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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은 지금 수축사회에 진입했다고?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의 저자 홍성국의 강의를 접하고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평소 경제나 정치에 대한 책을 즐겨보는 편이 아니었지만 책 제목이 신선한충격으로 다가와서이끌렸다. 딱딱한 주제와 무거운 전망들을 담고 있어서 읽는 내내 가라앉게 하는 책이었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세상에 대한 불안을 알고 2020년을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거의 모든 사회 현상을 부정적인 틀 안에 집어넣고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관심이 가는 심리적 측면에는 대안 제시나 타개책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이는 저자가 경제 분야에 오래 몸을 담았다는 점을 생각하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심리학자나 사회학자가 아니니 살짝 언급만 하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으리라. 모든 분야를 섭렵하고 책을 쓰는 사람 또한 있을 수 없으니. 저자는 사회적자본 부족과 부의 양극화, 사회적 갈등, 도덕적 해이를 한국이 수축사회로 진입하게 된 원인으로 꼽으며, 현재 한국은 혁명적 수준의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저자가 지적한 4가지 관점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도 존재해왔던 해묵은 문제임을 생각하면 특별한 진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심화되고 있음이 더 문제가 아닐까. 저자는 한국 사회가 수축사회 진입을 늦추기 위해 채택해야 할 핵심 관점을 5가지로 요약해 제시한다. 수축사회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 사회 전체를 거대한 생태계로 파악하여 대안을 마련하는 것, 입체적 혁명, 미래에 대한 집중, 사회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비전이 그것이다. 저자는 팽창사회적 해법으로는 수축사회로 진입을 완화할 혁명적 수준의 구조적 원칙을 마련할 수 없다고 말한다.그런데도 한국의 리더 그룹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팽창사회라는 틀에서 이해한다고 지적한다. 수축사회는 역사적 필연이므로 수축사회에서 벗어나게 할 묘책은 없다는 것. 그러나 수축사회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면 수축사회 진입 속도를 늦추고,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설 수 있다며 향후 5년간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기회복보다 수축사회를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될 것이라 말한다. 이 5년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진단이다. 수축사회의 특징과 해법은? 중세시대, 대규모 전쟁 후, 산업의 극적인 전환으로 인한 기존 산업의 몰락이 수축사회의 원인) 저자가 제시하는 수축사회의 5가지 특징도 매우 수긍이 가는 지적이다. 1. 원칙이 없다: 이기주의 2. 모두가 전투 중: 입체적 전선 3. 눈앞만 바라본다: 미래 실종 4. 팽창사회를 찾아서: 집중화 5. 심리게임: 정신병동 특히4차산업혁명이 수축사회의 불을 당기고 있다는 지적도 신선하다. 그 증거로는 공급과잉, 무한대의 효율성 경쟁, 산업의 재편, 과거형 산업의 몰락, 과학기술전쟁으로 도래한 뷰카 시대는 양극화 + 개인주의 + 위험사회로 표현한다. 저자는 수축사회로 진입한전환의 시대에 필요한 생존 전략 역시5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한다. 1. 원칙을 세우고 지켜라 2. 미래에 집중하라 3. 창의성이 답이다 4. 남다른 무기를 개발하라 5. 사람을 조심하라 코로나19가 세상을 강타하고 있다. 안타까운사람들 소식이 하루가멀다하고 눈과 귀를 어지럽힌다.의심 증상이 없는 나 같은 소시민마저 외출을 자제하고 스스로자가격리를 하게 만들고 있다. 대인기피증이 올까 두렵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낯선 택배기사님이나 마스크를 하지 않는 이웃 주민을 볼 때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걱정이다. 세계가 이웃처럼 가까워진 정보시대지만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마음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코로나19로 마음은 이미 수축사회가 되었다.제발 코로나19가 수축사회를 앞당기는 불씨가 되지 않기를!
'자유인'을 향한 첫 출발선에서 교직 38년을 포함 공직 생활 41년 4개월을 뒤로 하고 퇴직한지 1년이다. 마치 무중력 상태로 떠 있는 느낌이다. 공식적으로 일하지 않아도 되는 데도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아서 도서관을 찾는 삶이 일상이 되었다. '교육'이라는 제목이 들어가지 않은 책을 골라 읽기로 했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 퇴직한 학교 홈페이지를 들락거리고 새 소식이 올라왔나 검색까지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습관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놀라는 중이다. 오랜 시간 몸에 밴 관성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으니 물리학은 삶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1년 동안 이곳저곳에서 정년퇴임을 축하하는 식사 초대에 다녀왔다. 마라톤 완주를 잘했다며 소소한 자리에 꽃다발, 때론 정성스런 편지와 선물들이 배달되니 실감이 난다. 따로 퇴직 기념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들에게 얼굴을 내밀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건 당연한 도리이리라. 문제는 술을 전혀 하지 못하는데 그런 자리에 가야 하니 힘들다. 술과 수다를 싫어하니 이래저래 사람 만나는 걸 기피하는 내 성향을 다시 확인하며 사람은 쉽게 바뀔 수 없음을 깨닫는다. 아니,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크게 충격을 받거나 힘든 일을 겪거나 특별한 터닝포인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결국 아무도 나를 바꾸지는 못한다. 사건이나 사람이 나를 바꾸도록 자극할 수는 있으나 결국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가르치는 제자를 변화의 물가로 이끌 수는 있으나 그가 물마시기를 거부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 물을 먹고 싶도록 갈증 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게 교육의 힘이고 교사의 자질이다. 필요를 절감하게 하는 능력을 갖추는 노력이계속 되어야 하는이유다. 세상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며 변화의 속도를 가늠할 수 없으니 더욱 그렇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아도 상식과 지식이 넘쳐나는 세상이니 학교와 교사는 늘 새로움을 추구하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능력을 겸비해야만 한다. 퇴직을 하니 좋은 점은 새벽에도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다음 날 아침 출근 때문에 책 속으로 마음 놓고 빠질 수 없었던 그 많은 시간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니 행복하다.읽다 자다를 반복해도 좋은 '자유인'은 오랜 갈망이었다. 다시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어린아이처럼 책을 사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특히 의무감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무 때나 말을 걸지 않는 책이라는 친구는 우리 집 고양이처럼 말이 없어서 좋다. 이런 성정으로 38년 동안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선생 노릇을 해낸 게 신기하다. 일방통행이지만 마음이 통하는 최상의 친구는 책이 분명하다. 그에겐 실망할 일이 드물어서 좋다. 언제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미안해하지 않고 상처 주지 않고 내려놓을 수 있으니. 이 책은 퇴직한 첫날제일 먼저 고른 책이다.주변 사람들은6개월쯤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라고, 좋아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라고들 조언한다. 그럼에도 다시 집어든 것이 책이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집어든 책이다. 은퇴자의 공부라니! 쉬거나 놀거나 여행을 다니기는커녕 공부하라고 채근한다. 아니, 은퇴는 삶의 여정이니 공부는 당연한 거라고 떠민다. 퇴직은 남의 일로 알고 살아 왔는데 원치 않는 일이지만 현실로 다가왔다. 아직 기대수명이 만만치 않게 남아있으니 저자의 권학편을 꼼꼼히 챙겨서 읽었다. 이 책에는 독서와 글쓰기로 인생 2막을 연 세 사람의 저자가 등장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하며 달라진 삶을 적고 있다. 진솔하고 꾸밈없는 일기를 보는 느낌이다. 그래서 소박하고 단출하다. 옆집 아저씨가 살아온 이야기를 막걸리 한 잔 나누며 들려주는 듯한 담백함이 좋다. 전문 작가가 아닌, 아마추어에 가까운 작가만의 풋풋하고 어설픈 소박함이 좋은 책이다. 마지막 인생의 동반자, 책 '공부하는 은퇴자에게는 정년이 없다'는 부제 아래 윤영선, 윤석윤, 최병일 세 사람이 공저자로 참여하여 집필한 책이다. 자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필력 또한결코 얕지 않으면서도 전문가인 척 하지 않는 겸손함이 좋다. 그러니 설교하거나 강요하는 글이 아니라 걸어온 길을 복기하여 써내려 간 점이 편안하게 다가선다. 정년퇴직이나 조기퇴직으로 원치 않는 퇴직을 하며 겪은 마음고생을 견뎌낸 과정도 진솔하게 풀어내어 안타까움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며 정체성에 시달리는 대목에선 한숨마저 나왔다. 나 역시 지금 그러하니. 이해한다는 말은 바로 지금 그 자리에 서 있지 않으면 가슴으로 느낄 수 없으니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낱말이 분명하다. 날마다 보던 동료 직원들, 귀엽고 사랑스런 제자들, 떠들썩한 교실, 이른 아침 문을 열고 일찍 오는 아이들을 기다리던 도서실의 익숙한 냄새가 벌써부터 그립다. 하느님은 세상 어디에나있을 수 없어서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는데, 학교는 그 어머니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곳이니 인간이 만든 조직 중 최상이 아닌가! 은퇴자는 인간이 사람으로서 마땅히 하고 살아야 할 일터로부터 배제된 사람이다. 기대수명이 현저히 늘어났지만 법률적으로 사회적으로, 아니 경제적인 이유가 더 정직한 표현이다. 그러니 직장을 떠난 사회의 이방인으로 무중력이 주는 헛헛한 느낌을 빨리 지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삶의 균형감각을 잃고 허무해지거나 우울감으로 힘들어질 수 있으니. 마치 뿌리 없는 나무처럼 둥둥 떠 있는 듯한 상태를 얼른 이길 수 있는 방편을 찾는 노력이 절실함을 깨닫도록 도움을 준 이 책이 고맙다. '공부에 빠져서 행복하다'는 윤영선씨, '공부로 삶을 바꾸었다'는 윤석윤씨, '공부로 세상과 통한다'는 최병일씨의 공통점은 독서와 글쓰기다. 다행히 나는 이 분들과 공통점이 같아서 안심이 된다. 공부를 좋아하는 점에서 그렇고 책을 읽고 나누기를 좋아하는 점도 닮았다. 나도 세상이라는 학교에 적응을 잘하여 인생의 진정한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 빈 가지로 서서 쉬는 듯 보이는 겨울나무도 결코 쉬지 않는다. 새 봄을 기다리며 수액을 조절하며 새순을 낼 준비로 바쁘다. 겨울나무가 그럴진대 나도 자연의 일부이니 그렇게 살아가리라. 내게 주어진 그 자리에서 나무처럼 말없이 제 할 일을 다 하며 다시금 화단의 저 매화처럼 내 인생의 새 봄을 노래하리라! 자유로운 영혼이 속삭이는 생명의 소리를 빠짐없이 기록하리라.
박근혜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한 자유학기제, 입시위주교육, 성적지상주의 교육을 타파하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운다는 취지로 시작 되었지만 예산이 줄어 들면서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어쩌면 자유학년제로의 확대를 마냥 환영할 일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예산 없이 운영한다면 자유학년제의 기본취지와 달리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 예산이 감축되어 교부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비해 예산이 대략 20%정도 감축되었다. 아직은 그래도 운영 할만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도 않다. 일단 예산에서 30%까지만 개인위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외부강사를 활용하는데 그 이상의 예산을 쓰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2500만 원의 예산을 받았다면 30%인 750만 원만 개인위탁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운영비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전문성을 갖춘 강사를 활용한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이 쉽지 않다. 강사를 활용할 수 있는 일부 프로그램 외에는 모든 것을 교사들이 직접 지도해야 한다. 자유학년 프로그램은 주제선택활동, 예술활동, 체육활동, 진로활동, 동아리활동 등이 있다. 따지고 보면 서로 유사성이 있다. 동아리활동에서 체육, 예술, 진로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분류하여 운영을 해야 하니, 교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교과수업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어렵다. 굳이 그렇게 할려면 자유학년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운영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교과시간을 줄이면서 자유학년제를 하고 있는데, 교사들에게 부담만 가중된다면 결국은 예전의 동아리활동을 확대해 놓은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물론 교사들이 전문성을 쌓아 놓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들이 있다. 중등의 경우 교과 외의 전문성을 갖춰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추후에 예산지원이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하여 운영하라는 취지는 이해가 되나 예산없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업무폭주에 자신의 교과수업을 위한 연구, 연수활동 시간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유학년제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의 전문성까지 갖추라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 일선학교에서 매우 잘 운영되고 있는 스포츠클럽의 예를 보더라도 만약에 예산이 지원되지 않으면 지금처럼 잘 운영될 수 없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강사비기 매년 지원되기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중학교 3학년에서 스포츠 클럽할동을 2시간 해야 하는 학교들이 있다. 1시간은 창의적체험활동을 순증하여 활용하고, 나머지 한 시간은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 교사들이 직접 지도를 하는데, 전문성이 없지만 주당 평균시수가 적은 교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당연히 파행적인 스포츠클럽활동이 되고 있으며 시간 채우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운영도 이런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예산 없이 운영하라고 하면 운영은 될 수 있으나, 프로그램의 질은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무조건 30%까지만 예산을 활용해야 하는지 교육청에 문의를 했다.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보다 더 강사비로 지출하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돈은 있으나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일부 프로그램의 운영비에 나머지 예산이 대폭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잘 하는 학교들도 많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들이 더 많다고 본다. 결국 운영비를 교부해주고 이제와서는 없어질 수 있으니 교사들이 직접 하라는 것인데 교사들이 그렇게 까지 전문성을 갖추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제약조건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진로교과를 줄여서 자유학년제 시간을 확보하지 않도록 하라고 한다. 물론 특별한 경우에는 가능하다는 단서조항이 있긴 하지만 강제성이 있어 보인다. 자유학년제에 진로활동이 별도로 편성되고 진로교과 연계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별도의 진로프로그램도 운영하는데, 무조건 진로교과를 줄이면 안된다고 한다. 학교의 상황이 다 다르고 1학년의 교육과정에서 감축교과를 찾기 어려운 교육과정이라면 진로교과 활용은 필수적이다. 진로교과를안 줄이면 어떤 교과를 줄여야 할지 난감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들이 분명히 있다. 이런 학교들까지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최소한의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 마저도 훼손하는 것이다. 다양한 수업, 다양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도 교사들로서는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기고사를 치르지 않을 뿐 준비하고 평가하고 해야 할 일들은 다른 학년보다 결코 적지 않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당초의 자유학년제 취지는 시험부담, 학습부담에서 벋어나서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한 학기는 신나는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었다. 몇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당초 취지는 사라져 가고 있고, 학생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자유학년제의 기본취지가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결국 학생들의 부담, 교사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제도라면 존재 가치가 크지 않다. 예산 지원을 계속하고 학교에서 자유롭게 예산을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기본적인 것만 규제하고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교육과정도 마찬가지다. 최소한의 기본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학교에서 직접 설정하여 운영하도록 해야한다. 모든 학교의 자유학년제가 똑같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무슨 꿈과 끼를 기를 수 있겠는가.
학생 다수 모이면 감염 예방 불가능 사태 심각 대구‧경북 별도 관리 필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정부가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긴급돌봄’을 제공할 방침인 가운데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교총은 돌봄교실 지원 및 각종 방역제품 수급 문제해결이 급선무라며 조속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 유치원생'과 '예비 초등학생'은 입학 예정인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신청하면 재학생과 마찬가지로 긴급돌봄을 받을 수 있으며 26일까지 신청자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관련된 행‧재정적 지원이 미흡한 상황에서 긴급 돌봄을 수용할 경우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교총은 25일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고 입학식이 연기된 예비 초등 1학년 입학자 중 돌봄 요청자 수용 문제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기타 돌봄교실 운영과 관련된 방역 및 행‧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또 마스크, 손세정제 등 학교단위 구매가 불가능한 물품들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교육청 단위로 구매한 후 각급학교에 물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정부의 별도 컨트롤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의 한 초교 A교장은 “수요조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학교들은 긴급돌봄 신청자가 40명 이상 나온 것으로 안다”며 “한두 명은 마스크 끼고 어떻게 해보지만 몇십명의 아이들이 다닥다닥 모여 돌봄을 받고 급식을 이용하는 것은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결코 안전한 운영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예방을 위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 머물라고 하면서 아이들을 긴급돌봄에 보내는 등 상반된 지침을 내리는 것 자체가 교육당국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A교장은 “확진자와 관련이 없는 학교는 방역도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학교가 할 수 있는 건 체온계로 발열체크하고 한번 씩 손 소독을 시키는 것일 뿐인데 어떻게 안전한 운영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대구‧경북 지역은 정부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며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개학도 더 미뤄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학생들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원 명예퇴직이 급증하자 교총이 생활지도 체계 회복을 주문했다. 2월말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명퇴 신청 교원은 666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649명)나 증가했다. 2018년과 비교하면 2030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월말 명퇴 신청자 수는 2017년 3652명, 2018년 4639명, 2019년 6020명, 2020년 6669명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교총은 17일 이에 대해 "대규모 명퇴 신청의 가장 큰 원인이 교원의 사기 저하와 생할지도 붕괴 등 교권 추락에 있다"면서 "정부와 교육당국은 교원 사기 진작과 생활지도체계 회복, 교권침해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교총이 지난해 5월 스승의 날 기념으로 전국 유·초·중·고 교원 5493명을 대상으로 모바일로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 교원들은 ‘학생 생활지도 붕괴 등 교권 추락’(89.4%)과 ‘학부모 등의 민원 증가에 따른 고충’(73.0%)을 교원 명퇴 급증의 이유 1, 2위로 꼽았다. ‘최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응답도 87.4%에 달해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 2009년 55.3%였던 것과 비교해 10년 새 32%p나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사기 저하로 인해 나타나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학생 생활지도 기피와 관심 저하’(50.8%)라고 밝혔다. 교권 추락과 사기 저하가 학생지도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교총이 지난해 발표한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 실적 보고서’에는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원인 1순위가 ‘폭언·욕설’에서 지난해 처음 ‘수업 방해’로 바뀐 것이 눈에 띈다. 학생 생활지도 체계가 무너져 ‘정당한 교육활동’까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을 드러낸 것으로 교권침해가 이제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교총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교원들이 떠나가는 교단에서 미래교육의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면서 “지난해 개정된 ’교권 3법‘을 단위학교에 안착시켜 교권 강화와 교권침해 예방조치로 교단을 안정시켜 교육의 기본과 본질이 확립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정부와 시·도교육청에 “실질적인 학생 생활지도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제시하는 등 교원의 ‘생활지도체계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지난달 2일 K-에듀파인 개통 직후 현장에서는 학교 업무가 마비돼 몸살을 앓았다. 이후 서비스 지연은 해결됐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K-에듀파인 적용 초기 현장에서 교원들이 호소한 주요한 문제들은 해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학교 업무를 마비시켰던 서비스 지연은 교육부의 설명대로 지난달 10일부터 과부하 문제를 해결한 상태다. 또 “한글 ODT(개방형 표준 파일 포맷)가 설치돼 있으나 버전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뜨는 오류는 ODT 편집기를 따로 설치하고 추가 기능에서 ODT 사용을 설정해주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해 현재는 대부분의 큰 불편은 해소됐다. 교사들은 전면도입을 서두른 것이 화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몇몇 교사 단체에서 K-에듀파인 문제를 비판하면서 “완성 후 테스트를 거쳐 오류를 수정한 뒤에 도입해야 하는데 준비도 되지 않은 채 도입을 서두른 게 불상사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과부하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불편함은 여전히 남았다. 세종의 A교사는 “지금은 초기보다 오류가 없어지고 시스템은 안정됐지만, 기능상 불편함은 여전하다”면서 “예를 들어 공문 작성 시 관련문서를 일일이 찾아 기입해야 하는데 문서를 선택해 입력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기의 B교사는 “아직도 전입한 교사의 공문이 안 열려 두 부서 일을 혼자 하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전남의 C교사도 공문을 수정할 때 붙임파일을 수정할 수 없어 문서 자체를 회수하고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장애인 접근성이 개선되기는커녕 후퇴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시각 장애인 교사는 “공문을 읽기 위해 음성 안내에 따라 원하는 메뉴를 클릭해야 하는데 메뉴도 기존보다 복잡해졌고 음성 안내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공문 하나 보는 데 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시각장애인 교사들의 지적에 개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계자는 “전면 적용을 하려다 보니 초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는 단계적 접근으로 전환해 현장 적용성과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한 단계적 구축을 하고 있다"”면서 “1월과 같은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문제는 해결이 됐지만, 5월까지 단계적으로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도 “장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해 최적화하기 위한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K-에듀파인 성능점검단’을 운영하고 학교현장의 교직원이 포함된 ‘K-에듀파인 프로그램 품질점검단’을 구성해 학교회계 뿐 아니라, K-에듀파인 전 영역에 대한 종합점검을 통해 품질을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두발, 복장, 휴대전화 소지 등 학교규칙 기재사항의 구체적 예시를 삭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로써 학생인권조례 등을 근거로 한 단위학교 규칙에 대한 교육감의 통제를 막을 수단이 없어졌다. 국무회의는 18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의 명분은 고교 무상교육과 관련한 개정사항과 특수학교의 자유학기 지정, 학부모위원의 전자투표 선출 근거 마련 등이었다. 개정안의 제안 이유 어디에도 가장 쟁점이 될 학교규칙 기재사항 삭제는 언급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개정된 조문에서 학칙 기재사항 중 “징계 외의 지도방법, 두발·복장 등 용모, 교육목적상 필요한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사용”과 “질서 유지”에 관한 사항은 삭제됐다. 이렇게 해당 내용의 삭제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현장 교원 대다수가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총이 지난해 8월 초·중·고 교원 787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을 통해 실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학교규칙 개정 관련 긴급 설문조사’에서도 82.7%가 시행령 개정에 ‘반대’했다. 교육부는 이 때문에 과거 “시행령 개정으로 학교 내 소지품 검사, 전자기기 소지 및 두발 제한 등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그동안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둘러싼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법률에서 해당 내용을 학칙에 위임한 만큼 인권조례에 포함하는 것은 상위법과 충돌이 된다는 것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례 제정에 걸림돌이 없어진 셈이다. 상위법의 근거가 없어진 만큼 시·도교육청이 얼마든지 조례로 용모나 소지품 검사 관련 내용을 학칙에 넣지 못하도록 제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한국교총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학교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개정으로 학교 갈등과 교육 붕괴 가중, 학생 생활지도권의 약화가 우려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교총은 “두발, 복장,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사용은 학교 현장의 가장 큰 갈등 사안이자 고민거리”라며 “이 때문에 교육부는 지난 2012년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학교 구성원 간 민주적 논의를 거쳐 해당 사안에 대해 실정에 맞는 기준을 학칙에 반영하도록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요구만을 받아들여 이러한 법령상 근거를 삭제한 것은 어불성설이자 자기부정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시행령 개정으로 교육감이 권한을 이용해 단위 학교의 학교규칙을 일방·획일적으로 변경하거나 통제하는 일이 가중될까 우려된다”면서 “교육감의 성향과 자의적 판단에 입각해 교육청이 권고나 매뉴얼 등을 통해 학칙 제·개정에 대한 간섭과 관여가 커질 경우 단위 학교의 자율성은 더 약화할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일부 시·도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두발, 복장 등의 규제를 금지하고 있는데 시행령상의 근거 규정마저 사라지게 되면 학칙에 대한 교육감 통제가 단위 학교를 더욱 옭아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두발 자유화를 선언하고 공문 안내를 했으며, 인천시교육청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명분으로 단위 학교에 학교규칙에서 염색 제한 규정을 없앨 것을 공문으로 내린 바 있다. 시행령 개정에 대해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전국 학교장 및 학교운영위에 두발, 복장,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 등에 관한 사항을 학칙에 반드시 반영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학생, 학부모, 교원 등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 여건을 고려해 두발, 복장,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에 대한 기준을 학칙으로 정해야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을 막고,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하 회장은 시·도교육감들에게는 “학칙 제·개정 권한을 학교에 돌려줘 진정한 의미의 학교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정권과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학칙 기재사항에 대한 법령상의 기준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교육법정주의를 훼손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교육부가 한국교총의 “전국적 휴업 지침” 마련요구를수용해 전국 유·초·중·고교의 개학을 3월 2일에서 9일로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교직원은 정상출근한다는 방침에 비판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이틀 전까지도 ‘경계’ 단계를 유지했던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교육부도 이어 전국 모든 유·초·중·고교와 특수학교·각종학교의 개학을 3월 2일에서 9일로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해” 개학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교총을 비롯해 전국민이 수차례 요구해온 사항으로‘선제적’이라고 하기에는 때늦은 시점의 발표였다. 특히 교총이 초등생 환자가 발생하면서교육부의 결정 사흘 전인 20일재차 “전국 확산에 대한 선제적 차단 차원에서 교육부가 국가 차원의 통일된 휴업·휴교 지침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했음에도 교육부는 21일전국적으로 학교 개학을 연기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해명을 했지만, 해당 시점까지만 해도 개학 연기 계획이 없었다는 얘기다. 때늦은 결정에 더해 구체적인 방침도 여론의 반발을 샀다. 휴교가 아닌 휴업 명령 성격이므로 교직원은 출근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보도에 학부모들은 “교직원은 코로나19에 안 걸리냐”며 “학교 교직원들 중에감염자가 발생하면 학생개학을 일주일 연기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반발했다. 학원에 대해서는 확진자의 동선과 감염위험 등을 고려해 휴원이나 등원중지 권고에 그치는 조치에 대해서도 안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교육부는 향후 상황을 고려하여 추가적인 개학연기 조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국내 첫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초등생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한국교총이 개학 연기를 요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9일 첫 국내 코로나19 초등생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32번째 환자로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만 10세 초등학생이다. 20일에는 확진 환자가 하루 만에 53명 추가로 발생해 100명을 넘어서고 국내 첫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학처럼 유․초‧중‧고의 개학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 무엇보다 학생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미 지역 확산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의료계 등 전문가들의 지적”이라면서 “전국 확산에 대한 선제적 차단 차원에서 교육부가 국가 차원의 통일된 휴업‧휴교 지침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학교별 휴업‧휴교는 지역사회 방역에 허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총은 또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사전 준비에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수업일수 감축을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는 수업일수 감축 요건에 ‘감염병’이 포함돼 있지 않은 데다, 감축 수업일수가 전체 수업일수의 10분의 1에 그쳐 탄력적인 휴업‧휴교 시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학 연기와 휴업‧휴교에 따른 자녀 돌봄 고충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돌봄교실 운영 방역 △인력·행‧재정 지원 △지역사회와 연계한 돌봄 체계 구축 △휴업‧휴교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결손 방지 △고3 학생 피해 방지를 위한 학교 지원방안 등이다. 교총은 이외에도 이전에 이미 요구한 △학생 등교 중지 여부 결정을 위한 호흡기 증상 사례기준 명확화 △교육당국 차원의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 확보 및 안정적 지원 △감염 예방·대응활동을 위한 보조인력 지원 등도 촉구했다.
일부문제 전체로 왜곡 우려 사학 자유 헌법원칙 지켜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정부의 사학혁신 방향을 규제보다는 지원으로 선회하고, 사학의 자율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정책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사학법인연합회,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한국대학법인협의회가 주관한 ‘문재인 정부 사학혁신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축사에 나선 하윤수 교총 회장은 “일부 사학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 모든 사학에 대한 규제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비리사학에 대한 지도·감독 등을 강화하더라도 대다수의 건전사학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등 차등적 규제로 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학의 건실한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곽상도 의원은 개회사에서 “교육부의 사학혁신 방안은 수십 가지의 규제를 더해 사학의 운영권을 박탈하고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면서 “일부 사학의 비리를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나 사학 전체를 매도해 과도한 규제를 가하는 것은 사학의 본질인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행정입법(시행령)에 의한 정책을 중단하고 법률 제·개정을 통한 사학정책 추진, 규제 중심에서 육성 중심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주요 추진과제 중 배임죄를 신설해 시정요구 없이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 “사립학교법상 근거도 없는 배임죄를 추가하는 것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고 처벌범위 불명확성으로 학계에서도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 형벌”이라며 “감사 결과 배임혐의로 임원승인을 취소하는 남용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격상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재정권과 인사권은 이사회의 고유 권한인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하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게 된다”며 “사립대의 대학평의원회도 재정권과 인사권은 자문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직원 공개채용을 강제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사립학교 사무직원은 본질적으로 사법상의 고용계약관계이므로 사무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것은 임면권자의 재량 행위에 해당하므로 사무직원의 공개채용 여부와 그 방법 및 절차 등은 학교법인의 자율”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유재원 한국영상대 총장은 적립금 공개 확대에 대해 “국회, 언론 등에서는 누적적립금만 언급해 대학이 많은 적립금을 쌓아 놓은 것으로 부각시키지만 교비회계 1년 예산에 비교해 보면 적립금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국고보조금을 제외한 수입재원 감소가 계속되고 있는 반면 운영지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대학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고 누적적립금도 갈수록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음선필 홍익대 교수는 임원 간 친족관계 공시에 대해 “임원의 사적 사항을 본인의 의사에 반해 공개할 것을 강요하는 셈이 되고, 임원선임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해 학교법인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과잉금지원칙 위배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방이사 선임 제한에 대해서는 “고유한 건학이념 및 교육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법인의 이사회 구성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약해선 안 된다”며 “정관으로 정하도록 한 개방이사 추천위원회의 조직·운영·구성을 행정입법인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한 것은 학교법인의 자율권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차동춘 학교법인 진성학원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높은 사학 비중, 열악한 재정 상황, 낮은 법정부담금 부담률 등을 공공성 강화나 사학 혁신의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특히 법정부담금 문제는 법인회계와 학교회계의 분리, 수익용기본재산 상황, 법정부담금의 성격 등 관련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선진 교육부 사립대학정책 과장은 “교육부의 사학혁신 방안은 사학혁신위원회의 권고와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제안, 교육신뢰회복추진단의 활동 성과 등을 종합한 것”이라며 “건전한 사학은 행·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사학에 대한 규제도 발굴해 적극 개선하는 등 사학의 자율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후 사립초·중·고, 사립전문대학, 사립대학 이사장과 관계자들은 ‘미래 선진 사학을 위한 사학인의 다짐과 촉구’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사학의 자율적 운영을 보장하는 사학정책으로의 대전환 △국가 미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제반 여건 조성 △교육정책 수립에 사학경영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운영 법제화와 교육법정주의 확립 등이 담겼다.
정원 부족 중등 “안 할 수 없어” 오히려 담임 원하는 경우도 많아 유인책 만들고 업무환경 개선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기간제교사에게 보직이나 담임을 맡기는 등 불리한 업무 배정을 금지하는 처우개선안을 발표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학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학교급별 상황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나눠서 봐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기간제 교사 비율을 낮추고 업무환경을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간제교사 처우개선안을 발표했다. 기간제 교사의 보직교사 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담임도 정규직 교사가 우선 맡게 하되 불가피한 경우 본인이 희망하거나 최소 2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가진 경우로 한정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서울 A초 B교감은 “초등은 담임제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들이 오히려 담임을 맡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청이 학교 현장의 분위기나 의견을 제대로 조사해보고 개선안을 발표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교의 경우 임용 합격 후 발령 대기중인 기간제교사가 대부분이다 보니 담임을 경험하고 경력을 쌓고 싶어한다”며 “오히려 5년 순환 기간 중 한 번 이상은 보직을 맡고 4번 이상은 담임을 맡도록 하는 식의 지침을 정해주면 업무분장을 둘러싼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간제 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학급수 당 교사 비율이 낮은 중학교의 경우에는 정원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기간제 교사들이 담임을 맡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C중 D교사는 “육아휴직, 출산휴가로 빠지는 인원도 많고 미발령도 많아 기간제 교사 비율 자체가 20%를 넘는 경우가 많고 비담임을 할 수 있는 티오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교사들이 담임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맡을 수 있게 하려면 인센티브나 유인책을 더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담임을 맡을 경우 다른 행정업무를 대폭 경감시켜주는 등 담임이나 비담임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어야 업무분장이 부당하다는 불만이 나올 일이 없다는 것이다. D교사는 “실제 현장에서 기간제 교사의 비율을 따져보면 담임을 맡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 교육청이 다 알텐데, 이런 행정은 무의미한 것 같다”며 “미발령을 줄이는 등 기간제 교사를 많이 뽑지 않아도 되도록 근본적인 업무환경부터 개선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사립고교 E교장은 “정규 교사들이 안 하면서 기간제 교사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문제지만 사실 기간제 교사들도 행정업무를 배우고 담임을 맡아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교육자로서 경력을 쌓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그런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기간제 교사들에게 담임을 맡기지 않고 있지만 원하는 업무를 물어보면 담임을 맡고 싶다고 말하는 기간제 교사들이 대부분이었다”며 “되레 담임을 주지 않아 차별이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규직 교사와는 달리 계약으로 맺어져 신분상 불리한 위치에 있는 기간제 교사들이 본인에 의사에 반해 불리한 업무를 맡지 않도록 하자는 데 방점이 있다”면서도 “학교급별로, 학교별로 기간제 교사들의 비율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따로 처벌이나 규제를 두지는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간제 교사들의 비율을 줄이는 등 환경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새로운 업무와 교육과정 등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 대응하려면 교육부가 학생 수에 따라 교원 정원을 줄여서는 안 된다”며 “교육부와 교육청뿐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까지 인식개선과 협력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사학을 옥죄기 보다는 사학이 국공립과 경쟁하며 교육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앞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곽의원은 토론회를 통해 교육부와 사학 간의 의견 차를 좁히고 합리적인 대안이 모색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하윤수 교총회장이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주최로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우리 아빤 모닝글로리 사장님이야. 서울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내려오시는데 장난감과 예쁜 옷을 사다 주시지. 우리 4남매는 부모님과 행복하게 살고 있어.” 혜인이는 가족을 이렇게 소개했고 아이들은 혜인이를 부러워했다고 담임 말했다. 내가 혜인이를 처음 만난 건 2017년 7월이었다. 시청에서 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분으로부터 초등학생의 딱한 사정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베트남 엄마와 한국인 아빠는 이혼 소송 중이고, 큰아이가 3학년 여자아이인데 그 어린 것이 세대주가 되어서 어렵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학교에 몸을 담고 있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혜인이네 4남매와 그 아이들의 엄마를 만나게 되었다. 혜인이 엄마는 베트남에서 시집온 여성으로 비교적 한국말을 잘했다. 그녀는 그간의 사정을 소상히 말해 주었다. 애들 아빠가 자기 이름으로 돈을 빌려 부도를 내고 쫒아냈다는 것, 남편을 피해 무작정 찾아온 곳이 여기고, 아는 사람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서 살기 막막하다는 것, 시청에서 애들 앞으로 나오는 보조금으로 겨우 살고 있다 했다. 이주여성은 이혼하면 국적이 취소되어 미국적자가 되고 아이들만 놔둘 수 없어서 큰애 앞으로 세대를 구성, 그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혜인이는 3학년, 여동생은 1학년, 쌍둥이 남동생은 유치원생으로 학교 준비물을 사기도 어렵고 애들이 먹는 것, 입는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해 8월, 혜인이와 동생들은 우리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었고 난 여기저기 부탁하여 장학금을 모아 매월 장학금을 주었다. 방과 후 활동과 체험학습에 필요한 모든 준비물을 학교에서 제공해 주어 집에선 학교만 보내면 되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차로 매일 4남매의 등하교를 해주었다. 혜인이는 늘 나의 관심을 끄는 아이였다. 매우 영리하고 재능이 많아서 드론 레이싱에서도 1, 2위를 다투는가 하면, 백일장에서 상을 받고, 밴드에서도 싱어로 활동하며 자기의 소질을 키워 갔다. 하지만 늘 자신감이 없고 얼굴엔 짙은 그늘이 져 있었다. 먼저 나서서‘제가 할게요’보다는‘혜인이도 해 보렴’하고 멍석을 깔아주어야 하는 소심한 아이인데 어떻게 선생님과 친구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거짓말이 습관이 되면 안 될 텐데, 정말 걱정이었다. “혜인아, 담임 선생님이 그러는데 아빠가 모닝글로리 사장님이라고 했다면서?” 말이 없었다. 그저 차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미안해하지도, 그렇다고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그냥 멀거니 앉아 있는 혜인이가 무척이나 안쓰러웠다. “친구들에게 가족 이야기하기가 좀 창피했니? 하지만 거짓말을 하면 안 되지.” “우리 집 사정을 그대로 말할 순 없잖아요? 애들이 절 무시할 게 뻔한데요.” “네 마음은 충분히 알겠는데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 거야. 거짓말을 하게 되면믿음이 깨져서 친구들이 네가 진실을 말해도 믿지 않게 돼. 너 ‘양치기 소년’ 알지? 처음에 거짓말했기 때문에 나중엔 진짜 늑대가 나타났어도 동네 사람들이 믿지 않았잖아? 네가 계속 거짓말을 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질 수도 있어. 어라? 우리 혜인이 코가 점점 길어지네! 아! 어떡해!” 혜인이가 멋쩍게 웃었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숨기고 있던 가정사가 알려질까 두려웠던 혜인이의 마음이, 거짓말을 해야만 했던 그 처지에, 가슴에 저려왔다. 남다른 피부색, 거기다가 엄마 아빠의 이혼, 한국말이 서툰 엄마와 3명의 동생, 학교에 잘 다니는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혜인이의 상처가 가슴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눈에 보여 혜인이를 태우고 집으로 가는 길이 납처럼 무거웠다. 가슴이 아팠다. “선생님 제가 시 승격 70주년 뮤지컬 공모에 당선되어 10월에 공연해야 해요.” 초등학교 제자이고, 서울에서 뮤지컬을 공부한 제자 이슬이가 기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불현듯 생각나는 게 있어서 아역이 있느냐고 물었다. 다행이었다. 인현왕후의 어린 시절을 노래할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슬아, 아역 주인공 오디션에 시골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다문화에 편모가정으로 자신감은 없으나 자존심이 센 아이, 자신의 처지가 알려질까 두려워 거짓말을 해야 했던 피노키오 혜인이를 인현왕후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타고난 음색은 아름다우나 음악 시간 외에는 성악 지도를 제대로 받아 보지 못해 음정과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것이 눈에 보였다. 도시 아이들과의 수준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혜인인 타고 난 소리와 음악적 감각이 있어서 연습만 잘하면 될 거 같아요.” 학생들을 지도해서 전국대회에서까지 상을 타오는 베테랑 선생님인 박미란 선생님께 혜인이의 지도를 부탁했다. 혜인이가 성악 지도를 받는 동안에 선생님 댁으로 데려오고, 마치면 집으로 데려다주는 일이 시작되었다. 연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평일엔 Mr로 들으면서 연습을 하고 학교에서 내가 봐주기도 하고 1주일에 한두 번씩 박미란 선생님에게 지도받기로 했다. 주변에선, 시내에 잘하는 애들이 많고 많은데 왜 사서 고생이냐고 난리였다. 하지만 피노키오를 왕비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포기할 순 없었다. 결국 혜인이는 당당하게 인현왕후 아역에 캐스팅이 되었다. 얼마나 다행이던지…. 빠른 비트에 엇박자가 많아 리듬을 타야 하고, 가사가 랩처럼 빨라 따라 하기조차 힘든데 혜인이는 뮤지컬 연습을 잘 따라 주었다. 소녀 인현왕후가 저잣거리에 나와 장터를 돌아다니며 부르는 노래는, 피아노 선율에 얹어져서 역동적이고 발랄한 모습을 소녀의 감성으로 표현해야 하는 상당히 어려운 장면이었다. 숙종과의 만남은 별로 의미 없는 듯 스쳐 지나가면서 합창과 어우러지기도 하고 독창을 하기도 하면서 청중을 압도해야 하는 무게감 있는 역할을, 혜인이는 잘 익혀가고 있었다. 왕후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매일 연습 장소로 차로 태워주고 와야 하고, 노래에 맞춰 안무와 대사지도 해주는 것도 버거운데 서울에서 하는 리허설에 꼬마 아가씨를 데리고 갔다가 와야 하는 것이 문제였다. 다른 집 애들 같으면 캐스팅만 되어도 부모가 알아서 척척할 텐데….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다 챙겨 주어야 하니 시간을 내기가 힘들고 혜인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무척 미안해하는 눈치였다. ‘혜인아 너도 힘들고 나도 어렵지만 우린 잘 할 수 있어! 아니, 잘 해야만 해!’ 이제 세팅은 끝났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무대를 휘어잡을 인현왕후! 자랑스럽게 변신한 혜인이의 무대에 엄마를 초대하고 학교에서는 단체관람을 신청했다. 낯선 땅에 시집와서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았던 혜인이의 엄마, 이젠 과거의 아픈 상처를 말끔히 치유하고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으로서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다. 그리고 피부색이 달라 부끄러웠던 아이,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상처받았던 아이, 친구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거짓말을 해야만 했던 이 아이의 마음도 따스하게 보듬어 주고 싶다. ‘혜인이가 얼마나 잘 자랐는지를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확실히 보여 주어야지’ “시끌벅적 소란스러운 운종가에 장터 - ” 10월 31일, 첫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을 하면서 혜인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생기 있는 얼굴에 똘똘한 눈이 어찌나 빛이 나던지! 마치 딴사람이 된 것 같았다. 친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피부색과 얼굴 생김새가 다른 다문화에, 동생 셋이나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소심한 시골뜨기 소녀였는데, 연예인을 바라보는 듯한 친구들의 눈빛에는 자랑스러움과 부러움이 가득했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혜인이는 자신감을 찾아갔고 감사하게도 다섯 번의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시승격 70주년 기념 뮤지컬 무대에서의 혜인이 모습엔 훌륭한 집안에서 자란 왕후의 기품이 서려 있었다. 그 기품은 혜인이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동력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지금까지 눈물과 한숨으로 점철된 삶의 연속이었던 혜인이 어머니의 얼굴엔 뜨거운 눈물이 쉴 새 없이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그 눈물은 아픔의 눈물이 아닌, 딸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어려운 환경에서 잘 자라준 감사의 눈물이었으리라. 그동안 감기몸살이 심해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데도 혜인이를 데려가고 데려왔던 일, 출장 등, 여러 가지 일로 시간 맞추기 힘들어 헉헉대며 혜인이를 케어하던 일, 힘들다고 투정하는 녀석을 어르고 달래며 달려온 일, 아침 일찍 서울의 연습실에서 동선을 익히고 대사를 익히고 노래를 익히다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늦게 기차 타고 왔던 일들이 꿈 같이 스쳤다. ‘혜인아, 이젠 날개를 활짝 펴고 너의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렴. 오늘은 네가 최고였어! 세상에서 가장 멋진 피노키오 왕비! 네가 자랑스럽다.’ 자랑스러운 피노키오 혜인에게 기쁜 소식이 연달아 찾아왔다. 경북 학생 동요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했다는 소식이었다. 혜인이에게 검정 구두와 단정한 정장을 마련해 주고 피아노 선생님도 지원해 준 보람이 있었다. 코리안 타임즈에서 주최하는 제8회 한국 다문화 청소년 상도 수상하게 되었다. 초등학교에서 단 2명만 주는 상에 혜인이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어깨에 힘찬 날개를 단 혜인이의 미래는 더없이 밝다. 내 인생에서 혜인이와의 만남은 가장 큰 축복이다. 앞으로 내가 언제, 어디에 있든지 우리 혜인이의 찬란한 미래를 위하여 기도할 것이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 금상 수상 소감 사랑이 넘치는 교사가 되어야지... 한국 교육신문의 교단 수기를 읽으며 ‘참으로 대단한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막상 나의 이야기가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35년의 교직 생활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사랑이 넘치는 교사가 되어야지!’ 처음 마음과 달리 가르치는 것도 서툴고 사랑을 주는 방법도 서툴렀던 나는 아쉬움을 달고 살았다. 하나에서 열까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혜인이와 만남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혜인이네 식구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모아준 ‘만 원의 행복’ 옛 학부모님들과, 없는 시간을 쪼개어 4남매의 등하교를 도와준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잘 자라준 혜인아! 환경 앞에 기죽지 말고 너의 꿈을 찬란하게 펼쳐 가기 바란다. 화이팅!
[김은미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몇 달 전 자신이 공무원 연금 수급자라고 소개하면서 펀드에 가입하고 싶다며 펀드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전화 한 통이 재단에 걸려왔다. 그 당시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건이 크게 불거진 상황이라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에 소극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건 사람은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재단은 개별 상품을 추천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꼭 가입을 원한다면 가족들과 상의한 다음 주변 은행이나 증권사에 방문해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그다음 날에도 같은 내용의 전화가 재단에 걸려왔고 펀드 추천을 요청했다. 그분이 어떤 계기로 펀드 투자에 이토록 큰 관심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갑자기 평소 본인이 잘 모르는 금융상품에 섣불리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공모펀드, 사모펀드, ELS, DLF 등 일반투자자들이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 종류는 상당히 많다. 그렇지만 어떤 상품들이 자신에게 적절한 상품인지 알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저금리 시대에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고 싶은 마음에 금융상품에 대한 공부를 하는 투자자들은 있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투자자보호제도까지 알아보는 투자자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금융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이외에도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투자자보호제도에 대해 미리 충분히 알아둔다면 불완전판매 피해를 예방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불완전판매 예방의 첫걸음 지난해 크게 불거진 우리은행·하나은행 파생결합펀드(Derivatives Linked Fund, DLF) 불완전판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완전판매’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했다. 불완전판매란 금융회사가 투자자나 금융상품에 대해 제대로 알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행위, 금융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행위 등을 의미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는 이를 각각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2008년 우리파워인컴펀드 사태 이후 2011년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사태, 2013년 동양증권 기업어음·회사채 사태 그리고 지난해 발생한 DLF 불완전판매 사태까지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발생한 DLF 불완전판매 사태의 경우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배상비율을 최대 80%까지 결정한 바 있다. 과거 우리파워인컴펀드, 저축은행 후순위채 등의 사례에서 20~50% 정도의 배상비율을 인정한 것에 비하면 금융회사에게 투자자 보호에 대한 책임을 더 엄격히 물었다고 볼 수 있으나 투자자도 본인의 투자 의사 결정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즉, 투자에는 ‘자기책임의 원칙’이 존재하는데, 원금보장이 되는 예·적금 상품과는 달리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에 가입할 때는 투자자들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투자자보호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나라의 투자자보호제도는 크게 사전적 보호제도와 사후적 보호제도로 구분된다.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사전적 보호제도는 투자자가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전에 피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이며, 분쟁조정제도, 소송제도 등 사후적 보호제도는 불완전판매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이다. 사전적 보호제도와 사후적 보호제도는 모두 중요한 제도다. 다만, 경제적, 시간적 손실을 따진다면 처음부터 불완전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적 보호제도를 확실히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적합성 원칙=‘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는 금융회사가 투자자에게 투자권유를 하기 전에 투자자들의 투자목적, 재산상황, 투자경험, 위험성향 등의 정보를 파악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투자상품은 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즉, 금융회사는 ‘투자자정보 확인서’를 통해 투자자의 연령, 투자 가능 기간,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수준, 수입원, 감내할 수 있는 손실 수준 등을 파악하고 위험선호도 조사를 통해 투자자의 투자목표와 투자성향을 파악한 후 투자자 유형(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수익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등)을 분류해서 투자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해야 한다. 이를 ‘적합성의 원칙’이라고 하는데 만약 안정형 투자자로 분류되었다면, 주식형 펀드 등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상품을 추천할 수 없다. 안정형 투자자로 분류되었음에도 투자자가 고위험 상품에 투자를 원하는 경우 자필서명을 받고 가입할 수 있으나 원금손실 발생 시 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이번 불완전판매로 크게 문제가 된 DLF 상품은 적합성 원칙이 배제되는 사모펀드로 판매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인지 여부를 따지는 과정조차 없었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충분한 위험감수능력이 있는 투자자가 자기 책임 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자자보호 장치가 공모펀드에 비해 느슨하다. 이러한 차이점을 금융회사가 설명해 주지는 않으므로 투자자 스스로 챙길 필요가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실시한 ‘구조화상품 투자현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ELS, ELF, DLS, DLF 등 구조화상품 가입 과정에서 금융회사 판매직원의 권유로 자신의 투자성향과 맞지 않는 상품에 가입하는 등 DLF 불완전판매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투자자성향 진단을 받은 투자자 중 약 3분의 1이 자신의 투자성향 결과와 관계없는 상품을 권유받거나 권유하려는 상품에 맞도록 투자성향 결과가 바뀌었다고 응답했다. 만약 판매직원이 투자성향과 관계없는 상품을 권유하거나 본인의 투자성향 결과를 바꾸었다면 투자자보호 제도를 잘 지키지 않은 회사이므로 그 회사에서 금융투자상품을 가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설명의무=‘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는 금융회사가 투자권유를 하는 경우 금융투자상품의 내용, 투자에 따르는 위험 등을 설명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2018년 실시한 ‘펀드 투자자 조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가입한 펀드를 기준으로 74.6%가 상담시간이 ‘30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판매직원의 설명에 대해서 ‘이해하기 쉬웠다’는 응답비율은 63.1%로 약 40%가 판매직원의 설명을 어렵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판매직원의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펀드에 대한 나의 기초지식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42.1%, ‘판매직원의 설명이 복잡하고 전문용어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라는 응답이 37.4%로 나타났다.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투자자들이 3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판매직원의 설명을 모두 이해하기란 어렵다. 판매직원은 쉬운 용어로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야 하지만 투자자가 바쁜 일정 때문에 긴 상담은 원치 않거나 금융회사 직원의 업무 부담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들이 많다. 따라서 금융투자상품에 가입을 할 예정이라면 바쁜 스케쥴이 있는 날보다는 여유 있게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날 금융회사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또한 판매직원이 권유한 상품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당일에 가입을 자제하고 충분히 상품에 대해 이해한 다음에 가입을 해야 불완전판매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적정성 원칙과 부당권유 금지=투자자보호 장치들은 앞서 설명한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이외에 ‘적정성 원칙’, ‘부당권유 금지’ 등이 있다. 적정성 원칙은 투자자가 판매직원의 권유가 아니라 스스로 판매를 요청하는 경우더라도 고위험 상품인 파생상품 등이 해당 투자자의 투자목적, 재산상황, 투자 경험 등에 비추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고 서명, 기명날인, 녹취 등으로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부당권유 금지는 투자자에게 투자권유 시 거짓의 내용을 알리거나 불확실한 사항에 대해 단정적인 판단을 제공하거나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리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추진 2012년 7월 최초로 국회에 제출된 이후 7년 동안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한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에는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금융회사가 입증하도록 하는 입증 책임 제도를 도입하고 소비자의 현저한 재산상 피해 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피해가 발생하기 전 감독당국이 해당 상품의 판매 금지 등을 명령할 수 있는 판매제한 명령권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된다면 투자자를 포함해 금융상품 수요자인 금융소비자들에 대한 보호 수준을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무리 좋은 보호제도를 갖춰놓고 있더라도 이를 지키려는 금융회사의 의지뿐만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으려는 투자자들의 의지도 중요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소방청이 보낸 공문에 소방안전관리자 선임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자 지정에 이어 또 교원이 갖추기 힘든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에 대한 요구가 현장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소방청은 지난달 15일 각 시·도교육청에 ‘각급학교의 소방안전관리 업무 철저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면서 “학교 행정부서(행정실장 등)에서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됐을 경우 의견결정에 한계가 있다”는 일부 단체 의견을 함께 제시해 학교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하는 데 혼선을 빚었다. 이런 의견이 나온 것은 지난해 9월 경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방화셔터 끼임 사고로 소방안전관리자인 행정실장이 형사 입건되면서 경남도교육청공무원노조가 학교장이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이에 대해 7일 소방청에 건의서를 보내 기관장의 책임과 소방안전관리자의 책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전문가의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학교장은 규정에 의해 소방안전에 대한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면서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문제는 일부 단체의 요구에 의해 변경될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교총은 학교장이 소방안전관리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감독직에 있는 사람을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하도록 명확하게 재안내할 것을 요청했다.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과리에 관한 규정’ 제5조 제1항은 ‘기관장은 감독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일정 자격을 갖춘 자를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예방소방업무 처리규정’ 등에서도 기관장의 책임과 소방안전관리자의 책무를 구분하고 있다. 교총은 아울러 “학교 구성원 중에서는 화재 대응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없다”면서 전문적 소방안전관리를 위한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교총은 △교육지원청 단위로 소방안전관리자격을 가진 사람을 채용해 학교를 대상으로 정기적 관리 담당 △외부 전문업체에 관리 위탁 △학교의 경우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 대신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규정 마련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오늘 아침,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다. 평소 뒷베란다에서 보이는 북쪽의 광교산, 앞베란다에서 보이는 서쪽의 칠보산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21 때문에 벌써 2주간 경기상상캠퍼스, 경로당, 복지관 휴강이다. 강사로서 달콤한 휴식이지만 기간이 길다. 몸이 근질근질하다. 역시 강사는 수강생들과 어울리며 땀흘려가며 ‘하하호호’ 웃을 때 행복하다. 오늘은 구청 주관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 최종합격자 발표의 날. 면접시험 볼 때 대기장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합격자 발표날도 초조하긴 마찬가지다. 작년엔 자신 만만했는데 올해는 조금 자신감이 부족하다. 작년과 다른 점은 올해 경쟁률이 엄청 세다는 것. 작년엔 응시자 중 유일 남자였다. 올핸 남자도 여럿이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헤아리니 10명이 넘는다. 작년에 준비한 면접 예상질문과 답변 출력물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리고 달달 외웠다. 아마 10여 차례 이상 보고 읽었다. 면접 심사 기준은 ‘당해 직무에 필요한 능력 및 적격성’이다. 본인 소개, 포크댄스의 장점, 지도상의 유의점 등을 준비하였다. 작년엔 첫 질문이 인생관이었다. 올해는 어떤 질문이 나올지? 다만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피교육자의 ‘피’자가 문제다. 현재 나는 수험생이다. 서류 접수는 미리 준비하였기에 접수 첫날 오전에 마치었다. 서류합격자 통보와 동시에 면접일이 정해졌다. 구청의 과장, 팀장, 담당자가 모두 바뀌었다. 면접 장소도 과 사무실 옆 공간에서 도서관 지하 동아리실로 바뀌었다. 면접 시각은 14:30, 10분전에 도착해 대기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집에서 미리 출발 도착하니 14:00. 너무 일찍이다 싶어 차안애서 다시 면접 출력물을 읽었다. 14:10 면접장소에 도착, 대기장소인 강당에 들어갔다. 십 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건강체조는 희망경로당이 적어 작년에도 1명을 선발했다. 그렇다면 10:1이 넘는다는 것인데 대기 중에도 응시자는 계속 들어왔다. ‘우와, 취업하기가 이렇게 힘든 거구나!’ 실력도 있어야하지만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는 냉엄한 현실이다. 작년엔 7개월간 지도했는데 올핸 방학이 있어 6개월이다. 당연히 강사료가 줄어든다. 주 2시간, 경로당 세 곳을 뛰면 강사료는? 월 50만원이 안 된다. 아마도 강사가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면 또 다른 직업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강사료와 은행 이자율을 계산해 본다. 은퇴 후 일정 수입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형이상학적인 것에 목적을 두어야만 이겨낼 수 있는 직업이다. 지금 나는 취준생이나 마찬가지다. 기다림이 지루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하다. 일부러 일어나 대기실을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달래보았다. 대기실에서 다시 내 시선은 계속 면접 출력물에 고정되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다. 작년엔 기다리자마자 제일 먼저 면접을 보았다. 금방 끝났다. 그런데 이번에 그게 아니다. 대기자가 다 귀가하고 내가 면접실로 들어간 것은 끝에서 두 번째다. 이번엔 경쟁률이 치열하다. 10:1이 넘어 위기감마저 들었다. 자칫 하다간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관 세 분에게 인사를 드리고 자리에 앉았다. 사회복지과장을 비롯해 모두 처음 보는 분들이다. 첫 질문은 자기소개와 자기 자랑. 교직 은퇴 후 활동을 소개하면서 시니어를 위한 사명감과 보람을 피력했다. 다음 질문은 생활철학. 교직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내가 실천한 ‘도전은 즐겁다’와 ‘실행이 답이다’를 말했다. 마지막 질문은 본인이 리더십 여부와 그 근거. 초임 교장 시절 학교표창 19개 이야기를 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니 대기 시간 포함 1시간이 넘게 걸렸다. 1시간 무료 주차인데 시간이 넘어 초과분 주차료를 냈다. 그런데 면접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자기자랑 하라고 멍석을 깔아주었는데 긴장을 해서 그런지 빠뜨리고 말았다. 내가 준비한 강사로서 지도상의 유의점 3가지 칭찬, 안전, 눈높이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내 입에서는 엉뚱한 수강생과의 공감대 형성, 30분 전 도착 강의 준비, 휴식 시간 간식 이야기가 나왔다. 과연 구청에서는 누구를 강사로 정할 것인가? 작년에 뛰었던 나를 다시 선정할까? 작년엔 남자가 하나였지만 지금은 세 명이다. 여성은 더 많다. 나이로 보면 내가 고참 축에 속한다. 경로당 어르신을 지도하기엔 젊은 사람이 좋을까 나이 먹은 사람이 좋을까? 귀가하니 초등학교 근무하는 아내가 유치원 기간제 교사 면접이야기를 한다. 미혼인 사람과 50세가 넘은 사람의 교육 효과를 이야기 한다. 상황은 다르지만 면접시험을 치룬 나의 이야기다. 오전 11시 40분. 문자 하나가 왔다.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 최종 합격’ 축하한다는 내용과 함께 계약 관련 안내다. ‘휴우…. 다행이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가족 카톡에 올리니 축하가 이어진다. 그 동안의 경기상상캠퍼스와 복지관 경로당에서의 포크댄스 재능기부가 보배라는 생각이 든다. 수업 노하우 많이 터득했다. 강사로서 신중년의 문화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나의 ‘도전은 즐겁다’는 계속될 것이다.
1학년 학부모님들이 많이들 걱정하시고, 입학전 부터 많이 들은 내용은 한글 부분이다.초등학교 교육과정은 1학년 국어시간에 한글 자음 모음을 배우고 익혀야 하지만,사실 많은 아이들이 배우고 온다.문제는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지 못하기에배우지 못하거나 한글을 잘 쓰지 못하는 학부모님들의 걱정이 크다.자녀에 대한 믿음이 낮기 보다는 아무래도 다른 아이들이 배우고 왔기 때문에우리 아이가 늦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것 같다. " ㅇㅇ은 유치원 때 부터 배웠는데, 우리 ㅁㅁ가 잘 할지 걱정이에요" " ㅁㅁ가 따로 한글을 배우지 않아서, 요새 1학년 아이들은 학교 입학 전부터 배우고 안다는데.." 학부모님들의 걱정은 모두 공감이 된다.나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가 또래 보다 뒤쳐지면 어쩌나..." / "친구 딸은 ㅇㅇ 이는 5살 때 ㅁㅁ을 했다는데 우리딸은..." 비교를 안해야지 하는데도 어쩔 수 없다.아마, 부모라면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그래도, 작년 1년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은아이들은 자란다는 것,느려도 온전히 자란다는 것이다. 2019년 3월, 우리반에는 몇 몇의 한글을 온전히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있었다.1학년 담임을 처음해본 나에게는 이러한 아이들이 제출기한이 얼마 안남은 숙제 같았다.학부모님의 걱정과 나의 조급함이 합쳐져,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급하게 급하게 부족한 아이들 한글지도를 했었다.이제 갓 학교에 온지 얼마 안된 아이들은 나머지 공부 시간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친구들과 놀기 위해 도망치기 일쑤 였고, 난 늘 잡으러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생각해 보면 참 어리석은 행동이 었다.한글 교육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겐 학교 적응과 친구 관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생각해 봐도 단 한번도 아이들에게 "느려도 괜찮아, 조금씩 천천히 배우자"라는 말을 한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아이들이 한글 잘 배우기는 했지만, 과정중에 느꼈을 감정들을 생각하면 참 미안하다. 아이들은 온전하게 성장한다.그게 다소 느리더라도 초조해 하지 않고,아이들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며기다려주는게 중요한 것 같다. 느려도 괜찮다!
대창고등학교(교장 정재형) 1~2학년 10명 학생은 지난 31일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공개강연에 참여했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공개 강연은 YTN 맹수지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과학자의 꿈과 도전”을 대주제로, “과학자로 살아남기”라는 부제 아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현숙 교수가 ‘텔로미어로 살아남기’,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가 ‘데이터 세상에서 살아남기’,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 이정은 교수가 ‘생명을 품은 행성으로 살아남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박록진 교수가 ‘미세먼지 세상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을 펼쳤다. 또 서울대학교 화학부 석차옥 교수,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안진호 교수, 김태훈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사과정, 이현경 과학동아 편집장이 ‘과학으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과학자의 도전적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콜로퀴엄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2학년 황○○ 학생은 “평소 관심이 많았던 자연과학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여러 전공을 탐색함으로써 대학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었다”고 했고1학년 백○○ 학생은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신재생에너지 연구를 통해 문제점을 해소 시킬 수 있는 진로희망의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고 소감을 전했다. 대창고등학교 남병규 교감은 “과학이라는 주제로 한 공개강연을 통해 학생들이 진로와 진학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