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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17개 시·도교총이 공동 주최한 ‘2020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한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비롯해 교육계, 학계, 정계, 재계, 시민·사회·직능단체 대표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손상된 신뢰 회복 필요해 교총은 올해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맞아 ‘우리의 미래를 여는 힘! 바로 교육입니다. 스쿨리뉴얼(School Renewal)로 꿈이 영글어가는 교육을 만들어갑시다’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학교가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행복한 배움터가 되고, 미래 새 출발의 보금자리가 돼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본을 되찾은 학교의 기능 부활로 꿈·행복·미래를 열어가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대국민 제안이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 교육이 소통 부재로 우왕좌왕 방향을 잃었고, 특히 현안에 대한 인식의 극심한 양극화로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겨 안타깝다고 회고했다. 또 선거법 신속처리안건에 얹혀 어물쩍 하향된 만18세 선거 연령으로 학교의 정치장화, 고3 교실의 선거장화 등을 우려했다. 이와 함께 최근 교원지위법, 아동복지법, 학교폭력예방법 등 소위 교권 3법 개정으로 우리 교육현장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교원들의 열의가 부활돼 학교 교육이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본령에 충실한 교육을 가꿔가기 위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수월성과 평등성의 균형 교육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교육이 국가의 미래이자 희망이라고 전제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의 시작도 교육이라며 올해 공정에 기초한 교육의 혁신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도 불공정 타파를 통한 교육의 공정, 신뢰, 정의 회복을 강조한 바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해 교총과의 교섭을 바탕으로 교원지위법 시행령 마련, 도서벽지 교사의 근무 안전 종합대책 수립, 학교폭력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현장 안착 등 협치와 미래 교육시스템 구축을 통한 교육 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그 외 각계각층 인사들도 축사와 덕담 등을 통해 우리 교육이 위기라는 데 공감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올해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잡아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는 소망도 밝혔다.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매년 초 교육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한 해 교육의 내실과 발전을 다짐하는 큰 행사다. 올해 참석자들은 우리 교육의 위기를 우려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교육 부활과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 이들은 ‘교육을 살리자. 희망으로 미래를 열자’는 시대정신과 역사적 소명의식에 한 목소리를 냈다. 갈등 넘어 기본을 되찾자 현재 우리 교육은 여러 문제에 봉착해 있다. 고교 무상교육 실행, 자사고 등 폐지와 일반고 전환, 고교학점제 도입, 교감공모제 등 교원승진제도 논란, 대입제도 개편, 고3 교실의 정치장화 방지 등 산 넘어 산이다. 신년교례회 직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와 정당에 요구한 선거 연령 하향에 대한 보완입법과 국회에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통과된 유치원 3법 후속 조치도 화급하다. 이런 난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교육으로 우리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전 국민의 마음과 힘을 한 데 모아야 한다. 2020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의 다짐과 국민들의 기대대로 올해 우리 교육이 갈등을 해소하고 에너지를 결집해 희망으로 올곧게 미래를 열어가길 바란다.
교육부의 정시 확대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당초 지난해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의하면 서울대를 비롯한 16개 대학은 2023학년도까지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전체 선발 인원의 40% 이상으로 늘려야 했었다. 그런데 이들 대학에 지원되는 재정을 무기로 1년 이른 2022학년도까지 정시 비중 40% 달성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고1부터 정시 비중이 확대되기 때문에 교육현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시 확대로 학종 줄지 않아 정시 비중이 확대되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수업이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정시 확대로 인해 이제 막 자리를 잡고 있는 학생중심 수업의 뿌리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모둠협력학습, 교과융합학습, 창의적과제탐구학습 등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 늘었는데, 수능 비중이 높아지면 과거처럼 교사중심의 주입식 수업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모집이 40%로 높이더라도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16개 대학의 2021학년도 정시 선발 인원은 1만4787명으로 전체 모집인원(5만1013명)의 29% 수준으로 정시 비중을 40%로 늘리면 5625명이 증가한다. 그런데 이들 대학은 대부분 수시에서 논술전형을 실시하는데 이 전형을 폐지하라는 교육당국의 방침을 고려하면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전환해도 정시 40% 달성은 무난하다. 2020학년도를 기준으로 주요 16개 대학은 수시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5799명으로 정시 40%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인원을 넘어선다. 게다가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에 따른 수시 특기자전형 폐지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학종 인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일례로 연세대의 경우 2021학년도 정시선발 인원이 1137명인데 2023학년도 정시 40%인 1489명에 맞추기 위해서는 343명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2021학년도에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384명, 특기자전형이 124명으로 정시확대에 따른 증가분을 맞춰도 인원이 남아 오히려 수시 학종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수능 응시 졸업생 비율 증가 매년 수능 응시자 현황을 보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재학생 비율은 줄어드는 데 비해 졸업생 응시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대학입시가 수시는 재학생, 정시는 졸업생으로 이원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미 재학생의 경우, 정시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수능 전문학원에서 집중적으로 문제풀이 교육을 받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이 곧 수시 학종 축소는 물론이고 학생중심수업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학생중심수업을 견인하는 학종은 수시에서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정시 확대로 인한 문제풀이식 수업으로의 전환을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재학생들은 학생중심수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대입제도 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학종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보다는 재학생들이 잘 할 수 있는 한 마리 토끼인 학종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학생 중심 수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1월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학생들과 함께해온 헌혈 릴레이와 나의 헌혈 이야기를 방송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몇 년간 제자들과 헌혈 활동, 캠페인 활동을 한 이야기가 신문을 통해 지역에 알려지면서 1년 전에도 연락이 왔었지만 사양했었다. 나보다 헌혈도 더 많이 하고 훨씬 더 감동적인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내가 나서는 것이 부담되어서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사양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 오히려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사제동행 헌혈의 가치를 여러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촬영에 응했다. 전체 방송시간은 대략 20분 정도였는데 실제 촬영은 거의 하루 종일 이어졌다. 그전에는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 보면서 힘들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막상 해보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촬영인데도 교장 선생님, 동료 선생님들, 제자들이 자신들의 일들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촬영에 도움을 주셨다. 특히 수능이 끝나고 한껏 여유를 즐기던 제자까지 학교로 나와 적극적으로 인터뷰해주는 모습들, 타지에 있어서 참여는 못 하지만 축하드린다면서 연락하는 모습들이 고마웠다. 여러 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 촬영을 잘 마쳤고 약 한 달 뒤 방송이 나왔다. 방송을 본 선생님들, 학생, 학부모님들, 고향마을 어르신들, 친구들로부터 많은 축하와 응원을 받으며 길진 않지만, 학생들과 함께해온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께서 간 질환으로 조직검사와 수술을 받게 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포함하는 가정경제의 대부분을 책임지시는 아버지가 병원 생활을 장기간 하시면서 가계도 어려워졌고 곧 고3이 된다는 중압감까지 겹쳐 학교생활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긴급수혈이 필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헌혈증을 모아서 줬고 이러한 격려와 응원 덕분에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아버지도 더 힘을 얻어서 건강을 빠르게 회복했고 가족들도 각자 자리를 지켜준 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헌혈을 시작했고 건강이 허락되는 한평생 하겠다는 생각에 18년째 250여 회의 헌혈을 이어가고 있다. 사제동행 헌혈을 시작한 것은 2015년 7월경이었다. 고3 담임을 맡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4일째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밝고 상냥한 평소 모습으로 봐서는 무단결석을 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 한날 연세 있으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왜 자느냐고 깨울 때 반항적인 태도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후 학교에 나오질 않았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의 안전이 걱정되어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결국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학생을 찾아냈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있는 학생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안쓰러웠다. 몇 끼 거른 것처럼 얼굴엔 생기가 없었고 표정도 어두웠다. 따뜻한 국밥부터 먹이자 학생이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공장에서 일하다 크게 다쳐 수술을 받고 누워있고 곧 2차 수술을 해야 하는데 회사에서는 산재처리를 해주지 않으려 했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 건강까지 나빠져서 야간 편의점 일도 그만둬야 했기에 장남인 자신이 나서야 했단다. 학교를 뛰쳐나간 그 날도 밤새 야간 일을 하고 학교에 왔었다고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했다. ‘아직 고등학생인데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이 얼마나 컸을까?’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의 고등학교 때 생각이 났다. 몸이 쇠약해진 상태라 수술하기 위해선 수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 학생들과 헌혈을 하여 헌혈증을 모아서 내가 갖고 있던 헌혈증 50장을 더해 70여 장을 전해줬다. 또 학생들의 자발적인 동의로 지각비, 체육대회 상금 등으로 모은 학급비 일부를 같이 전했다. 이를 받고는 학생은 펑펑 울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친구들아 고마워 잊지 않을게”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고 불편한 몸이지만 신체를 많이 쓰진 않는 간단한 일 정도는 하실 수 있게 되셨다.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의 태도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선생님 저도 선생님처럼 헌혈하고 싶어요.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모아주신 헌혈증을 보고 힘을 많이 얻었었어요. 다음에 헌혈하실 때 불러주세요.” 이후 내가 헌혈의 집을 찾을 때 함께 헌혈하고 헌혈증 기부도 했다. 그렇게 사제동행 릴레이 헌혈은 시작되었다. 헌혈을 하면서 이 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 학생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했다. 강원도 최전방에서 군 장교로 근무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생은 군대에 관심을 가졌다. 책임감이 강하고 운동도 좋아하는 학생에게 학비 부담을 적게 주고 일찍 돈을 벌 수 있는 군 부사관의 길을 추천해주고 관련 학과를 안내해줬다. 학생이 평소 음식 만드는 것에 관심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부사관 조리학과에 입학했고 2년 뒤 학생은 제복을 입고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저 이번에 부사관 임관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그리고 저 요즘에도 헌혈해요. 선생님처럼 앞으로도 평생 헌혈 할 거에요.” 늠름한 군인이 된 모습이 너무나 대견해 보였고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준 것이 고마웠다. 함께 이전에 갔었던 국밥집에서 아버지가 제복 입은 아들을 친척들과 아버지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해주셨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울었고 학생도 울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부터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헌혈의 집을 찾았다. 동아리원이 주축이 되었고 함께 헌혈에 참여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으면 함께했다. 헌혈 후에는 헌혈증을 모아서 필요한 곳에 기증하기로 했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홍보영상으로 만들었다. 헌혈로 나눔을 받는 사람도 변하지만 헌혈을 하는 사람은 더 많이 변화된다. 학교폭력으로 처벌을 받은 이후 학교와 가정에 반감을 가지고 가출한 한 학생이 있었다. 95일째 집에 안 들어가고 있다가 우연히 학생들을 데리고 헌혈하러 시내에 온 우리와 마주쳤다. 당시 나는 이 학생이 가출한 지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마침 헌혈 전이고 해서 “우리가 헌혈하러 왔는데 함께 할래?”라고 물었는데 학생이 눈물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듣고 보니‘열심히 학교생활도 하고 헌혈도 하며 잘 지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자신의 신세가 왜 저렇게 되었는가’ 하는 처량함에 흘린 눈물이었다. 헌혈 홍보 영상을 만드는데 이 학생 사진이 활용됐고 수시로 학교 모니터에 방영되는 공익광고영상에 나오는 자신을 보면서 학생의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혼 가정에서 줄곧 외로운 삶을 살다가 자신도 이렇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구나 함을 느꼈단다. 그 이후로는 이 학생은 헌혈동아리에 가입했고 함께 자전거도 타고 헌혈도 하면서 그렇게 자주 피던 담배도 끊었다. 무엇보다 가출한 지 100일이 조금 넘어간 날 집으로 돌아갔다. 선생님과 함께 하는 헌혈에서 느낀 보람을 통해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삶이 변한 것이다. 철도관련학과로 진학한 학생은 졸업 후에도 가끔 연락을 해온다. “선생님처럼 헌혈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많이 하여 멋진 삶을 살고 싶어요.” 헌혈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과 헌혈의 집에 가서 검사도중 실격당하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헌혈은 몸이 건강해야지 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들만의 특권이기에 학생들과 헌혈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드민턴, 족구, 등산, 헬스, 탁구, 자전거 라이딩 등 다양한 운동을 함께하다 보니 헌혈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건강해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운동 자체를 좋아하여 참여하는 학생도 있었다. 반에서 운동 꽤나 한다는 학생들이 헌혈동아리에 족구, 배드민턴 경기를 하자고 해왔다. 그중에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불리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함께 운동하다 보니 친해지게 되었고 마침내 헌혈도 함께하게 되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며 문제아라 불리는 학생들도 점차 변화되어갔다. 생활지도 효과까지 보면서 지도하기 힘든 더 많은 학생들이 내게 맡겨졌다. 그렇게 동아리에서 시작한 것이 학년, 학교 전체의 활동이 되었고 100인 헌혈 릴레이, 헌혈 UCC 제작, 온라인 헌혈캠페인 활동으로 확대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선도위원회 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문제를 일으켰던 아이들이 변화되면서 일어난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이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도 우리의 릴레이 헌혈과 헌혈증 기부운동에 참여하신다. 또 헌혈의 집, 시청, 지역주민 센터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과의 헌혈 활동을 응원해주신다. 지금까지 학생들과 함께 헌혈한 헌혈증 230매를 기부했고 올해도 100매 기부할 예정이다. 모두의 관심 속에 변화되어가는 여러 학생들을 보면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우리 학생들이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학교, 가정, 지역사회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내가 나온 방송영상의 마지막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나눔이란 ‘함께 하자는 마음이 모여 큰 희망이 되는 기적’이다. 학생들과 마음을 모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또 그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변화되어가는 기적을 경험하면서 앞으로도 사제동행 헌혈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 다짐해본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대상 수상자 수상 소감 졸업 후 찾아온 제자들과 순대국밥 한 그릇 먹고파 시골 중학교에서 근무하다 비평준화지역에 생활지도가 가장 힘들다고 소문난 고등학교로 왔을 때 학교를 옮긴 것이 잘못된 선택인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었다. 인성교육을 위해서 아니 정글과도 같은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사제동행 등산, 헌혈, 자전거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1년 정도 지났을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끝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이 들 때쯤 굳게 닫혀있던 학생들의 마음 문이 열리고 변해가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을 하고 이를 위해 등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족구, 탁구, 배드민턴 등 여러 운동을 하면서 학생들과 나 사이에는 끈끈한 의리 같은 것이 생겼다. 덕분에 가출 중인 학생이 돌아오고 학업중단위기, 학교폭력피해 상처를 함께 이겨냈다. 한 제자가 기억난다. 헌혈로 자신도 값진 존재임을 깨닫고 난 후부터 학교생활이 변하더니 부사관이 되어서 찾아와서는 여전히 가정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버지가 친척들 모인 자리에서 자랑스럽게 자신을 인사시켰다는 이야기를 했다. 쇠약해진 아버지의 그런 모습은 처음이라며 제자도 울먹였고 듣던 나도 내내 울었다. 연말 시상식들을 보면서 나라면 무슨 말을 할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막상 소감을 적으려니 하고 싶은 말들이 정리되지 않아 삼일 밤낮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마침내 내 이름처럼 용기 내어 마무리해본다. 먼저 늘 나의 열정을 응원해주고 지난해 셋째까지 낳아준 아내, 두 무릎 연골이 다 닳아 수술받기 직전까지도 매일 새벽 나와 내 제자들을 위해 기도해주신 어머니, 처음 고등학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르침을 아끼지 않으셨던 영원한 멘토인 김장수 선생님, 그리고 기꺼이 사제동행 활동에 동참해주시고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특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부족한 글이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라고 용기를 주신 한국교육신문과 한국교총에 감사하다. 덕분에 학교를 옮기고서도 계속 진행 중인 사제동행 활동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쭉 이어나가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제야의 종이 울리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던 여러 졸업생들로부터 새해 인사와 함께 찾아뵙겠다는 문자들이 왔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공부하고 또 군대에 가 있는 녀석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지. 헌혈 끝나고 자주 먹었던 순대국밥이라도 한 그릇씩 먹여 보내야겠다.
한 편의 고해성사였다.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평범한 엄마가 겪은 우여곡절을 숨김없이 털어놨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았지만, 교단을 호령했던 카리스마는 어디 가고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에 마음 졸이던 왕초보 엄마였다고 고백한다. 자식의 성공을 두고 모든 공을 아이에게 돌리는 겸손한 부모의 모습은 ‘로망’이라고, 현실은 다르다고. 교육 블로거 박원주 씨 이야기다. 네이버 블로그 ‘평범엄마의 우리 아이 대학 진학 비법과 알짜교육 정보(blog.naver.com/pwj6971)’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박 씨는 “아이를 교육하고 대학에 보내기까지 힘들고 막막했던 적이 많았다”면서 “자식 교육과 진학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마음고생을 덜었으면 하는 마음에 교육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초반부터 교단에 서면서 수많은 학생을 가르쳤고, 모범생부터 가르치기 버거운 학생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겪었습니다. 제 아이를 가르치는 일도 수월할 줄 알았지요. 하지만 오만이고 착각이었어요. 아이가 사춘기를 겪기 전까지는 ‘아이 교육도 참 잘 했다’는 칭찬을 들었고, 교직 경력이 자식 교육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사춘기 이후, 돌변한 아이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해 쩔쩔맸죠.” 갑작스럽게 변한 아이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학원을 무단결석하고 PC방을 찾았고 부모와 대화를 단절했다. 교사까지 했던 엄마는 자식과의 갈등 앞에서 무너졌다. 부모로서 품위나 위엄 따위는 아랑곳없이 분노와 배신감에 사로잡혔다. ‘내가 교사였는데… 내 아이는 저러고 있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로 잡아야 해’ 불안한 마음이 앞섰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아이를 자제시키고 꾸중했지만 결국 어느 하나 마음대로 된 건 없었다. 박 씨는 “끊임없는 잔소리나 꾸중은 아무 효과가 없음을,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걸 갈등을 겪을 만큼 겪은 후에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이의 행동과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받아주고 아이를 먼저 수용해 주세요. 엄마들에게는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뭔가 사정이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어요. 부모 마음에 차는 자식으로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부모의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았으면 해요. 있는 그대로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지지하다 보면 자식의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하고, 이해하면 믿게 됩니다. 부모의 믿음을 받은 아이는 절대 자기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해요.” 그렇게 속을 태우던 아이는 짧은 방황을 끝내고 지난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경희대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최근 그는 블로그에서 전하지 못한 자녀교육 스토리를 ‘우리 아이 인서울 대학 보내기’에 담아 출간했다. 초·중·고등학교 시기마다 꼭 알아야 하는 교육 정보와 함께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법, 자녀에게 맞는 교육 방법 찾기, 입시 정보를 가려내는 법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얻은 깨달음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엄마의 손길이 절실한 유년기에는 “‘엄마가 너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너무 일찍부터 학습에 노출하는 것보다 놀이 중심 활동을 권했다. 정서 발달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는 독서, 학습, 정리 습관 등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컴퓨터나 스마트기기에 관심을 가진다면 아이가 정말 원할 때, 또래 아이들이 가질 때쯤 자율적으로 알맞게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 허락하는 게 좋다. 부모와의 갈등이 심해지는 중학교 때는 자녀의 행동을 바로 잡기 위해 갈등하기보단 그 자체를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다려야 하는 시기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공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기 때문에 자녀의 마음을 살펴 격려와 위로를 해줘야 한다. 대학 입시는 아이 혼자 알아서 하기엔 힘에 부치기 때문에 변화하는 대입 제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련 정보를 모으는 게 좋다. 박 씨는 “자녀와의 관계 회복이 자식 성공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해요.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표정, 눈빛까지도 긍정적이고 수용적이라야 해요. 후배 엄마들은 제 이야기를 참고해 마음고생을 줄이고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멈추지 않는 성장을 위한 사색 프로젝트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오르한 파묵 이 책은 저자 김종원이 세상의 룰을 바꾼 세기의 천재들을 5년 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경쟁력이 그들 안에 있는 사색가적인 능력에 있음을 집약해 놓은 사색 입문서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삶에서 자동차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은 인격이다. 인격이라는 브레이크가 없는 삶은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늘 고귀한 인격을 가슴에 품은 채 사색하라." -43쪽 "실력에서 진 사람에게는 패자부활전이 허락되지만 인격적인 부분에서 진 사람에게는 패자부활전마저 주어지지 않는다. 명심하라. 아무도 당신을 보지 않는 것 같지만, 제3의 카메라는 존재한다. "-40쪽 "눈으로 남을 볼 줄 아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그러나 귀로는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머리로는 남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더욱 훌륭한 사람이다. 어느 정도를 아느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아는 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때문에 사색하고 관찰하는 습관은 인간의 지적 성장을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한다. - 고 유일한 박사 일 년에 두 번 생각주간을 갖는 빌 게이츠, 1년에 50주는 사색을 하고 2주만 일한다는 워런 버핏, 자녀들에게 사색의 놀라운 힘을 느끼게 하려고 자녀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을 금하고 있다는 구글 직원의 이야기는 스마트폰에 지배당하고 사는 현대인에게 사색의 중요성을 역설하고도 남습니다. 핑핑 돌아가는 미디어 세상에서도 '사색하는 인간'의 모습을 지닌 그들이야말로 미래형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머지않아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 능력까지 탑재할 거라는 예측은 이제 새로운 이야기도 아닙니다. 마지막 한 걸음까지 사색하는 인간이길 “세상에 길은 수없이 많지만 모두가 목적지는 같다. 말을 타거나 차를 타고 달릴 수 있고 둘이서, 셋이서 달릴 수도 있지만 마지막 걸음은 혼자서 디뎌야 한다. 때문에 모든 고난을 혼자 짊어지는 것보다 더 나은 지식도 능력도 없다. ” -헤르만 헤세 혼자서 찾아온 인생길에서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입니다. 혼자서 가야 하니 얼마나 많이 넘어지고 다치겠습니까. 그러한 고난은 풀 한 포기에게도 예외는 없습니다.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 견뎌낸 인고의 시간은 인간의 그것과 다를 바 없으니. 그럼에도 넘어진 횟수만큼 면역력과 회복력, 경쟁력을 갖추게 되니 두려워 말라는 뜻입니다. 위 문장은 이 책에서 건져낸 일자천금입니다. 다시 읽을 때는 또 다른 보석을 찾아내리라 믿습니다. 마지막 그 한 걸음의 동반자는 바로 사색하는 힘이 분명합니다. 5년 동안 사색하는 인간의 모습을 찾아내 기록하고 나름의 기준에 따라 분류한 이 책에는 동서양의 위대한 작가와 철학자, 사상가를 비롯해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인물들이 즐비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소개한 대목들이 많아서 읽는 즐거움까지 선사합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라서 진도가 나가지 않지만 사전처럼 곁에 두고 틈틈이 읽으면 새로운 마음가짐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다시 찾아온 새해, 나의 생각 주머니에는 사색의 자본이 몇 푼이나 들었는지, 가난한 사색의 바구니를 채울 책을 찾아 어린 아이처럼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가장 위로가 되고 도전이 되었던 한 문장을 소개하며 짧은 독후감을 마칩니다. 아직도 더 넘어져야 할 걸림돌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딛고 일어서는 디딤돌로 삼으리라 다짐하면서2020년을 열고 사색의 오솔길을 걷습니다. 2020년 자유인의 서재에 들어온 다음 문장을 지팡이 삼아 길을 나섭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다음 한 문장이 위로가 되시길 빕니다. 넘어지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지만 길 모퉁이에서 무엇이 튀어나올 지 알 수 없는 게 우리네 삶이니까요. "한 사람에게 가장 큰 자산은 그 사람이 넘어진 횟수의 합이다."
교육의 공정성이란 평가 획일성과는 무관한 것 정답 고르기 훈련인 수능에 허송세월 안타까워 대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 유네스코 ‘미래교육위원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 IT 기술 나누고 전세계 문해교육 방안 나눌 것 새해에는 2050년 보고 긴 호흡으로 변화했으면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새해에는 2050년을 보고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태어난 아이가 서른이 됐을 때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3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만난 김도연 전 포스텍 총장은 “적어도 교육만큼은 혁명적인 변화보다 정권을 넘어서는 차원의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새해를 맞는 소감을 밝혔다.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고 포스텍 총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계 원로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8월 퇴임 이후 특별한 일 없이 지내고 있다”며 겸손을 보였지만 사실 그 어떤 교육계 인사보다도 교육 발전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다음 날인 4일 유네스코 ‘미래교육 위원회(Commission on Futures of Education)’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한 달여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미래교육 위원회에서는 어떤 내용을 논의하나. “사흘레 워크 쥬드 에티오피아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18명의 각국 교육 대표들이 모여 말 그대로 미래교육에 대해 논의한다. 첫 시작이라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책이 필요 없이 도처에 지식이 널린 세상인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춘 교육의 변화와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전 세계에 아직도 글을 못 읽는 사람이 20억 명 정도라고 한다. 엄마가 문맹인 경우와 문해인 경우, 유아 생존율이 2배 넘게 차이 난다. 미래 교육을 논함과 동시에 개발도상국가에 우리의 발전된 IT 기술 등을 활용해 문해교육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나눴으면 좋겠다.” -지난해 조국 사태로 우리 교육에 ‘공정성’이 화두가 됐다. 학생, 학부모, 나아가 국민들이 이야기하는 ‘공정’이란 무엇이라고 보는지. “관련된 당사자들이 모두 수긍할 수 있도록 주어진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은 교육만이 아니라 매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교육의 근본 목표는 미래세대 각자의 개성과 소질을 극대화 시켜, 궁극적으로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 믿는다. 그런 측면에서 교육에서 공정성이란 개념은 평가에서 획일화된 잣대를 동원하는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런 평가는 오히려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다. 예전에는 달리기, 높이 뛰기, 공던지기 같은 서너 종목만으로 체력을 측정해 입학시험에 반영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는 달리기만 잘 하거나 혹은 던지기만 잘하는 학생의 개성은 살려주지 못하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바르지 않은 평가방법이다. 평가뿐만이 아니라 교육의 모든 측면에서 획일성은 좋지 않다. 이 점은 21세기 지식산업시대를 살아갈 미래세대 교육에 있어 특히 중요하다고 확신한다.” -정부는 서울 주요 대학이 최소 40% 이상으로 정시 비율을 확대하도록 하는 등 ‘대학입시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정시 비율 확대에 동의하는 분위기인데, 정시 확대 및 현 수능체제에 대한 생각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입시평가에서의 정시비율 확대는 공정성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그런 맥락이라면 모든 대학들이 정시 100%를 택하는 것이 가장 공정할 것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전국 시군구 71곳은 서울대 입시에서 정시전형 합격자는 단 한 명도 못 냈지만, 수시전형으로는 입학생을 배출했다고 한다. 정시를 늘리면 서울 강남지역의 학생들 그리고 재수생이 훨씬 더 많이 합격할 것이다. 그것이 공정한 일인가. 서울대가 정시로만 학생을 선발하던 시절, 재수생 비율이 60%에 근접한 적도 있다. 아무 의미도 없는 수능의 정답 고르기 훈련에 많은 젊은이들이 꽃 같은 세월을 허송해야 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그리고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분들께 수능의 한 과목, 예를 들어 국어문제를 실제로 수험생과 똑같이 80분간의 시간을 들여 한 번 직접 풀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그런 식의 시험이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적합한 것인지를 직접 체험해 보면 누구나 고개를 흔들 것이다. 정시 확대가 추진되는 배경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수시전형의 어두운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라 믿는다.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런 행위는 확실하게 처벌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일 때문에 수시를 축소하는 것은 마치 어두운 때에 범죄가 더 많이 일어난다고 야간에 통행을 금지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입시제도의 변경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가면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포스텍의 경우 학종 100%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그 이유와 만일 정시를 확대할 경우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사실 학생선발 업무만을 고려하면 어느 대학이든 정시가 가장 간단하고 경비도 적게 드는 방법이다. 한 학생에 대해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등을 검토하고 면접을 시행한 후 당락을 결정하는 일은 전혀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의 운명을 바꾸는 일이니 부담스런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한 학생을 단순한 수능 점수로 평가하는 일은 너무나 잘못된 일이다. 모든 수험생들은 개성이 있는 인간이며 점수가 아니다. 미국의 이공계 명문대학 칼텍(California Inst. of Technology)의 입학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입학사정은 과학이 아닌 예술입니다”라는 문구에 동의한다. 포스텍은 정원 300명의 작은 대학이기에 오히려 100% 학종이 가능하다. 그간 10년 넘게 시행하면서 노하우를 많이 축적했고, 공정성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한 대학의 입시는 그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고교체제 개편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가장 이슈가 되는 자사고 폐지에 대한 생각은. “자사고는 사실 성과를 논하기도 어려운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대한민국 교육철학과 체제가 이렇게 쉽게 수월성과 형평성을 오가는 것은 아쉽고도 아쉬운 일이다. 전체 학생의 2~3% 정도가 진학하는 자사고를 폐지하면 과연 우리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그래서 대부분이 행복한 인재로 성장할까. 자사고를 포함한 모든 교육정책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림자를 옅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물론 필요하지만 이를 없애기 위해 송두리째 정책을 바꾸는 것은 결국 빛도 없애는 일이다.”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와 입시경쟁을 부추기고 교육불평등을 야기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는 고교학점제로 고교 혁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 고교 혁신,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지. “그렇다. 일반고의 교육역량 강화는 끊임없이 추구돼야 할 일이다. 어떤 조직이라도 거기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평가를 잘 받는 것이며, 당연히 학생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일은 학교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다. 즉, 시험은 교육을 지배하는 절대적 존재다. 그런 측면에서 수능시험은 우리 교육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평가결과에 모두 수긍한다는 이유로 이를 공정하다고 믿지만 그러나 잃는 것이 훨씬 더 많다. 찍은 것 몇 개가 정답이면 ‘수능대박’이고 그렇지 않으면 ‘수능쪽박’인 교육에서 과연 어떤 인재가 길러질까. 21세기 인재의 핵심은 창의성이며 이는 주어진 문제에서 정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객관식 수능은 필히 보완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 인터내셔날 바칼로레아(IB)를 도입하면서 고교교육에서 논술형 혹은 서술형 평가를 추구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교육방법이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 많은 고등학교로 확산되고 또 꼭 가야 할 길이다.” -포항공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블록체인 캠퍼스, 인공지능(AI) 교육 등 실험적인 정책을 많이 도입했다. 대학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오늘의 대학캠퍼스에서 민족의 내일을 짊어질 인재가 육성되고 있음을 생각하면, 우리 대학들의 경쟁력 강화는 절실하다. 특히 저성장의 늪에서 고통 받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서는 대학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대학들은 어떠한 혁신도 이루지 못하고 그저 각자도생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대학들은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재와 ‘연구’의 성과물인 새로운 지식을 연계하면서 창업(創業), 창직(創職)에 적극 나서야 한다. 즉, 인재가치, 지식가치 그리고 사회·경제적 가치를 모두 아우르는 ‘가치창출(價値創出) 대학’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있는 연구성과를 얻어서 이를 사업화까지 추진하는 도전정신, 즉 기업가 정신이 가득한 대학문화 정착이다. 블록체인이나 AI교육 등 실험적 정책 도입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대학은 교육과 연구에서 도전의 마당이 돼야 할 것이다. 포스텍같은 이공계대가 여기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학교육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초·중·고 교육현장에서부터 안착 돼 대학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 “교육에서 어떤 단계가 더 중요한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그러나 대학교육은 중등교육의 연장이고 이는 다시 초등교육을 이어받는 것이니 굳이 따지면 초등교육이 가장 중요하겠다. 실제로는 가정교육이 가장 기초를 이룬다고 믿는다. 지금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는 우리가 살아온 과거와는 현격히 다를 것이다. 미래사회는 지식과 더불어 지혜를 함께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살면서 협력하고 남들을 배려하는 인재로 키워야 한다.” -기억에 남는 스승이 있다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초중등학교 시절 따뜻한 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해주신 선생님을 존경한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의 담임선생님께서는 학급의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합창을 참으로 열심히 연습시키셨는데, 그렇게 모두가 노래 부르는 시간이 참 좋았다. 대학원에 들어가 연구하고 그 후 학자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는 지도교수이셨던 KAIST의 윤덕용 교수님을 학문적으로 가장 존경한다. 빼어난 재료과학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교수님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김도연 전 총장은… △1952년 출생 △서울대 재료공학과 학사 △카이스트 석사 △블레즈파스칼대 공학 박사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서울대 공대학장 △제1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울산대 총장 △국가과학기술위원장 △제7대 포항공대 총장
겨울에 접어들면서 아침 정문 교통지도는 고역이다. 교육감의 인권 친화 정책으로 등교 지도를 지양하라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 특히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더 신경을 쓴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바로 옆의 초등학교 아이들도 등교하는 통로라 더 민감하다. 그리고 차량으로 출근을 하는 선생님들의 사고 방지를 위해 누군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루 평균 다섯 대 정도의 식자재 운반 차량이 학교를 들어왔다 나간다. 출근 차량과 식자재 차량이 마주칠 때 적절히 통제하지 않으면 위험이 따른다. 학생 안전 뒷전인 주차장법 이런 안전 지도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학교 인근에서 과속하던 차량에 우리 학교 학생이 사고를 당하는 일이 있었다. 안전교육을 강화할 뿐 추가적인 대책을 세우기에는 여력이 없어 안타까움이 컸다. 최근에는 더 아찔한 일도 있었다. 가뜩이나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학교가 공공주차장이 될 뻔했다. 박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주차장법’에는 자치단체장의 결정에 따라 국공립학교의 주차장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개인 보유 차량의 증가로 주차난을 겪는 지역에서 이러한 정책을 환영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은 발상이었다. 대부분의 학교는 아이들의 등하교로와 차량 진출입로가 동일하거나 인접한 실정으로, 현재 상황만으로도 위험 요소가 크다. 우리 학교에서도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차량이 교문 앞을 가로막아 큰 혼란이 빚어진 적이 있다. 심야 시간에 주차된 차량 근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렵다. 실제로 주차장을 개방한 학교들에서 발견되는 가장 큰 문제는 발생하는 쓰레기 더미와 학교 시설의 파손 및 도난이라는 응답이 나온 바 있다. 아이들의 건강에도 치명적인 우려가 생긴다. 매연이 운동장의 흙이나 잔디에 스미게 되고 다음 날 체육 활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런 현장의 우려를 반영해 한국교총에서는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스쿨존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민식 군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민식이법’과의 모순점을 지적하며 논리적인 근거로 법안의 내용을 논박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 이런 우려를 직접 전하고, 정관계, 언론 관계자들의 채널을 동원해 압박에 나섰다. 노력의 결과, 개방주차장 지정 대상에서 국공립학교를 제외하기로 했다. 법사위까지 통과된 법안이 수정된 것은 이례적인 것인데, 교총의 노력 덕이었다. 총선 의식한 막무가내 발의 안 돼 총선을 의식해서 막무가내의 법안을 쏟아놓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안전해야 할 학교를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아직은 차가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고 다니는 우리 아이들, 반가운 친구를 만나면 무작정 뛰어가는 해맑은 아이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방을 들어다 주시는 학부모님들, 추위 속에서도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선생님들… 대한민국 모든 학교의 아침 모습이다. 이런모습에 안전을 지켜주고 응원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선심성 공약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은 결국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개정 ‘학교폭력예방법’이 2019년 8월 20일에 시행됐다. 이번 개정은 엄격한 대응과 처벌 중심의 행정 패러다임에서 화해와 관계회복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번 개정의 이유는 특히 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 증가로 담당 교원의 업무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자치위원회의 과반수인 학부모 위원의 전문성 부족도 지적을 받아왔다. 경미한 사안도 자치위원회의 심의대상이 돼 적절한 생활지도를 통한 교육적 해결이 곤란했다. 행정에서 교육으로 관점 전환 이번에 개정된 ‘학교폭력예방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에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학교에 두던 자치위원회를 폐지하고,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둘째, 심의위원회는 10명 이상 5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해당 교육지원청 관할 구역 내 학교에 소속된 학생의 학부모로 위촉하도록 했다. 셋째, 피해학생과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의 개최를 원하지 않는 경미한 학교폭력의 경우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건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되, 그 결과를 심의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넷째,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태를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 교원으로 하여금 가해 및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전담기구로 하여금 학교의 장의 자체해결 부의 여부를 심의하도록 했다. 법 개정으로 2019년 9월 1일부터 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학교장 자체해결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행정적 준비가 필요한 제도적 변화는 올해 3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된 법령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2020년 3월 1일 이전에 변화되는 제도의 현장 안착을 위해 차질 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학교장 자체해결 제도의 안정적 시행이 필요하다. 이번 학기부터 시행되고 있는 자체해결 제도는 현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심의위원회 제도가 시행되면 자체해결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의 교육적 해결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교육지원청 차원의 심의위원회 구성과 운영 준비를 차질 없이 시행할 필요가 있다. 심의위원회가 3월 1일부터 문제 없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2월 전까지 공간 확보, 세부 운영계획, 위원의 연수 등 모든 준비가 마무리돼야 한다. 제도보다 관심과 노력 중요해 셋째,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실효성을 갖도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조치사항의 기재 유예제도는 처벌중심의 조치에서 가해학생에 대해 반성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학교 차원에서 가해학생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교육적 지도를 해야 할 것이다. 넷째,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의 학교폭력 예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법령을 기반으로 하는 제도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에 해당하며 실질적인 효과는 법령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공동체 구성원의 관심과 노력에 의한 것이다. 교직원 뿐아니라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모두 노력할 때 제도 개선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초등학교 실과 5, 6학년의 한 단원으로 들어왔다. 이로 인해 많은 선생님, 학부모님, 학생들의 관심으로 다양한 연수와 학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이제는 누구나 한번 들어볼 법한 친숙한 단어이지만, 코딩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설명해주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필요한 코딩교육 첫 번째는 미지의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들어오면 시대적 유행을 타게 되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경향이 있다. 코딩교육이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철학을 알기보다는 뒤처지지 않아야겠다는 불안함이 생기는 것이다. 그 불안함을 틈타 새로운 교육시장이 생긴다. 두 번째는 학생들에게는 이런 교육이 차별성을 주기 때문이다. 차별성은 학생부 및 다양한 실적에서 유리한 점을 갖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이유가 아닌 진정으로 새로운 교육에 관심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만약 코딩교육을 배우고 가르치는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면 교육의 본질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교육에서 담고 있는 주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컴퓨팅 사고력의 증진, 둘째는 협업능력, 셋째는 문제해결력이다. 소프트웨어 교육, 코딩교육에서 담고 있는 이러한 가치와 주제들은 사실 초등교육에서 이전부터 강조하던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다양한 교과목을 통합적으로 배우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제해결력을 배우는 것이다. 코딩교육에서 강조하는 코딩능력도 나의 생각을 순서에 알맞게 표현하는 좋은 방법인 것이다. 즉, 교육의 진정한 목표와 코딩교육의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코딩교육에서 이야기하는 컴퓨팅 사고력이란 큰 문제의 해결법을 조각조각으로 나누어서 나눈 단계를 거치면 누구나 문제해결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고 능력을 의미한다. 유튜브에서 유명한 컴퓨팅 사고력에 대한 예시로 ‘땅콩 잼을 식빵에 발라보기’가 있다. 유투버 아버지는 자녀에게 땅콩 잼을 식빵에 바르는 방법을 설명해보라고 한다. 자녀들은 너무 쉽게 “첫째, 식빵을 꺼낸다. 둘째, 잼을 바른다에요!”라고 대답한다. 아이들은 누가 보더라도 명확한 잼 바르기 방법을 만들어낸다. 이같이 알고리즘(순서도)을 만들어 누구나 알고리즘을 보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컴퓨팅 사고력이다. 교육본질 지키려는 노력해야 따라서 컴퓨팅 사고력과 코딩교육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어떤 일을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차분히 의견을 나누어 생각해보는 시간 가지기, 자신의 말만 하지 않고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생각해보기, 다른 사람의 의견에 깊이 공감하고 답답해 보이더라도 협력해보려 노력하기와 같은 것이 바로 코딩교육의 핵심이며 정수다. 새로운 매체나 교육방식에만 집착하기보다 평소에 학생들이 마주하는 기초 교과 교육, 그리고 협업능력과 같은 인성교육의 기반 아래 새로운 매체들을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더 자극적이고, 흥미를 이끄는 다양한 매체들도 학생들의 동기부여의 적절한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교육방식에만 치중하고 본질을 잃는다면 교육에서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표를 잃게 된다.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장 기초이자 중심이 되는 교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고력, 협업능력, 문제해결력과 같은 교육의 본질인 가치들을 배우고 가르치려는 교육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요즈음 교육관련 뉴스 미디어마다 논란이 한창이다.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오는 4월 21대 총선에서 고3 학생 14만 명이 투표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진보, 보수의 입장에서 나오는 각각의 메시지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로 공감하는 메시지는 어떻게 학교현장에서 올바른 선거교육을 실시하느냐의 문제다. 선거연령 하향은 세계적인 추세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만이 만 19세로 되었던 선거권의 나이가 여타 OECD 국가와 같이 18세로 하향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도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 나이, 국방의 의무를 치를 수 있는 나이인 18세로 조정이 되었다. 이는 진일보한 역사이며 청소년들의 정치참여로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한 단계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교실의 정치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교육부가 2월 말까지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해 선거교육을 하겠다고 했지만 급조된 만큼 부실할 가능성도 크다. 시급하게 교육부가 밝힌 방안 중 하나는 선거법 위반 사례집을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장관은 “혹시라도 학생들이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또는 판단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호기를 부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선거법 개정이 의도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생들이 올바른 정치 참여에 신성한 국민의 주권을 행사하도록 학교교육의 실행이 요구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학생이 아니라 교사다. 지난해 서울 인헌고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아베 정권 규탄’을 외치게 하고 특정 학생을 일컬어 ‘일베’로 지목했다. 전남 여수의 한 고교에서는 ‘조국 제자 금태섭 언행 불일치’ 기사를 보여주며 적합한 사자성어로 ‘배은망덕’을 쓰게 한 기말고사 문제도 있었다. 제 아무리 교육 자료집을 잘 만들어도 교사가 선입관을 가지면 교실은 정치적 편향으로 오염될 수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선거 교육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교실에서 편향된 교사의 언행을 제재할 수 있어야 한다. 인헌고처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학생을 일베로 낙인찍는 발언은 정치적 의사 표시가 아니라 사상적 폭언이다. 학생 간의 폭언도 학교폭력위원회로 회부되는 만큼 교사의 편향된 정치 발언도 징계가 필요하다. 둘째, 헌법(31조4항)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학교장이 지킬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처음 투표하는 학생들을 축하하고 그 권리를 존중하는 것만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셋째, 균형 잡힌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정치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학교에선 정치가 금기어처럼 사용되면서 오히려 사상적으로 편향된 사이비 정치교육이 판을 쳤다. 따라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올바른 정치교육을 위해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영국(Civic Education)과 프랑스(Education Civique)에선 시민교육이란 이름으로, 독일에선 정치교육(Politische Bildung)으로 별도의 교육과정을 마련해 민주주의의 원리와 시민의 덕성 등을 가르친다. 특히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만행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정치교육을 강화했다. ‘편견 없는 사람’을 목표로 삼고 다양성과 관용의 역량을 몸에 배도록 했다. 유념할 것은 모든 교육의 시작은 가정이란 점이다. 정치교육도 마찬가지다. 단 가정에서도 부모의 성향을 아이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과 논거를 제시하되, 결정은 학생이 직접 내릴 수 있게 자율성을 주는 게 최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학교에서의 정치교육도 절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특정한 이념이나 편향적인 사상 주입은 강력한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모처럼 확대된 선거권의 실행을 응원하고 우리 모두의 관심과 책임의식으로 지혜롭게 학교교육에 정착시켜 나가자.
명견만리(明見萬里)란, 만 리 앞을 내다본다는 뜻으로, 관찰력이나 판단력이 매우 정확하고 뛰어남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KBS에서 미래 사회의 주요 핵심어들을 간추려 모두 두 편으로 나누어 출간했는데, 이 책은 그 두 번째 책이다. 2편에서는 윤리, 기술, 중국,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문제와 세계적 트렌드를 다루고 있다. 현재 인류의 변화 속도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보의 양도 무한대인 시대에 살고 있다. 때문에 책에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라고 충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방부에서도 이 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반드시 읽어야 할 진중문고로 선정했다. 그만큼 읽어볼 만한 책이란 뜻이다. 엄격히 말해서 민과 군은 분리되어 있지만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있어서 민과 군은 공동운명체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몰아닥치고 있는지 책을 통해 하나하나 살펴보자. 첫째 장에서는 착한 소비, 김영란법, 세계적 트렌드로 급부상한 반부패 등을 다루고 있다. 착한 소비는 이제껏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근검과 절약 정신을 깡그리 부정한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한 푼이라고 더 저축하던 우리 부모님 세대의 경제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다. 하지만 요즘은 자본의 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저축보다는 소비를, 경쟁보다는 협력을 부르짖는 상황에서 착한 소비야말로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란 것이다. 그래야 우리 몸에 피가 돌 듯 사회에 돈이 돈다는 것이다. 돈이 돌지 않으면 돈맥 경화가 걸려 죽는 이치다. 또한 김영란법과 반부패 문제는 늘 함께 움직인다. 부패는 영어로 ‘corruption’이다. 라틴어에서 따온 이 단어는 ‘함께(cor)’와 ‘파멸하다(rupt)’가 합쳐진 단어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부패 때문에 망한 나라가 얼마나 많은가? 인맥과 혈연으로 연줄을 맺은 사람들끼리 서로 챙겨주며 그 힘으로 유지되는 사회는 불공정의 악순환을 반복한다. 부지런하고 근면 성실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부와 권력, 인맥과 학연으로 맺어진 인간관계가 근면 성실보다 더 중요하다면 누가 땀 흘려 일하려고 하겠는가. 그런 사회는 반드시 멸망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가장 바람직한 사회는 신뢰와 공정한 시스템으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단합과 개개인의 능력을 정당하게 인정해주는 사회이다. 이런 사회야말로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자극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 선순환이 반복된다. 서로 믿을 수 있어야 열심히 일할 맛이 나고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장에서는 인공지능, 플랫폼 혁명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과 기술은 항상 공존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했던 많은 일을 가능하게 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수많은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기계들이 아무리 똑똑해진다고 해도 인류가 고난과 좌절을 극복하고 획득한 자유, 인권 등을 만들 수 없다. 희생, 양보, 사랑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숭고한 정신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회사들 또한 이 같은 사실을 잊지 말고, 인간의 선한 의지로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인공지능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창조해야 할 것이다. 플랫폼 혁명에서 공유와 개방을 통한 창조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것을 감출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우리 사회의 동반성장과 신뢰의 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이렇게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정점에 달할 21세기에는 발전된 기술보다는 올바른 철학과 세계관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셋째, 중국 청년 세대에 관해 다루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생 즉 주링허우 세대가 중국의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창업에 실패해도 세 번까지 회생의 기회를 주는 제도를 택하고 있다. 따라서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젊은이들이 많다. 이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실질적으로 단 한 번의 기회만이 주어지는 우리나라 청년들과는 사뭇 다르다. 자신이 성공한 뒤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성공을 나눠주고 후배들을 돕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퍼진 중국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어쩌면 무섭기까지 하다. 우리나라처럼 무한 경쟁에 내동댕이쳐져 자기 것만 움켜쥐고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마인드로는 절대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서로 협력하고 협업하고 상생하는 문화를 유도하고 교육제도 또한 그러한 방향으로 물꼬를 틀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청년들에게도 도전할 기회를 충분히 주고 용기를 북돋워줘야 한다. 지금 백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는 이유를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넷째, 미래의 교육은 융합교육 시대란 것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는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읽어내고 필요할 때 원하는 지식을 그때그때 찾아내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선 각 교과목 간의 벽을 허물고 융합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목 간의 벽을 허무는 융합교육은 한 교과목에서 배운 내용이 다른 과목과 어떻게 연결되고 적용되는지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미래 시대에 맞는 교육 프레임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 시대에 맞는 키워드는 공존이다. 더 이상 혼자만 잘 사는 시대는 지났다. 어떻게 하면 서로가 행복하고 상호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 명견만리의 통찰력으로 숙고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언제일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 행복에 겨워 눈물이 솟구칠 때? 풍요로움을 느끼며 만족스러울 때? 물론 이런 순간들이 우리의 삶과 함께 할 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미래를 향한 희망이 존재할 때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면 희망한다는 것은 살아있는 인간만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희망은 이 세상 최고의 행복이자 우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다. 그것은 행복의 반대 개념이 불행이 아니라 희망이 없음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만큼 희망은 삶의 힘이 되는 기반이자 구심점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여는 희망은 어떤 모습이고 또 어떻게 다가올까? 제인 구달에게서 우리는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제인 구달(1934~)은 26세의 나이로 야생 침팬지의 행태를 관찰하고자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비 지역으로 갔다. 그 후 30년 넘게 현장 연구를 계속해 온 구달은 야생 영장류 현장 연구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쌓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쓴 책과 그녀의 현장 연구, 다큐멘터리 영화 등은 연구에 대한 그녀의 헌신과 삶을 향한 깊은 성찰을 보여 주며 우리에게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선물했다. 그녀는 한때 노트르담 대성당에서의 경험을 말했다. 거기서 그녀가 들었던 바흐의 음악에서 어떤 메시지를 확인했던 것이다. 그 메시지는 “인간 각자는 중요하며,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으며, 각자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다. 또한 각자는 자신의 삶에 책임을 져야 하며,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존재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말했다. “우리는 인류가 궁극적으로 도달할 운명, 연민과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향해 가고 있다. 그렇다. 나는 정말로 희망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후손들과 그들의 아이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세계를 기대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나무들이 살아 있고 그 사이로 침팬지들이 노니는 세계, 푸른 하늘이 있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 그리고 원주민들의 북소리가, 어머니인 지구와 위대한 신이 우리와 연결되어 있음을 힘차게 되새겨 주는 그런 세계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 지구의 자원들은 고갈되어 가고 있다. 우리가 지구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모든 문제들을 저 밖에 있는 ‘그들’에게 떠넘기는 짓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내일의 세계를 구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다. 바로 당신과 나의 일인 것이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를 연구하면서 인간도 침팬지와 같은 동물이라는 점, DNA 구조상으로 인간과 단 1퍼센트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실험실에서 만난 침팬지들의 참혹한 모습에 충격을 받고 곤경에 처한 그들을 돕기 위해 무언가를 하리라고 마음먹었다. 구달은 우리에게 묻는다. 인간이 이런 식으로 동물을 착취해도 되는 것이냐고. 우리 인간도 그들과 같은 동물이 아니냐고. 그녀는 인간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하고 또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인류가 인간과 동물에 대한 잔인함을 사랑과 연민으로 넘어설 수 있다면 도덕적이고 영적인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사람과 동물이 생김새는 다르더라도 살려고 하는 생명 그 자체는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제인 구달이 전하는 “인간이 품성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합리적 사고와 문제해결을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기쁨과 슬픔과 절망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고통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덜 오만해질 수 있다.”는 큰 가르침을 깨달을 때 우리는 이 지구에서 같이 세(貰)들어 사는 모든 생명체들을 새로운 존중의 눈으로 바라보는 겸손함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내일의 세계를 구하는 희망의 메시지이지 않을까.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편향교육을 주도하는 정치교사들이 자신과 의견이 다른 제자를 따돌리거나 학교폭력 가해자로 만드는 등 사제관계까지 무너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하고 자유법치센터, 이선본,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등 시민단체 4곳이 주관해 열린 ‘인헌고 사태를 통해 바라본 교육 정상화 토론회’에서 이런 충격적인 고발이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이승은 학부모는 한 초등학교에서 ‘인헌고 사태’와 유사한 형태로 자신의 자녀가 본 피해를 전했다. 그는 “교사의 정치성향에 문제를 제기했더니 공공연하게 아이들에게 왕따를 시켰다”면서 “자신의 정치성향을 강요하는 교사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의 법률 대리인인 장달영 자유법치센터 대표(변호사)도 거들었다. 그는 “학교와 교사가 김화랑, 최인호 군을 학생들을 이용해 왕따시키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진정한 학교, 교사라면 학생들 간 갈등을 막고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당사자인 김화랑 학생수호연합 대표(인헌고 3학년)는 초등학교 때부터 겪은 정치 교사들의 행태를 설명했다. 그는 “그들은 특정 정당과 정권에 대해 좋은 평가만 하고 다른 정당은 나쁘게 말한다”면서 “학생들에게 무의식적으로 특정 정당이 나쁘다는 생각을 심어준다”고 했다. 그는 또 “문제 제기하는 학생들을 짓누를 때는 ‘약자’ 프레임을 이용한다”면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그들이 약자이고 피해를 받는다고 느끼게 하면 교사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학생들이 약자를 위한 것이라면서 교사의 입장을 편들게 한다”고 했다. 장 대표도 “학교에서 김화랑 군을 학교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했을 때도 ‘선생님은 학생에 대해서 약자’라는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이 씨도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겪은 일들이 고교에서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니 놀랍다”고 했다. 그는 또 “학교 측에서 두 학생을 비방하는 대자보를 붙이도록 허용하고, 두 학생이 반론을 제기한 대자보는 16장을 전량 폐기처분했다”며 편향된 교사들의 태도를 밝혔다. 장 대표는 또 최 군에 대한 학교 측의 조치에 대해 “학교폭력을 이유로 서면사과, 사회봉사, 특별교육 등 세 가지 조치를 받았는데 학교폭력예방법에는 신고 학생에 대한 협박이나 보복을 했을 때만 조치를 병과할 수 있어 위법하다”면서 “명백히 법을 위반해서 보복성 조치를 한 것”이라고 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사회에 대한 불만을 느끼도록 조장하고 심지어 민원을 넣는 교육을 해 사회 불신을 가중시킨다”면서 “공격하겠다는 학교를 정해서 ‘미투’를 조장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그들을 고발하고 폭로한 학생, 교사, 학부모가 된다”고 했다. 보복 피해 때문에 익명으로 토론에 참여한 한 현직교사는 “일부 교사들이 허위 사실을 만들어 학교에 있는 사회복무요원을 두 학생처럼 가해자로 만들기도 했다”면서 “그 피해자가 방청석에 왔지만 나와서 발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방청석에서도 증언이 나왔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도 바른 소리를 했다가 왕따를 당했다”면서 “심지어 교사들이 수업에 들어와 아이에게 계속 욕을 해 2년 동안 신경정신과 약을 먹어야 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교육에 문제를 제기하면 가해자를 만드는 게 다음 순서라는 것을 겪어봐서 안다”면서 “부모에게 통보도 없이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고,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피해 학생 가족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 후 소송을 통해 가피해 관계를 바로잡은 상황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서울시교육청의 총선 모의선거 교육이 논란인 가운데 국회에서도 정치편향 교육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들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학교에서 선거교육을 할 때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전문 공무원을 통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초·중·고교에서 선거교육을 실시하고자 할 경우 해당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객관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전문 공무원을 통해서 교육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선거교육 담당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벌칙규정을 선거법에 명시하도록 했다. 홍 의원은 제안이유를 통해 “서울시교육청 선거교육 총괄 추진단장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장을 맡는 등 정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정파성이 뚜렷한 인사이고, 선거교육 실무를 맡을 단체의 이사장은 진보교육감 출신”이라며 “정치교육으로 변질돼 여러 시비와 갈등에 휘말리고 ‘교실의 정치화’로 빠져들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초·중등학교 교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 규정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당연퇴직하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발의됐다. 편향교육 방지를 위해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최근 일부 교원이 교육의 중립성을 지키지 않고 사회문제에 대한 특정 견해를 강요해 문제가 된 일이 계기가 됐다. 조 의원은 제안이유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확립되지 않은 아동·청소년에게 편향된 시각을 심어주는 것은 교육자로서의 기본적인 사항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교원은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하거나 선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함께 잘사는 나라’ 시작은 교육 교육 불공정 개혁 등 변화 약속 하윤수 회장 이념‧갈등 넘어 미래로 나아가자 교육 중심 잡는데 힘 모아 달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2020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경자년에는 우리 교육의 미래를 보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이념과 갈등을 넘어 미래 교육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은 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2020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개최하고 ‘우리의 미래를 여는 힘! 바로 교육입니다. 스쿨리뉴얼로 꿈이 영글어가는 교육을 만들어 가자’는 슬로건을 제안했다. 아이들의 꿈과 재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나가자는 취지다. 이날 신년교례회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각 당 대표를 비롯한 교육계, 정‧관계 인사, 사회시민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새해 교육의 올바른 지향점을 밝히고 교육발전을 위한 모두의 의지를 다짐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축사를 통해 교육에 대한 애정과 지원 의지를 밝혀 의미를 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함께 잘 사는 나라’의 시작도 교육”이라며 “올해는 ‘확실한 변화’로 교육 혁신의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모든 아이들이 학비 걱정 없이 배움의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정’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교육의 ‘공공성’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만큼 교육의 불공정을 개선하기 위한 개혁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이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이 지식과 정보에서 인류를 압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서로의 마음에 ‘공감’하고 창의적으로 ‘상상’하는 사람의 삶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는 없다”며 “우리 아이들은 ‘따뜻한 감성’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교총과 17개 시‧도교총 관계자들에게는 “새해 우리 사회의 ‘상생 도약’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하윤수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는 미래 교육비전이 암울한 가운데 가야 할 방향성도 이념의 웅덩이에 빠져 표류했고 교육현안에 대한 생각이 양극으로 쏠리면서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며 “특히 만18세 선거법은 학교의 정치장화, 고3 학생의 선거운동이라는 새로운 숙제마저 안겨줬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그럼에도 교권 3법 개정 등으로 우리 교육현장에 크고 작은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선생님의 열정과 열의가 되살아나는 등 학교 교육이 조금씩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이제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교육본령에 충실한 교육, 미래로 나아가는 교육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념과 진영논리, 수월성과 평등성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도록 교육의 중심을 잡아주기를 당부한다”며 “경자년에는 합심된 도움에 힘입어 우리 교육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교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교원지위법 시행령과 도서벽지 교사의 근무 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했고 학교폭력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현장 안착을 위한 노력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는 미래 교육시스템을 마련하고 교육 신뢰 회복에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들이 긍지를 갖고 교단에 설 수 있도록, 교사라는 전문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교육부가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현재 교육이 여러 측면에서 위기를 맞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교육의 원칙을 바로 잡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 모두가 행복한 교육현장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 사랑받고 신뢰받는 교육으로 거듭나는 원년이 되기를 소망하고 자유한국당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가장 큰 사회변동의 요인이 교육인 만큼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정권과 권력,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어떻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것인지, 교육이 모든 문제의 근본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더 큰 책임감으로 새해를 맞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은 “1년 반 동안 교육위원장을 맡아 산적한 교육 현안들을 보면서 진작에 이뤄졌어야 하는 일들인데, 하며 아쉬움을 느낀 부분이 굉장히 많다”며 “올해는 부디 공정한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더 잘 이끌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혜훈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수업하랴 행정 업무하랴 바쁜 선생님들께 이제는 선거법 교육까지 떠맡겨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교육에 모래주머니를 채우는 정치가 아니라 교육에 날개를 달아드리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반성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교례회에는 이밖에도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헌영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등 정‧관계, 교육계 인사는 물론 한국교총 회장단과 17개 시‧도교총 회장 등 400여 명이 자리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교총(회장 백정한)은 지난달 26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본관 계단앞에서 이재정 도교육감의 일방적인 교섭 결렬에 대해 책임을 묻고, 조속한 원안 합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였다. 이날 경기교총은 “이재정 교육감의 무성의하고 독선적인 교섭태도를 규탄하고, 실무교섭에서 합의한 원안대로 합의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기교총의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기교총 회장단, 25개 시군교총, 긴급교권출동단, 교섭위원 및 직능조직 등이 참여해 자유발언과 기자회견문 낭독, 회견문 도교육청 전달 및 항의 방문 순으로 진행됐다. 경기교총은 “기자회견문에서 밝힌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도교육청과의 교섭협의를 전면 중단하고, 향후 이러한 실상을 학교현장에 소상히 알려 이재정 교육감의 무성의하고 독선적인 교섭관행을 바로 잡는데 조직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나갈 것”이라며 “도교육청의 교섭위원장인 교육감이 합의 조인식 당일 교섭합의 내용을 봤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강력히 규탄한다. 3만여 교총 회원과 경기도 12만여 교원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행 행정실장의 교감승진대상자에 대한 온라인 평가를 즉각 폐지하고, 실무교섭에서 합의한 대로 교육감은 합의 서명하라”면서 “교육감이 교섭합의식에 와서야 해당 교섭조항에 대하여 알 수밖에 없었던 경위와 실무교섭 합의사항에 대한 내부 보고 및 결재체계에 대하여 자세히 소명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교육청 이 교육감은 경기교총과의 교섭합의식이 열리기로 한 지난달 11일 교섭위원들과 그동안 노고를 나누는 덕담 자리에서 일부조항을 문제 삼아 최종서명을 거부해 25개조 30개항에 대한 교섭합의식을 일방적으로 결렬시킨 바 있다. 당시 이 교육감은 교섭합의서 제3조를 문제 삼으며 검토를 더 해봐야겠다는 이유로 교섭합의 연기를 주장해 결국 합의식이 거행되지 못했다. 이 교육감이 문제 삼은 조항은 ‘제3조 학교행정실 직원 사무관 승진 시 상호평가 원칙 적용’이다. 이 조항은 ‘학교 행정실 직원의 사무관 승진 시 학교관리자(교장, 교감)의 평가를 받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큼 다가온 AI시대, 교육도 비켜갈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이제 인공지능은 교과교육과 연계하고, 융합교육을 확산시켜 나가는 미래교육의 중요변수로 떠올랐다. 교육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접목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한층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준비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물리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공교육에서는 인공지능 학습의 기반이 되는 학습데이터가 전문한 실정이고 인공지능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도 미흡하다. 이뿐 아니다. 미국, 중국, 일본과 서구 유럽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초·중·고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지만 우리는 교과서 개발조차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교사 양성 역시 교육대학원을 이용한 단기 대책만 있을 뿐 구체적인 플랜이 없다. 인공지능 경쟁력이 미래 국가경쟁력이라고 한다. 미래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AI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AI 교육이 그려낼 세상과 이것이 교육현장에 구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과정이 필요한지 모색해 본다. 또 인공지능 교육이 보여주기식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얼마 전부터 나의 눈길을 끄는 TV 광고가 있다. 여자 주인공은 외출 준비를 하면서 스피커에 자동차 시동을 걸어달라고 명령하고, 차에 탑승하고는 거실 에어컨을 꺼달라고 명령을 한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낯설어서...” 여자는 남자의 말에 이상하다는 듯 이렇게 반문한다. “집에서 차 시동 거는 거? 아니면 차에서 집 에어컨 끄는 거?” 이것은 모 통신회사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서비스에 관한 내용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TV 광고에서 보여준 세상처럼 모든 기계가 연결되고, 지능을 가지도록 변화하게 될 것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삶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기술의 전문가들은 높은 연봉으로도 모시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회적·산업적 요구가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어떠한 인재로 키워나가야 할까? 인공지능·머신러닝·딥러닝은 무엇? 먼저 인공지능·머신러닝·딥러닝이 무엇인지, 어떠한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자. 인공지능은 시스템에 의해 인공으로 만든 지능이란 뜻이다. 엄마가 어린아이에게 “이것은 ○○이다”라고 학습시키듯 시스템에 입력된 데이터를 가공하여 지능을 만드는 것이다. 머신러닝은 무엇인가? 기계가 학습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딥러닝은 무엇인가? 기계가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더 깊게 학습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공지능에 대한 아주 간단한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복잡하다. 머신러닝은 인공지능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이다. 기계를 어떻게 학습을 시킬 것인가? 만약에 동물을 구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가정하자. 각 동물 이미지에 데이터를 설명하는 라벨을 붙인다. 예를 들면 A 이미지는 호랑이다. B 이미지는 사자다. 만약에 새로운 이미지가 입력된다면, 기계는 기존의 데이터 라벨로부터 확률을 계산하고 결과값을 도출할 수 있다. 새로운 이미지가 입력되었을 때, ‘몸에 무늬가 없고 얼굴에 갈기 같은 것이 있으니 사자와 90% 이상 같다’라고 말이다. 전통적인 컴퓨팅에서는 입력과 처리과정을 정의하였다면, 머신러닝에서는 다량의 입력으로 결과가 예측되고 처리과정을 기계 스스로 추론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컴퓨팅사고기반의 논리적 사고력이 키울 수 있다. 딥러닝은 머신러닝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이다. 머신러닝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가 제공되어야 하고, 제공된 데이터로부터 모델을 적용하라고 지정한다. 이때 다양한 모델의 종류가 존재하는데, 그중에 인간의 뇌의 모습을 본뜬 구조를 뉴럴 네트워크(neural network)라고 한다. 이것은 굉장히 작은 처리 단위로 신경망처럼 네트워크가 되어 있는 형태이다. 뉴럴 네트워크 모델을 활용하여, 머신러닝을 수행하는 것을 딥러닝이라고 한다. 이를 활용하여 입력된 수만 개의 데이터로부터 결론을 추론할 수 있다. 딥러닝의 아이디어는 1960~70년 즈음에 연구가 시작되었지만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빅데이터와 컴퓨팅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하여 실현 가능하게 되면서 아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딥러닝은 구글·아마존·넷플렉스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컴퓨팅 사고를 내재화 화여 창의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융합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미래 경쟁력은 기계와 소통능력 세상은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이란 어떤 것일까?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회가 요구하는 직무 역량에 변화가 있으리라 예측하였다. 그리고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 이를 뒷받침할 역량, 프로세스 역량을 핵심으로 제시하였다. 우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영어 공부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였고, 영어가 능숙한 사람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라고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자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와 능숙하게 소통하는 능력과 이를 활용하여 복합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교육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교육은 자신의 영역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를 컴퓨팅으로 내재화하여 기계에게 학습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이것이 바로 미래의 글로벌 경쟁력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위해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영어를 학습하고, 공인된 영어 시험에 응시하여 정량적인 점수를 획득하여 영어 실력을 인정받는다. 높은 점수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영어를 학습할 때 문법과 단어를 외우는 데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공지능 교육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흔히들 인공지능을 학습하기 위해 주로 파이썬(Python)나 자바스크립트(JavaScript)와 같은 프로그래밍의 문법이나 간단한 예제를 실행해보는 일을 가장 먼저 한다. 물론 처음에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코드를 실행해보는 일부터 시작되어야겠지만, 무조건 문법에 맞는 프로그래밍을 하고 오류 없이 실행해보는 타자연습식 코딩은 인공지능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 상황들을 예측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 방법을 찾아내고, 인공지능 툴을 이용하여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아야 한다. 직접 해결해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교육 깊숙히 자리잡은 선진국의 AI 활용교육 머신러닝을 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파이썬을 배우는 일이다. 파이썬은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이다. 만약에 파이썬을 사용할 수 있다면, 텐서플로우(Tensor Flow) 사용하면 된다. 텐서플로우는 가장 유명한 인공지능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이며, 파이썬과 자바스크립트로 구현되어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위한 모든 코드와 딥러닝을 위한 뉴론 네트워크를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다. 전 세계에 거주하는 개발자들이 활동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인공지능을 위한 오픈소스들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개발이 완료된 소스를 가져다가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된다. 간단히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공지능을 실현하기 위한 툴의 사용법이 비전공자들도 접근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해 지고 있다. 때문에 인공지능을 직접 다뤄보고 싶다면 텐서플로우 공식문서에서 제공하고 있는 예제를 실행해보고, 그다음에 실제 문제에 적용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공지능을 달성하기 위해 직접 코드를 만들어보거나 실행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은 매우 높다. 미국에서는 구글·IBM·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산업계가 세계 인공지능 관련 시장의 선두로 인공지능과 관련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팀즈(Teams)의 경우 공동작업을 위해 개발되었으며 수업시간에도 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과학기술이 경제와 사회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초·중등 교육단계에서 STEM 교육(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을 강조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2013년 교육과정 개정안에서 컴퓨팅 과목의 교육과정을 강화하였다. 기존 ICT 교과를 개정하여 초등학교부터 중등학교까지 컴퓨터 교과를 의무화하고, 실습을 통해 분석적·문제해결적·디자인적·컴퓨터적 사고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였다. 이는 단순한 기술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사고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MINT 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MINT란 수학(Mathematik)·정보학(Informatik)·자연과학(Naturwissenschaften)·기술(Technik) 한 글자씩 따서 만든 용어이다. 독일은 2015년부터 MINT 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엄격한 인증 절차와 기준을 통해 MINT 우수학교를 지정하여 유명 대학과 힘을 합쳐 영재 발굴에 힘쓰고 있다. 인공지능 의존보다 활용에 중점 둬야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부터 단국대학교와 KT가 협력하여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 교육지원시스템인 ‘단아이(DanAI)’를 도입하였다. 수강신청·교과목 정보·취업정보 등과 같이 학생 스스로 찾아야 하는 했던 학사 시스템의 전반을 인공지능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려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개인의 상황과 적성에 따른 맞춤 상담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으며,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객관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수동 학습’에서 벗어나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해진다.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은 복합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인공지능 교육이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하여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생활의 문제와 연결하고 이를 창의적인 문제 해결책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창의적 사고, 논리적 사고, 창의·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창의·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교육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교육의 주요 방향은 언어 자체를 학습하는 것보다 인공지능 기술을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며, 미국·영국·독일 등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자신의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국가의 경쟁력이 됨을 물론이고, 개인의 글로벌 경쟁력이기도 하다.
성큼 다가온 AI시대, 교육도 비켜갈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이제 인공지능은 교과교육과 연계하고, 융합교육을 확산시켜 나가는 미래교육의 중요변수로 떠올랐다. 교육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접목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한층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준비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물리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공교육에서는 인공지능 학습의 기반이 되는 학습데이터가 전문한 실정이고 인공지능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도 미흡하다. 이뿐 아니다. 미국, 중국, 일본과 서구 유럽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초·중·고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지만 우리는 교과서 개발조차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교사 양성 역시 교육대학원을 이용한 단기 대책만 있을 뿐 구체적인 플랜이 없다. 인공지능 경쟁력이 미래 국가경쟁력이라고 한다. 미래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AI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AI 교육이 그려낼 세상과 이것이 교육현장에 구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과정이 필요한지 모색해 본다. 또 인공지능 교육이 보여주기식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2시그마의 문제 2시그마 문제란 교육심리학분야 석학인 벤저민 블룸(Benjamin S. Bloom)이 제시한 문제이다. 강의식 교육을 한 학생과 1:1 튜터링 학습을 진행한 이들과의 학업성취도 차이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1:1 튜터링 학습을 진행한 학생들의 평균이, 강의식 교육을 진행한 학생의 상위 2%와 동일하다는 연구 결과다(두 수업방식의 차이가 표준편차의 2배가 된다고 해서 2시그마로 명명함). 다시 설명하면, 1:1 튜터링 학습을 50명 시키고, 강의식 수업을 50명 동시에 시킨다면 1:1 튜터링 학습의 평균점수와 강의식 수업의 상위 1명의 점수와 동일하다는 점이다. 상위 2% 학생을 길러낸다는 것이 교육목표였다고 가정한다면 1:1 튜터링 학습이 강의식 수업보다 50배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1:1 학습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1:1 과외라는 방식은 비용이 너무 비싸고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서 좋은 1:1 과외선생님을 찾기가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인공지능 기술을 교육과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교사의 모습 인공지능과 결합한 교육의 모습은 어떨까? 작은 크기의 인공지능 로봇이 우리 아이들을 따라다니면서 가르친다면 어떨까 상상을 한번 해보자. “오늘은 바이오리듬의 이성적 영역이 충분해 수학수업을 해 볼까요?” 우선 수업에 들어가면서 인공지능 로봇 교사는 학생에게 최적의 수업 커리큘럼을 제시한다. “2 자릿수 나누기 문제가 조금 부족하니 이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요” 학습자의 빅데이터를 축적해 학습자의 학습현황과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잠깐 푸는 걸 멈춰봐요. 여기선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게 좋아요. 다시 한번 해 볼까요?” 학습을 진행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학습 코칭이 이루어진다. “피로가 쌓였어요. 5분 정도 쉬었다 해요. 쉬기 전에 구구단 8단 까먹을 때가 되었어요. 한 번만 더 읽어 보아요.” 학습자 상태와 환경에 따른 학습을 진행하고, 지속적인 학습내용 상기를 통해 기억하도록 한다. “조금 답답한 기분이군요. 이럴 때는 거실이 좋죠?” 학습자 기분에 맞는 학습환경 또한 적절하게 변화를 준다. “잘했어요! 이제 새로운 부분으로 넘어가 볼까요? 그 전에 2 자릿수 나누기 문제 마스터의 포상으로 도넛 하나 갖다 줄게요” 맞춤형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보상까지 적절하게 해준다. 이런 인공지능 로봇 가정교사가 있으면 어떨까? 교육은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이런 선생님을 만들어 가는 쪽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인공지능 교육서비스의 현주소 그렇다면 현재 인공지능이 교육적으로 활용되는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2016년 5월 조지아 공대에서 인공지능 수업을 들은 300여 명의 학생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1월부터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인공지능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을 주고, 쪽지시험을 내고, 토론 주제를 주었던 조교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었던 것이다. 질 왓슨이란 이름의 이 조교를 학생들은 20대 백인의 박사과정 학생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심지어 이 조교는 인공지능이라 밝혀지기 전까지 매우 인기가 많았던 조교였다고 한다. 답변의 정확도나 빠르기 측면에서 매우 뛰어났기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좋아했다. 질 왓슨은 비속어까지 자연스럽게 섞어 썼기에 학생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뤼이드의 산타토익은 교육 스타트업 기업인 뤼이드가 만든 토익 맞춤형 학습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용자의 학습 상태를 20개 카테고리의 64개 유형으로 분석해 그 결과를 토대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학습이 진행되어 학습자가 완전학습을 하게끔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해외 유수 대학의 박사 출신들이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실로 방대한 양의 문제은행도 구축하고 있어 학습자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뤼이드가 만들었던 오답노트 기능도 구현되어 있어 토익에서 틀린 문제를 자동으로 오답노트에 보내 이 부분만 집중 학습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산타톡을 제공하고 있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추가 학습정보를 얻게끔 해 주는 특징이 있다. 큐비나 아카데미는 인공지능 기반의 수학 학원이다. 큐비나 아카데미에는 선생님이 가르치지 않는다. 모든 수학문제가 학생들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큐비나의 원리는 나노스템 러닝에 있다. 기존 교육이 일정한 속도로 전원이 같은 레벨의 학습을 한다면, 세분화된 최적의 레벨로 개인학습을 전개하는 것이다. 큐비나가 쌓은 데이터는 디테일을 자랑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데이터는 해답 데이터만 쌓는 것이 아니다. 손으로 적은 계산 과정은 물론 해답에 필요한 시간 힌트를 읽었는지 그렇지 않은지까지 데이터화시킨다. 이를 통해 이 문제는 우연히 정답을 맞혔을 뿐 아직 의심스럽다고 인공지능이 판단되면 유사문제가 출제되는 형식이며, 오답이라면 문제가 틀렸다고 넘어가지 않고, 계산과정에서 어느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실수했는지 분석해 준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주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인공지능으로 1:1 학습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일본의 학습지도 요강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 수학수업 시간은 140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학원에 다니고 숙제하는 시간이 60시간이라고 하면, 1년에 200시간이 걸린다. 반면 큐비나는 평균 학원시간 24시간, 숙제하는 데 8시간이 걸린다. 큐비나 아카데미의 창립자 진노 겐키는 “아이의 공부시간을 단축시키고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배울 시간 만들기가 과제이다. 그 해결책이 바로 인공지능이었다. 인공지능이 개인별 최적의 문제를 내는 교재를 개발하여, 학교수업에 비해 7배 학습효율을 실현해 냈다. 중학교 1학년 수학은 평균 32시간만 투자하면 학습이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미래형 학교모델의 제시 네덜란드의 스티브잡스 스쿨은 동일 연령 학제의 구성, 동일한 수업, 교사 중심의 수업이라는 근대방식의 학교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관심 주제나 역량에 맞는 혼합연령 구성(최대 4살 차, 20~30명 구성)된 학제를 편성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아이패드 App 기반 1:1 학습(Tik Tik sCoolTool App)을 진행하게 되었다.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코치‘, ‘주제전문가’로서 배움이 필요한 순간에 해당 분야의 전문교사를 연결해 주었다. 또한 부모와 함께 6주마다 개인별 교육계획 제공한다. 이런 새로운 형식의 학교는 큰 반향을 일으켜 네덜란드에서 현재 15개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운영 및 확산 중이다. 스티브잡스 스쿨에서는 오전에는 인지영역 수업을 개인 맞춤형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협업프로젝트, 워크숍, 정서활동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들을 가르친다. 스티브잡스 스쿨의 모리스 혼드는 “일반 학교에서는 누구는 앞서 나가고 누군가는 뒤처지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각자의 속도에 맞게 배우기 때문에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다”라고 말한다. 기존의 근대방식 학교는 상위 1%를 위한 학교시스템이다. 수학과목의 경우 교사는 진도를 상위학생에 맞춰 나가고,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낙오자가 된다. 수포자가 언제 되는가?의 싸움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99%의 학생이 낙오자가 되는 지금의 시스템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유효할까? 인공지능 기술은 이런 불행한 학교를 학생을 위한 행복한 학교로 바꾸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 선생님의 역할 고도화에 따른 행복한 교육으로의 변화 인공지능이 가져올 교육의 변화로 교사의 역할 변화를 들 수 있다. 우리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창의·인성 영역에 투자하는 시간은 매우 적다. 교사들의 과도한 행정업무와 수업부담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AI 활용이 활성화되면 이런 부분을 인공지능 로봇이 해결해 줄 수 있다. 사실 교사들은 그동안 벤저민 블룸의 목표 위계구조 중 하위 영역인 기억하고 이해시키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 잘하는 영역이 될 것이다. 즉, 하위 영역의 학습목표인 강의식 수업이나 행정영역은 인공지능 기술에 맡기고 교사들은 더욱 높은 목표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적용하고, 분석하고, 평가하고, 창조하는 교육목표의 위계구조 중 상위영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는 교사가 아이들과 공감하고, 협력학습 하는 시간을 높여 주어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더욱 더 행복한 학교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큼 다가온 AI시대, 교육도 비켜갈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이제 인공지능은 교과교육과 연계하고, 융합교육을 확산시켜 나가는 미래교육의 중요변수로 떠올랐다. 교육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접목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한층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준비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물리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공교육에서는 인공지능 학습의 기반이 되는 학습데이터가 전문한 실정이고 인공지능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도 미흡하다. 이뿐 아니다. 미국, 중국, 일본과 서구 유럽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초·중·고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지만 우리는 교과서 개발조차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교사 양성 역시 교육대학원을 이용한 단기 대책만 있을 뿐 구체적인 플랜이 없다. 인공지능 경쟁력이 미래 국가경쟁력이라고 한다. 미래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AI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AI 교육이 그려낼 세상과 이것이 교육현장에 구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과정이 필요한지 모색해 본다. 또 인공지능 교육이 보여주기식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AI 교사’ 5천 명을 양성한다는 취지로 교육대학원에 ‘인공지능 융합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양성한다는 발표를 하였다. 교육대학원에 지원하는 교사들에게 교육비를 지원하고 이수 후에는 AI를 활용한 범교과수업을 담당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어 서울시교육청도 10개의 특성화고를 AI·빅데이터고로 전환하고, 교사를 양성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으로 볼 때 AI 교육은 AI를 활용하는 AI 기반 교육과 AI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 AI 교육은 활용교육과 전문가 양성교육이 혼재돼 정확한 정의 없이 키워드인 AI만을 강조하는 홍보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분야이다. 하나의 분야가 주목 받는다고 해서 교육에 바로 적용하고,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가르칠 교육과정·교재·교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부터 교육한다고 하더라도 초·중·고 12년에 대학교 4년 등 16년의 교육기간이 생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계획하지 않으면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 공교육엔 AI 학습데이터가 없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빅데이터를 통해 AI가 분석하는 산업이 생겨나고 있다. 일반 사람들도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했던 알파고를 통해 AI의 모습에 익숙해졌다. 그렇다면 AI는 무엇인가? AI는 인공지능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하여 결과를 예측하는 것으로 AI가 기계학습이나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은 결국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받아서 알고리즘에 따라 분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AI 교육을 AI 활용교육과 전문가 양성교육으로 분류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째 AI를 활용하는 교육이다. 현재 민간기업들을 중심으로 온라인학습 시스템에 AI를 접목했다는 광고와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학습자 입장에서는 AI를 적용했다고 들어도 무엇이 AI를 적용한 것인지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 내가 학습하는 내용을 분석해서 필요한 내용을 추천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AI가 정확히 학습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존의 데이터로 분석된 패턴에 적용하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위 이야기는 AI를 위해서는 기존의 학습데이터가 축적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 기업들의 경우 태블릿을 활용하여 기존의 학습데이터들이 존재하고 이를 AI 알고리즘에 적용하여 새로 생기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형태로 AI 학습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교육 현장은 어떤가? 학교현장에 가면 학생들의 학습과정이나 결과물은 전혀 데이터화되지 못하고 있다. AI 교육을 할 수 있는 기반인 학습데이터가 전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다. 학습에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학습환경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인프라(무선 인프라)부터 구축돼야 한다. 현재의 환경에서 모든 교실에 네트워크가 연결되고 학습데이터를 저장하는 인프라 설비가 우선이 되어야 하고,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관할 수 있는 저장고(클라우드)의 도입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데이터가 쌓여 있을 때 AI가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석값은 새로운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정확하고, 세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프라 구축이 없이 AI 활용교육을 이야기하는 것은 음식 재료 없이 음식의 레시피만 있는 것과 같다. 두 번째, AI 전문가 양성교육이다. AI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이해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이 시작되었고, 학생들의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는 시작과정이라 혼재되어 있지만 몇 년 후 교육과정이 정착되면 초등에서는 블록코딩을 통한 컴퓨팅 사고력 향상, 중학교에서는 텍스트코딩을 통한 소프트웨어 기초를, 고등학교에서는 피지컬 컴퓨터 등을 활용한 로봇 활용 등 발전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AI 교사 속성 양성 가능할까? AI 전문가는 갑자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교육시킨다고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닌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과학 전문가를 양성하면서 AI 분야에 적응할 수 있게 양성해야 한다. 표 1은 모 대학원의 인공지능학과 교육과정이다. 기본적인 소프트웨어와 코딩을 할 줄 아는 인재들이 배울 수 있는 분야이다. 교육부가 교사들을 교육대학원을 통해 갑자기 AI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로 양성하기에는 어렵다는 뜻이다. 교사들이 교육대학원 2년을 통해 AI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가 된다면 우스갯소리지만 교사보다 연봉을 훨씬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민간기업으로 가게 될 것이다. 개발자 분야에서 AI 전문가는 교사들보다 몇 배의 연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AI 교육에 대한 정확한 정의부터 논의해야 한다. 그 이후 AI를 활용해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AI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서 초등학교 AI 교과서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해서 교재 일부분을 확인한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교과서 이름만 AI일 뿐 소프트웨어 교육, 코딩교육 교재였다. AI 교육은 학생들의 소프트웨어교육과 문제해결력을 키워줄 수 있는 다양하고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게 장기적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또 AI를 위한 학습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학습공간의 기본적인 네트워크와 데이터 저장공간(클라우드)를 오픈해 준다면 장기간 쌓인 학습데이터가 AI 분석과 만나서 시험이 없는 학교,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것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로 미래교육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OECD가 제시한 미래교육의 목표는 ‘학생 행복’이 중심이다. AI 교육의 시작은 기술이 아닌 학생의 행복을 위해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게 개별화를 실현할 수 있는 교육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성큼 다가온 AI시대, 교육도 비켜갈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이제 인공지능은 교과교육과 연계하고, 융합교육을 확산시켜 나가는 미래교육의 중요변수로 떠올랐다. 교육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접목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한층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준비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물리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공교육에서는 인공지능 학습의 기반이 되는 학습데이터가 전문한 실정이고 인공지능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도 미흡하다. 이뿐 아니다. 미국, 중국, 일본과 서구 유럽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초·중·고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지만 우리는 교과서 개발조차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교사 양성 역시 교육대학원을 이용한 단기 대책만 있을 뿐 구체적인 플랜이 없다. 인공지능 경쟁력이 미래 국가경쟁력이라고 한다. 미래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AI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AI 교육이 그려낼 세상과 이것이 교육현장에 구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과정이 필요한지 모색해 본다. 또 인공지능 교육이 보여주기식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 있고 난 이후, 많은 국민들이 인공지능(이하 AI)이라는 용어에 친숙해지고, AI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아이들의 미래나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AI는 범용 기술로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확산되고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고 있으나, AI 선도 국가조차도 AI 인력이 부족하여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미국은 ‘AI 미래를 위한 준비(Preparing for the Future of AI)’를 통해 AI 인력 양성을 위한 STEAM 교육을 강화하고, 중국은 ‘국가지식교육프로그램(全民智能教育项目)’을 도입하여 초·중·고등학교에 사용할 AI 교재 33권을 개발하였다. 일본은 ‘AI 기술전략(人工知能技術戦略)과 실행계획’을 통해 초등학교부터 통계·정보교육을 강화하고 ICT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 초중등교육과정에 AI교육 포함돼야 문재인 정부도 ‘AI 정부’를 선언하며 올해 안에 ICT·제조업 기술과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분야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교육대학원에 ‘인공지능 융합교육’ 전공 과정을 신설하여 5년간 5천 명의 교사를 양성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소프트웨어(SW) 교육정책을 지켜보면서, 이번 AI 교육정책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AI는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음으로, AI 교육은 초등학교부터 보통교육으로 도입되어야 한다. AI 스피커·AI 챗봇·AI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사용되고 있지만,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교육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AI도 오류가 있을 수 있고, 편향될 수 있음을 알고, AI가 주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가 유출 되지 않도록 AI 윤리교육 등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차기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 AI 이해교육·AI 활용교육·AI 제작교육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둘째, AI 교육은 SW 교육 기반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 교육과정에 포함된 SW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거 교육과정에서 포함되었던 정보통신교육(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내용을 모두 없애고, 그 자리에 프로그래밍 중심의 SW 교육으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SW 교육 역시 인터넷과 컴퓨팅기기를 기본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하므로 반드시 ICT 소양교육과 활용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AI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AI 교육 또한 SW 교육의 한 영역이므로, 기존의 ICT 교육과 더불어 SW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하므로, 이들을 포함한 교육과정 개편이 시행되어야 한다. 셋째, AI 교육을 위한 수업 시수가 확보되어야 한다. AI 교육이 기존의 ICT 교육과 SW교육을 포함하여 진행되려면 초등학교부터 주당 1시간 이상의 수업 시수를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 12월에 한국정보과학교육연합회에서 개최한 ‘차세대 초·중등 SW 교육 표준모델 대국민 공청회’에서도 제기되었다. 이 공청회에서 AI 교육을 포함한 SW 교육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8단계로 구성하여 정보문화, 자료와 정보,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컴퓨터 시스템, AI와 융합 등 5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그러나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SW교육은 초등학교 전체 수업 시수의 0.29%(17시간), 중학교 전체 시수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렇게 부족한 수업 시수로는 제대로 된 AI 교육은커녕 보여주기식 또는 흉내만 내는 AI 교육으로 그칠 것이 뻔하다. 넷째, AI 교육을 포함한 SW 교육이 모든 교원양성대학의 교양과정과 전공과정으로 개설되어야 한다. 그동안 교원양성대학의 SW 교육은 일부 학과나 전공에서만 운영되어 왔다. AI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모든 학문을 융합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된다면 모든 교과교육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필수과목으로 개설되어야 한다. 특히 모든 교과를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학교에서는 전공 필수과목으로 개설되어야 한다. 물론 AI 교육에 대한 전문 교육자 양성을 위해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AI융합교육전공 개설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다만 별도의 전공 개설을 통한 집중적인 AI 교육도 필요하겠지만, 전체 교원을 위한 AI 연수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AI 교육이 모든 교과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교원양성대학의 교수를 대상으로 한 재교육이 필요하다. 정부는 SW교육을 위한 교원 양성을 위해 ‘교원양성대학 소프트웨어 교육강화 지원 사업(SWEET)’을 추진하고 있으나, SW 융합교육에 참여하는 교수가 많지 않고, SW 교육 관련 과목을 신설하거나 개편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WEET 사업은 교원양성대학의 교수나 학생들에게 SW 교육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AI 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재정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동시에 행정적·제도적 지원도 병행되어야 한다. AI 교육위한 수업시수 확보 절실 AI 교육이 초·중등교육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가 제도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즉, AI 교육을 위한 교원 양성, 교육과정 개편, 수업 시수 확보 등이 법률 수준에서 마련되지 않으면, 특정 정권의 일회적인 정책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AI 교육을 반짝이는 불꽃놀이 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초·중등교육법시행령」43조(교과)에 AI 교육을 위한 ‘정보’ 교과를 추가하여 명시하고, 차기 교육과정이 개정되기 전까지 AI 교육을 추진할 수 있도록 ‘2015 소프트웨어 교육운영 지침’을 ‘AI 교육운영 지침’으로 개정해야 한다. AI 교육을 차기 교육과정이 개편된 이후부터 추진하기에는 너무 늦다. 운영 지침에 학교급별 교육내용과 시수 확보 방안을 명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