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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8일 중장기 대입선진화연구회가 최근 발표한 수능 개편안이 공교육을 왜곡하고 사교육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 개편안은 수능과목과 고교 교육과정이 일치하지 않아 고교 교육과정의 파행 운영을 초래하고 수능준비를 위한 사교육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ㆍ영ㆍ수 수준별 시험 도입과 사회ㆍ과학탐구 영역 과목수 축소는 불필요한 학습부담을 늘리고 전인교육을 저해할 것이며, 수능응시 횟수를 연 2회로 늘리는 방안 역시 사회적 비용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수능 개편의 방향은 고교 교육과정과 수능을 내용적으로 일치시키는 쪽이어야 하며, 수능은 고교 전과목에 대한 평가로 전(前) 예비고사 성격을 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교총이 전국 고교 교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7일간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응답자(470명)의 83.0%는 이번 개편안이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다'는 항목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전체의 16.8%에 불과했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있을 것이란 응답은 12.7%에 그쳤고, 학생의 수능시험 준비부담을 덜어줄 것이란 응답도 24.4%에 불과했다. 수능시험을 전 예비고사 성격의 기초학력평가로 하고 대입 반영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방안에 는 응답자의 74.5%가 찬성했다. 안 회장은 체벌 전면금지와 초중고생 교육정책 수립 참여 등 곽 교육감의 정책에 대해 "민주적이지 않고 일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자칫 민선교육감이 독재교육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의 반발이 커) 잘 안 되니까 지침만 계속 하달하고 의사결정 과정이 없다"며 "전교조뿐 아니라 교총 등 색깔이 다른 집단의 목소리도 듣고, (어떻게 정책을 추진할 것인지) 행정적 절차 등을 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19일 발표한 수능 개편안을 두고 교육현장에서는 아직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1994년에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된 이래, 20년 만에 전면적인 개편을 맞게 되었으니 논란이 쉽게 가라앉을 리 만무하다. 게다가 수능 과목이 대폭 축소됨으로 인하여 자칫 설자리가 좁아질 것을 우려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수능 개편안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매년 1회 시행해온 수능시험을 11월중 2회 시행으로 바꿔 수험생들의 선택권을 늘렸다. 다음으로 현행 언어·수리·외국어로 치러지는 시험의 명칭을 국어·영어·수학으로 바꿔 각각의 영역에 대하여 난이도를 달리하였다. 끝으로 수험생들의 과도한 학습부담을 경감한다는 취지에서 탐구과목을 대폭 줄였다는 점이다. 이번 개편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수험생의 실력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시험을 선택할 수 있고 아프거나 불의의 사고 등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경우 자칫 시험을 망칠 수도 있었으나 응시 기회가 한 번 더 늘어남으로써 이같은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탐구과목을 한 과목에 집중함으로써 심화학습을 유도할 수 있고 학생들도 흥미를 고려한 과목 선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측에서는 1994년 수능 2회 시행이 실패한 전례에서 보듯이 난이도를 차별화하는 것이 쉽지 않고 서로 다른 집단의 백분위를 과연 신뢰할 수 있느냐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보름 간격으로 시행되는 시험이 오히려 ‘15일 단기 속성반’이나 ‘사탐 끝내기 반’같은 족집게 강의가 등장하여 사교육 문제를 더 부추길 개연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쉬운 수능’과 ‘어려운 수능’으로 이원화할 경우, 전형 방법을 결정한 대학들은 대부분 ‘어려운 수능’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 정부들어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은 대부분 사교육 경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교원평가제 시행 그리고 수능에 EBS 반영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수능 개편안도 학교 공부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쉬운 수능’과 함께 탐구 과목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학습 부담을 완화한 것도 결국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교육당국의 이런 의도가 헛물켜기로 그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시험의 난이도를 기초와 심화로 나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수능’을 반영할 대학은 그리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탐구 과목을 줄이고 소위 국·영·수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학교를 도구과목 중심의 입시지옥으로 내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소위 국·영·수가 사교육 창궐의 주범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수능은 엄청난 규모의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 현재도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 원서용 사진을 촬영하고 영역에 따라 3만 7천원(3영역 선택)에서 4만 7천원(5영역 선택)까지의 응시료를 내야 한다. 시험장을 관리하고 감독관을 교육시키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게다가 수능을 치리는 날은 관공서의 출근 시간을 늦추고 듣기 평가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항공기 이착륙도 금지된다. 물론 교과부 산하 ‘중장기대입선진화연구회’가 오랫 동안 연구한 방안이긴 하지만 부작용이 뻔히 보이는 개편안을 던져놓고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것은 책임있는 정책 당국의 자세가 아니다. 수능처럼 민감한 교육 정책은 여론을 충분히 반영한 후, 그에 합당한 안(案)을 제시하는 것이 그나마 부작용을 줄이는 최선의 방책이다. 언제나 그랬듯 여론을 무시한 교육정책은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다.
201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오늘부터 시작됐다. 내년부터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수리영역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사실상 올 해 수험생들에겐 반드시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대입 전형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역시 정확한 상담과 자료가 필요하다. ['내가 갈 대학은 어디지?' 밤늦도록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고 있는 고3 수험생] ['네가 갈 대학은 이곳이야!' 자료를 보며 학생에게 설명하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
홍영복 서울마포초 교감은 월간 '문학세계' 제194회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에 ‘김치왕자와 김치공주’, ‘참 좋은 날 서른가지’로 당선돼 수필가로 등단했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들이 교원정원 배분 기준을 학급수에서 학생수로 바꾸려는 정부 방안에 반대하는 건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7일 쉐라톤 인천호텔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회장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에서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교원정원 배분 기준을 학급 수에서 학생 수로 바꾸게 되면 소규모 학교가 많은 시․도는 교사 정원이 급감하고, 학생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읍·면 지역에는 정원 배정이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지난 6월 시도 교원정원 배정 기준을 ‘학급수’에서 ‘학생수’로 바꾸고 지역별 보정지수를 적용한 ‘공립 각급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과부가 학급수를 교원배치 기준으로 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교원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초·중등교원 특별충원법, 농·어촌 교육지원특별법을 입법화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서는 혹서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8월에 개최된 전국소년체육대회를 5월로 앞당길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 고교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행에 있어 고3은 현행대로 연4회씩 실시하고 고1·2는 연간 2회나 4회 중 시·도 교육청별로 자율적으로 선택해 실시하기로 했다.
채드윅 송도국제학교는 지난 4월 승인을 받은 대구국제학교에 이어 2번째로 문을 여는 초.중등 외국교육기관으로 7일 개교를 했다. 전체 교과과정을 영어로 가르치는 채드윅송도국제학교는 초등학교 5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4년으로 총 12학년제로 운영된다. 올해는 1단계로 7학년까지 280명을 모집했고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확대 모집할 예정이다. 채드윅 송도국제학교는 미국 LA인근에 있는 사학 명문 채드윅스쿨에 의해 운영된다. 전체 정원 2천80명 중 30%(624명)까지 모집할 수 있는 내국인 학생의 20%(124명)는 인천에 사는 초중등학생에게 입학 우선권을 준다. 7일 개교에 이어 10일에는 미국 채드윅 스쿨 관계자 및 교과부, 지경부 등관계 기관을 비롯한학부모, 학생이 참석해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교과부가 내년 1학기 신입생부터 학자금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30개 대학 명단을 발표해 대학 구조조정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에 선별된 대학은 전국 4년제 대학 및 전문대 345개교 중 취업률·재학생 충원율·전임교원 확보율 등 교육여건과 성과지표에서 하위 10%로 평가된 대학들이다. 이중 ‘제한대출’ 24개교(4년제 13개교, 전문대 11개교)는 등록금의 7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며, ‘최소대출’ 6개교(4년제 2, 전문대 4)는 등록금의 30%까지만 대출이 허용된다. ‘제한대출’ 4년제 대학교는 광신대, 남부대, 대구예술대, 대구외대, 대신대, 루터대, 서남대, 성민대, 수원가톨릭대, 영동대, 초당대, 한려대, 한북대이며, 전문대로는 극동정보대, 김해대, 대구공대, 동우대, 문경대, 백제예술대, 부산경상대, 상지영서대, 서라벌대, 영남외대, 주성대가 포함됐다. ‘최소대출’ 대학은 4년제인 건동대, 탐라대와 전문대인 경북과학대, 벽성대, 부산예술대, 제주산업정보대다. 교과부는 지난해 4월 1일 기준으로 지표를 평가해 매년 수시모집 전에 대출 제한 대학을 발표, 수험생들이 이를 감안하도록 했다. 다만 올해에 한해 이들 대학을 10월에 재평가해 구제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대출 제한은 2011년 1학기 신입생부터 적용되며 기존 재학생은 적용받지 않는다. 다만 해당 대학이 내년에 대출 제한 대학에서 벗어나면 신입생은 물론, 2학년이 되는 2011년도신입생도 대출 제한에서 벗어나게 된다. 반대로 해당 대학의 평가 결과가 더 나빠지면 신입생은 나빠진 대출 조건을 적용받되, 2학년이 된 재학생은 원래 대출 제한 조건을 받게 된다. 대학에 들어올 때의 대출 제한 조건이 유리해 질 수는 있어도 더 불리해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제한 받는 대출은 일반대출 중 소득 8~10분위 학생이 받는 대출에 국한된다. 소득 하위 1~7분위 학생이 받는 든든학자금(ICL)과 일반대출은 제한 없이 등록금 전액을 대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향후 대출제한 기준 및 적용대상, 대출종류 등은 변경될 수도 있다. 교과부는 “올해는 하위 10%를 상대평가 방식으로 선별했지만 내년 평가때터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연말까지 지표별 절대기준을 마련해 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부실대학이 자발적으로 해산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ECD 교육지표 주요내용 살펴보니... OECD 국가에 비해 민간이 공교육비를 3배나 많이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은 여전히 ‘싸구려 교육’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교육의 질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학급당 학생수, 교원 1인당 학생수,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표(2008년 기준)에서 우리나라는 학교 급을 막론하고 OECD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우선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미국 달러의 구매력지수 환산액)의 경우, 우리나라는 5437달러로 OECD 평균 6741달러에 1300달러나 부족했다. 중등은 7860달러로 그나마 OECD 평균(8267달러)보다 600달러 차이에 그쳤지만 대학은 우리가 8920달러, OECD가 1만 2907달러로 무려 4000달러나 격차를 보였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등록금을 낮추고 대학재정을 안정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학급당 학생수도 OECD 평균이 초등 21.6명, 중학 23.9명인데 반해 우리는 초등 30명, 중학 35.3명으로 여전히 급당 8~12명이 많았다. 교사 1인당 학생수도 OECD 평균(초 16.4, 중 13.7, 고 13.5)보다 우리나라(초 24.1, 중 20.2, 고 16.5)가 3~8명 많았다. 이에 교총은 “정부는 저출산에 기대 교육투자를 게을리 할 일이 아니다”며 “여전히 40명이 넘는 학급이 많고, 기간제교사도 많다는 점에서 2년간 중단된 교원증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교사의 연간 수업주수(40주)와 수업일수(220일), 법정근무시간(1680시간)은 OECD 평균(수업주수 38주, 수업일수 185일, 법정근무시간 1660시간 내외)보다 길었다. 다만 연간 순 수업시간은 초등학교가 840시간(60분 단위로 환산)으로 OECD 평균(786시간)보다 많은 반면, 중학교(616시간)와 고교(604시간)는 OECD 평균(중 703, 고 661시간)보다 적었다. 만3~4세 취학률(30.8%)이 OECD 평균(71.5%)의 절반 이하인 점도 우리나라가 유아교육에 얼마나 인색한 지를 보여준다. 다른 나라가 유아를 교육 대상으로 삼고 유아 공교육화에 힘쓰고 있는 반면, 우리는 여전히 보육시설을 늘리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교총은 “만3~5세 의무교육화와 유아학교 법제화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교육재정이 지나치게 ‘학부모에 손 벌리는’ 구조로 드러났다. 공교육비 중 정부 부담률은 OECD 최하위권인 반면, 민간 부담률은 1위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7일 발표한 ‘2010년 OECD 교육지표’(재정통계는 2007년 결산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교육비 비율은 GDP 대비 7%로 OECD 평균(5.7%)보다 높았다. 순위로도 아이슬란드, 미국, 덴마크에 이어 4위다. 하지만 민감 부담률 2.8%를 빼면 순수한 정부 부담률은 4.2%에 불과하다. OECD 평균 4.8%보다 한참 낮고, 순위로도 28개국 중 24위다. 반면 학부모 호주머니를 턴 민간 부담률은 OECD 평균 0.9%의 3배에 달한다. 칠레(2.7%), 미국(2.6%) 등을 빼면 민간 부담률은 대다수 국가가 0% 대다. 우리나라 공교육을 학부모가 지탱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 데는 고등교육에 대한 민간 부담이 1.9%(OECD 평균은 0.5%)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 부담은 우리나라가 0.6%로 OECD 평균 1.0%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꾸준히 늘어야 할 공교육비가 되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GDP 대비 공교육비가 7.4%인 것에 비하면 0.3%p나 재정이 줄었다. 더욱이 민감 부담률은 2006년 2.9%에서 2007년 2.8%로 준 반면, 정부 부담률은 4.5%에서 4.2%로 0.3%나 줄었다. 이와 관련 일선 교육계에서는 “연 7% 성장으로 GDP 6% 교육재정을 이루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은 물 건너갔다”는 비판이 제기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기재부 장관을 비롯한 일부 기재위 한나라당 의원들은 “저출산으로 학생들이 주는데 교육재정이 왜 증가하느냐”며 교육재정 효율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9월 4일부터 6일까지 청주종합경기장 등 청주시 일원에서 '2010 청주성 탈환 축제'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이번 축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청주성 탈환의 역사를 되새기면서 일제에 의해 중단되었던 청주큰줄댕기기의 명맥을 잇는 소통의 축제였다. 임진년인 1592년 7월 그믐날 조헌 선생, 영규대사, 박춘무 선생이 이끄는 의병과 승병들은 왜군이 점령한 청주성으로 진군한다. 조총 쏘아대는 왜군에게 1차 공격은 실패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8월 초하루 다시 청주성을 공격해 밤새워 싸운 끝에 8월 2일(당시 양력 9월 6일) 왜군으로부터 청주성을 탈환한다. 청주성 탈환 전투는 임진왜란 당시 육지에서 승리한 최초의 전투였고, 관군이 아닌 의병과 승병으로 일궈낸 승리라 더 값지다. 청주성 탈환은 승리소식이 다른 지역의 의병과 승병들에게 알려지며 임진왜란의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반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의미가 크다. 9월 5일 오후 1시경 청주성 탈환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청주 시민들이 중앙공원과 충북대학교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나도 청주삼백리 회원들과 진행요원들이 나눠주는 옷으로 갈아입고 의병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햇볕이 따갑게 내려쬐는 한낮에 긴팔 옷을 입어 땀이 줄줄 흘러 내렸지만 행사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더위를 참을 수 있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임진왜란 당시의 의병과 승병복장을 하고 중앙공원과 충북대학교 운동장에서 3시에 출발해 상당구 주민들은 청주성을 한 바퀴 돌아, 흥덕구 주민들은 그 당시 의병들이 진군했던 모충고개를 넘어 청주종합경기장으로 향했다. 큰 깃발을 선두로 말을 탄 장군을 뒤따르는 관군들, 풍악을 울리는 사물놀이와 당시의 의병과 승병 복장으로 행진하는 사람들이 길을 메우며 4시 30분경 길이 140m, 높이 13m의 대형 걸개그림으로 당시의 읍성을 재현한 청주종합경기장에 도착했다. 행사에 참여하거나 관람하는 상당구와 흥덕구의 주민들이 속속 도착하며 종합경기장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상당구와 흥덕구 주민들이 줄댕기기를 하며 함께 어우러질 큰줄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비를 쏟아 부었다. 번개가 번쩍이고 폭우가 내렸지만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 퍼포먼스들이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행사 진행자는 청주성을 탈환하던 418년 전의 그날도 이렇게 비가 많이 쏟아졌다며 분위기를 돋웠다. 우리의 선조들이 치열한 전투 끝에 청주성을 되찾았듯 비를 맞으며 열연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에 비장한 각오가 담겨있다. 그토록 바라던 청주성을 탈환한 시민들은 청주성을 재현한 종합경기장으로 입성해 기쁨을 나누며 안녕을 기원하는 제례를 올렸다. 정월대보름 무심천에서 행해지다 일제에 의해 중단된 청주큰줄댕기기가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날 시민들은 암줄과 수줄이 만난 큰줄을 댕기며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7일 개교한 인천 송도의 국제학교 '채드윅 인터내셔널(chadwickinternational)'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첫 신입생은 유치원(Kindergarten, 초등학교 1학년 전 단계)에서 7학년 과정까지 총 260명을 뽑았다. 유치원∼초등 2년까지는 놀이 등의 그룹 활동을 통해 영어 구사력을 평가했고, 초등 3년 이상은 읽기·작문·어휘 구사력 등 3개 분야의 영어 시험과 수학시험을 통해 선발했다. 채드윅 인터내셔널의 총 정원은 2100명으로 유치원(1년)과 초등학교(5년)·중학교(3년)·고등학교(4년) 과정으로 구성된다. 외국교육기관 특별법에 따라 개교 이후 5년간은 정원의 30% 안에서 내국인 학생도 입학할 수 있다. 명품 교육기관을 표방하는 이 학교를 지난달 20일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진과 함께 미리 둘러봤다. 첨단교실에 교사-학생 비율 1:8 미국강의 실시간 영상 청취 가능 채드윅 국제학교는 송도동 17의 4에 연면적 5만2천411㎡ 규모로 들어섰다. 지하 1층, 지상 5층의 건물은 'ㄷ'자 구조로, 전통 한옥의 미를 설계에 반영시켰다. 정문 왼편으로는 유치원과 초등 5학년까지 총 48개 교실이 마련됐다. 계단으로 내부에 들어서면 곧장 교장실(elementary school administration)과 연결되고, 아래층에는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도서관이 있다. 정문 오른편으로는 중·고교 시설이 있다. 6~12학년 학생 1천154명을 한데 수용할 수 있다. 휴게실을 갖춘 도서관, 조리시설을 보유한 구내식당, 정제된 온수를 사용하는 수영장과 실내 체육관, 연극, 뮤지컬, 세미나, 콘서트, 회의를 진행하는 대극장과 국제 규격의 축구장도 갖췄다. 교실로 들어서니 칠판과 마주한 곳에 책·걸상은 8개. 교사와 학생 비율을 최대 1대8로 구성, 사교육이 필요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 다른 교실은 영상통화 방식의 수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한 텔리프리젠스(Telepresence) 서비스를 구축, 일명 TP룸이라고 불리는 이곳이 채드윅의 핵심 공간이다. 교육공학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허운나 전 한국정보통신대 총장은 “학생과 교직원들은 이 TP시스템을 통해 LA에 있는 본교를 비롯해 세계 각 지에 있는 채드윅 분교의 학생 및 교직원들과 다양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고 원격수업을 받을 수도 있다”며 “TP시스템은 기존 화상회의보다 진일보된 빠른 정보전달 시스템을 사용해 대화 상대의 세세한 표정도 읽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허 전 총장은 리처드 워밍턴(Richard C. Warmington) 채드윅 국제학교 교장이 한국HP의 전신인 삼성-HP 초대 사장을 지낸 1990년부터 알고지낸 인연으로 이 학교 고문을 맡았다. 허 고문은 “채드윅 국제학교는 IT를 베이스로 한 교육공학적 관점의 새로운 도전”이라며 “국제학교는 TP시스템으로 도시를 하나로 묶는 중심에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한 교육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모든 학생에게 맥북을 나눠줘 컴퓨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을 하며, 모든 교실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언제, 어느 곳에서라도 TP시스템을 활용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채드윅은 미국, 유럽, 남미 등지의 세계 80개 학교가 회원으로 있는 ‘라운드 스퀘어’ 멤버로 이들 학교와 IT를 통해 교류와 교육을 할 계획이다. 워밍턴 교장은 “다문화 경험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국제적 학위인증인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와 WASC(미국 서부지역 학교인증)를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라며 “세계 3천여 곳 현장에서 적용중인 IB는 학생 스스로가 배움을 주도하는 창의적 방식”이라고 말했다. 채드윅 본교 출신이기도 한 워밍턴 교장은 “학생들에게 뛰어난 학업성적을 내도록 하는 것은 물론 모범이 되는 인성과 자신감 있는 인재 육성이 ‘채드윅 문화’”라며 “교장으로 있는 동안 정직, 공정, 존경, 책임감, 배려심 등 5가지 핵심가치를 전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채드윅 스쿨은 1935년 미국 L.A에 개교한 비영리 사립교육기관으로, 2009년 미국수학능력시험(SAT) 평균점수 2041점으로 미국 내 고등학교 중 20위권을 기록했다. 졸업생의 20%가 미국 10대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성배 원주대성중 교사는 3~10일 원주시청 내 백운 갤러리에서 3년 여간 지은 시문과 포토그래픽 30여 점 등을 모아 전시회 ‘지금 여기 나투라전’를 개최하고 있다.
체험활동 강화로 음미체 대체…"2009교육과정 중단없다" 2009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 현장의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교과부가 “교사에게 어려움이 있다면 지원으로 해결할 일이지 중단할 일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목별 수업시수를 20% 범위 내에서 증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영수(英數) 편중을 심화시키고, 집중이수제가 전인교육을 해친다는 교육계의 지적을 일축한 것이어서 향후 충돌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7일 전국 중학교(3144개)의 ‘2011학년도 교과별 수업시수 조정계획’(2010년 6월 현재)을 발표하며 과목간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인정했다. 이에 따르면 정보, 한문 등 선택과목은 58.7% 학교가 감축을 계획하고 있고, 기술․가정은 38.7%, 도덕 29.8%, 국어는 15.5%의 학교가 줄일 예정이다. 음악(14.4%), 미술(15.4%), 체육(14.7%)도 마찬가지다. 반면 영어는 69.9%의 학교가 늘릴 계획이고, 수학도 56.8% 학교가 수업을 더할 예정이다. 이들 과목의 기준시수(영어 340시간, 수학 374시간)를 고려하면 최대 68시간~74시간을 늘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일선에서는 “수업시수 자율화가 학교를 학원화 하고 전인교육을 해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부는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선택교과의 교원수급 문제에 대해서는 “복수전공 기회를 확대하고 순회교사제를 활성화 하는 등 시도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수 증가에 대해서는 “기존 재량활동이 영수 중심으로 운영됐던 것을 반영한 것 뿐이고, 또 사교육을 공교육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학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음미체를 20%까지 감축 운영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새로 도입된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체육, 예술 등의 동아리 활동이 적극 강화됨에 따라 이를 반영해 조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부산 D중의 한 교사는 “복수전공이야말로 중등교육의 전문성을 말살하는 정책이고, 순회교사는 담임도 못 맡기고 업무도 배정하기 힘들어 나머지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창의적 체험활동은 아직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여서 계획을 세워도 활동공간이 부족해 7차의 창의적 재량활동처럼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 Y중의 교사는 “영수가 증가한다고 사교육이 줄 거란 얘기는 말도 안 된다”며 “영수를 못하는 많은 아이들은 오히려 낙오자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집중이수제와 관련해 서울 S중의 한 교사는 “늘 향유해야 할 예체능 교과를 2~4학기 동안 배우지 않는 것은 효율성만 강조하고 전인교육을 도외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총은 “주당 수업시수가 1, 2시간인 음악, 미술, 도덕, 기술가정 등의 교과는 20% 증감 대상에서 제외하고, 집중이수제는 학교 특성과 학생 요구를 반영해 자율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내년 초등 1·2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부터 적용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장학재단은 7일 학자금 대출제도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년 1학기 신입생부터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30개 대학을 선별해 명단을 공개했다. 교과부는 최근 학자금대출제도심의위원회를 열어 전국 4년제 대학 및 전문대 345개교를 대상으로 취업률·재학생충원율·전임교원확보율 등 교육여건과 성과지표를 평가한 결과 제한대출그룹 24개교와 최소대출그룹 6개교를 지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당국이 상대적으로 교육의 질이 낮은 대학 명단을 직접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고등교육 부문의 해묵은 난제인 부실대학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한대출그룹에는 광신대학교, 남부대학교, 대구예술대학교, 대구외국어대학교, 대신대학교, 루터대학교, 서남대학교, 성민대학교, 수원가톨릭대학교, 영동대학교, 초당대학교, 한려대학교, 한북대학교 등 4년제 13개교가 포함됐다. 또 극동정보대학, 김해대학, 대구공업대학, 동우대학, 문경대학, 백제예술대학, 부산경상대학, 상지영서대학, 서라벌대학, 영남외국어대학, 주성대학 등 전문대 11개교도 제한대출그룹에 속했다. 최소대출그룹에는 건동대학교, 탐라대학교 등 4년제 2곳과 경북과학대학, 벽성대학, 부산예술대학, 제주산업정보대학 등 전문대 4개교가 포함됐다. 제한대출그룹에 속하는 학교의 학자금 대출한도는 등록금의 70%까지이며, 최소대출그룹 6개교는 등록금의 30%까지이다. 교과부는 "이번 명단 공개는 대학의 책무성을 강화함으로써 교육의 질과 대출상환율을 높이려는 목적"이라며 "학자금 정책과는 별도로 부실 대학이 자발적으로 해산할 수 있는 퇴출 여건 등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애초 지난달 정책연구진 의견에 따라 대출제한 대학을 하위 15%인 50개교로 지정할 계획이었지만, 대학교육협의회와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대출제한 대상 축소와 적용시기 유예를 건의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적용 대상을 하위 10%인 30개교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출제한은 2011학년도 신입생부터 해당되며 재학생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가구소득 7분위 이하 학생도 제한 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또 일반학자금 대출만 제한되며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든든학자금)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교과부는 "8일부터 시작되는 201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에 수험생에게 대학 선택을 위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해당 대학 명단을 공개했다"며 "대학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3 담임을 맡고 첫 발을 내딛는 3월은 무척 중요하다. 이때 아이들을 잡지 못하면 학급 분위기는 엉망이 되기 십상이고 그렇게 되면 1년 내내 고생문이 열린다. 아이들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금기사항이 필요하고 이를 어겼을 경우 엄중한 댓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지켜야할 금기사항 가운데 하나는 자율학습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자정 가까이 진행되는 자율학습은 아이들의 실력 향상은 물론이고 생활지도까지 겸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출발은 좋았다. 3월이 시작되고 2주 정도는 결석자도 없었고 학습 분위기도 매우 좋았다. 이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만 있다면 학급 관리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즈음 결국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 사람좋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경민이가 주말 자율학습에 불참한 것이다. 자율학습을 시작하고 처음있는 일이라 더욱 엄격하게 다룰 수밖에 없었다. 일단 태풍처럼 강력한 질책을 쏟아낸 후, 부모님 소환이라는 처방을 내렸다. 경민이는 부모님 소환만큼은 철회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럴수록 더 호통을 쳤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책상에 한 통의 편지가 놓여 있었다. 편지의 주인공은 경민이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맞벌이를 하십니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저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여동생을 가르치기 위하여 주말에도 일터에 나가십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혼자남은 동생이 울 때가 많습니다. 자율학습에 빠진 날도 집에 혼자남은 동생으로부터 무섭다는 문자를 받고 학교로 오던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갔습니다. 현관에 들어서자 거실 한 모퉁이에서 동생이 울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무릎 꿇고 부탁드립니다.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께 실망스런 모습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편지를 읽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경민이의 편지를 보니 학창시절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아픈 상처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땐 부모님이 얼마나 원망스러웠던지 차라리 모든 걸 포기하고 당장 가출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3월 초, 상담 때의 일이 생각났다. 장래 희망을 묻는 질문에 녀석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간호사'라고 답했다. 의외였다. 근육질의 몸매를 지닌 건장한 사내 녀석이 간호사가 되겠다니 그 이유가 궁금했다. "선생님, 저는 질병을 간호하기 보다는 병든 사람을 정성껏 돌보고 싶습니다." 그날 저녁 자율학습 시간에 경민이 집에 전화를 넣었다. 어머니가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 경민이 담임입니다. 경민이가 저에게 편지를 썼는데 부모님을 세상 누구보다도 존경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훌륭한 자식을 두셨습니다. 격려해주세요." 물론 선의의 거짓말이다. 수화기 너머로 어머니의 가녀린 흐느낌이 전해왔다. 그로부터 신록의 계절을 거쳐 찌는듯한 무더위를 뒤로하고 이제 아이들의 꿈을 실현할 입시의 계절이 돌아왔다. 경민이는 이번 수시모집에 몇몇 대학의 간호학과에 지원한다. 그 사이가정 사정도많이 호전된 듯 했다. 경민아, 부족한 담임이지만 너에게 꼭 하고픈 말이 있단다. 들어주렴. '네가 그토록 바라는 간호학과에 꼭 합격해서 나이팅게일처럼 훌륭한 간호사가 되길 바래. 백의의 천사 김경민, 파이팅!!'
한국교총과 (사)한국국어능력평가협회가 주최하는 제7회 전국 실용글쓰기 대회가 다음달 9일 서울, 대구, 광주, 대전, 부산 지역 고사장에서 개최된다. 초등부 저학년, 초등부 고학년, 중등부, 고등부, 대학·일반부 등 5개 부문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는 글쓰기의 원리와 사고능력, 글쓰기 윤리 등을 평가하게 된다. 학생부에서는 학교생활에 필요한 창의적 글쓰기 영역, 대학·일반부에서는 사회생활과 직무에 필요한 실용 글쓰기 영역을 범위로 선택형 문항(20개)과 실제 글쓰기 문항(10개)이 출제된다. 학교장이나 소속 기관장의 추천을 받은 참가 희망자는 홈페이지(www.klata.or.kr)에서 다운로드 받은 추천서와 참가신청서를 작성해 오는 30일까지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우수한 성적을 얻은 참가자에게는 국회의장상, 교과부장관상, 각 대학총장상, 시·도지사상 등이 수여된다. 문의:02-2064-0306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인터넷 보급률이 2000년 49.8%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서는 가구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터넷 보급률은 80.6%(2007년 기준)로 세계 최초로 가구 인터넷 보급률 80%를 돌파했다. 이는 10가구 중 8가구 이상에서 인터넷이 설치돼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경이적인 인터넷 보급률은 아파트 문화 발달로 초고속 인터넷을 설치하기가 다른 나라보다 쉬운데다 이용 요금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높은 교육열과 신기술 수용에 적극적인 국민성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컴퓨터 이용 통계는 우리나라가 IT 선진국으로 자리 매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인터넷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인지도도 높고 국가경쟁력도 강해져 세계의 여러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강국은 한편으로는 우리의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고 있어 걱정스럽다. 가장 먼저 아이들이 지나치게 컴퓨터를 하면서 책을 멀리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컴퓨터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책은 꼭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모두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은 세종대왕, 박제가, 정약용 등은 모두 독서광이었다.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은 전장에서도 책을 들었고, 미국의 대통령 링컨도 책을 즐겨 읽었다. 에디슨은 학교에 가지 않은 대신에 책을 읽었고, 헬렌 켈러는 책 읽기로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며 장애를 극복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컴퓨터 전문가 안철수도 자신이 뛰어난 재주를 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먼저 어떤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책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대부호 빌 게이츠도 자신의 오늘날 업적은 동네 도서관이 만들었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결국 오늘날까지 후세 사람들에게 감화를 주는 위인은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책 읽기를 통해 얻은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는 업적을 남겼다. 나의 경험을 저 위인들과 비교하기에는 초라하지만, 오늘날 나의 건강한 모습도 책이 키웠다. 어릴 때부터 책에 빠졌다. 어린 시절 가난할 때도 책으로 허기를 채웠다. 사춘기 때 책이 있어서 나를 지탱할 수 있었다. 대학에서도 책은 스승이었다. 유신의 붕괴, 5공화국의 탄생으로 대학은 오랫동안 휴교에 들어갔다. 그때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책으로 버텼다. 내가 지금 그나마 아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 문단의 말석에 앉아서 글을 쓰는 것도 책을 읽었던 덕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선택하려는 순간부터 우리를 설레게 한다. 사실 우리의 삶은 내 의지대로 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책은 내 의지에 의해서 주체적 선택을 하는 쾌감이 있다. 책은 선택하는 순간부터 나의 즐거움이 채워진다. 혹자는 세속적인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기도 하지만 책은 읽기 자체에 의미와 즐거움이 있다. 책은 지식이 담겨 있고, 미래 삶의 모습이 있다. 책에는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계가 있고, 인간 세상을 널리 유익하게 하는 지혜가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맑은 일이라고 한다. 책을 읽는 것은 내용의 단순한 지식의 수용이 아니라 독자가 적극적으로 의미를 구성하는 행위로 그것은 사회의 공동체 문화 형성에 이바지하는 문화적 행위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민족 문화의 유산을 물려받아 활용하는 것이며, 현재의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문화적 사고와 가치 체계 그리고 그 소통 양식을 실천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 주변은 과거와 달리 책이 많다. 직접 사지 않고도 학교와 주변 도서관에서 얼마든지 빌려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이 흔한 것에 비해 책 읽는 환경은 열악하다. 텔레비전이 방해를 하고 인터넷도 책 읽기를 심각하게 방해한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학습에 대한 부담 때문에 독서를 할 수가 없다. 독서가 공부를 방해한다는 생각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21세기 리더는 책을 많이 읽어서 대중을 감화시키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책을 읽히는 습관을 키워주는 것은 내 자녀의 삶에 미래 성공의 주춧돌을 남기는 것이다. 내 자식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깊이 인식하는 진지한 인간으로 길러져 사회로 배출되기를 바란다면, 책을 읽게 해야 한다. 내 자녀를 사랑한다면 값비싼 스마트폰보다는 책을 사주라. 책을 읽는 습관을 남겨주는 것이 가장 값있는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다.
홍성은 나라가 어려울 때면 홀연히 일어나 구국의 일념으로 나라를 지키던 선열의 얼이 고을마다 스며있는 고장이다. 만해 한용운 역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 위대한 독립운동가요, 시인이요, 불교를 혁신한 승려요, 학자였다. 홍성에 서려있는 만해 한용운의 숨결을 따라간다. 충남 홍성은 예로부터 충절의 고향이라 한다. 고려말의 명장으로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청렴과 충절의 상징이 된 최영 장군과 단종에 대한 충절로 사육신의 지조와 절개를 보여준 매죽헌 성삼문이 홍성군 홍북면 출신이다. 한용운의 생가와 가까운 갈산면 행산리에서 출생하여 우리 나라 최초로 노예를 해방하고 항일 투쟁에 참여하여 청산리대첩을 이끈 백야 김좌진 장군이 또한 홍성 출신이다. 1905년 일본과의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이조참판 민종식을 중심으로 의병을 조직하여 일본군과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의병의 기개가 살아 숨 쉬는 곳이 바로 홍성이니 충절의 고향이라는 말이 헛말은 아닌 듯싶다. 충절의 고장 홍성, 그리고 성곡리 홍성 나들목을 빠져 나와 29번 국도를 타고 달리면 갈산면소재지가 나오는데 한용운 시인의 생가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왼쪽으로 난 좁은 도로인 2번 군도를 따라가야 한다. 도로 입구에는 한용운 생가와 김좌진 생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다. 한용운 생가는 이곳에서 승용차로 20분 정도를 더 가야하는데 좌우로 펼쳐지는 포근한 산세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한적한 도로를 따라 늦여름의 풍경이 익어 가는 것을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한용운의 생가가 있는 성곡리는 인적이 드문 다소 외진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곳을 찾아오던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생기기 훨씬 전이었으니 도로 사정이 별로 좋지 못했다. 안내판 하나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같은 길을 맴돌다 한밤중에야 비로소 생가를 찾았는데, 인적 없는 산골에 던져진 일행은 급한 데로 생가 앞마당에 텐트를 쳐 잠자리를 만들고, 생가의 우물을 길어 목욕을 하고 밥도 지어먹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참 많이 변했다. 일단 생가까지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어려움이 없고, 공원처럼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여 시인의 생가가 외롭지만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 홍성군은 한용운이 태어난 성곡리 일대를 성역화 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넓은 주차장과 연못이 갖추어진 공원 입구에는 만해체험관이 보이고, 그 안쪽으로 시인의 생가와 사당인 만해사가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의 호위를 받으며 자리 잡은 생가에서 시인의 굳은 지조와 절개가 느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싸리나무로 곱게 울타리를 조성한 것이며 사립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갑게 맞아주는 배롱나무의 빛깔 고운 꽃송이가 시인의 옥같이 맑은 심성과 고향마을의 포근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앞마당에 있는 우물을 들여다본다. 십여 년 전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처럼 우물 옆에 놓여있는 두레박으로 힘껏 물을 길어 올려본다. 아직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물이 두레박에 달려 올라온다. 한용운은 3․1운동 이후 홀연히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가 불과 3개월 만에 88편의 시를 들고 나타난다. 그리고 시집 『임의 침묵』을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이고 전통적인 시의 세계를 이룩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시는 신비로움을 더해 준다. 다른 시인들처럼 기교를 부리지도 않았으며 시어의 조탁에 연연하지 않고, 일상의 언어를 가장 자유로운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모든 작품에 경어체를 사용함으로써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했음에도 섬세하고 여성적인 어조를 느끼게 하는 특징이 있다. 한용운의 시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대상이 있으며, 그의 시에서 시적 자아는 항상 그 대상을 위해 존재한다. 한용운의 시에 등장하는 대상은 ‘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작품에서는 ‘당신’, ‘행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용운의 시에 등장하는 ‘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용운의 삶만큼이나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용운의 ‘임’은 부처일 수도 있고, 조국일 수도 있고, 세속의 사랑하는 연인일 수도 있고, 인간이 추구해야할 영원한 진리일 수도 있다. 승려의 ‘임’이 부처라면, 독립운동가의 ‘임’이 조국이듯이 한용운의 삶이 다양한 만큼 그의 ‘임’도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민족혼의 성지를 꿈꾸며 홍성군에서는 한용운의 생가와 만해사가 있는 성곡리 일대를 민족혼이 타오르는 성지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이곳에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이후에 활동한 민족 시인 20명을 선정하여 민족시비공원을 조성했다. 생가 옆 산기슭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에 조성된 민족시비공원에는 한용운의 『복종』,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이상화의 『가장 비옥한 기욕』, 정지용의 『고향』 등을 유명한 서예가들의 글씨로 화강암과 오석에 새겨 놓아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2007년 10월에 개관한 만해체험관은 한용운 시인의 유품과 작품을 전시한 전시실과 시청각 자료실, 문화 체험실 등이 있어 청소년들에게 역사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 문학답사를 위한 여행 코스 홍성 도착 ⇒ 한용운 생가 ⇒ 한용운 시비(나룻배와 행인 / 알 수 없어요) ⇒ 만해사 ⇒ 민족시비공원 ⇒ 만해체험관 ⇒ 한용운대선사상 ⇒ 홍성 출발 ♤ 가는 길 -고속버스(서울-홍성)=매일 8회 운행(요금 8,700원) 소요시간 약 2시간 소요. -기차(서울 용산-홍성)=매일 17회 운행(무궁화호 요금 성인 9,200원). 소요시간 2시간. (홍성-성곡리)시내버스 이용 -승용차(서울-홍성)=서해안고속도로 이용 홍성 나들목 29번 국도로 진입. ♤ 문의 홍성군청 문화관광과=(041)630-1223 한용운선생생가지=(041)642-6716
낙서 11월 ×일 ×요일. 비.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건만 봄비처럼 부슬부슬 비가 내립니다. 정말 날씨가 요 모양이니 부아통이 터질 것만 같다. 청소시간의 일이었다. 반장인 내가 쓰레기통을 비우기 위해 비도 가릴 겸 쓰레기통을 머리에 이고 나서야 했다. 웬 계집애들이 그렇게 극성스럽게 야단인지 도무지 청소가 아니라 놀이시간이다. 교실에서 마구 뛰고, 걸레로 마구 치고, 던지고 야단이기에 그러지 말고 청소하라고 했더니, 걸레가 날아와서 뒤통수를 때렸다. 한 아이가 던지니 너도나도 덩달아서 집어 던지니 견딜 수가 없어서 쓰레기통을 이고 비우러 나선 것이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쓰레기통을 뒤쪽에서 잡아당기는가 하면 밀어대기도 해서 도무지 교실을 나설 수가 없었다. 정말 울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때 주번 선생님께서 교실 복도를 지나셨기 때문에 다행히 더 이상 심한 장난은 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왜 이렇게 날 괴롭히려 드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지난 10월의 일을 생각하면 정말 혼쭐을 내주고 싶다. 그러나 그때 내가 한일을 알았기 때문에 이렇게 짓궂게 구는 것일까 ? 나는 정말 바보가 되어 가는 느낌이다. 공부시간에 바보 같던 영숙이, 점순이 마저 한데 어울려서 날 이렇게 놀리고 야단을 하니, 나는 그 예들 보다 더 못난이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언젠가는 하도 심하게 굴어서 선생님이 오시는 줄도 모르고 우로 있다가, 선생님께서 반 전체 아이들을 벌을 세우기까지 했지만, 그 날 오후에는 일러 바쳤다고 경아, 순덕, 영남이가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오늘도 선생님이 아실까 봐 난 아주 태연하게 넘겨 버렸지만, 아이들의 등살에 견디기 어렵다. 웅장한 산맥이 줄지어서 뻗어 가는 남쪽 기슭에 푸른 바다의 철썩이는 파돗소리를 들으며 한가하게 서 있는 이곳 영산초등학교의 6학년 3반 반장이며, 공부도 가장 잘하는 경자는 오늘 일기를 이렇게 써놓고 멍하니 책상 앞에 턱을 괴고 앉아 있습니다. 동그마한 얼굴에 유난히 까맣고 반짝이는 두 눈이 얼굴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나즈막한 코의 부족함을 메꿔 줍니다. 책상 앞에는 항상 담임선생님께서 강조하시던 “남보다 내가 먼저!” 라는 문구가 붙어 있고, 그의 책꽂이엔 단 한 권의 참고서도 없이 교과서만 덩그랗게 꽂혀 있을 뿐입니다. 무엇인가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던 경자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벌떡 일어나더니, 책상 앞에 붙여 놓는 표어를 와드득 쥐어뜯어서 갈기갈기 찢어 버립니다. ‘흥 내가 먼저? 그 때문에 나는, 내가 먼저 바보가 된 것인가?’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휑하니 밖으로 나가 찢어 뭉쳐진 표어 조각을 팽개쳐 버립니다. 경자네 집은 마을에서 서너 집 사이쯤 떨어진 외딴집입니다. 아버지는 물건을 싣고 이 마을 저 마을을 찾아다니면서 장사를 하시고, 어머니는 가끔 장사 뒷 심부름도 하시지만, 대부분은 집안일에 매여 숨 돌릴 틈도 없으십니다. 경자네 집에는 여자만 5자매인 속에서 경자는 세 번째입니다. 위로 두 언니가 있지만, 집안이 곤란하여 일찌감치 도시로 나가서 공장 일을 하기 때문에 집에 없습니다. 그래서 경자는 집에 오면, 동생들의 공부도 도와주고 집안일도 도와드려야 하지만 성적은 항상 좋았습니다. 작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있었던 군 학력 경시대회에서는 여학생으로서 군내에서 몇 째 아닌 성적을 거두어서 선생님들의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그래선지 6학년이 되어서 반을 여자반과 남자반으로 나누어서, 여자반의 반장 선거에서 딴 사람과 다투지도 않고 반장에 선출되었으며, 반을 위해서도 힘껏 노력도 해왔습니다. 그러나 옛날처럼 시험을 봐서 중학교에 가는 것이 아닌 때문인지, 모두 그렇게 바보들만 모인 것인지, 아무튼 6학년 3반은 도무지 공부는 하지 않고 장난만 하는 반으로 유명했습니다. 한 시간 내내 이야기하고 풀어 보았자 막상 시간만 끝나면 아는 사람은 몇몇에 불과하고, 모두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조차 생각해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경자는 이런 것이 몹시 못마땅합니다. 무엇을 하러 학교에 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날마다 과자나 사먹고 장난이나 하려고 학교에 오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한 경자는 오직 공부만 열심히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점점 경자를 멀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심지어 공부 시간에 혼자 손을 들면, 모두들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것 같아서 경자는 점차 손을 드는 것을 주저하게 되었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어서 보름이 채 못 되어서 선생님께서, “중학교 원서를 써야 하니 오는 25일까지 배정원서를 쓸 사람은 부모님을 학교에 모시고 나와야 합니다.” 하시자 아이들은 부산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경자는 그 날 밤 아버지를 기다리며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다가, 아버지가 진짓상을 물리시자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아버지, 중학교에 갈 사람은 25일까지 배정원서를 내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고 말을 했습니다. 차마 ‘아버지 저도 중학교에 가고 싶어요. 저도 원서를 내게 해 주세요.’ 하고 말을 이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 ?” 하시고서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으시고 아버지는 한숨을 쉬셨습니다. 경자는 더 이상 무어라고 말을 하고 싶지도 않아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앉아만 있었습니다. “경자야, 이 못난 아비가 잘못해서 너 하나도 중학에 못 보내고 말겠구나.” 하시며 시름에 잠기시는 아버지를 바라 볼 수가 없어서 그냥 공부방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아무렇게나 쓰러져 누워 있는 동생 경숙이를 바로 뉘어서 이불을 덮어 주고서 책상 앞에 앉아서 곰곰이 생각을 해봅니다. ‘중학교에 못 가면 이제 나는 학교에 다닐 날짜가 두 달도 못 남았구나. 그 동안만이라도 열심히 노력을 해야지.’ 이렇게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경자네 학교에서는 원서 이야기가 나오면서 6학년 세 반에서 약 50여명이 읍내 학교로 전학을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6학년은 말만 세 반이지 두 반이 될까 말까 하는 적은 수가 되어 버렸습니다. 경자네 반에서도 영자, 영순, 경숙 그 외에도 12명이나 전학을 가고 말았습니다. 한 마을에서 함께 다니던 세 아이들이 전학을 가버려서 더욱 쓸쓸해졌습니다. 지난 10월 중순쯤의 일이었습니다. 반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뿔뿔이 흩어져서 장난을 하기 위해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가고 없는 사이에 월간 잡지라도 좀 읽으려고, 햇볕이 따사로운 창문 곁에 자리잡고 앉아서 달 넘긴 ‘어깨동무’를 펴들고 재미있는 동화를 읽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실패하여 집안의 재산을 전부 잃은 집의 이야기였습니다. 초등하교 4학년 여자 아이인 주인공이 손수 닭을 치고, 토끼를 길러서, 닭이 늘어나고, 토끼가 늘어났습니다. 그러자 용기를 잃고 자리에 누워 있던 아버지가 힘을 얻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셔서 힘껏 일하게 되었습니다. 닭과 토끼를 길러서 나온 돈으로 식구들이 죽이라도 마음껏 먹고 살 수 잇게 되자, 온 식구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서 닭을 치고, 토끼를 길러서 이제는 마음놓고 살 구 있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책을 읽던 경자는 책을 펴든 채 제 자신이 주인공이나 된 듯이 한 동안 멍하니 밖을 내다보며, 금방 읽은 내용을 다시 새겨 보면서 나도 이처럼 닭이나 쳐볼까 ?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때 장난꾸러기 영남이가 살금살금 창턱에 다가와서는 조그만 돌멩이로 경자의 이마를 딱 맞추고 달아나 버립니다. 경자는 마치 무슨 잘못을 저지르기나 한 것처럼 낯이 붉어지면서 두리번거리다가 책을 덮어 버리고 일어서서 화장실로 가버립니다. 이렇게 조용히 책의 내용에 취해 있는 자신을 들킨 것이 도둑질이라도 하다 들킨 것처럼 부끄럽습니다. 경자가 교실문을 막 나서자, 영남이는 경아, 순덕이를 불러서 뭐라고 소근거리며 교실로 들어갑니다. 조금 있다가 경아와 순덕이가 밖으로 나가서 반의; 아이들을 불러들입니다. 왁자지껄한 교실에서 영남이를 둘러싼 여남은 명의 아이들이 뭐라고 소곤대는 영남이의 말을 듣고 나서,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리면서 흐뭇한 얼굴로 제각기 자리에 앉습니다. 6학년 3반이; 이렇게 조용한 것이 이상스럽게 생각된 경자는 ‘혹시 선생님이 오셨나?’ 싶어서 조심스럽게 교실 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섰습니다. 문안에 발을 들여놓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웃음보를 터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와 하하하하, 하하하하.” 처음엔 10여명의 아이들이 손가락질을 하면서 웃음보를 터뜨리자, 온통 교실 안은 웃음바다가 되어버렸었습니다. 경자는 영문을 몰라 주춤하고 그 자리에 서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더욱 소리를 내며 우스워 죽겠다는 듯이 웃어댔습니다. 경자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책상을 두들겨 가면서 웃어댔습니다. 경자는 가만히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내 얼굴에 무엇이 묻었나?’ 하고 거울에 가서 얼굴을 이리저리 비춰 보았지만 아무 것도 묻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홍수가 터진 듯 마구 뒹굴기도 하고, 책상을 치거나, 발을 구르기도 하면서 또 한바탕 웃음 보따리가 터졌습니다. 경자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 온통 눈앞이 캄캄한 것 같았습니다. 경자는 털썩 자리에 주저앉아서 까닭도 모르는 창피함을 이기지 못하고 울음보를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배꼽이 빠지겠다고 웃어대는 소리가 경자에게는 채찍처럼 아프고 원망스럽게 여겨졌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부터 경자에게서는 웃음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경자는 시작 종이 울린 뒤에야 교실 문을 들어서고, 끝종이 나기가 바쁘게 교실을 빠져나가는 것이 버릇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복도를 서성이다가 선생님이 앞문으로 들어서시는 것을 보고 뒷문을 열고 들어서고, 끝종이 울리면 선생님 보다 먼저 교실을 나섰습니다. 같은 만 아이들과는 이야기도 하려 하니 않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책만 읽고 앉아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경자를 따돌리게 되고, ‘책벌레’라고 놀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젠 정말 학교에 가는 것이 지긋지긋 하고, 골목에서 아이들을 만날까 두려워서 마을에서도 밖에 나가기가 싫어졌습니다. 그러나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기에 이제 몇 개월도 남지 않은 마지막 학교생활을 그만 두기는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런 일기를 쓴 이튿날 경자는 아침 일찍 일어나 결심을 실천하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교실에 들어서기가 바쁘게 당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0월 ××일 ×요일. 흐리다. 참 이상한 아이들이다. 왜 나를 이렇게 못살게 구는 것일까 ? 반 전체가 나를 골려 주기 위해 있는 것만 같다. 집은 비록 가난해서 새 옷도 못 입고, 저희들처럼 돈을 안 쓰고 군것질도 안 하니까 그럴까? 날마다 선생님께 일러바치면 나는 그 얘들보다 더 못난 사람이 될 것이니 차마 그럴 수도 없다. 나도 새 옷도 사 입고 용돈도 달랠까? 그것도 안 된다. 아버지, 어머니는 정말 목 먹고 굶주리면서 나를 가르치려고 애를 쓰는데, 내가 그런 짓을 해선 안 된다. 차라리 내가 먼저 봉사를 하는 것으로 그 얘들의 마음을 돌려볼까? 같이 놀아주고 청소는 내가 먼저 하고, 그러면 저희들도 미안 할 테지? 유리창을 열고나서 교실 구석을 쓸고 닦고, 또 책상을 반듯이 정돈하고 나서,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으려고 책을 펴 놓고 생각해봅니다.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내가 먼저 인사를 하자, 친절하게.’ 이때 순덕이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경자가 웬일이냐? 해가 서쪽에서 뜨겠는데?” 하고 책가방을 책상에 처박고 밖으로 휑하니 나가 버렸습니다. 경자는 마음먹은 대로 먼저 인사를 하려 했으나, 숨쉴 틈도 주지 않고 먼저 비웃으며 놀리는 말을 내뱉고 나가버리니, 그만 용기가 쑥 기어 들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에라 빌어먹을 것, 밖에 나가서 놀기나 하자.’ 이렇게 생각한 경자는 밖으로 나갔으나 갈 곳이 없습니다. 운동장에는 몇몇 아이들이 공을 차려고 이리 쫓고 저리 쫓으며 뛰어 다니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경자는 학교 뒷동산에 올라갔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앉아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해보지만, 아이들에 대한 미운 마음은 달랠 길이 없습니다. ‘내가 공부를 잘해 설까? 내가 못나서일까? 옷이 지저분해 설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아이들이 몰려오는 등교 길을 바라봅니다. 웃으면서 재잘거리며 오는 아이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경자는 막대기를 집어서 땅바닥에 낙서를 시작합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끄적거려 써 보는 것입니다. “나는 바보가 아니다. 나는 못난이도 아니다. 그 얘들이 나쁜 것이다. 영남이, 순덕이, 경아는 깡패다.” 이렇게 써 내려가던 경자는 무슨 생각이 났는지, 동산을 내려가 교실로 들어가서 분필토막을 찾아들고서 화장실로 갑니다. 화장실 문 앞에서 잠깐 망설이던 경자는, 5학년용 화장실 문을 노크하고선 벽에다 낙서를 시작합니다. ‘경아, 순덕, 영남이는 깡패 대장이다. 그리고 6학년 3반 아이들은 쫄짜들이다.’ 라고 써 놓고 밖으로 나와서 누가 없나 두리번거리다가 다시 동산으로 올라가서 아이들이 내려다보며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가슴속이 후련했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는 옛날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가슴속이 후련한 것 같았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쫄랑대고 있을 아이들의 얼굴이 보고 싶어져서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교실에는 여남은 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떠들썩하게 야단들이었습니다. 중학교 배정원서를 내는 데, “면에 있는 중학교엘 가느니, 차라리 고등공민학교를 가겠다.” 하고 순덕이가 말을 하자, “나는 명산 중학교에 갈란다. 사립학교라도 공부만 잘하면 되지. 뭐?” 영남이가 한마디 던지자, 서너 명의 아이들이 제각기 그 말이 옳다고 한마디씩 합니다. “명산중학교는 멀고 돈이 많이 드는데 그러냐? 공민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면 뭐 고등학교 검정시험 하나 합격 못하겠니?” 하자 옳다는 아이들과 명산 중학교의 진학이 옳다는 아이들이 서로 야단입니다. 경자는 또다시 기분이 우울해집니다. 찌그러져 가는 초가집에서 끼니 따라 밥 독촉을 하는 동생들, 일년 내내 보리가 반 넘어 섞인 밥 한 그릇, 김치 한 주발이 고작인 밥상, 밤이 이슥해서 들어오시는 아버지는 장사 밑천이 없어서 남의 돈으로 장사를 하니 남는 것이 없다고 푸념이십니다. 일년에 한 번씩이나 보게 되는 언니들은 그래도 도시에서 살아선지 기름기 있는 얼굴이 하얗지만, 집에 있는 식구들이야 얼굴이 새까맣고 턱만 뾰족한 모양이니 감히 중학교에 가겠다고 떼를 쓸 수가 없습니다. ‘에라, 밖에 나가서 놀기나 하자.’ 경자는 다시 교실을 뛰쳐나오고 말았습니다. 신장에서 신을 찾아 신던 경자는 옆에 놓여 있는 경아와 영남이의 유명상표가 붙은 신발을 보자 쭉 밀어서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나쁜 놈의 계집애들 !’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교실을 나왔습니다. 보통때 같으면 남이 떨어뜨린 신발도 주워 올려 놓았을 건데, ‘일부러 그러지도 않았는데 그냥 두면 어떠냐?’ 하고는 그냥 지나칩니다. 운동장에는 5학년 아이들이 줄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경자는 자기도 모르게 뛰어들어서 함께 뛰어 보았습니다. 5학년 아이들이 그만 나오라고 아우성입니다. “꼬마야, 꼬마야, 잘 가거라.” 하자, 줄밖으로 뛰어 나오고 말았습니다. 이 때 교실 문을 나서던 경아가 부아가 잔뜩 나서 야단입니다. “어떤 계집애가 내 신을 던져 버렸냐?” 하는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경자는 찔끔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주 속이 시원한 것 같습니다. ‘밉살스런 계집애, 남을 그렇게 못 살게 굴었으니 골탕을 좀 먹어야 해.’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둘째 시간이 끝나자, 경자네 반 교실은 온통 야단이 났습니다. 벌집을 쑤셔 놓은 것처럼 와글거립니다. “경자 저 가시내가 그랬어.” “틀림없어 ! 누가 그럴 사람이 또 있냐, 뭐?” 순덕이와 영남이가 맞장구를 쳤습니다. “우리가 깡패라고? 딴 아이들은 쫄자란다. 우리 한 번 가서 보자. 뭐라고 써 놓았는가.” 순덕이가 제안을 하자 “뉘 글씨인가 가 보자.” 하고 모두 따라 나섰습니다. 화장실 문 앞에서 와글거리며 몰려서 들여다보고 밀고 야단을 하는데, 선생님께서 들어오셨습니다. “선생님 경자가 화장실에다 낙서를 했답니다.” 하고 명자가 일러 바쳤습니다. “뭐 ? 누가 낙서를 해?” “경자가 화장실에다가 낙서를 했어요.” 하고 와글와글 한꺼번에 야단입니다. “조용히 해 ! 한꺼번에 왜 야단이야, 누가 봤어?” 하고 버럭 소리를 질러 버리시니까 교실 안은 조용해졌습니다. 이어서 선생님은 “남의 일을 함부로 말하면 안 돼 ! 누가 본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고 말을 해봐요.” 이렇게 말씀을 하시자, 아이들은 조용해지고 말았습니다. 경자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나,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셔서 막아버리니 마음이 푹 놓였습니다. 경자는 끝종이 나기가 바쁘게 제일 먼저 나가면서 도 신을 떨어뜨려 버릴까 생각했으나, 아이들이 뒤 따라 나와서 그냥 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꼭 한 번 골려 주고 말리라 생각을 합니다. 이제 학생시절로선 마지막 방학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방학 동안에 무엇인가 좀 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난에 쪼들리는 가정 형편이라 생각하니, 방학 동안에 여행을 갈 수도 없고 숙제도 없으니, 공부를 할 것도 없습니다. 그럭저럭 집안 일을 돌보면서 여러 가지 뜨개질을 배워서 집안 식구들의 장갑이랑 스웨터를 짜서 입을 수 있게 했습니다. 방학이 끝나고 2월에 등교를 하자, 이젠 완전히 졸업 기분이 나서 졸업 날만을 세고 앉아서 어서 졸업이나 했으면 하고들 있었습니다. 졸업이 열흘 남짓 남아서 선생님들이 교대로 들어오셔서 마지막 학교를 떠나는 경자네 반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웃으면서 살라.” 하는 교훈을 주신 선생님도 계셨고, “저축으로 잘 사는 앞날을 개척하라.” “앞길은 오직 내가 맡아야 한다.” 등의 교훈 말씀도 좋았지만 “우리의 두뇌는 우주와 같다. 현재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은 우리 고장뿐이듯이, 여러분의 머리는 우주 속의 우리 고장만큼 밖에 개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우주 여행을 하도록 까지 우리도 우리 나라에서 세계로 견문을 넓히듯이, 여러분의 머리를 넓게 일구고 가꾸어서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모든 가능성을 다 펴서 인류를 위해 힘쓰는 인류 역사에 남는 인재가 되어야겠습니다.” 라고 말씀하시던 5학년 때 담임이시던 박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경자도 ‘힘껏 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해보자.’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졸업을 일주일 앞두고 고등공민학교에서 입학시험이 있었습니다. 중학교는 무시험이었지만, 고등공민학교이기 때문에 입학시험을 보아서 7등까지는 장학생으로 뽑으며, 아주 가난한 학생에게도 혜택을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경자는 시험이나마 한 번 보고 싶어서 어머니를 졸라서 겨우 시험 전날에야 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공부한 것을 다시 한 번 복습하여 시험에 대비를 하였습니다. 다들 공부를 안 하기 때문에 어쩜 장학생이 될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만약에 장학생이 된다면 그렇게 가고 싶었던 중학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식 중학은 아니지만 공민학교면 어떠냐? 나는 진학만 하게 된다면 정말 부지런히 공부해서 경아. 순덕이들을 기어이 이기고야 말 것이다. 아니 나의 넓디넓은 머릿속을 더 넓게 일구어 가야겠다.’ 이런 부푼 가슴을 안고 밤이 이슥하도록 까지 책상 앞에 앉아 책과 씨름을 했습니다. 드디어 발표하는 날인데 어쩐지 용기가 나지 않아서 딴 아이들보다 늦게야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발표가 끝나고 합격자 모임이 있었습니다. 경자는 어슬렁어슬렁 발표가 붙은 곳으로 가보았더니 이게 웬일인가? 분명히 두 번째 자리에 ‘윤경자’ 라는 세 글자가 또렷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러면 내가 2등을 한 것일까?’ 경자는 눈을 의심했다. ‘비록 고등공민학교지만, 면내에 있는 네 개의 학교에서 공부는 잘하지만 가난해서 중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이 장학생이 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틈에서 내가 정말 2등을 했단 말인가?’ 이렇게 생각하며 멍하니 서 있을 때, “경자야 ! 경자야, 얼른 와!” 하고 같은 반의 친구 영례가 손짓을 하며 부릅니다. 벌써 모여 줄을 선속에서 웃으며 손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자는 그리로 달려갔습니다. 고등공민학교 교장선생님께서 “응, 네가 윤경자로구나. 축하한다.” 하면서 경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십니다. “경자는 집이 가난해서 학교를 못 나올 형편이란 말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학비 전체면제 장학생이 되었으니 부지런히 공부하도록 해야 해 !” 하시더니 “우리 학교가 조금만 넉넉하면 너 같은 아이들에게 교복이라도 한 벌 지어 입혔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어렵구나. 우선 1학년 때는 교복을 입지 않아도 좋으니 나와서 열심히 공부나 하도록 하여라.” 하시는 말씀을 듣고 있으면서도 경자는 기쁨에 들떠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중학교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자신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릴 뿐이었습니다.
‘다다다닥’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다. 바쁘게 움직인 덕분에 숨 가쁘게 출발하려던 지하철의 발목을 잡았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서 옷매무새를 다듬는다. 옆 사람을 생각해서다. 지하철은 좁은 의자에 의지하며 지하를 오가지만 삶의 활력소를 온몸으로 느낄 수가 있기에 즐겨 이용한다. 그와 반면 갈수록 인내력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늦은 가을날 아침이다. 지하철 안은 마치 식당차 같다. 옆자리에 앉은 대학생들이 아침을 먹고 있는 중이었다. 남의 시선은 알바 없다는 듯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하기는 길가에서 군것질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색다를 것도 없지만 자꾸만 내 시선을 끌었다. 기계의 힘을 빌려 억지로 환기를 시키는 곳에서 내놓고 그런 모습을 보여야 했을까. 비록 공부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느라 촌음을 아껴야했다고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식사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군다나 자기들을 지켜보는 눈들이 한 칸 가득인데도 무시할 수 있다 것이 평범하게 와 닿지 않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하루는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탄 주부가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치는 소리를 내면서 무언가를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거북했다.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녀의 행동은 고무줄처럼 늘어졌다. 목에 까지 치미는 무언가가 있었지만 옆에 서 있는 아이를 생각해서 삭혔다. 예는 몸에서 우러난다고 한다. 하기는 바쁜 시간대의 지하 공간에서 그것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 할 수 있지만 그 공간은 우리 모두가 주인이지 않던가. 그러니 우리들은 대접 받을 이유이자 원인이다. 동시에 상대방을 배려해야할 의무 또한 안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또한 하잘 것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모이고 모이면 우리의 문화나 뿌리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눈앞의 그 현상도 가벼이 볼 일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쩝쩝거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은 그런대로 참을 수 있다. 문제는 소음이다. 특히 너도나도 없이 갖고 있는 휴대폰 통화로 지하철 안은 114안내 센터 같을 때가 많다. 그곳을 개인 집으로 착각한 걸까. 부풀린 목소리로 사생활을 중계하는 전화는 송충이가 내 몸 위를 서멀서멀 기는 것처럼 몸서리를 치게 한다. 좁은 공간에서 왕왕 울리는 울림현상까지 힘을 합치면 그 증세는 더 심해진다. 20대 아가씨가 옆자리에 앉았다. 앉기 전부터 상대방과 주고받던 농담은 10분이 넘어도 끊어질 줄을 모른다. 참고 들어주다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서 공공장소에서의 예를 지켜달라고 부탁을 했다. 순간 주변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모두들 바랐던 바지만 그 누구도 나설 수가 없었던 끝이리라. 이 같은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거나 가까이에서 지켜본 지인들은 참으로 용감하다면서 박장대소를 한다. 어느 순간 부터는 군복도 입지 않은 나에게 군기반장이라는 별명까지 붙여 주는 게 아닌가. 한편 그런 이야기를 전해 듣는 가족들은 큰 걱정들이다. 혹시 해를 당하면 어떻게 할 거냐면서 회색론자로 살아 라고 다그치기까지 한다. 가족들의 염려를 들으면 등골이 오싹해질 때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때 뿐이다.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나 기준은 있다. 또한 이 사회의 누군가는 그 기준이 꽃을 피우고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는 미래라는 큰 그림을 장만하는 데에 제어장치이자 브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우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야단스럽지 않아도 된다. 아니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 군기반장이 없어도 될 사회, 그런 역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곳이라는 역설적인 생각까지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