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2,330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교원승진제도와 관련한 논의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규정이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이다. 이 승진규정은 1964년 7월 8일에 제정되었으며, 지금까지 30여 차례 이상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수정과 보안을 반복하고 있다. 교원승진제도는 조직구성원으로서의 교사와 조직 간의 관계와 관련되는 문제이다. 한 교사가 교직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보상받게 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승진이다. 즉, 한 교사가 교직에 입문한 이후에 자신의 전문성이 축적됨에 따라 보다 많은 책임과 역할을 담당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도입한 정책이다. 또 한편으로는 조직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충원의 수단으로 도입한 정책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승진정책은 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우리의 경우, 교원승진이라 함은 교사에서 교감, 교감에서 교장으로 직위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언제부턴가 터부시 되고 오히려 학교 교육력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매도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과 조직에서 승진하고 싶다는 바람이 비판의 대상이 될수 있을까? 물론 지금의 교원승진제도가 교직사회의 전문성 향상과 건강한 경쟁을 강조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원승진제도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될 수 있도록 긍정적 변혁이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올 초부터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원승진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승진규정 개정부터 인사제도 전반에 걸쳐 개혁안을 마련 중이다. 이번 호는 교원승진제도가 최근 들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 쟁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들어가며 ‘타인이 생각하는 나’와 ‘자신이 생각하는 나’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그림을 그려 보고, 타인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관리자 중심의 일방적인 평가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평가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교육공무원의 근무성적평정 방식도 관리자 중심의 일방적 평가에서 벗어나 동료교원평가를 포함하는 다면평가를 도입하였고, 이로 인해 과거에 비해 보다 객관적인 근무성적평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면평가는 분명 기존의 하향식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고,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평가자의 한계 및 평가방식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오히려 평가의 정확도와 신뢰도가 감소하기도 한다. 최근 시·도교육감협의회를 중심으로 다면평가의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때 다면평가에 대한 장점과 한계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다수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보다는, 교육적 관점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이로 인해 미치는 영향을 깊이 성찰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교원승진규정 중 다면평가에 대하여 시·도교육감협의회 설문조사 내용을 중심으로 다면평가의 장점은 살리되 한계는 보완하는 보다 현실적인 개선방안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다면평가제도의 이해 다면평가는 상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평가자(상급자·하급자·동료 등)로부터 피평가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피드백해 주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보통 피평가자의 업적·역량에 대한 다양하고 생생한 평가결과를 인사관리에 활용하거나 자기 인식 및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은 교육공무원의 경력, 근무성적 및 연수성적 등의 평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승진 임용에 있어서 인사행정의 공정을 기함을 목적으로 1964년 제정된 이후 사회적 변화 및 시대적 요구에 따라 계속 개정되어 왔다. 교육공무원의 다면평가제도는 학년별·교과별로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이 이루어지고, 교실 내의 활동이 주가 되는 교원업무의 특성상, 관리자 위주의 근무성적평정을 보완하고 근무성적평정의 객관성 및 타당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2007년 도입되었고, 수평적인 학교 조직의 특성을 반영하여 다면평가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다면평가제도 개선방안에 대하여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다면평가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학교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승진에 활용되는 다면평가 반영비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 본래 다면평가는 관리자 중심의 하향식 평가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 따라서 다면평가의 비율 상향 조정은 평가결과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평가결과에 대한 불만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적용되고 있는 교사 근무성적평정 합산점 산정방식은 비교적 최근에 변경된 제도로 신뢰성 및 지속성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다면평가비율이 관리자평가비율을 초과하는 경우 피평가자가 지나치게 인간관계에 집중하여 소신 있게 업무를 추진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동료교사의 다면평가비율은 상향하더라도 50%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근무성적평정 시 정량평가 결과는 성과급에 활용하고, 승진평정에는 정성평가만 반영하도록 한다. 다면평가의 기본 취지는 동료교사의 정성평가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고, 개인의 정량평가 결과는 성과급상여금 평가에도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성평가비율과 정량평가비율이 승진평정과 성과상여금 평가에 다르게 반영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오히려 각각의 평가의 목적을 불분명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정량평가는 정해진 항목별로 점수로 평가하고 있어,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취지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교사근무성적평정의 다면평가에서 정량평가 결과는 승진평정 반영비율에서 제외하고, 성과상여금 용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다면평가 도입의 기본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된다. 셋째, 관리자평가 및 다면평가 결과 합산 방식은 현행대로 학교단위로 실시한다. 현행 근무성적평정은 관리자가 다면평가를 확인하고 최종 평가 후 교육청에 제출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인 교장과 교감의 영향력이 발휘될 수 있어, 평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래서 관리자와 다면평가자의 평가결과를 각각 별도로 교육청에 제출하여 독립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평가결과를 독립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교육청 단위의 새로운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고, 교육청 담당자의 업무가 폭증하는 등의 어려움이 발생하게 되며, 이와 같은 일련의 노력에 비해 그 효과는 미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관리자평가 및 다면평가 합산을 현행처럼 학교단위로 시행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넷째, 다면평가자의 선정대상 규모는 현행과 같이 학교단위 자율로 구성하도록 한다. 현행 다면평가자는 2개월 이상 근무한 동료교사 중에서 3명 이상 100%까지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만약 다면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하여 다면평가자 선정대상을 50% 이상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정하게 되면, 소수의 평가자가 범할 수 있는 주관적 오류를 줄일 수는 있으나, 학년·교과중심으로 운영되는 교직의 업무 특성상 관련도가 낮은 동료에 대한 근무태도나 근무실적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워져, ‘인기투표’로 변질되어 평가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다면평가자의 선정대상 최소 인원을 일률적으로 확대하는 것보다 현행과 같이 3명 이상 100% 범위에서 학교여건 및 구성원의 의견을 고려하여 학교단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어느 조직이든 관리자에게 권한이 집중되면 구성원은 수동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경향이 있다. 권한을 보다 수평적으로 부여하고 위임할수록 구성원은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보다 능동적으로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승진제도 또한 가급적 구성원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되 관리자가 가지고 있는 막중한 책무성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적절한 선을 찾아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 적절한 선은 결과에 있지 않고, 결과를 찾아 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면평가제도는 다양한 평가의 주체를 인사관리에 반영하는 제도이지만 미국과 같이 다면평가제가 일반화된 국가에서도 주체 사이의 평가가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는 평가결과를 승진이나 성과상여급 등과 연계시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실 보수나 승진보다는 평가결과의 공개를 통해 당사자 자신이 본인의 문제를 확인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다면평가 방식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성원이 민주적으로 참여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균형 있는 기준을 마련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다면평가제도의 장점은 살리고 이상적인 접근으로 인해 발생하는 한계는 보완하여, 교원의 교육활동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피드백이 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교원승진제도와 관련한 논의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규정이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이다. 이 승진규정은 1964년 7월 8일에 제정되었으며, 지금까지 30여 차례 이상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수정과 보안을 반복하고 있다. 교원승진제도는 조직구성원으로서의 교사와 조직 간의 관계와 관련되는 문제이다. 한 교사가 교직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보상받게 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승진이다. 즉, 한 교사가 교직에 입문한 이후에 자신의 전문성이 축적됨에 따라 보다 많은 책임과 역할을 담당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도입한 정책이다. 또 한편으로는 조직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충원의 수단으로 도입한 정책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승진정책은 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우리의 경우, 교원승진이라 함은 교사에서 교감, 교감에서 교장으로 직위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언제부턴가 터부시 되고 오히려 학교 교육력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매도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과 조직에서 승진하고 싶다는 바람이 비판의 대상이 될수 있을까? 물론 지금의 교원승진제도가 교직사회의 전문성 향상과 건강한 경쟁을 강조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원승진제도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될 수 있도록 긍정적 변혁이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올 초부터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원승진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승진규정 개정부터 인사제도 전반에 걸쳐 개혁안을 마련 중이다. 이번 호는 교원승진제도가 최근 들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 쟁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미래사회를 대비하여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은 지식·기능·가치·태도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실제 생활과 같은 비구조화된 상황의 문제해결과정에서 드러나게 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다. 미래사회를 대비해 핵심역량을 겸비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변화해가는 학교를 경영할 경영자는 어떤 역량을 갖춰 나가야 할까? 현재의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이하 승진규정)에 의한 교원의 승진제도로는 학교변화를 견인할 역량을 갖춘 학교경영자를 선발하기가 어렵다. 현재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시행 규칙」(이하 시행규칙)에 따르면 교원 승진을 위한 교(원)감 자격연수 대상자 선발 시, ‘승진규정 제40조에 따른 승진후보자명부에 준하는 교감과정 또는 원감과정 응시 대상자 순위 명부를 작성한 후 그 명부의 선순위자 순으로 관할 교육감 또는 교육부장관이 실시하는 교직과 교양 등에 관한 면접시험을 거쳐 선발된 사람을 지명한다’고 되어 있다. 승진규정에 따른 승진후보자명부 작성을 위한 평정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경력평정(평정기간 20년, 70점), 근무성적평정(최근 5년 평정 합산점 중 유리한 3년간 평정 합산점, 100점), 연수성적평정(교육성적평정과 연구실적평정, 30점), 가산점(공통 가산점 4점 및 선택 가산점 10점 이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가지 영역 중 승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가산점 영역인데 대부분의 승진예정자들은 가산점을 제외한 나머지 세 영역(자격연수성적은 예외)에서는 만점을 받기 때문이다. 승진점수에 가장 큰 변별력을 가지는 가산점이 수업역량이나 학교 경영역량에 대한 평정이라기보다 교육정책 실현(근무여건이 어려운 지역에 근무, 기피 업무수행 등)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부가된 평정점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가산점 평정의 가장 큰 문제는 미래학교를 경영하는 데 필요한 경영자의 역량과는 관련성이 높지 않은 평정항목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시·도교육청별로 시행하는 면접시험도 교직과 교양 등에 관한 구두시험으로 이루어지는데 평가 대상자 대부분이 통과하여 선발의 기능이 미약하고, 또한 평가내용이나 방법이 학교경영자역량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승진규정만으로는 미래학교를 경영할 역량 있는 경영자를 선발할 수 없으며, 교육감이 시행하는 현재의 면접시험도 학교경영자로서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장치가 되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행 승진규정체계를 유지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는 교(원)감 자격연수 대상자 선발을 위한 면접시험 강화와 역량평가 도입이다.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교(원)감 자격연수대상 선발을 위한 면접시험을 강화하고 역량평가를 도입한다면 학교경영역량을 평가하지 못하는 현행의 면접시험이 갖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역량(Competency)이란 해당 직무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는 사람들의 행동 특성으로 개인이 수행한 직무의 실제적 성과와 관련된 지식·기술·능력·태도·가치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McClelland, 1973). 역량평가는 조직 내에서 높은 평가를 올리는 행위를 기준으로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핵심역량별 행동지표에 근거해 피평가자의 역량을 평가한다(학교장 역량평가 정책연구 보고서, 대구광역시교육청, 2015). 역량평가 도입의 필요성과 과제 및 문제점 역량평가 도입의 필요성과 내용 및 방법, 시행상의 과제 및 문제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현상의 급격한 변화와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는 보다 혁신적인 교육환경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미래학교의 모습과 그에 따른 학교경영자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학교에는 이미 미래사회의 요구를 반영하여 개정된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있으며, 그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생들이 미래사회를 대비한 역량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미래학교에는 단위학교의 자율성과 책무성이 강화되고 학교경영자의 권한 또한 대폭 강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학교경영자에게는 더 새롭고 발전된 리더십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역량 있는 경영자를 선발하고 교육하여 학교경영의 책무성을 높이는 것은 미래교육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일일 것이다. 역량평가를 위해서는 역량모델링을 통해 학교경영자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핵심역량을 도출·규명하고, 평가지표와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핵심역량의 제시와 그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도구의 개발,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평가시스템 운영은 학교경영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학교경영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필요한 역량을 갖추게 하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일례로 모 교육청에서는 역량모델링을 통해 직무분석(학교경영, 교육행정, 장학지도, 인사관리, 시설예산, 관계조정, 기타 등)과 인적역량(태도·능력)에 기반을 두어 비전제시 및 공유, 문제해결 및 위기대응, 인사관리, 성과관리, 조정통합, 의사소통의 여섯 가지를 학교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도출하고, 이에 합당한 평가도구와 시스템을 개발하여 역량평가를 실행한 바 있다. 역량평가의 적용 시점은 세 가지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교(원)감 자격연수 대상자 선발 시, 둘째, 교장 자격연수와 병행, 셋째, 교장 임용(중임 포함) 발령 시 적용하는 것이다. 교장 임용(중임 포함) 발령 시 적용할 경우 이미 교장 자격을 받은 자에게 평가하여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면 학교현장의 저항이 클 것이다. 교장 자격연수와 병행 실시하여 자격 부여 여부를 결정할 경우도 연수과정 운영이 어렵고, 교장 자격연수 대상자로 지명되고 연수를 받은 후 교장 자격을 받지 못하면 만만찮은 반대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학교경영자로서 초입에 들어서는 교(원)감 자격연수 대상자 선발 시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해 본다. 지금까지 살펴본 역량평가를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교(원)감 자격연수 대상자 선발 시 관할 교육감 또는 교육부장관이 실시하는 교직과 교양 등에 관한 면접시험을 거쳐 선발된 사람을 지명하는 내용의 시행규칙 제4조 제④항의 개정이 필요하다. 앞서 밝힌 대로 현재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매년 실시하는 교(원)감 자격연수 대상자 선발을 위한 면접시험에서는 역량보다 승진점수에 따른 순위에 의해 자격연수 대상자가 선발되고, 면접시험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규정을 교육감에게 위임하는 규정으로 바꾸고 평가내용과 방법 및 시기를 교육감에게 위임하면 각 시·도교육청에서 여건에 맞는 평가내용 및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승진후보자명부에 준하는 교(원)감 과정 응시대상자 순위 명부를 작성한 후 그 명부의 선순위자 중 선발 예정인원의 2배수 정도를 대상으로 역량평가를 실시하면 역량 있는 학교경영자를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시·도교육청 단위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역량평가 도구를 개발·운영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정부가 고위공무원단 승진을 위한 평가 시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평가한다는 점에서 시·도교육청도 이런 내용과 방법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역량평가가 승진후보자를 선발하는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역량개발 연수와 병행하여 평가를 시행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역량과 인성을 갖춘 경영자가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고 미래학교를 대비한 학교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역량평가를 시행할 경우 학교현장의 저항도 만만찮을 것이다. 전체적인 취지에는 동의하겠지만 승진문제는 각 개개인에게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현실적인 여건과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 있다. 또한 현행 승진제도에 또 다른 평가가 도입되어 역량평가 참여에 대한 부담과 거부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급변하는 교육환경에서 미래교육에 걸맞은 미래학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즈음에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교원승진제도와 관련한 논의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규정이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이다. 이 승진규정은 1964년 7월 8일에 제정되었으며, 지금까지 30여 차례 이상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수정과 보안을 반복하고 있다. 교원승진제도는 조직구성원으로서의 교사와 조직 간의 관계와 관련되는 문제이다. 한 교사가 교직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보상받게 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승진이다. 즉, 한 교사가 교직에 입문한 이후에 자신의 전문성이 축적됨에 따라 보다 많은 책임과 역할을 담당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도입한 정책이다. 또 한편으로는 조직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충원의 수단으로 도입한 정책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승진정책은 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우리의 경우, 교원승진이라 함은 교사에서 교감, 교감에서 교장으로 직위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언제부턴가 터부시 되고 오히려 학교 교육력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매도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과 조직에서 승진하고 싶다는 바람이 비판의 대상이 될수 있을까? 물론 지금의 교원승진제도가 교직사회의 전문성 향상과 건강한 경쟁을 강조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원승진제도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될 수 있도록 긍정적 변혁이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올 초부터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원승진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승진규정 개정부터 인사제도 전반에 걸쳐 개혁안을 마련 중이다. 이번 호는 교원승진제도가 최근 들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 쟁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들어가기 교장공모제는 ‘단위학교 책임경영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 임용, 권한과 책임을 가진 학교장을 임용하여 학교 여건에 맞는 교육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단위학교 교육력 향상을 위해 도입됐다. 또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자를 당해 학교 교장으로 임용함으로써 수요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공교육 활성화 토대 마련, 승진 위주의 교직문화 개선 및 교장임용방식 다양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현재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교원승진제도 중 교장공모제는 다양한 문제점 및 학교 내 구성원 간의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교사가 본연의 수업과 생활지도에 능력을 발휘하여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학부모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학생 교육환경을 고민하며, 교육의 본질인 학생과 시대의 변화에 맞는 교육을 위해 학교구성원들과 소통하는 학교장을 뽑을 수 있는 교장공모제가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교원승진제도의 문제점은 현재의 교장자격증제도가 학교 발전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전제하에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교장자격증제도를 폐지하고 교장공모제를 비롯한 다른 방법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행 교장승진제도의 탐색 및 교장공모제 문제점 그러나 필자는 현재의 제도하에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문제에 대한 해결은 하지 않고 교장공모제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필자의 교직인생을 고찰한 기록이다. 이를 통해 현행 교장승진제도에서도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와 소통 가능한 전문성을 가진 교장을 임용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 승진규정에 따른 업무 경험 필자는 교직경력 27년 동안 학교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부장업무는 교무, 연구, 방과후, 생활, 체육을 담당하였으며 선생님들이 싫어하는 기피업무로 방송, 운동부 지도, 청소년단체, 컴퓨터업무를 하였다. 또한 학급담임으로서는 특수반 학생을 4년간 지도했다. 교감으로서는 교육공동체 간의 갈등문제, 각종 교원징계 및 학교폭력 업무, 석면공사, 돌봄 확대 요구, 급식 민원, 운동부 코치 부당해고에 따른 소송 업무, 코로나 사태에 따른 각종 민원을 처리하였다. ● 평교사업무 경험 필자는 방송, 컴퓨터, 운동부 감독, 청소년단체 지도, 방과후 업무를 하다 보니 주말도 없이 업무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방송 및 컴퓨터 기자재 이해, 물품구입에 따른 행정절차 이해, 운동부 및 수익자 사업에 대한 업무 이해, 선생님의 행정업무 고충, 행정실 업무 고충 등 학교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되었다. ● 담임업무 경험 초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의 업무는 학생 및 학부모를 상대하면서 모두 힘들지만 특히 기피하는 학급은 특수학생이 있는 경우, 학교폭력이 많이 일어나는 고학년, 학생들을 많이 챙겨주어야 하는 저학년 업무, 상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가 있는 경우 등이 있다. 물론 기초학습이 느린 경우도 포함된다. 물론 어느 누구도 힘든 학급을 맡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학생 및 학부모의 어려운 점을 이해하면서 사명감으로 기피하는 학급을 지도하다보면 각종 민원과 학생들의 지도에 어려움을 겪지만, 동시에 그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도 축적할 수 있었고 관리자로서 어려운 학급을 맡고 있는 선생님을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할지, 학부모 및 학생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 지에 대한 고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 교감으로서의 경험 교육공무직 복무를 교감과 행정실장 중에 누가 해야 하는가?, 돌봄전담사 대체교사 채용을 부장과 돌봄전담사 중 누가 해야 하는가? 코로나 사태로 교육공무직은 3일간 재택근무를 부여받는데 조리원은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의 고민에서부터 선생님이 학부모 전화를 받지 않거나 친절하지 못하다고 징계를 요구하는 민원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학교폭력사안 조사를 하는 선생님이 관련자 중 한쪽 입장만 대변하는 것 같다’, ‘급식이 왜 맛이 없느냐?’,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운동부를 해체해달라고 하는’ 등 많은 문제가 학교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학교현장은 국가공무원인 교육공무원, 지방공무원, 교육공무직, 돌봄전담사, 조리사, 계약제 교원, 스포츠강사, 원어민보조교사, 보안관, 당직기사 등 다양한 형태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근무하는 주된 이유는 학생교육을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직종에 따른 법률·지침이 있으나 행정적 절차에 따라 업무충돌을 해결하기에는 갈등요소가 많아 학교교육공동체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장은 다양한 학교구성원들이 학생들을 잘 지도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이들의 근무환경을 쾌적하게 할 의무가 있으며 이들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학교를 원활히 이끌어갈 수가 없다. 현행 교장승진제도의 이점 ● 경력평정 교사와 교감으로서의 오랜 경력은 학생 및 학부모 이해에 도움이 되며 경력이 오래 될수록 학교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0년을 만점으로 할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경력도 승진점수에 포함이 되어야 할 것이다. ● 근무성적평정 근무성적평정은 다른 선생님에 비해 어렵고 힘든 일을 했을 때 학교장, 교감, 모든 교사가 점수를 주는 것으로 현행 60:40을 학교실정에 맞게 배점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 연수성적(교육성적·연구실적) 평정 교사가 학생교육을 위해 자기연찬을 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직무연수 및 자격연수 점수 배정 폐지, 연구실적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교원학습공동체, 교육력 제고 등 학교 및 교육 전반에 공헌한 교사에게 점수 부여하는 것이 좋다. ● 가산점(공통가산점 및 선택가산점) 평정 교사·교감·교장 승진자에게 공통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항목이다. 이 점수를 얻는 사람은 승진의 기회가 있으나 이 점수가 없으면 승진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 점수가 현재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점수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본인은 학생교육에 필요한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본다. 현재 학교현장에서 가장 하기 싫어하고 어려워하며 책임지는 부분을 정리하여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장승진제도의 단점 극복 현장 교장자격증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첫째, 교장 승진자들이 관리자의 근무평정에 신경쓰다보니 학교 전체 구성원의 의견이나 학생·학부모의 입장에 서서 교육활동을 하기보다는 관리자의 지시, 명령에 신경 쓰는 경우가 많다. 둘째, 가산점을 얻기 위해 학생교육활동과 관련 없는 분야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부분이다. 셋째, 승진점수를 통해 교장이 되는 경우 학교구성원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많다는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첫째, 근무평정에 관리자의 점수를 줄이고 학교 전체 구성원의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학교구성원 간 갈등을 유발하는 가산점 부여 비율을 폐지하고 학생교육활동과 직접적 관련이 있으면서 하기 싫어하는 부장, 담임업무, 도서벽지 근무를 남겨두고 나머지 부분은 폐지하는 것이 좋다. 셋째, 교장승진대상자에게는 지금까지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던 구성원 설문조사 대신 교장승진대상자를 대상으로 학교교장심사위원회를 열어 구성원 간 면담, 학교경영계획서 심사를 통해 교장 적격여부를 판단하게 한다. 교장공모제의 문제점 첫째, 교장공모제도를 통해 교장자격을 취득한 후, 임기만료 후 다른 형태의 공모교장이나 교육전문직으로 임용되고 있다. 둘째, 한 번의 지원서류와 면접이 25여 년간의 교직경력 동안 쌓은 분야별 전문성을 반영한 점수보다 타당한 역량 검증 절차라는 근거가 없다. 셋째, 현장에서는 “15년 교육경력만 있으면 교장이 될 수 있는데 누가 굳이 힘든 담임교사·보직교사·교감을 맡고, 열정을 가지고 도서·벽지, 기피업무를 하려 하겠나”, “부장교사나 교감경험도 없이 과연 교육과정, 지역사회 유대 및 민원 해결과 갈등 조정, 분쟁 해결, 조직 운영, 학교경영 전문성이 담보할 수 있나” 등 불만이 크다. 넷째, 관리직으로서의 리더십과 학교경영능력보다는 미리 공모학교가 가능한 학교를 파악하여 학연·지연 등 외적요인을 동원하여 학교를 선거·정치적 각축장으로 만들고, 교육공동체간 대립과 갈등의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결론 학교현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 부장업무 기피, 둘째, 담임업무 기피, 셋째, 도서벽지근무 기피, 네째, 학부모 민원이 많은 업무 기피(학폭업무, 방과후, 나이스, 정보업무) 등이 있다. 이 업무는 학교에서 반드시 필요한 업무이지만 하고자 하는 사람도없고 이익도 없다. 교장공모가 아닌 현장에서 교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오랜 기간 힘든 업무를 함으로서 학교업무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고, 담당자의 고충 등을 잘 알고 있으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교장공모를 통해 선발된 경우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교장이 되어서 나타나는 소통의 문제와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교장을 모셔오기 위해서는 첫째, 교장은 학교에 대한 이해, 구성원 간 소통이 잘 이루어져 한다. 승진점수가 되면 교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에서 교장 승진자에게 희망 학교를 신청 받고, 학교는 학교 내 교장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학교경영계획서를 제출하며, 제출한 학교경영계획서를 바탕으로 구성원 간 면담 등을 통해 해당 학교에서 필요한 자질이 갖추고 있는지 적격, 부적격 여부만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둘째, 승진제도에 있어 현장의 갈등을 유발하는 가산점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반드시 필요한 부장업무·담임업무·기피업무는 점수 상한제 없이 계속 점수를 부여받아 어려운 업무를 하게 되면 승진도 빨리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국회에 발의된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제정에 반발해 연이어 파업을 선언했다. 이들은 해당 법률이 돌봄교실을 학교에서 내쫓고민간위탁과 집단해고를 초래할 것이라며 법안 폐기를 위해 오는 11월 파업을 예고했다. 한국교총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돌봄 파업은 교육현장의 혼란은 물론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국민에게 이해나 지지를 얻기도 어렵다"면서 "실력행사에 나거시보다 교육은 학교가, 돌봄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며 모두 내실화 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만드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초등 돌봄교실은 지난 2004년 맞벌이와 저소득층 가정의 탁아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도입돼 '초등 보육교실'로 불렸다. 교총은 "현재 돌봄교실은 사교육비 경감과 저출산 해소라는 사회적 요구가 더해져 학교에 부가된 형태"라고 지적하며 "학교와 교사들은 본연의 역할이 아닌 돌봄 관리, 노무 관리, 민원 대응 등으로 인해 교육에 전념하지 못하고 교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보육 업무를 감내하고 희생한 교사들에게 '보육도 교육'이라는 궤변으로 당연하게 떠넘기는 일을 더 이상 좌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돌봄교실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한교육부도 비판했다. 교총은 "여론조사, 서명운동, 교섭 등을 통해 초등 돌봄교실의 지자체 관리·운영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음에도 보육과 돌봄의 책임 주체인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이를 총괄 조정해야 할 교육부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 돌봄교실의 운영 주체를 지자체로 정하는 것을책임 회피로 호도하거나 왜곡할 일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학교는 학생 교육에 전념하고 지자체는 주민 수요를 반영한 돌봄을 복지 치원에서 내실 있게 다지자는 호소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지자체는 지역사회에 돌봄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나가되, 현재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학교 돌봄교실을 제공하는 등 지원은 이어질 것"이라며 "재정자립도가 다른 지자체 별로 돌봄 서비스에 차이가 없도록 국가와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관련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 배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돌봄 인력의 신분과 처우 개선도 요구했다. 지자체가 돌봄 인력의 근무 여건과 고용을 안정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지자체가 돌봄을 맡으면 민영화되고 집단해고가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에는 공감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저출산과 감염병 등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돌봄에 대한 수요도 점점 커질 것으로 봤다. 교총은 "지금처럼 교사에게 떠맡기는 임시방편이 아닌 국가와 지자체의 돌봄 복지체계를 구축하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돌봄교실의 운영·관리 주체를 지자체로 하는 법·제도를 조속히 마련하고 지자체가 돌봄 인프라 구축과 재정 확보, 고용 안정을 기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용인시을)이 25일 300세대 규모 미만의 주택건설용 토지를 조성· 개발하거나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계획의 허가·인가 또는 승인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이 그 현황을 분기별로 해당 교육감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300세대 규모 이상의 개발사업시행자는 학교용지를 의무적으로 개발 · 확보하고, 교육감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300세대 규모 미만의 경우는 교육감이 주택건설 사업 계획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비했다. 300세대 규모 미만의 소규모 주택개발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사업이 다수인 지역에서는 교육감이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유발 학생 수 추정과 과밀학급, 학교 신설에 어려움이 있다.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교 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면, 교육감이 300세대 규모 미만의 주택건설사업에 대해서도 현황을 통보받을 수 있어 취학수요를 반영한 적정 규모의 학교용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기 의원은 “교육당국이 소규모 주택개발사업의 인 · 허가 현황을 통보받음으로써 그동안 취학수요에 반영되지 못했던 학생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어 과밀학교 문제를 사전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남교총(회장 심광보)은 경남도교육청이 15일 발표한 전교생 60명 미만 소규모학교의 자율학교 지정·운영 등 내용을 담은 ‘경남 교원 인사제도 혁신안’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정단체나 노조 출신 평교사의 교장 승진을 위한 꼼수에 불과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남교총은 24일 성명을 내고 “혁신안의 각 과제별 주요내용을 보면 적용방법과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교육본질과 학교민주주의를 와해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혁신안에 앞서 ‘자율학교 지정·운영계획’을 내려 보낸 것과 관련해 무자격 교장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60명 이하 전 초·중·고교는 교육감 직권으로 자율학교로 지정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도내 6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인 140여개의 모든 초등학교가 자율학교로 지정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학생들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을 비춰보면 추후 더 많은 학교를 자율학교로 지정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 경남교총의 관측이다. 이들은 도교육청에 이해당사자인 교사, 교감, 교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현장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공청회도 열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새로운 혁신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경남교총은 “자율학교에서 4년을 근무한 공모교장이 아닌 교장은 근무 시·군의 학생 ‘60명’ 이상의 학교에 자리가 없을 경우 타 시·군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고, 교감의 경우 교장으로 발령이 나려면 최장 8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혼선이 빚어질 것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교육 현장에서 학생 교육활동을 위해 헌신하며 쌓은 경험을 학교관리자로 발휘할 기회를 박탈함과 동시에 교감·교장 순환 승진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막강한 권력행사를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학교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인사제도 혁신안이라고 하기에는 과정의 공정성과 그에 따른 결과의 정의와는 배치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35년 간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부부가 식탁에서 나눈 대화를 책에 담았다. 김창용 인천청학초 교장(인천 동부교총 회장·사진 오른쪽)과 아내 김영주(왼쪽) 한라대 겸임교수는 교육 관련 주제로 서로 대화했던 내용을 엮어 ‘유쾌한 부부의 교육수다’를 출간했다. 22일 인천청학초에서 만난 김 교장은 “올해 결혼 30주년인 우리 부부는 온종일 대화해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라며 “아내가 꼼꼼한 성격이라 대화내용을 기록해뒀다”고 말했다. 부부는 모든 학교 급의 학생들을 살펴온 독특한 경력을 지녔다. 김창용 교장은 현 학교 부임 전 강화 서도 유·초·중등 통합학교 교감으로 4년6개월을 근무하면서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연령별로 접했다. 김영주 교수는 영·유아교육기관 운영, 다년간 대학출강으로 유치원과 대학생들의 생각을 담아낼 수 있었다. 이런 교육전문가 부부의 경험담은 예사롭지 않다. 최근 교육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처방까지 유쾌하고 명쾌하게 풀고 있다. 책은 ‘교육현장에서 바라보는 고민’, ‘미래 아이들을 위한 유쾌한 교육수다’, ‘교육자로서 부부의 반성’, ‘미래 아이들을 위한 우리 부부의 교육 제안’ 등 네 가지 파트로 구성됐다. ‘스마트폰 중독’, ‘부모의 의존도가 높은 아이들’,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힘이 약한 아이들’, ‘혼란 속에 언택트(Untact) 시대를 맞이하는 아이들’ 등 현재 교육계가 풀어야 할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맨 앞장을 열고 있다. 김 교장은 “매번 수다의 출발점은 잘하는 아이들의 칭찬보다는 아픈 손가락 같은 아이들의 문제점부터 시작하게 된다”면서 “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반성이 단골 메뉴”라고 털어놨다. 도합 70년 경력의 ‘교육자 부부’는 그 문제들을 교육적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한다.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힘’과 관련된 대화에서는 ‘몸에 대해 공부하는 셀프백신’, ‘다양한 채소 섭취’ 등이 거론된다. 대화가 끝난 뒤 등장하는 ‘생각정화’에서는 ‘코로나19 걱정 대신 가정에서 아이와 신명나게 놀기’, ‘내가 감염될까 두려워하는 세상보다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진 않을까 하는 배려 배우기’, ‘비난이나 모욕 등에 대한 대응 방법 지도’ 등이 제시되고 있다. 두 사람은 “부부가 집필하게 된 점과 학생들의 생각을 담아내서 책을 쓴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우리의 책을 통해 단 한명의 부모라도 생각의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부는 지난달 책이 나오자 전국 교육기관 2000여 곳에 기부했으며, 계속 늘려갈 예정이다. 판매 수익금 전액도 사회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코로나 시대에 먹먹하고 우울한 교육가족을 위로하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모으고 싶다”고 전했다.
매년 12월은 동아리 활동과 축제 준비로 정신없이 보내는 시기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12월 말에 있을 동아리 발표 준비로 학생들에게 참가 신청을 받고 참가 자격 여부를 점검하는 1, 2차 예심을 실시하였다. 행사 준비는 매우 순조롭게 흘러갔다. 3학년 밴드부, 2, 3학년 댄스부, 3학년 마술, 각 학년 개인별 노래, 악기 연주 등 다양한 1, 2부를 구성하여 가정통신문까지 학부모님들에게 전달되었다. 축제 3일 전 방과 후 한 여학생이 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나에게 다가왔다. “선생님 저… 선생님께 할 말 있어서 왔어요…” “그래? 무슨 얘긴데?” 내 질문에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저도 노래 부르면 안 될까요? 허락해주시면 정말 열심히 부를 수 있어요!!” 예심이 이미 끝난 상황이었다. 나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물었다. “이번 축제 때 부르겠다는 말이야?” 그 여학생은 “네”하고 대답을 했다. 이미 1, 2차에 걸쳐 예심을 통과한 학생들만 참가하는 축제라 곤란할 것 같다고 단호하게 얘기하고 학생을 돌려보냈다. 다음 날 아침 전날 찾아왔던 여학생 담임선생님께서 전화가 왔다. 통화 내용은 이러했다. 그 여학생의 이름은 3학년 이다희 학생으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학교를 자주 결석하였고 급기야 3학년이 되어서는 장기결석으로 졸업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학교 부적응 학생이자 학교에서는 말 한마디를 하지 않는 학생인데 뜻밖에도 어제저녁에 담임선생님께 축제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도와달라는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추가로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다희가 우울증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직접 자르는 행위를 자주 했고 그로 인해 머리가 엉망이 되어 현재 가발을 쓰고 있는 상태라고 알려주었다. 다희네 반 담임선생님과 전화를 끊고 머리가 매우 복잡해졌다. 철저히 지켜왔던 원칙과 규정을 따라야 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융통성 있는 학생지도가 맞는 건지 혼란스러워졌다. 나는 다희에게 전화했다. 그리고 제안했다. 너의 노래를 들어 보겠다고 그러니 등교를 하라고… 다희는 점심시간쯤 학교에 등교했고 방과 후에 노래를 테스트했다. 많이 긴장했는지 매우 떨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쉽게도 자신의 실력을 나에게 전혀 보여주지 못하였다. 나는 다희의 노래를 듣고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제안했다. “많이 떨렸지? 실력을 다 못 보여준 것 같은데?” 다희는 눈물을 흘렸다. 자신도 실수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다희야! 왜 이렇게까지 노래를 부르고 싶은 거야?” 난 점점 다희의 속마음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졸업이잖아요? 친구들에게… 저도 3반에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요.” 다희를 귀가시키고 담임선생님에게 다희의 집안 사정을 자세히 듣게 되었다. 부모님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이혼하셨고 그때부터 할머니가 돌봐주셨으며 최근에는 거동이 불편하셔서 다희를 돌보기 힘들다는… 다희는 중학교에 올라와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자신의 머리를 가위로 자르는 자해를 했다는 얘기까지… 그날 저녁 다희에게 전화했다. 선생님의 제안을 받아주면 공연 오프닝에 노래를 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노래 곡목은 종전에 불렀던 슬픈 노래가 아니라 활기차고 희망적인 노래를 선정하고 예선을 하지 않고 어떻게 이 자리에서 노래하게 되었는지 왜 꼭 노래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노래 시작 전에 말하기를 제안했다. 다희는 다음날 아침 밝은 모습으로 사무실에 나타나 노래를 부르겠다고 했다. 축제의 날이 다가왔다. 학교 강당에는 많은 학생이 이른 시간부터 앞자리 쟁탈전을 벌이면서 축제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재잘대는 아이들의 소리 사이로 사회자의 시작 멘트가 울려 퍼졌고 사회자는 첫 오프닝 출연자를 소개하였다. “첫 번째 노래를 선보일 학생은 3학년 3반 이다희 학생입니다. 힘찬 박수 부탁합니다.” 사회자의 소개 멘트 후 다희는 무대에 걸어 나왔다. 학생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누구야?” “예심에선 못 보던 앤데?” “다희?” “쟤가 노래를 한다고?” 등 이런 말들로 술렁대기 시작했다. 무대 중앙에 서서 한참 머리를 숙이고 아무 말이 없던 다희는 천천히 머리를 들며 자신이 쓰고 있던 가발을 벗어 버렸다. 이 모습을 본 학생들은 고함을 지르며 “대~~박”,“뭐야”,“미친 거 아냐?” 등 많은 야유의 말들을 쏟아냈다. 다희는 마이크를 손가락으로 툭툭 두 번 치더니 인사 멘트를 했다. “저는 학교 오기가 정말 싫었습니다. 모두 저들 욕하는 것 같고 저를 싫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을 꽁꽁 감싸고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죽을 것 같이 힘들지만, 용기를 내어 여러분들 앞에 나왔습니다.” 학생들의 야유는 조금씩 줄어들었고 다희의 이야기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저도 3학년 3반 학급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이런 용기라도 내지 않는다면 저는 영원히 저 자신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더 이상 숨어지내고 싶지 않아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저를 응원해주세요!” 다희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다희의 말을 경청했던 학생들은 숨죽이며 노래를 들었다.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단 한 사람의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학생들은,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라는 가사에서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합창하기 시작했고 다희가 2절을 부르는 내내 서로를 응시하며 다희와 함께 합창했다. 선생님들과 몇몇 여학생들은 눈물을 흘렸고 남학생 몇몇은 주먹을 치켜올리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다희가 인사를 하고 무대를 급히 빠져나갈 때 한 아이가 소리쳤다. “다희야 사랑해!”,“다희야 힘내!!”. 어떤 꾸러기 학생은 “나랑 사귀자”까지 외치며 다희를 응원하고 다독여주었다. 축제는 끝이 났다. 그리고 다희는 졸업 후 교정을 떠났다. 그 이후 다희는 남친이 생겼다는 후문도 있고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적응을 매우 잘하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학교에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착오를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연습 삼아 현재 학생들에게 적용했던 방식이 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황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인가 보다. 그래서 원칙과 규칙을 예전에 했던 방식 그대로 적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장소가 학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마음이 아프고 닫힌 아이들을 위해 규정된 틀과 방식들을 과감히 탈피하는 탄력적이고 융통적으로 대하는 방법도 필요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본다. 지금 우리의 교실에 존재해 있지만 존재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서 말이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 동상 수상 소감 축제 해프닝 덕에교사로서의 가치관을 정립... “원칙대로 합시다!” 이 말은 내가 교직 사회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르고 있는 말이다. 그 당시 많은 업무와 공문 덕(?)에 교사로서 무엇이 우선인지 생각지 못하고 하루하루 의무방어를 하듯 학교생활을 했던 것 같다. 학생부장이란 직책으로 그리고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학생들의 의견엔 크게 귀 기울이지 않았고 학생들의 고민거리가 접수되면 특정 상용구를 사용하듯 형식적인 답변을 보내고 아이들에겐 최고의 해결사라고 스스로 자부했던 것 같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채로 말이다. 다희 학생이 깨우쳐준 축제 해프닝 덕에 나는 교사로서의 가치관과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생활지도는 과거 학생들에게 적용했던 많은 판례와 원칙들을 현재 있는 모든 학생에게 균일하게 적용하는 법규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다희 학생과 같이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기존의 방식과 원칙을 균일하게 적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즉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을 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에 다가가는 연습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다희 학생을 통해 알게 되었다. 교사는 형식과 원칙만을 고집하여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아니라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을 전해주는 행복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집불통 학생부장을 다소 부족한 행복 전도사로 변신할 수 있게 기회를 준 다희 학생에게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한다. 교육 가치관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만들어지지 않은 채로 학생들을 의무감과 형식으로 대했던 그 시절 그리고 그 경험이 나에게는 많은 반성과 후회로 남지만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참 스승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실천하는 시간이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승규(가명)가 다쳤다.” 며칠 전 한동안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큰 사고를 당해 집에서 쉬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갑자기 승규가 보고 싶다. 수업을 왕따시키고 하루 종일 만화를 그리던 녀석, 연습장에 그린 만화가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어 번호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리게 만들었던 녀석, 왠지 모를 우울함에 젖어 창밖을 자주 바라보던 녀석이다. 때론 장난을 치다가 갑자기 화를 내서 친구들을 당황시켰고, 단단히 화가 나면 눈빛이 변하고 아무도 말릴 수가 없는 감정 조절의 문제를 가진 녀석이다. 미납자 명단. 교과서 대금이 미납되어 전체 예산을 처리할 수 없다는 행정실의 최후 독촉을 받고 승규를 떠올리게 된다. 2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승규와 처음 만났다. 승규의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아버지가 아들을 양육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버지는 조금의 수입을 위한 일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집에서 쉬고 있는 상황이었다. 첫 상담에서 “저는 꿈이 없어요. 모든 것이 재미가 없고, 살아가는 이유도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던 승규의 말이 가슴에 박혔었다. 현재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무엇을 해야 세상을 바라보는 승규의 시선을 바꿀 수 있을까, 어떤 도움을 줘야 승규가 꿈을 찾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될까?” 초보 교사에게 어려운 과제였다. 미납자 명단을 몇 차례 받은 승규는 친구들의 장난에 화를 내고 수업을 나가버렸다. 운동장 벤치에서 아픈 미소로 죄송하다는 승규의 손을 꼭 잡고 옛이야기를 펼친다. 다섯 식구가 단칸방에서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그리던 아이, 바보 같아서 부유한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할 줄 몰랐던 아이, 그 아이의 이야기를 한참 동안 함께 한다. “그래, 선생님의 아버지는 채소 장사를 하셨어. 가난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정말 어렵게 자랐단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야. 내가 어떤 꿈을 가지고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선생님이 너의 꿈을 도와줄게. 미래의 승규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 함께 그려보자.” 승규는 작은 목소리로 화가가 되어서 자신만의 화풍으로 세상을 그려내고 싶다고 했다. 승규가 즐겁게 꿈꿀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왜냐하면 승규의 미래를 함께 꿈꾸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음 날 교과서 대금 미납자 명단에 승규의 이름은 없었다. 미래의 화가에게 먼 훗날의 초상화를 부탁하며 고맙다는 인사는 받지 않았다. 그 이후 미술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미술학원의 일을 도우며 무료로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소개해주었다. 승규는 미술학원에 다니면서부터 화를 내는 일도 줄어들고 학교에서 잠을 자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작가의 시선으로 진지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쉬지 않고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다. 승규가 꿈꾸기 시작하는 것은 나의 행복이요, 가슴이 뛰는 이유가 되었다. 가정통신문. “꽃피는 봄이 왔습니다. 학사계획에 따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갑니다. 가정에 평안과 축복이 있길 기원하며 30만 원을 입금해 주세요.” 승규의 가정에는 평안과 축복이 사라졌다. 꽃 피는 봄이 오고 수학여행이 다가왔다. 처음 비행기를 타는 친구들에게 “비행기를 탈 때는 신발을 꼭 벗고 타야 한다.”라고 강조를 했다. 새 옷을 산다고 신난 친구들 사이의 승규는 수학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했다. 이유를 묻지 않았다. 화가 났고, 눈물이 났고, 마음이 답답해서 가슴을 쳤다. 승규의 아버지가 미웠다. 교무실로 돌아와 승규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자신들의 행복을 포기하고 자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교통사고를 당해 누워있는 승규의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웃고 있는 승규의 눈빛이 나의 가슴을 쳐서 한숨을 닦으며 고개 숙여 쉬는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불편한 저녁이다. 근심 가득한 표정의 이유를 설명하자 “담임 선생님이 도와줘야죠. 당신이 꿈꿔오던 선생님의 삶을 사세요.”라는 아내의 대답을 듣게 되었다. 고민의 해답을 찾은 것이다. “승규야, 수학여행 가자. 학교에서 체험학습 비용을 지원하는 학생을 선발했어.” “……” “선생님이 추천서를 너무 잘 써서 네가 선발되었어. 선생님 잘했지?” “선생님!” 승규가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조용히 나의 통장에서 30만 원이 출금되었다. 제주도 수학여행 단체 사진에는 우리 반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의 얼굴이 웃고 있었다. 천지연 폭포로 걸어가며 함께 노래 부르고, 성산 일출봉 정상까지 경주를 하며, 우도의 해변에 우리들의 발자국과 시간과 사진을 남겨 두었다. 선생님의 응원이 힘이 되었던 것일까? 승규는 온갖 재미있는 표정으로 교실에 웃음 바이러스를 퍼트렸고 성적도 조금씩 좋아졌다. 교내 미술대회와 지역의 예술제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으로 수상하며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었다. 성규가 행복해질수록 나의 행복도 커져갔다. 11월 선생님의 생일, 승규는 그림보다 더 큰 미소를 지으며 나의 초상화를 내밀었다. 아무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왜 눈시울이 따뜻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이들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을 함께 걸어가는 교사가 되었다는 안도감이었는지 모르겠다. 처음 선생님이 되어 가출한 학생을 찾으려고 새벽까지 온 동네 pc방을 돌아다녔고,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들의 집을 찾아다녔고, 말썽부리는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고, 슬픔에 빠진 아이들과 함께 울었다. 승규의 선물을 받고 ‘조건 없이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기도로 출근하던 첫 마음을 떠올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에게 좋은 선생님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으로 변해가던 나를 반성하게 만든 생일이었다. 벌써 승규가 잊혀질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다. 나는 변함없이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하던 어느 날, “억울하면 꿈이 아니다.”라는 어느 강사의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눈물이 났다. 나는 사범대에 가기 위해 학원에 다니며 재수를 했다. 새벽부터 수업을 듣고 자율학습에 빠지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여 대학에 입학했다. 4년의 대학 생활도 좋은 학점을 유지하기 위한 치열한 삶이었다. 졸업하고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아침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화장실도 가지 않으며 공부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매일 종류별로 편의점 삼각김밥을 먹으며 공부를 했다. 교사가 된다는 꿈이 나에게 힘듦이 아닌 행복을 주던 시절이었다. 이렇게 교사가 된 지금의 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퇴근 시간과 주말을 기다리는 직업인이 되어 있다. 업무관리에 쌓이는 공문의 숫자에 지쳐가고, 나의 업무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에 억울하고, 학급 아이들 관리에 피곤함을 느끼고 선생님의 사랑에 반응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나의 사랑이 억울하고, 각종 연수에 참여하고 연구해서 열심히 수업하는데 학생들이 수업에 즐겁게 참여해주지 않아서 억울하다. 꿈도 없이 의욕도 없이 공부도 하지 않고 버릇없이 행동한다고 “저 녀석은 왜 저럴까?”라며 아이들 탓을 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꿈꾸던 교사가 되어 가슴 뛰게 수업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 않은 나의 모습이 슬펐다. “승규가 다쳤다.” 오늘 승규를 떠올리며 ‘나는 내가 꿈꾸었던 선생님의 모습으로 살고 있나?’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된다.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꿈꾸며 학생들 마음속의 자랑스러운 선생님이 되고 싶던 첫 마음이 시들어가던 오후,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승규야.” “선생님!” “그래. 선생님이다!” 나는 승규의 선생님이다. 예전에도, 지금도, 내일도 나는 아이들을 조건 없이 끝까지 사랑하는, 수많은 제자의 마음속에 간직될 자랑스러운,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는 선생님이다. 억울하지 않다. 사랑해서 행복한 꿈 꾸는 선생님이다. 학교가 꿈동산이 되도록 즐겁게 다시 한번 뛰어보자. 끝까지 달려가자. ------------------------------------------------------------------------------------------------------------------ 2020 교단수기 공모 - 동상 수상 소감 꿈꾸는 선생님 선생님들의 ‘보람’은 잘 지내고 계십니까? 첫 마음은 그때뿐이야. 이제 나도 나이가 …. 시대가 변했고, 나의 역할이 변했잖아.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중에 교단 수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수기 속의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에 가슴이 뛰기도 했고, 때론 눈물 흘리기도 했습니다. 나의 작은 열정도 누군가의 식어가는 가슴에 작은 불씨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부끄럽지만 교단 수기에 공모하게 되었습니다. 수기를 쓰면서 승규와 수많은 제자들을 떠올리며, 정작 “아이들의 행복이 커질수록 나도 행복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라고 과거형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교단 수기 공모를 통해 첫 마음을 기억할 수 있는 큰 상을 받았는데 수상하게 되어 더욱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나와 함께 했던 승규와 수많은 아이들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은 것 같아서 기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랑할 것에 대한 과제를 부여받은 것 같아서 수상의 기쁨은 커다란 부담이기도 합니다. “이 과제를 잘 할 수 있을까?” 부족한 열정에 박수를 보내주시는 여러 선생님과 소중한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집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초 정부는 전국의 모든 학교에 승하차 구역을 설치하겠다는 ‘드롭존’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나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교통사고의 후속 대책이라 할 수 있었기에 그 파장은 유달리 컸다. 그러나 이 소식을 뒤늦게 들은 나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드롭존(drop zone)’이라는 단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정부가 외국어 오·남용 부추기나 우선 드롭존(Drop Zone)은 완전한 외국어 단어라서 학교에서 지향해야 하는 국어교육의 목표와는 정확히 상반된다. 부끄럽게도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 8단원 우리말 지킴이에는 이런 식으로 외국어를 남용하면 안 된다는 학습 목표가 버젓이 실려 있다. 게다가 이 단원은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외국어를 남용하는 사례를 조사해 발표하는 활동이 포함돼 있으므로, 학생들은 분명히 학교의 드롭존을 제1번 남용 사례로 찾아낼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교사로서 나는 학생들을 과연 어떤 표정으로 바라봐야 할까? 게다가 더욱 부끄러운 점은 심지어 승하차 구역을 뜻하는 단어가 ‘드롭존’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학생들의 승하차 구역을 뜻하는 단어는 ‘드롭오프존(drop-off zone)’이다. 드롭존은 폭발물, 낙하물 등의 투하지점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로 드롭오프존과는 다른 단어이다. 물론 간혹 외국학교에 드롭존이 있기도 하다. 그 사정은 대강 이렇다. 학생들이 수업을 찾아 이동하는 외국학교는 소지품을 놓아둘 만한 곳이 딱히 없어 사물함을 복도에 만든다. 그런데 사물함을 준비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학교에서는 소지품을 잠시 내려두는 드롭존을 설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신발주머니함 정도의 개념인 셈이다. 따라서 드롭존 어쩌고 하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창피함에 눈시울이 붉어지다 못해 검어질 지경이었다. 국록을 먹는다는 사람들이 조어력(造語力)이 부족해 외국어를 끌어오고도 당당하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심지어 빌려온 외국 단어도 굳이 틀린 것을 가져와 오용하는 데에는 대체 어떤 행정력이 발휘되었던 것일까. 학교의 여러 장소는 수십 년에 걸쳐 학생들의 뇌리에 깊게 뿌리내리곤 한다. 선생인 나도 초등학생 때 얼음 땡을 하던 거북이 동산이 가끔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런데 거북이 동산 대신 터틀플레이존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면 지금까지 그 따스한 동산의 감각이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 이런 부분에까지 행정가들에게 섬세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신중치 못한 발표에 피로 증가 그러나 바로 오늘 나를 가장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허장성세가 금강산의 비로봉만큼 높았던 드롭존 계획이 아니라, 그렇게 홍보하던 드롭존이 어느새 흔적도 없이 우리 사회에서 쏙 사라져버렸다는 소름 끼치는 일이다. 드롭존을 설치하겠다던 사람들은 반년도 더 지난 지금,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길래 이렇게 조용한 것일까?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드롭존 계획. 상위기관의 섣부른 발표 하나하나에 누적된 일선 학교의 피로도는 이미 끔찍한 수준이다. 신중하지 못한 발표들이 범람하며 학교를 점차 침몰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과연 필자만의 기우에 불과할까? 드롭존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다음 사고가 터져야만, 이미 물이 끓어 넘치고 냄비뚜껑이 벗겨져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될까.
최근 교육부에서는 오는 10월 중에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공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다. 알다시피 교원 임용시험은 1차 필기시험, 2차 실기․수업 시연 및 심층 면접으로 치러진다. 1차 성적과 2차 성적을 각각 50%씩 반영해 최종 합산한 성적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교원의 지방직화 준비 수순 이번에 교육부에서 내놓은 개정 규칙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1차 필기시험은 현행 방식대로 그대로 진행되지만 2차 시험의 과목 구성과 배점을 교육감이 임의로 정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1차 시험, 2차 시험 성적의 반영 비율도 교육감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1차에서 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얻어도 2차 전형의 실기(수업시연 및 심층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교육감의 공약 사항 및 교육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찬성하는 예비 교원만 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평가에 주관적,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아주 크기 때문에 임용시험의 공정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 현재 시․도교육감에게 교사선발권을 부여하는 임용시험규칙을 두고 교육 현장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육감에게 교사선발권을 부여하는 규정 철회를 요구합니다’라는 글도 올라왔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은‘지방교육자치 역량 강화 방안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으로는‘교사의 지역별 고유성’을 위한 지역 중심의 인사 제도 혁신 중 하나의 정책으로 교원의 지방직 전환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부에 있었던 막강한 인사 권한을 시․도교육감에게 대부분 이양 및 위임하면서 교원의 지방직화를 서서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격차 해소가 우선돼야 그렇다면 교원 선발권을 교육감에게 위임하고, 교원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변경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 현재 지방마다 교육재정 여건이 다르기에 재정여건이 좋은 서울이나 인구가 많은 수도권은 학생들이 좋은 교실, 맛있는 급식, 그리고 양질의 수업내용과 우수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농산어촌이 존재하는 지방의 시․도교육청의 경우에는 재정여건이 부족하기에 풍족하게 사용할 재정적인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 이는 그동안 공평한 학습기회를 강조했던 공교육이 학교 교육의 부실로 이어지고,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 침해로 이어져 모든 피해는 해당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교육부의 과도한 권한은 시․도교육청으로 이양 및 위임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교원 선발권 위임 및 교원 지방직화는 많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알다시피 교원의 사기는 교육력과 직결되는 만큼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교육감의 교사선발권 부여 및 교원 지방직화는 철회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지역 간의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기회의 형평성 확보가 가장 최우선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교원 연수의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원격연수를 신청하는 교원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언택트 교육에 필요한 IT 관련 주제 강의가 인기를 끌었다. 준비 없이 시작된 원격수업이었지만, 교사들은 연수를 통해 필요한 지식을 채워나가고 있다. 사제동행 원격교육연수원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원격연수 수강생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정도 수강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하자 다음 달인 3월 수강생은 전년 대비 220% 가까이 늘어났다. 지역 감염이 시작됐을 시점에도 원격연수 수강생이 증가했다. 인기를 끈 강의는 IT 관련 주제였다. 특히 구글 클래스룸 활용법을 배울 수 있는 ‘종이 없는 미래 교실의 시작, 구글 클래스룸’, 유튜브 사용법을 안내한 ‘선생님이 유튜브 해도 되나요?(유튜브 사용설명서)’가 교사들의 많은 선택을 받았다. ‘종이 없는 미래 교실의 시작, 구글 클래스룸’을 수강한 A 교사는 “1학기 때 온라인 학급 운영을 위해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했지만, 시행착오가 많았다”면서 “강의를 듣고 나니, 이제 여유 있게 수업을 구성하고 다양한 교육활동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B 교사는 “지역 교육청에서 준비한 2시간짜리 실시간 강의로 사용법을 익히고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크고 작은 실수가 생겨 원격연수를 신청했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실수도 줄이고 익숙해졌다”면서 “구글 클래스룸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한 후 필요에 따라 교육활동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력 격차와 수업 결손, 진로 지도에 대한 고민도 묻어났다. 기초학습과 진로 주제로 한 ‘아이들의 진로진학, 전문가와 설계하다’, ‘만남, 관계 맺기, 회복을 위한 열린 질문기법’, ‘기초학력 향상 행복수업 희망교실’,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놀이수업(한글·수·연산)’ 등을 신청한 수강생이 급증하고 있다. 교육청의 추천으로 ‘기초학력 향상 행복수업 희망교실’을 수강한 C 교사는 “그동안 학습 부진아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없었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면서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올해 학급 담임을 맡은 D 교사는 전화 상담을 하다가 한글 미해득 문제과 수 연산에 어려움이 있다는 학부모들의 고민을 접했다. 고작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자존감이 낮아졌다는 얘기에 관련 연수를 알아봤다. 그는 “코로나19로 아이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 수강하게 됐다”면서 “연필 쥐는 방법부터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선생님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귀띔했다. 김재철 사제동행 원격교육연수원장은 “올해 원격연수는 코로나19와 맞물려, 원격수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고, 학력 격차 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초학력 신장을 위한 연수도 교사 개인뿐만 아니라 교육청 차원에서도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언택트 교육이 일반화할 것에 대비해 관련 연수를 지속해 개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공교육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우리 사회는 기존 방식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고 경고한다.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때라고 채근한다. 갑작스러운 사회적 요구에 교육 현장이 과도기를 겪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나아가 미래 교육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학교와 교사들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작은 학교의 약진이 고무적이다.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통폐합 위기에 몰리고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자구책을 찾고 내공을 쌓아 미래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편집자 주 경기 이포초에는 최근 문의 전화가 부쩍 많아졌다. 인근 큰 학교에서 전학을 오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전화였다. 거리가 멀어 학부모가 직접 등·하교를 해야 하지만,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한다. 실제로 3학년생이 7명이었는데, 올해만 2명이 전학을 와 현재 9명이 재학 중이다. 여주 시내에서 떨어진 이 학교에 학부모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이포초는 온라인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교생이 지난 4월부터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교내 어디서든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전교생 수만큼 스마트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부터 디지털교과서 선도학교, SW교육·AI교육 선도학교, 미래 교육 중점학교를 운영하면서 구축한 시스템과 수업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는 중이다. 실시간 화상회의 플랫폼 줌과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수업을 진행하고, 예체능 교과는 과제형으로 병행했다. 가정에서 실시간 수업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거나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학부모의 동의를 받고 가정을 방문해 교사가 직접 도왔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나 가정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학생은 학교로 불러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게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생, 학부모들의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도 이포초는 동요하지 않았다. 전교생 45명, 6학급인 시골 작은 학교의 저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등교가 중지됐을 때, 처음 2주는 온라인 클래스 이학습터에서 제공하는 과제 중심 수업을 꾸려나갔다. 일주일에 한 번, 학습 꾸러미를 배부하고 과제물을 확인, 피드백하는 방법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저학년은 온라인 클래스나 이학습터에 로그인하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태블릿으로 수업하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적지 않았다. 교사들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학생들의 모습에 고민했고, 자발적으로 ‘원포인트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꾸려 원격수업을 준비했다. 장승오 교사는 “교사마다 자신 있는 분야를 정해 원격수업에 필요한 도구를 익히고 디지털기기 활용법을 터득해 배움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회의를 거쳐 원격수업 도구는 하나로 통일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등교할 때와 다르지 않게 수업할 방법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또 공유했다. 원활한 수업을 위해 필요한 장비는 각종 공모사업을 유치해 받은 예산으로 구입했다. 지난 14일부터 등교수업을 하고 있지만,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비하고 있다. 장 교사는 “교육 현장이 전환기를 맞은 것”이라고 했다. “모든 게 처음이었어요. 당황스럽고 고민이 많았죠. 원격수업에 최적화된 방법을 지정해줬으면, 혼란이 적었을 것 같아요. 교사 개개인에게 수업 플랫폼을 선택하라고 하니,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지칠 수밖에요. 한 달 정도면 끝나겠지, 했는데 장기간 이어지다 보니까 학부모님들도 불만이 커지고요. 하지만 이제 적응하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원격수업에 활용한 도구들을 등교수업에도 활용하면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겠다, 싶을 때가 있어요. ‘블렌디드 러닝’의 효과도 이야기되고 있고요.”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려면, 국가 차원의 온라인 인프라 구축과 학급당 학생 수 조정 등이 시급하다고 했다. 교사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게 관련 연수의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한정된 조건에서 성공적으로 원격수업을 준비한 사례가 더 많이 공유돼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면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라도 웃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경순 교장은 “배움의 열정을 가꾸는 학생들과 가르침에 있어 언제나 정성을 다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새로운 공교육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 “작은 학교의 저력을 보여주세요” 본지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 미래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학교의 사례를 제보받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언택트 교육의 실마리를 작은 학교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제보 메일 kmg8585@kfta.or.kr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위임한다는 교육부의 임용시험 규칙 개정안을 철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9만 명에 달하는 국민이 동의했다. 지난 14일 게시된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부여하는 규정 철회를 요구합니다(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2722)’ 글은 교사 선발 과정의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주면 교육감의 정책과 이념에 맞는 사람만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사범대 학생임을 밝힌 한 청원인도 임용시험 규칙 개정안을 철회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한국교총은 24일 임용시험 규칙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청원 확산에 대해 “교육부는 지역인재 선발은커녕 교육 정치화만 초래할 교원 임용시험 규칙 개정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제대로 된 협의와 공감 없는 일방행정에 대한 비판이자, 공정한 교사 선발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부여하면 교육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필기시험 등이 축소되거나 무력화되고,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면접 등의 비중만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또 교육감의 정책과 이념이 반영된 면접, 논술시험 등을 강화하고 당락을 좌우할 요소로 작용한다면, 현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공정성은 무너지고 교육의 정치화만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임용시험 규칙 개정이 교육부가 밝힌 대로 지역인재 선발을 위해서라면, 지역인재 선발을 위한 시험 방식과 절차부터 고민하고 제시했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험의 공정성을 해치는 자의적·주관적인 평가를 배제할 방법도 구체적으로 마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기존에 명시된 내용까지 삭제하고, 교육감에게 시험 방식과 합격 기준을 일임하면 된다는 식이라면 과연 누가 개정 절차와 내용에 대해 공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헌법상 교원의 지위는 법률로 정하게 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2014년 대법원의 판례에도 ‘교원의 지위에 관한 사항에는 교원 임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교총은 “교원 신분의 취득 여부를 결정짓고 제한하는 중요한 내용이 법률은커녕 대통령령, 교육부령도 아닌 교육감의 지침 수준에서 좌지우지 하는 것은 교원지위 법정주의에도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며 “교원의 지위를 흔들고 임용시험의 공정성을 훼손하며, 교육의 정치화와 편향교육을 초래하는 임용시험 규칙 개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교총은 교육부가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해당 규칙 개정을 강행한다면 행정소송과 대국회 활동, 국민청원 서명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 활동을 전개한다는 입장이다.
8년 만에 교육부 주관 회귀 분기별 학폭예방교육 실시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최근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국무총리에서 교육부 장관 소속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과 학교장이 분기별 1회 이상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동법 개정안이 연달아 발의돼 논란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1일 발의한 학폭법 개정안은 국무총리 소속의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교육부 장관 소속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에 대한 정부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되레 정책을 퇴보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기존 교과부 장관 소속이었던 학폭대책위를 2012년 3월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법’을 개정한 바 있다. 2011년 12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대구의 한 중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이후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자 학교폭력을 범부처를 포괄하는 국가·사회적 문제로 접근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를 8년 만에 다시 교육부 장관 소속으로 회귀시키는 것이 된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2일 발의한 학폭법 개정안도 논란이다. 주요 내용은 학교장이 분기별로 1회 이상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학교폭력 신고를 받은 수사기관은 즉시 학교폭력 현장에 출동해 폭력 행위 제지, 가·피해 학생 분리, 긴급치료 의료기관 인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학교현장은 현재도 이미 많은 학교들이 창체와 교과연계를 통해 연 4회 이상의 다양한 학폭 예방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폭을 비롯한 각종 법정 안전교육만 해도 연간 70여 시간에 달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에 교총은 “실시 횟수보다 교육의 질과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며 “경중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학폭 신고에 대해 형사적 대응을 하게 되면 교육적 해결이 사라지고 불필요한 경찰력이 낭비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학습격차 심화, 대책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 학급당 학생수 20명 단계적 감축으로 미래교육 준비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학급당 학생수 적정 수준을 20명 이하로 제한한 ‘교육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실 내 거리 두기가 가능해지고, 교육부의 주력사업인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 쌍방향 온라인수업도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이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순차적인 개학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등교 수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경기지역의 과학고 학생들은 모두 등교해 대면 수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가 적고, 학생 1인당 교실 내 사용면적이 1.3평으로 일반 학교와 최대 2배 이상의 차이가 나기에 가능했다. 2019년 기준, 서울·경기지역 과학고의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 15명이다. 반면 전국의 초·중·고 433개교는 31명 이상, 6558개교는 21~30명이다. 이처럼 학급 당 학생수가 많을수록 학습 여건, 방역에서 불이익을 받을 뿐 아니라, 코로나 이후의 상황에서는 등교 일수로까지 연결돼 학습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현재 학급 당 학생수 기준은 교육부가 강제할 수 없는 구조다. 그간 학급당 학생수 기준은 시행령이 아닌 교육감이 규칙으로 정하도록 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학급당 학생수 적정 수준을 20인 이하로 할 것을 법률로 명시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학급당 학생수의 단계적 감축을 위한 계획을 수립·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탄희 의원은 “교육부의 역점 사업인 그린스마트스쿨사업, 쌍방향 온라인 수업 역시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생들의 교육 격차 문제와 더불어 방역까지 잡아, 새로운 미래교육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선생님들께 ‘가장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난 2월 이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서 학교 방역과 교육활동에 최선을 다해주신 선생님들이 계셨다.” 강은희(사진) 대구시교육감은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한 지난 7개월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전했다. 중등 물리교사 출신인 그가 30여 년 만에 교육계로 컴백한 지 2년이 지났다. “행복 넘치는 교직생활이었다”고 추억을 떠올리며 이제 다시 교육가족들에게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는 게 강 교육감의 목표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한 5년은 행복 그 자체였다. 천직이라고 여겼다”며 “그런 내가 다른 길을 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스스럼없이 추억을 떠올리는 모습에서 스타 정치인 출신의 권위적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직원들 사이에서 ‘어머니 리더십’으로 통한다. 늘 다정하고 세심하게 의견을 조율하고 해결한다. 교육·IT ‘융합’의 대표주자인 강 교육감은 에듀테크에 강해 최근 코로나 사태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날 때 선제적으로 개학 연기를 교육부에 요청하고 온라인 학습 체제를 일찍부터 준비했다. 에듀테크 인프라도 잘 갖춰 이미 평균 100대 정도의 스마트 패드가 보급되는 등 이르게 준비한 덕을 많이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힘내요 대구’ 응원문구가 한창이었던 때와 비교하면 사정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비상사태다. 코로나19의 전국적 재확산으로 방역대책에 몰두해야 한다. 교육감 임기와 동시에 시작한 국제공통대학입학자격시험(International Baccalaureate, 이하 IB) 교육 등의 현장 안착도 시급한 상황이다. 복장부터 비상·재난사태 때 착용하는 라임색 민방위복을 아예 상하의 정장으로 맞춰 입고 다닌다. 강 교육감은 “미래역량교육에 남은 2년 간 역량을 쏟아 부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교육계로 복귀한 지난 2년을 뒤돌아 본다면. “먼 길을 돌아 다시 교육계로 돌아온 것 같다. 오랜만에 돌아와 보니 상황이 많이 변했다. 하드웨어·환경적인 부분은 크게 나아졌음에도 교육 여건이나 현장의 어려움도 많다. 교육 본연에 가까운 정책을 펴는 게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그런 입장에서 취임 후 선생님들이 교육에 열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한 2년이 아니었나 싶다. 학교 자율성과 교육력 회복에 상당히 집중했다.” ―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공교육 최초로 IB교육을 도입하고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비판적인 사고력 등 다양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육성하고 교육해내는 데 IB교육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해 취임 후 2018년 9월 IB 본부에 IB 한국어 작업을 요청했다. 이후 초·중·고교 각 3곳에 IB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IB 프로그램을 실제 적용하려면 IB 본부 심사를 통해 관심·후보·인증학교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대구는 모두 후보학교를 통과해 인증학교를 앞두고 있다. 기초학교는 50곳 지정돼 IB 본부로부터 굉장히 속도가 빠르고 놀랍다는 격찬을 듣고 있다. IB 프로그램 자체보다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한데, 이를 통해 아이들이 굉장히 많이 변화되고 있다. IB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주도적 학습이 되는 형태다. 이 부분이 성공적으로 안착되고 있다.” ― 공약이행완료 분야에서 평가 ‘최고 등급’을 받았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교육에 가장 필요한 현실적인 공약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다. 거창한 정책이 시민들 눈에 띌 수 있지만, 정작 예산은 많이 들고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현장의 소리를 꼼꼼하게 경청하고 필요한 내용을 공약화해 지속적 이행에 집중해 공약 추진과제 81개 중 98.8%의 목표를 달성했다. 전국 교육감 평균 이행완료율인 47.8%보다 크게 높아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로부터 교육감 공약이행분야 2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다. 특히 취임 초기 도입한 1수업 2교사제, 진로진학 관리 시스템(리로스쿨)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다. 진로진학 관리 시스템은 60개교 이상 확대돼 나이스와 연계한 학습 관리, 진로 관리 시스템이 온라인수업에도 상당히 도움이 됐다.” ― 교권3법 현장 안착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교권3법은 교총의 커다란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교육청도 교권과 학습권을 동시에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4개 교육지원청과 본청에 변호사 5명을 채용하고, 교육권보호센터를 설립해 교육현장의 법률·행정·심리치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교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업무 중 교원들이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교원안심번호 서비스 도입으로 교원의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노출을 방지하고, 가상의 번호로 문자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져서 올해 코로나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됐고, 교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에서 무자격 교감공모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공모제의 취지에 맞게 자격을 보유한 교감 초빙에는 동의하지만 무자격 공모는 본래 취지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본다. 평교사가 보직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관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기존 승진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공모과정에서 공정성을 상실한다면 오랜 기간 성실하게 준비해 온 대다수 교원의 상실감과 더불어 교직사회의 무력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간단하게 볼 수 없다.” ― 교육감협에서 조율 등 어려움은 없는지. “교육 현장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나 해법을 같이 하면 바람직하겠지만 시·도별로 각기 의견이 다른 부분이 상당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교육 본질에 접근하고자 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기초학력 평가의 경우 ‘일제고사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나 잘못된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평가의 방식이나 방향을 바꾸면 되는데 서열화 한다는 것 때문에 지나치게 터부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력 깜깜이’가 우려되는 코로나 시대에 평가를 통해 아이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과목에 맞게 서술형 등 다양화해서 척도로 삼을 수도 있다. 과거처럼 성적으로 학교를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평가하지 않는데 어떻게 개선점이 나오는가.” ―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개선점을 든다면. “우리나라는 교육시스템이 입시와 별개로 갈 수가 없는 구조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학생 역량중심 교육을 제시하고 있고, 학생들의 평소 학습과 활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대학에 진학하도록 하는 게 주류로 돼있다. 그런데 특정 사안 때문에 교육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입시만 과거로 돌리려고 한다면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어떻게 키워 줄 것인가. 평소 학생의 성장을 꾸준하게 기록하고 질적으로 관리하며 부족한 것을 피드백해서 공백을 메우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시스템 확보가 필요하다. 그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는 IB도 대안이 될 수 있다.” ― 특목고, 자사고 폐지는 어떻게 보는지.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가 다양해야 한다. 대구 ‘예담학교’는 진로를 일찍 발견하지 못해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고3(내년 고2 확대)에 갈 수 있는 중도 예술학교다. 과학 분야에서도 이런 학교가 있어야 된다고 본다. 특목고가 입시 수단으로 활용된 부분은 잘못됐지만, 일방적 폐지보다 아이들의 다양한 진로 부여의 기회로 수정해줘야 한다. 일률적인 교육으로 가는 게 더 문제다. 평준화에 치중해 교육의 다양성을 간과한 결과로 교육이 후퇴하거나 공교육의 만족도 저하로 인한 국가·사회적 부작용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각 시·도별 여건을 고려하고, 근본적으로는 학교의 의사를 반영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다. “IB 운영을 통해 미래 사회의 주역인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미래 역량을 길러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도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교육 개혁에는 선생님들의 노력이 99.9%라고 본다. 현장에서 교사들이 열정과 만족감을 가지고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작동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좀 더 현장과 소통하고 설득하며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혁신적인 미래역량 교육을 실현해 갈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내년까지 예측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함께 가는 훈련을 하면서 교육에 열중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데 남은 기간을 써야하지 않을까 한다.” ◇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1964년 10월 23일생 △경북대 물리교육과 졸업(학사) △계명대 산업기술대학원 컴퓨터공학과 졸업(공학석사) △원화여고, 봉화 소천중·고, 동명중 교사 △㈜위니텍 이사 및 대표이사 △(사)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19대 국회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여성가족부 장관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한국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14일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에 유치원 교원이 개인별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한 복무 지침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최근 유치원에는 정부의 방과후 과정 운영 정책에 따라 ‘에듀케어’, ‘방과후 과정’ 등 이른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뤄지는 활동에 대한 담당 교원의 조기 출근과 초과근무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교원 개인별 근무시간 조정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유치원 교원들에 따르면 방과후 과정 운영을 위해 담당 교사가 약 1시간의 시차출퇴근을 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현재는 누군가 초과근무를 해야 한다. 이들에게 그 수당이 따로 지급되는 것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시·도마다 수당 기준이 다른 문제도 나오고 있다. 조기출근자는 받지만 늦게 퇴근하는 경우 못 받는 수도 있다. 사실 10여 년 전 ‘종일제 운영 유치원’ 때는 탄력근무가 허용됐다. 그러나 2013년 유아교육법 제13조(교육과정 등) 개정(교육과정 운영 이후에 방과후 과정을 운영할 수 있음)된 이후 유치원도 ‘단위학교별 탄력적 근무시간제’가 적용돼 개인별 근무시간 조정이 불가능해졌다. 그 후 유치원에서는 탄력근무 없이 운영되는 애로사항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교육부가 유치원 교원에 대해 개인별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지침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일반직 공무원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현재 국가공무원 복무지침에는 시차출퇴근 등 탄력근무가 가능하다. 현재 학교에는 영양교사에 한해 개인별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하도록 명시된 예외조항이 있다. 영양교사는 식재료 검수 업무 등으로 조기 출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유치원 교사에게 적용하면 가능할 것으로 교총과 연합회 측은 보고 있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우영혜 회장은 “교육부 지침 상 유치원 교원도 영양교사처럼 예외 조항으로 개인별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지침을 수정해 안내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유희승 유아교육정책과장은 “우리 부서만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다른 학교 급에 대한 파급력까지 신중히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교장공모 폐해 답습 불보듯 설문조사 결과 ‘반대’ 98% “교사 열정·헌신 무너뜨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이하 교육감협)가 교감공모제 도입과 연구실적 평정점 하향을 골자로 한 교원승진제도 개편방안을 교육부에 건의했다. 교총은 즉각 입장을 내고 “특정노조 점프승진 루트로 전락한 무자격 교장공모제 확대, 교사 선발권 교육감 위임에 이어 교감까지 ‘내 사람 심기’를 노골화 한 것”이라며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개편방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교육감협은 14일 정기총회를 열고 교감공모제 도입 등 교원승진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단일안에 대한 합의가 불발돼 보직형과 초빙형의 복수안과 각각의 안에 대한 찬반의견을 모두 병기해 교육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감협은 또 학폭 등 공통가산점을 폐지하고 연구실적 평정점을 2점으로 낮추는 안과 근평 반영기간을 각각 3년, 4년, 5년으로 하는 복수안을 교육부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코드·보은인사와 특정노조 인사 교장 만들기 수단으로 비판받는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폐해를 아무런 개선 없이 교감에까지 확대·재생산하는 행태”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교총은 최근 교육감협이 경력 6년 이상이면 응모가 가능한 교감공모제 도입을 설문조사한 것과 관련해 “최소한의 경력만 갖고 발표, 면접 한번 잘 하면 교감이 되는 교감공모제는 평생 전문성 신장에 노력하고 기피 학교 근무와 담임·보직 등을 마다하지 않은 교사들의 열정·헌신을 무너뜨린다”고 비판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교총이 15일 발표한 ‘교감 지원정책 발굴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무자격 교감공모제 도입에 대해 반대하는 교원이 98%(매우 반대 93.55%, 반대하는 편 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반대 이유에 대해 “특정 단체 소속 교사들의 독단적 여론 주도로 오히려 교직원 간 갈등 조장과 학교 행정에 혼란 초래”, “행정업무와 관리자 경험 없이 열정에 의한 학사 운영할 시 발생되는 다양한 문제”, “연차를 중시하는 교직계에서는 아직 시기 상조”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설문조사는 7월 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원)감 168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38%포인트다. 실제 2018년 3월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으로 무자격 교장공모학교 비율이 전체 내부형 공모학교의 15%에서 50%로 확대된 이후, 특정노조 출신자의 무자격 교장 임용이 2018년 14명에서 2019년 42명으로 3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 2학기에는 교사에서 교장으로 임용된 20명 중 19명이 특정노조 출신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일례로 지난해 강원도교육청에서는 특정 단체 출신 교원이 공모 교장으로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다시 교육청 요직으로 발령이 났으며 이는 교육감의 특혜성, ‘내 사람 심기’식 인사의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연구실적 평정점을 2점으로 축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한점 축소 시 현장연구대회같은 연구, 행사 참가는 물론 학위 취득을 위한 노력과 관심이 저하될 수 있다”며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기계발 유인가로서 연구실적 점수가 축소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원들의 교실수업 개선 실천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승진 점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센티브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대회 참여 교원에 대해 일정 부분 연구실적점수를 부여해 누적점수가 일정기준에 도달하면 전문직, 수석교사, 학습연구년교사, 국내외 연수 선발 등에 우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근무성적 평정 기간을 5년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근평 기간의 확대는 교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더욱이 잦은 제도 변경은 현장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대다수 현장 교원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 행정, 독단 행정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교육감협의회, 각 시도교육청 등 관련 기간과 협의를 통해 11월 중 교원승진제도 개편 종합안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 ‘줌 접속 대란’ 우려 나와 접속 끊김·튕김 현상으로 차질 인프라 구축·사전 조사도 없어 민원에 흔들리는 교육당국 실망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21일부터 수도권 지역 학교들이 등교 수업을 재개한다. 유·초·중학교는 전체 인원의 3분의 1, 고교는 3분의 2 내에서 등교하며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형태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가 원격수업 기간에 실시간 조·종례를 도입하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하도록 방침을 정해 학교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수업 방식을 획일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5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교육부-시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 주요 협의 및 결정사항’을 발표했다. 결정사항에 따르면 우선 원격수업 기간 동안 교사는 ‘줌(Zoom)’이나 SNS로 매일 출결과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등 실시간 조·종례를 운영해야 한다. 또 원격수업 기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하거나 콘텐츠 활용 수업 중 실시간 채팅을 활용한 피드백 수업을 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1차시 당 초등학교 40분, 중학교 45분, 고등학교 50분간 수업 시간을 지켜달라고 일선 학교에 당부할 방침이다. 원격수업을 일주일 내내 지속할 경우 교사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전화나 개별 SNS 등을 통해 학생·학부모와 상담해야 한다. 교육부는 원격수업을 원활히 지원하기 위해 교실 내 무선인터넷(와이파이) 환경을 구축하고 노후 기자재 약 20만대를 신속히 교체하기로 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줌 접속대란’을 우려하면서 “학교 네트워크나 화상회의 솔루션 등 인프라 구축부터 해 놨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성토가 쏟아져 나온다. 실제로 17일 오전 취재 결과 교사들은 화상회의 솔루션 접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줌에 접속해보니 호스트인 교사가 튕겨 나가거나 아예 접속조차 되지 않는 등 1교시부터 접속량 폭증으로 각종 끊김, 딜레이 현상이 발생해 쌍방향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이다. 대구 A초 B교사는 “현재도 줌, 구글 미트, MS팀즈 등 수많은 플랫폼이 중구난방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나이스처럼 모든 교사가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도 아닌데 무엇을 이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일단 쌍방향 수업을 늘리고 보겠다는 일방적인 발표 자체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기기 또한 휴대전화, PC, 태블릿 등 매우 다양하고 웹캠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일사분란하게 쌍방향 수업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교사들의 의견 조사, 학생들의 기기사용 실태 조사, 쌍방향 원격수업 선호도 조사 등 먼저 고민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기 C초 D교사는 “쌍방향 수업이든 온라인 수업이든 교사들은 매일 최선을 다해 수업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의 불만과 여론에만 기대는 등 오직 민원에만 흔들리는 교육 당국의 모습이 실망스럽다”며 “온라인 수업이나 유튜브 연결이라 하더라도 학습 목표에 딱 맞는 콘텐츠를 찾고, 편집하는 것 자체도 품이 많이들어가고 실제 투입 시간에 비해 보여지는 성과는 20~30% 밖에 안 되는 게 온라인 수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손가정, 한부모 가정, 맞벌이 가정은 원격수업에 대한 케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원격수업 기간 동안 긴급돌봄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 수반되는 문제점을 먼저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복안을 가지고 행정을 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교사와 학생 사이 소통을 늘려야 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수업방식을 교육 당국이 획일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교사 판단과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조성철 대변인은 “학교급에 따라, 지역에 따라 상황이 천차만별로 다를 수 있는데 인프라 구축에 대한 지원도 없이 쌍방향 수업을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학교에만 맡기지 말고 교사들이 원격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축과 방역, 인력 지원 등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