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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고등학생이 48.37% 차지 학업중단숙려제 개선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최근 3년간 15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중단했으며 매년 학업중단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영교(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초‧중‧고등학생 학교급별 학업중단학생 분석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초중고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2016년 4만7663명, 2017년 5만57명, 2018년 5만2539명으로 총 15만259명이었다. 이 중 고등학생은 7만3225명으로 전체 학업중단 학생의 48.7%를 차지했고 초등학생 4만9217명(32.8%), 중학생 2만7817명(18.5%)로 분석됐다. 원인으로는 질병 등 건강 문제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4650명으로 나타났고 장기결석은 168명이었다. 서영교 의원은 “질병으로 유예‧면제된 학생을 위해 세밀한 교육복지가 필요하다”며 “원인이 불명확한 장기결석으로 유예된 학생도 줄지 않고 있는 만큼 교육당국이 앞장서서 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출국을 원인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총 4만5232명이었고 미인정유학으로 유예된 초등학생은 1만9860명이었다. 미인정 유학으로 학업을 유예한 경우 재학중인 초중학교에서 무단결석으로 처리된다. ‘정원 외 학적관리’ 대상으로서 이후 정규 학교교육 재편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자퇴한 고등학생은 1만1218명이었다. 학업‧대인관계‧학교규칙 등을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는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7000여 명에 달한다는 점에 대해 체계적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또 학업 중단을 고려했다가 ‘학업중단숙려제’를 통해 다시 학교로 복귀한 학생 역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업 중단 숙려 후 학업을 지속하는 학생 비율은 2016년 79.75%, 2017년 78.92%, 2018년 75.08%로 점차 감소했다. 학업중단숙려제는 학업 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을 위한 조기대응 및 학업복귀를 지원하는 제도다. 서영교 의원은 “교육부는 학업중단숙려제 등 프로그램을 통해 학업을 지속하게 되는 학생이 전체 학생의 70% 정도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숙려제를 통해 복귀하는 학생 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면서 “10명 중 7명이 돌아가는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세밀하고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통해 100% 학생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학업중단숙려제의 효율적인 개선을 통해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의 비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은 학생이 학업을 중단하지 않도록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 편성과 학교부적응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과 정책개발”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과 서울중등수석교사회(회장 김병태)는 10월 12일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2019년 수석교사와 함께하는 중등 수업나눔 한마당(이하 수업나눔 한마당)'이 열린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리는 수업나눔 한마당은 '수업을 함께, 나눔을 아름답게'를 주제로 마련된다. 수석교사의 수업·평가 혁신 사례와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서울시교육청의 혁신미래교육 프로젝트를 확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행사에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우선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더불어 한 걸음! 수업혁신의 길'을 주제로 특강에 나선다. 또 교과별·학교급별로 구성된 수석교사의 다양한 수업·평가 사례 발표와 나눔, 참석 교사와 함께하는 수업톡(talk)! 등이 진행된다. 주제별 선택 강의도 개설된다.△ 수업과 평가의 일체화 △ 리터러시 기반의 수업과 평가 △ 학생 참여를 유혹하는 IDEA 수업 △ 자유학기제 동기유발 프로그램 운영△ 성취기준에 기반 한 교육과정 재구성 △ 스마트폰 문서도구 활용 수업과 평가 △ 탐구와 삶의 이야기가 있는 수학 수업 △ 마을 자원을 활용한 융합적 역사 수업△100% 과정중심평가로 문제해결력 UP하기 △질문과 토론, 그림이 있는 감상 수업 등이다. 행사장 곳곳에는 과목별 수업 사례와 수업 활동 결과물을 전시해 참석 교사들에게 다양한 수업 아이디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얼마 전 마을 기록 사진을 남기려고 카메라를 들고 한낮에 일월공원을 산책하였다. 공원 입구에서 들어서니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가서 보니 어린이집에서 현장학습을 나왔다. 두 개 반이 나왔는데 한 반은 그늘에서 한 반은 물놀이장에 모여 있었다. 물놀이장은 지난 8월말 작동을 멈추었다. 하하, 물놀이장은 여름철에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었다. 물놀이장 시설은 미끄럼틀 등 평상시에도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리포터는 일월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식탁에서 식사를 하다가 고개만 들면 호수 전체가 보인다. 기상과 동시에 날씨를 살펴 볼 때에도 베란다로 간다. 낮에는 하늘의 뭉게구름의 모양을 바라다보다가 저 멀리 광교산의 푸르름도 살펴본다. 저녁 시간 노을이 보고 싶으면 호수 쪽을 바라다본다. 여름철엔 베란다 문을 열어 놓으면 호수의 시원한 바람으로 더위를 모른다. 우리 집에 에어컨이 없는 이유다. 교직에 있는 아내에게 일월공원의 좋은 점을 물었다. 아내는 제일 먼저 일월호수 황톳길 산책길 1.9km 거리가 적당함을 꼽는다.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30분 정도 소요되고 천천히 산책하면 1시간 정도 걸린다. 호수의 흰뺨검둥오리의 유영을 바라보며 걷는 이 길은 나무그늘이다. 입구에서 시작하면 수양버들길, 벚꽃길, 메타세콰이어길, 벚꽃길, 메타세콰이어길, 호수 둑 중국단풍길로 이어진다. 산책길 우측 논에는 누런 벼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산책길 중간 세 곳에는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체력도 단련할 수 있다. 일월공원의 좋은 점으로 인근의 일월도서관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정신을 살찌우고 마음의 양식을 쌓다가 머리를 식히는 차원에서 일월호수를 산책하면 공부의 능률도 오른다. 도서관 이용자들은 신간도서를 비롯해 10여 종의 이상의 일간지와 수 십 종의 월간지를 볼 수 있다. 1층에는 차 한 잔 마시며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카페도 있다. 리포터는 일월저수지 둑 아래에 있는 텃밭을 자랑하고 싶다. 여기에는 도시농부들이 농작물을 가꾸며 로망을 실천하고 있다. 나도 이곳에서 방울토마토, 고추, 가지 등 무공해 농작물을 가꾸고 있다. 공동체텃밭에서 가꾸는 상추, 쑥갓, 고구마, 감자 등은 경로당이나 주민센터에 전달하여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에는 텃밭 원두막 인근에 10개의 정원이 생겨 산책객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추억 정원이 화려하더니 지금은 무지개 정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월공원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도 세 종류가 있다. 아침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아침체조교실이 바로 그것. 이것은 권선구청에서 강사를 파견하는데 20명에서 30명이 아침을 힘차게 열고 있다. 또 저녁시간에는 성균관대 정문쪽 야외공연장에서 라인댄스를 운영한다. 이것은 지역주민이 재능기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매주 토요일 저녁 6시에는 원형광장에서 ‘가족, 이웃, 친구와 손잡고 행복 포크댄스’를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구운동 마을만들기협의회 주관인데 리포터가 재능기부하고 있다. 여기 일월공원에는 수원수목원이 2022년 문을 열 예정이다. 수목원이 들어서면 이곳은 서수원의 명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려는 사람들이 이 곳을 찾을 것이다. 산책로 옆 배나무 과수원이었던 곳은 수원수목원 양묘장으로 바뀌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미관을 해치고 있던 족구장 근처에 있던 폐가는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수원수목원 조성 공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월공원의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명칭 문제이다. 수원 시민들 가운데 일월공원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더더욱 일월공원이 호수를 끼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수원수목원이 호수를 접하고 있다는 사실이 홍보가 되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공원 명칭을 ‘일월공원’에서 ‘일월호수공원’으로 하자는 것이다. 일월공원은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이자 교육장이다. 자연 풍광이 아름답다. 산책길 1.9km 황톳길은 마음의 여유를 준다. 체육시설을 이용해 체력단련도 할 수 있다. 일월도서관에서는 정신을 살찌울 수 있다. 텃밭과 정원은 힐링 공간이다. 건강 증진 프로그램이 세 종류나 운영되고 있다. 이 곳은 수원수목원 예정지다. 일월호수공원은 서수원의 행복공간임에 틀림없다.
내진성능평가만으로 위험성 인지 어려워 과감한 예산 투입으로 벽돌보강 서둘러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올해 5월 부산대 미술관 건물 외부 벽체에서 치장벽돌이 무너져 내려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던 환경미화원 1명이 사망한 가운데 유초중학교 건물의 약 30%에 외부 치장벽돌이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건물은 지난해 안전진단 외관조사 당시 벽체부분의 경미한 결함을 지적했음에도 발생한 사고여서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인재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또 6월에도 대구 영남고에서 외부치장벽돌 낙하사고가 발생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아(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교별 외부 치장벽돌 설치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외부 치장벽돌이 설치된 학교는 총 1만8361개 건물로 전체 학교의 2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 학교중 1개교는 벽돌 낙하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국립대의 경우에도 1235개 건물이 외부 치장벽돌로 마감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포항 지진 이후 학교 건물을 대상으로 정밀점검 및 내진성능평가가 진행되고 있지만 내진성능평가의 경우 육안으로만 외관조사를 진행해 외부 치장벽돌에 대한 점검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치장벽돌로 마감을 했다고 해서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노후화되고 지금처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낙하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이에 교육부는 치장벽돌의 위험도가 높은 수직연속 시공건물 300개 동을 즉시 보강할 계획이며 시도교육청 자체조사로 확인된 외부치장벽돌 보강대상 건물 2948개동을 2021년가지 보강할 예정이다. 그러나 내진보강, 학교석면제거, 노후화 해소 등 학교안전에 대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배부하는 교육환경개선사업비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현아 의원은 “내진보강, 학교석면제거, 노후화 해소 등 학교안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번번히 밀려나고 있다”며 “과감한 예산투입으로 조속히 외부치장벽돌보강을 끝마쳐 혹시 모를 낙하사고로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단위학교에서 부장교사는 교감과 교사의 중간 위치에서 교직원 간의 상호 인간관계, 업무추진 등의 실무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간관리자이다. 부장교사는 직급이 아닌 업무분장상의 보직이지만 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부장교사를 12년째 맡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보직교사라고 하여 월급 명세서에는 7만 원의 수당이 포함되어 나오는데 과연 이게 업무 강도에 걸맞게 지급이 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럽다. 부장수당 부끄러워 말도 못해 부장수당이 수년간 7만 원으로 동결된 것은 유감이다. 28년의 교육경력 중 교무부장과 학생부장을 12년 동안 수행했다. 간혹 젊은 선생님들이 “부장님, 부장님” 하면서 호칭부터 다르게 부를 때면 정말 승진을 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부장수당에 대해서는 다른 직종의 사람들에게 차마 언급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부끄럽다. 교사란 신분으로서 수당 타령을 하는 게 속물 같아서 부장수당의 적절성에 대해 지금껏 거론해본 적 없지만 다른 부장교사들도 내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올해 39호봉인데 본봉만 생각하면 군인의 준장 3호봉, 경찰의 치안정감 9호봉과 맞먹을 정도로 괜찮은 편이지만 보직수당이란 측면에서 살펴보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있다. 단위학교에서 부장교사의 역할은 엄청나다.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학년부장과 기능(업무)부장을 겸하는 경우가 많아 수업하며 업무추진을 하려면 종종걸음으로 바삐 움직여야 한다. 학년별 교육과정 운영계획과 체험학습 및 학년별 체육대회와 학예회 등의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각종 위원회에 대표로 참석함은 물론 때로는 회의록 작성까지 참으로 할 일이 많다. 학기 초에는 부담이 더욱 크다. 꿈속에서도 업무추진을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심적인 부담은 말할 수 없다. 입술도 트고 자꾸 온몸이 무엇으로 콕콕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늦게 병원에 왔다며 무조건 휴식을 취하란다. 연일 밀려오는 업무 스트레스에 애꿎은 커피만 들이켜고 때로는 무거운 바위를 들고 있는 느낌이다. 업무에 맞게 처우도 개선해야 최근에는 교육청마다 혁신학교 붐으로 혁신학교 내지 혁신공감학교를 운영한다.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교육과정 재구성, 학생·교사·학부모 다모임 등을 추진하려면 부장교사의 업무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사정이 이러니 수업 연구는 고사하고 수업시간표대로 운영하기도 벅차다. 단위학교마다 부장교사를 기피하고 있는 현실에서 교감은 학기 초 부장 임명을 하는데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 단위학교에도 행정실무사가 배치되어 교사들의 업무가 많이 경감된 것은 천만다행이다. 그동안 필자는 교원업무경감 모니터링 요원으로 교육현장의 문제점과 대안을 꾸준히 제시했으나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교원들은 ‘잡무는 줄이는 게 아니라 없애는 게 답’이라는 말을 공감할 것이다. 현장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대폭적인 행․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부장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본격적인 진학지도 시즌이다. 어느 학교든 학생에게 맞는 합당한 진학지도를 위해 교사들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서 고민할 것이다. 그런데 학생 진학지도의 방향 소위 지향점은 어디에 둬야 할까? 쉽지 않은 문제다. 만약 어느 학생이 지방대학 최상위권이냐, S대 합격권이냐를 놓고 고민에 빠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선택의 순간마다 고려할 요소 단순하게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일 때,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뇌와 갈등을 경험할 것이다. 물론 진학지도에서 최종 선택 기준은 학생의 적성과 장래의 비전이다. 거기에 덧붙여 나는 학생이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는가를 존중한다면 훗날 갈등의 여지를 줄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무시하면 꼭 탈이 난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전 고3 담임교사로 진학지도에 몰입하던 시기였다. 준범(가명)이는 공부밖에 모를 정도로 학구파였다. 그는 S대 진학을 강력하게 원했으나 합격을 보장하기에는 불확실했다. 그런데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워 국립대, 그것도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범대학에 진학하는 게 최선이란 판단이 섰다. 나의 판단은 준범이가 전통 있는 지방 국립사대를 지원하면 장학생도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결국은 나의 의견에 비중을 두어 상담을 마쳤다. 그리고는 준범이가 원서를 사와 나는 꼼꼼하게 그를 대신해 원서를 작성해 주었다. 그 바쁜 와중에 직접 원서를 작성해 주는 나에 대해서 그는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합격자 발표가 있고 나를 찾아온 준범에게 “수석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제야 준범이는 나의 의중을 깨달았고, 또한 내가 졸업한 그 대학에 자기를 후배로 만들고 싶었던 마음도 전달되었다. 그렇게 준범이는 지방 국립대에 진학했고 후에 교사로 발령을 받아 젊은 나이부터 진학지도에 임하며 제자들을 길러냈다. 문제는 그것이 교사생활을 하면서 응어리진 채 살아왔다는 것이다. 개인적 한을 풀기 위해 준범이는 ‘S대 합격생 다수 배출’ 전략으로 진학지도를 해왔다. 일종의 대리만족을 얻고자 한 것이다. 몇 해 전 우연히 만난 그는 당시 자기가 그렇게 가고 싶었던 S대를 원서조차 쓰지 못하게 했던 나를 많이 미워했다고 말했다. 충격이었다. 나는 진학지도의 계절이 올 때마다 준범이의 말을 잊지 못한다. 진학지도의 원칙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생의 선택권이다. 모험이 반드시 성과를 가져온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모험을 하지 않으면 분명 성과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을 다시금 고뇌해 본다. 만약 준범이에게 S대의 지원을 조금이라도 격려해주면서 기회를 줬다면 성공했든 실패했든 그는 결코 고3 담임교사를 미워하면서 살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움받지 않는 담임교사 역할 나는 학생의 주체적인 판단과 의지, 그리고 약간의 진로선택의 모험이야말로 진학지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관례적인 안정추구의 진학지도와 학생의 선택권을 돌리는 방책으로는 학생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지시키고 싶다. 나는 준범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는 재고했어야 했다. 학생은 순조로움보다는 아픈 만큼 성장하기 마련이다. 깨달음을 주는 다소의 모험과 경험도 긴 인생 여정에서 볼 때 학생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믿는다. 학생의 성향과 의지를 진학지도에 반영하는 것은 교사의 책무이며 따라서 끊임없이 숙고해야 할 과업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육부와 산하 공공기관, 시도교육청들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해 260억 원의 부담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신경민(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교육부(본부, 국립대, 소속기관, 국립특수학교 포함)와 산하 공공기관, 17개 시도교육청이 부담한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이 약 26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산하 공공기관, 17개 시도교육청은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근로자 중 정원 대비 3.4%를 장애인으로 의무고용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도록 규정돼 있다. 특히 교육부는 장애인 근로자 의무고용률을 2015년부터 한 번도 지키지 않아 부담금을 2015년 3억7000만 원, 2016년 5억3000만 원, 2017년 5억8000만 원, 2018년 5억3000만 원으로 총 20억 원 이상을 납부했다. 17개 시도교육청 중 서울시교육청의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이 28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북 15억 원, 강원 14억 원 순이었다.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 중에서는 서울대병원이 6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대병원이 20억 원, 부산대병원이 15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2019년부터 장애인 근로자 의무고용률이 정원 대비 3.4%로 확대됐으나 지난 6월 기준 40개 기관 중 26개(65%)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으며 교육부도 2.94%로 기준 미달인 상태다. 특히 대학 병원의 경우 강릉원주대 치과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들이 준수하지 않고 있다. 신경민 의원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장애인 근로자 의무고용률 미달 문제는 매년 지적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내년부터 근로자뿐만 아니라 공무원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으면 고용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교육부가 기준을 준수할 수 있을이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차별없이 배우고 일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에서 먼저 모범을 보이고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원의 안전한 보호는 관할청 의무 중대 교권침해 장관이 챙겨야 효과적 “국감에서 취약한 교육환경 살피겠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2016년 섬마을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을 보고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연고도 없는 섬마을 관사에서 홀로 지내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그런 험한 일까지 당하다니요. 아이들 교육을 위해 사명감을 안고 간 선생님들께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도서벽지 교원들의 교권을 보호하고 중대한 교권침해에 대한 장관 보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관할청이 3년마다 도서벽지 교원의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교육부장관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를 이끌어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한국교육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과 교사의 안전 확보는 물론 지역사회 구성원과의 관계성, 마을공동체 회복까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지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법안 발의 계기는. “우선 2016년에 발의한 법안이 이제야 상정돼 송구하다. 오지에서 귀한 일을 해 주는 분인데 너무나 심한 고통을 겪으셨다. 섬마을에 있는 아이들도 모두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가셨을 것이다. 교육활동 외에도 혼자서 낯선 주민들과 관계도 맺고 적응도 하려면 얼마나 힘들었겠나. 교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관할청의 의무다. 도서벽지에서 근무하는 교원들의 실태는 책임을 지고 살펴봐야 한다.” -교육감의 교육부 장관 보고 부분도 눈에 띈다. “교육부 장관이 모든 일을 다 알아야 하느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사항의 경우로 한정했다. 중대한 사안은 교육부 장관이 직접 살피면서 그만큼 정부가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어떤 변화가 생기기를 기대하나. “사고 예방이라는 목적도 있지만 실태조사를 하면 도서벽지 지역의 교육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 관할청이 교사들만 체크하겠나. 학생들의 교육환경도 함께 보게 되고 지역사회의 상황도 살피면서 위아래도 지원할 것이 없는지, 더 보호해줘야 할 부분이 있는지 훑어보고 개선하게 될 것이다. 특히 선생님들이 지역에서 고립되기보다 주민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면 좋겠다.” -실태조사 이후 실제 도움이 필요한 부분까지 연계가 필요할 것 같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고통스럽고 외로운 곳이 아니라 오히려 교사들의 헌신이 더 빛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 선생님과 지역 어른들이 공동체를 잘 이루면 지역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을 소수정예로 가르치니 어떻게 보면 특별 과외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뛰어난 아이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데 선생님들의 역량을 더욱 잘 발휘할 수 있고 이런 부분이 지역사회와 연계되면 대도시 못지않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 도서벽지 지역의 안전실태가 미흡했다. 도서벽지의 CCTV 설치율은 8%에 불과했고 25년 이상 된 노후 관사가 30%에 달했다. “그래서 이번 국정감사 때 이 부분도 질의할 생각이다. 도서벽지의 관사 현황이라든지 CCTV와 각종 안전장치에 대한 현황은 물론 도서벽지에서 근무하는 교원들의 선발 기준, 연령대, 평균 근무기간, 학생들의 진학률은 어떤지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다.”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교원들 불안감 여전” 교총 안전대책 촉구 교총도 교원의 안전한 근무환경 마련에 나섰다. 지난 10일 열린 교총-교육부 본교섭‧협의위원회 개회식에서도 도서벽지 교원의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현식(조직강화 위원) 서울 문일고 교감은 “2016년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으로 도서벽지 교원의 안전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교육부에서 교원의 근무환경 종합대책과 인사제도 개선방안 등을 마련했지만 취약한 관사시설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같은 불안감은 실제 지난 3월 1일자 신규교원 임용에서도 나타났다. 도서벽지가 많은 전남, 강원, 경북 등의 시‧도에서 임용 미달사태가 발생한 것. 생활여건 등에 대한 불편과 불안으로 교원수급에 차질이 벌어져 지역 간 교육격차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자리에서 교총은 “교육부가 ‘도서벽지 근무 안전 종합대책’ 상 초‧중‧고 통합관사 신축에 대한 이행실태를 점검해 부족한 부분을 즉시 보완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총은 이밖에도 2018~2019 교섭 과제로 현재 월 3~6만원 수준으로 20년 째 동결 중인 도서벽지 수당을 인상해줄 것과 취약지역 관사시설에 대한 점검 및 개선 추진 권고도 요구했다.
전문대 수시모집 마감일(9월 27일)을 앞두고 일선 고교는 학생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한 대학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매년 줄어드는 학생 수에 한 명이라도 더 학생을 유치하려는 대학의 최선책이 아닌가 싶다. 특히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양극화로 대학은 학과 간에도 적잖은 이해관계가 얹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과를 폐지해야 할 정도로 매년 지원율이 저조한 일부 학과의 경우, 그 위기감은 더하다. 그렇다고 모든 전문대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수도권 소재 모(某) 전문대 일부 학과의 경우 4년제 대학 못지않게 경쟁률과 내신 성적이 높다. 심지어 수능 최저학력과 면접까지 있어 합격하기란 여간 어렵다. 매년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전문대의 경우, 입시 때가 되면 학생 유치를 위해 온갖 감언이설(甘言利說)로 학생들을 유혹해 보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심지어 어떤 대학은 전형료 면제라는 혜택까지 제시해 보이지만 학생들은 별 관심이 없다. 아직 현실은 전문대(2~3년제)의 인식이 4년제보다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한번은 학급 아이들에게 전문대 지원을 꺼리는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질문에 아이들은 여러 답을 내놓았으나 잘못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다. 그중 전문대는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만 가는 것처럼 인지되어 전문대 진학을 꺼린다는 한 아이의 말에 신경이 쓰였다.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그 아이에게 설명해주었지만, 그 말에 확신은 없었다. 아마도 그건 전문대 원서를 접수한 우리 학급의 대부분 아이의 성적이 4년제 대학에 지원한 아이들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지난 월요일(23일) 수시모집 여섯 군데 모두 수도권 대학에 원서를 낸 한 여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왔다. 그리고 취업이 잘 되는 전문대와 학과 하나를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수도권에 있는 모(某) 대학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온 그 아이의 뜬금없는 주문에 당황하여 이유를 물었다. 그 아이는 대학 진학 문제로 지난밤 부모님과 승강이를 벌인 이야기를 허심탄회 털어놓았다. 그리고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집을 떠나 타지에서 대학에 다니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부모님의 뜻을 거절할 수가 없어 그나마 취업이 잘되는 전문대에 원서를 넣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사실 그 여학생의 가장 큰 고민은 학비보다 생활비였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어느 정도 충당한다고는 하지만 턱없이 비싼 물가를 감수하기엔 현재 가정 형편으론 너무 벅차다는 사실을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이렇듯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4년제 대신 전문대를 선택하는 아이들은 드문 것 같다. 내신 성적이 좋은 한 남학생은 전공하고자 하는 학과가 전문대에 개설되어 있지 않다며 전문대 자체에 아예 관심이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졸업 후 취업했을 때 4년제 졸업자와 비교 혹시나 받을 수 있는 불이익 때문에 전문대 진학을 포기한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무엇보다 학교 차원에서 대학을 아이들의 내신 성적에 따라 전문대와 4년제로 구분 짓는 것도 문제이다. 다시 말해, 내신 성적이 좋은 아이는 4년제 그렇지 않은 아이는 전문대로 진학을 유도하는 것도 학생들이 전문대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따라서 내신 성적과 관계없이 개인의 적성을 고려한 대학과 학과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매년 학생 수 감소로 앞으로 대학은 갈수록 학생 유치에 큰 어려움이 있으리라 본다. 이에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 나름대로 자구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입시 철이 다가와 주먹구구식 대학 홍보보다 학기 중에도 고교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는 것이 좋다. 사실 27일 마감하는 전문대 수시모집 지원 횟수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4년제 수시모집 합격자와 마찬가지로 전문대 어느 한 곳이라도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사람은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짐작하건데, 봄이다. 물을 댄 논은 모든 준비를 마친 듯 잔잔하고, 겨우내 흙빛이던 논두렁에도 듬성듬성 푸릇한 기운이 올라와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린다.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은 계절의 변화를 무심히 지나치지 못한다. 동네 마실이라도 다녀온 모양인지, 흰색 점퍼를 차려입었지만, 그 또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번, 두 번… 소매를 접어 올리곤 손을 뻗어 논바닥을 파고든, 이름 모를 풀을 잡아챈다. 그리고 속으로 되뇌었을 테다. ‘모를 내야 할 시절이다.’ 인사혁신처는 23일 제29회 공무원 미술대전 수상작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한글서예, 한문서예, 문인화, 한국화, 서양화, 사진, 공예 등 7개 부문에서 총 328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공무원 미술대전은 공무원의 예술적 재능계발과 정서 함양을 통한 창의적이고 활기찬 공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매년 열린다. 올해 대통령상의 영예는 오문택 전남 남악고 교사에게 돌아갔다. 오 교사는 서양화 ‘춘무인 추무의(春無仁 秋無義)’를 출품했다. ‘봄에 노력하지 않으면 가을에 거둬들일 것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모내기를 하기 전 논을 살피고 잡초를 뽑는 어르신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다. 흰 점퍼 차림의 어르신이 물을 댄 논에 손을 넣고 있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그런 모습은 논물 표면에 그대로 투영된다. 화면을 실제 모습과 그림자로 나눠 표현했다. “결실을 거둬들이기까지의 과정을 한 화면에 담고 싶었습니다. 비록 잡초를 뽑는 단편적인 모습이지만 이런 노력이 모여야 거둬들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지요. 논물에 비친 그림자에 어르신이 모를 내고 키우는 과정이 녹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이 모든 게 순환한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은 장장 1년에 걸쳐 완성됐다. 틈틈이 시간을 쪼개 캔버스를 채웠다. 관심 있는 분야는 인물화다. 인물 자체를 묘사하기보다는 인물이 처한 상황과 분위기를 담아내는 걸 즐긴다. ‘춘무인 추무의’도 그중 하나다. 미술을 가르치는 오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개인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며 “끊임없이 노력하다 한 작품이 빛을 보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7월에는 첫 개인전을 열었다. 지역교육청 갤러리를 무료로 개방한다는 소식에 용기를 냈다. 그동안 공들인 작품 가운데 20점을 골라 소개했다. 실력파 교사의 미술수업은 어떨까. 그는 ‘감성’에 초점을 맞춘다. 미술 시간만큼은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구성한다. 그는 “활동에 참여하면서 재미를 느끼면 그것만으로도 미술수업의 목표를 달성한 셈”이라며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회화 수업을 하다가 그리기를 망설이는 학생을 보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에요. 이렇게 그려보면 어떨까, 하면서 직접 붓을 드는 거죠. 별거 아닌데, 학생들이 참 좋아하더군요. 상을 받았다고 하니, 수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걸 느낍니다. 한 번쯤 공모전에서 상을 받고 싶다, 꿈을 갖긴 했지만, 막상 받았다고 하니 얼떨떨해요. 앞으로의 목표요? 욕심부리고 싶지 않아요. 틈틈이 작업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한국교총이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의 이미지와 서체를 두 달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무료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다. 콘텐츠 누적 다운로드 수 1만 건 돌파를 기념해 마련했다. 300만 컷 이상의 이미지와 서체를 제공하는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은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한국교총과 ㈜엔파인이 기획한 학교 맞춤형 라이선스다. 이벤트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한국교육신문 홈페이지(hangyo.com)에 접속해 이벤트 배너를 누르고 저작권 관련 OX 퀴즈를 풀면 된다. 정답자 선착순 60명에게는 소속 학교 교직원 모두가 아이클릭아트 스쿨팩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내려받아 쓸 수 있는 2개월 무료 체험권을 준다. 공립유치원과 공·사립 초·중·고등학교 교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아이클릭아트 기존 가입자는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응모 기간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다. 정답은 10월 14일부터 한국교육신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첨자는 개별 통지한다. 무료 체험권은 등록 후 2개월 동안 유효하고, 체험 기간 스쿨팩 콘텐츠를 활용해 만든 결과물은 기간 종료 후에도 저작권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체험 종료 후 새로운 자료를 만드는 것은 제한된다.
백운거사(白雲居士). 흰 구름 속에 거처하는 은둔 선비라는 뜻의 이름이다. 평생 시와 거문고, 그리고 술을 매우 좋아해 스스로 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라고 불렀던 고려의 대문호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호(號)이다. 세속의 삶이 혼탁하고 그 속에서 만족 됨이 없을 때 한번 쯤 이름표에 붙여보고 싶은 호칭이다. 9세에 시를 지어 신동이라 불렸던 이규보. 그러나 16세부터 응시한 사마시(司馬試)에 연달아 세 번이나 낙방했다. 그 후 22세에 실시한 사마시에 장원 합격하고, 이듬해 예부시(禮部試)에서 동진사(同進士)로 급제하였다. 그러나 관직을 받지 못하였다. 당시 무신정권 하에 인재를 등용하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였다. 이규보가 태어난 후 2년인 1170년(의종 22년), 무능하고 안하무인이었던 문신에 화가 난 정중부, 이의민에 의해 무신난이 일어났다. 이러한 시대에 가난하여 무관자(無官者)로 남은 처지의 이규보는 25세에 개경 인근의 천마산에 은거하며 세상을 관조하는 시와 글을 지었다. 백운거사는 이때부터 이규보가 사용한 호칭이다. 세속으로부터 단절당한 불운이 문학사에 빛나는 글을 쓰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고려의 문학정신을 높인 이규보의 대표 작품들 동명왕편(東明王篇), 개원천보영사시(開元天寶詠史詩), 백운거사어록(白雲居士語錄), 백운거사전(白雲居士傳)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지어졌다. 무관자의 곤궁함을 은둔자로 승화시키면서 문학정신의 부유함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곤궁함을 못이겨 26세에 산에서 내려온 후 그의 삶은 달라진다. 28세인 1196년 최충헌이 이의민을 죽이고 실권을 잡을 때부터 최충헌 정권의 요직자들에게 관직을 구하는 편지를 썼다. 무관(無官)의 한을 풀려는 그의 노력은 32세 때 시회(詩會)에서 최충헌을 크게 칭송하는 시를 짓고 비로소 이루어진다. 이후 그의 관직은 최충헌과 최우로 이어지는 무신정권 하에 평생 승승장구하게 된다. 이 시기를 두고 그의 인생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타락한 속세의 권력에 아부한 기능적 문필가인가? 무너진 속세를 재건할 현실 참여적 현자인가? 문학사에서는 이규보의 작품이 거대한 하나의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그의 생애를 두고는 오늘날까지도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평가가 이어진다. 서양의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 3권 4장에서 좋은 인간의 덕과 훌륭한 시민의 덕이 동일한지 아닌지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답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유는 좋은 인간은 정치체제에 의존하지 않는 반면, 훌륭한 시민은 정치체제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정체인지 아니면 과두정체인지에 따라서 훌륭한 시민의 평가는 달라진다. 과두정체에서 훌륭한 시민이 민주정체에서 훌륭한 시민으로 평가되기 어렵다. 반면, 좋은 인간의 덕은 어느 정치체제에서든 탁월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좋은 정치체제에서는 좋은 인간의 덕과 훌륭한 인간의 덕이 일치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최선의 정치체제가 아닌 경우 좋은 인간은 곤궁함을 겪기도 한다. 이 말은 시민들이 최선의 정치체제를 이루어야 하는 목표를 지닌다는 말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스스로 백운거사라 자처하며 자유분방하면서도 웅장한 문장을 썼던 이규보를 생각하며 오늘날의 후학들은 무엇을 염두에 두어야 할까? 그의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에 있는, 같이 출발한 두 배 중에서 뱃사공에게 술(뇌물)을 먹인 배가 더 빨리 간다는 주뢰설(舟賂說), 개를 잡아 죽이는 것에 아파하는 마음이나 이를 잡아 화로에 태워 죽이는 것에 아파하는 마음이 다르지 않다는 슬견설(虱犬說) 등이 우리를 깊은 생각으로 이끌게 한다. 그러나 그의 관직이 높이 올라 1237년 그가 마지막에 받았다는 ‘수대보문하시랑평장사수문전대학사감수국사판예부사한림원사태자대보(守大保門下侍郞平章事修文殿大學士監修國史判禮部事翰林院事太子大保)’라는 긴 직함은 기억되지도 않거니와 아무런 의미나 감흥을 주지 못한다.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원장 김전승)은 청소년체험활동 참여가 어려운 사회배려대상 장애청소년을 수련원으로 초청해‘둥근세상만들기 장애 청소년캠프’를 1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운영했다고 밝혔다. 한길학교와 협업으로 진행된 캠프는 70여 명의 장애청소년들이 참가했으며 사회에서 공동생활을 해내는 힘이나 기량을 높여주기 위한 활동프로그램을 체험했다. 프로그램은 참가 청소년 발달 특성을 고려해스스로 해결하고 서로 도와 어떤 문제를 풀어가는 신체활동 기반 자립 활동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첫째 날 여는 마당을 시작으로 참가 청소년들의 관계 형성을 위한 팀빌딩프로그램과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방재 프로그램으로 소화기 사용법, 상황별 신고하기, CPR교육 등이 진행됐다. 두 번째 날은 수상활동 중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스스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생존수영프로그램과 협업능력 향상프로그램으로 조별 텐트를 설치해숙영지를 만들고 쉴 수 있는 야영 체험프로그램 등 다채로왔다.사회성 역량 함양을 위한 장기자랑과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세 번째 날에는 한국우편산업진흥원과 연계해스스로 자기를 알리는 자기표현 프로그램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석고 방향제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김원장은 “캠프 참가 장애청소년들이 즐겁게 프로그램을 잘 참여해감사하고 일상생활에서 무슨 일이 발생해도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가길 바란다. 앞으로 수련원은 장애청소년과 함께 하는 다양한 활동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의 가치 체현하며 예술의 국가‧장르 경계 넘나들어 ‘패왕별희’ 창작하고 중국무용의 현대화, 동양무용 창출 헤밍웨이, 채플린, 피카소 등 유명 인사들도 공연 관람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대중문화를 포함한 한국과 관련된 것들이 대한민국 이외의 나라에서 인기를 얻는 현상,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 ‘한류’다. 싸이의 노래와 춤이 에펠탑 광장을 뒤흔들고 한국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프랑스 바닷가 작은 학교 라로셸대학의 한국어 전공에는 정원의 10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린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는 한국어를 필수로 하고 한국식으로 교육하는 학교가 세워져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한류는 갑자기 시작된 것인가? 욘사마, 이영애, 싸이, BTS 이전에 누군가 있었을까? 이미 식민지 시대에 그런 인물이 있었다. 바로 무용가 최승희다. 그녀는 지금의 한류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외국에 전파한, 그래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유일한 인물이었다. 우리에게는 그저 ‘서구식 현대적 기법의 춤을 창작하고 공연한 최초의 한국인’, ‘해방 이전의 조선무용계를 주도했던 인물’, ‘해방 이후 북한에서 살다가 숙청을 당한 불운의 예술인’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지금 최승희를 다시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녀가 보여준 삶과 예술 활동이 미래 교육에 주는 교훈 때문이다. 그녀는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인 융합의 가치를 일찍이 체현한 인물이었다. 예술에서 국가적·지리적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주는 가치를 알고 실천했다. 서양 무용에서 얻은 지혜와 기술로 한국전통무용을 되살렸고 서양무용과 한국무용에서 얻은 영감으로 중국무용의 현대화, 나아가 동양무용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창출에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1993년 장국영과 공리 주연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영화 ‘패왕별희’. 중국의 고전문학 ‘패왕별희’를 경극의 검무와 융합시켜 새로운 창작물 ‘패왕별희’로 만든 것이 최승희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승희에 의해 현대화된 ‘패왕별희’가 없었으면 장국영의 ‘패왕별희’ 또한 없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그는 문화의 지리적 경계와 장르적 경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으로 많은 창작예술품을 생산한 인물이다. 그래서 최승희는 과거이면서 현재이며 우리의 미래이기도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를 통해 일제강점기 이 땅의 여성들이 사회의 일원임을 자각하게 됐고,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역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그는 우리 역사 속 최초의 페미니스트 중 한 명으로 규정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념적 굴레로 가려져 있는 그를 다시 음미해야 할 이유는 이렇게 많다. 최승희는 정승판서를 지낸 해주 최씨 명문가의 딸로 한일합방 이듬해인 191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풍류시인이었던 아버지에게서는 문학적 재질을, 활달한 성품의 어머니에게서는 적극적인 성격을 이어받았다. 첩이었던 작은 어머니의 존재는 조선의 여성 문제에 관심 갖게 만들었다. 교편을 잡고 있던 작은 오빠 승오와 카프계열 소설가였던 큰 오빠 승일의 영향은 그녀의 인생에서 절대적이었다. 그는 숙명여학교에 입학해 월반을 반복한 후 2년 조기 졸업했다. 졸업 즈음 가세는 급격하게 기울었고 수송동의 작은 초가집에서 어렵게 생활 했다. 집안 경제에 도움을 주고자 작은 오빠의 뒤를 이어 교사가 되기 위해 경성사범학교에 지원해 7등으로 합격했지만 만16세가 되지 않았던 터라 연령 미달로 등록을 못하고 교사의 꿈을 접어야 했다. 좌절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1926년 3월 최승희는 오빠 승일의 권유로 일본 출신 세계적 무용가 이시이 바쿠(石井漠)의 경성 무용발표를 관람하게 됐다. 오빠의 주선으로 이시이 바쿠 무용단과 일본으로 건너가 그의 문하에서 3년 간 무용을 배웠다. 1927년에는 일시 귀국해 ‘세레나데’라는 작품으로 고국에서의 첫 공연을 해 찬사를 받았다. 1929년 최승희 무용연구소를 설립하고 1930년 2월에 한국인 최초로 제1회 신작발표회를 가졌는데 이는 한국인 최초의 독자적인 현대 무용 공연이었다. 1931년 오빠 승일의 친구였던 프롤레타리아 문학운동가 안막과 결혼한 최승희는 이후 작품 세계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조선의 문화와 마음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작품에 반영된 것이다. 갓 태어난 딸 승자와 함께 1933년 다시 일본으로 간 그는 바쿠의 문하에서 제2의 학습 기회를 얻는다. 바쿠의 권유로 한성준에게서 조선 춤을 사사 받은 후 발표한 ‘에헤야 노아라’는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 무용발표회 뿐 아니라 영화에도 출연해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반도의 무희’로 그 인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이 시기에 그의 무용을 관람한 일본 문학가 가와바다 야스나리(川端康成)는 일본 ‘문예’지에 발표한 ‘무희 최승희론’에서 “최승희는 조선무용을 그대로 춤추는 것이 아니라 옛 것을 새롭게 하고 약한 것은 강하게 하고 없어진 것은 재생케 하는, 자기스스로 창작한 조선춤인 것이다. 그녀의 머리, 그녀의 가슴, 그리고 그녀의 혈관과 춤 속에 어느 때나 충만된 민족애야말로 조선 속에서 가장 찬양해야 할 것이라 본다”고 평가했을 정도였다. 스승 바쿠 또한 “그녀의 무용이야말로 유산의 비판적 섭취 그 자체”라고 평했다. 이런 평가 속에 그는 “조선무용이 지니는 민족무용으로서의 양식화를 세계인에게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선언하고 외국 공연을 기획했다. ‘조광’ 잡지가 주최한 좌담회에서는 “조선고대의 춤과 각지의 민속과 정서를 연구해 이것을 가지고 레퍼토리를 준비한 후 출발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실제로 조선 각지를 순회하며 공연했다. 오빠에게 쓴 편지에서는 “조선의 리듬을 가지고 서양에 싸움을 하려 건너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숙명여자전문학교 창립을 위한 기금 모금공연도 이 즈음이었다. 그는 1937년 12월 19일 첫 공연지 미국으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 로스엔젤레스, 뉴욕 등에서의 공연은 세계의 무용 애호가들에게 조선춤을 영원히 잊지 못하도록 기여했다는 평(시카고 데일리뉴스)과 함께 “조선예술의 완전한 르네상스를 가져온 유명한 딸, 조선의 우다이 샹카(시어터 아트)”라는 칭호를 얻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게리 쿠퍼, 찰리 채플린, 로버트 테일러 등 문화 예술인들이 그의 공연장을 찾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교포들로부터는 친일무용가라는 비판과 함께 배격운동을 당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1 939년에는 조선 악사 2명과 프랑스 파리 공연을 통해 “그녀야 말로 진정한 동양적 환상의 현현이라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편 안막은 프랑스 공연에 관해 쓴 시에서 “구라파의 한 복판에서 조선이 움직이고 있다. 절묘한 몸 움직임에 파리 사람들이 먼 조선으로 이끌려 간다”고 노래했다. 파리 공연에는 피카소, 장 콕트, 로망 롤랑 등도 관객으로 참여했을 정도였다. 이후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이태리, 덴마크, 스칸디나비아 지역과 영국, 에스파니아 등지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1940년에는 중남미 이십 여개 도시에서 61회의 공연을 했다. 1940년 여름까지 3년 동안 서양에서만 약 150회의 공연을 했다. 요즘의 BTS를 연상케 하는 인기였다. 그녀가 보여준 작품은 대부분 직접 창작한 민족의 정취가 반영된 ‘영산춤’ ‘봉산탈춤’ ‘산조’ ‘가면무’ ‘검무’ ‘승무’ ‘장고춤’ ‘무녀무’ ‘화랑의 춤’ ‘선녀의 춤’ ‘아리랑’ 등 전통 무용이나 그에 바탕을 둔 창조적 무용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신라의 벽화에서’ ‘고구려의 전무’ ‘석굴암의 벽조’ 등 역사 내용을 소재로 창조한 무용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그의 인생에 어려움이 닥친 것은 1942년 이후 일제의 군대 위문공연 요청에서 비롯됐다. 1942년에만 조선과 만주에서 190여 회의 위문 공연을 가졌다. 1944년에는 동양무용을 세계적인 무용으로 키우고 싶다는 기대를 걸고 중국에 정착해 ‘동방무용연구소’를 건립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중국 경극 배우 메이란팡과 교류하며 ‘패왕별희’ ‘길상천녀’ 등 많은 작품들을 창작해 중국 무용의 현대화와 제자 양성에 집중 했다. 중국에서 해방을 맞고는 곧바로 고향 서울로 돌아왔지만 친일파로 낙인 찍혀 있었고 결국 남편을 포함한 많은 사회주의 계열의 예술인들과 함께 월북하게 된다. 1948년 김구 등 남북연석회의 참석자들 앞에서는 무용시 ‘해방의 노래’를 공연했다. 이후 북에서 그녀는 최승희무용연구소 소장, 인민배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을 지냈다. 1956년에 ‘최승희무용연구소’는 국립무용학교로 개편됐고 교장이 됐다. 경성사범학교 입학 좌절로 포기했던 교육자의 꿈을 30년 만에 이룬 것이다. 1950년대 후반까지도 그는 세계청년대표 대회 등에 참가해 무용 공연을 활발하게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8년 남편의 숙청이후 그의 무용이 주체예술사상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외되기 시작했다. ‘조선민족무용기본’(1958) ‘조선아동무용기본’(1964)을 펴내는 등 교육과 창작 활동을 지속하기는 했지만 생애 후반은 평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북에서의 냉대로 사망 소식조차 외부 세계에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2003년에 그의 묘가 애국열사릉으로 이장됐다는 북의 발표로 1969년 8월 8일에 사망했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졌을 뿐이다. 그가 58년의 짧은 생을 통해 실천하고 보여준 것은 다양하다. 문화예술에서 탈 중심과 융합의 가치,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의 출발점이라는 자각, 서양적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아시아 예술의 발견과 재창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했다. 이는 지금 이 시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다르지 않고 미래 교육이 추구해야할 가치와도 통한다. 친일 경력이나 월북으로 지워져야 할 정도로 가벼운 흔적은 결코 아니다. 그는 아시아인을 넘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음악과 춤에 대한 천부적 자질을 지니고 있었고 무대 위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눈빛과 몸동작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거기에 한 가지를 더 가지고 있었다. 그의 춤 속에는 국제주의적 감각과 함께 민족주의적 색채가 들어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문학가인 오빠의 영향으로 틈만 나면 푸시킨, 바이런, 하이네, 톨스토이, 고리끼 등 외국 문학 작품들을 탐독했고 민족 현실을 다룬 카프계열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도 섭렵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우리 무용으로 세계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몸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지만 그녀의 머리, 가슴, 혈관에는 민족 문화에 대한 사랑, 민족의 아픔에 대한 이해가 담겨 있었다. 요즘 한류스타들의 머리, 가슴, 혈관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 궁금하다.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도서관으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우연히 한 노래를 듣게 되었다. 멜로디와 가사가 인상적이어서 곧바로 검색해보니 광복 6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 연예 제작자 협회가 만든 ‘그날이 오면’이라는 노래였다. 또 뮤직비디오를 찾아서 볼 수 있었는데 분단으로 빚어진 이산가족의 아픔이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 장면 하나하나가 수일 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먹먹하게 가슴에 머물렀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활동 어느덧 시간이 흘러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되었고, 2015년 10월, 나는 ‘Hi-Hat’라는 이름으로 학생들과 함께 전국 통일 노래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비록 입상은 못 했지만, 교단에서 처음으로 통일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마음껏 희망을 노래하고 꿈꾸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실 경연에 참여하기 이전의 나는, 통일 교육은 이론으로 전달하는 정도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대회는 나의 교수법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도 적잖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기본부터 공부하고 싶어 통일교육원의 연수를 찾아 듣고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연구하며 교육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역의 선생님들과 학습 모임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 통일 교육의 지도 방법과 자료를 공유하며 노하우를 쌓아나갔다. 올해는 ‘영선중학교는 통일과 통한다’라는 뜻을 가진 교내 자율 동아리 ‘영선통통’을 조직하여 통일 계기 교육, 통일 글짓기 대회, 6·25 기념행사, 통일 보드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2018년 4.27 남북 정상회담으로 화해의 물결이 지구촌을 뒤덮었던 시기를 시작으로, 올해 6월 남북미 판문점 회동까지 이루어지면서 학생들의 태도가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통일이란 현실과 동떨어진 막연한 미래라는 시각에서 어느 사이 남북관계에 관심을 보이고 기대를 드러내는 등의 구체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덕분에 행사를 준비한 교사로서 맛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감사함으로 끝까지 활동을 진행하게 되는 동력이 되었다. 바람직한 통일관 갖도록 소통 간혹 교사들은 시대의 분위기에 심취해 학생들에게 고정된 프레임의 통일을 강요하는 중대한 과오를 범하기도 한다. 통일 교육은 특정한 가치와 이념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직시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토론하며 바람직한 통일 가치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또한, 개인의 인식변화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통합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함께 안내하면 좋을 것 같다. 예비 교사의 호기심으로 시작된 통일에 대한 작은 이해가 이제는 염원으로 발전하여 교육현장에서 ‘통일 교육’이라는 옷을 입고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지금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미래 사회의 주축인 우리 학생들이 올바른 통일관을 지니고 기성세대와 함께 노력하여 머지않아 ‘One Dream One Korea’라는 이름으로 ‘통일 한국’을 노래하게 될 그날을 뛰는 가슴으로 기대해 본다.
최근 조국발(發) 대입제도 개선안에 대해서 논란이 분분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의 대입,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시험이 아닌 스펙 위주로 이뤄졌다는 국민 여론 반발과 언론 보도에 문재인 대통령이 교육부장관에게 대입제도 개편을 고려하라는 지시를 내린 일 때문이다. 물론 현재 교육계에서는 수시보다는 상대적으로 공정성, 투명성이 나은 정시 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교육부의 공식 발표는 줄곧 2022 대입은 이미 공표한 대로 수시와 정시를 70 대 30으로 하고, 그 이후 역시 수시와 정시을 비율 변경이 아니라, 수시 전형의 공정성, 투명성, 객관성 확보 위주로 고려한다는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합당한 공표다. 국가 백년지대계인 교육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제도의 근간인 대입제도, 대입전형을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좌지우지 바꾸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웃 일본의 경우 우리의 수능격인 대입공통테스트시험이 2021학년도부터 약간 조정, 변경되는 데, 이 작업과 과정을 2013년부터 8년 간 진행하여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합의를 얻어서 개정할 계획이다. 학부모, 교육계를 비롯한 국민적 공론화를 거쳐서 무리없이 원만하게 타협하고 정책을 입안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국가 교육제도의 근간인 대입제도를 조령모개하는 정책 문화 속에서 교육 백년지대계는 언감생심인 것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서울대에서 대입 수시 전형의 교내상 수상 문제를 발표했다. 2019년 서울대 수시전형 합격생들이 출신 고교에서 받은 교내상은 평균 3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에서 천문학적인 상장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4년 전인 2015학년도 수시 합격자의 고교 교내상 수상 실적 평균 23개보다 30%가량 늘어난 수치다. 합격생 가운데 가장 많은 교내상을 받은 학생은 무려 108개의 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학 기간을 제외하면 고교를 다니는 3년 내내 거의 매주 상을 받은 셈이다. 현행 교육과정상 초중고교 연간 수업일수가 190일인 점을 감안하면 매주 수상을 한 것인데, 그 상의 신뢰성은 재론 안 해도 불문가지다. 570일 수업일 수 약 100주에 수상 108장을 받은 것이다. 올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서울대 입시에서 전체 모집 정원의 25%, 서울대 정원의 78.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평가 기준을 알기 힘든 ‘깜깜이 전형’, 부모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에 영향을 받는 ‘금수저 전형’이라는 불신이 크다. 교내상 수상 실적과 봉사활동은 그런 학종에서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중요하게 반영돼 왔다. 이는 조국발 대입제도 개편과 정반대 역 현상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인턴 봉사, 상장 등이 위조됐다는 것인데, 서울대 수시 전형은 이렇게 고교에서 남발된 상장을 계량화, 정량적 평가 자료로 중히 여겨 선발 자료로 활용한 것이다. 사실 교육부에서는 특정 대학 합격률, 상황을 공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고교는 이른바 SKY 대학 in 서울대 합격자를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고, 스스로 명문 고교의 잣대로 자화자찬하는 것이 상례다. 일부 일선 고교가 학종 제도의 빈틈을 이용해 스펙 부풀리기, ‘교내상 몰아주기’를 하며 명문대 합격자 수를 늘리려 한다는 비판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이런 행태는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교수 등 상류층의 자녀 인턴과 상장 품앗이, ‘스펙 쌓아주기’와 더불어 입시제도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 엄ㄱ겨히 말하면 업무 방해에 해당한다. 물론 단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수상하는 것은 수상자 격려와 학습 동기를 불어넣고 전인적 인성을 키우는 교육과정 상 교육행정이다. 누가 뭐라고 할 수 없는 고유한 행정 행위다. 특히 최근 교육 분권 차원에서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은 단위 학교장에게 거의 위임된 상태다. 하지만, 3년 간 수상이 100개 이상이면 당해 학교의 수상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개연성이 없지 않다. 출신 고교에서 특정 대학 수시 전형을 목표로 상장을 남발했을 가능성이 노후하다. 학교장과 교사의 양시과 도덕에 관한 문제지만, 충분히 의심이 가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처사다. 분명 조국발 대입제도 개편은 그 기정에 신뢰가 자리 잡아야 한다. 단위 학교 교사, 학교장이 명문 대학 입학자 수와 비율이 당해학교 명성과 역량의 유일한 지표라고 신격화 믿음으로 고착화된 사고를 바꾸지 않으면 수시, 정시 비율 조정, 수시 전형 요소의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 확보는 모두 도루묵이자 공염불이다. 2019학년도 이후 대한민국 대입제도 개편은 단위 학교 교사와 학교장의 양심과 도덕, 그리고 명문 대학 입학자수, 비율이 절대 당해 고교 명문 척도가 아니라는 신뢰가 기저에 흔들림 없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명문 대학 합격자수, 비율이 낮아도 훌륭한 학생으로 교육시킨 고교가 명문 학교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오기는 할른 지 진한 자괴감이 들고 있다.
교총 “일제 잔재도 문제이지만… 유아공교육 인식까지 저해”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유아교육기관의 명칭을 ‘유치원’에서 ‘유아학교’로 변경해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주세요.”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치원 명칭을 ‘유아학교’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글(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2667)이 올라와 19일 현재까지 8500여 명의 지지를 받았다. 유치원 명칭이 청산해야 할 일제 잔재라는 주장이다. 청원자는 “우리말에서 ‘유치’라는 단어는 상대방의 언행이 어리다고 비하하는 말로 쓰인다”며 “우리나라가 유치원이라는 명칭을 유아학교에 쓰게 된 연원은 일본에서 독일식 표현인 ‘킨더가르텐(Kindergarten)’이란 단어를 한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착화된 것으로 이는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일제 잔재”라고 강조했다. 청원자는 이어 “1995년 일제 강점기 잔재 유물이라고 해서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꾼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일재 잔재인 ‘유치원’ 명칭을 현재까지 유지하는 것은 혹 초등학교와 달리 유치원이 의무교육이 아니거나 초등학교보다 덜 중요해서 그런 것인지, 정부와 국회의 무관심 때문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등 교육계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유치원 명칭을 유아학교로 변경하는 유아교육법의 연내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교총은 지난해 말 타결된 2017년 교육부 교섭‧협의에 이어 2018~2019 교육부 상반기 단체교섭에서도 유아학교로의 명칭변경을 교섭과제로 요구했다. 교총은 “일제 잔재라는 이유 외에도 현행 ‘교육기본법’ 제9조, 유아교육법 제2조에 따라 유치원은 ‘학교’라고 명시돼 있지만 여전히 유치원 명칭이 사용되면서 유아공교육에 대한 인식을 저해하고 있다”며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유아교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증진을 위해 우리나라의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관련 대표기관이망라된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비롯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와시청자미디어재단,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정보화진흥원, KBS한국방송공사 등 7개 기관은18일 KBS 본관 임원회의실에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디어·정보 리터러시’는 미디어와 정보를 둘러싼 환경과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능력을 뜻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온라인상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개인의 권리, 혐오발언, 사이버 왕따, 그리고 거짓정보와 가짜뉴스와 같이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수적 역량으로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관은민관의 벽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증진을 위한 공동사업을 발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특히▲관련 국제회의 공동개최 ▲기념주간 행사공동추진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증진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 ▲협력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공유 ▲지속적인 협력사업 공동 발굴 등의 내용도 협약서에 담았다. 협약에 따른첫 사업은 11월 25~30일열리는 ‘2019 대한민국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주간’(Korea MIL Week) 행사다. 이번 행사는 ‘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란 주제로 호주,독일,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들이 함께 참가하는 국제콘퍼런스(28~29일), 미디어교육과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증진에 기여한 공로자를 위한 ‘2019 미디어교육 어워즈’, 아시아·태평양지역 미디어교육 분야 교류·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 방송개발기구(AIBD) 라운드 테이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협약에 참여한7개 기관은‘디지털 시민성’, ‘뉴스 리터러시’, ‘유튜브와 미디어리터러시’의 3개 분과별로 세션을 맡아 미디어·정보 리터러시의 최신 연구성과와 경험들을 발표·공유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기념주간행사는 내년 대한민국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맞아 유치가 확정된 ‘2020 글로벌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국제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KAIST(총장 신성철)는18일 대전 본원 행정 분관과 대강당건물에서 각각 ‘융합기초학부’ 설치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융합기초학부’는 KAIST가 전문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초학문적인 사고력을 갖춘 지식창조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치한 새로운 학부 교육 과정이다.특히 학생 스스로가 자신이 원하는 진로·관심 분야에 따라 개인맞춤형으로 전공 교과목을 직접 설계해공부한다는 게 ‘융합기초학부’의 가장 큰 특징이다. KAIST는 이를 내년 3월부터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11월에 1학년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기념행사에는 신성철 총장,이광형 교학부총장·박현욱 연구부총장·채수찬 대외부총장·김종득 융합기초학부 설립추진단장 등 주요 보직 교수와 학생·교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행사는 ‘융합기초학부’가 설치된 행정 분관(N2)에서 현판식 및 테이프 커팅식, 기념사진 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치러진 2부 행사에서는 신성철 총장이‘21C 미래사회에서 KAIST 새로운 역할과 준비’를 주제로 한 기념 강연을 했다.이어 이용훈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 배종성 글로벌산학협력연구센터 교수가 각각 ‘최신교육은 현장(Co-op)에 있다’와 ‘이제 쌍방향 실시간 교육이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또 박현욱 연구부총장은 ‘융합연구, 미래의 먹거리를 만든다’라는 발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융합연구에 대한 중요성과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고,김종득 융합기초학부 설립추진단장은 ‘융합기초학부는 이런 일을 한다’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융합기초학부의 설립 배경과 추진 경과, 학사운영 및 교육 방향 등에 관해 자세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융합기초학부’ 설치를 계기로 KAIST 학사조직은 기존 5개 단과대학, 6개 학부, 27개 학과에서 5개 단과대학, 7개 학부, 27개 학과체계로 1개 학부가 늘어나게 됐다. KAIST는 최근 ‘융합기초학부’학생에게 기초교육과 현장학습을 기반으로 사회와 대학원에서 융합적 연구 주제를 소화하고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융합기초 교과목 6개, 중점분야별 전문 교과목군 8개와 인공지능(AI) 교육을 바탕으로 구성한 교과과정 설계를 마쳤다. 학문 사이의 경계를 허물 6개 융합기초 교과목은 ▲융합학문을 위한 기초 현대 물리 ▲유기화학 반응의 기초 ▲분자생물학과 유전체의 이해 ▲응용수리모델링 ▲초학제 간 데이터 구성 ▲경영자를 위한 경제학 등이다. 중점 교과목군은 ▲데이터 및 AI ▲기계 및 정밀 ▲헬스케어 ▲에너지 및 환경 ▲소재 및 물질 ▲스마트시티·라이프 ▲문화·미디어 ▲경영 ·창업 등이다. 이들 교과과정은 학생의 관심 주제와 연계해 개인맞춤형 교과목 형태로 운영되며 멘토 교수로부터 교과목 설계와 진로 상담에 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1학년 과정을 포함해 총 136학점 이상을 이수한 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교과과정에 따라 ▲공학사 ▲이학사 ▲융합공학사 ▲융합이학사 등 4개의 학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한편 신성철 총장은 이날 기념 강연에서 “KAIST는 연구중심대학으로서 그동안 학문적 깊이와 다양성을 지향해왔고 또 국가가 필요한 우수 이공계 인재 양성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인 IoT·클라우드·빅데이터·5G·AI 등 신산업과 혁신 창업을 주도하는 미래 융합형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경제발전과 인류사회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느 볕 좋은 날 진호는 교실 맨 뒷자리에서 초점 없는 눈빛으로 벽면의 시계를 응시하고 있다. 온몸을 비틀며 기지개를 펴더니 이내 엎드려 잠을 청한다. 쉬는 시간에도 잠에서 깰 생각은 없다. 학교에 머무는 진호의 8시간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지나간다. "학교 오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진호와의 면담에서 가장 기억나는 한 마디다. 학교 좋아하는 사람 있나요? 윤서는 학기 초 친구 사귀기에 실패했다. 같은 모둠 내 그 누구도 윤서의 문제풀이를 도와주지 않는다. 윤서는 눈치를 보며 의미 없이 교과서 페이지만 넘긴다. 제출 시간이 임박해서 한 친구가 베껴 쓰라며 노트를 휙 던져준다. 윤서는 다급하게 답을 받아 적는다. 이 짧고 퉁명스러운 대화가 윤서가 친구들과 나눈 유일한 대화였다. "어차피 애들이 날 싫어할 게 뻔하니까요." 친구들은 윤서가 싫다. 공부도 못하지만 자기랑 코드가 안 맞는단다. 그런 이유만으로 윤서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고 잔인하다. 그런데 윤서는 그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초등학교 수학시간. 스스로 한 번 풀어보자며 활동지를 나눠주자 민정이의 안색은 흙빛으로 변하며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한다. 선생님은 익숙한 듯 조금만 참아보자고 타이른다. 열다섯 문제 중 세 문제 정도 풀었을 때 민정이는 복통을 다시 어필하며 양호실로 탈출한다. "공부해도 모르겠어요. 나 수학 안 미워하는데…" 모든 사람에게 아무리 노력해도 선천적인 재능이 부족해서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민정이에게는 수학이 그런 것이다. 학습부진학생에 대한 연구를 3년째 하며 다양한 학생을 관찰하고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처음에는 학교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고 되묻던 질문도, 수학을 미워하지 않는데 도망가던 마음도, 단 한명의 친구도 없는 학교에 오는 마음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모두 학생으로서 직무유기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이런 생각이 무지와 편견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학습부진을 겪는 아이들은 조금 다르다. 실패의 경험이 많고, 수없이 거부당하며 인정받지 못해 자존감은 곤두박질쳤으며, 학습된 무기력함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때우는 것이 일상화됐다. 그런데 사회와 학교는 이 아이들에게 참 못할 짓을 하고 있다. 학교의 역할은 아이들이 그 연령대에 배워야하고 발달해야 할 것들을 제대로 흡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 느리게 배우는 학생들에게 남과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며 너는 왜 이렇게 느리냐며 채찍질하는 것은 이 아이들을 개미지옥에 빠지게 할 뿐이다. 이 무기력하고 자존감 낮은 학습부진학생들이 배움을 이어 가려면 우선 학교를 좋아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교를 점점 더 싫어하고 있다. 비록 조금 느리더라도 학교에서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한 가지만이라도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면 이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학교에 오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배움이 조금 느리면 어떤가! 왜 이 아이들이 의미 없이 보내고 있는 시간을 방치하는가? 이 아이들에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고 훗날 인생을 실전으로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 됐을 때 준비돼 있지 않은 이 들의 삶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져 있을 것이다. 학교는 절대 괴로운 곳이어서는 안 된다. 학교가 단순히 수업을 통한 지식습득을 위한 과정이 아닌,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주는 곳이 됐으면 한다. 조금 배움이 느리면 또 어떤가? 모든 학생이 함수를 이해하고 교과서 본문을 유창하게 술술 읽어내며 자기 생각을 글로 조리 있게 표현할 필요는 없다. 배움이 조금 느린 아이들이 더 잘하고 좋아하는 다른 것을 찾아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그 대안적 경로에는 결코 낡은 잣대와 편견이 개입해서는 안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우리의 작고 꾸준한 노력들을 통해 진호가 학교 오는 것이 좋아하게 되고 윤서에게 다가가는 친구들이 생기며 민정이가 양호실로 도망가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