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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o 합격소식을 접하셨을 때 어떠셨어요? 최종 합격 소식을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납니다. ‘드디어 노력의 결실을 이렇게 보는구나’라는 생각에 스스로가 대견했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저와 같이 전문직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한 분께는 축하의 마음을, 떨어진 분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전문직에 겸손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임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o 전문직에 응시하게 된 배경이나 지원동기가 궁금합니다. 초임교사 시절에 교육행정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대학원 강의에 출강하는 전문직 출신 선배 교원들을 많이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또한 대학원 선배 중에도 전문직이 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분들의 강의를 수강하고, 사석에서 함께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막연하게 나도 전문직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장교사가 되면서, 본청 또는 교육지원청에 근무하는 장학사님들과 회의나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가까이에서 그분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 교육전문직이 하는 일이나 일하는 방법 등을 듣고 보면서, 나도 전문직에 도전해볼까 하는 구체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o 시험 준비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준비기간 준비기간은 정확하게 1년 3개월 정도였습니다. 처음 3개월 정도는 어떻게 공부하는지 잘 몰라서 그냥 혼자 공부해보고, 시험에 응시했었습니다. 공부 기간이 짧았고, 스터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낙방할 것으로 생각하고, 경험 삼아 시험을 우선 응시하였습니다. 보기 좋게 낙방을 하였지요. 실망하였지만 당연한 결과라 생각하고 바로 동료 4명과 스터디그룹을 만들었고 1년 동안 꾸준히 공부하였습니다. 스터디원들과 함께 과제도 하고, 강의도 들으러 다니면서 실력을 점차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1년간의 공부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PART VIEW] 연간 및 월별 계획 학교생활과의 연결 학교생활과 시험공부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공부에 임했습니다. 학교에서 부장교사로서 사업을 기획할 때는 작년에 했던 사업 파일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장학사의 입장이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기획을 하고, 작년 사업이나 다른 기획과 비교하여 학교업무가 즉, 시험공부가 된다는 생각으로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교육청 사업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해당 공문을 꼼꼼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학교는 교육청 외에도 지자체나 유관기관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이나 기획안에 참가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은 부분에 관해서도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나라면 어떻게 할까 구상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맡은 업무가 아니어도 교육지원팀에 소속되어 있어서 협의를 통해 업무를 파악할 수 있었고, 추진계획을 협의하는 시간이 있어 의견을 개진하거나 계획에 참여하면서 정책의 취지나 효과, 예산 상황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o 전문직 전형에 응시하면서 어떻게 대처하셨는지요. 스스로에 대한 장점을 말하려고 하니 쑥스럽네요. 저를 아시는 다른 분들도 동의하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질문에 있으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아무쪼록 독자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제가 생각하는 저의 장점 3가지는 성실함·무던함·창의성을 추구하는 마인드입니다. 첫째, 성실함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루 동안 오랜 시간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밤을 새우거나 그런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신 하루에 1시간이라도 공부하자는 나름의 규칙을 세우고 지키려고 노력했고, 어떤 사정으로 며칠 동안 공부를 못해 슬럼프에 빠지게 되더라도 빨리 극복하여 원래 패턴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했었습니다. 둘째, 무던함입니다. 시험공부를 하다 보면 예민해집니다. 전문직 시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던 일들도 이 시기에는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럼 리듬이 깨지게 됩니다. 내가 전문직 시험공부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나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런 생각은 스스로를 괴롭힐 뿐입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내가 다른 사람을 더 도와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생각으로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어도 잘 넘기고 평상심을 가지려고 노력하였고, 그 결과 학교나 가정에서 무던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셋째, 창의성을 추구하는 마인드입니다. 시험공부를 하다 보면 모범 답안이나 강의 내용을 외우는 것에 매몰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과정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겠지만, 결국에 답안에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남들 다 작성할 수 있는 글을 쓰면, 누가 좋은 점수를 주겠습니까? 경쟁률이 치열한 전문직 시험에서는 반드시 평가자들이 인정할 만한 창의적인 해결 방안 등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관련 서적을 꾸준히 탐독하고 내용을 자신의 것을 만들어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점은 무엇이 있었을까요. 음,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단점 한 가지는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불신이었습니다. 공부가 잘 안되거나 스터디에서 함께 공부하는 다른 선생님의 수준 높은 결과물을 확인하면, 내가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 불안함은 공부하는 동안 수시로 찾아와서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인드 컨트롤입니다. ‘나도 열심히 공부하면 저 수준에 오를 수 있고, 최종 합격할 수 있다’고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그러면서 걱정할 시간에 공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공부하는 동안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의 긴장이 사라지면서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불안감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o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공부해야 할 범위와 주제가 대단히 많습니다. 하지만 평일에는 학교에서 근무해야 하고, 퇴근 후에는 가정을 꾸리신 분들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공부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원 없이 공부할 수 있었던 고 3 생활과 임용고시를 준비했던 대학교 4학년 시절과는 공부 형태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학교업무를 할 때, 시험공부를 하듯이 정성스럽게 했었습니다. 학교 일과 전문직 시험공부는 무관하지 않습니다. 학교와 교육청에서 일어나는 일들, 등록대장에 있는 공문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맡은 학교 내 사업기획을 할 때도 장학사의 관점에서 공을 들여 정성스럽게 하였습니다. 이런 노력이 학습 시간 확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업무를 추진하는 프로세스와 시험공부 영역을 가능한 일치시켜서 진행하였습니다. 교육과정을 작성하는 시기에 개정 교육과정을 심도 있게 살펴보면서 공부하고, 신학년도 시작에 각 정책의 연간 계획이 학교에 공문으로 전달되므로 기획안이나 논술이 예상되는 경우를 꼼꼼하게 살피고 발표회나 교육여행이 집중되는 시기에 해당 정책의 법안을 검토하는 등 연간 학교 교육내용과 공부할 분야를 일치시켜 참고자료를 살피거나 법령을 검토하여 빠짐없이 공부하였습니다. 2차 시험인 면접이나 집단면접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힐 수 있도록 학교나 가정에서 대화를 나눌 때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말하기나 표정·자세·태도 등의 조언을 구하고 일상생활도 시험공부와 연관시켜서 학습하는 과정으로 여기면서 공부시간을 확보하였습니다. o 오랜 기간 계획 세워 공부하려면 체력관리도 중요하지요? 맞습니다. 체력관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전문직 시험공부는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씩 준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체력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공부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너무 무리하셔서 중도에 건강상의 문제로 아쉽게 공부를 포기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따라서 급한 마음에 서두르지 마시고, 이 시험은 장기전이라 생각하시면서 체력관리에 유념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체력관리 방법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충분한 수면입니다. 4당 5락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10대~20대에게 통용되는 말입니다. 40대 이상의 수험생이 주류인 교육전문직 수험생은 이렇게 자면서 공부하다가는 병이 날 가능성이 큽니다. 평소에 6시간 이상 충분히 주무시는 것이 기억력 향상과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둘째, 적당한 신체활동(운동)입니다. 여러 연구에서도 밝혀진 바와 같이, 운동은 학습 능력 향상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긍정적인 기분전환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신체활동은 적당해야 합니다. 운동 시간이 길거나,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 오히려 시험공부 리듬을 깨뜨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같이 공부하는 스터디원 중 한 사람은 매일 일정한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걷고 또 다른 동료는 출근 전 헬스장에 들러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였습니다. 셋째, 건강식의 섭취입니다.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가는 평소 우리 삶에서도 중요하지만,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 특히 건강관리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인스턴트 음식 등 영양가 없는 음식은 피하고, 건강식을 적당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 힘이 떨어질 때는 소고기나 홍삼액 등을 사서 떨어진 기운을 상승시켰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신이 선호하는 건강식을 잘 챙겨 드시길 바랍니다. o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특별히 개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기억은 없었습니다. 다만 학교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업무로 인하여 바쁜 시기에는 공부를 많이 할 수 없는 며칠 동안의 기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기획 등 난이도가 높은 업무를 하다 보면, 온 신경과 에너지가 업무에 집중되어 전문직 시험공부를 따로 하기 어려워 신경이 날카로워지기도 합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전문직 시험 지원자분들도 마찬가지 입장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노력이 학교관리자분들을 비롯한 동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노력과 낯선 업무 경험은 시험을 보는 데도 결과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o 시험 영역별로 특별히 준비하신 노하우가 있다면요? ① 수업장학 : 학교나 교육지원청을 통해서 수업 참관을 할 기회가 있다면, 빠지지 않고 수업을 관찰하고 기록하였습니다. 내가 수업자라면 ‘어떻게 수업을 했을까’란 대안과 장학사로서 좋은 수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했습니다. 온라인에 탑재된 우수 수업동영상도 꾸준하게 시청하며, 분석하였습니다. ② 서답형 : 기본적으로 외워야 할 규정이나 교육청 부서별 기본 계획의 양이 매우 많습니다. 처음에는 교육청에서 매년 학교에 전달하는 교육계획서를 순서대로 세밀하게 검토하였습니다. 주제나 항목에 주요 내용과 그에 따라 해당 과에서 보내는 세부추진계획 공문이나 관련법, 그리고 연구원에서 관련하여 발행하는 책자나 자료 등도 요약하면서 정리하여 스터디원들과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면 양도 많고 어떤 주제는 쉽게 넘어가지만 어떤 주제는 참고하여야 할 분량이 많아 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으나 이 내용을 단 한 번에 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주제를 나눠서 주기별로 꾸준히 반복해서 학습했습니다. 교육계획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별로 검토하고 공부한 후에는 스터디 선생님들과 예상 문제를 만들어서 풀어보는 것도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찾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③ 논술 : 기존 출제된 문제를 상세히 검토하고 모범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많이 하였습니다. 답안 작성 연습 과정에서 논술 작성을 위한 기본 틀(서론-본론-결론)을 어떻게 작성할 것인지 스타일을 정했습니다. 정해진 스타일을 가지고 매번 똑같이 논술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다르게 변형하면서 최적의 논술 작성 방법을 찾았습니다. 논술이야말로 많이 써 보고 다른 사람이 쓴 내용을 많이 보고 서로 의견을 나누어야 비로소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혼자 작성하고 피드백을 받지 못하면 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논술은 작성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논술 실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려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더하여 논술은 다른 응시자와 구분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참신성을 더하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④ 사업기획 : 논술에서 예상된 문제나 다루었던 주제를 사업기획으로 전환하여 많은 아이템으로 연습하여야 합니다. 처음엔 교육청에서 생산하여 학교에 전달되는 사업에서 잘 정리된 내용을 참고하여 살펴보고 따라 해 보았습니다. 그중에서 표준이 된다고 생각하는 기획안을 가지고 스터디팀과 의논하여 선정하고 그와 유사한 내용으로 예상 문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사업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현가능성과 참신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실현가능성입니다. 아무리 멋진 기획을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사업기획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연습하였습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면서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느끼는 사업을 기획할 수 있도록 참신함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연습했었습니다. 기획이 잘 떠오르지 않았던 초기에는 실제로 교육청에서 공문을 통해 발송한 우수한 사업 기획안을 펜이나 키보드 자판을 통해 따라 써보는 연습을 많이 했었고, 실제로 시험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o 1차 응시 후부터 2차 면접 전까지 준비한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1차 응시 후에는 긴장이 풀려서 2차 면접을 준비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1차 시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2차를 준비해야 하는 건지 그냥 있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고, 막상 하려고 하니 집중도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평소 기획이나 논술 문제를 연습할 때 내용을 더 짧게 요약하여 메모한 내용으로 가볍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가 1차 합격소식을 듣고는 본격적으로 연습하였습니다. 1차의 논술과 기획안 작성이 글로 나타내는 내 실력이라면 2차 면접은 그야말로 ‘말로 표현하는 나의 실력’입니다. 따라서 1차 시험을 준비하는 시기에서부터 기획이나 논술 내용을 더 간단하게 정리해놓았던 것이 면접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하는 표정이나 자세·태도, 정확하고 분명하게 발음하는 연습도 해 두었습니다. 1차 시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2차 준비를 미리 하지 못하는 것은 동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집중도 안 되거나,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고민이 될 때 면접 예상문제 요약카드를 보면서 했던 ‘가볍게 말하는 연습’은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리 요약해 놓은 메모를 중심으로 예상 문제를 만들고, 최근의 언론 기사 중 교육과 관련한 내용을 스크랩하였다가 찾아서 2차 면접시험에 나올 예상 문제들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만든 예상 문제는 스터디원들과 함께 모여서 실제 면접시험 상황과 동일한 환경을 구성하여 실전 면접 연습을 하였습니다. 실제와 같은 연습 과정을 많이 할수록, 실제 시험에서 긴장을 덜 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었고, 그 예상이 맞았다고 느꼈습니다. 2차 전형과정이 교육청마다 다르지만, 우리 교육청은 역량을 평가하는 면접과 집단토론 영역의 비율이 높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합격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동료는 1차 평가영역을 학습하는 스터디와 2차 면접과 토론을 대비한 스터디를 따로 구분하여 구성하고 공부하기도 하였습니다. 대체로 전년도에 1차에 합격하고 2차에 낙방한 경우 2차 시험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말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거나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토론하는 것을 매우 어렵고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미리미리 실전처럼 연습하는 것입니다. 본인은 다행히도 그동안 대학원에서 학위과정으로 교육행정을 전공하면서 했던 발표와 세미나, 토론회에 자의로 혹은 타의로 참여하는 기회가 많았던 것이 2차 시험 준비에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o 시험을 준비하는 선생님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은? 여러 가지 조언이 떠오릅니다. 세 가지 정도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스스로의 실력을 의심한다면, 아무도 선생님을 전문직으로 뽑으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스스로의 장점을 부각하고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세요. 둘째, 시험 준비 기간 동안 후회 없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세요. 이 시험은 선발인원이 정해져 있는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합격하는 분보다 불합격하는 분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시험입니다. 후회 없이 공부하고 불합격한 분들은 아쉬움이 없을 텐데, 더 공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더 공부하지 못하고 시험에 떨어진다면 아쉬운 마음이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시험공부 기간이 장기화가 될 수 있습니다. 가정이나 주변에 양해를 구하고, 시험 응시 3번 이내에 합격한다는 마음으로 기한을 정하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배움의 기쁨을 느끼면서 시험공부 하세요. 전문직 시험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꾸준하게 공부하기가 어렵습니다. 시험공부를 통해 새로운 교육적 지식을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고, 오히려 배움의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문직 시험공부를 하다 보면, 지금까지 내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됩니다. 이때 느꼈던 배움의 희열을 소중히 생각하시고, 긍정적인 자세로 임한다면 시험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o 임지에 발령받고 어떠신가요? 일반적으로 많은 분이 교육지원청 장학사로 발령을 받는데, 저는 학생교육원의 교육연구사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많은 학생과 인솔 교사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구체화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뿌듯하고, 일에 대한 보람을 얻고 있습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을 점차 쌓아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고, 인적 네트워크 또한 교사 시절보다 풍부해져서 대체로 일이 즐겁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무량이나 파급 효과로 인한 중압감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그리고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내 잘못이 아님에도 먼저 사과를 하거나 상대방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전문성을 쌓아 나아가는 데 필요한 과정으로 보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분들이 전문직 시험에 합격하셔서 해당 시·도교육청 및 대한민국 교육발전에 기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문제] 다음은 ○○초등학교가 학교를 성공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한 학교조직진단 결과 보고서의 일부이다. 1) (가)에서 언급하고 있는 학교효과의 요인을 (나)와 (다)에 근거하여 3가지 제시하시오. 2) (나)에 근거하여 이 학교 교사들이 교사지도성을 발휘하는 데 요구되는 역량 3가지를 제시하고, 그 이유를 각각 논하시오. 3) (다)에서 제시한 권고를 바탕으로 이 학교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 차원의 구체적 지원 방안 3가지를 제시하고, 그 이유를 각각 논하시오. [총 20점] [제시문] (가)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사교육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어 있고 가정배경은 보통 수준이다. 이 학교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지난 수년간의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현재 이 학교는 성취기준 도달 정도에서 그다지 뚜렷한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성취기준을 달성하는 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학생의 선천적 능력이나 가정배경 및 사교육이 많이 언급되지만, 학교 교육 내에도 중요한 요인들이 있다. 따라서 이 학교는 학교효과 요인들을 학교 교육 내에서 찾아 학생들이 성취기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나) 이 학교의 의사결정방식은 비교적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장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교’라는 확고한 학교경영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권한에서 많은 부분을 교사들에게 위임하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 간의 역량 차이로 인해 사안별로 참여와 관심에서 많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 어떤 교사들은 회의에 관행적으로 참여하거나 선배 교사의 의견을 간섭으로 여기면서도 그냥 따르기만 하는 경우가 있다. 또 어떤 교사들은 동료교사와의 협업보다 혼자서 학교 행정업무를 하는 것을 선호하고 자신의 수업 방법 개선에만 몰두한다. 따라서 이 학교의 교사들은 동료교사에 대해 지도성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다) 이 학교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학교이다. 소규모 학교이기에 교사들과 학생들 사이의 친밀도가 높은 반면에, 교사 개인별로 수행해야 할 업무량은 대규모 학교에 비해 많은 편이다. 교사들은 수업의 재구성과 같은 교육과정 개선에 관심이 많지만, 여러 가지 잡무로 인해 교육활동에 전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최근 교육청이 실시하고 있는 ‘공문 없는 날’에 맞춰 이 학교도 ‘공문처리 없는 날’을 실시한 바 있고 학교장의 주도하에 ‘학교업무경감위원회’도 운영해 보았지만, 행정업무 경감에 대한 교사들의 만족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따라서 이 학교는 현행 제도 내에서 교사들과의 협의 과정을 통해 학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01 답안 작성 시 유의사항 ● 어법과 원고지 작성법에 맞게 서술하시오. ● 주어진 원고지(1,200자)에 맞게 서술하시오.(1,100자 이하 또는 1,200자 초과 시 감점) ● 글의 체계를 논리적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하시오. ● 글의 명료성, 타당성, 일관성을 고려하여 서술하시오. 02 배점 ● 논술의 내용 [총 15점] - 학교 효과의 요인 [3점] - 교사지도성을 발휘하는 데 요구되는 역량(3점)과 그 이유(3점)[6점] - 교육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 차원의 지원 방안(3점)과 그 이유(3점)[6점] ● 논술의 체계 [총 5점] - 글의 논리적 체계성 [3점] - 분량 [1점] - 맞춤법 및 원고지 작성법 [1점][PART VIEW] 03 초등교직논술 모범답안 1. 서론 교사가 학교의 차이를 낳는다. 가정환경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학교에서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면 자아실현은 물론 잠재력을 계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효율적인 학교구조와 학교풍토, 과중한 업무 등으로 인해 교사들이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능동적인 태도와 협업을 통해 학교효과를 높여야 한다. 2. 본론 1) 학교효과의 요인(3점) 학교효과 요인은 개인의 선천적 능력이나 가정환경 그리고 사교육의 영향이 아닌 학교 내의 요인을 통해 학생의 학업성취와 효과를 높이는 요인을 의미한다. 제시문 (나)와 (다)를 통해 요인을 제시하면 첫째, 학교장의 민주적인 지도성이다. 권위적인 지도성보다 민주적 지도성이 구성원의 참여를 통해 학교 효과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교사의 자율성과 참여 정도이다. 셋째, 동료교사와의 협력이다. 그밖에 학교행정업무의 경감이다. 이는 업무처리시간을 줄여 학생지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2) 교사지도성을 발휘하는데 요구되는 역량(3점)과 그 이유(3점) [6점] 교사의 지도성은 학생의 성장욕구를 자극하여 동기화시킴으로써 학생의 태도와 신념을 변화시키고, 성장과 발달을 돕는 능력을 말한다. 이에 필요한 역량은 첫째,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교’라는 확고한 학급경영 목표와 비전이 제시되어야 학생들의 행동 방향을 결정해 주고, 적극적 상호작용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자기주도적이고 자율적 참여가 필요하다. 회의에 관행적으로 참여하거나 선배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교사 스스로의 자각·자기평가·자아실현을 지원함으로써 자율성과 창발성을 자극하고, 내재적 동기와 지속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셋째, 전문학습공동체나 팀학습이 필요하다. 팀학습은 타인의 관점이나 의견을 존중하며 유연하게 교감하게 해 주고, 동료교사 간의 유용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지도성을 향상시켜 줄 수 있고, 공동체 내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와 개방적이고 비판적인 토론을 통해 공동체 구성 분위기를 조성해 주기 때문이다. 그밖에 변혁지향적 지도성을 발휘하여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의 비전에 헌신하게 하며 동일한 비전 아래 공동체의식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3) 교육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차원의 지원방안(3점)과 그 이유(3점) [6점] 교육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차원의 지원방안은 첫째, 학교장은 동료장학을 활성화할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한다. 교사들이 전문학습공동체에 적극 참여하게 하고 동료장학의 리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협력·지도해 주어야 한다. 둘째, 학교의 위생요인을 고려하여 불만족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 즉, 학교경영·과중한 학교행정업무·감독 및 학교환경조건·대인관계 면에서 불만족 사항이 없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셋째, 교사에게 자율성과 책임의 폭을 넓혀 준다. 조직 내의 구성원들에게 책임의 폭을 넓혀 주고 믿음으로 대해 주고, 성장·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면, 구성원의 자아실현 욕구와 조직의 욕구가 동시에 충족되며 조직목표가 쉽게 달성되기 때문이다. 그밖에 동기요인을 자극한다. 직무만족(동기)요인인 작업(과업) 자체에 호기심을 갖게 하고, 책임감을 부여하며, 성취감과 인정 및 발전(자아실현)을 경험하게 하면 교육활동의 동기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3. 결론 교사는 학생의 성장을 돕는 안내자다. 학생들의 학력저하 원인이 가정과 사회요인도 있지만 비효율적인 학교요인에 있는 만큼, 교사는 전문학습공동체·동료장학·개인적 숙련이 필요하고, 학교장은 교사의 동기요인과 위생요인을 고려해서 건전한 학교풍토를 조성하고,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교사의 자아실현은 물론 학생들의 성장발달도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이론/자료] [논점 ❶] _ 학교효과의 요인(3점) (1) 학습조직 구축의 원리(조건) _ [학교 내 학습조직] 1) 공유비전 : 대화를 통해 개개인의 비전과 리더의 비전 공감대 형성 2) 시스템 사고(system thinking) : 전체를 인지하고 부분들 간의 역동적 관계 이해 3) 개인적 완성(personal mastery) : 개인적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가고 심화 4) 팀학습(team learning) : 타인의 관점이나 의견을 존중하며 유연하게 교감 5) 사고모형(mental model) 정립 : 주변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을 이해하는 인식체제 (2) 효과적인 학교요인 _ [학교 간 차이 요인] 효과적인 학교란 투입요인은 유사한데, 높은 성취와 효과를 산출하는 학교를 말하고, 학교 효과요인은 교장과 교사의 강한 지도력, 학생의 학업성취에 대한 교사의 높은 기대, 분명한 교수·학습목표, 학교의 학구적 분위기와 그에 따른 교직원 연수, 학생의 학업 진전도의 주기적 점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 등이다. 부르코바(Brookover)에 의하면 학교의 사회체제는 학생들의 역할·정의·규범·가치·신념 등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학업성취 및 자아개념 등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또 교사·교장·학생들이 학업성적의 향상 가능성이 있다고 믿을 때, 학교풍토는 학습으로 이끌어지며 학생들의 성적이 더욱 높아진다고 본다. [논점 ❷] _ 교사지도성을 발휘하는데 요구되는 역량(3점)과 그 이유(3점) [6점] (1) 전문학습공동체 활성화 방안 1) 의미 : 여러 유형의 교사들이 연구하는 모임으로 교육정책 수립, 교직의 가치, 교육과 관련된 모든 주제에 대해 교사들이 모여 연구하고 공부하는 모임 2) 활성화 방안 ① 공동체 내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와 촉진 ② 교사 스스로의 자각·자기평가·자아실현을 지원함으로써 자율성과 창발성 자극 ③ 개방적이고, 참여자들이 자유로이 참여하고, 비판적 토론을 통해 공동체 구성 분위기 조성 ④ 변혁지향적 지도성을 발휘하여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의 비전에 헌신하게 하며 동일한 비전 아래 공동체의식 강화 ⑤ 분산적 리더십을 통해 전문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조직 구성원들 간의 헌신과 신뢰의 관계맺음을 의미하는 동료성 기반의 협력문화 조성 ⑥ 학교장은 동료장학의 활성화를 위한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하고 적극 참여하며 동료장학의 리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협력·지도해 주어야 한다. (2) 변혁지향적 지도성 1) 구성원의 성장욕구를 자극하여 동기화시킴으로써 구성원의 태도와 신념을 변화시키고, 조직문화·풍토개혁·창출하는 지도성 요인은 교장의 솔선수범·교사 등 구성원의 배려·자율성 존중·비전 제시·타성이나 구습에 젖은 조직문화 혁신 등이다. 2) 첫째,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하여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둘째, 학생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배려해야 한다. 무조건적 존중·공감적 이해·진정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이해하고 자아실현을 도와야 한다. 셋째, 학생들에게 지적인 자극과 영감을 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자료나 문제를 제공하고, 효과적 교수법을 활용한다. 넷째, 교사의 언행과 사고방식이 모범이 되고 상담 등을 통해 문제해결을 도움으로써 학급풍토를 개선해 나간다. [논점 ❸] _ 교육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차원의 지원방안(3점)과 그 이유(3점) [6점] (1) 허즈버그(Herzberg)의 위생동기이론 1) 기본입장 : 인간의 욕구 중에는 직무만족에 기여하는 동기요인과 직무불만족에 기여하는 위생요인이 별개로 존재하므로 각각의 충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2) 요인 : 직무만족(동기)요인은 작업(과업) 자체·책임감·성취감·인정·발전(자아실현)·자율적 업무수행기회이고, 직무불만족(위생)요인은 회사의 정책과 행정·감독·임금·대인관계 및 작업조건 등이다. 불만족요인의 제거는 불만을 줄여주는 소극적이고 단기적인 효과를 가질 뿐인 데 반해서, 만족요인을 크게 하는 것은 인간의 자아실현욕구에 자극을 주어 적극적인 만족을 가져다준다. 즉, 불만족요인(위생요인)의 제거는 불만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뿐이지만 만족요인(동기요인)의 개선은 직무수행의 동기를 유발한다. 3) 학교조직의 효율성 방안 : 불만족요인 해소와 동기요인 충족 즉, 만족요인과 불만족요인을 조화롭게 투입하여 작업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작업수행에 헌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동기유발을 위한 직무 재설계 ① 직무의 내용과 과정을 바꾸어 구성원들의 내재적 동기유발 ② 직무확장 : 성취와 인정을 통해 지식 증가 기회제공, 책임감을 통해 직무이해 증진 기회제공, 성장가능성 강조로 창의성 증진, 승진을 통해 의사결정 경험 기회 제공 (2) 아지리스(Argyris)의 미숙·성숙이론 1) 기본입장 : 조직 내의 구성원들에게 책임의 폭을 넓혀 주고 믿음으로 대해 주며, 직장에서 성장·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게 되면, 구성원의 자아실현 욕구와 조직의 욕구도 동시에 충족되며 조직목표가 쉽게 달성된다. 2) 인성에 대한 기본입장 ① 인성의 발달:인간의 인성은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변화한다고 본다. 즉, 인성은 미숙한 상태에서 성숙한 상태로 연속적으로 발달해 간다. ② 연속적 발전:이와 같은 변화는 한 개인이 속한 문화나 규범이나 인성 때문에 이 같은 성인의 특성이 최고도로 발현·성장하는 데 제한·제약을 받게 되지만, 일반적으로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건강한 인성의 소유자는 그 연속선을 따라 발전해 간다. 3) 공식조직의 특성 ① 공식적 조직의 본질에는 사람을 미성숙하게 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즉, 관리자의 철저한 감독은 종업원들을 의존적이고 종속적으로, 다시 말해 미성숙하게 만든다. ② 공식조직은 어떻게 하면 조직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건축가적인 사고가 반영되므로 여러 가지 직무로 이루어진 조직의 설계가 먼저 이루어지고, 그다음으로 사람이 직무에 맞추어진다. ③ 이런 조직설계는 과업의 전문화, 지시의 일원화, 명령의 체계, 통솔의 범위에 근거하게 되는데 이런 조직상황에서는 종업원이 관리자에게 의존적이고 예속적이며 수동적인 위치를 수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4) 미성숙·성숙이론의 관리전략 ① 책임부여와 믿음:미성숙·성숙이론은 조직 내의 구성원들에게 책임의 폭을 넓혀 주고 믿음으로 대해 주며, 직장에서 성장·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게 되면 구성원의 자아실현 욕구가 충족됨과 동시에 조직의 욕구도 충족되며 조직의 목표가 쉽게 달성된다고 보는 이론이다. ② 직무 확대:아지리스(Argyris)는 개인의 미성숙과 성숙을 하나의 연속적인 발전과정으로 파악하고 개인이 미성숙에서 성숙으로 변화되는 것은 개인 자신은 물론 조직목적 달성에도 유익하다고 하였다. 따라서 관리자는 상호관계의 대인관계능력을 증가시키고, 직무를 확대(job-largement)하고, 참여적 혹은 고용인 중심의 지도성으로 바꿔야 한다. ③ 성숙기회 부여:아지리스(Argyris)는 구성원을 미성숙단계에 묶어 두지 않고 성숙으로 향한 길을 마련해 주어 책임을 많이 부여하고 신의와 존경을 바탕으로 하며,직무를 단조롭게 하는 분업을 지양함으로써 각자가 성숙한 인간임을 인정하였을 때 조직의 효과도 올라간다고 하였다. ④ 조직풍토 중시:허즈버그(Herzberg)의 동기·위생이론이 개인의 직무수행 태도에 관점을 둔 연구를 한 반면에, 아지리스(Argyris)의 미성숙·성숙이론은 조직풍토의 측면에서 발전된 이론이다
1. 들어가는 말 예측하기 힘든 미래사회를 위해 우리는 혁신적인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힘들다. 미래사회의 삶을 위해서 학생들은 교육적 통찰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식이 학생들의 삶의 방향에 의미를 제시하고, 생활에서 직면하는 문제해결방법을 제공하며, 자기주도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즉, 앎이 실제로 삶에 적용되도록 지식을 쌓고 그 지식이 창의력을 발휘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각자의 생각을 모으고 연결하면서 집단지성을 발휘하여야 한다. 특히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활동 중 실패를 경험할 수 있고, 교사들도 시행착오를 경험할 수 있는데, 이것이 미래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역량으로 쌓이도록 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전문적학습공동체인 것이다. 빠른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단위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교육성취는 교원의 전문성과 리더십에 의해 그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교사는 교육의 변화를 일으키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교사의 전문성은 교육변화에서 매우 중요하며 학교 교육 제4의 길(앤디 하그리브스, 데니스 셜리)에서도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는 질 높은 교사, 둘째는 적극적이고 강력한 교원단체, 셋째는 능동적인 학습공동체이다. 이 능동적인 학습공동체가 바로 전문적학습공동체이다. 이러한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교직 전문성과 리더십을 확보하여 교육과정과 수업을 혁신하고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더불어 성장하면서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PART VIEW] 2. 전문적학습공동체 내실화 방안 1. 추진 개요 가. 추진 체제 나. 용어 설명 1) 학교 안 전문적학습공동체 : 단위학교를 중심으로 학교 내 교원들로 구성하여 운영, 연수학점을 산정한 경우는 직무연수, 신청하지 않는 경우는 자율연수 2) 학교 밖 전문적학습공동체 : 여러 학교 교원들이 관심 분야 연구를 통해 학교 밖에서 운영,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단위로 자율동아리, 교원 연구활동 조직 3) 학교 간 전문적학습공동체 : 공동 문제해결 및 동반 성장을 위한 학교 간 학습 네트워크 구축, 교육지원청 중심으로 학교장·교감·교사 지구장학협의회, 교사 장학네트워크, 혁신학교 네트워크 등 다. 추진 근거 1) 「교육기본법」 제14조(교원) 2) 「초·중등교육법」 제7조(장학지도) 및 동법 시행령 제8조(장학지도) 3) 시·도교육청 교육 기본계획 라. 추진 배경 및 필요성 1) 교육공동체 동료성에 기반하여 조직역량 강화 2) 공동연구와 공동실천을 통해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동반 성장 도모 3) 학교자율경영체제를 구축하여 지속발전 가능한 학교문화 조성 마. 추진 목적 1) 학교 구성원의 동료성에 기반한 학습공동체 운영으로 학교 교육력 제고 2)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전문성 신장과 역량강화로 미래사회에 필요한 교육 제공 3) 현안 문제중심의 학습공동체 운영으로 학교자치역량 강화 4) 교육공동체 생각을 공유하여 구성원들의 공동 성장을 위한 학교문화 조성 바. 추진 방침 1) 교육공동체와 함께 더불어 성장하도록 전문적학습공동체 활성화 지원 2) 지구별 주관학교를 중심으로 학교 간 네트워크 활성화 지원 3)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 질 관리를 통해 지속적인 학교 발전 도모 사. 운영 체제 아. 전문적학습공동체 성공 요인 자. 기대 효과 1) 전문적학습공동체 기반 학교자율장학 활성화로 학교 교육력 제고 2) 학교현장의 현안 문제에 대한 공동연구, 공동실천, 성장 나눔으로 교원 전문성 신장 및 교실수업 개선 3) 동료성 기반의 협력적 연구실천으로 개방과 협력의 학교조직문화 개선 2. 세부 추진 계획 가. 학교 안 전문적학습공동체 활성화 1) 교육지원청 전문적학습공동체 위원회 설치 가) 구성 : 위원장(장학관), 위원(초중등 업무 담당 장학사, 주무관, 운영 지원단) 나) 역할 : 연구 계획서 검토, 단위학교 운영 컨설팅 및 질 관리, 연수결과 보고서 검토 2) 단위학교 전문적학습공동체 질 관리팀 구성 가) 구성 : 학교 여건을 고려하여 3~5명 구성, 팀장(교감), 팀원(담당 부장, 담당 교사, 전문적학습공동체 팀장 등) 나) 역할 :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 질 관리 등 다) 질 관리 내용 : 연수계획 수립 및 교육과정 편성·운영, 연수 운영 관련 규정 준수, 연수 대상자 출결 관리, 연수시간 적정 운영 3) 학교 안 전문적학습공동체 조직 및 지원 가) 학교자율장학 과제를 실행할 학교 안 전문적학습공동체 조직 : 교원 전체, 학년별·교과별·주제별 조직 나)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한 행·재정 정비 : 운영비, 시간 및 공간 확보 4) 학교 안 전문적학습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실천 과제 가) 교육과정 공동연수, 수업 개발, 공동 실천으로 자율장학과 연계하여 운영 나) 연수 실천 사례 나눔 (1) 일상적 연구실천 나눔 : 학년단위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나눔 (2) 정기적 실천 나눔 : 교육과정 평가회, 세미나, 공동연구 발표회 등 (3) 연구결과물 공유 : 학교단위 컨퍼런스, 연구자료 공유 다) 정기적인 학습공동체의 날 운영 : 학교별 자율로 운영하되 수요일 출장 없는 날과 연계하여 전문적학습공동체의 날 지정 운영 라) 교육과정중심의 학교 운영 체제 구축 : 행정조직을 교육과정중심의 학습 조직화, 학습공동체실 설치(공동연구·공동작업을 위한 학교 공간 재구조화) 마) 교육과정중심의 학교 운영을 통한 학습조직화 : 불필요한 사업과 행사 축소,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교원업무정상화 지속 추진 5) 학교 안 전문적학습공동체 직무연수로 학점화 운영 가) 연수명 : 2019 학교 안 전문적 학습공동체 직무연수 나) 연수 주제 : 교육혁신과 학생교육에 관한 학교현장의 문제해결을 위한 실행연구 과제 다) 연수 대상 : 초·중·고 교직원 중 희망자 (신규교사 참여 의무) 라) 연수 기간 : 04월 ∼ 11월 마) 연수 구성 (1) 구성 인원 : 단위학교 내, 최소 교직원 3인 이상 구성 가능 (2) 구성 단위 : 학년, 교과, 주제 단위로 학습공동체 구성 권장 ※ 대규모 학교의 1주제 1학습공동체 운영 등 획일적 운영 지양 (3) 주제탐구, 공동연구 및 실천, 연구결과 공유 등 실행학습 중심으로 운영 ※ 외부강사에 의한 강의는 가급적 1/3 이내로 구성, 교내 교원 연구활동 중심, 학교 자율장학 운영 계획과 연계 운영 바) 운영 유형 : 정기형 기본과정, 단기형 선택과정, 하반기 추가과정 사) 행정사항 (1) 신청명단 제출 : 2019년 3월 말까지, 업무관리시스템 - 제출 양식 등 세부사항은 추후 공문 알림 (2) 결과처리 (가) 이수 인정 : 전체 연수 운영시간의 90% 이상 수강 시 전체 이수시간 인정 (나) 인정 범위 : 교원 1인 1개 학습공동체, 1일 4시간 이내 인정(주말, 공휴일, 방학 포함) (다) 이수자 명단 제출 : 2019.12.9.(월), 업무관리시스템 나. 학교 간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교사 장학 네트워크 등) 1) 구성 : 초, 중등 지구장학 협의회와 연계하여 교사 장학네트워크 조직 가) 대상 : 단설유치원, 특교, 초교, 중교, 고교 나) 조직 : 유·초·중·고 지구별 구성(지구당 주관교에 예산 지원) 다) 운영 유형 : 지구장학과 연계하여 지구별 운영 2) 운영 세부 내용 가) 조직구성 : 지구별 주관교 회장, 총무 선출 및 연간 계획 수립 나) 운영횟수 : 지구별로 자율 운영하되 연 4회 이상 운영(업무별 교사 전체 협의회 일정 포함 가능) 다) 운영내용 : 지구별 자율 운영하되 업무별 정보 공유, 전문성 신장을 위한 다양한 내용 가능 라) 운영방법 (1) 구성원 상호 학습, 토의 토론 등은 소그룹으로 운영하고 전문가 초청 연수는 지구별 연합하여 대지구로 운영하는 등 운영의 융통성 발휘 (2) 세부 내용은 업무 장학사 협의 가능 (3) 지원사항 : 지구별 운영비 지원(주관교 재배정 예정, 요청 시 타교 배정 가능) (4) 예산사용 : 강사비, 도서비, 급량비, 행사용품비, 임차비 등 교사네트워크 운영비로 사용하되 업무추진성 경비는 지원액의 5% 이내(급량비와 별도 가능) [교사 장학네트워크 운영 방법(예시)] 3) 효율적 운영을 위한 업무 협업 4) 계획서 제출 가) 제출방법 : 2019.4. 둘째 주 이내, 업무관리시스템 나) 계획서 검토 후 주관교에 예산 지원 다. 사례 발굴 및 확산 지원 1) 학교 안 전문적학습공동체 우수 운영교 발굴 표창(교육청) 가) 훈격 : 교육감 표창 나) 영역 : (실행학습) 공동연구, 공동실천, 연구결과 공유 우수사례 (학습조직화) 교육과정중심의 학교조직 개선 및 학교문화 변화 사례 등 2) 학교 간 전문적학습공동체(교사장학 네트워크) 우수 지구 발굴 표창(교육지원청) 가) 훈격 : 교육장 표창 나) 대상 : 학교 간 학습네트워크 운영이 우수한 네트워크 대표 교사 3) 학습공동체 운영 매뉴얼 발간 보급(교육청) 가) 내용 : 전문적학습공동체 매뉴얼 개정 발간 나) 학교 안 학습공동체 계획, 운영, 성과 나눔 등 단계별 활용 가이드 북 제공 4) 학습공동체 운영사례 발간 보급(교육청) 가) 내용 : 학교 안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사례집 발간 나) 학교 안 학습공동체 실천사례, 학교문화 개선 사례, 학습조직화 등 3. 나가는 말 교사들은 교실 중심의 활동으로 인한 개인주의, 혁신을 꺼리는 보수주의, 눈앞에 목표에 갇혀 있는 현재주의 등의 학교문화에 익숙하다. 그날에 주어진 업무와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보상에만 집중하기 쉽다.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동료성에 기반한 학습과 정신적 지지, 동기가 필요하고 교사협력문화가 가장 좋은 변화의 촉진제다. 교육활동 수행 후 학생들의 학업성취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고, 서로를 가치 있게 여기고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현장의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는 교직문화를 형성하고, 교육현장의 정량적인 증거와 경험의 공유를 통해 교수·학습의 여러 쟁점을 탐구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전문적학습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교육과정 및 수업을 혁신하고 앎과 삶을 연결하여 학교 교육력을 제고할 수 있다.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동료성에 기반한 공동연구와 공동실천을 할 수 있는 학교문화와 여건을 조성하며, 둘째, 교육과정과 수업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한 구성원들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신뢰감을 높이고, 셋째,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연구결과를 수업과 연계하여 축적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01 교육방송(EBS)이 생겨나던 초창기에 있었던 일이다. ‘교육방송’을 어떤 악센트로 발음하느냐에 따라, 교육방송에 대한 인식의 결이 묻어났다. ‘교육’에 강세를 두어 ‘교육방송’으로 발음하면, 교육방송(EBS)이 교육기관임을 강조하려는 인식이 있었다. ‘방송’에 강세를 두고 ‘교육방송’으로 발음하면, 교육방송(EBS)이 방송사임을 강조하려는 인식이 있었다. 구성원 중 교육연구원들은 대개 ‘교육방송’으로 읽으려 했고, 방송원(PD)들은 ‘교육방송’으로 읽으려 했다. 그러나 ‘교육’과 ‘방송’이 그 본질에서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이런 모습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 일을 생각하노라니 ‘비판적 이해’라는 말이 떠오른다. ‘비판적 이해’는 ‘비판’에 방점이 있는가, ‘이해’에 방점이 있는가. 학교 교육에서 ‘비판적 이해(critical comprehension)’니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니 하는 걸 가르친다. 이를 가르칠 때 이런 고민을 해 보기도 했었다. 비판하는 일과 이해하는 일은 서로 맞서는 일인가, 아니면 서로 통하는 일인가. ‘비판적 이해’라고 해 놓고서는, 비판이 이해를 다 장악해 버리도록 가르치지는 않았는가. 그 반대로 이해가 비판을 노글노글하게 만들도록 지도하지는 않았는가.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리라. 상황 문맥에 따라 다를 것이다. 우리는 비판하기 위해서 이해하는가, 아니면 이해하기 위해서 비판하는가. 먼저 비판하기 위해서 이해에 집중하는 경우를 보자. 비판을 제대로 하자면 비판 대상의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상에 대해서 모르면서 비판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먼저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제대로 비판할 수 있다. 요컨대 이런 이해는 ‘비판을 잘하기 위한 이해’이다. 이해가 비판에 복속한다. 비판이 목적이고 이해는 수단이 된다. 신문 기자나 수사관이나, 야당의 대변인이나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식의 ‘비판적 이해’에 골몰하는 생활을 하는 셈이다. 비판으로만 수렴되는 ‘비판적 이해’는 위험하다. 이해는 사라지고 비판만 남고, 비판만을 능사로 알기 때문이다. 이는 비판을 위한 비판의 수렁에 빠지기 쉽다. 더 큰 문제는 비판하는 주체가 그 비판에서 자신은 제외한다는 데에 있다. 오로지 남을 비판하는 데에만 꽂혀 있기 때문이다. ‘내로남불’의 작태들이 이를 입증한다. 비판은 자기비판에 이르러 비로소 완성된다. 이해하기 위해서 비판한다는 건 무슨 뜻인가.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총체적으로 온전하게 이해하는 과정에서는 ‘이해하기 위해서 비판하기’가 필요하다. 하늘 아래 모든 대상(현상)은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지선지미(至善至美)의 대상은 없는 법이다. “그저 좋은 게 좋다”라는 식으로 대상을 이해한다면 즉, 비판 없는 이해는, 부실한 이해가 될 수밖에 없다. 대상(현상)의 부정적 측면까지도 냉정하게 이해함으로써, 마침내 그 대상의 전체적인 모습을 편견이나 왜곡 없이 이해하는 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장일치 찬성은 가장 나쁜 찬성이라는 말이 이를 대변한다. 02 어떤 인물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동시에 그를 지지할 수 있는가. 어떤 현상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서, 동시에 그 현상을 이해할 수도 있는가.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후보로 있던 시절에, 이른바 그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표명하는 정치인 그룹이 있었다. 이들은 김대중 대통령을 충심으로 받들며 정치적 역정을 함께 해 온, 이른바 ‘가신(家臣) 그룹’의 정치인들이 아님은 물론이다. 비판은 비판대로 하면서도,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는다는 그룹이다. 그는 비판적 지지자들을 포용함으로써 현실 정치의 선거 국면에서 이득을 얻었다. 이들의 지지표가 도움이 되었다는 단선적 계산법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비판적 지지를 포용함으로써 지도자로서 정치력의 확장과 지지세의 확산을 기할 수 있었다. 비판의 포용이 비판이 순기능으로 작용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형식 논리의 세계에서는, 비판과 동시에 지지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러나 현실 삶의 현상에서는 ‘비판’과 ‘지지’가 함께 갈 수도 있음을 본다. 다시 ‘비판적 이해’로 돌아와 본다. 비판적 이해는 ‘비판’에 방점이 있는가, ‘이해’에 방점이 있는가. 나로서는 ‘이해’에 방점을 두는 편이다(이 방식이 반드시 타당하다는 뜻은 아니다). 학생들에게 ‘비판적 이해’의 역량을 길러 주어야 하는 교육자로서는, ‘이해’에 방점을 두고 싶다는 것이다. 교육의 자리에서 보면, 비판의 능력도,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기보다는, 궁극에는 어떤 전체를 이해하는 데에 수단으로 동원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달리 말하면 비판적 이해력도 이해력의 한 하위 분야임을 중시하자는 관점이다. 그러나 이렇게 설명해 보아도 ‘비판적 이해’가 인간의 정신적 과정(mental process)으로 작동하는 구조는 흔쾌히 드러나지 않는다. 무언가 설명이 미진한 듯하다. ‘비판’과 ‘이해’를 지나치게 이원적으로 분리해서 보려는 데에 문제가 있는가. 아니면 ‘비판’과 ‘이해’의 관계를 선·후의 관계 또는 지배·종속의 관계로 지나치게 도식적 구조로 보는 데에 문제가 있는가. 실제의 비판적 이해는 그런 경직된 구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복합적인 삶의 실제에서, 비판하기만 따로 분리해 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인간 정신 작용의 총체에서 비판하기의 정신 작용만 따로 분리해 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장사꾼 샤일록이 안토니오의 심장 부근에서 피를 흘리지 않고 살 한 근을 베어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것이다. 03 최근 들어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이동통신으로 미디어 현상이 복잡해지고,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미디어 발전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더욱 복잡해졌다. 제4차 산업혁명이 운위되고 인공지능·코딩·알고리즘·데이터 등의 기술이 미디어 소통 기능에 영향력 있게 관여하게 됨으로써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그 핵심과 본질이 더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이들 기술을 경험하고 익히는 데 주안을 두기도 했고, 미디어 사용 기술 가르치는 것을 이 교육의 핵심으로 여기기도 했다. 이런 정황과 관련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분야의 중견 학자인 정현선 교수의 글을 읽었다. 나는 정교수의 글에서 ‘비판적 이해’라는 말이 참으로 적실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정교수가 사용한 문맥을 중시하여 읽다 보면, ‘비판적 이해’는 현상(대상)의 본질을 찾아가는, 그래서 그 현상(대상)을 평가하는 능력임을 알 수 있었다.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란 무엇이겠는가. 그 현상(대상)이 지닌 가치를 발견하는 능력이다. 긍정적 가치든 부정적 가치든 이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 이 모두가 비판적 이해에 드는 것이다. 정교수의 글을 인용해 본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 중의 핵심은 미디어 ‘재현’입니다. 미디어가 중재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자신의 삶에서의 성찰, 그리고 시민으로서의 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본질입니다. 뉴스든, 광고든, 유튜브 영상이든, 미디어를 만들어 보는 수업을 하는 것 자체는 미디어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의 일부일 뿐, 본질 그 자체는 아닙니다. 글씨를 쓸 수 있다고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미디어가 재현하는 어떤 현실에 관심을 두고 제대로 읽고 목소리를 내는가, 이 점에 대해, 스스로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자’라고 생각한다면 늘 되돌아봐야 합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늘 이 점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하고자 노력합니다.(정현선 페이스북 2019.11.19.) 나는 ‘동의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랬더니 정교수는 다시 내게 이런 SNS 메시지를 보내왔다. “핵심에 대한 이해 없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하나의 교육 트렌드로 유행처럼 소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저 스스로도 본질을 되새기고 싶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현상에 대한 정교수 자신의 비판적 이해 또한 진지한 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는 정교수의 글에 힘입어 ‘비판적 이해’라는 화두를 마침내 다음 두 개의 문장으로 정리했다. “나는 비판한다. 고로 이해한다.” “나는 이해한다. 고로 비판한다.”
미래라는 시간은 시나브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문득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오곤 한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패배한 이세돌의 충격은 인류의 충격이기도 했다. 비단 바둑만이 아니다. 뛰어난 계산 및 인지 처리 능력을 가진 AI에 대항할 수 있도록 미래 교육의 방향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인공지능교육학회 한선관 회장(경인교대 교수)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국가경쟁력은 인공지능 경쟁력이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 학교교육에서부터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어떤 인재를 기를 것인지,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성할지, 교과서 개발부터 교사 양성까지 표준화된 툴을 만들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에 지레 겁먹기보다 그것의 알고리즘을 정확히 파악, 활용 능력을 강화하면 인간의 삶은 그만큼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공지능교육학회가 출범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인공지능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컴퓨터 교육이란 카테고리에 가둬두기에는 이미 덩치가 너무 커졌다.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인공지능 교육을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또 보편교육에 이어 직업교육으로서 인공지능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일반 국민들의 이해를 넓혀 국가경쟁력에 기여할 목적으로 출범했다.” 교육에서 인공지능이 갖는 의미는? “우리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는 인공지능 시대다. 그런 면에서 인공지능 교육은 미래를 위한 적시교육이다. 수동적으로 기술을 소비하는데 안주해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배우고, 배운 기술을 어떻게 선하게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즉, 인공지능 체계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 국가의 역량은 인공지능 경쟁력이 좌우할 것이다.”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현재 어느 정도인가. “전 세계 국가 중 10~15위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이 1,2위를 다툰다. 이들 국가를 제외한 3위부터 15위까지는 큰 격차 없이 고만고만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당 국가의 인공지능 특허기술과 논문 수, 기업의 신기술 개발 동향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데 이제부터라도 분발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최상의 인터넷 강국인데 인공지능 기술 수준이 떨어지는 이유는. “우리는 통신·컴퓨터 등 하드웨어 인프라에 강한 반면 여기에 필요한 알고리즘이나 소프트웨어는 약하다. 눈에 보이는 인프라 구축에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은 탓이다. 사실 하드웨어는 돈과 행정력만 투자하면 얼마든지 이른 시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 또 하나 우리가 착각하는 게 있다. 4차 산업혁명하면 드론이나 로봇, 3D 프린터 등을 떠올린다. 인공지능 발전에 필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능력인데 자꾸 이런 외형적 제품에만 투자가 이뤄진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제대로 된 인공지능 연구소를 찾아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은 투자를 안 하고 정부는 눈에 보이는 실적만 요구한 탓이다.” 학교교육 측면은 어떤가. PISA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보면 우리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이 매우 좋은데. “수학·과학 영재가 많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대학 진학에 목적을 두고 있다. 실질적으로 기술개발에 발을 들여놓는 인재는 드물다. 인공지능 산업이 발전하려면 수학이나 과학, 컴퓨터에 대한 백그라운드가 탄탄해야 하는 데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친다.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이상과 현실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인공지능 제품을 활용하는 데 있어 꼭 수학적 백그라운드가 필요한가?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TV 리모컨처럼 버튼만 누를 줄 알아도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리터러시가 중요한 시대다. 실질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자신에 맞는 직업을 찾고, 새로운 직업을 만들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생존이 걸린 문제다.” 학생 발달단계별 맞춤형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학교교육은 보편교육과 심화교육, 직업교육, 영재교육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보편교육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4~5학년까지 입문기를 말한다. 체험과 활용을 통해 인공지능의 실체를 이해하고 그에 따른 개념들을 연결해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심화교육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코딩교육과 인공지능에 대한 알고리즘, 기초적인 개발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특성화고나 영재학교 등도 그들 수준에 맞는 진행이 가능하다. 학회 차원에서 인공지능 교육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표준안도 만들 계획이다.” 어떤 내용이 표준안에 담길지 궁금하다. “우선 인공지능 교육이 추구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부터 규정할 생각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현상에 대해 우리가 어떤 태도와 가치를 가져야 하는지도 포함된다. 또 인공지능 교육의 목표는 무엇이고 교육과정은 어떻게 짤 것인가도 다룰 생각이다.” 우리나라에 인공지능 붐을 일으킨 건 알파고 덕분 아닌가. 이세돌과 바둑대결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순간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기계가 인간을 이겼다는 사실에 두려움마저 느꼈다. 그러나 이런 위기가 오히려 인공지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국민들의 관심이 인공지능에 쏠리자 정부와 정치권이 정책으로 뒷받침하고 나섰다. 지금은 굉장한 추진력으로 진행되고 있다. 알파고는 고마운 존재다.” 교육현장에도 인공지능 바람이 유행처럼 불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인공지능 고교 10곳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공지능 개발교육인지 인공지능 활용교육인지 서울시교육청의 의도를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만약 개발교육이라면 우려가 크다. 솔직히 고졸자가 인공지능 개발자로 나서기란 쉽지 않다. 이들이 사회에 나와 대학전공자들과 경쟁해 살아남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만약 제조업 분야에서 초보적인 인력을 요구한다면 모를까 자칫 실업자만 양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교육감이야 임기 끝나면 그만이지만 학생들 인생은 누가 책임지나. 무턱대고 인공지능 학교를 만들기보다 지금 특성화고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 교사 양성은 어떻게 되는가. 구체적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당장은 현직교사 연수를 실시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수학이나 과학, 컴퓨터 교과 담당 교사들을 중심으로 재교육을 통해 핵심요원으로 길러내고 이후 단계적으로 모든 교사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인공지능교육대학원을 설립,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년 가을부터 5학기 정도 교육을 시켜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것인데 기대해 볼 만 하다. 문제는 교사들의 반응이다. 열성적인 교사도 있지만 ‘코딩도 잘 모르는 데 무슨 인공지능 교육이야’ 하는 분도 있다. 이런 괴리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이다.” 인공지능 교과서는 어느 정도 개발됐나. 상당히 어려운 교과서가 될 거 같은데. “글쎄 아직 선을 보이지 않았지만 주위에선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하는 반응이 많다. 그도 그럴것이 수학, 과학, 컴퓨터, 뇌과학, 사회현상 등이 융합된 내용으로 구성된다면 학생은 물론 교사들도 가르치기 버거울 것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놀이하듯 체험하는 인공지능 수업이 필요하다. 사실 우리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지만 중국은 이미 인공지능을 필수교과로 지정하고 초·중·고교는 물론 유치원 교과서까지 나온 실정이다. 한참 앞서있다.” 인공지능 교육에는 어떤 교수법이 적용돼야 하는가 “교수법이 한 10여 가지 쯤 된다. 그중 하나 예를 들면 감각차단기법이란 게 있다. 우리가 특정 장소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시각과 청각 기능을 차단했다고 가정해보자. 시각이 살아있다면 눈으로 위험한 장애물들을 피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감각에 의지하게 된다. 이것이 '감각제한'이다. 이후 그런 감각들은 완벽히 차단해 버리면 순전히 자신의 사고력 내에서만 자능이 작동된다. 감각차단 다음 단계는 메타인지로 간다. 학생들은 자신의 사고나 행동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그 행동을 기계에 넣으면 이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알파고를 만든 실체가 이것이다.” 알파고를 보면 인공지능은 완벽해 보인다.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흔히들 그런 착각을 한다. 인공지능은 100%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인간보다 기계적 능력에서 나을 뿐이지 100% 완벽할 순 없다. 현 시점에서 보면 인간의 지적 능력 중 어느 특수한 부분에서 우월한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인공지능 역량을 100%라고 생각하기 쉽다. 결론적으로 문제해결능력에서는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못하지 않다. 실제로 인간은 어떤 문제에서 실수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후속조치가 지능적으로 이뤄진다. 실수를 하더라도 감각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때가 많다. 경험적으로 해결하는 휴리스틱적 알고리즘이라고 하는데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사용하는 어림짐작의 기술이다. 알파고는 완벽한 수가 아닌 이세돌에게 이길 수 있는 수만 놓으며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세돌이 유일하게 알파고를 이겼던 대국에서 보여준 한 수는 바로 인공지능이 사용하는 휴리스틱 알고리즘에 대한 인간의 휴리스틱적 감각의 위력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수 없다.” 인공지능도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이다. 인간중심 교육이 필요하는 지적도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인공지능으로 인간이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다해주는 세상이니 애써 공부할 필요없다’는 반지성주의를 우려하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학교 교육이 중요하다. 잉여인간으로 도태되지 않도록 인공지능사회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야 한다. 인공지능이 사회에 주는 임팩트나 윤리적인 부분도 가르쳐야 한다.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 기술이 너무 극단적으로 가는 것을 염려해 스탠포드나 MIT 등에 인간중심 인공지능이라는 교육철학 연구소를 만들었다. 센터장은 철학과 교수가 맡고 부센터장은 인공지능 전공교수가 맡았다. 인공지능 시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게 무엇인지 웅변해주기에 충분하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초연결과 초지능을 특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은 지역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미래사회 수요 맞춤형교육을 통한 미래인재 양성이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새로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지원이 더더욱 절실한 실정이다.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한국 과학교육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새로운 미래교육을 탐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기초과학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우리 교육현실은 여전히 입시위주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학 학업성취도는 세계 최상위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흥미도는 최하위 권에 머물러있다. 이 같은 현실을 현장교사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해 12월 한국과학창의재단 선정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받은 유현규 강원황지초 교사, 이자랑 인천남고 교사, 차현정 충북과학고 교사 등 3명의 교사로부터 생생한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수상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현규(강원황지초) 큰 상을 받고 보니 오히려 지난날 제가 했던 과학수업을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학생들과 함께했던 과학이기에 더없이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과학을 즐기고, 과학으로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이자랑(인천남고) 저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를 준 것이 가장 큰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잘했다’라는 칭찬이 아니라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정진하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차현정(충북과학고) 어릴 적 할머니 곁에서 들었던 작은 들풀의 이름과 그 쓰임에 관한 이야기들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 배우는 과학과 생명현상들은 경이로웠으며, 저의 열정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과학교사로 15년간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과학이라는 과목이 어렵고 재미없으며 성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과목이 아니라 ‘신기하네, 즐겁네, 재미있네!’라는 마음으로 접하는 수업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세 분 다 30대여서 그런지 에너지가 넘쳐 보입니다. 공적 사항을 보니 과학을 기반으로 한 융합교육, 진로교육, SW교육 등 다양하네요. 차현정 저는 교사로 활동하면서 과학교육의 질적 향상과 융합(STEAM) 교육 내실화 등에 중점을 뒀어요. 또 실험실 안전교육 체계화를 통해 안전한 과학교육 여건 조성에 기여한 것이 좋게 받아들여진 거 같아요. 이자랑 학교에 발령을 받고 보니 고등학생이지만 자신의 진로를 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뭘 하겠다는 목표도, 자신의 활동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법도 잘 모르고요. 이렇게 방치돼서는 안 되겠다 싶어 동료교사들과 진로 연계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어요. 이른바 C.R.R 노트입니다. Career(진로)-Reading(독서)-Research(연구)의 앞 글자를 따 붙인 이름인데요, 아이들이 진로를 정하면 거기에 필요한 독서를 하고 그것들을 기반으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과학이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을 줄수 있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유현규 한창 SW 교육이 활성화될 당시 대부분 Physical Computing 기반으로 주로 실과시간이나 창의적체험시간에 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SW 교육이 우리가 배우는 다양한 교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많이들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SW 교육과 과학교과를 연계한 수업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세 분 모두 천생 선생님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과학교사의 길을 선택하기를 잘했다 여길 때는 언제인가요. 차현정 모든 선생님들이 마찬가지겠지만 교사는 공부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게 참 좋아요. 교과내용 전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과 공감을 이루고 함께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행복하죠. 이자랑 학기 시작하고 처음 듣는 말은 “선생님 과학 어려워요. 공부하기 싫어요”에요. 그런데 실험수업이 진행되고 몇 주가 지나면 아이들이 모두 무언가를 열심히 합니다. 모둠수업 때도 각자 맡은 역할들을 척척 잘해 내고요. 간혹 남자 고등학생들이다 보니 다루기 힘들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실험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과학선생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유현규 학업 스트레스가 덜한 초등학생이라 그런지 “선생님 오늘 실험수업해요”, “과학시간이 기다려져요” 등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많습니다.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내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우는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교사들만 아는 보람 아닐까요. 현장 교사로서 우리 과학교육의 문제점을 짚어 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유현규 저는 세 가지 정도 꼽고 싶은데요. 먼저 과학에 대한 흥미나 호기심 유발보다는 과학지식을 단순 암기하는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학교 수업이 오로지 교실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개선돼야 할 사항이고요. 마지막으로 학생들 스스로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탐구하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학생들을 조급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이자랑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과학을 실생활 속에서 친근하게 접하게 해야 하는데 이론으로 배우는 바람에 과학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려 버려요. 과학을 재미있는 교과로 두지 않고 성적으로 판단하다 보니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또 과학실험 중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제약 때문에 오히려 실험활동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나오고 있습니다. 차현정 앞서 잠깐 언급이 있었습니다만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조차 관심을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을 꼽고 싶습니다. 실험교구나 장비가 부족해 학생들이 골고루 접할 기회가 적다보니 공개수업 등이 보여주기식에 그칠 때가 있어요. 뿐만 아니라 과학교사의 업무량이 너무 많아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행정업무는 물론이고 간혹 과학 이외의 과목을 지도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교육환경부터 입시까지 다양한 과제들을 안고 있군요.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차현정 저부터 말씀드릴게요. 과학실험 여건을 확충하는데 큰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교육당국이 열심히 노력하지만 돈이 드는 문제라 한계가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생각해 본 게 지역대학이나 연구기관들과 연계해 운영하면 어떨까 싶어요. 가령 지역대학의 공동실습실험관을 이용하거나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과학실험 실습관을 확보해 체계적으로 지원하면 학생과 교사의 접근성도 높이고 과학교육의 내실화도 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유현규 맞습니다. 과학적 흥미와 호기심은 교실 수업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학교 울타리안에 머물게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계되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겁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태백 지역을 예로 들면, 학교에서 지층과 화석 수업을 익힌 후 지역의 구문소 및 고생대 박물관에 가서 직접 탐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때 지역 전문가 또는 박물관 도슨트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면 더 효과적이더라고요. 또 정규 과학시간에 학생들 스스로 주제에 대하여 탐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유탐구수업’ 시간의 비중을 늘려야 합니다. 과학은 놀라움이 가득 차 있는 호기심의 과정입니다. 초등학생들이 그 호기심을 스스로 찾도록 충분한 자유탐구수업과 교사의 안내자 역할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 발표된 PISA 2018에서 보면 한국 학생들의 과학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결과인데요. 그럼에도 노벨상 수상자 한 명 배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 생각이 궁금합니다. 유현규 앞서 말씀드렸듯이 과학은 스스로 호기심을 느끼고 즐거워해야 하는데, 대부분 학생은 성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이는 초등학교보다 중학교, 고등학교 등 상급학교로 오를수록 더 심해집니다. 이런 입시위주 교육에서 학생들의 창조적 탐구를 기대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 아닐까요. 이자랑 우리나라의 경우 6.25 이후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의 과학 기술을 활용하고 응용해서 만들어내는 반도체나 2차 전지 등의 분야에서는 월등한 실적을 내세웠으나 기초과학 분야는 크게 공을 들이지 못했다고 볼 수 있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거니와 시간적인 여유도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벨상의 경우 기초과학 분야에서 크게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보니 우리로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현정 간혹 학생들이 제안한 탐구주제를 보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놀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때 “이게 된다고 생각하니?” 또는 “곧 시험인데 이거 그 안에 결과 볼 수 있을까?”라고 몰아세워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다음부터는 안정적인 탐구주제만 찾아 가져올거에요. 어느 정도 결과가 예측가능하고, 다른 사람이 연구한 내용을 답습하는 경우들이 나오기 사작하겠죠. 저 역시 눈에 보이는 성과와 결과물에만 집착했던 것은 아닐까 반성해 봅니다. 새해 들어 교육분야에서도 AI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첨단 과학기술을 교육에 활용하면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반지성주의와 같은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유현규 초등학교 현장에서 AI 활용은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저학년 학생들의 한글 문해능력을 수준별로 진단하고, 그에 맞는 수업내용·방법·평가결과 등을 교사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대부분 다인수 학급으로 구성된 초등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더 효과적으로 학생 개별수준에 맞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LMS는 어디까지나 학습에 관련한 것이지 학생들의 심리 상태까지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AI 기술이 발달하여 학생들의 미묘한 감정선까지 파악한다면 상담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보다는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차현정 저는 사실 유튜브·SNS도 잘 모르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지만 AI나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배우려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습니다. 가끔 접하는 상점의 키오스크가 저를 놀리는 것이 아닌가 답답해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논문이나 유전자 서열을 검색하고, 정리되어 있는 데이터들을 접할 때 그 방대한 양을 누가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내가 필요한 부분들만 찾아서 보여주는 것일까 놀라워할 때도 많았습니다. 제가 가르친 학생들은 분명 제가 그 나이 때 겪었던 사회와는 다른 모습의 사회, 더 빠르게 변화하고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를 만나기 때문에 AI나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겠죠. 인공지능이 교육에 접목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진행되는거 아닐까요. 2세 교육을 책임지는 교사 입장에서 한국 과학교육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하신다면. 이자랑 앞으로 기술 발달로 현재까지 교실에서 구현해내지 못했던 더욱더 다양한 것들을 구현할 수 있게 할 것이며, 과학교육의 형태도 달라지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많은 것이 변해도 분명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과학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즐겁게 진행돼야 하는 학문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아이들이 한 계단 한 계단 즐겁게 과학을 배우고 발전시켜 간다면 우리나라 과학의 미래도 한층 더 나아지고 밝아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차현정 저의 과학교육 목표는 ‘과학 그 어려운 거! 그 생물 외울 것 많은 거!’ 보다 즐겁게 접한 경험을 토대로 자연현상을 바라보고, 나에게 일어나는 생명현상을 과학적인 눈으로 보면서 ‘아, 그런 게 있었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학생들과 사람들이 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욕심낸다면 제가 가르친 학생 중 누군가가(과학교사에게 과학을 배운 학생 중 누군가가)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창의적인 접근으로 해결해 노벨상을 수상하는 기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탐구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수업이 기다려지네요. 끝으로 새해 각오가 있으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현규 최근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으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친구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근무하던 시골 소외지역 학교 학생들의 장래희망을 조사해보면 과학자가 꿈인 친구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소득이 높은 직종을 장래희망으로 꼽고 있습니다. 과학에 관심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이것은 과학적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지 못한 과학교육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학을 우리 미래의 아이들이 좋아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과학교육과 관련한 모든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일부로서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말씀을 나누다보니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 한국 과학교육의 희망찬 도약이 기대됩니다. 긴 시간 감사합니다.
저물가시대입니다. 실제 물가상승률이 0% 수준입니다(심지어 지난해 9월에는 -0.4%였다). 물가가 오르지 않는 세상이 됐습니다. 실제 주위를 둘러보면 진짜 가격이 잘 안 오릅니다. 우리 동네 설렁탕값은 8천 원에서 멈춘 지 오랩니다. 10여 년 전 3만 원을 넘나들던 피자는 최근엔 2만 원 정도면 꽤 먹을 만합니다. 10년 전 10만 원 정도였던 A 유명미용실의 남성 파마요금은 이제 가족회원에 가입하고 쿠폰을 쓰니 5만5천 원에 가능합니다. 오르는 건 가스요금 같은 공공요금뿐입니다. 저물가시대 시이~작!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자꾸 내려가는 것을 디플레이션(Deflation)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사실 물가가 본격적으로 내리는 디플레이션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서 디스플레이션(DISinflation)이라는 용어가 나왔습니다. 쉽게 말해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상황…. 그러니까 ‘물가가 오르지 않는 상황쯤’ 되는 겁니다. 소비자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국민의 소득이나 구매력이 따라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게 아니고 가격을 못 올리는 겁니다. 찜질방 사장님이 예전처럼 쉽게 요금을 1~2천 원 올리지 못하는 겁니다(올리면 손님이 뚝 떨어지니까~). 가격을 올리지 못하니 자영업자들의 소득도 오르기 쉽지 않고,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은 크기가 자꾸 작아집니다. 그런데 우리 국내총생산(GDP)은 해마다 2%씩은 높아집니다. 가격도 오르지 않고, 소비도 그대로라면 어떻게 GDP가 오를 수 있을까? 이유는 기업과 특히, 상위 몇 %의 소득이 빠르게 높아지기 때문입니다(지난해 우리 상위 0.1%의 소득은 14억 7천만 원이다/국세청). 그래서 이들이 주로 구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은 여전히 크게 오릅니다. 모 유명 브랜드의 가죽 핸드백인 버킨백(Birkin bag, Jane Birkin이라는 유명 가수의 이름에서 유래됐지만 정작 이 가수는 자신의 이름을 쓰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은 10년 전 5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천5백만 원이 넘습니다. 그래도 잘 팔립니다. 그러니 가격을 계속 올립니다. 이들의 소비가 더해져 GDP 통계는 자꾸 높아지는데, 다수의 실질 소득은 그만큼 따라 올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물가가 오르면 GDP는 자동으로 오른다 GDP는 이렇게 모든 국내 소비를 더 해 계산됩니다(지난달에 자세히 설명해 드렸죠?). 그런데 물가가 오르면 그 거래가격이 당연히 오릅니다(1,000만 원짜리 승용차가 1,100만 원으로 가격이 오른 뒤 팔렸다면 GDP는 100만 원 더 오른다). 따라서 물가가 오르면 자동으로 GDP가 오르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건 마치 체중이 올라 펀치력이 좋아진 것과 같습니다. 통계는 좋아지는데 사실 우리 국민의 삶은 크게 개선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GDP를 계산할 때 명목GDP 말고, 이 물가인상분을 뺀 실질GDP를 따로 계산합니다(체중 증가분을 뺀 실질 펀치력 증가를 계산하는 것이다). 이 실질GDP가 진짜 우리가 새로 창조한 부가가치의 합입니다. 그리고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GDP디플레이터’는 현실적인 물가 상황을 말해줍니다(앗 자꾸 어려워진다). 그 GDP 디플레이터가 지금 20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물가가 자꾸 낮아지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일단 좋아요. 휴대전화 가격도 싸지고, 휘발유 가격도 내리고, 나쁠 게 없습니다. 기업도 생산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니까 처음엔 나쁠 게 없습니다. 그런데 정도가 있죠. 자꾸 물가가 내려가면 사람들은 이제 더 내려갈 것이라고 소비를 줄입니다. 특히 자동차나 아파트, 결혼 같은 중요한 소비를 미룹니다. 그럼 기업은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일자리가 줄어들고 결국 우리 모두 주머니가 가벼워집니다. 다 함께 가난해집니다. 근본적으로 물가가 내려간다는 말은 우리 시장에서 ‘뭘 사겠다는 힘-총수요!’가 낮아진다는 겁니다. 이건 경제에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 실제 1929년 미국의 대공황이나, 80년대 일본의 장기침체 모두 총수요가 줄고 물가가 하락하면서 발생했습니다. 피셔 방정식으로 유명한 피셔교수(Irving Fisher)는 심지어 “우리 모두가 파산해야 디플레이션이 끝난다”라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디플레이션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반대로 수요가 높아져 인플레이션이 생기면 돈의 가치는 하락하지만, 경제에는 활기가 돌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해마다 2% 정도 적당하게 물가가 오르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올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는 2.0%다. 한국은행은 물가가 너무 오르지 않게 하는 기관인데, 최근에는 물가가 너무 내리지 않게 하는 기관으로 변신 중이다.) 자 그럼 우리도 돈을 더 풀어야 하나? 그럼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혹시 한국은행이 돈을 잔뜩 찍어내면? 그래서 그 돈을 남대문시장 앞에서 마구 시장에 나눠주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우리 시장에 필요한 ‘수요’ 이상으로 공급된 돈은 정확하게 물가를 끌어올리고, 그만큼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돈의 가치가 내려가는 겁니다. 그러니 하나 마나입니다. 만약 노란 은행잎 하나를 1만 원권으로 교환하기로 약속한다고 해도. 1만 원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져 결국 은행잎 하나 가치가 돼 버리는 겁니다. 물론 경기가 너무 식어서 디플레 우려가 커지면 이 방법은 ‘어느 정도’ 까지는 유효합니다. 쉽게 말해 냄비의 물이 너무 식는다면 뜨거운 물을 적당하게 넣는 겁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들 이렇게 합니다. 미 연준(FED)이나 유럽중앙은행(ECB), 그리고 일본중앙은행(JOB)은 연간 수백조 원을 시장에 풀었습니다. ‘양적완화’라고 하죠. 중앙은행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인수하는 겁니다. 그럼 그만큼의 현금이 정부로 들어가고 정부는 그 현금으로 시중에 현금을 공급합니다. 일본은 물가가 2%로 오를 때까지 계속 양적완화를 할 계획입니다(이러다 보니 올해 일본은행의 총자산은 572조 엔. 우리 돈 6,400조 원이 넘는다. 그중 85%가량이 채권이다. 다시 말해 빚이다). 사실 시중에 돈을 푸는 제일 쉬운 방법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대출을 더 받기 시작하고 은행에 있는 돈이 시중에 풀려나오면서 경기가 좋아집니다(지난 100년 동안 지구인이 개발한 가장 흔한 또 가장 확실한 경기부양법이다). 하지만 잘못하면 너무 돈이 풀려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미 기준금리를 다 내려서, 더 내릴 기준금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이자율이 내려가면 다들 대출받아 아파트를 사기 때문에 쉽게 금리를 못 내립니다. 만약 우리도 진짜 디플레 시대가 온다면? 우리 한국은행도 그래서 양적완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시중에 돈을 얼마나 풀까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회의, 1년에 8번 열린다)에서 실제 우리도 양적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마이너스 물가시대가 성큼 다가온 겁니다. 지금까지 “예전에 300원 했던 아이스크림이 이제 2천 원이나 한다”고 말했다면 이제 “예전에 7천 원 했던 자장면이 이제 5천 원밖에 안 한다”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하나만 더… 많은 사람이 양적완화로 진 빚을 어떻게 갚을 거냐고 물어봅니다. 답은 “아무도 모른다” 입니다. 지나치게 빚을 많이 져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는데, 그 해법도 ‘정부가 빚내서 시장에 돈을 푸는 것’입니다. 경제학은 아직도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그 빚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빚을 갚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경제학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레트로(Retro)’가 유행이다. 디지털시대에 지친 현대인들이 다시 아날로그 감성을 찾고 있다. 다시, 인문학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작은 동네서점들이 인기를 끈다. 아마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온기’를 다시금 느끼고 싶은 탓일지 모르겠다. 이번 호부터 교육현장에서 오랫동안 인문학 발전을 위해 힘쓴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가 교사들이 한 번쯤 겪어 봤을 법한 학교상황 속에서 인문학적 요소들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었는지 소설로 풀어냈다.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교사를 위한 인문학 소설을 만나보자.편집자 꽃지초등학교에 새로 부임해온 현제명 교장은, 노래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학기 말이 되자 각 학년 반별 합창대회 계획을 발표했다. 3학년 3반 담임 임이랑은 기어코 일 등을 해야겠다는 열정에 달떠 있었다. 한 반 아이들이 20명에 불과했다. 합창에 참여할 사람을 고르고 어쩌고 할 여지가 없었다. 모두 참여하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자연 음정을 못 맞추는 아이들이 끼게 마련이었다. 그리고 노래라면 고개를 내젓는 아이들도 있었다. 임이랑은 열정 하나로 아이들을 다독였다. 아이들이 지루해할라치면 간식거리를 사다가 먹이기도 했다. 간식을 사러 가는 일은 5학년 1반 담임 신천강 선생이 거들어주었다. 임이랑은 신천강 선생에게 선곡이며, 아이들 다루는 법 등을 물었다. 요즈음 애들이 별을 못 보고 자라는데, 노래로나마 별에 관해 관심을 두게 하자면서 이병기 선생의 ‘별’을 추천했다. 임용고시를 공부하는 중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은 시였다. 작곡자는 이수인이었다. 아이들은 자기 음정을 맞추지 못하고 다른 친구를 따라 불렀다. 다른 건 몰라도 파트별로 자기 음정으로 노래하도록 하는 방법이 없었다. 신천강 선생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우리 애들 음정 좀 잡아줘요.” “어떤 노랜데? 애들이 음정을 못 맞춰요?” 임이랑은 노래 대신 이병기의 ‘별’ 첫 절을 읊었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과 함께 나오더라 “그거 나도 좋아하는 시야.”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은 사실 ‘별들’이야. 별도 혼자는 속삭이지 못하거든.” “제법 시적이네,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그랬지.” 그렇게 호흡이 맞아, 신청강은 임이랑 선생 반 아이들의 합창을 지도하게 되었다. 합창 지도가 끝나면 둘이는 모래벌판이 펼쳐진 바닷가로 나갔다. 모래사장에 이어 갯벌이 펼쳐진 끝에 섬 둘이 마주하고 서 있는 게 보였다. 임이랑이 꽂지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아 온 이후 꼭 무슨 전설이 있을 듯한 섬이란 생각을 했다. 누구한테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 “저 섬이…, 이름이?” 임이랑이 물었다. 아직도 그걸 모르냐는 듯이, 임이랑을 바라보던 신천강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라 흥덕왕 말년이라니까 1천2백 년 전인데, 장보고가 안면도에 해군기지를 설치했다는 거라, 당시 사령관으로 승언이라는 사람이 있었던 모양인데, 안면읍 승언리? 그렇지, 그 지명 연유가 그래. 사령관 승언의 아내는 ‘미도’. 승언대장이 출정을 나갔다가 안 돌아오는 거라…. 아내가 바닷가에 나가 기다리다가, 마침내 죽어서 바위가 되었대. 그게 저 너부데데한 할매바위고, 어느 파도 무섭게 설레던 밤 승언대장이 파도에 떠밀려오다가 어떤 바위에 걸려 자지러져 깨어보니, 그게 미도의 몸인 거야. 그래 같이 절명해서 저 할배바위가 되었다는 거라. “두 바위가 왜 포옹을 하지 않고?” “떨어져 있어야 더욱 간절하지.” “알퐁스 도데의 ‘별’에서, 유성이 하나 흘러가고 그게 ‘샤를르마뉴의 길’이라고 목동이 얘기하잖아. 그게 우리나라로 하면 신라 때, 그 무렵인 거 같은데?” “이렇게 앉아 있으니까, 우리가 별이 된 거 같잖아? 서로 반짝이는….” “나중엔 홀로 서서 별을 헤겠지. 나 속이 나빠 먼저 들어갈래.” 임이랑은 슬그머니 건너오는 신천강의 손을 뿌리치고 일어섰다. 신천강은 돌아서는 임이랑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웃었다. 경연대회를 한 주일 앞둔 수요일이었다. 오랜만에 회식이 있었다. 회식이래야 자기 주머니 털어서 하는 것이라 별다른 흥이 없었다. 현제명 교장만 신이 나서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데까지 이르렀다. 자청해서 노래를 불렀다. 산들바람이 산들 분다…. 노래가 절정을 행해 달려갈 즈음이었다. 이인문 교감이 가방을 챙겨 들고 일어섰다. “왜 가시게? 한 곡 하고 가셔야지요.” “현제명 노래, 이제는 진절머리가 났습니다.” 결국 현제명 교장선생의 가곡을 끝으로 파장이 돼버렸다. 신천강이 임이랑을 바래다준다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속이 꼿꼿해지는 터라 걸어가기가 내키지 않았다. 걷기로 한다면 20분은 착실히 걸리는 거리였다. 교장과 교감이 사이가 버성그러지는 것은 대강 알았지만, 오늘처럼 노골적으로 들이받는 건 잘한 일은 아닌 듯했다. 다른 선생들이 동석한 자리에서 그것은 면박이었다. “교감선생 왜 그런대? 너무한 거 아냐?” 신천강은 차 속도를 늦추면서 말했다. 현제명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우리나라 초기 음악가…? 산들바람 가사를 정인섭이라는 이가 썼거든…. 해외문학파 친일인사 그렇잖아? 전에 현제명이 작사 작곡한 ‘희망의 나라로’를 불렀다가, 일이 요란하게 벌어졌더라니…. 엔포세대가 사는 헬조선에서 무슨 놈의 희망의 나라냐 하면서, 맥주잔을 차마 교장에게는 끼얹지 못하고 자기 얼굴에다가 끼얹은 거잖아. 좋은 분들인데…. 역사의 상처를 그대로 안고 사니까 그렇게 되더라고. “지금 무슨 얘기 하는 거야?” “이런 게 인문학이라는 거잖아? 인문학? 그건 교감학문이네, 교감 이름이 이인문이니까, 교감선생 투로 말하면 이인문학이 되잖아?” 신천강은 입을 다물고 차를 몰았다. 승언교를 얼마 앞두고서였다. 숲에서 고라니가 튀어나왔다. 신천강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익 소리와 함께 차가 멈추고 고라니는 가까스로 로드킬을 면하고 건너편 숲으로 사라졌다. 뱃살이 꼿꼿한 채로 썰렁한 자리에 들었다. 눈이 알알하고 잠은 멀리 달아났다. 자정이 지나면서 아랫배 옆구리가 칼로 찌르는 것처럼 아파오기 시작했다.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 몸을 어떻게 추스를 도리가 없었다. 임이랑은 신천강에게 전화를 했다. 저기 나 병원, 병원, 죽을 거 같아. 술 안 마시기 잘했네. 약간 꿍덜거리는 어투였다. 십 분이나 지났을까, 밖에서 차 세우는 소리가 들렸다. 면소재지 승언병원에서는 손을 쓸 수 없으니 태안읍으로 나가라는 것이었다. 태안으로 가는 동안, 임이랑은 배를 움켜쥐고 뒹굴다시피 했다. 신천강은 느긋하게, 노래를 불렀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별만 서로 반짝인다… 아이고 죽을 거 같아…. 그렇게 쉽게 안 죽어…. 급성맹장이라고 했다. 맹장을 수술하고 닷새가 지나 안정을 되찾았을 무렵이었다. 그날이 합창대회가 있는 날이었다. 아이들 얼굴이 눈앞에 떠올랐다가는 가라앉고, 가라앉았던 얼굴들은 유튜브 음악을 따라 다시 눈앞에 어른거렸다, 합창 연습을 하는 동안, 교과수업에서 얻지 못할 튼튼한 끈이 만들어진 느낌이었다. 그날 저녁 무렵, 이인문 교감선생이 문병을 왔다. “견딜 만해요? 요새 맹장염은 병도 아니라니까. 아무튼 합창 일등을 축하합니다.” 임이랑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다가 아랫배가 찍어 잡아당기는 통에 다시 눕고 말았다. 신천강이 다가가 침대를 세워주었다. “선곡을 아주 잘 했더라고. 아주 평이한 신데, 말하자면 인간이 우주적 존재라는 깨달음을 주는 그런 시지요.” 이인문 교감은 간이의자를 침대 곁으로 끌어 앉으면서 이야길 시작했다. 애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그 내용을 얼마나 깊게 이해하는가는 차후의 문제지요. 긴 기다림 끝에 문득 찾아오는 그런 깨달음이 있어요. 진리는 대개 그렇게 와요. 안타깝지만 그런 깨달음이 왔을 때, 우리는 그 깨달음을 실천할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현실에 직면해서 실망에 빠지기도 하지요. 그럴 때 우리는, 아, 인생이 그런 것이지…. 하면서 회상에 잠기지요. “별이라는 시는 사실 우리 또래나 되어야 실감이 가는 건데, 노래가 좋으니까 널리 불리는 거고, 작곡자 이수인은 경남 의령 출신인데…. 또 얘기가 길어질라. 그런데 별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그 양반 작곡한 노래 가운데, 김재호의 시에 곡을 붙인 ‘고향의 노래’라는 거 기억하오? 그 노래 이절 첫 구절에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그렇게 나오지 않우? 기억하시나?” 가람 선생의 별을 이야기하면서, 한참 외돌아가는 모양새였다. 신천강이 임이랑에게 자주 눈짓을 했다. 얘기 줄이게 하려면, 아파서 눕겠다고 핑계라도 대라는 모양이었다. “인간이란…. 자기 존재를 자신이 만들어가는 그런 창조적인 존재지. 믿음 가지고 사는 분들은 손 내저을지 몰라도, 그러니 하나님은 제쳐두고라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하고많은 신들은 인간의 상상이 창조한 존재인지도 몰라….” 신천강이 냉장고에서 콜라병을 꺼내 종이컵에다가 가득 따라 교감선생 앞에 내밀었다. “콜라라는 게, 이게 제국주의 식품이라…. 콜라 거품에는 별이 안 떠요.”소설에 나오는 인명과 지명은 모두 가상임을 밝혀둡니다. “교감선생님 별은 어디 있습니까?” 신천강이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물었다. “사람마다 자기 가슴에 별을 지니고 살게 마련이지요. 그런데 그 별이 세월을 따라, 달 가고 해 가면 멀어져만 가지요. 희망이 줄어든다고 해도 될 것이고. 아무튼….” 아무튼 그렇게 말을 마감할 듯 하다가는 다시 이어갔다. 생각해보면 인간이 얼마나 하잘것없는 존재인가 소름이 돋을 정도지요. 그런데 인간은 자기 존재를 주변 사물에, 이웃 인간에게, 그리고 인간을 넘어서는 어떤 존재에 의미의 고리로 연결하는 상징적 창조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하늘의 별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 별에다 이름을 붙이고 해서, 자신을 우주 안에 있는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며 살아간다는 것. 그렇게 자신과 우주를 연결해낼 수 있는 게 인간의 위대함이지요. “교감선생님, 지금 칸트 얘기하시는 건가요? 칸트는 자기에게 늘 새로운 감탄과 경외심을 불러오는 두 가지를 이야기하잖아요?” 임이랑이 눈을 반짝이다가 끼어들었다. “그렇지 맞아요, 별이 빛나는 하늘과 자기 내면에 있는 도덕률, 그게 칸트를 칸트답게 한 시적 상관물이라고 배웠어요.” 신천강의 말이었다. “그러니까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보는 시인의 가슴은 도덕률로 가득한 셈이지.” “시와 도덕이 통한다는 뜻인가요? 그렇다면 진리와 미도 같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 임이랑이 한마디 했다. “내가 이인문 아닌가? 선생들이 내 선생이네.” 이인문 교감은 작은 각봉투를 하나 임이랑에게 내밀었다. 얼마 전에 펴낸 교사를 위한 인문학이라는 책이었다. * 다음 호에 계속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교권침해 신고 건수는 2018년 2,244건, 최근 5년간(2014~2018) 1만 5103건 이라고 한다. 교권침해를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학교현장의 정서를 고려하면 통계상의 수치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다행히 2019년 4월 16일 개정된「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이라고 함)이 2019년 10월 17일부터 시행되었다. 교원지위법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학생에 대하여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마찬가지로 기간제한이 없는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처벌을 강하게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피해교원이 병가를 내거나, 전보를 가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권보호 또는 교육활동 보호를 학생·학부모·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의식 변화에만 맡겨두기는 어려운 현실이며, 이제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여 교권과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지극히 주관적인) 개선 방안을 살펴보자. 1. 교권 개념의 확립 흔히 ‘교권’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법률에서는 교권의 개념을 정의하거나 구체화하지 않고 있어 교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불분명하다. 따라서 교권을 교사의 특수한 지위에서 인정되는 교사의 권리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부모에게 인정되는 친권처럼 법률로 교사는 교권을 가지며, 교권의 내용과 범위는 이러이러하다고 명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가능하다면 향후 개정되는 헌법 조항에 명시되면 더욱 좋다. 2. 학교 현장에 맞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구체화 교원지위법 제15조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를「형법」의 상해와 폭행의 죄, 협박의 죄, 명예에 관한 죄, 손괴의 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성폭력범죄 행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성폭력범죄 행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불법정보 유통 행위, 그 밖에 교육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행위로서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 장관은 「교육활동 침해 행위 고시」를 통하여 형법의 공무방해에 관한 죄 또는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범죄, 교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 그 밖에 학교장이 위반한다고 판단하는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고시하였다. 교원지위법 및 교육부 고시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행위는 형법상의 범죄 행위가 대부분이며 학교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교원지위법 및 교육부 고시에서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는 ①교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 ③그 밖에 학교장이 위반한다고 판단하는 행위인데 ①성희롱을 제외한 ②, ③의 행위는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어서 예방적 효과 및 실효성이 전혀 없다. 따라서 학교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교육활동 침해의 유형인 ①동일한 내용으로 수회 민원을 제기하는 행위, ②업무시간 이외에 유선이나 SNS로 연락하는 행위, ③사전에 약속을 잡지 않고 학교를 방문하여 일방적으로 면담을 요구하는 행위, ④학생에게 녹음기를 들여보내서 교육활동을 무단으로 녹음하는 행위 등을 교육부 고시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 3.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의 실효성(강제력) 확보 학교교권보호위원회는 1. 교육활동 침해 기준 마련 및 예방 대책 수립, 2.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 3. 교원의 교육활동과 관련된 분쟁의 조정, 4. 그 밖에 학교규칙으로 정하는 사항을 심의한다(교원지위법 제19조 제2항). 그런데 ‘3. 교원의 교육활동과 관련된 분쟁의 조정’은 법적구속력이 없고 권고적 효력에 그쳐서 실효성이 없다. 이에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을 위반하였을 때 제재조항을 마련하여 강제력(구속력)을 부여하여야 한다. 교권보호위원회가 교육활동 침해로 결정하였을 때 교육활동 침해자에게 학교 출입 금지, 교원에게 정보통신망을 통한 메시지 전송, 전화 발신 금지 등의 의무사항을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면 교육감에게 요청하여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반대로 심의 결과 교사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면 담임(교과)교체, 교사의 지도방법 변경 등의 조치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4. 교실 내 CCTV 설치 학교의 복도, 출입문에는 학교폭력예방을 위하여 영상정보처리기기(CCTV)가 설치되어 있으나 교실 내에는 아직까지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는 1.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경우, 2. 범죄의 예방 및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3. 시설안전 및 화재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4. 교통단속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5. 교통정보의 수집·분석 및 제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실은 학교폭력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합의되거나 학교 내 구성원이 합의한다면 현행 법령하에서도 교실 내 CCTV 설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인권침해, 교사의 자율성, 표현의 자유 등을 이유로 교실 내에는 CCTV 설치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년 2월 23일 서울특별시교육감에게 교실 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행위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하여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CCTV로 인하여 교실 내에서 생활하는 모든 학생과 교사들의 행동이 모두 촬영되고, 지속적 감시에 의하여 개인의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 학생들의 행동자유권,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기본권이 제한되어 인권침해소지가 있는 만큼 교실 내에는 CCTV를 설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2018년 기준 공공기관에 설치된 CCTV는 103만 2879대일 정도로 대한민국은 CCTV의 사각지대가 거의 없는 나라이며, 거의 모든 자동차에 블랙박스에 설치되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도로에서 하루에도 수백 대의 자동차 블랙박스에 나의 모습이 녹화되고 있다. 학교가 아닌 학원·도서관·백화점·카페·식당 등 우리가 생활하는 실내 공간 대부분은 이미 CCTV가 설치되어 있다. 교실 내 CCTV는 교사가 억울하게 체벌·아동학대 가해자가 되었을 때 교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강력한 보호 수단이 될 수 있고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실 내 CCTV 설치를 이제는 마냥 반대만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5. 아동학대 규정의 구체화 아동학대범죄는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양부모)의 반인륜적인 행위를 대상으로 하였는데 요즘에는 교사의 일회적이고 우발적인 신체접촉·훈육·생활지도가 신체학대·정서학대·방임 등의 아동학대로 처벌되고 있다. 아동복지법상의 금지행위는 금지행위의 추상성·광범위성 등이 명확성의 원칙, 형법의 보충성의 원칙과 관련하여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아동복지법상의 학대가 형법상의 학대보다 법정형이 높음에도 법원은 “아동의 경우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위하여 사회적으로 보호받을 필요성이 있어 성인에 비하여 보호가치가 크다고 할 것이므로, 아동복지법상 학대의 개념을 형법상 학대의 개념보다 넓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여(인천지법 2015고단612 판결) 아동복지법상의 학대를 형법상의 학대보다 넓게 인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방임은 ‘행위의 반복성’과 ‘결과적 기준’을 필요로 하는데 논란이 된 고속도로 휴게소 사건에서 법원은 우발적·일회적 행위임에도 교사의 방임을 인정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8노1960). 최근에는 정서적 학대로 민원 또는 고소당하는 교사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교사들은 생활지도·훈육 등의 적극적인 지도를 기피할 것이고, 이는 학교의 교육 포기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학교는 인성교육·전인교육의 장이 아닌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학원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교사의 훈육·생활지도범위를 명확히 하고 일회적 행위임에도 무분별하게 아동학대범죄로 신고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동학대의 개념에 ‘지속성’ 또는 ‘반복성’ 요건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6. 보호자의 민원으로 인해 학교가 인지한 아동학대·성범죄는 신고의무 대상에서 제외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학대나 아동 대상 성범죄는 교직원에게 신고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의무는 학생(아동)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나 성범죄는 학교가 신고하지 않으면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학교 내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나 성범죄는 학교가 신고하지 않으면 은폐될 수 있음으로 교사에게 학생에 대한 후견인·보호자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보호자가 인지하고 있는 아동학대나 성폭력 사안은 보호자가 독자적으로 신고할 수 있으므로 학교(교사)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없다. 최근에는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면서 학대·폭력이라는 말만 나오면 학교는 기계적으로 수사기관에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교육청에 보고하고 있어 신고의무가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학부모가 상담하면서 신고나 처벌은 바라지 않고 교사의 사과면 충분하다고 하여 신고하지 않았는데 나중에는 미신고를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여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에 신고의무를 부과한 취지에 맞게 보호자가 인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가 인지한 아동학대나 성범죄는 당연히 신고를 하여야 하나, 보호자의 민원으로 인해서 학교가 인지하게 된 사안은 신고의무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 7. 고의·중과실에 의하지 않은 교육활동 중의 형사적 책임은 면책 법률위반이나 고의 중과실이 없음에도 학부모의 감정적 이유로 고소되어 고통을 겪는 교사들이 많다. 교육활동으로 인해 민·형사 소송이 제기되면 교육청은 교사 개인의 문제이므로 개인이 알아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교사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 교통사고로 상해를 가하더라도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대부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교사는 학교안전사고, 학교폭력 발생 시 주의의무 위반이나 직무유기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무죄 또는 불기소 처분을 받더라도 법적인 불이익 또는 심적인 고통을 겪는다.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감정적·소모적 분쟁으로 인한 교육력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학교안전공제회의 보상 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은 교통사고와 같이 형사책임을 면책시켜 주어야 한다. 교통사고도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형사처벌이 면책되는데 열심히 지도한 교사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 법률적 근거 「교육공무원법」 제49조(고충처리) ① 교육공무원(공립대학에 근무하는 교육공무원은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누구나 인사ㆍ조직ㆍ처우 등 각종 직무조건과 그 밖의 신상문제에 대하여 인사상담이나 고충의 심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불이익한 처분이나 대우를 받지 아니한다. Q. 사립 교원의 경우에는 고충심사청구를 할 수 없나요? A. 사립학교 교원은 교육공무원법 제49조에 따른 고충심사청구제도의 대상이 아닙니다. 사립학교 교원의 봉급, 수당 등 보수에 관한 사항에 대한 법적 구제절차는 민사소송 등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해당 건으로 소송까지 가기에는 실익이 없기 때문에 해당학교의 관할청에 민원, 지도·감독을 요청하는 형태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Q. 견책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도 고충심사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징계 처분의 구체를 위해서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청구를 하셔야 합니다. 시정이나 구제, 쟁송의 절차가 다른 법률에 명시된 사항에 대해서는 고충심사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징계나 불이익 처분 등 소청심사의 청구대상이 되는 사항, 감사원의 판정이나 처분에 대한 재심의 또는 심사청구에 관한 사항, 공무원 연금 급여 심사에 속하는 사항 등은 제외됩니다. 또한 국회의 협력이 필요한 사항(예산 조치의 요구 등), 교육청으로는 시정할 수 없는 사항(전체 공무원 보수 인상 등)과 같은 국가사무의 관리 운영에 관한 사항, 집단적으로 청구한 고충이나 불만사항 등은 고충심사대상에서 제외됩니다. Q. 고충심사청구는 어디에 해야 하나요? A. 부교수 이상의 대학교원, 대통령이 임용하는 장학관 · 교육연구관, 교장·원장은은 바로 중앙고충심사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중앙고충심사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맡고 있습니다. 그 외의 교육공무원은 보통고충심사를 반드시 거친 뒤에 중앙고충심사청구를 해야 합니다. 보통고충심사는 시·도교육청 교육감에게 청구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교육청 민원실이나 교원고충처리 업무 담당자에게 고충심사청구서를 제출하시면 됩니다. Q. 고충심사청구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나요? A. 고충심사청구서의 일정한 서식은 없습니다. 고충심사를 청구하는 교육공무원의 성명, 생년월일, 소속기관명과 직급, 주소, 청구의 취지 및 이유를 기재하시면 됩니다. 청구취지는 고충심사청구를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고충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하시면 됩니다. 또 청구 내용에 대한 근거 등을 증빙서류가 있을 경우 이를 첨부하시면 됩니다. 청구서에 흠이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청구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청구인에게 보완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청구인이나 학교장 등의 출석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당사자의 출석이 필요한 경우에는 심사일 5일 전까지 출석기일 통지서를 전달하게 됩니다. Q.. 고충심사결과는 언제 나오게 되나요? 재심을 청구할 수도 있나요? A. 고충심사청구서가 접수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결정을 하도록 돼있습니다.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고충심사위원회의 의결로 30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보통고충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심사결과 통보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중앙고충심사위원회에 재심청구서를 제출하시면 됩니다. 재심청구를 할 때는 보통고충심사위원회의 결정서를 첨부해야 합니다. 중앙고충심사위원회의 결정은 강한 권고의 성격을 갖지만 법적인 기속력이 없어 결정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행정소송 등의 불복 절차는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Q. 고충심사위원회는 어떤 결정을 내리나요? A. 공무원고충처리규정에 따라 고충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아래와 같이 구분합니다. 1. 고충심사청구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처분청이나 관계 기관의 장에게 시정을 요청하는 결정 2. 시정을 요청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나, 제도나 정책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처분청이나 관계 기관의 장에게 이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하는 결정 3. 고충심사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청구를 기각(棄却)하는 결정 4. 고충심사청구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청구를 각하(却下)하는 결정 가. 고충심사청구가 적법하지 아니한 경우 나. 사안이 종료된 경우, 같은 사안에 관하여 이미 소청 또는 고충심사 결정이 이루어진 경우 등 명백히 고충심사의 실익이 없는 경우
겨울방학을 맞아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새 학년을 준비하는 교원이 적지 않다. 더 나은 수업 방법과 지도법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교사가 직접 실천하고 기록한 수업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신나는 책 쓰기 수업=초등 교사이자 동화작가인 저자들이 교과 수업과 연계해 어린이 작가를 배출한 경험을 담았다. 이들은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에 특별한 재능이 없는 아이들도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 읽기에 관심 없고 글쓰기, 그림 그리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도 놀이처럼 접근할 수 있는 저자들만의 노하우를 전한다. ‘나’ ‘너’ ‘세상’ 들여다보기를 통해 글쓰기 재료를 모으는 방법, 이야기 구성 방법, 글감 다듬기, 삽화 그리기 등 구체적인 지도법을 소개한다. 동화작가인 저자들이 귀띔하는 작가의 비법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인쇄용 파일을 만들고 종이책과 전자책을 제작, 출간하기까지의 과정도 담았다. 이야기 중간중간 저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코멘트를 곁들인 점도 눈길을 끈다. 단순히 책 한 권을 출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 아니다. 저자들은 “아이들이 작가의 마음을 느껴보고 작가처럼 생각하고 창작해 책을 완성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주변, 세상을 보는 안목이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학교도서관 활용 수업 2: 중고등 편=사서교사와 교과교사의 협력 수업 사례를 엮은 두 번째 이야기다. 정보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거듭난 학생들을 위한 정보활용교육과 사서교사와 교과교사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도서관 활용 수업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 도서관 활용 수업은 교육 효과 측면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성적과 입시 부담이 큰 중·고등학교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혹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기도 한다. 하지만 두 명의 교과교사와 여섯 명의 사서교사는 보란 듯이 방법을 제시한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년의 수업 사례를 소개한다. 수학, 영어, 가정, 미술, 음악 등 여러 교과에 적용된 실제 사례와 함께 인포그래픽, 비경쟁토론, 그림책, 논문 읽기 등 수업의 결과물도 보여준다. 도서관 활용 수업의 실패와 시행착오도 그대로 담아 개선점도 제시한다. 대표 저자인 전보라 서울 신목고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은 이상적 학습자뿐 아니라 자료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 정보에 소외된 학생들을 품어가며 세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라며 “사서교사와 교과교사는 완벽한 수업을 위해 뜸을 들이기보다 과감히 도서관 활용 수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감협의회가 무자격 교장 공모제에 이은 교감 공모제 도입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월 13일 열리는 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교원승진제도 개선안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안은 협의회 산하 교원승진제도개선 정책위원회 정책연구단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에서 가장 논란이 될만한 부분은 ‘교감임용경로 다양화’라는 안건으로 제안된 교감 공모제 도입이다. 혁신학교로 대표되는 교육감 지정 자율학교에서 교감자격증 미소지자를 대상으로 임기 4년의 교감 공모제를 도입하고 그 자격기준과 임용·평가·실시학교 선정 방법이나 비율은 교육감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간 특정노조의 승진 하이패스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무자격 교장 공모제를 교감으로 확대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교육부에서 자격기준과 절차를 정하는 교장 공모제도 선거 보은과 코드 인사 수단으로 악용되는 상황에서 자격기준 등 일체를 교육감에게 위임한다면 사실상 교육감이 뽑고 싶은 사람을 뽑는 제도가 될 공산이 크다. 또 임기 만료 후 원직 복귀를 제안하고 있으나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2배수 이내의 교감 자격연수 후보자를 선정하도록 하는 교감자격 연수대상자 지명 방법 개선안과 함께 도입되면 현행 무자격 교장 공모제와 마찬가지로 연수 후 자격을 취득해 자격을 소지한 교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자격 교장 공모제도 도입 당시에 원직 복귀를 원칙으로 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원직에 복귀하지 않고 장학관이 되거나 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경우가 다수다. 보고서에는 제도 도입 방안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자율학교 교감 공모제 관련 조항 신설이 제안돼 있다. 그러나 교육공무원법에 ‘공모에 따른 교장 임용 등’으로 법적 근거가 규정돼 있는 교장 공모제와 달리 교감의 경우는 이런 근거조항이 없다.법 개정이 어려우면 시행령으로 제도를 추진하는 이른바 ‘시행령 독재’로 비판받아온 행태의 반복이다. 개선안에는 재작년 시도하다 교총 등 교육계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무자격 교장 공모제의 전면 확대를 다시 추진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무자격 교장 공모 비율이 15%에서 50%로 늘어나면서 특정 노조 출신 교장이 전년도 14명에서 42명으로 3배 늘어났음에도 연구단은 운영비율 50% 제한으로 교장자격증 미소지자 교장이 배출되기 힘든 구조라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그간 기본적인 업무능력도 못 갖춘 부적격자를 걸러내면서 무자격 교장 공모제의 문제점을 드러낸 교육청공모교장심사위원회의 2차 심사를 ‘심사위원회 이중 설치’로 규정하고 학교 심사위원회로 통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법에 근거도 없는 교감 공모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임용권자의 성향에 따라 승진 여부가 좌우되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승진제를 축소하고 공모제를 늘리면서 기피업무가 생기면 또 승진가산점을 주겠다는 교육감들의 행태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의 개선안에는 이외에도 △평정자가 아닌 교육청이 근무성적평정과 다면평가 결과 합산 △근무성적평정 기간을 5년간 유리한 3년에서 5년 전체로 확대 △직무연수실적, 1정 자격연수성적 반영 폐지 △연구실적평정점 3점에서 2점으로 축소 △박사학위평정점 3점을 1.5점으로 축소 △교육부장관 지정 연구학교 가산점, 학교폭력 담당자 가산점 폐지 등이 담겼다.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는 현대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교사는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교사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이른바 ‘군사부일체’라는 뿌리 깊은 유교적 사상이 그 기저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적 흐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유교적 배경에 의해 교사를 사회적 모범(paragon) 집단으로 인식해왔다. 이런 인식은 개인적 지각의 총합체로 나타난 이미지다. 하지만 이미지와 선호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특정 물건이나 사물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고 해서 그 물건이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이미지 속에는 실제와는 다른 따져봐야 할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교직에 대한 이미지도 교사집단의 질적인 문제까지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질적인 문제는 교사집단 내부의 문제이자, 개인들이 성찰을 통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어느 사회, 어느 집단이든 문제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문제가 쉽게 개선되기도 한다. 이에 비해 교직은 그렇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이는 아이들을 교사들에게 맡겨야 하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불이익을 염려하는 ‘자녀인질’ 상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교사에 의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소위 교사로부터의 '트라우마' 현상이다. 트라우마란 전쟁이나 극한 상황을 겪은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다. 일상에서도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가 많다. 불행하게도 이런 트라우마를 만들어내는 중심에 교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난감하다. 교사는 어린아이들이 가정을 떠나서 처음 만나는 인물이다. 그만큼 누구나 바람직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회는 교사에게 특별한 사명감이나 단순한 직업의식이 아닌 천직으로서의 소명의식을 요구하는지 모른다. 다음의 한 사례를 보자. ‘국민 할매’라고 불리는 록밴드 기타리스트 김태원씨의 고백이다. 그는 10대 시절 방황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첫날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따귀를 맞았다. 그것도 칠판 앞에서 교실 끝까지 몰려가면서 맞았다. 아픈 것은 둘째 치고 정신적 상처로 그 이후 학교를 잘 가지 않게 되었고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를 병적으로 싫어했다. 또 다른 최근의 사례를 보자.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다 된 졸업생의 부모가 학교에 전화했다. 사연인즉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과학 동아리에 가입하려고 지도 교사를 찾아갔는데 ‘못생겨서 마음에 안 들어. 다음에 와’라고 말하는 바람에 나중에 다시 찾아갔는데 ‘빈자리가 없어. 다 찼어.’라고 말하며 거부하는 바람에 결국 동아리를 포기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들이 그 교사에 대한 트라우마로 아직도 정신적으로 고생을 한다며 그 교사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통탄할 사연이었다. 두 가지 사례는 공통으로 교사에 의한 트라우마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이뿐인가. 최근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린이 학대 사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 교사들의 성폭력, 성희롱, 언어폭력 문제는 어떤가. 학교 급간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문제다. 교사들의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교사는 제2의 부모다. 사랑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은 기본이다. 모든 교육계 종사자들은 왜 자신들이 존재하는지 다시금 성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사회엔 약자 아닌 약자로 불명예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예컨대, 어린이, 여성, 노인, 노숙자, 외국인 노동자, 성소수자, 사회 극빈층, 등등이 그렇다. 당연하게도 이들은 자신들이 약자로 대접받기를 원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권리 즉 인권이 제한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들도 우리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이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자신들의 권리를 운운하며 이들을 배제하려는 사람들, 즉 강자 행세를 하려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가 양분되어 가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권리는 누군가를 혐오하거나 배제하면서 누릴 수 있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극단적으로 이기주의화 되면서 내 것을 지키기 위해 상대의 것을 제한하려는 것을 당연시하고 이를 권리라 고 주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때 음식점마다 아이들의 동반을 제한하려는 이른바 노키즈존 음식점이나 레스토랑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물론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거나 사람들 간에 만남을 통해서 중차대한 이야기를 하고 업무상 식사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다소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을 배제하면서 자신들만의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다. 자기가 존중을 받으면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은 배제를 당하는 제로섬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영화관도 마찬가지다.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영화관에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입장하여 다소 간의 시끄러움과 소란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그러한 아이들을 동반한 소수의 경우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그것을 전체로 보편화하여 규정짓는 것은 지나치다. 이와 비교해 볼 때 과연 아이들만 소란의 대상인가. 철없는 어른들도 때로는 아이들과 마찬가지의 행동으로 다른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렇다고 모든 연령대 관람이 가능한 영화관에 또 다른 노키즈, 노어덜트, 노커플, 노맨 등으로 구별 지어 영화관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이는 권리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는 비민주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례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는 이런 경우엔 매너없는 개인의 문제라고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이들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비약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그런 통념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게 문제다. 특히 우리 사회는 위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매우 비정하다. 평상시 누군가의 잘못은 그저 개인의 문제로 여기면서도 자신보다 약한 존재라 여기는 사람들의 잘못은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여 ‘노키즈존’과 같은 혐오의 공간을 만들거나 ‘맘충’ ‘틀딱’이라는 비인격적인 말을 지어내고 혐오한다. 누군가는 그걸 권리라고 생각하겠지만, 다시 말해서 어떤 존재를 혐오하고 배제할 권리란 세상에 없다. 때로는 나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타인의 권리를 지켜주려는 배려와 관용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인구의 감소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어느 달에 0.88이라는 출생률은 우리 역사에서 최악의 경우다. 이대로 가다간 미래학자들이 예견하듯이 대한민국이 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국가로 남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이렇게 혐오와 배제가 판치는 사회에서는 어떻게 존중을 배울 수 있을까?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라는 요구는 너무 염치가 없지 않은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말과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는 인류가 낳은 가장 위대한 제도로 존속된다. 우리는 타인에 대한 존중,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관용, 다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공존, 특히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와 나눔은 누구든지 어느 때든지 어느 곳이든지 배우고 습득해야 할 민주시민의 필수적인 사항이다. 2020년 새로운 Decade(10년) 시대를 맞이하면서 모두가 행복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소망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이 경기교총과 3차에 걸친 실무교섭을 통해 합의한 일부조항을 문제 삼아 최종서명을 거부해 교섭합의식(25개조 30개항)을 일방적으로 결렬시켰다. 경기교총은 “도교육청과 교섭을 진행해 온 약 30년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깊은 유감의 뜻을 담은 성명을 냈다. 경기교총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에 개최 예정이던 교섭합의식에 양측의 교섭위원이 착석한 상태에서 교섭위원장인 경기교총 백정한 회장과 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이 덕담을 나누는 동안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 교육감은 교섭합의서 제3조를 문제 삼으며 검토를 더 해봐야겠다는 이유로 교섭합의 연기를 주장해 결국 합의식이 거행되지 못했다. 결국 이 교육감은 수일 뒤 최종적으로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경기교총에 전달했다. 이 교육감이 문제 삼은 조항은 ‘제3조 학교행정실 직원 사무관 승진 시 상호평가 원칙 적용’이다. 이 조항은 ‘학교 행정실 직원의 사무관 승진 시 학교관리자(교장, 교감)의 평가를 받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도교육청이 2017년부터 교감승진 면접시험 온라인 평가 시 학교 행정실장이 교감승진대상 선생님을 평가하는 제도를 시행해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일으킨 것에 대해 실무교섭에서 합의됐다. 시행 당시 학교현장에서는 교육자인 선생님을 행정실장이 평가하는 것을 두고 부당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도교육청 측은 학교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은 교육공동체로서 상호간의 평가를 통해 민주적이고 발전적인 교육문화를 이뤄야 한다며 강행했다. 결국 지난 3년간 이 같은 일이 진행되자 교섭을 통해 이를 바로 잡아 달라는 교원들의 의견이 경기교총으로 끊임없이 제기됐다. 경기교총은 ‘온라인 평가 시 행정실장을 배제한 상태에서 교원에 의해서만 온라인 평가가 이뤄 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교섭요구안을 만들어 지난 4월 23일 도교육청에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했다. 이는 실무교섭 과정에서 교육감의 인사 철학에 비춰봤을 때 교원들만의 평가는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행정실장이 교감승진대상 선생님을 평가하는 것처럼, 교감도 행정직원 사무관 승진 시 상호평가 수정안 도출로 이어졌다. 이후 교원정책과, 총무과 등과 세 차례에 걸친 실무교섭 끝에 지난 11월 8일 제6차 실무교섭에서 해당 조항의 합의가 성사됐다. 이처럼 도교육청의 내부적인 검토와 최종 결재를 거쳐 서명만 앞둔 상황이었지만, 교육감은 해당 조항을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교섭합의를 결렬시켰다. 본교섭까지 올라온 조항이 교섭위원장 차원에서 협의하다가 결렬될 수는 있다. 그러나 양측 교섭위원장의 위임을 받은 실무교섭 위원들이 합의한 사항을 본교섭에서 뒤집는 경우는 전례가 없으며, 도리 상으로도 무례한 일이라는 게 경기교총의 입장이다. 교육공동체 정신에 입각해 ‘학교 공동체 상호 평가’를 원칙으로 내세워온 이 교육감의 자가당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기교총은 성명을 통해 “최종검토 단계에서 문제가 있다면 합의식이 아닌 실무교섭을 연장했어야 맞는 일”이라며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교육감이 해당 실무교섭 합의내용을 교섭합의식 직전에 처음 봤고 사전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와 함께, 선생님은 교육공무원이기에 행정실장의 평가를 받아도 되고 행정직원은 지방직공무원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납득할 수 없는 사유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경기도 12만 교원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사태의 재발방지 차원에서 교육감의 진정어린 사과와 실무교섭에서 합의한 원안대로 최종 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근 서울시특별시교육청이 관내 교원들을 대상으로 현안교육포럼을 개최했다. 서울 교원 원탁토론회로 명명된 이날 토론회에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신장과 삶과 교육의 연계를 주장하는 찬성 측과 교사가 법령과 규정에 따라 정치적 중립의 기반 아래 민주시민교육을 올바르게 해야지 교육당국이 이를 강제하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이고 정치 편향적 행정이라는 반대 측 주장이 맞섰다. 서울 교원 원탁토론회는 최근 학교 현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사회현안교육 규범과 원칙을 만들어 가기 위해 처음 공식적으로 논의의 장을 마련한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는 서울교사노조, 서울실천교사, 전교조서울지부, 좋은교사운동, 한국교사노동조합과 공동으로 참여했고, 사단법인 징검다리 교육공동체가 진행을 맡았다. 진보교육단체, 교원노조 등 관련 단체 5개가 참여한 것이다. 한국교총, 서울교총 등은 이념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참석을 거부했다. 서울교육청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포럼을 개최하고 자화자찬이어서 아쉽다. 이번 토론회는 인헌고 사태를 계기로 학교 교육에서 정치사회적 현안교육을 다룰 때 지켜야 할 원칙을 마련하는 취지에서 열렸다. 물론 여기서 도출된 현안교육 원칙은 보지 않아도 뻔한 내용이다. 아울러, 서울교육청이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기로 해 우려된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앞서 후보자 공약을 분석하고 모의투표를 하는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한다. 선거교육에 참여할 서울 초중고교 40개교를 선정하고 50만 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춘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에 즈음해 투표권을 올바르게 행사하는 방법을 가르치겠다는 취지다. 지난 번 정치 편향 교육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는 서울 인헌고 사태에서 보듯이 교사의 정치 편향이 학생을 강제로 교화할 우려가 다분하다. 선거교육은 잘못하면 학교와 교실의 정치판, 선거판화를 초래할 우려가 많다. 초등 학생의 경우 접근하기 어려운 총선 교육공약이 대부분아고, 실현가능성 등을 무시한 포퓰리즘 공약을 충분히 판단하기도 어렵다. 결국 교사가 특정 정당과 후보를 은연 중 부각하고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농후하다. 대체적으로 선거교육은 예민한 주제다. 선거교육은 아주 민감한 현안이다. 선거교육은 객관성과 중립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가르치는 이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 주입식 교육을 금지하고 논쟁적인 쟁점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충분히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현재 서울교육청의 선거교육을 총괄하는 추진단장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인사다. 그는 그동안 중립적이지 않은 진보 성향의 교수로 분류된다. 그는 과거 보수 성향 정당 퇴출을 주장한 바 있고, 지난 해 조국사태 와중에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애당초 선거교육의 중립성과 민주시민교육의 정당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인사다. 출발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또 선거교육 실무를 맡게 될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이사장은 과거 불법 선거법 위반으로 도중 하차한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다. 서울교육청이 진정으로 정치적 중립교육, 민주시민교육을 지향한다면 좀 더 중립적인 인사와 단체로 교원원탁토론회, 선거교육 등을 추진해야 한다. 교육계는 서울교육청에서 이번 총선 전 선거교육을 강행할 경우 최근 정치편향 교육 논란이 있었던 인헌고 사태가 재연될 우려를 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초중고교 40개교의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 추진은 재고돼야 한다. 취지는 좋으나 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유리돼 있어서 균형 잡힌 민주시민교육보다 학교와 교실의 선거장화로 경도될 우려가 있다. 특히 이와 같은 민감한 주제는 장기적인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데, 이번 학습 계획은 급조된 즉흥적 정책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고민 후에 정책적 접근을 해야 한다. 가담 단체와 인사도 아주 중립적인 검증된 인사로 위촉해야 한다. 선거교육을 정치교육, 민주시민교육과 동일시하는 인사도 있으나 천만부당이다. 지도 교사의 교육방식에 대한 시비와 갈등이 곳곳에서 초래될 수 있고, 학생 간 찬반 갈등이 격화돼 학교와 교실이 진영 대결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 선거교육이 자칫 정치교육으로 변질돼 갈등이 빚어지더라도 마땅히 제재할 수단이 없는 것도 문제다. 총선을 앞두고 급조한 선거교육, 정파성이 뚜렷한 인사들이 장악한 선거교육으로는 ‘교실의 정치판화’에 대한 우려를 씻을 수 없다. 선거교육을 빙자한 정치교육이 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부터 마련하는 것이 순서다. 혹자는 경제협력기구(OECD) 가입국 중 한국만 19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것을 간과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일제히 만 17세까지 보통 교육을 마무리하고 만 18세부터 고등교육에 진입하는 체제다. 자아가 미성숙해 교실의 정치판화, 선거판화를 제도적으로 막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선거권 연령 인하를 선거의 유불리로 접근하고 재단하는 정파와 이념 자체가 시대 흐름을 놓치고 있는 후진적 접근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교직 은퇴 후 인생이모작으로 시작한 포크댄스 강사, 올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2017년 수원시평생학습관 단 한 곳이었던 것이 무려 9곳으로 늘어났다. 바쁠 때는 주당 13시간의 강행군을 하기도 했다. 주요활동 장소는 경기상상캠퍼스, 벌터문화마을, 경로당, 복지관, 일월공원 등이었다. 12월 정리와 감사, 반성의 달을 맞아 1년간의 활동을 정리해 본다. 포크댄스뿐 아니라 은퇴 후의 생활 전반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다이어리에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어 개인사 누가 기록이 된다. 이 중에서 유의미한 것 50여 개 중 10개를 정리해 보았다. 1. 영통구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로 활동 영통구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 공개 모집에 서류를 제출하고 서류합격을 거쳐 면접을 보았다. 이후 최종합격 통지를 받았다. 구청장과 강의 계약을 체결하고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동안 경로당 세 곳을 나가 포크댄스를 지도했다. 또 수원문화재단의 찾아가는 문화예술교육 지원을 받아 벌터문화마을과 경기상상캠퍼스 동호회를 지도하였다. 2. 국회 학교도서관정책토론회 패널로 참석 전직 국어과 교사 출신 교장으로서 학교도서관 발전에 노력한 것을 인정받았다. 국회의원 조응천과 한국학교사서협회가 주관한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 이후, 전문인력의 위상정립’을 주제로 정책토론회 패널로 참석하였다. 또 경기도안산교육지원청 사서교사 연수에 강사로 활동하였다. 3. 경기도초등무용교육연구회 연수 강사로 활동 포크댄스 동호회 지도는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이번엔 초등교육을 전공하고 무용 연구 모임에서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포크댄스를 지도하는 영광을 안았다. 강사로서 전문적 권위를 인정받았기에 감회가 새롭다. 4. 금융상품에서 이익과 손해 교차 금융에 관심이 적고 전문 지식이 없다면 투자 결과는 뻔하다. 1천만 원을 펀드에 투자했는데 10여 년간 이자는커녕 본전도 건지지 못하고 14.6%의 손실을 보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사모 DLB 중도 환매로 7개월 만에 2.74% 이익을 보아 복구를 하였다. 5. 라오스 여행의 아픈 추억 지난 1월 4박5일간 아내, 딸과 함께 라오스 여행을 떠났다. 아직 개발이 덜 되어 자연이 보존된 속에서 버기카, 블루랑군, 짚라인, 수영과 다이빙, 동굴탐사, 카약 등을 체험했다. 그러나 건강식품 복용에 문제가 생겨 가족 세 명이 모두 설사와 복통, 마비를 겪는 등 건강 위기를 겪었다. 6. 포크댄스 동호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인기상 수상 내가 지도한 포크댄스 동호회 연합팀이 수원화성문화제 조선백성환희마당에서 인기상을 받았다. 경기상상캠퍼스, 광교웰빙 시니어숲속학교, 무봉사회복지관, 필리핀댄스 동아리 35명이 출연해 시민이 주인공이 되어 시가행진을 하고 춤 솜씨를 선보였다. 7. 도시활동가 과정과 전문예술인 교육에 참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 주관한 도시활동가 양성과정 기초과정(6회차)과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한 전문예술인 교육(8회차 과정)에 참가했다. 내 고장 수원을 이해하면서 수원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8. 이웃 서둔동과의 인연 연달아 맺음 서둔동과의 처음 인연은 2007년 서호중학교 교장 부임이었다. 이후 서둔동 노래자랑 출연, 경기상상캠퍼스와 벌터문화마을동호회 지도, 서호여자경로당 포크댄스 재능기부, 서둔동 소식지 기자, 서호초교 포크댄스 한마당, 마을 축제 찬조 출연, 주민자치총회 출석 등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9. 각종 응모에서 탈락의 고배 마셔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수원시 시민감사관, 수원문화재단 평가위원,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에서 탈락했다. 거리예술가와 수원화성문화제 시민프로그램에서 계획서가 탈락했다. 방송대 ‘나를 바꾼 대학’ 수기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10. 드디어 우리 아파트 경로당에서 포크댄스 지도 경로당 5곳에서 지도 경력이 있다. 현재 두 곳에서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우리 아파트 경로당에선 지도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 수원문화재단의 아파트 학교 네모의 꿈에 선정되어 총6회 포크댄스를 지도했다. 신중년 포크댄스는 건강과 행복을 전달해 주고 있다.
나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는 공자의 말씀을 믿었다. 물론 교사로 부임하기 전까지의 일이다. 햇병아리 교사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왜 유독 순자의 ‘성악설’에 정이가고 내가 한 말인 듯 친근한지 모를 일이다. 교사의 꿈을 키우던 시절, 아이들과 함께하는 훗날의 시간을 떠올리면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영화 ‘블랙’에서처럼 보고 듣지 못한 채 무질서한 어둠 속에 덩그러니 남아있던 아이를 빛으로 인도하는 사하이 선생님의 사랑과 그런 선생님에 대한 제자의 흔들림 없는 믿음! 그런 경험이 내게도 찾아올 줄 알았다. 너무 비현실적인가? 그럼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현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상실감을 고려하여 영화 ‘코러스’는 어떨까? 노래로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내 이야기일 줄 알았다. 물론 지금도 영화 같은 삶의 살고 있다. 다만 영화 장르는 좀 달라졌는데, 5살 아이들은 나에게 영화 300과 같은 매일을 선사한다. 아우! 아우! 아우! 5살의 하루는 생각보다 전투적이다. 현장에 와서 사태를 보니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어른들의 말씀만큼 딱 들어맞는 말도 없다. ‘노는 게 제일 좋아’ 뽀통령(뽀로로 대통령)의 말만 믿고 나의 교직생활엔 놀이와 아이들의 천진한 웃음만 놓여있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은 노는 것만큼이나 싸우는 것도 좋아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이들의 삶은 놀이요, 놀이는 갈등이요, 갈등은 아이들의 삶이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 반의 전사들도 매일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놀이할 때는 놀잇감을 두고 ‘내가 먼저 잡았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친구들이 내 맘대로 놀지 않는다.’며 토라지는 일은 삼시세끼 밥을 먹듯 당연한 일과였다. 유아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우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친구가 일부러 했는지 혹은 실수로 했는지 잘 가늠하지 못한다. 그 결과 상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선생님! 쟤가 나 때렸어요.’, ‘선생님! 쟤가 나한테 침 뱉었어요.’라며 나를 찾아왔다. 또 줄이라도 세울라 치면 사방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가 먼저 왔어!’, ‘너 왜 새치기 해!’, ‘선생님 얘가 발 밟았어요!’ 유아들 간에 다툼이 발생하면 난 시골 마을의 사또라도 된 듯, 공정한 판결을 위해 우선 각자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아이들 간의 다툼이라고 얕게 보고 호기롭게 덤볐다가 파도에 지친 나비꼴이 되었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5살의 삶에도 도덕적 딜레마는 존재하고, 이 풀기 어려운 문제는 학급경영 경험이 없는 새내기 교사의 풀을 꺾어놓기 일쑤였다. 예컨대 부주의하여 친구를 치는 실수를 자꾸 반복하는 아이의 경우, 맞은 친구는 때린 아이의 반복적‧습관적인 사과를 듣고 언제나 그를 용서해줘야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아 고심 끝에 마음이 풀릴 때까지 때린 아이를 용서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랬더니, 친구의 작은 실수도 수용하지 않는 아이들이 되어버렸다. 난제는 또 다른 난제를 불렀다. 영웅 만화처럼 뚜렷한 선악적 구도가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들 사이에 사건이 발생하면 그 일에 대해 유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약속을 새롭게 정하거나 기존의 규칙을 바꾸어 나갔다. 하지만 5살 아이들도 새내기 교사인 나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의견을 모으는 일은 익숙하지 않았고 우리가 함께 정한 약속은 구멍이 숭숭 뚫려 고기가 잡히지 않는 어망 같았다. 판결에 모두가 만족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성에 차지 않는다는 아이들의 표정이 나를 괴롭혔고, 얼마지 않아 나는 아이들과의 생활에서 도망치고 싶어졌다. 유아는 다른 사람과의 분쟁을 통해 갈등을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방법과 소통의 길을 터득하니, 다툼은 아이들의 성장에 꼭 필요한 양질의 교육재료다. 머리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입에서는 ‘그만 좀 싸워라’는 말이 새어나왔고 아이들이 싸우면 이마가 먼저 찡그려졌다. 가장 큰 문제는 자꾸 아이들을 밀어내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아이들을 쫒아낸 자리엔 무감각이 비집고 들어왔다. 난 아이들의 감정에 무뎌져 갔다. 아이들과 나는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았다. 미세먼지 경보가 내린 도시를 걷는 듯 답답한 날이 얼마간 지속되었다. 그러던 중 그날도 아이들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있었다. 지원이가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는다며 나에게 왔다. 나는 왜 다투었는지 묻기도 전에 자꾸 싸우는 아이들에게 화가 먼저 났다. 지원이가 왜 속상한지 이야기하는데 들리지 않았다. 나는 있는 그대로 아이의 말을 듣지 않고 평소 아이가 반복하던 행동을 생각하며, 지레짐작으로 ‘네가 자꾸 친구들에게 너랑 안 놀아! 같은 미운 말을 하니까 그렇지!’라고 뾰족한 말을 뱉어버렸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사람의 얼굴이 그런 얼굴이었을까? 미운 엄마를 바라보듯 지원이의 미간이 찡그려지더니 발갛게 상기된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이의 커다란 눈물이 교실 바닥으로 천천히 떨어지는데, 단단한 돌멩이가 날아와 가슴을 때렸다. 자, 지난하고 식상한 이유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었다. 참된 어른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1번 누가 나를 부른 듯 바쁜 척 일어나 자리를 피한다. 2번 사다놓은 젤리 두 개를 아이 손에 쥐어주며 위기를 넘긴다. 3번 지원이와 안 놀아 준 친구들을 불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혼낸다. 찰나의 순간 못난 생각들이 떠올랐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 고개를 저었다. 정신 차리라고 숨 한번 크게 쉬었다. 그리고 아이를 꼬옥 안아주며 진정으로 사과를 건넸다. ‘선생님이 잘못했어. 정말 미안해.’ 한참 동안 지원이를 안고 토닥이는데 아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내게 왔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그 일이 있은 후 아이들을 안아주기 시작했다. 유치원에 올 때, 집에 갈 때, 일상에서 수시로 두 팔을 벌려 가슴을 열어주었고 아이를 불러 따듯하게 품어주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던 녀석들도 익숙해지니 무시로 내 품을 찾아왔다. 아이들 지도가 쉽지 않아서 무작정 껴안아주었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 또한 나를 안아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기 새처럼 작고 따듯한 위로 속에서 교사로서 100% 완벽하고 싶은 압박감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였다. 물론 내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금도 아이들의 갈등을 중재하는 것은 어렵고, 미안한 마음은 때때로 집에 가는 나를 따라와 울적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우리의 체온은 그 여유 속에 정을 싹 틔워 놓았다. 제법 깊게 뿌리를 내린 정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조금만 더 들어주자고 말을 걸어온다. 만만한 일은 아니지만 내겐 내 손에 묻은 모래를 자기 손으로 털어주는 아이가 있고, 월요일에 등원하며 주말 동안 보고 싶었다는 달콤한 말을 해주는 아이가 있다. 다시 길 위에 선 나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걷고 싶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동상 수상자 수상 소감 너희의 시간은 흐르고 있었구나...... 하소연하듯 써 내려간 글에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전쟁영화를 선물해주었던 나의 작은 아이들이 지난해와 함께 품을 떠난 후 어느덧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큰 반으로 올려 보낸 아이들을 무시로 만날 수 있는 조그만 유치원. 항상 100cm 언저리의 키로 개미가 발밑을 지나는 일에도 선생님을 찾던 아기들인 줄 알았는데, 어엿한 여섯 살이 되어 제법 의젓해진 모습을 보면 ‘너희의 시간은 흐르고 있었구나.’ 싶어 감동을 받는다. 덕분에 ‘너희가 자란 만큼 나도 조금은 자랐겠지?’라는 수줍은 위로를 스스로 건네 본다. 꽃길은 아니지만 학교 가는 길 웃을 수 있음은 동료 선생님들 덕분이다. 친구처럼, 선배처럼, 때로는 선생님처럼 먼 노정 쉬엄쉬엄 가라 그늘이 되어주시는 고마운 분들. 그 곁에서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어 참 감사하다. 모든 날 모든 순간 행복하시길 마음으로 바란다.
한국교총이 서울시교육청의 총선 모의선거 교육의 중단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3일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후보자가 확정되면 공약을 분석, 토론하고 학생들이 모의투표까지 하는 총선 모의선거 학습 실천학교로 초등교 10곳, 중학교 11곳, 고교 19곳 총 40개교를 발표했다. 이에 교총은 24일 서울시교육청에 모의선거 교육 중단을 촉구하는 공식 의견서를 전달했다. 의견서를 통해 교총은 총선 직전에 실제 각 당 후보를 놓고 모의선거 교육을 할 경우, 교실 정치장화와 갈등이 초래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교총은 먼저 수업 과정 상 교사의 편향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고, 교사의 지도방식, 내용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인식 차이와 반발로 갈등이 초래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총선 공약의 경우, 어린 학생들이 접근하기 쉬운 교육공약이 적고, 실현가능성 등을 무시한 포퓰리즘 공약을 충분히 분석·판단하기 쉽지 않아, 결국 교사가 특정 정당과 후보를 은연 중 부각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런 지도방식에 대해 학생이나 학부모가 반발하고 문제를 제기할 경우 제2, 제3의 인헌고 사태가 곳곳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시교육청의 정치편향 교육 관련 특별장학 결과, 문제 발언 교사에 대해 별 문제 없다고 결론짓고, 반면 문제 제기 학생들만 처벌 받으면서 소송이 제기되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을 들며 “향후 문제 발생 시 교육당국이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조율할 수 있을 지도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선거교육 추진단장에 과거 신문 기고 글에서 ‘자유한국당은 다음 총선을 통해 완전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인사를 앉히고, 선거교육 위탁 단체 이사장이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라는 점에 대해 “시작부터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인헌고 사태에서 보듯 정치편향 교육에 대한 학생 간 인식 격차까지 발생할 경우 찬반 갈등과 대립이 격화될 수 있고, 모의선거 결과에 대해 학생들이 서로 공유하거나 개인 SNS에 게재할 경우 선거법 위반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교총은 “서울시교육청은 18세 선거법 개정에 대응한다는 빌미로 교실 정치장화에 앞장설 것이 아니라 교육의 정치 중립성 확보, 학생 보호방안 마련 등 학교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총선 직전 모의선거 교육으로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게 아니라 총선 이후나 정해진 교육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선거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내가 포크댄스를 지도하고 있는 곳은 네 곳. 경기상상캠퍼스(매주 금 2시간), 서호여자경로당(매주 월 1시간), 광교2차 e편한세상 경로당(매주 수 1시간), 무봉종합사회복지관(매주 수 1시간)이다. 올해 가장 많이 지도할 때는 경로당 5곳, 캠퍼스 1곳, 문화마을 1곳, 복지관 1곳 등 8곳이었다. 주당 지도시간을 합하니 13시간 정도였다. 강사는 같고 수강 대상자(60대∼80대)는 비슷한데 포크댄스 수준이 다 다르다. 어떻게 이런 차이가 날까? 그 원인은 무엇일까? 자문자답하여 보니 수강생 연령, 수강 기간, 수강생 건강과 체력상태(신체 연령), 수강생 전직경력, 수강생 의욕과 자신감, 도전정신, 수강생 댄스 감각, 수강생 성공과 실패 경험 등이 그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보았다. 오늘 ○○경로당, 세 개의 포크댄스 중 두 개는 성공적이다. ‘오클라호마 믹서’, ‘징글벨’은 복습 기회가 여러 차례여서인지 잘 끝냈다. 과거 미진했던 ‘오 스잔나’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동작구성을 보면 1열원에서 남녀 전진 후퇴 각1회, 도시도 2회, 그랜드체인 4회이다. 순서대로 지도하고 잘 안 되는 동작은 집중 반복한다. 그런데 반복한 부분동작은 잘 되는데 연속 동작이 막힌다. 오늘도 결국엔 다음 시간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어르신 포크댄스 지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구분동작은 지도대로 따라 하지만 연속동작으로 연결하면 완성도가 떨어진다. 방금 배운 것은 기억하는데 5분 전에 배운 것은 벌써 다 잊었다. 둘째, 오늘 배운 것은 그런대로 따라 하는데 지난 주 배운 것은 망각의 늪 속에 빠졌다. 망각 속도가 빠르다. 셋째, 포크댄스 제목과 나라 이름, 대형, 동작, 음악을 알아야 하는데 제목 하나 알기도 바쁘다. 대안을 생각해 본다. 첫째, 연속 동작과 완결동작 미흡은 처음부터 구령 공식을 만들어 익히게 한다. 처음엔 강사가 구령을 붙이지만 나중엔 수강생이 익숙하게 붙이게 한다. 둘째, 배운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동영상으로 공유한다. 복습의 기회를 가져 몸으로 익히게 한다. 셋째, 제목 익히기를 강조한다. 대안으로는 강사 따라서 발음하기, 형성평가 시간 기억 떠올리기, 단체카톡에 답하기를 한다. 어르신 포크댄스 지도 시 유의사항으로는 틀린 동작 지적을 싫어하는 수강생 감별하기다. 이런 분들에게는 접근에 특히 유념해야 한다. 틀린 동작 바르게 잡는 것이 목적인데 이들의 자존감을 자칫 상하게 할 수 있다. 자존감 상한 사람은 강사를 멀리한다. 그러나 수강생과 공감대가 형성되면 틀린 동작 지적과 올바른 동작 지도가 고마움으로 변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얼마 전에는 강사와 수강생이 함께 무대에서 공연할 기회가 있었다. 수강생이 모두 여성이기에 남성강사가 일부러 함께 출연한 것이다.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9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공유회 및 네트워킹 파티’다. 수원컨벤션센터 305호에서 열렸다. 여기에 출연한 어르신은 올해 두 번 공연 경험이 있다. 수원화성문화제와 공개강좌 시연이다. 그래서 일까? ‘굿 나잇 왈츠’,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쳤다. 강사로서 반성할 점은 무대 출연에 있어 강사의 강조점이 수강생과 공유되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다. 강사는 왈츠의 우아함을 여유 있게 표현하길 원했으나 수강생은 외운 동작대로 표현하기에 바빴다. 공연하면서 강사와 수강생의 눈빛이 통하고 염화미소가 있어야했지만 수강생은 경황이 없다. 아마도 무대 경험이 점차 늘어나면 달라질 것이다. 한마디로 강사의 지도 미흡이다. 강사는 수강생이 세세한 동작까지 표현할 수 있게 지도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무대에 올리기 전 충분한 연습이다. 동작은 물론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자신감과 여유를 갖게 해야 한다. 무대에 올라 쫓기듯이 배운 동작을 표현하고 내려오면 아니 된다.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있어야 한다. 춤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함께 출연한 사람끼리 호흡을 맞추어야 한다. 행복감을 표현해야 한다. 포크댄스는 혼자서 하는 춤이 아니다. 전체가 어울려야 하는 것이다. 이번 행사 출연, 강사로서 소중한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