롭게 보강되는 거 같은데. “사실 우리가 가장 긴장하는 업무는 에듀파인이다. 당초 차세대 에듀파인 개발에 유치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사립유치원 사태를 겪으면서 유치원까지 에듀파인을 확대하게 됐다. 유치원에는 처음 시행하는 것이니만큼 실수가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KERIS의 강점은 우리 교육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데이터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면 굉장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매우 중요한 문제다. KERIS는 많은 데이터 가지고 있는데 그걸 제대로 쓸 수가 없다. 학생에 대한 각종 정보는 법적으로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 또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비식별화 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다 보니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노후 기자재 교체 시기 및 소요비용을 예측, 교육재정 효율화에 기여하고 교육정책이 데이터에 기반해 수립·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 아울러 기존의 EDS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 AI 지능형 맞춤형 학습플랫폼 구축을 준비 중이다. 내년 3~4월에는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소위 'AI 교사'가 등장하면 기존 교사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건 아닌지.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가르치는 존재’였다면 앞으로는 촉진자 역할이 더 중요하게 된다.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는 말처럼 교사는 학생을 컨설팅해주고, 학생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촉진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티처’에서 ‘에듀케이터’로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적응해야 한다.” 디지털교과서는 어떻게 되는가?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들어간 지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많다. 지금은 디지털교과서의 진로에 대해 냉정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디지털교과서에 다양한 콘텐츠를 붙이고 AR·VR 같은 시스템을 접합시켜줘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거 같다. 연내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보급을 확대시켜 나갈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생각이다.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 한 발짝 물러서서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할 때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 위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KERIS가 운영하는 e학습터·위두랑 서비스 연계를 통해 학습활동 데이터를 수집·분석·결과를 제공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의 교과별 내용 체계·성취기준 등을 분석해 수준별 학습 지원 및 개인별 처방을 위한 디지털학습자원지도(learning map)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에듀테크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현재 에듀테크 시장은 사교육 분야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민관산학 협력을 기반으로 교사 수업지원·업무경감·교수학습지원 등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내 에듀테크 관계자들이 학교현장과 소통하는 기회를 확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에듀테크 기업들의 규제 개선을 위한 법령 검토와 함께 에듀테크 스타트업 발굴, 지원을 위한 해커톤 등의 행사를 연내 추진할 예정이다.” 임기가 끝난 3년 뒤 어떤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원장에 취임한 뒤 놀란 게 하나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이스는 알아도 그것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KERIS는 모르더라. 누구는 학술원으로 부르고 어떤 이는 국정원처럼 정보원장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모든 국민들에게 KERIS란 이름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올해가 KERIS 출범 20년이다. 우리 기관의 정체성과 비전도 새롭게 정립해 나갈 생각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교직에 첫발을 내디뎠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 차가 되어 1급 정교사 자격연수(이하 1정 연수) 대상자가 되었다. 짧은 교직생활동안 시행착오도 많았고, 슬럼프도 겪어보고, 행복하기도 했으며, ‘이게 내 길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좌충우돌하며 지냈던 것 같다. 1정 연수에 앞서 지난 3년 동안의 교직생활을 되돌아보며,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하고, 그 고민을 가슴에 품고, 일말의 해답이라도 찾기 위해 3주간의 1정 연수를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1정 연수 1정 연수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먼저 연수를 받았던 선배 교사들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은근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함께 연수를 받은 동료 교사들에게 부탁해 조사한 설문결과를 근거로 1정 연수에서 만족스러웠던 부분과 아쉬운 점, 그리고 개선방안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만남과 인연이다. 교직생활 중 참여하는 수많은 연수 중 ‘비슷한 교육경력’을 가진 교사들이 ‘오랜 기간 의무적으로 함께 받는’ 집합연수는 흔치 않다. 교사에게 있어 만남을 통해 각자가 가진 경험과 고민을 공유한다는 것은 ‘1+1=2’가 아닌 ‘1+1=∞’의 의미가 있기에 1정 연수에서 나와 비슷한 교육경력의 선생님을 만나서 인연을 만들고,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었다. 둘째, 연수 교육과정과 배움이다. 3주라는 시간 동안 교육철학을 비롯한 새로운 교육동향·수업방식·생활지도 등 그동안 학교업무로 소홀히 했었던 교육이론들을 집중적으로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고득점의 연수점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교사로서 스스로 발전을 위해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동료 교사들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 속에 깊이 남아있다. 셋째, 교육연수원의 지원과 친절함이다. 무더위 속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청의 세심한 노력도 감동적이었다. 선생님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커피를 비롯하여 아이스크림·과일 같은 간식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도 연수생들의 입장에서 배려하고자 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연수원 직원분들의 친절은 1정 연수를 받는 내내 나름 활력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 그러나 아무리 만족스러운 연수였더라도 아쉬운 점은 역시나 있기 마련이다. 우선 ‘평가’ 문제이다. 1정 연수의 평가는 지필평가(논술형 20점·서술형 50점), 수행평가(개별 10점·분임 10점), 근태(10점)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대평가를 통해 순위를 매긴다. 학교현장에서는 경쟁을 통한 ‘줄 세우기’를 지양하라고 하면서 정작 선생님들에겐 상대평가로 줄 세우는 평가가 존재하는 한, 1정 연수의 의미가 아무리 좋더라도 교사들에겐 ‘필요악’이란 생각이 든다. 더구나 1정 연수 점수가 교감 승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도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둘째, 일정이 너무 빡빡했다. 총 15일 94시간 36가지의 교과, 그리고 평가와 분임토의까지. 아침 9~10시에 시작해 오후 4~5시에 끝나는 일정은 1학기를 마치고 지쳐있는 선생님들에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빡빡한 일정은 수업을 듣는 선생님들에게도 벅찬 일이지만, 강사들 역시 열정을 가지고 준비한 내용을 온전히 다 전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었다. 셋째, 일부 강의의 경우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전문성 부족·시간 배분 실패로 강의가 용두사미로 끝나버리거나, ‘연수생의 학급운영 방식이 잘못되었다’라는 전제하에 자신의 강의 내용을 강요하거나 자기 자랑으로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정치적 색채를 띤 강의였다. 왜 1정 연수에서 이런 것을 배워야 하는지, 어떤 의도로 이런 강의를 1정 연수 교육과정에 넣었는지 의문스럽기까지 했다. 꼭 필요했다면 왜 이 강의를 넣었는지 간략한 설명이 있었다면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다. 또한 아동학대 예방교육·교권보호·교원단체의 이해·다문화교육·코딩교육 등 이미 원격연수나 지역교육청별 집합연수로 많이 접했던 내용을 굳이 빠듯한 연수 일정에 넣을 필요가 있나 싶었다. 넷째, 지켜야만 했던 기본적 에티켓이다. 연수생 대부분은 매우 열정적이고, 매우 우수했으며, 태도 역시 모범적이었다. 하지만 몇몇 연수생들은 자신이 먹은 간식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거나, 강의 내용보다는 시험출제 여부를 캐묻는 등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교사로서 ‘기본적 에티켓’을 지키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1정 연수 첫날, “선생님들께서는 비록 연수생 신분이지만, 학생처럼 행동하기보다 교사라는 마음가짐으로 연수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던 말이 그제야 이해가 됐다. 그렇다면 1정 연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최근 1정 연수는 두 가지 이슈에 접해있다. 하나는 1정 연수 개선을 촉구하는 대자보이고, 다른 하나는 1정 연수 음담패설 논란이다. 전자가 1정 연수의 변화를 요구하는 연수생의 입장이라면, 후자는 강사의 자질문제라고 할 수 있다.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에 실시되는 1정 연수는 종료 후 연수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진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수년째 비슷한 불만과 개선요구가 이어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개선되거나, 또는 개선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면 앞으로도 제2·제3의 1정 연수 대자보나 음담패설 논란이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1정 연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첫째, 평가방법의 개선이다. 기존의 시험점수에 따른 줄 세우기 식 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 또는 P/F로의 전환이다. 개인적으로는 P/F가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굳이 평가해야 한다면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지필평가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의 평가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물론 1정 연수점수가 교감 승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 선생님의 요구이기도 하다. 둘째, 연수 일정 및 내용의 간소화이다. 장황한 백화점식 연수에서 탈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간소화가 필요하다. 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뭔지를 핵심적으로 다룸으로써 내용은 간소화시키되 양질의 연수를 실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내용 간소화가 어렵다면 선택과목을 다양화함으로써 대학 강의 방식으로 수업을 골라 듣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인다. 또한 모든 내용을 집합연수로 진행하기보다는 일부 교육청의 사례처럼 학기 중 또는 주말을 이용하여 강의를 진행하거나 원격연수로 전환하는 등 연수 일정을 줄여가는 방안을 강구해 봐야 할 것이다. 3주간의 1정 연수를 받고 나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개학을 맞게 되기 때문에 교사의 재충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다. 셋째, 강의의 질과 전문성 있는 강사의 확보이다. 교육은 교육 그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교육과 연관된 다양한 환경들을 이해하는 것 또한 교사가 더욱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지역과 직업에 관계없이 양질의 강사를 섭외하고, 학교 밖 전문가들도 강사로 섭외한다면 다양한 시선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생각할 기회가 될 것이다. 넷째, 1정 연수 이외의 정기적 연수가 필요하다. 다수의 선생님은 1정 연수 경험이 소중하고, 의미가 깊은 만큼 이러한 연수가 교직생애주기에 정기적으로 제공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 최소한 5년 단위로 1정 연수처럼 진행하되, 강제성 띠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사학습공동체와 같은 모임을 통해 끊임없이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방법도 있겠지만, 학교상황에 따라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의 희망, 열정 있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누가 뭐래도 1정 연수는 교직생애주기를 통틀어 교사 개인에게 큰 전환점이기도 하고, 이 연수를 통해 교사로서 교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을 만큼 큰 의미가 있다. 이미 나 자신은 1정 연수를 들어오기 전에 스스로 고민했던 수많은 것들을 해결하기도 했고, 앞으로도 더 교사로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열정이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연수를 통해 열정을 가진 수많은 선생님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1정 연수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비록 1정 연수의 현실이 녹록지는 않지만, 열정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했던 지난 3주간의 시간은 ‘우리 함께 성장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끝으로 이번 1정 연수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열정 넘치는 충남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현장에 돌아가서도 지금의 열정 오래도록 간직하며 힘냈으면 좋겠다. 오늘도 이 땅에서 우리 교육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선생님 화이팅!
교우 갈등과 범죄 구분하고 학교 권한 넘는 조사 안 돼 부모교육-상담교사 늘려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초등 3학년 이하의 학생폭력은 학교폭력에서 제외하고 학교 밖에서 벌어진 폭력 또한 학교폭력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우 간 갈등과 심각한 폭력을 구분해 학폭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학교가 권한을 넘어서는 사안조사를 하지 않도록 관련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교권 3법’ 중 마지막 과제인 ‘학교폭력예방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신경민 의원실과 한국초등교장협의회가 지난달 30일 ‘학폭법 시행 15년, 어떻게 개정해야 할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 포럼을 열고 학폭법의 안정적인 현장 안착과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한상윤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학폭법 개정으로 학교장 종결제, 자치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 등의 결실을 맺은 것은 매우 전향적인 것”이라면서도 “시행령 개정과 교육청에 사안을 넘기기 위한 학교 조사와 전담기구 심사 등 여전히 남은 문제가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는 “초등 저학년은 이름보다는 별명을 부르고 말보다는 손과 발이 먼저 나가는 등 연령 특성에 따른 일상적인 행위들이 발생하는데 여기에 ‘장난이라도 피해자가 괴로움을 느끼면 학폭’이라는 기준을 적용하면 초등학생들은 누구든 신고만 하면 가해학생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등 저학년과 고등학생을 같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동일한 학폭법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면서 “아직 학교라는 공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규칙과 규범을 배우기 시작한 초등 저학년은 학폭법 적용을 배제해 차가운 법과 절차가 아닌 교사의 따뜻한 지도로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학교폭력 범위에 대한 지적도 제기했다. 현재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발생한~’이라고 규정해 학교의 관리‧감독이 미치지 않은 장소에서 발생했거나 교육활동과 관련이 없는 사적인 활동 중 발생한 사안도 학교폭력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아파트 놀이터에서 발생한 다툼, 방학 중 친척집에 갔다가 발생한 현지 아이와의 다툼, 서로 만난 적도 없는 학생에게 SNS로 욕을 한 것 등이 모두 해당돼 자치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 변호사는 “학폭의 정의에 ‘교육활동과 관련해’ 또는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이라는 요건을 추가해 교사들이 서류작업, 민원처리가 아닌 학생 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금녀 대구관천초 교장도 “단순 우발적‧경미한 사안은 ‘교우 간 갈등’으로 규정해 교육적으로 해결하게 하고 심각한 신체폭력, 집단폭행, 지속적 괴롭힘, 금품갈취, 성폭력 등 범죄형 폭력은 ‘학생폭력’으로 규정,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 대응하는 등 학교폭력을 2개의 개념으로 구분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오인수 이화여대 교수는 “학폭법 시행 이후 초등에서 발생한 폭력의 비율이 중‧고교보다 2~5배 높은데 이는 폭력의 빈도와 심각성이 높다기보다 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것”이라면서 “초등 저학년의 학교폭력 유형은 모방심리가 강하고 가‧피해 학생 사이의 힘의 불균형이 적고 부모의 영향력이 큰 특징이 있는 만큼 저학년의 특성을 고려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혜정 서울반원초 교감은 “학폭이 발생하면 학교는 객관성과 공정성 시비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사안조사 단계부터 전문가가 개입해 공정한 조사와 갈등중재를 해야 한다”며 “학부모들의 공감대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취학 전 학부모 교육 의무화, 초등 전문상담교사 배치 의무화 등의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교사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가 중요한 업무로 떠올랐다.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 전형에서는 교과 성적과 함께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세특) 기록 내용 등 정성 평가를 한다. 여기에 부응해 학교에서는 학생부 쓰는 요령을 연수하고, 교사들은 학생부 기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세특 기록은 ‘학생 참여형 수업 및 수업과 연계된 수행평가 등에서 관찰한 내용’을 입력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침대로 쓰면 된다. 문제는 수업과 평가 상황 등에서 학생의 역량을 정확히 짚어내 그것을 언어로 기술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학생부 기록은 국어 선생님이 유리하다는 말을 한다. 일반 교과 선생님들이 글을 쓰기 버겁다는 의미로 무심코 던지는 말이지만, 이 말에 뜻을 같이 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즉 국어 선생님들은 글을 잘 쓰고, 타 교과 선생님들은 글쓰기에 서툴다는 인식이 일반화돼 있다. 여기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다. 우선 문학적 글쓰기와 실용적 글쓰기를 혼동하고 있다. 국어 선생님이 글쓰기를 잘 한다는 것은 문학적 글쓰기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이야기한 것이다. 학생부 기록과 관련한 글쓰기는 문학적 글쓰기가 아니다. 일부에서 학생부 내용을 부풀리기나 허위로 쓴다고 의심하는 것도 결국 학생부 기록을 문학적 글쓰기로 오해하면서 생긴 의심이다. 문학적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글쓴이의 개성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타고나야 한다.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국어 선생님은 문학을 가르치지만 문학 작품 창작에 소질이 없는 경우도 많다. 학생부 기록 등 학교에서 하는 글쓰기는 실용적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특정한 목적에 따라 특정한 인물과 소통을 해야 하는 소통적 글쓰기다. 당연히 시, 수필, 소설 등을 쓰는 방식과 다를 수밖에 없다. 문학적 글쓰기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 실용적 글쓰기는 소통 목적에 맞는 분명한 대상이 있다. 이는 재능보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사라면 누구나 실용적 글쓰기에 능통해야 한다. 실용적 글쓰기뿐만 아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는데, 글쓰기가 대표적 방법이다. 이런 주장에 교사는 가뜩이나 일도 많은데 글도 잘 써야 하냐며 푸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사는 교육에 대한 사유와 지식을 글쓰기를 통해 꾸준히 밝혀야 한다. 오늘날 교육의 상황은 복잡다양하다. 혼란스럽기도 하고, 자칫 왜곡되기도 한다. 교육에 관심이 많고, 교육에 누구나 의견을 낸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가 많다. 따라서 교실 현장에서 학생들과 고군분투하는 교사들의 글쓰기는 중요하다. 교사의 삶, 삶에 교육이 녹아드는 이야기는 공정한 비전을 제시하고 온당한 길을 안내할 수 있다. 지금 공교육은 열심히 하고도 대중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교사 집단도 과거와 달리 교육 수요자에게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사는 혼란스러운 시대에 마지막 희망이고 세상을 바꾸는 존재가 돼야 한다. 시대의 가치에 대한 사유로 미래 세계에 교육적 유산을 계승할 안목을 넓혀야 한다. 교육적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관련 책을 읽고, 비판적 사고와 대안을 말하고 글로 쓰는 성장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교사의 전문성은 반성적 실천가로서 구현된다. 글쓰기는 성찰적 활동의 최고 형태다. 성찰적 삶의 자세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만이다. 따라서 성찰로는 부족하다. 힘겹게 만든 교사로서의 삶에 실체를 글로 만나야 한다. 동료들과도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한계와 처지, 감정 등을 글로 공유해야 한다. 교육의 최고 가치와 방법은 소통이다. 글쓰기는 가장 정교한 소통 방법이다. 교실에서 나만의 언어로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억압적인 말로 하는 통제는 일시적 복종을 강요하지만 진정한 행동을 강화시키진 못한다. 직접 말로 하는 것보다 때로는 교사의 글쓰기를 통해 수긍을 넘어 감동의 권위를 느끼게 해야 한다. 삶은 글로 만날 때 더욱 고양되고 엄격해진다. 교육과 직접적 연관이 없더라도,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삶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쓰기는 지식을 자랑하기 위한 것도 타인에게 교훈을 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오직 내 자신의 참모습에 접근하기 위해서다. 글쓰기에 몰입하면 교사로서 진보적인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생활인으로서 고귀한 삶을 만난다.
벌레소리가 맑아졌습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선 때문이겠지요. 한낮이면 햇살은 뜨거워 기세등등하지만 저녁이면 바람을 타고 서늘한 계절의 변화가 전해옵니다. 얼마 전 몇 권의 책으로 여름살이를 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혜강 최한기의 『기학』, 이정우 선생의 『접힘과 펼쳐짐』을 여행가방과 책가방에 옮겨가며 들고 다녔지만 읽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서점에 들러 또 한 권의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철학자 장신주의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입니다. 새 학기는 바쁘고 책은 어렵고 생각은 무성하고 저의 읽기는 더디기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장자’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의 글을 읽으면 커다란 바람이 이는 듯하고 하늘 위로 생각이 솟구치는 듯 그렇게 가슴 속이 시원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장자』를 현대적 관점에서 해석한 이 책은 강신주 특유의 매력적인 문체로 자유분방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은 장자를 자족적인 즐거움이나 주관적이고 심미적인 기쁨을 도모했다고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장자의 기쁨은 기본적으로 타자와의 마주침과 삶의 고양으로부터 유래하는 것이다. 그래서 타자와의 연결 혹은 연대가 봄(春)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이야기에 다시 한번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나의 삶이 타자와의 연대를 통해서 경쾌해지고 활발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234 장자 역시 기쁨의 윤리학을 지향했던 삶의 철학자였다. 기쁨의 윤리학이 가능하기 위해서, 다른 무엇보다도 자유로운 개체들의 마주침과 연대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장자가 권한 즐거운 연대의 가능성을 실천하는 일일 것이다. p.235 강신주는 서구의 다양한 철학자의 해석을 빌려와 타자와 소통의 문제를 집요하게 고민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퇴근 후 다 읽지 못한 부분을 졸음과 싸우며 읽었습니다. 노자를 나무(tree)의 이미지로 장자를 리좀(Rhyzome)의 이미지로 비교하는 들뢰즈(Gilles Deleuze)의 이론을 가져와서 해석하는 모습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나무는 땅에 굳건히 뿌리를 박고 서서 무성한 가지와 잎들을 지탱하는 식물이다. 여기서 나무의 뿌리는 눈에 보이는 모든 가지와 잎들에 앞서 존재하는 절대적 근거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뿌리줄기’라고 번역될 수 있는 리좀은 나무와 전혀 다른 활동을 하는 식물이다. 이것은 땅속에서 부단히 증식하여 다른 뿌리줄기의 연결되기도 하고 분리되기도 하면서 온갖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 결국의 나무의 이미지가 중심과 토대에 기초하여 작동하는 수직적인 위계적 철학을 상징한다면, 후자 리좀 이미지는 타자와 조우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자신을 변형시키는 수평적인 철학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pp.208~281 벌레소리는 이제 합창으로 바뀌고 세기는 더 강해졌습니다. 가을 초입입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장신주 지음, 그린비, 2007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임용시험 세부사항 결정권 위임, 장학관 특채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교육자치정책협의회(이하 교자협) 결과를 발표하자 교총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교육부와 교육감협의회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회 교자협을 개최하고 교육감 인사권 확대 관련 의결사항을 발표했다. 교자협은 교육감의 인사 자치를 확대한다는 이유로 교원임용시험 세부사항 결정 권한을 시‧도교육감에게 위임하기로 하고 방안 마련에 나서는 한편 교장(감) 등의 경력이 없는 평교사를 장학관‧연구관으로 특별채용 할 수 있도록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 등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교장자격연수에 대한 교육감의 자율권 강화도 심의했다. 현행 3곳인 교장자격 연수기관 지정권한을 시·도교육감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운영에 관한 자율성 강화를 논의하기로 했다. 올 1학기 논란의 핵심이었던 자사고 문제와 관련해 ‘자사고·특목고·특성화중학교 지정·지정취소·운영에 관한 규제 개정안’도 논의됐다. 내년 상반기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완료한 후 자사고를 포함한 고교체제 개편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 외에 학교신설사업 중앙의뢰심사 대상금액 상향 조정 등 전반적인 투자심사 제도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28일 논평을 내고 “교원을 국가직으로 두는 것은 교원 처우 등에 대한 균등 지원 정신이 담겨있을 뿐만 아니라 자질과 역량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유지함으로써 지역적 편차나 차이 없이 양질의 교육 제공을 보장하려는 의미”라며 “교원의 선발 기준과 방법을 시·도마다 제각각으로 만드는 것은 국가의 교육적 책무를 약화시키고 교원을 지방직화 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성평가 중심의 2차 수업시연과 심층면접 비중만 높아질 경우,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자칫 정치·이념색이 반영돼 편향 선발 논란과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며 “임용시험의 시·도 위임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그간 정책연구를 통해 교사 공모제 등 교육감의 자의적 권한을 강화하는 임용제도 변경을 제안해왔다. 교총은 이어 “현장성 있는 교원 선발을 위한 임용시험 개선은 필요하지만 교육감 권한을 늘려 해결할 일이 아니다”라며 “국가 차원에서 교·사대 교육과정에 현장성을 높이고, 교육과정과 괴리되지 않는 임용시험 개선 방안 등을 마련해 지원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평교사의 장학관 특진 부활에 대해서도 중단을 촉구했다. 평교사의 장학관 특별채용은 사실상 두 직급 특별승진에 해당해 선출직 교육감들이 인사철마다 선거 보은 인사, 코드 인사를 위해 악용해 논란이 됐던 제도다. 2014년 9월 1일 자 인사에서 9명의 평교사가 장학관으로 전직임용이 될 정도로 사례가 늘자 교육부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교장, 교감 경력 1년 이상을 요구하는 제한사항을 ‘교육공무원임용령’에 명시했으나 교육감들은 이후에도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보은 인사를 강행했고, 해당 제한요건의 폐지를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교총은 “이미 폐해가 심각해 요건을 강화했던 것을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은 보은·코드인사를 더욱 거리낌 없이 하겠다는 행태”라며 “인사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인사 형평성과 신뢰 상실, 위화감 조성 등 현장 교원의 사기만 떨어뜨리는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또 “시·도교육감은 국가의 교육적 책무를 약화시키고 공정한 인사제도 훼손과 교원의 지방직화를 가속화하는 권한 이양에 몰두하기보다 학교의 자율성 확대에 주력하고, 학교 지원기관의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내년 교육 예산으로 77조 2466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보다 2조 3303억 원(3.1%) 증가한 규모다. 고교 무상교육과 직업계고 지원 및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2020년도 교육예산안을 확정, 발표했다. 우선 고교 무상교육에 6594억 원을 편성한다. 무상교육에 필요한 전체 재원의 47.5%다. 내년 고교 2·3학년(약 88만 명)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무상교육이 시행되면서 학생 1인당 연간 약 160만 원의 교육비가 절감될 것으로 교육부는 내다봤다. 올해 일몰기한이 끝나는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는 3년 연장하고,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에 3조 7846억 원을 투입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479억 원(0.4%)을 증액하는 데 그쳤다. 고등교육 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7.2% 늘어난 10조 8057억 원이 편성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80억 원 규모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이 신설된다. 대학·전문대 혁신지원 사업과 대학의 학술 연구와 대학원생을 지원하는 두뇌한국(BK)21사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강사 처우를 개선하는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 안착을 위해 강사들의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 관련 예산도 늘렸다. 내년 전체 예산은 늘었지만, 시·도교육청의 재정부담은 줄지 않았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일정 부분 해소됐지만, 고교 무상교육 전면 도입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예산안에 포함된 재원을 뺀 나머지는 교육청(47.5%)과 지방자치단체(5%)가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장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한정돼있고, 재정부담이 줄지 않는다면 결국 학교운영 예산이 감소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유다. 실제 2017년 공립학교회계분석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교육복지 투자가 확대되면서 기본 교육활동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가 한시적으로 연장됐지만, 향후 예산확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재원인 교육세로 충당돼 재정 일부가 잠식된 상태다. 교총은 “유·보 통합을 통해 누리과정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고 보건복지부 예산 조정 등을 통해 교육재정이 잠식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교권 3법’ 개정이 마무리됐다. 한국교총은 교권침해 요소가 있는 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을 개정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조직의 온 힘을 쏟아부었다. 무너져가는 교단을 일으켜야 우리나라 교육이 되살아난다는 일념에서 비롯된 절박함이었다. 그 뒤에는 교총의 행보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지를 보낸 18만 회원들이 있었다. 본지는 새 학기를 맞아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총과 함께하는 교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교원 개개인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조직과 단체의 힘을 통해 실현할 수 있습니다.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과 교권보호, 교원의 전문성 향상 등도 실현 가능합니다.’ 부산교총 회원가입서에 쓰인 문구다. 교원단체가 왜 필요한지, 교원단체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를 교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교총이 하는 일과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도 소개한다. 회원 가입에 필요한 내용만 나열한 기존 양식과는 달랐다. 회원가입서에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 건 정인희 부산 장산중 교사(부산교총 부회장)의 아이디어다. 내용도 직접 정리했다. 정 교사는 “회원 가입 전에 교총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회원이 되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를 한 번 더 알리고 싶었다”고 귀띔했다. 정 교사는 신규 교사 시절, 교장 선생님의 권유로 교총에 가입했다. 교총이 어떤 곳인지 잘 알지는 못했지만, 교사라면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중견 교사가 됐고, 교육 현장이 무너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후배들을 위해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동료가 학생, 학부모에게 무차별적으로 당하는 모습을 봤어요. 교사로서 학생을 지도했을 뿐인데… 분개했지요. 평생 교육에 몸담은 교사로서 회의감도 밀려왔어요. 한 번 왔다 가는 인생, 우리나라 교육에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웃음)” 그렇게 정 교사는 부산교총 회장단 선거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부산교총 부회장으로 당선됐다. 선거 과정을 거치고 활동하면서 교원단체에 대해 모르는 교사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자신의 신규 시절이 떠올랐다. 어떻게 하면 교원단체의 역할과 교총에 대해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는 “교사로서 교원단체 가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교권침해 사건부터 학교 현장의 고충 등 교원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교육 당국에 교사들의 의견을 전달하기조차 쉽지 않지요. 하지만 개개인이 모여 단체를 이루고, 뜻을 모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교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교권을 지키는 일도 ‘함께’라야 가능해져요.” 정 교사는 최근 사서교사들의 고충을 접하고 학교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해 사서교사 배치율을 높여야 한다는 뜻을 지역 교육청에 전달했다. 학교도서관법 시행령이 개정돼 학교도서관 전담 인력을 학교마다 1명 이상 배치해야 하지만, 사서교사가 아닌 교육공무직 사서를 배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교육청으로부터 사서교사가 배치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교원 30여 명은 교총에 가입해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동료, 지인들을 도울 때 ‘교총 회원 되길 잘했다’ 생각해요. 교총을 통해 직접적으로 도울 방법을 알게 된 덕분이죠.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것, 교원들의 뒤에는 든든한 교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학교생활에 두려움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등록금 분할납부도 가능 누리과정 예산지원 연장 조국 현안질의 놓고 설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2023년부터 대학 입학금이전면 폐지되고 등록금 분할 납부가 가능해져 대학생 및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이 완화된다. 또 올해 말 종료예정이었던 누리과정 예산의 정부 지원이 3년 연장돼 영유아 보육 안전성 확대가 기대된다. 국회교육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총 11건의 법률안을 의결했다. 먼저 고등교육법은 징수의 정당성 및 산정근거의 모호함, 고액등록금의 원인으로 꼽히는 등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돼온 대학교 입학금을 2023년부터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기별 등록금을 2회 이상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교육부와 사립전문대를 포함한 국‧공사립대는 2022년까지 단계적 폐지, 2023년 완전 폐지에 합의한 바 있으며 이번 개정안은 합의내용을 법률에 반영해 규범력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2017년 기준 국공립대 입학금은 약 15만 원, 사립대는 77만 원 수준이었다. 다만 대학원의 경우 학부 과정에 비해 보편성이 낮고 입학금 폐지를 유도할 재정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고려돼 폐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등록금 분할 납부는 법 공포 6개월부터 시행하며 본회의 의결 시점에 따라 이르면 내년 1학기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은 종래 올해 12월 31일 일몰 예정이었던 누리과정(만3~5세 유아 대상 공통 교육‧보육과정) 예산 지원을 3년 연장하는 내용이다. 지난 2012년 도입된 누리과정은 2015년까지는 정부와 교육청이 재원을 나눠서 부담해왔다. 그러나 2016년부터 정부가 누리과정 재원을 교육청의 교부금으로 부담하도록 결정하자 일부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는 소위 ‘보육대란’이 일어났고 이에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를 설치해 2017년부터 3년 간 2조 원의 누리과정 재원을 조달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분쟁을 해결한 바 있다. 교육위는 “이번 특별회계법은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재원 부담에 대해 별다른 협의가 진척되지 못해 영유아교육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통과된 것”이라며 “당초 조승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특별회계를 5년 연장하는 내용이었으나 정부가 누리과정 재원 부담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신속히 준비하도록 촉구하는 의미에서 3년 연장으로 수정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는 소관 법률안과 결산안을 의결한 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논문 1저자와 특혜입학에 대한 의혹을 다루자는 한국당 의원들과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 간 설전이 벌어졌다.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교육관련(조국 후보자 딸 문제) 현안에 대해 국민들께서 궁금해 하는 내용에 대해 국회가 알 권리를 충족해 드리는 게 옳다”며 현안질의를 요청했고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안질의는 합의 된 바 없다”고 맞섰다. 회의는 공방을 벌이다가 1시간 만에 산회됐다.
입시위주 교육폐단에 공감 “스쿨리뉴얼 함께 해나가자”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교육정책 공조 및 협치 강화를 약속했다. 손 대표는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운데 결국 핵심은 교육문제”라며 “교육에 대한 관심이 보통 큰 것이 아니어서 사모펀드, 운동권 같은 얘기는 있지만 그것보다도 딸의 인턴과정, 장학금 수령과정 등이 입학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입학시험을 치른 학생들, 또 입시 경험이 있는 청년들, 그 학생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고 마음을 쓰는 학부모들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 교육이 입시위주로 되면서 모든 것이 어긋나고 왜곡된다”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교총회장의 노고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교육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바른미래당이 국회에서 할 일에 대해 좋은 말씀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바른미래당 소속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과 임재훈 간사, 채이배 정책위의장도 함께 자리해 학제개편 문제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교육과 일자리의 미스매치 문제 등을 언급하며 교총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찬열 위원장은 학제개편 공론화를 제안했다. 유치원을 정규 스쿨링존에 넣고 초등을 1년 감축하고 및 중‧고교 6년을 5년으로 줄여 졸업시기를 2년 앞당기는 ‘1‧5‧5‧4’ 체제로의 개편이 핵심이다. 졸업시기를 2년 앞당기면 학생들이 적성에 적응하는 기간을 좀 더 확보하고 경제활동도 더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다. 채이배 정책위의장은 “아이들 교육에서 적성을 찾고 그에 맞는 일자리로 나아가게 하는 과정이 미흡하다보니 대학이 필수코스가 되고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낭비된다는 생각”이라면서 “학제개편을 통해 빨리 적성을 찾고 ‘선취업 후진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 회장도 이에 공감했다. 그는 “이번 37대 회장단 취임 때 내 걸었던 공약 중 하나가 선취업 후진학”이라면서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를 잘 활용해 자신의 적성을 일찍 파악하고 일자리를 가진 뒤 필요한 경우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교육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권 3법 통과를 계기로 교육 본연의 역할을 회복할 수 있도록 ‘스쿨리뉴얼’ 운동에 동참해줄 것도 당부했다. 하 회장은 “선생님은 선생님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임하고 학부모는 학교를 믿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를 회복하는 데 교권 3법 개정의 목적이 있는 만큼 법 개정의 취지, 내용 등에 대한 교원, 학생, 학부모 대상 교육을 강화하고 시행령과 시행규칙, 매뉴얼을 마련하는 데 관심 갖고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교총은 이밖에도 △일관성과 안정성을 담보한 초정권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무조건적인 유초중등 지방이양 반대 △교원 주요수당 인상 등 처우개선 등 주요 교육현안에 대한 학교 현장의 입장을 전달했다.
어릴 적 교통사고로 인해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의 삶을 살아야 했다. ‘장애’, ‘장애인’이라는 인고의 과정을 겪어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특수교육과를 지원, 졸업 후 지금까지 특수교사로 18년째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이야 장애학생들의 진로직업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2001년 후 졸업하고 기간제로 근무를 했을 당시에는 통합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2001년부터 통합교육은 물론 장애학생들의 진로ㆍ직업교육에 대해서도 배웠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과 협력하여 지원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서 나름대로 통합교육과 장애학생들의 진로ㆍ직업교육에 대해서는 자신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나의 근무지는 대부분 대구, 광주시, 용인시, 성남시 등 대부분 인구가 많고 장애학생들에 대한 지원 인프라가 많이 구축되어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2012년 양평에 와서 나의 자신감은 무너져 버렸다. 상수도 보호지역으로 인해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그 흔한 장애인 복지관 하나 없어 장애인 진로ㆍ직업교육의 황무지나 다름이 없었다. 거기다 중학교 때까지 이곳에 특수학급에 대한 명칭은 ‘도움반’, ‘학습 도움반’, ‘희망반’등 유치원에서 사용할 만 것들이 쓰이고 있어 고등학교에 온 비장애학생들의 특수학급에 대한 인식은 그야말로 안 좋은 상황이었다. 또한 특수학급의 학생들은 중학교 때까지 대회를 나간 학생이 단 1명도 없고 놀림으로 인해 비장애학생들에 대한 두려움과 적대감이 많이 있었고 자존감도 낮은 상태여서 어디서부터 시작을 할지 몰랐다. 일단 2012년 특수학급에 들어온 4명과 함께 컴퓨터 교육(워드, 인터넷검색)을 시켰다. 그리고 그해 4월에 IT 페스티벌에 나갔으나 결과는 뻔하였다. 학생들에게는 ‘괜찮아! 처음 대회니까 앞으로 준비 잘해서 우리 한번 만들어 보자. 선생님 잠시 화장실 다녀올게.’라고 말하고 화장실에 큰 볼일을 보러 갔었다. 볼일을 보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 그곳에 대회 진행자 둘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아니 촌구석에 있는 애들 데리고 이곳 수원까지 왜 왔지! 애들 괜히 고생만 시키고 말이야! 여기 대도시에서야 애들 수준도 있으니까 자기가 조금만 해도 좋은 결과를 얻지. 아무것도 모르는 촌 애들 데리고 뭐하겠다고 이곳까지 왔는지…’그 얘기를 듣고 화장실에서 1시간 동안 멍하니 앉았다. 장애인 것도 서러운데 장애도 대도시와 시골로 나눠서 차별을 하는가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에 이 이야기를 해준 대회 관계자가 너무 고마웠지만 그때에는 ‘두고 봐라. 우리 촌 애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반드시 보여주리라.’ 속으로 다짐 또 다짐을 하였다. 다음날부터 일주일간 양평지역(양평이 경기도에서 땅이 제일 넓음)을 차로 여기저기 다 돌아보았다. 마트가 몇 개가 있는지, 어떤 사업체가 있는지, 대중교통의 시간, 전철이 하루에 몇 대가 움직이고 막차 시간이 어떤지, 시외버스가 어디로 가고 하루 몇 대 운영하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나름대로의 취업과 관련한 로드맵을 짰고 그 로드맵 위에 특수운영계획서는 물론 별도로 진로직업계획서인 전환교육계획서(장애학생들의 개별화 진로직업계획서)를 다시 만들었다. 계획서를 나름대로 잘 만들었으나 고민이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고등학교의 비장애학생들에 대한 장애학생들에 대한 인식이었다. 사회성 기술 중 또래 관계가 정상적으로 성장해야지 제대로 된 진로·직업교육을 할 수 있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또래 관계가 올바르게 형성되지 않으면 졸업 후, 대인관계로 확장되지 못하고 가정으로 돌아오는 악순환과 학교 내 비장애학생들의 ‘장난’과 ‘폭력’의 대상으로 이어져 진정한 통합교육이 정착을 하지 못하고 고정관념과 편견만이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들이 함께하는 동아리를 생각하여 ‘투게더’를 만들었고 그 계획서를 교장, 교감선생님께 말씀드렸다. 그분들 또한 장애ㆍ비장애학생들이 관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개별화 교육지원팀 회의를 다시 열어 동아리 ‘투게더’에 대한 취지를 설명하고 동시에 장애인 날 등에 특정한 날에 전체 장애 인식개선 영상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을 하여 창의적 체험학습 시간을 이용해 인권개선 교육을 1학년을 대상으로 반별로 2시간씩 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각 1학년 통합학급 담임들로 하여금 진로를 사회복지, 특수교육, 평생교육, 심리 쪽으로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추천받아서 심사하여 2012년 4월부터 본격적인 투게더 동아리 활동을 전개하였다. 주된 활동은 장애학생들은 자신들이 배우고 있는 바리스타, 컴퓨터 교육에 대한 멘토, 비장애학생들은 장애학생들에게 수학 특히 화폐와 관련한 연산에 대한 멘토를 해주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그러나 처음 동아리에 들어온 비장애학생들은 고등학교 오기 전까지 장애학생들을‘도움반 학생’으로 생각하고 자신들과는 다르고 도움을 줘야 살아가는 학생들로만 알고 있었고 장애학생들을 위한 봉사동아리로 인식하고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입을 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동아리를 활동하기 전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 6시간씩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장애인복지법’에 나와 있는 장애 명칭과 각 장애 영역에 대해 학습을 시켰다. 처음에는 비장애학생들이 이러한 학문적인 공부를 하는데 짜증을 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장애의 종류는 물론 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심리 등이 이렇게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각 장애에 맞는 진로·직업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눈으로 확인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무조건 도움을 주어야 살아가는 존재로만 알고 있던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해 스스로 반성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장애에 대한 이론적 학습을 하고 함께 시작한 동아리 활동도 실제 생활과 접목이 되지 않아 서로가 소통을 하는 데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멘토·멘티의 관계가 되었다. 6개월이 지나면서 활동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 도달하기까지 정말 힘들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특수학급 학생인 나의 아이들이었다. 통합교육과 진로ㆍ직업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장애학생들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을 깨기 위해서는 오로지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실력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2012년 4월 중순부터 우리 특수학급 학생인 전환교육실 학생들은 오전 7시 30분부터 저녁 11시까지 바리스타(원두머신을 이용한 바리스타, 핸드 밀을 이용해 하는 핸드드립)자격증과정과 컴퓨터자격증과정(ITQ 워드, 인터넷검색, 파워포인트)에 주말도 없고 방학도 없는 고난의 행군을 시작하였다. 이제야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무식하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바리스타의 경우, 지금은 학교내에 카페가 만들어져 판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장비가 없어 학교에서 대형TV에 원두머신 사진을 띄우고 박스를 그 밑에 두어서 연습하게하고 주말에 광주나 이천 등 카페가 있는 학교나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에 이용해도 된다는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 목숨 걸고 돌아다녔다. 그래서 차량정비도 제때 하지 못해 엔진에 연기가 나서 통째로 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강행군의 결과는 8월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바리스타자격증, 컴퓨터 워드, 파워포인트 자격증 등을 취득하였고 그 결과 자신감을 회복하여 비장애학생들에게 자격증을 보여주고 당당히 멘토를 하였다. 비장애학생들의 인정이 시작된 것은 물론 그 학생들의 구전효과가 전달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013년에 들어온 전환교육실에 6명의 신입생이 들어왔다. 6명 또한 중학교 때까지 아무런 대회도 나가지 못했고 자존감도 낮았다. 그래서 우선 2학년 학생들로 하여금 멘토를 하게 하였고 동시에 하반기부터 바리스타 대회를 준비 출전하여 상을 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1학년들도 ‘우리도 열심히 하면 선배들처럼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였다. 그렇게 1년이 지나 2014년에 나는 2012년 제자들에게 멸시감을 줬던 경기도 장애인 IT 페스티벌 대회에 참가하여 지적 MS 부문(인터넷검색, 파워포인트), 시각 MS(엑셀, 인터넷검색)부문에서 최우수를 수상하였다. 그러자 대회 관계자분들이 놀라서 나에게로 왔다. “어떻게 지도하셨기에 시골 애들이 이렇게 변할 수 있죠?”라고 묻기에“그렇게 말씀하시는 분 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2년 전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러자 관계자가 사실 10년 넘게 하면서 군 단위에서 오는 학교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무심코 그런 말을 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사과를 하였다. 이후, 이 대회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종합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또한 바리스타에서도 1등을 하는 등 우리들의 거침없는 질주는 계속되었고 그 결과 서서히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은 사라지게 되었다. 이런 결과와 단결된 힘으로 우리는 2014년 하반기부터 지역사회로 장애ㆍ비장애 학생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미술상담 및 바리스타 체험, 지역 평생학습축제, 2015년 독거노인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및 바리스타, 유네스코 선정동아리 사회적 약자, 인권개선 활동, 바리스타 재능기부를 통한 소통하는 마을공동체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2016년에 카페실습실이 마련이 되어 지역에 주민들과 독거노인들을 위한 바리스타 과정을 바리스타 자격증을 소유한 장애학생들이 멘토한 것과 2017년에는 중ㆍ고등학교 학생,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를 전환교육실 학생들이 직접 제조하고 판매 운영하면서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중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까지 전달되어 부정적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게 되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도 우리 전환교육실(특수학급)을 두고 ‘비장애학생들 보다 훨씬 더 힘들다.’, ‘여기서 3년의 과정을 제대로 하면 졸업 후, 취업하여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라고 지역의 장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동시에 또 하나의 큰 변화는 바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자녀를 둔 가정이다. 초등학교 때까지 자녀를 같은 학교에 보냈지만, 도움반에 자신의 동생, 형, 누나가 다니면 비장애 형제·자매들에게도 같이‘놀림’이나 ‘장난’의 대상으로 여겨 다른 학교로 전학을 요구하는 등 또 하나의 가정문제로 크게 부각이 되었지만, 우리 학교에 대한 소문이 비장애 형제·자매들에게 귀에 들어가다 보니 장애를 가진 형제·자매가 와도 피하거나 하는 행동이 없어져서 부모님들의 근심 걱정이 한시름 덜었다고 한다. 이것이 나의 아이들과 함께한 소(통)나(눔)기(쁨)가 가져다 준‘사랑의 힘’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우리들의 작은 소리가 모여 메아리가 되어 전국에 퍼져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은 물론 나아가 사회의 약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사라지고 ‘다양성’과 ‘차이’가 인정되는 ‘레인보우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제자들과의 소나기는 계속될 것이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동상 수상자 수상 소감 장애·비장애 학생 함께 어울러야… 우선 2019교단수기 공모에 수상을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2001년 처음 특수교육과 인연을 맺은 후 1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느낀 것은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은 제도와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소통하고 만들어가며 늙어 갈 때 비로써 바뀐다는 것입니다. 2019수단공모에 각 분야별 수상을 받으신 선생님들께 부탁 말씀드립니다. 장애학생들과 비장애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통합프로그램도 많이 개발하셔서 적용시켜 주십시오. 그러면 20년 후에는 장애인식개선교육, 통합교육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같이’가 ‘가치’로 ‘획일성’이 ‘다양성’으로 인정되며 사람이 중심인 대한민국이 될 거라 믿습니다. 끝으로, 2019교단수기 공모에 수상하신 모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우리가 모르는 부자나라 미국의 교육 미국 대학의 컨설팅 요청을 받아 잠시 피츠버그대학에 나와 있다. 여기에 있으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사를 접해 한국의 선생님들과 나누고자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교사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사회가 나서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상황은 어떠하고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잘 아는 것처럼 미국 교사들의 급여는 국민 1인당 소득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이러한 박봉에도 불구하고 1인당 평균 연 500달러 정도의 사비를 털어 개인 필기류와 크레용 등의 학용품을 구입해 이를 준비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울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모든 학용품을 개인들이 준비해야 한다. 각급 학교는 학기 초가 되면 개인들이 준비해야 할 학용품 상세 목록이 가정에 전달한다. 그런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혹은 다른 이유로 이를 준비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고, 이로 인해 수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또한, 더 풍부한 자료와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교사들은 이에 필요한 용품을 학교가 제공하지 않기에 자신이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교사들이 개인 호주머니를 털어 학생들을 돕고, 분필과 복사용지 등 추가로 필요한 수업용품도 준비하는 것이다. 개인 돈 써가며 수업 준비하는 교사 23일 NBC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 타일러 카운티의 초등학교 교사인 코트니 존스(Courtney Jones)는 여름 방학 일부를 다가오는 학년도를 준비하는 데 보내고 있다. 이 준비에는 전문성 개발을 위한 연수 참여만이 아니라 개인 돈을 써서 새 학년에 필요한 학용품 등을 갖추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존스는 4학년 수학과 3~5학년 영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수업 준비를 위해 필요한 도서관 수업용 책, 바인더, 기록장을 포함해 기타 학교나 교육청이 지원하지 않는 비품은 교사가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 미국 교사들은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이러한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래서 최근 교직 3년차인 존스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교사들의 학용품 구입을 도와달라는 호소를 시작했다. 존스는 먼저 페이스북에 그룹 ‘교사지원(Support a Teacher)’을 만들었는데 2주 만에 가입자가 2만 명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그룹 범위를 트위터로 확대하고 해시태그를 통해 일반인들의 후원을 요청했고, 첫 주에만 6만 달러를 모았다. 이제는 캠페인을 인스타그램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 자선단체에 따르면 그 그룹 교사들이 구매 품목으로 올린 것을 모두 구매하기 위해서는 130만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 교육부가 실시한 2015~2016 ‘전국 교사·교장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업용품 구입을 위해 교사 1인당 연평균 479달러를 사용하고 있다. 존스는 이러한 통계는 최소치를 보여주는 것이고, 실제로 자기 주위에는 연 2500달러를 수업용품 구입에 사용하는 교사도 있다고 밝혔다.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6학년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매켄지 마툰(Mackenzie Mattoon)은 교실 비품상자에서 시작해 복사용지에 이르기까지 벌써 학기 준비를 위해 600달러 정도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NBC 보도 이전에도 이를 상세히 다룬 보도가 많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Akhtar, Aug 17, 2018)는 19개 주의 31명 교사를 대상으로 연봉과 학급비품이나 수업용품 구매를 위해 개인이 지출하고 있는 금액을 조사했다. 어떤 교사는 심지어 수천 달러를 학급 비품 구매에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현상은 공교육비가 감소한 데 기인한다. 10여 개의 주는 2008년 경기후퇴 때보다도 더 적은 금액을 학교교육비로 사용하고 있다. 42개 주에서 교사의 급여가 10여 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도에 소개된 사례 몇 가지만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뉴욕의 한 교사는 연봉이 6만 8000달러이고, 학용품 구입에 500~1000달러 정도를 사용한다. 플로리다주 초등학교 교사인 베네사(Vanessa)는 연봉은 3만 8000달러이고, 200달러 정도를 학용품 구입에 사용한다. 플로리다주 고등학교 교사 킴벌리(Kimberly)의 연봉은 4만 2000달러인데, 과거에는 학용품 구입을 위해 사비를 썼는데 지금은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한다. 뉴멕시코주의 초등학교 교사 제니퍼(Jennifer)는 경력 2년에 석사학위를 갖고 있다. 세전 연봉은 3만 5000달러이고, 월 1900달러가 입금된다. 그는 월 30에서 100달러 정도를 학용품 구입에 사용한다. 교육은 ‘부모 책임’이라는 인식 때문 관련 뉴스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스쳤다. 세계 최고 부자 나라라고 하는 미국에서 이러한 일이 생기는 이유는 교육은 일차적으로 부모 책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납세자들도 자녀 졸업 후에는 주 정부 예산 중에서 교육비 비중을 낮추도록 요청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는 늘 우리 교육의 문제점만 본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의 지원과 교사의 헌신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들도 근무여건이 더 나은 나라의 상황을 보면서 그 나라 한 측면만 이야기한다. 가령 미국은 행정업무가 없다는 이야기만 할 뿐 그들이 얼마나 박봉에 시달리는지, 그래서 유능한 사람들이 교직을 기피하여 일반 공립학교 교육이 얼마나 열악한지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미국의 좋은 학구에서 자녀를 교육한 부모들은 미국 학교가 개인의 개성을 잘 살려주고, 아이들 기를 살려주는 천국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좋은 학교를 시찰하고 온 사람들이 미국교육의 환상적인 측면을 이야기하고, 그것이 미국교육인 것처럼 널리 인용된다. 우리의 믿음과 달리 미국 학교에는 천국과 지옥이 병존하고 있다. 전면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제외하고는 부모가 점심값을 내거나 도시락을 챙긴다. 스위스는 점심시간이 2시간이고,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은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와야 한다. 뉴질랜드도 모두 도시락을 가져온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학교에서 갓 요리한 따스한 점심을 대접받고 있는 것을 보며 놀라는 미국 학생의 이야기가 아만다 리플리(Riply, 2013)의 책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에 보면 있다.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이 대접받는 부분은 모른다. 다만 학교가 지옥이고 심지어 감옥이라고 생각하며 끝없는 불만을 쏟아내는 학생들이 많다. 감옥이라는 학교에서 출소하면 천국이 기다릴 것으로 착각했다가 살벌한 현실, 막막한 현실 앞에서 학교가 자신들이 생각한 것처럼 감옥인 것만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아직 우리나라는 학교교육을 중시하며 비록 부족한 점은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무상급식, 학용품 제공, 심지어 수학여행비와 교복을 제공하는 교육청도 있다. 이러한 지원은 국가 경제가 좋을 때까지 만이다. 이미 세계 경제가 축소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고, 미국 10개 주의 교사 급여가 10년 전보다 더 낮아졌다는 기사를 접하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의 강점 살려 나가는 노력 필요 공립학교에 대한 우리나라 학부모의 실망이 커지면 언젠가 미국처럼 될 것이다. 돈 있는 부모들은 사립학교를 보내거나 자기들끼리 부유한 지역에서 많은 교육세를 모아 최고급 사립형 공립학교 교육을 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아주 질 낮은 공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학부모, 교육행정가, 교육자들 몫이다. 인과응보는 한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세대 간에도 적용된다. 오늘의 우리가 잘못하면 그 피해는 죄 없는 다음 세대가 지게 될 것이다. 문제점 개선 노력만이 아니라 국제 비교 관점에서 우리 교육의 강점을 찾아 이를 살려가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으며 미래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매년 교육부가 주관하는 올 1학기 전국 초중고교 학생 학교 폭력 전수 조사인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 초중고교 학교폭력조사는 매년 두 차례 실시되는 데, 초등학교 제4학년부터 고등학교제3학년까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1학기에는 학생 전수 조사, 2학기에는 표본 조사(15만명 표본)로 진행되고 있다. 이 조사는 학기초인 지난 4월 한 달간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제히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전체 초·중·고등학생 중 410만명 중 372만명(90.7%)가 응답하여 약 6만명(1.6%)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으러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3.6%가 학교 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학교 폭력의 유형이 과거 신체적 폭력에서 집단따돌림이나 사이버 괴롭힘, 헛소문 유포 등과 같은 '정서적 폭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초중고교 학생 학교 폭력 일제 전수 조사에는 전국 학생 410만명 중 372만명(90.7%)이 조사에 참여했고, 이중 약 6만명(1.6%)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2018년 1.3%(약 5만명), 2017년 0.9%(약 3만7천명)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3년 연속 피해 응답률이 증가해 학교 폭력이 일선 학교에서 수그러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되고 있다. 이번 조사의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생 3.6%, 중학생이 0.8%, 고등학생이 0.4%였다. 학교급이 낮을수록 학교 폭력이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교해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률이 0.8% 포인트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중학생은 0.1%포인트 증가했고 고등학생은 동일했다.한편, 학교 폭력 가해자 유형은 같은 반 학우(48.7%)가 가장 많았고, 이어 같은 학년 다른 반 학우(30.1%)로 나타났다. 피해 장소는 교실(30.6%)이나 복도(14.5%)가 가장 많았다. 학교 폭력이 학우 중심으로, 학교 공간에서 빈발하는 것으로 드러나, 학교에서의 생활지도와 인성교육 강화 등에 일대 경종을 울리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응답이 10%를 넘겨 세 번째로 많았다.피해 유형을 학생 1천명당 응답 건수로 보면 언어폭력이 8.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집단따돌림(1천명당 5.3건), 사이버 괴롭힘·스토킹·신체폭행(이상 1천명당 2.0건)으로 나타났다. 금품갈취(1.4건), 강제심부름(1.1건), 성추행·성폭행(0.9건) 피해도 있었다. 특히 왕따·은따 등 집단따돌림 피해는 2013년 이후 1천명당 3∼4건 수준을 유지하다 6년 만에 1천명당 5건을 넘었다. 피해유형별 비중에서도 언어폭력(35.6%), 사이버 괴롭힘(8.9%), 신체폭행(8.6%) 등은 지난 해와 비슷한 데, 집단따돌림은 전체의 23.2%를 기록해, 작년보다 6.0% 대폭 증가했다. 최근 디지털 스마트 시대에 학생들이 휴대하고 있는 휴대폰으로 학우들에게 저지르는 사이버 폭력 등에 대한 특단의 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다른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을 가해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0.6%(2만2천명)로 작년(0.3%·1만3천명)보다 0.3%포인트 늘어났다. 가해응답률은 2013년(1.1%·4만7천명) 후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해 이유로는 초등학생은 '먼저 괴롭혀서'(32.1%)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중학생은 '장난으로'(22.3%), 고등학생은 '마음에 안 들어서'(20.7%)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주변에서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방관했다는 비율은 지난해 30.5%에서 0.4% 포인트 줄었고, 학교폭력 피해 후 주위에 알리거나 기관에 신고했다는 비율은 지난해 80.9%에서 0.9% 포인트 늘었다. 학생·학부모들의 학폭 신고 정신과 사회적 경각심이 제고된 효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이번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 조사)' 결과와 2학기에 실행될 '2019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15만 명 표본 조사)'를 토대로 특단의 학교 폭력 근절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물론 교육부는 올해 두 차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말께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2020∼2024년)'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지만, 그동안 의례적이고 피상적인 계획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에서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전수 조사에서 드러나 학교급이 낮을수록 학교 폭력이 많이 발생하고 정서적 학교 폭력이 증가하는 추세, 학교 외보다 학교 내에서 학교 폭력이 여전히 많이 발생하는 현실을 대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교육부는 매년 초중고교 학생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연 2회씩 실행하면서 ‘조사를 위한 조사, 면피성 조사’만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앞으로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학교 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대책, 대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제2차 조사를 표본 조사로 바꾼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교육부의 정책 기조인 ‘행복 교육,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 등도 배움의 보금자리인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사라져야 바람직하게 실행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내년부터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듣고 싶은 수업을 직접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직업계고인 마이스터고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고교학점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오는 2022년에는 특성화고와 일부 일반고에 적용하고 2025년에는 전체 고교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핵심 교육공약이다. 교육부는 21일 전국 마이스터고 51개교에 고교학점제를 우선 도입하는 내용의 ‘2020학년도 마이스터고 학점제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고교에서도 학생이 직접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 듣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다. 마이스터고는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이 탄력적으로 운영돼 상대적으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기에 수월한 환경이라고 설명한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마이스터고의 교육과정은 크게 바뀐다. 우선 교육과정 이수 기준이 ‘단위’에서 ‘학점’으로 변경된다. 1학점 수업량은 현행 17회에서 16회로, 총 이수학점은 현행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줄였다. 학교 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조절한 것이다. 자신의 전공이 아닌 다른 학과의 수업도 들을 수 있다. 최소 24학점 이상 취득하면 부전공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기계학과 학생이 소프트웨어 과목을 수강해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을 갖춘 기계 조작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공 내 세부 교육과정도 다양해진다. 소프트웨어 학과를 소프트웨어 개발과정과 정보보완 과정으로 세분화하는 식이다. 산업체, (전문)대학 등 지역사회 기관에서 전공 관련 실무교육을 이수하는 것도 학점으로 인정한다. 교육부가 고교학점제를 통해 기대하는 ‘고교 교육 정상화’는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함께 시행됐을 때 실현될 수 있다. 어떤 과목을 선택하든 유불리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평가는 점수를 받기 수월한 과목에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스터고는 2012년부터 전체 수업의 40% 정도인 전공과목에 한해 절대평가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어·영어·수학 등 공통과목은 상대평가다. 이날 교육부가 내놓은 평가·졸업제도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일부 과목에서 최소 성취수준을 적용한다고는 하지만, 보충학습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보충학습 과정은 학생부에 기록한다. 학점제로 운영하는 대학의 경우 성취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F학점(미이수)을 준다. 고교학점제가 전체 고교로 확대되면 학교 현장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과목 증가에 따른 교원 확충 문제가 대표적이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를 운영한 A고 교사는 “기존 가르치던 과목에 새로운 과목을 맡게 되면 수업 준비와 평가 등 업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교사 수가 적은 농산어촌 지역 학교는 수업 개설조차 어려워 지역 간 교육 격차가 생기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마이스터고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면서 제도를 개선해나가겠다”라고 했다. 대입 개편안 발표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는 “지금 대입제도 개편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대입제도를 개편할지 유지할지는 내년에 최종적으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 계획을 발표할 때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