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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육기부가 새로운 기부문화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통해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대한민국의 미래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러한 교육기부 트렌드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국과학창의재단을 교육기부 전담기관으로 지정하고 교육기부 자원 발굴에 나섰다. 교과부는 지금까지 삼성엔지니어링,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 타타대우, 현대자동차, IBM, 포스코, 전경련 등 30여개 기업·단체와 MOU를 채결하고 이들이 보유한 물적·인적자원을 유·초·등 교육활동에 대가없이 제공받기로 했다.(관련기사 4면) 교육기부의사를 가진 기업·단체·개인이 많아 앞으로 MOU 채결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기업·기관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교육기부 홈페이지(www.교육기부.kr)와 각 기업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교육기부 운동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개인·단체는 우선 한국창의재단에 기부자계정을 신청해 교육기부자로 정식등록한 후 프로그램을 등록하면 된다. 교육기부 받기를 원할 경우는 한국과학창의재단 회원가입 후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선택하면된다. 가입시 꼭 직업을 표기해야 하며 신청한 프로그램의 승인 여부는 홈페이지 My교육기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문의 = 한국과학창의재단 교육기부사업팀 고객센터 02-559-3935) 교과부는 교육기부 활성화 추세에 발맞춰 기부를 하고자 하는 개인·단체와 교육기부 수혜자들을 연결시켜 주기 위해 KBS와 함께 16~1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2012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를 개최한다. 한국교총, 대한상공회의소 등 9개 기관·단체의 후원을 받아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실시되는 이번 박람회는 '아이들의 꿈과 세상을 잇는 교육기부'를 주제로 총 131개 기업·단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2012 대한민국 교육기부 공동체 선포식으로 시작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참가 기업·단체별 체험·상담 프로그램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 부대·학술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교육기부에 동참을 원하는 현장에서 기부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박람회 홈페이지(www. 교육기부.kr)를 참조하면 된다.
예산 및 추진일정 3.5점, 4.1점(25점 만점) 정당 보다 공약현실성·책임감 보고 뽑아야 국회의원의 공약이행률은 정당이나 성별, 당선횟수가 아닌 의원 개인의 책임감과 의지, 공약의 충실도에 달려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8대 국회의원의 평균 공약이행률은 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 59명(22%)은 공약을 40%도 지키지 않아 낙제점을 받은 반면, 80% 이상 이행한 의원은 38명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과 비례대표를 제외한 국회의원 22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형오 의원과 유일호 의원(이상 새누리당)이 96%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춘진 의원(민주통합당·92%)과 정의화 의원(새누리당·8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낙제점 받은 의원들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당별로는 무소속 의원이 62.57%로 가장 높았고 새누리당(60.78%), 민주통합당(58.16%), 자유선진당(51.55%), 통합진보당(46%)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의원 59.6%, 여성의원은 59.16%로 나타났고, 선수별로는 4선-초선-재선-3선-6선-5선 순이었으나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라는 것이 법률연맹의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70.83%), 강원(68.25%), 부산(67.94%), 전북(66.22%), 전남(65%), 인천(64%), 광주(63.57%), 대구(60.58%), 경남(59.67%), 경기(58.52%), 울산(58%), 경북(57.93%), 서울(56.14%), 제주(52%), 충남(45.56%), 충북(42.67%)의 순으로 나타났다. 저조한 공약이행률의 원인은 18대 총선 당시 남발된 비현실적인 공약에서 찾을 수 있다. 법률연맹이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제18대 국회의원 선거공약 구체성·충실도 조사' 결과 전체 공약의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36.3점에 그친 것. 특히 예산 소요 경비 제시 항목은 25점 만점에 3.5점, 추진일정 및 기한제시 항목은 25점 만점에 4.1점을 받아 공약의 비현실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김대인 법률소비자연맹 총재는 "선거공약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민과의 구체성 있는 개별적 약속이므로 준법의미 이상의 실행책임이 있다"면서 "공약이행률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 공약충실도는 18대 국회의원의 사업목표, 방법, 재원, 일정 등 4개 항목으로 구분해 평가했으며, 공약이행율은 의원별 홈페이지 자료, 의정보고서, 언론보도, 의원실 증빙자료를 토대로 출마 당시 제시한 공약이 얼마나 잘 지켜졌는지를 평가했다.
학생 문제해결력 교사가 믿어야 창의적 지식에는 체험·공유 필수 2009 개정교육과정은 창의성과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창의적체험활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작년 교과부에서 발표한 '스마트교육 추진전략'에서도 생산한 지식을 공개·공유하고 협업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교수학습활동을 요구했다. 에듀넷 어린이신문(enie.edunet4u.net)은 학생들이 협업과 공유·소통을 통해 창의적으로 지식을 창출하는 좋은 사례다. 대구천내초에서는 창의적체험활동과 스마트교육을 연계해 녹색알리미 환경신문(에듀넷어린이신문명) 동아리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 관심 있는 어린이 6명(발행인 김명재)으로 구성된 녹색알리미신문(에듀넷어린이신문명)은 녹색토론, 녹색뉴스, 녹색인터뷰, 그린스타트, 동식물의 두 얼굴, 생태적 놀이, 환경과 건강, 녹색 동화의 8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학생들의 체험, 인터뷰, 취재 활동을 통해 초등학생의 수준에 적합한 맞춤형 환경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스마트교육의 5대원리에 따라 학생들의 직접적인 체험을 협업과 공유, 소통을 통해 환경에 대해 창의적인 지식을 창출하는 과정을 구체적인 어린이신문 사례로 살펴보자 한다. 첫 번째 원칙은 '자기주도성(Self-directed)'이다. 교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교육은 뭔가 불안하다는 생각은 고쳐야 한다. 필자는 '생태적인 공기놀이 방법'이라는 질문에 학생들이 돌, 은행 열매, 매실 열매, 감 씨 등 다양한 생태적인 공기를 재료를 직접 구안하는 것을 보았다. 나아가 공기의 재료에 따른 공기놀이 난이도까지 구성해 기사를 작성했다.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얼마나 창의적인 사고를 생산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예다. 두 번째 원칙은 '흥미(Motivated)'다. 진실한 지식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 습득할 수 없다. 필자는 학생들과 치차 열매로 손수건을 염색하는 천연 염색의 과정을 체험하면서 기사를 작성해 보았다. 염색하는 과정을 체험하면서 천연염색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학생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치차로 물들인 손수건의 빛깔의 느낌을 표현하는 학생들의 기사에는 간접경험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표현이 있었다. 세 번째는 '수준과 적성(Adaptive)'이다. '모든 교과를 잘해야만 우수한 학생’이라는 말은 스마트하지 않다. 학생의 적성과 장래 희망에 따라 역할을 맡게 해야 한다. 가령 100분 토론의 진행자가 되고 싶은 학생은 ‘녹색토론’, 신문기자가 되고 싶은 학생은 ‘녹색뉴스, 녹색인터뷰’, 녹색 성장에 관심 있는 학생은 ‘그린스타트’, 수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은 ‘동식물의 두 얼굴’,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은 ‘환경과 건강’, 동화작가 희망인 학생에게 ‘녹색 동화’를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처음부터 학생들의 색깔이 묻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적성에 맞는 개별화의 효과를 기사의 내용으로 느낄 수 있다. 네 번째는 풍부한 자료(Resource Enriched)다. 인터넷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인터뷰, 현장 조사 및 전문가들과의 소셜네트워킹을 통해 풍부한 자료를 수집하도록 해야 객관적인 판단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 다섯째는 정보기술 활용(Technology Embedded)이다. 얼마전만해도 취재 후 다시 인터넷 검색을 해야 알 수 있었던 것도 이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정보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내용을 조사하며 생동감 있는 취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처럼 에듀넷 어린이신문은 학생들에게 협업과 공유, 소통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기쁨을 알게 해준다. 김명재 대구천내초 6학년 학생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해 직접 조사·취재해보니 몸으로 체험하고 가슴으로 느낀 지식의 가치를 알게 됐고, 협동 기사를 통해 친구들과의 협력·공유·소통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했다. 또한 학부모 학생 간 소통의 매개체 역할도 한다. 김명재 학생의 어머니 김미숙 학부모는 "사춘기여서 그런지 대화가 줄어들었는데 어린이 신문에 작성한 기사를 보면서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아이가 기사를 작성을 하다가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조언을 구하기 때문에 대화도 늘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자기주도학습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지식으로 창조하는 과정이 스마트교육과 연계한 창의적체험활동이다. 앞으로 다양한 인터넷 신문 자원을 활용한 스마트교육이 학생들의 창의적인 지식 창출의 틀과 도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중년에 들어서니,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고 의사가 강권하는 것이 생겼다. 종합영양제다. 노화되어가는 신체의 전반적 건강을 위해서 음식물 섭취만으로는 부족한 영양소들을 인위적으로 보강하라는 것이다. 하나의 캡슐로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 식물영양소까지 해결해준다. 물론, 게으른 나는 그 말을 잘 따르지 못한다. 집사람의 사랑 담긴 반강제적 지시로 간신히 거르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효과를 보고 있는 중이다. 요즘 학교 스포츠클럽이 이슈가 되고 있다. 체육교사와 아이들 입장에선 반가운 일인데, 일부 행정가와 타 교과교사들은 적잖이 우려되는 모양이다. 아이들이 방과 후에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고 타 교과 수업 시간을 빼앗거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 불균형 배분될 걱정을 하는 것이다. 한해 수업일 34주, 한주 등교일 5일, 하루 8시간의 학교시간은 정해져있고 그 안에서 서로들 나누어가져야 하므로 충분히 이해되는 고민이다. 그런데, 스포츠클럽을 청소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교육적 종합영양제라고 생각해보자. 학령기 아이들이 튼튼하고 올바르고 똑똑하게 자라기 위해서 반드시 맛보아야 하는 긴요한 활동과 필수적 덕목이 듬뿍 담긴 복합 알약 말이다. 지덕체의 균형적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 청소년들은 심각한 영양 편중 상태다. 머리를 좋아지게 만드는 지식중심의 식단으로만 꾸려진 것이다. 매년 시행되는 체력검사의 결과는 체력저하가 일반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증가해만가는 학교폭력과 자살소식은 인성파탄과 감성결핍이 일상화되었음을 알려준다. 스포츠클럽은, 운동선수들만 참여하던 학교운동부와는 달리, 운동을 좋아하는 일반 아이들의 동호회이자, 학교에서 실천되는 학생들의 생활체육 모임이다. 기술보다 열정, 승리보다 재미, 대결보다 만남이 우선시되는 청소년공동체다. 스포츠클럽은 입시가 뿜어내는 강렬한 햇빛에 사막화되어버린 학교에서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여러 학년과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함께 모인 즐거움의 한마당에서 신체 활동을 매개로 손발과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가꾸어주는 종합적 교육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및 선진국들은 현대인에게 육체질환과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신체적 비활동”임을 확정짓고 국가적 차원에서 신체활동량을 늘리려는 모든 방도를 찾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신체활동 증진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적극적 활용을 보장하도록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그 사례를 볼 수 있다. 스포츠클럽은 언제나 그러한 조처 가운데 첫 번째 순위로 제안되고 있다. 물론, 종합영양제 복용만으로 건강이 백퍼센트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약효가 최대화 된다. 스포츠클럽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즐거워야 하고, 자신이 팀의 중요한 일원임을 느껴야 하며, 담당교사의 올바른 지도, 그리고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지도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재정지원과 연수기회를 확대시켜야 한다. 스포츠클럽이 경쟁과 승리위주로 치닫지 않고 교육적 효과를 최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지도교사의 올바른 인식과 의지가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근자에 학교체육진흥법 제정으로 학교체육진흥원의 설치가 가능해져 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보다 더 전문적으로 계획하고 체계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꾸준히 청소년기 종합교육영양제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클럽 활동과 시합에 참가하도록 하자. 어른이라면, 우리 집사람처럼 먹으라고 챙겨주지는 못할망정, 그것을 못 먹게 막아서는 안 될 것이다. 청소년기 운동 부족의 결과는 반드시 중·장년기 건강 부실로 나타난다. 요즘 내 주변에는 온통 “왜 어렸을 때 운동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가”라며 만시지탄을 쏟아내는 중·장년들로 가득하다. 그 중에는 공부만 강권하고 운동은 ‘강추’하지 않았던 어른들을 원망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 원망의 대상이 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우암산 단풍이 깊어 가고 있는 계절의 끝자락에서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께 글월 올립니다. 3년 전 고교진학을 놓고 딸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였습니다.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인문계로 가서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달리 아이는 용꼬리가 아닌 닭 머리가 되겠다고 호언까지 하면서 자기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였습니다. 여러 날을 두고 회유를 해보았지만 아이의 마음을 바꾸지 못했고 아이는 전문계학교를 택하였습니다. 내심 속으로는 이제 공부는 더 멀리 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알아듣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아직은 쌀쌀한 봄날, 시외의 한적한 마을 입구에 있는 학교 입학식에 참석하였지요. 새로운 학교생활에 긴장과 호기심이 가득 담긴 딸애의 얼굴 표정과는 다르게 아쉬운 마음으로 뒤편에 서서 식의 진행을 지켜보고 있을 때, 여러 의례가 지나가고 교장 선생님의 신입생 축사가 있었는데 “지식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 교육을 하겠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 순간 고교 진로상담을 하시던 아이의 중학교 때 선생님께서 “학생 생활지도가 잘 되어 있는 학교입니다.”라고 하시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학교 환경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고, 우선 스쿨버스가 있어서 여학생을 둔 어미로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교사(校舍) 주변 산등성이에는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과 나무, 숲들의 변화하는 풍경은 여느 학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으로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의 정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처음 우려했던 것보다 딸아이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여 갔고 창의적 체험활동도 열심히 하고 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삼년 동안 자격증도 몇 개 취득하였습니다. 담임선생님과 학과 담당 선생님들께서 보여주신 따뜻한 인간적인 배려와 퇴근시간도 늦추어 가고 일요일도 반납 하면서까지 가르치고자 하는 열성은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제자 사랑 이었습니다. 덕분에 아이의 성적이 많이 올라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등학생 엄마도 되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고등학교 과정 마지막 학기 며칠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글월을 올리게 된 것은 그동안 사람됨의 가르침에 열정을 다해 주신 선생님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요즈음 주변에서는 공교육이 땅에 떨어졌다고 하기도 하고 교권이 무너졌다고도 하며 저희 세대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일부 학교 내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핵가족시대에 하나 아니면 둘 밖에 없는 자식이라 더욱 소중하게 생각 되어 마냥 감싸고 보호하는 것만이 부모의 사랑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깨워 주어서, 노력하도록 다독여 주시는 가르침이 한 인간의 인격 형성에 자양분이 되어 일생을 살아가는데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세기를 넘어 읽혀지는 성서의 한 구절보다도 마음속에 그리운 선생님의 사랑이 자리 잡은 사람이야말로 거센 세파에 시달려도 중심을 잃지 않고 튼실한 이 나라의 동량이 될 것이고, 아이들의 가슴속에 마르지 않는 생명수가 되어 혼탁한 세상 곳곳을 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작은 상수리들 속에 있던 작은 나무가 큰 참나무가 되기 위하여 걸음을 옮기어 놓으려 합니다. 그동안 바다를 항해할 수 있게 노 젓는 법과, 한 배를 탄 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조화롭게 목적지까지 갈수 있도록 지혜를 가르쳐 주신 교장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께 진정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조경수의 모교만이 아닌 어미인 저도 사랑하는「현도정보고등학교」영원하길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현도정보고등학교 3학년 1반 조경수 엄마 올림
먼 남녘에 머물던 봄이 버선발로 달려왔다. 매서운 추위에도 얼지 않고 3월이 되자 맨 먼저 우리 곁에 왔다. 어린 나무도 마지막 남은 찬바람에 잔기침을 하더니 따뜻한 햇살 덕에 멎었다. 고운 목청으로 지저귀는 새의 노래 소리도 맑게 들린다. 봄이 겨울 외투를 벗고 활기를 찾은 것처럼 학교는 긴 겨울 방학을 끝내고 개학 준비에 바쁘다. 전근 오는 선생님 맞는 일로 교무실이 소란스럽다. 학급 이동으로 자리 배치를 새로 하고, 이참에 묵은 먼지도 털어내고 있다. 3월에 새 업무에 따라 자리를 옮기는 것은 늘 하던 일이라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올해는 감회가 다르다. 나는 수석교사로 출발을 한다. 수석교사는 초․중등교육법 제20조에 따라 ‘교사의 교수・연구 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법 조항에서 보듯이 수석교사는 가르치는 업무 외에 동료 교사의 교수・연구 지원 활동을 한다. 나름대로 교육에 특화된 경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원했지만, 선발되고 나니 내 역량에 의문이 생겼다. 선생님의 수업 및 연구 활동을 도울 수 있을까. 발걸음을 내딛기 전부터 망설여진다. 수석교사 연수를 받는 동안에도 강사들은 전문성과 리더십을 강조했다. 동료 교사를 지원하는 수석교사는 그에 걸맞은 역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량과 함께 인간적으로 동료 교사들이 닮고 싶어 하는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했다. 다급한 마음에 연수를 받으면서도 교육학 관련 서적을 뒤적거렸다. 교수-학습 모형을 익히고, 수업 분석 기술 관련 서적으로 밤을 밝혔다. 여전히 마음은 맑아지지 않는다. 얄팍한 교육학 지식으로 동료 교사의 어려움을 읽고 따뜻하게 도닥거려 줄 수 있을까. 그들이 인간적으로 닮고 싶어 하는 향기를 낼 수 있을까. 속을 끓이다가 어렴풋이 답을 얻었다. 능력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열정을 통해 재능을 꽃피우는 경우도 많다. 이게 답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교사로서 사랑의 눈빛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학생들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꿈을 깨우는 일에 매진하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이 교실에서 행복하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수석교사는 수업을 잘하는 교사다. 그러나 수업을 잘하는 교사는 주변에도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열심히 하는 일뿐이다. 동료 교사들이 닮고 싶어 하는 리더십도 생각해 보았다. 훌륭하고 좋은 사상, 그리고 뛰어난 역량이 리더의 그릇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넓고 원대한 사상과 남보다 우월한 역량만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고매한 생각을 생활에 알맞은 사고방식으로 다듬어 가면서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남에게 감화를 줄 수 있다. 간혹 들에 주변과 어울려 핀 이름 없는 꽃에 빠질 때가 있다. 단조로운 풍모와 이슬로 닦아낸 해맑은 표정이 함부로 범접하지 못할 품격을 보여준다. 선생님들에게도 권위로 빛나기보다는 사명을 다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속에 순수와 열정이 샘솟게 하고 싶다. 지금 당장 그들의 눈앞에서 화려하게 비춰지기보다는 먼 훗날에 기억의 눈부심으로 남고 싶다. 내가 수석교사가 되었다고 하니 어머니께서는 제대로 이해를 못해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좋아하신다. 팔순이 되는 노모(老母)에게 자세한 설명이 어려워 더 이상 말을 못했다. 지금 내 마음은 분명하다. 동료 선생님과 학생에게 봉사하기 위해 수석교사라는 낮은 자리로 왔다. 그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스스로 부족함을 품고 늘 배려하는 자세로 동행하고자 한다. 고백하자면 교직 경력이 쌓이면서 내 안에 안일과 나태의 잡초를 제거하는데 소홀하기도 했다. 변화의 물결이 휘몰아쳐도 가난한 교육 철학으로 그럭저럭 꾸려나가려고 버틴 면도 없지 않아 있다. 번데기가 스스로 껍질을 벗어버리고 곤충으로 태어나듯 이제 새로운 탄생과 출발을 한다. 새로운 시작은 변화와 창조적인 기능을 동반하게 된다. 수석교사제는 우리 교육의 오랜 숙원이었다. 교실을 바꾸고 학교를 바꾸는 제도로 정착해야 한다. 수석교사는 관리직 아래라는 둥 하는 일에 비해 지나친 특혜라는 둥 곰팡스러운 기 싸움은 버려야 한다. 오히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수석교사제로 희망을 발견해야 한다.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의 본질적인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3월에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내 마음은 떨림뿐이다. 긴장돼서 떨리기도 하지만, 새 길을 가는 설렘 때문이다. 서로 돕고 배려하는 학교 문화의 꽃을 피우겠다는 기대가 나를 떨리게 한다.
이제 다시 3월이다. 학교마다 입학식이 끝나고 활기찬 새 학기가 되었다. 입학식을 치른 아이들과 진급한 아이들은 상기된 얼굴로 교사와 눈 맞춤하고, 교사도 아이들에게 미소를 보내면서 새 학기의 수채화가 그려진다. 3월은 늘 그렇게 새로운 인연으로 출발한다. 어찌 보면 교사와 학생의 만남은 운명적이다. 학생들은 나름대로 우리 담임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기대하고, 부모는 부모대로 우리 아이의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궁금해 하며 아이를 챙겨 등교시킨다. 아름다운 만남을 꿈꾸는 것은 역시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꽃봉오리가 도톰한 입술로 망울지는 3월은 이렇듯 우리를 설레게 한다. 그러나 요즘 보듯이 교사들은 학생들에 대한 기대 이상으로 우려를 하고 있다. 새롭게 만나는 학생들이 아무 문제없이 교사의 지도를 잘 따라 줄 것인가 걱정하는 것이다.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 듣는 착한 아이들도 다수이지만, 개중에는 공부도 않고 말도 잘 안 듣는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정으로부터 방치되어 일탈을 일삼는 아이들이 학급에 끼어든다면 올 한 해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학교폭력이다, 인권이다 하여 교사들을 힘들게 하더라도 사실 그런 아이들은 일부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 때문에 우리의 신념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교사라면 그들을 보듬어 가슴에서 녹여내기 위한 배짱과 강단이 있어야 한다. 의사가 환자를 대하듯 아이들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효과적인 처방을 내릴 줄 안다면 실마리는 의외로 쉽게 풀린다. 쉬운 길을 가고자 했다면 우리가 교단에 섰을까. 고군분투하여 결국 사람 하나 만드는 일이 교직이라는 건 애당초 우리가 각오했던 부분이다. 그래서 3월 신학기에 교사는 바빠야 한다. 어떻게 학급을 경영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선배교사의 조언을 바탕으로 감동적인 구상들을 해야 한다.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 신상정보들을 파악하여 그들을 어떻게 훌륭한 인격체로 만들 것인가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급훈은 또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고민해야 하고 교실 환경도 어떻게 꾸밀 것인가 디자인도 해야 한다. 자리 이동이나 청소 당번까지 세세하게 교육적인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 또한 가정환경도 파악하여 부모 이상의 관심을 갖고 아이들의 마음에 다가가야 한다. 교사가 손가락이나 입술로만 아이들에게 지시한다면 아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더러는 엄격하게 더러는 부드럽게 아이들의 마음을 연주해야 한다. 마치 애인을 대하듯, 깜짝 선물도 준비할 줄 알아야 한다. 생활이 어려운 아이에게는 몰래 수업료를 대납해 주어도 좋다. 시험이 끝나면 가벼운 단합대회를 계획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쉽게 보여서는 안 된다. 나이가 젊은 교사라 하더라도 선생님은 선생님의 고유한 권위가 있어야 한다. 자칫 교사인지 친구인지 모호하게 대해서는 안 되고 자애로움과 고매함의 양면성을 지닌 스승이어야 한다. 아이가 아프면 아이의 집으로 찾아가 이마를 만져주어야 하고, 아이가 잘못하면 스스로를 준엄하게 책망할 줄도 알아야 한다. 더러는 꽃동네와 같은 시설을 교사가 함께 찾아가 봉사하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가슴에 새겨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왜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지, 미래에 대한 도전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더불어 사는 삶이 왜 중요한 것인지, 올바른 가치관이 왜 필요한지 알게 해야 한다. 교사는 또 진로와 진학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추고 아이와 상담하여 특기 적성에 맞는 미래를 설계 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생각이 단편적이다. 부모조차 진학에 대한 구체적 비전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해주는 인생 설계사여야 한다. 철없는 아이와 시시콜콜 싸워야 하는 선생은 그래서 외로운 존재이다. 문득 훗날, 성인이 된 모습으로 아이가 찾아와 “그때 선생님을 만났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 한 마디가 우리의 면류관이다! 아, 이제 3월이다. 세상 모든 생명들이 엽록의 물을 길어 올리는 이 시절, 우리는 우리의 초록빛 꿈을 안고 묵묵히 우리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보은․특혜․보복으로 이어진 일련의 인사로 서울교육이 큰 혼란에 빠졌다. 곽 교육감이 일부 승진인사를 철회하기로 했지만 비난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곽 교육감 인사는 우선 자신의 정책보좌관 이 모씨와 교육감 선거 당시 캠프에서 활동했던 박 모․조 모씨 등 3명의 공립특채. 이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일반고의 자사고 전환을 반대하다 2010년초 학교를 그만두고 곽 교육감 당선자 TF를 거쳐 혁신학교 업무를 맡아왔다. 조 씨는 사립학교 재단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2006년 해임돼 곽 교육감 선거캠프에서 일했고, 박 씨는 2002년 민혁당 사건에 연루된 혐의(국보법 위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곽 교육감은 또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비서실 7급 계약직 정책보좌관 등 5명을 승진시키기 위해 이들에게 일괄사표를 내도록 하고, 6급으로 재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선거 때 도움을 준 안 모․정 모씨 등 2명의 5급 상당 계약직 채용은 그대로 강행하고 있다. 이밖에 곽 교육감은 지난해 3월부터 시교육청에 파견 근무 중인 교사 8명(전교조 조합원 6명, 교총 회원 2명)의 파견 기간을 1년 연장하라고 지시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달 28일에는 일반직 인사를 총괄하는 총무과장을 전격 경질, 학생교육원 총무부장으로 발령했다. 인사 사항의 사전 유출 등에 따른 책임을 물은 보복인사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한국교총과 서울교총은 곽 교육감 인사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현대판 교육엽관주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교총은 “당선무효 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앞둔 교육감이 자중하기는커녕 공정인사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자신의 측근과 선거유공자에 대한 특혜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수많은 교육가족에게 좌절감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말없는 예비․현직교사들, 교육청 직원들의 분노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특혜․보은인사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도 긴급회의를 갖고, 곽 교육감의 편법인사를 비판했다. 노조는 “교육청을 사(私)조직화하는 인사를 멈출 때까지 시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의 한 6급 공무원은 “보통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10여년 정도 걸리는데 1년 반 만에 승진시키려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사원칙이 무너지면 공무원들이 무슨 희망으로 일 하겠느냐”고 말했다. 교과부도 해직교사의 공립특채에 제동을 걸었다. 교과부는 지난달 28일 “서울시교육청이 특채한 교육공무원 3명은 교사의 역할 수행 차원에서 다른 신규채용 교사와 달리 볼 이유가 없고, 최근 신규 채용 인원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을 특채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임용취소 및 시정을 요구했다. 특히 “특채 과정에서 교육감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특정인을 내정한 상태에서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 현장교원의 혼란과 사기저하를 부르는 등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제도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이 시정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교과부는 교육감에게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고, 역시 이행하지 않으면 검찰고발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곽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교과부의 임용취소 요구에 대해 “재고를 요청하겠다”며 사실상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3월 신학기를 맞아 교복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의 정장식 교복에서 탈피해 활동하기 편한 ‘생활교복’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 단대부고, 대원외고, 신반포중, 원촌중 등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생활교복 열풍은 학생․학부모가 주도하고 있다. 와이셔츠, 블라우스에 재킷 일색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영국 등 외국에서 스웨터, 티셔츠 등으로 편안하게 교복을 입는 모습을 본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원촌중, 신반포중의 경우 하복을 먼저 바꿨고 대원외고의 경우 기존 교복은 그대로 입는 대신 체육복을 없애고 가격이 저렴한 동·하복 티셔츠를 학교에서 입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실제로 생활교복으로 바꾼 학교의 학생·학부모 만족도가 높아 입소문을 타고 교복을 바꾸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생활교복은 티셔츠, 후드티, 바람막이 점퍼 등 종류가 다양하고 학생들이 평소 즐겨 입는 일상복을 교복으로 디자인해 단정하면서도 실용적이다. 장시간 교복을 입고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고려해 구김이 없고 빠르게 마르며 신축성이 뛰어난 소재를 사용하는 등 기능적인 측면까지 고루 갖췄다. 올해 생활교복으로 바꾼 단대부고 장준성 교장은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넥타이 등 정장 형태의 교복이 늘 불편해보였는데 그렇다고 사복을 입힐 수는 없어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실용적이고 편안해 수학여행·체험학습 가기에도 좋고, 학년별로 색깔을 구분해 생활지도도 자연스럽게 되는 등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권성근 신반포중 교감도 “여름의 경우 덥고 땀이 많이 나 우선 하복부터 시원한 소재의 생활교복으로 바꿀 예정”이라며 “이미 여러 학교가 시행하고 있어 학부모·학생의 호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원촌중 문정남(47) 학부모는 “일상복처럼 편하면서도 교복처럼 단정하고 다림질이 필요 없는 등 부모입장에서는 관리하기가 쉬워 좋다”며 “인근의 다른 학교 학부모들이 어떻게 하면 교복을 바꿀 수 있나 물어볼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원촌중에서 생활교복을 입었다는 김경원 양은(동덕여고 1학년) “기존 교복이 플레어스커트여서 여름에 더웠는데 쿨링 소재의 치마바지 생활교복이 너무 편했다”면서 “친구들도 좋아해 중3이었는데도 서로 구매해 입었다”고 말했다. 생활교복 브랜드의 선두주자인 ‘스캐쥬얼(SCHASUAL)' 탁병환(60) 대표이사는 “학생들이 일상생활과 교실수업·체육활동을 모두 편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생활교복은 편하다”면서 “기능성을 강조해 하복은 시원하게, 동복은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소재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졸업식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졸업식 노래. 줄줄이 이어지던 내빈들의 인사말이 때때로 허공을 맴돌던 기억이 난다. 30대 중반의 기자가 기억하는 졸업식의 풍경은 이렇다. 그런데 제천동중학교(교장 한승규)의 졸업식 풍경은 기자가 추억하는 장면들과는 사뭇 달랐다. “오늘 졸업식은 좀 색다르게 준비했어요. 졸업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장이나 장학금 증여는 하루 전에 모두 해당 학생들에게 전달했어요. 몇몇 학생의 잔치가 아니라 졸업생 모두가 중심이 되는 졸업식, 선후배 간에, 사제 간에 소통하는 졸업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승규 교장의 설명이다. 제천동중학교 졸업식의 첫인상은 졸업식이 축제(?)같다는 것이다. 딱딱한 내빈들의 인사말 대신 노래와 춤이 있고 이 축제의 중심에는 선배와 후배의 정이 있고,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이 존재한다. 현악 3중주의 사제동행 연주를 비롯해 재학생과 졸업생이 펼치는 화려한 춤사위 등 풍성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이날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한복을 곱게 맞춰 입은 3학년 담임교사들의 노래 공연. 노래는 실수 연발이었지만 부르는 선생님도 따라 흥얼거리는 학생들도 모두 하나였다. 3학년 교사들과 학생들은 그렇게 서로 벽을 허물고 있었다. 사제동행 소통으로 마음의 벽 허물어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가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물고 ‘소통’을 시작하면서 제천동중학교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몇 년 전만해도 학생들 간의 다툼이 잦아 평판이 그리 좋지 못했지만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면서 학생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고, 지난해에는 ‘학교폭력 예방 최우수 학교’로 선정되어 도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의 핵심 키워드는 ‘사제동행 소통’이다. 학생과 교사 간에 서로 대화로써 마음의 벽을 허물 때 신뢰도 생기고 변화도 일어난다고 믿는다. 학급별로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1박 2일 캠핑을 하며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텐트에서 밤을 새우며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면 어느 순간 사제 간의 벽은 허물어진다. 2학년 임경빈 학생은 “선생님들을 심사위원으로 모시고 모둠별로 요리경연을 펼쳤는데, 맛은 별로였지만 정말 재미있었다”며 “캠핑을 다녀온 후 학급 분위기가 많이 좋아지고 친구들과도 친해졌다”고 말했다. 학교 부적응 학생에게는 더욱 섬세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학생’과 ‘교사’의 딱딱한 상담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함께 콘서트를 보며 문화체험을 하고, 함께 산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다보면 사제 간에 유대감도 신뢰감도 커진다. 장호식 생활지도 교사는 “담임교사 추천으로 사제동행 등반에 참여하게 된 학생들이 처음에는 교사의 눈치를 살피며 피해 다니더군요. 그러나 대자연 속에서 등반을 하다보면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에서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꼈던 아이들이 차츰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제 간의 벽도 사라지는 것을 느끼 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공동체 훈련이다. 공동체 훈련은 학교생활의 적응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과정으로 총 4단계로 구분된다. 우선 1단계는 상담을 통해 자기 자신을 탐색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2단계에서는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 자아존중감을 높인다. 3단계는 학교 주변의 쓰레기 줍기 등 봉사활동을 통해 애교심을 키우는 과정이고, 마지막 4단계에서는 줄넘기, 등산 등 공동체 활동을 통해서 협동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운다. 어려운 고민상담은 ‘소원 우체통’에 이 학교에서는 누구나 새 학년이 되면 학교폭력 예방 서약서를 쓰고 선서를 한다. 전교생이 “학교폭력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친구에게, 교사에게 엄숙하게 다짐을 하는 것이다. 장호식 교사는 “서약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동시에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학생들에게 인식시키는 과정 중 하나”라고 말한다. 생활지도부실 옆에는 ‘소원 우체통’이 있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민 상담을 해결해 준다. 괴롭힘을 호소하는 글에서부터 학교생활 중 바라는 일, 힘든 일, 고마운 일 등 사연이 끊이지 않는다. 처음 ‘소원 우체통’이 생겼을 당시에는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00통이 넘는 편지가 전달되었다.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적어 이곳에 넣으면 생활지도 교사가 담임교사에게 전달하여 교우관계, 폭력문제, 가정문제를 함께 해결한다. 지난 연말 ‘소원 우체통’에 날아 든 편지 한 통. ‘수진(가명)이의 닳고 닳은 신발을 며칠 전에 보았습니다. 이 겨울도 버티기 힘들 만큼 추워 보이는 신발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신발을 사라고 할 때마다 수진이는 그저 웃을 뿐입니다. 이 추운 겨울, 조금이나마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실제 생활지도부에서는 이 편지를 접수한 후 교내 교육복지부와 협조하여 학용품을 지원해 주었고, 코레일봉사단체와 연계해 수진 학생의 주거환경(벽지, 장판, 싱크대, 전등, 가스레인지, 장롱 등)을 개선해 줄 수 있었다. “믿어주는 선생님이 있어 든든해요” 순천 승평중학교(교장 정광태)는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순천시 해룡면, 농촌마을에 위치한 이 학교는 교사 9명에 전교생이 40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 학교다. 이 학교는 소규모라는 학교 특징을 최대의 장점으로 살렸다. 교사 1인과 성향이 비슷한 학생 5명이 멘토와 멘티로 결연하여 월 2회 정기적으로 학습, 진로, 교우관계 전반에 걸친 멘토링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4월경에는 학교에서 마련한 간식을 먹으며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고 5월경부터는 진로, 학업문제, 분노조절 훈련, 연극치료, 역할극 활동 등 본격적인 멘토링 상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학교 분위기가 이전보다 많이 안정되었다. 더불어, 학교를 벗어나 교사와 학생이 ‘1촌 맺기’를 통해 친구처럼 지내며 다양한 체험학습을 경험하고 있다. 1박 2일간의 캠프, 고계산과 땅끝 전망대 등반, 친구에게 사과·감사편지 쓰기, 별자리 관측 등의 활동을 하면서 선후배·멘토 교사와 화합을 다지며 폭력 없는 학교 문화를 만들고 있다. 3학년 최락연 학생은 “캠프, 다양한 체험활동, 멘토링 상담활동을 진행하면서 친구들끼리 우정을 쌓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선생님들이 믿어준다는 점, 학교에 가면 든든하게 의지할 선생님들이 있다는 점 때문에 학업성적도 오르고 학교생활이 즐거웠어요”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데이’는 학교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준 경우 서로 사과를 주고받는 행사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예쁜 카드에 사과편지를 쓰고 포장한 사과와 함께 전달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사과와 우정의 의미를 되새겨 주고 학교폭력 예방 및 교우관계, 사제 간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계준 학생지도 교사는 “교사가 먼저 진정성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하면 아이들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후에 멘토링 상담이 가능하다”며 “마음을 열지 못한 상태에서는 어떤 프로그램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포츠 활동으로 스트레스 조절 경기 구리중학교(교장 양용순)는 분노조절(Control One’s Anger), 의사소통(Communication Based on Nonviolence), 배려(Considerate for each other)라는 3C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폭력 제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격성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 심리검사와 더불어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한 결과 공격적인 부분이 많이 순화되고 있다. 도란도란 상담실에는 상담사가 상주하고 솔직하고 원만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인 상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상담실 내에는 휴게실을 마련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상담실을 방문하고 쉼터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심리검사에서 분노조절이 잘 되지 않는 고위험군 학생들에게는 주 1회 연극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을 진행한다. 다양한 치료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분노의 원인, 스트레스 푸는 방법 등을 배우면서 감정조절 능력을 익히게 된다. 그밖에도 남학교 특성을 고려해 학생들이 선호하는 스포츠 동아리를 운영, 건전한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15개팀 232명이 참가하는 교내 축구 리그전이 열리고, 180명의 학생이 참가하는 탁구왕 선발전도 진행한다. 학생들은 스포츠를 통해 성적, 가정, 교우문제 등 각종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리고 있다. 제천동중학교의 사제동행 프로그램, 승평중학교의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 구리중학교 3C 프로젝트 등 학교마다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교사들은 모두 하나같이 학교폭력은 예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폭력 예방 대책의 중심에는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소통’이란 화두가 놓여 있었다. 제천동중 장호식 교사가 전하는 ‘학교폭력’ 지도 노하우 발달과정 이해하며 유연한 자세로 대처하라 교사들이 현장에서 학교폭력을 지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피해사실조차 파악을 못하는 경우가 있고, 사실 확인 후에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럴 땐 이렇게 해보자. 첫째 학교폭력을 지도하는데 우선되어야 할 것은 학생에 대한 교사의 사랑과 관심이다. 관계에 대한 신뢰없이 훈계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학교폭력 문제가 가장 심각한 중학생들의 발달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문제가 두드러진 중학교 2학년은 가치관에 혼란을 겪으면서 학교, 사회에 대한 반감이 큰 시기다. 판단력이 미숙한 상태에서 즉흥적인 행동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유연한 자세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둘째 피해학생 파악하기. 피해학생이 은폐해 학교폭력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담임교사는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 피해학생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제천동중은 ‘소원 우체통’을 활용하고 있다. 셋째 학교폭력 사실이 확인되면 학부모를 동반하고 상담을 진행한다.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의 협조, 신뢰가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가해학생의 잘못을 추궁하기보다는 가정문제와 연계해서 상담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필요한 경우에는 학부모의 양해를 구해 합의사항을 녹취로 남길 수도 있다. 녹취할 경우, 합의사항을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책임있게 이행해야 한다. 넷째 학교폭력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담임교사가 항상 학생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교사가 교실에 부재했을 때 문제 상황이 생기기 쉽다. 교사는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촉각을 세우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11년 12월 말 서울교육문화회관에 생활지도부장 협의회를 다녀왔다. 강지원 변호사의 간단한 특강이 있었다. 그는 소년담당검사를 거쳐 부장검사로, 소년원장에 이어 청소년보호위원장까지 지낸, 자타가 공인하는 청소년비행 최고 전문가다. 그가 우리 사회 범죄의 궁극적 원인을 상처(trauma)로 보고 있어서 많이 놀랐다. 상처가 화(anger)로 표출되어 공격성(aggression)으로 나타나는데 외부를 향하게 되면 폭력, 절도 등의 범죄가 되고 이를 ‘넘어서’ 자기 안으로 향하게 되면 자살이 된다고 했다. 이처럼 학교폭력을 접근하는 방법은 자살을 방지하려는 노력과 궤를 같이 해야 한다고 본다. 폭력과 자살의 행동 과정 폭력이란 더 이상 자존감의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아 생기는 방어기제다. 필자가 통계청 자료를 기초로 작성한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를 보면 1998년 자살자 수가 19.9명에서 2008년 26명으로 증가했다. 2009년에는 31명에 이른다. 자살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강 변호사 말처럼 폭력과 자살이 같은 궤도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학교폭력이 왜 심각해지는지 쉽게 답이 나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까? 강 변호사는 특강 중 치료의 해법을 얘기하면서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한 아이가 조사를 받는 도중 엉엉 울더라는 것이다. 당황해서 “내가 너를 나무라려고 이러는 게 아니다”라고 했더니 그 아이는 “아니에요. 검사님처럼 제 말을 이렇게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 그 동안 단 한 명도 없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하더란다. 아이들 자존감 회복이 키워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아이들의 ‘자존감 회복’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가 성취(Everyone successful!)하는 수업을 해야 한다. 과정 중심의 내실 있는 수행평가와 협동 프로젝트 수행평가, 학습스타일과 다중지능 기반의 수업 방법을 개발해야 하며 예체능 활동을 활성화해 표현의 기회를 갖도록 해서 스트레스나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방과후 학교에 예체능, 특기 과정을 30 % 이상 의무화하고 예체능 동아리 3실 이상 확보, 방음 장치된 예체능 합동 연습실 확보와 음악 및 헬스, 풍물, 난타 장비 등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또 예체능은 집중이수제보다 균형이수제로 해야 한다. 창체시간에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 난타, 풍물 등에서 강사도 지원해야 한다. 담임교사는 학생들에게 1인 1역할을 줘 학급에 기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고, 아이들과 휴대폰 문자를 통해 상담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아야 한다. 학급의 놀이문화 지원을 위해서는 학급비를 환경미화나 회식에 쓰기보다 학급별 운동기구 (농구공, 축구공), 놀이기구(오목판, 보드게임 등)를 구입하여 학급을 공동체 체험의 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교사는 청소년의 발달심리와 위기행동의 배경이 되는 게임중독, ADHD, 우울증에 대한 이해, 감정코칭, 대화(소통)법 연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위기학생들에게 부모 자녀 간 소통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교사에겐 권한 부여, 처벌은 신속하고 엄정하게 청소년폭력예방재단(2010년 조사, 2011년 보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38.1%의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학교폭력을 내용별로 보면 신체폭행(25.8%), 집단 따돌림(21.2%), 괴롭힘(21.7%), 금품갈취(12.9%), 언어폭력(8.6%), 위협이나 협박(3.3%), 성적인 추행(3.2%),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통한 욕설·협박·동영상촬영 피해(1.7%)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에 대한 원인에 대해서는 ‘장난’(40.2%), ‘이유 없음’(23.1%), ‘오해와 갈등’(12.2%)이 주요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 없이, 장난으로 이루어지는 폭력은 어른들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관동대 정신건강 전문의 김현수 교수는 아이들과 대화할 때 학생이 집에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당한 일로 화가 잔뜩 나 있는데 누군가 부모와 비슷한 말을 하면 ‘순간 착각’이 일어나면서 욱하고 대들게 된다고 한다. 아이들 감정 상태를 잘 파악해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처벌에 있어서도 강력한 처벌보다 신속하고 원칙에 따른 엄정한 처벌이 중요하다. 상이든 벌이든 원칙대로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효과가 크다. 신속하려면 간편하고 상시적으로 제도화되어야 한다. 학교규정에 따른 흡연은 출석정지까지, 기타 사안은 사회봉사까지 생활지도부장 전결로 위임 가능하도록 법률을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학교폭력의 또 다른 이유는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의 결여다. 무조건적인 처벌보다 예방적 훈육으로 변화해야 한다. 훈화 이외의 영상이나 시각자료 등 다양한 수단으로 학생들의 행위 결과가 자신의 미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려주는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한다. 징계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에 대한 정확한 안내다. 또한 원칙에 따른 엄정한 징계가 되려면 규정에 대한 세부규칙을 정하고 홍보해야 한다. 규정이란 늘 애매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흡연의 경우 학칙이 강화됨에 따라 흡연 여부를 현장에서 적발하기도 어렵고 순순히 인정하는 경우도 드물다. 따라서 흡연물품 소지만으로도 혹은 화장실 한 칸에 학생 두 명이 있는 것을 흡연으로 간주한다는 등의 규칙을 만들고 이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 학교폭력 근절은 단기처방으로 안돼 학교폭력은 단기처방으로는 절대 근절할 수 없다. 남을 향한 폭력을 강제로 막으면 자신을 향한 폭력, 곧 자살이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청소년 범죄 전반에 대한 긴 안목을 갖기 위해선 최소 3년 기한의 연구기관 설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스토리가 담긴 학교폭력예방 매뉴얼을 만들어 교사와 학부모가 늘 곁에 두고 참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폭력이나 학생사안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지역의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회복적인 협의체(Restorative Circle)운영도 필요하다. 올해 새로 배치된 학교지원경찰관, 학교담당경찰, 지역아동센터, 위센터, 청소년수련관, 수련원관계자, 대안학교 관계자 등과 협의체를 구축해 지역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디언 속담에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교사가 중심을 잡고 관련 당사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구의 한 중학생이 동급생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7일 만인 지난 2월 6일, 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학교폭력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간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는 학교폭력예방 5개년 기본계획, 15대 중점과제니 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 중심의 하향식 접근방식으로 학교의 책임만을 강조하고 단속과 처벌 위주로 대응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번 정부 발표에 앞서 각 교원단체들은 학교 현장의 현실을 담은 실질적 대책 수립을 요구했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 역시 학교 현장 및 전문가의 의견 수렴, 토론회 등을 걸쳐 마련한 종합대책을 두 차례에 걸쳐 교과부에 제시한 바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도 이를 피력했다. ‘학교w폭력을 학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바탕으로 마련된 이번 종합대책은 교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며 가해자를 엄정 조치하는 동시에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1차 책임은 학교에… 권한·책무 동시 강화 정부는 학교폭력의 1차적 책임은 학교에 있다고 보고, 학교의 권한과 책임을 크게 강화했다. 학교장은 가해학생에 대해 곧바로 출석정지 조치를 내릴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유급도 시킬 수 있다. 또, 학교장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분기별로 1회 개최해야 하며 학교폭력 은폐 사실이 발각되면 학교장 및 관련 교원은 교원 4대 비위(금품수수, 성적 조작, 성폭력 범죄, 신체적 폭력) 수준으로 징계 받게 된다. 담임교사의 책임도 커졌다. 담임교사는 매학기 1회 이상 학생과 1대1 면담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이메일, 문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부모에게 알려야 한다. 학급 학생 수가 과다한 경우에는 복수담임제가 도입된다. 복수담임제는 한 학급에 정담임과 부담임을 정하고 학교 실정에 맞게 업무를 분담하되 공동으로 책임지게 하는 제도다. 기존에 담임을 맡지 않은 교사들을 활용하고 담임 수당을 지급한다.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중학교에 우선 적용되며, 내년부터 고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해·피해 학생의 학교폭력 관련 사실, 상담, 치료 등에 관한 사항은 개인별로 누적 기록·관리하고, 생활지도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또한 전문상담교사를 500명 증원해 1,383명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2,383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문상담교사가 없는 중·고교 중 일정규모 이상의 학교에는 전문상담사 약 3,500명을 배치한다. 이밖에 예비 교원의 경우 교사자격증을 받으려면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인성교육과 관련해서는 만 3~5세 유아기의 경우 올바른 인성의 기초를 형성하는 누리과정 운영에, 초·중·고교 과정의 경우 예체능 교육 강화와 학생생활규칙 실천에 각각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 2학기부터 중학교의 체육활동 시간은 주당 2~3시간에서 4시간(3년간 총 8시간→16시간)으로 50% 늘어난다. 또한 인성 관련 사항의 학생부 기재를 강화하고 입학사정관제와 자기주도학습 전형에서도 이를 반영하게 했다. 피해학생 보호에 초점, 일진경보제 도입 가해·피해 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도 눈에 띈다. 피해학생 보호에 필요한 기간 동안 가해학생의 출석정지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유급도 가능해진 것이다. 강제전학도 법제화된다. 가해학생 학부모의 동의 없이도 지역교육장(초·중학교), 시·도 교육감(고등학교)이 학교군, 행정구역에 상관없이 피해학생 보호에 충분한 거리를 두어 전학시킬 수 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내려진 징계사항은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되며, 이 기록은 고입 및 대입 전형에 반영된다. 사안에 따라 피해학생은 경찰동행 보호를 받을 수 있고, 필요시 경찰은 가해학생을 감독한다. 피해학생 보호조치 중 ‘전학 권고’는 삭제되었으며,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같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도 금지됐다. 피해학생의 치료비용은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한 뒤, 가해 학부모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피해학생의 심리상담을 의무화했으며 쉼터, 치유프로그램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학교 폭력서클 ‘일진회’에 대한 대응도 보다 강화돼 ‘일진경보제’가 도입된다. 무기명 표본조사에서 일정 점수 이상 나오거나 한 학교에서 2회 이상 신고가 들어오면 경보가 작동하고, 폭력 서클의 존재가 확인되면 관할 경찰서장이 지휘하여 발본색원한다. 한편 교과부와 여가부의 협조를 받아 경찰청이 24시간 운영하는 ‘117학교폭력신고센터’가 현재 1곳에서 17곳으로 확대 설치된다.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 교육청, 학교, 외부전문가가 연계돼 전문조사가 진행된다. 또래활동, 학부모 교육 통한 예방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담, 중재, 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 학생을 대상으로 연 1회 정서, 행동발달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폭력 가해·피해 징후가 보이는 학생은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위 포털사이트(www.wee.go.kr) 상담센터와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www.cyber1388.kr), ‘굿바이 학교폭력’ 스마트폰 앱 등 인터넷과 SNS를 통한 학교폭력 상담기능도 강화한다.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라는 인식하에 학부모교육의 대상도 모든 학부모로 확대된다. 직장, 공공기관 등으로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 개최를 늘리고 학부모교육 포털(www.parents.go.kr)을 통한 온라인교육도 활성화한다. 학기당 1회 이상의 학교설명회를 의무적으로 개최한다. 또한 가해학생이 ‘특별교육’ 조치를 받는 경우, 그 학부모도 소환하여 특별교육을 받게 할 계획이다. 논란이 되었던 게임·인터넷 중독문제의 경우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까지는 가지 못했다. 게임 시작 후 2시간이 지나면 자동 종료되는 ‘쿨링오프’ 도입 추진, 게임물 청소년 유해성 심사 강화, 게임산업계 민간자금 출연 의무화 검토 등 선언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게임 과몰입도 조사를 실시하며,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도 운영한다. 정부의 이번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대해 교육계는 환영과 우려가 뒤섞인 반응을 내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번 정부 대책은 학교에만 책임을 강조해 온 과거와 달리 학생과 학부모, 사회의 책임과 노력을 동시에 강조했다”고 지지의사를 밝히면서도 학생인권조례와의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학교폭력의 원인 중 하나인 과도한 입시경쟁에 대한 근본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밖에 교사의 업무과중 문제, 일진경보제의 실효성, 가해학생이 받을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더불어 금방 달아올랐다 식어버리는 ‘냄비 정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 등 신속한 후속조치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 14일 전체회의를 통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해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 의결과 공포를 거쳐 3월 새학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미국 연방정부 차원 ‘안전한 학교환경’에 중점 미국은 학교폭력 사안이 자주 발생하고 총기난사사건이 빈번한 국가로, 학교폭력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1980년대, 1990년대의 총기난사사건과 스쿨버스 납치사건 등 학생들이 희생된 뼈아픈 사건을 겪으면서 클린턴 대통령이나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 학생, 교사, 학부모, 관련 전문가와 정치인들을 초청하여 괴롭힘 방지를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함으로써 이 문제에 관해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으로만 국한시켜 볼 때, 미국만큼 연령대별 혹은 주제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 보급된 국가는 없다. 유치원생부터 중·고등학생에 이르는 발달단계별 예방프로그램과 인종차별 예방 내용이 포함된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 그리고 조직폭력(gang) 가입 권유를 물리치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미 개발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는 학교폭력 관련 프로그램이 많다는 특징도 있지만 더더욱 눈에 띄는 강점은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엄격하게 한다는 것이다. 즉,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우수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정·안내하고 있다. 또 다른 장점은 학교폭력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약물남용 예방프로그램이나 가족관계 증진 프로그램 등을 포괄하고 있다는 것과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연계 하에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학교폭력 예방대책 중 이보다 더 큰 강점은 연방정부가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을 위한 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방을 보다 철저히 하자’는 움직임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가자’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는 미국 정부와 사회의 관심은 안전한 학교에 집중되고 있다. 그 이유는 교사와 학생간의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전한 학교가 만들어지면 궁극적으로 학교 안의 훈육문제나 중도탈락 등을 줄일 수 있고, 학생들이 잠재력을 개발할 여지가 있으며, 서로 격려하고 보호해 주는 분위기 속에서 좀 더 성장가능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사회의 분위기 조성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자율이나 권리 인정하는 대신 의무도 중시 교육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핀란드는 유럽 국가 중에서 학교폭력보다는 다인종간의 갈등이나 따돌림이 문제가 된 나라다. 이러한 문제 예방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는 또래지킴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으며 국가의 개입 하에 장기간에 걸쳐 개발된 키바 코울루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키바 코울루 프로그램은 노르웨이의 올베우스 프로그램을 토대로 한 것으로, 핀란드가 국가 브랜드화 하여 유럽 내 다른 국가에 수출할 목표를 갖고 개발한 것이다. 여기서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와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해야 함을 강조하고 교사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며, 학교가 가·피해자 간의 중재 역할을 한다. 특히 방관자가 피해자를 돕고 괴롭힘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일반적인 학교폭력 사안과 가·피해 사안을 다루기 위한 지침이 제시되어 있다. 특히 심각한 가·피해 사례를 다룰 경우에는 3명의 교사가 참여하는데, 이때에는 다른 학교 선생님이 참여할 수도 있다. 이 팀은 학급 담임과 함께 괴롭힘에 관한 토의를 하고, 팀원은 가·피해자와 개인적으로, 그리고 집단으로 토의를 하고 추후 회의도 진행한다. 담임교사는 학급의 학생 2~4명 정도와 이 팀과의 회의를 주선하여 피해자를 도울 수 있도록 격려한다. 이 프로그램의 강점은 거의 모든 학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각 학교별 폭력 추이를 평가하고 향후 수정작업을 통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나라에도 모범이 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학교에서 학생이 폭력행위를 하거나 교사에게 위협을 가한 경우에는 1일에 한해 학생을 강제 하교시킬 수 있고, 폭력행위가 심각하거나 현장에서 발견된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법적 절차 없이 하교 조치를 할 수 있다. 또 교사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실에서 퇴장시킬 수 있으며 학생의 문제행동이 계속되면 최장 3개월까지 등교정지를 시킬 수 있다. 때로는 학교에 오래 있게 해서 2시간 동안 하교를 늦출 수도 있다. 자율이나 권리에는 의무가 따르는 것처럼 학생에게 자율권을 주고 인권을 존중해주지만 그만큼 지켜야 할 의무도 명확하게 인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일본 지역사회 공조 예방활동, 도덕교육 강조 일본은 이지메와 폭력행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 나라이다. 일본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방안 중에서도 문부과학성에서 매해 이지메와 폭력행위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구체적인 통계치를 다년간 축적해오고 있는 것은 실로 대단한 업적이다. 물론 대책 마련을 위한 실상 파악과 원인 규명은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지만 일찍이 이러한 작업을 국가 차원에서 한 나라는 없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일본은 이지메나 폭력행위 등을 예방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학교에 스쿨카운슬러가 배치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팀을 이루어 ‘학교 경찰 연락협의회’, ‘지역 지원시스템’, ‘스쿨 서포터 팀’ 등으로 활동하면서 예방활동과 더불어 위험에 빠진 학생에 대한 개입을 하고 있다. 학교교육에서도 일본은 무엇보다 도덕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체험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다. 소통과 존중, 지속적 예방대책 필요 지면상 한계로 상세히 다루지는 못했지만, 외국의 학교폭력대책을 보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선진 외국이 학교폭력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했다 라기 보다는 필요하고 중요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외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 우리의 학교폭력 예방대책은 정권이 바뀌거나 사회적 관심이 적어지든지 간에 필요하다면 지속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하며 아울러 정책의 효과성 검증을 통해 정책의 수정·보완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폭력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고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교육을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 학교폭력 발생 위험이 있는 장소와 시간대에 순회활동을 해도 다수의 학생들이 움직이는 한, 학교폭력 발생을 제로로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교사 간 또는 교사와 학생 간, 교사와 학부모 간의 소통과 존중의 학교문화 정착과 긍정적인 학교분위기 조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학교폭력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겠지만, 최근의 학교폭력은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첫째, 자극적인 게임이나 TV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폭력이 악독하거나 잔인한 양상을 띤다. 둘째,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 당사자 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가족 간의 갈등, 집단 간 갈등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셋째, 학교폭력 사건이 매스컴의 주목을 받을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복잡해지며 사건 당사자들 뿐 아니라 교사를 포함한 학교 조직 전체의 안정성과 응집성이 위협받는다. 이런 특징은 교사에게 강한 비일상적 스트레스를 주며,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불면증이나 공황증, 사소한 일에도 깜짝 놀라는 등의 심리적 증상이 생긴다. 따라서 학교폭력의 당사자인 피해·가해 학생들 외에 교사에게도 심리적 증상이 생기지 않도록 관심이 필요하며 상처입거나 후유증이 남는 경우에는 치유가 필요하다. 교사가 겪게 되는 학교폭력의 후유증을 이상심리학의 이론과 개념을 동원하여 설명하겠다. 위 도식은 개인요인과 환경요인의 결합이 심리적 증상의 발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한 것이다. 학교폭력은 교사에게 강력한 스트레서 병리적인 심리적 증상은 항상 개인 위험요인이 배경이 되고 환경 스트레서(stressor, 스트레스 유발자)가 이를 자극하여 생겨난다. 여기서 개인 위험요인은 유전이나 성격의 취약성(vulnerability)을 모두 포함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학교폭력 사건은 교사에게 비일상적인 강력한 스트레서로 작용하는데, ❶ 폭력사건을 막지 못한 자책감, ❷ 폭력사건 가해·피해 학생의 처리에 동반한 고민, ❸ 학생과 부모의 비난, 불신, 위협, 적대감에 노출됨, ❹ 경찰이나 언론이 개입될 경우 반복되는 조사로 인해 심신이 지치고 소진됨 등의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강력한 자극은 개인의 평소 대처능력이나 대처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며, 따라서 개인은 대량의 스트레서에 압도당하게 된다. 이 상황을 자극과부하(Stimulus Overload)로 부른다. 자극과부하 상태가 지속되면 자아(ego)의 방어기능이 약해지고 우울증, 공황증, 무력감, 각성 증가로 깜짝깜짝 놀람,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함, 눈물이나 짜증 증가, 화를 불쑥 내는 감정조절 실패 등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날 것인가는 개인의 사전 취약성에 따라 다르다. 학교폭력이 교사의 정신을 할퀴어 생긴 상처는 학교폭력 사건이 마무리된 후에도 남게 된다. 정서적으로는 무표정해지며 감정적으로 위축되거나 혹은 반대로 짜증이 늘거나 감정적 충동성이 증가하기도 한다. 인지적으로는 융통성이 저하되고 고지식해지며, 이전에 낙천적이고 긍정적이었던 사고방식도 차츰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고 주의집중력이나 암기력, 계산능력의 저하가 나타난다. 동기적 측면에서는 식욕이나 성욕이 줄어들 수 있고 전반적인 활력이 저하된다. 행동적 측면에서는 부담감이 드는 장소나 인간관계에 대한 회피, 그리고 술이나 게임을 이용하여 현실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 학교폭력의 상처 치유 스트레스 강도를 줄여라 교사에게 남겨진 학교폭력의 상처를 치유하는 부분 역시 앞의 이론 도식을 활용하여 설명해보자. 우선 스트레서의 즉각적 제거가 필요할 것이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시간이 단축될수록 자극균형상태가 유지되고 과부하가 걸리지 않으며, 자극과부하 상태가 되더라도 쉽게 회복할 수 있다. 그런데 학교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측, 가해측, 학교측 간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며 짧은 시간 내에 갈등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노출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는 노출시간을 단축시키는 것 보다 ‘덜 스트레스 받는 것’, 즉 스트레스의 강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스트레스 강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❶ 학교폭력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되, 귀가 후에는 평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덜 관여하기, ❷ 학교폭력 사건 해결 과정에서 혼자 책임지고 감당하기보다는 대책반을 꾸려 공동으로 관여하기, ❸ 학교폭력 사건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음을 명심하고 마음 단단히 먹기 등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심리적 증상에 대한 개입이다. 증상에 대한 개입은 크게 약물적 개입과 심리적 개입이 가능하다. 먼저 약물적 개입의 경우, 앞에서 언급한 우울증이나 불안감, 공황증 등 다양한 증상에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해주는 약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약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우울증이나 불안증 치료약들의 대부분은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므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 고립감 줄이고 소속·연대감을 높여라 심리적 개입의 경우에는 근본적인 정신적 성장을 시도하는 장기 심리적 개입보다는 위로와 격려가 주가 되는 단기 심리적 개입이 필요하다. 단기 심리적 개입을 할 때는 ❶ 학교폭력 사건으로 인해 고통스럽고 소진된 마음 이해하며 받아주기, ❷ 학교폭력 사건 발생은 내가 잘못하거나 무능해서 생긴 것은 아님을 알리기, ❸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기 등의 활동이 주가 된다. 단기 심리적 개입과 관련하여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고립감을 줄여주고 소속감과 연대감을 높여주는 것이다. 개인적 상처를 혼자 책임지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공동체 차원에서 개입할 경우 심리적 부담감이 경감되고 힘을 회복하게 된다. 버지니아 공대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교 및 도시 전체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모하여 심리적 외상(trauma)을 최소화 한 것이 좋은 예이다. 마지막으로는 개인 내 요인에 대한 개입이다. 이것은 태도나 감정 표현방식, 사고방식, 스트레스 대처방식 등 성격에 대해 개입하여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성장시키고 강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앞의 도식에서 개인 내 위험요인을 감소시키고 보호요인을 키우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성격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것이어서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평소 비관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도 ‘힘을 내, 잘 될거야’라고 주변에서 격려하면 일시적으로 위로받고 희망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혼자 남게 되면 본연의 성격이 다시 지배하게 된다. 성격적 측면을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며, 전문가와 함께 오랜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작업해야 한다. ‘역경을 통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이상에서 학교폭력이 교사에게 남긴 상처 치유의 3가지 개입 유형에 대해 살펴봤다. 어느 것이 더 맞는 것이냐를 따지기보다 가능한 것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심리적 상처 치유를 시도할 때엔 이 3가지 차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트레서에 대한 개입, 증상에 대한 개입은 단기적으로 과감하게 시도하고, 개인 내 요인에 대한 개입은 신중하게 꾸준히 시도하면 될 것이다. 아울러 단기적 개입의 성공이 정신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렸을 적 힘들었던 경험이 훗날 성공의 바탕이 된다는 역경을 통한 성장(growth through adversity) 현상을 여기서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힘들었던 학교폭력 사건 처리 경험을 거치면서 심리적으로 소진되고 정신적으로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변 교사들과 유대감이 강화되고 정신적으로 강인해지는 것이다. 학교폭력 사건을 경험하는 모든 교사들에게 이것이 가능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굿바이 학교폭력’ 어플 위급상황에서 자동 전화·문자 전송 ‘굿바이 학교폭력’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개발·보급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이하 어플)이다. 이 어플은 학교폭력 예방요령과 실제 피해상황에서 즉각 대처할 수 있는 행동요령 등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학교폭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빠르고 간편하게 도움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학교폭력에 대한 자료가 알기 쉽게 설명돼 있어 학생과 학부모 및 교사에게도 상당히 유용한 어플이다. 어플의 자세한 기능을 확인한다면 더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주요 기능 ● 위급상황 시 자동 SOS 긴급 도움 요청 전화·문자 긴급전화 기능을 통해 위험한 순간 바로 전화를 할 수 있고, 현재 자신의 위치까지 상세하게 전송할 수 있다. 도움요청 전화와 문자는 어플 사용자의 지역 및 긴급번호 설정을 통해 전화번호를 저장해 간편히 사용할 수 있다. ● 학교폭력 및 성폭력 대처요령 정보 안내 학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신고 전달 절차를 소개하며,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맞춤형 상담센터 자동 연결 어플을 사용하는 학생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상담센터에 자동으로 전화가 연결된다. 청각장애학생이나 전화가 불가능한 학생은 온라인 상담(www.wee.go.kr)을 이용할 수도 있다. ● 학교폭력 및 성폭력 예방 교육자료 제공 교과부에서 개발한 애니메이션 영상자료와 온라인 홍보대사인 가수 JYJ와 연기자 송지효가 부른 공감송이 탑재돼 있다. 이 자료는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돼 이용자에게 제공된다. ● Wee 프로젝트 및 도움 요청 안내 학교 및 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하는 학생상담센터 Wee 클래스와 Wee센터에 대한 정보와 상담 절차 등을 안내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보다 쉽고 빠르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언제든 도움 받을 수 있다. ‘117학교폭력신고센터’ 다양하게 존재하던 신고전화 통합 학교폭력을 신고하는 방식도 117학교폭력신고센터로 통합됐다. 정부는 그동안 각 기관별로 산재해서 운영해 오던 학교폭력 신고전화(Wee센터 1588-7179, 여성가족부 CYS-Net 1388, 경찰청 One-Stop 지원센터117)를 117로 합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17학교폭력신고센터를 24시간 운영하기로 했으며, 현재 서울에만 있는 117신고센터를 16개 광역권(경기는 남·북부 각 1개)으로 확대·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학교폭력 발생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학교폭력신고센터에 접수된 학교폭력 사안은 그 경중을 판단해 경찰청 또는 학교폭력 원스톱지원센터(Wee센터, CYS-Net)로 사건을 이송·처리하게 된다. ‘학교폭력 예방 매뉴얼 만화’ 모든 학부모가 알아야 할 학교폭력 10가지 비밀 학교폭력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와 새누리당 배은희 의원이 학교폭력 예방 매뉴얼을 내용으로 한 도서를 출간했다. ‘이 땅의 모든 학부모가 알아야 할 학교폭력 10가지 비밀’이라는 제목의 이 만화책은 학교폭력 유형과 가해·피해학생의 징후, 학부모대처 방법을 사례별로 정리하고 있다. 이미 배은희 의원의 블로그를 통해 만날 수 있었던 이 만화는 만화라는 매체 특징을 살려 이해하기 쉽게 학교폭력에 관한 정보를 전달한다. 또, 이 책은 학교폭력 발생 시 학부모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있어 학부모의 실질적인 학교폭력 대처법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 상황을 직시하는 진솔성 필요 ‘학생들이 당당한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교사들이 교육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은 모두 교육적으로 정당한 주장임에 틀림없다. 위의 두 주장이 학생인권과 교권을 옹호하는 입장의 중심 내용이라면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교육정책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교육현장의 체벌이 교육활동에 일반적 방법으로 통용된 것은 사실이다. 물론 대다수 체벌이 교육적 차원의 ‘사랑의 매’로서 사회적으로 용인됐던 측면이 있었지만 체벌로 인한 학생들의 심리적 저항감이라는 비교육적 측면을 간과하고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일부 시·도에서 등장하게 됐으며 조례 등장은 해당 시·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키기에 이르렀다. 교사의 교수활동이나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전적으로 ‘학생인권조례’ 탓으로 돌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학생인권조례’ 공포 이후에 학교 현장이 더욱 곤혹스러워지고 있음을 숨겨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일탈행위가 ‘학생인권조례’와는 무관하며 그 이전부터 존재했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떤 사회현상이 한 가지 이유만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 중 ‘학생인권조례’의 성급한 공포가 학생 일탈행위 증가의 한 가지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학생인권을 강조하다가 자칫 폭력 학생들의 기세만을 키워주는 ‘정글의 법칙’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대다수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결과만 낳게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게 됐음을 인정해야 한다. 학생인권과 교권이 대립적 관계의 개념이 아니라 모두 존중돼야 함은 자명하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 공포에 앞선 준비성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중요한 교육정책이 성급하게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돼 졸속 시행되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의 의견을 합리화하기 위해 상대 의견의 문제점만 부각시키는 것은 유능한 토론자의 자세가 아니다. 사고의 편향성과 논리 부재를 드러내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자신의 의견에도 결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드러내는 용기가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진솔성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인권교육만큼 의무·책무 교육도 중요 학생과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는 다양한 권리가 헌법으로 보장돼 있다. 그동안 국가 발전과 경제성장이라는 국민적 목표 달성을 위해 큰 관심을 갖지 못했던 국민의 기본권 침해 사례들이 이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게 됐고, 많은 부분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권리 주장에는 익숙하지만 권리에는 의무와 책무가 수반된다는 민주 시민의식이 매우 부족하다.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인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동시에 인권을 보장받기 위한 의무와 책무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 또한 교사들도 교권 수호는 교사의 책무를 다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교육청은 조례 공포만으로 대의명분을 다했다는 무책임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중심에 서서 해결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 법적, 제도적으로 해결 장치를 강구하는 것이 교육 당국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와 교사는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교수법과 교육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해야 할 책무가 있다. 소외되는 학생이 없는 협력적인 수업 방법, 감화를 통한 생활지도, 돌봄 시스템, 토론교육, 학습 및 생활 멘토링, 꿈 찾기 교육, 동아리 활동 및 특기교육, 학생자치회 활성화 등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질서를 위협하거나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을 방해하는 경우,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불응해 교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학부모 소환, 등교정지(사회 특별교육 이수), 강제 전학, 퇴학 등 단계적인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관용의 원칙(zero tolerance)을 적용해야 한다. 그것이 학생들에게 권리와 의무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학습하게 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교육청에서는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은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학생인권과 교권을 모두 존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스스로 실천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학생들은 ‘행복한 수업을 위한 방안, 선생님 존경하기, 폭력행위 근절하기’ 등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급우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스스로 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학부모는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을 ‘입시’라는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자녀들을 차세대 행복한 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안목으로 변화시켜야 하며, ‘맹목적인 자녀 편들기, 학교 흠집 내기, 교사 무시하기’ 등의 부끄러운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또한 학부모도 자녀의 멘토라는 입장에서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교육활동에 동참할 필요성이 있는데, 이러한 학부모의 역할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일반화해야 한다. 교권 침해는 학교폭력만큼 심각한 상황 학생인권은 ‘따돌림, 학교폭력, 학교 부적응’ 등의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학생들에게는 인격권은 물론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이미 학교폭력은 단위 학교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학교폭력 증가와 과격화로 교사들이 학생 생활지도에 투여되는 시간과 노력이 감당할 수준을 넘고 있으며, 정작 수업이나 진로지도에 진력할 여력이 소진되고 있음이 현실이다. 이러한 교육 현장의 현실이 교권 상실의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국무총리 담화를 통해 발표됐다. 가해 학생에 대한 즉시 출석정지, 강제전학, 학부모 특별교육이수 등이 포함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교권 침해에 관한 조치는 전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다. 교권침해는 학교폭력에 준하는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학생인권조례’와 ‘교권수호’를 둘러싼 갈등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2010. 10. 5 ●● 경기도교육청, 경기학생인권조례 공포 “학생은 인격체로서 존엄과 가치, 자유와 권리를 가지며 차별받지 않고 신체·정신적 폭력 및 체벌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기학생인권조례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발표했고, 이 날을 ‘학생인권의 날’로 선포했다. 2011. 11. 17 ●● 광주시교육청, 광주학생인권조례 공포 경기도에 이어 광주시교육청이 두 번째로 광주학생인권조례를 선포했다. 이 날 학생들은 “학생인권 보장과 함께 교육공동체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해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2011. 12. 19 ●● 서울학생인권조례 서울시의회 통과 학생인권조례가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며 전국에서 세 번째로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 공포를 예약했다. 주민 10만 여명이 서명에 참여한 주민 발의로 이뤄졌다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그러나 찬·반 양론에 부딪히며 진통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2011. 12. 22 ●● 전국 최초, 광주 교권보호조례 의회 통과 이 와중에 이번엔 광주광역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광주시 교권과 교육활동 보호 등에 관한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교권보호 기본 방향과 구체적인 권리, 구제절차와 함께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 업무를 줄이고 교권침해나 분쟁에 대비해 법률지원을 할 수 있는 전담 변호사를 두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2012. 01. 09 ●●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 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 진보와 보수의 충돌은 물론 학생인권과 교권에 대한 이해가 상충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학생인권조례 서울시의회 통과를 두고 재의 요구가 계속되자 이대영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당시 교육감 권한대행)이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청했다. 2012. 01. 20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복귀하며 재의 요구 철회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됐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9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고 풀려나면서 표류하던 서울학생인권조례가 급물살을 탔다. 곽 교육감은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이 부교육감이 요청한 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가 곧바로 재의 요구를 요청했으나 1월 25일 서울시의회가 곽 교육감의 재의 요구 철회를 받아들였다. 2012. 01. 26 ●● 서울시교육청, 서울학생인권조례 공포 1월 26일, 서울시교육청은 △두발·복장의 자율화 △체벌 전면 금지 △임신·출산, 성적 지향 보장 △교내·외 집회 개최 보장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울학생인권조례를 공포했다. 이와 함께 시의회, 교육계와 협의를 통해 교사들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수업방해와 교권침해 행위 등에 대한 대책을 담은 교권조례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 교과부 등 법적 대응 그러나 교과부는 지난 20일 교과부의 재의 요구 요청을 서울시의회가 준수하지 않은 데에 따른 조치로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하자마자 조례무효 확인소송을 냈다. 또 본안 소송 결론이 날 때까지 조례 집행을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조례 집행정지결정 가처분 신청을 대법원에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기로 하고 경기·광주·서울학생인권조례 헌법소원 청구인단을 공개 모집 중이다. 2012. 02. 03 ●● 서울시의원, 교권보호조례안 발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교육의원 11명이 광주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특별시 교원의 권리 보호와 교육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하고, 같은 달 27일 열리는 서울시의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교권보호조례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되는 대로 3월 시행되는 학생인권조례와 동시에 제정·발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교권보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2012. 02. 08 ●● 전라남도교육청, 교육공동체 인권조례안 발표 서울시가 학생인권조례, 교권보호조례로 어수선한 가운데 전라남도교육청은 학생, 교원, 학부모를 아우르는 교육공동체 인권조례안을 국내 처음으로 발표했다. 여기에는 학생들의 인권증진과 교사의 교권보호, 학부모 교육활동 참여 보장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좌담 참석자 ■진 행_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참석자_ 고경만 한국중등교사회 회장(서울 경문고 교사) 유양옥 서울 개봉중 교감 윤여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 하세용 경기 청학고 교감 ■서면 참석자_김명수 한국중등여교장회 회장(서울 잠신중 교장), 배용숙 대한사립중고교장회 회장(서울 상명고 교장) 교육은 백년대계입니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섬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그런데 최근 학교 현장의 어려움이 매우 큽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학교폭력 예방과 학생 생활지도 강화 대책 인권만큼 책임의 중요성 강조 교육 필요 안양옥 우선 최근 체벌금지, 학생인권조례 등 학생 인권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학생 생활지도 방법에도 변화가 요구됩니다. 학생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생활지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윤여택 상담교사를 확대 배치해 학생을 존중하면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들의 수업부담을 줄여줘 교사와 학생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더욱 지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교 상황에 맞춰 ‘기본을 지키는 교육, 가정과 함께하는 교육’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철저하게 실시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행동에 따른 책임을 지게 하는 교육이 더불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고경만 네, 우리 학생들의 욕구와 감정, 문제행동의 다양성, 청소년기의 발달상 특성을 고려한 생활지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터닝 포인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방법론에서 보자면 우선 교권이 강화되고 교사의 권위가 살아야 하겠죠. 그리고 학생 수준에 맞는 다양한 생활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훈육중심이었던 생활지도 방법을 상담식 생활지도나 개인별 상황에 맞는 맞춤식 지도로 바꿔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 교사를 대상으로 상담연수를 적극 권장·지원해 전문성을 갖추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청(교육지원청) 내에는 생활지도 지원팀을 결성해 원만하게 도와주는 인프라가 구축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그간 교육에만 전념하느라 교육계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가에 대한 반성이 앞섭니다. 이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예방에 전념해야 할 때입니다. 경찰과의 협조체계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준사복경찰관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교사의 지도권을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교사의 사랑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양옥 학생인권도 중요하지만 잘못했을 때는 인권도 제한받는다는 것을 가르쳐 줘야 제대로 된 교육이 될 것입니다. 학교폭력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예전에도 학교폭력은 있었지만 학교에서 지도가 어느 정도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에서 지도가 어렵습니다. 학생들 수업권 때문에 수업시간을 빼서 상담이나 지도하기도 어렵습니다. 생활지도상 필요하다면 징계 전이라도 수업권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변화될 수 있도록 장기간 데리고 보살피며 사랑을 줄 수 있는 교회나 사찰과 같은 종교 기관, 대안학교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세용 네, 교사들도 학생들이 스스로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도록 늘 사랑으로 따뜻하게 학생을 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더불어 범종교단체와 교육에 뜻을 둔 사람들이 힘을 모아 지역별로 소규모 예방·상담센터나 대안교육기관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규정과 결과만을 고집하지 말고 학생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학생들도 다시 학교로 돌아오지 않을까요? 또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라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학생생활인권규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교육 주체 모두의 의견을 종합해 누구나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학생생활인권규정을 제정해야 합니다. 또한 안정된 교육공동체의 생활을 위해 학생생활인권규정의 엄정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배용숙 네, 맞습니다. 인성·정서 측면에서 요즘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입니다. 이런 아이들에 대한 생활지도는 스스로 정한 규칙 아래서 공동생활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또 이런 생활이 무너질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직접 경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교육벌이나 생활지도에 대한 세부사항들을 학칙으로 결정한 학교에서 생활지도가 잘 되기 마련이라고 확신합니다. 교원 법정정원 미확보에 따른 교원 부족 공무원 총정원제와는 별도 관리해야 안양옥 네, 늘 얘기되는 것이지만 교사의 역할이나 책임론이 부각될 때마다 교원 법정정원 미확보로 인한 교원 부족 현상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단계적으로 실천 가능한 교원 확보 방안, 무엇이 있을까요. 고경만 우선 교원 연구년제와 수석교사제 도입,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로 이들의 교과시수를 대신할 교원수급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지난해 교과부는 수석교사제 법제화 원년인 올해 2,000여 명의 수석교사를 선발하고 이후 연차적으로 선발 인원을 늘려 최종적으로 학교마다 1명씩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12학년도 초·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수석교사제의 수업부담 경감분을 대신할 교사는 500여 명 추가 선발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정책 도입에 비해 인력증원은 느림보 걸음인 셈입니다. 이는 현장 상황을 빠르고 신축성 있게 대응하지 못하는 원인이 돼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게 됩니다. 교육현장의 처절한 현실을 알려서 교원 확보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세용 네, 그러기 위해선 대국민 홍보와 올해 치러질 총선, 대선에서 교원 법정정원 확보를 선거 공약으로 명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예산을 최우선으로 배정하는 등 국가 경영철학이 변화해야 하는 것이죠. 진로진학상담교사만 봐도 그렇습니다. 교과부에서 마련한 정책이지만 학급 수에 따라 짝수 학급이면 0.5, 홀수 학급이면 1로 교사 수를 책정합니다. 경제적 논리만 대입해 사람을 0.5로 환산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우리 학교만 봐도 이런 논리에 따라 정원이 결정돼 올해 한 명 더 줄었습니다. 새로운 정책부터 제대로 정원을 확보해 나가야 합니다. 당장 교원 법정정원 확보가 어렵다면 우수한 인재가 기간제 교사나 시간강사 등의 비정규직 교원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교원 임용에서 현장 경험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명수 교육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공교육의 신뢰도를 쌓는 근본적인 대책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입니다. 그를 위해선 교원 확보가 우선돼야겠죠. 공무원 총정원제와는 별도로 교원 정원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학령인구 변화를 예측·반영한 장기적인 교원수급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교원 법정정원 확보가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이를 위한 예산 확보와 투자도 필수입니다. 교원 법정정원이 확보되지 못하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기간제교사 등을 활용해 교원 법정정원을 확보하는 것이 교원의 업무 정상화와 학교폭력 예방 등 학교 현장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안이 될 것입니다. 배용숙 맞는 말씀입니다. 교원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교과부가 교원 법정정원의 조정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에 있습니다. 교사를 포함한 공무원 정원 관리를 행정자치부가 일괄 관리하도록 돼 있는 현재 시스템을 변경해야 합니다. 교과부가 교원 인력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군인공무원의 정원을 자체 조정함으로써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는 국방부의 경우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런 다음, 교원 1인당 표준 수업시수를 객관적으로 산출해 법제화함으로써 법정정원을 확보해 나가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양옥 네, 학교에 있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수준별 수업 강사, 전문상담강사, 원어민 보조교사 등 비정규직 교사를 없애고 정규직으로 확보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니 만큼 예산 편성에도 부담이 덜할 것입니다. 업무 경감한다고 행정전담요원 채용하는 것보다 법정정원을 확보해 교사들이 업무를 나눠 처리하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비정규직 교사에게는 행정업무나 다른 개별업무를 맡기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수업 우선’이란 교사 자발적 인식 변화 필요 안양옥 교원 법정정원 확보는 우리의 숙제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실에서 보다 ‘잘 가르치는 교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의견 부탁드립니다. 윤여택 수업연구대회를 활성화해 수업 잘하는 교사가 대우받는 현장 풍토를 조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형식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됩니다. 보여주기 좋은 단원을 택해 이벤트적인 수업을 전개하느라 실제 학습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적인 효과가 있는 수업 콘텐츠 개발에 초점을 맞춘 연구대회 형식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또 교원들의 연수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과거에 정부가 약속했던 것처럼 일정 시간, 즉 1년에 120시간 이상 받을 경우에 연수 수당을 보너스 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안 등도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배용숙 네, 좋은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 교사 스스로의 노력으로 ‘수업 잘하는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키워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입니다. 저는 궁극적으로 학생을 변화시키고 감동시키는 최고 교사를 선정해 노고를 격려해 주는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이 교사가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구적인 노력을 전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수업지도의 ‘슈퍼스타 K’를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세용 맞습니다. 수업이 중요하다는 자발적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수업 공개와 장학 활동에 대한 긍정적이고 개방적인 사고, ‘학생으로부터 존경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학교문화 조성, 교사 스스로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교원 단체나 교육지원청의 캠페인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자기 장학 활성화는 물론 단위학교별 자율 장학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명수 저는 새로운 방안을 고안하기보다는 기존의 제도들을 보완·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수석교사 숫자를 늘리기보다 수석교사제도가 ‘진정 본받을만한 스승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선발과 주기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또 교원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를 수업방법, 생활지도와 상담, 교과전문성 세 가지 영역에서 주기적으로 재교육 받도록 의무화해야 합니다. 교원 잡무경감 방안의 실효성과 대안 행정전담요원으론 불충분, 교원 확보가 관건 안양옥 이런 교육계 목소리를 반영하듯 최근 ‘보다 잘 가르치는 교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원 잡무경감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와 그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지원에 대해 의견 부탁드립니다. 하세용 여러 잡무경감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고 하나, 현장에서는 체감도가 크지 않습니다. 교원 잡무경감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각 기관마다 동일한 자료를 이중 보고토록 요구하고 서고에 이관돼 파악이 곤란한 자료에 대한 보고를 요구하는 등 전반적인 배려와 지원이라는 교육 행정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것입니다. 교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합니다. 학생과 관련된 일이면 잡무가 아닌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처리해야 합니다. 김명수 네, 그러자면 우선 잡무에 대한 개념규정부터 해야 합니다. 청소, 잡무일까요? 교육일까요? 혹자는 잡무라고 하고 혹자는 교육이라고 합니다. 스포츠클럽, 재능기부, 학생회와 학부모 교육, 방과후학교(특기적성교육)는 또 어떨까요? 우리나라 학교는 교육 내적인 목적보다 사회적 상황을 반영한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것이 학교와 학교장 평가의 잣대가 됩니다. 교사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잡무로 인식되지요. 잡무경감을 위해서는 학교가 교육 내적인 목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사와 학교평가의 잣대를 학습부진학생과 학교폭력 예방, 그리고 성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학교별 특색사업 하나 정도로 단순·명료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청의 각종 정책사업 일몰제 또는 정책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의 총량을 줄이지 않고 현재 있는 교원으로 업무를 경감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활동을 하는 곳이기에 5명의 행정전담요원보다 1명의 교사가 업무경감에는 실제로 더 도움이 됩니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준비해야 합니다. 배용숙 네, 아무리 그럴듯한 업무경감 방안이 마련된다 해도 ‘교사의 주당 수업시수 과다’, ‘교사의 법정정원 미확보’라고 하는 걸림돌이 치워지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학교 차원에서도 교내 업무 분장체제를 점검해 보다 과학화시키고, 경력이 낮은 교사에 대한 업무 컨설팅을 실시해야 합니다. 또 학생·학부모의 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협력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여건에 맞는 현장밀착형 지원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여택 교원의 잡무경감은 다른 한편 즉 행정실의 업무증감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성급한 교원의 잡무경감은 학교에서 힘겨루기 양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교원들이 교원 잡무경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교직원 간 공감대 형성이 돼야 하고, 이를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고경만 어느 학교에서 처리한 공문의 약 30%가 교육과정 운영과 무관한 행사안내 및 홍보, 외부단체의 협조, 책자 배포 확인 등 불필요한 공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잡무를 줄이기 위해서는 행정전담요원의 배치가 시급합니다. 유양옥 행정요원 한두 명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잡무가 없어도 생활지도, 교육활동과 그에 따른 업무 등 교사의 업무는 많습니다. 보고서와 공문서를 대폭 줄이고 법정정원을 확보하면 여러 교사가 나눠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소규모 학교를 기피하는 이유도 해야 할 업무는 동일한데 한 명의 선생님이 여러 업무를 맡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안양옥 교원 잡무경감 방안의 하나로 시행하고 있는 행정전담요원의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체감하고 계십니까? 유양옥 서울 지역 행정전담요원은 10개월 계약으로 추진돼 미래 보장이 되지 않아 지원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이 또한 급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학교 일정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로도 우리 학교에는 2명만 지원해 막막한 상황입니다. 제대로 된 정책과 예산 지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고경만 네, 정책적인 변화와 해당 부처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공문이 내려왔을 때 학교 현장에 행정전담요원이 충분히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사실 사학은 교사들이 아무 말 못하고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행정전문요원 배치가 시급합니다. 하세용 경기도는 행정전담요원, 행정실무사를 1년 계약으로 정합니다. 방학 때도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경기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180여 개 혁신학교 사례를 보면 혁신학교의 재정예산에서 행정실무사를 둘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학년마다 1명씩 행정실무사를 둔 학교가 있습니다. 이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데 특히 공문 수발 및 상급기관의 업무처리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행정실무사가 모르거나 부족한 부분은 교사의 자문을 통해 업무처리가 이뤄집니다. 각 학년 당 1명의 행정전담요원은 있어야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교감을 아예 행정실 소속으로 편성해 행정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하게 하는 방안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09개정교육과정 도입에 따른 집중이수제 장점보다 단점 많아 제도적 보완 시급 안양옥 네, 이번엔 집중이수제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집중이수제에 대해선 ‘최적의 학습효과’일 것이라는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목소리 또한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도 부탁드립니다. 배용숙 현장의 문제는 일단 과목별 교사수급이 어려워져 기간제 교사가 늘어나거나 상치교사가 발생하는 등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제도의 더 큰 단점은 학교마다 과목을 배우는 시점이 달라 전학생의 경우 이미 배웠던 과목을 또 배워야 되거나 배울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교육청은 미이수 내용이 3분의 1 미만이면 학교에서, 그 이상이면 지원청이나 거점학교에서 지원하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편성과목 수를 학교 자율에 맡겨 융통성을 부여하거나, 전학생에 대해선 근거리 배정 원칙의 폭을 넓혀 유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로 배정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합니다. 윤여택 네, 집중이수제에 대해선 긍정적인 요인과 함께 부정적인 요인 또한 표출되고 있습니다. 특정 학기에는 교사 수가 모자라고 다른 학기에는 교사의 평균 수업시수가 적게 되는 등 학기별, 학년별 수업시수 편차가 심합니다. 주당 수업시수가 적은 교과 교사의 경우엔 1주일에 3개 학교에서 수업을 해야 합니다. 교사로서 다른 업무를 할 수가 없죠. 또 담임교사가 1학기만 학급수업을 하고, 다음 학기는 아예 담임반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우선 현재의 집중이수제가 전 학년에 시행되는 2013학년도 이후에 장·단점을 파악해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명수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특정과목을 1~2년 안 배운다고 전인교육을 해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많은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고 그 효과가 입증된 집중이수제에 반대하는 이유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학생들의 학습효과보다는 교원수급 문제입니다. 집중이수제는 학생들 시험부담을 줄여주고 학습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측면에서 분명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육청 차원에서 교원수급의 불안정을 순회교사나 시간강사 지원 등을 통해 보완해 가면 좋은 제도로 정착할 것입니다.
상탑초교에는 교무실이 없다. 교무실뿐만 아니라 교감실도, 행정실도 없다. 이 세 곳을 모아 만든 곳이 교육지원실. 다른 학교에는 없는 이곳이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상탑의 노력과 그 결실이 상징적으로 결집된 곳이다. 교감실, 교무실, 행정실 없는 학교 교사가 가르치는 일 이외의 잡무를 처리하느라 학생과 수업에만 집중하기 어렵다는 교육 현장에서의 문제점은 예전부터 대두되어 왔다. 당연히 교사의 행정업무를 줄이자는 시도는 여러 번 있어 왔으나 현장에서 부딪치는 갖가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던 것도 사실. 현장에서 누군가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혁신은 고사하고 변화도 요원한 일이다. ‘학교조직효율화’는 경기도교육청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혁신교육 중 하나로 조직의 효율화를 통해 교원업무를 경감시켜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신장시키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학교가 본래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변해야 하고, 공교육이 변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여건이 마련돼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학교조직효율화를 통한 학교교육력 신장’ 활동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교육의 기본을 지킨다고 평가받는 학교가 있다. 성남시 분당의 상탑초등학교가 그 현장. 상탑초교에는 교무실이 없다. 교무실뿐만 아니라 교감실도, 행정실도 없다. 이 세 곳을 모아 만든 곳이 교육지원실. 다른 학교에는 없는 이곳이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상탑의 노력과 그 결실이 상징적으로 결집된 곳이다. 교원 인력 재배치, 업무 재정비 지난 2010년 3월에 부임한 박미순 교장은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인 교육활동에 전념해 학교의 기본을 되살려 보자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구체적인 작업을 하나하나씩 추진해나갔다.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과 신뢰상실, 신뢰를 회복하려면 교실수업이 개선·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아이를 가르치고 사랑하는 일, 수업내용을 연구하는 일 이외의 모든 잡무에서 해방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교육활동 이외의 일에는 시간과 에너지 소모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그것을 교실수업에 몰입하는데 중점을 두었죠. 그러기 위해서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인력을 재배치하고 업무도 재정비를 했어요.” 우선 업무효율화를 위해 교감실, 교무실, 행정실을 통합한 교육지원실을 운영했다. 업무 성격상 분위기가 다른 행정실과 교무실을 통합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우려와 반대에도 직면했으나, 이 통합운영이 어느 개인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있음을 수없이 반복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창범 행정실장은 “새로움을 시도해 보니 처음에는 모든 사람이 불편하고 어려워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일단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교육환경을 바꿔보자는 데 모두 마음을 모았다. 현재는 일 처리하는 데 기본적인 동선이 짧아졌고, 자주 접하게 돼 이해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소통도 수월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실을 운영하면서 인력도 재배치했다. 교사와 교사의 교육활동을 도와주기 위한 인력,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인력 등으로 세분화하고 그에 맞는 업무를 제시했다. 교육활동은 교사가, 교육활동 관련 업무는 교사와 교육행정실무사가, 교육행정업무는 교무행정실무사가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지원인력 13명이 매주 교육지원 협의 교원의 업무조절이 이루어지자 가장 먼저 나타난 현상은 직원회의가 없어진 것. 모든 결재를 전자결재로 처리해 교사가 결재판을 가지고 교장실과 교실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일 자체를 없앴다. 교장이 전자결재를 하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교사들이 있는 교실로 직접 찾아갔다. 또한 교사들은 교육지원실 한 곳에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었고, 개방된 공간에서 관련된 업무나 행정업무를 맡은 교원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다보니 갈등상황도 현저하게 감소되면서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상탑초교에서는 교사를 뺀 지원인력들로만 매주 1회 ‘교육지원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 교장을 비롯해 교감, 행정실장, 상시 근무하는 학급지원업무 6명, 교무행정파트 2명, 원래 1명에서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2명으로 늘린 교무보조까지 총 13명. 이들은 매주 한 번씩 모여 교사가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초점을 맞춰 회의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그대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예를 들어 체험학습을 할 경우, 교사는 체험학습을 계획하고 학생들을 인솔, 교육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그 이외의 일(차량을 계약하고 문제 발생시 체험학습비를 환불하는 기타 등등)은 세분화해서 지원인력이 처리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교사들조차 호응도가 높지 않았다. 본인들이 하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불안하고 업무를 넘겨주기 위해서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과정도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교장의 의지는 확고했고, 그만큼 강력하게 추진했다. 박교장은 교사들에게 “선생님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잡무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다. 연구하고 가르치는 시간을 확보해준 것이다. 확보된 시간과 노력을 학생들을 가르치는 에너지로 쓰라”고 설명했다. 업무경감의 본질은 교사를 배려한 게 아니라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에 에너지를 몰입하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 실천하게 했다. 업무 최소화로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에 몰입 이렇게 조성된 분위기와 업무 감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을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구기회로 전환해 나갔다. 교원업무의 최소화는 교사로 하여금 연구시간을 확보하게 했고 교사의 노력은 교실수업의 개선으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공교육이 바로 서는 현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교행정에서 해방됨으로써 가장 많은 덕을 보고 있다는 이헌석(2학년 담임, 교무부장) 교사는 “우리 사회에서 교사들은 대표적인 보수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그 조직에서 혁신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사실은 진정한 혁신이었죠. 어쨌든 사회가 모두 변하는데 학교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학교의 방침을 따랐는데, 결과적으로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눈에 띄게 높아져서 학부모들의 만족도와 호응도가 그만큼 좋아졌습니다. 우스갯소리지만 학교가 좋아지고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높아지니 상탑초교 근처의 집값이 2배가 넘게 뛰는 기현상도 실제로 나타나고 있어요. 교사들도 스스로 놀라고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다. 교무보조원이 공문서 작성, 기안 등등의 기타 잡무를 다 맡아 주니 남는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만족한다는 김희영(1학년 담임교사) 교사. “업무효율화를 통해 교사의 잡무가 95% 정도 경감되다 보니 아이들한테 그만큼의 시간을 사용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남는 시간에 교재연구를 훨씬 심도 있게 하게 되고 아이들에게도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교실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밖에 없죠. 바람이 있다면 교사가 하던 행정업무를 대신 하는 교무보조원의 전문성이 좀 더 강화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죠. 물론 그 부분은 더 노력을 해야 하고 점차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수업 전문성 위한 ‘상탑 에듀콘서트’ 탄생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아진 것을 학부모들도 직접 체감한다고 했다. 추승옥(학교운영위원장, 2학년과 6학년 학부모) 씨는 “혁신학교 운영 이후 아이들의 학업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특히 틈새교육과정으로 하고 있는 한자교육 ‘음훈달달 국어튼튼’이라든가 영어교육인 ‘영달이의 꿈’은 아이들이 집에서도 재밌게 반복 공부를 할 정도로 프로그램이 잘되어 있어서 따로 사교육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어요.” ‘음훈달달 국어튼튼’, ‘영달이의 꿈’은 상탑 교사들이 직접 연구해서 만든 교재들이다. 이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2학기가 되자 선생님들은 스스로 깨닫기 시작했다. 수업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조직, 운영하게 된 것이다. 동아리 회원 교사들이 ‘상탑 에듀콘서트’라 명명한 커뮤니티는 우수한 수업 아이디어 및 실천 가능한 활동사례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을 신장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교장의 강력한 의지, 교감과 행정실장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가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가 바로 아이들에게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사들 스스로 공교육을 되살리고 있다는 보람이 커서 앞으로 ‘혁신학교 상탑’의 발전을 지켜보는 일이 즐거울 듯하다. 작년 3월에 경기도교육청이 학교조직효율화 시범운영학교로 지정해 온 상탑초교는 이미 혁신학교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우리학교 ‘상탑 에듀콘서트 커뮤니티’는!” 수업에 대한 열정과 실천, 교사를 바꾸다! 상탑 에듀콘서트는 학교조직효율화를 통해 교사들의 행정업무가 제로가 되면서 남은 시간을 학생들을 위해 쓰겠다며 교사들 스스로 만든 커뮤니티다. 18명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동아리 회원인 교사들은 수업비평에 관련된 사례가 실린 책을 함께 읽고, 교육영화도 함께 보고, 자발적인 공개수업도 실천하고 있다. 서로의 수업을 보고 토의하며 배울 것은 배우고 고칠 것은 고치며 더 업그레이드된 수업을 학생들에게 들려주자는 것이 목표다. 박미순 교장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실적이 우수한 다른 학교를 시찰하기도 하고 본인 수업을 동영상으로 촬영 후 시청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상탑 에듀콘서트’의 운영을 맡고 있는 김삼순 연구부장은 “교사들 스스로 교사로서의 성장과정을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그 성장의 효과를 학생들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어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동아리 회원들의 활동을 다른 교사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온라인 상에서 카페와 블로그를 개설했다. 2년차 교사부터 25년차 교사까지 소속되어 있는 이 동아리는 교사들끼리 멘토와 멘티를 구성, 소그룹으로 운영하고 있다. “혼자서는 하나의 힘밖에 발휘하지 못하지만 여러 사람의 힘이 모이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교사들도 그것을 체험하면서 놀라는데, 그만큼 보람도 느낍니다.” 김삼순 연구부장은 “이 모든 것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 이외의 업무를 제로화해 준 학교의 시책 덕분”이라고 했다.
교사 솔선수범, 퇴근 때 냉·정수기 끄기 생태교육연구회 사무국장이면서 사당중학교 환경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는 이창국 과학교사는 매일 아침 학교에 출근하자마자 정수기의 전원을 켜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 교사가 전날 퇴근하면서 정수기의 전원을 꺼놓았기 때문이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15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는 학교의 냉·정수기를 가동시킬 이유는 없지요.” 이 교사가 학교 퇴근 때마다 냉·정수기 전원을 끄는 것은 학생들과 함께 환경동아리 활동을 펼치면서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실천사항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학교를 나서며 정수기 전원을 끄는 것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환경운동의 하나”라고 말하는 이 교사는 “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될 경우 2100년이면 지구생태의 80%가 망가진다는 기후 과학자들의 경고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일상의 삶 속에서 작은 실천을 강조한다. “사람들에게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전기요금을 3배 올리자고 하면 모두 미쳤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핵발전소를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독일에서는 실제로 우리가 내는 전기요금의 3배를 내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준비해서 독일 내에 있는 핵발전소 가동을 중지시키겠다고 한 독일정부의 최근 발표에 우리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교사가 지도하고 있는 사당중학교 환경동아리는 가정에서 대기전력 플러그 빼놓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하고 학교 축제 때에는 환경체험 코너를 마련한다. 자전거발전기로 주스 만들기, 태양열로 소시지 구워먹기 등의 체험마당을 통해 학생들에게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동아리 연합캠프·한마당 통한 환경활동 생태교육연구회는 현재 서울시내 42명의 교사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 동아리로 정식 등록됨으로써 동아리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생태교육연구회가 창립한 것은 지난 2010년 4월. 환경교사시민단체인 초록교육연대가 그 모태로, 초록교육연대에서 시민활동가들과 함께 환경활동을 벌여온 교사들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환경활동을 펼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창립 후 생태교육연구회는 매년 여름방학마다 동아리 연합캠프를 개최하고 학교 동아리 한마당을 통해 다양한 환경활동을 벌여왔다. 예상치 않은 폭우로 사건 사고가 많았던 지난해에는 8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후변화대응 환경동아리 연합캠프를 여주에서 개최했고, 2010년에는 충남 홍성의 환경농업교육관에서 캠프를 하며 환경농업 현장을 체험하기도 했다. 연합캠프에서는 학교마다 어떤 환경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발표하며 활동 정보를 교류한다. 이 발표에서는 기발한 환경활동 내용들이 주로 소개된다. 주말농장 농사활동으로 김장을 만들어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한 학교(한성여중)가 있는가 하면, 못쓰게 된 천으로 물건을 만들어 아름다운 장터에 내다 파는 등 되살림 활동을 통해 나눔봉사를 하는 학교(숭문중), 개교를 준비하면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환경 관련 걸개그림을 그린 학교(신은초) 등 환경활동과 관련된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진다. 환경이라는 주제로 교사-학생들이 발휘한 창의적 노력들이 엿보이는 시간이다. 지난해 연합캠프에서 주말농장 활동을 소개해 주목을 끈 학교동아리는 한성여중 환경동아리 ‘오래된 미래’다. 스스로 먹을거리를 직접 수확하고 만들어 보는 텃밭 가꾸기는 도시 학생들에게는 특히 의미가 큰 활동이다. ‘오래된 미래’는 도봉산 인근에 주말농장을 임대해 배추와 무를 심고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김장김치를 만들어 독거노인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성북구에서 상자텃밭을 분양받아 방울토마토 등의 야채를 수확해 나누어 먹기도 했다. 윤상혁 ‘오래된 미래’ 지도교사는 “텃밭 가꾸기를 통해 학생들은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해 공부하며 편리함보다는 지속가능성을 선택하는 실천력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생태환경교육 직무연수 활성화 기대 유관호 생태교육연구회장(구로초등학교 교감)은 “환경과 생태를 위한 노력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다각적이며 전방위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너지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국제에너지기구가 2030년 석유문명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체에너지 개발과 함께 에너지 절약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 상황이지요. 그럼에도 TV를 켜놓거나 형광등을 내내 켜놓는 등 우리 학교나 가정, 직장에서 무심코 흘려보내는 에너지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환경과 생태를 지키는 일이 미래 인류의 생존과 결부된 일임에도 당장 눈앞의 일이 아니라고 자꾸 뒷전으로 밀어 놓습니다. 환경·생태를 위하는 습관교육이 지금부터라도 학교에서 활발히 전개되어야 합니다.” 유 회장은 “UN이 2005~2014년을 ‘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으로 정하고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겨우 지속가능발전 기초 직무교육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환경교육 직무연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인류의 생존과 결부된 절박한 문제임을 인식한다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교사들에게 연수기회가 많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생태교육연구회 회원이 되려면 서울시 교과연구회 사이트(sun.ssem.or.kr)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후 동아리 검색에서 ‘초중등 생태교육연구회’를 찾아 가입하면 된다. 환경 활동에 관심 있는 교사라면 교과목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창국 생태교육연구회 사무국장이 전하는 TIP 환경교육, 각 교과목에 접목하기 환경·생태 문제는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연결되어 있는 문제라서 전 교과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가 된다. 그러나 아직 환경교육 방법론이 교과별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생태교육연구회는 앞으로 학교와 교실에서 환경·생태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팁을 개발하고 각 교과별 수업자료도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교과별로 당장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국어수업 변화 등 환경과 관련된 글을 읽고 독후활동을 할 수 있다. 수학수업 지구온난화에 따른 연도별 평균 온도변화를 그래프로 그려 보고, 앞으로 이런 속도로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예상되는 그래프를 그려볼 수 있다. 사회수업 능금 재배지역의 변화를 지도로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능금 재배지는 대구였다. 그러나 요즘은 온도 변화에 따라 대구-영주-강원도로 능금 재배지역이 점점 북쪽지역으로 올라가고 있다. 아열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했던 오렌지가 제주에서 재배되고 제주에서 재배되던 귤이 전라도로 올라가는 생태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학수업 식품첨가물 실험을 하면 학생들은 더 이상 예쁜 색깔의 탄산음료를 먹지 않을 것이다. 과학실에 주황색 음료와 파란색 음료를 가지고 들어오면 학생들은 이내 “빨리 먹게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험 후 학생들은 줘도 먹지 않는다. 순모 털실을 주황색 음료와 파란색 음료에 각각 넣고 40도가 될 때까지 알코올로 가열한다. 그런 다음 담가 놓은 털실을 꺼내 물에 빨아본다. 흰 털실에서 주황색과 파란색은 결코 빠지지 않는다. 합성색소가 물에 지워지지 않는 현상을 목격한 학생들은 더 이상 주황색 음료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순모 털실처럼 단백질 성분을 지닌 음료가 우리 몸에 들어갔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순모 털실을 통해 미리 경험했기 때문이다. 윤리수업 독일 국가윤리위원회는 2022년부터 20여 개의 핵발전소를 가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핵발전소 가동을 왜 비윤리적이라고 보는지 토론할 수 있다. 음악수업 기존 노래 가사를 환경 주제로 바꿔 불러 환경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 줄 수 있다.